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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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의 가게 ①] 문종원의 곱창집
먹고 살기 힘든 요즘, 일도 하고 식욕도 채우고픈 플레이디비 기자들이 얄팍한 꼼수를 부려 기획한 [배우의 가게] 배우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을 찾아가 맛난 음식을 소개하고 (운 좋으면) 사장님 인터뷰도 진행하는 일타쌍피 기획. 그 첫 번째 주인공은 최근 에서 1만 4천년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문종원이 형과 운영하고 있는 곱창집이다. 한 때 기자는 직장 동료들과 서남부파(경기 서남부 지역에 사는 곱창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만들어 생일이든, 월급날이든, 환송회든 특별한 이유를 만들어 곱창집을 다녔다. 물론 이유 없이 가는 날이 더 많았지만 말이다. 서남부파들이 모이기에 지리적으로 가까운 금정, 산본을 시작으로 회사 주변의 교대, 서초, 신사 등 맛있다고 소문난 집의 맛을 검증하기 위해 퇴근 후 경건한 마음으로 곱창 순례길에 올랐다. 칠산목장과의 첫 만남도 그렇게 서남부파의 곱창 순례길 중에 필연적으로 이루어졌다. 등에 출연하며 선 굵은 외모와 목소리 덕에 강한 이미지의 배우로 인식되는 문종원. 팬들 사이에서 불리는 그의 애칭은 ‘문곱창’이다. 그가 사장으로 있는 칠산목장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칠산목장은 이미 배우들과 팬들뿐만 아니라 기자처럼 곱창 마니아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가게를 방문하기 위해 예약을 하면서 사장님에게 반신반의하며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실제로 문종원이 나와 기자를 맞이할 줄은 몰랐다. 덕분에 사업자등록증에 이름만 올린 바지사장(?)이 아닐까 하는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되었다. 본업은 뮤지컬배우, 밤에는 곱창집 사장님그는 두 살 터울의 친형과 무용을 하는 지인과 힘을 모아 2년 전 곱창집을 열었다. 하고 많은 음식 장사 중에서 “왜 곱창이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고기 마니아이며, 그 중에서도 곱창을 가장 좋아한단다. 칠산목장의 큰 사장으로 불리는 문종원의 형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쉐프 출신으로 칠산목장의 모든 맛을 책임지고 있다. 곱창에 시즈닝(향신료와 허브 등을 첨가하여 향과 맛을 증가하도록 양념하는 것)을 가미해 냄새를 없애고 오히려 곱창의 풍미를 진하게 살렸다. “곱창은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이 더 낮아요. 특히 양은 ‘완전식품’이에요. 다이어트에는 최고죠.”라며 차분히 곱창에 대해 설명한다. 공연이 없을 때는 되도록 자주 나오려고 노력한다는 문종원은 오픈 당시만 해도 장기공연 중이었지만 3개월 간은 공연이 끝나면 꼭 들렀다고 한다. “이 곳은 흥겨운 곳이에요. 친구들을 만나고, 손님들을 마중하고, 되게 재미있어요. 처음에 가게 오픈했을 때 엄청 긴장했어요. 나는 맛있는데 손님들은 뭐라고 이야기할까? 두근두근 마음을 졸였어요.”라고 덧붙인다. 곱창의 생명은 곱, 못 잊어 이 맛!큰 사장님과 문종원의 강력 추천 메뉴는 바로 곱창구이. 가게에서 가장 먼저 떨어지는 것이 역시 이 곱창구이다. 늦게 오면 못 먹는다. 큰 사장님은 “다른 메뉴가 맛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도 우리 집처럼 곱이 꽉꽉 들어간 곱창은 만나기 어려울 거에요.”라며 활짝 웃는다. 고소한 곱이 그대로 살아있는 곱창은 노릇노릇하게 구워 그냥 먹어도 맛있고, 곱창과 환상의 짝궁인 부추를 올려도 먹어도 맛있다. 초심자들의 곱창 입문 코스이 곳에 와서 곱창과 연을 튼 사람도 많다. 의 외국 스텝들은 현지에서는 소 내장을 먹지 않아 곱창을 처음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지만 한 입 먹는 순간 “이 맛을 절대 잊지 못 할거야.”라고 외쳤다고(웃음). 이 곳의 곱창은 곱이 가진 특유의 거북한 냄새를 지웠기에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의 입도 쩍하고 열리게 한다. 맛과 분위기 등에 민감한 여성 손님들도 이곳에는 특히 많다. 스타들의 곱창 사랑 오픈 초창기 조승우는 이어폰을 끼고 혼자 와서 자주 먹고 갔다. 가게 한 쪽에 그의 지정 자리가 있을 정도였고, 에서 매력적인 타페 수상을 연기한 김성민 또한 칠산목장의 영업이사로 불리며 자진해서 가게 홍보에 열을 올렸고, 지금도 여전히 제 집처럼 드나든다. 최근 에서 활약 중인 고창석은 딸과 함께 자주 온다.칠산목장의 영업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며 일요일은 휴무다. 기다리지 않고 먹으려면 예약은 필수. 위치는 9호선 신논현역 7번 출구로 나와서 200미터 직진. 가끔 운 좋으면 문종원을 비롯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글/사진: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디자인: 카투니스트 괭씨, 정혜린(hyelin@interpark.com)
2015.02.04 / 조회 2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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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혹은 거짓? 1만 4천년을 산 남자의 이야기 <맨 프럼 어스>
무수한 죽음과 폭력으로 점철된 인간의 역사를 1만 4천년간 그대로 목도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인간에게 남은 희망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연극 가 지난 6일 개막했다. 의 제작진은 개막 당일 공연에 앞서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역사학 교수인 존 올드맨이 동료 교수들에게 자신이 1만 4천년간 죽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벌어지는 논쟁과 반전의 결말을 담았다. 처음엔 존의 이야기를 믿지 않던 교수들은 생생하고 논리 정연한 존의 회상을 들으며 점점 혼란에 빠진다. 2007년 상영된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배우 이원종이 제작을 맡아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을 기획했고, 여기에 배삼식 작가와 최용훈 연출이 합류했다. 주인공 존 역에는 의 문종원과 의 박해수, 육아버라이어티 에 출연 중인 여현수가 캐스팅됐고, 제작자 겸 배우로 나선 이원종을 비롯해 드라마 에 출연하고 있는 최용민, 의 손종학, 김재건, 서이숙 등 TV와 영화, 연극을 오가며 활약 중인 중견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 프로듀서로서 첫발을 뗀 배우 이원종은 “7년 전 이 작품을 보고 계속 마음에 품고 있다가 지금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제작에 나섰다”고 전했다. “어제 저녁 리허설을 끝내고 눈물이 핑 돌았다. 관객들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해주실지 긴장감과 불안감이 교차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힌 그는 “여러 캐스팅 별로 최대한 많이 호흡을 맞춰보기 위해 노력했다”며 공연을 믿고 봐줄 것을 청했다. 등에 이어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게 된 최용훈은 “이렇게 신뢰가 가는 많은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한 번 연습을 시작하면 도중에 빠질 수가 없기 때문에 각 배역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연륜 있는 배우들을 섭외하기 위해 이원종과 삼고초려를 하기도 했다”며 캐스팅 과정을 밝혔다. 최용훈 연출에 따르면, 연극 는 동명의 영화와는 조금 다른 결말로 끝난다. 최 연출은 “영화에서처럼 효과적인 촬영기법이나 미장센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존이 1만 4천년을 살았다는 이야기에 진실성을 보태기 위해 작가와 함께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하며 “존은 무한한 삶을 가졌지만, 유한한 인생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관계와 추억을 갖지 못한다. 그런 존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반추해볼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왼쪽부터) 최용훈 연출, 이원종 프로듀서주인공 존 역을 맡은 배우들은 모두 존의 인생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종원은 “존이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고 말했고, 현재 에도 출연하고 있는 박해수는 “존이 갖고 있는 매력은 진실함이다. 의 피조물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라서 진실성에 초점을 맞추고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효숙, 이주화와 함께 미술사 교수 이디스 역을 맡은 서이숙은 "이 연극은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인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많은 배우들이 지난 몇 개월간 연습하면서 그 아름다움을 발견했고, 그래서 무척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각별한 소감을 전했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매일 술을 사주겠다는 이원종의 말에 출연을 결정했다는 이대연은 “1만 4천년동안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보며 살아온 존은 ‘인간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다. 인간의 선의에 대한 존의 믿음이 우리를 설득시킨다. 지적인 매력이 크고 함께 하는 멤버들이 좋아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연은 이원종, 손종학과 함께 인류학 교수 댄으로 분한다. 이외에도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주연이 이날 기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원종의 제안으로 연극에 데뷔하게 된 주연은 "영화와 대본을 봤는데 내용이 어렵더라. 그래도 샌디라는 역할이 너무 좋아서 꼭 해보고 싶었고, 열심히 재미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극 는 내년 2월 22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07 / 조회 18,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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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맨 프럼 어스’, 열기 후끈 연습 현장사진 공개!
연극 ‘맨 프럼 어스’가 오는 11월 7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개막한다.작품은 7월 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연습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은 주인공 ‘존 올드맨’으로 분해 연습에 한창인 문종원, 박해수, 여현수의 모습이 담겼다. 김재건, 최용민, 이대연, 이원종, 손종학, 서이숙 등 대한민국 연기파 배우들도 연습현장에 함께했다.배우 문종원은 “관객 분들을 만나는 시기에는 정말 좋은 밀도로 작품이 완성될 것입니다. 어떤 때는 섬뜩하고, 또 때론 가슴 뭉클하고, 사랑이 느껴지는 따뜻한 공연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라며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배우 박해수는 “좋은 작품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놓치시면 굉장히 후회할만한 작품이라고 선뜻 말씀 드릴 스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연극 ‘맨 프럼 어스’는 한국에서 세계 초연된다. 작품은 개봉과 동시에 ‘세턴어워즈 올해의 필름상’을 수상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존 올드맨’이 스스로를 1만 4천 년을 살아온 불멸의 사람이라고 밝히며 시작된다. 무대에는 문종원, 박해수 김재건, 최용민, 이대면, 이원종, 손종학, 서이숙, 김효숙, 이주화, 정규수, 한성식, 조경숙, 이영숙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주연(애프터 스쿨), 박지나, 강하람, 정구민, 오근욱, 백철민 등 신예 스타들도 합류한다. 김유라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드림컴퍼니
2014.11.04 / 조회 4,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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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프럼 어스> "모든 배우들이 단번에 출연 오케이"
"구석기 후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문종원의 질문이 사뭇 의미심장하다. 일회적이며 유한한 생명이 아닌 무한하게 살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연극 의 출발지점이 바로 거기이다. 2007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The Man From Earth)가 세계 초연 무대가 될 한국 공연을 앞두고 13일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는 주인공 존 올드맨이 10년간 머물던 지방 대학 교수직에서 물러나며 가진 동료 교수들과의 송별회 자리에서 자신이 1만 4천 년을 살아왔다고 이야기하면서 시작되는 치열한 혼란을 담고 있다. 존의 말을 믿지 않는 동료들이 각자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것은 빈틈없이 논리적인 존의 대답들이다. 저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믿어왔던 것들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설과 마주한다면, 인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까. 우리는 어떻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거나 또 거부하게 될까. 배우이자 이번 작품의 프로듀서로 나서는 이원종은 "최근 상식들이 무너져가는 일들이 많아 내가 가진 상식이 과연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들기까지 한다."면서 "그런 것들에 대해 근원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바로 이번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로 50세가 되었는데 배우로서 이 나이를 즐겁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에 이 작품을 만났다."면서 단지 교훈적인 메시지 전달만을 위해서 이 작품을 택한 것이 아님을 역설하기도 했다. "출연 배우들이 한번 등장하면 끝까지 퇴장하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많은 배우들이 펼치는 서로간의 앙상블을 관객들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인공 존 올드맨 역을 맡은 여현수, 문종원, 박해수(왼쪽부터)그가 말하듯 이번 작품에서는 대학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한데 모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주인공 존 역은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는 여현수를 비롯, 등에 출연한 문종원과 현재 에서 주역을 맡아 활약 중인 박해수가 트리플 캐스트로 나선다. 존과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각 분야의 교수들로는 약 1년 만에 연극 무대를 다시 찾는 서이숙을 비롯해 손종학, 이대연, 최용민, 김재건, 정규수, 한성식 등의 배우들이 맡아 활약할 예정이다. 이원종은 "이 모든 배우들과 두 번 이야기한 적 없이 모두가 한 번에 출연 오케이를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이원종과 극단 미추에서 함께 연기했으며 현재까지 오랜 인연을 맺어오고 있는 서이숙은 작품에 대해 가장 먼저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라고 한다. 이번 작품에서 프로듀서 및 배우로 활약하는 이원종(왼쪽)과1년 만에 연극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서이숙"작품 속에 논쟁거리가 분명히 있지만 연극을 통해서 사회를 직시해 보자는 평소 나의 생각과 잘 맞았다."는 서이숙은 "특히 내 역할이 논쟁의 중심을 건드릴 수 있지만, 인간 모두가 나약하고 불안정하기 때문에 누구나 끈 하나씩을 잡고 있지만 그것이 허상일 수도 있다는 것, 특히 현 대한민국 사회 속 종교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으로 연극 무대 데뷔를 앞둔 여현수는 "작품 제의를 받고 어떻게 이런 기회가 나에게 왔는지 의문이 들었을 정도로 내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을 한다."며 벅찬 출연 소감을 풀어놓았다. 무대에 아직 서진 않았지만 연습을 하는 지금이 "연기자로서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 즐겁고 행복하다."는 그다. 각색은 등의 배삼식 작가가, 연출은 등을 연출한 최용훈이 맡았다. 황당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철학적인 논리와 과학적인 지식이 얽힌 토론의 향연이 무엇보다 이 작품의 묘미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는 오는 11월 7일 대학로에 위치한 유니플렉스 2관에서 막을 올려 내년 2월 말까지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0.13 / 조회 14,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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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공연 한 편으로 세상 깨닫기 ‘풍찬노숙’, ‘돈키호테’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1월, 세상에 대한 여러 시각을 담은 작품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풍찬노숙’은 사회적 이슈인 혼혈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민감할 수 있는 사회 문제를 신화적 공간으로 불러들여 새롭게 재현한다. 연극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이상과 꿈을 놓치지 않는 한 노인의 모습을 담는다. 1월의 둘째 주 세상과 삶을 돌아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극장을 한 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시대에 대한 화두를 던지다!연극 ‘풍찬노숙’ 1월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연극 ‘풍찬노숙’은 남산예술센터가 선보이는 2012년 시즌 첫 번째 공연이다. 현시대가 직면한 ‘혼혈’이라는 문제를 신화의 공간을 끌어들여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농업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외래 인구 유입의 분열 단계에서의 혼란을 그린다. 여기에 신화적 공간을 더해 이름 없는 혼혈족이 민족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역사적 출발선을 찾는 과정과 차별, 불이익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다. 연극 ‘풍찬노숙’은 과거의 문제가 아닌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다룬다. 한국 사회와 맞닿아 있는 빈부격차, 외국인 노동자 차별, 다문화 가정 등의 문제를 색다른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또한,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허를 찌르는 풍자와 재치도 선보일 예정이다.작가 김지훈은 ‘풍찬노숙’에 대해 “작품은 농경지의 공동화로 인해 탄생된 대지주와 그 속에서 단순노동력 공급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선택된 코시안(kosian)의 불운한 삶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감상주의에 가득 찬 에피소드를 다룬 것은 아니다. 현실 비판에 머무는 근시안적 과오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문화 윤리적 차별과 불이익, 그리고 혼혈 민족의 인간성에 내재된 응분의 정한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2008년 ‘원전유서’로 동아연극상 5관왕을 비롯해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괴물 작가’ 김지훈의 신작이다. 여기에 연극 ‘장석조네 사람들’, ‘여기 사람이 있다’ 등을 맡았던 연출가 김재엽의 시선이 더해져 색다른 매력의 작품을 탄생을 예고한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나아가는 행동가 돈키호테연극 ‘돈키호테’1월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연극 ‘돈키호테’는 세르반테스의 명저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한 노인의 용기 있는 모험과 도전 꿈과 희망을 전한다. 2010년 공연 당시 유료 객석 점유율 80%를 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연극 ‘돈키호테’는 원작에 보다 충실해 세밀한 줄거리 전개와 다양한 무대 기법들로 표현된다. 묘한 사각관계에 빠진 네 남녀가 돈키호테 일행과 우연히 마주치면서 사건은 해결점을 찾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작 소설은 4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서양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이번 공연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작가 빅토리앵 사루드의 작품이다.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은 소설의 핵심내용과 소설에 삽입된 젊은 네 남녀 ‘카르데니오와 루신다, 돈 페르난도와 도로테아’ 이야기가 등장시켜 압축된 ‘돈키호테’를 보여준다. 연극 ‘돈키호테’의 연출을 맡은 양정웅은 빅토리앵 사르두의 희곡을 현대적으로 각색해 돈키호테의 희망적 메시지를 담는다.2012년 연극 ‘돈키호테’에는 배우 이순재가 함께해 화제를 모은다. 이순재는 지난해에도 돈키호테 역을 맡아 77세라는 나이가 무색한 열정과 연기를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는 2011년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한 한명구가 이순재와 함께 돈키호테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그 외에도 박용수, 정규수, 최광일, 한윤춘, 이해성, 박호석, 유수미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1.11 / 조회 11,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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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어파우스트> 상상력으로 부활한 젊은 괴테의 이상과 환상
괴테가 쓴 파우스트의 초고, 또는 원형 파우스트로 불리는 가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본 공연 시작 이틀 전인 지난 1일, 공연 초반의 장면을 공개한 에서는 검은 넓은 무대를 채우는 감각적인 영상과 단순하게 배치된 세트로 더욱 강렬한 이미지를 자아내고 있었다. 학자 파우스트의 학문에 대한 열망과 순진한 처녀 그레트헨의 이야기를 두 개의 축으로 펼쳐지는 이번 작품은, 사건 진행의 논리성보다는 주인공의 성격, 장면, 시간과 공간의 구성 등에 따라 전개되는 것이 특징. 독일을 대표하는 연출가 50인에 최연소로 선정되었으며 현재 에센극장 상임연출로 있는 다비드 뵈쉬는 ‘파우스트의 비극’과 ‘그레트헨의 비극’을 중심으로 간결하면서도 묵직한 무대를 유도하고 있다. 파우스트 역의 정보석고뇌하는 학자 파우스트 역은 정보석이, 신에 의해 세상에 버려진 메피스토 역은 이남희가 맡는다. 그레트헨 역은 장지아, 이지영이 나눠 맡으며, 정규수, 김준호, 윤대열 등이 무대를 함께 채운다. 연극 는 오는 10월 3일까지 계속된다. 연극 공연장면 메피스토 역의 이남희위험한 계약은 시작되는가한 여인을 파멸로 이끄는 그신, 등장(정규수)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9.02 / 조회 9,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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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it]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던 한 남자, 연극 ‘우어파우스트’
독일의 시인 B.브레히트는 “'우어파우스트'는 생명을 가진 작품으로서 독창적인 장르 단편에 속한다. 불완전하다기보다 오히려 불후의 명작이고, 거침없이 스케치한 경이로운 형식이다”고 말했다. 한 남자가 길을 걷고 있다. 아니, 서 있다. 그는 어둠이 잠식한 길고 긴 터널에 엄마와 떨어져 길을 잃은 아이처럼 고개를 떨어뜨리고 서 있다. 그의 뒤쪽 아래에는 환한 빛이 새어나온다. 밝은 빛이 비추고 있건만 그의 얼굴은 좀처럼 알아볼 수가 없다. 그의 앞쪽으로 길고 옅게 들어선 그림자는 긴 터널 한가운데 유일한 동반자다. 연극 ‘우어파우스트’는 괴테의 명작 ‘파우스트’의 초고다. 이 작품은 ‘원형 파우스트’, ‘초고 파우스트’로 불린다. 소설 ‘파우스트’는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자 세계문학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다. 이 작품은 법학을 전공한 젊은 청년 괴테가 쓴 작품이다. 소설 ‘우어 파우스트’는 괴테의 천재적 감성이 빛나는 작품으로 작품 전체의 연관관계보다는 ‘학자 파우스트의 학문에 대한 절망’과 ‘순진한 처녀 그레첸의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작품 속의 등장인물들은 괴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라 더욱 관객의 흥미를 자극한다. 이 작품의 시놉시스는 파우스트와 주변과의 관계를 위주로 펼쳐진다. 악마 메피스토는 신에 의해 세상에 내버려진다. 악마 메피스토는 학문에 절망한 파우스트에게 다가간다. 동시에 파우스트는 순수한 처녀 그레첸을 사랑하게 된다. 그는 메피스토에게 부탁해 사랑을 이루지만 그들의 달콤한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파우스트의 고뇌와 그레첸의 비극 외에도 파우스트와 제자 바그너, 그레첸과 그녀의 오빠 발렌틴 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포스터는 전체적으로 검은 바탕이 화면을 지배하고 있다. ‘파우스트’를 유혹하는 악마 ‘메피스토’의 시꺼먼 속처럼 거대한 터널은 넓고 거칠다. 남자의 뒤로 비추는 빛은 그의 선과 악을 드러내는 듯 흑과 백의 이미지가 선명하다. 또한, 보이지 않는 그의 얼굴과 검은 실루엣을 더욱더 극명하게 드러낸다. 포스터 속의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삶의 황금나무는 푸르르다’는 문구도 인상적이다. 소설 ‘파우스트’ 속에서 악마 메피스토는 파우스트를 향해 ‘모든 이론은 회색이다’라고 조롱한다. 회색은 이미 죽은 것, 빛이 바랜 것을 의미한다. 메피스토는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이론은 죽었다고 비난한 것이다. 학문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파우스트에게 메피스토의 비난은 거대한 벽에 부딪힌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메피스토는 학문을 비난하며 ‘삶의 황금나무’만이 푸르다고 말한다. 황금은 영원히 녹슬지 않는 광물이다. 삶에서 녹슬지 않으면서 푸르게 빛을 발하는 것은 ‘살아 있음’이다. 연극 ‘우어 파우스트’ 포스터 속의 검은 음영은 그 찬란한 ‘살아 있음’을 버린 한 남자의 고독한 절망을 말하는 듯하다. 포스터의 아래쪽으로는 ‘다비드 뵈쉬와 정보석의 만남을 주목하라’는 말이 강조돼 있다. 이번 공연에는 다비드 뵈쉬가 직접 공개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선발했다. 파우스트 역에는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 배우 정보석이 출연한다. 악마 메피스토 역에는 이남희가 캐스팅됐으며, 바그너 역에 정규수, 그레첸 역에 이지영이 참여한다. 그 외에도 김준호, 윤대열 등이 함께한다. 연극 ‘우어파우스트’는 9월 3일부터 10월 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8.16 / 조회 6,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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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다섯 괴테가 쓴 초고 파우스트, <우어파우스트> 제작발표회
‘파우스트’를 쓰기 위해 괴테가 초고의 격으로 썼던 작품, 연극 가 9월 3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한다. 2009년부터 준비해 온 는 명동예술극장 개관 이후 처음으로 해외 연출가를 초청해 제작하는 무대로, 현재 독일 에센극장의 상임감독으로 있는 다비드 뵈쉬가 지난 해 초부터 명동예술극장과의 조율과정 및 배우 오디션 등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 오고 있다. 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연출가들 중 최연소로 손꼽히는 다비드 뵈쉬는 등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고전을 영상, 음악 등을 활용한 모던한 무대로 선보여 젊은 독일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은 인물이기도 하다. 8월 11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다비드 뵈쉬는 “왜 지금 이 작품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독일 작업과는 다른 한국에서 더 많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했고, 독일어권이 아니기에 텍스트에 묶일 필요 없이 오히려 언어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과 독일의 문화적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작품으로, 비극과 유머러스, 사랑으로 가득한 무대를 보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대,의상,영상디자인의 팔코 헤롤드(좌)와 드라마투르그 김미혜(우)드라마투르그로 작품에 참여하는 김미혜는 “낭만주의 시대를 시작하는 질풍노도 시기의 대표작”으로 ‘파우스트’를 비롯, 를 들며, “인간의 자유정신, 상상력, 감상의 최고조가 특징으로, 파우스트 한 인물에만 집중되어 있는 ‘파우스트’와는 달리 이번 무대에서는 연출가가 모든 배역들이 균등하게 존재할 수 있도록 구성해, 관객들은 등장인물 중 그 어느 한 사람에게 동일시하여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인공 파우스트 역은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를 마치고 다시 연극 무대를 찾은 정보석이, 악마 메피스토 역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이남희가 각각 맡았다. 파우스트 역의 정보석“이렇게 큰 인물을 표현해 낼 수 있을까 두려워 출연 결정이 쉽지 않았었다”는 정보석은 “기대했던 초인적인 모습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중년 남자로 파우스트를 그릴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하기도 했지만, 연습을 하면서 파우스트를 통해 한 구석 텅 비어 있는 내 삶의 모습을 확인하게 해 주고 있다”고 소감을 더했다. “5개월 전 오디션을 볼 때 너무나 떨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한 배우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대학로 무대를 지켜온 이남희. 그는 “창작 욕구, 정체되어 있는 감각에 대한 도전을 해 보고 싶었는데, 연출가와 첫 미팅에서 작품과 역할 이야기를 나눌 때 내 세포가 살아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메피스토 역의 이남희 특히 기자간담회장에 화려한 금색 반짝이 자켓을 입고 온 그는 “이 작품이 어떨 것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한 메피스토 악마의 작은 배려”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낳기도 했다. 반짝이 자켓을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이번 작품의 의상과 무대를 담당하는 팔코 헤럴드이다. 연습 첫 날 무대 미니어처와 확정된 인물별 의상 컨셉을 가지고 와 주변을 놀라게 했다는 그는, 의 무대를 ‘심플, 고독, 텅빈 공간’으로 표현할 것이라고 하며, 의상 역시 현재 우리의 세상에 대한 이야기로 새롭게 선보이는 만큼,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으로 배우들을 표현할 것이라 설명했다. 스물 다섯 살 청년의 괴테가 쓰고, 서른 셋 젊은 연출가 다비드 뵈쉬가 연출하는 연극 는 9월 3일부터 10월 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8.11 / 조회 1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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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내게 필요했던 건, <동주앙> 같은 작품”
“제가 동주앙이라고 하니까 니가? 하던 사람들이 몰리에르 작이라고 하니까 다들 어울린다고 하더군요(웃음).” 김도현이 연극 의 타이틀롤을 맡아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희대의 바람둥이’ 로 변신했다. 연극, 영화, 뮤지컬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동주앙이 이번 무대에서는 비장함 대신 웃음과 풍자를 품고 있어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무엇보다 뮤지컬 등에서 악역과 순수한 캐릭터를 오가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잡은 김도현이 세상의 도덕적 잣대를 무시하고 자유를 탐하는 동주앙으로 변신한 점은 기대해 볼만 하다. 지난해 을 장기 공연하며 사실적인 연기의 풍미에 빠져 있던 그에게 이번 17세기 희극은 우연보단 필연에 가까워 보인다. 캐스팅이 발표 됐을 때, 처음엔 의외인가 싶다가도 나중엔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던데요. 그런 반응이 대부분이에요. 처음엔 뭐? 니가? 라며 웃다가, 몰리에르 작이라고 하면 어울린다고 하거든요. 뮤지컬 의 정열적이고 비극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몰리에르의 동주앙은 희극이니까요. 능청스럽고 유머스러운 캐릭터인데 그 동안 맡은 역할과 연장해서 낯설진 않겠어요. 코믹스러운 인물 아니면 악역을 주로 맡아왔으니까. 눈 화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악역이고 코미디고 그랬죠(웃음). 작년에 결혼하셨지요. 늦었지만 축하 드립니다. 연기하는 동주앙은 모든 여성을 마음만 먹으면 넘어오게 만드는데요. 결혼셨으니.. 부럽진 않으시죠?(웃음) 음……(웃음). 와이프에게도 말 한적이 있는데, 부럽죠(웃음). 부럽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겼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소중함을 잃게 된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그가 나와 다른 건, 그는 다른 건 잃어도 상관없다는 식이고 전 가정, 부모님, 친구, 일이 너무 소중하거든요. 그냥…참…좋겠다, 이 정도에요(폭소). 동주앙 하면 희대의 바람둥이가 먼저 떠오르지만 이번 작품에선 사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진 않던데요. 동주앙과 하인 스가나렐이 함께 하는 로드무비 느낌이 있어요. 이번엔 여자를 꼬신다든지, 다음엔 빚쟁이를 속이고, 엄격한 아버지를 속인다든지. 사랑, 명예, 돈, 정치, 종교, 인간 등 세상사를 대해 하나씩 꺼내놓고 풍자를 합니다. 사람들이 놓지 못하는 욕심들이나, 혹은 생각은 하지만 실천은 못하는 것들을 동주앙은 해버리는 것이죠. 고정관념을 깨는 거에요. 물론 그러다 죽긴 하지만, 관객들이 나갈 때 과연 쟤가 죽길 바랬을까, 내심 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런 생각을 하기를 바라는 게 배우로서 욕심이죠. 세상 잣대가 통하지 않는 캐릭터인데, 관객들이 그를 어떤 시선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나요. 절대 동주앙처럼 사십시오, 말할 수 없어요. 세상에 질서란 게 있는데. 하지만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우리가 얼마나 위선적인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얼마나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는지. 그렇다고 원하는 걸 다 얻지도 못하고. 동주앙은 거짓말과 사기를 일삼지만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건 다 하거든요. 관객들이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 한번은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사람이 죽었을 때 각자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겠죠. 자유를 탐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대리만족 같은 거 느끼지 않나요?(웃음)글쎄요(웃음). 연습하면서 그런 생각은 한 적 있어요. 내가 정말 남의 시선은 100% 신경 안 쓰고 살 수 있을까. 정말 내가 생각한 대로 살 수 있을까. 하지만 그건 무인도에 가서 혼자 살 때나 가능한 것 같아요. 내가 자유롭기만 한데 어떻게 남에게 사랑을 받겠어요. 정 원한다면 무인도를 하나 사서 왕국을 만들면 되겠죠. 제 생엔 못할 것 같네요(웃음). 무엇보다 대사가 길어서 쉽지 않았겠어요.작품 자체가 현대물이 아니라 대사가 장황해요. 표현들도 문어체가 많고 분량도 많죠. 가장 길었던 건 한 페이지 반이고, 반 페이지 짜리 독백도 꽤 여러 번 나오거든요. 외우는 것보다 문제는, 관객들이 그 긴 대사를 쉽게 느껴야 해요. 아무리 어려운 대사라도 관객들에겐 굉장히 가깝게 느끼도록 해야 하고 그게 숙제였죠. 등을 통해 활발하게 뮤지컬 무대를 누비셨어요. 최근엔 장기 공연 연극에 참여 하셨고. 뮤지컬을 해오면서, 장르 특성상 내추럴한 연기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스스로 확장된 연기만 하고 있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연극이나 영화, 드라마 같이 다양한 장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2009년부터 노래를 부르고 다녔어요. 연극 하고 싶다고. 이후에 에 들어갔는데, 정말 재미있게 본 작품이라 욕심을 낼 수밖에 없었어요. 연극을 하며 얻는 것들이 있을 것 같은데요. 우선 돈은 아니에요(웃음). 하지만 저는 작품 복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내추럴한 연기 스타일이 필요할 때 초사실주의 연극 을 만났어요. 단답형 대사로 한 시간 반 동안 이어 가야 하기 때문에 과장된 연기는 템포를 무너지게 만들어요. 2인 극이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건 집중력밖에 없었어요. 열 달을 빠지지 않고 무대에 서니 여러 모로 훈련이 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끝날 때 즈음, 연기가 너무 내추럴한 겁니다. 이때 을 만난 거죠. 은 정말 전형적인 연극이에요. 연극적 포인트, 약속이 어떤 건지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죠. 그때 그때는 모르는데, 지나고 나면 전 작품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배우 김도현을 새로운 작품에서 만나서 반가운 관객이 많을 겁니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땐 3년간 포스터도 붙여봤고, 뮤지컬도 재미있게 하면서 상도 타봤어요. 다시 대사 좀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연극을 만났습니다. 이제는 장르를 좀 더 넓히고 싶다고 생각해서 사극 드라마에 출연 중이죠. 가슴앓이도 많이 하지만 작품에 있어선 운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이 운이 따라줬으면 좋겠고, 그때 그때 충실한 선택을 할 거에요. 관객들도 기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3.16 / 조회 15,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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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므파탈 동주앙, 코믹하게 돌아온다
몰리에르의 희극 이 오는 10일 개막에 앞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했다. 희대의 바람둥이를 넘어 본능에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는 타고난 자유인, 동주앙을 그리며 인간의 본능과 이중성을 풍자하는 이번 연극에서 김도현과 이율이 타이틀 롤을 맡아 각기 다른 개성을 선보이고 있다. 김도현은 능글거리고 코믹한 동주앙을 선보이는 한편 이율은 귀엽고 장난끼 넘치는 동주앙을 연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외에도 부도덕함을 일삼는 동주앙을 비웃고 질타하지만 자신 역시 이중성 역시 노출하는 약사빠른 하인 스가나렐 역은 정규수가, 동주앙의 아버지 동 루이 역은 원로 배우 권성덕이 열연한다. 또한 지난해 등을 선보인 최용훈이 정통희극의 연출을 맡았다. 연극 은 3월 10일부터 4월 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아내를 버리고 또 다른 여인을 찾아나선 동주앙(김도현) "저런 인간도 주인이라고" 뒤에서 주먹 꽉, 스가나렐(정규수) "인간이라면 신을 섬겨야죠! " "하늘에 욕하면 돈 줄게" 동주앙, 그가 버린 아내를 따돌리는 법 그가 아버지를 속이는 법 동주앙(이율)이 빚쟁이를 따돌리는 법 또 다른 여인을 꼬시는 법 스텝1 "허리선이 정말 예쁘군요!" 스텝2 "이런, 눈이 정말 아름다워요!!" 스텝3 "당신을 보자마자 사랑에 빠졌다구요. 정말요!!" 미션완성 "거짓말은 아니죠?" "그럼요, 진심이에요~~"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3.10 / 조회 1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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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주앙> 자유본능의 지존 ‘동 주앙’ 32년만의 부활
스페인의 전설적인 인물로 오페라, 연극, 뮤지컬, 영화를 통해 ‘희대의 바람둥이’로 잘 알려진 ‘동 주앙’이 국내에서 32년 만에 연극으로 부활한다. 17세기 프랑스 작가 몰리에르의 희극을 바탕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오르는 이번 작품은 1979년 초연 이후 연극으로서는 처음 선보이는 작품. 이번 무대는 지난해 등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최용훈이 연출 하고 김도현과 이율이 동 주앙으로 타이틀 롤을 맡았다. 최용훈 연출은 “진지한 작품보다 희극이 더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17세기 작품이지만 요즘에도 통하는 보편성을 지닌 작품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데 무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17세기 특유의 수사적인 대사와 관습을 요즘에 맞게 손질해서 화법과 복식이 고루하지 않게 만들고 있다”며 “아이러니로 우스꽝스러움을 표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 타이틀 롤을 맡은 김도현(좌), 이율(우)지난해 과 로 활약한 김도현은 세기의 바람둥이로 변신하는 데 있어 “바람둥이 보단 좀 더 부드럽고 희화된 동 주앙을 표현할 것”이라며 “제가 캐스팅된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고 말해 주변을 웃게 했다. 또한 “이율씨가 20대이고 미혼인 반면 전 30대 유부남이기 때문에 이율씨에 비해 남성적이고 가부장적인 동 주앙을 표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율은 “저는 조금은 어리숙하고 철 없는 인물로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두 배우가 각각 만들어내는 동 주앙을 기대하게 했다. 왼쪽부터 정규수(스가나렐) 김도현(동 주앙) 권성덕(동 루이) 박미현(엘비르) 최용훈 연출스페인 티르소데 몰리나에 의해 처음 탄생한 돈 후안은 이탈리아를 거쳐 프랑스로 건너가 당시 희극작가로 명성을 얻던 몰리에르에 의해 으로 탄생된다. 몰리에르의 돈 주앙은 바람기 많은 이미지를 넘어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자유인의 모습으로 나타나, 죽음을 불사하는 뜨거운 반항심으로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으려는 인물로 두각 된다. 최용훈 연출은 “몰리에르의 동 주앙은 당시 프랑스 귀족 사회를 싸잡아 풍자하고 있다”며 “원작에서는 조롱하다 마지막에 급작스럽게 죽는 걸로 마무리되는데 엔딩을 어떻게 마무리 할지는 직접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은 3월 10일부터 4월 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2.18 / 조회 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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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비겁함을 가리려거든 더 고상한 껍질을 뒤집어 쓰거라, 연극 ‘동주앙’
아련한 표정의 남자가 포스터 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꽁꽁 싸맨 옷차림을 보아하니 추운 날씨에 찬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것 같다. 흩날리는 새카만 머리카락, 슬프게 축 처진 시선을 알 수 없는 두 눈, 앙 다문 입을 보아하니 차가운 도시 남자 같아 보이기도 한다. 역광으로 서있는 남자는 신비함까지 물씬 풍기고 있다. 많은 사연을 안고 있는 것일까. 무채색 물감에 적신 붓으로 슥슥 칠해 완성된 듯한 이 남자의 그림은 선명히 부각된 것 없이 흐리멍덩해서 더 애틋하고 쓸쓸하다. 세련되고 차가운 도시 남자의 모습을 한 그를 가르는 커다란 흰 글씨가 눈에 띈다. ‘동주앙’. 모두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포스터 안의 ‘동주앙’이란 단어는 흔히 ‘희대의 바람둥이’로 기억하고 있는 남자 이름이 맞다. 17세기 파리의 원조 도시남인 ‘동주앙’은 여자를 유혹하고 다니는 수려한 외모로 나쁜 남자의 전형이다. 포스터의 남자가 ‘동주앙’일까. 매력적인 ‘동주앙’이 왜 저런 아련한 표정으로 찬바람을 맞고 있는 것일까. 잘생긴 남자가 사연을 가진 듯 고독한 표정으로 서있다면 어떤 여자든 연민 또는 호감의 감정을 가지고 다가갈 것이다. 그렇다면 포스터 안의 저 설정은 동주앙의 계산된 치밀한 작업 포즈인가. 언제 어디서든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 곧 살아가는 힘이다! 연극 ‘동주앙’은 고귀한 가문의 아들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라고, 예쁜 여자에게 만 개의 마음이 있다면 준다고 하는 ‘동주앙’의 이야기다. 17세기 고전주의 시대에 탄생한 ‘동주앙’은 프랑스 전역에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심오한 질문이 떠돌던 그 시절 희극작가 몰리에르가 내놓은 해답이다. 시대의 엄친아, 매력남, 차도남인 ‘동주앙’이 21세기에 새롭게 연극으로 태어나 웅장하고도 유쾌하게 부활한다. 이 세상 모든 여인들의 가장 위대한 연인인 ‘동주앙’은 여성을 쾌락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사랑을 믿지 않는 부정적인 남자다. ‘동주앙’은 지상 세계의 모든 규칙에 대항하는 자, 종교와 현실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롭기를 희망하는 자, 모든 권력을 우롱하고 위선을 풍자하는 아나키스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에게는 종교도 업도 규범도 없다. 그는 신과 인간의 법을 모두 거부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연극 ‘동주앙’은 웃음과 슬픔을 동시에 담고 있다. 연극 ‘에이미’, ‘왕은 왕이다’ 등으로 지난해 한국 연극계에 화제를 몰고 온 최용훈 연출에 의해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된다. 이번 공연은 패기 발랄한 신진들과 함께 정교한 앙상블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탁월한 연기술은 코미디를 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연극 ‘동주앙’은 오는 3월 10일부터 4월 3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2.01 / 조회 6,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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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의 전무송, 이호재
두 기사는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공연 1시간 30분 전. 인터뷰 하기에는 적당한 시간은 아니었다. 바쁜 일정에 끼어든 필자의 잘못이었다.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의 기사 1의 이호재와 내성적이고 지적인 기사가 당신이라고 말하는 전무송을 만났다. 배우계에 양대 거목, 전무송, 이호재 두 사람의 인연은 6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예술대학교 전신 드라마센터 연극아카데미. 배우 신구와 민지환 콤비와 이호재, 전무송 콤비가 존재하였다고 한다. 졸업 이후 75년부터 국립극단에서 그 호흡을 맞추었다고 한다. , , , , , 등과 마지막으로 한 무대에 섰던 까지 국립극단에서 대학로 시절까지 두 사람이 갖지 못한 것을 서로 대칭되어 있으면서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마지막 이후 7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는 는 이호재와 전무송의 콤비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였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소재를 제공하고 있었던 것이다. 는 세르반테스의 를 원작으로 한 일본작가 베쓰야쿠 미노루의 작품으로 2005년 문예진흥원이 선정한 ‘Best & First’의 두 번째 ‘First’작품이다. 극에 등장하는 기사들은 기사도를 지키고 정의의 칼을 휘두르는 중세의 기사가 아니었다. 현실성은 없으나 고귀한 이상을 가진 돈키호테를 닮아 있지도 않다. 두 기사는 양심도 없었으며 ‘손 안대고’ 죽이고 마는 잔인하고 비열하기 까지 한 두 기사로 분한다. “작가가 베케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와 같은 성향을 가지고 있거든. 76년 그러니까 약 30여 년 전에 했었는데 그 작품과 유사해서 그런가 생소하지 않고 자연스러웠어. 그리고 의미도 있고. 우리 사회에서 정치하는 사람부터 청소부 등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또 다른 경종을 울려줄 수도 있고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전무송은 라는 작품을 받았을 때 예전에 했었던 연극을 이제 나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처럼 생각이 든다면서 이야기 한다. “오래도록 작품을 해왔기 때문이여서 그런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죠. 에서 저와 무송이가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게 부담스러워요. 이 연극에 참여하고 있는 9명 모두가 소중하다. 어떤 배우들이 만나서 호흡을 맞추냐가 중요한 거죠. 는 그런 면에서 참 잘 된 캐스팅이라고 생각해요. 연령대에 맞는 배역을 어쩜 그렇게 잘 했는지 대단하다고 생각하죠” 이호재는 자신과 전무송에게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이 부담스러운가 보다. “나는 이제, 죽이는 데 진력이 났어. 그러니까, 살아가는 데 말이야…. 때때로 그런 생각 안 하나? 어서 우리보다 빠른 놈이 나타나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기 전에 죽여주지 않을까 하고…”그들이 자조적으로 말했던 의 한 대사이다. 두 기사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남을 먼저 죽임으로써 살아가는 의미를 찾았던 그들은 이제 죽음과 삶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자신들을 죽여줄 누군가를 기다리게 된다. “ 를 보면서 무엇을 얻어 갈 거냐는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소설을 읽듯이 부담 없이 왔다가 웃기면 웃고, 슬프면 울고, 어떤 깊은 뜻을 생각하고 싶으면 생각하고. 어떤 통일된 느낌이나 교훈을 얻어 가는 것은 학교에서 다 끝냈잖아요. 관객들은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있잖아요. 그 자유를 만끽하는 자리가 되면 좋겠어요. 본인이 얻어가는 게 있다면 얻는 거고, 재미있었다면 재미있는 거고. 그런 연극이었으면 좋겠어요.”(이호재) “줄거리를 따르지 말고 보여지는 대로 그 느낌대로 시간을 보내다 보면 느껴질 겁니다. 느껴지는 대로 웃을 때 웃고, 생각하고 싶으면 생각하고, 반추하지 말고 극장을 나가면서 느끼는 그 느낌이 자신이 얻어 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전무송) 사고적인 것보다 감각적인 문화들도 있고, 사색적이고 반추해 내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 문화도 있다. 이 두 문화가 공존하는 공연예술계가 동적, 감각적, 사색, 사고적인 모습들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연륜의 사고를 가지고 있는 전무송과 이호재에게 존경의 눈빛으로 보게 되는 것은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전생에 두 사람이 어떤 인연으로 있었는지 몰라도 함께 해 온 시간이 43년이라는 것은 어마어마한 시간이었으리라. 배우로 태어나 배우의 길을 가면서 든든한 아니 연기에 있어서 서로 나누고 돕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사람의 대학로 나들이는 젊은 세대들의 무분별한 연극 세태에 경종을 울려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극장에서 이호재, 전무송과 함께 하는 7명의 배우들이 보여주는 의미심장하고 때로는 변태스러운 에서 자신들을 죽여줄 이를 기다리는 두 기사를 또 다시 만나고 싶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전대수 (사진작가 cloudsclear@hotmail.com)
2005.04.01 / 조회 13,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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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
하루에 몇 번씩 죽이는 내 안의 두 기사 이야기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이야기는 돈키호테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 21세기 돈키호테?. 늙고 지친 두 노 기사(전무송, 이호재)의 이야기. 처음에는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가 어떤 것을 우리에게 보여줄까? 하는 생각에 호기심으로 보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연극’을 보러 가면 무의식적으로 무엇인가 느껴야 하고 ‘진리’라고나 할까? 하는 피해 의식을 가지고 간 듯 하다. 오늘 극장을 찾은 나는 그런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했었던 것 같다. 왜 그랬을까? 그건 몸의 반응처럼 무대를 보면 자연스럽게 내게 경직된 학생으로 만드는 말도 안 되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곧 나는 몸을 풀고 자연스럽게 보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생각이 든다. 사막 한 가운데 간이 이동식 숙박업소. 9명의 사람들. 의사(정동환)와 간호사(신현실), 목사(박영재), 여관주인(오길주)과 그의 딸(이오비). 마지막으로 기사 1(이호재)과 종1(전진기) 기사 2(전무송)과 종2(정규수)에서 일어난 죽이는 일. 의사는 환자를 만들어서라도 돈을 벌려고 하고, 목사는 죽을 사람을 찾아 헤맨다. 두 기사의 생존의 법칙. “우리도 죽이고 싶어서 죽이는 게 아니야.” “그럼 왜 죽이는 거죠?” “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니까” 두 기사의 마지막 선택. “이제 분별력에는 넌더리가 나. 여행은 끝났어. 이번에야말로 저 아이가 부르면 빤히 들여다보이는 게략에 속아서 침대로 들어간다. 그리고 목을 내줘야지” 그리고 기다림. “하지만 우린 살아 있어” “어쩔 수 없지” “언제까지지?” “저쪽에서 올 때까지…” “뭐가?” “우릴 죽여줄 상대가…” “올까?” “기다리는 거지” 이 작품은 9명중 두 명의 기사만 남겨두고 모두 죽어간다. 컵에 독을 넣어 간호사가 죽고, 두 기사는 모든 음식을 먹어 치운다. 이어서 갱정이라도 하듯이 여관집 주인과 의사, 목사, 그리고 자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종 2마저도 살해된다. 여관집 딸은 스스로 자살하고, 마지막 남은 종 1도 풍차에 돌진하여 죽음을 맞이한다. 사막에 두 기사가 앉아 있다. 그들은 자신들을 죽여줄 누군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면서 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두 기사를 보면서 연민의 정을 느낀다. 마지막 순간까지 죽이지 않으면 죽게 되는 세상을 살아와 마지막까지도 죽이게 되는 두 기사. 죽이는 것도 지쳤다고 말하는 두 기사에게서 말할 수 없는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언제 두 기사를 죽이는 사람이 올까. 죽이는 사람이 오.기.를.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솔직한 모습을 본다.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죽어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우리는 두 기사에게서 본다. 사회에서의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고찰일지도 모르지만 내게는 흑백이 명백한 논리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솔직히 매력적인 모습의 두 기사는 아니다. 난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 않는 두 기사였지만 최소한 이분법적인 인간으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얼마나 살지는 모르지만 내 생애 마지막에 누가 날 죽이게, 파멸시키게 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으로 공연장을 나왔다. 맹목적인 신뢰는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사랑이라는 말로 포장은 가능하나 그 실체는 맹목적인 신뢰일 수 있다. 그 종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서 주인에게 맹목적인 신뢰를 하고 최후에는 죽게 되었는가. 그것이 신뢰와 사랑 등등의 아름다움의 결론이었던가? 이기적인 두 기사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둘은 다르면서 닮아 있다는 것이 소름이 돋았다. 내 안에 두 기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는 보는 사람 시각에서 각기 다른 생각을 하게 하는 연극이다. 재미적인 요소를 보게 된다면 충분히 재미있는 연극이고, 철학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다분히 철학적인 연극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이 보는 시각대로 변하는 연극. 그래서 이 연극에 정이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은 솔직히 모르겠다. 나열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단지 나에게 두 기사는 매력 없다는 것. 그 매력 없는 두 기사가 내 모습이 아닌가? 하는 섬뜩함. 꼭 한 번 즈음은 봐야 하는 연극을 추천한다면 세상을 편력하는 두 기사 이야기를 추천하겠다. 그 이유는, 똑같은 인간 읽기의 편견을 가지지 않고, 사고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에 점수를 주는 것이다. 내가 죽기 전에 죽여야 하는 삶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오늘도 끊임없이 죽여야 하는.. 오늘도 난 열 번, 백 번, 아니 천 번을 죽고 죽이고 있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03.29 / 조회 1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