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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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극 ‘태일’ 진선규·박정원·강기둥·이봉준·정운선·한보라·김국희·백은혜 캐스팅
전태일의 삶을 담은 음악극 '태일'이 오는 2월 23일 대학로 TOM 2관에서 개막한다.
2017년 서울문화재단의 최초예술지원사업에 선정되었던 음악극 '태일'은 같은 해 11월 소극장 천공의 성에서 트라이아웃 공연, 2018년 6월 우란문화재단 목소리프로젝트 1탄 공연으로 진행되었으며, 2019년 전태일 기념관 개관작으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자신을 바친 전태일의 모습은 물론, 한 사람으로서의 그의 꿈과 삶의 여정을 담은 '태일'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매 공연 매진을 기록했지만 짧은 공연 기간으로 인해 많은 관객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아있는 작품이다. 그동안 공연을 직접 보지 못했거나 다시 한번 공연의 여운을 느끼고 싶어 하는 관객들에게 '태일'은 첫 장기 공연이라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음악극 '태일'은 우리 시대에 선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귀감이 될 수 있는 실존 인물들의 삶을 무대에 복원하자는 취지로 장우성 작가, 이선영 작곡가와 박소영 연출이 결성한 목소리 프로젝트의 첫 번째 프로젝트이다.
이번 공연에는 홍유선 안무감독, 김정란 무대디자이너, 이현규 조명디자이너, 권지휘 음향디자이너, 도연 의상디자이너, 이다미 제작감독 등 초연부터 함께 해온 스태프들이 모두 참여하여 탄탄한 팀워크와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태일의 목소리와 그 시대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태일'은 개막 소식과 함께 이번에 함께할 배우들을 공개했다.
청년 전태일의 일생을 담담하고도 묵직하게 그려낼 태일 목소리에는 진선규, 박정원, 강기둥, 이봉준이 함께 한다. 드라마 '킹덤', 영화 '극한직업' '범죄도시' 등으로 대중들에게 친숙한 진선규는 지난해 같은 소재의 애니메이션 '태일이'에서 태일 아버지 역으로 더빙에 참여했었다.
또한 섬세한 연기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박정원과 TV와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강기둥이 다시 한번 태일 목소리로 참여한다. 더불어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광주'에서 신입답지 않은 실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신예 이봉준이 새롭게 합류한다.
태일의 아군이었다가 그를 속상하게 하는 악역으로도 변신하는 등 극 중 태일이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줄 태일 외 목소리에는 연극 '오만과 편견', 목소리 프로젝트 2탄 음악극 '섬: 1933~2019'에 출연하며 창작진과의 인연을 이어온 정운선이 새롭게 참여한다.
한보라는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태일 외 목소리로 무대에 선다. "공연 인생이 '태일'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그녀가 들려줄 목소리가 기대된다. 드라마 '스위트 홈'에서 사이다 대사로 잔잔하지만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 김국희가 트라이아웃, 본공연에 이어 '태일' 무대에 오른다. 또한, 목소리 프로젝트 1, 2탄 모두 출연하며 ‘목소리 프로젝트의 히로인’이라는 평을 받은 백은혜를 다시 만나 볼 수 있다.
희망을 잃지 않고 용기 있는 삶의 행보를 보여준 청년 전태일의 삶을 그린 음악극 '태일'은 2월 2일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티켓 오픈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주)플레이상상
2021.01.28 / 조회 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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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귀환, 연극 ‘우리 노래방가서 얘기 좀 할까’ 진선규, 김민재 등 캐스팅
(상단부터 첫 번째 줄)정연-유지연-박소진-한수림-오인하
(두 번째)오의식-윤석혁-진선규-김민재-차용학
(세 번째)임강성-김하진-정선아-유연-이지해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2020년 시즌의 첫 작품으로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개막 소식과 캐스팅을 발표했다.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는 2014년 이후로 6년 만에 다시 돌아오는 작품으로, 서울의 한 노래방에서 펼쳐지는 사랑, 청춘,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연극이다.
6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시즌에 실력파 배우들을 총출동 한다.
재혼을 결심한 민재 역은 간다의 대표 배우이자, 창단 멤버이며 영화 '범죄도시', '극한직업', '암전'에서 활약을 보이며 충무로와 공연계의 믿고 보는 배우으로 등극한 청룡의 배우 진선규,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영화 '돈', '군함도' 등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사한 씬스틸러 김민재,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연극 '생쥐와 인간', '뜨거운 여름'을 통해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연기 행보를 이어나가는 차용학이 캐스팅되었다.
보경 역은 연극 '소나기', 드라마 '스카우팅 리포트'의 유지연, 뮤지컬 '세종, 1446', '사의찬미'의 정연이 낙점되었다. 아들의 여자친구인 민정 역은 연극 '러브스코어'로 데뷔 무대에 올라 호평을 얻으며, 영화 '행복의 진수', 드라마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박소진,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쿵짝'의 한수림이 캐스팅되었다.
아버지와 서먹한 사이인 희준 역에는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진심이 닿다' 등에서 활약하며 드라마와 연극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오의식, 연극 '비클래스', '재생불량소년'의 윤석현이 발탁되었다. 은혜, 유정 역은 연극 '톡톡', '신인류의 백분토론' 등의 정선아, 연극 '눈 뜬 자들의 도시', '크리스토퍼 빈의 죽음'의 김하진이 캐스팅되었다.
정연, 유연 역에는 연극 '뜨거운 여름', '신인류의 백분토론', 뮤지컬 '땡큐 베리 스트로베리'에서 다양한 캐릭터 변신을 보인 유연, 연극 '비클래스', '신인류의 백분토론'의 이지해가 낙점되었다. 공연을 이끄는 중요한 감초 같은 역할 노래방 주인 역에는 뮤지컬 '모든 순간이 너였다', '록키호러쇼'의 임강성, 연극 '올모스트메인', '바람직한 청소년', '모범생들'의 오인하가 캐스팅되었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는 극단 간다의 첫 대사가 있는 연극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특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에피소드 형식의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완성해 오랜 기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던 작품이다. 작/연출은 극단 간다의 수장인 민준호 연출이 맡았다.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는 2020년 2월 8일부터 3월 8일까지 서경대 스콘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제공
2019.12.18 / 조회 4,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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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발레리노로 변신한 천만 배우 진선규의 모습은? 서울예술단 신작 ‘나빌레라’ 개막
서울예술단의 2019년 신작 '나빌레라'가 지난 1일 개막했다.
'나빌레라'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일흔 살에 발레에 도전하는 노인과 부상으로 꿈에서 방황하는 스물셋 청춘 채록의 발레를 통해 우정을 쌓아가는 작품이다. 최근 영화 ‘극한직업’을 통해 천만 배우로 등극한 진선규의 참여로 개막 전부터 화제가 됐었다. 지난 2일 '나빌레라'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일곱 개의 넘버와 해당 장면은 일흔의 노인 덕출이 발레를 처음 시작하고 배우는 과정이 서정적인 음악과 함께 펼쳐져 보는 내내 흐믓한 미소가 지어졌다.
주인공 덕출은 일흔의 할아버지로 모두가 안 된다고 하지만 일생을 통틀어 가장 진지하게 꿈을 좇는다. 덕출은 가족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문경국 발레단의 문을 두드린다. 그는 그곳에서 방황하고 있던 채록을 만나 그의 매니저 노룻을 하며 발레를 배운다. 꿈꾸던 발레를 배우는 덕출이 매일매일이 새롭다고 노래하며 구부러진 몸을 곧게 펴는 모습에서는 뭉클함을 자아냈다.
이어진 장면에서는 문경국 단장이 발레를 배우던 도중 다친 덕출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발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덕출을 초대한다. 덕출은 그곳에서 조금만 더 해보고 싶다고, 한 번만 더 용기를 내보고 싶다고 노래한다.
서재형 연출은 작품의 중요한 소재로 쓰인 발레에 대해 “요즘 아이들은 취미 발레도 하지만 우리 세대나 윗 세대의 어른들은 발레를 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장면 시연에서도 나왔지만 발레의 전형적인 동작이 아니더라도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몸짓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예술이나 발레 같은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할 수 있지만 어렵게 생각하기 보다는 삶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인기 웹툰 원작을 각색한 박해림 작가는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이 발레를 시작한다는 건 굉장히 드라마틱한 소재다. '그걸 어떻게 무대 위에서 표현할 수 있을까. 과연 발레가 무엇일까' 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주인공 덕출이 기억을 잃어가는데 몸의 뼈와 근육을 다시 바로 세우는 발레를 시작하는 것은 굉장한 메타포가 있다고 생각했다. 발레는 기본동작을 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다. 발레의 기본 동작이 땅에서 바로 서고 중력을 거스르고 하늘을 향하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우리의 인생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발레와 덕출의 꿈과 열정을 연결해 자연스럽게 무대 위에 표현하고 싶었다. 이런 메시지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이 됐다면 이 작품에 꿈과 열정을 바친 제작진과 배우들의 몫이다"감사를 전했다.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출신으로 이번에 ‘나빌레라’의 안무가로 참여한 유회웅은 “덕출의 발레 장면은 덕출 내면의 아름다움과 그의 단순하지만 힘있는 발레 움직임에 충실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연 후 첫 공연을 앞두고 있었던 덕출 역의 진선규는 “공연을 오랜 한 것 같은데 매번 무대에 서기 전에는 너무 떨린다. 준비를 한 것 같은데 안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도 계속해서 중얼거리며 대사를 복습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위해 처음 접한 발레에 대해 “배우들 모두가 발레를 어려워했다. 발레를 비롯한 클래식이란 것이 빠른 시간 내에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최대한 기본 동작에서 충실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기본 동작이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채록 역의 이찬동은 "공연 자체가 관객들뿐만 아니라 배우에게도 따뜻함을 주는 작품이다. 가정의 달에 잘 어울리는 공연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소중함을 전달하는 '나빌레라'는 오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2019.05.03 / 조회 5,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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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스토리에 발레의 매력까지…‘나빌레라’ 기대 포인트는?
‘윤동주, 달을 쏘다’, ‘신과 함깨_저승편’ 등의 인기 창작가무극을 선보여온 서울예술단이 이번에는 동명의 웹툰을 무대화한 ‘나빌레라’를 선보인다. 서울예술단은 앞서 배우 진선규, 최정수를 비롯해 서재형 연출 등의 참여 소식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 작품의 연습실을 17일 언론에 공개했다.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는 인생의 황혼기에 오랫동안 꿈꿔왔던 발레에 도전하는 69세 노인 덕출과 방황하는 23 살의 청년 채록이 발레를 통해 서로 교감하고 우정을 쌓아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2016년부터 이듬해까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 랭킹 1위, 독자 평점 1위를 유지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영화 ‘극한직업’, ‘사바하’, ‘돈’ 등에서 활약하다 이번 작품의 덕출 역을 맡아 무대로 돌아오는 진선규를 비롯해 덕출 역 최정수, 채록 역 강상준과 이찬동 등 ‘나빌레라’의 배우들은 이날 30여 분간 작품의 주요 장면을 선보였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생의 마지막 소망이었던 발레에 도전해 차근차근 동작을 익혀 나가는 덕출의 모습, 생활고에 시달리며 발레라는 꿈 앞에서 방황하는 채록의 모습이 교차되며 펼쳐졌고, 이어 채록의 아픔에 공감하며 그를 다독이는 덕출의 노래가 따스한 감동을 전했다.
‘연재 랭킹 1위’ 인기 웹툰의 따스한 메시지를 무대로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나빌레라’ 팀은 입을 모아 작품이 가진 따뜻한 메시지에 대해 자신감을 표했다. 원작 웹툰 작가 훈(HUN)은 "'나빌레라'는 발레와 노인의 이야기라기보다 꿈과 열정,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며 “처음 기획했을 때는 스스로도 의심이 많았지만, 진심을 담아서 열심히 했다. 그걸 좋게 봐주셔서 이렇게 다른 창작물로도 만들어지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작품이 가진 진정성에 대해 자신감을 표했다.
"평생 같은 책을 두 번 읽은 적이 없는데, ‘나빌레라’는 원작을 두 번 정독했다”는 서재형 연출은 “잔잔하지만 깊고 울림 있는 수작을 보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웹툰을 뮤지컬 대본으로 각색한 박해림 작가는 “덕출과 채록이 처한 위치를 좀 더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각색했다”고 설명하며 “연출님께서 내용을 잘 압축해 녹여 주셔서 무대 위에서 잘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기대감을 높였다.
김효은 작곡가 역시 “원작이 굉장히 따스하고 인간적인데다 용기를 주는 작품이라 자극적인 음악으로 다가가기보다는 그 따스함을 어떻게 구현할지를 많이 고민했다. 악기편성이나 편곡에 있어서도 최대한 원작에 방해가 되지 않는 쪽으로 작업했다”고 전했다.
69세 발레리노로 변신한 진선규는? 배우들 활약도 주목
배우들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이와 관련해 서재형 연출은 “발레를 어떻게 드라마에 잘 녹여낼 것인가에 중점을 뒀다. 발레와 노래, 연기를 하면서 몸을 잘 움직일 수 있는 배우가 진선규와 최정수다. 피나게 노력하고 있는 배우들이 최고 수준의 작품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배우들에게 힘을 실었다.
최근 ‘극한직업’으로 영화계에서 천만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은 진선규는 ‘난쟁이들’ 이후 4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작년에 웹툰을 봤는데, 남들보다 늦게 천천히 꿈을 향해 나아가는 덕출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 같았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며 “발레는 처음 배워보는데 다 어렵다. 2달 동안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가면 덕출의 상태가 될 것 같다. 원작의 감동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 진선규, 최정수
진선규와 함께 덕출 역을 맡은 최정수는 "주위의 어르신들,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 노인 분들을 보면서 덕출이라는 인물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덕출은 발레라는 꿈에 도전하던 중 치매에 걸리게 되고, 이로 인해 벌어지는 극적인 상황이 ‘나빌레라’의 감동을 더 깊게 할 예정이다. 원작을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는 최정수는 “현재 힘들고 소외된 분들이 많이 오셔서 공연을 보고 힘을 내시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덕출에게 발레를 가르치며 그를 통해 삶의 역경을 이겨나갈 힘을 얻는 발레리노 채록은 서울예술단의 강상준과 그룹 브로맨스 출신으로 작년 ‘광화문연가’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했던 이찬동이 연기한다. 두 배우는 발레리노를 연기해야 하는 만큼 발레 연습에 특히 더 많은 노력을 들였다고.
▲ 강상준, 이찬동
채록 역을 소화하기 위해 체중을 10kg 감량했다는 강상준은 “화려한 동작들을 보여드릴 수는 없으니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에 스트레칭을 열심히 했다. 발레 동작이 자연스러워지려면 골반이 열리고 몸이 펴져야 되는데, 그런 건 속일 수가 없더라”고 그간의 연습 과정을 전하며 “작품을 준비하면서 방황하고 고민하는 또래 친구들과 동생들이 많이 생각났다. 덕출과 채록의 이야기가 관객들과 잘 만나 소통된다면 이상적인 공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찬동은 발레에 대해 “몸이 뻣뻣한 편이라 유연성을 기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도 “아픔을 참으면서 스트레칭을 할수록 동작이 미세하게 조금씩 예뻐지고 멋있어지는 게 매력”이라며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을 하면 보시는 분들도 자연스레 좋은 에너지를 받아가시리라고 믿는데, ‘나빌레라’도 그런 공연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서울예술단의 유희성 이사장과 권호성 예술감독 등도 참석했다. 원작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서 우느라 책을 잘 못 볼 정도였다. 이 정도로 감동적인 작품이라면 공연으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어 원래 예정돼 있던 작품을 라인업에서 빼고 ‘나빌레라’로 바로 바꿨다”는 유희성 이사장은 “우리 단원들의 베이스는 한국무용이지만, 워낙 춤에 일가견 있는 친구들이 많아 누가 봐도 손색없이 발레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빌레라'는 5월 1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나빌레라' 예매하기
2019.04.18 / 조회 6,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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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있다면 천천히 가도 괜찮아" 뮤지컬 무대로 돌아온 천만배우 진선규
영화 ‘범죄도시’로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에겐 ‘천만배우’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닌다. 1600만 관객을 돌파한 ‘극한직업’을 비롯해 ‘돈’, ‘사바하’ 등의 영화에 줄줄이 출연 중인, 그러나 이미 그 전 오랫동안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활약했던 배우 진선규에 대한 이야기다. 공연계에서는 일찍부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가 내달 1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지는 ‘나빌레라’의 주연을 맡아 ‘난쟁이들’ 이후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동명 웹툰이 원작인 ‘나빌레라’는 일흔을 앞두고 오랫동안 꿈꾸던 발레에 도전하는 노인 덕출과 생활고에 시달리며 방황하는 23살의 발레리노 채록의 이야기다. 진선규는 이 작품에서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발레단에 들어가는 덕출을 연기한다. 원작을 보고 덕출이라는 인물에 깊이 공감했다는 그는 드라마 ‘킹덤’을 촬영하느라 연이어 밤을 샌 뒤 인터뷰 자리에 왔다면서도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하며 지친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인터뷰 다음 날인 17일, ‘나빌레라’ 연습실에서 다시 만난 그는 발레를 통해 따스한 꿈과 위로를 전하는 노인 덕출로 완연히 변해있었다.
Q 일찌감치 덕출 역을 맡았다고 들었습니다. 이 작품의 어떤 점에 끌리셨나요.
작년에 우연히 원작을 봤는데,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어요. 너무 감동적이었거든요. 덕출이라는 인물이 너무 잘 이해돼서, 이 작품이 영화든 공연이든 다른 장르로 만들어지면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정말 작년 초에 이 작품의 출연 제안이 들어온 거에요. 제목만 듣고는 대본도 안 본 채 무조건 하겠다고 했죠. 그만큼 꼭 하고 싶었던 작품이에요.
Q 덕출의 어떤 마음이 그렇게 공감되셨나요.
덕출과 제 가치관이 굉장히 흡사하다고 느꼈어요. 덕출이 채록과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넌 아직 늙지 않았어. 재능도 충분해. 지금처럼 행복하고, 즐기면 돼”라고 말하는데, 그게 마치 저한테 하는 말 같았어요. 제가 그렇게 살아왔고, 지금 후배들한테 하는 말도 덕출과 비슷해요. 후배들에게 “형을 봐, 형도 늦게 됐잖아.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네가 즐겁고 행복하면 돼.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필요 없어. 너의 길을 가면 돼”라고 하거든요. 지금도 이 마음을 그대로 가져가서 70살 때 덕출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덕출을 말리는 주변 인물들의 마음도 다 이해됐어요. 그들이 나쁜 게 아니라 걱정돼서, 또는 효도하려는 마음 때문에 말리는 것이거든요. 저도 제 아버지가 69세인데 아버지가 발레를 한다고 하면 헛웃음이 나오고 걱정부터 했을 거에요. 그렇게 어떤 입장이든 다 이해되더라고요. 그리고 전체적인 작품의 느낌이 너무 따뜻했고요.
Q 발레 연습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캐스팅 된 후에 발레 연습을 먼저 시작했어요. 근데 발레 같은 클래식은 어렸을 때부터 몇 십 년간 하지 않으면 기본적인 태를 따라가기가 힘든 것 같아요. 다행히 덕출은 70세에 처음 발레를 시작하는 할아버지이기 때문에 저는 두 달간 연습해서 무대에 올라가면 덕출과 흡사한 수준이 될 것 같아요(웃음). 발레를 정식으로 배우는 게 처음이라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코어 근육을 많이 쓰고 안쪽 근육, 등 근육을 많이 쓰기 때문에 건강해지고요. 되려 채록이 역의 배우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거에요. 채록은 발레리노 역할이니까.
Q 이번 작품은 70세 노인 덕출과 23세 청년 채록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세대 차이가 큰 두 사람인데, 둘 사이에 어떻게 진정한 우정이 생겨나게 되나요.
예전에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을 할 때 뇌과학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어요. 꼰대란 자기가 겪어온 상황과 잣대에 뇌의 인식 작용이 멈춰버린 사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이상 남의 것이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배려하지 않고, 내가 맞다고 여기는 거래요.
근데 덕출처럼 계속해서 자신의 꿈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계속 생각해온 사람은 아마 꼰대가 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남을 이해하고 남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채록의 마음을 알아봐주고, 그가 겪는 힘든 과정을 같이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발레라는 꿈과 공통 관심사가 있으니까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내 연기가 옳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 다른 사람의 연기가 좋다면 그가 어떤 생각으로 그런 연기를 하는지 이해하고 공유하고 싶고, 도전해보고 싶거든요. 아직까지는 그렇게 마음을 열어놓고 살아가고 있어요.
Q 덕출이 채록에게 힘을 주는 존재인 것처럼, 진선규 씨에게도 계속 꿈을 꾸고 포기하지 말라고 말해준 존재가 있었나요.
와이프, (민)준호(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 대표), 그리고 극단 간다의 친구들이요. 같이 팀을 만들고 연기를 하고 공연을 하면서 친구들이 “선규야, 너 잘 해. 걱정하지 마, 잘 될 거야”라는 말을 많이 해줬어요. 와이프도 “돈 좀 더 받는 거 해서 뭐해, 그냥 오빠 좋은 거 해”라고 해줬고요. 물론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어필을 했겠지만(웃음).
Q 관객들이 이번 공연을 보고 어떤 메시지를 받아가길 바라시나요.
꿈을 꾸고, 꿈을 갖고, 꿈을 위해 행동하는 열정을 품는 건 20대든 80대든 나이와는 큰 관계가 없다는 것, 나이와 관계 없이 꿈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그런 마음만 있다면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요. 그게 이 작품이 가진 큰 메시지일 것 같아요.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희망을 향해서 같이 나아간다는 것, 혼자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여럿이 낫다는 것도.
Q 영화를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후에도 극단 간다에서 하는 지방공연을 꾸준히 하셨어요.
우선 영세한 극단의 생활비를 축적하는 데 도움도 되고(웃음), 극단 후배들한테 용돈도 될 수 있으니까 공연이 잡히면 무조건 해요. 요즘은 역으로 제가 출연하면 초청을 하겠다는 곳들이 있어서, 그렇게 되면 무조건 가겠다고 해서 최대한 하고 있어요.
Q 그렇게 공연의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영화와 병행하게 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밖에 있다가도 엄마 아빠 계신 집에 꼭 들어가잖아요. 쉬기 위해서, 충전하고 다음날 다시 또 밖에 나가기 위해서.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전 공연계에 ‘돌아왔다’는 느낌이 별로 없어요. 그냥 영화를 잠깐 한 것뿐인데 영화가 잘 되니까 사람들이 제가 영화 쪽에 있다고, 영화를 하다가 공연계에 ‘돌아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근데 전 지난 달에도 지방 공연을 했고, 계속 공연을 하고 있다는 기분이에요. 이런 창작 작업은 오랜만이지만. 영화든 공연이든 때가 맞으면, 그리고 좋은 작품이라면 하고 싶고, 특히 공연은 창작 위주로 하고 싶어요.
Q 덕출이 발레를 꿈꾸듯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제가 복싱을 너무 좋아해요. 나랑 싸우는 것, 내 한계를 이겨내는 것이 너무 좋더라고요.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게 있다기보다 복싱을 좀 더 일찍부터 시작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은 있어요. 그리고 만약 제가 70세까지 계속 배우를 하고 있는데 그 때까지 멜로를 해보지 못했다면 꼭 해보고 싶어요(웃음). ‘파이란’이나 ‘너는 내 운명’ 같은.
Q 극단 간다 단원들과 함께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요.
지금은 좀 어렵겠지만, 예전에 준호와 ‘매트릭스’ 같은 액션을 연극으로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어요. 근데 지금은 그런 걸 하려면 더 젊은 배우들이 해야 하지 않을까(웃음). 준호와는 새로운 창작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요. 우리 극단 자체가 창작극을 많이 해왔고요. 장르를 떠나서 같이 창작극을 만드는 작업은 나이 들어도 계속 해나갈 거에요.
Q 지금 배우로서 가진 마음가짐 중에 나이 들어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천천히 조금씩 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요. 실력, 연기력만으로 따지면 젊은 나이에도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천천히 쌓아가다 보면 나중에 그게 큰 힘이 될 수 있거든요. ‘너 지금 당장 이게 왜 안 돼’라는 말도 듣겠지만, 그런 말을 듣더라도 좌지우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빌레라’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 “사람이 언제 초라해지냐”는 물음에 “사람은 자기가 초라하다고 느끼는 순간 초라해진다”고 답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만약 내 후배가 갑자기 너무 잘 되고 나는 3만원 받기 위해 공연을 하더라도 내 길을 가기 위한 과정이면 초라하지 않은데, 누군가와 비교하는 순간 꿈의 질감이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제가 출연한 작품이 잘돼서 인지도가 높아지더라도 다음 작품이 안 될 수도 있고, 또 잘 안 되는 작품에서 캐릭터를 맡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내가 최선을 다 했다면 모두 다 나를 한발 더 나아가게 해주는 과정일 수 있다는 마음가짐만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예전에 연기를 정말 못했던 배우고, 하나하나 단계를 거치며 내 길을 만들어왔다는 걸 잊지 않고, 앞으로도 조금씩 무너지지 않게 차곡차곡 쌓아가면 좋겠어요.
Q 좋은 배우란 어떤 사람일까요.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요. ‘야, 여기선 네가 좀 더 욕심 내서 이기적으로 가져올 것 가져오고 (분량을) 따와야지’라고. 전 그걸 되게 못하는 배우였거든요. 근데 좋은 인성을 가진 배우라면 그 마음이 변하지 않는 이상 뭘 해도 결국엔 인정받더라고요. 배우든, 또는 뭘 하는 사람이든,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이 더 오래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나빌레라’ 공연 후에는 작년에 찍었던 영화 ‘롱 리브 더 킹’이 개봉할 거에요. 서예지 씨와 찍었던 ‘암전’이라는 저예산 공포영화도 곧 개봉하고, 10월부터는 영화 ‘승리호’ 촬영 들어갈 예정이고요.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배경훈(Mr.Hodol@Mr-Hodol.com)
'나빌레라' 예매하기
2019.04.17 / 조회 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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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 서울예술단 신작 '나빌레라' 출연 확정
'범죄도시' 등 영화와 드라마, 무대를 오가며 활약해온 진선규가 서울예술단이 오는 5월 선보이는 창작가무극 신작 '나빌레라' 출연을 확정지었다.
진선규는 연극 '나와 할아버지', '뜨거운 여름',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등 무대에서의 활약을 기반으로 매체로 진출, 영화 '범죄도시'로 38회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최근 개봉한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만배우로 등극했다.
그가 출연을 확정지은 '나빌레라'는 서울예술단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창작가무극으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진선규는 이 작품에서 친구의 장례식장에 다녀온 뒤 오래 전부터 꿈꿔온 발레를 배우기로 결심하고 발레단에 들어가는 일흔 살 노인 덕출로 분한다.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오는 진선규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이 기대를 모은다.
진선규는 이번 작품과 관련해 “작년에 우연치 않게 웹툰 '나빌레라'를 봤었는데 그때 받았던 느낌과 감동을 잊지 못한다. 이 작품이 무대 위에 오른다는 소식에 팬으로 많이 기대하고 있었는데 제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굉장히 기쁘고 설렌다"는 출연 소감을 전했다.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에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박해림 작가와 '오이디푸스'의 서재형 연출, '난쟁이들'의 채한울 작곡가를 비롯해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출신의 유회웅 안무가 등이 참여해 꿈에 도전하는 이들을 향한 따스한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공연은 5월 1일부터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서울예술단 제공
2019.02.28 / 조회 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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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심 술리만푸어 "공연할 배우들은 인터뷰 읽지 마세요"
최근 공연계 화제작 연극 '낫심' 작가
대본·리허설 없는 즉흥극으로 유명세
문소리·유준상·진선규 등 단번에 수락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 없는 즉흥극"연극 ‘낫심’의 한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입이 바짝 마르네요. 시상식에서 상 받았을 때보다,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보다 더 떨립니다.” (지난 11일 연극 ‘낫심’에 출연한 배우 진선규)공연 시작한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배우는 긴장한 나머지 진땀을 흘린다. 무대에 섰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다. 흔한 리허설도 없다. 배우가 할 수 있는 것은 무대에서 처음 받은 대본을 들고 지시에 따라 연기하는 것이다.최근 공연계 화제작인 연극 ‘낫심’(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의 한 장면이다. 문소리·유준상·한예리·진선규·고수희·이자람·고수희·전박찬 등 연극·영화·드라마를 불문하고 내로라하는 배우 21명이 매회 대본도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 오른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데다 작품의 독특한 설정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대부분의 회차가 이미 매진을 기록한 상황이다.제목은 작품을 쓴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37)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직접 작품에 출연해 매번 새로운 배우와 극을 함께 만들어간다. 최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난 술리만푸어는 “내가 읽을 수 없는 생소한 문자를 가진 나라에서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최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난 연극 ‘낫심’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두산아트센터).◇‘언어’ ‘어머니’로 전 세계와 교감술리만푸어의 작품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가 겪어온 특별한 삶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란에서 태어난 그는 소설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 그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연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를 통해서다. 징병제 거부로 여권 발급을 거부당한 술리만푸어가 전 세계 배우와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바람으로 쓴 즉흥극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현재는 이란을 떠나 베를린에서 독일어로 생활하면서 영어로 작품을 쓰고 있다. 최신작인 ‘낫심’ 또한 전작처럼 자신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3년 반. 술리만푸어는 “‘하얀 토끼 빨간 토끼’가 사전 연출이 전혀 없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라면 ‘낫심’은 전형적인 연극 형식과 새로운 형식이 결합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는 사전에 준비할 수 없는 즉흥적인 상황에서 공연하지만 나와 연출가는 연습을 충분히 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어간다”고 덧붙였다.매회 출연 배우가 바뀌는 만큼 공연 분위기와 색깔도 매번 달라진다. 그러나 이를 관통하는 공통된 테마는 있다. ‘언어’와 ‘어머니’다. ‘언어’는 술리만푸어가 연출가인 오마르 엘레리안과의 공통점에서 착안했다. 두 사람 모두 모국어 이외의 언어와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작품 속에서 술리만푸어는 한글을 배우고 출연 배우는 이란어를 배운다. 어려운 단어부터 욕까지 한글로 술술 쓰는 술리만푸어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술리만푸어는 “언어의 아름다움은 씨앗과도 같다”며 “한국공연을 통해 내 마음에 심어진 한글이라는 씨앗이 앞으로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작품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교감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 ‘어머니’가 있다. 술리만푸어가 ‘낫심’을 쓴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술리만푸어는 “이 작품을 여러 국가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나라마다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어머니’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연극 ‘낫심’ 배우 한예리의 공연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배우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배우들도 이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즐기고 있다. 특히 김선영·진선규·박해수·문소리·유준상은 출연 제안을 단번에 수락해 작품에 참여했다. 20일 공연을 마친 문소리는 “술리만푸어의 교감이 좋았다”며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두산아트센터 관계자는 “즉흥극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배우들을 후보로 섭외를 진행했다”며 “리허설 없이 관객 앞에 선다는 두려움 때문에 출연을 고사한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 번에 승낙했다”고 말했다.술리만푸어가 즉흥극의 형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이 불가능한 즉흥극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인터뷰도 대화를 문서로 만들어 2주 동안 연습을 거쳐 다시 공연으로 올린다면 지금처럼 흥미롭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날 인터뷰는 공연 시간과 비슷한 약 70분간 이어졌다. 인터뷰가 끝나면서 술리만푸어가 유쾌한 한 마디를 남겼다.“‘낫심’을 공연할 배우들은 작품 내용을 알면 안 되니까 이 인터뷰를 읽지 마세요.”연극 ‘낫심’ 배우 문소리(왼쪽),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4 / 조회 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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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이란 연극 '낫심' 성료..즉흥극으로 공감 끌어내
연극 ‘낫심’ 출연 중인 배우 문소리.(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배우 문소리가 즉흥극으로 연기력을 과시했다. 문소리의 소속사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어제(20일) 배우 문소리가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이란 즉흥극 ‘낫심’을 성료했다. 사전 연습이나 리허설 없이 무대에 서는 독특한 형태의 연극에서 문소리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는 공감을 끌어냈다”고 밝혔다.연극 ‘낫심’(제작 부시씨어터, Bush Theatre)은 두산아트센터의 통합 기획이자 강연 8회, 전시 1편, 공연 3편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타주의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인 ‘두산인문극장2018:이타주의자’의 첫 번째 연극이다.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Nassim Soleimanpiur) 의 최신작이며 낯선 이란어를 소재로 작가, 배우, 관객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국경, 문화, 언어의 경계를 넘어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와 인류의 보편적인 언어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문소리는 러닝타임 100분동안 관객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며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는 공연을 만들었다. 이란 언어를 초월해 관객의 소통을 끌어내는 데 노력해 극 후반으로 갈수록 뜨거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소속사의 전언이다. 문소리는 “사전 준비없이 진행되는 즉흥극이라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00분이 짧게 느껴졌고, 작가인 낫심 술리만푸어와의 교감이 좋았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함께 해주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소리는 영화 ‘여배우는오늘도’로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 영화제(Udine Far East Film Festival)에 초청돼 22일 출국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1 / 조회 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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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유준상·문소리·한예리·박해수 등 스타 배우 출연하는, 연극 '낫심' 리뷰
“솔직히 좀 어때요.”
“엄청 떨려요.”
어떤 공연일까? 너무 궁금했다. 공식적인 정보 외에는 알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직접 볼 수밖에 없었다. 바로 대본과 사전 연습이 없는 독특한 공연 형식과, 유준상·문소리·진선규·박해수·고수희 등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몰고 온 연극 '낫심'이다. 이 작품은 지난 12일 출연한 10년차 연극배우 전석호도 떨게 만들었다.
■ 연극배우 전석호 공연 봤더니?
이 공연은 이란 작가 낫심 슬리만푸어가 자신의 모국어인 이란어로 쓴 대본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공연 당일 무대에서 배우들에게 전달돼 진행된다. 자신의 작품을 모국에서 공연할 수 없는 작가의 개인사 때문에 시작된 이 공연은 매일 밤, 새로운 배우들을 통해 작가의 이야기를 대신 전한다.
무대 소품은 단출하다. 배우 이름이 붙어있는 상자. 흰색의 스크린, 책상과 의자. 스탠드 마이크가 전부다. 공연 시작 전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고, 가운데 무대를 두고 삼면이 객석으로 변신했다. 약속 시간이 되자 스태프가 나와 연극의 규칙에 대해 설명하고, 오늘의 배우를 소개한다. 스태프가 객석으로 돌아가 자리에 앉으면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배우도 관객도 모두 처음 만나는 이 난감한 상황. 도대체 어떤 일이 펼쳐질까? 배우는 봉투에 든 대본을 꺼내어 읽고, 작가의 지시 사항에 따른다. 작가가 만들어 놓은 규칙대로 공연은 흘러가고, 배우와 관객은 묘한 이 상황에 집중하게 된다.
■ 이런 건 좋았어!
1막에서 작가와 배우는 함께 차를 마시고, 작가에게 알려주고 싶은 한국어, 배우가 아는 가장 로맨틱한 문장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조금씩 친밀감을 쌓는다. 그 과정에서 관객들은 배우의 친근하고 솔직한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작가는 배우의 입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2막에서는 작가 낫심이 직접 무대 위로 등장한다. 그는 전문 연기자는 아니기 때문에 그저 배우 옆에서 거들고 도울 뿐이다. 배우와 관객은 처음 들어보는 이란어를 함께 연습하고 말하며, 낫심에게 한 발짝 가까워진다. 공연은 마지막에 가서 앞서 차곡차곡 쌓아놓은 친밀감을 공감대로 바꾸고 뜻밖의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낯선 언어가 주는 놀라운 경험이다. 작가의 이름이자 작품명인 낫심의 뜻인 '산들바람'의 의미가 이해되는 순간이다.
앞으로 남은 공연에는 진선규, 문소리, 유준상, 박해수, 한예리 등 영화와 TV에서 활약하는 스타 배우들의 출연이 예정되어 있다. 그들을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공연의 큰 장점이다.
■ 이런 점은 아쉬워!
이 작품은 무엇보다 작가의 기획 의도가 중요한 즉흥극이다. 배우들의 연기력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다.
공연은 4월 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날 수 있다. 현재 티켓은 매진이지만 운이 좋으면 현장표를 구매할 수도 있다.
글/사진: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
2018.04.12 / 조회 7,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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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자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응원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이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열띤 100분 토론을 펼쳐 보이고 있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은 개막과 함께 전 회차 전석 매진을 달성했다. 작품은 ‘2016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공연은 2017년 수능 만점자 김재경 학생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우종학 교수가 관람하며 힘을 보탰다. 우종학 교수는 “무엇보다 그 많은 대사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토론을 연극 무대로 올린다는 소식에 걱정부터 앞섰는데, 직접 공연을 보니 흥미진진한 주제들이 이어져 잠시라도 집중을 안 할 수 없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은 ?2017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실제 한 방송의 백분토론을 모티브 삼아 제작됐다. 작품은 ‘인류의 기원에 대한 질문, 즉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느 쪽이 타당한가?’라는 주제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공연은 과학과 사회, 종교, 예술 각계의 패널이 출연해 창조론과 진화론으로 나뉘어 치열한 토론을 나눈다.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김재경 학생은 “그 어떤 수업이나 강의보다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주신 것 같다”며 “딱딱한 학교 수업을 지루하게 여길 청소년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2월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공연배달서비스 간다노혜란 인턴 newstage@hanmail.net
2017.03.06 / 조회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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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교수가 본 '신인류의 백분토론' 감상평은?
수능만점 김재경·우종학 서울대 교수 관람
"창의적 구성…흥미진진한 주제 인상적"
평균 객석점유율 101% 달성하며 매진 기록지난 주말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을 관람하러 온 2017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김재경 학생(위)과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10일 개막한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에 대한 관객 반응이 뜨겁다. 제작사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에 따르면 ‘신인류의 백분토론’은 개막 이후 평균 객석점유율 101%를 달성하고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지난 주말엔 2017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인 김재경 학생과 우종학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공연장을 찾았다.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두 사람이 남긴 감상평을 23일 공개했다.김재경 학생은 “창조론과 진화론을 수업이나 강의보다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줬다”며 “처음엔 창의적이고 신선한 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토론에 집중하면서 또 다른 공부를 한 기분이다. 딱딱한 학교 수업을 지루하게 여길 청소년이 꼭 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우 교수는 “많은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배우들이 많은 고생을 했을 것 같다”며 “토론을 연극 무대로 올린다고 해 걱정부터 앞섰다. 그런데 직접 공연을 보니 흥미진진한 주제라 집중을 안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신인류의 백분토론’은 인류 기원에 대한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느 쪽이 타당한지를 과학·사회·종교·예술계 인사들이 토론하는 형식으로 꾸민 작품이다. 무대를 실제 방송 토론장처럼 꾸며 생동감을 더했다. 오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23 / 조회 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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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의 백분토론' 평균 예매율 85%로 '순항'
인류 기원 놓고 창조론·진화론 토론
실제 토론 방송 같은 무대·극 전개 호평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의 한 장면(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10일 개막한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이 평균 예매율 85%를 달성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신인류의 백분토론’은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유도소년’ 등을 제작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신작이다. ‘2016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 우수작품 선정작’으로 첫 선을 보였다. 인류의 기원을 놓고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떤 쪽이 타당한지를 실제 토론처럼 꾸며 보여주는 작품이다.공연은 개막 이후 실제 토론 방송을 보는 듯한 무대 구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회자를 중심으로 패널들이 서로 마주보게 무대를 배치해 토론 방송 스튜디오를 그대로 구현했다. 75인치 모니터 5대로 자료화면을 송출하는 등 생동감도 더했다.배우 진선규·유연·이지해·정선아·양경원·차용학·오의식·정재헌·이강우·백은혜·정순원·김종현·홍지희·서예화 등이 출연한다. 이들은 치열한 싸움처럼 토론을 펼치며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 무대와 극 구성 등에서 신선하면서 차별성 있는 작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14일까지 진행한 6회차 공연은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오는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15 / 조회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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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 vs 진화론…간다 신작 '신인류의 백분토론' 개막
새 형식의 창작극 유도소년 계보 잇나
XBS '신석기' 사회자 중심 6명 패널 등장
10~26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신작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포스터(사진=간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창조론과 진화론 가운데 어느 쪽이 타당한지를 놓고 끝장 토론이 펼쳐진다. 2016 ‘창작산실’ 연극 우수작품 선정작이자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신작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이다.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이 오는 1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개막한다. 간다가 ‘토론’이란 콘셉트를 갖고 새로운 형식으로 선보이는 창작극이다.작품은 인류 기원과 관련해 ‘창조론과 진화론 어느 쪽이 타당한가?’란 주제를 놓고 정치, 사회, 종교, 예술 각계의 인사들이 토론을 시작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실제 백분토론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게 극단 측의 설명이다. 극 중 객관적인 시선으로 많은 신뢰를 받고 있는 XBS ‘백분토론’ 사회자 ‘신석기’를 중심으로 6명의 패널이 나아가기 위한 토론이 아닌 그저 이기기 위한 설전을 펼친다.무대는 75인치 모니터 5대에 실시간으로 패널 얼굴과 자료화면이 비춰지는 영상 시스템을 도입해 실제 스튜디오 같은 현장감을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간다 측에 따르면 창조론과 진화론 패널들의 자리를 마주보게 배치해 토론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는데 목적을 뒀다. 객석 또한 좌석이 양쪽으로 갈려 관객에게 ‘공연을 보고 있다’, ‘공연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란 인식시켜줌으로써 참여하는 능동적 관람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사회자 ‘신석기’ 역에는 차용학·정재헌, 창조론 패널로는 분자 생물학 박사 ‘이성혜’ 역에 정선아·백은혜, 천문학자 겸 수학자 ‘우지현’ 역에 이지해·서예화, 뇌과학자 ‘나대수’ 역에 양경원·정순원이 캐스팅됐다. 진화론 패널로는 진화 생물학 박사 ‘전진기’ 역에 진선규·이강우, 종교철학 전공의 연예인 ‘육근철’ 역에 오의식·김종현, 기생 전문가 ‘현충희’ 역에 유연·홍지희가 맡아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끝장 토론을 펼친다. 내공 탄탄한 배우들의 토론연기는 마치 치열한 싸움구경을 보는 듯한 재미와 안타까움을 선사하며, 이기기 위해 내뱉는 과학적, 종교적 지식의 향연을 선보인다.작·연출을 맡은 민준호는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아가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인류 기원이라는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인간의 근본적 호기심을 자극해 폭넓은 시야와 생각을 갖게 하고 싶었다. 전체 인류의 미래에 대해 자신만의 고민을 시작하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10일부터 26일까지 공연하며 인터파크 티켓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07 / 조회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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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현대사·연극인 이야기…'창작산실' 무대에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툇마루가 있는 집'
'소나기마차' 등 대학로 일대서 공연‘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로 선보이는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툇마루가 있는 집’ ‘소나기마차’ 포스터(사진=공연배달서비스 간다·창작공동체 아르케·공상집단 뚱딴지).[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다가오는 2월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로 선정된 3편의 연극이 오는 2월 10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관객과 만난다.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신작 ‘신인류의 백분토론’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 오른다.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전문가의 토론을 소재로 삼는다.기승전결의 구성 대신 실제 토론 과정을 보여주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인류의 기원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게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이를 통해 인간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제시한다.‘툇마루가 있는 집’은 2015년 서울연극인대상 연출상과 2015년 공연과 이론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오래 전 세상을 떠난 형의 기일을 맞아 아내와 함께 어릴 적 살던 집을 찾아온 주인공이 과거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70~80년대 청년기를 보낸 이 시대의 중장년이 지닌 현대사의 트라우마를 통해 과거의 아픔과 화해할 수 있길 바라는 간절함을 전한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연극 ‘소나기마차’는 2015년 창작산실 대본공모부터 1년간의 심사와 시범공연을 거쳐 완성한 작품이다. ‘핑키와 그랑죠’로 주목 받은 신예 작가 신채경과 연출가 문삼화가 함께해 연극 팬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연극인의 이야기를 통해 연극이 계속돼야만 하는 이유와 이것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공감과 성찰을 이끈다. ‘말한다는 것, 혹은 말해야만 한다는 것’에 대한 존재론적인 탐구를 연극으로 풀어낸다. 서울 종로구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술홀에 오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25 / 조회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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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이희준 무대 선다…연극 '나와 할아버지'
진짜 ‘삶’ 물음·솔직 대사 눈길
소박·담백 이야기 빚어낸 감동
9~11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연극 ‘나와 할아버지’ 포스터(사진=강동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강동아트센터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연극 ‘나와 할아버지’를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진짜 ‘삶’을 발견해가는 내용이다. 작·연출을 맡은 민준호가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실제 일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써내려간 대사가 백미다.연극은 ‘준희’가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을 난생 처음 들여다보게 되는 과정을 수필극 형태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중 ‘준희’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할아버지의 여행을 동행하면서 살아온 인생을 녹음기에 담아 글로 풀어내고자 한다. 그저 멜로드라마 소재를 찾던 ‘준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자신이 상상하는 멜로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을 거란 기대를 하고 여행에 동행한다. 하지만 막상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상처와 추억을 알게 되는데 잔잔한 감동을 준다.할아버지는 배우 김승욱, 오용, 한갑수, 진선규가 맡는다. 준희 역에는 이희준, 김호진, 오의식이 번갈아 연기한다. 이외에 정선아, 민준호, 양경원, 차용학이 출연한다. 배우 이희준이 모델 이혜정과 4월 비공식 결혼식을 올린 후 서는 첫 무대다. 02-440-0500.자료=강동아트센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3 / 조회 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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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뜨거운 여름’ 관객과의 대화 성황리에 종료
연극 ‘뜨거운 여름’이 지난 8월 23일과 9월 6일 양일간 관객과의 대화를 성황리에 끝냈다. 이 연극은 주인공 ‘재희’에게 학창시절부터 꿈을 꾸게 해 준 첫사랑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춤, 노래, 무용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됐다. 출연진은 오의식, 김대현, 신의정, 주민진 등 15명이다. 관객과의 대화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출연배우들과 민준호 연출이 참석했다. 대화는 관객들과 함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출연 배우들은 “작품 자체가 우리의 모르핀이다. 체력적으로 힘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을 하면서 함께 하고 있는 동료 배우들과 공연장을 찾아와 주시는 관객 분들의 호흡이 전해져 그 에너지를 고스란히 무대에서 쏟을 수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연극 '뜨거운 여름' 관객과의 대화_사진 story P 제공 민준호 연출은 “나 스스로 뜨거워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쯤 주변 사람들도 그렇다는 것을 알았다. 서로 뜨거웠을 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토대로 연출했다”고 말했다. 연극 ‘뜨거운 여름’ 관객과의 대화는 작품에 관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속마음을 보여줬다. 행사에 참석한 관객은 “작품을 보면서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건 배우와 스텝들의 열정이 무대를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작품 관계자는 “관객들과 조금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고자 사인회 이벤트를 마련했다. 9월 12일, 13일, 19일 총 3회에 걸쳐 진행 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연극 ‘뜨거운 여름’은 11월 1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신소망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5.09.10 / 조회 3,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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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당신은 지금 몇 도 입니까?” ?연극 ‘뜨거운 여름’
얼마나 뜨거워야 ‘뜨겁다’고 하는 걸까. 심장이 터질 듯한 사랑도 뜨겁고, 생존을 위해 죽을힘을 다해 살아온 시간도 뜨겁다. 누구의 온도가 더 뜨겁든지 간에 분명히 뜨거웠던 한 남자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연극 ‘뜨거운 여름’은 당신에게 묻는다. 언제, 얼마나 뜨거웠는지.오늘은 내일의 추억이다?종로, 강남, 신촌 일대, 대학가에서는 여름밤 술잔을 기울이는 청춘들로 넘쳐난다. 테이블 서너 개가 고작인 허름한 치킨 집의 여름밤은 고소한 치킨 튀기는 냄새와 찰랑찰랑 술잔 부딪치는 소리로 그 열기가 더 뜨거워진다. 치킨 한 마리, 맥주 500cc를 앞에 두고 밤새 피우는 이야기꽃은 영원히 지지 않을 청춘처럼 만개한다.여름밤이 하얗게 새도록 쉴새없이 이어지는 청춘들의 술안주는 도대체 뭘까. 역시나 사랑이야기다. 첫 사랑, 첫 키스. 왕년에 사랑했던 그 사람과의 추억만큼 술맛 나는 안주도 없다. 오늘의 청춘도 흐르면 훗날의 술안주가 된다는 것을 아는 듯 모르는 듯, 여름날의 청춘들은 까만 밤이 하얗게 새도록 술 한 잔에 지난날을 곱씹는다. 우리는 왜 추억을 곱씹을까. 청춘의 오늘은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나를 찾아 떠나고 싶어 한다. 미래가 더 아플까봐 어떻게든 행복했던 과거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시절 내가 그리워서 매일 밤 치킨 집에서 추억의 방에 노크를 한다. 매일 밤, 한 잔 술은 청춘에게 아름다웠던 지난 날로 추억 여행을 떠나는 티켓이 된다. 감정 이입을 위한 새로운 시도, ‘자서전’라는 옷연극 ‘뜨거운 여름’에서는 연극배우가 된 재희의 삶의 다양한 온도를 그린다. 공연을 앞두고 첫 사랑의 부고를 전해들은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 이 연극은 한편의 다큐 같기도 하고 자기 자신에게 쓰는 편지 같기도 하다.공연은 어린 재희부터 배우가 된 재희까지 삶의 다양한 면을 보여준다. 음향 처리된 재희의 육성으로 들려주는 ‘모놀로그’는 재희의 기억을 구성한 장면과 오버랩돼 연출된다. 재희는 과거 순간순간의 감정을 무대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 마이크를 통해 쏟아낸다. 이는 관객한테 하는 말이 아니다.자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다. 재희는 담담함으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한다. 관객은 재희의 마이크 목소리로 장악된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재희와 함께 재희의 삶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재희의 목소리를 들으며 재희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느끼며 재희에게 감정을 이입한다. 그러다가 분명 어느 순간, 자기 자신에게 묻게 된다. 나 역시 이러한 순간에는 어땠는지. ▲연극 ‘뜨거운 여름’ 공연장면_스토리피 제공진정한 친구가 있습니까?이 작품의 전개는 굉장히 단순하다. 어른이 된 재희가 과거의 기억을 꺼내는 전개는 전형적인 액자식 구조를 표방한다. 사건 전개라고 해봤자 그 과정에서 만났던 사람들 이야기, 그 사람들과의 추억 이야기가 전부다.그런데도 관객은 작품을 관람하며 너무나 중요한 문제에 대해 성찰하게 된다. ‘진정한 친구’가 있는지에 대한 성찰이다. 작품 안에서 등장하는 재희의 인연들을 다룬 장면들은 인간관계란 무엇으로 지속되는지에 대한 간단하고도 날카로운 단상을 가감 없이 드러내기에 충분했다.가장 강렬하고도 지독한 정서, 사랑어린 시절 재희와 게임을 하며 많은 추억을 쌓은 진환, 연기 학원에서 재희와 함께 꿈을 꾸었던 대훈은 재희의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인연들이다. 재희의 인생에서 그들보다 강렬했던 기억은 역시나 이성에 대한 기억이다. 남자답게 고백한번 할 줄 몰랐던 고교생 재희에게 먼저 다가온 ‘노래하는 요정’ 채경과의 짧은 만남이 재희의 가장 강렬했던 기억이다.하지만 채경과의 추억보다 더 절절하게 다가오는 감정이 있다. 바로 아내가 된 사랑과의 러브 스토리다. 사랑과 재희의 줄다리기는 무대 양 끝에 설치된 스탠드 마이크와, 마이크를 중심으로 동그란 연기 구역을 핀 조명으로 장치한 뒤에서 펼쳐진다. 채경과 너무나 닮은 사랑과의 애틋한 사랑은 재희에게 첫사랑의 시행착오를 딛고 어렵게 시작된 ‘진짜 사랑’이다. ‘진짜 사랑’ 앞에서 재희는 배우라는 직업, 현실에서의 경제적 안정, 이러한 삶의 모습과 뒤엉켜버린 사랑의 감정 사이에서 번민하게 된다. 사랑의 부모는 연극배우인 재희의 진로가 경제적 불안정을 가져올 것이라 판단하고 그들의 결혼을 반대한다. 이로 인해 재희는 현실과 꿈, 현실과 사랑의 경계에 대한 두려움과 선택과 후회 사이의 고민에 더욱 깊이 빠진다.재희의 모습은 여느 청춘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번민의 전사가 있기 때문에 재희라는 한 남자가 첫 사랑의 실패와 자신의 미래에 얽힌 혼란을 딛고 사랑을 쟁취해나가는 장면에 훨씬 높은 가치가 실린다.그 장면은 부모의 반대로 재희와의 관계가 틀어지자 둘의 사랑을 되찾고자 사랑이 재희에게 화해를 시도하는 장면이다. 두 남녀는 무대 양 끝에 위태롭게 서서, 겨우 몸 하나 설 만한 자기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두 남녀의 모습은 위태롭지만 절실했던 사랑의 감정으로 관객을 이끈다. 또한 이 장면은 사랑과 재희의 중첩적으로 표현한 닿을 듯 닿지 않는 마음의 거리와 현실의 벽을 설정했다는 면에서 매우 현실적인 장면 표현이라 볼 수 있다. ▲연극 ‘뜨거운 여름’ 공연장면_스토리피 제공정서의 시각성을 극대화 시킨 무용적 장면 연출 이 작품은 평범한 한 남자의 성장 드라마가 아니다. 인간이 느끼는 오만가지 감정을 최대한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 작품이다. 특히 춤을 잘 추는 친구 대훈을 통해 재희가 느낀 정서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장면이 많다.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기존의 연극 형태가 가진 지루함을 떨치는데 필요했던 적절한 선택이라고 본다.좌충우돌하는 어린 재희의 정서를 표현한 작품 초반부에는 여러 명의 배우를 떼로 등장시켜 군무를 통해 장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인간이 느끼는 인생 순간순간의 단상들을 배우의 몸을 통한 움직임을 활용해 표현한다. 이러한 시도는 창작자 개인의 기호에서 출발한 연출방식이었다고 할지라도 움직임으로 정서의 시각성을 극대화시켜 관객게에 의미 전달을 보다 극적으로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효과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추억행 열차 티켓, 그 때 그 노래액자식 구성이 가진 장점이자 단점은 드라마의 진행상황이 뻔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번 연극 ‘뜨거운 여름’ 역시 액자식 구성을 활용했다. 그래서 처음과 끝을 같은 장소로 배치함으로써 관객은 당연하게 이야기 전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그런데 이번 작품은 액자 안에 지난날을 기억할 만한 매력적인 클리세들을 가득 담았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과거에서 빠져나온 후에도 관객은 재희의 과거가 머리 한 켠에 계속 맴도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한다. 그냥 맴도는 것도 아니고 노래로 맴돈다. 90년대를 풍미했던 인기가요들이 뮤지컬 넘버처럼 활용돼 인생의 뜨거운 시절마다 서로 다른 색채의 뜨거움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대훈과 친구들이 선보인 춤들, 그리고 중요한 시간들 마다 튀어나오는 추억의 가요들은 재희의 뜨거웠던 시절, 자신의 뜨거웠던 시절로 가는 타임머신이 되어준다. 인기 가요가 가진 본연의 색채는 관객 개인의 지난날을 꺼낼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추억의 노래가 가진 본연의 정서에 재희의 정서를 덧입혀 더 강력한 색채를 전달한 장면 연출은 재희에 대한 안타까움과 관객 스스로에 대한 회한을 어지럽게 혼재시켜 지난날에 대한 강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연극 ‘뜨거운 여름’ 공연장면_스토리피 제공재희가 ‘민준호’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이 연극은 재희를 통해 관객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작품을 통해 창작자가 관객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가에 대한 답은 하나다. 보는 이가 됐든 하는 이가 됐든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완벽히 창작자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꿈, 사랑, 자아에 대한 질문이 지나칠 정도로 많다는 점도 이 이야기가 창작자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강한 근거가 된다.혹자는 예술가 중에 이상주의자가 많은 것이 실제적 삶에 대한 고민보다 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서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 주장에 대해 조금 다른 입장이다. 우리 모두가 예술가만큼 꿈에 대해 생각하지만 실행하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 이 작품의 입장이다. 연출가 민준호는 누구나 꿈을 꾸지만 꿈에 대한 용기 차이에 따라 실행이 달라진다는 것을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연극 ‘뜨거운 여름’을 통해 보여준다. 연극을 통해 현실을 솔직하면서도 자유롭게 그려내고 싶은 연출가 민준호의 바램은 ‘연기처럼 무용하고 무용처럼 연기하고 싶다’는 대사를 통해 함축되는 듯하다. ▲연극 ‘뜨거운 여름’ 공연장면_스토리피 제공당신은 지금 몇 도 입니까?연극 ‘뜨거운 여름’ 역시 오늘을 사는 당신의 온도에 대해 묻는다. ‘뜨겁게 살아야 합니다’가 아니라 ‘지금 뜨거운지’ 묻는다. 그것이 여름밤 신촌에서 마시는 한 잔 술과 이 연극이 가진 다른 점이다. 이 작품은 내일을 어떻게 살지 고민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늘이 정말 행복한지 묻는다. 그것이 바로 이 작품이 하는 유일하고도 가장 강렬한 메시지이다.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5.09.01 / 조회 4,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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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들> 전역산, 우찬, 송광일 - 무대 밖에서도 계속되는 왕자 3인방의 도발
동화 속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를 여전히 꿈꾸는 이들에게 "정신차려!"라며 호통하는 왕자이자 신데렐라 등장. 아무리 아리따운 여인이라도 공주 아니면 안 만난다는 왕자 등장. 백설공주에게 실망스런 밤을 안겨준 고개 숙인 또 다른 왕자도 등장. 에 등장하는 이들 세 명은 웃음 견인차이자 이 작품의 특징을 고스란히 설명하고 있는 주요 인물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만난 3인방의 '반전 매력'은 무대 밖에서도 살아 넘쳤다. 의 '고유 상남이'로 활약한 것을 비롯, 다수의 뮤지컬, 영화, 방송을 누비는 동시에 유기견 보호에도 열심인 '의외로 과묵하고 듬직한' 전역산, 189cm의 훤칠한 키에 매끈한 마스크를 바탕으로 등에서 활약해온 우찬, 그리고 진한 사투리로 솔직 발언을 멈추지 않던 송광일까지, 세 남자의 수다는 예상치 않은 곳으로 비켜 나갔고 그 말은 창작뮤지컬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 배우들의 숨겨진 고군분투기를 그려보았던 기자의 예상과도 다르게 흘러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지금부터 성역 없이 펼쳐졌던 이들의 대화를 가감 없이 전해보려 한다. 그러니 배우들을 알고 있다면 그들의 목소리와 말투를 상상해 가며 읽으면 더욱 좋고, 문득 주어가 없어졌거나 생략된 단어의 빈자리에 큰 이해를 바라여 본다.플레이디비(이하 플디) : 흥행이 아주 잘 되고 있어요. 전역산(이하 역산) : 잘 되고 있나? 우찬 : 얘기는 많이 듣긴 하는데 저희가 체감을 하기는 좀. (인터파크 예매 랭킹에) 1위를 좀 찍었으면. (홍보담당자: 오늘 2위까지 올랐어요.) 우찬 : 박수! 플디 : 개막 전부터 재미있는 관련 영상들이 인기를 모았어요. 캐릭터 인터뷰에서 나온 모습들이 진짜 성격과도 닮았나요? 송광일(이하 광일) : 세 가지 컨셉이 있었는데 서열 순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를 제가. (나머지 두 명이 당황하자) 맞잖아요. 우찬 : 네, 그렇죠. 그런데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역산 : 난 전혀 (실제 나와 달라). 되게. 전역산 (왕자2, 난쟁이2, 신데렐라 역)우찬 : 저는 좀 매사에 열심히 하려는 게 있어요. 하하하. 광일 : 전 피해의식 별로 없는데. 우찬 : (일동 웃음) 솔직해지자. 광일 :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요? 우찬 : 그럼, 그럼. 광일 : 제가 철학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러고 나서부터 성욕이 없어졌어요. 공부한 지 한 세 달 됐나? 네 달째? 우찬 : 그 때부터 저희가 봤으니까요. 광일 : 아, 성, 성욕... 필요할 땐 쓰는데 남용하진 않아요. 우찬 : 20대 때 성욕이 왕성하다고 그러잖아요. 근데 전 오히려 지금이 그래요. 그동안 몰랐어요. 서른이 되고, 어후. 광일 : 이거 인터뷰 내용으로 다 올라와 있으면 웃기겠다. (캐릭터 인터뷰 영상에 등장하는 송광일의 '10대 시절 여자친구에게 볼일 보다 들켰던 일'은 당사자의 실화라는 주변 증언이 있었다.)뮤지컬 캐릭터별 인터뷰 영상플디 : '끼리끼리' 뮤직비디오 촬영도 무척 힘들었다고요. 우찬 : 힘들었는데, 전 다 웃겼어요. 시간만 좀 더 있었으면 더 기상천외한 거 찍어보고 싶었는데. 목욕탕에서도 찍어보자, 에스컬레이터 내려오면서도 찍자, 전 그랬거든요. 근데 상황이 상황이고 시간도 없다 보니까. 그 안에서 최대한 재미있게 했어요. 광일 : 그 때 (우찬) 형이 혼자 안 춥다고 코트 안 입다가 감기 걸려서. 으하하하. 역산 : 정말. 너네 내복 챙겼니? 그러니까 아니~ 날씨 너무 좋은데? 전 히트텍을 바지 두 개, 위에 두 개 껴 입었었거든요. 우찬 : 전 반팔 티 하나만 입고. 감기 진짜 심하게 앓았어요. 광일 : 근데 우찬이 형이 제일 열심히 찍었어요. 역산이 형이 보고 배워야 한다고. 플디 : 송광일 배우는 이번이 대학로 데뷔작이라고 들었는데. 광일 : 졸업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작년 2월에. 이제 스물 일곱이에요. 역산 : 광일이가 학교에서 이 작품을 한 거에요. 우찬 : 완전 조상님이지. (은 2013년 11월 공연된 한국예술종합학교 겨울 워크숍 작품으로 출발했다.)플디 : 형들 눈치 안 보고 할 말 다 하는 막내 같아요. (웃음) 광일 : 저요? 우찬 : 그래서 저희가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근데 얘가 본성이 착해서. 역산 : 큰 작품을 해 봐야 (선배들 무서운 걸 알지). 우찬 : 이런 데 가서 해 봐야. 광일 : 오, 저 하고 싶어요. 시켜주세요. 아, 그리고 역산이 형이 저 넣어준다고 했어요. 역산 : 아하하하하. 플디 : 왕자 가발이나 의상이 마음에 드나요? 역산 : 맘에 들어요. 우찬 : 전 목이 되게 긴데, 이거 입으면 목이 굉장히 짧아 보이더라고요. 어깨 뽕도 솟구쳐 있고. 플디 : 키도 크시잖아요. 우찬 : 훤칠하죠. (웃음) 역산 : 키 때문에 (캐스팅 된 거에요). 오로지 키 때문에. 실력은 전혀 상관 없이. 제가 (이 작품에) 꽂아 준거에요. 우찬 : 한편으로는 좀 서운하기도 했어요. PMC에서 이걸 맡아서 한다는데. 광일 : 연락 안 왔어? 형 한테? 우찬 : 바로 (연락이) 오면 참 좋은데, (전역산) 형한테 거쳐서 와서. 아, 걔가 있었지! 하하하. 감사했죠. 나름 PMC에서 열심히 잘해왔는데 아직까진 제가 아닌가 봐요. 을 통해서 저의 자존감 회복과 동시에 많은 뮤지컬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우찬이라는 배우가 있다는 걸 인식 되었으면 하는, 아주 자그마한 바람이 있어요. 우찬 (왕자1, 마법사, 난쟁이1, 문지기, 백설공주 남편 역)플디 : 전역산 배우가 PMC 핵심 인물 같아요. 역산 : 의 오로라 시켜달라고 송(승환) 회장님한테 말씀드렸는데. 재밌겠죠? 'PMC 여배우 시리즈 3탄'해서 의 오로라, 상남, 의 신데렐라를 다 하는 거지. 괜찮죠? 우찬 : 자기가 예쁘다고 해요. 역산 : (오로라가) 어차피 환상의 인물이잖아. 근데 장유정 연출님한테 시켜달라고 했다가 무슨 오로라냐며. 하하하. 플디 : 세 왕자들 중에 역산 배우가 유일하게 여자 역도 하고 있어요, 신데렐라. 광일 : 원래 학교에서 했을 때 제목이 였어요. 역산 : 근데 그걸 왜 이제 얘기해? 광일 : 저도 (인터뷰) 하면서 썰 풀게 있어야죠. 우찬 : 아하하하. 이 양파 같은 녀석. 광일 : 신데렐라 얘기는 아니었지만 신데렐라 중심이었어요. 마법도 부리고. 역산 : 근데 왜 날(신데렐라 분량) 많이 줄였지? 광일 : 아니야, 아니야. 다 (새롭게 이야기를) 만졌어요. 인어도 분량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많아졌고. 역산 : 처음 대본 봤을 때 저만 많이 (대사가) 없었어요. '남자한텐 주는 게 아니야, 가지고 오는 거지' 그게 끝이었는데 나중에 대사도 좀 추가하고 상황도 추가하고. 플디 : 처음 대본 받아보고 어땠어요? 우찬 : 재밌을 것 같았어요. 좀 반신반의 하기도 했는데, 우리끼리만 재밌는 게 아닌가 해서요. 지금도 배우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는 게, 더 가도 될 것 같다고. 플디 : 15세 이상 관람가 뮤지컬입니다.역산 : 15세들 안 보러 오지 않아? 광일 : 고등학생 단관 있겠죠. 역산 : 15세 버전, 19세 버전 두 개로 하지. 15세 때는 단어나 상황들만 조금 바꾸면 되니까. 원래 신데렐라 대사에 좀 더 현실적인 말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15세로 바뀌면서 다 잘렸지. 신데렐라가 "담배 있니?" 그러잖아. SNL 정도의 수위만 갔어도 더 좋았을 텐데. 송광일 (왕자3, 마녀, 난쟁이3 역)플디 : 왕자 3인은 전혀 멋있지 않은 캐릭터잖아요. 우찬 : 요즘 클럽 같은데 가면 자기네들끼리 노는 재벌 2세 느낌? 저희들은 그런 느낌으로 가려고 했어요. 플디 : '왕자 3'은 말을 잘 못하는 것 같던데. 광일 : 못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멋있게 하려는 거에요, 자기 나름대로. 우찬 : 실제로도 그런 사람 많잖아요. 자긴 되게 멋있는데 다른 사람이 보면 좀 웃긴. 플디 : 은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로도 호응이 높아요.역산 : 좀 더 현실적인, 정말 2015년도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남녀 이야기를 난쟁이 옷을 입고, 신데렐라 옷을 입고 동화 속 사람들이 나와서 하고 싶었는데 많이 커트 되었죠. 뻔한 뮤지컬 러브 스토리로 가면 어쩌지? 하고 고민도 했었어요. 중립적인 걸 잘 찾아야 하는 것도 있지만, 어차피 뚜껑 깔 거 확 까서 질책 받고 전면 수정하든가 하면 좋은데. 이런 이야기 처음 하는 거에요. 플디 : 작품 속 하는 말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일단 정말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난다고 생각하나요? 일동 : 네. 플디 : 인어공주처럼 남자를 위해 모든 걸 내어주는 여자, 진짜 질리나요? 역산 : 나 여기서 처음 이야기하는 건데, 어허허허, 그런 여자들, 남자들이 싫어한다고. 순애보도 순애보 나름인데 인어공주는 너무, 너무 갔단 말이야. 우찬 : 뭐든 지 적당한 게 좋은 거 같아요. 광일 : 예쁘면 좋은 거 아닌가? 플디 : 그렇다면 이제는, 왕자는 공주들만 만나는 세상이에요. 그럼 무얼 하면 인생역전을 할 수 있을까요? 역산 : 그건 본인이 만들어야 하는데. 우찬 : 성공한 인물들을 보면, 다 자기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누군가가 봤을 땐 별거 아닌 꿈 같아도 그 사람이 그 꿈 하나만 바라보고 가면 충분히 인생역전하고 있다고 봐요. 돈, 명예는 나중에 오는 거 같고. 역산 : 한방을 위해 달려가진 않고, 내가 사랑하는 일 하면서 지내는 거죠. 그게 한방으로 가는 버팀목을 만들어 가는 거 같아요. 플디 : 은 여러분들이 역전으로 가는 버팀목이 될까요? 우찬 : 저한테는 그거 같아요. 광일 : 인생역전이라는 말이 지금 인생은 실패했다는 뜻인데, 난 지금 내 인생 좋은데 굳이 인생역전 할 생각 안 해 봤어요. 역산 : 실패해서 역전이 아니라, 지금보다 뭔가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한 거라는 거지. 우찬 : 저한테는 이번 작품 하면서 배운 것도 많고 깨달은 것도 있고. 그것만으로 저한테는 충분한 발판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성공으로, 좀 더 제 꿈으로 향한 발판. 플디 : 팬들도 많아졌지요? 우찬 : 아니에요. 광일 : 저번에 팬들이 줄 서서 싸인 받았어요. 엄청 길었어. 우찬 : 아니야. 동화 형 나오기 전까지 나한테 먼저 받는 거야. 역산 : 그거 노리고 일부러 먼저 나가는 거 아니야? 나는 한 장도 해달라고 안 하던데. 전 쓸쓸히 갔어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3.18 / 조회 18,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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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병맛’이 코드, 참신한 설정으로 기대 모은 <난쟁이들> 개막
“이제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 시대다. 그런 현실을 담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려고 했다." 등 친숙한 동화의 스토리를 비틀어 결혼에 대한 남녀의 심리를 유쾌하게 담아낸 창작뮤지컬 이 지난달 26일 첫 정식무대의 막을 올렸다. 참신한 컨셉과 스토리로 주목받은 이 작품을 쓴 이지현 작가는 지난 3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주변에 남자를 잘 만나 잘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신데렐라 같은 사람이 많더라.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을지 생각하다 이를 재미있게 풀어보기로 했다.”고 작품을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은 공주와의 결혼을 통해 하루하루 광산에서 일해야 하는 힘든 삶을 벗어나려는 난쟁이 찰리와 젊은 시절 숲속에서 함께 살았던 백설공주를 잊지 못하는 또 다른 난쟁이 빅이 공주들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동화를 재해석한 참신한 발상과 ‘병맛’코드의 코믹한 설정이 돋보이는 이 뮤지컬은 2013년 뮤지컬 콘텐츠 개발 및 지원 프로그램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에서 최종 선정된 후 지난해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올해 처음으로 본공연 무대에 올랐다. 당초 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인 이지현 작가와 황미나 작곡가가 졸업작품으로 썼던 뮤지컬이다. 처음 작품을 구상했을 때는 본공연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황미나 작곡가는 “이지현 작가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미있었다. 대본 속 상황과 캐릭터를 살리는 데 집중해서 음악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내숭을 벗어 던진 19금 코드의 화끈한 대사들도 이 뮤지컬만의 색다른 매력이다. 이에 대해 이지현 작가는 “원래 야한 코드를 좋아한다. 그냥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 그런 대사를 넣으면 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동화라서 묻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처음에는 현재를 배경으로 신데렐라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상상력에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동화로 배경을 바꿨는데, 그때부터 아이디어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또 워크숍을 진행하는 동안 많은 스텝과 배우들이 아이디어를 보태줘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며 그간 함께 한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끼리끼리’ ‘이렇게 이렇게’ ‘해피엔딩’ 등 주요 넘버와 장면을 시연한 배우들도 출연 소감을 밝혔다. 2년 전 리딩 공연 때부터 백설공주 역을 맡아 참여해온 최유하는 "워낙 디즈니 만화를 좋아해 백설공주 역을 하라는 이야기에 신이 났다. 그런데 대본을 보니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더라.”라고 웃으며 “리딩 첫날 대본을 읽으면서 얼굴이 빨개졌는데 개인적으로 알을 하나 깨고 나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B급과 ‘병맛’코드를 제대로 살려 발전시켜나가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지현 작가와 같은 한예종 출신으로 최호중과 함께 난쟁이 빅 역을 맡은 진선규는 "연습하는 동안 10년 전 를 처음 만들었을 때의 생각이 나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이나 연기스타일에도 트렌드가 있어서 계속 변화한다. 은 어떤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신선해서 좋더라.”라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진선규와 같은 극단 간다 출신 백은혜 역시 “선규 오빠와 함께 공연을 할 수 있어 즐거웠고, 내가 언제 이렇게 인어공주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어 즐겁다.”고 말했다. 은 개막 전 ‘끼리끼리’ 뮤직비디오와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난장픽션나노시트콤’ 등의 홍보영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전역산, 송광일과 함께 이웃나라 왕자로 분한 우찬은 뮤직비디오 촬영과 관련해 “작품 홍보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나만 내복을 안 입어서 감기에 걸렸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충무아트홀과 을 공동제작한 PMC프러덕션의 송승환 대표도 참석했다. 송승환 대표는 "을 처음 보고 발칙한 상상력이 마음에 들었다. 현재 한국 뮤지컬은 배우들의 역량에 비해 작가와 작곡가의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실력을 갖춘 신진 작가와 작곡가들이 더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김희철 충무아트홀 본부장 또한 "공공극장인 충무아트홀이 그 공공성을 다하는 방법은 새로운 창작뮤지컬을 꾸준히 올리는 것”이라며 창작뮤지컬이 불러 일으킬 새 바람에 힘을 실었다. 주인공 찰리 역의 정동화와 조형균, 빅 역의 최호중과 진선규는 번갈아 공연에 출연하며, 백설공주 역의 최유하와 인어공주 역의 백은혜는 원캐스팅이다. 우찬, 전역산, 송광일은 이웃나라 왕자 1, 2, 3을 비롯해 신데렐라, 마법사, 문지기 등 1인 다역으로 분한다. 공연은 내달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3.05 / 조회 9,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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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깨시라고요! 뒤통수치는 동화들의 반전매력
더 이상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가 아니다. 신데렐라는 왕자와의 결혼생활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 성에서 도망치고, 광산에서 보석을 캐는 난쟁이들은 '신분상승, 인생역전'을 위해 공주와의 결혼을 꿈꾼다. 권선징악만 철석같이 믿고 겁나 먼(far far away) 왕국에서 백마 타고 달려올 왕자님만 기다리는 동화는 끝난 것이다. 꿈과 희망의 '원더랜드'인 줄 알았지만 "정신차려! 이게 현실이야"라고 외치며 각박한 인간계의 축소판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동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희한하다. 이게 더 재미있다니!저주가 풀린 공주는 본래의 '못생긴' 외모를 되찾았습니다. 21세기 들어 반전의 신호탄은 이었다. 드림웍스 필름의 영화 에서 괴팍한 독거 괴물 슈렉이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해내는 왕자 역을 맡는다는 것엔 그저 웃어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슈렉의 진심 어린 키스로 저주가 풀린 피오나 공주가 휘황찬란한 불빛 속에서 본래의 모습인 '여자 슈렉'과 같은 자태를 드러낼 때 떡 벌어진 입을 쉬이 다물 수는 없었으리라. 이처럼 의 중요 반전은 '외모'에 있다. 모든 공주는 예쁘고 모든 왕자는 잘생겼을 뿐 아니라 지혜롭고 용기 있을 것이라는 동화 제1의 법칙이자 선입견을 철저히 타파하고 있는 것이다. 공주는 사람들이 지레 도망갈 정도로 괴물모습에 가깝고 심지어 그녀의 아버지인 한 나라의 왕은 개구리다. 권력을 지닌 파콰드 영주는 키가 1미터 남짓해 말을 타고 내릴 때 반드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자뻑' 수준은 금메달감이고, 작품 속 거의 유일한 미남 캐릭터인 '프린세스 챠밍'은 허세 가득한 마마보이로 등장해 외모지상주의를 통렬하게 꼬집고 비웃는다. 불륜이 위인의 탄생신화? 특별한 존재는 태어나는 것부터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기를 거부해왔다. 동명왕, 박혁거세, 수로왕 등 한 나라의 우두머리가 된 사람들 중 알에서 태어난 사람도 부지기수고, 인간과 신 사이에서 태어나 버려진 로마 건국 영웅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늑대 젖을 먹고 자랐다는 전설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마법까지 쓸 수 있는 이 여자는 다르다. 남편이 출장으로 집을 비운 사이 내연의 남자 품에 안긴 엄마, 하룻밤 사이에 생물학적 아빠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초록 피부 엘파바의 출생은 이나 막장드라마에서 종종 보던 출생의 비밀과 유사하다. 뮤지컬 의 한 장면(플레이디비 DB)뮤지컬 는 태어나면서부터 피부색이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을 받아온 엘파바와 금발, 우유빛 피부의 아름다운 외모로 '착하고 예쁘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자라온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을 다룬 작품이다. '타고난 신체 조건'으로 각기 불행과 행복의 인생을 걷고 있는 그들의 모습과 행동,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주변의 시선 등을 통해 진짜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닌 그 사람의 가치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 의 기승전결을 뒤집어 상상해보는 과정 속에 무릎을 치며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반전매력들이 살아 넘치기도 한다. 하지만 의 비틀기는 단순한 외모지상주의 타파에서 더 나아가 인물들의 행동으로 변화하는 사회, 인간의 모습으로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더욱 짙은 사회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잔혹한 신비의 숲 형 야콥 그림과 동생 빌헬름 그림이 유럽의 구전 이야기들을 모아 만든 그림형제 동화에는 사실 잔혹한 내용이 많다. '백설공주'와 '헨젤과 그레텔'의 못된 계모가 사실은 친엄마였고 이들을 응징하는 친딸 공주들의 뒤끝은 마녀사냥 저리 가라다. '라푼젤'에는 성적인 부분도 상당하다. 지난 겨울방학 동안 같은 영화인줄 알고 아이들 손 잡고 극장을 찾은 엄마들이 깜짝 놀라 뛰쳐나왔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들렸던 에는 '빨간 모자', '신데렐라', '라푼젤' 등 그림형제 동화집에 수록된 이야기 뿐 아니라 '잭과 콩나무' 등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동화들이 얽히어 '잔혹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곡한 뮤지컬이 먼저인 는 숲 속으로 향하는 동화 속 인물들에게 벌어지는 마법 같은 일들을 환상적으로 펼쳐내고 있지만 이기심, 욕망과 마주하는 주인공들로 인해 그림형제의 이야기가 가진 잔혹성은 여실히 드러난다. 라푼첼의 엄마는 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성에 가두고, 딸을 사랑한 남자를 가시넝쿨 속에 파묻어 눈이 멀게 만든다. 신데렐라의 계모는 신데렐라 구두에 발을 맞추기 위해 친딸들의 발꿈치와 발가락을 자르며 빨간 망토 소녀를 잡아먹은 늑대의 배는 처참히 갈라진다. 영화 의 한국 포스터 중 현실적인 잔혹함도 있다. 신데렐라는 왕자와 결혼했지만 자신이 살아온 삶과 달라 정체성에 혼란이 와 습관적으로 성을 뛰쳐나가다 결국 왕자와 이별을 택한다. 물론 그 가운데는 숲 속에서 만난 유부녀에게 거침없이 키스를 하던 왕자의 외도가 있었다. 영화 프로듀서 마크 플랫은 "삶에서 중요한 것의 부재,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등 다양한 주제가 영화 속에 내재되어 있는, 나이와 상관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의 백미는 신비로운 숲 속의 정경과 상황들을 펼쳐내는 손드하임의 음악인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한방으로 인생역전을 노린다! 좀 더 현실의 축소판과 같은 동화도 등장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현대 사회로 옮겨 놓은 창작뮤지컬 은 공주와의 결혼을 통해 지긋지긋한 광산에서 벗어나 왕자로 신분 세탁을 하려는 난쟁이들의 모험(?)을 그린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는 지났다."며 마법도 소용 없음을 토로하는 마법사나 "아무리 예뻐도 평범한 여자는 왕자들이 안 만나준다."는 공주들의 하소연이 딴 세상 이야기 같지 않다. 제3회 예그린 앙코르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으로 워크숍 공연에서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난다'고 귀에 못이 막힐 정도로 이야기했던 넘버 '끼리끼리'가 큰 인기를 얻는 등 동화 속 인물들의 현실적인 '성찰'은 객석을 웃픈(웃기고 슬픈) 감정 속에 허우적대게 만들었다. Unhappily ever after 동화(童話)는 애초에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라고 하니, 19세 이상 성인들을 위한 동화는 현실을 예술적 의도로 반영한 '사실동화'에 가깝다. 각박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꿈과 환상의 '마취제'보다는 걱정 없이 살 것 같은, 결국엔 '해피엔딩'을 맞이할 것 같은 동화 속 캐릭터들도 결국 우리네와 똑같은 고민 속에 산다는 동조의 위로가 더욱 와 닿는 세상이 된 것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모두 '예술은 모방의 산물'이라 했다. '모방을 통해서 인간에게 최초의 교육이 행해지며 모든 인간은 모방에서 기쁨을 느낀다는 사실로 다른 생명체와 구분된다'는 그들의 말이 우리들의 뒤통수를 거침없이 후려치는 동화의 등장에 한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솔직한 동화를 통해 지금의 우리들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제정비하게 되곤 하니까. 뉴욕의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 작가인 제프 홍의 '동화 속 인물들이 현실 세상에 온다면'이라는 작품들은 더욱 적나라하게 '지구가 곧 네버랜드고 네버랜드 속 주인공들이 갑남을녀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외치고 있는 듯 하다. 아, 뮬란! 최악의 겨울철 황사에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한국에 올 때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제프 홍의 작품 중의 벨은 더욱 아름다워지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았다. (위)은 중국 황사로 인해 마스크를 꼭 쓰고 바깥 활동을 해야 한다. (아래)(사진: http://disneyunhappilyeverafter.tumblr.com)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02.23 / 조회 14,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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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병맛’이 대세? <난쟁이들>의 특별한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지난 3일 저녁, 퇴근을 준비하는 충무아트홀 사무실 직원들의 눈앞에 노란 가발을 쓴 세 남자가 들이닥쳤다. 무표정한 직원들의 어깨에 친숙하게 팔을 두르고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나~”라고 노래하며 복사용지를 흩날리는 배우들 때문에 조용했던 사무실이 정체불명 ‘병맛’코드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으로 금세 변신했다. 바로 뮤지컬 의 넘버 ‘끼리끼리’ 뮤직비디오다. 은 오는 27일 첫 공연을 앞둔 창작뮤지컬로, 2013년 뮤지컬 콘텐츠 개발·지원 프로그램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에서 최종 선정된 후 지난해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와 , 의 이야기에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이 뮤지컬은 가진 것 없는 평범한 난쟁이 찰리와 빅, 남자를 밝히는 백설공주, 배신당한 사랑 때문에 자신을 탓하며 살아가는 인어공주 등을 통해 사랑과 결혼을 둘러싼 현대인들의 심리를 유쾌하게 담아냈다. 이날 진행된 것은 극중 왕자1, 왕자2, 왕자3이 함께 부르는 넘버 ‘끼리끼리’의 뮤직비디오 촬영이다. 왕자1 역을 맡은 우찬과 왕자2 역의 전역산, 왕자3 역의 송광일은 아침부터 대학로와 낙산공원을 거쳐 충무아트홀 사무실과 옥상에서 촬영에 임했다. ‘끼리끼리’는 극중 감옥에 갇힌 찰리와 빅이 왕자들에게 공주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로, 오늘날의 남녀관계를 꼬집는 가사와 코믹한 안무가 특징이다. 뮤직비디오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처럼 특정한 스토리 없이 각기 다른 장소와 상황에서 코믹한 컨셉으로 촬영됐다. 배우들은 가발을 쓰고 왕자 복장을 한 그대로 횡단보도를 건너며 춤을 추기도 하고, 벽화마을 골목이나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안무를 추기도 한다. 저녁에 도착한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배우들은 사무실에 앉은 직원들과 즉석 연기를 펼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 같은 색다른 뮤직비디오 촬영은 관객들의 머릿속에 이라는 작품을 어떻게 각인시킬 수 있을지 궁리하던 홍보팀에 의해 기획됐다. 의 홍보를 담당하는 ㈜랑의 안영수 대표는 “대극장 뮤지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홍보비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관객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실험적인 영상을 제작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홍보팀은 뮤직비디오 외에도 ‘난장픽션나노몰카’ ‘난장픽션나노드라마’ 등의 시리즈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연습실이나 프로필 촬영장, 분장실에서 일어난 가상의 에피소드를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영상으로, 관객들 사이에서 “작품 내용과는 다른 기발한 아이디어” “우울할 때 보면 웃을 수 있다” 등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배우들도 이 같은 영상 제작에 대해 “재미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왕자1과 마법사를 맡은 우찬은 “독특한 형식의 뮤직비디오라서 기분 좋고 좋은 추억거리가 된 것 같다. 이왕이면 관객들도 재미있게 보시고 공연에 대한 홍보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왕자2와 신데렐라로 분하는 전역산 역시 “공연하면서 이런 영상을 만드는 것이 드문 일이라 재미있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창작 초연을 3주 남겨두고 촬영된 ‘끼리끼리’ 뮤직비디오는 이달 중순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의 틀에 박힌 홍보방식을 반복하지 않고 우리 공연을 좋아할 만한 사람들에게 맞춰 재미있는 컨텐츠를 만들면 자연스레 입소문도 퍼지지 않을까.”라는 제작진의 기대가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은 오는 27일부터 4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2.05 / 조회 1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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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매력의 결정체 <뜨거운 여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는 자신들의 매력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또 그것을 마음껏 발휘할 줄 아는 극단이 분명하다. 극단의 이름을 가장 처음 알린 에서는 고전을 뒤집는 깜찍한 발상에 더해 음악과 무대 장치를 대신하는 배우들의 신체 활용이 으뜸이었고, 는 극단 단원들, 즉 이 시대 청춘남녀들의 경험을 녹여낸 사실적인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남이 아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정직하지만 재미있게 풀어내는 간다는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이하며 선보인 신작 을 통해서 그들이 이제 불장난 같이 아찔한 연애에 온 몸을 던지던, 또 꿈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던 청춘의 문턱을 하나 쯤은 넘었음을 시인하고 있다. 온전히 나에게만 향했던 어린 날의 시선은 점점 주변(가족)으로 확대되고(), 치열했던 20대를 지나 한숨 돌리며 불현듯 뒤돌아 본 과거에는 잠시 잊고 있었던 푸르른 희망이 있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그렇게 마주한 옛 시절의 열정은 다소 무기력해진 오늘날에 새로운 윤활유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간다의 작품은 2, 30대 관객들 사이에서 더욱 큰 공감대를 형성한다. 역시 마찬가지다. 주인공인 연극 배우 재희가 첫사랑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를 처음 만났던, 우울했지만 순수했고 찬란했던 10대로 되돌아가며 펼쳐지는 이 작품은, 그 시절을 살았던 관객 모두를 재희로 만들어버린다. 교과서 아래 깔아놓고 몰래 보던 만화책, 남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컴퓨터 게임, 유행가 테이프를 쉼 없이 돌려 듣던 마이마이, 워크맨 등은 관객 모두를 자신들의 10대 시절에 응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신체 활용이 극적 언어로 훌륭하게 쓰여지는 것도 이번 작품에서 만날 수 있는 간다의 큰 매력이다. 작품을 쓰고 연출했으며 극단의 대표이기도 한 민준호 역시 과거 무용을 배우고 펼쳤을 정도로 움직임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의 놀라운 움직임들은 배우이자 안무가로 활약 중인 심새인의 힘이 컸음을 짐작하게 한다. 친근하고 사실적인 설정과 대사들이 배우들의 호흡 속에 차지게 살아나지만, 배우들의 몸과 몇 개의 소품들로 생성되고 소멸하며 또 변형되는 시공간을 만나는 것이 바로 무대에서만 가능한 마법임을 다시 한번 물씬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극단 단원들의 경험이나 주변의 일들을 바탕으로 한 친근하고 사실적인 이야기라는 간다의 장점은 재치 넘쳤던 전개에 비해 다소 허탈하고 급한 결말을 보일 때가 있다. 역시 마찬가지다. 성인 재희가 등장하는 도입부와 결말은 다소 급해 그 역할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10대로 소환되어 아름답게 그 시절을 만끽하던 관객들이 다시 과거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마련된 시간은 매우 짧아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열린 결말은 때론 매듭이 잘 안 지어져 펼쳐진 이야기 자루의 모습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좋은 작품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작품에 가득 담겨 있는 간다만의 유난한 장점들이 객석의 많은 박수와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극장 안에서 소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극단 창단 멤버이자 주인공 재희 역을 맡은 배우 진선규의 활약도 결코 빼놓을 수 없겠다. 그의 투혼에 버금가는 열연은 진선규가 다재다능하며 진실한 배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줌과 동시에 극단 간다의 앞으로 10년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11.25 / 조회 6,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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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우리의 뜨거웠던 여름날을 기억해
지난해 11월부터 극단 창단 10주년 '간다 퍼레이드'를 이어오고 있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신작 연극 의 막을 올렸다. 극단 간다의 대표이자 작가, 연출가, 배우로도 활약하고 있는 민준호가 작, 연출을 맡은 은 자신 뿐 아니라 간다 단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 배우들이 어떤 뜨거운 과거들을 거쳐왔는지의 모습을 펼쳐내는 작품이다. 연극배우 '재희'를 주인공으로, 그의 학창시절 모습과 사랑, 이별, 현실에서 부딪히는 여러가지 상황들을 통해 모두에게 있을 뜨거운 여름날을 무대 위에 비춰낸다. 연극 출연진들과 민준호 연출(맨 오른쪽)지난 4일 열린 프레스콜 현장에서 민준호는 "각 작품마다 다른 스타일이 생기고, 그것에 단원들이 모두 뜨거워지는 게 바로 '간다 스타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랜만에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처럼 쓴 작품"이라고 작품에 대한 서두를 놓았다. 은 기존의 연극과는 다른, 또한 간다의 초기작 의 형태와 비슷하게 배우들의 움직임과 역동적인 안무가 많이 활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안무 및 움직임 지도는 배우이자 안무가로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는 심새인이 맡았다. 이에 민준호 연출은 "움직임, 음악 등 많은 기술들이 작품에 들어간 듯 하지만 모두가 10년 전에 이미 했던 것"이라며 "일부러 하지 말아야 할 것, 해야 할 것들에 대한 고민을 거두고 다양한 요소들을 작품에 활용하는 것을 창피해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주인공 재희 역을 맡은 진선규에 대한 신뢰감도 아끼지 않았다. 민 연출은 "학창시절부터 다양한 스타일로 나를 자극하는 인물"이라며 진선규를 이야기하며 "극 중 움직임이 더욱 특화된 대훈 역은 선규라고 생각하고 썼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선규를 염두에 두고 썼다는 대훈 역 외 다수로 등장하는 조원석은 상명대학교 무용과를 졸업하고 현대 무용을 해온 신인 배우이며,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이 아닌 자신의 첫 연극 무대에 서고 있는 신의정 역시 반가운 얼굴이겠다. "앞으로 다가올, 또는 지나간, 혹은 이 순간이 뜨거운 여름 아닐까? 우리 배우들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뜨거운 여름인 것 같아서 첫 공연이 끝난 후 울컥했다."는 것이 재희의 엄마 외 다양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유연의 소감이다. 모든 배우들은 원캐스트로 분한다. 공연 내내 역동적인 에너지를 보여준 진선규는 "앞으로의 간다 10년을 더 꿈꾸는 즐거움이 있다."며 간다 창립 멤버로서의 감회를 더하기도 했다. 연극 은 오는 12월 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즐길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1.06 / 조회 8,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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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우리 노래방에서…얘기 좀 했어! 김호진·김대현·윤나무 배우와의 만남
지난 19일 마련된 김호진·김대현·윤나무 배우와의 플디팬미팅은 조금 특별한 장소에서 진행됐다. 이날 팬미팅이 이뤄진 곳은 바로 세 배우가 출연 중인 연극 의 무대. 시소·구름사다리·그네·노래방기기 등 정겹고 친숙한 소품들로 꾸려진 이 무대를 마주보며 참가자들은 작품과 배우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쏟아냈고, 배우들은 솔직한 대답으로 응했다. 문답에 이어 무대에서 펼쳐진 릴레이게임, 그리고 각자 자신만의 ‘18번’을 선보인 배우들의 열창도 참가자들에게는 더없이 각별한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세 배우와 열 두 명의 관객들이 나눈, 를 둘러싼 이야기들.Q 극중 희준은 아버지와 서로 오해해서 다투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데, 세 배우도 그런 면에서 희준과 닮은 점이 있다면? 김대현(이하 대현): 저는 우선 비슷한 점이 있어요. 저도 아버지와 어렸을 때부터 별로 안 친했어요. 엄마와는 어렸을 때부터 아주 친했고 지금도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인데, 아버지랑은 안 친했어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아버지랑은 많이 싸웠어요. 맞은 적도 있고 무릎 꿇고 운 적도 있고. 희준과 다른 점은 저한테 어머니가 계시다는 거에요. 지금도 엄마 옆에서 자기도 하고 손도 잡고 다니고 뽀뽀하고 그래요. 지금은 아버지와 안 싸워요. 며칠 전에도 동생 생일이라 아버지랑 같이 술 먹고 밥도 먹었거든요. 오리 고기를 사주신다고 하시더니 저보고 사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김호진(이하 호진):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면, 저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경험을 못 해봤고, 경험을 해보고 싶은 일이에요. 엄마랑은 지금도 정말 사소한 일로 많이 싸워요. 어머니가 부산에 계신데, 한 번씩 전화를 드리면 처음엔 애교도 떨다가 점점 별 것도 아닌 일로 짜증 부리고 틱틱거리게 되더라고요. 아마 아버지가 계셨어도 그랬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너무 행복하게 공연을 하고 있어요. 지나간 일이고, 앞으로도 못 겪어볼 일인데 이렇게 무대에서라도 아버지와 해볼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윤나무(이하 나무):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각자 본인의 영역을 계속 지키려고 하는 태도가 은연중에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랬고. 아들이 커가면서 아버지는 아버지로서의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어하고, 아들은 아들대로 이제 어른이 됐다는 생각 때문에 더 이상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거든요. 예의를 갖추고는 있지만 경쟁심이라고 해야 할까,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 극중 희준보다 훨씬 더 무뚝뚝해요. 희준이는 말이라도 하잖아요(일동웃음). 전 아버지랑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 대화를 이어가면 싸울 것 같아서 말을 안 하거든요. 이번에 이 장면을 연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하게 되고, 저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을 하게 돼요. 다들 공감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Q 극중 놀이터, 화장실은 혼자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인데요, 배우 분들에게도 자기만의 비밀스러운 공간이 있나요? 대현: 제 공간은 진짜 놀이터에요. 저희 집 바로 옆에 놀이터가 있어요. 흙 바닥은 아닌데 거기가 되게 좋아요. 그리고 그 옆에 항상 계시는 분이 있어요. 50대쯤 돼 보이는 어른인데 집이 없는지 거기서 계속 주무세요. 술도 드시고. 제가 술을 배운지가 얼마 안 됐거든요. 맛있는지 모르고 선배들 따라서 먹다가 요즘은 엄청 많이 늘었어요. 그래서 저도 그 놀이터에서 그네 타면서 혼자 술을 마시기도 하고, 생각도 많이 하고 그래요. 혼자만의 공간이 갖고 싶으면 거길 가요. 할 때는 동생 데리고 가서 대사를 맞춰보기도 했고. Q 소통이 어려운 사람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호진: 제가 약간 다혈질이어서 예전엔 소통이 안 된다고 느껴지는 순간 못 참고 같이 싸웠어요. 무조건 부딪혀서 그 사람을 이겨 누르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제 좀 나이가 들고(웃음) 싸우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걸 아니까, 요즘엔 그런 상황에서 그냥 해맑게 웃어요. 서로 양보하고 웃으면서 넘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꼭 이기려고 하지 않고. Q 윤나무 배우는 ‘보경아 미안하다!’라는 대사를 할 때 성대 소모가 심할 것 같아요. 목 관리 비결은? 호진: ‘미안하다’는 원래 그냥 대사였는데, 이 샤우팅은 사실 윤나무 배우가 만든 거에요. 저희가 연습할 때 워낙 서로 친하게 지내서, 연습하면서 서로 만든 것들을 많이 공유를 했어요. 나무: 목 관리는 그냥 잠 많이 자고 목 덜 쓰는 것 밖에 없죠. 제가 랑 를 같이 하고 있어서 이대로 가다가는 사단이 나겠구나, 싶어서 어떻게 하면 목을 좀 아끼면서 공연을 할 수 있을지 생각을 계속 했어요. 그런데 공연에 들어가면 그게 잘 안돼요. 최대한 목이 안 다치게 소리를 지르려고 하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러면 또 상대방과의 대화가 단절이 되니까. 어쩌겠어요. 이번 달까지는 이렇게 해야죠(웃음). Q 극중 희준처럼 여자친구한테 매달리면서 찌질하게 이별해 본 적이 있나요? 대현: 저는 되게 많아요(일동웃음). 대학교 때는 무릎 꿇고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얘기한 적도 있는데, 여자애가 ‘술 마셨냐’고 하더라고요. 제가 스물 두 살에 처음 여자친구를 사귀었는데, 그 친구 아버지가 보수적이어서 외박도 절대 못하게 하고 엄했어요. 그래서 한번은 술도 못 마시면서 엄청 술을 마시고 12시가 넘어서 여자친구를 보러 갔어요. 여자친구 방이 2층이었는데, 근처 공사장에 있는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서 ‘널 볼거야!’ 하고(읏음), 그리고 나서 여자친구한테 엄청 혼났어요. 그 애랑은 오래 사귀었어요. 4~5년. 근데 지금 그 애는 결혼했어요(일동웃음). 그리고…사랑한다고 말하고 차인 적도 많고, 울면서 미안하다고 한 적도 있고. 전 찌질했던 적 되게 많아요. 호진: 전 좀 쿨한 척 하는 편이에요. 제일 찌질했던 적은 첫사랑을 했을때. 전 그 친구를 여자친구라고 생각하고 만났는데,제가 서울에 올라와야 할 일이 있어서 올라간다고 했어요. 근데 그 친구가 쿨하게 올라가라는 거에요, ‘괜찮지?’ 했더니 ‘뭐가? 우리 뭐 있어?’ 하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차마 솔직히 말은 못하고 ‘아냐~ 잘 지내고~’ 하면서 돌아오는데 너무 분해서 길거리에서 울면서 왔던 기억이 있어요. 나무: 저도 비슷해요. 전 좀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하는 편이어서 (희준처럼) 하는 건 마음 속에는 있지만 실제로 하지는 못 했던 행동이에요. 저도 호진 형처럼 쿨한 척 하면서 뒤에서는 잠 못 자고, 사소한 것 하나에 심장이 쿵쾅거리고, 마음이 아프고, 그걸 어디 가서 풀지를 못하니까 혼자서 술도 마시고 울기도 하고 그래요. 근데 여자친구 앞에서 운 적은 없어요. Q 세 배우 중 가장 찌질한 연기를 잘하는 사람은? 호진: 이건 정해져 있어요. 본인도 잘 알 거에요(웃음). 윤나무 배우요. 나무: 저는 진짜 진심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하는 건데(웃음). 보시는 분들이 찌질하다고 하면 찌질한 거겠지만, 희준은 진짜 어떻게든 여자친구하고 사랑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데 서로 감정의 크기가 다른 거에요. 제가 일부러 찌질하게 하려고 마음먹고 하는 건 아니에요. 호진: 제가 이 친구들을 안 게 부터에요. 윤나무 배우는 제가 맨날 ‘병맛’이라고 불러요(일동웃음). 병신의 마력이 있어요. 저는 그게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일부러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본인의 진지함 때문에 그런 연기가 나오는 거에요. 배우로서 부러운 색깔 중에 하나에요. 그래서 이번에 연습하면서 나무한테 푹 빠지기도 했고. 대현 배우는 연습하면서 ‘미안해’라는 대사를 하면 여자 배우들이 다 ‘어우~’ 해요. 정말 상대 여자가 나쁜 년이 되어버리는 거에요. 대현 배우한테는 정말 꾸미지 않은 순수함이 있어요. 이상한 농담도 많이 하고(웃음). 연습하면서 두 배우한테 정말 빠졌어요. 어쨌든 찌질한 연기는 윤나무 배우가 제일 잘 하는 걸로(웃음). Q 노래방에서 노래하거나 이야기하는 것 말고 또 어떤 경험을 해봤나요? 대현: 술 마시지 않나요? 맥주 팔잖아요. 아이스크림 사와서 먹기도 하고. 이 얘기는 여기까지(웃음). Q 는 연극이지만 노래도 많이 나오는데요, 극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곡은? 나무: 전 아무래도 ‘마이 웨이(My Way)’요. 저희 아버지도 노래방 가시면 이 노래를 부르세요. 뒤에 나오는 팝송들은 다 들어본 적은 있는데, 가사가 어떤 내용인지는 사실 이번에 정확히 알게 됐어요. 대현: 저는 ‘유 라잇 업 마이 라이프(You Light Up My Life)’랑 ‘마이 웨이’요. 두 곡은 너무 좋아서 매일 들어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8.20 / 조회 1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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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담은 비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개막
대학로에 새로운 흥행 돌풍을 일으킨 연극 에 이은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10주년 퍼레이드 네 번째 작품으로 가 지난 9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본공연의 막을 올렸다. 2008년 초연 이후 7년 만에 새로운 출연진들과 함께 돌아온 는 노래방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제각기 속마음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그려낸 작품으로 가장 가까운 관계이지만 소통의 문제로 서로 한없이 멀기만 한 관계들을 현실감 있게 보여 주고 있다. 지난 13일 진선규, 홍우진, 정선아 등 간다의 대표배우들을 비롯 전체 출연배우들과 제작진이 참여한 가운데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연극은 살면서 아들과 대화가 거의 없던 아버지가 노래방을 찾고, 아들과 거리를 좁혀보고자 노력하지만 그동안 서로 소통이 원활하지 않던 부자의 대화가 단절되는 모습을 유머러스하지만 솔직하게 보여준다. 이윽고 등장하는 아들과 여자친구, 여자친구와 친구들, 새로운 사랑을 찾은 아버지와 아줌마 에피소드도 대화가 서툴고 타인과의 소통이 익숙지 않는 사람들로, 그들은 타인의 시선이 없는 노래방에서 그동안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건넨다.민준호 연출은 “가 요즘 취향에 맞는 공연은 아니지만 이런 공연이 대학로에 하나 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 용기 내어 7년 전 작품을 꺼내봤다.”고 소감을 밝혔다.또한 덧붙여 “처음 이 작품을 만들었을 당시에 나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웃음) 배우들이 다음에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강하고 어필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우들이 무대에서 말을 실컷 할 수 있지만, 말을 해도 소통이 안 되는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소통이 안 되는 사람들은 노래방 같이 밀폐된 곳에 올 것 같아 제목을 먼저 정해놓고 이 작품을 쓰게 됐다.”며 작품의 배경을 설명했다. 민준호 연출진선규, 김민재와 더불어 재혼을 앞두고 아들에게 허락을 구하려는 아버지 역에 캐스팅된 김용준은 “이 작품이 이 시대의 연극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여기 있는 단원들이 서로 거침없이, 가감없이 자기들이 겪었던 일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그것을 내놓는 방법까지도 연극으로 이용하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진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간다 노래방 주인이자 작품의 해설자로 관객과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하는 노래방 주인 역은 의 홍우진, 오의식이 맡았다. 여자친구와 소통에 문제가 있는 아들 역에 등 뮤지컬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윤나무를 비롯 김호진과 의 김대현이 번갈아 연기한다. 정선아와 15년간의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이지해가 콤비를 이뤄 소녀 1&2를 연기하며, 이석과 차용학 콤비도 같은 역에 캐스팅됐다.민준호 연출은 “별 준비 없이 보러 올 때가 가장 감동적일 것 같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한번쯤 생각해 보면 좋겠다.”며 작품의 관전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십 주년 퍼레이드 때문에 모두 오랜만에 만나서 눈물 나도록 반갑고 행복하지만 속 마음은 ‘빨리 끝나라. 나는 쉴 거야’라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웃음) 퍼레이드의 마지막 작품으로 창작 극단답게 새로운 작품으로 마무리를 하고 싶어서 현재 을 준비중이다. 이 작품을 쓰면서 다시 십 년 전 젊은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기대해 달라.”며 간다의 차기작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노래방 기계 세트와 시소, 구름다리, 그네의 단출한 놀이터 무대 구성이지만, 연극은 무대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을 해야 한다는 민준호 연출의 지론답게 는 연극만이 가진 말의 묘미와 배우들 사이의 끈끈한 힘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공연은 오는 10월 1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8.14 / 조회 8,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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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진짜 ‘찐한’ 가족애, 연극 ‘가을 반딧불이’
스물아홉 청년 ‘다모쓰’는 변두리에서 보트선착장을 운영하는 삼촌 ‘슈헤이’와 21년째 함께 지낸다. 그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분페이’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지만, 삼촌과 가족의 정을 맺고 소박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다모쓰’의 조용한 일상에 ‘마스미’와 ‘사토시’가 끼어들면서 새로운 상황을 맞이한다. ‘다모쓰’는 갑자기 들이닥친 두 사람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사람 좋은 ‘슈헤이’는 그들을 받아들인다. ‘마스미’와 ‘사토시’는 자신들을 차갑게 대하는 ‘다모쓰’와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갈등이 점점 깊어지자 ‘다모쓰’는 돈이 모이는 대로 집을 나가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다모쓰’는 나가 살 곳을 구했다며 짐을 챙긴다. ‘슈헤이’는 가족을 잃는 것이 두려워 그를 말리지만 소용없다. ‘마스미’는 자신으로 인해 ‘다모쓰’가 떠나고 ‘슈헤이’가 상처받는 것이 싫다며 자신이 나가겠다고 말한다. ‘슈헤이’ 역시 과거의 상처를 털어놓으며 자신이 나갈 테니 모두 그만두라고 소리친다. 서로 나가겠다는 난리 통에 ‘마스미’가 넘어지고, 이들은 배가 아프다는 ‘마스미’를 급히 병원으로 옮기게 된다. 소박하지만 진한 이야기, ‘정의신’ 냄새가 난다 작품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주목받은 정의신의 연극이다. 지난해 국내 첫선을 보여 두 번의 앵콜 무대를 가졌다. 이번에는 6월 19일부터 7월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연출은 작품 초연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제훈 연출가가 맡는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13년 제6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연출가상을 받았다. 배우 조연호, 양소민, 진선규, 김정호, 이도엽, 김한, 오의식, 김지용이 출연한다. 정의신은 일본 현대연극계에서 작가, 연출가로 입지를 굳힌 재일교포 연극인이다. 그의 작품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정의신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동시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여 왔다. 이번 작품 역시 섬세한 감정 묘사와 과장되지 않은 유머, 따뜻한 감성을 동시에 녹여내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한다. 꼭 피를 나눠야만 가족인가요? 연극 ‘가을 반딧불이’는 가족의 개념이 붕괴하고 있는 현시대를 그대로 반영한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원망하며 삼촌과 함께 살아가는 청년과 이들을 찾아온 불청객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주요 줄거리다. 정상적인 가족 구성원이라고 할 수 없는 이들이 얽히게 되면서 갈등을 겪지만 어느새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함께 만들어낸다.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는 아니지만, 혼자서 감당할 수 없었던 아픔의 무게를 나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을 제작하는 조은컴퍼니는 현재 김제훈 연출가가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작품에 대해 “관객이 잠시 여행을 떠나온 듯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조은컴퍼니는 2009년부터 다양한 드라마 연극을 선보여 왔다. 연극 ‘그냥청춘’, ‘청춘, 전쟁이다’, ‘중랑천 이야기’ 등을 공연했다. 2011년에는 연극 ‘겨울 선인장’, ‘아시안 스위트’로 제1회 한일문화교류전 작가 ‘정의신’ 편에 참가했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조은컴퍼니
2014.06.20 / 조회 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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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게 해준 힐링 무대' <여신님이 보고 계셔> 려욱
려욱의 출연 소식은 조금 놀라웠다. 한번에 많은 관객들과 만나는 대극장 공연도 아니고 그가 맡은 순호는 화려한 무대 위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휘하여 단번에 좌중을 사로잡는 역할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것은 가 탄탄한 무대, 사랑스러운 무대, 감동적인 무대로서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아왔다는 점이다. 무대에 서는 많은 아이돌 가수들과 려욱이 조금 다른 길을 걷기 시작하는 그 첫 발이 아마도 이 작품이 되지 않을까? 스스로도 말하듯, 2011년 과 2013년 에서 "싸움짱, 얼굴짱, 몸짱 같은 멋있는 역할은 슈퍼주니어의 이미지를 많이 안고 있었다"지만 이번 는 그간 자신을 향해 있던 많은 수식어를 스스로 내려놓고 인간 려욱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대학로에 살고 있더라"는 려욱은, 자신의 출연과 배역에 대해서만 아니라 의 이곳저곳, 이 배역, 저 배역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 놓았다.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 보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더욱 각별할 때 만날 수 있는 모습이겠다. Q. SM 관계자들이 (이하 )를 많이 보고 갔다고 들었다. 어제(16일)는 46명이 보러 왔다. 무슨 일이 있었나? (웃음) Q. 그들의 공연 소감이 궁금하다. 은혁이 형, 동해 형, 사장님, 매니저 대표 형까지 다 보러 왔었는데, 역대 최고였다고 과찬해 주셨다. (웃음) 모든 멤버들에게 꼭 봐야 한다고 이야기도 하시고. 작품 자체가 좋으니까 그 안에 나를 잘 봐주시는 것 같아서 그게 정말 고마웠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날 보러 왔다가 무대 위에 다른 캐스트들이 너무 좋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석구, 동현 역할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한다. 동현 때문에 울고, '아,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걸 느끼니까. Q. 제작발표회 때 "자칫하면 이 작품을 못할 뻔 했다"고 이야기 했다. 잡혀 있는 일정 때문에 연습에 많이 못 나갈 텐데,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주변에 민폐를 끼치면서까지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나 을 하면서 느낀 건, 뮤지컬은 무조건 집중하면서 해야 한다는 거다. 가수가 어떤 프로젝트로 준비하는 앨범처럼 파바박-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뮤지컬은 한 배우가 관여해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Q. 결국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일본에 있을 때 어떻게든 공연 프로덕션 측에 답을 주어야 해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일본 할머니가 휠체어를 끌고 오셔서 한국말로 딱 한 줄 써 있는 편지를 주셨다. 거기엔 "려욱 씨, 뮤지컬 보러만 가지 말고 뮤지컬 보여주세요"라고 써 있었다. 토미꼬라는 분이시다. 그걸 읽고 바로 하기로 결정했다. 그 종이를 숙소에 있는 내 칠판에 아직도 붙여놓고 있다. Q. 연출가나 다른 배우들이 "려욱이 다른 스케줄 사이에 시간이 나면 1시간이라도 연습실을 찾아서 놀랐다"고 말하더라. 일정 사이에 시간이 나서 연습실에 가면 다들 족구를 하고 계신다. (웃음) 연습 중간 쉬는 시간이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내가 거기서 공을 차고 있다. (웃음) 그런데 잠깐이지만 그 시간을 무시 못하겠더라. 거기서 또 스스로 정말 반성하게 되는 게, 9년 동안 연예계에서 받지 못한 따뜻함을 또 다른 느낌으로 받으니까, 너무 좋았다. 난 나 때문에 연습실에 가는데, 어찌 보면 별거 아닌 일일 수도 있는데 그걸 다들 고맙다고 해 주시니까, 그렇게 다들 전체를 생각해 주시니까 나 또한 전체를 생각하게 된다. 그전에도 에 대한 애착이 있었지만, 그걸로 인해 애착이 증폭되었다고나 할까? 굉장히 끈끈해진 것 같다. Q. 엠티에도 다녀왔다고. 양평으로 1박 2일 갔었는데 정말 재밌었다. 술도 마시고 게임도 하고. (웃음) 한 사람이 눈을 가리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둥글게 서서 박수 소리로 자신들이 어디 있는지를 알려주는데, 누구라도 다른 사람을 먼저 치면 이기는 거다. 일종의 배우 트레이닝이라고 하더라. 주변 사람들은 자기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고 눈을 가린 사람은 소리에만 집중하면서 그들을 찾고. 그러면서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든다. 또 2층이 굉장히 컴컴했는데 거기에 누가 뭘 숨기고 오면 다른 사람이 찾아와야 하는 게임도 했다. 우리들끼리 사진도 찍고 그걸 뮤직비디오처럼 편집해서 공유도 하고, 정말 재미있었다. (웃음) Q. 과거 출연했던 과 은 슈퍼주니어 려욱의 이미지가 많이 담겨 있는 역할이라는 느낌이 컸는데, 의 순호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예전 작품에선 다 10대 역할이었는데, 할 수 있을 때 해보자는 마음도 있었다. 30대가 되어서 10대 역할을 할 수는 없으니까. 또 영화(에서 9대1 가르마로 화제가 되기도 한 학생부회장 려욱 역)에도 출연했었는데 개성있는 역할에 일부러 욕심을 낸 적은 없지만 '나 이런 것도 할 수 있는데' 하는 마음은 있다. 그리고 다른 멤버들이나 또래 배우들을 보면, 계속해서 성숙한 역할만 하려는 게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내 이미지에서 굳이 탈피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간 보여주지 않은 내 안의 모습이 많고, 그래서 순호를 했는데 너무 좋다. 순호 캐릭터가 분명 내 안에도 있다. Q. 순호 캐릭터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보자면.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순호가 대사도 적고 할 게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연기에 대해 잘 몰랐으니 순호를 좀 가볍게 봤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 누구보다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 사람이 순호다. 순호로 인해 극을 끌고 가는 힘, 전체 공연의 색채감이 생긴다. 거기서 반성을 많이 했다. 뮤지컬 뿐 아니라 다른 연기나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나의 생각을 많이 바꿔 놓게 한 계기가 순호다. 또 관객으로서 다른 작품들을 보다 보면 배우가 울어서 관객이 우는 경우도 있고, 배우는 분명 웃고 있는데 관객이 우는 경우도 있다. 를 하면서 내가 먼저 울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관객들이 날 보고 '잘 우네' 이런 느낌은 절대 주지 말자, 내가 진정성 있게 연기를 하면 그걸 보고 감동해 우는 관객도, 또 다른 생각을 하는 관객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어떻게 보이기 위해서 연기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속에 빠져서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Q. 개인적으로 꼽는 의 명장면은? 내게 여신님은 엄마다. 그래서 엄마가 이 작품을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한 것도 있다. 엄마가 갱년기 우울증을 겪으시면서 말수가 많이 줄어드셨다. 라디오 디제이도 10시부터 12시까지 엄마가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한다. 자식이 나 하나인데 집에 잘 없으니 많이 적적하실 것 같다. 또 뮤지컬이라는 문화생활도 하셨으면 좋겠는데, 그게 아들 때문이면 더 쉽게 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래서 창섭과 엄마와 함께 하는 장면을 좋아한다. 첫 런쓰루 연습에서 (진)선규 형이랑 (이)지숙 누나가 하셨는데 그 장면을 보고 내가 울고 있더라. 공연 때도 울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Q. 흥얼거리게 되는 넘버는? 의외로 '장군님이 살아계셔'도 굉장히 좋아한다. 노래를 쭉 틀어놓고 샤워를 한다든가 그러면 어느새 그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일부러 가사를 외운 것도 아니고, 그 장면을 연습한 것도 아닌데. (웃음) 나도 그런 역 할 수 있는데. (웃음) 영범이나 석구처럼 까불까불한, 그런 캐릭터도 굉장히 매력 있는 것 같다. Q. 연습 과정이 궁금하다. 순호는 노래를 기교적으로 잘하는 것 보다 연기로 그의 해맑은 면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연습 초반엔 '가수 려욱'을 덜어내는 작업을 많이 했다. '그대가 보시기에'를 부르는데 바이브레이션을 막 쓰니까. (웃음) 연출님도 "넌 가수지만 그렇게 보여지면 안 된다, 그런 면은 마지막 '보여주세요'에서 터트려라, '악몽에게 빌어'도 굉장히 처절한 장면이나 가수가 콘서트에서 하듯 하면 안 된다, 음이 나간다 해도 연기에 충실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굉장히 섬세하게 지도를 받았다. 과거 뮤지컬 때와는 다른 연습을 했던 것 같다. 전의 경우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다른 방식의 연습이었다. 나 역시 약간 연약한 면이 있는데, 공연 연습하면서 슈퍼주니어로서 항상 세고 멋있어 보여야 한다는 그간의 부담감에서 조금 멀어진 것 같다. 기존 팬들도 분명 려욱이나 다른 려욱 같다고 이야기를 해 주신다. 또 연출님과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다. 그런데 초반 한 달 동안은 계속 단점만 말씀하셨다. 그래서 연출님이 날 싫어하는 줄 알았다. 원래 눈물이 많지 않은데 연출님과 이야기하고 나면 맨날 울었다. 이야기하면서도 울고. (웃음) 연출님이 굉장히 소녀 같고 순수하신 분인데, 그때는 성우한테만 가서 예뻐해 주고 나한테는 안 그러시니까. (웃음) 아니라고 말씀은 하시지만 아마 그땐 나에 대한 믿음이 많이 없으셨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내 자격지심일 수도 있고, 지금 내 상황이 그러니까. 나중엔 날 많이 끌어내려고 그러셨다는 걸 알았다. 스스로를 놓아야 한다고. 연출님이 정말 고맙다. Q. 이렇게 힘들게 뮤지컬을 왜 계속 하는 것인가? 개인적으로 노래하는 게 굉장히 좋고, 노래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 가수로서 노래하는 4분도 무대 연기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뮤지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뮤지컬을 통해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나에겐 중요하다. 슈퍼주니어가 아닌 또 다른 리그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좋고 내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도 정말 좋다. 뮤지컬이라는 장르 뿐 아니라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찾아가고 그들과 만난다는 게 너무나 좋다. 그들은 날 아이돌로 보지 않고 그냥 뮤지컬 배우로 봐줘서 또 너무 고맙다. 사실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다. 다른 뮤지컬 팬들이나 배우들이 나에 대한 안 좋은 생각을 당연히 할 수 있는 거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한 명, 한 명 바꿔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분명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그것에 대한 대가는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그런데 말도 안 되는 역을 탐내고 억지로 주역을 맡아 그걸 잘 못하면서까지 뮤지컬을 하진 않을 거다. 분명히 잘 할 수 있고, 노력하면 되는 것에 한해서 하고 싶은 마음이다. Q. 다른 슈퍼주니어 멤버들도 뮤지컬에 출연하고 있다. 특히 규현이와 여행도 같이 많이 다니는데, 그럴 때도 항상 이야기 한다. 우리가 슈퍼주니어지만 서로 욕 먹지 않게 우리 리그 안에서 잘하자, 가수이지만 뮤지컬을 할 땐 그때 만큼은 뮤지컬 배우로 잘 하자, 하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다. Q.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너무나 무지했다는 걸 스스로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좋은 작품들이 너무나 많고 좋은 작품이나 빛을 많이 보지 못하는 작품들도 많지 않은가. 그런 것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 나 역시 그럴 때가 있었지만 이제 뮤지컬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러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같이 출연하는 배우분들 공연이나 후배 가수들이 하는 뮤지컬도 많이 보러 다닌다. 한 편씩 보기 시작하니까 하나하나 쌓이고, 그러다 보니 내가 대학로에 살고 있더라. (웃음) Q. 최근에 본 것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아본다면? 굉장히 웃기더라. (웃음) 를 같이 하는 순원이 형이 출연하고 있고, 또 거기 출연 중인 (박)훈이 형과는 을 같이 하기도 했다. 내가 뮤지컬을 세 편 밖에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로에 있으면 아는 사람을 만나고, 어디선가 날 보고 '너 그렇게 걸어 다녀도 돼?'라고 문자도 온다. 아, 내가 헛되이 살지 않았구나, 싶다. (웃음) Q. 다음에 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아둔 것이 있나? 다음 작품도 가 되지 않을까? 재균이, 성우, 성민이 형과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지만, 4연을 하게 된다면 예전 순호들을 다 만나보고 싶다. 그래서 각자 순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공유해 보고 싶다. 내 이미지가 순호에 최적화되었다고 이야기를 많이 해 주시는데 그게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미지만이 아닌 연기를 통해 순호로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래서 순호를 했던 배우들이 다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진짜 순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사실, 뮤지컬 매력에 한번 맛이 들면 쉽게 못 빠져 나온다. 그런데 정말 겉핥기 식으로 하면 어느 순간 들통나는 게 뮤지컬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가수 후배들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오디션도 보고 싶고 여러가지 길을 많이 열어 놓고 싶다. 관객들도 선입견을 크게 갖지 않으셨으면 한다. 나 역시 아이돌 뮤지컬을 보고 실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한 명, 한 명 바꿔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중심에 슈퍼주니어가 있었으면 좋겠다. Q. 끝으로 려욱에게 란? 나에게 나를 만나게 해 주고 순호라는 친구를 만나게 해 준 좋은 작품! 9년 간 활동하면서 그동안 많은 것들을 가득 채웠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구멍이 숭숭 나서 많은 것들이 빠져나가고 있더라. 그걸 메워주는, 내게 힘이 되는 힐링 뮤지컬이 다. 캐스트를 굳이 따지지 않고 작품만 보고 언제든 찾아와도 좋은 작품이다. 순호들도 저마다 개성이 있지만 크게는 한 줄기로 가고 있다. 캐스트에 대해 아무 의심 없이 와 주시면 좋겠다. 그렇지만 내가 할 때 와주시면 더 좋고. (웃음) 농담이다.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5.26 / 조회 30,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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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 10년, 공연 콘서트 개척한 이석준
특이하게 남들 다 쉬는 월요일에 볼 수 있는 공연, 우리나라 월요 공연의 대표선수 (이하 이야기쇼)가 10주년을 맞았다. 추운 겨울 꽃 한송이 들고 배우를 기다리던 한 소녀의 사연에서 시작된 이야기쇼는 2004년 4월, 1회 공연을 시작으로 팬들에게 공언했던 100회의 약속을 지켰고, 3년 동안 기약 없이 떠나 있었지만 이야기쇼를 사랑하는 팬들과 배우들 덕분에 시즌 2로 다시 돌아왔다. 시즌 2에서는 기부 공연과 게스트 비공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이야기쇼는 "누가 나오는냐에 상관없이" 늘 재미있는 공연을 보여 주고싶다는 그의 순수한 바람은 어느덧 대학로의 새로운 공연 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는 이야기쇼를 통해 앞으로 또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10주년 공연을 앞두고 있는 이야기쇼의 호스트 이석준을 만났다. Q. 처음 100회를 목표로 시작했던 이야기쇼가 10주년이 됐다. 기분이 어떤가.아직 십 년이란 게 실감이 안 난다. 정확히 말하면 탄생이 10년이 된 거고 실제 한 기간으로 따지면 7년 정도 됐다. 시즌 1 끝나고, 중간에 3년 정도 휴식기가 있었기 때문에. 첫 시작이 아주 멀게 느껴지진 않는다. 이상하게 한 열 달 정도의 느낌밖에 안 든다. “우리가 벌써 십 년이나 됐어, 내가 벌써 열 살이나 먹은거야” 그런 거에 대한 개인적인 충격은 있지만 특별히 감회가 새롭거나 하진 않다. 다만 10년을 회상하니, 특히 초반에 힘들었던 때가 떠오른다. Q. 무엇 때문에 그렇게 힘이 들었나?오프라인에서 뮤지컬을 가지고 토크쇼를 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 다른 어디에도 뮤지컬을 가지고 토크쇼를 하는 데가 없었다. 배우를 모셔놓고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게 회를 거듭하면 할수록 인기 있는 배우들이 아니면 관객들이 차지 않았다. 어찌 보면 요즘 공연과 비슷했다. 그래서 공연을 어떤 식으로 100회까지 이끌어 가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 Q. 처음에 100회를 예고하고 공연을 시작했다고. 정말 단순하게 생각했다. 100석 공연장에서 시작했는데 팬들이 백 명 있는 뮤지컬 배우가 백 명은 있을 것이다. 백 명의 배우면 100회를 갈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일주일에 한 번씩 해서, 2년 있다가 화려하게 마무리할 생각이었다. (웃음) 하지만 월요일 저녁 8시, 팬들이 회사 일을 일찍 마무리하고 홍대로 끌어드릴 수 있는 인기 많은 뮤지컬 배우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Q. 지금은 익숙한 형태지만, 뮤지컬과 토크쇼를 결합한 공연을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을 할 때, 추운 겨울날 소녀 팬이 장미꽃을 들고 공연장 앞에 서 있는 것을 봤다. 좋아하는 배우를 기다리고 있던 소녀였는데, 그 배우 나오자 장미꽃을 수줍게 건네면서 “공연 잘 봤습니다”만 하고 그냥 가더라. 그때 그 소녀의 뒷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 그 당시만 해도 뮤지컬 배우들은 인터뷰할 데가 거의 없었다. 가수나 연예인처럼 TV에 나가서 자기 이야기를 할 수도 없었고. 팬들은 그저 그렇게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내가 배우와 팬들의 중간 고리 역할을 해주면 어떨까 싶었던 차, 공연할 때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관객과의 대화 대신 베르테르 콘서트를 했었다. 내가 사회를 보고 배우와 앙상블이 새로운 노래와 춤 연습하면서 특별 콘서트를 열였는데, 관객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가 지금은 아내가 된 추상미씨와 어느 날 공연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지하에 극장이 비어 있었다. ‘여기서 토크쇼를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준비를 시작했다. Q. 처음 스태프로 모았던 작가, 음악감독, 섭외 담당 등 다들 아마추어였다고 하는데.주변에 있는 뮤지컬 팬들로 스태프를 모았다. 프로를 원하지 않았던 건 돈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이야기쇼를 재미있게 만들 수 없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진을 잘 찍는 팬에게는 공연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고, 팬 카페에서 나에게 시도 때도 없이 질문을 던지는 친구에게는 나에게 던졌던 질문이 너무 재미있어서 작가를 시켰다. 섭외는 만나면 인사를 잘하는 친구에게 맡겼다. 그런 식으로 다들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신나서 했다. 아직도 이야기쇼는 그 스텝 그대로 가고 있고, 거기에 전문가들이 더 합류했다. 십 년 동안 함께 해 준 그들에게는 평생 빚을 못 갚을 것 같다. 고생만 시켜 미안하고 너무 고맙다. Q. 시즌 1를 더듬어 본다면, 어떤 때가 특별히 기억나나?아무래도 맨 처음 생각이 많이 난다. 처음에 돈은 없고 무대는 만들어야 했기에 목공소에 가서 나무를 서서 망치질해서 뚝딱뚝딱 무대를 만들고 거기에 흰색과 검은색의 시트지를 붙여서 피아노 건반을 만들었다. 카페 의자를 끌어다 관객용 의자로 쓰고 추상미씨 집에 있는 천을 가져다가 테이블보로 쓰고 다 가내 수공업이었다. 그때만 해도 독특한 형식의 공연이다 보니 첫 회부터 3회정도 까지는 매진이었다. 첫 회에 지금도 제일 친한 이건명씨를 불러서 웃긴 에피소드로 도배를 했다. 정해진 형식 없이 웃다가 노래하다 자유롭게 했다. 2회 때는 같이 공연했던 김다현, 김수용, 엄기준 불러서 했고, 그렇게 조금씩 발을 넓혀갔고 적응이 되면서 모르는 사람들도 섭외를 했다. 그때만해도 그렇게 발이 넓지 않았고 조연시절이라, 나를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친한 사람들을 거쳐 거쳐 연락을 했다. 재미있게도 배우 섭외는 지금보다 그때가 쉬웠다. 그때만 해도 조승우 빼고는 뮤지컬 배우가 연예인이 된 사람이 없었다. 직접 그들에게 얘기할 수 있었고 호소할 수 있었다. 지금 매니저도 많고 거쳐야 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50회를 지나니 마이너스가 엄청 났다. 그래서 1년 뒤에 접으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스태프들이 우리 이렇게 그만두지 말자, 약속은 지키자라고 똘똘 뭉쳤다. 기획공연을 만들고, 유명배우를 섭외하기도 하고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면서 이야기쇼 자체의 인지도가 점점 좋아졌다. 1회를 하고 4년이 지나서 100회를 하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이야기쇼를 관객들과 좋은 배우 덕분에 매진이 됐다. 100회 때가 제일 행복한 순간이었다.Q. 시즌 2는 원래 돌아올 계획은 없었는데, 어떤 결심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나?시즌 1이 끝난 후, 가는 곳마다 계속 이야기쇼 이야기가 나왔다. 팬들도 언제 다시 하냐고 물어보고, 어떤 후배들은 이야기쇼 영상보고 배우를 결심했다, 거기 나가고 싶었는데 못 나갔다고 한탄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그렇게 주변에서 계속 요청이 왔다. 다시 하기로 결심했을 때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이야기쇼 밖에 없으니, 이왕 하는 것이니 능력을 헛되이 쓰지 말자고 다짐을 했다. 그래서 시즌 2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관객들에게 받은 사랑을 공연장에 가두지 말고 이웃에게 돌리자. 그리고 유명 게스트와 티켓 파워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작품과 배우를 소개하자. 그렇기 때문에 게스트는 비공개로 가는 걸로 했다. 이야기쇼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힘을 믿었다. 그리고 홍보수단이 많은 라이센스 공연은 다루지 말고 창작 작품에 힘을 실어 주기로 했다. Q. 게스트가 당일 공개임에도 소문이 많이 난다. 섭외는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가?나와 스태프들이 커피숍을 전전하며 주1-2회정도 모여 회의를 하고, 3개월 전에 미리 라인업을 짠다. 물론 내 입김이 많이 들어가긴 한다. (웃음) 대본을 미리 받아서 작품도 검토하고, 인물이랑 작품을 병행하면서 하는데 요즘은 자꾸 소문이 나서, 출연하는 배우들에게도 미리 말하지 않고 출연이 확정된 결정적인 순간에 마지막에 작가를 투입 시킨다. 그런데도 그게 풀린다. 나도 미치겠다. 내 동선까지 파악하는 것 같다. 회의할 때 우리끼리 남자 배우는 무조건 홍광호로, 작품은 무조건 미스사이공이라고 말한다. (웃음) Q. 사회자로서 진솔한 이야기를 끄집어 내고, 유쾌하게 현장을 만드는 노하우는 무엇인가?나는 호스트로 있을 때 말이 많다. 그리고 궁금증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관객들을 대신해서 관객들의 눈으로 그들의 가려운 데를 긁어줄 주 안다는 것이다. 관객의 입장으로 생각하니 관객이 생각하는 것이랑 내가 생각하는 게 비슷하다. 그래서 관객들이 재미있어 한다. 호스트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게스트를 놀려서 재미는 줄 수 있지만 자존감은 절대 무너뜨리면 안 된다. 나의 진행스타일은 관객에게는 반말로 하고 게스트에겐 존댓말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관객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객과 내가 한마음으로 게스트에게 질문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Q. 이야기쇼의 매력이라면 아직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지 못한 신인 배우와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일텐데. 시즌 1때 신인으로 출연했던 조정석은 이제 스타배우로 크게 성장했다.이야기쇼가 잘 했던 건 사람과 작품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졌다는 것이다. 지금은 스타 배우가 됐지만 그들의 작은 시작을 우리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것. 그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는 이때부터 이 배우를 사랑했어” 그리고 시즌 2때 모비딕;팀의 경우는 관객의 반응이 엄청났다. 실제 티켓 판매에도 도움이 됐다고 들었다. Q. 오랫동안 이야기쇼가 롱런 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그동안 이야기쇼의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고 더 솔직히 말하면 뮤지컬계의 인프라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뮤지컬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 엄청나게 높아졌다. 그리고 예전에는 배우는 좋지만, 좋은 작품은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좋은 배우들, 작품들, 제작진 등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소스들이 너무 많아져서 오히려 우리가 소개를 놓친 적도 많다.Q. 최근에는 이야기쇼와 비슷한 뮤지컬 토크쇼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우리 스텝들이 가지고 있는 십 년 노하우를 절대 이길 수가 없다. 그들은 그들대로 색다르게 가야겠지. 이야기쇼는 말 그대로 이야기쇼일 뿐이다. 우리는 늘 해오던 대로 할 것이다. Q. 다음 주에 열리는 10주년 공연은 공연장도 전과 달리 대형이며, 출연자수도 많다. 어떤 공연을 보여줄 것인가? 아마 가장 이야기쇼스러운 공연이 될 것이다. 이야기쇼에서 이슈가 됐던 열 개의 테마를 가지고 팀을 구성했다. 가장 의미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의미있는 노래를 부른다. 말을 줄이고 대신 출연한 게스트와 이야기쇼의 신념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Q.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은 이야기쇼. 10주년을 넘어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쇼를 꿈꾸는가? 이야기쇼를 뮤지컬계에만 국한하고 싶지 않다. 무용,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를 소개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얼마 전에 했던 연극 특집이 그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문화는 이해와 공부, 그리고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그게 빠지면 문화를 즐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공연은 한번 보고 즐기면 되지 그게 뭐가 중요하냐 반문할 수 있지만, 이해하고 가서 보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공연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은 관객들의 권리이다. 이야기쇼를 통해 그런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고, 관객이 소비자로서만이 아니라 극의 생산자로 극의 한 축을 담당해주면 좋겠다. 공연은 배우와 제작진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도 현장에서 같이 만들어가는 거다. 그것을 보여주고 일깨워주고 즐거움을 찾아주고 싶은 게 이야기쇼의 목표다. Q. 마지막으로 이야기쇼를 사랑해 준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이야기쇼는 관객과 게스트 모두 재미있게 만들어가는 공연이다. 언제나 관객들이 와서 함께 즐겨줬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그 사랑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 제공
2014.05.23 / 조회 19,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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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뭐든 남들보다 빠른 그대, 늙어 본 적 있나? 연극 ‘나와 할아버지’
우리는 모두 늙는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늙어서 죽는다. 그런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 한, 누구도 먼저 늙을 수 없다. 학업의 성취, 결혼, 성공, 실패 등은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 있는 계제(階梯)들이다. 시간을 출발선으로 삼는다면, 아무도 늙어보지 않고 늙음을 논할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고지식함, 불통, 느림…. 하나같이 늙음의 부정적 속성으로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이다. 물론 나이를 잘못 먹어 체증에 걸린 어른들도 많다. 현재가 중요한 우리에게 누군가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은 피곤하다. ‘그때 왜 그러셨어요?’라는 물음보다 ‘도대체 왜 그러세요?’라는 지청구가 훨씬 편하다. 작가 지망생 ‘준희’는 할아버지와 특별한 여행길에 오른다. 한사코 동행을 말리던 할머니가 잠시 편찮으신 틈을 타 할아버지의 은인을 찾으러 떠난 것이다. ‘준희’와 할아버지가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할머니의 병세는 나빠진다. 가까스로 당도한 은인의 집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파가 알 수 없는 말만 중얼거리고 있다. 허탕을 치게 된 두 사람은 상경길에 들른 싸구려 백반집에서 할머니의 부음을 듣는다. 늙음의 주체가 ‘늙음’에 이어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죽음’뿐이다. 이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할아버지가 아픈 아내를 두고 굳이 은인을 찾으러 떠난 것은 늙음과 죽음이 연장선에 있음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할아버지는 자신의 살날이 많지 않음을 직감하면서 정작 아내의 죽음은 생각하지 못한다. 작품은 조그만 모순을 시작으로 늙음에 대한 솔직한 단상을 꺼내놓는다. 반려자의 죽음을 전해 듣고 길게 담배를 태우는 그의 뒷모습에는 지나온 세월과 상관없는 어리석음이 서려 있다. 작품이 말하는 늙음은 성숙이 아니며,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작품은 ‘모든 늙음은 같지 않다’는 또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전반부는 거의 ‘준희’의 자동차 안에서 흘러가는데, 재미있는 점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성격과 두 어른을 대하는 ‘준희’의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준희’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꼭 뒷좌석에 모신다. 할머니는 앉자마자 버라이어티한 푸념을 늘어놓고는 ‘우리 할머니 그래서 힘드셨어?’라는 대답을 듣고야 만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다르다. 의족에 기댄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와 당당히 조수석에 올라탄다.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는 ‘준희’와 다르게 할아버지는 자신의 길눈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두 사람의 신경전에는 남자 대 남자의 자존심 싸움도 엿보인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수장인 민준호 연출가가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이야기다. 내러티브 역시 극중 ‘준희’의 또 다른 자아인 ‘작가’가 자신의 수필을 읽어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인 ‘준희’가 ‘작가’이자 이 연극의 진짜 작가인 셈이다. 대부분 작가를 겸하는 연출가는 배우의 입을 빌린 말들이 얼마나 텍스트의 뉘앙스를 제대로 구현하느냐에 승부를 건다. 작가가 정해놓은 답이 너무 많으면 상대적으로 배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적어진다. 정도를 지나치면 글은 살고 말은 죽는 미덥지 못한 상황도 왕왕 발생한다. 단언컨대 이 연극은 말과 글의 미학과 배우예술을 동시에 살려낸 수작이다. 작가인 연출가가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는데도 배우에게 꽤 많은 것을 양보한다. 배우들은 실제 대화를 채록한 듯 신선한 ‘글’이라는 재료로 감칠맛 나는 ‘말’을 버무려 무대에 내놓는다. 작가 혼자 경험한 이야기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낯설지 않은 것은 작가, 연출가, 배우가 진정 자신의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욱(할아버지 役)은 과장 없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소리 없이 객석을 울렸다. 그에게 비친 할아버지는 단 한 순간도 뻔하거나 식상하지 않았다. 비슷하게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희로애락을 느끼며 함께 호흡했다. 이희준(준희 役)은 뛰어난 리액션과 균형감각으로 이야기의 기둥을 담당했다. 때로는 듣는 연기가 말하는 연기보다 어려움에도 만만치 않은 내공을 선보였다. 양경원(작가 役)은 해설자로서 겸손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극을 이끌어나갔다. 이야기의 안팎을 넘나들며 미세한 흐름의 변화도 놓치지 않았다. 손지윤(할머니 役)은 아담한 체구로 옹골진 에너지를 선보였으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어울림이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가지각색의 캐릭터로 분하며 개성 있는 열연을 펼쳤다. 무대는 자동차, 병원, 모텔, 식당 등으로 변신하는 전천후 세트 하나로만 구성된다. 배우도 ‘준희’와 ‘할아버지’를 제외하고 여러 인물을 연기한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오직 언어만이 공간을 채울 수 있도록 많은 여백을 둔다. 빈 도화지에 더 많은 것을 그릴 수 있는 것처럼, 배우들의 작은 움직임과 발걸음 하나까지도 자국을 남긴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스토리피
2014.03.12 / 조회 2,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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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내면 세계를 따라가려고 했다˝ 뮤지컬 <아가사> 개막
영국의 대표 추리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를 주인공으로, 그녀가 실종됐던 11일 간의 행적을 추적한 뮤지컬 가 지난해 12월 31일에 개막했다. 등을 비롯,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에 이은 '김수로 프로젝트' 작품으로, 연극 등의 김태형 연출, 신인 작가 한지안, 등을 작곡한 허수현이 뭉친 창작 신작이다. 아가사 역에 양소민과 레이몬드 역에 김지휘(위), 윤나무(아래)작품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1926년 12월에 실제로 일어난 일로,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추리소설 작가인 아가사 크리스티는 열 하루 간 사라졌다가 한 호텔에서 발견되었으며, 이후 자신이 세상 속에서 사라졌던 기간 동안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해 수 많은 추측을 낳기도 했다.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아가사 실종 11일 간의 일들을 파헤쳐 보는 는 1953년 평온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아가사에게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되면서 27년 전 실종 당시로 관객들을 안내한다. 아가사에게 접근하는 로이(박인배)신문기자 폴(홍우진), 하녀 베스(추정화)지난 7일 공연의 주요 장면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김태형 연출은 "작가로서의 고뇌와 고통을 숭고하게 극복해내는 아가사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추리극을 내세우기 보다는 한 여인의 내면 세계를 따라가려고 했음을 강조했다. 주인공 아가사 역을 맡은 배해선 역시 "아가사는 내면에 이중성을 가진 여자"라고 말하며, "실종 전후의 모습이 다르며, 실종 후 더욱 과감하게 대중들을 대하는 그녀의 모습을 통해 실종된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더한 궁금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해선과 함께 아가사 역을 맡은 양소민은 "실제로 아가사는 이가 예쁘지 않아 잘 웃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 부분에서도 그녀가 얼마나 타인을 의식했는지 엿볼 수 있었다"며 "사람들을 보지 않아도 되는 11일간 그녀는 자유롭게 살았을 것이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배역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로이(진선규), 사건의 또다른 열쇠 레이몬드(박한근)아가사(배해선)와 로이(김수용)의 대립, 그 끝은?치명적인 매력으로 아가사를 유혹하는 미스터리한 인물, 독 전문가 로이 역에는 김수용과 진선규, 박인배가 트리플 캐스트로 나서며, 아가사에게 편지를 보내며 극의 문을 여는 레이몬드 애쉬튼 역에 박한근, 김지휘, 윤나무를 만날 수 있다. 아가사의 남편으로 아내에게 실증을 느끼고 있는 아치볼드 크리스티 역엔 황성현이 열연하며, 홍우진, 오의식은 신문기자 폴과 편집장 뉴먼 역을 동시에 맡아 1인 2역을 선보인다. 어머니처럼 아가사의 곁을 지키는 하녀 베스와 크리스티의 내연녀 낸시 역시 추정화와 한세라가 맡아 1인 2역으로 변신한다. 창작 신작 뮤지컬 는 오는 2월 23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1.08 / 조회 1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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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추리소설의 여왕'의 자취를 쫓다, <아가사> 연습현장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추리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는 이십 대 중반의 어느 날 돌연 실종돼 자취를 감췄다. 11일 후 한 호텔에서 발견된 그녀는 열 하루간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했고, 이후로도 평생 그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창작뮤지컬 는 아가사 크리스티가 실종됐던 그 열 하루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지난 23일 방문한 이 작품의 연습실에서는 아가사 역의 양소민·배해선을 비롯해 전 배우진이 모여 한 주 앞으로 다가온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는 등을 무대에 올려온 김수로 프로듀서의 여덟 번째 프로젝트 작품이다. 신예작가 한지안이 작사를, 의 허수현이 작곡을 맡았고, 의 김태형 연출가가 합류했다. 연습은 1953년, 시골의 저택에서 평온한 여생을 보내고 있던 아가사 크리스티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하는 첫 장면부터 시작됐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오래 전 아가사의 모든 작품을 애독하며 그녀를 따랐던 레이몬드. 두 사람이 주고 받는 편지 속에서 그들이 잊고 살았던 1926년의 사건 정황이 점차 드러난다. 이 작품은 아가사의 실종사건을 추적하면서 아가사 주위 여러 인물들간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점점 어둡게 침잠했던 그녀의 깊은 내면에 주목한다. 당시 아가사는 어머니의 죽음과 남편의 외도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였고, 그녀의 주위에는 남편 아치벌드 크리스티 외에도 기자 폴, 하녀 베스 등이 각자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그녀에게 괴로움을 주고 있었다. 특히 중요한 인물은 크리스티가 낯선 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자 로이다. 묘한 매력을 가진 그는 실종 사건의 큰 실마리를 쥐고 있는 인물이며, 아가사의 마음 속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역할은 의 진선규와 의 박인배가 번갈아 연기했다. 의 박한근·윤나무와 의 김지휘는 레이몬드를 맡아 추리소설가를 꿈꾸는 소년과 27년 후 편집자의 압박에 시달리며 글을 쓰는 중년의 작가를 오가며 연기를 펼쳤다. 이외에도 의 홍우진과 의 오의식이 기자 폴·편집장 뉴먼 등 1인 2역을 소화했고, 의 추정화와 의 한세라가 하녀 베스와 아치벌트 크리스티의 불륜상대인 낸시로 분하며 각기 다른 빛깔을 더했다. 실종사건이 있은 지 2년 후, 아가사는 여행 중 만난 고고학자 맥스 맬로원과 두 번째로 결혼해 등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뮤지컬 는 실종된 기간 동안의 특별한 경험을 통해 그녀가 더욱 성숙한 작가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날 연습실에서 일별한 배우들의 연기와 인상적인 음악이 어떤 무대·조명과 만나 완성될지 기대를 높였다. 공연은 오는 12월 31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12.24 / 조회 13,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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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해선·진선규·박인배 등 출연 <아가사>, 연말 개막
뮤지컬 신작 가 배해선·진선규·박인배 등의 참여 아래 연말 무대에 오른다. 는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삶을 상상 속에서 다시 그려낸 창작뮤지컬로, 그간 등을 무대에 올린 김수로 프로듀서의 여덟 번째 프로젝트 작품이기도 하다. 신예작가 한지안이 대본을 쓰고 의 김태형이 연출을 맡았다. 초연 무대를 장식할 배우는 배해선·양소민·진선규·박인배 등이다. 의 배해선과 의 양소민이 당대 최고의 추리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를, 의 진선규와 의 박인배가 아가사 크리스티를 유혹하는 매력적인 남자 로이를 연기한다. 창작의 고통과 남편과의 불화로 괴로움을 호소하던 아가사 크리스티는 로이에 의해 열 하루 동안 실종된다. 창작활동에만 골몰해 있는 아내에게 싫증을 느끼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남편 아치벌드 크리스티는 의 황성현이, 추리소설가를 꿈꾸다가 표절시비에 휩쓸려 폐인이 되는 레이몬드는 의 박한근·윤나무와 의 김지휘가 맡았다. 이외에도 의 홍우진과 의 오의식이 아가사 크리스티의 사생활을 캐묻는 기자 폴과 출판사 편집장 뉴먼 등 1인 2역을 맡고, 의 추정화와 의 한세라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하녀 베스와 아치벌트 크리스티의 불륜상대인 낸시로 번갈아 분한다. 는 12월 31일부터 내년 3월 2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2013.11.19 / 조회 1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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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간다 10주년 퍼레이드 <올모스트 메인> 전석 매진으로 시작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극단 간다)가 창단 10주년을 맞아 펼치는 퍼레이드의 첫 작품, 연극 이 지난 11일 막을 올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 연출가, 배우들이 모여 2004년 탄생한 극단 간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뒤집은 고전 이야기를 아카펠라가 어우러진 신체극으로 선보여 큰 화제를 모은 를 시작으로 그간 을 비롯, 최근에 등 리얼리즘이 살아 있는 솔직하고 감동적인 작품들로 큰 사랑을 받아 왔다. 11일 정식 개막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극단 간다의 대표인 민준호 연출은 “오랜만에 다 같이 모일 수 있었다는 게 가장 기쁘다”라며 10주년 공연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로 공연을 시작한 이후에야 극단 이름을 지었는데, 어디든 가서 할 수 있는 공연이 그 작품이었고 그게 당시 우리 마음이었다. 여러 곳을 다니며 공연 배달을 다니던 그때 2년이 가장 재미있었고 좋은 추억이다. 앞으로 10년, 20년 후에도 같이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극단 사람들이었으면 좋겠다.” 뮤지컬 등의 연출을 맡은 이재준 역시 간다 단원. 그간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눈물을 글썽거리며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던 그는 “고향처럼 가장 소중한 공간, 가족에게 돌아온 느낌”이라고 말하며 “차기 퍼레이드 작업을 하며 나의 고민들, 지쳤던 마음 등을 느끼고 회복할 수 있을 것 같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극 공연장면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포진해 있는 것 역시 극단 간다의 특징이다. 창단 멤버이자 등에 출연해 온 진선규는 “많은 후배 동료들이 생겼다는 게 이번 연습하면서 너무 든든하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으며, 영화 를 비롯,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희준 역시 단원으로서 “언제나 함께 하고 싶어서 촬영이 끝나자마자 달려오는 곳이 간다”라며 극단을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창단 10주년을 맞아 올 연말부터 약 1년 동안 간다의 레퍼토리들을 선보이는 이번 퍼레이드에서 첫 작품으로 선정된 무대는 2006년 뉴욕에서 초연된 존 카리아니 작 연극 이다. 오로라가 보이는 가상의 마을에서 한겨울 금요일 밤 9시에 아홉 커플에게 일어나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진선규, 김지현, 정선아, 정연 등 극단 간다 배우들을 비롯하여 임기홍, 박한근, 이동하, 김대현, 윤나무 등 객원 배우들이 함께 릴레이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민준호는 “이곳 사람들은 모두 아프다,라는 점을 모두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당혹스러움, 아픔 등으로 사랑을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극단 간다 단원들개막일 전석 매진을 기록한 연극 은 11월 11일부터 내년 1월 19일까지 대학로 예술마당 4관에서 공연하며, 이후 연극 , 코믹극 등이 퍼레이드 작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3.11.12 / 조회 1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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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무대의 맛…내가 계속 공연하는 이유”
박성훈은 쉽사리 규정하기 어려운 배우다. 쭉 뻗은 훤칠한 체격에 조막만한 얼굴, 그 위로 자리 잡은 이목구비엔 장난기가 가득하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금세 다른 안면이 비친다. 서글서글한 눈매와 굵직한 목소리엔 남자다움이 배어있다. 언뜻언뜻 소년 같은 내적인 성향이 스치기도 한다. ‘어느 것이 그의 진짜 얼굴인가’를 더듬다 종래엔 ‘이 모든 것이 박성훈의 얼굴이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의 껄렁한 우등생 ‘락우드’, 연극 ‘모범생들’의 상위 0.1% 엘리트 ‘민영’ 등 이제껏 박성훈이 입었던 역할들이 너무나 ‘그’처럼 보였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박성훈은 지난 6개월간 바쁜 나날을 보냈다. MBC드라마 ‘잘났어 정말’과 연극 ‘모범생들’을 오가며 활동한 분주한 시간이었다. 현재는 짧게 주어진 휴식 기간을 즐기며 차기작 준비에 한창이다. 달콤한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와 함께 연기와 게스트로 출연을 앞둔 연극 ‘올모스트 메인’에 대해 10월 24일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 “많이 배운다”박성훈은 11월 개봉을 앞둔 연극 ‘올모스트 메인’에 출연한다. ‘올모스트 메인’은 총 여덟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연극으로 미국 인기 TV시리즈 ‘로앤오더’로 잘 알려진 배우 ‘존 카리아니’가 작가로 참여한 작품이다. 2006년 초연한 뒤 전 세계에서 공연돼왔다. 이번 공연은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이하 ‘간다’)의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로 우상욱, 진선규, 홍우진, 김지현, 정선아 등 소속 배우들과 임기홍, 노진원, 김늘메, 김대현, 박성훈, 김남호, 이동하, 윤나무 등 14명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가 연극 ‘올모스트 메인’의 게스트로 참여한 것은 주변 사람들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박성훈은 이번 공연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간다’ 안혁원 PD님이 먼저 제안을 해주셨어요.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죠. 지금 있는 회사에 진선규, 이희준 형님이 계신데 ‘간다’는 두 분과 인연이 큰 곳이에요. 배울 점이 많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간다’는 수려한 작품과 뛰어난 연출, 연기력을 자랑하는 집단이잖아요.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에요. 연습하는 걸 보면 정말 잘하시거든요. 어제도 런스루를 봤는데 정말 자연스러워서 이 대사가 대본인지, 애드리브인지 모를 정도예요. 많이 배우고 있어요.” 박성훈은 윤나무와 함께 다섯 번째 에피소드 ‘They Fell I Randy’에 출연한다. 그는 그동안 주로 맡아왔던 도회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순박한 시골 청년으로 변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그는 “미스캐스팅일까 겁난다”면서도 “PD님께서 그래서 더 재밌을 거라고 해주시더라고요. 속내는 잘 모르겠지만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함께 캐스팅된 윤나무는 전작 ‘모범생들’을 통해 알게 된 사이다. 근래에는 일주일에 5일을 만날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그는 “같이 공연도 보러 다니고, 이야기도 많이 해요. 생일도 몇 달 차이 안 나서 호칭만 형이지 친구처럼 지내요. 나무는 연기도 잘하고, 마인드도 정말 좋은 친구예요”라며 파트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사랑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녹여낸 작품이다.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된 만큼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옴니버스로 이어지는 작품이라 다채로운 매력이 있어요. 잘 차려진 밥상 같죠. 지금까지 좋은 작품을 해왔지만,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정말 좋은 것 같아요.(웃음) 연말연시에도 잘 어울리고, 작위적인 느낌도 없어요. 아마 편안한 마음으로 보실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연기를 하는 이유? “무대 맛을 봤죠”박성훈은 의대, 법대 등 학력이 높은 집안사람들 사이에서 유일한 연기 전공자다. 자칭 집안의 ‘돌연변이’다. 학창시절을 묻자 “판도라를 상자를 열지 말라”며 장난스럽게 고개를 젓는다. 그의 학창시절은 ‘놀 만큼 놀아봤어’라는 유행가 가사로 축약되지만 진로에 대한 고민만은 꽤 깊었다. “공부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더라고요. 장시간 고민했죠. 그러다 막연하게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무대 맛’을 봤죠. 그 기억을 잊을 수 없어요. 그때의 기억 때문에 아직까지 무대에 계속 서는 것 같아요.그가 말하는 ‘무대 맛’은 무엇일까. 박성훈은 관객이 자신을 향해 웃고 울고 박수치는 모든 것들이라 설명했다. ‘무대 맛’은 아득하게 ‘연기를 해야지’ 생각했던 그에게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연극 ‘십이야’로 워크숍을 한 적 있어요. 최종 리허설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소대에 퇴장해서 정말 꺼이꺼이 울었어요. 그때 진정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어떤 마음인지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다른 작품에서는 유서 읽는 장면을 연기했는데 객석에 앉아 계신 아버지가 눈물짓고 계시더라고요. 기분이 정말 묘했어요. 규정지을 수 없는 느낌인데,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연기를 하겠다고 했을 때 집안의 반대는 없었냐고 묻자 “오히려 응원해주셨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의외라고 반문하자 “제가 집안의 골칫덩이였죠.(웃음) 아들이 하고 싶은 게 생겼다는 것에 기뻐해 주셨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부모님은 지금도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아버지도 하고 싶은 일이 있으셨는데 다른 길로 틀어진 경험이 있으시거든요. 그것에 대한 회의감이 늘 자리하고 있으셨나 봐요. ‘훈아, 너는 이 길을 선택했으니 꾸준히 밀고 나가라’고 하셨어요. 정말 감사하죠.” 무대와 드라마 그리고 영화박성훈은 여러 장르에 관심이 많다. 연극과 드라마는 물론 영화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현재는 주어진 작품에 최선을 다하며 배우로서의 내공을 천천히 다져나가고 있다. 최근 출연한 드라마 ‘잘났어 정말’은 그에게 많은 것을 깨우쳐 준 시간이었다. “학창시절엔 무대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동일하다는 생각에 가까웠어요. 하지만 두 개를 접해 보니까 정말 달라요. 기본적으로 행하는 본질은 같지만, 접근 방식이 굉장히 다르더라고요.”박성훈은 그 차이에 대해 자신이 느꼈던 바를 조곤조곤 설명했다. 그는 “스튜디오에서는 카메라의 빨간 불을 보면서 연기하는데, 불이 아닌 상대를 인식하는 것처럼 연기해야 해요”라며 “아침드라마 특성상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기도 하고, 사건이 닥쳤을 때 이 사람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정확하게 표현해줘야 하거든요. 하지만 그 매체의 특성에 맞게 연기하는 것도 배우의 몫이잖아요. 무엇이 옳고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드라마를 하면서 저 스스로 그런 부분과 많이 다투고 배웠어요”라고 말을 이었다.영화는 박성훈이 가장 탐내는 분야 중 하나다. 영화 이야기를 시작하니 좋아하는 작품부터 배우까지 줄줄이 쏟아져 나온다. 그의 말을 빌려 말하자면 ‘몇 날 며칠을 새도 다 말하지 못할 정도’다. 그에게 인생에 영향을 끼친 단 하나의 작품을 꼽아 달라 말하자 오랜 생각의 정렬 끝에 ‘올드보이’라는 짧고 굵은 대답이 나왔다.“많은 분들에게 그랬겠지만 영화 ‘올드보이’는 굉장한 충격이었어요. 대한민국에 이런 영화가 나왔다는 것이요. 연기를 갓 배우기 시작했던 때에 봤던 작품인데, 최민식 선배님의 내장을 꺼내는 듯한 연기가 충격적이었죠. 지금 봐도 촌스러운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연출, 배우, 합 심지어 OST도 정말 좋았어요. 영화 ‘올드보이’는 제가 정말 30년 살면서 처음으로 구매한 영화 OST이기도 해요.(웃음)” 박성훈은 먼저 시나리오를 읽어본 뒤 다시 영화를 보곤 한다. 대배우들이 대본을 어떻게 읽어내는지 궁금해서다. 그는 “어떻게 이 대본을 읽고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싶은 것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제가 대본을 보고 연기하려 했을 때는 이렇게밖에 안 읽히던 것들이요. 송강호 선배님은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예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동안 말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송강호를 향한 존경과 감탄이 섞인 무의식적인 주억임이었다. “작업을 꼭 한 번 같이 해보고 싶어요. 저분은 어떻게 대본을 보고 캐릭터를 만들고 그 상황에 들어가는지가 정말 궁금해요.”그는 가장 좋아하는 감독으로 최동훈 감독을 꼽았다. 영화 ‘범죄의 재구성’, ‘타짜’ 등을 좋아하기도 하고, ‘영화 ‘전우치’에 참여했을 때 최동훈 감독이 현장에서 유쾌하게 디렉팅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봐서다. “늘 ‘좋아! 화이팅!’ 하면서 작품을 이끄시더라고요. 그래서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작업방식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즐겁게 하다 보면 좋은 에너지도 나오고요.”“언젠가 공연 기획하고 싶다”박성훈은 언어나 화술에 관심이 많다. 사람들의 버릇이나 언어 습관을 관찰하는 것도 좋아한다. 한국어의 ‘동음이의어’도 그의 구미를 당기는 재미 요소다. 그렇다 보니 말하는 것도 좋아하고, 말하는 이들을 관찰하는 것도 즐겨한다. 그는 연기하면서 늘 다짐하는 것 중에 하나가 “자신의 말을 하자”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걸 놓치면 어느 순간 정말 대사만 하게 되더라고요. 바쁘게 지내다 보니까 그런 부분을 많이 놓친 것 같아요. 요즘 ‘간다’랑 작업하면서 그 마인드를 리프레시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화술은 단순한 기술일 수 있다. 하지만 배우가 다른 인물이 되려면 배역의 말을 자신의 것처럼 할 줄 알아야 한다. 박성훈은 그 중요 명제를 늘 다잡고 있었다. “사람의 습관이나 억양, 말투가 모두 달라요. 깊은 소리도 있고, 얕은 소리도 있고요. 이런 언어 습관에 따라 사람이 주는 느낌이나 감정도 달라요. 연기할 때도 ‘말’에 많이 신경 쓰는 편이에요. 말이 맞춰지면 다른 것도 맞아 들어간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배역처럼 말하려면 상대도 함께 봐야 하는 거니까요.” 그는 하고 싶은 역으로 연극 ‘트루웨스트’의 ‘오스틴’ 역을 꼽기도 했다. 2007년 극단 가변에서 한 연극 ‘트루X’를 본 뒤 갖게 된 생각이었다. 연극 ‘트루웨스트’는 박성훈이 좋아하는 텍스트적 요소가 잘 녹아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화이’, ‘악마를 보았다’와 연극 ‘트루웨스트’에는 공통분모가 있어요. ‘화이’나 ‘악마를 보았다’는 절대 선을 상징하는 인물이 악을 처단하다 보니 악이 되어버리는 내용이잖아요. ‘트루웨스트’도 그렇거든요. 두 형제가 서로 정말 다른 모습인데, 나중에는 완전히 상황이 뒤바뀌어 버려요. 그렇게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게 굉장히 재미있어요. 저도 이중적인 면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술 취한 사람이 너무 보기 싫지만 어느 날은 굉장히 취해보고 싶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누구나 갖고 있는 그러한 지점을 증폭시키는 작품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그렇다면 그가 꿈꾸는 마지막 목표는 무엇일까.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느냐고 묻자 ‘좋은 배우’, ‘연기파 배우’ 등 예상 답안지를 벗어난 다른 답변이 흘러나온다. “촉망받는 배우로 성장해서 경제적으로나 여유가 생기면 공연 기획에 감히 손을 대고 싶어요. 현재 조재현, 김수로 선배님이 공연기획을 하고 계시잖아요. 제가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좋은 공연을 하고, 후배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그들과 어울려서 무대에 서시는 모습이 좋아 보여요. 저도 무대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그렇게 힘을 보태보고 싶어요.”마지막 질문의 끝에는 느리게 “전 공연이 정말, 정말, 정말 좋아요”라는 읊조림이 따라붙었다. 찬찬한 말투에서 진심이 묻어나고 있었다. 전방위적 활동 사이에서도 무대를 버리지 않으려는 신실한 마음이 믿음직했다. 언젠가 장르와 분야를 넘어 그의 이름을 건 좋은 연극 시리즈를 만날 날을 고대해 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장인 엔터테인먼트
2013.10.30 / 조회 1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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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들을 수 없는 내 어머니 이야기
연극 '선녀씨 이야기'
4남매 어머니 선녀 일대기 담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2인1역 설정
내달 15일까지 대학로 아트센터K연극 ‘선녀씨 이야기’에서 늙은 선녀를 연기하는 배우 고수희(왼쪽)와 차남 종우 역을 맡은 임호가 열연하고 있다(사진=쇼온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름만 불러도 눈물나게 하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이름 ‘어머니’. 이제는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내 어머니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만난다. 9월 15일까지 서울 혜화동 아트센터K에서 공연되는 연극 ‘선녀씨 이야기’다. ‘선녀씨 이야기’는 무능력한 남편에게 구박 받으면서도 4남매를 위해 평생을 희생한 어머니 ‘선녀’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2012년 제30회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연출상·희곡상·연기대상·연기상 등 5관왕을 차지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다뤘던 소재지만, ‘선녀씨 이야기’에는 특별함이 있다. 탄탄한 스토리 위에 인형극과 안무를 입혔고,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하는 메시지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빛난다. 공연에 앞서 열린 리허설에서 배우들은 입을 모아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연극”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4남매 어머니 선녀의 장례식장. 외삼촌과 조카, 아들·딸 들이 모두 모였다. 뒤늦게 등장한 차남 종우를 향해 가족들은 원망 섞인 말을 건넨다. “어디 갔다 이제 오나. 느그 엄마가 마지막까지 얼마나 찾았는지 아나.” 종우는 돌아가신 어머니와 15년 만이다. “선녀씨, 행복하게 살다 갔나. 무식한 나무꾼에 철없는 자식들 만나서 고생만 하다 간 거 아이가.” 그 순간 영정사진 속 어머니가 무대 위로 빠져나왔다. 놀라서 말까지 더듬는 종우를 향해 담담하게 안부를 묻는 선녀. “엄마, 죽은 거 맞나.” 기구한 운명의 선녀는 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설정이다. 반으로 쪼개진 무대 위에서 과거와 현재의 선녀가 교대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두 배우가 각각 젊은 선녀와 늙은 선녀를 연기하고, 극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은 하나가 돼 간다. “이 나라는 사계절이라 하더만, 내 인생의 절반은 겨울이었다.” 남편에게 맞아 한쪽 고막이 찢어지면서도 공사판으로 식당으로, 억척스럽게 남매들을 키워냈다. 그러면서도 “느그들 뱃속에 품고 있을 때, 대견하게 커서 시집갈 때 내 새끼들이 눈앞에만 있어도 항상 기뻤다. 이게 봄날이지 뭐꼬.” 결국 종우는 살아계실 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며 울부짖는다. 배우 이재은이 젊은 선녀, 고수희가 늙은 선녀 역에 캐스팅됐다. 데뷔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는 임호가 진선규와 번갈아 종우를 연기한다. 임호는 “아들이 바라본 어머니란 점에서 같은 소재를 다룬 작품과 다르다”며 “그의 눈에 비친 어머니의 모습을 이 시대에 조망해본 의미 있는 작업이다”고 말했다. 1599-070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고객상담센터 1666-2200 | 종목진단/추천 신규오픈<ⓒ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3.08.26 / 조회 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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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아들딸, 지치지 말고 힘냈으면” 연극 ‘선녀씨 이야기’ 이삼우 연출가
과거 개그우먼 신보라가 고향인 ‘거제도’를 배경으로 개그 프로그램을 선보인 적 있다. 프로그램 속 거제도는 순박함이 묻어나는 그야말로 ‘시골 마을’이었다. 최근 그 ‘시골 마을’ 거제도에 ‘수작’이라는 이름을 달고 한 편의 연극이 탄생했다. 이삼우 연출가가 자전적 이야기로 써내려간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2012년 경남연극제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갔다. 전국연극제에 참가해 대상(대통령상), 희곡상, 최우수연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고, 곧이어 서울 공연 제작이 결정됐다. 8월 중순 서울 공연을 앞두고 7월 26일 합정동의 연습실 근처 카페에서 만난 이삼우 연출가는 정겨운 사투리로 환한 인사를 건넸다. “더 많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소망이 이뤄져서일까. 투박한 사투리에 즐거운 기색이 실려 있는 것 같았다. 8월 16일부터 약 한 달간 대학로뮤지컬센터 중극장 무대에 오를 연극 ‘선녀씨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거제도에서 제작돼 상업 프로덕션까지 왔다. 인터뷰할 때 ‘왜 서울에 진출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어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연극을 해왔고,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연극 ‘선녀씨 이야기’라 생각한다. 애초부터 서울 진출이 목적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작품이 보다 더 많은 관객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후원 업체와 극단 자비로 예산을 만들어 서울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때, 지금의 기획사(PS엔터테인먼트)가 다가와 줬다. 기획사 대표가 김해에서 연극을 하던 친구인데, 이 작품의 소문을 듣고 같이 하자고 한 것이다. 아마 극단이 하려고 했다면 이렇게 큰 규모의 작품이 되지는 못했을 거다.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갖고 있는 고유한 힘과 작품성을 잃지 않는 선에서 상업 프로덕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제작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 현재 작업 환경은 지역 극단의 환경과 차이가 많이 날 텐데. 많이 난다. 지역 극단은 염세적인 환경에서 작업한다. 전문 스태프진이 거의 없다. 요즘은 조명과 무대 부분에서 스태프진이 많이 좋아졌다. 중앙의 스태프진이 지역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져서인 것 같다. 반면 소품이나 의상은 여전히 주먹구구식이다. 단원들이 자기 소품을 직접 만들고, 의상은 집에 있는 것을 가져다 쓴다. 능력이 수퍼맨이 아니라 맡은 일의 양이 수퍼맨이다. 상업 프로덕션은 스태프가 모두 전문화 돼 있다. 기획도 지역에서는 연출이 해야 했는데, 여기서는 회사가 붙어서 진행해 준다. - 이번 공연의 규모가 꽤 크다. 전국연극제에서 선보인 것과 달라진 부분이 있나?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다. 올해는 이재은 씨의 남편 분이 안무가로 참여했다. 술을 한 잔 하다가 재능기부를 하겠다고 약속하셔서 참여하게 됐다.(웃음) 지금 몇몇 장면에 움직임이 들어갈 예정인데 상상하던 것 이상의 그림이 나오고 있다. 또, 연기하는 배우가 다르기 때문에 달라지는 부분은 있을 것이다. 배우들 모두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삶이 다르지 않나. 대신 작품의 큰 틀이나 정서는 달라지지 않는다. -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들었다. 이 이야기는 어머니의 장례식으로 시작된다. 집 떠난 지 15년이 지난 뒤 돌아온 아들 ‘종우’의 시각으로 바라본 어머니의 삶을 담는다. 나의 자전적 이야기와 장례식장에서 들었던 형제간의 다툼 이야기를 결합해 썼다. 종종 극단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곤 한다. ‘어머니 인생 팔아서 성공한다’고. 요즘 작업을 하다보면 늘 묘한 기분이다. 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프기도 하고, 더 넓은 곳에서 공연하게 돼 기쁘기도 하다. 어머니께 감사하면서도 죄송하다. 거제도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뵀는데, 서울에서 작업하다 보니 오히려 물리적인 거리는 멀어졌다. 아이러니하다.(웃음) - 올해 참여하는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고수희, 이재은, 임호, 진선규, 한갑수 모두 제 위치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배우들이다. 어려운 점은 없나? 가장 어려운 건 배우들이 유명한 만큼 다 바쁘다는 점이다. 연습을 한 자리에서 하는 날이 많지 않다. 하지만 이 배우들이 거저 그 명성을 얻은 것은 아니지 않나. 수많은 다듬질과 현장 경험을 거쳤기 때문에 그 위치에 오른 거다. 모두들 연습에 들어가면 충실히 자기 역할을 해 내고, 연출의 의도를 빨리 캐치해준다. 연습시간이 넉넉한 편이라 크게 어렵진 않다. -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그렇게 많이 운다고 하던데. 연극하는 사람 중에는 효자가 없다.(웃음) 대부분 다 집 떠나서 본인의 꿈을 위해 살지 않나. 젊을 때는 젊은 대로, 나이 들어서는 나이 든 대로 부모님에게 기대 사는 사람들이 많다. 광주, 서울, 거제 다 공연해봤지만 연극하는 친구들이 이 작품을 보면 그렇게 운다. 모두 다 자기 이야기여서다. 지금 배우들도 첫 리딩 연습 때부터 울기 시작했다. 연습 때 마다 배우들이 울면 안 된다고 다그치고 있다. 배우들이 계속 울면 관객은 지쳐서 공연을 못 본다. 사실 오늘도 연습하는데 다들 많이 울었다. 심지어 코러스하는 젊은 남자 배우는 보기 민망할 정도로 끅끅대며 울더라. 그게 다 죄인들이라 그런 것 같다. -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경남연극제, 전국연극제 등에서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내 작품이라 스스로 말하기 민망하고 조심스럽다.(웃음) 평론가나 공연을 보신 블로거들이 쓴 글을 보면 결국 세상의 뻔한 어머니 이야기이지만 기발한 연출 기법과 상상력으로 지루하지 않게 풀어냈다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쓰고 연출하면서 ‘나의 어머니’라는 나무 하나가 뿌리를 깊이 두고 하나의 줄기를 따라 잘 성장해왔기 때문에 풍성한 잎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작품에는 네 명의 자식이 등장한다. 이들의 에피소드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씩 겪어봤을 이야기를 모두 모아 놨다. 그 에피소드 속에 보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나기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 이 작품을 쓰고 연출하며 전달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면. 작품 속 어머니가 ‘우리 아들 울지 마라. 아프지 마라’하는 장면이 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말이 있다. 그렇게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딸과 아들들에게 지치지 말라고, 아프지 말고 힘내라고 말하고 싶다. 주제라기보다 그런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됐으면 한다. - 주목해야 할 명장면이 있나? 이것도 내 입으로 말하긴 부끄럽다.(웃음) 광주에서 열린 전국연극제 당시 ‘광주 연극인들이 꼽은 명장면 세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누나와 종우의 대화 장면이다. 누나는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안 왔던 종우가 어떻게 어머니의 장례식을 알고 찾아왔냐고 묻는다. 이때 종우가 무어라고 웅얼거리는데, 누나가 한 번 더 물으면 종우가 ‘엄마가 보고 싶어서!’라고 소리치고 오열한다. 이 장면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 두 번째는 인형이 등장하는 장면이다. 종우 남매의 어린 시절을 옛 구전동화처럼 그려내고 싶어 인형을 활용해 아기자기하게 표현했다. 세 번째는 아버지가 어머니의 잠든 모습을 본 뒤, 등을 돌리고 우는 장면이다. 전국연극제 때 아버지 역을 내가 했는데, 단원들에게 농담으로 “자, 이제 3번 척추가 울 거야. 잘 봐”하면서 연기했다.(웃음) 그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아주셔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뻤다. - 마지막으로 연극 ‘선녀씨 이야기’를 찾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역에서 제작한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좋은 계기를 통해 서울에 올라오게 됐다. 거제도에서 만든 연극이 서울에 올 거라고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현재 지역에는 약 100여개가 넘는 수많은 극단이 작품을 만들고 있다. 이 작품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이라는 재정적 지원이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러한 제작 지원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울러 관객분들께 주변 지역의 연극도 많이 찾아달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작품 중에도 우수한 연극이 정말 많다. 결국 연극은 관객분들을 위해 만드는 것이다. 요즘 대학로도 정극 관객이 많이 줄었다고 들었다. 문화예술과 지역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더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정지혜 기자_사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8.09 / 조회 9,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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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만 보이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다” 배우 고수희
‘유능극강(부드러움이 능히 강함을 이긴다)’은 배우 고수희를 두고 한 말일까.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잘 늙는 일만 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배우 고수희의 눈은 차분하지만 힘 있게 빛나고 있었다. 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실려 오는 언어들은 가슴에 와 닿는 묵직함이 남달랐다. 그것이 스크린과 무대 위에서 배우 고수희가 보여주는 깊이의 이유일까 싶기도 했다. 고수희는 연극 ‘청춘예찬’으로 데뷔해 15년 연기 인생을 걸었다. 데뷔는 연극이었지만 드라마, 영화 등 장르의 구분을 두지 않고 활동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너는 내 운명’, ‘분홍신’,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풍찬노숙’,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등, 이 탄탄한 작품들이 그녀의 연기 인생을 검증해 주는 증거들이다. 고수희가 출연하는 작품에 왠지 모를 믿음이 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한 배우 고수희가 최근 선택한 작품이 바로 연극 ‘선녀씨 이야기’다. 그녀는 어떤 이유로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일까. 7월 26일 이른 저녁, 연습실 근처 카페에서 고수희를 만났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이삼우 연출님의 연락을 받고 대본을 읽어봤다.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그동안 어머니 역을 많이 했었다. 이제 두 번 다시 어머니 역은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이 작품은 꼭 해야겠다 싶었다. 가장 한국적인 엄마를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전국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배우나 연출이 잘한 것도 있겠지만, 내용 자체가 누구에게나 공감이 주는 이야기다. 그것이 가장 큰 메리트인 것 같다. ‘엄마’도 여러 모습이 있지 않나. 영화 ‘마요네즈’ 속의 엄마도 있고, 영화 ‘마더’ 속의 엄마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엄마의 모습이 있다. - 어머니 역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감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 연기할 때는 먼저 내가 그리는 어머니를 가장 많이 생각한다. 내가 봐 왔던 엄마의 모습, 내가 상상하던 엄마의 모습 등등. 조금 모자라는 부분은 실제로 엄마에게 도움을 많이 받는다. - 어머니와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가? 자주 하는 편이다. 고수희가 표현하는 ‘엄마’에는 ‘우리 엄마’가 모두 조금씩 들어있다. 그런 것을 보고 관객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걸 보면 우리 엄마가 다른 엄마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엄마는 강한 어머니셨다.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엄마. 굉장히 이성적이셨고, 자식에게는 스파르타식으로 대하셨다.(웃음) 연극 ‘선녀씨 이야기’ 중에 어머니가 ‘엄마 이야기를 들어다오. 엄마가 이렇게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생각해 보니 우리 엄마는 그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다. 하지만 연기하면서 얼마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 어머니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겠다. 어머니 역을 자주 하니까 이제는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엄마는 내가 공연하는 작품을 다 보신다. 연극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공연을 할 때 보러 오셔서는 그렇게 우시더라. 배우 어머니로 근 15년을 살아오셨으니 이제 반 무당이시다. 가끔 디렉션도 한다. ‘너 거기서 걸음걸이가 아니더라’, ‘그 부분 대사가 잘 안 들리더라’, ‘거기선 감정을 더 냈어야지’ 하신다. 거의 연출가 수준이다.(웃음) - 연극 ‘선녀씨 이야기’가 어머니 이야기를 담고 있다.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같은 것이 있나? 없다. 관객에게 아무것도 강요하고 싶지 않다. 느끼는 그대로 가져가셨으면 좋겠다. 나도 관객의 입장일 때 강요당하는 것이 싫다. 아마 이 작품이 싫은 분도 있을 수 있다. 등장하는 어머니가 굉장히 바보 같은 엄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은 열어두고 관객이 알아서 판단하실 수 있게 연기하고 싶다. - 이번 공연에는 임호, 이재은, 진선규 등의 배우가 출연한다. 함께하는 연습은 어떤가. 다들 연습 집중도가 높다. 팀워크도 이상할 만큼 굉장히 좋다. 이러다 마지막에 엎어지는 거 아닌가싶을 만큼.(웃음) 그리고 다들 정말 열심히 한다. 연습이 끝나도 집에 안 가고 개인 연습을 남아서 한다. 지금은 자기 것을 찾아가는 단계라 더욱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임호 선배님이 팀 분위기를 많이 만들어 주신다. 진지한 ‘왕’ 역할로만 뵀는데 정말 재미있으시다. (이)재은이는 동생이지만 연기 경력이 월등하게 많아서 그런지 이것저것 많이 배운다. (진)선규는 또 워낙에 잘하는 배우다. 연습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를 주려고 하는 부분이 참 좋다. -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이삼우 연출가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어머니 역에 대해 따로 언급 같은 것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믿고 맡겨주시는 것 같다. 특별한 디렉션 없이 동선의 문제만 짚어주신다. 때로는 정말 나를 다 믿는 걸까 싶을 만큼 불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하는 프로덕션 공연이 처음이라 긴장하시는 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전혀 개의치 않으신다.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런 부분에서 자만심이 느껴지면 배우들도 동조를 못 할 텐데, 적정선에서 선 타기를 잘하신다. 배우를 갖고 놀 줄 아시는 분이다. 심지어 배우들에게 거제도에 내려가서 작업하자고 하기도 한다.(웃음) - 이 작품을 보는 관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연극 ‘선녀씨 이야기’는 내 이야기고, 내 가족의 이야기고, 우리 엄마의 이야기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공연인 것 같다. 이전에 공연 보신 분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많았다고 들었다. 연습하면서도 배우들이 자기감정을 못 이겨 그렇게 운다. 방금 전까지 무대에서 연기하던 배우가 잠깐 퇴장한 뒤에 다음 장면을 보면서 우는 거다. 그래서 연습 진행이 더뎌지기도 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손수건이 필요한 작품이다’라는 식으로 말하고 싶진 않다. 보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배우 고수희, “나만 보이는 배우는 되지 말자 생각한다” -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연출가로도 데뷔했는데. 영화배우, 탤런트에 국한되고 싶지 않다. 그냥 배우이고 싶다. 연기할 수 있는 것은 이것저것 다 해보려고 한다. 연출은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내 이야기를 내가 가장 잘 알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해보니까 연출의 마음을 알겠더라. 배우도 연출을 해봐야 한다고 느꼈다. - 다방면으로 활동하면서 연극에 꾸준히 출연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첫 데뷔가 연극이었고, 이후에는 연극 1편, 드라마 1편, 영화 1편 이런 식으로 비슷하게 출연했다. 연극이 좋은 건 바로바로 관객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움직임에 바로 관객의 반응이 오는 게 느껴진다. 중독성 있는 것 같다. 마약을 해본 적 없지만 마약 같은 느낌이랄까.(웃음) - 배우 고수희에게 연극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반드시 연극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장르적인 것 상관없이 ‘무대’를 두고 봤을 때, 내가 거기 있어야 가장 빛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 연기자로서 갖고 있는 자신만의 철학 같은 것이 있나. 나는 굉장히 본능적인 배우다. 무대에선 계산을 잘 하지 않는다. 일부러가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된다. 무대에서는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약속이 있다. 그것을 지키면서 그때그때 연기한다. 그래서 관객이 볼 때 나의 연기가 촌스럽거나 투박해 보일 수도 있다. - 마지막으로 배우 고수희가 가고 싶은 연기자로서의 방향성에 대해서 듣고 싶다. 사십대가 되어가고 있다. 적당한 나이에 데뷔해서 연기한 지 15년 됐다. 이제는 ‘내가 잘 늙는 일만 남았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혈기 왕성할 때 자만하기도 하고, 거만을 떨어보기도 했다. 나이가 점점 들면서 무대에서 배려하고 양보하는 걸 배운다.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40대, 50대가 되고 언젠가 손숙 선생님, 박정자 선생님처럼 되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무대 위에서 나만 보이는 배우는 되고 싶지 않다. 그렇게 겸손을 배우는 것 같다. 정지혜 기자_사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8.07 / 조회 9,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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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할아버지의 그녀를 찾아서 <나와 할아버지> 연습현장
가는 귀가 먹은 할머니의 쉼 없는 잔소리,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역시 쉬지 않고 받아 치는 할아버지. 그 사이에서 정신 없이 오고 가는 손자까지, 정신 차리지 않으면 금방 갈 곳을 잃게 될 것만 같이 리얼한 대사들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흘러가는 이곳은 연극 연습실. 현재 공연 중인 뿐 아니라, 등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아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신작 는 특유의 매력인 리얼리티가 대사 안에 가득 살아 있다. “대사량이 많아서 배우들이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그와 함께 즐거워하기도 한다. 요즘 이런 식의 작품이 드물어서 오히려 가 신선할 수도 있고 배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민준호 연출) 멜로드라마를 쓰고 싶은 희곡 작가 손자가 자신의 외조부모의 이야기를 관찰하며 신작을 쓰려는데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갑자기 할머니가 쓰러진 후 할아버지의 이야기만을 따라 기억을 더듬는다. 과거의 한 사람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서는 할아버지와 손자, 이 둘이 찾는 그 사람은 누구이며 어떠한 사정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5년 전에 작품을 써 두었다는 민준호 연출은 이 작품의 특징을 “속이지 않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올 초 남산예술센터에서 독회를 했을 때 많은 분들이 감동적이라고 하고, 또 눈물을 흘렸다고도하셨다. 내용이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이게 진짜라고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울어라,하는 코드도 없고, 오히려 어떤 노림수들을 걷어 냈다. 솔직한 글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들도 리허설 전 계속 울더라.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안 괜찮은 할아버지의 마음, 그리고 그와 얽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다.” 올해 2월 남산희곡 페스티벌에서 낭독 무대로 섰을 당시 은은한 감동으로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정소보극장 공연 예정인 만큼 좀 더 작아진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만날 참이다. “무대를 채우기 보다는 연기에 집중해 초심을 알리려 하고 있다. 수레가 우리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대신 조명은 최대한 예쁘게, 잘 구현해 보려고 한다.” 지난 3, 4년간 극단 신작이 없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간다 소속 배우들이 대부분 외부 러브콜을 받고 작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만큼 연기력 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젊지만 탄탄한 배우군단이 바로 간다의 힘이자 매력. 이번 작품에서도 할아버지 역에 초대 야생 소년이자 등의 공연과 브라운관에서 활약 중인 진선규와 할머니 역에 등에서 남다른 인상을 심어준 정선아 등 간다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극단 차이무 소속의 오용을 비롯, 홍우진, 오의식, 손지윤과 에 출연 중인 이석, 양경원도 를 함께 이끌고 있다. “욕심 없이 만드는 게 대본에 대한 보답일 것 같다. 일단 스스로의 힐링을 원해서 쓴 이기적인 작품이기도 하다.(웃음)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대본을 읽으면 깨달음이 있다”는 민준호 연출이 가장 마지막까지 강조한 것은 ‘솔직함’ 이었다. 자극적으로 순간 입맛을 앗아가는 조미료나 향신료가 없는 작품을 예고하는 는 7월 11일부터 8월 4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6.19 / 조회 10,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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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움직임과 소리만으로 완성된 동화,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무대엔 흔한 소품과 배경 장치 하나 없다. 오직 배우들의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무대는 숲이 되고, 동굴이 되고, 호수가 된다. 뮤지컬 가 4년 만에 대학로로 돌아왔다. 2004년 초연해 참신한 발상으로 호평을 들은 이 작품은 기존 배우들과 새로운 배우들이 합세해 지난 11일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개막했다. 는 잘 알려진 고구려시대 평강공주와 온달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 평강의 시녀 연이와 야생소년의 러브스토리를 그린다. 항상 공주가 되고 싶은 철없는 소녀 연이와 한 없이 순수한 야생소년의 가슴 아픈 로맨스는 배우들이 몸으로 만들어낸 숲과 동굴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악기와 음향 효과 없이 배우들이 직접 표현하는 부엉이, 바람, 호수 소리와 아카펠라도 이 작품만이 가진 독특한 개성. 왼쪽부터 민준호 예술감독, 구지선 연출 및 배우들민준호 예술감독은 “수업시간에 환경을 직접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20분짜리 공연을 만든 게 시작”이라며 “무대 기술을 제거하고 배우들의 움직임과 소리만으로 많은 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4년 전 극단 배우들의 스케줄이 많아져 이 작품을 올리지 못했지만 상업 연출을 하다보니 이 작품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크로바틱으로 만든 나무 다리를 건너, 강을 헤엄쳐 온 곳 연이(유정은)의 비밀장소 "나도 평강공주처럼"이번 무대에선 진선규, 이희준, 차용학, 이석 등 기존 배우와 새로운 배우들이 함께 공연을 진행한다. 진선규, 이희준은 지난 시즌에서 야생소년 역으로 활약, 4년만에 다시 돌아온 배우들. 4년 만에 다시 야생소년 역을 맡은 진선규는 “2004년 초연부터 2008년 공연까지 계속 야생소년 역을 맡았는데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해서 기쁘다”며 “무대 위에서 저렇게 움직이고 숨쉴 수 있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야생소년(차용학)과 딱 마주치다 "넌 거울이란 거 본 적 있니~"새롭게 연이 역으로 캐스팅 된 임강희와 전미도, 유정은의 각오도 단단하다. 임강희는 “연이는 야생소년을 만나면서 성장통을 겪는 캐릭터”라며 “저도 배우로서 약간 생각이 많은 시기라 대본을 봤을 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대입해 나만의 연이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전미도는 “대학 때 처음 이 공연을 봤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며 “모두가 귀한 사람이라는 주제가 참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난 온달, 온달" 뮤지컬 는 대학로 SH아트홀에서 오픈으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12.18 / 조회 15,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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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최우리 합류한 <리걸리 블론드>, 달라진 점은?
정은지(에이핑크)와 제시카(소녀시대), 최우리를 주역으로 내세운 뮤지컬 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은 지난 20일 공연장인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전막을 공개했다. 지난 2009년 '금발이 너무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 작품은 이하늬·제시카·김지우 등 금발미녀 엘 우즈를 연기한 배우들의 활약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는 초연멤버 제시카와 의 최우리,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97'를 통해 인기스타로 떠오른 정은지가 합류해 기대를 모았다. 원제 로 제목을 바꿔 돌아온 이 작품은 무대와 음악에도 변화를 줬다. 몇몇 장면에서 영상이 활용돼 무대를 더욱 꽉 채웠고, MR이 활용됐던 지난 2010년 공연과는 달리 음악이 라이브 연주로 펼쳐졌다. 프레스콜에서는 정은지·최우리·김산호·팀·진선규 등 주연배우들이 출연해 연기를 선보였다. 워너(김산호)의 청혼을 기대하는 엘(정은지)는 금발의 미녀 엘 우즈가 전 남자친구를 따라 하버드 법대에 진학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유쾌한 음악과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밝은 성격과 미모로 사랑받는 엘 우즈는 남자친구 워너의 청혼을 기다리며 잔뜩 기대에 부풀지만, 워너는 엘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하버드대 입학시험을 치루는 엘워너와 그의 새 여자친구 비비안(최영화)파티에서 만난 엘과 워너상심한 엘은 곧 기운을 차리고 남자친구를 되찾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첫 번째 계획은 바로 하버드 법대에 들어가는 것. 쇼핑과 치장에만 관심을 가져온 엘은 우여곡절 끝에 하버드대에 진학하게 되고, 모범생 에밋 등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다.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뮤지컬에 데뷔한 정은지는 댄스가수답게 능숙한 무대매너로 신인답지 않은 연기를 펼쳤고, 워너 역의 김산호와 에밋으로 분한 진선규도 안정된 연기를 보여줬다. 엘에게 남자를 유혹하는 법을 배운 미용사 폴렛(정영주)인턴 변호사가 되어 남다른 관찰력을 발휘해 활약하던 엘은 또 한번의 고비를 맞는다. 그녀는 교수가 자신을 선발한 진짜 이유를 알게 되어 크게 실망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정은지의 엘이 풋풋하고 천진난만한 매력을 갖췄다면, 2막에서 최우리가 보여준 엘 우즈는 발랄하고 톡톡 튀는 매력을 가졌다. 엘과 친해지면서 자신감을 되찾는 미용사 폴렛 역의 정영주도 코믹한 연기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엘(최우리)이 골라준 옷을 입고 달라진 에밋(팀)변호사로 활약하는 엘프레스콜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3년전 초연에서 안정된 가창력과 연기력을 보여준 제시카의 두 번째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엘과 폴렛의 애완견으로 극중 잠시 등장하는 강아지들과의 만남도 즐겁다. 뮤지컬 는 내년 3월 17일까지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미용사 폴렛과 친구가 된 엘법대를 졸업하는 에밋과 엘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뮤지컬 공연장면
2012.11.21 / 조회 2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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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진선규 등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공연
평강공주가 되고 싶었던 시녀 연이와 숲속 야생 소년의 이야기가 아카펠라와 기발한 몸짓으로 풀어지는 뮤지컬 가 4년 만에 다시 대학로 무대에 선다.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설화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비틀고 있는 이 작품은, 평강 공주가 아끼는 거울을 훔쳐 달아난 시녀 연이와, 그녀가 바보 온달로 착각하게 되는 야생 소년, 그리고 이들이 발각된 그 이후의 사건을 구성지고 유쾌하게 담고 있다. 남다른 상상력을 바탕으로 숲, 동굴, 호수 등의 무대 장치와 음악 등이 배우들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변화해 탄생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작품으로 2004년 초연 당시 큰 호평을 받았으며 그 해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대상, 연출가상, 여자연기상 등을 수상하는 등 국내 공연예술제의 초청으로 인기를 이어갔다. 2006년 아르코 기획 공연에서는 객석점유율 106%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는 12월 11일부터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에서는 초연 때부터 야생 소년 역을 뛰어나게 소화한 진선규, 과거 라이 역을 맡았으며 최근 드라마를 통해 큰 인기를 모은 이희준을 비롯 이석, 차용학이 야생 소년으로 등장하며, 임강희, 전미도, 유정은이 귀여운 질투쟁이 연이로 변신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11.20 / 조회 1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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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최우리·제시카, 세 금발미녀의 매력은? <리걸리 블론드> 연습현장
제시카(소녀시대)와 정은지(에이핑크), 최우리 등 세 명의 금발미녀가 곧 뮤지컬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17일 개막하는 뮤지컬 제작진은 공연에 앞서 지난 5일 뮤지컬하우스 오페라홀에서 작품의 일부 장면을 공개했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는 지난해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 뉴베스트 뮤지컬상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2009~2010년 두 차례 공연에서 이하늬, 제시카, 김지우 등의 열연으로 사랑 받은 인기작이다. 금발의 미녀 엘 우즈가 남자친구부터 이별 통보를 받은 후 하버드 법대에 진학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코믹하게 그려 웃음과 훈훈한 감동을 준다. 남자친구 워너(김경수)의 청혼을 기대하는 엘(최우리)올해 에서 로 제목을 바꿔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에서는 초연멤버 제시카와 의 최우리,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주목 받은 정은지가 주인공 엘 우즈역에 캐스팅됐다. 엘 우즈와 사랑에 빠지는 유망한 하버드 법대생 에밋 역은 가수 팀과 진선규가 연기하며, 엘 우즈의 바람둥이 전남자진구 워너는 김산호와 김경수가 맡는다. 이 밖에 정영주, 조유신, 백주희, 최영화 등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워너의 이별통보에 충격받은 엘하버드 법대에 진학하기 위해 독특한 자기소개를 펼치는 엘(정은지)이날 현장에서는 최우리, 정은지, 팀, 김산호, 진선규 등이 ‘새로운 세상이 열리네' '굽히고 튕겨' '인형처럼' 등 작품의 주요 넘버를 열창했다. 최우리는 활력 넘치는 말괄량이 엘 우즈의 모습을 보여줬고, 정은지는 풋풋하고 상큼한 매력을 한껏 뽐내 기대를 모았다. 로펌 채용 합격 소식을 들은 엘(최우리), 축하하는 에밋(왼쪽, 진선규)폴렛(정영주)에게 남자를 유혹하는 방법을 전수하는 엘로펌에서 활약중인 엘(정은지)과 에밋(진선규)이어진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장유정 연출은 "한국에서 영화가 '금발이 너무해'라는 제목으로 개봉하면서 뮤지컬도 같은 제목을 썼지만, 원제는 '리걸리 블론드'다. 세 번째로 공연 올리면서 쇄신의 의미에서 원제를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뀐 것은 제목뿐이 아니다. 장유정 연출은 "지난 번 공연에서 영상이 추가됐다. 장면과 장면 사이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음악도 MR에서 다시 라이브로 바뀌었고, 배우들의 연기도 훨씬 좋아졌다고 자부한다"며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표했다. 배우들도 한 마디씩 각오를 밝혔다. 정은지는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고, 팀은 "워낙 좋은 작품이어서 에밋 역으로 함께 한다는 것이 큰 영광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연극 등에 출연한 진선규는 뮤지컬의 매력으로 무대 위에서 춤·노래·연기 등을 모두 해볼 수 있다는 점을 꼽으며 "노래가 가장 어렵다"고 연습 소감을 전했다.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엘(정은지), 그녀를 붙잡는 에밋(팀)엘에게 배운 방법으로 남자친구를 유혹하는 폴렛(정영주)는 오는 11월 17일부터 3월 17일까지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뮤지컬"리걸리 블론드"뜨거운 연습 현장!
2012.11.06 / 조회 2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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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리 블론드> 정은지 “사투리, 세 글자는 잊고 공연 봐주세요”
“점마 센스는 오줌만큼도 없다, 때깔 쥑이네!” ‘응답하라 1997’에서 걸출한 부산 사투리로 단숨에 시청자를 사로잡은 이는 애초에 배우도, 배우 지망생도 아니었다. 청순하고 귀여운 컨셉트로 이미 팬층이 두터운 아이돌 그룹 에이핑크 정은지다. “에이핑크 데뷔를 위해 부산에서 상경한 지 1년 8개월”만에 그녀는 예상치 못하게 배우로 주목 받고 있다. 의 엘우즈에 캐스팅 된 것 역시 놀랍기는 마찬가지. 태어나 처음, 표준어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는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 기대되지 아니한가. 방금 오전 연습을 마쳤는데, 연출님이 은지씨에게 특별히 주문한 게 있었나요? 특별한 것 보다 제가 하는 부분에 대해 수정 사항에 대해 말씀해 주셨어요. 아, 얼마 전에 제가 ‘처음보다 많이 늘었나요?’ 여쭤봤거든요.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금발이 잘 어울리던데요. 엘 우즈와도 잘 맞을 것 같았어요. 와 진짜요? 짝짝짝 뮤지컬 해보니 어떤가요. 제 원래 꿈이 보컬트레이너였거든요. 노래 부르는 게 너무 좋아서 마냥 노래 부르는 사람이 꿈이에요.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이야기 하듯이 노래를 부르고 들려 주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뮤지컬 자체가 이야기를 하듯이 노래를 하는 거에요. 그 부분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연기와 노래 중에 어떤 걸 선택하고 싶은지에 대해 물어 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뮤지컬은 딱 중점이잖아요. 노래도 하고 연기도 하고. 관객들과 소통도 하고. 저만 잘 하면 될 것 같아요.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일단 표준어로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게 큰 도전이죠. 전 사투리로 대중 분들에게 각인됐기 때문에 관객들이 표준어를 얼마나 잘 하나 보자 기대치를 가지고 오실 것 같아요.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아요. 엘 우즈는 LA 걸인데 사투리를 쓰면 극이 완전히 깨질 것 같아서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보여드려야겠다 싶어요. 뮤지컬 출연이 결정되면서 계속 표준어로 듣고 말하면서 공부했어요. 그런데 제가 표준어를 쓰니까 멤버들 영 어색해 해요. 너 같지 않다고(웃음). (부산 사투리로) 알았어요~ 하면, 이제 정은지 같다고 하죠(웃음). 에이핑크 데뷔한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그 기간 동안에도 부산 사투리를 그대로 쓰셨잖아요. 표준어를 사용할 생각은 없었나요? 전혀 안 했어요. 처음엔 데뷔하고 서울 올라오면 자연스럽게 고쳐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이 서울로 전학을 가면 한 달 만에 말투가 바뀌어 있었거든요. 저도 그럴 줄 알았어요. 생각과는 달랐나봐요.처음 서울 올라와서 정말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에이핑크 오디션에 합격하고 일주일 만에 모든 것이 바뀌었거든요. 주변 환경도 바뀌고, 말투도 바뀌고, 잠자리, 먹거리 모든 게 다. 처음엔 사람 사는 데가 다 똑같지 했지만 막상 올라오니까 마냥 부산이 그립고 엄마, 아빠, 동생이 그리웠어요. 말투도 헷갈렸어요. 어느 날 부산 친구랑 통화를 하는데 친구가 말투가 왜 그렇게 바뀌었냐고 말해서 제가 완전히 상처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충격이었어요. 어떤 점이? 서울에서도 완전히 서울 말이 아니고, 부산에서도 완전한 부산 말이 아닌 거에요. 전 이도 저도 아니고 혼자란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그냥 부산 정은지 그대로이고 싶더라고요. 난 가수로 데뷔하는 거고, 이 모습 그대로를 좋아해 주실 분이 계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자. 제 사투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생겼고요. 그 뒤론 한번도 고치려고 노력한 적이 없었어요. 회사에선 알아서 고칠 줄 알았대요(웃음). 드라마에서 보면 은지씨 사투리는 유독 더 착착 감기는 것 같았어요(웃음). 제 사투리가 보통 부산 사투리보다 훨씬 심해요. 제가 엄마, 이모, 엄마 친구들 같이 어른들과 보낸 시간이 많아서 말투, 단어 선택이 약간 올드 한 거에요. ‘문디야’ 이런 것들이 옛날 표현이라 좀 더 새롭게 들리는 것 같아요. 제 성격도 그렇지만 목소리도 여성스럽다기 보다 약간 중저음이에요. 남자들 사투리 같달까요. 그래서 더 그렇게 들릴지도 모르겠어요. 덕분에 드라마에 캐스팅됐고 소위 ‘대세녀’가 됐잖아요. 인기를 실감하나요? 많은 분들이 계시는 곳은 이렇게 대학로 연습이 있을 때만 와서 별로 느끼진 못해요. 그래도 검색어에 자주 오르내리는 건 보면 재미있어요. 멤버들이 문자가 와요. 검색어에 있다고(웃음). ‘응답하라 1997’에선 첫 연기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러웠어요. 연기 같지 않고 거침없어 보였거든요. 다들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데 사실은 부담이 많이 됐어요. 시원이하고 비슷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해도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비쳐지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멤버들이 대사를 맞춰줬는데 ‘언니 사투리가 갑자기 어색해졌어요’ 그러더라고요. 시작하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불안했어요. 다른 분들이 조언 해 주실 때마다 새겨 들으니까 나중엔 더 멘붕이 오고. 이것 저것 다 생각하니까 헷갈려서 나중엔 시원이의 정체성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엔 감독님 한 분만 믿고 갔죠. 드라마 속 캐릭터도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어 냈군요. 전 시원이와 비슷하다고 하지만 다른 점이 많아요. 사람들 앞에 서는 직업이지만 사람들 앞에 막무가내로 나서는 걸 못해요. 움츠러드는 게 있거든요. 그리고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데 시원이는 소리도 잘 지르고, 좀 드센 면이 있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 창피함을 떼 놓으려고 노력 했어요. 그걸 깨서 감독님에게 칭찬 받았던 걸 생각하면 감사하거든요. 이번에도 잘 해서 칭찬 받고 싶단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엘 우즈도 만들어 나가야 하는 역할이니까요. 갑작스럽게 배우 정은지로 관심 받았어요. 기분이 어땠나요.처음엔 발 연기란 소리만 듣지 않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주목 받는 게 갑작스럽고 얼떨떨했어요. 저는 저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스타일이거든요. 혼자 상처를 내고 굳은 살이 생기면 나중엔 익숙해 지는… 그래서 드라마 반응이 좋을 때도 취해있지 말자, 관심에 익숙해 지면 다른 작품에서 지금만큼 반응이 오지 않으면 실망할 테니까. 엄마도 저에게 관심을 받을수록 고개를 숙여라, 자만할수록 앞으로 가능성은 좁아진다고 말씀하셨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데뷔 전엔 보컬 트레이너가 되고 싶었다고 했는데 아이돌 그룹 멤버가 됐어요. 아이돌 가수를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아이돌 가수가 될 생각은 없었어요. 아이돌이 싫어서가 아니라 추구하는 노래가 약간 달랐거든요. 전 소울풀 한 노래를 좋아해요. 거미, 이영현 선배님처럼. 그래도 오디션은 꾸준히 봐왔어요. 왜냐면 음악을 공부하다 보면 내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 보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실용음악)학원에 가는데 부원장 선생님이 에피핑크 메인 보컬 오디션을 한 번 보라고 하셨어요. 평소 부르는 오디션 곡을 불렀는데 합격을 하고, 이틀 뒤에 서울에 올라가서 에이핑크 멤버가 된 거에요. 제일 늦게 합류한 거네요? 맞아요. 연습시간이 2개월이었어요. 처음엔 안무가 걱정됐어요. 제대로 춰 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하니까 또 되더라고요(웃음).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드라마에 출연했고, 이젠 뮤지컬도 도전하네요(웃음).저 지금 새로운 도전을 몇 번 하는 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도전하는 만큼 성공하든 실패하든 저에게 뭔가가 남는 것 같아요. 배우는 게 많으니까 겁나지만 재미있어요. 지금은 배우로서도 많이 주목 받지만, 가수로서 욕심이 많은 것 같아요. 처음엔 에이핑크가 아니라 배우로 주목 받는 게 약간 섭섭했어요. 어떤 분은 제가 에이핑크 보컬이라고 하니까 배우인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에이핑크도 많이 알려졌잖아요. 허쉬도 그랬고.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이 사랑해 주셨어요. 더 잘 해야죠! 뮤지컬 이야기로 돌아오면, 의 엘 우즈는 명품을 좋아하는 금발의 여성이에요. 은지씨 이미지완 좀 다른 캐릭터 같은데요. 저는 엘 우즈 보단 털털하고 터프한 사람이에요. 엘 우즈는 명품을 꿰고 있고 상위 문화에 익숙한 아이인데 전 브랜드이든 아니든 상관 없이 제 몸에 맞고 편할 걸 추구하거든요. 길 다가 예쁘다 싶으면 들어가서 사고. 그래서 처음엔 이 역할이 마냥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어요. 아 이걸 어떻게 표현하지, 의욕만 앞서고 뭔가 안 나왔거든요. 민망하고 부끄럽고… 그런데 집중하다 보니까 엘 우즈는 마냥 된장녀가 아니라 자신감 있는 현대 여성이더라고요. 어쩌면 이 아이도 시원이랑 비슷한 면이 있겠구나 싶었어요. 외모는 금발 인형이지만… 그러니까 엘 우즈가요, 저 말고(웃음). 하는 행동은 대장부 같이 결단력이 있어요. 멋있는 여성 같아요. 드라마 하면서 연기 수업은 따로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뮤지컬도 마찬가지인가요? 드라마 하면서 현장에서 배우는 게 정말 많다는 걸 알았어요. ‘응답하라..’ 할 때도 따로 배우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선생님이 계셨거든요. 심지어 서인국 오빠도, 호야 오빠도 모두 제 좋은 선생님이었어요. 뮤지컬도 현장에서 모두 선배님들이라 연출님, 언니들이 이야기 해주시는 걸 듣고 고치는 게 훨씬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상대 배우들이 많이 도와주시죠? 어느 분이 제일 잘 챙겨 주나요. 하하 진짜 다 잘 챙겨주세요. 팀 오빠는 연습을 하다가 제가 동선을 잊어버리면 복화술로 가르쳐주세요. 선규 오빠는 연극을 많이 하셔서 좋은 조언들을 많이 해 주세요. 솔직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가 얼어 있었거든요. 다들 ‘응답하라..’를 잘 보셨대요. 뭔가 잘 해 보이고 싶은데 충족시키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선규 오빠가 연습실은 실수하라고 있는 곳이라고, 무대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하셔서 조금 마음이 편해졌어요. 경수 오빠는 조근조근 상황을 이끌어가 주세요. 산호 오빠는…하하 그냥 편해요. 정말(웃음).연습실에서도 다른 뮤지컬 배우들과 격의 없이 친하다고 들었어요. 원래 사람들과 벽을 두고 알아가는 걸 정말 싫어해요. 불편하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신경쓰이고 힘들잖아요. 툭 다 터 놓고 지내고 싶어요. 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전 제가 좋아하면 그냥 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 저 먼저 다가가고 챙기는 편이에요. 개막이 다가오네요. 첫 무대 어떨 거 같아요? 자기최면을 해요. 얼마 전에도 친구와 통화를 했는데 그 친구가 ‘야, 너 왜 이렇게 움츠려 있는데, 너 하던 대로 해라. 넌 겁 없는 애 맞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친구한테 정말 고마워요. 아빠도 ‘니 겁 없잖아, 어렸을 때 썰매도 일어서서 탔다’고 말을 해주시고. 전 별 말 하지 않았는데 가족들과 친구들이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겁 없다란 말이 저에게 힘이 되는 거에요. 맞아, 난 겁이 없지. 그러니까 겁 없이 해야지. 겁 없다, 겁 없다…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요. 표준어 칭찬을 넘어서 돈이 아깝지 않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공연 시간 동안 알찬 재미를 드리고 싶어요.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기대가 많이 되요. 앞으로 청사진이 있다면. 롤 모델을 말씀드리면, 세분이 계세요. 거미, 김건모, 윤미래 선배님. 저에게 첫 번째 스승님은 김건모 선배님이에요. 선배님의 8번째 앨범에 ‘불효’란 노래가 있는데 초등학교 때 이 노래를 듣고 엉엉 울었거든요. 노래로 감정을 전달한다는 걸 처음 느꼈어요. 거미 선배님은 목소리로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계셔서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윤미래 선배님은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가정도 정말 예쁘게 꾸리셨고, 남편의 사랑도 받으시고.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공연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공연장에 오실 때 사투리란 세 글자는 지우고 들어오셨으면 좋겠어요. 공연은 볼 때 만큼은. 집에 가실 땐 생각하셔도 되고요(웃음). 지금 표준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만약 표준어에 능숙해 지면 평소엔 사투리를 쓰고 싶어요. 처음 서울 올라왔을 때 생각이 아직도 있어서. 하지만 이번 공연에선 사투리를 버릴 거에요. 공연 보러 오실 땐 성시원은 잊어주세요!-------------------------------------------------------------------------------------트위터 질문키스씬은 있나요? 누나 나 울어요. 네 있어요. 저도진짜 하는줄은 몰랐는데 실제 촬영하는 것처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울지 마세요~! 앞으로 드라마에서도 표준어 연기를 자주 보여주실 건가요. 그럼요.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뭔가를 보여드릴 때 스스로 후회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요즘 바쁜데 잠은 잘 자나요. 잠은 서울 올라오고 나서는 잘 못 자는 편이에요. 예민한 편이 아니었는데 요즘은 조금 예민해 진 것 같아요. 스케줄이 없는 날에도 3~4시간 정도? 그래도 긴장이 풀리면 하루 종일 잘 때도 있어요.노력해도 사투리가 나올 때 있었나요? 뮤지컬 연습할 때 나도 모르게 나온 적이 있어요. 흥분해서 말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나와서 연습실이 빵 터졌죠. 그 뒤론 한번도 없어요. 연출님이 생각보다 사투리가 안 나와서 놀랐다고 하셨어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PMC프로덕션 제공
2012.10.29 / 조회 46,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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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괜찮아요, 우리 다 그래요”
성수기 관광객도 빠져 호프집에 생맥주도 채워두지 않는, 어느 한가롭거나 조용하거나 지루하거나 뻔한 강원도의 한 바닷가 부채끝 마을. 여기, 손님이 없어도 부지런히 바닥을 닦고 매일 보는 동네 형님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총각 카페 주인 병도가 있고, 생맥주가 없다니 병맥주 아무거나로 목 축이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 장우도 있으며, 늙고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순박한 진수도 있다. 가장 어린 카페 사장 병도는 30대 중반이요, 진한 사랑의 기억에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아린 장우는 50대 초반, 그 사이 진수는 40대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총각. 부채끝 마을 노총각 셋의 대화는 뻔해서 한 달 전에도 봤던 사람, 석 달 전에도 하던 일의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아비 잘 만난 덕에 호텔 사장님 소리 들어가며 부동산 개발에 앞장서는 춘발이 묘령의 아름다운 서울 여인과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상우 연출의 연극 는 강원도 부채끝 마을 호프집의 한 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왁자지껄하다가도 이내 고즈넉한 여운을 남기는 강원도 사투리가 난무하고 아리따운 여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노총각의 속내가 피실피실 삐져 나온다. 하지만 ‘거기’는 꼭 여기만이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거기, 그 사람이 사는 그곳, 우리가 사는 여기, 즉 사람이 사는 그 모든 곳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아무데나’는 아니다. 애들이나 믿는 귀신 이야기를 다 크고도 남은 어른 넷이 귀를 털고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한번 깜짝 놀라는 곳,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지 여자가 왈칵 마음의 짐을 쏟아내게 만드는 곳, 따뜻한 곳, 떠나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런 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 하지만 그 어떤 절정보다 더 거대한 마음의 동요가 고요하게 일어난다. 바로 귀신 이야기에서다. 애들의 치기 어린 꾸밈이나 허약한 사람의 헛된 망상이 아니라 “우리도 다 그래”하고 처지가 다른 네 남자와 한 여자의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게 맞닿는 기적, 바로 에서는 맥주 한잔 앞에 둔 이들의 두서 없는 수다 속 귀신 이야기를 통해 이런 포근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원작자 코너 맥퍼슨이 를 통해 단숨에 유수의 상을 휩쓴 것도, 한국에서 2002년 초연 이후 10년 간 진심 어린 뜨거운 박수를 받아 온 것도 바로 이 같은 요란하지 않은, 따뜻함이 힘이 크다. 거기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극단 차이무 배우들의 호연도 단단히 한 몫 한다. 강신일, 김승욱, 이대연, 정석용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익숙한 명 연기의 배우들은 차이무의 자랑이자 힘이다. 최근 드라마 ‘골든 타임’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이성민과 송선미의 합류 소식에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다른 출연진들도 저마다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으니 캐스팅을 결코 염려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진수 역의 송재룡은 배우 이외의 직업은 떠올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사하고 있어 누구라도 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연극 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여 차례로 선사하는 ‘이것이 차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를 보면, 극단 차이무의 작품이 가진 남다를 ‘차이’를 깨닫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이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2.10.11 / 조회 1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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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리걸리 블론드> 금발 미녀 컴백
그룹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가 뮤지컬 의 주인공 엘 우즈로 다시 무대에 선다. 2009년 뮤지컬 초연 무대에서 엘 우즈를 맡아 뮤지컬에 첫 도전을 한 제시카는 2년 만에 다시 두 번째로 금발 미녀로 변신, 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 뮤지컬 배우 최우리와 함께 주역으로 나설 예정이다. 이 밖에 팀, 김산호, 진선규, 정영주 등이 출연하는 이번 무대는 과거 에서 브로드웨이 공연 그대로의 이름인 로 공식 명칭을 변경해, 오는 11월 16일부터 2013년 3월 17일까지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9.28 / 조회 1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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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정은지 & 최우리, 팀, 김산호 <리걸리 블론드> 출연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성시원 역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남긴 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로 뮤지컬 데뷔를 앞두고 있다. 오는 11월 16일 개막하는 에서 정은지는 에서 열연한 최우리와 함께 엘 우즈 역을 맡아 금발 미녀의 용기 있는 자아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지적이고 촉망 받는 하버드 법대생 에밋 역에는 의 선생님 강동수 역으로 분했던 감미로운 목소리의 팀과 연극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진선규가 더블 캐스팅 되었다. 엘 우즈의 바람둥이 전 남자친구 워너 역은 등을 비롯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영애의 남자친구로도 등장하고 있는 김산호와 의 김경수가 번갈아 나선다. 또한 엘 우즈와 절친한 친구이며 뷰티샵을 운영하는 폴렛 역은 등의 작품을 더욱 빛내준 정영주의 몫이며, 두 얼굴을 가진 고지식한 변호사 캘러한 역에는 등에 선 조유신이 낙점되었다. 2007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2009년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막을 올렸으며, 해를 거듭하며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는 오는 11월 16일 코엑스아티움 현대아트홀에서 막을 올린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PMC제공
2012.09.25 / 조회 26,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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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이성민·송선미·정석용, 연극 <거기> 출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주역 이성민·송선미·정석용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오는 10월 초순부터 차례로 연극 에 합류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는 극단 차이무와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번째 작품.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이성민은 이 연극에서 온천호텔 주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 춘발 역을, 정석용은 설비보수용품 가게 주인 진수 역을 맡았다. 송선미는 남모를 사연을 가진 서울 여자 정으로 분한다. 이들이 소극장 무대에서 보여줄 연기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는 오는 11얼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 이다엔터테인먼트
2012.09.17 / 조회 1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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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공연
연극 ‘거기’가 2012년 9월 7일(금)부터 11월 25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거기’는 극단 ‘차이무’와 엔터테인먼트 ‘이다’가 만든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사회성을 담은 시사코미디인 동시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힐링연극이다.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다.작품은 동해 해수욕장의 작은 카페에 네 명의 사내와 한명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낯선 여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돌며 카페인 ‘거기’에서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내들의 귀신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은 ‘코너 맥퍼슨(Conor McPherson)’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했으며,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의 배우로는 ‘추적자’의 강신일, ‘더킹투하츠’의 이성민이 출연하고, 연출은 이상우가 맡았다. 최정인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1 / 조회 1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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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순진남에서 달콤남으로, <김종욱 찾기> 최원준
“오오 오오오, 어느새 시간은 흘러 오오 오오 내일이면 우린 안녕이죠 해야 할 일은 다 못했어도 당신을 만나게 된 게 기뻐요.” 훈남이 직접 부르는 달콤한 노래 한 소절에 카페는 풋풋한 설레임으로 가득 차 올랐다. 의 순진남에서 날카로운 콧날과 외로운 턱선을 지닌 첫 사랑, 김종욱으로 돌아온 최원준과 그를 만나기 위해 전국에서 온 여성팬들이 대학로의 한 카페에 모였다. 마산에서 올라온 모녀 팬, 첫 사랑과 11년 째 사랑을 이어오고 있는 여성 등 다양한 첫사랑을 지닌 이들과의 알콩달콩 한 시간. 엉뚱하고 솔직한 매력을 지닌 최원준의 발견도 놓칠 수 없다. “이제 연기에 욕심이 생겼어요” 큰 키에 선한 얼굴로 여성들의 지지율(?)이 날로 상승하는 배우 최원준. 이미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로 두터운 여성 팬층을 지닌 그는 최근 디지털 싱글 ‘All Right’(올 라잇)을 발표하며 부쩍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그의 두 번째 뮤지컬 에선 첫 사랑의 아이콘, 김종욱 역을 맡아 달콤남으로 연기 변신 중. 분위기가 무르익자 팬들의 ‘사랑’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반갑습니다~ '첫사랑 아이콘', 김종욱 역을 맡은 최원준입니다첫 사랑을 처음 봤을 대 느낌은 어땠나요. 고등학교 1학년, 아, 중 3학년에서 고 1로 넘어갈 때에요. 친구의 친구였는데, 하얗고 눈도 크고, 모든 학생이 좋아할만한 친구였어요. 그 사람이 제 첫 사랑이에요.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때도 낯가림이 심해서 먼저 이성 친구에게 다가가거나 하지 못했어요. 이성에게 관심도 많지 않았고요. 주변에서 응원해줘서 만나기 시작했는데 7년을 만났죠. 첫 키스는 어디서, 누구와? 비공식적인 첫 키스는 고1 때 친구들과 놀러 가서 뽀뽀하는 게임에 걸려 한 것이고요(웃음). 공식적인 첫 키스는 첫사랑과 집 앞에서^^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어릴 적엔 꿈이 의사였어요.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싶었거든요.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솔직히 배우란 직업에 관심이 없었어요. 오히려 노래 쪽에 정말 욕심이 많은 편이었죠.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노래를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컸던 것 같아요.연기는 아주 우연히 시작했어요. 음반을 준비하면서 같은 소속사 친구가 드라마 출연 건으로 미팅 자리에 나갔는데 그때 제가 같이 갔거든요. 그 자리에서 감독님과 작가분이 저를 잘 봐주셔서 우연찮게 시작했죠. 솔직히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를 할 때에도 왜 연기를 해야하는지 몰라서 열심히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욕심이 생기고 잘하고 싶더군요. 요즘은 노래만큼은 아니지만, 연기도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달콤한 세레나데를 그대에게 팬들에게 미리 받은 질문들 "제 첫사랑은..."제일 기억에 남은 상대 배우는 누구인가요. 아무래도 현숙이 누나가 가장 오래 함께 했고, 지금까지도 고마운 분이에요. 가끔씩 연락도 하는데 그나마 유일하게 연락하는 분이기도 해요.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은 무엇인가요. 뮤지컬에선,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일동 웃음). 또 대부분 착한 역할을 맡아와서 성격이 강한 또라이(일동 웃음)를 연기해 보고 싶습니다. 연기가 제 스스로 봐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게 목표에요.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앞으로 많이 활동할 테니 기대해 주시고, 많이 사랑해 주세요^^ "우연찮게 연기를 시작해서, 지금은 욕심난답니다" 우리 모두 브이~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7.06 / 조회 1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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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연극 <칠수와 만수> 송용진, 진선규와의 유쾌한 만남!
1986년 문성근·강신일 배우가 열연해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냈던 연극 . 2012년, 송용진·진선규 배우가 그 뒤를 이어 의 주역으로 나섰다. 극중 페인트공 '칠수'와 '만수'가 아슬아슬한 곤돌라 위에서 일하며 나누는 이야기 속에는 오늘날 한국에서 살고 있는 88만원 세대의 애환과 꿈이 모두 담겼다. 슈퍼스타K 우승을 꿈꾸는 칠수와 슈퍼마켓 사장을 꿈꾸는 만수를 각각 맡아 한참 열연중인 송용진·진선규 배우를 지난 17일 플디 팬들이 만났다. 아래는 두 배우와 열 명의 팬들이 함께 나눈 솔직 유쾌한 이야기. Q 먼저 자기소개를 직접 해주세요. 진선규(이하 진) : 드라마 에서 (김)주혁이 형 뒤에서 병풍 역할을 맡은 진선규입니다.(일동웃음) 송용진(이하 송) : 연극하고 음악도 하고 영화도 하고… 다양한 일을 하는 송용진입니다.(웃음) 밴드 음반이 22일에 발매되고요, 영화는 6월에 개봉해요. 회사 일도 하고 운동도 하고 복싱도 하고… 뮤지컬 지방 공연도 가야 하고, 다음 공연 준비도 하고 있어요. Q 두 분 모두 무척 바쁘실 것 같아요. 쉴 때는 뭘 하시나요? 진 : 일단 잠을 많이 자요.(웃음) 그리고 요새 막 복싱을 시작해서, 쉴 때는 체육관에 가서 운동해요. 송 : 저는 쉬는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쉬는 게 뭔지 모르겠어요(웃음) 일하다가 틈이 나면 전화기를 꺼 놓고 여행을 가요. 하루라도 쉬게 되면 여행을 가고 싶은데, 요즘엔 하루도 비는 날이 없네요. 너무 바빠요. Q 진선규 배우는 2007년에도 만수를 연기하셨는데요, 지금의 만수가 그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진 : 지금은 의 설정이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의 만수가 시골에서 올라와서 가족을 위해 묵묵히 일만 하는 친구였다면, 지금의 만수는 너무 어둡지 않고 농담도 곧잘 주고받는 현대적인 젊은이에요. 자기 꿈도 갖고 있고요. Q 송용진 배우에게는 이번 작품이 연극 첫 도전작인데요, 칠수라는 인물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있나요? 송: 일단 칠수는 까불까불하고 거친 친구에요. 예전 대본에서는 칠수가 복싱선수를 꿈꾸는 인물이었죠. 예전엔 돈 없고 거친 애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운동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2012년 현실에 맞춰서 인물 설정이 바뀌었어요. 지금의 칠수는 슈스케에 나가서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죠. 사실 복싱선수였으면 더 재미있었겠다 생각했는데.(읏음) 연기에 있어서는… 연출님이 저를 2~3일 보시더니 '당신은 그냥 칠수니까 평상시 당신 모습대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일동웃음) 그래서 평상시의 제 모습을 그대로 가져와서 연기하고 있어요. Q 진선규 배우는 만수역을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뭔지, 그리고 이제까지 연기했던 역할 중 특히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뭔지 궁금해요. 진 : 만수역을 준비하면서 페인트칠을 연습했는데, 그게 어려웠어요. 그래도 페인트공이라는 설정에 믿음이 가야 하니까 계속 연습했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용진 형이랑 친구처럼 계속 얘기하는 거에요. 이제까지 했던 역할 중에서는… 이라는 작품에서 맡았던 헬스트레이너 역할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만수도 너무 좋고요. Q 극중 칠수와 만수가 옥상에 올라갔다가 빨간 페인트통을 떨어뜨리면서 사건이 커지잖아요. 만약 두 사람이 볼일만 보고 내려왔다면 이후에 어떻게 지냈을까요? 송 : 저는 슈스케에 나왔겠죠.(일동웃음) 진 : 저는 지금처럼 똑같이 돈을 벌면서 살지 않았을까요? 밤낮없이 3D업종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은 고향에 보내고… 송 : 그쵸. 만수 엄마는 아들이 대기업에서 연봉 1억을 받고 있는 줄 아니까. 진 : 빚 3,000만원을 갚고 나서 나중엔 장남슈퍼를 열었겠죠? 송 : 칠수가 계속 슈스케에 나가려는 이유에는 동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겠죠. 그런데 어쨌든 삶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Q 각자 맡은 '칠수'와 '만수'라는 인물을 실제로 만난다면 어떤 얘기를 하고 싶으세요? 진 : 3,000만원 내가 해줄게.(일동웃음) 장남슈퍼도 차려주고. 송 : 칠수를 만나면… 그냥 소주 한잔 할 것 같아요. 소주를 한잔 하든, 링으로 데리고 가서 스파링 한 번 하든. 그러면 남자다운 우정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Q 혹시 상대역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진 : 저는 100% 욕심이 없어요. 제 성향이 만수랑 맞아서 너무 편하고 공감도 되고 좋아요. 송 : 저도 칠수가 좋아요. 바꿔서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단 만수가 끌리는 건, 대사가 저보다 적다는 거에요.(일동웃음) 모든 대화가 칠수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제가 대사를 까먹으면 다 말리는 거에요. Q 서로 칭찬 한 마디씩 한다면? 송: 선규랑 너무 잘 맞아서 좋아요. 상대 배우랑 호흡이 잘 맞지 않으면 얼굴만 봐도 짜증이 나고 힘든데, 선규랑은 매일매일 너무 재미있어서 만족스럽게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어요. 그런 팀웍이 객석에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선규 최고!(웃음) 진 : 첫 리딩을 했을 때부터 바로 올라가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너무 잘 맞았어요. 형이랑 연기하는 게 매번 새롭고 재미있어요. 오늘도 제가 해야 할 대사를 안 하고 몇 개 뛰어넘어갔거든요.(일동웃음) 송 : 나도 오늘 대사 두 개 씹혀서…(일동웃음) 너무 많아, 대사가. 진 : 늘 새로워요.(웃음) Q 에 같은 역할로 출연하는 박시범·안세범 팀과 비교해서 두 분의 장점을 자랑한다면? 송 : 일단 걔네는 YB고 우리는 OB죠.(일동웃음) 걔네는 젊은 애들 팀이고 우리는 늙은이들 팀이고.. 아무래도 우리가 좀 더 안정감이 있지 않을까? 비쥬얼이야 어린애들이 좋죠. 하지만 우리는 노련함, 연륜으로 승부를…(웃음) Q 아직 뮤지컬 배우로서의 송용진이 더 익숙한데요, 연극만의 매력은 뭔가요? 송 : 일단 노래를 안 해서 좋아요.(웃음) 뮤지컬을 14년째 했는데, 2~3년전부터 '연기자로서 발전하려면 연극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계속 기회를 찾았죠. 단지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얻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 얘기를 듣고 무조건 한다고 했죠. 한 호흡으로 쭉 길게 가는 작품이라 를 하면서 제가 많이 발전하고 있는 것 같고, 끝나고 나면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숙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속 연극무대에 서려고요. 연극 무대가 배고픈 곳이긴 한데(웃음) 이걸 계속 해야 내가 안주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극 중 '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두 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송 : 제 꿈은 음악을 하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지금 계속 음악을 하고 있어요. 우연찮게 뮤지컬을 하게 되면서 뮤지컬에도 재미를 느꼈고, 어느 순간부터는 잘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죠. 그래서 연기를 좀 더 키우자는 생각에 연극, 영화도 하게 됐고. 저는 항상 쉬지 않고 꿈을 꿔요. 저라는 사람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하면 '드리머(Dreamer)'라고 할 거에요. 근데 저는 꿈을 막연하게 꾸지는 않아요. 꿈을 아주 크게 갖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노력해요. 예를 들어 제가 지금 회사를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이건 중학교때부터 가졌던 꿈이에요. 중학교 때 음악 테잎이나 LP판을 보면 항상 '프로듀서' 라는 직업이 있더라고요. 뭔지는 모르지만 하고 싶어져서(일동웃음) 찾아보니까 프로듀서가 되려면 음향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를 알아야 겠더라고요. 그래서 대학 졸업 후에 엔지니어 학교도 다니고, 녹음실에서도 일하면서 몇 년 동안 준비하고 돈을 모았죠. 그렇게 회사를 차린 거에요. 지금 제가 세운 40대의 목표는 영화 감독이 되는 거에요. 그래서 카메라도 사서 찍고 다니고, 영화 촬영장 가면 매일 '이건 뭐에요?' 물어보면서 현장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지금도 계속 목표와 꿈이 바뀌고 있어요. 일단 단기적인 꿈은 복싱 챔피언이 되는 것, 궁극적인 꿈은 돈을 많이 벌어서 K리그 구단주가 되는 것.(일동웃음) 진: 저는 지금 제가 꿈꿨던 대로 가고 있어요. '배우를 해야지' 마음먹은 순간부터 계속 변하지 않고 그 길로 가고 있는 중이에요. 제가 다른 건 못해요. 형처럼 재주도 없고.(웃음)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배우고 있죠.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5.22 / 조회 18,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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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수와 만수>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은 밑바닥 청년들
“고향집에 작은 슈퍼 하나 내는 게 꿈이다.” “대기업 슈퍼마켓이 즐비한데 살아 남겠냐? 내가 슈스케 나가서 딱 뜨기만 하면 너 3천만 원 그냥 줄게!” 13층 빌딩에 매달린 청년 둘이 나누는 이야기가 시금털털하다. 일주일 안에 빌딩 전체를 덮는 초대형 광고를 그려야 하는 칠수와 만수.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가출한 여동생을 두고 ‘언젠가 한번에 터질 가수의 꿈’을 그리고 사는 칠수나, 사고뭉치 형과 홀어머니를 시골에 두고 상경해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섭렵하는 만수, 이들에게 세상은 힘겹고 어지럽고 도통 억울하게 돌아갈 뿐이다. "우리 뉴서울예술공사가 18층 빌딩 옥외 광고를 따냈습니다, 박수!"회장(김용준)과 총무(이이림)의 요란한 아침조회화끈하게! 칠수(송용진)와 꾸준하게! 만수(진선규)한 시대를 사는 청년들의 애환을 날카로운 풍자로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연극 가 새롭게 무대에 올랐다. 1986년 문성근, 강신일 주연으로 초연한 는 80년대 당시 군사정권 아래 억압받던 사회상을 통쾌하게 무대 위에서 비틀어 내며 400여 회 공연, 서울 5만 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이후 1988년 안성기, 박중훈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며 2008년 공연이 가장 최근의 무대였다. 2012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 이슈를 바탕으로 유연수 연출이 각색을 함께 맡은 에서는 밑바닥 인생에서도 스타의 꿈을 키우는 칠수, 가족들과 함께 사는 소박한 꿈을 키우는 만수가 등장한다. “칠수 캐릭터 자체가 어려서 많이 맞고 불우한 환경 속에서 자란 친구고, 나 역시 좋은 환경에서 자란 것 같진 않다. 그래서 록 음악도 했던 것 같고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많아 돌이켜 보면 자연스럽게 칠수 캐릭터가 나오는 것 같다. 오히려 너무 거친 욕은 자제하고 있다.(웃음)”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송 배우의 댄스!"가수의 꿈을 방해하지마~보이~"8일 대학로 필링 1관에서 만난 칠수 역의 송용진은 이번이 첫 연극 무대. “배우로서 발전하기 위해 연극 무대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고, 첫 작품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그는 거친 사내 칠수로 분하기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최근 드라마 ‘무신’을 통해 활약하고 있는 진선규는 2007년 연우무대 30주년 공연에서도 만수 역을 맡았었다. 나의 이상형은 소녀시대!사고뭉치, 그래도 내 가족“그 때는 이 작품으로 대학로에 데뷔하다시피 해서 선배님들이 너무 잘했던 공연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했었다. 과거 우직하고 우둔하고 가족에 대한 애정이 많이 강조된, 어쩌면 독기를 품은 순박한 만수였다면, 지금은 칠수와 농담도 주고 받으며 일을 잘 해 나가려는 요즘의 젊은 사람의 모습 같아서 더욱 마음이 간다.” 배우로 섰다 2007년부터 연출과 각색을 맡고 있는 유연수 연출은 “현실과 소통할 수 있는 부분의 이야기를 들여와야 하고 그것을 극으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하면서도 “현재를 살아가는 가난한 두 젊은이를 통해서 세대풍자를 하는 것이나, 정치 풍자에만 포커스를 맞춘 것은 아니다. 풍자 속에 많은 유머, 드라마, 꿈, 가족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다 담겨 있어 한 쪽으로만 부각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퇴근 전 옥상에서의 여유(칠수_박시범, 만수_안세호)"무슨 일이 일어난거지?""저놈들은 전문가들이 틀림없어!"또 다른 칠수이자 팀 내 댄스 지도를 담당했다는 박시범은 진선규와 함께 만수 역을 맡은 안세호를 가리켜 “가장 춤을 못 추는데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지목해 웃음을 낳기도 했으며, 안세호는 꼭 보러 와 주었으면 하는 사람으로 안철수를 꼽기도 했다. 두려울게 뭐가 있어! 세상 속에 몸을 던쳐보는거야!대한민국의 아이러니한 현실을 동병상련의 풍자로 풀어내고자 하는 연극 는 7월 8일까지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5.09 / 조회 10,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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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세상을 향해 던지는 묵직한 시선들
세상을 향한 묵직한 시선을 보여주는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칠수와 만수’는 1986년 문성근, 강신일 주연으로 공연되며 큰 이슈가 됐다. 작품은 세상의 관심 밖에 있던 한 형제가 겪게 되는 대한민국의 사회 문제를 보여준다. 연극 ‘카메라를 봐 주시겠습니까?’는 두산아트센터 ‘경계인 시리즈’ 네 번째 공연이다. 권위주의와 민주주의,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보여준다. 진짜 세상이 궁금한 관객이라면 묵직한 존재감의 연극 한 편은 어떨까.대한민국을 까발리다!연극 ‘칠수와 만수’연극 ‘칠수와 만수’는 1986년 초연됐다. 초연은 80년대 군사 정권 아래 시대상을 웃음과 풍자로 담아냈다. 작품은 초연 당시 ‘관객이 뽑은 연극 1위’, ‘제23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제23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대상, 작품상,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 1988년에는 안성기와 박중훈이 주연을 맡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2012년 연극 ‘칠수와 만수’는 2007년 공연 이후 6년 만에 재공연 된다. 새롭게 찾아온 연극 ‘칠수와 만수’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사회 문제를 과감하게 들춰낸다. 이번 공연은 자본주의 사회의 부조리와 부패를 말한다. 현시대와 맞는 ‘스티브 잡스’, ‘TV 오디션 프로그램’ 등의 시대적 아이콘도 등장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문성근과 강신일, 안성기와 박중훈을 잇는 새로운 ‘칠수와 만수’가 출연한다. ‘칠수’ 역에는 배우 송용진과 박시범이 캐스팅됐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 우승 상금을 타겠다는 꿈을 가진 역할이다. ‘만수’ 역은 배우 진선규와 안세호가 출연한다. ‘만수’는 조그만 가게를 차려 가족이 모여 살고 싶은 소망을 가진 순박한 인물이다. 그 외에도 김용준, 이이림, 황지영, 최현지 등이 출연한다.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 연극 ‘카메라를 빌려주시겠습니까?’연극 ‘카메라를 빌려주시겠습니까?’는 시리아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시리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마르 아부 사다’의 신작이다. 이번 공연은 시리아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내한해 직접 공연한다. 이 작품은 민주화 시위에서 발전된 정권퇴진 운동이 내전으로 변질된 시리아 사회의 현재와 고민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5월까지 공연 예정이었던 배우들은 시리아 상황으로 인해 4월 말까지만 무대에 오른다.연극 ‘카메라를 봐 주시겠습니까?’는 시위 중 불법 구류된 시리아인들의 증언을 담는 아마추어 영화감독 노라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작품은 실제 시리아에서 구류된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오마르 아부 사다’는 시리아의 혁명이 인간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에 중점을 두고, 연극적 방법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19 / 조회 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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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가족과 즐기는 요절복통 코미디 연극들
추석에 가족 혹은 연인과 즐길만한 코미디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28살 아가씨와 70살 노신사의 사랑을 두고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다. 연극 ‘뉴보잉보잉’은 세 여자와 동시에 약혼한 남자 ‘성기’와 순박한 그의 친구 ‘순성’이 벌이는 ‘세 다리를 들키지 않으려는 고군분투’를 담는다. 추석, 4일간의 연휴 동안 가족과 함께 공연 한 편 보는 것은 어떨까. 예측불허, 황당무계, 요절복통 사랑이야기!연극 ‘너와 함께라면’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70살 노신사와 28살 아가씨의 사랑을 담은 코미디 연극이다. 극 중 등장하는 인물들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을 통해 예측할 수 없는 황당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이번 공연은 대학로 공연에 이은 강남 앵콜 공연이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40살의 나이 차이가 나는 한 커플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28살 아유미와 70살 켄야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40살의 나이 차이에도 두 사람은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 아유미의 집인 코이소가를 찾아간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을 둘러싼 가족들의 오해는 커져만 가고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가족들의 해프닝을 리드미컬하게 보여주며 관객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작품은 웃음 코드뿐 아니라 나가시소멘(흐르는 물에 국수를 띄워 먹는 일본 전통풍습)장면과 부녀의 다정한 한 때를 보여주는 장면을 통해 가족의 따뜻함을 전한다. 70살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승낙받기 위해 자유투를 던지는 켄야의 모습은 이 작품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은 일본 초연 당시 ‘극장을 오해와 웃음으로 가득 채운 걸작 홈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의 원작 작가인 ‘미타니 코우키’는 일본 연극계의 스타 작가다. 그는 ‘평범함 속에 비범함을 낳는 작가’라는 평을 받으며 특유의 웃음 코드로 한국 관객을 사로잡는다. 걷잡을 수 없는 소동에 휘말린다! 연극 ‘뉴보잉보잉’ 연극 ‘뉴보잉보잉’은 대학로에서 지난 2002년 초연해 9년간 무대에 오른 롱런 작품이다. 연극 ‘뉴보잉보잉’은 코믹극의 대가 ‘마르꼬까블레띠’의 대본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각색했다. 이 작품은 세 명의 여자와 동시에 약혼한 남자 ‘성기’와 순박한 친구 ‘순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성기’는 세 명의 약혼녀를 만난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놀러 온 ‘순성’의 도움을 받는다. 연극 ‘뉴보잉보잉’은 두 사람이 세 여자를 마주치지 않게 하려고 고군분투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코미디 연극이다. 연극 ‘뉴보잉보잉’은 9년간의 항해 끝에 지난 7월 말 관객 100만을 돌파했다. 연극 ‘뉴보잉보잉’을 제작한 극단 두레의 손남목 대표는 “관객이 사랑해주신 결과다. 연극인으로서 행복하다. 앞으로 200만, 300만 관객이 볼 때까지 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극 ‘뉴보잉보잉’은 지금까지 출연한 배우도 다양하다. 개그맨 ‘이정수’, 영화배우 ‘이동규’, 개그우먼 ‘성현주’,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강두', 탤런트 '최성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배우들이 이 작품을 거쳤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08 / 조회 8,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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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문화예술회관, 뮤지컬 ‘김종욱 찾기’ 공연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오는 7월 9일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찾는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운명적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가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2006년 초연했다. 2011년 6월까지 5년간 2,130회를 공연해 41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번 공연은 ‘지방문예회관 특별프로그램 개발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공연된다. 이 사업은 전국의 지방문예회관들을 대상으로 초청경비나 운영경비를 일부 지원한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오만석, 신성록, 엄기준, 김무열 등 훈남 배우들이 거쳐 간 공연으로 유명하다. 대학로 히트메이커인 장유정이 극작을 맡았다. 그 외에도 김혜성 음악감독과 김동연 연출가가 참여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2010년 한국 창작뮤지컬로서 처음으로 공유, 임수정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배우 김재범, 곽선영, 최연동이 함안군민들을 찾을 예정이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04 / 조회 1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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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첫사랑을 찾아드립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사람들은 유난히 처음 경험한 것들에 각별한 의미를 둔다. 집착이라고 보일 정도다. 하물며 첫사랑은 어떤가. 나의 과거 연인의, 현재 연인의, 심지어 미래 연인의 첫사랑까지도 궁금한 게 사람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첫사랑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고,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이성적으로 자신을 설레게 한 사람을 첫사랑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첫사랑의 기준은 자칫 모호해질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오랜 시간 간직하는 것을 보면 그 존재가 얼마나 그립고 소중한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리워도 사람들은 쉽사리 꺼내보거나 찾아들려 하지 않는다. 첫사랑에 대한 환상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마음에 품고 있는 당신의 눈에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가 눈에 띈다면 당신의 선택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을 찾아주는 이 황당하고 재미있는 설정의 주식회사에서 시작된다. 손에 잡히지 않지만 기억 속에 진하게 남아있는 애잔한 기억, 첫사랑! 첫사랑을 찾아주는 회사라니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을 가질 법도 하다. 첫사랑을 찾으면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어떤 옷을 입어야 멋지고 예쁘게 보일까 등 고민이 순식간에 늘어난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 김종욱을 찾는 여자와 김종욱을 찾아주는 남자 간 좌충우돌 에피소드와 사랑을 그린다. 7년 전, 운명의 상대를 만나기 위해 떠난 인도에서 여주인공은 운명의 남자 김종욱을 만난다. 우연한 세 번의 만남으로 인해 빠진 깊은 사랑과 그들의 약속은 오래가지 못한다.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하고 끝이 나버리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김종욱에 대한 추억으로 제대로 된 사랑을 하지 못한다. 아버지의 등살에 못 이겨 온 첫사랑 주식회사지만 여주인공은 김종욱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김종욱을 찾기 위한 남녀주인공의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며 그 속에서 미묘한 감정이 싹튼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첫사랑 주식회사를 차린 남자주인공은 김종욱을 연기하는 1인 2역으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극을 살려주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있다. 바로 22인 역을 소화하는 멀티맨이다. 그는 여주인공의 아버지, 택시기사, 여행가이드 등 깨알 같은 재미와 물오른 연기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이 작품은 첫사랑에 대한 잊지 못할 추억, 감동을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첫사랑은 누구이며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기억들인가. 사랑의 진정한 의미와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줄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5.04 / 조회 7,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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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이 손안에 있소이다”, <김종욱 찾기> 오디션 현장
“관객들 앞에서 보는 오디션은 처음이에요. 와, 정말 많이 떨리네요.” 김종욱, 첫사랑 찾는 여자, 멀티맨을 찾기 위한 뮤지컬 최종 오디션 현장. 지난 18일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열린 오디션 현장에는 제작자, 음악감독 등 7명의 심사위원들과 “내 배우는 내 손으로”를 외치는 일반관객 102명으로 구성된 배우 심사단이 함께 자리했다. 초조+긴장저절로 모아지는 두 손!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슈퍼스타Kim’ 관객참여형 공개오디션이 눈길을 끄는 것은 제작팀에게 총 4회에 걸쳐 연기, 안무, 음악 등 캐스팅 노하우를 전수받은 관객들이 배우 심사단으로 최종 오디션에 참여, 직접 캐스팅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배우 심사단은 캐릭터, 연기, 노래 등 각 심사 항목에 맞춰 다섯 명의 김종욱, 일곱 명의 여자, 네 명의 멀티맨 등 총 17명의 오디션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노래, 안무, 연기를 지켜봤다. 주인공, 사실은 멀티맨?!외로운 각도, 콧날의 지성. 느껴지지 않나요?배우 심사단으로 참여한 관객들. "역시, 웃기긴 웃기다!"지난해 ‘슈퍼스타Kim’ 배우 심사단을 통해 발굴된 두산 베어스 야구 선수 출신 윤현민은 이후 2011 멜키어 역으로 캐스팅되며 관객참여 오디션의 큰 수확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종욱, 주인공은?첫사랑을 찾는 여자들캐스팅, 우리 손안에 있소이다!102명의 배우심사단들이 찾아낸 새로운 김종욱, 첫사랑 찾는 여자, 1인 22역 멀티맨이 꾸미는 는 오는 6월 첫 무대를 시작할 예정이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4.21 / 조회 1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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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김종욱 찾기’ NEW 멀티맨이 떴다! 배우 최연동, 최성원
뮤지컬 ‘김종욱 찾기’, 이 작품을 애써 설명하는 것이 구차하다. 대학로를 넘어 영화계까지 점령하지 않았는가. 더불어 뮤지컬 극본을 원작으로 하는 소설까지 출판됐으니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아는 이보다 모르는 이가 더 적을 듯하다. 지난 2월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새 시즌을 시작했다. 이번 시즌에는 역대 최연소 멀티맨들이 더블 캐스팅돼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배우 최연동, 최성원이 바로 그 주인공. 배우 최연동, 최성원의 멀티맨을 파헤쳐보자! - 역대 최연소 멀티맨, 이들의 무기는 성실함!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서 멀티맨은 핵심이다. 이 작품이 지금의 명성을 쌓기까지 그 중심에는 멀티맨이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지금껏 이 힘든 역할을 맛깔나게 해내는 배우에 대한 찬사 역시 당연했다. 하지만 새 시즌 배우 최연동과 최성원에게 이러한 과거는 부담이었다. 최성원 “2월 내내 잠을 못 잤어요. 아직도 긴장되고 떨려요. 혼자 무대를 장악해 웃겨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신나게 놀자 는 생각으로 무대에 서려고 애쓰고 있어요.”최연동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전에 했던 배우 형들이 또 너무 잘해주셨잖아요. 주변 지인들이 저보고 점점 말라간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이러한 부담감을 배우 최연동, 최성원은 성실함으로 극복한다. 할머니, 아버지 등을 소화하는 멀티맨을 하기에 어리다는 우려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실함은 그들의 최대 무기다. 최성원 “저는 배우 시작할 때부터 연습실에 다른 분들보다 빨리 와서 늦게 가자! 이게 제 목표인데, 연동이 형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한 분은 처음 봤어요. 처음엔 당황스럽기까지 했어요.” 최연동 “저도 이런 배우는 처음 봤어요. 정말 성실한 친구에요. 서로 의논하고 대화하며 연습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관객들 앞에 서는 건데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안되면 남아서 하고 가야죠.” - 110분 만에 22역, 멀티맨의 애환 최근 멀티맨이 트렌드라 할 정도로 많은 작품에서 자주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멀티맨은 국내 작품 중 가장 많은 22가지의 역할을 소화해야한다. 힘든 역할도 분명히 있을 터. 두 배우는 ‘아버지’ 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연동 “사실 다 어렵지만 아버지 역할이 제 힘든 것 같아요. 무뚝뚝하면서도 아버지의 사랑을 표현해야 하거든요. 아직 결혼을 안 해서 그런지 감정 조절이 힘든 것 같아요.”최성원 “저도 그래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도 그렇고 사투리도 마찬가지예요. 지인들을 통해 사투리를 녹음해와 들으면서 연습하고 있는데, 아직은 어색한 것 같아요.” 극 중 역할뿐 아니라 오프닝 멘트, 이벤트 무대 등 관객과의 호흡도 멀티맨이 책임진다. 그에 따른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최연동 “재밌는 멘트를 준비했는데 객석 반응이 썰렁할 때도 있어요. 특히 돌발적으로 하는 꽃 이벤트가 정말 어려워요.” 최성원 “맞아요. 꽃 이벤트는 이벤트가 아니라 시한폭탄이에요(웃음).”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주인공은 분명 첫사랑을 찾는 여주인공과 김종욱이다. 멀티맨 배우는 돌발 상황이 있더라도 절대 이 지점을 놓치면 안 된다. 최연동 “제가 관객들을 웃기는 게 끝이 아니더라고요. 극 전반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멀티맨이 튀는 것 보다 남녀 주인공 감정, 재미 요소를 살리는데 중점을 두면서 가능한 극의 중심에서 흔들리지 않으려 해요. 어려워요.” 어렵고 힘들어도 그들에게 멀티맨은 행복 그 자체다. 최성원 “멀티맨의 매력은 정말 무한대에요. 잘 못하면 위험할 수 있지만 그런 점도 매력적인 것 같아요. 실력도 늘기도 하고, 관객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시는 캐릭터니까요.” 최연동 “맞아요. 다른 역할로 등장할 때마다 관객 분들이 웃어주세요. 무슨 일이든 용서가 되는 역할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사랑받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잖아요.” 멀티맨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그들은 쉴 줄을 몰랐다. 아버지의 마음을 몰라 힘들다던 그들은 꼭 자식 자랑을 하듯 대답을 쏟아냈다. 작품과 관객에 진심인 것만큼 배우에게 필요한 조건이 또 있을까? 진심과 성실로 하루하루 무대에 서는 멀티맨 최연동, 최성원이 있어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다시 한 번 찬란하게 빛난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3.04 / 조회 1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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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꽃피는 무대
2011.02.25 / 조회 59,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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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76] 부조리함의 유머, 나 원 참! 연극 ‘대머리 여가수’
여기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 것은 언어다. 서울에 사는 서씨 부부는 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결코 소통에 성공하지 못한다. 소나기처럼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언어는 명명이나 정의, 혹은 의미 교환 등 언어의 기능을 상실한 채 소통의 가능성을 완벽하게 차단시킨다. 오가는 대화는 그 무엇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의미가 없는 ‘말’들은 소리로만 전달되며 반복의 과정 속에서 파괴되고 해체된다. 너무도 당연한 말들이 의미심장하게 발설되므로 오히려 생경한 느낌을 주며 등장인물들은 개인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간다. 서씨가 표현하는 어떤 인물은 날씬한 동시에 뚱뚱하고 괜찮다 할 수 없는 외모이면서도 아름답다. 모순이다. 부조리함, 이것이 연극 ‘대머리 여가수’가 가진 전부이며 전체를 이끌고 가는 힘이다. 서씨 부부의 논쟁 속 인물 나원참은 죽은 동시에 살아있다. 그의 가족은 모두 나원참으로 불리며 동일한 직업을 갖고 있다. 때문에 나원참이 누구인지 구별이 불가능하다. 한 개인을 구성하는 이름, 환경, 외모, 직업 등이 획일화되므로 개인의 개성이 무시된다. 마씨 부부가 여러 가지 추리를 통해 서로가 부부라는 것을 발견하듯 상대가 그 누구로도 대체 가능한 관계들이다. 서씨 부부와 마씨 부부, 스스로를 셜록 홈즈라 부르는 하녀와 소방관의 무의미한 대화처럼 각자의 개별적 존재 역시 무의미하다. 살아있는 시체, 극중 가장 화려한 모습을 하고 있는 하녀 등 연극은 모든 상식을 전복시킨다. 관객이 짐작하기도 전에 사정없이 변화하는 언어의 시간, 공간, 사건은 혼란을 가중시킨다. ‘무대가좋다((주)악어컴퍼니, (주)나무엑터스, CJ엔터테인먼트(주))’ 시리즈 그 여섯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 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희곡에 대한 이전의 인식을 완전히 뒤집은 외젠 이오네스코의 대표작 중 하나다. 시대의 부조리함을 부조리한 언어로 표현한 이 연극을 보며 등장인물들의 ‘말’을 이해하려든다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이 난해함을 부각시키는 대신 코믹으로 받아들이게끔 하는데 성공했다. 첫 연출데뷔인 안석환의 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원작의 배경을 한국의 서울로 치환, 원작의 스미스 부부와 마틴 부부를 부르기도 정겨운 서씨 부부와 마씨 부부로 일컬으며 음식이나 사물 등 언어의 재료 역시 한국의 것들로 바꿨다. 상상력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를 제어하기 위해 이전 연극의 전통요소를 배제한 동시에 언어의 비극을 소통의 비극으로, 나아가 세계의 비극으로 확장시킨 외젠 이오네스코 ‘대머리 여가수’의 이번 한국 무대는 관객의 관람상식도 엎어버렸다. 전화를 마음대로 받을 수 있으며 음료수도 쪽쪽 빨아 마실 수 있다. 공연 중 사진을 찍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실제로 관객들은 먹고 통화하고 카메라를 들이댄다). 모든 것이 비이성적인 이 공간은 연극뿐 아니라 관람의 기본자세로 요구되었던 상식도 무너뜨린다. 연극은 애초에 불가능한 분석에 골몰하는 대신 부조리함을 마음껏 즐기자고 말한다. 이를 위해 음절로까지 조각나는 언어의 분절을 극대화하는 대신 관객과 접촉할 수 있는 장면들을 추가 삽입했다. 연출진의 의도대로 관객들은 미간을 좁히는 대신 입 꼬리를 올렸다. 서로 눈을 마주치며 천연덕스럽게 전혀 다른 말을 하고 있는 인물들의 대화는 기계적 발설처럼 보인다. 반복과 상투에 길들여진 인물들은 스스로의 고립을 야기한다.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메아리조차 없는 혼잣말일 뿐인 현대인의 고독은 그대로 코미디가 된다. 미술계의 거목 임옥상 화백의 무대디자인과 한글을 패션으로 승화시킨 이상봉의 의상디자인, 그리고 마임이스트 고재경의 움직임이 더해져 부조리는 더욱 유쾌해진다. 배우 김성기, 정은경, 최광일, 이주원, 조재윤, 유지수 등 배우들의 뻔뻔한 유머도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듯 이 작품에는 대머리 여가수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머리’와 ‘여가수’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불편한 조합은 극의 전체적 그림을 압축, 상징한다.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던 이 대머리 여가수에 대해 마지막, 소방관이 심심하게 물을 뿐이다. “그런데 대머리 여가수는요?” 서씨 부인이 대답한다. “늘 같은 머리 스타일이죠.”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2.10 / 조회 7,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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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여가수> 일상과 비일상, 부조리와 조리의 경계를 풍자한다
평범한 중산층 서씨 부부와 마씨 부부.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알 듯도 하고, 모를 것도 같은 대화들을 서로 주고 받는다.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비 일상의 대화, 그렇게 일상처럼 이어지는 이들 하루의 단편, 부조리의 대가 이오네스코 작, 연극 공연이 한창이다. 연극, 영화, TV를 종횡무진 하는 연기파 배우 안석환이 각색, 출연, 연출 등 3역을 맡아 더욱 화제를 낳고 있는 이번 연극은 공연장에서 음식물 섭취, 전화통화 가능 등 기존 공연 관람의 제약을 풀어 극이 시작하기 전부터 남다른 경험으로 관객을 이끈다. 연극 의 각색, 배우, 연출까지1인 3역 안석환. "다음엔 연출해보고 싶어요"“뜻이나 줄거리를 맞추려고 하지 말고 아무 생각 없이 넋 놓고 보셨으면 좋겠다”는 안석환 연출은 이번 작품의 준비를 재작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제게는 이 작품이 코미디로 다가왔어요. 우리나라 상황으로 가져와 더욱 웃기려고 했고, 다들 어렵다고만 하는 부조리를 쉽게 풀고 싶었습니다. 일상이 얼마나 지루하면 이토록 처절한 장난까지 치겠습니까. 이러한 부조리한 모습이 현실에 다 있습니다.” 이번 역에서 서씨에는 김성기와 진선규가, 서씨 부인에는 정은경, 정세라가 더블 캐스트로 나서고, 마씨 부부로 이승훈, 최광일, 이주원, 김나미가 호흡을 맞춘다. 안석환은 조재윤과 함께 소방대장으로 등장하며, 카리스마 하녀 역은 유지수가 맡았다. 엠아이씨 잡은 나는 누구? 랩퍼 광대, "세이 오호~"공연 전 가장 먼저 무대에 등장하는 세 명의 광대들도 색다르다. 원작에는 없는 이들은 좀 더 쉽고 친숙하게 에게 관객들이 다가올 수 있도록 한다. 임옥상 화백의 단순하면서도 선 굵은 무대디자인, 이상봉 디자이너가 제작한 배우들의 의상과 국내 대표 마임이스트 고재경의 안무까지 평소 안석환 연출과의 친분으로 참여한 제작 스텝진의 면모가 화려한 연극 는 오는 3월 31일까지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계속된다. 연극 공연장면그 입을 다물라! (서씨 부부_정은경, 김성기)내가 누구? - 식모요- 아냐! 가사도우미(유지수)"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우리... 만난 적 있죠? 마씨 부부(이승훈, 김나미)쌍꺼풀이 외꺼풀과 만나면 왼쪽 쌍커 오늘쪽 외꺼.. 에잇!"이것들이 말 안 듣고 뭐핸? 비밀이 있!"불쑥 이렇게 찾아와 우리가 모인 이유는....또 다른 서씨 부부, 정세라, 진선규벨을 세번 울리고 네 번째 나타난 소방대장 조재윤"생각하지 말고 보세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1.26 / 조회 1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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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고정관념을 버려라! 부조리는 쉽다! 연극 ‘대머리 여가수’
현대 연극의 주요 경향이라 일컬어지는 부조리극의 효시, 이오네스코의 연극 ‘대머리 여가수’가 관객들을 찾는다. 이 작품은 기존의 연극관행과 인간관에 대한 도전을 가한 작품이다. 1950년 초연 당시 기존의 연극 문법을 따르지 않았던 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획기적이다’라는 평가와 ‘연극이 아니다’라는 논란 사이에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전형적인 한국 중산층 가정의 거실을 배경으로 한다. 서씨는 한국식 안락의자에 앉아 신문만 읽고 있다. 아내는 오늘 먹은 저녁 식사의 메뉴, 루마니아식 요구르트 등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한다. 알듯 모를 듯 이상한 대화가 계속해서 펼쳐질 즈음, 마씨 부부가 서씨 부부 집에 방문한다. 부부 사이임에도 마씨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어디선가 만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부부인 그들은 과거 어디서 만났는지 황당한 추적을 시작한다. 각각 광주여고와 광주일고를 졸업한 두 사람, 5년 전 광주를 떠나 전주로 이사를 간 두 사람, 오전 여덟 시 반 전주에서 8호객차 내 창가 3번과 4번에 나란히 앉아 서울에 도착한 두 사람은 심지어 같은 침실, 같은 침대, 같은 이불을 쓰고, 빨강 머리에 외꺼풀 눈의 이름이 효리인 딸을 가졌다는 놀라운 우연의 일치를 확인한다. 그리고는 마침내 서로가 부부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감격한다. 자신의 본명이 ‘셜록 홈즈’라고 소개하는 하녀도 등장한다. 이 와중에도 서씨, 마씨 부부는 이상한 대화를 계속한다. 그 때 초인종이 울려 문을 열지만 아무도 없다. 또 초인종이 울리고 결국 문앞에는 또 아무도 없다. 네 번째 초인종이 울리고서야 비로소 소방대장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만의 이상한 대화는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대학로 대표 연기파 배우 안석환이 ‘무대가 좋다 시리즈’를 통해 연극 연출에 도전하는 작품이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각색, 연출, 출연까지 1인 3역을 도맡았다. 그의 첫 연출작인 이 작품은 미술계의 거목 임옥상, 세계적인 의상디자이너 이상봉, 마임이스트 고재경 등 이 참여한다. 대학로의 대표적인 배우들까지 합세해 최고의 앙상블을 보여줄 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오는 2011년 1월 14일부터 3월 31일까지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30 / 조회 6,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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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힘은?
캐스트 윤현민 (김종욱), 손미영 (여자), 정문성 (멀티맨)_7월 18일(일) 3시 공연 참가자 송서연 (23살)_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 관람은 처음 박진선 (32살)_이 작품을 시작으로 뮤지컬 마니아의 길로 들어섰다! 열 번 이상 관람 조연수 (25살)_캐스팅이 바뀔 때 마다 챙겨보고 싶은 작품, 두 번째 관람 하현석 (29살)_뮤지컬 하면 가 생각난다. 관람은 처음 , 어땠나요? 박진선(이하 박) 지난 주에 같은 캐스트 공연을 봤었어요. 5시즌을 하는 배우들을 관객 투표로 뽑았잖아요, 저도 그 투표에 참여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더 관심을 가지고 봤고, 내가 뽑은 배우들이 잘하고 있나 긴장하면서 봤어요. 처음 봤을 때 보다 배우들이 호흡도 잘 맞고, 훨씬 좋아진 것 같아요. 조연수(이하 조) 저는 초연을 영상으로 보고, 지난주에 실제로 보고, 오늘이 두 번째 관람인데 처음에 놓쳤던 부분을 챙겨볼 수 있어서 그런지 감정이입이 잘됐어요. 여주인공이 ‘왜 그런거야’를 부를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공감했어요. 송서연(이하 송) 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었어요. 관람은 처음이었는데, 솔직히 ‘남자주인공 연기가 아쉽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외모로 커버가 되던데요(웃음). 정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멀티맨은 정말 대단했고, 여주인공도 귀여웠어요. 초반에는 전개가 빨라서 지루함을 모르고 봤는데, 중반 이후로는 좀 지루한 감도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보면, 여자들이 공감하고 좋아할 수 있는 로맨틱 뮤지컬이라고 생각해요. 하현석(이하 하)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는 멀티맨이 등장하는 공연을 본 건 처음이에요. 폭소가 터지도록 재미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멀티맨이 너무 자주 등장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발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아, 이런 내용으로 전개되겠구나’라는 의도가 처음부터 보였지만 편하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대한민국 대표, 로맨틱 창작뮤지컬 조 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음악, 특히 가사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나의 결심’, ‘왜 그런 거야’를 들으면 정말 제 첫 번째 짝사랑할 때 마음이 되살아나요(웃음). 첫사랑, 짝사랑의 감정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감정이고, 사건이잖아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주인공 이름을 실제 배우들 이름으로 부르니까 더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하 이 작품을 처음 봤는데도, 공연을 보면서 ‘이 노래 많이 들어봤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세렌디 피티’가 생각나는 스토리였지만, ‘첫사랑을 찾는다’는 주제를 신선하게 풀어냈다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여주인공은 왜 자꾸 남자를 피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갔어요, 어긋나는 상황을 만들려고 끼워 맞추는 느낌이랄까? 여주인공을 보면서 ‘왜 환상만 가지고 있을까? 둘이 만나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공감하긴 힘들었어요. 조 오, 전 정말 공감하면서 봤어요(웃음). 제가 첫사랑을 짝사랑 비슷하게 했거든요. 이 남자는 나한테 어떤 마음인지 확신할 수 없고,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상처를 받게 될 것 같고…. ‘지쳐가는 걸 보는 게 힘들어’라는 가사 딱 그 심정이었거든요. 여주인공이 옛날 제 모습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당시 생각이 떠올라서 심하게 공감할 수 있었어요. 송 저도 사랑에 대한 환상 때문이 아니라 확신 없는 사랑을 시작하면, 그 사랑이 식어가는 걸 봐야 한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은 타입이라 공감하면서 봤어요. 음악은 저도 ‘어디서 들었더라?’는 생각이 좀 들긴 했지만, 좋았어요. 다만 비슷한 반복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하 듣기에는 좋았는데 특색이 없었다고 할까? 귀에 착착 감기는 달달한 사탕 같아서 좋기는 했는데 지금 딱히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어요. 이야기도 그렇고, 계속 강한 것만 나오면 재미없잖아요 약한 게 나왔다가 강한 게 나와야 하는 건데 음악에 그런 강약조절이 없었던 것 같아요. 들을 때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박 워낙 좋아하는 공연이라 그런지 음악이나 스토리에 대한 불만이 없어요(웃음). 처음에는 에 나오는 배우가 좋아서 이 공연을 본거였거든요. 지금은 가끔씩 봐요. 종종 가 생각나는 그런 날이 있거든요. 공연을 많이 보는 편이지만, 이 공연을 가끔씩 생각나요. 대학로 얼굴, _그 원동력은? 박 를 처음 봤을 때와 비교해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게 영상을 활용해서 자막을 도입한 부분이에요, ‘7년 전’, ‘인도’ 이런 식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치는 아니에요. 조 초연을 영상으로 봤거든요, 많이 복잡해진 건 사실이이에요. 전 영상 자막을 활용한 것 좋다고 생각해요. 각 공간을 분리해준 장치라고 할까요? 그리고 요즘은 뮤지컬에 영상을 활용하는 게 점점 늘어나는 추세잖아요. 송 저도 영상, 무대는 다 마음에 들었는데 새로운 시즌의 배우들이 아직 적응을 못해서 그런지…. 전환이 느리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암전 때에도 배우들이 움직이는 게 다 보이는 거에요. 하 접이식 벽을 활용해서 그런지 무대가 입체적으로 느껴졌고, 영상은 특수효과 같은 느낌을 줘서 지루하지 않고 좋았어요. 박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멀티맨이잖아요, 정문성 배우는 때부터 눈여겨본 배우인데 멀티맨 역할을 정말 잘 소화하신 것 같아요. 여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 멀티맨 기록을 가진 배우로 남을 것 같아요(웃음). 조 의 가장 큰 힘은 여성 관객들이 열광할 수 있는 훈남 남자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여자들이 가진 첫사랑에 대한 환상, 이야기를 꼬집어 낸다는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별이 쏟아지는 장면처럼 귀엽게 표현한 부분이 많잖아요. 스토리, 멀티맨이 선보이는 웃음코드들이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봐도 무리 없이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요소를 안고 있는 것 같아요. 신성록, 김무열이 출연했던 뮤지컬이라는 스타 마케팅을 활용한 입 소문도 흥행의 요소인 것 같아요. 하 맞아요. 마케팅이 큰 것 같아요. 저도 공연을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는 알고 있었거든요. “라는 뮤지컬이 재미있다고 하더라, 유명한 배우들을 배출한 뮤지컬이라더라”는 이야기를 접했었거든요. 스토리도 편하고 유명한 작품이니까 데이트할 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데이트용 뮤지컬을 찾는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을 만큼 재미있게 봤어요. 박 배우 공유, 임수정씨 주연의 영화 ‘김종욱 찾기’도 나오고 후반기에는 대학로를 벗어난 다른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어요. 저한테는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이라는 애틋함을 간직한 작품이거든요. 지금 가지고 있는 의미를 잃고 규모만 커지는 작품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정리: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토리피 제공
2010.07.28 / 조회 16,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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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의 새로운 완소남! 홍희원, 윤현민
오만석, 엄기준, 강필석, 김재범, 김무열, 신성록…. 현재 한국 뮤지컬 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나열인가? 맞다. 하지만 이들을 묶는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의 완소남, 김종욱의 옷을 입었던 역대 배우들이라는 것이다. 한국 창작 소극장 뮤지컬 바람을 일으켰던 1세대 작이며, 여전히 ‘여심(女心) 잡는’ 로맨틱 뮤지컬의 으뜸으로 꼽히는 에서 새로운 김종욱의 탄생은 또 한 명의 뮤지컬 스타를 예고한다. 올 여름, ‘지나칠 수 없는 배우 탄생’의 예고 나팔이 힘차게 울렸다. 남다른 오디션을 통해 김종욱의 명찰을 받게 된 홍희원(31)과 윤현민(26)이 바로 그 주인공. 역대 김종욱들이 쌓아놓은 두터운 아성 앞에, 배우라면 한번쯤 희망리스트에 들어갔을 배역을 쥐고 선 두 사람의 각오가 남다르다. 우리가 바로 슈퍼스타 Kim! 될 성 싶은 배우는 서로를 알아본다? 배역 선발 오디션에서 처음 서로를 봤다는 홍희원, 윤현민은 “될 줄 알았어요”라며 서로를 기억했다. “현민이는 단번에 느낌이 왔죠. 뭐랄까, 요즘 여성분들이 좋아하시는, 시크 하면서도 쿨 한 느낌? 남자인 제가 봐도 알 수 있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어요.”(홍희원) “형은 연기적인 면이 확실히 달랐어요. 연기하다 노래로 이어질 때, 그 느낌이 너무 좋았죠.”(윤현민) 서류와 연기, 노래 심사를 거친 것은 다른 오디션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는 오랜 시간 를 보고 느끼고 생각해 온 일반 관객들이 함께 했다. ‘주주단’의 이름으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며 심사를 펼친 것이다. “약 3주 동안 1, 2, 3차 오디션을 봤는데, 경쟁률이 엄청났죠.(웃음) 부담은 없었어요. 오히려 너무 재미있었는걸요.”(윤현민) “결국 공연 보시는 분들이 관객이고, 그런 관객들이 뽑아주셨기 때문에 무대에 섰을 때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종의 품질보증마크 같은 걸 단 느낌이랄까요?”(홍희원) “안 뽑아주면 불 지를 거에요” 진정으로 인정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부터 ‘배역 합격’을 선사 받은 두 사람. 그 중 홍희원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 뮤지컬 로 데뷔 후 의 다정남 수헌, 의 정은희, 의 팔색조 닥터 리 등으로 무대를 누빈 지 올해로 5년 째다. “연극학과에 들어가게 되면 누구나 영화배우든 탤런트든 성우든, 졸업하면 내가 뭔가 되어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마련이거든요. 저도 그렇다가 졸업 전 의 조승우씨를 보면서,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 뿐 아니라 노래로서도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또 음악을, 노래 하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뮤지컬에 한번 도전해 보자, 한 거죠.” 이후 성악, 보컬 레슨 등을 통해 앙상블, 커버 등의 배역을 밟으며 한 단계, 한 단계 배우의 이름을 만들어 오고 있는 모습이 홍희원이라면, 윤현민은 10년 넘게 걸어온 길에서 만으로 과감히 방향을 튼 경우다. “초등학생 때부터 프로구단 활동까지 야구선수로만 살아왔어요. 야구를 그만 둔 이유가 바로 이 작품이죠. 3년 전에 처음 봤는데 ‘아, 해야겠다’ 하고 오디션만 1년 반을 기다렸거든요. 저 여덟 번 공연 봤다니까요.(웃음)” 청소년국가대표로 참가한 세계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기도 했지만,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를 끝으로 야구선수를 돌아설 때, 결정만은 단호했다. “혼자 고민은 많이 했지만 선수로서 갈 수 있을 곳까진 가 봤고. 그만 둘 때 제일 걱정된 건 부모님이었어요. 구단 사무실에 가서 그만 두겠다고 하고 한 달 뒤에 어머님이 아셨거든요. 그 때도 지금도, 저 나름의 생각,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늦게 시작했고, 전공을 따로 하진 않았지만,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이 이미 반을 배우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반은 경험으로 쌓아가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케이블 드라마 과 시트콤 , 그리고 의 연하남 등 거침 없는 도전에 기분 좋은 관심을 받고 있는 그는 이번 오디션에서도 심사단에게 위협(?)으로 의심되는 인상 깊은 각오를 가감 없이 내비쳤다. “마지막에 “안 뽑아주시면 이 극장에 불 지를 생각하고 왔다”고 했어요. 정말 그럴 정도의 각오로 서 있는 것이거든요.” 기대로 한걸음, 곧 만나러 갑니다 7월 13일은 윤현민이, 3일 후 16일엔 홍희원이 김종욱으로서 처음 관객과 마주한다.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윤현민은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 보단, 기대와 설레임이 분명 좋은 남자다. “야구 할 때도 수 많은 관객들이 계셨잖아요. 아직 해 보진 않았지만, 관객들 앞에 서면 너무 즐거울 것 같아요. 물론 쓴 이야기도, 또 좋은 이야기도 해 주시겠지만, 전 그 모든 걸 각오하고 하는 시작이거든요. 그래서 이 공연이 끝났을 때 내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내가 무엇을 얻게 될까, 기대하고 있어요.”(윤현민) “기존에 많은 훌륭한 선후배님들이 했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될 수도 있죠.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들과 다른 나만의 색과 맛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게 가장 많이 신경이 쓰여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든, 혹은 사랑에 확신이 없는 사람들이 이 작품으로 주위를 다시 둘러볼 수 있게 된다면, 좋지 않을까요?”(홍희원) 평소엔 말도 없고 무뚝뚝하지만, 공연팀에서는 막내로 ‘은근 애교’ 발산 중이라는 윤현민은 귀엽고 엉뚱하지만 내 여자 앞에서는 강한 눈빛이 발휘하는 김종욱으로, 홍희원은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자상남의 모습이 ‘첫사랑’의 옷을 입고 더욱 달콤하게 다가올 김종욱으로 변신을 기대해 봐도 좋다. “뮤지컬계의 배용준, 뮤지컬계의 소지섭이라고 저희들끼리 그러거든요?(웃음) 전혀 다른 색의 김종욱인 건 확실해요, 공연장에서 확인해 보세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 장소협찬 : 지베르니
2010.06.25 / 조회 2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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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캐스팅? 관객들 손 안에 있소이다
관객들의 역할이 공연 관람에만 머물던 시대는 지났다. 좋아하는 작품을 수 차례 보며 열정적인 지지를 보내는 공연 애호가의 위치에서 나아가, 배우 캐스팅과 작품 수정에까지 관여하며 제작스태프 영역으로 진출한 것이다. 2009년 공연한 뮤지컬 은 배역 오디션 과정을 케이블 TV를 통해 방송, 매주 관객들의 투표 결과를 반영해 탈락자가 정해졌으며, 지난 4월 뮤지컬 의 주요 배역 오디션에서는 일반 관객들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제작진들과 동일한 위치에서 지원자들을 살펴보았다. 뮤지컬 의 관객 참여는 더욱 적극적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신청자들 중 ‘주주’로 모셔진(?) 일반 관객 약 50여 명은 작품에 대한 이해와 배우를 보는 안목 등에 대한 작품 워크숍에 참여했다. 연출가, 음악감독, 안무가, 배우 등과 함께 진행한 워크숍에서는 작품에 적합한 가상 캐스팅을 구성해 보는 자리도 있었다. 스토리P의 장유정 실장은 “일회성의 단순 참여를 넘어서 관객들이 충분히 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며 “고3 배우 지망생과 40대 직장인, 창원과 천안에서부터 올라온 사람들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보여준 참가 열의에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또한 “가상 캐스팅 결과를 통해 실제로 주목하고 있는 배우들을 비롯, 생각해 보지 못했던 배우들을 다시 상기하게 해 주었으며, 타 작품에서의 역할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어 제작 측에서도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8월 공연부터 합류할 새로운 김종욱과 멀티맨을 찾는 ‘슈퍼스타 Kim’ 역시 이들 관객 주주단이 작품 관계자와 함께 배우 선발과정에 참여했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더욱 많은 일반 관객들의 의견을 반영한 후 오는 27일 최종 출연진들이 결정된다. 의 주주로 참여한 관객들은 추후 선발 배우들과의 공연관람, 온-오프라인 주주단 활동 등을 통해 작품과 관련된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이어갈 예정이다. 관객들은 객석에서 맛보지 못한 공연의 또 다른 재미를, 제작측은 새로운 시각이 주는 정보 등을 통해 더욱 알찬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낳는 셈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5.20 / 조회 27,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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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사랑도 점지해 주나요?
점(占)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이 충무아트홀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은 일기예보가 항상 틀려 ‘점’에 의지하는 맹신비와 운명이라 점지해준 남자 오묘한, 훈훈한 남자 고민수가 좌충우돌 사랑을 찾아가는 뮤지컬. 이후 오랜만에 신작에 참여한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오나라와 성두섭, 정상훈 등 실력파 배우들이 참여한다. 주인공 맹신비 역의 오나라는 “점을 맹신하고 속이 여린 여자 역할”이라며 “모든 배우가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출님이 갑자기 연습실에 물이 들어차는 꿈을 꿨다고 한다. 길몽이라고 생각한다”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행덕 연출은 “운명은 내 안에서부터 시작해 스스로가 개척한다는 주제를 가졌다”며 “연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뮤지컬 은 11월 25일부터 2010년 2월 7일까지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보살님이 오늘의 행운색은 노란색이라 그랬어요! 맹신비(오나라) 당신 일기예보는 꽝이야! 오묘한(정상훈) 취직 좀 하게 부적 써주세요 오늘도 일기예보가 틀렸거든요. 할부로 계산해서인가? 외계인을 만나야만 해 당신이 왜 여기 있는거야! 맹신비(박민정), 오묘한(정상훈) 이 남자 참 좋다. 훈남 고민수(성두섭) 우리 어떻게 되는 거지?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1.25 / 조회 9,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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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이름이 곧 배역이 된 그녀, 오나라
뮤지컬 에 등장하는 여배우는 딱 한 명. 좌충우돌 씩씩하게 세상을 헤쳐나가지만 가슴 한 켠에는 사랑의 아련함, 두려움이 자리한 여자. 그 여자의 이름은 처음부터 ‘오나라’였다. 초연 때부터 2년 반이 훌쩍 넘어 1000회 무대까지 완벽한 여자 역, ‘오나라’를 만들어 선보인 배우 오나라를 만난다. 6월 5일 천 회 공연을 맞았다. 그 중 몇 번이나 무대에 섰는지 아는가? 203회라고 하더라. 1년 반 만에 다시 시즌 4에 서는 건데도 내가 1등이라고 한다(웃음). 드문드문 했었는데 사람들이 계속 한 줄 안다. 그만큼 하면 ‘오나라’라는 수식어가 만들어진 것 같아 나한테는 영광이다. 어떤 작품에 누군가를 떠올리는 일들이 굉장히 힘든 일이지 않느냐. 전 시즌에 매번 출연하고 있다. 짧게 했는데도 그렇다(웃음). 시즌 3때도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했다. 시즌 4 공연은 사실 좀 고사를 했었다. 시즌 3을 끝내면서 나의 마지막 공연으로 알고 마음에서 떠나 보낸 후 잊고 있었는데, 다시 제의가 오니까 혼란스럽더라. 예전과 같은 열정으로 할 수 있을까도 염려가 됐고. 그런데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웃음). 너무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란 걸 다시 깨달았다. (시즌 5에도 설 예정인가?) 하고 싶은데 불러주신다면 그 동안 안 늙도록 노력해야겠다(웃음). 함께 했던 김종욱은 몇 명인가. 박동하씨는 시즌 3때와 지금 두 번 같이 해서, 총 11명이다. 내가 파트너 복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여자들이 너무나 좋아할 만한 남자배우들이 오고, 그 동안 김종욱을 했던 배우들은, 정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분들이지 않느냐. 정말, 하면서 행복했다(웃음).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김종욱 한 명을 꼽으라면? 사람들은 초연 때 같이 했던 오만석씨, 아니면 엄기준씨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때는 정신이 없었다. 혼자 했기 때문에 이게 맞는 건지, 아닌 건지도 몰랐고. 시즌 3때 와서야 완성됐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때 했던 김무열씨가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굉장히 성숙하고 남성적이고, 여자분들이 또 굉장히 좋아하시지 않냐. 나도 그 여자분들 중 한 명이었다(웃음). 너무너무 잘 맞았다. 무대 위에서 눈빛을 교환하면서 서로 믿으려고 많이 노력했고, 또 굉장히 상대 배우를 배려해 주는 사람이었다. 또 같이 하고 싶은데 이젠 무열이가 너무 바빠져서(웃음). 멀티맨도 빠질 수 없는 역할이다. 정말 최고의 멀티맨을 꼽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다들 실력도 뛰어나고 너무나 잘하셨다. 초연 때 전병욱씨가 할 때 멀티맨 역할이 30가지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22역으로 준 것이다. 그걸 혼자서 감당하느라 고생 많이 했다. 또 진선규씨와 임기홍씨는 너무너무 재미있고. 선규씨는 굉장히 인간적인 배우다. 어느 배우와 해도 다 맞춰주고, 그러면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남을 배려해 주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 초연 때 1000회까지 갈 것을 예상했는가. 전혀 생각 못했다. 이 작품은 내게 운명과 같다. 처음 제의 받았을 때 작품이 창작이고, 충분히 잘 해낼 자신이 없어서 안 하려고 했는데, 자연스럽게 어쩌다 보니 하고 있더라(웃음). 공연 당일까지도 해결 안 되는 장면이 있었고, 정말 배우들이 다 우울해서 도망가고 싶었다. 그런데 무대에 딱 올라가니까 만석씨, 기준씨, 병욱씨 다 무대에서 나르더라. 또 첫 공연, 1회 때 빵 터졌다(웃음). 예상 하지 못한 장면에서 관객들이 다 넘어갔다. 그래서 사랑 받을 요소가 참 많은 작품인데 여기서 끝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에 그 때 안 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이 작품이 오랫동안 공연할 수 있는 힘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사랑 때문이 아닐까. 메시지가 사랑이지 않느냐. 가장 쉽게 하는 말이 사랑이기도 하고 가장 어렵고, 또 표현하기 어려운 말이 사랑이다. 는 사랑 추종이다. 연인들이 보기에 가장 부담 없는 작품이기도 하고, 누구나 사랑의 추억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영원히 공연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반응의 관객들을 만났을 것 같다. 정말 많았다(웃음). 일단, 너무 사랑하는 남자 배우들을 향한 맹목적인 반수와 함성?(웃음) 그런 건 아주 기본적인 거다.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하다보니 매 공연 마다 키스 신이 있었다. 지금까지 400번 정도?(웃음) 작품 관객들의 90%가 여자분들이기 때문에 여자관객들을 끌어 안으려고 굉장히 털털히 지냈다. 또 나도 관객들처럼 좋아하는 남자 배우들의 팬으로, 같은 마음으로 갔다. 그러다 보니 공감대가 생기고 안티가 줄더라(웃음).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요정이었으면 좋겠는데 여왕인가?(웃음) 많은 분들이 왜 , 만 고집하냐고 그러시는데, 고집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한 작품을 좀 오래하는 편이다. 그래야 깊이도 생기고 연기적으로 많이 느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일본에서 돌아온 후 한 작품이 세 편 밖에 안 된다. 물론 다양한 작품에서 변화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반대로 ‘오나라’ 하면 어떤 작품이 딱 떠오르니까 그런 면에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른 모습 보여줄 기회가 있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의 나난과 의 여자 역할이 스물 아홉 노처녀라는 점에서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된다. 나이 대가 같고 현대극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캐릭터가 완전히 상반된다면 또 변화가 느껴질 수도 있을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하면 할수록 다른 면이 보인다. 30대인 인간, 배우 오나라의 오늘은 어떤가? 실은 작년에 위기감 비슷한 걸 느꼈다. 여배우로서 나이 드는 게 어떤 면에서는 연륜이 쌓이면서 연기력이 풍부해지는 장점이 있겠지만, 한편으로 좋아하는 것을 다 할 수 없이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것, 한계가 생긴다는 것 등에 대해 위기감이 생겼다. 또 너무 잘하고 예쁜, 파릇파릇한 후배 배우들이 치고 올라온다는 것도 포함되고. 어떻게 해야 오랫동안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하고 기도도 많이 했는데, 그런 걱정들이 다 부질없다는 것을 요즘에 느꼈다. 어떤 사람이나 굴곡이 있기 마련이고, 올라가면 또 내려가지 않느냐. 이런걸 경험하면서 사람이 성숙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 40대 되신 선배 배우에게 여쭤봤는데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있다고 하시더라. 40대가 되면 거기에 맞는 배역들이 있을 것이고, 2, 30대가 못하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겁먹지 말라고 하셨다. 그게 큰 위안이 됐고, 실제로 요즘에 느끼고 있다. 현재에 만족하고 있고 드라마나 영화 등 많은 경험들을 쌓으려고 한다. 영화도 계획 중인가? 아마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너무 어렵다 보니까 찍다가도 엎어지고. 그래서 아직 말하면 안될 것 같다, 80%정도 된 다음에(웃음). 많은 일들에 도전하고 있다. 수원대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강의라고 말하기도 좀 창피하다(웃음). 무용과 출신이어서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워본 적도 없지만 현장 경험으로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 중이다(웃음). 그래서 학생들에게 나도 현장에서 뛰고 있는 배우고, 너희들도 앞으로 몇 년 후면 무대로 나올 친구들이기 때문에 금방 선후배로 만나게 된다, 교수와 제자가 아닌 선후배로 이야기를 해 보자고 말한다. 스스로 느꼈던 노하우를 알려주는 시간을 갖고 있다. 활동을 쉰 적이 없는 것 같다.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를 하는 8개월 간만 공연을 안 했었다. 그러면 쉰 적이 없는 건가?(웃음) 내가 워크홀릭 인 것 같다. 쉬면 불안하고, ‘내가 왜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에 우울해 진다. 집에 있을 때도 바쁘다. 이 방 갔다가, 저 방 갔다가, 청소하고 빨래하고,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안 그러면 밖에 나가서 뛰기라도 하던가(웃음). 곧 를 이어서 하고 끝남과 동시에 무언가를 할 준비 중이다. 앞으로 가 몇 회까지 갈 것 같나? 음, 를 넘었으면 좋겠다. 10년? 농담으로 “시즌 12쯤엔 연출할까?” 그러기도 한다. (연출에 관심이 있냐고 물으니) 연출은 못한다(웃음). 작품이 퇴색되지 않고 지금 있는 그대로, 장난 많이 안 치고 계속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계속 하는 것 같다. 했던 배우들이 빠지고 나면 다른 색깔의 무대가 만들어지더라. 그런 부분에서 좀 안타까움을 느꼈었는데, 누군가가 중심을 잡아서 탄탄하게 만들어 놓은 후에 나가면 안심이 될 것 같다. 가 변색되지 않고, 그대로,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6.17 / 조회 17,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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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회 맞은 <김종욱 찾기>에 <마이 스케어리 걸>이 침입했다?!
7년 전에 만난 첫사랑을 찾기 위해 섬 끝까지 뒤져봤지만, 나의 김종욱은 어디에도 없어 힘 없이 올라 탄 서울행 기차. 앗! 그런데 이게 누구야? 떡 하니 남의 자리에 앉아 맥반석 계란을 깨 먹는 ‘사이 좋은 엽기 커플’이 있었으니. “이거 이태리행 아니에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물어보는 두 사람, 바로 뮤지컬 에서 만난 달콤 살벌한 연인, 뮤지컬 의 대우와 미나다. 김종욱이, 첫사랑 못 잊은 노처녀가, 멀티맨이 아니어도 놀라지 마시길. 2006년 초연 이후 관객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한국 대표 창작 로맨틱 코미디’로 자리해 온 뮤지컬 가 1000회 공연 돌파를 맞아 관객들에게 ‘역대 김종욱의 깜짝 등장’을 선물로 마련하고 있다. 1000회 공연이었던 지난 화요일 배우들과의 맥주 파티로 이벤트를 시작한 에서 한 주간 역대 김종욱이 까메오로 등장한다. 그 시작은 지난 해 시즌 3의 김종욱, 김재범과 현재 그와 함께 에 출연 중인 방진의. ‘남의 집 밥상’ 앞에 조금은 쑥스러운 방진의에 반해 김재범은 여유 만만. “나 때도 큐빅 의자가 자꾸 비스듬히 벌어졌어”라고 아련한 추억 여행까지 떠나는 그에게 연출가도 “재범이가 다 아니까 이 씬 끝나면 같이 상수에서 등장하면 돼”라며 연습 내내 무한 신뢰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현재 시즌 4에 출연 중이며 초연부터 매 시즌 출석한 오나라는 누구보다 손님들의 방문이 즐거운 듯. 1000회 공연 맞이 이벤트 소식을 담고자 찾은 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오히려 연신 개인 카메라로 김재범과 방진의를 찍으며 이들의 소감을 물었던 그녀가 이날 만큼은 가장 적극적인 ‘기자’이기도 했다. 공연 중 김재범과 방진의가 등장해 의 몇 부분을 자연스럽게 연출하며 충실한 행인 역할로 또 다른 웃음을 줬던 수요일 공연에 이어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강필석과 이율의 깜짝 등장이 예정되어 있다. 배우 사인회와 프로포즈 이벤트, 와인 파티도 빼 놓을 수 없는 재미가 될 것이다. 와 의 은밀한 사전 접촉 현장시즌 4의 주인공들즐거운 나라~"오늘 까메오 출연 소감은 어떠신지요?""음...내가 몇 번째였더라? 아! 6번째다!"몇 대 김종욱이었는지 묻자 손가락을 꼽으며 한참을 생각하던 김재범. 마이크 찰 때까지는 다 세어야 해~맹 연습 중인 김종욱(조강현)과 멀티맨(최대훈)."제군들 잘 하고 있습니까?" 군기잡는 중? 이 둘의 사랑을 멀티맨이 제대로 깨고 들어갈 준비중!"내 첫사랑, 이제는 미나만 좋아한다며?"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는 두 사람, 조금은 과격한 애정표현?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6.11 / 조회 20,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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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마이 스케어리 걸>과 만난다
대학로 대표 스테디 셀러 뮤지컬 가 오는 6월 9일 1000회 공연을 맞이한다. 엄기준, 오만석, 원기준, 신성록, 김무열, 김재범 등 뮤지컬계의 대표 스타를 배출한 의 1000회 기념행사에는 김종욱 역할로 출연했던 배우 강필석, 이율 등이 멀티맨으로 등장,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배우 김재범은 공연중인 뮤지컬 (5.30~7.19, 신촌 더 스테이지)의 파트너 방진의와 함께 출연, 극 중 한 장면을 선보이며 에 출연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배우들과 함께하는 맥주 파티와 사인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진행된다. 1000회 공연 중 203회에 무대에 올라 의 최다 출연배우가 된 오나라는 “엄기준, 오만석, 원기준, 김무열 등 11명의 김종욱을 만나며 400번 이상의 키스를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첫사랑을 찾으러 무대에 설 때 마다 설레임을 느낀다, 앞으로도 첫사랑을 만나는 떨림을 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6월 2일 초연한 는 오픈 이후 90%의 객석 점유율을 유지하며 21만 관객을 동원,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오나라)과 남자인기상(오만석), 제1회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전병욱)과 작사/극본상(장유정), 남자인기상(오만석), 여자인기상(오나라)을 수상하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계보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4를 맞이한 는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며 1000회 공연 기념 행사인 ‘Special Week’는 오는 6월 9일 부터 6월 14일 까지 진행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6.04 / 조회 28,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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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찾기> “한양서 김종욱 찾기” 첫 오디션!
소극장 창작 로맨틱 코미디 붐을 일으킨 뮤지컬 가 첫 공개 오디션을 실시했다. 이번 오디션을 통해 그 동안 엄기준, 오만석, 김무열, 김재범 등 젊은 배우들이 맡았던 주인공 김종욱을 비롯하여, 첫사랑을 찾는 여자 주인공, 그리고 1인 22역을 소화해야 하는 멀티맨이 선발될 예정이다. 지난 9일 대학로의 오디션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응시자들은 단연 멀티맨을 꿈꾸는 배우들. 극중 의상을 입고 오거나 소품을 준비해 오는 것은 기본이다. “됐습니다”라는 심사위원들의 말에 “다른 장면도 준비해 왔는데요”하고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씩씩함이 가장 돋보인다. 2006년 초연부터 현재 오픈런 공연까지 꾸준히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처음 열린 공개오디션을 두고 김동연 연출은 “이제 새로운 인물이 숨어 있지 않을까 찾아볼 때”라고 말하며 “여심(女心)을 잡을 외모와 분위기, 또 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연기력과 노래 실력 등 다양한 부분을 갖춰야 하는 ‘김종욱 찾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오디션 분위기를 전했다. 오는 4월 공연부터 더욱 빠른 전개와 아름다움이 강조되는 무대, 수정된 뮤지컬 넘버 등이 선보일 뮤지컬 에서 이번 1차 오디션을 포함해 2차 오디션을 통과한 최종 배우들이 이 무대의 첫 주인공이 된다. 뮤지컬 오디션 현장"무슨 구혼 광고를...나 암소야?""제가 역마살이 심해서 도통 집구석에 붙어있질 못해요.""짜라짜라 나마스테 인디아~"기다릴 때가 더 떨리는 오디션"운명은 항상 곁에 있는 거죠, 깨닫지 못할 뿐."누가 가장 잘 어울릴까?"꼭 만나야 한다면, 한번은 다시~""그래서 맨날 야근하고 월급 깎였어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2.11 / 조회 16,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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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소리에 귀가 번쩍, 몸짓에 눈이 휘둥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글을 알고 귀가 트인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 공연의 문은 이것으로 열리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비단옷이며 빛나는 장신구를 가득 지니고 우아하게 백성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평강공주 옆에서 그녀를 질투하는 귀여운 하녀 연이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설화를 바탕으로 생각과 말과 행동을 비틀어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공연, 가 다시 대학로 무대에 섰다. 2008년 한 해 동안 ‘사실적으로 간다’ 이름 아래 그들만의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는 극단 간다가 하반기 선보이는 뮤지컬 작품들 중 첫 타자로 ‘거평’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2004년 초연 이후 아카펠라 뮤지컬의 타이틀로 전국을 휩쓴 이 새로운 시도는 최근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무대에도 올랐다. 대사가 있긴 하지만 소리와 몸짓이 탁월한 넌버벌의 힘이었을까, 재치 있는 젊은이들의 패기 덕분이었을까. 2년 만에 다시 서울에 선 놀고 웃는 무대에 기운이 더욱 커졌다. ‘예쁜 내 얼굴 비춰볼 수 있는’ 평강의 거울을 훔쳐 숲 속 동굴 안에서 몰래 혼자만의 공주 놀이에 빠져있던 연이에게 네 발로 걷는 야생소년이 나타난다. 진정한 평강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한 명의 바보를 장군으로 승격시킬 수 있는 자기만족의 기회가 그녀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지만 이 작품은 해피엔딩이다. 야생소년이 장군이 되는지, 연이가 평강이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귀한 사람’이라는 만고불변의 교훈을 슬쩍 던져 놓고는 이야기도, 배우도, 관객도 좋다고 웃고 만다. 몸을 구부려 통로를 만들고, 둘, 셋, 혹은 넷이 엉켜 산과 들을 그릴 때, 유유히 떠 있는 백조로 변신하여 이곳이 호수임을 알려줄 때 그들의 상상력과 재치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초연 때부터 야생소년 역을 맡고 있는 진선규는, 또 다른 모습을 생각해 낼 수 없을 완벽함으로 거침없이 무대를 휘젓는다. 에서 말은 소통을 위한 여럿 중의 한가지 방법으로 평범해졌다. 그 대신 몸과 소리가 한계 없는 무대 장치, 자유자재로 연주 가능한 세션맨들을 무대 위에 즉석해서 세우며 최고 소통의 길로 자리하고 있다. 단지 ‘기발한 발상’에서 깊게 확장하지 못한 이야기의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친근한 우리 이야기를 새콤하게 풀어내고 있는 이 무대 만큼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 작품이 그리 많지 않음도 사실일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2008.10.30 / 조회 1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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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노래방 가서 애기 좀 할까?] 노래방에선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지
공연장으로 입장하는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 어떤 이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를 초조히 기다리고 있다. 다른 이는 배우들의 사진이 실린 프로그램을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고 또 누구는 열심히 대걸레로 무대 바닥을 닦고 있다. 여기 배우와 관객이 섞여 있는 풍경은 연극이기도 하고 또 아니기도 하다.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2008년 한해 동안 펼치는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인 연극[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의 첫 장면은 그간 ‘간다’가 선보여 온 작품의 특징인 ‘에누리 없는 리얼리티’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둥근 회전 무대 위에 노래방 기기 하나, 나란히 놓인 흔한 긴 소파 한 쌍. 이곳에 들어오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노래방은 노래를 부르는 장소가 아닌, 우리들의 한 순간을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삶의 조각들이 쌓여가는 곳이다. 노래방 주인은 노래방 뿐만이 아니라 극을 바라보는 관객과, 순간의 기로에 서서 갈등을 맛보는 등장인물들까지 관리 한다. 무대와 객석, 배우와 관객, 허구와 실제의 경제가 모호해진 이곳에서 그는 자신 그대로 관객과 배우로 분하며 자기 고백과 인간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데, 여기서 관객들은 작품을 향한 경계심이 해체되기 마련이다. 삶을 향한 투명한 돋보기 작품에서 ‘간다’의 특기인 일상을 들여다보는 마이크로적 시선은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이별을 겪는 젊은 남녀, 재혼을 앞둔 조심스러운 중년층에게 향한다. 따로 또 같이 노래방에서 겪어 나가는 일상의 순간들은 연민이 담뿍 묻어져 나오고, 삶의 아이러니함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듦과 동시에 공감과 동조의 뜻으로 쉴 새 없이 웃음을 터트리게 하고 있다. 밥을 먹고 왔다는 아들에게 끊임없이 ‘한 숟가락 뜨라’는 부모, 불 같이 화를 냈다가도 헤어짐을 이야기 하는 여자친구 앞에서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으며 ‘잘 할게’를 말하는 남자, 사랑이 달아준 날개가 어깨에 놓인 지난 세월의 짐 때문에 제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 중년의 그들은 수 없이 겪고 아파하고 또 잊어버리는 우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다. 리얼리티와 더불어 노래방을 둘러싸고 있는 놀이터가 있음으로 해서 연극적인 미학이 힘을 발휘한다. 극 중 인물들은 구름다리를 오르고, 그네를 타며 무대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자신의 지금에서 한 발짝 떨어져 나가 스스로를 관조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며 관객들에게도 쉼의 기회를 준다. 공간의 이동은 실제의 ‘분’과 ‘초’보다 울타리가 넉넉하여 상상의 가능성을 더욱 확장시킨다. ‘존재란 무엇이고, 삶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이야기 하는 방법은 ‘거대담론’의 무게에 지레 눌려 아둥거리지 않고, ‘다 그렇지 뭐’를 말하며 편하고 알차게 다가온다. 배우들의 연기는 어색함을 모르고 맛깔지다. 젊은 연극 집단의 힘이 그대로 들어나는 것이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2008.03.17 / 조회 9,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