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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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늘근도둑이야기’ 2월 막공 앞두고 마지막 티켓 오픈
연극 ‘늘근도둑이야기’가 1월 13일 마지막 티켓 오픈을 진행했다. 공연은 오는 2월 26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작품은 부조리하고 답답한 현시대를 향한 돌직구와 해학적인 풍자를 담고 있다. 대통령 취임 특사로 풀려난 ‘더늘근 도둑’과 ‘덜늘근 도둑’이 미술관 금고를 털려다 실패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뤘다.연극 ‘늘근도둑이야기’는 2015년 11월 강남에 이어 대학로에서 공연을 시작해 500회가 넘는 장기 공연을 이어왔다. 작품은 그동안 배우 박철민, 민성욱, 태항호 등 여러 개성파 배우들과 함께했다. 배우들은 오랜 기간 서로 호흡을 맞춰온 만큼 거침없는 애드리브와 시너지로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공연은 오는 2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3관에서 계속 진행된다.사진 제공_(주)나인스토리 전하영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1.17 / 조회 2,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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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무표 연극 '원파인데이'…최덕문·박해준 총집합
스무살 차이무, 창단 20주년 갈무리
민복기 신작 12월4~내년 1월3일 공연
대학로 예술마당 2관 무대 오른다차이무 20주년 기념작 네번째 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민복기 대표의 신작 연극 ‘원파인데이’ 출연진(사진=차이무)[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단 차이무가 2015년 창단 20 주년을 맞아 성년 잔치 중인 가운데 신작 ‘원파인데이’로 관객과 다시 만난다.차이무는 올 1월 첫 뮤지컬 ‘달빛 요정과 소녀’에 이어 8 월 연극 ‘거기’를 무대에 올렸으며,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두 편의 신작(꼬리솜 이야기·원파인데이)과 한 편의 재공연작(양덕원이야기)을 끝으로 20주년을 갈무리할 예정이다. 이상우 예술감독의 창작 신작 ‘꼬리솜 이야기’의 29일 마지막 공연 이후 12월 4일부터는 민복기 연출의 신작 ‘원파인데이’를 선보인다.20년 기념작 네 번째 공연인 ‘원파인 데이’는 민복기(작·연출) 차이무 대표의 신작이다. 작품은 작가가 실제로 겪은 단 하루의 사건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어느 날 키우던 개가 동네 아주머니를 심하게 물어 병원에 갔다가 취객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며 기막힌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소동극이다. 차이무 측은 “작가가 살던 양평 어느 마을에서 벌어지는 우스운 소동에 관한 얘기다. 등장 인물들은 어디선가 꼭 본 것 같고 마치 내가 겪은 적이 있는 것 같은 우리 고향의 이야기”라며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경쾌하고 코믹하게 풀어내는 것이 민복기 대표의 특기다. 사람 사는 냄새를 고스란히 전할 뿐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쪽으로 흘러가면서도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진짜 이야기를 능청스럽게 풀어낸다”고 말했다.최덕문 박해준 오용 송재룡 민성욱 이중옥 등 차이무의 코미디 전공 배우들이 총집합했다. 차이무의 맏언니 신혜경·박명신·김정영과 공상아가 동네 아주머니 역할을 맡아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김소진과 오유진은 각각 진경으로 분한다. 진경과 헤어진 연인인 정훈 역에는 영화와 TV드라마를 오가는 배우 박해준과 민성욱이 열연한다. 감초 역인 취객 역에는 최덕문과 오용이, 개장수 역할은 송재룡, 경찰 역에는 이중옥이 연기한다. 오는 12월4일부터 2016년 1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공연한다. 02-747-101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5.11.29 / 조회 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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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괜찮아요, 우리 다 그래요”
성수기 관광객도 빠져 호프집에 생맥주도 채워두지 않는, 어느 한가롭거나 조용하거나 지루하거나 뻔한 강원도의 한 바닷가 부채끝 마을. 여기, 손님이 없어도 부지런히 바닥을 닦고 매일 보는 동네 형님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총각 카페 주인 병도가 있고, 생맥주가 없다니 병맥주 아무거나로 목 축이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 장우도 있으며, 늙고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순박한 진수도 있다. 가장 어린 카페 사장 병도는 30대 중반이요, 진한 사랑의 기억에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아린 장우는 50대 초반, 그 사이 진수는 40대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총각. 부채끝 마을 노총각 셋의 대화는 뻔해서 한 달 전에도 봤던 사람, 석 달 전에도 하던 일의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아비 잘 만난 덕에 호텔 사장님 소리 들어가며 부동산 개발에 앞장서는 춘발이 묘령의 아름다운 서울 여인과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상우 연출의 연극 는 강원도 부채끝 마을 호프집의 한 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왁자지껄하다가도 이내 고즈넉한 여운을 남기는 강원도 사투리가 난무하고 아리따운 여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노총각의 속내가 피실피실 삐져 나온다. 하지만 ‘거기’는 꼭 여기만이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거기, 그 사람이 사는 그곳, 우리가 사는 여기, 즉 사람이 사는 그 모든 곳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아무데나’는 아니다. 애들이나 믿는 귀신 이야기를 다 크고도 남은 어른 넷이 귀를 털고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한번 깜짝 놀라는 곳,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지 여자가 왈칵 마음의 짐을 쏟아내게 만드는 곳, 따뜻한 곳, 떠나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런 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 하지만 그 어떤 절정보다 더 거대한 마음의 동요가 고요하게 일어난다. 바로 귀신 이야기에서다. 애들의 치기 어린 꾸밈이나 허약한 사람의 헛된 망상이 아니라 “우리도 다 그래”하고 처지가 다른 네 남자와 한 여자의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게 맞닿는 기적, 바로 에서는 맥주 한잔 앞에 둔 이들의 두서 없는 수다 속 귀신 이야기를 통해 이런 포근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원작자 코너 맥퍼슨이 를 통해 단숨에 유수의 상을 휩쓴 것도, 한국에서 2002년 초연 이후 10년 간 진심 어린 뜨거운 박수를 받아 온 것도 바로 이 같은 요란하지 않은, 따뜻함이 힘이 크다. 거기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극단 차이무 배우들의 호연도 단단히 한 몫 한다. 강신일, 김승욱, 이대연, 정석용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익숙한 명 연기의 배우들은 차이무의 자랑이자 힘이다. 최근 드라마 ‘골든 타임’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이성민과 송선미의 합류 소식에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다른 출연진들도 저마다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으니 캐스팅을 결코 염려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진수 역의 송재룡은 배우 이외의 직업은 떠올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사하고 있어 누구라도 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연극 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여 차례로 선사하는 ‘이것이 차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를 보면, 극단 차이무의 작품이 가진 남다를 ‘차이’를 깨닫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이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2.10.11 / 조회 13,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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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이성민·송선미·정석용, 연극 <거기> 출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주역 이성민·송선미·정석용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오는 10월 초순부터 차례로 연극 에 합류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는 극단 차이무와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번째 작품.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이성민은 이 연극에서 온천호텔 주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 춘발 역을, 정석용은 설비보수용품 가게 주인 진수 역을 맡았다. 송선미는 남모를 사연을 가진 서울 여자 정으로 분한다. 이들이 소극장 무대에서 보여줄 연기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는 오는 11얼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 이다엔터테인먼트
2012.09.17 / 조회 13,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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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공연
연극 ‘거기’가 2012년 9월 7일(금)부터 11월 25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거기’는 극단 ‘차이무’와 엔터테인먼트 ‘이다’가 만든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사회성을 담은 시사코미디인 동시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힐링연극이다.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다.작품은 동해 해수욕장의 작은 카페에 네 명의 사내와 한명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낯선 여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돌며 카페인 ‘거기’에서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내들의 귀신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은 ‘코너 맥퍼슨(Conor McPherson)’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했으며,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의 배우로는 ‘추적자’의 강신일, ‘더킹투하츠’의 이성민이 출연하고, 연출은 이상우가 맡았다. 최정인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1 / 조회 10,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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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막장드라마가 터뜨리는 폭소, <웨딩스캔들>
“미안해” “흥, 뭐가 미안한지는 알아?” “내가 앞으로 잘할게” “……” (포옹하는 두 사람) 대사만 들으면 딱, 연인들이나 주고받을 법한 대사다. 그런데 이 대화를 이성애자 남자와, 늘어진 추리닝을 입고 다리를 긁적이며 온라인게임에 빠져 사는 그의 십년지기가 주고받는다면? 연극 은 크게 두 가지 재미를 축으로 돌아간다. 한 가지는 여자라면 맥을 못 추는 멀쩡한 이성애자 남자들이 어쩌다 보니 '밀당'을 하며 신혼부부처럼 달콤한 애정표현을 하게 되는 상황이다. 그 경위는 이렇다. 돌아가신 고모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게 된 앙리. 그런데 유상 상속에는 조건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결혼을 해서 1년간 혼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여자에게 얽매이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는 바람둥이 앙리는 친구 노베르의 조언에 따라 게임중독자이자 극작가인 친구 도도와 '게이 결혼식'을 치른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부부행세를 하던 두 사람은 어느새 다림질이나 음식쓰레기 처분을 두고 말다툼을 하고, 홧김에 짐을 싸기도 하면서 묘하게 진짜 부부를 닮아간다. 또 한가지 재미는 한국형 막장드라마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얽히고 설킨 관계다. 앙리의 여자친구 엘자, 아버지 에드몽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진 것. 앙리는 난감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도도를 지적장애를 가진 남동생으로 만드는가 하면, 자신을 게이라고 믿게 된 아버지에게는 엘자를 노베르의 아내라고 소개한다. 황당한 상황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우스꽝스런 대사는 쉴새 없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빛나는 것은 도도 역을 맡은 개그맨 김늘메의 연기다. 김늘메는 무표정한 얼굴로 능청스럽게 코믹한 대사를 던지고, 다른 배우들의 대사에 찰진 추임새를 넣으며 폭소를 이끌어낸다. 빠른 속도로 말할 때는 발음이 부정확하지만, 관객들은 그의 천연덕스런 연기에 마냥 웃기 바쁘다. 를 볼 때 아무도 발음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드라마 에 '고기자'로 등장했던 앙리 역의 이희준도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친다. 에드몽 역의 남문철, 노베르 역의 우지순, 엘자 역의 박민정 등의 연기도 마찬가지로 꼬집을 데가 없다. 만약 흠이 있다면, 프랑스 원작을 번역해 들여오면서 군데군데 어색해진 대본의 탓일 것이다. 사실 의 내용 중에는 납득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게이 결혼식을 감행할 정도로 한 여자와의 정착을 거부했던 앙리가 갑자기 엘자를 사랑하게 된 것과, 독실한 신자인 그의 아버지가 알고 보니 게이라는 설정이 조금은 억지스럽다. 하지만 만사 제쳐두고 웃고 싶은 사람, 유머 코드가 평균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작품이다. 100분 동안 실컷 웃을 수 있을 테니.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학전
2012.03.23 / 조회 13,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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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연극 ‘게이 결혼식’, 3월 아시아 최초 한국 초연!
연극 ‘게이 결혼식’이 2012년 3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열린다.연극 ‘게이 결혼식’은 2011년 1월 프랑스 초연 이후 관객과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작품은 프랑스 작가 ‘제라드 비통’과 ‘미셀 뮌즈’가 공동 작업했다. 800석 규모의 무대에서 장기 공연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셸 뮌즈’와 ‘제럴드 비통’은 각각 프랑스의 청소년 시리즈물과 텔레비전 영화로 알려진 인기 작가다. 이들은 ‘아! 만약 내가 부자라면’, ‘선인장’, ‘당신이 인정한 은행의 실수’ 등을 함께 제작해 흥행을 이끌어냈다. 연극 ‘게이결혼식’은 그들의 첫 번째 희곡이다.연극 ‘게이 결혼식’의 연출을 맡은 민준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했다. 그는 졸업생과 함께 2004년 ‘간다’는 극단을 만들어 아카펠라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와 ‘너와 함께라면’ 등을 연출했다.연극 ‘게이 결혼식’은 바람둥이 주인공이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하는 거짓 결혼 생활을 다룬다. 이번 작품은 유럽인들 특유의 유머를 그대로 살릴 예정이다. 이민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02 / 조회 1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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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문화재단, 작품창작에 직접 뛰어들다!
50만이 넘는 인구로 지속적으로 발전 중인 화성시에는 지역민의 새로운 문화 랜드 마크로 자리매김한 화성시문화재단이 있다. 화성시문화재단은 화성아트홀, 반석아트홀, 동탄복합문화센터 야외공연장 등 3개 공연장을 운영 중이다. 화성시문화재단은 연극,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지만 지역민들을 위한 창작 공연 제작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지역공연장에서 직접 작품을 제작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 벌써 네 번째 창작 공연을 무대에 올린 화성시문화재단의 숨은 노력은 무엇이었을까. -화성시문화재단, ‘창작극 프로젝트’로 질 높은 창작 콘텐츠 육성 화성시문화재단은 지난 12월 16일부터 동탄복합문화센터 반석아트홀에서 창작극 프로젝트 ‘악역배우 남달구’를 공연 중이다. 이번 공연은 화성시문화재단의 창작극 프로젝트 네 번째 작품이다. 화성시문화재단은 그동안 창작공연 활성화와 자체 콘텐츠 개발을 위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경기공연영상위원회 등과 연계해 다양한 창작 작품을 제작해왔다. 2010년 연극 ‘李霜탄생 100주년, 이상 12月12日’, 가족뮤지컬 ‘날아라, 하늘아’, 2011년 창작 국악뮤지컬 ‘비틀깨비’ 등 장르도 다양하다. 가족뮤지컬 ‘날아라, 하늘아’는 제9회 김천전국가족연극제에서 일반경연부문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화성시문화재단 공연사업팀의 김태철 팀장은 “설립이후 초반부터 발 빠르게 창작화 작업에 뛰어들었다. 좋은 작품을 제작하고 육성하는 것이 작품 창작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창작 네 번째 작품인 ‘악역배우 남달구’에 대해 “메말라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연말에 가슴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감동 연극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오던 중 이 작품을 만났다”고 말하면서, “작품의 원작이 방송콘텐츠진흥원 뉴미디어 콘텐츠 공모전, HD 영화부문 대상을 수상한 수작”이라고 밝혔다. -‘창작극 프로젝트’ 네 번째 작품, ‘악역배우 남달구’ 국내 순수 창작극으로 2011년 12월, 첫 무대를 올린 연극 ‘악역배우 남달구’는 지난 12월 25일까지 동탄문화센터 반석아트홀에서 성공리에 공연됐다. 작품은 극작가 겸 연출가인 이해제 연출의 신작이다. 이해제 연출은 최근 ‘웃음의 대학’, ‘키사라기 미키짱’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연극 ‘악역배우 남달구’는 캐스팅으로도 화제가 됐다. ‘남달구’ 역에는 영화 ‘황해’, ‘이끼’ 등 선 굵은 영화에서 악역을 도맡아 해 온 배우 이철민이 캐스팅됐다. 아빠인 ‘악역배우 남달구’가 꼭 주인공이 되기를 바라는 딸 ‘지원’역에는 드라마 ‘고맙습니다’, ‘지붕뚫고 하이킥’ 등에서 명연기를 선보인 아역배우 서신애가 출연했다. 서신애는 실제 동탄지역 출신 배우로 지역민들의 큰 응원과 관심을 받았다. 가슴 따뜻한 ‘남달구’ 부녀의 이야기는 많은 관객에게 눈물과 웃음을 주며 높은 호응을 받았다. 공연의 관계자는 “웃으면서 눈물이 나는 수작이다. 배우와 연출가 모두 롱런가능작으로 예상해 내년 상반기에는 대학로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화성시문화재단, 홍보마케팅과 프로모션까지 주도적으로 진행해 지역공연장이 국내 창작공연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태철 팀장은 “화성시문화재단은 지역공연장으로서 좋은 창작 작품, 지역에 기반을 둔 창작 콘텐츠를 인큐베이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획사와 공동제작해서 기틀을 마련하면 공동제작한 파트너가 스스로 작품을 키워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화성시문화재단은 제작비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홍보마케팅과 프로모션까지 주도적으로 진행한다. 제작과 작품연출은 분리한다. 연출자에게 작품 연출에 대해 전권을 맡겨 아티스트의 창작의욕을 살리고 제작 이후에 작품이 꾸준히 성장해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2012년 화성시문화재단에서는 어떤 새로운 창작 공연을 만날 수 있을까. 김태철 팀장은 “화성은 예로부터 ‘충, 효, 예’의 고장이다. 화성아트홀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정조(건능)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윤능)의 묘인 윤건릉도 있다. 이를 기반으로 ‘효’를 근간으로 한 작품을 제작할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창작공연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화성시문화재단의 2012년 새로운 활약에 대해 화성시민들과 국내 공연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2.26 / 조회 1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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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늘근도둑과의 포켓볼 한 판!
연극 의 늘근도둑 이성민, 덜 늘근도둑 송재룡, 수사관 최덕문. 이번 플디팬미팅의 주인공은 연기가 특기이자 인생의 목적이면서, 당구를 취미로 즐기는 세 남자다. 당구실력 300을 자랑하는 송재룡이 공연관람 후 준비된 ‘포켓볼 내기’를 위해 팬미팅 당일에 특별 게스트로 합류했다. 이번 플디 팬미팅에는 “극단 차이무 대표 꽃중년 배우 이성민을 만나게 해달라”, “드라마 ‘추노’ 조선비 최덕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신청자들 가운데 뽑힌 총 여섯 명의 여인들(동반 1인)이 의 얼굴이자,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들과 함께 활기 넘치는 데이트 시간을 보냈다. 이번 팬미팅은 공연관람, 공연장 내에서의 배우와의 대화, 포켓볼 내기로 이어졌다. , 이게 바로 生연극 Q. , 오늘 공연 배우 분들 에드립이 장난 아니던데요?! 오늘 정말 두 늘근도둑(이성민, 송재룡)들이 빵빵 터졌어요. 전 원래 이대연, 김뢰하 페어와 공연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합류한 거거든요. 저도 재미있게 하긴 했는데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대책이 없던데요(웃음). (송)재룡이 같은 경우는 때부터 재기 발랄함을 막을 수 없는 친구에요. Q. 배우님은 이번 공연을 “고통스러운 만남” 이라고 표현하신 걸 봤어요. 힘들었어요. 다른 촬영과 겹치면서 연습 시간 자체가 빠듯하기도 했지만, 연출님이 4페어 가운데 우리 팀을 잘 안 봐주시는 거에요(웃음). 거의 홍길동처럼 구석에서 연습하고, 신발장 있는 곳에서 연습하고. 이중욱이라는 배우하고 2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연습을 했어요, 정말 밥 먹으러 걸어가는 시간에도 연습을 했는데 이중욱 배우가 갑자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첫 공연도 같이 못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송재룡 배우와 하고 있습니다(웃음). Q. 송재룡 배우님은 계속 노인 역할을 맡고 계시잖아요. 애환은 없으세요? 아, 걱정됩니다. ‘차이무 노인전문 배우’로 불리고 있어요. (이렇게 젊고 귀여우신지 몰랐어요) 아하하하, 감사합니다.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세 남자는 “차이무 신작에 대해 뼈저리게 고민하고 있다”며 “극단 차이무다운 신작으로 곧 무대에 오르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2009 연극부문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흥행 홈런을 날린 연극 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대표 시사연극으로 1989년 초연 이후 문성근,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등 걸쭉한 개성파 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이다. 즐거운 포켓볼 한 판!편을 뽑자!이것이 바로 '뒤짚어라, 엎어라!'대결 시작!고수1고수2고수3공은 어디로?아슬아슬~이것이 바로 탄식~내 공은 어디로?이걸 왜 못해요, 왜~!그걸 왜 못 넣어요, 왜~!그냥 손으로 하세요~그냥 손으로~승리는 우리의 것!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3.16 / 조회 19,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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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사랑은 마법이다, ‘올모스트, 메인’
보랏빛이 드리운 말간 무대는 조용히 관객을 응시한다. 세트는 애초에 없었다. 배우가 무대요, 그들 간의 호흡이 배경이다. 단출한 무대는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한눈을 팔 곳이 없다. 관객은 오로지 배우의 움직임만을 뒤좇는다. 몽롱한 보랏빛이 관객을 감싸자, 서서히 불이 꺼지고 조용한 틈새로 배우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무대 한켠에서 비춰오는 보랏빛은 다양한 사랑의 자태를 관객에게 여실히 전달한다. 사람의 감정이 여럿이듯 사랑의 모습도 여럿이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맹맹한 사랑, 달콤한 사랑, 쌉싸래한 사랑, 매콤한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의 맛’을 선보인다. - 마법 한 스푼, 오로라 한 입 갖가지 사랑의 감정이 극장 내를 둥실 떠다닌다. 입을 열어 그 맛을 보면 새콤함, 씁쓸함, 외로움, 그리움 등 로맨틱하면서도 아픈 맛이 입안을 감돈다. 편안히 자리 잡고 앉은 관객은 기어코 그 다양한 맛에 빠져들어 자신도 모르는 채 온갖 사랑을 맛본다. 사랑은 몸서리치게 달콤하기도 하고 그 행복함 속에 괴로움과 눈물 나게 매운맛이 들어 있기도 하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다양한 등장인물을 내세워 다채로운 사랑의 ‘맛’을 느끼게끔 한다. 잔잔히 펼쳐지는 연극은 물 흐르듯이 관객의 가슴을 파고든다. 총 9개의 ‘사랑의 향’이 들어 있는 이 작품에서 나와 비슷한 사랑을 하는 인물 한 명쯤은 만날 수 있다. -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 모든 것은 공감에서 비롯된다. 객석과 무대가 분리되어 있지만 관객과 배우의 마음은 한 공간에서 숨 쉰다. 배우의 땀은 관객을 적시며, 그들의 한숨은 관객의 마음에 내려와 앉는다. 관객과 배우를 하나로 엮는 것은 공감에 있다.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이기에 배우의 한숨은 나의 한숨이 되고, 나의 눈물이 배우의 두 뺨에서 흐른다. 늘 지켜만 볼 뿐 사랑한다 고백하지 못한 끙끙이의 마음도, 떠나가는 사랑을 잡지 못해 슬픈 이의 마음도, 타인과는 다른 사랑을 하는 사람의 마음도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따스히 품는다. 이 따뜻함에 기대어 관객은 이루지 못한 자신의 사랑을 위로받는다. - 달콤함과 담담함 사이 이 작품이 사랑 이야기로 치장했음에도 달달함에 질리지 않는 건 사랑에 관한 다양한 시각과 해석에서 비롯된다. 사람이 하나의 감정만 느끼지 않듯이 사람이 하는 사랑에도 새로운 관점이 존재함을 넌지시 보여준다. 조각난 심장을 손에 쥐고 다니는 그녀는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오로라가 뜨는 곳에서 그를 배웅해주고자 먼 길을 떠나온 그녀는 급작스럽게 자신의 입술을 훔쳐간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사랑하는 이의 마지막을 지켜주고자 떠나온 길에서 그녀는 새로운 사랑을 잡으러 손을 내민다. 이렇듯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다 금세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 미워 보이지 않는 것은 신선한 시각과 해석에 있다. 관객은 그녀를 원망의 눈초리로 바라보기보다 되레 돌처럼 굳어버린 그녀의 심장이 다시금 뛰길 바란다. 사랑에 관한 다양한 모습을 통해 세상에는 내가 이해 못 할 사랑도 많다는 것을 슬며시 알려준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묵묵함을 자랑한다. 연극은 이렇다저렇다 떠드는 법이 없다. 조용히 자신의 사랑을 담담한 마음으로 보여줄 뿐이다. 배우들의 열정 역시 뜨겁지만 그 뜨거움을 관객에게 인위적으로 전달하지 않는다. 그 담담함이 오히려 관객을 울린다. 사랑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를 한 곳에 버무려 놓은 이 작품은 다양한 사랑의 관점을 보여주며 은근슬쩍 사랑에 빠지게 한다. 사랑의 갖가지 감정을 맛보게 해줄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오는 1월 3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차이무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10 / 조회 1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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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마법 같은 사랑, 연극 ‘올모스트, 메인’
해질녘을 떠오르게 하는 포스터 전반은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느낌이다. 포스터 중앙을 떡 하니 차지하고 있는 남녀의 그림은 뭔가 우스꽝스럽다. 연필로 쓱쓱 그려낸 듯한 두 사람은 손과 발이 보이지 않는다. 간단한 스케치마저 귀찮았나 보다. 아름다움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이 그림은 자신 앞에 서 있는 상대방을 바라본다. 입을 쩍 벌린 두 남녀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하다. 그들은 뭔가에 놀란 것 같기도 하고 반가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추상적인 둘의 모습에서 표정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남녀가 등장하는 포스터를 보고서 조심스레 이 작품이 ‘사랑이야기’일 거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극단이 차이무다. 좀처럼 사랑이야기를 하지 않은 극단 차이무의 작품이다 보니 사랑이야기일 거라는 추측에 힘이 쭉 빠진다. 예상과는 달리 ‘올모스트, 메인’은 극단 차이무에서 선보이는 알콩달콩 사랑이야기다. 주로 세상에 대한 풍자, 가족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차이무에서 사랑과 삶에 관해 입을 열었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우리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사랑과 삶에 대한 마법 같은 사랑이야기를 담았다. 극단 차이무의 사랑에 대한 유쾌한 해석이 돋보인다.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2004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초연된 후 2005년과 2006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공연되며 관객과 평론가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더불어 2004년과 2005년에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하는 지역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말이 필요없는 연출가 이상우가 맡아 작품에 대한 기대를 더한다. 마술 같은 사랑을 선보일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오는 2011년 1월 3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차이무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29 / 조회 6,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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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23] 우리 집에 왜왔니?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
‘연극열전3’ 세 번째 작품으로 까발려진 쑥대밭 가족오빠가 돌아왔다. 오빠는 돌아왔는데 왠지 느낌이 좋지 않다. 조용히 들어와도 무위도식하는 폭력가장 아버지와 시끄러울 판에 방년 열여덟의 ‘큐빅’을 데리고 왔다. 오빠가 큐빅을 데리고 돌아오자 난데없는 어머니도 돌아왔다. 온 가족이 다 모였더니 진정한 ‘막장’ 혹은 ‘콩가루’가 됐다. 살펴보니 이러하다. 알코올 중독에 백수, 남은 건 오기뿐이라 매일 얻어터지면서도 아들에게 덤벼드는 아버지(이봉조)가 있다. 남편이 꼴배기 싫어 집을 나간 후 ‘함바집’에서 절절한 쌍욕과 함께 동거하다 며느리 입성 소식에 앞치마 집어 던지고 집으로 귀환한 어머니(심수봉)도 있다. 가출 4년 만에 요란스럽게도 돌아와 입으로만 집안을 일으키고 있는 오빠(이경식), 그 오빠 따라 집에 들어와 눌러앉은 큐빅(하소연)까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한 치의 놀람 없이 바라보고 있는 중학생 ‘나(이경선)’가 오합지졸 한 지붕아래 모였다. - 적과의 동침연극 ‘오빠가 돌아왔다’는 원작 김영하의 동명소설과 마찬가지로 중학생 ‘나(이경선)’의 시점에서 그려지고 있다. 마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어린 변사 느낌이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화자가 천진했다면 이경선은 세상 물 좀 먹었고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다. 태생의 비밀과 꼬리를 무는 복수, 재벌가의 아들과 딸들 등, 드라마 속 이야기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면 이 연극 역시 일반적 가족의 모습과는 조금 다르다. 그럼에도 관객은 그들의 이야기에 몰입되는데 이는 어이없을 정도로 뻔뻔한 캐릭터의 능청스러움에서 비롯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연극을 통해 제법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생생하게 살아났다. 텍스트 밖으로 걸어 나온 인물들은 관객의 눈치를 보지 않은 채 자신들의 ‘본능’에 충실하다. 아버지는 돌아온 탕자, 아들을 따뜻하게 맞아줄 마음은 애초에 없었고 ‘내 아들이 아니다’며 달려든다. ‘저런!’하는 사이 아들은 몽둥이를 들고 아버지를 두들긴다. ‘맙소사!’ 할라치면 아버지는 아들을 청소년 성매매로 고발한다. ‘헉!’ 짧은 신음이 이어질 때 딸은 ‘가장이 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돈, 둘째는 직업’이라며 아버지에게 훈계를 둔다. 이제 용돈 좀 쥐어주는 오빠가 가장으로 군림한다. - 알고 보니 가족 작품 속에는 신문의 사회면에 나올만한 가정사가 태연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부끄러움도 없다.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의 구성원은 모두가 사회의 비주류, 하류인생들이다. 이 연극의 미덕은 하류인생의 이야기를 비참하게 눌러 앉히고 비꼬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함바집’ 육두문자의 달인과 고발전문 백수 부부, 가난한 환경을 딛고 성공하기를 꿈꾸며 독하게 공부할 꿈 따위 당연히 없는 딸과 '엄마'에게 기죽고 '아빠'는 무시하는 오빠까지, 이들은 상류를 꿈꾸지 않는다. 하류 중에서도 하류를 지향한다. 그들은 말투나 행동, 계급문제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자유롭다. 비운의 가족사에 대한 관객의 동정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과 최대한 동떨어져 있는 연극 속 인물들은 죄의식이 적다. 그럼에도 일말의 윤리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가족 없이도 그럭저럭 잘 살 것 같은 이들은 끝내 서로를 완전히 밀어내지 못한다. 연극은 이 집단을 이리저리 헤집어 쑥대밭을 만들었으나 어쩔 수 없는 가족애가 모두를 한 울타리 안으로 밀어 넣는다. 서로를 보면 욕하고 싶다가도 돌아서면 안쓰러운 연민과 애정이 숨어있다. 한쪽 손으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다른 손으로 어루만진다. - 결국은 연극무대는 간결하다. 집과 방, 함바집, 다마스, 횟집 등 공간은 나무상자의 구조변화로 순식간에 완료된다. 원맨밴드가 연주하는 브라스 음악 역시 극의 심플함과 재기발랄함에 한 몫 한다.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하며 빠르게 진행되던 극은 가족의 야유회 장면에서 인물들의 숨겨진 내면 드러내기를 시도한다. 그 지점이 갑작스럽지도 않고 감정의 과잉도 없다. 그러나 마냥 시니컬한 소설과 달리 대중의 심리를 의식한 눈물이 떨어지고 진부한 화해의 결말이 예상된다. 이제는 남들처럼 그럭저럭 살고 있다는 이경선의 부연설명 역시 허를 찌르던 냉소를 반감시킨다. 코믹 연극이 으레 그래야한다는 것처럼. 그렇다고 급작스런 신분상승이나 개과천선은 없다. 그저 그들의 삶을 이어갈 뿐이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코믹 연기는 일품이다. 슬쩍 당신의 가정은 어떠냐고 묻고는 대답하려 돌아보면 모른 척 딴청피우는 이봉조가 오늘도 방망이를 휘두른다. ‘연극열전3’의 세 번째 작품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는 5월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4.05 / 조회 20,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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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콩가루 집안에 부는 화해의 트로트 메들리,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
여기 ‘뽕필’로 충만한 집구석이 있다. 집 나간 엄마는 함바집에서 식당일을 하고 하나뿐인 오빠는 가출 4년 만에 큐빅이라는 열여덟 살짜리 계집애를 데리고 돌아왔다. 아빠라고 있는 사람은 허구한 날 고발을 일삼으며 근근이 푼돈 받아 생활하는 비운의 가장이다. 왕년엔 둘째가라면 서럽게 가정폭력께나 행사했지만 ‘언제 컸는지도 모를’ 오빠의 방망이질 한 방에 나가떨어질 정도로 이제는 나이를 먹었다. 연극열전3의 세 번째 작품 ‘오빠가 돌아왔다’의 콩가루 패밀리 이야기다. 이 작품은 소설가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2004년 이산문학상을 수상하며 신세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은 ‘오빠가 돌아왔다’는 극공작소 마방진 대표 고선웅의 연출로 브라스 밴드의 경쾌한 음악과 댄스로 연극 무대에 귀환했다. 지난 9일에는 동숭아트센터에서 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첫 시연회가 있었다. 트로트 보단 세련되고, 대중가요보단 뽕끼 충만한 브라스 밴드의 연주로 시작되는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는 경쾌, 명랑, 유머라는 단어로 정리될 수 있다. 주말 저녁 드라마에서 보여 지는 스위트홈은 따뜻하고 안락했지만 어딘지 우리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현실의 부모는 그들처럼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기 보단 ‘이년’, ‘저년’하며 잔소리와 일종의 폭력(?)이 선행되기 때문이다. “댁의 가정도 그러십니까?”라는 질문에 우리는 자신 있게 “아니오”라는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관객들은 따라서 공연을 보는 동안 마음껏 웃을 수 있고, 때론 안도의 숨을 내쉬거나 살짝쿵 짠한 감동도 느낀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인 이들의 운명이란 게 원래 미워 죽다가도 애처롭고, 물어뜯을 듯 싸우다가도 가슴 한 구석이 메이는 그런 거니까.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는 15살의 막내딸 경선의 시점에서 극이 전개된다. 15세의 여중생의 걸걸하고 상스러운 입담은 작품을 가볍고 경쾌하게 만든다. 이한위, 이문식이 연기하는 각기 다른 아빠 이봉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한위는 뻔뻔하고 이문식은 무능하다. 작품성에 대중성까지 갖춘 원작 소설을 연극으로 각색하고 연출까지 하는 일은 솔직히 부담스런 작업이다. 고선웅 연출은 “단번에 읽혔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오빠가 돌아왔다’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덧붙여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느꼈던 감수성과 영감들은 브라스 음악과 역동적인 부분이었다”며 “그게 맞다면 사실주의적인 무대 공간이라든지 구조적인 것들이 들어오지 않고도 훨씬 단순한 상태에서 소설의 정수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 작품은 무대도 나무 단상 몇 개로 뚝딱 만들어진다. 횟집, 함바집, 바다 등 공간적 제약이 있는 연극 무대에서 표현하기엔 너무 다양한 장소들이 등장한다. 고선웅 연출은 최소한의 것들만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사의 구조는 짜임새를 잃지 않았고 브라스 음악과 간간이 곁들여지는 댄스는 작품의 분위기를 좀 더 생생하게 전달한다. 연극열전3의 세 번째 작품 ‘오빠가 돌아왔다’는 오는 5월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한위, 선종남, 이문식, 김원해, 황영희, 민성욱, 이신성, 류혜린, 김다영 등이 출연한다.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10 / 조회 2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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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돌아왔다> 콩가루집안의 기막힌 동거 이야기
백수 아빠는 ‘신고정신’만 투철해 쓸데없이 9급 공무원의 사무만 벅차게 만든다. 집 나간 엄마는 함바집에서 일하고, 아빠 혼자 지내기 불쌍하다며 엄마한테 등 떠밀려 집에서 ‘잠만 자는’ 중학생 딸은 ‘반에서 중간은 하지’만 수려한 언변과 한 가닥 하는 성질로 가족 내에 종횡무진 한다. 그런데 이 때 가출한 아들이 돌아온다. 아빠의 폭력을 피해 4년 전 가출했던 아들이 야구 방망이와 동거녀를 대동하고 돌아온 것이다. 아빠는 아들의 방망이를 피해 다니느라 분주하고, ‘간지 나게 키도 크고 직업도 갖고’ 돌아온 오빠를 보고 딸은 “오빠가 돌아왔다!”고 외친다. 이 콩가루 집안의 기막힌 동거가 시작될 참이다. 위계질서가 한참은 거꾸로 선 한 가족의 이야기, 연극 가 막을 올렸다. 김영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기발한 상상력과 특유의 재치 있는 대사로 더욱 유명한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방망이질로 순식간에 집안을 평정한 실질적인 가장, 오빠 역에는 이신성과 민성욱이 더블 캐스팅 되었으며, 무위도식을 일삼는 아빠 역에는 현재 드라마 ‘추노’에 출연 중인 이한위와 최근 ‘선덕여왕’의 죽방 역으로 화제를 낳은 이문식, 연극 에서 활약했던 김원해가 번갈아 무대에 선다. 한 때의 로맨스로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지만 절개를 지킨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터프한 엄마 역에는 극단 골목길의 대표 배우 황영희가, 알 거 모를 거 다 아는 중학생 딸 역에 류혜린, 오빠와 한 베개에 머리 얹는 오빠 애인 역에 김다영이 열연한다. 멀티맨 선종남의 능숙한 변신도 빼 놓을 수 없다. “정상적인 모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한 기형적 가족을 통해 가족의 따뜻한 초상을 보여주고 싶다”는 고선웅은 작품에 속속 끼어드는 라이브 브라스 음악과 배우들의 춤을 통해 “무조건 웃기는 에너지 넘치는 본격 명랑소설을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적보다 더한 가족의 동거 이야기는 5월 23일까지 계속된다. 연극 공연장면
"아버지, 그러니까 제 말 잘 들으셔야죠."(오빠_이신성 / 아빠_ 이한위)"원조교제에다, 아버지를 때리는 파렴치범이 있으니 잡아가세요"(딸_류혜린 / 아빠_ 이한위)"눈 안 깔아?" (오빠 애인_김다영 / 딸_ 류혜린)"그 때의 로맨스만 아니었다면" (엄마_ 황영희)이 사람의 변신도 놓치지 마세요(멀티맨_ 선종남)"어떻게 아버지가 아들을 신고할 수 있죠?"아빠를 이기는 아들과, 그 아들을 이기는 엄마. 그렇다면 이들의 서열은?"그 길을 같이 걷던 지난 날이 생각나지?"(엄마_황영희 / 아빠_ 이문식)"아이쿠야, 그러니 내가 서울역으로 가야겠구나!"(아빠_ 이문식)오랜만의 가족 나들이. 패라리를 꿈꾸는 다마스라고나 할까?"여기 소주 한병에 당근 추가요~!"이들만의 가족사진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주미경(club.cyworld.com/docuherb)
2010.03.10 / 조회 1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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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소> 이상한 변소의 이상한 이야기
도대체 B언소가 무엇이냐? 누구는 ‘변소’를 느리게 말한 것이라고 하고, 누구는 ‘유언비어’에서 파생됐다고 하며, 또 누구는 말(言)이 날아가(蜚) 사라진 장소(所)라고 했다. 황희 정승 말마따라 “너도 맞고 너도 맞는” 연극 의 막이 올랐다. 1996년 초연 당시를 비롯, 2003년 공연에서도 125%에 육박하는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흥행 기록을 세웠던 가 2010년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원씨어터 3관을 장기 임대한 차이무전용극장의 개관적으로 공연 중이다. 이번 작품에는 극단 차이무의 단원이자 연기파 배우로 국내 무대를 종횡무진 하고 있는 문성근, 강신일, 최덕문 등의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지난 5일 언론에 공연을 공개 한 후 자리한 문성근은 “정부의 지원이 마약처럼 작용해, 지원이 끊기면 공연을 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하며 “우리 극장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극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전용극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객과 직접 부딪혀 보고자 한다”며 차이무전용극장의 설립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 공공 화장실을 배경으로 27개의 작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는 올해 공연을 위해 쓰고 연출한 이상우가 14개 장면을 새롭게 수정, 보완하였다. 그는 “매번 할 때마다 당시의 논란을 주제로 장면이 바뀌곤 한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12장 Foreigner나 17장 Quiz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연을 연출한 고 박광정을 추모하기 위한 뜻도 모인 연극 는 극단 차이무가 올 한해 진행할 ‘생연극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며, , , 가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연극 공연장면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이...이빨 닦는데요..""도대체 어디로 줄을 서신 거에요?" "먼저 나는 쪽으로...""저는 뭐 큰 욕심 없습니다. 평양에 서울 만 한 땅이 좀 있고, 차도, 집도...다들 있는거잖아요""내가 뭐가 어디가 어때서?""개구리 구슬피 울던 그 날 밤...""타향살이가...바로 이런거군요.""똑바로 안해? 벗어! 벗어! 빨리 벗어!""대화를 하란 말야, 대화를""제 이름만 부르시면, 여기 이렇게 머리카락이 납니다, 예, 그럼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10.02.10 / 조회 1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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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최고 티켓파워 공연은 <늘근도둑 이야기>
연극 가 2009년 가장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나타났다. 박건형과 홍지민은 뮤지컬에서 최고의 티켓파워를 보인 배우로 꼽혔다. 국내 최대 티켓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INT(부문대표 김양선)에서 한 해 동안 각 공연 장르별로 최고의 티켓 파워를 보여준 작품과 배우를 가리는 ‘2009 골든티켓 어워즈’의 결과를 7일 발표했다. 1년 간 국내 무대에 올라간 공연을 대상으로 판매 매수와 랭킹, 그리고 관객투표 점수를 합산하여 최고의 티켓파워 무대를 가리는 골든티켓 어워즈는 작품상 부분과 인물티켓파워상 부문으로 진행된다. 작품상 부분에서 2008년 1월 연극열전2의 작품으로 재공연, 현재까지 꾸준히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가 올해만 10만 이상의 판매매수를 기록하며 대상을 차지한 데 이어, 뮤지컬 , (국내), (해외), 세종문화회관 기획공연 [Summer Classic], 가족극 이 뮤지컬, 콘서트, 클래식, 무용/전통 등 각 부문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티켓파워상 뮤지컬 배우로는 지난 해 , 등에서 활약한 박건형과 에서 에피 역을 맡은 홍지민이 최종 선정되었으며, 작품상 대상작인 연극 에 출연 중인 박철민과 공연계 ‘엄마 열풍’을 선도한 의 강부자가 연극 부분 남녀 수상자로, 쉼 없이 라이브 무대를 이어온 이승철이 콘서트 부문 최고의 티켓파워인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앞으로 더 큰 활동을 예상해 보는 ‘뮤지컬 기대주 부문’에서는 투표 종료 시점까지 의 예성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박정민이 최종 수상자로 낙점되었다. 박정민은 2008년과 2009년에 걸쳐 의 대니로 활약했다. * 2009 골든티켓 어워즈 수상 결과수상부문경쟁부문수상결과골든티켓 작품상대상늘근도둑 이야기 뮤지컬드림걸즈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 콘서트 국내이승철 콘서트 콘서트 내한사라 브라이트만 내한공연클래식/오페라Summer Classics 무용/ 전통예술스노우맨 골든티켓 티켓파워상뮤지컬 남자배우박건형뮤지컬 여자배우홍지민연극 남자배우박철민연극 여자배우강부자 콘서트 국내뮤지션 이승철콘서트 해외뮤지션사라 브라이트만 클래식, 무용/전통예술장사익 뮤지컬 기대주뮤지컬 신인상 박정민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1.07 / 조회 2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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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도둑 이야기> 유형관, 전배수, 이상홍
“우리나라 검찰은 말이지 멀쩡하다가도 들어갈 때 하이고~하면서 휠체어만 타면 된다니까” “휠체어 타고 올걸!” 두 늙은 도둑이 핑퐁처럼 주고받는 뼈있는 수다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평일 낮공연인데도 불구하고 꽉 찬 객석을 자랑하는 작품은 이 곳은 공연장. 상습 절도로 30년을 감옥에서 보낸 그들이 대통령 특사로 풀려나 ‘그 분’의 미술관에 잠입해 벌이는 만담은 때론 천진난만하게, 때론 날카로운 풍자의 모습으로 객석을 주름잡는다.이날 무대에 서 관객들을 쉴새 없이 웃긴 유형관, 전배수, 이상홍은 6개월 이상 이 무대에 서 온 의 베테랑 배우들. 특히 TV와 영화로 낯익은 유형관은 지난 2008년 초, 연극열전으로 선보일 때부터 참여해 현재 1년 6개월 째 무대에 서고 있으니, 이젠 몸에 ‘더 늙은’ 도둑 캐릭터가 배어 있을 정도다. 또 하나의 대학로 인기 연극 시리즈로 이미 코믹연기의 진수를 보여준 전배수의 ‘덜 늙은’ 도둑도 객석 배꼽을 빠지게 하고, 두 도둑의 정체를 의심하는 수사관 이상홍의 연기도 감초처럼 빛난다. 대학로와 강남, 두 곳에서 동시에 공연하며 막강한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자리잡은 의 세 배우, 유형관 전배수 이상홍이 들여주는 늙은 도둑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관객들 반응 장난 아니었어요" 플레디디비(이하 플디) 오늘 평일 낮 공연인데도 빈자리가 없네요. 유형관 (손가락으로 2층 끝을 가르키며) 저 위까지 꽉 차야지(웃음). 그래도 평일 낮공연 치고는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관객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다리를 다쳐서 힘들지만(얼마 전 공연 중에 부상당했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게 되요. 저절로. 플디 공연 내내 작게, 혹은 크게 객석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그 비결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전배수 이 작품에는 풍자와 해학이 있어요. 웃음의 포인트도 분명히 있고요. 그런데 이게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선 강요가 아니었으면 해요. 세상에 대해 기본적으론 진지하게 이야기 하는데 그것을 웃음으로 보여주는 것 뿐이니까요. 유형관 글쎄…전 이 작품 할 때, 과연 이게 재미있을까 의문이 들었어요. 10년 가까이 연극을 하지 않아서 그런지 나만 감이 떨어져서 굉장히 힘들게 연습을 했고. 솔직히 전 다른 팀 연습하는 거 보면서 웃지도 않았어요. 이게 어떻게 재미있나, 하면서. 그런데 막상 공연을 하니까 관객들 반응이 장난이 아닌 거에요. 왜 이렇게 반응이 좋을까 나름대로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 관객들보다 훨씬 못한 사람들이 나와서 세상을 풍자하니까 재미있는 것 같아요. 뭔가를 꼬집어도 부족한 두 사람이 꼬집는다고 큰일이 나진 않잖아요. 풍자를 강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툭툭 던지듯 하고요 오래 진지하게 하면 사람이 긴장하고 피곤해 지거든요. 돈 지불하고 와서 안 그래도 짜증나는 세상인데 신경 곤두세우고 볼 필요가 뭐가 있어요. 편하게 웃을 수 있으니까 입소문이 난 것 같아요. 플디 직접적인 풍자도 꽤나 보이던데요. 지나가듯이 하지만. 유형관 실제로 대통령이 바뀌면서 소재가 계속 변하고, 소재들도 많이 생겼다고 봐요. 그래서 도움 준 부분도 있지 않은가…(웃음). 전배수 전 96년 박광정, 명계남, 유호성 선배들이 출연했을 때 공연을 봤어요. 공연 중 수사관이 ‘이양’을 찾잖아요. 그 당시 관객들은 바로 알아차렸던 것 같아요. (손바닥을 머리에 대며) 그 대통령의 부인, 영부인인 거죠. 그때 당시만 해도 이양은 전면에 안 나서고 뒤에서 모든 걸 조정하고 있는… 그때 사람들은 이양이 나오면 굉장히 좋아했었죠. 수사관이 함부로 ‘이양아!’ 부를 수 있다는 것도 좋아했고. 지금 관객들에겐 이양은 그냥 비서실의 이양일 뿐이에요. 플디 현재 에 4팀의 배우들이 돌아가면 무대에 서고 있어요. 배우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것 같은데요. 전배수 마지막에 훈장을 수여하면서 각료들은 소개할 때는 팀들마다 조금씩 달라요. 배우들 중에도 중도가 있고, 진짜 진보도 있거든요(웃음). 저와 원해 형은 같은 팀인데, 원해 형님이 시사에 굉장히 밝으세요. 조금이라도 정부와 사회에 마음에 안 드는 걸 찾아내면 여지없이 들고 나와 ‘배수야 오늘은 이걸 꼭 해야 해’하면서 회의를 요청하세요. 시의성이 없으면 사람들은 식상해 해요. 얼마 전만 해도 물대포가 나오곤 했는데, 지금은 물대포 해도 반응도 없고..요즘은 문광부장관..이렇게 나오죠. ‘세뇌당하셨네’ 이러면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배우들 애드립에 공연 시간 20분 늘어유형관 원래는 1시간 20분짜리 공연이었는데, 1시간 40분으로 늘어났어요. 배우들이 작업을 하다가 어느 날 애드립이 잠깐 나왔는데 그게 재미있어서 대사화가 된 게 많아서. 처음에는 1시간 30분 정도만 가자, 너무 늘어나도 지루하다고 했는데 줄이기가 어렵더라고요. 객석에서 재미있어 하시니. 플디 구체적으로 예를 든다면 어떤 애드립인가요. 이상홍 유형관 형님의 ‘독한 년이지’ 이 대사도 연습 중에 나온 말인데, 그게 너무 웃겼죠. 수사관이 이양을 계속 찾는데 안 나오니까 ‘이양인데 지금까지 안 나오면 독한 년이지’ 이 대사(웃음). 유형관 박철민씨가 느닷없이 애드립을 하는 게 많았어요. 장난하나 할 정도로. 그게 다 대사화가 됐어요. ‘야 나 공연 안 해, 환불해 드려’ 이것도 다 애드립이에요. 연습 중 이 대사 듣고 진짜인 줄 알고 화나서 나가는 걸 쫒아가서 때려 주려고 했다니까(웃음). 플디 배우들 성향에 따라 대사가 조금씩 다르겠어요. 유형관 박철민씨가 애드립으로 만든 대사가 꽤 많은데, 그걸 정경호씨가 하다가 자기와 안 맞으니까 바꾼 것도 있어요. 그 ‘대운하’와 ‘지킬앤하이드’ 그 두가지를 철민이는 못 해요. 해보라 해도 못하죠. 전배수씨 같은 경우는 이 두 사람이 만들어 놓은 대사를 취합해서 연기하고 있어요. 전배수 전 후발주자인데, 저에겐 애드립이 정식으로 대사가 된 대본을 받았어요. 대본대로 한 것인데, 사실 두 분이 만들어 준 대사의 액기스만 있었던 것이죠. 유형관 그런데 어느 날 덜 늙은 도둑이 내 대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철민이가 했던 대사인데, 경호가 하지 않아서 내가 한 대사가 있거든요. 어느 순간 또 다른 배우가 하더라고. 플디 상대 배우가 바뀌면 혼란스럽겠네요(웃음). 유형관 그래서 더 긴장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오늘도 갑자기 전배수씨와 하니까 무대에서 긴장되더라고. 매일 같은 배우와만 하면 지겨워질 수도 있는데. 무대에선 약간 삐걱거렸는데, 관객은 눈치채지 못해도 우리끼린 놀라죠.플디 관객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부분이 많아서 공연 중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전배수 관객들하고 대화하려고 한 게 아니라 대사인데 착각하시는 관객들도 있어요. 그래서 계속 참견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난처하죠(웃음). 그럴 땐 한 마디 해야 하곤해요. 애드립을 잘 하시는 분들은 유머러스하게 넘어가는데 괜히 잘못하면 분위기가 싸해지기도 해요(웃음). 이상홍 공연이 잘 나가고 있었는데 한 남자분이 스티븐 시걸을 닮았었나봐요. 그래서 ‘스티븐 시X’이 오셨네요’ 했다가 분위기가 싸아 해지는데 뒤에 있는 저도 느껴지더라고요. 그 뒤부터 반응이 하나도 없는 거야(웃음). 전배수 아니, 각료를 소개하는데, 너무 딱 닮아서 무슨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그 말을 했는데 객석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이 조용해 지는 거야. 그래서 수습하려고 몇 마디 더 했다가 공연이 더 가라 앉게 만들었다니까요(웃음). 그 당사자 분도 기분이 나빴어. 그래서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말 할 수도 없고(웃음). 유형관 박철민씨가 역시 그런 건 잘 넘어가요. 관객이 화장실이 급했는지 공연 중에 나가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수사관한테 ‘저 아줌마도 나가는데 우린 왜 안 보내줘요’ 이랬다니까. 관객이 늦게 들어오면 ‘이 사람들 모르잖아, 처음부터 다시 합시다’ 이러는 거에요. 조금 전부터 다시 하니까 객석이 난리가 난 거에요. 그 사람은 공연 중에 화장실에도 갔다 오잖아요(웃음). 플디 마지막으로 에 대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유형관 처음 이 작품 할 때는 너무 힘들었어요. 뭔가 연기를 하려고 하고 찾으려고 했거든요. 다른 사람을 웃긴다는 게 굉장히 힘들거든. 어느 순간은 지겨울 때도 있어요. 그런데 요즘은 편하고 좋아요. 지금은 내가 그냥 늙은 도둑 같아요. 계속 꾸준히 해서 내가 60살까지 가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요. 앞으로 한 10여년 남았나. 70살에 고별 작품으로 하면 더 좋고(웃음). 전배수 관객이 많은 곳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는 게 사실 되게 행복해요. 몸이 힘들어도 무대에 올라가면 다 잊고 시간도 금방 가더라고요. 이상홍 저에겐 처음으로 장기 공연을 해보는 중이에요. 다른 작품도 많이 하고 싶지만 이 작품은 항상 돌아와서 하고 싶더군요. 개런티도 지금까지 한 것 중에 가장 많이 받고(웃음).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7.08 / 조회 17,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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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이프> 외모에 대한 도발적인 실험
어떤 이는 말한다. 사람의 생김새는 그 사람의 행동양식을 결정한다고. 또 어떤 이는 말한다. 외모는 단지, 겉으로 보이는 껍데기일 뿐이라고. 연극 는 이 외모에 대해 노골적이고, 단순한 질문을 던진다. ‘형편없는 외모에서 킹카로 거듭나니 뭐가 달라져?’라고. 이 작품에서 이를 주관하고 진행하는 이가 여자이고, 그 대상이 남자라는 사실은 독특한 재미를 안긴다. 시작은 한 여자와 남자의 연애에서 출발한다. 어리숙한 외모와 소심한 성격의 대학생 양우와 화려한 화술과 아름다운 미모를 갖춘 미학과 대학원생 세경의 연애는, 여자의 일방적인 리드 속에서 꽤나 알콩달콩 진행된다. 그리고 세경의 은근한 부추김, 도움의 손길로 남자는 촌스러운 외모를 벗고 세련된 킹카로 태어난다. 멋진 남자로 탈바꿈한 남자에겐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남자가 어리숙한 외모였을 때는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았던 첫사랑에게 대쉬를 받고 친구의 약혼녀인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는 등 비도덕적인 일을 저지르고 만 것. 그리고 그는 사실을 여자친구에게 숨긴다. 는 인물들 간의 재치있는 대화와 남자 주인공이 차츰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 그리고 마지막 반전의 묘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여기에 등장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와 교류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하지만 극장문을 나서면서 내내 맴도는 의문이 있다. '도대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거지?'란, 근본적인 질문 말이다.이 연극은 남자의 외모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어느 날, 남자의 덥수룩한 머리는 깔끔하게 정리됐고, 운동으로 뱃살이 빠진 그의 몸매는 여자들의 시선을 끈다. 그 이후 센스 있는 옷으로 갈아 입고 코 성형수술까지 하며 그는 급격하게 개과천선한다. 하지만, 변화는 거기까지다. 남자가 매력적인 외모를 갖게 되면서 겪는 심리적인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짝사랑했던 여자의 유혹에 순간적으로 넘어가지만, 외모 변화 때문에 그가 흔들린 것으로 보긴 힘들다. 게다가 세경에 대한 마음은 여전히 일편단심 민들레로 눈물겹기까지 하다.미스터리한 여성 세경에 초점을 맞추면, 조금 납득은 간다. 그녀는 양우보다 무엇이든 한 수 위를 점령했고, 그를 능숙한 방법으로 변화시킨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녀는 치명적인 팜므 파탈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또 다시 의문이 생긴다.이 위험한 도전에서 그녀가 얻은 게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녀가 수단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과정이 우연에 기대어 있다는 사실은 설득력을 약화시킨다. 세경은 외모와 예술에 대해 논리를 늘어놓으며 그가 타락했다고 결론 짓지만, 정작 타락한 건 남자가 아닌 그녀 스스로가 아닐까. 에서 여자들을 황망하게 하는 찌질한 바람둥이 남자를 무대에 등장시킨 바 있는 작가 닐 라뮤트는 이번에는 팜므 파탈 캐릭터를 무대에 세운다. 그녀는 화려한 외모와 현란한 언변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과 조각상의 차이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치기 어린 시도를 한다. 그렇게 해서 그녀가 무엇을 얻고 잃었으며 남자는 또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 계산을 하다 보면 머리가 복잡해 진다. 발칙하고 쌉쌀한 로맨스로 바라보면 가장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임은 틀림없다.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INT song@interpark)
2008.09.05 / 조회 1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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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하기 나름! 연극 <쉐이프> 제작발표회
소심하고 볼품없는 외모의 남자가 사랑으로 인해 스스로와 주변이 변화한다. 연극열전2의 하반기 첫 작품인 는 매력적인 외모와 열정을 갖고 있는 여자 세경과 그녀를 만나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남자 양우의 18주 연애를 담은 작품이다. 오는 8월 22일 공연 오픈을 앞두고 열린 연극 기자간담회에서 남자주인공 세경 역을 맡은 전병욱은 “남자판 같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연극 의 작가, 닐 라뷰트의 한국 초연작인 는 2001년 영국에서 첫 공연 후 세련되고 유머러스한 대사와 놀랄만한 반전으로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의 이해제 연출은 “원작의 배경과 사건 등이 우리나라의 모습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며 “원작 자체가 가지고 있는 질문에 중점을 맞고 있으며, 분명 우리가 생각해야 할 점이 가득 담겨 있다”고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현재 닐 라뷰트의 작품 무대에 서고 있는 전병욱은 “썸걸즈의 캐릭터는 나의 본 모습과 굉장히 다르다”며 웃으며 말한 뒤 “쉐이프의 양우는 썸걸즈의 모습과 반대되는 역할이지만 둘 다 내 안에 있는 모습”이라고 배역을 설명했다. 양우를 변화시키는 매력적이며 자기 예술관이 뚜렷한 대학원생 세경 역에는 브라운관에서 활동하다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유선과 극단 차이무의 배우이자, 에서 소지섭의 쌍둥이 누나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긴 전혜진이 맡을 예정이다. 유선은 “연기 욕심이 많아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있지만, 한가지로 정리되는 나만의 이미지가 부족한 것을 알고 있다”며 앞으로의 연기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찾아갈 것이라 덧붙였다. 또한 “그간 어두운 캐릭터만 해서 밝은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그런 마음과 오랜만의 연극 무대가 만나서 즐기면서 편안하게 하고 있다”고 작품에 임하는 마음을 표하는 모습이었다. 이 밖에 앙우의 오랜 친구이자 돈 많은 마초 캐릭터 태주에 민성욱이, 태주의 약혼녀이자 양우와 하룻밤 로맨스를 벌이게 되는 지은 역에는 송유현이 출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2008.07.30 / 조회 3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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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열전2] 일년 내내 연극이 쏟아진다
빈 자리가 없다. 보조석을 깔아 놓았는데도 그 자리마저 모두 채워졌다. 연극열전2 첫번째 작품 [서툰 사람들] 공연장 모습이다. 이런 풍경은 연극열전의 두번째 작품 [늘근도둑 이야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두 늙은 도둑들의 만담이 이어지는 이 작품 역시 평일 낮 공연인데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이 두 작품은 공통점을 있다. 배우 조재현이 제작에 참여하는 [연극열전2] 시리즈로 대중의 주목을 받은 점 이외에도 각각 장진, 김지훈이라는 영화계 흥행 감독들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아왔던 것. 스타성을 지닌 배우들의 참여도 물론 한 몫 했을 터다. 이런 시도로 가장 기대되는 점은 그동안 뮤지컬에 치중돼 왔던 관객들의 시선이 작품성과 재미를 갖춘 연극으로도 분포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게 아닐까.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해 2009년 초까지 꽉 찬 1년 동안 연극열전2는 지속될 예정이니, 씨앗은 뿌려지고 있다고 볼 만하다. 연극열전2의 [서툰 사람들]과 [늘근도둑 이야기], 그 이후 라인업을 살펴본다. 엉뚱하고 귀여운 도둑과 집주인. [서툰 사람들] 한 독신자 아파트. 집주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혼자 맥주 한 캔을 뚝딱 마셔버리고 잠자리에 든다. 그때 아파트 현관 밖에서 부스럭 소리가 나더니 침입하는 도둑. 그런데 경악하는 집주인에 대고 대뜸 도둑이 소리친다. ‘아니 문을 안 잠그면 어떻게 해! 그것도 모르고 열었다 잠갔다 얼마나 고생했는지 줄 알아’ 장진 감독이 23살에 썼다는 이 작품은 장진식 코미디와 엉뚱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엉뚱한 상황극이다. 잠그지도 않은 문 때문에 문밖에서 애 먹은 도둑과, 자기 비상금이 어디 있는지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집주인. 장진 감독 스스로가 말했듯 ‘20대 초 그때가 아니면 쓸 수 없었던’ 순수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라 할 만하다. 쓰여진지 제법 시간이 지난 작품인 만큼 세련됨은 덜하지만 동화적이고 순수한 발상은 장진감독 작품 중에서도 눈에 띄게 빛난다고 할만 하다. 오랜만에 무대를 연출한 장진 감독과 한채영, 강성진, 류승룡, 장영남 등 스타배우들의 등장으로 이미 관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연극 [서툰 사람들] 공연이 2주 연장된다. 그 동안 좌석이 동나 아직 관람하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듯하다. [늘근도둑 이야기] 두 도둑들의 만담 들어보실라우? 형무소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낸 두 늙은 도둑이 특사로 풀려난 후 고위관직자의 미술관을 털면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두 도둑은 자신들이 털러 온 장소가가 ‘그 분’의 미술관인줄도 모르고 금고을 털 생각을 하며 서로의 인생에 대해 만담을 늘어놓는다. “내가 대통령을 여덟 분 다 모신 도둑놈이야”라며 어이없는 허풍을 치는 두 늙은 도둑을 통해 웃기는 풍자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지난 2003년 ‘生연극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공연될 당시, ‘정말 웃기는 연극’이라는 입 소문에 배우 명계남의 유명세까지 가세하여 대기표까지 만들어야 할 만큼 많은 관객들이 몰려든 바 있다. 김지훈 감독의 연극연출 데뷔작으로 스스로가 [늘근 도둑 이야기]는 스스로가 가장 재미있게 본 연극이었다고. 사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89년 초연 당시의 날카로운 풍자보다는 웃음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박철민, 박원상, 유형관 등 배우들의 열연이 핵심인 작품이다. [돌아온 엄사장] [블랙버드] [리타길들이기] 등 화제는 계속된다 [서툰 사람들] [늘근도둑 이야기] 이후 예정된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우선 창작 초연작으로 2007년 상반기 연극 [경숙이, 경숙아버지]로 한국 연극계 대부분의 상을 휩쓸며 다시 한번 최고의 연출자로써 입지를 굳힌 박근형 연출의 2008년 신작 [돌아온 엄사장]과 현재 대학로에서 주목 받고 있는 신예작가 박춘근의 [민들레 바람되어]가 김낙형 연출, 조재현 캐스팅으로 초연 될 예정이다. 해외번역초연작품으로는 [블랙버드 Blackbird]가 국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2005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소개되어 영국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던 데이비드 해로우어(David Harrower)의 최신작으로 2004년 연극열전에서 [에쿠우스]로 최고의 화제를 모았던 연출가 김광보가 연출을 맡는다. 또한 영화와 드라마로까지 제작되며 현재 세계 각국에서 상연 중인 [라이프 인 더 씨어터 A Life in the Theater], 영화와 연극을 넘나드는 일본 최고의 흥행작가 미타니 코우키(Koki Mitani)의 [웃음의 대학 Waraino Daigaku] 등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재 공연 되는 작품으로는 유지태 원안과 출연으로 화제가 됐던 [육분의 륙], 2004년 연극열전에서 중년 여성을 극장으로 불러모은 [잘자요, 엄마 ‘night, Mother] 와 공연마다 화제가 되었던 윌리 러셀(Willy Russel)의 수작 [리타 길들이기 Educating Rita] 가 준비되어 있다.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2008.01.15 / 조회 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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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근도둑 이야기] 김지훈 감독 “포복절도와 풍자 기대해도 좋을 것”
영화 [화려한 휴가]로 700백만 관객을 동원, ‘흥행감독’의 타이틀을 따 낸 김지훈 감독이 이번에는 연극 연출에 나선다. 그가 도전하는 작품은 배우 조재현이 제작자로 나선 연극열전의 두 번째 작품 [늘근도둑 이야기]. 89년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작품은 두 명의 어리숙한 도둑을 앞세운 코믹사회풍자극이다. 지난 2002년 감독 스스로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게 봤다는 연극의 연출을 맡게 된 김지훈 감독은 요즘 막바지 연습으로 대학로 연습실을 떠나지 않는다. [화려한 휴가] 이후 연극을 선택한 게 의외다. 연극 연출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나도 의외다. (웃음) 우선 영화를 10년 간 하면서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가에 대해 반문이 들었다. 직장에서 재교육을 하거나 과외를 하듯 감독으로서 채워야 할 부분이 느껴졌고, 연극은 나를 돌아볼 좋은 기회였다. [늘근도둑 이야기]는 가장 행복하고 재미있게 본 연극이다. 내가 힘든 시기에 나에게 행복을 준 작품이기 때문에 이번에 관객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제작자인 조재현씨에게 제의 받은 건가. 올 초에 조재현씨와 술을 먹다 술자리에서 이야기가 나왔다. 먼저 제의를 하셨고, 마침 때가 잘 맞아서 참여했다. 89년 초연된 작품이다.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훌륭한 텍스트이기 때문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늘근도둑 이야기]가 초연됐을 당시는 사회가 깨끗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풍자가 대담했던 거다. 하지만 요즘에는 UCC니 블로그니 개인의 참여가 활발해서 풍자대신 풍자 이상의 재미와 감흥을 주려고 한다. 연극과 영화 연출의 차이점을 느꼈을 거 같다.병원에 비유를 하자면, 연극은 중환자 병동이고 영화는 재활병동이다. 영화는 수시로 감독이 개입해서 보완하고, 여러 가지 테그닉을 사용해 만들어 가는 반면, 연극은 자기 스스로 면역이 생겨 깨어나길 기다려야 하고 적재적소에 처방을 하는 거다. 그러니 연극은 각각 다른 진맥이 나올수 있어도 처방은 하나인 거 같다. 기다리고 준비하는 거 말이다. 박원상, 박철민, 유형관, 정경호씨 등 낯익은 배우들이 이번 무대에 서는데.. 대부분 내 영화에 출연해줬던 배우들이다. 그 분들이 갈 데가 없다(웃음). 사실 배우들은 영화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줬던 분들이다. [목포는 항구다] 할 때 많이 미숙한 나를 인간적으로 커버해 줬던 사람들이고. 영화에서는 내가 잘난척 했지만 연극에 와서는 많이 배운다. 친해서 하는 것 보다, 꼭 같이 작업 하고 싶은 배우들이었다. [늘근도둑 이야기]를 본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늘근도둑 이야기]는 태생부터 팔딱팔딱 뛰는 활어 같은 작품이다. 아쿠아리움에서 물고기들을 보는 게 아니라 직접 물 속에 들어가서 체험하는 하는 느낌이 들거다. 더불어 포복절도와 행복을 함께 전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늘근도둑 이야기 연습현장>1월 4일, 개막을 코앞에 두고 [늘근도둑 이야기] 배우들은 대학로 연습실에서 막바지 다듬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배우들 대부분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낯이 익은 얼굴. 이날은 더블 캐스팅 배우들 중 박원상과 정경호가 등장했다. 연습임에도 감옥에서 초파일 특사로 풀려난 두 늙은 도둑의 만담이 폭소를 이끈다. 어리버리한 '형님' '아우'의 좌충우돌 현장.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7.12.24 / 조회 13,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