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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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닭쿠우스’ 원작 비튼 즐거움 24일 개막
연극 ‘닭쿠우스’가 올해 서울 메세나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 연극 ‘닭쿠우스’는 20여 년간 배우로 활동한 이철희의 작품으로 2018년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선정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2018년 초연에 참여했던 이기돈(알란), 정나진(다이다이박사), 김문식(아빠), 김태훈(하스타), 최주연(메리조이)과 이번 작품에 새롭게 합류한 황순미(엄마), 김효영(부원)이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영국의 고전 명작 피터셰퍼의 ‘에쿠우스’를 비틀고 재창조한 작품이다. 충남 홍성의 양계장을 배경으로 장면과 캐릭터를 패러디한다. 극은 충청남도 방언을 통해 작품의 배경이 되는 홍성의 지방색을 구현해내며 이미 알려진 번역극이 유쾌하게 재창작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을 쓰고 연출한 이철희는 최근까지 국공립극단을 비롯한 여러 단체의 연극무대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배우다. 그는 2014년 희곡 ‘조치원 해문이’로 ‘제4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등단했다. ‘닭쿠우스’는 ‘조치원 해문이’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미발표 희곡 3편을 집필했다. 이번 작품은 인간의 딜레마와 그 딜레마에서 벗어나고자 하나 순응할 수밖에 없는 무력함에 관해 이야기한다. 연극 ‘닭쿠우스’는 오는 10월 24일부터 11월 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코너스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9.10.23 / 조회 2,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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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고발자’로 나설 것인가…
박상현 작·연출 연극 ‘고발자들’
22일 대학로 나온씨어터서 개막연극 ‘고발자들’의 연습 장면(사진=K아트플래닛).[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내부고발자들이 겪는 고민과 고통, 그들의 마음의 길을 좇는 연극 ‘고발자들’이 오는 22일부터 10월 15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을 쓰고 연출한 박상현은 “내부고발을 한 사람의 삼중고에 주목했다”고 했다. 박상현은 “내부고발자들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영웅이 되지만 그것도 잠시”라며 “조직의 책임자들은 사실을 부정하고 고발자들을 음해한다. 동료들은 배신자를 보듯 그들을 멀리하고,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압박은 물론 도리어 조직으로부터 고발되고 결국 홀로 남겨진다. 그래도 고발자로 나설 것인가 질문하는 연극”이라고 덧붙였다.연극은 내부고발자들이 겪는 분노와 불안, 긴장, 공포, 배신감, 자책감, 울화 등을 육체적 고통으로 표현하는 데 큰 비중을 둔 것이 특징이다. 이에 특정인물을 특정 배우가 전담하지 않는다. 다수의 내부고발자와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을 13명의 배우가 번갈아 연기한다. 여러 인물을 둘러싼 얽히고 설킨 관계와 상황, 사건의 파편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를 드러내는 구조적 글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배우 정나진, 최지연, 양동탁, 이동영, 김태훈, 황미영, 정양아, 김철진, 이장환, 박근영, 박하늘, 김청순, 최지현 등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18 / 조회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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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배우 열전···우리네 인생과 닮은 <고도를 기다리며> 막바지 연습현장
산울림 소극장이 뜨겁다. 올해 바로 초연 45주년과 소극장 산울림 개관 30주년, 여기에 임영웅 연출가의 연출인생 6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사무엘 베케트가 1953년 발표한 희곡 의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50년 동안이나 오지 않는 고도를 계속 기다린다. 기다림을 통한 인간 존재의 부조리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1969년 극단 산울림의 창단 공연으로 국내 초연됐으며, 1985년 산울림 소극장 개관작도 이 작품이 차지했다. 어마어마한 숫자가 나타내듯이 는 더블린·아비뇽·폴란드·일본 등의 수많은 해외 초청공연과 함께 평단과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최근까지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이를 기념하기 위해 산울림 소극장에 작은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를 통해 단단히 연기의 뿌리를 내리고 이제는 TV와 영화,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정동환·송영창·한명구·안석환·정재진·이호성·김명국 등 13명의 명배우들이 뭉쳐 를 무대에 올린다.이런 뜻깊은 자리에 배우들이 연습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막바지 연습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산울림 소극장의 연습실을 지난 4일 찾았다. 연습실 문 앞에 서자 배우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진다.무대만큼 작은 연습실은 평균연령 50세의 배우들이 내뿜는 에너지로 뜨거웠다. 에스트라공은 길가에 앉아 열심히 구두를 벗으려 애쓰고 블라디미르와 함께 실없는 수작을 부리며 '고도'를 기다린다. 여기에 포조와 짐꾼 럭키가 등장해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다 사라진다. 실제 무대를 방불케 할 만큼 팽팽한 긴장감 속에 배우들은 대사의 리듬을 살리며 탁구 경기의 랠리처럼 뜨거운 명승부를 펼쳐내고 있었다. 이날 연습실에서 만난 임영웅 연출은 “처음에 를 연출하기로 하고 작품을 읽는데 사흘쯤 걸렸다. 속으로 ‘이거 큰일 났구나’싶었지만 그렇다고 그만둘 수도 없어서 그때부터 작품과 피 튀기는 싸움을 했다(웃음). 연습을 한참 하고 있는데 그 해에 이 작품이 노벨문학상을 탔다. 사람들이 상을 탔다고 해서 책을 사서 읽는데 막상 읽어보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몰라서 어려워했는데 마침 연극을 한다고 하니까 많이들 보러 왔다.”고 웃으며 감회에 젖었다. 임영웅 연출 (위) 지난 포스터들 (아래) 등 꾸준하게 무대에 오르며 연극을 놓치지 않는 정동환은 25년 만에 무대에 다시 서게 됐다. “한 때는 다들 청춘이었는데 이제는 노(老)배우들이 됐다. 다시 이렇게 함께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25년 전에 40살이었는데 그 때 내가 뭘 안다고 이 작품을 했을까? 그게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농을 치며, “베케트 선생님이 나이가 칠십은 되야 이 작품의 내용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극을 쓰셨는데 임영웅 연출 또한 대사나 움직임의 양을 사십 대가 아니면 감당하지 못하게 만들어 놨다. 이 작품이 부조리극이라고 말하는데 여기서부터 부조리가 있는 거다.”라고 말하자, 주위 배우들이 모두 공감하듯 웃음을 터트린다.이에 가만히 지켜보던 임영웅 연출은 “명배우들은 칠십이 되어도 팔십이 되어도 무대에서는 펄펄 나는 거야.”라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1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안석환은 “첫 무대가 1994년도였다. 연기자로서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인데, 이 작품은 긴장이 됐다. 대사 길이는 짧지만 양은 많고 그걸 타이밍과 리듬감을 살려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아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고 소감을 밝히며, 이번 무대에 대해 “시간이 흐른 만큼 연륜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무대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이야기했다.또한 이 작품이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두 바보가 고도를 50년 동안 기다리는 바보짓을 한다. 그런 유희성이 관객들에게 재미있게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까?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서는 ‘저렇게 바보 같은 게 내 모습이 아닐까’라고 한 번쯤 생각해준다면 좋겠다.”라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김명국, 정동환, 임영웅 연출, 안석환, 이영석 (왼쪽부터)포조 역으로 무대에 다시 서는 김명국은 캐스팅에 얽힌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내 놓는다. “93년에도 포스트극장에서 이란 연극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노부부가 객석에 앉아 있었다. 이 연극은 노인들이 보실 연극은 아닌데 누군가 했더니 임영웅 연출님이랑 오증자 선생님 부부셨다. 다음 날 산울림 극단 단원이 누런 봉투에 산울림 직인이 찍힌 대본을 가져왔다."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또한 그는 “관객들에게 특별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열린 마음으로 편안하게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배우들 또한 항상 초심을 잃지 말자고 이야기한다. 오래한 것이 자랑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 작품을 얼마만큼 진정성 있게 관객들에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이날 배우들의 연습을 끝까지 지켜본 임영웅 연출은 “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초연 때부터 그 시대의 명배우들과 작업을 했다. 좋은 배우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이 작품이 어려워도 관객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배우들에게 깊은 신뢰를 보냈다. 공연은 오는 3월 12일부터 5월 17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3.09 / 조회 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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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멸’, 배우 정보석 신라 50대 왕 김부 변신!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네 번째 프로젝트 ‘멸’이 11월 4일(일)부터 11월 18일(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이번 공연은 ‘삼국유사’의 기이편 제2 가운데 ‘김부 대왕’을 모티브로 한다. 신라 말기 경순왕, 마의태자, 낙랑공주 등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김태형 작가는 익숙한 원전을 현대적 감각으로 뒤튼다. ‘신라의 멸망’과 ‘삼국유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이 작품은 주목받는 극작가 김태형의 대본을, 연극 ‘진과 준’, ‘싸이코패스’ 등의 박상현이 연출한다. 배우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사랑받은 정보석이 김부 역으로 출연한다. 그 외에도 신덕호, 정윤경, 정나진, 송영근, 성노진, 우미화, 서동갑, 이동준, 이상홍, 최지영, 박범정, 조혜인, 서봉균, 유승락, 김민하 등이 출연한다.연극 ‘멸’은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어디서 오는가를 ‘신라 멸망’에서 찾는다. 권력의 중심에서 살아남으려는 자들의 힘과 욕망의 관계를 밀도 있게 담는다. 작품의 골격은 신라 말기를 배경으로, 생활 문화는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시공간의 고증을 벗어나 낯설게 하기를 시도한다.김부는 사촌인 경애왕을 제거하고 왕이 된다. 후백제와 고려는 계속 신라를 압박해 온다. 김부는 서서히 무너져 가는 신라의 운명을 바라보며 패배감에 빠진다. 그에게 유일한 기쁨은 고려 태조의 딸 낙랑이다. 김부는 낙랑에 대한 마음이 점점 깊어져 청혼하고자 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0.15 / 조회 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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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생활자들> 세상 가장 밑바닥을 지탱하는 사람들
고연옥 작가, 김광보 연출의 12번째 작품 가 10월 7일 개막을 앞두고 리허설 현장을 공개했다. 극의 일부를 선보인 이날 리허설 현장에선 배우들이 꽹과리, 장구 등 타악기와 함께 등장해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불연속적인 장면을 시연해 보였다. 은 ‘뱀신랑 설화’를 모티브로 한 창작극. 뱀신랑 설화는 뱀신랑을 찾아 지하세계로 간 여인이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잊은 그를 지상으로 데려오기 위해 난관을 극복하고, 결국에는 함께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는 이 설화에 고연옥 작가만의 현대적 시선과 김광보 연출의 실험이 더해져 독특한 무대를 형상화 하고 있다. 고연옥 작가는 “설화에선 뱀으로 태어난 존재가 엄마나 아내를 데로고 지하세계로 데려간다”며 “지하세계란 어떤 곳일까, 그 경계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몇 해전 강호순 사건 역시 이 작품의 동기가 됐다고 할 수 있다” 며 “연쇄살인, 뱀신랑 설화, 꿈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뱀신랑 설화처럼 는 한 여인의 여정을 따라간다. 그녀는 죽기 직전, 늘 꾸던 꿈을 꾸며 한 남자를 찾아 헤맨다. 열린 연극의 형식을 빌어 불연속적인 장면이 이어지는 것은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 버스, 골목길에서의 사람들은 개연성 없이 진행되지만 하나의 맥락을 아우른다는 게 제작진의 말이다. 김광보 연출은 “고연옥 작가와 작업을 해가면서 점점 무대는 미니멀해졌고, 대사 하나하나의 의미가 깊어졌다. 그런 작업의 정점은 라고 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의 대본을 보는 순간 열린 연극의 형식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이와같은 형식을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매번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그는 “고연옥 작가의 대본은 유독 난해하기 때문에 매번 쉽게 써달라고 요구한다”라고 말하기도. 작가는 “매번 반복되는 끔찍한 사건에는 신화성을 가지고 있다”며 “작품에 등장하는 뱀비늘 남자는 이 세상의 수렁을 지탱하는 가장 밑바닥에 있는 나쁜 사람이고, 그 덕분에 사람들은 더 안심하고 추락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남자의 구원을 바란다면 우리도 구원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은 10월 7일부터 30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한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9.30 / 조회 9,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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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 아래의 맥베스> 감시자이며 피해자인 이들의 운명
“누가 나쁘고 누가 옳은 것인가,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수용소 안에서 외치는 피 끓는 이들의 절규가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전쟁은 본디 부조리한 것, 그 부조리 안에서도 진실은 있는 것일까. 연극 는 감시자이며 피해자가 된 한국인 군속들의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지난 2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한 는 극단 신주쿠료잔파쿠의 창립 멤버로, 국내에 등의 작품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의 신작이다. 스스로 재일교포 2세로서 겪고 느꼈던 이방인, 사회적 소수자의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고 따뜻한 고뇌의 시선을 무대에 담아 왔던 그는, 이번 작품에선 태평양전쟁에 동원되었던 한국인 군속들을 응시한다. 태평양 전쟁이 한창이던 1942년, 연합군 포로들을 감시하기 위해 일본이 착출한 조선 젊은이들은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의 일본군 기지에서 포로 감시원으로 있게 된다. 하지만 일본의 항복으로 전쟁이 끝난 후 그들은 연합군 포로들의 고발로 감시자에서 포로가 되고 만다. 주변의 유혹으로 비극적 최후를 맞는 이들의 운명이 ‘맥베스’에 견주어 지는 것이다. 한국인 전범으로 수용소에 포로로 갇힌 이들.'죄는 누구에게 있는가?'내일 정오, 너희들은 사형될 것이다1일 공개된 공연 장면에서는 포로로 싱가포르 수용소에 수감된 한국 군속들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고향을 그리며 석방을 꿈꾸는 처절한 몸부림과 수 십 년이 지난 현재, 군속 중 살아남은 김춘길이 그 때의 일을 증언하는 장면이 공개되었다. 조국과 일본 모두에서 버림받은 이들의 기구한 운명과,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후대에 남기려는 인물의 노력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는 손진책 연출과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극단 미추 단원들의 열연으로 펼쳐진다. "과거를 내가 증언하지요, 있는 그대로."김춘길의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과연 완성될 수 있을까.“누굴 위해서 죽어야 하는가, 누굴 탓해야 하는 것인가, 내가 왜 이래야 하는지 좀 가르쳐 달라”는 이들의 외침과 남은 자들의 고뇌의 무대는 오는 14일까지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 사진: 정근호
2010.10.04 / 조회 9,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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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적도 아래의 맥베스’, 전쟁속에 스러진 영혼의 빛들
한?일 양국 연극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인 재일교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의 신작 ‘적도 아래의 맥베스’가 명동예술극장에서 초연된다. 작가 정의신은 극단 신주쿠료잔파쿠(新宿梁山泊)의 창립멤버로 ‘천년의 고독’, ‘인어전설’ 등의 수작들을 발표, 일본 연극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연극뿐 아니라 영화(‘달은 어느 쪽에서 뜨는가’, ‘피와 뼈’ 등), TV 드라마(‘제비꽃이 필 무렵’ NHK, ‘신기한 이야기’ 후지TV 등)를 넘나들며 테아트르상, 기시다쿠니오 희곡상,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각본상, 블루리본 작품상,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최우수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재일교포 2세로 이방인, 사회적 소수자의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뇌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감싸 안았던 그가 새롭게 내놓은 ‘적도 아래의 맥베스’는 일본의 태평양전쟁에 동원되어 결국 전범으로 사형대 앞에 설 수 밖에 없었던 한국인 군속(軍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연극에는 사형수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다른 사형수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달하고 싶어 했던 김춘길이 등장한다. 연극은 사회적 상황이 한국인 군속들을 전범으로 내몰리게 만들었음을 보여주면서 이들을 주변의 유혹으로 비극적 최후를 맞는 ‘맥베스’에 비교한다. 그러나 극중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이러한 파국을 그들이 자초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남김으로써 최종판단은 관객에게 맡긴다. 관계자는 “일본에 사는 한국계 작가로서 정의신은 무대를 통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조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버림받은 그들의 잊힌 과거를 되살린다. 이를 통해 우리에게 제국주의적 시스템, 전쟁이 야기한 비극을 말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의 연출은 셰익스피어 비극부터 마당놀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왔던 손진책 연출이 맡았다. 손진책은 ‘서울 말뚝이’, ‘오장군의 발톱’, ‘남사당의 하늘’, ‘템페스트’, ‘벽 속의 요정’. ‘디 아더 사이드’ 등을 통해 한국은 물론 해외 유수 극장과 페스티벌에 초청돼 관객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연극 ‘적도 아래의 맥베스’에는 극단 미추의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내공을 쌓아왔던 12명의 배우들이 함께한다. 이기봉, 최용진, 조정근, 이상철, 서상원, 정나진, 오일영, 김정원, 황태인, 이병우, 권정훈, 홍성락 등이 출연한다. 명동예술극장과 극단 미추가 세계 초연으로 올리는 정의신의 신작 ‘적도 아래의 맥베스’는 10월 2일부터 1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29 / 조회 16,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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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이라고 연극을 안 해요?” <유랑극단 쇼팔로비치>
“당신들은 지금 저 총소리가 안 들려요?” “전쟁 중이라고 예술까지 그만둬야 하나요?” 개관 2주년을 맞은 ‘연극 전문 제작극장’ 명동예술극장의 2010년 시즌 첫 공연작, 의 막이 올랐다. 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세르비아(구 유고연방)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류보미르 시모비치의 작품으로, 2차 대전 중 나치에게 점령당한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 우지체에 들어와 공연을 하려는 유랑극단 배우들과 마을 사람들간의 갈등을 담고있는 작품이다. 2차 대전 당시, 희극을 쓰려는 작가와 검열관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을 떠올리게 하는 연극 에서는 전쟁 속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인물들간의 갈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폴란드, 프랑스, 스위스, 슬로바키아, 체코, 일본 등 세계에서 공연됐으며, 워크숍, 졸업작품 공연이 아닌 프로 연극 무대에 오르는 국내공연은 이번 공연이 처음이다. 의 김명수가 유랑극단의 단장인 바실리예로 출연하고, 이정미, 정나진 등이 출연해 ‘대학로 40대 파워’를 보여준다. ‘천재 뮤지션’으로 불리는 정재일이 작곡, 음악감독을 맡은 라이브 연주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의 힘이다. 연극 보다 더 연극 같은 전쟁상황의 아이러니함을 담고 있는 연극 는 오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명동예술극장에 걸린 나치깃발, 그 사연은?"유랑극단, 기막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매일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연극을 하겠다고? ""우린 배우에요, 삽질은 당신들이 하세요!""광대, 창녀들!""우리 아들은 어디 간거지?""아들이 체포됐다니!""술을 드릴테니, 우리 아들에게 빵 한 조각이라도...""공연허가권을 준 적이 없어!""전쟁, 피 묻은 우리들의 연극""그래, 너희들은 연극을 계속 해"발칸반도의 정서를 만날 수 있는 라이브 연주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3.05 / 조회 1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