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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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연극 ‘월남스키부대’
연극 ‘월남스키부대’가 4월 4일부터 6월 14일까지 대학로 TOM2관 무대에서 앙코르공연을 갖는다. 작품은 ‘김노인’의 이야기를 담는다. ‘김노인’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쏟아내는 허풍쟁이다. 그는 황당한 이야기의 ‘월남스토리’를 늘어놓으며 ‘김일병’과 대화를 나눈다. 그의 아들인 ‘아군’은 영화배우를 꿈꾸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김노인’의 며느리인 ‘세미’는 발레리나의 꿈을 포기하고 집안을 이끌어간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잠을 자던 ‘김노인’ 앞에 어설픈 도둑이 나타난다. 도둑은 우연히 ‘김노인’의 숨겨진 사연을 알게 된다.이번 공연에서 ‘김노인’ 역으로는 연극 ‘바나소냐미샤와 스파이크’, ‘사랑별곡’, ‘웃음대학’의 서현철과 연극 ‘기막힌 캐스팅’, ‘아빠는 월남스키부대’의 심원철이 무대에 오른다. 어설픈 ‘도둑’ 역은 연극 ‘기막힌 캐스팅’의 진태이와 연극 ‘퍼디미어스’, ‘미스프랑스’의 김하라가 함께한다. 이외에도 김늘메, 이원석, 이상혁, 최고운, 박진호가 출연한다. 연출은 작품을 집필한 작가이자 배우인 심원철이 맡는다. 박은진 기자 newstag@hanmail.net사진_SHOW&NEW
2015.03.17 / 조회 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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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프랑스> "웃기네, 이 여자"
쉽다, 친근하다, 유쾌하다. 심각할 필요가 없다. 는 누가 즐겨도 부담 없는 코미디다. 인물들 간에 엇갈리는 등퇴장, 아슬아슬하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조연들의 유난스러움이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먼저 무장해제시킨다. 곧이어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인이 더욱 가관이다. 허세와 공주병으로 무장했으나 자신의 남편과 바람난 비서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그녀의 모습은 미워할 수만은 없는 반전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여자는 대단히 아름답고 품위 넘치는 '미스 프랑스'였다가, 백치미가 철철 넘치는, "쓰레기야 기다려~"를 외치며 더러운 곳을 찾아가 청소하면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발견하는 호텔 종업원이 되고, 무능력한 건달 남편을 둔 클럽 댄서가 되기도 한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깜짝 쇼. 물론 관객들은 '이 사람이 저 사람이고, 저 사람이 이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걸 다 알고 있다. 오죽하면 대사에 "1인 3역이니까 똑같이 생겼지!"라는 대사까지 나올까. 하지만 그런 변신을 통한 유쾌한 속임수가 코미디의 매력 아니겠는가. 프랑스 작품 는 이렇듯 웃음의 요소가 한데 모여있는 코미디극이다. 미스 프랑스 출신의 미스 프랑스 조직위원장 플레르가 실어증에 걸리자 그녀를 대신할 여자를 찾는 한바탕 소동극으로, 미스 프랑스와 그녀의 쌍둥이 동생 사만다, 겉모습이 꼭 닮은 호텔 종업원 마르틴 등 세 가지 캐릭터를 한 명의 배우가 도맡는다. 그야말로 주인공이 멀티맨인 셈. 여기에 '언어유희'라는 또 하나의 코미디 요소가 추가된다. 문법적 의미를 지닌 문장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브로카 실어증에 걸린 플레르는 말도 안되는 단어들을 '갖다 붙이며' 대사를 이어가는데, 표면적으로는 횡설수설의 극치를 보이지만 관객들은 기가 막히게 내용을 알아듣고 배꼽을 잡는다. 이러한 대사들이 적혀 있는 대본을 받아 든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물론 한국 공연을 위해 상당부분 각색된 것이 분명하리라. 무대를 더욱 친근하게 만드는 데에는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대중들과 만나온 배우 김성령의 힘도 더해진다. 이지하와 더블 캐스트로 주인공 여자 역을 맡아 오랜만에 연극에 출연하고 있는 그는 연극적 발성과 무대 장악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안정된 연기력을 바탕으로 특유의 센스를 십분 살려내어 무대를 즐겁게 오고 가는 모습이다. 또한 1인 3역으로 분하는 세 명의 여자 캐릭터 모두 배우 김성령과 잘 어울린다는 점이 무엇보다 작품의 큰 미덕일 것이다. 여기에 각기 다른 개성으로 살아 숨쉬는 조연들의 활약이 가 탄탄한 코미디극으로 설 수 있는 밑받침 역할을 하고 있다. 조재현은 자신이 세운 수현재씨어터가 2, 30대 젊은 층만을 위한 곳이 아닌, 젊은이들부터 중장년층 관객까지 부담 없이 모두가 찾을 수 있는 극장이 되길 바란다고 했었다. 그가 대표로 있는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의 두 번째 작품인 는 그 취지에 아주 잘 맞는 작품임이 분명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05.29 / 조회 9,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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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생긴 세 명의 여자가 한 장소에 모인다면? <미스 프랑스> 개막
드라마, 영화 등에 잇달아 출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대세 여배우 김성령의 6년만의 연극 복귀작 가 무대에 올랐다. 는 배우 조재현이 대표로 있는 수현재컴퍼니의 두 번째 작품으로, 개관작이었던 을 선보인 황재헌 연출이 이번에도 각색과 연출을 맡아 원작의 독특한 소재와 스토리 라인을 살리며 한국 관객의 코드에 맞춘 무대를 선보였다. 조재현 대표는 “는 경쾌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이라 수현재컴퍼니의 두 번째 작품으로 선택했다. 오늘 촬영으로 문경에 내려가야 하지만 특별히 시간을 내서 참석했다. 어제 첫 공연도 보고, 오늘도 봤는데 정말 재미있다”고 이번 작품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는 2013년 1월 프랑스에서 초연하여 3개월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코미디 극으로 똑같이 생긴 세 명의 여자가 한 장소에 모여 일어나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지난 16일, 이 작품의 제작진은 극중 일부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날 김성령, 이지하 등 의 출연배우들은 똑같이 생긴 세 여자가 각자의 이유로 호텔에 모여들게 되는 극의 초반 부분을 시연했다. 미스 프랑스 조직 위원장 플레르는 포르노 잡지에 실린 올해의 우승자의 누드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아 ‘브로카 실어증’에 걸리고, 조직위는 누드사건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자간담회를 기획하지만 플레르는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는 상황. 이때 부위원장 장과 재무담당 샤를르는 플레르와 닮은 호텔여종업원 마르틴과 플레르의 쌍둥이 여동생 사만다를 각각 섭외한다.김성령은 아름답지만 허영심 많은 미스 프랑스 조직 위원장 플레르와 플레르와 닮아 평소에도 자주 오해를 받는 호텔 종업원 마르틴, 플레르의 쌍둥이 여동생 사만다로 분해 각각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1인 3역이라 부담스럽지만, 그 점이 또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세 역할 모두 다르게 표현해야 된다는 점이 어렵지만 의상과 가발 등 외적인 변신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위에서 착하고 순진하지만 이해력이 조금 부족한 백치미의 소유자인 마르틴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재헌 연출은 김성령에 대해 “언론을 통해 알고 있는 김성령의 모습은 거짓이다. (웃음) 겉으로 보여지는 외모나 차가운 모습과는 달리 인간적인 매력이 가장 큰 장점인 배우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많아 팀 안에서 막내 스태프들까지 잘 챙겨준다. 제일 의지가 많이 되는 큰누나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열심히 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성령과 함께 플레르·마르틴·사만다 역에 캐스팅 된 이지하는 이날 '브로카 실어증'에 걸린 플레르 역으로 분하여 재미있는 언어유희 장면을 연기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브로카 실어증에 걸린 플레르가 하는 대사를 읽고 너무 웃겨서 리딩을 못했다. 연습이 끝나고 연출님께 화를 내기도 했다. 입에 붙을 정도로 반복적으로 외우면서 했던 대사다. 관객들도 재미있게 봐 달라”고 부탁했다.연극은 미스 프랑스 조직위원회와 누구나 다 아는 호텔을 배경으로 배우들이 7개의 출입구로 등장과 퇴장을 반복한다. 이런 독특한 구조에 대해 황재헌 연출은 “이 작품은 똑같이 생긴 세 사람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 드라마의 구조나 이야기보다는 해프닝 때문에 일어나는 등·퇴장과 장면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한정된 무대에서 최대한 등·퇴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보자는 의도로 이렇게 출입구가 많은 디자인이 나왔다. 덕분에 공연을 보는 분들은 즐겁겠지만 배우들은 아직도 대사를 외우기보다 내가 어디로 들어왔다가 어디로 나가야 되는지 계산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각색 작업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인물들의 말과 행동에서 성격이 바로 드러날 수 있도록 쉽게 접근을 하려고 했고, 원작 자체가 섹슈얼한 유머들이 많지만 고등학생들부터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정리를 했다. 또한 ‘브로카 실어증’ 같은 언어유희적인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도록 웃음포인트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1인 3역으로 활약하는 김성령, 이지하 뿐만 아니라 플레르를 짝사랑하는 미스 프랑스 조직위원장 장 역의 노진원, 재무담당 샤를르 역에 안병식, 사만다 남편 모리스 역에 김하라, 비서 알리스 역에 김보정, 호텔종업원 로익 역에 이현응 등 조연배우들도 극의 활력을 더한다. 공연은 오는 7월 13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진행된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5.19 / 조회 1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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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들의 1인 3역 기대된다, 김성령·이지하의 <미스 프랑스>
이후 6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오는 김성령, 그리고 의 이지하가 주연을 맡은 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김성령·이지하와 황재헌 연출은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각기 공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연극 는 미스 프랑스의 조직위원장 ‘플레르’가 실어증에 걸리자 주변인물들이 그녀를 대신할 여자를 찾으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소동을 그린다.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첫 무대에 올라 큰 인기를 끈 데 이어 올해 한국 관객들과 처음으로 만나게 됐다. 김성령·이지하는 극중 플레르를 비롯해 그녀의 쌍둥이 여동생 ‘사만다’, 그리고 플레르와 닮은 호텔 종업원 ‘마르틴’ 등 1인 3역으로 분할 예정이다. 김성령이날 김성령은 오랜만의 연극 출연에 대해 “드라마를 하면서도 연극에 대한 그리움이 은연중에 있었던 것 같다. 황재헌 연출과도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루 10시간씩 연습을 하면서 코미디 장르의 어려움을 새삼스레 깨닫고 있다는 그녀는 “연극은 나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다. 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를 총동원해 관객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에 출연하는 등 다방면에서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성령은 “요즘 제 2의 전성기가 뒤늦게 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30대 후반부터 열심히 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그 동안 뿌려놓은 씨를 이제야 수확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성령과 함께 1인 3역을 맡게 된 이지하도 소감을 밝혔다. 처음 김성령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의아했다는 이지하는 “잘 나가는 배우가 왜 연극을 할까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그만큼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연극을 하던 사람인데 이걸 못한다면 말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자신만의 무대를 만들어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간 을 비롯해 등 다양한 연극 무대에서 연기해온 이지하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배우로서 좀 더 편안해지고 깊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기를 제대로 나이가 비로소 40대가 돼서 오지 않았나 싶다. 단지 연기를 잘 하고 못하고를 떠나 어떻게 나이를 먹어가야 할지를 생각하게 된다”는 말도 전했다. (왼쪽부터) 황재헌 연출, 이지하에 이어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황재헌은 주연을 맡은 두 여배우에 대해 “실제로 엉뚱한 모습이 있어 인물의 성격을 구축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아름다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는 그는 원작과의 차이점에 대해 “남녀관계나 상황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를 한국에 맞게 정리하려고 애썼다. 대본은 빌려왔지만 눈에 보여지는 모든 것들은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로, 원작보다 고급스럽게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황재헌 연출은 최근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런 시국에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해 대상 없는 죄송스러움이 있었지만 이 슬픔과 분노를 잊지 말고 서로 할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두 배우가 얼마나 어렵게 코미디를 준비하고 있는지 꼭 말하고 싶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는 오는 15일부터 7월 13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5.07 / 조회 9,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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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인의 방문> 돈을 주고 정의를 사겠소
폐허로 변해가고 있는 독일의 소도시. 극도의 경제적 결핍에 시달리는 이 마을 사람들은 억만장자가 되어 돌아온다는 이 고향 출신의 한 여인을 기다린다. 볼품없는 여인의 과거를 저마다 한껏 미화하며 칭송의 준비를 마지 않는 마을 사람들 앞에 선 여인의 한 마디. “천 억을 줄 테니 시체 하나로 정의를 사겠어요.” 스위스의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작품 이 이수인 연출로 공연 중이다. 1955년에 쓰여 이듬해 취리히 극장에서 초연된 은 ‘썩고 더러운 곳’이라는 의미의 가공의 도시 귈렌을 배경으로 마지막 희망을 기다리는 주민들들과 자신을 배신한 옛 애인의 목숨을 정의의 이름으로 사겠다고 제안하는 여인의 관계를 담고 있다. 그로테스크한 극적 상황 속에서 리얼리티가 섬뜩하게 펼쳐지는 에서 이수인 연출은 부조리한 언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의 조합과 충돌, 블랙 유머 등으로 모던하게 재해석 하고자 한다. 처음에는 여인의 끔찍한 제안을 거절하던 마을 주민들이 당장 비싼 물건을 외상으로 사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이 몰고 온 여파의 끝이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연극 은 오는 11월 1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계속된다. 연극 공연현장 억만장자 그녀가 곧 올겁니다나는 그녀와 특별한 인연이 있어요.우린 뜨겁게 사랑했었죠.내가, 왔어요.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어요.이 마을에 천 억을 줄테니, 정의를 주세요나도, 당신도 늙고 뚱뚱해졌어요우리는 아내였다가 마을 사람이었다가.비싼 거 시켜도 되지~ 달아두면 되지~난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이 남자의 최후는 어떻게 될까.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10.27 / 조회 1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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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밑바닥에서" 뭉친 이유 - 김수로, 엄기준
차 한잔을 더 달라는 김수로의 목소리는 카페 안을 쩌렁쩌렁 울렸고, 그 옆의 엄기준은 귀를 쫑긋해야 들을 수 있는 나긋한 웃음을 연신 지어댔다. “이 친구하고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았다”는 김수로의 말이 아니더라도, 연극 무대에 두 사람이 함께 서는 건, 그들에게도 관객에게도 흥분되는 일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다. 오랜 기다림 & 꾸준한 걸음 “사실은 1, 2년 전부터 하려고 했었어요. 계속 미뤄지고 극장이나 기타 문제들로 안되다가 여러 작품들 중에 를 제가 적극적으로 골랐죠. 9년 만에 하는 거고, 상업적인 느낌이 들까봐 코미디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고전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셰익스피어는 너무 동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 사이 다리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작품이 고리끼의 것이 아닐까. 를 너무 재미있게 봤고,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독특한 캐릭터로 스크린을 누비던 그가, 최근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김계모’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가 연극 무대에 선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리얼리즘 작가 막심 고리끼의 연극 가 그 작품. 9년 만에 다시 찾아온 무대가 “아주 편하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작품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 사실 그는 극단 목화 단원으로 , 등을 통해 정극의 맛을 누구보다 느꼈던 사람 아닌가. “이번에 연습하면서 10년, 11년, 또는 15년 전에 연극 작업을 하면서 재미있어 했고, 우리가족들이 좋아했던 그 옛 추억이 다시 나오는 거예요. 죽었던 세포들이 다 올라와요. 와,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어요.” 9년 전 을 마지막으로 실로 오랜만의 무대에서 서는 김수로의 감흥이 이어진다. 하지만 함께 서는 엄기준을 그 ‘새로움’의 대열에 넣는 것은 무리다. 왕성한 TV드라마 출연이 돋보였지만, 지난해까지 연극 , 뮤지컬 , 등 꾸준히 무대에 서는 그이기 때문이다. “하던 거 계속 하고 있는 것 뿐인데 다시 돌아온 느낌이 어떠냐고 많이 물어보세요(웃음). 드라마는 촬영이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고 배우들, 스텝들과 친해질 여유가 별로 없는데, 무대 같은 경우는 연습도 많이 하고 회식도 자주 하니까(웃음) 되게 많이 친해져요. 그래서 무대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도둑 & 사기꾼 몰락한 귀족, 폐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여자, 알코올 중독자 배우 등 이 시대의 밑바닥 군상들이 모인 이 작품에서 엄기준은 사기꾼으로 전락한 지식인 사틴으로 선다. 도둑질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거친 페펠은 김수로의 몫이다. “페펠은 희망을 갖고 많이 이야기 하는데, 그에겐 희망이 ‘사랑’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사랑을 많이 보여드린 적도 없고, 물론 관객들이 볼 땐 되게 거친 사랑입니다(웃음). 하지만 페펠에게는 순수한 사랑이에요. 사랑을 갖고 희망을 이야기 한다는 것, 참 매력적이잖아요.” “우리에게 희망이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처럼, 사틴은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어도 내가 이 세상의 주인이 되고 싶기 때문에, 그것을 살아가는 이유로 삼는 사람이에요.” 맡은 배역에 대해 저마다 말을 이어가던 두 사람, 첫 호흡을 맞추게 되는 상대방에 대한 생각을 살짝 물어봤다. “기준이 너무 재미있고 좋죠. 기준이가 친하지 않으면 참 말이 없는데, 서로 마음이 통하면 되게 편하고 말도 잘하고.” “저 A형이에요(웃음).” “남자 B형의 절친한 사람들을 보면 다 A형이에요. 내가 B형인데 베스트 프렌드는 다 A형이야! 진짜 신기해, 통계학적으로도 그렇데요. 뭐 나 혼자 그렇게 생각하는 것 일수도 있고(웃음).” 김수로의 말에 웃기가 더 바쁜 엄기준이 또 한번 발을 구른다. 배우들간의 팀웍은 좋다 해도 연습 분위기는 작품 성향을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작품이, 배역이 배우들을 지배하는 것 아닌가. 를 만들어 가는 과정들이 가볍게만 상상되지 않았던 이유이다. 따라서 엄기준의 대답은 더욱 의외였다. “가서 한번 보세요. 아휴, 정말 궁상이에요(웃음). 그런데도 분위기는 참 유쾌해요.” 여기 & 거기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들은 개인의 노력으로 안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연극은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반영이 되는 부분이 더 커요. 영화는 코믹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온다면 연극은 좀 더 다양하거든요.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배역만 할 수는 없죠. 그런 것들이 좀 더 지혜로워야 되지 않겠나, 그래서 연극은 정말 순수하게, 이런 모습을, 이런 작품을 알려주고 싶다,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야 한다고 생각해요.” 배우를 앞에 두고 브라운관과 스크린, 무대를 나누는 말은 이제 어색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장르의 차이, 대중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너비의 차는 분명히 존재한다. 엄기준의 말이 이어진다. “관심을 가져주시는 게 좀 달라졌어요. 군에서 휴가 나왔을 때 한 선배님이 무대에서 딱 10년만 버티라는 말씀을 하셨어요. 10년이 지났고, 잘은 못해도 이제 어디 가서 욕 먹을 만한 연기력은 아닌 것 같고. 그 때쯤 브라운관에 한번 나가보자 했었는데 마침 운이 닿았죠. 무대는 배우 예술이라고 하잖아요. 방송보다 훨씬 더 배우를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분명히 있어요. 지금 TV를 하고 있는데 한번 시작했으면 끝은 봐야하지 않나, 그래서 매진하려고 하는 것이고, 1년에 한 두 편씩은 꼭 무대에 설 거예요.” 다양한 무대를 계속 탐하며 채워가는 이들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지난 해 ‘올해의 신문읽기 스타상’으로도 꼽힌 김수로에게 비법을 물어봤다. “하하하하(웃음), 기준아, 내가 작년에 상을 딱 두 개 탔는데 하나가 인기 스타상하고 신문읽기 상이야(웃음). 하루에 보통 3, 4가지 신문을 읽고 책도 많이 보려고 노력해요. 어제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를 샀는데 어우, 일단 제목이 훅! 오더라고. 아! 이거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샀어요. 힘이 되는 책 좋아해요. ‘긍정의 힘’ 조엘 오스틴의 설교도 TV에서 많이 봐요. 경기가 안좋다, 살기 힘들다, 자꾸 그러기만 하면 어떻게 해요. 난 강하게 외치고 싶더라고. 좋은 것 듣고 긍정적인 것을 채취해야지, 안 좋은 영향이 있으면 그걸 빨리 갈아 끼워야지, 힘이 되는 것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긍정적으로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김수로의 힘찬 외침(?)에 엄기준이 조용히 맞장구를 친다. “전 무대 위에서 많이 풀어요. 그래서 오히려 울부짖고 오열하는 캐릭터를 더 좋아해요. 살면서 언제 그렇게 소리를 질러보겠어요(웃음).” 듬직한 맏형과 심지 굳은 동생의 모습이다. “잘 되서 앵콜 공연하면 이 작품의 알코올 중독자 배우 역할을 어떻게든 하겠다”는 김수로가 있다면 “형은 너무 몸이 좋아서 안돼요”하며 웃는 엄기준이다. “연출님 개런티를 안 깎았다더니 역시 각색이 현대에 맡게 아주 세련되고 훌륭하다”고 김수로가 운을 띄우면, “고전이 갖고 있는 무게나 지루할 수 있는 부분들을 없애고 감정은 좀 가볍게, 그렇다고 감동이 적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하며 엄기준이 거든다. 하지만 “탄탄한 작품성, 함께 서는 탄탄한 배우들이 보여주는 진정성으로 최고의 정극을 선사할 것이다”라는 것에는 입을 모은다. 올해 두 사람 모두 또 다른 무대에 설 계획을 품고 있다. 다르고도 같은 천상 배우인 두 사람의 모습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2.03 / 조회 25,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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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에서> 김수로, 엄기준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배우 김수로와 엄기준이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스크린을 주무대로 활동하다 9년 만에 무대로 돌아오는 김수로는, 드라마 등 한동안 TV활동에 주력했던 엄기준과 함께 연극 의 주연으로 낙점됐다.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극작가 막심 고리키가 1902년에 발표한 희곡을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에서 김수로는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는 ‘페펠’역에, 엄기준은 한때 지식인이었지만 지금은 사기꾼에 불과한 ‘사틴’역에 각각 캐스팅 되었다. 이들 외에도 남편이 있지만 페펠을 사랑하는 ‘바실리사’,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 ‘루카’ 등 총 20명의 다양한 인물이 등장, 사회 밑바닥에서의 삶이 얼마나 처절한지를 조명한다.
1800년대 후반 러시아가 배경인 원작과는 달리 2009년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재해석 한 것이 특징인 연극 는 2월 14일부터 한 달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글: 김연지 객원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2009.01.22 / 조회 48,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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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계단> 연극적 상상력이란 바로 이런 것
연극 이 공연 오픈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이유는 같은 소재(1915년 존 버컨의 동명소설)로 히치콕이 만든 흑백 영화가 큰 인상으로 남은 까닭도 있겠지만, 2006년 런던 초연 이후 현재까지 웨스트엔드에서 한창 공연 중인 이 작품의 빠른 한국 상륙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웨스트엔드의 환호 속에 색다른 형태로 선보이는 이 공연이 과연 한국 관객들에게도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2달 여의 공연을 이제 막 시작한 지금, ‘독특한 인상을 남길 것이다’에 한 표를 던져본다. 극장식 카바레에 간 주인공 해리는 영국 첩보요원의 살해사건과 얽히며 경찰과 스파이들에게 동시에 쫓긴다. ‘39계단’은 이들 사이의 암호일 수도, 해리가 가야 할 종착지일 수도,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무언가일 수도 있다. 위험천만한 사건에 얽혀 스파이들의 간계에 속아 넘어가거나 그것을 헤쳐 나오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치밀한 전개와 스릴이 소설과 영화의 묘미였다면, 연극 은 스토리를 무대 위에 형상화 해 가는 과정의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별나게 신기하거나 현대적인 장치 하나 없는 크지 않은 무대 위에서 해리는 런던, 버릭어폰트위드, 에딘버러, 하일랜드 등 영국 전역으로 질주한다. 보이지 않는 창문 너머 지명이 쓰인 간판이 지나가면, 우리 모두는 흔들리는 기차를 타고 막 그곳을 지나친 것이다. 단 4명의 배우가 등장하여 140여 가지 배역을 보여준다는 것도 참맛이 난다. 오로지 무대 위에서만 환영 받는 거짓말인 ‘연극적인 약속’들로 재치와 센스가 곳곳에서 샘솟는다. 서너 개의 모자를 바꿔 쓸 때마다 그 사람은 경찰, 행인, 신문팔이, 기차승객이 된다. 사각 프레임을 허공에 들면 그곳에 창문이 생기고, 들어온 문을 밀어 구석에 세우면 거기에 또 문이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무대와 객석 사이 암묵적으로 행해지는 연극적인 약속들이 극과 현실의 경계를 너무나 티나게 오고간다는 점이다. 전화벨이 울리지 않으니 배우가 무대 뒤를 향해 다시 한번 “전화벨이 울리네요”라고 말해 준다거나, 바람에 펄럭이는 코트 자락은 자신이 직접 옷을 잡아 흔들어댄다. 산 넘고 물 건너 도주-추격하는 인물들은 그림자 인형들이 대신한다. 인형들을 조정하던 사람들의 실루엣이 공개되는 것도 당연. 오해와 이해가 손바닥 뒤집듯 이뤄지는 작품 안에서, 뻔한 속임수에 홀딱 넘어가면서도 호방하게 웃거나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가장 코믹한 장면을 만드는 인물들이야 말로 웃음의 핵. 4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하지만 소소히 펼쳐지는 연극적 설정과 인물들이 주고받는 위트 만으로는 에 남는 아쉬움이 크다. 영국이라는 배경이 만드는 공감의 극적 묘미는 세계 통용의 대사와 슬랩스틱으로 남았다. 장점과 단점의 원천이 같다는 아이러니함이다. 하지만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중인 다른 연극들과 차별되는 극적인 맛이 연극 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완벽하게 연극적으로 탄생된 상상력, 그것이 만드는 불순물 없는 깨끗한 웃음을 소소히 즐겨봐도 괜찮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8.29 / 조회 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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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계단> 히치콕의 스릴러, 코믹연극으로 변신했다!
살인사건과 누명, 도망치는 주인공 헤니와 그를 쫓는 스파이 등 오로지 4명의 배우들이 100여 명의 역할을 소화하며 기발한 상상력을 뿜어내는 작품, 연극 이 한국공연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극 은 1915년 영국작가 존 버컨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이후 1935년 히치콕이 흑백영화로 만들어 그 진가가 세계에 알려졌다. 특히 연극 작품은 작년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베스트 뉴 코메디’ 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토니상에서 음향, 조명 디자인 상을 수상한 것에 더해 연출, 극본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공연계의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지난 14일 대학로 서울연극센터에서 열린 연극의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공연의 제작을 맡은 에이콤의 윤호진 대표는 “연극의 상상력이 너무나 놀라워 주저없이 선택 했다”고 하며 작품에 대한 큰 자신감을 나타내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내한한 협력연출 캐롤라인 레슬리는 이번 연극이 1935년 히치콕이 만든 영화 버전을 토대로 했음을 밝하며, “히치콕 영화가 아니더라도 연극 자체만으로 맘껏 즐길 수 있는 쇼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협력연출을 맡은 캐롤라인 레슬리(좌)와 동작연출가 토비 세드윅(우)런던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크리에이터로, 이번 한국공연에서도 동작 연출을 담당한 토비 세드윅은 “신체적으로 표현되길 원했던 제작자의 바람에 맞춰 굉장히 영화적인 배경에 상상력을 더하여 무대 위에 재현했다”고 전체 구성과 동작에 대해 설명했다. “아주 간소한 소품들을 가지고 바람에 날리는 옷자락의 이미지 등 극적인 이미지를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하며 시공간을 눈깜짝할새 이동하는 연극의 장면전환을 여러 번 강조했다. 또한 이 둘은 지난 4월 오디션에서 4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된 4명의 배우들에 대해서 “한국 배우들의 카리스마에 놀랐다”고 말하며 이번 공연을 위한 최고의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연극의 배우들- 권근용, 이원재, 조수정, 김하준(왼쪽부터)영국 전통적인 속담 등을 비롯해 유럽의 웃음 코드를 한국화 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는 이번 작품은 오는 8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며, 무대와 제일 가까운 스파이석(16석) 예매는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이미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7.15 / 조회 3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