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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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의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 오는 6월 개막
소리꾼 이자람이 오는 6월 '이방인의 노래'로 돌아온다.
이자람은 그간 '사천가', '억척가', '노인과 바다' 등 작품마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 속에서 매진 행렬을 이끌며 음악, 판소리, 뮤지컬, 연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꾸준하게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만들어왔다.
이번 작품 '이방인의 노래'는 남미 문학의 거장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소설 '대통령 각하, 즐거운 여행을!'을 판소리로 재창작했다. 2016년 예술의전당 초연 당시 마르케스와 이자람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고, 부산, 천안, 전주, 인천 등 국내 뿐만 아니라 프랑스, 대만, 루마니아, 일본 등 해외투어를 이어왔다.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는 스위스 제네바를 배경으로 앰뷸런스 기사일과 허드렛일로 근근이 살아가는 오메로와 라사라 부부, 병을 고치기 위해 제네바를 찾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세 인물의 우연한 만남과 변화의 과정을 그려낸다. 이자람의 따뜻한 목소리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만남'이 가지는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다.
'이방인의 노래'는 초연부터 함께 작업했던 양손프로젝트의 박지혜가 연출과 드라마터그로 참여하고 시노그라퍼 여신동이 새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이자람의 판소리 '이방인의 노래'는 6월 24일부터 7월 5일까지 더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예매는 오는 5월 7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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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더줌아트센터 제공
2020.05.04 / 조회 4,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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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이자람의 귀환, 판소리 ‘노인과 바다’ 개막
뮤지컬 배우 및 아마도이자람밴드의 보컬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자람이 소리꾼으로 돌아왔다. 그는 그간 ‘사천가’, ‘억척가’, ‘이방인의 노래’ 등의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꾸준하게 판소리를 소개해왔다.
판소리 ‘노인과 바다’는 이자람이 대본을 쓰고 작창한 작품으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를 판소리로 재창작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달 31일 판매가 시작 후 티켓 오픈 3분 만에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해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오늘(26일) 저녁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 판소리 ‘노인과 바다’의 1막 중 일부가 지난 25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개됐다. 판소리가 열리는 극장 안으로 들어서면 깨끗한 병풍 앞으로 돗자리와 방석이 놓여 있다.
이자람은 본격적인 공연 시작에 앞서 “얼씨구”, “좋다”, “잘한다” 같은 추임새 시범을 보이며, “공연을 보시면서 몸 안에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모든 내적 충동을 내뱉으셔도 됩니다”라며 관객들이 보고 듣는 것을 떠나 함께 무대를 만들어 갈 것을 당부했다.
작품의 내용은 소설과 별반 다르지 않다. 1952년 쿠바의 작은 어촌 코히마을은 사시사철 한가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어촌 마을이다. 이곳에 사는 노인 산티아고는 평생을 바다 위에서 외줄 낚시를 하며 살아온 어부다. 산티아고가 고기를 낚으러 홀로 바다로 나간 지 85일째 되는 날, 노인에게 커다란 청새치가 찾아오며, 한판 싸움이 벌어진다.
“커다란 청새치다. 저렇게 큰 놈을 만나자는 건 아니었는데, 갑자기 왜 튀어올랐을까? (중략) 기품 있고 멋진 놈이다. 내가 그래서 너를 꼭 잡고 싶어진다. 85일 기다린 보람이 바로 너였구나.”
이날 60분간 선보인 시연은 산티아고가 85일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청새치를 만나게 된 모습이 그려졌다. 이자람은 극 안으로 들어왔다, 나왔다하며 고기를 잡기 위한 어부의 오랫동안 바다에 갈고 닦은 기술을 생동감 있게 펼쳐냈다. 오롯이 소리로 무대를 채우는 이자람과 홀로 바다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어부의 모습이 오버랩되며 점점 판소리에 빠져들게 된다.
판소리 '노인과 바다'는 이자람과 ‘추물/살인’으로 호흡을 맞췄던 양손프로젝트의 박지혜가 연출을, 여신동이 시노그래퍼로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더했다.
또한 공간 연출을 위해 모든 관객들에게 ‘파도의상’(덧옷)이 지급된다. '파도의상’의 공간 연출로 일부 장면에서 모든 관객들에게 조명이 비칠 예정이다.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는 오늘(26일) 개막해 오는 12월 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만날 수 있다.
+ 이자람 '노인과 바다'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
2019.11.26 / 조회 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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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이자람 신작 '노인과 바다' 26일 개막
두산아트센터가 이자람의 신작 판소리 '노인과 바다'를 이달 말 무대에 올린다.
판소리 '노인과 바다'는 2015년 제6회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문 수상자 이자람의 신작이다. 이자람은 '사천가', '억척가', '이방인의 노래', '추물/살인' 등의 작품으로 국내외에서 꾸준히 사랑받은 판소리 창작자로,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시 심사위원들로부터 "그의 행보에는 문학적 안목과 예술적 재능을 넘어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시선이 있다. 그는 판소리를 우리 시대에 진정으로 다시 살게 했고 판소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었다는 면에서 우리 공연예술계에 큰 자극제가 되었다. 이자람은 우리 공연예술계에 새로운 길을 내고 있다"는 심사평을 받은 바 있다.
이자람은 헤밍웨이의 동명 소설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이번 공연에서 자신만의 판소리 만들기에 집중해 오롯이 소리만으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관객들도 단순히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을 넘어 그녀와 함께 무대를 만들어가게 된다. 이자람은 “소리로 빚어진 '노인과 바다'와 관객이 만나는 순간을 소리꾼 이자람에게 맡기고 싶다. 관객을 만나고 더욱 넓은 바다가 그려지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말했다. '추물/살인'으로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박지혜가 맡았고, 여신동이 전체 비주얼을 총괄하는 시노그래퍼로 참여한다.
한편 두산연강예술상은 인재양성에 힘써온 두산 초대회장 연강 박두병 선생의 뜻을 기리고자 2010년 제정된 상으로, 미술과 공연 분야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만 40세 이하 예술가들을 지원한다. 공연부문 수상자로는 윤미현, 김정, 이연주, 구자혜, 이자람, 성기웅, 윤한솔, 김낙형 등이 있다.
이자람의 '노인과 바다'는 11월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apce111에서 펼쳐진다. 이 공연은 지난달 31일 티켓 오픈과 함께 3분만에 전석 매진되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
2019.11.01 / 조회 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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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김주원, 마이클리, 이자람, 강필석, 박영수 등 캐스팅 발표
지난달 작곡가 정재일, 현대무용가 김보라, 비주얼디렉터 여신동과 함께 연출가 이지나의 의기투합을 알린 총체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이 총 10주간 약 80회의 공연을 함께 할 캐스팅을 공개했다.
총체극 '도리안'은 19세기 말 영국, 유미주의의 대표 소설가인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동명의 소설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작품으로, 영국의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을 원작으로 “2019년의 현재를 살고 있는 ‘오스카 와일드’라면 어떤 도리안 그레이를 그려냈을까”라는 상상에서 시작되었다.
오스카 와일드의 재기 넘치는 대사와 환상적인 분위기의 인물, 사실과 환상의 혼동 등의 요소들을 모티브로 각색된 이번 작품에서 19세기 사교계의 스타들은 2019년 현대를 살아가는 문화예술계의 아이콘으로 변신했다. 원작 속 배질 홀랜드와 도리안 그레이, 헨리 워튼은 공연에서 각자의 특성을 바탕으로 유진, 제이드, 오스카라는 인물로 재탄생했다.
원작 소설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뽐내는 귀족 화가였던 배질 홀랜드는 타고난 예술적 감각으로 독특한 작품을 선보이는 화가 유진으로, 유진의 절대적 재능은 유진 자신과 제이드, 오스카를 운명적인 관계로 이끌어간다. 직설적이나 인간에 대한 연민이 강한 유진 역에는 이자람, 박영수, 신성민, 연준석이 캐스팅되었다.
원작에서 아름다운 외모가 부각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그려진 도리안 그레이는 각색을 통해 매혹적인 외모의 예민한 감각을 지닌 신예 예술가 제이드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우연한 기회로 유진과 오스카를 만나 시대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스타 아티스트이면서 내면의 고통을 가진 제이드 역에는 발레리나 김주원과 연극 '어나더 컨트리'의 신예 문유강이 이름을 올렸다.
원작 소설에서 ‘아름다움은 그 어떤 것들보다도 우월하다’라는 유미주의 사상을 펼치며 사교계를 이끌어가는 귀족 헨리 워튼은 21세기 최대 권력층인 문화예술계의 킹메이커 오스카로 발전했다. 사교계와 문화예술계의 큰손으로 오랜 친구 유진을 통해 알게 된 평범한 예술가 제이드를 세계적인 스타 도리안 그레이로 만들어 그의 부와 명예를 함께 한다. 매력적인 카리스마와 뒤틀린 욕망으로 문화예술계를 장악하는 오스카 역은 일찌감치 김태한, 강필석이 출연을 결정지었으며, 마이클 리는 오스카 역으로 한국에서의 첫 연극 출연을 결정했다.
총체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9월 6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개막하며, 7월 중 인터파크에서 티켓 오픈을 진행한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프로스랩 제공
2019.06.20 / 조회 8,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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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의 새로운 시도…창극과 경극이 만난 ‘패왕별희’
그간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트로이의 여인들’ 등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참신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던 국립극장 국립창극단이 또 한번 새로운 작업에 도전한다. 바로 중국의 전통예술 경극과 한국의 전통예술 판소리를 결합해 만든 창극 ‘패왕별희’를 선보이는 것.
이번 작품에는 중화권의 최고 배우이자 연출가로 꼽히는 우싱궈와 함께 ‘소녀가’ ‘흥보씨’ 등의 작품을 국립창극단과 함께 선보여온 이자람 등이 참여한다. 우싱궈는 대만의 경극 배우이자 연출가로, 지난 50년간 경극을 수련하며 경극과 힙합,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해왔다. 그와 다양한 작업을 같이 해온 극작가이자 안무가 린슈웨이도 이번 작업에 합류했다.
창극 ‘패왕별희’는 동명의 경극을 원작으로 한다. 장국영이 출연했던 영화 ‘패왕별희’(1993)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춘추전국시대의 초한전쟁, 패왕 항우와 황제 유방의 대립, 항우와 아름다운 여인 우희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절제된 몸짓의 경극 + 유려한 소리의 창극, 어떻게 어울릴까
“판소리에서 느껴지는 생명력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한국어를 몰라도 판소리를 들으며 한민족 특유의 용감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패왕별희’를 처음부터 끝까지 판소리로 엮으려고 했다.”(우싱궈)
“처음 경극을 봤을 때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왜 슬픈 장면에서 저런 소리를 내지?’ 싶었다. 그런데 계속 봤더니 그 안에 경극만이 가진 응집의 미학이 있더라. 손가락 하나, 눈빛 하나에 아름다움이 있고, 동작 하나하나에 구도와 규칙과 멋이 있었다. 그 아름다움을 어떻게 잘 전달할지 고민하고 있다.”(이자람)
이번 작품에서 무엇보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경극과 창극이라는 각기 다른 장르가 어떻게 어울릴 것인가다. 이에 대해 13일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싱궈 연출가는 “경극도 창극처럼 소리에서 출발하지만 시각적인 부분이 큰 장르다. 경극 자체의 표현방식이 다양하고 손짓, 동작 등의 퍼포먼스가 섞여 있어 이 부분에서 어떻게 창극과 섞어낼지 고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연출가 우싱궈, 작창 및 음악감독 이자람
우싱궈 연출가는 “국립극장의 새로운 시도에 경의를 표한다. 영광스러운 작업이지만 그만큼 압박도 크다”고 부담감을 토로하면서도 “판소리가 하나의 문화로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풍성해질 수 있도록 (경극의) 리듬감과 신체적인 동작을 가미함으로써 또 하나의 시대적 트렌드 창조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는 말로 기대를 높였다.
작창 및 음악감독을 맡은 이자람도 이번 작업에 임하며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기존의 창극과 달리 경극의 아름다움을 함께 전달해야 했기에 부담이 컸다고. 작창해야 하는 분량도 매우 많아 '적벽가' '수궁가' '춘향가' 등을 레퍼런스로 삼고 소리를 만들었다는 이자람 음악감독은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경극의 움직임과 판소리를 함께 소화하는 모습을 봤는데 희망이 보이더라. 우리에게 필요한 음악적 어법이 전통 위에서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아마도 이번엔 수성(창자의 소리를 따라 연주하는 것)이 멋지게 펼쳐질 것 같다”며 색다른 무대를 예고했다.
극본 및 안무를 맡은 린슈웨이
“패장이었으나 후세의 영웅이 된 항우 이야기…변치 않는 사랑의 가치 그려낼 것”
린슈웨이 작가는 2천년 전 중국의 역사를 담은 이 작품을 통해 한국 관객들이 항우와 우희라는 인물을 기억하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초나라의 패왕 한우는 한나라의 황제 유방에게 패하고 비극적 결말을 맞은 인물이지만, 오늘날까지 중국에서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창극 ‘패왕별희’ 제작진은 당대에는 패장이었으나 역사에는 영웅으로 남은 항우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고.
"7년이라는 초한전쟁의 역사를 2시간의 공연에 담아내기가 어려워 회상 장면을 통해 시대적 배경을 담으려고 했다”는 린슈웨이 작가는 “1부에서는 웅장한 음악과 함께 항우와 유방의 정치적 대결이 그려지고, 2부에서는 항우와 우희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항우와 우희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인류의 가장 깊숙한 내면에 있는 사랑이야말로 소중한 가치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보권, 윤석안
배우들도 입 모아 “창극과 경극의 케미 기대”
창극 ‘패왕별희’에 임하는 배우들도 공연을 앞두고 각별한 기대를 표했다. 이번 작품의 항우 역은 정보권이, 우희 역은 김준수가, 항우의 책사 범증 역은 허종열이, 한나라 황제 유방 역은 윤석안이, 유방의 부인 여치 역은 이연주가, 유방의 책사 장량 역은 유태평양이 맡는다. 항우의 영웅성과 비극적 결말을 외부 상황에서 논평하는 맹인노파 역에는 김금미가 캐스팅됐다. 객원인 정보권을 제외하면 모두 국립창극단 소속이다.
범증 역 허종열은 "창극과 경극이 잘 어울릴지 걱정도 많았는데, 새로운 대박이 터질 것 같은 설렘이 든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고, 유방 역 윤석안은 “평소에 몸을 많이 쓰지 않아 경극의 절도 있는 움직임들을 익히는 것이 힘들었지만,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연습을 하면서 우리 창극도 (표현 양식을) 정립할 수 있는 게 많은데 안 됐구나 싶어 아쉬웠다. 앞으로 이런 작업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싶다”고 말했다.
허종열, 이연주
여치 역 이연주는 "경극이 몸짓 하나로 온 세상을 표현할 수 있는 장르라면, 판소리는 소리로 온 세상을 표현할 수 있는 장르다. 두 장르가 만나 어떤 케미를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평생 소리를 익혀온 국립창극단 단원들이 경극을 만나 빚어낼 무대가 궁금증을 더한다.
한편, 김철호 국립극장장은 이번 작업과 관련해 "국립예술극단으로서 조금은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업도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럼으로써 오늘의 창작이 또 내일의 창작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작품이 선례가 돼 창극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국립창극단이 새로 선보이는 ‘패왕별희’는 오는 4월 5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창극단 제공
2019.03.13 / 조회 6,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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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솔로라면? 솔로 추천 공연 & 전시 6
연말, 누군가와 함께 있지 않아도 혼자서 고즈넉이 한 해를 돌아보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특별하고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솔로들을 위한 공연 & 전시 추천 6
서정적인 스토리와 음악으로 감성 충전
뮤지컬 │
~2019.2.17, 유니플렉스 1관
3년 만에 돌아오는 인기 창작뮤지컬. 신라 시대 남자 기생들이 모인 ‘운루’를 배경으로 여왕의 절대적인 애정을 받는 ‘열’과 그의 오랜 친구 ‘사담’의 이야기를 그린다. 섬세한 서사와 연기, 긴 여운을 남기는 애절한 음악으로 많은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은 공연으로, 혼자 조용히 즐기기 좋은 뮤지컬.
‘자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뜻 깊은 시간
연극 │
~12.25, 명동예술극장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작가 톰 스토파드의 작품으로, 2006년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상 최우수작품상 수상작. 20세기 후반 체코에서 일어난 반독재 무혈혁명 ‘벨벳혁명’을 로큰롤 음악에 사로잡힌 청년 얀의 삶과 엮어 펼쳐낸다. 정치사와 록음악을 절묘하게 배치해 진정한 자유에 대해 묻는 공연.
젊은 예술가들이 재조명하는 공옥진의 예술세계
클래식 │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 〈주름이 많은 소녀〉
~12.30, 정동극장
창무극의 창시자인 공옥진의 삶과 춤을 매개로 한 시대를 살아가는 ‘광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연. 삶의 외롭고 쓸쓸한 순간들을 해학과 슬픔으로 풀어냈던 공옥진의 춤을 류장현(안무·연출), 이자람(작창·음악감독) 등 젊은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표현방법으로 새롭게 그려낸다.
흥겹고 세련된 음악이 무대에 가득
클래식 │
12.23,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크리스마스 시즌 황홀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주목해야 할 공연. 일본 최고의 탱고 밴드 쿠아트로시엔토스와 이신규, 김지윤, 박고운 등 국내 인기 연주자들이 만나 ‘이웃집 토토로’ ‘벼랑 위의 포뇨’ 등 지브리 대표 애니메이션의 OST와 크리스마스 캐롤을 탱고버전으로 연주한다.
도도하고 사랑스런 ‘냥이’들의 세상
전시 │ THE 냥 展
~2019.3.3, 용산역 아이파크몰 6F 팝콘D스퀘어 대원뮤지엄
동물 애호가, 특히 ‘냥집사’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만화, 조각, 풍선아트, 사진, 도서 등 고양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작품과 유명 그래피티 작가의 고양이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고양이의 하루를 담은 영상과 대형 케이지를 통해 고양이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체험도 해볼 수 있다.
포근하고 따스한 감성을 충전하고 싶다면
전시 │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12.7~31,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5,6전시실
‘행복을 그리는 화가’로 불리는 스페인 출신의 화가 에바 알머슨의 아름답고 따스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 서울과 제주 해녀를 소재로 그린 작품을 비롯해 일상의 숨은 행복과 웃음, 사랑을 담아낸 유화, 판화, 드로잉, 대형 오브제 등 1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 디자인: 구현진(koohj1215@interpark.com)
사진: 더웨이브, 국립극단, 정동극장, 스톰프뮤직, ㈜위즈덤하우스, ㈜디커뮤니케이션 제공
2018.12.06 / 조회 7,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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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와 드루와~ 공연계에서 일할 수 있는 4가지 방법
내가 만든 창작물이 무대에 올려진다면? 공연계 진출을 꿈꾸는 창작자들이라면 이런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실제 본인의 작품을 공개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현실에서 내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공모전을 모아봤다. 당선작으로 선정되면 낭독 공연 및 본 공연으로 무대화되는 기회도 잡을 수 있으니 아래 공모전들을 꼼꼼히 살펴보자.
■ 국립극단 '희곡우체통'
연중 상시, 경력과 연령에 제한없이, 익명 및 필명 접수
국립극단은 2018년부터 창작희곡 온라인 상시 투고 제도 ‘희곡우체통’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동시대의 화두를 탐구하는 우수 희곡을 발굴하여 국립극단의 창작극 레퍼토리로 개발하기 위해 2018년 3월 새롭게 시작된 사업이다. 우체국장 조만수를 포함한 희곡우체통 운영진들이 접수된 모든 희곡을 함께 읽고 작품 회의를 거쳐 무대화 가능성이 있는 희곡을 선정한다. 선정된 희곡 작품은 낭독회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그중에 우수한 1~2편은 작가와의 협의를 통해 국립극단에서 정식 공연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내달 10일 서계동 소극장 판에서 낭독회를 갖는 김연재 작 ‘배종옥, 부득이한’ 희곡 역시 희곡우체통을 통해 선정된 작품이다.
'희곡우체통'은 연중 상시로 운영된다. 경력과 연령에 제한없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작품은 익명 및 필명으로 이메일 접수를 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극단 홈페이지(http://www.ntck.or.kr)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정동극장 '창작ing'
전통예술을 바탕으로 한 신작, 재공연작, 대본 공모
정동극장은 전통을 소재로 한 작품 발굴이라는 목표를 지닌 ‘창작ing’ 사업을 2017년부터 시작했다. 2017년은 극장에서 직접 제작개발을 진행으나, 올해 사업부터는 대본, 재공연작, 신작으로 총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선발을 한다. 공연은 전통예술을 바탕으로 신작, 재공연 모두 가능하며 장르의 구분은 없다. 대본은 아직 정식 공연화되지 않은 새로운 콘텐츠라면 접수 가능하다. 올해 공연 부문 신작 선정작 ‘주름이 많은 소녀’는 류장현 안무가가 안무와 연출을 맡았고 이자람이 작창과 음악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내달 6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창작ing' 공모 접수는 오는 12월 2일까지이며, 공연 선정작은 2019년 정동극장에서 무대화되며, 대본 선정작은 낭독 공연 형태로 진행이 된다. 제출서류 서식 및 자세한 내용은 정동극장 홈페이지(www.jeongdong.or.kr) 공지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연극열전8 '창작희곡공모'
최종 당선작에는 상금 천만 원과 본 공연의 상연 기회까지
시의성 강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는 연극열전이 오는 2020년 ‘연극열전8’ 시즌과 함께할 창작희곡을 공모한다. ‘이번 창작희곡 공모의 모집분야는 기존에 발표된 적 없는 ‘창작 신작’과 영화·소설·실화 등을 바탕으로 한 ‘원작 기반 창작희곡’ 그리고 ‘기존 창작희곡’까지 3분야로 나뉜다. ‘기존창작희곡’ 분야는 공모 주최 측이나 제작사 등과의 저작권 문제가 없고, 10회 미만으로 상연된 작품에 한해 이미 당선됐거나, 발표됐던 창작희곡도 지원 가능하다. 묻혀 있던 좋은 작품과 작가들이 다시 한 번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하고자 모집 분야를 기존 공모전보다 확대한 것이라고.
이번 '창작희곡공모'는 접수된 작품들 중 두 개의 작품을 예선 당선작으로 선정하여, 2019년 1월 낭독회를 거쳐 최종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선작은 예선 당선작에 상금 500만 원이 수여되며, 최종 당선작에는 상금 1,000만 원과 2020년 ‘연극열전8’ 본 공연 상연 기회가 제공된다. 공모 접수는 12월 28일까지 진행되며, 제출서류 서식 및 자세한 내용은 연극열전 홈페이지(http://www.thebestplay.co.kr/)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극단 백수광부 '신신당부'
신진 예술가의 신작
극단 백수광부가 신작 개발 프로젝트 '신신당부'(신작, 신진예술가 당신에게 부탁해)를 선보인다. 극단 백수광부는 창단 이후 ‘젊은 연출가전’과 ‘스튜디오 공연’ 등을 통해 많은 연출가들과 극작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이 되어 왔다. 이번 '신신당부'는 품 안에만 있던 희곡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은 신진 예술가의 신작을 모집해 연출가,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읽어보고 나아가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신신당부' 접수는 내달 10일까지이며. 세 편의 당선작은 내년 1월 18일부터 20일까지 낭독 공연을 가진다. 그중 발전 가능성이 있는 작품을 선택해 극단 백수광부의 정기공연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자세한 접수 방법은 극단 백수광부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baeksutheate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연극열전, 국립극단, 정동극장, 극단 백수광부 제공
2018.11.27 / 조회 7,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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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흥보씨’, 새 옷 입으셨네
현대감각 가미한 창극 '흥보씨'
7월13일부터 명동예술극장창극 ‘흥보씨’의 한장면[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레퍼토리 창극 ‘흥보씨’를 내달 13일부터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흥보 역에 김준수와 놀보 역 최호성을 비롯해 소리꾼 32명이 출연한다.‘흥보씨’는 지난해 4월 국립극장 달오름 초연 당시, 고선웅 연출과 이자람 음악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고전 속 권선징악의 교훈은 살리되, 고선웅이 이야기를 비틀고 이자람이 판소리와 현대음악에 신선한 변화를 주었다. 기상천외한 이야기와 음악의 조합으로 선입견을 깨뜨리면서도 재미있는 창극이 탄생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해오름극장의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함에 따라 새로운 공간에서 관객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국립극단과 공동주최한다. 지난 5월에 공연한 창극 ‘심청가’가 호평을 얻었던 만큼 다시 창극 열풍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선웅이 ‘흥보씨’의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2014년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극본과 연출로 창극에 처음 도전해 차범석희곡상(2014)과 창극 첫 프랑스 진출을 이끌어 낸바 있다. ‘흥보씨’는 옛날 구비 설화 자체를 따르지만 원작에는 없던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추가했다. 흥보·놀보 형제 출생에 얽힌 비밀 사연, ‘다른 별에서 온 스님’ ‘말하는 호랑이’ 등의 캐릭터를 더해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높였다. ‘선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원작의 주제를 오늘날 관객에게 더욱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자람이 ‘흥보씨’에서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았다. 판소리 ‘흥보가’의 원형을 토대로 하면서도 자유자재로 음악을 변주하고 새로운 사운드를 입혔다. 새롭게 추가된 이야기에 리드미컬한 현대음악을 더해 창극이 가진 음악적 매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6.28 / 조회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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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심 술리만푸어 "공연할 배우들은 인터뷰 읽지 마세요"
최근 공연계 화제작 연극 '낫심' 작가
대본·리허설 없는 즉흥극으로 유명세
문소리·유준상·진선규 등 단번에 수락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 없는 즉흥극"연극 ‘낫심’의 한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입이 바짝 마르네요. 시상식에서 상 받았을 때보다,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보다 더 떨립니다.” (지난 11일 연극 ‘낫심’에 출연한 배우 진선규)공연 시작한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배우는 긴장한 나머지 진땀을 흘린다. 무대에 섰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다. 흔한 리허설도 없다. 배우가 할 수 있는 것은 무대에서 처음 받은 대본을 들고 지시에 따라 연기하는 것이다.최근 공연계 화제작인 연극 ‘낫심’(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의 한 장면이다. 문소리·유준상·한예리·진선규·고수희·이자람·고수희·전박찬 등 연극·영화·드라마를 불문하고 내로라하는 배우 21명이 매회 대본도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 오른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데다 작품의 독특한 설정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대부분의 회차가 이미 매진을 기록한 상황이다.제목은 작품을 쓴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37)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직접 작품에 출연해 매번 새로운 배우와 극을 함께 만들어간다. 최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난 술리만푸어는 “내가 읽을 수 없는 생소한 문자를 가진 나라에서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최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난 연극 ‘낫심’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두산아트센터).◇‘언어’ ‘어머니’로 전 세계와 교감술리만푸어의 작품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가 겪어온 특별한 삶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란에서 태어난 그는 소설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 그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연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를 통해서다. 징병제 거부로 여권 발급을 거부당한 술리만푸어가 전 세계 배우와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바람으로 쓴 즉흥극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현재는 이란을 떠나 베를린에서 독일어로 생활하면서 영어로 작품을 쓰고 있다. 최신작인 ‘낫심’ 또한 전작처럼 자신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3년 반. 술리만푸어는 “‘하얀 토끼 빨간 토끼’가 사전 연출이 전혀 없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라면 ‘낫심’은 전형적인 연극 형식과 새로운 형식이 결합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는 사전에 준비할 수 없는 즉흥적인 상황에서 공연하지만 나와 연출가는 연습을 충분히 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어간다”고 덧붙였다.매회 출연 배우가 바뀌는 만큼 공연 분위기와 색깔도 매번 달라진다. 그러나 이를 관통하는 공통된 테마는 있다. ‘언어’와 ‘어머니’다. ‘언어’는 술리만푸어가 연출가인 오마르 엘레리안과의 공통점에서 착안했다. 두 사람 모두 모국어 이외의 언어와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작품 속에서 술리만푸어는 한글을 배우고 출연 배우는 이란어를 배운다. 어려운 단어부터 욕까지 한글로 술술 쓰는 술리만푸어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술리만푸어는 “언어의 아름다움은 씨앗과도 같다”며 “한국공연을 통해 내 마음에 심어진 한글이라는 씨앗이 앞으로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작품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교감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 ‘어머니’가 있다. 술리만푸어가 ‘낫심’을 쓴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술리만푸어는 “이 작품을 여러 국가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나라마다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어머니’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연극 ‘낫심’ 배우 한예리의 공연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배우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배우들도 이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즐기고 있다. 특히 김선영·진선규·박해수·문소리·유준상은 출연 제안을 단번에 수락해 작품에 참여했다. 20일 공연을 마친 문소리는 “술리만푸어의 교감이 좋았다”며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두산아트센터 관계자는 “즉흥극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배우들을 후보로 섭외를 진행했다”며 “리허설 없이 관객 앞에 선다는 두려움 때문에 출연을 고사한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 번에 승낙했다”고 말했다.술리만푸어가 즉흥극의 형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이 불가능한 즉흥극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인터뷰도 대화를 문서로 만들어 2주 동안 연습을 거쳐 다시 공연으로 올린다면 지금처럼 흥미롭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날 인터뷰는 공연 시간과 비슷한 약 70분간 이어졌다. 인터뷰가 끝나면서 술리만푸어가 유쾌한 한 마디를 남겼다.“‘낫심’을 공연할 배우들은 작품 내용을 알면 안 되니까 이 인터뷰를 읽지 마세요.”연극 ‘낫심’ 배우 문소리(왼쪽),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4 / 조회 2,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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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이란 연극 '낫심' 성료..즉흥극으로 공감 끌어내
연극 ‘낫심’ 출연 중인 배우 문소리.(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배우 문소리가 즉흥극으로 연기력을 과시했다. 문소리의 소속사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어제(20일) 배우 문소리가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이란 즉흥극 ‘낫심’을 성료했다. 사전 연습이나 리허설 없이 무대에 서는 독특한 형태의 연극에서 문소리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는 공감을 끌어냈다”고 밝혔다.연극 ‘낫심’(제작 부시씨어터, Bush Theatre)은 두산아트센터의 통합 기획이자 강연 8회, 전시 1편, 공연 3편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타주의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인 ‘두산인문극장2018:이타주의자’의 첫 번째 연극이다.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Nassim Soleimanpiur) 의 최신작이며 낯선 이란어를 소재로 작가, 배우, 관객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국경, 문화, 언어의 경계를 넘어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와 인류의 보편적인 언어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문소리는 러닝타임 100분동안 관객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며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는 공연을 만들었다. 이란 언어를 초월해 관객의 소통을 끌어내는 데 노력해 극 후반으로 갈수록 뜨거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소속사의 전언이다. 문소리는 “사전 준비없이 진행되는 즉흥극이라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00분이 짧게 느껴졌고, 작가인 낫심 술리만푸어와의 교감이 좋았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함께 해주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소리는 영화 ‘여배우는오늘도’로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 영화제(Udine Far East Film Festival)에 초청돼 22일 출국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1 / 조회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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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변화무쌍한 상상력에 박수를 <소녀가> 리뷰
지난 28일 개막한 는 국립창극단의 신창극시리즈의 첫 번째로, 우리가 어릴 때부터 동화책으로 익히 아는 동화 ‘빨간 망토’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마을 뒤 숲속이 몹시 궁금한 소녀는 빨간 망토를 쓰고 숲 너머 할머니의 집으로 떠나고, 할머니인 척 침대에 대신 누워 있는 늑대는 소녀의 옷을 하나, 둘 벗게 만들어 침대로 들어오게 한다. 과연 소녀는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까?
는 배우이자 소리꾼, 인디 밴드의 보컬 등 이 시대의 예술가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자람이 연출·극본·작창·작곡·음악 감독까지 1인 5역으로 참여하며,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여자 신인상을 수상한 이소연이 배우로 나선다.
새롭게 해석한 원작, 재미있는 창극
이자람이 원작을 모티브로 새롭게 쓴 극본은 뭐든지 궁금해하고 뭐든 호기심 많은 소녀가 등장한다. 그녀는 열 살이 되자 철로 만든 신발과 드레스를 입는다. 마을 뒤 울창한 숲이 가고 싶은 그녀는 철로 만든 드레스와 신발이 벗겨지면 숲속에 갈 수 있다는 엄마의 말에, 나무와 바위에 몸을 비비며 철을 부숴 버린다. 이 같은 소녀의 순수한 행동은 웃음과 재미를 유발한다. 고정관념이나 관습에 벗어나는 그녀의 주체적이면서 발칙한 행동은 극 곳곳에 포진되어 원작과는 다른 새로움을 주며, 창극이라는 장르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만든다.
변화무쌍한 배우의 변신
극은 모노드라마처럼 단 한 명의 배우가 등장하지만, 무대는 허전하지 않다. 국립창극단의 대표 배우 이소연이 소녀, 엄마, 할머니, 늑대 등 다양한 등장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연기, 노래, 창, 마임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각 캐릭터를 변화무쌍하게 표현하며 무대를 활보한다. 70분이라는 공연시간이 오히려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배우 이소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다. 여기에 신시사이저, 타악/고수, 베이스를 담당하는 세 명의 연주자가 배우와 함께 호흡하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창극 연출은 처음이라는 이자람이 해석한 ‘빨간 망토’는 앞으로 이자람, 이소연의 '소녀가'로 새롭게 불러도 좋을 듯하다. 신창극시리즈는 국립창극단이 시대의 감수성과 변화를 창극 안에 흡수하기 위한 젊은 예술가들과의 합작물이다. 첫 시도는 성공적이다. 올해 10월에 연출가 김태형이 참여하는 두 번째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공연은 3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8.03.02 / 조회 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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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늑대와 놀아주는 빨간망토…주체적 여성 담았죠"
국립창극단 '소녀가' 연출 이자람·배우 이소연
프랑스동화 '빨간망토' 각색·창극화 해
페미니즘 넘어 '다양한 소녀' 만났으면
이소연 70분간 홀로 작품 이끄는 도전
연출과 매일 캐릭터 고민하며 큰 기대국립창극단 ‘신창극시리즈’ 첫 작품 ‘소녀가’ 연출 이자람(오른쪽), 배우 이소연이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shdmf@).[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자람(39)과 이소연(33)이 1인 창극으로 뭉쳤다. 국립창극단이 동시대 젊은 예술가와 함께 새로운 스타일의 창극을 선보이는 ‘신창극시리즈’ 첫 작품 ‘소녀가’(2월 28일~3월 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다. 이자람은 소리꾼이자 배우이며 인디 밴드 ‘아마도이자람밴드’ 리더 겸 보컬이고 이소연은 국립창극단의 주역이다. 두 사람은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적벽가 보유자인 송순섭에게서 함께 ‘적벽가’를 이수 받은 사이다. 지난해 공연한 국립창극단 ‘흥보씨’에서는 음악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췄고, 뮤지컬 ‘서편제’에서는 주인공 송화 역으로 더블캐스팅을 맡았다.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지만 ‘소녀가’를 통해 서로 더 알아가고 있어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웃었다.◇동화 ‘빨간망토’ 새롭게 해석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극본·연출·작창·작곡·음악감독 등 1인 5역에 나선다. 창극 연출은 처음이다. 1년 전 국립창극단으로부터 ‘신창극시리즈’로 작품 제안을 받았다. 고민 끝에 이자람은 동화를 각색하기로 결정했다. 100여 권이 넘는 동화를 리서치하면서 찾아낸 것은 바로 프랑스 동화 ‘빨간망토’. 의상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루치아니의 추천이었었다. ‘빨간망토’는 아픈 할머니를 찾아갔다 늑대를 만나 위기에 처하게 되는 소녀의 이야기다. 이자람은 “프란체스코로부터 전혀 다른 해석으로 ‘빨간망토’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위험에서 도망치는 아이의 이야기가 아닌 소녀가 늑대에게 속아주는 척하며 신나게 놀다 집으로 돌아온 이야기였다. 이자람은 “소녀를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멋있었다”고 말했다.이소연과의 공동 작업은 ‘흥보씨’ 때부터 염두에 두고 있다 ‘서편제’를 함께 하며 출연 제안을 했다. 이자람은 “‘흥보씨’를 하면서 소연이를 비롯한 몇 명의 배우들에게서 나와 같은 언어로 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서편제’ 때는 분장실에서 계속 마주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같이 하자고 말하게 됐다”고 밝혔다.이소연에게도 ‘빨간망토’는 1인 창극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약 70분의 공연을 홀로 작품을 이끌어가야 한다. 이소연은 “처음에는 배우는 3명이 출연한다고 했는데 나중에 혼자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혼자요? 나 혼자요?’라고 거듭 물었다”며 웃었다. 낯선 도전의 기대도 크다. 이소연은 “이자람 연출과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매일 함께 나눌 수 있어 그동안의 작업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국립창극단 ‘신창극시리즈’ 첫 작품 ‘소녀가’ 연출 이자람(오른쪽), 배우 이소연이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shdmf@).◇“페미니즘 넘어 다양한 해석 즐겨주길”무대는 이소연과 세 명의 연주자가 고경천(신디사이저), 이준형(고수·타악), 김정민(베이스기타)이 함께 만들어간다. 인디 음악계에서는 소문난 고경천과 록 밴드 아침의 멤버 김정민이 눈길을 끈다. 이자람은 “나와 말이 통할 것 같은 사람들로 연주자를 꼽았다”면서 “판소리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창극에 얽매이지 않고 신선한 사운드의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소녀가’는 동화가 원작이지만 성적인 함의가 곳곳에 녹아 있다. 성에 대해 쉬쉬하지 말고 오히려 건강하게 성을 이야기하자는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 소녀와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최근 페미니즘과 ‘미투’ 운동 등 여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한 사회 분위기와 시의적절하다.이자람은 ‘소녀가’를 보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지닌 공연으로 즐겨주기를 바랐다. 이자람은 “작품을 통해 관객 개개인이 각기 다른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예술”이라면서 “‘소녀가’도 페미니즘의 시선만으로 보지 않고 관객 모두가 각자 다른 시선으로 작품을 즐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소연은 지난해 뮤지컬 ‘아리랑’ ‘서편제’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했다. 지난 1월 열린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서편제’로 신인상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본문은 소리꾼이라고 강조했다. 이소연은 “‘아리랑’과 ‘서편제’ 모두 소리꾼이기에 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면서 “내가 잘 알지 못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것이 다시 기회로 다가온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지난해까지 바쁘게 달려온 이자람은 올해 조금 여유롭게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자람은 “올해는 작품 일정이 꽉 차 있지 않아서 8월 말 정도부터 한 달 반 동안 해외에 나가 있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아마도이자람밴드 활동도 계속하고 있어서 음악 작업에 매진할 것 같다”고 말했다.국립창극단 ‘신창극시리즈’ 첫 작품 ‘소녀가’ 연출 이자람(왼쪽), 배우 이소연이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shdmf@).▶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2.22 / 조회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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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이소연 1인 창극 '소녀가'로 뭉친다
국립창극단 '新창극시리즈' 첫 작품
동화 '빨간 망토' 현대적으로 재해석
28일부터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국립창극단 신(新)창극시리즈 ‘소녀가’의 이자람 연출(오른쪽), 국립창극단원 이소연(사진=국립극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 뮤지컬 ‘서편제’에서 송화 역을 함께 맡았던 소리꾼 이자람과 국립창극단원 이소연이 1인 창극의 연출과 배우로 다시 만난다. 국립창극단은 동시대 젊은 예술가와 새로운 스타일의 창극을 제작하는 ‘신(新)창극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소녀가’를 오는 28일부터 3월 4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소리꾼이자 배우이며 인디밴드 보컬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자람은 2017년 ‘흥보씨’의 음악감독으로 국립창극단과 처음 만났다. ‘소녀가’로 첫 창극 연출에 도전한다. 연출·극본·작창·작곡·음악감독까지 1인 5역을 맡아 프랑스 구전동화 ‘빨간 망토’를 현대적인 창극으로 새롭게 재해석한다.작품은 호기심 많은 소녀가 숲속에 들어갔다 위기에서 기지를 발휘해 슬기롭게 빠져나오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녀가 여자로 성장하면서 겪는 경험을 은유적으로 함축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으로 성장하며 겪는 신체와 심리 변화가 함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경쾌하게 풀어갈 예정이다.국립창극단이 소극장에서 모노드라마 형식의 창극에 도전하는 것도 새롭다. 국립창극단은 ‘소녀가’를 시작으로 판소리와 창극,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공연들을 ‘신창극시리즈’로 선보이며 관객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자 한다.국립창극단 주역 배우 이소연이 주인공으로 홀로 무대에 오른다. 영리한 캐릭터 분석력으로 정평이 높은 이소연의 변화무쌍한 연기 변신을 만날 수 있다. 신시사이저의 고경천, 고수와 타악의 이준형, 베이스의 김정민이 무대에서 풍성한 음악을 함께 들려준다.드라마투르그 박지혜, 무대 디자이너 여신동, 프랑스 국적의 젊은 의상디자이너 프란체스코, 차세대 안무가 권령은이 창작진으로 참여한다. 티켓 가격은 2만~3만원. 국립극장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2.06 / 조회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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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역대 최다 관객으로 폐막, 한국 뮤지컬의 힘
뮤지컬 ‘서편제’가 지난 11월 5일 역대 최다 관객 5만5천 명이란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다.5만5천 명 관람 수는 지난 2012년과 2014년 2만 명 대에 머물렀던 유료관객 수에 비해 2배가 넘는 역대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이다. 또한, 유료 점유율 75%를 달성하고 11월 5일 마지막 공연에서는 총 10번째 전석 매진을 이뤄냈다.초연부터 뮤지컬 ‘서편제’의 연출을 맡아온 연출가 이지나는 “관객이 15명만 와서 펑펑 울었던 초연 기억이 있다. 정말 한국적인 것은 안 되는 것인가 하는 한을 가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그 한을 풀은 역사적인 날이다. 서편제가 한국 뮤지컬의 이정표가 될 거라는 촉이 온다”고 폐막 소감을 밝혔다.특히, 관람 연령 비율이 20대 38.9%, 30대 33.4%, 40-50대 21.4%(인터파크 티켓 기준)의 고른 분포는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작품임을 입증했다. 공연 초반 매진 10회 달성 공약을 내걸었던 배우들은 커튼콜에서 배우 이자람의 댄스와 강필석의 프리허그, 배우 이정열과 서범석의 현금 선물 등을 이행하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국악 슈퍼바이저이자 초연부터 열연한 배우 이자람은 “객석에서 공연을 보니 송화, 동호, 유봉 3명의 캐릭터가 찰랑찰랑 하면서 같은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느 배역 하나 구멍이 없고 무대가 꽉 찬 느낌”이라며 자평했다.뮤지컬 ‘서편제’는 개막 전부터 관객과 배우, 창작진이 소통할 수 있는 이색적인 체험을 진행했다. 캘리그라피 공모전은 총 380여 작품이 참여했고 우수 당선작은 광림아트센터 BBCH홀 로비에 전시되었다. 차지연 배우와 함께 ‘살다보면’을 불러보는 ‘뮤지컬 ’서편제‘ X 에브리싱’ 이벤트는 총 760명이 참여했다. 뮤지컬 ‘서편제’의 북트레이너와 배우에게 공연의 한 장면인 ‘사랑가’를 체험해 보는 ‘북&소리 체험’ 이벤트도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_CJ E&M, PAGE 1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11.09 / 조회 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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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음악, 관객 먼저 알아봐” “영수는 동호 그 자체”
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서편제’
작곡가 윤일상·동호 役 박영수 인터뷰
우여곡절 딛고 관객·평단 뜨거운 호응
‘살다보면 살아진다’…넘버 따라부르는 관객 많아졌죠
윤 “MR 아쉽지만 라이브 한계 넘어”
박 “초연부터 챙겨본 팬에서 배우로”뮤지컬 ‘서편제’의 흥행 주역인 작곡가 윤일상(오른쪽)과 배우 박영수가 생각하는 대표 넘버 ‘살다보면’의 인기 요인은 뭘까. 윤일상은 “멜로디 자체가 대중성도 있고, 가요 곡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선율”이라고 했다. 박영수는 “가수라면 아마 도전하고 싶은 넘버가 아닐까 싶다”면서 “배우 역시 감정선을 오롯이 전달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맞장구쳤다(사진=신태현기자 holjjak@).[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박)영수는 제가 그려왔던 ‘동호’에 가장 가까워요. 고집도 있고. 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요.”(윤일상)“초연 때부터 2012·2014년 삼연까지 모조리 챙겨봤어요. 도전하고 싶을 만큼 음악도 굉장히 좋았고요. 그런데 막상 직접 부르니 어렵네요. 하하.”(박영수)3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서편제’에 대한 관객 반응이 뜨겁다. 2010년 초연 이후 이번 네 번째 도전 만에 그간 흥행 부진의 한을 풀었다. 입소문을 탄 덕이다. 제목에서 오는 ‘올드’하단 편견과 무거운 이미지를 벗기 위해 꾸준히 수정·보완을 거쳤다. 작품의 대표 넘버 ‘살다보면’은 관객이 먼저 알아봤다. 탤런트 박보검·조정석·김준수 등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꼽으면서 유명세를 치렀다.뮤지컬 ‘서편제’의 한 장면(사진=CJ E&M).작곡가 윤일상(43)의 공이 컸다. 1990년대를 주름잡은 그룹 쿨의 ‘해변의 여인’, DJ DOC의 ‘겨울이야기’,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 등 수많은 명곡을 쏟아 낸 히트 작곡가로 ‘서편제’가 그의 첫 뮤지컬 작업이었다. 동호 역에 새롭게 캐스팅된 박영수(35)도 싱크로율 높은 연기로 흥행을 견인했다. 최근 기자와 만난 두 사람은 “이번 ‘서편제’는 굉장히 친절해지고 쉬워졌다”며 입을 모았다. 윤일상은 “공연 뒤 노래를 흥얼거리며 극장을 나서는 관객을 만났는데 감동적이더라. 그만큼 극 자체가 편안해졌다”며 웃었다. 박영수도 “음악은 뮤지컬 ‘서편제’의 정서를 전하는 핵심”이라고 했다.△소재는 ‘우리 것’·편견 깬 ‘음악’ 눈길이청준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서편제’는 예술가로서 자신이 선택한 길을 따르는 세 인물 송화·동호·유봉의 이야기다. 어린 송화가 의붓 남동생 동호, 아버지 유봉과 함께 진정한 소리꾼이 되기 위한 과정을 그린다.박영수(사진=CJ E&M).예인으로서 자신이 선택한 길을 걸어가면서 겪는 갈등, 아픔, 외로움을 무대 위에 감각적으로 펼쳐낸다. 거기에 웅장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음악이 더해져 깊은 위로를 건넨다. 1993년 임권택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돼 한국영화로는 처음서울 관객 1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운 수작이다. 윤일상은 “임권택 감독도 뮤지컬을 보고 소설과 영화가 많이 알려져 부담이 컸을 텐데 장르의 장점을 잘 살렸다고 극찬한 바 있다”며 “지금 당장 브로드웨이에 내놔도 손색 없는 작품”이라고 자랑했다. 두 달 간 하루 2시간씩 자며 13곡을 새로 만들었다고 했다. 곡을 쓰다 눈물이 북받치는 일도 자주 있었다. “뮤지컬 음악은 서편제가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몰입하는 편이라 당시 곡을 쓰는 내내 괴롭고 몸도 아팠어요. 후진 작품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압박도 있었고, 결국 나답게 이야기하자 다짐했죠. 바로 하루에 7곡을 완성했어요. 하하.”(윤일상)곡들은 우리가락인 세마치·굿거리장단을 기본으로 팝적인 성향이 강하다. 록·발라드·테크노 넘버도 있다. 국악기를 활용한 퓨전곡이 아니라 관객이 은연중에 우리 소리를 느끼길 바랐다고 했다. 박영수는 “들을 때는 귀에 착착 감기는데 대체로 부르기 어려운 곡들”이라며 “인물의 감정선을 넘치지 않게 따라 부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주인공 ‘동호·송화’ 3인3색 재미‘송화’ 역에는 이자람, 차지연, 이소연이 연기한다. 이자람은 대한민국 대표 젊은 소리꾼으로 작품 속 송화의 캐릭터를 완벽히 표현한다. 기성세대의 편견과 선입견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동호’는 박영수와 함께 강필석, 김재범이 번갈아 맡았다. 작곡가 윤일상윤일상은 “6분간 오롯이 송화가 부르는 마지막 곡은 이자람에게 ‘심청가’를 부르게 하고 작곡한 노래다. 그런 측면에서 이자람은 소리의 뮤즈”라고 했다. 차지연에 대해선 “어떤 노래든 자기화시키더라. 말이 필요없다”고 했고, 이소연은 “소리와 팝 소화력이 대단하다. 서편제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동호를 연기하는 3인에 대해서는 “각자 개성이 뚜렷해서 좋다”고 말했다. “재범은 연기가 강해 빠져드는 스타일이고, 필석은 팝에 어울리는 음색을 지녀 음악 자체에 집중할 수 있어요. 영수는 캐릭터 자체예요. 어린 동호부터 어른까지 제대로 살리죠.”(윤일상)박영수는 “1막에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반항아 같다면 2막은 누나를 찾아나서는 결국 내 길을 걷는 동호를 이야기한다. 막 사이의 다른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소신대로, 감정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편제 자체로서 가치 있어…롱런 바라”아쉬움도 있다. 윤일상은 “제작 상황이 어려워 MR(녹음)을 사용해 아쉽지만 40개 악기 연주로 풍성한 음악 편성을 녹일 수 있었다는 강점도 있다. 관객이 이 부분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서편제니까.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한국적인 것에만 갇힌 작품도 아니다.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고유명사가 됐으면 하는 꿈이 있다”고 덧붙였다.각자의 계획을 물었다. 윤일상은 “2~3편 뮤지컬 작업 제의가 들어왔는데 우선 대본이 좋아야 한다. 영화음악 작업 중이고 내 이름을 걸고 록밴드 공연도 할 계획이다. 연습 중”이라고 말했다. 박영수는 “뮤지컬과 연극 외에 다른 매체 활동은 없었지만 영화와 드라마 작업도 궁금하다. 오디션을 보고 있다”고 웃었다.공연을 볼 기회는 많지 않다. 11월5일까지 13회차 남았다. 서울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뮤지컬 ‘서편제’에서 동호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박영수의 한 장면(사진=CJ E&M).▶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0.26 / 조회 2,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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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보고 '사랑가'도 직접 배우고
'북&소리 체험' 이벤트 추석 당일 진행
연휴 기간 최대 40% 할인 혜택 제공뮤지컬 ‘서편제’의 ‘북&소리 체험’ 이벤트 장면(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서편제’는 추석 연휴를 맞아 오는 10월 4일 추석 당일 저녁 공연 시작 전 관객이 전통 북과 소리를 직접 배워보는 ‘북&소리 체험’ 이벤트를 공연장 로비에서 진행한다.공연의 한 장면인 ‘사랑가’를 관객이 직접 배워볼 수 있는 이벤트다. 소리북 트레이너 전계열 고수와 앙상블로 출연 중인 배우 정소리가 이벤트에 참여해 관객에게 전통 북과 소리를 가르치며 소통에 나선다.지난 17일 한 차례 진행한 ‘북&소리 체험’ 이벤트는 관객에게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이에 추석 당일 1회 추가 진행을 결정했다. 이벤트 참가는 CJ 뮤지컬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5명을 추점해 진행한다.작가 이청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서편제’는 추석 연휴 기간 최대 4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오는 11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8 / 조회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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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웃고 울린 '서편제' 기립박수 속 개막
이청준 작가 원작 3년 만에 앙코르 공연
예지원·바다·고은성 등 개막 첫 날 지원사격
'마음약방' '디톡스 찻집' 이색 이벤트 눈길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서편제’를 축하하러 온 배우 예지원(상단 왼쪽부터), 가수 바다, 배우 이엘리야, 고은성, 모델 이혜정, ‘서편제’ 작곡가 윤일상(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서편제’가 기립박수 속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작가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서편제’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막을 올렸다.첫 공연에는 배우 예지원·이엘·고은성, 가수 바다, 모델 이혜정·강서진, 국회의원 진선미 등이 참석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바다는 “한국 최고의 뮤지컬이라 할 ‘서편제’를 많이 보러 와달라”며 응원했다. 예지원은 “뮤지컬 ‘서편제’를 이번에 두 번째로 본다. 역시 좋은 노래와 좋은 작품 기대한다”고 말했다공연이 끝난 뒤 진행한 리셉션에서 송화 역의 이자람은 “어렵게 올라가는 네 번째 시즌 ‘서편제’에 스태프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슬픔과 기쁨을 안고 앞으로 남은 공연들을 잘 올리겠다”고 말했다. 김문정 음악 수퍼바이저는 “‘서편제’의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항해를 함께 해 나가자”며 배우와 스태프들을 격려했다.‘서편제’는 판소리부터 팝·록·발라드·재즈까지 작곡가 윤일상이 만든 다채로운 음악과 수묵화 콘셉트로 살릴 무대가 조화를 이뤄 완성도 높은 극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우들도 150분의 공연 시간 동안 감동을 선사했다. 관객들은 공연을 관람하며 함께 웃고 울다 공연이 끝난 뒤 전석에서 기립박수로 찬사를 보냈다.개막과 동시에 다채로운 이벤트도 진행한다. 현대인을 위한 마음치유 캠페인 ‘마음약방’은 서울문화재단과의 협력으로 9월 동안 선보인다. 자판기에 500원을 넣고 자신에게 해당하는 증상명을 선택하면 특별 처방을 담은 패키지 박스를 받을 수 있다. 공연을 보면서 마음껏 울 수 있도록 미니 티슈를 증정한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백목련꽃차로 마음을 달래는 ‘마음 디톡스 찻집’도 운영한다.오는 5일 오후 2시에는 프레스콜을 연다.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과 배우들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진행한다. 네이버 공연전시판을 통해 생중계한다. ‘서편제’는 오는 11월 5일까지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04 / 조회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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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캘리그라피 공모전’ 당선작 발표
뮤지컬 ‘서편제’ 캘리그라피 공모전’ 당선작이 8월 29일 발표됐다.뮤지컬 ‘서편제’는 지난 7월 31일부터 한 달여 기간 동안 캘리그라피 공모전을 진행했다. 이에 총 380여 개의 작품들이 참여해 관심 모았다. 출품된 작품들은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의 심사를 거쳐 우수작 1편, 입선작 10편으로 총 11개 작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이중 우수작은 스페셜 포스터 액자로 만들어 당선자에게 증정된다. 11개의 최종 당선작들은 광림아트센터 BBCH홀 로비에 전시될 예정이다. 당선작 외에 참여자들이 올린 380여 개 작품들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서편제캘리공모전’으로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이번 공모전의 심사를 맡은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의 최지웅 실장은 “참가작들의 수준이 상당히 뛰어나서 놀랐다. 심사하는 동안 아름다운 서편제 가사를 넘어, 다양한 감정까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손 글씨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우수작으로 선정된 박현선 씨는 “‘언젠가 알게다, 모든 건 시간이 알게 할 게다’라는 서편제의 글귀가 개인적으로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 글귀여서 선택하게 되었다. 뮤지컬 서편제 덕분에 오랫동안 행복할 것 같다”라고 이번 공모전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선정 소감을 밝혔다.자신의 운명을 헤쳐 나가는 진정한 아티스트 송화 역에 배우 이자람, 차지연, 이소연이 열연한다. 기성세대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동호 역은 배우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가 맡았다. 예술혼을 갈망하는 고독한 아버지의 유봉 역은 배우 이정열과 서범석이 출연한다.뮤지컬 ‘서편제’는 8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사진제공_CJ E&M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8.31 / 조회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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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손글씨…차지연의 ‘서편제’ 포스터 된다
29일 ‘캘리그라피 공모전’ 당선작 발표
380여개 작품 중 11개 당선작 전시나서
프로파간다 최지웅 실장 “수준 높았다”
30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서 막 올라뮤지컬 ‘서편제’ 캘리그라피 공모전에서 뽑힌 11개의 당선작 중 우수작(사진=CJ E&M).[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17 뮤지컬 ‘서편제’가 개막을 앞두고 지난달 31일부터 한 달여 간 진행한 캘리그라피 공모전의 당선작을 발표했다.이번 공모전에는 총 380여개의 작품이 출품돼 일반인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의 심사를 거쳐 우수작 1편, 입선작 10편, 총 11개 작품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이중 우수작은 스페셜 포스터 액자로 만들어 당선자에게 증정된다.11개의 최종 당선작들은 뮤지컬 ‘서편제’의 공연장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 로비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당선작 외에 참여자들이 올린 380여개 작품들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다. ‘서편제캘리공모전’으로 검색하면 확인 가능하다.공모전 심사를 맡은 프로파간다의 최지웅 실장은 “참가작 수준이 상당히 뛰어나 놀랐다”며 “심사하는 동안 아름다운 서편제 가사를 넘어 다양한 감정까지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손 글씨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또 우수작에 대해 “주인공 송화처럼 강인한 느낌을 가진 두꺼운 ‘언’자를 시작으로, 서서히 가슴 속에 스며드는 듯 얇은 두께의 ‘다’로 마무리 하는 시선의 흐름이 좋았다”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뮤지컬 ‘서편제’는 30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한다. 자신의 운명을 헤쳐 나가는 진정한 아티스트 ‘송화’ 역에 배우 이자람과 차지연, 이소연이 번갈아 연기한다. 기성세대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동호’ 역에는 배우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가 출연하며, 아버지 ‘유봉’ 역에 이정열, 서범석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29 / 조회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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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연과 함께 노래를…뮤지컬 '서편제' 이색 이벤트
넘버 '살다보면' 부르면 공연 관람 기회
스마트 노래방 어플리케이션 통해 참여
최종 우승자는 뮤직비디오 제작 기회까지뮤지컬 ‘서편제’의 ‘서편제X에브리싱’ 이벤트 이미지(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서편제’의 인기 넘버 ‘살다보면’을 배우 차지연과 함께 부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한다.‘살다보면’은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는 가사와 함께 그동안의 공연에서 관객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다. 작곡가 윤일상이 만든 노래로 최근 배우 박보검이 “힐링 받을 수 있는 넘버”라고 칭찬해 화제가 됐다. 또한 차지연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불러 관심을 모았다.이번 이벤트는 스마트 노래방 어플리케이션 ‘에브리싱’을 통해 진행한다. ‘서편제’에서 송화 역을 맡은 배우 차지연이 노래하는 상대로 참여한다. 누구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차지연과 함께 ‘살다보면’을 불러 영상을 업로드하면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다.응모된 영상을 대상으로 매주 주간 베스트를 3명씩 발표해 공연 관람의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윤일상 작곡가가 직접 심사해 최종 선정한 우승자 1인에게는 윤 작곡가의 프로듀싱으로 ‘살다보면’을 녹음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할 수 있는 기회도 선사한다.이벤트 접수기간은 오는 9월 17일까지다. 9월 마지막 주에 최종 우승자를 발표한다.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CJ 뮤지컬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서편제’는 이청준의 동명 소설과 임권택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차지연, 이자람, 이소연이 송화 역을,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가 동호 역을, 이정열, 서범석이 유봉 역을 맡는다. 오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25 / 조회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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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이상 입담 담았다…성기웅 신작 ‘20세기 건담기’
2013년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10일 오후 4시부터 ‘티켓 오픈’
1936년 경성배경 언어유희 전달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의 ‘20세기건담기’(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작가 겸 연출가인 성기웅의 신작 ‘20세기 건담기建談記’가 오는 9월 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Space)111에서 공연한다.‘20세기 건담기建談記’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성기웅이 지난 10여 년간 선보이고 있는 ‘소설가 구보씨의 1일’, ‘깃븐우리절믄날’,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등 구보 박태원과 이상을 다룬 연작이다. 작품은 1936년 경성을 배경으로 당시 20대 젊은 예술가였던 소설가 박태원과 시인 이상, 소설가 김유정, 화가 구본웅의 행적을 다양한 ‘말하기 쇼’ 형식으로 담아낸다. 작품 제목 역시 실제 구보 박태원과 이상이 자신들을 건담가(健談家, 말로 많이 떠들어대는 사람)임을 자처하며 재미난 입담으로 주변 문학인들을 웃기고 다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옛 서울 사투리와 일본어, 영어, 에스페란토 등 다양한 언어적 유희와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해 청각적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음악감독은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프로그램 아티스트 이자람이 맡고, 이윤재, 이명행, 안병식, 백종승, 김범진이 출연한다.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10일 오후 4시부터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성기웅의 구보 연작 티켓 소지 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정가는 3만원이며 두산아트센터 회원 2만4000원, 20대 티켓(대학생포함) 1만5000원, 10대 티켓(중고생포함) 1만원이다.두산연강예술상은 인재양성에 힘써온 두산 초대회장 고(故) 연강 박두병 선생의 뜻을 이어 2010년에 제정했다. 미술과 공연 분야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만 40세 이하 예술가들을 지원한다. 공연부문 수상자로는 구자혜, 이자람, 이경성, 윤한솔, 김낙형 등이 있으며, 성기웅은 2013년 수상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0 / 조회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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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D-30, 뮤지컬 ‘서편제’ 손글씨 공모전 연다
가사·대사 '캘리그라피' 23일까지 접수
8월30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서 개막뮤지컬 ‘서편제’ 캘리그라피 공모전 이미지(사진=CJ E&M).[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서편제’(제작 CJ E&M·PAGE 1)가 오는 8월 30일 개막을 한달 앞두고 스페셜 캘리그라피(손글씨) 공모전을 개최한다.이번 공모는 재공연하는 ‘서편제’를 향한 관객 사랑과 응원을 담아 마련했다. 그 동안 삼연까지 작품을 본 관객이 직접 ‘살다보면 살아진다’의 넘버 속 문구를 캘리그라피로 남긴 사례가 많다는 것에서 착안했다. 공모전 역시 관객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가사 또는 대사를 직접 캘리그라피로 표현해 응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모전에 접수된 작품은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의 심사를 통해 우수작 1편, 입선작 10편, 총 11개 작품을 선정할 예정이다. 우수 작품은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에서 스페셜 포스터로 디자인해 제작하고, 입선작은 공연기간 동안 광림아트센터 BBCH홀 로비에 전시된다. 이외에도 뮤지컬 ‘서편제’의 관람권 특전을 제공한다.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응모방법은 본인 계정의 SNS에 뮤지컬 ‘서편제’ 해시태그와 함께 캘리그라피 스캔본을 업로드 후 메일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접수기간은 8월23일까지이다. 8월 28일(월)에 발표한다. 공모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CJ Musical 공식 블로그에서 확인하면 된다.뮤지컬 ‘서편제’는 오는 8월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한다. 자신의 운명을 헤쳐 나가는 진정한 아티스트 ‘송화’ 역에 배우 이자람, 차지연, 이소연이 번갈아 맡는다. 기성세대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동호’ 역에 배우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가 연기한다. 예술혼을 갈망하는 고독한 아버지의 ‘유봉’ 역에 이정열, 서범석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01 / 조회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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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서편제’ 조정석, 박보검 응원 이어져
배우 조정석이 뮤지컬 ‘서편제’ 응원에 나섰다.앞서 배우 박보검이 직접 응원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배우 조정석은 영상을 통해 “‘서편제’는 창작 뮤지컬 중에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다. 우리 소리의 참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애정 어린 찬사를 보냈다. 이어 “제가 공연을 보면서 받았던 감동을 여러분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저 또한 공연장에서 찾아뵙겠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뮤지컬 ‘서편제’의 뮤지컬 넘버는 한국 대중가요 작곡가 윤일상이 탄생시켰다. 특히 대표 넘버 ‘살다 보면’은 배우 박보검과 김준수, 신보라 등 많은 연예인들이 사랑하는 곡으로 밝힌 바 있다. 제작사 CJ E&M은 배우들의 응원이 이어지는 이유로 ‘한국 고유의 감성을 완성도 높은 음악과 감동적인 스토리로 잘 풀어냈다는 점’을 꼽았다.한편, 지난 11일 뮤지컬 ‘서편제’는 1차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온라인 예매처에서 랭킹 1위를 석권했다. 자신의 운명을 낙관적으로 헤쳐 나가는 진정한 아티스트 송화 역은 배우 이자람, 차지연, 이소연이 캐스팅됐다. 기성세대에 맞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동호 역에는 배우 강필석, 김재범, 박영수가 맡았다. 예술혼을 갈망하는 고독한 아버지 유봉 역은 배우 이정열, 서범석이 출연한다.뮤지컬 ‘서편제’는 8월30일부터 11월5일까지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CJ E&M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7.18 / 조회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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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보검도 ‘서편제 앓이’…티켓오픈 예매랭킹 1위
이자람·차지연…4년만의 귀환
인생 뮤지컬 특별응원영상 공개
8월30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뮤지컬 ‘서편제’가 지난 11일 1차 티켓 오픈과 동시에 인터파크(왼쪽 시계방향으로)·예스24·티켓링크·하나티켓 등 주요 예매사이트에서 전체 예매율 1위를 차지했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4년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서편제’(제작 CJ E&M·PAGE 1)가 지난 11일 1차 티켓오픈과 동시에 주요 예매사이트에서 예매랭킹 1위에 올랐다.‘서편제’는 11일 오후 3시 기준 인터파크·예스24·티켓링크·하나티켓 등 주요 온라인 예매사이트에서 뮤지컬 부문 일간 예매순위 1위를 모두 석권하며 작품의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높은 예매율을 기록했다.2010년 초연한 작품은 세련된 음악과 격이 다른 감동으로 2014년 재연 뒤 이번이 4년만에 귀환이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부터 의기투합해온 배우와 창작진은 물론 실력파 배우들이 합류한다. 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작곡가 윤일상이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대표 넘버 ‘살다 보면’은 배우 박보검·김준수·신보라 등 많은 연예인들이 사랑하는 곡으로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 배우 지망생들 사이에서 오디션 곡으로 가장 많이 불리는 곡이다.또한 이번 티켓오픈과 동시에 배우 박보검이 뮤지컬 ‘서편제’에 직접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며 영상이 공개되어 이목을 끌었다. 배우 박보검은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오래 기다려온 공연”이라며 “가슴 따뜻한 넘버로 힐링 받기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전했다.배우 박보검은 평소 인터뷰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로 ‘서편제’를 꼽고, 팬미팅에서 대표 넘버 ‘살다 보면’을 부른 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뮤지컬 넘버로서는 이례적으로 대중적인 ‘히트송’을 만들어내기도 했다.뮤지컬 ‘서편제’는 8월 30일부터 11월5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송화’ 역에 배우 이자람·차지연·이소연이 출연하며, ‘동호’ 역에는 배우 강필석·김재범·박영수, 아버지 ‘유봉’ 역에 이정열·서범석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12 / 조회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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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차지연·김재범·박영수…'서편제' 1차 티켓오픈
색다른 매력의 8인 배우 포스터 공개
8월30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 개막
작곡가 윤일상·조광화 작가 의기투합2017 서편제 캐릭터 포스터(사진=CJ E&M).[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서편제’(제작 CJ E&M·PAGE 1)가 오는 11일 첫 티켓오픈을 앞두고 완전히 새로워진 이미지로 탈바꿈한 캐릭터 포스터 8종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한 포스터는 ‘서편제’의 주인공 ‘송화’, ‘유봉’, ‘동호’의 캐릭터를 세련되고 아름답게 표현해 이목을 집중한다.배우 이자람·차지연·이소연은 흐드러지게 핀 목련 속 아련하면서도 의연한 표정으로 아티스트로서의 삶을 숭고하게 피워낸 ‘송화’를 표현했다. 강필석·김재범·박영수는 강렬하고도 애절한 눈빛과 꼿꼿한 자태로 ‘동호’가 지닌 반항적이고 개척자적인 면모를 담았다. 서범석·이정열 배우는 굳은 눈매 ‘유봉’의 고독한 예술혼을 살렸다. 구성부터 아트 디렉팅까지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의 최지웅 실장과 이승희 포토그래퍼가 참여해 더욱 감성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포스터를 완성했다. 2010년 초연한 작품은 예술가의 길을 걷는 중에 겪는 갈등과 방황, 세대 간의 차이를 겪는 아버지 ‘유봉’과 어린 딸 ‘송화’, 아들 ‘동호’가 아티스트로서 각자의 길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수많은 명곡을 쏟아 낸 작곡가 윤일상과 공연계 최고 창작진 조광화 작가, 이지나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이 다시한번 의기투합했다. 오는 7월 11일 오후 2시에 인터파크 티켓에서 1차 티켓을 오픈하며 조기 예매자는 30% 할인 혜택을 제공받는다. ‘서편제’는 오는 8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강남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10 / 조회 2,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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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의 신세계, 고선웅 연출의 <흥보씨>
요즘 같은 세상에 착하게 산다는 건 무엇인가. 착하게 살면 손해보고 되려 착하면 바보라고까지 놀리는 세상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기 보다는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좀 더 약게 살기를 가르친다.
최근 공연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연출가인 고선웅은 창극 를 통해 착하게 산다는 건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나 보리수 아래 수양하는 석가모니와 같이 성자가 되는 일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후 두번째 창극인 고선웅 연출의 는 올 초 플레이디비가 조사한 중견 연출의 신작 기대작 중에서도 기다려지는 작품으로 손꼽혔다.
4월 5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개막한 창극 는 판소리 흥부가의 원형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해석과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유쾌하고 흥 넘치는 무대로 재탄생했다. 흥보와 놀보의 출생의 비밀, ‘가운데 다리’가 요절난 춤꾼 제비 등 반전의 설정과 거지들, 말하는 호랑이, 외계 스님 등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극대화한다.
작창과 음악감독을 맡은 천재 소리꾼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이 난다. 대본을 받자마자 단숨에 흥보씨 1부의 작창과 작곡을 끝냈다고. 각설이 타령이나 제비노정기 등 귀에 익숙한 소리나 새로 만든 소리들은 판소리를 전혀 몰라도 따라 부르고 싶을 정도로 신난다. 안무는 2014년 국립현대무용단이 지목한 5인의 젊은 안무가로 선정되어 작품 '11분'을 선보였던 안무가 지경민이 맡았다. 익살스럽고 여유가 느껴지는 안무가 흥을 더한다. 창극이라면 손사레를 치는 관객이라도 는 모두 끌어안을 것 같다.
▲ 슬하 자식이 없어 근심하던 연생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하고 우리 가문 흥하여라 '흥보'라고 이름짓고 양자로 삼는다. 연생원의 처는 남편이 집을 비운 동안 건달과 동침하고 이듬해 득남한다. 혼외자식임을 모르는 연생원은 귀한자식 놀랄놀자 '놀보'라 이름짓는다.
▲ 선한 심성의 흥보(김준수), 심술 굳고 욕심이 많은 놀보(최호성). 두 형제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 스무살이 된 놀보는 형인 흥보에게 소원을 청하는데, '내가 형이 되고 흥보 네가 동생이 되라''
▲ 착한 심성의 흥보는 죽으려던 정씨를 살리고, 거지들은 하나 둘 흥보에게 들러붙는다. '아베~ 어메~'라고 부르며.
▲ 어느날, 외계 스님이 나타나 우주의 기운이 흥보에게 전해지는데..
▲ 한양에서 알아주는 춤꾼 제비는 독수공방하는 외로운 부인에게만 열정 봉사(?)를 하고 쫓기는 상황. 흥보는 '가운데 다리'가 요절난 제비를 숨겨주고, 치유를 돕는다.
▲ 건강해져 춤을 추게 된 제비는 다시 돌아와 화대 아니 선물로 받은 박씨를 흥보에게 주고 간다.
▲ 과연 흥보와 놀보는 원작의 권선징악의 결론대로 가게 될까?
글: 김선경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
사진 : 국립창극단 제공
2017.04.06 / 조회 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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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토록 고통스러운 한의 윤회
생과 사의 영역을 막론하고, 그 어디에서건 정신과 육신의 안식을 얻고자 그토록 갈망했건만 나의 원한인지, 나로 인한 그들의 분노인지,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나와 하염없이 구천을 떠도는 비극적인 운명. 온전히 소멸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연산을 옥죄고 있는 이처럼 괴로운 윤회가 또 어디 있을까. 이윤택 작, 연출의 연극 은 그간 폭군, 광인으로 수식되었던 조선의 10대 임금 연산군을 조금 더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무대다. 어미의 망령에 시달리는 그는, 그 혼을 달래는 굿을 통해 사약을 받아 죽은 어미의 한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어미 잃은 작지만 매서운 새의 날갯짓으로 궁에 피바람을 몰고 온다. 비스듬히 기울어져 두발 딛고 서기 힘든 바닥, 쓰러진 채 어지러이 떼를 지어 숲을 이룬 대나무들, 이곳저곳 주저 앉은 서까래와 위태롭게 서 있는 대들보, 기둥. 무대를 마주하자마자 스산하고 불안한 기운에 금세 사로잡힌다. 넉넉히 시간을 두고 극장에 들어가길 권한다. 곳곳에서 안개처럼 등장해 자리하는 이들로 극은 이미 시작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패잔병인지 저 세상의 망자인지 알 수가 없는 이들은 기어코 불안하게 떨고 있는 광기 어린 눈동자, 연산을 어미의 품(물)에서 억지로 끌어내어 결국 저승의 강(물)으로 실려 보내고야 만다. 극의 마지막, 연산의 안식처이자 또 다른 감옥, 녹수의 구슬픈 노래만이 그의 혼과 함께 울고 있다. 1995년 초연 후 20년이 지났지만 압도적인 힘은 여전하다. 이윤택은 향후 지속적인 공연을 위해 초연 때보다 크기를 작게 했다지만, 여전히 이런 무게감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세련되고 날카로운 무대디자인에 한국 전통 연희가 어우러져 극대화된 연극성은 이윤택 스타일의 극대화이기도 하지만 공연 보는 재미의 극대화를 낳기도 한다. 연산 역을 맡은 백석광은 앞으로 그의 무대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폐비 윤씨와 녹수 등 1인 2역을 소화하는 배우이자 음악 감독으로 참여한 이자람의 재주도 놓치면 아쉽다. 하지만 작품의 중심을 잡고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강력한 힘은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이승헌 등 중견, 원로 배우들임을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부디 앞으로도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7.14 / 조회 8,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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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인간 연산> 이윤택, "이번이 내가 연출하는 마지막이길"
연산이 뒷걸음질 친다. 죽은 어미에게로 향해가는 듯 하더니 이내 곧 쓰러져 저 깊은 나락으로 빠진다. 경사로 된 바닥에 누워 미끄러지며 침몰하는 연산, 그 주변을 에워싸는 귀신들의 눈빛이 섬뜩하면서도 애처롭다. 그가 찾는 것은 단 한 명의 여인. 자신의 어미 폐비 윤씨이기도, 또 애첩 녹수이기도 한 그녀를 향해 연산은 말하고 그녀는 답한다. "청산 가자, 우리.", "가요, 우리가 가는 길 누가 막소." 공연의 일부 장면을 시연하는 중이나, 배우들의 몰입은 극에 달하고 지켜보는 이들은 숨이 멎는 듯하다. 극과 극을 오가는 연산군의 광기, 이에 가시 돋친 얼굴로 그를 둘러싸는 대신들. 구슬픈 녹수의 가락이 허공을 가르는 이곳은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날 준비가 한창인 연극 의 연습 현장이다. 한때 조선의 왕이었으나 일반적으로 왕에게 붙는 '조'나 '종'이 아닌 '군'이라는 묘호가 붙여진 비운의 왕, 연산군의 삶을 담은 이 12년 만에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윤택이 쓰고 연출해 1995년 초연한 이 작품은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비추고자 한다. 왕이 된 후 죽은 어미를 위한 제의를 펼치려는 연산과, 폐비 윤씨의 혼을 입은 녹수. 이들이 자신에게 해를 가했던 자들을 대상으로 피의 학살을 시작하는 강렬한 서사가 진혼굿과 어울리는 것이 특징이다. 공연이 자주 되진 못했다. 초연 8년 후인 2003년 공연엔 이상직, 신구 등이 출연했으며 이후 12년 만에 공연이 바로 올해 무대다. 이번 공연에서도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이 작품이 살아남을 것인가, 나에겐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운을 떼었다. 작,연출의 이윤택"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일반 극단에서는 공연 할 엄두를 못 낸다. 내 스타일로만 하면 내가 죽은 후엔 이 작품을 못하게 되는 게 아닌가. 작품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번 공연은 대본 빼고 다 바꾸었다. 희곡은 영원히 남으니 그대로 두고 음악, 무대, 의상 등 새로운 스텝들의 스타일을 다 수용했다. 다음 공연부턴 내가 연출 안 하고 싶다." 무대, 의상 등 곳곳에서 한국 전통을 강조했던 부분들이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변주 속에 현대적인 요소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과거 궁궐의 기둥과 언덕, 대나무숲 등으로 웅장하게 구성되었던 무대는 아크릴 판으로 된 단순한 경사 구조로 변신해 인물들의 위태한 심리를 나타내고자 했다. 신구로 조합된 배우진도 눈길이 간다. 2003년 공연에서도 활약한 오영수, 이문수, 김학철 등을 비롯해 국립극단의 역사를 만들어온 원로 배우들도 가세했다. 여기에 올해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극에 활기를 더한다. 연산 역의 백석광은 무용에서 연극으로 진로를 바꾼 남다른 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에서 사도세자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무대에서는 연산 역을 맡아 연인 이자람과 무대 위 호흡을 맞춘다. "작년에 를 하는데 이자람이 떡을 해 왔더라. 왜인가 싶었는데 백석광 군이 애인이라 애인 응원한다고 온 거였다. (웃음) 그때 이미 을 하기로 했던 터라 녹수가 원래 소리꾼 기생이니 이자람이 하면 좋겠다, 싶었다."(이윤택) 연산 역의 백석광과 녹수/폐비 윤씨 역의 이자람실제 연인과 무대 위에서 배우로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백석광과 이자람은 입을 모은다. "같이 일을 하지 말자고 항상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이윤택 선생님은 전통 분야까지 섭렵하신 분이라 이번 아니면 우리가 무대 위에서 만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고,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백석광)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 작창과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로도 분해 폐비 윤씨와 녹수, 두 여인 역을 동시에 맡는다. "평소 나와 '팜므' 키워드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녹수 제안에 의아했었는데, (이윤택) 선생님이 녹수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천민에서 기생 시험에 합격해서 왕의 중요한 사람이 되기까지 많은 일을 겪은 사람이라고 하셨다. 연산의 결핍된 모성애를 채우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동지이자 노래하는 가인이 녹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도 하고 배우도 하려니 지금은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웃음)"(이자람) 은 7월 1일부터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월요일 공연이 있는 대신 화요일 공연이 없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6.19 / 조회 1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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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이자람, 신작 <판소리단편선2_이방인의 노래> 공연
소리꾼 이자람의 신작 가 공연된다. 는 으로 유명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 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스위스 제네바에 사는 외국인 노동자와 이들을 찾아온 전직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간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를 발표해온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 대해 “자극과 화려함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마음을 울리는 잔잔한 이야기속에 숨겨진 짙은 여운을 관객들과 함께 나눠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주요섭의 단편소설 과 을 엮어 만든 (2014)에 이은 ‘판소리단편선’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이 제51회 동아연극상 3개 부문 등을 수상하며 호평받은 바 있어 이번 공연도 기대를 모은다. 앞선 공연과 마찬가지로 이자람이 작/작창을, 양손프로젝트의 박지혜가 연출을 맡아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남미의 대표적인 문학 거장으로 꼽히는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따스한 단편을 이자람의 판소리로 만나볼 수 있는 는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판소리만들기-자 제공
2015.05.07 / 조회 5,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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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언·이자람·송소희가 한 자리에…<블루문 페스티벌> 개최
KBS 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주목 받은 ‘국악소녀’ 송소희와 소리꾼 이자람, 피아니스트이자 뉴에이지 음악 작곡가인 양방언이 함께 하는 음악 축제가 열린다. 오는 9월 6, 7일 이틀간 세 사람이 차례로 출연하는 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바람향기, 물소리, 달빛 어울림’이라는 테마로 펼쳐지는 은 다양한 장르에서 대중들과 가까이 호흡하며 음악의 한류를 이끌고 있는 세 뮤지션이 함께 하는 콜라보레이션 음악 축제로, 특정 세대만을 위한 공연에서 벗어나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코드로 펼쳐진다. 공연 첫날인 9월 6일 오후 7시에는 양방언이 한승석, 정재일 등의 참여 아래 공연을 펼치고, 이어 9월 7일 오후 2시에는 최근 뮤지컬 에서 활약했던 소리꾼 이자람이 정통 판소리 5대목과 의 주요 장면을 선보인다.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송소희가 전통 국악, 오케스트라, 재즈, 사물놀이 등 각 분야의 정상급 연주자들과 협연한다. 양방언, 이자람, 송소희가 함께 하는 티켓은 온라인으로 예매할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월드쇼마켓 제공
2014.08.28 / 조회 6,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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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인생을 이야기하다 <서편제>
창작뮤지컬 중에서도 꾸준하게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가 2010년, 2012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는 이청준 작가의 소설 동명 소설을 토대로 어린 송화와 동호 남매가 어른이 되고 아버지 유봉과 갈등을 겪으며 이별과 만남을 겪고 각자의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지난 26일 뮤지컬 의 제작진은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지나 연출은 “는 판소리를 하는 송화의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지만 동호라는 캐릭터를 원작과는 다르게 새로 만들었다. 우리 전통 문화와 서양에서 들어왔지만 이제는 우리 문화가 된 음악. 이 둘이 서로 상생하여 앞으로의 미래를 제시하고픈 게 초연 시작할 때부터 목표였다. 송화, 유봉, 동호의 관계를 균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동호라는 캐릭터가 쌓이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에 동호의 캐릭터를 부각하면서 스토리를 완성했다”고 이번 시즌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차치연·이자람·장은아·송용진·지오는 송화와 동호의 이별과 재회 장면을, 서범석과 양준모는 유봉의 한과 소리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는 등 작품의 주요 장면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동호 캐릭터 완성을 위해 추가된 2곡 '마이 라이프 이즈 곤(My Life is gone)' 과 '얼라이브(Alive)'를 만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되었다. 윤일상 작곡가는 동호를 위해 이번에 새로 추가된 2곡에 대해 “지나간 날의 음악, 사랑과 이별하고 또 다른 나의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의 시발점이 되는 곡과 나만의 소리를 찾아가는 예술가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다”라고 설명하며, “서편제라는 이름이 가지는 중압감 때문에 공연을 보러 오기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 이 작품을 음악과 인생이야기라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셔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초연에 참여했던 이자람과 차지연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더 깊어진 송화를 표현하며, 여기에 신인 장은아도 합류하여 새로운 송화로 나서고 있다. 이자람, 차지연 두 배우 모두 는 특별한 작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차지연은 “는 위로 받는 작품이라 항상 돌아오고 싶었다. 집에 온 것처럼 따뜻하고 푸근하다” 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뮤지컬 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자람은 “는 뮤지컬이라는 그릇에 판소리라는 재료가 얼마나 잘 들어가서 좋은 밥상으로 차려지는지, 이것이 서편제의 가장 큰 숙제면서 매력이다. 관객이 작품을 통해 웃고 울며 많은 것을 채워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판소리를 할 땐 혼자 무대에 섰지만 뮤지컬은 배우들과 함께 연습하고 함께 무대에 오르는 유일한 기회라 놓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롭게 동호 역으로 캐스팅 된 마이클리·송용진·지오는 특히 작품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세 배우 각자에게 동호 캐릭터는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그동안 강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송용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감성적 연기도 시도하고 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으며, 지오는 "북과 판소리, 40~60년대 정서 등이 부담이 많이 됐다. 하지만 연출가를 비롯 여러 선배들의 도움으로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자부심을 가지고 작품에 임하고 있다” 고 힘주어 말했다. 동호가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본인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 같아서 큰 감동이었다는 마이클리는 "한국 정서를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는 작품이지만, 가족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감정적으로 많이 와 닿는다”고 밝혔다. 윤일상 작곡, 김문정 음악감독 등이 참여하는 뮤지컬 는 지난 3월 20일에 개막해 오는 5월 11일까지 유니버셜 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전체 출연진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3.28 / 조회 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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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아름답고 감동적” 2년 만에 돌아오는 <서편제>
오는 20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의 주요 배우진이 공연에 앞서 주요 넘버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들은 지난 3일 롯데카드 아트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 참석해 작품의 주요 넘버와 함께 2014년 에 추가된 신곡을 공개했다. 이청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는 소리꾼을 아버지로 둔 어린 남매가 어른으로 자라나며 겪는 이별과 만남의 과정을 그린다. 2010년 초연 이후 올해 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이 뮤지컬에는 이지나 연출의 지휘 아래 초연멤버인 차지연,이자람,서범석 등이 그대로 출연하고, 장은아·마이클리·송용진·지오 등이 합류한다. 이날 배우들은 대표곡인 '살다 보면'을 시작으로 '흔적', '한이 쌓일 시간', '다른 소리길', '연가' 등을 차례로 열창했다. 이자람·차지연·서범석·양준모는 더욱 원숙해진 소리를 들려줬고, '송화'역을 맡아 새로 합류한 장은아와 '동호'역을 맡은 송용진·마이클리·지오 또한 탄탄한 가창력으로 의 감성을 소화해냈다. (왼쪽부터)이자람, 차지연배우들은 넘버 시연 후 각기 출연소감을 밝혔다. 차지연과 함께 2010, 2012년에 이어 의 주역을 맡은 이자람은 "뮤지컬 는 소리를 하는 저에게 언제나 너무 귀한 공연이고, 훌륭한 배우들과 연습하고 무대 위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라며 오랜만의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차지연은 "4년 전 시청광장에서 처음으로 쇼케이스를 했는데, 그때는 이렇게 세 번째 공연까지 할 수 있을지 상상도 못했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의 크고 작은 힘이 모여서 따뜻한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아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 동안의 공연도 좋았지만, 이번 는 특별히 더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변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위 왼쪽부터)송용진, 양준모(아래 왼쪽부터)지오, 장은아이자람·차지연과 함께 '송화'역에 캐스팅된 장은아는 "이렇게 대단한 분들과 같은 역할을 맡게 돼 부담이 많았다"고 말한 후 "언니들보다 잘하겠다는 마음은 없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다른 모습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내 숙제인 것 같다. 가 여태껏 쌓아온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동호'역을 맡아 에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에 출연하게 된 지오 역시 "처음 섭외를 받았을 때 굉장히 부담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판소리와 북 등 처음 배우는 것이 많아 쉽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는 "연습을 하면서 어느새 우리 소리에 익숙해져 있고 우리 소리를 사랑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며 "아무래도 아이돌 가수보다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것이 더 힘들지만,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또 더 큰 사명감을 갖고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에서는 동호라는 인물이 좀 더 입체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송용진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동호가 조금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었을 텐데, 이번엔 동호가 어떤 인물인지 이해하실 수 있도록 대본도 바뀌었고 음악도 추가됐다"고 전했다. 연습하는 동안 이지나 연출로부터 멜로의 느낌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는 그는 "이 작품이 내게는 큰 도전이다. 이제껏 해오던 역할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번에는 적혈구 깊은 곳에서부터 멜로의 피를 뽑아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위 왼쪽부터) 서범석, 마이클리송용진·지오와 함께 동호 역을 맡은 마이클리는 관객으로부터 한국어 공연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을 받고 "영어로 공연하든 한국어로 공연하든 내가 맡은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해내는 것은 똑같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 역시 처음 배우는 판소리와 북을 다른 배우들과 함께 연습하는 데서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양준모와 서범석은 '유봉'이라는 역할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양준모는 다른 역할을 맡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유봉은 너무나 소중한 캐릭터다. 다른 역할에 대한 생각을 하기보다는 유봉을 좀 더 잘 표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고, 서범석 역시 "다른 작품의 아버지 역할이 들어오면 안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의 유봉은 그냥 아버지가 아니라 내면의 깊이와 외로움, 고통과 한이 있는 한 인간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의 작곡을 맡은 윤일상이 무대에 올라 신곡 '마이 라이프 이즈 곤(My Life Is Gone)'을 소개했다. 마이클리는 윤일상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이 곡을 열정적으로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은 오는 20일부터 5월 11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3.04 / 조회 10,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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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을 깨고 싶다" 엠블랙 지오의 특별한 뮤지컬 도전
섹시하고 강렬한 이미지로 브라운관 속을 활보했던 엠블랙의 메인보컬 지오는 실제로 만나보니 어딘지 앳된 소년의 분위기를 풍겼다. 조근조근, 분명한 어조로 뮤지컬 에 출연하는 다짐을 이야기하는 그를 보니 이지나 연출이 "대어를 낚은 느낌"이라 칭찬했던 이 청년의 무대가 더욱 궁금해졌다. 2010년 초연 이후 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창작뮤지컬 에서 지오는 소리꾼인 의붓아버지에게 반발해 자신만의 소리를 찾으려 집을 떠나는 청년 '동호'로 분한다. 일본공연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 출연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된 지오는 섣부른 패기나 불안보다는 알맞은 긴장감과 신중함을 내비쳤다. 뮤지컬 출연을 잠깐의 외도쯤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아직은 엠블랙의 지오로 더 익숙하다. 뮤지컬은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이)준이 연기활동을 하는 걸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 나도 저렇게 연기를 하면 좋겠다,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많이 부족하지만, 무턱대고 일단 연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해서 2012년에 드라마 에 출연했다. 그렇게 출연해보고 나니까 연기라는 것이 가수활동과는 다른 이점이 많이 있더라. 모든 스텝과 관계자분들이 다 서포팅을 하시니까 정말 나만 잘 하면 되는구나 생각했다. 음반활동은 나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시기적인 문제나 약간의 정치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수월하지만은 않다. 그렇게 연기에 관심이 생기게 됐고, 그 와중에 의 섭외가 들어왔다. 먼저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내게 들어온 역할이 한번 연기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어서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를 일본에서 공연하고 나니까 이제 한국에서도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관객 분들께 감동을 드리고 싶었고, 가수 지오가 아닌 뮤지컬 배우 지오로서 새로운 모습을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했다. 도 의 이지나 연출님이 소개를 해주셨는데, 연출님의 스타일도 알고 워낙 꼼꼼하신 분이니까 를 통해서 내 부족한 부분을 또 채울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하게 된 거다. 가수활동을 하다 연기를 해보니 어땠나.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노래와 비슷한 면이 있다. 노래할 때도 정해진 가사와 박자, 음정이 있지만 그 안에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연기도 주어진 대사와 장면 안에서 내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인 것 같다. 또 나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연기를 받아서 더 힘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노래의 경우 솔로곡을 부르면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좀 아쉽고 쓸쓸할 때가 있다. 근데 연기는 다른 사람과 같이 하니까 더 힘이 난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이다. 드라마와 뮤지컬의 연기는 어떻게 달랐나.뮤지컬은 가수와 연기를 접목시켜 놓은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가수활동을 할 때는 노래 가사를 정말 이해하고 부른다기보다 보여지는 모습에 좀 더 치중하게 된다. 카메라가 나를 찍고 있고, 앞에 팬 분들도 계시니까. 노래 가사를 완벽하게 전달한다기보다는 기술적으로 멋을 표현하는 데 치중했던 것 같다. 반면 연기는 그런 부분들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니까 완전히 건조하게 대사만을 갖고 해야 하는 것 같더라. 근데 뮤지컬은 딱 그 중간지점에 있어서 어려우면서도 굉장히 즐겁다. 연기를 하면서도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런 면에서 굉장히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아무래도 두 가지를 다 해야 하는 뮤지컬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이번에 맡은 의 '동호'라는 인물은 머릿속에서 어떻게 그리고 있나. '유봉'의 노래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동호는 철없고 혈기 왕성한 인물 같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찾아서 집을 떠나는 것도 철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도 만약 철이 들었다면 가수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지 못했을 것 같다. 혼자 상경해서 이 모든 것을 겪고 이겨내지 못했을 거다. 근데 철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도전 정신이 있었던 것 같고, 동호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어떤 계기를 통해서 자기 소리를 찾아가는 인물 같다. 동호의 의붓아버지 '유봉'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공감하기 쉽지 않은 인물인데. 동호는 그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원망한다. 하지만 유봉 입장에서 보면 그의 말이나 행동도 이해되긴 한다. 왜냐면 동호의 어머니를 사랑했기 때문에, 친아들은 아니지만 동호 어머니와 자신의 꿈인 득음, 완창에 대한 갈망을 자식을 통해 이루고 싶어하는 마음이 당연히 있을 것 같다. 유봉이 송화의 눈을 멀게까지 하면서 자신의 소리를 찾길 바라는 것이 극단적일지는 몰라도, 그 시대에는 정말 그렇게 해서라도 소리꾼이 되고 싶지 않았을까. 또 서양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을 시기라 우리 소리를 찾고 지키고 알리려는 욕심도 더 생겼을 것 같고. 만약 본인이 동호였다면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을 어떻게 표출했을 것 같나. 나도 동호처럼 했을 것 같다. 아버지가 소리, 득음, 한 같은 것들을 계속 세뇌시키지 않나. 지긋지긋했을 것 같다. 그를 마주칠 때마다 어머니가 자꾸 떠올라서 원망도 들고. 나도 아마 동호처럼 집을 나가서 내 것을 찾고, 나중에 철이 들어서 유봉을 이해할 수 있게 됐을 때 다시 나타나지 않았을까. 극중에서도 그렇다. 동호가 유봉이라는 사람을 좀 이해하고 원망이 사그라들었을 때 아버지가 죽자 동호가 한탄을 한다. 이제 내 소리를 찾았고, 그걸 들려주고 싶은데 왜 죽고 없느냐고.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다. 동호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일단 노래다. 이번에는 동호의 대사가 많이 없어지고 대신 노래가 늘어났다. 연출선생님이 정말 뮤지컬답게 송쓰루 개념의, 노래가 극을 이끌어가는 공연을 해보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노래가 곧 대사이자 연기이다 보니 노래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다. 어렵기도 하고. 녹음실에서 노래하거나 방송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것에 적응돼 있다 보니 가사전달력이나 뮤지컬 창법은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고 있다. 북 치는 연습도 많이 했을 텐데 어떤가. 북은 정말 재미있다. 아무래도 타악기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소리가 되게 예쁘더라. 지금은 극중 나오는 장단은 다 외워서 칠 줄 안다. 변칙리듬도 어느 정도 칠 수 있고. 재미를 붙이니까 어려워도 실력향상이 빠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북을 칠 때 송화는 노래를 하는데, 원래 판소리에서 고수와 소리꾼이 약간 기싸움을 한다고 하더라. 고수가 북을 정말 잘 쳐줘야지 소리꾼이 더 소리를 잘 할 수 있고, 그 소리에 또 고수가 기죽지 않고 북을 치는 거지. 그런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있어서 그 장면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또 배우 분들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각기 맞춰보는 것도 기대되고. 송화 역을 맡은 이자람·차지연·장은아는 어떻게 서로 다른가. 일단 은아 누나는 를 같이 해봐서 편하다. 은아 누나가 명랑하고 장난기도 좀 있는 송화라면, 자람 누나는 정말 누나 같다. 동생을 마냥 걱정하고 모든 사람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따뜻함이 있다. 지연 누나와는 아직 연습을 안 해봤지만, 에 같이 출연했을 때 누나의 노래에 기가 많이 죽었다. 감히 이야기하자면 현존하는 여자 가수 중에 거의 탑클래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노래를 너무 잘 하시니까 일단 기죽지 않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다들 내로라 하시는 분들이라 실력은 똑같지만 지연 누나와는 아직 같이 장면 연습을 안 해봐서 더 그런 것 같다. 같은 역할을 맡은 마이클리·송용진과도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 용진 형은 외모에서부터 굉장히 장난기가 많다(웃음). 용진 형과는 외에 다른 이야기도 많이 한다. 남자라면 다 좋아하는 자동차 이야기도 하고, 형이 결혼을 했으니까 그런 이야기도 많이 물어보고,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마이클리 형은 성격이 정말 좋고, 연기를 워낙 잘 하신다. 이 작품의 정서를 이해하기 힘드셨을 텐데 교포인데도 불구하고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 것 같다. 노력도 정말 많이 하시고. 어느 분이든 다 내겐 대선배라 배울 게 참 많다. 연습하며 울컥했던 적도 있나. 작품을 계속 수정 중이라 지금은 그 대사가 없어졌는지도 모르는데, '부양가'를 할 때 동호의 어머니가 "나중에 애들이 크면 같이 소리하며 살자"고 하니까 유봉이 "그리 말해놓고 어떻게 그렇게 먼저 떠냤냐"고 한다. 뒤에선 송화가 창을 하고. 그 장면이 되게 슬프더라. 동호가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머니의 마음도, 유봉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을 테니까. 애착이 가는 노래를 꼽는다면. 유봉이 부르는 '한이 쌓일 시간'이 정말 좋다. 서범석 선배님도, 양준모 선배님도 그 노래를 진짜 유봉처럼 잘 소화하시는 것 같다. 딱 저분들의 노래구나 싶을 정도로. 그 노래의 가사가 정말 유봉의 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고, 깊이가 있다. 동호 노래 중에서는 '청춘이 묻는다'가 가장 동호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록적인 느낌도 있고, 정말 피 끓는 청춘을 주체하지 못해서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이 드러난다. 신곡이 한 곡 들어간다고 들었다. 동호가 자신의 마음 속에서 송화를 떠나 보낸 뒤 부르는 노래다. 이번 에서 동호의 메인 곡은 이 노래라고 연출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마 이번에 이 곡을 잘 표현하면, 앞으로 입시생들도 오디션장에서 이 곡을 많이 부를 것 같다고. 그만큼 이 곡에 대한 애착이 많으시더라. 윤일상 작곡가님도 곡을 정말 잘 써주셨고, 가사도 너무 좋다.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도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라서 예전에 공연을 본 분들께도 임팩트가 있을 것 같다. 어느 인터뷰에서 "곡을 만들수록 안 좋은 노래만 나와서 를 한다"고 했다. 우리 소리를 좀 알아야겠다고. 실제로 작곡을 하는데 있어서 로부터 새로운 영감이나 자극을 받나. 많이 받는다. 그간 엠블랙 활동을 하면서 곡 작업을 할 때는 팝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빌보드 차트를 보면서 세계적인 음악 트렌드를 파악하고 거기에 좀 맞춰갔다. 그런데 를 하다 보니 정말 대중적이고 가요다운, 또는 90년대의 멜로디컬한 노래들이 언제 들어도 공감이 가고 기분이 좋더라. 그래서 작곡을 할 때도 트랙보다는 좀 더 멜로디 중심으로 하게 되고, 최근 그렇게 작곡한 노래가 곧 나올 엠블랙 앨범에도 수록될 것 같다. 작업을 하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예전에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면, 이제는 더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는 뮤지컬에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지금 내가 많이 부족하고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당장 이걸 하고 싶다, 저걸 하고 싶다기보다 내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가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이지나 선생님의 연출력에 많이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선생님이 우스갯소리로 "너는 이거 끝나고 나랑 두 개는 더 해야 된다, 내 작품을 세 개는 해야 네가 뮤지컬이 뭔지 알 수 있지 않겠냐"고 하셨는데, 나도 그럴 생각이다. 기회가 된다면 선생님이 연출하시는 작품을 또 해보고 싶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느끼나. 방송에서 보여지는 내 모습은 자유분방하고 유머러스할지 몰라도, 사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다. 부끄러움도 많이 타는 편이고. 그런 모습을 확 깨고 좀 더 내 자신을 열고 싶다. 남이 웃든 욕을 하든 그렇게 한번 깨봐야 (자기표현을) 줄이는 것도 쉬울 텐데, 그러질 못해서 자꾸 자신감도 줄고 표현도 줄어드는 것 같다. 한번 확 열어보고 싶다. 가수와 연기, 예능, 뮤지컬까지 활동영역을 넓혀왔는데,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하고 싶은 건 지금 다 하고 있는 것 같다. 가수활동도 하고, 뮤지컬도 하고, 뮤지컬 안에서 연기도 하고 있고, 작곡을 해서 내 곡을 앨범에 수록하고 있고. 앞으로도 정말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계속 다양한 분야에 발을 디딘 채 하고 싶은 것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 오래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올해 다른 계획은. 우선 공연이 올해 가장 첫 번째 계획이고, 다음에 엠블랙 미니앨범 6집이 나온다. 그 사이 일본 앨범이 발매되서 일본의 팬분들이 우리의 새 앨범을 듣게 되실 것 같다. 그리고 남미 투어공연 계획이 잡혀있다. 페루·칠레·멕시코 3개국을 투어하고 8~9월에는 독일·영국 등 유럽에서도 공연을 할 것 같다. 올해는 그렇게 공연으로 해외에 많이 나갈 것 같다. 가 끝나면 내가 실력을 더 키워서 어떤 작품을 또 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봐야지.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3.03 / 조회 22,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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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 이자람, 연극 '당통의 죽음'서 거리광대로
루마니아 연출가 가보 톰파가 섭외
작가 게오르크 뷔히너 탄생 200주년 기념작
11월2~17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소리꾼 이자람(사진=LG아트센터).[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소리꾼’ 이자람(34)이 루마니아 출신 연출가 가보 톰파와 연극 ‘당통의 죽음’을 통해 만난다. 톰파는 영국 비평가협회 선정 최고해외연극상(1993), 루마니아 대표 연극상인 유니터어워즈에서 최고연출상(1992·1993·2008)을 수차례 수상한 연극계의 거장이다. ‘당통의 죽음’은 프랑스혁명 공포정치 시기를 배경으로 혁명가들의 고뇌를 그렸다. ‘보이체크’ 등으로 유명한 독일작가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가 쓴 작품. 극에서 이자람은 거리광대로 나온다. 해설과 연기를 함께 하며 작품의 배경과 현대를 이어주는 역할이다. 톰파는 지난해 루마니아에서 열린 인터퍼런스 국제연극제에 참가한 이자람의 공연을 보고 그녀를 섭외했다. 이자람은 브레히트 희곡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억척가’ ‘사천가’ 등으로 루마니아와 프랑스 등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예술의전당이 올해 뷔히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극으로 11월 3~17일 CJ토월극장에 올린다. 국내 전문극장에 오르는 건 26년 만이다. 당통 역은 박지일, 로베스피에르 역은 윤상화 등이 낙점됐다. 02-580-13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고객상담센터 1666-2200 | 종목진단/추천 신규오픈<ⓒ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3.09.23 / 조회 8,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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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 꼬집는 착한 순덕이 돌아왔다! <사천가> 7월 개막
브레히트의 서사극 ‘사천의 선인’을 판소리를 통해 재해석한 판소리극 가 오는 7월 9일부터 8월 4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판소리만들기 ‘자’ 제작으로, 소리꾼 이자람이 대본과 소리를 만들고 등의 남인우가 연출한 는 착하고 친절하지만 뚱뚱한 주인공 순덕이 외모지상주의와 무한 경쟁 사회 속에 부딪히는 모습을 통해 부와 명예가 우선시 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비꼬고 있다. 소리꾼은 장면에 따라 다양한 역으로 변신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고수를 비롯 밴드들의 음악이 리듬을 더한다. 판소리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뒤엎으며 2007년 초연 이후 매 공연 마다 매진을 기록했으며, 2010년 폴란드 콘탁 국제연극제에서 이자람이 최고 배우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아 왔다. 최초의 장기 공연으로 선보일 이번 무대에서는 이자람을 비롯, 이승희, 김소진이 번갈아 소리꾼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05.28 / 조회 9,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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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연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조광화 작가 인터뷰-②
뮤지컬 ‘서편제’는 2010년 초연 당시 작품성을 인정받아 그 해 16회 한국뮤지컬대상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듬해인 2011년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최우수창작뮤지컬상을 받았다. 2012년 다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서편제’는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가 대부분은 자신의 작품을 사랑한다. 조광화 작가와 뮤지컬 ‘서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광화 작가가 갖고 있는 서편제에 대한 애정은 조금 더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연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부터,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까지 뮤지컬 ‘서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뮤지컬 ‘서편제’는 초연 때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흥행성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이번 재공연은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세요?착잡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해요. 초연 때 세상의 관심을 못 받았어요. 홀대받는 느낌이었죠. 상처도 있었고요. 다시 재공연 되리라는 보장이 없었어요. 오히려 안 될 확률이 더 높았죠. 불운한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안타까웠어요. 다시 공연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반응도 좋으니까 감개무량하죠.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에요.- 이번 공연이 초연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인물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되도록 했어요. 극장이 커지니까 조연 캐릭터들이 필요해서 수정했고요. 큰 공간의 무대를 혼자 채우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몹신(연극이나 영화 공연에서 많은 수의 엑스트라 군중이 등장하는 장면)이 들어가게 배열했어요. 사실 변한 게 많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별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극이 조금 친절해졌구나’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았어요.- 영화 ‘서편제’가 워낙 유명하잖아요. 뮤지컬 ‘서편제’를 작업하시면서 부담감을 느꼈을 것 같아요. 이 점에 관해서 따로 유의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영화의 매력은 스토리가 아니었어요. 영화 ‘서편제’ 스토리는 정말 단순하거든요. 영화가 주는 감동은 계속 유랑을 하면서 떠도는 우리나라 땅들의 아름다운 곳을 보여주는 데 있어요. 그곳과 판소리가 어우러져서 묘한 감동을 주는 것에 있었죠. 거기에 ‘한’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리기까지 하고요. 뮤지컬에서는 판소리로만 뮤지컬을 할 수 없어요. 그 아름다운 산하를 넣을 수도 없고요. 어떻게 할까 고민했어요. 결국, 영화에서의 풍경이 뮤지컬에서의 ‘음악’이라고 생각했어요. 음악으로 유랑의 느낌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었죠. ‘동호’ 캐릭터가 판소리를 거부하고 뛰쳐나가는 걸로 설정했어요. 판소리로만 만들 수 없으니까 서양음악의 당위성을 주기 위해서였죠.- 뮤지컬 ‘서편제’는 판소리, 한의 정서 등 한국의 특성이 드러나는 작품이에요.뮤지컬 ‘빨래’,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남한산성’ 등 많은 작품에 한국의 특성이 들어가 있어요. 다만 뮤지컬 ‘서편제’는 전통음악을 쓰니까 더 한국적으로 느끼는 거죠. 저는 특별히 한국적인 것만 보여 주려는 건 아니었어요. ‘한’, ‘판소리’라는 소재는 젊은 사람들이 따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잖아요. 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오히려 보편성을 고민했어요. 우리나라, 우리 것을 세련되게 보여줄 방법을 고민한 거죠. ‘한’ 그러면 막연하잖아요. ‘한’은 그리움이 지독해졌을 때에요. ‘단장의 아픔이라고 들었냐? 창자가 끊어지듯 아프단다. 네가 지금 그러냐? 그게 한 백번이나 천 번쯤 끊어지면 그제야 한이 된다. 네 창자를 끊고 잘라내라’는 대사가 추가됐어요. 여기서 ‘한’의 출발점은 그리움이죠. 송화와 동호는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서로를 그리워해요. 그리움이 깊어지면 한이 되는 거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한’보다는 그리움의 감각을 더 생각하는 거죠. 사람들은 다 외로워하고 그리워하니까요. - 최근 SNS를 통해 ‘메인은 송화, 주연은 동호, 알맹이는 유봉’이라는 관객의 말에 동의한다고 하셨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우선, 멋진 표현이었어요. 동호는 저와 우리 형님들 세대를 대변해요. 유봉은 당연히 아버지 세대를 대변하죠. 송화는 사회가 산업화되면서 정신없이 서양 것을 쫓느라 우리가 잃어버린 고향 같은 존재에요. 자기 입장에 따라서 다 주인공이 다른 거죠. 세 가지 캐릭터로 세 가지 세대를 대변하고 있어요.- 뮤지컬 ‘서편제’에서 가장 좋아하시는 장면이 있으신가요? 마지막 장면인 ‘심청가’요. 처음부터 키포인트는 ‘심청가’였어요. 판소리는 많이 들어가도 안 되고, 안 들어가도 안 됐죠. 1막에는 ‘사랑가’, 2막에는 ‘심청가’가 나와요. 모든 노래의 에너지가 ‘사랑가’와 ‘심청가’에 집중될 수 있도록 배열했어요. 사실 ‘심청가’는 있는 가사를 배치만 한 거예요. 원래 있던 것에 길을 내기만 한 거죠. 이 장면은 송화와 동호의 사연도 있고, 배우들도 연기를 잘해줘서 관객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관객분들도 유심히 보려고 애쓰지 말고 놔두면 자연스럽게 ‘심청가’ 부분이 보이실 거예요. 보려고 기다리면 안 보일 수도 있어요.(웃음) (③편에서 계속) 이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10 / 조회 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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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주크박스] 뮤지컬 ‘서편제’ 송화의 소리길 담은 ‘나의 소리’
뮤지컬 ‘서편제’의 송화 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 이영미는 작품의 명장면에 대해 “동호와 헤어졌다가 시간이 흘러서 무대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 ‘나의 소리’다”고 말했다. “저는 송화의 눈이 멀었을 때보다 그 노래 부를 때가 가장 슬픈 것 같아요.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많이 나요. ‘나의 소리’는 ‘네가 그렇게 생각하든 안 하든 난 내 길을 걸어왔고, 네가 한 번쯤 돌아볼 때 난 여기 있을 거야’라며 내용이에요” 뮤지컬 ‘서편제’는 소설가 이청준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의 ‘소리’에 담겨 있는 ‘한’의 정서를 간결한 무대 예술로 풀어내며 2011년 초연 당시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했다. 유니버설 아트센터의 무대에 오르고 있는 2012년 재공연은 초연 당시 비평가들의 호평에도 아쉬웠던 흥행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이게 소리하기에는 훨씬 좋아, 다 지나간 일이야’ 뮤지컬 ‘서편제’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문득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유봉이 딸의 눈을 멀게 하는 ‘한이 쌓일 시간’, 송화가 엄마를 기억하며 부르는 ‘살다 보면’, 눈이 먼 송화가 1막 마지막 장면에서 울부짖는 ‘원망’까지 이 작품의 곡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작곡가 윤일상이 쓴 작품의 뮤지컬넘버들은 서양악기와 국악기, 한국적 감성이 만나 저릿한 ‘한’을 전한다. 한국인이라면 자연스럽게 공감할 만한 익숙한 감성은 선율을 타고 흘러 오랫동안 귓전을 맴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뮤지컬넘버들이 있지만, 장면과 캐릭터가 좋은 호흡을 이루는 숨은 명곡이 또 하나 있다. 뮤지컬배우 이영미가 명장면으로 꼽은 송화의 ‘나의 소리’라는 뮤지컬넘버다. ‘나의 소리’는 송화가 유봉이 어렵게 준비한 무대에서 소리를 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다. 송화는 최선을 다해 자신을 소리를 관객에게 풀어 놓지만 관객은 반응이 없다. 서글퍼진 송화 앞에 자신의 소리를 찾아 떠났던 동호가 나타난다. 동호는 송화가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리가 너에게 이렇게 중요한 거야? 이게 뭐야’고 말하는 동호 앞에, 송화는 ‘이게 소리하기에는 훨씬 좋아. 다 지나간 일이야’라고 말하며 ‘나의 소리’를 부른다. ‘나의 소리’는 송화의 ‘한’이 드러나는 노래다. 아버지 유봉에 대한 애증, 동호에 대한 그리움, 어렵기만 한 소리길을 찾아가는 그녀의 인생이 묻어난다. 같이 떠나자는 동호를 다독이며 ‘한 번씩 뒤돌아 볼 때 난 항상 여기 있을게, 잊혀져 가지만 항상 있어 줄게’라고 노래한다. ‘나의 소리’의 가사는 송화가 동호에게 남기는 그리움의 말이기도 하지만, 늘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잊혀 가는 우리 소리를 떠올리게 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03 / 조회 11,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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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서편제’ 처음 하는 짓이 많은 작품”, 이영미-①
“나름 뮤지컬 10년 차지만 이렇게 관리해 보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경력 10년 차 뮤지컬배우 이영미가 뮤지컬 ‘서편제’에 출연하며 하는 말이다. 타고난 성량, 음감, 표현력을 가진 보컬리스트이자 배우인 그녀를 긴장시킨 것만 봐도 뮤지컬 ‘서편제’가 얼마나 어려운 작품인지 짐작게 한다.이영미는 뮤지컬 ‘서편제’의 초연 당시 ‘동호 어머니(이하 동호모)’ 역으로 무대에 올랐고, 2012년 앵콜공연에는 ‘송화’ 역을 맡았다. 초연을 하며 “무작정 송화가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눈에는 작품에 대한 애정과 ‘송화’가 품은 소리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 있었다. 소리하는 여자로 돌아온 이영미와 함께 뮤지컬 ‘서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목이 상할까 봐 봄바람 맞는 것조차 무섭다”이영미는 개성 강한 보컬로 뮤지컬 무대뿐 아니라 개인 음반을 발매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은 보컬리스트다. 그녀가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서편제’의 두 달간의 공연 기간 동안 무대에 서는 것은 단 14~15회차 정도. 비교적 출연 회차가 적음에도 그녀는 열과 성의를 다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뮤지컬 ‘서편제’에 출연하는 회차가 몇 번 안 돼요. 일주일의 간격을 두고 출연할 때도 있는데, 사실 그 시간이 중간에 외국이라도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잖아요. 하지만 제게 할당된 무대가 적은 만큼 한번 할 때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커요.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잠수타고 있어요.(웃음) 또, 봄바람이 살짝 부니까 감기 기운이 도는 것 같더라고요. 그게 너무 무서워서 집에 있어요. 감기 걸리면 끝이거든요”이영미는 뮤지컬 ‘서편제’ 초연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우리 소리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렇다면 이영미의 소리에 대한 첫 기억은 어땠을까. 그녀가 처음 소리를 접한 것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김민기 연출가가 제안한 소리 수업이었다. “그때는 소리가 싫었어요. 낡은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온몸에서 거부하더라고요. 소리를 하니까 목이 상하는 느낌도 나고요. 그게 무서웠어요. 안 쓰던 길로 소리를 내야하고, 소리를 많이 지르는 발성이라서. 가사를 외우는 일도 정말 어렵고요. 이번에는 목이 쉬건 말건 계속 노래했죠”- 첫 공연에 대한 기억이영미에게 첫 공연 커튼콜 당시의 느낌을 묻자 “아, 내가 100살이 됐구나(웃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장난스러운 말투였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이 작품이 7살 송화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잖아요. 마지막 심청가를 할 때까지 육십 평생을 연기해요. 막 태어났을 때의 느낌부터 시작해서 심청가를 부를 때까지 이 여자의 모든 삶을 살고, 모든 것을 확 놨을 때 커튼콜이 와요. 인사하는 데 정말 힘들었어요. 무대를 하는 동안은 지전(종이벽)들 사이로 펼쳐지는 동선이 굉장히 많은데 어느 지전 뒤에 서 있을지도 정말 헷갈렸어요. 그렇게 떨어본 건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아요”첫 무대에 오른 이후도 ‘송화’를 향한 그녀의 열병은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송화의 소리에 대한 고민이 그녀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소리하는 여자의 이야기잖아요. 심청가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이 ‘네가 평생을 바쳐 만들어 낸 소리 한 번 들어보자’하는 대목인데, 그 소리를 못해내면 제가 앞에서 아무리 디테일한 연기를 한다고 해도 관객이 공감하지 못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 연습의 거의 80%는 소리 연습에 맞춰져 있어요. 연출님이 공연 일주일 전에 딱 그러시더라고요. ‘개망신은 안 당하겠다’고요. 정말 딱 한마디 하셨어요. 칭찬이라고는 한마디 안 해주시다가.(웃음) 그래서 거기서 요만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송화, 무작정 하고 싶다고 했다”이영미는 뮤지컬 ‘서편제’의 초연에 ‘동호모’ 역으로 참여했다. 그녀가 소리에 매력을 느낀 것도 이쯤이다. 소리를 온몸으로 거부하던 소울보컬 이영미가 한국의 판소리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초연을 하면서 소리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리고 자람 씨의 ‘사천가’를 보러 갔죠. 거기서 완전히 반했어요. 나이가 먹다 보면 자신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잖아요. 초연을 하던 시기에 슬럼프도 있었고, ‘내가 하는 게 예술인가’하는 의문도 있었어요. 저는 잔재주만 믿고 음악을 즐기기만 했거든요. 그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소리와 ‘서편제’를 만났죠” 그녀의 2011년 뮤지컬 ‘서편제’ 출연은 평소 친분이 있던 이지나 연출가의 ‘너 소리 못하지? 그러니까 이 역할 해 볼래?’라는 제안에 선뜻 응하면서 이뤄졌다. 초연 무대에 함께 서면서 이영미는 서서히 소리의 매력에 매료됐고, 소리에 대한 마음은 자연스럽게 ‘송화’라는 역으로 옮겨졌다.“‘송화’ 역을 무작정 하고 싶다고 했어요. 주변 사람들도 ‘서편제’를 보고는 어떤 공연을 보면 좋은 역할이 있으면 ‘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역은 그런 생각이 안 든대요. 저도 만약에 제가 초연을 하지 않았으면 ‘송화’를 못했을 거예요. 함께하는 배우들이 연습하는 과정을 내내 지켜봤기 때문에 ‘내가 저 부분을 열심히 하면 나도 할 수 있겠다’하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송화’ 역을 하겠다고 마음먹기까지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영미의 앞에는 초연 ‘송화’인 ‘이자람’과 ‘차지연’이라는 산이 버티고 있었고, 그들은 이미 국악을 오랫동안 접해 온 사람들이었다. 그녀는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이 과연 ‘송화’ 역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그때 이영미에게 가장 큰 용기를 준 것은 다름 아닌 이자람이었다. 이영미는 자신이 ‘송화’ 역을 맡아 연기를 잘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물었고, 이자람의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자람 씨에게 내가 소리 공부를 1년 동안 하면 송화 역이 가능할 것 같으냐고 물었어요. 그때 자람 씨가 용기를 줬죠. 좋은 소리를 가졌으니 열심히 다듬으면 될 거라고요” 용기를 노력으로, 노력을 결실로 빚어내며 뮤지컬 ‘서편제’의 앵콜 공연의 3대 ‘송화’로 발걸음 한 이영미가 바라보는 초대 ‘송화’들은 어떤 모습일까. “초연 때 자람 씨 공연을 감동적으로 봤어요. 소리꾼은 주고받는 연기는 안 해봤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기에 대한 학습이 돼 있는 분들이에요. 자람 씨가 표현하는 ‘송화’는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요. 지연(차지연)이는 제가 이번에 ‘송화’로 첫 공연을 치르고 난 다음에 문자를 보냈어요. ‘너 초연 때 정말 고생했겠구나’라고요.(웃음) 초연 때 같은 대기실을 사용했었는데, 1막이 끝난 다음(1막 마지막 장면은 송화가 눈이 멀게 되는 장면이다)에 ‘송화’의 심정에 대해 제가 정말 몰라줬더라고요. 이자람이라는 사람과 대적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어요.(웃음) 지금은 세 명이지만 초연 때는 1 대 1로 대적 한 거니까 대단한 거죠”이영미의 공연을 보고 온 관객들은 입을 모아 ‘처절’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송화에 대해 그녀는 “나이에 따라서 모든 아픔의 경로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가장 송화 중에 나이가 많아요. 그래서 깊이나 삶의 경험들이 보이지 않을까 해요. 저는 1막의 송화를 좀 더 어리게 표현해서, 2막에 달라진 송화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다 놔버린 모습이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나는 지금 아무것도 없다’를 드러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뮤지컬 ‘서편제’는 2011년 초연 당시 흥행에 부진한 성과를 거뒀지만,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다시 오른 앵콜 무대는 흥행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기분 좋은 전진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초연 때 많은 분들이 보신 것은 아니었지만, 보신 분들은 많은 감동을 안고 가셨다고 생각해요. 관객이 감동하시는 모습에 저희도 같이 감동했고요. 뮤지컬 ‘서편제’는 드라마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정서가 있잖아요. 부모님을 생각할 때 나도 모르게 짠한 마음처럼요. 초연 때 그러한 감정이 다 통한다는 것을 느끼며 공연했었는데, 그 점을 이번 공연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뻐요”(②편에서 계속)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30 / 조회 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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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恨)…‘윽’ 소리 나도록 참아내는 것”, 이영미-②
최근 뮤지컬 ‘서편제’에서 이영미는 ‘송화’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무대 아래에서는 시원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당당한 그녀지만, 뮤지컬 '서편제‘ 무대서는 전혀 다르다. 속에 끓어오르는 화를 누르고 눌러 소리로 외쳐내는 소리꾼이 있을 뿐이다. 이영미는 최근 무대 위에서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가 한 대목에 동생과 자신의 삶을 위로하고, ‘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 뜨셨소’ 심청가 한 대목 뽑아내며 자신의 삶을 토해내는 한(恨) 많은 소리꾼 여인의 삶을 대신 살고 있다. 문득 그녀가 살고 있는 소리꾼 송화의 삶이 궁금해졌다.- “송화의 한, ‘윽’ 소리 나도록 참는 것”뮤지컬 ‘서편제’를 풀어내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한(恨)’이다. 흔한 단어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 깊이와 의미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 애매한 단어에 담긴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이영미에게 ‘송화의 한’이란 무엇인지 묻자 잠깐의 여운이 돌아왔다.“송화의 한…”그녀는 약간의 공백을 두고서 뮤지컬 ‘서편제’의 한 대목을 들었다. “극 중에 그런 말이 있어요. ‘내가 슬프다고 울어버리고, 화가 난다고 화를 내버리는 것이 아니다’고요. 우리는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한 번 삼키잖아요. 인내하고 참아 내는 거죠. 속에 있는 화를 한번 누르고,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하더라도 다 울어내는 것이 아니라 ‘윽’, ‘윽’ 소리가 나도록 참는 것처럼 그것들이 쌓이고 쌓이는 게 한이 되는 것 같아요”자신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의 죽음, 사랑하는 동생과의 이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소리길의 고됨을 송화는 자신 안에 꾹꾹 눌러 담는다. 그 속에서 송화의 한은 압축되고 축적되며 오래된 지층(地層)처럼 세월과 흔적을 쌓아간다. 그렇게 세월을 견뎌내고 참아내는 송화의 모습은 인간 이영미의 어떤 면과도 닮아있다. 이영미는 “저도 성격상 많이 참는 편인데, 참을 때는 참는 줄 몰라요. 그렇게 참아진 것들이 한 번에 확 터질 때가 있잖아요. 송화는 그것이 소리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 “딸 눈멀게 한 유봉, 그럴 수 있을 것 같다”송화의 한을 가장 극대화 시키는 존재는 그녀의 아버지 유봉이다. 그의 내면에 존재하는 분노에 가까운 소리에 대한 집착은 딸의 눈을 멀게 만들고, 가족을 흩어지게 만든다.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유봉의 감정에 대해 이영미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처음부터 유봉의 감정을 이해했던 것은 아니었다. “초연 때 소리가 어떻든 딸의 눈을 멀게 한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는 소리인가 했어요. 인생에는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 많잖아요. 저는 인간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생겼을 때 목숨을 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유봉은 소리의 정점을 맛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자신은 안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자신의 아이가 자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정신과에서 그러더라고요. 어떤 능력이 결핍된 사람들은 능력이 한쪽으로 몰린대요. 눈이 안 보이면 다른 쪽으로 능력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거죠. 그 가설이 신빙성이 없진 않은 것 같아요” 그녀가 유봉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 것은 송화의 삶을 살아내면서부터다. 유봉의 삶과 송화의 한을 모두 이해하는 이영미가 토해내는 소리는 그래서 더욱 처절하게 다가온다. “송화도 처음에는 아버지가 눈을 멀게 했을 때 사무쳤겠죠.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아버지를 보낼 때의 마음은 또 다를 거예요. 아버지를 원망한다고 하면서도 함께 살았잖아요. 유봉은 떠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는 존재 같아요. 어쩌면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을지도 모르고, 떠나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송화는 그것을 참아낸 거죠. 애증으로 점철된 존재가 죽었을 때 ‘마지막 부음’에서 그런 부분들이 소리로 표현돼요”유봉이 송화에게 손에 쥘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애증의 존재라면, 동호는 어떤 존재일까. 뮤지컬 ‘서편제’에서 송화와 동호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복 남매다. 동호는 평생을 두고 송화와 그녀의 소리를 그리워했고, 여자로서 누이로서 그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키워왔다. 이영미는 동호에 대한 송화의 감정에 대해 “이지나 연출님의 의도에도 애틋한 감정이 있어요. 두 사람은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니까요. 누구나 사춘기 때 마음에 품는 존재가 있잖아요.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이것이 정확히 남자로서 사랑하는 건지, 동생으로서 사랑하는 것인지요. 동호는 송화가 모르는 새에 너무 크게 자리 잡아버린 존재인 것 같아요. 그래서 평생 짊어지고 가는 거죠”라고 답했다.-“‘나의 노래’,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나는 장면” 뮤지컬 '서편제‘는 유독 명장면이 많은 작품이다. 유봉과 어린 송화, 동호가 유랑하는 장면부터, 송화의 눈이 멀게 되는 장면, 유봉의 죽음 등은 은유적이면서 시적으로 표현된 명장면들이다. 이영미는 뮤지컬 ’서편제‘의 명장면에 대해 “많은 분들이 말하는 명장면은 장례식 장면이에요. 그 장면에서 동호 엄마가 부르는 부양가도 정말 좋아요. 뮤지컬 ’서편제‘ 안무와 조명의 백미도 그 장면에 있고요. 그 장면은 누구나 꼽는 뮤지컬 ’서편제‘의 명장면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먼저 누구나 좋아하는 뮤지컬 ‘서편제’의 명장면을 답했지만, 곧이어 그녀가 송화로서 꼽는 명장면에 대해 말을 이었다. “‘나의 소리’라는 노래가 있어요. 동호와 헤어졌다가 시간이 흘러서 무대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예요. 유봉이 어렵게 마련한 무대에서 송화는 자신의 소리를 펼쳐요. 하지만 관객의 반응이 없어 외롭다는 감정을 느끼며 노래해요. 그때 무대로 찾아온 동호는 누나가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동호가 ‘소리가 너에게 있어 이렇게 중요한 거였냐, 이게 뭐냐, 이 꼴이 뭐냐’고 물으면 ‘아니야, 이게 소리하기에는 훨씬 좋아. 다 지나간 일이야’ 하면서 송화가 노래를 불러요. 저는 송화의 눈이 멀었을 때보다 그 노래 부를 때가 가장 슬픈 것 같아요.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많이 나요. ‘나의 소리’는 ‘네가 그렇게 생각하든 안 하든 난 내 길을 걸어왔고, 네가 한 번쯤 돌아볼 때 난 여기 있을 거야’라며 내용이에요. 지금 현재 제가 갖고 있는 감정과도 가장 닮아 있어요”-“뮤지컬 ‘서편제’, 인생의 기로에 만난 또 다른 정점”이영미는 뮤지컬배우 10년 차다. 2000년 뮤지컬 ‘로마의 휴일’, ‘시카고’로 뮤지컬 첫 데뷔를 치른 이후 ‘헤드윅’, ‘록키호러쇼’, ‘렌트’ 등에 출연하며 수많은 고정 팬을 양산해 왔다. 차곡차곡 쌓아온 그녀의 탄탄한 필모그라피에 새롭게 더해진 뮤지컬 ‘서편제’는 어떤 의미일까.“20~30년이 지나서 삶에 대해 말할 때 인생에 획을 긋는 사건들이 있게 마련이잖아요. 대학을 갔고, 가수로 앨범을 냈고, 뮤지컬을 했다 같은 것들이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정점을 찍은 것이 뮤지컬 ‘서편제’인 것 같아요. 뮤지컬 ‘서편제’에서 ‘내가 송화 역을 했었어. 내가 그렇게 소리를 열심히 했어’하고 생각하면 제 뮤지컬 인생의 가장 큰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작품을 할 때 즈음에 굉장히 복잡한 감정의 변화가 많았어요. 인생의 기로에 있을 때 만난 ‘서편제’, 어떤 작품보다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30 / 조회 10,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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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 ‘소리’를 그리워한 남자, 뮤지컬 ’서편제‘ 동호
뮤지컬 ‘서편제’ 속 동호는 자신 만의 소리를 찾으려 한 인물이다. 양아버지 유봉이 억압으로 가르친 ‘판소리’의 ‘한’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상’과 ‘시선’과 ‘한’을 노래하고자 했다. 그는 소리를 향한 분노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는 유봉에 맞서 자신만의 소리를 찾기 위해, 밴드를 따라 유봉과 송화를 떠났다. 동호는 자신이 찾은 소리로 세상의 다른 소리를 거부했고, 주변마저 태워버린 유봉을 벌하려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역시, 동호가 갖고 있는 ‘소리’를 향한 막연한 ‘그리움’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소리를 찾아 헤매는 남자, 동호동호는 홀어머니 밑에 자란다. 동호의 어머니는 어린 동호를 멀리 가지 못하도록 밭에 묶어놓은 채 일하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노래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동호의 기억 속에 남은 ‘어머니의 이미지’다. 동호에게 ‘소리’가 그리움이 된 것은 이때쯤일 것이다. 하지만 유봉의 등장으로 동호는 ‘어머니의 소리’를 그와 함께 나눠야만 했다.어느 날, 어머니는 마을을 찾은 소리꾼 유봉과 그의 딸 송화를 받아들여 함께 살기 시작한다. 유봉의 아이를 가진 동호의 어머니는 아이를 낳다가 목숨을 잃는다. ‘어머니가 유봉의 아이를 낳다 죽었다’는 사실은 동호에게 “‘거대한 햇덩이’가 어머니를 삼켰다‘는 말로 대체된다. 어머니는 햇덩이가 태워버린 물웅덩이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리움이 되어 사라져 버린다. 어머니가 발목에 묶어놓은 밧줄은 보이지 않는 사슬이 되어 그를 유봉의 곁에 단단히 묶어놓는다.동호가 유봉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기 전까지 그를 잡아 준 것은 송화다. 동호에게 송화는 어머니가 들려준 ‘소리의 그리움’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다른 ‘소리’다. 어머니와 송화의 소리는 동호의 상처를 품어주는 유일한 안식처다. 동호가 삶의 끝에서도 송화에 대한 그리움을 놓지 못하는 것은 어머니의 존재가 타버린 그곳에 송화가 자리를 잡아 버렸기 때문이다. 송화에 대한 동호의 감정은 복합적이다. ‘어머니를 대체하는 인물로서의 송화’, ‘여인으로서의 송화’, ‘누이로서의 송화’, ‘소리 그 자체로서의 송화’ 등 동호에게 송화는 잡을 수 없는 것들의 연속이다. 동호는 누구보다 자신의 소리를 찾고 싶어 한 인물이었다. 그것이 유봉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든, 자신의 존재를 찾기 위해서든 그에게 소리는 삶을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주춧돌이었다. ‘어머니의 이미지’로 시작된 동호의 ‘소리’는 ‘송화에 대한 그리움’으로 끝을 맺는다. 그가 송화를 찾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그가 그토록 찾고 싶었던 소리가 그녀의 안에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임병근, ‘동호’로 한 단계 성장하다뮤지컬 ‘서편제’는 ‘소리를 찾는 한 여인의 삶의 궤적’을 쫓는 작품이다. 그만큼 작품의 초점은 여주인공 ‘송화’에게 맞춰지지만, 이야기의 진행은 ‘동호’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관객을 이끌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인물인 만큼 동호의 역할은 작품 속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뮤지컬배우 임병근은 뮤지컬 ‘바람의 나라’, ‘에비타’ 등에서 주역을 맡으며 주목받아온 신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누나와 소리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그려내며 자신만의 ‘동호’를 소화해 냈다. 또한, 그의 전작에 비해 한층 더 단단하고 섬세한 연기로 관객을 찾아 한 단계 성장한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22 / 조회 13,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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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뭐볼까] 앵콜무대에 오르는 한국 창작뮤지컬 ‘서편제’, ‘셜록홈즈’
지난해 초연 무대에 올라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두 편의 한국 창작뮤지컬이 다시 앵콜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서편제’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판소리 뮤지컬’이 아닌 ‘판소리를 하는 여인 송화’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로 다시 탄생했다. 초연 이후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 등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시즌제 뮤지컬을 표방한다. 1탄인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은 지난해 초연한 뒤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올해 다시 앵콜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극본상, 작곡상을 수상했다.소리에 담긴 한(恨)의 정서뮤지컬 ‘서편제’4월 22일부터 유니버설아트센터뮤지컬 ‘서편제’는 소리꾼의 길을 걸어가는 한 여인의 ‘삶’과 ‘한’을 회전무대와 한지 벽을 이용한 판타지적인 연출로 담아낸다. 작품은 소설가 이청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무대화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 ‘서편제’는 월간종합잡지인 ‘뿌리 깊은 나무’에 1967년 발표됐다. 소리에 담긴 한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담으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출간 이후 1993년 임권택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제작하며 한국영화 최초 관객 100만 돌파 기록을 세운 바 있다.초연 공연은 한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창작진이 함께했다. 2012년 뮤지컬 ‘서편제’는 2011년 초연 당시 참여한 이지나 연출가, 김문정 음악감독, 조광화 작가, 윤일상 작곡가 등이 그대로 참여한다. 이번 앵콜공연에는 초연에 참여했던 이영미, 이자람, 차지연, 서범석 등을 비롯해 새로운 얼굴 양준모, 김다현, 임병근, 한지상이 함께한다. 그 외에도 문혜원, 정영주, 심정완 등이 힘을 더한다.한국 창작뮤지컬의 색다른 변신뮤지컬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5월 13일까지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뮤지컬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이하 ‘셜록홈즈’)는 지난해 초연무대에 오르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작품은 1887년 발표된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소설 ‘셜록홈즈’의 캐릭터를 빌려와 전혀 새로운 에피소드로 관객을 찾아 신선한 매력을 던졌다. 올해 선보이는 뮤지컬 ‘셜록홈즈’는 19세기 영국 런던 최고의 가문인 앤더슨 가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담는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극본상, 작곡상을 수상했다. 추리극의 특징인 단단한 구성과 긴장감 있는 이야기에 뮤지컬음악을 통해 작품의 속도감을 더했다. 이번 공연은 송용진, 방진의, 구민진, 박인배, 조강현, 정명은, 배다해 등의 초연멤버들이 출연한다. 또한, 앵콜을 맞아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참여한다. 새로운 ‘셜록홈즈’ 역에 박상우, 김도현이, 새로운 ‘왓슨’ 역에 김은정, 신영숙이 함께한다. 쌍둥이 형제 1인 2역을 연기하는 ‘에릭 앤더슨’과 ‘아담 앤더슨’역에는 박인배, 조강현, 테이가 출연한다. 총성을 남기고 사라진 여인 ‘루시’ 역은 정명은, 배다해가 맡는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21 / 조회 1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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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나의 소리, 나의 삶! 뮤지컬 ‘서편제’의 송화
무대를 뜨겁게 채우는 ‘심청가’의 소리. 죽은 줄만 알았던 심청이 살아 돌아와 봉사 아버지에게 애끓는 감격을 토한다. 하지만 ‘심청가’를 부르는 소리꾼의 내력을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그 소리는 단순히 ‘심청가’의 한 대목으로 들리지 않는다. 마지막 무대를 수놓는 소리꾼 송화의 뜨거운 ‘소리’야말로 그녀가 걸어온 삶의 이유이자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아버지 유봉과 동생 동호를 비롯해 자신의 인연들에 의해 한을 쌓아가는 여인 송화의 굴곡 많은 삶의 궤적을 좇는다. 어릴 때 엄마를 잃고 소리꾼 유봉의 손에서 동생과 함께 길러지는 송화는 자신의 숙명인 양 소리꾼의 길을 걷게 된다. 송화가 마지막 ‘심청가’를 부르기까지 그녀의 한의 세월과 굴곡은 깊고 고통스럽다. 어머니를 잃고 동생과 헤어져야 했으며, 하루아침에 아버지 눈을 빼앗기고 다시 그 아버지를 잃어야 했던 그녀의 삶은 상실과 박탈, 한(恨)의 역사다. 깊은 상처는 아물어도 흔적을 남긴다고 했던가. 그녀의 소리는 참다운 소리를 찾아 겹겹이 한(恨)을 쌓아 온 그녀 자신의 삶의 여정 그 자체를 담아낸다. 스스로를 상처 입히면서 단련된 송화의 소리는 심지가 깊고, 뜨겁게 타오르며 듣는 이의 가슴을 적신다. 그녀에게 슬픔과 분노가 지나고 나면 그 자리에는 언제나 한 맺힌 뜨거운 소리가 남았다. 소리꾼의 숙명은 그녀에게 끊임없는 상처를 안겼으나 날카로운 아픔은 둔탁한 멍울로, 그리고 다시 뜨거운 소리로 태어나 그녀를 진정한 소리꾼의 길로 이끌었다. 송화의 ‘소리’가 관객에게 깊은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마치 고통을 먹고 자라는 괴물처럼 한을 먹고 살아야 하는 소리꾼의 숙명은 관객에게 그녀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강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한, 소리꾼으로 살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삶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좌절과 원망 대신 모든 것을 ‘소리’에 담아 ‘소리’로 풀어내는 송화의 모습에서 관객은 이 시대에서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진정한 예인의 면모를 발견하는 것이다. 송화를 열연한 소리꾼 이자람은 관객에게 우리 소리가 가지는 뜨거운 힘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그녀의 천진난만한 얼굴과 고통의 표정, 숙명을 비껴가지 않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소리꾼으로 다시 태어나는 삶의 전 과정을 지켜본 관객들은 마지막 무대를 채우는 10분간의 ‘심청가’에 가슴 저리는 감동을 느낀다. 송화의 ‘소리’를 둘러싼 전혀 다른 다양한 소리들의 조합도 흥미롭다. 뮤지컬 ‘서편제’는 우리 소리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과 어디까지 융합될 수 있는지 그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을 펼쳐놓는다. 서양 음악을 선택한 동호의 길과 우리의 소리를 택한 송화의 길을 교차하는 장면에서 작품은 팝과 록과 송화의 소리를 과감히 조합한다. 그 과감한 조합은 불협화음이라는 관객의 예상을 넘어 오히려 우리 소리의 폭넓은 포용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대의 아픔과 개인사의 굴곡은 언제,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원동력을 만들어나가는 데는 언제나 깊은 깨달음과 계기가 필요하다. 이 작품이 우리 전통의 ‘소리’를 담아냈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여전히 의미가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송화의 ‘소리’에는 아픔과 상처를 다시 단단한 내일의 지지대로 만들어 가는 강인함과 용기가 있다. 그렇기에 관객은 작품이 팝과 록, 클래식 등 수많은 음악 장르 속에 섞였어도 뚜렷하게 존재하는 우리 ‘소리’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바로 송화의 ‘소리’ 속에 우리 ‘소리’와 우리의 ‘삶’, 힘들지만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19 / 조회 9,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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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한이 쌓일 시간, 뮤지컬 ‘서편제’
뮤지컬 ‘서편제’는 이청준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첫 뮤지컬 작곡에 도전하는 대중음악작곡가 윤일상과 조광화 작가, 김문정 음악감독, 이지나 연출가 등 실력파 뮤지컬 창작진이 함께했다. 또한, 소리꾼 이자람, 뮤지컬배우 차지연 등이 함께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초연 창작진과 함께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해 유니버설아트센터의 무대에서 공연 중이다.뮤지컬 ‘서편제’는 2011년 초연 후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은 소설과 영화와는 다채로운 표현의 회전무대와 함축적인 무대, 판타지적인 연출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 소리꾼 유봉과 그와 함께 유랑하는 송화와 동호. 유봉은 유랑하던 중 동호모를 만나 함께 살게 된다. 핏줄이 전혀 다른 송화와 동호는 남매가 된다. ▶ 동호는 어느 날 마주친 서양음악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자신의 소리길을 찾아 떠나고, 송화는 혼자 유봉의 곁에 남아 소리를 한다. 하지만 송화는 동호의 부재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소리에 지쳐간다. 유봉은 송화의 소리를 깊어지게 하기 위해 그녀의 눈을 멀게 만든다. ▶ 동호는 록 음악을, 송화를 소리를 통해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관객이 들지 않은 송화의 공연에 동호가 공연장을 찾아오고 두 사람은 오랜만에 재회한다. 함께 가자는 동호의 제안을 거절하는 송화. ▶ 소리를 하던 중 조용히 떠나는 유봉. 송화는 자신 안의 한을 풀어내듯 울부짖는다. ▶ 미니와 결혼한 후에도 여전히 송화를 그리워하는 동호. 뮤지컬 ‘서편제’는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12 / 조회 16,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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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무대에 오른 한의 소리 <서편제>
고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 지난 해 초연한 뮤지컬 가 무대를 넓혀 재공연을 시작했다. 조광화 작, 이지나 연출의 는 진정한 소리를 위해 딸 송화의 눈을 멀게 하는 유봉, 그리고 가슴 깊이 한을 품을 채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소리꾼의 길을 걷는 송화, 그리고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 방황하는 유봉의 삶을 담은 이야기. 유봉_양준모(왼쪽)와 송화_차지연(오른쪽)초연 당시 우리의 소리와 한의 정서를 담은 이야기를 현대 뮤지컬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판소리를 중심에 두고 펼쳐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인기 가요, 드라마 등의 음악을 만들어 온 인기 작곡가 윤일상이 처음으로 뮤지컬 작업에 참여하여, 전통 판소리를 중심으로 클래식, 록, 팝 등 다양한 음악이 이야기에 녹아나고 있는 것이 특징. 지난 7일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한 자리에서 윤일한은 “가 아니었다면 뮤지컬 도전은 없었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상처 있고 아픔이 있어 더욱 많이 챙기게 되는 자식과 같다”고 설명하는 한편 “그간 해 왔던 가요, 영상 작업과는 전혀 새로운 작업으로 자긍심을 갖고 임했다”고 말했다. 동호_김다현(위)과 한지상(아래)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때 송화 역을 맡아 큰 박수를 받았던 이자람, 차지연과 함께 초연 때 동호의 엄마 역으로 출연했던 이영미가 새로운 송화로 합류한다. “대한민국에서 뮤지컬을 하는 한 이보다 더 많은 인생의 그래프를 그리는 배역이 없을 것 같았다. 이것은 기회이고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지난 해 공연 이후부터 소리를 배웠다.” 송화_ 이자람과 유봉_서범석자신의 예술적 신념 때문에 자식의 눈을 멀게 하는 폭군적 예술가 유봉 역에는 서범석과 양준모가 함께 나서며, 유봉으로 인해 자신의 어머니가 죽었다고 생각해 아버지와 소리를 떠나는 유봉 역은 김다현, 한지상, 임병근의 몫. 유봉과 소리의 인연으로 잠시 부부의 연을 맺는 동호 어머니 역은 등에 출연한 정영주가 맡는다. 정영주는 “판소리는 다른, 새로운 것이 아니라 원래 있었던 한국의 뮤지컬로, 단지 완성도 높은 뮤지컬로 선보이기까지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고 역설하면서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이 다 어우러져 하나가 되고 있다”며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화_이영미와 동호_임병근추가된 곡들과 넓어진 무대, 새로 합류한 배우들로 이뤄진 뮤지컬 는 오는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3.08 / 조회 1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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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우리 소리 담은 뮤지컬 ‘서편제’ 프레스콜을 가다
2011년 초연 무대에 오른 뮤지컬 ‘서편제’가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3월 7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 현장은 1시간가량의 하이라이트 공연 시연으로 펼쳐졌다. 이날은 윤일상 작곡가를 비롯해 김문정 음악감독, 남수정 안무가, 이영미, 이자람, 차지연, 김다현, 한지상, 임병근, 양준모, 서범석, 정영주, 문혜원, 심정완 등이 참여했다. 오넬컴퍼니 한광민 대표는 뮤지컬 ‘서편제’를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리는 이유에 대해 “뮤지컬 ‘서편제’에 대한 믿음이 있다. 뮤지컬 ‘서편제’의 소리, 음악, 드라마가 관객과 충분히 교감하고 느낄 수 있는 가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또한, 함께하는 스텝들과 배우들의 열정 때문에 다시 하게 된 것 같다. ‘서편제’에 함께하는 이들과 대화를 하면 공통으로 ‘서편제’는 남다르게 애착이 간다는 말을 한다. 이분들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임하는 모습이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뮤지컬 ‘서편제’의 작곡을 맡은 윤일상은 “대중음악계에서 20년 정도 있었다. 뮤지컬 ‘서편제’가 아니었다면 뮤지컬 도전은 없었을 거다. 지금까지 모든 작업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가 ‘서편제’였다. 모든 작품을 자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서편제’는 처음부터 상처도 많고 그렇게 예쁘지도 못했다. 그래서 일거수일투족을 더 많이 신경 썼다. 열정을 갖고 훌륭하게 성장하게 하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개성이 다른 각 장르의 음악을 모으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초연 당시 뮤지컬 ‘서편제’ 참여에 고민을 많이 했다. 익숙하지만 잘 접하지 않는 판소리를 뮤지컬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윤일상 작곡가와 작업을 하면서 의견이 일치했던 부분은 억지로 서양음악과 국악을 만나게 하지는 말자는 것이었다. ‘서편제’ 음악을 자세히 들어보시면 음악의 일체감이나 코드의 일체감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연부터 송화 역을 맡았던 이자람은 판소리와 뮤지컬의 차이에 대해 “판소리는 보통 한 사람이 여러 명의 역할을 한다. 연희자와 드러머 각각 한 명이 무대 위에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다. 뮤지컬도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에게 무척 다른 것은 무대 위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고 밝혔다.뮤지컬 ‘서편제’는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08 / 조회 1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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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다운 것을 찾아가는 날들 <서편제> 이자람
전라도를 거쳐 남해로 흘러가는 섬진강 줄기 따라, 애절하고 정한이 많은 서편제의 소리가 이어진다. 소리는 이야기를 품고, 이야기는 다시 소리를 내듯 사연 많은 소리처럼, 굴곡 많은 길을 걸어온 뮤지컬 가 다시 무대에 선다. 그 가운데 선 배우 이자람은 소리 그 이상, 사연 그 이상 ‘작품’의 존재로 승부해야 하는 과제를 가진 것이 지금의 라 말한다. 수식어에 기대는 비겁함이 싫다. “다시 공연을 하게 됐다, 넌 무조건 해야 한다.(웃음) 이지나 연출님이 연락을 주시기 전에도 오랜 시간 제게 공을 들이셨어요. 가끔 공연도 보여주시고 밥도 사주시면서 서편제를 다시 하고 싶은데 저는 꼭 해야 한다고요.” 조광화 작가와 서편제를 다시 하는 이유도 나누었다. 글쎄요, 주저하던 마음이 바뀌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과의 작업은 행복하기 때문이다. “연출님이 배우든 뭐든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웃음), 이번에는 배우로만 참여해요. 너무 고마운 분이세요. 제가 가진 판소리에 대한 예술적 가치를 높게 사시고, 그걸 끊임없이 표현하시고 존중해 주시는 게 느껴져요. 그런 분들과는 공연 할 맛이 나죠.” 뮤지컬 의 송화로 분하는 이자람에게 ‘판소리를 소재로 한 흔하지 않은 뮤지컬’이 시작의 의미였다면, 지난 해 초연을 마치고 두 번째 공연을 준비하는 지금 는 ‘은혜를 갚아야 하는 작품’의 의미가 더해졌다. “제가 있던 세계보다 뮤지컬 세계는 너무 상업적인 곳이라 나도 모르게 좀 나쁘게 말한 경우도 있고, 너무 어려워 하기도 했었고, 또 낯설게 표현하기도 했거든요. 를 할지 말지 고민하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기도 했었고요. 마치 매일 밥을 먹다가 옆집 아이가 “우리 집에 신선로 있는데 나한테 뭐 해 주면 그거 먹게 해줄게”하는 마음이었달까? 희한한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마음을 다 걷어내고 봤을 때 는 너무너무 고마운 작품이고, 제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에요.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를 보러 와 줬고요. 은혜를 갚아야 하는 작품이에요. 여기까지 생각하는 것도 되게 오래 걸렸어요.” 전혀 새로운 것을 낳아야 하는 창작 뮤지컬의 어려움, 전통 판소리를 소재로 했기 때문에 더욱 낯설었던 시선 등 를 향한 쉽지 않은 장벽은 직접 공연을 본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허물어지기 시작했었다. “제목 보고는 안 와도 와서 보면 어쩔 수 없이 좋은 감성이 있긴 해요. 한국인들이 반할 수 밖에 없는 울고 웃는 한국 정서가 있잖아요. 이걸 더 안고 심화하든가, 다른 부분과 조화해서 가든가, 연출님이나 작가님이 방향을 잘 정하시겠죠. 그치만 이제 는 작품 자체로 승부 해야 하는 숙제가 있어요. 큰 칼을 들고 싸우는 대형 상업 뮤지컬 사이에서, 는 한국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든가, 판소리를 가지고 했다든가, 여러가지 의미가 있잖아요. 그런 의의가 있기 때문에 표를 사줘야 한다든가, 그런 비겁함이 제일 싫어요. 정말 작품이 잘 되려면, 그런 수식어를 다 빼고 작품 자체로 좋다, 해야 하는 것이죠. 판소리의 한이라는 정서 자체가 다소 올드하기 때문에 어떤 것으로 승부수를 낼 지 컨셉을 잘 잡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뮤지컬 출연, 이자람밴드의 리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등을 쓰고 출연하는 ‘판소리만들기 자’ 이자람의 모습을 결코 빼 놓을 수 없다. 지난 해 소리꾼 이자람이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서울 첫 공연은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호평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암표도 팔던데요, 저 깜짝 놀랐어요. (웃음) 기립박수가 나오는데, 되게 기쁘고 얼떨떨하면서 잠깐 세상이 너무 밉더라고요, 이제서야…(웃음) 다시는 못할 것 같이 너무 힘들어 죽겠는데 이제 시작이라고들 하시니까. 이제서야 알아주는 야속함과 뿌듯함이 같이 쳐 올라오고, 이상했어요, 되게. 그러다가 자칫 잘못하면 오만해지는 거죠.” 올 5월 LG아트센터에서 다시 한번 국내 관객은 억척어멈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지난 해 우연히 공연을 본 브로드웨이 사운드 디자이너의 극찬으로 브로드웨이에서도 에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으며 전작인 역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프랑스 초청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 해외 공연을 두고 사람들이 너 잘나간다며? 돈 많이 벌었다며? 성공했네, 그런 이야기들을 하세요. 재미있는 건 가장 나다운 이야기를 했더니 사람들이 들어주기 시작했고, 끊임없이 이걸 왜 하는가, 시대적인 고민을 했더니 외국 바이어들이 와서 사 갔고요. 또 외국 공연을 했더니 입소문이 나서 다른 나라 바이어들이 사가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했겠죠. 그런데 사람들이 말하는 유명세, 돈을 많이 버는 그런 성장이 아니라, 작품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건강하게 공연하는가, 이런 관객을 만났을 때, 이런 환경에서 공연을 했을 때 최우선을 둘 것이 무엇인가, 역시 공연이다, 하는 것들을 배우고 성장한 게 엄청나게 많아요.” 재밌게 살려는 욕심이 가장 크다. 오만은 타인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오만은 무리 중에 나를 돋보이게 하고픈 의지이며 그릇된 자기 만족일 것이다. 이자람이 결코 오만해 질 수 없는 건, 유명에 뜻이 없는 게 아니라, 유명을 원하는 대상이 남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부자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가난하게 살 거라고 생각을 하죠. 그런데 부자가 되지 않겠다는 건, 먹고 싶은 만큼 먹겠지만 빌딩을 갖겠다는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것이거든요. 부자가 되지 않겠다고 해서 공연도 그냥 가서 한다? 절대 아니요. 저는 저의 가치만큼 돈을 받아야 공연을 하는 사람이에요. 마찬가지로 저는 유명세를 바라지 않아요. 대중들의 사랑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요. 오히려 많은 노출을 꺼리죠. 대중에게 많이 소모되면 그만큼 스스로 집중할 시간도 없어질테고 뭘 해도 혼란이 올 것이고요. 그렇지만 나의 가십이 아니라 ‘나의 작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작품에 대한 유명세는 원해요. 그래서 대중들이 공연장에 공연을 보러 왔으면 좋겠어요.” ‘연애를 화끈하게 해 보지 못한 애인’ 같아서 아직도 감질나고 그만큼 무섭기도 하다지만, 후에 곧이어 올릴 를 위해 등산도, 요가도 시작했단다. “누군가에게 “그렇게 힘이 딸려서 10년 후에는 사천가도 뭐도 못하겠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갑자기 조급함이 생겨요. 두려워지는 거죠. 그러면 남인우 연출이 혼내요, 10년 후에는 더욱 아름다운 를 할 거라고. 아직 오지도 않은 10년을 미리 잡아다 여기에 두고 두려움을 만드는 거였어요. 왜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나. 그런 걸 깨닫는 즐거움, 좀 더 진짜 가치를 보는 눈이 생기는게 나이 먹는 것 같아요. 실은 나이 먹었다는 표현 없이, 내가 고민하는 깊이가 좀 더 깊어졌다는 것, 그런 멋진 나이 먹음이 있는 것 같아요.” 일 중독도 있다지만 의외로 너무 낙천적인 것 같다는 이자람의 욕심은 ‘재밌게 살고자 하는 것’에 있다. 에 함께하는 양준모에게 매일매일 노래를 배우고, 그로인해 자신의 목소리가 조금씩 변해가는 것이 무척 재미있고 신난다는 그녀답다. “조급한 게 없어요. 그저 재밌게 살려는 욕심이 너무 많은 거죠.(웃음) 그것 때문에 별거별거 다하는 건데, 그것 말고 어떤 목표나 뭘 극복해 보고 싶다거나, 하는 건 없어요. 아, 하나 있다! 후지락에서 공연해 보는 거.(웃음) 그래서 밴드 앨범도 내는 거에요. 얼토당토 않게 도쿄 공연부터 하자, 멤버들끼리 그런 이야기도 해보고.(웃음) 멋있는 사람 누가 있을까? 아, 손석희 아저씨, 손석희스러움이 있지만 그 분은 도태되지 않잖아요, 끊임없이 어딘가로 가는 것, 자기다운 것을 찾아서 어디로 가고, 배우고, 그런게 나 다운 것, 내가 가는 길인 것 같아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2.13 / 조회 16,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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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알고보기] 뮤지컬 ‘서편제’ vs 소설 vs 영화
뮤지컬 ‘서편제’가 3월 2일부터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2011년 초연에 이은 두 번째 공연이다. 작품은 초연 당시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연출가 이지나, 작곡가 윤일상, 음악감독 김문정, 작가 조광화 등의 제작진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무대 언어로 다시 태어난 뮤지컬 ‘서편제’의 원작 소설은 한국적 정서인 ‘한’과 ‘예술’, ‘가족의 화해’를 다루며 크게 사랑받았다. 1993년 개봉한 영화 ‘서편제’는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다.소리로 승화된 우리네 한(恨), 소설 ‘서편제’소설 ‘서편제’는 소설가 이청준의 작품이다. 월간 종합잡지인 ‘뿌리 깊은 나무’에 1967년에 발표됐다. ‘서편제’의 본편은 8편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집 ‘남도 사람’ 중 한 편이다. ‘서편제’는 그중 가장 먼저 집필된 소설이다. 소리에 담긴 한이 예술로서 승화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은 소리꾼 아버지와 그의 밑에서 소리꾼으로 자라나는 남매의 이야기를 담는다. 떠돌이 소리꾼이었던 유봉은 과부였던 동호의 어머니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두 사람이 마을을 달아나 함께 살게 되면서 동호와 유봉의 수양딸 송화는 함께 살게 된다. 어느 날, 동호의 어머니가 아이를 낳다 죽고 세 사람만 남게 된다. 유봉은 송화에게 판소리를, 동호에게는 북을 가르친다. 전쟁 속에서 소리로 근근이 이어가는 삶이 어려워지자 동호는 유봉과 싸우고 떠난다. 소리의 완성에 집착하던 유봉은 결국 송화의 눈까지 멀게 만든다.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긋다, 영화 ‘서편제’영화 ‘서편제’는 임권택 감독이 이청준 작가가 쓴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유봉 역을 맡은 김명곤이 직접 각색했다. 1993년 개봉돼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의 한 획을 그었다.영화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 받으며 각종 영화제에서도 큰 수확을 거뒀다. 영화 ‘서편제’는 1993년 상해영화제 최우수감독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제31회 대종상 최우수작품상, 감독상(임권택), 촬영상(정일성), 녹음상(김범수, 강대성), 기술상(김유준), 신인여우상(오정해), 신인남우상(김규철), 제4회 춘사영화예술상 최우수작품상, 감독상(임권택), 여우주연상(오정해), 제14회 청룡영화제 최다관객상, 최우수작품상, 촬영상(정일성), 신인여우상(오정해), 남우주연상(김명곤), 남우조연상(안병경), 제3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작품상을 수상했다.무대 언어로 다시 태어난 뮤지컬 ‘서편제’뮤지컬 ‘서편제’는 2011년 초연했다. 예술가들의 삶과 한을 담아낸 진지한 흐름의 소설과 영화에서 나아가 판타지적인 연출과 함축적인 무대 요소로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했다. 2012년 뮤지컬 ‘서편제’는 초연 배우와 함께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초연 당시 송화 역을 맡아 각각 여우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이자람과 차지연이 다시 한 번 작품에 함께한다. 여기에 지난해 동호의 어머니로 출연했던 이영미가 이번 공연에서 송화 역을 맡는다. 피가 다른 남매 동호 역에는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김다현과 신예 임병근이 출연한다. 소리에 대한 집착으로 아들의 눈을 멀게 하는 유봉 역에는 서범석과 양준모가 함께한다. 그 외에도 동호의 어머니 역에 정영주가, 미니 역에는 문혜원이, 매니저 역으로는 심정완이 출연한다.뮤지컬 ‘서편제’의 시즌2는 초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연출가 이지나, 윤일상 작곡가, 김문정 음악감독, 조광화 작가 등의 창작진이 함께해 신뢰를 더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03 / 조회 1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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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1’, 이자람?김소진?이승희가 말하다-①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한국 판소리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2007년 초연했다. 이 작품은 자신이 느끼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소리꾼 ‘이자람’에 의해 시작됐다. ‘사천가’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희곡 ‘사천의 선인’을 원작으로 한국적 각색을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작품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를 신랄하게 풀어내며 5년째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작품의 시발점이었던 ‘이자람’을 비롯해 2009년 ‘사천가’와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참여해 극찬받은 소리꾼 ‘이승희’와 ‘김소진’이 참여한다. 더욱 단단해진 구성과 깊이를 더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의 소리꾼 ‘이자람, 김소진, 이승희’를 만났다. -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김소진 : ‘사천가’는 판소리입니다.(웃음) 작품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담았어요. 내용은 대한민국 사천에 사는 착한 뚱녀 ‘순덕’의 이야기예요. 순덕은 대한민국 사천에 살아요. 세 명의 신이 나타나 그녀에게 착하게 살라고 큰돈을 주고 떠나죠. 하지만 순덕은 이 돈을 가지고도 주변의 상황 때문에 착하게 살아갈 수가 없어요. 그런 세상의 이야기를 담은 현실적인 내용이에요. 이 작품은 소리꾼 한 명과 기존의 판소리에 쓰이지 않았던 악기들이 많이 사용됐어요. 배우까지 함께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죠. - ‘사천가’는 판소리지만 소리꾼 한 명이 다양한 역을 맡아 연기해요. 소리가 아닌 다른 장르에 도전한다는 압박감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승희 : 연기적으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에요. 연출님이 저희의 연습을 봐주시잖아요. 저희에게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평소에 말하는 것처럼 하라고 지도를 해주세요. 근데 그렇게 하고 싶지만 잘 안되니까.(웃음) 연기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잘 안돼요. 감정이 잘 안 드러날 때는 겉으로라도 해야 하니까요. 그럴 때 조금 힘든 것 같아요. 이자람 : 저는 없어요. ‘판소리’를 평생 해 왔잖아요. 판소리 장르 자체가 이미 연기를 포함한 장르예요. 완창을 준비하다 보면 내가 ‘춘향이, 이도령, 향단이’일 때의 감정, 행동들도 모두 달라져요. 선생님께서도 발림을 가르쳐주시면서 ‘방자가 촐랑거리며 걷지, 묵직하게 걷겠니’라는 말씀을 하세요. 그것 자체가 장르 안에 연극성이 있다는 말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승희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말을 해야 한다는 것’ 이예요. 이것은 연기자뿐 아니라 모든 연희자의 고민일 거예요. 무대 위에서 ‘내가 정말 말하고 있는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니까요. 소리꾼뿐만 아니라 연기자, 노래하는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도 자신의 능력으로 보는 사람에게 ‘말’을 하는 거잖아요. 내가 지금 말을 하고 있는가가 어려운 것이지 판소리꾼이 연기한다는 것에서 어려운 것은 아닌 것 같아요.김소진 : 판소리 안에는 모든 요소가 충족 돼 있어요. 하지만 현재 판소리계에는 이런 요소들을 만족하는 판소리꾼이 많이 없어요. 개별로 레슨을 받을 때, 선생님들께서도 세세하게 지도해주지 못할 때가 많아요. ‘방자의 느낌이 어떤 것 같니’라고 물어보지 않고, 기술적인 부분을 체크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 것처럼 저는 현재 연기력을 갖춘 소리꾼이 많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천가’ 처음 했을 때 정말 힘들었어요. 저도 나름 발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웃음) ‘말’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제 마음은 순덕이라고 해도 밖으로 표현이 안 되는 부분이 많아요. 연출님도 ‘네 마음은 알겠는데 나한텐 안 보인다’고 하시거든요. 이것을 깨는 연습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어려워요. 이자람 : 두 친구가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잘한다, 잘한다’하는 소리 듣던 사람들인데 ‘사천가’에 와서 다른 것들에 대해 지적을 받아야 했으니까요. 그 시간을 버티고 버틴 만큼 올해는 더 잘할 거예요. 정말 기대가 돼요. 이 친구들의 공연을 본 사람들은 이들의 팬들이 될 거예요. 그럴 ‘예정’이고요.(웃음) 저는 이 친구들의 공연이 ‘판소리만들기 자’의 입장, ‘예술감독’의 입장에서도 정말 기대돼요. 두 사람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한국에서 소리하는 사람들아, 이 친구들 좀 봐’, ‘판소리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좀 봐’ 하는 마음이에요. 개.봉.박.두!(웃음)- 그렇다면 연기 외에 어려웠던 부분은 없으셨나요?이자람 : 승희는 체력?이승희 : 네, 힘든 건 체력밖에 없습니다.(웃음) 공연을 할 때 이렇게 많은 액션을 한 적이 없어요. 소리를 할 때는 한 자리에 서서 하거든요. 많이 움직여야 한 발짝, 두 발짝이에요.(일동 웃음) ‘사천가’는 춤을 추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체력이 달리더라고요. 조금 더 익숙해지고 연습을 더 하면 체력은 붙을 거예요. 무대에 가면 연습할 때보다 훨씬 큰 에너지가 나와요. 그래서 버티면서 연습하고 있어요.이자람 : 저도 체력이 항상 걱정이에요. ‘사천가’는 소리꾼의 몸 상태가 공연의 퀄리티로 직결되는 공연이에요. 소리꾼이 얼마나 건강한 생각을 하고 있고, 얼마나 잠을 푹 잤는지가 그날 공연의 질을 바꿔버려요. 다른 것들도 어우러져야 하지만 소리꾼의 상태가 정말 중요해요. 그렇다 보니 체력도 관리해야 하고, 감기도 걸리면 안 되거든요. 장기 공연 들어가면 최선의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우리 즙 시켰죠?(일동 웃음)김소진 : 저는 최근에 어려움을 느꼈어요. 국악 장단은 여섯 개 정도가 있어요. 그 장단에 제가 너무 익숙해졌던 것 같아요. 나름대로 음악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음악을 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사천가’는 그 박자 외에도 삼바 리듬, 스윙, 왈츠 리듬이 있어요. 처음에는 ‘나는 그런 것도 잘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니까 그 박자를 못 찾겠더라고요. 그 점에서 제 감정 전달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이자람 씨는 ‘사천가’의 처음부터 참여했던 분이시잖아요. 이승희 씨와 김소진 씨는 2009년부터 참여했던 걸로 알고 있고요. 처음 ‘사천가’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떠셨어요?김소진 : 저는 연락받았을 때 별생각이 없었어요. 이자람 : 보통 캐스팅 연락받으면 별생각이 없지.김소진 : 맞아요.(웃음) 사실은 제가 잘 몰랐던 것도 있어요. 그것도 문제예요. 판소리로 만들어진 ‘사천가’라는 작품이 유명한데 전통 국악을 한다는 사람이 그것도 모르고 있었잖아요. 희곡 ‘사천의 선인’으로 하는 공연이 있다는데 참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자람 씨는 ‘사천가’를 어떤 생각으로 시작하셨어요?이자람 : 2007년 ‘사천가’의 시발점은 제가 가장 오랫동안 스킬이자 가장 잘하는 ‘판소리’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착하게 사는 것이 왜 버겁고, 세상이 왜 살기 힘들지에 대해서요. 원래는 ‘사천의 선인’이 아니라 직접 글을 써보려고도 했어요. 그래서 지금 ‘사천가’의 남인우 연출님께 말했죠. 공연을 만들고 싶은데 연출을 해달라고요. 연출님은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데’라고 물으셨고, 저는 ‘사는 게 힘들어요’라고 말했어요. 써보라고 하셔서 썼는데 초고를 보더니 안 되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기존의 희곡을 찾아보자 해서 ‘사천의 선인’을 하게 됐어요. 당시 희곡수업을 청강했었는데 어떤 배우가 ‘사천의 선인’을 발표하더라고요. 수업 듣고 나오는 길에 연출님께 ‘사천의 선인’ 어떠냐 했더니 좋다고 해서 작업에 들어간 거죠. ‘사천가’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잘하는 ‘판소리라는 장르에 담아보자, 과연 될까?’에서 시작했어요. 이런 장르의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서 작품이 나왔을 때 정말 뿌듯하셨을 것 같아요.이자람 : 어안이 벙벙했었어요. 공연도 잘 올라갔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줬고요. 시원하고 좋더라고요. 판소리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새로운 장이 열렸어요. 2007년 초연은 저에게 인생의 한 챕터를 열어준 공연이었죠.- 이승희 씨는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떠셨어요? 이자람 : 이 친구는 안 한다고 그랬었어요.(웃음) 제가 전화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요.이승희 :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했어요. 언니 말대로 한번 튕겼었죠. 못하겠다고요.(웃음)이자람 : 저는 이런 친구를 처음 봤어요. 소진이는 학교 후배라서 몇 번 마주쳤었어요. 소리를 잘하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죠. 딱 봐도 전형적인 국악인의 느낌이었어요. 승희는 처음 봤을 때 ‘국악하는 친구 중에 이런 아이가 있나?’ 했어요. 이 친구는 굉장히 모던하고 세련됐어요. 소리하는 아이들은 보통 인간적인 느낌이거든요. 그것과는 동떨어진 국악인의 이미지를 처음 봤어요. 승희를 보면서 우리는 ‘국악계의 김희애’가 나타났다고 그랬어요.(웃음) 사람이 만나는 건 다 인연인 것 같아요. 이 작품을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연락 온 친구들도 많았는데 승희는 일정도 안 되는데 붙잡고 싶더라고요.- 왜 그렇게 거절을 하셨어요?이자람 : 그때 승희가 일정이 안됐어요.이승희 : 네, 일정이 있어서 이 작품에 올인을 할 수가 없었어요. ‘사천가’도 어떻게 보면 자람 언니에게 판소리처럼 전수를 받는 거잖아요. ‘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가’가 굉장히 결정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계속되는 언니의 전화를 받고 하겠다고 했죠.(②편에 계속) 글,사진_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21 / 조회 12,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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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1’, 이자람?김소진?이승희가 말하다-②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1’은 판소리계를 이끌어 갈 소리꾼 세 사람이 참여한다. ‘이자람’은 판소리 장르의 다양한 방향성을 실험과 시도를 통해 선보여 왔다. 뮤지컬 ‘서편제’부터 ‘아마도 이자람밴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등 한국 소리계에 심상치 않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승희’는 맑고 고운 목소리와 탁월한 발림, 사람 냄새나는 발군의 연기가 돋보이는 소리꾼이다. ‘김소진’은 어린 나이와는 상반된 깊이 있는 소리와 특유의 당당함이 엿보이는 연희자다. 세 명의 소리꾼은 ‘사천가’ 속 전혀 다른 매력으로 즐거움과 감동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1’의 이모저모에 대해 세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세분이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계시지만 연기하는 사람이 다른 만큼 매력도 다를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의 연기에 어떤 매력이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앉아계신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해볼까요? 먼저 이승희 씨가 이자람 씨의 ‘사천가’ 매력을 말씀해 주세요.이승희 : 언니의 매력은 아무래도 ‘오리지널리티’가 아닐까요? ‘사천가’ 자체가 언니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잖아요. 물론 저희도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언니가 더 열렬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어떻게 보면 한발 짝 뒤에서 전수를 받은 거고요. ‘사천가’에 담긴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도 있지만, 언니가 더 깊게 전달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자람 언니는 정말 노련해요. 무대 위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면 저도 저 공연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려요. 자람 언니의 공연을 보면 정말 즐거워요. - 이번에는 이자람 씨가 김소진 씨의 ‘사천가’ 매력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이자람 : 소진이는 지금 고민이 너무 많아요. 이 아이가 스물넷이에요. 제가 ‘사천가’를 처음 만들었던 게 스물여덟이었어요. 그리고 ‘사천가’를 통해 무대 위에서 말을 한다는 것을 배운 것도 스물여덟이었고요. 이 친구는 저보다 4년이나 앞섰고 ‘사천가’를 만난 시점으로 치면 6년을 앞섰어요. 저는 소진이의 앞날이 기대돼요. 정말 굉장한 소리꾼이 될 거에요. 그런데 지금 다른 동료가 자신만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너무 조급해 해요. 저는 소진이를 인정하는 이유가 그 조급한 가운데서도 ‘사천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다 익히고 있어서예요. ‘이승희’에게서 배울 것, ‘이자람’에게서 배울 것 그리고 이 전체에게서 배울 것 하나하나를 자기 알 속에 품고 있어요. 누구에게나 ‘자신의 알’이 있잖아요. 그 알을 깨느냐 마느냐가 사람이 한 꺼풀 벗느냐 마느냐인데 소진이는 잘 해 나가고 있어요. 잘 싸우고 있고요. 승희는 지금 ‘사천가’ 초기와 지금이 달라요. 알 하나가 깨졌고 멋진 도약을 했어요. 소진이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한번 주둥이로 툭툭 쳐 알에 금을 그었거든요. 이 시간이 1, 2년 정도 더 있을 거예요. 어제 연습만 해도 이 친구가 얼마나 성장했고 자기화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어요. 저는 언니로서 이 조급함을 제어해주고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줘야죠. 계속 바라보고 싶은 친구예요. 소진의 ‘사천가’의 매력은 나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의 깊이감이 있는 소리와 함께 이 친구 나이에서만 나올 수 있는 싱그러움이 무대에서 빵빵 터져요. 관객이 ‘우쭈쭈’ 하면서 보게 되는 거죠. 어린 나이지만 어떻게 저렇게 소리를 잘할까 하는 생각이 들 거예요. 또한, 소진이가 뿜어내는 무대 위의 그 재주가 그 몇십 년이라는 소리 연습을 통해 생긴 공력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이자람 씨의 말만 들어도 두 분의 ‘사천가’가 정말 기대가 돼요. 김소진 씨는 이승희 씨의 ‘사천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소진 : 승희언니의 ‘사천가’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소리가 굉장히 맑다는 점이에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국악의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데 승희언니는 그것을 깨고 등장인물의 보편적인 이미지를 살짝 자기화 시켜서 연기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매력적이에요. 모두가 생각하지 못하는 캐릭터가 톡톡 튀어나올 때의 재미가 있어요. 이자람 : 이승희지, 이승희.김소진 : 맞아요.(웃음) 승희언니 공연을 보면 ‘이승희’의 공연이라는 것이 딱 보여요. 그리고 언니가 말을 못한다고 하지만 정말 잘해요. 맑은 음성으로 본인만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이자람 : 승희는 반전의 매력이 있어요. 처음에 나와서 ‘이산 저산~’하고는 대목이 끝나면 ‘안녕하세요, 이승희입니다’하고 툭 던져요. ‘순덕’의 이미지나 비주얼 그리고 ‘이승희’만의 느낌을 무대 안에서 충분히 살리면서 ‘저 친구가 저런 면도 있네?’라고 관객에게 계속 발견하는 재미를 줘요. 판소리 공연에서 기대할 수 있는 그 외의 것들을 얹어주는 것 같아요. 승희 ‘사천가’는 그래서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인간이 가진 매력에 더해 그 매력을 가진 ‘이승희’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고 깨닫게 하는 반전의 매력까지요.- 출연하는 소리꾼에 따라 작품의 매력도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작품 자체의 매력도 있잖아요. 이러한 점을 유심히 본다면 관객이 ‘사천가’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점에 대해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이승희 : 지금은 판소리가 옛날 음악이지만 그 당시에는 유행가처럼 불렸던 소리잖아요. 현재를 담고 있는 거죠. ‘사천가’도 소리꾼의 재간이 볼만하겠지만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이야기거든요. 이야기에 더 집중해서 이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는지를 더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이자람 : 저는 이번 2011년 사천가에 한해서는 김소진과 이승희의 ‘사천가’를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사천가’가 큰 호응을 얻었던 이유는 ‘대한민국에 이런 소리꾼이 있어서 놀라워’가 아니라 ‘한국에는 이런 소리꾼이 이렇게 많아?’였어요. 그런 질문을 많이 받거든요. 민족주의는 아니지만 판소리라는 장르가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생각해요. 이번 공연에서는 대한민국에 이렇게 훌륭한 연희자들이 있다는 것을 관객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 친구는 어떤 순덕이고, 세상에 대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들의 놀라운 테크닉과 매력, 그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보낸 시간을 확인하셨으면 합니다.김소진 : 전통 판소리는 그 당시의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사천가’는 지금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사천가’에서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부분은 순덕의 감정변화예요. 작품의 핵심이자 굉장히 명확하게 나타나는 부분이에요. 순덕의 변화나 감정만 관객분들이 잘 보셔도 본인의 이야기, 나도 느껴봤던 것들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사천가’가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얻고 왔잖아요. 해외 관객이 얼마나 이 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들어요. 직접 겪어보신 해외 관객의 반응은 어땠나요?김소진 : 저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어요. 자막처리를 한다 해도 얼마나 잘 이해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외국 관객들이 정말 잘 이해하세요. 오히려 더 솔직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와요. 우리 판소리의 발성법에 대해서도 놀라워하고 좋아해요. 이런 연기를 혼자서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또 한번 놀라고요. 이자람 : 제가 외국공연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들이 판소리라는 장르의 테크닉을 아프리카의 원주민 춤을 보듯이 신기해하며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한 테크닉으로 여성의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정말 많이 받아요. 어떤 프랑스 여자 관객은 “작품 속의 문제는 지구 끝 마그마서부터 오는 문제다. 이것을 당신이 표면에 올려 이야기해줘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그 자존심 높다는 프랑스 여자들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사천가’를 해외에서 반기는 이유는 그게 해외든, 서울이든, 부산이든 우리가 살고 있는 이야기고 그들이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도 ‘사천가’가 담고 있는 ‘세상살이’에 대한 이야기가 참 깊이 있게 다가오더라고요. 이승희 씨는 ‘사천가’의 어떤 대목이 가장 감동적이라고 생각하세요?이승희 : 좋은 장면이 정말 많아요. 제가 관객으로서 두 분의 공연을 볼 때 감동을 느끼는 대목은 순덕이가 아기를 지키려는 마음이 가득 담긴 장면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아요. 뱃속에 아이가 생겼다는 것이 기뻐서 자장가를 불러주는 대목인데 주변 상황을 생각하니 암담한 거죠. 하지만 ‘나는 널 지켜주겠어’라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이 보는 관객에게 가장 하이라이트고 명장면이에요.- 마지막으로 ‘사천가’가 이루어낸 성과에 대한 질문을 드릴게요. 세분이 판소리 ‘사천가’가 국악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이승희 : ‘사천가’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창작판소리는 계속하고 있었어요. 여러 사람이 한 작품에 참여하는 방식으로요. 그런데 ‘사천가’는 혼자 하잖아요.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 등장인물로 왔다갔다하면서요. ‘사천가’는 혼자서 서서 소리하는 판소리의 전통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모습을 보고 소리하는 사람들이 ‘혼자서 왜 못해, 나도 창작판소리를 할 수 있어’라는 생각과 노력을 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우리 현재의 이야기를 가지고요. ‘사천가’가 판소리의 새로운 롤모델이 된 것 같아요. 김소진 : ‘사천가’는 현대의 내용을 담고 있잖아요. 저는 이게 가장 큰 성과 같아요. 지금 이 시대 이야기를 담아서 잘 만들었고 그래서 인정을 받은 것이요. 저는 ‘사천가’가 전통 판소리 오대가처럼 현대판 오대가가 되지 않을까 해요. 작품의 내용이 요즘 사람들이 가장 크게 공감하는 이야기거든요. 이렇게까지 공감이 잘되고 완성도 있는 작품이 있을까 해요. ‘사천가’를 통해 판소리계도 큰 파장이 왔대요. 현대 판소리가 전수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 저희가 자람언니에게 배워서 전수받고 있잖아요. 판소리계도 그런 부분을 크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의 ‘사천가’는 현대 판소리의 시발점이 되는 것 같아요.이자람 : ‘사천가’의 가장 큰 성과는 ‘관객’이에요. 국악계에도 물론 영향을 미칠 거예요. 좋은 모델을 제시해 주는 거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관객이 사라진다면 그 장르는 죽어버려요. 판소리는 관객을 잃어가고 있던 시점이었거든요. 그런데 ‘사천가’는 판소리라는 장르로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이기 시작했어요. ‘사천가’를 만났던 사람들이 ‘억척가’를 보러 오고, ‘허세가’를 보러오기도 하거든요. 내적 성과를 말하기 전에 관객이 성장하고 있고, 생겨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완창 공연까지 오고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지금 시대에 판소리 관객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사천가’가 가장 잘하고 있는 일이고 앞으로도 다른 소리꾼들에게 힘이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글,사진_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21 / 조회 1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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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오픈리허설 현장속으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가 10월 10일 오후 5시 국립극단에서 오픈리허설을 열었다. 이번 오픈 리허설은 ‘이자람, 이승희, 김소진’의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연습 현장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남인우’ 연출가는 직접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며 열정적인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연습을 시작한 ‘김소진’은 스물넷이라는 어린 나이를 잊게 할 만큼 깊은 소리로 좌중을 압도했다. 연습 내내 밝은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장내의 분위기를 밝게 했다. ‘이승희’는 차분한 외모와는 다르게 세심한 요소들을 살려 소리와 연기를 동시에 시원하게 소화했다. 맑고 고운 목소리와는 상반된 묵직하고 구성진 연기를 선보였다. ‘이자람’은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의 초연 무대부터 섰던 경력만큼 파괴력 있는 연기와 소리를 풀어냈다. 세 명의 소리꾼 중 가장 맏언니인 만큼 연습을 내내 후배 소리꾼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올해로 5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한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작품은 판소리와 마임, 막간극, 타악을 결합해 만든 새로운 형식의 국악 공연이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적인 서사극 ‘사천의 선인’을 바탕으로 창작됐다. 작품은 장소를 대한민국 ‘사천’으로 옮겨 뚱뚱한 처녀 ‘순덕’이 말하는 ‘착하게 살기 어려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고전과 현대를 넘어서는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오는 10월 20일부터 10월 30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11 / 조회 1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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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it] 꿋꿋이 제 길 걸어온 소리꾼의 얼굴, 이자람의 ‘사천가’
한 여자가 웃고 있다. 누군가를 유혹하는 듯 혹은 부끄러운 듯도 하다. 사근사근한 소녀 같기도 하고, 삶의 깊이를 이해한 성숙한 여인 같기도 하다. 턱을 살포시 가린 부채에서는 도도함도 엿보인다. 목 전체를 감싼 옷에서는 정숙함이 풍겨 나온다. 포스터 속 웃고 있는 이 묘령의 여인, 누굴까. 포스터 속의 여인은 소리꾼 ‘이자람’이다. ‘이자람’은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를 5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국내 관객에게 7번째로 선보이는 무대다.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의 공연을 통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천가’는 프랑스의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공연 중 기립 박수를 받기도 하고, 전석 매진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포스터에는 ‘사천가’ 앞에 붙은 ‘판소리 브레히트’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판소리’는 그렇다 하더라도 ‘브레히트’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사천가’는 20세기 서양 연극사를 대표하는 희곡작가 연출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인 ‘사천의 선인’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제목의 ‘브레히트’는 작가의 원작의 작가 이름을 딴 것이다. 포스터의 지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보면 ‘판소리’라는 단어에서 자동으로 연상되는 ‘한복’이 보이지 않는다. 목 끝까지 채워진 옷깃이 현대적이면서 서양적인 느낌을 드러낸다. ‘사천가’는 21세기 한국적 상황에 맞춰 재구성된 작품이다. 뚱뚱한 백수 처녀 ‘순덕’의 이야기를 담는다. 사천이라는 도시에 수상한 세 명의 신이 찾아온다. 이들은 착한 사람을 찾아 헤매다 뚱뚱한 여자 ‘순덕’의 선함에 감동해 돈을 주고 떠난다. ‘순덕’은 그 돈으로 분식집을 차린다. 하지만 온갖 사람들이 몰려와 그녀를 못살게 굴고 파산 직전에 처하자 ‘사촌오빠’로 변장해 냉정하게 그들을 몰아낸다. 겨우 안정을 찾은 ‘순덕’은 불우한 이웃들을 도우며 살려 한다. 하지만 몰려드는 거지들 때문에 계속해서 악독한 ‘사촌오빠’로 변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사천가’는 돈이 최고인 세상에서 착하게 살기 어려운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사천가’는 하나의 장르로 규정짓기 어려운 작품이다. 한 사람의 소리꾼이 극을 이끌어 가는 ‘판소리’와 마임을 섞은 ‘막간극’, ‘타악’을 결합했다. 원작과는 또 다른 색깔로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새로운 개념의 공연이다. 이 공연은 포스터의 오른쪽 상단에 표기된 ‘판소리 만들기 자’라는 단체가 제작했다. ‘판소리 만들기 자’는 작품의 대본과 소리도 만들었다. 또한, ‘사천가’에는 한국 국악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젊은 소리꾼 ‘이자람’과 ‘사천가’, ‘억척가’로 세계적인 호평을 얻은 연출가 ‘남인우’가 함께한다. 이번 공연에는 ‘사천가’의 공연을 가장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최고의 소리꾼들이 함께한다. ‘이자람’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방위적 예술가다. 그는 소리꾼, 작, 작창, 음악 감독과 함께 뮤지컬 ‘서편제’의 무대에 서며 배우로서의 도전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포스터의 아래쪽으로는 출연진의 이름이 보인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또 다른 소리꾼 ‘이승희’와 ‘김소진’, 작품을 빛내줄 ‘오대석, 오유진, 이윤재, 장혁조, 이향하’ 등의 이름이 함께 자리 잡았다. ‘이승희’와 ‘김소진’은 풍부한 경력의 소리꾼들이다. ‘이승희’는 올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오프 ‘사천가’에서 소리꾼으로 활약했다. 가늘고 풍성한 고음으로 부채의 발림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김소진’은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오프 ‘사천가’와 2009, 2010년에서도 ‘사천가’의 소리꾼으로 참여했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나이답지 않은 노련미로 관객에게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10월 20일부터 10월 30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28 / 조회 9,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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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2011 <사천가> 공연
판소리 공연의 편견을 깬 판소리극 이자람의 가 다시 한 번 찾아온다. 는 2007년 초연 이후 꾸준히 재공연 무대에 오르며 시카고, 뉴욕 APAP 마켓 초청 공연, 프랑스 리옹 국립극장, 파리 시립극장 공연, 폴란드 콘탁 국제연극제 최고의 여배우상 수상의 쾌거를 거뒀었다. 브레히트 희곡 ‘사천의 선인’을 원안으로 21세기 한국적 상황에 맞춰 재구성 뚱뚱한 백수 처녀 ‘순덕’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외모지상주의, 청년실업, 학력지상주의, 돈과 권력에 흔들리는 2011년 대한민국의 세태를 꼬집는 판소리극 2011 에는 작, 작창으로 참여한 이자람과 이승희, 김소진이 소리꾼으로 참여하고 이윤재, 오대석, 오유진 등이 출연한다. 2011 는 오는 10월 20일부터 30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9.27 / 조회 10,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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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갈라쇼 <노래하는 이자람, 그녀의 판소리> 개최
를 선보였던 이자람이 오는 9월, 라는 제목의 판소리 갈라쇼를 개최한다. 지난 2007년 대본, 작창, 음악감독, 소리 등 1인 다역으로 활약했던 , 2011년 를 전석매진 시키며 판소리의 새로운 공연을 제시한 이자람은 이번 판소리 갈라쇼를 통해 판소리의 새로운 매력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열한 살 때 은희진 선생의 첫 번째 제자로 발탁, 국악 고등학교 재학 시절 4시간에 걸쳐 판소리 심청가를 완창한 이자람은 19살 때 8시간 동안 춘향가를 완창해 최연소, 최장기 판소리 완창으로 세계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국악 뮤지컬 집단 ‘타루’에서 세상과 소통하는 판소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예술가, 이자람이 선보이는 는 오는 9월 16일 올림픽공원 88호수 수변무대에서 열린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8.22 / 조회 1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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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척가> 그 무엇도 진보한 놀라운 감격
판이 커졌다. 공간의 의미가 아니다. 무대를 향한 호흡은 담대했고, 시야는 넓어졌다. 오밀 조밀 맛있는 재미에 더하여 파도가 일고 폭풍이 몰아쳤다. 거대한 소용돌이 끝에는 커다란 한숨을 파안대소로 받아치는 해학의 맛이 꿈틀거리며 살아 숨쉬었다. 는 이자람과 판소리 모두 이전의 어떤 모습보다 진보했음을 보여주는 무대다.
커다란 달구지를 끌고 전쟁터를 누비며 버려진 잡동사니들을 줍거나 사들여 되파는 전쟁상인 억척네, 성이 다른 세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그녀의 삶을 가 담아 낸다. 브레히트의 희곡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을 원작으로 하나, 이야기의 뼈대만 가지고 왔을 뿐 표정도 의미도 다르다.
뚜렷한 이념이나 투철한 자기 의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그저 착하고 정직하게 살고자 하는 한 사람, 꽃 다운 열 여섯에 시집 온 김순종이 김안나, 억척네로 이름을 바꿔 다는 과정에서 우리들이 목격하는 그녀의 가치 파멸과 몰락. 불우한 시대가 낳은 기구한 개인사로 끝날 법한 이야기가 시공을 막론하고 생을 사는 인간 전체의 숙명으로 투영되고 있음에 는 개성 넘치는 창작극으로 새롭게 서고 있다.
주어진 생을 살아내고 있는 본능 이전의 본능, 의지 이전의 의지. 쉬이 형용할 수 없는 생명, 인간, 삶의 관계가 이자람의 몸짓과 소리로 그려진다. 전작인 가 매 장면 인물변신과 소소한 반전의 재미가 일품이었다면, 에서는 커다란 그림을 관통하는 선 굵은 전개가 돋보인다.
전쟁통에 자식들을 차례로 잃고, 벼랑 끝에 몰려 구슬프고도 오싹하게 절규하는 억척이의 울음에 소름이 끼친다. 그러다 암전 후 어느새 눈물을 닦아낸 그녀가 “그러지 않습니까?”하고 되물을 때 오그라든 마음이 순식간에 풀리니, 이자람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아는 사람임이 확실하다.
북, 장구, 드럼, 베이스, 퍼커션 등 국악과 양악이 어울려 음악을 만들어 흥을 돋구고 긴장을 더한다. 경계를 허문 이 모든 조화는 이야기, 배역, 작품, 작품이 나아가는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판소리가 아닌 막내 딸 추선이의 노래가 아름답게 기억되고 있는 것도 그 한 예이다.
올해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에서 첫 선을 보여 LG아트센터에서 6일간 서울 공연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미 전석 매진이다. 벅찬 감동을 주는 잘 만들어진 작품에 기립 박수를 칠 수 있는 기쁨은 관객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 특권을 누릴 수 없는 사람들에게 씁쓸한 위로를 건내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1.06.16 / 조회 8,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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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대충하지 않았다는 뿌듯함, <억척가> 이자람
빠른 질주는 바람의 흔적을 남기고, 또박또박 디뎌 걷는 걸음은 묵직한 발자국을 새긴다. 세상의 상대적인 눈빛에 혼란스러울 스스로를 다잡고 쉽게 질주하지 않겠다는 다짐. 소리꾼 이자람은 이것이 맞는 것 아니겠냐고, 나지막이 이야기 한다. 는 그녀 스스로의 믿음이 낳은 또 하나의 보물이 될 것 같다. 해 볼만 하다는 느낌, 이것뿐이었다. 에 이어 다시 브레히트 원작의 작품이다.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이하 ‘억척어멈…’)을 읽고 “괜찮다!”라고 했을 때 연출이 엄청 반대를 했다. 의도치 않았지만 또 브레히트 작품이고, 사람들이 또 왜 브레히트와 판소리냐고 물어볼 테니까.(웃음) 그런 후 2년 동안 고대 희극부터, 셰익스피어 작품 등 스터디를 했는데 결국 브레히트로 돌아왔다. 브레히트를 선택한 게 아니라 그가 쓴 이야기가 필요했다. 그 이야기만큼 내가 우리의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낼 수 있는 좋은 뼈대가 없었고 해 볼만하다는 느낌이 오는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2008년 업그레이드가 끝났을 때 고민하기 시작했다.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을 들었다 놓은 게 2009년이고, 그 때부터 스터디를 엄청나게 했다. 희곡 공부를 하다가 결국 억척가를 다시 잡은 게 2010년 11월이다. 일단 부담이 너무 컸고, 머리로는 부담을 떨쳐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본능이나 마음이 머리를 따라가는 데엔 밟아야 될 시간이 꼭 있지 않느냐. 그 시간을 겪고 난 후 11월 쯤에는 해야겠다고 밀어 붙인 것이다. ‘억척어멈…’ 과 같은 메시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가, 아니면 정해진 것 없이 마음에 닿는 이야기를 찾았던 것인가. 사실 하고 싶은 소재는 다른 것이었다. 그 소재에서 이야기를 발전시키려다 보니 계속 뜬구름을 잡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나의 이야기를 하려는 건데 중심을 이야기 하는 곁가지가 중심보다 더 중요해져 있었다. 그걸 다시 부수면서 깨달은 건, 내가 당시 명확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다, 였다. 그렇다면 내가 뭘 하고 싶은가, 내가 보고 싶은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보고 싶은 공연이란 시원한 거, 나 대신 누구 욕도 해주고 울어줬으면 좋겠고, 봤을 때 가슴이 막 어쩔 줄을 모르겠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주변을 돌아보니 사건 사고가 너무나 많고, 그 일들 속에서 다들 자잘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았다. 그걸 관통하는 것이 곧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일 터이고. 인터넷에 ‘억척’을 검색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이렇게 억척스럽게 산다는 것에 대해 푸념을 하고 있었다. 다시 ‘억척어멈…’의 희곡을 든 이유는 결국 ‘억척’이라는 단어 하나 때문이었다. 에서 ‘억척’이 특정한 의미를 지니는가? ‘억척’에 대한 태도를 긍정하거나 부정하거나 어떤 가치판단을 내리려는 건 절대 아니다. 그저 그렇게 살고 있는 우리 모습들, 모순들,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누구나 어떤 부분에서 ‘내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느냐. 그것에 대한 통쾌함, 위로를 하고 싶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사실 처음엔 그저 끌려서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연출도 제목이 마음에 드니 해보자! 한 것이고.(웃음) 희곡의 배경은 유럽 전쟁이나 는 중국을 무대로 했다. 당연히 처음엔 한국 전쟁을 찾아봤다. 조사를 하다 보니, 6.25는 아직 우리에게 너무나 가까운 과거인 걸 깨달았다. 그 때를 겪은 살아계시는 분들에겐 너무 아팠고, 나라를 잃을 뻔 했고, 안전한 삶에 대한 갈망이 컸던 현재의 일이었다. 전쟁에서 벌어진 이권 다툼들, 일본, 중국, 미국 사이의 우리나라가 여전히 불쌍했다.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고 그 잔재가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하면 마치 원자핵 중앙을 잘못 건드려 방사능만 맞게 되는, 그런 선택이 될 것 같았다. 결국 전쟁을 겪어 보지 않은 나에게 모든 전쟁은 허구인데, 가장 자신있게 엮을 수 있는 허구가 적벽가 속의 삼국 전쟁이었다. 적벽가를 5년간 배우고 연습하고 완창하면서 인물들을 뛰어 놀게 했던 전쟁터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중국을 배경으로 하게 되었다. 가 뚜렷한 인간 군상에 대한 충돌이었다면, 는 상황 속에 놓인 인물의 이야기 같다. 억척어멈에게 느낀 건, 살아남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교육시켰을 때 결과적으로 나타나는 행동패턴이다. 달구지를 지켜야 하고 삶의 터전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 아들의 목숨보다 달구지, 이런 선택을 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선택 가치가 잘못되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보험금 때문에 가족을 죽인다든가, 먹고 사는데 취하는 선택들, 중요 가치들의 우선순위가 엉키지 않았는가. 는 가치의 우선순위가 엉켰을 때 초래하는 가장 큰 비극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억척 어멈은 뒤엉킨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사람다운 가치로 매겨보자, 그렇게 살아보자, 하면서 극이 끝난다. 그렇기 때문에 는 ‘억척어멈…’과는 다르다. 대충하지 않았다는 뿌듯함, 이런 삶이 좋다.직접 이야기도 쓰고 작창도 하고 배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모든 작업이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 같다. 대본 쓸 때는 정말 드라마에 집중해서 딱 대본만 쓰고, 작창가로 대본을 앞에 둘 때는 또 다른 시간이다. 동시에 진행되지 않는다. 작창이 다 나온 후엔 배우 모드로 돌입한다. 그 때 그 때 집중해야 하는 게 다르다. 그래서 한 6개월 정도는 만 하는 셈이다. 작품 하나 나오는 게 너무나 힘들지만, 이런 삶이 좋은 것 같다. 작품을 낳아 놨을 때 어떤 뿌듯함이나 대견함, 떳떳함이 있다. 대충하지 않았다, 계속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 이렇게 키울 것이다, 하는 것들이 다 갖춰졌을 때 부끄럽지 않다는 그런 마음들. 이제는 우리의 가치를 우리가 알아주자, 하는 다짐도 있다. 판소리가 너무 척박한 장르로 인식되어 있어 가 자리를 잡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계속 그 싸움이었다. 내가 평생을 갈고 닦은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무엇과 견주어도 자신 있고 부끄럽지 않다는 것. LG아트센터의 초대권 없는 정책이 너무나 좋다. 물론 가족들이나 보여드리고 싶은 분의 티켓을 내가 직접 사야 하지만(웃음) 내 공연이라도 직접 공연 티켓 사는 게 나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열심히 만들었고, 그렇게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는 해외공연도 많이 했다. 올해도 아비뇽에 가고 폴란드의 한 페스티벌과 협의 중이다. 최근 리용 공연은 셋업 기간이 거의 일주일로 너무 충분했고, 극장에서 연습하고 무대에 올라가니 정말 작품의 힘이 달랐다. 관객도 최고였고, 극장도 최고였고. 해외공연이 다 좋다고는 할 수 없다. 때론 소모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해외든 한국이든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공연, 충분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곳에서 공연하는 게 건강한 순환인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어디에 서야 될지, 서지 말아야 할지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하다. 스스로 무대에 서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관객이나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이 공연을 해치우면 되는 거, 공연을 올리기만 하면 되는 거, 그런 무대는 가지 않는다. 그런 경우는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하면 되니까. 공연을 잘 올리고 싶은 극장, 잘 해보고 싶은 관계자들, 이 공연이 보고 싶은 관객들이 일 순위가 된다. 그래서 나의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의 퀄리티를 지키고 있다면, 이 고집이 타당하다면, 아주 조금씩 변화가 생길 수 있을 테니까. 는 나에게 굉장히 달콤한 콘텐츠였다 지난 해 뮤지컬 를 했다.(그녀는 작곡과 주인공 송화 역을 동시에 맡았으며,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여우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경험이었다. 이지나라는, 나의 가치를 알아주고 존중해주고 끝까지 믿어준 그런 예술가를 만난 것도 큰 기쁨이고, 그리고 더 많은 대중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었고. 는 나에게 굉장히 달콤한 콘텐츠였다. 그런데 달콤하면 독이 된다. 난 나의 갈길 가야 한다. 그런데 가장 달콤한 게 뭔지 아는가? 무대에 살아 있는 배우와 함께 있다는 것이다. 진짜 행복했었다. 특히 서범석 같은 배우는 무대에서 주고 받는 것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른다. 무대에서 받아주고 받은 만큼 또 준다. 난 그걸 또 받아먹고. 그 맛있음을 아니까 인간적으로도 서로 아끼게 되고. 이런 관계를 맺는 게 너무너무 좋았다. 난 진짜 범석 아저씨 너무 좋다.(웃음) 제작하면서 고생이 많았다고 하던데. 정말 고생 많이 했다. 나는 판소리를 좋아하고 그것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지만, 그걸 몰라주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고. 또 정말 잘나간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뮤지컬을 만드는데 망할까 봐 다들 발을 동동 구르고.(웃음) 그 분들은 나보다 뮤지컬에서 타협할 게 더 많을 거 아니겠는가, 그 타협의 과정에서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그런 것들이 정말 많았다. 고생이란 결국 두려움과 싸우는 것이다. 너무 큰 두려움과 싸운 것 같다. 앞으로 다른 뮤지컬 참여 계획은 있는가? 내가 꼭 필요한 자리라면, 나의 필요조건이 맞으면 갈 테지만, 잘 모르겠다. 나는 이미 내 삶에서 내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할 테고. 중간에 뮤지컬로든 영화로든 여행은 다닐 수 있겠지만. 그런데 내 본능과 마음과 이성이 다 허락할 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달콤함과 스스로 생각하는 가치가 부딪칠 때, 많이 싸우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로서 그 달콤함까지 채우고 싶은 것이다. 그게 올바른 선택이라 생각한다. 별명이 무엇인가? 연출님이 ‘이잘난’이라고.(웃음) “에라이 이 잘난아, 너 잘났다”(웃음) 내가 굉장히 솔직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채찍질만은 엄격하다. 자칫하면 너무 난삽해지기 때문이다. 정신을 안 차리면 내가 누구인지도 모를 테고, 지금 내가 여기에서 뭘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는 게 삶에 언제나 필요한 것 같다. 이자람밴드 공연 계획도 궁금하다. 할 때 만난 이영미 언니 때문에(웃음) 7월 3일에 구로아트락페스티발에서 한 꼭지 하게 되었다. 언니랑 범석 오빠랑 제일 친하다. 같이 밥도 먹으러 가고 그런다. 멋지다는 말, 많이 들을 것 같다. 그렇다. 이렇게 말하니 나 되게 재수 없네.(웃음) 멋지려고 노력한다. 내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말 멋지기 때문에,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예를 들면?) 지금 생각나는 사람 말하면 되게 웃을 텐데, ‘최고의 사랑’ 독고진?(웃음) 사실 를 하고 얼마나 내가 유명해졌고 더 컸는지, 그런 건 잘 모른다. LG아트센터에서 를 한다고 하니 사람들이 내게 승승장구 한다는 말도 하시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내 삶은 변한 게 없는 데 사람들이 날 그렇게 느끼는구나, 싶어 참 신기하다. 보통 나 를 통해 달리는 나의 삶의 속도가 40km라면, 는 120km를 밟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달리는 속도는 40km가 맞는 것 같다. 괜한 스피드에 내 욕심과 욕망을 내는 게 올바른지, 별로 멋지지 않은 욕망인지, 이 욕망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되는지를 잘 보려 한다. 굉장히 피곤할 것 같지 않은가?(웃음) 그런데 그렇게 사는 게 맞는 것 같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6.10 / 조회 16,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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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음악과 무대로 한국을 빛내리라, 뮤지컬 ‘서편제’
애절한 목소리와 북소리가 무대를 채우며 관객석에 눈물을 뿌린다. 무대에서는 소리와 북으로 놀던 어린 남매가 수 십 년 뒤 소리와 북으로 만나 통곡하고 있다. 그 소리가 애절하면서도 곱다. 마음이 찌릿하다. 소리를 위해 그녀가 견뎌온 한이 그들을 애처롭게 한다. 눈을 잃어야 했고, 동생을 잃어야 했다. 그 뿐이랴 길에서 인고의 생을 다 버텨야 했고, 슬픔을 다 내뱉으면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기에 목 놓아 울지도 못했다. 그녀는 가녀린 몸 하나로 애처로움을 버텨 고운 소리를 얻었다. 아름답지만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 모순 사이에 송화, 동호 남매와 유봉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청준 원작 ‘서편제’가 뮤지컬 ‘서편제’로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서편제’는 제작초기단계부터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영화 ‘서편제’와의 비교는 물론 한국적 뮤지컬의 탄생 등 여러 이슈를 몰고 다녔다. 동시에 우리 고유의 판소리와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로 대표되는 뮤지컬의 만남이 생소하다는 공연계의 우려와 걱정도 작품은 짊어져야했다. 뮤지컬 ‘서편제’는 조화를 이룬 다양한 음악의 힘으로 이 무게를 넉넉히 견뎠다. 작품의 음악은 윤일상 작곡가와 김문정 음악감독, 국악 아티스트 이자람의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음악은 판소리와 잘 어우러지며 작품에서 중심을 잘 잡았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 위한 조심스러움이 느껴졌지만 강한 개성의 울림은 극을 힘 있게 이끌어 가는데 성공했다. 작품 속 음악은 이야기를 더욱 탄탄하게 해주며 극의 개연성을 만들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뮤지컬 ‘서편제’는 ‘판소리를 소재로 뮤지컬을 만들면 이래야 한다’는 정석을 쓴 듯하다. 영화 ‘서편제’의 빼어난 영상미를 기대했던 관객들은 무대 디자인과 조명의 위엄에 위안을 얻는다. 감탄을 멈출 수가 없다. 회전하는 무대는 액자식 구성의 번잡함을 효과적으로 막았고 길에서 수 십 년을 넘나드는 장면은 실감나는 영상효과로 훌륭히 대체 됐다. 또한 백색으로 일관된 작품의 색감도 뛰어나다. 백색 옷을 벗지 않는 주인공들과 무대의 변하지 않는 백색은 자연스레 우리 민족을 연상시키며 판소리의 황홀함과 어울렸다. 장면에 맞게 변화하는 파스텔 톤의 디자인 조명 역시 백색 색감과 어울려 더욱 빛났다. 단, 한가지. 넘치는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 무대의 세트 이동, 회전, 영상 효과가 너무 자주 이용돼 쉽게 눈이 피로해진 것이 흠이다. 송화가 동호를 뿌리치고 초인적 예술인으로 남기를 결심한 순간, 뮤지컬 ‘서편제’에 담긴 한국 고유의 정서는 극대화된다. 송화가 느낀 소리의 이끌림을 이성과 논리로 설명해 놓으라 하는 건 어리석다. 눈물로 그 과정을 바라보는 관객들의 한숨소리 역시 탄식도 비아냥도 아니다. 그건 단지 ‘한’과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뼈저린 공감이다. 뮤지컬 ‘서편제’가 화려한 쇼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빛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05 / 조회 18,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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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대 위의 열정, 누구와 비교하랴, 뮤지컬 ‘서편제’의 배우 김태훈
올해만 해도 세 편의 뮤지컬에 참여한 배우 김태훈이 이번엔 뮤지컬 ‘서편제’로 무대에 올랐다. 계원예고 재학시절 남경읍의 권유로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다는 그는 꾸준히 공연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예전에 비해 공연을 많이 하는 것은 아니지만, 쉬지 않고 작품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해요. 제가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운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래서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동안 배우 김태훈은 뮤지컬 ‘로미오앤줄리엣’의 머큐시오, ‘대장금’의 조광조 등을 통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눈 높고 날카로운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연기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 꿈을 향한 멈추지 않는 여정 무대 위에서 언제나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 자신의 배역을 사랑할 줄 아는 배우 김태훈이 뮤지컬 ‘서편제’에서 맡은 배역은 동호 역이다. 극 중 동호는 평생 소리를 증오하며 살아가는 미8군 클럽 락커로 자신의 소리를 찾지만, 결국 판소리를 찾아 돌아오는 인물이다. “동호는 유봉으로 인해 엄마가 죽었다고 여기며 아버지의 소리를 증오하고 자신의 길을 찾겠다며 떠나게 되죠. 하지만 그 소리를 떠나지 못하고 돌고 돌다보니 소리에 대한 마음이 너무 커 애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거예요.” 배우 김태훈은 극 중 동호와 비슷한 점이 많다. 어릴 적 우리의 전통문화보다는 서양문화를 더 좋아했고 그것을 즐겨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문화가 있는데 왜 서양문화가 더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예전에는 북 장단, 판소리를 들으면 지루하고 따분한 기분이 들었어요. 지금은 할머니 품 같은 느낌? 순간 할머니 품에 안기면 까칠하고 지푸라기 같은 느낌은 들지만 서서히 빠져드는 따뜻함이 있듯, 판소리 역시 서서히 내 안으로 스며들더라고요. 묘한 기분이죠. 이런 점들이 극 중 동호와 많이 비슷한 것 같아요.” 뮤지컬 ‘서편제’에서 동호를 연기하는 배우는 김태훈과 임태경이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임태경과 같은 배역이지만, 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배우 김태훈은 동호와 혼연일체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평소 제 성격이 활발한 편인데 그 부분을 줄이고 이지나 연출님께서 지도해주신 대로 연기하고 있어요. 되도록 움직임, 시선, 하나하나 절제해가며 연기해야하기 때문에 평소 필요한 말 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죠. 또 쉴 때는 책을 읽으며 정신수양을 했고, 동호처럼 움직이려 공연 때 신는 신발도 매일 신고 다녀요. 그만큼 저는 지금 동호에게 빠져 있답니다.” - 배우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다 본격적인 연습이 들어가기 3주 전부터 북 연습을 시작했다는 그의 손에는 연습의 결과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북이 손에 익숙해져야 하기 때문에 북을 들고 다녔어요. 이렇게 연습하면서 재미난 일도 있었죠. 제가 북을 들고 다니던 때가 월드컵이 한창 열렸던 기간이었어요. 갑자기 시민분이 다가와서 이 북을 치면서 함께 응원하자는 거였어요. 순간 당황했지만 이 북은 응원도구가 아니라고 말씀 드렸어요. 하하. 그리고 북 무게가 10kg 정도 되는데 어깨에 상처도 생겼고, 북을 치면서 왼손은 손바닥이 두꺼워진 느낌? 오른쪽은 굳은살이 생겼어요. 영광의 굳은살이겠죠?”라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뮤지컬 ‘서편제’의 무대에 오르기에 더욱 빛나는 배우 김태훈. 그가 이 작품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은 무엇일까. “많은 장면들이 애착이 많이 가요. 극 중 동호가 돌을 들고 아버지 머리를 내리치려다 실패하고 도망가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이 저한테는 강하게 다가왔어요. 또, 오디션 보는 동호와 아버지가 대립하는 부분에서 ‘난 이 소리가 너무 싫어! 내 소리를 찾아 갈 거야’라고 동호는 절규를 하죠. 그때 아버지는 ‘그래! 너 안에 한이 있다. 제발 소리를 해라!’라고 혼을 내고 그러다 모든 게 다 틀어지는 장면이 제일 힘들면서도 멋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매번 연습할 때마다 소름끼쳤죠. 하나 더 말해도 될까요? 정말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것 같은 장면은 송화가 눈이 먼 장면인데, 이 부분을 보고 있으면 코끝이 찡하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모든 장면이 심금을 울리는 것 같은데요? 하하.”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 사랑하며, 최선을 다하는 그가 무대에서 만날 관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오시기 전 우선 손수건은 꼭 준비해주세요. 공연이 끝났을 때 쯤 ‘잘 준비 했구나’ 싶을 겁니다. 또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온 가족이 함께 보면 더욱 좋은 공연이 될 것 같고, 옛 추억을 회상하며 많이 공감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또 요즘 청소년들은 디지털 사운드에 젖어 우리 소리를 잊고 지내는 것 같아요. 자라나는 청소년들인 만큼 이 작품을 통해 우리의 소리에 대한 자부심도 생겼으면 좋겠고 우리의 것을 좀 더 사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배우 김태훈은 이번 작품이 막이 내리더라도 우리 것을 잊지 않고 북, 판소리를 틈틈이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배우 김태훈은 오늘도 동호에 흡수되어 관객들을 앞에 선다. 뮤지컬 ‘서편제’는 오는 11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newstage@hanmail.net)
2010.08.25 / 조회 1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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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편제> 限 승화한 소리, 세련된 무대로 탄생
동명의 영화와 소설로 잘 알려진 뮤지컬 가 간결한 무대에 한국의 색을 담아 관객 앞에 섰다. 등 라이선스 뮤지컬부터 등 창작뮤지컬을 넘나드는 이지나 연출과 조광화 작가, 그리고 김건모, 이은미, 김범수 등의 노래를 만든 윤일상 작곡가가 모였다는 점에서 개막전부터 관심을 모아온 작품이다. 인생의 한을 가슴속에서 다지고 다져 소리를 완성해 가는 송화와 소리를 위해 송화의 눈을 멀게 하는 아버지 유봉, 그리고 송화를 사랑하지만 다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동호. 세 명의 인생이 ‘판소리’ ‘한’이라는 한국적인 색채 속에서 피고 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국의 정서가 깊이 녹아들었지만 무대는 간결함과 영상으로 세련됨을 강조하고, 노래 역시 판소리 뿐만 아니라 락, 발라드 등이 고루 등장해 소설, 영화과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차지연, 이자람, 민은경이 한과 소리를 가슴에 품은 송화를 연기해 3인3색의 매력을 발산한다. 아버지 유봉 역에는 서범석, JK 김동욱, 홍경수가 맡았으며, 동호역에는 임태경, 김태훈이 열연한다. 뮤지컬 는 8월 14일부터 9월 3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아들에게 소리를 전하고 싶은 아버지(홍경수)와, 소리에서 도망치는 아들(김태훈) 폭포수 아래, 고통속에서 소리를 연마하는 송화(민은경) "한이 있어야 소리도 나온다" "저에게 무슨 짓을 하신 건가요" (이자람) "요즘 판소리를 찾은 사람이 없단 거 잘 알잖아요"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차지연, 임태경) 소리를 떠나 락가수가 된 동호(임태경) 한을 심어주고 떠나는 아버지(서범석)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8.20 / 조회 1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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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화, 이젠 뮤지컬! <서편제> 기자간담회 현장
“어차피 누가 하긴 할 텐데, 그럼 망할 것 같아서 조광화 작가를 설득하고 나섰죠.” 처음엔 공연 제의를 거절했다는 이지나 연출의 말이다. “100% 있는 그대로 말씀 드리는 것”이라며 말을 이어가던 이 연출은 “창작은 무조건 하려는 생각이었지만, 서편제 자체로 각인되어 있는 이미지와 무게감이 요즘 관객들의 기호와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고사 이유를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만 구현할 수 있는 존재가치를 생각하며 보람과 확신으로 작업했다”는 뮤지컬 가 8월 14일 공연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고 이청준 작가의 소설과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 이어 뮤지컬로 재탄생 하는 는 조광화 작가와 이지나 연출이 총 지휘를 했다. “일반 뮤지컬 스타일의 노래 뿐 아니라 우리 소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이 겁을 낸 것으로 안다”고 말한 이 연출은 “흥행 부담은 있지만, 소위 엄청난 티켓파워를 가진 스타들이 안 한다고 해 줘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며 “진정한 스타 배우들이 캐스팅 되었다고 생각한다”며 배우들에 대한 강한 믿음을 나타내었다. 조광화 작가와 이지나 연출(왼쪽부터)조광화 작가는 영화와의 차이점에 대해서 “작품의 중심이 송화가 아닌 동호”라고 밝힌다. “50년대부터 7, 80년대 까지 국내 무차별 서양음악이 들어오던 한국의 모습을 배경으로, 미군 클럽에서 서양음악을 하며 아비에게 반발하지만 결국 자신 근원의 소리를 따라 돌아오는 동호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과거엔 전통연희에 공연계의 관심이 컸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뮤지컬 는 김범수의 ‘보고 싶다’,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 등 국내 다수의 히트 가요를 작곡한 작곡가 윤일상과 소리꾼 이자람이 함께 작곡을 맡았다. 이번이 첫 뮤지컬 작업인 윤일상은 “20년간 대중음악을 하면서도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곡을 쓴 적이 없었다”며 “스스로도 어떤 곡이 나올까 기대를 많이 하게 한 작품으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자람, 윤일상, 김문정“네가 생각하고 있는 전통을 마음껏 보여주라고 해서 본능에 충실했다”는 이자람의 말에 김문정 음악감독은 “서양음악과 국악을 억지로 섞는 건 시도도 안했다”고 덧붙였다. “판소리는 그 자체로 존재하며, 주변 캐릭터와 메시지는 우리에게 익숙한 서양 음악으로도 표현될 것입니다. 두 장르의 음악이 그대로 충실히 존재감을 갖고, 이야기와 캐릭터에 맞게 잘 나타날 수 있도록 의도했습니다. 창을 하며 윤일상 작곡가님의 음악이 깔리기도 그 반대가 되기도 하는 장면이 있으나 그 어울림 속에서 묘한 음악적 흥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소리꾼 아버지를 둔 동호와 송화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은 뮤지컬 에서 아버지 유봉 역은 서범석, 홍경수, JK김동욱이 맡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외길을 가는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과 달라 충격을 받았다”는 서범석은 “고집스럽고도 외로운 인물들이 현대인에게 어떤 느낌을 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적이고 서민적일 것 같은데 더 섹시하고 강인한 모습의 유봉”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서범석에 대해 함께 유봉 역을 맡은 홍경수가 부연 설명에 나섰다. “JK김동욱씨는 딱 봐도 강하고 권위적일 듯 하고, 서범석씨는 자상하나 아주 매서운 유봉의 모습이 아닐까요. 저는 말도 많이 없는, 자신의 꿈을 못 이뤘을 때 자식들에게 그걸 바라게 되는 평범하지만 고집 센 아버지의 상을 보여주게 될 것 같은데요?” 이자람은 국악작곡과 함께 배우로 누이 송화 역에 나선다. 그녀가 “나와 다른 외모가 매력적이어서 반해버렸다”는 차지연이 함께 송화 역을 맡는다. 또한 아들 동호 역은 임태경과 김태훈의 몫이다. “최근 노래하는 임태경의 소리가 변해가는 것을 느껴, 그 소리를 찾을 때까지 작품을 하지 않으려 했다”는 임태경은 “자신의 소리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이 지금의 나의 모습과 같아 별 다른 인물 분석 없이 그대로 동호에 동화되었다”고 말했다. 차지연, 이자람 "서로 다른 매력의 송화 기대하세요"JK 김동욱, 서범석, 홍경수. "천재를 둔 아비들입니다""뮤지컬 화이팅!"동호 어머니 역에 이영미와 채유리를 비롯, 35명의 어린이 합창단이 함께하는 뮤지컬 는 오는 8월 14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주)피앤피컴퍼니 제공
2010.07.28 / 조회 1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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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경, <서편제> 소리꾼 아버지와 대립하는 록커 아들로
팝페라 테너이자 뮤지컬 배우로 왕성히 활동 중인 임태경이 오는 8월 14일 개막하는 뮤지컬 에 합류한다. 동명의 소설과 영화로 큰 사랑을 받았으며 곧 뮤지컬로 재탄생되는 에서, 임태경은 김태훈과 함께 소리꾼 아버지를 둔 록커 동호 역을 맡아, 소용돌이치는 시대와 사랑의 굴곡 속의 한 인물을 표현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27일 서울시청 앞 특설무대에서는 소리군 딸 역의 이자람, 차지연, 아버지 유봉 역의 서범석, 홍경수, JK김동욱, 그리고 아들 동호 역의 임태경, 김태훈 등의 배우들이 함께 하는 미니콘서트가 열린다. 저녁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주요 뮤지컬 넘버 소개와 인터뷰 시간으로 꾸며질 콘서트는 시민들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뮤지컬 는 8월 14일부터 11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와이트리미디어 제공
2010.07.20 / 조회 2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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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게 뭉쳤다! 토종뮤지컬 <서편제>, 8월 개막
대형라이선스뮤지컬에 맞선 토종뮤지컬 가 오는 8월, 출격준비를 앞두고 있다. 故이청준작가의 대표작 ‘서편제’를 원작으로, 영화 ‘서편제’(임권택 감독, 1993년)로도 제작된 바 있는 뮤지컬 에는 국내 뮤지컬, 음악계를 대표하는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한다. 뮤지컬의 이지나 연출, 의 조광화 작가, , 의 김문정 음악감독을 비롯해 ‘보고싶다’, ‘애인있어요’의 윤일상 작곡가, 천재 소리꾼 이자람 등이 한국인의 정서와 예술에 대한 집념을 표현할 예정이다. 뮤지컬 의 한 관계자는 “대극장용으로 준비했던 뮤지컬이었지만, 해외 대형 뮤지컬에 밀려 중극장 무대에 서게됐다”고 밝히며 “관객과의 간극이 작은 중극장에서 만나게 되는 에서는 완벽한 댄스와 아름다운 소리를 온전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7월 27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제작발표회를 통해 주요 뮤지컬 넘버를 공개하는 는 오는 8월 서울공연을 시작으로 일본 등의 해외공연 무대에도 오를 예정이다. 이자람, 차지연, 서범석, JK김동욱 등이 출연하는 뮤지컬 는 오는 8월 14일부터 11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07.14 / 조회 18,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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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가> 브레히트와 판소리의 만남, “착하게 살면 복 받나?”
2007년 초연 이후 올해로 4년 째 의 롱런이 이어진다. 지난 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브레히트와 판소리가 만난 이 시작되었다. 한 사람의 작창자가 여러 인물로 분하며 북, 장구, 베이스 등이 어울러지는 라이브음악에 맞춰 가락을 풀어내는 이 작품은,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오늘날 한국 상황에 맞춰 재구성했다. 뚱뚱한 백수 처녀 순덕이 세상사에 부딪히면서, 과연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말이 유효한가에 물음표를 던진다. 소리꾼이자 아마도이자람밴드의 리더 등 다방면에서 왕성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를 쓰고 작창자로 나서기도 하는 이자람은 “판소리 하면 전통이라는 것만 떠올리게 되어 창작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면서 “판소리는 하나의 장르이며 창작을 통해 양적, 질적 팽창을 하다 보면 ‘사천가’ 역시 시간이 흐른 뒤엔 전통 판소리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처음엔 이런 작품이 과연 가능할까 갸우뚱했다”는 남인우 연출은 “사천가가 다른 소리꾼에게도 불려질 수 있는, 판소리의 한 마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워본다”고 덧붙였다. 올 5월 폴란드 콘탁 국제연극제에서 최고 최고배우상(이자람)을 수상하기도 한 이 작품은 오는 11일까지 이자람, 이승희, 김소진 등 세 명의 소리꾼이 번갈아 국내 무대를 채운 후 9월에는 미국 워싱턴, 내년 프랑스 파리 공연 등 해외 공연을 비롯하여 전주와 대구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공연장면 순덕(이승희), 착한 그녀는 이 세상에서 잘 살 수 있을까.사랑에 울고 돈에 속은 순덕, 그녀의 선택은?올타쿠나, 사촌 오빠를 불러보자꾸나~순덕인가? 그녀의 사촌 오빠 재수인가.(김소진)악사들의 생생 라이브실은 내가 누구게요?(이자람)순덕을 지켜보고 있는 세 명의 신들."그때 견식이 순덕이를 찾으며 걸어오는데!"를 쓰고 노래하는 이자람.무엇이 착함인가, 착함은 복을 부르는가.의 세 명의 작창자. 이승희, 이자람, 김소진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7.05 / 조회 8,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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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가> “이 시대에 분노하고 있어요” 서른 한 살 예솔이
하소연 할 창구도 없이, 누구도 원망하지 못하고, 운명이라 생각 할 수 밖에 없는 높은 벽에 막힌 요즘. 쓴맛 나는 세상을 향한 작지만 뜨거운 소리를 내는 젊은 소리꾼들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민 손녀’ 예솔이로 불렸던, 이자람이 있다.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25년도 훌쩍, 넘은 이야기다. 할아버지의 부름에 후다닥 달려나가던 5살 꼬마는 19살 때 8시간 동안의 춘향가 완창을 통해 기네스북에 올랐고, 국악 뮤지컬 극단을 결성했었다. 공중파 라디오 DJ 경력, ‘아마도 이자람밴드’라는 인디밴드의 리드보컬까지. 그리고 지난 4일부터는 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에서 음악감독, 극작, 소리꾼의 역할로 1인 4역을 소화하고 있다. ‘전방위적 예술가’인 그녀가 펼치는 는 판소리에 젊은 감각을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10%, 비인기 장르인 판소리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90%의 칭찬을 받을만하다. ‘은근한 비꼬기의 본좌’인 판소리 속에 ‘오늘’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의 2009 버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재미있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지난번 공연을 준비할 때만 해도 이 작품을 하면서 무서움이 없었어요. 자유로웠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굉장히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아, 또 이 만큼 시대가 변했구나’ 라는 걸 느끼고. 이 작품이 작년보다 지금,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착하게 살기는 하늘에 별따기. 아무리 노력한들 세상살기 어려워요. 저는 너무 뚱뚱해서 취직하기도 어렵고요, 어디 알바라도 하고 싶지만 뚱뚱한 여자는 아르바이트도 힘들어요. 국민소득 2만불인들 배고픈 건 여전하고요.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도 내 몸 뉘일 곳은 없어요. 착하게 잘 살고 싶지만 모든 게 그렇게 비싼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나요.” - 2009 대사 중 는 브레히트 희곡 ‘사천의 선인’을 모티브로 현 시대의 상황에 대학 풍자, 해학이 담겨있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사람들은 브레히트와 판소리의 만남에 집중하지만 저는 텍스트가 가장 먼저였어요. 20대 후반쯤 되면 ‘어떻게 살지, 뭘 해서 벌어먹고 살지?’라는 스트레스에 시달리잖아요. 이 작품을 처음 생각한 게 딱 그 나이 때였어요, 스물 아홉 살. 5년 간 이어온 단체의 대표를 그만두면서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힘든지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사천의 선인’이 딱 제 이야기더라고요. 돈이라는 권력 앞에서 착하게 살기는 참 힘들다는 거. 돈과 착하게 산다는 게 대치되는 건 아니지만 반대편에 있는 건 맞거든요. 내가 취하는 만큼 누군가는 빈자가 되어야 하는 거니까. ‘사천의 선인’이 브레히트의 작품이라서, 훌륭한 희곡이라서 선택한 게 아니고 이게 우리 이야기다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이 텍스트를 선택했어요.” 세 번째 무대인 이번 공연에는 2009년에 맞는 대사와 상황들이 추가됐다. “지난 공연과 비교해서 연설하는 장면, 돈 때문에 자식을 버리는 대사 등 부분적인 수정이 있어요. 여전히 똑같은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저를 비롯해서 연출, 배우들이 다같이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죠. 준비하는 동안 변한 게 많죠, 개인적으로는 나이를 한 살 더 먹었고, 국가적으로 슬픔도 있었고. 지난 공연에서 찾지 못한 분노도 나오고, 또 희열도 느끼고 있어요.” "분노가 가장 먼저 입니다" “얼마 전에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셨잖아요. 그날도 연습을 했는데, 마음이 참 힘들었어요. 연습 들어가기 전에 매번 “안녕하세요, 이자람입니다. 우리는 이 시대에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라는 인사말을 하고 시작하거든요. 그 날은 “오늘 김대통령님이 돌아가셨고, 지금 그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가슴이 아픈 날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더 노래하고 싶습니다”하고 본론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발끝에서부터 떨리는 거에요, 연습하는데. 저는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더라고요. 이게 분노인지, 슬픔인지, 억울함인지 알 수 없었지만 분노였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진정이 안 되는 상태였는데 이게 점점 힘이 됐어요. 그 날 연습은 좋았어요, 끝나고 나서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 날 연습할 때의 마음으로 쭉 공연을 이어나가면 될 것 같아요. "착하게 살지 못하게 하는 이 세상에 우리는 분노해야 한다" 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이번 공연의 주제에요.” 자신이 가진 재능을 가지고 시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의 강단 있음이 고마웠다. 시국에 착착 맞게 감기는 의 유연성은 소위 ‘유도리’있는 판소리의 구성에 있다. ‘국민손녀’ 이자람이 ‘명창 이자람’으로 발돋움한 계기는 판소리를 배우는 TV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자람은 고 은희진 선생님의 첫 제자가 되면서 국악중학교, 국악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국악고등학교, 자퇴서 문제아는 아니었다. 다만 ‘예솔’이라는 게 문제였다. “어려서부터 주목 받는 인생이었잖아요. 그런데 그 스포트라이트가 굉장히 애매했어요. 흔히 이쪽 업계 사람들한테는 ‘뭐, 동요했던. 그냥 그런 애’ 였는데 일반 대중들에게는 연예인은 아닌데 뭔가 아는. 고등학교가 분위기가 굉장히 엄격했어요. 그런데 뭔가 이자람 주변에서 ‘예솔이’를 통하는 시끌벅적한 일이 자꾸 일어나니까 작은 일에도 많이 혼났어요. 자율학습 시간에 잡지를 보는데 “야, 네가 예솔이면 다야?”이렇게 혼났다니까요. 전 억울한거죠, 제가 “예솔이면 다야” 하면서 잡지 봤냐구요. 그냥 잡지 본걸 가지고 혼내시면 되는데. 이런 일들이 계속 쌓였어요. 그래서 “학교 도움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저는 검정고시 보겠습니다” 하고 자퇴서를 냈어요. 그런데 교장선생님께서 부르시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판소리를 할 때 학교라는 제도가 너를 보호 해줄 거다, 험한 세상에서 네 재능이 아까워질 수 있다”라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선생님이 바지가 무릎까지 올라오는 줄도 모르시고, 바지를 줬다, 폈다 하면서 말씀을 해주시는 거에요. 일개 학생에 불과한 제 앞에서 바지가 무릎까지 올라온 줄도 모르고 말씀을 해주시는 걸 보고 선생님이 정말 진심으로, 나한테 애정을 가지고 걱정해주시는구나 라는 걸 느꼈죠. 그래서 잠자코 있었어요(웃음). 저한테는 굉장한 은인이세요.” 예솔이, 서울대 트라우마 이자람은 '예솔이'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학창시절에는 굉장히 싫었죠. 제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은희진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 판소리를 1년 정도 안 했어요. 솔직히 그 때까지는 저에게는 선생님 자체가 판소리여서 한 거였지 이게 얼마나 크고 소중한 건지 잘 몰랐거든요. 그렇게 선생님을 잃고 나서 1년 정도 방황하다가 ‘아, 이제 내가 혼자서 판소리를 껴안아야 하겠다’고 느꼈어요. 그 때부터 판소리를 하는 이자람 이라고 제대로 선 것 같아요. 혼자서 정확히 서고 나니까 예솔이는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그 이야기를 해도 ‘나는 언젠가는 이자람으로 인식 될거야’라고 스스로 되새겼거든요. 요즘은 예솔이의 영역보다 이자람의 영역이 커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서울대학교로 이어지는 그녀의 ‘국립’ 생활은 그야말로 탄탄대로 엘리트 코스이다. 영화 ‘서편제’의 송화는 눈 먼 한을 판소리로 승화하지 않았던가? 솟구치는 한을 풀어내는 것이 판소리 아니냐, 고속도로만 밟아온 인생이기에 판소리의 덕목인 한을 녹여내기는 쉽지 않겠다는 말을 건넸다. “어, 재미있다. 어제 꿈에 ‘이자람은 괄호 때문에 판소리를 한다’는 질문을 받았거든요. 그랬더니 누군가가 ‘이자람은 신명으로 판소리를 한다’라는 답을 괄호 안에 넣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한(恨) 이라고 그러시네(웃음). 판소리는 신명, 한 만을 가지고 하는 건 아니에요. 인간사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죠. 제가 엘리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국립, 국립, 국립을 나왔기 때문에 굉장히 편안한 생활을 했다, 쟤는 권력이다 이런 말을 들었어요.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 그런 말을 해줬어요. 똑같은 고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울분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가는 개개인의 차이다. 경험이 재산이 아니라 그 경험에 대한 태도가 재산이라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그 때 서울대 트라우마를 벗었어요. 그래, 괜찮다. 국악고등학교도 괜찮고, 서울대도 괜찮고. 제가 “저 서울대 나왔는데 옥탑 살고 있어요”라는 말을 할 필요는 없잖아요. 아무것도 아닌 거에요. 옥탑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삶을 어떤 자세로 사는가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학벌이나 그런 건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해요. 경험에 대한 태도가 문제인거죠.” 이자람, 그리고,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서른 한 살의 이자람은 공연을 끝내고 ‘아마도 이자람 밴드’ 활동에 올인 할 예정이다. “솔직히 밴드는 제대로 활동을 못했어요.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고 아직은 창피하지만 정말 잘하고 싶어요. 밴드 (이)민기를 장기하가 뺏어갔는데(아마도 이자람밴드로 활동했던 이민기는 현재 장기하와 얼굴들 활동 중이다). 농담이고요(웃음). 민기가 우리 밴드의 실질적인 리더거든요. 그 만큼 우리 밴드에 대해서도 애정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재정비를 하고 들어가면 언제든 다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년에는 정규앨범도 나올 거고, 를 잘 끝내고 가장 먼저 할 일은 밴드의 재정비에요.” 대중들과 한결 가까워진 를 판소리 쪽 선생님들이 전해주는 피드백이 없었다는 건 아쉽지만 많은 소리꾼들이 이야기와 판소리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쪽 팔리지 않게 살고 싶다’는 소망도 안고 있다. 서른 한 살의 나이로 수 많은 경험을 했고, 이뤄낸 성과도 많은 그녀에게 가장 자부심을 가지고 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자부심이 있나? 아, 정말 어려워요.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죠. 글쎄, 연애? 저 연애 빼면 시체거든요(웃음).” 치열하게 일하고, 뜨겁게 사랑하는 그녀가 세상에 대한 화끈한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돈 아깝지 않아요. 올 해 들어서 여러 가지 시국에 한 번이라도 분노한 적이 있다면, 무조건 오시는 게 좋을 거에요, 꼭 오세요.” 속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성토의 자리를 만들어놓은 이자람. 그녀의 당부가 고맙고 또 고마웠다. ">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9.08 / 조회 11,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