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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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C Artist 이승희 신작 '몽중인-나는 춘향이 아니라,' 무료 공연으로 진행...홈페이지서 선착순 예약
두산아트센터가 'DAC Artist' 프로그램으로 이승희의 창작 판소리 '몽중인-나는 춘향이 아니라,'를 오는 16일 두산아트센터 Space111 무대에 올린다.
‘DAC Artist’는 두산아트센터가 만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들을 선정해 신작 제작, 작품개발 리서치 및 워크숍, 해외연수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08년부터 이자람, 여신동, 김은성, 성기웅, 이경성, 양손프로젝트 등이 이 프로그램에 함께 해왔고, 2017년부터 이승희를 비롯해 윤성호(작/연출가), 김수정(작/연출가) 등이 참여했다.
이번에 공연을 선보이는 전통 음악을 넘어 음악,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소리꾼이자 배우다. 소설, 동화 등 현대적 텍스트를 판소리로 재창작하거나 전통 판소리를 재해석하는 작업을 해왔으며, 판소리 창작단체 ‘입과손스튜디오’의 소리꾼으로서 기존 판소리 창작 방식에 갇히지 않고 판소리가 가진 요소들을 확장, 변형한 새로운 작업방식을 탐구하고 있다.
'몽중인-나는 춘향이 아니라,'는 ‘몽중인’ 두 번째 시리즈로 춘향이 아닌 ‘향단’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다. 2018년 선보였던 '동초제 춘향가-몽중인 夢中人'이 주체적 인간으로서의 성춘향과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았다면, 이번 작품은 항상 춘향의 뒤만 쫓던 삶을 살던 향단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극은 감옥에서 춘향의 처참한 모습을 본 후 2020년 현대로 온 향단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이 어떻게 ‘나’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할지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이승희는 “향단은 ‘춘향가’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시대와 상황이 달라도 그가 갖고 있는 고민들은 우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어쩌면 연민으로 시작한 향단과의 만남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은 건 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춘향가’에 거의 언급되지 않는 향단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공연을 완성하기 위해 이승희는 새로운 작업 방식을 택했다. 향단의 이야기를 2명의 작가가 ‘판소리계 소설’과 ‘판소리계 사설’로 나눠 작업하는 방법이다. 판소리계 소설은 향단의 인물 특성을 고려해 연극 '인정투쟁: 예술가 편', '이게 마지막이야' 등에서 노동, 인권 문제를 다뤄온 이연주 극작가 맡았고, 판소리계 사설은 이승희가 작업했다. 관객들은 판소리계 소설과 판소리계 사설에서 서로 다른 향단의 이야기를 보며, 텍스트가 판소리로 전환되는 과정과 판소리가 텍스트로 전환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두산아트센터는 DAC Artist 프로그램 '몽중인-나는 춘향이 아니라,'와 '꿈이 아닌 연극'을 모두 무료로 전환하며, 윤성호 신작 연극 '꿈이 아닌 연극'은 낭독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으로 사전예약할 수 있다.
또한 두산아트센터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한 좌석 운영, 마스크 착용 및 체온측정 의무화를 시행한다.
'몽중인-나는 춘향이 아니라,'는 9월 16일부터 9월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
2020.09.14 / 조회 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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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26] 뮤지컬 ‘아리랑’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이 뮤지컬로 환생했다.원작 ‘아리랑’은 일제침략부터 해방기까지 한민족의 끈질긴 생명과 투쟁 이민사를 다룬 대서사시다. ‘한국일보’에 원고지 2만 개의 분량으로 연재했으며 제1부 ‘아, 한반도’, 제2부 ‘민족혼’, 제3부 ‘어둠의 산하’, 제4부 ‘동트는 광야’의 전체 총 4부로 구성했다. 1990년 연재를 시작해 1995년 8월 원고지 2만매의 대장정을 끝내고 해방 50주년을 맞이하여 전 12권을 출간함으로써 완간되었고 현재까지 천만 독자가 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박제된 민족의 역사에 강인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우리 민족의 뜨거운 숨결과 기상을 되살려 낸 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다.‘아리랑’은 한민족의 뿌리와 함께해 온 우리의 곡조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전승되는 민요 또한 약 60여 종류에 3600여 곡에 이른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의 선조들은 어떠한 고통과 고난이 닥쳐와도 아리랑과 함께 삶의 애환, 쓰러지고 쓰러져도 다시 이겨내고 일어서는 들풀 같은 강인한 저력을 ‘아리랑’으로 읊고 노래했다. 한민족을 더불어 하나 되게 하고 언제 어디서나 스스럼없이, 한숨을 토해내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리랑을 읊조리거나 때로는 환희의 기쁨으로 더러는 울분으로 목청껏 소리쳐 불렀다.그렇게 한민족이라면 누구나 아리랑을 알고 즐겨 부른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널리 불리며 한국인의 핏줄을 연결하는 탯줄 같은 생명력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20세기 초 일제강점기에 이주하여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일본,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브라질, 독일, 미국,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 세계 곳곳에 한국인들에 의해 불리고 있다. 그래서 ‘아리랑’은 국가인 ‘애국가’가 있지만, 민족을 단결시켜주는 비공식적인 대한민국 제2의 국가로 묘사되기도 한다. 또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이기도 하다. 이렇듯 뮤지컬 ‘아리랑’은 일제 침략부터 해방기까지 다루었던 거대담론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뮤지컬 ‘아리랑’은 방대한 원작과 달리 뮤지컬적인 서사로 이야기를 압축했다. 전라북도 김제 죽산면에 살던 감골댁 가족사가 중심이다. 이들은 7명의 주요 캐릭터와 그들과 부딪치는 인물들과의 관계로 소설 속 수백 명의 인물을 함축했다. 1막은 조선 땅, 2막은 만주 땅이 배경이다. 당시 일본의 침략에 뭉개지고 피치 못한 사건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따라가며 뮤지컬만의 독특하고 파란만장한 또 다른 한의 아리랑으로 거듭난 것이다.2015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작품을 부분 수정 보완하여 다시 만난 뮤지컬 ‘아리랑’은 초연 때 모토였던 ‘속으로는 슬프면서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체함’의 애이불비(愛而不悲)를 유지한다. 무엇보다 극장이 달라짐과 함께 비주얼도 큰 변화를 주며 여전히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빈 무대인 듯 경사진 무대를 만들고 대들보 등 상징적이며 미니멀한 대도구의 전환만으로도 극에 역동성과 상태의 불안함 뿐 아니라 인물의 배치와 동선에 입체감을 부여했으며 무대의 깊이감을 더해 객석 먼 곳에서도 확연히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초연에 사용되었던 LED 패널을 과감히 들어내며 자바라형의 발을 활용한 다리 막과 무대 구성은 적절했으며 작품의 정서와 어울리는 서정적인 빛과 영상의 압축된 상징성이 더해져 전체적으로 표현이 더 깊어지고 풍성해졌다.프로젝션 맵핑과 리어스크린의 다양한 활용, 또한 홀로그래픽 스크린을 활용한 입체감과 절제된 영상소스가 무대와 빛의 조화로움으로 빚어낸 무대 미쟝센을 한결 세련되고 드라마의 흐름에 따른 작품의 정서를 적절하게 안배했다.무엇보다도 ‘아리랑’의 곡조는 여전히 심금을 울렸고 ‘사철가’를 통한 은유와 절제의 미학은 탁월했으며 연출 동선의 메소드 또한 연극적 상징과 생명력 있는 기호로서의 변환을 통해 조금은 다른 뮤지컬적 양식을 구현해 냈다. 안무 또한 그런 동선과 무대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묵직한 감동을 배가시켜 주었다. 무엇보다 음악적인 보완도 많이 이루어졌으나 쉴 새 없이 달리거나, 전체를 다 채우거나, 풀 톤으로 연주를 하다 보니 더러는 비어있거나 조금만 절제하였으면 하는 넘버도 있었다. 그럼에도 넘버마다 무한 열정과 공력이 느껴졌다.전체 배우 42명 중 초연배우 31명이 합류하고 11명의 새로운 배우들이 참여한 배우들의 전체 앙상블 또한 초연보다 한결 깊어지고 쫀쫀했으며 모든 배우가 하나같이 합을 맞추는 에너지 또한 놀라울 정도였다. 무엇보다 감골댁 역의 김성녀 배우를 비롯해 방수국 역의 박지연, 차옥비 역의 장은아까지 요 근래 보기 드물게 한 작품에서 그렇게 다부지고 당차게 여성들의 캐릭터가 작품의 중심을 잡아갔던 작품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세 여인이 한 작품 속에서 확연히 제 몫을 다해내고 있었다.때로는 강인하고 처연하게, 더러는 안쓰럽고 한스럽게, 그런데도 불구하고 견디며 살아왔던 여인들,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 누이와 동생, 그리고 동네 아낙네들의 굴곡진 삶을 반추하며 져버리거나 잊어왔었던 조상과 국가를 기억해내고 목 멘 소리로 마지막 아리랑을 꺼이꺼이 따라 부르게 하는 저력이 무대에 있었다.뮤지컬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동질성의 회복과 더불어 누구에게나 어떠한 고난에도 절대 쓰러지지 않을 들풀 같은 생명력의 그 희망의 꽃씨를 발견할 수 있다.사진제공_신시컴퍼니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2017.08.24 / 조회 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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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지사 “안중근의사 사상 바탕, 日국수주의 부끄럽게 만들어야”
뮤지컬 ‘아리랑’ 관객과의 대화
원작자 조정래 작가도 함께 해
12일 저녁 공연 뒤 카페서 진행12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1층 카페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고선웅 연출(왼쪽부터), 조정래 작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안중근 의사가 일본군의 손에 죽임을 당하면서도 일본 교도관까지 감동시켰던 사상이 ‘동양평화사상’이다. ‘아시아의 모든 사람들이 사이좋게 살자’는 생각이다. 지금 일본은 ‘우리가 최고야’라며 과거 침략의 역사를 합리화하고 있다. 우리가 아시아의 평화를 이끄는 나라가 되어 일본의 국수주의를 부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정치인으로서 일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란 한 초등학교 6학년생의 물음에 대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답변이다. 안 지사는 잠시 눈을 감고 고민하는 듯하더니, 학생의 질문에 답을 내놓았다. 뮤지컬 ‘아리랑’의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가 8월 15일 광복절을 나흘 앞두고 연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다.12일 저녁 공연 종료 이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1층 카페에서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안 지사를 비롯해 뮤지컬 ‘아리랑’의 원작자 조정래 작가, 연출 고선웅, 배우 김성녀와 안재욱, 박지연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자리한 180여명의 관객과 함께 했다.사회자 박경림의 오프닝 인사와 더불어 조 작가, 고 연출, 안 지사 3명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먼저 고선웅 연출은 조정래 작가의 소설 ‘아리랑’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을 만들며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태산 같은 12권의 책이었다. 단 한 줄만해도 뮤지컬 한 편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며 “뭐라고 형언할 수가 없었다.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선생님의 태산을 조금 떨어져 보면서 내 심장 속 아리랑을 찾아 나갔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께 누가 되지 않고, 결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관객 심장 속의 아리랑을 찾으려 노력했다”며 조정래 작가에 대한 존경을 고백했다.안희정 지사는 “조정래 선생님의 팬으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청년 시절부터 조정래 작가의 소설들을 읽으며 현대사와 더불어 역사 인식을 다잡았다”며 “조정래 작가를 ‘마음의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고도 말했다.아울러 안 지사는 “마지막 모두가 아리랑을 불렀을 때 가슴 속 무언가가 콱 올라왔다. 내가 느낀 감정을 타인도 함께한다는 것을 확인할 때, 가슴은 움직이기 마련”이라면서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은 정치를 하는데 큰 도움이자, 가르침이 됐다. 그 간 내가 본 김성녀 선생님의 공연들이 그러했고, 뮤지컬 ‘아리랑’을 통해서도 공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조정래 작가 역시 “‘아리랑’은 과거의 노래일뿐만 아니라 미래의 노래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의 정서와 영혼 속에 깃든 노래”라고 소개했다. 배우 김성녀는 60여종, 3000여개의 가사를 담고 있는 민족의 노래 ‘아리랑’에 대해 설명했다. 안 배우는 ‘한류스타로서 출연이 고민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올바른 역사인식이 없는 한류는 의미가 없다. (지나간 역사에 대해) 슬퍼할 일도, 박수칠 일도 아니고 그저 현실을 직시하자는 얘기”라며 “‘아리랑’이 청승맞은 단어가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할, 미래를 향한 단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마지막으로 고선웅 연출은 “뮤지컬 ‘아리랑’은 역사 공부는 아니다. 공부는 책으로 통해 배울 수 있다. 나는 단지 우리의 심장을 그냥 보고 느끼게 할 뿐이다. 공연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아리랑’을 반드시 찾기를 희망한다”고 이야기했다. 2015년 초연한 뒤 2년 만에 돌아온 ‘아리랑’은 조정래 작가의 동명 대하소설을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민초들의 수난을 그렸다. 원작이 12권짜리 대작인 만큼 뮤지컬은 ‘감골댁’네 가족사를 중심으로 2시간 40분짜리 공연으로 압축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9월 3일까지 공연한다.12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1층 카페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조정래 작가(왼쪽)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12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1층 카페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고선웅 연출과 출연진, 원작자 조정래 작가를 비롯해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5 / 조회 2,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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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영웅’인가…무대 위 '지도자의 자격' 묻다
아리랑 '소시민이 영웅' 메시지
나폴레옹 몰락하는 인간 그려
벤허 영웅의 인간적 고뇌 다뤄
애국심에 호소하는 '국뽕' 아닌
지도자의 모습 그대로 들춰내[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올 여름 뮤지컬 무대는 영웅들의 ‘격전지’다. 평민 출신으로 절대왕정을 무너뜨리고 황제가 된 ‘나폴레옹’부터 로마제국주의에 저항한 유대인 ‘벤허’, 민초들의 영웅 이야기 ‘아리랑’이 그것이다. 왜 지금 다시 ‘영웅’ 이야기인가. 얼마 전만 해도 국가주의나 애국심에 호소하는 이른바 ‘국뽕’(국가와 히로뽕(필로폰)의 합성어로 국가주의를 비꼬는 말) 영화나 공연이 봇물을 이뤘다면 최근엔 다양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대로 들춰낼 뿐이다. 박근혜 전 정부 탄핵 정국 이후 달라졌다. 과연 지도자의 자격은 무엇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올바른 지도자는 어떤 모습인지, 더 나아가 나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진다.창작 뮤지컬 ‘아리랑’(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올해 최고 흥행 영화 ‘택시운전사’의 서사에 가깝다. 보통 사람들의 영웅 시대를 그린 작품이다. 역사극인 경우, 영웅 중심의 서사 방식을 차용하거나 평범한 소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민중서사가 있다면 아리랑은 전형적인 민중서사 형식을 취한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민초들의 수난을 그렸다. ‘감골댁’네 가족사를 중심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양반 ‘송수익’과 그의 머슴이었다가 일제 앞잡이가 된 ‘양치성’의 대립이 큰 줄기다. 그저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소시민이 곧 영웅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조정래 작가의 12권짜리 동명 대하소설이 원작이다. 초연 당시 출연한 42명의 멤버 중 안재욱, 이소연, 윤공주 등 31명이 다시 뭉쳤다.고선웅 연출은 “뮤지컬 ‘아리랑’은 한(恨)에서 멈추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는 우리 선조 내면에 흐르는 유전 인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광복 70년을 기념해 2015년 초연했다. 오히려 지금에서야 때를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힘, 촛불의 힘,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민초의 힘을 느낀 지금 국민 개개인의 눈높이는 과거와 다르다. 민초의 힘으로 우리가 이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나폴레옹’(10월 22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속 영웅에서는 현대인의 모습을 발견한다. 평민 출신 하급장교였던 나폴레옹이 정치적 야망 하나로 황위를 거머쥔 뒤 권력에 눈이 멀어 몰락하는 과정을 그의 조력자였던 탈레랑의 시선으로 그린다. 모두가 평등하게 처벌받는 세상을 외치면서도 권력을 위해 대학살을 자행하는 나폴레옹의 이중적 면모는 영웅이나 폭군을 넘어 나약한 인간이었던 나폴레옹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1994년 캐나다에서 초연했다. 이번 아시아 초연은 거의 창작 수준으로 제작했는데 얇은 전막 스크린과 후면 스크린을 동원해 전쟁장면을 표현한 무대 장치와 웅장한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워털루 전투 장면을 위해 객석과 무대에 대표 40문을 설치,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명화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도 고증을 거쳐 재현된다. 원조 팝페라 가수 임태경, 마이클 리, 한지상이 나폴레옹을 연기한다. ‘벤허’(8월 25일~10월 29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도 영웅적인 면모 외에도 인간의 고뇌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벤허는 루 월리스가 1880년 발표한 베스트셀러 소설 속 허구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1959년 제작된 동명영화로 잘 알려졌다. 서기 26년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던 유대 귀족 유다 벤허의 삶을 그린다. 인물 내면에 초점을 맞춘 밀도 있는 스토리라인으로 정평이 난 제작팀인 만큼 이번 무대에서도 역사의 흐름에 맞춰 부침을 겪는 벤허의 삶을 치밀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영화 속 2500마리의 말, 200마리의 낙타가 동원된 전차 경주 장면이나 해상전투 장면 등이 어떻게 무대에 구현할지도 관심이다. 귀족 가문의 자제에서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한 기구한 운명의 ‘유다 벤허’ 역에는 유준상, 박은태, 카이가 열연할 예정이다. 공연제작사 클립서비스 관계자는 “시대적으로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영웅 콘텐츠가 부쩍 인기다.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정치, 정세를 빗대기에 용이하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도 “다만 애국심이나 영웅적 면모에 집중하기 보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소수자에게는 또 어떻게 다르게 읽는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5 / 조회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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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잃은 여인의 恨맺힌 소리·몸짓 보여줄게요
뮤지컬 '아리랑' 차옥비 역 이소연·장은아
이소연 2015년 초연 이어 재공연 출연
부담감 떨쳐 내고 편안하게 연기 집중
장은아 '서편제' 이은 두 번째 판소리 도전
배우로서 스펙트럼 넓히고 싶어 출연 결심[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소연이가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서 ‘흥보씨’를 몰래 보러 갔어요. 소리꾼인데도 연기적인 부분으로 접근하는 모습에 굉장히 놀랐어요.”(장은아) “은아 언니가 노래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처음 봤어요. 소리가 단단하더라고요. 이래서 차옥비 역에 캐스팅된 거구나 싶었죠.”(이소연)국립창극단 대표 소리꾼과 뮤지컬계 대표 배우가 한 작품에서 같은 역할로 만났다. 뮤지컬 ‘아리랑’(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이소연(33)·장은아(34)다. 작가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두 사람은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판소리를 하는 차옥비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을 최근 서울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함께 만났다.뮤지컬 ‘아리랑’의 한 장면. 차옥비 역의 이소연(오른쪽)과 송수익 역의 안재욱(사진=신시컴퍼니).△소리꾼·뮤지컬배우로 첫 만남이소연은 2015년 ‘아리랑’ 초연으로 첫 뮤지컬 신고식을 치렀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로 고선웅 연출과 인연을 맺은 것이 뮤지컬 출연으로 이어졌다. 초연에서는 혼자 차옥비 역을 맡았다. 이소연은 “소리꾼으로서 뮤지컬에 출연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초연 당시를 떠올렸다.2년 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에 서는 만큼 부담도 크다. 이소연은 “재공연이라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차옥비 역을 홀로 연기하지 않는다. 장은아, 후배 소리꾼 이승희와 함께 차옥비를 번갈아 연기한다. 이소연은 “초연 때는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캐릭터를 조금 더 연구하며 연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은아는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마음으로 ‘아리랑’ 출연을 결심했다. 뮤지컬에서 판소리를 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뮤지컬 ‘서편제’에서 주인공 송화 역으로 판소리를 했었다. 장은아는 “차옥비는 등장 분량은 많지 않지만 소리뿐만 아니라 연기적으로도 접근할 부분이 많은 캐릭터라 끌렸다”고 말했다.‘아리랑’은 일제강점기를 묵묵히 이겨내야 했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중에서도 차옥비는 애이불비(哀而不悲)를 체화한 캐릭터다. 대표 넘버인 ‘풀이 눕는다’에서 보여주는 강인함이 차옥비가 어떤 캐릭터인지를 잘 보여준다.이소연·장은아는 “차옥비는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강한 조선의 모습을 보여주는 당산나무 같은 인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소연은 “옥비가 하는 소리에는 시대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치유해주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장은아는 “옥비를 연기하고 나면 힘이 빠진다”면서 “한국인이 지닌 ‘한’이라는 응어리가 곧 차옥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뮤지컬 ‘아리랑’의 한 장면. 차옥비 역의 장은아(아래쪽)와 고마다 역의 정찬우(사진=신시컴퍼니).△“소리를 찾는 과정” “예측할 수 없는 길 가고파”한 살 터울인 두 사람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연기자로서의 출발점은 다르지만 서로 닮은 부분이 많다. 장은아는 “소연이와는 말도 잘 통하고 마인드도 비슷한데다 소리의 질감도 비슷해서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이소연은 “은아 언니의 소리를 듣다 보면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부분도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두 사람의 닮은 점은 또 있다. 둘 다 뜻하지 않은 계기로 뮤지컬배우가 됐고 소리꾼이 됐다는 사실이다. 이소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판소리를 배웠다. 그러나 20대가 된 뒤에야 소리꾼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우연한 기회에 소리꾼으로 연극에 참여하면서 판소리의 진짜 매력을 느꼈다. 이소연은 “소리를 단순히 지르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건네는 일종의 ‘말’이라고 생각하니 이전에는 몰랐던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을 졸업한 이소연은 201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했고 지금은 창극단의 주역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장은아는 판화로 홍익대 미술대 석사까지 딴 미술학도다. 추계예대 1학년 시절 우연히 학교 가요제에 출전한 것이 계기가 돼 2006년 드라마 OST로 가수로 먼저 데뷔했다. 한동안은 뜻하는 대로 길이 풀리지 않았다. 2012년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일본 공연으로 무대에 선 뒤 비로소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2015년 ‘레베카’로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 ‘아이다’에서 주인공 아이다 역을 맡아 주역으로 우뚝 섰다. 장은아는 “연기도 음악도 전공이 아니었지만 뮤지컬 무대에 설 때는 정말 행복해서 왜 진작 안 했나 싶다”며 웃었다.두 사람의 꿈은 지금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이소연은 30일 개막하는 뮤지컬 ‘서편제’에도 출연한다. 지난 공연에서 장은아가 연기한 송화를 이번엔 이소연이 연기한다. 이소연은 “소리꾼의 삶을 보여주는 역할이라 탐이 났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은 외도 아닌 외도를 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창극과 판소리를 꾸준히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장은아는 가수라는 타이틀을 놓지 않기 위해 앨범을 낼 계획을 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로 조금 더 자리를 잡은 뒤에는 판화 작가로 전시회를 열 생각도 있다. 물론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뮤지컬이다. 장은아는 “빤하게 가는 것은 싫어서 예측할 수 없는 길을 가고 싶은 욕심이 늘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03 / 조회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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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안희정 지사, 민초의 힘 이야기한다
뮤지컬 ‘아리랑’ 관개과 대화
8월 12일 공연 종료 뒤 가져
인터파크·블로그 신청 가능뮤지컬 ‘아리랑’ 출연진 단체 모습(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설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는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의 말을 인용해 “지난 5000년 역사 동안 우리는 크고 작은 외침을 1000여 번이나 당했다. 그런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아픈 역사를 망각 않고 슬픈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라며 “그 숭고한 뜻을 받들어 소설 ‘아리랑’을 섰다”고 했다.조정래 작가와 운동권 출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만난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2015년 초연한 뮤지컬 ‘아리랑’의 2년만에 재연 무대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내 1층 카페 리나스(LINAS)에서다. 오는 8월 12일 오후 6시30분 공연 종료 뒤 오후 9시 30분부터 약 1시간가량 ‘우리모두의 아리랑-민초들이 지킨 나라’라는 주제로 180여명의 관객과 대화를 갖는다.‘아리랑’의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역사를 체험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뮤지컬이나 드라마로, 영화로 재현한 역사를 보는 것임을 이미 다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뮤지컬 ‘아리랑’이 전하고자 하는 역사의식을 관객과 공유하고 더 친밀하게 역사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이어 “조정래 작가는 뮤지컬 ‘아리랑’을 새로운 역사의 기억법”이라고 단언하면서 “뮤지컬 ‘아리랑’은 이러한 사명의식을 바탕으로 탄생했다”고 했다.이날 관객과 자리에는 ‘아리랑’의 조정래 작가와 안희정 지사를 비롯해 연출 고선웅, 배우 김성녀, 안재욱, 박지연 등이 특별 초대 손님으로 함께한다. 평상시 “새로운 나라, 새로운 미래를 원한다면 우리의 근·현대사 100년을 묻고 또 물어야 한다”는 지론의 안 지사는 조정래 작가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이번 관객과의 대화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한다. 소설과 뮤지컬 ‘아리랑’을 통해 보여진 역사적 사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낸 민초들의 삶과 사랑 등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를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할 예정이다.참여 방법은 인터파크 플레이디비와 신시컴퍼니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자세한 신청방법은 신시컴퍼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 행사는 인터파크, 신시컴퍼니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28 / 조회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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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70대까지…'아리랑' 대국민 초청 이벤트
작가 조정래 대하소설 원작 뮤지컬
815명 추첨해 1인 2매 티켓 증정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개막뮤지컬 ‘아리랑’ 출연 배우들의 콘셉트 이미지(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아리랑’이 ‘세대화합 컬처 프로젝트 대국민 초청 이벤트’를 진행한다.각 세대를 대표하는 관객 815명(1인 2매)을 공연에 초청한다. 국민 동질성 회복과 전 국민의 문화예술함양을 목표로 마련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치열하고 팍팍한 오늘을 살아가는 관객에게 우리 노래 ‘아리랑’을 통해 위로와 치유, 힘찬 에너지를 전해줄 것”이라고 이벤트 취지를 설명했다.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총 8회차 공연에 한해 회당 200명 내외의 관객을 초청한다. 1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오는 16일까지 응모를 진행해 18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자세한 내용은 신시컴퍼니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아리랑’은 작가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았던 민초들의 삶,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담았다. 2015년 초연해 한국적인 이야기에 모던한 무대, 섬세한 음악, 혼신을 다하는 배우들의 연기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2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아리랑’은 오는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10 / 조회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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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아리랑' 1000명 관객 만났다
오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개막초연 2년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아리랑'의 쇼케이스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년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아리랑'이 오는 25일 개막에 앞서 쇼케이스 무대로 1000여명의 관객과 첫 만남을 가졌다. 지난 2015년 초연 당시 쇼케이스가 낭독공연 형식으로 진행했다면 2017년은 음악에 중점을 두고 펼쳐졌다.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우리 선조들의 삶과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있는 아리랑을 작품으로 연출하게 되어 감격스럽다. 아리랑은 만든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진 것"이라며 "그저 잘 준비해서 멋진 아리랑을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에 대해 "초연이 없던 길을 만들어 잘 닦아놓은 것이라면, 이번에는 그 길에 포장을 깔고 안내판을 자세히 설치한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김문정 음악 수퍼바이저는 “김대성 작곡가가 만든 깊이 있는 음악의 울림을 더하기 위해 해금과 국악 퍼커션을 추가해 관현악단을 구성했다. 이런 구성이 작품의 응집렵과 밀도를 높여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성녀, 안재욱, 서범석, 김우형, 윤형렬, 윤공주 박지연 등 42명의 배우는 김문정 음악수퍼바이저가 이끄는 21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진달래와 사랑’을 시작으로 ‘찬바람’ ‘절정’ ‘풀꽃아리랑’등 주요 넘버 14곡을 선보였다. 뮤지컬 '아리랑'은 7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04 / 조회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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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리랑' 첫 상견례…고선웅 "민초의 힘 보여줄 것"
12일 제작진과 주요 스태프 총출동
김성녀·안재욱·이소연 40여명 배우
김문정 음악수퍼바이저 새롭게 합류
7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12일 뮤지컬 '아리랑' 상견레 및 첫 연습에서 연출을 맡은 고선웅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아리랑'이 2015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오는 7월 25일부터 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제작사 신시컴퍼니 대표 박명성 예술감독은 12일 연습실에서 상견례를 가지고 본격적인 첫 발을 뗐다.이날 상견례 및 연습 현장에는 고선웅 연출을 비롯해 김문정 음악 수퍼바이저 등 주요 스태프와 김성녀, 안재욱, 서범석, 김우형, 윤형렬, 윤공주, 박지연, 이소연, 이승희, 장은아, 김병희 등 40여명의 출연진이 참석했다.박 예술감독은 인사말을 통해 "연습실에 들어와 낯익은 스태프와 초연 배우들의 얼굴을 본 순간 '아리랑'을 2년 동안 기다린 사람들이 많았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껴 감사함을 느꼈다"며 "초연에 비해 어떻게 업그레이드 되는가가 중요하다. 이번 공연은 작품의 롱런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연출 고선웅은 "개인적으로 꿈의 무대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아리랑'이야말로 국민의 힘, 촛불의 힘, 그리고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민초의 힘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연은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도록 시원하고 큼지막한 동선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또한 김문정 음악 수퍼바이저가 새롭게 합류한 만큼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극이 풍성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재연에 합류한 김문정은 "아리랑은 공연 자체가 가치 있는 작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합류한 만큼 신선한 시각으로 접근하되, 조율하며 만들어 갈 것"이라며 "작품이 주는 따뜻함과 응집력은 무대 위에서 반드시 빛을 발한다"고 기대했다. 2015년 초연 이후 2년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아리랑'의 상견레 및 첫 연습현장(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6.13 / 조회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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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 꼬집는 착한 순덕이 돌아왔다! <사천가> 7월 개막
브레히트의 서사극 ‘사천의 선인’을 판소리를 통해 재해석한 판소리극 가 오는 7월 9일부터 8월 4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판소리만들기 ‘자’ 제작으로, 소리꾼 이자람이 대본과 소리를 만들고 등의 남인우가 연출한 는 착하고 친절하지만 뚱뚱한 주인공 순덕이 외모지상주의와 무한 경쟁 사회 속에 부딪히는 모습을 통해 부와 명예가 우선시 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비꼬고 있다. 소리꾼은 장면에 따라 다양한 역으로 변신하며 이야기를 전개하고, 고수를 비롯 밴드들의 음악이 리듬을 더한다. 판소리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뒤엎으며 2007년 초연 이후 매 공연 마다 매진을 기록했으며, 2010년 폴란드 콘탁 국제연극제에서 이자람이 최고 배우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아 왔다. 최초의 장기 공연으로 선보일 이번 무대에서는 이자람을 비롯, 이승희, 김소진이 번갈아 소리꾼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05.28 / 조회 9,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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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1’, 이자람?김소진?이승희가 말하다-①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한국 판소리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2007년 초연했다. 이 작품은 자신이 느끼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소리꾼 ‘이자람’에 의해 시작됐다. ‘사천가’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희곡 ‘사천의 선인’을 원작으로 한국적 각색을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작품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를 신랄하게 풀어내며 5년째 관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작품의 시발점이었던 ‘이자람’을 비롯해 2009년 ‘사천가’와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 참여해 극찬받은 소리꾼 ‘이승희’와 ‘김소진’이 참여한다. 더욱 단단해진 구성과 깊이를 더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의 소리꾼 ‘이자람, 김소진, 이승희’를 만났다. -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릴게요.김소진 : ‘사천가’는 판소리입니다.(웃음) 작품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담았어요. 내용은 대한민국 사천에 사는 착한 뚱녀 ‘순덕’의 이야기예요. 순덕은 대한민국 사천에 살아요. 세 명의 신이 나타나 그녀에게 착하게 살라고 큰돈을 주고 떠나죠. 하지만 순덕은 이 돈을 가지고도 주변의 상황 때문에 착하게 살아갈 수가 없어요. 그런 세상의 이야기를 담은 현실적인 내용이에요. 이 작품은 소리꾼 한 명과 기존의 판소리에 쓰이지 않았던 악기들이 많이 사용됐어요. 배우까지 함께해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죠. - ‘사천가’는 판소리지만 소리꾼 한 명이 다양한 역을 맡아 연기해요. 소리가 아닌 다른 장르에 도전한다는 압박감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승희 : 연기적으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에요. 연출님이 저희의 연습을 봐주시잖아요. 저희에게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평소에 말하는 것처럼 하라고 지도를 해주세요. 근데 그렇게 하고 싶지만 잘 안되니까.(웃음) 연기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 잘 안돼요. 감정이 잘 안 드러날 때는 겉으로라도 해야 하니까요. 그럴 때 조금 힘든 것 같아요. 이자람 : 저는 없어요. ‘판소리’를 평생 해 왔잖아요. 판소리 장르 자체가 이미 연기를 포함한 장르예요. 완창을 준비하다 보면 내가 ‘춘향이, 이도령, 향단이’일 때의 감정, 행동들도 모두 달라져요. 선생님께서도 발림을 가르쳐주시면서 ‘방자가 촐랑거리며 걷지, 묵직하게 걷겠니’라는 말씀을 하세요. 그것 자체가 장르 안에 연극성이 있다는 말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승희가 어렵다고 하는 것은 ‘말을 해야 한다는 것’ 이예요. 이것은 연기자뿐 아니라 모든 연희자의 고민일 거예요. 무대 위에서 ‘내가 정말 말하고 있는가’는 아주 중요한 문제니까요. 소리꾼뿐만 아니라 연기자, 노래하는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도 자신의 능력으로 보는 사람에게 ‘말’을 하는 거잖아요. 내가 지금 말을 하고 있는가가 어려운 것이지 판소리꾼이 연기한다는 것에서 어려운 것은 아닌 것 같아요.김소진 : 판소리 안에는 모든 요소가 충족 돼 있어요. 하지만 현재 판소리계에는 이런 요소들을 만족하는 판소리꾼이 많이 없어요. 개별로 레슨을 받을 때, 선생님들께서도 세세하게 지도해주지 못할 때가 많아요. ‘방자의 느낌이 어떤 것 같니’라고 물어보지 않고, 기술적인 부분을 체크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아요. 그런 것처럼 저는 현재 연기력을 갖춘 소리꾼이 많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천가’ 처음 했을 때 정말 힘들었어요. 저도 나름 발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웃음) ‘말’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제 마음은 순덕이라고 해도 밖으로 표현이 안 되는 부분이 많아요. 연출님도 ‘네 마음은 알겠는데 나한텐 안 보인다’고 하시거든요. 이것을 깨는 연습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어려워요. 이자람 : 두 친구가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잘한다, 잘한다’하는 소리 듣던 사람들인데 ‘사천가’에 와서 다른 것들에 대해 지적을 받아야 했으니까요. 그 시간을 버티고 버틴 만큼 올해는 더 잘할 거예요. 정말 기대가 돼요. 이 친구들의 공연을 본 사람들은 이들의 팬들이 될 거예요. 그럴 ‘예정’이고요.(웃음) 저는 이 친구들의 공연이 ‘판소리만들기 자’의 입장, ‘예술감독’의 입장에서도 정말 기대돼요. 두 사람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한국에서 소리하는 사람들아, 이 친구들 좀 봐’, ‘판소리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좀 봐’ 하는 마음이에요. 개.봉.박.두!(웃음)- 그렇다면 연기 외에 어려웠던 부분은 없으셨나요?이자람 : 승희는 체력?이승희 : 네, 힘든 건 체력밖에 없습니다.(웃음) 공연을 할 때 이렇게 많은 액션을 한 적이 없어요. 소리를 할 때는 한 자리에 서서 하거든요. 많이 움직여야 한 발짝, 두 발짝이에요.(일동 웃음) ‘사천가’는 춤을 추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체력이 달리더라고요. 조금 더 익숙해지고 연습을 더 하면 체력은 붙을 거예요. 무대에 가면 연습할 때보다 훨씬 큰 에너지가 나와요. 그래서 버티면서 연습하고 있어요.이자람 : 저도 체력이 항상 걱정이에요. ‘사천가’는 소리꾼의 몸 상태가 공연의 퀄리티로 직결되는 공연이에요. 소리꾼이 얼마나 건강한 생각을 하고 있고, 얼마나 잠을 푹 잤는지가 그날 공연의 질을 바꿔버려요. 다른 것들도 어우러져야 하지만 소리꾼의 상태가 정말 중요해요. 그렇다 보니 체력도 관리해야 하고, 감기도 걸리면 안 되거든요. 장기 공연 들어가면 최선의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우리 즙 시켰죠?(일동 웃음)김소진 : 저는 최근에 어려움을 느꼈어요. 국악 장단은 여섯 개 정도가 있어요. 그 장단에 제가 너무 익숙해졌던 것 같아요. 나름대로 음악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음악을 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사천가’는 그 박자 외에도 삼바 리듬, 스윙, 왈츠 리듬이 있어요. 처음에는 ‘나는 그런 것도 잘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니까 그 박자를 못 찾겠더라고요. 그 점에서 제 감정 전달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이자람 씨는 ‘사천가’의 처음부터 참여했던 분이시잖아요. 이승희 씨와 김소진 씨는 2009년부터 참여했던 걸로 알고 있고요. 처음 ‘사천가’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떠셨어요?김소진 : 저는 연락받았을 때 별생각이 없었어요. 이자람 : 보통 캐스팅 연락받으면 별생각이 없지.김소진 : 맞아요.(웃음) 사실은 제가 잘 몰랐던 것도 있어요. 그것도 문제예요. 판소리로 만들어진 ‘사천가’라는 작품이 유명한데 전통 국악을 한다는 사람이 그것도 모르고 있었잖아요. 희곡 ‘사천의 선인’으로 하는 공연이 있다는데 참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자람 씨는 ‘사천가’를 어떤 생각으로 시작하셨어요?이자람 : 2007년 ‘사천가’의 시발점은 제가 가장 오랫동안 스킬이자 가장 잘하는 ‘판소리’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착하게 사는 것이 왜 버겁고, 세상이 왜 살기 힘들지에 대해서요. 원래는 ‘사천의 선인’이 아니라 직접 글을 써보려고도 했어요. 그래서 지금 ‘사천가’의 남인우 연출님께 말했죠. 공연을 만들고 싶은데 연출을 해달라고요. 연출님은 ‘그래서 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데’라고 물으셨고, 저는 ‘사는 게 힘들어요’라고 말했어요. 써보라고 하셔서 썼는데 초고를 보더니 안 되겠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기존의 희곡을 찾아보자 해서 ‘사천의 선인’을 하게 됐어요. 당시 희곡수업을 청강했었는데 어떤 배우가 ‘사천의 선인’을 발표하더라고요. 수업 듣고 나오는 길에 연출님께 ‘사천의 선인’ 어떠냐 했더니 좋다고 해서 작업에 들어간 거죠. ‘사천가’는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잘하는 ‘판소리라는 장르에 담아보자, 과연 될까?’에서 시작했어요. 이런 장르의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서 작품이 나왔을 때 정말 뿌듯하셨을 것 같아요.이자람 : 어안이 벙벙했었어요. 공연도 잘 올라갔고,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줬고요. 시원하고 좋더라고요. 판소리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새로운 장이 열렸어요. 2007년 초연은 저에게 인생의 한 챕터를 열어준 공연이었죠.- 이승희 씨는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떠셨어요? 이자람 : 이 친구는 안 한다고 그랬었어요.(웃음) 제가 전화를 얼마나 많이 했는데요.이승희 :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했어요. 언니 말대로 한번 튕겼었죠. 못하겠다고요.(웃음)이자람 : 저는 이런 친구를 처음 봤어요. 소진이는 학교 후배라서 몇 번 마주쳤었어요. 소리를 잘하는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죠. 딱 봐도 전형적인 국악인의 느낌이었어요. 승희는 처음 봤을 때 ‘국악하는 친구 중에 이런 아이가 있나?’ 했어요. 이 친구는 굉장히 모던하고 세련됐어요. 소리하는 아이들은 보통 인간적인 느낌이거든요. 그것과는 동떨어진 국악인의 이미지를 처음 봤어요. 승희를 보면서 우리는 ‘국악계의 김희애’가 나타났다고 그랬어요.(웃음) 사람이 만나는 건 다 인연인 것 같아요. 이 작품을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연락 온 친구들도 많았는데 승희는 일정도 안 되는데 붙잡고 싶더라고요.- 왜 그렇게 거절을 하셨어요?이자람 : 그때 승희가 일정이 안됐어요.이승희 : 네, 일정이 있어서 이 작품에 올인을 할 수가 없었어요. ‘사천가’도 어떻게 보면 자람 언니에게 판소리처럼 전수를 받는 거잖아요. ‘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가’가 굉장히 결정하기 어렵더라고요. 그러다 계속되는 언니의 전화를 받고 하겠다고 했죠.(②편에 계속) 글,사진_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21 / 조회 12,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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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1’, 이자람?김소진?이승희가 말하다-②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1’은 판소리계를 이끌어 갈 소리꾼 세 사람이 참여한다. ‘이자람’은 판소리 장르의 다양한 방향성을 실험과 시도를 통해 선보여 왔다. 뮤지컬 ‘서편제’부터 ‘아마도 이자람밴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등 한국 소리계에 심상치 않은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승희’는 맑고 고운 목소리와 탁월한 발림, 사람 냄새나는 발군의 연기가 돋보이는 소리꾼이다. ‘김소진’은 어린 나이와는 상반된 깊이 있는 소리와 특유의 당당함이 엿보이는 연희자다. 세 명의 소리꾼은 ‘사천가’ 속 전혀 다른 매력으로 즐거움과 감동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2011’의 이모저모에 대해 세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세분이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계시지만 연기하는 사람이 다른 만큼 매력도 다를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의 연기에 어떤 매력이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앉아계신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해볼까요? 먼저 이승희 씨가 이자람 씨의 ‘사천가’ 매력을 말씀해 주세요.이승희 : 언니의 매력은 아무래도 ‘오리지널리티’가 아닐까요? ‘사천가’ 자체가 언니가 하고 싶은 이야기였잖아요. 물론 저희도 최선을 다해 이야기를 전달하지만 언니가 더 열렬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어떻게 보면 한발 짝 뒤에서 전수를 받은 거고요. ‘사천가’에 담긴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도 있지만, 언니가 더 깊게 전달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자람 언니는 정말 노련해요. 무대 위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면 저도 저 공연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려요. 자람 언니의 공연을 보면 정말 즐거워요. - 이번에는 이자람 씨가 김소진 씨의 ‘사천가’ 매력에 대해서 한 말씀 해주신다면?이자람 : 소진이는 지금 고민이 너무 많아요. 이 아이가 스물넷이에요. 제가 ‘사천가’를 처음 만들었던 게 스물여덟이었어요. 그리고 ‘사천가’를 통해 무대 위에서 말을 한다는 것을 배운 것도 스물여덟이었고요. 이 친구는 저보다 4년이나 앞섰고 ‘사천가’를 만난 시점으로 치면 6년을 앞섰어요. 저는 소진이의 앞날이 기대돼요. 정말 굉장한 소리꾼이 될 거에요. 그런데 지금 다른 동료가 자신만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보니 너무 조급해 해요. 저는 소진이를 인정하는 이유가 그 조급한 가운데서도 ‘사천가’를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다 익히고 있어서예요. ‘이승희’에게서 배울 것, ‘이자람’에게서 배울 것 그리고 이 전체에게서 배울 것 하나하나를 자기 알 속에 품고 있어요. 누구에게나 ‘자신의 알’이 있잖아요. 그 알을 깨느냐 마느냐가 사람이 한 꺼풀 벗느냐 마느냐인데 소진이는 잘 해 나가고 있어요. 잘 싸우고 있고요. 승희는 지금 ‘사천가’ 초기와 지금이 달라요. 알 하나가 깨졌고 멋진 도약을 했어요. 소진이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한번 주둥이로 툭툭 쳐 알에 금을 그었거든요. 이 시간이 1, 2년 정도 더 있을 거예요. 어제 연습만 해도 이 친구가 얼마나 성장했고 자기화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어요. 저는 언니로서 이 조급함을 제어해주고 좋은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줘야죠. 계속 바라보고 싶은 친구예요. 소진의 ‘사천가’의 매력은 나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의 깊이감이 있는 소리와 함께 이 친구 나이에서만 나올 수 있는 싱그러움이 무대에서 빵빵 터져요. 관객이 ‘우쭈쭈’ 하면서 보게 되는 거죠. 어린 나이지만 어떻게 저렇게 소리를 잘할까 하는 생각이 들 거예요. 또한, 소진이가 뿜어내는 무대 위의 그 재주가 그 몇십 년이라는 소리 연습을 통해 생긴 공력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이자람 씨의 말만 들어도 두 분의 ‘사천가’가 정말 기대가 돼요. 김소진 씨는 이승희 씨의 ‘사천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소진 : 승희언니의 ‘사천가’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소리가 굉장히 맑다는 점이에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국악의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런데 승희언니는 그것을 깨고 등장인물의 보편적인 이미지를 살짝 자기화 시켜서 연기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 부분들이 상당히 매력적이에요. 모두가 생각하지 못하는 캐릭터가 톡톡 튀어나올 때의 재미가 있어요. 이자람 : 이승희지, 이승희.김소진 : 맞아요.(웃음) 승희언니 공연을 보면 ‘이승희’의 공연이라는 것이 딱 보여요. 그리고 언니가 말을 못한다고 하지만 정말 잘해요. 맑은 음성으로 본인만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이자람 : 승희는 반전의 매력이 있어요. 처음에 나와서 ‘이산 저산~’하고는 대목이 끝나면 ‘안녕하세요, 이승희입니다’하고 툭 던져요. ‘순덕’의 이미지나 비주얼 그리고 ‘이승희’만의 느낌을 무대 안에서 충분히 살리면서 ‘저 친구가 저런 면도 있네?’라고 관객에게 계속 발견하는 재미를 줘요. 판소리 공연에서 기대할 수 있는 그 외의 것들을 얹어주는 것 같아요. 승희 ‘사천가’는 그래서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인간이 가진 매력에 더해 그 매력을 가진 ‘이승희’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고 깨닫게 하는 반전의 매력까지요.- 출연하는 소리꾼에 따라 작품의 매력도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작품 자체의 매력도 있잖아요. 이러한 점을 유심히 본다면 관객이 ‘사천가’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점에 대해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이승희 : 지금은 판소리가 옛날 음악이지만 그 당시에는 유행가처럼 불렸던 소리잖아요. 현재를 담고 있는 거죠. ‘사천가’도 소리꾼의 재간이 볼만하겠지만 결국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이야기거든요. 이야기에 더 집중해서 이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이야기들이 존재하고 있는지를 더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이자람 : 저는 이번 2011년 사천가에 한해서는 김소진과 이승희의 ‘사천가’를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사천가’가 큰 호응을 얻었던 이유는 ‘대한민국에 이런 소리꾼이 있어서 놀라워’가 아니라 ‘한국에는 이런 소리꾼이 이렇게 많아?’였어요. 그런 질문을 많이 받거든요. 민족주의는 아니지만 판소리라는 장르가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생각해요. 이번 공연에서는 대한민국에 이렇게 훌륭한 연희자들이 있다는 것을 관객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 친구는 어떤 순덕이고, 세상에 대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들의 놀라운 테크닉과 매력, 그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보낸 시간을 확인하셨으면 합니다.김소진 : 전통 판소리는 그 당시의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사천가’는 지금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사천가’에서 중점적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부분은 순덕의 감정변화예요. 작품의 핵심이자 굉장히 명확하게 나타나는 부분이에요. 순덕의 변화나 감정만 관객분들이 잘 보셔도 본인의 이야기, 나도 느껴봤던 것들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사천가’가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얻고 왔잖아요. 해외 관객이 얼마나 이 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들어요. 직접 겪어보신 해외 관객의 반응은 어땠나요?김소진 : 저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어요. 자막처리를 한다 해도 얼마나 잘 이해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외국 관객들이 정말 잘 이해하세요. 오히려 더 솔직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와요. 우리 판소리의 발성법에 대해서도 놀라워하고 좋아해요. 이런 연기를 혼자서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또 한번 놀라고요. 이자람 : 제가 외국공연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들이 판소리라는 장르의 테크닉을 아프리카의 원주민 춤을 보듯이 신기해하며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한 테크닉으로 여성의 이야기를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정말 많이 받아요. 어떤 프랑스 여자 관객은 “작품 속의 문제는 지구 끝 마그마서부터 오는 문제다. 이것을 당신이 표면에 올려 이야기해줘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그 자존심 높다는 프랑스 여자들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는 거거든요. ‘사천가’를 해외에서 반기는 이유는 그게 해외든, 서울이든, 부산이든 우리가 살고 있는 이야기고 그들이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도 ‘사천가’가 담고 있는 ‘세상살이’에 대한 이야기가 참 깊이 있게 다가오더라고요. 이승희 씨는 ‘사천가’의 어떤 대목이 가장 감동적이라고 생각하세요?이승희 : 좋은 장면이 정말 많아요. 제가 관객으로서 두 분의 공연을 볼 때 감동을 느끼는 대목은 순덕이가 아기를 지키려는 마음이 가득 담긴 장면이에요. 가장 기억에 남아요. 뱃속에 아이가 생겼다는 것이 기뻐서 자장가를 불러주는 대목인데 주변 상황을 생각하니 암담한 거죠. 하지만 ‘나는 널 지켜주겠어’라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이 보는 관객에게 가장 하이라이트고 명장면이에요.- 마지막으로 ‘사천가’가 이루어낸 성과에 대한 질문을 드릴게요. 세분이 판소리 ‘사천가’가 국악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이승희 : ‘사천가’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창작판소리는 계속하고 있었어요. 여러 사람이 한 작품에 참여하는 방식으로요. 그런데 ‘사천가’는 혼자 하잖아요.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 등장인물로 왔다갔다하면서요. ‘사천가’는 혼자서 서서 소리하는 판소리의 전통을 가지고 있어요. 이런 모습을 보고 소리하는 사람들이 ‘혼자서 왜 못해, 나도 창작판소리를 할 수 있어’라는 생각과 노력을 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우리 현재의 이야기를 가지고요. ‘사천가’가 판소리의 새로운 롤모델이 된 것 같아요. 김소진 : ‘사천가’는 현대의 내용을 담고 있잖아요. 저는 이게 가장 큰 성과 같아요. 지금 이 시대 이야기를 담아서 잘 만들었고 그래서 인정을 받은 것이요. 저는 ‘사천가’가 전통 판소리 오대가처럼 현대판 오대가가 되지 않을까 해요. 작품의 내용이 요즘 사람들이 가장 크게 공감하는 이야기거든요. 이렇게까지 공감이 잘되고 완성도 있는 작품이 있을까 해요. ‘사천가’를 통해 판소리계도 큰 파장이 왔대요. 현대 판소리가 전수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 저희가 자람언니에게 배워서 전수받고 있잖아요. 판소리계도 그런 부분을 크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의 ‘사천가’는 현대 판소리의 시발점이 되는 것 같아요.이자람 : ‘사천가’의 가장 큰 성과는 ‘관객’이에요. 국악계에도 물론 영향을 미칠 거예요. 좋은 모델을 제시해 주는 거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관객이 사라진다면 그 장르는 죽어버려요. 판소리는 관객을 잃어가고 있던 시점이었거든요. 그런데 ‘사천가’는 판소리라는 장르로 새로운 관객을 끌어들이기 시작했어요. ‘사천가’를 만났던 사람들이 ‘억척가’를 보러 오고, ‘허세가’를 보러오기도 하거든요. 내적 성과를 말하기 전에 관객이 성장하고 있고, 생겨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완창 공연까지 오고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지금 시대에 판소리 관객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 ‘사천가’가 가장 잘하고 있는 일이고 앞으로도 다른 소리꾼들에게 힘이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글,사진_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21 / 조회 1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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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오픈리허설 현장속으로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가 10월 10일 오후 5시 국립극단에서 오픈리허설을 열었다. 이번 오픈 리허설은 ‘이자람, 이승희, 김소진’의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 연습 현장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남인우’ 연출가는 직접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며 열정적인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연습을 시작한 ‘김소진’은 스물넷이라는 어린 나이를 잊게 할 만큼 깊은 소리로 좌중을 압도했다. 연습 내내 밝은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장내의 분위기를 밝게 했다. ‘이승희’는 차분한 외모와는 다르게 세심한 요소들을 살려 소리와 연기를 동시에 시원하게 소화했다. 맑고 고운 목소리와는 상반된 묵직하고 구성진 연기를 선보였다. ‘이자람’은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의 초연 무대부터 섰던 경력만큼 파괴력 있는 연기와 소리를 풀어냈다. 세 명의 소리꾼 중 가장 맏언니인 만큼 연습을 내내 후배 소리꾼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올해로 5년째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한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작품은 판소리와 마임, 막간극, 타악을 결합해 만든 새로운 형식의 국악 공연이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적인 서사극 ‘사천의 선인’을 바탕으로 창작됐다. 작품은 장소를 대한민국 ‘사천’으로 옮겨 뚱뚱한 처녀 ‘순덕’이 말하는 ‘착하게 살기 어려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고전과 현대를 넘어서는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오는 10월 20일부터 10월 30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11 / 조회 12,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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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it] 꿋꿋이 제 길 걸어온 소리꾼의 얼굴, 이자람의 ‘사천가’
한 여자가 웃고 있다. 누군가를 유혹하는 듯 혹은 부끄러운 듯도 하다. 사근사근한 소녀 같기도 하고, 삶의 깊이를 이해한 성숙한 여인 같기도 하다. 턱을 살포시 가린 부채에서는 도도함도 엿보인다. 목 전체를 감싼 옷에서는 정숙함이 풍겨 나온다. 포스터 속 웃고 있는 이 묘령의 여인, 누굴까. 포스터 속의 여인은 소리꾼 ‘이자람’이다. ‘이자람’은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를 5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국내 관객에게 7번째로 선보이는 무대다.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의 공연을 통해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천가’는 프랑스의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공연 중 기립 박수를 받기도 하고, 전석 매진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포스터에는 ‘사천가’ 앞에 붙은 ‘판소리 브레히트’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판소리’는 그렇다 하더라도 ‘브레히트’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사천가’는 20세기 서양 연극사를 대표하는 희곡작가 연출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사극인 ‘사천의 선인’을 원작으로 만들었다. 제목의 ‘브레히트’는 작가의 원작의 작가 이름을 딴 것이다. 포스터의 지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보면 ‘판소리’라는 단어에서 자동으로 연상되는 ‘한복’이 보이지 않는다. 목 끝까지 채워진 옷깃이 현대적이면서 서양적인 느낌을 드러낸다. ‘사천가’는 21세기 한국적 상황에 맞춰 재구성된 작품이다. 뚱뚱한 백수 처녀 ‘순덕’의 이야기를 담는다. 사천이라는 도시에 수상한 세 명의 신이 찾아온다. 이들은 착한 사람을 찾아 헤매다 뚱뚱한 여자 ‘순덕’의 선함에 감동해 돈을 주고 떠난다. ‘순덕’은 그 돈으로 분식집을 차린다. 하지만 온갖 사람들이 몰려와 그녀를 못살게 굴고 파산 직전에 처하자 ‘사촌오빠’로 변장해 냉정하게 그들을 몰아낸다. 겨우 안정을 찾은 ‘순덕’은 불우한 이웃들을 도우며 살려 한다. 하지만 몰려드는 거지들 때문에 계속해서 악독한 ‘사촌오빠’로 변신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사천가’는 돈이 최고인 세상에서 착하게 살기 어려운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사천가’는 하나의 장르로 규정짓기 어려운 작품이다. 한 사람의 소리꾼이 극을 이끌어 가는 ‘판소리’와 마임을 섞은 ‘막간극’, ‘타악’을 결합했다. 원작과는 또 다른 색깔로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새로운 개념의 공연이다. 이 공연은 포스터의 오른쪽 상단에 표기된 ‘판소리 만들기 자’라는 단체가 제작했다. ‘판소리 만들기 자’는 작품의 대본과 소리도 만들었다. 또한, ‘사천가’에는 한국 국악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젊은 소리꾼 ‘이자람’과 ‘사천가’, ‘억척가’로 세계적인 호평을 얻은 연출가 ‘남인우’가 함께한다. 이번 공연에는 ‘사천가’의 공연을 가장 잘 이끌어 갈 수 있는 최고의 소리꾼들이 함께한다. ‘이자람’은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방위적 예술가다. 그는 소리꾼, 작, 작창, 음악 감독과 함께 뮤지컬 ‘서편제’의 무대에 서며 배우로서의 도전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포스터의 아래쪽으로는 출연진의 이름이 보인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또 다른 소리꾼 ‘이승희’와 ‘김소진’, 작품을 빛내줄 ‘오대석, 오유진, 이윤재, 장혁조, 이향하’ 등의 이름이 함께 자리 잡았다. ‘이승희’와 ‘김소진’은 풍부한 경력의 소리꾼들이다. ‘이승희’는 올해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 오프 ‘사천가’에서 소리꾼으로 활약했다. 가늘고 풍성한 고음으로 부채의 발림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김소진’은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오프 ‘사천가’와 2009, 2010년에서도 ‘사천가’의 소리꾼으로 참여했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나이답지 않은 노련미로 관객에게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판소리 브레히트 ‘사천가’는 10월 20일부터 10월 30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9.28 / 조회 9,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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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2011 <사천가> 공연
판소리 공연의 편견을 깬 판소리극 이자람의 가 다시 한 번 찾아온다. 는 2007년 초연 이후 꾸준히 재공연 무대에 오르며 시카고, 뉴욕 APAP 마켓 초청 공연, 프랑스 리옹 국립극장, 파리 시립극장 공연, 폴란드 콘탁 국제연극제 최고의 여배우상 수상의 쾌거를 거뒀었다. 브레히트 희곡 ‘사천의 선인’을 원안으로 21세기 한국적 상황에 맞춰 재구성 뚱뚱한 백수 처녀 ‘순덕’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외모지상주의, 청년실업, 학력지상주의, 돈과 권력에 흔들리는 2011년 대한민국의 세태를 꼬집는 판소리극 2011 에는 작, 작창으로 참여한 이자람과 이승희, 김소진이 소리꾼으로 참여하고 이윤재, 오대석, 오유진 등이 출연한다. 2011 는 오는 10월 20일부터 30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9.27 / 조회 10,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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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가> 브레히트와 판소리의 만남, “착하게 살면 복 받나?”
2007년 초연 이후 올해로 4년 째 의 롱런이 이어진다. 지난 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브레히트와 판소리가 만난 이 시작되었다. 한 사람의 작창자가 여러 인물로 분하며 북, 장구, 베이스 등이 어울러지는 라이브음악에 맞춰 가락을 풀어내는 이 작품은,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오늘날 한국 상황에 맞춰 재구성했다. 뚱뚱한 백수 처녀 순덕이 세상사에 부딪히면서, 과연 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말이 유효한가에 물음표를 던진다. 소리꾼이자 아마도이자람밴드의 리더 등 다방면에서 왕성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를 쓰고 작창자로 나서기도 하는 이자람은 “판소리 하면 전통이라는 것만 떠올리게 되어 창작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면서 “판소리는 하나의 장르이며 창작을 통해 양적, 질적 팽창을 하다 보면 ‘사천가’ 역시 시간이 흐른 뒤엔 전통 판소리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처음엔 이런 작품이 과연 가능할까 갸우뚱했다”는 남인우 연출은 “사천가가 다른 소리꾼에게도 불려질 수 있는, 판소리의 한 마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키워본다”고 덧붙였다. 올 5월 폴란드 콘탁 국제연극제에서 최고 최고배우상(이자람)을 수상하기도 한 이 작품은 오는 11일까지 이자람, 이승희, 김소진 등 세 명의 소리꾼이 번갈아 국내 무대를 채운 후 9월에는 미국 워싱턴, 내년 프랑스 파리 공연 등 해외 공연을 비롯하여 전주와 대구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공연장면 순덕(이승희), 착한 그녀는 이 세상에서 잘 살 수 있을까.사랑에 울고 돈에 속은 순덕, 그녀의 선택은?올타쿠나, 사촌 오빠를 불러보자꾸나~순덕인가? 그녀의 사촌 오빠 재수인가.(김소진)악사들의 생생 라이브실은 내가 누구게요?(이자람)순덕을 지켜보고 있는 세 명의 신들."그때 견식이 순덕이를 찾으며 걸어오는데!"를 쓰고 노래하는 이자람.무엇이 착함인가, 착함은 복을 부르는가.의 세 명의 작창자. 이승희, 이자람, 김소진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7.05 / 조회 8,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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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가> “이 시대에 분노하고 있어요” 서른 한 살 예솔이
하소연 할 창구도 없이, 누구도 원망하지 못하고, 운명이라 생각 할 수 밖에 없는 높은 벽에 막힌 요즘. 쓴맛 나는 세상을 향한 작지만 뜨거운 소리를 내는 젊은 소리꾼들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민 손녀’ 예솔이로 불렸던, 이자람이 있다. "예솔아, 할아버지께서 부르셔~” 25년도 훌쩍, 넘은 이야기다. 할아버지의 부름에 후다닥 달려나가던 5살 꼬마는 19살 때 8시간 동안의 춘향가 완창을 통해 기네스북에 올랐고, 국악 뮤지컬 극단을 결성했었다. 공중파 라디오 DJ 경력, ‘아마도 이자람밴드’라는 인디밴드의 리드보컬까지. 그리고 지난 4일부터는 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에서 음악감독, 극작, 소리꾼의 역할로 1인 4역을 소화하고 있다. ‘전방위적 예술가’인 그녀가 펼치는 는 판소리에 젊은 감각을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10%, 비인기 장르인 판소리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90%의 칭찬을 받을만하다. ‘은근한 비꼬기의 본좌’인 판소리 속에 ‘오늘’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의 2009 버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재미있다고 표현해야 할까요? 지난번 공연을 준비할 때만 해도 이 작품을 하면서 무서움이 없었어요. 자유로웠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굉장히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어요. ‘아, 또 이 만큼 시대가 변했구나’ 라는 걸 느끼고. 이 작품이 작년보다 지금,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착하게 살기는 하늘에 별따기. 아무리 노력한들 세상살기 어려워요. 저는 너무 뚱뚱해서 취직하기도 어렵고요, 어디 알바라도 하고 싶지만 뚱뚱한 여자는 아르바이트도 힘들어요. 국민소득 2만불인들 배고픈 건 여전하고요. 미분양 아파트가 넘쳐나도 내 몸 뉘일 곳은 없어요. 착하게 잘 살고 싶지만 모든 게 그렇게 비싼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나요.” - 2009 대사 중 는 브레히트 희곡 ‘사천의 선인’을 모티브로 현 시대의 상황에 대학 풍자, 해학이 담겨있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사람들은 브레히트와 판소리의 만남에 집중하지만 저는 텍스트가 가장 먼저였어요. 20대 후반쯤 되면 ‘어떻게 살지, 뭘 해서 벌어먹고 살지?’라는 스트레스에 시달리잖아요. 이 작품을 처음 생각한 게 딱 그 나이 때였어요, 스물 아홉 살. 5년 간 이어온 단체의 대표를 그만두면서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힘든지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사천의 선인’이 딱 제 이야기더라고요. 돈이라는 권력 앞에서 착하게 살기는 참 힘들다는 거. 돈과 착하게 산다는 게 대치되는 건 아니지만 반대편에 있는 건 맞거든요. 내가 취하는 만큼 누군가는 빈자가 되어야 하는 거니까. ‘사천의 선인’이 브레히트의 작품이라서, 훌륭한 희곡이라서 선택한 게 아니고 이게 우리 이야기다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이 텍스트를 선택했어요.” 세 번째 무대인 이번 공연에는 2009년에 맞는 대사와 상황들이 추가됐다. “지난 공연과 비교해서 연설하는 장면, 돈 때문에 자식을 버리는 대사 등 부분적인 수정이 있어요. 여전히 똑같은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걸 저를 비롯해서 연출, 배우들이 다같이 자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죠. 준비하는 동안 변한 게 많죠, 개인적으로는 나이를 한 살 더 먹었고, 국가적으로 슬픔도 있었고. 지난 공연에서 찾지 못한 분노도 나오고, 또 희열도 느끼고 있어요.” "분노가 가장 먼저 입니다" “얼마 전에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셨잖아요. 그날도 연습을 했는데, 마음이 참 힘들었어요. 연습 들어가기 전에 매번 “안녕하세요, 이자람입니다. 우리는 이 시대에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라는 인사말을 하고 시작하거든요. 그 날은 “오늘 김대통령님이 돌아가셨고, 지금 그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가슴이 아픈 날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더 노래하고 싶습니다”하고 본론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발끝에서부터 떨리는 거에요, 연습하는데. 저는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더라고요. 이게 분노인지, 슬픔인지, 억울함인지 알 수 없었지만 분노였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진정이 안 되는 상태였는데 이게 점점 힘이 됐어요. 그 날 연습은 좋았어요, 끝나고 나서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 날 연습할 때의 마음으로 쭉 공연을 이어나가면 될 것 같아요. "착하게 살지 못하게 하는 이 세상에 우리는 분노해야 한다" 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이번 공연의 주제에요.” 자신이 가진 재능을 가지고 시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녀의 강단 있음이 고마웠다. 시국에 착착 맞게 감기는 의 유연성은 소위 ‘유도리’있는 판소리의 구성에 있다. ‘국민손녀’ 이자람이 ‘명창 이자람’으로 발돋움한 계기는 판소리를 배우는 TV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이자람은 고 은희진 선생님의 첫 제자가 되면서 국악중학교, 국악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국악고등학교, 자퇴서 문제아는 아니었다. 다만 ‘예솔’이라는 게 문제였다. “어려서부터 주목 받는 인생이었잖아요. 그런데 그 스포트라이트가 굉장히 애매했어요. 흔히 이쪽 업계 사람들한테는 ‘뭐, 동요했던. 그냥 그런 애’ 였는데 일반 대중들에게는 연예인은 아닌데 뭔가 아는. 고등학교가 분위기가 굉장히 엄격했어요. 그런데 뭔가 이자람 주변에서 ‘예솔이’를 통하는 시끌벅적한 일이 자꾸 일어나니까 작은 일에도 많이 혼났어요. 자율학습 시간에 잡지를 보는데 “야, 네가 예솔이면 다야?”이렇게 혼났다니까요. 전 억울한거죠, 제가 “예솔이면 다야” 하면서 잡지 봤냐구요. 그냥 잡지 본걸 가지고 혼내시면 되는데. 이런 일들이 계속 쌓였어요. 그래서 “학교 도움은 필요 없을 것 같다, 저는 검정고시 보겠습니다” 하고 자퇴서를 냈어요. 그런데 교장선생님께서 부르시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께서 “판소리를 할 때 학교라는 제도가 너를 보호 해줄 거다, 험한 세상에서 네 재능이 아까워질 수 있다”라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선생님이 바지가 무릎까지 올라오는 줄도 모르시고, 바지를 줬다, 폈다 하면서 말씀을 해주시는 거에요. 일개 학생에 불과한 제 앞에서 바지가 무릎까지 올라온 줄도 모르고 말씀을 해주시는 걸 보고 선생님이 정말 진심으로, 나한테 애정을 가지고 걱정해주시는구나 라는 걸 느꼈죠. 그래서 잠자코 있었어요(웃음). 저한테는 굉장한 은인이세요.” 예솔이, 서울대 트라우마 이자람은 '예솔이' 꼬리표를 달고 살았다. “학창시절에는 굉장히 싫었죠. 제가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은희진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난 후부터 판소리를 1년 정도 안 했어요. 솔직히 그 때까지는 저에게는 선생님 자체가 판소리여서 한 거였지 이게 얼마나 크고 소중한 건지 잘 몰랐거든요. 그렇게 선생님을 잃고 나서 1년 정도 방황하다가 ‘아, 이제 내가 혼자서 판소리를 껴안아야 하겠다’고 느꼈어요. 그 때부터 판소리를 하는 이자람 이라고 제대로 선 것 같아요. 혼자서 정확히 서고 나니까 예솔이는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그 이야기를 해도 ‘나는 언젠가는 이자람으로 인식 될거야’라고 스스로 되새겼거든요. 요즘은 예솔이의 영역보다 이자람의 영역이 커지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서울대학교로 이어지는 그녀의 ‘국립’ 생활은 그야말로 탄탄대로 엘리트 코스이다. 영화 ‘서편제’의 송화는 눈 먼 한을 판소리로 승화하지 않았던가? 솟구치는 한을 풀어내는 것이 판소리 아니냐, 고속도로만 밟아온 인생이기에 판소리의 덕목인 한을 녹여내기는 쉽지 않겠다는 말을 건넸다. “어, 재미있다. 어제 꿈에 ‘이자람은 괄호 때문에 판소리를 한다’는 질문을 받았거든요. 그랬더니 누군가가 ‘이자람은 신명으로 판소리를 한다’라는 답을 괄호 안에 넣더라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한(恨) 이라고 그러시네(웃음). 판소리는 신명, 한 만을 가지고 하는 건 아니에요. 인간사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죠. 제가 엘리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국립, 국립, 국립을 나왔기 때문에 굉장히 편안한 생활을 했다, 쟤는 권력이다 이런 말을 들었어요.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 그런 말을 해줬어요. 똑같은 고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울분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가는 개개인의 차이다. 경험이 재산이 아니라 그 경험에 대한 태도가 재산이라는 말을 해주더라고요. 그 때 서울대 트라우마를 벗었어요. 그래, 괜찮다. 국악고등학교도 괜찮고, 서울대도 괜찮고. 제가 “저 서울대 나왔는데 옥탑 살고 있어요”라는 말을 할 필요는 없잖아요. 아무것도 아닌 거에요. 옥탑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삶을 어떤 자세로 사는가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학벌이나 그런 건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해요. 경험에 대한 태도가 문제인거죠.” 이자람, 그리고, 그리고. 새로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서른 한 살의 이자람은 공연을 끝내고 ‘아마도 이자람 밴드’ 활동에 올인 할 예정이다. “솔직히 밴드는 제대로 활동을 못했어요.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고 아직은 창피하지만 정말 잘하고 싶어요. 밴드 (이)민기를 장기하가 뺏어갔는데(아마도 이자람밴드로 활동했던 이민기는 현재 장기하와 얼굴들 활동 중이다). 농담이고요(웃음). 민기가 우리 밴드의 실질적인 리더거든요. 그 만큼 우리 밴드에 대해서도 애정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재정비를 하고 들어가면 언제든 다시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년에는 정규앨범도 나올 거고, 를 잘 끝내고 가장 먼저 할 일은 밴드의 재정비에요.” 대중들과 한결 가까워진 를 판소리 쪽 선생님들이 전해주는 피드백이 없었다는 건 아쉽지만 많은 소리꾼들이 이야기와 판소리의 역할에 대해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쪽 팔리지 않게 살고 싶다’는 소망도 안고 있다. 서른 한 살의 나이로 수 많은 경험을 했고, 이뤄낸 성과도 많은 그녀에게 가장 자부심을 가지고 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자부심이 있나? 아, 정말 어려워요. 항상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죠. 글쎄, 연애? 저 연애 빼면 시체거든요(웃음).” 치열하게 일하고, 뜨겁게 사랑하는 그녀가 세상에 대한 화끈한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다. "돈 아깝지 않아요. 올 해 들어서 여러 가지 시국에 한 번이라도 분노한 적이 있다면, 무조건 오시는 게 좋을 거에요, 꼭 오세요.” 속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성토의 자리를 만들어놓은 이자람. 그녀의 당부가 고맙고 또 고마웠다. ">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9.08 / 조회 11,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