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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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연극이 필요한 이유 ‘더 드레서’ 개막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
인생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배우와 그와 오랫동안 함께한 드레서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더 드레서(THE DRESSER)'가 지난 16일 개막했다.
연극 '더 드레서'는 20세기 후반 최고의 연극 중 하나로 평가받는 로널드 하우드의 희곡 '더 드레서(THE DRESSER)'를 원작으로 한다. 로널드 하우드 작가의 ‘드레서’로서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극본으로, 작품은 세계 2차 대전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린다.
송승환, 오만석, 김다현 등 출연진은 지난 16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다시 돌아오게 되어 감사하고 기쁜 마음으로 공연하고 있다",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극 '더 드레서'는 지난해 초연했으나, 코로나 19 상황의 악화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조기폐막한 바 있다. 올해 긴 기다림 끝에 다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이번 시즌에는 송승환, 오만석 등 초연 배우들과 함께 김다현, 양소민 등 뉴 캐스트들이 합류해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돌아왔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더 드레서'의 전 출연진은 1시간 여 동안 작품의 하라이트 장면을 선보였다. 극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영국 어느 지방의 한 극장의 분장실이 배경이다. 노배우는 227번째 '리어왕' 공연을 준비하고 있지만, "빌어먹을 대사가 기억이 안 나"라고 말하며 이상 행동을 보인다. 이런 노배우의 모습을 보고 무대 감독과 단원들은 공연을 취소하자고 말하고 16년 동연 노배우의 의상 담당자로 함께한 노먼은 관객들을 실망시킬 수 없다고 말하며 노배우를 달래며 공연 준비를 해 나간다.
전쟁의 상황 속에서 인생의 끄트머리에 다다른 배우와 그와 오랜 시간 함께한 드레서의 이야기가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 감동적으로 펼쳐졌다.
시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배우 역의 송승환은 "여전히 객석 거리두기를 해야 하지만,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다시 공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지난해 공연이 다시 재개 되지 못해 빨리 극장이 다시 열려 관객들과 만나길 기대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지난해와 올해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공연을 많이 선보인 걸로 안다. 뮤지컬만해도 춤과 노래가 있기 때문에 온라인 공연이 가능하겠지만 연극을 영상으로 보면 생생한 현장의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연극을 영상으로 보라는 건 생선회를 통조림 캔으로 먹는 것과 똑같다. 살아있는 연기로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만나는 것이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연극이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먼 역의 오만석은 "작년에는 처음 마주한 펜데믹 상황에 두려움도 크고 작품도 잘 올려야 한다는 걱정이 많았다. 1년이 지난 지금 코로나 19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덤덤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지켜야할 자리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작품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시기를 같이 이겨내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새롭게 노먼 역으로 합류한 김다현은 "이미 완성된 작품에 선배님들이 많이 배려주셔서 잘 연습할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노먼을 연기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인간은 힘든 전쟁통 속에서도, 코로나 19 시대에서도 어떻게든 버티고 살아남고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무대에서 드레서로 공연을 준비하고, 선생님을 옆에서 지켜드리고 노먼의 모습이 다른 사람 이야기 아닌 제 이야기인 것 같았다. 관객분들에게 우리가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하루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시즌 달라진 점에 대해 장유정 연출은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인터미션을 없애 좀 더 밀도 높은 극을 선보이고자 했다. 전쟁 폭격을 천장에서 떨어지는 시멘트 가루나 조명을 이용해서 표현하고자 했고, 극중극 장면에서는 무대 뒤편에서 벌어지는 웃픈 사건을 통해 극의 재미 요소를 살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장 연출은 "삶은 가까이서 보면 굉장히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크고 굵직한 삶들만 기억이 난다. 연극은 이런 인생을 한발 떨어져 보게 하는 힘이 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너무 뜨겁거나 혹은 너무 차가운데 연극을 통해 좀 떨어져 보면 여유를 가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은 참 좋은 온도를 가진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승환, 오만석, 김다현, 정재은, 양소민, 송영재, 유병훈, 이주원, 임영우가 출연하는 연극 '더 드레서'는 내년 1월 1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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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 (스튜디오 춘)
2021.11.17 / 조회 1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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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분장실’ 여자배우 버전…배종옥·서이숙·정재은·황영희·손지윤·우정원 등 출연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가 공연 중인 분장실을 배경으로 하는 연극 '분장실'이 오는 8월과 9월, 각각 여자배우 버전과 남자배우 버전으로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한다.
이 작품은 ‘갈매기’가 공연 중인 어느 극장의 분장실을 배경으로, 무대에 대한 배우들의 열정과 배역에 대한 갈망, 삶에 대한 회한을 그린 희비극이다. 서로 다른 시대를 겪은 4명의 배우들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체호프의 ‘갈매기’와 ‘세 자매’ 등 고전 명작의 주요 장면을 연기하며 각자의 사연을 무대 위에 풀어놓는다.
연극 '분장실'은 올해 4월 타계한 일본의 유명 극작가 ‘시미즈 쿠니오’의 대표작으로, 1977년 초연 이후 일본에서 누계 상연횟수가 가장 많은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2009년에는 일본의 국민 배우 코이즈미 쿄코(小泉今日子)ㆍ아오이 유우(蒼井優)ㆍ무라오카 노조미(村岡希美)ㆍ와타나베 에리(渡?えり)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 시대를 반영하는 연극, 그리고 그런 연극 무대를 준비하는 배우들의 애환을 엿볼 수 있는 이 작품은 그 작품성을 인정받아 일본 뿐만 아니라 영국과 유럽 각지에서도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시미즈 쿠니오(淸水邦夫) 작고 이후 첫 해외 공연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여자 배우 버전과 남자 배우 버전으로 서로 다른 매력의 두 가지 무대를 예고해 더욱 눈길을 끈다. 두 버전 모두 원작의 시대적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동시대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에서 모든 삶에 대한 위로와 애도, 희망의 정서를 담고자 했다. 오는 8월에 먼저 선보이는 여자 배우 버전은 신경수가, 이어 9월 개막하는 남자 배우 버전은 오세혁이 연출로 참여한다.
제작사 T2N미디어는 이 작품에 대해 “(무대) 막 뒤에 선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열망하는 이야기이며, 동시에 힘든 삶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찬란하게 살고 싶었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 작품을 통해 나와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 작품이 무대 뒤 분장실에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인 만큼 연기파 배우들이 이번 공연을 위해 총집합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서이숙, 정재은, 배종옥, 황영희, 지우, 이상아, 우정원, 손지윤
주로 프롬프터를 하거나 남자 단역을 맡아 여자 역에 대한 로망이 있는 A 역에는 브라운관과 무대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서이숙과 정재은이 더블 캐스팅 됐다. 두 사람은 극중 자신의 연기에 자신감이 없지만 진지하고 매력적인 연기톤을 가진 A 역을 선보일 예정이다.
‘갈매기’의 니나 역에 대한 갈망이 크고 호기심과 애교가 많은 B 역은 영화와 드라마, 연극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대체불가한 존재감을 과시하는 배종옥과 황영희가 나눠 맡는다. 서로에게 의지하며 오랜 세월 분장실을 지켜온 A와 B는 공연을 준비하는 C를 보며 자신들의 지난 과거를 회상한다.
여기에 연극 ‘와이프’, 드라마 ‘미씽 : 그들이 있었다’, ‘비밀의 숲2’의 손지윤과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드라마 ‘화양연화’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우정원이 극중극 ‘갈매기’의 니나 역을 맡고 있는 C 역으로 분한다. C는 분장실에서 끊임없이 대사를 암기하며 긴장상태를 유지하는 캐릭터다.
니나 역 C의 프롬프터를 맡고 있는 D 역에는 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 ‘베르나르다 알바’로 눈도장을 찍은 이상아, 드라마 ‘청춘시대2’, 영화 ‘완벽한 타인’의 지우가 캐스팅 됐다. 품에 항상 베개를 안고 다니는 D가 사실 니나 역을 맡은 게 자신이었다는 망상을 하기 시작하면서 분장실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연극 '분장실'은 오는 8월 7일(토)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한다.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7월 7일(수) 1차 티켓오픈을 진행한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T2N미디어 제공
2021.06.30 / 조회 8,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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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연극 명가’ 건재 알린다…송승환 주역 ‘더 드레서’ 11월 개막
그간 ‘판’, ‘적벽’ 등의 레퍼토리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여온 정동극장(대표이사 김희철)이 ‘은세계’(2008)이후 12년 만에 연극을 무대로 올린다. 배우 송승환이 주역을 맡아 오는 11월 18일 개막하는 연극 ‘더 드레서’(THE DRESSER)다. 정동극장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매 연말마다 한 명의 배우를 주목해 연극을 제작할 예정이다. 연극 ‘날 보러와요’, '손숙의 어머니', '강부자의 오구', ‘이’ 등을 탄생시킨 연극 명가로서의 명성을 되살리겠다는 포부다.
올해로 개관 25주년을 맞은 정동극장은 자체 기획공연만을 선보이던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소개할 계획이다. ‘더 드레서’는 연극 부문에서의 첫 시도로, 정동극장과 쇼릭씨어터컴퍼니가 공동제작한다. 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보다 다양한 공연을 선보이는 공연장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며 연말 연극을 준비했다”고 밝힌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는 “내후년 재건축도 준비 중이다. 몇 년 후엔 달라진 정동극장을 보시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 배우 송승환
배우 송승환의 연극 복귀작 ‘더 드레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극 분장실의 이야기
‘더 드레서’는 배우 송승환의 연극 복귀작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1965년 아역배우로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송승환은 1999년 ‘난타’99’의 제작자로서 정동극장과 첫 연을 맺었고, 이후 배우뿐 아니라 ‘난타’의 제작자로서,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의 총감독으로서 활동해왔다. 연극 출연은 ‘갈매기’(2011) 이후 9년 만으로, 배우가 직접 작품을 선택한다는 기획 취지에 따라 ‘더 드레서’도 그가 직접 택했다.
‘더 드레서’는 영화 ‘피아니스트’, ‘잠수종과 나비’의 각본가 로날드 하우드가 쓴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를 배경으로 연극 ‘리어왕’ 공연을 앞둔 노배우와 그의 의상 담당자(드레서)의 이야기를 그린다. 1980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탄탄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고, 국내에서는 1984년 초연되어 제21회 동아연극상 대상과 연출상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BBC에서 이안 맥켈런, 안소니 홉킨스 주역의 TV 영화로도 제작한 바 있다.
▲ 김희철 정동극장 대표, 김종헌 예술감독
송승환은 이번 공연에서 오랫동안 셰익스피어의 극에 출연해온 노배우 겸 극단 대표를 연기한다. “극을 처음 봤을 때 바로 우리들의 얘기라고 느꼈다. 너무 친근감 있는 소재였고, 나도 오랫동안 극단 대표이자 배우로 활동했기 때문에 큰 동질감을 느꼈다”는 송승환은 “극중 인물들은 2차 세계대전 중 공습 경보를 들으며 공연을 준비한다. 우리도 지금 코로나19라는 전쟁을 치르고 있지 않나. 이 작품에 ‘우리는 버티고 살아남기 위해 각자 힘을 다하고 있다’는 대사가 있는데, 여러 부분에서 지금 우리의 상황과 맞닿아 있다”며 공연의 의미를 짚었다.
▲ 장유정 연출
연출가 장유정, 배우 안재욱, 오만석, 정재은, 배해선도 출격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송승환과 콤비를 이뤘던 장유정 연출도 각색/연출을 맡아 이번 작품에 참여한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그날들’ 등을 흥행시킨 장유정 연출의 연극 작업은 ‘멜로드라마’(2015) 이후 5년 만이다.
“송승환 선배님이 말씀하셔서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 추석 연휴에도 연습을 했는데, 벌써 다들 대사를 외우셨더라. 내가 더 좋은 연출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장 연출은 최근 이어진 코로나19 상황와 관련해 “그래도 사과나무를 안 심을 수는 없다. 우리의 직업, 우리의 희망,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를 다 중단할 수는 없어서 공연을 하게 됐다. 이 작품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묵묵히 우리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길이 아닐까”라는 심경을 전했다. 장 연출은 분장실을 배경으로 한 극의 특성을 활용해 연극성이 강화된 작품으로 ‘더 드레서’를 선보일 예정이다.
▲ 배우 오만석, 안재욱, 송승환, 정재은
배우 안재욱, 오만석, 정재은, 배해선 등 화려한 면면의 스타 배우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안재욱과 오만석은 오랫동안 노배우와 함께 해온 의상 담당자로, 정재은과 배해선은 노배우의 아내이자 상대 역 배우로 분해 송승환과 호흡을 맞춘다. 이와 함께 송영재, 이주원, 임영우 배우가 출연한다.
배우들은 각기 이번 공연에 대한 큰 기대를 드러냈다. 처음 정동극장 무대에 서는 안재욱은 “송승환 선배님과 함께 연기하며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었고, '더 드레스'라는 작품과도 인연을 맺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말했고, 연극 ‘이’(2003) 출연 이후 17년 만에 정동극장 무대에 오르는 오만석은 “오랜만에 이 무대에 오르니 묘한 떨림이 있다”고 남다른 감회를 밝히며 “좋은 작품이 탄생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표했다.
▲ 배우 배해선, 송영재
정재은은 “오랫동안 연극을 했지만 이렇게 좋고 설레는 기분은 오랜만에 느껴본다. 환상의 팀이다”라며 끈끈한 팀웍을 자랑했고, “코로나 때문에 함께 모여 밥을 먹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송승환 선배님이 계셔서 함께 뭉칠 수 있었다”는 배해선은 “’더 드레서’에는 우리의 이런 복잡하고 힘든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라 누구나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기대를 높였다.
연극 ‘더 드레서’는 오는 11월 18일부터 2021년 1월 3일까지 정동극장에서 펼쳐지며, 1차 티켓 오픈은 오는 13일 인터파크에서 진행된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정동극장 제공
2020.10.08 / 조회 5,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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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정재은, 우미화, 양소민 등 캐스팅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제작_㈜아이엠컬처/원작_류드밀라 라주몹스까야/연출_김태형/각색_오인하)'이 티저 포스터와 함께 캐스팅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티저 포스터에는 극 초반 발로쟈가 ‘엘레나’에게 경의를 표하며 건넨 제비꽃과 사건의 시작을 알리는 열쇠가 어우러져 있다.
특히 빛 바랜 꽃의 이미지는 네 명의 학생들이 ‘엘레나’에게 갖는 위선적인 존경의 의미를 감각적으로 담아내며 열쇠와 함께 작품의 스토리를 함축한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시험지를 보관한 금고 열쇠의 획득과 그에 따른 성적 정정 요청사건”이라는 표면적으로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의 구조 속에 ‘엘레나’와 ‘학생들’의 첨예한 갈등 뿐만 아니라 네 학생들 사이의 권력구조와 그에 따른 이해관계에서 오는 모순과 파멸의 과정을 보여준다.
철학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다섯 인물들의 상대적이고 때로는 절대적인 관계 속에서 자본주의 시대가 만든 무한경쟁의 비극과 폭력성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17년 공연 당시 밀도 있는 대본을 탁월한 무대 연출과 그 위의 배우들에 의해 완벽히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2020년 다시 돌아온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에는 지난 시즌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우미화, 박정복, 강승호, 오정택이 출연을 확정지은 가운데 정재은, 양소민, 김도빈, 김슬기, 최호승, 김효성, 김주연, 이아진이 새롭게 캐스팅됐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선과 정의, 인간적인 사랑을 아이들에게도 일깨워 주기 위해 평생 노력해왔지만 결국 이 사건을 통해 흔들리고 파괴되는 고등학교 수학선생님 엘레나 역은 브라운관과 무대를 넘나드는 베테랑 배우 정재은, 우미화, 양소민이 맡는다. 극 초반 다정한 선생님의 모습부터 혼란과 모멸감에 괴로워하며 몸부림 치는 모습까지 폭 넓은 연기를 보여주며 극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할 예정이다.
반면 일종의 게임을 대하듯 열쇠를 빼앗기 위해 이 사건을 주동하는 엘리트 학생 발로쟈 역에는 김도빈, 박정복, 강승호가 합류했다.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으로 엘레나와 다른 아이들을 조종하며 이 상황을 즐기는 교활한 모략가의 모습을 보여주며 극의 다른 한 축을 맡아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랼랴의 남자친구이며 엘리트주의에 심취해 있는 철학부 지망생 빠샤 역엔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온 김슬기와 오정택이 캐스팅되었다.
부모의 삶에 대한 회의감과 부유한 집 아이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에 괴로워하는 산림학부 지망생 비쨔 역은 최호승과 김효성이 나눠 맡는다. 마지막으로 성공을 위해서라면 사랑도 한낱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당돌하고 영악한 여학생 랼랴 역은 김주연과 이아진이 연기한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1980년대 구 소련의 체제 붕괴를 배경으로 집필 되었지만 강렬한 텍스트 속에 담겨 있는 인간 내면의 선과 악, 욕망과 정의, 도덕과 부도덕에 대한 질문과 치열한 논쟁은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번 시즌 공연은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와 '히스토리 보이즈'의 김태형 연출가가 맡아 이 이야기가 지금 한국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와 어떻게 맞닿아 있으며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새롭게 보여줄 예정이다.
연극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은 5월 7일 오후 2시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프리뷰 티켓을 오픈한다. 프리뷰 공연은 6월 16일~21일까지 8회차이며 관객들은 4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예약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주)아이엠컬처 제공
2020.04.21 / 조회 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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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철 아내 정재은 ‘발렌타인 데이’로 연극 복귀
초연작 ‘발렌타인 데이’로 컴백
2013년 이후 5년여만에 무대
내달 14일까지 자유소극장 올라연극 ‘발렌타인 데이’로 무대에 복귀하는 배우 정재은의 연습 모습(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정재은이 서현철의 아내라는 꼬리표를 떼고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최근 SBS TV 예능프로그램 ‘싱글 와이프’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은 받은 정재은은 2013년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이후 오랜만에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르고 있다.예술의전당에 따르면 배우 정재은은 23일 개막해 2018년 1월 14일까지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발렌타인 데이’에 출연한다. 한 집에서 생활하는 두 여인이 동시에 사랑했던 과거의 한 남자에 관해 풀어내는 독특한 이야기다.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러시아에서 배우, 영화감독, 프로듀서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 이반 ???l파예프가 2009년에 발표한 대표작이다. 연출은 예술의전당 제작 연극 ‘보이체크’, ‘갈매기’의 협력연출로 시작해 특유의 연출력을 인정받아온 러시아 유학파 김종원이 맡았다. 배우 정재은과 이명행이 각각 ‘발렌티나’, ‘발렌틴’ 역을 연기하며 연극 ‘푸르른 날에’ 이후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다. 이봉련이 발렌티나와 발렌틴 사이에서 고통받는 ‘까쟈’ 역을, 최아령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는 코러스로 출연한다.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과거와 현재,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시적이고 입체적인 무대를 선사해 기존 고전극과 다른 언어를 선보인다”며 “무대미술을 통한 색다른 형식미와 표현 기술도 만나볼 수 있다”고 전했다. 관람료는 1만5000~5만5000원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24 / 조회 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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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와이프’ 정재은, 격정적인 연극 무대로 컴백 <발렌타인 데이>
배우 정재은이 이후 1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1년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그녀에게는 색다른 사건이 있었다. 남편 서현철 배우와 함께 출연한 예능프로그램 에 출연해 세간의 화제에 오른 것이다. 엉뚱하고 꾸밈없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줬고, 더 많은 이들이 그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서현철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이기 이전에, 여전히 세상을 향한 순수한 호기심과 열정을 간직한 아름다운 여성으로서.
그리고 이제 그녀는 연극 무대에 올라 배우로서의 진가를 다시 펼칠 예정이다. 러시아 작가 이반 븨릐파예프가 쓴 에서 정재은은 18세부터 60세까지 평생 한 남자만을 사랑한 여인 ‘발렌티나’로 분한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결혼생활에서 새로운 행복을 발견했다던 그녀는 집요할 만큼 깊고 오랜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 연극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Q 연극 는 어떤 작품인가요.
한 남자와 두 여자가 서로 사랑으로 얽혀서 펼쳐지는 멜로 드라마에요. 발렌티나라는 여자 주인공이 젊은 시절 뜨겁게 사랑했던 남자와 헤어져요. 그 남자는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 시간이 흐른 뒤 죽게 되죠. 그런데 예순 살이 된 발렌티나는 평생을 그 남자에 대한 기억 속에서 살고 있는 거에요. 가장 격정적이었을 때, 가장 행복했을 때, 가장 황홀했을 때 등 그 남자와의 기억들이 펼쳐지면서 여자의 하루가 흘러가요. 스토리가 차례대로 정리되는 게 아니라 기억들이 파편처럼 쓱쓱 지나가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게 뭐지?’ 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보다 보면 그게 다 퍼즐처럼 맞춰질 거에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연극적이고 재미있죠. 공연을 보며 긴장을 놓칠 수가 없어요. 주인공의 가장 강렬했던 기억들이 필름처럼 툭툭 나오기 때문에, 장면 장면이 다 긴장감 있고 아름답고 시적이고 격정적이에요.
Q 이야기가 주인공들의 현재와 과거, 내면의 기억을 오가다 보니 조금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저도 그 부분이 어려워요. 공연이 발렌티나의 기억과 생각과 감정으로 움직이는 거라 두 시간 동안 발렌타인이 생각하고 겪고 느끼는 대로 호흡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되거든요. 그런 부분이 감정적으로 좀 힘들더라구요.
또 힘든 것이, 발렌타인이 참 대단한 여자거든요. 열 여덟 살에 한 남자를 사랑했고, 결국 부모님의 반대로 그 남자와 이뤄지지 못했는데도,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했는데도 예순 살이 된 지금까지 그를 잊지 못하고 살고 있는 거에요.
Q 그런 마음이 공감되시나요?
옛날의 저라면 공감된다고 말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의 저라면…저도 궁금해요. 어떻게 그런 마음으로 살 수 있는지. 아마도 이뤄지지 못한 사랑이라서 그런 게 아닐까요. 우리는 뭔가를 이루고 나면 그게 아무것도 아니란 걸 알게 되잖아요. 발렌티나도 발렌타인과의 사랑이 이뤄졌다면 우리처럼 일상적인 삶을 살았을 수도 있는데, 이루지 못한 사랑이기에 더 집착하지 않았나 싶어요. 또 성격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같은 걸 봐도 남과 다른 걸 느끼고, 같은 일을 겪어도 남들보다 더 깊게 상처받는 사람들. 아마도 발렌티나는 그런 여자가 아닌가 싶어요.
Q 발렌티나와 까쨔의 관계도 흥미로워요. 한 남자를 사랑했던 두 여자인데, 서로 미묘한 애증의 관계 같아요.
발렌티나에게 까쨔는 한 남자를 사랑한 원수 같은 여자지만, 동시에 유일한 친구이기도 해요. 너무 미워하면서도 사랑하는 관계 같아요. 어떻게 보면 발렌티나는 남자가 죽은 순간부터 함께 죽어있는 것 같아요. 근데 까쨔가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까쨔와 매일 싸우고, 서로 여우 같은 년, 깡패 같은 년이라고 욕도 하고, 그러다가 또 아무렇지 않게 장난도 치고 함께 한 남자를 그리워하죠. 서로 동질감을 느끼기에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둘 다 대단한 여자들인 거죠. 과거의 추억으로, 생각들로 일생을 사는 거니까요. 그것이 그들의 삶을 지탱해주는 에너지에요. 저는 상상이 안가요. 저는 그렇게 안 살 거에요. 저는 그냥 알콩달콩 토끼 같은 자식과 살고 싶어요(웃음).
Q 극 중 “사랑은 끝없이 기다리는 것입니다.” “내가 원해서 사랑한 것이 아닙니다. 그냥 사랑하게 된 겁니다”처럼 사랑에 대한 인상적인 대사가 많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와 닿았던 대사를 꼽으신다면.
“유감이야. 그때 우리가 얘기하지 못한 거. 그때 우리가 기다리지 못한 거”라는 안타까운 대사가 있어요. 그 때 조금만 더 기다렸더라면, 서로 이야기를 했다면 그들의 사랑이 이뤄졌을 지도 모르죠. 결국 모든 것은 타이밍인 것 같아요. 그 ‘순간’을 넘기면 다른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그 순간을 넘기지 못해서 사람들이 여러 일들을 겪으며 사는 것 같아요.
Q 푸르른 날에> 이후 오랜만에 이명행 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시는 거죠. 배우들 간의 호흡도 기대됩니다.
명행, (이)봉련은 설명할 필요 없는 좋은 배우들이라 그들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들이 있기에 제가 그나마 버티고 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너무 고맙죠.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라 제가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Q 발렌타인 데이>는 주인공들의 18세, 25세, 그리고 60세를 오가며 펼쳐지죠. 개인적으로 18세, 35세 무렵을 돌아보시면 지금과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셨나요?
상황과 환경은 많이 변했지만, 본질적인 부분은 크게 변한 것 같지 않아요. 아직도 항상 철이 안 든 것 같고, 마음은 이십 대 때와 똑같거든요. 나는 하나도 변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모든 게 변해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생각해보면 이십 대부터 오십 대까지 삼십 년을 쉼없이 빠른 속도로 달려온 것 같아요. 일이든 사랑이든 결혼이든 아이든 친구와의 만남이든, 순간순간 뭔가에 열중하면서. 그래서 어느 한 순간도 지루했던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 순간 순간엔 너무 힘들었죠. 죽고 싶은 때도 있었고,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적도 있고, 친구한테 배신 당해서 인생이 너무 허무했던 적도 있어요. 남들이 겪을 수 있는 일들을 다 겪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모든 시간을 돌이켜보면…그게 다 저의 삶 속에서 하나의 스토리처럼 일어난 것 같아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처럼.
이 연극의 발렌티나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60살이 된 지금 그 모든 순간들을 기억해내는 게 아닐까 싶어요. 왜 살면서 가끔씩 옛날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잖아요. 그 순간엔 절망적이기도 하고 희망적이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내 삶이 그렇게 지나와야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후회나 미련은 없어요.
Q ‘사랑’에 대한 생각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결혼 이후로 성격도 많이 달라졌다고 하셨죠.
예전엔 지금처럼 이렇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이렇게 생각을 바꿀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남편 덕분이에요. 인생에서 우리 남편을 만난 건 최고의 행운이었어요. 남편은 무뚝뚝한 편이지만,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제가 받았던 상처들도 다 사라지는 것 같아요. ‘네가 어떻든 세상은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다. 그러니까 네가 거기에 요동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거든요. 아무리 발버둥치고 가슴 아파해도, 혹은 너무 행복해해도 결국 다 똑같으니 잘돼도 너무 좋아하지 말고, 잘 안 되도 너무 괴로워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중간을 지키라고 해요. 그 얘기를 하도 듣다 보니 제가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더라구요. 좋은 일이 생겨도 ‘그래 좋네’하고 담담하게 생각하고, 너무 힘들어도 ‘곧 지나갈 거야’ 하고. 그러다 보니 지금에 더 집중하게 되고요.
은조(딸)를 만난 것도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행운이에요. 예전에는 ‘자식에 대한 사랑은 무조건적이다’라는 말이 피상적으로만 느껴졌는데, 자식을 낳아보니 정말 아무리 끊어내려 해도 끊어지지 않는 절대적인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힘들 때도 바로 아이를 생각하게 되고, 아이가 제 삶의 힘이고 원동력이에요.
Q 반면에 배우로서는 출산, 육아를 겪으며 힘든 순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출산하고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처음엔 아이를 어떻게 안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아이가 다칠까 봐 젖 주는 것도 너무 무섭더라고요. 삶이 너무 무섭고 불안한데 내가 이걸 잘 넘겨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을까, 하는 절망감과 상실감이 컸어요. 그런데 마침 그때 남편이 했던 공연이 너무 잘돼서 남편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어요. 남편은 매일 흥분되어 있고 늘 기분이 좋고, 저한테는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더라고요. 그 때 처음으로 남편이 너무 부럽고 많이 힘들었어요. 외롭고, 내가 모든 걸 다 감당해야만 할 것 같고. 저 사람은 무대에 서서 저렇게 행복한데, 나는 어쩌면 앞으로 무대에 못 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배우로서 작업할 때마다 느끼는 상실감과 자괴감은 늘 있는 것 같아요. 항상 힘들어요. 제 자신에게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그런가 봐요. 연극을 한다는 게 타인의 삶을 대신 얘기해 주는 거잖아요. 그들의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 모든 것을 흡수해서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잘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될 때 참 어려워요. 지금은 발렌티나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해요. 그녀가 어떻게 살았을지 궁금하고, 참 대단한 여자인 것 같고.
Q 발렌티나처럼 60살이 되셨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고 계시길 바라나요.
그 때도 많은 분들이 저를 불러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배우로서 ‘이것이 정말 배우구나’ 하고 진정으로 감동을 받았던 순간이 있는데, 백성희 선생님과 공연을 할 때였어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선생님이 그때 여든 여덟 살이셨는데, 저랑 마지막 공연을 하셨어요. 명동예술극장에서 무대에 서셨고, 일본에서도 공연이 있었는데 일본 공연 리허설 때 선생님이 아프셨어요. 공연을 하실 수 있는 체력이 아니었죠. 일본 무대감독이 공연을 안 하셔도 된다고, 취소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선생님이 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공연 첫날 무대에서 연기를 하시고 (무대 뒤로) 걸어 오셔서 객석이 안 보이는 순간 쓰러지셨어요. 그렇게 계시다가 다시 나가서 연기를 하시고. 커튼콜 때 정말 펑펑 울었어요. 잊을 수 없는 모습이었어요. 그런 에너지, 그런 열정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선생님의 발끝만큼 이라도 따라가고 싶은 마음. 나이를 먹어도 그런 열정이 식지 않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이 불러줄 수 있는 좋은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7.12.22 / 조회 8,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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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여자와 한 남자…연극 '발렌타인 데이' 국내 초연
러시아 작가 이반 비리바에프 작품
정재은·이명행·이봉련·최아령 출연
"현대 러시아 희곡 무대서 만날 기회"연극 ‘발렌타인 데이’ 콘셉트 이미지(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예술의전당은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연극 ‘발렌타인 데이’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한국 초연으로 올린다.한 집에서 생활하는 두 여인이 동시에 사랑했던 과거의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를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감각적인 연출과 밀도 있는 연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러시아에서 배우·영화감독·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 이반 비리파에프가 2009년에 발표한 대표작이다.연극 ‘갈매기’로 예술의전당과 인연을 맺었으며 최근 TV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배우 정재은이 주인공 발레티나 역으로 출연하다. 이명행은 상대 역인 발렌타인을 연기한다. 발렌티나와 발렌타인 사이에서 고통 받는 까쟈 역은 최근 영화 ‘옥자’ ‘택시운전사’에 출연한 배우 이봉련이 맡는다. 배우 최아령이 코러스 역으로 함께 한다.연출은 예술의전당이 제작한 연극 ‘보이체크’ ‘갈매기’의 협력연출로 시작해 다수의 연극, 뮤지컬 작품에 참여해온 러시아 유학파 연출가 김종원이 맡는다. 무대 미술은 황금 마스크상 수상에 빛나는 알렉산드르 쉬시킨이 참여한다.예술의전당은 “그동안 한국에서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한 근·현대 러시아 희곡을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라면서 “과거와 현재, 현실과 꿈을 넘나드는 시적이고 입체적인 연극적 콜라주를 선사해 기존 고전 연극과 다른 연극 언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티켓 가격은 1만5000~5만5000원.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전화,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15 / 조회 2,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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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펀트송' 초연멤버 뭉쳤다…특별공연 개최
이재균·김영필·고수희 등 무대로
6월 21일 DCF 대명문화공장 1관연극 ‘엘리펀트송’의 초연 공연 모습(사진=나인스토리).[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연극 ‘엘리펀트송’이 오는 26일 공연 종료를 앞두고 21일 초연 멤버가 출연하는 특별 공연을 개최한다. 초연 멤버 대부분 공연과 방송 등의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출연을 결정하며 남다른 의리를 보여줬다. 코끼리에 대한 트라우마와 사랑에 대한 지독한 집착을 가진 소년 마이클로 분할 이재균은 2회 공연 모두 출연한다. 병원장 그린버그 역의 김영필과 정원조, 간호사 피터슨 역의 정영주와 고수희도 함께한다.‘엘리펀트송’은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박사의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그린버그와 마지막 목격 환자 마이클, 그리고 간호사 피터슨 사이에 드러나는 고독과 외로움, 사랑에 대한 갈망을 담은 작품. 이번 앙코르는 캐스팅을 추가해 변화를 시도하고, 등장인물 간 관계를 더욱 치밀하게 그리는 등 업그레이드된 공연을 선보였다. 특별 공연의 티켓은 9일에 오픈하며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관객과 배우가 소통할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 이벤트도 오는 13일 8시 공연 종료 후 무대에서 진행된다. 공연은 6월 26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1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02-3672-09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7 / 조회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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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생생하게 즐기는 공연 이야기 <엘리펀트송>, <스위니토드>
글/구성: 조경은 기자 (kejo@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6.05.04 / 조회 8,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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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리뷰] 나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 연극 ‘엘리펀트 송’
연극 ‘엘리펀트 송’은 병원장 그린버그 박사가 갑자기 사라진 로렌스 박사의 행방을 알고 있는 마이클에게 대화를 시도하면서 시작된다. 게임을 좋아하는 마이클은 쉽게 대답을 해주지 않고 오히려 거래를 제안한다. 누가 먼저 목적을 달성하고,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지 90분 동안 쉬지 않는 대화를 통해 서서히 드러난다.연극 '엘리펀트 송'은 옅은 파란색과 기울어진 각도의 사용으로 밝고 세련된 무대가 눈에 띈다. 또한 두 사람의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알쏭달쏭한 대화 속 조심스런 긴장감이 흥미롭고,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서글픔, 치밀함을 넘나드는 마이클의 연기가 재미있다. 그린버그에게 제시하는 조건이 초연과 달라져 마이클에 대한 포커스가 줄어든 점이 아쉽다. 하지만 그만큼 마이클-인물들의 관계와 대화가 더욱 자연스러워졌다.‘사실적인 질감의 무대디자인’ 하얀 옷을 입은 소년이 회색무대 앞에 기대어 코끼리를 보았던 과거를 회상한다. 그 코끼리는 소년에게 몸집보다 커다란 의미가 되었다. 거대한 무대는 기억 속 충격의 코끼리가 되어, 피부 하나하나로 작은 마이클을 집어삼킨다. 짙은 회색과 흰색, 거대함과 작음의 대비가 분명하게 드러나면서 무대의 존재가 더욱 커진다. ‘외로움 ; 어린 아이에겐 한 없이 억울하고 버거운.’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사랑이 절실하고, 고독 속 마이클의 갈망과 울분은 자신의 사랑을 쏟아 부을 대상과 자유에 대한 집착을 만든다. 마이클은 코끼리의 긴 임신기간을 부러워하고, 간호사의 품에서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또한 그린버그 박사에게 동등한 위치에서 이야기 하고 싶다고 울면서 소리친다. 진료 기록으로만 환자를 평가하는 의사들에게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봐달라는 그 동안의 서러움을 토해낸 것이다. 마이클의 천진난만한 본성과 외로움이 만들어낸 차갑고 처절한 이성의 외침들은 관객들에게 공감을 자극하고, 극의 감정과 긴장을 조절하여 흐름을 이어간다.‘장난스럽지만 치밀한 계획’ 마이클은 엉뚱한 코끼리 얘기를 하거나 벽장 속에 로렌스 박사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장난을 치다가, 그린버그 박사가 원하는 대답을 해준다며 대화에 두 가지 조건을 걸어온다. 박사는 어쩔 수 없이 어린 환자의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맞춰준다. 그러나 환자의 장난스런 말들은 모두 진실에 대한 힌트의 조각이고, 두 사람의 팽팽한 숨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채울 때 완성된다. 퍼즐 전체를 이해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마지막 한 조각이 연극 ‘엘리펀트 송’의 가장 큰 매력이자 흥행이유다. 사진출처_나인스토리 제공 김승현 관객리뷰가 newstage@hanmail.net
2016.05.03 / 조회 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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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D-1 ‘엘리펀트송’…배우 박은석 소년美 발산
포스터 촬영 비하인드컷 공개
마이클 역 쓸쓸함과 상처 담아
첫공 D-6일 팬들 기대감 고조배우 박은석 포스터 촬영 모습(사진=제이에스픽쳐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박은석이 연극 ‘엘리펀트송’ 포스터 비하인드 사진을 공개했다. 21일 소속사 제이에스픽쳐스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연극 ‘엘리펀트송’ 앙코르 공연 개막을 앞두고 포스터 촬영 당시 비하인드 컷을 공개했다.박은석이 연기하는 마이클은 코끼리에 대한 트라우마와 사랑에 대한 지독한 집착을 가진 소년이다. 최근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과 MBC ‘한번 더 해피엔딩’ 등 브라운관을 통해 시크함과 젠틀함을 오가며 남자다운 매력을 보여준 것과 상반되는 소년의 얼굴로 극중 마이클의 외로움과 상처를 그려낼 예정이다.현재 지난 8일 막을 올린 연극 ‘히스토리보이즈’의 데이킨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박은석은 동시에 ‘엘리펀트 송’ 일정까지 병행하며 활약하고 있다. ‘엘리펀트송’은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박사의 실종사건을 둘러싸고 병원장 그린버그와 마지막 목격환자 마이클, 그리고 마이클을 보살피고 있는 간호사 피터슨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다.오는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1관에서 개막한다. 배우 박은석은 27일 첫 공연에 오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21 / 조회 2,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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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본능 자극하는 만찢남, 속은 철저한 자기관리 <엘리펀트 송> 전성우
얼굴이 참 작고, 비율이 좋은 남자가 건물로 들어선다. 누굴까 싶어 고개를 들었다. 인터뷰 예정시간 30분 전. 배우 전성우는 그렇게 등장했다. 지루할 법한 촬영 시간에도 간간히 미소를 보여주며 포즈를 취했고, 이어진 인터뷰에도 속사포는 아니지만 유쾌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연극 은 지난해 사라진 정신과 의사를 찾는 이와 그를 최후 목격한 환자와의 팽팽한 두뇌 싸움을 그리며 지난해 한국 초연 무대를 올린 작품이다. 3개월 만에 다시 관객들 곁으로 찾아오는 이번 공연은 출연진부터 무대 규모, 등장인물의 관계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음을 예고하고 있다. 전성우는 이번 앵콜 공연을 이끌 배우로 새롭게 나섰다. Q 이 이제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있어요. 긴장감은 공연 기간이라면 항상 유지하고 있을 텐데, 지금은 어때요?개막 날짜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긴장감은 고조되는 것 같아요. 사실 무대에 올라가도 끝나는 순간까지는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어요. 그것을 즐긴다고는 할 수 없지만, 늘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긴장감이 없으면 그만큼 너무 풀어지니까요. 물론 너무 긴장을 하고 있어도 보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우니까, 긴장을 안 한 것처럼 보이게끔 긴장을 하고 있죠. 사실 어려워요. (웃음) 안에서는 막 떨리는데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 있으니까요. 더구나 마이클이란 역할 자체가 무대에서 여유 있게 뭔가를 해야 되더라고요.Q 처음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탁’ 하고 무릎을 쳤어요. ‘마이클’이 성우씨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이런 정신없는 거에 잘 어울려요 (웃음) 일단 초연을 봤어요. 그 전까지는 어떤 작품인지 모르다가 공연을 봤는데, 작품 안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랑’이란 주제가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사랑’을 제가 좋아해요. (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마이클에게 공감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마이클이 처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선입견이라는 것 때문이잖아요. 우리들도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자기만의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고 판단하잖아요.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도 모른 채요. 그런 것에 끌려서 이번에 참여하게 됐어요.Q 전작인 (이하 한밤 개) 의 크리스토퍼도 쉽지 않는 역이었는데, 마이클 역도 만만치가 않아요. 정신병원에서 8년이라는 시간을 보낸 소년이에요.이게 좀 다르게 힘든 것 같아요. 마이클은 정말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것 같아요. 좋을 땐 확 좋았다가 갑자기 화도 내고 슬프기도 하고요. 그런 걸 순간 순간 표현해야 하니까 체력적, 정신적인 소모도 크고요. 대사도 많은데 거기에 독백도 많아요. 처음에는 보다 하겠어? 그랬는데, 역시 쉽지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마이클과 친해지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거짓말인지, 아니면 정말 장난을 치고 있는 건지. 그런 것들의 적정 선을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점점 연습하다 보니까 이래서 이렇게 마이클이 이야기하는구나 점점 공감하게 되더라고요. 관객들도 아마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이야기지 하다가도, 나중에 가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 제가 이번 작품에 임하는 목표에요. Q 성우씨의 마이클은 어떤 느낌일까요? 연습 중에 어느 선배님이랑 한 번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저한테 대뜸 이렇게 물어보시더라고요. “너 형제가 어떻게 돼.” 그래서 제가 “외동이에요.”라고 하니까, "네가 연기하는 마이클은 연민과 고독함이 느껴진다"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웃음) 트리플 캐스팅이라서 색이 비슷하면서도 배우가 다르니까 다른 부분이 있겠지만 은석이 형은 좀 더 날카로운 느낌, 원영이 형은 착하고 순수하고 귀여운 느낌이 많이 나는 마이클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저는 그걸 다 가져오려고요. 그럼 무슨 색깔이든 나오지 않을까요? (웃음)Q 그동안 유독 어려운 캐릭터를 많이 한 것 같아요.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하다 보니까 어둡거나, 미스터리 한 작품들을 많이 했어요. 로맨틱 코미디도 좋아하는데 그건 작품 수로 보면 말고는 없네요. 딱 이런 작품을 고집한다는 없지만 잔잔한 극 보다는 어떤 임팩트가 있거나 강한 캐릭터가 있는 작품이 더 끌리는 것 같기도 해요. 대본을 읽고 마음의 소리대로 움직이는 편인데, 앞으로는 죽고, 만질 수 없는 사랑, 닿을 수 없는 사랑은 그만 하고 싶어요. (웃음)Q 그런 작품이 하고 났을 때 뭔가 다른 작품보다 희열이 있나요? 어떤 작품이라도 희열을 느끼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제 스스로 생각할 때 ‘오늘은 잘했어’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요. 제 기준보다는 관객 분들이 보셨을 때 이 인물이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 극 안에서 이런 성격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잘 전달이 되면 그게 잘한 공연, 잘 된 공연이라고 생각해요.Q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은 편인 것 같아요.어머님이 어렸을 때부터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사람들이 칭찬할 때 더 고개를 숙여라.”라고요. 칭찬은 분명히 좋죠. 당연히 기분도 좋은데 스스로에게는 계속 채찍질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전 스스로를 좀 때려줘야 돼요. 원체 어렸을 때부터 ‘난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라고 계속 생각하다 보니까. 그걸 가리고 덮을 수 있는 뭔가를 계속 만들었어야 됐거든요. 물론 남들이 봤을 때는 별 거 아닌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스스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극복이 잘 안되잖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부족한 부분을 계속 보완하고 다른 쪽으로 키워야 하다 보니까 스스로에게 “잘했다”라고 토닥토닥 하기보다는 엄하게 한 것 같아요.사랑도 그렇잖아요. 사랑할 때 상처를 받아보면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그만큼 깊어지잖아요. 그런 것처럼 계속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는 것 같아요. 계속 깊어지도록요. 그럼 그만큼 깊이 있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요?Q 연기는 정답이 없는 미세한 작업이잖아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나 믿음 없이는 할 수 없을 것 같은데.정말 정답이 없죠. 그래서 계속 고민하게 되고요. 스스로에 대한 기준은 높고 엄하지만 믿음은 있어요. 무대에서는 나를 믿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게 나쁘게 빠지면 하나의 스타일이 돼서 앞뒤가 꽉 막힌 배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많이 열어두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이에요. 무대에서 내 캐릭터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이 하는 걸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고요. 그게 진짜 연기를 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Q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했다고요. 완전 반대는 아니었지만, 제가 어렸을 때는 지금보다 더 내성적이었어요. 그래서 “그런 네가, 연기를?” 이런 느낌이셨던 거죠. 소위 말하는 ‘끼’ 같은 것은 부족했으니까요. 초등학교 때 소풍 가서 장기자랑을 하면 활달하고 나서는 거 좋아하는 친구들은 앞에 나가서 막 춤추고 노래 부르고 하잖아요. 저는 시켜서 나가면 하늘을 보고 노래를 했어요. (웃음) 부모님이시기 때문에 내 자식은 공부 열심히 해서 ‘의사, 판사, 검사 이런 직업을 가지면 좋겠다’ 싶으셨던 것 같아요. 저를 잘 아시기 때문에 반대라기보다는 걱정을 하신 거죠. 하지만 많이 지지하고 밀어주셨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그런데 아무래도 부모님들은 시각적인 부분이 중요하잖아요. 공연은 와서 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이 일 시작했을 때 초반에는 트러블이 좀 있었어요. 나는 열심히 연습하고 무대에도 오르고 하는데, 부모님은 방송 이런 걸 말씀하시니까. 하지만 지난해 에 나오니까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웃음)Q SBS 드라마 로 브라운관 데뷔를 한 거잖아요. 그래서 ‘이제 한동안은 무대에서 보기 어렵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무대는 제가 계속 서야 하는 곳이고,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계속 할거에요. 드라마는 처음 하는 거라 시작할 때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같은 연기지만 다른 분야이고, 방식 등이 달라서 긴장을 했는데 막상 촬영을 해보니까 크게 어려움 없이 연기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공연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감정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감정이 고조가 되는데, 드라마는 그 인물을 어떻게 카메라에 잡느냐에 따라 감정을 분배를 해야 해서 그런 것들이 낯설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하지만 무대와는 또 다른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대학로 선배님들도 많이 나오시고요. Q 올해 서른입니다. 흔히들 남자는 서른부터라고 하잖아요. (웃음)나이는 사람들을 놀래줄 때 쓰는 것 같아요. (웃음) 어디 가서 서른이라고 말하면, 제 겉모습만 보고 어리다고 생각해서 얕잡아 보는 게 없지 않아 있거든요. 서른이라고 재차 말해주면 다시 되물어요. “군대는 갔냐”고. 그래서 갔다 왔다고 하면 그제서야 “형이시네요” 하죠. (웃음) 모든 거에는 장단점이 있잖아요. 제 나이는 어떤 센 역할을 맡아도 되는 나이인데, 이미지로서는 그런 할 수 없으니까요. 그런 점이 조금 답답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배우로서는 복인 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올해는 무대 외에도 다른 매체도 준비하고 있고, 무엇이든 계속 도전하고 싶어요. Q 대학로 아이돌이라 불릴 만큼 인기가 많아요. 마지막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매력은?하하하. 정말 모르겠어요. 뭔가 다른 분들과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좋아해 주시는 거겠죠? 전 양파 같은 사람이라 앞으로도 계속 껍질을 까야 해요. (웃음)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장소: JCC아트센터, 카페 아리에따
2016.04.19 / 조회 18,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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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엘리펀트송’ 컨셉·프로필 사진 공개
연극 ‘엘리펀트송’이 컨셉과 프로필 사진을 공개 했다. 공연관계자는 “마이클로 분한 박은석, 정원영, 전성우는 캐릭터의 잠재된 의식 속 드러나는 다양한 감정을 이끌어 내고 있다. 외로움과 슬픔이 가득 느껴지는 표정으로 불안, 결핍, 집착의 정서를 드러내는 동시에 사랑과 자유를 향한 강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어 연민과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연극 ‘엘리펀트송’은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박사의 실종 사건을 다룬다. 작품은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병원장 그린버그와 마지막 목격 환자 마이클, 간호사 피터슨 사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이클’은 코끼리에 대한 트라우마와 사랑에 대한 집착을 가진 소년이다. 이 작품은 2004년 캐나다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국내 관객에게는 2014년에 제작된 동명영화로 알려졌다. 연극 ‘엘리펀트송’은 4월 22일부터 6월 26일까지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수현재컴퍼니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9 / 조회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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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석·정원영 출연…'엘리펀트송' 흥행몰이
캐스팅별 콘셉트 프로필컷 첫선
22일 DFC대명문화공장서 '개막'
12일 단하루 타임세일 50% 할인이달 22일 개막하는 연극 ‘엘리펀트송’ 출연진별 콘셉트와 프로필컷. 위부터 마이클 역의 박은석, 정원영, 전성우(사진=나인스토리).[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오는 22일 개막하는 연극 ‘엘리펀트송’ 출연진의 프로필 사진이 공개됐다. 지난해 11월 한국 초연한 작품은 밀도 높은 긴장감과 강력한 스토리로 관객을 사로잡아 다시 앙코르 무대에 오른다.코끼리에 대한 트라우마와 사랑에 대한 지독한 집착을 가진 소년 마이클 역을 맡은 배우 박은석, 정원영, 전성우는 캐릭터의 잠재된 다양한 감정을 사진 속에 이끌어 내고 있다. 외로움과 슬픔이 가득 느껴지는 표정으로 불안, 결핍, 집착의 정서를 드러내는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한다. 병원장 그린버그에 캐스팅된 이석준과 고영빈, 간호사 피터슨 역의 정재은, 고수희 역시 비밀을 감춘 듯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사진을 통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작품은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박사의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병원장 그린버그와 마지막 목격 환자 마이클, 그리고 간호사 피터슨 사이 드러나는 고독과 외로움, 사랑에 대한 갈망을 담았다. 2004년 캐나다 초연 후 세계 각지에서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있는 수작이다. 2014년 영화로 제작돼 이듬해 국내 관객에 먼저 선을 보였다.한편 엘리펀트송은 당초 이달 22일 개막해 한달여 공연할 계획이었다가 관객 성원에 힘입어 추가로 한 달을 연장, 6월 26일까지 공연을 확정했다. 이를 기념해 12일 단 하루 동안 2차 티켓오픈 기간에 한해 ‘타임세일’ 50% 할인 이벤트를 연다.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1관에서 공연한다. 02-3672-09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12 / 조회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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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엘리펀트송’ 앵콜 공연 흥행 조짐
연극 ‘엘리펀트송’은 3오픈과 동시에 인터파크 티켓 연극장르 예매랭킹 1위를 차지했다. 이 작품은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박사의 실종사건을 다룬다. 병원장 그린버그와 마지막 목격 환자 마이클, 간호사 피터슨 사이의 관계를 그린 내용이다. 연극 ‘엘리펀트송’은 본래 연극이 원작이다. 국내에는 동명 영화 ‘엘리펀트송’으로 먼저 알려졌다. 이 작품은 2004년 캐나다 초연 후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지에서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있다. 연극 ‘엘리펀트송’은 4월 22일부터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1관에서 공연된다. 사진출처_나인스토리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04 / 조회 1,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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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엘리펀트송' 기대감↑…연극 예매랭킹 1위
31일 1차 티켓 오픈서 연극부문 1위
공연전체 예매랭킹 5위권 진출
4월 22~5월 30일 대명문화공장 1관연극 ‘엘리펀트 송’의 출연진(사진=수현재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앙코르 공연을 올리는 연극 ‘엘리펀트 송’이 31일 1차 티켓 오픈과 함께 연극부문 예매랭킹 1위를 차지했다. 쟁쟁한 대형뮤지컬 사이를 뚫고 공연전체 예매랭킹 5위권 안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엘리펀트 송’은 이미 해외 원작 연극과 동명영화를 통해 탄탄한 드라마를 검증받은 작품.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박사의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병원장 그린버그와 마지막 목격 환자 마이클, 그리고 마이클을 보살피고 있는 수간호사 피터슨 사이에 드러나는 고독과 외로움, 사랑에 대한 갈망을 담았다. 2004년 캐나다 스트랫퍼드 축제에서 초연한 후 프랑스 파리의 몽파르나스 극장에서 100회 이상 공연했다. 이후 캐나다, 미국, 영국 등 세계 전역으로 퍼져 작품성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은 중극장 규모로 사이즈가 커진만큼 무대, 조명 디자인, 음악 등에 변화를 줬다. 마이클 역에 초연 멤버 박은석·정원영이 다시 참여하고 전성우가 새롭게 합류했다. 마이클과 게임과도 같은 대화를 나누며 로렌스 실종사건의 진실을 찾는 그린버그 역에는 연극계 베테랑 이석준과 고영빈이 더블캐스팅 됐다. 수간호사 피터슨 역은 정재은과 고수희가 번갈아 맡는다. 오는 4월 22일부터 5월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02-3672-09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01 / 조회 2,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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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엘리펀트송’ 앵콜 캐스팅…박은석?이석준 등
연극 ‘엘리펀트송’이 앵콜 캐스팅을 공개했다. 주요인물 마이클은 코끼리에 대한 트라우마와 사랑에 대한 집착을 가진 인물이다. 마이클 역에는 초연 멤버 박은석, 정원영이 다시 참여한다. 전성우는 새롭게 합류했다. 박은석은 현재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를 준비 중이다. 정원영은 연극 ‘지구를 지켜라’ 초연 연습에 임하고 있다. 전성우는 연극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출연한 바 있다. 그린버그는 마이클과 게임 같은 대화를 나누며 로렌스 실종사건의 진실을 찾는 인물이다. 그린버그 역에는 이석준과 고영빈이 더블 캐스팅 됐다. 수간호사 피터슨 역은 정재은과 고수희가 맡는다. 피터슨은 마이클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대하면서 그린버그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인물이다. 초연 공연은 마이클의 결핍과 외로움에 포커스를 맞췄었다. 이번 앵콜 공연은 그린버그와 마이클, 마이클과 피터슨, 피터슨과 그린버그 세 관계를 더욱 치밀하게 그릴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규모도 중극장으로 커졌다. 연출 김지호는 “기본적인 극의 컨셉 자체는 바뀌지 않았으나 새로운 프러덕션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보다 감각적이고 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연극 ‘엘리펀트송’은 4월 22일부터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 사진_수현재컴퍼니이수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3.30 / 조회 1,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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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초월하는 <터미널>, 그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나?
짧고 간결하여 그 맛과 색을 느끼기에 군더더기가 없다. 단막극의 매력은 이것이다. 또한 그 짧은 길이로 대부분 2~3편의 작품이 한 번에 소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남녀노소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단막극만의 장점일 것이다. 작지만 알찬, 잘 차려진 성찬의 무대 이 반가운 이유다. '터미널'이라는 공통 소재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 엮은 이 2013년 화제 속에 초연한 데 이어, 올해 2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극작가 9명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독'이 '터미널'을 소재로 쓴 단막극 모음 무대인 이 공연은, 초연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3편과 올해 공연을 위해 새로 창작한 6편의 작품을 더해 총 9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재공연 준비를 하는데, 작가분들이 지난 공연에서 좀 부족했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있었나 봐요. 그리고 처음 터미널 작품을 썼을 때랑 지금이 시간도 제법 지났고요. 그래서 터미널이라는 공간을 가지고 새로운 작품을 쓰고 싶다고 제안을 하셨어요." 초연에 이어 올해도 등의 작품을 지휘한 전인철이 총 9편의 단편 연출을 맡았다. "아홉 편의 작품이 갖고 있는 색, 그 색을 통해 작가가 하려고 했던 것, 표현하려고 했던 것을 잘 드러내려고 하려는 과정이 바로 이 작업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초연에 이어 올해 무대에도 오르는 재연작 세 편은 이다. 여기에 150년 후 미래 우주선착장 대합실에서 몸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두 남녀가 자신들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 갓 출소한 남자와 감옥에 간 애인을 기다리는 베트남 처녀의 이야기 , 잘 살 때는 각자 바빠서 못 만났던 가족이 부도로 인해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 남극기지라는 독특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 가정이 있는 한 남녀가 헤어지는 이야기 , 그리고 한 공간에서 여럿의 '나'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으로, 한 지방 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만난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가 새로운 신작으로 관객들을 만날 참이다. 지난 16일 찾은 연습실에서는 와 의 연습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무대 한 켠에서 열심히 뜨개질을 하고 있는 여자, 그런 누나에게 거침 없이 행동하는 철부지 남동생. 이들은 한 평생 자식 속을 썩여온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이다. 한없이 아버지와 남동생의 뒷바라지만 해온 여자는 이제는 자신의 행복과 삶을 찾으려 하는 중이다. "귀찮아서 아버지 화장했어, 다시 찾아오기 싫어서."라고 담담히 말하는 누나에게 폭언을 퍼붓는 남동생과,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질 동생을 위해 최선의 준비까지 차분히 마쳐내는 한 여자의 모습, 에서는 밝고 맑고 착한 이 여자의 눈빛이 더욱 관객을 먹먹하게 만들 것 같다. 연습장면는 한 세계 속에 '나'가 여럿 존재할 수 있다는 다중이론을 작품 안으로 끌고 왔다. 버스 터미널에 앉아있는 20대 여자, 그에게 남자친구 만나러 가지 말라고 말리는 의문의 부인, 그들 앞에 나타난 백발의 할머니까지, 이들이 서로를 잡고 말리고, 도망가며 벌이는 한판 소동은 보는 이의 배꼽을 잡게 할 정도로 웃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 존재가 미래의 '나'가 보내는 경고인지, 나를 보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나'인지 무대 위 인물들도, 무대 아래 관객들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인 듯하다. 의 서정연, 김주완이나 의 정수영 등 이번 공연에서는 극단 맨씨어터의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서정연, 정수영, 정재은, 우현주 등 극단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배우분들이 연습할 때마다 다 던져서 하시더라고요. 정말 대단히 열심히 임하시는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배우기도 하고요. 연습에 임하는 그분들의 태도에 배움이 있어요." 공연장면전인철 연출은 배우들에 대한 인상에 더해 더욱 독특해질 무대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공연장(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이 길고 기존에 객석이 없어요. 객석을 쌓는다면, 천정이 너무 낮아서 객석 단차도 낮아지죠. 그래서 여러 번 회의 끝에 무대를 가운데 두고 객석을 양쪽으로 놓는 형태로 하기로 했어요. 양면이나 사면, 원형 무대의 장점은 무대에 올려진 사람들의 삶을 보는 게 아니라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나는 삶을 직접적으로 보고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배우들에게는 아무래도 자기 등 뒤에도 관객들이 있으니까 일반적인 한 면으로 된 프로시니엄 형태보다는 좀 더 힘들 거에요." 여러 편의 작품에서 각기 다른 배역으로 변신하는 배우들을 만나는 재미도 클 것이다. 하루에 최대 5편을 공연하기 때문에 9편을 모두 보기 위해선 최소한 이틀 관람을 해야 한다. 11월 25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1.23 / 조회 6,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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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기울기가 우리와 닮았다, <사회의 기둥들>
지난 19일 개막한 연극 은 무엇보다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한 쪽으로 기우는 무대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하얀 액자처럼 꾸며진 이 무대는 마치 한 척의 배처럼 등장인물을 태운 채 위태롭게 기울어지고, 그 아찔한 기울기를 느끼지 못한 채 서있는 인물들은 보는 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그 위태로운 모습이 꼭 우리와 같기 때문이다. 은 노르웨이 작가 헨릭 입센이 1877년 발표한 희곡으로, 국내에서는 이번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다. 고상한 명분 뒤에 이기심을 감춘 인간들의 본심을 낱낱이 드러내는 이 연극은 의 김광보 연출과 박지일, 정재은, 이석준 등 쟁쟁한 배우들의 참여 아래 무대에 올랐다. 연극은 노르웨이의 한 소도시, 시민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영사 베르니크(박지일)의 저택 거실에서 펼쳐진다.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베르니크는 높은 도덕성으로 ‘사회의 기둥’이라 불리지만, 사실은 공익을 가장한 철도사업을 벌여 자신의 재산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의 비밀을 알고 있는 처남 요한(이석준)과 옛 연인 로나(우현주)가 갑작스레 미국에서 돌아오고, 궁지에 몰린 베로니크는 제대로 수리되지 않은 배에 요한을 태워 출항시키려 한다. 헨릭 입센이 130여년 전 쓴 이 이야기는 놀라울 정도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 사회의 모습과 닮아 있다. 저마다 양심을 가진 인간들이 어떻게 탐욕에 휩쓸려 자신을 잃게 되는지, 사회적 권위를 가진 자가 어떻게 제 욕심을 그럴듯한 가치로 포장해 타인의 삶을 지배하는지 등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 혹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극 속에 그대로 담겨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의 기억이 더해져 베르니크가 무리하게 배를 출항시키는 4막에 이르러서는 잔뜩 기울어진 무대를 바라보는 객석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게 된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입센의 날카로운 통찰을 전달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배의 출항을 앞두고 갈팡질팡하며 무너져 내리는 베르니크 역의 박지일은 선과 악을 오가는 인간의 나약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부인들에게 도덕적인 삶을 살라고 종용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아집으로 똘똘 뭉친 뢰를룬 역의 이승주는 틈틈이 웃음을 자아내며 극의 무게를 던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배우가 저마다의 목소리로 다양한 인간군상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 극의 4막은 관객들의 예상을 뒤엎는 반전을 담고 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결말이지만, 이 반전을 통해 입센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은 이달 말까지 LG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11.25 / 조회 8,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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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한국 모습과 너무 닮아 놀라워” <사회의 기둥들> 낭독회 현장
"작품 속 이야기가 지금 한국 모습과 너무 똑같아서 놀랐었는데, 어떤 각색도 하지 않았다니 더 충격적이다." 낭독회 후 쏟아진 반응은 하나같았다. 이 작품이 무려 137년 전 노르웨이에서 쓰여졌다는 사실이 더욱 참가자들을 놀라게 만드는 듯 했다. 우리에게 등으로 유명한 작가 헨릭 입센의 또 다른 작품인 이 개막을 한 달 여 앞둔 10월 18일, 40여 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작품 낭독회를 가졌다. 노르웨이의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그곳의 영주이자 선박회사를 운명하며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사회의 기둥' 카르스텐 베르니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지역민을 위한 여러가지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는 그이지만 그 뒤에 숨겨진 사건과 추악한 비밀, 그리고 그를 둘러싼 많은 '정직한' 사람들의 이중적인 모습들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것이 묘미인 작품이다. 총 4막으로 이뤄진 작품 중 이날 낭독회에서는 사건과 인물들의 관계가 어떻게 결말을 맞게 되는지 핵심 열쇠가 담긴 마지막 장을 제외하고, 1막부터 3막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은 박지일이, 그의 아내 베티 베르니크 역은 정재은이 맡았으며 이미 한차례 화제를 일으켰던 화려한 캐스팅의 주인공들인 이석준, 우현주, 정수영, 김주완, 유연수, 이승주 등의 배우들이 의 생생한 캐릭터들로 변신하여 치열한 낭독을 펼쳤다. 한 시간 반 정도 소요되었던 낭독회는 탄탄하고 견고한 대사와 별다른 동작과 이동 없이도 인물과 장면을 실감나게 구현했던 배우들의 열연으로 채워져 한시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낭독 모습을 내내 서서 지켜봤던 김광보 연출은 "무엇보다 관객들의 의견이 궁금하고 오늘의 의견을 통해 앞으로 작품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고민을 더할 것"이라며 여느 본 공연 때보다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영사 베르니크 역의 박지일가장 먼저 객석에서 나온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였다. 김광보 연출의 작품을 열심히 찾아 본다는 한 관객은 "사회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이면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며 "더불어 세월호 사건도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의 번역과 드라마투르기를 맡은 김미혜의 제안으로 지난해 11월 작품 제목을 처음 들었다는 김광보 연출은, 올 3월 말 대본을 받았다고 한다. 대사에 매끄러움을 더하고자 윤색 작업은 거쳤지만, 작품의 소재나 흐름에 변화를 주는 각색 작업은 조금도 없었다는 연출의 설명에 객석 반응은 더욱 커졌다. "작품은 당시 시대 상황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이 작품을 만난 것은 내게도 참 운이 좋은 일"이라는 것이 김광보 연출의 소감이다. 남편의 도덕적 명성을 한치도 의심하지 않는 베티 베르니크, 누명을 쓰고 고향을 떠나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불쑥 돌아온 요한 퇴네센, 죄의식에 사로잡혀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며 지냈던 마르타 베르니크 등 캐릭터들에 대한 많은 질문들도 쏟아져 나왔지만, "4막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는 답변이 가장 빈번히 등장해 배우들과 객석 사이에 시종일관 웃음이 터져 나오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공연을 연습하며 평화, 자유의지, 정의, 이런 단어들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의 박지일은 "위선과 거짓, 가식들로 똘똘 뭉쳐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을 들여다보기도, 또 그런 사람들을 조롱하는 재미로도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을 이야기했다. 등 자주 한국 무대에 섰던 입센의 여느 작품들과는 달리 은 이번이 한국 초연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등 올해에도 탄탄한 무대를 선보였던 김광보 연출의 은 오는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4막까지 다 지켜볼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4.10.20 / 조회 8,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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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연출 신작 <사회의 기둥들> 박지일, 이석준, 이승주 등 캐스팅 발표
올 11월 막을 올릴 LG아트센터 제작 연극 의 출연 배우들이 확정되었다. 은 등 올해에도 역시 큰 화제를 모은 무대들을 이끈 김광보 연출이 선보이는 신작으로, 등을 쓴 노르웨이 작가 헨릭 입센의 1877년 작이다. 노르웨이 한 소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작품은, 높은 도덕성으로 시민들에게 '사회의 기둥'과 같은 존재로 칭송 받는 시의 영주 카르스텐 베르니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선박회사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그는 도시 개발을 통한 이익을 개인의 것으로 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시민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 하지만 누명을 쓰고 떠났던 처남 요한과 옛 연인 로라가 어느 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추악한 비밀이 밝혀질 위험에 처하게 되고, 베르니크는 이를 막기 위해 무리한 일들을 벌인다.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은 박지일이, 그의 아내 베티 역은 정재은이 맡으며, 누이동생 마르타 역에는 정수영이, 베티의 남동생 요한 퇴네센 역에는 이석준이 낙점되었다. 또한 우현주, 김주완, 이승주, 손진환, 유연수 등 그간 탄탄한 무대를 만들어 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약 140년 전 작품이지만 현 사회의 실상을 매우 적나라하게 비춰내어 매우 시의적인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은 오는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08.29 / 조회 8,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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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5월이면 생각나는 연극, <푸르른 날에> 고선웅 연출 & 이명행 배우
“숨도 안 쉬네요” 고선웅 연출이 던진 농담에 그제야 참가자들이 웃으며 긴장을 풀었다. 숨소리도 안 들릴 만큼 모두 귀를 바짝 세우고 이야기를 경청한 이 곳은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서 진행된 연극 팬미팅 현장. 이날의 주인공인 고선웅 연출과 이명행 배우는 ‘5월이면 꼭 봐야 하는 연극’으로 꼽히는 를 2011년부터 이끌어온 주역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하 광주항쟁)을 다룬 이 연극을 통해 고선웅 연출과 이명행 배우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이날의 이야기를 전한다.광주항쟁 후 30년, “이젠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무대로 는 광주항쟁으로 일그러진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다. 각색 및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광주항쟁이 일어났던 1980년 경기도 가평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고. “그 때 제가 국민학교 6학년이었는데, 집에 17인치짜리 금성 텔레비전이 있었어요. 그 텔레비전으로 광주항쟁 관련 방송을 보는데 전부 다 “폭도다, 북한의 사주를 받았다” 이런 얘기만 들었어요. 그러다 더 커서 광주에 있는 고등학교를 가게 됐는데, 그 때 비로소 광주항쟁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죠.” 운동권이었던 매형과 누나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당시 금서였던 관련 서적들을 통해 광주항쟁의 진실을 알게 된 그는 광주항쟁이 일어난 지 30여 년이 지났을 무렵 로 처음 그 이야기를 꺼냈고, 그 다음으로 의 연출을 맡게 됐다. “30년이라는 세월, 한 세대가 바뀔 만큼의 세월이 지났으니까 이제는 어떻게 해서든 그 이야기를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11년 첫 무대에 올라 그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는 배우들의 명랑하고 과장된 액션 등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30년 전 광주의 아픔을 역설적으로 그려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선웅 연출은 이같은 표현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프로포즈를 할까 생각해보면, 처음엔 멋진 스카이빌딩에서 반지를 줄까 생각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계속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너무 뻔한 것 같아서. 그래서 자꾸 생각을 바꾸고, 거꾸로 된 표현방법을 찾게 되죠. 마찬가지도 연극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비틀어서 갈 필요가 있었어요. 명행 씨도 굉장히 창의적이고 또 진지하게 연습에 임하기 때문에 연습하다 보면 창의적인 것들이 막 나와요. 그래서 그걸 살리다 보면 계속 다른 표현방법이 나오는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슬픔을 웃기게 표현해도 지장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대로 간 거에요. 일부러 꾀를 부리거나 하진 않았어요.” “아픈 마음 이제는 치유하자”고 말하고 싶어 그렇다면 이들이 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2011년부터 세 차례 주인공 ‘오민호’로 분해온 이명행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광주항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1년 처음 이 공연을 하면서 놀랐던 건, 광주항쟁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였어요. 공연 보신 젊은 분들 중에 자신의 고모, 삼촌들이 그 일을 겪었다고 하신 분들도 많았고,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실제로 자신이 그 때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신 분도 있고요. 광주항쟁이 그리 먼 일이 아니구나, 완전히 해소된 일이 아니구나 싶었죠. 그렇게 관객 분들에게 5.18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시켜드릴 수 있는 정도만 되도 저는 만족해요.” “처음엔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고 다 ‘광주이야기’라고만 했어요. 물론 소재는 광주항쟁이 맞죠. 근데 저는 그냥 저는 그냥 거대한 역사의 탁류에 휩쓸렸던 개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어느 역사사건에 대해 조사하다 보면 정말 기가 막힌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요. 병자호란, 임진왜란 때도 김을 매던 부인이 지나가는 남편에게 ‘어디 가요?’ 물으니까 남편이 ‘어디서 부르네’ 무심히 말하고 갔는데 그게 끝인 거에요. 남편도, 자식도 그렇게 가서 안 돌아와요. 기구한 사연이 너무 많아요. 근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모르죠. 그냥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1980년 5월 18일 광주항쟁이 일어나서 몇 명이 죽고 공수부대가 투입됐다는 것들만 알죠. 그러데 그 거대한 수레바퀴 밑에는 짓밟히고 소외된 한 인간의 삶과 영혼이 있거든요. 거대한 흐름 속에 너무도 미약한 인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고선웅) 그러나 그가 비단 그 이야기만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30년 전 억울하게 떠나 보낸 사람들을 기억하며 분노와 한을 품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제 그만 마음을 치유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살아보니까, 누굴 미워하면서는 살 수가 없어요. 미워하고 증오하고 원망하면 자기가 다쳐요. 사랑해야 된단 말이죠. 광주항쟁이 3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계속 원망과 미움을 갖고 사시는 분들이 있어요. 왜냐면 내 자식이 죽고 내 어머니가 죽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그 상처와 원망을 좀 놓으시는 게 어떨까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 거에요. 옛 상처와 아픔을 다시 꺼내보자는 게 아니라, 그 아픔을 잘 치유하고 화해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명행도 같은 생각이다. “공연 마지막에 꽃이 흩날리면서 ‘여산스님’과 오민호, 즉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껴안는 부분이 전 참 좋거든요. 그렇게 나를 용서하고 나를 화해하는, 결국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관객 분들도 그런 따뜻함을 조금이라도 가져가실 수 있다면 좋겠어요.” 네 번째 공연, “껍데기는 다 떨어진다”…광주공연도 기대 4년 째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에 공연돼온 . 이날 몇몇 참가자들은 “이제는 5월이 되면 가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고, 연출과 배우도 네 번째 맞이한 공연에 감회가 각별한 듯 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재공연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처음 재공연 연습을 시작했을 때는 작년에 했던 걸 그대로 하면 되지, 생각했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다른 걸 되게 많이 느껴요. 나도 조금씩 달라져 있고, 연출님도 조금씩 달라진 걸 주시고. 그게 여태까지 굉장히 발전적으로 쌓여왔다고 생각해요. 배우들 사이에서도 더 유기적으로 쫀득쫀득하게 엉기는 것이 생기고. 이것이 어떤 공연인지를 점점 더 체화하고 알아가다 보니까 그만큼 더 깊이 파고들어가는 지점이 생기더라고요. 본질적으로는 같지만, 표현에 있어서 좀 달라지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이명행)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 라는 시가 있잖아요. 제가 살아보니까 껍데기는 무조건 다 떨어져요. 공연을 하다가 어떤 대사가 빠지고 장면이 바뀌면, 그건 다 껍데기였던 거에요. 여러분도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무슨 일을 하든 그래요. 쭉 하다 보면 (껍데기는) 떨어져 나가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떠나가면, 우리는 그 사람이 참 소중했던 사람이고 알맹이였는데 떨어져 나갔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살아보면 그 사람이 알맹이여서 간 게 아니고, 내 인생에서 껍데기였던 거에요.”(고선웅) 특히 올해 는 광주에서의 첫 공연을 앞두고 있다. 광주 관객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두 사람의 마음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어떤 반응일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광주에서 버스 타고 공연을 보러 오셨던 분들이 있는데, “수고했네” 정도의 표현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 분들이 실제로 겪은 일들을 담은 작품이기 때문에 환대를 받을 거라는 기대는 하고 있고요, 어쨌든 작품이 가진 힘이 있으니까 관객 분들께도 그 감동을 잘 전달하려고 하고, 그 분들도 잘 받아주실 거라고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이명행) “(광주에서) 4년 정도를 계속 지켜보다 이제 올 수 있다고 허락을 한 것 같아요. 우리도 4년 차가 되면서 배우들의 역량이나 접근하는 깊이가 달라졌고요. 연극은 워낙 상처를 받기가 쉬워요.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지루해지면 관객들이 보고만 있을 뿐, 속으로는 토해내고 뱉어내고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또 가 워낙 관객들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작품인데 광주 분들이 "이 놈들이 지금 장난하나" 하실 까봐 그 부분이 가장 우려가 돼요. 근데 뭐 저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아따 그러지 마쇼 야, 나름 진지하게 했응게" 하면 좋게 봐주실 것 같아요. 배우들이 또 워낙 잘 하니까. 오늘도 연습을 하면서 전 굉장히 슬프더라고요. 뭘 어떻게 해도 슬퍼요. 그게 결국 이 작품의 본질 같아요.”(고선웅) 얼마 전 성공적인 공연을 암시하는 꿈을 꾸고 나서 네 번째 공연도 잘 되리라 예감했다는 고선웅 연출은 내년, 또 내후년에도 공연을 볼 수 있을지 묻는 관객에게 “결국은 관객이 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젠가는 오민호의 30년 뒤 모습인 ‘여산스님’을 맡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이명행 역시 앞으로도 이 작품에 계속 출연하고 싶다고 전했다. “3년째 공연했을 때만 해도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공간에서 해마다 같은 시기에 3년 연속 공연을 하다니, 정말 한국 연극 역사에 남을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4년차가 되니까 여유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내가 엄청난 작품에 들어와있다는 사명감도 더 생기네요.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어요.”(이명행) 연극 는 오는 26일부터 6월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펼쳐진다. 이후 6월 13일부터 28일까지는 광주 빛고을 시민문화회관에서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4.23 / 조회 12,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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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이 꿈이었다고? 시작에 불과하다" 수현재씨어터 세운 조재현
KBS 드라마 촬영 중간 공연을 위해 단양에서 서울로 약 200km를 달려온 참이다. 2012년 예술의전당에서 초연 이후 공연장을 바꾸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연극 에 출연 중인 조재현은 살수를 길러내는 비밀 살막의 주인 광백 역으로 출연한 영화 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배우로서의 활약 뿐 아니라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 경기도 공연영상위원회 위원장,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서 하루 24시간을 꽉 채워 행동하고 있는 그는 최근 새롭고 의미 있는 행보를 더했다. 바로 오랜 시간 준비한 극장 건립을 이뤄낸 것. 연극열전 프로그래머로 활동하며 대중 속에 연극을 확산시키려 노력했던 그가 이제는 먼저 세상을 떠난 형의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더해 만든 극장 '수현재씨어터'를 통해 젊은 관객 양산을 비롯, 중장년층 관객들을 대학로로 더욱 끌어당길 참이다. 1, 2년이 아닌 10년을 바라보는 농사를 이제서야 시작했다며 "아직 꿈을 이룬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조재현을, 여러차례 일정 조율 끝에 마주했다. 물 한잔과 김밥 한 줄이 그의 저녁이었지만 반짝이는 눈빛, 넘쳐나는 에너지, 그리고 오랜 경험이 빚어냈을 여유와 빠르고 폭넓은 이해는 여전한 모습이었다. 조재현을 만날 날, 마침 그가 대표로 있는 수현재컴퍼니의 두 번째 공연작 의 캐스팅 발표가 있었다. 유쾌한 코미디극으로 프랑스에서 좋은 흥행 기록을 세운 이 작품에서 1인 3역을 선사할 여주인공은 김성령이다. 조재현과 영화 을 함께 촬영했으며 과거 드라마에서도 호흡을 맞춘 바 있었던 오랜 동료이기도 하다. 동료, 선후배 배우들을 연극판에 끌어들이기로(?) 유명한 조재현이 다시 한번 캐스팅 디렉터로 활약한 것인가. 대답은 "아니다"였다. "예전에는 후배들한테 전화도 많이 하고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한테도 친한 척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안 그래요. 내 전화 피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웃음) 연극은 많이 힘든 작업이기 때문에 자기가 확실하게 자리 잡지 않으면 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을 수 있거든요. 연극은 하라고 해서 되는 작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드는 거죠. 본인이 하고자 하는 생각이 있는가가 제일 중요해요." 2008년 연극 에 출연한 고수는 "본인 의지가 매우 강했던 배우"로 조재현이 두고 두고 이야기 하는 후배다. 출연을 앞둔 김성령 또한 마찬가지다. "미스 프랑스 진 출신이 그 대회 조직위원장으로 등장하거든요. 김성령씨도 미스코리아(1992년 진)였으니까 딱 생각난거지. 그리고 그 친구가 연기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많아요. 지금 미모와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로 한창 왕성하게 잘 활동하고 있고 이 때 연극을 하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본인도 공감하더라고요. " 남녀노소가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코미디 장르라는 것에 더해 중견 여배우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작품이다. 수현재씨어터 개관 당시 그가 말한 "중장년층 관객들이 더욱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연장이 되겠다"는 다짐의 실현이기도 할 것이다. "코믹성이 강하기 때문에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거에요. 배우의 역할이 중요한데 김성령 배우가 극중 역할과 나이대도 비슷해 4, 50대 관객들이 정서적인 공감을 할 수 있고, 또 여전히 아름다운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주는 느낌도 있을 거에요. 게다가 코미디 장르이기 때문에 20대부터 50대까지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극장 개관작은 향후 극장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첫 이정표이다. 수현재씨어터는 그가 지금 출연 중이기도 한 을 1번 타자로 내세웠다. 매주 목요일마다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설전을 펼치는 두 남녀의 엇갈리고도 맞닿은 사랑 이야기가 많은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어 초연 당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중장년층 연극이라고 하면 최루성 멜로나 엄마가 암에 걸렸다든지, 하는 내용이 많잖아요. 관객들의 연령이 대부분 높죠. 그것도 좋지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와서 공감할 수 있는 작품, 그런 작품을 소개하는 공연장이 되었으면 하는게 바람이에요. 은 50대 중년의 이야기라고 하니 중장년층이 많이 찾았는데 우리도 공연을 시작하고 보니 30대 젊은이들의 정서와 더 맞더라고요. 그래서 관객층이 넓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분야가 무엇이든 공연계 종사자라면 한번쯤 품어보는 "내 이름으로 된 극장 하나"의 꿈을 조재현은 드디어 이뤄낸 것 아닌가. 그는 "꿈만 꿔야지 현실로 옮긴다는 건 굉장히 바보 같은 짓이다. 후회하고 있다. 돈이 되게 많다면 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절대 하면 안 되는 짓이다"라며 껄껄 웃는다. "극장을 짓는다는 건 내 꿈을 향한 첫 번째 단추일 뿐이지 그 자체가 꿈이 아니에요. 극장을 짓고 무얼 어떻게 할 것인가, 잘 운영할 것인가, 거기에 대한 의미와 보상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가 더 중요한 거죠. 10년이 흐른 뒤에 이 공연장은 이런 저런 여러가지 가치가 있다, 그럴 때 꿈이 실현됐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여러 민관 단체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것이 조재현 스스로에게 '꿈을 이뤄가는 과정의 명분'을 생각하게 해주었다고 덧붙인다. "어찌보면 공공기관이라는 곳에서 일을 해 보니 도덕성은 당연한 것이고 내 일의 명분에 대해서 스스로 명확해지더라고요. 내가 추진한 일에도 '이 일을 왜 하지?'하고 스스로 물을 때가 많아요. 그러면서 가치를 찾으려고 노력을 했었고. 처음에는 다들 얼굴마담으로 나를 찾았겠지만 그럴 바엔 난 거기에 있을 필요가 없죠. 그건 나와 맞지도 않고, 할 거면 제대로 하자, 그러면서 일을 저지른 게 여기까지 온 거에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일 자체 보다 주변 환경에서 등장했다. "지역 언론, 지역 의회의 성격이나 접촉하는 방식을 몰랐으니 처음에는 굉장히 낯설었죠. 그러다보니 오해도 생길 수 있고. 정말 남들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내가 정치에 꿈이 있으면 '훌륭한 정치가가 되기 위해서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난 그런 사람이 아니었단 말이지. 오로지 의미와 보람 만을 가지고 남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는 일을 해 보겠다고 했는데 정치적으로 해석하거나 무조건적인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을 연임하는 등 배우 외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치에 뜻이 없다는 말은 많은 정치가들이 입문 전 보이는 대외적 발언 아닐런지. 그는 단호하게 답했다. "전혀 뜻이 없어요. 또 나 혼자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연출하면서 느꼈던 건데 알런이나 다이사트 역을 해 봤지만 연출로 객석 맨 뒤에서 작품을 보는 그 쾌감이 있더라고요. 내가 만든 영화제를 찾아주는 사람들, 그 영화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사람들을 보고 느끼는 쾌감, 보람이 엄청나요." 지금 그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뮤지컬, 콘서트와 달리 연극 관객수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셜커머스 등장을 비롯, 1만원 이하의 공연 티켓들이 산재해 "연극은 싼 것"에 맛을 들인 젊은 관객들이 과연 오랜 연극 팬으로 자리할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 더해진다. "젊었을 때 연극 봤었는데 다시 보니까 재밌네, 하는 중장년층을 끌어들이는 게 일단 맞아요. 그런데 지금 5, 60대가 소극장에 오면 아들, 딸 같은 애들 사이에 끼어야 하니 어색한 거지. 그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려면 유사한 분위기의 사람들이 같이 있어줘야 해요. 그런데 이들만 끌어들인다고 되는 일이 아니에요. 연극의 새로운 관객들은 대학교 1학년, 20대 초반인데 1만원 짜리 연극만 보게 된다는 건 설탕과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아, 맛있다" 할 뿐이지, 거기에 적응이 되면 그 다음에 다른 음식은 못 먹게 되거든요. 나쁜 건 아닌데 위험하다는 거죠. 이걸 헤쳐 나가기 위해선 정말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언제나 조재현이 남고 싶은 곳은 '배우'라는 이름 안이다. 살아온 시간의 딱 반인 25년을 배우로 채워온 그는 나이가 들수록 멜로에 대한 갈증이 심해진다고 이야기한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배우들이 그런 생각을 해요. 점점 인간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죠. 젊었을 때 놓쳤던 것들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그걸 연기로 구현해 보고 싶은 욕구가 더 생기는 거죠. 섹시한 배우로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언젠가 했는데, 아버지, 할아버지 역만 가능한 배우로 갈 것이냐, 아니면 멜로도 가능한 배우가 될 것이냐, 하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고 봐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4.09 / 조회 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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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재현, “중 장년층 관객을 위한 연극 만들겠다”
지난 26일 수현재씨어터 개관작으로 선정된 연극 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수현재씨어터는 배우 조재현이 건립한 공연장으로 수현재라는 이름은 1990년대 중반 갑자기 세상을 떠난 조재현 형의 이름인 ‘조수현’과 본인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3월 1일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 조재현은 “중장년층 관객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은 사랑에 무책임한 역사학 교수 정민과, 사랑에 서툰 국제분쟁 전문기자 연옥이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며 겪는 사량과 이별, 갈등과 화해를 다룬 이야기로 작년 전국 투어 공연과 지난 1월 대학로 앵콜 공연을 마무리한 후 이번에 수현재씨어터 개관작으로 새로운 막을 올리게 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조재현, 배종옥, 유정아, 정은표 등 출연 배우들이 공연의 몇 장면을 선보임과 동시에 황재현 연출과 함께 질의 응답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황재현 연출가는 “작품과 어울리는 적절한 무대를 만나서, 배우들의 눈빛과 손짓까지 관객들에게전달 할 수 있는 단순하면서 힘있는 연출과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으며, KBS 아나운서 출신의 유정아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연극 작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연극 은 오는 3월 1일부터 4월 27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수현재씨어터 제공
2014.02.27 / 조회 10,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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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화제의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새 공연장에서 다시 뭉친다
2013년 화제를 이끌었던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이 2월 20일 대학로 새 공연장 ‘수현재씨어터’ 개관작으로 막을 올린다. ‘수현재씨어터’는 배우 조재현이 연극에 대한 특별한 애정으로 건립 중인 공연장이다. 이번 공연에는 그의 뜻을 지지한다는 의미에서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초연 및 앵콜 무대에 섰던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작품은 결혼 빼고 다 해본 ‘그’와 ‘그녀’의 이야기다.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는 중년 남녀가 겪는 사랑과 이별, 애정과 증오, 갈등과 화해를 그린다. 남녀의 본질적 차이와 인생을 논하면서도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고 연인들의 심리와 갈등을 충실하게 살려낸다. 사랑에 무책임한 역사학 교수 ‘정민’ 역은 조재현, 정은표, 박철민이 분한다. 캐스팅 됐다. 조재현은 선 굵은 감정연기로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배우다. 정은표는 극단 ‘목화’ 출신으로 탄탄한 연기력에 능청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할 예정이다. 박철민은 가장 큰 특기이자 장점인 유머와 재치를 살려 유쾌한 ‘정민’을 선보일 전망이다. 사랑에 서툰 국제분쟁 전문기자 ‘연옥’ 역은 배종옥, 유정아, 정재은이 열연한다. 배종옥은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초연 당시 섬세한 연기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유정아는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답게 정확한 발음과 지적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정재은은 중성적이고 쿨한 성격 뒤에 숨은 모성애를 표현하며 캐릭터의 완급 조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2월 20일부터 4월 20일까지 두 달간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1차 티켓오픈은 1월 28일 오전 11시로 예정되어 있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수현재컴퍼니
2014.01.22 / 조회 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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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정은표·박철민…세 배우의 개성 빛나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는 중년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이 11월 29일 대학로에서 다시금 무대에 올랐다. 초연부터 남자주인공 정민 역을 맡아 활약해온 조재현을 비롯해 정재은·정은표 등 의 배우들은 지난 4일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국내 첫 무대에 오른 은 프랑스 작가 마리 카르디날의 을 한국 상황에 맞춰 각색한 연극으로, 의 황재헌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이별, 죽음과 가족 등 인생의 다양한 화두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 젊은 관객뿐 아니라 중장년층 관객에게도 두루 사랑받았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유정아, 정은표, 윤이나, 이현응주인공 정민과 연옥은 50대 중반으로, 매주 목요일에 만나 야구·역사 등에 대한 토론을 나눈다. 토론은 매번 사소한 계기로 싸움으로 번지고, 격한 언쟁이 오가는 와중에 젊은 시절 뜨거운 사랑을 나눴던 그들의 과거와 미묘한 갈등이 점차 드러난다. 초연에서 조재현과 정웅인이 번갈아 연기했던 정민 역은 이번 무대에서 조재현과 박철민·정은표가 함께 맡았다. 정은표는 이후, 박철민은 이후 3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세 배우는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교수인 정민을 각기 다른 느낌으로 표현해낸다. "세 배우의 분위기와 각각 표현하는 인물이 모두 다르다. 세 배우의 장점이 더욱 돋보이도록 정민이라는 인물과 접목하는 것이 내 일이었다"는 황재헌 연출은 조재현에 대해 "워낙 본능적으로 연기하는 배우라 즉흥적이고 뜨겁게 무대에 선다"고 말했다. 정은표에 대해서는 "특유의 따뜻함과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대단히 이성적으로 캐릭터에 접근한다"고 말했고, 박철민에 대해서는 "굉장히 섬세하게 모든 장면과 대사를 준비해서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는 정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유정아, 박철민 국제분쟁 전문 기자로 세계 곳곳을 누비다 은퇴한 연옥 역에는 초연멤버 정재은과 아나운서 출신의 유정아가 캐스팅됐다. 은퇴 후 난초를 키우며 쓸쓸한 일상을 보내던 연옥은 매주 목요일 주제를 정해 대화를 나누자는 정민의 제안에 묘한 설렘을 느낀다. 이 작품으로 첫 연극무대에 오른 유정아는 이날 무리 없이 연기를 펼쳤다. 이외에도 이현응·윤이나·채수빈 등이 젊은 시절의 정민·연옥과 그들의 딸 이경을 각각 연기했다. "초연에서는 주연남녀배우에 비중을 많이 실었는데, 그러다 보니 다른 배우들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약간 쉬어가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는 황재헌 연출은 "이번에는 조연배우들에게도 확실한 역할을 주고 연습할 때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전했다. 무대도 작년과는 조금 달라졌다. 작년에는 무대 앞뒤에 객석이 있었지만, 이번 무대는 여느 공연장처럼 한 방향에만 객석이 있다. 이에 대해 연출은 "친밀하게 보여질 부분은 더욱 친밀하게, 객관적으로 보일 부분은 더욱 객관적으로 보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현·정은표·박철민 등 세 주연배우의 각기 다른 개성이 돋보이는 은 내년 1월 19일까지 오는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펼쳐진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조재현, 채수빈, 김주영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3.12.05 / 조회 15,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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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푸르른 날에’ 재공연, 성장한 부분 잘 다스릴 것” 고선웅 연출가
연극 ‘푸르른 날에’는 ‘개인’과 ‘역사’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 5.18 광주민주화항쟁이 배경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남녀의 30년 고통 속 삶을 과장된 대사와 허를 찌르는 유머로 풀어낸다. 작품은 2011년 초연 당시 ‘진부한 멜로드라마를 통속적인 신파극으로 유쾌하게 비틀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베스트3 등 한국 연극계의 주요 상을 휩쓸었다. 2012년 재공연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중극장 연극에서 드문 ‘전회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연극 ‘푸르른 날에’가 일으킨 반향의 중심에는 연출가 고선웅이 있다. 그는 연극 ‘뜨거운 바다’, ‘리어외전’, ‘칼로막베스’ 등 자신만의 특색이 담긴 작품들로 매 공연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연출가다. 고선웅은 이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아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야기의 본질을 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고선웅 연출가와 4월 12일 유선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푸르른 날에’가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세 번째 재공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이야기가 갖고 있는 원래의 힘이다. 된장국을 끓이면 된장 맛이 살아있어야 한다. 이야기도 이처럼 원래의 풍미가 있다. 연출은 이야기의 진정성과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1시간 45분 동안에 벌어지는 일로 상황이나 인물, 시대적 배경 등이 굉장히 기구하다. 그런 것들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것 같다. 출연하는 배우들도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잘 풀어줬다. - 중극장 규모의 연극이 세 번이나 연이어 재공연 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개인적으로 재공연할 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연극은 한 번 무대에 오르고 나면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한 작품을 만들려면 정성도 많이 들어간다. 재공연하면 작품이 ‘자연성숙’되는 부분이 있다. 연출과 스태프가 재공연에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이 작품이 왜 재공연을 하게 됐을까’의 본질을 따라가면 더욱 좋은 무대가 될 수 있다. - 이번 무대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본질’을 찾아가게 될 것 같다. 작품은 어느 순간이 되면 ‘자가성숙’한다. 연습하면서도 느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아지고 성숙해졌다. 2012년 재공연이 그랬듯이 이미 다시 공연되는 순간 진화된 거다. 달라지려 애쓰는 부분은 없다. 그동안 성장한 부분을 잘 다스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연극 ‘푸르른 날에’는 ‘제3회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했던 정경진 작가의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 처음 희곡을 봤을 땐 어땠나.이 작가가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어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질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형식과 연극성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작품이 본질 때문에 지나치게 진지해지면 관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슬픈 이야기를 슬프게만 담아내는 것 보다, 다른 얼개에 담아내는 것이 오히려 ‘본질’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다. 연극은 엄밀한 의미에서 허구지만, ‘허구에서 진실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단순하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그 안에 담겨 있는 고매한 진실과 진정성이 있다. 그것을 잘 쳐다보고,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고선웅 연출가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연극이자 관객의 끊임없는 성원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어제 연극 ‘푸르른 날에’ 지난 공연을 촬영한 DVD를 봤다. 보면서 이 연극을 지혜롭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진심을 놓지 않으려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다. 물론 이제까지의 작품도 늘 진정성 있게 하려고 해왔다.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새롭고 재미있는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했었다. 연극 ‘푸르른 날에’에서는 연극이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과 책임 등에 대해서 고민했다. ‘고선웅’의 객기가 통제돼 만들어진 ‘착한 연극’이다. - 최근 여러 작품으로 호평을 이끌어 내며 ‘제32회 영희연극상’을 수상했다. 소감은?릴레이로 바통을 이어받은 것 같다. 이제는 중간쯤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잘 넘겨줘야 할 것 같다.- ‘제32회 영희연극상’의 심사평에서 ‘연극이 지닌 본연의 연극성과 깊이 있는 사회성을 바탕으로 관객과 평단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고선웅 연출가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연극은 대중이 보는 것’이니까 대중성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극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대중의 취향에만 맞출 수도 없다. 만드는 이들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연극은 대중성과 진정성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영희연극상’을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런 평을 해줘서 기뻤다.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이다. 연극 ‘푸르른 날에’ 공연 정보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등급 : 미취학아동입장불가관람시간 : 100분일시 : 2013.05.04 ~ 2013.06.02출연 : 김학선, 정재은, 정승길, 이영석, 호산, 이명행, 조윤미 등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신시컴퍼니
2013.04.25 / 조회 1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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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상처를 어루만지다, <푸르른 날에> 5월 공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픔을 풀어낸 연극 (정경진 작/ 고선웅 각색, 연출)가 오는 5월 다시 관객을 찾는다.
지난 2011년 초연한 는 5.18이라는 아픈 역사를 ‘21세기 신파극’으로 새롭게 조명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작품. 지난해 재공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무대 역시 지난 공연들의 프로덕션과 스태프들이 그대로 모였다. ‘여산’ 역에 김학선, ‘老정혜’ 역에 정재은, ‘일정’ 역에 이영석, ‘오민호’ 역에 이명행, ‘오진호’ 역에 정승길 등이 캐스팅, 다시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등의 작품에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던 이윤수 무대디자이너, 등의 영화의상과 연극 로 동양의 미학을 보여주었던 정경희 디자이너역시 다시 참여한다.
고선웅 연출은 “창작연극이 이렇게 관객들의 사랑 속에서 매년 5월, 세 번째 무대까지 올릴 수 있는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파는 더욱 디테일 해지고 더욱 통속적으로 연출 될 것이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는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3.26 / 조회 9,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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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빼고 다 해본 이들의 대화, <그와 그녀의 목요일>
알고 지낸 시간이 모르고 지낸 시간보다 길다. 결혼을 안 했지만 딸이 있고, 함께 살진 않지만 매주 목요일 함께 만나 ‘죽이 잘 맞는’ 난상토론을 벌인다. 달라도 너무 다른 50대 남녀의 이야기, 연극 이 막을 올렸다. 프랑스 작가 마리 카르디날의 ‘샤를르와 롤라의 목요일’을 모티브로 한국 역사와 상황에 맞게 재탄생한 작품으로 각색과 연출을 맡은 황재헌은 “원작이 갖고 있는 남녀, 두 인물의 출신, 성격 차이를 그래도 우리의 상황에서 가져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는 남녀의 모습은 시대를 뛰어 넘어서 늘 존재하는 질문들로, 출발부터 다른 두 남녀의 불협화음이 묘한 하모니를 이뤄가는 것이 이 작품의 묘미다.” 50대 중년이 된 이성친구 연옥과 정인은 매주 목요일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매번 사소함 싸움으로 번지는 이들의 대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서로를 더욱 이해하는 길로 이끈다. 연옥 역의 배종옥정민 역의 조재현개막 전부터 배종옥, 조재현, 정재은, 정웅인 등 연기 잘하기로 소문난 배우들의 대거 출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종옥과 정재은은 어부 집안의 막내딸로 태어나 혼자 광주에 올라와 공부하며 5.18 등을 겪으며 진보적이고 강한 성격을 가지게 된 은퇴한 국제 분쟁 전문기자 연옥을 맡는다. 조재현과 정웅인은 서울의 부유한 집에서 나고 자란 유머러스하면서도 섬세한 내면을 지닌 저명한 역사 학자 정민으로 변신, 호흡을 맞춘다. 결혼 빼고 다 해본 우리충돌의 상황은 다시 오고27일 주요 장면을 공개한 프레스콜 자리에서 배종옥은 “좋은 배우들과 같이 무대에 서길 바라는 건 모든 배우의 바람으로, 과거 노희경 작가의 단막극에서 만났던 정웅인씨와 연극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조재현 씨 등 좋은 파트너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작품을 더욱 기대했다”며 무대에 서는 소감을 말했다. 유머넘치는 세심한 남자 정민 역의 정웅인연옥 역의 정재은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이들의 목요일이번 작품의 배우이자 연극열전의 프로그래머로도 활약하고 있는 조재현은 “프로그래머 역시 좋아서 하는 일로, 여러 의미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언제나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2, 3년 간 연극 시장이 많이 힘들고 미래도 썩 밝아 보이지 않아 힘들다. 연극열전의 길은 이럴 때 일수록 중심을 잡아야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이야기를 우리 목소리로 연기할 수 있는 창작극 작업에 더욱 관심을 가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는 두 남녀의 기묘한 만남이 6번의 목요일이 펼쳐지는 연극 은 오는 12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11.28 / 조회 1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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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옥·조재현 함께 연극 무대 오른다
배종옥·조재현이 함께 연극무대에 오른다. 두 배우는 연극열전의 차기작 에서 가족보다 더 서로를 아끼는 이성친구로 변신해 끈끈한 우정을 나눌 예정이다. 은 오랜 시간 서로를 알아온 남녀가 매주 목요일마다 자신들만의 추억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담았다. 주인공들이 나누는 지적인 대화 속에서 남녀의 심리가 섬세하게 그려지며, 현대를 살아가는 남녀들이 공감할 만한 인생관·사랑관이 세련되게 펼쳐진다. 배종옥은 이 작품에서 은퇴한 분쟁 전문기자 연옥 역을, 조재현은 역사학자 정민 역을 맡는다. 이번 연극은 두 배우가 지난 1991년 영화 '젊은 날의 초상'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함께 출연하는 작품이라 큰 기대를 모은다. 은 오는 11월 23일부터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티켓은 오는 18일(목)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2.10.16 / 조회 12,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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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단절’ 사이에서 핸드폰이 울린다! 연극 ‘죽은 남자의 핸드폰’
극단 ‘맨씨어터’가 창단 5주년을 맞이해 연극 ‘죽은 남자의 핸드폰’을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2012년 공연예술창작기금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대학로 대표 연출가 박근형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 ‘죽은 남자의 핸드폰’은 디지털 시대의 단절과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담은 블랙코미디 작품이다. 한 여성이 카페에서 우연히 한 남자의 핸드폰이 계속 울리는 것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남자가 사망해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여성은 대신 그의 핸드폰을 받게 된다. 그녀는 핸드폰을 통해 죽은 남자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오해로 가득한 가족관계, 가까운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한 채 살아온 인생의 발자취를 하나씩 더듬어간다. 작품은 일면식도 없었던 한 남자의 인생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는 여주인공을 통해 진심과 배려로 관계를 회복해가는 과정과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또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허공에 떠도는 ‘비인간적인 관계 맺음’이 아니라,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눈을 마주치며 ‘진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삶’임을 강조한다. 박근형 연출은 극단 골목길 대표로 ‘햄릿’,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 아버지’ 등 많은 문제적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극단 맨씨어터는 ‘갈매기’, ‘디너’, ‘썸걸(즈)’, ‘울다가 웃으면’ 등을 통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극단 ‘맨씨어터’의 연극 ‘죽은 남자의 핸드폰’은 2012년 6월 9일부터 6월 2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5.09 / 조회 8,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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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에> ‘명랑신파통속극’에 담긴 5.18 비극
제3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정경진 작가의 가 지난 10일부터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다. 연극 는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몸으로 겪은 젊은이들의 아픔과 비극을 그린 연극. 30년 전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결국 승려가 되는 남자와, 그의 아이를 낳고 기른 여자의 이야기기가 펼쳐진다. 정경진 작가의 원작 인물들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고선웅 연출의 각색과 연출로 ‘언어와 행동의 과장’으로 신파통속극의 모양를 취하고 있다. 30년의 세월을 건넌 주인공들은 슬프지만 기쁜 척, 사랑하지만 아닌 척, 힘들지만 담담한 척하며 시종일관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아 주제의 무거움을 한결 덜고 있다. 연극 는 5월 29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30년 전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 사이 좋은 이복형제 살아남기 위해 비겁자가 된 민호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5.13 / 조회 8,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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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연극 <푸르른 날에>, 5월 공연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연극 가 오는 5월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남산예술센터와 신시컴퍼니가 공동 제작하는 연극 는 ‘제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으로 5.18 광주 민주화 항쟁에 휘말린 념녀와 사랑과 그 후 30여 년의 인생 역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는 ‘제 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했던 사연들을 현재와 과거, 미래가 공존하는 구조로 그려낸 눈물과 감동이 있는 수준 높은 작품’ 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의 각색, 연출을 맡은 고선웅 연출가는 이 작품은 “명랑하게 과장된 통속극” 이라고 정의하며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목도(目睹)가 아닌 현재를 환기해주는 이야기로 풀어낼 것" 이라고 말했다. 고선웅 연출가 특유의 리듬감과 위트가 담긴 촌철살인 입담 속에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의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연극 는 오는 5월 10일부터 29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4.21 / 조회 13,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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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사랑을 아는 남자, 이석준의 연애상담소
연극를 보고 나온 여자 관객들의 입에서 화끈한 육두문자가 출몰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연 관람 후 팬미팅을 앞둔 설레임 보다 무대 위 ‘그 자식’의 뻔뻔함에 몸서리를 친 배우 이석준의 팬들. 그래, 제대로 만났다! 무대 위에서는 여자 마음 뒤흔드는 ‘실력 있는 남자(?)’ 이석준이 무대 아래에서 21세기 남하당 대표로 나서서 남녀의 아리송한 심리에 명약 처방을 내려주고자 플레이디비 가족들을 만났다. 이제부터 센스 만점 이석준의 연애상담소, 오픈이다. 올해 스무 살이 된 김진영씨. 동반한 친구가 ‘연애 경험 제로’라며 솔로탈출 팁을 이석준에게 구했다. “정말 남자친구 사귄 적 없어요?”라는 이석준의 돌발 질문에 머뭇머뭇 거리며 친구의 얼굴이 빨개졌는데. “에이~ 잘못 알고 있었네, 친구분 남친 있었어요!”(웃음) “솔로탈출 원해요? 일단 눈을 낮춰요. 세상이 넓어진다니까!” 의 그 남자가 했던 못된 짓(?)이라지만, 헤어진 연인이 문득 생각나서 ‘어떻게 지내나’ 궁금했던 경우 한번 쯤은 있을 듯. “남자들은 헤어진 연인을 만나보고 싶어 하나요?”라는 한 참가자의 질문에 “절대!”라고 딱 잘라 말하던 이석준. 반대로 “진짜 여자들은 헤어진 남친을 만나고 싶냐”고 물어본다.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어요”, “절대 그러고 싶지 않아요”, “만나보진 않았지만 한번쯤은 보고 싶어요” 미묘한 여자들의 마음. 당신은 어느 쪽? “남자는 마음 없이 절대 옛 애인 만나고 싶어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정말 나쁜 남자!” “그런데 여자들은 이유 없이 화내는 적 있지 않나요?”라는 이석준의 말에 “맞아요!”라며 유일한 남성 참가자의 함성 가득한 동조가 순식간에 터져 나온다. 웃음 폭발. ‘뭣도 모르는 남자들을 위한 여자들의 컨설팅’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남자들의 착각이에요, 왜 이유가 없어요, 다 이유가 있어요!” “그 이유를 도대체 모르겠으니까 말이죠!”(이석준) “와이프랑 연애 할 때는 그녀가 나에게 모든 것을 다 해줄 것 같았어요. 그런데 결혼 후에 남편이 할 일, 부인이 할 일을 나눠서 적어 왔더라고요. 보니까, ‘남편이 할일 설거지, 부인이 할일 정리, 남편이 할일 빨래, 부인이 할 일 빨래 개기.(웃음)”(이석준) “자기야, 여전히 알라뷰~” 1999년 에 출연한 이석준을 본 이후 지금까지 ‘열성팬’을 자처하고 있는 김안나(25)씨를 비롯, 전작인 까지 꼬박꼬박 챙겨 본 관객들과의 대화는 배우 이석준으로 향해 갔다. “는 한지 같은 작품이고 는 하드보드지 같아요. 의 남자는 정말 인간으로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고, 또 서양 문화에서 더욱 익숙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 부분을 잡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죠.” 자정에 가까워서야 끝난 이석준의 연애상담소. 풀어놓은 이야기 보따리를 애써 추스리던 이석준의 한마디, “내가 더 상담을 받았잖아!”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0.12.09 / 조회 18,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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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X-보이프렌드의 달콤한 유혹, 연극 ‘썸걸(즈)’
연극 ‘썸걸즈’는 대본, 연기, 연출이라는 삼박자가 골고루 균형을 갖춘 이른바 웰메이드 연극이다. 한 대 ‘후려쳐’주고 싶어지게끔 만드는 이석준의 노련한 연기는 보는 이들의 감정을 이입시키기에 충분하고, 호텔을 배경으로 등장하는 네 명의 X-걸프렌드들은 각각의 성격 확실해주시니 어떤 장면도 비슷하게 흘러가는 법이 없다. 결혼을 앞두고 자신의 지난 여자들을 다시 만나 잘못을 바로잡고 쿨하게 매듭짓고자 하는 주인공 진우는 우리가 남녀 사이에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매너를 보여준다. 불행한 것은 우리는 이 장면을 현실 어디쯤에선가 분명 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 글을 시작하는 이 모든 수사는 어쨌든 연극 ‘썸걸즈’가 괜히 2007, 2008 화제의 연극으로 떠오른 작품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기 위해서다. - 잘 짜여진 극본의 힘 서로 다른 에피소드와 추억을 가진, 하지만 그 마무리는 늘 똑같았던 진우의 과거사는 등장하는 네 명의 여자들로 인해 드러난다. 성격도, 스타일도, 취향도 모두 다른 네 여자는 진우와의 관계 안에서 ‘상처’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진우가 조심스럽게 과거 이야기를 꺼낼 때 여자들은 모두 쿨한 척 하며 ‘괜찮아’를 연발하지만 대화가 전개될수록 숨겨진 상처는 이내 고개를 들이밀고야 만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 생각했던 지나간 연애의 마무리가 한쪽에서는 미처 정리되지 않았던 것이다. 감정은 격앙되고 여자들은 어김없이 호텔방을 뛰쳐나간다. 연극 ‘썸걸즈’는 과거 여자들을 등장시켜 ‘진우는 나쁜남자’라는 공식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군더더기 없이 등장하는 첫 번째 여자부터 마지막 네 번째 여자까지 각기 다른 호흡으로 말해왔기에 오히려 일관성을 얻어왔던 이 작품은 극 후미에 터지는 기막힌 반전 하나로 모든 것을 전복시킨다. 이 한 순간을 위해 작가와 배우들은 모두 한 패가 돼 관객들을 속인다. 그 과정이 참 능청스럽고 영리하다. - 결코 부수적일 수 없는 무대와 연기 무대에 입장하는 관객들은 무대를 왼쪽에 끼고 돌아 객석에 앉게 된다. 앞이 넓게 트여 시원하게 빠진 무대는 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했다. 내 방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누구나 한 번쯤 그려봄직하다. 세로 형태의 블라인드 사이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외관은 도시의 밤을 황홀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다. 호텔 방은 꽤 높은 층에 위치했다. 잘나가는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진우와 매치시키기에 적합하다. 호텔방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이 사건은 진우를 연기하는 배우의 역량에 크게 좌우될 수 있는 작품이다. 관객들의, 특히 여성관객들의 질타의 대상이 되는 진우의 이기적인 행동과 연약함, 그 뒤에 감춰진 본성이 이석준의 연기를 통해 무리 없이 전달된다. 특히 거짓말이 들통 나 화를 내는 여자 앞에서 ‘사랑해’라고 말하는 진우는 어이없음에 폭소를 불러온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17 / 조회 16,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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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걸즈> 여욱환 “나쁜 남자? 실제는 지고지순 해요”
190cm에 달하는 키, 씩 웃을 땐 소년 같은 이미지가 풍기는 이 남자, 로 두 번째 연극 무대에 서는 배우 여욱환이다. 드라마에서 보여주던 강렬한 캐릭터와는 달리 조근 조근 이번 무대를 말해나가는 모습에서 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남 ‘강진우’가 떠오른다. 여러 여자 마음을 아프게 한 진우를 한창 연기 중인 그에게 실제 연애스타일을 묻자 “지고 지순한 편”이라며 웃어 보인다. 한창 연습 중인 그는 지금 배우 여욱환과 강진우를 오가고 있다.한 남자와 네 여자 2007년, 연극 이후로 두 번째 연극에 출연하는 것이니 꽤 텀을 뒀다. 그 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활동을 해 온 그에게 시간을 맞추기란 쉽지 않았던 것. 하지만 의 강진우는 남자 배우들이 탐낼 만한 많은 요소를 지닌 캐릭터다. 결혼을 앞두고 헤어진 여자친구들을 만나는 납득하기 쉽지 않은 남자이지만, 그만큼 여자들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남자다. 물론, 극장문을 나서면, 여성관객들의 곱지 못한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생각이 많았어요. 은 초연이었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없었지만 는 워낙 잘 됐던 연극이고, 석준 선배도 계시니까 부담이 많이 됐죠. 게다가 분명 대본은 코미디인데 그 안을 들여다 보면 다른 게 있어 보였거든요. 연출님의 의도에 따라서 색깔이 달라질 수 있겠다 생각했고 출연하게 됐죠.” 첫 연극에서 네 명의 남자 배우들과 함께 했던 그가, 이번엔 네 명의 여자 배우들과 무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흥미롭다. 네 명의 여자친구와 네 번의 옴니버스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 "요즘 체력을 키우고 있다"는 그는 “연습 때면 내가 가장 먼저 와 있고, 여성 배우들이 매 타임 와서 연습을 하는 독특한 방식”이라며 재미있어 한다. 결혼을 앞두고 자신이 말 없이 연락을 끊어버린 전 여자친구를 만나서 다시 마음을 뒤흔들어 놓곤 “나한테 화난 거 아니지?”를 맑은 얼굴로 물어보는 남자. 하지만 결국은 상처만 남기고 떠나는 남자. 여자들은 이런 남자는 ‘나쁜 남자’라 칭한다. 하지만 정작 여욱환은 다른 의견이란다.“지난 공연을 할 때 여성 관객들이 욕을 하면서 나갔다고 들었어요. 중간에 피드백이 확실하게 와서 좋은데.. 그래서 더욱더 진우의 마음을 진심 어리게 표현해야 할 것 같아요. 진우는 나쁜 남자로만 볼 순 없거든요.” 진우는 어떤 남자인지 묻자 잠시 생각하더니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정말 헤어진 여자친구가 보고 싶었던 사람이에요. 대사에 ‘네가 보고 싶어서’란 말이 있는데 정말 그랬던 거죠. 물론 끝엔 약간 목적이 있었지만, 여자친구들이 보고 싶었던 건 사실라고 생각해요. 진우를 나쁜 남자 하나로만 캐릭터를 가지고 가면 매력이 없을 것 같아요. 요즘 나쁜 남자들이 너무 많이 나왔잖아요.” "내가 못하는 걸, 얘가 하네 싶었죠"그는 극 중 진우를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한, 남자 입장에선 ‘마음 속 깊은 곳의 ‘워너비’ 인물로 표현하고자 한다. “처음 대본을 보고 내가 하지 못하는 걸 얘가 하네” 했다며 웃어 보인다. “남자들은 다 똑같아요. 사회적 잣대나 도덕 때문에 못 하는 게 많잖아요. 한번쯤 이런 생각들 할 거에요. 말 없이 떠나버릴까 어떨까. 실제 그런 친구들은 봤어요. 한 사람을 사랑할 땐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다른 곳에선 또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새로운 문화인가 싶게 있더라고요.” 진우 역에는 초연 배우이기도 한 이석준이 더블 캐스팅 됐다. “주위에서도 두 배우의 색깔이 완전히 다르다고 이야기 해요. 석준 선배는 여자를 대하는데 굉장히 노련한 진우이고, 저는 좀 더 소년 같은 진우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얄미운 짓을 되게 많이 하는데도 밉거나 싫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아이가 철없는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웃음). 처음엔 생각이 많았는데 하루하루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어요.” 여욱환은 2002년 드라마 ‘학교4’로 데뷔한 9년 차 배우. ‘학교4’를 비롯해 시트콤 ‘논스톱’ 영화 ‘쌍화점’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갔다. 생각보다 긴 경력, 모델 출신 배우라는 딱지를 떼고 그는 배우의 길을 묵묵하게 걷고 있다. “군대 제대하고 작년 즘엔 약간 조바심이 났어요. 하지만 평생 연기 할 건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연극, 영화, 드라마를 굳이 나누지 않고, 배우로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11.03 / 조회 1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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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에 의한, 엄마를 위한 축제! 연극 ‘엄마들의 수다’와 뮤지컬 ‘메노포즈’ 이야기
한때 잘나가던 퀸카였던 그녀. 그녀는 뭇 남성들의 구애를 뒤로 한 채 자신만을 향해 목매던 그와 못 이기는 척 웨딩마치를 올린다. 그런데 간도 쓸개도 다 빼줄 것 같던 이 남자가 완전히 새로운 인물로 변신한다. ‘잡힌 물고기’ 신세로 추락해버린 그녀는 꿈같은 신혼의 추억에 자신의 과거를 묻어버린 채 밀려드는 가사와 육아에 매달린다. 남편이란 작자는 “술 처먹고 들어와서 네발로 기어 다니는” 만행을 일삼고, 아이는 시도 때도 없이 보챈다. 가끔 “내 아들이 남편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 때면 키우기 싫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녀는 말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며 “엄마”라고 명명하는 아이를 품 속 깊이 안는다. 하지만 ‘찬란한 행복’이었던 자식들은 어느덧 장성해 저마다의 둥지를 찾아 떠난다. 남편은 일과 회식을 핑계로 하루가 멀다 하고 늦는다. 그녀는 속절없이 늘어가는 주름살과 뱃살을 바라보며 혼자 밥을 먹고 남편과 자식들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낸다. 빈껍데기처럼 남겨진 그녀는 우두커니 앉아 끝없는 외로움과 마주한다. 가족들의 무관심속에 방치된 채 홀로 남겨진 그녀는 ‘빈 둥지 증후군’을 앓으며 갑작스런 몸의 변화에 직면한다. 연신 손부채질을 해대며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내는가 하면, 시도 때도 없이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갑작스레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쳐낸다. 불면으로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확확 솟구쳐 오르는 열 때문에 땀으로 침대 시트를 흠뻑 적시기도 한다. 연극 ‘엄마들의 수다’와 뮤지컬 ‘메노포즈’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그리고 말할 이 하나 없는 그녀들의 속사정을 시원하게 풀어낸다. 그녀들은 누구의 아내이자 누구의 엄마로서가 아닌, 그녀 자신 그대로를 서로에게 드러내 보인다. 혼자 끙끙 앓아왔던 고민들은 대화에서 수다로 이어져 건강한 웃음과 눈물을 만들어낸다. 프로작으로 향하던 손길은 서서히 줄어들고, 누구 엄마나 아내의 호칭으로 대신했던 그녀들의 이름은 길고도 긴 잠에서 서서히 깨어난다. 예전의 미모와 젊음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주름살과 뱃살은 어김없이 꼬박꼬박 늘어가지만, 그녀들은 ‘아줌마들의 수다’에 위안 받으며 자신을 찾아가고 문득 자신들의 엄마를 되돌아본다. 훌쩍 늙어버린 그녀들이지만 언제까지나 엄마의 영원한 딸일 수밖에 없는 그녀들. 그녀들은 출산과 육아, 그리고 폐경이라는 한바탕의 성장통을 겪어내며 엄마를, 그리고 그녀 자신을 살아낸다. 그렇기에 이들의 공연은 한없이 수다스럽고 요란하지만 아름답고 숭고하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가정의 울타리를 책임져야만 했던 이들의 땀방울은 억척스럽지만 눈부시다. 이들은 가족들을 위해 거침없이 달려온 모든 어머니들을 위해 오늘도 신명나는 축제 한 판을 정성껏 마련해놓는다. 박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2.18 / 조회 2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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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프> 작은 참새의 불꽃 같은 삶
체구는 작지만 내 딛는 발걸음이 꿋꿋했던 여인이 노래를 부르다 말고 쓰러진다. 다시 마이크를 붙잡고 일어선다. 그러나 노래는 끝까지 이어지지 못한다. 비극이다. 우리는 결말이 비극임을 알고서 시작을 맞이한다. 따라서 프랑스의 유명한 샹송 가수였던 에디트 피아프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눈길이 불안하고 애잔할 수 밖에 없다. 그녀는 어린 시절 거리에서 지냈으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수 많은 남자들을 원하고 가까이 했으며 또 그들과 이별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사랑을 잃었고, 순간의 위로 밖에 되지 않는 술과 약 등을 가까이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언제나 최고였다. 에디트 피아프의 일생을 담은 연극 는 그녀의 삶을 충실히 담아내고자 애쓴다. 별 다른 장면을 더하지 않아도 대단히 극적인 그녀의 삶 자체가 어찌 보면 한 편의 완벽한 ‘극’일 수도 있겠지만, 극으로 우리 앞에 서고 있는 무대는 그 삶을 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48세의 길지 않은 생을 100분에 담기에는, 그녀가 겪어내야 했던 수 많은 시련과 위기, 사랑과 열정의 고비들이 많아서일까. 피아프 일생의 요점정리가 되어 버린 무대에서 우리들은 이야기의 흐름 보단 그녀가 처한 상황과 그녀의 격분된 감정에 마음이 흔들린다. 극의 구조적 아쉬움을 단번에 전복시켜 박수를 이끌어내고야 마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에 있다. 피아프 역을 맡은 최정원은 기구한 한 여가수의 삶을 담아낼 수 있는 진심과 노련함의 배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 주며, 피아프의 친구 뜨완 역의 정재은을 비롯 앙상블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배우들은 연극 의 조화에 역할을 다 하고 있다. 1979년 영국에서 초연된 이 작품이 국내 무대에 서기 위해 반드시 번역을 거쳐야 했지만, 의미보다 더 큰 음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불어로 노래하는 ‘라 비 앙 로즈(La Vie En Rose)’가 그립기는 했다. 하지만 지저귀는 작은 참새(‘피아프’는 불어로 참새를 뜻한다)가 아니라 울부짖는 피아프로, 힘 있고도 가녀린 떨리는 목소리와 삶에 대한 열정이, 무대에서 다시 살아난 피아프를 또 한번 잊지 못하게 만든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09.11.12 / 조회 1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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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극적인 삶, 연극 <피아프> 연습현장
“아,하하하하” 의 시크녀 ‘벨마’, 혹은 의 사랑스러운 ‘도나’에게서는 상상할 수 없는 웃음소리가 연습실 전체를 울린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세기의 로맨스 주인공 에디프 피아프가 최정원에 의해 좀 더 거칠고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굴곡 많은 인생을 살다 간 그녀를 연기하는 최정원은 이어지는 연습으로 피곤해 보이지만 눈빛만은 어떤 때보다 반짝인다.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을법한 여인을 초연 연극으로 곧 선보이기 때문이다. 연극 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샹송가수 에디티 피아프가 길거리 가난한 소녀에서 20세기 최고의 여가수로 오르는 과정,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서 사랑을 잃고 홀로 남겨지며 쇠락해 가는 여정을 보여주는 작품. 최정원을 비롯해 황만익, 김호영, 한성식, 정재은 등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영화보다 더 극적인 삶을 살다 간 에디트 피아프. 그녀의 스무살부터 죽음에 이르는 마흔 여덟까지의 여정을 2시간 동안 퇴장 없이 연기하는 최정원과 일인 다역을 소화하는 다른 배우들의 열정이 연습실 온도를 좀 더 높인다. ‘장미빛 인생’ ‘사랑의 찬가’와 같은 피아프의 전설적인 노래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 허스키한듯한 최정원의 목소리와 묘하게 잘 어울려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는 11월 5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연습현장 '작은 참새'를 부르는 거리의 소녀 피아프. "노래 잘하네?" "이봐, 노래를 싶으면 우리 클럽으로 와" "난 가수가 될거야!" "넌 그 말을 믿어?" 작은 참새란 뜻의 '피아프'란 이름을 새로 얻은 에디트. 전쟁 중 독일 군인들을 구슬려 식량을 얻는 피아프 "이봐, 난 노래를 해야 한다구!"'피아프' 최정원 인터뷰“무대와 사랑 없이 살 수 없던 여자 피아프, 나와 일맥상통” 프랑스 최고의 가수이자 마약과 술, 사랑으로 평생 한 순간도 조용하게 살지 못한 ‘에디트 피아프’가 배우 최정원에 의해 다시 태어난다. 연극 에서 피아프의 굴곡 많은 인생을 그려나가는 그녀는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에너지를 쏟아 붓고 있었다. 미친듯한 열정이라는 공통점을 쥐고 에디트 피아프 속으로 한걸음씩 들어가는 그녀를 연습실에서 만나보았다. 이후 다시 연극 무대에 선다. 에디트 피아프라는 쉽지 않은 인물을 그리고 있는데. 사실 연극이라는 요소보단 ‘피아프’ 자체에 너무나 매력을 느꼈다. 준비하는 지금 되게 힘들다. 난 에너지가 많고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그 인생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다. 에서 가상의 인물을 그려오다, 실존 인물은 처음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분이 위에서 ‘난 그렇게 살지 않았어’ 혼낼까봐(웃음). 그래서 정확하게 대본을 숙지하려고 노력한다. 배우로서, 특히 여배우로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에디트 피아프의 매력은 무엇인가. 그녀는 노래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던 사람이었다. 나도 무대와 사랑 없인 안 되기 때문에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 에디트가 죽기 전에 이런 말을 했다. ‘사랑은 경이롭고 비극적이다. 사랑 없인 노래는 존재하지 않고, 노래 없는 사랑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많은 사랑을 한 덕분에, 작품에서도 난 모든 남자와 키스씬이 있을 정도다. 대사 안에 이런 말도 있다. ‘돈은 중요하지 않다, 무대에서 느끼는 환희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내가 항상 후배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은 돈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지 말하는 것이다. 돈 보다 더 귀한 건 행복이다. 피아프를 하면서 돈보다 더 큰 감동을 맛볼 수 있다는 데에 감사하면서 연습하고 있다. 피아프의 인생은 참 굴곡이 많았다. 표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무대 주인공들은 나름대로 다 굴곡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너무 심하다. 심리적으로도 1분만에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한다. 조울증 같기도 하다. 워낙 술을 많이 마시고 마약도 해서 아무나 감당할 수 있을 않기도 하다. 배우로서 또 하나의 도전인가. 도전이다. 내가 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 ‘저 정도면…’은 통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피아프의 인생과 그녀가 도전했던 것들이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분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도 도전을 해보고 싶고, 나에게 공부가 되는 작품으로써 는 최고의 작품일 것 같다. 피아프는 영화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최정원씨의 피아프는 어떤 모습인가. 처음에 연습할 땐 나를 제외하고 피아프만을 연기했지만 연출님이 그건 옳지 않다고 하셨다. 햄릿을 누가 하느냐에 다라 더 가고 싶고, 덜 보고 싶듯 최정원이 살아온 가치관이나 인생을 빼놓고서 에디트만 올려놓는 건 가식일 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에디트는 이렇게 했을 것이다, ‘만약에’를 넣어 만들어갔다. 원작 대본에 굉장히 충실 하려고 노력하고 에디트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왜 그랬지가 아니라, 그럴 수 밖에 없었던 타당성에 대해 계속 노트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다. 또 나라면, 그 상황에 어떻게 했을까에 대해 생각하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인생이지만 이런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표현하고 있다. 기대하고 있는 관객에게 한마디 전해달라. 연습과정이 굉장히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어떻게 보면 나한텐 너무 벅찬 작품일 수도 있다. 그래도 내 나이에 좋아했던 피아프의 노래와 인생을 관객들 앞에서 보여줄 수 있어 영광이고, 감사하게 준비하고 있다. 공연이 짧아서 첫공연이 마직 공연인 것 처럼 에너지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예쁘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0.26 / 조회 1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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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걸즈] 이석준, 그가 연극에 도전한 이유
이석준이 다시 연극 무대에 서고 있다. [헤드윅] [아이다] 등 여러 굵직한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아온 그가 [이아고와 오셀로] 이후 두 번째로 정극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결혼을 앞둔 남자가 과거에 헤어졌던 여자들을 만나는 능글남으로 변신했다. 과거 자신이 도망치듯 떠난 여자들을 하나하나 만나면서 “우리 서로 잘못한 거 없지?”하며 여자 속을 긁어놓는다. “강진우라는 남자가 결혼을 앞두고 네 명의 여자를 만나는 이야기에요. 이들의 공통점은 진우가 여자들과 연애 중 연락도 없이 도망쳐버린 전력이 있다는 거죠. 남자들은 헤어지면서도 여자에게 좋은 남자로 남고 싶은 심리가 있거든요. 여자들은 알 수 없는 남자들의 이상한 속마음에 대해 파헤진 블랙코미디죠.” "항상 강한 드라마에 이끌린다" 연극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그의 눈에 표정에 생기가 더해진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정말 재미있다”는 형식적으로 한 말이 아닌 거 같다. 이석준은 [헤드윅] 이후 많은 대본을 받았지만 가장 마지막에 받아본 [썸걸즈]를 선택했다. “작품을 선택할 가장 많이 고려하는 건 드라마에요. 제가 이런 소리를 하면 ‘아이다는?’하고 물어보는데 아이다도 저에게는 드라마가 너무 매력적이었거든요. 헤드윅은 처음 영화로 접하고 그 스토리에 반해 광팬이었고요. 그래서 연극에 관심이 많아요. 연기에 대한 갈증이 많았는데 좋은 연극은 이를 충분히 풀어주거든요.” [썸걸즈]에서 강진우는 여자입장에서 보면 비겁하고 책임감 없는 남자의 전형이다. 게다가 과거의 여자들에게 ‘좋은 남자’로 기억되고 싶어하는 이상한 욕심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강진우를 연기하는 이석준은 그대로 강진우로 보인다. 능글능글하다가도 철없고 이기적이다가도 불쌍해보인다. 때론 절박해 보여 ‘쯧쯧’ 혀를 차게도 만든다. 강진우의 행동에 공감하냐고 묻자 그는 “아주 위험한 발언이다”라며 웃는다.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어렸을 때, 그러니까 너무 순진했을 때는 강진우같이 그냥 숨어버린 적이 있어요. 좋아하다가 ‘이게 아닌가 보다’라고 그냥 끝낸 적이 있으니까. 하지만 철든 다음에는 그런 적이 없어요. 헤어질 때 나쁜 놈 소리를 듣더라도 비겁하게 숨는 건 반대에요. 제일 이해 안 가는 게, 헤어진 후에 친구로 남는 거에요. 이거야 말로 서로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소멸한 사람들이나 가능한 거 아닌가요?” 이석준은 이번 연극에서 가장 감사한 일로 ‘강진우’로 더블 캐스팅된 최덕문을 만난 것이라고 말한다. “최덕문 선배는 무대에서 정말 수많은 연기를 해 온 배우에요. 무대에서 갈고 닦은 내공이 대단한 사람이죠. 저는 선배가 숨쉬는 거 하나까지 따와서 공부한다니까요(웃음). 술자리에서도 말해요. 감사하다고…사실 선배님 대신 다른 분이 하기로 했었는데 그 분이 못하게 되서 고맙기까지 할 정도니까요. 더블 캐스트라고 이름을 올리니 영광이죠.” 함께 울고 웃은 토크쇼 4년차 진행이석준은 장난끼 넘치지만 예의가 바르다. 그리고 달변가이기도 하다. 술술 재치 있게 말하지만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와의 인터뷰는 즐겁고 편하다. 이석준의 이런 장점은 그가 진행하는 ‘뮤지컬 이야기쇼 이석준과 함께’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는 배우와 공연관계자들을 초대해 라이브로 음악과 토크쇼를 즐기는 뮤지컬 토크쇼로 올해 4년차에 접어들었다. 애초 100회를 약속해 2년 동안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격주로 바뀌면서 4년차에 들어서고 있었다. “배우들이 무대에 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에피소드와 어려움이 있었겠어요. 탤런트나 영화배우들이야 TV에 출연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뮤지컬 배우들은 그럴 기회가 별로 없거든요. 이 쇼를 통해 그 분들의 대단한 입담을 듣는 것도 즐겁죠. 이야기를 듣다 보면 눈물 날 때도 많고…. 스텝들이나 게스트분들도 차비 정도만 받지만 애정을 가지고 지켜가고 있어요” 그렇다면 뮤지컬 배우로써 이석준의 스토리는 어떨까. 그는 “다른 분들에 비해 평탄했다고 봐도 되겠지만 아픔은 상대적이지 않나”고 말을 꺼낸다. “밀레니엄에 들어섰을 때 TV에서 활동하던 배우들이 뮤지컬계에 와서 활동했고 각광을 받았더랬죠. 어, 그럼 나도 탤런트 해봐야지 하고 갔다가 2년 정도 제대로 놀았어요(웃음). 아무것도 못하고요. 그때 까마득한 후배가 나를 추월해 가는 걸 눈으로 봤죠. 나중에는 딱 한 작품만 하고 그만두자라고 뮤지컬을 시작한 게 지금까지 온 거에요.” 이석준에게는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다음 작품을 하기 위한 초석이다. 그래서 전환기가 됐던 작품이 뭐냐는 질문은 그에게 참으로 애매하다. “어떤 분이 틱틱붐이 전환기였나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하죠. 또 다른 분이 아이다였나고 하면 그것도 맞다고 하죠. 이렇게 보면 헤드윅은 썸걸즈를 하기 위한 작품이고요. 썸걸즈는 다음 작품을 하기 위한 단계겠죠.” 결혼을 앞둔 매력남을 연기하는 이석준은 실제로 오랫동안 함께한 연인이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탤런트 겸 영화배우 추상미가 그의 피앙새. 그는 “올 가을에 결혼하고 싶었는데 사정상 약간 미루게 됐다”며 “나는 아직 모르는데 신문에서는 우리 결혼날짜를 알고 있는 거 같더라”고 말한다.“항상 인터넷 검색어에서 3000대 언저리에 있다 결혼이야기가 나오자 금새 1위로 뛰어 올랐으니 얼마나 답답한가”라며 폭소를 터트린다. 연극으로 돌아온 그는 유쾌한 에너지를 무대에 쏟아 붓고 있다. 그의 능글한 연기에 많은 여성관객들이 ‘어머, 저럴수가’ ‘참나!’ ‘기가 막혀!’ 등의 감탄사를 추임새처럼 넣었다. 1시간 30이 너무 금새 간다. 그의 선택이 탁월했음을 그는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김민주(minjuus@gmail.com)
2007.06.15 / 조회 11,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