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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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가 된 형제의 이야기, 김광보&고연옥 콤비의 <나는 형제다>
“서울시극단이라는 단체에서 연출가이기도 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을 때 작품으로 보여주는 것이 답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결정을 내렸을 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작품이 고연옥 작가의 작품이었다.”(김광보) 최근 서울시극단장에 취임한 김광보 연출이 서울시극단장으로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극 가 내달 개막을 앞두고 있다. 김광보 연출은 지난 2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의 일부 장면을 공개하며 4년 만에 고연옥 작가와 함께 작업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는 2013년 미국에서 일어난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이다. 당시 이 사건은 2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데다 체첸 출신의 이민자 형제가 용의자로 지목돼 큰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우리와 먼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점점 근거리에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고 집필 배경을 밝힌 고연옥 작가는 “당시 테러를 저지른 이들이 사회에 분노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나와 다른 이를 인정하고 이해하기보다 무시하고 배척하고 소외시키고 있다. 테러는 가장 무서운 범죄 중의 하나인데, 우리 사회도 어느새 곳곳에 그런 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성이 있다.”고 작품에 녹여내고자 한 문제의식을 설명한 고연옥 작가는 “이 연극의 등장인물을 통해 우리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극중 형을 맡은 이승주와 동생 역의 장석환을 비롯한 배우들은 이날 약 20분 가량 작품의 일부 장면을 선보였다. 작품 속 형제는 가난 속에서도 자녀들에게 튀지 말고 착하게 살 것을 강요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다. 운동 특기생으로 대학에 간 형과 공부를 잘해 의대에 진학한 동생은 부모님의 당부를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둘 다 쓰라린 좌절을 겪게 된다. 이날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후 이 형제의 이야기는 더욱 안타까운 상황으로 흘러간다. 부모마저 세상을 떠난 뒤 둘만 남은 형제는 자신들을 소외시킨 세상에 대한 분노로 극장에 폭탄을 설치하고, 의도치 않게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범죄자로서 죽음을 맞게 된다. 이번 연극은 총 스물 한 장면으로 구성됐다. 김광보 연출은 “고연옥 작가의 작품은 모든 언어가 은유적이어서 장면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그간 고 작가와 작업을 하면서 써왔던 무대적 기법이 있는데, 이번에는 가급적 기존의 기법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공간이 많이 바뀌어야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이라서 내가 했던 다른 작품보다는 무대 장치가 좀 더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연극에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상태를 표현하는 영상도 활용될 예정이다. 김광보 연출은 이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간략히 밝혔다. 서울시극단장으로 부임하는 3년의 임기 내에 정기공연 여섯 편을 직접 연출할 계획이라는 그는 “서울시극단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때에 따라 질책도 해 달라. 우리도 더 열심히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는 오는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8.21 / 조회 7,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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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극단, 김광보 연출의 <나는 형제다> 9월 공연
서울시극단이 오는 9월 연극 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극은 지난 6월 서울시극단 단장에 취임한 김광보 연출이 서울시극단에서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고연옥 작가가 2013년 보스톤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쓴 는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관에 폭탄을 설치해 테러리스트가 되는 형제의 모습은 사회적 약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만들어내는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다. 이번 연극에는 이창직, 강신구, 주성환, 김신기, 최나라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과 의 이승주, 객원배우 천정하, 김송일, 문호진과 김동석, 박진호, 신해은, 유미선, 장석환, 조용진, 허재용, 이지연, 정예림, 한정훈 등 서울시극단의 젊은 연수단원들이 출연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김광보 연출과 고연옥 작가가 4년 만에 콤비를 이뤄 선보일 연극 는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서울시극단 제공
2015.07.16 / 조회 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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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1! 12월 마지막 날 볼만한 추천공연은?
공연장마다 한 해를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송년 공연들이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송년음악회-아듀! 2011’를 준비했다. 세종문화예술회관에서도 2011년 마지막 날, 제야음악회 ‘프로포즈 2012’를 선보인다. 이색적인 공연을 원한다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명 추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도 주목할 만하다. 다양한 장르의 송년 공연들로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하는 의미 있는 마무리를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의정부예술의전당, ‘송년음악회-아듀! 2011’ 12월 31일 2011년의 마지막 밤, 지휘자 하성호가 이끄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송년음악회-아듀! 2011’가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대한민국 최초의 팝스오케스트라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함께하는 열린음악회(Crossover)를 선보이며,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바리톤 정경과 소프라노 성혜진의 협연으로 함께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비발디 ‘사계’ 중 ‘겨울’, 오페라 ‘카르멘’ 중 ‘투우사의 노래’, 푸치니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 등 친숙한 오페라 아리아를 들을 수 있다. 또한, ‘Hey Jude’, ‘Love me tender’, ‘All I ask of you’ 등 추억의 팝송도 선보인다. 세종문화예술회관, 제야음악회 ‘프로포즈 2012’ 2011년 마지막 밤을 위해 세종문화예술회관도 특별한 공연을 마련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열리는 제야음악회 ‘프로포즈 2012’는 매년 열리는 세종문화회관의 대표 레퍼토리 프로그램이다. 세종문화예술회관의 제야음악회는 클래식, 오페라, 재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왔다. 이번 공연에는 소프라노 신영옥, 팝페라 가수 카이 등이 ‘프로포즈’를 주제로 스토리를 엮어 전개한다. 특히 12월 31일의 오후 10시 30분 공연은 보신각 타종소리 생중계를 통해 특별한 새해맞이를 할 수 있다. 또한, 올해에는 늦은 저녁 공연 관람이 어려운 관객을 위해 12월 31일 오후 5시 공연이 추가된다. 대학로 예술극장, 연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아가서 크리스티의 연극이 2011년 마지막을 장식한다. 지난 22일부터 공연된 연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세계 3대 추리극 중의 하나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 작품이다. 연극은 초면의 남녀 10인이 초대받은 섬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과 충격적인 범인의 정체를 흥미롭게 그려낸다. 기발한 착상과 얽히고설킨 복선 등이 추리극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작품의 원작인 추리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 1억 부라는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대표작이다. 신호 연출이 맡은 이번 공연은 단순한 추리극을 넘어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원초적 질문으로 관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29 / 조회 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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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찾아온 추리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바위섬으로 초대받은 10명의 남녀, 그들의 범죄를 폭로하는 목소리, ‘열 꼬마 병정’의 노래에 따라 하나씩 죽어나가는 사람들과 살인마의 정체. 세계 3대 추리소설로 꼽히는 아가사 크리스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원작으로 한 연극 가 무대에 올랐다. 아가사 크리스티 특유의 촘촘한 구성의 매력과 서현철, 최원석, 주성환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흡이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각기 다른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 열 명의 남녀가 바위섬으로 초대되면서 시작되는 는 병정 인형과 함께 목숨을 잃기 시작하는 손님들의 이야기, 정체로 전개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추리극의 재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는 서울시극단이 청소년 연극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고자 준비한 청소년 연극 시리즈의 일환으로 에 이어 지난 22일 첫 공연을 시작했다. 공포감속에 드러나는 인간 본연의 심리와 신호 연출가는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살인게임을 무대에 올렸다”고 밝히며 “단순한 추리극을 넘어‘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원초적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평온한 휴식, 섬으로의 달콤한 초대"당신은 그 때, 그 사람을 죽였어요"우리 모두가 살인자라고?"우린 아니야!"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초대장을 받았어요""이건 청산가리 입니다, 이 남자는 죽었어요"하나씩, 없어지는 병정들한명씩, 죽는 사람들"이 곳을 나가는 배는 없습니다"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와 그 앞에 대처하는 우리, 나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는 오는 3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12.26 / 조회 12,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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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명작! 고전이 던지는 질문, <햄릿>
“21세기형 햄릿”을 외치는 박근형 연출, 서울시극단의 연극 이 무대에 올랐다. 컨테이너로 채워진 무대, 양복을 입은 새로운 햄릿을 만나볼 수 있는 2011 에서도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햄릿의 모습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표출되는 인간의 심리를 포착하고 있는 은 시대, 장소를 막론하고 대중들에게 메시 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는 대표 고전(古典) 작품이다. 박근형 연출가가 말하는 “광대들의 극중극을 통해서 햄릿이 확신을 갖는다는 것. 연극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결론을 도출하며 깨달음을 얻는 그 부분이 좋았다. ‘연극이 곧 시대의 거울’ 이라는 화두를 이 작품의 포인트로 삼고 싶다. 원작이 갖고 있는 뛰어난 극작술, 극의 구조, 그리고 아름다운 대사들 모두 좋지만 2011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동시대적 질문을 을 통해 던져보고 싶다.” 서울시극단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강신일, 이창직, 주성환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 과 함께 뮤지컬 황성대, 연극 서경화 등이 출연한다. 공연장면자신의 숙부와 결혼한 어머니! 아버지의 유령(주성환)과 마주한 햄릿(강신구)아버지의 억울함, 내가 풀겠어! 유랑극단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다아름다운 그녀, 오필리어(최나라)클로디오스(황성대), 어머니 거투르드(서경화)햄릿, 그의 운명은?고전이 던지는 질문, 연극 은 오는 4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4.12 / 조회 8,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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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삼촌> 70년대 서울에서 재탄생한 바냐 아저씨
강물 흐르는 소리, 상냥한 산들바람, 귀뚜라미 소리. 이웃들의 사랑방인 나무 아래 넓은 평상. 어느 시골의 한적한 모습이 아니다. 70년대 서울, 아직 섬으로 남아있던 잠실 어느 곳의 모습이다. 경제성장이라는 고속도로에 막 진입하면서 섬이었던 잠실이 개발되기 시작하는 그 즈음,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가족의 이야기가 막 개발이 시작된 잠실 한 복판에서 펼쳐진다. 농사 지으며 살아가는 순박한 노총각 순우와 그의 조카 지숙. 이들의 고요한 호수 같던 삶에 돌맹이 하나를 던지는 여자는, 지숙 아버지 최종길 제자이자 연인인 민정이다. 10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문학박사가 되어 돌아온 최종길과 민정은 이들의 조용한 일상에 파장을 몰고 온다. 낯익은 스토리다 싶다. 연극 은 안톤 체홉의 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19세기 말 러시아의 한적한 시골이 1970년대 서울로 변한 것을 제외하면 인물들의 갈등 구조는 똑같다. 다만 은 여기에 자연과 개발이라는 70년대 서울의 이슈를 녹여내 자연을 벗삼은 사람들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느끼는 혼란도 더불어 표현한다. 은 서울시 창작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오는 5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공사장에서 인부 한 명이 거의 죽어서 실려왔어요" 마을 의사 강석준 "석준아 이 강은 얼마나 흘렀던 강일까" 순박한 농우 순우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자랑스러운 사위 최종길과 애인 민다정 "우리 박사님 글이 신문에 났다네" 학식 있는 사위를 자랑스러워 하는 장모 "아버지 제발 부탁인데 짜증 좀 내지 마요" 집안 농사를 해나가는 딸 지숙 "미국에서 아파트 사셨나? 잘라구 누웠는데 위에서 누가 누워 있다고 생각해봐, 잠이 오겠어?" 민정을 짝사랑하는 순우 "지금 또 나 무시하는 거야? 나도 새마을청년회 꼬박 꼬박 나가요!" 묘한 기류가 흐르는 남녀 어색하거나, 분노하거나. 폭풍전야 그들이 떠나간 자리에 남은 것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04.23 / 조회 10,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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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삶을 이야기하다, 연극 ‘순우 삼촌’
'잠실이 섬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단장 김석만)이 ‘서울+기억’이라는 주제 하에 진행한 창작 작품 개발사업의 두 번째 연극 ‘순우 삼촌’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극단은 ‘변화와 도전’이라는 기치아래 대학로의 젊은 희곡작가, 연출가들과 창작 공동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창작시스템 구축을 시도했다. ‘서울+기억’ 창작시리즈1 작품으로는 연극 ‘순우 삼촌’ 외에도 ‘7인의 기억’이 있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그려낼 연극 ‘순우 삼촌’은 안톤 체호프의 ‘바냐 삼촌’을 모티브로 한다. 이 작품은 격변의 1970년대 잠실에 살았던 한 대가족의 서정적 와해를 다룬다. 공연관계자는 “바냐가 시공간을 초월해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듯, 평범한 주인공 순우의 모습들 역시 우리 시대의 자화상처럼 투영될 것이다”며 “연극 ‘순우 삼촌’은 잠실이 섬이었던 서울의 기억들과 함께 나무와 강을 의인화시킨다. 자연에 대한 시각으로 서울 시민, 한국인들의 집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더불어 연극 ‘순우 삼촌’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바람 한 번에 뿌리 채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관계자는 “개발과 성장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다. 하지만 서울이 개발되면 될수록 그들은 서울에서 밀려나게 된다. 거기서 찾게 되는 보전과 교감의 중요성을 ‘순우 삼촌’은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어느 순간 앞길을 잃고 멈춰진 상태라고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순우 가족의 삶을 보며 내가 꿈꿨던 삶은 어떤 것이었으며 나는 왜 그걸 추구하지 못하고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연극 ‘순우 삼촌’은 연극 ‘시동라사’, ‘죽도록 죽도록’ 등의 작가 김은성, 연극 ‘고요’, ‘시동라사’ 등의 전인철 연출이 함께한다. 배우로는 이두성, 강신구, 이정은, 윤상화, 주성환, 박지환, 박레지나, 연보라 등이 출연한다. 연극 ‘순우 삼촌’은 4월 22일부터 5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창작시리즈1의 또 다른 연극 ‘7인의 기억’은 4월 9일부터 18일까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31 / 조회 2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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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사드> 연출가 박근형
눈먼 전 처에게 용돈을 타 쓰는 하는 일 없는 아비와, 스물 두 살 고등학생 아들의 어두운 동거(청춘예찬), 구름 따라 떠돌기만 한 아버지의 운명(경숙이, 경숙아버지), 자살한 시아버지의 시신을 화장실에 방치한 채 노래방 도우미 생활을 계속하는 며느리와 영화 촬영에 바쁜 아들(너무 놀라지 마라) 등. 누구라도 거부하고픈, 하지만 존재함이 분명한 지금 이 시대의 가족 이야기를 더욱 강렬한 무대 위에 올렸던 극작가 이자 연출가 박근형이 로 다시 찾아온다. 다른 시대, 다른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얘기를 하고자 한다’는 그에게 박근형이 바라보는 세상과 무대 풍경을 물었다. 마라, 사드_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이들과의 만남 연극 와 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작품이다. 고양에서 공연 예정인 과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열리는 제1회 정보연극전 첫 작품 등 재공연 작까지 포함하면 2009년 상반기가 채워지기도 전에 그의 작품 다섯 편이 무대에 서는 셈이다. “는 작년에 생각했던 것을 올해 정리해서 공연했던 거고, 야 워낙 텍스트가 좋아서 거의 배우들이 알아서 해주셨지, 연출이 할 게 별로 없었어요. 이 작품은 작년부터 이야기가 되었고, 올 초부터 준비가 들어갔죠.” 국내 첫 라이선스 작으로 설 연극 연습에 한창인 연출가 박근형은 오히려 여유로웠다. 화가이자, 영화감독, 극작가인 페터 바이스의 대표작인 에서는 프랑스 혁명기를 산 극단적 혁명가 장 폴 마라의 암살을, 한 요양병원의 환자들이 재현하고 있다. 1964년 세계 초연 이후 독일 연극의 결정적 순간으로 평가되기도 하는 작품이다. “작품이 워낙 어렵고 등장인물도 많고, 또 제작비도 그렇고.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들었는데 저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던 작품이었죠.” 프랑스 혁명 전후의 흐름과 사드 후작 등 우리에게 낯선 인물과 배경은 조금 정리를 했다지만, 총 40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큰 무대를 만듦에, 성급한 가감 보다는 원작의 큰 줄기를 따라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들’이라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음을 강조한다. “2009년 한국이 맞이한 혼란스러운 상황.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인 과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이 작품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의가 있을 것 같아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충분할 것 같아, 감히 도전했죠.” 가족, 세상의 축소판 “혁명이란 무엇이냐, 사는 것은 무엇이냐. 뭐랄까, 의미심장한 논쟁 장면들이 많긴 하죠.” ‘이 작품도 무겁다’는 것이 서두였다. 밝고 흥겨운 작품 보다는 사회의 어둡고 뒤틀린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그의 작품을 두고 ‘불편하다’는 관객들도 더러 있다. 지난 작인 의 경우, ‘막장 오브 더 막장 가족’이라는 수식어가 ‘탄탄하게 관객을 탄식케 하는 작품’이라는 말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일부러 어두운 이야기를 해야지, 가족 이야기를 해야지, 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연극을 하기 위해 이야기를 꾸미는데 제게 가장 잘 어울리고 소박한, 최소한의 장치가 가족인 것 같아요. 어떤 한 가족만의 이야기인 듯 하지만, 그들이 담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되었으면, 또 사회의 축소판이었으면 좋고요.” 실향민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것이냐 물으니 “크게 부유하진 않았지만, 제법 넉넉히 자랐다”고 웃는다. “부모님과 나이차가 많아 자라면서 대화가 없긴 했었다”는 그는 다 자란 후 듣게 된 부모님 삶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욱 가슴에 콕콕 박혀져 작품에 들어오기도 한단다. 자기의 옷을 입고, 자기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1999년 박근형이 극작가이자 연출가로서 과 함께 연극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후 그는 (2000), (2004), (2005), (2006), (2007), (2008) 등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자신의 색으로 세워내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당시 장충동에 있던 연극촌에 배우로 들어간 후 극단 76으로 이어지는 그의 연극 생활을 이유로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본능적이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극작’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글에 대한 두려움도 많았지만 지금은 별로 없어요. 그렇지만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떻게 그것을 표현해야 하나’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해요. 이제는 학교에 다니면서(그는 지금 서울산업대학 대학원 휴학중이다) 글쓰기의 질서라든가, 막연히 알았던 것들의 체계를 알게 되었지만 극작에 있어 차이는 없어요. 저는 문학을 하고자 했던 게 아니라 연극을 하기 위해서 말을 썼던 거죠. 말과 상황을 쓴 것이지, 정제된 글을 희곡에 옮기고 싶진 않아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걸러진 말을 안 쓰거든요.” 배우 박해일을 아들 역으로 두고 쓴 을 비롯해 실제 배우의 화술을 십분 고려한 대처법으로 ‘꺽꺽이’라는 기발한 캐릭터를 낳은 등 있는 그대로의 배우들 모습을 담으려는 그의 특기는 본 공연 직전까지 대본에 ‘완성’이라는 도장을 찍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어떤 배우든, 그 배우가 제일 편한 상태에서 잘하길 원해요. 물론 과정의 고통도 있고,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남의 옷 속에 들어가는 것 보다, 자기 옷을 입길 원하죠. 특히 제가 쓴 작품일 때에는 미리 써 둔 글 보다 배우들의 말이 맞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자기 호흡으로 자기 말 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는 박근형이기에 박해일, 김영필, 고수희, 주인영 등 그가 이끄는 극단 골목길에 몸 담았던 배우들은 거칠고도 호소력이 크다. “이번 작품에도 나오는, 우리 극단에 다리를 저는 친구가 있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대사도잘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개성 있는 친구죠. “너, 연극해라, 배우 해라” 제가 그랬어요.” 누군가를 흔드는, 달콤하지 않은 이야기 힘든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한 환상의 장소가 공연장이 되기도 한다. 정신 없이 웃고 즐기는 약 두 시간이 고통을 잊게 하는 순간진통제가 되는 것이 사실. 그렇기에 오히려 감추고픈, 치부를 드러내는 듯한 그의 전편들을 두고 그 자신은 ‘소수가 보는 작품’이라고 했다. “관객은 다양하죠. 코미디든 뮤지컬이든, 혹은 어떤 배우든, 좋아하는 것을 보러 가면 됩니다. 근데 달콤하게, 데이트도 하고, 맥주도 한잔 하면서 “정말 예쁘지 않니?”하는 연극은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 반대되는 연극도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관한. 물론 사람들이 싫어할 정도로 직설적인 것이 있을 수도 있고, 풍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자본의 논리를 큰 기준으로 돌아가는 현 연극의 흐름에도 그는 역력한 안타까움을 표한다. “어떤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느냐, 어떤 배우가 나왔으면 좋겠냐고 관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그렇게 만드는 작품도 있잖아요. 그리고 공연이 끝나면 결산도 하고요. 세상이 지금 산업과 자본의 논리로 가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안 그런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좀 작품이 실패하더라도 막 해 봐야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창조적인 무언가가 나오는 거 아닐까요.” 자신의 작품과 연극 작업을 통해 스스로와 모두에게 바라고 기대하는 또 한가지는 연극의 사회적 역할이다. “옛날에는 연극이 가진 사회적인 파급력이 굉장히 강했는데 지금은 반신반의에요. 하나의 작품이 세상을 바꾸기에는 연극 자체가 너무 미약해졌지요. 우리 세상살이의 문화 중에서도 너무 외소해졌거든요. 연극이 사회를 직접 흔들 수는 없지만, 그 연극을 보는 이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연극을 본 몇몇 사람들을 변화시키면 그들이 꼭 연극이 아니라 차후 어떤 작업을 통해서도 세상을 바꾸는 밀알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는 온순하고 부드럽게 말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지와 뜻은 곧고도 강했다. 그는 분명 투철한 사회혁명가는 아니다. “, 정말로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면, 게으르거나 또 다른 이유 때문에 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지는 않겠죠, 짝사랑이라도 하든가 그 사람 생각을 계속 하게 되잖아요. 진짜로 좋아한다면 무엇이 되었든 그걸 어떻게 포기하겠어요”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본연의 목소리로 표하며 ‘그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하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한 한 정직한 사람으로 인터뷰를 마친 후 뒤돌아 섰다. 조용한 그의 발걸음은 변함없이 수십 명의 배우들이 뒤엉켜 말하고 노래하며 움직이는 연습실로 향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5.18 / 조회 14,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