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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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시간여행] ‘트래블러’ 강하늘의 무대 위 시간들
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활약 중인 배우 강하늘. 처음 대중들에게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은 드라마 ‘미생’(2014)이었지만, 그보다 일찍 강하늘이 연기 공력을 쌓은 곳은 바로 무대다. 2006년 뮤지컬 '천상시계'로 데뷔한 강하늘은 이후 다양한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섰고, 이후 TV와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힌 뒤에도 꾸준히 공연에 대한 애정을 쏟아왔다. 현재 여행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를 통해 또 한 차례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무대에서 거쳐온 지난 순간들을 정리했다.
①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2009)
데뷔 3년 차인 2009년, 강하늘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출연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9세기 독일의 엄격한 청교도 학교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방황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청소년기의 불안하고 예민한 감성을 강렬한 안무와 음악으로 담아내 마니아들의 각광을 받은 작품이다. 강하늘은 이 작품에서 동성 친구에게 애틋한 감정을 품은 소년 에른스트를 맡아 섬세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 황정민도 당시 강하늘의 공연을 본 직후 강하늘을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기획사(샘컴퍼니)로 영입했다. 같은 배우로서 강하늘의 가능성을 일찍 알아본 셈이다. 김무열, 주원, 조정석, 고훈정 등 훗날의 많은 스타 배우들이 이때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췄다.
▲ '스프링 어웨이크닝' 연습 현장 - 강하늘(아래), 조정석과 김무열(위)
② 뮤지컬 ‘쓰릴 미’(2010)
이듬해 강하늘은 2009년 출연했던 ‘쓰릴 미’에 다시 출연했다. 2009년에는 리차드(그) 역을, 이 해 공연에서는 네이슨(나) 역을 맡았다. 오랫동안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아온 ‘쓰릴 미’는 단 두 명의 배우가 온전히 무대를 이끌어야 하는 극이다. 강하늘은 리처드 역을 맡은 지창욱과 호흡을 맞춰 밀도 높은 무대를 펼쳤다.
③ 2012년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2011년 창작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 출연한 강하늘은 이어 또 다른 창작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에 캐스팅됐다. 배우 김수로가 제작한 이 작품은 1930년대 독일의 한 저택에서 벌어진 화재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스릴러극으로, 화재 현장에 있던 네 남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강하늘은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쥔 둘째이자 화가인 헤르만 역을 맡아 예민하게 날 선 예술가의 모습을 그려냈다. 최근 드라마 ‘초콜릿’, ‘남자친구’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장승조를 비롯해 윤나무, 전성우, 정상윤, 임강희 등이 같은 무대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췄다.
④ 뮤지컬 ‘어쌔신’(2012)
뒤이어 강하늘이 출연 공연은 뮤지컬 ‘어쌔신’이다.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거나 암살을 시도했던 9명의 이야기를 엮은 이 공연에서 강하늘은 존 케네디 대통령 암살 용의자인 오스왈드와 암살범들을 지켜보며 조롱하는 발라디어 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섰다.
⑤ 2015년 연극 ‘해롤드 & 모드’
2014년 드라마 ‘미생’의 장백기 역으로 대중에게 널리 이름을 알린 뒤 강하늘이 선택한 작품은 연극 ‘해롤드 & 모드’였다. 연극 ‘해롤드 & 모드’는 죽음을 앞둔 80세 할머니와 죽음을 꿈꾸는 19세 청년의 진실한 소통을 그린 작품이다. 강하늘은 이 공연에서 연극계의 대배우 박정자와 호흡을 맞춰 순수하면서도 속 깊고 따스한 청년 해롤드를 자신만의 결로 그려냈고, 공연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⑥ 뮤지컬 ‘신흥무관학교’(2018~2019)
2017년 말 입대한 강하늘은 군복무 중 육군본부가 국군 창설 70주년을 맞아 제작한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에 연이어 출연했다. 그가 맡은 인물은 독립운동가 이회영의 머슴에서 신흥무관학교의 훌륭한 학생으로 성장해가는 청년 팔도다. 강하늘이 연기한 팔도는 순박하면서도 굳건한 의지를 품은 모습으로 감동을 전했다. 강하늘은 이 작품을 통해 ‘쓰릴미’ 이후 8년 만에 지창욱과 재회했고, 이외에도 김성규, 고은성, 조권, 온유, 홍서영, 이태은 등과 호흡을 맞췄다.
⑦ 연극 ‘환상동화’(2019)
제대 후 다시 바삐 활동을 이어오던 강하늘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2019)의 황용식 역으로 다시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구수한 사투리를 써가며 미혼모 동백을 향한 지순한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모습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드라마의 성공으로 이목이 쏠렸을 때 그가 다시 눈을 돌린 곳은 무대였다.
연극 ‘환상동화’는 김동연 연출이 작/연출한 작품으로, 세 명의 광대들이 사랑과 예술, 전쟁을 테마로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담았다. 대학 시절 이 공연을 본 강하늘은 이후 ‘신흥무관학교’에서 김동연 연출을 만났을 때 먼저 ‘환상동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결국 2019년 ‘환상동화’에 사랑광대 역으로 출연한 그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도 즐겁지만, 무대 위에서 다 같이 즐기며 연기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기 때문에 어떤 역할이든 크게 상관없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20.03.31 / 조회 8,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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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환상동화’ 랭킹 1위, 조기예매 40% 할인
연극 ‘환상동화’가 28일 1차 티켓 오픈과 동시에 예매 사이트에서 연극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연극 ‘환상동화’는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젠틀맨스가이드’, ‘귀환’의 연출 김동연이 직접 작/연출한 작품이다. 극은 세 명의 광대가 ‘한스’와 ‘마리’를 주인공으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며 전개된다. 이번 시즌은 6년 만에 더욱 업그레이드된 공연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이번 시즌은 슬픔과 사랑을 상징하는 사랑 광대 역에 배우 송광일이 캐스팅됐다. 대립과 전쟁을 상징하는 전쟁 광대 역은 배우 기세중, 장지후가 맡았다. 예술과 광기를 상징하는 예술 광대 역은 배우 원종환, 육현욱, 고독과 내면의 세계에 빠진 작곡가 한스 역은 배우 박규원, 최정헌, 백동현이 함께한다. 춤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마리는 신예 배우 한소빈, 윤문선이 무대에 선다. 1차 티켓 오픈은 12월 24일부터 1월 5일까지 공연에 적용된다. 11월 3일까지 예매 시 조기예매 시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연극 ‘환상동화’는 12월 21일부터 2020년 3월 1일까지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공연한다. 사진제공_Story P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9.10.30 / 조회 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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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신흥무관학교’ 금일(27일) 저녁 공연까지 취소…배우들 안정 취하는 중
지난 26일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배우들이 공연장 이동 중 접촉사고가 발생해 금일(27일) 저녁 공연까지 취소하고 휴식을 취한다.
'신흥무관학교' 제작사 쇼노트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사고를 당한 배우들이 어제 저녁과 오늘 오전 두 번에 걸쳐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특별한 외상은 없지만 혹시 모를 후유증을 대비해 안정을 취하는 중이다. 배우들에게 보다 충분한 휴식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오늘 두 번의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관객 여러분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라고 설명했다.
'신흥무관학교' 3월 28일 목요일 저녁 8시 공연부터는 정상적으로 진행되며, 금일(27일) 공연은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처리된다.
'신흥무관학교'는 육군 창작 뮤지컬로,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공연이다. 지난해 지창욱, 강하늘, 김성규 등이 첫 무대에 올랐고 올해 3.1 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앵콜 공연으로 돌아왔다. 이번 공연에는 고은성, 조권, 이진기, 홍서영 등이 새로 합류했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오는 4월 2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쇼노트 제공
2019.03.27 / 조회 8,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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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신흥무관학교' 지창욱, 강하늘, 고은성, 조권, 김성규, 온유 등 무대 활약상
지난해 성공리에 초연을 마친 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두 번째 무대로 돌아왔다. 이 작품의 제작진은 5일 언론을 대상으로 약 50분간 극의 주요 장면을 선보였다. 지창욱, 강하늘, 김성규, 이태은, 임찬민, 신혜지 등 초연 멤버들과 고은성, 조권, 이진기(온유), 홍서영 등 이번 공연에 새로 참여한 배우들은 이날 안정적인 호흡을 나누며 1910년대 만주 신흥무관학교를 중심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치열한 항일운동에 나섰던 청춘들의 삶을 그려냈다. 이들의 활약을 사진으로 담았다.
▲ 이회영 집안의 노비였던 순수한 청년 팔도(조권)
▲ 나라를 잃은 암담한 현실 앞에 슬퍼하는 이회영과 독립군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팔도(김성기, 조권)
▲ 신흥무관학교에서 수련을 받으며 시를 쓰는 동규(고은성)
▲ 신흥무관학교의 교관 지청천(김성규)
▲ 나팔수를 꿈꾸는 나팔(홍서영)
▲ 신흥무관학교에서 훈련을 받으며 동료들과 우애를 쌓는 팔도(강하늘)
▲ 신흥무관학교의 교관 지청천(이진기)
▲ 독립운동의 의지를 다지며 훈련에 임하는 지청천(이진기)
▲나팔에게 한글을 배우는 팔도(조권, 이태은)
▲ 시를 쓰냐고 묻는 팔도 앞에서 수첩을 감추는 동규(조권, 지창욱)
▲ 나팔을 동경하는 혜란의 모습을 지켜보는 학생들(조권, 앙상블)
▲ 함께 훈련을 받으며 동지애를 쌓는 팔도와 동규(조권, 지창욱)
▲ 나팔소리로 학생들의 용기를 북돋는 나팔(이태은)
▲ 나팔을 좋아하는 혜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팔도와 동규(조권, 임찬민, 지창욱)
▲ 고아로 태어나 늘 혼자였지만, 신흥무관학교에서 동료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아가는 팔도(강하늘)
▲ 우정을 통해 느끼는 행복함을 노래하는 팔도(강하늘)
▲ 팔도에게 저격 자세를 가르치는 교관(이재균, 조권)
▲ 독립 운동을 향한 의지를 다짐하는 교관(이재균)
▲ 목숨을 걸고 폭탄 의거를 감행한 교관(이재균)
▲ 교관의 죽음을 애도하며 다시 한번 독립을 향한 결의를 다지는 신흥무관학교 사람들(조권, 지창욱, 김성기, 이태은 등)
▲ 팔도를 떠올리며 처음으로 자신의 진정한 속마음을 노래하는 동규(고은성)
▲ 친일내각 이완용에게 최후의 공격을 가하는 동규(고은성)
▲ (왼쪽부터) 이진기, 김성규, 강하늘, 조권, 고은성, 지창욱
▲ (왼쪽부터) 신혜지, 임찬민, 홍서영, 이태은
'신흥무관학교'는 4월 2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2019.03.08 / 조회 10,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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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신흥무관학교’ 달라진 점은? 지창욱·강하늘·조권·온유 등 말말말
일제시대 항일운동의 선봉에 섰던 청년들의 치열한 삶을 담은 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작년 초연에 이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 재연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해 펼쳐지는 공연이라 더욱 뜻 깊다. 지창욱, 고은성, 강하늘, 조권, 김성규, 이진기(온유) 등 이 작품의 출연진과 김동연 연출을 비롯한 제작진은 지난 5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번 재연에서 달라진 점과 참여 소감을 전했다.
■ ‘신흥무관학교’ 두 번째 무대, 달라진 점은?
육군본부가 주최, 주관하고 ㈜쇼노트가 제작한 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1907년부터 1920년까지 경술국치 전후의 시기를 배경으로 항일 무장투쟁의 요람이었던 신흥무관학교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독립운동에 나섰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탄탄한 드라마와 흡입력 강한 음악, 역동적인 안무가 짜임새 있게 어울린 이 작품은 지난 해 초연에서 호평을 이끌어내며 성공리에 펼쳐졌다.
이번 재연은 여러 면에서 더욱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안무가 더 화려해졌고, 무대도 일부 새롭게 디자인됐다. 특히 작품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청산리 전투 장면에서도 보다 역동적인 액션 장면이 펼쳐진다.
김동연 연출, 박정아 작곡가
이와 관련해 김동연 연출은 “새로운 (무대) 세트를 가져와 좀 더 다양한 장면을 음악과 드라마에 맞춰서 다이나믹하게 보여줄 수 있게 수정했다. 그리고 그동안 모니터링했던 관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극 중 상징적인 부분은 상징성을 더욱 강화하는 등 드라마도 보완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배우들에 대해 “고은성은 (군에) 말뚝을 박아도 될 만큼 ‘군인 몸’이다. 조권도 워낙 몸을 잘 쓰고, 온유도 너무 잘 따라와줘서 감개무량했다”고 말한 채현원 안무감독은 “아크로바틱을 전문으로 하는 배우, 춤을 잘 추는 배우 등 배우들의 장단점을 더 잘 알게 되어 안무도 모든 장면에서 더 업그레이드했다. 군무도 더 풍성해졌다”고 초연과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 “함께 가슴 뜨거워지길” 지창욱, 강하늘, 조권 등 배우들 말말말
지창욱, 강하늘, 김성규, 임찬민, 신혜지 등 초연 멤버들과 고은성, 조권, 온유, 홍서영 등 새로 합류한 배우들도 출연 소감을 전했다. 국권 침탈에 항거해 자결한 유생의 아들인 동규 역 지창욱은 “군생활을 이 공연을 하며 보내게 됐는데,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다”고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100년 전 독립운동 하셨던 분들의 마음, 그 안에서 살았던 순수했던 아이들의 마음이 공연에 다 녹아있다. 많은 분들께서 그 마음을 함께 느끼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지창욱과 같은 역할로 합류한 고은성은 “공연을 연습하는 동안 역사적 사실도 많이 알게 되어 가슴이 꽉 채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젊은이로서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군인답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회영 집의 노비였다가 신흥무관학교의 훌륭한 학생으로 성장하는 팔도 역 강하늘은 “공연도 좋지만, 이 작품을 통해 많은 분들이 신흥무관학교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매우 뜻 깊다”고 전했다. 강하늘 역시 이번 기회로 다시 독립운동사를 공부하게 되어 즐거웠다고.
새롭게 팔도 역을 맡은 조권은 초연 때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관객으로서 큰 감동을 받았던 공연에 직접 출연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는 그는 “팔도가 극 중 하는 게 너무 많아서 큰 도전이었다. 특히 내게는 ‘깝권’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어떻게 (인물을) 만들지 고민했다. 무술도 내게는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연습 과정을 전하며 “함께 하는 분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조권이 표현해내는 팔도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흥무관학교 교관 지청천으로 합류한 이진기(온유)는 “기존의 배우 분들이 잘 다져주신 덕분에 좋은 합으로 공연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했고, 지청천 역으로 다시 한번 분하는 김성규는 “관객 분들께서 함께 작품을 느끼고 가슴이 뜨거워지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신흥무관학교’는 여성 캐릭터의 매력도 돋보이는 작품이다. 대한제국 군대 해산 당시 홍범도 부대 주둔지에 살다 신흥무관학교에서 나팔수로 활약하는 나팔 역에 이태은과 홍서영이 나서고, 마적단의 손에서 자라나 이후 독립군을 돕게 되는 혜란 역은 임찬민과 신혜지가 다시 한번 연기한다.
혜란이라는 인물에 대해 “당시 안경신, 조마리아, 유관순 등 많은 여성들이 독립투사로 싸우셨다. 혜란은 돌팔매질을 잘 하는데, 그녀가 가진 작은 돌멩이 하나가 세상에 파장을 퍼뜨린다는 의미에서 혜란이 극 중 계속 돌멩이를 몸에 지니고 다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설명한 임찬민은 “나팔과 헤란이 서로에게 느끼는 동지애가 이 캐릭터들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짚었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펼쳐지는 ‘신흥무관학교’는 4월 2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2019.03.06 / 조회 8,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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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임정 100주년 기념 <신흥무관학교> 2월 27일 개막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육군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2월 27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린다.
창작 뮤지컬 >는 대한민국 육군의 뿌리가 된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독립을 위한 치열한 삶을 다룬 작품이다. 1907년부터 1920년까지 일제에 항거하고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평범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담았다.
기획사 쇼노트는 "3.1운동 임정 수립 100주년을 맞아 다시 공연되는 창작 뮤지컬 속의 독립을 향한 숭고한 희생, 헌신과 눈물이 담긴 이야기는 3.1 운동과 임정 수립의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깊은 감동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현재는 입대하여 군복무중인 반가운 얼굴들을 대거 만나 볼 수 있다는 기쁨도 크다. 작품 속 국권침탈에 항거하여 자결한 유생의 아들이자 신흥무관학교의 뛰어난 학생인 '동규'역에 배우 지창욱과 고은성이 맡았으며, 신흥무관학교의 훌륭한 학생으로 성장하는 '팔도'역에 배우 강하늘과 조권이 더블 캐스팅 되었다.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간 신흥무관하교 교관으로는 김성규와 이진기(온유)가 출연한다. 이외에도 이태은과 홍서영, 임찬민과 신혜지 등 총 46명의 배우가 무대를 가득 채운다.
육군 창작 뮤지컬 는 2월 27일부터 4월 2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공연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 김선경 기자(uncanny@interpark.com)
사진제공 : 쇼노트
2019.02.27 / 조회 5,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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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운동 100주년 기념, 우리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공연 BEST6
3.1 운동 100주년 기념, 우리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공연 BEST 5
다가오는 3월 1일이 무슨 날인지 다들 알고 있지?
1919년 기미년 그날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하여
전 민족이 일어나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일본에 저항한 날이야.
대한민국은 3.1 운동을 기점으로.
그해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수립 했어.
이를 기념하여
우리 역사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대기 중이야.
공연을 통해서 지나간 역사를 만나
그 당시 사람들의 심정에 공감하며
마음으로 새겨보면 어떨까?
공연으로 우리 역사를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해 줄게.
1.
뮤지컬 ‘영웅’ 3.9~4.21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2009년,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창작 뮤지컬.
대한제국의 주권이 일본에게 빼앗길 위기에 놓인 1909년을 배경으로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 사건을 그린 작품.
안중근과 독립군들이 손가락을 잘라 결의를 다지는 단지 동맹 장면 등 한국인이라면 가슴이 뻐근해지는 장면이 많아.
이번 10주년 기념공연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맞는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 및 넘버가 수정 된다고 해.
2.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2.27~4.21 광림아트센터 BBCH홀
지난해 건국 70주년을 맞이해 육군본부가 제작한 창작 뮤지컬.
1910년 전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해 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을 중심으로 항일무장 투쟁을 위해 힘쓴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해 공연에서는 배우 지창욱과 강하늘, 인피니트의 김성규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으며, 이번 공연에선 고은성, 조권, 온유 등이 새로 합류했어. 군인들이 출연하는 뮤지컬답게 역동적인 에너지와 군무가 인상적이야.
3.
뮤지컬 ‘윤동주, 달을 쏘다. 3.5~3.17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2012년 초연된 윤동주 시인의 삶을 그린 창작 뮤지컬.
일제 강점기, 비극의 역사 속에서 자유와 독립을 꿈꾸었던 시인 윤동주의 삶을 역동적인 군무와 다채로운 음악, 서정적인 무대로 담아낸 작품.
윤동주가 1938년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1945년 2월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사망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일제 강점기 속 시로써 시대에 저항했던 윤동주의 일대기가 그의 시구와 어우려져 펼쳐져.
이번 공연엔 원년 멤버인 박영수, 김도빈, 조풍래와 서울예술단의 신입 단원들이 출연해.
4.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3.1~4.14 디큐브아트센터
소설가 김성종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뮤지컬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일제 강점기인 1943년 겨울부터 1950년 한국 전쟁 직후 겨울까지 동아시아 격변기 10년의 세월을 다루고 있어.
조선인 학도병 대치, 일본군 위안부 여옥, 군의관 하림의 지난한 삶을 통해 한민족의 가장 가슴 아픈 역사를 담아낼 예정이야.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캐릭터를 추가했고, 당시 원작 드라마에 쓰인 애절한 선율의 테마곡도 작품에 녹여낼 예정이라고.
5.
연극 ‘잃어버린 마을’ 2.22~4.7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1948년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작품.
'잃어버린 마을'은 제주 4.3 사건 당시 군인들이 포위해 민간인을 잡아들이고 모두 불태워버렸던 마을 ‘곤을동’을 배경으로 펼쳐져.
곤을동에서 아들, 딸과 함께 '동혁이네 포차'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동혁의 삶을 통해 참혹했던 제주 4.3사건과 그 피해자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작품이야. 아이돌그룹 ss301 멤버 김규종과 빅스 멤버 혁(한상혁) 등이 출연할 예정.
6.
연극 ‘배소고지이야기-기억의 연못’ 3.1~3.10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한국전쟁 속 작은 마을에서 일어났던 참혹했던 삶을 다룬 작품.
한국전쟁 당시 전북 임실군 강진면 배소마을의 배소고지에서 제 11사단 소속 군인들에 의해 200여명의 양민들이 집단학살 당했던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배소고지 사건 속 유일한 생존자의 구술기록에서 시작된 이 작품은 그동안 역사의 전면에서 소외되었던 여성의 삶에 주목했어.
전쟁 속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만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관록의 여배우들이 표현해낼 예정이야.
글/구성: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디자인: 구현진
2019.02.22 / 조회 8,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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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앵콜 공연 2월 개막…지창욱, 강하늘, 김성규, 고은성, 조권, 온유 등 출연
지난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던 창작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오는 2월 다시 무대에 오른다. 육군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독립을 위한 치열한 삶을 다룬 작품이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돌아온 만큼 이번 공연에선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무대로 관객들을 찾는다. 먼저 작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악과 고난이도 안무를 일부 수정해 더욱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모습을 선보인다. 또한 무대 세트 역시 앵콜 공연 규모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하고, 극중 인물들의 서사에 입체감을 더해 드라마의 밀도를 높일 예정이다.
초연 당시 출연했던 배우들과 함께 새로운 캐스트들이 대거 합류한 점도 눈길을 끈다. 국권침탈에 항거해 자결한 유상의 아들이자 신흥무관학교의 뛰어난 학생 동규 역은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 지창욱과 함께 고은성이 새롭게 캐스팅됐다. 이회영이 거둬 키운 아이에서 신흥무관학교의 훌륭한 학생으로 성장하는 팔도 역은 배우 강하늘과 조권이 맡아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일본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독립운동을 이끌어간 신흥무관학교 교관 지청천 역은 배우 김성규와 이진기(온유)가 함께한다.
대한제국 군대 해산 당시 홍범도 부대 주둔지에 살다 신흥무관학교 학생으로 활약하는 나팔 역은 배우 이태은과 홍서영이 연기하고, 마적단의 손에서 자란 이후 신흥무관학교에서 독립군을 돕는 혜란 역은 배우 임찬민과 신혜지가 다시 한 번 캐스팅됐다.
이외에도 우당 이회영 역에 김성기, 석주 이상룡 역에 김태문, 이은숙 역에 오진영, 데라우치 역에 진상현, 이완용 역에 김민호, 교관 역에 이재균 등이 출연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앵콜 공연은 오는 2월 27일부터 4월 21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되며, 추후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육군본부, (주)쇼노트 제공
2019.01.25 / 조회 8,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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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멋짐이란 것이 폭발했다! 지창욱, 강하늘, 성규 ‘신흥무관학교’
지난 19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프레스콜 현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풀어봤다.
▲ 조선 총독 데라우치가 전국에 대한제국 군대 해산 명령을 내린다.
▲ 장군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지청천
▲ "이제는 내가 나설 차례"
▲ "죽는 장소와 시간은 내가 정할거야" 독립군을 꿈꾸는 팔도
▲ 시인을 꿈꾸는 유생의 아들 동규
▲ 신흥무관학교에 다니는 동규, 팔도, 혜란, 나팔의 맹세 "우린 한날 한시에 같이 죽는거야"
▲ "빼앗긴 봄과 슬픔과 언어를 잊지 않을거야" 나라를 되찾고자 하는 지청천의 결심
▲ "네 옆에 있으면 어둠이 짙어져" 떠나온 친구를 그리워하는 동규
▲ "또 만나자, 내 친구"
▲ "청산리 전쟁을 시작한다. 내 가슴이 뜨겁게 타오른다"
▲ "우리는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죽어도 죽지 않는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8.09.21 / 조회 8,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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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강하늘, 성규를 비롯한 배우들의 팀워크가 돋보이는 ‘신흥무관학교’
지창욱, 강하늘, 성규 등의 인기 배우들의 출연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지난 19일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육군본부가 주최한 작품으로 항일 독립 운동의 선봉에 섰던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담아낸 작품이다. 김동연 연출가, 박정아 작곡가, 이희준 작가, 채현원 안무가,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가 창작진으로 뭉쳤으며, 지창욱, 강하늘, 성규 등 군 복무 중인 배우들과 이정열, 오진영 등 외부 배우들이 참여했다.
전체 배우들이 참여한 이날 시연에서 총 9곡의 넘버와 해당 장면이 펼쳐졌다. 독립군이 되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자 하는 농부, 학생, 승려 등 다양한 사람들과 오직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는 신흥무관학교의 학생들의 굳은 다짐과 결의가 공연 내내 펼쳐졌다. 특히 신흥무관학교에서 학생들이 서로 의지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장면은 암울한 시대와 대비되어 밝고 쾌활한 사람들의 모습이 작품의 활기를 더했고, 독립 운동을 위해 강도 높은 모의 훈련과 실제 청산리 전투를 재현한 장면은 역동적이고 화려한 군무가 인상적이었다.
김동연 연출은 “처음 대본과 음악을 봤을 때,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시대를 상상했다.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인물들을 흥미롭고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의 이름과 삶을 기억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후손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나팔 역할을 비롯한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와 서사가 강조되어 관객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김 연출은 “독립운동을 위해서 일했던 사람들이 여자, 남자, 노비, 귀족, 아이, 어른의 구분이 없었을 것이다. 나라를 지키는 마음은 다 똑같았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채현원 안무가는 “군인이 출연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역동적인 에너지를 보여주는 군무는 당연히 넣어야 했고 아기자기하고 코믹한 장면도 만들었다. 단순하게 군 뮤지컬이 아닌 행복한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신흥무관학교’의 무대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두 개의 커다란 벽을 수시로 회전 시키며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냈다. 양면 무대 중 한 쪽은 빨간색을 배경으로 나라를 빼앗긴 시대를 상징한다. 다른 한 면은 검정과 회색을 배경으로 지워져 버린 시대의 그 흔적과 어두운 시대 아래 방황하는 청춘들을 상징한다고.
캐릭터에 푹 빠진 성규는 “일등 병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실존 인물을 연기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잘 그분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매 순간 나라와 그분을 생각하면 뭉클한 마음이 든다”고 고백했다.
모든 배우가 올인해 작품에 매진하고 있는 ‘신흥무관학교’는 원 캐스트로 진행되고 있다. 지창욱은 “마지막 공연까지 최선을 다하기 위해 체력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히며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강한 ‘신흥무관학교’를 만드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오는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용에서 공연되며, 이후 연말까지 전국투어가 진행될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8.09.20 / 조회 6,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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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빼고, 전우애 더했다…지창욱, 강하늘, 성규 ‘신흥무관학교’ 리뷰
한류스타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지창욱과 강하늘, 인기 아이돌 인피니트 멤버 성규까지. 군 복무 중인 인기스타들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신흥무관학교’가 지난 9일 개막했다.
육군본부와 쇼노트가 공동 제작한 건군 70주년 기념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1910년 서간도 지역에 항일 독립운동 기지로 설립된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규 역의 지창욱, 팔도 역의 강하늘, 지청천 역의 성규와 함께 이태은, 임찬민, 신예지, 이정열, 오진영 등 뮤지컬 계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 출연해 무대를 꾸민다.
작품은 두 명의 남자 주인공 동규와 팔도, 두 명의 여자 주인공 나팔과 혜란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간다. 유생인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신흥무관학교에 입교하게 된 동규, 고아 출신의 노비로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양반 이회영을 따라 함께하게 된 팔도, 의병부대 출신 소녀 나팔, 마적단에게 길러졌던 조선 아이 혜란까지 각각의 사연을 지닌 이들은 시간이 흐르며 진정한 독립군으로 성장하게 된다.
눈에 띄는 여성 캐릭터 활용 눈길
강하늘의 캐릭터 변신, 지창욱의 섬세한 연기 돋보여
작품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네 명의 청춘 남녀 주인공을 내세웠음에도 사랑을 그려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 ‘신흥무관학교’에서 생활하며 긴 시간을 보낸 네 사람은 사랑의 감정은 덜어내고,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야 말겠다는 전우애로 똘똘 뭉쳐 극을 이끌어간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독립군들의 희생’이라는 주제의식이 진정성 있게 느껴지는 이유다.
또한 남성 캐릭터 중심으로 흘러갈 수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캐릭터를 능동적으로 그려 작품에 활용한 것 역시 눈에 띈다. 극 중에서 나팔은 우렁찬 나팔 소리로 군 병사들의 사기를 증진하는 것은 물론 남성 못지 않은 액션 신까지 선보이는 등 캐릭터로서의 존재감을 발산한다. 혜란 역시 여려 보이지만 강단 있는 용기로 극 중에서 결정적인 사건에 기여하며 씬 스틸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배우 강하늘의 연기 변신도 놓칠 수 없는 재미다. 노비 출신 팔도 역할을 맡은 강하늘은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매력을 살려 백치미 있는 캐릭터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한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작품 속에서 작정하고 웃음을 담당한 듯 나선 강하늘은 후반부 진지한 연기까지 매끄럽게 소화해내며 제대 후 더욱 다양해질 연기 스펙트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창욱 역시 오랜만에 선 무대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극 중·후반부 반전의 열쇠를 가진 동규라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다소 산만한 전개, 캐릭터 활용 아쉬워
강렬한 울림 전하는 음악, 화려한 액션신 볼거리
독립을 위해 힘쓴 여러 인물들을 동시에 보여주다 보니 다소 산만하게 펼쳐진 이야기 전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중에서도 성규가 맡은 일본육사 출신 독립운동가 지청천은 캐릭터의 서사 및 주인공들과의 관계 등이 밀도 있게 설명되지 않아 겉도는 듯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아이돌 출신 배우답게 인상적인 군무 및 넘버 소화력을 선보인 성규였기에 안타까움은 더 컸다. 또한 독립군들의 이야기라는 소재 특성상 밀정을 폭로하는 장면 등 몇몇 장면에서 기시감이 느껴진 점도 아쉬웠다.
그럼에도 작품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애국심이라는 주제를 뚝심 있게 밀어붙이며 강렬한 울림을 전한다. 특히 ‘죽어도 죽지 않는다’라는 강렬한 가사와 함께 울려 퍼지는 배우들의 떼창은 관객들로 하여금 벅찬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군 뮤지컬인 만큼 태권도 시범을 연상케 하는 앙상블들의 화려한 액션 장면도 볼거리다. ‘신흥무관학교’는 오는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계속되며, 이후 연말까지 성남, 안동, 목포, 춘천, 전주, 대전, 강릉, 부산, 대구 등의 도시에서 전국투어를 진행한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쇼노트 제공
2018.09.13 / 조회 14,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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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강하늘·성규가 뭉쳤다! 암울한 시대, 뜨거운 청춘의 이야기 ‘신흥무관학교’ 제작발표회
현역 군인의 신분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지창욱, 강하늘, 성규가 무대에 오르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오는 9월 개막하는 군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개막에 앞서 제작발표회에 이들이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
육군본부가 쇼노트와 함께 제작하는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1910년 서간도 지역에 항일 독립운동 기지로 설립된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치열한 삶을 담아냈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건의 나열보다는 동규, 팔도, 나팔, 혜란으로 대표되는 청년들의 우정과 희생을 그린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신흥무관학교에 모인 이들은 점차 독립군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삶을 길을 선택하게 된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 육군본부 나승용 준장이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이번 뮤지컬을 통해 국민과 장병들에게 조그마한 울림이라도 전달하고 싶다. 나라를 빼앗겼을 때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던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14일, 육군회관 태극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는 군 배우 및 일반 배우들이 참여해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합창곡으로 시작됐다. 박정아 작곡가가 이번 작품에서 주목했으면 하는 곡으로 뽑은 이 넘버는 대한제국 군대 해산 명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눈앞에 닥친 현실에 대해 노래하는 곡이다. 웅장한 멜로디와 결의가 담긴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지창욱과 강하늘이 각각 솔로곡 ‘불안과 우울과 슬픔’, ‘하늘 한 조각’을 부르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고, 성규는 김지웅과 함께 ‘달려’라는 빠른 비트의 곡을 선보이며 에너지는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전체 배우들이 참여해 신흥무관학교 사람들의 굳은 다짐과 결의를 담은 ‘가난한 유서’를 부르며 노래 시연을 마쳤다.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기획한 심성율 대령은 “올해가 국군 창설 70주년이다.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문화콘텐츠를 계획하게 됐다. 그런 과정에서 대한제국군대 의병, 독립군과 광복군. 현대적인 국군의 역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신흥무관학교가 의미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했고, 그 결과로 오늘에 이르게 됐다. 이 작품은 특정 인물을 부각하기보다는 암울한 그 시대에 대의 하나에 모든 걸 내던진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작품의 기획 의도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받은 상병 지창욱, 상병 강하늘, 이등병 성규는 각자 타 부대에서 군 생활 중이다. 유생의 아들 동규 역할을 맡게 된 지창욱은 “‘그날들’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 서게 됐다. 다른 장병들과 작품의 일원으로 함께 할 수 있게 영광이다. 하늘 씨와는 10년 만에 무대에서 재회했다. 성규를 비롯해 외부 배우들, 선배들을 만나서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 좋은 공연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팔도를 연기하는 강하늘은 “저는 항상 작품을 할 때마다 즐겁게 작업하기를 꿈꾼다. 무엇보다 이번에 사회에서 연기를 지망하다 입대한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 장병들과 함께 이 작품을 통해 멋진 군 생활을 할 수 있게 돼서 그 부분이 제일 인상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팔도는 이회영 선생님의 머슴이다. 공연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팔도를 굳이 찾지 않아도 된다. 무대 여기저기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팔도는 유쾌한 친구지만 자기만의 마음 앓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에 입대한 성규는 군기가 꽉 잡힌 모습으로 “대한민국 육군을 대표해 나라를 위해 헌신한 많은 분들을 기억할 수 있게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지청천 역으로 등장한다. “현실은 이등병이지만 제가 연기하는 지청천은 한국독립군 총사령관이다. 나라를 되찾기 위해 엄청난 열망을 가지고 굉장한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동연 연출은 “이 작품이 역사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해서 작품을 일부러 무겁게 가고 싶지 않았다. 그 시대의 청춘을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청춘들이 연기한다. 같은 나이대의 신흥무관학교 학생들을 연기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잘 녹여내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독립투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신흥무관학교’는 오는 9월 9일부터 20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펼쳐지며, 이후 지방 공연을 이어간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8.08.16 / 조회 7,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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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강하늘·성규 등 출연…뮤지컬 ‘신흥무관학교’ 9월 개막
건군 70주년 기념 창작 뮤지컬 '신흥무관학교'가 오는 9월 무대에 오른다. 육군본부와 공연제작사 쇼노트가 주최하는 공연으로, 군 복무중인 지창욱·강하늘·인피니트 성규가 오랜만에 무대에 올라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전 재산을 처분하고 만주로 망명해 무관학교를 설립한 이들을 중심으로 항일무장 투쟁을 위해 힘쓴 청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초연에선 군 복무중인 배우뿐만 아니라 현재 무대에서 활발하고 있는 배우들이 함께 캐스팅되어 눈길을 끈다.
먼저 국권 침탈에 항거하여 자결한 유생의 아들 동규 역은 입대 전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지창욱이 맡았다. 부모님의 얼굴도 모르는 고아지만 신흥무관학교에서 독립군으로 성장하는 팔도 역은 영화 '동주', '재심' 등으로 흥행에 성공한 강하늘이 캐스팅 됐다. 일본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독립운동을 이끌어간 장군 지청천 역은 뮤지컬 배우로도 활발하게 활동한 그룹 인피니트의 성규가 분한다.
또한 의병부대 출신 소녀에서 독립군 투사로 거듭나게 된 나팔 역은 배우 이태은이, 마적단에서 가족을 잃고 살아가다 독립을 위해 정진하는 혜란 역은 '앤'의 임찬민이 각각 맡았다. 이 외에도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역의 이정열, 이회영의 부인이자 독립군의 조력자 이은숙 역의 오진영 등 개성파 배우들이 무대를 꾸민다.
이번 공연에선 대학로 실력파 창작진들도 뭉쳐 극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내 마음의 풍금', '마마, 돈크라이'의 이희준이 극·작사를, '마마, 돈크라이', '트레이스 유'의 박정아가 작곡을, '무한동력', '어쩌면 해피엔딩'의 김동연이 연출을 각각 맡았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는 오는 9월 9일부터 23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되며, 이후 연말까지 전국투어를 진행한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글로리어스엔터테인먼트, 울림엔터테인먼트, 샘컴퍼니 제공
2018.07.04 / 조회 9,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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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해롤드 & 모드> 강하늘, 박정자와 함께한 낭독이라는 연극의 새로운 발견
“80이요? 80년 산 사람은 처음 만나봐요. 전혀 그렇게 안 보여요.”이번 토요일이면 80살 생일을 맞이한다는 모드의 이야기에 해롤드가 놀란 토끼 눈이 된다. 지난 1월 20일, 강하늘·박정자와 함께한 낭독회에 참가한 관객들은 숨죽여 해롤드와 모드의 대화에 빠져 들었다. 낭독회는 오로지 배우들의 목소리만으로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색다른 시간이다. 오늘의 주인공 박정자는 시작에 앞서 드레스서클로 입장하며 꽉 찬 객석을 향해 “다 강하늘 팬들이지, 오늘 하늘이 혼자 있으면 되잖아.”라며 관객들에게 농을 친다. 물론 그의 오래된 팬들도 객석 한 쪽에 자리 잡고 있는 상황. “젊은 친구들이나 오는 덴데, 어떻게 이런 데를 알고 왔냐고.” 손사래를 치지만 그의 얼굴에는 이미 웃음꽃이 만발하다. 또 다른 주인공인 강하늘도 드라마 이 끝나고 밀려드는 인터뷰와 공연으로 지칠 법도 하지만 특유의 밝은 미소로 씩씩하게 관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이 작품은 본격적인 연습 들어가기 전 리딩할 때부터 감동이 밀려왔다. 여러분에게도 새로운 발견의 시간이 되면 좋겠다."극 중 80세 할머니 모드 역을 연기하고 있는 박정자는 “강하늘과 라이벌 관계인 모드 역이다(웃음). 연극에서 해롤드가 썬사인과 키스할 때는 그렇게 아우성을 치더니 나하고 키스할 때는 왜 그렇게 조용한 거지.”라고 서두를 떼며 인사를 대신한다. 이들은 잠시 숨을 고른 후, 곧바로 19세 청년 해롤드와 80세 할머니 모드가 되어 별다른 동작과 이동 없이도 인물과 장면을 실감나게 재현해냈다. 바다 표범을 풀어주러 바다로 간 해롤드와 모드가 되었다가, 모드의 과거 이야기를 듣는 해롤드, 해롤드에게 나무 위로 올라가자는 제안을 하는 모드가 되기도 했다. 관객들에게는 작품을 새롭게 볼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이 되었다. 준비한 세 장면의 낭독을 마친 후 강하늘은 “무대와는 또 다른 자리이기 때문에 느낌이 색다르다. 오늘 공연이 아주 좋을 것만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연극 는 콜린 히긴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장례식장 가는 것이 취미로 늘 죽음을 꿈꾸는 해롤드가 유쾌한 할머니 모드를 만나 점점 변화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해롤드 역으로 출연하는 강하늘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박정자 선생님 때문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선생님이 이번 공연이 2003년부터 시작해서 여섯 번째 공연인데, 이렇게 오랫동안 해온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그것을 알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또한 그는 이 작품에 대해 “흔히 사람은 혼자서는 못 산다고 하는데, 이 작품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과정, ‘우리’라는 것에 대해 알려주는 아주 고마운 공연이다. 해롤드와 모드가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큰 깨달음이 있다. 해롤드 역을 맡고 있는 건 강하늘이지만, 객석에 있는 모두가 해롤드가 되는 것 같다.”고 작품이 주는 감동에 대해 전했다.관객들이 강하늘을 보기 위해서 왔지만, 강하늘 팬들을 자신의 팬들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큰 야심을 밝히기도 한 박정자는 “개인적으로 멋진 총각을 내 파트너로 삼을 수 있어서 기분 좋다."고 말하며, (강)하늘이는 내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분장실 밖 어두운 복도에서 하늘이를 기다라는 팬들을 위해 극장에 조명을 달아달라고 이야기했다.”는 일화를 전해 관객들의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이에 강하늘은 “정말 선생님이 말씀하셔서, 조명이 생겼다.”며 극중 파트너이자 대선배인 박정자에게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또한 덧붙여 “지인들이 저를 보러 공연을 보러 왔다가 선생님께 반하고 갔다고 이야기한다."며,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모습이 작품 속 해롤드와 모드의 모습을 엿보는 것 같았다.“모드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사는데 왜 80이란 나이를 정했냐.”라는 질문에 대해 박정자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참 고맙다고 서두를 떼며 “팔십이란 숫자는 내가 정한 것이 아니라 콜린 하긴스 작가가 정하긴 했지만 80살이란 숫자는 인생에서 볼 때 꽉 찬 나이라고 생각한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가장 성숙한 나이다. 2003년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고 앞으로 80살까지 더 가야한다. 80살에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삶의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는 바람을 밝혀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강하늘은 “대본을 보고 해롤드가 모드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니 해롤드의 나이에 답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풋풋한 연애 이야기를 예로 들려주며 “19세는 조그만 호의에 대해서도 굉장히 마음이 끌리고 이것저것 재지 않는 시기다. 모드가 해롤드한테 인간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얘기를 듣자마자 해롤드는 닫혀 있던 마음을 열게 된다. 그 이후에 사랑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관객들이 보시기에 그 사이가 어떻게 보면 점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19세니까 가능한 것이다.”라고 웃으며 설명했다.모드의 마지막 선택이 죽음이 아니었다면 해롤드가 반지를 들고와 프로포즈를 했을텐데 모드는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했을지 궁금하다는 관객의 재치 어린 질문에 박정자는 “아마 해롤드를 설득시켜서 더 넓은 세상으로 보냈겠지.”라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박정자는 "연극은 아름다움은 배우의 휴머니티와 관객의 휴머니티가 만나서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연극의 진정한 힘은 그 안에서 나온다. 배우들끼리 '오늘 공연 참 좋았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오늘 관객 참 좋았지'라는 말과 같다."며 "관객은 연극을 완성시켜주는 절대요소이다. 관객으로서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유쾌한 모드 할머니의 에너지가 이곳에도 전달된 것일까? 드레스서클에는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배우와 관객 모두 로 하나가 된 미니 낭독회는 긴 여운을 남기며 훈훈하게 마무리 됐다. 공연은 오는 3월 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1.23 / 조회 1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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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지혜, <해롤드&모드>가 알려주는 것들
“이제 나가서 사랑해줘. 이 세상을.” 생의 마지막 순간 여든 살의 할머니가 열 아홉 살의 소년에게 유언을 남긴다. 소년은 그 말을 귀담아 들을 새도 없이 눈물을 흘리며 그녀에게 떠나지 말라고 애원한다.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이 할머니는 소년이 설레는 마음으로 약혼반지를 선물한 첫사랑이기 때문이다. 여든 살의 할머니는 어떻게 열 아홉 소년의 첫사랑이 되었을까. 연극 에 등장하는 할머니 모드는 무척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이 쓰던 은식기를 선뜻 남에게 주기도 하고, 죽어가는 나무나 동물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남의 트럭을 훔쳐 타는 것도 거리끼지 않는다. 네 것, 내 것을 가리는 소유의 개념 자체가 없는 것이다. 그녀에게 의미있는 것은 오직 살아있는 생명을 가꾸고 소중히 여기는 것,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생을 온전히 누리는 것이다. 과거의 상처로 인해 “죽음을 즐기기로” 결심하고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뒷걸음질치던 소년은 우연히 만난 이 엉뚱한 할머니를 보며 비로소 자기 안에서 꿈틀대는 생명력을 깨닫는다. 몸은 늙었어도 여전히 씩씩하게 삶을 향해 전진하는 모드의 모습이 소년의 마음을 흔든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간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야.” ”사람은 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거야.” 등 모드가 해롤드에게 건네는 말들은 갓 돋아난 싹 위로 내리는 시원한 빗줄기와 같다. 그러니 어찌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해롤드는 모드와의 결혼을 꿈꾸고, 황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키스한다. 그러나 이미 삶과 작별할 채비를 마친 모드는 따스한 미소로 화답하며 마지막 당부의 말을 전한다. 가서 삶과 세상을 사랑하라고.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원래 이라는 제목으로 2003년부터 연극·뮤지컬 무대에 오르다 올해 원제목 그대로의 연극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았다. 모드 역의 박정자와 최근 드라마 을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 강하늘이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에 개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지난 다섯 차례 공연에서 빠짐없이 모드를 연기해온 박정자는 속삭이는 대사를 할 때조차도 분명한 발성으로 귀를 잡아 끌었다. 52년간 쌓아온 연기 내공을 140여분간의 공연 내내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강하늘은 열 아홉 소년의 생기와 발랄함, 슬픔과 외로움을 부족함 없이 잘 표현해냈다. 여기에 멀티녀를 맡은 이화정 등이 코믹한 연기로 웃음을 자아냈고, 저물녘 호젓한 바닷가를 담은 영상과 파도소리, 잔잔한 음악은 작품의 메시지와 어울려 마음에 두터운 온기를 전했다. 삶에 대한 소중한 통찰을 담은 이 연극은 3월 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5.01.20 / 조회 8,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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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롤드&모드> 강하늘, 소년 해롤드를 만나다
보기 드물게 진중한 청년인 줄은 진즉 알고 있었다. 기자는 인터뷰 당시 배우라는 호칭에 손사래를 치며 아직은 배우라 불릴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던, ‘순진’과 ‘순수’의 차이를 한참이나 역설하며 끝까지 순수를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강하늘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2년 반의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강하늘에게서는 그때보다 더 두터운 깊이가 느껴졌다. 그럴 만도 하다. 그 사이 다른 장르로 발을 넓힌 그는 연이은 영화 촬영에 이어 드라마 출연까지, 누구보다 많은 변화와 성장을 거쳤으니 말이다. 이제 뮤지컬 배우가 아닌 드라마·영화 배우로 대중들에게 친숙해진 강하늘은 훌쩍 커진 인기에도 불구하고 다시 무대로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과연 무엇이 그를 다시 무대로 이끌었을까.Q 뮤지컬은 여러 번 출연했지만 연극은 처음인데 어떤가. 사실 연극과 뮤지컬은 같은 장르로 봐야 한다. 물론 넘버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무대에서의 표현방법에 있어서는 연극과 뮤지컬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다 관객들에게 보여지면서 내가 표현해야 할 것들을 표현하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 숨쉬는 호흡들은 연극이나 뮤지컬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차이가 있다면 카메라와 무대 사이에 있는데,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나. 무대 연기는 오버스럽다, 오글거린다고. 나는 그런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는다. 연기라는 것은 매체와 상관없이 근본적으로 똑같은 것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한 인물을 표현해내는 것이고, 그것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연기자의 역할이니까. 물론 어느 정도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연기적으로 크게 다르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 같다. Q 의 해롤드는 매일 죽음을 상상하는 소년이다. 해롤드처럼 죽음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 되게 많이 하면서 산다. 사람들은 나를 되게 긍정적인 아이로 보고, 웃음도 많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예전에 이준익 감독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제일 많이 아파 본 사람이 제일 환하게 웃을 수 있다’고. 내가 제일 아팠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지을 수 있는 웃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내 마음의 슬픔도 커지는 것 같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연기에 대한 고민이다. 연기라는 것은 정말 하면 할수록 너무 힘든 것 같다. 제일 힘든 것은 연기에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정답이 없는 것을 표현하되 관객들이 마치 그것이 정답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나한테는 정말 큰 부담이고, 평생 풀어가야 할 숙제다. 계속 고민하다 보면 진짜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힘들 때가 많다. Q 해롤드가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서는 어떤가. 해롤드처럼 소통의 부재에 대한 괴로움을 느껴본 적은 없다. 외로움도 그만큼 크지는 않았고. 하지만 해롤드만큼은 아니라도 내가 나름대로 느끼고 있는 외로움도 있고, 소통의 부재로 인해 혼자서만 안고 있는 것들도 분명히 있기는 하다. 아마 해롤드가 안고 있는 외로움은 나 외에도 이 공연을 보는 모든 분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해롤드에게서 찾은 것은 이 아이의 순수함이다. 어쩌면 순수하기 때문에 죽음을 동경할 수 있고, 순수하기 때문에 외로울 수도 있는 것 같다. ‘순진’과 ‘순수’는 다른 것인데, 이 아이는 순수하고 자기만의 줏대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동화되지 않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또 배우기도 하는 것 같다. 나 역시 순수를 지키고 싶고, 변질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다. Q 극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사를 꼽는다면. 해롤드의 대사 중에 ‘죽이는 칼이지’라는 말이 있다. 이 대사 자체가 흥미로운 게 아니라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상대방에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인상 깊었다. ‘이건 날 죽일 수 있는 칼이지’라는 뜻인데, 그걸 남에게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정도의 용기란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그 대사를 말할 때마다 기분이 좀 묘하다. Q 모드는 해롤드를 유일하게 이해하는 사람이다. 무척 매력적인 할머니이기도 한데, 모드의 대사 중에서는 어떤 말이 와 닿았나. 모드의 대사 중에서 가장 공감됐던 말이 있다. ‘이 세상에 주인이 어디 있어. 잠시 들렀다 가는 것들인데’라는 말이 있는데, 그게 마음에 되게 와 닿았다. 사람에게는 무언가를 갖고 싶어하는 마음, 소유욕이라는 게 굉장히 큰 것 같다. 참 버리기 힘든 것 중 하나인데, 아마 법정 스님의 라는 책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닐까. 이 세상은 잠깐 들렀다 가는 곳인데 그렇게 욕심부리고 소유하려 하지 말자는 이야기 말이다. 그런 말이 와 닿았다. Q 이후 해롤드는 어떻게 살았을까. 모드처럼은 아니더라도 자신을 조금 더 돌아볼 수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의 해롤드는 자기만의 벽을 굉장히 높게 쌓고 그 안에서 혼자 지내는 아이다. 자기만의 우물을 파고 있는 거다. 그러지 말고 우물 밖에 나가서 다른 곳에 또 좋은 수원지가 있나 찾아보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Q 대선배인 박정자와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선생님께서는 극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나는 공연을 할 때 아직까지 나밖에 생각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이 작품 전체를 꿰뚫어보는 눈을 갖고 계시더라. 그래서 ‘아, 이래서 박정자 선생님이구나’하면서 그런 것을 많이 배우고 있다. Q 지난 2~3년간 많은 변화들을 겪었다. 그 중 자신을 가장 크게 흔들었던 사건은 무엇인가. 한동안 영화 촬영을 계속 했다. 2월과 2월 말에 하나씩 개봉되고, 3월에 또 하나가 개봉된다. 한동안은 영화만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촬영을 했는데, 영화를 촬영하다 보니 연극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졌다. 그래서 다시 돌아오게 된 곳이 여기다. 방송매체만 해온 지난 날들이 나를 다시 흔들었다. 연극으로 돌아오도록. 영화만 하다 보니 다시 무대 위에서 숨쉬고 싶고 다시 배우고 싶어지더라. Q 은 어떤 경험이었나. 행복했다. 그런데 무작정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다른 고민들을 너무 많이 안겨줬다. 을 통해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주시는데, 사람이 달콤한 것에는 쉽게 익숙해지지 않나. 그래서 항상 고민하게 된다. 내가 이렇게 사랑받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면 안 되는데, 싶어서 더 긴장하게 되고 더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런 것들이 나를 마냥 편하게 지낼 수만 없게 한다. 은 그런 어려움과 또 다른 숙제들을 안겨줬다. Q 방목형 부모님 밑에서 자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완벽주의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방목에서 나온 거다. 부모님이 방목을 하면 할수록 내가 내 자신을 돌봐야 하지 않나. 부모님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내가 더 나를 돌이켜 봐야 하고. 그래서 더 완벽주의가 생긴 것 같다.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겠지만, 방목형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대체로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것 같다. 정말 자유로운 성격을 가진 사람이 되거나, 아니면 나처럼 자신에게 엄격해지거나. 일찍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면서 부모님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았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스스로 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나에게 엄격해질 수밖에 없었다. Q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땐 연습실에서 슬리퍼나 재떨이가 날아오기도 했다고. 당시의 강하늘을 만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더 혼나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그 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 때 혼나는 건 당연한 거였다. 그때도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책상 다 엎어버리고 ‘나 못하겠어!’하고 뛰쳐나가고 싶었는데 정말 참고 참았다. 근데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참는 게 맞는 것 같다. 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많이 혼나봐야 한다. 그 때 그렇게 혼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 성격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 Q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황정민이 자신의 소속사로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황정민이 어떤 모습을 보고 캐스팅한 것 같나. 그건 모르겠다. 아마 혼내기 쉽게 생겨서?(웃음). 정민 선배한테 고마운 것은 연극과 뮤지컬을 하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당시 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오고 미팅을 했지만, 모두 연극과 뮤지컬은 이제 그만하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 회사는 공연을 계속하게 해줬고, 그래서 함께 하게 된 거다. Q “바쁠수록 비워내는 연습을 한다.”는 말을 했다. 스스로를 비우는 방법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한 가지 방법만 쓴다면 그건 사람이 멈춰 있고 고여 있다는 뜻이니까. 나도 성장을 하고 나이를 먹고 시간이 흘러가니까 비우는 방법도 계속 변한다. 그때그때 나에게 필요한 것을 하는 것 같다. 여행을 가고 싶으면 여행을 가고, 노래를 하고 싶으면 노래를 하고. 그 순간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이 나를 비워내고 행복하게 하는 방법인 것 같다. Q 예전에도 ‘순수’와 ‘순진’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변질되지 않고 싶다는 말을 했다.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최후까지 잃고 싶지 않은 것 하나를 꼽는다면. 내 연기관. 항상 생각하는 좌우명이 세 가지 있다.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역할은 없다’, ‘배우고 배우고 배우면 그 때 배우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좀 민망하지만(웃음) ‘두 배 유명해지면 여섯 배 겸손해져야 한다’. 이 세 가지 좌우명이 내가 갖고 있는 연기관이고, 나라는 사람을 이루고 있는 뼈대와도 같은 것들이다. 이것은 잃고 싶지 않다. Q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그렇게 확고해진 계기가 있었나. 어렸을 때부터 많은 분들을 보면서 ‘난 저러면 안 되겠다’ 하는 것을 배웠다. ‘저건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나중에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갖고 가야 할 것들을 총체적으로 생각해보니 사람에 대한 배려이고 겸손이더라. Q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열정이 매우 큰데, 만약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했을 것 같나.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었을 것 같다. 아직도 다큐멘터리 감독에 대한 꿈이 있다. 어릴 때 꿈이 내셔널지오그래픽이나 디스커버리에 입사하는 것이었다. 다큐멘터리‘빠’였다(웃음). 다큐멘터리라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봤고, 요즘도 마찬가지다. 영화나 드라마나 연극을 볼 때는 울지 않는데 다큐멘터리를 볼 때는 울게 되더라. 이제는 만들어지는 것들에 대한 지루함이 생겨버린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물론 다큐멘터리도 만들어내는 것이지만, 아무리 편집을 잘 해도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은 그냥 그 자체로 살아가는 것 같고 되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Q 혹시 일기를 쓰나. 일기는 아니고 시를 쓴다. 자기 전에 한 편씩 쓰고 잔다. 시 노트가 따로 있다. Q 워낙 말을 잘 해서, 평소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든 무엇으로든 꾸준히 정리하지 않을까 싶었다.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분명 필요하다. 많은 분들이 그렇지 않을까. 평소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항상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자기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잘 쌓여있고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 아마도 사람들이 말하는 ‘내공’이 아닐까. 얼마나 깊이까지 쌓여있는 지가 말이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고, 더 깊이 내려가려고 하는 중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1.12 / 조회 19,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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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할머니의 꿈같은 입맞춤, 강하늘&박정자의 <해롤드&모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하는 나의 해롤드, 인간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야.” 서로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는 19세 소년과 80세 할머니, 어느새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두 사람은 조용히 입을 맞춘다. “라이트 아웃-” 양정웅 연출의 말에 배우들은 꿈에서 깬 듯 천천히 일어나 눈물을 닦고 다음 장면을 준비한다. 오는 1월 공연을 앞둔 연극 의 연습현장이다. 개막을 10일 앞두고 런쓰루에 돌입한 배우들은 이미 작품 속에 푹 빠져든 듯 보였다. 연극 는 죽음을 꿈꾸던 19살 소년 해롤드가 엉뚱하면서도 매력적인 할머니 모드를 만나 삶의 의미와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이라는 제목으로 꾸준히 무대에 올랐으며, 그간 이종혁·김영민 등이 해롤드 역을 맡아 박정자와 호흡을 맞춰왔다. 2년 만에 라는 제목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아오는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드라마 을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 강하늘이 해롤드 역을 맡았다. “사람은 다 혼자에요. 그리고 혼자 죽어요. 자기만의 껍질 속에서.” 강하늘이 맡은 해롤드는 세속적인 가치에 물든 어른들에게 회의를 느끼며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인물이다. 어머니는 물론 의사와 신부조차도 때묻지 않은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 소년의 엉뚱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몰이해에 갑갑함을 느낀 소년은 죽음을 꿈꾼다. “사람은 모두 저마다 달라. 이 꽃들처럼.” 해롤드가 남의 장례식을 구경하러 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80세 할머니 모드는 유일하게 소년의 마음을 이해하는 인물이다. 그녀 자신이 여전히 바래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견과 근심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매일 새로운 만남과 감동을 찾아 나서는 그녀를 보며 해롤드는 서서히 마음을 열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플레이디비가 연습실을 방문한 날은 지난 달 31일. 들뜬 연말 분위기와는 무관하게 배우들은 차분히 극에 몰입해 열연을 펼치고 있었다. 초연부터 수십 수백 번 모드를 연기해온 박정자는 물론, 등 세 편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강하늘도 바쁜 스케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완연히 극 속으로 녹아 들어 있었다. 데뷔 52년을 맞은 대배우 박정자와 올해의 유망주 강하늘이 본 무대에서 보여줄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해롤드의 어머니 역의 우현주와 신부 역의 홍원기, 1인 3역을 맡은 이화정 등 조연들의 연기도 탄탄하다. 공연은 오는 9일부터 2월 2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1.02 / 조회 15,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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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늘의 첫 연극 도전, <해롤드 & 모드> 포스터 촬영 현장
총과 가솔린 통, 굵은 밧줄과 한 쪽에는 나무 한 그루와 삽까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범상치 않은 소품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이곳은 내년 1월 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될 연극 의 포스터와 프로필 촬영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 는 그동안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라이징 스타로 불리며 연기력을 인정받는 강하늘의 첫 연극 도전작이다. 이 작품은 유쾌한 80세 할머니 모드와 엉뚱한 19살 청년 해롤드의 아름다운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콜 히긴스의 소설 를 원작으로 하며 그동안 연극, 뮤지컬 영화로도 만들어져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이라는 제목으로 2003년, 2004년, 2006년, 2012년에 공연되었고, 2008년에는 뮤지컬로도 무대에 올랐다. 모드 역의 박정자는 “바다는 아는데, (강)하늘이는 이번에 처음 본다.”며 유쾌하게 농담을 던진다. 시종일관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촬영 현장에서 두 사람은 나이 차이가 무색할 만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극 중 모든 것에 심드렁한 해롤드는 장례식장에서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모드를 만난다. 사랑에 빠진 해롤드와 모드의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다. 이날 촬영은 가진 것 없어도 행복한 무공해의 매력을 지닌 모드와 자극적인 것을 찾아 다니는 해롤드의 캐릭터에 맞게 각종 소품을 활용하며 유쾌하게 진행됐다. 특유의 활달하고 밝은 성격으로 촬영 내내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던 강하늘은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며 촬영에 임했다. 촬영을 마치고 하늘 같은 대선배와 까마득한 후배는 알콩달콩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강하늘은 요즘 드라마 촬영과 영화 후반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년 초에 개봉할 영화만 해도 3편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박정자는 최근 연극 을 마쳤고 곧 개막하는 연습과 이천과 부산 등지에서 열린 낭독 연극까지… 아이돌 스케줄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 작품은 모드의 연극이라기 보다는 해롤드의 연극이다. 모드의 죽음을 통해 해롤드가 어떻게 변화하고 성숙해 가는지가 아주 중요한 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까마득한 후배를 애정 어리게 바라보며 “무대에 오를 때는 항상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이 배우 인생에서 네게 많은 도움을 줄 거다.”라고 조언도 잊지 않았다.포스터 촬영 이후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는 는 오는 27일부터 온라인에서 티켓예매가 가능하며, 공연은 2015년 1월 9일부터 2월 2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강하늘 미니 인터뷰 "무대에 서는 것이 꼭 목욕하러 가는 기분"Q 2년 만에 연극으로 무대에 복귀하는 소감은?처음 드라마를 시작하게 되면서 ‘무대는 잊지 말자’는 생각을 항상 마음에 품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바빠지면서 공연을 못했던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작품들이 없었기 때문에 더 빨리 공연에 못 돌아온 것도 있다. 공연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대에 계속 서고 싶다.’라는 욕심은 많은데 그 욕심 때문에 아무 작품이나 하고 싶지 않았다. 진짜 좋은 작품 만나기를 계속 기다렸는데 그래서 이번 를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를 하면서 스트레스도 쌓이고 몸과 마음이 삐걱거릴 때가 많은데,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것이 꼭 목욕하러 가는 기분이다. 공연이 어떻게 올라갈 지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Q 는 어떻게 선택하게 됐나?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박정자 선생님 때문이다. 선생님이 상대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선생님이 계속해서 이 공연을 해오신 이유가 있을 텐데 함께 작업하면서 그 이유를 알아가고 싶다. Q 요즘 화제의 드라마 에 장백기 역으로 출연 중이다.사실 은 영화 스케줄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 감독님이 장백기 역을 계속 추천해주셔서 어렵게 합류하게 됐다. 에는 공연계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촬영 틈틈이 연극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그래서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것이 더욱 실감이 난다. 원작과는 다르게 조금씩 비틀긴 했지만 장백기는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노력하고 준비해서 스펙을 쌓고 회사에 입사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직장인이다. 이 작품을 하면서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대한민국을 정말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 됐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25 / 조회 13,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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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 황정민 "여기 희한한 놈들 한번 구경오세요"
올해 황정민의 스케줄엔 빈틈이 없었다. 뮤지컬 에서 ‘돈키호테’로 열연하며 두 편의 영화 촬영을 마무리했고, 연말엔 뮤지컬 의 연출과 출연을 동시에 맡아 현재 공연 중이다. 지난 2009년 으로 오랜만에 뮤지컬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영화배우의 공연 나들이 정도로 여겨졌지만, 실상 황정민이 무대를 바로 보는 시선은 훨씬 깊고 진지하다. 그의 무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입에 단내 나도록 연기 하라“은 관객에게 호불호가 갈릴 것을 알고 있었어요. 처음 제가 이 작품을 제작 한다고 했을 때(제작사 샘컴퍼니의 김미혜 대표는 그의 아내) 모든 사람들이 반대 했죠. 하지만 관객들에게 색다른 뮤지컬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앞 사람이 일어나니까 뒷사람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 기립박수처럼 되는…. 똑 같은 쇼 뮤지컬 말고, 새로운 공연 말입니다.” 황정민은 2009년 스티븐 손드하임 특유의 세련된 노래와 광기 어린 캐릭터들의 한바탕 마당놀이같은 이 작품을 보고 “재미있게 풀면 통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는 “뭔가 다른 공연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으로 이어져 올해 출연에 이어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 미국 역사의 암살(시도)범 아홉 명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 작품에서 그는 미국식 농담과 상황을 쳐내고 ‘정신 나간’ 캐릭터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대중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기승전결 이야기 전개에 익숙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이게 뭐야? 그래서 누가 누굴 죽였다는 건데? 할 수 있죠. 하지만 누가 어떤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사실 이 작품엔 이야기가 없어요.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 중 클라이막스만 뽑아서 보여주는 거니까. 이 사람들이 대통령을 죽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전혀 타당하지 않은(웃음), 그 이유를 보여주는 겁니다.” 배가 아프다는 이유로, 느닷없이 프랑스 대사관에 임명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들에게 무시 당한다는 이유로, 아홉 명의 암살범은 대통령에게 총을 겨눈다. 황정민은 연출로서 이 황당한 인물들의 심정을 헤아려보는 데서 출발했다. “예를 들어 서울역에서 젊은이가 노숙을 하고 있어요. 그럼 우린 ‘젊은데 왜 노숙을 하지’라고 생각해요. 그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색안경이 아닐까요. 그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절실한 뭔가가 있다는 거죠. 배가 아파서 대통령을 죽인다고 하면, 색안경을 벗고 그 배는 얼마나 아팠을까를 생각해 보는 겁니다. 단순히 미친놈들이라고, 철저하게 개인적인 일로도 볼 수 없는 거고요. 사회가 만들어 낸 인물들 아닙니까.” 황당한 아홉 명의 캐릭터에 진정성을 불러 일으키키 위해 배우들에게도 “각자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해달라”는 주문과 “이 미친놈들을 관객들이 받아들이게 하라”고 주문했다. “제 욕심일 수 있는데, 솔직히 이 작품을 통해서 연기 하나만큼은 죽인다라는 소리가 듣고 싶어요.배우들에게 말했어요. 다른 건 다 필요 없다. 무대가 좋아요, 조명이 좋아요, 이런 소리 듣는 게 세상에서 제일 짜증난다. 배우들 연기 죽인다, 이런 말 듣는 게 찬사라고 본다고. 연기 아무 생각 없이 할 생각 말라고. 광기 어린 눈이 반짝 반짝, 정신 없는 미친놈들이 되기 위해 우리 배우들이 많이 노력했죠.”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의 혹독한 연기주문에 시달린 배우들의 고난(?)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질 것 같다. “배우들에게 입에 단내가 나도록 하라고 했어요. 일단 하고 나서 뭐가 잘됐는지 잘못됐는지를 따지자. 하기도 전에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보단 끝까지 놓치지 않고 연기를 파야죠. 전 작품을 할 때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해요. 실제로 그렇잖아요. 제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니까 허투루 할 수 없는 거죠. 그래서 그런지 다들 치열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프라이드가 있어야 하고 예술가로서 삶이 분명히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아이들이 치열하지가 않아~(웃음). 나도 지금 이렇게 치열한데(웃음).” 연출 이외 그가 맡은 역은 극중 ‘찰리 귀토’. 1881년 제이스 가필드 대통령을 암살한 사람이다. 어리숙함속에 광기가 보는 이를 끌어당기는 캐릭터로 만들어졌다.“이 사람은 따지고 보면 사기꾼이죠. 실제 책을 냈지만 베낀 거고, 자기 책 때문에 가필드가 대통령이 됐다고 착각 했어요. 느닷없이 프랑스 대사를 하겠다고 하고 거절 당하자 연회장에서 그를 쏘죠. 그런데 이 작품에선 그 사람이 실제 어떤 사람이었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아홉 명의 캐릭터들이 서로 중복되지 않는 느낌을 잡아서 풀었어요. 왜 가필드 역을 맡았냐고요? 제가 연출을 해야 하니까 대사가 제일 적은 인물로 맡다보니(웃음)” "공연도 골라보는 재미가 있어야지"두 편의 뮤지컬 사이 사이 황정민은 영화 ‘신세계’와 ‘전설의 주먹’ 촬영을 마쳤다. 2001년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본격적인 출발점이 되어 12년 간 황정민의 영화는 매년 평균 2편이 개봉했다. 그 사이 ‘달콤한 인생’에서의 비열한 악역과 ‘너는 내 운명’에서 백퍼센트 순정남 등 팔색조 연기로 관객을 울리고 웃겼다. 휴식이 그리운 적 없었는지 묻자 “직업이 배우인데 멍청하게 있으면 뭐 하나, 슛 들어가면 그게 휴식”이란다. 대중에게 황정민은 영화배우로 각인돼 있지만, 영화 데뷔 전 등 무대에 오르며 연극과 뮤지컬에서 믿을만한 연기자로 자리잡았다. 그런 그가 영화에 데뷔한 이유는 “무대에 관객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저는 모든 문화의 근간은 연극이라고 생각해요. 이게 탄탄해야 뮤지컬도 있고 영화도 있는 거죠. 그런데 참 좋은 작품에 관객이 없는 게 안타까웠어요. 물론 제 개인적인 문제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보다 내가 유명해 지면 좋은 공연을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죠.” 한동안 영화에 매진하면서도 무대는 그리운 존재였다. 2009년 뮤지컬 에 출연한 이후 꾸준히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었다. 어 이어 올해 까지, 무대를 찾는 일이 잦아졌다. 창작 뮤지컬을 만들 계획도 있다.“이건 내 얼굴에 침 뱉는 이야기지만, 같은 작품이 우리 나라에 없잖아요. 있었으면 좋아라 하면서 했겠죠, 뭐 하러 미국 역사 이야기를 어렵게 하겠어요. 대부분 똑 같은 쇼뮤지컬에 집중하니까 비록 돈을 벌지 못해도 이걸 내가 아니면 누가 하나, 나니까 하지, 생각해요. 좋은 창작 뮤지컬도 만들어야죠. 창작 작품은 쉽게, 짧은 시간을 들여서 만들고 싶진 않고, 내 평생 한 작을 하더라도 좋은 작품을 해서 관객들에게 ‘한국 작품이 이렇게 나올 수 있어?’란 평가를 받고 싶어요.” 황정민은 다양성에 대한 목마름은 다음에 맡고 싶은 캐릭터에서도 나온다. “심지어 아이스크림도 골라보는 재미가 있는데 공연이든 영화든 골라보는 재미가 없다”며 언젠간 그의 7살 아이도 함께 볼 수 있는 어린이 영화에 출연하고 싶단다. 우리나라에서 제작이 되지 않아 아쉽다고.그는 2시간 동안 누구에게도 ‘컷’ 당하지 않는 무대와 작은 눈동자의 흔들림에도 거짓이 있을 수 없는 카메라 앞 연기를 할 때 행복하다. 하지만 무대와 영화 중 무엇이 더 좋은지에 대해서도 두루뭉실하게 넘겨 대답하지 않는다. “전 무대가 좋아요. 2시간 무대는 내 링이거든요. 황정민의 공간이 아닌 그 캐릭터의 공간이지만. 누가 범접할 수 없죠. 그런 걸 어떻게 느끼겠어요. 무대가 좋죠. 영화 연기는 더 어려워요. 눈동자의 흔들림까지 잡아버리니 조금이라도 거짓이 들어가선 안 되니까.” 연기에 욕심이 있냐고 묻자 “욕심 있다”고 고민 할 것 없이 답한다. “저는 연기를 안 하는 연기를 해보는 게 욕심이에요. (기자: 그게 뭔가요?) 알고 있으면 했겠죠?(웃음). 우리가 다큐를 보면서 울지만 그 사람들은 연기를 하지 않잖아요. 실생활이니까. 저도 그렇게 하고 싶은 거죠. 늘 화두로 삼고 있어요.” 내년 2월까지 그는 의 정신 나간, 하지만 그 속을 한 번 들여다 보고 싶은 사람들 중 한 명인 귀토로 살아간다. 화려한 쇼뮤지컬들 사이에서 소위 ‘루저’들의 한바탕 소란은 영 남의 일이 아니라 웃기고도 씁쓸한 뒷 맛을 남길 것. “이게 따지고 보면 미국식 마당놀이거든요. 광대짓 하는 희한한 놈들 한번 구경 와 보세요. 루저들의 이야기를 한 번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12.10 / 조회 18,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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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신> 황당한 대통령 암살범들 “그들은 '왜' 총을 겨눴을까”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고자 했던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이 배우 황정민을 필두로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돌아왔다. 은 1800~1900년대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거나, 시도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 등으로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작곡자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이다. 이번 무대는 배우 황정민이 뮤지컬 연출로 데뷔하는 작품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그는 가필드 대통령의 암살 미수범 귀토 역을 연기함과 동시에 첫 연출작으로 을 선택했다. 느는 지난 20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미국 대통령 암살이 너무 미국적이라는 이질감을 가지고 있었다”며 “하지만 그들도 세상으로부터 외로운 사람들이라 옹호는 아니지만 연민을 느꼈다”며 이 작품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릴 때부터 연극을 해오면서 수많은 아이디어가 오가는 공동작업을 해왔다”며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미국 역사의 암살범들이 하나씩 모이기 시작하다왼쪽부터 부스(박인배) 귀토(박성환) 촐고츠(윤석원) 희망없는 노동자 촐고츠, 매킨리 대통령을 향해 총구를 겨누다비크 역을 맡은 남문철은 “이들이 대통령을 죽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 죽이려고 했는지가 중요한 작품”이라며 “모두 외롭고 연민이 느껴지는 사람들인데, 비크의 많은 대사는 힘들었지만 그 대사로 나머지 8명의 외로움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루즈벨트 대통령 암살미수범 장가라 역을 맡은 최성원은 “내가 맡은 노래가 이 작품의 넘버들 중 가장 고음역대에 속하기 때문에 약간 부담스러웠다”며 “게다가 일반적인 뮤지컬과 다르게 코드 진행이 예상했던 대로 가지 않아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런 음악적인 특징은 배역의 감정이 우선시 되었기 때문이라 연기를 보여줄 땐 오히려 더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며 “왜 사람들이 손드하임, 손드하임 하는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루즈벨즈 암살 미수범 장가라(최성원)와 목격자들 암살 목적? 그냥 배가 아파서 은 황정민, 박성환, 정상훈, 최재림, 최성원, 박인배, 윤석원, 이정은 등 실력과 개성을 갖춘 배우들이 황당한 이유로 암살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분한다. 연출을 맡은 황정민은 “인물 이외의 것들은 모두 쳐내 인물들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해 자칫 우리에게 낯설 수 있는 미국의 암살범들을 어떻게 그릴 지 기대케 했다.은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리바이벌상, 주연배우상 등 토니어워즈 5개 부문, 베스트 리바이벌 뮤지컬 상, 조명상 등 드라마 데스크 4개 부문을 석권하며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11월 20일부터 2013년 2월 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공연. 대사가 되고 싶었으나 좌절하자 대통령을 암살한 귀토(황정민) "나는 주님께 가노라" "닉슨, 난 너에게 투표했는데 넌 나라를 말아 먹었어!" 닉슨 대통령 암살 미수범 비크(정상훈) 그들이 총을 겨눴던 이유 전 출연자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뮤지컬 "어쌔신"’나는 주님께 가노라
2012.11.22 / 조회 1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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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어쌔신> 황정민, 최재림, 강하늘 '암살자' 연기
스티븐 손드하임의 뮤지컬 이 오는 11월 개막한다. 뮤지컬 은 1800~1900년대까지 미국대통령을 암살하고자 했던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 개성 강한 캐릭터와 음악으로 손드하임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2004년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여 토니어워즈 5관왕, 드라마 데스크 4관왕을 석권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특히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 받는다. 배우 황정민과 박성환이 가필드 대통령 암살미수범 ‘귀토’ 역을 맡는다. 정상훈은 닉슨 대통령 암살미수범 ‘비크’ 역으로, 최재림과 강하늘은 존F케네디 암살자 ‘오스왈드'와 '발리디어' 역에 캐스팅됐다. 최성원은 루즈벨트 대통령 암살미수범 '장가라' 역으로 분하며, 박인배는 링컨 대통령 암살미수범 '부스'를 연기한다. 또한 윤석원은 맥킨리 대통령 암살자 ‘촐고츠’,이승근이 레이건 대통령 암살미수범 '힝클리', 이정은과 김민주는 포드 대통령 암살미수범 ‘무어’와 ‘프롱’을 각각 연기한다. 이외에도 이상준, 박영주, 김현진, 유인혁과 아역배우 김태민, 탕준상이 함께한다. 은 11월 20일부터 2013년 2월 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10.08 / 조회 20,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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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추리스릴러' <블랙메리포핀스> 프레스콜 현장
오픈공연 전석이 매진되며 기대를 모았던 소극장 뮤지컬 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8일 개막한 의 프레스콜이 11일 오후 대학로 아트원시어터에서 진행됐다. 는 의 김수로가 제작을 맡고 의 서윤미 작가가 작곡·연출을 맡아 일찍부터 관심 받은 작품. 정상윤·장현덕·강하늘·전성우 등 인기배우들이 합류하면서 관객들의 기대가 더욱 커졌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펼쳐진 것은 주인공 네 형제자매 '한스'·'헤르만'·'안나'·'요나스'가 12년만에 재회하는 첫 장면을 비롯해 이들이 어린시절의 끔찍한 기억을 회상하는 장면 등이다. 12년 전, 당시 입양되어 살고 있던 '그라첸' 박사의 저택이 의문의 화재사건으로 불타버린 이후 네 사람은 기억을 잃고 각기 떨어져 살아왔다. 첫째 한스에게 전달된 비밀수첩은 이들이 잊고 살아온 참혹한 기억을 하나씩 일깨운다. '심리추리스릴러'라 이름 붙여진 이 작품은 네 주인공이 왜 12년 전의 기억을 까맣게 잊어버렸는지, 화재사건 후 사라져버린 유모 '메리'의 정체는 무엇인지, 그라첸과 메리가 네 사람에게 숨긴 진실은 무엇인지 하나씩 추리해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무대는 중앙에 놓인 사각단상과 각 모서리에 놓인 네 개의 의자로 구성됐다. 각 모서리는 주인공 한스·헤르만·안나·요나스의 방을 상징한다. 사건의 진위를 적극적으로 추적하며 유모 메리를 의심하는 첫째 한스역은 정상윤·장현덕이, 둘째 헤르만은 강하늘·전성우가 맡았고, 셋째 안나역에는 송상은·임강희·정운선이, 막내 요나스역에는 김대현과 윤나무가 캐스팅됐다. 사건의 실마리를 쥔 인물 메리역은 추정화와 태국희가 맡았다. 공연 후에는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 정상윤·장현덕·강하늘·전성우 등 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유독 많아서인지, 이 작품이 를 연상케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서윤미 연출은 "를 세 번 봤는데, 내가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다. 작곡을 하면서 ' 와 비슷한 느낌을 피해가며 만드느라 힘들었다"며 "의 경우 시공간이 전환될 때 배우 및 조명의 역할에 많이 의존한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 출연중인 정상윤에게는 두 작품의 차이를 묻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정상윤은 "의 경우 인물의 감정을 아리아 등 웅장한 음악으로 표현한다면, 는 대사가 더 많다. 그리고 적은 수의 사람들이 모여 만들기 때문에 디테일하고 오밀조밀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두 작품 모두 창작뮤지컬이어서 직접 만들어가는 보람이 크다고. 작·작곡을 함께 맡은 서윤미 연출에게 소감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서 연출은 "뮤지컬은 어차피 노래·춤·이야기가 함께 나오는 복합장르이기 때문에 힘들다기 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조력자분들의 도움이 컸다"고 함께 한 배우·스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안나 역으로 뒤늦게 합류하게 된 정운선 배우는 "연습실을 처음 방문했을 때 열심히 작품을 준비중인 배우들의 모습이 너무 예쁘고 건강해 보였다"며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는 대학로 아트원시어터 1관에서 7월 29일까지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5.11 / 조회 1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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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연출에 작곡까지? <블랙메리포핀스> 서윤미 연출을 만나다
뮤지컬 준비소식이 한창 들려왔을 때다. 제작진의 이름을 검색해보다가 깜짝 놀랐다. 작·연출에 작곡까지? 급히 관심이 생겨 찾아본 서윤미 연출의 경력은 화려했다. 시즌 2에 접어든 연출데뷔작 에 삽입된 음악도 그녀의 작품이었고, 뮤지컬 시나리오 작업을 비롯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 펀드 수상, '하이서울페스티벌' 등 전시·행사 스토리텔링, 작사 등 그녀가 거쳐온 분야는 다양했다. 작가 '서윤미'의 이야기가, 무척 듣고 싶어졌다. 실제로 얘기 나눠본 그녀는 상상했던 것처럼 흥미진진한 사람이었고, 동시에 털털하고 친근한 옆집 언니 같았다. 열 아홉 살 때 작가를 꿈꿨고, 그 무렵 계획한 삶을 차근차근 밟아왔을 뿐 아니라 10년 후의 모습까지 그려뒀다는 서윤미 연출. 개막을 앞둔 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후 계획까지, 앞으로의 활약상이 더욱 기대되는 그녀와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집필 전 캐스팅부터 마친 를 언제 처음 구상하셨는지, 그 계기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처음에 떠올랐던 대략적인 이미지나 분위기는 어땠나요? "라는 제목에서 시작했어요. 이 제목으로 남자 셋, 여자 하나가 나오고 '메리 포핀스'라는 아줌마 한 명이 나오는 작품을 구상했죠. 주인공 네 명이 각 모서리에 위치를 정해서 안무를 하고 이런 식으로 먼저 생각했어요. 스토리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컨셉을 먼저 잡아요." 구상해두신 작품이 많을 것 같아요. "10개정도 있어요. 상황에 따라 그 중 어떤 작품을 먼저 선보일지 순서를 정하죠. 같은 경우는 센스 있는 연출력, 기획력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어서 연출 데뷔작으로 골랐어요. 상업성에 대한 확신이 있는 작품이었죠. 스토리가 획기적이라기보다는 '이 이야기를 이렇게 바꿀 수 있구나'하는 연출력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다음으로는 조금 어두운 작품을 해보고 싶어서 를 골랐고요. 로맨틱 코미디가 좀 식상해져 가는 시점에서 작품의 트렌드를 바꾸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죠." 구상단계부터 미리 배우들을 캐스팅하셨다고 들었는데요, 배우나 관객들의 기대가 작품을 쓸 때 혹시 부담이 되지는 않나요? "그 부담을 이용하는 것 같아요. 책임감을 이용하는 거죠. 전 글 쓰는 것을 정말 싫어해요. 너무 어렵거든요.평소 '변비환자가 똥 싸듯이 글을 쓴다'고 표현하는데, 일단 글 쓰기가 너무 힘들고 어렵고 싫으니까 캐스팅을 다 해놓고, 심지어 제작사한테서 선불로 돈까지 받아놓고 (웃음) 원고 마감 직전까지 못쓰고 낑낑대요. 그리고 글을 쓸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며 지내다가 원고 마감 이틀 전쯤에 '큰일 났다'하면서 글을 써요. 원고 마감일을 어기면 안되잖아요. 그렇게 어떻게든 저를 궁지로 몰아넣으면 글을 쓸 수 있긴 하더라고요. 보통 그렇게 이틀에서 1주일 사이에 글을 써요. 도 실제 집필 기간은 이틀 정도 걸렸죠. 글을 쓰기 위해 자리에 앉는 것까지가 창작의 고통을 겪는 시간인 셈이죠 (웃음)" 그냥 글을 쓸 수는 있지만, 완성도가 높아야 하잖아요. 작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계신 거죠? "자신감이라기 보다는 오랫동안 구상을 하고 있다 보면 결국엔 글을 쓸 수 있는 시점이 오고, 그 고민의 시간을 믿고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갖는 거죠." 배우·스텝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큰 기쁨 작·작곡·연출을 직접 하시기 때문에 작품의 세세한 부분까지 원하시는 방향이 확고할 것 같아요. 그런데 배우들에게 창작의 여지를 많이 열어두셨다고 들었거든요. 그 접점을 어떻게 찾으시는지 궁금해요. "열어둬도 결국엔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더라구요(웃음). 배우들이 스스로 깨닫게 하는 설득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들에게 제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감하며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제 생각을 대략 설명한 다음에 배우들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다양하게 생각해보도록 시간을 줘요. 그리고 나서 제가 그 결과를 정리해주고, 점점 디테일한 부분까지 정해나가죠. 예를 들어 엔딩 장면에서 몇 박자 쉰 다음 뒤를 돌아볼지, 조명 핀을 어떻게 맞출지 하는 수준까지 자세하게 정해요." 그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맞추면서도 더블캐스팅된 배우들이 연기하는 인물은 서로 다르게 표현되는 거죠? "맞아요. 그래서 더블캐스팅된 두 배우의 연기를 디렉팅할 때 같이 안 해요. 한 사람한테 얘기하는 내용을 다른 사람이 못 듣게 하죠. 어떤 배우는 연기 톤이 너무 세서 좀 가라앉혀야 하는데, 다른 배우는 반대일 수 있으니까요." 그럼 정상윤씨의 '한스'와 장현덕씨의 '한스'는 많이 다르겠네요. "네. 그런걸 제가 좋아해요. 배우에 따라서 캐릭터가 다르게 표현되는 것을요. 그래서 캐스팅을 할 때도 서로 다른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을 선택하죠." 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연기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강하늘씨는 조연출을, 전성우씨는 작곡 어시스트를 같이 맡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배우들 모두 캐릭터·드라마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는데, 특히 하늘이와 성우는 구상단계부터 함께했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노가다나 심부름도 해주고.(웃음) 하늘이는 무대나 조명을 어떻게 할지 고민도 같이 하고 성우는 음악 색깔을 어떻게 할지 고민을 함께 했죠. 하늘이랑 성우는 정반대의 캐릭터에요. 하늘이는 감성적이고, 성우는 이성적이죠. 하늘이랑 일을 벌이고 성우랑 일을 디테일하게 정리한다고 할까요? (웃음) 참, 하늘이는 아직 세컨드 조연출이고 윤하나 조연출이 퍼스트 조연출이예요".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배우들이 느끼는 재미도 클 것 같아요. "제가 스스로 행복을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이에요. 다른 사람이 저로 인해 즐거워할 때 행복을 더 많이 느끼죠. 배우들이 얼마나 창작에 재능이 있는데요. 저보다 더 잘합니다. 함께 만드는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같이 느끼고 싶어요. 그렇게 하면 오히려 배우들이 제가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어주고 싶어하기 때문에 더 쉽게 갈 수 있죠." 양단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 무수히 많을 것 같은데, 고민은 많이 안 하시나요? "어떻게 보면 제가 작품에 집착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작품이 잘 나오는 것 같아요.(웃음) 집착은 결국 혼자만의 아집이 될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글을 쓸 때나 연출을 할 때나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아요. 연출도 집에서 혼자 생각 안 해요. 어차피 현장에 오면 달라지니까. 대신에 '이걸 하겠다'는 전체 틀이 확실하죠. 현장에 와서 거기 맞는 걸 취하는 것이 빨라요." 강하늘·전성우씨 외에 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장점 혹은 개성을 한 단어로 표현하신다면? "송상은은 똘똘이. 무대감독을 맡아도 잘 할거에요. 장현덕은 영화감독 지망생.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세심한 부분까지 고민해요. 정상윤은 이해분석의 대가이고, 김대현은 순수한 배우 그 자체. 맑고 깨끗해서 어떤 것이든 표현할 수 있죠. 윤나무는 정말 성실해요. 임강희는 배우의 정석." 뮤지컬 연습장면창작의 원천은 '경험'…하고 싶은 일은 다 해본 20대 소개서에서 스스로 '나는 10년 전 잘 나가지 않는 카피라이터이자 잘 나가는 프리젠터였다'고 하셨습니다. 작가가 된 계기는 무엇인지, 어떻게 작가에서 연출·작곡가로 영역을 넓히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고등학교 때부터 제가 작가로 살아갈 것 같았어요. 그런데 한 가지 직업만 갖고 산다는 게 억울하더라고요. 그래서 '20대엔 내가 할 수 있는 직업을 다 가져보자' 작정하고 정말 두세 개 빼고는 다 해봤어요. 대기업 마케팅 팀에도 다녀보고, 브랜딩 컨설턴트·잡지사 기자·PD 등도 해봤죠. 그러다가 스물 아홉 살이 된 해 12월 29일에 작가로서 계약을 하나 맺고, 서른 살 자정부터 보신각 종소리를 들으면서 글을 썼어요. 그 동안 '서른 살 1월 1일부터 글을 써야지'하고 계속 마음을 먹고 있었거든요." 계획한대로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은데,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처음엔 거의 노개런티로 일했어요. 배워야지 생각하고 참여한 다큐멘터리들이 좋은 결과를 냈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픽사 (pixar)나 월트디즈니 한국전시회 스토리텔러를 맡게 되면서 돈을 받아가며 외국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얻게 됐죠. 그런 경험이 작가라는 직업을 갖고 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평소 책을 많이 보실 것 같아요. "오해에요. 전 서점을 제일 싫어해요.(웃음) 서점에만 가면 머리가 아파요. 그런데 한 주제에 확 꽂히면 관련 글을 다 볼 때도 있어요. 평상시엔 잘 안보는 편이에요. 책 보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요, 만화책 한 권을 읽는데도 한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럼 창작의 영감은 어디서 온다고 생각하세요? "상상력은 어디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서 나온다고 봐요. 그래서 20대에 내가 즐길 수 있고 나중에 도움될만한 경험을 다 해보려고 한 거에요. 그리고 일단 영감이 떠오르면 의무감을 느껴요. 영감이 어딘가에서 민들레 씨앗처럼 떠돌아다니다가 나에게 왔는데, 내가 못나서 그걸 못 풀어내면 너무 미안하잖아요. 다른 사람한테 갈수도 있었는데, 제가 무능력하고 게을러서 그냥 떠나 보내면 그 영감이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작곡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사실 작곡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제가 처음 뮤지컬을 하게 된 게 한국컨텐츠진흥원의 '1인창조기업' 공모전에 어떤 뮤지컬 기획서를 제출했다가 뽑히면서부터예요. 뮤지컬 콘텐츠를 완성해야 하는데 뮤지컬계에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에요. 너무 막막해서 를 열 네 번 봤어요. 하루는 조명, 하루는 장면전환만 보는 식으로요. 작곡가도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공연을 보고 집에 와서 혼자 피아노를 치면서 작곡을 했죠. 나중에 기획사 PMC에서 그걸 들어보고 작곡도 그냥 저보고 하면 안되겠냐고 하더라고요. 연극이라서 따로 작곡가를 섭외할 예산이 없어서 그냥 제가 한 거죠.(웃음)" …구상해둔 차기작도 한 가득 작가, 연출가 등 창조적인 직업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가 항상 얘기하는 건 '인생에서 2~3년 버리는 것이 아까우냐'는 거에요. 2~3년 확실히 버려라, 발 담근다고 생각하지 말고 확실하게 버리라고 하죠. 내가 정말 좋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어요. 어떤 보상을 받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2~3년 일과 함께 논다고 생각하고 매일 밤새서 다크서클과 함께 택시 타고 집에 갈 마음으로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생기는 시점도 오고, 주변에 꿈을 함께 이뤄갈 좋은 지인들도 생기고 하면서 기회가 오게 될 거예요. 이쪽 분야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일을 하는 분야잖아요." 앞으로 해보고 싶으신 작업은 무엇인지요. "는 제게 어떤 단계로 가기 위한 실험적 작품이기도 해요. 보다 스토리와 음악이 더 강화된 심리추리스릴러 과, 보다 형식미가 강화된 를 위한 실험 중이죠. 또 이와는 성격이 다르게 '전우치'를 가지고 매니아분들이 말씀하시는 '고퀄 병맛극'도 구상 중이고 (웃음) 조선 후기 애정소설 에서 모티브만 따와서 전혀 다르게 해석한 작품도 구상 중이에요. 하지만 일단 차기작은 PMC프로덕션과 함께 의 사랑과 음악을 가지고 만든 창작극을 하게 될 것 같아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계세요? "일단 작가의 영역을 다 해보고 싶어요. 지금 하고 있는 공연 분야 활동을 5년 정도로 잡고 있고, 공연과 병행해서 영화작업이나 드라마도 계획하고 있어요. 일단 공연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쏟아내고 나서 영화, 드라마 등 작가생활을 10년 정도 하고 싶어요. 그 다음에는 집에서 살림하면서 심야방송 라디오 DJ를 하면서 뮤지컬 음악을 소개해주고 싶어요. 이게 제가 제일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해요. 40살 이후에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깊어지면 소설을 써보고도 싶고요. (웃음)"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DB iapark@interpark.com)사진: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플레이DB자료
2012.05.07 / 조회 2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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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매혹과 잔혹을 예고하다, <블랙메리포핀스> 연습현장
지난 17일, 혜화동 주택가에 위치한 뮤지컬 연습현장을 방문했다. 연습 시작 시간은 오후 2시. 한담을 나누던 배우와 스텝들은 시간이 되자 곧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공연까지 남은 기간은 약 3주. 웃음 띤 배우들의 얼굴은 금세 진지한 표정으로 굳어졌고, 얼마 안 있어 그 뺨 위로 땀이 흘렀다. 부드러운 매혹과 강렬한 반전을 함께 예고한 이날의 연습현장을 전한다. 연습은 '한스'가 동생 '헤르만' '안나' '요나스를 차례로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배경은 1930년대 독일. 어린 시절 심리학자 그란첸 박사의 집에 입양돼 자란 네 형제자매는 대형화재사건으로 부모를 잃은 후 서로 떨어져 살아왔다. 화재 당시 저택에서 심하게 훼손된 시체가 발견됐지만, 사건은 미궁에 빠진 채 잊혀졌다. 무슨 까닭에선지 네 아이도 그 기억을 까맣게 잊었고, 유일한 성인 생존자였던 유모 '메리'는 사라져버렸다. 12년 후, 어른이 된 아이들을 다시 불러모은 것은 '한스'에게 전달된 그란첸 박사의 비밀 수첩. 네 사람은 수첩을 한 장씩 펼쳐보며 자신들이 잊었던, 아니 잊어야만 했던 충격적인 진실을 힘겹게 마주하게 된다. 비밀 수첩 속에서 충격적인 진실을 발견하는 '안나'(송상은)"딸꾹질하는 게 아니고, 화물 엘리베이터가 덜컹거리는 것처럼 몸을 흔들어!" (서윤미 연출) 이날 연습현장에서 발견한 의 첫 번째 매력은 음악과 안무의 조화. 때로는 밝게, 때로는 음울하게 흐르는 피아노 연주가 각 장면을 짙게 채웠고, 배우들이 손과 손을 이어 만들어내는 몸짓은 간결하면서도 어딘지 구슬픈 분위기를 자아냈다. "안무가 아닌 신체표현으로 이야기와 음악을 움직여보고 싶었다"는 서윤미 연출의 뜻이 담긴 동작이었다. 배우들은 단 한번의 몸짓도 쓸모 없이 버려지지 않도록 안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아직은 연습 단계이지만, 완급을 조절하며 서로의 목소리에 부드럽게 얽혀 들어가는 이들의 노래도 귀를 잡아당겼다. "난 늘 진실을 알고 싶었어" (한스) "형은 거짓말 했어. 의심받을까 봐. 형은 메리를 이미 범죄자로 정해두고 있어" (헤르만) 배우들이 주고받는 호흡은 가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다. 정상윤·장현덕이 연기하는 맏형 '한스'와 강하늘·전성우가 연기하는 둘째 '헤르만'은 화재사건의 경위를 두고 대립하지만, 차차 진실에 다가가며 또 다른 국면을 마주하게 된다. '헤르만'은 메리를 살인 용의자로 지목하는 '한스'에게 반박하는 한편, 오랫동안 떨어져 살았던 동생 '안나'와 '요나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낸다. 유모를 의심하는 '한스'(정상윤, 왼쪽)와 반발하는 '헤르만(강하늘) "난 이제 사람들 입에 더 이상 오르내리고 싶지 않아"화재사건 이후 12년째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막내 '요나스'는 김대현과 윤나무가 맡았다. 두 배우는 부서질 듯 위태롭고 순수한 인물 '요나스'를 각자의 그릇에 담아 잘 빚어내는 중이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연습에 임한 송상은·임강희는 셋째 '안나'가 겪어야 했던 고통을 몸으로, 목소리로 진하게 표현했다. 사건의 실마리를 쥔 또 다른 인물, 유모 '메리'로 분한 태국희·추정화도 인상적이었다. 태국희가 연기하는 '메리'가 포근하고 안정적이라면, 추정화의 '메리'는 날카롭고 격정적이다. 순식간 극에 몰입하는 그녀를 구심점으로 나머지 네 배우도 작품 속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장현덕·정상윤·강하늘 및 김수로(제작) 등의 참여로 화제에 오르며 상업성을 인정받았지만, 는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작품이다. 대중성과 작품성이 적절히 어울린 뮤지컬이 탄생되기를 기대해본다. 는 오는 5월 8일 대학로 아트원시어터에서 첫 무대에 오른다.화재사건 이후 공황장애를 앓아온 '요나스'(김대현)막내 '요나스'(윤나무, 왼쪽)와 큰형 '한스'(장현덕)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4.18 / 조회 1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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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소극장 뮤지컬 시대
3월 말과 4월 초, 불과 며칠을 사이에 두고 와 두 편의 뮤지컬이 나란히 예매랭킹 1위에 올랐다. 각각 신라시대 남자기생, 심리추리스릴러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티켓오픈 전부터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오던 터였지만 두 작품이 소극장 창작뮤지컬인데다, 아이돌이나 대중스타 캐스팅도 없음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선전이라 할만하다. 두 작품뿐만 아니다. 참신한 기획과 컨셉트로 앵콜 공연에 돌입하는 소극장 창작 뮤지컬이 줄을 잇고 있다. 작품성과 흥행성, 입소문이 더해져 강한 화력을 발휘하는 작지만 매운 무대들. 바야흐로 2012년 봄은 소극장 대전(大戰)이다. 흥행가도 달리는 초연작 신라시대 남자기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리는 뮤지컬 는 지난해 3월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 리딩공연과 갈라콘서트를 통해 일찍이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작품이다. 오는 5월 작품개발을 거쳐 정식 공연을 앞두고 있는 이 공연은 티켓오픈 5분만에 프리뷰 공연 2400장이 매진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신라시대 남자기생들이 기거하는 ‘운루’라는 가상공간에서 펼치는 성을 뛰어넘는 사랑과 우정, 갈등을 그리는 창작뮤지컬로 정민아 작가, 이재준 연출, 박기헌 작곡가가 뭉쳤다. 성두섭, 이율, 김재범, 신성민, 최유하, 김대종 등 대학로의 신뢰도 높은 배우들이 캐스팅된데다, 지난 1월 리딩공연에서의 입소문 덕분에 개막전 기대감은 연일 높아져가기만 한다. 행복한 비명을 지른 또 하나의 뮤지컬은 다. 이 작품 역시 지난 4일 티켓 오픈을 하자 1차 오픈 전석 매진을 시키며 주목 받았다. 1926년 대저택 화재로 생긴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에 얽힌 네 형제와 보모 이야기를 그린 심리추리스릴러로 정상윤, 전성우, 강하늘 등이 출연한다. 최근 등을 선보이며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김수로와 연극 을 히트시킨 서윤미가 작/연출을 맡아 기대감을 높인다.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는 탐정의 대명사 홈즈라는 친숙한 캐릭터와 정통추리극이라는 접근으로 큰 호응을 얻은 창작 뮤지컬. ‘왓슨’을 여성으로 설정해 코믹하게 튀는 캐릭터 홈즈를 달래고 어우르며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시즌제로 선보인다는 제작사의 계획은 1편의 성공으로 확실하게 실행 가능해졌다. 올해 셜록홈즈 그 두번째 이야기가 첫 선을 보일 예정. 현재는 서울공연에 이어 지방 공연을 앞두고 있다. 배우가 직접 연주하는 뮤지컬 도 공연장을 넓히고 스토리라인을 좀 더 정비해 앵콜 공연 중이다.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 등 연주자들이 직접 연주하고 연기하며, 배우들 역시 연기 뿐아니라 연주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이며 신선한 무대로 주목을 받아왔다. 팝피아니스트 윤한, 배우 지현준 등이 합류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랑만 있나요? 우정도 있어요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단골소재인 사랑 대신 우정을 택해 훈훈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작품도 있다. 외로운 두 할머니들과 마당 앞 동물들이 식구가 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오른다. 각자 기구한 사연을 품은 박복녀, 지화자 할머니와 몽(개) 냥(고양이) 꼬(닭)가 혈연이 아닌 정으로 만나는 모습이 때론 웃음을, 때론 진한 감동을 선사해 지난해 입소문이 퍼진 공연이다. 남자들의 우정과 인생을 이야기 하는 역시 순항 중. 베스트셀러작가 토마스와 고향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앨빈의 우정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진다. 특히 두 배우가 100분간 퇴장 없이 무대를 채우는 열연과 끈끈한 남자의 우정이라는 컨셉트로 마니아층이 두터운 공연이기도 하다. 이석준, 고영빈, 정동화, 조강현, 이창용이 앨빈와 토마스의 진한 우정을 연기한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4.10 / 조회 16,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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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스릴러 <블랙메리포핀스>, 정상윤 장현덕 강하늘 등 캐스팅
뮤지컬 가 오는 5월 첫 선을 보인다.
는 1930년대 대저택 화재사건과 미스터리한 살인사건에 얽힌 네 형제, 그들의 유모 이야기를 다루는 심리추리스릴러. 등을 흥행시킨 서윤미가 작/연출을 맡고 배우 김수로가 에 이어 프로듀서로 나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방화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첫째 ‘한스’ 역은 정상윤과 장현덕이, 사건의 중요한 열쇠를 지니고 있는 둘째 ‘헤르만’ 역은 전성우와 강하늘이 캐스팅돼 새로운 매력을 펼친다. 셋째 ‘요나스’ 역엔 김대현과 윤나무가, 넷째 ‘안나’ 역에는 임강희와 송상은이 연기하고, 사건의 용의자이자 네 아이들의 유모인 ‘메리 슈미트’ 역은 추정화가 맡았다.
는 오는 5월 8일부터 7월 8일까지 대학로 아트씨어터원에서 선보인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3.07 / 조회 1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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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 살구처럼 시린 아이,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의 ‘구동’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의 ‘구동이’는 오로지 한 여자만을 위해 스스로 내시의 길을 선택한 아이다. 극 중 ‘구동’은 ‘자숙이’만을 바라보고, ‘자숙’만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맹목적인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구동’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살구처럼 시큼털털한 뒷맛에 속이 쓰려 온다. 극의 중반이 지나 ‘구동’의 사연이 관객에게 드러날 때는 여기저기서 눈물 훔치는 소리도 들린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속 ‘구동’은 어떤 모습으로 관객의 가슴을 울렸을까. 길가를 떠도는 강아지 같은, ‘구동이’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서 ‘구동’ 역을 맡은 강하늘은 “처음에 대본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착한 애가 있을까’ 했어요. ‘구동이’는 순진하고 순수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밖에 몰라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럴 수 있겠더라고요. 작품에서 ‘구동이’는 오로지 좋아하는 여자 때문에 큰 결정을 해요. ‘구동이’의 그런 마음이 이 사건이 끝까지 가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시골소년 같은 이미지였어요. 그리고 길을 가다 떠돌이 강아지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강하늘’의 말처럼 ‘구동’은 주인에게 버려진 떠돌이 강아지 같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오면서 ‘구동’과 ‘자숙’은 아주 가깝게 지냈을 것이다. ‘자숙’이 중전을 따라 궁궐로 따라 들어가게 되면서 두 사람은 헤어진다. 눈앞의 헤어짐에 ‘구동’은 ‘자숙’에게 줄 것이 없다며 살구를 따주겠다고 하지만 따주지 못한다. 궁녀로 궐에 들어가는 ‘자숙’에게 직설적으로 ‘좋아한다’고 말조차 하지 못하는 구동의 마음은 시큼털털한 살구처럼 시기만 하다. 과일의 단맛도 떫은맛도 제대로 가지지 못한 살구처럼 구동의 사랑은 완성될 수도, 완성되지도 못한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서 또 다른 ‘구동’으로 출연하는 ‘김대현’은 “‘구동이’라는 역이 무조건 밝은 인물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밝게 웃을 줄 아는 인물이에요. ‘구동이’는 우는 것이 아니라 눈물을 참아 내서 더 슬프지 않나 생각해요. 이 인물은 ‘자숙이’ 한 명만 바라보고 항상 웃을 수 있는 아이거든요. 사랑하는 인물이 슬프든 기쁘든, 본인이 슬프든 기쁘든 어떤 상황이든 항상 웃으며 ‘자숙이’를 곁에서 지켜주는 인물이에요”라고 말했다. ‘구동’은 ‘자숙’의 “나 왜 좋아해?”라는 물음에 늘 웃으며 장난스럽게 “여자니까~”라고 답한다. 강아지에게 주인이 하나뿐이 듯 ‘구동’에게도 ‘자숙’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자다. 일생에 단 하나뿐인 여자를 잃은 ‘구동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단 두 개다. 주인을 잊지 못하는 강아지처럼 주인을 그리며 영원히 떠돌거나 혹은 사라지는 주인을 향해 죽을힘을 다해 쫓아가는 것이다. ‘구동’은 두 가지 방법 중 후자를 선택한다. 가질 수 없다 해도, 사랑받지 못한다 해도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행복하기만 한 ‘구동’의 사랑은 참으로 시다. 살구처럼 시린 사랑을 간직한 ‘구동’을 연기한 배우, ‘강하늘’ ‘강하늘’은 이번 공연에서 ‘김대현’과 함께 ‘구동’ 역으로 더블캐스팅됐다. ‘강하늘’은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의 연습 당시 인터뷰에서 “‘구동이’라는 인물이 처음 접근할 때는 쉬웠어요.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목적만 있으면 되니까요. ‘구동이’라는 역할의 목적이 자숙이라는 것만 생각하니까 쉬웠던 거죠. 그런데 연기를 하다 보니까 캐릭터가 획일화되는 거예요. 계속 ‘자숙이만, 자숙이만’ 하다 보니 다른 연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 캐릭터가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부분은 아직도 어려워요. ‘자숙이’와 행복하게 함께하고 싶은 것은 분명히 맞는데 그 목적만 바라보다 보면 묻히는 부분들이 많지 않을까 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서 조금 더 다양한 ‘구동’의 모습을 복합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강하늘’은 초연 당시 호평을 끌어냈던 ‘김대현’의 장점과 자신의 장점을 잘 버무려 새로운 ‘구동’을 만들어냈다. 또한, 그는 어린 나이와 순박한 외모로 ‘구동’ 역에 잘 맞아떨어져 캐릭터에 현실감을 더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08 / 조회 7,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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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오래도록 만나고 싶은 배우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김대현, 강하늘③
김대현과 강하늘은 뮤지컬계 주목받는 신예다. 김대현은 앙상블부터 꾸준한 실력을 쌓아온 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의 초연과 ‘몬테크리스토’를 하면서 관객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강하늘은 많지 않은 나이에도 영화와 무대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사람 냄새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김대현’과 스스로 자신을 ‘배우’라고 부를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강하늘’은 무대에서 오래도록 만나고 싶은 배우다. 인터뷰의 마지막 장, 두 배우에 대해 아직 남아 있는 궁금증을 풀어봤다. - 강하늘 배우님은 이번이 첫 한국 창작뮤지컬로 알고 있어요. 작업해보니 어떠세요? 강하늘 : 제 첫 창작 작품은 아니에요. 김대현 : 아, 맞다. 중앙대에서 했던 작품이 있구나. 강하늘 : 뮤지컬 ‘카르페디엠’이라고 국립극장에서 했던 작품이 있어요. 제가 학교에서 공연했던 ‘라비다’라는 작품도 창작이에요. ‘라비다’도 하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왕세자 실종사건’은 다른 작품과 분위기가 달라요. 같이 으쌰으쌰 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연출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다른 사람들은 아침 8시부터 출근해서 6시까지 일을 하는데 왜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고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는 거냐고요. 그 말을 듣고 나니까 정말 그렇더라고요. 같이 만드는 작업 과정이 ‘왕세자 실종사건’과 ‘카르페디엠’은 달라요. - 어떻게 다른 건가요? 강하늘 : 두 작품의 공기가 달라요. ‘카르페디엠’과 ‘라비다’는 무조건 맞춘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내가 이걸 해내야 하니까, 공연을 올려야 하니까’ 하는 느낌이었다면 ‘왕세자 실종사건’은 무엇인가 ‘우리 이거 해보자고!’, ‘한번 해 보자!’라는 느낌이었어요.(웃음) 지금 같이 하는 연기자들도 정말 좋아요. - 김대현 배우님은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라 또 다른 마음가짐이 있을 것 같아요. 소감이 어떠세요? 김대현 : 작년에 정말 좋았던 작품이고, 연기적으로 처음으로 깊게 접근했던 작품이에요. 게다가 대사가 많이 없으니까 피곤하고 힘들었어요.(웃음) 처음에는 부담도 많이 됐어요. 새로운 배우를 만나고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초연을 끝내고 나서 정말 힘들어 죽는 줄 알았어요. 살도 너무 많이 빠지고, 힘들어서 구부정하게 다녔어요. 기운이 없었던 거죠. 공연 끝나도 전체적으로 다운돼서 자신감도 없어졌어요. 오디션 보기도 힘들 정도로. 이번 공연에서는 그렇게까지 하기는 싫었어요. 그런 면에서 다른 배우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작년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해서 정말 힘들었거든요. 올해는 작년에 했던 배우들이 있으니까 ‘이 동선은 이렇게 하자, 저건 저렇게 하자’ 하면서 대화도 더 많이 하게 돼요. 초연은 다들 처음이었으니까 각자의 것을 하기 바빴거든요. 또 새로운 배우들도 밝은 사람이 많아요. 그게 정말 좋은 거예요.(웃음) 하늘이도 엄청 밝아요. 문성이 형이랑 상현이 형은 말도 못해요.(웃음) 문성이 형은 아우, 이루 말할 수가 없네. 강하늘 : 정말 우리 작품의 에너지원이에요, 에너지원. 김대현 : 맞아요. 에너지원이에요. 그런 배우는 처음 봤어요. - 저도 ‘빨래’나 ‘김종욱찾기’를 보면서 정문성 배우가 보통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김대현 : 자숙 역을 맡은 이지숙 배우도 그렇고, 중전 누나도 그렇고 정말 다 좋으세요. - 초연 때 이 작품 하시기 전에 목이 안 좋으셨다는 말을 들었어요. 지금은 괜찮으세요? 김대현 : 지금도 안 좋아요.(웃음) 강하늘 :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진 거라고 들었어요. - 거의 말을 못할 정도였다고 들었는데요. 김대현 : 작년에는 정말 죽을 뻔했어요. 목도 죽을 뻔했고 몸도 죽을 뻔했죠. - 공연을 한 이후에도 계속 안 좋으셨던 건가요? 김대현 : 그 이후에 쉬면서 조금 나아졌어요. ‘몬테크리스토’를 하고 난 뒤에 성악선생님께 호흡법을 배웠어요. 그 과정을 통해서 소리가 달라졌어요. 그때까지 목을 다르게 쓰고 있었거든요. 지금 그렇게 목을 쓴 지도 두 달 밖에 안됐어요. - 지금은 소리내기가 조금 편해졌나요? 김대현 : 네, 지금은 많이 수월해졌어요. 말하는 것과 소리 지르는 것도 편해졌고요. - 이 작품이 김대현 배우님께는 남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왕세자 실종사건’을 통해 이름이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요. 김대현 : 남다르죠. 나중에 열심히 해서 연출님하고 맛있는 거 사 드리려고요.(웃음) - 강하늘 배우님은 지금 영화를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크랭크업’ 한 건가요? 강하늘 : 아직 크랭크업은 안 했어요. 제가 나오는 회차 분은 다 끝마친 상태예요. - 영화 작업은 어떠셨어요? 강하늘 : 무대와는 달라요. 저는 연기 생활을 연극으로 했고 뮤지컬과 무대 쪽으로 해왔어요. 저는 항상 ‘내 마지막 작품은 무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무대의 끈을 놓지 않을 거예요. 영화를 촬영하다 보니까 무대가 정말 그리웠어요.(웃음) 정말정말 간절하게 그리웠어요. 영화와 연극이 비슷하다고는 하지만 차이가 있어요. 연극은 다 같이 하나하나 맞춰가면서 점점 밀도를 쌓고, 그것이 커져서 장면이 되고, 장면이 작품이 되잖아요. 영화나 드라마는 그런 것들이 잘 안 느껴져요. 편집을 통해서 밀도를 만들어내거든요. - 영화는 ‘편집의 미학’이라고 하는 장르잖아요. 강하늘 : 영화에서 그런 부분들이 힘들고 아쉽더라고요. 저는 원래 연극과 뮤지컬이 좋아서 시작한 거예요. 또 하나, 이건 제 아집인데 대극장에서 하는 쇼 적인 뮤지컬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영화를 하면서 몇몇 작품이 들어왔는데 거절한 경우도 있었어요. 그러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초연을 봤던 친구들이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하는 걸 들었거든요. 그래서 한 번에 결정을 하게 됐어요. 이 작품은 제가 정말 끌렸어요. 그 당시에 무대에 대한 간절함도 컸고요. 저는 연기자가 가져야 할 것 중의 하나가 ‘필모그래피’라고 생각해요. ‘이 연기자가 무슨 작품을 하면서 살아왔나’도 중요하거든요. 저는 ‘필모그래피’를 잘 쌓고 싶었어요. 그래서 작품 선택에 성의를 두고 있었는데 ‘왕세자 실종사건’이라는 작품은 저한테도 도움이 되고 앞으로 갈 길에서 길을 제시해줄 것 같다는 생각에 결정했어요. 연습 들어가기 전에 정말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렸어요. - 연습하신 지는 한 달째라고 하셨죠? 강하늘 : 네, 너무 힘들어요.(웃음) 김대현 : 하늘이가 연습을 많이 못 했어요. 저는 작년에 한 번 해서 괜찮은데 하늘이는 전체적으로 극이 어떤 흐름인지 잘 모르잖아요. 장면을 연습하고는 있지만 혼자 연습하는 것은 한계가 있거든요. 15일 날 전체적인 연습에 들어가는 걸 계속 기다리고 있어요.(인터뷰 당일은 8월 초순이었다.) - 강하늘 배우님 답변을 듣다 생각난 건데, 두 분의 작품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김대현 : 이번에 정말 하고 싶었던 뮤지컬 ‘페임’의 ‘타이론’ 역을 하게 됐어요. 이 역은 제가 정말 해보고 싶은 작품의 하고 싶었던 역이기 때문에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춤을 추면서 연기를 하고 매혹적인 연기와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 역할이 있는 작품이 거의 없어요. 춤을 추는 배우는 춤만 추고, 연기와 노래를 하는 배우는 그것만 하는 공연이 많잖아요. 그래서 이번에 하게 돼서 정말 좋아요. 아직은 제가 어떤 작품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앞으로 연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소극장 뮤지컬도 하고 싶고, 서재형 연출님과 연극 작업도 해보고 싶어요. 강하늘 : 기본적으로 좋은 작품이어야 하는 건 분명해요. 제가 생각하는 ‘예술’은 이 작품을 내놨을 때 관객을 변화시키고 진화시켜 주는 것이에요. 그런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이 작품을 봤을 때 관객의 생각이나 마음이 변화할 수 있다면 좋은 작품인 것 같아요. 제가 연기적으로 깊어질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고요. 그래서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잘 만난 작품 같아요. - 연극에도 도전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강하늘 : 당연히 있죠. 김대현 : 해야죠. 강하늘 : 요즘 상업적으로 돌아가는 연극은 인지도 있는 배우를 쓸 수밖에 없어요. 연극이 수입이 많은 분야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연극에 발을 들이기가 힘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 연극 무대에서 두 분 다 꼭 뵙고 싶어요. 처음 만났을 때 서로에 대한 인상은 어떠셨어요? 강하늘 : 지금까지 했던 작품에서 만난 형님 중에 가장 저와 잘 맞고, 잘 통하는 분이에요. 배울 점도 정말 많고요. 대현이 형은 정말 사람들을 소중하게 대해주세요. 그걸 정말 배우고 싶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한테도 정성껏 대해주세요. 정말 뮤지컬 ‘페임’에 나오는 ‘타이론’ 같은 에너지가 있어요. 항상 웃고 다니시고요. 그 에너지를 받고 있으면 정말 좋아요. 김대현 : 사람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둘이 사귀냐’고 말해요. 강하늘 : (웃음) 거짓말 안 하고 정말 잘 맞아요. 진짜 좋아요. - 평소에 같이 이야기를 많이 나누시나 봐요. 강하늘 : 아휴, 그럼요. 김대현 : 하루에 한 번씩 연락해요. 문자도 주고받고요. 저는 원래 영화배우나 유명한 뮤지컬배우를 어려워해요.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다가가기가 어렵더라고요. 저는 하늘이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전혀 아니었어요. 오픈마인드고 사람도 잘 챙겨줄 줄 알고요. 정말 좋은 건 하늘이가 제일 열심히 한다는 거예요. 또, 굉장히 똑똑해요. 거기가 열심히 하고 착하기까지 하니까 정말 좋은 거예요. 대형 뮤지컬은 보통 자기 것만 하고 가거든요. 하늘이 같은 경우는 일찍 와서 연습 많이 하고 저 런 돌고 있을 때도 와서 따라 해요. 제가 땀을 이만큼 흘리고 있으면 하늘이도 똑같이 흘리고 있어요. 제 연습인데도 뒤에서 연기를 하면서 긴장하고 있으니까 저만큼 땀을 흘리는 거예요. 그런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요. - 두 분 다 무대를 정말 좋아하시는 게 느껴져요. 드디어 마지막 질문이에요. 두 분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신가요? 강하늘 : 수능 2번 문제인가요?(웃음) 김대현 : 수능 9번 정도 되는 것 같은데. 강하늘 : 거의 수리 영역 마지막 문제 같아요.(웃음) - 생각할 시간을 10초 정도 드릴까요?(웃음) 김대현 : 저는 늘 그렇게 말해요. ‘사람 냄새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요. 그것이 정말 어려운 일은 건 알고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듣고, 이야기도 많이 하려고 해요. 상대방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그 사람에 대해서 조금씩 알게 되잖아요. 물론 문을 여는 사람도 있고 닫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그래서 저는 상대방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 사람이 생각하는 것을 듣고 ‘아,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를 느껴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할 때 여러 가지로 많이 알고 있는 형님이 계셨어요. 그분이 ‘항상 네가 생각했던 대로 그 사람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도 그 사람 나름대로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요. 보면 나쁘게 보이지만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면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좋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간적인 배우가 되려면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다른 생각도 해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관객이 보셨을 때 ‘아, 이 배우 친구 같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작년 무대를 봤을 때 그런 면모가 보였어요. 김대현 : 아우, 아직 멀었어요. 강하늘 : 이런 질문이 나오면 저는 항상 하는 답변이 있어요. 제 꿈은 제 입으로 ‘안녕하세요, 배우 강하늘입니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건 아마도 제가 죽을 때까지 이룰 수 없는 꿈일 것 같아요. 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저를 배우라고 말한 적이 없어요. 제가 배우라고 생각해 본 적도 진심으로 없어요. 그 이유는 저에게 ‘배우’는 직업이 아니라 어떤 존재들이기 때문이에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그래서 지금의 저한테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질문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19 / 조회 17,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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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오래도록 만나고 싶은 배우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김대현, 강하늘②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다. 2010년 초연은 두산아트센터의 space111의 작은 극장에서 공연했다. 이번 공연은 고궁에서 오르는 만큼 무대도 넓어지고 새롭게 추가된 장면도 많아졌다. 김대현은 초연 당시 참여했던 배우다. 강하늘은 이번에 처음으로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 합류했다. 두 배우는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이 두 번째 공연인 만큼 달라진 면이 있을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은 경희궁에서 하기도 하고요. 초연과 달라진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김대현 : 우선 인원이 많아졌고요.(웃음) 배우들이 달라졌어요. 대사도 조금씩 바뀌었고, 장면 자체가 새로 생긴 부분도 있고 없어진 부분도 있어요. 두 군데 정도였나? 노래도 작년보다 더 많이 생겼어요. 작년에는 정서적으로 마음에 안 와 닿는 것들이 있었어요. 이해를 못 하는 상태에서 연출님께서 ‘우선 해봐라’고 했던 장면이 있는데 작년에는 그냥 하고 지나갔었어요. 초연 공연을 끝내고 생각해보니 ‘내가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왜 지나쳤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이번 공연을 연습하니까 정서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아졌어요. 하지만 오히려 깊이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아져서 더 복잡해진 면도 있어요. 때로는 단순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도 있거든요. 그래도 배우가 공부하려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한번 해 봤으니까 더 많이 이것저것 시험해 보고 있어요. 하늘이는 아마 저와는 또 다를 거예요. - 주제적인 면이나 캐릭터에서 초연과 달라진 점은 없나요? 김대현 : 연출님은 더 요구하세요. ‘구동이스럽게’ 하라고요. 작년에도 연출님이 ‘구동이스러운 것’을 원하셨어요. 저한테 ‘너 그렇게 했다’고 하시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구동이’에 대해 더 이해하려고 집중하고 있어요. ‘구동이스럽다’는 말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최대한 순박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 두 분은 연출님이 제시하신 ‘구동이스럽다’를 어떻게 이해하고 계신가요? 강하늘 : 듣자마자 이해하지는 못했어요. 저는 그런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서 한번 돌려야 해요. 지금 한 달 남짓 연습했는데 저는 아직 ‘구동이스럽게’ 하라는 말을 못 들었어요. 대현이 형이 트라이를 할 때 연출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해봤는데 ‘구동이스럽다’를 한 가지로 정의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구동이’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있었던 부분도 있을 테고, 저한테 있는 부분도 있을 거예요. 저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어요. 김대현 : 저도 하늘이처럼 생각하고 있어요. 작년에는 정말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몸도 힘들고 정신도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단순한 면은 단순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조금 더 생각하면서 하고 있어요. - 작품을 해석하는 연출가의 눈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출연하는 배우들이 생각하는 주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관객에게 드러나는 것은 배우잖아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이 작품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강하늘 :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개인적으로 저는 연출님이 생각하시는 주제를 표현하는 것이 연기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연기자와 연출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가 다를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작품이 어떻게 보일지는 연출님이 만들어주시는 거니까요. 기본적으로 연출님과 같은 방향의 주제를 가지고 연기를 해요. 처음에 제가 생각했던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의 주제는 ‘우리가 살면서 놓치고 있는 것들’이었어요. 이 작품을 시작할 때 연출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셨고요. 제가 충실하게 ‘구동이’ 역을 하다 보면 연출님이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가 표현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대현 : 저는 전체적으로 생각해봤어요. 이 작품이 왜 ‘왕세자 실종사건’인가에 대해서요. 생각을 해봤는데 도대체 모르겠어요.(웃음) ‘자숙이’와 ‘구동이’라는 인물 자체가 제일 하위 계층이잖아요. 왕은 이런 계층을 손톱의 때, 파리 같은 목숨으로 생각해요. 요즘 세상도 그래요. 잘사는 사람은 못사는 사람을 깔보고, 자기보다 강한 사람에게는 약한 모습을 보이잖아요. 작은 사건 하나하나가 모여서 큰 사건이 되는 것도 그렇고요. 어떻게 보면 작품 자체가 지금 사회를 풍자하고 있지 않나 해요. - 배우로서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요? 강하늘 : 개인적으로 조금 더 나아지고 깊어진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항상 ‘유명하기 전에 유능하게’라는 말을 생각해요. 조금이나마 유능해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 자신도 이 작품을 통해 조금 더 유능해졌다고 생각하고 싶은 것도 있고요. 항상 고민하는 건데 내가 조금 더 깊어지는 방법이 무엇이 있나 생각해요.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김대현 : 연출님께서 늘 ‘잘하든 못하든 열심히 했다는 것을 관객에게 보여주자’고 하세요. 저도 이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저는 원래 개그맨이 꿈이었어요. 사람들을 행복하고 즐겁게 해주고 싶어요. 이 작품을 보시고 행복하고 즐겁게 돌아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것 있잖아요. 공연을 봤는데 문을 나오자마자 여운이 남는 거예요. 집에 가면서도 계속 곰곰이 생각하게 되고요. 저뿐만 아니라 ‘왕세자 실종사건이라는 작품 자체가 그런 것들을 줄 수 있었으면 해요. -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을 한 마디로 표현하다면 어떤 말이 있을까요? 김대현 : 진짜 제일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강하늘 : 질문이 거의 수능 수준인데요?(웃음)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땀의 미학’이다.(일동 웃음) - 두 분 다 땀 많기로 유명한 배우님들이시죠?(웃음) 김대현 : 정말 땀을 너무 흘려요. 강하늘 : 저도 ‘쓰릴미’하면서 정말 땀을 많이 흘렸죠. 관계자 : ‘왕세자 실종사건’에 출연하시는 배우들은 정말 땀이 많아요. 강하늘 : ‘미학’까지는 아니더라도 정말 진심이에요. 이 작품은 땀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 같아요. 다른 작품도 할 때 땀이 많이 나기는 하지만 이런 오묘한 기분은 처음이에요.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오묘한 분위기가 있어요. 연습실에 가면 다 같이 땀 흘리고 있고, 헉헉거리고 있어요. 앞에서 보고 있으면 그 모습이 정말 좋더라고요. 저는 아직 장면 별로 연습하고 있어서 이 작품의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잘 모르지만, 그 안에 흐르는 분위기가 참 좋아요. - 아직 전체적인 연습은 안 하신 건가요? 강하늘 : 네, 아직 런스루까지는 안 했어요. (그들은 15일 날 첫 런을 돈다고 했다.) 김대현 : 저도 하늘이랑 같아요. 노력하면 정말 다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땀을 그렇게 흘렸다는 건 그만큼 노력했다는 뜻도 되니까요. 관계자 : 연습실에 있어보면 정말 그 기운이 대단해요. 배우들은 연습하니까 땀이 나는 건데, 보는 사람도 같이 땀이 나요. 연습실에 에어컨을 틀고 연습을 하는데도 땀을 얼마나 흘리는지 연습실 안이 습해질 정도예요. 두 배우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땀을 그렇게 많이 흘려요. 티셔츠를 두세 개 들고 다녀야 할 정도로요. - 어쩐지 두 분 가방이 한 가득이더라고요.(이날 두 배우는 무언가 잔뜩 든 가방을 메고 왔다) 관계자 : 땀이 뚝뚝 떨어져서 바닥이 미끌미끌해요. 강하늘 : 대현이 형은 땀 때문에 다른 분이 다치실까 봐 흘린 다음에 늘 닦고 다니세요.(웃음) 김대현 : 차라리 다른 데 나면 좋을 텐데 머리에만 땀이 많이 나서…. 땀으로 샤워를 하는 것 같아요. 관계자 : ‘자숙이’와 끌어안는 장면이 있는데 한번 안고 나면 트레이닝복이 다 젖을 정도예요. 강하늘 : 별명이 ‘오줌싸개’예요.(일동 웃음) (③에서 계속)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19 / 조회 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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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오래도록 만나고 싶은 배우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김대현, 강하늘①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이 9월 1일 고궁뮤지컬로 다시 돌아온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2010년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모두 받은 작품이다. ‘제5회 뮤지컬어워즈 소극장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욱 단단해져서 돌아온 2011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는 익숙한 얼굴과 새로운 얼굴이 눈에 띈다. 이 작품으로 주목받았던 ‘김대현’과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쓰릴미’ 등으로 알려진 ‘강하늘’이 ‘구동이’ 역으로 함께한다. 8월의 어느 날,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키, 체격, 서글서글한 눈매까지 서로 꼭 닮은 두 배우를 만나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강하늘 :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을 하고 있어요. 이 작품 이후의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제가 원래 한 번에 두 작품 하는 것을 안 좋아해요. 지금은 ‘왕세자 실종사건’ 하나만으로도 벅차서요. 하나에 충실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대현 : 저도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을 하고 있어요. 다음 작품은 운 좋게 잘 봐주셔서 뮤지컬 ‘페임’이란 작품에서 ‘타이론’ 역을 하게 될 것 같아요. -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의 캐릭터에 대해 듣고싶어요. 먼저 두 분이 맡은 캐릭터를 ‘구동이’라는 인물을 소개해주세요. 강하늘 : 처음에 대본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착한 애가 있을까’ 했어요. ‘구동이’는 순진하고 순수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밖에 몰라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럴 수 있겠더라고요. 작품에서 ‘구동이’는 오로지 좋아하는 여자 때문에 큰 결정을 해요. ‘구동이’의 그런 마음이 사건이 끝까지 가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았어요. 처음에는 시골소년 같은 이미지였어요. 그리고 길을 가다 떠돌이 강아지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요. 처량하고 외로워 보였죠. 어떤 역할이든 한 인물에 대해서 단정 지을 수는 없어요. 아직 단정 짓지 않고 좀 더 알아가는 중이에요. 김대현 : 저도 비슷해요. 작년에는 연출님 말씀을 듣고 아무 생각 없이 했어요. ‘구동이’라는 역이 무조건 밝은 인물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밝게 웃을 줄 아는 인물이에요. ‘구동이’는 우는 것이 아니라 눈물을 참아 내서 더 슬프지 않나 생각해요. 이 인물은 ‘자숙이’ 한 명만 바라보고 항상 웃을 수 있는 인물이에요. 사랑하는 인물이 슬프든 기쁘든, 본인이 슬프든 기쁘든 어떤 상황이든 항상 웃으며 ‘자숙이’를 곁에서 지켜줘요. 요즘 세상에는… 글쎄요. 있을 수 있는 인물인지 모르겠어요. ‘구동이’ 같은 인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두 배우님이 해석한 ‘구동이’는 어떤 모습인가요? 강하늘 : 저는 이제 겨우 한 달 남짓 ‘구동이’로 지내왔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구동이’가 순박하고, 순수하기만 하다면 ‘극만을 위한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했어요. 아직 계속 고민 중이에요. 조금 더 인물에 깊이를 실으려면 다른 감정도 있는 캐릭터였으면 해요. 그런 다양한 감정표현을 생각하면서 연습하고 있어요. 김대현 : 저와 하늘이가 다른 점이 있어요. 하늘이가 어리다 보니까 저보다 밝아요. ‘구동이스러운’ 면에서 밝은 것이 굉장히 좋거든요. 저는 정말 어려웠던 것이 있었어요. 극 초반에 정서적으로 힘든 장면이 많아요. 그런데 후반부에서는 웃어야 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 때문에 연출님도 힘들어하셨어요. 하늘이는 그 장면에서 참 잘 웃어요. 연습하는 걸 보면 정말 아이같이 잘하는 거예요. 그런 부분이 차이가 나요. 이럴 때 하늘이가 정말 어리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웃음) - 부러워하시는 것 같은데?(웃음) 김대현 : 당연히 부러워하죠.(웃음) - 캐릭터 자체가 한 여자만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인물이잖아요. 캐릭터를 표현할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으셨나요? 강하늘 : 지금 딜레마예요. ‘구동이’라는 인물이 처음 접근할 때는 쉬웠어요.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목적만 있으면 되니까요. ‘구동이’라는 역할의 목적이 자숙이라는 것만 생각하니까 쉬웠던 거죠. 그런데 연기를 하다 보니까 캐릭터가 획일화되는 거예요. 계속 ‘자숙이만, 자숙이만’ 하다 보니 다른 연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 캐릭터가 한쪽 방향으로만 치우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부분은 아직도 어려워요. ‘자숙이’와 행복하게 함께하고 싶은 것은 분명히 맞는데 그 목적만 바라보다 보면 묻히는 부분들이 많지 않을까 해요. 김대현 : ‘구동이’가 ‘자숙이’만 바라보는 것은 맞아요. 작품 속에서 ‘구동이’가 한순간에 모두를 위해서 어른이 되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 부분이 표현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자숙이’만 생각하면 ‘구동이’는 단순한 인물이에요. ‘구동이’가 ‘자숙이’에게 얼마나 큰 표현과 행동을 줘야 두 사람의 관계가 드러나는지도 정말 어려워요. 이 부분도 많이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 작년에 하셨는데도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이 보이시나 봐요. 김대현 : 네, 아직 많아요. - 두 분이 구동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으세요? 강하늘 : 아, 김하늘로서요? 저라면 그렇게는 못할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제 꿈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웃음) 김대현 : 저는 정말 사랑하면 반란을 일으킬 거예요.(웃음) 군대를 어떻게든 만들어서 정의의 사도가 될 겁니다. 여자를 데리고 올 거예요. 아무리 사랑해도 궁에 들어가서 내시가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웃음) - 왕세자 실종사건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강하늘 : 저는 연습을 하면 할수록 대현이 형이 부러웠어요.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서 먼저 배웠다는 것에서요. 그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이 정말 좋았을 것 같은 거예요. 저는 지금 연습한 지 한 달 남짓 됐어요. 그 시간 동안 무엇을 얼마나 얻었는지 모를 정도로 많은 것을 얻었어요. 지금도 하루하루 연습 때마다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김대현 : 작년은 정말 새로운 시작점이었어요. 첫 터닝포인트라고 해야 하나? 같이 작업했던 분들께 정말 감사했어요. 이번 팀도 정말 좋아요. 연기적인 면으로도 많이 얻어가지만 ‘사람’을 얻어가는 것 같아요. 같이 하는 하늘이도 정말 좋고요. 다른 배우분도 정말 좋아요. 문성이형도 정말 좋고요. ‘지숙’ 역을 하는……. 아, ‘자숙이’구나.(웃음) - 저도 방금 이해했어요. ‘자숙이’ 역을 맡은 분이 ‘이지숙’ 배우죠?(웃음) 강하늘 : 연습 때 ‘자숙이’를 ‘지숙아’라고 부른 적도 있어요.(강하늘은 이 대목에서 구동이 연기를 직접 재연했다. 그는 매우 구동이스럽게 ‘지숙아’라고 말했다.) - 연습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으셨어요? 방금 ‘지숙’이라고 부른 것도 정말 재미있는 에피소드잖아요. 강하늘 : 매일 있는 것 같아요. 김대현 : 정말 정말 많아요. - 가장 ‘빵 터졌던’ 에피소드를 말씀해 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강하늘 : 어제 대현이 형 대사 꼬인 것도 정말 웃겼어요. 김대현 : 작품에서 상상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있어요. 제가 상상 장면을 정말 못해요. 섹시한 장면인데, 작년에는 박명수 씨의 ‘호통 개그’처럼 호통치는 듯이 무난하게 했어요. 그런데 하늘이는 그걸 정말 잘해요.(웃음) 연출님이 하늘이가 하는 걸 보시더니 조금 더 깊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더 이상하게 하라고 하시는 거예요.(웃음) 그 장면에서 부끄러워서 저도 모르게 대사를 아예 바꿔 버렸어요. 강하늘 : 원래 그 장면의 대사가 ‘내가 오늘 밤을 위해 요령을 다 준비해 놨어’인데, ‘내 요, 요령을 오, 오늘을 대비해서……’라고 했어요. 김대현 : 갑자기 부끄러워져서요.(웃음) (②편에 계속)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18 / 조회 7,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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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에서 펼쳐지는 살구처럼 시린 사랑,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2010년 초연돼 관객과 평단에 호평받은 작품이다. 제5회 ‘뮤지컬 어워즈’에서 소극장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이 오는 9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번 작품은 경희궁 숭정전서 공연돼 더욱 기대를 모은다. 다시 돌아온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의 매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고궁 뮤지컬로 돌아왔다! 실제 궁궐에서 보는 ‘왕세자 실종사건’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이 지난 10월 초연 이후 10월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연극으로 먼저 만들어졌다가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경희궁 숭정전에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궁궐에서 발생한 왕세자 실종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왕세자가 사라져 모두가 우왕좌왕하는 중 왕세자가 실종된 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한 궁녀 ‘자숙이’와 내시 ‘구동이’가 용의자로 지목된다. 이들을 취조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슬픈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초연 당시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독특한 구성으로 관객의 시선을 끌었다. 작품은 왕세자가 사라지기 이전 몇 시간을 반복하면서 등장인물과 관객이 함께 추리해 가는 구성이다. 극 중 추리를 시작하면 역모션을 통해 등장인물의 머릿속의 장면이 재구성된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의 독특한 구성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내용을 담기 위해 빠른 템포의 음악을 40인조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타악기를 통해 담아냈다. 2011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은 초연과 마찬가지로 연극계의 명콤비로 꼽히는 연출가 서재형과 작가 한아름이 참여했다. 작품은 고궁에서 공연하기 위해 꼼꼼한 무대 작업을 거쳤다. 이번 공연은 숭정문과 회랑을 이용한 전통적인 무대와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무대의 조화가 기대를 모은다. 또한, 관객이 왕의 자리인 숭정전의 상월대와 하월대에 설치된 객석에 앉아 무대를 내려다볼 수 있게 만들었다. 관객은 왕의 자리에서 무대에 펼쳐지는 궁궐 내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 김대현, 강하늘, 이지숙 등 초연 배우와 기존 배우의 환상적인 만남 2011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는 초연을 함께했던 김대현이 다시 ‘구동이’ 역을 맡았다. 김대현은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으로 그 진가를 발휘한 배우다. 새로운 ‘구동이’로는 배우 강하늘이 참여했다. 강하늘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쓰릴미’, 영화 ‘평양성’ 등에서 활약했다. ‘자숙’ 역으로는 이지숙이 원캐스팅으로 무대에 선다. 2011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서 ‘구동이’ 역을 맡은 강하늘은 “연습을 하면 할수록 초연 당시 ‘구동이’를 맡았던 김대현 배우가 부러웠다. 그 자리에 함께 있지는 못했지만 공연하는 순간이 정말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연습을 하고 있지만 이 기간에 내가 무엇을 얼마나 얻었는지 모를 정도로 많은 것을 얻었다. 연습은 힘들지만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2011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에는 실력파 뮤지컬배우들이 참여했다. 이상현, 박혜나, 태국희, 정문성이 참여해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총 22명의 배우가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조금 더 단단해진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을 선사할 예정이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11 / 조회 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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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스틸러 ①] <왕세자 실종사건> 김대현
주연과 조연의 경계 없이 객석의 눈과 마음까지 사로잡는 빛나는 배우 열전 ‘씬스틸러’. 배역과 장면과 작품에서 살아 숨쉬는 배우들을 플레이디비가 만납니다. 연극에서 뮤지컬로 새롭게 탄생한 이 지난 해 초연을 시작하자마자 단번에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한 사람이 있었다.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있고자 남자이기를 포기한 남자, 왕의 아이를 가진 그녀에게 여전히 살구를 따다 주는 착하고 또 착한 구동, 김대현이 그 주인공. 용기 내어 꺼낸 한 마디의 여운과 자신을 절절하게 부서내는 몸짓은 작품을 향한 박수와 함께 ‘저 배우는 누구일까’ 하는 궁금증을 낳게 했으니, 의 알버트를 거쳐 올해 다시 구동으로 서는 김대현과 마주해 본다. “지금 가짐이 변하지 않는다면, 아주 크게 될 배우”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가 입을 모아 말한다. “일러준 것을 그대로 스폰지처럼 받아들인다. 소위 말하는 ‘컨디션’ 기복으로 작품에 영향을 주지도 않는다. 그의 모습은 100% 연습으로 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을 보고 난 후 코 끝이 빨개진 그의 어머니가 “꼭 그렇게 어렵게 배우를 해야겠냐, 이거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셨다고 하듯, 김대현은 옷이 흠뻑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며 무대 위를 채우고, 그 무대를 마주한 관객들은 눈물로 얼굴을 적시고야 말았다. “연습 할 때 정말 정말 힘들었어요. 대사 하나 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연출님도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라고 말씀해 주시다가도 어느 날은 “어떻게 해야 하지”하고 담배 피우러 나가시고.(웃음) 그렇게 연습 하다 진이 빠져 넋을 놓다가도 어느 순간 그냥 웃음이 났어요. 정말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느낌, 연습 후 보람이 그렇게 크게 다가오는 건 처음이었거든요.” 앙상블 시절, 연습 시작부터 끝까지 자기 부분이 아니더라도 단 한번 쉬지 않던 성실함을 눈여겨보았던 한아름 작가는 이후 으로 김대현을 이끌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작년 을 했던 건 배우 인생의 시작점이더라고요. 그 전에도 공연을 계속 했고, 생각은 많았는데, 내가 하는 게 맞는 건지 아닌지도 몰랐었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저로 인해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는걸 바로 가까이에서 보니 기분이 너무 좋은 거에요. 공연 할 땐 힘든지 모르고 했어요.” 개그맨이 되고 싶었던 사나이 배우가 그의 첫 꿈은 아니었다. 자신이 웃는 것 보다 자신을 통해 사람들이 웃는 게 좋아 개그맨을 꿈꾸었다. 정신 없이 뛰고 몸을 부딪히며 사람들과 함께 땀 흘리는 농구에 홀딱 빠져서 선수가 되고도 싶었으나 집안 사정은 여의치 않았다. 그러다 공연에 눈을 뜨고, 새로운 길 위에 김대현의 이름을 새기기 시작한다. “고등학생 때 ‘연극을 사랑하는 아이들의 모임’이라는 청소년 극단에 들어갔어요. 도 하고, 에서 연산 역도 했고요. 연영과로 지원한 대학은 줄줄이 떨어졌었는데(웃음) 유일하게 뮤지컬과가 있는 경민대에 합격했죠.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학교에서 하라는 거 다 하고 수업 열심히 듣고. 2학년 때는 학생 조교 하면서 학교에서 거의 살았어요.” 대학 졸업 후 2005년 로 데뷔, 등의 작품에 섰던 그는 현대무용, 재즈댄스, 탈춤 등 닥치는 대로 무용을 익혔다. 그가 후 오디션을 본 이유 역시 ‘춤을 추고 싶어서’. “춤을 너무 좋아해요. 춤 추는 게 좋아서 앙상블도 많이 했고요. 의 최인숙 선생님, 에서 이란영 선생님께도 현대 무용을 많이 배웠어요. 학교 다닐 땐 후배들 수업까지 다시 들어가서 춤추고 했으니까요.(웃음)” 잘 하고 싶다면, 열심히 2009년 앙상블, 2010년 구동, 2011년 알버트와 다시 을 준비하는 그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은 점차 커지고 있다. 맑고 성실한, 진심 어린 자세가 무대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 냄새 나는, 친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매 순간 생각해요. 처음에 못해도 나중에 잘 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고. 제가 처음엔 남들보다 이해가 느리거든요. 그런데 누구보다 잘 하고 싶고, 그래서 열심히 해요. 잘하고 싶다면, ‘열심히’라는 단어가 빠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좀 더 넓은 무대 위에서, 좀 더 관객들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그에게는 프로와 아마추어에 대한 생각도 또렷해졌다. “아마추어는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대신 자기는 편하고, 프로는 자기를 힘들게 하면서 남을 편하게 한다는 글이 있더라고요. 정말 마음에 확 와 닿았어요. 배우로서 같이 연기를 하면 자기만 잘하겠다고 할 수도 있는데, 서로 양보하고 맞추다 보면 정말 잘 하는 분들은 상대방을 편하게 해 주시거든요. 그게 정말 프로의 모습인 것 같아요.” 여전히 그는 오디션을 보고, 아직 해 보지 못한 많은 작품과 배역에 도전하고 있다. 영화 ‘김종욱 찾기’에서 멋진 상체를 드러내고 남성미를 물씬 발산하는 그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무대 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 앞으로의 많은 경험들이 그를 더욱 단단히 해 줄 것이다. 움튼 잎이 푸르고 건강하다, 이제 굵은 줄기로 뻗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쁨이 관객들 앞에 주어졌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 디자인: 김서연
2011.08.05 / 조회 22,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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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고궁에서 만난다
뮤지컬 이 오는 9월 1일부터 경희궁 숭정전에서 고궁 뮤지컬로 공연된다.
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플래쉬 백으로 현재와 과거, 시 공간을 넘나드는 연출로 2010년 초연 당시 호평을 받은 작품. 구중궁궐에서 나인 자숙이와 내시 구동이의 가슴 아픈 사랑이 왕세자 실종사건 속에서 안타깝게 그려진다.
야외 극장으로 옮긴 이 작품은 숭정문과 회랑을 이용한 전통무대와 미니멀한 무대의 조화를 꾀한다. 또한 관객들은 왕의 자리인 숭정전 상월대, 하월대에 설치된 객석에서 앉아 무대를 내려보게 해 기존 고궁 뮤지컬과는 차별화를 시도할 예정.
연극계의 명콤비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를 비롯해 황호준 작곡가, 양주인 음악감독이 참여하고 김대현, 강하늘, 이지숙 등 22명의 배우들이 참여한다.
은 9월 1일부터 경희궁 숭정전에서 20회 공연을 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1.07.25 / 조회 15,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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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 10월 1주>
공연 주간 예매 랭킹 , 마지막 티켓을 잡아라! 7개월의 공연 기간. 지난 주, 공연 마지막 티켓오픈을 시작한 가 무려 15단계 수직상승하며 랭킹 1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나 역할의 최수형, 오종혁, 김하늘 그리고 그 역할의 이지훈, 최지호, 조강현, 지창욱 등이 선보이는 물오른 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네 명의 대한민국 1대 빌리들의 활약으로 연일 화제 뮤지컬로 거론되고 있는 도 랭킹 2위를 차지, 계속되는 순항을 하고 있다. 10월 1주 가장 눈에 띄는 티켓파워는 단연 ‘송창의, 박건형’ 이었다. 베르테르로 변신한 두 남자의 파워에 힘입어 오는 10월 22일 공연을 시작하는 은 무려 23단계 수직 상승, 랭킹 4위를 차지하며 관객들의 기대감이 달아올라있음을 보여줬다. 브로드웨이 쇼 뮤지컬의 대명사로 불리는 뮤지컬 가 5위, 지난 주말 막을 내린 가족뮤지컬 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락커로 변신한 안재욱, 신성우, 온유를 만날 수 있는 가 그 뒤를 이었고, 한층 성숙된 옥주현의 ‘아이다’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뮤지컬 가 8위를 기록했다. 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JYJ 활동 스타트!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가 뭉친 ‘JYJ’의 첫무대인 이 티켓오픈과 동시에 전석을 매진 시키며 세 남자의 변하지 않는 위력을 보여줬다. JYJ는 이번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전 세계 6개국, 9개 도시의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연말 콘서트 시장의 최대 강자로 떠오른 이문세의 가 랭킹 2위에 자리했고, 대한민국 가을 축제로 자리잡은 이 지난 주에 이어 랭킹 3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예능, 드라마, 가수로 맹활약중인 국민남자, 이승기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오는 11월 단독콘서트 가 랭킹 4위에 자리했다. 일년에 만에 열리는 이승기의 이번 공연의 VIP좌석은 이미 매진된 상태다. 16, 17일 이틀간의 공연에서 15일 공연을 추가 오픈 하며 자신의 티켓파워를 유감없이 보여준 성시경의 (5위)도 꾸준한 흥행세를 달리고 있고, 날카로운 독설가로 불리는 이승철의 청주 공연이 7위에 자리했다. 20주년 기념 콘서트로 찾아온 신승훈의 가 8위를 차지했다. 1990년 ‘미소 속에 미친 그대’로 데뷔한 신승훈은 이번 공연에서 베스트앨범에 실릴 ‘보이지 않는 사랑’, ‘그 후로 오랫동안’등 주옥 같은 히트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3년 연속 이 공연을 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을 가진 이 9위, 브라운아이드소울과 솔로, 양쪽 길 모두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정엽의 가 10위를 차지하며 랭킹을 마무리했다.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 2010.10.4~10.10]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10.11 / 조회 19,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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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오종혁 '부드럽게 날 선 <쓰릴미>의 눈빛'
이들의 를 보러 가면 공연장 안팎에서 적어도 세 가지에 놀라게 된다. 하나는 공연장 밖,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 줄에서 일본어가 빈번이 들린다는 점. 나머지는 90분간 공연장 안에서 증명되는 둘의 모습에서 나온다. 고운 개구쟁이 모습일 것이란 추측은 무대 위 첫 등장에서 완전히 틀렸음을 깨달은 후, 더욱 강할 것 같은 ‘그’의 이지훈이 섬세하고 풍부한 연기로 분위기를 옥죄어 오면, 한 없이 여릴 것 같은 ‘나’의 오종혁이 날카롭게 공간의 폐부를 찌르는 모습에 작은 탄식이 나온다. 정작 본인들은 고요하다. 관객들을 향해 놀라운 반전을 거듭해 보이는 그들은 “자신들의 버킷리스트에 있었던 것”이라며 의연히 한 마디 한 마디를 이어갈 뿐이다. 두 눈 보기에 화려했던 무대에서, 두 발 딛기에 황홀한 무대에 선 지금의 두 남자. 소탈하나 가볍지 않은 말과 눈빛으로 대화하는 이지훈과 오종혁이다. 그, 극단에 끌렸다_ 이지훈 “ 끝나고 3년 쉬었으니 이제 2년”이라지만 2006년 를 시작으로 와 현재 까지 여섯 편의 뮤지컬을 통해 배우의 이름을 촘촘히 세기고 있는, “이제 신인상 받기도 물 건너간” 배우 이지훈에게서 노련함이 엿보인다.“어느 위치에서든 그곳에 맞는 타이틀을 갖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가수로 오래 활동해서 그 이미지가 강했던 건데, 이제 점점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향해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이든 영화든, 배우로 가고자 하는 과정이요.” 부드러운 세련남으로 가요계 꽃미남 아이돌 시대를 열었던 그는, 공연과 가까이 하며 대중들에게 각인된, 자신과 꼭 같지만은 않은 스스로의 이미지로 마음 부침이 심했던 듯 하다. “이미지 변신이라는 게 참 어려워요. 한번에 되는 게 아니라 차곡차곡 쌓아가야 하니. 어렸을 땐 표정도 인위적으로 지어 보기도 했죠. 종혁이나 저나 생긴 게 이래서(웃음) 동생 같고, 모성애를 부르는 얼굴들이라 거기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노래나 연기도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김새로 인해 많이 가려지는. 지금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변할 수 있을 때에 그런 작품을 만나 표현해 낼 시기가 있을 것 같아요.” 를 택한 가장 큰 이유도 “지금까지 해 왔던 배역과 정 반대의 색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였단다. “ ‘그’는 ‘나’보다 좀 더 극단적이고 더 불 같죠. 안 해 봤던 걸 하면서 나름대로 제 안의 있는 걸 끄집어 내고 싶기도 하고. 과연 그런 모습이 나올 수 있을까 걱정도 했는데, 제작사 대표님이 평상시 모습대로만 하면 될 것 같다시며(웃음). 방송에서 카메라만 돌면 변해서 그렇지, 저는…좀 못됐죠.(웃음) 원래 더 남자 같고 강한데.” 작품 자체가 갖고 있는 특별한 느낌과 신뢰감도 한 몫 했다. “콜타임(공연 준비를 위해 배우들이 극장에 모이는 시간)도 다른 공연보다 두 배 정도 빨라요. 여기서는 그만큼 사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 마인트 컨트롤까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거죠. 저 자신의 연기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워낙 폭이 넓은 집중을 요구하는 작품이라 제가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어요.” “종혁이에 비해 내가 너무 나쁜 놈으로 보이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는 이지훈의 자평은 처음 ‘그’가 되기로 했을 때 세웠던 그림과 맞아 들어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 보다는 인생에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주변을 이용하는, 좀 나쁜 색깔이 더 보이는 것 같아요. 지킬이나 의 앤더슨 처럼 광기 어린, 극단적인 배역에 매력을 느껴요. 아니면 죽을 듯 사랑하는, 애절한 작품도 해보고 싶고요.” 나, 미래가 훌쩍 왔다_ 오종혁 작은 얼굴에 유독 큰 눈망울. 1999년 그룹 클릭 비의 멤버로 데뷔할 때부터 주목 받던 오묘함으로 가득한 그 모습이, 입을 열지 않아도 무언가를 이야기 하고 있으니 온 몸으로 표현할 배우로선 한 가지 타고난 셈이다. 하지만 오종혁은 “의도한 것이 아닌, 아주 자연스럽게 닿은 길”로 뮤지컬과 배우를 이야기 한다. “제 매니저를 아는 분이 오디션 봐 볼래? 하고 물어보셨던 게 에요. 당시 오디션이라는 것도 너무나 제게 오랜 기억이었고, 뮤지컬이 어떤 건지 전혀 모르던 상태에서 준비하라는 곡만 생각하고 갔죠. 그렇게 오디션을 다른 여자분과 같이 봤는데, 제가 단순히 지정곡을 가요처럼 불렀다면 그 분은 연기를 하면서 노래하시는 거에요. 아, 내가 올 곳이 아니다, 그랬죠. 연출님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왔습니다” 했어요.” 운명인가. 충격이었던 오디션을 통과해 공연 데뷔작 를 준비하며 “새벽까지 남아서 가르쳐 주시던 연출님을 봐서라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은 “어느 순간 내가 무언가를 배우고 있더라”는 깨달음으로 옮겨갔다. “ 할 때 배우 형들이 말씀 많이 하셨어요. 엄청 어렵지만 정말 좋은 작품이라 나중에 너 잘해서 했으면 좋겠다고도 하셨는데 보러 갈 엄두도 안 났었죠. 여러 작품을 하면서 좀 더 발전하고 내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때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었지, 이렇게 빨리 제게 기회가 올 줄은 몰랐어요.” 먼 미래라고 생각했던 것이 성큼 현실로 다가온 지금, “당연히 하고 싶지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는 오종혁. “하겠다고는 했지만 연습 할 때마다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씀 드렸어요. 진짜 뭘 제대로 할 줄 모르는데 피해가 되면 안되잖아요. 100% 연출님이 만들어주시면 저는 그걸 따라갈 뿐이에요. 그래도 무대 위에서 극이 끝날 때까지 서 있을 수 있는 건 제가 백지 상태이기 때문에(웃음). 어떤 욕심 없이, 오늘도 나에게 무대가 주어졌구나, 그렇게 생각해요.” 고민도 영광도 후회도 다짐도_남보다 빨리 겪은 앓이 후의 여유 오이페어의 커튼콜이 인상적이다. 관객에게 인사를 끝낸 후 서로 마주보며 오종혁은 머리가 발끝에 닿을 만치 고개를 꾸벅 숙이고, 이지훈은 그런 오종혁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등까지 토닥거린다. 아, 가요계 빡센 선후배 군기가 이런 것인가? 하하하. 이지훈과 오종혁의 웃음이 동시에 터진다. “그 때 만큼은 리처드와 네이슨이 아니라 이지훈과 오종혁으로 풀어져요. 둘이 서로 웃잖아요.(웃음) 그 순간 주고 받는 표정에서 많은 걸 이야기 하는 것 같아요.”(이지훈) “형 실수하신 날은 저도 어김 없이 따라 하고.(웃음) 형한테 정말 크게 영향 받고 있어요. 연습 때부터 그랬고, 따로 연기를 배워본 적도 없어서 인물 분석이나 작품 개발도 어떻게 할 줄 몰라 우왕좌왕 했는데 형님 하는 거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하고. 나도 이렇게 해볼까? 하고 생각도 하고. 형한테 받는 에너지가 되게 커요.”(오종혁) “큰일났다(웃음) 그럼 공연 안 좋은 날은 나 때문인 거야?(웃음).”(이지훈) 선후배 가수로 오가며 반갑게 인사하던 사이에서 끌어주고 믿고 가는 두 사람이 됐음에도 요란한 하이파이브는 없다. 묵묵히 보여주고 묵묵히 따라가는 것. 이것이 두 남자의 방식이다. “제가 막내라 누굴 잘 못 돌봐요, 일단 내 앞가림 하기 바쁘지(웃음). 내 몫을 잘 해 놓으면 뒷사람들이 알아서 따라오더라고요. 괜히 허위 부리고 막 군기잡고 술 사주고, 이런 걸 잘 안 하는 스타일이에요. 결국 그런 선배들에겐 배울 게 없더라고요. 같이 있을 때 만큼은 최선을 다해서 주고, 함께 가는 거죠.”(이지훈) “방송국 복도에서 만나면, 그래, 잘 있었어? 하는 따뜻한 사람이란 이미지가 컸는데, 이번에 작품 하면서 또 다른 형의 모습을 많이 느껴요. 굉장히 조근조근하게, 잘 웃으시지만, 그 안에 좀 엄한 모습이 있어요. 그냥 말씀하시는 걸 따라가야 할 것 같은 느낌? 이런 사람이 더 무섭다죠?(웃음)”(오종혁) 스물 여덟과 서른 둘, 한창 청춘이지만 10대 때 대중 앞에 서기 시작, 데뷔 10년을 채우고도 남은 둘이 세상을 보는 시선은 또래와는 조금 다르다. “방송 안 하면 쉬는 줄 아는데, 지금은 그런 반응에 초월했어요. 뭐해? 그러면 지금 뭐 하고 있으니까 보러와, 그러고.(웃음) 뭐든 하나가 잘 되면 하나는 뒤쳐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고르게 잘 분배해서 해야 하지만, 공연 할 땐 정말 올인하는 게 맞아요. 2시간 동안 라이브로 뭔가를 한다는 건 대단한 체력과 대단한 정신력으로 집중해야 하는 거거든요. 저도 초기에 겹치기 해 봐서 알아요(웃음). 다음날 금방 티 나고, 자기 손해죠. 지금은 저도 그나마 경험이 조금씩 쌓이고 있고, 컨트롤 할 수 있는 정도는 된 것 같아요.”(이지훈) “또래들보다 일찍, 후회도 고민도 하는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에게 가장 부러운 건 선택의 자유, 그 폭이 굉장히 넓다는 점이에요. 이거 하다 안되면 다른 걸 해 볼 수 있는데, 얼굴이 알려진 삶은 다른 걸 도전하기가 굉장히 힘든 것 같거든요. 제가 가장 잘 알고 많이 겪어 왔던 분야지만 연예계에 오래 있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공연은 계속 하고 싶어요. 정말 적은 페이에도 불구하고 저보다 훨씬 나이 많은 형들이 정말 좋아서, 이 에너지가 좋아해서 대학로에서 계속 하시는 걸 보고 많은 걸 느껴요. 저 역시 그 에너지를 계속 받고 싶고요.”(오종혁) 자신의 장래를 위한 기도 뿐 아니라 미래 배우자 기도도 많이 하고 있다는 이지훈은 가족, 아내, 아이가 주는 안정감을 믿고 기대하는 중이란다. 하반기 또 다른 무대에서 또 다른 배우의 얼굴로 관객들 앞에 설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사코 “배우라는 호칭이 아직 너무 창피하다”지만 누구보다 강한 배우 발견의 빛을 내고 있는 오종혁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이번 를 놓치면 다소 오래 기다려야 할 수 있겠다. 국내 뿐 아니라 현해탄을 건너온 많은 팬들에겐 다소 싱겁거나 서운한 메시지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마라톤 스타트라인에 들어선 것처럼 이들의 발걸음은 사뿐하고 호흡은 충만하며 시선은 멀다. 기대를 더욱 실어도 좋을 모습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최일규(Candid Studio)
2010.08.20 / 조회 27,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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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 7월1주>
공연 주간 예매 랭킹 , 뉴페어 ‘이지훈-오종혁’ 어떨까? 피아노와 두 남자가 펼쳐내는 치밀한 이야기와 반전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뮤지컬 가 4차 티켓오픈과 동시에 랭킹 1위에 올랐다. ‘최재웅- 김무열 페어’가 빠지고 새롭게 합류한 ‘이지훈-오종혁 페어’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쓰릴미 마니아’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이지훈- 오종혁 페어’는 오는 8월 1일부터 무대에 오른다. 방학시즌을 맞아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가족, 어린이 공연 가운데 가장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 의 순항도 계속됐다. 에서는 액션연기, 스턴트, 플라잉 연기 등 지난 35년간 일본에서 공연됐던 파워레인저의 내공을 높이 5M, 무게400kg이 넘는 6개의 초대형 로봇을 통해 선보인다. 지난 9일 막을 올린 아이비의 뮤지컬 데뷔작 가 한 계단 순위 상승하며 5위를 차지했다. 관객후기에는 ‘남경주와 최정원의 코믹연기가 일품’, ‘기대 이상이었던 아이비의 첫 무대’등 배우들의 열연을 향한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장소영 음악감독, 배삼식 작가, 유희성 연출 등 최고의 제작팀이 뭉친 창작뮤지컬 가 그 뒤를 이었다. 피맛골을 중심으로 삶과 죽음의 기로에선 두 남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작품에는 조선시대를 완벽히 재현한 무대, 의상과 26인조 오케스트라, 배우 양희경, 박은태, 조정은 등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오상진 아나운서의 친절한 해설로 만나보는 클래식, 이 무려 10계단 순위 상승하며 9위에 자리했다. 박건형, 김효진, 한정수, 김정화 등이 선보이는 정극 가 그 뒤를 이었다. 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랭킹 1위 대한민국 대표 싱어송라이터 윤상, 국내 재즈 피아니스트의 자존심 김광민, 국내 유일의 멀티기타 플레이어 이병우가 최초로 한 자리에 모였다. 놓쳐서는 안될 ‘생에 최고의 공연’ 콘서트 첫 번째 시리즈 ‘플레이 위드 어스’에서는 세 명의 뮤지션이 선보이는 독주, 2인 잼, 3인잼, 프로젝트 밴드 무대와 성시경, 하림의 무대도 만나볼 수 있다. 올터너티브 록의 전성기와 부흥기를 대표하는 미국 시카고 밴드 스매싱 펌킨스의 내한공연이 그 뒤를 이었다. 일본 ‘소머소닉 록 페스티벌’ 참가 이후 내한공연 무대에 서는 스매싱 펌킨스에는 보컬 빌리 코건, 기타 제프 슈뢰더, 여성 베이시스트 니콜 피오렌티노, 90년생 드러머 마이크 번 등이 출연한다. “15배 강력해진 웃음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펼쳐낸 컬투의 가 그 뒤를 이었다. ‘열라 웃긴다’, ‘열라 멋있다’, ‘열라 잘한다’등 세 가지 코너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서는 연인들을 위한 프로포즈 이벤트 등 다양한 관객참여형 코너를 만날 수 있다. 지난 주, 티켓오픈과 동시에 랭킹 1위를 차지한 이 5위를 차지했고, 낙산해수욕장에서 펼쳐지는 비치 페스티벌 이 그 뒤를 이었다. 8월 6일부터 7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공연에는 카니예 웨스트, 루페 피아스코, 캘빈 해리스 등이 출연한다. 전석매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정재형의 가 7위, 펫샵 보이즈, 뮤즈, 매시브 어택 등이 출연하는 이 세 계단 순위 상승하며 9위를 차지했다.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 2010.7.5~7.11]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07.12 / 조회 2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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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오종혁 <쓰릴미> 합류
이지훈, 오종혁이 뮤지컬 의 새로운 캐스트로 합류한다. 니체의 초인론에 심취해 있는 19세 청년 ‘그’ 역할은 이지훈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족함이 없지만, 왜곡된 사랑 때문에 ‘그’를 따라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나’ 역할은 오종혁이 연기한다. 뮤지컬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활동했던 가수출신 연기자 이지훈은 보도자료를 통해 “뮤지컬이지만, 연극적인 요소가 강해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느낌이다”고 밝히며 “‘그’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이돌 그룹 클릭비의 멤버에서 2008년 뮤지컬 이후, 를 통해 두 번째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오종혁은 “의 명성에 대해서는 뮤지컬에 첫 발을 내디딜 때부터 익히 들어왔다”며 “부담감도 크고, 겁도 나지만 공연이 시작되고 막이 내리는 그 순간까지 ‘나’에게 집중할 것” 이라는 캐스팅 소감을 밝혔다. 지난 5월14일 개막 이후, 평균 관객 점유율 85%를 기록하고 있는 뮤지컬는 1924년 시카고를 배경으로 일어났던 실제 살인 사건을 소재로 만든 남성 2인극으로 현재 ‘나’ 역할에는 배우 김재범, 최수형, 김하늘이, ‘그’ 역할에는 배우 최지호, 조강현, 지창욱이 출연하고 있다. 이지훈, 오종혁이 출연하는 세부 공연 일정은 7월 8일 4차 티켓오픈 공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2010 는 11월 14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06.28 / 조회 34,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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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쓰릴 미>,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이유
는 국내에서 가장 두터운 동시에 가장 열성적인 마니아층를 지닌 뮤지컬이다. 2007년 초연 이후 이 작품은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수십 번을 관람하는 마니아들이 생기고 지속되고 있는데다 페어별로도 열성 팬층이 생기고 있다. 단 두 명의 배우와 한 대의 피아노만이 극을 이끌어가는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번 리얼토크장에서는 열정적인 마니아 관객을 양산하는 뮤지컬, 를 이야기 해 보았다.--------------------------------------------------------------------------------------------------------------------------조아라(25)-초연부터 매 시즌마다 관람 김윤미(29)-초연부터 매 시즌 관람. 이번 시즌 김재범/조강현 공연은 낮 공연 이외 모두 관람. 안아름(26)-초연부터 매 시즌 다른 페어로 한 두 번씩 관람. 박다슬(23)- 첫 공연 캐스트: 김재범, 조강현(6월 12일)-------------------------------------------------------------------------------------------------------------------------- 오늘 공연, 어땠어요?박다슬(이하 박) 배우 두 명과 피아노만 있고 별 다른 장치가 없는데도 무대가 꽉 차는 느낌을 받았어요. 피아노 소리가 들어 가는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그것으로 극의 긴장감이 조절되는 것 같아서 좋았고요. 김재범씨는 로맨틱한 역할만 봐 와서 이번에 이런 역할이 잘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잘하셔서 놀랐고요. 조아라(이하 조) 항상 맑은 날에 보다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에 보니까 느낌이 싸하더라고요. 원래 몰입을 잘 하는데 좀 더 슬프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오늘 따라 네이슨 입장으로 더 몰입이 됐어요. 김윤미(김) 이번 페어는 낮 공연 빼고는 전관을 했거든요. 오늘 피아노는 기존에 계신 분이 아닌 새로 오신 분인데, 기존 피아니스트는 남성성이 강했다면 이번은 여성성으로 부드럽게 치시더라고요. 배우들 목소리가 커지면 피아노 소리를 줄여주고 목소리가 작으면 선율을 크게 해주시고. 오늘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잘 된 거 같아요. 무대가 예전과 조금 달라져서 동선이 어지럽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계속 보다 보니 나와 그의 동선이 나눠진 게 아니라 합쳐진 거라 보기 좋았고요. 오늘 네이슨 감정 연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요. 안아름(이하 안) 오늘 보면서 초연 당시 느낌을 생각해 봤거든요. 초연보다 지금은 팬 서비스가 굉장히 많이 늘었어요. 키스 씬이 들어가고, 마지막 퇴장할 때 퍼포먼스로 관객들이 소리도 질러주고. 마니아층이 두터워져서 그런 것 같아요. 처음엔 ‘어머어머’ 하던 분들도 마지막엔 함께 소리 지르는 분위기잖아요. 슬프고 우울할 수 있는 작품인데 이건 팬들의 힘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어두운 작품이 사랑 받기 힘든데, 그게 의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공연 마다 조금씩 바뀌는데 연출의 의도도 있겠지만 약간의 팬들의 영향도 없지 않아 들어간 게 있을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을 유난히 초연과 많이 달라진 것 같지만 재미있었어요. “의 인기 이유?” 박 는 이슈가 많이 된 작품이잖아요. 주변에 본 친구들도 있었고 동성애, 유괴라는 소재를 잘 풀어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또 있는 키스씬이 보여주기 식인지, 필요한 장면인지도 궁금했어요. 실제 보니까 감정 이입이 되더라고요. 특히 네이슨이 중간에 ‘너무 멀리왔다’고 노래를 하고, 리처드가 등을 돌리는 부분에선 저도 모르게 그들이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어요. 굉장히 감정 이입이 되더군요. 조 를 볼 때 그의 입장에서도 많이 생각 하거든요. 니체의 초인론을 맹신하고 사랑을 받지 못해 굉장히 외로운 사람이에요. 게다가 동생이 모든 것을 가져가서 (무대를 보면) 방도 동생이 큰 걸 쓰나 봐요(웃음). 나에게도 그런 부분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네이슨이 갖고 있는 사랑, 집착이 나에게도 어디엔가 있지 않을까도 생각했고요. 물론 많이 공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매료돼서 자꾸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김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먼저 끌렸어요. 공연 후엔 두 인물뿐 아니라 피아노도 한 몫을 하며 극을 끌어가는 면도 매력적이었고요. 음악도 중독성이 강했어요. 비슷비슷한 음들인데 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에게 감정이입이 잘 돼더라고요. 초연 때는 리처드(그)를 맡은 배우들을 참 좋아했거든요. 김무열씨, 김우형씨를 좋아했는데 이번엔 바뀌어서 ‘그’보다는 ‘나’ 위주로 보게 됐거든요. 김재범씨가 예전엔 가벼운 역할을 주로 했다면 이후로 연기가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안 초연 때 류정한씨나 김무열씨 페어를 봤는데 너무 자극적이었어요. 류정한씨가 ‘나’ 역할을 한다는 것도 자극적이었고(웃음). 원래 캐스팅은 ‘그’ 였다고 하는데 본인이 ‘나’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고 들었어요. 전 친동생하고 아직 팜플렛도 나오지 않았을 때 공연을 봤거든요. 그땐 김무열이란 배우가 조명 받기 전이어서, 류정한씨를 보러 갔는데 류정한 배우의 여성적인 연기를 보고… 김 그때 유난히 여성적이지 않으셨어요?(웃음) 안 맞아요(웃음). 류정한씨의 새로운 연기를 봐서 좋았어요. 김무열씨는 몸짱 이미지였죠. 그때 OST 듣고 자료 찾고 하다 보니 다른 배우도 궁금해지더라고요. 참 빠져드는 뮤지컬 같아요. 기존의 밝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아닌 어두운 이야기를 편안하게 펼쳐서 인기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여자배우가 없다는 게 여성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요인일수도 있고요. 여성 배우가 있으면 여성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는데, 여성이 없으니까 오히려 양쪽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2010년 4페어 비교플디 이번에는 4페어가 번갈아 공연해요. 가장 화제가 됐던 페어는 최재웅, 김무열 페어였죠. 안 전 그 페어를 예매하려다 어쩐지 결제가 순조롭다 했더니 그 다음날 공연이었어요. 망했죠(웃음). 결국 못 구했어요. 김 아무래도 이들은 예전에 봐왔던 게 있으니까. 게다가 이번엔 횟수가 별로 없고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어 온 페어니까 볼 수 밖에 없는 거죠. 조 최재웅, 김무열 페어는 초연 멤버인데다 의 바이블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격렬하고 가장 섹시한 페어라고. 웅열 페어(최재웅, 김무열)를 보면 내내 긴장을 하며 봐요. 최재웅 배우는 자기 스스로 생각 하는 게 많은지 매번 디테일이 달라지거든요. 집에서 생각하면 섬뜩해요. 안 김재범, 조강현 페어는 초심자들이 볼 때 가장 무난하게 볼 수 있는 무대 같아요. 웅열 페어는 너무 강렬하고. 조 웅열은 연출자의 의도보다 배우 해석에 주력하는 것 같아요. 좀 더 능글맞고 좀 더 어린애 같고, 옴므파탈이 강한. 네이슨은 섬뜩하고 무서운 대마왕 같거든요. 저도 이 오늘 페어(김재범, 조강현)를 개인적으로 참 보고 싶었어요. 김재범씨에 대한 믿음이 있고. 안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마지막으로 본 게 였어요. 그때도 섬뜩했는데 오늘도 눈빛이 너무 섬뜩하시더라고요. 더 날카로워지신 거 같아요. 김 배심원석에서 보면 더 섬뜩해요. 시선이 바뀌는 게 객석에선 안 보이거든요. 배심원석에서 보면 안보이던 장면이 보이니까 더 무섭더라고요. 안 정말 한 번 보고 나면 욕심이 나는 것 같아요. 이 자리, 저 자리 위치가 보고 싶어지는 게. 이번 시즌 쉬엄쉬엄 볼까 했는데. 불 붙은 거 같아요(웃음). 조 최수형, 최지호 페어 보통 임원 페어라고 하잖아요. 부장 과장 페어라고도 하고 짐승 페어라고도 해요(웃음). 두 분은 둘 다 장신이라 무대가 꽉 차는 것 같아요. 최수형씨가 나오면 아 크다,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최지호씨가 나오면 더 커서 놀라거든요(웃음). 사실 최수형씨 같은 경우는 수동적이란 느낌이 들어요. 아직 베이비 페어(김하늘, 지창욱)가 올라가지 않았지만 세 페어를 봤을 때 가장 수동적인 캐릭터이면서 너무 인간적이라고 생각해요. 최재웅씨 같은 경우는 정말 섬뜩할 정도로 무섭거든요. 김재범씨는 딱 그 중간 섬뜩 할 땐 섬뜩하고 인간적일 땐 인간적이에요. 최지호씨도 굉장히 호평을 많이 받고 계세요. 안 솔직히 전 (최수형, 최지호 페어를) 망설이고 있었거든요. 한번 보고 싶네요.조 굉장히 잔잔하게 표현을 하시더라고요. 아마 계속 더 나아지실 것 같아요. 김 조금 있으면 최지호씨와 김재범씨가 같이 하게 되잖아요. 조 모두 걱정하고 있어요. 김재범씨가 어디 하나 부러지지 않을까(웃음) 김 요즘엔 강현씨가 몰입도가 높아지니까 (김재범씨가) 넘어지는 게 심해졌거든요. 예전엔 넘어지면 그 자리였는데 이젠 밀려나요. 지호씨와 하게 되면 키 차이도 많이 나고 상상이 안가요. 우리끼리는 객석으로 날아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어요. 안 재범씨 공연에서는 종종 웃음이 나와요. 에선 흔치가 않은데 그렇더라고요. 김 전 오히려 긴장감을 풀었다 조이는 것 같아서 더 좋았더라고요. 박 한번 보고 나니까 다른 페어가 궁금해 지더라고요. 일단 김재범씨 공연을 다시 한번 더 보고 싶고.조 이들 페어는 발전이 가장 많은 페어라고 하더라고요. 한번쯤은 꼭 봐야 하는 페어라고 느꼈어요. 플디 김하늘, 지창욱 페어는 어떤가요. 김 제일 나이가 어려서 베이비페어, 아이돌 페어란 말이 있죠. 안 김하늘씨는 에서와 비슷한 느낌을 이어가는 것 같아요. 조 사실 에서 김하늘씨를 봤을 때도 정말 충격적이었거든요. 도 밝은 작품은 아닌데. 안 전 무대가 올라가면 인기가 많아질 페어가 이들 페어가 아닐까 생각돼요. 조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기대를 많이 받고 있어요. 사실 하늘씨 같은 경우는 작년에 에서 리처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자기만의 네이슨을 만들어 가지 않을까 해요. 믿음직하고요. 굉장히 기대가 돼요. 초반에 다져 놓으면 나중에 그 페어가 빛을 보지 않을까 해요. 안 는 그게 있는 거 같아요. 활동하고 있는 남자 배우들을 대입시켜 보는 것. 왠지 누구랑 누구랑 하면 어울릴 것 같은데, 예측해 보는 거 있잖아요. 조 전 김무열씨의 리처드를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나’ 역할을 한 번 했으면 좋겠어요. 리처드의 입장에서 봤던 네이슨의 모습이 있을 것이고, 네이슨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를 했을 것 같아요. 박 일반적인 시각에서 보면 크로스 페어가 안정감이 없을 수도 있으나 이 사람이라면 어떨까 상상하잖아요. 그렇게 다양하게 오히려 더 좋을 것 같아요. “생각치 못한 반전에 섬뜩” 김 전 이 작품을 볼 때 ‘나’와 ‘그’가 집을 털고 온 뒤에 처음으로 재범씨가 눈빛이 바뀔 때, 배우들의 감정처리가 가장 인상 깊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나’가 ‘그’를 끌어 들여 유치장에서 같이 만나는 장면이 참 좋았어요. 조 전 라이터 키는 소리요. 쨍깡 소리가 소름이 돋아요(웃음). 리처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이 페어(김재범, 조강현)는 ‘멍청한 새나 보고’라고 하고, 웅열 페어는 ‘멍청하게 새나 보고’ 라고 하거든요. 첫 대사인데, 그 대사가 마지막에도 나와요. 이 장면은 참 눈물이 나요. 또 계약서 노래 부르고 한숨 소리가 좋아요. 굉장히 의도적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 걸 집중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박 전 말리기엔 너무 늦었다며 부르는 노래가 정말 기억에 남아요. ‘그’가 뒷모습을 보이며 가는데 ‘나’가 바라보는 그 장면부터 눈물이 났거든요. 말리고 싶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끌려가는 데 감정 이입이 되더라고요. 안 이번 시즌은 아무래도 피아노에 눈이 많이 가잖아요. 일부러 피아노를 위에 놓고 조명을 쏘고. 제스처도 드라마틱하게 하시더라고요. 조 리처드는 네이슨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있어요. 네이슨은 리처드의 모든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기회를 보는 거죠. 이게 무서운 것 같아요. 안 표면적으로 강자로 보이는 사람이 사실 강자가 아니었던 거죠. 조 마지막 불이 꺼지기 전에 네이슨이 웃거든요. 자신의 계획대로 했다, 나는 모든 것을 이루었다는 의미겠죠. 솔직히 네이슨의 입장에서는 해피엔딩인 거죠. 는 보면 볼수록 더 생각하게 만들어요. 안 그래도 초연보다는 많이 친절해 지지 않았어요? 초연에는 설명 없이 끝나서 ‘그럼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고민했다니까요. 어디서부터 배신을 한 건지도 모르겠고. 안경을 어떻게 한 건지. 이번엔 확실히 친절해진 것 같아요. 조 를 처음 봤을 때 반전이 충격적이었거든요. 저도 그 때 물어보고 싶었어요. 박 전 공연 보기 전에 정보를 보지 않고 관람하기 때문에 이번 공연 보면서 이건 정말 대 반전이다 생각했어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에 바라는 점 김 계속 무대가 작아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공연을 했는데 그때가 동선 등이 참 깔끔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나’와 ‘그’ 방이 따로 있었던 것, 피아노의 위치 등이 좋았거든요. 예술마당으로 가면서 혼잡한 느낌이 있었어요. 이번 배심원 석은 솔직히 만들 필요가 있었나 했어요. 그걸 만들어서 ‘나’와 ‘그’의 방이 없어졌죠. 그리고 ‘그’의 방은 있는데, ‘나’는 부유한 집 아이임에도 전화기와 신문지는 바닥에 있고(웃음) 그런 점은 아쉬워요. 안 전 한 번이라도 바꿔서 이벤트성으로 마니아들을 위해 공연 해주면 좋겠어요. 이 작품을 수십 번 관람한 사람들도 많으니까 새로운 팬 서비스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전 끼려면 아직 멀었지만 는 이번에 팬들이 배우를 뽑았거든요. 그런 기회를 한번쯤은 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조 사실 크로스 페어는 좋지만 불안정해 보일 수 있거든요. 조금 위험하단 생각도 들고. 안 OST도 시즌마다 모든 페어 마다 녹음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조 그게 너무 아쉬워요. 오리지널밖에 없잖아요. 들을 수 있는 게. 안 아마 라이선스 문제가 있어서 그럴 수 있지만 팬 입장에선 아쉽죠. 플디 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이에요. 보통 몇 번 정도 봐야 마니아라고 할 수 있을 까요.안 시즌 당 모든 페어를 한번씩 보고 30번은 무난하게 봐줘야 마니아가 아닐까요.조 초연 때는 50번 이상 보신 분들도 계셨어요. 10번 본 분들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그래서 이 작품이 배우에게는 등용문 같은 무대라 생각해요. 강렬하게 마니아들의 눈에 들어올 수 있는 뮤지컬임은 틀림없어요. 정리: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0.06.21 / 조회 2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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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치명적인 옴므파탈의 두 남자, 뮤지컬 ‘쓰릴미’
두 남자의 파워 게임뮤지컬 ‘쓰릴미’가 돌아왔다. 지난 2009년 세 번째 시즌을 마무리한지 꼬박 1년 만이다. 수많은 여성 마니아층과 재관람 관객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뮤지컬 ‘쓰릴미’는 무대, 캐스팅, 연출 의도까지 모두 바뀌어 돌아왔다. 이전 시즌에서 각각 그와 나로 출연한 적 있는 김무열과 최재웅이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출 뿐만 아니라, 김재범, 조강현, 최수형, 최지호, 김하늘, 지창욱의 캐스팅으로 4색 4페어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쓰릴미’의 특징은 단 두 명의 배우와 피아노 한 대로 극을 이끌어간다는 점이다. 보통의 뮤지컬에서 MR은 오케스트라 반주에 맡기는 편이 보통인데 이 작품은 피아노 반주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 ‘그’를 뒤따른다. 피아니스트 신재영의 선굵은 연주는 두 남자의 복잡한 심리묘사와 애증으로 범벅된 그들의 관계를 단조롭지만 월광처럼 비춘다. - 두 남자의 앙상블 뮤지컬 ‘쓰릴미’는 특히 여성 관객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여성들을 위한 남자들의 뮤지컬’이라는 표현이 생겨날 정도로 관객 대부분이 여성이다. 화려한 춤이나 의상 없이도 단 두 명의 남자 배우들은 ‘썰렁한’ 무대를 섬세한 심리묘사와 세밀한 감정표현으로 가득 채운다. 김재범, 조강현 페어는 특히 이 점에서 뛰어난 기량을 나타낸다. 본인들 스스로도 “무난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대본에 충실한 이들 페어는 관계 속의 권력과 뒤틀린 애정을 담백하지만 치명적인 매력으로 재현해 낸다. 이종석 연출 또한 자신이 생각한 인물들에 가장 가까운 페어로 김재범, 조강현 페어를 뽑기도 했다. - 두 남자의 권력 관계 이 작품은 동성애와 살인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떠안고 있지만 연일 90% 이상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30번 이상 50번까지도 관람했다는 마니아들이 등장했을 정도다. 뮤지컬 ‘쓰릴미’는 관계로 보는 비극, 파워 게임에 의한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누가 누구를 조종하는가?’라는 포스터의 카피처럼 서사는 두 주인공들의 환경과 상황 이기적 동기에 의한 계약 관계를 통해 힘의 논리와 비극을 보여준다. 두 남자 사이에 오가는 심리가 주 스토리라인을 이룰 정도로 관객들은 끝까지 팽팽하게 당겨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 두 남자가 서 있는 무대 이전 시즌에서 무대 한켠을 차지하고 있던 피아노가 2m 상공 위로 배치됐다. 미니멀하고 상징적이었던 무대도 버려진 창고라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나무와 소파 같은 오브제를 설치해 기존의 동선과 조명 등 전체적으로 수정, 보완됐다. 특이할만한 것은 배심원석이라고 이름 붙여진 무대 위 관객석이다. 관객들은 ‘나’의 일곱 번째 가석방 심의가 진행 중인 무대를 바로 양 옆에서 관람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핀 조명을 사용해 독백으로 처리되는 ‘나’의 진술과 34년 전 두 남자의 범행 현장이 자연스럽게 교차되면서 이질적인 ‘나’의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포인트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03 / 조회 2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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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쓰릴 미>, “별종 뮤지컬 아닙니다”
두 번 관람은 필수, 세 번은 선택 ‘나’와 ‘그’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다시 시작됐다. 이번 게임은 8명의 배우들이 선보이는 네 가지 버전으로 펼쳐진다. ‘한 페어 당, 수십 번 관람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마니아들에게는 다소 가혹한 게임인 것 같다. “2010 는 각 페어에 따라 디테일, 심지어 대사까지 다르게 했다”는 이종석 연출가의 발언이 마니아들의 마음을 더욱 술렁이게 만든다. 지난 12일. 김무열, 최재웅, 김재범, 최수형, 최지호, 조강현, 김하늘, 지창욱 등 전 페어가 총출동한 프레스콜을 통해 닮은 듯 다른, 네 가지 버전의 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었다. # 2010 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마음” 박용호 프로듀서_“우리 , 별종 아닙니다” 2007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일취월장하는 배우들의 실력, 좋은 작품으로 자리 잡아가는 를 지켜보는 것은 보람있는 일이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 작품이 별난 작품으로 취급 받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뮤지컬의 한 장르로 보였으면 한다. 뮤지컬을 많이 보시는 분들도 를 게이 뮤지컬, 잔인한 유괴사건 실화를 소재로 한 별미로 취급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는 ‘둘의 관계로 생기는 비극’, 두 사람의 ‘파워게임’을 담고 있다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봐주실 때, 이 작품을 계속 올리는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최재웅-김무열’ 페어. 크로스 캐스팅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나. 제안하지 않았다. 바꾸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의 ‘나’와 ‘그’는 음역도 다르고, 강하고, 유약한 설정이 있는 캐릭터다. 배우들에게 “지난번에 네가 ‘나’ 했으니까, 이번에는 ‘그’ 해봐라”하고 제안하기 어렵다. 두 사람의 조합은 지금의 모습이 가장 완벽한 것 같다. 작년에 (김)하늘군이 ‘그’로 무대에 올랐는데, ‘나’가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그래서 이번 2010 에는 하늘군이 ‘나’로 무대에 오른다. 2010 , 무려 네 명의 페어가 등장한다.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도 연습기간에 많이 보지는 못했다(웃음). 그 부분은 배우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오늘 팀 별로 나오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굉장히 노련하게 잘하는데, 인공적인 공연들이 있다. 는 각 팀마다의 자연스러움이 있다. ‘단 둘이 있는 공간에서도 저런 식의 줄다리기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6개월의 대장정, 배우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무대의 변화가 눈에 띈다. 초연 때부터 지금까지 “시대성을 지우고, 지금 이 공간에 집중하자”는 것에 대해서 쭉 유지해오고 있다. 재공연을 하면서 무대배치를 바꾸거나, 2010 처럼 무대 전체를 싹 바꾸는 변화는 있다. 매년 버전이 업그레이드 된 거지, 갑자기 전혀 다른 상황을 표현한 것은 없다. 여러 가지 사정 상, 100% 표현할 순 없었지만, ‘버려진 창고’를 표현하려고 했다. 오염되고, 은밀한 공간은 천재적이고, 부유한 유태인 소년들의 한없이 깨끗한 자신들의 집과 대조된다. 관객들이 배우들의 연기, 조명, 소품들의 조화를 통해 새로움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숨은 그림 찾듯이 장면 장면에서 많은 부분을 느끼길 바란다. # 2010 , “선생님의 마음으로” 이종석 연출가_“. 소년 아닙니다, 청년입니다” 2009 에 이어 다시 연출을 맡았다. 개인적으로 행운이었다. 같은 공연을 다른 버전으로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은 행운이고, 감사해야 할 일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 동안 하고 싶었던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할 수 있었다. 2009 의 ‘나’와 ‘그’를 소년으로 해석했다면, 올 해는 ‘두 청년의 이야기’로 해석했다. 두 사람의 ‘파워게임’을 표현하는 데에는 소년보다 청년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무대 위 배심원석이 눈에 띈다. 단순히 관객들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배심원석(좌, 우 무대에 놓인 관객석)을 만든 것은 아니다. 소극장 무대만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많은 소극장들이 대극장의 프로시니엄(Proscenium)과 똑같이 배우와 관객을 구분 짓는 것이 못마땅했다. 배심원석은 만드는 사람과 관객들이 같은 시간과 장소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에 고민하다가, 회의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안정적이고, 거부감이 덜한 수준에서 무대를 만들었다. 관객들은 무대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목격자가 된다. 관객들이 관찰, 관람하는 사람이 아닌 그 시간을 느끼면서 바로 내 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목격하는 목격자가 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각 페어별 특징을 말해달라. 가장 젊은 배우들인 ‘지창욱-김하늘’ 페어는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것이 솔직하다. 꾸밈없이 자신들의 가지고 있는 것을 표현한다. 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최재웅-김무열’ 페어는 본인들이 해결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시도를 많이 하는 팀이다. 두 사람을 보면서 나도 배울 때도 있다(웃음). 연출가의 생각과 가장 비슷한 부분을 만들어내는 팀이 ‘김재범-조강현’ 페어다. 표현하는 방법들이 가장 합일화되어 있는 팀이다. ‘지창욱-김하늘’ 페어와 마찬가지로 ‘최수형-최지호’페어 역시 솔직하고, 건강하게 표현한다. 자신들에게 맞는, 거짓 없는 인물을 만들고 있다. 아, ‘최재웅-김무열’ 페어가 거짓 인물을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웃음). 각 페어별 공연이 많이 다른가.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 다른 작품에 참여했을 때는 더블이건 프리플 캐스팅이건 똑 같은 디테일, 동선을 요구했다. 작년 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공연의 완성도와 수준은 언제 보더라도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번 2010 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막상 8명의 배우들을 만나보니 정말 다른 사람들이더라. 이들에게 합의된 정형성, 연출이 생각하는 걸 강요한다면, 온전한 작품이 나올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 동선은 같지만, 디테일 심지어 대사까지 다르게 시도했다. 개인적으로도 소중한 경험이었고, 한 번 더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11월 14일 까지 공연되는 장기전이다. 페어의 추가는 없는지 궁금하다. 공연이 올라가고 2개월이 지나면, 긴장감이 사라지기 마련이다. 배우들에게는 미안하지만,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역할이 완전히 몸에 익은 순간, 다시 긴장감을 얻기 위해서 (역할을) 흔들어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정확한 계획은 기획사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 2010 , “청년의 마음으로” 오리지널 의 깊은 맛, 3년 만의 조우 “최재웅-김무열”‘음, 그래. 이 맛이야’ 무대를 장악하는 원년멤버들의 노련함김무열 여기 계신 분들 가운데, 박용호 대표님 다음으로 를 많이 한 사람이다(웃음).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성장하는 밑거름, 발판이 된 작품이다. 공연을 할 때는, 당시에 하고 있는 공연이 가장 소중하지만 항상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는 작품이 다. 몸은 떠났더라도, 마음은 항상 그 쪽에 가 있는 작품. 올해 이 작품을 시작하면서 ‘상당히 익숙한 느낌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또 낯설다. 처음 만나는, 새로운 느낌을 다시 받고 있다. 최재웅 2007 이후 다시 만난 (김)무열이에게 ‘굉장히 유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굉장히 직선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는데, 지금은 폭이 넓어졌다는 느낌이다. 이전에는 리액션을 한번에 받았다면, 지금은 능글능글하게(웃음). 능구렁이가 된 것 같아서 조금 놀랐다. 기본적으로 호흡이 굉장히 좋은 배우라 편하다. 김무열 (최)재웅이형은 내가 느끼는 그 순간을 표현하면, 정말 신날 정도로 탁탁 잘 받아준다. 정말 좋은 선배님, 내가 믿을 수 있는 배우라는 생각을 또 하게 됐다. (어깨를 감싸며) 아름답네요(웃음). 섬세한 터치, 정석 탄생 “김재범-조강현” ‘와, 저런 디테일을’ 빼곡한 메모, 너덜너덜해진 두 남자의 대본 김재범 2007 부터 챙겨봤다.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참여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 (로맨틱 가이, 변태 성욕자 둘 중 어떤 모습이 진짜일까?라는 질문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나요? (주저) 음…. 저는 로맨틱 가이도, 변태 성욕자도 아닌 그냥 평범한 보통 사람이다. 지금은 를 하면서 ‘그’를 많이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조강현 어려웠던 부분은 역시 상대배우와 함께 캐릭터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 명의 배우들만 나오다 보니,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면서 같이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재범이 형이 워낙 잘하셔서, 지금 잘 묻어가고 있다(웃음). 의외의 발견. 소년을 벗은 의 변신_“최수형-김지호” ‘모두 너만을 원해’가 나오는 순간 나온 한 마디. ‘엇, 괜찮다’ 최지호 ‘무대’에 서서 표현해야 한다는 건 비슷하지만 런웨이와 뮤지컬 무대는 확실히 다르다. 두 시간 이상 무대를 떠나지 않고 표현하는 무대 경험은 연기공부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최수형 소극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레스콜을 하면서 관객이 바로 앞에 있다는 것에 상당히 놀랐다(웃음). 앞에서 연기한다는 자체가 힘들지만,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작품이 라는 것은 정말 특별한 일이다. 더 없이 기쁘고 정말 열심히 하겠다. 페어들 가운데 평균신장이 가장 높은 팀이다(웃음), 등치도 좋다. 가장 꽉 찬 무대가 될 것이다. 수줍은 소년, 누나들이 원하는 _ “김하늘-지창욱” ‘우쭈쭈쭈 페어’, 조명이 켜지면 남자가 된다 지창욱 뮤지컬 첫 데뷔작이다. 설레기도 하고, 많이 떨린다. 좋은 분들과 작업을 할 수 있어서 더 없이 기쁘고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다. 김하늘 를 공연한다는 걸 떠나서, 연습과정에서 좋은 선배님들에게 배울 수 있었다는 그 자체가 정말 좋은 기회였다. 이번 연습시간은 나를 더 채찍 할 수 있고, 스스로에게 기대를 품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사롭지 않은, 의 변신이 시작됐다. 관객들은 어떤 마음으로 를 바라볼까. 뮤지컬 마니아 양성소 의 힘이 2010년에도 유효할지 궁금해진다. 뮤지컬 2010 는 오는 11월 14일 까지 신촌 더스테이지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5.13 / 조회 3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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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8명의 배우들의 진한 마력, 뮤지컬 ‘쓰릴미’ 프레스콜 현장!
5월 11일 3시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뮤지컬 ‘쓰릴미’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 작품은 지난 2007년 초연된 이후 마니아층의 형성과 여성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큰 인기를 누렸다. ‘나’와 ‘그’라는 단 두 명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가는 뮤지컬 ‘쓰릴미’는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노 1대로 전체 음악을 아우르는 것이 특징이다. 프레스콜 현장에는 총 여덟 명의 배우와 (주)뮤지컬해븐의 박용호 대표, 이종석 연출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최수형 ? 최지호, 최재웅 ? 김무열, 김하늘 ? 지창욱, 김재범 ? 조강현의 네 가지 색깔의 하이라이트 시연이 있은 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제작을 맡은 박용호 대표는 “네 번째 공연이다. 배우들의 실력도 일취월장하는 것 같다. 점점 작품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출을 맡은 이종석은 “작년엔 두 주인공을 소년이라고 생각하고 극을 이끌어갔다. 올해는 좀더 성숙한 청년의 이미지로 해석했다. 관계, 파워게임 등 작품이 전달하려는 주제가 소년보다는 청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동성애, 살인이라는 파격적 소재 뮤지컬 ‘쓰릴미’는 1924년 시카고를 떠들썩하게 했던 흉학한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사건을 소재로 만든 심리극이다. 당시 최고 명성의 변호사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을 남겨 더욱 유명세를 탄 이 사건은 2003년 스티븐 돌기노프에 의해 뮤지컬로 재탄생하게 된다. 이에 박용호 대표는 “이 작품을 ‘별난’ 작품으로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한다. 파격적인 소재 때문에 뮤지컬 ‘마니아’나 여성관객들만이 선호하는 작품이 아니라 ‘관계로 보는 비극’, ‘파워게임’에 의한 심리묘사 등 작품 주제에 더 깊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종석 연출 역시 “뮤지컬 ‘쓰릴미’는 남성과의 키스 씬이나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를 위한 작품이 아니다. 원작이 그렇듯 관계 속에서 통용되는 힘의 논리라든지 비극을 보여주고자 한다. 한쪽만 부각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2010 ‘쓰릴미’ 어떻게 다른가? 이번 뮤지컬 ‘쓰릴미’는 총 여덟 명의 배우들이 캐스팅돼 네 가지 스타일의 작품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미 김무열 ? 최재웅 버전의 출연 분은 모두 매진된 상태다. 김무열은 “재웅 형과는 2007년 ‘어쌔신’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됐다. 2007년에 ‘쓰릴미’와 ‘그리스’를 같이 했는데 이지나 선생님과 함께 뮤지컬 ‘그리스’를 할 때는 둘이 욕도 많이 먹으면서 했다. (웃음) 다시 이 작품을 통해 재웅 형을 만나게 돼서 기쁘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출연인데 예전에는 몰랐던 걸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다. 다 이해하진 못하더라도 ‘이제야 좀 알겠다’ 싶다.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는 재웅 형은 날카롭고 기민한 배우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런지 이제는 능구렁이가 됐다”고 전했다. 박용호 대표는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무대에 변화를 줬다. 버려진 창고를 의미한다. 또한 은밀한 장소를 의미하기도 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심리 변화를 총체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무대석을 두어 관객들이 보다 가까이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김무열은 “공연을 하다보면 관객들이 점점 작품에 몰입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특히 이 작품은 극에 몰입했다가 마지막 피아노 완주 후 풀리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이런 것이 무대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뮤지컬 ‘쓰릴미’는 오는 5월 12~13일 이틀간의 프리뷰 기간을 거쳐 11월 14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글_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2010.05.12 / 조회 1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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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릴 미> 김무열, 최재웅 “매진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티켓 오픈과 동시에 좌석들이 전광석화처럼 없어졌다. 티켓 확보에 성공한 관객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고, 실패한 관객은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어느 인기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가 아니다. 초연한 지 3년이 지난, 출연자는 단 둘인 뮤지컬 의 김무열, 최재웅 페어의 무대가 그랬다. 클릭전쟁에서 한 끗 차로 티켓을 놓친 관객들의 아쉬운 탄성이 인터넷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인기는 짐작할 수 있다. "언젠가 역할 바꿔서 연기해 보고 싶어"는 살인과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초연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고, 당시 신인이었던 김무열은 최고 뮤지컬 스타로 등극함과 동시에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는 멀티 플레이어가 됐다. 최재웅 역시 뮤지컬뿐 아니라 다른 영역을 넘나들며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그러니 이들에게 친정과 같은 에 다시 서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 오랜만에 함께 하는 두 배우에게도 뜻 깊은 무대가 아닐 수 없다.“란 작품은 워낙 각별하고 소중해서 다시 하고 싶었어요. 언젠가 돌아오면 ‘나’ 역할로 돌아오고 싶었는데, 이번에 재웅이 형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가운 마음에 그 마음을 접고 참여했어요.”(김무열) “저에게도 각별한 건 마찬가지고요. 저도 다시 한다면 ‘그’ 역할로 하고 싶었는데 김무열씨가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서...(웃음)”(최재웅) “아하하, 우리가 서로 오해를 했네요.”(김무열) 2007년 초연 때부터 쌓인 ‘척’하면 ‘착’인 이들의 연기 호흡은 잠시 공개된 연습현장에서도 드러난다. 김무열이 만들어내는 ‘그’의 비뚤어진 욕망과 최재웅이 만들어내는 ‘나’의 무서울 만큼 맹목적인 사랑은 보는 이의 심리적 불안함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낸다. 무대 밖에서도 의외의 호흡(?)을 보인다. 오랜만의 페어 연기가 어떠냐는 질문에 말수 적은 최재웅은 “좋죠..좋구..”라며 고심하고 이틈에 장난기 넘치는 김무열이 “제가 동생이니 말할게요”라며 분위기를 띄운다. “당사자가 옆에 없으면 쉽게 말하겠는데, 있으니까 말하기가 쉽지 않네요. 재웅이 형과는 친해서 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워낙 잘하는 배우라…자기말로는 천재라서..”(김무열) “사람을 뭘로 몰아 세우는 거야!(웃음)”(최재웅) “하하 어쨌든 자칫 잘못하면 ‘그’가 ‘나’에게 끌려 다니게 돼 버려요. 그래서 제가 긴장을 많이 하고 연습하고 있어요.”(김무열) 무대 밖에서는 툭탁거리며 서로 장난을 치지만, 무대는 어떤 배우에게도 쉽게 다가오는 무대는 아닐 터. 이미 경험이 있는 두 배우는 특히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작품은 특히 씬 마다 호흡을 잘 계산해야 해요. 다른 작품처럼 도움을 줄 수 있는, 리액션이라든지, 다른 상황을 만들어 주는 제 3의 배우가 없어서. 이건 정말 발가벗겨질 정도로 둘만 있어서 호흡 계산이나 대사의 의미가 확실하지 않으면 큰 일 나는 거죠.”(최재웅) “두 배우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객분들이 그 속에 들어오시면 재미있게 보시는 거고, 호흡에 있어 핀트가 나가면 정말 재미없는 공연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푹 주무시고 가실 수 있죠.”(김무열) 그들의 무대는 진화한다극 중 등장하는 키스 씬은 어떨까. 초연 당시에는 없다가 앵콜 공연엔 생긴 키스 씬에 대해 물으니 난처함과 장난스러움이 두 배우의 얼굴에 떠오른다. “글쎄요..(웃음). 연출님이 하는 걸 저희가 뭐라고 할 수는 없고. 그 때는 좀 그랬는데 지금은 경험을 해봐서 그런지 괜찮던데요.”(최재웅) “저는 처음부터 키스 씬에 찬성했어요. 남자 김무열로서는 키스하기 너무 싫었고, 배우로서는 키스가 작품 진행 상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리얼리티와 당위성을 살리기에 중요한 수단이고, 배우들이 만들어가기 나름이니까요. 지금은 뭐, 잘하고 있어요(웃음)”(김무열) 개막이 며칠 남지 않은 요즘 그들을 보기 위해 티켓 전쟁을 치른 수 많은 마니아들의 기대가 두 명의 젊은 배우들을 부담스럽게 하지 않을까. “부담은 돼요. 당연히. 하지만 그게 매진에 대한 부담은 아니에요. 저희가 준비가 덜 돼서 생기는 부담도 아니고요. 그것 보단 기존의 모습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것을 거부하지 않으면서 잘 융합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최재웅) 김무열 역시 최재웅과 같은 의미인 ‘진화’라는 단어를 꼽았다. “이번 공연을 하며 뭘 바꿔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진화’라는 단어를 찾았어요. 형이 이야기 한 것과 같아요. 기존의 것은 좋은 것만 남기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전보다 한 층 나아진 무대. 진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2010년, 그들에게 처음인 무대가 아니기에 어쩌면 더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는 두 배우의 모습은 그들의 무대를 손꼽아 기다리는 관객들에겐 즐거움이 될 것. 그들 역시 이번 무대가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하는 눈치다. 인터뷰 막바지, 함께 출연하는 나머지 3페어 중 ‘가장 신경 쓰이는 페어’가 누구냐는 질문. “다들 정말 특색이 있어요. 세 팀 다. 모두에게 배우고 있어요. 진짜로.”(최재웅) “제가 볼 땐 재웅이 형은 창욱이, 하늘이 커플을 가장 의식하고 있어요. 그들의 젊음과 패기...”(김무열)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웃음)”(최재웅) “다들 색이 정말 또렷해요. 연습 때 보면 그런 작품이 아닌데도 깔깔 웃기도 하고, 굉장히 집중해서 보기도 하고 그래요. 4페어 모두 기대해 주셔도 됩니다.(웃음)”(김무열)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05.10 / 조회 17,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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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릴 미> 이들의 눈빛 - 지창욱, 김하늘
지창욱, 김하늘. 그들의 더한 눈빛은. 클릭!
2010.05.10 / 조회 2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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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릴 미> 8명의 배우들이 선보이는, 4색 연습현장
뮤지컬 가 오는 5월 공연을 앞두고 8명 배우들의 4색 연습현장을 공개했다. 2007년 초연 공연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무열-최재웅을 비롯해, 김재범- 조강현, 최수형-최지호, 김하늘-지창욱이 서로 다른 매력으로 ‘그’와 ‘나’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번 공연은 그 어떤 과거 보다 각 페어의 개성이 뚜렷하단 점에 주목할 만 하다. 연기부터 스타일, 나이까지 가지각색인 이번 캐스팅의 면모를 살짝 엿본다. 남성미 물씬_ 최수형, 최지호 소년적 감성이 주를 이뤘던 캐스팅 사상, 최지호, 최수형은 가장 남성적인 페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지호는 모델 출신답게 190cm가 넘는 키에, 그에 못지 않은 환상 비율을 가진 남성미 넘치는 ‘그’를 연기한다. 그에 비해서 여성적인 매력(?)을 드러내는 최수형도 사실은 에서 두 여자 사이를 줄타기 했던 멋진 근위대장 페뷔스를 훌륭하게 소화한 선 굵은 배우다. 이날 이들은 오랜만에 만나 ‘나’와 ‘그’가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타기를 하는가 하면, 불장난을 하며 서로의 욕망을 채우는 장면 연기했다. 이들은 네 페어 중 유일하게 키스씬을 연기해 주목을 받았다. 초연배우의 노련함_ 최재웅, 김무열 김무열, 최재웅. 이 두 배우의 조합은 에 열광하는 팬들에겐 오리지널리티를 지닌 무대임이 틀림없다. 2007년 초연 당시 각각 ‘나’와 ‘그’로 출연했던 두 배우 역시 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김무열은 이 작품으로 뮤지컬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를 오가는 배우로 성장했고, 최재웅 역시 뮤지컬과 영화를 오가는 실력파 배우로 자리를 굳혔기 때문. 벌써 이들이 출연하는 회차는 이미 모두 매진돼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도 만만치 않다. 특이하게도 김무열은 언젠가 ‘나’ 역이 해보고 싶고, 최재웅은 ‘그’ 역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하니, 언젠가 역할을 바꾼 두 배우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섬세한 연기 앙상블_ 김재범, 조강현 김재범 캐스팅은, 그의 무대를 눈 여겨 보고 있었던 관객들에겐 ‘아하’ 감탄을 자아내게 할 캐스팅이다. 에서 보여준 능청스러울 정도의 섬세한 연기가 이번 무대에선 어떻게 표현될지 주목할 부분. 김재범과 함께 호흡을 맞출 조강현 역시 남성미와 불안정한 심리를 가진 ‘그’를 인상적으로 표현해 이들은 섬세한 연기 앙상블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연소 미소년 페어_ 김하늘, 지창욱 김하늘, 지창욱은 극 중 캐릭터 나이인 19세에 가장 근접한 미소년 페어로 주목 받고 있다. 김하늘은 올해 스무 살, 지창욱은 스물 세살이니, 풋풋하고 싱그러운 무대를 보고 싶다면 단연 이들의 무대일 것. 더욱이 김하늘은 지난 공연에서 언더스터디로 ‘나’와 ‘'그'를 연기할 때 풋풋한 새내기 대학생이었다고 하니, 작품과 함께 커가는 배우로 볼 수 있다. 지창욱은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 출연하며 대중적으로도 친숙한 배우. 이번 무대는 그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드라마에서 보여준 캐릭터와는 정 반대인 ‘그’ 역을 어떻게 소화할지 눈여겨 볼만 하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05.03 / 조회 20,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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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4월 3주>
공연 주간 예매 랭킹 김무열-최재웅 페어, 전석 매진 이번에는 어떤 ‘나’와 ‘그’를 만날 수 있을까. 피아노 선율에 오른 두 남자의 애증과 사랑을 만날 수 있는 뮤지컬 의 2010년 무대가 시작됐다. 2007년 초연 이후, 여성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 성장하고 있는 뮤지컬 의 2010년 버전은 ‘당신이 선택한 뮤지컬의 신화’를 헤드카피로 내걸고 오는 5월 12일 첫 무대를 갖는다. 2010 에는 초연에 출연한 ‘최재웅-김무열’을 비롯해 ‘김재범-조강현’, ‘최수형-최지호’, ‘김하늘-지창욱’ 등이 각각 다른 ‘나’와 ‘그’를 선보인다 운명적인 만남과 헤어짐, 아이를 향한 애끓는 모정 등 드라마틱한 이야기와 음악, 무대로 세계 4대 뮤지컬 명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뮤지컬 이 두 계단 뛰어오르며 랭킹 2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꾸준한 순항으로 한국 창작뮤지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뮤지컬 가 3위에 자리했다. 어린이 관객들의 마음을 잡을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뿡뿡이와 뽀로로, 토마스와 친구들이 벌이는 치열한 순위 다툼도 계속되고 있다. 가 4위에, 이 랭킹 6위에 자리했다. 브로드웨이 가족 뮤지컬 가 무려 10계단 뛰어오르며 8위를 차지, 랭킹에 진입했다. 뮤지컬 (부산)의 파워도 눈에 띈다. 최정원, 전수경, 이경미, 성기윤과 함께 새롭게 합류한 남경주 등 최정상 뮤지컬 배우들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부산 최초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부산을 비롯해 김해, 창원 등 지방관객들을 위한 뜨거운 울림을 내고 있는 는 5월 15일부터 6월 6일까지 계속된다. 콘서트 주간 예매랭킹 두 번째 내한공연, 더 뜨겁게 2007년 데뷔앨범 ‘Life In Cartoon Motion’으로 전세계를 사로잡은 미카의 내한공연이 랭킹 1위에 올랐다. 2009년 첫 내한공연 당시, 티켓 오픈 10분 만에 악스홀(2300장) 전석을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했던 미카는 오는 6월 12일 한층 넓어진 올림픽홀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공연이 끝나는 8시 30분부터는 남아공월드컵 ‘한국 대 그리스’ 본선 경기중계방송을 함께 관람하며 단체 응원전도 즐길 수 있다. 6개월 동안 이어진 공연형제의 , 그 마지막 무대가 될 김장훈 싸이의 무대가 랭킹 2위에 자리했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의 파워도 계속되고 있다. 멤버 나얼의 군 제대 후, 신곡 ‘비켜줄께’로 컴백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은 VIP 전석을 매진시키며 2년 5개월의 공백을 뛰어넘는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김창완밴드, YB, 크라잉넛, 클래지콰이 등 국내 실력파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국내 최대 캠페인 페스티벌, 이 4위에 자리했다.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전설이 펼치는 무대들도 눈에 띈다. 설명이 필요없는 대한민국 가수 조용필이 펼치는 가 6위에 오르며 랭킹의 새로운 얼굴로 등장했고, 뜨거운 티켓파워를 발휘하며 전국투어 중인 이승철의 이 7위에, 이미자의 인제 공연이 8위를 기록했다. ‘Time To Say Goodbye’로 잘 알려진 안드레아 보첼리의 내한공연이 9위에, 부모님을 위한 안성맞춤 공연으로 자리잡은 이 무려 14계단 순위상승하며 10위로 뛰어올랐다.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 2010.4.12~4.18]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04.19 / 조회 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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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 최재웅 2010 <쓰릴미> 출연
뮤지컬 초연무대에 올랐던 김무열, 최재웅과 함께 김재범, 김하늘, 조강현 등이 2010 에 출연한다. 뮤지컬 는 부유한 가정의 촉망 받는 엘리트인 ‘나’와 ‘그’가 등장하는 남성 2인극 뮤지컬로 ‘남자 뮤지컬 스타배우 등용문’으로 불리며 2007년 초연 이후 꾸준히 재공연에 오르고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캐스팅 조합별 재관람률이 높은 작품으로도 유명한 뮤지컬 2010년 버전에는 하버드 로스쿨 입학 예정인 천재 청년 ‘나’ 역할에 배우 최재웅, 김재범, 최수형, 김하늘 캐스팅 됐고, 타고난 외모와 말재주를 가진 청년 ‘그’ 역할에는 배우 김무열, 최지호, 지창욱, 조강현이 출연한다. 뮤지컬 2010 는 5월 12일부터 11월 14일까지 신촌 더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03.23 / 조회 50,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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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김무열, “차가움 속에 뜨거움이 꿈틀대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종횡무진 하는 배우 김무열. 현재 그는 모든 촬영을 올 스톱하고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집중하고 있다. 김무열은 이 작품에서 진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똑똑한 멜키어 역을 맡았다. 공연이 벌써 한 달 가까이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자신의 캐릭터 분석에 여념이 없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6개월 장기 공연이다 보니 배우들도 매번 똑같은 무대를 만들지 않을까 고민이 되요. 그래서 저희들끼리 항상 장면을 여러 번 바꿔보고 논의하고 있어요. 현재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꾸준히 발전되고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출연중인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 또한 연출가와 여러 스태프들도 연습시간 전에 나와 철저한 준비를 한다고 한다. “모두들 작품 만들기에 여념이 없어요. 전 배우와 스태프 진들이 매일 나와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거든요. 무대와 의상 동선까지 완벽한 일치를 주려고 해요. 이렇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오리지널 스프링 어웨이크닝보다 더 훌륭한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요(웃음).”- 엄격했던 그의 사춘기 시절!김무열의 사춘기 시절은 어땠을까?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볼그레해진 얼굴로 시종일관 ‘하하’를 연발했다. “저는 사춘기 시절을 조용하게 겪었어요. 고등학교는 예고를 나와서 제가 하고 싶었던 연기만 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땐 연기가 너무 좋아서 공부는 손을 놨죠(웃음). 반면 중학교 시절에는 정말 공부만 했어요. 두발자유화도 없었고, 교복에 농구화는 안됐고, 머리가 길면 선생님들이 직접 밀었거든요. 지금과는 다른 엄격한 시절이었기에 조용히 지낼 수밖에 없었어요.” 정말 배우 김무열에게 사춘기 시절의 반항이란 없었던 것일까. 그도 그럴 것이 딱 한번 반항했다고 한 대답이 “아버지에게 허락 맡고 친구 집에 갔는데, 친구와 함께 밤거리를 걸어본 거예요. 그때 밤거리는 정말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어요. 자유로운 밤거리의 분위기가 너무 좋았거든요”란다.엄격한 공무원 집안에서 태어난 김무열은 반항은커녕 연기도 아버지 몰래 배워야했다. “중학교 2학년 말부터 연기를 배우게 됐어요. 그때도 역시 아버지 몰래했죠. 아버지는 공부하기 원하셨거든요. 다행히 저의 든든한 후원자인 어머니가 도와 주셔서 몰래 배울 수 있었어요. 사실 처음에 장난삼아 시작했는데 하면서 너무 재미를 느껴버렸어요.” 이렇듯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한 연기는 어느덧 그의 인생에 크나큰 전환점이 되어버렸다. “저도 연기에 깊게 빠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만약 제가 연기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아버지의 뜻대로 공부와 관련된 직업을 가졌겠죠. 지금 저는 너무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입니다.” 사춘기 시절, 반항기 하나 없었던 그가 어떻게 ‘멜키어’란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정말 저에겐 어려운 숙제였어요. 극중 멜키어는 똑똑했지만, 지금 시대에 비추어 봤을 때 17살 어린나이로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너무 많이 겪었거든요. 사실 그 나이에 똑똑하다면 얼마나 똑똑하겠어요. 결과적으로 아직 어린 애인데……. 그러나 제가 멜키어에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삶을 치열하게 살았다는 거였어요. 그 당시에 저도 나름 치열하게 살았거든요. 말로 다할 순 없지만, 저 역시 힘든 적도 많았어요. 그 모습에서 공감이 오더라고요.”- 그와 함께하는 배우 김유영, 조정석!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공연 전부터 평단과 뮤지컬 마니아들로부터 숫한 화제를 모았다.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연출과 안무, 격렬한 음악 등이 작품에 강한 메리트를 준다. 그는 “이 작품은 고전이에요. 고전이 가진 단점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현대적인 음악과 잘 맞물려서 유니크하게 다가가는 것 같아요. 이런 표현주의 작품은 처음이거든요. 이 작품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건 표현주의적 방식이 뮤지컬과도 잘 어우러질 수 있다는 거예요”라며 작품의 특별한 매력을 전했다. 덧붙여 “예전에 했던 뮤지컬 쓰릴 미도 굉장한 임팩트를 주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피아노 한 대로 작품을 이끌어가거든요. 이 작품 역시 정사각형 무대 위에서 배우들의 단순한 동선과 시선만으로 장면이 전환되고, 분위기가 바뀌어요. 그런 점에서 굉장히 독특하죠.”김무열은 이번 작품에서 신예 배우 김유영과 호흡을 맞춘다. 현재 김유영은 신인답지 않는 뛰어난 연기력과 풍부한 성량으로 좋은 평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는 김유영을 “굉장히 작고 귀여운 동생”이라고 소개했다. “유영이는 기본적으로 진지함이 몸에 배어 있어요. 벤들라 역의 이미지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죠. 처음에 오디션 장에서 유영이를 봤는데 노래를 너무 잘해서 놀랐어요. 앞으로도 발전가능성이 많은 동생이에요. 다음에 다른 작품으로 또 만나고 싶어요.” 계속해서 그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배우가 되었으면 해요. 여기서 안주하기 보다는 배우로서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유영이는 욕심이 많으니깐 잘 될 거에요”라며 김유영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또 한명의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배우 조정석이다. 조정석은 이번 작품에서 ‘모리츠’ 역으로 분해 혼란스런 사춘기 시절을 겪는 열등생 이미지를 그려낸다. 김무열은 극 중 캐릭터와 실제 모습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조정석을 꼽았다. “모리츠는 굉장히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비주얼로만 봤을 때 굉장히 재미있는 친구잖아요. 물론 비극적인 죽음을 맞지만요. 정석이형도 실제모습은 굉장히 개구쟁이에요. 평소에도 엉뚱하고 재미있죠(웃음). 연습시간에 분위기 메이커를 톡톡히 하고 있어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무대는 관객들과 배우들이 함께 앉아 공연을 지켜볼 수 있게 무대석이 마련되었다. 무대석에 앉아 있는 관객들은 객석의 시선 때문에 하나하나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그건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사실 불편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죠. 저 같은 경우 다음 장면을 위해 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내는데, 관객들이 옆에서 힐끔힐끔 쳐다보시는 거예요. 조금 신경이 쓰였어요. 하지만 저희들은 배우니깐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관객들이 오히려 많이 불편해 하세요. 배우들이 의자에 앉아 노래를 하면 조명이 비취거든요. 그때 자신에게 비췰까봐 살짝 옆으로 피하시더라고요. 함께 즐겨도 괜찮은데 자꾸 신경이 쓰이나 봐요. 반면 외국 분들은 배우들과 함께 즐기고 재밌어 하세요. 그 점이 조금 안타까워요.” 배우 김무열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차가움 속의 뜨거움’이라 정의했다. “이 작품은 젊은 에너지들을 냉정하고 차갑게 만들었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뜨거움을 단전안에 깊숙이 숨겨 놓지 않으면 언제든 올라올 수 있고, 요동칠 수가 있거든요. 다시 말해 청소년 시기에 꿈틀거리는 최대한의 에너지를 폭발하지 않도록 깊이 담아두는 거예요. 이 작품을 본 관객들도 아마 공감하실 거예요.”마지막으로 그는 관객들에게 작품의 메시지를 전했다. “6개월 동안의 긴 공연이지만 계속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발전시키려고 해요. 배우들이 너무 욕심이 많아서 끊임없이 발전할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신다면 저희만의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차갑지만 뜨거운 열정을 가슴속 깊이 박아놓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앞으로도 많이 지켜봐 주세요(웃음).”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2009.07.29 / 조회 3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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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어웨이크닝> 솔직하게, 과감하게, 좀 더 신선하게
19세기 프랑크 베네킨트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이 브로드웨이를 넘어 우리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건네고 있다. 1900년대 당시엔 공연이 금지될 정도로 파격적인 내용이던 임신과 낙태, 동성애와 자살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놀랄만한 주제는 아니지만 이 작품은 새로운 형식과 파격적인 시도로 오늘날의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 것이다.
1891년 독일 청교도 학교. 왕성한 성적 호기심과 진급에 대한 강박이 혼재된 청소년들과 아이들을 통제하려는 어른들이 대립이 이 무대의 주요 갈등이다. 물론 인터넷이 발달하고 성교육이 이뤄지는 요즘 시대에 ‘아기는 정말 황새가 물고 오는지’ 묻는 딸과 당황하며 대답을 회피하는 엄마의 상황에 공감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폭력적 권위와 가식, 이에 스러져버리곤 하는 청소년들의 상황은 변치 않고 되풀이 되기에 그들의 억압과 반항을 씁쓸하게 바라보게 된다.
아이도 아니지만, 어른도 아닌 이들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불안, 겉잡을 수 없는 욕구, 위태위태한 감성은 빳빳한 교복 속에서 꺼내든 핸드마이크로 표현된다. 긴장된 그리스 수업시간, 회초리를 휘두르는 선생님과 세상에 대해 ‘Totally fucked’를 외치고, ‘The Bitch of Living’를 격렬하게 부른다. 모던록 풍의 이 노래들은 찢어지는 외침처럼, 혼잣말처럼 소년, 소녀들의 마음속 모놀로그를 표현한다. 방방 뛰고 달리는 배우들과 함께 무대에 배치된 연주팀은 록적인 노래들과 어울려 이 작품의 분위기를 더해준다.
성적인 충돌은 극 내내 등장한다. 꿈 속에 등장하는 야릇한 장면에 혼란스러운 모리츠에게 그림까지 그려가며 ‘사실’을 설명하는 멜키어, 사진을 보며 자위하는 소년, 동성애 등 성(性)은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통과의례다.
브로드웨이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는 남녀 주인공의 성애 장면은, 예상치 못한 관객에겐 상당히 놀라운 장면일 것이다. 1막 마지막뿐 아니라, 2막도 이들이 충동적으로 관계를 맺는 씬으로 시작해, 이 장면에 무게를 뒀음을 짐작하게 한다. 어른의 몸을 가진, 아직은 아이들의 욕망을 눈 앞에서 가리지 않고 내보이는 과감함이 신선하면서도 한편 어쩔 수 없이 불편하다.
쉽지 않았을 연기를 소화한 김무열(멜키어), 김유영(벤들라)뿐 아니라 신경이 쇠약하고 불안한 열등생을 연기한 조정석(모리츠), 송영창(성인남자), 김하늘, 김동현, 육동욱 등 배우들의 앙상블이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점에도 점수를 줄만 하다.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뮤지컬’이라는 홍보문구만큼 파격으로 다가올지는 관객의 판단이지만, 이작품, 어떤 작품보다 솔직하고 용감하며 신선한 건 틀림없다.
글 : 송지혜(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 뮤지컬 해븐
2009.07.21 / 조회 17,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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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 파격! 관객이 파헤치는 <스프링 어웨이크닝>
2006년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 당시 파격적인 소재, 독특한 표현 방식 등으로 공연계 신선한 충격을 준 것으로 평가 받은 뮤지컬 이 라이선스 무대로 한국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계 인사들이 뽑은 2009년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이기도 한 뮤지컬 . 작품과 마주한 관객들의 반응은 어떠할까. 공연을 보고 나온 이들이 모여 저마다의 솔직한 소감을 풀어 놓았다. 대담일 : 2009년 7월 5일 대담 참석자 성: 성민아(39), 여, 동시통역사 박: 박태건(32), 남, 대학원생(예술경영학 전공) 문: 문성미(24), 여, 대학생(일어일문학/경영 전공) 황: 황수민(19), 여, 고등학생 * 대담회 참석자들은 일반 관객으로, 플레이디비 사이트에 사전 대담회 공지 후 참가 신청을 해 주신 분들 중에서 선정했습니다. * 대담 중 작품의 주요 내용과 표현 정보가 언급될 수 있습니다. 막, 공연을 보고 나온 이들"브로드웨이 뮤지컬 답지 않아 아주 만족합니다. 유난히 노출만 부각되었던 사전 홍보는 불만이에요."성: 너무 큰 기대를 하고 공연을 보면 대부분 실망하더라고요. 그래서 ‘기대를 접고 보자’가 철칙이에요. 그렇게 생각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은 상당히 좋은 것 같아요. 가장 좋은 건 브로드웨이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답지 않다는 거에요. 너무 독특하지 않아요? 문: 계속 음악이 머리 속에 맴돌고. 김무열씨랑 조정석씨를 진짜, 너무, 너무 사랑하게 됐어요(일동 웃음). 황: 난 일세 역이 너무 매력 있으시던데요. 남자 관객들도 계속 시선이 가는 것 같고, 노래도 너무 잘하시고. 성: 이런 작품, 남자분들이 좋아하시나요? 저는 의아스러웠던 게 는 관객의 95%가 여자더라고요. 남자들도 여자들이 데리고 온 남자. 원래 뮤지컬이 그렇지만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런 작품을 남자분들이 싫어하시나? 그래서 남자분들이 스스로 선택을 할 때 그걸 선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작품도 그런 경향이 있나요? 문: 오히려 저는 이 공연을 남자들이 많이 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왜냐하면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라고 검색을 하면 노출, 그런 것이 쫙 뜨니까. 황: 노출로만 홍보를, 너무 그런 식으로만 한 거 같아요. 문: 그래서 저는 되게 걱정을 했어요. 그런 장면에 대해서, ‘심한 건가?’ 생각을 했는데, 와서 보니 뭐. 성 : 검색대 설치한다, 이런 게 먼저 부각되니까 도대체 얼마나 하길래 검색대까지 놓는 거야, 했죠. 저는 그런 부추기는 홍보 효과에 약간 반감이 있어요. 워낙 극성스런 팬들도 많고 녹음도 하니까 작품이나 배우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는 공감을 하면서, 사실 100% 방지되는 건 아니잖아요? 너무 그런 쪽만 관심을 갖게 되는 것도 별로인 것 같아요. 박: ‘남자관객이 많이 올 것’이라는 생각은 여자입장에서만 가능한 것 같고(일동 웃음). 성에 대한 부분은 여자들이 오히려 더 개방적입니다. 남자들은 은밀히 하죠. 이런 홍보를 많이 하더라도 오히려 반응하는 것은 여자들일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또 이 작품의 스토리 자체가 남성중심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이 작품이 1891년 작이라고 하더라고요. 당시 상당히 깨어있는 작가의 사고로 쓰인 것 같은데 그래도 100년이 넘는 작품이니까 아무래도 남성이 주인공이 되는 작품이란 느낌을 받았어요. 하지만 남자, 여자를 떠나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또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인 것 같아요. 벌거벗은 사회 금기, 충격인가? "이런 이슈를 드러내 놓고 이야기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닌가요? 시대차가 있어서 충분한 동감은 힘들었지만요."성: 지금 보기에도 굉장히 센세이셔널 한 소재잖아요. 당시 그런 건 거론하지도 못했을 텐데. 작품이 사실 그렇게 야하진 않았어요. 요즘 클릭 몇 번이면 훨씬 야한 걸 많이 볼 수 있잖아요. 그것보다 이걸 중학생들이 봐도 될 지가, 제가 보수적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조금 걱정이 되요. 지금도 고등학생 관람가로 되어 있고, 보호자 동반하면 중학생도 같이 볼 수 있다고 하고. 자살이니 임신이 덮는다고 없어질 얘기는 아니지만, 시각화 해서 보여주는 효과는 또 다를 텐데. 욕설이 난무하는 가운데 중학생을 앉혀 놓는 건 좀 심한 것 같아요. 박: 한 문화로 표현되었을 때는 그게 더 힘을 받기 때문에 어떠한 방어선이라고 할까요? 수위 조절은 필요한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좀 약했다고 봅니다. ‘Bitch of Living’이 ‘엿 같은 세상’이라고 해고, ‘Totally Fucked’은 그냥 Fuck을 섞어서 말하고. 공연 측에서는 약간 우리나라 문화에 신경을 쓴 것 같은, 강하게 표현하고 싶어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거든요. 나름 수위조절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한테는 그다지, 뭐, 저도 그냥 그랬고요. 황: 보면서 선정적이라던가 폭력성이 강하다는 생각은 못했어요. 솔직히 초등하교 4, 5학년 때부터 계속 성교육을 받아오고,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는데요? 성이라든가, 폭력이라든가, 개방적으로 드러내놓고 이야기 한다는 그 자체가 되게 괜찮은 것 같아요. 저는 충격적이지 않았어요. 문: 작품 내용에 그대로 동감하기 보다는, ‘그 때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 그 시대는 그랬었구나’ 하고 생각하는 정도인 것 같아요. 성: 지금 우리 시대하고는 비교할 수 없고, 19세기 청교도 사회라는 전제를 깔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박 : 결국에는 어른들은 뭔가를 숨기려 하고, 아이들은 뭔가를 알고 싶어하고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이, 결국에는 지금과 같은 상황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성: 오히려 학업에 대한 중압감, 그런 부분이 임신, 동성애, 이런 것 보다 훨씬 우리와 공감대가 크지 않을까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더욱. 정말 공감이 잘 된 것 같고 조정석씨, 정말 연기 잘 하시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조정석씨의 그간 작품들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작품인 것 같아요. 문: 보면서 계속 모리츠 밖에 안 보였어요. 이번에 보면서 다시 조정석이란 사람을 발견하게 된 것 같아요. 황: 청소년들에게 완벽한 공감은 어렵다고 봐요. 열 다섯 살인데 황새가 아기를 가져다 준다고 믿는 건 말이 안되잖아요? 그렇지만 덮어두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잖아요. 자살이라는 소재도, 매년 수능 칠 때마다 뉴스에 나오잖아요. 다 알고 있지만, TV에 사회문제 다루는 프로그램들에서도 쉽게 다루지 못하죠. 그런데 그걸 공연에서 다뤘다는 취지가 참 좋은 것 같아요. 청소년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요. 문: 김하늘씨도 인상적이었어요. 키스씬을 너무 리얼하게 해서. 동성애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성: 자살이나 성, 이런 것 보다는 동성애를 약간 희화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황: 일부러 좀 웃음의 요소를 준 것 같아요. 노출, 절규, 음악… 표현 시도는? "기대보다 충격은 약했어요. 음악이나 무대, 조명... 감미롭고 아름다운 요소들이 더욱 강했달까요?"박: 제가 느꼈던 재미는 라이브 음악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공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라이브잖아요. 확실히 앞자리와 뒷자리의 소리가 다르더라고요. 즐겼습니다. 세션 분들 중 여자분(조선아 음악감독), 너무 감동 받았어요. 문: 미니홈피 배경음악으로 깔아 놓고 싶어요. ‘Mamma who Bore me’, ‘Totally Fucked’. 계속 노래만 들어도 될 정도로. 제가 집에서 음악 틀어놓고 있으면 남동생이 끄라고 하는데, 이 노래는 자기도 좋다고 그러더라고요. 황: 처음 듣고서도 계속 노래가 생각났거든요. 뮤지컬을 다 보더라도 노래가 생각이 안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거는 가사도 쏙쏙 들어오고. 박: 저도 약간 들뜬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에 놀랐던 것이, 똑같은 ‘도’라고 해도 남자 목소리가 여자들보다 한 옥타브 낮잖아요. 첫 부분에 여자랑 남자가 같이 노래 부르다가 한 음으로 부딪히거든요, 악보상으로는 옥타브 차이가 나는데 들리는 소리상으로는 하나가 되서, 남자가 높은 소리를 내는 것 같고, 여자가 낮은 소리를 내는 것 같이 일치가 되는 순간이 몇 번인가 있었어요. 그러면서 묘한 느낌, 들뜨는 느낌, 이런 게 음악의 포인트가 아닐까요. 성: 노래와 장면, 또 조명이 너무 잘 어울리죠. 대사 욕설들을 찢어지는 전자음으로 들었다면 정말 거칠었을 거에요. 그런데 그렇게 감미롭게 불러주니까 너무너무 아름다운 거죠. 박: 개인적으로 엔지니어 분이 소리를 아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좀 들어요. 더 내 줄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을 느끼기 원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게 좀 아쉬워요. 황: 콘서트장 가면 쾅쾅거리고 같이 심장이 뛰잖아요. 여기서도 배우들이 막 뛰고, 그러면 같이 심장이 뛰긴 하는데, 전체적으로는 노래가 좀 잔잔한 느낌이었어요. 성: 프레스콜 때는 무대석에 앉았었는데, 너무 감흥이 안 왔었어요. 그래서 ‘어? 왜 그러지? 실상 보니 아무것도 아닌가 보다’ 했는데, 2층에 앉았던 사람들이 찍어서 올린 사진들을 보니까 그때야 되게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무대석에서는 배우 밖에 안 보였거든요. 전 무대석에는 좀 부정적이에요. 오늘 공연 보면서 조명과 배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끼게 됐거든요. 황: 파란색, 붉은색 조명 너무 예뻤어요. 그런데 저는 무대석에서 공연의 진동을 한번 느껴보고 싶어요. 문: 저도요. 공연을 같이 하는 일원이 되는 느낌이랄까. 내 옆에 배우들이 앉아 있다면, 배우들이 바로 옆에서 뛰고 조명 받고, 그러면 정말 전 움직이지 못할 것 같아요. 처럼 어떤 참여를 관객들이 하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은 그냥 앉아만 있어야 하는 게 아쉽긴 해요. 박: 공연 문화가 브라운관 문화와 가장 다른 것이 참여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저는 점수를 주는 쪽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성: 배경도 정말 좋았어요. 모리츠가 노래할 때마다 벽에 걸린 남자 사진 비춰지는 것 보셨어요? 되게 권위적이고 고지식하게 생긴 성인 사진을 보여주는데, 아버지에게 굉장히 억눌린 모리츠를 보여주려는 것 같았어요. 문: 무대도 봐야 하고, 조명도 봐야 하고, 정말 봐야 할 게 많은 것 같아요. 얼마나 친해질 수 있을까 "확실히 일반 대중들보단 마니아층에게 어필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되네요."박: 앵콜은 일부러 차단하는 건가요? 배우들이 마지막 인사할 때 앵콜이 없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일부러 여지를 안 만들어 놓는. 성: 해야 돼, 해야겠어(일동 웃음). 황: 끝나고 더 있어야 할 것 같고(웃음). 성: 어쨌건 공연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분명히 관심을 가질만한 작품이긴 하지만 대중들한테는 그렇게 인기가 높진 않을 것 같아요. 제가 뮤지컬을 좋아하니까 주변 사람들도 꼭 좀 봤으면 좋겠는데, 잘 안 봐요, 일단 티켓이 비싸니까. 그런데 무슨 날이니까 공연 한편 보려고 저한테 물어보기도 하거든요, “이건 어때?”라고. 그럴 때 이 작품 물어본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마니아층은 생길 것 같아요. 황: 보통 “어때?” 하고 물어보는 건 정말 유명한 것, , , 뭐 이런 거죠. 박: 저는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요소가 분명 있다고 봅니다. 일단 뮤지컬이기 때문에 음악이 관건, 아닐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뮤지컬들도 음악이 좋은 뮤지컬들이잖아요. 는 스토리라인이 없지 않습니까?(일동 웃음) 그래서 이 작품은 센세이셔널 한 내용 자체나, 쇼킹 기법도 있겠지만, 결국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을 만한 건 음악이고, 굉장히 모던한 매력이 있다고 느꼈어요. 황: 10대들한테는, 자극적인 요소도 있고(웃음) 작품 자체로는 어필 할 수 있겠지만, 작품을 떠나서 일단 제 주변만 봐도 뮤지컬 보는 친구들이 없어요. 차라리 영화 몇 편을 보겠다고. 청소년들이 접하기엔 뮤지컬 배우보다 TV에 나오는 영화배우들이 더 와 닿잖아요. 뮤지컬계에서 유명하시다는 분들, 친구들한테 말하면 아무도 몰라요. 저도 김무열씨를 ‘일지매’ 보고 알았어요. 그리고 일단 가격이 있으니까. 저도 이 작품 수능 끝나고 돈 모아서 보려고 했어요. 쉽게 “한번 볼까?”가 안 되는 거죠. 영화보고, 밥 먹고, 노래방 가고 다 할 수 있는데 공연 한편 보면 공연만 보고 집에 가야 해요. 진행/정리: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 리얼토크 場 2회는 뮤지컬 에 대해 이야기 해 봅니다. 7월 25일 공연 관람 후 이뤄질 대담에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 배너 클릭 후 리뷰단 모집에 신청해 주세요.
2009.07.10 / 조회 16,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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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어웨이크닝> 예측할 수 없는 여름날의 성장통
"자극적인 노출만 있는 게 아닙니다.” 몽정, 낙태, 학업, 자살 등 사춘기 시절의 이야기를 파격적으로 풀어내며 화제를 모은 뮤지컬 이 지난 6월 30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했다.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1891년 작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은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방황이 격렬한 록음악과 격정적인 안무, 파격적인 연출을 통해 표현된다. 배우들의 파격적인 노출과 성애장면의 등장으로 또 다른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작품은 배우들의 성애 장면 유출을 막기 위해 관객들의 촬영기기를 걸러내는 검색대 도입, 나이제한(중학생 관객, 부모님 동반 관람) 등 공연 외적으로도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멜키어(김무열)와의 관계로 임신을 하게 되는 벤들라 역할의 배우 김유영은 “극 전체를 관통하는 이야기로 함께 호흡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노출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청소년들이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006년 5월 오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작품, 연출, 남우조연, 작곡, 안무상 등 2007년 토니상 8개 부문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는 은 오는 7월 3일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오는 7월 4일부터 2010년 1월 10일 까지, 6개월간의 장기공연에 돌입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7.02 / 조회 18,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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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연 앞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프레스 리허설 현장
6월 29일(오늘) 두산아트센터에서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프레스 리허설이 진행됐다. 2007년 토니상 8개 부문을 수상하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국내 공연 확정 이전부터 언론과 뮤지컬 마니아들의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날 프레스 리허설에서는 ‘터치 미(TOUCH ME)’ ‘더 미러-블루 나잇(THE MIRROR-BLUE NIGHT)’ 등 극 중 등장인물들의 만남과 사건의 발단이 되는 주요 장면들이 공개됐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1906년 독일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이후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100년 뒤인 2006년 마이클 메이어(michael mayer)의 연출을 통해 뮤지컬로 재탄생, 그해 평단과 대중의 극찬을 받았다. 이 작품은 1891년 독일의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사춘기 청소년들의 불안과 이를 억압하려는 기성세대간의 갈등을 담고 있다. 국내에서는 프랑크 베데킨트의 원작을 바탕으로 ‘사춘기’라는 뮤지컬이 창작되기도 했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공연장에서는 도촬, 녹음 등의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이 작품의 해외 공연 당시 공연의 일부 수위 높은 장면이 무단 촬영, 배포된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공연장 측은 소지품 검사, 검색대 통과 등 대대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날 프레스 리허설에 초대된 일부 관객들은 첫 검색대 통과의 주인공이 됐다. 공연관계자들은 물론 마니아들이 가장 기대하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6월 30일부터 시작되는 프리뷰 공연을 거쳐 7월 4일 본격적인 무대를 갖는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2010년 1월 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장기 공연될 예정이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2009.06.30 / 조회 27,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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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관객 첫 반응 어떨까?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7월 4일 개막을 앞두고 오늘(30일)부터 프리뷰 공연으로 관객과 만난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국내 공연이 확정되며 2009년 공연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작품이다. 더욱이 이 작품은 지난해 연말, 뮤지컬 스타 김무열 ? 조정석의 동시 캐스팅 소식이 전해지며 언론과 뮤지컬 마니아들의 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오늘 프리뷰 공연에 앞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지난 6월 29일 언론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일부 장면만이 공개됐던 시연회에서는 자위, 섹스, 임신 등 청소년기의 성적 충동이 강렬한 록음악과 격정적인 몸짓으로 전해지며 관객들의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2007년 토니상 8개 부문을 수상한 브로드웨이의 수작이다. 현재까지도 이 작품은 현지 투어 공연을 계속하며 끊임없는 찬사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역시 티켓 오픈과 동시에 유료 관객 점유율 70%를 넘기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비단 탄탄한 출연진과 검증된 작품성뿐만이 아니다. 이 작품은 공연장 입장시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 등 작품 외적인 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이 작품의 해외 공연 당시 공연의 일부 수위 높은 장면이 무단 촬영, 배포된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기 때문에 제작진이 내린 결단이다.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제작진은 검색대 통과에 대한 관객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얼마 전 ‘관객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해 응답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도 했다. 당시 설문에서는 검색대 통과에 대해 ‘불편하지만 참을 수 있다’라는 긍정 답변이 66%,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심하다’는 반대 입장이 16%로 조사됐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쓰릴 미’ ‘헤드윅’과 같은 작품처럼 마니아 팬 층을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제작진은 ‘블라블라카드(B.B Card)’ 제도를 신설해 뮤지컬 팬들의 경제 부담을 덜었다. ‘블라블라카드’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재 관람 멤버십 카드다. 이 카드를 발급받을 경우 재 관람 할인 및 포인트를 적립 받을 수 있다.7월 3일까지 프리뷰 공연을 갖는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4일부터 2010년 1월 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6.30 / 조회 2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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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공연]플레이디비 추천공연_2009년 6월 3주
[뮤지컬] 스프링어웨이크닝 공연기간 : 2009/06/30 ~ 공연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관람료 : R석 80,000원 S석 60,000원 무대석 50,000원 청소년석(청소년) 40,000원 19세기 독일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막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의 호기심과 불안, 이를 억압하려는 성인들의 권위의식의 첨예한 대립을 그려낸 뮤지컬. 2006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후 평단과 대중의 극찬을 받으며 브로드웨이 무대로 옮겼고 2007년 토니어워즈 8개 부문 수상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중독성 강한 얼터너티브 락음악은 뮤지컬의 백미, 또 독특한 안무와 조명 등은 기존의 뮤지컬에서 보기드문 새로운 시도를 담아내어 깊은 인상을 남긴다.[클래식] 푸디토리움 공연기간 : 2009/07/01 공연장소 :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관람료 : R석 55,000원영화 멋진하루의 음악감독이자 팝재즈밴드 푸딩의 리더인 김정범이 푸디토리움 앨범발매 기념콘서트를 갖는다. 이번 공연에서는 피아노, 베이스, 기타, 첼로, 드럼, 퍼커션 등 다양한 악기와 보컬이 하나로 합쳐지며 신비한 멜로디를 경험할 것. 브라질의 싱어송라이터 조아오 맥도웰과 루시드폴이 출연하여 이색적인 음악색을 느낄 수 있다.[클래식] 노르마 공연기간 : 2009/06/25 ~ 2009/06/28 공연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관람료 : VIP석 100,000원 R석 70,000원 S석 50,000원 A석 30,000원 B석 10,000원 이탈리아 화폐(5000리라)에 나오는 단 하나의 오페라! 오페라의 본고장 이탈리아가 선택한 작곡가 벨리니. 그런 벨리니 자신이 ‘만일 나의 배가 바다에 빠진다면,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다 해도 단 하나만은 건지고 싶다’ 라고 했을 정도로 이 작품은 벨칸토 오페라 중에서도 단연 최고라 불리는 대작이다. 오페라 는 고운 선율과, 폭넓은 음역대로 인간이 가진 목소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함과 동시에, 전에 없던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드라마틱한 여 주인공의 등장으로 벨칸토 오페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는 성악적으로 연주가 어려워 작품의 가치에 비해 세상의 크게 주목 받지 못했는데 1952년 이탈리아 스칼라 극장에서 마리아 칼라스와의 만남을 통해 그 진가를 인정받기 시작했다.[연극] 한여름밤의 꿈 공연기간 : 2009/06/27 ~ 2009/08/02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관람료 : R석(지정석) 40,000원 S석(비지정석) 30,000원현실과 꿈 실제와 환상이 결합된 마법같은 사랑이야기인 세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이 1995년 세익스피어 연극제에서 최고 흥행성적을 이룬 주역 배우 안내상, 이문식, 홍석천 등 당시 멤버가 13년만에 다시 뭉쳐 무대에 오른다. 여기에 연극은 첫 데뷔인 최진영과 김효진이 가세하고 연기파 배우 최용민, 류태호 등 매력적인 배우들이 가세해 유쾌하고 발랄한 에너지를 쏟아낼 예정이다.[콘서트] 업타운 공연기간 : 2009/07/03 ~ 2009/07/25 공연장소 : 홍대 롤링홀 관람료 : 스탠딩(선착순입장) 22,000원1990년대 힙합의 1세대 그룹으로 국내 힙합열풍을 불러일으킨 업타운. 지난 2006년 5집 발표 후 3년만에 새로운 멤버로 재정비해 더욱더 강한 힙합음악으로 6집과 리패키지를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을 해온 UPT(업타운)가 란 공연 타이틀로 단독 콘서트로 팬들을 찾아갈 예정이다.UPT(업타운)의 새로운 멤버인 매니악, 챈, 스윙스는 이미 언더힙합신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이들로 마니아를 형성하며 다수의 공연으로 내공을 단단히 쌓은 실력파들. 이에 그들이 뭉친 UPT(업타운)의 공연은 큰 기대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이번 공연은 젊음의 공연 중심지인 홍대 롤링홀에서 내달 7월3일/24일, 25일 저녁8시에 열릴 예정이다.
2009.06.17 / 조회 24,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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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 어웨이크닝> 파격에 파격, 사춘기를 깨우다
뮤지컬 ,, 그리고 2007 토니상 8개 부문 수상에 빛나는 까지.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작품에 참여한 협력안무가 조앤헌터는 브로드웨이의 '댄스 캡틴'으로 통한다. 2009년 5월, ‘파격에 파격을 더한 작품’ 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의 일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안무가 조앤헌터가 서울의 지하 연습실에서 뜨거운 봄날을 보내며 대한민국의 여름 맞이를 하고 있다. 19세 신인배우 부터, 배우 데뷔 20년 차 송영창까지 스무 명이 넘는 배우들은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조앤헌터의 몸짓과 김민정 연출의 눈빛에 빠져 있었다. 7월 개막을 앞둔 의 연습실은 뜨거운 사춘기 찰나의 순간, 그 자체였다. 독일, 일본 공연에 이어 한국 공연까지 의 안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무가 조앤헌터는 "처음에 일본의 공연 담당자가 섹스, 자살, 때리는 장면을 무대에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히며 “그러나 일본의 공연 담당자가 영국의 공연을 보고 이 장면들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장면을 넣었다. 한국 공연에서도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녀는 “모든 사람이 느끼는 사춘기 시절의 감정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관객과도 긴밀하게 통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배우들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시한 그녀는 "조정석(29, 모리츠 역)의 나이를 알고 정말 놀랐다”며 “사춘기에 맞는 어린 영혼과 열린 마음을 갖고 있고, 김유영(벤들라 역)은 어리고 호기심이 넘치는 신인이라는 점에서 벤들라와 딱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주연배우 김무열에 대해서는 “간식을 많이 제공해주는 김무열(멜키어 역)의 팬클럽이 가장 좋다(웃음)"는 농담과 함께 "굉장히 똑똑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멜키어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화려한 수상경력 뿐 아니라 임신과 낙태, 자살, 동성애 등 파격적인 소재와 노골적인 성애 장면으로 화제를 낳고 있는 작품에 대해 김민정 연출은 "성(性)에 관련된 이야기 외에 교육, 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작품"이라고 밝히며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가장 어둡고 뜨거운 시기인 사춘기를 지켜보며 누군가는 희망을, 또 누군가는 뜨거운 삶 자체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은 2009년 7월 4일부터 2010년 1월 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연습현장 #. THE BITCH OF LIVING - 라틴어 수업시간!내 마음속에 사는 환상속의 그대~ 여자들을 향한 멜키어(김무열)의 그윽~한 눈빛.잘한다~! 연습장면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송영창(성인남자)선생님의 사진을 보며 자위 중인 한센 (김동현).#. TOUCH ME, 이성에 대한 진실폭로!멜키어(김무열)의 이야기에 겁 먹은 모리츠(조정석) 혼란, 두려움. 이 어두운 터널을 지날 수 있을까?#. THE DARK I KNOW WELL - 매맞는 비밀을 털어놓는 마르타(백은혜).똘망똘망! 호기심 가득한 소녀, 벤들라 (김유영).#. AND THEN THERE WERE NONE - 왜 날 도와주지 않는거지?!사진기자의 로망 포착(?), 꿈틀대는 멜키어 (김무열)의 마른 근육!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6.02 / 조회 25,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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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뜨거운 감자 ‘스프링 어웨이크닝’ Q&A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2008년 말 뉴스테이지가 진행한 뮤지컬마니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09년 가장 기대되는 작품’ 설문조사에서 31%라는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뮤지컬계 전문가들이 꼽은 동일부문 항목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작품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그리고 결국 지난 5월 1일 오후 2시, 한 공연티켓 예매사이트가 들썩였다. 라이선스 확정 순간부터 기대를 모았던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첫 티켓 오픈이 있었던 것. 뮤지컬계 최고스타 김무열과 조정석을 앞세워 기대되는 차세대 유망주들이 한자리에 모아 놓은 작품임을 증명하듯 티켓오픈은 곧 티켓전쟁이 됐다. 작품에 대한 관심은 곧 작품에 대한 궁금증으로도 이어진다. 관심이 많을수록 궁금한 부분도 많아지는 법. 이에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관계자들이 직접 나섰다. 무대석부터, 이례적으로 시행되는 소지품검사까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지식 in, 무엇이 궁금한가요?SA 지식in Q1.오리지널 동영상을 보니 음악이 굉장히 좋던데, 이거 어디가면 또 들을 수 있을까요?A1>>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해외 음원은 싸이월드, 멜론, 도시락, 뮤직온 등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감상하실 수 있는 음원 외에도 미니홈피 배경음악, 벨소리, 컬러링 등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팝 싱어송라이터 ‘던커 쉭(Duncan Sheik)’와 극작가 ‘스티븐 세이터(Steven Sater)’가 만들어 낸 강렬한 비트의 록 음악과 대담하면서도 시적인 가사를 통해 인습과 규범에 얽매인 기성세대에 저항하는 청소년들의 방황과 불안한 심리를 담아냈습니다. 이 음반은 2008년 제 50회 그레미음악상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SA 지식in Q2.공연에 관심이 있어서 동영상을 찾다보다가 우연히 오리지널 공연팀의 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남녀배우의 노출신이 있던데 공연무대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더라고요. 전 고등학생인데 혹시 관람이 제한되지는 않을까요?A2>>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로 중학생은 보호자를 동반한 경우에만 관람이 가능합니다. 격정의 사춘기 시절을 보내는 청소년들의 성적인 고민과 방황을 담은 이 작품은 극 중 두 주인공의 성애 장면으로 미국 현지 공연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이 장면은 그들이 알고자 했지만 어른들이 감추고 알려주지 않았던 그래서 성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던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본능에 이끌려 비극을 잉태하고 마는 순간을 그려냅니다. 기성세대로부터 받는 억압과 몰이해로 인해 고통 받는 청소년들을 어루만져주고 그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희망을 이야기하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사춘기를 지나온 어른들은 물론 지금 그 시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을 청소년들과 그들을 훈육하는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함께 관람해야 할 작품이라 여겨집니다. 청소년들은 어른들을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는 화해의 시간을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통해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SA 지식in Q3.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예매하려다 보니 일반 좌석 외에도 ‘무대석’이라는 것이 있더라고요. 대체 무대석이 뭔가요?A3>> 무대석은 무대 위 양 옆에 위치한 24석의 객석입니다. 중앙 무대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나뉘어 있는 만큼 시야를 약간 가릴 수 있습니다만 출연 배우들과 함께 착석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배우들과 함께 있는 자리이니 일반 객석에서 느끼지 못하는 현장감과 극중에 참여하고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대석 관객들은 공연 전 겉옷과 가방 등의 소지품을 사물함에 넣고, 진행 요원의 안내에 따라 입장하실 수 있으며 개별 입장은 불가합니다. 이는 원활한 공연 진행을 위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공연하는 모든 나라에서도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내용입니다. 무대석을 예매하신 분들은 시간 여유를 가질 수 있게 조금 서둘러 주시면 훨씬 즐거운 공연 관람이 되실 수 있을 겁니다. SA 지식in Q4.‘스프링 어웨이크닝’ 공연 입장 시 소지품 검사를 한다는데 정말인가요? 대체 왜 하는거죠?A4>> 사춘기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공연 중 다소 직접적인 청소년들의 성적 표현이 이뤄집니다. 작품을 이미 보신 분들은 이 장면이 단순히 성적인 자극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작품의 전개상 필요할 수밖에 없는 어찌 보면 매우 비극적인 장면임을 아시겠지만 공연을 안 보신 분들이라면 작품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보단 특정 장면에 의해 자극적인 이미지만이 각인될 위험도 있습니다. 미국 오리지널 공연의 경우, 일반 관객들이 촬영한 동영상이 유투브 등 동영상 사이트와 포탈사이트를 통해 특정 장면 혹은 공연의 전체 내용까지 유포된 사례가 빈번히 발생한 바 있습니다. 이에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한국 프로덕션은 이러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카메라, 캠코더 등 공연을 녹취, 녹화할 수 있는 물품에 대해서 사전 점검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게 될지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어 아직 답변을 드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공연 중 녹음과 촬영을 제재하는 것은 있었지만 공연 전 촬영기기 등에 대한 검색은 국내 공연에서 없던 일이다 보니 관객 여러분의 불편도 매우 클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보호하고, 작품의 저작권 및 작품에 대한 잘못된 인식 등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니만큼 관객 여러분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구체적인 방법이 확정 되는대로 홈페이지와 예매처 등을 통해 사전 홍보를 펼칠 예정이며, 가급적 관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5.21 / 조회 24,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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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을 앞둔 뮤지컬 ‘쓰릴 미’의 열기, 과연 어디까지? 성공의 열쇠가 궁금하다!
마니아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며 끊임없이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쓰릴 미’가 이제 막바지 공연에 다다랐다. 지난 3월 7일부터 더스테이지 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쓰릴 미’는 그동안 숫한 화제를 모으며 공연계를 주름잡았다. 2007년부터 초연된 이 작품은 세련된 연출과 꽃미남 배우들의 안정감 있는 연기력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오는 5월 24일을 끝으로 이 작품은 2009년 공연을 마치지만, 공연장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고 격렬하다. 아이디 ‘bori80’은 ‘김우형, 정상윤 페어를 봤다. 그리고 어제 두 번째로 김우형, 강필석의 페어를 보게 됐다. 봐도 또 보고 싶은 뮤지컬이다. 이제 곧 끝난다니 무척 아쉽다. 언제 또 이들의 농도 깊은 연기를 무대에서 볼 수 있을까? 빨리 다음 시즌이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다’며 인터파크 예매싸이트에서 아쉬움의 글을 남겼다. 또한 다음 블로그 ‘해피 스마일’은 ‘처음 쓰릴 미를 알게 된 건 2008년도였다. 웹서핑하다 우연히 이야기쇼에 나온 쓰릴 미팀의 영상을 보던 중 그만 꽂혀버렸다. 강필석의 목소리는 나의 심장을 울렸다. 올해도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강필석과 김산호가 보내는 진지한 눈빛은 무대를 압도한 나머지 보는 이들까지 매료시켰다. 작품이 이제 곧 끝난다고 생각하니 너무 서운하다’며 자신의 속마음을 내비쳤다.그렇다면 뮤지컬 ‘쓰릴 미’의 매력 포인트는 과연 무엇일까? 무엇이 이토록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뮤지컬 ‘쓰릴 미’의 매력은 너무나 많지만 그 중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꽃미남 배우들의 정제된 연기력과 섬세하고도 절묘한 연출력,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주시하는 농밀한 피아노 선율이다.Point 1. 2007년 뮤지컬 ‘쓰릴 미’에서는 배우 류정한, 김무열, 최재웅, 이율이 출연하여 열연을 펼쳤다. 이들은 ‘동성애’라는 코드를 남자간의 절제된 연기력으로 깊이 있게 보여주었다. 이러한 코드는 당시 큰 화제를 몰고 왔으며 희망찬 첫 스타트를 시작했다. 2008년 뮤지컬 ‘쓰릴 미’는 류정한, 김무열, 김동호, 김우형, 이창용이 출연했다. 초연 때 했던 배우들은 한층 깊어진 연기력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관객들은 또 한 번 뮤지컬 ‘쓰릴 미’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2009년에는 정상윤, 김산호, 강필석, 김우형, 김하늘이 합세했다. 올해는 이들의 완성도 높은 연기력과 외모가 더욱 빛나는 한해였다. 특히 김우형은 담배에 불을 붙이는 것조차 포물선을 그리며 세밀하게 임했다. 한창 물오른 배우들의 연기력은 마니아층을 더 크게 확산시키며 관심을 모았다.Point 2. 2007년 초연 당시 이 작품은 ‘동성애’와 ‘살인’이라는 커다란 화두로 뮤지컬계를 장악했다. 이러한 소재는 당시 큰 참신성을 불러일으켰으며 출연배우들의 이중적 구도가 한 층 완성도를 더해갔다. 작품의 무대는 간단했다. 감옥이었으며, 그와 나의 집이기도 했고, 범죄를 도모한 장소이기도 했다. 어두컴컴한 무대는 짙은 조명과 함께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력을 빛내주었다. 두 명이 등장하는 뮤지컬을 극히 드물다. 그래서 연극을 보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조그만 공간은 그의 나의 특징을 잘 짚어주었다. ‘그’와 ‘나’의 성품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는 적극적인 대담성과 자극적인 인물이라면, ‘나’는 온순하고 착한 인물로 여성스러운 섬세함을 지녔다. 그러나 언뜻 ‘그’를 더 강한 인물로 설정한 듯 보이지만 ‘나’란 인물의 치밀함은 결국 작품의 진정한 승리자로 만든다.Point 3. 뮤지컬 ‘쓰릴 미’가 탁월한 캐스팅과 뛰어난 연출력에서 비롯된 결과라면 농밀한 피아노 선율은 관객들과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핵심 요인이었다. 그만큼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물 흐르듯 잔잔한 피아노 선율은 ‘그’와 ‘나’가 눈빛을 주고받을 때, 마치 그 속에 빨려 들어갈 듯 한 오묘한 느낌을 만들어 준다. 그들의 완전범죄가 실패했을 땐 두려움과 공포심을 강렬한 피아노 선율로 채워주어 작품의 질을 높였다. 그만큼 피아노 한 대 만으로 모든 감정과 소리들, 작품의 카타르시스를 만족시켜 주었다. 그래서 관객들은 뮤지컬 ‘쓰릴 미’의 피아노 연주자에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이렇듯 이 작품은 넘치는 에너지와 놀라운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뮤지컬 ‘쓰릴 미’는 오는 5월 24일까지 신촌 더스테이지 극장에서 공연된다.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5.18 / 조회 27,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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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말한다 - 왜 ‘쓰릴 미’인가?(2)
관객을 열광하게 하는 뮤지컬 ‘쓰릴 미’, 그 중독성 짙은 작품의 시즌 3공연이 오는 5월 24일을 마지막으로 또 한 번의 안녕을 고한다. 충격적인 살인사건을 소재로 인간관계에 대한 심도 깊은 대립과 긴장의 연속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흥분시킨 뮤지컬 ‘쓰릴 미’는 연출보다 더 세밀하고, 배우보다 더 깊이 있게 작품을 감상하는 마니아들로도 유명하다. 보면 볼수록 더 궁금해지고, 볼 때마다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듯한 매력을 가진 뮤지컬 ‘쓰릴 미’의 관객들을 만나 이 작품의 진가를 직접 확인해보았다. 1회 관람부터 50회 관람까지 그 이력도 흥미롭다.(* 본 기사는 실제 관객 인터뷰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었으며, 공연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성 내용을 담고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 진정한 마니아의 길기자 : 한 작품을 너무 좋아하다보면 뿌듯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고민도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지금까지 한 얘기들만 봐도 대단하다고 느껴지거든. 작품에 대한 고민이라든지, 열의들이 정말 대단해. 그대들을 진정한 ‘쓰릴 미’ 마니아로 인정합니다(웃음).50회녀 : 하하. 꼭 그렇지도 않아. 사실 오늘 나눈 얘기들은 정말 작은 부분에 불과해. 굳이 50회를 본 내가 아니어도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들이야.1회녀 : 그런데 이렇게 한 작품을 많이 보다보면 다른 공연들 볼 시간이 있어?22회녀 : 나도 그게 좀 고민이야. 워낙 공연 자체를 좋아하는데 ‘쓰릴 미’ 시즌에는 다른 때보다 확실히 다른 공연을 관람하는 횟수가 줄어. ‘다른 공연 볼 시간에 쓰릴 미를 한 번 더 보자’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공연들을 많이 놓쳤어. 얼마 전 공연된 ‘기발한 자살여행’이나 연극 ‘피카소의 여인들’ 같은 경우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들이었는데 못 본 것이 좀 후회된다. 공연을 편식하면 안 되는데 말이야(웃음). 50회녀 : 난 그거랑 조금 다른 고민이 생겼어. 일상생활에서 자꾸 ‘쓰릴 미’ 대사가 튀어나와(웃음). 작품 안에 재미있는 대사나 가사들이 많거든. 예를 들어 ‘자꾸만 이러면 나 못 참아’라던가 ‘우리는 천재적인 인간’같은.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생활에 응용을 한다니까?22회녀 : 하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문제는 이 공연을 본 친구가 아니라면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거지.50회녀 : 맞아!기자 : 나도 그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하하. 문득 궁금한 게 생겼는데 당신들의 첫 ‘쓰릴 미’는 어떤 공연이었어? 다들 기억이 나려나? 1회녀는 바로 얼마 전이었지? 1회녀 : 응. 날짜도 기억해. 4월 29일 ‘그’ 역에 김우형 배우, ‘나’ 역에 정상윤 배우였어. 50회녀 : 어땠어?1회녀 : 우선 처음에는 나도 동성애코드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지라 “와, 저 훈남들의 키스신을 라이브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오다니!”였어. 그런데 작품이 진행될수록 그 긴장감에 동성애코드 같은 건 별로 생각이 안 났던 것 같아. 그날 김우형 배우님의 악마 같으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었고, 정상윤 배우님은 사랑에 피폐해져 가는 모습이 어찌나 애처로운지 실제 배우의 과거 경험까지도 궁금해지더라. 50회녀의 첫 ‘쓰릴 미’는 어떤 공연이었어? 물론 이번 시즌이 아니겠지?50회녀 : 그러고 보니 꽤 오래된 일이다. 근데 나도 날짜까지 기억나. 2007년 3월 30일이었고 류정한, 김무열 페어였어. 그때의 기억이 아직까지도 나는걸 보니 첫 느낌이 강렬하긴 했나봐.1회녀 : 와, 배우들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보고 싶어진다.50회녀 : 응. 굉장히 만족스러웠어. ‘아, 이 한편으로 충분해’라는 충만감. 그리고 바로 음악들을 다시 듣고 싶다는 생각에 OST를 구입해서 정말 계속 듣고 또 듣고 했어. 자, 이제 22회녀 차례야.22회녀 : 나는 아쉽게도 시즌1은 관람하지 못했고 시즌2 김우형, 김동호 페어가 첫 공연이었어. 2008년 9월 27일! 나도 날짜 안 잊어버렸어. 하하.1회녀 : 공연은 어땠어?22회녀 : 지인의 소개로 사전 지식 없이 공연을 보러갔었어. 공연을 보고 나올 때까지만 해도 ‘아, 재밌다’ 정도였어. 그런데 집에 도착한 후에 공연을 되새겨보다가 여기까지 오고 말았어. 하하. 두 남자의 밀고 당기는 감정싸움이라던가, 반전 같은 것들이 공연을 본 직후보다 다시 곱씹어볼 때 더 크게 다가오더라. 기자 : 다들 자체적으로 본 첫 공연이 좋았으니까 지금까지 꾸준히 이 작품을 좋아할 수 있는 거겠지? 이렇게 보고난 사람들은 다 좋아하는데 사실 내 주변에는 ‘쓰릴 미’를 단순히 동성애 코드 작품으로만 알고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어. 특히 남자들의 경우에는 더 심한 것 같기도 하고.22회녀 : 실제로 공연장에서 보면 남자관객들이 키스신이나 ‘자기야’ 같은 대사, 혹은 서로 어루만지는 부분 등에서 헛기침을 하시더라.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관객도 있긴 했어. 그런데 그게 꼭 남성 관객에 치중하기보다는 성별에 상관없이 동성애 코드가 맞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 같아. 50회녀 : 응. 성별의 차이라기보다는 기호가 다른 거겠지. 내가 본 한 남자관객은 혼자 공연을 보러 와서 정말 끝까지 집중한 후에 마지막 커튼콜 때 박수도 크게 쳐주고 했었어. 1회녀 : 그래도 남자관객들이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건 맞는 것 같아. 난 공연 시작 전에 객석을 한 번 둘러보고는 깜짝 놀랐어. 이렇게 여성에 편중된 관객층을 처음 봤거든. 22회녀 : 사실 ‘쓰릴 미’에서 동성애코드라는 건 작품을 설명하는 많은 배경 중 하나일 뿐이지 전체가 아닌데 이런 오해를 살 때마다 안타까워. 사실 ‘쓰릴 미’를 관람하는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한 코드는 동성애가 아닌 ‘관계’거든.1회녀 : 그래, ‘관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사랑하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성찰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 사실 ‘나’가 지고지순한 여자로 바뀌거나, 혹은 ‘그’가 팜므파탈형 여자로 바뀌어도 극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에는 변함이 없잖아? 물론 멋진 훈남들의 수트 간지를 볼 수 없는 것은 좀 슬프겠지? 하하.50회녀 : 내 주변에도 동성애코드 때문에 보기 싫다고 했다가 한 번 보고나서는 또 보고 싶다고 했던 사람도 있어.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고. 왜 이렇게 좋은 극을 이제야 봤는지 안타까워하더라. 22회녀 : 응. ‘쓰릴 미’는 봐야 알 수 있어. 공연을 보고나면 ‘쓰릴 미’가 단순히 동성애와 유괴, 그리고 살인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닌 걸 누구나 알 수 있을텐데.◎ 뮤지컬 ‘쓰릴 미’ 시즌3, 아쉬운 안녕을 고하며 기자 : 이번 시즌 3가 곧 끝난다지? 마지막 공연이 다음 주 주말(24일)이지?1회녀 : 응. 난 이제 겨우 ‘쓰릴 미’의 매력을 알았는데 벌써 끝난다니 아쉬워. 22회녀 : 끝난다니 아쉽긴 나도 마찬가지야. 특히 시즌3에서 ‘그’ 역의 김하늘과 ‘나’역의 정상윤 페어를 한번쯤은 더 보고 싶었는데 말이지.기자 : 아, 언더스터디(understudy. 주연 배우에게 사정이 생겨 배역을 맡지 못하게 될 경우 대신 나서는 배우)로 참여한 김하늘 배우 말하는 거지? 이번 시즌에서 두 번 공연했었다고 알고 있는데. 어땠어?22회녀 : 이제 만으로 20살이 된, 그리고 공식적으로 첫 공연을 치른 신인치고는 정말 좋은 공연이었어. 김하늘 배우가 자신만의 해석으로 보여준 ‘그’의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참 맘에 들었어. 노래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 미흡해보였지만 디테일한 연기, 특히 표정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작은 습관들을 세밀하게 연구한 흔적도 보이고. 기자 : 얘기를 듣고 보니 나도 굉장히 궁금해진다. 예전에 한번 만났을 때 캐릭터 해석과 동선 연구에 대한 코멘트들로 빼곡했던 대본이 인상적이었는데.22회녀 : 실제 공연에서도 ‘정말 연구를 많이 했구나’하는 것이 보였어. 그렇지만 연습과 무대경험은 다르잖아. 더 많은 스케줄로 무대에서 볼 수 있었다면 좀 더 완성되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 단 두 번밖에 없어서 아쉬웠어.기자 : 아쉽긴 하지만 시즌 3도 이제 보내줄 때가 된 것 같아(웃음). 자리를 정리하는 의미로 공연을 마치는 ‘쓰릴 미’에 대해 한마디씩 해볼까? 배우에게든, 공연에게든 뭐든지.1회녀 : 몇 번 더 볼 수 있었을텐데 이대로 보내려니 아쉬운 마음뿐이다. 워낙 공연 보기 전부터 소문도 자자했고, 결과적으로 그 이름값을 하는 작품인 것 같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시즌4를 기다릴 수밖에.50회녀 : 다시 한 번 더 보내네. 그렇지만 또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기다려야지. 시간이 정말 금방 가는 것 같아. 마지막 공연까지 별 사고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22회녀 : 가장 사랑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연출의도, 배우들의 해석, 피아노의 느낌과 조명, 무대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다 느끼고 싶었는데 벌써 끝나간다니 아쉽다. 그렇지만 또 한 부분으로는 하나도 아쉽지 않아. 시즌2때 그랬든 시즌3가 끝나면 또 새로운 시즌4를 기다릴테니까. 동명의 뮤지컬이지만 새로운 ‘쓰릴 미’가 완성되겠지? 배우들도 남은 공연 동안 단 한 순간도 아쉽지 않게 에너지를 쏟아내고, 관객들 역시 객석에서 200% 그 에너지를 받아낼 수 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 사고 없이 공연이 마무리되길 바라는 건 물론이지.정리_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5.14 / 조회 2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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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말한다 - 왜 ‘쓰릴 미’인가?(1)
관객을 열광하게 하는 뮤지컬 ‘쓰릴 미’, 그 중독성 짙은 작품의 시즌 3공연이 오는 5월 24일을 마지막으로 또 한 번의 안녕을 고한다. 충격적인 살인사건을 소재로 인간관계에 대한 심도 깊은 대립과 긴장의 연속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흥분시킨 뮤지컬 ‘쓰릴 미’는 연출보다 더 세밀하고, 배우보다 더 깊이 있게 작품을 감상하는 마니아들로도 유명하다. 보면 볼수록 더 궁금해지고, 볼 때마다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듯한 매력을 가진 뮤지컬 ‘쓰릴 미’의 관객들을 만나 이 작품의 진가를 직접 확인해보았다. 1회 관람부터 50회 관람까지 그 이력도 흥미롭다.(* 본 기사는 실제 관객 인터뷰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었으며, 공연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성 내용을 담고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 뮤지컬 ‘쓰릴 미’, 보고 또 보고!기자 : 자, 뭐부터 말하는 게 좋을까? 우선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것부터 물어볼게. 왜 그렇게 자꾸 보게 되는 걸까? 50회녀 : 하하. 실은 보면서도 ‘이젠 그만 봐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거야. 그런데 또 웃긴 것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아, 다음에 더 잘해주겠지?’라는 기대감이 생기는 것 같아. 기자 : 같은 작품을 계속 보는 것이 지겹진 않아? 다 알고 있는 내용에, 대사까지 외울 정도잖아.22회녀 :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꾸준히 같은 작품만 계속 보는 경우는 ‘쓰릴 미’가 유일무이해. 50회녀 : 내 경우에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도 11번 정도 본 것 같아. 이 작품의 경우에는 작품이 가진 완성도가 좋다보니까 크로스 캐스팅으로 챙겨보게 된 것 같아.22회녀 : ‘쓰릴 미’는 아무래도 피아노를 제외하면 단 두 명의 배우만 연기하는 작품이다 보니 한 배우가 해석을 바꿔본다던가 애드리브를 하면 그게 공연에 영향을 미쳐 또 다른 ‘쓰릴 미’가 되는 것 같아.50회녀 : 워낙 두 배우 간 호흡이나 감정선, 몰입도에 따라서 그날그날의 공연이 많이 달라지는 극이라는 특징이 있어. 기자 : 매번 볼 때마다 다른 작품 같다? 50회녀, 22회녀 : 빙고! 기자 : 그럼 1회녀는 어때? 한번 보고 났더니 또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1회녀 : 앱솔루틀리!! 50회녀, 22회녀가 얘기했듯이 2인극이라 배우가 캐릭터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완전히 다를 것 같더라. 다른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하는지 꼭 보고 싶어! 나에겐 ‘헤드윅’도 비슷한 경우야. 보면 볼수록 새로웠다고나 할까?◎ 1회녀에게도, 50회녀에게도 어려운 그 이름 ‘쓰릴 미’ 기자 : 이번 자리를 준비하며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어. 1회녀, 20회녀, 50회녀 세 명 모두에게 ‘자체평가 쓰릴 미 이해도 지수’에 대해 물어봤거든. 물론 주관적인 것이긴 하지만 난 그래도 좀 다른 결과를 기대했는데, 의외로 작품에 대해 다 이해한다는 사람이 없더라고. 특히 50회녀는 좀 의외야. 10점 만점에 7점이라고 했어. 그렇게 봤는데도?50회녀 : 응. 물론 ‘쓰릴 미’ 전체공연에 대해서는 10점 만점에 9점 정도는 줄 수 있어. 그리고 10점 만점에 7점은 이번 시즌에 한해서야. (뮤지컬 ‘쓰릴 미’는 2007년 초연이후, 2008년 시즌 2, 2009년 현재 시즌 3 공연 중이다.) 이번 09년도 공연에서는 아직도 왜 이 배우가 이런 느낌으로 연기를 했을지 감이 안 잡히는 부분이 많아.1회녀 : 나도 10점 만점에 7점을 줬는데 50회녀와 점수가 같다니. 나 스스로에게 너무 후한건가(웃음).22회녀 : 아니, ‘쓰릴 미’ 자체가 워낙 보는 사람마다 이해도와 해석이 다른 작품이니까 그럴 수 있지. 나 같은 경우에도 주관적인 작품 이해도로 따진다면 오히려 50회녀 보다 높은 점수를 줬어. ‘쓰릴 미’ 같은 경우에는 몇 번 봤느냐 보다는 스스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어려워 질수도, 쉽게 이해할 수도 있는 게 매력 같아. 기자님도 세 번 정도 관람했다고 했지?기자 : 응. 이번 시즌은 관람하지 못했고, 지난 시즌에 3번 정도 관람했어. 근데 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보이는 것에만 집중했는지 작품 자체가 어렵거나 이해가 안 된다는 생각은 많이 못했던 것 같아. 1회녀 : 난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었어. 작품 속에서 ‘그’는 분명 하버드 법대를 나올 정도로 수재인 거잖아. 그런데 현실적인 부분에서 치밀하게 마무리 하지 못하는 점. 특히 ‘나’가 범죄 후 불안해할 때 “잘 될 거야, 나만 믿어”식의 대답은 좀 대책이 없어 보였어. 게다가 내 눈에 ‘그’는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는데 왜 굳이 범죄에 ‘나’를 끌어들이려 했을까?기자 : 그러고 보니 그러네? 대개 큰 범행들은 단독범행이 많잖아(웃음).22회녀 : 이것 봐. 보고 또 봐도 궁금한 점이 생기고, 끊임없이 해석하게 되는거. 이게 ‘쓰릴 미’를 계속 보게 되는 이유야. 50회녀 : 나는 반복관람을 통해서 잘 모르는 부분들을 스스로 해석해보려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내용상 궁금한 점은 없는 것 같아. 그리고 정말 모르겠으면 공연 후 배우님들께 여쭤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차차 알아가는 거지.1회녀 : 달인의 길은 멀고도 험하구나(웃음).◎ 세상만사 다 아는 ‘쓰릴 미’의 매력 기자 : 다들 보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르고, 하는 배우들마다 보여주는 것이 다른 게 ‘쓰릴 미’의 매력이 있다고 했어. 그런데 그건 어쩌면 여러 번 반복 관람한 관객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 아닐까?1회녀 : 그럴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한 번도 나로서도 매력이 충분한 작품이었어. 기자 : 나 역시 그런 매력이 있으니까 세 번까지 봤겠지?22회녀 : 마니아들에게 어필하는 매력도 있지만 작품 자체가 갖는 특징들이 큰 것 같아. 기자 : 어떤 점에서?22회녀 : 우선 장르상 스릴러에 해당되는데 그러다보니 공연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서려 있잖아. ‘나’와 ‘그’ 그리고 피아노까지, 이 세 가지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은 공연 시간 내내 고무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있는 기분이야.50회녀 : 한마디로 말하자면 치밀한 전개구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인물 구성과 음악. 이렇게 간단하지만 최소한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작품이라는 얘기지. 보기 드문 작품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아닐까?기자 : 내 경우에는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 피아노 자체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야. 이 작품에서는 ‘제 3의 배우’라고 불릴 정도지?1회녀 : 그래? 사실 난 극에 집중하느라 피아노는 미처 신경을 못 썼어. 다만 현장감 있는 피아노 연주 때문에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었던 것 같다는 정도야. 22회녀 : 예전에 ‘쓰릴 미’ 악보를 본 적이 있어. 보통사람은 눈이 뱅글뱅글 돌 정도로 난해한 악보집이더라. 그것 말고도 한 시간 반 동안 피아노를 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잖아. 난 항상 대단하다고 느껴. 50회녀 : 사실 워낙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이래저래 아쉬운 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야. 게다가 나처럼 공연을 많이 본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런 것 같아. 조금만 틀려도 한 순간 집중력이 흩뜨려질 수 있더라고. 이번 시즌에는 아쉬운 공연이 몇 번 있었어.(*본 기사는 “관객이 말한다 - 왜 ‘쓰릴 미’인가? - (2)”로 이어집니다.) 정리_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5.14 / 조회 2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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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이라고? 우리가 벗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우리 애는 참 착했는데 나쁜 친구를 만나서......” 소위 비행청소년이라 일컫는 아이의 부모들이 대대로 물려 쓰고 있는 대사다. 아직도 이러한 오해를 하고 있는 ‘뭘 모르는’ 어른들을 위해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한국에 왔다. 7월 첫 공연을 앞둔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두고 ‘파격적인 성애장면’ 등의 선정적 키워드로만 이야기 하는 것은 굉장한 오해다. 이러한 몇 가지의 도발은 작품이 지니고 있는 메시지를 훌륭하게 풀어내 주는 효과적 도구로서 작용하고 있을 뿐이다.‘스프링 어웨이크닝’은 2007년 토니상 8개 부문을 수상하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뮤지컬이다. 1891년 독일의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갓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불안한 심리와 이를 억압하려는 성인들의 권위의식의 대립을 그려낸다. 기성세대에 대항하는 청소년들의 방황과 불안은 감각적인 록음악과 독창적 안무를 통해 육체적 언어로 드러난다.청소년을 둔 부모들은 어릴 때 말도 잘 듣고 착하던 아이가 반항적이고 버릇이 없어졌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어린 시절 부모가 많은 관심을 쏟은 경우, 아이의 반항은 더욱 부모를 당황하게 만든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청소년들은 소위 말하는 ‘하류인생’ 즉 ‘양아치’들이 아니기에 작품의 문제의식은 더 핵심을 찌를 수 있다. 좋은 집안에서 자라난 모범생이라 할지라도, 이들이 겪는 혼란은 인간이라면 성장하며 누구나 겪는 문제라는 설명이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청소년기에는 신체적 변화와 함께 급증하는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혼란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급속한 신체적, 정서적 성장은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여러 가지 충동을 불러일으킨다. 어른의 눈에는 아이의 반항이 버릇없고 사리에 맞지 않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 청소년들의 반항은 독립을 향한 첫 걸음이며 성인으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이러한 출발이 성공적이지 못할 경우 아이는 영구히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 혹은 다른 사람(또는 사물)에 의존하거나, 또는 일생동안 부모에게 반항하게 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러한 아이들의 ‘성장에 대한 암시’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성인역할 캐스트를 보면 각각의 남녀 배우가 멀티맨 역할을 하는 것도 재미있는 설정이다. 예를 들어 ‘남자성인’ 역할의 배우는 ‘모리츠의 아버지/ 멜키어의 아버지/ 의사/ 교장’ 등의 1인 다역을 맡는다. 아이들의 눈에 어른이란 ‘성인 남자, 성인 여자’등으로 도식화 될 수 있는 집단인 것이다. 억압과 무시로 부정당한 아이들의 성장이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는 어떠한 결과를 이끌어 내었던가. 십대임신과 자살 등의 다소 극단적인 결과들은 관객들의 경각심을 이끌기에 충분하다. 제목에서부터 노골적으로 의도한 그대로, 십대들의 ‘어웨이크닝(awakening, 각성)’은 보는 이들도 ‘어웨이크닝’하게 한다. 섬세한 연출과 독창적 안무, 세련된 음악 등은 이러한 작품의도를 매우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요소들이다.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는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라는 낙서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제임스 딘의 멋진 ‘인상’연기로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이유 없는 반항’은 1955년도 작품이다. 그만큼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세대를 뛰어 넘는 중요한 인간 문제에 대해 되짚고 있는 것이다. 오는 7월 4일 두산 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그 첫 시작을 연다고 하니, 청소년기를 겪어 본 일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볼 만 하다.박치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5.14 / 조회 29,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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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이례적인 수상기록과 브로드웨이의 열렬한 찬사를 얻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국내 공연 확정 이전부터 평단과 뮤지컬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2007년 토니상 석권 이후 치솟아버린 몸값 때문에 한국 공연 확정까지는 여러 굴곡이 있었지만 무사히 국내 관객들 품에 안착, 오는 7월 두산아트센터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있다. 경이로운 수상 기록 외에도 여러 주목할 만한 ‘기록’을 자랑하는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그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작품이 보인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독일의 표현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후 이 작품은 뮤지컬로 제작돼 지난 2006년 5월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였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7년에는 제61회 토니상 11개 부문 노미네이션, 8개 부문 수상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뮤지컬 ‘캣츠’ ‘맘마미아!’ ‘프로듀서스’에 이어 ‘토니상 석권작’이라는 영광스러운 별칭을 달았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수상 내역은 작품, 연출, 남우조연, 작곡, 안무, 대본, 편곡, 조명상 등 뮤지컬을 구성하는 전 분야에 이른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브로드웨이 공연 성공 이후 단기간 내에 여러 나라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초연과 거의 동시에 각국의 프로듀서들을 매료시켰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그만큼 뛰어난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 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수입한 각 나라에서 작품이 초연된 혹은 초연될 달이다. 2009년 1월 리릭헤머스미스극장의 영국 초연을 시작으로 3월 독일 캐피톨극장, 5월 일본 자유극장에서 이 작품이 각각 초연됐다. 한국에서 역시 올 7월 김무열, 조정석을 필두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초연된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배경은 1891년 독일의 한 청교도 학교이며, 등장하는 캐릭터 역시 ‘이제 막 성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이다. 따라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적합한 배우들은 청소년기를 연기해도 무색하지 않을 외면과 연기력을 요하는 것이 사실. 이렇듯 제한된 캐릭터 설정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1차 오디션에는 총 9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는 12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 뮤지컬 ‘드림걸즈’의 오디션 지원자가 총 1,200여 명이었음을 감안할 때, 중극장 규모의 작품인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무려 900명에 가까운 지원자가 몰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지난 2008년 9월 1일부터 약 두 달간 공개 오디션을 진행했다. 1차로 서류전형을 통과한 700여 명의 배우들은 1, 2차 실기전형을 거쳐 총 30명으로 압축됐다. 이후 최종 후보자들은 마지막 오디션 과정인 워크숍 기간 동안 춤, 노래, 연기에 대한 체계적인 레슨을 받았으며, 매회 주어지는 과제 수행능력과 배우들 간의 팀워크 등 여러 부분에 대한 심사를 받았다. 결과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에는 김무열, 조정석 등 인기뮤지컬 배우를 비롯해 신예 김유영, 박란주, 김하늘 등 실력 있는 열다섯 명의 배우가 최종적으로 확정됐다. 8181+4791=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주역으로 발탁된 배우 김무열(8,181 명)과 조정석(4,791 명)의 팬 카페 회원 숫자를 합한 수치다(5월 8일 10시 기준). 만약 두 배우의 팬 카페 회원 수인 12,972명 모두가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무대석 티켓(5만원)을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 작품의 티켓 판매금액은 무려 64억8천6백만 원에 달한다. 때문에 뮤지컬계에서 유독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기로 유명한 두 배우가 얼마나 티켓파워에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그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김무열은 ‘멜키어’ 역에 조정석은 ‘모리츠’ 역에 각각 캐스팅 됐다. ‘멜키어(김무열)’는 모범생이지만 친구 혹은 이성과 관련된 작은 사건들로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게 되는 인물. 반면 ‘모리츠(조정석)’는 성적에 대한 압박과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들을 혼란스러워하다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적인 캐릭터다.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2009년 7월 4일부터 2010년 1월 1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5.11 / 조회 29,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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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의 ‘공연 한편, 커피 한잔’ - 뮤지컬 ‘쓰릴 미’
(* 본 기사는 공연 내용에 대한 스포일성 내용을 담고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햇살이 좋은 어느 주말오후, 보고 싶은 공연을 한참이나 별러왔던 세 여자는 이미 꽉 차 있는 관객들을 보며 기대에 가득 찬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다. 주로 20대로 구성된 젊은 공연비평집단 ‘독’에서 활동하고 있는 홍애령, 강민경, 백수향씨가 상기된 표정으로 신촌의 공연장 The Stage로 들어선다. 이미 공연이 오픈한지 꽤 되었음에도 2층까지 꽉 메워진 객석들이 여전히 식지 않는 관객열을 보여주었다. 뮤지컬 는 ‘나’(강필석 분)의 일곱 번째 가석방 심의위원회 장면으로부터 시작하여, ‘나’의 증언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린 나이에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를 꿈꾸던 천재들이었던 ‘나’와 ‘그’. 뮤지컬 가 가진 가장 큰 힘은 치명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를 너무도 사랑해서 ‘그’에게 휘둘리는, 그래서 나약해보이기까지 하는 ‘나’와, 이기적이고 도전적인 비뚤어진 천재 ‘그’의 모습이 섬세하기 그려진다. ‘그’와 ‘나’ 단 둘이 등장하는 2인극으로, 집중적이고 타이트하다. 1924년 당시 시카고에서 일어났던 유괴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섬세한 심리극이 2009년 서울의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공연이 끝난 후 세 여자가 한 자리에 모였다.- 세 여자, 만장일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다!홍애령(이하 ‘홍’): 정말 대단한 공연이었어요. ‘나’ 역할의 네이슨 강필석이나 ‘그’역할의 리차드 김우형 모두 카리스마가 대단한데요? 역시 오늘 캐스팅을 보길 잘 했어요. 개인적으로 작년 초 배우 황정민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던 때 배우 강필석에 더욱 주목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매력적인 카사노바 이미지를 잘 소화했다면, 오늘 에서는 의존적인 것 같으면서도 섬세한 엘리트 수재의 모습을 잘 보여준 것 같아요.백수향(이하 ‘백’): 그러게요. 배우 강필석의 목소리는 배우 김우형과 톤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떨리는 섬세한 면이 있더라구요. 두 배우 다 가창력은 알아주는 배우니까 일단 관객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마운 거죠. 강민경(이하 ‘강’): 전 쉴 새 없이 연주하는 피아노반주가 일품이었던 것 같아요. ‘나’와 ‘그’가 위험한 계약을 하면서 서로의 감정이 격하게 부딪힐 때, 격정적인 피아노 선율이 긴장감을 더해주었죠. 그것도 무대 한 옆에서 울려퍼지는 라이브반이니 말이죠.- 세 여자, 극중 두 배우를 동경하다!홍: 포스터를 보면서 ‘과연 누가 누구를 조종했는가?’라는 카피가 참 자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면 극 줄거리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나’와 ‘그’의 잔혹한 살인극은 두 남자간의 치정 때문에 덜미를 잡히고 만 꼴이 되었으니까. 백: 전 어찌나 ‘그’ 역할의 김우형이 부럽던지. ‘나’ 역할의 강필석이 지나치리만치 사랑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안타깝기까지 하더라고요. 두 배우가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홍: 그렇죠? 마지막에 인사할 때도 센스 있게 너무 사랑하는 분위기를 연출해주시고 팬서비스가 좋으세요.강: 하하. 그러게요. 인사가 끝나고 무대 뒤편에서 ‘나’가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키스신을 연출할 때 관객들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으니까요. 남자커플인데도 잘 어울리는, 그리고 잘 되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더라구요. 꽃미남들이 훈훈한 광경을 연출해서인지, 객석을 쭉 둘러봤는데 거의 다 여성분들이더군요.홍: 배우들의 연기야 우리 모두 공감하는 바이고, 공연 전반적으로 어떠했던 것 같아요?백: 일단 제가 봤을 때는 시나리오가 탄탄했던 것 같아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니까 더욱 그럴 수도 있지만, ‘천재적인 살인마’라고 자부하는 ‘그’가 사랑에 눈 먼 ‘나’ 때문에 결국 덜미를 잡힌 것, 그 과정이 긴장감 넘치게 잘 연출 되었어요. 포스터의 카피처럼, 과연 누가 누구를 조종한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져주었죠. 뛰는 놈 위에는 나는 놈 있으니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웃음).강: 마지막에 ‘나’가 가석방을 허락받았을 때 이미 예전에 타살된 ‘그’의 환영을 보면서 자신을 ‘완벽한 공범자’라고 말한 까닭은 무엇일까요?홍: 글쎄요. 일단 ‘그’와의 계약을 파기하지 않으면서도 영원히 ‘그’와 함께 하고픈 자신의 욕망도 채웠으니까 그렇게 말한 것 아닐까요? 그 무시무시한 집착적 사랑에 등골이 오싹하네요. 백: 저는 살인 사건뿐만이 아니라 ‘그’의 죽음을 포함한 이 30여 년간이 계획된 하나의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라면 ‘나’는 단순 가담자가 아니라 완벽한 ‘공범자’가 되는거죠. 사건을 완성시키는. 넓게 생각해 보면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이잖아요.강: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역시 좋은 공연은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고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긴장해서 봤더니, 정말 살인사건 재판정의 배심원 역할을 하고 나온 듯이 피곤하네요.홍: 네, 오늘은 여기까지 얘기하도록 하죠. 는 관객들은 정말 ‘쓰릴(thrill)’하게 만드는군요.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온 것처럼 후련하면서도 왠지 힘이 드네요(웃음). 잔혹한 살인마이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두 배우의 뮤지컬 였습니다.홍애령 객원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5.08 / 조회 42,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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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쓰릴 미, 그 위험한 계약
희대의 살인사건, 이 사건이 고작 종이 한 장에 의해 이루어졌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T와 R이 빠진 이 허술한 계약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나를 만족시킬 것….’ 이렇게 별거 아닌 내용에 피로 서명까지 하는 주인공들의 행위가 좀 이상스럽기는 했다. 하지만 누가 알았으랴! 이 단순한 계약서 한 장에 치열한 두뇌싸움이 내포되었을지…. 아마 누구의 만족감이 더 절실한지 공연이 끝나기 10분 전 정도는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다.‘쓰릴 미’는 죽여주는 남자 ‘그’와 그를 죽도록 원하는 ‘나’의 이야기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필요한 것이 없다. 희대의 살인사건도 그들의 이야기 속에선 그저 하나의 배경일 뿐….피아노 한 대로 구성된 음악은 괴기스럽지만 그리 무겁지는 않다. 멜로디는 전반적으로 음울하고 단조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달랑 침대 두 개만 덩그러니 놓은 무대 역시 그러하다.여기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뮤지컬이라고 하기엔 요즘말로 다소 뻘쭘하다. 무대 장치며 조명이며 단조롭다 못해 썰렁하기도 하며, 극단적으로 치닫는 감정을 표현하기엔 피아노 혼자서는 역부족이란 생각이 든다. 게다가 생각해보니 심리전이 치밀하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반전의 충격도 크지 않았다. 최근 들어 비슷한 심리극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일 것이다.그러나 이 작품은 애간장을 졸이게 하는 뾰족하면서도 긴 호흡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쓰릴 미”라고 읊조리듯 부르는 노래와 흡사하다. 들릴락 말락 한 중저음으로 가늘고 길게 내뿜는 그 음성은 세상을 온통 하얗게 만든다. 몽환적이고 또 환상적이다. 그 멜로디는 자꾸만 귓가에 맴돌고, 야릇한 감정은 피아노의 독주로 극대화된다. 피아노는 감정의 극과 극을 모두 표현하기엔 어렵지만 하나의 감정 선만을 집요하게 건드리는 역할이다.그 사건의 결말은 해머가 피아노 줄을 때리듯 순간 얻어맞은 듯했다. 분명 이 극의 반전은 그리 충격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은 공연이 끝난 후의 생각이다. 반전의 그 순간만큼은 하나의 감정만 집요하게 공략당하여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이었다. 요컨대 ‘쓰릴 미’는 개인의 미묘한 심리를 단순한 진리로 파고들어간다. 어쩌면 이 작품은 ‘나’와 ‘그’의 만족을 위한 심리전이 아닐지 모른다. 그것은 ‘실제적인 나’와 ‘또 다른 나’의 미묘한 심리전일 수 있다. 곧 ‘쓰릴 미’의 막이 올라가는 순간부터 그곳은 먹고 먹히는 정글이 된다. 김유리 기자 yuri40021@hanmail.net
2009.05.06 / 조회 24,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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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쓰릴 미’가 전하는 사이코패스의 색다른 시선!
(주)뮤지컬해븐이 새롭게 오픈한 신촌 ‘더스테이지(The STAGE)’에서 현재 ‘쓰릴 미’ 공연이 한창이다. 뮤지컬 ‘쓰릴 미’는 1924년 미국 시카고에서 일어난 실제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극단적인 인간 내면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지난 2007년에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 작품은 지금까지 수많은 뮤지컬 스타를 배출해내며 한국의 대표적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김무열, 최재웅, 이율, 이창용, 김동호 등은 이 작품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쓰릴 미’를 수십 번 이상 관람하는 마니아들도 생겨났다. 올해는 강필석, 김우형, 정상윤, 김산호, 김하늘이 캐스팅되어 큰 사랑을 받고 있다.현재 공연계의 큰 화두, 뮤지컬 ‘쓰릴 미’가 사회의 숨어있는 범죄자 ‘사이코패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 그 궁금증을 더해간다. ‘사이코패스’, 이 단어만 들어도 우리는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현재 이로 인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이코패스’의 단어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사이코패스(psychopath)’는 1920년대에 독일학자 슈나이더에 의해 처음 소개되었다. 이 개념은 ‘성격 탓으로 인해 타인이나 자기가 속한 사회를 괴롭히는 정신병질(精神病質)’을 뜻한다. 자칫 사람을 차별하고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어 기피돼 왔으나, 70년대 이후 미국에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이미 영국과 미국에서는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을 통해 연쇄살인범들의 행동 양상을 분석하고 있다. 미국 연쇄살인범 90% 이상이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출처_KBS 스페셜 ‘악의 가면, 사이코패스’ 중)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범죄자에게만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다. 니시무라 박사는 ‘사이코패스’를 일컬어 “정장차림의 뱀”이라고 말한다.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반사회적 행동으로 공공연한 물의를 일으키거나, 법망에 걸려들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사회주도층을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그들이 강력한 권력을 소유하게 될 경우, 전쟁을 통한 합법적인 살인과 학살을 자행하게 됨으로써 개인이 아닌 인류의 비극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래서 ‘사이코패스’는 남녀노소, 특권층, 빈곤층, 엘리트 등 어느 한곳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 중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도 ‘사이코 패스’ 에 속한다는 사실이다.뮤지컬 ‘쓰릴 미’의 주인공 ‘그’와 ‘나’도 부유한 가정환경 속에서 잘 자란 엘리트들이었다. 게다가 명석한 두뇌와 멋진 외모를 가져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한마디로 말해서 현재의 ‘엄친아’들이라고 할 수 있다. 부족할 것 하나 없는 이들이 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을까? 극중 주인공 ‘그’는 불이 활활 타오르는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점점 강하고 자극적인 것을 원해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그’는 이러한 살인을 저질렀는데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일종의 ‘사이코패스’성향의 인물이었다.뮤지컬 ‘쓰릴 미’는 평범한 인물들이 벌이는 ‘사이코패스’를 다루지 않았다. 범죄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의외의 인물들을 통해 색다른 ‘사이코패스’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범죄자의 모습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러한 ‘동경심’이 관객들에게 색다른 쾌감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뮤지컬 ‘쓰릴 미’는 우리 사회의 악인 ‘사이코패스’의 문제점을 관객들에게 보다 친근감으로 다가섰다. 그래서 보는 내내 작품의 긴장감과 공감성이 유연하게 흘러갔다. 아마도 이것은 뮤지컬 ‘쓰릴 미’가 지금껏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박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4.27 / 조회 27,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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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와 ‘그’, 그리고 이 남자! ‘쓰릴 미’의 연출가 이종석을 만나다
2007년부터 공연될 때 마다 새로운 화제와 기록을 만드는 뮤지컬 ‘쓰릴 미’에는 모두 세 명의 남자가 있다. 바로 ‘나’와 ‘그’, 그리고 2009년 ‘쓰릴 미’를 책임지고 있는 연출가 이종석이다. 이미 2008년에 ‘파이브코스러브’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2009년의 ‘쓰릴 미’는 진보된 ‘쓰릴 미’라는 평을 받는 연출가 이종석을 만나 ‘쓰릴 미’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 ‘나’는 왜 그 살인에 가담해야만 했는가? ‘쓰릴 미’는 두 캐릭터의 심리 전개가 가장 중요한 작품이다. 그런 만큼 연출가가 어떤 의도로 연출을 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맛이 달라진다. 이종석 연출가는 “살인이나 스릴에 관한 것 보다 두 캐릭터 간의 심리와 왜 ‘나’는 의도가 없었음에도 그 살인에 가담해야만 했는 지에 중점을 두고 연출했다”고 밝혔다. - 감정을 실은 실제 청년들의 언어, 동선으로도 감정 파악 되도록 또한 “가사들은 1회 2회 공연 당시의 가사를 섞고 일부분은 새로이 해석했다. 특히 이번 2009년 공연에서는 청년들이 실제 사용할 법한 언어들로 가사를 만들었다. 은유나 우회적인 표현보다 직접 적인 대화를 만들었다. ‘나’가 ‘그’를 추궁할 때에도 계집, 년 등 감정에 따라 여성을 달리 표현한다. 즉 실제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사용할 단어들을 사용하면서도 인물의 감정 변화가 반영되도록 했다”며 가사의 변화에 대해서 언급했다.동선과 행동도 가사만큼 작지만 큰 변화를 주었다. 이동석 연출가는 “이들의 어린 청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이 움직이며, 장난치는 동작도 많다. 또한 동선으로도 ‘나’와 ‘그’의 관계를 알 수 있도록 방의 높이도 다르게 했다. ‘그’의 방이 ‘나’의 방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두 사람의 상황에 따라 서 있는 위치도 다르다. 극의 초반에는 그가 나의 오른쪽에 있지만 후반부에는 나가 그의 오른쪽에 주로 서 있다. 이 역시 두 사람의 상황이 역전되어 있음을 알리고자 한 부분이다”며 동선과 행동의 달라진 점을 알렸다. - ‘스티븐 돌기노프’의 ‘쓰릴 미’와 이종석의 ‘쓰릴 미’‘쓰릴 미’는 지난 3월 중요한 손님을 맞이했다. 바로 ‘쓰릴 미’의 원작자인 ‘스티븐 돌기노프’가 내한한 것이다. 이종석 연출가는 과연 원작자를 직접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 까? 이에 대하여 그는 “다른 나라에서는 두 배우의 감정을 어떻게 연출했는지 물었다. 기존의 ‘쓰릴 미’와는 달리 ‘나’가 그에게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것이 아닌 두 사람의 상황이 역전되는 연출과 5분정도 길어진 공연 시간에 대해서도 자문을 구했다. ‘스티븐 돌기노프’는 그런 해석도 있을 수 있다며, 두 배우의 감정을 충분히 보여 줄 수 있다면 약간의 시간차이는 상관 없다고 대답했다”며 원작자와의 대화를 전했다. 실제 ‘스티븐 돌기노프’는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두 인물의 관계다. 유괴와 살인은 인간관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뒤틀리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며, 작품에 대하여 이종석 연출과 같은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두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중점으로 두고 연출을 하기에 이종석 연출가가 꼽는 명장면도 11번 곡 ‘내안경’이다. ‘내안경’은 가사는 물론이며 멜로디에서도 심리의 변화와 상황이 역전되는 그 순간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 ‘더 스테이지’에서만 볼 수 있는 ‘쓰릴 미’는 이것 이번 2009년 ‘쓰릴 미’는 신촌에 위치한 ‘더 스테이지’의 개관작이라는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더 스테이지’는 천장이 높아 좁은 폭에 비해 트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높은 공간을 이용 공연장 상층부를 쇠창살로 장식해 감옥의 느낌을 냈다. 이종석 연출가는 “이것은 실제 감옥 속의 장면을 연출할 때도 효과적이지만, ‘나’와 ‘그’의 관계를 상징한다. 감옥 속의 ‘나’는 후반에 자유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그’는 ‘나’에게 늘 구속되어 있다. 즉 그들은 서로에게 갖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마지막으로 이종석 연출가는 관객에게 “이 공연은 계속 진화하는 공연이다. 스텝과 연출, 배우에 의해 끊임없이 변신할 것이다. 이런 변화를 흥미롭게 지켜봐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미국에서 실제 발생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쓰릴 미’는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뮤지컬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초연 당시 유괴, 살인, 동성애라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충격적 소재로 큰 화제가 되었던 이 작품은 ‘탄탄하고 치밀한 심리 묘사’ ‘참신한 발상의 전환’이라는 평단의 호평과 함께 약 8개월의 공연 기간 동안 평균 객석 점유율 92%라는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또한 뮤지컬 ‘쓰릴 미’는 두 명의 남자배우가 출연하는 2인극으로써 등장인물의 세밀한 심리묘사는 물론 피아노 선율과 어울리는 안정적인 보이스가 함께 요구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멤버인 강필석을 비롯 김우형, 정상윤, 김산호, 김하늘 등 인기 남자 배우들의 출연으로 관객들 사이에서 또 한 번 화제가 되고 있다. 5월 24일까지 신촌 더 스테이지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조아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4.17 / 조회 2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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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대되는 신인배우 김하늘, 여린 모습 뒤에 숨은 연기 고집
이렇게 어리고 여린 배우가 ‘쓰릴 미’의 ‘그’ 역할을? 동성애와 살인? 나쁜 짓을 해보기나 했을까? 순정만화 속에서나 봄직한 미소를 날리는 꽃미모의 소유자, 배우 김하늘의 얘기다. 뮤지컬 ‘쓰릴 미’ 이번 시즌의 언더스터디(출연 배우가 질병·사고 등의 이유로 출연을 못하게 되었을 때 대신 그 역을 맡는 대역)로 캐스팅 된 김하늘은 오는 10일과 17일 두 차례 ‘그’ 역으로 무대에 선다. 김하늘은 ‘쓰릴 미’ 외에도 올해 최고 화제작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출연도 확정됐다. 이쯤 되면 ‘대체 김하늘이 누군데?’라는 소리가 자연스레 새어나온다. 기자는 이름도 없던 이 어린 배우가 가진 달란트도 궁금할뿐더러 ‘꽃남 선점’ 심리가 작용해 공연을 앞둔 김하늘을 서둘러 만나보았다. 이때만 해도 사실 김하늘에 대한 기자의 시선은 의심이 섞인 호기심이었다. “기대와 부담 속에 첫 공연 기다려져”“팬카페요? 하하” 공연이 단 두 번뿐이라 팬들이 많이 기다리겠다며 팬카페 얘기를 넌지시 건네자 김하늘은 멋쩍게 웃기만 한다. “정말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분들인데, 제가 아직 너무 어색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 절대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 너무 민망해서요(웃음).” 팬 얘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을 보니 영락없는 신인이다. “부담도 되지만 한편으로 흥분도 되요. 하루하루 기대감도 크고요.” 10일 ‘쓰릴 미’ 첫 공연을 앞둔 김하늘은 설렘과 걱정을 동시에 쏟아놓았다. 첫 무대에 대한 설렘으로 오전부터 진행되는 연습도 피곤하지 않을 정도다. “함께 출연하는 형들이 워낙 잘해주시니까 연습도 즐거워요. 추억도 많이 생겼고요.” 초연 당시 훈훈한 배우들의 엎치락뒤치락(?) 묘한 동성애 장면으로 관객을 놀라게 했던 ‘쓰릴 미’. 과연 연습현장에서는 어떨지 궁금했다. “하하. 안 그래도 연습할 때 키스신에서 제가 아무런 합의도 없이 확 해버렸거든요. 파트너인 상윤형이 많이 당황하시더라고요.”“너덜너덜한 대본이 말해주는 몇 가지”인터뷰 직전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던 펜 한 자루와 뮤지컬 ‘쓰릴 미’의 대본이 인상적이었다. 낙서로 보이는 필체를 몰래 훔쳐보니 동작 하나에서부터 음절마다 악센트 표시까지 빼곡하다. 일고 또 읽어 너덜너덜해진 대본이 그간 김하늘의 노력을 짐작케 한다.김하늘은 ‘쓰릴 미’의 ‘그’가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에른스트’와도 닮은 점이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에른스트’는 김하늘이 ‘스프링 어웨이크닝’에서 맡게 된 역할로, 여리고 수동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제가 만든 ‘그’는 범죄를 저지른 것과는 별개로 좀 섬세하고 여성적인 성격이 될 것 같아요. 극 중에서 ‘그’가 스무 살이거든요. 스무 살이 동성에게 그렇게 호감으로 다가가자면 아무래도 터프하거나 과격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텍스트 안에서 ‘그’가 갖는 악(惡)의 모습은 분명히 있겠지만, 그 주변을 채워가는 것은 사실 보호받고 싶고, 관심 받고 싶었던 모습일거라 생각해요. 알고 보면 굉장히 여린 존재죠.” 그러고 보니 얼마전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연습현장에서 잠깐 선보였던 김하늘의 미성의 목소리와 ‘쓰릴 미’의 ‘그’가 만나면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2009년 주목할 만한, 주목해야할 신인 김하늘”2009년 한해 김하늘은 ‘일복’이 터졌다. ‘쓰릴 미’ 공연이 끝나는 대로 ‘스프링 어웨이크닝’에 집중해야만 한다. “성격이 많이 다른 두 작품이긴 하지만 둘 다 배울게 많은 작품이라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쓰릴 미’는 두 배우가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보니 많은 집중력을 요구해요. 2인극이 처음인 저로서는 가장 힘든 부분이면서, 가장 크게 얻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렇다면 과격한 안무와 많은 배우가 출연하는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어떨까? “색 자체가 많이 다르죠. ‘쓰릴 미’가 단색이라면, ‘스프링 어웨이크닝’ 연습은 좀 알록달록하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안무요! ‘쓰릴 미’에는 춤이 없잖아요. 그런데 이번에 ‘스프링 어웨이크닝’ 쇼케이스 준비하면서 안무 연습을 한다고 하는데 전 제가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어색하더라고요(웃음).”‘쓰릴 미’와 ‘스프링 어웨이크닝’. 작품 성향이나 극이 진행되는 형식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두 작품이지만 공통점은 있다. 공연이 시작도 되기 전 뮤지컬 마니아들의 기대감을 한층 높인다는 것, 한번 보면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것, 뮤지컬 넘버들의 중독성이 짙다는 것, 그리고 같은 듯 다른 ‘그’와 ‘에른스트’를 연기할 김하늘이 출연한다는 것이다.“배우 김하늘입니다. 이 한마디를 위하여”인터뷰 내내 수줍어 눈도 못 마주치던 신인배우 김하늘이 본격적인 연기 얘기가 나오자 어느새 진지한 배우 김하늘이 됐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기관에 대해 설득력 있게 말하는 모습에서는 강단마저 느껴진다. “어떤 배우의 모습으로 남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스스로 저를 당당하게 배우라고 소개하는 게 꿈이에요. 아직 전 저를 배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배우는 ‘직업이 아니라 어떤 큰 존재’가 되어야하며, 그렇기에 아직 자신은 배울 것이 많다는 게 김하늘의 생각이다. 배우라는 일에 대한 확고한 생각만큼 자신이 가진 연기관도 뚜렷하다. “사실 방송활동은 별로 생각이 없어요. 무대에서는 눈과 눈을 보며 연기를 하는 건데, 방송은 카메라 렌즈를 보며 연기하는 거잖아요. 앞으로 어떻게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무대에 대한 욕심이 커요.” 김하늘은 뮤지컬 두 작품에 연달아 캐스팅 되었지만 향후 연극무대에 서고 싶은 꿈도 있다고 전했다. “뮤지컬로 시작했지만 연극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도 커요. 기회만 주어진다면 꼭 연극을 할 거예요.”인터뷰 하는 내내 풀리지 않았던 궁금증이 그제야 하나둘 풀리기 시작했다. 무대에 대한 고집으로 앙 다문 입에서 은근슬쩍 보호받고 싶었던 나쁜 남자 ‘리차드’의 모습이 보인 것이다. 거기에 사실상 김하늘은 작품 캐릭터와 가장 근접한 나이 아니던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인터뷰가 끝날 무렵 묘한 확신이 하나는 분명해졌다. 김하늘이 그려낼 ‘그’의 모습은 적어도 그동안 보아왔던 ‘그’들과는 틀린, 독특한 색의 ‘그’가 될 것에 대해 말이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2009.04.10 / 조회 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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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릴 미> '나'로 다시 서는 나 - 강필석
자신이 출연한 전작을 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자에게 ‘에네르기파’를 쏘아대던 강필석의 얼굴에 시종 일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를 통해 웃음의 힘을 깨달았다는 그는 확실히 유쾌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학시절 자신의 별명이었던 ‘턱 선의 외로운 각도’를 이제 에서 더욱 아찔하게 발휘할 참이다. 잠시의 여유를 마다하고 의 나, 네이슨으로 몰두 중인 강필석을 만나보자. 나, 극을 풀어가는 다양함 “소극장 뮤지컬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특히 이 작품은 단 둘이 나오는 거라서 되게 연극적이고, 그래서 다시 해봐야겠다고 선택을 한 거죠. 또 초연 때 워낙 짧게 참여했기 때문에 뭔가 덜했다는 느낌도 있었고요.” 실제 유괴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심리묘사, 동성애적 색채가 더해져 2007년 한국 초연 당시 신선한 화제가 되었던 뮤지컬 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무대에 선다. 초연 앵콜 공연에 합류했던 강필석이 2009년 첫 공연의 시작에 서서 관객들을 맞을 참이다. "2007년에는 연출 선생님(김달중)이 많이 풀어놓는 스타일이셨죠. 해석의 여지도 배우들한테 많이 맡기고요. 안경을 떨어트리는 장면도 배우들마다 해석이 달랐어요. 일부러 그랬다, 아니다, 모르고 떨어트렸다. 배우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좋다, 혹은 넘친다, 그렇게 만들어가셨어요. 이종석 연출님은 전반적인 통일성을 주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구성하는 스타일이세요.” 좁은 공간, 강렬한 피아노 음색, 그리고 단 둘의 대화로만 진행되는 이 밀도 높은 작품에서 강필석은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사건을 서술함과 동시에 또 한 명의 주인공인 ‘나’를 맡았다. “배우로서 ‘나’라는 인물이 훨씬 더 매력이 있어요. ‘나’는 작품의 베이스가 되고, ‘그’가 멜로디를 하는 사람인데, 베이스를 어떻게 치느냐에 따라서 작품의 방향이 틀려지죠. 자기가 계획했던 대로 연기의 다양성이 상당히 넓어지는 부분이 참 재밌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연습하면서 그를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굉장히 직선적인 느낌의, 하나의 힘으로 쫙 밀고 가는 역할,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잖아요.” 작년 ‘나’로 섰던 김우형이 이번 공연에서는 강필석과 함께 ‘그’로 서는 것처럼 내년엔 ‘그’의 강필석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 물었다. 돌아오는 개구진 대답, “15분이면 관객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데 그 15분간 ‘키가 너무 작아’라고 이야기 것 같은데요?”(웃음) 스스로, 도전이 되는 것인가? 뚜렷한 공연색으로 수 없이 재관람하는 마니아 관객층을 만들어 낸 것도 만의 특징이다. 호불호가 뚜렷하다는 것, 많은 관객들의 관심 속에 있는 배우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실험적인 형태들을 좋아해서인지 워낙 색이 강한 작품을 많이 했어요. 초연 때 를 처음 보는 관객들이 왔을 때와 마니아들이 많이 오는 날 느껴지는 반응이 달라 좀 생소하기는 했죠. 합류했을 때 이미 너무나 잘 되고 있던 공연이라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이었었지만 심리적으로 그렇지는 않았어요. ‘난 내가 해석하는 걸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죠. 여러 번 보신 분들은 어제와 다른 오늘의 세세한 장면들까지 묻기도 하지만 제가 그렇게 한 이유는 분명히 있었거든요.” 의 프룹스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이후 과 를 통해 ‘예수 전문 배우’의 타이틀을 갖기도, 의 귀도와 의 로렌스로 도시적인 이미지를 선사하기도 했으며 의 경비원과 신부의 역할로 서며 그전까지의 이미지를 말끔히 지워내는 또 다른 모습을 그려냈던 강필석이었다. 팔색조 배우의 길을 만들고 있는 중? 그런 건 그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김종욱이 가장 대중적인 역할이었죠. 그런데 하면서도 이런 이미지로 날 바꿔보겠다든지 지금의 이미지로 가야겠다는 생각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 아무래도 극적인 작품을 좋아해서인지 텍스트를 가장 먼저 봐요. 텍스트가 좋고 분명 나에게 도전이 되는 것이어야 흥미가 생기더라고요. 그러면 도전하는 거죠.” 그래서인지 자신의 목소리와 가창력이 가진 매력에 대해 무척이나 쑥스러워하던 그는 “난 정말 노래 못한다”는 겸손에 이어 “굳이 노래와 연기 중 하나를 꼽아야 한다면 나는 연기하는 배우”라고 덧붙인다. 조만간 꼭 연극을 하고 싶다는 말에 힘이 가득 실린다. 음악, 여유를 타고 자유로 지난 겨울 홍대 앞 한 클럽에서 열린 작은 콘서트에서 그는 클라리넷을 연주했다. ‘삑사리’가 한 번 났지만 관객들은 몰랐을 거라며 활짝 웃는다. “군대에서 배웠어요. 육군 사단 군악대 출신이거든요. 스물 넷? 그 때 배우를 안 하고 음악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에요. 치아 교정하면서 안 불다가 작년에 한 7년 만인가? 한 공연 스텝이 제가 클라리넷 하는 걸 알고 제의하셨는데 사실 합주를 되게 해 보고 싶었거든요. 음악 하는 사람도 아니고, 어느 밴드에 가서 합주 한 번 하실래요? 그럴 수도 없잖아요. 그래서 오케이! 했죠(웃음). 이왕이면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크리스마스 캐롤을 하면 좋겠다고요. 띠라띠라 띠라디?(웃음)” 어렸을 때 ‘여자는 피아노, 남자는 운동!’을 부르짖으며 그렇게도 피아노를 안 배우려 했던 게 가장 후회스럽다는 그는 조만간 기타 연주 배우기에 도전할 참이란다. 군인이셨지만 너무나 자상했던 아버지와 미인이셨던 어머니를 두루 닮았다는 강필석에게 음악은 더욱 유연히 자유롭게 배우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조력자임이 분명하다. “어떤 것에 대해서 계속 상상할 수 있어야지, 그래서 더 자유로워지려고 하는 것 같아요. 동생들에게도 최대한 자유롭게 하라고, 그래야 어떤 상황이 닥쳐도 대처할 수 있고, 적응할 수 있거든요. 연습실에서 난 완전 자유인이야(웃음). 공연 하는 것도 좋지만 계속 공연만 하다 보니까 채울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말 하면 조금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바닥이 보이는 것 같아요, 제 자신에게.” 프로, 배우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 배역을 맡아 새로운 인물로 태어나는 것이 배우의 몫이겠지만, 어떤 배역을 찾아 갈 것인가, 역시 배우의 몫이다. 그래서 강필석에게는 다작(多作)이 아니라 다상(多商)작이 우선이다. “좋은 배우를 만드는 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동생들에게도 ‘절대 조바심 내지 마라. 계속 배우 할 건데 뭔가 성장을 할 수 있는 작품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하죠. 전 ‘넌 프로잖아’라는 말도 싫어해요. 배우에게 프로라는 말이 안 어울리잖아요. 프로라면, ‘슬퍼’ 그러면 막 슬퍼하고 ‘그만해’ 그럼 그만해야 하는 건가요? 무대 위에서 똑같이 교감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이나 몇 십 년을 한 분이나 똑같다고 생각해요. 안 그러면 상대를 내려다 보고, 끌어줘야겠다, 이런 생각만 들지, 서로 교감 할 수 없어요.” 마음에 세월이 입힌 옷이 켜켜이 쌓여 무엇에 찔러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 무뎌지는 감성이 가장 무섭다는 그. 그래서 강필석은 가장 무서운 존재로 ‘자신’을 꼽았다. “배우로서 감정적으로 무뎌진다던가, 여유가 없어지면 뭔가를 남에게 줄 수가 없게 되잖아요. 정신 없이 바쁘다 보면 단절이 되고, 그렇게 될 때 내가 과연 관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요. 테크닉 적인 면이 아니라 그 안의 담긴 것들, 그래서 저 자신이 가장 무섭죠.” 배우 강필석은 적어도 무대 곁에서 믿음의 이름으로 불려도 좋을 것 같다. 완벽은 아닐지라도 나아가고 있는 무대 위에, 사람의 시선을 한 순간에 빼앗진 못해도 결국 오랜 기억 속에 또렷이 그가 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배우임을 고뇌하는 몫을 그에게 맡겨둔다. 다양한 사람들의 말 한마디에 휘둘려서는 배우로 설 수 없기에 관람평을 멀리한다는 또렷한 주관도, 클라리넷을 들고 여럿이 더불어 꿈꾸고자 하는 마음도 그에게는 모두 있기 때문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3.02 / 조회 2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