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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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프로젝트 ‘단편선 레파토리 展’ 9월 30일 개막
양손프로젝트가 오는 9월 30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단편선 레파토리 展’을 선보인다.
그간 양손프로젝트는 소설의 무대화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연극성과 배우의 확장성에 대해 탐구해왔다. 한 작가의 단편소설 중에 여러 편을 선별하여 각기 다른 연극형식에 담아 묶어서 공연하는 단편선 시리즈를 창작해왔다. 2011년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소설 3편을 텍스트로 창작한 '개는 맹수다'를 시작으로 현진건, 김동인, 모파상의 단편들로 작업한 '새빨간 얼굴', '마음의 오류', '낮과 밤의 콩트'등을 차례로 무대에 올린 바 있다.
올해로 작업을 시작한지 10주년을 맞이한 양손프로젝트는 그동안 창작했던 단편선 작품 중 11편을 선별하여 그간의 작업을 조망하고 양손 특유의 연극성이 가득한 무대를 가감 없이 관객들에게 선보이려고 한다. 다자이 오사무, 현진건, 김동인, 모파상 등 깊이 있는 작가들의 시선으로 담아낸 내밀한 삶의 이야기들이 다채로운 연극형식 안에서 파노라마처럼 관객의 눈앞에 펼쳐질 예정이다.
양손프로젝트 ‘단편선 레파토리 展’은 9월 30일부터 10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기간별로 다른 작품들이 공연되며, 티켓 예매는 9월 3일부터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 티켓에서 가능하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양손프로젝트 제공
2021.08.30 / 조회 2,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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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오가는 100분간의 1인극…남다른 충실감을 느끼죠”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손상규·윤나무
내달 1일 개막하는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동명의 프랑스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1인극이다. 극은 새벽 해안가에서 서핑 보드에 오른 청년 시몽이 온 몸의 감각을 열고 파도를 타는 장면에서 시작해 그가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오르며 벌어지는 24시간의 기록을 담았다. 생동하던 한 생명이 빛을 잃어가는 순간, 그리고 그 죽음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여러 인물들의 ‘섬광 같은 순간’들이 농밀하게 압축된 작품이다.
지난 20일, 이 작품의 초연(2019)을 성공적으로 이끈 배우 손상규·윤나무가 재연을 앞두고 연습 중인 현장을 방문했다. 두 번째 공연이면 조금은 편해질 법도 한데, 이들은 잠깐의 침묵과 미세한 표정 변화, 짤막한 감탄사가 남기는 미묘한 여운까지 치밀히 되짚으며 작품을 다듬어가고 있었다. 극중 시몽이 파도를 타는 순간, 배우들이 입은 검은 셔츠 뒤로 팽창하는 근육과 심장 박동이 생생히 느껴졌다. 더욱 촘촘히 완성될 공연을 기대하게 한 두 배우의 이야기.
Q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초연(2019)은 두 분께 어떤 경험이었나요. 어떤 마음으로 재연에 참여하셨는지도 듣고 싶고요.
윤나무: 무대에 혼자 서는 경험을 한다는 것, 그렇게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좋고 행복했어요. 원작은 프랑스 소설이지만, 한국의 관객 분들과 맞닿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 같고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초연)당시 공연 횟수도 적었고 ‘더 잘 전달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더 많은 관객 분들과 많은 시간을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재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손상규: 일단 작품 외적으로는 이 팀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공연을 다시 한다고 했을 때 같이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설렜죠. 그리고 공연에 대한 기억은, 무대에 들어가기 전에 어딘가 다른 세계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느낌이었어요. (극중 펼쳐지는) 24시간과 거기서 확장되는 다른 세계로 다녀오는 느낌 자체가 되게 좋았어요. 나무가 얘기한 것처럼 초연 때 충분히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 있어서 하나씩 더 깊이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기회가 생겨서 다시 출연하게 됐죠.
▲ 손상규
Q 아까 연습하시는 모습을 보니 굉장히 세세한 부분까지 논의를 하시더라고요. 텍스트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윤나무: (초연 후) 1년 반쯤 시간이 흘렀고 저라는 사람도 좀 달라졌을 테니 새롭게 떠오르는 생각이 많죠. 근데 어떤 한 지점을 꼬집어 말하기는 어려워요. 각 인물에 대한 좀 더 심도 깊은 디테일을 찾기도 하고, 관객 분들이 좀 더 몰입하게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깊게 파고들어 찾아가고 있어요.
손상규: 확실히 안 보이던 것들이 좀 보여요. 예전에는 ‘아, 이렇구나’하고 (대본상의) 설명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종종 있었다면, 이제는 설명을 넘어서 본질적으로 그 인물의 삶에서 중요한 것들, 딜레마, 심장을 뛰게 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있어요. 전체적인 틀은 크게 바뀌지 않지만, 그 과정이 저에게는 굉장한 기쁨과 충실감을 주고 있어요. 만약 몇 년 뒤에 이 작품을 다시 한다면 또 달라질 것들이 있을 것 같은, 그런 매력이 있는 작품이죠.
▲ 윤나무
Q 혼자 100분간 무대를 이끌어야 하는데, 다른 공연과 어떻게 다른가요?
손상규: 다른 배우와 호흡을 주고받으며 그 시너지효과로 공연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내 안에서 쌓아가는 리듬과 에너지로 공연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오롯이 무언가를 경험하는 충실도가 좀 다른 것 같아요. 물론 앙상블 공연도 굉장히 좋아해요. 다른 배우들이 주는 자극과 감각들이 나를 생각지도 못한 지점으로 이끌어 주기도 하거든요. 반면에 이건 아까 말씀드린 ‘충실도’라는 매력이 있죠.
윤나무: 항상 동료들과 공연을 하다가 처음 혼자 무대에 서는 것을 상상했을 때는 악몽을 꾼 기분도 들었어요. 대사가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혼자 무대에 덩그러니 서 있는 상상을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초연 때 실마리가 풀렸던 지점이 있어요. ‘내가 혼자 무대를 이끌어 간다’는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시몽과 그 주변 인물들을 한 명씩 진심으로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될 수도 있고, 그 상황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걸 알았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마음이 편해지고 쾌감도 느꼈던 것 같아요. 내가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도 있구나, 싶어서 너무 행복한 순간을 지나고 있죠.
▲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2019년 공연(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Q 뇌사 판정을 받은 청년 시몽 랭브르를 비롯해 시몽의 어머니와 여자친구, 의사 등 여러 인물들을 연기해야 하는데, 특히 접근하기 어려웠던 인물이 있나요?
윤나무: 제가 지금 37세이고 미혼인데, 그보다 위의 연령대에 있는 캐릭터들, 결혼을 했거나 부모인 인물들에 다가갈 때 좀 어렵고 부딪히는 부분들이 있어요. 시몽 랭브르의 부모나 중년의 의사 같은 인물들이요. 형님을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죠.
손상규: 사실 표현하는 것보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아요. 이 인물을 이런 사람으로 가져가야 될지, 저런 사람으로 가져가야 될지, 둘 다 말이 되는데 어떤 것이 더 적확할까, 어떤 것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가장 잘 맞을까를 결정하는 것이 어렵죠. ‘왜 이랬을까? 실제로는 어떨까?’라는 질문도 해보고 연출이 어떤 질문을 던져주면 ‘아, 이 사람의 마음은 사실 이런 게 아니었을까?’하는 것들이 생겨나면서 적확한 지점을 찾아가고 있어요. 나무를 보면서도 많이 배우고요.
Q 연습과정에서 서로의 접근방식이나 관점이 달라서 흥미로웠던 부분을 꼽으신다면.
손상규: 너무 많아요. 저는 더블캐스트로 공연을 하는 것이 처음이었어요. 같은 텍스트를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걸 처음 본 거죠. 보다 보면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새로운 것을 굉장히 많이 발견하게 돼요. 우리 팀이 합의한 전체적인 틀이나 접근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각 인물들의 사소한 사유들 같은 걸 서로 많이 배워요.
윤나무: 형님은 제가 본 배우들 중에 ‘가장 배우같은 배우’에요. 동물적인 감각이 뛰어난 배우가 있고 이성적인 배우가 있는데, 형님은 그 두 가지를 굉장히 적절히 다 갖고 계세요. 그런 사유와 감각을 배우고 싶고, 형님 정도의 나이가 됐을 때 저런 배우가 되어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죠. 그런 순간들이 초연 때부터 지금까지 되게 많았어요. 일상 생활에서도 본 받을게 너무 많은 형님이자 배우에요. 같이 있으면 그냥 되게 좋아요.
Q 시몽이 파도를 타는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의 첫 장면처럼, 내 생애 가장 생동했던 순간을 꼽는다면 언제인가요.
윤나무: 지금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를 연습하고 있는 순간? 이렇게 생동감이 넘칠 수가 없어요(웃음).
손상규: 어떤 순간을 꼽기는 어렵고, 죽기 전에 어떤 순간을 떠올린다면 아마 아이들이 생각날 것 같아요. 아쉽지만 잘 만났어, 라는 기분으로.
그리고 막 생동했던 순간은 아니지만 유난히 생생하게 기억나는 순간이 있어요. 옛날에 뉴질랜드에 어학연수를 갔었는데, 어느 날 해안 앞 잔디밭에서 책을 읽고 있었어요. 학교를 관두고 그냥 놀고 있었거든요(웃음). 그날 낮에 햇빛을 받으면서 앉아 있는데 저쪽 버거킹에서 어떤 아저씨가 청소를 하고 있는 거에요. 그 때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원하는 게 그렇게 많지 않구나, 이 정도면 충분하구나. 그냥 저렇게 내가 할 수 있는 소소한 일들을 하고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며 살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순간의 바람과 햇빛, 한적함이 선명히 기억에 남았어요.
Q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죽음과 장기이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데,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이 질문을 드려보고 싶었어요. 인간에게 육신이 사라져도 남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윤나무: 있죠. 그 사람의 삶이 세상에 남겨 놓고 간 기록이 분명히 있고, 그것을 제3자가 봤을 때 느끼는 무언가가 있고, 그 삶의 기록으로부터 영감을 얻는 사람도 있을 거고요. 형체는 없더라도 그 사람이 갖고 있었던 가치 있는 기록은 분명히 어떤 영향으로 남을 거라고 생각해요.
손상규: 종교는 없지만, 어떤 믿음 같은 것이 있어요. 인생의 전체 타임라인이 이미 통째로 존재하고, 그 안에서 인지되는 순간들에 따라 (삶이) 현재와 과거, 미래로 나뉘는게 아닐까, 때때로 거대한 압력이 있을 때는 그 타임라인이 어느 지점에서 틀어져서 전체 삶의 모습도 달라지는 것이 아닐까라는. 왜 그런 걸 믿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상대성이론이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들에서 시작된 생각 같아요. 영혼이라고 부르는 것들, 혹은 데자뷰 같은 것도 그 타임라인 밖의 것들이 갑자기 어떤 이유로 영향을 미쳤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했더니 좀 위안을 받은 부분이 있어요. 이미 (삶이) 덩어리로 존재하고 있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조바심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주어진 타임라인을 좀 더 충실하게 살아내면 되지 않나 싶거든요.
Q (손상규 배우가 속한)양손프로젝트의 1인프로젝트 첫 작품 ‘데미안’도 곧 개막합니다. ‘데미안’에 창작자로 참여하셨는데, 어떤 작품인가요?
손상규: 둘 다 소설 기반이지만,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극중 인물들의 삶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데미안’은 배우에게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텍스트가 배우를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중점을 두고 공연 형식을 실험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죠.
애초에 이런 질문을 했거든요. ‘’데미안’은 이미 책으로 존재하고 있는 훌륭한 작품인데, 왜 이걸 굳이 공연으로 만들어야 할까?’. 그런데 ‘데미안’을 손상규가 읽었을 때와 양종욱이 읽었을 때, 윤나무가 읽었을 때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지잖아요. 그렇다면 그 다르게 받아들여진 것을 공연하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나는 이걸 이렇게 받아들여, 이게 나를 이렇게 움직이게 해’라는 것을 공유한다는 관점에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Q 윤나무 씨는 최근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데, 장르를 넓혀 활동하면서 어떤 생각들을 하셨나요.
윤나무: 한 5년 전부터 드라마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네요. 근데 카메라 앞이든 무대 위든 제가 어떤 캐릭터를 이해하고 표현하는 본질적인 과정은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어떤 캐릭터를 맡든 그 뿌리는 저로부터 시작하는 거고요.
예전에는 매체와 무대 사이에 미세한 경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경계도 거의 허물어진 것 같아요. 그게 더 좋고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배우로서 제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경험이고, 공연이나 드라마, 영화를 굳이 구분하고 싶지는 않아요. 앞으로도 더 경계가 없어진다면 배우가 마음껏 뛰어 놀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Q 앞으로의 계획 혹은 바람이 있다면.
손상규: 연기하는, 그리고 연극을 만드는 즐거움을 오래오래 느끼며 작업하고 싶어요. 이 일이 내게 즐겁고 가치가 있는 일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할 수 있으면 좋겠죠. 그리고 (양손프로젝트의) 1인극 중장기 프로젝트는 공연 일정을 미리 잡아 놓지 않고 원하는 만큼 충분히 준비를 한 다음 공연을 해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서, 내년에 그걸 만드는 것이 굉장히 기대돼요.
윤나무: 저는 일단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공연을 잘하고, 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촬영을 계속 할 것 같아요. 바람이 있다면 가족들이 건강하고, 제가 사랑하는 동료 분들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해서 지금처럼 하고 싶은 거를 정말 80세 넘어서까지 하는 거에요. 이렇게 좋은 분들이 연극을 만들어야 세상에 좀 빛이 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연출님과, 일다와, 정동극장과, 모두 다 건강하고 행복하시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는 계속 제 마음이 동하고 이끄는 대로 주체자로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제가 하는 연기에 순수와 진정성이 있을 것 같아요. 세상과 부딪히다 보면 이리저리 휘어질 수도 있겠지만, 잘 부여잡고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꾸준히 관객 분들과 만나고 제 연기를 봐주시는 분들께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예매 ☜
2021.05.25 / 조회 9,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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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규, 윤나무 출연…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6월 1일 국립정동극장 개막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오는 6월, 국립정동극장에서 재연 무대의 막을 올린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싼 24시간의 기록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현대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1인극의 형태로 각색한 연극이다. 원작은 맨부커 국제상 노미네이트, 오랑주 뒤 리브르상 등 전 세계 11개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프랑스에서는 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국내에서도 번역본으로 출간돼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큰 교통사고로 인해 뇌사 판정을 받은 한 젊은이의 심장이 다른 사람에게 이식되기까지의 24시간의 순간을 다루고 있는 원작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장기기증이라는 생경한 소재를 단순히 정보 전달에만 그치지 않고 작가 특유의 유려한 문체와 시적인 표현으로 작품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장기기증 당사자를 둘러싼 24시간의 기록을 다양한 이해관계의 인간들을 통한 시선으로 그려내 삶과 죽음에 대한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며 전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3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90분간의 희곡으로 집약하여 각색한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를 한 사람이 연기하는 1인극의 형태로 탈바꿈시켰다.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작품에 밀도 있게 녹이기 위해, 각색가인 에마뉘엘 노블레와 긴밀한 공조작업을 거쳐 무대화하였고, 각색을 맡은 에마뉘엘 노블레는 이 작품의 연출 및 배우로도 참여하여 2017년 몰리에르 1인극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2015년 아비뇽에서 초연된 후 프랑스 각지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스위스, 미국, 스페인 등 해외 투어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이 작품은 19세 청년의 심장이 50세 여성의 몸에 이식되는 24시간의 과정 가운데, 무대에 등장하는 한 명의 배우는 죽음을 선고하는 의사, 남겨진 가족,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장기 이식 수혜자 등 각각의 인물과 그들을 관통하는 서술자까지 총 16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며 하나의 사건 속에서 맺어진 관계의 파생과 생명의 연결을 표현한다. 이야기는 우아한 절제와 담담한 문체를 통해 관객들에게 죽음과 삶에 대한 경외감을 전달한다.
지난 2019년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한국 초연된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원작의 심도 있는 텍스트를 무대 언어로 그려낸 세심한 연출과 미장센, 무대를 가득 채우는 배우의 에너지로 그 해 공연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일으키며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특히 시몽의 심장을 매개로 흘러가는 24시간의 긴박한 여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무대와 영상, 조명의 간결한 조화와 더불어 공간을 아우르는 거대한 파도소리의 울림은 이 공연의 백미로 손꼽혔으며,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따라가는 음악은 극에 생동감을 더하며 관객들에게 생경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오는 6월 다시 돌아오는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초연에 참여했던 창작진, 배우와 스탭이 다시 모였다. ‘양손프로젝트’의 멤버이자 연극 ‘오슬로’, ‘메디아’, 드라마 ‘괴물’ 등 다수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손상규와 연극 ‘킬 미 나우’, ‘오만과 편견’, 무용극 ‘사군자-생의 기록’ 등 다양한 작품에서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으로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준 윤나무가 초연에 이어 다시 출연한다.
한국어 번역에는 프랑스 희곡 번역가인 임수현이 참여했다. 불문학을 전공하고, 불어불문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매해 ‘산울림 고전극장’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여러 고전예술에 대한 소개를 해오고 있다. 특히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작품 특성상 의학분야의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다양한 취재 및 감수를 거쳐 번역을 완성했다.
극단 청년단의 대표이자 연극 ‘크리스천스’, ‘아몬드’, ‘아들’ 등의 민새롬 연출 역시 함께 한다. 그는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던지는 시의성 있는 질문을 화두로 관객과 교감하는 한편, 극 자체가 지닌 뜨거운 서사를 통해 숭고한 연극적 체험을 전할 예정이다.
또한, 초연에 이어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멤버이며 영화 ‘소리꾼’ 연극 ‘화전가’ ‘레이디 맥베스’ 등 연극과 무용, 영화 외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온 박승원 감독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초연 당시 무대와 객석을 압도하던 파도 소리는 박승원 작곡가와 정재윤 음향 감독이 여수에서 직접 녹음한 소리로 이 원형의 소리는 정재윤 감독의 사운드 공간 디자인을 거쳐, 극장을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의 가운데로, 그 생의 중심으로 관객들을 인도했다.
2021년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프로젝트그룹일다(이하 ‘일다’)와 국립정동극장이 공동 기획한다. 공연은 오는 6월 1일부터 6월 27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되며, 4월 29일 인터파크와 국립정동극장 홈페이지에서 1차 티켓오픈이 진행될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2021.04.12 / 조회 5,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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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손상규, 윤나무 출연
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가 우란문화재단(이사장: 최기원)과 프로젝트그룹 일다의 공동기획으로 오는 12월 한국 초연된다.
이 작품은 현대 프랑스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 ‘마일리스 드 케랑갈’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 소설은 맨부커 국제상 노미네이트, 오랑주 뒤 리브르상 등 전 세계 11개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국내에서도 번역본으로 출간돼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를 한 사람이 연기하는 1인극의 형태로 각색한 작품이다. 각색자인 에마뉘엘 노블레는 원작의 깊이를 담아내기 위해 원작자인 마일리스 드 케랑갈과 매우 긴밀한 소통 과정을 거쳐 이 작품을 완성시켰다. 그는 이 작품의 연출 및 배우로도 참여했으며, 이 작품을 통해 2017년 몰리에르 1인극상을 수상했다. 작품은 2015년 아비뇽에서 초연된 뒤 프랑스 각지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스위스, 미국, 스페인, 라틴아메리카 등 해외 투어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불의의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게 된 열아홉 살 청년 ‘시몽 랭브르’의 심장 이식 과정을 둘러싼 24시간의 기록을 그려낸다. 작품은 한 인간의 장기 기증 과정을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되물으며 죽음에 대한 진정한 애도와 생명의 의미를 시적이고 정교하게 표현하고 있다.
19세 청년의 심장이 50세 여성의 몸에 이식되는 24시간의 과정 가운데, 무대에 등장하는 한 명의 배우는 죽음을 선고하는 의사, 남겨진 가족,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장기 이식 수혜자 등 각각의 인물과 그들을 관통하는 서술자까지 총 16개의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다.
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문화예술인재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노력해온 우란문화재단이 다년간 파트너십을 맺어 온 프로젝트그룹 일다와 공동으로 기획한 작품이다. 프로젝트그룹 일다는 연극, 뮤지컬에서 쌓은 제작노하우를 바탕으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연극 '사랑의 끝'의 제작 매니지먼트 업무를 맡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며, 우란문화재단과 신뢰를 구축해왔다. 이번 공연은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을 가진 제작사로서 발돋움하는 계기로 의미가 있으며, 이후 프로젝트그룹 일다가 선보이고자 하는 작품의 개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한국 초연은 '아몬드', '요정의 왕', '크리스천스' 등을 연출한 민새롬이 연출하며,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멤버이며 '레이디 맥베스', '왕세자 실종사건' 등 연극과 영화, 무용 다양한 장르에서 인정받은 박승원이 음악을 맡았다. 또한 연극 등 다수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 온 손상규와 연극 '킬 미 나우', '오만과 편견' 등에서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 준 배우 윤나무가 출연한다.
모노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는 오는 12월 13일부터 21일까지 우란문화재단 우란2경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우란문화재단, 프로젝트그룹 일다 제공
2019.10.30 / 조회 4,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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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프로젝트, 연극 ‘한 개의 사람’ 선보인다
한 작가의 단편 소설을 여러 편 묶어서 공연하는 ‘단편선 작업’을 지속해온 양손프로젝트가 한국 근대 소설들로 구성한 연극 ‘한 개의 사람’을 선보인다.
양손프로젝트는 그동안 ‘다자이 오사무 단편선– 개는맹수다’, ‘현진건 단편선– 새빨간 얼굴’, ‘김동인 단편선– 마음의 오류’, ‘모파상 단편선– 낮과 밤의 콩트’ 등의 단편선 작업을 해왔다.
2015년 베세토 페스티벌 초청작으로 한국, 일본, 중국의 단편 소설들을 묶어서 ’한중일 단편선– 한 개한 사람’으로 선보인 바 있는, 이번 공연 ‘한 개의 사람’은 일제강점기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 소설가인 현진건과 김동인의 작품들로 새롭게 구성된다.
‘한 개의 사람’은 현진건과 김동인의 단편 소설을 텍스트로 삼아 창작되었다. 괴상하리만치 운수가 좋은 하루를 보내는 어느 인력거꾼의 이야기를 담은 ‘운수 좋은 날’, 무덥고 비좁은 감방에 갇힌 채 공판을 받으러 나가기만을 기다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 ‘태형’, 빈민굴에서 몸을 팔아 돈을 벌며 살아가는 복녀의 이야기 ‘감자’ 등 총 3편의 독립된 공연으로 각각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연극 형식으로 담아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양손프로젝트의 배우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 모두 출연하며 창작진은 시노그라퍼 여신동과 음악감독 정재일이 양손프로젝트의 박지혜 연출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며 작품의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연극 ‘한 개의 사람’은 9월 21일부터 26일까지 한남동 더줌 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며 오는 3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한 개의 사람’은 더줌 아트센터의 공연이 끝나면 한국-헝가리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의 초청으로 10월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헝가리국립극장Gobbi Hilda Stage 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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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품 Theatricals 제공
2019.09.03 / 조회 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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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프로젝트 신작, 해롤드 핀터 ‘배신’ 선보인다
'마이 아이즈 웬트다크', '죽음과 소녀', '여직공', '단편소설극장' 등 탄탄한 드라마를 바탕으로 미니멀하면서도 밀도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온 극단 양손프로젝트가 신작, 해롤드 핀터의 '배신'으로 돌아온다.
연극 '배신'은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이자 영국의 극작가인 해롤드 핀터가 자신의 실제 경험(BBC 기자, Joan Bakewell과의 7년간 혼외정사)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1978년 6월 15일 영국의 국립극장에서 초연되었고 같은해 올리비에상 최우수 신작-연극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뉴욕 브로드웨이, 호주, 홍콩, 이탈리아, 스페인, 아르헨티나, 터키 등 현재까지 계속해서 재공연 되고 있다. 또한 제레미 아이언스, 패트리샤 호지, 벤 킹슬리 주연의 동명 영화 ‘배신’ (각색/해롤드 핀터)으로도 제작되어 1983년 아카데미상 각색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작품은 로버트와 로버트의 아내 엠마, 그리고 로버트의 가장 친한 친구 제리의 삼각관계를 통해 서로에 대한 거짓말과 배신을 보여준다. 특히 작품에서 엠마와 제리의 7년 동안의 연인관계가 역순(1977년부터 1968년)으로 전개하는 극의 구성을 통해 상실을 그려낸다. 관객들은 시간이 거슬러 올라감에 따라 변화하는 상황과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통해 복잡 미묘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번 공연에는 양손프로젝트의 배우 양종욱과 손상규가 각각 로버트와 제리 역으로 분하며, 연극 '조씨고아', '뜨거운 양철지붕위의 고양이' 우정원이 엠마 역으로 새롭게 합류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또한 2015년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받은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연출가 박지혜와 꾸준히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시노그라퍼 여신동, 그리고 최근 영화, 방송, 공연을 넘나들며 자신의 음악적 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정재일이 모여 작품의 예술적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연극 '배신'은 7월 8일부터 20일까지 한남동에 위치한 더 줌 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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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품 씨어트리컬스 제공
2019.06.12 / 조회 5,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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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심 술리만푸어 "공연할 배우들은 인터뷰 읽지 마세요"
최근 공연계 화제작 연극 '낫심' 작가
대본·리허설 없는 즉흥극으로 유명세
문소리·유준상·진선규 등 단번에 수락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 없는 즉흥극"연극 ‘낫심’의 한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입이 바짝 마르네요. 시상식에서 상 받았을 때보다,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보다 더 떨립니다.” (지난 11일 연극 ‘낫심’에 출연한 배우 진선규)공연 시작한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배우는 긴장한 나머지 진땀을 흘린다. 무대에 섰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다. 흔한 리허설도 없다. 배우가 할 수 있는 것은 무대에서 처음 받은 대본을 들고 지시에 따라 연기하는 것이다.최근 공연계 화제작인 연극 ‘낫심’(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의 한 장면이다. 문소리·유준상·한예리·진선규·고수희·이자람·고수희·전박찬 등 연극·영화·드라마를 불문하고 내로라하는 배우 21명이 매회 대본도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 오른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데다 작품의 독특한 설정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대부분의 회차가 이미 매진을 기록한 상황이다.제목은 작품을 쓴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37)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직접 작품에 출연해 매번 새로운 배우와 극을 함께 만들어간다. 최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난 술리만푸어는 “내가 읽을 수 없는 생소한 문자를 가진 나라에서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최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난 연극 ‘낫심’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두산아트센터).◇‘언어’ ‘어머니’로 전 세계와 교감술리만푸어의 작품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가 겪어온 특별한 삶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란에서 태어난 그는 소설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 그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연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를 통해서다. 징병제 거부로 여권 발급을 거부당한 술리만푸어가 전 세계 배우와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바람으로 쓴 즉흥극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현재는 이란을 떠나 베를린에서 독일어로 생활하면서 영어로 작품을 쓰고 있다. 최신작인 ‘낫심’ 또한 전작처럼 자신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3년 반. 술리만푸어는 “‘하얀 토끼 빨간 토끼’가 사전 연출이 전혀 없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라면 ‘낫심’은 전형적인 연극 형식과 새로운 형식이 결합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는 사전에 준비할 수 없는 즉흥적인 상황에서 공연하지만 나와 연출가는 연습을 충분히 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어간다”고 덧붙였다.매회 출연 배우가 바뀌는 만큼 공연 분위기와 색깔도 매번 달라진다. 그러나 이를 관통하는 공통된 테마는 있다. ‘언어’와 ‘어머니’다. ‘언어’는 술리만푸어가 연출가인 오마르 엘레리안과의 공통점에서 착안했다. 두 사람 모두 모국어 이외의 언어와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작품 속에서 술리만푸어는 한글을 배우고 출연 배우는 이란어를 배운다. 어려운 단어부터 욕까지 한글로 술술 쓰는 술리만푸어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술리만푸어는 “언어의 아름다움은 씨앗과도 같다”며 “한국공연을 통해 내 마음에 심어진 한글이라는 씨앗이 앞으로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작품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교감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 ‘어머니’가 있다. 술리만푸어가 ‘낫심’을 쓴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술리만푸어는 “이 작품을 여러 국가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나라마다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어머니’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연극 ‘낫심’ 배우 한예리의 공연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배우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배우들도 이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즐기고 있다. 특히 김선영·진선규·박해수·문소리·유준상은 출연 제안을 단번에 수락해 작품에 참여했다. 20일 공연을 마친 문소리는 “술리만푸어의 교감이 좋았다”며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두산아트센터 관계자는 “즉흥극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배우들을 후보로 섭외를 진행했다”며 “리허설 없이 관객 앞에 선다는 두려움 때문에 출연을 고사한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 번에 승낙했다”고 말했다.술리만푸어가 즉흥극의 형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이 불가능한 즉흥극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인터뷰도 대화를 문서로 만들어 2주 동안 연습을 거쳐 다시 공연으로 올린다면 지금처럼 흥미롭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날 인터뷰는 공연 시간과 비슷한 약 70분간 이어졌다. 인터뷰가 끝나면서 술리만푸어가 유쾌한 한 마디를 남겼다.“‘낫심’을 공연할 배우들은 작품 내용을 알면 안 되니까 이 인터뷰를 읽지 마세요.”연극 ‘낫심’ 배우 문소리(왼쪽),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4 / 조회 2,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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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이란 연극 '낫심' 성료..즉흥극으로 공감 끌어내
연극 ‘낫심’ 출연 중인 배우 문소리.(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배우 문소리가 즉흥극으로 연기력을 과시했다. 문소리의 소속사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어제(20일) 배우 문소리가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이란 즉흥극 ‘낫심’을 성료했다. 사전 연습이나 리허설 없이 무대에 서는 독특한 형태의 연극에서 문소리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는 공감을 끌어냈다”고 밝혔다.연극 ‘낫심’(제작 부시씨어터, Bush Theatre)은 두산아트센터의 통합 기획이자 강연 8회, 전시 1편, 공연 3편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타주의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인 ‘두산인문극장2018:이타주의자’의 첫 번째 연극이다.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Nassim Soleimanpiur) 의 최신작이며 낯선 이란어를 소재로 작가, 배우, 관객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국경, 문화, 언어의 경계를 넘어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와 인류의 보편적인 언어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문소리는 러닝타임 100분동안 관객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며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는 공연을 만들었다. 이란 언어를 초월해 관객의 소통을 끌어내는 데 노력해 극 후반으로 갈수록 뜨거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소속사의 전언이다. 문소리는 “사전 준비없이 진행되는 즉흥극이라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00분이 짧게 느껴졌고, 작가인 낫심 술리만푸어와의 교감이 좋았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함께 해주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소리는 영화 ‘여배우는오늘도’로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 영화제(Udine Far East Film Festival)에 초청돼 22일 출국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1 / 조회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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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프로젝트, 유진오 소설 ‘여직공’ 재연…여신동과 협업
2015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
내달 15~23일 한국 무대 뒤
영국 판험맬팅즈 초청 6개 극장투어2015년 초연 당시 ‘여직공’의 한 장면(사진=양손프로젝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 있는 언더스탠드에비뉴가 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와 함께 연극 ‘여직공’을 선보인다. 언더스탠드에비뉴는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아르콘(ARCON)이 기획·운영하고 성동구가 함께 진행하는 사회공헌 자립모델 창조적 공익문화공간이다.2015년 초연한 ‘여직공’은 1931년 16회에 걸쳐 종합일간지 조선일보에 연재됐던 유진오의 동명 소설을 양손프로젝트가 각색한 작품이다. 일제 강점기 제사공장에서 일하는 조선인 여직공에 대한 이야기이다. 미술은 스타 무대미술가 여신동이 맡았다. 초연 당시 함께한 배우 김주희, 손상규, 양종욱, 허지원이 다시 뭉쳐 배우의 신체성을 극대화한 역동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극중 등장인물과 서술자를 유려하게 넘나들며 인물의 심리를 밀도 있게 구현할 계획이다.양손프로젝트는 그동안 ‘개는 맹수다’(다자이 오사무 작) 등 소설의 무대화 작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작품에서 그간의 경험을 통해 축적한 연출문법과 연기술, 그리고 배우의 신체를 적극 활용해 보다 역동적인 무대로 꾸며진다.배우 양종욱은 “2015년 실제 공장 건물인 ‘인디아트홀 공’에서 첫 선을 보인 ‘여직공’이 올해는 화이트박스 형태의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공간과 만난다”며 “기존 공연에서는 볼 수 없던 색다른 매력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연극 ‘여직공’은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 아트스탠드에서 공연한다. 9월 말에는 영국 판험 맬팅즈(Farnham Maltings) 극장의 초청으로 영국 6개 극장 투어를 앞두고 있다.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며 상세 내용은 언더스탠드에비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참고하면 된다. 전석 2만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30 / 조회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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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속 인권은 어떻게 존재하나…연극 ‘죽음과 소녀’
양손프로젝트作 4번째 관객과 만나
2~14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두산인문극장 강연·영화 무료로 진행연극 ‘죽음과 소녀’의 한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017년 ‘두산인문극장’의 세 번째 공연 프로그램인 연극 ‘죽음과 소녀’가 오는 5월 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무대에 오른다.‘죽음과 소녀’는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아티스트인 양손프로젝트의 작품이다. 2012년 두산아트랩(DOOSAN Art LAB)에서 워크숍으로 처음 선보인 이후 같은 해 11월 공연되어 주목 받았다. 이후 2014년 재공연을 거쳐 올해는 ‘두산인문극장 2017: 갈등’을 통해 4번째 관객과 만난다.작품은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대표 희곡이다.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에서 이름을 따왔다. 칠레 독재정권을 모티브로 했으며 사회·이념적 갈등 속에서 인권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이번 공연에서 양손프로젝트는 원작의 8개 장면 중 3개 장면을 선별·압축해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박지혜는 이 작품을 통해 2014년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일 강연에서는 ‘인권, 갈등, 민주주의’를 주제로 열린다. 송지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진행한다. 송 교수는 연극 ‘죽음과 소녀’가 “그 복잡성을 온전히 드러낸 상태에서 일련의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며 극중 인물들 역시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면 그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민주주의 사회 속 인권실현에 대해 묻는다.앞으로 6월까지 열리는 ‘두산인문극장’은 이후 연극 ‘생각은 자유’와 사회학, 인문학 등 각 분야의 강연자를 초청해 총 6회의 강연을 진행한다. 영화 ‘밀그램 프로젝트’, ‘대답해줘’를 무료 상영한다. 또한 두산인문극장 기획전시 ‘또 하나의 기둥’을 전시한다.한편 ‘두산인문극장’은 2013년부터 시작해 5년째 진행하는 두산아트센터의 기획프로그램이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다. 올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발생하는 대립을 직면하고 새로운 길을 고민하기 위해 ‘갈등’(Conflict)을 주제로 잡았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01 / 조회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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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메디아’ 세계 3대 비극의 현대적 무대
국립극단이 연극 ‘메디아’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서 선보인다. 연극 ‘메디아’는 전 세계 무대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그리스 고전이다. 연극 ‘메디아’는 작가 에우리피데스의의 작품으로 아이스킬로스와 소포클레스와 함께 당대 3대 비극 작가로 불린다. 작품은 주인공 메디아가 행복했던 과거의 기억과 욕망이 교차되며 결국 파국을 맞는 내용이다. 이 고전은 헝가리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가 동시대적으로 풀어내며 현대성을 갖춘 작품으로 탈바꿈했다는 평을 받았다.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는 “메디아에 대한 관객들의 ‘공감’이 관건”이라고 밝히며 “인간이라면 한 번쯤 느낄 수 있는 끝없는 고립감과 공포, 분노에 초점을 맞춰 메디아를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릴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주인공 메디아 역은 격정적인 심리 변화를 표현해야 하는 만큼 여배우들에게 도전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 이혜영이 무대에 오른다. 그는 고립되고 절망적인 심경의 여자를 과감하게 그릴 예정이다. 배우 남명렬은 메디아의 조력자격인 아이게우스 역을 맡았다. 배우 박완규는 메디아를 추방하려는 비정한 왕 크레온으로 분하고, 손상규는 참혹한 복수의 결과를 전하는 사자 역을 열연한다. 배우 하동준은 이아손 역을 맡아 자신의 출세를 위해 메디아를 배신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무대는 패션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진태옥이 처음 연극 의상에 입문한다. 무대디자이너 박동우와 조명 디자이너 김창기는 현대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메디아’는 믿었던 사랑에는 배신당하고 이방인으로서 추방될 위기에 처한 메디아가 복수심에 가득 차 자신의 아이까지 죽음으로 몰아넣는 비극적인 이야기다. 연극 ‘메디아’는 2월 24일부터 4월 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국립극단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2.15 / 조회 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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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혜영 "연기 거저 했더라, 메디아 일생일대 도전"
1년만에 국립극단 제작 '메디아'로 복귀
24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서 개막
헝가리 연출가 알폴디가 재해석
“낯선 신화 속 메디아 아니야”
패션계 진태옥 무대의상 첫 도전배우 이혜영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메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신화 속 메디아가 동시대와 무슨 관련이 있냐고요. 천만의 말씀. 전혀 낯설지 않아요. 정말 재미있고요. 낯선 신화 속 ‘메디아’가 아닙니다.” 배우 이혜영(54)이 ‘갈매기’ 이후 1년 만에 국립극단 제작 연극 ‘메디아’로 돌아온다. 오는 24일부터 4월2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르는 에우리피데스의 ‘메디아’에서 타이틀롤을 맡는다. 2012년 ‘헤다 가블러’, 2016년 ‘갈매기’를 통해 연극배우로서 각인시킨 이혜영은 이번 무대에서 모든 것을 잃고 고립되어버린 한 여자의 절망적 심경을 풀어낼 방침이다. 여배우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다. 13일 용산구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혜영은 “인간이 살면서 누구를 만나는 게 관건이라면 배우로서 ‘메디아’란 역할을 만난 것이 일생일대의 도전”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여자, 엄마, 인간, 배우로서 내 인생자체를 돌아보게 한 작품이다. 기쁘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며 작품에 큰 의미를 뒀다.고대 그리스 비극의 정수 ‘메디아’는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로 불리는 에우리피데스의 역작이다. 주인공 ‘메디아’가 공주로서 살아온 과거의 ‘기억’과 자신을 버린 남편 이아손에 대한 ‘욕망’ 속 결국 파국을 맞는 비극적 내용을 담는다. 이혜영은 “무엇보다 연기를 이렇게 세련되게 하는 사람을 현실에서 마주본 것은 처음”이라며 연출을 맡은 헝가리의 배우 겸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에 대해 극찬했다. “알폴디는 놀라운 연기자이다. 그에게 한수 배웠다. 그동안 연기를 거저 해왔더라. 메디아가 끝나고 나면 굉장히 (연기) 좋아질 것 같다.”복귀작으로 ‘메디아’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두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신화로만 알고 있던 메디아 대본을 받고 도대체 이 끔직하고 섬뜩한 이야기를 어떻게 표현할까. 조금 두려움이 있었다”면서도 “그런데 작업하면서 그녀가 너무 이해되더라. 하나도 이해 안 되는 게 없었다. 사랑, 고통, 복수, 그녀의 모든 것에 조금의 의심도 없다. 관객은 굉장히 열광하거나, 좋아할 것”이라고 웃었다.알폴디도 “이혜영은 머리를 잘 쓰는 배우다. 그에게서 용기를 얻는다”며 “메디아는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면서 동시에 욕망과 열정을 말한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으며 우리 모우 안에 존재한다. 연출도 배우도 모두 아주 솔직하게 작업해야 한다”고 귀띔했다.패션 1세대 진태옥이 이번 연극을 통해 무대 의상에 처음 도전한다. 진태옥은 “사실 작업참여를 결단하기까지 어려웠는데 연출이 멋있더라”며 농을 던지며 “이혜영 배우에 대해서도 항상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비극, 사랑도 있고 다방면을 가진 좋아하는 캐릭터다. 그 자리에서 오케이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태옥은 “런웨이나 연극과 동일한 부분이 있더라. 컬렉션할 때는 나를 표현하지만 연극에선 배우와 연출, 작품의 성격을 배치한다는 것 외에 공통점이 많다. 메디아성격에 포커스를 맞췄다. 메디아의 여성적인 부분은 검정 벨벳, 실크 망토로 표현, 모든 것을 포기한 이미지는 붉은색 저지로 표현해 캐릭터를 충실하게 담았다”고 했다.이달 24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연극 ‘메디아’에서 무대 의상에 처음 도전하는 패션계 1세대 진태옥 의상 디자이너(왼쪽부터)와 연출을 맡은 로버트 알폴디를 비롯해 메디아 역을 맡은 배우 이혜영(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13 / 조회 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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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뒤엔 해피엔딩' 셰익스피어 로맨스극 <겨울이야기> 개막
셰익스피어 서거 400년이 되는 2016년. 많은 기념 공연이 예고되는 가운데, 국립극단의 가 그 문을 연다. 는 아내가 자신의 친구와 사랑에 빠졌다고 오해하고 자신과 주변사람들의 인생을 파괴하는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가 등장하지만, 16년이 지난 후반부에서는 오해의 중심에 섰던 친구의 아들과 자신의 딸이 사랑에 빠져 행복한 결말을 맺게 된다. 가족의 헤어짐, 방황, 재회와 화해, 용서 등이 극적으로 펼쳐지는 이번 작품은, 전반부엔 비극이, 후반부엔 헤피엔딩이 펼쳐지는 로맨스극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연출은 2013년까지 5년간 헝가리 국립극장 최연소 예술감독을 지내며 파격적이고, 대중과 함께 하는 작품을 선보여 특히 20대 관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던 로버트 알폰디가 맡았다. 과거 그는 등 다수의 고전을 현대적 해석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탄탄한 연기력을 내세우는 배우들도 믿을 만하다.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손상규가 비극의 주인공 레온테스로 분하며, 에서 단호한 공주로 출연했던 우정원이 자식을 잃고 스스로의 목숨마저 위협받는 왕비 헤르미오네 역을 맡는다. 이밖에 박윤희, 박완규, 김수진 등이 출연하는 는 내년 1월 10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12.30 / 조회 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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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을 위한 신념의 처절한 충돌, 양손프로젝트 신작 <폭스파인더>
반짝이기도 하지만 무서운 젊은 집단이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그 탄탄함이, 그 깊음이, 텍스트의 무대화 방식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 때문이다.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연습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내가 한참은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반성하게 된다."고 하는데, 그토록 치열하게 부딪히며 탄생한 또 한 편의 무대가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연출가 박지혜와 배우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으로 구성된 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의 신작 이다. 는 영국의 극작가 다운 킹의 작품으로, 여우를 자연재해와 전염병의 온상인 공포스러운 존재로 믿고 있는 와중에 폭우, 병충해가 끊이지 않던 농장으로 여우 수색 조사원인 '폭스파인더'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작품이다. 폭스파인더의 등장으로 불안에 떨기 시작하는 농장 부부, 그리고 서로 불신하기 시작하는 마을 사람들의 삶은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저마다의 욕망과 신념이 부딪혀 위태로움은 더해진다. 2011년 핀보로 씨어터(Finborough Theatre)에서 초연 후 그 해 여러 공연상 작가, 작품상을 휩쓸었으며 2013년 영국국립극장재단(Royal National Theatre Foundation) 작가상 수상작으로도 꼽혔다. 그간 등 소설 등 원텍스트를 바탕으로 한 참신한 무대 작품들을 선보여온 양손프로젝트가 배우 최희진을 더하여 이번 무대 역시 원 대본을 기본으로 새로운 해체와 구성을 이루어 내고자 했다. 지난 12일 언론에 일부 공개된 에서 가장 먼저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건, 은밀하고 날카로운 주황 조명이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무대로 관객들의 집중을 유도하는 빛의 쓰임은 공연에서 드물지 않은 광경이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주황빛이 일부 장면이 아닌 공연 전체에 유지되고 있는 것은 남다른 시도일 것이다. 텅 빈 무대 위에 긴 간이 나무 의자 두, 세 개로 만들어지는 공간과 인간 관계, 대립, 긴장 등 예사롭지 않은 무대 디자인은 여신동이 담당했다. 아들의 사고사, 끊이지 않는 폭우, 자연재해 등으로 농장 운영이 더욱 어려워지자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길까 두려운 부부의 모습과 다섯 살 때부터 기관에서 훈련 받아 온 열 아홉 살 폭스파인더의 기계적이며 비정상적인 태도 등이 부딪힐 때마다 긴장감은 더욱 고조된다. 연출을 맡은 박지혜는 "인류는 생존을 위해 수많은 믿음을 쌓아가고 있으며, 그 믿음은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사회 속 시민으로 끊임없이 상속되고 있다. 하지만 타인의 믿음이 나를 공격해올 때 나는 어떤 무기를 꺼내게 될까, 는 각기 다른 믿음을 가진 네 명의 인물이 펼치는 절박한 생존기다."라고 설명했다. 극중 인물들이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또 무대 위에 등장하지도 않는 '여우'라는 공포의 존재, 이를 두려워하는 인간들이 얼마나 자신의 생을 위해 처절하게 사투하는가. 연극 는 13일부터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1.13 / 조회 6,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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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도르프만의 대표작, 연극 ‘죽음과 소녀’
양손 프로젝트 연극 '죽음과 소녀'가 11월 2일부터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희곡 ‘죽음과 소녀’는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에서 이름을 딴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대표작이다. 독재정권의 역사를 극복해야 했던 칠레의 역사적 상황을 모티브로 인간관계와 심리를 탐구, 한층 더 밀도 있는 공연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8개 장면 중 4개의 장면을 선별, 압축된 내러티브 구조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미니멀한 무대 공간 안에서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를 보다 극명하게 보여주는 연극적 문법을 탐색할 예정이다. 연극 ‘죽음과 소녀’는 지난 1월 양손프로젝트가 두산아트랩에서 워크숍 형식으로 선보인 후 공연으로 발전된 작품이다. 양손프로젝트는 장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드라마에 가장 적합한 형태의 공연을 창조해내는 배우 중심의 연극그룹을 목표로, 2009년, 2011년 '프로젝트 빅보이'를 통해 발굴, 지원한 연출자, 배우 3명으로 구성됐다. 이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0.10 / 조회 3,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