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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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호텔 503호 '실존인물 피터 현 아들' 韓 찾는다
오는 14일 연극 ‘에어콘 없는 방’ 막 올라
23일 ‘관객과의 대화’서 주인공아들 참여
피터 현(1906~1993) 자기분열적 생 다뤄
1975년 단 하룻밤 방에 갇힌 광염소나타1948년 로스앤젤레스에서의 현순 가족사진(사진=돌베개ⓒ David Hyun).[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906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한국·상하이·미국을 떠돌며 역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었던 실존 인물 피터 현(1906~1993)의 아들이 한국을 찾는다.아버지 피터 현의 삶을 다룬 연극 ‘에어콘 없는 방’(작 고영범·연출 이성열)의 공연 참관 차 남산예술센터를 직접 방문한다. 오는 23일 오후 3시 공연이 끝난 후 이어지는 대담에서 주인공의 아들인 더글라스 현은 고영범 극작가와 이성열 연출가, 조만수 드라마터그와 함께 피터 현의 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연극 ‘에어콘 없는 방’은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백수광부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오는 9월 14일부터 10월 1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지난해 제6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유신호텔 503호’가 바탕이다. 피터 현은 1919년 3·1 운동기 한국 독립운동을 상하이와 세계에 알린 현순 목사(1880~1968)의 아들이다. ‘박헌영의 첫 애인’, ‘한국판 마타하리’ 등으로 구설에 오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평양에서 박헌영과 함께 처형된 앨리스 현(1903~1956)의 동생이기도 하다. 특별 게스트로 초청된 더글라스 현은 “아버지의 생애와 그가 남긴 두 권의 자서전 ‘만세!’(1986)와 ‘신세계에서’(1991)가 연극 작업에 창조적인 영감을 준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대담은 극중 배경인 1975년을 중심으로 피터 현의 생의 자취를 되짚어보며 한국 근현대의 격변에 대해 폭넓게 사유하는 자리다. 현재 미국서 활동중인 재미 극작가 고영범이 쓴 희곡이 무대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태수는 왜?’로 정식 데뷔한 고 작가는 ‘이인실’, ‘방문’을 발표한 바 있다. 7년 간 미국에서 활동했던 연극 연출가 ‘피터 현’을 다루고 있는 것은 조국을 떠나 이민자로서 연극 작업을 해온 고 작가의 정체성과도 맞닿아있다. 연출은 이성열 극단 백수광부 대표가 맡았다. 2014년 ‘즐거운 복희’ 이후 3년 만에 남산예술센터로 돌아온 이성열은 1930년대 피터 현이 연출한 인형극 ‘황소 페르디난드’와 아동극 ‘비버들의 봉기’ 일부를 극중극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출연진은 배우 한명구를 비롯해 홍원기, 민병욱, 김동완, 김현중, 최원정 등이다.작품은 1975년 8월 7일에서 8일로 넘어가는 하룻밤이 배경이다. 아버지 현순 목사가 건국공로자로 추서되어 국립묘지 안장행사를 치르기 위해 해방 30년 만에 한국을 찾게 된 70살의 피터 현이 유신호텔 503호에 머물면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13 / 조회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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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유신호텔 503호…그곳에서 무슨 일이?
남산예술센터 신작 '에어콘 없는 방'
실존 인물 피터 현 이야기 연극으로
극단 백수광부와 공동제작…14일 개막연극 ‘에어콘 없는 방’ 포스터(사진=서울문화재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나 한국과 중국 상하이, 미국을 떠돌며 역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었던 실존 인물 피터 현(1906~1993)의 이야기가 연극으로 무대에 오른다.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2017년 시즌 프로그램으로 신작 ‘에어콘 없는 방’을 극단 백수광부와 공동제작해 오는 14일부터 10월 1일까지 공연한다.2016년 제6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에어콘 없는 방’(원제: 유신호텔 503호)은 1919년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현순 목사의 아들이자 ‘한국판 마타하리’로 구설에 오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박헌영과 함께 처형된 앨리스 현의 동생 피터 현을 주인공으로 한다. 한국 근현대사가 경험한 파국이 낳은 다면적이고 경계적인 역사성과 정체성을 다룬다.작품 속 배경은 1975년 8월 7일에서 8일로 넘어가는 하룻밤이다. 아버지 현순 목사가 건국공로자로 추서돼 국립묘지 안장행사를 치르고자 해방 이후 30년 만에 한국을 찾은 70세의 피터 현이 유신호텔 503호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에어컨조차 없이 답답한 열기로 가득한 좁은 방에 갇힌 피터 현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 대한 사유를 전한다.극본을 집필한 고영범은 현재 미국에서 활동하는 재미 극작가다. ‘태수는 왜?’로 정식 데뷔해 ‘이인실’ ‘방문’ 등을 발표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미국에서 연극 연출가로 활동했던 피터 현의 인형극 ‘황소 페르디난드’와 상영하지 못한 아동극 ‘비버들의 봉기’ 일부를 극중극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김옥란 연극평론가는 고 작가에 대해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신인 극작가로 데뷔했으나 오랫동안 훈련된 유연한 글쓰기와 자기만의 독특한 문체와 색깔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현대사에 대한 예민한 촉수와 그것을 영상감각을 바탕으로 한 해체적인 장면과 날선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 ‘즐거운 복희’를 연출했던 이성열 극단 백수광부 대표가 연출한다. 연극 ‘만선’ ‘레드’ 등에 출연한 배우 한명구를 비롯해 홍원기, 민병욱, 김동완, 김현중, 최원정 등이 출연한다.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청소년과 대학생은 1만8000원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오는 23일에는 관객참여 프로그램 ‘남산여담’의 일환으로 극장을 투어하는 ‘어바웃스테이지’와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예매는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24공연, 옥션티켓, 대학로티켓닷컴, 클립서비스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06 / 조회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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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햄릿과 오필리어…'햄릿' 연습현장에선 어떤일이
평균나이 66세…열기 뜨거운 연극 '햄릿' 연습현장
'연기인생 30년' 평균나이 66세'
전무송·박정자·손숙·정동환·김성녀·유인촌·
윤석화·손봉숙·한명구 등 배우 9명 한무대
나이 잊고 매일 8시간씩 맹연습
12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개막배우 유인촌(앞)과 정동환이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스튜디오 다락에서 열린 연극 ‘햄릿’ 연습현장 공개에서 열연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손숙이 “왜들 이렇게 많이 왔어요”라고 말하자 유인촌은 “어휴, 부담스러워. 연습이니까 틀려도 이해해주세요”라며 엄살을 부렸다. 한명구는 “20대 시절 연극판에 돌아온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대선배와 함께 무대 서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운명”이라면서 “연출 디렉션을 받으니까 초심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평균 나이 66.1세, 연극인생 최소 30년 이상. 전무송(75), 박정자(74), 손숙(72), 정동환(67), 김성녀(66), 유인촌(65), 윤석화·손봉숙(60), 여기에 개막 20여일을 앞두고 권성덕(76) 배우 대신 합류한 한명구(56)까지. 연극계 거목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3층 연극 ‘햄릿’ 연습실. 햄릿 5막 중 1막 시연이 시작되자 현장은 순식간에 광기에 휩싸였다. 1인1역만이 아니라 성별·나이 초월은 물론 앙상블(대사 없이 주인공 뒤에서 보조하며 다역을 소화하는 역할)을 직접 해내야 하는 노장배우 9명의 얼굴은 금세 붉게 상기돼 어느 현장보다 실전 같았다. 연출을 맡은 손진책(69)은 턱을 괸 채 오랫동안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더니 “개성이 강한 배우들이라 처음엔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매일 오후 2시에 시작하는 공식연습은 밤 10시가 훌쩍 넘어야 끝난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연습실에서 연극 ‘햄릿’의 9명의 출연배우가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60대 이상 노장배우들의 의기투합이다. 햄릿 역을 맡은 배우 유인촌과 오필리어 역 윤석화를 중심으로 박정자·손숙·김성녀·손봉숙·정동환·전무송·한명구 등이 모두 1인다역을 소화한다(사진=한대욱 기자).◇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해 뭉쳐 연출가 손진책이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올여름 공연계의 어벤저스급으로 떠오른 연극 ‘햄릿’은 한국연극사의 대표 연출가 이해랑(1916~1989) 선생 탄생 100년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신시컴퍼니가 제작하는 대형 연극이다. 1951년 연출가 이해랑에 의해 국내서 처음으로 전막공연을 올렸던 ‘햄릿’은 이해랑 생전에 마지막 예술혼을 불태웠던 작품이기도 하다. 박정자(6회), 손숙(7회), 윤석화(8회), 유인촌(10회), 전무송(15회), 손봉숙(18회), 정동환(19회), 김성녀(20회), 한명구(21회) 등 출연 배우 9명 모두 이해랑연극상 수상자다. 연습 도중 식도암을 발견해 수술을 받은 권성덕을 대신해 지난달 19일께 뒤늦게 한명구가 투입됐다. 손 연출은 “권 배우는 현재 수술을 마치고 입원 중에 있다”며 “대사가 없더라도 무대에 잠깐이라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앙상블은 처음…성별·나이 초월 하모니이날 9명의 노장들은 ‘작은 배우는 있어도 작은 배역은 없다’는 말을 몸소 증명해냈다. 배우들은 각자 맡은 배역이 등장하지 않을 때는 검은 망토를 걸친 채 무대 배경이 되거나 다 같이 효과음을 내기도 했는데 역할에 상관없이 각각의 존재감을 표출했다. 모두 “앙상블을 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작품 속 20대 역할을 60대 배우들이 연기했지만 간극도 느낄 수 없었다. 내뿜는 대사에선 단단한 내공이 느껴졌고 삶의 고뇌까지 제대로 묻어났다. 배우 전무송(앞)과 윤석화가 연극 ‘햄릿’ 연습현장에서 열연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햄릿 역의 유인촌은 “여섯번째 햄릿 연기인데, 이번 ‘햄릿’은 스토리 자체가 정말 마음속에서 우러나온다. ‘저게 혹시 내 일인가’ 하고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오필리어 역의 윤석화가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깡총깡총 뛰며 발랄하게 등장할 때는 좌중에서 잠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그는 아랑곳없이 자기 연기를 펼쳐 보였다. 폴로니어스 역 박정자에게선 완고한 인물의 깊은 감정선이 드러났다. 햄릿의 숙부와 햄릿의 아버지 혼령 역을 동시에 맡은 정동환은 한 사람이 두 인물을 연기한다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완벽하게 교차해 소화해냈다. 남자 역을 맡은 김성녀는 “호레이쇼가 남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그냥 김성녀가 하는 호레이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면서 “해외에선 여배우가 하는 ‘햄릿’도 있다. 성별이나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무슨 얘기를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하는지가 중요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일생에 이런 기회 다시 없을 것” 30분간 시연을 마친 배우들은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손숙은 “공연의 결과는 모르겠지만 연습 분위기는 최고”라며 “우리가 이렇게 모였다는 게 눈물겹고 결과와 상관없이 너무 행복하다. 일생에 이런 기회가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이날 연습은 지난 5월 26일 첫 리딩작업을 시작으로 본 공연까지 20여일 정도 남겨둔 상태에서 이뤄진 클라이맥스 격. 손진책 연출은 “이 멤버로 안 되면 한국연극에 문제가 있다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신했다. 배우들이 말을 잘 듣느냐는 질문에는 “얘기하기 전에 다 알아서들 한다. 서로 이렇게 배려를 잘할 수 없다. 편안하게 잘 맞춰줘서 분위기가 좋다”고 웃었다. 오는 12일 개막해 8월 7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이들의 호흡을 목격할 수 있다. 20대 햄릿, 18세 오필리어를 60대 노장배우들이 연기하는가 하면 한국연극계를 이끄는 대배우 9명의 조합만으로도 ‘햄릿’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섰다. 배우 박정자(오른쪽)와 윤석화가 연극 ‘햄릿’ 연습현장에서 열연하고 있다(사진=한대욱 기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7.05 / 조회 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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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 배우 권성덕 하차, 한명구가 채운다
배우 권성덕이 건강상의 이유로 연극 ‘햄릿’에서 하차했다.?배우 권성덕은 리딩 연습 초반에 진행된 소화기 수술 후 회복이 원할지 못해 하차를 결정했다. 그는 1965년 데뷔 이후 연극과 드라마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연극 ‘햄릿’의 총괄 프로듀서 박명성은 “권성덕 배우는 아직도 무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대단한 어른이다. 이번 ‘햄릿’에서 선생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매우 아쉽지만,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서 반드시 뵈어야 할 분이기에 컨디션 회복이 최우선이다. 권선생이 건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 기도하고 있으며 관객 여러분도 함께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그의 빈자리는 배우 한명구가 채운다. 그는 현재 연극 ‘레드’에서 ‘마크 로스코’ 역으로 출연 중이다. 그는 “지금까지 ‘햄릿’에 몇 번 출연할 뻔했지만 결과적으론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이해랑 선생님을 추모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제가 필요하다면 그게 무슨 역이든 해야 한다 생각했다. 늦게 합류했지만,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잘 스며들도록 하겠다”라며 출연의 소감을 전했다. 배우 한명구는 21회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챙’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연극 ‘햄릿’은 오는 7월 12일부터 8월 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사진제공_?신시컴퍼니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21 / 조회 2,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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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57·130·30의 비밀은?…심상찮은 연극 3편
'레드'…57쪽 살인적인 대사량
90초만에 대형캔버스 페인팅도
'킬미나우'…쉬는시간 없이 130분 공연
장애·성·죽음 등 쉽지 않은 주제
'사이레니아'…관객 30명에만 극한전율 선사
연습실 개조 '등대'로 몰입감 배가올해로 4번째 시즌을 맞이한 연극 ‘레드’의 한 장면. 단 2명의 배우가 57쪽 분량의 대사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 대형캔버스를 90초 안에 붉은색으로 페인팅하기도 한다(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인다역의 연기 변신, 눈앞에서 전해오는 배우의 뜨거운 에너지, 객석의 즉각적인 반응 등. 연극이 주는 묘미는 셀 수 없이 많다. 디지털미디어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도 여전히 아날로그 향 물씬 풍기는 공연장을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올여름 독특한 매력으로 눈길을 끄는 연극 3편이 관객을 찾아왔다. 추상미술의 대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세계와 예술혼을 다룬 연극 ‘레드’(7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와 성(性)과 장애, 죽음 등 쉽지 않은 주제로 국내 첫선을 보인 ‘킬미나우’(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지난해 초연해 흥행기록을 쓴 ‘카포네 트릴로지’를 연출한 제스로 컴튼의 또 다른 연극 ‘사이레니아’(8월 15일까지 대학로 TOM 연습실A)다. 그런데 이들 세 작품에는 각각의 개성만큼이나 특별한 숫자의 비밀이 숨어 있다. 57, 130, 30. ‘살인’적인 대사량, 뮤지컬과 맞먹는 공연시간, 입장을 허가한 관객 수가 바로 그것이다. △대본 쪽수만 ‘57’ “깊이있는 작품이지만 배우에게는 참 못된 작품이기도 하다. 미술사를 읊는 건 물론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쉴 새 없이 풀어내야 한다. 방대한 대사량과 철학적인 사유 때문에 많이 힘들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앙코르무대를 올린 연극 ‘레드’에서 마크 로스코 역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한명구의 하소연이다. ‘레드’는 다양한 붉은색의 향연으로 추상표현주의의 절정을 보여준 미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그의 조수 켄의 대화만으로 구성한 2인극이다. 2009년 런던에서 초연했고, 이듬해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 초연했다. 로스코와 켄, 2명의 배우가 100분간 소화하는 대사의 분량은 57쪽에 달한다. 그 대사를 통해 두 사람은 미술과 음악, 문학과 철학을 넘나들며 팽팽한 논쟁을 이어간다. 렘브란트, 잭슨 폴락 등 중세부터 당대에 걸쳐 화가들의 예술세계를 논하는가 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야” 같은 예술가의 철학적 고뇌도 보여준다. 두 배우는 2.8m×1.8m 크기의 대형캔버스를 ‘1분 30초’에 맞춰 온통 붉은색으로 칠하기도 한다. 90초 안에 이 작업을 완성하기 위해 페인팅 수업을 받은 것은 물론 작은 동작까지 꼼꼼하게 동선을 맞췄다고 한다. 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쉬는 시간 없이 공연만 ‘130’분 보통 연극의 공연시간은 70~100분. 중간에 쉬는 시간이 따로 없는 장르의 특성상 2시간을 넘어가는 작품은 많지 않다. 하지만 연극 ‘킬미나우’의 경우는 다르다. 130분(2시간 10분) 동안 쉬지 않고 극을 진행한다. 공연시간이 100분인 소극장 뮤지컬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긴 시간이다. 제작사 연극열전은 “원작의 대본 자체가 워낙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극이 길어졌다”며 “원작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충실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킬미나우’는 캐나다 극작가 브레드 프레이저가 2014년 발표한 최신작이다. 성(性)과 장애, 죽음 등 쉽지 않은 주제를 솔직하고 대범하게 풀어놨다. 선천성장애로 평생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성인이 되고 싶은 아들 조이, 그 아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헌신해왔지만 이제 더 이상은 그럴 수 없는 아버지 제이크가 겪는 갈등을 그린다. 장애로 인한 신체적 제약과 복잡한 심리를 표현하는 배우의 열연을 통해 작품은 삶에 대한 인간의 의지를 말하고, 또 인간다운 삶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 연극 ‘킬미나우’의 한 장면(사진=연극열전).△단 ‘30’명에게만 입장 허용 연극 ‘사이레니아’는 작품이 의도한 극한의 전율을 전달하기 위해 단 30명의 관객만 관람하도록 입장을 제한했다. 공연장소도 일반무대가 아닌 공연장의 연습실을 개조해 만든 밀폐된 공간이다. 극의 배경이 되는, 사방이 모두 벽으로 막힌 등대의 내부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 배우는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좁은 무대에서 극을 시작하고, 관객은 마치 자신이 등대 안에 있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자연스럽게 배우의 감정을 따라간다.작품은 1987년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수요일 영국 남서쪽 콘월해역에 위치한 블랙록 등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블랙록 등대지기 ‘아이작 다이어’가 의문의 구조 요청을 남긴 채 실종되기 전 스물한 시간의 일을 그린다. 제작사 측은 “밀폐된 공간에서 관객이 극한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일부러 협소한 공간을 찾았다”며 “30명의 관객은 사라진 등대지기 다이어와 함께 망망대해 한가운데에 표류해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사이레니아’의 한 장면(사진=스토리피).▶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21 / 조회 2,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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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햄릿' 건강상 권성덕 배우 교체…한명구 대신 선다
건강상 이유로 안타깝게 하차키로
제21회 이해랑연극상 수상자 올라
7월 12일 국립극장 해오름서 개막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연극 ‘햄릿’에 최종 합류하게 된 배우 한명구(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연극 ‘햄릿’의 최고령 출연자인 배우 권성덕이 건강상의 이유로 아쉽게 하차키로 했다. 빈 자리는 제 21회 이해랑 연극상 수상자인 배우 한명구(56)가 대신한다.배우 권성덕은 1965년 데뷔 이후 연극과 드라마로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그는 이번 ‘햄릿’ 출연에 열정을 갖고 초반 리딩 작업에 참여했으나, 연습 초반 진행한 소화기 수술 이후 회복이 예상보다 원활치 못해 건강 회복이 최우선이란 판단에 따라 결국 하차를 결정했다.빈 자리를 채울 배우 한명구는 현재 연극 ‘레드’에서 마크 로스코 역으로 출연 중이며, ‘고도를 기다리며’ ‘챙’ 등을 통해 잘 알려졌다. 햄릿 기획단계서부터 출연 배우로 마지막까지 거론됐으나, 연극 ‘레드’ 연습과 맞물려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최종 합류하게 된 한명구는 “지금까지 ‘햄릿’에 몇 번 출연할 뻔 했지만 결과적으론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이해랑 선생을 추모하는 공연이기에 무슨 역이든 해야 한다 생각했다. 늦게 합류했지만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잘 스며들도록 하겠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총괄 프로듀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권성덕 배우는 아직도 무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대단한 어른”이라며 “이번에 선생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매우 아쉽지만,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서 반드시 뵈어야 할 분이기에 컨디션 회복이 최우선이다. 건강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 기도하고 있다. 관객도 함께 응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어 “한명구 배우는 중간에 합류했다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습 참여 후 불가 2~3일 내에 대사와 동선을 거의 습득해낼 만큼 노련하고 집중력이 대단한 배우”라며 “이번 합류는 ‘햄릿’ 연습장에 큰 활기와 에너지를 더해주고 있다”고 신뢰와 응원을 덧붙였다. 한편 연극 ‘햄릿’은 오는 7월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20 / 조회 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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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카이, 연극 ‘레드’ 첫 데뷔… “또 다른 도전”
뮤지컬 배우 카이가 연극 ‘레드’의 ‘켄’으로 6월 6일 첫 데뷔 했다. 뮤지컬 배우 카이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연극이라는 장르보다는 ‘레드’라는 작품 자체에 끌려서 선택했다. ‘레드’는 진실한 작품이고 어려운 작품이다. 극 속 ‘켄’은 마음속의 아픔과 상처를 미술로 표현한다. ‘켄’은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과 동경을 미술로 표현한다. 이런 모습이 많이 공감됐다”고 전했다. 연극 ‘레드’는 2009년 런던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연극 ‘레드’는 2010년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 최다 수상한 작품이다. 국내에는 2011년 초연돼 현재 4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연극 ‘레드’ 작품은 배우 카이와 박정복이 ‘켄’ 역을 맡았다. ‘마크 로스코’ 역은 배우 강신일과 한명구가 열연한다.연극 ‘레드’는 6월 5일부터 7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사진_신시컴퍼니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10 / 조회 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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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어진 예술혼"…연극 '레드' 돌아왔다
배우 강신일·한명구·박정복·카이 출연
2011년 초연 이후 네 번째 시즌 맞아
강신일 "역동적인 로스코 보여줄 것"
카이 "'레드'기 때문에 선택했다"
7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연일 매진행렬을 이어가며 인기를 끌었던 연극 ‘레드’가 돌아왔다. 초연멤버인 강신일을 비롯해 한명구, 박정복, 카이가 네 번째 시즌을 이끈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 강신일은 “로스코의 감성이 내 안에 녹아있더라”며 “초연 때는 열정적인 예술혼을 담은 대사 전달에 주력했다면 이번엔 좀 더 역동적인 느낌의 로스코를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로스코 역을 번갈아 연기하는 한명구는 “예술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치열하게 자기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을 연기하려 한다”며 “로스코가 갖고 있던 20세기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실패, 아픔 등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정복과 카이는 켄 역을 맡아 열연한다. 특히 카이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연극에 도전한다. 박정복은 “지난해 처음 주연을 맡다보니 표현에 서툴렀던 것 같다”며 “올해는 작품에 좀 더 풍부하게 접근하기 위해 애썼다. 스스로도 무대서 편하게 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이는 “연극이기 때문에 도전한 게 아니라 ‘레드’기 때문에 선택했다”며 “앞으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레드’는 다양한 붉은색의 향연으로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미국 현대화가의 거장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의 대화만으로 구성된 2인극이다. 2009년 런던에서 초연했고, 이듬해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내서는 2011년 첫선을 보였다. 작품에서 도도한 자의식에 사로잡혀 새로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로스코는 구세대로, 그의 편협하고 닫힌 사상을 당돌하게 지목하며 변화를 종용하는 켄은 신세대로 대표된다. 두 사람의 논쟁에는 예술이라는 영역을 넘어 우리의 인생이 담겨있다. 기존의 것이 새로운 것에 정복당하는 순환, 세대 간의 이해와 화합 등 삶의 본질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7월 1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9 / 조회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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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첫 도전하는 카이 "대자연 앞에 마주한 기분"
연극 '레드' 프레스콜
배우 박정복과 켄 역 번갈아 연기
7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연극 ‘레드’에서 열연하는 배우 카이(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작품과 대배우를 만나보니 말할 수 없는 대자연 앞에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크로스오버 뮤지션이자 뮤지컬 배우인 카이가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소감을 밝혔다. 카이는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 “단순히 연극이기 때문에 도전한 게 아니라 ‘레드’기 때문에 선택했다”며 “앞으로 더욱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남은 기간 동안 사생결단, 목숨을 걸고 등반하는 느낌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레드’는 다양한 붉은색의 향연으로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미국 현대화가의 거장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의 대화만으로 구성된 2인극이다. 2009년 런던에서 초연했고, 이듬해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내에는 2011년 첫선을 보였으며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다. 작품에서 도도한 자의식에 사로잡혀 새로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로스코는 구세대로, 그의 편협하고 닫힌 사상을 당돌하게 지목하며 변화를 종용하는 켄은 신세대로 대표된다. 두 사람의 논쟁에는 예술이라는 영역을 넘어 우리의 인생이 담겨있다. 기존의 것이 새로운 것에 정복당하는 순환, 세대 간의 이해와 화합 등 삶의 본질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공연에선 로스코 역에 강신일·한명구, 켄 역에 박정복·카이가 열연한다.연극 ‘레드’에서 열연하는 배우 카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에서 배우 카이(오른쪽)가 열연하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9 / 조회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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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카이, 연극 '레드' 도전
박정복과 함께 '켄' 연기
2011년 첫선 후 네 번째
5~7월10일 '예술의전당'[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크로스오버 뮤지션이자 뮤지컬 배우 카이가 6일 연극 ‘레드’로 첫 데뷔 무대를 치른다.카이는 그 동안 뮤지컬과 방송을 오고 가며 노래하는 사람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해왔다. 그가 도전하는 연극 ‘레드’는 2009년 런던에서 초연 후 2010년 브로드웨이로 건너가 제 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 첫 선을 보인 뒤 현재 4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올 시즌은 강신일, 한명구가 ‘마크 로스코’ 역을 맡았고 박정복과 카이가 ‘켄’을 연기한다.미국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화가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이다. 두 사람이 펼치는 격렬한 논쟁을 통해 예술이라는 영역을 넘어, 삶의 본질에 관한 메시지를 던진다.카이는 “연극이라는 장르보다는 ‘레드’라는 작품 자체에 끌려서 선택했다. 처음 대본을 읽으면서 마음속의 아픔과 상처를 켄은 미술로서, 난 음악으로 표현한다.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과 동경에 정말 많은 공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무대는 처음인 만큼 부담감과 두려움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지금은 기대감이 더욱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카이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하며 성악 엘리트 코스를 거친 수재다. 탄탄한 음악적 기본기를 바탕으로 여러 유명 뮤지컬에서 섬세한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을 사롭잡는다. 6월 5일부터 7월 10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4 / 조회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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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68.2세 연극계 거장 모였다…'햄릿' 첫 리딩
9人 배우 연기내공 422년
이해랑 탄생 100년 기념작
놀라운 집중 존재감 압도
7월12일 국립극장 해오름연극계 거장들이 총출동하는 연극 ‘햄릿’의 첫 연습 모습(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평균연령 68.2세, 연기인생을 합치면 무려 422년이다. 국가 대표급 중견·원로 배우가 총출동하는 연극 ‘햄릿’이 26일 첫 연습에 들어갔다.연출가 이해랑(1916~1989) 탄생 100주년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신시컴퍼니가 제작하는 이번 대작에 권성덕,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등 9명의 배우가 출연한다.이들은 인사 후 새롭게 쓰여진 대본을 토대로 리딩을 시작했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배우들은 단어 하나, 쉼표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쏟아내는 대사들은 이미 한편의 연극을 보는 듯 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며 “첫 연습이라고 믿을 수 없는 집중력과 하모니는 수십년 동안 쌓아온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짜임새 있는 대본에 대한 극찬도 이어졌다. 오필리어 역을 맡은 배우 윤석화는 “처음 대본을 받고, 간단히 확인을 먼저 하려 했지만 멈출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끝까지 대본을 읽었다. 정말 잘 읽혔고, 잘 쓰여졌다. 아무 설정이 없어도 대본만으로 이미 충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이어 손진책 연출은 “우리가 보여줄 연극 ‘햄릿’은 미니멀하고 정적이지만, 밀도 있는 작품으로 탄생할 것”이라며 “서양 고전이지만 동서양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는다. 특히 시간에 있어서는 보편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극에 대한 방향성을 설명했다. 대본을 맡은 배삼식 작가는 “햄릿이라는 작품은 ‘모호함이 없는 분명한 극’이다. 인간 내면의 정념이 깊은 것이지 이야기 자체의 모호함이 전혀 없다. 때문에 원작에 충실해 만들어나갈 것”이라면서 “이번 작품의 색다른 점은 원작에서 남성 욕망의 대상으로 침묵 속에만 있던 ‘여성’에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연극 ‘햄릿’은 오는 7월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연극계 거장들이 총출동하는 연극 ‘햄릿’의 첫 연습 모습(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27 / 조회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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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전설들 "연극판 주름 잡으러 돌아왔소"
한국연극사 산증인들 무대로 귀환
- 배우 자택서 올리는 '한평극장'
김동수 등 노장배우 4명 1인극
- 韓대표 연출·작가 엄선 '원로연극제'
김정옥·오태석·하유상·천승세 희곡·연출작
- 별들의 잔치 연극 '햄릿'
유인촌·윤석화·정동환 등 총출동백전노장.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원로연극제’를 통해 연극무대로 돌아온 영원한 현역 하유상(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김정옥·천상세·오태석을 비롯해 ‘햄릿’에 출연하는 정동환, 한평극장에서 관객과 만나는 배우 김동수, ‘햄릿’의 손숙과 전무송. 중앙 큰 사진은 극단 목화 대표 오태석 작·연출의 ‘태’에서 주인공 박중림(사육신 박팽년의 아버지) 역을 맡은 오현경(80).[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40여년 전 작품이 오늘날 관객과 어떻게 만날지 궁금하다”(연출 오태석), “지난해 폐업과 두번의 교통사고 후 공연할 엄두를 못냈는데 큰 용기가 됐다. 자긍심을 얻었다”(배우 김동수), “70년 전 시대를 증언하는 작품을 선보이겠다”(작가 겸 연출 김정옥). 연극계 백전노장들이 돌아왔다. 1970~1980년대 한국 연극사를 이끈 연극판 전설들이 자신의 대표작을 들고 관객과 만난다. 세 개의 각기 다른 무대에서다. 우선 4명의 원로배우가 자신의 자택을 개조한 1평 무대에서 매월 1회 이상 공연을 올린다. 이는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중견·원로연극인의 자립을 지원하는 ‘옆집에 배우가 산다: 한평극장’ 2기 사업으로 오는 12월까지 이어가는 무대다. 이어 ‘원로연극제’가 힘을 보탠다. 6월 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현역 원로들의 건재함을 엿볼 수 있게 한 무대다. 바통은 7월 12일부터 8월 7일까지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햄릿’이 받는다. 유인촌(65)·윤석화(60)·손숙(72)·박정자(74)·전무송(75)·정동환(67)·김성녀(66) 등 연극계 ‘별’들이 총출동한다. 사실 출발은 이윤택(64)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올 초 중견연극인창작집단이 올린 ‘바냐 아저씨’의 연출을 맡으며 대학로 복귀를 선언했다. 이후 40돌을 맞은 76단의 연출가 기국서(64)가 오랜 외도를 접고 신작 ‘리어의 역’을 올렸고, 여기에 신구(80)·백일섭(72)·임동진(72) 등이 다양한 작품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사업 ‘옆집에 배우가 산다’의 참여배우 김동수가 자신의 자택에서 공연 뒤 관객들과 이야기하고 있다◇한평극장 가보니…숨소리·표정 가까이 몰입 지난 23일 늦은 오후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주택가. ‘옆집에 배우가 산다’(한평극장)란 입간판이 선 출입문에 들어서자 2평 남짓한 작은 방에 배우 김동수(69)가 맨발로 서 있었다. 반대편 세개 벽면에는 10여개 의자가 촘촘히 들어섰고 무대는 빛을 막는 긴 커튼과 양 벽면 가득 들어찬 책장이 전부였다. 이날 순수관객은 3명. 김동수 배우의 짧은 인사와 작품소개로 1인극 ‘인생’의 막이 올랐다. “먼 길을 걸어오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배우 김동수입니다. 위화의 동명소설 원작에 김동수란 배우의 인생을 교차해 모노낭독극으로 구성해봤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김 배우는 1인다역은 물론, 막과 장을 알리는 신호와 음향까지 모든 스태프 역할을 해냈다. 뺨을 때리는 장면을 연기할 때에는 자신의 손바닥을 크게 두번 내리치기도 했다. 1m여 간격을 두고 마주하다 보니 배우의 눈빛·몸짓·숨소리까지 들려왔다. 동네 찻집에 비치한 팸플릿을 보고 찾아왔다는 한 관객은 “오랜만에 정화된 느낌이다. 집 근처서 연극을 볼 수 있다니 너무 좋다”고 웃었다. 지난해 시작한 ‘한평극장’은 올해 기부금을 확보하지 못해 한국연극인복지재단이 자비로 운영 중이다. 반응이 좋았던 만큼 매해 지속하는 게 목표다. 김지선 한국연극인복지재단 간사는 “작년 첫 시도로 홍보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단체관람이나 초청공연 요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배우 박정순·김동수·심철종과 함께 윤예인이 합류해 이어간다. ◇연극 인생 녹여낸 ‘원로연극제’오태석 연출김정옥(85)·오태석(77)·하유상(89)·천승세(78) 등 한국연극사 산증인들의 대표작이 6월 한 달간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올해 처음 시행하는 ‘원로연극제’에서다. 원로연극인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들 원로 4인의 작품을 최종선정했다. 연출가 임영웅, 배우 권성덕, 안호상 국립극장장, 박계배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사장, 정대경 한국연극협회 회장 등 총 7명의 운영위원이 현장에서 뛸 수 있는 원로 연극인을 추리고 나이순대로 3~4명의 작품을 먼저 무대화하기로 했다. 순서대로라면 임 연출도 포함되지만 운영위원인 만큼 첫 무대에서는 빠졌다.덕분에 김정옥 작·연출이 1974년 초연한 ‘그 여자 억척 어멈’(6월 3~1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과 오태석 작·연출의 ‘태’(6월 3~1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를 9년 만에 볼 수 있게 됐다. 하유상 작·구태환 연출이 1957년 초연한 ‘딸들의 연인’(6월 4~12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과 천승세 작·박찬빈 연출의 ‘신궁’(6월 17~2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도 잇따라 공연한다. 조선시대(계유정난), 한국전쟁, 근현대 등 짧게는 50~60년, 길게는 500년 이상된 과거의 이야기들이다. 김 작가는 “한국전쟁과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여배우 배수련의 이야기다. 70여년을 거슬러 올라가서 그 시대를 살아낸 인생과 환경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 연출은 “쉽게 남에게 휩쓸리고 다수에 속해야만 견딜 수 있는 세상에서 나를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에 작품을 선택했다”고 귀띔했다. 하 작가는 “전쟁의 상흔이 아직 남아 있던 시기에 연애자유를 다룬 코믹극을 썼다. 어두운 역사지만 밝은 인간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연극 햄릿…평균 68.2세 연극인 뭉치다 “배우의 존재감과 연기로 승부하는 햄릿을 만들겠다”(연출가 손진책). 평균연령 68.2세, 연기인생을 합치면 무려 422년이다. 국가대표급 중견·원로배우가 총출동한 연극 ‘햄릿’ 말이다. 연출가 이해랑(1916~1989) 탄생 100주년과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신시컴퍼니가 제작하는 대작이다. 9명 출연배우들은 모두 역대 이해랑연극상 수상자로 유인촌(10회 수상자)이 햄릿으로, 윤석화(8회)가 오필리아로 등장한다. 정동환(19회), 손숙(7회), 박정자(6회), 전무송(15회), 김성녀(20회), 권성덕(12회), 손봉숙(18회)도 나서 국내 유례없는 별들의 잔치가 될 전망이다. 손진책 전 국립극단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고, 각색을 맡은 배삼식 작가와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등이 의기투합해 4시간 정도의 원작 분량을 2시간으로 압축해 선보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26 / 조회 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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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송·유인촌 총출동…연극 '햄릿' 포스터 공개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
9명의 명배우 내공 무게감 전달
7월12일 국립극장 해오름서 개막2016 연극 ‘햄릿’ 포스터(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권성덕 (1965년 데뷔), 전무송 (1964년 데뷔), 박정자 (1963년 데뷔), 손숙 (1964년 데뷔), 정동환 (1969년 데뷔), 김성녀 (1976년 데뷔), 유인촌 (1971년 데뷔), 윤석화 (1975년 데뷔), 손봉숙 (1977년 데뷔)은 절제된 표정 속 강한 눈빛으로 시선을 압도한다.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가 연극 ‘햄릿’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연극 ‘햄릿’에 출연하는 9명의 배우 연기 인생만 합쳐도 422년. 그들이 켜켜이 쌓아온 내공은 특별한 가공 없이도 무게 감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햄릿’은 1951년 이해랑 선생에 의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막 공연이 이뤄진 작품으로 선생이 생전 마지막까지 예술혼을 불태웠던 연극이다.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년, 그리고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올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이해랑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과 스태프 제작진이 뭉쳤다. 연극 ‘햄릿’은 단지 고전을 보고 듣는 공연에만 그치지 않고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극 ‘햄릿’의 티켓판매는 오는 26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국립극장, 신시컴퍼니 홈페이지를 통해 개시된다. 7월 12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22 / 조회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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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극계의 거장들이 펼치는 한바탕 축제” 연극 ‘햄릿’
연극 ‘햄릿’이 7월 12일부터 8월 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햄릿’은 이해랑 선생에 의해 국내에서 최초로 공연됐다. 연극 ‘햄릿’은 이해랑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선보여진다. 올해는 셰익스피어 타계 400주년이기도 하다. 연극 ‘햄릿’은 5월 19일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 속 출연진은 배우 권성덕,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이다. 9명의 배우 연기 인생은 합쳐서 422년이다. 관계자는 “관객은 연극 ‘햄릿’ 속 인물들의 고뇌와 갈등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연극 ‘햄릿’은 관객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극 ‘햄릿’ 티켓판매는 5월 26일 목요일부터 시작된다. 사진_신시컴퍼니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5.20 / 조회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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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레드'는 무엇입니까?
2015.04.20 / 조회 6,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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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을 믿다, 마크 로스코
미국 워싱턴국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마크 로스코 그림 50점이 지난달 23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그에게는 세계에서 작품이 가장 비싼 화가, 추상 표현주의 거장, 스티브 잡스가 사랑한 화가 등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또한 공연을 즐겨보는 관객들이라면 그의 작업실을 배경으로 한 연극 의 실제 주인공으로 마크 로스코를 기억할 것이다. 캔버스 한가득 색으로 채운 마크 로스코의 작품과 평생 예술혼을 불살랐던 그의 삶을 살펴보자.유대인 가정에 태어나···21살에 미술 공부 시작본명 마르쿠스 로트코비치 (Marcus Rothkowitz). 1903년 러시아 드빈스크의 유대인 가정에서 네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마크 로스코는 1913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다. 하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으로 어렵게 시작된다. 모든 가족들이 생활 전선으로 뛰어 들었고, 로스코 또한 학교 수업을 마치면 신문을 돌리곤 했다. 영어를 한 마디도 못했던 유대인 소년 마르쿠스 로트코비치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내는 무기로 공부를 택했다. 그는 월반을 거듭하여 19살에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예일 대학교에 장학생으로 합격하지만 장학금이 취소되어 2년 만에 학업을 그만둔다. 당시 그의 전공은 미술이 아닌 인문학이었고, 대학 초기 그의 꿈은 엔지니어나 변호사였다.대학을 중퇴한 후 마크 로스코는 자신이 몸담아야 할 곳을 찾아 헤맸다. 고향으로 돌아가 지역 극단에서 연극에 잠깐 몸을 담기도 했으며, 학교에서 가까웠던 뉴욕으로 건너가 도시에 넘쳐나던 예술적 분위기에 젖어 지내기도 했다. 정치·사회·경제·예술의 도시 뉴욕에서 그는 자유로움을 맛보다가 친구를 만나러 우연히 방문한 뉴욕의 아트스튜던츠리그라는 미술학원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미술계에 입문한 초창기, 마크 로스코는 니체 철학과 그리스 신화와 비극에 심취했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후 그는 화가로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다 마흔이 넘어 특유의 색으로만 가득한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하게 된다. 마크 로스코는 1960년대 후반부터 연극 의 배경이 되는 시그램 빌딩 레스토랑 벽화 사건, 하버드 대학교 벽화, 로스코 채플 벽화 등 공공미술의 형태인 벽화 작업에 몰두했다. 하지만 그는 작품의 가격이 치솟고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1970년 뉴욕의 작업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왼쪽) Untitled/1949년/캔버스에 오일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마크 로스코의 마지막 작품 (오른쪽) Untitled/1970년/캔버스에 아크릴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보는 이를 끌어당기는 불가사의한 힘노랑·빨강·보라·검정 등의 색채로 사각형 캔버스를 가득 채운 마크 로스코의 그림은 언뜻 보기에는 단순하고 심심해 보이지만 그의 작품을 보는 관람자들은 보는 이를 삼켜버릴 듯한 거대한 사이즈와 색채에서 나오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힘에 이끌려 마음을 연다. 실제로 마크 로스코의 작품 앞에서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는 관람객들도 많다.이런 단순함의 미학에 스티브 잡스도 빠져들었다. 애플의 창시자 스티브 잡스는 죽기 전 마지막 해에 마크 로스코에 관한 책을 꼼꼼히 읽으며 그의 작품에 매료되었다. 미래의 애플 직원들에게 영감을 줄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애플 아이폰이 사각 안에 과거와 현재, 미래, 동서양 등 모든 것이 펼쳐지는 것처럼, 마크 로스코의 그림 또한 사각으로 구성된 그림 안에 수많은 이야기와 수많은 시공간이 함축되어 있다. 로스코 채플 내부마크 로스코의 영혼이 담긴 공간. 로스코 채플미국 텍사스 휴스턴에는 2001년 내셔널지오그래픽사가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장소로 선정한 로스코 채플이 있다. 팔각형 구조의 벽돌 건물에 들어서면 벽면을 가득 메운 검은 그림들이 시선을 압도하는 로스코 채플은 1971년 석유재벌 출신 자선사업가인 존 드 메닐 부부가 자신의 로망인 예배당을 건립하기 위해 당시 뉴욕에서 제일 잘 나가는 마크 로스코에게 그림을 의뢰해서 탄생한 곳이다. 원래는 로마 가톨릭 예배당으로 설계됐던 건물이지만 마크 로스코가 방문객들이 자신의 그림을 보며 명상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해 종파를 초월한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탄생되었다. “나는 색채나 형태에는 관심이 없다. 내 관심은 오로지 비극, 황홀경, 파멸 등 인간의 기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내 그림 앞에서 우는 사람은 내가 그것을 그릴 때 가진 것과 똑같은 종교적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생전에 마크 로스코가 말한 바 있다. 관람객들이 작품과 진정한 교감하기 바랬던 마크 로스코는 그의 그림을 통해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코바나컨텐츠 제공, 로스코 채플 홈페이지
2015.04.20 / 조회 1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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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 VS 제자, 그들의 뜨거운 격돌
화가와 조수, 스승과 제자로 만난 의 로스코와 켄은 함께 지내는 동안 끊임없이 예술에 대해 격론을 벌인다. 그 논쟁 속에서 로스코는 자신의 독선을 지적하는 제자에게 벌컥 화를 내고, 켄은 자신의 상처를 끄집어내는 스승에게 발끈한다. 그러나 한치의 물러섬 없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이들의 갈등은 두 사람 모두를 성장하게 만든다. 로스코는 켄을 통해 한 자리에 안주하려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젊음의 패기로만 가득했던 켄은 스승을 통해 사유의 깊이를 배운다. 이들처럼 예술을 매개로 서로 뜨겁게 부딪히는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는 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종종 다뤄져 왔다. 최근의 화제작 를 비롯, 다양한 예술의 세계에서 격돌하는 사제간의 이야기를 소개한다.폭군 VS 천재가 되고 싶은 드러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3관왕을 차지하며 화제작의 반열에 오른 는 천재를 꿈꾸는 음악대학 신입생 앤드류와 악마와도 같이 가혹하게 제자들을 밀어붙이는 플렛쳐 교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는 앤드류를 자신의 재즈밴드로 영입한 플렛쳐는 완벽한 연주를 위해 그를 극한의 상황까지 밀어붙이고, 가족과 애인, 친구보다도 드럼이 우선인 앤드류는 플렛쳐의 인정을 얻기 위해 기꺼이 그 광기 어린 수업에 자신을 내던진다. “네가 지겹다”며 제자에게 짐짓 차가운 말을 내뱉는 의 로스코는 플렛쳐에 비하면 귀여운 ‘츤데레’일 뿐이다. 플렛쳐는 실수한 제자에게 온갖 욕설과 고함은 기본, 솥뚜껑만한 심벌즈를 주저 없이 투척할 만큼 포악한 스승이니 말이다. 그러나 제자는 스승을 닮기 마련, 제자인 앤드류 역시 만만치 않은 기세로 플렛쳐의 포악에 응한다. 그는 “더 빨리!”를 외치는 스승을 노려보며 손에서 뚝뚝 흐르는 피에도 아랑곳없이 맹렬한 기세로 스틱을 두드리고, 수석 드러머의 자리를 빼앗기자 은밀한 복수를 꾀한다. 증오와 도발, 광기로 얼룩진 이들의 대결은 에서보다 더 극단적인 형태로 두 사람의 인생을 뒤흔들고, 그 끝에서 플렛쳐와 앤드류는 마치 알을 깨고 나아가듯 예술의 어느 빛나는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상처받은 소설가 VS 꿈을 포기한 소년 2001년 개봉된 영화 는 젊은 시절 한 편의 걸작을 내고 은둔해 지내는 소설가와 한 소년의 만남을 그렸다. 이 영화 속 제자는 비상한 문학적 재능을 감추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흑인 소년 자말이다. 우연한 계기로 정체 모를 이웃집 남자로부터 글짓기 첨삭을 받게 된 자말은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한번도 공감받지 못해 버려두었던 문학적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이웃집 남자가 자신이 존경해온 작가 윌리엄 포레스터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문학에 대한 열정,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느끼는 소외감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포레스터와 자말은 곧 끈끈한 사제간의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소통은 결코 수월하지 않다. 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공황장애를 갖게 된 포레스터는 자신을 세상 밖으로 이끄는 자말의 손을 번번이 뿌리치고, 완고하게 자기만의 세계로 숨어드는 스승 앞에서 자말은 무력할 뿐이다. 끝내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스승은 결국 제자를 떠나지만, 두 사람의 만남은 꿈을 포기했던 제자에게도, 수십 년간 아무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던 스승에게도 잊을 수 없는 수업이 된다. 순수한 예술을 쫓는 스승 VS 성공을 꿈꾸는 제자 17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에서는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을 품은 스승과 세속적인 성공을 꿈꾸는 제자가 반목한다. 아내와 사별한 뒤 세상을 등진 채 두 딸과 함께 살아가던 비올 연주자이자 작곡가 콜롱브는 제자가 되겠다며 찾아온 마레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그러나 마레가 세속적인 성공을 바란다는 것을 알게 된 콜롱브는 제자를 쫓아내고, 마레는 연주기법을 캐내려는 목적으로 스승의 딸을 유혹한다. 서로 다른 예술관을 가진 콜롱브와 마레의 갈등은 주위 사람을 비극적인 죽음으로까지 몰아간다. 예술 그 자체만을 사랑하는 스승도, 최고의 궁정 음악가가 되려는 제자도 한 치의 양보 없이 자신의 목적만을 추구한다. 이 대결의 첫 승리는 성공을 위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는 비정한 제자에게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긴 세월이 지난 후, 마레는 스승의 음악만이 진정한 것임을 것을 깨닫는다. 스승의 연주를 듣기 위해 3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스승의 오두막집을 찾아간 그는 마침내 콜롱브와 함께 비올을 연주하며 오랜 반목의 끝을 맺는다. 까칠한 교사 VS 조직폭력배 학생 2013년 약 170만명의 관객을 만난 한국 영화 의 주인공은 까칠한 음악교사 상진과 조직폭력배 학생 장호다. 상진은 새로 부임한 학교에서 노래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장호를 만나고, 교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장호를 콩쿠르에 참가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의 상진과 장호가 부딪히는 지점은 그들의 과거에서부터 비롯된다. 성악가를 꿈꾸었으나 성대 종양 때문에 꿈을 접었던 상진은 장호가 가진 눈부신 재능에 질투를 느끼고, 불우한 환경 때문에 폭력조직에 가담하게 된 장호는 상진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은 역시 음악을 향한 열정, 음악이 주는 순수한 감동이다. 깡패들의 시비에 휘말려 콩쿠르에 참가하지 못한 장호는 심사가 끝난 무대에 올라가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부르고, 잊지 못할 제자의 무대를 본 상진은 제자를 이탈리아로 유학 보내 유명한 성악가가 되도록 돕는다. 7년 뒤, 스승과 제자는 장호가 피 흘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섰던 그 첫 무대에서 뜨겁게 재회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5.04.20 / 조회 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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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당신이라는 존재' <레드> 정보석 & 박은석
추상표현주의, 특히 '색면 추상'의 선구자로 불리는 화가 마크 로스코는 "색채나 형태, 그 밖의 다른 것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처럼 자신의 그림에서 특정 대상을 재현하거나 재구성하지 않는다. 커다란 캔버스를 가득 채우는 건 모호한 경계선을 이루는 강렬한 색면들. 이들 그림 앞에서 많은 이들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고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혀 무너지는 등 기쁨, 환희, 절망, 비극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그림과 교감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영적 교감을 평생에 걸쳐 생각하고 주장해 온 화가 마크 로스코의 신념을 바탕으로 한 연극 가 국내 세 번째로 관객들과 만난다. 2011년 초연에 이어 2013년 재연에서도 탄탄한 작품성과 공간을 압도하는 두 남자의 불꽃 튀는 열연이 호평을 쏟아냈던 무대로, 올해는 정보석이 스승 '마크 로스코'로, 박은석이 가상의 제자 '켄'으로 분한다. 굴하지 않고 자신의 그림을 살아 숨쉬게 하고자 했던 마크 로스코의 고집과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을 깨닫게 하는 켄. 이들의 모습을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 말할 수 있는 건, 예술가의 고뇌에서 나아가 세대간 충돌과 이해,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을 비춰내고 있기 때문이다. ( 인터뷰는 2015년 4월 8일 진행되었다.)Q. 드라마 이 곧 끝난다. 백만종의 악행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하다. (웃음) 정보석 : 내일 마지막 촬영한다. 홀가분하다, 여기(연극)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웃음) 정말 그 인물은 끝까지 난리다. (웃음) 근데 이런 역할 할 때가 재밌다. 살면서는 그렇게 못하니까. 악역을 할 때 '아, 내가 굉장히 나쁜 놈이구나, 내가 그걸 겨우 참으면서 살아가고 있구나.' 이런 느낌이 든다. 악역은 쾌감이 있다. Q. 악역 뿐 아니라 코믹하게 망가지는 역도 마다하지 않는 것 같다. 정보석 : 그건 역할이니까. 배우는 역할하는 사람인데. 그래서 배역 맡은 사람이 배우이지 않나. Q. 오늘 배우들이 마크 로스코전을 봤다. 어땠는가? 박은석 : 너무 궁금해서 지난주에도 와서 봤었다. 일단, 압도적인 느낌을 받았다. 캔버스의 크기와 화려한 색깔들, 그 안에서 이뤄지는 조화. 또 그림을 보다 보면, 연습할 때 듣던 대사들이 계속 머릿속에 들리니까, (대사) 그대로 (그림에) 다가가서 보기도 하고 (그림이) 펼쳐지게 하고 고동치게 하고, 그렇게 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좀 알고 보니까 (작가의) 의도들도 살아나는 것 같고. 분명히 크게 뭔가를 외치고 있는 것 같은데, 뭔가에 홀린 듯이 나왔다. 그래서 한 번 더 와야겠다 생각했는데 오늘 오게 됐고, 다음주에 또 올 거다. 계속 올 때마다 느낌이 좀 다르지 않을까. Q. 초연을 보고 먼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정보석 : 관객으로 초연 보고 나오자마자 박 대표(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한테 "어우, 이거 진짜 공연 좋다, 기회 되면 해봤으면 좋겠다."고 내가 먼저 얘기 했다. 그런데 공연 볼 때는 정말 좋았는데 대본을 받으니까, 아직은 (내가) 아닌 것 같았다. 한 10년은 있다가 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겁이 많이 난다. Q. 공연 볼 때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나. 정보석 : 공연은 내가 필요한 것만 선택해서 볼 수 있지 않나. 제일 좋았던 건 나이가 들면서 내 자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되어야 하는데, 배우는 40대에 그걸 가장 강렬하게 느끼거든. 그런 것들이 이 작품에 그려져 있었다. 또 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입장에서 켄과의 관계, 둘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현실감 있었고, 실제 내 마음에 있었던 생각들이 그대로 무대에 드러나니까 작품이 살아 있었다. 그래서 하려고 보니까 어느 한 쪽에 집중해서 봐야 하고 그 사람을 받아야 하고 이해해야 하니까 아, 이게 어려운 거다. Q. 박은석은 과거 공연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은석 : 처음 읽었을 때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되는 대본이 있다. 화장실을 가더라도 들고 가고 전화도 안 받고 끝까지 읽게 되는. 가 그 중 하나였다. 그런 작품을 접했을 때 강한 끌림이 있고, 읽다 보면 머리에 그림이 그려진다. 아무리 작품이 좋다 해도 내가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거나 너무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면 잘 안 읽히고 그림도 안 그려진다. 자연스럽게 읽히는 작품을 만나면 '이거는 운명이다', 이런 거다. 내 생각에 무대는 서고 싶다고 설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운명처럼 작품도 배우한테 정해지는 것 같다. 아무리 애를 써도 못 서게 되는 무대가 있고 그냥 가만히 있다가도 절로 서게 되는 작품이 있듯 가 나에겐 그런 작품이 아닐까 싶다. 물론 처음 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본을 읽지도 않고 일단 할 생각이 있었다. 너무 얘기를 많이 들었고 또 미술에도 워낙 관심이 있으니까. Q. 배우들이 2인극에 강한 매력을 느끼는 동시에 못지 않은 부담감도 갖는 것 같다. 정보석 : 6년 동안 '2인극 페스티벌'을 해왔지 않나.(그는 2010년부터 '2인극 페스티벌'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2인극에 대한 애착이 있는 편이고, 그 형식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기도 한다. 가장 집중력 있게 모든 걸 다 털어서 온전히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2인극이다. 아무것도 결부되지 않고 딱 둘만. 그렇기 때문에 훨씬 (작품에) 깊게 들어갈 수 있다. 이 작품은 로스코가 평생에 걸쳐 인터뷰나 자기 작품에 대한 해설이라든지 또는 평론가들에게 반박하며 했던 말들을 켄과의 이야기로 압축시켜놓은 거 아닌가. 충분히 많은 배우들이 등장할 수 있는 내용을 지니고 있음에도 둘을 가지고 작가가 풀었다는 건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의 일생을 관통하는 사상이 훨씬 명료하게 전달이 될 수 있는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온전히 다른 개입 없이 깊이 있게 서로의 생각으로 부딪힐 수 있다는 것에서 연습하면서도 짜릿한 거다. 박은석 : (내게) 다양한 과제가 있는 것 같다. 일단 2인극이 처음이라는 걸 딛고 일어서야 된다. 무대 위에 상대방 이외에 기댈 곳이 없으니까 완벽하게 상대방을 100% 믿고 가야지만 채워질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 점에서 선배님들이 중간에서 잘 버텨주고 계시니까 후배 배우로서는 너무 편하고, 정말 잘 따라가기만 해도 잘 굴러갈 수 있을 것 같다. 정보석 : 이 얘기에는 난 좀 반대인데, 참 작가가 잘 썼다 싶은 게 노인네는 초반에 힘 쓰게 하고 뒤에 지칠 때 3장 이후부터는 온전히 켄한테 기대고 있으면 된다. (웃음) Q. 는 나의 사상이 퍼져나가고 타인의 신념을 받아들이는 등의 과정이 면밀이 진행되고, 또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이 보여지는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과정'에 관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보석 : 맞다. 처음에 로스코가 켄에게 "나는 내 전 세대를 딛고 올라왔어, 아버지 세대를 완전히 죽여버렸어, 그래야 해."라고 했지만 젊은 세대가 달려왔을 때 그 역시 자리를 버텨내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게 이 작품의 백미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생각이라는 것들이 전이가 되는데 내가 겪지 않은 새로운 것들이 포함된 전이이기 때문에 나의 생각을 능가할 수 있다는 게 보여진다. 그래서 양쪽 세대 모두에 대해 굉장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젊은 세대와 기성 세대가 맞닥뜨려 서로의 주장을 펴면서도 서로를 또 이해할 수 있고. 예술적인 면들을 떠나서 이런 부분만 갖고서도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와서 보면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박은석 : 일반인들은 늘 완성된 그림만 보고 그 안에 들어가는 순수 노동은 못 본다. 예술가들이 나무로 캔버스를 제작하고 못질을 하고 그 위에 그림을 얹고 마를 때까지 기다리고, 이런 작업 과정이 날것 그대로 보여지니까 너무 매력 있다. 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걸 볼 수 있겠나. Q. 로스코는 너무나 유명한 실존 인물이고, 켄은 가상의 인물이다. 각각 인물을 표현할 때의 어려움이 있겠다. 정보석 : '아직 아니다' 싶었던 이유가 온전히 자기 예술에 대해서, 그 한가지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오랜 시간을 살아온 사람의 내면을 내가 어떻게 알겠나. (플디: 30년간 배우로서 활동하지 않았나) 그렇지만 우리는 그 안에 깊게 들어가는 시간은 얼마 안 된다. 빨리 표현하는데 급급한 텔레비전 장르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빨리 대사 외우고 받아들여서 표면적으로 만나는, 이런 인물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이 사람(로스코)을 들여다보려니까 너무 어렵고 이 사람이 갖고 있는 고민들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마크 로스코라는 사람에 대해서 온전히 이해하고 표현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우리 세대에 맞게, 우리 관객하고 호흡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가장 큰 관건인 거다. 그래서 일단 세대간에 이루어지는 일들, 학교에서 아이들을 17년간 접해보면서 가졌던 생각들이 있으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가지고 가고, 마크 로스코가 그림에 갖는 생각, 깊이, 고민 등은 남은 기간 동안 풀어가야 할 것 같다. 큰 과제가 남아 있어서 아직은 벽 같은 느낌이다. 박은석 : 극 중간에 부모님에 대한 지점들로 작가가 켄 캐릭터에 대한 깊이를 줬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거 하나만 가져도 굉장히 다양한 색깔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켄은 가상의 인물이며 약간 신화적인 인물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로스코의 또 다른 자아일 수도 있고. 정말 대본을 읽다 보면 그런 가능성도 크겠다 싶다. 로스코가 그림의 상업화를 고민하는 사이, 켄은 로스코 안에 있는 양심의 목소리니까. 초반엔 그 목소리가 작다. 로스코의 결단력이 크고 확고했으니까. 하지만 점점 자기 그림들에게 미안해지고 그림을 보호하고 싶고 그러면서 양심이 커지니까 켄과 로스코가 동등한 입장이 되는 거다. 결국 양심이 이기고. 그런 입장에서 봤을 때 로스코를 통해서 켄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다. 가상의 인물이지만 대본 안에 뭔가 많다. 로스코를 꾸짖는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위로해주는 동료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경쟁자가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켄이 할 게 많다. 너무나 다른데 너무나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삶은 순환하고 그 모습은 똑같으니 언젠가 나 역시 이런 상황에 처할 거고. 작품 안에 삶이 있는 거다. Q. 로스코가 자기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으로 주장했던 생각들이 특히 배우 활동에도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정보석 : 적절한 얘기다. 로스코가 가장 강조했던 것이 그냥 순수하게 침묵 속에서 그림을 주시하며 그림과 나 사이에 뭔가 이야기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고 보라는 거다. 배우는 결국 삶을 펼쳐내는 직업이지 않나. 그러기 위해서는 나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훨씬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한데 우리는 너무 쉽게 사람들을 내 기준으로 판단하고 평가한다. 정말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선입견도 없이 누군가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되어야 한다. 로스코를 접하면서 배운 큰 수확이다. Q. 대학에서 지도할 때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정보석 : 로스코와 (내가) 같은 점이 하나 있다. 진지함. 이 하나만 지녀도 어느 정도는 자기 몫을 하면서 살 것 같다. Q. 극중 켄이 "모든 게 항상 중요할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이 가슴을 후벼파는 예술을 원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것 역시 맞는 말 아닌가. 정보석 : 그렇다. 그게 '나이'인 것 같다. 20대가 유치원생을 바라보면서 할 이야기가 있다면 유치원생들은 그 나이에서 항변할 자기네들 얘기가 있다는 거다. 그러면 우리 대에서 세상에 할 얘기가 있고 젊은 세대는 자기 세대에 맞는 이야기가 있고. 자기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쌓아온 역사가 자기가 믿는 가치이고 진실이고 세계인데 그 말을 해야지, 내가 모르는 말은 할 수 없지 않나. Q. 로스코의 주장은 때론 예술이 대중과 멀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술성과 대중성의 균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보석 : 이런 부분들도 초연을 보고 와 닿았던 것 중에 하나인데, 로스코 역시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지 않나. 내 작품은 나의 사상이라고 외치면서도 사람들이 봐 주길 원하고, 그러면서 관객들을 쓰레기로 취급한단 말이다. 이건 예술가 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내가 생각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망, 욕구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배우로서 대중적이고 싶은 욕심도 있다. 이런 부분이 안에서 잘 살아있어서 좋다. Q. 과거 인터뷰들을 보니, 박은석은 꿈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박은석 : 하고 싶은 게 되게 많다. 일단 (정보석) 선생님이나 한명구 선생님처럼 뭘 많이 이뤄놓아야 그때 되어서 후배를 꾸짖더라도 후배들이 말을 듣는단 말이다. 정보석 : 어이쿠, 뭔가 이뤄놓은 분? 지금 그게 없어서 로스코를 하기가 버거운데. (웃음) 박은석 : (웃음) 젊은 세대들은 '선배가 나한테 뭘 해 줬는데'하는 마인드가 있다. 그런 걸 넘어서서 내가 내 행동으로 뭘 이뤄놓은 다음에 누군가를 이끌어주려 했을 때 그게 진심으로 받아들여질 거고. 그런 생각 많이 한다. 또 배우가 물론 캐릭터나 작품을 통해서 작가의 메시지를 표현하는 사람이지만, 긍정적인 영향이든 가끔은 짓궂은 영향이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배우를 하면서 느끼는 교훈이 있다. 회사원들은 회사 가서 일하고 돈 받고, 반복적인 생활인데 우리는 계속 배우지 않나. 끊임없이 삶에 대해서, 본질적인 것을 놓치지 않고 있으니까 이런 걸 많이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게 있다. 형도 회사원인데 로스코전이나 내 공연이 있으면 같이 보러 가자, 보러 와라, 어떤 영화가 좋으니 꼭 봐라, 이렇게 한다. 왜냐면 그게 삶을 살아가는데 되게 중요하니까. 그런 문화적 가치와 끊임없는 삶의 본질에 대한 고민, 그런 갈망을 갖고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요즘엔 돈, 돈, 돈만 하니까. 그래서 사람들도 금방 늙는 것 같다. 신체가 늙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음만은 늙지 않을 수 있는데, 본인이 늙게 만드는 거다. 돈만 따라간다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배우가 되게 복 받은 직업인 것 같다. 그만큼 힘들고 외로운 순간도 많지만 또 그만큼 보상을 받으니까. Q. 무엇으로 보상 받는다고 생각하는가. 박은석 : 가장 큰 건, 내 이름을 불러주는 곳이 있다는 거.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난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지금 나를 찾아준다는 거. 심지어 예비군도 불러주고. (웃음) Q. 꿈이 많은 의욕적인 배우가 요즘 무엇을 가장 절실히 좇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박은석 : 내가 잘 하고 있나? 내가 잘 살고 있는 건가? 이 방향성이 맞는 건가? 그리고 항상 가족들을 생각하고 있다. 예전에 왜 연기를 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교과서적으로 "여러가지 삶을 살 수 있어서요." (웃음) 그런 얘기했는데, 요즘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통해서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그 사람들이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까지 생각한 게, '내가 왜 연기하지?' 했을 때 일단 부모님이 행복하시니까, 그거였던 것 같다. 지난달에 가족이 있는 미국에 갔었는데 가기 전에 오디션을 봤다. 합격해서 2차를 보자고 하셨는데 그 날이 미국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그래서 비행기표 취소하고 뭐하고 하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다가 생각했다. 물론 연기도 하고 싶은데 부모님의 행복을 위해서 연기를 하는 거니 내가 오디션에 가는 것보다 약속된 시간에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게 훨씬 더 좋은 선택이지 않을까. 1년에 한 번 보는데. 그래서 그냥 (미국으로) 갔다.(웃음) 주변 사람들이 다 뭐라고 하고.(웃음) 모든 건 끊임없는 선택인 것 같다. 다행히 잘 뒤돌아 보진 않는 것 같다. Q. 이런 후배를 보니 어떤가. 정보석 : 10년 전 나를 보는 것 같다. (웃음) 정말. 그래서 지나고 보면 정말 아찔하다. 그 순간의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고 감사하기 때문에 "정말 난 운이 좋았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싶은 거다. 보통 어떤 질문에 "운이 참 좋았어요."라고 답하는 분들은 진심이다. 은석이 같은 경우도 충분히 자기 선택을 확신해도 좋을 것 같은 게, 이익만 따라가지 않았지 않나. 의리와 관계, 이걸 좇아가는 선택을 했고 그런 사람은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적겠지. 자기를 믿어도 된다. Q. 마지막 질문은 작품과 연관 짓지 말고 자유롭게 생각해 보면 좋겠다. 나에게 '레드'와 '블랙'은 무엇인가? 정보석 : 레드는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컬러다. 한 15년을 빨간색 차만 탔다. 신발도 거의 빨간 운동화 신고. 항상 옷을 입으면 내 몸 안에 빨간색 하나는 꼭 지닌다, 양말을 신든지 속옷을 입든지. 빨간색은 보고 있으면 힘이 나고 신난다. 빨간색은 내게 환희, 신남이다. 블랙은 멋이지. 정말 멋 내고 싶을 때는 블랙 찾지. 박은석 : 레드는, 진부한 대답일 수 있겠지만 젊은 나의 열정이다. 혼자 꾸려나가야 하는 내 삶에 대한 열정. 블랙은 뭘까? 잘 모르겠다. 그게 블랙일 수도 있겠다. 뭔지 모르겠지만 존재하는 것. Q. 아쉽게 공연에서 페어가 정해져 있는데 두 분이 함께 호흡을 맞추진 않는다고 들었다. 정보석 : 아까 둘이 얘기했는데 한번 만나자고 했다. 그런데 같이 리허설은 하지 말고. 각자 연습한 상태에서 부딪히면 처음엔 삐걱대겠지만 그게 더 좋을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해온 게 있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서 만날 것 같다. 박은석 : 재작년에 선생님도 나도 각자 이라는 작품을 했었다. 그때도 정말 같이 무대에 서 보고 싶었다. 정보석 : 동시에 무대에 올라가서 색다른 버전의 을 해 보는 건 어떨까? 아니면 중간 지점에서 만나자. 정도? 난 10살 밑에, 넌 10살 위에. 누구의 사랑이 더 뜨거운지 한번. (웃음)
SetJwPlayer("containerVideo",'http://ticketimage.interpark.com/PlayDictionary/DATA/PlayDic/PlayDicUpload/040011/15/04/0400111504_59609_M.wmv.mp4',"http://ticketimage.interpark.com/PlayDictionary/DATA/PlayDic/PlayDicUpload/040011/15/04/0400111504_59609_M.wmv.png","640","360","true")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영상편집: 김혜진
2015.04.20 / 조회 12,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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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배우 열전···우리네 인생과 닮은 <고도를 기다리며> 막바지 연습현장
산울림 소극장이 뜨겁다. 올해 바로 초연 45주년과 소극장 산울림 개관 30주년, 여기에 임영웅 연출가의 연출인생 6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사무엘 베케트가 1953년 발표한 희곡 의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50년 동안이나 오지 않는 고도를 계속 기다린다. 기다림을 통한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1969년 극단 산울림의 창단 공연으로 국내 초연됐으며, 1985년 산울림 소극장 개관작도 이 작품이 차지했다.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타내듯이 는 더블린·아비뇽·폴란드·일본 등의 수많은 해외 초청공연과 함께 평단과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최근까지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이를 기념하기 위해 산울림 소극장에 작은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를 통해 단단히 연기의 뿌리를 내리고 이제는 TV와 영화,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동환·송영창·한명구·안석환·정재진·이호성·김명국 등 13명의 명배우들이 뭉쳐 를 무대에 올린다.이런 뜻깊은 자리에 배우들이 연습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막바지 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산울림 소극장의 연습실을 지난 4일 찾았다. 연습실 문 앞에 서자 배우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무대만큼 작은 연습실은 평균연령 50세의 배우들이 내뿜는 에너지로 뜨거웠다. 에스트라공은 길가에 앉아 열심히 구두를 벗으려 애쓰고 블라디미르와 함께 실없는 수작을 부리며 '고도'를 기다린다. 여기에 포조와 짐꾼 럭키가 등장해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다 사라진다. 실제 무대를 방불케 할 만큼 팽팽한 긴장감 속에 배우들은 대사의 리듬을 살리며 탁구 경기의 랠리처럼 뜨거운 명승부를 펼쳐내고 있었다. 이날 연습실에서 만난 임영웅 연출은 “처음에 를 연출하기로 하고 작품을 읽는데 사흘쯤 걸렸다. 속으로 ‘이거 큰일 났구나’싶었지만 그렇다고 그만둘 수도 없어서 그때부터 작품과 피 튀기는 싸움을 했다(웃음). 연습을 한참 하고 있는데 그 해에 이 작품이 노벨문학상을 탔다. 사람들이 상을 탔다고 해서 책을 사서 읽는데 막상 읽어보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몰라서 어려워했는데 마침 연극을 한다고 하니까 많이들 보러 왔다.”고 웃으며 감회에 젖었다. 임영웅 연출 (위) 지난 포스터들 (아래) 등 꾸준하게 무대에 오르며 연극을 놓치지 않는 정동환은 25년 만에 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 “한 때는 다들 청춘이었는데 이제는 노(老)배우들이 됐다. 다시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25년 전에 40살이었는데 그 때 내가 뭘 안다고 이 작품을 했을까? 그게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농을 치며, “베케트 선생님이 나이가 칠십은 되야 이 작품의 내용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극을 쓰셨는데 임영웅 연출 또한 대사나 움직임의 양을 사십 대가 아니면 감당하지 못하게 만들어 놨다. 이 작품이 부조리극이라고 말하는데 여기서부터 부조리가 있는 거다.”라고 말하자, 주위 배우들이 모두 공감하듯 웃음을 터트린다.이에 가만히 지켜보던 임영웅 연출은 “명배우들은 칠십이 되어도 팔십이 되어도 무대에서는 펄펄 나는 거야.”라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안석환은 “첫 무대가 1994년도였다. 연기자로서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긴장이 됐다. 대사 길이는 짧지만 양은 많고 그걸 타이밍과 리듬감을 살려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무대에 대해 “시간이 흐른 만큼 연륜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무대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했다.또한 이 작품이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두 바보가 고도를 50년 동안 기다리는 바보짓을 한다. 그런 유희성이 관객들에게 재미있게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까?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서는 ‘저렇게 바보 같은 게 내 모습이 아닐까’라고 한 번쯤 생각해준다면 좋겠다.”라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김명국, 정동환, 임영웅 연출, 안석환, 이영석 (왼쪽부터)포조 역으로 무대에 다시 서는 김명국은 캐스팅에 얽힌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내 놓는다. “93년에도 포스트극장에서 이란 연극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노부부가 객석에 앉아 있었다. 이 연극은 노인들이 보실 연극은 아닌데 누군가 했더니 임영웅 연출님이랑 오증자 선생님 부부셨다. 다음 날 산울림 극단 단원이 누런 봉투에 산울림 직인이 찍힌 대본을 가져왔다."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또한 그는 “관객들에게 특별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열린 마음으로 편안하게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배우들 또한 항상 초심을 잃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오래한 것이 자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 작품을 얼마만큼 진정성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이날 배우들의 연습을 끝까지 지켜본 임영웅 연출은 “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초연 때부터 그 시대의 명배우들과 작업을 했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이 작품이 어려워도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배우들에게 깊은 신뢰를 보냈다. 공연은 오는 3월 12일부터 5월 17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3.09 / 조회 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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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60년 거장이 연출한 베르히만의 작품, <가을소나타>
연극 가 지난 22일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은 극단 산울림 대표이자 원로연출가인 임영웅의 데뷔 6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공연에 앞서 22일 낮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스웨덴의 거장 잉그마르 베르히만이 1978년 선보였던 동명의 영화를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자기중심적이고 성취욕이 강한 피아니스트 샬롯과 그녀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딸 에바가 7년 만에 재회한 후 일어나는 일들을 치밀한 심리극으로 담아냈다. 임영웅 연출의 데뷔 6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작품을 위해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를 비롯해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 손숙, 한명구, 서은경 등이 모였다. 최근 에 함께 출연했던 손숙과 서은경이 샬롯과 에바 모녀를 연기하고, 의 한명구가 에바의 남편 빅토르로 분한다. 이날 제작진과 배우들은 시연에 앞서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1955년 으로 데뷔해 최근 공연했던 까지 꾸준히 활동을 이어온 임영웅 연출은 연출을 오래 했다고 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연극을 60년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내 연극을 계속 봐주신 관객들과 함께 했던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는 소회를 전했다. 평생을 매진해온 연극에 대해 “연극은 사람 사는 이야기다. ‘아, 이런 삶도 있구나’ 하면서 나도 인생에 대해 배웠고, 또 관객들에게도 삶의 지혜와 방법을 전달하고 싶었다. 사람다운 삶을 살려고 하는 모든 분들에게 내 연극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 임 연출은 60주년 기념작으로 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 “60주년이라고 해서 특별한 작품을 한다기보다는 우리나라에 소개되지 않은 스웨덴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자는 뜻이 있었다. 스웨덴의 모녀 관계에 대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모녀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임영웅 연출, 박명성 대표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도 각별한 소감을 밝혔다. 까지 다섯 번째로 임 연출과 함께 하게 된 그는 “이렇게 어른들을 모시고 공연할 때마다 연극에 대해 하나하나 다시 깨우치고 어떻게 하면 좋은 연극을 만들지 고민하게 된다. 나도 연극에 입문한지 30년 됐지만, 임영웅 선생님은 훨씬 더 어려운 환경에서 연극을 지켜오시지 않았나 싶다.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영광이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극단 산울림의 창단 멤버이자 데뷔작부터 임영웅 연출과 함께 해온 손숙 역시 그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남다른 감상에 잠겼다. 손숙은 “연극계에서 내가 존경하는 두 분이 돌아가신 이해랑 선생님과 임영웅 선생님이다. 얼마 전 임영웅 선생님이 크게 아프셨는데, 그 때 ‘다시 연극 하셔야죠’라고 말씀드렸다. 이후 다시 일어나시더니 지금 이 자리까지 오셨고, 연극 연습을 할수록 건강이 좋아지시더라. 그 모습을 보며 대체 선생님의 인생에서 연극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손숙, 한명구,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 손숙은 또한 “99년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고 나서 선생님이 전화를 하셨다. 연극을 하자고 하시더라.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커서 이런 마음으로는 무대에 오를 수 없다고 답했더니 배우가 무대에 서는 데 뭐가 필요하냐고 하셨다. 그래서 한 달 만에 다시 무대에 섰고, 그 이후로 연극과 사랑에 빠졌다.”는 일화를 밝히며 “선생님은 모든 위기 상황에서 나를 가르쳐주시고 이끌어주신 분이다. 아마 저 세상에 가더라도 같이 연극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임영웅 연출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했다. 에 이어 까지 연달아 임 연출과 함께 작업하게 된 한명구는 “선생님이 그간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많이 노력하셨고 열악한 와중에 많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일을 해내신 것 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1987년 임 연출의 을 통해 데뷔한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는 “선생님과 28년째 함께 하고 있는데, 앞으로 40, 50년째 계속 하고 싶다. 선생님을 통해 연극하는 자세와 태도에 대해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이어 전막 시연이 펼쳐졌다. 한적한 교외의 저택에서 남편과 함께 살고 있는 에바는 7년간 보지 못한 엄마 샬롯에게 편지를 보내 집으로 초대하고, 여러 도시로 순회공연을 다니는 피아니스트 샬롯은 딸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간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쉼 없이 떠들어댄다. 에바는 여전히 자기 중심적인 샬롯에게 실망하고, 이후 모녀의 깊은 갈등과 가족사가 차례로 드러나게 된다. 자식보다 자신이 소중한 엄마, 그런 엄마에 대한 원망을 마음에 켜켜이 쌓고 자란 딸의 갈등은 이들이 한밤중 거실에서 마주하면서 폭발한다. 술에 취해 과거의 상처를 들춰내는 에바 역의 서은경과 고집스레 자신을 방어하는 샬롯 역의 손숙은 치열한 호흡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저택 창 밖으로 훤칠한 나무들이 낙엽을 흔드는 무대 풍경도 아름답다. 공연은 9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8.26 / 조회 7,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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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받은 수작 다시 무대에, <과부들> <알리바이 연대기>
연극계의 주요 상을 휩쓸며 평단의 깊은 관심과 애정을 받았던 연극 두 편이 올 봄,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먼저 2012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이 무대에 오른다. 세계적인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작품으로, 와 함께 저항 3부작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은 칠레의 군부독재 치하에서 일어난 실종, 고문 등의 폭력에 남편을 잃은 여성들의 이야기에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다룬다. 2012 동아연극상 작품상, 2013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등 2012년 주요 연극상을 휩쓴 바 있다. 강건하고 숭고한 희생과 저항을 표현하는 여인 쏘피아 역의 예수정, 현실적이며 실용적인 면이 강한 대위 역의 한명구를 비롯하여 전국향, 이지하, 박완규, 박윤정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초연 배우들 대부분이 다시 참여한다. 3월 14일부터 3월 2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초연한 는 작품을 쓰고 연출한 김재엽 연출이 자신의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김씨 가족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개인의 삶에 파고든 한국 현대사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형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특징. 2013 제50회 동아연극상 작품상·희곡상을 거머쥐었으며, 이 작품에서 주인공 김태용 역을 소화한 남명렬은 동아연극상 연기상, 2013년 제6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수상하는 등 관객과 평단의 호응을 불러 일으키며 2013년 주요 연극 상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올해는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4월 17일부터 20일까지, 4월 24일부터 5월 11일까지는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코르코르디움, 국립극단 제공
2014.03.11 / 조회 9,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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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국가를 넘은 불편한 진실, 연극 ‘과부들’
극단 백수광부의 제47회 정기공연 연극 ‘과부들’이 3월 14일부터 2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세계적 작가인 아리엘 도르프만의 대표작으로 칠레 군부독재 치하의 비극을 고대 그리스 서사극 형식으로 그린다. 권력으로부터 남편을 잃은 여성들의 입을 빌려 신화적 상상력을 더한다. 특정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사실주의극이면서도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는 문제적 사건들을 환기한다. 리얼리티와 환상을 동시에 이루어내며 보편적 가치와 진실의 힘을 보여준다. 연극 ‘과부들’은 2012년 초연 후 2년 만에 재연된다. 초연 당시 저항과 의지의 메시지가 담긴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을 바탕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응을 이끌었다. 같은 해 동아연극상 작품상, 한국연극 공연 베스트 7,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꼽혔다. 이번 공연은 극단 백수광부 대표 이성열 연출가가 지휘봉을 잡는다. 초연보다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를 더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배우 예수정, 한명구, 전국향, 이지하, 김현영, 박완규, 박윤정, 김민선 등이 출연한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코르코르디움
2014.02.06 / 조회 8,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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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여인들,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 ‘과부들’
극단 백수광부의 제41회 공연 ‘과부들’이 2012년 6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HanPAC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과부들’은 HanPAC 한국공연예술센터 공공지원시리즈의 하나로 2012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극 ‘과부들’은 시와 소설, 희곡으로 다양하게 변주해 온 세계적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과부들’을 원작으로 한다. ‘죽음과 소녀’, ‘경계선 넘어’와 함께 저항 3부작으로 불리기도 하는 원작은 남미의 군부독재 치하에서 일어난 실종과 의문사라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연극 ‘과부들’은 마을의 여인들이 강가에 떠내려온 시체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군대가 강력하게 통제하는 가운데 마을의 남자들은 모두 실종되고 시골 마을에는 여자들만이 남아있다. 여자들은 군대에 의해 끌려가 생사를 알 수 없는 남자들의 소식을 기다린다. 그러던 중 강을 따라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시체 한 구가 떠내려오고, 군대에 의해 아버지와 남편, 아들을 잃은 쏘피아는 시체가 자신의 아버지라며 소유권을 주장한다. 작품은 현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 신화적 상상력을 더해 보편적 가치와 진실의 힘을 보여준다. 70년대 칠레의 피노체트 군사정권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실주의 극인 동시에 모든 시대와 국가의 문제적 사건들을 환기한다. 과거 역사의 불편한 진실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현재의 ‘나’와 ‘나의 나라’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번 작품에서는 섬세하고 깊은 내면연기를 펼쳐온 예수정이 8년 만에 극단 백수광부와 만나 ‘과부들’의 숭고한 희생과 저항을 표현하는 여인 쏘피아를 연기한다. 배우 한명구는 현실적인 성격의 대위로 분하여 극도의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여기에 전국향, 이지하, 박완규, 박윤정 등 배우 27여 명이 함께 깊이 있는 서사극의 무대를 채운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30 / 조회 11,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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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공연 한 편으로 세상 깨닫기 ‘풍찬노숙’, ‘돈키호테’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1월, 세상에 대한 여러 시각을 담은 작품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풍찬노숙’은 사회적 이슈인 혼혈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민감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신화적 공간으로 불러들여 새롭게 재현한다. 연극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이상과 꿈을 놓치지 않는 한 노인의 모습을 담는다. 1월의 둘째 주 세상과 삶을 돌아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극장을 한 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시대에 대한 화두를 던지다!연극 ‘풍찬노숙’ 1월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연극 ‘풍찬노숙’은 남산예술센터가 선보이는 2012년 시즌 첫 번째 공연이다. 현시대가 직면한 ‘혼혈’이라는 문제를 신화의 공간을 끌어들여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농업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외래 인구 유입의 분열 단계에서의 혼란을 그린다. 여기에 신화적 공간을 더해 이름 없는 혼혈족이 민족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역사적 출발선을 찾는 과정과 차별, 불이익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다. 연극 ‘풍찬노숙’은 과거의 문제가 아닌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다룬다. 한국 사회와 맞닿아 있는 빈부격차, 외국인 노동자 차별, 다문화 가정 등의 문제를 색다른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또한,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허를 찌르는 풍자와 재치도 선보일 예정이다.작가 김지훈은 ‘풍찬노숙’에 대해 “작품은 농경지의 공동화로 인해 탄생된 대지주와 그 속에서 단순노동력 공급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선택된 코시안(kosian)의 불운한 삶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감상주의에 가득 찬 에피소드를 다룬 것은 아니다. 현실 비판에 머무는 근시안적 과오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문화 윤리적 차별과 불이익, 그리고 혼혈 민족의 인간성에 내재된 응분의 정한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08년 ‘원전유서’로 동아연극상 5관왕을 비롯해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괴물 작가’ 김지훈의 신작이다. 여기에 연극 ‘장석조네 사람들’, ‘여기 사람이 있다’ 등을 맡았던 연출가 김재엽의 시선이 더해져 색다른 매력의 작품을 탄생을 예고한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나아가는 행동가 돈키호테연극 ‘돈키호테’1월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연극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명저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 노인의 용기 있는 모험과 도전 꿈과 희망을 전한다. 2010년 공연 당시 유료 객석 점유율 80%를 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연극 ‘돈키호테’는 원작에 보다 충실해 세밀한 줄거리 전개와 다양한 무대 기법들로 표현된다. 묘한 사각관계에 빠진 네 남녀가 돈키호테 일행과 우연히 마주치면서 사건은 해결점을 찾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작 소설은 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서양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이번 공연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작가 빅토리앵 사루드의 작품이다.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은 소설의 핵심내용과 소설에 삽입된 젊은 네 남녀 ‘카르데니오와 루신다, 돈 페르난도와 도로테아’ 이야기가 등장시켜 압축된 ‘돈키호테’를 보여준다. 연극 ‘돈키호테’의 연출을 맡은 양정웅은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을 현대적으로 각색해 돈키호테의 희망적 메시지를 담는다.2012년 연극 ‘돈키호테’에는 배우 이순재가 함께해 화제를 모은다. 이순재는 지난해에도 돈키호테 역을 맡아 77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열정과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는 2011년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한 한명구가 이순재와 함께 돈키호테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그 외에도 박용수, 정규수, 최광일, 한윤춘, 이해성, 박호석, 유수미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1.11 / 조회 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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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70] 미쳐줘서 고맙다, 연극 ‘돈키호테’
마치 제 것처럼 딱 맞아 더욱 슬픈 냄비를 투구랍시고 머리에 올린 후 유년시절 병사놀이를 연상케 하는, 그러나 알고 보면 집안 대대로 내려오고 있는 갑옷을 입고 쓰러져있는 이 노인을 보고 있자면 당연한 연민과 동경이 인다. 사실 돈키호테와 이순재라는 이름만으로 이미 게임은 끝난 거나 다름없었다. 우리가 처음 돈키호테를 만났을 때의 당혹감과 경이감을 생각한다면, 더불어 한국의 노장 이순재가 이뤄낸 연기역사를 되새긴다면 게임이라는 단어가 불경하게 들리겠지만 그들의 완전한 승리와 우리의 기쁘도록 참혹한 패배를 설명하기에 게임만큼 명쾌한 단어도 없다. 다시 말하면 ‘게임이 되지 않는 게임’이었다고나 할까. 흔히들 스페인문학을 압축하면 ‘돈키호테’가 되고 ‘돈키호테’를 확장하면 스페인문학이 된다고 말한다. 시대를 초월해 매번 다양한 관점에서의 해석과 분석이 가능한 미겔 데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시대에 따라 우스꽝스러운 미치광이로, 신념을 실천하는 영웅으로, 되찾아야 할 정신 등으로 읽혔다. 더 이상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라는 회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새로운 해석, 적용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 누더기 영웅은, 그러나 영웅이 될 수 없는 슬픈 얼굴의 기사일 따름이다. 영웅이 될 수 없는 영웅,비극이 될 수 없는 비극 따지고 보면 이 소설은 비극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럼에도 비극이 될 수 없는 돈키호테의 행위는 이성과 광기, 꿈과 현실, 환상과 실재, 진실과 거짓 등 대립적 관계를 포괄하는 영역에서 이뤄진다. 여기서 광기는 그동안의 문학에서 보였던 천재성에서 비롯된 영웅적 광기가 아니다. 쇠락한 개인의 정신착란일 뿐이다. 이전의 광기가 운명적 숭고함과 신의 재능 등으로 대변되는 반면 ‘돈키호테’에서는 신의 위치가 흔들리고 개인의 광기는 오로지 개인의 것으로만 치환되면서 ‘미친 것’이라는 등호가 성립하게 된다. 더 이상 낭만적인 돌발성이 미화되지 않는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추상적 옳음이 아닌 현실적 삶이다. 정의의 입장에서 모두 옳은 행동만을 취하는 돈키호테는 나름대로의 존재이유를 가질 수 있음에도 더 이상 그것이 통용되지 않는, 시대의 슬픔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돈키호테의 삶을 절망이나 실패로 보지 않는다.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돈키호테’ 역시 보이지 않는 승리를 거둔 그를 표현하는 데 있어 소홀하지 않았다. 세계의 중심에 섰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고정화된 정의와 진리를 위해 희생하는 그들의 신념은 노쇠한 육신 돈키호테 신념의 단단함과 비슷하다. 그러나 돈키호테는 조롱만을 받는다. 더 이상 영웅적 행로가 불가능한 시대에서 부각되는 것은 개인의 삶이다. 돈키호테의 미학 역시 그가 떠나는 여행길에 등장하는 소소한 인물들에게서 탄생한다. 기나긴 여정만큼이나 다양한 에피소드를 갖고 있는 원작 중에서 이 연극은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취한다. 다양한 계층과 신분들이 모여 있음에도 수직이 아닌 수평적 관계로 바라보고 있는 돈키호테의 평등사상이나 자유에 대한 신념 외에 결혼관과 여성상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남장을 하고 숲속에 숨어있는 도로시아의 모습, 잃은 사랑에 대한 일종의 반항과 안타까움으로 하인과 함께 길을 떠난 루신다는 상당히 근대적 여성들로 묘사된다. 여기서 돈키호테는 각자 제 방법으로 엉킨 실타래를 푸는 네 남녀의 고군분투를 응원하며 위로한다. 주인공이자 조력자인 것이다. 연극 ‘돈키호테’의 작은 주제이자 이 연극이 껴안은 또 다른 미덕은 결국 ‘사랑’이다. 인물의 성격과 캐릭터, 모험담 등 서사를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무대 위 ‘사건사고’가 흥미로운 것은 무한재생만큼 무한동요 되는 원작의 위대함에 있다. 또한 ‘성스러운 바보’로 불리는 돈키호테의 존재감도 한 몫 한다. 여독을 풀 줄 모르는 순진한 여행가이자 모험가일 뿐 영웅적 기사가 될 수 없는 돈키호테를 불멸의 영웅으로 만든 원작의 거대함을 연극은 놓치지 않았다. 무대에는 환상과 현실이 공존한다. 그곳에는 스페인적 태양과 바람, 어떠한 황량함과 고독함이 있다. 그리고 여전히 꿈이 있다. 이미 여러 번 읽고 듣고 보아왔기에 관객이 느끼는 감정의 굴곡이 완만한 편임에도 슬픈 얼굴의 기사가 주는 희망을 읽기에 무리는 없다. 지금, 아직도 돈키호테적 사람들이 있다.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고 자신의 상상을 기반으로 세계에 도전하는 개인들이 존재한다. 그들을 위해 오늘의 돈키호테는 고향으로 돌아와 삶을 마감하는 대신 또 다른 모험을 떠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23 / 조회 6,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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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실이 쩌렁쩌렁, <돈키호테>의 기백이 넘쳐흐른다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는 건 개구리 왕눈이만이 아니다. 세상의 불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쓰러져도 일어서고 또 나아가는 돈키호테의 좌충우돌을 그 누구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지난 주 수요일 서울 삼선동에 위치한 극단 여행자의 연습실. 좌절을 모르는 돈키호테의 열정이 가득한 이곳에서 연극 의 연습이 한창이다. 돈키호테 역의 한명구세르반테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 발레, 뮤지컬로 사랑을 받아온 ‘돈키호테’가 이번엔 빅토리아 사르두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연극 무대를 앞두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원전을 그대로 따르나 시간 상의 압축과 스페인식 화법을 국내 정서에 맞게 윤색하는 등 깊이와 재미를 동시에 잡겠다는 각오다. 악한 자를 응징하라!한윤춘(사진 위 왼쪽)과 박용수(오른쪽)의 코믹 캐릭터 변신카데니오(김영민_아래 왼쪽)와 바람둥이 돈 페르난도(한윤춘)의 결투이날 공연 후반부 연습엔 연기파 배우로 오랜시간 연극계 큰 줄기를 이어오고 있는 한명구가 돈키호테로 나섰다. 우스꽝스러운 깡통 모자를 쓰고 긴 창을 휘두르는 돈키호테의 기백이 펄펄 살아 숨쉰다. 격렬한 검투 장면과 라이브로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부르는 배우들의 노래는 기대하지 못해서 더욱 반가운 보너스 장면이다. 39년 만에 다시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라, 남다른 감회가 더해진 이순재는 연신 다른 배우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산초의 박용수, 오티즈 역의 정규수 등 인상파(?) 배우들의 좌중을 휘어잡는 맛깔스런 재간에 국민 배우 이순재도 터지는 웃음을 어찌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극단 여행자의 터줏대감 정해균이 펼치는 맛깔나는 바질레!지난 해 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 및 연출상을 수상한 극단 여행자의 양정웅 연출이 다시 한번 고전 선보이기에 나서는 연극 는 댄스시어터 까두의 박호빈 안무, 연극, 뮤지컬, 음악극을 넘나드는 한정림의 음악 등이 어우러져 선명하고 사실적인 상상의 공간 속에서 연극성이 최대한 드러날 예정이라는 귀띔이다. 연극 는 오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0.11.30 / 조회 9,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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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이순재 “돈만 벌면 사업가, 배우는 평생 예술의 길 걷는 사람"
1935년 생, 올해로 일흔 일곱. 듣고도 믿지 못할 나이와, 보고도 믿기 힘든 모습이다. 그의 목소리는 실내를 울렸고, 그의 걸음은 방황이 없었다. 그러기에 배우 이순재는 드라마 두 편에 출연 중이며 내년 예정인 또 한 편의 작품 준비가 시작된 이 때에, 굳게 연극 무대를 더했다. 촉박한 일정과 변수 그 자체인 촬영 스케줄에도 어김없이 연극 연습실에 와 있던 그에게 연극 에 관한 것만 물을 수 없었던 까닭은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 것이다. 연기의 기본, 연기의 본질 바쁘시냐는 질문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바쁘죠. 밤에 학생들 워크숍 하는 것까지 있어서.(그는 12년간 세종대 영화예술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내 수업 방식이 레퍼토리 하나 정해서 한 학기 동안 계속 하는 건데, 다른 수업 있으니 낮엔 안되고 7시부터 11시까지 쭉, 비는 저녁 시간에 매일 나가죠. 연출의 형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애들에게 연기의 기본을 가르치고 연기의 본질을 가르쳐야 되기 때문에 거의 원작 그대로 하거든요. 그렇게 두 달 반 이상 연습을 해야 작품의 대사 전달이 그나마 되는 거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 무대를 놓고 계시지 않습니다. 80년대 중반 이후 내가 연극하고 거리가 좀 있었을 거에요. 70년대 중반 한번 어려운 일이 있기도 했고, 또 워낙 이쪽(드라마, 영화)이 바쁘다 보니. 어떻게든 시간을 꾸려서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상대 배우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러다 2000년에 서울시극단의 을 하면서 다시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2시간 40분을 풀로 했는데 나로서는 상당히 열심히 한 작품이에요. 1979년에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까지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고. 도시 공해, 환경 파괴에 관한 아서 밀러의 1949년의 경고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애기죠. 또 세일즈에 대한 개념이 이젠 일상화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충분히 이해가 됐고. 그리고 잘 풀어보면 부자지간, 부부간의 이야기, 가족적이고 동양적인 연극이에요. 동숭동에서 는 2년에 걸쳐서도 했고, 또 (2008)는 연극열전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기획 했다는, 그 점이 훌륭하고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서 참여했지요. 를 택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6,70년대 후반, 대학 나와서 제일 처음 일반 극단에서 한 게 국립극장이에요. 에서 단역을 했지. 군 제대 후에 실험극장, 극단 산하, 주로 그 무대에서 모든 작품을 다 했기 때문에 명동예술극장은 내가 연기를 시작한 곳이고, 연기를 평생의 직업으로 자리잡은 터전이기 때문에 한번은 다시 해 봐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하게 됐어요. 연기의 꿈을 시작하고 키웠던 곳, 그곳에서 다시 한번 극단 여행자의 작품은 배우들의 신체 활용이 두드러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연습에서도 검투 장면 등 격렬한 부분이 많이 나오네요. 그 부분에 상당히 일가견이 있으니까 나도 맞춰서 해야 하는데. 돈키호테는 사실 그런 부분에 능한 사람이 아니에요. 욕심만, 의지만 있는 거지. 대단히 어눌하고 미숙할 수 있는 부분, 그게 돈키호테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번 연극에선 돈키호테가 피폐해진 몸과 마음으로 고향에 돌아와 죽음을 맞는 대신, 끝까지 앞을 향해 나아갑니다. 세르반테스의 시대적인 배경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내가 보기에 돈키호테는 하나의 상징적인 인물이죠. 수 많은 책을 읽고 거기에서 온 정리되지 않은 생각은 있을 수 있지만, 돈키호테는 대단히 단순한 인물일 수 있어요. 자기가 가진 원칙 세 가지, 사랑, 정의, 약자, 이 가치관을 가지고 자기 행위를 지속하는 사람이니까요. 그게 일반 지성인과의 차이죠. 일반 지성인들은 현실에서 어려운 난관에 부딪혔을 때 주저하게 된단 말이야, 자기 안위를 생각하든지, 자기 이해를 생각하든지. 돈키호테는 행위를 실행하는 데 주저가 없단 말이죠. 불의를 보고 못 참는 사람, 숭고한 사랑을 위해서 모든 걸 바치는 사람, 이런 돈키호테의 존재 자체가 하나의 상징이 되는 거에요. 그의 기백과 용기, 가치관이 지금 사회에서 필요한 게 아닌가, 작품의 평가가 거기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의 굳은 가치관에 따라 한길로 나아가는 모습에서 돈키호테와 배우 이순재,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연기를 시작할 50년대 중반에는 배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바닥이었고, 수익적 기능도 아주 약했죠.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고 생활에 절제가 없는 직종이다, 나쁜 의미에서 상징적으로 그렇게 표현을 했거든요. 그런 입장에서 출발했으니 이걸 해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또 인기를 얻고 명성을 쌓기 위해서, 신분을 높이기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오로지 어느 순간, 대학 때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로렌스 올리비에의 모습을 보고, 저것도 하나의 예술적 경지 아니겠는가, 예술의 창조력이 있는 경지, 저런 정도면 한번 해 볼 만 하지 않겠는가’에서 시작했단 말이에요. 지금이야 홍보대사 해달라고 사방에서 그러지만, 그 땐 홍보대사 근처에 가지도 못했고, 돈 도 못 버는 직종에. 그래도 고생고생하며 했던 건 어떤 가치간과 창조력이 우릴 지배하기 때문이에요. 지금 연극도 수익 상황만 생각하면 못하지, 연극 자체니까, 연극 자체니까 참여하는 거죠. 돈 벌고 관두면 사업가, 예술의 목적으로 평생을 걸어야연극과 연기의 의의를 반드시 금전적인 가치 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반문도 제기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요즘 학생들에게 “너희들은 지금 이 행위를 하면서 어떤 목표를 가지느냐”하고 물어봐요. 2000년도 들어오면서 고수익의 톱스타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걸 목표로 하느냐, 아니면 평생 할 수 있는 또 다른 가치관을 목표로 하느냐. 현실은 그 두 의미가 같이 존재한다고 봐요. 그러나 거기엔 탁월한 용모라든지 신체조건을 타고나야 되고, 그건 부모에게서 받는 거라 어떻게 할 수 없단 말야. 물론 요즘엔 많이 개조하고 나오지만은. 그런데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예술 창조가 반드시 돈과 결부된 것은 아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능력으로 전제(신체 조건 등)를 압도할 수 있는 거고, 그런 사람은 평생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가 말하는 건 평생 하는 사람들 이야기고, 그게 예술가의 길이죠. 돈 벌고 관두면 그건 사업가지. 사업적 목적으로 하느냐, 예술적 목적으로 하느냐. 예전에 우리는 사업적 목적이 요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오로지 한 방법 밖에 없었어요. 지금과는 출발부터, 정신적 입장부터 전혀 달랐죠. 현재 활동하는 배우로서, 후배 배우들과 무대를 앞둔 제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배우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말이에요. 요즘엔 다른 건 다 잘하는데 화술이 약해서 말만 시키면 역할이 안 나와요. 초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우리 말에 대한 올바른 지도가 있어야 된단 말이죠. 요즘 우리 젊은 친구들이 무대나 영화, TV에서 쓰는 영어를 한국말 하듯 정확하지 않게 했으면 전달도 안되고 굉장히 부끄러워했을 텐데, 그래서 영어는 발음에 치중하면서 왜 우리 말은 제대로 안 하느냐는 거죠. 어찌 보면 교육적인 부분에서 무책임하고 무관심한 거라고 봐요. 그래선 안되는데. 교육이라는 건 애들을 가르칠 땐 친밀하고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아직도 하고 싶은 작품, 욕심나는 배역이 있으신가요? 많죠, 많죠. 좋은 작품들이 너무 많으니까. 이번에 를 했지만 셰익스피어 작품도 우리 나이든 사람들이 할 역할이 많아요. 샤일록이라든지, 리어, 맥베스라든지. 그런 역할들이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어요. 과거엔 에서 페르루치오 역을 했었고, 에서 말콤을 하기도 했어요. 최근엔 셰익스피어 작품을 변형해서 여러가지로 하는데, 역시 셰익스피어의 진수는 오리지널을 어떻게 하느냐, 셰익스피어가 표현한 모든 예술적 다이얼로그, 인문학적 다이얼로그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있는 거란 말이에요. 배우의 작업은 여기에 있는 거지요. 새롭게 변형하는 건 연출작업이지 배우의 작업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는 오히려 한국 관객들이 원형에 대해 상당히 목말라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되도록 명동예술극장에서는 고전을 제대로 했으면 좋겠어요. 또 하나는 무대 작업에서 연출의 독창성이나 창조성이 발휘될 수 있지만, 무대는 배우의 무대지, 연출가의 무대는 아니란 말이에요. 배우의 예술은 역시 연극이니까. 어느 정도 부분은 배우에게 남겨 줬으면 좋겠어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11.29 / 조회 1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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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39년 만에 <돈키호테>로 명동무대 선다
국민 배우 이순재(76)가 연극 의 꿈과 정의를 좇는 기사로 변신한다. 18일 명동예술극장에서는 오는 12월 10일부터 공연을 시작하는 연극 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세르반테스의 1605년 작 소설 ‘돈케호테’는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양 문학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으로 이전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내면 묘사와 정신적 문제, 거식증, 폐경 등과 같은 소재를 새롭게 다뤄 화제가 되었다. 이후 많은 작가들이 희곡으로 각색해 연극 뿐 아니라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소개되기도 했다. 오는 12월 막이 오르는 연극 는 프랑스 극작가 빅토리앵 사르두가 각색한 희곡을 중심으로, 극단 여행자의 대표 양정웅이 연출을 맡았다. 2시간 가량으로 길이를 압축하고 스페인 고유의 화법을 국내 관객들에게 익숙하게 윤색했다는 그는 “돈키호테는 셰익스피어 시대의 전통적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기도 해, 음악적, 희극적인 해결로 이야기를 담아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 이후 2년 만에 돈키호테 역으로 연극 무대에 오르는 이순재는 명동예술극장에서의 공연이 1971년 의 시라노 역 이후 올해로 꼭 39년 만이기도 하다. “젊었을 때 공연을 시작했고, 연극의 꿈을 키웠던 곳”으로 명동을 회상하는 그는 “6,70년대 연극의 메카이자 많은 배우와 연출가들이 배출된 꿈의 장소로 개인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감회를 밝혔다. 또한 “자신의 가치관이 전혀 변하지 않으며, 정의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아주 단순하지만 결단력 있는 인물”로 돈키호테를 설명하며 “신체적으로 봤을 때 내가 비(非) 돈키호테 일지도 모르겠으나, 정신적으로 그의 모습을 잘 표현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티즈 외 다수 역을 책임지고 있다"는 정규수와 산쵸 박용수평소 무게감 있는 역할로 더욱 익숙했던 연기파 배우들의 희극 캐릭터 변신도 눈에 띈다. 이순재와 함께 돈키호테 역을 맡은 한명구는 “평소 코믹한 배우가 아니라 더욱 노력중”이라고 밝혔으며, “그간 있어 보이는 역할만 했었는데, 내 안에 끓어오르던 장난, 어리광, 오두방정을 떨고 싶은 욕구를 이번에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박용수도 산초 역에 설레는 모습이었다. 순수 총각 카데니오 역의 김영민과 그의 연인 루신다 역의 김리나본능에 충실한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돈 페르난도의 한윤춘(오른쪽)과그의 연인 도로시아 역의 김양지(왼쪽)또한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는 카데니오(김영민)와 그의 연인 루신다(김리나), 본능적인 사랑을 따르는 돈 페르난도(한윤춘)와 그에게 배신 당한 도로시아(김양지) 등 두 젊은 커플의 모습을 통해 정의와 사랑을 향해 달려가는 돈키호테의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댄스씨어터 까두의 박호빈이 안무를 맡고, 발레 , 연극 등의 음악을 작곡해 온 김은정이 작곡을, 한정림이 음악감독을 담당하는 연극 는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0.11.19 / 조회 1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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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정호빈, 진한 눈빛 그 안의 무언가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가장 처음 이름을 내거는 주인공이 아닌 또 다른 배우에게 ‘눈에 띈다’고 하는 말은, 눈에 거슬려 껄끄럽다기 보단 갑남을녀, 필부필부가 아닌 군계일학을 발견할 때의 감탄사이다. 우리는 지금 정호빈(40)을 두고 그 감탄사를 연발한다. 드라마 ‘태양의 삼켜라’의 중간 보스 백실장으로, ‘선덕여왕’의 문노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그는, 조화를 깨트리는 뽀족함이 아닌, 기대 이상의 진가를 선사하며 제 몫 이상을 선사하는 배우였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연극으로 배우 인생을 시작했지만 “거의 첫 무대와 다름 없다”며 의 의리파 안토니오로 변신한 그는 “아직 신인”이라며 20년 배우 생활을 담담히 이야기 한다. 연극계 드림팀과 함께 하는 행운 “오현경 선생님 덕분에 제가 이 작품 한다고 했어요. 샤일록 역을 그 분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겠습니다!” 한 거죠. 예전부터 존경했던 분이라 선생님하고 꼭 같이 무대에 서 보고 싶었거든요.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잖아요.” 친구의 구혼 여비를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건 안토니오. 이들의 재판장면이 압권으로 꼽히기도 하는 셰익스피어 작 에서 정호빈은 신의로 똘똘 뭉친 우정에 기꺼이 자신의 살을 내 놓겠다는 주인공 안토니오 역으로 열연 중이다. “이윤택 선생님은 정열의 화신이에요(웃음). 그 많은 에너지가 어디에서 나오는 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을 만나서 너무 잘 됐다고 생각해요. 부딪혀서 하나라도 배워가면 배워갔지 뺏길 게 전혀 없거든요.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지금까지 해 오셨던 공연들에 대해 자신만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쐐기가 있으세요. 그걸 배우들에게 다 나눠주려 하시는데, 그게 너무 좋은 거죠. 작품 하면서 너무 행복해요.” 이윤택 연출에 더하여 고리대금업자 역의 오현경, 그리고 윤석화, 한명구, 김소희, 김미숙, 주인영 등 연극계 내노라 하는 스텝, 배우들이 모인 ‘드림팀’에 합류한 것이 행운 아니냐는 반문이다. “안토니오를 착한 사람으로만 봐야 할까, 작품을 만나면서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처음에 등장하면서 제가 거리에 방뇨를 하잖아요. 이런 것들이 당시에는 무척 자연스러울 정도로 어지러운 시기였거든요. 한량 끼도 있는 사람 같고요.(웃음) 샤일록을 그전처럼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만 표현하고 있지 않듯이 안토니오에 대해서도 단순한 한 부분이 아닌 복합적인 내면에 대해서 생각했죠.” 나도 모르는 내 눈빛 고교 졸업 후 연극계에 입문했으나 “잘 써주지 않아 여기저기 찾아다녔다”는 그는 2001년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의 친구 인기 역, 드라마 ‘올인’의 마피아 보스 오른팔 역으로 자신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드러내었다. “학창시절, 친구들 중에도 돋보이는 느낌의 보스 기질?(웃음)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도 말을 까불까불 하게 안 해서 또래 친구들도 저를 어려워하는 게 있었고요(웃음). 중학교 때부터 영화를 많이 봤는데 알파치노 선생님이 저의 연기 모티브가 된 거죠. 저런 배우가 되었으면, 했어요.” 배우에 대한 동경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지만 미술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는 또 다른 이유도 생각해 본다. “중학교 때 어머니가 “네 행동을 봐서는 속을 썩일 것도 같은데, 아버지의 피가 흐르니까 쉽게 가지는 않을 것 같다(웃음)”고 하셨어요. 그 때는 이쪽 길로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피의 영향인지, 고등학생이 돼서 “나도 남들이 알아보는 사람이 돼야겠다”, 그랬죠. 그 이후에 남들이 콧방귀 뀌고 그럴 때도 속으로 이 악물고 ‘내가 꼭 된다’ 그랬어요.” "찍어 놓고 개봉 안되거나 찍다가 엎어진 영화도 많았다”며 프로필로 딱히 무엇을 적을 수 없었던 2001년 이전 10년을 그저 “이 악물고 했다”고 담담히 웃으며 이야기 하는 그에게 “긍정적으로 살아 왔다”는 말은 지금의 정호빈을 만든 가장 큰 지지대였음이 짐작된다. “힘든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사항이 있으면, 그냥 웃어요. 웃고 그 상황을 즐기는 거죠. 그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지치겠지만, 좋은 일이나 나쁜 일 모두 한계가 있잖아요. 그 시기가 지나면 변화가 오니까 웃으면서 넘기는 거죠. 화를 내고 나면 참 허무하잖아요.” 거칠고 강한 이미지의 배역에 주로 서온 그는 “스스로 생각할 때는 부드러운 외모”라고 웃으면서도 작품 속에서 나오는 “나도 모르는 표정들”을 두고 놀라기도 한단다. “미리 뭘 연습해서 짜거나 하진 않아요. 이 사람이 지금 어떤 감정일까, 내가 이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는 어떤 감정으로 나를 쳐다볼까, 이런 걸 고민하죠. 어쩔 땐 제가 드라마를 봐도 인상이 더럽더라고요(웃음). 감독님들이 알아봐 주시고 큰 배역과 장면으로 키워주시는 것, 그런 게 배우로 느끼는 카타르시스죠.” 무대, 배우로 나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 “느낌이 좋으면 그냥 해요. “이 역할 저한테 주시면 정말 멋있게 만들어보겠습니다” 하고요. 그리고는 겁도 없이 “이 작품 대박이야” 그러죠(웃음). 영화 ‘친구’나 이후의 작품들, ‘꽃보다 남자’도 제의해 주실 때 다소 작은 역할이라고 주저하시는 것 같았는데 시놉시스 보고 무조건 한다고 그랬어요.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다 잘 된다는 생각을 하죠. 소속사 대표님께도 나를 찾아주는 작품은 거절하지 말아달라고 해요. 시기적으로 일정을 맞출 수 있다면 무조건 같이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다면 무조건 한다, 그게 배우라는 거죠.” 무대에 대한 희열, 그리고 앞으로의 갈증에 은 자신에게 행운작이라며 말을 잇는다. “이 끈을 놓고 싶지 않아요. 연극은 배우가 살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인 것 같아요. 이윤택 선생님도 언제든지 연극하고 싶으면 오라고 하셨어요. 작은 역이라도 주시겠다고(웃음).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굉장히 좋은 인연인 것 같아요. 정말 큰 보험 하나 들어놓은 거죠(웃음). 선생님 존경합니다, 이 말 꼭 넣어주세요.” 첫 무대 리허설 때 ‘과연 정호빈이 무대에서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위의 우려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극장 울림도 좋고, 발걸음도 너무 가볍고, 무대 위에서 혼자만 신나게 즐겼다”는 그는 어떤 배역이든 상관 없이 를 꼭 해보고 싶다고 한다. “아직은 절 모르시는 분이 훨씬 많잖아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절 알아볼 때까지 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에요. 단순히 유명인이 되는 게 아니라, 배우로 인정받는 것, 그렇게 알아봐주시는 걸 스스로 바라고 있어요.” 배우로 20년, “프로가 되기 위해 다가가고 있는 중”이라는 정호빈은 지금도 섣부른 자기 평가나 타인의 시선에 휘청거리지 않는다. “소위 쌩 양아치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승화된 고급스런 쌩 양아치를 만들곤 한다”며 웃는 그이기에 정호빈을 그저 ‘배우’라고 부르며 그치지 않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09.12.21 / 조회 1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