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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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나를 숨쉬게 한 곳…황정민 선배 보며 용기 얻어” ‘리차드3세’ 장영남
지난 2018년, 타이틀롤을 맡은 황정민의 열연으로 뜨거운 갈채를 자아냈던 연극 ‘리차드3세’가 4년 만에 돌아온다. 올해 황정민과 함께 캐스팅보드에서 눈길을 끈 이름은 엘리자베스 역 장영남이다. 무대에서 연기 공력을 쌓은 지 26여년, 최근작 ‘검은태양’, ‘악마판사’를 비롯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사랑받은 배우 장영남이 ‘엘렉트라’(2018) 이후 오랜만에 연극에 출연한다.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배우들의 연극 사랑은 늘 각별하다.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영남은 연극 무대를 가리켜 “나를 살아 숨쉬게 한 곳”이라 말했다. 그녀에게 무대는 ‘집념’이라고도 표현할 만큼 강하고 질긴 열망과 삶의 원동력을 갖게 해준 공간이라고. 그런 공간에서 그녀가 빚어낼 또 다른 인물, 잔인하고 악랄한 왕 리차드3세(황정민 분)에 대항하는 여인 엘리자베스는 어떤 인물일까.
Q ‘리차드3세’ 출연 계기는. 초연을 봤는지.
초연을 봤다. 황정민 선배를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봤고 예전에 다른 연극에서도 봤는데, 이렇게 큰 무대에서 연극을 하시는 모습이 되게 새롭고 멋있었다. 무대로 오셔서 이렇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시는 것이 고마웠고, 공연도 웅장하고 멋있더라.
‘리차드3세’ 출연 제안을 받은 것이 오래 전은 아니다. 마침 연극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제작사) 대표님 연락을 받았다. 예전에도 연극 제안을 받고 못했던 적이 여러 번이라 이번에는 어떻게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차드3세’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명작을 알차고 속도감 있게 보여드리는 선물 보따리 같은 작품이다. 황정민 배우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Q 황정민 배우와의 호흡은 어떤가.
너무 멋진 선배다. 에너지가 너무 좋으시더라. 나는 이 작품에서 이제 막 시작한 신인 같은 느낌이 든다. 재공연에 새로운 멤버로 투입된 상황이라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황정민 선배님을 보면서 용기와 힘을 얻는다.
Q 서재형 연출과의 인연은.
전에 한태숙 연출님의 연극을 할 때 서재형 연출님이 조연출로 계셨고, 배우로도 잠깐 무대에 서신 적이 있다. 당시 오현경 배우가 건강 문제로 응급실에 가셔서 서재형 연출님이 대신 무대에 섰는데, 연기를 되게 잘하셨다. 이번에 다시 함께 하면서 느끼는 것은, 모든 연출의 호흡이 굉장히 디테일하고 섬세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생각하고 잘 잡아주신다.
▲ 연극 '리차드3세' 엘리자베스 역 장영남
Q 이번에 연기하는 엘리자베스 왕비는 어떤 인물인가.
생존력이 굉장히 강하고 권력에 대한 탐욕도 있는 인물이다. 결혼도 여러 번 하고, 그 와중에 자식을 잃고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된다.
엘리자베스의 대사 중 “파괴여, 죽음이여, 학살이여! 내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갈 것이라면 차라리 어서 다가와라. 나 어머니라는 신성한 이름으로 버텨낼 테니”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게 엘리자베스를 가장 잘 표현하는 대사인 것 같다. 리차드3세가 엘리자베스의 아이를 데려가려고 하는 장면에서 어떻게든 아이를 지켜내겠다고, 어머니로서 내가 버텨내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인데, 그만큼 매우 단호하고 끝까지 살아남으려 하는 여자다.
Q ‘리차드3세’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무대화한 작품인데, 고전만의 매력이 있다면.
고전은 어렵다. 처음엔 잘 안 읽히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원작을 다 보고 나면 시대를 뛰어넘는 힘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아직까지 절절한 감동을 주고, 때로는 악몽을 선사하는 힘이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의 본능은 변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Q 극단 목화에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장영남 배우에게 연극 무대는 어떤 공간인지.
나를 살아 숨쉬게 한 공간이고 내게 생명력을 준 공간이다. 처음 목화에 들어갔다가 잠시 (활동을) 쉬었고, 다시 들어갔을 때 했던 공연이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 였다. 그 작품에서 1인 2역을 했는데 정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대사를 할 때마다 설레고 벅찼다.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너무 좋고 신나서 죽겠더라. 정말 맹목적으로 열심히 했는데 그때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하다. 무대는 장영남이라는 사람한테 생명력을 준 은혜로운 공간이다.
Q 요즘은 연극을 하던 배우들이 무대와 매체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연극을 하셨던 분들은 무대가 자기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만큼 무대 특유의 따뜻함이 있다. 사람은 어렸을 때 자기가 자란 곳을 잊지 못하지 않나. 많은 추억과 안정감을 준 곳이니까. 그리고 방송을 하다가 연극을 하면 분명히 거기서 충전되는 힘이 있다. 연극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한 호흡으로 함께 한 무대 위에서 공연을 만들어가는 작업이라면, 방송은 씬마다 나눠서 촬영하기 때문에 느낌이 다르다.
Q 배우로서 끊임없이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는 원동력은.
나도 사실 인간이라 욕심이 많다. 배우라는 직업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많이 노출되는 직업이지 않나. 동시에 내가 매번 변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내게 금방 싫증을 느낄 수도 있는 위태로운 직업이다. 끊임없이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달라지고 싶다’는 열망인 것 같다. 고여 있고 싶지 않다는 마음, 굳어져 있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나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한다.
Q 달라지고 싶다는 열망을 이야기했는데, 이번 ‘리차드3세’에서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까.
사실 잘 모르겠다. 공연을 하고 나면 알게 될 것 같다. 지금은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어떻게 캐릭터를 잘 녹여내서 이야기를 잘 전달할 것인지에 집중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다음에야 이 작품이 내게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될 것 같다(웃음).
Q 배우로서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을 꼽는다면.
연극 ‘분장실’. 스스로 새로운 약속을 하게 한 작품이다. 매일매일 ‘이건 정말 잘 해내야 한다’는 다짐을 하면서 모든 생활패턴을 다 차단하고 연기에만 몰입하게 한 작품이다. 당시 맡은 캐릭터가 정신이 온전치 않아 정신병원에서 매일 베개를 들고 다니는 키코라는 여성이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집념과 열망이 매우 큰 인물이었는데, 그런 집착과 열망을 배우고 싶었다.
드라마 중에서는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 하나를 꼽기가 어렵다. 모든 작품이 터닝포인트인 것 같다.
Q 배우 장영남이 집착하는 것은?
단순하고 유치하지만 연기 좀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집착한다(웃음). 그리고 요즘은 아이가 잘 컸으면 좋겠다는 것.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 결국 배우로서 ‘나’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행복을 드리려면 내가 행복한 배우가 되어야할 것 같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좀 막연하게 느껴지는 단어이기도 한데, 내가 그 단어를 좋아한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우선 연극은 당연히 계속 하고 싶다. 한동안 많이 못 해서 아쉬웠다. 특히 박근형 선생님과 작업해보고 싶다. 박근형 선생님과 ‘누가 내 동생의 머리를 깎았나’, ‘경숙이 경숙아버지’ 등 여러 작품을 같이 했는데, 선생님 작품이 너무 좋다. 제가 너무 존경하는 선생님들 중 한 분이다. 선생님의 ‘너무 놀라지 마라’도 기억에 남는다.
Q 2021년을 돌아본 소감과 내년의 바람을 이야기한다면.
올해는 연초부터 정말 열심히 활동해왔다. 보여진 것들도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활동을 쉼없이 이어와서 체력적인 소모도 컸다. 그래도 너무나 즐거웠던 시간들이었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고, ‘악마판사’, ‘검은태양’, ‘뫼비우스’ 등 작품도 다 재미있었다. 스스로 ‘너 정말 수고 많았어’라고 할 수 있는 해였다. 내년도 내게 주어진 역할을 열심히 고민하며 자분자분 잘 나아가고 싶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앤드마크, 샘컴퍼니 제공
2021.12.29 / 조회 19,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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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의 '리차드 3세' 다시 펼쳐진다...장영남 등 전캐스트 공개
지난 2018년 황정민이 주역으로 나서 큰 사랑을 받았던 연극 '리차드 3세'가 4년 만에 다시 펼쳐진다. 내년 1월 11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질 이번 '리차드 3세'에는 타이틀롤을 맡은 황정민을 비롯해 장영남, 윤서현, 정은혜, 임강희, 박인배, 서성종 등이 출연한다.
연극 '리차드3세'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바탕으로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지난 초연에서 리차드 3세를 광기 어린 연기로 소화해낸 황정민의 열연으로 큰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황정민은 초연에 이어 다시 한번 선천적으로 기형인 신체 결함에도 불구하고 콤플렉스를 뛰어넘는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감각,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쟁구도의 친족들과 가신들을 모두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는 악인 리차드3세를 열연한다. '오이디푸스' 이후 2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오는 황정민은 이번 작품에 대해 “시대를 막론하고 명작은 보는 이들이나 만드는 이들 모두에게 깊은 울림과 에너지를 전달한다. 많은 분들이 쉽게 접하고 연극과 예술을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양질의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리차드3세’는 그러한 편견을 깰 가장 적합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리차드3세의 형수이자 피로 얼룩진 권력 쟁탈전에서 리차드3세와 경쟁구도를 이루며 극의 긴장감을 높일 엘리자베스 왕비 역은 극단 ‘목화’ 출신으로 연기경력 27년차 베테랑인 장영남이 연기한다. 최근 드라마 ‘검은태양’, ‘악마판사’,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에서 주목받은 장영남은 '엘렉트라'(2018) 이후 4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장영남은 이번 공연에 대해 “개인적으로 ’리차드3세’는 연이 깊은 작품이다. 2004년 앤 역으로 출연한 바 있고, 17년이 지나 이제는 엘리자베스 역으로 출연하게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다. 오랜만의 무대를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고 기대를 표했다.
리차드3세의 친형이자 요크가의 황제인 에드워드4세는 대표작 ‘막돼먹은 영애씨’를 비롯해 최근 ‘마우스’,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 1, 2’등의 드라마에서 활약했던 윤서현이 연기한다. 윤서현은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게 되어 유독 설레인다. 고대하던 셰익스피어작이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 이 진심이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요크가와 리차드3세에 의해 가문이 몰락 당하고 미치광이로 전락한 마가렛 왕비 역에는 '리차드 3세'의 초연과 '오이디푸스'에서 강렬한 연기로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낸 정은혜가 나선다. 국악인이자 연극배우로서 자신만의 결을 지닌 인물들을 선보여온 정은혜는 “처절했던 한 인간의 결핍을 외면했던 우리에게 셰익스피어는 ‘리차드3세’를 통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오랜만에 다시 무대가 올라오는 만큼 우리가 외면한 것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 같아 감사하고 최선을 다해 무대를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자신의 남편과 시아버지를 죽이고 가문을 몰락시킨 원수 리차드3세를 증오하면서도 음모와 유혹에 넘어가 파멸의 길로 들어서는 미망인 앤은 ‘블랙메리포핀스’, ‘아가사’, ‘마리퀴리’, ‘주홍글씨’ 등에서 사랑받은 임강희가 연기한다. 임강희는 “너무나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과 함께하게 되어 행복하다. 어려운 시기에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분들에게 좋은 공연으로 에너지를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와 함께 '맨 오브 라만차', '영웅본색' 등에 출연해온 박인배가 리차드3세의 온갖 악행을 실행하는 집행자이자 권력가의 옆에 서서 지휘할 줄 아는 영리한 심복 버킹엄 공작으로 분하며, ‘빨래’, ‘난타’, ‘짬뽕’ 등의 서성종이 리차드3세의 탐욕을 충족시키고 악행을 도와 권력암투의 피바람을 증폭시키는 시장과 리버스 외 다양한 배역으로 분한다.
이외에도 초연 무대를 빛냈던 이갑선, 김병희, 김재형과 새로이 합류한 이은석, 석민기, 김도진 등이 원캐스트로 열연할 예정이다.
연극 ‘리차드3세’는 2022년 1월 11일부터 2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지며, 1차 티켓 오픈은 12월 2일 인터파크 등에서 진행된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샘컴퍼니 제공
2021.12.01 / 조회 8,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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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엘렉트라’ 리뷰, 배우 장영남·서이숙의 강렬한 연기 대결
장영남, 서이숙. 두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극 ‘엘렉트라’가 지난 26일 개막했다. 공연 제목이자 주인공 엘렉트라는 아버지를 증오하는 오이디푸스와 자주 비교되는 인물이다. 아가멤논 왕의 딸인 엘렉트라는 아버지를 살해한 어머니를 향해 증오를 드러내며, 복수를 다짐하는 인물로 소포클레스의 비극을 원작으로 한다.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를 함께 작업한 한태숙 연출과 고연옥 작가가 다시 한번 이번 무대를 위해 뭉쳤다.
■ 현대로 넘어온 그리스 비극
이 작품은 원작과 달리 배경을 고대 그리스가 아닌 종교분쟁으로 참혹한 내전을 겪는 현대 그리스로 가져왔다. 엘렉트라는 어머니를 납치한 게릴라 전사로 등장한다. 그녀는 자신을 따르는 게릴라 군과 함께 정부에 대항하며,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를 지하 성전으로 납치한다. 엘렉트라의 동생 오레스테스는 원작에서는 타고난 영웅이었지만, 이 작품에서는 복수에 갈등하며, 복수의 정당성을 찾고자 노력하는 인물로 나온다. 엘렉트라를 비롯하여 새롭게 부여된 의미를 가지는 각 인물들은 자신만의 정의를 주장하고 행동한다.
■ 연기력 만렙 배우들의 호흡, 좋았어!
그간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활동하던 장영남이 연극 '산불' 이후 7년 만에 이 작품으로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그녀는 어머니를 혐오하고 증오하는 딸 엘렉트라로 분해 그녀의 최종 목표인 어머니에게 총구를 겨눈다. 장영남은 거친 몸짓과 말투로 무장하며 강한 엘렉트라의 모습을 보여준다.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로 분한 서이숙은 자신을 증오하는 딸에게 저주의 말을 뱉으며 무대에 등장한다. 그녀는 “나의 죄는 신에게 이미 용서 받았다”며 자신만의 논리로 딸에게 당당히 맞선다. 서이숙의 강렬한 에너지와 카리스마는 좌중을 압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신과 함께-죄와벌',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 많은 영화와 드라마 등을 통해 어머니의 모습으로 익숙한 예수정은 폭탄 전문 게릴라 역 맡아 색다른 변신으로 눈길을 끌었다.
■ 섬세한 캐릭터의 심리를 원한다면, 아쉬워!
공연은 비극적인 대사와 배우들의 격정적인 연기를 통해 ‘어머니를 죽이려는 엘렉트라의 정의는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묵직한 주제를 전하다 보니, 시종일관 어둡다. 캐릭터들의 섬세한 심리와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작품이 다소 무거울 수 있다.
또한 복수를 다짐하는 엘렉트라를 따르며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게릴라 군들의 목소리는 엘렉트라의 이야기에 비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해 다소 힘이 빠지는 모습이다. 엘렉트라의 여동생 크리소테미스는 어머니를 도우며 현실에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가 현재의 왕 아이기스토스에게 굴복 당하는 모습은 그 표현 방법이 거칠어 아쉬움을 남긴다.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가 “9.11 테러에 무너진 빌딩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라는 무대는 폐허가 된 신전 지하의 모습으로 표현됐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배우들은 기울어진 경사 무대 한 쪽에서만 주로 연기를 한다.
공연은 5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8.04.30 / 조회 6,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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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폭발, 장영남 X 서이숙의 연극 ´엘렉트라´
“내 딸이 나를 죽이려 합니다. 저년의 얼굴을 흉하게 일그러트려 주소서” 딸에게 분노가 가득 찬 저주의 말을 쏟아내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에게 “입을 다물라”라고 소리치는 딸. 그녀는 “내 손으로 어머니를 죽일 거예요”라며 포효를 내뿜는다..
첫 장면부터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어머니와 딸은 배우 서이숙과, 장영남에 의해 강렬한 캐릭터로 새롭게 변신했다. 오는 26일 개막하는 연극 '엘렉트라'에서다. 지난 18일, 언론에 일부 공개된 '엘렉트라' 연습실에서는 서이숙과 장영남의 팽팽한 카리스마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이 작품은 고대 그리스의 작가 소포클레스의 동명 고전이 원작으로, 현대의 벙커를 배경으로 각색됐다. 엘렉트라는 아버지 아가멤논이 어머니의 의해 죽은 다음에 복수를 위해 게릴라 군을 조직한다. 성전을 파괴해서 그 지하를 게릴라 군의 본거지로 삼아,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를 납치한다.
그간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를 선보인 한태숙이 연출을 맡아, 이 작품으로 소포클레스 3부작’의 완결을 짓게 됐다. 이와 함께 한 연출과 '단테의 신곡', '1984'를 작업한 고연옥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난해한 고전을 현대 무대 언어로 살려낸다. 여기에 장영남과 서이숙을 비롯해 박완규, 예수정, 백성철 등이 출연한다.
18일 공개된 연습실에서는 딸 엘렉트라와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의 논쟁이 펼쳐졌다. 엘렉트라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를 죽이려 하고, 클리탐네스트라는 자신만의 논리로 딸의 주장에 맞선다. 백성철이 분한 엘렉트라의 동생 오레스테스는 누나 엘렉트라의 반정부 군에 가담하라는 권유에 망설이고, 박수진이 연기하는 엘렉트라의 여동생 크리소테미스는 어머니의 시중을 들며, 엘렉트라의 복수를 말린다. 또한 게릴라 군의 일원으로 나오는 폭탄 제조자 디아나 역의 예수정 등 탄탄한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본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돌아온 장영남은 “연습하면서 내내 행복했다. 그동안 이 시간을 많이 기다려온 것 같다”라고 서두를 뗐다. 그녀는 “엘렉트라는 어렸을 때 많은 학대를 당했고 애정 결핍 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비뚤어진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사적인 복수가 과연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준다”라고 말했다.
서이숙은 “여자 배우가 주인공인 작품이지만 오히려 여성성을 강조하는 것은 없다. 한태숙 연출님과는 두 번째 함께하고 있는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고전극은 정말 하기 싫다. 그런데 연출님은 항상 “너밖에 없다”라고 이야기하신다. 거부하고 싶은데, 이 역할을 맡은 것이 운명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의 각색을 맡은 고연옥 작가는 “이 작품은 복수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의의 가치가 가장 중요했다”면서 “개인의 정의가 모두의 정의가 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질문하고 싶었다”라고 언급했다.
덧붙여 고 작가는 “엘렉트라 안에 있는 여성성을 탐구하고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 역시 또 다른 목표가 됐다. 기존의 고전에서는 엘렉트라가 클리탐네스트라 집의 하녀처럼 사는 약한 존재였다면, 이번 극에서는 원작을 전복해서 맨 처음부터 엘렉트라가 클리탐네스트라를 가둔 강한 존재로 각색했다. 단지 그 강한 존재가 남성적인 것인지, 정의에 힘입어 강해지는 것인지는 모호하게 했다. 이를 통해 여성성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왼쪽부터 고연옥 작가, 한태숙 연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
정의와 복수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에 대해 한태숙 연출은 “나는 고전에 빠져들까 봐 경계하는 쪽이다. 원작이 갖고 있는 단단함에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엘렉트라는 아버지의 복수, 클리탐네스트라는 딸에 대한 저주, 오레스테스는 운명을 거부하고 싶은 생각, 아이기스토스는 열등감과 뻔뻔함이 자기 동력이 되는 인물”이라면서 “각자 인물들이 가진 추동력을 현대적 인물로 구현한 점이 이 작품의 미덕”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는 무대에 대해 "빌딩이 무너져서 시멘트 잔해가 널려 있는 모습으로 무대를 디자인을 했다. 9.11 테러 당시 뉴욕의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붕괴된 것에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연극 '엘렉트라'는 오는 26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여 5월 5일까지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8.04.20 / 조회 6,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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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를 죽인 딸.. 현대로 온 ‘엘렉트라’의 비극
현대로 온 소포클레스 3대 비극
'정의란 무엇인가' 강한 메시지
26일부터 LG아트센터 공연사진=LG아트센터[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연출 한태숙과 고연옥 작가, 배우 서이숙, 장영남 등 연극계에서 주목받는 이들이 모였다. 26일부터 내달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연극 ‘엘렉트라’의 주역이다. 공통점은 여성이지만 ‘여성성’이 드러나진 않는다. 오히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정의를 추구하고 상대를 심판하려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돋보인다.한태숙 연출은 18일 서울 중구 예장동에 있는 남산창작센터에서 ‘엘렉트라’의 연습 장면을 공개한 후 “고전 ‘엘렉트라’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어떻게 현대로 가져올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재해석을 통해 명작의 대열에 오른 ‘엘렉트라’에서 한 발짝 나아갔으면 한다”고 새 연극을 소개했다. 이어 “센 여자들의 조합으로 강렬한 드라마를 만들려 한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엘렉트라’는 ‘오이디푸스’ ‘안티고네’와 더불어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3대 비극으로 꼽힌다. 한태숙 연출은 이번 작으로 소포클래스 3부작을 완성한다. 원작은 엘렉트라가 아버지 아가멤논의 복수를 위해 동생 오레스테스와 함께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와 어머니의 정부 아이기스토스를 죽이는 내용이다. 본래 고대 그리스가 배경이나 현대로 가져와 엘렉트라를 총을 들고 정부군에 저항하는 게릴라 여전사로 그렸다.배우 장영남이 엘렉트라를 연기하며 서이숙은 클리타네스로 출연해 정의를 놓고 갈등한다. 장영남은 어린 시절부터 희롱 및 추행당하는 등 상처받은 엘레그라의 내면에 주목했다. 그는 “엘렉트라에게는 정의의 실현인 동시에 사적인 복수”라며 “사랑이 결핍된 환경에서 자란 엘렉트라의 비틀린 감정을 표현하는 게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고연옥 작가는 “‘엘렉트라’는 복수는 정당한 것인가와 개인의 정의가 전체의 정의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묻는 연극”이라며 “복수와 정의, 용서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 던지는 방식으로 ‘엘렉트라’를 현재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서이숙은 “여성이 많다고 해서 여성성을 강조한 것은 아니”라며 “이 시대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놓고 치열하게 질문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한태숙 연출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양성평등문화인상’을 받았다. 여성의 사회적 문제를 다룬 극을 연출해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한 공을 인정받았다. 한 연출은 “여성이 약자가 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스스로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 상을 받은 듯하다”며 “이번 ‘엘렉트라’도 되풀이되는 기존의 작업이라기보다는 더 그로테스크하게 다가가서 우리 현실을 바라보게 만들고 싶다”고 소개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19 / 조회 2,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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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릴라 여전사 '엘렉트라'…한태숙 연출 신작 내달 개막
'소포클레스 3부작' 완결판
고선옥 작가 각색…복수·정의·용서 질문
장영남·서이숙 출연, LG아트센터 무대연극 ‘엘렉트라’에서 엘렉트라 역을 맡은 배우 장영남(왼쪽), 클리탐네스트라 역의 배우 서이숙(사진=LG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그리스 비극 엘렉트라가 게릴라 여전사로 새롭게 태어난다. 연극연출가 한태숙은 ‘소포클레스 3부작’의 완결판이 될 연극 ‘엘렉트라’를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한태숙 연출은 그동안 ‘맥베스’ ‘리처드 3세’ ‘세일즈맨의 죽음’ ‘유리동물원’ 등 영미 희곡의 정수와 같은 작품들부터 ‘단테의 신곡’ ‘1984’처럼 철학적 주제를 다루는 문학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 세계를 보여 왔다. 인간의 내밀한 심리를 집요하고 섬세하게 포착해내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미학을 구축해 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연출가다.‘엘렉트라’는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3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한 연출은 소포클레스의 또 다른 비극인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를 앞서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손님들’로 온갖 연극상을 휩쓴 고연옥 작가가 각색을 맡는다.소포클레스 비극 속 엘렉트라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와 어머니의 정부를 살해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리스 시대의 인물이 아닌 동시대의 총을 든 게릴라 여전사로 설정해 새로운 재해석을 선보인다. 정부군에 대항하는 게릴라들의 리더 엘렉트라가 벙커에서 벌이는 복수극을 통해 복수와 정의, 용서에 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배우 장영남, 서이숙이 각각 엘렉트라와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 역을 맡아 연기 대결을 펼친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중심으로 활약해온 장영남은 이 작품으로 2011년 ‘산불’ 이후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박완규, 백성철, 박수진, 예수정, 이남희, 박종태, 민경은, 류용수, 김원종 등이 함께 출연한다. 티켓 가격은 R석 5만5000원, S석 3만5000원.연극연출가 한태숙(사진=LG아트센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29 / 조회 2,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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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숙 연출 <엘렉트라> 4월 개막, 장영남·서이숙 등 출연
연출가 한태숙이 LG아트센터와 함께 연극 를 선보인다.
는 그리스 작가 소포클레스의 '3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이미 (2011년)와 (2013년)을 선보였던 한태숙 연출의 소포클레스 3부작의 완결판이다. 이 작품은 벙커를 배경으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와 어머니의 정부를 살해하는 엘렉트라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이번 공연의 대본은 2017년 공연된 로 희곡상을 수상한 고연옥 작가가 맡았다. 고 작가는 그간 한태숙 연출과 , 등 난해한 고전을 무대 언어로 살려내며 함께 호흡을 맞춰왔다. 이번 작품의 엘렉트라는 정부군에 대항하는 게릴라들의 리더로 분하며,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를 인질로 붙잡아 벙커에 가둔다.
이후 7년 만에 연극 무대 복귀하는 장영남이 엘렉트라로, 어머니 클리탐네스트라 역으로 서이숙이 출연한다. 또한 박완규가 클리탐네스트라의 남편 아이기스토스 역, 엘렉트라의 남동생 오레스테스는 백성철이, 여동생 크리소테미스는 박수진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엘렉트라를 돕는 게릴라 중 한 명으로 2017년 이해랑 연극상으로 수상한 예수정이 나오며, 이남희, 박종태, 민경은, 류용수, 김원종이 함께 게릴라로 나선다.
공연은 4월 26일부터 5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8.03.28 / 조회 3,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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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전쟁 속 인간 욕망의 세밀한 포착
전쟁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공포 속에 갇힌 인간들의 심리 변화 때문이다. 불안 속에서 이성은 날뛰는 본능에 눌리고 생존과 이데올로기를 앞세운 참혹한 폭력은 묵인되거나 수용된다. 연극 (연출 임영웅)은 6.25 전쟁을 배경으로 깊은 산골에서 자행된 비극을 그린다. 전쟁의 피해가 별로 미치지 않을 것 같은 이 산 속 마을은, 사실 남자라곤 노망난 늙은이 한 사람만 있는 과부촌. 남편이나 아들, 아버지는 모두 전쟁으로 끌려가거나 죽어 한 명도 없다. 여자들은 밤이면 산에서 내려온 공비들에게 식량을 빼앗기고 남자들을 대신 야경 나가야 하는 통에 심리적 피로와 공포가 쌓여가는 상황이다. 남자가 없는 이 마을에 어느 날 젊은 남자가 숨어들어 오며 사건은 복잡 미묘해진다. 마을의 두 명의 과부가 한 남자를 나눠 갖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 은 전쟁 상황 속에서 거리낌 없이 내놓는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맞춘다. 마을에서 가장 학식 있고 아름다운 과부 점례는 마을에 숨어들어온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또 다른 과부 사월 역시 이 남자를 공유하고자 한다. 1962년 차범석이 집필한 작품이 2011년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가지는 이유는 탄탄한 이야기와 대사, 캐릭터 구성 때문만은 아니다. 극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을 관찰한 묘사가 오늘 관객들에게도 통할만큼 보편성을 지녔기 때문. 故 차범석 5주기를 맞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올라간 이 작품은 대극장에 걸 맞는 공들인 무대를 선보인다. 최씨와 양씨의 초가집과 그 뒤로 보이는 배경은 세심하게 신경을 써 구현했고, 특히 마지막 산불이 나는 장면은 조명과 음향을 통해 생동감이 느껴진다. 무대와 장면 전환마다 선보이는 피아노와 허밍 소리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불안하고 미묘한 감정을 피아노 선율에 담았지만 무대를 향한 시선을 분산 시킬 수도 있기 때문. 강부자 조민기 권복순 장영남 서은경 이인철 등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도 이번 무대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전쟁 통에 억척스러운 생존본능과 애욕을 노련하게 그려내고 풀어낸다. 오랜만에 만나는 묵직한 정통 연극, 배우들의 열연, 혹은 타계한 작가의 대표 작품을 만나는 감회...이 작품의 의의와 즐거움은 관객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작품에 녹아있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 각기 다르지만 어쩌면 똑 같은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느껴보는 것, 이것이 을 가장 진하게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1.06.10 / 조회 11,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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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이 지닌 진정한 맛 느낄 수 있을 것”
“연극 은 원래부터 대형 무대를 위한 연극이었다, 이번 대극장 공연을 통해서 리얼리즘 연극의 진수인 이 가진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실주의 연극 연출 일인자’로 불리는 임영웅 연출가의 목소리에도 기대감과 긴장감이 묻어났다. 차범석 작가 타계 만 5년이 됐던 지난 6월 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연극 의 첫 무대가 시작됐다. 이번 공연에는 임영웅 연출과 함께 민경수 조명 디자이너,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와 함께 강부자, 권복순, 조민기, 장영남 등 대표 배우들이 참여했다. 임영울 연출가는 개막을 앞두고 지난 3일 열린 프레스콜을 통해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가 제작비는 얼마가 들어도 좋다고 밝혀 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대극장 공연을 가능하게 했다”며 “눈 오는 장면, 산불장면 등 무대 메커니즘을 총동원하는 장면들을 돈을 아끼지 않고 최대한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전쟁 후 피폐해진 소백산맥의 부락과 대나무 숲, 불타는 산 등 희곡 ‘산불’이 가진 대표적인 이미지들을 사실적인 무대 메커니즘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1962년, 명동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바 있는 은 한국전쟁 이후, 과부들만 모여 사는 과부마을을 배경으로 한 남자가 과부마을에 내려오면서 일어나는 과부들의 욕망과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한국 사실주의 희곡의 으뜸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더 활발한 활동이 필요하다! 과부팔자, 왜 이렇게 힘드나?양씨(강부자)와 며느리 점례(서은경)"이번 겨울은 왜 이렇게 춥나"사월(장영남), "점례, 요즘 수상하다?!"최씨(권복순), 최씨만 세 번째!과부마을에 내려온 남자, 규복(조민기)연극 은 6월 2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6.07 / 조회 1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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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와 함께 늙어갈 수 있다면”, <산불> 조민기
연극무대를 향한 조민기의 발걸음이 시작됐다. 대중들에게는 ‘에덴의 동쪽’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신태환으로, ‘욕망의 불꽃’ 대서양 그룹 셋째 아들로 익숙한 탤런트 조민기이지만 ‘연극배우’를 꿈꿨던 유년 시절을 가졌던 그이기에, 무대를 향한 발걸음은 묵직하기만 하다. 2006년 이후 5년 만에 돌아온 연극무대. 오랜만에 무대로 발걸음을 내딛는 이유는 ‘좋은 작품, 좋은 시간, 좋은 의미’,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져 5년 만에 무대에 오르게 된 것뿐, 다른 이유는 없다. 무대에 오르지 않을 때에는 객석에 앉아 무대와 함께하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연극, 영화, TV 매체만 다를 뿐 ‘연기’라는 본질은 같다고 말하는 배우 조민기의 오늘이 에서 빛을 내고 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불이 났었던 2006년 12월, 바로 옆에서 연극 를 공연하고 있었다. 그 때 이후로 5년 만이다. ‘같이 공연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해오던 배우들이 있었는데 에서 만나게 됐다. 장영남, 서은경 배우는 특히나 더 그렇고. 장영남 배우하고는 인사처럼 “언제 한번 같이 공연해야 하는데”라는 말을 나눴던 사이인데 이 좋은 배우 분들을 모아주셔서, 덕분에 같이 하고 있다. 대한민국 연극계 거장 임영웅 선생님과 함께 준비 중이다.” 안톤 체호프의 , 최형인 연출 , 임영웅 연출, 차범석 작가의 까지. 연극 속 배우 조민기의 전적에는 ‘고전’과 ‘연극스러움’의 색채가 짙게 깔려 있다. “고전이라고 하는 것들에는 이유가 있다. 셰익스피어, 체호프의 작품에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극적 흥미를 유발하고 상황을 대입하게 하는 본질이 있다. 대한민국의 고전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차범석 선생님의 이다. 전쟁 속에 벌어지는 그 당시의 그들만의 리그 이야기에서 암투, 정의, 사랑 등 지금 우리가 공감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황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관객들에게 우리에게도 이런 고전이 있다”라는 걸 확인하게 해주고 싶다” 대한민국 최고의 희곡으로 꼽히는 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이야기다. 희곡 ‘산불’은 배우들에게 ‘친절한 대본’이요, 관객들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다. “대사가 별로 없는데 흐름을 따라갈 수 없어서 잘 외워지지 않는 대본이 있는 반면에 아무리 빽빽해도 읽으면 바로 외워지는 그런 대본이 있다. 김수현 선생님 대본이 그렇다. 아무리 대사가 많아도 힘들지가 않다. 차범석 선생님의 ‘산불’은 친절한 대본이다. 대사가 입에 착착 붙는다. 고전이라고 설명해서 ‘고루한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연습을 거듭 할수록 느끼고 있는 게 이 정말 웃음코드를 가진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거다. 우리에게 이렇게나 훌륭한 작가가 있었다는 거지.” 연극 을 시작하면서 한 장씩 넘겨보고 있는 낡은 노트들. 청주대학교 연극과 재학시절, 차범석 선생님이 강의했던 연극개론 수업 당시의 노트들이다. “연극을 사랑하라”는 선생님의 말씀보다, 캠퍼스의 열정과 파란 잔디가 동경의 대상이었던 시간이었다. “차범석 선생님에게 연극개론, 희곡론 수업을 들었다. 왜 그 때는 훌륭한 선생님, 큰 가르침이라는 걸 알지 못했던 걸까. 졸업을 하고, 현장에 나와서 그 분들의 족적을 마주하면서 ‘내가 역사책에 나올법한 분들과 호흡했었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훌륭한 가르침을 왜 그땐 몰랐지라는 후회도 들고. 차범석 선생님 수업 때 필기했던 노트들을 다시 보면서 채우려는 복습이 아니라 후회의 복습을 하고 있다. 제작사 대표님이 “ 공연을 하는데 뭐든 하셔야 한다”고 하셔서 “뭐든 하겠는데 뭘 해야 하나요?”라고 했더니 규복이를 하라고 하더라. 규복이는 ‘젊고 싱싱한 남성의 심볼’로 잠자는 과부들의 본능을 일깨워줘야 하는 인물인데! 남성성을 잃어가는 연식에 들어온 제의라 걱정이 많았다(웃음).” 은 6.25 전쟁의 여파로 남자란 남자는 모두 죽거나 떠나고 여자들만 남은 과부마을에 한 남자가 내려오면서 일어나게 되는 과부 여인들의 심리와 욕망을 생생한 대사와 캐릭터로 뽑아낸 작품이다. “요즘 여자배우들에게 기 빨리고 있다(웃음). 강부자 선생님부터 1990년대 배우까지 각 연대별로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다. 예전에 이라는 작품에서 혼자서 여배우 일곱 명과 함께 작업을 한적도 있었는데 그 때는 ‘기 빨린다’는 생각을 안 했던 것 같은데 정말 별로 한 것도 없이 쇠잔해지는 기분이다. 아줌마들 특유의 직언직설들이 많이 나온다. 속내는 뻔히 들여다보이는 그런 것들. 사람 사는 세상의 단편이 보인다. 사실주의 작품에서 가장 큰 재미는 무대 위에서 내 모습이 재현되는 걸 구경하는데 있다. 은 그 재미를 갖고 있다.” 배우 조민기의 연기관에는 ‘서비스맨 정신’, 그리고 ‘연기의 본질은 하나’라는 생각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영화, TV, 연극 어느 분야에서든 ‘연기 잘하는 배우’로 통하는 배우 조민기를 만든 가장 큰 덕목들이다. “대중매체를 통해서 익숙한 얼굴이 연극무대에 서 있다면 관객들이 느끼는 생경함은 훨씬 줄겠지. 하지만 그것만 까불 수 없는 곳이 무대다. 배우는 감동이 되었던, 재미가 되었던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서비스맨 정신으로 기대치 이상의 것을 채워줘야 한다. 강의를 하다가 학생들에게 “연기자가 되고 싶으냐, 연기자가 되고 싶으냐”고 묻는다. 아이들은 고민하지. 그럼 난 둘 다 되라고 그런다. 어느 마켓에 있느냐에 따라서 하나의 본질이 두드러질 뿐이지 연기의 본질은 한 가지라고. 경계를 오갈 수 있는 배우가 되라는 거다. “난 이 길을 걸어왔으니까, 이 마켓은 아닌 것 같아. 가지 말아야지”라고 외면한다면 그곳이 자신의 한계가 되는 거지. 학생들에게 상황에 맞는 배우다움을 갖춘 배우가 되라고 말한다. 영화면 영화, TV면 TV, 연극이면 연극. 상황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배우.” 고등학교 1학년, 극단 ‘신협’에 들어가면서 부터 그의 배우 인생은 시작됐다. 연극배우가 꿈이었지만 가난한 예술가, 가난한 배우가 되기는 싫었다. “어릴 때부터 “최소한의 기본 생활유지를 할 수 있어야 예술도 할 수 있는 거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우리 때는 시커먼 야전잠바를 입고, 안 씻고 그래야 연극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티 내면서 예술을 하는 거지. 나는 그게 싫었다. 배우다운 모습은 정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우는 거지가 아닌데 왜 예술을 거지처럼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었다. 극단에 (유)동근이 형이 같이 있었는데 TV 활동을 시작하니까 선배들이 “저 갈보 같은 자식” 이라고 욕을 하더라. 나는 연기의 본질은 하나지, 매체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연극만 하신 분들이 따갑게 보는 시선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눈에 보인다,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공감은 할 수 없는 거지. 각자의 한계를 만들다 보면 작은 사람으로 남게 되니까.” 가감 없는 스타일. 뒤 끝없고 솔직한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내 DNA는 잘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고 마음고생까지 한다면 얼마나 복잡하겠나. 둘 중에 하나는 포기해야지(웃음). 솔직하게 말하고 터는 O형 스타일인데, 요즘 가끔 뒤끝 있는 Q형일 때가 생기더라.(웃음)” 사진 찍는 배우, 커피 만드는 배우로도 유명한 그는 “취미는 절대 직업으로 삼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취미는 취미로”라는 새로운 생각을 더했다. “좋아하는 일들이 업이 되는 순간 좋아하는 마음이 없어지더라. 커피, 사진이 그랬다. 커피를 정말 좋아해서 ‘매일 아침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공짜로 마실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카페를 차렸다. 와, 손님에게 받는 만원이 그렇게 귀한 돈인지 몰랐다. 까페를 그만둘 때까지 커피는 쳐다보기도 싫더라. ‘웨딩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이 공간을 내 작업실로 사용하면 되겠다’는 얄팍한 생각으로 스튜디오를 차렸는데 다 내 마음 같진 않더라. 웬만한 사진기, 조명, 포토샵으로 사진을 만든다는 게 너무 싫었다. 그렇게 4년 정도 하다 보니 ‘아, 내가 좋아하는 걸로 사업자등록증을 내면 안 되는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순수하게 내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실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아, 연기는 좋아하는 일이고 업이다. 이건 소중하다. 정말.(웃음)” 멋있는 것들을 느끼면서 늙어가는 것. ‘멋지게 늙자’를 생각하는 그의 바람이다. “하늘이 멋있는데 하늘 한번 올려다보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저렇게 큰 한강이 있는데, 그게 멋있는지 모르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멋있는 것들을 멋있다고 느끼면서 싶다.” 늙어가는 것에 대한 바람과 낭만이 배우 조민기의 얼굴을 감싸고 있다. “연극무대에 있어서 소원이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 분장을 하나도 하지 않고 피르샤 노인 역할로 무대에 오르는 거다. “다 가버렸나”라는 대사를 말하면서 긴 여운을 남길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짙은 여운을 가진 배우, 조민기의 무대가 시작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5.30 / 조회 1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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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연극에서 볼 수 없었던 무대 메커니즘 선보일 것”
한국 사실주의 희곡의 으뜸으로 꼽히는 故 차범석의 대표작 이 다시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故 차범석 5주기를 맞아 2007년 공연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무대에는 임영웅 연출, 강부자(양씨), 조민기(규복), 장영남(사월), 서은경(점례) 등이 한국 대표 배우와 연출가가 뭉친다. 임영웅 연출은 “한국 연극계를 통틀어 적역이라고 생각되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며 “특히 조민기, 장영남 씨와는 처음으로 연극을 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늘 6월 5일부터 6월 26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은 1962년 이진순 연출, 박상익, 백성희 등 국립극단 배우들이 출연해 큰 성공을 거둔 작품. 이후 연극은 물론 영화, TV, 오페라, 뮤지컬 등 여러 장르로 소개되고 있다. 임영웅 연출임영웅 연출은 故차범석과의 인연을 말했다. 그는 “1962년 초연했을 당시 극장 유리가 깨질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몰렸다고 한다”며 “1970년 다시 공연하며 차범석 선생님이 젊은 연출가가 해보라며 나에게 연출을 제의하셨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양씨 역을 맡은 배우 강부자 역시 차범석과의 깊은 인연을 밝혔다. 그는 “1962년 갓 데뷔한 내가 그 해 10월 차범석 선생님의 극단 산하의 에 캐스팅돼 깜짝 놀라고 행복했다”면서 “이후 극단 산하의 여러 작품을 하며 여러 지방을 버스 타고 다니며 공연했다”고 추억했다. 이어 “은 나에게 연극을 시작하게 한 작품이라 내 눈에는 무대와 대사가 훤하지만 좀 더 다른 양씨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부자조민기는 청주대학교 시절 교수로서의 차범석을 기억하며 “학생들에게 연극은 ‘약속’이라고 말씀하신 선생님의 교육이 그때는 구시대의 푸념으로 받아들인 게 후회된다”며 “어느새 학생 앞에 선 나에게서 선생님의 말씀이 나오고 있어, 살아계실 때 더 많이 배우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임영웅 연출은 이번 무대에서 주목할만한 점에 대해 ‘무대’를 꼽았다. 산불의 배경이 되는 소백산맥 자락의 대숲과 마지막 등장하는 산불 장면에 많은 공을 들인다는 것. 임연출은 “은 대극장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며 “무대 메커니즘이 발달하면서 대숲과 산불을 리얼하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민기, 장영남 서은경, 권복순제작을 맡은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는 “대극장 연극이 없어진 지 오래인 우리 공연계에 대극장 연극의 재건에 앞장서고자 기획했다”고 말하며 “뮤지컬로 중장년층 고급 관객을 창출했듯이 대극장 연극에서도 고급 관객을 개발해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무대 메커니즘으로 채워야 할 게 많아 제작비가 8억에 가깝게 든다”며 “대형 뮤지컬에 경험이 있는 스탭들로 연극에서 볼 수 없었던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5.13 / 조회 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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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꿈꾸니 더 비루해지는 인생이여
꿈꾸어 괴로운 이들이 한대 모였다. 행복은 꿈의 포기에서 올 때가 적잖다. 아이러니지만 그대들이 한 없이 비통한 것은 쥐고 있는 바람을 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박근형 연출은 또 한번, 소망이 있어 훨훨 날지 못하고 두 발을 무던히도 땅에 부치고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저 쓴 웃음만 어둡게 뱉을 수 밖에 없는 이 작품을 두고 체홉 자신이 ‘코미디’라 명명한 까닭을 알겠다. 여전히 결핍된 애정, 그리하여 더욱 비루한 삶 속의 우리들은 연극 에도 있었다. 젊은 열정으로 작가의 꿈을 키워내는 꼬스챠, 그의 연인이자 여배우가 되고픈 니나, 그리고 아들의 무대에 조소를 보내는, ‘엄마’보다 ‘여’ ‘배우’의 길을 택한 아르까지나와 그의 연인 소설가 뜨리고린도 여전하다. 하지만 더욱 또렷해졌다. 호수를 무대 위에 재현하느냐, 안 하느냐가 회자될 때도 있는 이 대형 작품이 150석이 조금 넘는 작은 무대로 구현, 관객과 거리가 더욱 좁혀 졌다. 호숫가의 안개처럼 관객들 눈 앞에 몽환적으로 펼쳐졌던 세트가 먼저 물리적으로 또렷하게 다가온 것이다. 이야기도 마찬가지. 꼬스챠, 니나, 아르까지나와 뜨리고린 사이에 오가는 미묘한 감정의 교차가 ‘애정’을 근거로 더욱 확실해졌다. 여배우의 꿈과 유명 작가에 대한 판타지가 니나를 뜨리고린에게 향하게 했지만, 그에게 니나는 잠시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해 줄 한 마리 귀엽고 작은 인형에 불과할 뿐. 물 위를 휘휘 날던 갈매기가 저 하늘 끝을 동경하더라도 결코 물 곁을 떠날 수 없음을 알기에 아르까지나는 당당하고, 니나는 비루하며, 꼬스챠는 절망스럽다. 켜켜이 쌓인 감정과 상황의 오묘함은 원작보단 덜하나, 또렷하고 더욱 극적으로 이들의 비극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게릴라 소극장에 들어서면 ‘꽉 찼다’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워낙 극장이 작아서”라며 말 끝을 흐렸던 박근형 연출 말마따나 애초에 공간이 작기도 하지만 보조석도 부족할 정도로 많은 관객들이 연극 를 찾고 있다. 꽉 찬 것은 무대 위도 마찬가지다. 서이숙, 김영필, 이대연, 김주완, 장영남, 박원상 등 ‘원톱’으로 나서도 묵직할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각기 발하는 성격은 훌륭한 조화로 그림을 만들어 낸다. 때론 웃음이 실실 나오기도 하나 허투루 흘리는 대사는 없다. 연극 는 지금의 관객들에게 아마도 가장 편하고 쉽게, 그렇지만 대단히 진하게 아름답지만 박제된 갈매기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극단 골목길 제공
2009.08.13 / 조회 14,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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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 실력파 배우들이 한 자리에
“잠깐, 영남씨. 관객모독 같으니까(웃음) 약간 힘을 빼주세요.” 박근형 연출의 지시가 이어지자 잠시 연습실의 긴장이 이완된다. 이곳은 극단 골목길의 신작으로 선보이는 안톱 체홉의 연습실. 박근형 연출을 비롯해, 박정순, 이대연, 서이숙, 김주완 등 배우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작가지망생 ‘뜨레쁠레쁘’(김주완) 의 첫 작품을 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장면. 니나(장영남)의 난해한 독백대사가 이어지자, 아르까지나(서이숙)가 모욕을 주고, 그의 아들 뜨레쁠레쁘는 연극을 중단시켜 버린다. 니나가 아르까지나의 정부 뜨리고린에게 반하는 장면이 이어지며 복잡한 삼각관계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번 무대에선 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서이숙이 은퇴한 여배우 아르까지나를, 로 주목받은 김주완이 작가지망생 뜨레쁠레쁘를, 브라운관과 무대를 활발하게 오가는 장영남이 니나를 맡아 환상의 호홉을 맞춰가고 있는 중. 이외에도 김영필, 이대연, 박정순, 박선욱, 박원상 등 실력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체홉의 걸작을 무대 위에 형상화 하고 있다. 박근형 연출은 “이 작품은 배우들의 연기력이 가장 볼만한 작품이 될 것”이라며 “러시아 연극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봐도 크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한다. 는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홉이 쓴 작품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허무함과 무의미함, 그리고 실현되지 않는 희망을 일관성 있게 그려내며 과 함께 체홉의 4대 희곡으로 꼽힌다. 는 오는 8월 1일부터 한달간 게릴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꼬스챠(김주완)의 새로운 형식의 연극을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꼬스챠를 사랑하는 마샤(정세라)와 꼬스챠의 연인 니나(장영남). 어머니 아르까지나(서이숙)에게 모욕받고 극을 중단하는 아들. 아르까지나의 애인 뜨리고린(김영필)을 보고 한눈에 반하는 니나. 배우들의 연습을 지켜보는 박근형 연출. 비련의 여인과 그녀를 사랑해 비극으로 생을 마감하는 남자. 에서 주목받은 배우 김주완. 아르까지나 역을 맡은 서이숙. "후배들 연기가 흐뭇해~"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7.24 / 조회 18,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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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함이 빚어내는 놀라운 얼굴, 배우 김주완
김주완(32)이 공연하는 그간의 작품을 본 사람들이라면 그에게서 무대 밖에서도 ‘특별한 무언가’를 기대하게 된다. 그것은 또래 배우들을 훨씬 뛰어넘는 진지함일 수도, 과묵하고 어눌한 말투일수도, 그리고 독특한 자기만의 세계일 수도 있다. 연극 의 운동권 노동자 이경훈 역을 비롯 연극 의 마라, 그리고 올 1월 초연한 연극 의 시동생 역 등 그가 올 한해 보여준 일련의 모습들이 관객들을 ‘너무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 재공연을 앞두고 만난 그는 “그런 거 없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자신임을 묵묵히 겸연쩍게 웃으며 이야기 했다. 재공연 연습 중입니다. 한결 여유가 생기셨나요? 더 어려워요. 초연 때 못했던 거 생각도 해야 하고. 했던 거라 하더라도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했던 부분을 제 자신이 잘 아니까, 그런 부분 채우려는 게 훨씬 어렵죠. 초연 때 객석과 평단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관객분들이 많이 오셔서 ‘아, 나쁘지 않구나’ 했죠. 관객 수로 알았어요(웃음). 극중에서 제가 화장실에 있잖아요. 그래서 “진짜 냄새가 나는 것 같다”(웃음) 그런 이야기도 하시고, 반대로 암울하다, 답답하다, 그런 느낌들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입고 나오신 ‘늘어진 내복’이 유독 기억에 남아요. 아버지로 출연하는 이규회 배우님의 아버지 것이에요. 낡은 장롱 속에 있는 걸 꺼내서 빌려주셨는데 지금 많이 헤졌죠. 꿰매기도 하고. 딱 한 벌이에요. (장)영남이 누나가 다른 한 벌을 사주셨는데, 너무 새것이라서 그건 나중에 급할 때 만 입어야 할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아직 김주완씨 작품을 본 적이 없다고 하셨어요. 한번도 못 보셨죠. 지금은 예전보다는 반대가 심하진 않은데 그 전에는 많이 심하셨어요. 아무래도 나이도 있는데 안정적이지 못하고 또 “집안에 그런 사람이 없는데 네가 바람이 들어가서 그런 거 아니냐” 그렇게 말씀하셨죠. 요즘에도 열심히 해보란 말씀은 안 하시지만 많이 유연해지신 편이에요. 배우가 되고자 가출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학교를 전주에서 나왔는데, 2학년 때 지방 순회 공연하러 온 연극 을 봤어요. 정말 되게 신기했어요. 어렸을 때 어머니 손 잡고 아동극은 더러 보러 갔던 것 같은데, 그냥 사람들 나오는구나, 이 정도였지, 제대로 커서 연극을 본 적은 없었거든요. ‘아, 나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를 해야겠단 생각이 든 때가 그 때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가출을 했죠. 10년 정도 혼자 살다가 극단 골목길에 들어갈 때 다시 집에 들어갔어요. 한 2년 됐죠. 외아들이라 부모님의 기대도 컸을 것 같은데요. 그 전까지 착하거나 그렇진 않았는데 말썽도 피우고, 노는 것도 되게 좋아하고. (어떻게 놀았냐 물으니) 그땐 놀거리가 없었어요. 학교가 남녀공학이었는데 소풍 끝나고 사복 입고 노래방 가면 다들 선생님한테 걸려서 몇 십 명 씩 학생부에 끌려가고, 그 정도였죠. 극장 가거나 여행을 간다던가. 가출하고 10년 정도 혼자 살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친구 집이나 작은아버지 댁에서 살기도 하고. 그러면서 세상이 내 생각대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것, 녹록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김주완씨에게 박근형 선생님은 남다른 의미일 것 같습니다. 데뷔작인 (2002)가 골목길 작품은 아니었지만, 당시 외부 연출가로 선생님이 하셨어요. 저는 그때 연극을 시작하려고 오디션을 봤고요. 선생님은 많이 자유로우세요. 제가 생각하기에 다른 연출분들은 공연을 무대에 형상화 시킬 때 그 작품에 대한 것만 거의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선생님은 넓게 생각할 수 있는, 인생이나 잘못된 행동들 많이 지적해 주시고, “왜 대사를 이렇게 해!”라고 하기 보다는 조금 더 다르게 생각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 주시죠. 여러가지 책을 많이 읽어라, 신문 매일 봐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셔서 배우로서, ‘아,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요. 길잡이를 많이 해 주시죠. 박근형 선생님의 작업 스타일을 힘들어 하는 배우들도 있습니다. 선생님 같은 경우는 연습할 때 배우들이 스스로 찾게 만들어 주시는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에 익숙해진 배우들은 선생님의 스타일을 힘들어 하죠. 연습하면서 스스로 생각해 와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힘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말씀도 없으시고, 거의 공연 때 와서 뭐가 안 되어있으면 그 때 말씀하시고. 본인은 그런 작업 방식에 맞다고 생각하시나요? 무엇이 맞다고 생각하진 않는데, 저는 좋아요. 작품적으로 계속 보시면서 풍성해 지고. 나도 한 곳에 머물지 않고 다시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좋아요. 에서 맡은 은둔형 외토리 시동생 역을 비롯해 그간 극단 골목길에서 보여준 배역들이 가볍거나 경쾌하지 않습니다. 배역의 분위기가 일상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일상은 아주 즐겁게 지내요. 아주 평범하게요(웃음). 여러가지 배우 유형이 있겠지만, 저는 배역에 깊이 빠져들어 살아가는 것이 과연 좋을까, 생각해요. 관객들 앞에서 한 인물을 100% 표현한다고 하면, 정작 보는 관객들은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객관적으로 배역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가령 제가 60%만 줬을 때 나머지 40%는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부분. 그래서 배역에 빠져들어서 생각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거기에 관련된 자료 등으로 객관적인 부분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한 쪽으로만 너무 치우치지 않게. 배우로서 스스로의 장단점을 꼽는다면. 자평은 어렵고요(웃음). 지금까지 했던 역할이 어떻게 보면 좀 힘을 주는? 그런 역할을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 또 저에게 잘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거기에서 저의 단점이 발견되죠. 단단하지만 딱딱해지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좀 더 유연한 부분들이 저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연극은 여럿이 같이 하잖아요. 제가 살갑고 애교 있게 다가가지는 못하거든요. 그런 부분이 너무 없는 건 아니지만, 좀 딱딱하고 얘기할 때 조금 진지하게 하는 편이고, 너무 내 것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생활에서도 조금 유연함이 필요한데, 아직은 그러지 못하는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쪽에서도 김주완이라는 배우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어요. 하고 하면서 가끔 이야기를 해 주시더라고요. 중요한 건, 아직 제가 느끼기에 많이 부족하고 해결해야 될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연극을 하면서 좀 더 사람들과 소통도 하고, 내적으로 많이 쌓아야 된다는 생각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조금 더 연극을 하고 싶어요. 사회적으로는 제가 좀 나이가 있지만, 연극하는 쪽에서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니거든요. 연극쪽에서 조금 더 쌓고 가는 게 멋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으신가요? 대학 다닐 때 에쿠우스의 알런을 한 적이 있어요. 근데 사회에 나와서도 다시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근데 선생님(박근형)은 안하시겠죠. 김광보 연출님이 많이 하셨으니까. 근데 이제 선생님이 를 곧 하시거든요. 그 작품도 아주 많이 공연이 된 작품이잖아요. 그러니까 이것도?(웃음) 극단 골목길에서 주로 선보이는 작품도 그렇지만, 서사성이 강한 작품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네. 고전도 상당히 좋아하고요. 옛날 이야기지만 지금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게 고전의 중요성인 것 같아요. 선생님 작품처럼 드라마 색체가 강한, 사회적이고, 또 우리 일상을 담은 것도 좋아하고. 그런데 중요시 여기는 것은 관객에게 뭘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에요. 생각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우린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물음을 주고 싶죠. 배우 김주완으로서 가장 큰 욕구는 무엇일까요. 계속 끝까지 연극을 하고 싶다는 것, 선생님들처럼요. 지금 활동하시는 선생님들도 예전에 저 같은 때가 있으셨겠죠, 그분들이 지금도 하고 계시잖아요. 참 멋있어요. 제가 그렇게 나이가 들었을 때 후배들이 또 있을 거고,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계속 연극이 이어졌으면 하는 욕구가 있어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7.07 / 조회 1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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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사람들] 연극으로 뭉친 장진 사단
연극열전의 첫 번째 작품 [서툰 사람들]이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서툰 사람들]은 장진 감독이 23살에 썼던 극본으로 이미 부산 가마골 소극장에서 1997년 이후 현재까지 10년간 공연되고 있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 이번 공연에서는 장진 감독이 직접 연출하고 류승룡, 강성진, 장영남, 한채영 등 인기배우들이 출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류승룡, 강성진, 이상훈 등은 장진 감독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배우들로 이번 연극에서 다시 한번 뭉친다. 장진 감독은 “이 작품은 군대 제대 전 2주 전에 정말 즐겁게 쓴 작품”이라며 “기분 좋게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영남과 함께 유화이역에 더블 캐스팅된 한채영은 “연극은 처음 도전하는 터라 겁이 났다다”며 “하지만 평소 장진 감독의 작품을 좋아했고 연기자로서 욕심이 생겨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툰 사람들]은 집을 털러 잠입한 도둑과 어리숙하지만 정이 많은 집주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는 다는 내용. [택시 드리벌]에서 호흡을 맞춘바 있는 강성진과 장영남은 이날 공개된 연습 현장에서 어리버리한 도둑과 집주인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처음에 잠깐 상징적으로 겁먹더니 다음부턴 무슨 친척오빠 대하듯이 하네"도둑 장덕배의 투덜거림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귀찮은 남자 전화도 대신 받아주는 도둑과 이를 고마워하는 집주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웃고 있는 장진 감독. 연습 현장을 함께 보는 연기자들. 좌측부터 김원해, 한채영, 이상훈.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7.11.16 / 조회 39,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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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무대로 돌아온 국민엄마 고두심
‘아들과 딸’ ‘꽃보다 아름다워’ 등 드라마를 통해 우리 시대 어머니 상으로 자리잡은 고두심이 7년만에 연극 [친정엄마]로 돌아온다. [친정엄마]는 지난 2004년 초판돼 20만부가 팔려나간 동명의 베스트셀러 수필집으로 만든 작품. 고두심은 친정엄마 역으로 딸에 대한 절절한 모정을 연기한다. 고두심은 “배우로서 나의 이름을 건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싶은 바람이 오래 전부터 있었다”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매년 가정의 달 즈음이 되면 어김없이 만날 수 있는 레퍼토리공연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작품의 스토리가 제주도 고향을 두고 서울에서 생활한 자신의 실제 경험담과도 비슷해 “친정엄마만 생각만해도 눈물이 난다”면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친정엄마]는 특히 한국 정서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친정엄마와 딸에 대하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 구태환 연출은 “마치 공기와도 같은 ‘우리 엄마 냄새’가 물씬 나는 작품이기에 섬세하고 가공하지 않은 우리들 생활 그 자체를 보여주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이 작품이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만큼 억지스럽지 않게 감동과 웃음을 준다는 것. 또한 고혜정 작가는 “연극 무대에 맞게 각색했기 때문에 원작의 재미와 감동이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극 [친정엄마]에는 고두심 이외에도 최근 ‘늙은 부부이야기’와 모노드라마 ‘발칙한 미망인’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성병숙이 더블 캐스팅되었다. 딸 역으로는 지난 해 [버자이너 모놀로그] 에서의 열연한 장영남과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강철]의 서은경이 나란히 선다.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하는 CJ엔터테인먼트와 아웃리치코리아 측은 “앞으로 매년 가정의 달이 되면 모녀가 함께 보러 가는 시즌 레퍼토리 대표 공연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극 [친정엄마] 제작발표회 중
2007.03.07 / 조회 1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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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조재현 “바람 같은 아버지, 날 닮았다”
여기 바람 같은 아버지가 있다. 전쟁이 났다며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리고 몇 년 후 다시 돌아왔을 땐, 낯선 남자를 남겨버리고 떠나버린다. 그리고 또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땐 새어머니라며 데리고 오기도 한다. 몹쓸 사람이고 아버지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를 미워하지 못한다. 그가 타고난 운명이고 천성임을 본능적으로 알았을 것이다. 연극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는 정착 못하는 아버지와, 항상 가장의 존재에 대해 갈망하는 아내와 딸에 대한 이야기다. 배우 조재현은 경숙이 아버지로 3년만에 무대에 복귀했다. 그는 무책임하고 한량끼 가득한 아버지이지만, 한편으로는 바람 같은 매력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한다. 경숙이 아버지 역에 대해 설명해달라. 배경은 6.25 전쟁 이후 배경이다. 경숙이 아버지는 어떻게 보면 자기 밖에 모르고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이고, 한량기도 있다. 그런데 그런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그를 찾을만한 인간적인 면모도 있는 캐릭터다. 이 작품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이 연극을 작년에 두 번봤다. 정말 재미있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이런 연극에 내가 참여할 수 있으면 해서 좀 더 많은 관객들이 연극을 봤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경숙이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상당히 무책임한 캐릭터다. 조재현씨 본인도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인데 어떤 생각이 드나.경숙이 아버지는 계속 집에 정착하지 못한다. 평생을 그렇게 사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숙이는 너무나 아버지의 존재를 갈망한다. 나는 이런 아버지는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정시에 출퇴근하고, 저녁에 같이 식사를 하고, 주말이면 함께 보내는 모범적인 아버지도 아니다. 정숙이 아버지가 끊임없이 자기를 사랑하고 가족을 등한시 하듯이, 나도 가족을 등한시 하지는 않지만 연기를 더 사랑하고, 가족을 뒤로하지 않았다고는 말 못한다. 순서를 따지면 가족이 뒤에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반성을 하게 됐다. 그래서 더 이 작품에 애정이 간다. 3년만에 출연하는 연극, 어떤가. 그 동안 틈만나면 대학로에 와서 후배들과 동료들의 작품의 봐왔다. 그래서 낯설거나 적응하기 힘들진 않았다. 연극 출연은 몇 년에 한번씩 하겠다는 계획이 있는 건 아니다. 그저 좋은 작품을 만나면 한다. 연극은 배우로서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한다. 무대에 서면 도망갈 데가 없으니 솔직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배우로서 나를 단련시키는 기회이기도 하다.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연습실 풍경
2007.01.26 / 조회 17,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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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남의 버자이너 모놀로그] “숨기고 감출 대상이 아니야”
여성의 성기를 이르는 말인 ‘버자이너’, 지금껏 있어 왔지만 은밀하고 음습한 곳에 숨겨놓고 쉬쉬하던 그곳이,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는 공연 내내 주인공이 돼 관객을 향해 외치고, 속삭이고, 울고, 웃는다. 버자이너가 우리말로 번역돼 사용될 때 이 단어는 사실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사회적 관습과 터부란 무서운 족쇄 같아서, 금기시 된 말을 했을 때는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관념이 사람들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극이 처음 시작할 때 배우가 단어를 입밖에 꺼내기까지 배우도, 관객들도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머뭇거리듯, 쑥스러운 듯 ‘걱정된다’고 말하며 꺼낸 이 단어는, 하지만 한번 꺼낸 이후에는 더 이상 창피하지도, 금기 시 되는 단어가 아닌, 여성의 소중한 일부분이 된다. 1시간 30분 동안 한 명의 배우는 10여명의 여성이 되어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또는 코믹하게, 과감하게 내보인다. 그들은 ‘버자이너’에 대한 남성들의 편견, 자신의 편견 고통 받는 여성이 대부분이다. 남편으로부터 그곳의 털을 깎기를 강요 받고 고통스러워 하는 여성, 처음 성적인 자극을 받고 남자친구로부터 면박을 당한 후, 두려워 누구도 사귀지 못한 할머니, 성에 무감각해져 시들 거리는 여성 등이 받는 성적인 압박을 풀어 낸다. 버자이너는 여성의 성과 정체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이름이자 매체인 것이다. 그래서 이름을 숨기고 왜곡하는 사회에 대해 호소하고 질타한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맡은 장영남은 수많은 여성의 심정을 토로하고, 때로는 버자이너가 되면서 집중력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직장 여성, 주부, 70대 할머니, 5살 여자 아이까지 소화해 내며 그들의 고통과 기쁨, 두려움과 희망을 전한다. 모놀로그 드라마에서 배우의 역량에 많이 의지함을 생각하면 믿음직한 배우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10여 명의 여성을 끊이지 않고 이어서 표현한다는 게 사실 용이한 일은 아닐 것. 간혹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은 부분에 있어서는 아쉽다. 이 작품을 보기 전에 직설적이라 민망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있을까. 감추려 하고 숨기려 들어 왜곡될 때나 부끄러울 뿐, 당당하게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면 여성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보면, 그 동안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여성의 몸, 정체성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물론 유쾌하게.
2006.09.25 / 조회 9,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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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생문] 서현철 장영남
서현철, 장영남. 현재 연극 [나생문] 연습에 한창인 이 배우들의 공통점을 찾아보자. 우선 둘 다 현재 공연중인 [노이즈 오프]와 [봄날은 간다] 등 대학로 인기 작품 공연을 병행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둘 다 개성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찾는 이가 많다. 둘 다 연극을 너무 사랑한다. 또 무엇이 있을까.‘연극하느라’ 현재에 미혼인 상태라는 것. 나이보다 어려 보인다는 것. 인터뷰 시 말수가 적은 편이라는 것. 의외로 많다. 서편철, 장영남과의 진솔한 릴레이 인터뷰.
‘직장인에서 연극인으로', 서현철
[나생문]에서 가발 장수 역할을 맡았다. 어떤 역할인가.
극에서 나무꾼이나 스님에게 양심적, 도덕적 자극을 주는 역할이다. 겉으로 보면 상당히 코믹하지만 허를 찌르는 말을 많이 한다. 나름대로 멋있는 말은 혼자 다 하는 거 같다(웃음).
[노이즈 오프] 공연 중인데 여기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노이즈 오프]는 대사만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뛰어다니는 연극이라 체력적으로 힘든 연극이다. 동선이 복잡하고 극도 긴 편이어서 연습도 3개월을 했다. 하지만 재미있다는 소문이 나서인지 관객들의 호응을 많이 받아 개인적으로도 기쁘다.
현재 공연과 연습을 병행하고 있는데 힘들진 않나.
처음 [나생문]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노이즈 오프] 공연 중이라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획사에서 연습시간을 배려해 줘서 출연이 가능했다. 사실 다른 공연을 하면서 연습하는 건 배우로서 무책임한 행동일 수도 있지만 욕심나는 작품이나 배역이었기 때문에 참여했다.
연극 [나생문]의 매력은 무엇인가.
우선 대본 자체가 무척 재미있고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확실하다. 인간의 양면성과 본성에 대해 흥미롭게 파헤친 작품이라 연극 작품으로 매우 매력적이다.
주로 코믹한 역할을 맡는 거 같다.
지금까지 70% 정도가 코믹한 배역이었다. 이는 재미 있지만 위험성도 많다. 관객과의 호흡이 중요하고 타이밍이나 대화 전달이 잘못되면 자칫 유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코믹보다는 등장인물의 이기심에 조롱을 보내는 역할이다.
원래 성격은 조용해 보인다.
지금 점잖은 척 하고 있는 거다(웃음).
연극을 늦게 시작했다고 들었다.
서른에 시작했으니 상대적으로 조금은 늦은 편이었다. 그 전에 직장 생활을 3년 정도 하다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했다. 미친 짓을 한 것이다(웃음). 주위 분들, 특히 어른들이 이해를 못하고 반대했지만, 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사실 결정 내리기고 힘들었고 내린 후에도 힘들었다. 다행히 금방 극단 작은 신화에 들어가서 배역을 맡기 시작했다. 현재 연극 배우로 들어선 지 10년이 넘었다.
왜 연극이었나.
중학교 때 ‘왕자와 거지’라는 연극을 본 후부터 연극배우에 대한 동경이 있었지만 무대는 특별한 사람들만 선다고 생각했다. 사회에 나와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갔지만 출퇴근을 반복하는 생활이 나에게는 맞지 않았다. 결국 과감하게 그만뒀다. 이 때문에 결혼할 여자친구와 헤어져야 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하기 위한 비싼 세금이었다고 생각한다.
후회한 적은 없었나.
없었다. 지금도 연극이 재미있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 물론 처음 3~4년은 경제적으로 불안정했지만 운이 좋았는지 꾸준히 배역이 들어왔다. 지금은 늦었지만 결혼을 생각하고 있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의 짐이 가벼워진 것도 있고 주위 분들의 성화도 있어서다. 물론 지금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앞으로 계획은.
영화나 드라마 쪽에서 캐스팅 제의가 간간히 들어오니 언젠가는 그쪽으로도 진출할 것 같다. 우선은 [나생문]에 열중할 생각이다.
연극 끈을 놓치지 않은 여자, 장영남
[나생문]에서 무사 아내 역할이다. 캐릭터를 설명해 달라.
여러 가지 모습을 지닌 역할이다. 겉으로는 명예를 중시하는 단아한 여인이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어떤 상황에서는 명예를 중시하고 남편에 순종하기도 한다. 어떤 장면에서는 색정적인 여자로 나오고 어떤 때는 극히 이기적인 여자로 나오기도 한다.
어떤 캐릭터가 가장 마음에 드나.
캐릭터 본연의 모습인 이기적이고 천박한 면을 보여줄 때다. 아무래도 가장 진실한 모습을 보일 때가 연기하기가 편하다. 배고플 때 ‘배 안고프다’라고 연기하는 건 아무래도 힘들지 않나.
이전에 [나생문]을 접한 적이 있나.
영화나 연극으로 본 적은 없다. 하지만 대본을 받아보니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하나의 사건에 대해 여러 가지 진술이 나오면서, 진실이 무엇일까를 유추해 가고 인간 본성에 대해 짚고 넘어가기 때문에 재미뿐만 아니라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사의 부인이 산적에게 겁탈을 당하는 장면 연습할 때 산적역의 최광일 선배가 장난끼가 있아서 많이 웃는다. 결혼을 한 분이라 에로틱한 장면에서 쑥스러움보다는 장난끼가 더 많으신 거 같다(웃음).
여배우로써 노출에 대한 거부감이 있나.
사실은 거부감이 있다. 어렸을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땐 무조건 싫어했고 지금은 조심스럽다는 점이다. 이젠 꼭 필요한 장면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극 작품에서 노출이나 타 배우와 신체를 접촉하는 장면은 극히 드물다. 영화와는 다르다.
현재 [봄날은 간다]에 출연 중이다.
공연과 연습을 병행하기 쉽진 않다. 특히 나는 오지랖이 넓지 않아서 이러다 두 마리 토끼 다 놓치는 게 아닌가 걱정될 때도 있다. 하지만 욕심 나는 작품이니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연극 배우 경력이 10년이다. 그 동안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가끔 작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연극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내가 이 일을 안 했다면 무엇을 했을까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연극이 좋고 애착이 간다. 어렸을 때는 지금보다 크고 허황된 꿈에 갖혀 살았지만 지금은 벗어나 마음도 편하다. 10년간 하나의 끈을, 그것도 연극이라는 끈을 잡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 내가 존경하고 있는 여러 선배님들처럼 오랫동안 연기 생활을 하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배역 욕심보다는 맡은 역할을 제대로 완벽하게 소화하고 싶다. 나는 스스로 자학하는 스타일이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가. 별로 안 좋은 건데…. 또 하나 덧붙이자면 코믹한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역할은 거의 무겁고 비극적이었다. 이제는 정신적으로 정화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나는 아직 무언가를 이뤄낸 사람이 아닌 과정을 걸어가고 있는 배우다. 앞으로 차근차근 걸어가며 맡은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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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5.25 / 조회 10,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