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
김광보 연출 신작, 연극 ‘물고기 인간’ 연습 현장 공개
연극 ‘물고기 인간(魚人)’이 11월 1일 개막을 앞두고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연습 현장은 ‘낚시의 신’역의 강신구 배우와 ‘위씨 영감’역의 박완규 배우가 주고받는 대사들은 작품의 긴장과 위트를 넘나들며 작품의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작품에서 중요한 소재인 ‘물고기’를 몸으로 연기하는 박진호 배우의 움직임은 작품에 역동성을 한층 더했다. 박진호 배우는 앞서 서울시극단의 창작극 ‘함익’에서 원숭이 ‘햄릿’ 역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바 있어 이번 작품에서 분하는 물고기 역 역시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작품은 2018년 ‘제1회 중국희곡 낭독공연’을 통해 중국 극작가 궈스싱(?士行)의 데뷔작이다. 궈스싱은 중국 대표 극작가 중 한 명으로 중국인의 취미인 낚시, 바둑, 새 기르기를 소재로 한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북방 호수에서 열리는 낚시대회를 배경으로 물고기를 잡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대결을 우화적으로 표현하며 우리가 믿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돌아보게 한다. 박상봉 무대 디자이너는 “약 15m가 넘는 무대를 넓은 낚시터로 표현할 예정이다. 무대를 이동식 바닥으로 설치하여 장면마다 호숫가와 낚시터를 다르게 구성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을 다양하게 그려냈다.”라고 밝혔다. 또한, 윤현종 음악감독은 “작품의 우화적인 표현을 더 해주기 위해 중국 악기를 비롯한 다양한 악기를 직접 연주하며 라이브 음악으로 극의 생동감을 더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연극 ‘물고기 인간’은 11월 1일부터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서울시극단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9.10.23 / 조회 2,292
-
최나라, 오종혁, 조상웅 등 출연하는 연극 ‘함익’ 연습현장 공개
오는 4월 12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서울시극단 '함익' 이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고전 '햄릿'을 재창작한 '함익'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이 시대의 왕국에서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며 진실한 관계와 사랑을 원하는 함익을 중심으로 함익의 분신인 익과 내면을 흔드는 연우를 통해 변화하는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품이다.
김광보 연출은 “2015년 서울시극단 단장으로 부임하면서 김은성 작가와의 작업을 라인업으로 짰고 그 작품이 '함익'이었다. 줄리엣을 꿈꾸는 햄릿이라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초연 때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3년 동안 많은 분들이 앙코르 요청을 했는데, 이렇게 다시 올리게 되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 연출은 "절제되고 차가운 연극, 그래도 유머를 잃지 않는 극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다시 무대에 올리는 만큼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관객들에게 전했다.
김은성 작가는 “원작에서 ‘햄릿’은 인간이 가질법한 모든 고민을 다 짊어진 비극의 주인공이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로 상징되는 원작의 무거움을 깨고 싶었다. 겉은 남성적이지만 그 심리는 매우 여성적이라고 느꼈다. '함익'은 ‘햄릿’이 가졌을 법한 이면의 심리를 드러냈다”며 작품을 소개했다. 김 작가는 “부족한 희곡이지만 배우들의 열연으로 초연 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도 역시 재미있게 잘 올라갈 것 같다”고 밝혔다.
연극 '함익'은 4월 12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2019.04.01 / 조회 5,045
-
세종S씨어터 개관기념작, 서울시극단 ‘사막 속의 흰개미’ 오는 11월 개막
서울시극단이 창작극 '사막 속의 흰개미'를 오는 11월 세종S씨어터 개관작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지난 11월 ‘2018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창작대본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된 황정은 작가의 창작극이다. 황 작가는 2017년 연극 '오리온'을 시작으로 2017년 음악극 '멘탈 트래블러', 연극 '미녀와 야수'의 각색과 2017년 연극 '생각보다 괜찮은', '우리는 처음 만났거나 너무 오래 알았다'를 집필한 바 있다.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는 흰개미 떼의 서식지가 되어버린 100년 된 고택을 배경으로, 미스터리한 자연현상에 의해 무너져가는 집의 실체와 이를 감추려는 사람들의 팽팽한 긴장감을 파고드는 작품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메말라가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고택의 주인이자 대형교회 목사인 석필은 이 집의 미스터리한 현상이 흰개미 떼의 페어리 서클(fairy-circle, 아프리카 사막에서 발견되는 둥근 원)이라며 집안을 살피는 곤충 연구원 에밀리아를 만난다. 죽은 아버지 공태식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석필에게 묘령의 여인 지한이 찾아오고, 되돌릴 수 없는 15년 전 그날의 이야기가 밝혀진다.
서울시극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김광보가 연출로 나서며, '옥상 밭 고추는 왜'로 한국문화공간상 무대디자인부문을 수상한 박상봉 디자이너가 무대를 맡아 무너져가는 고택의 공간과 분위기를 사실감 있게 만들어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일 예정이다.
고택의 주인 공석필 역은 뛰어난 김주완, 이를 파헤치는 에밀리아 피셔 역은 최나라. 석필의 아버지 공태식 역은 강신구가, 어머니 윤현숙 역은 백지원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묘령의 여인 임지한 역은 황선화가, 문화재연구소의 총괄 관리감독 팀장 노윤재 역에는 한동규가, 그리고 문화재연구소 인턴사원은 신예 배우 경지은이 맡았다.
'사막 속의 흰개미'는 오는 11월 9일부터 25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에 개관하는 세종S씨어터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다양한 예술작품의 기획과 제작이 가능한 300석 규모의 블랙박스형 공연장으로 10월 18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2018.10.11 / 조회 3,584
-
연극판 콤비 김광보·고연옥 '왕위 주장자들' 온다
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 기념작품
번역 김미혜·각색 고연옥·연출 김광보
3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개막연극 ‘왕위 주장자들’ 포스터(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작가 고연옥(46)과 연출가 김광보(53·서울시극단 단장) 콤비가 다시 한번 뭉쳤다. 두 사람은 헨리크 입센의 ‘왕위 주장자들’에서 각각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이번 작품은 서울시극단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2017년 시즌 첫 작품으로 오는 31일부터 4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노르웨이의 국민 작가, 근대극의 아버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헨리크 입센의 5막 대작이다. 인물들 사이의 의심과 믿음, 자기 확신 등이 일으키는 왕위에 대한 욕망을 그린다. 1863년에 쓰인 이후 154년 만에 국내 초연하는 작품이라 주목할 만하다. 국내 유일의 헨리크 입센 연구자이자 전문가인 김미혜 한양대 명예교수가 번역을 맡았으며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홍문기 의상, 정윤정 소품, 금배섭 안무, 이국호 무술 등 국내 최정상 제작팀이 의기투합했다. 끊임없는 욕망의 끝을 보여주는 스쿨레 백작은 유성주 배우가 열연한다. 호콘왕과 스쿨레백작 사이를 오가며 둘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인물인 니콜라스 주교는 유연수가, 자신의 소명을 확신하며 권력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는 호콘 왕은 김주헌이 맡아 밀도 있는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창직, 최나라, 이지연 등 서울시극단 정단원들과 연수단원, 김현, 문호진 등 실력파 배우 총 23명이 출연한다.서울시극단 측은 “13세기 노르웨이가 배경이지만 역사적 맥락 보다는 인간의 심리 변화와 방황을 주로 다루며 현대적이고 모던한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이다.김광보 연출과 고연옥 극작가는 17년지기다. 2001년 연극 ‘인류 최초의 키스’로 처음 호흡을 맞춘 뒤 지금까지 무려 19편을 같이 제작하고 있다. ‘웃어라 무덤아’(2003), ‘발자국 안에서’(2007), ‘주인이 오셨다’(2011), ‘나는 형제다’(2015) 등 사회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문제작으로 평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3.07 / 조회 2,921
-
살았나 죽었나…햄릿으로 태어난 여자의 고뇌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함익'
작가 김은성 & 배우 최나라 인터뷰
셰익스피어 '햄릿' 현대적 각색
복수심 멍든 고독한 여자 햄릿 만들어
김은성 "햄릿의 여성성에 주목"
최나라 "복잡한 심리연기 어렵더라"
30일~10월16일 세종문화회...서울시극단 ‘함익’의 작가 김은성(왼쪽)과 주역배우 최나라는 함께 작업하는 게 처음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김 작가는 “연습하는 모습만 봐도 방향을 잘 잡아가는 것 같아 안심이 된다”며 만족감을 표했고, 최나라는 “여자 주인공의 이름이 곧 극의 제목인 작품에서 언제 또 주인공을 해보겠나 싶어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작가로서 욕심이 생기는 배우다. 전작 ‘헨리 4세’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를 보여줘 걱정보단 기대가 컸다”(작가 김은성). “작품에 워낙 애정을 많이 쏟는 작가다. 그의 작품 ‘함익’을 연기한다는 게 영광이다”(배우 최나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햄릿’은 현대인 지금까지도 세계서 가장 많이 공연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세계적으로 다양한 버전의 햄릿이 관객과 만나고 있다. 국내만 해도 최근까지 유인촌·박정자·손숙 등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한 원로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햄릿’을 비롯해 배우 김강우의 첫 연극도전으로 기대를 모았던 ‘햄릿: 더 플레이’가 무대에 올랐다. 수많은 버전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작품이 있다. 가혹한 운명 속에서 고뇌하는 덴마크 왕자 ‘햄릿’을 현대판 여성으로 재창작해 선보이는 서울시극단의 ‘함익’(30일~10월 1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출 김광보)이다. 연극 ‘달나라 연속극’ ‘뻘’ 등 고전희곡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하며 ‘재창작의 귀재’로 불리는 작가 김은성(39)이 각색을,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단원 최나라(36)가 함익 역을 맡았다. 김 작가는 “원작을 읽으면서 햄릿이 겉으로는 남성적이지만 심리가 매우 여성적으로 느껴졌다”며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살아있는가 죽어있는가’의 문제로 봤다”고 각색의도를 설명했다. △ 현대판 ‘여자 햄릿’의 탄생 ‘함익’은 명작 ‘햄릿’에서 비롯했지만 전혀 새로운 햄릿에 대한 이야기다. 기본적인 가족구도와 인물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성격과 역할을 새롭게 창조해냈다. 재벌 2세이자 대학교수로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함익의 내면은 고독한 복수심으로 병들어 있다. 사람과 만나는 방법, 진솔한 인간관계를 가지지 못하고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하지만 연극청년 연우를 만나게 되면서 고독한 내면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김 작가는 “햄릿의 심리에 주목하자 여성성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모든 걸 다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복수심으로 멍들어 있는 재벌 2세의 전문직 여성을 떠올리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극단 ‘함익’의 연습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그동안 여러 작품을 만나왔지만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각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작가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연출가에게 인기가 많지만 작가가 많이 손대는 작품은 아니다. 그만큼 작품 자체가 완벽하기 때문”이라며 “햄릿이 가지고 있는 진짜 매력은 인간적 문제를 들여다본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재벌 2세를 내세웠지만 자본주의적인 구조를 들여다보기보다 내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극 중 인물을 보면서 ‘저 사람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보다 희한하게 내 자신의 어떤 모습과 만나게 된다. 아마도 우리 모두에게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이 되고 싶었던 여자함익은 복잡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다. 현 시대의 왕국에서 햄릿으로 태어났지만 진솔한 인간관계와 인간미를 가지고자 ‘줄리엣’을 꿈꾼다. 함익의 그런 모습은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나라는 “공연에 앞서 작가가 영화 ‘폭스캐처’와 ‘피아니스트’를 보라고 추천했다”며 “줄리엣이 되고 싶어하는 여자의 심정을 연기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서울시극단 ‘함익’의 작가 김은성(왼쪽)과 배우 최나라(사진=방인권 기자).최나라는 함익을 ‘순간의 기로에 서 있는 사람’으로 소개했다. 고독과 외로움 속에 아픔과 분노·사랑·후회 등의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아픔을 연기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동안 여러 배역을 만났지만 응어리진 마음을 연기로 표현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 함익의 시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가다 보니 편하게 웃지도 못했다. 잠깐 정신줄을 놓으면 그다음 정서로 바로 이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복잡한 심리를 끌고 가는 게 어렵더라. ‘타이틀롤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를 체감하고 있다. 하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익을 통해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현대인 모두가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복수든 아픔이든 드러내진 않지만 속으론 곪은 게 많다는 얘기다. 극 중 ‘누구에게나 고민이 있지만 해결하기가 힘들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고독한 거다’란 대사가 있다. 함익 역시 외로운 사람이고 현대인의 심리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 부제 ‘거지들의 비극’…“마음의 목소리 듣는 계기 되길”원작 ‘햄릿’은 잘 알려진 바대로 근원적인 삶의 가치에 대해 심오하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김 작가는 원작이 의도한 대로 공연을 본 관객들이 한번쯤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란다. 그래서 정한 작품의 부제는 ‘거지들의 비극’. 작품 속 인물이 가진 배경과 처지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 작가는 “자본주의의의 공고한 질서 속에서 현대를 사는 구성원 각자에게 어쩔 수 없이 생길 수밖에 없는 균열로 스며드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최나라는 “내가 정말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 주체성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서울시극단 ‘함익’의 작가 김은성(왼쪽)과 배우 최나라(사진=방인권 기자).서울시극단 ‘함익’의 연습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27 / 조회 3,021
-
"현대판 '여성 햄릿'의 탄생"…서울시극단의 새로운 도전
서울시극단 창작극 '함익'
김광보 예술감독·김은성 작가 협업
김 작가 "숨겨진 햄릿의 심리에 주목"
최나라·윤나무·이지연 등 출연
9월 30~10월 1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연극 ‘함익’의 시연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원작에 써 있지 않은 햄릿의 마음을 따라가다보니 ‘여자 햄릿’이 탄생하게 됐다.”2016년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인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과 ‘재창작의 귀재’로 불리는 김은성 작가가 현대판 ‘햄릿’을 선보인다. 오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첫선을 보이는 창작극 ‘함익’을 통해서다. 인류 최고의 비극인 셰익스피어 ‘햄릿’에 내재된 심리적 고독을 바탕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김은성 작가(사진=세종문화회관).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내 서울시극단 연습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은성 작가는 “셰익스피어 희곡 중 가장 웅장한 서사를 2016년 한국에 대입시켜 봤다”며 “거대한 복수 드라마 뒤에 숨겨진 햄릿의 심리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함익’은 명작 ‘햄릿’에서 비롯됐지만 전혀 새로운 햄릿에 대한 이야기다. 햄릿의 섬세한 여성성에 주목해 2016년 현재를 살아가는 ‘여자 햄릿’인 ‘함익’을 만들어냈다. 기본적인 가족구도와 인물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성격과 역할을 새롭게 창조했다. 재벌 2세이자 대학교수로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함익의 내면은 고독한 복수심으로 병들어 있다. 사람과 만나는 방법, 진솔한 인간관계를 가지지 못하고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하지만 연극청년 연우를 만나게되면서 고독한 내면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이 시대 왕국에서 햄릿으로 태어났지만 진솔한 인간관계와 인간미를 가지고자 ‘줄리엣’을 꿈꾸는 함익의 모습은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함익 역은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단원 최나라가 맡았고, 연우 역으로 배우 윤나무가 합류했다. 지난해 7년 만에 모집한 신입 단원 오디션에서 5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입단원으로 합류한 신예 이지연이 ‘함익의 분신’ 역을 맡아 열연한다. 최나라는 “누구나 고독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며 “관계의 결여에서 비롯된 아픔을 가지고 있는 함익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연극 ‘함익’의 시연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연극 ‘함익’의 시연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연극 ‘함익’의 시연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08 / 조회 2,365
-
윤나무, 서울시극단 창작극 '함익' 합류
여교수 '함익' 흔드는 연극청년 역
9월 30~10월 16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배우 윤나무(사진=SM C&C).[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배우 윤나무가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서울시극단의 창작극 ‘함익’에 합류한다. 윤나무는 최근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킬 미 나우’ ‘로기수’ 등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극중 주인공인 여교수 ‘함익’의 고독한 내면을 흔드는 연극청년 ‘연우’ 역으로 분한다. 윤나무는 “기대되는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다”며 “연우의 젊음과 순수함, 열정을 진솔하게 연기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인공 ‘함익’ 역은 서울시극단의 실력파 단원 최나라가 맡았다. 지난해 7년 만에 모집한 신입단원 오디션에서 5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시극단 신입단원으로 새로이 합류한 이지연이 함익 내면의 또 다른 함익인 ‘함익의 분신’ 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8.23 / 조회 1,518
-
달라진 '햄릿'…김광보 연출의 '함익'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창작극
9월 30일~10월 16일 세종M씨어터
‘재창작 귀재’ 김은성 작가 만남
남성적 복수극 뒤 여성성에 주목[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남성적인 복수극 뒤에 숨어있는 햄릿의 섬세한 여성성에 주목한다. 셰익스피어의 명작 ‘햄릿’이 서울시극단을 만나 변모한다.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엠(M)씨어터에서 창작극 ‘함익’을 선보인다. 올해 관객과 평단의 기대를 받고 있는 창작극 ‘함익’은 서울시극단의 예술감독이자 2016년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김광보 연출과 ‘달나라 연속극’, ‘로풍찬 유랑극단’, ‘뻘’ 등 고전희곡의 한국적 재해석으로 ‘재창작의 귀재’라고 불리는 김은성 작가의 만남으로 더욱 주목받는다.인류 최고의 비극인 셰익스피어 ‘햄릿’의 심리적 고독에 주목해 그의 섬세한 심리와 그에 내재된 여성성을 중심으로 재창작된 것이 특징이다. 이 작품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고독을 만나게 하며 관객들에게 전혀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햄릿’을 내놓는다.주인공 ‘함익’ 역은 최나라가, ‘함익의 분신’ 역은 이지연이 맡아 열연한다. 2016년 서울시극단의 시즌단원과 연수단원 등 총 25명의 배우들이 원숙하고 섬세한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창작극 ‘함익’은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세종문화티켓과 인터파크를 통해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이다. 자세한 내용은 문의(02-399-1794) 하면 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8.22 / 조회 1,519
-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여자” 창작극 ‘함익’
서울시극단은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창작극 ‘함익’을 선보인다.창작극 ‘함익’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의 심리와 고독, 그리고 남성적인 복수극 뒤에 숨어있는 ‘햄릿’의 섬세한 여성성에 주목한다. 주인공 ‘함익’은 재벌 2세이자 대학교수로 완벽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다. ‘함익’은 연극청년 연우를 만나게 되고 내면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작품은 2016년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인 서울시극단 김광보 예술감독이 연출에 나선다. 주인공 ‘함익’ 역은 최나라, 이지연이 분한다. 창작극 ‘함익’은 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_세종문화회관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8.18 / 조회 1,517
-
김광보표 '헨리4세'…폴스타프 일등공신
귀에 꽂히는 言, 배꼽잡는 풍자의 힘
서울시극단 2002년 초연후 14년만 무대
셰익스피어 원작·김광보 연출 맡아
이야기꾼 오세혁 맛깔나는 각색
풍자 대사·칼싸움 액션 볼만
'재밌다' '너무 웃겨' 관객 '호평'서울시극단이 14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헨리4세 파트 1·2-왕자와 폴스타프’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폴스타프 너무 웃겨.” “대사 맛깔나더라.” “오랜만에 크게 웃었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극장 문을 나서면서 작품에 대해 한마디씩 보태기 시작했다. 관객으로부터 칭찬 일색의 호평을 받은 작품은 서울시극단의 ‘헨리4세 파트 1·2-왕자와 폴스타프’다. 극작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 기념작이자 서울시극단의 2016년 시즌 첫 번째 공연으로 14년 만에 올리는 작품이다. ‘단어로 만든 음악’이란 극찬이 나올 만큼 수려한 대사는 물론이고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까지 곁들여 셰익스피어의 대표 사극으로 꼽힌다. 헨리4세(1366~1413)가 리처드2세를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뒤 벌어지는 혼란기가 배경이다. 사실 헨리4세는 피비린내나는 권력다툼의 중심축에 서기보다 방탕한 생활로 일관하지만 왕좌에 대한 욕망을 지닌 헨리4세 아들 헨리왕자(이후 헨리5세)와 궤변가 폴스타프가 벌이는 희극적 장면 덕에 인기를 끈 작품이다. 폴스타프 역 이창직 배우.2002년 초연 당시 객원 연출을 맡았던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 이번에도 연출을 맡았다. 2010년 부산시립극단 감독 시절 공연한 것까지 포함하면 이번이 세 번째다. 김 감독은 “셰익스피어 작품은 보물단지다. 어느 시대든 동시대성을 띤다. 이번 작품은 권력이란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을 다룬다. 지금 다시 공연하는 것이 시의절적하다고 봤다”고 귀띔했다. 원작대로라면 러닝타임이 5시간을 훌쩍 넘지만 이를 약 2시간 30분으로 줄였다. 유려하면서도 재치 있는 대사와 따뜻한 웃음이 장기인 차세대 이야기꾼 오세혁 극작가가 각색했다. 역시 백미는 귀에 착착 감기는 맛깔나는 대사다. 본래 만든 구성에 지금 시대에 맞게 말을 다듬었다고 했다. “11명 중 15명을 해치웠지” “광대랑 전쟁이 무슨 상관이야. 귀족이 왕이 되거나, 왕이 귀족이 되거나. 백성은 그대로. 거지는 거지” 등 지루할 틈이 없다. 서울시극단의 배우 이창직이 초연에 이어 ‘폴스타프’ 역을, 연극 ‘레드’로 주목받은 신예 박정복이 ‘헨리왕자’를 연기한다. 폴스타프는 시민권력을 대표하는 특유의 기지와 말재간이 뛰어난 인물로, 허풍쟁이지만 재치 있고 호색하지만 사랑스럽게 그려진다. 김 연출은 이 배우를 두고 “우스갯소리를 하자면 이만한 풍채를 가진 배우가 없다”며 “폴스타프의 풍자적인 면모는 이창직 배우의 일상이다. 시의적절하게 풍자성을 활용하는 배우다. 천상 타고난 폴스타프”라고 소개했다. 무협영화와 흡사한, 떼지어 칼싸움을 벌이는 격투장면도 볼거리다. 시종일관 웃게 되지만 풍자 속 대사가 귀와 가슴에 꽂히면서 결국 권력이 뭔지 되묻게 된다. 폴스타프의 ‘명언’은 지금도 유효하다. “명예는 죽은 자가 느낄 수 없다. 죽은 놈에게는 죽은 명예가 반긴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인간에게는 명예도 살아있는가. 없다. 그래서 나는 명예가 반갑지 않다. 명예는 묘비명이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14일까지. 서울시극단이 14년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헨리4세 파트 1·2-왕자와 폴스타프’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04 / 조회 5,001
-
테러리스트가 된 형제의 이야기, 김광보&고연옥 콤비의 <나는 형제다>
“서울시극단이라는 단체에서 연출가이기도 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을 때 작품으로 보여주는 것이 답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결정을 내렸을 때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작품이 고연옥 작가의 작품이었다.”(김광보) 최근 서울시극단장에 취임한 김광보 연출이 서울시극단장으로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연극 가 내달 개막을 앞두고 있다. 김광보 연출은 지난 2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의 일부 장면을 공개하며 4년 만에 고연옥 작가와 함께 작업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는 2013년 미국에서 일어난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이다. 당시 이 사건은 2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데다 체첸 출신의 이민자 형제가 용의자로 지목돼 큰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우리와 먼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점점 근거리에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고 집필 배경을 밝힌 고연옥 작가는 “당시 테러를 저지른 이들이 사회에 분노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나와 다른 이를 인정하고 이해하기보다 무시하고 배척하고 소외시키고 있다. 테러는 가장 무서운 범죄 중의 하나인데, 우리 사회도 어느새 곳곳에 그런 폭탄을 안고 있는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회복해야 할 인간성이 있다.”고 작품에 녹여내고자 한 문제의식을 설명한 고연옥 작가는 “이 연극의 등장인물을 통해 우리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극중 형을 맡은 이승주와 동생 역의 장석환을 비롯한 배우들은 이날 약 20분 가량 작품의 일부 장면을 선보였다. 작품 속 형제는 가난 속에서도 자녀들에게 튀지 말고 착하게 살 것을 강요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다. 운동 특기생으로 대학에 간 형과 공부를 잘해 의대에 진학한 동생은 부모님의 당부를 지키기 위해 애쓰지만, 둘 다 쓰라린 좌절을 겪게 된다. 이날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후 이 형제의 이야기는 더욱 안타까운 상황으로 흘러간다. 부모마저 세상을 떠난 뒤 둘만 남은 형제는 자신들을 소외시킨 세상에 대한 분노로 극장에 폭탄을 설치하고, 의도치 않게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범죄자로서 죽음을 맞게 된다. 이번 연극은 총 스물 한 장면으로 구성됐다. 김광보 연출은 “고연옥 작가의 작품은 모든 언어가 은유적이어서 장면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그간 고 작가와 작업을 하면서 써왔던 무대적 기법이 있는데, 이번에는 가급적 기존의 기법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공간이 많이 바뀌어야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이라서 내가 했던 다른 작품보다는 무대 장치가 좀 더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연극에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상태를 표현하는 영상도 활용될 예정이다. 김광보 연출은 이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간략히 밝혔다. 서울시극단장으로 부임하는 3년의 임기 내에 정기공연 여섯 편을 직접 연출할 계획이라는 그는 “서울시극단의 행보에 관심을 갖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때에 따라 질책도 해 달라. 우리도 더 열심히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는 오는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8.21 / 조회 7,012
-
서울시극단, 김광보 연출의 <나는 형제다> 9월 공연
서울시극단이 오는 9월 연극 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극은 지난 6월 서울시극단 단장에 취임한 김광보 연출이 서울시극단에서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고연옥 작가가 2013년 보스톤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사건을 모티브로 삼아 쓴 는 가난하지만 정직하게 살아가려 애쓰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관에 폭탄을 설치해 테러리스트가 되는 형제의 모습은 사회적 약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만들어내는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는다. 이번 연극에는 이창직, 강신구, 주성환, 김신기, 최나라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과 의 이승주, 객원배우 천정하, 김송일, 문호진과 김동석, 박진호, 신해은, 유미선, 장석환, 조용진, 허재용, 이지연, 정예림, 한정훈 등 서울시극단의 젊은 연수단원들이 출연해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김광보 연출과 고연옥 작가가 4년 만에 콤비를 이뤄 선보일 연극 는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서울시극단 제공
2015.07.16 / 조회 4,856
-
돌아온 명작! 고전이 던지는 질문, <햄릿>
“21세기형 햄릿”을 외치는 박근형 연출, 서울시극단의 연극 이 무대에 올랐다. 컨테이너로 채워진 무대, 양복을 입은 새로운 햄릿을 만나볼 수 있는 2011 에서도 “죽느냐, 사느냐”를 고민하는 햄릿의 모습은 어김없이 찾아온다.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표출되는 인간의 심리를 포착하고 있는 은 시대, 장소를 막론하고 대중들에게 메시 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고 있는 대표 고전(古典) 작품이다. 박근형 연출가가 말하는 “광대들의 극중극을 통해서 햄릿이 확신을 갖는다는 것. 연극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결론을 도출하며 깨달음을 얻는 그 부분이 좋았다. ‘연극이 곧 시대의 거울’ 이라는 화두를 이 작품의 포인트로 삼고 싶다. 원작이 갖고 있는 뛰어난 극작술, 극의 구조, 그리고 아름다운 대사들 모두 좋지만 2011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동시대적 질문을 을 통해 던져보고 싶다.” 서울시극단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공연에는 강신일, 이창직, 주성환 등 서울시극단 단원들 과 함께 뮤지컬 황성대, 연극 서경화 등이 출연한다. 공연장면자신의 숙부와 결혼한 어머니! 아버지의 유령(주성환)과 마주한 햄릿(강신구)아버지의 억울함, 내가 풀겠어! 유랑극단연극은 현실의 거울이다아름다운 그녀, 오필리어(최나라)클로디오스(황성대), 어머니 거투르드(서경화)햄릿, 그의 운명은?고전이 던지는 질문, 연극 은 오는 4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4.12 / 조회 8,894
-
<순우삼촌> 70년대 서울에서 재탄생한 바냐 아저씨
강물 흐르는 소리, 상냥한 산들바람, 귀뚜라미 소리. 이웃들의 사랑방인 나무 아래 넓은 평상. 어느 시골의 한적한 모습이 아니다. 70년대 서울, 아직 섬으로 남아있던 잠실 어느 곳의 모습이다. 경제성장이라는 고속도로에 막 진입하면서 섬이었던 잠실이 개발되기 시작하는 그 즈음,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가족의 이야기가 막 개발이 시작된 잠실 한 복판에서 펼쳐진다. 농사 지으며 살아가는 순박한 노총각 순우와 그의 조카 지숙. 이들의 고요한 호수 같던 삶에 돌맹이 하나를 던지는 여자는, 지숙 아버지 최종길 제자이자 연인인 민정이다. 10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문학박사가 되어 돌아온 최종길과 민정은 이들의 조용한 일상에 파장을 몰고 온다. 낯익은 스토리다 싶다. 연극 은 안톤 체홉의 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19세기 말 러시아의 한적한 시골이 1970년대 서울로 변한 것을 제외하면 인물들의 갈등 구조는 똑같다. 다만 은 여기에 자연과 개발이라는 70년대 서울의 이슈를 녹여내 자연을 벗삼은 사람들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느끼는 혼란도 더불어 표현한다. 은 서울시 창작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오는 5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공사장에서 인부 한 명이 거의 죽어서 실려왔어요" 마을 의사 강석준 "석준아 이 강은 얼마나 흘렀던 강일까" 순박한 농우 순우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자랑스러운 사위 최종길과 애인 민다정 "우리 박사님 글이 신문에 났다네" 학식 있는 사위를 자랑스러워 하는 장모 "아버지 제발 부탁인데 짜증 좀 내지 마요" 집안 농사를 해나가는 딸 지숙 "미국에서 아파트 사셨나? 잘라구 누웠는데 위에서 누가 누워 있다고 생각해봐, 잠이 오겠어?" 민정을 짝사랑하는 순우 "지금 또 나 무시하는 거야? 나도 새마을청년회 꼬박 꼬박 나가요!" 묘한 기류가 흐르는 남녀 어색하거나, 분노하거나. 폭풍전야 그들이 떠나간 자리에 남은 것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04.23 / 조회 10,624
-
서울과 삶을 이야기하다, 연극 ‘순우 삼촌’
'잠실이 섬이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단장 김석만)이 ‘서울+기억’이라는 주제 하에 진행한 창작 작품 개발사업의 두 번째 연극 ‘순우 삼촌’이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극단은 ‘변화와 도전’이라는 기치아래 대학로의 젊은 희곡작가, 연출가들과 창작 공동연구개발 과정을 통해 새로운 창작시스템 구축을 시도했다. ‘서울+기억’ 창작시리즈1 작품으로는 연극 ‘순우 삼촌’ 외에도 ‘7인의 기억’이 있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그려낼 연극 ‘순우 삼촌’은 안톤 체호프의 ‘바냐 삼촌’을 모티브로 한다. 이 작품은 격변의 1970년대 잠실에 살았던 한 대가족의 서정적 와해를 다룬다. 공연관계자는 “바냐가 시공간을 초월해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듯, 평범한 주인공 순우의 모습들 역시 우리 시대의 자화상처럼 투영될 것이다”며 “연극 ‘순우 삼촌’은 잠실이 섬이었던 서울의 기억들과 함께 나무와 강을 의인화시킨다. 자연에 대한 시각으로 서울 시민, 한국인들의 집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더불어 연극 ‘순우 삼촌’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바람 한 번에 뿌리 채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관계자는 “개발과 성장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다. 하지만 서울이 개발되면 될수록 그들은 서울에서 밀려나게 된다. 거기서 찾게 되는 보전과 교감의 중요성을 ‘순우 삼촌’은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어느 순간 앞길을 잃고 멈춰진 상태라고 느끼는 사람들이라면 순우 가족의 삶을 보며 내가 꿈꿨던 삶은 어떤 것이었으며 나는 왜 그걸 추구하지 못하고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되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연극 ‘순우 삼촌’은 연극 ‘시동라사’, ‘죽도록 죽도록’ 등의 작가 김은성, 연극 ‘고요’, ‘시동라사’ 등의 전인철 연출이 함께한다. 배우로는 이두성, 강신구, 이정은, 윤상화, 주성환, 박지환, 박레지나, 연보라 등이 출연한다. 연극 ‘순우 삼촌’은 4월 22일부터 5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창작시리즈1의 또 다른 연극 ‘7인의 기억’은 4월 9일부터 18일까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31 / 조회 21,253
-
<베세토연극제> 한중일, 3국 대가들 공연이 모였다
중국의 베이징, 한국의 서울, 일본 도쿄가 뭉친 베세토연극제가 올해로 16회를 맞으며 지난 16일 막이 올랐다. 올해 서울에서 개막한 이번 연극제에서는 스즈키 타다시, 히라타 오리자 등 3국의 대표 연출가들의 화제작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주목이 된다. 하체에 무게 중심을 두며 독특한 발성을 구사하는 등의 ‘스즈키 메소드’로도 유명한 일본 연출가 스즈키 타다시는 지난 16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중일 세 나라의 대등한 공동축제라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가 깊다”고 말하며 “연극을 위한 연극제가 아니라 각기 다른 나라의 삶과 역사, 전통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및 국내에 ‘조용한 연극’ 붐을 일으켰으며 이번 연극제에 와 함께 찾아온 히라타 오리자는 “앞으로는 국가간의 공동작업이나 젊은 연출가들의 참여를 더욱 확대해 작품이 유럽 등 나른 나라로 진출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지난 해 12월 세상을 떠난 故 박광정을 “나와 동갑으로, 일본에도 이렇게 친한 친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친했던 사람”이라고 회상하며 이번 작품에는 그를 추모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을 이었다. 故 박광정은 자신이 운영하던 극단 파크를 통해 를 각색한 를 2003년 국내 초연하며 히라타 오리자와 친분을 쌓았다. 2000년대 상해화극예술센터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의 해외 프로듀서 리셩잉은 “주제는 다소 심각하나 블랙 코미디의 요소가 들어 있어 중국 뿐 아니라 해외 공연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며 작품을 소개했다. 또한 스페인 후안 마요르가 원작의 를 연출한 김동현은 “그간 연극이 한중일 공동체를 다뤘다면 이번 공연을 통해서는 더욱 확장된 공간과 주제를 표현할 수 있었다”며 남다른 의의를 설명했다. 이미 공연이 한창인 서울시극단의 와 지난 주 금, 토요일 양일간 공연을 선보인 을 비롯, , , 등의 작품은 명동예술극장, 대학로 예술극장, 남산예술센터, 세종M씨어터 등에서 오는 21일까지 공연 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2009.10.19 / 조회 23,260
-
<다윈의 거북이> “200살 노파가 된 다윈의 거북이”
저명한 역사학 교수의 집에 기이한 모습의 할머니가 찾아온다. 그녀는 자신이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데려왔던 거북이 헤리엇이라고 밝히며 200년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밝힌다. 그녀는 역사책에서 볼 수 없었던 진귀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믿게 된 역사학 교수, 교수의 부인, 그리고 인간 진화의 비밀을 밝히려는 병원 의사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녀를 도구로 이용한다.생각의 전환이 돋보이는 무대. 2008년 스페인에서 초연된 연국 가 서울시극단의 ‘세계현대연극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선정, 국내 초연무대에 올랐다. 지구상의 최장수 동물로 기네스북에 오른 실존 거북이 헤리엇을 소재로,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의 원작자인 스페인 출신 작가 후안 마요르가는 지난 9일 열린 프레스콜을 통해 “스페인 공연보다 진지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배우들의 표현력이 좋았다”고 밝히며 “헤리엇 역할을 맡았던 여배우가 이 작품을 통해서 큰 성공을 했는데, 한국의 배우도 이 작품을 통해 큰 성공을 할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진화, 욕망의 충돌을 주제로 곳곳에 숨겨진 아이러니한 상황, 웃음코드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11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프레스콜"저는 200살이랍니다" (헤리엇, 강애심)"노망난 할머니 아냐?" (교수, 강신구)이건, 거북이 등껍질?!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데려온 암거북이, 헤리엇!"프랑크 소세지가 좋아요!"히틀러가 죽기 직전에 했던 말이뭐죠?"할머니, 청소 깨끗이 하세요!" (베티부인, 강지은) "저 거북이는 내가 연구하겠소!" (의사, 김신기)"어머, 이 할머니 물건이네! 돈 좀 되겠어"나이, 200살! 전형적인 거북이 신체구조! 헤리엇, 어서 나에게 역사의 비밀을 말해줘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10.12 / 조회 10,945
-
<마라,사드> 연출가 박근형
눈먼 전 처에게 용돈을 타 쓰는 하는 일 없는 아비와, 스물 두 살 고등학생 아들의 어두운 동거(청춘예찬), 구름 따라 떠돌기만 한 아버지의 운명(경숙이, 경숙아버지), 자살한 시아버지의 시신을 화장실에 방치한 채 노래방 도우미 생활을 계속하는 며느리와 영화 촬영에 바쁜 아들(너무 놀라지 마라) 등. 누구라도 거부하고픈, 하지만 존재함이 분명한 지금 이 시대의 가족 이야기를 더욱 강렬한 무대 위에 올렸던 극작가 이자 연출가 박근형이 로 다시 찾아온다. 다른 시대, 다른 환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지금 우리 얘기를 하고자 한다’는 그에게 박근형이 바라보는 세상과 무대 풍경을 물었다. 마라, 사드_ 엄두가 나지 않았던 이들과의 만남 연극 와 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작품이다. 고양에서 공연 예정인 과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열리는 제1회 정보연극전 첫 작품 등 재공연 작까지 포함하면 2009년 상반기가 채워지기도 전에 그의 작품 다섯 편이 무대에 서는 셈이다. “는 작년에 생각했던 것을 올해 정리해서 공연했던 거고, 야 워낙 텍스트가 좋아서 거의 배우들이 알아서 해주셨지, 연출이 할 게 별로 없었어요. 이 작품은 작년부터 이야기가 되었고, 올 초부터 준비가 들어갔죠.” 국내 첫 라이선스 작으로 설 연극 연습에 한창인 연출가 박근형은 오히려 여유로웠다. 화가이자, 영화감독, 극작가인 페터 바이스의 대표작인 에서는 프랑스 혁명기를 산 극단적 혁명가 장 폴 마라의 암살을, 한 요양병원의 환자들이 재현하고 있다. 1964년 세계 초연 이후 독일 연극의 결정적 순간으로 평가되기도 하는 작품이다. “작품이 워낙 어렵고 등장인물도 많고, 또 제작비도 그렇고.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들었는데 저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았던 작품이었죠.” 프랑스 혁명 전후의 흐름과 사드 후작 등 우리에게 낯선 인물과 배경은 조금 정리를 했다지만, 총 40명의 배우가 출연하는 큰 무대를 만듦에, 성급한 가감 보다는 원작의 큰 줄기를 따라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들’이라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음을 강조한다. “2009년 한국이 맞이한 혼란스러운 상황.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인 과도기를 겪고 있는 지금, 이 작품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의가 있을 것 같아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충분할 것 같아, 감히 도전했죠.” 가족, 세상의 축소판 “혁명이란 무엇이냐, 사는 것은 무엇이냐. 뭐랄까, 의미심장한 논쟁 장면들이 많긴 하죠.” ‘이 작품도 무겁다’는 것이 서두였다. 밝고 흥겨운 작품 보다는 사회의 어둡고 뒤틀린 이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그의 작품을 두고 ‘불편하다’는 관객들도 더러 있다. 지난 작인 의 경우, ‘막장 오브 더 막장 가족’이라는 수식어가 ‘탄탄하게 관객을 탄식케 하는 작품’이라는 말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일부러 어두운 이야기를 해야지, 가족 이야기를 해야지, 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연극을 하기 위해 이야기를 꾸미는데 제게 가장 잘 어울리고 소박한, 최소한의 장치가 가족인 것 같아요. 어떤 한 가족만의 이야기인 듯 하지만, 그들이 담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되었으면, 또 사회의 축소판이었으면 좋고요.” 실향민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것이냐 물으니 “크게 부유하진 않았지만, 제법 넉넉히 자랐다”고 웃는다. “부모님과 나이차가 많아 자라면서 대화가 없긴 했었다”는 그는 다 자란 후 듣게 된 부모님 삶의 이야기가 오히려 더욱 가슴에 콕콕 박혀져 작품에 들어오기도 한단다. 자기의 옷을 입고, 자기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1999년 박근형이 극작가이자 연출가로서 과 함께 연극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후 그는 (2000), (2004), (2005), (2006), (2007), (2008) 등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자신의 색으로 세워내고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당시 장충동에 있던 연극촌에 배우로 들어간 후 극단 76으로 이어지는 그의 연극 생활을 이유로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본능적이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극작’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글에 대한 두려움도 많았지만 지금은 별로 없어요. 그렇지만 ‘무엇을 해야 하나’, ‘어떻게 그것을 표현해야 하나’에 대해서는 계속 생각해요. 이제는 학교에 다니면서(그는 지금 서울산업대학 대학원 휴학중이다) 글쓰기의 질서라든가, 막연히 알았던 것들의 체계를 알게 되었지만 극작에 있어 차이는 없어요. 저는 문학을 하고자 했던 게 아니라 연극을 하기 위해서 말을 썼던 거죠. 말과 상황을 쓴 것이지, 정제된 글을 희곡에 옮기고 싶진 않아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걸러진 말을 안 쓰거든요.” 배우 박해일을 아들 역으로 두고 쓴 을 비롯해 실제 배우의 화술을 십분 고려한 대처법으로 ‘꺽꺽이’라는 기발한 캐릭터를 낳은 등 있는 그대로의 배우들 모습을 담으려는 그의 특기는 본 공연 직전까지 대본에 ‘완성’이라는 도장을 찍을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어떤 배우든, 그 배우가 제일 편한 상태에서 잘하길 원해요. 물론 과정의 고통도 있고,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남의 옷 속에 들어가는 것 보다, 자기 옷을 입길 원하죠. 특히 제가 쓴 작품일 때에는 미리 써 둔 글 보다 배우들의 말이 맞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자기 호흡으로 자기 말 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는 박근형이기에 박해일, 김영필, 고수희, 주인영 등 그가 이끄는 극단 골목길에 몸 담았던 배우들은 거칠고도 호소력이 크다. “이번 작품에도 나오는, 우리 극단에 다리를 저는 친구가 있어요. 나이는 어리지만 대사도잘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는 개성 있는 친구죠. “너, 연극해라, 배우 해라” 제가 그랬어요.” 누군가를 흔드는, 달콤하지 않은 이야기 힘든 현실을 잠시 잊기 위한 환상의 장소가 공연장이 되기도 한다. 정신 없이 웃고 즐기는 약 두 시간이 고통을 잊게 하는 순간진통제가 되는 것이 사실. 그렇기에 오히려 감추고픈, 치부를 드러내는 듯한 그의 전편들을 두고 그 자신은 ‘소수가 보는 작품’이라고 했다. “관객은 다양하죠. 코미디든 뮤지컬이든, 혹은 어떤 배우든, 좋아하는 것을 보러 가면 됩니다. 근데 달콤하게, 데이트도 하고, 맥주도 한잔 하면서 “정말 예쁘지 않니?”하는 연극은 많다는 거죠. 그래서 그 반대되는 연극도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관한. 물론 사람들이 싫어할 정도로 직설적인 것이 있을 수도 있고, 풍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자본의 논리를 큰 기준으로 돌아가는 현 연극의 흐름에도 그는 역력한 안타까움을 표한다. “어떤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느냐, 어떤 배우가 나왔으면 좋겠냐고 관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그렇게 만드는 작품도 있잖아요. 그리고 공연이 끝나면 결산도 하고요. 세상이 지금 산업과 자본의 논리로 가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안 그런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좀 작품이 실패하더라도 막 해 봐야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창조적인 무언가가 나오는 거 아닐까요.” 자신의 작품과 연극 작업을 통해 스스로와 모두에게 바라고 기대하는 또 한가지는 연극의 사회적 역할이다. “옛날에는 연극이 가진 사회적인 파급력이 굉장히 강했는데 지금은 반신반의에요. 하나의 작품이 세상을 바꾸기에는 연극 자체가 너무 미약해졌지요. 우리 세상살이의 문화 중에서도 너무 외소해졌거든요. 연극이 사회를 직접 흔들 수는 없지만, 그 연극을 보는 이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연극을 본 몇몇 사람들을 변화시키면 그들이 꼭 연극이 아니라 차후 어떤 작업을 통해서도 세상을 바꾸는 밀알이 될 수 있다는 거죠.” 그는 온순하고 부드럽게 말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지와 뜻은 곧고도 강했다. 그는 분명 투철한 사회혁명가는 아니다. “, 정말로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면, 게으르거나 또 다른 이유 때문에 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지는 않겠죠, 짝사랑이라도 하든가 그 사람 생각을 계속 하게 되잖아요. 진짜로 좋아한다면 무엇이 되었든 그걸 어떻게 포기하겠어요”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본연의 목소리로 표하며 ‘그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하고자 하는 본능에 충실한 한 정직한 사람으로 인터뷰를 마친 후 뒤돌아 섰다. 조용한 그의 발걸음은 변함없이 수십 명의 배우들이 뒤엉켜 말하고 노래하며 움직이는 연습실로 향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5.18 / 조회 14,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