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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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30스튜디오 다시 오른다
연희단거리패 2006년 초연 대표작
올해 SPAF서 10년 만에 재공연
김미숙·윤정섭·오동식 등 출연연극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포스터(사진=연희단거리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희단거리패는 올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통해 10년 만에 다시 무대화한 연극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을 30스튜디오에서 정기공연으로 선보인다.‘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은 2006년 연희단거리패가 창단 20주년을 기념하고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 서거 50주년을 기리는 공연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한국연극협회,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베스트 공연’에 선정된 연희단거리패의 대표작이다.지난 9월에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통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올라 10년 전의 감동을 관객에게 다시 전했다. 초연에 출연했던 김미숙을 비롯해 윤정섭, 오동식 등 연희단거리패 대표 배우들이 출연해 물오른 연기로 무게감을 더했다.작품은 브레히트의 원작을 이원양이 번역과 드라마투르그를 맡고 이윤택이 번안·연출해 완성됐다. 원작의 구성과 작가의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한국의 역사 현실과 공연양식으로 수용해 해외극의 한국적 수용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오는 23일부터 12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희단거리패 30스튜디오에서 공연한다. 전석 3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17 / 조회 2,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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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계남 연희단거리패와 재회…연극 '노숙의 시'
美 에드워드 올비 '동물원 이야기' 원작
이윤택 연출 한국 근대사 배경으로 각색
"격랑의 한국사 가로지르고 싶었던 작품"연극 ‘노숙의 시’ 콘셉트 이미지(사진=연희단거리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명계남이 연희단거리패의 연극 ‘노숙의 시’에 출연한다.‘노숙의 시’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미국 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동물원 이야기’를 연희단거리패의 예술감독인 연출가 이윤택이 각색하고 연출하는 작품이다. 두 남자의 대화로 인간의 고뇌외 고독을 다룬 원작을 한국의 근대사를 배경으로 한 두 노숙자의 이야기로 새롭게 풀어냈다.명계남은 2016년 채윤일 연출의 ‘황혼’으로 연희단거리패와 작업을 시작했다. ‘노숙의 시’에서는 1976년 동백림 사건으로부터 1980년 광주항쟁, 1987년 6·29 선언, 2016년 촛불광장까지 한국의 근대사와 함께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무명씨를 연기한다.상대역인 김씨는 ‘백석우화’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오동식이 맡는다. 직장을 잃고 가족을 포기한 채 노숙을 하는 인물로 존재감 있는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이윤택 연출은 “1960년 4·19 혁명을 기점으로 1961년 5·16, 1980년 봄, 1986년 민주화 대선을 통해 이뤄진 반동의 역사까지 격랑의 한국사를 가로지르고 싶었다”면서 “이것이 에드워드 올비의 ‘동물원 이야기’를 다시 쓰게 된 힘이 됐고 제목을 ‘동물원 이야기’라는 우화에서 ‘노숙의 시’라는 사회적 상징으로 바꾼 이유”라고 말했다.‘노숙의 시’는 오는 24일부터 9월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명륜3가 30스튜디오에서 공연한다. 전석 3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3 / 조회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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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펼쳐진 시인 백석의 굴곡진 삶…연극 <백석우화>
‘나타샤와 나는 /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중)
토속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시어로 주목 받은 모던보이 시인, 백석.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시인임에도 정작 그의 삶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전쟁 이후 백석이 고향이 있는 북한으로 떠나게 되면서, 그에 대한 정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백석의 해방 이후의 삶에 대한 연구가 점차 진행되면서 안개처럼 잘 보이지 않았던 그의 삶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지난 달 앵콜 공연으로 1년여 만에 돌아온 연극 은 우리가 잘 몰랐던 백석의 해방 전후의 삶을 묵직하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북에서의 행적을 알 수 없던 시인 백석의 삶을 찾아가는 구조로 이뤄진 이 연극은 생전에 그가 겪었던 인생의 굴곡을 담담하게 표현한다.
판소리로 살아난 백석의 작품, 관객의 감성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
극의 시작은 판소리 창자의 인사로부터 시작된다. 이어 무대 뒤에서는 백석의 시 ‘여우난곬족’이 띄워지고, 창자는 장구의 박자에 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시를 완창한다. 그리고는 시 한 구절, 한 구절을 다시 곱씹어주며 시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관객들에게 설명한다. 관객들이 백석의 감성을 오롯이 받아들이길 바라는 듯이 말이다.
는 이처럼 극 전반에 걸쳐 백석의 문학들을 대사화 시켜 그의 작품세계를 표현한다. 극 안에서 다루는 그의 작품들만 해도 첫 장 ‘여우난곬족’을 비롯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등 10여 개. 극 안에서 펼쳐진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의 삶에 녹아 들게 된다.
당대 문인들이 말하는 백석은?
이 작품에는 백석 뿐 아니라 박용철, 김억, 임화, 오장환 등 당대를 대표했던 다양한 한국 문단의 인물들도 무대 위에 등장한다. 배우들은 1인 다역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며 당시 백석에 대한 문인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특히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속 ‘나타샤’가 누구인지에 대해 설전을 벌이는 과정, 북한으로 건너간 이후 발표한 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두고 남한에 있던 문인들이 열등감을 느끼는 모습 등은 백석의 시가 그들 사이에서도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끼게끔 한다.
또한 당시 문인들의 대사를 통해 남북 분단 이후 시대 상황으로 인해 백석이 한국 문단에서 얼마나 쉽지 않은 삶을 살았는지 추측할 수 있게 한다.
백석의 고뇌를 고스란히 담은 ‘백석’ 역의 배우 오동식
무엇보다 무대에서 백석의 삶이 가장 잘 표현되는 힘은 배우의 연기일 것이다. ‘백석’ 역을 맡은 배우 오동식은 자신이 맡은 역을 100% 이상 소화하며 백석의 삶을 관객들에게 와 닿을 수 있게 자연스럽게 설득한다. 청년 시절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노년 시절까지 백석의 삶을 통째로 연기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그는 섬세한 동작과 목소리의 변화를 통해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오동식은 극 속에서 백석의 어려운 시, 심지어 대남방송 형식의 편지까지도 완벽하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소화해낸다. 마치 백석이 환생한 듯한 모습으로 절절하게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에 관객들의 눈에선 함께 슬픔이 쏟아진다.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위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중)
남과 북,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으며 편안하게 살 수 없었던 백석의 삶. 그의 시 한 구절처럼 백석 자신도 외로이 눈을 맞는 갈매나무라고 스스로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 를 통해 환생한 백석의 삶은 오는 12월 18일까지 대학로 30스튜디오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연희단거리패 제공
2016.12.09 / 조회 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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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탄생 100年·김의경 추모 '길 떠나는 가족' 무대 오른다
연희단거리패, 30년 기념공연 무대
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 삶과 예술
이윤택 연출·윤정섭 주연 재현해내
"진심 전달 관건, 내면 표현에 집중"
10~25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화가 이중섭(왼쪽)과 극작가 김의경(사진=이데일DB·뉴시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1916~1956)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그의 일대기를 대본으로 옮긴 고(故) 김의경(1936~2016) 극작가를 추모하는 무대가 마련된다.극단 연희단거리패는 창단 30주년 기념 공연의 하나로 오는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을 무대에 올린다. 이윤택의 연출로 1991년 초연한 작품은 지난 4월 별세한 극작가 김의경의 대표작이다. 김의경은 극단 실험극장 창립 동인으로 1960년부터 1976년까지 대표를 지냈으며, 1976년에는 극단 현대극장을 창설한 연극계 산증인이다.작품은 일제강점기와 조국 분단이라는 격동의 세월 속에서 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궁극의 작품을 그리고자 했던 이중섭의 일생을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연극 제목은 이중섭이 1954년에 그린 작품에서 따왔다. 식민치하 일본여인과의 결혼, 1.4 후퇴로 인한 남하, 정신병원에서의 죽음 등 시대적 상황과 경제적 빈곤이란 극한상황 속에서도 치열한 예술혼으로 맞선 삶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꾸며낼 예정이다. 이윤택 연출은 “이 공연의 승패는 관객에게 진심을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단순히 평면적인 스토리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인물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연희단거리패 30주년 기념무대이기도 한 이번 공연은 지난 3월 밀양을 시작으로 4월 콜롬비아, 5월 대전, 대구, 제주도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7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개막작으로 선보인 후 홍익대학교 윤호진 교수의 소개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와 공동기획해 이달 서울 무대를 올린다.이중섭 역에는 연희단거리패의 윤정섭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김소희, 오동식 등 연희단거리패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의 한 장면(사진=연희단거리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01 / 조회 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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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토록 고통스러운 한의 윤회
생과 사의 영역을 막론하고, 그 어디에서건 정신과 육신의 안식을 얻고자 그토록 갈망했건만 나의 원한인지, 나로 인한 그들의 분노인지,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나와 하염없이 구천을 떠도는 비극적인 운명. 온전히 소멸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연산을 옥죄고 있는 이처럼 괴로운 윤회가 또 어디 있을까. 이윤택 작, 연출의 연극 은 그간 폭군, 광인으로 수식되었던 조선의 10대 임금 연산군을 조금 더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무대다. 어미의 망령에 시달리는 그는, 그 혼을 달래는 굿을 통해 사약을 받아 죽은 어미의 한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어미 잃은 작지만 매서운 새의 날갯짓으로 궁에 피바람을 몰고 온다. 비스듬히 기울어져 두발 딛고 서기 힘든 바닥, 쓰러진 채 어지러이 떼를 지어 숲을 이룬 대나무들, 이곳저곳 주저 앉은 서까래와 위태롭게 서 있는 대들보, 기둥. 무대를 마주하자마자 스산하고 불안한 기운에 금세 사로잡힌다. 넉넉히 시간을 두고 극장에 들어가길 권한다. 곳곳에서 안개처럼 등장해 자리하는 이들로 극은 이미 시작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패잔병인지 저 세상의 망자인지 알 수가 없는 이들은 기어코 불안하게 떨고 있는 광기 어린 눈동자, 연산을 어미의 품(물)에서 억지로 끌어내어 결국 저승의 강(물)으로 실려 보내고야 만다. 극의 마지막, 연산의 안식처이자 또 다른 감옥, 녹수의 구슬픈 노래만이 그의 혼과 함께 울고 있다. 1995년 초연 후 20년이 지났지만 압도적인 힘은 여전하다. 이윤택은 향후 지속적인 공연을 위해 초연 때보다 크기를 작게 했다지만, 여전히 이런 무게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세련되고 날카로운 무대디자인에 한국 전통 연희가 어우러져 극대화된 연극성은 이윤택 스타일의 극대화이기도 하지만 공연 보는 재미의 극대화를 낳기도 한다. 연산 역을 맡은 백석광은 앞으로 그의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폐비 윤씨와 녹수 등 1인 2역을 소화하는 배우이자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이자람의 재주도 놓치면 아쉽다. 하지만 작품의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강력한 힘은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이승헌 등 중견, 원로 배우들임을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부디 앞으로도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7.14 / 조회 8,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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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윤택, "이번이 내가 연출하는 마지막이길"
연산이 뒷걸음질 친다. 죽은 어미에게로 향해가는 듯 하더니 이내 곧 쓰러져 저 깊은 나락으로 빠진다. 경사로 된 바닥에 누워 미끄러지며 침몰하는 연산, 그 주변을 에워싸는 귀신들의 눈빛이 섬뜩하면서도 애처롭다. 그가 찾는 것은 단 한 명의 여인. 자신의 어미 폐비 윤씨이기도, 또 애첩 녹수이기도 한 그녀를 향해 연산은 말하고 그녀는 답한다. "청산 가자, 우리.", "가요, 우리가 가는 길 누가 막소." 공연의 일부 장면을 시연하는 중이나, 배우들의 몰입은 극에 달하고 지켜보는 이들은 숨이 멎는 듯하다. 극과 극을 오가는 연산군의 광기, 이에 가시 돋친 얼굴로 그를 둘러싸는 대신들. 구슬픈 녹수의 가락이 허공을 가르는 이곳은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날 준비가 한창인 연극 의 연습 현장이다. 한때 조선의 왕이었으나 일반적으로 왕에게 붙는 '조'나 '종'이 아닌 '군'이라는 묘호가 붙여진 비운의 왕, 연산군의 삶을 담은 이 12년 만에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윤택이 쓰고 연출해 1995년 초연한 이 작품은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비추고자 한다. 왕이 된 후 죽은 어미를 위한 제의를 펼치려는 연산과, 폐비 윤씨의 혼을 입은 녹수. 이들이 자신에게 해를 가했던 자들을 대상으로 피의 학살을 시작하는 강렬한 서사가 진혼굿과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이 자주 되진 못했다. 초연 8년 후인 2003년 공연엔 이상직, 신구 등이 출연했으며 이후 12년 만에 공연이 바로 올해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도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이 작품이 살아남을 것인가, 나에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운을 떼었다. 작,연출의 이윤택"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일반 극단에서는 공연 할 엄두를 못 낸다. 내 스타일로만 하면 내가 죽은 후엔 이 작품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닌가. 작품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번 공연은 대본 빼고 다 바꾸었다. 희곡은 영원히 남으니 그대로 두고 음악, 무대, 의상 등 새로운 스텝들의 스타일을 다 수용했다. 다음 공연부턴 내가 연출 안 하고 싶다." 무대, 의상 등 곳곳에서 한국 전통을 강조했던 부분들이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변주 속에 현대적인 요소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궁궐의 기둥과 언덕, 대나무숲 등으로 웅장하게 구성되었던 무대는 아크릴 판으로 된 단순한 경사 구조로 변신해 인물들의 위태한 심리를 나타내고자 했다. 신구로 조합된 배우진도 눈길이 간다. 2003년 공연에서도 활약한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등을 비롯해 국립극단의 역사를 만들어온 원로 배우들도 가세했다. 여기에 올해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극에 활기를 더한다. 연산 역의 백석광은 무용에서 연극으로 진로를 바꾼 남다른 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에서 사도세자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무대에서는 연산 역을 맡아 연인 이자람과 무대 위 호흡을 맞춘다. "작년에 를 하는데 이자람이 떡을 해 왔더라. 왜인가 싶었는데 백석광 군이 애인이라 애인 응원한다고 온 거였다. (웃음) 그때 이미 을 하기로 했던 터라 녹수가 원래 소리꾼 기생이니 이자람이 하면 좋겠다, 싶었다."(이윤택) 연산 역의 백석광과 녹수/폐비 윤씨 역의 이자람실제 연인과 무대 위에서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백석광과 이자람은 입을 모은다. "같이 일을 하지 말자고 항상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이윤택 선생님은 전통 분야까지 섭렵하신 분이라 이번 아니면 우리가 무대 위에서 만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고,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백석광)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작창과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로도 분해 폐비 윤씨와 녹수, 두 여인 역을 동시에 맡는다. "평소 나와 '팜므' 키워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녹수 제안에 의아했었는데, (이윤택) 선생님이 녹수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천민에서 기생 시험에 합격해서 왕의 중요한 사람이 되기까지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연산의 결핍된 모성애를 채우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동지이자 노래하는 가인이 녹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도 하고 배우도 하려니 지금은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웃음)"(이자람) 은 7월 1일부터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월요일 공연이 있는 대신 화요일 공연이 없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6.19 / 조회 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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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린드베리이의 적나라한 풍자 담긴 연극 ‘채권자’
‘2012 스트린드베리이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연극 ‘채권자’가 무대에 오른다.연극 ‘채권자’는 스트린드베리이의 가장 적나라한 풍자가 더해진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이다.작품은 부부 사이의 문제를 다룬다. 현재 남편 아돌프와 전남편 구스타프 사이에 놓인 아내 태클라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구스파프는 자신을 떠난 아내 태클라에게 복수하고 싶어 한다. 그는 아돌프에게 태클라에 대해 의심하도록 상황을 꾸민다.이번 공연은 극단 연희단거리패가 무대화한다.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1986년 부산에서 창단해 독자적인 양식을 갖춘 실험극단으로 성장했다. 이후 1988년부터 서울 공연을 통해 연극 ‘산씻김’, ‘오구’, ‘시민 K’, ‘햄릿’ 등의 작품을 만들어왔다.연극 ‘채권자’는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배우 겸 연출가로 활동 중인 오동식이 연출을 맡는다. 태클라 역에 김미숙, 아돌프 역에 홍민수, 구스타프 역에 김철영이 출연한다. 작품은 12월 2일까지 게릴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1.19 / 조회 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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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의 미래를 격려하라, 연희단거리패 ‘젊은 극작가전’
연희단거리패와 게릴라극장이 오는 3월 17일부터 3월 27일까지 젊은 극작가전을 선보인다. 젊은 극작가전에는 네 편의 젊은 작가의 작품이 게릴라극장과 대학로예술소극장에서 동시에 펼쳐진다. 그동안 게릴라극장에서 선보였던 젊은 극작가들이 현재 한국 연극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기에 이번 공연은 더욱 기대 된다. 이번 젊은 극작가전에서는 신선한 발상과 섬세한 감성으로 동시대를 이야기하는 젊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예술감독은 “2월 한 달 동안 고립된 강변마을 도요에서 합숙한 결과물을 게릴라 극장 무대에서 펼쳐낸다. 3편의 창작극을 통해 3명의 극작가와 3명의 젊은 연출가를 만나볼 수 있다. 어떤 연극이 준비됐는지 확인하고 젊은 그들의 미래를 격려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크리스마스에 30만원 만날 확률’작가 오세혁연출 오동식연극 ‘크리스마스에 30만원 만날 확률’은 작가 오세혁의 2011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이다. 신춘단막극제의 참가작으로 선정돼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다른 신춘문예 당선작들과 함께 공연된다. 오세혁 작가는 다른 작품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을 배출하기도 했다. 강한 희극성 뒤에 잔잔히 숨어있는 인간을 향한 강렬한 그리움이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극 ‘크리스마스에 30만원 만날 확률’은 아버지, 엄마, 아들이 30만 원을 두고 벌이는 신경전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작품으로 웃음과 감동이 함께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길바닥에 나 앉다’의 연출을 맡았던 오동식이 연출을 맡고, 연희단거리패의 배우장 김미숙이 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지하철에서 왈츠를’작가 김경란, 김현영 연출 조승희작가 김경란의 ‘그때 우린 어디로 가야하나’와 작가 김현영의 ‘울고 있는 저 여자’가 ‘지하철에서 왈츠를’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연작 공연된다. 이 두 작품은 모두 지하철 플랫폼을 배경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사랑, 삶, 죽음을 다룬다. 작가 김경란의 ‘그때 우린 어디로 가야하나’는 2011 부산일보 최종후보작이었다. 이번 극작가전에 참가하는 김경란 작가는 절벽을 향해 달릴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삶을 날카롭고 감각적인 대사로 표현했다. 들소의 군집행동을 인간에 비유하며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울고 있는 저 여자’는 2004년 대산대학 문학상 희곡상을 받은 작가 김현영의 처녀작으로 연희단거리패의 레파토리 뮤지컬로 성장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연희단거리패 배우 조승희가 연출을 맡고 젊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가을비’작가 정소정연출 김세일정소정 작가의 ‘가을비’ 역시 2011 부산일보 최종후보작이었다. 이 작품은 강열한 시적 언어와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희곡보다는 시나리오에 가깝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이번 공연에서는 공연 영상과 관객이 만나는 시도를 한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 한 시간 전에 입장하면 공연 영상을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도요라는 작은 마을에서 주인공 지연이 어린 창녀 선아를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연출은 일본에서 연극학을 전공한 김세일이 맡았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3.17 / 조회 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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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햄릿> 루마니아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초청
2010년 4월 루마니아에서 열리는 제7회 국제 셰익스피어 폐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연희단거리패의 이 초청되었다. 각국의 ‘햄릿’만을 초청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로버트 윌슨, 샤우뷔네의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그리고 2008년 한국에서 를 연출한 러시아의 유리 부투소프 등 세계적인 연출가들의 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축제의 주공연장인 부카레스트 국립극장에서 공연될 연희단거리패의 은 1996년 초연 당시 8천여 명의 관객 기록을 세우며 서울연극제 연출상을 수상하였으며, 이후 러시아, 독일, 일본 등에서 공연을 펼친 바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원전에 가장 충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아든(Arden)판을 기본으로 하였으며, 뮤지컬 의 영국 초연 공연 안무자 케이트 플랫의 연기안무워크숍도 거쳤다. 햄릿은 연희단거리패 3대 햄릿 지현준이, 포틴브라스 역엔 4대 햄릿이었던 윤정섭이 맡으며, 10년 넘게 을 채우고 있는 김소희(거트루드)와 2대 햄릿 이승현(클로디어스), 김미숙(호레이쇼) 등도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연희단거리패의 은 루마니아 셰익스피어 페스티벌 참가에 앞서 4월 13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3.23 / 조회 22,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