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
음악감독 겸 뮤지션 정재일 단독 콘서트 2월 15일 개최
영화 '기생충'의 음악감독이자 뮤지션 정재일이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다.
정재일은 영화 '바람'을 시작으로, 지난 몇 년 동안 '해무', '옥자', '기생충' 등 큰 화제를 모은 작품들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맡아 영화계가 가장 주목하는 영화 음악감독 중 한명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수록곡 '소주 한 잔'은 최근 발표된 ‘아카데미 어워즈’의 주제가상 예비후보로 선정이 되었을 뿐 아니라, '기생충'의 오리지널 스코어로 ‘할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와 ‘청룡영화상’ 음악상 후보, ‘부일영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천재소년에서 아티스트로 성장한 정재일은 10대에 긱스의 멤버로 활동했으며, 이소라, 윤상, 박효신, 김동률, 아이유, 이적 등 아티스트의 음반에 참여하여 연주자와 프로듀서로서 이름을 알렸다. 스무살이 갓 지난 2003년, 자신의 첫 앨범 '눈물꽃'을 발표하면서 솔로 아티스트로서 그의 존재를 알렸으며, 그 후 발매한 2집 (2010)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정재일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대중음악을 넘어 한국 전통음악으로 펼쳐져 있다. 그가 19살 때 합류한 월드뮤직그룹 ‘푸리’, 그리고 소리꾼 ‘한승석’과 함께 한 ‘한승석 & 정재일’ 활동을 통해 정재일만이 가질 수 있는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하였다. 특히 ‘한승석 & 정재일’의 음반, '바리abandoned'와 '끝내 바다에' 음반은 한국형 월드뮤직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한국대중음악상을 연이어 수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정재일은 연극, 뮤지컬, 미술 및 전시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며 전방위적 아티스트로 자신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연극 '그을린 사랑', 양손프로젝트의 '배신',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초상' 등 화제의 공연예술 작품들의 음악을 작곡하였다.
대중음악, 국악, 영화음악, 연극, 미술, 무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창작물을 선보여 온 정재일은 작곡가 혹은 프로듀서가 아닌 메인 아티스트로서 무대에 올라 자신의 작품들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현악 오케스트라와 전통기악의 협연을 통해 창작자로서 뿐만 아니라 뛰어난 퍼포머로서의 정재일을 확인할 수 시간이 될 예정이다.
정재일 단독 콘서트 '정재일 인 콘서트 (jung jaeil in concert)는 오는 2월 15일 오후 6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다.
+ 정재일 단독 콘서트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인터파크 티켓 DB
2020.01.09 / 조회 4,436
-
"헤비메탈에 빠졌던 소년…음악과 악기가 놀이터였죠"
작곡가 겸 음악감독 정재일
어릴 적 피아노 배우며 음악 시작
영화·국악·무용…전방위 활동
'트로이의 여인들'로 창극 도전
국악인 한승석과 두 번째 앨범도
"이름보다 나의 작품이 남기를"오는 22일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앙코르공연을 앞두고 있는 작곡가 겸 음악감독 정재일은 “늘 초보자의 마음으로 음악 작업에 임하고자 한다”며 “나의 음악이 사람들 마음 깊숙이 들어가 무언가를 건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사진=글러브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정재일(35)은 영화·국악·뮤지컬·무용 등 전방위에서 활동 중인 작곡가 겸 음악감독이다. 최근 청와대에서 공연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기념하기 위해 청와대에서 마련한 만찬에서 가수 박효신, 소리꾼 유태평양, KBS교향악단과 함께 축하무대를 꾸몄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정재일이 편곡한 박효신의 ‘야생화’를 트럼프 대통령 앞에 선보인 것이었다.이번 공연은 장르를 불문하고 활동을 펼쳐온 정재일의 음악 이력 덕분에 성사될 수 있었다. 지난 9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기 위해 개최한 ‘평창의 밤’에서 공연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최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난 정재일은 “청와대로부터 축하공연에 전통적인 무대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클래식과 전통음악, 현대적인 대중음악이 모두 어우러진 축하공연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판소리 정수 담은 ‘트로이의 여인들’올해는 유독 정재일의 이름을 들을 일이 많았다. 지난 6월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9월에는 지난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의 싱가포르 공연에 함께했다. 10월에는 국악인 한승석과 결성한 ‘한승석&정재일’의 이름으로 두 번째 앨범 ‘끝내 바다에’를 발표했다. 현재는 가수 박효신의 아트 전시회를 위한 음악 작업을 하며 바쁘게 연말을 맞이하고 있다.22일에는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12월 3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의 앙코르공연을 갖는다. 정재일에게는 첫 창극 작업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많은 장르에 도전하는 이유는 음악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싶기 때문”이라며 “‘트로이의 여인들’은 안숙선 선생님이 작창을 하고 배삼식 작가님이 대본을 쓴데다 좋아하는 판소리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배움이 될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지난해 초연한 작품은 판소리 본연에 집중한 연출과 음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싱가포르 출신 연출가 옹켄센은 에우리피데스가 쓴 고대 그리스 희곡을 무대의 여백을 살린 간결한 세트에 판소리로 재해석했다. 정재일은 “판소리를 제외한 모든 무대 요소는 걷어내고 싶다는 옹켄센 연출의 생각이 좋았다”면서 “판소리에 정수로 다가갈 수 있는 작업이라 즐거웠다”고 말했다.재공연에서 음악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 파리스 역을 맡아 배우로도 무대에 섰던 정재일은 이번에 출연하지 않는다. 정재일은 “안숙선 선생님과의 작업에서 전통음악에 대해 보다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면서 “전통음악은 작곡가의 음악이 아닌 무대 위 ‘퍼포머’가 만들어가는 음악이라는 생각을 ‘트로이의 여인들’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지난해 ‘트로이의 여인들’ 초연 당시 파리스 역으로 출연한 정재일(사진=국립극장).◇천재 뮤지션…박효신과 대중적 작업정재일에게는 ‘천재 뮤지션’ ‘음악 신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만 3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그는 초등학교 때 헤비메탈에 빠져 기타를 배우며 음악인이 되기로 마음 먹었다. 15세 때 서울재즈아카데미 1기로 들어갔고 1999년에는 기타리스트 한상원, 키보디스트 정원영, 가수 이적 등과 함께 그룹 긱스 멤버로 데뷔했다. 국악 크로스오버 그룹 푸리 멤버로 활동하며 전통음악에도 관심을 가져왔다.‘한승석&정재일’은 푸리로 만난 한승석과의 인연에서 시작됐다. ‘끝내 바다에’는 3년 전부터 준비를 시작해 완성한 앨범이다. 피아노 반주와 판소리의 만남을 통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실직한 가장 등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정재일은 “나도 한승석도 사회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다”면서 “지난해 겨울과 맞물리다 보니 노래들이 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듯 하다”고 말했다.정재일의 또 다른 파트너는 박효신이다. 군대에서 만난 것이 인연이 돼 줄곧 같이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4월에는 박효신의 소속사 글러브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정재일은 “박효신과 작업할 때는 가능한 나만의 색깔을 버리고 박효신이 돋보이는 음악을 하는데 집중한다”고 말했다.정재일은 자신만의 음악 스타일을 ‘심연’으로 표현한다. 대중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느리고 실험적인 음악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심연, 안개 같은 것에 끌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울하지는 않았다. 함께 놀 수 있는 음악과 악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들은 음악은 사카모토 류이치가 참여한 영화 ‘레버넌트’의 사운드트랙. 그는 “나만의 스타일과 대중적인 음악 사이의 균형을 잡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다양한 장르를 경험했지만 여전히 배움을 향한 열망이 크다. 정재일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본 만큼 이제는 여기서 더 심화해서 경험을 쌓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공연보다는 보다 음악에 집중한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재일은 “여러 분야에서 음악 작업을 했지만 내 본분은 작곡가”라면서 “내 이름보다 ‘트로이의 여인들’이나 ‘야생화’처럼 내가 참여한 작품이 사람들 기억에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음악감독 정재일(사진=글러브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21 / 조회 2,104
-
창극과 만난 그리스 비극…'트로이의 여인들' 재공연
지난해 초연한 국립창극단 레퍼토리
판소리 본연에 집중한 연출로 호평
내년 5월 영국 공연으로 유럽 진출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창극단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인 ‘트로이의 여인들’을 오는 22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재공연한다.2016년 초연 당시 전회 객석점유율 90%를 웃돌며 관객과 평단의 호응을 이끈 작품이다. 지난 9월에는 싱가포르예술축제에 초청돼 현지 관객으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 그리고 이를 각색한 장 폴 사르트르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극작가 배삼식이 극본을 쓰고 싱가포르 출신 연출가 옹켄센이 연출을 맡아 지난해 초연했다.옹켄센 연출은 창극의 음악적 바탕이라 할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도록 불필요한 음악적 요소를 걷어내고 ‘소리’에 집중했다. 소리꾼과 고수가 함께 판을 이끌어가는 판소리 특유의 형식을 살려 배역별로 지정된 악기가 배우와 짝을 이뤄 극의 서사를 이어가도록 작품을 구성했다.국립창극단 단원들의 열연도 화제가 됐다. 범접할 수 없는 에너지와 카리스마로 극을 이끄는 김금미(헤큐바 역)를 비롯해 김지숙(안드로마케 역), 이소연(카산드라 역), 김준수(헬레네 역) 등이 전쟁이라는 거대한 욕망에 희생된 여인들을 노래한다.내년 5월에는 영국 브라이턴 페스티벌과 런던국제연극제(LIFT) 초청 공연으로 유럽에 진출한다. 국립창극단 관계자는 “유럽 공연 관계자들로부터 판소리가 지닌 강렬하고도 순수한 힘과 현대적 극 형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는 평을 들었다”면서 “이미 확정된 2018년 영국 공연 외에도 초청을 원하는 유럽 축제 관계자들과 시기와 조건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티켓 가격은 2만~5만원.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14 / 조회 1,822
-
‘모스키토’ 6년만에 돌아온다…설경구·황정민 배출作
연출 김민기, 음악 정재일 '의기투합'
장현성·신성록 등 스타 거쳐간 작품
12월17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록뮤지컬 ‘모스키토’ 포스터(사진=학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설경구·황정민·신성록 등을 배출한 록뮤지컬 ‘모스키토’가 6년만에 돌아온다. 1997년 초연한 작품은 1999년, 2000년, 2004년 ‘모스키토’로, 2009년, 2010년, 2011년에는 ‘굿모닝 학교’로 공연된 바 있다. ‘모스키토 2017’은 지하철 1호선’, ‘의형제’ 등의 작품을 통해 한국 공연계 역사를 써온 학전 김민기 대표가 연출과 가사, 극본(대표집필)을 맡아 두 가지 버전을 수정·보완해 새롭게 엮어낸다.유권자가 중학생으로 확대하고, 청소년이 직접 당을 창당하는 가상의 상황을 통해 정치권의 위선, 사학 비리 등 시대적 요구를 정확하고 날카롭게 포착해 무대 위로 옮길 예정이다. ‘모스키토’는 청소년 정당의 당명을 말한다. 모기처럼 기존 정당들의 부패와 부정을 마구 찌른다는 의미다.부조리한 사회에 대해 거침없이 쓴 소리를 뱉어내는 김민기는 이들의 위선적인 모습과 모순을 사실감 넘치는 대사와 감각적인 연출을 통해 꼬집고 폭로한다. 뮤지션 정재일이 작곡과 편곡을 맡아 감각적이고 세련된 음악을 선보인다.1인다역을 맡은 배우 11명이 출연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4인조 록밴드가 라이브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달 28일부터 12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한다.한편 학전은 1991년 개관 이후 26년 동안 주옥 같은 작품과 일명 ‘학전 독수리 5형제’로 알려진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조승우, 장현성 등 수많은 스타 배우들을 배출했다. 연기파 배우 설경구는 ‘모스키토’ 초연 당시 13개의 배역을 맡아 관객의 찬사를 받았다. 흥행 보증수표 황정민은 1999년 ‘모스키토’를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0.23 / 조회 2,156
-
피아노X판소리…정재일·한승석 내달 18일 단독 콘서트
두 번째 앨범 '끝내 바다에' 발매 기념 콘서트
국악그룹 바라지·스트링 오케스트라 등 참여정재일·한승석 단독 콘서트 ‘끝내 바다에’ 포스터(사진=글러브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션 정재일과 소리꾼 한승석이 함께 작업한 두 번째 앨범 ‘끝내 바다에’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오는 11월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개최한다.이번 콘서트에서는 새 앨범 수록곡을 라이브로 최초 공개한다. 첫 번째 앨범 ‘바리’(abandoned)의 일부 수록곡도 소개할 예정이다. 정재일과 한승석의 작업은 한국적인 음악인 판소리와 세계적인 악기 피아노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재일의 피아노·기타 연주와 한승석의 소리, 앨범에 참여한 국악그룹 바라지의 전통악기 연주, 정재일이 지휘하는 스트링 오케스트라가 더해져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 예정이다.정재일은 “이전 공연에서는 한승석 선생님과 둘이서 모든 것을 소화했다면 이번 공연은 보다 다양한 악기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또한 “2집 앨범에는 영화 ‘옥자’ OST 작업을 함께 한 부다페스트의 오케스트라, 브라스밴드, 합창단이 참여했다. 콘서트에서도 앨범과 같은 풍성한 사운드를 느낄 수 있도록 16인조 스트링 오케스트라, 전통 음악 앙상블 ‘바라지’가 무대에 오를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정재일은 판소리 외에도 영화·뮤지컬·창극·연극·무용극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지난 9월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평창의 밤’에 초청돼 강렬한 무대를 선보였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0.18 / 조회 1,824
-
런던에서 창극 관람을…국립극장 패키지티켓 이벤트
시즌 패키지티켓 구매자 중 2명 추첨
'트로이의 여인들' 내년 英 공연 초청
"영국 중심부서 우리 음악극 만날 기회"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극장은 ‘2017-2018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패키지티켓 구매자를 위한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오는 12월 31일까지 패키지티켓을 구매한 모든 관객 가운데 총 2명을 선정해 런던 왕복항공권과 2018년 런던국제연극제(LIFT) 공식초청작인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현지 공연 티켓(2018년 6월 2일~3일)을 각 1매씩 제공한다.당첨자는 내년 1월 3일 국립극장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다. 국립극장은 “영국 중심부에서 우리 음악극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트로이의 여인들’은 에우리피데스의 동명 희곡을 창극화한 작품이다. 2016년 초연 당시 전 회차 객석점유율 90퍼센트를 넘으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오는 9월 싱가포르예술축제의 폐막작으로 선정됐으며 내년 5월과 6월 영국 브라이턴페스티벌과 런던국제연극제에 동시 초청됐다.국립극장은 지난달 18일 ‘2017-2018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을 발표하고 20~40%의 할인율이 적용되는 다양한 패키지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경품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 문의 및 패키지티켓 구매는 국립극장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0 / 조회 1,517
-
[유희성의 The Stage 113]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기원전 415년 ‘에우리피데스’가 트로이 전쟁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발표했으며 대표적인 그리스 비극으로 수세기를 넘는 동안 최고 고전의 명작으로 꼽힌다. ‘에우리피데스’는 트로이 전쟁 이야기 속에서 전쟁 영웅들의 포효보다도 고통받는 여인들이 겪은 수치와 모욕의 신음에 귀 기울이며 절대 끊기지 않는 긴 고통의 울부짖음과 한치의 희망도 없이 짓밟혀버리는 그들의 처참한 운명적 恨에 관해 이야기 했다. 작품은 1961년 장 폴 사르트르가 개작한 동명 작품을 극작가 배삼식이 각색했다. 한민족의 한이 깃든 처절한 상황적 묘사를 승화하여 마치 시극과 같은 굵고 짧지만 강렬하고 강인한 에너지로 묘사한다. 판소리 작창의 대가 ‘안숙선’ 명창의 고도 기능이 담긴 숨결과 전천후 뮤지션 ‘정재일’이 만들어 낸 음악적 에너지로 창극의 고유한 참맛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구축했다. 무대는 세련되고 미니멀 하여 한국을 넘어 국제적인 작품으로의 비상을 예견하게 하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작품의 배경이 된 트로이 전쟁은 스파르타의 왕비였던 헬레나가 파리스 왕자에 반해 트로이로 도망치자 스파르타의 왕 메렐라우스가 도망친 아내에게 복수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스파르타는 그리스와 연합해 트로이를 침공하고 전쟁은 무려 10년이나 지속하었으며 트로이는 전리품으로 거대한 목마를 성안으로 들여와 승전의 축배를 들이켰으나 밤사이 목마에 숨어있던 군사들이 빠져나와 무차별한 학살과 추행을 감행하고 결국 트로이는 패망했다. 이 작품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근간으로 당시 트로이의 왕비였던 헤큐바를 비롯해 트로이의 여인들이 그리스의 노예로 끌려가기 전 몇 시간을 그렸다. 작품은 전쟁의 참상으로 꼬여버린 실타래를 풀려 하고 낙심한 빈사의 상태에서 서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남아있는 여인들과 하늘을 쳐다볼 수도 없는 처참한 상태로 땅속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왕비였던 헤큐바의 무너져버린 심리의 이미지로 시작한다. 붉은 실타래는 전쟁의 살육으로 인한 핏빛 응어리의 고통이고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누군가는 반드시 살아내야 하는 트로이 여인들의 마지막 저항과 새로운 희망으로 행동할 참 용기의 씨앗 같은 오브제였다. 트로이의 모든 남편과 청년들은 전쟁으로 인해 사망하고 후안이 두려워 남자라는 남자, 심지어 어린애까지 모두 죽음을 면치 못했다. 결국, 트로이는 붕괴되고 끔찍한 살육으로 희망조차 없는 치욕의 땅으로 변했으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여인들은 내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며 처절하고 절박한 심정을 끝까지 움켜쥐고 견디고 살아내며 전쟁은 개인과 국가에 대한 최악의 비극적 상황임을 암시했다. 그런 전쟁으로 인한 피폐한 상황과 피비린내를 노골적으로 그려내지 않고 왕비 헤큐바(김금미 분)의 처참한 상황에서 어떠한 조치도 할 수 없고 변화시킬 수 없는 저항을 딸 카산드라(이소연분)와 며느리 안드로마케(김지숙 분) 그리고 헬레네(김준수 분)를 각 캐릭터의 비극적 한계와 상태를 그렸으며 그래도 일어날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노래했다. 더불어 메인캐릭터들은 비극적 상황과 한의 정서를 세련 된 작창의 판소리로 구사하고 열연하며 다시 한 번 판소리의 미학과 강인한 생명력의 세계적인 음악성을 입증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 국립 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의 ‘트로이의 여인들’의 미학은 판소리의 원형을 제대로 유지하면서도 국제적인 감각의 세련된 미쟝센으로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무대로 구축해 낸 것이다. 장면구성은 트로이전쟁으로 인한 대표 캐릭터들의 소개로 전쟁의 참혹한 상태로 빚어 인간의 심성과 상태를 대변했다. 외롭게 떠돌아다니는 혼령인 새로운 캐릭터 ‘고혼’을 등장시켜 비참하게 죽은 영혼들을 불러내고 전쟁으로 인해 잔혹한 죽임들을 당한 그들을 기억하고 위로하며 그런 전쟁을 일으킨 인간의 우매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하고 분노하게 했다. 작창의 안숙선과 작곡 정재일의 음악은 전통악기와 창자가 하나 되어 일고수 일명창의 창극 전통적인 방식을 차용하되 보편적 음악적 완성도를 해치지 않았으며 오히려 독특한 음악적 양식의 정서와 에너지를 구사했다. 즉, 헤큐바는 거문고로, 카산드라는 대금, 안드로마케는 아쟁, 헬레네는 피아노로 구분하여 대표적인 가창자의 극적 상태를 대변하거나 정서를 이입하여 하나 되게 했다. 또한, 그리스 비극의 서사적인 코러스적 활용은 드라마의 상황적 상태를 대변하거나 바라보는 입장에서의 작품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극대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무대중앙에 위치한 파빌리온의 이미지는 떠나는 자와 출발하는 자가 서 있던 바로 그곳, 또는 상여처럼 죽은 자들이 머무는 곳과 새롭게 피어나는 의식을 담아내는 듯하다. 공간에 양 벽은 전쟁으로 부서진 폐허의 흔적이 기둥처럼 박혀있고 배경으로 우주적인 한 단면을 차용하는 것과 양 사이드의 인생의 오르막길과 퇴락하는 듯한 계단을 통해 결국 세월과 함께 흘러가는 인생을 표현한 것 같은 미니멀한 무대가 인상적이었다. 조명(SCOTT ZIELINSKI)과 영상(AUSTIN SWITSER)의 콜라보로 빚어 낸 세련된 미쟝센을 구축한 ‘웅켄센’(ONG KENG SEN) 연출은 고전 작품의 품격을 한층 고양하며 창극의 세계성을 입증시켜 주었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2016.12.01 / 조회 2,151
-
[포토뉴스] '여자보다 예쁜 배우' 김준수,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이 지난 11월 9일 오후 2시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이날 프레스콜은 연출 옹켕센의 작품 소개 및 배우들의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으로 이어졌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오는 11월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21 / 조회 2,125
-
[취재기]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고정관념 깨니 신선하죠?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이 지난 11월 9일 오후 2시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프레스콜을 열었다. 이날 프레스콜은 연출 옹켕센의 작품 소개 및 배우들의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으로 이어졌다. 연출 옹켕센은 “그리스 연극과 창극을 맺어주는 지점은 강한 날 것의 감정이다”고 말했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연출을 맡은 옹켕센은 싱가포르예술축제 예술 감독이자 세계 주요 축제에 이름을 올린 연출가다. 작품은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제작하며 옹켕센이 창극 연출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그리스 연극과 창극의 연결고리에 대해 “기본적인 판소리 형태에 다가가려고 했다”며 “그리스 연극은 극단적인 부분이 많은데 창극 혹은 판소리도 날것의 감정이 있다. 이 작품은 장대한 감정을 스토리텔러들이 노래한다”고 말했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창극을 위해 극본 작업을 다시 했다. 에우리피데스와 장 폴 사르트르의 동명 작품이 원작이다. 원작의 배경인 전쟁만 남겨두고 ‘남겨진 사람들이 지닌 절박한 감정’에 주목했다. 연출 옹켕센은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무대를 연출했다. 불필요한 요소는 줄이고 간결하고 강렬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그는 작품의 주된 배경을 오늘날의 공항으로 설정했다. 연출 옹켕센은 “미래와 현재 어딘가에 있는 독특한 시간”이라며 “금색 벽과 흰색 파빌리온이 중앙에 있다. 부유층이 가는 공항 라운지 같다. 코러스의 움직임이 많아서 공간을 깨끗하게 두었다”고 전하며 “무대 앞에 악사들이 앉아있는 것을 보면 전통적인 음악회 느낌이 난다”며 동양적인 스타일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중 캐릭터의 힘은 누구에게 있냐는 질문에는 “네 명의 여인들은 다양한 감정을 상징한다. 물론 헤큐바가 작품 전체에 나오기에 강한 인물로 보인다. 어머니와 할머니, 왕비 역으로 전체 공연을 이끈다. 카산드라는 처녀의 열정과 뜨거움을 상징하고 안드로마케는 어린 자식과 이별하는 어머니로 강조된다. 헬레네는 여성도 남성도 아닌 제3의 성을 상징하는 복합적인 인물이다”고 분석했다. 작품은 배역별 목소리와 악기의 특징적인 소리를 연결했다. 헤큐바 역의 배우 김금미는 “그리스군이 쳐들어오는 것을 끝까지 버티려는 노래가 있다. 도와주는 소리는 거문고다. 듬직한 악기”라고 전했다. 극 중 아이를 빼앗기는 아픔을 표현하는 안드로마케 역의 배우 김지숙은 “아이를 잃는 슬픔을 표현하는 모정은 아쟁이다. 아쟁에 슬픔이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헤큐바의 딸인 카산드라 공주 역은 배우 이소연이 맡았다. 그는 “전쟁으로 여인이 가지는 다양한 감정은 모든 신이 절정이다. 가슴속 타오르는 불같은 느낌이 대금으로 숨을 불어 넣는다”고 설명했다. ? 음악 감독 정재일은 “연출가의 콘셉트와 안숙선 명창의 전통적인 선율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조율사”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재일은 전통음악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소리꾼과 고수가 판을 이끌어가는 판소리 형식을 차용, 배역 별로 악기를 지정했다. 그는 음악 감독 뿐 아니라 이번 작품에서 무대에 오르는 소감에 대해 “가야금만으로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부족해 피아노를 넣었다. 헬레네 역을 맡은 배우 김준수는 제가 작곡한 선율을 유일하게 부른다. 제 존재가 파리스가 되었다고” 말했다. 정재일 음악 감독은 전통을 대하는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동서양의 음악은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아 친하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판소리를 이끄는 사람과 퓨전 음악을 하는 사람 모두 필요하다. 이번 작품에서 서양식 작곡이 어색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판소리가 중심이고 고수가 없는 파트도 있다. 타악기가 없어서 가사도 잘 들린다. 관객들도 감동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국악계 아이돌이라 불리는 배우 김준수가 헬레네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트로이를 무너뜨린 절세가인 헬레네 역을 남자 배우가 맡으며 고정관념을 깼다. 스타르타를 도망쳐 트로이로 온 헬레네가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는 존재임을 남자 소리꾼으로 상징하고 있다. 그가 여인들과 섞일 수 없는 존재임을 드러내는 방식은 서양 악기인 피아노와 꾸미지 않은 보이스로도 나타난다. 배우 김준수는 국립창극단에서 주?조역을 맡으며 성장하고 있다. 그는 “트로이 전쟁의 주범일 수 있는 헬레네를 여성 혹은 남성스럽지 않은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전해 기대를 모았다. 마지막으로 연출 옹켄센은 “작품은 저마다의 뜨거움을 가지고 있는 여인들의 이야기다. 전쟁의 희생자로 시작하지만 살아남는다. 전쟁 이야기는 한국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은 오는 11월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21 / 조회 2,006
-
'트로이전쟁' '현의 노래' 국악과 '통'하다
그리스비극·현대소설 등 국악과 접목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비극적 감정 恨의 정서 동서양 관통
국립국악원 '현의 노래'
김훈 동명소설에 연극·음악적 요소 부각
"국악소재 다양화는 과도기적 상황…
시도 넘어 전통과의 조화 고민 필요&...전통에 초점을 맞췄던 국악이 현대적인 트렌드를 수용하며 창작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리스비극을 소재로 한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에서 김금미(왼쪽)와 김지숙이 헤큐바와 안드로마케 역으로 열연하고 있다(사진=국립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술은 변한다.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면서도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것. 바로 예술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국악도 마찬가지다. 대다수가 ‘국악’ 하면 흔히 ‘고루하다’라고 생각한다. 단조롭고 지루한 음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국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적인 트렌드를 적극 차용해 폭과 길이를 확장하는 중이다. 국악의 변신은 지금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국립국악원의 ‘현의 노래’(2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가 대표적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각각 그리스비극과 현대문학을 내용으로 삼았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파격적인 소재를 끌어들여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국악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 그리스비극, 창극이 되다전쟁의 폐허 위에 남은 것은 여자와 아이뿐이다. 희망을 기대할 수 없는 이곳에서 헤큐바·카산드라·안드로마케·헬레네는 전쟁이 남긴 상처와 아픔을 애통한 마음으로 노래한다. 그야말로 한을 담은 노래다. ‘트로이의 여인들’은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전쟁 3부작’ 중 마지막 작품과 이를 개작한 장 폴 사르트르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다. 전쟁의 야만성과 비극에 초점을 맞춘 원작과 달리 운명과 삶에 끊임없이 배반당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꿈을 꾸다 사라지는 인간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연출은 옹켄센 싱가포르예술축제 예술감독이 맡았다.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미니멀리즘’을 콘셉트로 삼았다. 음악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무대와 의상 등을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었다. 하나의 배역에 한 개의 악기를 배치해 소리꾼의 목소리와 악기반주가 극의 서사를 함께 이끄는 구성도 인상적이다. 안숙선 명창과 정재일 음악감독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다. 그리스비극과 창극이란 낯선 조합을 하나로 묶는 것은 바로 감정이다. 옹켄센은 “그리스비극과 창극을 결합하는 지점이 ‘강한 감정’”이라며 “감정이 풍부한 판소리와 극단적이고 날것 같은 감정이 많이 등장하는 그리스비극은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극은 세계음악 중 가장 힘 있는 장르 중 하나”라며 “창극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모든 창작자의 꿈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의 한 장면(사진=국립창극단).△ 국악극으로 재탄생한 현대소설전쟁은 평범한 사람의 꿈을 앗아간다. 철로 만든 칼의 차가운 폭력 앞에 예술은 한낱 나약한 존재일 뿐이다. 예인의 삶도 폭력적인 세상이 만드는 ‘아수라장’을 피해갈 수는 없다. ‘현의 노래’는 작가 김훈이 2004년 출간한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기세등등한 신라에 맞서 점점 쇠약해지는 가야를 무대로 가야금을 만든 악성 우륵의 이야기를 그린다. 우륵은 나라가 기우는 와중에도 음악의 힘을 믿고 이를 이어가려 한다. 그러나 자신을 총애한 가실왕이 세상을 떠난 뒤 전쟁과 폭력을 낳는 ‘철’과 마주하며 시련을 겪는다. 현실의 잔혹함 앞에서도 예술을 포기할 수 없던 우륵의 이야기를 전통악기의 선율 위에 비장하게 펼쳐낸다. ‘국악극’이란 타이틀을 단 작품은 그만큼 연극적인 요소와 음악적인 요소를 고루 갖췄다. 무대 왼쪽에 자리한 김훈 작가의 대역이 내레이션으로 극을 이끌고, 뒤편과 천막에 비친 영상을 이용해 장면을 구성한 점은 연극적이다. 실제 가야금연주자인 김형섭 국립국악원 정악단원이 우륵 역을 맡은 것, 무대 한가운데에 국악관현악단을 배치한 것은 음악적인 부분을 강조한 대목이다. 궁중연례악 ‘왕조의 꿈, 태평서곡’, 궁중정재 ‘여민동락’ 등을 만든 이병훈이 구성과 연출을 맡았다. 그는 “원작에서 들을 수 없었던 우리 소리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내용과 형식에 변화를 줬다”며 “음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단순하고 명료한 극적 구성을 위해 원작의 다양한 인물 비중과 캐릭터를 생략하고 우륵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김훈의 동명소설을 ‘국악극’으로 만든 국립국악원의 ‘현의 노래’에서 김형섭(왼쪽)과 김태문이 우륵과 제자 니문으로 열연하고 있다(사진=국립국악원).△ 국악의 소재 다양화는 현재진행형국악의 소재 다양화는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이어졌다. 선봉에는 국립창극단이 있다. 2012년 첫선을 보인 ‘장화홍련’이 시작이다. 동명고전을 현대적인 배경으로 각색해 ‘스릴러 창극’이란 파격적 시도로 신선함을 안겼다. 이어 2013년에는 ‘메디아’를 선보였다. ‘트로이의 여인들’에 앞서 그리스비극을 창극화한 첫 시도였다. 판소리의 한과 그리스비극이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코카서스의 백묵원’을, 지난 9월에는 오페라 ‘오르페우스’가 원작인 ‘오르페오전’을 올리는 등 소재의 외연을 확장해가고 있다. 국립국악원도 국악의 현대화를 위해 2013년부터 다양한 소재의 창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를 판타지요소를 가미해 풀어낸 오태석 연출의 소리극 ‘아리랑’이 출발점이다. 2014년에는 ‘공무도하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극 ‘공무도하’를 이윤택 연출의 지휘 아래 선보였다. 오는 25~26일에는 국립현대무용단과 함께 ‘춤의 연대기’를 공연한다. 전통무용·현대음악, 전통음악·현대무용이 만나는 자리다. 연극 ‘레이디 맥베스’의 창극 버전도 내달 선보일 예정이다. 관객 입장에서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변화다. 유춘오 국악지 라라 편집장은 “국악이 전통 전승에 급급하다 보니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한 경향이 있었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이러저러한 시도를 하는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유 편집장은 “국립단체들이 앞장서 국악의 편견을 깨려는 시도 자체가 흥미를 끄는 것은 사실이다. 시도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명맥을 유지해야 하는 전통과의 조화 등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립국악원 ‘현의 노래’의 한 장면(사진=국립국악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15 / 조회 1,759
-
트로이전쟁, 미니멀리즘 창극으로 재탄생
국립창극단 신작 '트로이의 여인들'
11~20일 국립극장 달오름 무대에
전쟁의 끔직함 대신 인간에 초점 맞춰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에 출연하는 김준수(왼쪽부터)·김금미·김지숙·이소연(사진=국립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에우리피데스가 쓴 ‘트로이 전쟁 3부작’ 마지막 작품 ‘트로이의 여인들’이 미니멀리즘 창극으로 재탄생한다.국립창극단의 신작으로 국립극장과 싱가포르예술축제가 공동제작한 ‘트로이의 여인들’은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무대에 오른다.‘트로이의 여인들’은 에우리피데스가 기원전 415년 발표한 희곡이다. 기원전 1350년에서 1100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는 트로이 전쟁 관련 신화와 전설을 기반으로 한다. 작가 배삼식이 에우리피데스의 희곡과 장 폴 사르트르가 1965년 개작한 동명작품을 바탕으로 극본을 다시 썼다. 세계적인 연출가 옹켕센 싱가포르예술출제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아 ‘미니멀리즘’을 콘셉트로 작품을 완성했다. 미니멀리즘을 내세운 것은 것은 판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음악적으로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내고 판소리의 정통기법에 집중했다. 무대미술도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꾸몄다. 전쟁의 끔찍함을 주제로 삼은 원작과 달리 작품은 인간에 초점을 맞춘다. 운명과 삶에 끊임없이 배반당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꿈을 꾸다 사라지기도 하는 인간의 삶을 이야기한다. ‘내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절박하고 강렬한 감정이 기저에 흐른다. 작창은 판소리를 대표하는 명창 안숙선이, 작곡은 정재일 음악감독이 맡았다. 소리꾼과 고수가 함께 판을 이끌어가는 판소리 형식을 살려 배역별로 지정한 악기가 소리꾼과 짝을 이뤄 극의 서사를 이끌도록 연출했다. 트로이의 마지막 왕비 헤큐바 역은 창극 ‘아비. 방연’ ‘장화홍련’ ‘메디아’ 등에 출연한 김금미가 맡았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 옹녀로 출연했던 김지숙·이소연이 각각 안드로마케와 카산드라 역할로 나선다. 트로이를 무너뜨린 아름다운 여인 헬레네는 국립창극단 소속 남자 배우 김준수가 연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02 / 조회 1,885
-
“오리지널 공연보다 강한 해석 시도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개막
뮤지컬 가 이지나 연출과 마이클리, 박은태, 한지상 등 2013년 제작진과 배우들을 비롯해 윤형렬, 최재림, 이영미 등 새롭게 더해진 배우들과 함께 지난 7일 무대에 올랐다. 예수가 죽기 7일 전의 이야기를 담은 는 의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의 작사가 팀 라이스 콤비가 완성시킨 뮤지컬로 1971년 초연 이래 40여 년간 꾸준하게 무대에 오르고 있는 작품이다. 지저스 역의 마이클리, 박은태(위, 가운데)마리아 역의 장은아, 이영미(가운데, 아래)“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팬심이 강한 작품이다.” 지난 9일 열린 미디어콜에서 밝힌 이지나 연출의 소감이다. 그는 “한국 버전은 오리지널 공연보다 많은 각색을 넣었다. 비주얼적인 것은 초연 때의 사막을 사용하고 내용에 강한 해석을 넣었다. 자체가 각 나라마다 특유의 해석으로 올라오고 있는데 이것을 원작자들도 은근히 즐긴다고 들었다.”고 이야기했다.또한 그는 “이 각색에 영향을 미친 것은 리처드 도킨스의 , 엔도 슈샤코의 이란 책 때문이다. 이 책들을 읽고 무신론자이지만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사람이 인류의 역사상 앞으로도 영원히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수퍼스타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이 작품의 최고의 매력은 음악이며, 가창력이 캐스팅의 첫 조건이 될 만큼 넘버가 어렵다"고 이지나 연출이 말할 만큼 는 음악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날 마이클리, 박은태, 한지상 등의 배우들은 각자 스타일대로 열창하며 6곡의 노래와 해당 장면을 선보였다. 유다 역의 윤형렬, 최재림, 한지상(위쪽부터)먼저 새로운 유다로 합류하게 된 윤형렬이 무대에 등장해 ‘마음 속의 천국’을 불렀다. 이 곡은 지저스가 죽어서 메시아가 되고자 결심한 것을 눈치 챈 유다가 살아서 함께 꿈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며 지저스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장면이다. 이어 박은태, 최재림, 장은아의 ‘모두 잘 될 거야’가 이어졌다. 겉으로는 마리아가 지저스를 위로하는 노래이지만 유다와 지저스의 사상적인 대립이 숨겨져 있는 곡이라고 설명한 이지나 연출은 “신이 되어 영원히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겠다는 지저스의 목적이 정확이 드러나는 신이다.”라고 말했다.또한 지저스에 대한 마리아의 사랑을 표현한 ‘어떻게 사랑하니’,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독특한 캐릭터로 그로테스크함을 살리고 싶어 캐스팅된 김영주가 부른 ‘헤롯의 노래’, 이 작품의 백미를 장식하는 마이클리의 ‘겟세마네’, 1년 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한지상의 ‘수퍼스타’가 연달아 이어졌다.이날 이지나 연출은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최재림에 대해서 "우리 작품의 히든 카드이다. 주목해 달라.”고 이야기했고, 지난해 결혼과 출산을 동시에 경험한 이영미에 대해 “엄마로서 새로운 에너지가 나오는 것을 느꼈다. 아이를 낳고 노래를 더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헤롯 역의 김영주배우들은 장면 시연 후 각기 출연 소감을 밝혔다. 매일 밤마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한 마이클리는 “이 작품을 마치면 브로드웨이에 새 작품을 하기 위해 돌아간다. 그런데 때문에 일정이 맞지 않아 출연 포기하려고 했었다. 그 정도로 를 사랑한다. 다행히 미국과 한국의 두 회사가 공연 기간을 조정해줘서 양쪽 작품 모두 출연할 수 있게 됐다.”고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박은태는 “매번 리허설을 할 때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감동과 벅참을 다시 느끼게 됐다. 오늘 시연이 처음 선보인 무대였는데 어제 밤부터 잠이 잘 안왔다. 그만큼 이 공연 자체가 주는 의미와 부담감, 책임감이 다른 공연들에 비해 크다라는 걸 많이 느낀다.”고 설명했다.한지상, 윤형렬과 함께 유다 역을 맡은 최재림은 “굉장히 오랜만에 대극장 무대에 서서 설레임과 긴장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유다라는 강렬한 인물을 연기하게 되서 배우로서 기쁘고 오선지 위를 날아다니는 수많은 높은 음들과 싸우는 전 캐스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는 9월 13일까지 샤롯데씨이터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6.10 / 조회 12,552
-
디토페스티벌 시작, "슈베르트는 마법이다"
슈베르티아데(Schubertiade). '슈베르트의 밤'이라는 뜻이다. 올해 디토페스티벌은 다양한 예술가들이 슈베르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음악을 즐겼던 그 시간으로 관객들을 안내할 예정이다. 올해로 아홉 번째 시즌을 맞는 '클래식계 아이돌 군단'의 여름 음악축제, 디토페스티벌이 6월 6일부터 말일까지 예술의전당과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실내악 앙상블 디토의 맏형이자 디토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지난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슈베르트는 보헤미안 기질이 풍부했던 사람으로 31세에 요절했지만 훌륭한 곡들을 많이 남겼다. 단순한 선율과 코드들이 연속되지만 그것들은 아주 순수한 마법과 같은 힘을 발휘한다. 그게 슈베르트가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이유"라며 이번 페스티벌 주제에 대해 설명했다. 슈베르트의 명곡들로 이어질 이번 페스티벌의 문을 여는 사람 역시 리처드 용재 오닐이다. 슈베르트가 빌헬름 뮐러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한 24개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를 6일 무대에서 전곡 연주한다. '겨울나그네'는 2007년 발매한 자신의 3집 앨범에 수록해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간담회장에 함께 자리한 세 남자, 정재일, 지용, 성민제는 라는 제목 아래 슈베르트의 '마왕'을 저마다의 개성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슈베르트의 '마왕'을 저마다의 개성으로 선보일정재일, 성민제, 지용(왼쪽부터)공연을 비롯해 다양한 영역에서 음악 작업을 해 온 정재일은 "슈베르트는 목소리를 위한 곡들이 많았고 텍스트도 강력한 것들이 많았다. 그런 점들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충격이었고, 특히 '마왕'은 드라마가 있는 곡이라 드라마가 있는 음악으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배삼식 작가님과 이야기하면서 우리말이 등장하는 우리의 스타일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판소리와 한국 전통 타악기, 스트링 쿼르텟, 어쩌면 일렉트릭 사운드까지 더해져 클래식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음악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장르와 협업을 많이 시도해왔던 피아니스트 지용은, 이번 자신의 무대에서 영상을 활용한 이색적인 공연을 예고했다. "뉴욕의 친구들과 영상 작업을 했고, 이를 통해 중요한 가치관에서 멀어지거나 무너지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 안의 악마를 마주하지만 결국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더블베이스가 비인기 악기인데 이번 기회에 좀 더 대중적으로 연주를 들려드릴 수 있어서 좋다."는 더블베이스 연주자 성민제는 "함께 연주하는 슈베르트 9번은, 각자가 좋아하는 파트를 모아서 퍼즐처럼 음악을 만들어 가는 작업으로, 무척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더했다. 러시아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5위, 프랑스 롱 티보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3위 등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한 실력파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의 무대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13일 공연에서 슈베르트의 론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을 연주한다. 리처드 용재 오닐과 신지아2012년 시작해 클래식 대중화에 힘써 온 디토페스티벌은, 특히 2, 30대 관객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데 큰 영향을 미쳐왔다. 리처드 용재 오닐 역시 그런 부분에 큰 의의를 두며 "다양한 관객이 찾는 것은 물론, 처음 온 관객들과 함께 꾸준히 페스티벌이 성장해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페스티벌에는 앙상블 디토 초기 멤버였던 바이올리니스트 자니 리와 오랜 시간 디토를 지켜왔던 스테판 피 재키브,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어우러지는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개별 무대 뿐 아니라 페스티벌 전 공연 또는 관심있는 무대만을 골라 감상할 수 있는 이색 패키지 티켓도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듯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크레디아 제공
2015.06.04 / 조회 7,299
-
학생처럼, 진실한 배우를 향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최재림
오랜만에 대극장 뮤지컬로 돌아오는 최재림에게 그간의 근황을 물으니 “학생처럼 살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2009년 의 주역을 맡으며 혜성처럼 나타나 2011년 KBS 예능프로그램 출연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넓힌 그는 고민 끝에 2013년 다시 학생으로 돌아갔다. ‘연기’라는 작물을 튼실히 키워낼 땅을 만들기 위해서다. 그동안 기본기를 충실히 다져서일까, 한 달 전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 본 그의 모습은 한층 더 원숙해진 무대를 기대하게 했다. 스승 지저스를 제 목숨처럼 사랑하면서 끝내 그를 배신한 남자, 결코 쉽지도 가볍지도 않은 ‘유다’라는 인물을 어떻게 그려낼 것인지 그에게 물었다.Q 오랜만에 대극장 뮤지컬에 돌아온다. 부담감도 있을 것 같은데. 굉장히 큰 부담감을 갖고 연습하고 있다. 대극장 뮤지컬을 장기로 하는 건 거의 2년 만이니까. 또 워낙 좋은 작품, 좋은 역할이라서 이 작품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좀 밀어 붙이고 있다. (박)은태 형, 마이클 리 형, (한)지상 형 등 주변 분들과도 다같이 의기투합하고 있고, 앙상블 분들도 이번에 정말 에너지 좋은 분들이 많이 모여서 서로 의지하면서 으쌰으쌰하고 있다. Q 의 넘버가 워낙 유명한데, 전에 불러본 적이 있나. ‘해븐 온 데어 마인즈(Heaven on Their Minds)’, ‘겟세마네(Gethsemane)’는 혼자서 많이 연습했던 기억이 있다. 두 곡 다 원체 다 쉽지 않은 넘버라 만족스럽게 연습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웃음). 이번에 실제로 연습하며 불러보니 혼자서 불렀을 때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발견하게 된다. 전체적인 흐름도 알게 되고, 서로 교류하는 배우들도 있으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것이 나와서 즐겁게 부르고 있다. Q 발성에 있어서 신경 쓰는 것들이 있나. 안무도 해야 하는데. 안무는 일단 연출님께서 많이 자제시켜주셔서 한시름 놨다(웃음). 발성의 경우에는 어쨌든 이 음악이 가진 색깔을 잘 드러내야 하니까, 록의 느낌도 있고 소울의 느낌도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샤우팅이나 스크래치 사운드를 많이 쓰는 부분도 있고, 원래 나라면 본능적으로 소리를 더 내고 싶었을 부분에서 소리를 줄이려고 하는 부분도 있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Q 뮤직비디오에서의 헤어스타일은 공연 때도 쭉 유지하는 건가. 내가 짧은 머리를 거의 20년 이상 했다. 그러다 보니까 질리기도 했고 한번 길러보고 싶어서 대학원 들어갔을 때 그냥 무작정 길렀다. 지금보다 더 길었는데 7~8cm 자른 거다. 무작정 기르다가 에 합류하게 됐는데, 연출님이 생각보다 긴 머리가 작품과 잘 어울린다고 하셔서 일단 이 길이로 가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대신 어떻게 해야 지저스와 겹치지 않을지 연출님이 고민하고 계신데, 자르진 않을 거다. Q 유다를 어떤 인물로 그리고 있나. 이지나 연출이 최재림의 유다는 ‘지적인 유다’라고 했다고. 일단 내가 생각하는 유다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고 그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신도 죽는, 굉장히 비극적인 인물이다. 처음에는 굉장히 감정 기복이 심하고 야성적인, 겉으로 에너지 표출이 많이 되는 인물로 생각했다. 그런데 연출님이 ‘그 해석이 틀린 건 아니지만 최재림의 유다는 좀 다르게 접근을 해보자’고 하셨다. 겉으로 표출하는 것을 오히려 다 지우고 안으로 쌓아보자고. 그래서 연습 초반에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동선만 밟고 노래만 부르기도 했다. 근데 이렇게 해석을 잡다 보니까 오히려 겉으로 발산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안에 쌓이더라. 그래서 지금은 연습 초반에 아껴놨던 에너지를 다시 조금씩 꺼내서 표출하고 있다. 말 그대로 지적이고 이성적인, 감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겉으로 다 표현하지 않는 조금 특이한 유다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신선하다. 이제 가장 이성적인 유다가 지저스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무너지는 순간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가 가장 큰 숙제다. Q 혹시 유다를 연기하며 떠올린 과거의 기억이나 상황들이 있나. 누굴 배신한 적이 없어서(웃음). 일단 처음에 머릿속으로 인물을 분석할 때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감정이입을 많이 했다. 내가 만약 친형이나 부모님, (박)칼린 선생님, 정말 믿고 따르고 아낌없이 다 줄 수 있는 그런 주변 인물들을 배신한다면 어떨까 상상해봤다. 또 입장을 바꿔서 내가 정말 믿었던 사람이 날 배신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 장면 연습에 들어온 후에는 최대한 상대방을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그 사람을 더 위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 사람을 위해서 하는 일이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하면 모든 사람이 개죽음을 당하는 그런 상황에서의 갈등을 중심축으로 잡고 연습을 하고 있다. Q 신에 대한 유다의 시선은 어떤 것인가. 내가 생각했을 때 유다는 굉장히 현실주의자 같다. 무신론자는 아니지만 지금 당장의 현실이 중요한 사람인 거다. 그래서 지저스를 향해 ‘모든 게 잘 되고 있는 이 현실을 두고 왜 굳이 그 선택을 하십니까’라는 고뇌와 갈등을 느끼는 거다. 굉장히 현실적인 인물이고, 그 현실적인 관점을 지저스에게 계속 이해시키려고 노력하지만 벽에 부딪힌다.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에 비극을 맞게 되는 인물인 것 같다. Q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 박은태와 각기 호흡을 맞춰보니 어떤가. 지금은 주로 은태 형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두 분의 스타일이 굉장히 다르다. 은태 형의 경우 (에너지를) 안에 갖고 있는 고요한 지저스라서 그게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이 항상 있다. 물론 터지는 순간도 있지만, 그 전까지는 수면 아래서 뭔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느낌이다. 반면 마이클 리 형과 할 때는 좀 더 몸에서 에너지가 표출되기 때문에 약간 물이 끓고 있는 상태가 된다. 그래서 내적 갈등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은태 형과 부딪혔을 때 재미있으실 것 같고(웃음), 조금 더 겉으로 불꽃이 튀는 걸 보고 싶으신 분들은 마이클 리 형을 보시는 게 재미있을 것 같다. Q 개인적으로 관객이 이 작품을 보며 어떤 것을 얻어가기를 바라나. 우리 작품을 종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약간 불쾌하거나 거북하실 수도 있다. 그런데 내 생각에 는 종교를 이야기한다기보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두 인물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지저스는 좋은 의미에서 유명한 사람이고, 유다는 그 정반대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과 관계를 바라보면 좋을 것 같다.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증오했던 것도, 신념이 완전히 달랐던 것도 아닌데 애정이 애증으로 변할 수 밖에 없었던 그 관계를 중심적으로 봐주시면 좀 더 풍부하게 공연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Q 신앙이 있나. 모태신앙이다. 전 집안이 카톨릭이다. 부모님께 를 하게 됐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보고 싶었던 작품인데 우리 아들이 하는구나’하고 좋아하시더라. 무슨 역할이냐고 물으셔서 유다라고 하니까 메시지가 바로 바로 뜨던 핸드폰 채팅창이 잠시 조용해졌다(웃음). 얼마 있다가 ‘그래, 굉장히 복잡한 인물인데 잘 해봐라.’ 하시더라. 내게 신앙이 있다고 해서 종교적인 관점으로 지저스나 유다를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 분의 인간적인 삶은 어땠을까 생각하며 바라보니까 개인적으로도 애틋한 감정이 있고, 모든 인물들에게 애착이 간다. Q 극중 지저스처럼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사람을 꼽는다면. 너무 많은데, 일단 부모님, 그리고 (박)칼린 선생님이 있다. 칼린 선생님은 내가 일에 있어서나 인간적으로나 성장할 수 있도록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 분이다. 지금도 많은 꾸지람을 받으면서 좀 더 나은 인격체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웃음). 선생님은 내가 자만하지 않도록 항상 잘 잡아주시고, 공과 사를 구분하는 법을 깨닫게 해주신다. 내가 좀 편한 걸 좋아하다 보니 연습실이나 학교에서 좀 풀어진 모습을 보일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선생님이 내 행동을 정확히 잡아주신다. 또 사람을 대할 때 내가 ‘아’라고 해도 상대방은 ‘어’로 들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상대방이 내 말과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먼저 생각한 다음에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신다. Q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눈앞에 두고 가장 크게 고민했던 적이 있다면 언제인가. 대학원(한국예술종합학교) 진학을 고민할 때였던 것 같다. 대학원을 갈 것인지 아니면 작품을 쭉 할 것인지를 많이 고민했다. 주변에서 조언해주시는 분들도 딱 반반이었다. 그냥 작품 하면서 배우면 되지 왜 굳이 대학원을 가냐는 분들도 있었고, 공부는 제대로 하는 게 좋으니 잘 생각했다고 말해주신 분들도 있었다. 그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대학원을 가기로 결정을 내렸는데, 그 이유는 내가 성악을 배운 것처럼 근본적으로 연기라는 농사를 지을 땅을 만드는 작업이 제일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어떤 땅이든 씨를 뿌리고 열심히 가꾸면 작물이 자라긴 하겠지만, 그 땅의 상태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나. 학교에서 연기실력이 얼만큼 늘지도 모르고, 학교와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것은 다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연기라는 것을 공부할 수 있는 땅을 만들고 싶었다. 기본적인 화술, 움직임, 대본 읽는 법도 기초부터 정확하게 배우면서. Q 실제로 대학원에 들어가보니 어땠나.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굉장히 재미있었다. 제일 재미있었던 건 움직임 수업이다. 마임 수업, 가면 수업 등 여러 가지 수업이 있었는데 몸을 쓰는 게 특히 재미있더라. 예전에는 그냥 움직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움직임의 어떤 공식이 세부적으로 나뉘어있는 것을 알고 배우다 보니까 그냥 움직일 때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좀 더 움직임이 잘 보일지, 어떻게 하면 인물의 상태를 좀 더 잘 드러낼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되고. 그리고 화술과 호흡, 발성을 배우게 되면서 그냥 일상적으로 하는 말과 무대에서 하는 말이 어떻게 다른 지도 알게 됐다. 동기들과 장면 연습을 하면서 내가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하고 토의하고, 색다른 해석을 선보여서 실패했다면 왜 실패했는지를 분석하는 시간도 재미있었다. 되게 도움이 많이 되는 시간이었다. Q 연극도 할 생각이 있나.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해야지. Q 이제까지 봤던 연극 중 어떤 것들이 인상적이었나. 제일 최근에 본 연극이 국립극장에서 본 과 인데 아주 재미있게 봤다. 고전을 많이 본 것 같다. 대학원에서 처음 했던 연극이 입센의 인데, 굉장히 신선했고 많은 자극이 됐다. 연극을 해보니 노래를 할 때보다 오히려 더 긴 호흡으로 많은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존재해야 하더라. 그걸 경험하고 나니까 무대에서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뚝심이 생겼다. 자신감도 붙고. Q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연기 외에 나중에 또 배워보고 싶은 것은. 움직임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다. 마임이라든지 현대무용이라든지, 좀 더 적극적으로 몸을 쓰는 것을 기본부터 경험해보고 싶다. Q 그간 창작뮤지컬 이나 오페라 와 같은 새로운 공연들에도 많이 참여해왔는데. 무조건 새로운 걸 하자는 생각으로 했던 건 아니다. 이 분야에 실력 있고 가능성 있는 작가와 작곡가 분들도 많고 좋은 요소들을 가진 작품도 많이 나오고 있어서 나도 그런 것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내가 작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의 경우 원래 내 전공으로 돌아가보는 재미가 있었고, 관객 반응도 좋았다. 전혀 다른 걸 보여준다기보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우리가 낯설게 생각했던 것들도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그런 생각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라 나도 동참하고 싶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 진실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사실 그때는 스스로도 그 말이 어떤 뜻인지 정확히는 몰랐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은 좀 알 것 같다. 배우가 아닌 최재림으로 살든, 배우 최재림으로 살든, 남들에게 보여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 더 겸손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런 사람이 되어서 무대에서 더 진실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6.02 / 조회 16,371
-
스타 연출가 이지나, 차세대 아이콘 이용우를 만나다
무용극 '클럽 살로메'
22~25일 프로젝트박스 시야[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스타 연출가 이지나와 차세대 무용수 이용우가 만났다. 22일부터 25일까지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공연되는 무용극 ‘클럽 살로메’를 통해서다. 오스카 와일드의 관능적인 희곡 ‘살로메’를 원작으로 일곱겹 베일에 가려져 욕망의 춤을 추던 살로메를 통해 현대인들의 집착을 색다르게 그려낸 작품. ‘댄싱9’의 마스터로 전방위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용우는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국악·클래식·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세계를 펼치고 있는 뮤지션 정재일이 음악을 맡아 전곡을 라이브로 연주한다.팜므파탈의 전형인 살로메역은 댄싱9의 히로인 최수진, 세례요한역은 연극배우 지현준, 헤롯역은 유니버설 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이동탁이 맡았다. 세계 비보이대회 1위 출신인 쇼티포스(한상호)가 헤롯의 내면을, 팝핀TIO(유성원)이 세례요한의 내면으로 등장한다. 무대와 건물의 로비도 ‘헤롯의 파티’ 라는 컨셉으로 개성있게 연출된다. 티켓을 구매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전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스토랑 ‘오늘’의 칵테일이 서빙된다. 또한 공연장 기존의 객석은 철수되고, 벤치 형태의 좌석이 극장 양쪽 벽면에 설치돼 다양한 각도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1544-1555.▶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5.05.11 / 조회 2,052
-
장미의 가시 같은 강렬하고도 낯선 각인, <사보이 사우나> 여신동, 정재일
신동과 천재가 만났다.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인상적인 무대디자인을 선보이며 많은 관객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켜 온 여신동과 ‘천재 뮤지션’으로 불리며 최근 뮤지컬 음악감독을 비롯, 가요, 영화 음악의 작곡, 편곡 등 다방면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재일이 그들이다. 남다른 반짝임과 깊이로 무대에 감탄을 낳고 있는 두 명의 젊은이가 만나 ‘낯선 무대’ 를 짓고 있는 중이니, 두 사람의 협업이 빚어낼 시너지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여신동의 첫 연출작"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은 방법으로"올 초 두산아트센터에서 아트랩 작품으로 선보였을 당시 앞에는 ‘다원예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극, 뮤지컬, 혹은 음악극이라고도 규정할 수 없는 다양한 시도와 결합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무대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여신동이 연출가로 선보이는 첫 무대이기도 했다. 자신의 유년 시절 경험과 당시 강렬하게 각인된 이미지에서 출발하는 가 워크숍 후 10개월이 지난 오는 11월 본 공연을 앞두고 있다. “한 동안 무대 디자인을 기능적으로 한다는 생각이 들어 소진되는 느낌, 공허함이 컸어요. 그래서 아트랩을 통해 무언가를 알아가고 느끼는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연출에 대해 배워본 적도, 연습실에서 배우들과 만나본 적도 없었으니, 개인적으로 워크숍을 통해 많은 배우들과 스탭들을 만나고 연출가로서 나의 부족한 부분들을 알아갔다는데 의미가 컸지요.”(여신동) 워크숍을 지켜봤던 많은 관객들이 그에게 준 피드백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하고 싶은 대로 더 막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연출로서 처음 가는 길이라 조심스러웠던 발걸음이 오히려 부자연스러웠던 것 같다는 그는, 비로소 이번 본 공연에서 “처음에 하고 싶었던 대로” 낯선 공연을 추구하고 있다. 어린 시절 다녔던 대구에 실재하는 목욕탕에서의 경험과 당시 혼란스러웠던 기억 등 지극히 개인적인 한 때의 감상을 라는 공간 안에서 낯설게 드러내 보일 예정이다. 작곡가 정재일도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 (여신동이)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한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었어요. 형태도 확실하지 않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계속 하더라고요.(웃음) 그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대단한 드라마가 있거나 어떤 메시지가 있는 작품도 있을 수 있겠지만, 어느 순간의 분위기, 그 기운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그 지점이 좋았어요.”(정재일) 이 작품의 워크숍을 준비하며 처음 만났다는 두 사람. “재일 씨의 음악을 들으며 ‘이 사람 감각이 엄청나게 열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여신동은 “내가 말하는 모호한 것들을 다 할 수 있는 유연한 사람”이라 생각해 지금도 맹신 중이란다. “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 저를 좀 더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커서 재일 씨를 꼭 붙잡고 있어요. 신뢰하니까 다 던져서 맡기는 거죠. 도망가도 계속 쫓아갈 거에요(웃음)." (여신동) “정확한 디렉션보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할 때 영감을 더 많이 주고 제가 뭔가 할 여지를 더 많이 열어주거든요. 어떤 경험이나 한 순간의 감상을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계속 하고 있던 작업도 있고요. 그게 굉장히 폭발력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또 워크숍 준비할 때 어느 추운 겨울날 연습실에 간 적이 있었는데, 이미 연출과 배우들끼리 굉장히 깊은 자기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꺼내놓고 서로 주고 받는 작업들을 해 오고 있더라고요. 이런 소통에서라면 그게 무엇이든 재밌는게 나오겠다는 생각을 했지요.”(정재일) 뜬구름 잡는 이야기? 영감 더욱 불러 일으켜연출가의 지휘 아래 모두가 한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형태가 아닌, 는 아티스트로서 배우와 스텝 모두 함께 이야기를 공유하며 작품에 뼈대를 잡아 간다. 공동창작 혹은 협업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저마다 가진 내면의 것들이 무대 위에 발현이 되길 바라는 건 여신동 연출이 바라던 스타일이기도 하다. “뭔가 정해놓고 그것들을 일관되게 설득시키는 것 보다 배우들을 관찰해서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이끌어내고 거기에 내가 좀 더 유연하게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만나고 싶은 방식대로 작업도, 배우들도 만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여신동) “여러가지 편린들을 만들었다가 그 모든 걸 한 순간 조합하는 일, 연출가로서의 그 역할을 분명히 하는 지점이 있더라”는 정재일의 말처럼, 작품을 꾸리는 모든 사람들이 내놓는 조각들을 여신동 연출은 ‘낯설음’과 ‘이미지’의 이름으로 조합해 내고자 한다. “낯설다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처음 보는 것 같지만 사실 굉장히 많이 봤던 것, 이를테면 우리 모두 폭포라는 걸 봤었지만 그걸 극장에서 봤을 때 느껴지는 낯설음 같은 거죠.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것들을 무대 위에서 굉장히 낯설게 표현하고 싶어요. 그 낯선 것들을 봤을 때 관객들이 쾌감을 느끼는 지점이 있을 것 같아요. 또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내 색깔, 내 취향으로 표현해 냈을 때 이걸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요.”(여신동) “꼬마였을 때 어느 과천의 풀밭에 누워서 의 간주곡을 들으며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빛에 막 울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다음부터 곡을 만들 때 그 경험이 계속 제게 작용하고 뭔가 계속 퍼져나갔어요.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었고 저 역시 그런 경험을 언젠가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연출이 당시에 느꼈던 게 무엇일까 계속 공유하려 하고, 그게 제게 오면 이 사람(여신동)의 빛깔에서 벗어나서 제 빛깔로 나오겠죠. 배우나 조명도 마찬가지고. 이런 게 모여서 어떤 분위기를 만들었을 때, 이걸 보러 오시는 분들이 또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돌아가시지 않을까, 생각해요.”(정재일) 일상의 것, 낯설게 다가오면 충격으로 각인된다무대 위에는 공연명 그대로 ‘사보이 사우나’가 펼쳐질 예정이다. 남탕이다. 전문 누드모델 여섯 명이 헐벗고 무대에서 신체 오브제로 자리한다. 목욕탕에서 옷을 벗고 있는 건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걸 무대 위에서 만나니 당혹스럽고 낯설게 다가오고, 낯선 광경은 곧 강렬한 이미지로 각인된다. 출연 배우는 단 두 명. 한국인 한 명과 인도 배우 한 명이 전부다. “아누빰 트리파티는 올 봄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정기공연 당시 만난 배우에요. 낯선 인물을 찾고 있었는데 인도 친구라 털도 우리나라 사람보다 훨씬 많고 피부색도 대비되어서 재미 있더라고요. 굉장히 열심히 연습하고 있고, 한국말도 엄청 잘해요.(웃음)” (여신동) 사우나 주인과 손님으로 등장하는 두 배우는 다르지만 또 같은 사람일 수도 있다. 그래서 여신동 연출은 등을 맞대고 있는 모양 같기도 하고 마주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한 알파벳 B와 D를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정했다. 거대한 양의 대사는 없다. 사우나에 와서 옷을 벗고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는 일련의 과정들과 그 끝에 깜짝 놀랄 충격적인 장면이 있을 것도 같다. “다른 사람들이 다 나와 같은 마음이 되는 게 힘들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됐어요. 그래서 남에게 내 마음을 강요하면 안되겠다는 생각,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작품도 연출가로 첫 작품이니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 거창하게 관객들에게 뭔가를 준다기 보다 내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고 내내 맘 속에 품고 있었던 걸 같이 나누고 싶다는 의미가 커요. ‘내가 지금 표현하고 싶은, 이 순간 가지고 있는 것은 이것이다’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여신동) “누군가에게 뭔가를 던지면, 상대는 그걸 받아들여서 또 다른 걸 던지는 액팅과 리액팅, 그 느낌에 집중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예전에 어느 보컬리스트가 ‘행복하게 은은히 남는 것 보다 장미의 가시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요? 어쩌면 제가 공연 중에 연주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셔서 독특한 경험을 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정재일)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장소: 두산갤러리
2013.10.31 / 조회 20,256
-
수 많은 오해를 풀어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진면목
생각해 보니, 이처럼 섣부른 예측이 많이 따라 붙는 작품도 드물 듯 하다. 우선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건 ‘파격적’이라는 술어. 예수님이 죽기 직전의 7일간을 담은 작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 행적을 풀어내는 이 무대의 모습을 빗대어 파격적이라고, 초연 이후 40년 간 습관적으로 말해 왔다. 그리고 또 하나는 종교적인 색채가 강할 것이라는 점이다. 주인공과 등장인물이 예수와 열 두 제자 중심이니 당연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는, 최근 공연장에서 듣게 되어 깜짝 놀란 이야기지만 “수퍼스타란 제목 때문에 서바이벌 프로그램 같은 공연인줄 알았다”라는 일부 관객들의 말도 있었다. 마지막 오해(?)는 최근 한국에서의 공연이기에 등장했을 것이다. 위의 세 가지 예측을, 지금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가 모두 뒤집어 준다. 먼저, 예수의 모습이 그간 우리가 성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아왔듯, 한치의 의심도 없이 죽음을 받아들이며 인간을 구원케 했다는 것이 아니기에 ‘파격적’이라는 말을 써 왔을 것이다. 에서 예수는 “내 죽음이 어떤 의미를 갖나요?”라고 수 없이 하늘에 되묻고 외치며 전지전능한 힘을 가졌다 해도 한 인간으로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표출하고 있다. 작가 팀 라이스의 해석이 그간의 예수의 이미지를 180도 뒤집는 것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파격에서 그치는 무대는 결코 아니다. 밀도 높은 예수의 절절함이 치열하게 폭발하며, 강력한 여진은 객석의 심장까지 여과 없이 요동치게 만든다. 우리는 이로서 예수라는 한 인간이자 한 캐릭터의 깊은 방황과 고뇌가 작품을 어떻게 관통하는지 목격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 속 또 하나의 인물, 유다의 존재도 이 작품을 특별하게 한다. 예수를 배반한 제자이나 현실에 살고 있는 그는 끝까지 예수의 죽음을 막고자 절규하며, 이런 모습은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인물을 나눠 드라마를 단순하게 만드는 걸 거부한다. 를 두고 ‘예수’와 ‘성경’이라는 무게감에 지레 눌릴 필요는 없지만, 강렬한 록 음악 뮤지컬로 드라마를 결코 쉽게 생각해서는 안될 작품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음악 이야기를 결코 빼 놓을 수는 없다. 고요한 선율, 단조 풍의 오르간 소리가 아니라 머릿밑이 찌릿하게 만드는 록 음악은 어쩌면 이야기와 가장 잘 맞는 장르일지도 모른다. 의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청년 시절 실험성과 패기가 어느 때 보다 가득 담긴 강렬한 록 비트는 이번 공연에서 천재 작곡가 정재일의 편곡으로 세련미의 극치를 발휘한다. 평소 록 음악을 즐겨 듣거나 작품의 OST를 아끼던 사람들은 이번 무대의 사운드만으로도 크게 환호할 수 있으리라. 과거 국내 무대에서 크리스 역으로 만났던 마이클 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매력과 존재감을 유감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미 미국 등지에서 400여 회 예수와 유다로 를 채워 온 그는 자유 자재로 슬픔과 분노, 평화와 위로를 오고 가는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작품 속 예수의 캐릭터를 탁월하게 표현해 낸다. 조권이 등장하면 어떤 생각도 말고 일단 마음껏 즐겨라. 헤롯 왕으로 변신한 그는 자신의 끼를 캐릭터에 입혀 마음껏 발산한다. 등장하는 장면이 길거나 많진 않지만, 조권의 몸놀림과 흔들림 없는 노래로 괴짜 헤롯을 표현하는 그는 이 작품이 성경 속 이야기가 아닌 색다른 뮤지컬의 존재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 준다. 또한 이 작품에서 기억할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름은 무대디자이너 오필영이다. 큰 계곡들로 이루어진 무대는 경사와 중첩의 배치를 통해 위엄 있게 복합적인 무대로 변신한다. 헤롯 왕이 등장할 때의 로마 신전의 모습이나, 마지막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렸을 때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십자가 그림자 등은 단순하면서도 구조미를 십분 살렸다. 간결한 배치로 상징성이 배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쏭쓰루 형식이다. 예수와 유다 등은 높은 음역대의 고난위도 노래를 소화해야 하지만 관객들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실력들의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 최저음역대를 소화해야 하는 가야바는 자신의 톤 보다 낮은 노래를 불러야 하는 까닭에 대사 간혹 전달이 쉽지 않고 불안했던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캐릭터, 드라마, 음악에 더하여 역동적인 안무까지, 이색적이나 탄탄한 무대에 목마른 관객이었다면 이번 를 봐야할 공연 목록에 포함시키는 데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3.05.03 / 조회 18,945
-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발칙한 매력 되살리기에 주력”
뮤지컬 가 오는 26일 개막을 앞두고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했다. 락 뮤지컬의 시초이기도 한 이 작품은 1969년 21살의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25살의 팀 라이스가 선보여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뮤지컬. 유다의 시선으로 예수를 바라보는 파격적인 재해석과 천재적인 음악으로 사랑 받아 왔다.지난 2007년 내한공연 이후 6년만에 오르는 이번 작품은 이지나 연출, 정재일 음악 수퍼바이저, 마이클 리, 박은태, 윤도현, 정선아 등 화려한 스탭과 배우들이 참여해 주목 받고 있다. 유다(윤도현) 마리아(정선아), 지저스(박은태) 유다(김신의)이지나 연출은 “성극화 돼 찬양극으로 잘못 알려진 이 작품이 사실은 굉장히 독특하고 발칙한 작품이라는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가사의 아름다움 보단 내용을 전달하는 번역, 각색에 주력했다”고 전했다. 하이라이트는 ‘Heaven on their minds’ (윤도현) ‘Everything’s alright’(박은태, 김신의, 정선아), ‘Herod’s Song’(조권) ‘Gethsemane’(마이클 리) 등 6곡을 선보였다. 유다로 분한 윤도현이 열창한 ‘Heaven on their minds’에 대해서 이지나 연출은 “유다는 예수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제자였지만 유대인들을 로마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는 현실적인 꿈 대신, 죽음을 선택해 메시아로 나아가려는 예수의 의도를 감지하고 죽지 말라고 간청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예수에 대해서 “그 당시 그는 혁명가였고 정치집단이었으며 사상집단을 이끈 거대한 인물로 엄청난 지지와 카리스마를 가진 수퍼스타”라로 말했다. "인간의 고통을 구할 방법은 이 것뿐" 예수를 사랑하는 마리아유대인의 왕 헤롯에 대해서도 “속국의 왕으로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향락에 빠지고 우둔한 척 하는 인물이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그가 단순하지 않고 내면적인 고통과 갈등이 있는 인물임을 표현하기 위해 정재일 음악 수퍼바이저가 음악적인 편곡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들의 각오도 단단했다. 국내에서 으로 익숙한 마이클 리는 2000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공연을 포함해 에 400여 회 출연한 배우. 2011년엔 미국에서 지저스와 유다 역을 모두 맡은 바 있는 그가 ‘지저스’ 역을 맡았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덕션이고 최고라고 생각하는 공연”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헤롯(조권) "니가 설마 지저스?" 지저스(마리클 리) "다가오는 죽음이 두렵습니다"마이클 리와 함께 ‘지저스’로 분한 박은태는 “이 작품의 연습을 시작하고 5킬로그램이 빠졌다”며 “연출님이 그만 빼도 된다고 했지만 십자가 씬을 하면서 더 감량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겟세마네’란 노래를 할 때 마다 무수한 감정이 교차된다”며 “이 장면이 객석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유다’ 역에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마리아’ 역에 정선아, 장은아, ‘빌라도’ 역에 지현준, 김태한, ‘헤롯’ 역에 조권, 김동현 등이 열연한다. 는 4월 26일부터 6월 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3.04.25 / 조회 17,975
-
“극과 극을 오가는 강렬한 인간의 번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마이클 리, 정선아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믿어 온 예수도 고통과 번민 속을 헤매는 한 인간이라는 발칙한(?) 시선에서 출발하는 뮤지컬 가 6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른다. 20대 시절의 두 천재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콤비가 예수와 열 두 제자, 그리고 마리아의 이야기를 강렬한 록 음악으로 펼쳐내 40년이 넘도록 신선한 충격과 짜릿한 전율을 선사해 온 이 작품에서 지저스와 마리아 역에 마이클 리와 정선아가 나선다. 미국에서 이미 400여 회가 넘게 지저스 혹은 유다의 모습으로 작품에 서 왔던 마이클 리의 깊고 치열한 지저스와 올해 데뷔 12년 차, 어느 무대에서도 당찬 모습과 실력을 보여줬던 정선아의 참신한 마리아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 하다.심장이 말하는 길에 서서_ 마이클 리 이번 공연을 위해 가족들이 함께 한국에 왔다고 들었다. 다 같이 오게 되서 기쁘다. 큰 아들은 유치원도 다니고 있다. 배우가 되기 위해 처음 봤던 오디션에서 (이하 )의 넘버인 ‘Heaven on their minds’를 부른 것으로 안다. 의 넘버들은 오디션에 아주 적합하다. 아주 강한 느낌이고, 그 안에 열정적인 이야기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오디션에서 주어진 1분 30초 정도의 시간 안에 노래, 연기, 자신의 열정을 다 보여줘야 하는데 의 곡들에는 그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어렸을 때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우는 등 클래식 음악과 가까웠다고 알고 있다. 록 음악은 어떠한가? 클래식 음악을 배우고 연주할 때도 록 음악을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가 내게 더욱 특별하다. 는 내게 클래식과 록 음악을 하나로 잘 합해주는 작품 같다. 두 장르의 음악을 하나로 잘 연결시켜줌과 동시에 그 음악으로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다. 어쩌면 이 이야기에는 록 음악이 제격이라고 볼 수 있다. 심장이 터질 듯한 분노, 선입견에 대한 저항 등 혁명적인 이야기가 에 담겨 있고, 6, 70년대 록앤롤 음악이 일으킨 시대 정신도 이와 잘 맞는다. 부드러운 외모로 인해 록 오페라인 와 잘 어울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배우다! (웃음) 무대에서는 마이클 리에서 벗어나 또 다른 캐릭터인 지저스로 변신할 예정이고, 날 지저스로 봐 주길 바란다. 2011년 공연까지 미국에서 400여 회 무대에 섰다. 스스로 지루한 느낌은 없나? 절대 그렇지 않다. 모든 프로덕션마다 개성이 있고 아이디어가 다르다. 다른 연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시기에 공연을 하는 게 즐겁다. 또 같은 프로덕션이라 해도 과거의 공연과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돌아와서 하는 공연은 나 자신에게도 경험과 생각들이 쌓이기 때문에 또 다른 작품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이번 프로덕션의 특징은 무엇인가? 설도윤 프로듀서가 이 작품의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고, 그것이 이 작품 제작의 이유이기도 하겠다. 그래서 굉장히 힘이 넘치는 강렬한 음악을 추구하고 있는 것 같다. 2011년 출연했던 브라이언 요키 연출의 가 좀 모던했다면 이번엔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게 인식하고 있는 캐릭터로, 좀 더 클래식한 프로덕션이 될 것 같다. 배우나 스텝들이 입을 모아 “음악이 무척 어렵다”고 말한다. 정말 어렵다! 음악이 어렵다는 건 리듬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일 텐데, 의 인물들은 평화, 두려움, 분노, 환희 등 아주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한다. 아주 감미롭고 평화롭다가도 분노의 감정이 치닫는 것이다. 그런 극과 극의 감정이 굉장히 빠르게 오고 가고 그게 리듬에 투영이 된다. 그런 흐름이 아주 어렵다. 체력 관리를 위해서 장어나 삼계탕 같이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 (웃음) 지저스, 유다 역을 맡은 다른 배우들의 가창력도 뛰어나다. 첫 연습 때 박은태가 노래 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연습 첫날이었는데! 한지상이 노래하는 걸 들었을 때도 너무 놀랐다. 정말 뛰어난 사람이다. 김신의는 록커라 강렬한 샤우팅이 으뜸이다. 2011년 시애틀 공연에선 유다와 지저스 두 배역을 함께 맡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흔한 경우인가? 하루씩 번갈아 유다와 지저스를 연기했는데 흔한 경우는 아니다. 을 쓴 브라이언 요키가 당시 연출을 맡았었는데 유다, 지저스 두 남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잡았었다. 둘은 서로 많이 닮은 가장 친한 친구이고 함께 혁명을 일으키며 어느 시점에서 지저스는 리더가 되고 유다는 그 옆에 머물게 된다. 당시 연출가는 이 둘이 결국 본질은 같은 사람임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가 충격적인 작품이라고 말하는 건 ‘인간적인 지저스’라는 설정 때문일 것이다. 성경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책이고 누구나 예수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성경 속 예수는 아주 특별하고 여느 인간과는 다른 새로운 존재이며 다른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자라고 생각하게 된다. 는 지저스의 전 생애가 아닌 어느 부분을 담고 있고 여기에서의 지저스는 두려움도 알고 친구들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지저스는 우리의 생이 영원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게 진실이 아님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작품 속 지저스의 말과 행동을 통해 무언가를 느낄 수 있고, 어떤 힘든 일이 있더라도 그 느낌에 빌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런 부분이 이 작품의 아주 대단한 매력인 것 같다. 끊임없이 고뇌하고 어떤 선택을 내리는 것이 인간적인 지저스의 모습이기도 하겠다. 마이클 리의 인간적인 고민과 선택의 순간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선택은 삶으로 연결되고, 내 삶도 아주 많은 선택의 순간들로 채워져 있다. 지저스는 사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내 경우에서는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던 그 순간이 참 힘들었다. 심지어 아버지는 배우가 되는 것에 반대해 1년 반 정도 나와 말도 하지 않으셨다. 아주 힘든 시간이었다.선택의 최우선 기준은 무엇인가? 직감인 것 같다. 똑똑하다는 사람들은 자신의 머리를 사용해서 심장을 설득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때론 똑똑한 게 안 좋을 수도 있는데 (웃음) 내 경우에는 스탠포드 의대에 남아야 하는가, 배우를 해야 하는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을 때 머리는 의대에 가야 한다고 말하는데 심장은 비록 삶이 좀 어려워지더라도 난 행복하고 싶다고 말을 했다. 그래서 심장이 말하는 길을 택했다. 난 머리보다 심장을 더 믿는 것 같고 그게 선택하기에 더 쉬운 것 같다. 생애에서 가장 잘 한 선택은 무엇인가? 결혼한 거? (웃음) 여러가지로 아내와 결혼한 건 참 잘한 일이다. 아내를 만난 후 가족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그녀를 만나고 그녀의 눈을 통해 세상을 다시 보게 되었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여러가지 길이 있음을 깨달았다. 아내는 매우 현실적이지만 머리와 심장 사이에서 아주 균형을 잘 맞춘다.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면 난 아주 많은 잘못된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웃음) 우리는 어떤 선택의 결과를 미리 알 수는 없지만 그 선택이 옳다는 많은 신호, 예감을 접할 수 있는데 지금의 두 아들은 아내를 만나고 결혼한 내 선택이 아주 좋았다는 걸 보여준다. 여기까지는 내 생각일 뿐이고 아내는 나 때문에 힘든 삶을 사는 것일 수도 있다. (웃음)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도, 작품의 작사를 하기도 한다. 글 쓰는 걸 좋아한다. 영화 시나리오를 쓴 것이 있어 프리 프로덕션을 시작하고 캐스팅 등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영화 속 음악을 김보경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지금 당장은 공연 일정들이 바빠서 진행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글을 쓰고 무언가를 만드는 건 정말 굉장한 일이다. 또 집에서는 아이들이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울고. (웃음) 그래서 충분한 시간은 없지만 언젠가는 좀 더 집중해서 어떤 이야기든 써 보고 싶다. 또 아내가 제작을 전공했는데 미래에 여러가지 문화를 접목한, 한국계 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싶다. 한국어와 영어 모두를 사용해야 해서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꼭 하고 싶은 미래의 바람이다. 소문으로만 서로를 알아왔던 두 배우가 를 통해 처음 마주 했다. 을 함께 했던 김보경에게서 정선아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이번 작품에 앞서 유투브 등을 통해 정선아를 스토킹(?) 했다며 웃는 마이클 리는 “실제로 보니 더욱 개성이 넘치는 어메이징한 배우”라고 그녀를 이야기 했고, 정선아는 “브로드웨이의 배우와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서로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내 삶이 풍요로워지길_ 정선아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이 하나같이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연습실 분위기도 비장한가? (웃음) 정말 앙상블들이 상당히 열심히 한다. 몸이 다들 좋아서 몸매보고 뽑은 줄 알았다. (웃음) 연출님이 쏭-쓰루 작품이라 음악과 춤 안에 모든 대사와 연기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셔서 주연들에게는 음악적인 부분에 더욱 강조하시고 앙상블들은 춤이 화려하다. 주연은 더블, 트리플 배역인데 서로 배우려고 하고 다들 바싹 긴장하고 있다. 너무 좋은 사람들이 지저스 역을 해서 정말 예수님으로 모시기에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웃음) 그래서 나도 할 맛이 난다. (웃음) 마리아는 어떤 사람이고 예수에게 어떤 의미인가? 창녀인데 상당히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여자일 것이다. 이 여인이 수 많은 남자들을 만났지만 그 동안 받아보지 못했던 그런 특별한 사랑을 한 남자에게서 느꼈다는 것, 이런 감정은 마리아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발산하는 역을 주로 맡았지만 의 마리아는 내면에서 고민하고 억누르는 역이다. 맞다. 주변에선 왜 노래도 몇 곡 없는 역할을 맡았냐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단 이 작품을 통해서 내 신앙 생활이 더 돈독해지기를 바랐고, 어떻게 감히 마리아 역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나 역시 그런 사랑의 감정을 느껴봤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또 그간 많은 뮤지컬에서 기교도 많고 힘이 넘치는 노래들을 해 왔는데 그런 걸 다 배제하고 평이하게 반복되는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이 너무 부르기 어렵다. 아마 그 전에 알던 마리아와는 다르게 뭔가 현대적이고 재미있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정말 매력적인 여자가 예수를 사랑해서 변해가는 모습, 나처럼 강하고 좀 자기 멋대로인 여자가 예수님을 만나면서 변해가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근 출연작을 보면 배우 정선아가 분명 변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배우가 여러가지 역할을 해야 하는 건 맞지만 스스로 어떤 걸 잘하고 좋아하는지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배우의 다양성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엔 장기 공연을 많이 해서인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웃음) 무엇이 나를 변화시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조금은 나만 돋보이고 나 노래 잘한다고 자랑하고 싶지 않았고, 또 창작 공연에 기여하고 싶은, 또 연출이나 배우, 내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내가 갑자기 한복을 입을 줄이야 (웃음). 하지만 다 좋은 경험이었고 나에 대한 도전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데뷔, 이제 배우 12년 차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온 것 같다. 1년에 꽉 채워 네 작품을 할 때도 있었는데 이제 1년에 한 두 편 정도로 점점 줄여가고 있다. 좋은 후배들도 나왔으면 좋겠고, 정말 나를 올인 할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나고 싶기도 하다. 과거 인터뷰에서는 30대 초에 은퇴하겠다고도 했다. 배우가 나의 모든 것은 아니라는 뜻인가? 그건 아니다. 어찌 보면 뮤지컬은 내가 잘 할 수 있는 거고, 배운 것이 이것 밖에 없다. 나의 운명이자 현실이다. 하지만 죽을 때까지 이걸 움켜쥐고 싶진 않다. 무언가를 고집하고 거기에 빠지는 게 배우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욕심내면서 자기 자신을 괴롭히고 싶진 않다. 난 내 인생, 내 삶의 질이 더 중요하고 그걸 높이고 싶지, 쳇바퀴 돌 듯, 회사 다니듯 공연을 하고 싶진 않다. 어렸을 때 꿈이 그 어떤 것도 아닌 뮤지컬 배우였기 때문에 그 꿈을 이룬 한 사람으로서 즐겁게 살고 싶다. 또 캐릭터에 잘 물드는 성격이기 때문에 우울한 역은 하고 싶지 않다. 정말 공연을 사랑하지만 내 삶이 피폐해지는 건 싫다. 내 인생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걸 하고 싶다. 최근에 영어학원에 다닌다고 들었다. 브로드웨이를 꿈꾸는가? 그러기엔 이미 늦었다.(웃음) 어렸을 때 엔지니어 아버지를 따라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5년 간 살았었다. 그땐 영어를 했었는데 지금은 안 하다 보니 말하고 쓰는 게 안 되서 문법을 배우고 있다. (웃음) 한국에서도 할 작품이 많다. 사실 작품은 많아졌는데 그에 비해 배우의 폭은 넓지 않다. 그래서 힘들기도 하고, 그래서 조절해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렸을 때부터 ‘케세라세라~’ 될 대로 되라, 였고. (웃음) 예전에는 멀리 계획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있다. 공부쟁이도, 연습벌레도 아니지만 그에 비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다행히 무대에서 발산하라고 끼를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10년 후면 지금 마이클 리의 나이가 된다. 40대 정선아는 어떤 모습일까? 마흔 한 살이 되는 건가? 아악~ (웃음) 원래 서른 두 살쯤 공연 안 한다고, 박수 칠 때 떠난다고 했었는데 아직 박수를 안 받아서. (웃음) 무대를 떠나는 게 쉽진 않을 거다.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이 무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종착역은 무대가 아니다. 조금 더 넓게 봐서 찬양사역을 하고 싶다. 후배들을 양성하는 아카데미도 하고 싶지만 여러가지 여건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게 안 된다면 강사로서 그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너무 좋은 일만 있었고 받은 사랑이 크기 때문에 후에는 해외 선교, 봉사 쪽도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 해 놓고 의 벨마를 하면서 무대 위에서 점프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이미지 에이전시 Mr.Hodol@Mr-Hodol.com) / 디자인: 이혜경(lhk@interpark.com)
2013.04.01 / 조회 25,249
-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심장을 펑펑 뛰게 하겠다”
예수가 죽기까지 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록 뮤지컬 가 오는 4월 26일 개막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이지나 연출, 정재일 음악 수퍼바이저 및 마이클 리, 박은태, 윤도현, 한지상, 김신의, 정선아 등 출연진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초연에 가깝게 록 음악에 충실할 것”이 강조되었다. “소녀시절 너무나 록 음악을 좋아했고 를 보고 신세계를 경험해 뮤지컬을 하게 되었다”는 이지나 연출은 “모든 뮤지컬 배우들의 꿈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을 정도로 노래가 어렵기 때문에 록의 느낌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 캐스팅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이지나 연출, 정재일 음악 수퍼바이저음악에 대한 강조는 정재일 음악 수퍼바이저도 빼놓지 않았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21살 때, 팀 라이스가 25살 때 함께 만든 이 작품을 두고 “날것의 힘, 재기가 살아 있는 매력을 잘 살려 강렬한 작품으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간 어둡고 고요한 음악을 주로 선보였던 것에 대해서 “초등학생 때 엄청나게 강한 헤비메탈 록 밴드를 했을 정도로 내 음악의 시작은 록”이라고 말하며 “그간 발산하지 못했던 록 스피릿을 다 쏟아 부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브로드웨이에서 활동 중이며 국내 관객과는 의 크리스로 만나왔던 마이클 리가 이번엔 지저스로 변신한다. 브로드웨이에서 지저스와 유다 역을 오가며 약 400여 회 무대에 서 온 그는 “록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공연”으로 이번 작품을 말하며 “한국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뛰어나 더욱 자극과 영감을 받아 스스로 더 노력하게 된다”고 밝혔다. 지저스 역의 마이클 리, 박은태“두 번 부르면 목이 아프기 때문에 지저스의 노래는 하루에 한번 만 부른다”는 또 다른 지저스 박은태는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셔서 오히려 더 부담이 된다”면서 “가장 난이도 높은 노래이고 록의 창법을 익히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소감을 더했다. 윤도현은 16년 만에 다시 지저스의 제자이자 그를 배반하는 유다 역을 맡았다. “데뷔 직후 뮤지컬을 잘 이해 못하고 있을 때 음악에 매료되어 이 작품을 했었다”는 그는 “이후 나도 변한 만큼 더 깊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스스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재일과 함께 하는 것이 기쁘다는 그는 “편곡된 음악을 들어보니 굉장히 헤비해져서 무대에서 폭발적 에너지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유다 역의 한지상, 윤도현, 김신의(윗줄 왼쪽부터)마리아 역의 장은아, 정선아(아랫줄 왼쪽부터)누구보다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건 또 다른 유다, 김신의다. 그룹 몽니의 보컬이자 등에 출연했던 그는 “록의 흥분되고 변태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노래”라며 “부르짖어 주겠다”고 에 출연하는 단단한 각오를 내비쳤다. 헤롯 역의 조권, 김동현그룹 2AM의 멤버이자 만능 엔터테이너로 활동 중인 조권은 지저스를 비웃는 유대의 왕 헤롯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전 세계 역대 최연소 헤롯으로 기록될 그는 “나만의 색과 자신감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는 인간적인 고뇌를 담고 있는 지저스를 통해 그의 마지막을 새롭고 도발적으로 해석함과 동시에, 강렬한 록 오페라음악으로 전세계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1971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현재까지 약 1억 5천 만 명이 관람했으며 한국에서는 6년 만인 올해 4월 26일부터 6월 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3.27 / 조회 15,494
-
조권,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헤롯으로 뮤지컬 데뷔
그룹 2AM의 조권이 뮤지컬 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는 예수가 죽기 전 7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락 뮤지컬로, 조권은 환락을 즐기며 예수를 비웃는 유대의 왕 헤롯 역을 맡았다. 예수와 민중 모두를 이해하지 못하는 헤롯은 코믹함과 냉소적인 면을 모두 갖고 있는 인물로 극중 경쾌한 음악에 맞춘 화려한 퍼포먼스로 극의 긴장과 이완을 주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다. “헤롯의 풍자쇼를 잘 표현해 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함께 임팩트 있는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는 조권은 이번 작품을 통해 1971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역대 최연소 헤롯이 되기도 한다. 등의 세계적인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의 작사가 팀 라이스가 만든 는 유다의 시선에서 예수를 바라보는 파격적인 재해석과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킨 예수의 모습, 그리고 강렬한 록 음악 등으로 전 세계에 충격과 함께 큰 환호를 받아오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2000년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공연을 비롯 2011년 미국에서 예수와 유다 역을 모두 맡았던 마이클 리와 등의 박은태가 지저스 역을 맡았으며 윤도현, 몽니의 리드 보컬 김신의, 한지상이 유다 역에 나선다. 정선아와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에서 주목 받았던 장은아가 마리아로 변신 예정이다. 이지나 연출로 정재일이 음악 수퍼바이저로 참여하는 는 오는 4월 26일부터 6월 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03.13 / 조회 16,691
-
<그을린 사랑> 처참한 비극적 운명, 이것이 나의 존재인가
레바논 태생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연극 이 올 6월 공연한다. 한국에서는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그을린 사랑’이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그 해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른 이후 2011년 정식 개봉,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프랑스 영화감독 드니 뵐뇌브는 연극을 본 후 충격에 휩싸여 5년간의 준비 끝에 영화로 새롭게 만들어 내었다. 와즈디 무아와드가 ‘존재에 대한 질문’이라고 묘사한 바 있는 은 어머니 나왈이 남긴 유언에 따라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그녀의 자녀인 쌍둥이 남매가 자신들의 아버지와 손위 형제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담고 있다. 잘 몰랐던 어머니의 과거를 거슬러 가는 남매는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실들을 접하게 되고, 이는 곧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 과정이 된다. 그리스 신화 속 비극인 오이디푸스 모티브가 현대적으로 강렬하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배삼식 작가가 한국 무대를 위해 원작 희곡을 다듬고, 등의 김동현 연출이 꼼꼼하고 치밀한 연출을 다시 한번 선보일 예정. 김동현 연출제작발표회장에서 김동현 연출은 “대부분의 행동과 사건이 말로서 이어지는 작품으로, 굉장히 연극성이 강하다”고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장소는 많지만 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사보다는 침묵을 강조했던 영화와 달리 강렬한 시적 대사와 탄탄한 서사 구조가 돋보이는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장소를 명시하지 않아 보편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본 연극에서, 14세에 연인의 아이를 가진 소녀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세 명의 배우가 나누어 나왈 역을 맡는다. 순수하고 깨끗하지만 뜨거운 사랑을 통해 임신을 한 10대 나왈 역엔 이다아야가, 그 이후부터 3, 40대의 모습은 배해선이, 가혹한 운명 앞에서 침묵을 선택하는 60대 나왈은 이연규의 몫. 나왈 역을 맡은 이연규, 이다아야, 배해선(왼쪽부터)“처음엔 한 인물을 세 명이 나눠 하는 것에 의문을 가졌었다”는 이연규는 “나왈 역을 맡은 세 명의 배우가 동시에 한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도 있는 등 연극적 특징을 크게 갖고 있는 작품임을 깨달았다”면서 “작품 속 상황이 너무 버겁고 고통스러워서 달아나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꼈고, 이 고통은 한 인간이 살아온 역사가 다 녹아 있는 크고 깊은 이야기가 이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나왈의 유언에 따라 형과 아버지에게 편지를 전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쌍둥이 남매 시몽과 잔느 역은 김주완과 이진희가 소화할 예정이다.쌍둥이 남매 시몽, 잔느(김주완, 이진희)와남매가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를 권하는 공증인 르벨(백익남)그토록 찾아 헤맸던 첫째 아들과, 쌍둥이 남매의 아버지가 동일 인물임을 알고 비극적인 자신의운명을 침묵으로 감당했던 나왈, 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시몽과 잔느는 어머니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어머니의 침묵과 자신들의 존재의 근원을 깨닫게 된다. 배우 남명렬이 종군사진기자, 파힘, 말락, 샴세딘 등 4역에 나서는 등 1인 다역의 활용도 눈에 띈다. “한 명을 여러 명의 배우가 나눠 하거나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것은 이 대본 자체가 탄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작품 속 비극이 보편적이고 편재해 있다는 것을 드라마틱하고 아이러니한 구조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김동현 연출의 변이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인간의 비극과 의지는 윤상, 김동률, 이적 등의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뮤지션 정재일의 음악이 더해져 전개될 예정. 와즈디 무아와드가 고국 레바논의 내전을 배경으로 쓴 ‘피의 약속’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은 6월 5일부터 7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5.16 / 조회 12,280
-
형제의 매콤달콤 성장기, 가족극 ‘고추장 떡볶이’
가족극 ‘고추장 떡볶이’가 2월 26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고추장 떡볶이’는 올해 5년째를 맞는 스테디셀러다. 학전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고추장 떡볶이’는 5세 이상이면 누구나 즐겁게 볼 수 있는 가족극이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엄마 없는 며칠을 배경으로 형제의 성장기를 다루는 이 공연은 일반 관객들의 호응 뿐 아니라 평단에서도 좋은 평을 받았다. ‘2008 대한민국연극대상’에서 아동청소년연극상을, 제17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월간 ‘한국연극’의 ‘2008 공연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추장 떡볶이’는 라이너 하크펠트(Rainer Hachfeld)의 ‘Spaghetti mit Ketchup’을 원작으로 김민기가 번안, 연출한 작품이다.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형제가 정작 엄마가 없는 며칠 사이 떡볶이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부쩍 성장하는 과정을 라이브 음악과 함께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이번 공연은 (주)오투스페이스의 ‘아딸’ 협찬으로 학전블루 소극장 마당에서 컵 떡볶이를 나눠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진나래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1.27 / 조회 3,298
-
방학맞이 역습! 패밀리 공연이 떴다
개념이모 되는 법, 우리 아이 방학을 알차게 채워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겨울방학 나들이용 ‘방학맞이 패밀리 공연’이 겨울시즌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등 인기 캐릭터를 내세운 비주얼 만족형 공연에서 부터 등 탄탄한 스토리를 내세운 감성 만족형 공연들이 관객맞이에 나섰다. 비주얼 만족, 캐릭터로 뭉쳤다 파워레인저 시리즈, 어린이 공연 티켓파워 1위를 자랑하는 파워레인저의 힘! 어른들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화려한 비주얼이 파워레인저의 자랑. 성공 이후 파워레인저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는 흥행 성공작. 액션라이브쇼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큼의 특수효과, LED 패널을 활용한 전투장면, 객석까지 뛰어드는 파워레인저 캐릭터들의 화려한 움직임과 변신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다채로운 볼거리로 무장한 뮤지컬 는 오는 1월 22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마스크플레이 뮤지컬 포인트: 어린이 공연의 백미로 꼽히는 플라잉 액션이 펼쳐진다. 지난 8월 공연, 전국투어를 통해 다져진 완성도가 관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피터팬, 팅커벨, 후크선장과 함께하는 네버랜드로. 플라잉 연기, 블랙아트를 이용한 네버랜드 장면들과 경쾌한 음악이 관객들을 동화책에서만 봤던 바로 그 나라로 안내한다. 허승민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만하다. 마스크플레이뮤지컬 은 오는 1월 6일부터 1월 29일까지 유니버셜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둘리 비켜!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 포인트: 토종뮤지컬. 브라운관을 통해 만났던 캐릭터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는 강점. KBS 방영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캐릭터로 급부상하고 있는 유후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지구로 날아가버린 그린 씨앗을 구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모험하는 유후와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는 원숭이, 다람쥐, 사막여우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안무가 서병구, 서윤미 작가, 이성준 음악감독이 참여한 감성만족, 스토리 파워 김민기 연출, 포인트: 극단 학전이 선보이는 놓칠 수 없는 무대. 어른 관객들도 찐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 파워가 있다. 는 대한민국연극대상 아동청소년연극상, 제 17회 서울어린이 연극상 우수작품상, 연기상, 월간 ‘한국연극’이 뽑은 ‘2008 공연베스트 7’을 수상하며 2008년 초연 이후 대표 가족극으로 공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작품이다. 엄마와 아빠가 집을 비운 비룡과 백호 형제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는 어린이들의 일상, 심리를 섬세하게 담고 있다는 평이다. 뮤지컬 는 12월 31일부터 2월 26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한국어버전으로 만나는, 포인트: 2011년 영어버진에 이어 2012년 한국어 버전영어뮤지컬로 화제를 모았던 ‘GUESS HOW MUCH I LOVE YOU’의 한국어 버전 무대. 영국현지에서 제작, 공수된 특수 토끼의상, 동화책을 펼쳐놓은 듯한 파스텔 톤 무대 이 어린이 관객뿐만 아니라 어른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색깔놀이터, 숨바꼭질, 괴물놀이, 얼음 땡 놀이를 함께하는 참여형 공연 속에 아이들을 향한 아빠들의 사랑을 담아냈다. 온 가족이 함께 는 감성뮤지컬을 부제로 한 는 1월 6일부터 2월 26일까지 강남 동양아트홀에서 공연한다. 베스트셀러 동화 원작, 포인트: 베스트셀러 동화 '넌 특별하단다'를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 2005 서울 어린이 연극상, 2006 아시테지 겨울 연극제 초청공연 전석매진 기록, 세계 각 나라 악기들이 총동원된 라이브 연주는 물론이고 그림자극, 인형극 등 다양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요소들이 총출동한다. 감성쑥쑥뮤지컬을 수식어로 내세우며 1천회 공연, 국내외 10만 관객 돌파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는 1월 12일부터 2월 29일까지 대학로 소리아트홀 3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12.28 / 조회 10,832
-
[스토리텔링프리뷰] 다섯 살 이상 모든 이들을 위한 무대, 뮤지컬 ‘고추장떡볶이’
어린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엄마들의 잔소리는 한결같다. ‘안돼!’, ‘하지마!’, ‘여기 꼼짝 말고 있어!’ 통통 튀는 아이들을 제어하기 위한 엄마들의 어쩔 수 없는 행동이다. 하지만 엄마들의 과보호가 사회 이슈로 떠오른지 오래된 현실, 그 모습이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뮤지컬 ‘고추장떡볶이’ 무대 위 비룡과 백호 두 형제의 엄마도 마찬가지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엄마가 다 챙겨줘야 한다. 그런 엄마 때문일까? 비룡과 백호는 늠름한 이름과 달리 유난히 소심하고 겁 많은 형제가 돼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들에게 고난이 찾아온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한 것. 갑작스러운 엄마의 부재는 비룡과 백호에게 당황스럽다. 우리를 보호해주기로 오겠다던 외할머니도 오지 않는 상황, 배는 고프고 밤은 무섭다. 이들의 시간은 과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옛 어른들 말씀에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했다. 비룡, 백호 형제는 스스로 청소, 식사, 등교를 하기 시작한다. 혼자 해본 적 없는 일들이 어디 처음부터 쉽겠는가. 그들은 유통기한 지난 음식들을 서로 버무리고, 떡볶이에 치약과 간장을 넣어버린다. 관객들에게 그 오묘한 냄새가 오롯이 전해지며 음식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비룡, 백호 정말 걱정된다. 하지만 그즈음 아이들은 실패를 거듭하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낸다.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통쾌할 정도다. 엄마 없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비룡과 백호는 자신들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며 행복해 한다. 그리고 급기야는 엄마를 위한 선물을 만들기 시작한다. 뮤지컬 ‘고추장떡볶이’는 극단 학전의 어린이 무대2로 독일 그립스 극장의 ‘캐첩 스파게티’를 우리 식으로 번안해 제작했다. 김민기가 번안과 연출을 맡고 비르거 하이만의 음악을 정재일이 편곡했다. 작품은 건반, 어쿠스틱 기타 등으로 구성된 라이브 밴드의 신나는 연주를 들려준다. 공연 뒤에는 컵에 담긴 떡볶이가 제공되기도 한다. 뮤지컬 ‘고추장떡볶이’는 오는 2월 27일까지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04 / 조회 13,651
-
참을 수 없는 연기 열정, 최성희
“전엔 굴러온 돌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박힌 돌 같다고 할까요?” 의 주역 최성희(바다)가 여배우가 감당하기엔 버거운 특수 분장 탓인지 더 작고 여려진 모습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가 이번 작품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는데 사용한 첫 마디는 ‘박힌 돌’이었다. 꽤나 오래 전부터 연기에 대한 연심을 간직했고, 이제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시작한 그녀가 말하는 소박한 기쁨의 표현이기도 하다. 로 뮤지컬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최성희를 만났다.
'가수' 꼬리표 떼기 120kg이 넘는 거구의 여성 강한별. 아름다운 목소리에 착한 심성을 가졌지만, 외모로 평가 받는 이 나라에서 그녀가 발 붙일 곳은 없다. 결국 죽음을 각오한 전신 성형수술을 통해 강한별은 날씬한 미녀로 다시 태어난다. 의 설정은 이렇게 극과 극을 오간다. 비슷한 경험을 했을 리 없는 배우에게 이번 역할은 쉽지 않을 것. 하지만 최성희의 생각은 다르다. 연기가 아닌, 스스로 그 캐릭터가 되어 버리면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인물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캐릭터가 됐다고 생각하니까 어느 순간 내가 연습했던 어떤 걸 넘어서더군요. 무대에서 실수를 해도 전혀 방해 받지 않고요. 오히려 가수로 노래할 땐 틀리는 것에 염려할 수 있지만, 연기하면서 약간의 틀을 벗어나는 건 신경을 쓰지 않아요. 내가 그 사람이 되어 극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되니까요."최성희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웠던 점은 그가 가진 연기 열정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오랜 기간 동안 요정이라 불리던 그룹 SES의 리더로 가요계를 누볐고, 10여 년 동안 가수로 활동한 그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연기는 갑작스러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최성희 본인에게는 오랫동안 꿈꾸고 기다려 오던 기회다. 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가 아닌 그녀가 만들어온 도전이기도 하다. 이러니 그에게 ‘가수 출신’이라는 단어가 그리 유쾌하진 않는 건 당연하다. 배우로 무대에 설 땐 바다가 아닌, 최성희라 불리고 싶듯 말이다. “한창 가수들이 연기에 도전할 때 ‘외도’라는 말을 많이 했잖아요. 전 똑같이 그런 시선을 받는 다는 게 싫었어요. 확실한 신념이 있었고,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 왔으니까요. 가장 안타까운 말이 ‘가수가 연기도 잘하네?’였어요. 전 가수치고 연기가 잘한다는 것보다, 배우가 노래도 잘 한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래서 를 재미있게 보시고 감동을 받고 돌아가는 관객들을 보면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물론 들고.” 이번 작품은 다른 스케줄과 병행하지 않고 올인 하고 있다. 다른 스케줄 때문에 연습을 빼먹는 일도 없어 배우들과의 호흡도 그 어느 때보다 좋다.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일 것. ‘가수가 뮤지컬에 도전한다’라는 시선이 그의 노력 덕분에 서서히 옅어 지고 있어서다. 스스로도 “예전에는 내가 없어도 그 모습이 완전해 보였다면, 이번 작품은 내가 없으면 불완전해 보인다”라며 환하게 웃어 보인다.
“난, 감정 전달사” 이쯤에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시간 동안 원해왔다던 배우의 길과, 그가 오랜 시간 동안 몸 담아 왔던 가수의 길에 대한 그의 생각 말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명확했다. “감정을 전달하는 게 좋아요. 노래가 됐든, 연기가 됐든, 그 무엇이 됐든. 나의 감정 전달로 상대방이 위로와 감동을 받는 것, ‘감정 전달사’ 정도일까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야겠네요(웃음). 사실 오랫동안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해왔었는데 그 의미를 찾은 다음부터는 저로부터 해방이 되더군요.” SES 활동 때부터, 최성희가 아닌 바다일 때부터 그는 동년배 다른 연예인보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기준이 뚜렷했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받았고, 어려움에 처했다. “10년간 가수로 무대에 서면서 누구보다 진실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아이돌 출신이었지만 신념이 있었고, 그것과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했어요. 어른들이 기대하는 방법을 몰라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지만, 그만큼 내가 원하는 노래를 했습니다. 그래서 SES에 대해서는 다른 아이돌과 비교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뮤지컬로 연기에 대한 꿈을 이뤄가면서, 그녀는 최성희만의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 누구를 따라하지 않고,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싶다. “기존 뮤지컬 배우분들은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게 잘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 사이에 제가 굳이 있을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제 자신에 의미를 부여해야만 해요. 전 가수 출신이라는 선입관을 저만의 강점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기존 뮤지컬 배우도 할 수 없었던, 기존 가수들도 할 수 없었던 걸 보여주는 거죠. 저에게 주어진 작품에 대해서는 유니크하게 표현하고 싶거든요.” 그는 요즘 의 특수분장 때문에 몸에 열꽃을 달고 다닌다. 1막이 끝나면 쓰러져 버릴 정도로 체력이 소진되지만 항상 2막에서도 열정적으로 달린다. 억지로 힘을 끌어내는 게 아니다. 강한별에 인생에 들어갔기 때문에 2막까지 순리대로 가는 것이다. "어떤 관객 분은 저에게 에너지를 받았다고 하셨어요. 또 되게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셨대요. 하지만 전 그냥 하는 거에요. 하고 싶은 대로. 그렇게 하니까 힘들어도 2막까지 기적적으로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 때요? ‘한번뿐인 인생’을 분장을 한채로 부를 때 너무 힘들어요(웃음).”
SES 동료인 유진과 슈도 최성희의 무대를 보고 응원을 해줬다. 유진은 “강한별의 엉뚱한 점이 언니 같았다”라며 재미있어 했단다. “제가 가끔 촌스럽고 웃길 때가 많아요. 그래서 한별이의 웃긴 점은 그냥 제 속에서 꺼내면 되요”라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다.만약 갑자기 강한별처럼 살이 찐다면 수술할 용의가 있냐고 묻자 "의학박사 이공학 선생님이 말씀하셨듯 목숨을 걸어야 하는 수술인데.. 죽음을 각오하고 싶진 않다"며 깔깔 웃는다. 이어 관람 포인트를 짚어줬다."이 작품에서 외양적인 아름다음은 소재일 뿐이지, 나중에 알고보면 내 자아에 대한 치유가 더 핵심이거든요. 그 메시지가 저희 작품의 포인트에요. 그걸 봐주시면 더 재미있을 거에요."그녀는 오늘도 무대 위를 달리고 있다. 가수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기 위해 전진하는 것이다. 그 길의 끝이 지독한 연기파 배우일지, 만능 엔터테이너일지는 아직 결정나지 않았기에 더욱 그녀에게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가 에서 부르는 ‘마리아’의 전율을 간직한 채 말이다. ------------------------------------------------------------------------------------------------------------------------------------------------------------------------------------플레이디비 고객이 배우 최성희에게 직접 묻다 shoo12345678님 ‘나는 이런 배우가 되고 싶다’하는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최성희_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조디포스터에요. 하지만 저는 저만의 연기를 해야겠죠. 저는 그녀처럼 연기할 수 없고, 그녀도 저처럼 연기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롤 모델은 사실 많다고 하면 많고, 없다고 하면 없어요. 제가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죠^^ Ehoxkd님 넘버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성희_ ‘한번뿐인 인생’과 ‘마리아’요. 특히 ‘한번뿐인 인생’이 참 와 닿아요. 특수 분장을 하고 불러야 해서 정말 어렵지만^^; lsy1338님 ‘이 작품은 꼭 해보고 싶다’라는 뮤지컬이 있으신가요? 최성희_ 위키드? ㅎㅎㅎ 이 작품은 최근에 동영상으로만 봤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꼭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전 이번 까지 제가 하고 싶었던 작품은 다 해봤네요. 앞으로는 같은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12.22 / 조회 27,464
-
<미녀는 괴로워> 뚱녀에서 미녀로의 즐거운 변신
뮤지컬 가 연일 객석을 가득 채우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6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동명영화에 대한 관심도 반영됐지만 바다, 송창의 등의 스타 캐스트와 연말과 잘 어울리는 신나는 무대가 관객의 발걸음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여주인공 강한별의 콘서트 무대. 영화 속에서 맛배기로만 보여졌던 강한별의 콘서트 장면은 뮤지컬에서 제대로, 흥겹게 살려낸다. 특히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마리아’는 객석에 들썩이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여주인공을 위한, 여주인공에 의한 작품임을 다시 한번 확인케 한다. 뮤지컬은 원작의 줄거리를 대부분 따라간다. 노래 실력은 뛰어나지만 뚱뚱한 외모 때문에 미모의 가수를 대신해 노래를 부르는 강한별이 성형수술을 통해 미녀로 변하며 가수로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흐름은 ‘뮤지컬판 미녀는 괴로워’만의 매력을 감소시켰다. 몇몇 하이라이트를 제외하면 톡톡튀는 재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 많지 않고 영화를 좇아 가다 보니 오히려 무대 전환이 산만하단 아쉬움을 추가시켰을 뿐이다. 귀에 쏙 들어오는 넘버가 없는 것도 아쉽다. ’한 번 뿐인 인생’을 제외하면 ‘마리아’ ‘별' ‘너무 환한 빛 속의 그대’ 등 주목할 넘버는 대부분 이미 낯익은 노래들이다. 공연 전부터 뮤지컬 는 뚱녀에서 미녀로 거듭나는 주인공 강한별을 어떻게 표현하는 지에도 관심이 모아졌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극 중 여주인공의 거구 분장은 영화처럼 충분히 맛을 살리며 초반 눈길을 끄는데 성공하지만, 극적인 변신 과정은 무대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싱겁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뚱뚱했던 여주인공이 짧은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등장하면, 그 극적인 변화에 환호하지 않을 수 없다. 곧이어 이어지는 마리아의 열창은 산재한 아쉬움을 날려 줄만한 강한 ‘한 방’ 이다. 강한별 역을 맡은 바다와 윤공주는 김아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캐릭터를 살려낸다. 특히 이제 뮤지컬 배우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바다는 가수 출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해 무대를 휘어 잡는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오랜만에 뮤지컬에 출연하는 송창의의 매력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대신 의학박사로 분한 김성기의 맛깔난 코믹 연기는 감초처럼 객석에 웃음을 선사한다. 관객은 공연장을 찾을 때 최소한 한 장면은 기대감을 품는다. 뮤지컬 는 콘서트 장면일 것. 그리고 이에 대해서 만족감을 주고 있으니, 연말 가볍고 신나게 즐길 뮤지컬로는 안성맞춤일 것이다. 물론 ‘미녀는 사실, 전혀 괴롭지 않다’라는 사실을 확인하며 나와야 하지만 말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08.12.17 / 조회 29,636
-
<미녀는 괴로워> 육중한 그녀, 몰라보겠네!
100kg이 가뿐히 넘는 거구에서 날씬한 S라인의 매력적인 그녀로 어떻게 바뀔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카메라의 트릭도 없을 뿐더러, 현란한 특수효과만으로 결코 관객들의 눈을 속일 수 없는 뮤지컬 무대 위에 드디어 뚱보 강한별이 매력적인 제니로 변신하는 순간이 공개되었다. 현재 충무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가 본 공연에 앞선 지난 26일 공연의 주요 장면과 노래, 그리고 뚱보에서 미녀로 변신하는 모습 등을 미리 선보였다. 천부적인 가창력을 가진 뚱뚱녀에서 환상적인 S라인의 미녀로 변신하는 강한별 역의 최성희(바다)와 윤공주는 1시간 30분이 훌쩍 넘는 분장 시간을 거쳐 ‘누가 누군지’, ‘이 사람이 그 사람인지’ 분간할 수 없는 뚱녀로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이었다.
또한 성형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 강한별이 약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날씬한 각선미를 뽐내는 미녀로 변신하는 장면에선, 극 중 성형외과 의사 역을 맡은 김성기의 재치있고 신나는 솔로곡과 앙상블들의 화려한 춤이 어우러졌다. 마술사의 그것처럼, 수술대를 덮었던 녹색 천이 공중에서 몇 번 춤추고 나면 제니가 탄생한다. 2006년 개봉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바탕으로 했지만 “라이브 무대 위에서 발견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고 한 바다는 “극대화 시키거나 극소화 시키는 부분이 있는 등 극적으로 새로 발견해야 하는 장면들이 있는 것이 무대 만의 특징”이라고 하면서도 “온 몸을 압박하는 스펀지 분장 때문에 갖고 있는 감정의 100%를 다 표출해 내지 못한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간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보여준 말끔한 이미지로 ‘국민 사위’라는 별칭을 얻기도 한 한상준 PD역의 송창의는 “이번 작품에서 관객들과 신나게 놀아보고 싶다”며 재미있는 공연이 될 거라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또 그가 “뚱녀로 분장한 두 미녀들이 연습 때마다 누가 더 예쁘냐고 묻는 통에 난처한 경우가 많다”고 유쾌했던 연습실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뮤지컬 는 성형외과 의사와 강한별의 친구 수경 사이에 연인의 가능성도 비치며, 작곡가로서의 고뇌와 느끼한 바람둥이의 모습이 한층 부각된 한상준 PD등 영화에서는 만나지 못한 새로운 장면과 노래들을 담고 있다.
뮤지컬 공연장면
쉿! 나에게 미안하단 말 하지 말아요.
한별아~ 어디있니?
나는야 최고의 의사~!
수술...잘 되었나요?
오! 변신 성공!
내가 원하는 노래는 이런거야!
예쁜데 노래도 잘해!
예뻐지니 모두가 날 사랑해~
멋진 강한별의 열창 무대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11.28 / 조회 41,457
-
<미녀는 괴로워> 아흔 아홉 개의 스펙트럼, 송창의
“각 계절이 지나가는 대로 그 계절 속에 살라. 그 계절의 공기를 들이켜고, 그 계절의 음료를 마시며, 그 계절의 과일을 맛보라. 그리고 그 계절의 영향력 속에 자신을 완전히 맡기라.” 그를 만나러 가던 길, 마로니에 공원의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노란 은행나무에 취해 버렸다. 하지만 자연과 소통하라는, 오늘의 바람에 숨을 쉬라고 했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글귀가 생각난 건 송창의를 만나고 나서였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높은 곳에 오르기를 갈망하는 지금의 많은 이들 사이에서 송창의가 빛나는 까닭이 이처럼 ‘너의 어둠’으로 돋보이는 내가 아닌, 주변과 ‘더불어 환해지는’ 그만의 모습인 것을 그 때야 안 것이다. 안녕, 익숙한 인사. “그런 이야기 진짜 많이 들어요. 어? 내가 아는 사람이랑 닮았어. 어, 내가 사귀던 남자친구랑 닮았어. 친숙해 보이는 인상 인가 봐요. 처음 뵌 분들도 호감있게 많이 봐주시는 편이에요.” 배우라면 듣기 싫을 법 한 ‘누구 닮았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스크린, 브라운관, 무대를 종횡무진 하는 여러 배우들 모습이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간다. “몇 년 전 소지섭씨가 미안하다, 사랑한다 드라마 하실 때 지면 광고를 찍으셨거든요. 전 그 때 공연만 하고 있었고요. 저희 어머니 친구분이 “너네 아들 광고 찍었더라” 그러셨대요(웃음). 한 가지 얼굴에서 다양한 모습이 비춰진다는 것, 제가 연기할 때 무기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도 제 개성이 있는데, 음…무조건 좋기만 할까요?(웃음)” 그는 그렇게 익살스럽게 웃어 보였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반듯하고 똑똑하며 사랑에 순수한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엄친아’, ‘국민 사위’ 별명도 얻은 그가, 이렇게 또 새로운 모습을 그려낸다. 붓이 가는 대로 예상치 못할 얼굴이 스며 나올 것 같은 천상 배우, 송창의. 이번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음악 프로듀서 한상준으로 변신 중이다. 사람 냄새 나는 카리스마, 한상준. 재능을 압도하는 불우한 외모에서 ‘빼어난 미모의 여가수’로 변신하지만 결국 내면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소중하고 진실된 것인지를 보여준 영화 ‘미녀는 괴로워’가 곧 뮤지컬 무대에 선다. 매일 12시간의 연습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 이야기에 가장 많은 반짝거림을 보여주었던 송창의는 극중 미녀의 사랑을 받는 한상준PD 역을 맡았다. “상준의 캐릭터는 영화와는 많이 달라요. 영화에서는 냉철하고 강한 성격이었다면 제가 하는 상준은 담백하면서도 유머러스 하고, 그래서 살짝 느끼한(웃음). 여자한테 막 작업도 걸고, 코믹한 부분이 있어요(웃음). 노래도 “가슴, 가슴, 워어어어~” 그런 것도 있고(웃음). 개구쟁이 같은 모습이 상준의 캐릭터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신념을 굳게 가진 모습은 제 모습과도 닮은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 윤공주와 최성희(바다)가 미녀로 분하는 이번 작품에서는 영화에서도 익숙한 ‘별’, ‘마리아’ 같은 여자배우들의 노래 뿐 아니라 한상준PD의 감미로운 솔로곡을 새로이 만나볼 수도 있단다. “ ‘음악은 그래’와 ‘껍데기만 남았어’라는 제 솔로곡이 있어요. 음악을 너무 사랑하고 아끼고, 그래서 PD라기 보다는 어쩌면 훌륭한 작곡가에 더 가까운 한상준인데,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매니지먼트 회사 사장의 말을 듣게 되잖아요. 그래서, ‘나는 이렇게 음악을 시작했던 게 아닌데, 내 음악은 그래…’ 그러면서 부르는 노래에요. 개인적으로는 파워풀하고 가창력을 요하는 ‘껍데기만 남았어’를 더 좋아해요. 강한별이 뚱뚱녀에서 날씬녀로 변했는데 그걸 속였다, 나는 몰랐고, 모든 게 껍데기만 남았다, 그렇지만 누가 누구를 탓할까, 그러면서 부르는 노래죠.” 더욱 익숙해진 뮤비컬 작품들 속에서 를 두고 그는 ‘공들인 깊이가 있기에’, ‘창작이기에’, 모든 사람들이 어려운 이때 ‘보는, 듣는 즐거움을 줄 수 있기에’ 굿 초이스라며 든 엄지 손가락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배우로 7년, 서른의 계절 최근 종영한 ‘신의 저울’을 비롯해 그를 만인에게 각인시킨 몇몇 드라마와, 얼마 전 개봉한 주연작의 영화들만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뮤지컬 배우라는 그의 첫 이름이 낯설 수 있겠다. 연극을 전공했던 학생의 대학 졸업작품 는 자연스럽게 그의 데뷔작을 뮤지컬로 이어지게 했다. 뮤지컬 이후 , , 등 그가 무대에서 내뿜었던 숨은 아직까지 그 무엇보다도 거셌던 것이 분명하다.
“어렸을 때부터 뚱땅뚱땅 피아노 치면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어요. 졸업작품이 큰 영향을 끼친 것도 사실이고요. 한 작품, 한 작품 하다 보니 방송에도 데뷔하게 되고, 세상 일이 다 그렇듯 우연일 수도, 그렇지 않은 것일 수도 있잖아요.” 스케치북과 연필만 있으면 바로 쓱싹쓱싹 아들 딸의 얼굴을 그려내셨던 아버지를 닮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는 송창의. 지금까지 그가 만난 여덟 작품으로 이제 ‘신인’의 타이틀을 벗어도 되지 않겠느냐고 물으니, 깜짝 놀라며 진정 당황하는 기색이다. “'신의 저울'을 함께 한 송영규씨는 작품을 52편이나 하셨대요. 아휴, 전 이게 겨우 8편인데 당연히 신인이죠. 아직 배워 나갈 것이 상당히 많아요. 도 저에게는 매우 신선한 작품이고 새로운 시도에요.” 앞으로는 생활 속에서 진지하지만 기분 좋게 만드는, 조금 더 즐거운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가 이해되기도 한다. “안녕하세요? 전 갭니다. 헥헥헥헥”거리는 개 역할(더 플레이 엑스), 슬픈 트렌스젠더(헤드윅), 엄마와 딸 사이를 오가는 그로테스크 한 남자(졸업) 등 무대에서의 그의 스펙트럼은 사뭇 다양했기 때문이다. 로맨틱 코미디 물을 이야기 하다가도 비정상적인 광인의, 흔히 볼 수 없는 망가진 역할도 ‘진짜 잘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뮤지컬 이후 어떤 작품을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영화에 관심이 있는데 충무로가 힘들데요, 저한테 전화 왔어요(웃음). 소극장에서 밀도 있는 연극도 해 보고 싶어요. 연극이라는 것은 사실 제일 힘든 작업이고 동시에 평생 배우면서 가져가야 할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끝이 없는 분석, 생각, 그런 것들을 잊고 지낼 때가 있는데 연극은 그런 것에서 많은 자극을 주거든요.”
인터뷰 전날, 그는 이번 뮤지컬에 함께 하는 배우들과 평소 주량인 소주 1, 2병을 가뿐히(?) 넘어주는 화합의 자리를 가졌다고 했다. 쑥스럽고 어색한 사이가 ‘더 쑥스러워’ 열심히 표현하고 친하게 다가가려 한다는 그는 조금은 장난꾸러기 같았고, 조금 더 진중한 느낌이었으며, 그보다 더 편안한 사람이었다. 우연히 이야기 장소에 들른 뮤지컬 배우 임철형이 송창의를 두고 “내가 대학 복학 했을 때 한 눈에 들어왔던 후배”라며 웃었다. “이런 멘트 감사하다”며 두 눈이 사라지도록 활짝 웃는 송창의에게 좋은 사람과 좋은 작품, 그리고 좋은 생각이 함께하는 까닭이 짐작된다. “저는 ‘바로 앞 계획형’ 인간이에요. 지금 작품이 끝나고 나면 그 다음을 생각하고, 그것들이 이어지는 거죠. 지금은 좀 바빠서 좋아하는 야구도 못하고 있지만(웃음), 무엇을 하든 즐겁게 했으면 좋겠어요. 저요? 행복해요. 잘 되든, 못 되든 행복하자, 그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세상에는 안 되는 확률이 너무 크니까 그 기준에 맞출 수는 없죠. 과정도 행복하고 결과도 행복하고, 안 되도 우리끼리라도 행복하고. 노력하는 행복. 그것이 정말 좋은 거잖아요.”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11.17 / 조회 17,331
-
<미녀는 괴로워> 쇼케이스 현장, '마리아' 등 열창의 무대
올 하반기 기대작 뮤지컬 가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쇼케이스를 갖고 주요 넘버와 주연배우들을 공개했다. 이번 무대에서는 뚱녀에서 미녀로 거듭나는 강한별 역의 최성희(바다)와 윤공주가 등장해 영화 속 히트곡인 ‘마리아’뿐 아니라 ‘한번뿐인 인생’ ‘너무 환한 빛 속의 그대’ ‘별’ 등을 열창해 뮤지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오랜만에 무대에 등장한 송창의도 주목을 받았다. 뮤지컬 이후 3년만에 무대에 등장, 강한별과 로맨스를 만들어 나가는 음반 프로듀서역을 맡은 그는 “오랜만에 무대에서 서 부담감이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특히 김아중이 열연했던 강한별 역으로 낙점된 최성희와 윤공주는 무대에 대한 단단한 각오를 보여줬다. 로 성공적인 뮤지컬 배우 입성을 다진 최성희는 “극장에서 ‘미녀는 괴로워’를 보며 김아중씨가 참 잘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무대에선 김아중이란 배우가 아니라 캐릭터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공주는 특수분장에 대해 “요즘은 뚱뚱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있다”며 “내가 뚱뚱해서 느끼는 소외감을 느껴야만, 관객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수 분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이어졌다. 제작사는 조명과 의상, 마술팀까지 합세해 주인공 강한별의 변신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줄 예정. 이를 위해 특수분장은 등의 분장을 맡았던 채송화 디자이너가 맡는다. 김동혁 연출은 “노래 한 곡에 배우가 변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 연습을 하고 있다”며 “무대에서 순간적으로 뚱녀가 미녀가 되야하기 때문에 최대한 여러 기법들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는 오는 11월 27일부터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미녀가수로 변신한 윤공주 윤공주, 송창의의 무대 송창의 오랜만의 무대이지만, 카리스마는 여전 또 다른 주역 최성희 '마리아'를 열창하는 최성희 감초로 등장하는 배우 김성기 주역들 "기대해 주세요~"글: 송지혜 기자(인터파크INT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11.04 / 조회 17,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