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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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괜찮아요, 우리 다 그래요”
성수기 관광객도 빠져 호프집에 생맥주도 채워두지 않는, 어느 한가롭거나 조용하거나 지루하거나 뻔한 강원도의 한 바닷가 부채끝 마을. 여기, 손님이 없어도 부지런히 바닥을 닦고 매일 보는 동네 형님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총각 카페 주인 병도가 있고, 생맥주가 없다니 병맥주 아무거나로 목 축이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 장우도 있으며, 늙고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순박한 진수도 있다. 가장 어린 카페 사장 병도는 30대 중반이요, 진한 사랑의 기억에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아린 장우는 50대 초반, 그 사이 진수는 40대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총각. 부채끝 마을 노총각 셋의 대화는 뻔해서 한 달 전에도 봤던 사람, 석 달 전에도 하던 일의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아비 잘 만난 덕에 호텔 사장님 소리 들어가며 부동산 개발에 앞장서는 춘발이 묘령의 아름다운 서울 여인과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상우 연출의 연극 는 강원도 부채끝 마을 호프집의 한 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왁자지껄하다가도 이내 고즈넉한 여운을 남기는 강원도 사투리가 난무하고 아리따운 여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노총각의 속내가 피실피실 삐져 나온다. 하지만 ‘거기’는 꼭 여기만이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거기, 그 사람이 사는 그곳, 우리가 사는 여기, 즉 사람이 사는 그 모든 곳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아무데나’는 아니다. 애들이나 믿는 귀신 이야기를 다 크고도 남은 어른 넷이 귀를 털고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한번 깜짝 놀라는 곳,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지 여자가 왈칵 마음의 짐을 쏟아내게 만드는 곳, 따뜻한 곳, 떠나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런 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 하지만 그 어떤 절정보다 더 거대한 마음의 동요가 고요하게 일어난다. 바로 귀신 이야기에서다. 애들의 치기 어린 꾸밈이나 허약한 사람의 헛된 망상이 아니라 “우리도 다 그래”하고 처지가 다른 네 남자와 한 여자의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게 맞닿는 기적, 바로 에서는 맥주 한잔 앞에 둔 이들의 두서 없는 수다 속 귀신 이야기를 통해 이런 포근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원작자 코너 맥퍼슨이 를 통해 단숨에 유수의 상을 휩쓴 것도, 한국에서 2002년 초연 이후 10년 간 진심 어린 뜨거운 박수를 받아 온 것도 바로 이 같은 요란하지 않은, 따뜻함이 힘이 크다. 거기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극단 차이무 배우들의 호연도 단단히 한 몫 한다. 강신일, 김승욱, 이대연, 정석용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익숙한 명 연기의 배우들은 차이무의 자랑이자 힘이다. 최근 드라마 ‘골든 타임’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이성민과 송선미의 합류 소식에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다른 출연진들도 저마다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으니 캐스팅을 결코 염려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진수 역의 송재룡은 배우 이외의 직업은 떠올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사하고 있어 누구라도 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연극 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여 차례로 선사하는 ‘이것이 차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를 보면, 극단 차이무의 작품이 가진 남다를 ‘차이’를 깨닫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이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2.10.11 / 조회 13,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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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이성민·송선미·정석용, 연극 <거기> 출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주역 이성민·송선미·정석용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오는 10월 초순부터 차례로 연극 에 합류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는 극단 차이무와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번째 작품.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이성민은 이 연극에서 온천호텔 주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 춘발 역을, 정석용은 설비보수용품 가게 주인 진수 역을 맡았다. 송선미는 남모를 사연을 가진 서울 여자 정으로 분한다. 이들이 소극장 무대에서 보여줄 연기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는 오는 11얼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 이다엔터테인먼트
2012.09.17 / 조회 1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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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공연
연극 ‘거기’가 2012년 9월 7일(금)부터 11월 25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거기’는 극단 ‘차이무’와 엔터테인먼트 ‘이다’가 만든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사회성을 담은 시사코미디인 동시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힐링연극이다.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다.작품은 동해 해수욕장의 작은 카페에 네 명의 사내와 한명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낯선 여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돌며 카페인 ‘거기’에서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내들의 귀신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은 ‘코너 맥퍼슨(Conor McPherson)’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했으며,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의 배우로는 ‘추적자’의 강신일, ‘더킹투하츠’의 이성민이 출연하고, 연출은 이상우가 맡았다. 최정인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1 / 조회 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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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보다 몸을 더듬는 이들의 관계 <블루룸>
아서 슈니츨러의 1897년 작 ‘라롱드’를 원작으로 영국 극작가 데이빗 헤어가 현대적으로 각색한 연극 이 지난 11월 1일 본 공연을 시작했다. 연극, 뮤지컬, 영화, 무용 등으로 번안되어 전 세계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라롱드’는 원초적이고도 솔직한 섹스를 소재로 하여 일부 국가에서는 공연이 금지되기도 한 작품. 차례대로 이어지는 남녀 10쌍 모습을 통해 저마다의 이기심으로 사랑 대신 섹스만 남은 현대인의 황량한 모습이 그려지는 은 1998년 런던 초연 당시 니콜 키드먼의 파격적인 노출 연기가 화제가 되는 등,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잡은 바 있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조감독이자 뮤지컬 과 연극 의 조연출을 하기도 한 이안규가 연출가로 처음 나서는 이번 한국 에서는 원작 설정은 유지하고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상황 및 캐릭터가 조금 수정되었다. 서툰 남학생, 택시 드라이버, 정치가, 귀족남자, 극작가 등 5명의 역할을 소화하는 남자 역할에는 김태우가, 순진한 거리 소녀, 가정부, 모델, 여배우, 친구의 아들과 관계를 갖는 유부녀 등 5명의 캐릭터를 연이어 선보이는 여자 역할에 송선미, 송지유가 번갈아 호흡을 맞춘다.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 두 배우,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외로운 현대인의 초상, 연극 은 오는 12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계속된다. 연극 공연장면 #1. 가정부 마리(송선미)와 남학생 안톤(김태우)어린 안톤은가정부와 관계를 맺지만#2. 엄마 친구인 유부녀 엠마(송선미)를 사랑한다고 믿는다.엠마는 정치가 남편과의 결혼이 불행하다고 여긴다.#3. 길에서 만난 모델 켈리(송지유)와 극작가 로버트(김태우)극작가 로버트는 켈리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4 정치가 찰스(김태우)와 모델 켈리(송지유)의 관계찰스는 다른 방법으로 켈리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그 누구의 마음도 알 수가 없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11.02 / 조회 21,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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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룸> 김태우 "연기에 만점은 없다"
스크린 속이 아니면 자주 볼 수 없는 배우다. 예능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잘 나타나지 않아 요즘엔 영화에서만 그의 깊어진 연기를 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배우 김태우를 만나러 가는 길엔 ‘자연인 김태우’에 대한 호기심이 따라 붙었다. ‘사과’ ‘얼굴 없는 미녀’ ‘키친’에서부터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해변의 여인’ 등 홍상수 감독의 영화까지, 그가 보여줬던 캐릭터와 연기 스펙트럼은 폭이 컸고, 개인 생활은 가려져 있었다. 인터뷰 막바지, 그는 스스로를 한 줄로 소개했다. “1401호에 사는, 직업이 배우인 남자”라고. 으로 3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배우, 김태우를 만났다. “연기 과정 중에 노출이 있을 뿐, 부담 없다” 연극 오랜만이시죠?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0년 동안 연극을 하지 않다가 3년 전에 를 했어요. 그 전엔 학교에서 연극만 해서 방송이나 영화가 낯설었는데 이젠 연극을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더군요. 이번이 두 번째인데 2인극은 처음 하는 거에요. 살이 빠진 것 같은데요. 2인극도 처음이고, 이렇게 1인 5역도 처음이에요. 지금 굉장히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요. 살을 빼려고 한 게 아니라 살이 쫙쫙 빠지고 있어요(웃음).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고, 대사량은 의 두 배 정도고. 정신 바짝 차려야죠. 기왕이면 잘해야 하잖아요. 원 캐스팅이라 더 신경 쓰이는 건가요. 저는 지금껏 더블 캐스트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이번에도 당연히 원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는데 제작사 쪽에서 오히려 놀라셨어요. 제가 알기로 외국에도 더블 캐스팅이 없는데 우리나라는 시장구조 때문인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고, 그렇게 배웠고, 원 캐스팅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홍상수 감독 영화에서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이번 배역이 잘 어울려 보였습니다. 여러 모습의 남자를 보여주잖아요. 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대본이었어요. 큰 주제는 물론 섹스에 대한 이야기인데 두 번째로 읽으니 ‘인간’을 다루고 있더군요. 섹스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내세우지만 그 속엔 계급간의 문제, 상대방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의 태도가 굉장히 적나라고 유쾌하게 표현됐어요. 이번 연극은 보여지는 연기를 많이 해야 해서 걱정도 되요. 반대로 도움도 굉장히 될 것 같아요. 힘들고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하지만 작품을 하면 할수록 더 욕심이 나요. 다시 말하면 욕심이 나서 힘든 것도 있어요. 어떤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죠?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를 처음 봤는데, 그때 고도가 죽음이냐 아니냐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했거든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게, 버스에서 프로그램북을 읽는데 베케트가 이렇게 썼더라고요. 그냥 웃기면 웃고, 슬프면 슬퍼하고, 뭘 해석하려 하지 말라고. 그 말이 저에게 굉장히 크게 왔어요. 영화를 보든, 연극을 보든 사람들은 해석 하려고 하고, 해석을 많이 할수록 더 정확하게 봤다고 생각하고요. 홍상수 감독님 영화 이야기도 하셨지만, 이 작품은 계급간의 이중성, 사회적 지위, 겉과 속의 다름, 사람과의 관계 맺음. 그런 것을 굉장히 임팩트 있고 유머러스하게 해석을 했어요. 그래서 이 연극을 보고 나가실 때 느끼는 게 굉장히 다양할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말초적인 것, 김태우가 옷을 벗었네, 혹은 생각보다 덜 야하네? 어떤 분들은 작품의 유머 코드 덕분에 코미디로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어떤 분들은 한 캐릭터가 두 명을 만나는데, 태도가 사람에 따라 달라짐을 캐치하시고 재미있어 하실 수도 있고요. 현대인들에게 다양하게 전해질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해요. 물론 배우로선 힘들어요. 힘들 거라고 생각 했어야 했는데(웃음). 19금 연극이기 때문에 노출 수위에 대해서도 주목 받는데요. 수위는 어느 정도 인가요. 저는 아마 상하 다 노출이 있을 거에요. 니콜 키드만이 출연했던 초연에서는 남자는 전라로, 니콜 키드만은 뒷모습이 전라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를 그렇게 못하죠. 전 자신 있는데(폭소) 노출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으신 것 같은데요(웃음) 전혀 없어요. 노출이 주가 되는 거면 부담이 있겠죠. 이건 그게 아니거든요. 연극은 사람과 사람의 기운이 부딪혀서 나오는 거라 매번 잘 되진 않아요. 공연 마지막 날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요. 머릿속에 그게 가득할 텐데, 그 과정 중 하나가 벗는 거잖아요. 사실 벗는 게 제일 쉽지 않나요? 내가 땅을 치고 후회를 한다면, 그건 오늘 감정 몰입이 안 됐다는 것이지, 벗는 건, 그냥 벗으면 되요. 노출이 부담 됐으면 이 작품을 하면 안 되는 거고요. 제가 영화를 고르는데 대본에 배드씬이 있다. 그 작품이 좋고 납득이 간다. 그럼 당연히 해야죠. 물론 관객이 보기에 부담일 순 있겠죠(웃음). “남자 캐릭터는 남자로 느껴져야..사생활 노출은 지양” 연극과 영화에서의 긴장, 집중력에서의 차이가 있나요? 별로 다르지 않아요. 예를 들어 영화가 한 장면을 스무 번 테이크를 가요. 그걸 좀 더 늘려 놓은 게 연극 매일 하는 것과 비슷하거든요. 영화에서 스무 번의 테이크는 100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거에요. 나머지는 다 버리고. 공연도 40이 되는 날이 분명 있겠죠. 하지만 100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매일 서는 것인데, 그런 맥락에서 보면 비슷한 것 같아요. 이 작품은 다섯 개의 캐릭터를 소화해야 합니다. 특별히 준비하는 게 있으세요? 다섯 인물들을 모두 다르게 하려면 1년을 준비해야 할거에요. 외모부터 달라져야 하고 체형이나 자세도 달라져야 하고. 하지만 연극에선 그럴 순 없죠. 어느 정도의 변화는 꾀해야 해서 준비하고 있어요. (말이 빨라지며) 제가 지금 이렇게 이야기 하는 걸로 캐릭터가 달라질 수 있거든요. (더욱 말을 빨리 하며) 이렇게 말하면 당연히 행동도 달라지는 거고요. 그게 너무 오버하면 안 되죠. 어느 정도 포인트만 잡아주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오히려 문제는, 한 인물이 두 사람을 만나거든요. 그게 더 힘들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대본이 워낙 잘 써있어서 텍스트에 몰입하면 될 것 같아요. 배우 김태우에게 자연스러운 연기는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아요. 그만큼 노력하는 배우로도 잘 알려졌죠.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것은 굉장한 칭찬이지만 반면 임팩트가 없다는 말일 수도 있죠. 액션보단 리액션이 많은 건데, 이건 배우 취향 같아요. 노력은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건 명확해요. 제가 하고 싶은 연기보다, 제 능력이 항상 작았어요. 혹은 제 이상형이 높은 것일 수도 있죠. 그걸 하려면 노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능력이 부족하다라는 건 겸손 아닌가요? 그 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의 모습을 보더라도. 대학 땐 속상할 때가 많았어요. 시옷 발음도잘 안 되고, 남들처럼 잘 생긴 것도 아니고. 한석규 선배가 나오면서 깨졌지만, 그 전엔 딱 잘 생긴 배우만이 있을 뿐이었거든요. 난 왜 이렇게 부족하지? 항상 생각했어요. 전 종교는 없지만 하느님이 계신다면, 저에게 주신 배우로서의 끼와 재능을 부족함 같아요. 연기엔 만점이 없거든요. 연기 잘했다, 아주 잘했다, 정말 최고 잘했다는 있지만, 그게 최고의 끝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배우는 끝없이 가야 하는 거에요. 어느 정도에서 타협해 버리면 맨날 그런 배우인 거죠. 그래서 전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발전하는 배우는 될 것 같아요. 이건 제가 배우를 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해요. 일흔 노인이 돼서도 배역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에게는 연기에 대한 고민만 있진 않을 것 같아요. 아까 임팩트가 없다는 말을 하셨는데,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없으신가요. 전 매 작품마다 다른 나이, 다른 직업, 다른 사람을 만들어 내려고 했어요. 거창하게 이야기 하면 그 사람의 영혼이 되고 싶고. 때론 잘 되고, 때론 잘 안 될 때도 있었지만 만들어 가는 과정은 다 치열해요. 그런 건 있어요. ‘김태우 좀 비슷하지 않아? 전에 작품이랑’. 전 그런 이야기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제 작품을 몰입해서 잘 관람하면, 거기까지인 거죠. 작품 끝난 다음에 ‘그런데 접속 때랑 비슷한가’에 대해서는, 거기까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걸 신경 써서 다음엔 악역을 골라야 한다면, 악역 다음엔 뭘 해야 하나요. 평생 연기하려면 그 캐릭터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문제죠. 배우 김태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를 거에요. 어떤 작품을 접했는지에 따라서요. 하지만 자연인 김태우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죠. 의도적인 게 있으신가요? 배우는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게 좋은 것 같아요. 배우도 기호품이잖아요. 이런 배우가 좋다고, 다 똑같을 순 없으니까. 예를 들어 최수종 선배가 예능에서 웃겼는데, 다음날 사극에서 근엄한 모습으로 나온다면, 그 나름의 강점이 있다고 봐요. 저는 어떤 입장인가 하면, 웬만하면 모르는 게 좋은 것 같거든요. 오늘 저를 만나 보셨잖아요. 그럼 어떤 사적인 이미지가 생기죠. 생각보다 실물도 못생기고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제가 지적이고 착한 캐릭터를 맡았어요. 혹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악랄한 역을 맡았어요. 그럼 영화나 공연을 보는데 조금이라도 방해가 될 겁니다. 배우가 결혼해서 정말 잉꼬 부부임을 보여주는 것도 지양하고 있어요. 배역에서 남자로 나올 때는 남자로 느껴져야 하거든요. 저 첫사랑과 10년 연애해서 결혼한 지 10년 넘었어요. 지금 잘 살고 있고. 하지만 그건 실제로 집에서 잘하면 되는 거니까요.전 1401호에 사는, 배우가 직업인 남자에요. 제가 배우로 발산하는 곳은 무대 위나 카메라 앞이고요. 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최선을 다했습니다. 보시면 확실히 웃으실 거고, 그 안에서 찾는 다른 재미도 있을 겁니다. 배우로선 부담이에요. 점점 욕심도 나고. 남은 기간 동안 능력이 되는 한, 최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정신차리고 할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오디뮤지컬컴퍼니디자인: 정혜린
2011.10.10 / 조회 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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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룸> 육체적 욕망에 대한 솔직한 담론
김태우, 송선미, 송지유의 2인극 이 오는 29일 개막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은 1900년대 아서 슈니츨러의 희곡 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 는 처음 발표되었을 당시 남녀의 노골적인 성해위를 묘사해 외설시비로 출판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은 극작가 데이빗 헤어의 현대적 각색과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감독 샘 멘데스, 최고의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이 참여해 1998년 영국 초연 당시에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무대다. 특히 10쌍의 커플들이 남녀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며 여러 명의 배우들이 공연한 원작과는 달리, 이번 공연은 2인극으로 각색됐다는 점이 독특하다. 두 명의 배우가 빠른 장면전환을 통해 다른 인물로 변신하고, 다양한 연령과 신분의 인물들이기에 배우들의 연기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작품.소녀, 가정부, 유부녀, 모델, 여배우 등 다섯 가지 캐릭터를 소화하는 송선미는 “주제가 성이니 만큼 결혼한 저로서는 조금 부담이 있었다”며 “하지만 1인 5역을 하며 어떤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작품이기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후 3년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김태우는 “항상 기회가 되면 연극을 계속 하고 싶었던 차에 이 작품을 보고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마 배우라면 한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날만한 무대일 것”라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운 두 여배우와 연기해서 아주 기분 좋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극과 드라마, 광고를 오가며 활약하는 배우 송지유는 이번이 에 이은 세번째 작품. 그는 “2인극이라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다”며 “1인 5역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왼쪽부터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송선미, 김태우, 송지유, 이안규 연출 "아름다운 두 배우와 호흡을 맞춰 기쁩니다"이안규 연출은 “은 블루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전적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연극”이라며 “야한 소재의 우울한 이야기로, 다양한 인물 군상을 보는 재미가 있는 2인극”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출 수위에 대해서는 “어떤 관객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고, 어떤 관객에게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직설적인 부분 때문에 선정적일 수도 있다”며 “노출이나 성적인 표현은 말초적인 자극을 유도하는데, 그런 게 때론 정서적인 자극을 방해하기 때문에 적정 수위를 찾으려 노력 중”고 말했다. 송선미는 “남편이 출연을 반대했다”며 “영화는 키스도 몇 번만 찍으면 되지만 연극은 출연 내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키스 장면을 연기하면 저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아주 경계하며 연습에 임한다”고 장난스럽게 말해 웃음을 이끌기도. 김태우는 노출 연기에 대해 “작품에서 노출이 이해가 된다면 상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연극 은 10월 29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10.06 / 조회 12,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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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송선미 연극 <블루룸> 캐스팅
섹스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연극 이 오는 10월 한국에서 초연한다. 다양한 연령과 신분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솔직 대담한 섹스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연극 에는 영화 ‘접속’,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김태우가 남자역으로, 송선미와 송지유가 여자역으로 더블 캐스팅 됐다. 오디뮤지컬컴퍼니가 선보이는 ‘아주 특별한 2인극 시리즈’로 에 이어 세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은 고전작 ‘라롱드’를 원작으로 영국 극작가 데이빗 헤어가 현대적으로 각색했으며, 1998년 런던 초연 당시 니콜 키드먼이 선보인 파격노출과 연기가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안규 연출가는 “원작의 기본설정은 그대로 유지하되 10가지로 나눠져 있는 에피소드, 캐릭터는 한국 정서에 맞게 수정할 예정” 이라고 밝히며 “영국 초연에서 니콜키드먼이 선보였던 여배우의 노출 역시 그대로 유지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할 것” 이라고 말했다. 만 19세 미만 관람불가 연극 은 10월 29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세종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9.14 / 조회 16,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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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서서 떠나라> 아름답게 이별하는 법에 대하여
“만남은 운명이지만 헤어짐은 의지다.” 연극 의 연출을 맡은 안경모가 말한 작품의 메시지다. 이미 영화 ‘약속’과 드라마 ‘연인’을 통해 대중에게 가슴저린 이별의 눈물을 안겨주었던 이만희 작가의 희곡 가 1996년 초연 이후 다시 본 무대인 연극으로 돌아온다. 거친 깡패 두목 공상두와 똑똑하고 예쁜 의사 채희주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극 가 내년 공연을 앞두고 지난 9일 서울연극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남녀 주인공 두 명이 등장하는 이번 2인극에서는 한 동안 영화와 드라마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유오성이 남자주인공 공상두 역을, 모델 출신 연기자 송선미와 깊이 있는 연기로 대학로를 누비고 있는 진경이 여자주인공 채희주 역을 맡았다. 과거 ‘전국구 보스 출신의 노신사’에게 들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인 를 두고 작가 이만희는 ‘아름답고 멋있게 헤어지는 법’과 ‘슬픔의 재미’, 그리고 ‘감동적인 언어의 미학’을 담고 싶었음을 이야기 했다. 안경모 연출이 덧붙인 ‘인간 도리에 대한 근본적인 삶의 이야기’라는 말까지 연극 에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뛰어 넘는 메시지가 있음을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유오성은 “그간 연기활동 중에서도 무대에서의 사랑은 조금 낯선 소재”라고 말하면서도 “남성 안에 있는 여성성을 부각시켜보고자 한다”고 했다. 유오성의 여성성 뿐 아니라 귀여운 면모까지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연출의 귀뜸도 있었다. 또한 이번 무대를 통해 첫 연극 무대에 데뷔하는 송선미는 “굉장히 새롭고 설레는 마음”이라고 운을 뗀 후 연습 중반인 지금 “영화와 드라마와 달리 대사 하나하나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라고 한다. “펑펑 울게 하기만 하는 연극이 아닌 가슴 저리다는 느낌을 전해 드리고 싶다”는 포부도 빼놓지 않았다. ‘돌아서서 떠나라’는 사랑에 빠진 순진한 건달과 인텔리 의사가 재회 후 결혼식을 올리지만, 살인 사건 후 자수를 결심한 공상두에게 여자가 말하는 마지막 말이다. 자수하기 전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온 남자, 그런 남자와 결혼하고 자수의 걸음을 주저하는 모습에 ‘돌아서서 떠나라’고 외치는 여자. 연극 는 내년 1월 9일부터 공연될 예정이다.
연극 기자간담회 모습
작가 이만희
거칠지만 순진한 건달 공상두 역의 유오성
똑똑한 의사 채희주 역으로 연극 데뷔하는 송선미
외강내유의 채희주 역을 보여줄 것이라는 진경
배우들이 한자리에
유오성, 진경, 이만희 작가, 송선미, 안경모 연출(왼쪽부터)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12.11 / 조회 15,5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