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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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통한 웃음'…체홉 단막극의 숨은 매력 만난다
극단 맨씨어터 '14人(in)체홉'
2013년 초연해 전회 매진 기록
창단 10주년 기념 다시 무대에극단 맨씨어터 창단 10주년 기념 연극 ‘14인체홉’의 출연 배우들(사진=극단 맨씨어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러시아를 대표하는 희곡 작가 안톤 체홉의 단막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맨씨어터는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14인(人, in)체홉’을 오는 12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한다.극단 맨씨어터는 그동안 ‘갈매기’ ‘벚꽃동산’ 등 체홉의 대표작을 쉽고 재미있게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14인체홉’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체홉의 단막극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기획됐다.2013년 우란문화재단과의 공동제작으로 초연한 작품은 프로젝트박스 시야에 이어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해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선 ‘백조의 노래’를 제외하고 ‘곰’ ‘청혼’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등 총 4편을 새로 엮어 무대에 올린다.극단 맨씨어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배우 우현주가 연출 겸 배우를 맡아 작품을 이끈다. 서정연·이석준·정수영·이창훈·박기덕·구도균·이은 등 극단 맨씨어터 소속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극과 영화에서 활동 중인 배우 김태훈·최덕문·남문철·권지숙, 신예 배우 이갑선·하현지 등도 함께한다.공연 관계자는 “체홉의 작품이 그러하듯 일상적이고 사소한 인간의 삶을 통해 ‘일상의 슬픈 희극성’과 ‘눈물을 통한 웃음’을 극대화함으로써 우리의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고 말했다. 티켓 가격은 전석 4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16 / 조회 2,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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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연기인생 담는다…배우 이순재 '세일즈맨의 죽음'
내달 13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막올라
원작 충실한 무대로 작품성 극대화
18일 오후 2시 티켓오픈…단 9회 공연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포스터(사진=컴퍼니그리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이순재(81)의 연기인생 60주년 기념작 ‘세일즈맨의 죽음’이 오는 12월 13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세일즈맨의 죽음’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사랑받는 20세기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배우 이순재의 연기인생 60년이 집약될 기념비적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배우 이순재 연기인생 60주년 기념사업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동 주최로 개막하는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은 단 9회 공연한다. 현대 희곡의 거장 아서 밀러의 대표작으로 이순재가 좋아하는 작품으로 알려졌다. 1949년 초연과 함께 연극계 3대 상인 퓰리처상·연극비평가상·앙투아네트상을 모두 수상했으며 평범한 개인 ‘윌리 로먼’을 통해 무너진 아메리칸드림의 잔해 속 허망한 꿈을 좇는 소시민의 비극을 그린다. 배우 이순재는 연기인생 60주년을 맞아 기념 공연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특별히 ‘세일즈맨의 죽음’을 원작 그대로 무대에 구현하길 바랐다. 약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과 주인공인 그가 감당해야 할 대사는 580마디로 젊은 배우들이 소화하기에도 쉽지 않은 양이다. 하지만 소문답게 평소 자기관리가 뛰어나기로 정평이 난 그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연습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대본을 연구하고, 누구보다 빨리 완벽하게 대사를 암기했다. 그간 수많은 연기자들의 롤모델로 언급되어 온 만큼 그의 연기인생 60주년을 기념해 평소 따르던 많은 후배들이 출연을 자처했다. 지난 가을 ‘사랑별곡’으로 이미 호흡을 한번 맞춘 바 있는 손숙이 아내인 린다 로먼 역을 맡아 호흡한다. 또한 중견배우 이문수는 윌리 로먼의 형, 벤 로먼 역할로 분해 또 다른 존재감을 보여줄 예정이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 맹봉학과 김태훈이 친구인 찰리 역으로 가세해 극의 중심을 잡아주며, 이 외에 젊은 연극인들과 다수의 제자들의 연기 앙상블로 활약한다.오는 18일 오후 2시 인터파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동시에 티켓 오픈을 시작한다. 12월 13일부터 24일까지 단 9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1544-1555.▶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1.14 / 조회 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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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열흘 동안 만나는 이강백 작가의 명품 수작…연극 ‘황색여관’ 개막
연극 ‘황색여관’이 4월 15일 오늘,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했다. 연극 ‘황색여관’은 억척스러운 세 자매가 운영하는 허름한 여관에 사업가, 변호사, 외판원 등 다양한 지위와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 한데 모이게 되면서 겪는 갈등을 그리고 있다. 작품은 이강백 작가의 작품이다. 이강백 작가는 연극계에서 ‘현존하는 한국 창작 희곡의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2007년 초연 이후 9년 만이다. 공연 연출은 구태환이 맡았다. 구태환 연출가와 이강백 작가는 2015년 연극 ‘북어 대가리’를 함께 했다. 연극팀은 보도자료를 통해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회구조와 인간 본성을 우회적인 표현과 은유로 풀어낼 것이다”라며 “10년 전에 쓰인 대본이지만 등장인물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갈등은 오히려 현재와 더 맞닿아 있다고 느낄 만큼 텍스트가 탄탄한 연극이다”라고 설명했다. 연극 ‘황색여관’의 세 자매는 배우 김현, 황세원, 조하영, 조유미가 맡았다. ‘주방장’역은 배우 이요성, 이승현이 출연한다. 이외에도 배우 조연호, 김승환, 김태훈, 한윤춘, 김성철, 이수형, 오택조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연극 ‘황색여관’은 4월 24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사진 출처_극단 수최태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9 / 조회 2,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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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이강백의 '황색여관' 15일 막 연다
2007년 초연 이후 9년만에 무대
2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작가 특유의 은유와 위트 주목연극 ‘황색여관’ 포스터(사진=극단 수).[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황색여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2007년 초연 이후 무려 9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작품은 허허벌판에 있는 허름한 여관을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세 자매와 그 여관을 방문하는 사업가, 변호사부터 외판원, 배관공, 학생 등 다양한 지위와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 한데 모이게 되면서 겪는 갈등을 그린다. 한국 창작 희곡의 거장으로 불리는 이강백 작가의 손꼽히는 명품 수작이다. 이강백 작가와 ‘북어 대가리’로 인연을 맺은 구태환이 연출을 맡았다. 사회구조와 인간 본성에 대한 맹렬한 비판 대신 이강백 작가 특유의 우화적 표현과 은유가 특징이다. 제작사 관계자는 “대본이 쓰여진 지 10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등장 인물이 처해 있는 상황과 갈등은 오히려 현재와 더 맞닿아 있다”며 “여관 투숙객들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유쾌한 위트로 풀어내는 탄탄한 텍스트가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한편 단 열흘 동안 공연한다. 오는 2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02-6052-9909.▶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15 / 조회 2,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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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백 작가 '황색여관' 10년만에 돌아온다
2007년 초연 후 다시 관객 만나
"허름한 여관 삶의 갈등 극대화"
내달 15~24일 대학로 예술극장
4월1일까지 조기예매 40% 할인연극 ‘황색여관’ 포스터(사진=극단 수).[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연극계 대표 극작가인 이강백(69)의 작품 ‘황색여관’이 2007년 초연 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첨예한 대립과 갈등 속에서 묵직한 메시지와 위트로 무장한 연극 ‘황색여관’은 오는 4월 15일부터 24일까지 단 열흘 동안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2007년 초연 당시 인간 내면의 탐욕과 공격성을 냉소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작품은 허름한 여관을 운영하는 억척스러운 세 자매와 그 여관을 방문하는 사업가, 변호사부터 외판원, 배관공, 학생 등 다양한 지위와 성향을 가진 인물들이 한데 모이게 되면서 겪는 갈등을 극대화해 그린다. 사회구조와 인간 본성에 대한 맹렬한 비판 대신 이강백 작가 장기인 우화적 표현과 은유가 백미다.공연제작사 극단 수는 “이강백 작가와 수년 전 연극 ‘북어대가리’에서 호흡을 맞춘 구태환 연출의 제안에서 시작됐다”고 귀띔했다. 구태환 연출은 “몇 년 전부터 작가에게 제안한 일인데 흔쾌히 허락했다.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요즘 쓰여진 대본이라고 해도 수긍할 만큼 지금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고 있다”며 “점점 심각해지는 극 중 상황이 너무 아이러니해서 오히려 실소가 터져 나오는 유쾌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조연호, 김태훈, 한윤춘, 김현, 이요성, 황세원, 김승환, 김성철, 이수형, 조하영, 조유미, 노상원, 김대현, 이승현, 오택조, 김정아, 나성우, 심민정, 박이현, 박소진, 유진희, 조익현, 김민재, 김다연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4월 1일까지 조기예매 시 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02-6052-9909.▶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1 / 조회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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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집중력, 다시 만난 조재현·류덕환 <에쿠우스> 연습현장
올해로 한국 초연 40주년을 기념해 지난 9월 무대에 올랐던 연극 가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대명문화공장으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캐스트와 함께 다시 돌아온다.연극 는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소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영국 극작가 피터 쉐퍼가 썼고, 남자 배우들이라면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꼽히는 무대이다. 이 작품은 1975년 초연 이래 강태기, 송승환, 최재성, 최민식, 조재현 등의 배우를 탄생시키며 열정이 넘치는 무대로 매 공연마다 관객의 사랑과 주목을 받아왔다.이달 11일부터 진행되는 이번 무대에서는 2009년 감동을 잇는 조재현과 류덕환이 추가로 캐스팅돼 가열차게 연습 중에 있다. 개막에 앞서 플레이디비가 놀라운 집중력으로 호흡을 맞추고 연습현장을 찾았다. 극단 실험극장의 대표이기도 한 이한승 연출의 지휘로 속도감 있게 진행된 연습은 1막의 하이라이트인 주인공 소년 알런이 너제트와 교감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는 알런에게 최면을 걸어 어렸을 적 해변에서 일을 말하도록 한다. 알런은 너제트라는 말을 마구간에서 끌고 나와 들판으로 향하고, 자신의 입에 재갈을 물고 자신의 죄를 사해주는 말에게 제물로 각설탕을 주고 너제트에 올라탄다. 2009년 공연 당시, 연출과 다이사트 역으로 출연한 조재현은 “5년 전에는 연출에 치중하다 보니 연습을 많이 못했다. 그래서 많이 놓치고 갔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다이사트에 대해서 좀 더 집고 가야 될 것 같고, 다시 대본을 보니 저 소년이 왜 말을 눈을 찔렀을까? 라는 아주 단순한 내용이 점점 더 명확하게 눈에 들어온다.”라고 강조했다.또한 이번 무대에 대해서 “스피드한 전개와 템포로 객석을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 공연이다”라고 설명하며, 5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는 류덕환에 대해 “예전에도 워낙 본질이나 외형적인 것이 알런이랑 유사했다. 나도 27살과 40살에 알런을 해 봤는데, 27살보다 40살에 했던 알런이 가슴에 더 깊게 남아 있다. 덕환이도 2009년보다 지금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표현했다.올해 영화 촬영을 꾸준히 해온 류덕환은 “항상 연극이 고팠다. 사실은 2014년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 다시 한다고 하는데 ‘왜 나를 안 부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는 너무나 많이 보고 싶었고 기다렸던 작품이어서 이번 공연이 정말 소중하게 다가온다.”고 이야기했다.그는 “2009년의 알런은 아무것도 모르고, 오기로 했다. 패기만 넘쳤던 모습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다. 이번에 다시 대본을 펼쳐보니 정말 희한하게도 다이사트의 대사가 많이 들렸다. '어쩜 이 사람은 정말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알런에 대해서는 마냥 치기 어린 모습보다는 이 아이가 가진 아픔이나, 진짜로 원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류덕환은 “이번에는 특히 말들을 기대해 달라. 예전에는 말과의 극적인 상황을 많이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좀 더 감정적으로 정말 말이랑 교감하는 느낌이다. 그들의 교감이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신비롭고 독특하다.”고 강조했다.는 조재현, 류덕환 외에도 지난 9월 공연에서 10대 알런으로 주목받은 서영주와 이번에 새로운 알런으로 선택받은 김윤호, 서로 다른 카리스마를 지닌 김태훈과 안석환이 함께한다. 공연은 12월 11일부터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개막하여 2016년 2월 7일까지 계속된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2.11 / 조회 1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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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초월하는 <터미널>, 그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나?
짧고 간결하여 그 맛과 색을 느끼기에 군더더기가 없다. 단막극의 매력은 이것이다. 또한 그 짧은 길이로 대부분 2~3편의 작품이 한 번에 소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양한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남녀노소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단막극만의 장점일 것이다. 작지만 알찬, 잘 차려진 성찬의 무대 이 반가운 이유다. '터미널'이라는 공통 소재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 엮은 이 2013년 화제 속에 초연한 데 이어, 올해 2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찾아온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극작가 9명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독'이 '터미널'을 소재로 쓴 단막극 모음 무대인 이 공연은, 초연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3편과 올해 공연을 위해 새로 창작한 6편의 작품을 더해 총 9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재공연 준비를 하는데, 작가분들이 지난 공연에서 좀 부족했다고 느껴졌던 부분이 있었나 봐요. 그리고 처음 터미널 작품을 썼을 때랑 지금이 시간도 제법 지났고요. 그래서 터미널이라는 공간을 가지고 새로운 작품을 쓰고 싶다고 제안을 하셨어요." 초연에 이어 올해도 등의 작품을 지휘한 전인철이 총 9편의 단편 연출을 맡았다. "아홉 편의 작품이 갖고 있는 색, 그 색을 통해 작가가 하려고 했던 것, 표현하려고 했던 것을 잘 드러내려고 하려는 과정이 바로 이 작업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초연에 이어 올해 무대에도 오르는 재연작 세 편은 이다. 여기에 150년 후 미래 우주선착장 대합실에서 몸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두 남녀가 자신들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 갓 출소한 남자와 감옥에 간 애인을 기다리는 베트남 처녀의 이야기 , 잘 살 때는 각자 바빠서 못 만났던 가족이 부도로 인해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 , 남극기지라는 독특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 가정이 있는 한 남녀가 헤어지는 이야기 , 그리고 한 공간에서 여럿의 '나'가 있을 수 있다는 가정으로, 한 지방 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만난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가 새로운 신작으로 관객들을 만날 참이다. 지난 16일 찾은 연습실에서는 와 의 연습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무대 한 켠에서 열심히 뜨개질을 하고 있는 여자, 그런 누나에게 거침 없이 행동하는 철부지 남동생. 이들은 한 평생 자식 속을 썩여온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이다. 한없이 아버지와 남동생의 뒷바라지만 해온 여자는 이제는 자신의 행복과 삶을 찾으려 하는 중이다. "귀찮아서 아버지 화장했어, 다시 찾아오기 싫어서."라고 담담히 말하는 누나에게 폭언을 퍼붓는 남동생과, 그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자신이 떠난 후 남겨질 동생을 위해 최선의 준비까지 차분히 마쳐내는 한 여자의 모습, 에서는 밝고 맑고 착한 이 여자의 눈빛이 더욱 관객을 먹먹하게 만들 것 같다. 연습장면는 한 세계 속에 '나'가 여럿 존재할 수 있다는 다중이론을 작품 안으로 끌고 왔다. 버스 터미널에 앉아있는 20대 여자, 그에게 남자친구 만나러 가지 말라고 말리는 의문의 부인, 그들 앞에 나타난 백발의 할머니까지, 이들이 서로를 잡고 말리고, 도망가며 벌이는 한판 소동은 보는 이의 배꼽을 잡게 할 정도로 웃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이들 존재가 미래의 '나'가 보내는 경고인지, 나를 보고 있는 것이 또 하나의 '나'인지 무대 위 인물들도, 무대 아래 관객들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인 듯하다. 의 서정연, 김주완이나 의 정수영 등 이번 공연에서는 극단 맨씨어터의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서정연, 정수영, 정재은, 우현주 등 극단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왔던 배우분들이 연습할 때마다 다 던져서 하시더라고요. 정말 대단히 열심히 임하시는 모습이 매력적이에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도 배우기도 하고요. 연습에 임하는 그분들의 태도에 배움이 있어요." 공연장면전인철 연출은 배우들에 대한 인상에 더해 더욱 독특해질 무대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공연장(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이 길고 기존에 객석이 없어요. 객석을 쌓는다면, 천정이 너무 낮아서 객석 단차도 낮아지죠. 그래서 여러 번 회의 끝에 무대를 가운데 두고 객석을 양쪽으로 놓는 형태로 하기로 했어요. 양면이나 사면, 원형 무대의 장점은 무대에 올려진 사람들의 삶을 보는 게 아니라 바로 내 옆에서 일어나는 삶을 직접적으로 보고 느끼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배우들에게는 아무래도 자기 등 뒤에도 관객들이 있으니까 일반적인 한 면으로 된 프로시니엄 형태보다는 좀 더 힘들 거에요." 여러 편의 작품에서 각기 다른 배역으로 변신하는 배우들을 만나는 재미도 클 것이다. 하루에 최대 5편을 공연하기 때문에 9편을 모두 보기 위해선 최소한 이틀 관람을 해야 한다. 11월 25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1.23 / 조회 6,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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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알런 될 것” <에쿠우스> 서영주
여덟 마리 말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소년 알런과 그의 치료를 맡은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그린 . 그간 최민식, 조재현, 류덕환 등의 묵직한 배우들이 거쳐간 이 연극은 올해 남윤호와 함께 열 일곱 살의 배우 서영주를 알런 역에 캐스팅하며 화제에 올랐다. 이번 캐스팅으로 ‘역대 최연소 알런’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서영주를 지난 18일 만났다. 연극 출연은 처음이지만, 서영주는 일찍부터 연기를 시작해 이미 영화와 드라마계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쳐온 배우다. 영화 에서는 감옥에서 갓 출소한 소년을 연기해 도쿄국제영화제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이후 등에서도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인물을 맡았다. 그러니 이 열 일곱 살 배우의 연극 도전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걱정보다 기대감이 더 크게 담길 수밖에 없다. “10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알런이 될 것"이라 약속한 이 당찬 소년의 이야기.Q 원래 의 알런으로 대학 입시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들었다. 는 언제 처음 알게 됐나. 예고를 다니고 있는데, 예전에 학교에서 단체로 를 보러 갈 기회가 있었다. 근데 내가 그날 일이 생겨서 못 갔다. 그 일을 계기로 를 처음 알게 돼서 작품에 대해 좀 찾아봤고, 대본 중에 알런의 일부 대사만 받아서 대학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대본 일부만 봤을 때는 알런이 순수하고 착하고 말을 사랑하는 아이구나, 라고만 생각했는데 전체 대본을 보고 나니 또 다른 이야기가 있더라. 그때부터 제대로 이야기를 알게 됐다. Q 오디션 과정은 어땠나. 장난 아니었다(웃음). 20대, 30대 형들이 오디션을 보신 뒤에 내가 좀 늦게 오디션을 봤다. 그동안 입시를 준비하면서 했던 걸 열심히 보여드려야지, 했는데 긴장이 되더라. 이한승 연출님이 지난해 공연도 하셨고, 그간 많은 알런을 보셨을 테니까. 거기서 내 연기를 보여드린 것만 해도 영광이었다. Q 캐스팅이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고 하던데. 애가 타지는 않았나. 그렇지는 않았다. 라는 작품을 정말 하고 싶었고 알런이라는 역할을 정말 하고 싶긴 했지만 아직 내 나이가 어려서 (제작진이) 불안해하시고 걱정이 되시지 않을까 싶었으니까. 연극 출연도 처음이고. 나중에 나이를 좀 더 먹고 다른 연극 무대에도 올라가 본 뒤에 알런을 하자, 라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정말 뜻밖에도 불러주신 거다. 정말 감사하다. Q 원래 연극도 할 생각이 있었나. 당연히 할 생각이었다. 처음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가 영화 를 찍고 나서인데, 주위에 있는 연기자 분들이 다 연극을 하시더라. 그래서 나도 언젠가 연극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조그만 규모로 연극 을 한 적이 있는데, 관객들 바로 앞에서 교감하고 호흡을 주고받는 재미가 있더라. 새로운 느낌이었다. Q 실제로 연극을 해보니 드라마나 영화와는 어떤 점들이 달랐나. 일단 무대 위에서 걷는 게 새로웠다. 영상을 촬영할 때는 배우가 카메라를 보면서 연기하지 않나. 그래서 어느 방향을 향해도 상관없는데, 연극은 관객들을 위한 연기니까 관객들에게 최대한 내 몸을 열어야 한다. 그게 어렵더라. 기초부터 하나씩 잡아가느라고 늦게 연습을 따라잡았다. 발성 같은 것도 드라마나 영화와는 많이 달랐다. 마이크를 쓸 때와 그냥 내 목소리로 관객들 앞에 크게 울리게 하는 것은 다르니까. 배우는 게 정말 많다. Q 알런이라는 소년은 어떤 인물인가. 나와 똑같은 10대 소년인데,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좋아하는 방식이 좀 다른 것 같다. 사춘기가 계속되고 있는 소년이랄까? 순수성이 많은 인물로 생각하고 있다. 알런과 나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했는데, 알런에게 말이라는 존재는 내게 ‘연기’가 갖는 의미와 같은 것 같다. 알런의 부모님이 알런에게 하지 못하게 하는 것들이 많지 않나. 나도 부모님이 연기를 반대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알런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Q 알런이 다이사트의 나이가 되면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 것 같나. 다이사트와 똑같이 정신과 의사가 될 수도 있고, 기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맨 처음 극이 시작될 때 다이사트가 “소년은 오직 너제트라는 말만 포옹합니다.”라고 한다. 알런과 말들 사이에 있었던 일을 알고 나서 하는 대사인데, 거기서부터 다이사트는 알런과 어느 정도 교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알런은 다이사트와 교감을 나눴고 그에게만은 모든 것을 이야기해줬으니까, 다이사트의 뒤를 따라 그런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정신과 의사가 되어 다이사트를 치료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이사트가 알런을 보고 말의 포효 소리를 듣기 시작하니까. Q 연습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너무 많다(웃음). 딱 하나만 꼽는다면 아마 1막 마지막 장면이나 2막 마지막 장면일 것 같다. 하나는 알런이 말을 너무 사랑해서 말과 교감을 나누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말을 사랑하지만 말이 무섭고 두려워서 내팽개치는 장면인데, 그 두 부분이 정말 답을 찾기 어려운 장면이다. 지금도 확신이 없어서 여러 가지 답을 찾고 있는데, 아직은 머릿속에 물음표가 남아 있다. Q 물음표가 생길 땐 어떻게 하나. 같이 알런을 맡은 (남)윤호 형한테도 물어보고, 작년에 알런을 했던 전박찬 형을 만나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물음표가 생길 때마다 항상 전화해서 물어본다. 이 부분이 어려운데 형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그러면 형들이 ‘이렇게 표현해보면 어떨까’하고 알려주신다. 예를 들어 알런의 숨소리가 엄청 거칠어지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그 부분에서 알런이 괴롭고 움츠러들고 작아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전박찬 형이 내 생각과는 반대로 알런이 자신을 분출하고 자유로움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알려주더라. 윤호 형은 어떻게 몸을 움직여야 더 자연스럽고 대사를 하는데 더 힘을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알려주셨다. 엄청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Q 남윤호의 알런과 서영주의 알런은 어떻게 다를까. 간단하게 말하면 나는 되게 단순하게 할 것 같고, 윤호 형은 되게 많은 걸 관객들한테 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연출님과 계속 이야기해온 것은 10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알런을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만이 갖고 있는 순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호 형의 알런은 되게 심오한 것 같다. 인터뷰를 할 때나 알런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보면 형은 정말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고, 관객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알런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서로 많이 다른 것 같다. Q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 초등학교 때 길거리 캐스팅이 돼서 엑스트라부터 시작했다. 엑스트라만 하다 보니까 그만 둬야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카메라 앞에서 대사를 치는 사람이 너무 부럽더라. 그래서 단역도 하고, 조연도 하고, 어쩌다 보니 아역을 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영화도 찍게 됐고, 주인공도 하게 됐고(웃음). 천천히 하나씩 올라왔던 것 같다. Q 연기를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은 언제 하게 됐나. 처음에는 연기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기보다 그냥 새로운 곳에 가는 게 좋았다. 사극을 하면 사람들이 다 수염 붙이고 옛날 옷 입고 나오는 게 신기했고, 현대극을 하면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게 좋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카메라 앞에서 대사를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도 대사를 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영화 을 찍고 나서 난 연기를 계속 할 거야, 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은 내게 하고 비슷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그 작품으로 처음 영화를 찍었고, 처음 주인공을 맡았으니까. 모든 것이 처음이다 보니 다 신기했다. 지금 연출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것처럼 을 찍을 때도 감독님이나 선배 배우 분들과 정말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경험들이 다 특별했는데, 거기다 상까지 받았으니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작품이다. Q 아까 알런과 닮은 점을 찾았다고 했는데, 알런처럼 깨고 싶은 내면의 금기 같은 것이 있나. 많다(웃음). 나를 아역으로 기억하는 분들도 많지만, 아역이 아니라 성인 배우로서 했던 작품들도 많은데 아직도 그렇게 바라보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인식도 깨고 싶었고, 항상 어두운 역할만 맡는다는 이미지도 깨고 싶었다. 내 성격은 나름대로 밝다고 생각하는데(웃음) 항상 결핍이나 상처가 있고 어둡고 혼자 있는 인물들을 연기하다 보니 내 성격도 그렇게 변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나도 밝고 쾌활한 역할을 해보고 싶고, 색다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난 다른 것도 잘 할 수 있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데. 알런도 물론 어두운 면이 있기는 하지만, 밝은 면도 분명히 있다. 그래서 이번에 내 새로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고, 사춘기에 가까운 알런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일찍부터 연기를 하면서 선배 배우들을 많이 봤을 텐데, 서영주 씨가 생각하는 좋은 배우란. 카메라 안이나 무대 위에서뿐 아니라 그 밖에서의 행동이 정말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나 카메라 안에서도 당연히 잘 해야 하지만, 그 밖에서의 행동이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 ‘좋은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는 건 당연한 목표고, 무대 밖과 카메라 밖에서도 스텝들에게 정말 좋은 배우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살고 싶다. 서영주, 하면 좋은 배우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그게 꿈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고, 만약 계획대로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게 되면 1년 동안은 학교에 잘 다녀보고 싶다.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으니까. 1년 동안은 수업을 듣고, 그 이후에는 일에도 집중하고, 또 군대도 다녀와야 하고. 를 하는 동안 입시를 봐야 하기 때문에 가 끝나면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잠깐 여행도 다녀오고 싶다. 물론 지금은 가 가장 중요하지만, 기회만 주신다면 이 이후에도 연극을 꼭 하고 싶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8.27 / 조회 18,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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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에쿠우스’…안석환 · 김태훈 · 서영주 · 남윤호 캐스팅
연극 ‘에쿠우스’가 9월 4일부터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블랙에서 공연된다.?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 4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작품은 1975년 한국 초연했다. 연극 ‘에쿠우스’는 영국에서 26마리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마구간지기 소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연극은 현대인의 화두인 신, 인간, 섹스 그리고 욕망에 대해 심도 있게 다룬다. 연극 ‘에쿠우스’는 매 무대 연극계 신성을 발굴해 내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올해 ‘알런’ 역은 서영주와 남윤호가 함께한다. 서영주는 영화 ‘범죄소년’, ‘뫼비우스’ 등을 통해 굵직한 연기로 주목받았다. 올해 만 17세로 역대 최연소 ‘알런’에 도전한다. 남윤호는 연극 ‘페리클레스’, ‘정글북’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다. ‘알런’ 역은 강태기, 최재성, 최미식, 조재현, 김영민, 정태우, 류덕환 등의 명배우가 거쳐 간 역이기도 하다. ‘다이사트’ 역으로는 2014년 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작품을 지탱해준 안석환과 김태훈이 다시 한 번 참여한다. 그 외에도 ‘질 메이슨’ 역은 박서연, 유지은이 출연한다. ‘프랑크’ 역으로는 유정기와 서광일이 더블 캐스팅됐다. ‘헤스터’ 역의 차유경, ‘도라’ 역의 이양숙도 함께한다. ‘젊은 기수’ 역의 노상원, ‘너제트’ 역의 은경균을 비롯해 코러스로 김태완, 조민교, 김재훈, 김성호, 임동현 등이 함께한다.?이번 공연은 극단 실험극장의 대표 이한승이 연출을 맡는다. 이한승은 ‘에쿠우스’의 초연 연출부터 시작해 네 번의 ‘에쿠우스’를 제작했다. 2014년 연극 ‘에쿠우스’의 연출가로도 활약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5.07.03 / 조회 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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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들 남매 좀 말려주세요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연습 현장
우리가 티켓을 구입하고 극장 객석에 앉아 눈 앞에 펼쳐진 한 편의 공연을 감상하기까지에는 지난한 과정들이 있다. 몇 개월에 걸친 치열한 대본 분석과 캐릭터 연구, 극에 어울리는 무대와 소품, 의상 준비, 팜플릿 등 각종 홍보물에 쓰일 각종 문구까지. 매 순간 최선의 선택과 집중의 시간을 거쳐야 살아있는 배우들의 연기로 만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다소 긴 제목의 연극 또한 지난한 여정을 마치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내달 초 개막을 앞두고 있는 이 작품은 지난 27일 사전에 신청 받은 관객들을 초대하여 연습 현장을 공개하는 오픈 리허설을 가졌다. 오픈 리허설을 통해 관객의 반응을 미리 보고, 어떻게 하면 작품과 관객들이 소통이 잘 될 수 있는지 살펴 본 공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자 준비된 자리다.오경택 연출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는 그 해 토니상 최고 작품상, 뉴욕 연극비평가협회 최고 작품상 등 9개 부문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 작품은 유식한 대학교수인 부모로부터 안톤 체홉 연극 속에 등장하는 이름을 선물받은 바냐와 소냐와 마샤 남매와 마샤의 젊고 섹시한 남자친구 스파이크, 가정부 카산드라, 이웃집 아가씨 니나가 만나 벌이는 유쾌한 소동극이다.리허설 시작에 앞서 오경택 연출은 “미국 극작가 크리스토퍼 듀랑이 안톤 체홉의 4대 장막극을 중심으로 여러 등장인물들과 사건을 응용해서 완전히 색다르게 만든 작품이다. 일종의 체홉에게 바치는 오마주이자 패러디이다. 재미있는 작품이니 마음을 열고 무조건 편하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음향 감독님 새 소리 큐, 객석 아웃, 무대 조명 전환, 바냐 등장”실제 무대 크기와 같은 연습실에서 중년의 아저씨 바냐의 등장으로 공연이 시작됐다. 무기력한 중년의 백수 바냐는 아침마다 연못의 들새를 관찰하며 모닝커피를 즐기지만 우을증과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가지고 있는 중년의 노처녀 소냐의 등장으로 평화는 깨지고 만다. 바냐와 소냐는 병든 부모를 돌보며 젊은 한때를 다 보내고 이제는 둘만이 집을 지킨다. 어느 날 섹시한 영화배우로 성공한 마샤가 젊은 애인 스파이크와 함께 집에 찾아오며 이들 세 남매의 티격태격한 소동극이 한바탕 펼쳐진다.중년의 세 남매 바냐, 마샤, 소냐 (위에서부터 김태훈, 서이숙, 황정민)무기력한 중년 아저씨 바냐는 김태훈, 의 서현철이 1막과 2막을 번갈아 선보였고, 섹시한 영화배우 마샤의 서이숙과 분노조절장애 증세를 보이는 노처녀 소냐의 황정민은 베테랑 배우들답게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여기에 젊은 배우 김찬호, 김보정, 임문희가 합세하여 팀워크를 자랑했다. 개막 전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공연을 선보이는 자리라 제작진과 배우들은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지만, 관객들은 연습 장면을 지켜보면서 재미있는 장면에서는 함께 박장대소하며 작품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공연을 마친 후 황정민은 “다시 본 공연을 보러 와라.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보여드리겠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서이숙은 ”우리 공연 예매했냐. 꼭 예매하라.”고 당부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장 160분간 펼쳐진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등장 인물과 작품 속 인상적인 장면 등에 대해 느낀 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오경택 연출은 관객들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하며 본 공연을 위한 마지막 체크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안톱 체홉을 몰라도 안톤 체홉을 알아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라고 강조하며 "마지막까지 열심히 준비해서 본 공연으로 찾아뵙겠다."고 인사를 건넸다.세 남매의 유쾌한 소동극 는 오는 12월 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하여 2015년 1월 4일까지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1.27 / 조회 10,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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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무대 오르는 <고곤의 선물>, 박상원·김태훈·김소희 주연
의 작가 피터 쉐퍼가 쓴 또 다른 역작 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은 한 극작가의 죽음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신념을 들여다보는 연극으로, 국내에서는 2003년부터 정동환·정원중·김소희·서의숙 등이 거쳐가며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에는 세종문화회관과 극단 실험극장의 공동주최로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구태환 연출이 이끄는 올해 에서는 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동중인 박상원과 최근 에서 열연을 펼쳤던 김태훈이 주인공 에드워드 담슨으로 분한다. 에드워드 담슨은 극단적인 세계관과 열정을 가진 천재 극작가로,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된다. 에드워드 담슨의 두 번째 아내 헬렌 역에는 2012년에 이어 또 다시 김소희가 캐스팅됐다. 김소희는 에드워드 담슨이 첫 번째 아내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필립 담슨에게 남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헬렌으로 분해 또 한번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필립 담슨 역에는 의 김신기가 캐스팅됐고, 이와 함께 이봉규·고인배 등 중견 배우들이 출연한다. 은 9월 18일부터 10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코르코르디움 제공
2014.08.19 / 조회 6,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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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드러나는 욕망의 맨얼굴 <에쿠우스> 개막
열일곱 살 소년이 자신이 돌보던 여덟 마리 말의 눈을 찔렀다. 끔찍하고 잔인한 사건이라 사람들은 혀를 내둘렀고 사건의 중심에 선 소년은 '비정상'이라는 이유로 종신형을 선고 받기 직전이다. 소년을 벼랑 끝으로 내몰기 전 그를 어찌해 볼 수 있을 것 같은 마지막 사람,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그는 사건의 발단과 소년의 정신세계를 탐구해 가면서 점점 욕망을 거세당한 채 비참하게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치를 떤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 피터 쉐퍼의 작 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1973년 세계 초연한 이 작품은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신, 인간, 섹스에 관한 이야기를 탄탄한 인문학적 텍스트에 담아내고 있으며, 강렬하고도 파격적인 장면과 음악을 통해 현대 사회 속에 거세된 인간의 본능과 광기를 발산해 내고 있다. 알런(지현준)(위),헤스터 판사(차유경)와 다이사트(안석환)(아래)극단 실험극단이 선보이는 이번 는 극단의 대표 이한승이 연출을 맡았다. 이 연출은 "현대인이 되면서 놓친 원시세계, 그것에 대한 갈망을 주제로 삼았다"고 밝히며, 이번 무대에서 장면에 따라 알런이 전라로 등장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알런과 질 메이슨의 마구간 장면을 비롯한 인물들의 전라는 원작의 요구이기도 하다. 과거 故 강태기를 비롯, 송승환, 최재성, 조재현, 최민식, 김영민 등의 배우들이 거쳐간 알런 역은 이번엔 지현준과 함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전박찬이 맡고 있다. 최근 등 다채롭고 무게감 있는 연극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지현준은 알런 역을 맡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하며 "어둠, 질투 등 외부의 상황을 여과 없이 흡수하고 내뱉는 순수한 모습에 집중하려 한다"며 자신이 연기할 알런에 대해 설명했다. "스무 살 때 토월극장(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를 봤을 때 너무나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자리가 굉장히 영광스럽다"는 전박찬은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 최후의 인물이 되었다. 등의 무대에 서 온 그는 이번에 를 만나 "작품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면서 "순수함과 열정을 답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런의 치료를 맡은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 역으로는 안석환과 김태훈을 만날 수 있다. 지난 13일 열린 프레스콜 현장에서 만난 안석환은 쉰 목소리로 그간의 연습에서 에너지를 다해온 모습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컨디션 관리 잘 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다른 연기를 연출님으로부터 주문 받았고, 이러한 것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안석환스러운 모습이 나왔고, 실제 나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는 인물이 다이사트임을 깨달았다"고 이야기했다. 다이사트(김태훈)(맨 위)알런(전박찬)과 질 메이슨(김지은)(가운데)과거 신구, 승승환, 정동환 등 쟁쟁한 배우들이 표현해 왔으며, 지금도 많은 배우들이 '꼭 해보고 싶은 역할'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 다이사트라는 것을 김태훈 역시 강하게 긍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언제나 동경하던 역할을 맡아 기쁘다면서도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인생이라 말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통과 싸워야 한다는 말처럼 주변인으로서 중심을 마냥 부러워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 중"이라고 말하며, 작품, 연기와 함께 자신의 삶을 깊게 돌아보고 있는 지금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알런의 부모로 유정기, 이양숙 배우가 분하며 헤스터 판사 역에 차유경, 질 메이슨 역에 이은주, 김지은이 번갈아 무대를 채우고 있다. 또한 의 강렬한 이미지와 역동적인 장면을 이끄는 견인차, 8마리의 말로 분하는 배우들에게도 눈길을 쉽게 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14일 개막한 연극 는 오는 5월 17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3.18 / 조회 1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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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동산> 이석준, 박호산 "서로 달라도 추구하는 건 같죠"
안톤 체홉은 을 코미디라 정의 했고, 이 작품을 초연한 연출자 스타니슬랍스키는 비극으로 해석했다한다. 비극이 될 수도, 희극이 될 수 있는 희곡. 분명한 건, 아름다운 대지 벚꽃동산을 둘러싼 가지각색 인간군상들은 지금 우리에게도 날카롭게 통한다는 것이다. 동갑내기 배우 이석준과 박호산이 이 광활한 벚꽃동산 앞에 섰다. 그리고 농노였지만 급변하는 세상에 잘 적응해 신흥부자 로파힌으로 분해, 제대로 된 연극을 보여줄 태세다. “같은 산을 오르는데 서로 정 반대 길로 오르는 느낌” 두 분을 한 작품에서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네요. 더 반가웠어요. 이석준 (이하 석준) 잊혀진 거 같은데 (웃음) 라고 함께 한 작품이 있어요. 박호산 (이하 호산) 그런데 그때도 더블 캐스팅이라 무대에서 만난 적은 없죠. 이번에도 그렇지만. 할 때 제 와이프를 상대역으로 만났죠. (웃음) 석준 맞아, 그 다음에 둘이 또 를 같이 하더라고요. 그 때 눈이 맞았어요. 작품 안 하고 딴 짓 하고 말이야. (일동 웃음) 로파힌 역을 맡았는데, 두 분 이미지가 많이 달라서 캐릭터를 공유하기 힘들지 않나요.호산 달라서 좋다고 생각해요. 석준이 하고도 이야기 한 적 있는데, 같은 산을 오르는데 다른 길로 올라가는 느낌이랄까. 물론 목표는 같고요. 역할이 내야 하는 지향점은 같지만 그걸 찾아가는 방법이 많이 다르죠. 석준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그런데 이번엔 연습초반에 참여하지 못해서 호산이에게 많이 의지할 것 같아요. 전에 같이 작품 할 때도 호산이와 더블인 것 자체가 굉장히 도움이 됐거든요. 전 저만의 방식이 있고, 그게 옳다고 걸어왔는데 호산이는 굉장히 다른, 옳은 방식을 걸어왔어요. 그래서 제가 놓치는 부분을 하나씩 채워주는 스타일이라 의지가 많이 됐고. 이번엔 특히 도움을 많이 받아야 할 것 같거든요. 호산 잘 하면서 (웃음) 석준 아니, 초반부터 작품 분석에 디테일하게 붙어왔어야 했는데 드라마 촬영 때문에 못했죠. 지금은 진짜 미치겠어요. (웃음) 만약 다른 더블 캐스트였으면 불안했을지도 몰라요. 에서 로파힌은, 지금 관객의 눈으로 보면 가장 이성적이고 노멀한 캐릭터가 아닐까요?연기자에겐 오히려 접근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호산 전 오히려 튀는 인물 같아요. 등장 인물들과는 약간 벗어난. 나머지 인물들이 벚꽃동산이라는 테두리 안에 있다면, 로파힌은 밖에 접근하는 인물이거든요. 석준 저는 말씀하신 대로 접근하기 쉽지 않아요. 체홉의 작품이 명작인 이유는 모든 게 열려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누가 작품을 올려도 그들만의 해석을 가지고 올리잖아요. 우리만의, 나만의 해석이 꼭 필요한데, 그 해석을 찾아가는 시간이 고통이죠. 대신 짜릿함이 있어요. 이거 잘 나올 수도 있겠는데? 이런 기대감. 은 희곡으로만 읽으면 그 재미를 잘 느끼지 못하는 대신 연출과 배우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지는데요.호산 맞아요. 체홉의 작품은 글로 보면 재미 없다는 게 석준씨 말대로 의미가 열려 있거든요. 친절하지 않아요. 은 마지막 작품이라 그런지 제일 그래요. 보통 한 가지 말을 하면 한 가지 감정을 가지잖아요. 하지만 여기 인물들은 보통 2~3개에요. 연인과 다툴 때 여러 가지 감정이 생기는 것처럼. 굉장히 어렵죠. 석준 체홉의 번역본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걸 다 보면 아예 의미가 달라요. 대사 하나를 가지고도 의미가 다르게 써 있죠. 어미만 다르다든가, 그게 아니라 의미를 뒤집어 놓아도 말이 되게 만들어 놓은 거에요. 호산 번역한 사람 생각대로 써 놓은 거지. 예를 들면 가예프 대사가 “뭐라고?”라고 써놨는데, 원본을 보면 “누구?”에요. 가예프는 로파힌이 말 할 때마다 “누구?”라면서 장난을 치는데 번역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렇게 하기가 애매한 거죠. 그래서 우린 아예 러시아 대본을 갖다 놓고 해요. 다행히 러시아 어를 할 줄 아시는 우리 태훈 형님(김태훈)이 계셔서 가능하죠.100년 전 작품임에도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는 게 놀라운 것 같아요. 하지만 지루하지 않을까 편견도 있을 거고요. 호산 이 작품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 붙여놔도 이 이야기가 다가와요. (체홉이) 깊은 성찰에 의해 쓰셨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이야기고요. 고전의 힘이죠. 석준 전 이 팀이 작년에 한 를 봤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충격을 받았죠. 를 변형한 게 아니라 숨어있는 텍스트를 전부 끌어 올렸더라고요. 은 열려있는 텍스트잖아요. 채워 넣을게 너무 많아요. 이 팀은 무대의 변형이나 의상이 아니라 흐름 안에서 그들만의 화법으로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팀 같아요. 호산 오경택 연출의 힘이 커요. 체홉은 이 작품을 코미디라고 했거든요. 급이 떨어지는 코미디가 아니라 일상에 일어나는 일들이 얼마나 웃기냐는 거죠. 그걸 잘 끄집어 낼 수 있는 연출이죠. 도 3시간 가까운 공연시간임에도 몇 번 본 관객들이 계세요. 전혀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어요. 원래 가지고 있는 대사 그대로. 이번 도 비슷한 색깔의 재미가 있을 겁니다. 정동환 선생님 같은,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많이 출연하시죠. 호산 아휴… 정동환 선생님이 이번에 일단 승낙해 주신 게 너무 감사 드려요. 피르스 역이 정말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씬 숫자와 대사량은 많지 않거든요. 선생님들이 어떤 ‘깊이’로 승부하시는 거라서 ‘기피’를 하세요. 정 선생님은 옛날에 가예프 역을 하셨대요. 이번 역할도 말씀 드리자 마자 ‘오케이’. 저희 입장에선 뭐…만세죠. 정동환 선생님이 아버지라면 최용민 선생님은 어머니 같으세요. 벽이 없어요. 저희들이 술 한잔 하자고 하면 항상 ‘오케이’ (웃음) “지금 나를 사로 잡는 건…” 에는 여러 인간군상이 등장합니다. 두 분은 어느 타입에 속하는 것 같으세요? 호산 전 가예프에 가까워요. 내 인생이 그렇지, 뭐. 열심히 해봐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고. 저도 당구 좋아하고요. (웃음) 석준 전 빼차(트로피모프)에 가까운 것 같아요. (호산: 아, 동감!) 연습할 때 그 캐릭터가 눈에 확 들어오고 이해가 되는 거 보니까. 저도 어떻게 해야겠다 말은 많고 생각은 많은데 움직이진 않고…(웃음) 이석준씨는 이야기쇼 진행자로서 오랫동안 활약 하셔서 더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시는 건 아닐까요? 석준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토크쇼를 진행하다 보니 여러 생각도 하고, 제 가치관이 정립되는 건 사실이에요. 최근 이야기쇼에 대한 일들이 있었는데 되게 가슴이 아팠어요. 이야기쇼를 시작한 것도 관객 때문에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듣는 게 가슴 아팠죠. 하지만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덕목 중 하나가 선도라도 생각해요. 일제시대에도 문화가 살아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풀어내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일 거에요. 앞서가는 생각을 제시하는 것도 문화예술가가 하는 일이죠. 괴롭겠지만. 호산 얼마 전 추적자란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는데 그때 박근형 선생님이 팬이 됐어요. 선생님이 인터뷰에서 ‘연기자도 작가 정신을 가지고 대본을 봐야 한다’고 말씀 하시더라고요. 그 말이 인상 깊었어요. 문화계 사람으로서 위로하는 것도 있겠지만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죠. 두 분 다 데뷔 17년 정도 되시죠. 소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을 지나오시는데요. 연기자로선 지금 어떠세요. 석준 고통스럽긴 해요. 행복한 일을 해서 좋잖아요, 하시는데. 맞아요. 결론적으로 원하는 일을 하니까. 하지만 저는 묻죠. 당신 같으면 3개월 마다 직장에 새로 취업하는데 괜찮겠냐고. (일동 웃음) 재미있는 건 예전엔 무조건 좋아서 무대에 섰다면 요즘엔 이 나이에 포기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즐거워요. 만약 나에게 20대로 다시 돌아가겠냐고 하면 죽어도 싫은, 지금 알고 있는 무언가를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정동환 선생님이 막연하게 부러워요. 연기자로서 배운 이론을 다 부수면서 나오는 열정. 그 깊이를 알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더 행복한 거죠. 호산 같은 연기자고 지향점도 같은데, 재미있죠? 방향이 다르니까. 저 같은 경우는 재미있어요. 괴롭지 않아요. 제 친구들이 넌 연기해서 좋겠다, 그러면 전 이렇게 답할 거에요. 그럼 너도 해 인마. (일동 웃음) 무대에 서서 좋은 건 오늘 잘못 했으면 내일 더 잘 할 수 있다는 거에요. 이번 작품에 안 되면 다른 작품에서 시도해 볼 수 있다는 것이고. 누구는 커튼콜 박수가 좋다는데 전 그건 안 해도 좋아요. 이게 훨씬 재미있죠. 서로 정말 다른 모습인데, 이번에도 더블 캐스트죠. (웃음) 호산 만일 석준이와 다시 하게 되면 이번에 를 해보고 싶어요. 우리 둘 다 출연한 적이 있지만 같은 무대에 선 적은 없는데, 그 연극 둘이 같이 서며 재미있을 것 같은데? 석준 를 예로 든 이유를 알겠어요. (웃음) 등장인물들이 절친한 친구 사이인데 아예 서로 생각이 달라. 상대역으로 붙으며 아마 극이 휘몰아치지 않을까. (웃음) 향후 장기적으로. 계획 있으세요? 배우로서 가고 싶은 길이나, 목표 같이. 호산 전 거창하지 않아요. 이 일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어렸을 때는 연극배우가 꿈이었고, 연극배우가 된 다음엔 제발 작품 좀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고, 작품이 안 끊기니까 이제 다른 아르바이트 안 하고 이걸로만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 했죠. 그래서 다 됐어요. 이제 재미있어요. 여기서 더 욕심 가지지 않을 거에요. 좋은 연출자, 그런 건 꿈도 안 꾸고. 정동환, 박근형 선생님처럼 연기를 즐기면서 예쁘게 늙고 싶어요. 석준 비슷하네요. 저도 어릴 때는 욕심이 많았죠. 대형 뮤지컬 많이 하고 싶고, 성공하고 싶고. 난 이 다음에 조승우 될 거야, 라는 농담도 하고.(웃음) 그런데 시간이 흐르니까 하나씩 버리게 되더라고요. 대형 뮤지컬, 위치, 다 버리니 배우 하나가 남더군요. 정말 좋은 배우가 되고 싶고 그래서 창작 뮤지컬에 관심이 가요. 이 작품을 만들면 내가 길을 낸 것이니까 다른 배우들이 길을 넓혀주지 않을까? 기대되죠. 지금 두 분을 사로 잡고 있는 건 무엇인가요. 호산 우리 와이프. 석준 오로지 아기. 아들이에요. 거의 전부가 된 것 같아요. 호산 저도 가족이에요. 어려서는 제가 이기적이라 그랬는지 가족이라는 굴레가 너무 싫었어요. 그래서 대학 생활 하면서 혼자 살았고 이혼도 한 번…(웃음) 마흔 넘어가니 정말 반성이 됐어요. 너무 창피하게 살았구나. 이름도 바꾸고. 이젠 가족이 굉장히 소중해요. 이제야. 연극 보러 오시는 관객들에게 한 마디 전해주세요. 석준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다른 전설의 배우들이 나오는 연극을 많이 봤는데 그에 못지 않은 완벽한 팀이 된 것 같아요. 저 빼고. (웃음) 어디선가 봤는데 영국기자가 극장 앞에다 꽃다발을 놓으면서 연극은 죽었다고 했대요. 그런데 요즘은 다시 살아나고 있어요. 간만에 최근에 못 느꼈던 설렘과 공포를 느끼고 있거든요. 그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호산 어느 연극에서 ‘철학은 죽었다’는 대사가 있었는데,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요즘은 자극적인 걸 찾아가면서 뭔가를 생각하지 않는 추세잖아요. 옛날에는 어려운 말 좀 쓰면 ‘대단하다’ 했는데 요즘엔 냉소를 듣고요. 생각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결론은, 투표합니다. (일동 웃음) 석준 투표, 투표 꼭 합시다! (일동 웃음)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9.14 / 조회 19,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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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69] 2010년의 마지막 축제, 연극 ‘휘가로의 결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규모의 선물이라 할만하다. 이 거대한 내용물은 겉포장만 요란한 상투적 선물일수도 있겠다는 우려와 달리 이미 알고 있음에도 선물의 가장 큰 매력이자 절대조건인 서프라이즈!에 성공했다. 참으로 실속 있고 아기자기하며 위트로 가득하다.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다듬어진 이 연극은 제목처럼 휘가로의 결혼을 둘러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내용을 나열하는 것이 결례가 될 만한 보마르셰 원작이 이토록 유쾌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단언컨대 배우들의 기절할만한 연기에 있다. 국내 연극계에서는 보마르셰라는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배우들, 이를테면 이영범, 김태훈, 이지하, 이항나, 이승호, 차유경 등등등. 비록 오페라의 아리아는 없을지라도 한없이 귀여워지길 마다않는 배우들의 사랑스러운 연기는 보는 재미의 무한상승선을 그린다.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당시 프랑스 귀족사회, 축소해 말하자면 권력의 악용을 비판하는 이 작품은 한가로운 귀족생활과 생명유지를 위해 모든 기지를 발휘해야하는 천민의 대립을 그려 프랑스 대혁명의 전주곡으로 불린다. 신랄한 사회풍자, 재치, 외설성 등으로 서민층 관객들에게 환호를 받았으나 보수적 관객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휘가로의 결혼’은 알마비바 백작의 어리석은 오만함과 그의 하인 휘가로의 기지를 축으로 진행된다. 하루 동안 정신없이 벌어지는 사건들은 스스로 초야권을 포기했으나 하인의 아내가 될 스잔느를 탐하는, 당시 귀족의 전형으로 읽히는 알마비바 백장의 욕망에서 시작된다. 상황과 대립되는 욕망은 백작뿐 아니라 백작부인, 세르뱅, 마르세린느 등을 통해서도 표출되는데, 이 작품에서 욕망은 인물들의 성격과 직결돼 있다. 휘가로와 결혼하길 원하는 마르세린느, 아직 어린 소년인 세르뱅과 백작부인의 은밀한 정 등, 실제 이 작품이 공연될 당시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날카로운 풍자보다 진한 외설성과 관련돼 있다고 할 만큼 욕망은 주요 소재로 자리한다. 그러나 우리가 당시의 부도덕한 사회문제를 보며 무릎을 칠만한 통쾌함이나 기분이 언짢아질 불쾌함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있다. 다방면에서 만연하고 있는, 이른바 막장성 불륜과 은밀한 욕망 역시 농도만큼 직접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실험극장 50주년 기념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연극 ‘휘가로의 결혼’에서 이 시대를 사는 관객들이 가장 크게 섭취할 수 있는 영양은 희극, 그 희극의 재기발랄함과 솔직함이다. 앞서 언급했듯 연극 ‘휘가로의 결혼’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연출과 배우들은 인물의 특성을 예리하게 캐치, 시원하게 표현하므로 저마다 독보적 성격의 캐릭터들을 부활시켰다. 이는 보마르셰가 탄생시킨 캐릭터의 개성이 매우 매력적이라는 것도 한 몫 한다. 감상적이고 몽상적이나 아직 도덕에 대한 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 백작부인, 꾀가 많고 반항적이지만 명랑하며 유쾌한 휘가로, 아직 소년인 만큼 열정적인 반면 충동적이기도 한 세르뱅,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즐거움으로 가득한 스잔느 등이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는 기가 막힐 희극적 조화를 이룬다. 또한 원작 그대로 살려낸 재치 있는 언어와 순발력 좋은 제스처 등은 중첩돼 터지는 어지러운 사건들이 산발되지 않고 하나의 축으로 단단하게 묶이도록 돕는다. 개구지고 천진한 듯한 표정 뒤에 숨은 희극의 영리함이 빛을 발한다. 폼생폼사 귀족들이 풍자와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는 이 시끌벅적 요란한 한바탕 소동은, 그러나 그 누구도 매몰차게 내치지 않는다. 무대, 의상, 언어, 인물 등 연극 ‘휘가로의 결혼’은 원작에 충실했다. 상징성 짙은 의자, 리본, 발령장, 핀 등의 소품도 생생하게 살아있다. 지금도 우리를 감탄하게 하는 재치와 유머, 통찰력이 고스란히 전해질만큼 연극은 정직하면서도 진실했고, 무엇보다 관객을 존중했다. 예고된 해피엔딩이 2010년 마지막 축제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더불어 극단 실험극장의 50년 역사와 그 시간만큼의 노고에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21 / 조회 13,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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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남명렬, 그의 언어에 끌리다
연극 ‘코펜하겐’의 물리학자 ‘닐스 보어’ 봄의 햇살이 당도했으나 물러나지 않은 겨울바람 때문에 거리의 인파들이 허둥대는 계절의 어느 평일 오후. 배우 남명렬은 스웨터와 점퍼, 목도리에 헤진 가죽가방을 메고 카페로 들어왔다. 관객에게 익숙한 무대 위 고뇌의 눈빛과 카리스마 대신 한결 편안하고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거미여인의 키스’, ‘햄릿 프로젝트’, ‘프루프’, ‘갈매기’, ‘바다와 양산’, ‘에쿠우스’, ‘한스와 그레텔’, ‘마라, 사드’, ‘세자매’ 등. 그가 출연했던 수많은 작품 때문인지 그는 지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거기에 중후한 미소와 끊임없이 재생되는 유머, 쉬지 않는 탐구. 그러니까 대충 중년의 남자 연극배우에게 할 수 있는 찬사를 끌어 모아다가 믹스시키면 배우 남명렬이 남는다. “93년도, 첫 공연을 했던 산울림소극장 2층 연습실 마룻바닥이 생생히 기억나요. 지금 그 연습실은 사라졌지만 마치 조금 전에 만졌던 느낌이 들 정도로 선명해요. 그때 나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뭔가를 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크지 않았나 생각해요.” 배우 남명렬은 삼십대에 직장을 그만두고 연극을 하기 위해 서울로 왔다.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시간들이 쌓여 묵직한 여유로 드러났다. - 거대한 담론 속 인간에 대한 탐구 그는 곧 개막할 연극 ‘코펜하겐’에서 물리학자 닐스 보어 역을 맡았다. 연극 ‘코펜하겐’은 2007년 서울대학교 공대 연극반에 의해 소개됐고 2008년 극단 청맥에 의해 정식 초연됐다. 이 작품은 ‘1941년, 왜 베르너 하이젠베르그(독일의 물리학자, Werner Karl Heisenberg, 1901.12.5~1976.2.1)가 닐스 보어(덴마크 출신의 물리학자, Niels Henrik David Bohr, 1885.10.7~1962.11.18)를 찾아왔는가’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배우 남명렬은 2009년 무대에 올랐다. “보어와 하이젠베르그의 논쟁은 과학계뿐 아니라 문화예술, 철학 등 여러 분야에 많은 담론을 던져줬어요. 과학을 소재로 하지만 결국 인간의 내면을 다루고 있죠.” 원자 세계에서의 불확실성을 통해 인간 내면의 불확실성을 드러내는 이 연극은 생소한 과학 용어와 원리들을 쏟아낸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관객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배우는 파헤칠 것이 많은 작품일수록 매력을 느껴요.” 그래서 그는 파헤치고 또 파헤쳤다. “배우도 모르고 이야기하면서 관객이 알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다들 학구적인 친구들이라 그날 연습하며 모르는 것이 나오면 집에 가서 열심히 찾아봤어요. 그 다음날 ‘그건 이런 거야’ 하면서 알려주죠. 듣는 상대방에게 또 다른 질문이 생기겠죠? 그러면 ‘그건 내일!’하면서 또 찾아보는. 이런 과정을 한 달 이상 반복했어요. 거의 스터디그룹이었죠.” 노벨상 수상자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명도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이 대본을 보며 그 개념을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그래도 알아가는 과정들이 참 재밌었어요. 관객 혹은 지인들이 공연을 본 후 물리학에 대해 정말 잘 아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을 때 ‘우리 노력이 헛되지 않구나’라는 걸 느꼈죠.” 이 작품만이 아니다. 그는 유독 어렵고 많은 양의 대사들과 함께했다. 대사 잘 외우는 비법이 있지는 않을까. “잘 해야겠다는 스스로의 강박관념과 작품에 대한 관심이 어떻게든 외우게 하지 않나 생각해요. 외우지 않으면 공연을 못하니까. 누구나 잘 할 수 있는데 단지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뿐죠. 대사를 잃어버려서 공연을 망치게 할 배우는 아마 없을 걸요?” 그럼에도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감탄을 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실수도 있을 법한데 그가 실수하는 모습을 본 관객들을 찾기도 어렵다. “다른 방법이 아니고 여유 같아요. 무대 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소화할 수 있도록 여유를 갖는 것. 그냥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거죠.” - 연극은 인생, 인생은 또 다른 연극 연극배우라면 경제적 문제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삼십대의 나이였다면 더욱이 절실할 것이다. “물론 경제문제에 있어 절대적 빈곤의 수준이 있어요. 일 년에 연봉이 200만원이라면 절대적으로 빈곤하죠.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당신은 그래도 작업을 하니까’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저 역시 어려운 시기는 있었어요.” 그는 후배들이 시선을 조금 길게 두기를 바랐다. “단언하지는 못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굶어 죽는 사람은 드물죠.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먹고 살 수는 있어요. 연극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가만 생각해보면 경제문제는 상대빈곤이거든요. 물질적으로 욕망하는 바를 소득 수준 안에서 해결한다면 이 연극이 못할 정도로 좌절할 거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는 연극 무대는 시간과 열정을 배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살아가는 세월만큼 무대 위에서 녹아나기 마련이에요. 그 세월은 관객들에게 어필될 수 있어요. 그러니 연극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시선을 조금 길게 봤으면 해요.”그렇다면 관객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는 한 발 물러난다. “저는 행위를 하는 입장으로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신 사회의 이슈와 유행을 따라가는 과정 속에서 소중한 것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채 가려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다시 한 번 뒤돌아보며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도 연극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죠. 그러려면 때때로 심각하고 진지하면서도 고뇌하는 모습을 던져줘야 해요. 그런데 그런 연극을 하면 관객이 없어요. 연극계 내부에서는 의미 있다고 이야기를 하겠죠. 그러나 우리만의 의미라면 그것이야말로 의미 없지 않나 생각해요.” 그는 연극 ‘코펜하겐’을 통해 관객과 ‘의미 있는’ 소통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현재 재미와 가벼움, 즐거움을 위해 달려가는 말 위에 있죠. 잠시 말고삐를 잡고 ‘속도를 조정해볼까’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이 작품과 함께 했으면 해요. 담론 자체는 거대하지만 그 속에 인간적인 부분들이 많이 있거든요. 유머도 있고.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말초적 세상에서 무언가를 돌아보고 싶다면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애쓰고 있고요.” 글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19 / 조회 19,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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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홉의 [갈매기], 러 거장 까마 긴까스 통해 만난다
세계적인 극작가 안톤체홉의 대표작 [갈매기]가 3월 15일부터 LG아트센터에 올라간다. 이번 공연은 해마다 체홉의 작품을 선보이는 ‘체홉의 가을’ 프로젝트 중 첫번째 작품으로 러시아의 국보급 연출가 까마 긴까스가 연출하고 차세대 연출가 막심 깔신이 협력 연출해 선보인다. 특히 이번 공연은 1100석 규모의 공연장을 660석 규모로 줄이고, 객석까지 무대로 활용해 최적의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갈매기]는 러시아 시골 영지를 배경으로 여배우 아르카지나와 작가 지망생인 그의 아들 코스차, 아르카지나의 애인인 소설가 트리고린, 배우 지망생 니나의 얽힌 관계를 통해 젊은 예술가의 고뇌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 체홉의 4대 장막극 중 가장 체홉적인 작품이며 젊은 예술가들의 고뇌와 기성예술인들의 매너리즘에 대한 비판을 남녀, 가족 간에 사랑과 갈등으로 담아내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에는 오승명, 여무영, 조민기, 김태훈, 이항나 등 실려파 배우들이 함께 한다. 특히 조민기는 지난 2004년에도 갈매기 무대에 선 경험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러시아 문화가 몸에 밴 러시아인이 러시아어로 쓰여진 러시아 작품을 하다 보니 정말 느낌이 다르다”며 “텍스트로는 와 닿지 않던 것이 까마 긴까스와 작업을 하다 보니 확신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고, 이는 배우로서는 굉장히 큰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협력연출을 맡은 막심 깔신은 “갈매기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며 “배우와 연출진은 체홉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디뮤지컬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가 진행하는 ‘체홉의 가을’은 향후 [바냐 아저씨] [세자매] [벚꽃동산] 등의 체홉 대표작을 올릴 계획이다. 연극 [갈매기] 연습장면
2007.03.06 / 조회 13,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