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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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2021년 2월, 일본 라이선스 진출 확정
창작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세 번째 시즌이 지난 3일 개막했다.
지난 11월 3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백석의 시 ‘나와 나탸샤와 흰 당나귀’를 모티브로 창작된 작품이다. 백석의 시와 사랑으로 평생을 그리움에 살았던 자야의 사랑 이야기를 한 편의 시처럼 담아냈다.
박해림 작가와 채한울 작곡가가 우란문화재단 시야 스튜디오를 통해 개발한 이 작품은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작으로 2015년 초연을 선보인 이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은 이미 초연과 재연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큰 변화를 시도했다. 금번 시즌에는 원형 무대를 십분 활용한 확장형 무대를 선보인 것은 물론이고 백석의 시를 3D 펜으로 필사 한 시 기둥과 백석과 자야의 인생을 표현한 기찻길 무대를 새롭게 선보인 것.
이에 더해 2021년 2월, 일본 라이선스 진출을 확정 지었다.
2021년 2월 3일부터 28일까지 아사쿠사 큐게키 극장에서 공연되는 금번 일본 초연은 ‘스모크’, ‘블루 레인’등의 국내 창작 뮤지컬을 일본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이기도 했던 ‘아틀라스’에서 주최한다. 또한 일본 대표 극단 타카라즈카의 전설적인 연출가였던 오기타 코우이치 연출을 필두로, 실력파 배우로 인정 받고 있는 아카네 리브, 츠키카게 히토미 두 배우가 자야 역할을 맡고 히가시야마 미츠아키가 백석 역할로 확정되었다. 사내역에는 이토 유우이치가 함께한다.
아틀라스 관계자는 “백석의 시와 음악이 있는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말할 수 없이 애절하고 아름답다. 일본 관객들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라고 소감을 전했다.
보다 높아진 완성도의 삼연 공연으로 다시 한번 흥행 신화를 쓰고 있는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2021년 1월 17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또한 내년 2월 3일부터 28일까지 일본 아사쿠사 큐게키 극장에서 라이선스 공연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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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11.09 / 조회 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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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11월 충무아트센터 개막...강필석·오종혁·송원근 등 캐스팅 공개
인기 창작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11월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다시 막을 올린다.
‘나와 나탸샤와 흰 당나귀'는 시인 백석이 쓴 동명의 시를 모티브로 박해림 작가와 채한울 작곡가가 함께 만든 뮤지컬이다. '시인들의 시인'이라고 불렸던 백석과 평생 그를 그리워하며 살았던 여인 자야의 이야기에 아름답고 서정적인 음악을 더한 작품으로, 2016년 초연에서 유료 객석 점유율 95%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제1회 한국뮤지컬 어워즈에서 극본상과 작품상, 연출상, 작사상을 수상했으며, 차범석 희곡상 뮤지컬 극본 부문도 수상한 바 있다.
다시 돌아오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는 초연부터 출연해온 강필석과 오종혁, 그리고 '개와 고양이의 시간'의 송원근이 당대 최고의 모던 보이이자 선망의 대상이었던 백석으로 분한다.
백석과 안타깝게 헤어진 후 평생을 그리움 속에 살았던 자야 역에는 재연에 참여했던 정운선이 다시 출연하며, 전성민과 이하나가 새로 합류한다. 작품의 안과 밖에서 그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사내 역에는 윤석현, 장민수 배우가 나선다.
제작진은 이번 공연에 대해 "작가인 박해림이 연출까지 맡아 작품이 가진 서정성을 더 살려줄 무대를 새롭게 구현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크리에이티브팀이 대거 합류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한 칸 띄어 앉기를 비롯한 안전 수칙 운영 아래 진행된다.
창작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11월 3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개막하며, 1차 티켓 예매는 오는 22일 인터파크에서 진행된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9.16 / 조회 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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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만과 편견’ 배우들이 전하는 2인극의 매력은?
무대에 오롯이 2명의 배우만이 등장하는 2인극은 배우들이라면 도전해보고 싶은 극의 형식 중 하나다.
지난 5일 연극 ‘오만과 편견이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하며 유쾌한 2인극을 선보였다. 연극 ‘오만과 편견’은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 불리는 제인 오스틴의 장편소설을 각색해, 2014년 9월 영국의 솔즈베리 극장에서 초연을 올린 작품이다. 이번 국내 초연 무대는 ‘여신님이 보고 계셔’, '태일'의 박소영 연출이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연출 애비게일 앤더슨과 협업해 무대에 올렸다.
개막 전 캐스팅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번 공연의 출연진은 많은 뮤지컬과 연극에서 안정적인 연기력과 매력을 선보여온 배우들로 구성됐다. 당당하지만 편견에 사로잡힌 엘리자베스(리지)와 그녀의 철부지 여동생 리디아 등을 연기하는 A1 역에는 김지현과 정운선이, 상류층 신사지만 오만한 다아시, 엘리자베스의 사촌 콜린스 등을 연기하는 A2 역은 이동하, 윤나무, 이형훈이 맡았다.
영국의 작은 마을에 사는 베넷 부부에게는 다섯 명의 딸이 있다. 다섯 자매 중 온순하고 마음이 착하며 내성적인 성격의 첫째 제인과 솔직하고 거침없는 성품으로 진정한 사랑에 대한 낭만을 품고 있는 둘째 엘리자베스(리지)가 결혼 적령기에 이르렀다. 어느 날 명망 있는 가문의 신사 빙리와 그의 친구 다아시가 베넷 부부가 사는 마을에 머물게 되면서 다섯 딸을 결혼 시키는 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과업이라고 생각하는 베넷 부부는 이 청년들에게 관심을 두게 된다.
이날 배우들이 시연한 장면은 리지와 다아시가 처음 만나는 무도회 장면을 시작으로 콜린스의 청혼, 리디아의 결혼 장면까지 40분간의 작품의 주요 장면이다.
이 작품에는 성별과 연령, 직업이 각기 다른 개성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단 두 명의 배우가 그 모든 캐릭터를 소화한다. 배우들은 소품과 의상, 포인트, 캐릭터별 특징을 활용해 다양한 캐릭터로 변화한다. 이런 점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방대한 고전 작품을 유쾌하고 매력적으로 느끼게 한다.
이 작품을 이끄는 박소영 연출은 “영국에서 애비게일 연출과 영국 배우들과 함께 워크숍을 하고 왔다. 무대도 영국 공연과 동일하게 가지고 왔다. 다만 조명과 음악은 한국 프로덕션에 맞게 좀 더 배우들에게 집중이 될 수 있게 힘을 줬다. 순수하게 배우에게 집중되는 극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젠더 프리 캐스팅은 리지와 다아시를 메인으로 가지고 가고 그 인물들이 각각 만나는 사람을 각각의 장면으로 만들다보니 A1과 A2 역의 캐릭터가 구성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극중 장면이 바뀔 때마다 나오는 내레이션에 대해 박 연출은 “영국에서 워크숍을 할 때 느낀 점은 '제인 오스틴에 대한 사랑,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책의 가장 가까운 형태로 무대에 올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점이다. 내레이션은 방대한 양의 원작을 2인극으로 가기 위한 연극적인 방식이다. 내레이션을 배우로서 내뱉는 것이 아니라 그 배역으로서 뱉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서 연습할 때 배우들에게 요구했던 부분도 관객들과 감정을 공유하듯이, 캐릭터의 속마음을 공유하듯이 감정이 끊기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A1 역의 김지현은 극에서 엘리자베스, 미시즈 베넷, 리디아, 찰스 빙리, 캐롤라인 빙리, 샬롯 루카스 데니, 캐서린 남작부인, 미시즈 가드너를 연기한다. 그는 이 점에 대해 “2인극이지만 1인 다 역을 하면서 작품을 채워가는 것이 어려웠다. 메인 캐릭터가 있고, 나머지가 서브 캐릭터가 아니라 모든 인물들이 다 고르게 순간순간 살고 있어야 했다.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가는 인물들이라 순간순간 호흡의 변화, 캐릭터의 변화가 재미있었고, 상대 배우와 단 둘이 무대에 있다보니 호흡을 맞추는 재미가 있다. 다만 대본의 분량이 많아서 대사를 외우느라 힘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대사량이 많은 점에 대해 이동하는 “원래 대사를 잘 못 외우는 편이다. 이렇게 많은 대사를 경험한 것은 처음이다. 연습 때 엄청난 압박감이 있었다. 하루 7~8시간을 대사 외우는 데만 집중했다. 그랬더니 점점 암기력이 향상되는 것 같고, 다른 작품도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지금도 틈만 나면 대본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지현과 A1 역을 연기하는 정운선은 “공연을 8시에 시작에 끝을 향해 달려가다 보면 마지막 순간에는 서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 같다. 리지와 다아시의 사랑을 백만 번 공감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 연극 '오만과 편견' 프레스콜 하이라이트 영상 보기 ▼
평소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상남자라고 이야기한다는 윤나무는 “제가 맡은 인물 중에서 제인이라는 캐릭터가 제 마음에 들어오는데 굉장히 시간이 걸렸다. 캐릭터 하나하나를 거짓 없이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제인이란 캐릭터를 이해하면서 저를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연출님이 기관사라면 저희가 석탄을 캐서 나르는 일꾼이다. 애정이 넘치는 기관차가 잘 도착할 수 있도록 끝까지 잘 운행하도록 하겠다”라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했다.
유쾌한 2인극의 매력을 전할 연극 ‘오만과 편견’은 10월 2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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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영상: 이우진 기자(wowo0@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9.09.09 / 조회 5,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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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에 이은 목소리 프로젝트 2탄, 음악극 ‘섬:1933~2019’ 7월 개막
우란문화재단이 목소리 프로젝트(박소영, 이선영, 장우성) 2탄, 음악극 '섬:1933~2019'를 2019년 기획공연으로 선보인다.
목소리 프로젝트는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귀감이 될 수 있는 실존인물의 삶’을 무대에 복원하고자 결성되어 2018년 전태일 열사의 수기와 일기를 바탕으로 청년 태일의 모습을 그린 '태일'로 관객들로부터 깊은 감동을 이끌어냈다.
오는 7월 선보이는 '섬:1933~2019'는 (작_장우성, 음악_이선영, 연출_박소영)은 각종 문헌과 소록도 주민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1966년부터 40여년 간 어떠한 편견과 차별 없이 소록도의 한센인들을 위해 헌신했던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삶을 중심으로 1933년의 소록에서부터 2019년의 서울까지 독립된 3개의 연대가 교차하며 이야기가 구성된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연결고리로 사실과 기록에 근거한 픽션인 1930년대 소록도로 강제 이주를 당해 긴 세월 억압받아왔던 한센인들의 이야기와 스스로 세상과 담을 쌓고 장애도라는 섬에 갇혀 살아가는 2019년 서울의 발달장애아동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함께 그려낸다
이번 목소리 프로젝트 2탄은 우리가 기억해야할 ‘실존인물의 목소리’라는 목소리 프로젝트의 개념을 우리가 간직해야 할 ‘동시대의 목소리’로 확장하여 ‘편견과 차별,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희망’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인형의 집' 정운선이 30년대의 한센인 백수선과 마가렛을 연기하고, '베르나르다 알바' 백은혜가 마리안느와 2019년의 발달장애아동을 키우는 엄마 고지선 역을 맡았다. 이외에도 배우 권동호, 김대웅, 박란주, 신창주, 이선근, 이아름솔, 이현진, 임규형, 정소리, 차용학이 방대한 세월과 공간을 아우르는 30명 이상의 배역들을 소화하며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목소리 프로젝트 2탄 음악극 '섬:1933~2019'는 7월 5일부터 21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공연되며 오는 6월 13일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티켓오픈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프로스랩 제공
2019.05.29 / 조회 4,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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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블라인드’ 내달 4일 폐막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초연 ‘블라인드’가 2월4일 마침표를 찍는다.‘블라인드’는 지난해 12월6일 서울 대학로 소현재씨어터에서 공연을 시작해 내달 4일 폐막한다. 동명의 네덜란드 영화를 원작으로 시각을 잃은 후 세상과 단절된 청년 ‘루벤’과 몸과 마음이 상처로 가득한 여자 ‘마리’가 만나 마음으로 서로를 느끼며 진정한 교감을 해나가는 이야기다. ‘블라인드’는 프리뷰 티켓 소지자에 한해 1월31일까지 R석을 2만원에 예매할 수 있는 굿바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29 / 조회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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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슬픔·불안…'블라인드' 출연 배우 프로필 공개
박은석·이재균 등 6인 배우 캐릭터 담아
동명 네덜란드 영화 무대화…내달 6일 개막연극 ‘블라인드’ 출연 배우 프로필 사진(사진=나인스토리).[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동명의 네덜란드 영화를 무대화하는 연극 ‘블라인드’가 출연 배우들의 프로필 사진을 1일 공개했다.‘블라인드’는 시각을 잃은 뒤 세상과 단절된 청년 루벤과 몸과 마음이 상처로 가득한 여자 마리가 만나 마음으로 서로를 느끼며 교감해가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루벤과 마리, 루벤의 엄마 세 인물이 극의 전개를 이끈다.공개된 프로필 사진은 캐릭터의 감정을 담은 배우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박은석·이재균은 주변을 경계하면서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스스로를 가둔 채 마리를 기다리는 루벤을 표현하고 있다.마리 역의 김정민·정운선은 슬픔이 어린 아련한 눈빛으로 루벤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마음을 보여준다. 루벤의 엄마 여인 역을 맡은 이영숙·김정영은 아들에 대한 걱정과 동시에 마리의 등장으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블라인드’의 원작은 국내 미개봉작임에도 입소문을 타며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제32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돼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소개됐다.오는 12월 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개막한다. 오는 9일부터 인터파크에서 프리뷰 기간(12월 6~15일)의 공연 티켓을 오픈한다. 프리뷰 공연에 한해 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01 / 조회 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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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혁·김경수, 백석 빙의…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10월 개막 앞두고 콘셉트 사진 공개
내달 19일 유니플렉스2관서 막올라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출연진 프로필. 강필석(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경수, 오종혁, 고상호, 진태화, 최연우, 정인지, 곽선영, 정운선(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백석의 시와 사랑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올 가을 개막을 앞두고 시즌 포스터와 함께 배역별 콘셉트 사진을 20일 공개했다.오는 10월 19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개막을 앞둔 작품은 백석의 시집을 연상케 하는 기존 메인 포스터에 단풍과 낙엽의 이미지를 추가해 가을 감성을 묻어나도록 제작했다. 백석과 자야의 씁쓸하면서도 아름다웠던 시절을 떠오르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또 함께 공개한 배역별 콘셉트 사진은 각 배우마다 역할에 몰입하는 집중력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백석’ 역의 강필석, 김경수, 오종혁, 고상호, 진태화는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였던 모던보이 ‘백석’을 연상케한다. 여기에 평생 백석과 헤어지던 순간을 반복하며 그리워하는 ‘자야’ 역에 정운선, 곽선영, 정인지, 최연우 배우는 고운 한복의 자태를 드러내며 섬세한 감성 연기를 선보였다.작품은 백석의 동명 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뜨겁게 사랑했던 시인 ‘백석’을 잊지 못해 헤어지던 순간을 반복하며 사는 기생 ‘자야’의 이야기를 그린다. 10월 19일부터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한다. 9월 28일 오후 2시 인터파크에서 2차 티켓 오픈을 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0 / 조회 2,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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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캐스팅 공개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캐스팅이 공개됐다.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시인 백석의 시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됐다. 시인 백석과 자야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로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5%, 인터파크 평점 9.3을 기록하고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2016 뮤지컬 작품상’, ‘극본, 작사상’, ‘연출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초연을 마무리했다.이번 무대는 초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배우들이 11월 말부터 함께 무대에 오를 것을 확정 지었다. 배우 김경수, 고상호, 진태화, 정운선, 곽선영 등이 재연의 막을 열 예정이며, 이와 함께 강필석, 오종혁, 정인지, 최연우 등이 함께한다.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위인의 일대기가 아닌 사랑했던 시인 백석을 잊지 못해 헤어지던 순간을 반복하며 사는 기생 자야의 시선으로 풀어나간다. 초연에 이어 연출가 오세혁이 참여한다. 그는 “이번 재연은 기본에 충실한 무대를 만들 것이며, 속이 차오를수록 겉은 담담해지는 한 편의 시이자 한 폭의 그림 같은 뮤지컬로 만들고 싶다”며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오는 10월 19일부터 2018년 1월 28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9.07 / 조회 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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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혁·김경수…백석詩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진태화·정운선·곽선영 새 얼굴 합류
오는 9월 7일 오후 2시 1차 티켓오픈
10월 19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서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출연진(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시인 백석과 자야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한국 창작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오는 10월 19일 개막을 앞두고 캐스팅을 공개했다.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그동안 위인들의 일대기를 그려낸 작품과는 달리 시인 백석을 잊지 못하는 기생 자야의 시선으로 그들의 사랑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백석의 시를 가사와 대사에 옮겨실은 것이 특징이다.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95%, 인터파크 평점 9.3점을 기록해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2016 뮤지컬 작품상과 극본·작사상, 연출상을 수상했다.약 1년 만에 돌아오는 작품은 배우 김경수, 고상호, 진태화, 정운선, 곽선영 등 뉴캐스트가 합류한다. 강필석, 오종혁, 정인지, 최연우 등 초연 배우들도 11월 말경부터 함께 무대에 오른다. 당대 최고의 모던보이인 ‘백석’ 역에는 배우 강필석과 오종혁이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에 함께 오른다. 배우 김경수와 고상호,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신예 진태화도 백석으로 새롭게 캐스팅됐다.‘자야’ 역에는 초연의 배우 정인지와 최연우가 맡는다. 여기에 정운선, 곽선영이 뉴캐스트로 합류한다. 백석과 자야의 사랑을 기억하고 연결해주는 ‘사내’ 역엔 윤석원, 유승현, 안재영, 김바다가 함께 한다.박해림 작사, 채한울 작곡의 작품은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오세혁 연출이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연출로 참여한다. 또한 ‘어쩌면 해피엔딩’ ‘보디가드’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두각을 나타낸 박지훈 음악감독이 새롭게 합류한다.오세혁 연출은 “이번 재연은 기본에 충실한 무대를 만들 것”이라며 “속이 차오를수록 겉은 담담해지는 한 편의 시이자 한 폭의 그림 같은 뮤지컬로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오는 10월 19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개막한다. 1차 티켓은 9월 7일 목요일 오후 2시 인터파크에서 오픈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04 / 조회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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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울린 배우 신은정 '킬 미 나우' 무대 선다
'로빈' 역으로 관객 사로잡을 예정
25일부터 충무아트센터 블랙 공연배우 신은정이 ‘킬 미 나우’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사진은 연습의 한 장면(사진=연극열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신은정이 ‘킬 미 나우’에 합류해연극 무대에 첫 도전한다. 연극 ‘킬 미 나우’(작가 브래드 프레이저·연출 오경택·각색 지이선)믄 지난해 국내 초연 당시 전 회차 기립 박수를 이끌어내며 작품성을 인정을 받은 작품이다. 선천적인 지체장애로 평생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17세 소년 ‘조이’와 작가로서의 삶을 포기한 채 홀로 아들을 위해 헌신한 아버지 ‘제이크’의 삶을 그린다.배우 신은정은 ‘로빈’ 역을 맡았다. 한 때 촉망 받는 젊은 작가였으나 ‘제이크’(이석준·이승준 분)의 연인이자 아마추어 작가로 제이크를 글쓰기 수업에서 만나 12년간 남몰래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주요 인물이다.로빈은 겉으로 보기에는 부유하고 안정적인 가정 속에 사는 인물 같지만, 내면에는 깊은 외로움을 가진 인물이다. 25일부터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신은정은 오는 5월 방송 예정인 MBC 주말 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4.25 / 조회 2,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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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킬 미 나우’ 캐스팅 공개
연극 ‘킬 미 나우’가 1년 만에 재연 무대를 올린다. 연극 ‘킬 미 나우’는 초연 당시 섬세한 신체 연기와 감정표현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공연은 초연 흥행을 이끌었던 배우들과 뉴 캐스트들의 합류로 기대를 높였다. 배우 이석준과 윤나무, 이지현, 이진희, 문성일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더불어 ‘막돼먹은 영애씨’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승준이 제이크 역에 캐스팅됐다. 배우 신성민은 조이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다. 또한, ‘미생’, ‘역적’ 등 다수의 드라마로 친숙한 배우 신은정이 로빈 역으로 첫 연극무대에 도전한다. 배우 정운선과 오정택은 각각 트와일라와 라우디 역으로 합류한다. 연극 ‘킬 미 나우’는 극작가 브래드 프레이저(Brad Fraser)가 2013년 캐나다에서 발표한 작품이다. 캐나다 초연 이후 미국 뉴욕, 영국, 한국에 이어 체코까지 무대를 선보이면서 주목받았다. 공연은 한국 초연 당시, 인터파크 랭킹 1위, 관객 평점 9.7점, 평균 객석점유율 92% 기록을 남겼다. 공연을 접한 관객들은 “모든 가족과 관계 또는 근본적인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극”, “시작부터 끝까지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공연”,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시선, 묵직한 여운” 등 찬사를 남겼다. 연극 ‘킬 미 나우’는 선천적인 지체 장애로 평생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17세 소년 조이와 작가로서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홀로 아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아버지 제이크의 삶을 그린다. 작품은 고통 앞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인간다운 삶과 존엄, 그리고 진정한 이해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연극 ‘킬 미 나우’는 4월 25일부터 7월 16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공연된다. 사진제공_연극열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3.06 / 조회 2,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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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안녕! 유에프오’, 임철수, 김지현 등 캐스팅 공개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가 티켓 오픈을 앞두고 캐스팅을 공개했다.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는 2004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지난 2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뮤지컬 지원작으로 선정돼 초연을 치룬 바 있다. 작품은 선천적 시각장애인 ‘유경’과 버스기사 ‘상현’의 유쾌하고도 애틋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여주인공 ‘유경’은 시각장애인이지만 자신감 넘치고 유쾌한 인물이다. ‘유경’ 역에는 배우 김지현과 정운선이 캐스팅됐다. 남주인공 ‘상현’은 버스기사면서 짝퉁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DJ다. ‘상현’ 역은 배우 임철수가 맡았다. ‘상현’의 동생 ‘상구’는 번개전자를 운영하는 인물이다. ‘상구’ 역에는 배우 김현진이 분했다. ‘선아’는 유경이 이사 온 주인집 외동딸이다. 신예 배우 김유정이 ‘선아’ 역을 연기했다. ‘복희’는 미스터리한 할머니 캐릭터다. ‘복희’ 역은 초연에서 주인공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배우 정다희가 ‘복희’ 역에 캐스팅됐다. 복덕방 주인 ‘덕구’ 역에는 배우 윤성원이 초연에 이어 다시 합류했다. 뮤지컬 ‘안녕! 유에프오’는 9월 9일 티켓오픈을 앞두고 있다. 작품은 10월 5일부터 10월 3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LSM컴퍼니 전하영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0.26 / 조회 2,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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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도 공감할 수 있는, 연극 <시련> 기자간담회
정치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시련이 많았던 2015년 대한민국. 국립극단에서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연극 을 무대에 올린다. 내달 개막에 앞서 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극 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의 작가 아서 밀러가 1953년 발표한 작품으로, 아서 밀러는 공산주의자 색출 운동 바람이 불던 1950년대 동료에게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매카시즘에 사로잡힌 1950년대 미국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며, 관객들을 17세기 마녀사냥의 광기과 횡포가 휩쓰는 청교도 마을 세일럼으로 데려다 놓는다.이 작품을 기획하고, 번역에 참여하기도 한 김윤철 예술감독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립극단의 주제를 ‘해방과 구속’이라고 정했다. 한 인간이 정의를 위해서 투쟁하다가 죽음의 공포로부터 위협당하지만 결국은 진실로써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다는 의 이야기가 이 주제와 잘 부합하며, 이 작품이 갖는 연극성, 시의성이 지금 우리 이 시대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그리고 그는 “올 봄 공연을 보러 온 이순재 선생님이 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시면서, 댄포스 역이 너무 탐난다고 하셔서 그 기억을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이순재 선생님을 모시게 됐다.”고 전했다.박정희 연출은 연출 방향에 대해 “동시대 관객들의 정서에 가깝게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있다. 죽음 앞에 서있는 보통 남자가 그 죽음과 대면하면서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 어떻게 자기 자신을 찾아 가는지에 대해서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댄포스 주지사 역의 이순재는 “이 전에 연출로도 참여했었고, 학생들과도 워크숍 공연을 했던 작품이다. 이번에 제대로 연습해서 제대로 공연하면 관객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말년에 큰 작품을 만나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얼굴의 댄포스를 연기할 이호성은 “배우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느낌의 댄포스가 나오겠지만 이순재 선생님께서 앞서 하시기 때문에 따라가기면 하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은 관객들의 엄청난 지지 속에 전체 공연 티켓 중 90프로 이상이 팔린 가운데, 무대에 특별 관람석을 마련한다. 이에 대해 박정희 연출은 “무대 위의 관객과 무대 아래의 관객이 대치된다. 현대 관객은 연극을 단순히 보고 감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극을 체험해야 한다는 무대 디자이너의 의견에 따랐다.”고 이야기했다. 박 연출이 "이 배우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던 존 프락터를 연기하게 될 지현준은 "존 프락터의 직업이 농부이다. 씨를 뿌려서 새로운 생명을 일구고, 하루에 땀 흘려 일한 만큼 얻는 것도 그 답다. 연습하면 할수록 개인적인 본질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혼을 담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작품에 임하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욕망의 출발점이 되는 아비게일 역의 정운선은 “통제되지 않은 욕망을 어떻게 표현해야 되나 고민이 많았다. 나이가 어릴수록 뜨거운 열정이 강렬하고, 망설임 없이 직진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역이라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으며, 다양한 것을 접해보고 있다.”고 전했다.아비게일 때문에 고통받는 존 프락터의 아내 엘리자베스 프락터를 연기하는 채국희는 "엘리자베스는 내면은 굉장히 큰 감정이 요동을 치지만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차갑고 이성적인 사람이다. 직접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맡아왔던 배역보다 힘들게 느껴진다. 그래서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연극 은 12월 2일부터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1.20 / 조회 6,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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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고 엇갈리는 남녀의 처절한 방언들, <스피킹 인 텅스>
행과 불행, 사랑과 미움을 구분하는 것은 얼핏 단순한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한 꺼풀 외피를 벗겨보면 행복으로 보였던 것에 지독한 불안이 스며 있기도, 사랑으로 보였던 것에 타성 혹은 무심, 증오가 배어있기도 하다는 것을 말이다. 지난 1일 개막해 국내 초연 무대에 오른 연극 는 이처럼 한없이 모순된, 그래서 때로는 그 자신조차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감정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불륜을 저지른 여자, 오래 전 떠나버린 여자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남자, 끝없이 타인의 사랑을 의심하는 여자 등 다양한 남녀들의 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사랑 아래 증오가, 또 그 아래 다시 사랑이 쌓인 복잡한 인간 감정의 층위가 드러난다. 호주의 극작가 앤드루 보벨이 쓴 는 1996년 초연 이래 미국, 유럽에서 꾸준히 공연된 인기작으로, 의 김동연 연출과 강필석, 이승준, 김종구, 정문성 등의 참여 아래 국내 관객들을 만났다. 총 3막으로 구성된 이 극은 먼저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독립돼 있으면서도 예기치 못한 지점에서 서로 맞물리는 정교한 구성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인간 심리의 내밀한 곳을 샅샅이 훑고 드러내는 섬세한 시선으로 여운을 남긴다. 극은 레온-제인, 피트-쏘냐가 싸구려 모텔방에서 만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술집에서 처음 상대를 만나 불륜을 저지르기로 결심한 이들은 결정적 순간 망설이고,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 이 하룻밤의 사건은 레온-쏘냐, 피트-제인 부부의 결혼생활을 위기로 이끌고, 이들이 위기 속에서 스쳐간 또 다른 남녀들의 이야기가 2, 3막에서 펼쳐진다. 레온-쏘냐, 피트-제인의 관계는 단지 하룻밤의 불륜 때문에 위기에 빠진 것이 아니다. 극중 모든 남녀들은 배우자에게,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 가지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고, 그 감정은 ‘방언’을 뜻하는 제목 ‘스피킹 인 텅스’처럼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서로 절묘하게 겹치고 끊어지는 대사들은 “사랑해.”라는 말이 정말로 사랑한다는 뜻만을 지니고 있지는 않은 미묘한 상황을 드러낸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그 자체의 미묘함뿐 만이 아니다. 탄탄한 사회적 지위와 재산을 쌓은 중산층 부부 레온-쏘냐가 화해하는 반면 변변한 재산도 아이도 없는 피트-제인의 갈등은 끝내 봉합되지 못하는 모습은 돈과 현실, 편리라는 불순물이 섞여 한층 더 모호해지는 남녀관계의 실상을 보여준다.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것인가?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한 작가는 그 예리한 시선을 우리 각자의 속마음으로 돌리며 진심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 듯 보인다. 네 명의 배우가 아홉 명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만큼, 는 배우들의 연기도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지난 27일 무대에서는 전익령의 연기가 특히 돋보였다. 전익령은 삶에서 자신이 이뤄낸 것들에 대해 긍지를 느끼면서도 깊은 공허감으로 괴로워하는 쏘냐와 불안에 시달리는 발레리를 정확한 발성과 매력적인 모습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강필석, 김종구, 정운선 등의 무대도 궁금하다. 공연은 오는 7월 19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3층 수현재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수현재컴퍼니 제공
2015.05.28 / 조회 8,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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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하고 단단한 마음으로, <스피킹 인 텅스> 김종구
출산을 앞둔 아내를 위해 설거지를 끝내고 오느라 인터뷰에 늦었다는 이 남자, 이야기를 나눌수록 참 건전하다. 생각해보면 그가 에서 연기했던 능청스런 국군 대위 한영범도, 에서 맡은 냉철한 인민군 로기진도,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어딘가에 곧고 깨끗한 단심을 품고 있을 듯한 인물들이었다. 지나친 겸손도, 자만도 없이 꾸준히 무대에 서며 내면의 ‘예쁜 방’들을 차곡차곡 만들고 있다는 11년차 배우 김종구에 대한 이야기다. 근래 들어 1년에 서너 작품을 소화하며 부지런히 공연계를 활보하고 있는 김종구는 얼마 전 개막한 에서 또 다른 변신을 꾀했다. 는 다양한 갈등에 처한 남녀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상실을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극중 3막에 걸쳐 각기 다른 인물로 분하는 배우들의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개막을 앞두고 지난 달 28일 만난 김종구는 이번 작품에 대해 얘기하다 “아내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Q 는 어떤 작품인가. 독특한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주요 인물들이 1인 다역으로 구성돼 있다는 거다. 보통 1인 다역이 도구적인 역할, 재미 위주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에서는 장면을 끌어가는 주요 인물 자체가 1인 다역이고 그들이 모여서 하나의 극을 형성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이 극의 양식이다. 한 무대를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서 각각의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같은 대사를 하는데, 굉장히 독특하다. 초반부터 그런 부분이 30분부터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특히 재미있다. Q 대본을 보니 정말 겹치는 대사가 많더라. 외울 때 헷갈리지는 않았나. 외우는 건 어렵지 않은데 그걸 동시에 말하는 게 어려웠다.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외쳐야 하는데 서로 그 템포가 다르니까. 지금까지도 서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다. 상대방이 얘기할 때 집중해야 된다. Q 극중 피트와 닐, 존 등 세 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각각의 인물을 소개한다면. 다 평범한 사람들이다. 화려하거나 그럴싸하게 포장된 인물들은 아니다. 평범한데, 각자에게 굉장히 소중한 무언가를 하나씩 잃어버려서 그 때문에 아파하거나 혼란스러워하거나 미쳐가는 인물들이다.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그렇고, 일단 이 작품은 어떤 여자의 실종으로 인한 그 주위 사람들의 반응, 서로 얽혀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 중 피트라는 인물은 진짜 솔직하고 평범한 남편이다. 세 사람 중 김종구와 가장 닮은 사람이기도 하다. Q 어떤 점이 닮았나. 이런 이야기를 하니 민망하지만(웃음), 아내를 엄청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는다. 피트가 여자를 만나 하룻밤 자고 싶어하는 마음도,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마음도 이해가 되더라. 또 피트는 바보같이 그 일을 아내한테 곧이곧대로 이야기한다. 얼마나 착한가. 어떻게든 아내와 잘 해보려고 하는데 정작 여자의 진짜 마음은 잘 모른다. 그런 면이 나와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피트가 좋고 사랑스럽다. Q 닐과 존의 경우는 어떤가. 닐은 쉽게 이야기하면 ‘진상’이다. 여자 때문에 너무너무 아파서 자기 몸도 가누지 못하는 사람인데, 어느 순간부터 그 아픔을 즐기는 것 같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다. 닐을 통해서는 미친 슬픔,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꼭 표현하고 싶다. 보통 여자가 남자보다 많이 운다고들 하는데, 남자가 작정하고 울면 여자보다 더 많이 운다. 정말 엉엉 대성통곡을 한다. 그 정도의 아픔을 닐을 통해 표현하고 싶다. 존은 조금 다르다. 피트가 가장 일반적인 사람, 닐이 가장 감성적인 사람이라면 존은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다. 이성적이고 냉철하고,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지식인인 것 같다. 나와는 공통점이 별로 없다. 나는 지식인도 아니고 이성적이지도 않으니까. 그런데 이 사람의 아내가 아프다. 아내는 모든 남자를 불신하고, 길을 가다 누가 조금만 시비를 걸어도 착란증세를 일으키며 화를 내는 여자다. 그런 아내를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나. 아내를 사랑하지만 아내와의 소통을 잃어버린, 그래서 아내를 향한 사랑이 증오로 바뀌어버린 인물이다. 그 혼란과 증오를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Q 각 인물 별로 외적인 특징을 따로 설정해둔 것이 있나. 고민을 해봤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각 인물의 감정 자체가 워낙 다르고 강하니까. 닐의 경우 등장할 때부터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이라 특별히 다른 표현이 필요 없다. 피트를 연기할 때는 두 커플이 무대에서 동시에 대화를 이어가는 극의 양식에 맞추는 것이 우선이라 거기에 더 집중했다. 존의 경우에는 표정을 많이 짓지 않고 사람의 눈을 잘 쳐다보지 않는다든가 하는 모습으로 최대한 냉정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한다. Q 작가가 작품을 통해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것인가?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낼 것인가?” 여기에 대해 생각해 보았나. 내 생각에 이 작품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 사랑, 아내, 믿음과 같은 것들을 잃어버린 사람들, 또는 그런 소중한 것들이 일상적인 것이 돼서 지치거나 소위 말하는 ‘쇼윈도 부부’가 되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의 질문이 좀 묵직하긴 하지만, 난 그냥 이런 생각을 했다. 아내한테 잘 해야겠다고. 관객들도 이 작품을 보고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과 배우자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특히 오래돼서 색 바랜 관계들, 그게 사실은 예쁜 건데 헌 것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지 말고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잘 하자는 것, 그게 이 작품의 메시지 같다. Q 만약 결혼 전에 이 작품에 출연했다면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지금과 달랐을까. 달랐을 것 같다. 특히 피트의 경우에는 결혼 후에 연기하게 돼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적당한 상상만으로도 그의 마음이 훅훅 들어와버린다. 닐의 경우엔 결혼했든 아니든 상관 없을 것 같고. 존의 경우 결혼하고 한 10년 정도 지나서 하면 잘 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웃음). 아직까지는 존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겠다. 아내가 죽길 바라는 그 아픔이나 중오의 크기를 가늠할 수가 없더라.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상상해서 연기한다. 근데 나와 같은 역할을 맡은 (정)문성이는 나보다 훨씬 더 잘 하더라(웃음). 공연장면(수현재컴퍼니 제공)Q 건전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주된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잡지 . 1999년~2000년도 즈음에 1년 정도 꾸준히 봤던 것 같다. 원래 어렸을 땐 되게 안 착했다. 날라리였고 철도 없었는데, 그 즈음 을 잃고 가치관이 많이 형성됐다(웃음). 나는 1년에 한 번씩 를 읽는다. 그렇게 한 지 10년쯤 됐는데, 볼 때마다 꽂히는 내용이 다르다. 예전에는 사랑에 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면, 최근엔 다른 게 눈에 들어오더라. 어린 왕자가 어느 행성에서 술 취한 아저씨를 만나 “아저씨는 왜 그렇게 취해있어요?”라고 묻는데, 아저씨가 “내가 술 취한 모습을 잊고 싶어서 술을 마신다.”고 대답한다. 그 전까진 한 번도 눈에 안 들어오던 부분인데, 최근 읽었을 땐 그 부분에서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언젠가 일이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 문득 돌아보니 내가 오히려 일을 더 많이 하고 있더라. 잘 쉬고 잘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인데 역설적으로 그 일에 파묻혀서 쉬질 못하고 있는 거다. 그 경험 때문인지 그 얘기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Q 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하나. 그게 배우로서 되게 힘들다. 작년인가 재작년쯤 의 솔롱고와 의 수환과 의 리를 동시에 했던 시기가 있다. 세 인물 모두 서로 완전히 다른 캐릭터였다. 그 때 길을 가다 어떤 사람과 부딪혔는데, 너무 아픈데도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화를 내야 할지, 사과를 해야 할지, 원래의 나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김종구라는 자아가 없어진 거지. 그 때 되게 우울했다. Q 어떻게 그 우울함에서 벗어났나. 과 로?(웃음) 솔롱고나 리, 수환이 아니라 원래 김종구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찾으면서 벗어난 것 같다. 그때 그때 끌리는 게 다른데, 그땐 오토바이가 타고 싶어서 오토바이를 사서 혼자 가평에 다녀왔다. 자연을 보면서 그렇게 다녀오니 힐링이 되더라. 그 때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평생 배우를 할 테니 내가 연기하는 인물에게서 너무 많이 영향을 받기보다 내 안에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놓고 각각의 인물들을 잘 갈무리해서 넣어두는 훈련을 해야겠다는. 지금은 그런 방을 늘려가는 시기인 것 같다. 처음엔 그게 익숙하지 않아 어려웠지만,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많이 지혜로워졌다. Q 아역시절을 빼면 2005년에 데뷔해서 이제 데뷔 11년차 배우다. 스스로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나. 자만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인터뷰라서 사탕발림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난 원래 가진 달란트가 별로 없다. 그래서 한 인물을 표현하기까지 시간이 되게 많이 걸린다. 물론 병신은 아니다. 진중하고 단단한 마음을 갖고 있고, 진심으로 그 인물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진짜 그 사람으로 보이는 게 가장 좋은 연기라고 생각하고, 그런 연기를 지향하고 있다. 예전에 최대훈 배우와 같이 를 한 적이 있다. 대훈이가 연기를 진짜 잘 한다. 테크닉 같은 것들도 훌륭하고 머리도 좋아서 짧은 시간 안에 에너지를 금방 내서 표현을 한다. 그래서 난 대훈이가 연기의 신인 줄 알았다. 그러다 작년에 를 같이 했는데, 별반 차이가 없는 거다. 깜짝 놀랐다. 그러고 나서 집에 왔는데 ‘아, 내가 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 전까지는 내가 얼만큼 늘었는지 몰랐다. 아내한테도 그 얘기를 했더니 ‘그렇게 공연을 많이 했는데 그럼 안 늘겠어’ 하더라(웃음).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그 생각을 했다. 연출과 몇몇 배우들이 다 중앙대를 나왔고, 문성이랑 나만 순천향대학교를 나왔다. 예전에는 중앙대학교를 가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 연기천재들만 있을 줄 알았다. 대훈이도 중앙대학교를 나왔으니 그렇게 머리에 각인이 된 거다. 근데 이번에 같이 하면서 보니까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차이가 없는 게 아니라 그만큼 내가 성장한 거였다. Q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 같다. 계속 발전할 테니까. 실력이 는다고 해서 무림의 고수가 되는 건 아니다. 어차피 또 다른 작품을 하면 또 처음부터 해나가야 한다. 아까 말했던 것처럼 내 안에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서 각 인물들을 잘 갈무리해 놓았다가 또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나가야지. Q 곧 아빠가 된다고 들었다. 아기가 태어나면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누가 아기한테 “누가 제일 좋아?”하고 물으면 “아빠가 제일 좋아.”라고 대답하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일단 잘 놀아줘야 되는데 내가 힘이 없어서(웃음). Q 만약 아들이 나중에 커서 연기자가 된다고 하면? 아빠보다 잘 할 자신 있으면 하라고 하고, 자신 없으면 하지 말라고 할 거다. Q 앞으로 40~50대의 인생에서 바라는 것, 그리고 있는 모습이 있다면. 가평이나 그 비슷한 교외에서 큰 개를 키울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싶다. 내가 쉰 여섯이 되면 아기가 스무 살이 됐을 테니 아기는 나가라고 하고, 마당에서 큰 개를 키우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마트 가서 장도 보고 아내랑 같이 등산도 하면서. 그 때는 1년에 한 편 정도 연기를 하면서 살면 좋겠다. 얘기만 해도 행복하다. 예전엔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좋은 배우가 되는 것, 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건 꿈이 아니라 계속 훈련해가야 할 목표이고 계획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원래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꿈은 이미 이뤘다. 그러면 앞으로는 배우로서 내 안에 계속 예쁜 방을 만들고 내공을 쌓고 몸을 더 많이 열어서 무언가를 멋지게 표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훈련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이제 꿈은 없고 계획만 있더라. 꿈만 같은 계획.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쾌적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목표와 계획이 있으니까 그걸 향해 달려가는 거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5.07 / 조회 1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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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킹 인 텅스> "특이한 형식, 어렵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 될 것"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강조되었던 부분은 '독특한 구조'에 대한 것이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구조의 작품이지만 "새로운 극작법이 주제로까지 연결되는 부분이 그간 호평을 받아온 이유인 것 같다."는 것이 김동연 연출의 의견이다. 아시아 초연으로 오는 5월 한국 무대에 오를 연극 의 제작발표회가 지난 1일 열렸다. 제목인 '스피킹 인 텅스'(Speaking in tongues)는 방언, 즉 '무의식이나 종교적 황홀 상태에서 터져 나오는 뜻을 알 수 없는 말'이라는 뜻을 가진 숙어이기도 하다. "우리들이 하는 말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남다른 형식을 통해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김 연출은 설명했다. 김동연 연출"총 3막의 작품으로, 동시에 불륜을 벌이는 두 쌍의 부부 이야기를 통해 이들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야기하는가에 따라 다른 결론에 이르는 모습이 펼쳐진다. 또 다른 인물들의 상황들도 부부들 이야기와 퍼즐처럼 맞춰지며 실종사건이라는 이야기가 구성된다. 이런 파편화된 이야기들이 3막에서 전체적으로 모아지는, 굉장히 실험적 구조의 대본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한국 공연에는 '잃어버린 자들의 독백'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미 어떤 상처를 갖고 있거나 무언가를 잃어버린 아홉 명의 사람들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대에서는 단 네 명의 배우들이 저마다 두, 세가지 캐릭터를 동시에 맡아 선보이는 것도 독특하다. 이승준, 강필석전익령, 강지원"배우라면 좋은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하다."는 강필석은 레온과 닉 역을 동시에 맡는다. "겉으로 볼 땐 상남자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연습해보니 그렇지 않아 점점 어려워진다."는 그는 극중 긴 독백 부분을 어떻게 소화할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강필석과 더블 캐스트로 나선 이승준 역시 "연극의 매력은 연습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연습과정이 어느 때보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들 뿐 아니라 피트, 닐, 존 등 세 캐릭터로 분할 김종구, 정문성과 쏘냐, 발레리 역에 더블캐스팅 된 전익령, 강지원, 그리고 제인과 사라로 변신할 김지현과 정운선 등 출연 배우들은 "부부나 특정 사람이 아닌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운선, 김지현정문성, 김종구는 1996년 시드니에서 초연 후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2001년 영화 로 만들어져 호주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 개봉하기도 했다. 같은 해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이 올라간 후 영국, 캐나다 등 영미권에서 공연을 이어갔으며 2009년 웨스트엔드 공연에는 영국드라마 의 인기 배우 존 심이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5월 1일부터 7월 19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4.02 / 조회 7,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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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녀, 이승주, 정운선 등 출연진 그대로 <유리동물원> 재공연
지난해 공연 당시 객석점유율 97%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테네시 윌리엄스 작, 연극 이 오는 2월 26일부터 3월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 다시 오른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 기억과 환상으로 도피하는 한 가족의 고독한 발버둥을 담은 이 작품은 1945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현재까지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한태숙이 연출을 맡으며, 어머니 아만다 역에 김성녀, 아들 톰 역에 이승주, 딸 로라 역에 정운선, 짐 역에 심완준 등 호연을 펼쳤던 배우들이 다시 앙상블을 맞출 예정이다. 2월 28일 공연 직후엔 출연배우들과 함께하는 '예술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되어 있으며, 3월 2일 공연 전 오후 7시에는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삶과 작품세계에 대해 이 공연의 드라마투르그로 참여한 강태경의 15분 강의도 들을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2015.02.11 / 조회 4,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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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소통을 하고 있나요?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개막
사랑이라는 이름 뒤에 무관심과 이기심을 감춘 가족의 모순을 그린 연극 이 지난 8일 개막했다. 이 연극의 제작진은 개막 4일째인 11일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영국 극작가 니나 레인(Nina Raine)이 쓴 은 2010년 영국에서 초연되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낸 작품으로, 청각장애인 빌리와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소통이 결여된 모순된 가족의 모습을 통렬하게 꼬집는다. 국내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이 작품에서는 의 박정희 연출이 지휘를 맡았고, 남명렬과 남기애가 각각 빌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김준원과 방진의가 빌리의 형 다니엘과 누나 루스를 각각 맡았다. 빌리와 그의 청각장애인 여자친구 실비아는 이재균과 정운선이 연기한다. 연극은 빌리의 가족이 각기 문학과 음악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뽐내며 격렬히 토론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자신만의 원칙을 가족들에게 강요하는 아버지 크리스토퍼와 추리소설가 어머니 베스, 석사 논문을 준비하는 다니엘과 오페라가수 지망생 루스는 모두 빌리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빌리가 청각장애인인 것을 부정하며 빌리에게 비장애인처럼 듣고 말할 것을 요구한다. 빌리를 둘러싼 가족들의 이기심은 빌리가 서서히 청각을 잃어가는 여자친구 실비아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표면 위로 드러난다. 실비아를 통해 수화를 배우고 직업까지 갖게 된 빌리는 자신이 가족으로부터 진정한 지지와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분노한다. 150분간 밀도 높은 연기를 펼친 배우들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각기 출연 소감을 밝혔다. 남명렬은 이 연극의 원제목이 ‘가족’이 아닌 ‘트라이브스(tribes, 부족)’임을 상기시키며 “가족이라고 하면 보통 따뜻한 느낌을 떠올리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가족도 그저 개개인으로 살아간다. 서로 사랑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고 소통하는 가족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맡은 역할처럼 실제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남기애 또한 “작가가 개인이 가진 배타성을 이야기하고자 ‘트라이브스’라는 제목을 지은 것 같다.”며 “그 의미를 계속 생각하면서 역할분석을 했다.”고 말했다. 에 이어 두 번째로 연극에 출연하게 된 이재균은 선배들 못지 않게 흡입력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1년 전 이 연극의 대본을 받았다는 그는 “모험이지만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 빌리를 연기하기 위해 수화도 배우고 많은 연구를 했다는 그는 “청각장애인이 어떻게 세상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이해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말이 아닌 눈과 마음으로 얘기를 하는 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 것 같다.”고 전했다. 빌리의 누나 루스로 분한 방진의는 이번 연극출연에 대한 큰 만족감을 표했다. 그간 많은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해온 그녀는 오페라가수가 되기를 원하지만 재능을 타고나지 않아 괴로워하는 루스의 괴로움과 애정결핍에 상당부분 공감했다고. 방진의는 “평소에 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노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서 루스를 연기하고 고민하는 동안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의 박정희 연출은 “처음에는 이 연극이 청각장애인이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할수록 ‘거울 같은 작품’인 것 같다. 그것은 우리네 가족을 비추는 거울 혹은 사회적으로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추는 거울일 수도 있고, 나 자신에 대한 거울이 될 수도 있다.”며 관객들로 하여금 진실한 소통에 대해 곱씹어볼 것을 권했다. 공연은 오는 12월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1.16 / 조회 7,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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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상대방 이야기를 듣고 있나요?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트라이브스> 11월 개막
자신만의 논리로 무장해 쉼 없이 서로의 의견을 쏟아내고 비난, 비판을 일삼는 가족 안에서 청각장애인 막내 아들은 어떤 존재로 자리하는가. 진정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 현대 사회인들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는 연극 가 오는 11월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다. 2010년 영국 로열 코트 씨어터에서 초연한 (원제 는 2006년 연극 을 통해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 등에서 '가장 촉망받는 극작가상'을 수상한 젊은 기대주 니나 레인의 작이다. 청각장애인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작가는, 공동체, 언어, 소통이라는 소재를 가족이라는 형태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예술의전당과 노네임씨어터컴퍼니가 공동 제작하는 이번 작품에서, 집안의 가장이자 자신이 알고 있는 언어적 지식을 총동원해 사람들을 공격하는 크리스토퍼 역에 남명렬이 캐스팅되었으며, 그의 아내이자 이기적인 가족 구성원 중에서 유일하게 모든 가족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베스 역엔 남기애가 낙점되었다. 언어에 관한 석사 논문을 준비 중으로 대마초와 항우울제를 수시로 복용하는 큰아들 다니엘 역은 김준원이, 가족 중 유일하게 언어와 관련되지 않은 일을 하는 오페라가수 지망생 루스 역은 방진이가 맡았다. 또한 날 때부터 청작 장애인으로 평생 가족들의 대화 방식에 맞춰 살아오다 여자친구 실비아를 통해 자신의 언어를 찾은 막내 아들 빌리 역은 이재균이, 빌리의 여자친구로 점차 청력을 읽어가는 수화통역사 실비아 역은 정운선이 그려낼 예정이다. 연극 등을 만들어온 박정희 연출과 뮤지컬 , 연극 등 다수의 묵직한 무대를 만들어온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등이 참여한다. 오는 11월 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며 9월 16일 오후 2시부터 프리뷰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09.16 / 조회 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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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우리는 가족 <유리동물원>
지난 6일 개막한 연극 은 ‘고전은 꼭 봐야 한다’는 명제를 증명한다. 개성 만점의 현대물이나, 인기 배우가 나오는 화제작들 사이에 낀 고전극을 보면서 원래 '연극은 무엇인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은 등을 쓴 미국 극작가 테네시 월리엄스가 1944년 발표한 작품으로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1930년대 미국 경제 공황기를 배경으로 배경으로 과거의 영광에 매여 사는 남부 귀족 출신 엄마 아만다와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에 한쪽 다리를 절며 집에만 틀혀 박혀 유리로 만든 동물을 돌보며 지내는 딸 로라, 시인을 꿈꾸며 직장인 창고에서 언젠가는 벗어나길 희망하는 아들 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버지가 부재하는 윙필드 가족은 아들 톰이 창고에서 벌어오는 수입으로 살아간다. 톰은 매일 아침 엄마의 재촉에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출근한다. 엄마 아만다는 수줍음 많은 딸 로라가 노처녀로 늙어 죽을까 노심초사하지만 로라는 “난 절름발이인걸.”이라며 스스로를 부끄러워한다. 이들은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이지만 각자의 꿈에 사로잡혀 산다. 로라는 본인이 수집한 유리 동물 공예품들에만 빠져 있고, 아만다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영광을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고, 톰은 영화관과 술집 찾아 밤거리를 헤맨다. 그 꿈을 통해 어두운 현실을 애써 부정하지만 그 꿈은 현실을 대체하거나 충족시켜 줄 수가 없다. 이 집의 구원자로 등장한 로라의 첫사랑이자 톰의 직장 동료 짐 또한 마찬가지다. 그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밝은 미래를 확신하지만, 그도 한낱 창고에서 일하는 사무직 직원이며 애인에게 쩔쩔 매는 남자일 뿐이다. 그가 기념품으로 가져간 뿔 없는 유니콘은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과 똑같다. 이 작품은 1930년대 우울한 가족의 초상을 지금 여기로 불러오지만, 현재의 모습과도 닮은 듯 다른 가족의 모습을 통해 씁쓸하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위안도 준다. 연극의 정석을 보여주는 작품답게 4명의 배우들 모두 그 연기에 찬사를 보낼만 하다. 또한 장면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첼로 선율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는 어둡지만 중간중간 터져 나오는 코믹적인 센스가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아 깔깔거리며 웃다가도 다시 극에 몰입하게 만든다. 공연은 8월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2014.08.11 / 조회 8,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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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녀, 이승주, 정운선 등 <유리동물원> 공연
등을 쓴 유명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또 다른 대표작 이 오는 8월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1944년 시카고에서 초연해 이듬해부터 브로드웨이 공연을 이어간 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도 유명하다. 주인공 톰이 자신의 기억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기억의 연극'으로, 오래전 가족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긴 세월 자식들의 행복을 위해 살아온 아만다, 수줍음이 많고 한쪽 다리를 절어 집 안에서 유리로 만든 동물들을 돌보며 사는 딸 로라, 그리고 시인을 꿈꾸지만 가족의 생계를 위해 구두 창고에서 일하는 톰의 가족사가 펼쳐진다. 등에서 인간 본성과 삶의 저변을 치열하고 강렬하게 이야기해온 한태숙이 연출을 맡으며 에서 1인 32역으로 분한 김성녀가 아만다로, 로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이승주가 그의 아들 톰, 등에 출연한 정운선이 딸 로라로 분한다. 심완준은 로라의 첫사랑이자 톰의 직장 동료 짐으로 등장한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힌 소녀,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도 위태로운 삶을 반복하는 청년, 그리고 화려했던 과거를 추억하기에 바쁜 중년 등 암울한 가족의 초상을 통해 현대 사회의 상처 가득한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펼쳐내 극찬을 받아온 은 오는 8월 6일부터 30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2014.07.09 / 조회 7,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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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휩쓴 연극 ‘목란언니’…11월 다시 온다
연극 ‘목란언니’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작품은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지원 아티스트인 김은성과 전인철 연출가가 함께한 작품이다. 2011년 두산아트랩에서 낭독공연으로 선보인 후 2012년 두산아트센터 경계인 시리즈로 소개됐다. 연극 ‘목란언니’는 남북한의 문제를 젊고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냈다. 김은성 작가의 세밀한 묘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2 ‘대한민국 연극대상’의 작품상, 2012 ‘동아연극상’의 희곡상(김은성)과 유인촌신인상(정운선), 2012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12 공연 베스트7’에 선정됐다.작품은 남북한의 이념과 현실의 경계를 담는다. 평양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조목란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한국으로 넘어오게 된다. 북에 있는 부모를 데려다 준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모든 자금을 사기당한 그녀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연극 ‘목란언니’는 탈북 여성 조목란을 통해 끊임없이 떠도는 탈북자의 이야기를 다룬다.연극 ‘목란언니’는 11월 19일부터 12월 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두산아트센터
2013.10.18 / 조회 8,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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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시선, 퓰리처상 수상작 <아워 타운> 개막
'전세계에서 하루도 공연되지 않는 날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꾸준히 연극인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 이 지난 18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랐다. 명동예술극장은 이날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일부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미국 극작가 손톤 와일더(Thornton Wilder)의 대표작이자 퓰리처상 수상작인 은 1938년 초연 이후 연극·드라마·오페라 등 다양한 형태로 각국에서 재연돼 왔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 라는 제목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으며, 기성연극인은 물론 아마추어 극단이나 연극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연습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천년 후의 사람들이나, 지금 여기 우리들이나, 자라서 결혼하고, 살다가 죽는 거, 그거야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무대감독(서이숙)이번 공연의 연출은 의 한태숙이 맡았고, 여기에 박용수와 서이숙·김세동·박윤희·정운선 등 탄탄한 배우진이 가세했다. 무대감독 역을 맡은 서이숙은 프레스콜에서 "무대감독은 해설자 역할에 가깝다"며 여성으로서 이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성을 구분 짓는 역할은 아닌 것 같다. 다양한 것을 포용하는 여성성, 모성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 총 3막으로 구성돼 있다. 1막은 1901년 미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사를, 2막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성장과 결혼을 보여주고, 3막은 죽은 자들의 세계를 중심으로 그들이 바라보는 산 자들의 삶, 일상의 순간들을 펼쳐 보인다. 조지와 에밀리의 결혼식 날 축가를 연주하는 '아워 타운 밴드'결혼서약을 맺는 조지(박윤희)와 에밀리(정운선)서이숙이 '해설자 역할'이라고 설명한 무대감독은 실제로 무대와 객석 사이의 벽을 허물고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이것이 연극임을 상기시킨다. 극이 진행될수록 무대 위 연극은 점점 더 완성도와 밀도를 높여 가며,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3막은 관객들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로 이끈다. 무대에는 최소한의 소품만 놓여져 관객들의 집중과 적극적인 해석을 유도한다. 박용수는 성실한 의사 깁스를, 김세동은 마을 신문사 편집장 웹을 연기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소년 조지 역은 박윤희가, 그를 좋아하는 똑똑한 소녀 에밀리는 정운선이 맡았다. 배우들은 극에 등장하는 음악을 직접 연주하기 위해 악기연주와 노래도 함께 연습했다. 이들은 강은구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아워타운밴드' 및 성가대로 변신, 작품의 서곡과 헨델의 '라르고',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 등을 연주한다. 을 쓴 손톤 와일더는 전쟁·경제공황 등 사회문제를 다뤘던 동시대 작가들과는 달리 작은 마을에서 가장 보편적인 삶을 살아간 소시민들의 삶을 주목했다. 그가 포착한 미세한 삶의 단면들과 사후 세계에 대한 상상력은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프레스콜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 서이숙은 "은 연극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쯤 접해서 알고 있는 작품일 것이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으니 그간 접했던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보고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출산 중 죽음을 맞게 돼 죽은 자들의 세계로 들어서는 에밀리(정운선)3막에서 펼쳐지는 죽은 자들의 세계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9.19 / 조회 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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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올가을 찾아오는 두 편의 묵직한 연극
최근 탄탄한 작품성을 갖춘 연극들이 속속 무대에 오르며 무게 있는 연극에 목말라 있던 관객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어서는 9월과 10월에는 원작을 바탕으로 묵직한 주제의식과 실력파 창작진이 함께한 두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연극 ‘벚꽃동산’은 안톤 체홉의 희곡을 원작으로 삶과 죽음을 그린다. 연극 ‘아워타운’은 손톤 와일더의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미국 현대 고전연극의 정수를 보여준다.연극 ‘아워타운’9월 18일부터 10월 1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연극 ‘아워타운’은 1936년 손톤 와일더가 쓴 희곡이다. 작품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연’되는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관객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주의’ 작품이다. 연극 ‘아워타운’은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평범한 일상, 지극히 일상적인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을 그린다. 평화로운 일상 속 감춰진 삶이 죽음을 위한 연습이라는 진실을 전한다. 이번 공연은 한태숙이 연출을 맡는다. 한태숙은 ‘레이디 맥베스’, ‘오이디푸스’, ‘대학살의 신’ 등 독창적인 작품을 연출해 왔다. 그동안 백상예술대상 연출상(1995), 서울연극제 연출상(1999), 동아연극상 연출상(2000), 대한민국문화예술상(2008),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2010) 등을 수상했다.연극 ‘아워타운’은 연기파 배우들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박용수, 서이숙, 김세동, 손진환, 박윤희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극 ‘벚꽃동산’10월 12일부터 10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연극 ‘벚꽃동산’은 ‘러시아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안톤 체홉의 희곡이 원작이다. 작품은 극단 맨씨어터의 2012년 정기공연이다.이번 공연은 1904년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후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사랑받아 온 20세기 대표 희곡이다. 이번 공연은 고전의 힘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대성을 발견하고 탐구할 예정이다.연극 ‘벚꽃동산’은 제목 그대로 아름다운 벚꽃동산을 배경으로 한다. 벚꽃동산의 여지주 라네프스카야는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다. 농노 해방과 지주의 몰락으로 빚더미에 앉은 그녀는 벚꽃동산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과거 농노였지만 신흥재벌로 거듭난 로빠힌은 라네프스카야의 인품에 감동 받아 벚꽃동산을 별장지로 임대할 것을 권한다. 라네프스카야는 벚꽃동산이 훼손되는 것이 싫어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동산을 경매에 내놓게 된다.이번 공연은 연극 ‘갈매기’, ‘레드’ 등의 오경택이 연출을 맡는다. 오경택은 지난해 안톤 체홉의 연극 ‘갈매기’를 연출해 호평 받은 바 있다. 배우는 정동환, 최용민, 이석준, 박호산, 전미도, 김태훈, 우현주, 정수영, 정승길, 권지숙, 이재인, 신용진, 박채원, 황이건 등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9 / 조회 9,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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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추리스릴러' <블랙메리포핀스> 프레스콜 현장
오픈공연 전석이 매진되며 기대를 모았던 소극장 뮤지컬 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8일 개막한 의 프레스콜이 11일 오후 대학로 아트원시어터에서 진행됐다. 는 의 김수로가 제작을 맡고 의 서윤미 작가가 작곡·연출을 맡아 일찍부터 관심 받은 작품. 정상윤·장현덕·강하늘·전성우 등 인기배우들이 합류하면서 관객들의 기대가 더욱 커졌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펼쳐진 것은 주인공 네 형제자매 '한스'·'헤르만'·'안나'·'요나스'가 12년만에 재회하는 첫 장면을 비롯해 이들이 어린시절의 끔찍한 기억을 회상하는 장면 등이다. 12년 전, 당시 입양되어 살고 있던 '그라첸' 박사의 저택이 의문의 화재사건으로 불타버린 이후 네 사람은 기억을 잃고 각기 떨어져 살아왔다. 첫째 한스에게 전달된 비밀수첩은 이들이 잊고 살아온 참혹한 기억을 하나씩 일깨운다. '심리추리스릴러'라 이름 붙여진 이 작품은 네 주인공이 왜 12년 전의 기억을 까맣게 잊어버렸는지, 화재사건 후 사라져버린 유모 '메리'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라첸과 메리가 네 사람에게 숨긴 진실은 무엇인지 하나씩 추리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무대는 중앙에 놓인 사각단상과 각 모서리에 놓인 네 개의 의자로 구성됐다. 각 모서리는 주인공 한스·헤르만·안나·요나스의 방을 상징한다. 사건의 진위를 적극적으로 추적하며 유모 메리를 의심하는 첫째 한스역은 정상윤·장현덕이, 둘째 헤르만은 강하늘·전성우가 맡았고, 셋째 안나역에는 송상은·임강희·정운선이, 막내 요나스역에는 김대현과 윤나무가 캐스팅됐다. 사건의 실마리를 쥔 인물 메리역은 추정화와 태국희가 맡았다. 공연 후에는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정상윤·장현덕·강하늘·전성우 등 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유독 많아서인지, 이 작품이 를 연상케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서윤미 연출은 "를 세 번 봤는데, 내가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다. 작곡을 하면서 ' 와 비슷한 느낌을 피해가며 만드느라 힘들었다"며 "의 경우 시공간이 전환될 때 배우 및 조명의 역할에 많이 의존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 출연중인 정상윤에게는 두 작품의 차이를 묻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정상윤은 "의 경우 인물의 감정을 아리아 등 웅장한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는 대사가 더 많다. 그리고 적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 만들기 때문에 디테일하고 오밀조밀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두 작품 모두 창작뮤지컬이어서 직접 만들어가는 보람이 크다고. 작·작곡을 함께 맡은 서윤미 연출에게 소감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서 연출은 "뮤지컬은 어차피 노래·춤·이야기가 함께 나오는 복합장르이기 때문에 힘들다기 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조력자분들의 도움이 컸다"고 함께 한 배우·스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안나 역으로 뒤늦게 합류하게 된 정운선 배우는 "연습실을 처음 방문했을 때 열심히 작품을 준비중인 배우들의 모습이 너무 예쁘고 건강해 보였다"며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는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1관에서 7월 29일까지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5.11 / 조회 13,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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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연출에 작곡까지? <블랙메리포핀스> 서윤미 연출을 만나다
뮤지컬 준비소식이 한창 들려왔을 때다. 제작진의 이름을 검색해보다가 깜짝 놀랐다. 작·연출에 작곡까지? 급히 관심이 생겨 찾아본 서윤미 연출의 경력은 화려했다. 시즌 2에 접어든 연출데뷔작 에 삽입된 음악도 그녀의 작품이었고, 뮤지컬 시나리오 작업을 비롯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 펀드 수상, '하이서울페스티벌' 등 전시·행사 스토리텔링, 작사 등 그녀가 거쳐온 분야는 다양했다. 작가 '서윤미'의 이야기가, 무척 듣고 싶어졌다. 실제로 얘기 나눠본 그녀는 상상했던 것처럼 흥미진진한 사람이었고, 동시에 털털하고 친근한 옆집 언니 같았다. 열 아홉 살 때 작가를 꿈꿨고, 그 무렵 계획한 삶을 차근차근 밟아왔을 뿐 아니라 10년 후의 모습까지 그려뒀다는 서윤미 연출. 개막을 앞둔 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후 계획까지, 앞으로의 활약상이 더욱 기대되는 그녀와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집필 전 캐스팅부터 마친 를 언제 처음 구상하셨는지, 그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처음에 떠올랐던 대략적인 이미지나 분위기는 어땠나요? "라는 제목에서 시작했어요. 이 제목으로 남자 셋, 여자 하나가 나오고 '메리 포핀스'라는 아줌마 한 명이 나오는 작품을 구상했죠. 주인공 네 명이 각 모서리에 위치를 정해서 안무를 하고 이런 식으로 먼저 생각했어요. 스토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컨셉을 먼저 잡아요." 구상해두신 작품이 많을 것 같아요. "10개정도 있어요. 상황에 따라 그 중 어떤 작품을 먼저 선보일지 순서를 정하죠. 같은 경우는 센스 있는 연출력, 기획력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 연출 데뷔작으로 골랐어요. 상업성에 대한 확신이 있는 작품이었죠. 스토리가 획기적이라기보다는 '이 이야기를 이렇게 바꿀 수 있구나'하는 연출력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다음으로는 조금 어두운 작품을 해보고 싶어서 를 골랐고요. 로맨틱 코미디가 좀 식상해져 가는 시점에서 작품의 트렌드를 바꾸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구상단계부터 미리 배우들을 캐스팅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배우나 관객들의 기대가 작품을 쓸 때 혹시 부담이 되지는 않나요? "그 부담을 이용하는 것 같아요. 책임감을 이용하는 거죠. 전 글 쓰는 것을 정말 싫어해요. 너무 어렵거든요.평소 '변비환자가 똥 싸듯이 글을 쓴다'고 표현하는데, 일단 글 쓰기가 너무 힘들고 어렵고 싫으니까 캐스팅을 다 해놓고, 심지어 제작사한테서 선불로 돈까지 받아놓고 (웃음) 원고 마감 직전까지 못쓰고 낑낑대요. 그리고 글을 쓸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며 지내다가 원고 마감 이틀 전쯤에 '큰일 났다'하면서 글을 써요. 원고 마감일을 어기면 안되잖아요. 그렇게 어떻게든 저를 궁지로 몰아넣으면 글을 쓸 수 있긴 하더라고요. 보통 그렇게 이틀에서 1주일 사이에 글을 써요. 도 실제 집필 기간은 이틀 정도 걸렸죠.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는 것까지가 창작의 고통을 겪는 시간인 셈이죠 (웃음)" 그냥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완성도가 높아야 하잖아요. 작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계신 거죠? "자신감이라기 보다는 오랫동안 구상을 하고 있다 보면 결국엔 글을 쓸 수 있는 시점이 오고, 그 고민의 시간을 믿고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갖는 거죠." 배우·스텝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큰 기쁨 작·작곡·연출을 직접 하시기 때문에 작품의 세세한 부분까지 원하시는 방향이 확고할 것 같아요. 그런데 배우들에게 창작의 여지를 많이 열어두셨다고 들었거든요. 그 접점을 어떻게 찾으시는지 궁금해요. "열어둬도 결국엔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더라구요(웃음). 배우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설득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들에게 제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감하며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제 생각을 대략 설명한 다음에 배우들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다양하게 생각해보도록 시간을 줘요. 그리고 나서 제가 그 결과를 정리해주고, 점점 디테일한 부분까지 정해나가죠. 예를 들어 엔딩 장면에서 몇 박자 쉰 다음 뒤를 돌아볼지, 조명 핀을 어떻게 맞출지 하는 수준까지 자세하게 정해요." 그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맞추면서도 더블캐스팅된 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은 서로 다르게 표현되는 거죠? "맞아요. 그래서 더블캐스팅된 두 배우의 연기를 디렉팅할 때 같이 안 해요. 한 사람한테 얘기하는 내용을 다른 사람이 못 듣게 하죠. 어떤 배우는 연기 톤이 너무 세서 좀 가라앉혀야 하는데, 다른 배우는 반대일 수 있으니까요." 그럼 정상윤씨의 '한스'와 장현덕씨의 '한스'는 많이 다르겠네요. "네. 그런걸 제가 좋아해요. 배우에 따라서 캐릭터가 다르게 표현되는 것을요. 그래서 캐스팅을 할 때도 서로 다른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을 선택하죠." 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연기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강하늘씨는 조연출을, 전성우씨는 작곡 어시스트를 같이 맡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배우들 모두 캐릭터·드라마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는데, 특히 하늘이와 성우는 구상단계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노가다나 심부름도 해주고.(웃음) 하늘이는 무대나 조명을 어떻게 할지 고민도 같이 하고 성우는 음악 색깔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함께 했죠. 하늘이랑 성우는 정반대의 캐릭터에요. 하늘이는 감성적이고, 성우는 이성적이죠. 하늘이랑 일을 벌이고 성우랑 일을 디테일하게 정리한다고 할까요? (웃음) 참, 하늘이는 아직 세컨드 조연출이고 윤하나 조연출이 퍼스트 조연출이예요".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들이 느끼는 재미도 클 것 같아요. "제가 스스로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이에요. 다른 사람이 저로 인해 즐거워할 때 행복을 더 많이 느끼죠. 배우들이 얼마나 창작에 재능이 있는데요. 저보다 더 잘합니다. 함께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같이 느끼고 싶어요. 그렇게 하면 오히려 배우들이 제가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어주고 싶어하기 때문에 더 쉽게 갈 수 있죠." 양단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 무수히 많을 것 같은데, 고민은 많이 안 하시나요? "어떻게 보면 제가 작품에 집착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작품이 잘 나오는 것 같아요.(웃음) 집착은 결국 혼자만의 아집이 될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글을 쓸 때나 연출을 할 때나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아요. 연출도 집에서 혼자 생각 안 해요. 어차피 현장에 오면 달라지니까. 대신에 '이걸 하겠다'는 전체 틀이 확실하죠. 현장에 와서 거기 맞는 걸 취하는 것이 빨라요." 강하늘·전성우씨 외에 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장점 혹은 개성을 한 단어로 표현하신다면? "송상은은 똘똘이. 무대감독을 맡아도 잘 할거에요. 장현덕은 영화감독 지망생.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세심한 부분까지 고민해요. 정상윤은 이해분석의 대가이고, 김대현은 순수한 배우 그 자체. 맑고 깨끗해서 어떤 것이든 표현할 수 있죠. 윤나무는 정말 성실해요. 임강희는 배우의 정석." 뮤지컬 연습장면창작의 원천은 '경험'…하고 싶은 일은 다 해본 20대 소개서에서 스스로 '나는 10년 전 잘 나가지 않는 카피라이터이자 잘 나가는 프리젠터였다'고 하셨습니다. 작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지, 어떻게 작가에서 연출·작곡가로 영역을 넓히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제가 작가로 살아갈 것 같았어요. 그런데 한 가지 직업만 갖고 산다는 게 억울하더라고요. 그래서 '20대엔 내가 할 수 있는 직업을 다 가져보자' 작정하고 정말 두세 개 빼고는 다 해봤어요. 대기업 마케팅 팀에도 다녀보고, 브랜딩 컨설턴트·잡지사 기자·PD 등도 해봤죠. 그러다가 스물 아홉 살이 된 해 12월 29일에 작가로서 계약을 하나 맺고, 서른 살 자정부터 보신각 종소리를 들으면서 글을 썼어요. 그 동안 '서른 살 1월 1일부터 글을 써야지'하고 계속 마음을 먹고 있었거든요." 계획한대로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은데,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처음엔 거의 노개런티로 일했어요. 배워야지 생각하고 참여한 다큐멘터리들이 좋은 결과를 냈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픽사 (pixar)나 월트디즈니 한국전시회 스토리텔러를 맡게 되면서 돈을 받아가며 외국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얻게 됐죠. 그런 경험이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평소 책을 많이 보실 것 같아요. "오해에요. 전 서점을 제일 싫어해요.(웃음) 서점에만 가면 머리가 아파요. 그런데 한 주제에 확 꽂히면 관련 글을 다 볼 때도 있어요. 평상시엔 잘 안보는 편이에요. 책 보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요, 만화책 한 권을 읽는데도 한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럼 창작의 영감은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세요? "상상력은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서 나온다고 봐요. 그래서 20대에 내가 즐길 수 있고 나중에 도움될만한 경험을 다 해보려고 한 거에요. 그리고 일단 영감이 떠오르면 의무감을 느껴요. 영감이 어딘가에서 민들레 씨앗처럼 떠돌아다니다가 나에게 왔는데, 내가 못나서 그걸 못 풀어내면 너무 미안하잖아요. 다른 사람한테 갈수도 있었는데, 제가 무능력하고 게을러서 그냥 떠나 보내면 그 영감이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작곡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사실 작곡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제가 처음 뮤지컬을 하게 된 게 한국컨텐츠진흥원의 '1인창조기업' 공모전에 어떤 뮤지컬 기획서를 제출했다가 뽑히면서부터예요. 뮤지컬 콘텐츠를 완성해야 하는데 뮤지컬계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에요. 너무 막막해서 를 열 네 번 봤어요. 하루는 조명, 하루는 장면전환만 보는 식으로요. 작곡가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공연을 보고 집에 와서 혼자 피아노를 치면서 작곡을 했죠. 나중에 기획사 PMC에서 그걸 들어보고 작곡도 그냥 저보고 하면 안되겠냐고 하더라고요. 연극이라서 따로 작곡가를 섭외할 예산이 없어서 그냥 제가 한 거죠.(웃음)" …구상해둔 차기작도 한 가득 작가, 연출가 등 창조적인 직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가 항상 얘기하는 건 '인생에서 2~3년 버리는 것이 아까우냐'는 거에요. 2~3년 확실히 버려라, 발 담근다고 생각하지 말고 확실하게 버리라고 하죠. 내가 정말 좋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어요. 어떤 보상을 받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2~3년 일과 함께 논다고 생각하고 매일 밤새서 다크서클과 함께 택시 타고 집에 갈 마음으로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기는 시점도 오고, 주변에 꿈을 함께 이뤄갈 좋은 지인들도 생기고 하면서 기회가 오게 될 거예요. 이쪽 분야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일을 하는 분야잖아요." 앞으로 해보고 싶으신 작업은 무엇인지요. "는 제게 어떤 단계로 가기 위한 실험적 작품이기도 해요. 보다 스토리와 음악이 더 강화된 심리추리스릴러 과, 보다 형식미가 강화된 를 위한 실험 중이죠. 또 이와는 성격이 다르게 '전우치'를 가지고 매니아분들이 말씀하시는 '고퀄 병맛극'도 구상 중이고 (웃음) 조선 후기 애정소설 에서 모티브만 따와서 전혀 다르게 해석한 작품도 구상 중이에요. 하지만 일단 차기작은 PMC프로덕션과 함께 의 사랑과 음악을 가지고 만든 창작극을 하게 될 것 같아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계세요? "일단 작가의 영역을 다 해보고 싶어요. 지금 하고 있는 공연 분야 활동을 5년 정도로 잡고 있고, 공연과 병행해서 영화작업이나 드라마도 계획하고 있어요. 일단 공연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쏟아내고 나서 영화, 드라마 등 작가생활을 10년 정도 하고 싶어요. 그 다음에는 집에서 살림하면서 심야방송 라디오 DJ를 하면서 뮤지컬 음악을 소개해주고 싶어요. 이게 제가 제일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해요. 40살 이후에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깊어지면 소설을 써보고도 싶고요. (웃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DB iapark@interpark.com)사진: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플레이DB자료
2012.05.07 / 조회 22,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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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매혹과 잔혹을 예고하다, <블랙메리포핀스> 연습현장
지난 17일, 혜화동 주택가에 위치한 뮤지컬 연습현장을 방문했다. 연습 시작 시간은 오후 2시. 한담을 나누던 배우와 스텝들은 시간이 되자 곧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공연까지 남은 기간은 약 3주. 웃음 띤 배우들의 얼굴은 금세 진지한 표정으로 굳어졌고, 얼마 안 있어 그 뺨 위로 땀이 흘렀다. 부드러운 매혹과 강렬한 반전을 함께 예고한 이날의 연습현장을 전한다. 연습은 '한스'가 동생 '헤르만' '안나' '요나스를 차례로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배경은 1930년대 독일. 어린 시절 심리학자 그란첸 박사의 집에 입양돼 자란 네 형제자매는 대형화재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후 서로 떨어져 살아왔다. 화재 당시 저택에서 심하게 훼손된 시체가 발견됐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진 채 잊혀졌다. 무슨 까닭에선지 네 아이도 그 기억을 까맣게 잊었고, 유일한 성인 생존자였던 유모 '메리'는 사라져버렸다. 12년 후, 어른이 된 아이들을 다시 불러모은 것은 '한스'에게 전달된 그란첸 박사의 비밀 수첩. 네 사람은 수첩을 한 장씩 펼쳐보며 자신들이 잊었던, 아니 잊어야만 했던 충격적인 진실을 힘겹게 마주하게 된다. 비밀 수첩 속에서 충격적인 진실을 발견하는 '안나'(송상은)"딸꾹질하는 게 아니고, 화물 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리는 것처럼 몸을 흔들어!" (서윤미 연출) 이날 연습현장에서 발견한 의 첫 번째 매력은 음악과 안무의 조화. 때로는 밝게, 때로는 음울하게 흐르는 피아노 연주가 각 장면을 짙게 채웠고, 배우들이 손과 손을 이어 만들어내는 몸짓은 간결하면서도 어딘지 구슬픈 분위기를 자아냈다. "안무가 아닌 신체표현으로 이야기와 음악을 움직여보고 싶었다"는 서윤미 연출의 뜻이 담긴 동작이었다. 배우들은 단 한번의 몸짓도 쓸모 없이 버려지지 않도록 안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아직은 연습 단계이지만, 완급을 조절하며 서로의 목소리에 부드럽게 얽혀 들어가는 이들의 노래도 귀를 잡아당겼다. "난 늘 진실을 알고 싶었어" (한스) "형은 거짓말 했어. 의심받을까 봐. 형은 메리를 이미 범죄자로 정해두고 있어" (헤르만) 배우들이 주고받는 호흡은 가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다. 정상윤·장현덕이 연기하는 맏형 '한스'와 강하늘·전성우가 연기하는 둘째 '헤르만'은 화재사건의 경위를 두고 대립하지만, 차차 진실에 다가가며 또 다른 국면을 마주하게 된다. '헤르만'은 메리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는 '한스'에게 반박하는 한편,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던 동생 '안나'와 '요나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다. 유모를 의심하는 '한스'(정상윤, 왼쪽)와 반발하는 '헤르만(강하늘) "난 이제 사람들 입에 더 이상 오르내리고 싶지 않아"화재사건 이후 12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막내 '요나스'는 김대현과 윤나무가 맡았다. 두 배우는 부서질 듯 위태롭고 순수한 인물 '요나스'를 각자의 그릇에 담아 잘 빚어내는 중이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연습에 임한 송상은·임강희는 셋째 '안나'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몸으로, 목소리로 진하게 표현했다. 사건의 실마리를 쥔 또 다른 인물, 유모 '메리'로 분한 태국희·추정화도 인상적이었다. 태국희가 연기하는 '메리'가 포근하고 안정적이라면, 추정화의 '메리'는 날카롭고 격정적이다. 순식간 극에 몰입하는 그녀를 구심점으로 나머지 네 배우도 작품 속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장현덕·정상윤·강하늘 및 김수로(제작) 등의 참여로 화제에 오르며 상업성을 인정받았지만, 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작품이다. 대중성과 작품성이 적절히 어울린 뮤지컬이 탄생되기를 기대해본다. 는 오는 5월 8일 대학로 아트원시어터에서 첫 무대에 오른다.화재사건 이후 공황장애를 앓아온 '요나스'(김대현)막내 '요나스'(윤나무, 왼쪽)와 큰형 '한스'(장현덕)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4.18 / 조회 15,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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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소극장 뮤지컬 시대
3월 말과 4월 초, 불과 며칠을 사이에 두고 와 두 편의 뮤지컬이 나란히 예매랭킹 1위에 올랐다. 각각 신라시대 남자기생, 심리추리스릴러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티켓오픈 전부터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오던 터였지만 두 작품이 소극장 창작뮤지컬인데다, 아이돌이나 대중스타 캐스팅도 없음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선전이라 할만하다. 두 작품뿐만 아니다. 참신한 기획과 컨셉트로 앵콜 공연에 돌입하는 소극장 창작 뮤지컬이 줄을 잇고 있다. 작품성과 흥행성, 입소문이 더해져 강한 화력을 발휘하는 작지만 매운 무대들. 바야흐로 2012년 봄은 소극장 대전(大戰)이다. 흥행가도 달리는 초연작 신라시대 남자기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뮤지컬 는 지난해 3월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리딩공연과 갈라콘서트를 통해 일찍이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작품이다. 오는 5월 작품개발을 거쳐 정식 공연을 앞두고 있는 이 공연은 티켓오픈 5분만에 프리뷰 공연 2400장이 매진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신라시대 남자기생들이 기거하는 ‘운루’라는 가상공간에서 펼치는 성을 뛰어넘는 사랑과 우정, 갈등을 그리는 창작뮤지컬로 정민아 작가, 이재준 연출, 박기헌 작곡가가 뭉쳤다. 성두섭, 이율, 김재범, 신성민, 최유하, 김대종 등 대학로의 신뢰도 높은 배우들이 캐스팅된데다, 지난 1월 리딩공연에서의 입소문 덕분에 개막전 기대감은 연일 높아져가기만 한다. 행복한 비명을 지른 또 하나의 뮤지컬은 다. 이 작품 역시 지난 4일 티켓 오픈을 하자 1차 오픈 전석 매진을 시키며 주목 받았다. 1926년 대저택 화재로 생긴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에 얽힌 네 형제와 보모 이야기를 그린 심리추리스릴러로 정상윤, 전성우, 강하늘 등이 출연한다. 최근 등을 선보이며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김수로와 연극 을 히트시킨 서윤미가 작/연출을 맡아 기대감을 높인다.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는 탐정의 대명사 홈즈라는 친숙한 캐릭터와 정통추리극이라는 접근으로 큰 호응을 얻은 창작 뮤지컬. ‘왓슨’을 여성으로 설정해 코믹하게 튀는 캐릭터 홈즈를 달래고 어우르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시즌제로 선보인다는 제작사의 계획은 1편의 성공으로 확실하게 실행 가능해졌다. 올해 셜록홈즈 그 두번째 이야기가 첫 선을 보일 예정. 현재는 서울공연에 이어 지방 공연을 앞두고 있다. 배우가 직접 연주하는 뮤지컬 도 공연장을 넓히고 스토리라인을 좀 더 정비해 앵콜 공연 중이다.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 등 연주자들이 직접 연주하고 연기하며, 배우들 역시 연기 뿐아니라 연주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이며 신선한 무대로 주목을 받아왔다. 팝피아니스트 윤한, 배우 지현준 등이 합류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랑만 있나요? 우정도 있어요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단골소재인 사랑 대신 우정을 택해 훈훈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도 있다. 외로운 두 할머니들과 마당 앞 동물들이 식구가 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오른다. 각자 기구한 사연을 품은 박복녀, 지화자 할머니와 몽(개) 냥(고양이) 꼬(닭)가 혈연이 아닌 정으로 만나는 모습이 때론 웃음을, 때론 진한 감동을 선사해 지난해 입소문이 퍼진 공연이다. 남자들의 우정과 인생을 이야기 하는 역시 순항 중. 베스트셀러작가 토마스와 고향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앨빈의 우정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진다. 특히 두 배우가 100분간 퇴장 없이 무대를 채우는 열연과 끈끈한 남자의 우정이라는 컨셉트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공연이기도 하다. 이석준, 고영빈, 정동화, 조강현, 이창용이 앨빈와 토마스의 진한 우정을 연기한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4.10 / 조회 16,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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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과 북한 그리고 이념과 현실의 경계…연극 ‘목란언니’
연극 ‘목란언니’가 4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연극 ‘목란언니’는 ‘경계인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두산아트센터 2011년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 지원 작가인 김은성의 신작이다. 지난해 3월 두산아트랩을 통해 선보여 주목받았다. 김은성은 연극 ‘목란언니’로 민감한 남북문제를 젊은 작가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이번 공연은 남한과 북한, 이념과 현실의 경계를 다룬다. 평양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조목란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한국으로 넘어오게 된다. 북에 있는 부모를 데려다 준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모든 자금을 사기당한 그녀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연극 ‘목란언니’는 탈북 여성 조목란을 통해 끊임없이 떠도는 탈북자의 이야기를 다룬다.이번 공연은 김은성 작가와 ‘시동라사’, ‘순우삼촌’ 등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전인철이 연출을 맡는다. 조목란 역에는 정운선이 출연한다. 그 외에도 손종학, 황영희, 윤상화, 안병식, 김명기, 박지환, 연보라, 홍의준, 조한나 등이 함께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15 / 조회 8,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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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란언니> “다시 북으로 갈테야요”
지난 해부터 시작된 두산아트센터 기획 ‘경계인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연극 가 지난 9일 막을 올렸다. 지역, 문화, 사회 등 경계에 선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경계인 시리즈’는 에서 북과 남의 경계에 선 여인 ‘조목란’에 주목한다. 조목란 역의 정운선평양예술학교 출신으로 아코디언 연주와 노래가 일품인 조목란이 불의의 사고에 휘말려 한국에 온 후 겪게 되는 일과, 다시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비극적인 모습을 통해 분단의 현실을 다시금 비춰내고자 한다. 연극 의 작가 김은성이 지난 해 두산아트랩 낭독공연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아 무대로 확장한 는 과 에서 호흡을 맞췄던 전인철이 연출을 맡았으며, 의 무대디자이너 여신동이 사방에서 관람하는 무대를 펼치고 있다. 특히 뮤지컬 에서 홍연 역을 맡았던 정운선이 평양에서 온 조목란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으며, 룸살롱을 운명하며 억척스럽게 자식들을 키우고 있는 ‘블랙맘마’ 조대자 역의 황영희를 비롯하여, 손종학, 윤상화, 안병식, 김명기 등 배우들의 개성만점 모습도 빼 놓을 수 없다. 연극 는 오는 4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3.12 / 조회 10,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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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스릴러 <블랙메리포핀스>, 정상윤 장현덕 강하늘 등 캐스팅
뮤지컬 가 오는 5월 첫 선을 보인다.
는 1930년대 대저택 화재사건과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에 얽힌 네 형제, 그들의 유모 이야기를 다루는 심리추리스릴러. 등을 흥행시킨 서윤미가 작/연출을 맡고 배우 김수로가 에 이어 프로듀서로 나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방화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첫째 ‘한스’ 역은 정상윤과 장현덕이, 사건의 중요한 열쇠를 지니고 있는 둘째 ‘헤르만’ 역은 전성우와 강하늘이 캐스팅돼 새로운 매력을 펼친다. 셋째 ‘요나스’ 역엔 김대현과 윤나무가, 넷째 ‘안나’ 역에는 임강희와 송상은이 연기하고, 사건의 용의자이자 네 아이들의 유모인 ‘메리 슈미트’ 역은 추정화가 맡았다.
는 오는 5월 8일부터 7월 8일까지 대학로 아트씨어터원에서 선보인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3.07 / 조회 1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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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동수의 아픈 성장통, ‘나의 사랑 수정’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의 강동수 역을 맡아 열연했던 뮤지컬배우 김승대는 “동수가 겪는 성장통의 정점 중 하나는 ‘나의 사랑 수정’이라는 넘버를 부를 때다. 사회 초년생인 ‘강동수’가 사랑을 하면서 한 단계 자라는 것이 보이는 장면이다”고 말했다.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넘버”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이 지난 8월 28일 막을 내렸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누구나 한 번쯤 품었을 만한 가슴 설레는 첫사랑의 풋풋함을 담은 작품이다. 2008년 초연 이래 2011년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관객의 큰 사랑을 받았다. ‘나의 사랑 수정’은 작품을 보기 이전부터 좋아했던 넘버였다. ‘나의 사랑 수정’은 마니아뿐 아니라 뮤지컬을 가끔 접하는 관객이라면 많이 알고 있는 넘버다. 대중가요 같은 쉬운 멜로디에 고백 이전 두근대는 마음을 잘 담아낸 가사가 따뜻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 넘버는 고백하려는 남자가 사랑하는 이에게 불러주면 좋을 노래다. 여성은 듣기만 해도 설레는 넘버다. ‘나의 사랑 수정’은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OST를 통해 들을 수 있다. 뮤지컬배우 오만석과 조정석이 불렀던 ‘나의 사랑 수정’은 뮤지컬 작품 속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내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의 여운을 즐길 수 있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뮤직비디오로 알려진 ‘나의 사랑 수정’ 영상에서는 ‘강동수’ 달콤한 설렘이 가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2011 네 번째 시즌의 ‘강동수’를 맡은 김승대와 팀의 간단한 작품 설명도 함께 포함되어 있다. ‘나의 사랑 수정’은 어떤 음악? ‘나의 사랑 수정’은 ‘강동수’가 ‘양수정’에게 고백하기 전에 부르는 노래다. ‘동수’는 ‘나의 사랑 수정’을 사랑하는 그녀의 집 앞에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며 부른다. 아직 스물세 살인 ‘동수’는 제대로 된 사랑도 못해본 풋내기 청년이다. ‘동수’는 자신보다 연상인 ‘수정’에게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수정’은 그런 ‘동수’를 자신의 막내 남동생을 대하듯 한다. ‘동수’는 그런 ‘수정’의 모습에 툴툴거리면서도 그녀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동수’는 드디어 고백하기로 마음먹고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린다. 가사에는 ‘동수’의 설렘이 가득하다. 애써 거부하려 해도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끌림’과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환상적인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 ‘수정’에게 고백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으면서도 정작 그녀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동수’의 긴장도 잘 드러난다. ‘조금만 더 기다릴까 잠시 후면 지나갈 텐데 난 그냥 우연히 지나가다 그냥 우연히 서 있는 거야’와 같은 가사들은 설렘과 긴장된 마음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나의 사랑 수정’의 가사는? 바라보지 말아야지하루 종일 생각했지만그 예쁜 두 눈을 바라보면다른 생각은 할 수가 없어생각하지 말아야지하루 종일 생각했지만그 웃음소리를 생각하면다른 생각 할 수가 없어책을 펼치면 떠오르는 하얀 얼굴길을 걸으면 온통 그 뒷모습눈을 감으면 보이는 환한 미소눈을 떠보면 어느새 사라져조금만 더 기다릴까잠시 후면 지나갈 텐데난 그냥 우연히 지나다가그냥 우연히 서 있는 거야하염없이 기다리다우연인 척 그녀를 만나해맑은 그 미소 눈이 부셔나의 사랑, 수정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29 / 조회 14,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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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in] 가슴 따뜻한 ‘순정남’,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강동수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속 남자주인공 ‘강동수’는 이제 갓 사범대학을 졸업해 교사가 된 스물셋의 파릇파릇한 청년이다. 첫 부임을 받은 동수는 들뜬 마음을 안고 마을을 찾아간다. 이제 막 교사로서 첫걸음을 뗀 동수의 마음은 터질 듯 설렌다. 1960년대 당시 ‘선생님’이라는 직위가 주는 위엄은 남다르다. 60년대가 지식인이 많지 않은 사회였던 만큼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은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는 자리였다. 동수의 나이는 이제 스물셋이다. 지금 세대라면 아직도 한창 부모님께 응석 부리며 학교에 다니는 철없는 막내아들일 수도 있다. 동수는 처음 아이들과 대면할 때도 “이번에 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여러분 담임을 맡게 된 강동수라고 하느니라~”며 그 나이다운 허세를 부린다. 한껏 선생님 티를 내면서 말이다. 동수는 부임 첫날부터 낯선 마을 지리에 길을 잃는다. 자신의 위치조차 파악이 안 될 때쯤, 때마침 마주친 홍연에게 동수는 길을 묻기 위해 ‘아가씨’라고 말을 건다. 두 사람은 결국 한 교실에서 선생과 제자로 마주친다. 하지만 홍연은 동수에게 반해버리고 만다. 그녀는 계속해서 일기를 통해 동수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동수는 그러한 홍연이 귀엽다. 하지만 동수의 마음은 전혀 다른 쪽을 향한다. 같은 학교의 동료 교사인 양수정이다. 청순한 얼굴에 여성스러움이 뚝뚝 묻어나오는 수정에게 한눈에 반한 동수는 그녀를 향한 설렘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수정은 동수를 막내 동생처럼 여긴다. 동수는 자신을 남자로 대하지 않는 수정에게 툴툴거린다. 동수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홍연을 바라볼 여력이 없다. 그는 자신의 사랑만으로도 버겁다. 그는 수정에게 풍금을 가르쳐주면서 관심을 받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랑의 고통도 함께 느낀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의 강동수 역의 배우 김승대는 “동수가 겪는 성장통의 정점 중 하나는 ‘나의 사랑 나의 수정’이라는 넘버를 부를 때다. 사회 초년생인 동수가 사랑을 하면서 한 단계 자라는 것이 보이는 장면이다”고 말했다. 수정을 향한 동수의 사랑은 점점 깊어만 간다. 하지만 동수가 고백하기도 전에 수정은 자신의 결혼 소식을 전한다. 남자의 첫사랑이 무덤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 동수는 열없이 꺾여진 첫사랑에 아파한다. 수정에 대한 마음을 표현할 길 없어 일기장에 쏟아내는 동수는 요즘 세상에 찾기 어려운 ‘순정남’이다. 그래서 요즘 관객에게 더 그립고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캐릭터다. 첫사랑을 통해 한 발자국 더 성장해 가는 사랑스러운 ‘순정남’ 강동수를 만날 수 있는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8월 28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03 / 조회 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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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비타민’ 같은 배우 김승대 인터뷰
김승대는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뮤지컬 배우 중 한 명이다.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앙상블을 통해 데뷔했다. 그는 데뷔 후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햄릿’, ‘로미오 앤 줄리엣’, ‘모차르트’ 등으로 활동했다. 최근작인 '마누엘 푸익' 원작의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악어컴퍼니의 조행덕 대표는 김승대를 들어 “인문학적 소양이 많은 배우다. 신인 중 발전 가능성이 가장 큰 배우 중 하나“라고 말했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의 순진한 총각 선생님 ‘강동수’로 돌아온 배우 김승대를 만났다. - 최근 근황은?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에서 ‘강동수’ 역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그 동안 했던 작품과 많이 다르다. 주로 무겁고 뜨거운 작품들을 많이 했었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은 따뜻한 작품이라 즐겁게 작업 하고 있다. 무대에서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즐겁다. 지금은 피로가 쌓여서 그런지 감기에 걸렸다. 지금이 고비다. 이런 육체적 고비는 어느 공연에서나 겪는 과정인 것 같다. - ‘내 마음의 풍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을 한 단어로 말한다면 ‘향수’가 아닐까 한다. 이 작품은 ‘성장통, 첫사랑의 추억, 아픔’ 등 한국인의 다양한 정서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 ‘오만석 연출’과의 작업은 어떤지?부담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오만석 연출님이 배우 출신이기도 하지만, 앞서 ‘강동수’ 역을 하셨던 분이다. 처음 ‘내 마음의 풍금’을 하게 됐을 때 연출님과 ‘같은 직업’이라는 부담감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좋은 부분이 더 많다. ‘오만석’ 연출님은 이 작품에서 ‘강동수’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대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미 고민했던 분이다. 그래서 배우의 입장에서 내가 어떤 벽에 부딪혔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잘 아신다. ‘아, 저 친구 지금 집중이 잘 안되는구나, 나도 예전에 저 부분에 부딪혔는데’하고 생각하면서 많이 배려해 주신다. ‘나는 이때 이렇게 생각했다’라는 식으로 말씀해주셔서 더 빠르게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 마음의 풍금’을 시작할 때 이렇게 순수하고 행복한 작품은 처음이라 겁이 났었다. 처음인 만큼 조금 더딘 부분도 있다. ‘오만석’ 연출님은 배우를 믿고 기다려주신다. 연출가가 믿어준다는 것에 배우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그 부분이 지금도 정말 감사하고, 감동하고 있다. - 영화가 워낙 사랑받은 작품이다. ‘강동수’ 역을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예전에 영화를 한번 봤었다. ‘내 마음의 풍금’을 하게 됐을 때 일부러 다시 보려고 하지는 않았다. 뮤지컬만의 무대 양식이 있지 않나. 영화를 보면 ‘이병헌’이라는 배우가 가진 색깔에 의존하게 될 것 같았다. 영화와는 굳이 다르게 표현하려 한 것도 없고, 비슷하게 하려 한 것도 없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원작 소설이 ‘여제자’라는 작품이다. 원작 소설이 주는 힘에 집중하려고 했다. 원작을 통해 내가 느낀 것은 ‘홍연의 성장통’도 있지만, ‘강동수의 성장통’도 있다는 점이다. ‘강동수’가 사회생활을 처음 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통에 초점을 맞춰 연기하려 했다. - ‘내 마음의 풍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나 ‘명장면’이 있다면?‘내 마음의 풍금’의 명장면을 꼽자면 ‘홍연과 강동수가 어른이 되어가는 부분’을 들 수 있다. ‘홍연’이 겪는 성장통의 정점 중 하나는 배우들이 ‘운동회씬’이라고 부르는 장면이다. 홍연이가 생리를 시작하게 된 걸 알고 진짜 아가씨로 거듭나는 부분이다. ‘강동수’가 겪는 성장통의 정점 중 하나는 ‘나의 사랑 나의 수정’이라는 넘버를 부를 때다. 사회 초년생인 ‘강동수’가 사랑을 하면서 한 단계 자라는 것이 보이는 장면이다. 개인적으로는 ‘나비의 꿈’ 장면을 좋아한다. 선생님이 되어가면서 동시에 어른이 되어가는 ‘강동수’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 ‘강동수’가 선생님으로서 학생들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는 장면이라 좋아한다. -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이후 첫 뮤지컬 작품이다. 연극이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나? 원래 전공은 연극영화과였다. 어쩌다 보니 계속 뮤지컬을 계속 하게 됐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2인극이고 텍스트가 어려운 작품이다. 이 작품을 하면서 평소 갖고 있었던 정극 연기에 대한 갈증이 해소가 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뮤지컬도 깊이 있게 연기하지만, 연극 작업에 정말 참여하고 싶었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공부했던 것들을 다 내뱉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연기적으로 내공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예전에 연기할 때는 내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을 했었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를 하면서 작품을 전체적으로 보는 '큰 눈'을 갖게 됐다. 그것이 연극을 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 같이 공연을 하게 된 팀, 정운선, 최주리, 선우, 서영, 이수빈 양에 대해서 '기대평'을 한다면?'팀'은 그 나이 대의 남자가 가질 수 없는 '순수함'이 있다. 개인적으로 '팀'의 그러한 부분들이 부럽다. 관객들이 '팀'에 대해 염려하는 부분들도 오히려 '강동수'가 가진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 '강동수'가 가진 설레임이나 어색함, 순수함을 포괄적으로 잘 담고 있다. '정운선'은 학교 후배다. 학교에서도 주목받는 학생이었다. 무대에서 내가 실수를 하거나, 부족한 상황에서도 믿고 기댈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동료다. '최주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춰 본다. 주고받는 호흡이 처음이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잘 맞다. '선우'는 감성이 굉장히 풍부하다. ‘양수정’ 캐릭터가 가진 감성이 평소 모습과도 비슷해서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서영'은 방송에 비춰지기로 섹시한 이미지로 많이 아신다. 평소는 전혀 그렇지 않다. 학교 다닐 때도 학구파라고 불렸다는 소리를 들었다. 굉장히 똑똑한 친구다. 작품 분석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화술도 좋고 성격도 털털하다. '이수빈'은 실제로 '홍연'과 나이가 같다. 처음에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그 나이 때 생각할 수 없는 감성과 해석을 해낸다. 나중에 좋은 배우가 될 것 같다. - ‘내 마음의 풍금’에서 관객이 유심히 봤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내 마음의 풍금'은 어느 한 부분에 집중해서 보기보다 편한 마음으로 과거여행을 한다는 생각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작품 속 대사나 행동이 누구나 다 겪어 왔던 것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선생님의 말버릇, 학생들의 노는 것, 사는 이야기들을 아울러서 본다면 그것이 '내 마음의 풍금'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 연습현장에서 보니 유독 팀워크가 좋아보였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은데?굉장히 많다. 정말 지금도 연습 현장에 들어가면 다 웃고 있다. 모두들 정말 행복하게 연습한다. 이전의 출연작들은 무거운 작품이 많았다. 이런 작품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울 정도다. '내 마음의 풍금'을 통해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김재만'이라고 할 것 같다(웃음). 정말 좋은 선배님이다. 김재만 선배님은 '내 마음의 풍금'의 배우들을 하나고 뭉치게 하는 힘을 가진 분이다. 작품에서 좋은 선배를 만난다는 것은 진심으로 행복한 일이다. - 앞으로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비춰지고 싶은지?어떻게 비춰지겠다는 것보다 '김승대'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저 배우가 저 작품 하네? 궁금하다'하고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내 별명이 '비타민'이라고 하더라. 다른 분들께 내가 얼마나 '비타민'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별명을 지어주신 분께 감사드린다. 내 인생 최고의 관객은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민지'라고 하는 꼬마 관객이다. 작품 속에서 죽는 장면이 있었는데, 공연이 끝난 뒤 뛰어와 나한테 폭하고 안기더니 '다신 죽지 마'라며 엉엉 울었다. 그 꼬마 관객이 정말 기억에 남는다. 다른 한 분은 아주머니 분이셨다. 공연을 많이 보시는 분도 아니었다. 공연이 끝나고 오셔서는 '살면서 참 힘들었는데, 어쩌다 당신 공연을 보게 됐다. 내가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가는 것 같다. 삶에 의욕이 떨어지면 당신 공연을 다시 보러 오겠다'고 하셨다. 악수를 청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원하지도 않으셨다. 내 공연을 보고 힘을 얻었다는 것이 정말 감동이었다. 사람들이 삶을 살아갈 때 지치거나 힘이 빠질 때 힘을 채워주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 ‘내 마음의 풍금’ 이후 계획이 있다면?차기 작품은 이미 언론에 공개가 됐다. 한국창작뮤지컬 ‘넌 가끔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 딴 생각을 해’로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게 됐다. 우선 '내 마음의 풍금'을 안정화 하는 것이 먼저다. 그 후에 ‘넌 가끔 내 생각을 하지, 난 가끔 딴 생각을 해’의 인물과 만날 것이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13 / 조회 7,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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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금> 김승대
에서 무게감 있는 아우라를 뿜어내던 배우 김승대가 이번엔 에서 풋풋하고 상콤한 23살 총각 선생님으로 돌아온다. 아직 냉소적인 발렌틴의 모습을 털어내는 중이지만 오랜만에 활짝 웃을 수 있는 캐릭터를 즐거운 마음 받아들이고 있는, 천상 배우 김승대를 만났다. "뜨겁지 않은 따뜻한 작품이 하고 싶었다"풋풋한 총각 선생님으로 돌아온다. 별로 풋풋하지 않아서 걱정이다. 제일 걱정이 되는 부분인데, 때가 많이 묻어있었나 보다. 어디서 그렇게 때가 많이 묻었나(웃음). 배우 김승대의 이미지는 그렇진 않은데. 작품에 아이들도 나오고, 향수, 추억, 첫사랑들이 녹아 들어 있는데 난 첫사랑을 겪은 지 이제는 꽤 오래됐다. 작품도 복수, 증오같이 자극적인 비극을 많이 하다가 에 들어가니 ‘그런 것들’이 빠지지 않는 거다. 오만석 연출님은 선생님 같지 않은 선생님, 어떻게 보면 홍연이보다 더 아이 같은 모습이 있는 23살 청년의 모습을 그려달라고 주문하셨다. 쉽지 않다. 이후라 거친 아우라부터 빼야겠다. 아직까지 완전히 빠졌다고 할 수 없다. 무의식 중에 강한 어투들이 많이 나온다. 초반엔 너무 인상을 쓰고 있어서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도 못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김승대씨 이미지는 부드러운데. 그런데 그거 아나. 난 로맨틱 코미디를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나 를제외 하면 대부분 폐륜아, 복수, 정치범같이 강한 역할을 했다. 그래서 그런 작품들을 보신 분들은 나를 굉장히 강하게 본다. 스스로 어떤 게 더 맞다고 생각하나. 비극에 내가 더 써먹을 수 있는 게 더 많다고 본다. 반대로 말하면 내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약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이미지상 밝고 명랑한 쪽이 어울린다고 말씀들 하시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있다. 내가 작품에서 이렇게 마음 놓고 실컷 웃었던 작품이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순박한 송정리 사람들하고 밝게 웃으니까 좋다. 은 2008년 초연작이다. 그 동안 시대극이나 강한 역에 주로 모습을 보였는데 이 작품에 출연 결심한 이유가 궁금하다. 이미지가 너무 커서 그때 봐주신 분들은 나를 너무 강하게 하시기도 했고 그 동안 뜨겁거나 차가운 작품을 많이 해서 한번은 따뜻한 작품을 하고 싶었다. 배우로서 선배이기도 한 오만석씨가 연출이다. 연출로서 어떻다고 생각하나. 이거 말 잘해야 하는데(웃음). 정말 만석 형님에게는 고맙다. 난 움직임을 하거나 대사를 칠 때 스스로 타당성이나 당위성이 생기지 않으면 움직이질 못한다. 우리 학교 출신들이 대부분 그런데, 자기 믿음이 생기질 않으면 움직이질 못하고 뒤에 가서 불이 붙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보통 뮤지컬 작업은 그렇지 않다. 일단 연출이 그림을 그려놓고 거기에 배우가 정서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해야 빨리 진행이 된다. 만석 형은 그런 면에서 나를 굉장히 존중해 주신다. ‘내가 연출이고 넌 디렉팅할 배우’가 아니라, 믿고 기다려 주신다. 내가 널 믿으니까 여기에선 이런 감정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라고 어시트만 해주시는편이다. 제 성향을 잘 파악하고 배려해 주셔서 감사하다. 그 동안 무대에서 여러 가지 캐릭터를 맡아왔다. 작품 선정 기준이 있다면. 작품이 많이 들어오는 편도 아니면서 난 작품 선정이 까다로운 편이다. 두 가지가 있는데, 내가 욕심이 나는 캐릭터와 내가 잘 할 수 있는 캐릭터. 이 두가지로 항상 고민한다. 지금 나로선 버거운데 한번 도전해 봐? 아니면 이 배역은 남들이 하는 것보다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것들. 지금도 너무 속상한 게 정말 좋은 작품이 들어왔는데 전에 했던 배우들보다 잘 할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다. 김승대가 이 역을 했는데 꽤 괜찮더라, 얘만의 뭔가가 있더라,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래서 대부분 욕심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한다. 관객들이 배우 김승대에게 가장 기대하는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캐릭터의 다양성이 아닐까. 이번엔 캐릭터를 이렇게 표현하는구나, 이렇게 변신했구나. 그런 기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캐릭터가 몇 개나 될까. 아마 얼마 없을 거다. 매 인물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김승대가 만들기 때문에 어떤 작품과 중첩이 되거나 연상이 되거나 할 거다. 요즘엔 그런 것들이 조금씩은 부담된다. "스스로 납득하기 위한 연기, 신기하게 관객들이 먼저 알아봐"주연 잡는 조연이란 별명도 있었다. 사실 극적으로 보면 굉장히 안 좋은 말이다. 드라마의 주 기능은 주연들이 맡는 거니까. 잡아먹으려고 한 건 아니다(웃음). 어떤 캐릭터를 만들 때 주연보다 조연이 성향을 표현하는데 비중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는 캐릭터를 설명해 주는 게 상당히 어렵단 말이다. 그래서 이 캐릭터의 인생을 어떻게 말 할 수 있을까 계속 고민을 한다. 이것은 관객들에게 보여드리기 위해서 한 게 아니라 스스로 믿음을 얻기 위해서 했던 액션인데, 참 신기하게도 관객분들이 먼저 매섭게 그걸 알아보신다. 그럴 땐 놀랍다. 쉬카네더 역은 어땠나. 쉬카네더란 역은 내가 가장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캐릭터 같다. 내게 익숙한 캐릭터란 드라마적인 부분에서 기여를 하거나 사건을 일으키고 갈등을 빚는 인물인데, 쉬카네더는 드라마적으로 필요한 인물이기 보다 작품의 환기를 위해 필요한 인물이자 모차르트의 조언자 같은 위치다. 무대에서 벗어나 즐기기도 하고 관객과 눈도 맞추면서 연기를 해야 하는데 난 너무 고지식하게 연기를 배워서 그런 걸 잘 못한다. 요즘은 관객들과 무대에서 노는 것도 필요한데 말이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 표현을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에녹 형님이 나보다 훨씬 무대를 즐기면서 하시더라. 관객과 눈을 못 맞춘다는 건? 객석에 긴 머리 여성관객이 앉아있다는 게 인식이 된다는 것 자체가 집중력은 이미 깨졌다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속상할 때가, 특히 내가 속상할 때는 뭔가를 굉장히 밀도있게 몰입해서 들어가면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완전히 몰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핸드폰 소리가 들리면 다시 처음부터 쌓아가야 한다. 그럼 속상하다(웃음). 김승대란 배우를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은 뭐라 생각하나. 이 아닐까. 제일 처음 대극장에서 조연급으로 선 무대가 뮤지컬 이다. 그때 레어티스란 캐릭터로 관객분들이 알아봐주셨고 외부적으로 인지도가 생겼다. 에선 김승대란 배우가 이제 막 뮤지컬을 시작했는데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란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 레어티스에서 햄릿으로 역할이 이동했었다. ‘신분상승’ 했단 말도 많이 들었을 것 같다.신분상승 맞다. 귀족에서 왕족이 됐으니. 당시엔 상당히 힘들었다. 그 땐 한달 남짓 맡았던 레어티스가 나를 알리는 전부였다. 중극장 이상 작품의 주연의 맡는 건 무리였지만 제작사 대표님이 손해보실 걸 알면서도 기회를 주셨던 거다. 3개월 동안 햄릿으로 올라갔는데 태경 형, 건형이 형, 지훈 형 가운데서 신인 김승대의 인지도는 너무 낮아서 마음 고생도 굉장히 많이 했다. 다른 햄릿 스케줄 때문에 대신 서면 그 배우를 보러 오신 관객들이 저를 곱게 볼 리 있겠나. 포스터에도 내 얼굴이 없어서, 몇몇 관객은 포스터에 얼굴이 없는 배우를 똑 같은 돈 내고 볼 수 없다며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신인으로서 겪는 서러움? 이런 걸 때 겪었던 것 같다. 반면에 정말 열정만 가지고 설 수 있던 시기였고, 그 때 저를 봐주시고 지금껏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있다. 연기를 시작한 계기가 있었나. 원래는 체대를 지망했다. 격투를 전공으로 했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아버님 뜻대로 운동을 해왔고, 당연히 체대에 들어가는 줄 알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 따라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연극영화과를 지원한 게 계기가 됐다. 그때부터 콩깍지가 씌어서 연극영화가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100일 가까이 가출까지 하면서 간신히 아버지 허락을 받았다. 대신 아버지가 삼수는 없다고 못박으셨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대학에 가지 못할 상황이라 미친 듯이 재수 생활을 했던 것 같다. 집이 분당이었고 제가 배웠던 선생님은 일산에 계셨다. 하루에 교통시간만 왕복 6시간이었다. 새벽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가는 생활을 했고 그 누구보다 많이 노력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단시간에 가장 많은 걸 머리에 넣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로 데뷔했는데, 처음부터 뮤지컬에 뜻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 솔직히 난 뮤지컬을 깔봤었다. 특히 우리 학교(동국대 연극영화과)는 오래된 곳이라 연극은 예술, 뮤지컬은 장사라는 분위기가 있었고, 난 거기 골수분자였다. 그래서 난 뮤지컬은 하지 않는다는 건방진 생각으로 4년을 다녔다. 그런데 우연찮게 학교 동기 중에 뮤지컬을 굉장히 하고 싶어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혼자 뮤지컬 오디션에 지원하기 그랬는지, 나 대신 지원서를 넣었던 게 계기가 됐다. 는 드라마적 요소가 강해서 앙상블로 첫 데뷔를 하게 됐고 그렇게 11개월을 했다. 이 작품을 하면서 느낀 게 많다. 앙상블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안타깝게도 속상한 일도 많다는 것. 그리고 라이선스 뮤지컬의 특징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다. 그 뒤에도 연극이 아닌 뮤지컬로 계속 무대에 섰다. 사실 가 끝이라고 생각했다. 뮤지컬에 대해서는 내가 잘 알지도 못하고 편견을 가졌다는 걸 알았지만, 나와는 여전히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뮤지컬로 올라간 단 소식을 들은 거다(웃음). 레어티스 역만 구하지 못했다고 했다. 학교 졸업할 때 눈문을 ‘햄릿’으로 할 만큼 햄릿을 사랑했다. 레어티스란 캐릭터 분석도 이미 준비돼 있었다. 그래서 도전하게 된 거고, 아직 발을 못 빼고 있다(웃음). 연극이 너무 하고 싶었다. 는 정말 어려운 작품이었지만 보람도 있었고, 고생한 만큼 나온 것 같다. 데뷔 6년차다. 아직 배우 지망생이라고 하는데. 인터뷰 때마다 아직 배우 지망생이란 말을 쓴다. 대학교 2학년 때 최민식 선배님이 술자리에서 하신 말이, ‘배우’란 말을 아무나 붙일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배우들의 세계에서 배우로 불리면 그 사람은 대통령이다. 한 나라에 대통령이 몇 명 없지 않냐는 그 말이 그렇게 멋있었다. 그때부터 내 좌우명이 됐다. 그런데 간혹 너무 겸손을 넘어 지겹다고 하시는 팬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최민식 선배님도 아직 배우 지망생이라 하는데 내가 배우라고 할 순 없지 않나. 앞으론 이왕 하는 거 정말 배우가 되고 싶다. 앞으로 욕심나는 역할 있나. 이상하게 내가 했던 작품의 다른 배역이 하고 싶다. 을 할 땐 줄리엣, 을 할 땐 오필리어, 지금 을 하고 있자니 홍연이를 하고 싶다. 특히 의 오필리어는 어찌 보면 굉장히 상징적인 요소가 있어서 욕심이 난다. 내가 연기를 해서 관객들의 마음이 동한다면 정말 잘 한 것 아닌가. 그 정도라면 배우 소리 들어도 되지 않을까?(웃음)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디자인: 김 서연
2011.07.04 / 조회 18,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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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금> “우리 창작뮤지컬이 나아갈 좋은 선례 되었으면”
“나 보고 아가씨래~” 열 여섯 살 늦깎이 초등학생 홍연이의 두근두근 가슴 뛰는 첫사랑이 다시 찾아왔다. 2008년 초연 이후 한 편의 동화 같은 맑고 따뜻한 이야기로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 이 올 7월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시골학교에 부임한 총각 선생님 강동수 역으로 초연 무대를 채웠던 오만석이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연출가로 나선다. 김재만이 팀과 오만석을 와락 껴안은 이유는?"저는 편집 안 되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체육과 박봉대 선생으로 분하는 그를 주목하라!“거르거나 재창조해야 하는 것 없이 고스란히 우리 정서가 담긴 무대”로 작품의 매력을 설명한 오만석은 “과 같은 스타일의 창작 뮤지컬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고, 이 작품이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이 나아가야 할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말 다양한 매력의 조합”이라는 오만석의 말은 이번 시즌 공연의 배우들을 향한 것. 지난 해에 이어 홍연 역을 맡은 정운선을 비롯하여 의 최주리, 극중 나이와 실제 나이가 똑같은 이수빈이 첫 사랑에 빠진 열 여섯 살 소녀로 변신한다. 3인 3색 홍연이(정운선, 최주리, 이수빈)특히 “잘 성장한다면 한국 뮤지컬계를 이끌어 갈 보석 같은 배우”라고 소개를 받은 이수빈은 현재 중학교 재학생. 오 연출의 강력한 주장으로 합류한 배우라고 한다. 가수 팀의 뮤지컬 무대 데뷔도 새롭다. 선생님 강동수 역을 맡은 그는 “언어의 벽 때문에 항상 걱정했는데, 이번 작품이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계기가 되고 있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는 여러분의 선생님, 강동수라 하느니라""몰라봤씨유~ 선상님"최근 연극 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무정부주의자로 열연한 김승대 역시 강동수 역을 맡아 환한 미소와 함께 활기차게 연습실을 종횡무진 하는 모습이다. “피와 복수와 증오가 난무하는(웃음) 역할을 많이 맡았었는데 과거 했던 배역들과 다른 느낌이라 이번 작품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그는 “여자로 안 태어난 게 억울할 정도로 홍연이라는 캐릭터가 너무나 매력적”이라며 맡지 못한, 그리고 맡지 못할(?) 배역에 아쉬워하기도 했다. "네 안에 나비가 있어""선생님의 마음에도 나비가 있지"강동수 선생님의 마음을 사로잡은, 홍연의 라이벌 양선생님 역은 TV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으로 더욱 주목을 받은 선우와 뮤지컬 를 비롯 방송, 영화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영이 함께 나선다. 요조숙녀로 변신! (선우)"홍연이가 진짜 아가씨가 됐구나~!" (서영, 이수빈)풋풋했던 첫 사랑의 기억, 나비가 지나간 자리 꽃이 피어 오르듯 아름다운 옛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뮤지컬 은 오는 7월 16일부터 8월 28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선생님 도시락 싸왔어요~ 물만 끓이면 되요~"깜찍한 어린 배우들의 모습도 놓치지 마세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www.okjassi.net)
2011.06.30 / 조회 11,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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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무비컬 춘추전국시대 "친숙함 VS 식상함"
드라마, 영화 등을 원작으로 한 무대들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연극 을 시작으로 뮤지컬 이 상반기에 개막했고, 하반기엔 뮤지컬 을 비롯해 등이 첫 선을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등도 앵콜 공연을 확정하며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쯤에 이르면 원작 없는 순수 창작 작품이 희귀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9년 에서 시작 2005년 그리고 2006년 2008년 등 걸출한(?)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들이 배출된 것에 비해 최근엔 (2010년) (2011년) 이외엔 대부분 드라마와 영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 그거~!”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요 드라마, 영화, 소설 등 원작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드는 이유는 이미 잘 알려진 친숙한 내용으로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크다. 한 공연 관계자는 “유명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은 이미 영화와 드라마에서 검증된 컨텐츠로 접근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여기에 따른 마케팅, 홍보비용의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곧 하반기에 소개될 은 제목만 보아도 어떤 내용일지 감이 온다. 가장 최근 선보인 뮤지컬 의 메인 문구 역시, 주인공 나상실이 입버릇처럼 하던 “꼬라지 하고는”이다. 보지 않아도 미리 장르와 주인공 캐릭터를 미리 상상을 할 수 있고, 기대감을 높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 것. 관객뿐 아니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스태프 사이에서 작품 컨셉트, 주제, 캐릭터에 대한 공유가 이미 돼 있어 제작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창작 뮤지컬은 2~3년, 길어지면 4~5년 정도 제작기간이 소요되지만 원작이 있는 작품은 이보단 빨리 제작할 수 있어 제작비 경감 차원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만화로 잘 알려진 영심이를 내세운 이 캐릭터만 빌려와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로 주크박스 뮤지컬로 접근했다면 그 다음해 소개된 은 원작의 줄거리, 캐릭터 등을 활용하면서도 뮤지컬만의 재미를 덧붙여 호평을 받았다. 는 2008년 연말 가장 흥행한 작품으로 기록되며 원작 뮤지컬의 불을 당겨놓기도 했다. 줄거리 요약정리, 그 이상을 원해 하지만 원작에만 의지하고 새로운 접근을 하지 않는다면 관객들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키기란 불가능하다.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는 작품 컨셉트, 친숙한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 등, 원작 기반의 작품들이 취할 수 있는 강점은 꽤나 매력적이지만 이 좋은 재료를 잘 버무리지 못하면 뮤지컬만의 매력을 잃어버리기 쉽다. 2007년 동명의 드라마를 뮤지컬화 한 은 장대한 드라마를 2시간 무대에 무리하게 옮겼단 혹평을 들으며 다음 시즌에선 캐릭터 빼곤 모두 바꿔야했다. 줄거리 역시 드라마에서 탈피해 장금이의 요리보단 정치적 대립에 초점을 맞추고, 여주인공의 꿈과 사랑이라는 컨셉트만 그대로 유지했다. 이처럼 드라마나 영화를 무대에 옮기면서 ‘새로운 창작’이라는 개념에 충실하지 않는 한, 돌아오는 건 ‘원작보다 못하네’밖에 없다. 영화와 드라마와는 다른 재미를 원하는 관객들 역시, 줄거리 따라잡기에 급급한 숨가쁜 전개에 실망하며 돌아선다. 공연 관계자들은 “새롭게 창작한다는 의지 없이 원작에만 기대면 작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안일하게 접근하면 오히려 실패 확률이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11년 하반기, 드라마와 영화, 책(만화책 포함)을 원작으로 선보이고 있거나, 예정인 뮤지컬은 대략 10여 개. 연극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이 중 작품성으로 호평을 받거나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많지 않음을 생각하면 기대감은 높고, 만들기는 쉽지 않은 게 원작 기반 작품이란 걸 알 수 있다. 자체만으로도 이미 화려한 원석에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군더더기처럼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선 창작열과 아이디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언젠가 한국의 같은 작품이 나오기 위해선 더욱.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1.06.27 / 조회 1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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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노래로 퍼지는 감동”, <내 마음의 풍금>
“제 꿈은 뮤지컬배우였어요. 뮤지컬 앙상블부터 활동하다가 우연치 않게 리포터를 하게 됐고, 운 좋게 ‘남자의 자격’에 출연하게 됐어요. ‘방송 나오더니 갑자기 뮤지컬 주연하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그래도 제가 뮤지컬을 꿈꾸면서 노력했던 시간들이 있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요석 공주, 양선생님으로 공연장과 연습실을 오가는 선우의 요즘은 뮤지컬에 집중되어 있다. “ 요석공주로 첫 주연을 맡고 정말 부담감이 컸어요. ‘남자의 자격’ 넬라판타지아를 생각하고 오신 분들도 많았는데, 뮤지컬은 이야기와 노래, 다른 배우들과 함께 호흡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마음이 컸어요. 공연 중반이 넘어가는데도 아직도 떨려요.” 첫 주연작 로 활약하고 있는 선우는 오는 7월부터 무대에 오른다 “ 지명오디션 연락을 받고 “양선생님 역할이죠?”라고 물었더니 제작사분이 “아뇨, 홍연 역할인데요”라고 하는 거에요. 오디션장에 갔더니 오만석 연출님이 “모습이 딱 양 선생님인데?”라고 하시는 거에요. 맞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웃음) 일단 준비해온 홍연이를 해보라고 하셔서 키도 최대한 작아 보이게 하고, 최대한 어려 보이는 목소리와 얼굴로 홍연이를 연기했어요. 오디션 끝나고 연출님이 딱 한마디 하셨어요, “그래, 그래도 양선생님이네”라고. (웃음) “실제 성격은 털털한 홍연과 닮았다”는 선우는 커피와 샤갈을 좋아하는 청순가련형 양수정 선생님으로의 변신을 목전에 두고 한발자국씩 전진하는 중이다. “에 대한 오만석 연출님의 애착은 정말 남다른 것 같아요. 초연 때와는 다른 양선생님을 기대하고 계시니까 정말 열심히 해야죠. 양수정 선생님답게, 사랑스럽게, 하지만 똑같지 않게 풀어내는 게 숙제인 것 같아요. 의 주인공은 홍연이지만 이 작품의 애틋함을 살리는데 양선생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역할이잖아요, 양호선생님(웃음).” 뮤지컬 무대에서 중심을 잡아가고 있는 선우의 시작을 따라가다 보면 앙상블로 활약했던 권민재와 마주하게 된다. “성악과를 졸업하고, 성악을 계속 공부할 생각이었어요. 성악밖에 모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공연도 독창회, 오페라만 관람했었지 뮤지컬은 본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브로드웨이에서 을 보고 정말 한눈에 반했어요. ‘한국에서 뮤지컬을 하면 노래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그 때부터 꾸준히 뮤지컬을 보고, 오디션을 봤어요. 엠마로 오디션을 봤다가 앙상블로 발탁되고, 공개오디션 최종 단계에서 탈락하기도 했고…. 오디션을 보면서 좌절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이 절 일어서게 해 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하자, 더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저를 다질 수 있었거든요. ‘남자의 자격’은 저에게 큰 운이었다 생각해요. ‘방송하더니 갑자기 뮤지컬 주연하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제가 뮤지컬 무대에 서기까지 긴 과정이 있었다는 건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뮤지컬을 꿈꾸면서 노력했던 시간들이 정말 길었거든요.” ‘남자의 자격’을 통해 함께 주목을 받았던 최재림과는 성악과 출신 뮤지컬배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연기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최재림, 선우가 노래 부르는 건 봤는데, 연기는?’ 이라고 당연히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연기에 따라서 음악이 흘러가기 때문에 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서로를 격려해요. 사실, 그런 고민보다는 다른 이야기들을 더 많이 나누긴 하지만요.(웃음)” 선우에게 앙상블, 주연, 조연의 경계는 없다. “요즘도 노래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는 선우의 꿈은 내일도, 십 년 후에도 노래로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김선영 배우가 뿜어내는 카리스마를 가진 여배우가 되는 꿈. 그 뜨거운 꿈은 뮤지컬배우 선우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첫 뮤지컬이었던 을 보고 받았던 그 때 그 감동을 사람들에게 꼭 돌려주고 싶어요. 엠마도 정말 좋아해요. 오디션도 봤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어요. 또 떨어지면요? 또 오디션을 봐야지요. 꾸준히 도전 할거에요. 제 이름을 건 자선 콘서트도 열어서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도 주고 싶어요. 제 꿈이 이루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유명해져야겠죠?” 마음 따뜻한 배우, 선우. 그녀가 울리는 의 온기가 오는 7월 찾아온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5.25 / 조회 19,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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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임기홍, “뼛속부터 배우” 꼬리표를 달아주고 싶은 이유
성별, 국적, 나이 불문. 가발, 의상, 목소리 톤 조절만으로 수십 개의 역할을, 수시로 넘나든다. 에서 선보인, 선보이고 있는 역할이 마흔 개에 육박한다. “한 번 마주치면, 계속 주목할 수 밖에 없다”는 한 관객의 증언처럼, 그는 지독히도 끈질긴 ‘배우 생존력’으로 연말 뮤지컬 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있다. “, 스무 개 얼굴로” 팔색조 변신이 놀랍다고? ‘훗’하고 콧방귀를 날릴 수 밖에. 단 두 편의 공연에서 임기홍은 스물 다섯 개 역할을 넘나든다. 공연 오픈 전 월, 수, 금은 연습실, 화, 목은 연습실을 오가며 고군분투했다. 공연 날짜도 겹치는 이 기막힌 타이밍 앞에서( 11월 19일 개막, 11월 16일 개막), 요즘 임기홍의 정신상태는 그야말로 “여긴 어디, 난 누구?”다. “정신 없어요. 작품 두 개를 병행하는 게 이번이 처음인데(절레절레). 아닌 것 같아요, 정말 힘들고. 마음은 아닌데 몸이 먼저 에너지를 비축하는 것 같아요. 원래 연습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전담했는데, 요즘은 스스로도 그게 참 아쉬워요. 공연장에서 다 질러야지요, 뭐(웃음).” “이번에 꼭 같이 해야 한다”는 와 양쪽의 설득에 욕심 반, 의리 반으로 “두 개 작품 병행”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07년 출연했던 는 삼 년 만에 다시 선 무대다. “삼 년 만에 만난 은 ‘더 탄탄하게 변했구나’ 라는 느낌을 줬어요. 극 짜임새가 훨씬 좋아졌고, 스물 두 개의 역할로 변신하는 멀티맨은 더 바빠졌어요(웃음). 강남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대학로 소극장에서 느꼈던 의 아기자기한 맛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지만, 방진의, 이창용, 조강현 등 배우들끼리 호흡이 정말 좋아서 기대가 커요.” 말이 쉬워서 1인 22역이지, 러닝타임 동안 그는 초지일관 “똥줄 타는 마음”으로 백스테이지와 무대를 넘나들어야 한다. “공연도 공연인데, 저는 공연장 백스테이지를 꼭 공개하고 싶어요. 정말, 전쟁터가 따로 없어요. 전 퇴장과 동시에 옷을 벗어 던지고, 의상 스탭 세 명이 달라붙어서 갈아 입혀줘요. “이 옷이 아니잖아!” 하면서 여기저기서 소리 지르고! 어휴. 유리판을 만들어서, 이 장면들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웃음).” 배우들이 더 좋아하는, 배우 올해 초까지 무대에 올랐던 도 최신작이라고 안심할 수 없다. “바뀐 게 많아요. 하버드 법대 아랍왕자, 플랫 남편 등 기존의 역할에 세 개 정도가 더 추가됐어요. 도, 도 제가 바뀐 게 많다, 힘들다 푸념을 할 수 없는 게 감사한 일이잖아요, 제 능력을 높이 평가해주시고, 불러주신다는 게. 그걸 잘 알고 있으니까 열심히 하고 있죠.” 에 함께 출연했던 오만석은, “내가 주인공인데, 임기홍 배우가 더 재미있다”며 애교 있는 질투발언을 날렸고, 인터뷰 자리에서 만났던 라이언은 “임기홍 배우처럼, 열정적이고 재미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와 한번이라도 작업을 해본 동료들은 “배우 임기홍이 조금만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홍)지민 누나는 한국 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저를 일으켜 세웠잖아요(웃음), 좋은 사람들이에요. 사실, 저 그 때 연예인들이 하는 미용실에 가서 헤어랑 메이크업도 다 받았었거든요, 백화점가서 옷도 사고. 후보에 올랐는데 그냥 갈 순 없잖아요. 혹시 몰라서 ‘수상소감 할 때 누구에게 감사해야 하나’ 생각도 하고, 그랬어요(웃음).” 개그맨 공채 시험 탈락 “내 인생의 전화위복” 실제 성격이 궁금해서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었다는 기자의 말에, “경상도 출신의 무뚝뚝한 사나이”라는 한 줄 정리를 내놓는다. “그런데, 밖에만 나오면 확 변해요. 후배들하고도 격의 없이 잘 노는 스타일이에요. 삼 년 전에 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도, (김)재범이, (김)지현이랑 정말 한 가족처럼, 팀으로 재미있게 했었거든요. 지방공연 가서도 계속 붙어 다니면서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순 없다”로 다녔죠. 후배들이 남자, 여자 구분 없이 저를 ‘임기홍!’하면서 막 대하는 게 좀 문제긴 하지만(웃음).” 집 문턱만 넘어서면 발동되는 ‘분위기 메이커 본능’덕에 “개그맨을 해라”는 권유가 그를 따라 다녔다. 2002년, 위풍당당하게 KBS 공채 개그맨 시험에 응시했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개그맨 시험 탈락이 전화위복이 된 것 같아요. 정말 잘됐다고 생각해요, 그 때 저처럼 막 웃기려는 사람들은 다 떨어지고 섹시춤 추는 여자들은 다 붙었어요(웃음). “웃기기만 하자”로 살았다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 같아요.” 데뷔 십 년 차. 배우 임기홍은 ‘멀티맨’, ‘무대 위 감초’라는 꼬리표를 달고 배우인생 십 년을 내달려 왔다. 스포트라이트보다는 그 언저리, 절정의 사이와 사이에 나타나 분위기를 업 시키는 역할이었다. “처음 무대에 섰던 2001년에, 십 년 뒤 제 모습을 상상한 적이 있어요. 솔직히 지금 이 모습을 그렸던 건 아니지만, 좋아요. 십 년 후에도 지금처럼 천천히, 꾸준히 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십 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물어진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연극무대, 그리고 에 이어 창작초연 무대에서 한 호흡으로 내달릴 수 있는 ‘하나의 역할’을 맡고 싶다는 꿈. 배우 임기홍 앞에 놓여있는 앞으로의 십 년 목표다. 미친 존재감으로 객석을 사로잡는, 뼛속부터 배우인 임기홍의 ‘강남 공연장 종횡무진 활약상’은 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장소 협찬: 까페 지베르니
2010.11.17 / 조회 1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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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금> “끈끈한 인연으로 만든 시즌 3”
창작 뮤지컬 이 지난 19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프레스콜을 갖고 주요 장면을 공개와 스텝과 배우들의 인터뷰 시간을 마련했다. 시즌 3에 접어든 이번 무대에는 초연 배우로 열연했던 오만석이 연출로 나섰고, 강필석, 이지훈이 시골총각선생님 ‘강동수’로 분했다. 또한 160:1의 경쟁율을 뚫고 낙점된 정운선이 16살 늦깍이 초등학생 ‘홍연’ 역할로 뮤지컬 데뷔를 한다. 특히 이날에는 지난 2008년 초연무대에서 ‘강동수’를 연기했던 오만석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오만석은 이후 두 번째 연출작으로 을 선택하게 된 이유로 ‘인연’을 들었다. “2007년 드라마 ‘왕과 나’ 촬영 중 대본을 받고 읽자마자 출연을 약속했습니다. 제가 이러한 성향의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 이 작품과 끈끈한 인연도 느꼈어요. 두 번째 시즌에서는 관객으로 봤는데 제가 생각했던 이 작품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다고 생각 했어요.” 그는 이어 “이번 시즌은 동수와 홍연의 동반 성장 드라마가 될 것”이라며 “동수가 갓 부임한 어설픈 선생에서 정말 선생이 되고, 홍연이 진짜 아가씨가 돼가는 과정을 좀 더 디테일한 드라마로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종환 프로듀서는 오만석과의 오랜 인연과 에피소드를 밝혀 웃음을 자아 냈다. “2004년 초연 때 오만석씨가 본인이 생각했던 것 보다 비중이 작자 그만 두겠다고 한 적이 있어요. 새벽까지 술을 마시며 입장을 전달해 출연을 하겠다고 했는데, 다음 날 다시 못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 날엔 낮에 다시 술을 먹으면서 서로 조건을 제시했죠. 오만석씨가 그 날 연출을 맡겠다고 연출 계약서를 썼고, 그 종이는 지금도 가지고 있어요(웃음). 이번 오만석씨 무대는 기대가 크고,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에 처음 도전하는 강필석은 대본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한 사연을 밝혔다. “평소 김종헌 프로듀서와 오만석에 대한 신뢰로 도전하게 됐다”고 밝힌 그는, 그러나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 고생한 점을 말하기도. “초반에 연습할 때는 내가 이렇게 연기를 못했나 싶었어요.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들을 채워나가면서 지금은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1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여주인공으로 뽑힌 정운선은 이번 무대가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연습과정, 이런 기자간담회 등 모든 게 처음이다”면서 “꿈같고 두근거린다”고 밝혔다. 시즌 1에서 양수정역을 맡았던 임강희가 이번 무대에서 다시 서며 감회를 밝혔다. 그는 시즌1에서 함께 배우로 출연한 오만석에 대해 “함께 출연하면서 굉장히 자상하고 좋은 선배였다”며 “그런데 연출님으로는 악독해져서 어색했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은 2010년 1월 16일부터 2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프레스콜 이모저모 "모든 게 처음이에요" 홍연(정운선)의 이야기에 집중 집중 김재만의 재치에 웃음을 참지 못하는 배우들 동상이몽? 무슨 생각들이실까 강필석, 이런 모습 처음이야 다 함께 찰칵공연장면 아가씨 송정리 국민학교가 어디에요? 나보고 아가씨래!! 하늘을 나는 기분이란 이런 것 얘들아 선생님 말씀을 듣거라 양선생님이 주는 커피는 항상 맛있습니다 누구의 상상속 장면일까 웬일인지 어색한 두 사람 소풍 가서 생긴 일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_ 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1.21 / 조회 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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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금> 강필석, 이지훈, 총각 선생님이 된 현장
사범학교를 갓 졸업하고 송정리 마을로 처음 부임한 새내기 교사 강동수. 멋진 총각 선생님에게 ‘아가씨’로 불리고 첫사랑에 빠지는 16살 늦깍이 학생 홍연과 정겨운 송정리 마을 사람들. 풋풋한 첫사랑에 두근거리는 청춘들을 그리는 뮤지컬 이 올해로 세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2008년 초연 당시 강동수 역을 맡아 열연한 오만석이 연출로 나서 주목 받고 있다. 이후 두 번째 연출로 지난 시즌 보다 드라마적 요소를 섬세하게 다듬었다는 게 특징. 여기에 등에서 활약한 배우 강필석이 ‘강동수’역으로 새롭게 합류했고, 지난 시즌 활약한 이지훈도 다시 무대에 올라 업그레이드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송정리 마을의 구수함이 가득한 연습실에 플레이디비가 찾아가 보았다. 새로 부임한 새내기 교사 강동수(강필석) "나보고 아가씨래~" 최홍연(정운선) 한눈에 반한다는 건 이런 것 떠들썩한 송정리 마을 "제가 도와드릴까요?" 강동수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녀 양수정(임강희) 뭔가 고민이 있으신가? 학교 생활에 회의를 느끼는 강동수(이지훈) 아하하 한바탕 웃음으로~ 연출 오만석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_ 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1.08 / 조회 14,7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