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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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극 페스티벌 '권리장전' 올해 주제는 '분단국가'
2016년 블랙리스트 저항 위해 시작
"한국 현대사의 근본적 문제 질문"
11개 단체 참여…11일부터 연우소극장‘권리장전2018_분단국가’ 포스터(사진=권리장전).[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6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저항으로 연극인들이 시작한 정치극 페스티벌 ‘권리장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열린다.올해는 ‘분단국가’를 주제로 내세운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발맞춰 한국 현대사의 대립과 갈등의 기원을 찾는 페스티벌을 지향한다. 주최 측은 “‘분단국가’라는 주제는 그동안 선보인 비판적 색채가 강한 작품에 비해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돌아보고 근본적인 문제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많아 많은 관객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하나로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극단 산수유, 극단 난희, 극단행X프로젝트럼버잭, 프로젝트 통, 극단 노랑망토, 극발전소 301, 극단 사개탐사, 극단 목수, 극단 문, 프로젝트선X극단구십구도, 창작집단 몽상공장 등 총 11개 단체가 참여한다. 주최 측은 “참여 신청은 훨씬 더 많이 늘었지만 주제에 부합하는 단체와 작품들을 선별하여 밀도 있는 페스티벌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밝혔다.‘권리장전’은 2016년 ‘검열각하’라는 주제 아래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연극인의 저항의 목소리를 담았다. 22개 연극단체가 144일간 각 단체의 성격에 맞춰 검열의 의미, 역사, 범주, 양상, 검열의 주체와 객체 등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참가작 중 총 40회 공연이 매진돼 추가공연으로 이어졌으며 연극 ‘괴벨스 극장’은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되기도 했다.지난해에는 ‘국가본색’을 주제로 관객과 만났다. 21개 연극단체가 21개 작품으로 145일간 무대의 불을 밝혔다. 작년 참가작인 연극 ‘댓글부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8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지원작으로 선정돼 올해 재공연했다. 연극 ‘문신’도 재공연 중이다.올해 ‘권리장전’은 오는 11일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극단 산수유의 ‘바알간 산수유나무’를 시작으로 9월 28일까지 약 2개월 간 페스티벌을 펼친다. 매주 목요일에는 ‘관객수다’ 행사를 통해 관객과의 만남을 진행한다. 티켓 가격 전석 1만원. 플레이티켓,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7.05 / 조회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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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돌아온 김선영 '경남 창녕군 길곡면'서 열연
결혼 3년차 부부의 현실적 이야기 그린 작품
초연·재공연 이어 아내 역 맡아 농익은 연기
드라마-영화 오가는 바쁜 스케줄 속 출연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에 출연 중인 배우 김선영(왼쪽), 이주원의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산수유).[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김선영이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을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 돌아와 열연을 펼치고 있다.‘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비정규직 배달 운전수와 판매 직원으로 일하는 결혼 3년차 부부의 일상을 통해 저출산 문제에 대한 고민을 다룬 작품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부부가 임신을 경험하면서 어긋나고 삐꺽거리는 과정을 통해 현실이 주는 인생의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김선영은 2008년 초연과 2010년 재공연에서 아내 선미 역을 맡아 무대에 섰다. 이번 공연에서도 같은 역할로 돌아와 한층 더 농익은 연기 내공을 펼쳐내고 있다. 특유의 덤덤한 말투와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캐릭터가 지닌 내면의 아픔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쏟아내며 관객과 소통 중이다.특히 남편의 만류에도 아이를 지키고 싶은 예비 엄마의 처절한 목소리와 아이를 낳기 위해 온갖 생활비를 줄이는 모습에서 고단한 현실이 주는 씁쓸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초연 때부터 활약해온 김선영의 깊이 있는 연기가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온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김선영은 극단 나베 대표로 연극 무대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연극 ‘모럴패밀리’를 제작해 후배 배우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연극 사랑을 실천해 이번 작품 출연이 더욱 뜻 깊다.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독일 극작가 겸 연출가 프란츠 크사버 그뢰츠의 ‘오버외스터라이히’가 원작으로 극단 산수유의 연출가 류주연이 연출을 맡았다. 내년 1월 2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 꼭두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29 / 조회 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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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 다룬 '12인의 성난 사람들' 다시 무대에
편견으로 간과한 진실 그린 법정극
극단 산수유 작품…내달 6일 개막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포스터(사진=극단 산수유).[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극단 산수유는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을 오는 12월 6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물빛극장에 다시 올린다.‘12인의 성난 사람들’은 16세 소년이 친아버지의 살해범으로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직 한 명의 배심원이 소년의 무죄를 주장하면서 ‘살인자도 하나의 인간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전제와 함께 그동안의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간과했던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인간의 본성을 찌르는 통찰을 담는 작품이다. 프롤로그를 제외하고는 오로지 배심원실 안에서 일어나는 일만을 다룬다. 그럼에도 치밀한 극적 구조와 긴장감 넘치는 언쟁 장면을 통해 관객 몰입도을 극대화시켰다.연출가 류주연은 “이 작품은 내가 가진 편견이 무엇인지, 내가 내 삶의 주인인지, 우리가 민주주의를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지 등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며 “놀랍고 안타까운 것은 반세기 전의 이 질문들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지극히 현재적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지난해 공연한 연극은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16 공연 베스트7, 공연과 이론 작품상, 제4회 이데일리문화대상 연극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은 극단 산수유의 ‘2017년의 마지막, 극단 산수유 연극 시리즈’ 중 하나다. 첫 번째로 선보인 ‘고비’는 지난 12일 막을 내렸다. ‘12인의 성난 사람들’에 이은 세 번째 작품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오는 12월 15일 개막 예정이다.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17 / 조회 2,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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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대상 이 작품] 역사는 산 자(者)의 것…어떻게 살 것인가?
- 심사위원 리뷰
연극 '1945'
해방 직후 민초들의 흑역사
아이 눈으로 담담하게 풀어
따뜻한 무대·배우 열연 인상적연극 ‘1945’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김태훈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연기전공 교수] 배삼식 작가다. 한국 연극에서 그만큼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 무거운 소재를 일상적인 군상의 이야기로 품격 있게 풀어내는 이도 드물 것이다. 그만큼 연극적이고 흥미롭다는 것이며 더불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엄중함과 글맛의 쫀존함이 함께 있으니 그가 현재 한국 연극을 대표하는 극작가 중 한명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그가 3년이라는 오랜 휴지기를 거쳐 내놓은 연극 ‘1945’(7월 5~30일 명동예술극장)는 공연 전부터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다.작품은 1945년 해방 직후 만주의 장춘 전재민구제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곳에는 조국으로 가는 기차를 타려는 여러 조선인 군상이 모여 있다. 힘없는 지식인, 전직 악덕포주, 사기꾼 등. 이들은 일제강점기 하에 생존을 위한 각자의 흑역사를 가지고 있다. 해방은 됐지만 민초들의 삶은 여전히 행복하지 못하다. 그들의 유일한 희망은 조국행 기차를 타는 것이다. 이 탑승이 조국의 역사적 비극은 물론 개인의 상처도 모두 치유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이곳에 주인공 명자와 미즈코가 숨어든다. 이들은 강제로 위안부 생활을 하다 해방과 함께 탈출해 조선행 기차를 타려고 한다. 그러나 전쟁의 주범인 일본인을 버젓이 조선행 기차에 태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고민 끝에 명자는 미즈코를 벙어리 친동생으로 위장해 같이 기차를 타려하지만 이들의 거짓은 이내 탄로가 난다. 구제소의 모든 조선인이 명자를 비난한다. “그 일본 여자만 버리면 우리는 같이 기차를 탈 수 있어!” 중요한 선택의 기로. 그러나 명자는 눈물로 호소하는 대신 당당하게 말한다. “우리가 더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를 더럽게 보는 너희들의 눈이 더러운 것”이라고. 이 지점에서 ‘1945’는 기존의 위안부를 다룬 다른 작품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배 작가는 비극적 역사 사건을 흑백논리나 애국 지향적 시각으로만 판단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생존의 위대함과 인간 삶의 지속’인 것이다. 살아야 한다. 살아야 역사를 말할 수 있다. 역사는 산 자(者)의 것이기 때문이다. 극의 백미는 이 모든 무거운 이야기를 철이와 숙이, 곧 극에서 지식인의 자녀로 등장하는 어린아이의 3인층 시점으로 그려나간다는 것이다. 이를 통한 배 작가의 ‘관조적이고 객관적으로 생각해보기’라는 의도는 객석에서 충분히 실현된 것으로 보인다.류주연 연출의 무대는 따뜻했고 단순했다. 지형에 따라 높낮이를 이룬 무대 바닥과 천정 버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나무틀이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3인층 시점을 위한 철이와 숙이의 객석 내 주공간 배치도 유용했다. 배우들의 살아있는 캐릭터는 무대에서 박수받기에 충분했다. 대부분 배우들이 어두운 과거사를 가지고 있는 각각의 인물 군상을 매력있는 캐릭터로 잘 표현해냈다. 특히 한량 장수봉역의 배우 박윤희와 악덕포주였으나 아내이고 싶은 여자 박선녀 역의 배우 김정은의 연기는 인물의 독창성에서 비즈니스의 디테일까지 단연 돋보였다.극의 마지막, 꿈에 부풀어 고국에 도착한 조선인 무리의 삶이 기대와 달리 또 다른 어려움에 봉착했다는 것을 연출자는 그들에게 하얀 가루를 뒤집어 씌움으로서 표현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자태로 예쁜 옷을 입고 앉아있는 명자와 미즈코. 그러나 그들의 모습은 보이는 것처럼 밝고 행복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니,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아프고 쓰라렸고 처연했다. 살아남은 것이 더 큰 죄인이 된 것처럼. 여전히 부끄러운 과거는 그들만의 잘못인 것처럼. 그리고 명자가 미즈코를 구해 삶의 동반자가 된 것처럼 한국은 동아시아의 번영을 위해 일본을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이제 ‘어떻게 살 것인가’가 더 중요하게 됐다.연극 ‘1945’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연극 ‘1945’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연극 ‘1945’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03 / 조회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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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소년은 정말 아버지를 살해했을까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
10월 13~30일 대학로 물빛극장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사진=극단 산수유).[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12인의 성난 사람들’이 10월 13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물빛극장 무대에 오른다. 고전 명작 영화 ‘12인의 성난 사람들’은 1957년 베를린 국제 영화제 황금곰상과 OCIC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수작이다. 오로지 배심원실 안에서 일어난 일만을 다루고 있음에도 치밀한 극적 구조와 긴장감 넘치는 언쟁 장면을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시킨다. 인간의 본성을 찌르는 통찰을 담은 작품으로 1964년 런던에서 연극으로 초연한 이후 끊임없이 재공연되고 있다.친아버지 살해범으로 기소된 16세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다. 모든 정황과 증거가 소년을 범인으로 지목한 상황에서 오직 한 명의 배심원이 소년의 ‘무죄’를 주장한다. 그동안 편견과 선입견 때문에 간과했던 진실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열 명의 죄인을 풀어주는 것보다 부당하다’는 격언 속에 나타난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합리적 의심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류주연 연출은 “유·무죄를 놓고 펼쳐지는 진실공방에서 오는 흥미진진함은 물론 다양한 인간군상이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극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신의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배우 홍성춘, 강진휘, 남동진, 이종윤 등이 출연한다. 관람료는 3만원. 티켓은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등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13 / 조회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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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반짝이는 상상력으로 풀어낸 사랑 이야기, <별무리>
‘별처럼 무수히 많은 우리 사랑의 가능성’ 연극 는 이 홍보문구 그대로 광막한 우주에서 펼쳐질 수 있는 무수한 사랑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이 우주 외에도 무수히 많은 우주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평행우주이론을 한 남녀의 연애에 대입해서 풀어낸 이 연극은 참신한 형식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팔꿈치 핥아 봤어요?” 천체물리학을 공부하는 마리안이 양봉업자 롤란드에게 가볍게 말을 걸며 연극은 시작된다. 바비큐 파티에서 우연히 이뤄진 두 사람의 만남은 이 순간을 기점으로 무수한 갈래로 뻗어가기 시작한다. 엉뚱한 질문을 던지며 말을 건 마리안에게 롤란드는 “전 연애 중이거든요”라며 무심히 말을 끊지만, 잠깐의 암전 후 다시 불이 켜진 무대에서는 또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팔꿈치 핥아 봤어요?” 방금 전 마리안에게 조금도 관심을 보이지 않던 롤란드는 이번엔 좀 더 길게 그녀의 말을 들어준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만남은 서로 다른 우주에서 조금씩 다르게 펼쳐지고, 첫 장면에서 마리안을 외면한 채 객석을 향해 서 있던 롤란드는 어느새 마리안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서 그녀에게 호감 어린 미소를 짓는다. 이후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선택의 기로에서 매번 다른 갈래로 뻗어나가며 펼쳐진다. 당연히 는 한 가지의 일관된 줄거리를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동거를 하기도, 청혼을 했다가 거절당하기도, 바람을 피우기도, 병으로 죽음을 앞두기도 하는 그 무수한 가능성은 결국 하나로 수렴되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처음으로 돌아간 것처럼, 마지막 장면에서 롤란드는 쑥스러운 듯 망설이다 마리안에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만날 것들은 만나게 되리”라는 어느 노래 가사가 떠오르며 가슴이 뭉클해진다. 예술의전당이 국내에 처음 소개한 는 닉 페인(Nick Payne)이 쓴 작품이다. 로 2012년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 최고 연극상과 제2회 헤롤드 핀터상을 수상한 그는 갓 서른을 넘긴 젊은 작가다. 그래서일까, “그녀는 진정한 파이터였습니다”와 같은 진부한 애도문구를 진저리 치게 싫어하는 젊은 세대의 섬세하고 톡톡 튀는 감수성이 작품 전체에 잘 묻어나 있다. 자갈로 둘러싸인 둥근 바닥과 몇 개의 조명으로 이루어진 단출한 무대는 마치 우주 한 가운데를 유영하고 있는 듯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마리안 역의 주인영과 롤란드 역의 최광일은 암전이 될 때마다 조금씩 위치와 표정, 태도를 미세하게 바꿔 각기 다른 선택을 하면서 저마다의 우주를 살아가는 두 남녀를 노련하게 연기해냈다.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는 연극은 늘 차고 넘친다. 하지만 이처럼 따스하면서도 재치 있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공연은 6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05.21 / 조회 8,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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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페인의 연극 <별무리> 오는 5월, 한국 첫 선
2012년 영국에서 초연되어 평단과 관객에게 호평을 받으며 성공한 닉 페인의 가 오는 5월 한국 무대에 오른다.연극 는 양봉업자 롤란드와 천체물리학자 마리안의 대화가 여러 형태로 되풀이되면서 로맨스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천체물리학의 평행우주이론과 접목하여 사랑에 내재된 수많은 가능성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2012년 로열코트 극장에서 초연되어 그해, 영국 3대 연극상 중 하나인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즈의 최고 연극상을 수상했으며, 29세 닉 페인은 최연소 수상자로 기록되었다.이번 한국 공연의 연출은 제47회 동아연극상에서 으로 신인 연출상을 수상한 류주연이 연출을 맡았으며, 극단 골목길의 간판배우로 등에서 성숙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호평을 받았던 주인영이 천체물리학자 마리안에 캐스팅되어 결혼과 출산 후 처음으로 무대로 복귀한다. 양봉업자 롤란드 역에는 의 최광일이 캐스팅되어 1년 여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별처럼 무수히 많은 우리 사랑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5월 9일부터 6월 1일까지 펼쳐진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예술의전당 제공
2014.04.23 / 조회 7,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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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지붕> 소름 끼치는 폭력의 순환
“폭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고재귀 작가는 연극 을 쓰기 시작할 때 위의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한 개인에게 닥친 폭력,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자매의 몸부림. 작가의 결론은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이다. 연극 이 지난 1일부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 해 경기창작희곡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작품의 밀도가 높고 극적 완성도가 훌륭하다는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은 희곡은 올해 경기도립극단 제62회 정기공연이자 연극열전4 네 번째 작품으로 공동제작, 서울과 경기에서 차례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고재귀 작가, 류주연 연출(왼쪽부터)의붓아버지의 폭력이 끔찍했던 남매, 거칠고 끈적한 농담을 주고 받는 공사장 인부들, 그리고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사내의 등장 등 양철지붕 아래 공사장 함바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살기 위해, 자신이 받았던 폭력에 복수하기 위해 또 다른 폭력을 낳고 있는 끔찍한 반복이 펼쳐진다. 류주연 연출은 “이 작품이 최대한 이상하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런 이상한 모습이 현재 모습과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면 작품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열을 받으면 흡수하거나 차단하지 못하고 그대로 열기를 뱉어내는 양철지붕처럼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빛깔이 무대와 객석을 잠식하고 있다. 등에서 호연을 펼친 이서림이 여동생을 데리고 살아가는 유현숙 역을 맡았으며, 말 못하는 동생 유지숙 역의 이애린, 유현숙을 찾아 전국을 뒤지는 구광모 역의 이찬우, 쉼 없이 남매를 추근대는 노무자 정갑수 역의 강성해 등 경기도립극단원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폭력과 복수의 끝. 이제 행복이 오는가?폭력이 난무하는 야만적인 이 시대의 한 단편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연극 은 오는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며,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11.05 / 조회 1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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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린당한 자매의 복수', ‘연극열전4’ 네 번째 작품 <양철지붕>
‘연극열전4’의 네 번째 작품 이 오는 11월 1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은 2011 경기창작희곡 공모전(경기영상위원회 개최)에서 대상을 수상, 고재귀 작가와 류주연 연출, 고선웅 예술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 함바집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통해 유린당한 한 자매의 삶과 복수, 결국은 또 다시 대물림 되는 폭력의 순환을 그린다.
배우 이서림이 여주인공 ‘유현숙’을 연기하고 이찬우, 한범희, 조영선, 강성해 등 경기도립극단 배우들이 참여했다.
은 11월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하고, 11월 22일부터 4일간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10.05 / 조회 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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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촌 막장 인생에도 봄은 올까? 연극 ‘878미터의 봄’
‘제1회 벽산희곡상’ 당선작으로 선정된 ‘878미터의 봄’이 3월 20일부터 4월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의 2012년 시즌 두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878미터의 봄’의 작가 한현주는 2011년 시작된 ‘벽산희곡상’의 첫 번째 수상작가이다. 2010년 ‘우릴 봤을까’로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작품을 올려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878미터의 봄’은 작가가 그간 보여주었던 내면적 성찰에서 비롯된 글쓰기에서 벗어나 ‘내’가 아닌 ‘사회’로 확장되는 시선의 변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작가와 호흡을 맞추는 류주연 연출은 ‘경남 창녕군 길곡면(2007)’, ‘기묘여행(2010)’, ‘바람이 분다(2011)’ 등의 작품에서 단단한 감성과 조용한 카리스마를 보여줬으며, 2010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의 무대디자이너를 맡은 여신동 무대디자이너는 상반된 시공간의 대비와 디테일을 살린 오브제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소설가 구보씨의 1일’로 2010년 동아연극상 무대미술상 수상, 뮤지컬 ‘모비딕’으로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 무대미술상을 수상했다. 연극 ‘878미터의 봄’은 탄광과 카지노,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광산을 둘러싼 사건의 진실들을 하나씩 풀어낸다. 십칠 년 전, 탄광에서 일어난 가스 폭발 사고로 준기의 아버지 용만이 죽고 준기는 동네를 떠난다. 폐광촌에는 카지노가 들어서고, 준기를 좋아했던 우영은 딜러가 그들의 동창인 동구는 형사가 된다. 한편, 피디가 된 준기는 아버지의 묘를 이장하기 위해서 다시 동네를 찾지만 동네는 예전 모습이 아니다. 탄광의 관리주임이었던 우영의 아버지 근석은 치매에 걸렸고 용만의 동료였던 기철은 카지노에서 게임 중독으로 폐인이 돼 있다. 연극 ‘878미터의 봄’에는 ‘안티고네’, ‘벌’ 등의 작품에 출연한 박윤정, 대한민국 연극대상과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강애심을 비롯해 김동완, 김종태, 박상종, 이종윤, 이주원, 신용숙 등이 참여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29 / 조회 8,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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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 따위’가 이뤄낸 행복, 연극 ‘기묘여행’의 연출가 류주연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애정의 시선 몇 년 전, 그녀는 일본의 어느 서점에 간 적이 있다. 일본에서 사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그냥 돌아오기 아쉬워 방문한 곳이다. 눈에 띄는 한 권의 책을 샀다. 일본어도 잘 모르고 맡길 사람을 구하기도 어려워 번역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조금씩 번역을 한 후 2009년 서울문화재단 젊은예술가지원사업의 서류합격을 거쳐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합격했다. 사형수와 피해자 부모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연극 ‘기묘여행’이 그것이다. 연극 ‘기묘여행’은 피해자의 부모와 가해자 부모의 만남을 시작으로 한다. 연극은 이들이 만나 사형이 확실시 되고 있는 가해자를 면회하러 가는 과정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형수의 부모와 피해자의 부모가 함께 여행을 간다, 이 한 줄만으로도 귀가 솔깃해지고 고통이 전해지죠.” 연극 ‘기묘여행’의 연출가 류주연이 말한다. “그 한 줄이 주는 고정적 이미지가 있는데 그것은 신파로 빠지기 쉽다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취향의 문제인데 개인적으로 신파를 좋아하지 않아요. 저에게는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더욱 담담하게 풀어갈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죠.” - 작은 거인의 조용한 외침이 크게 울린다 이 기묘한 여행 속에는 아픔과 슬픔을 감싸고 있는 위트가 있다. “원작의 고통과 분노, 광분, 슬픔 등의 표현들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어요. 그 외의 유머나 위트는 원작에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하려고 했겠죠. 고통을 고통으로만 풀어낸 작품이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녀가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정치적 관점에서는 합법의 이름으로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게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거죠.” 사형제도 여부는 이미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매체가 논쟁하며 호소해왔다. 류주연은 사람과 생명에 대해 소통하고 싶다. “사형제도에 대해 논하는 많은 사람들, 생각해보면 그들이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어요. 남의 이야기니까. 관객들이 피해자이건 가해자이건 그들의 고통을 간접적으로나마 실감했으면 좋겠어요. 생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죠.” 다소 무거운 주제의 이 연극은 어둡지 않다. 오히려 시종일관 재치와 몽환적 느낌으로 가득하다. 그렇게 공연이 끝나면 아릿한 안타까움이 몸 전체를 관통한다. “연극의 소재는 인간과 인간을 다루는 것, 인간과 사회를 다루는 것, 사회와 사회의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나눌 수 있어요. 저의 경우 인간과 사회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사실 처음부터 뚜렷한 목적을 갖고 연극을 시작한 건 아니에요. 작품을 하면서 그동안을 되돌아보니 ‘아, 나는 인간과 사회에 관심이 많구나’ 알게 된 거죠. 대부분의 작품들이 그랬어요. 그것이 아마 제가 하고 싶은 게 아닐까 깨닫고 있는 중이예요.” 비극이 내포하는 희극, 희극이 담고 있는 비극. 지금 시대는 너무나 고단하고 피곤하다. 먹고 살기가 빠듯해 여유가 없다. 그것 때문일까, 관객들은 코미디에 집중하고 대학로에는 코미디 포스터로 가득하다. “그만큼 사람들이 피곤하니까 연극마저도 피곤하게 관람해야하나 생각이 들겠죠. 이해가 되기 때문에 연극은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웃고 싶어 한다면 웃겨줘야죠. 다만 그냥 웃기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서도 생각하고 돌아갈 수 있게끔 하는 거예요. 만약 사람들이 울고 싶어 한다면 연극은 울려줘야 해요. 역시 무작정 감성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울더라도 집에 가서 울도록, 내내 울 수 있도록, 생각하면서 울게 만들어야죠.” - 연극을 위한 몸부림은 계속될 것이다 스물여섯. 그때 그녀의 나이 스물여섯이었다. 직장을 다니다가 연극판에 뛰어들 당시 그녀는 어렸고 또 늦기도 했다. 연극 전공생도 아니었고 직간접적인 연극적 경험도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유리가면이라는 만화책을 보고 연극이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연극에 대한 애정은 항상 있었는데 너무 사랑해서, 너무 사랑하면 그 존재가 커 보이고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잖아요. 나 따위가 어떻게 라는 생각에.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나 따위더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극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그녀 역시 경제적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버티기 힘든 나이가 20대 말에서 30대까지인 것 같아요. 한 10년에서 15년? 주머니에 몇 백 원 넣고 살아야하는 시간이 길죠. 그게 지나면 조금 나아지지만 그렇다고 절대 부유해지지도 않아요. 그런데 돌아보면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잘 살려고 아등바등 하잖아요. 그렇지만 일정의 수준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죠. 그럴 바에야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 게 훨씬 행복한 것 같아요. 물론 저도 30대 초중반에는 연극을 계속 해야 하는 건지 고민했었어요. 순수하게 경제적인 문제로.” 그녀는 연극을 하고 싶다는 후배를 필사적으로 말린 적도 있다. “그 친구는 부모님께도 폭탄선언을 하고 연극을 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는데 제가 뜯어말렸어요. 지금은 사회생활 하고 있는데 가끔 후회가 되기도 해요. 그냥 하라고 할 걸.” 그녀는 이제 연극을 사랑하는 후배들에게 말한다. “하고 싶은걸 해라, 그리고 하면서 행복해라.” 그녀는 당부한다. 인생이 너무 짧다고. “엊그제가 스무 살 같은데 벌써 나이가… 건강하고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기가 너무 짧아요.”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갈 것이다. 그것도 아주 행복하게. “돈 많이 벌고 유명해지는 것, 그것이 마치 지금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표인 것처럼 포장되고 있는 문화가 건강하고 올바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김구선생님도 말씀하셨잖아요. 문화가 살아야 한다, 문화를 살려야 한다고. 다소 걱정되는 문화적 현실을 인식하는 가운데 행동으로 옮기는 삶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않고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향해 애쓰고 몸부림치는 게 저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글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4.22 / 조회 8,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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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28] 모든 아픔은 타당하다, 연극 ‘기묘여행’
생명은 소중하다는, 당연한 이야기의 기묘한 전달 당신의 여행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는가. 여기 기묘한 여행을 떠나는 한 남자의 가방이 있다. 가방 속에 익숙한 것은 없다. 그것이 가방 주인의 철학이다. 남자는 ‘여행은 비일상, 가방 속에서 익숙한 것들이 나오면 비일상의 즐거움이 깨져버리기에 새로운 물건들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그래서 그의 가방에는 낯선 것들로 가득하다. 청테이프, 식칼, 밧줄, 염산, 전기톱, 그리고 직접 만든 인형까지. 남자는 이것들을 짊어지고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이제 남자의 기묘한 여행이 시작된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남자 곁에는 일어나지 못하는 어린 딸이 동행한다. - 침묵으로 더욱 극대화되는, 그 슬픔 동반여행. 설레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다.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해방감은 일말의 기대감을 자극하는 법. 그러나 동반여행을 떠나는 두 부부사이에는 숨통을 조이는 불편함만이 식은땀과 침묵으로 일관돼 드러난다. 이들은 살인자와 피해자의 부모들로 사형선고를 받은 살인자에게 가는 길이다. 극단 산수유의 연극 ‘기묘여행’은 피해자 부모와 살인자가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담담한 묘사들은 3년 전의 살인임을 알리나 표면적으로만 과거일 뿐, 침묵으로 드러나는 당사자들의 아픔은 그것이 절대 과거일 수 없는 현재임을 호소한다. 어색한 상황과 형식적 대화들이 오고가는 사이, 상처들은 꿈틀대며 점차 선명해진다. 침묵하는 슬픔은 오열보다 고통을 극대화시킨다. 살의로 가득 찬 피해자 아버지와 어떻게든 아들의 목숨만을 살리고 싶은 가해자의 어머니는 안절부절 못한 채 당황하기만을 반복한다. 연극이 주목하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남은 자들의 삶이다. 연극 ‘기묘여행’은 어느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해결이나 치유로 과장하지도 않는다. 남은 자들의 삶을 제시하며 관객에게 질문할 뿐이다. 이 작품은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목격하게 만든다. 입장은 다르지만 고통은 같다. ‘그 때’를 위해 3년을 30년처럼 견디어 온 아버지와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파리하게 일상을 유지하고 있는 어머니, 극도의 불안 상태 속에서 속죄의 기회를 달라고 애걸하는 가해자의 부모 모두 설득력이 있다. 그들의 주장 모두가 타당하며 모두가 충분히 아프다. - 절제돼있으면서도 날카로운, 그 슬픔 이들 사이에는 만남을 알선한 코디네이터와 자원봉사자가 있다. 코디네이터는 현재 꽃집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 살인을 집행했던 교도관으로 단 한 번의 집행 경험이 있다. 한 번의 경험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자원봉사자는 과거, 누군가에 의해 아버지를 잃었다. 그럼에도 연극 ‘기묘여행’은 과도하게 슬퍼하거나 울부짖지 않는다. 그들의 슬픔은 침묵 외에도 무대와 음악 등으로 ‘기묘하게’ 전달된다. 비사실적 무대와 사실적 소품의 대비, 살아서 고통 받는 사람과 죽은 딸의 등장, 연극의 흐름을 신선하게 바꿔놓는 음악 등이 조화돼 낯선 화음의 성공적 소통을 알린다. 고통이 유발하는 희극적 상황은 유머가 된다. 섬세한 배우들의 연기는 절제돼있으면서도 날카롭다. 밀도 있는 날카로움 끝에 찔린 관객들은 연극이 제시하는 문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자극을 받게 된다. 살인자 앞에서 식은땀만 흘려대던 남편과 달리 감정의 균형을 잘 잡아가던 아내는 어느 순간 폭발하며 딸을 돌려달라고 외친다. 극은 절정을 찍었고 화해는 없다. 남자는 고백한다. “지금까지 꽤 긴 걸음이었던 것 같은데 원래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지금도 제 마음 속에는 살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생명’을 향한 인간의 연민과 순수함이 남았다. “그러나 죽일 순 없습니다. 아빠로서는 실격이겠죠. 그렇지만 죽일 순 없습니다.…… 지금도 내 마음 속에는 엄청난 살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죽일 순 없습니다.” 난데없는 노래방에서의 대면을 시작으로, 서로가 만들어온 인형을 안고 찌르기를 지나 살인자와 대면하기까지의 기묘한 여행. 연극 ‘기묘여행’은 사형 제도를 밑거름삼아 생명의 존엄성과 숭고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뚝심 있는 연극 철학으로 신뢰감을 주는 연출가 류주연과 남명렬, 예수정 등 말이 필요 없는 배우들의 만남은 기묘여행에 동참하는 관객들로 하여금 동행의 기쁨을 맛보게 했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4.21 / 조회 18,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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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탈을 쓴 생명 이야기, 연극 ‘기묘여행’
사형제도는 인간의 본질적 인권 침해인가 연극 ‘기묘여행’이 4월 17일부터 2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기묘여행’은 2004년 일본의 토시노부 쿄죠우가 쓴 작품으로 사형수와 피해자 부모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획의도에 대해 공연관계자는 “인간의 생명이 법이나 제도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가에 대한 반문을 통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재창하고자 한다”며 “살인이라는 1차 재해에 가려져 간과됐던, 남겨진 가족들의 고통과 아픔이라는 2차 재해를 보여준다. 이를 통해 쉽게 죽을 수도, 죽일 수도 없는 인간 양심의 순수한 근원을 밝히고자 한다”고 전했다. 작품 속에는 딸의 살해범인 사형수를 직접 죽이겠다는 아버지, 항소를 포기하고 사형을 받아들인 살해범, 교도관으로 사형집행 경험이 있는 코디네이터 등이 등장한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복수를 생각하며 가해자의 어머니는 아들이 항소해서 어떻게든 살기를 바란다. 한편 과거의 교도관은 이제 가해자와 피해자의 만남을 알선하는 코디네이터가 돼 있다. 연극 ‘기묘여행’은 살인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과 순수성을 이야기한다. 연출의도에 대해 연출가 류주연은 “사형 제도의 찬반 논쟁을 화두로 삼기보다는 인간 생명의 숭고함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하고자 한다. 이는 심지어 사형제도가 완전 폐지된 나라일지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꼭 생각해 봐야 할 이야기인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피해자 어머니 역은 연극 ‘바다와 양산’, ‘그린벤치’, ‘신의 아그네스’, ‘다우트’ 등에서 열연했던 예수정이, 피해자 아버지 역은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인간, 리어’, ‘보이첵’, ‘에쿠우스’, ‘한스와 그레텔’ 등의 남명렬이 맡는다. 이 외에도 김정영, 오일영, 장용철, 권지숙, 신용진, 신용숙, 김원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참여한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22 / 조회 8,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