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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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개막…"답답한 시대, 관객들과 불편한 감정 공유하고 극복하고파"
지난 8일 개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오늘(20일) 작품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테네시 월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1947년 초연되었으며, 1948년 미국 퓰리처상 수상했다. 작품의 주인공은 미국 남부의 명문가 출신 블랑쉬 드보아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에 휩싸이다 결국 거짓으로 만든 자신만의 환상의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녀의 환상의 세계는 현실적, 물질적 욕구에 충실한 스탠리에 의해 산산조각 나게 된다.
이번 작품에는 드라마부터 예능, 무대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박해미, 김예령을 비롯해, 드라마 ‘더 게임: 0시를 향하여’, ‘나를 사랑한 스파이’ 등에서 탄탄한 연기를 펼친 임주환, 다양한 연극 무대와 최근 드라마 '모범택시' 에서 활약한 태항호 등이 출연한다.
이날 30여 분간 펼쳐진 시연에서는 블랑쉬 자매, 스탠리, 미치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펼쳐졌다.
박해미와 함께 블랑쉬 역에 더블 캐스팅된 김예령은 "블랑쉬를 굉장히 가엾게 생각한다"라며 그녀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김예령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처음 읽을 때 블랑쉬 역은 너무 처절하고 불쌍해 매 장면이 슬펐다. 극중 '블랑쉬가 정말 정신이상자일까? 아니면 어느 한 사람이라도 정상이 아닌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블랑쉬를 주위 사람들이 더 도와줬으면 '그녀가 파멸의 길로는 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고 이야기했다.
박해미는 "그 시대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많이 달라진 게 크게 없다. 미국의 산업화, 명문가의 몰락, 차별 등이 지금과 별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에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원작이나 공연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무대 위 캐릭터들의 일그러진 욕망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각성하고 서로를 이타적으로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첫 연극에 도전한 임주환은 연극 무대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임주환은 "항상 연극을 하고 싶었는데, 연이 안 닿았다. 이번에 좋은 기회로 연극을 하게 돼서 기쁘다. 영화나 드라마는 순간 집중력이 필요하다면,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한 순간도 놓치면 안 되더라. 많은 공부가 되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연극했던 생각이 많이 났다. 극장 오는 게 행복해, 촬영 현장에 가기 싫을 정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말론 브란도의 연기를 많이 참고했다"고 밝힌 임주환은 "제가 연기하는 스탠리를 보고 '이 연극을 보러온 극장의 모든 관객 분들이 불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왜 스탠리를 불편하게 봤으면 하냐면, 그는 가스라이팅, 폭력, 남성우월주의 등 나쁜 남자 집합체인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작품이 만들어진 당시의 관객은 스탠리의 행동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고 그러려니 했을 거다. 그러나 지금 시대의 스탠리는 정말 나쁜 놈이다. 스탠리를 색다른 시선으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마지막으로 김정균 예술감독은 "요즘처럼 답답하고 불편한 시대에 관객과 불편함을 공유하고 극복하자는 얘기를 김봉건 연출가와 나눴다. 블랑쉬는 환상과 현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삶을 산다. 현실에 동물적으로 적응하는 스탠리에 의해 무너진다. 스텔라 역시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간다. 세 명의 갈등과 대립을 불편하게 표현했다. 불편한 작품이지만 아름다운 배우들과 함께 설레면서 작업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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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 (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스튜디오 춘)
2021.10.20 / 조회 7,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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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박해미, 김예령, 고세원, 임강성, 임주환 등 캐스팅
오는 10월 8일 개막을 앞두고 있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캐스팅 라인업이 공개되었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미국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미국 남부의 명문가 출신 블랑쉬 드보아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버림받고 외로움을 넘어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에 휩싸이고 결국 거짓으로 만든 자신만의 환상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다 결국 현실적, 물질적 욕구에 충실한 스탠리에 의해 환상의 세계는 산산조각 나게 되는 모습을 그린 극이다.
블랑쉬 역에는 배우 박해미, 김예령. 스탠리 역에는 고세원, 임강성, 임주환. 미치 역에는 태항호, 오현철. 스텔라 역에는 배정화, 임예나. 스티브 역에는 김혁종. 유니스 역에는 박나연. 앨런 김동규로 캐스팅을 확정 지었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의 조합으로 기대를 더했다.
박해미는 드라마부터 예능, 무대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으며 이번 연극을 통해 블랑쉬의 섬세한 감정 변화를 그려 낼 예정이다. 영화, 드라마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며 최근 ‘아내의 맛’ 등 예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김예령 역시 이전에 보여주지 못했던 배우로서의 새로운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보여줄 예정이다.
한편 척박한 현대사회의 대표적 인물로 표현되는 스탠리는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로 완벽하게 거듭난 임강성이 맡아 강렬한 스탠리의 모습을 연기할 예정이다. 드라마 ‘위험한 약속’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뽐냈던 고세원은 스탠리의 남성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인다. 지난해?드라마 ‘더 게임: 0시를 향하여’, ‘나를 사랑한 스파이’ 에서 몰입 감을 더하는 연기로 우수상을 수상한 임주환이 고세원, 임강성과 함께 스탠리를 연기한다.
또 한 블랑쉬의 보고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의 과거에 대한 소문을 듣고 결국 블랑쉬를 외면하는 미치의 역에는 드라마 ‘모범택시’ 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빌런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태항호와 매 작품에서 존재감을 뽐내 왔던 아역 배우 출신 배우 오현철이 맡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부유했던 과거를 완벽하게 잊고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블랑쉬의 동생 스텔라 역에는 드라마 '보이스'에서 세탁기 아줌마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정화와 연극 무대에서 활약 중인 임예나가 맡아 환상 속에 살아가는 언니와 반대되는 현실에서만 살아가며 언니를 지켜주려 노력하는 스텔라를 그려낸다.
김혁종과 박나연은 극 중 스텔라의 위층에서 사는 이웃 역할을 맡아 극의 생기를 불어 넣어 줄 예정이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10월8일부터 11월 2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컴퍼니다 제공
2021.09.03 / 조회 7,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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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민·태항호 다시 뭉쳤다…'늘근도둑이야기' 10일 개막
대학로 대표 스테디셀러 연극
매 시즌 시사코미디로 큰 재미
10일부터 유니플렉스 3관 공연연극 ‘늘근도둑이야기’에 출연하는 배우 박철민(왼쪽), 태항호(사진=나인스토리).[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대학로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연극 ‘늘근도둑이야기’가 오는 10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관객과 다시 만난다.‘늘근도둑이야기’는 부조리하고 답답한 현시대를 꼬집는 해학적 풍자로 통쾌한 웃음과 깊은 공감을 자아내며 오랫동안 관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더 늘근도둑’과 ‘덜 늘근도둑’이 높은 분의 미술관에서 금고를 털려다 실패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기본적인 스토리 안에 매 시기마다 화두로 떠오른 쟁점을 새롭게 녹여내 시사코미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색다를 재미를 선사해왔다.이번 공연에는 배우 박철민, 태항호를 필두로 지우석, 노진원, 전재형, 이호연, 유일한 등 지난 공연을 이끌어온 주역들이 대거 복귀한다. 찰진 애드리브와 끈끈한 호흡으로 완벽한 시너지를 선사할 예정이다.11월 한 달 동안 ‘컴백 할인’으로 평일에는 1만2000원, 주말에는 1만5000원에 티켓을 판매한다.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06 / 조회 6,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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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늘근도둑이야기’ 2월 막공 앞두고 마지막 티켓 오픈
연극 ‘늘근도둑이야기’가 1월 13일 마지막 티켓 오픈을 진행했다. 공연은 오는 2월 26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작품은 부조리하고 답답한 현시대를 향한 돌직구와 해학적인 풍자를 담고 있다.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더늘근 도둑’과 ‘덜늘근 도둑’이 미술관 금고를 털려다 실패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뤘다.연극 ‘늘근도둑이야기’는 2015년 11월 강남에 이어 대학로에서 공연을 시작해 500회가 넘는 장기 공연을 이어왔다. 작품은 그동안 배우 박철민, 민성욱, 태항호 등 여러 개성파 배우들과 함께했다. 배우들은 오랜 기간 서로 호흡을 맞춰온 만큼 거침없는 애드리브와 시너지로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공연은 오는 2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계속 진행된다.사진 제공_(주)나인스토리 전하영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1.17 / 조회 2,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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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가 대세? 연극 ‘보잉보잉’ VS ‘룸넘버13’
까도남, 차도남이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두 단어는 나쁜 남자를 지칭한다. 까칠하고 차가운 남자가 여심을 울리며 나쁜 남자의 트렌드를 이어가고 있다. 나쁜 남자 왜 여자의 마음을 흔드는 걸까? 오랫동안 여성들에게 욕을 얻어먹으면서도 늘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바람둥이 역시 나쁜 남자 캐릭터 중에서 빼놓을 수 없다. 밀당의 고수이자 여서들의 심리를 간파해 자신의 곁에서 옴짝달싹 못하게 매어둔다. 과연 그들의 매력은 무엇일까? 연극 속 캐릭터에서도 속속 등장하는 바람둥이 캐릭터를 살펴보자. 가공할만한 바람둥이 성기, 연극 ‘보잉보잉’ 탄탄한 몸매에 매끈한 얼굴, 그런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부드러운 미소까지 성기의 외모는 출중하다. 게다가 배려심까지 갖췄다. 성기의 이력을 먼저 살펴보자면 미모의 스튜어디스 세 명과 만나고 있다. 성기는 자신의 바람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마음이 여리고 외로움을 잘 타는 성격이라 많은 여성과 사랑을 나눌 뿐이다. 성기의 생각이 그렇다 한들 그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성기의 바람에 여성은 속이 타고, 그 역시 자신의 바람을 숨기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그가 세 명의 여인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것은 그녀들의 직업 덕분이다. 그녀들은 모두 스튜어디스로 장기간 비행을 나가야 한다. 한 명이 비행을 나가면 성기는 다른 여자를 만나는 식으로 세 명의 여자와 알콩달콩한 연애감정을 주고받는다. 바람둥이 성기에게는 든든한 조력자 순성이 있다. 성기의 친구 순성은 그와 다른 사랑관을 가졌으나 성기의 바람이 들통 날 위기에 처하자, 그를 돕는다. 눈치빠르고 매너좋은 성기는 세 명의 스튜어디스를 오가며 사랑놀음으로 하루를 보낸다. 바람은 은밀하게 리차드, 연극 ‘룸넘버13’ 리차드는 성기에 비하면 초짜 바람둥이다. 성기는 세 명의 여인과 사랑을 하지만 리차드는 제인이라는 여성과 바람이 났다. 그렇지만 리차드도 성기 못지않다. 리차드는 바람을 넘어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 리차드는 유부남으로서 국회에 들락날락 거리는 여당 국회의원이다. 리차드와 바람이 난 제인은 야당 총재의 비서다. 여당과 야당의 만남만으로 껄끄러운데 불륜까지 더해져 이 둘의 관계는 복잡하다. 리차드는 제인과의 관계를 불륜이 아닌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둘의 관계가 불륜이든 로맨스든 이들을 가로막는 장벽은 하나둘이 아니다. 먼저 드센 리차드의 아내와 돈만 밝히는 웨이터, 탐정, 제인의 남편 토니까지 그들에게는 수많은 난관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둘은 날쌘 행동과 순발력 있는 거짓말로 위기를 가뿐히 넘긴다. 거짓말에 치여 숨이 턱 막힐 지경이라도 둘은 호텔방을 떠날 줄 모른다. 리차드가 아내에게는 바람둥이지만 제인에게는 순정을 바치는 남자고, 제인 역시 남편에게는 더없이 나쁜 아내지만 리처드에게는 오직 사랑스러운 여인이다. 두 선수가 늘어놓는 거짓말과 배우들의 임기응변은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거짓말에 있다. 연극 ‘룸넘버13’에도 ‘보잉보잉’도 사실을 숨기기 위해 갖가지 거짓말이 무대를 잠식한다. 관객은 이 거짓말에 동참할 수 없지만 그 거짓으로 인해 유쾌한 웃음을 짓는다. 객석은 거짓말로 질식할 것 같지만 관객에게 그 무게를 가중시키지 않는 것이 두 작품의 매력이다. 연극 ‘보잉보잉’과 ‘룸넘버13’에 등장하는 바람둥이는 밉지만 인간미가 넘쳐 결국에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연극 ‘보잉보잉’은 압구정 윤당아트홀(관장, 고학찬) 2관에서 5월 1일까지 공연되며, 연극 ‘룸넘버13’은 대학로 극장 가자에서 오는 2월 28일까지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2.10 / 조회 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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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그대의 향기가 전해질 때, 연극 ‘보고싶습니다’
포스터를 차지하고 있는 여섯 명의 얼굴이 어딘지 모르게 슬픔이 배어 있다. 손끝으로 눈가를 스치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번질 것만 같다. 슬픔을 꾹꾹 눌러 담은 듯한 이들의 표정에서 쓸쓸함이 전해온다. ‘눈을 감으면 당신의 향기가 보입니다’라는 문구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아마도 이들, 헤어졌나 보다. 남자 셋, 여자 셋 모두 선남선녀다.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졌기에 눈물을 머금고 있는 걸까? 이들의 사연이 궁금하다. 나무를 연상시키는 따뜻한 느낌의 갈색 포스터는 이들의 쓸쓸한 표정과 잘 어울린다. 여섯 명의 얼굴은 한 장 한 장 잘 나열돼 있다. 윗줄 왼쪽의 첫 번째를 차지한 여인은 입꼬리를 올리고 있지만 웃는다고 보기엔 억지스럽다. 그 옆에 남자는 눈가가 이미 촉촉하다. 툭 하고 건드리면 왕하고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다. 윗줄 오른쪽 여자는 슬픔을 꾸역꾸역 삼킨 표정이다. 그녀의 입가가 파르르 떨리는 것 같다. 아래쪽 왼쪽 남자는 눈을 슬며시 흘겨보고 있다. 그 곱지 않은 남자의 시선에는 눈물이 담겼다. 중앙의 여자는 통곡하기 직전이다. 오른쪽 이 남자 유일하게 웃고 있다. 입꼬리와 눈꼬리 모두 길게 늘어져 웃는 얼굴을 하고 있으나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슬픔을 꿀꺽 집어먹은 그들에게서 짙은 그리움의 향기가 전해진다. 가슴깊이 그리는 사람이 있나 보다. 포스터는 비밀스럽다. 그 어떤 사소한 정보도 관객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이 도도함은 작품에 대한 자부심으로 생각된다. 포스터 상단의 문구가 그 자신감을 한껏 드러낸다. ‘12번째 앵콜! 12번째 컴백! 눈물과 웃음.. 쏟아지는 찬사! 보고싶은 그 연극!!’. 12번째 무대에 서는 만큼 완성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찬사라는 단어는 작품의 완성도에 날개를 달아주는 작용을 하는 동시에 관객의 구미를 당긴다. 연극 ‘보고싶습니다’는 맑고 지고지순한 여자와 거친 삶을 살지만 순정을 간직한 한 남자의 애틋한 사랑을 담았다. 남녀의 사랑 속에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남매간의 사랑 등 팍팍한 삶 속에서 피어나는 찌릿찌릿 가슴 저미는 사랑이야기를 조화롭게 그려냈다. 특유의 솔직한 화법과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인 이 작품은 오는 2월 27일까지 대학로 바다 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21 / 조회 14,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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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심장을 뛰게 할 공연 세 편
어느덧 2010년 달력이 마지막 한 장만을 남겨 놓고 있다. 멈춰지지 않는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만 가고 어김없이 한 살 더 먹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각종 마감 서류와 일거리들이 책상 위를 꽉 메우고, 어지러운 책상만큼이나 머릿속 역시 복잡하다. 한해를 마감하는 이 시간에는 늘 스트레스가 우리 곁을 찾아온다. 한해를 마감하는 이 뜻깊은 시간, 스트레스보다는 감동과 즐거움으로 가슴을 가득 채워보자. 할 일이 태산이듯 우리를 즐겁게 할 공연도 태산 같다. 2010년 마지막 불꽃을 터뜨리는 다양한 공연이 넘친다. ◎ 스트레스 제로 - 연극 ‘닥터이라부’ ▶ 일시 : 2010년 9월 15일부터 2011년 1월 30일까지▶ 장소 : 행복한 극장 지금 강박증에 시달리는가? 그렇다면 이라부만의 엉뚱하면서도 명쾌한 처방을 받아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의사 가운보다 환자복이 어울릴 것 같은 정신과 의사 닥터 이라부는 볼록한 뱃속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웃음으로 객석을 들썩이게 한다. 오쿠타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더풀’을 원작으로 만든 연극은 책 속의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원작을 읽은 독자에게는 상상 속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즐거움과 원작을 접하지 못한 관객에게는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매력 속으로 안내한다. 작품 속 마유미는 관전 포인트! ◎ 폭풍 감동 - 연극 ‘염쟁이 유씨’ ▶ 일시 : 2010년 11월 10일부터 12월 31일까지▶ 장소 : 아랑씨어터 모노드라마의 세계로 안내할 연극 ‘염쟁이 유씨’. 연극을 좋아한다 해도 모노드라마는 즐기기엔 다소 벅찬 장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배우 유순웅의 짜맞춘 듯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모노드라마의 재미를 십분 살려낸다. 극 중 염쟁이 유씨 역할을 초연부터 맡은 유순웅은 캐릭터와 완벽한 일치를 구사하며 관객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이번 공연부터는 농도 짙은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임형택과 TV, 영화, 연극을 종횡무진 누비며 명품 연기를 선보이는 정석용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세 배우의 서로 다른 염쟁이 유씨는 공연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 멜랑꼴리한 로맨스 - 연극 ‘보고싶습니다’ ▶ 일시 : 2010년 11월 13일부터 2011년 2월 27일까지▶ 장소 : 바다 씨어터 이 작품은 새콤달콤한 로맨스가 아니다. 슬프고 약간은 우울한 로맨스다. 그 덕에 연극을 다 본 후 가슴을 저미는 듯한 감동이 마음을 적신다. 배우의 엄청난 연기력은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시각장애인 여자와 남은 거라고는 건장한 몸과 상처받은 마음뿐인 남자가 주고받는 알콩달콩한 감정은 무대를 사랑으로 메운다. 마지막까지 아픈 이 연극은 한번 보고 지나칠 수 있는 여느 로맨스 연극과는 다르다. 두 사람의 사랑이 가슴에 깊게 박혀 한동안 마음이 찌릿찌릿 아프다. 연극 ‘보고싶습니다’는 극심한 마음의 가뭄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준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15 / 조회 13,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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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연극 ‘룸넘버 13’
정치, 여자, 섹스 스캔들. 세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이미 신문 1면의 헤드라인은 쉽게 장식된다. 죽마고우처럼 붙어 다니는 이 자극적인 단어들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 쉬운 단골손님이다. 이보다 더 흥분될 수 없다. 자극 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연극 ‘룸넘버 13’은 이미 관객들의 호기심과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작품은 한때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그때의 그 사건과 주인공을 떠올리게 한다. 바로 미국의 전대미문 섹스 스캔들의 주인공, 클린턴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연극 ‘룸넘버 13’의 스캔들 주인공은 여당 국회의원 리차드와 야당 총재 비서 제인이라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의 스캔들이라니,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 사항은 세상 밖으로 커밍아웃 되는 순간 모든 것이 끝이다. 뜨거운 감자이다 못해 불타버려 재가 될지 모르는 사건. 이는 사람들의 관심에 힘입어 커다란 파장과 함께 폭발할 것이 뻔하다. 이놈의 ‘부적절한 관계’를 여당의 국회의원 리차드는 사랑이라고 말한다. 태연한 그의 행동은 얄궂다 못해 능글맞다. 인간은 금지된 모든 것에 열광한다고 했던가. 스릴있는 모험의 두근거림은 격해진 감정의 이유를 헷갈리게 한다. 그것이 진짜 사랑인지, 불장난인지 가늠할 길이 없다. 그 위험한 불장난에 발을 들인 리차드와 제인은 호텔 룸넘버 13호에서 만난다. 왜 하필 재수 없게 불길한 숫자 13인가. 룸넘버와 같이 재수 없는 일들이 도미노처럼 한꺼번에 그들 앞으로 쓰러져 밀려온다. - 박진감 넘치는 빠른 전개 섹스 스캔들을 대처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미친개’라고 불리는 국회의원 리차드는 이 더러운 스캔들로 정치생명의 말로를 장식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유는 정체모를 시체(?)의 출연! 하필 제인과 뜨거운 밤을 보내려는 그때, 룸 베란다에서 창문에 끼어있는 시체를 발견하다니! 사건은 이제부터 소용돌이처럼 복잡하게, 회오리보다 빠르게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시체를 숨기기 위해 리차드는 전전긍긍한다. 시체가 들통 나면 여당과 야당의 섹스 스캔들은 세상 밖으로 나아간다.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그 끔찍한 꼴을 막기 위해 리차드는 목숨도 걸 기세다. 자신의 비서 조지에게 모든 일을 떠맡기려 하는 그는 얄밉다 못해 어이가 없다. 서비스 하나 죽여주는 이 호텔은 지배인과 웨이터도 뻔질나게 룸에 드나든다. 서비스 따위 필요 없다. 불청객일 뿐이다. 극의 빠른 전개는 숨 쉴 틈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상황의 긴장감은 더욱더 부각된다. 암전은 없고 배우들은 룸 13호에 바쁘게 드나든다. -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는다. 발등에 떨어진 위기를 모면하려고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다가는 더 큰 위기가 찾아온다. 오해는 오해를 낳지만, 그 오해들이 꽤나 황당해서 관객들은 웃음을 멈출 수 없다. 죽어있던 그 정체불명의 시체(?)는 단지 기절을 했을 뿐이었다는 사실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 시체는 리차드와 제인의 스캔들을 눈치 채고, 제인의 남편 로니가 보낸 탐정이었다. 그들을 염탐하다가 베란다 창문에 끼어 기절을 한 그 시체는, 아니 기절한 탐정은 깨어난다. 하지만 결정적 단서를 내뱉어야 할 그가 기억을 상실한다. 황당한 상황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로니는 제인의 스캔들 상대가 리차드인지 꿈에도 모른다. 그는 리차드와 애정 어린 스킨십을 하다가 지배인에게 게이로 오해도 받는다. 팁만 주면 뭐든지 하는 웨이터는 중요한 순간마다 나타나 리차드를 성가시게 군다. 돈만 주면 모든 것이 암묵적으로 해결된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상황 속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은 끝없이 등장하고, 리차드의 부인 파멜라까지 등장하면서 극은 절정을 이룬다. 황당한 거짓말과 말도 안 돼는 상황에 스캔들은 들통 날 것도 같은데, 거짓된 상황은 눈덩이 불듯 부풀어지며 끝이 날줄 모른다. 끝없는 거짓말은 리차드를 파멸로 몰아넣을 것 같지만 절대 아니다. 모든 것은 비밀에 부쳐진다. 쑥대밭이 되었던 룸넘버 13호실에서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기억상실을 걸린 탐정의 기억만 돌아오면 되는데 그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행운의 여신은 리차드의 편이다. 가슴 졸이고 보던 관객들은 정신이 없다. 긴박한 구성에 안도와 탄식을 번갈아 해야 하는 탓이다. 연극 ‘룸넘버 13’은 관객들에게 이런 상상을 선물한다. ‘여당과 야당은 오늘도 싸운다. 미친개 국회의원 리차드를 내세워. 치고 박고 싸우고 무릎도 헐어가면서.’ 멘탈을 쏙 빼놓게 했던 룸넘버 13호에서 있었던 일은 그저 악몽일 뿐이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03 / 조회 2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