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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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가게 ①] 문종원의 곱창집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일도 하고 식욕도 채우고픈 플레이디비 기자들이 얄팍한 꼼수를 부려 기획한 [배우의 가게] 배우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찾아가 맛난 음식을 소개하고 (운 좋으면) 사장님 인터뷰도 진행하는 일타쌍피 기획.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최근 에서 1만 4천년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문종원이 형과 운영하고 있는 곱창집이다. 한 때 기자는 직장 동료들과 서남부파(경기 서남부 지역에 사는 곱창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만들어 생일이든, 월급날이든, 환송회든 특별한 이유를 만들어 곱창집을 다녔다. 물론 이유 없이 가는 날이 더 많았지만 말이다. 서남부파들이 모이기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금정, 산본을 시작으로 회사 주변의 교대, 서초, 신사 등 맛있다고 소문난 집의 맛을 검증하기 위해 퇴근 후 경건한 마음으로 곱창 순례길에 올랐다. 칠산목장과의 첫 만남도 그렇게 서남부파의 곱창 순례길 중에 필연적으로 이루어졌다. 등에 출연하며 선 굵은 외모와 목소리 덕에 강한 이미지의 배우로 인식되는 문종원. 팬들 사이에서 불리는 그의 애칭은 ‘문곱창’이다. 그가 사장으로 있는 칠산목장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칠산목장은 이미 배우들과 팬들뿐만 아니라 기자처럼 곱창 마니아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가게를 방문하기 위해 예약을 하면서 사장님에게 반신반의하며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실제로 문종원이 나와 기자를 맞이할 줄은 몰랐다. 덕분에 사업자등록증에 이름만 올린 바지사장(?)이 아닐까 하는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되었다. 본업은 뮤지컬배우, 밤에는 곱창집 사장님그는 두 살 터울의 친형과 무용을 하는 지인과 힘을 모아 2년 전 곱창집을 열었다. 하고 많은 음식 장사 중에서 “왜 곱창이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고기 마니아이며, 그 중에서도 곱창을 가장 좋아한단다. 칠산목장의 큰 사장으로 불리는 문종원의 형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쉐프 출신으로 칠산목장의 모든 맛을 책임지고 있다. 곱창에 시즈닝(향신료와 허브 등을 첨가하여 향과 맛을 증가하도록 양념하는 것)을 가미해 냄새를 없애고 오히려 곱창의 풍미를 진하게 살렸다. “곱창은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이 더 낮아요. 특히 양은 ‘완전식품’이에요. 다이어트에는 최고죠.”라며 차분히 곱창에 대해 설명한다. 공연이 없을 때는 되도록 자주 나오려고 노력한다는 문종원은 오픈 당시만 해도 장기공연 중이었지만 3개월 간은 공연이 끝나면 꼭 들렀다고 한다. “이 곳은 흥겨운 곳이에요. 친구들을 만나고, 손님들을 마중하고, 되게 재미있어요. 처음에 가게 오픈했을 때 엄청 긴장했어요. 나는 맛있는데 손님들은 뭐라고 이야기할까? 두근두근 마음을 졸였어요.”라고 덧붙인다. 곱창의 생명은 곱, 못 잊어 이 맛!큰 사장님과 문종원의 강력 추천 메뉴는 바로 곱창구이. 가게에서 가장 먼저 떨어지는 것이 역시 이 곱창구이다. 늦게 오면 못 먹는다. 큰 사장님은 “다른 메뉴가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도 우리 집처럼 곱이 꽉꽉 들어간 곱창은 만나기 어려울 거에요.”라며 활짝 웃는다. 고소한 곱이 그대로 살아있는 곱창은 노릇노릇하게 구워 그냥 먹어도 맛있고, 곱창과 환상의 짝궁인 부추를 올려도 먹어도 맛있다. 초심자들의 곱창 입문 코스이 곳에 와서 곱창과 연을 튼 사람도 많다. 의 외국 스텝들은 현지에서는 소 내장을 먹지 않아 곱창을 처음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한 입 먹는 순간 “이 맛을 절대 잊지 못 할거야.”라고 외쳤다고(웃음). 이 곳의 곱창은 곱이 가진 특유의 거북한 냄새를 지웠기에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의 입도 쩍하고 열리게 한다. 맛과 분위기 등에 민감한 여성 손님들도 이곳에는 특히 많다. 스타들의 곱창 사랑 오픈 초창기 조승우는 이어폰을 끼고 혼자 와서 자주 먹고 갔다. 가게 한 쪽에 그의 지정 자리가 있을 정도였고, 에서 매력적인 타페 수상을 연기한 김성민 또한 칠산목장의 영업이사로 불리며 자진해서 가게 홍보에 열을 올렸고, 지금도 여전히 제 집처럼 드나든다. 최근 에서 활약 중인 고창석은 딸과 함께 자주 온다.칠산목장의 영업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며 일요일은 휴무다. 기다리지 않고 먹으려면 예약은 필수. 위치는 9호선 신논현역 7번 출구로 나와서 200미터 직진. 가끔 운 좋으면 문종원을 비롯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글/사진: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디자인: 카투니스트 괭씨, 정혜린(hyelin@interpark.com)
2015.02.04 / 조회 2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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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혹은 거짓? 1만 4천년을 산 남자의 이야기 <맨 프럼 어스>
무수한 죽음과 폭력으로 점철된 인간의 역사를 1만 4천년간 그대로 목도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인간에게 남은 희망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연극 가 지난 6일 개막했다. 의 제작진은 개막 당일 공연에 앞서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역사학 교수인 존 올드맨이 동료 교수들에게 자신이 1만 4천년간 죽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벌어지는 논쟁과 반전의 결말을 담았다. 처음엔 존의 이야기를 믿지 않던 교수들은 생생하고 논리 정연한 존의 회상을 들으며 점점 혼란에 빠진다. 2007년 상영된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배우 이원종이 제작을 맡아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을 기획했고, 여기에 배삼식 작가와 최용훈 연출이 합류했다. 주인공 존 역에는 의 문종원과 의 박해수, 육아버라이어티 에 출연 중인 여현수가 캐스팅됐고, 제작자 겸 배우로 나선 이원종을 비롯해 드라마 에 출연하고 있는 최용민, 의 손종학, 김재건, 서이숙 등 TV와 영화, 연극을 오가며 활약 중인 중견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 프로듀서로서 첫발을 뗀 배우 이원종은 “7년 전 이 작품을 보고 계속 마음에 품고 있다가 지금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작에 나섰다”고 전했다. “어제 저녁 리허설을 끝내고 눈물이 핑 돌았다.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해주실지 긴장감과 불안감이 교차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힌 그는 “여러 캐스팅 별로 최대한 많이 호흡을 맞춰보기 위해 노력했다”며 공연을 믿고 봐줄 것을 청했다. 등에 이어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게 된 최용훈은 “이렇게 신뢰가 가는 많은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한 번 연습을 시작하면 도중에 빠질 수가 없기 때문에 각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연륜 있는 배우들을 섭외하기 위해 이원종과 삼고초려를 하기도 했다”며 캐스팅 과정을 밝혔다. 최용훈 연출에 따르면, 연극 는 동명의 영화와는 조금 다른 결말로 끝난다. 최 연출은 “영화에서처럼 효과적인 촬영기법이나 미장센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존이 1만 4천년을 살았다는 이야기에 진실성을 보태기 위해 작가와 함께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하며 “존은 무한한 삶을 가졌지만, 유한한 인생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관계와 추억을 갖지 못한다. 그런 존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반추해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최용훈 연출, 이원종 프로듀서주인공 존 역을 맡은 배우들은 모두 존의 인생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종원은 “존이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고, 현재 에도 출연하고 있는 박해수는 “존이 갖고 있는 매력은 진실함이다. 의 피조물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라서 진실성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효숙, 이주화와 함께 미술사 교수 이디스 역을 맡은 서이숙은 "이 연극은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많은 배우들이 지난 몇 개월간 연습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그래서 무척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각별한 소감을 전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매일 술을 사주겠다는 이원종의 말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이대연은 “1만 4천년동안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보며 살아온 존은 ‘인간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다. 인간의 선의에 대한 존의 믿음이 우리를 설득시킨다. 지적인 매력이 크고 함께 하는 멤버들이 좋아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연은 이원종, 손종학과 함께 인류학 교수 댄으로 분한다. 이외에도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주연이 이날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원종의 제안으로 연극에 데뷔하게 된 주연은 "영화와 대본을 봤는데 내용이 어렵더라. 그래도 샌디라는 역할이 너무 좋아서 꼭 해보고 싶었고, 열심히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는 내년 2월 22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07 / 조회 18,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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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맨 프럼 어스’, 열기 후끈 연습 현장사진 공개!
연극 ‘맨 프럼 어스’가 오는 11월 7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개막한다.작품은 7월 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연습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주인공 ‘존 올드맨’으로 분해 연습에 한창인 문종원, 박해수, 여현수의 모습이 담겼다. 김재건, 최용민, 이대연, 이원종, 손종학, 서이숙 등 대한민국 연기파 배우들도 연습현장에 함께했다.배우 문종원은 “관객 분들을 만나는 시기에는 정말 좋은 밀도로 작품이 완성될 것입니다. 어떤 때는 섬뜩하고, 또 때론 가슴 뭉클하고, 사랑이 느껴지는 따뜻한 공연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라며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배우 박해수는 “좋은 작품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놓치시면 굉장히 후회할만한 작품이라고 선뜻 말씀 드릴 스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연극 ‘맨 프럼 어스’는 한국에서 세계 초연된다.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세턴어워즈 올해의 필름상’을 수상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존 올드맨’이 스스로를 1만 4천 년을 살아온 불멸의 사람이라고 밝히며 시작된다. 무대에는 문종원, 박해수 김재건, 최용민, 이대면, 이원종, 손종학, 서이숙, 김효숙, 이주화, 정규수, 한성식, 조경숙, 이영숙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주연(애프터 스쿨), 박지나, 강하람, 정구민, 오근욱, 백철민 등 신예 스타들도 합류한다. 김유라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드림컴퍼니
2014.11.04 / 조회 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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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럼 어스> "모든 배우들이 단번에 출연 오케이"
"구석기 후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문종원의 질문이 사뭇 의미심장하다. 일회적이며 유한한 생명이 아닌 무한하게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연극 의 출발지점이 바로 거기이다. 2007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The Man From Earth)가 세계 초연 무대가 될 한국 공연을 앞두고 13일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는 주인공 존 올드맨이 10년간 머물던 지방 대학 교수직에서 물러나며 가진 동료 교수들과의 송별회 자리에서 자신이 1만 4천 년을 살아왔다고 이야기하면서 시작되는 치열한 혼란을 담고 있다. 존의 말을 믿지 않는 동료들이 각자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것은 빈틈없이 논리적인 존의 대답들이다. 저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믿어왔던 것들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설과 마주한다면, 인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거나 또 거부하게 될까. 배우이자 이번 작품의 프로듀서로 나서는 이원종은 "최근 상식들이 무너져가는 일들이 많아 내가 가진 상식이 과연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들기까지 한다."면서 "그런 것들에 대해 근원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바로 이번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로 50세가 되었는데 배우로서 이 나이를 즐겁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에 이 작품을 만났다."면서 단지 교훈적인 메시지 전달만을 위해서 이 작품을 택한 것이 아님을 역설하기도 했다. "출연 배우들이 한번 등장하면 끝까지 퇴장하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많은 배우들이 펼치는 서로간의 앙상블을 관객들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인공 존 올드맨 역을 맡은 여현수, 문종원, 박해수(왼쪽부터)그가 말하듯 이번 작품에서는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존 역은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여현수를 비롯, 등에 출연한 문종원과 현재 에서 주역을 맡아 활약 중인 박해수가 트리플 캐스트로 나선다. 존과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각 분야의 교수들로는 약 1년 만에 연극 무대를 다시 찾는 서이숙을 비롯해 손종학, 이대연, 최용민, 김재건, 정규수, 한성식 등의 배우들이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이원종은 "이 모든 배우들과 두 번 이야기한 적 없이 모두가 한 번에 출연 오케이를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이원종과 극단 미추에서 함께 연기했으며 현재까지 오랜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서이숙은 작품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라고 한다. 이번 작품에서 프로듀서 및 배우로 활약하는 이원종(왼쪽)과1년 만에 연극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서이숙"작품 속에 논쟁거리가 분명히 있지만 연극을 통해서 사회를 직시해 보자는 평소 나의 생각과 잘 맞았다."는 서이숙은 "특히 내 역할이 논쟁의 중심을 건드릴 수 있지만, 인간 모두가 나약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누구나 끈 하나씩을 잡고 있지만 그것이 허상일 수도 있다는 것, 특히 현 대한민국 사회 속 종교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으로 연극 무대 데뷔를 앞둔 여현수는 "작품 제의를 받고 어떻게 이런 기회가 나에게 왔는지 의문이 들었을 정도로 내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을 한다."며 벅찬 출연 소감을 풀어놓았다. 무대에 아직 서진 않았지만 연습을 하는 지금이 "연기자로서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 즐겁고 행복하다."는 그다. 각색은 등의 배삼식 작가가, 연출은 등을 연출한 최용훈이 맡았다. 황당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철학적인 논리와 과학적인 지식이 얽힌 토론의 향연이 무엇보다 이 작품의 묘미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는 오는 11월 7일 대학로에 위치한 유니플렉스 2관에서 막을 올려 내년 2월 말까지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0.13 / 조회 1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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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여자의 자격! 연극 ‘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어요’
여보세요, 이건 코미디에요! 세 명의 평범한 주부들의 일상에 예기치 못한 사고가 벌어졌다. 남편들이 대형냉장고에 갇히게 된 것. 여자들은 이를 두고 남편을 죽이느냐 살리느냐에 기로에 선다. 연극 ‘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어요’는 이러한 절묘한 상황을 속도감 있게 풀어나가는 이야기로 1999년 초연돼 지금까지 브로드웨이를 비롯해 다양한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극작가 미쉘 로우의 데뷔작이기도 한 ‘더스멜오브더킬’의 한국버전으로 올해 창단 22주년을 맞는 극단 로뎀의 하상길 대표가 연출을 맡아 완성했다. 서갑숙, 이연희, 조경숙의 안티러브코미디라는 달콤살벌한 부제가 붙어있지만 이 작품의 장르명은 ‘코미디’로 정리된다. - 대중문화 속 아줌마들의 반란최근 10년을 돌아볼 때 대중매체를 장악한 핫 키워드 중 하나는 ‘아줌마’다. 박미선, 이경실, 김지선 등 인생의 잔뼈가 굵은 줌마테이너들의 거친 입담은 몇 년 전부터 드라마, 예능 버라이어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뽀글머리, 지하철에서의 거친(?) 자리싸움, 화통한 목소리 등 집안 살림에만 매여 있던 아줌마들은 어느 순간부터 이 시대의 독립된 주체로서 자기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워킹맘, 몸짱아줌마 등의 신조어 역시 마찬가지다. 아줌마들은 무식하고 무능력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주체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니키, 몰리, 데브라로 대변되는 연극 ‘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어요’ 역시 결혼생활이 기쁨을 가져다주지 못하는 세 여자를 통해 우리 시대 아줌마들의 갈증이 무엇인지 나타낸다. 서갑숙은 6년 만에 이 작품을 통해 연극무대에 복귀했다. 서갑숙, 이연희, 조경숙이 보여주는 아내들의 반란은 결국 “이름을 잃어버린 이 시대 아줌마”들의 이야기다. 유능한 편집장이지만 남편의 횡령죄로 인해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강요 속에 있는 니키, 아기를 원하지만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내연남을 만나는 몰리, 부동산중개업자인 남편에게 꽉 쥐어 사는 데브라까지 어디에도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곳하나, 사람하나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하 냉장창고에 우연히 갇힌 남편들을 꺼내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아내들이 기상천외한 토론을 벌이는 가운데 숨겨진 결혼 생활의 비밀들이 폭로된다. 이 과정은 매우 코믹하게 처리된다. 세 여자는 투표에 의해 결국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된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은 질문한다. 그녀들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연극 ‘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어요’는 우리 시대 ‘아줌마’들의 행복론을 이야기한다. 오는 6월 27일까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23 / 조회 20,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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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냉장고에 들어갔는데, 꺼내 줄까? 말까?
남편에게 쥐어 살며 숨 한번 크게 쉬지 못하는 아내 데브라와 아이를 갖고 싶지만 겉으로만 다정한 남편을 둔 몰리 등 상처와 착취로 어긋난 가정 안에서 힘겨워 하는 아내들에게 역전의 기회가 찾아온다. 냉장고에 갇히게 된 남편을 이대로 두어 얼려 죽게 할 것인가, 아니면 구해 줄 것인가. 통쾌하고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연극 가 6월 18일부터 27일까지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1999년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 등 미국 등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는 이 작품은, 페미니즘 메시지를 바탕으로 서서히 드러나는 남편들의 비밀, 주부들간의 난투, 그리고 반전과 복수가 뒤섞인 블랙 코미디 작품이다. 등 섬세한 여성심리를 담은 극을 선보여 온 극단 로뎀의 무대로, 이번 작품에서는 유능하면서 리더십 있는 편집장 ‘니키’ 역을 서갑숙이 맡아 오랜만의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6.15 / 조회 17,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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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남명렬, 그의 언어에 끌리다
연극 ‘코펜하겐’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 봄의 햇살이 당도했으나 물러나지 않은 겨울바람 때문에 거리의 인파들이 허둥대는 계절의 어느 평일 오후. 배우 남명렬은 스웨터와 점퍼, 목도리에 헤진 가죽가방을 메고 카페로 들어왔다. 관객에게 익숙한 무대 위 고뇌의 눈빛과 카리스마 대신 한결 편안하고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거미여인의 키스’, ‘햄릿 프로젝트’, ‘프루프’, ‘갈매기’, ‘바다와 양산’, ‘에쿠우스’, ‘한스와 그레텔’, ‘마라, 사드’, ‘세자매’ 등. 그가 출연했던 수많은 작품 때문인지 그는 지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거기에 중후한 미소와 끊임없이 재생되는 유머, 쉬지 않는 탐구. 그러니까 대충 중년의 남자 연극배우에게 할 수 있는 찬사를 끌어 모아다가 믹스시키면 배우 남명렬이 남는다. “93년도, 첫 공연을 했던 산울림소극장 2층 연습실 마룻바닥이 생생히 기억나요. 지금 그 연습실은 사라졌지만 마치 조금 전에 만졌던 느낌이 들 정도로 선명해요. 그때 나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뭔가를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크지 않았나 생각해요.” 배우 남명렬은 삼십대에 직장을 그만두고 연극을 하기 위해 서울로 왔다.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시간들이 쌓여 묵직한 여유로 드러났다. - 거대한 담론 속 인간에 대한 탐구 그는 곧 개막할 연극 ‘코펜하겐’에서 물리학자 닐스 보어 역을 맡았다. 연극 ‘코펜하겐’은 2007년 서울대학교 공대 연극반에 의해 소개됐고 2008년 극단 청맥에 의해 정식 초연됐다. 이 작품은 ‘1941년, 왜 베르너 하이젠베르그(독일의 물리학자, Werner Karl Heisenberg, 1901.12.5~1976.2.1)가 닐스 보어(덴마크 출신의 물리학자, Niels Henrik David Bohr, 1885.10.7~1962.11.18)를 찾아왔는가’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배우 남명렬은 2009년 무대에 올랐다. “보어와 하이젠베르그의 논쟁은 과학계뿐 아니라 문화예술, 철학 등 여러 분야에 많은 담론을 던져줬어요. 과학을 소재로 하지만 결국 인간의 내면을 다루고 있죠.” 원자 세계에서의 불확실성을 통해 인간 내면의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이 연극은 생소한 과학 용어와 원리들을 쏟아낸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관객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배우는 파헤칠 것이 많은 작품일수록 매력을 느껴요.” 그래서 그는 파헤치고 또 파헤쳤다. “배우도 모르고 이야기하면서 관객이 알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다들 학구적인 친구들이라 그날 연습하며 모르는 것이 나오면 집에 가서 열심히 찾아봤어요. 그 다음날 ‘그건 이런 거야’ 하면서 알려주죠. 듣는 상대방에게 또 다른 질문이 생기겠죠? 그러면 ‘그건 내일!’하면서 또 찾아보는. 이런 과정을 한 달 이상 반복했어요. 거의 스터디그룹이었죠.”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이 대본을 보며 그 개념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래도 알아가는 과정들이 참 재밌었어요. 관객 혹은 지인들이 공연을 본 후 물리학에 대해 정말 잘 아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을 때 ‘우리 노력이 헛되지 않구나’라는 걸 느꼈죠.” 이 작품만이 아니다. 그는 유독 어렵고 많은 양의 대사들과 함께했다. 대사 잘 외우는 비법이 있지는 않을까. “잘 해야겠다는 스스로의 강박관념과 작품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든 외우게 하지 않나 생각해요. 외우지 않으면 공연을 못하니까. 누구나 잘 할 수 있는데 단지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뿐죠. 대사를 잃어버려서 공연을 망치게 할 배우는 아마 없을 걸요?” 그럼에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실수도 있을 법한데 그가 실수하는 모습을 본 관객들을 찾기도 어렵다. “다른 방법이 아니고 여유 같아요. 무대 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소화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갖는 것. 그냥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거죠.” - 연극은 인생, 인생은 또 다른 연극 연극배우라면 경제적 문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삼십대의 나이였다면 더욱이 절실할 것이다. “물론 경제문제에 있어 절대적 빈곤의 수준이 있어요. 일 년에 연봉이 200만원이라면 절대적으로 빈곤하죠.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당신은 그래도 작업을 하니까’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저 역시 어려운 시기는 있었어요.” 그는 후배들이 시선을 조금 길게 두기를 바랐다. “단언하지는 못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굶어 죽는 사람은 드물죠.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먹고 살 수는 있어요. 연극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가만 생각해보면 경제문제는 상대빈곤이거든요. 물질적으로 욕망하는 바를 소득 수준 안에서 해결한다면 이 연극이 못할 정도로 좌절할 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는 연극 무대는 시간과 열정을 배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살아가는 세월만큼 무대 위에서 녹아나기 마련이에요. 그 세월은 관객들에게 어필될 수 있어요. 그러니 연극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시선을 조금 길게 봤으면 해요.”그렇다면 관객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는 한 발 물러난다. “저는 행위를 하는 입장으로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신 사회의 이슈와 유행을 따라가는 과정 속에서 소중한 것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가려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다시 한 번 뒤돌아보며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도 연극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죠. 그러려면 때때로 심각하고 진지하면서도 고뇌하는 모습을 던져줘야 해요. 그런데 그런 연극을 하면 관객이 없어요. 연극계 내부에서는 의미 있다고 이야기를 하겠죠. 그러나 우리만의 의미라면 그것이야말로 의미 없지 않나 생각해요.” 그는 연극 ‘코펜하겐’을 통해 관객과 ‘의미 있는’ 소통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현재 재미와 가벼움, 즐거움을 위해 달려가는 말 위에 있죠. 잠시 말고삐를 잡고 ‘속도를 조정해볼까’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이 작품과 함께 했으면 해요. 담론 자체는 거대하지만 그 속에 인간적인 부분들이 많이 있거든요. 유머도 있고.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말초적 세상에서 무언가를 돌아보고 싶다면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애쓰고 있고요.” 글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19 / 조회 19,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