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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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관객이 원하는 배우가 되겠다” <마리 앙투아네트> 이훈진
뮤지컬 에서의 이훈진은 분명 새로운 발견이다. 그간 의 산초를 비롯해 의 베데베르, 의 지니 등 코믹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 연기해온 그는 이번 무대에서 왕이지만 왕이 되기를 원치 않았던, 혁명에 휩쓸려 가족과 목숨을 모두 빼앗기는 루이 16세를 연기한다. 무기력한 몸짓으로 “난 왜 나다운 삶을 살 수 없나”라 노래하는 이훈진의 모습에서 그가 그간 연기해온 코믹한 캐릭터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짊어진 한 남자의 참담하고 황망한 심경이 느껴질 뿐이다. 그 자신은 “아쉬운 점이 많다.”고 토로하지만, 올해 첫 한국무대에 올라 순항중인 호의 우수 항해사를 꼽자면 이훈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 활약의 밑바탕에는 “어디서든 관객이 원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확고한 배우관이 깔려 있었다.Q 는 유독 연습기간이 힘들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커튼콜 때 우는 배우도 많더라. 다른 작품에 비해 힘들었던 것이, 연습을 시작하고 나서 얼마 후에 원작자 분들이 와서 보기로 했었다. 그 안에 공연을 다 만들어서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거의 매일 텐투텐으로 연습을 한 거다.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만들어놨는데 원작자 분들이 전체 작업을 뒤집어서, 다들 ‘멘붕’이 왔다(웃음). 다시 만들어야 하니까 너무 힘들었지. 우는 배우도 많았다. Q 그렇게 힘들었는데, 첫 공연을 끝내고 나니 기분이 어땠나. 벅찬 감동을 느끼기보다는 그냥 멍했다. 앙상블들은 거의 다 울었는데, 아마 다들 너무 지쳐서 ‘더 이상 연습 안 해도 되는구나. 공연에만 집중하면 되는구나’하는 기쁨의 눈물이었던 것 같다(웃음). 그리고 내 경우엔 그냥 멍했다. 사실 루이가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인물과 좀 달라져 있었거든. 나는 좀 더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마리에게 해주고 싶은 것을 다 해주면서 ‘허허허’ 웃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당시 사람들이 루이를 ‘왕관을 쓴 산초’라고 불렀다고 하더라. 그 느낌을 살리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착한 사람으로 비춰지면 마리가 나쁜 사람이 되니까, 순진한 모습을 보이면 바로 제지가 들어왔다. 그게 내 입장에서는 좀 아쉬웠다. 그리고 원래는 루이의 캐릭터를 좀 더 정확히 보여줄 수 있는 노래들이 더 많이 있었는데, 시간사정상 그 곡이 잘렸다. 제한된 시간 내에서 루이를 표현하자니 힘들더라(웃음). Q 쉽지 않겠다. 그래도 그 안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루이의 모습은 무엇인가. 내가 연습하면서 만나게 된 루이는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다. 그가 단두대를 만든 이유도 사형수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였고, 여자들이 성으로 쳐들어오면 총을 쏘지 못하게 했을 만큼 착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만큼 어리석은 사람이기도 하다. 나중에 잡히게 된 이유 중 하나도 마차에 와인이며 음식, 옷 같은 것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실어서다. 그래서 말이 빨리 달리질 못한 거다. 잡히면 설마 죽을까? 내가 국민을 사랑하면 국민도 나를 사랑해 주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 것 같다. 어리석다기보다 순진하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Q 마리에 대한 감정은. 루이가 바라보는 마리는 여신 같은 존재다. 그녀가 누굴 사랑하든 내 아내이기만 하면 돼, 하는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람인 거다. 또 안쓰러운 마음도 있다. 고증된 바에 의하면 마리는 아이를 낳기 전까지 7년간 몸에 이상이 있어서 누구와도 성관계를 갖지 못했다고 했다. 그걸 치료해야겠다는 생각도 못할 만큼 난관에 처해 있다가 누군가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는다. 그래서 그 이후에 아이도 갖게 된 거다. 7년간 아이도 낳을 수 없었던 왕비의 심정을 우리는 다 상상할 수 없지 않나. 그 당시 마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몸을 치장해서 자신이 아직 건재한 여성이라는 것을 외적으로 보여주는 것밖에 없었던 거다. 루이는 그런 상황을 다 알고 있었으니 그녀를 더 잘 이해했던 거다. Q 김소현 배우가 마리에 대해 죽기 직전에 진정한 자신을 찾는다고 했다. 루이의 경우는 어떨까. 그 전에는 백성 위주의 왕이었다면, 마지막엔 가족 위주의 왕이 되고 싶어한다. 그는 죽기 전 가족들이 처한 상황을 정말 죄스럽게 생각하고, 내가 내 가족도 못 지키면서 무슨 백성들을 지키겠다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한다. 그건 어마어마한 심경의 변화인 거다. 처음부터 끝까지 난 왕이 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니다, 대장장이면 족하다, 라고 하지 않나.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백성을 위하고자 했던 사람이 마지막엔 가족을 위한 남자가 되려고 했던 거다. Q 원작자인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모두 이훈진 배우가 표현하는 루이 16세에 대해 큰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노래를 아리아처럼 부르면 안 되고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데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그 분들은 좋아하는데 사실 난 힘들다(웃음). 아리아로 안 부르면 가성으로 속삭일 수밖에 없는데, 그럼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답답하거든. 지를 수도 없고 편하게 부를 수 있는 음역대도 아니니까. 남이 봤을 땐 ‘왜 그걸 그렇게 불러?’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은 아리아를 조금 섞었다. 마음대로 편하게 지르라고 하면 지를 수 있는데 아마 이번 생애에선 할 수 없을 것 같다(웃음). Q 김소현과 옥주현, 두 마리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두 배우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가. 소현 누나는 자신이 진짜 엄마라서 아들에 대한 애틋함을 더 잘 표현한다기보다, 마리를 표현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한다. 그에 비해 주현이는 배우로서 천부적인 재능을 좀 더 가진 것 같다. 노력을 안 한다는 게 아니라 노력하는 족족 다 드러난다는 얘기다. 소현 누나는 엄청난 노력파고. 마그리드 아르노의 경우도 똑같다. 윤공주는 시끄러울 정도로 노래를 계속 부른다. 그만큼 연습을 많이 한다. 그에 비해 좀 더 빨리 재능이 드러나는 배우가 차지연이다. 아무튼 루이 입장에서 바라보는 마리는 둘 다 너무나 예쁘고 매력적이다. 소현 누나는 아이 엄마인데도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모를 만큼 너무 예쁘고 귀엽고, 주현이는 원체 본인이 갔고 있는 무게감이 있는데 그게 한번씩 땅, 하고 깨지면 그 모습이 또 참 예쁘다. Q 원래 신학을 공부하다가 배우가 됐다고. 특이한 경우다. 모태신앙이어서 신학대학에 들어가서 공부를 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더라. 어릴 때는 재미있게 공부한 것 같은데, 커서 하려니 복잡한 게 많더라. 내 길이 아니었던 거지(웃음). 그래서 둘째 형을 따라서 서울예대 연극과 시험을 봤다. 둘째 형이 먼저 연기를 하고 있었거든. 지금도 남매가 다 이쪽에 있다. 둘째 형은 한예종에서 연출을 배워서 영화도 하고, 큰 형과 공동대표 형식으로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여동생도 배우로 활동하고 있고. Q 연기를 해보니 내 길이다 싶었나. 그랬다. 즐거웠다. 그 전에도 열 아홉 살 무렵부터 교회에서 직접 공연을 만들어 올려봤는데 재미있더라. 둘째 형이 하는 극단에서 일도 좀 해봤고. 그 기억을 갖고 있다가 연극과 시험을 보고 운 좋게 합격을 했는데,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워보니 재미있고 즐거웠다. 그러다가 무용 하시는 분들을 알게 돼서 한국무용도 3년간 배웠다. 합숙하다시피 하면서 공연도 하고. Q 그 경험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겠다. 많은 도움이 된다. 한국무용에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 외에도 무언가가 있다. 어머니가 판소리를 하셔서 판소리를 많이 듣다 보니 한국무용을 빠르게 흡수하기도 했다. 그래서 한국무용이 갖고 있는 한 서린 느낌이랄까, 그런 표정이나 몸짓을 예민하게 느끼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한번은 를 보다가 이자람 배우의 호흡 하나에 미친 듯이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호흡 한 번 빠지는 소리일 뿐이지만, 판소리 하는 사람들은 그 호흡 한 번에 담긴 의미를 알거든. 한국무용을 배우지 않았다면 내 연기의 30%는 늦어졌을 것 같다. Q 공연을 직접 만드는 것에는 지금도 관심이 있나. 둘째 형이 글을 굉장히 잘 쓰는데, 형의 영향을 받아서 써놓은 작품들이 있긴 있다. 지금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연습을 많이 해야 해서 정말 마음 맞는 배우들이 모였을 때 하고 싶다. 그리고 지금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 내가 노래를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팀의 이창완 배우한테 소리를 배워서 대학 성악과에 시험을 볼까 생각 중이다.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웃음). Q 이훈진, 하면 를 빼놓을 수 없다.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작품이다 싶을 정도니까. 난 굉장히 낙천적이어서 웬만하면 다 잊어버리는 성격인데, 2007년 를 공연했을 때는 좀 힘들었다. 쉬면서 군대도 다녀오고 영화 촬영을 하다가 오랜만에 출연하게 된 공연인데, 갑자기 그 전까지 했던 걸 다 잊고 까막눈이 된 느낌이었다. 오만석 형부터 시작해서 엄기준, 김소현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잔뜩 있다 보니 기가 눌려서 지금 돌아보면 참 바보같다 싶을 정도로 못했다. 그러다가 를 하면서부터 다시 페이스를 찾기 시작했지. 당시 김재만 형님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보통 오디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고 가서 딱 ‘좋으니까’ 앞 부분만 불렀다. 김문정 음악감독님이 ‘이게 다에요?’했을 정도였다(웃음). 그런데 안무 오디션을 할 때 회사 측에 내가 많이 각인된 것 같다. 데이비드 스완에게 가서 막 장난을 쳤거든. 다른 지원자들은 경직돼 있는데 내가 놀러 간 사람처럼 ‘커몬 데이비드~’하면서 즐겁게 춤을 췄더니 다들 빵 터지더라. 당시 영화 을 찍고 있었는데, 김재만 형님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보지 않았다면 아마도 계속 영화만 하고 있었을 것 같다.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일단은 관객이 원하는 배우가 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관객이 원하는 배우가 어떤 것인지 묻는다면, 표현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없는 배우가 아닐까. 재미있는 것 밖에 못하거나 멋있는 것 밖에 못 하는 게 아니라, 어디에서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정성화 선배의 경우 굉장히 진지한 것부터 코믹한 것까지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정말 넓지 않나. 그걸 못하는 배우들도 분명 있긴 하거든. 내가 못하는 것을 노력으로 계속 키워서 모든 관객이 ‘저 배우는 어디에 갔다 놔도 다 소화할 수 있어’하는 사람이 되는 게 최종 목표다. 자만하는 순간 밑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늘 겸손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 같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2.19 / 조회 15,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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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김소현, “무대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
이달 개막한 뮤지컬 의 프랑스 루이 16세의 아내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우리에게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 비운의 왕비로 알려졌다. 또한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 라는 말로 무개념 발언과, 프랑스를 말아먹은 것은 다 그녀 때문이라는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킨 왕비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금껏 오해하고 있던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우리는 뮤지컬 배우 김소현을 적잖이 오해하고 있었다. 데뷔 때부터 지금껏 그녀는 여성스러움의 대표적인 캐릭터, 공주 혹은 왕비였거나 남자 주인공이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청순한 여인만을 도맡아 무대에 섰을 것 같지만 그런 작품이 유독 잘 되었던 것일 뿐. 그녀는 쾌활하고 당당한 여인(), 운명에 굴하지 않고 끈기와 노력으로 의녀가 되었고(), 사랑에 적극적인 선택을 하는 대학원생(), 순수하지만 어딘가 어설픈 고등학생(), 활발하고 발랄하지만 실수투성이인 이벤트 회사 직원() 등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줄곧 무대에 올랐다.또한 김소현은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을 뮤지컬 배우로, 아내, 엄마, 며느리, 딸로 다양한 역할을 오가며 바쁘게 살고 있다. 비극적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연기하다 보니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다고 푸념도 하지만, 그녀는 힘든 것들을 다 뛰어 넘을 만큼 뮤지컬을, 그리고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을 사랑하고 있다. 그녀가 온 힘을 다해 무대로 불러 내고 있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그녀의 행복한 비명을 들어보자.Q 공연 2주 째가 지나고 있다. 커튼콜 때 엄청 울더라. (인터뷰는 11월 17일에 진행되었다.)2주 밖에 안됐지만, 벌써 100회 공연을 한 것 같다. 비극적인 삶을 살다간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버겁고 마음이 무겁다. 일상에서 지내기 힘들 정도다. 특히 커튼콜 때는 만감이 교차한다. 무대도 워낙 가까우니, 관객분들도 한 마음이 되어 마음 아파해 주시는 것을 느낀다. 너무 울어서 코가 빨개지는 것까지 객석에서 다 보인다고 들었다. 이번 공연만큼은 눈물이 주체가 안 된다.Q 원작자들(미하엘 쿤체 & 실베스터 르베이)이 연습 기간에 방문해 수정 작업을 진행하고, 개막 날에 맞춰 다시 들어오기도 했다. 데뷔한 이래 많은 작품을 해 왔지만 이렇게 원작자가 다 와서 직접 지도해 준 건 처음이다. 이번 작품은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도 세계 초연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수정에 수정을 계속하면서 만들었다. 같이 의견을 나누며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갔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고 애틋하다. 하루 종일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생각하고 만든 대사와 가사라 하나라도 허투루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연습하면서 우리끼리 우스갯 소리로 “오늘은 몇 일 몇 시 버전으로 연습하냐.”고 묻기도 했다.Q 마리 앙투아네트의 등장이 엄청 깜찍하다. (웃음)원래 “봉주아.” 대사가 개막 전까지도 없었다. 그런데 첫 공연 날 쿤체씨가 그 대사를 한번 해보라는 거다. 그런데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진짜 못하겠더라. (웃음) 봉주르면 또 모르겠는데 봉주아는 너무 생소하다. 그런데 밤에 하는 파티니까 봉주르는 쓸 수가 없고.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했는데 그 순간 그걸 왜 하라고 했는지 알겠더라. 마리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 대사다. 요즘에는 너무 즐겁게 하고 있다. (웃음)Q 타이틀롤이자 실존 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연기해야 하는데 특별히 신경을 쓴 점이 있다면은?타이틀롤인 작품에 들어갈 때는 정말 부담감이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작품에 대한 책임감도 더 크게 생긴다. 이 작품의 원작에는 사실 마그리드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걸 다 뒤집어엎고 라는 제목으로 나오게 됐다. 인간 마리의 삶에 포커스를 맞추기는 했지만 가상의 인물인 마그리드와 대척점에 있는 역할이라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최대한 주어진 것 안에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 이번 공연은 연기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내용이 전혀 아닌 것 같다. 마리가 ‘나’라고 생각하고, 내가 이 상황을 겪은 것처럼 정말 진실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진실성이 조금이라도 떨어지게 되는 순간, “뭐야.” 이렇게 말이 나오게 되는 게 너무 쉬운 공연이어서 무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까지 그 끝까지 마리가 되어 몰입하는 수 밖에 없었다. Q 그렇다면 마리는 어떤 인물인가?내가 생각한 마리는 정말 귀엽고 여성스럽고 착한 사람이다. 사실 왕가의 막내딸로 태어났으니 철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주이기 때문에 교육은 받았을 거다. 그렇기 때문에 천방지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의 틀 안에 있는 사람인 거다. 하지만 공연에서는 마리가 죽기 7년 전의 상황이 그려지고 그 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기 때문에 마리에 대해서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관객들이 보기에는 그저 마리는 철없는 사람으로만 볼 수 있겠다싶어 캐릭터 잡기가 어려웠다. 적국에 시집와서 7년 동안 아이가 없었고 그 나라 말도 잘 못했으니 마음 터놓고 이야기 할 사람도 없었을 거다. 마리의 삶이 배우로서도, 아내로서, 엄마로서도 너무 안타까워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많이 울었다. Q 그 시대의 패셔니스타답게 무대 의상과 가발이 화려하다.물론 너무 예쁘다. 그런데 너무 무겁다. 처음 입었을 때는 잘 걷지도 못했다. 더군다나 하이힐에 경사 무대라 힘들었다. 무게를 줄여달라고 했는데 그러면 너무 옷이 팔랑거려서 속이 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최선의 선택으로 지금의 드레스가 나왔다. 가발도 엄청 무거워서 고개도 가누기 어렵다. (옥)주현이랑 연습하면서 “옛날 사람들은 왜 이러고 산 거야.”라면서 투덜거리기도 했다. 마리가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는 드레스와 가발 갈아 입기로 무척 바쁘다. 무대 밖은 전쟁터다. 옷 갈아 입을 때는 항상 스태프 두 분이 도와주신다. 이번 공연은 무대에 귀족과 천민들의 대립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 장치들이 많다. 대도구 사용이 많고 경사에 회전무대라 무대팀들이 제일 고생이 크다. 회전 무대는 사실 사람이 돌리는 거다. 그분들은 정말 박수 받아야 한다. 정말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Q 2막에서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2막에서는 모든 사건이 한번에 휘몰아쳐 온다. 루이도 죽고, 아들도 빼앗기고, 재판까지 받고 결국은 단두대에서 사라진다. 세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애써 현실을 부정하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마지막 죽기 직전에 비로소 진정한 ‘나’를 찾는 것 같다. 죽기 직전에 가장 왕비다웠던 여자. 자기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행동을 해야 될 지 전혀 모르고 살다가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치며 점점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사람인 지 알게 된다. 속은 정말 연약하고 천상 여자이지만 처절한 나락의 고통에 빠져서야 뒤늦게 현실을 깨닫게 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마음이 아팠다. 배우로서 그렇고 한 여자로서, 아내로서, 아이들의 어머니로서도 그랬다. 여러 가지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Q 남편 루이 16세를 연기하는 이훈진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 원작자들의 칭찬이 대단하더라.루이 캐릭터는 진짜 표현하기 어려운 역할이다. 어눌하고 모자란 듯 하지만 왕으로서의 위엄을 나타내야 한다. 복잡 미묘한 캐릭터라 훈진이가 참 힘들었을 거다. 연습실에서는 미처 느끼지 못한 감정들을 요즘 느끼고 있다. 루이가 마지막 죽기 전에 부르는 솔로 마지막 장면에서 그의 사랑을, 그의 진심을 깨닫게 됐다. 연습 때까지는 다른 것 생각하기에 너무 바빠서 진심으로 와 닿지 않았는데 공연을 하면서 한 나라의 왕으로, 내 아이들의 아빠로 얼마나 아팠을까. 그 장면에 짠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난 너무 뒤늦게 루이의 사랑을 깨달았다.패션쇼 장면에서 루이가 마리를 찾으러 온다. 자세히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루이는 눈이 나빠 마리를 이리저리 찾는다. 그때 마리는 부채를 살짝 들어서 ‘나 여기 있다고’ 표시를 해준다. 또 신발을 바꿔 신었다고 알려줄 때도 다른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왕의 위엄을 생각해서 얌전하게 말을 해주고. 그런 부분들이 작지만 마리의 심성을 표현해준다고 생각했다. Q 그렇다면 페르젠과의 관계는?페르젠에 대한 마음은 사랑이다. 유일하게 그와는 자신의 속 마음을 드러내고 얘기할 수 있다. 그녀가 믿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 앞에서만 유일하게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페르젠과의 사랑도 아름답게 표현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불륜이질 않나. 대사나 노래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굉장히 조심스럽다.Q 매번 단두대에 오르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단두대 신은 연습 때는 정말 못하겠다고 했다. 차마 단두대에 머리를 넣을 용기가 안 나더라. 위에서 떨어지는 무게가 어머어마하다. 처음에는 진짜 악 소리가 절로 나더라. 어젯밤에도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악몽을 꿨다. 그만 생각하고 싶은데 그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평상시에 굉장히 밝은 성격인데 말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공연 끝나고 혼자 운전해서 집에 갈 때는 마음이 심란하다. 그래서 남편이 너무 걱정이 많다. “왜 그렇게 빠져있어. 일이잖아 즐겁게 해.”라고 하는데 잘 안 된다. 공연 자체도 그렇지만 고된 연습과 창작 과정을 겪어서 그런지 이번에는 유독 심하다.Q 배우로도 그렇겠지만 엄마 입장에서 아들 떠나는 보내는 장면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가장 무너지는 순간이다. 이미 주변 사람들을 다 죽였다. 끝내는 나도 죽일 걸 알고 있고. 그렇지만 아들이 내 눈 앞에 있으면 안심이 되니까 어떻게든 지키고 싶은 거다. 그 장면을 하고 나면 숨이 정말 멎을 것 같다. 그 장면만은 연기를 못하겠다. 연기를 정말 잘하면 연기적으로 어떻게든 더 표현해 내고 싶은데, 그 장면만은 연기로 커버가 안 된다. 그 순간은 ‘진짜’로 해야 한다. Q 마그리드와의 관계도 빼 놓을 수가 없다. 1막 첫 파티 장면에서 마그리드를 용서해준다. 연습할 때 “피 땡겨서 그래”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웃음) 그 장면도 수정이 몇 번이나 됐는지 모르겠다. 마리가 마그리드에게 샴페인을 뿌리기도 하고, 그 장면이 없는 채로 연습하기도 하고, 대사도 바꿔보고 여러 가지로 해 봤다. 왕비에게 천한 신분의 여자가 술을 뿌렸다는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마리의 입장에서 볼 때 마그리드의 삶이 너무 안 됐다. 마리는 궁 밖에서의 생활을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먹지 못한다는 건 마리한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마리가 왕비긴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아무리 천민이지만 막되게 하는 사람은 아닌, 기본적인 소양이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Q 이번 작품이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터닝포인트까지는 모르겠지만 힘들었던 준비과정을 지나 이제 막 무대에 올려 출발을 했다. 마리의 삶을 온전히 보내고 나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이 될 것 같다. 공연을 하면서 정말 가슴에서 깊은 곳에서 사랑과 아픔을 깨닫고 눈물을 흘릴 수 있다는 사실이 배우 인생에 있어 참 소중한 경험이다.Q 요즘 아들 주안 군과 남편인 손준호 배우와도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있다.는 출연할 생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이 너무 싫었다. 무대 위에서는 완전 철저히 다른 사람이 되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 지 잘 모를수록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생활이 노출되면 신비한 모습들이 사라지니까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SNS에 아이 사진도 안 올렸었는데 남편이 좋은 추억으로 가져가자며 권했다. 그리고 그 전에 이란 프로그램을 했었는데 그게 부모님과 너무 좋은 추억이 됐다. 그래서 그런 마음으로 잠깐만 해야지 했는데 이렇게 길게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이 영상들로 남으니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됐다. 이제는 그 프로그램이 삶의 일부가 됐다. (웃음)Q 결혼과 출산 후 일에 대한 조바심 같은 건 없었나.결혼하기 전이나 아이를 낳기 전에 오히려 욕심과 조바심이 많았다. 일이 너무 좋아서 결혼 생각이 별로 안 들었으니까. 하지만 든든한 남편이 생기니 일단 마음이 너무 편하고 안정적이 됐다. 그리고 욕심과 조바심이 없어지니 더 많은 것이 보이더라.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역할들이 많기 때문에 더 시간을 쪼개야 한다. 순간순간 더 집중하게 되고, 무엇이든 감사하게 되고, 더 열심히 하려고 하고. 그래서 사실 아쉽다. 그 전에도 이런 마음이 들었다면 결과적으로 더 좋지 않았을까,라고 생각도 해본다. 결혼과 출산 후 혼자일 때와는 전혀 다른 에너지가 생긴 것 같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일이 하나씩 주어질 때마다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이 들고, 24시간이 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을 때랑 지금은 조각조각 나뉘었기 때문에 열심히 안 하면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렇게 때문에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Q 워낙 밝은 이미지라 무대를 떠나고 싶었던 적이 있을까 싶다. 힘들거나 슬럼프는 없었나.힘든 게 없다면 이상한 거다. 오히려 이제는 힘든 걸 즐기게 되는 것 같다. 즐거워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그걸 해내고 이뤄내면서 성취감, 일체감 같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 맛을 보면 절대 빠져 나올 수가 없다. 그리고 무대에서 있을 때 만큼은 온전한 내 자신으로 평가받고 사랑받기 때문에 힘들어도 참을 수 있다. 나에게 주어진 그 시간이 참 소중하다.Q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이 길을 가고자 하는 제자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무대에 서는 일은 마라톤과 같다. 무대 위의 화려함은 백 분의 일이나 될까. 당연히 책임감과 끊임없는 노력도 필요하다.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의 화려함만을 본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무대가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알았으면 좋겠다. 무대에서 조연, 주연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카메라가 보여주는, 연출자가 편집한 화면만을 본다. 보지 않는 이상 우리가 어디로 눈을 둘 곳이 없다. 카메라가 잡힌 곳만을 보는 거니까. 하지만 공연은 그날 그날 그 자리에 온 관객이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주인공인 거다. 그래서 내가 어떤 배역을 맡든 어느 자리에 있든 대충하면 안 된다. 어디서든 내가 주인공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무대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공연은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는 거라, 한 명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어떤 역할을 하던지 진짜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Q 아직 를 못 보신 분들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마리나 마그리드 모두 다 상처받은 사람이다. 이 공연에서 그 상처들을 같이 느끼고 그 상처가 끝까지 치유가 되진 않지만 그들의 감정에 젖어 보시라 권하고 싶다. 같이 코가 빨개지도록 펑펑 울어보면 좋겠다. 우리도 결국은 다 상처받고 사는 사람들이니까. 신분 귀천을 막론하고 성별, 나이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은 상처받고 산다.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그렇게 그 상처를 이겨내며 살고 있다. 그런 것들을 같이 느끼고 슬퍼하면서 지금 내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굉장히 아름다운 건지 알았으면 좋겠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24 / 조회 20,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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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항상 살아 숨쉬어야 한다” <마리 앙투아네트> 원작자 미하엘 쿤체 & 실베스터 르베이
프랑스의 실존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을 담은 뮤지컬 가 지난 주 막을 올렸다. 김소현, 옥주현, 윤공주, 차지연 등 화려한 캐스팅 뿐만 아니라 등 국내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흥행작의 창작 콤비,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이라는 점도 를 하반기 기대작에 올리는 큰 요소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라이선스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이례적으로 지난 3주간 한국에 머물며 직접 작품 수정과정에 참여했던 원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꾸준히 르베이를 비롯해 한국 프로덕션과 교류하며 이야기의 틀을 다시 세운 작가 미하엘 쿤체를 첫 공연을 올린 후 마주했다. 이들은 2006년 일본에서 초연했지만 이번 한국 공연을 '완전한 신작', '월드 프리미어'라고 불렀다. Q. 한국 초연을 어떻게 보았나? 미하엘 쿤체(이하 쿤체) : 이번 형태의 공연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간 4개의 프로덕션을 거쳐오면서 공연이 많이 개발된 것 같다. 이 작품은 굉장히 복잡하면서도 역사에 기반한 이야기다. 그래서 항상 역사에 진실 되려고 노력하는데, 관객들이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잘 몰라도 작품의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공연이 되고자 노력했다. 실베스터 르베이(이하 르베이) : 관객 반응이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이 굉장히 집중하고 있었고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반응을 하며 따뜻하게 박수도 보내줬다. 커튼콜 때 다들 기립해줘서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사랑이 크게 느껴졌다. Q. 공연 후 극장 로비에서 관객들의 사인 요청을 다 받아주고 함께 사진도 찍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르베이 : 쿤체 씨와 내가 몇 년간 계속 그렇게 해오고 있다. 우리는 관객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진심이 느껴져서 그들과 교류하는 것이 정말 좋다. 관객들이 주는 신뢰가 우리의 책임감을 더욱 크게 만들고 항상 긴장시킨다. 참 좋은 거다. (웃음) Q. 첫 공연 후 제작진들이 무대 위에 올라 관객인사를 할 때 로버트 요한슨 연출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작업 과정이 무척 힘들었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쿤체 : 작품 안에 너무나 많은 장면과 복잡한 이야기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작업을 해야만 한다. 요한슨 연출이 하루 14시간 씩 일했다고 들었다. 연출 뿐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준비했다. 르베이 씨도 3주 동안 한국에 와서 악보를 수정했고 나 역시 9월에 한국에 한번 들어와서 수정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를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라고 말하는 거다. 월드 프리미어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다. 미하엘 쿤체Q. 작품을 수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쿤체 : 스토리가 좀 더 명확해지길 바랐다. 초연 때 객석에서 관객들과 같이 공연을 봤는데 그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졌다. 그때부터 무엇이 문제일까 계속 생각했다. 혁명의 움직임 뿐 아니라 마리가 아주 어린 소녀에서 주변 상황을 이해하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좀 더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르베이 : 스토리가 바뀌면 음악도 테마에 맞춰 장면, 음악간의 연결고리를 생각해 흐름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그래서 쿤체 씨와 매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수정했다. 또 오케스트라나 배우에게도 수시로 수정된 걸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렇지만 첫 공연 끝나고도 말했듯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한 팀이 되어 서로가 서로를 돕게 된다. (웃음) Q. 해외 대작의 경우 라이선스 계약 조건에 '수정 불가' 항목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원작의 의도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이기도 할 것이다. 쿤체 : 우리는 각 나라의 문화, 생각들이 저마다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조항을 주장해 본 적이 없다. 또한 연기적인 면도 문화나 전통에 따라 다르다. 사실 브로드웨이 공연이라면 원작 그대로 무대에 올려도 사람들이 박물관의 유명 그림이나 또는 유명 인사를 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뮤지컬이 성취해 내야 하는 것은 무대와 객석의 교류이다. 뮤지컬은 항상 살아 숨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아 숨쉬는 뮤지컬과 미술관에 걸려진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작품은 굉장히 다르다. 또 여러 나라 프로덕션의 수정과정을 통해서 우리 역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Q. 2006년 일본 초연과 가장 다른 부분은 마리와 마그리드, 두 여인이 작품 중심에 나란히 서고 있다는 것이겠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두 인물의 캐릭터가 작품 속에서 서서히 변해가는 걸 볼 수 있다. 쿤체 : 맞다. 그게 이 작품의 특별한 점이다. 보통 드라마 구조에선 주인공과 그에 대적하는 악역 캐릭터가 있는데 대부분 스스로 무언가를 깨닫는다.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교육을 얻는 전개는 굉장히 드물다. 의 특별한 점은, 끝으로 가서는 결국 두 사람 모두 처음보다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구성은 우리 작업에서도 처음이었다. 또한 모든 캐릭터들은 완벽한 인물들이 아니다. 어두운 면도, 결점도 있다. 그래서 좀 더 현실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르베이 : 대부분의 한국 뮤지컬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많다고 프레스콜 때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리 작품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여성 캐릭터를 사랑한다. (웃음) Q. 뿐 아니라 에서도 등장 인물들이 천재, 로열 패밀리 등 비범한 사람이나 지극히 평범한 삶, 인간적인 삶을 꿈꾸고 그것을 얻기 위해 고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평범한 인간의 모습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쿤체 : 이 인물들이 관객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라는 교훈을 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극중 인물들이 실패를 해도 그것을 통해 '저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를 생각할 수도 있다. 마리는 굉장히 버릇없는 아이 같은 캐릭터인데 그런 사람이 자신의 남편과 아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영웅적인 면이 모든 여자 안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여자라도 자신의 남편이나 아이가 위험에 처한다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래서 비록 공연에 천재나 왕족이 등장하지만 결국 일반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뮤지컬 중 마그리드와 시민들(위), 마리와 그의 남편 루이 16세(아래)Q.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은 마그리드가 등장할 때가 많다. 마리와 마그리드의 듀엣곡 '헤이트 인 유어 아이즈'(Hate in your eyes)를 비롯해서 군중과 함께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르베이 : 두 여자의 대립 장면은 쿤체 씨의 아이디어였다. 젊은 관객들도 굉장히 그 장면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여왕도 우리와 같은 문제를 갖고 있구나, 하는 걸 느끼는 것 같다. 쿤체 : 이 작품에서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현대성을 띄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군중 장면이다. 현대에도 많은 이들이 자신이 맞다고 믿는 것을 위해 싸운다. 종교나 사회 변화를 위해 사람들을 죽이는 행동들도 많이 일어나는데,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다. 마그리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정의를 요구하지만 사실 마리처럼 부유하게 살고 싶은 거다. 그런데 공연이 진행될 수록 마리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또 정의와 더 나은 세상을 부르짖었던 사람들이 타인을 죽이는 행동 또한 정의롭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된다. 공연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부분들이 우리가 매일 신문이나 뉴스에서 보는 문제점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회가 안고 있는 부분이다. Q. 나 등 전작에서는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음악 장르가 느껴진 반면, 에서는 다양한 음악 스타일이 느껴진다. 르베이 : 그렇다. 마리의 감정 변화에 따라,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음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가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 너무나 많은 복잡한 이야기들, 감정들이 담겨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마리가 왕비가 되고 아이를 낳고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등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다 담아야 했다. 또 마그리드와 앙상블들은 왕족들의 옷차림과는 달리 좀 더 현대적이라 그들의 시각적인 이미지들을 염두에 두고 장면 분위기에 맞는 변화를 음악에 담아야 했다. 오페라와는 달리 뮤지컬에서는 다양하게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내겐 다행이고 또 행복한 부분이다. 로즈나 레오나르 캐릭터는 매 순간 중요한 메시지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관객들을 기쁘게 해줘야 하기 때문에 매우 유머러스한 음악을 적용했다. Q.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캐릭터나 장면이 있나? 쿤체 : 물론 있다. (웃음) 재판 장면인데 이 장면은 음악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정말 마스터피스 같은 장면이라 생각한다. 르베이 : 장면 자체가 작은 뮤지컬 같다. 쿤체 : 그 장면에서 굉장히 많은 대사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그걸 음악적으로 표현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을 거다. 대사를 음악처럼 전달해야 하니까. 르베이 씨의 마스터피스라고 볼 수 있다. 르베이 : 나 역시 그 장면을 무척 좋아한다. 또 2막 첫 곡, 마리가 페르젠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도 좋다. 음악만 들었을 때도 굉장히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사와 함께 들었을 때 감동이 정말 확 와 닿는 것 같다. 또 하나는 루이의 곡 '난 왜 나다운 삶을 살 수 없나'(Why Can't I Just Be A Smith)인데, 그의 감성과 캐릭터가 그대로 드러난다. Q. 의 산초 등 위트 있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배우 이훈진의 루이 16세 변신도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이 될 것 같다. 쿤체 : 정말 너무나 만족스러운 캐스트다. 루이 역을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연기를 펼칠 수 없을 것 같다. 르베이 : 루이가 노래를 할 때, 절대 아리아처럼 부르면 안 된다. 한 문장 안에도 굉장히 많은 감정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목소리 톤이나 방식을 크게 불렀다가 작게 불러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훈진 배우가 그걸 굉장히 잘 하고 있다. 실베스터 르베이Q. 70대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쿤체 : 작업을 사랑하기 때문에? (웃음) 우리에겐 일이라기 보다는,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찾아서 음악적이나 어떤 형태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의욕이 크다. 뭔가를 만든다는 것 자체에 희열이 큰 거다. 그래서 관객들의 반응이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르베이 : 우리가 작품을 쓸 때도 다 쓰고 나서 그냥 두었다가 며칠 지난 후에 다시 보고 듣는다. 쿤체 씨도 항상 "관객들이 좋아할까?"라고 묻는데, 그런 느낌이 들어야만 작품을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삭제한다. 뮤지컬은 우리를 위해 만드는 게 아니라 관객들을 위해 쓰는 거다. 와서 사인해 달라고, 같이 사진 찍자고 하시는 분들을 위한 것이다. (웃음) Q. 좋은 뮤지컬을 쓰고자 하는 한국의 예비 창작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쿤체 : 물론 재능도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은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 역시 로저스 앤 해머스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 등의 작품을 굉장히 많이 공부했다. 우리가 만든 작품을 통해서도 배우시는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하는데, 를 봤으니까 이번 주 주말에 나도 그런 작품을 쓰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작품의 구성, 구조를 공부해야 한다. 구성을 잡아두면 다른 것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마치 건물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건축가처럼 글쓰기를 해야 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짓는' 과정을 배웠으면 좋겠다. 특별히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 공연을 보면서 공부하면 된다. 르베이 : 음악도 마찬가지다. 만약 재능이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건 공부하는 것이다. 나 역시 작곡을 전공하지 않았고, 영화음악으로 시작해서 다른 작곡가들이 어떻게 훌륭한 뮤지컬들을 창작했는지 많이 공부했다. 또 뮤지컬 작곡가가 되기 위해 4, 5곡의 좋은 곡만 쓰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작품의 전체적인 곡을 써야 하고 가사에 담긴 의미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뮤지컬의 음악은 반드시 스토리를 받쳐줘야 하고, 스토리와 관객들을 생각하는 음악을 써야 한다. 또, 자신이 쓴 작품을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다. 관객들은 좋아할 것 같은데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굉장히 힘든 경우다. 나 역시 '더 이상은 못하겠어, 집에 갈 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2주만 지나면 '다음 작품 언제 시작하나' 생각하게 된다. 작곡가들도 힘들 수 있고 우울할 수도 있는데, 그런 감정을 여유롭게 즐겼으면 좋겠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게 쉬워 보일 수 있겠지만,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반드시 다시 빛이 나오지 않는가. 뮤지컬을 쓴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인데, 창작자로서 느끼는 행복감은 정말 믿기 힘들만큼 크고 좋다. Q. 관람을 앞둔 한국 관객들에게 쿤체 : 어떠한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다. 프랑스 혁명이나 마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도 좋다. 열린 마음, 그것이 유일하게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이다. 르베이 : 만약 여유가 있다면 두 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배우가 다르기도 하지만, 배우들이 같은 이야기를 해도 굉장히 다른 느낌을 줄 거다. 틀리고 맞다는 개념이 아니라 정말 다른 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이 볼수록 발견할 것이 많은 것이 이 작품이기 때문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05 / 조회 17,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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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마리에 집중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개막
올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던 뮤지컬 가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금요일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루이 16세와 정략 결혼으로 어린 나이에 왕비가 되었지만 18세기 시민혁명으로 인해 결국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인물 마리 앙투아네트를 주인공으로 한다. 우리에게 등으로 유명한 미하엘 쿤체,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작품으로 2006년 일본 토호의 의뢰로 제작되어 초연한 바 있다. 이후 일본, 독일 등지에서 공연을 이어왔으나, 올 한국 무대를 앞두고 "세계 초연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는 것이 제작진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날 프레스콜 현장에서는 페르센 백작이 비운의 삶을 살다 간 마리를 가슴 아프게 회상하는 1막 1장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베르사유궁의 모습과 그곳에서 열리는 파티와 무도회 장면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이어가는 마리와 페르센 백작과의 관계, 야욕을 숨기고 있는 오를레앙 공작과 굶주림에 지쳐 자유와 정의를 외치고 나선 마그리드 아르망 등의 모습에서 작품을 통해 펼쳐질 얽히고 설킨 인물들의 관계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개막 3주 전부터 한국에 머물며 작품의 수정과 연습을 함께 진행한 원작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이날 "공연될 나라에 따라 작품을 새롭게 바꾸는 건 무척이나 재미있는 작업"이라며 그간의 힘들었던 과정을 값지게 회상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마리의 삶을 중심으로 그녀와 연결된 사람들의 관계를 다루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 나라의 왕비였던 마리가 어떠한 이유로 몰락을 맞이하는지 확실히 보여주고자 했다."고 르베이의 설명에 힘을 실은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마리와 더불어 마그리드 아르망을 통해 두 여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독일에서 입국하자마자 프레스콜 현장에 합류한 작가 미하엘 쿤체 역시 "마리는 역사에 갇혀진 아이콘이 아닌 한 명의 사람일 뿐"이라고 강조하며, 한국 공연을 위한 수정 작업 역시 "언제나 뮤지컬을 생동감 있게 살리고자하는 노력이며 많은 부분들을 관객들에게서 배운다."고 겸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 역에는 김소현과 옥주현이 번갈아 나선다. "실존인물이다 보니 표현에 조심스러웠던 부분이 많았다."는 옥주현은 연출자가 추천해준 마리의 일대기 소설과 프랑스 현지 답사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고, 김소현은 "2막에서 아들을 빼앗긴 후 딸에게 노래하는 장면이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난다."면서 개인적인 명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작품 속 유일한 허구 인물로, 마리 앙투아네트와 대립되는 관계에 있지만 묘한 공통점으로 작품 전개에 힘을 싣는 마그리드 아르노 역은 윤공주와 차지연의 몫으로 열연을 예고하고 있다. 남자 캐릭터가 강세하는 현 한국 뮤지컬 무대에서 마그리드 역을 맡아 더욱 영광이라는 윤공주는 "여성관객의 공감이 무엇보다 클 것 같고, 실존 인물이 아니기에 창조할 것이 많아서 더욱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소감을 더했다. "체력단련을 위해 집에서부터 극장까지 걸어서 온다."는 차지연은 "견과류로 공복을 달래고 있지만 길에서 사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배부르면 안 된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낳기도 했다. 또한 "마그리드가 마리의 삶을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정의에 대한 그간의 생각이 와르르 무너지는데, 그런 과정을 직접 공연을 통해 만나면 더욱 감동이 더할 것"이라며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관람을 독려하는 모습이었다. 이 밖에 마리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페르젠 백작 역에 카이, 윤형렬, 전동석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계략을 꾸미는 오를레앙 공작 역에 민영기, 김준현도 만나볼 수 있다. 과거 귀엽고 발랄한 역할에서 두각을 보여왔던 이훈진이 기품있고 소박한 꿈을 꾸는 루이 16세로 등장하는 것 역시 관객들의 이목을 주목시킬 듯 하다. 그간 알려진 왕비 마리의 또다른 면을 주목하고 있는 뮤지컬 는 11월 1일 개막, 내년 2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03 / 조회 16,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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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연, 더욱 풍성하고 화려하게 준비했다” <마리 앙투아네트> 미리 보기
“왕비에게 인사한 다음에는 항상 세 걸음 걷고 나서 뒤돌아서세요. 그게 왕궁의 예의범절입니다.” 지난 15일, 뮤지컬 연습실에서는 로버트 요한슨 연출이 앙상블들의 표정과 몸짓, 표정까지 다시금 확인하며 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이미 일본과 독일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는 는 3년간의 치밀한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거쳐 더욱 정교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1789년 프랑스 혁명 당시 남편 루이 16세와 함께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다룬 이 뮤지컬은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과 운명, 역사적 진실을 담아냈다. 미하일 쿤체, 실버스터 르베이 등 세계적인 창작진이 손을 맞잡고 준비 중인 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무대 위에 펼쳐질지, 연습실 취재 및 로버트 요한슨 연출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의 전모를 미리 그려봤다. 스토리 & 캐릭터 ① 우리가 몰랐던 그녀의 진실 일본 토호주식회사가 2006년 자국 무대에 처음 올린 는 2년간의 공연 후 2009년 독일 브레멘에서, 2012년 테클렌부르크에서 무대에 올랐다. 일본공연을 기반으로 수정작업을 거쳐 무대에 오른 독일공연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닌 마그리드 아르노라는 여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마그리드 아르노는 빈민 계층의 여성으로,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분노와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증오로 혁명의 선두에 나서는 인물이다. 반면 이번 한국공연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전면에 그리는 한편 그녀와 마그리드 아르노의 운명이 서로 긴밀하게 얽히고 변해가는 과정에도 초점을 맞춘다. 작품의 로고인 ‘M.A’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를 둘 다 상징한다고. 이에 대해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의 엘파바와 글린다처럼 두 여자주인공이 함께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뮤지컬은 흔히 철없는 왕비로 언급되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진짜 모습을 재조명한다. 열 네 살의 어린 나이에 루이 16세와 결혼한 마리 앙투아네트는 애초 자신이 왕비가 될 줄도 몰랐다고 한다. 선왕인 루이 15세의 대를 이을 후계자가 루이 16세 외에도 세 명이 있었던 것. 그러나 그들이 모두 차례로 숨을 거두면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는 갑작스레 왕위에 오르게 됐다. 이후 어리고 순수했던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직위에 걸맞은 지혜와 위엄을 갖춘 여인으로 변모해간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치스러운 여인이었다는 세간의 풍문도 사실과는 다르며, 이러한 마리 앙투아네트의 진실, 그리고 나락으로 떨어진 후에도 어머니로서의 품위와 사랑을 잃지 않았던 그녀의 모습이 무대 위에 펼쳐질 예정이다. 스토리 & 캐릭터 ② 아름답고 비극적인 러브스토리 의 등장인물은 마그리드 아르노 외에는 모두 실제로 존재했던 사람들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롯해 루이 16세, 페르센, 마리 앙투아네트의 머리와 의상을 담당했던 주변인물들까지 모두 이전 공연보다 더욱 역사적 사실에 가깝게 그려진다.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 부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어린 나이에 정략결혼으로 맺어진 두 사람은 결혼 후 7년간 성적 관계를 갖지 않았고, 서로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품기보다는 상대방을 인간적으로 좋아했다고 한다. 이러한 부부관계를 그대로 그리는 것도 관객들이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인물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관객들이 진짜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기 바란다. 그녀와 남편 루이 16세, 그리고 페르센 백작과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녀에 대한 동정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페르센 백작은 극중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중요인물이다. 그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사랑하는 매력적인 스웨덴 귀족으로, 공연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형에 처해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페르센이 마리와의 과거 기억을 회상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미국 독립혁명에 참전했다가 프랑스로 돌아온 페르센은 파리에서도 곧 혁명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마리와 그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생전 비밀로 감춰져 있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들이 세상을 떠난 후 서로 주고받은 연애편지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밝혀졌다고 한다. 친구에서 출발해 연인으로 발전한 후 비극을 맞게 되는 이들의 러브스토리 역시 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다. 스토리 & 캐릭터 ③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다 는 인물들 외에도 ‘목걸이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널리 알려진 역사적인 사건을 재조명해 극에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특히 목걸이 사건은 이 공연의 가장 중심이 되는 사건이다. 1785년 일어난 이 사건은 누군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참칭해 보석상으로부터 20만 달러에 달하는 값비싼 다이아몬드를 횡령한 사건이다. 이 일로 화가 난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이름을 대고 목걸이를 산 사람을 재판장에 세우지만, 그는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난다. 결국 이 사건은 마리에 대한 민중들의 증오를 조장해 마리의 인생이 비극으로 치닫는 계기가 된다. 뮤지컬 에서는 민영기와 김준현이 연기하는 오를레앙 공작이 목걸이 사건에 개입해 마리 앙투아네트를 궁지로 모는 인물로 등장한다. 왕이 되려는 야심을 품은 오를레앙은 이 밖에도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사람들이 왕비에 대해 실제와는 다른 편견을 갖고 미워하도록 부추긴다. 그의 행동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극에 빠뜨리면서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음악 & 안무 음악적으로는 를 비롯해 의 음악을 만들어온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의 강점이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될 예정이다. 원작자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는 이번 공연을 위해 마리 앙투아네트의 솔로곡 2곡을 비롯해 신곡 9곡을 추가했고,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의 대립구도를 부각하기 위해 ‘이너프 이즈 이너프(Enough is Enough)’를 리프라이즈한 ‘헤이트 인 유어 아이즈(Hate In your Eyes)’ 등을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음악에 대해 “실버스터 르베이의 악보는 굉장히 다양하고 풍성하다. 신나는 노래도 있고, 재미있는 노래도 있고, 로맨틱한 노래도 있다. 만족스러운 음악작업 끝에 처음 공연보다 훨씬 다양한 음악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내면이 드러나는 솔로곡을 비롯해 그녀와 페르센이 함께 부르는 듀엣곡, 마그리드 아르노의 강한 혁명의지를 담은 노래, 헤어드레서와 드레스메이커 등 주변인물들의 비극적이면서도 인간적인 면을 표현하는 노래 등 각 인물들의 다양한 면모를 깊이 있게 보여주는 음악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왈츠 등 각 음악과 어울리면서도 모던한 느낌이 가미된 안무가 장면마다 다채롭게 펼쳐진다. 무대 등의 무대를 작업해온 마이클 슈바이크하트(Michael Schweikardt)은 이번 공연을 위해 경사진 회전무대를 활용,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이었던 베르샤유 궁을 비롯해 아름다운 왕비의 정원, 귀족들의 무도회가 열리는 거대한 홀 등을 구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당시 빈민들이 모여 살았던 마레 지구를 재현해 사치와 향락에 물든 귀족들의 삶과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민중들의 대조적으로 펼쳐 보인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다양한 장소를 구현하되, 공연 전체가 페르센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만큼 어두운 동화처럼 다소 추상적이고 영화 같은 무대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의상 제작진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살았던 18세기 프랑스의 호화로운 궁중 생활을 재현하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통해 수십 벌의 화려한 드레스와 가발을 제작했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공들여 치장된 로코코 풍의 우아한 의상이 유행하고 있었고,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는 당대의 패션리더로서 유행을 선도하는 인물이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의상 디자이너 요시코 이케자와는 드레스 한 벌 한 벌마다 수많은 장미와 보석을 붙이는 작업을 거쳐 여러 겹의 풍성한 주름 장식과 화려한 보석으로 꾸며진 우아한 복식을 완성했다고. 시대상을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더해진 이 의상들은 특히 혁명이 시작되기 전, 1막 패션쇼 장면에서 가장 풍성하게 만나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0.20 / 조회 25,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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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그녀에 관한 모든 것!
11월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의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로 우리에게 화려하고 호화로운 삶을 산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불과 14살의 나이에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정략결혼의 희생양으로 고향을 벗어나 새로운 프랑스 땅에 정착하였고, 19살의 나이에 왕비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늘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지루한 일상을 보내야만 했다. 화려한 궁중 생활의 이면으로 지독한 외로움과 향수병을 달래야 했던 것. '그녀에 관한 모든 것!'에서는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 앞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그녀의 삶을 가상의 마리에게 묻고 답하는 10문 10답과 왕비의 하루를 통해 재구성해 본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디자인: 정혜린(hyelin@interpark.com)
2014.10.10 / 조회 1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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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연 <마리 앙투아네트> 옥주현·김소현·윤공주·차지연 등 캐스팅 공개
오는 11월 국내 첫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의 캐스팅이 공개됐다. 를 만든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최신작 는 18세기 프랑스 파리의 베르사유궁을 배경으로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2006년 쿠리야마 타미야의 연출로 일본에서 초연한 이후, 독일 브레멘 등에서 공연을 가지며 유럽과 아시아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 역에는 의 옥주현과 의 김소현, 마리 앙투아네트와 상반된 캐릭터인 마그리드 아르노 역에는 의 윤공주와 의 차지연이 캐스팅됐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곁에 머물며 항상 그녀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매력적인 스웨덴 귀족 악셀 페르센 백작 역에는 의 윤형렬, 의 카이, 의 전동석이 캐스팅됐다. 또한 민영기, 김준현이 타고난 지략가로 프랑스의 왕좌를 호시탐탐 노리는 오를레앙으로, 이훈진이 프랑스의 국왕이면서 소박한 대장장이를 꿈꿨던 루이 16세 역으로 출연하며, 따뜻한 마음씨의 소유자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유일한 친구인 마담 랑발 역에 임강희가 분한다. 이밖에도 부도덕한 정치 운동가 자크 에베르 역에 박선우, 궁정 헤어드레서로 허영심이 가득한 인물인 레오나르 역에 문성혁, 궁정 디자이너로 프랑스 최고의 고급 오뜨 꾸뛰르 부티크를 여는 로즈 베르텡 역에 김영주가 참여한다. 로버트 요한슨 연출을 비롯해, 김문정 음악감독, 이란영 안무가가 참여하는 는 오는 16일부터 온라인 티켓 예매가 가능하며, 11월 1일부터 2015년 2월 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펼쳐진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14.09.12 / 조회 1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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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음악이 살렸다, <풀하우스>
이제 뮤지컬계에서 제대로 실력을 갖춘 아이돌 출신 배우를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돌 1세대인 옥주현·이지훈에 이어 김준수가 큰 몫을 해내고 있고, 이제 막 걸음을 뗀 조권·지오의 행보도 기대를 모은다. 그리고 지난 22일, 뮤지컬 무대에서는 주인공 ‘이영재’ 역을 맡은 양요섭이 객석을 쥐락펴락하며 장차 큰 활약을 기대케 했다.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의 스토리는 2004년 방영된 비·송혜교 주연의 드라마로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시나리오작가 지망생 ‘한지은’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집을 지키기 위해 톱스타 ‘이영재’와 계약결혼을 하기로 한 후 서로 아옹다옹 다투다 어느새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등 ‘드라마컬’의 계보를 잇는 이 작품이 어떻게 무대 위로 옮겨졌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뮤지컬 를 살린 것은 각색·연출의 묘미라기보다는 배우의 매력이었다. 특히 지난해 말 에서 순정한 청년 요셉으로 분해 안무와 노래를 모두 매끄럽게 소화했던 양요섭이 이번엔 전작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싸가지 없는’ 톱스타 이영재를 표현해냈다. 아직은 앳된 모습인데도 강단지게 무대를 이끌어가는 여유가 돋보였다. 한지은 역을 맡아 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에 출연한 정은지도 마찬가지다. 이미 드라마 로 인정받은 탄탄한 연기력과 안정된 노래 실력을 발휘했다. 이영재의 매니저 ‘정혜원’으로 분한 베스티의 유지 역시 거침없이 고음을 넘나드는 가창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음악도 상당부분 이 작품의 매력을 만드는데 기여했다. 어린 한지은이 부르는 ‘풀 하우스’를 비롯해 이영재와 한지은이 기자들 앞에서 약혼발표를 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 등이 감미로우면서도 친숙한 느낌으로 와 닿는다. 그러나 배우와 음악이 돋보인 만큼, 이를 탄탄히 받쳐주지 못하는 스토리가 더욱 아쉬웠다. 정혜원의 부탁을 받은 의사가 이영재에게 말기암 진단을 내린다거나, 도박 사기단에게 납치당한 한지은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게임을 제안한다거나 하는 설정은 너무 유치해서 헛웃음이 나온다. 특히 한지은과 도박 사기단 두목의 게임 장면은 조명·무대장치·안무 등 상당한 공이 들어간 것 같지만, 과욕으로 덧붙인 사족처럼 느껴졌다. 가볍고 유치한 것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유치함도 살짝 비틀면 매력이 된다. 한지은이 ‘병맛’ 나는 시나리오를 쓰는 장면이 충분히 웃음을 자아낸 것처럼. 다만 그러려면 뻔하지 않아야 하고, 개연성도 있어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21세기의 로맨틱코미디라면 좀 더 세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공연은 6월 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스토리피 제공
2014.04.24 / 조회 49,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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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는 어렵고도 설레는 관문 <풀 하우스> 레오
사랑을 꿈꾸는 이들의 가슴을 다시 한번 두근거리게 만들 작품이 찾아온다. 아름다운 집을 남기고 먼저 세상을 떠난 아빠를 추억하며 씩씩하게 그 집에 남아 꿈을 키워가는 말괄량이 아가씨 앞에 아시아 최고의 가수이자 영화배우 이영재가 나타난다. 두 사람의 파이팅(?) 넘치는 한집살이 속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사랑의 기운. 1993년 출간된 원수연의 대표 만화를 원작으로 2004년 비,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모은 가 이 봄 뮤지컬로 다시 찾아온다. 약 5년 여 간 동안 다듬어진 로맨틱 창작뮤지컬에서 까칠함 속에 미숙한 사랑의 소통방법을 숨기고 있는 미워할 수 없는 이영재는 이 작품의 강력한 매력 분화구. 그룹 빅스의 보컬 레오에게 매력의 한 축을 기대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일 듯 하다. '콘셉트 아이돌'로 데뷔 때부터 뱀파이어, 하이드 등 하나의 주제와 이미지를 탄탄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강렬하게 선보인 그의 행보가 뮤지컬과 맞닿아 있기도 할뿐더러, 훤칠한 외모와 무표정 속에 숨겨진 그의 섬세한 감성이 이영재와 닮아 있었던 것. 뮤지컬 데뷔를 앞두고 스스로의 걱정을 뒤로 하고 무대와 주변 동료, 그리고 자신을 믿고 의젓하게 정진하는 레오가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아 연습이 더욱 한창이겠다. 다행히 빅스 활동 시기와 많이 겹치지 않아서 뮤지컬 연습에 집중할 수 있다. 주(JOO) 씨나 (서)하준 선배님, (김)산호 선배님은 다른 일정 끝나면 바로 오셔서 항상 연습을 하고 계시더라. 많이 보고 배우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은 데뷔 전 노래, 춤, 연기 등 다방면으로 트레이닝을 받기 때문에 첫 뮤지컬이라 해도 낯설어 하지 않는 것 같다. 난 낯설었다. (웃음) 곡을 쓰고 노래를 하는 등 가수로서 하고 싶은 것들이 충족이 되면 자연스럽게 언젠가는 연기를 할 기회가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 기회가 빨리 온 것 같다. 연습생 때 연기 수업을 조금 받은 게 전부인데 에서 드라마 씬이 굉장히 많아서 처음에 많이 낯설었다. 솔로 가수로 활동하던 사람들은 뮤지컬이 단체 생활이라는 것에 또 다른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종종 보았다. 그럴 것이다. 그런데 난 어렸을 때부터 축구부 생활을 했고 데뷔 전이나 지금도 공연을 할 때 많은 밴드들과 함께 집단으로 다녀서 힘든 건 없었다. 오히려 내가 낯가림이 심한데 다른 분들이 먼저 다가와주셔서 정말 감사했던 것 같다. 지금은 라는 뮤지컬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 뮤지컬 연습에 처음 갔을 때의 걱정 등을 이제는 좀 내려 놓고 연습하게 되었고 주변에서 코멘트도 많이 해 주셔서 안정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큰 집단 속에서 믿을 사람들이 너무 많다. 뮤지컬 출연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무대에 선 내 모습을 보고 캐스팅 제의가 왔고, 사무실(소속사)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넌 어때?”라고 물어보셨다. 사실 나 역시 뮤지컬이 너무나 하고 싶었고 특히 (박)효신 선배님이 하신 을 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었다. 이렇게 좋은 기회에 좋은 분들과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처음엔 함께 연습하는 앙상블팀, 다른 배우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장애물까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다들 너무 많이 도와주신다. 시작할 때는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걸 많이 깨게 도와주신 것 같다. 지금도 깨고 있는 중이다. 그 어려움이 무엇인가? 연기적인 부분이다. 뮤지컬이 이렇게 연기가 많은 줄 몰랐다. 처음에는 나 자신을 놓고 연기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 그걸 다행히 주변에서 깨게 도와주셨고 지금도 많이 노력 중이다. 연습을 할수록 뮤지컬에 대해 너무나 많은 매력을 느끼지만 그만큼 쉬운 게 아니구나,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공연 날짜는 이미 나왔고, 해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빅스 멤버들 중 가장 먼저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다른 멤버들의 반응은 어떤가? 뮤지컬을 하게 됐을 때 무척 기뻤지만 열심히 해야겠다, 하고 차분하게 생각했는데 오히려 내가 놀라야 할 만큼 멤버들이 더 많이 놀랐다. “우와~ 우와, 이영재 역할이면 주인공 아닌가요?” 하면서. (웃음) 축하도 많이 해 주고 멤버 중 라비는 “형, 비교되기 딱 좋아요. 그러니까 연습 열심히 해야 되요.”라는 말도 해줬다. 걱정도 많이 해주고 힘도 많이 되어 준다. 레오를 부러워하는 멤버들이 많은가 보다. (웃음) 동생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있다. 언젠가는 다 하게 될 거고, 그걸 누가 먼저 하는가, 그것 뿐이라고. 김난도 선생님의 라는 책에 ‘자기 계절이 있다’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연습생 때 그 말이 굉장히 위안이 되었다. 동생들에게도 너희들도 다 할 거고, 더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말한다. 동생들도 그 마음을 다 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하는 걸 많이 모니터 해 준다. 인상 깊게 본 뮤지컬이 있는가? 초등학교 1, 2학년 때 쯤 부모님과 함께 봤던 이라는 뮤지컬이 기억난다. 굉장히 화려한 의상과 회전무대, 박진감 넘치는 장면들이 크게 남아 있다. 그리고 효신 선배님 뮤지컬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최근에는 뮤지컬, 하면 그게 제일 먼저 떠오른다. 에서 효신 선배님은 정말, 그 아우라가 무대 위에서 그대로 보이는 것 같다. 효신 선배님이 부르는 노래 중에 “엘리~자벳” 할 때 남자관객들이 뒤에서 “미쳤다” 그러는 소릴 들었다. 그 정도다. 만화 를 알고 있었나? 원작 만화를 즐길 세대는 아닌 것 같은데.(웃음) 보진 않았지만 누나들이 보는 걸 보고 그런 만화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중학생 때 드라마가 나왔는데 축구하느라 살짝 살짝 보기만 했었다. 뮤지컬 출연에 앞서서야 를 제대로 알게 된 것이겠다. 대본을 읽은 후 첫 느낌이 어떠했나? 난해했다. (웃음) 현실에서 많이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 판타지였고 이걸 보고 사람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고 위안을 받는 드라마였기 때문에 사실 처음 봤을 때 공감이 되진 않았다. ‘아, 굉장히 난해하다, 손발이……’(웃음). 그런 장면들이 많았고, 대사도 많아서 큰일났구나, 했던 것 같다. 연습을 시작한 후 진짜 큰일이 났는가? (웃음)할수록 재미있다. 현실이 아닌 오로지 이 공간(무대)에서만 가능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지은이와 영재가 처음에는 틱틱거리고 싸우는데 극이 지나면 지날수록 서로 사랑을 느끼고 마음을 느끼는 장면들이 많다. 영재가 “좋아해, 사랑해” 이렇게 직접적으로 마음을 전달하기 보다 상대를 괴롭히거나 그 사람에게 관심을 계속 가게 하는 캐릭터라서, 그런 모습들, 이런 두 사람들의 변화 과정들이 재미있다. 평소 잘 웃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좋아하는 마음을 직접 표현하지 않는 영재와 많이 닮은 거 아닌가? 연습하면서 주변에서 가장 영재스러워보이는 게 나라고 많이 이야기 해 주신다. 사실 내가 누구에게 먼저 다가가서 살갑게 구는 성격이 못 된다. 그렇다고 잘 웃는 편인 것도 아니고, 그래서 겉보기에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내면은 어떠한가? 그것도 좀 비슷하다. 일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좋고 싫은 게 확실한데 사람 관계 면에선, 사실 옆 사람이 뭐 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많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이영재 보다 좀 더 표현을 하는 것 같다. 오히려 이영재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표현을 잘 못하지만 그 외에는 사소한 경우라도 좋은 건 좋고 싫은 건 싫다고 하는 캐릭터다. 알콩달콩 사랑이야기다. 상대 여배우들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주(JOO)는 나와 동갑이고 (정)은지는 나보다 동생이고 (곽)선영 누나는 나보다 위인데 다들 뮤지컬 경력이 있기 때문에 잘 하신다. 세 분의 스타일이 다 다른데, 그것도 재미있는 것 같다. 저마다 다른 세 명의 지은이와 연기를 하니까 항상 할 때마다 ‘어? 신기하네? 그럼 난 이렇게 해 볼까? 저렇게 해 볼까?’ 하게 된다. 영재 역에도 네 명의 배우가 나서고 있다. 서하준은 레오와 마찬가지로 이번에 뮤지컬 데뷔이기도 하고. 하준 선배님은 연극을 5년 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다. 내가 연기를 하면서 가장 힘든 건 중간, 중간에 찾아오는 그런 어색함들인데, 서하준 선배님은 움직임, 말, 제스쳐 같은 것들이 확실히 몸에 배어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양요섭은 뮤지컬 선배이지만 같은 아이돌 출신이라 좀 더 친근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양요섭 선배님은 고등학교 선배님이시기도 해서 처음에 그런 친근감, 유대감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연습을 보면 정말 잘하신다. 왜 뮤지컬에서 계속 주연을 하셨고 계속 사람들이 찾는지 알겠더라. 노래도 굉장히 진실성을 담아서 하시고, 듣기에도 굉장히 담백하다. 런쓰루 하는 걸 볼 때도 몰입이 되서 진짜 무대 위 뮤지컬을 보는 느낌이 들어서 매번 감탄한다. 연출이 배우 레오에게 가장 많이 주는 디렉션은 무엇인가? 성재준 연출님은 굉장히 디테일 하시다. 움직임이나 표정 하나까지 신경을 많이 쓰신다. 하지만 어떤 제약을 주시진 않는다. 큰 틀을 주고 이 안에서 하고 싶은 영재를 만들라고 하시는 스타일이다. 나에겐 “좀 더 툭툭 말해라”라고 자주 말씀하신다. 영재가 원래 까칠한 사람이니 말투도 자연스럽게 툭툭 던지듯이. 하고 싶은 대로 해 보라 하시지만 그 안에서 디테일을 꼼꼼하게 챙겨주신다. 본인이 굉장히 꼼꼼하고 실수를 용납 못하는 성격이라 제멋대로인 영재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도 같다. 맞다.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다. 데뷔 전부터 완벽하지 않으면 무대에 서기가 너무 힘들었고, '14초에는 여기서 이 제스쳐를, 25초에는 여기서 이런 제스쳐를 해야 하고 노래는 이 부분에선 이렇게 불러야 한다'라고 공식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굉장히 불안해 했다. 그런데 데뷔한 후 바뀐 건 어느 정도의 틀을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무대에 서서 팬들과 만났을 땐, 그 틀을 신경 쓰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현장 분위기에 어울리는 게 더 자연스럽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연습은 무조건 열심히, 칼같이 하지만 무대에서는 연습한 건 잊어버리려고 한다. 준비가 미숙했다면 그 역시 무대에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피곤하게 연습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연습했던 걸 잊고 좀 더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레오가 보여주는 의 달콤한 러브스토리는 어떤 모습일까? 그게 가장 걱정이다. (웃음) 지은이가 깡패 두목들에게 잡혀가기 직전 영재가 “멈춰, 지은이를 놔줘” (웃음) 하는 대사가 있는데, 정말 그걸 보는데, (웃음) 나뿐만 아니라 요섭이 형, 하준이 형, 산호 형이 다들 민망해 했다. (웃음) 멋있게 해야 한다. 내가 어색해 하면 안되니까. 하지만 ‘지은이를 놔줘’는 정말 최고다. 실제 공연에서 웃음이 터지거나 흐름이 깨지면 안되니까 연출님이 수정을 해 주시곤 하는데, 그래도 영재의 대사는 바뀌지 않았다. (웃음) 관객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장면이 있다면? 영재와 지은이가 풀하우스에서 한 달 간 함께 지낸 후의 삶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서로 틱틱대지만 그 안에서 뭔지 모를 기류가 흐르는 장면이다. 영재가 “여기도 청소하고 저기도 청소해, 넌 글 쓰는 것 보다 청소하는 게 더 잘 어울려” 이런 대사들을 하는데 연출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이 부분에서 날 따라올 사람이 없다고. (웃음) 평소에 누굴 놀리는 걸 좋아하고 그러진 않는데 극 안에서는 지은이를 마음껏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요리하는 장면이라 무척 재미있다. 이 장면에서는 애드립도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웃음) 또 영재와 지은이의 결혼발표 기자회견에서 영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이때 부르는 노래도 ‘거짓말 같은 이야기’인데 지은이는 머쓱해 하고 영재는 능청스럽게 자기들이 첫 눈에 사랑에 빠졌다며 거짓말을 하고, 그러면서도 두 사람의 모습에서 둘이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노래들은 어떤가? 뮤지컬이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는데, 좋은 노래,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공식이나 정답 없이 내가 해석해서 내 느낌대로 부른다는 게 정말 좋다. 노래가 워낙 좋아서 노랠 부르면서도 이 장면 정말 좋다, 또 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을 계속 한다. 다른 사람 연습을 보면서도 ‘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데뷔 후 지금까지 쉼 없이 질주해 온 빅스이다. 거기에 레오는 뮤지컬 배우라는 또 하나의 무대를 열었다. 앞으로 그려갈 빅스의 레오, 뮤지컬 배우로서의 레오의 모습은 어떨까? 따뜻한 노래쟁이가 되고 싶다는 게 가장 큰 꿈이다.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보컬리스트가 되겠다, 이런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힘이 들 때마다 노래를 했고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힘들 때 내 노래를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으로 곡을 만들고 노래를 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로서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고 설레고 기대가 된다. 일단 첫 도전을 잘 끝내자는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 뮤지컬에 대해 너무나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에 계속 도전해 보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4.07 / 조회 4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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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와 동거를 시작하다! <풀 하우스> 연습현장
원수연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가 오는 4월 본공연을 앞두고 있다. 는 아빠가 물려준 풀하우스를 지키려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 한지은이 어쩔 수 없이 아시아의 유명배우 이영재와 계약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2004년 KBS에서 비,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27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연습실에서 의 몇 장면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날 연습은 어린 한지은이 아버지와 함께 풀하우스에 이사하던 행복한 모습과 아버지가 죽고 난 뒤 혼자 남아 추억을 노래하는 장면부터 시작됐다. 한지은 역에는 에서 열연 중인 곽선영이 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영재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그룹 빅스의 레오는 이영재의 신곡 발표 현장을 선보이며 청춘스타의 모습을 연기했고, 이영재 역의 서하준은 풀하우스에서 지은과 함께 살기 시작하며 서로 티격태격 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MBC 드라마 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서하준도 이번 작품으로 첫 뮤지컬 무대를 밟는다. 함께 연기한 지은 역의 정민주는 자존심 세고 씩씩한 한지은 모습을 선보였다. 이어 영재와 지은의 첫 만남과 러브스토리를 지어 기자들에게 답하는 장면은 이영재 역에 김산호와 곽선영이 선보였다. 영재와 지은의 묘한 기류가 시작되는 장면이었다. 는 공개 연습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던 김산호, 곽선영, 정민주, 서하준, 레오를 비롯해 이영재 역에 양요섭과 한지은 역의 정은지 등이 번갈아 공연한다. 통통 튀는 대사와 귀에 감기는 음악이 인상적인 는 4월 11일부터 6월 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3.31 / 조회 2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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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인생을 이야기하다 <서편제>
창작뮤지컬 중에서도 꾸준하게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가 2010년, 2012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는 이청준 작가의 소설 동명 소설을 토대로 어린 송화와 동호 남매가 어른이 되고 아버지 유봉과 갈등을 겪으며 이별과 만남을 겪고 각자의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지난 26일 뮤지컬 의 제작진은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지나 연출은 “는 판소리를 하는 송화의 이야기가 주된 스토리지만 동호라는 캐릭터를 원작과는 다르게 새로 만들었다. 우리 전통 문화와 서양에서 들어왔지만 이제는 우리 문화가 된 음악. 이 둘이 서로 상생하여 앞으로의 미래를 제시하고픈 게 초연 시작할 때부터 목표였다. 송화, 유봉, 동호의 관계를 균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데 동호라는 캐릭터가 쌓이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에 동호의 캐릭터를 부각하면서 스토리를 완성했다”고 이번 시즌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차치연·이자람·장은아·송용진·지오는 송화와 동호의 이별과 재회 장면을, 서범석과 양준모는 유봉의 한과 소리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이는 등 작품의 주요 장면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동호 캐릭터 완성을 위해 추가된 2곡 '마이 라이프 이즈 곤(My Life is gone)' 과 '얼라이브(Alive)'를 만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되었다. 윤일상 작곡가는 동호를 위해 이번에 새로 추가된 2곡에 대해 “지나간 날의 음악, 사랑과 이별하고 또 다른 나의 인생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의 시발점이 되는 곡과 나만의 소리를 찾아가는 예술가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다”라고 설명하며, “서편제라는 이름이 가지는 중압감 때문에 공연을 보러 오기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 이 작품을 음악과 인생이야기라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셔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초연에 참여했던 이자람과 차지연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더 깊어진 송화를 표현하며, 여기에 신인 장은아도 합류하여 새로운 송화로 나서고 있다. 이자람, 차지연 두 배우 모두 는 특별한 작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차지연은 “는 위로 받는 작품이라 항상 돌아오고 싶었다. 집에 온 것처럼 따뜻하고 푸근하다” 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뮤지컬 만의 매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이자람은 “는 뮤지컬이라는 그릇에 판소리라는 재료가 얼마나 잘 들어가서 좋은 밥상으로 차려지는지, 이것이 서편제의 가장 큰 숙제면서 매력이다. 관객이 작품을 통해 웃고 울며 많은 것을 채워가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판소리를 할 땐 혼자 무대에 섰지만 뮤지컬은 배우들과 함께 연습하고 함께 무대에 오르는 유일한 기회라 놓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롭게 동호 역으로 캐스팅 된 마이클리·송용진·지오는 특히 작품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세 배우 각자에게 동호 캐릭터는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그동안 강한 역할을 주로 맡아온 송용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감성적 연기도 시도하고 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으며, 지오는 "북과 판소리, 40~60년대 정서 등이 부담이 많이 됐다. 하지만 연출가를 비롯 여러 선배들의 도움으로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자부심을 가지고 작품에 임하고 있다” 고 힘주어 말했다. 동호가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본인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 같아서 큰 감동이었다는 마이클리는 "한국 정서를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는 작품이지만, 가족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감정적으로 많이 와 닿는다”고 밝혔다. 윤일상 작곡, 김문정 음악감독 등이 참여하는 뮤지컬 는 지난 3월 20일에 개막해 오는 5월 11일까지 유니버셜 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전체 출연진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3.28 / 조회 1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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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아름답고 감동적” 2년 만에 돌아오는 <서편제>
오는 20일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의 주요 배우진이 공연에 앞서 주요 넘버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들은 지난 3일 롯데카드 아트홀에서 열린 쇼케이스에 참석해 작품의 주요 넘버와 함께 2014년 에 추가된 신곡을 공개했다. 이청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는 소리꾼을 아버지로 둔 어린 남매가 어른으로 자라나며 겪는 이별과 만남의 과정을 그린다. 2010년 초연 이후 올해 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이 뮤지컬에는 이지나 연출의 지휘 아래 초연멤버인 차지연,이자람,서범석 등이 그대로 출연하고, 장은아·마이클리·송용진·지오 등이 합류한다. 이날 배우들은 대표곡인 '살다 보면'을 시작으로 '흔적', '한이 쌓일 시간', '다른 소리길', '연가' 등을 차례로 열창했다. 이자람·차지연·서범석·양준모는 더욱 원숙해진 소리를 들려줬고, '송화'역을 맡아 새로 합류한 장은아와 '동호'역을 맡은 송용진·마이클리·지오 또한 탄탄한 가창력으로 의 감성을 소화해냈다. (왼쪽부터)이자람, 차지연배우들은 넘버 시연 후 각기 출연소감을 밝혔다. 차지연과 함께 2010, 2012년에 이어 의 주역을 맡은 이자람은 "뮤지컬 는 소리를 하는 저에게 언제나 너무 귀한 공연이고, 훌륭한 배우들과 연습하고 무대 위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이라며 오랜만의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차지연은 "4년 전 시청광장에서 처음으로 쇼케이스를 했는데, 그때는 이렇게 세 번째 공연까지 할 수 있을지 상상도 못했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들의 크고 작은 힘이 모여서 따뜻한 기적이 일어난 것 같아 정말 감사하고 행복하다. 그 동안의 공연도 좋았지만, 이번 는 특별히 더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변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위 왼쪽부터)송용진, 양준모(아래 왼쪽부터)지오, 장은아이자람·차지연과 함께 '송화'역에 캐스팅된 장은아는 "이렇게 대단한 분들과 같은 역할을 맡게 돼 부담이 많았다"고 말한 후 "언니들보다 잘하겠다는 마음은 없다.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선을 다해서 다른 모습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내 숙제인 것 같다. 가 여태껏 쌓아온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동호'역을 맡아 에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에 출연하게 된 지오 역시 "처음 섭외를 받았을 때 굉장히 부담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판소리와 북 등 처음 배우는 것이 많아 쉽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는 "연습을 하면서 어느새 우리 소리에 익숙해져 있고 우리 소리를 사랑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며 "아무래도 아이돌 가수보다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것이 더 힘들지만,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또 더 큰 사명감을 갖고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에서는 동호라는 인물이 좀 더 입체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송용진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동호가 조금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었을 텐데, 이번엔 동호가 어떤 인물인지 이해하실 수 있도록 대본도 바뀌었고 음악도 추가됐다"고 전했다. 연습하는 동안 이지나 연출로부터 멜로의 느낌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는 그는 "이 작품이 내게는 큰 도전이다. 이제껏 해오던 역할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번에는 적혈구 깊은 곳에서부터 멜로의 피를 뽑아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위 왼쪽부터) 서범석, 마이클리송용진·지오와 함께 동호 역을 맡은 마이클리는 관객으로부터 한국어 공연의 어려움을 묻는 질문을 받고 "영어로 공연하든 한국어로 공연하든 내가 맡은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해내는 것은 똑같이 어렵다"고 답했다. 그 역시 처음 배우는 판소리와 북을 다른 배우들과 함께 연습하는 데서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양준모와 서범석은 '유봉'이라는 역할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양준모는 다른 역할을 맡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 "유봉은 너무나 소중한 캐릭터다. 다른 역할에 대한 생각을 하기보다는 유봉을 좀 더 잘 표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고, 서범석 역시 "다른 작품의 아버지 역할이 들어오면 안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의 유봉은 그냥 아버지가 아니라 내면의 깊이와 외로움, 고통과 한이 있는 한 인간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의 작곡을 맡은 윤일상이 무대에 올라 신곡 '마이 라이프 이즈 곤(My Life Is Gone)'을 소개했다. 마이클리는 윤일상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이 곡을 열정적으로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은 오는 20일부터 5월 11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3.04 / 조회 10,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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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을 깨고 싶다" 엠블랙 지오의 특별한 뮤지컬 도전
섹시하고 강렬한 이미지로 브라운관 속을 활보했던 엠블랙의 메인보컬 지오는 실제로 만나보니 어딘지 앳된 소년의 분위기를 풍겼다. 조근조근, 분명한 어조로 뮤지컬 에 출연하는 다짐을 이야기하는 그를 보니 이지나 연출이 "대어를 낚은 느낌"이라 칭찬했던 이 청년의 무대가 더욱 궁금해졌다. 2010년 초연 이후 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창작뮤지컬 에서 지오는 소리꾼인 의붓아버지에게 반발해 자신만의 소리를 찾으려 집을 떠나는 청년 '동호'로 분한다. 일본공연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 출연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된 지오는 섣부른 패기나 불안보다는 알맞은 긴장감과 신중함을 내비쳤다. 뮤지컬 출연을 잠깐의 외도쯤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아직은 엠블랙의 지오로 더 익숙하다. 뮤지컬은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이)준이 연기활동을 하는 걸 보면서 자극을 받았다. 나도 저렇게 연기를 하면 좋겠다,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많이 부족하지만, 무턱대고 일단 연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해서 2012년에 드라마 에 출연했다. 그렇게 출연해보고 나니까 연기라는 것이 가수활동과는 다른 이점이 많이 있더라. 모든 스텝과 관계자분들이 다 서포팅을 하시니까 정말 나만 잘 하면 되는구나 생각했다. 음반활동은 나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시기적인 문제나 약간의 정치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렇게 수월하지만은 않다. 그렇게 연기에 관심이 생기게 됐고, 그 와중에 의 섭외가 들어왔다. 먼저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내게 들어온 역할이 한번 연기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어서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를 일본에서 공연하고 나니까 이제 한국에서도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관객 분들께 감동을 드리고 싶었고, 가수 지오가 아닌 뮤지컬 배우 지오로서 새로운 모습을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했다. 도 의 이지나 연출님이 소개를 해주셨는데, 연출님의 스타일도 알고 워낙 꼼꼼하신 분이니까 를 통해서 내 부족한 부분을 또 채울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하게 된 거다. 가수활동을 하다 연기를 해보니 어땠나. 어떤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노래와 비슷한 면이 있다. 노래할 때도 정해진 가사와 박자, 음정이 있지만 그 안에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지 않나. 연기도 주어진 대사와 장면 안에서 내가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인 것 같다. 또 나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연기를 받아서 더 힘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노래의 경우 솔로곡을 부르면 대답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좀 아쉽고 쓸쓸할 때가 있다. 근데 연기는 다른 사람과 같이 하니까 더 힘이 난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이다. 드라마와 뮤지컬의 연기는 어떻게 달랐나.뮤지컬은 가수와 연기를 접목시켜 놓은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가수활동을 할 때는 노래 가사를 정말 이해하고 부른다기보다 보여지는 모습에 좀 더 치중하게 된다. 카메라가 나를 찍고 있고, 앞에 팬 분들도 계시니까. 노래 가사를 완벽하게 전달한다기보다는 기술적으로 멋을 표현하는 데 치중했던 것 같다. 반면 연기는 그런 부분들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니까 완전히 건조하게 대사만을 갖고 해야 하는 것 같더라. 근데 뮤지컬은 딱 그 중간지점에 있어서 어려우면서도 굉장히 즐겁다. 연기를 하면서도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런 면에서 굉장히 많은 것을 얻고 있다. 아무래도 두 가지를 다 해야 하는 뮤지컬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이번에 맡은 의 '동호'라는 인물은 머릿속에서 어떻게 그리고 있나. '유봉'의 노래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동호는 철없고 혈기 왕성한 인물 같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찾아서 집을 떠나는 것도 철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도 만약 철이 들었다면 가수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지 못했을 것 같다. 혼자 상경해서 이 모든 것을 겪고 이겨내지 못했을 거다. 근데 철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도전 정신이 있었던 것 같고, 동호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어떤 계기를 통해서 자기 소리를 찾아가는 인물 같다. 동호의 의붓아버지 '유봉'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공감하기 쉽지 않은 인물인데. 동호는 그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고 생각하니까 굉장히 원망한다. 하지만 유봉 입장에서 보면 그의 말이나 행동도 이해되긴 한다. 왜냐면 동호의 어머니를 사랑했기 때문에, 친아들은 아니지만 동호 어머니와 자신의 꿈인 득음, 완창에 대한 갈망을 자식을 통해 이루고 싶어하는 마음이 당연히 있을 것 같다. 유봉이 송화의 눈을 멀게까지 하면서 자신의 소리를 찾길 바라는 것이 극단적일지는 몰라도, 그 시대에는 정말 그렇게 해서라도 소리꾼이 되고 싶지 않았을까. 또 서양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했을 시기라 우리 소리를 찾고 지키고 알리려는 욕심도 더 생겼을 것 같고. 만약 본인이 동호였다면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을 어떻게 표출했을 것 같나. 나도 동호처럼 했을 것 같다. 아버지가 소리, 득음, 한 같은 것들을 계속 세뇌시키지 않나. 지긋지긋했을 것 같다. 그를 마주칠 때마다 어머니가 자꾸 떠올라서 원망도 들고. 나도 아마 동호처럼 집을 나가서 내 것을 찾고, 나중에 철이 들어서 유봉을 이해할 수 있게 됐을 때 다시 나타나지 않았을까. 극중에서도 그렇다. 동호가 유봉이라는 사람을 좀 이해하고 원망이 사그라들었을 때 아버지가 죽자 동호가 한탄을 한다. 이제 내 소리를 찾았고, 그걸 들려주고 싶은데 왜 죽고 없느냐고.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다. 동호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일단 노래다. 이번에는 동호의 대사가 많이 없어지고 대신 노래가 늘어났다. 연출선생님이 정말 뮤지컬답게 송쓰루 개념의, 노래가 극을 이끌어가는 공연을 해보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노래가 곧 대사이자 연기이다 보니 노래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다. 어렵기도 하고. 녹음실에서 노래하거나 방송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것에 적응돼 있다 보니 가사전달력이나 뮤지컬 창법은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노력하고 있다. 북 치는 연습도 많이 했을 텐데 어떤가. 북은 정말 재미있다. 아무래도 타악기다 보니 스트레스도 풀리고, 소리가 되게 예쁘더라. 지금은 극중 나오는 장단은 다 외워서 칠 줄 안다. 변칙리듬도 어느 정도 칠 수 있고. 재미를 붙이니까 어려워도 실력향상이 빠르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북을 칠 때 송화는 노래를 하는데, 원래 판소리에서 고수와 소리꾼이 약간 기싸움을 한다고 하더라. 고수가 북을 정말 잘 쳐줘야지 소리꾼이 더 소리를 잘 할 수 있고, 그 소리에 또 고수가 기죽지 않고 북을 치는 거지. 그런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있어서 그 장면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또 배우 분들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각기 맞춰보는 것도 기대되고. 송화 역을 맡은 이자람·차지연·장은아는 어떻게 서로 다른가. 일단 은아 누나는 를 같이 해봐서 편하다. 은아 누나가 명랑하고 장난기도 좀 있는 송화라면, 자람 누나는 정말 누나 같다. 동생을 마냥 걱정하고 모든 사람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따뜻함이 있다. 지연 누나와는 아직 연습을 안 해봤지만, 에 같이 출연했을 때 누나의 노래에 기가 많이 죽었다. 감히 이야기하자면 현존하는 여자 가수 중에 거의 탑클래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노래를 너무 잘 하시니까 일단 기죽지 않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다들 내로라 하시는 분들이라 실력은 똑같지만 지연 누나와는 아직 같이 장면 연습을 안 해봐서 더 그런 것 같다. 같은 역할을 맡은 마이클리·송용진과도 이야기를 많이 하겠다. 용진 형은 외모에서부터 굉장히 장난기가 많다(웃음). 용진 형과는 외에 다른 이야기도 많이 한다. 남자라면 다 좋아하는 자동차 이야기도 하고, 형이 결혼을 했으니까 그런 이야기도 많이 물어보고,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마이클리 형은 성격이 정말 좋고, 연기를 워낙 잘 하신다. 이 작품의 정서를 이해하기 힘드셨을 텐데 교포인데도 불구하고 이해도가 굉장히 높은 것 같다. 노력도 정말 많이 하시고. 어느 분이든 다 내겐 대선배라 배울 게 참 많다. 연습하며 울컥했던 적도 있나. 작품을 계속 수정 중이라 지금은 그 대사가 없어졌는지도 모르는데, '부양가'를 할 때 동호의 어머니가 "나중에 애들이 크면 같이 소리하며 살자"고 하니까 유봉이 "그리 말해놓고 어떻게 그렇게 먼저 떠냤냐"고 한다. 뒤에선 송화가 창을 하고. 그 장면이 되게 슬프더라. 동호가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머니의 마음도, 유봉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을 테니까. 애착이 가는 노래를 꼽는다면. 유봉이 부르는 '한이 쌓일 시간'이 정말 좋다. 서범석 선배님도, 양준모 선배님도 그 노래를 진짜 유봉처럼 잘 소화하시는 것 같다. 딱 저분들의 노래구나 싶을 정도로. 그 노래의 가사가 정말 유봉의 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고, 깊이가 있다. 동호 노래 중에서는 '청춘이 묻는다'가 가장 동호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록적인 느낌도 있고, 정말 피 끓는 청춘을 주체하지 못해서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이 드러난다. 신곡이 한 곡 들어간다고 들었다. 동호가 자신의 마음 속에서 송화를 떠나 보낸 뒤 부르는 노래다. 이번 에서 동호의 메인 곡은 이 노래라고 연출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마 이번에 이 곡을 잘 표현하면, 앞으로 입시생들도 오디션장에서 이 곡을 많이 부를 것 같다고. 그만큼 이 곡에 대한 애착이 많으시더라. 윤일상 작곡가님도 곡을 정말 잘 써주셨고, 가사도 너무 좋다.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도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라서 예전에 공연을 본 분들께도 임팩트가 있을 것 같다. 어느 인터뷰에서 "곡을 만들수록 안 좋은 노래만 나와서 를 한다"고 했다. 우리 소리를 좀 알아야겠다고. 실제로 작곡을 하는데 있어서 로부터 새로운 영감이나 자극을 받나. 많이 받는다. 그간 엠블랙 활동을 하면서 곡 작업을 할 때는 팝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빌보드 차트를 보면서 세계적인 음악 트렌드를 파악하고 거기에 좀 맞춰갔다. 그런데 를 하다 보니 정말 대중적이고 가요다운, 또는 90년대의 멜로디컬한 노래들이 언제 들어도 공감이 가고 기분이 좋더라. 그래서 작곡을 할 때도 트랙보다는 좀 더 멜로디 중심으로 하게 되고, 최근 그렇게 작곡한 노래가 곧 나올 엠블랙 앨범에도 수록될 것 같다. 작업을 하면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예전에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다면, 이제는 더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는 뮤지컬에서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나. 지금 내가 많이 부족하고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당장 이걸 하고 싶다, 저걸 하고 싶다기보다 내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가봐야 할 것 같다. 지금은 이지나 선생님의 연출력에 많이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선생님이 우스갯소리로 "너는 이거 끝나고 나랑 두 개는 더 해야 된다, 내 작품을 세 개는 해야 네가 뮤지컬이 뭔지 알 수 있지 않겠냐"고 하셨는데, 나도 그럴 생각이다. 기회가 된다면 선생님이 연출하시는 작품을 또 해보고 싶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어떤 점이 부족하다고 느끼나. 방송에서 보여지는 내 모습은 자유분방하고 유머러스할지 몰라도, 사실 낯을 가리는 성격이다. 부끄러움도 많이 타는 편이고. 그런 모습을 확 깨고 좀 더 내 자신을 열고 싶다. 남이 웃든 욕을 하든 그렇게 한번 깨봐야 (자기표현을) 줄이는 것도 쉬울 텐데, 그러질 못해서 자꾸 자신감도 줄고 표현도 줄어드는 것 같다. 한번 확 열어보고 싶다. 가수와 연기, 예능, 뮤지컬까지 활동영역을 넓혀왔는데,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하고 싶은 건 지금 다 하고 있는 것 같다. 가수활동도 하고, 뮤지컬도 하고, 뮤지컬 안에서 연기도 하고 있고, 작곡을 해서 내 곡을 앨범에 수록하고 있고. 앞으로도 정말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계속 다양한 분야에 발을 디딘 채 하고 싶은 것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 오래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올해 다른 계획은. 우선 공연이 올해 가장 첫 번째 계획이고, 다음에 엠블랙 미니앨범 6집이 나온다. 그 사이 일본 앨범이 발매되서 일본의 팬분들이 우리의 새 앨범을 듣게 되실 것 같다. 그리고 남미 투어공연 계획이 잡혀있다. 페루·칠레·멕시코 3개국을 투어하고 8~9월에는 독일·영국 등 유럽에서도 공연을 할 것 같다. 올해는 그렇게 공연으로 해외에 많이 나갈 것 같다. 가 끝나면 내가 실력을 더 키워서 어떤 작품을 또 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봐야지.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3.03 / 조회 22,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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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 양희은의 노래, 뮤지컬로 만난다
가수 양희은의 뮤지컬 이 4월 첫 선을 보인다.
양희은이 뮤지컬 배우로 도전하는 이번 무대는 아침이슬, 아름다운 것들,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백구 등 그의 히트곡으로 진행되는 주크박스 뮤지컬. 정겨운 사람 사는 이야기를 통해 희망을 전하는 힐링 뮤지컬 컨셉트의 작품이다.
이번 무대는 양희은을 비롯해 장이주, 신문성, 성열석 등이 출연하고, 엠넷 보이스키즈에 출연해 주목 받은 아역 윤시영이 극중 양희은의 어린 시절로 분한다. 등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구소영이 이번 작품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하고 등의 극본, 각색을 맡은 이희준 작가가 대본을 맡는다. 의 김윤형이 음악감독, 의 서정선이 안무를 맡는다.
뮤지컬 은 4월 24일부터 6월 2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3.06 / 조회 1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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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진실한 삶을 꿈꾸다, <두 도시 이야기> 류정한
한동안 그를 보기 힘들었다. 뮤지컬 에 이어 드라마 '러브 어게인'까지 활동은 쉼 없었지만, 작품 외 다른 곳에서는 통 얼굴을 비치지 않았던 그다.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거쳤고, 이런저런 일들로 분주해 그간 출연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아왔던 오디션도 보지 않았다고. 묵묵한 행보로 더러는 오해를 사기도 했던 그가 를 통해 '류정한의 건재'를 입증했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남자 시드니 칼튼을 완벽히 소화해낸 그를 향해 공연장에서는 매회 기립박수가 쏟아지는 중이다. 그리고 시드니 칼튼이 루시와의 만남을 통해 변했듯, 류정한도 와의 만남을 통해 변한 듯 하다. 물론, 좋은 쪽으로 말이다. 에 나타나지 않으셔서 많이들 궁금해했어요. 인터뷰도 한동안 안 하셨죠.사실은 제가 을 할 때부터 매체 인터뷰를 자제했어요. 드라마를 할 때도 거의 인터뷰를 안 했고. 그냥 조용히 (공연)준비를 하고 싶었어요. 조금 힘든 시간도 있어서 마음의 정화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딴 생각 안 하고 그냥 온전하게 준비를 하고 싶었어요. 연습은 어떤 마음으로 임하셨는지 궁금해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특히 이런 고전의 경우는 분량이 많잖아요. 이걸 압축해서 보여줘야 하니까 어떻게 하면 스토리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죠. 아무래도 주인공 역할이기 때문에 제가 갖고 가야 할 부분도 많고, 동시에 균형을 이루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주인공이라고 해서 무조건 튀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인물과) 섞여야 하는 신에서는 잘 섞이면서도 얘기하고 싶은 것은 충분히 얘기해야 하고. 그런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또 작품이 갖고 있는 메시지를 잘 전달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무조건 사랑 이야기로만 보여서는 안 되고, 그렇다고 아주 거창한 이야기로 비춰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글쎄 잘 모르겠어요. 제가 생각하는 것처럼 공연이 잘 흘러가는지는 모르겠는데 연습할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처음 대본을 받으셨을 때 시드니 칼튼으로부터 받은 첫인상은 어땠나요?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임에는 틀림없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들이 시드니 칼튼을 통해서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진짜 희생이 뭔지, 진짜 사랑이 뭔지. 요즘은 모든 게 빠르잖아요. 사랑도 빠르고, 변화도 빠르고. 뉴스를 봐도 무엇이 진실인지 모를 때도 많고. 정치·사회·문화 전반적으로 진실성이 많이 떨어진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시드니 칼튼이라는 인물은 좀 더 묵직하게 생각할 수 있는 뭔가를 제시하지 않나 싶어요. 그를 통해 '조금 더 진실되게 살면 어떨까?' 그런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모든 것들을 가슴으로 얘기했으면 좋겠다는 것. 사랑을 해도 가슴으로 했으면 좋겠고, 일을 할 때도 그렇고. 사람들에게 작품을 너무 어렵게 얘기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관객들이 단순히 칼튼이 루시를 사랑해서 (다네이) 대신 죽었다고만 알고 가시면 되게 속상할 것 같아요. 그것만은 아니거든요. 칼튼이 죽은 것은 루시 한 명 때문이 아니라 루시를 통해서 진짜 가족, 진짜 사랑… 이런 것들을 느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순수함을 보기 힘든 요즘 세상에서 그런 따뜻함을 안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시드니 칼튼이 변한 것은 루시와의 만남을 통해서겠죠? 그게 시발점이 됐겠죠. 어쩌면 칼튼은 의 돈키호테와 좀 비슷한 것 같아요. 돈키호테가 ‘세상이 미쳐 돌아갈 때 남들은 나에게 미쳤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땐 이 세상이 미친 것’이라고 하잖아요. 칼튼이 늘 술에 빠져 있고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염세주의자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눈이야말로 가장 정확하지 않았나 싶어요. 세상과 타협하기 싫고, 싸우기도 싫어서 술을 먹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가 세상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루시였던 거죠. 아주 작은 것이지만, 칼튼 안의 어떤 진심, 따뜻함을 건드려준 거죠. 그만큼 칼튼은 순수한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루시의 작은 호의에도 정말 감사해하고. 표현을 못했을 뿐이지, 누구보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이후 를 하면서 오랜만에 힐링되는 느낌을 받으셨다고 하셨죠. 시드니 칼튼을 연기하면서 세상을 보는 눈도 바뀌었나요? 그럼요. 를 할 때도 그랬어요. 원래 정치에도 별로 관심이 없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없었는데 그 작품을 하면서 많이 관심을 갖게 됐어요.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올바로 사는 것인지, 영악하게 생각하고 앞서 가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 생각하게 됐죠. 그러면서 하다못해 담배도 아무데나 버리지 않게 됐고.(웃음) 아주 작은 데서부터 많은 변화가 있었거든요. 이렇게 작품을 통해서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 같아요. 그래서 를 하면서도 연습과정에서도 그랬지만, 특히나 공연을 할 때는 더더욱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사해요. 원래 저는 무대에서 감정이 복받쳐서 우는 것이 별로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때문에 연기에 지장을 받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도 를 하면서 그럴 때가 있어요. 얼마 전에도 좀 놀랐는데, 제가 어린 루시를 재워주는 장면과 드파르지 부부가 아이를 잃는 장면이 교차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 장면에서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사실 노래를 제대로 못 했는데…공연에 익숙해지고 좀 더 몰입을 하다 보니까 제 감정에 젖어서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을 못하는 그런 것들이 자꾸(웃음)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모습을 보며 관객들이 느끼는 찡한 감정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가요.(웃음) 저는 그래도 제대로 노래를 전달해야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걸 자연스럽게 봐 주셔서 다행이지만요. 아무튼 제가 꼭 울먹거려서가 아니라, 그만큼 이 작품을 하면서 오랜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공연이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사랑 받는 특별한 일이긴 하지만, 얼마 전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고 해서 너무 감사하면서 공연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 작품 안에서 제가 얻어가는 것이 많아서 정말 감사한 작품이 됐어요. 극중 가장 좋아하는 대사를 꼽으신다면. 이 작품에 특별히 명대사는 없어요. 일반적인 대화체의 대사가 많으니까. 저는 장면을 꼽고 싶어요. 1막 마지막에 제가 루시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 제 대사는 거의 술주정이라.(웃음) '영국스타일이야~'처럼 웃음을 빵 터뜨리는 대사들이 재미있었어요. 평소엔 남을 잘 웃기는 스타일이 아니실 것 같은데. (웃음)네. 아니에요. 사실 오해가 좀 있는 것이, 저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라는 노래를 몰랐어요. 제가 대본에 없는 '영국스타일' 대사를 넣은 건 관객들이 시드니 칼튼이 영국사람인지 프랑스사람인지 모를 것 같아서에요. 런던과 파리를 왔다갔다 하는 장면이 많기 때문에 처음 보시는 분들은 헷갈릴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 ‘영국 스타일이야~’를 넣은 건데, 거기서 웃음이 나올 줄 몰랐어요. 아까 순수성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요, 또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꼽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랑, 희생, 그리고 정의. 요즘 진짜 사랑이 뭔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게 되고, 내가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했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해요. 어차피 우리 일이 사람이 하는 일이고, 또 사람을 만나는 일이잖아요. 그러니 관객들에게도 좀 더 진실성 있게 대해야겠다 싶고요. 예전에 대학로에서 어떤 연극을 봤는데,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 하더라고요. 근데 그 뒤로는 그 작품이 별로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나중에 다른 배우가 같은 연기를 하는 걸 봤는데, 너무 어설퍼요. 다 티가 나고(웃음). 근데 그게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고, 더 마음에 와 닿았어요. 이유를 생각해보니까, 그 사람은 순수하게 연기를 했어요. 아마추어 같았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떨림 같은 것을 감추려고 하지 않고 그냥 대놓고 보여주더라고요. 그 친구를 보면서 관객들한테 진실되게 가슴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배웠어요. 물론 기술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매번 완벽할 수는 없잖아요. 그걸 일부러 감추려고 하면 관객들도 다 알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를 통해서 사랑에 대한 생각도 변했을 것 같아요. 많이 바뀌었어요. 처음엔 저도 굉장히 의아했어요. (시드니 칼튼의 사랑이) 있을 수 없는 사랑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지 못한 사랑을 이 작품을 통해 느꼈어요. 그런 여자를 만나면(웃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요. 진실되게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 그 사람을 위해서 희생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 사람을 위해서 뭔가를 해 줄 수 있을 것 같고, 또 그렇게 표현함으로써 내가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됐어요. 이상형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웃음). (웃음)그런데 제 이상형은 항상 바뀌어요. 저는 첫인상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보통 그게 오래 가더라고요. 물론 알아가는 과정에서 첫인상과 다르다고 느낀 경우도 많지만. 이상형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직접 만났을 때 달라지는 것도 많고요. 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첫 대면에서 '아 이 사람은 너무 괜찮다'고 느낀 적도 있고요. 이상형은 갈수록 많이 바뀌어요. 솔직하게 말하고 싶은데, 특별한 이상형이 없어서…(웃음) 예전 인터뷰를 보니 '나를 좀 좋아하려고요, 나에게 좀 너그러워지려고요' 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요즘은 스스로에게 좀 관대해지셨나요? 요즘은 많이 나아지긴 했어요. 사실 스스로에게 엄격한 자세는 어떤 배우든 마찬가지일거에요. 자기에 대해 기준을 높이 잡고, 최상의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그런데 유독 사람들이 저를 볼 때 그런 면이 도드라져 보인 것 같아요. 제 성격이 좀 내성적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옛날에는 솔직히 참지를 못했어요. 내가 못하고, 실수한 것에 대해서. 실수가 있으면 잠도 못 자고 견디지 못해서 굉장히 힘들었는데, 조금 더 편해져야겠다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초연 때 KBS 문학프로그램에서 김점선 화가와 인터뷰를 했거든요. 돌아가신 분인데, 정말 멋있는 분이었어요. 그 때 제가 자꾸 겸손 아닌 겸손을 떨었는데 그 분이 '됐어, 그만 얘기해' 하시면서 '정말 대가는 남한테도 유하고 자신한테도 유한 사람'이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너에 대해 편한 마음을 가져야 남들도 너를 불편해하지 않는다고. 그 분 말씀을 듣고 나서 조금씩 변하려고 노력을 했고, 지금도 노력을 하고 있어요. 내가 스스로를 괴롭히는 모습이 남들의 신경을 쓰이게 할 수도 있다는 것도 그 때 알게 됐어요. 아, 내가 주위 사람들을 많이 불편하게 했구나, 그래서 좀 착해졌죠(웃음). 공연이 없는 날에는 주로 뭘 하세요? 예나 지금이나 집에 제일 많이 있어요. 자거나, 책도 보고, 그 동안 제가 못 봤던 자료들도 보고요. 전에 '나이가 들수록 캐릭터를 잘 이해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혹시 다시 출연하고 싶은 작품을 꼽는다면. 다 하고 싶죠. 알고 보면 제가 재연한 공연이 몇 개 없어요. 초연으로 끝나고 재공연을 안 한 경우도 꽤 있고. 제가 재공연을 안 했던 작품은 사실 다 하고 싶어요. 나 말도 안 되는 B급 뮤지컬(웃음) 같은 재미있는 뮤지컬들. 그리고 는 꼭 한번 다시 하고 싶어요. 같은 경우는 관객들이 좀 더 많이 봤으면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못 보셔서 너무 아쉬워요. 도 공연 기간이 짧아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 작품도 다시 출연하실 의향이 있나요? 당연하죠. 초연 때도 물론 완벽하게 무대에 올리려고 노력을 하지만, 재공연 때 더 좋아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실수했던 것들도 좀 다듬고. 그렇게 생각하면 당연히 도 다시 출연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공연을 더 많이 해야죠. 그리고 뮤지컬이 우리나라의 한 문화장르로서 자리잡는 데 일조를 더 하고 싶어요. 뮤지컬이 정말 귀한 일이거든요. 제가 드라마도 찍어 봤지만, 매체에 알려진 배우들보다 뮤지컬 배우 중에 정말 더 훌륭한 배우들도 많아요. 연극·오페라·무용하시는 분들 중에도 정말 뛰어난 분들이 많은데, 그런 문화적 다양성이 아직 부족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전반적인 문화계에 대한 생각도 많아요. 그래서 쉴 때는 연극이나 오페라, 무용, 전시회 등을 많이 봐요. 뮤지컬도 물론 보지만, 그런 다양한 문화들을 접하는 것이 제가 뮤지컬을 더 잘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요. 앞으로 공연을 더 열심히 하겠죠. 제가 나이를 더 먹으면 힘들 거 아녜요. 몸이(웃음). 드라마, 영화는 제가 나이를 더 먹어서도 할 수 있지만, 뮤지컬은 세 시간 동안 온전히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체력이 안 되면 쉽지 않아요. 자기관리를 열심히 해서 뮤지컬 무대에 서는 선배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고, 나도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모든 일이 다 귀하지만, 우리 일이 정말 귀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일이구나 싶어서 나도 더 노력해야겠다 싶어요. 그래서 내년 스케줄도 거의 뮤지컬 위주로 잡게 될 것 같아요.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류정한
2012.09.10 / 조회 3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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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무대 오른 <두 도시 이야기> "가슴을 뜨겁게 하는 작품"
또 한편의 대작, 뮤지컬 가 지난 주말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호평 속에 본 공연을 시작했다. 제작진은 지난 28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했다. 18세기 런던과 파리에서 펼쳐지는 사랑이야기 'I can't recall' 등 아름다운 음악으로 담아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는 18세기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을 그렸다. 당시 귀족들 밑에서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던 민중들의 삶과 프랑스 혁명의 격동적인 분위기를 함께 담아 사랑과 희생, 용기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작품이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주인공 시드니 칼튼의 대표곡 '아이 캔트 리콜(I can't recall)'을 비롯해 총 아홉 곡의 노래와 장면이 펼쳐졌다. 지난 7월 에서 이미 일부 장면을 선보였던 윤형렬·카이·전동석·최현주와 함께 류정한·임혜영 등 모든 배우들이 참석해 열연했다. 는 부당한 이유로 17년간 바스티유 감옥에 수감됐던 마네뜨 박사가 딸 루시와 재회하면서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루시를 만난 찰스 다네이는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찰스 다네이 역을 맡은 두 배우 중 전동석이 먼저 등장해 마네뜨 박사 역의 김도형과 함께 '더 프로미스(The promise)'를 불렀고, 다음으로 카이와 임혜영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두 남녀의 듀엣곡 '나우 앳 라스트(Now at last)'를 불렀다. 전동석은 강직한 청년 다네이의 모습을, 카이는 부드럽고 품위 있는 귀족 다네이의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찰스 다네이(전동석)와 딸 루시의 결혼을 허락하는 마네뜨 박사(김도형)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한 찰스 다네이(카이)와 루시 마네뜨(임혜영)맑고 따스한 마음씨를 가진 루시에게 반한 사람은 다네이뿐만이 아니다. 냉소적인 변호사 시드니 칼튼 역시 루시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가질 수 없는 사랑으로 괴로워하던 그는 방탕했던 자신의 삶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간다. 루시에게 다가갈 수 없어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담은 '리플렉션(Reflection)'은 윤형렬이 열창했고, 이어 류정한이 '아이 캔트 리콜(I can't recall)'을 부르며 사랑을 통해 변화하게 된 한 남자의 깊은 환희를 표현했다. 루시에 대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시드니 칼튼(윤형렬)사랑을 통해 달라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드니 칼튼(류정한)다음으로는 임혜영과 함께 여주인공 루시 역을 맡은 최현주가 나와 '윗아웃 어 워드(Without a word)'를 불렀다. 최현주는 다소 난이도 높은 이 곡을 깨끗한 목소리로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말없이 사라진 남편을 찾는 루시(최현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감을 자랑하는 또 다른 배우는 마담 드파르지 역의 이정화·신영숙이다. 이날 이정화는 드파르지 역의 이종문 배우화 함께 '더 웨이 잇 오우 투 비(The way it ought to be)'를, 신영숙은 귀족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솔로곡 '아웃 오브 사잇 아웃 오브 마인드(Out of sight, out of mind)'를 열창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드파르지(이종문)와 마담 드파르지(이정화)귀족들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마담 드파르지(신영숙)류정한 "공연하면서 '힐링'되는 느낌" 윤형렬 "사랑에 눈뜨고 변화하는 모습 그릴 것" 이어 주요 제작진과 배우들이 다 함께 무대에 올라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의 국내 초연을 추진한 최용석 프로듀서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후 가슴을 뜨겁게 하는 작품을 못 만났는데,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를 만났을 때 설레고 눈물이 났다. 국내 관객들에게도 그 감동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감독 김문정은 의 매력으로 "음악이 어렵고 까다롭지만,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중독적인 멜로디가 많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이번 작업을 하면서 욕심을 부렸다. 원래 18인조 구성인 오케스트라를 22명으로 구상했는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련한 연기와 안정된 가창력으로 작품의 중심에 선 류정한은 를 선택한 이유로 '힐링'을 꼽았다. 그는 "공연을 하면서 힐링되는 느낌이다. 이 작품이 얘기하는 희생과 사랑은 요즘 세상에서도 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후 공연하면서 힐링이 되는 작품은 처음"이라고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류정한또 다른 주역 윤형렬은 "칼튼이 가진 염세적 시각에 공감하는 면이 있고, 순애보적인 사랑도 대학시절 경험했기 때문에 캐릭터 표현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며 "루시를 통해 사랑에 눈을 뜨고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윤형렬루시 역의 임혜영은 "한 사람이 사랑으로 인해 변하는 것은 어렵고 신비스런 일인데, 루시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이라며 "캐릭터 표현에 고민이 많다"고 고백했고, 마담 드파르지로 분하는 이정화·신영숙은 "한과 분노의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캐릭터라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는 오는 10월 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볼 수 있다. 루시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찰스 다네이(전동석)루시(임혜영)에게 청혼하는 찰스 다네이(카이)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는 시드니 칼튼(윤형렬)혁명의 시작!최현주임혜영카이전동석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8.29 / 조회 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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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뮤지컬 갈라쇼 ‘The Musical’” 이미숙 예술감독
이미숙은 최근 다양한 작품에서 ‘예술감독’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그녀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전공 성악, 부전공으로 오페라 연출을 선택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이후 다양한 무대에서 배우이자 연출가, 오케스트라 협연,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녀는 현재 백석예술대학교 음악학부 뮤지컬과 전임교수이자 하남 오페라 단장, 극단 하얀돌 대표 등을 맡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 그녀가 최근 9월 15일(토)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뮤지컬 갈라쇼 ‘The Musical’ 무대를 앞두고 있다. 이미숙은 이번 공연에서 기존의 궤를 비슷하게 하는 뮤지컬 갈라쇼와 달리, 차별화된 무대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기존의 명곡 모아 ‘The Musical’만의 대본으로 재구성해“진귀하고 다양한 보석들, 한 번에 펼쳐 보이는 공연”이미숙은 이번 뮤지컬 갈라쇼 ‘The Musical’에서 예술감독으로 전체 무대의 흐름을 조절하게 됐다. 예술감독은 작품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이다. 뮤지컬의 경우 연출, 음악감독, 연기감독, 무대감독 등으로 세분화 돼 있어 각 분야별로 전문적인 일들을 나눠 하게 되는데, 예술감독은 일련의 작업들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그녀는 이미 다양한 오페라, 뮤지컬, 갈라쇼 등에서 예술감독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The Musical’에서 그녀는 대중들이 선호하는 인기 뮤지컬넘버를 약 20곡 정도를 선정해 관객과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준비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뮤지컬 넘버를 모아 들려주는 뮤지컬 갈라쇼들이 늘어나고 있다. 매번 비슷한 넘버와 비슷한 느낌의 연출은 식상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미숙은 이번 공연에서 기존의 다른 뮤지컬과는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에게 다가갈 계획이다. “하남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다른 뮤지컬 갈라 공연과 차별화해 보여줄 생각입니다. 물론 ‘The Musical’도 다른 뮤지컬 갈라쇼처럼 각기 다른 작품에서 각각 다른 노래들을 선곡해 부르고 연기합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이 노래와 장면들이 하나의 작품처럼 연결될 수 있도록 대본을 만들었고, 그 대본과 연결해 각 노래들이 배열됩니다. 즉, ‘유명하고 대중적인 뮤지컬 요소들이 각각 모이고 잘 배열돼 하나의 새로운 뮤지컬 작품이 탄생되는 것’이라고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이번 공연에는 선곡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뮤지컬 넘버를 비롯해 국내 창작 뮤지컬까지 쓰이는 곡도 다양하다. 하남문화예술회관 무대에서는 ‘오페라의 유령’의 ‘Think of Me’, ‘맨 오브 라만차’의 ‘Impossible Dream’, ‘맘마미아’의 ‘Dancing Queen’, '지킬 앤 하이드'의 ‘Once upon a Dream’,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발길을 뗄 수 없으면’ 등을 들을 수 있다. 이 곡들은 출연하는 각 뮤지컬배우들의 대표적인 작품과 잘 소화할 수 있는 곡들을 감안해 결정됐다. 무엇보다 연출가의 의도와 대본에 가장 잘 맞는 작품과 장면, 노래들로 꾸며졌다.이미숙은 이번 공연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곡에 대해 “이번에 선곡된 약 20곡의 노래들을 모두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서 주인공 돈키호테가 부르는 ’The Impossible Dream'을 좋아합니다. 여러 뮤지컬 배우들이 부른 노래를 듣고 보았지만, 그중에서도 세계 3대 테너 중의 한 분인 미국의 ‘플라치도 도밍고’가 돈키호테를 연기하며 불렀던 그 아름다운 노래 ’The Impossible Dream'과, ‘Dulcinea'등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호흡이 잘 맞는 연출, 배우 함께해”이번 공연은 연극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뮤지컬 ‘프로포즈’, ‘윤동주 달을 쏘다’ 등을 연출한 권호성이 함께 참여한다. 아름다운 무대를 꾸며줄 배우들로는 강효성, 문혜원, 윤승욱, 이창용, 김준겸, 박지아, 안덕용, 조민희, 윤시영 등이 출연한다. 이미숙은 'The Musical‘에 참여하게 된 이들에 대해 “이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권호성 선생님과 수년간 여러 작품으로 함께 작업했어요. 저도 함께 작품을 하며 친분을 쌓은 분들이고요. 이런 이유 때문에 출연배우들이 모두 가까워 호흡이 척척 잘 맞는 사이입니다.(웃음)”라고 전했다.이미숙에게 새로운 형식의 뮤지컬 갈라쇼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묻자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배우들은 무대에 서고, 제작자들은 공연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다.“이번 작품은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출연배우들 역시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했어요. 윤시영 양과 같은 아역 스타가 출연해 깜찍한 무대를 보여주기도 하고, 신인배우인 장강훈, 박준후, 이혜진, 선우다혜 등의 배우가 출연해 신선한 무대를 펼칠 거예요. 또한, 뮤지컬계에서 실력과 인기를 자랑하는 20대부터 40대 후반까지의 배우들, 강효성, 이창용, 문혜원 등의 명배우들이 출연하고요. 관객에게 각각 자신의 세대를 공감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겁니다”이번 공연은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이미숙은 하남과 오랜 시간 좋은 인연을 맺어왔다. 그녀는 현재 ‘하남 오페라’의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하남문화예술회관의 예술강좌이자 공연이었던 ‘뮤지컬 플레이’의 연출과 강의를 맡아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미숙은 올해 뮤지컬 갈라쇼 ‘The Musical'로 하남과 더 깊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녀는 이번 공연을 찾는 하남 시민들에게 “보기 어려운 조합의 명연출자와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펼치는 공연입니다. 만나기 힘든 공연이고 정성껏 대본도 마련하여 특별하게 준비한 공연입니다. 많은 관객분들이 가족과 함께 오셔서 즐겁게 관람하여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7 / 조회 8,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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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귀족의 이름을 만드는 두 남자 <두 도시 이야기> 카이, 전동석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학창시절부터 성악을 전공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남들 들어가기 힘든 대학에 입학해서는 뮤지컬이라는 바깥 세상에 눈길을 돌려 이방인, 혹은 딴따라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길,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주저 없이 집중하는 모습만큼 닮은 것이 또 있을까.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에서 함께 분할 귀족 찰스 다네이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신분과 명예와 좀 더 쉬운 길에 몸과 마음을 맡기지 않고 스스로 이름 지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카이(31), 전동석(24)과 참 닮았다. 나이로는 카이가 선배이나 공연계에서는 전동석이 선배다. 전동석(이하 동석) : 어, 생각해 보니까 그러네? 내가 선배네.(웃음)카이(이하 카이) : 나이는 비슷해 보이지 않나?(웃음) 동석이 이름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봤을 때도 너무 멋있었고. 같이 하게 되었을 때, 아, 비교 당하겠구나, 많이 힘들겠구나, 했다.(웃음)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그 나이보다 어른스럽고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니까 내가 오히려 많이 배운다. 대배우야! 동석: 그렇게 이야기하면 내가 어제 교육시킨 것 같고 그러잖아.(웃음) 형, 살기 위해서는 이렇게 해야 하고, 저렇게 해야 해, 그런 이야기 한다.(웃음) 다 살기 위한 것들이다. 카이: 동선이나 표정. 대사를 하는 것에 대해서 팁을 엄청 많이 준다. 조언을 많이 해주고. 둘 다 학창시절에 성악을 전공했는데,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그 사이에서도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들 하더라. 카이: 우리는 거의 알 수 없는 사이였다. 너 몇 학번이니? 동석: 06학번.(웃음) 카이: 와, 만날 수가 없는 학번 차다.(웃음) 너 학교 다닐 때 내 친구들이 강사였어.(웃음) 물론 성악을 열심히 하고 여전히 굉장히 좋아하는 음악이지만 학교 내에서는 다른 쪽에 관심이 많았던 딴따라였다. 보아하니 동석이도 자기가 원하는 길, 진짜 좋아하는 세계에 관심이 많아서 일찍 발을 들여 놓은 편이고. 그래서 학교 다닐 땐 잘 몰랐지만 그 후 선배님으로서 동석이를 알게 되었다. 좋은 작품을 많이 했으니까. 뮤지컬 의 찰스 다네이 역과 만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동석: 작품을 할 때마다 도전적인 걸 생각하는데, 다네이와 같이 진짜 귀족의 역할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루돌프나 레어티즈도 고귀한 신분, 귀족이었지만 엄청난 사연들을 갖고 있었고, 그로 인해 혁명을 하거나 반란을 일으키거나, 싸우려고 하는 게 있었다. 그래서 다네이처럼 정확한 귀족의 모습을 지키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책을 봐도 캐릭터에 대해 정확한 힌트가 안 나와 있고 비평가들도 다네이와 루씨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작가에게 따지는 글도 있다. 그래서 연습하면서 정말 이런 캐릭터가 더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백지이기 때문에 찾을 수 있는 게 많은 캐릭터이다. 또한 상대방과의 관계 속에서 부각시킬 수 있는 게 많기도 하다. 전체로 감싸고 그 안에서 다네이를 느낄 수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본인 것만이 아니라 다른 것들도 다 보려고 해야 한다고 선배들도 늘 말씀하시는데 다른 것에서도 해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계에서 해답을 찾는 재미가 이번에는 더 큰 것 같다. 카이: 너무 광대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쉽게 잡기 어렵다는 동석이 말이 맞다. 게다가 난 더 어려울 수도 있다. 과거 경험이나 기준이 없으니까. 그래서 처음엔 고민도 많이 하고 동석이나 정한 형, 혜영이가 참 많은 이야기를 해 줬다. 그래서 찾은 방법은 ‘카이 다네이’가 되자는 거다. 기준이 없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을 캐릭터에 투입시키지 않으면 명확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뮤지컬 속 다네이의 많은 부분이 나와 비슷한 성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점이 닮았다고 생각되는가? 카이: 사람이 갖고 있는 이중적인 모습들, 뭔가 단호하면서도 고집이 세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신념이 강하지만 사랑이나 가족에 대한 관심, 주변 사람들을 자기 목숨과 같이 생각하는 다네이의 모습들이 나와 닮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카이는 더욱 큰 부담감과 책임감이 느끼는 듯 하다. 카이: 어떻게 하면 소금처럼 이 작품에 잘 흡수될 수 있나를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뭔가 하나를 던지려고 하면 큰일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작곡가가 다네이에게 개인 넘버를 단 한 곡도 주지 않았다. 듀엣은 있는데 솔로가 없다. 한 곡쯤은 충분히 부를 수 있는 역할인데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봤을 때 어쩌면 찰스 디킨스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뮤지컬 작가는 좀 더 극에 자연스럽게 묻어났을 때 절정의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는 역할로 다네이를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되더라. 그래서 뮤지컬 안에서 카이라는 이름은 정말 중요하지 않다. 다네이라는 이름만이 중요할 뿐이다. 콘서트도 열었다. 브로드웨이 초연 배우들도 내한해서 함께 무대에 섰다. 카이: 동석이가 움직임이나 감정 표현이 훨씬 좋기 때문에 국내 캐스트와 잘 맞춰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내 이름이 카이라서 그랬는지 많은 분들이 영어를 잘 할 줄 알았다고 하시더라.(웃음) 근데 못해. (웃음) 동석: 콘서트에서 세 곡을 불렀는데 다네이가 부르는 좋은 노래가 다 나온 거다.(웃음) 음악에 대한 호평과 그에 따른 관객들의 공연 전 기대도 크다. 카이: 어디서 들어본 노래 같아, 많이 들어 본 음악 같아, 그런 이야기가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감정은 사실 거의 비슷해서 아무리 새로운 것이라 해도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 익숙한 감정이 있다. 처음에 오리지널 음반을 구해서 들었을 때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 같았다. 그래서 참 좋았다. 그게 참 어려운 건데, 일반적이라기 보다는 굉장히 특별하면서도 대중적인 면이 많았다. 다른 완성도 있는 음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음악이 보여줄 수 있는 수 많은 감정들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동석: 다네이 노래 말고 좋은 노래도 많다. (웃음) 극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너무나 좋은 배우들이 모여 있어서 더 탄탄한 것 같다. 카이: 예를 들어, 마담 드빠르지 역 같은 경우 콘서트에서 들었던 것 이상의 노래를 무대에서 들을 수 있다는 거라고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다. 영숙 누나, 정화 누나는 연습 중에도 풀 보이스를 다 사용하신다.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둘 다 시드니 칼튼 역을 맡은 류정한 배우와 남다른 인연이 있다. 세 번째 같은 무대에 서는 전동석은 닮고 싶은 선배로 류정한을 꼽아왔고, 카이는 같은 학교 성악과 선후배로 개인적인 친분도 깊은 것으로 안다. 동석: 같이 작품을 해 보니 존경 받는 이유는 분명 있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배우는 원래 이기적일 수 밖에 없고 무대에 올라가면 자신이 더 돋보이고 싶은 게 있는데, 정한이 형님은 네가 뭘 하든 다 해주겠다고, 그걸 감싸서 같이 보이려고 하는 형님이다. 에서 듀엣을 할 때 상대방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알아서 맞춰 주신다. 그게 진짜 멋있다. 같이 보이려고 하면 드라마가 더 탄탄해 진다는 걸 아시는 거다. 처음 상대와 만나는 장면이 탄탄하면 그게 쭉쭉 공연 내내 간다. 그걸 아신다. 그리고 지방 공연 가서도 항상 연습 하시고, 대본 맞춰보고. 아, 정말 되는 사람은 그 이유가 있구나, 항상 열심히 연습하니까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인다. 그래서 상대 배우들도 편한 것 같다. 카이: 같이 작품을 하게 되었을 때 엄청 기뻤다. 동석이 말처럼 지금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는 자기 관리와 노력들, 그런 것들이 있어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되는 사람이 훨씬 많지만 그 모든 걸 봤을 때 형이 존경 받을 만한 선배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인연이 많아서 정한이 형이 이번 작품에 대해서 당부하고 걱정도, 조언도 많이 해 주셨다. 더 이상 류정한과 정기열이 아니라 배우 대 배우라고 형이 나에게 정확히 말씀해 주셨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요구하고 싶은 게 있으면 선배나 형이 아니라 배우로서 요구할 수 있고 그건 본인도 마찬가지라고. 감사하고, 그렇게 만들어 나가야 한다. 에서는 루시로 인해 변하는 두 남자가 등장한다. 찰스 다네이도 그 중 하나고. 사랑에 있어 두 사람 개인적인 모습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았다. 동석: 원래 나의 스타일로 하자면 다네이의 모습과는 안 맞는다. 난 좀 강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과거 다른 학교 여자애를 사귀었을 때 우리 학교 여자애들이 그 애를 험담을 하는 게 너무 화가 나서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며 다 엎었던 적이 있다. 그런 식으로 내가 사랑하면 누가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카이: 남자의 향기! (웃음) 동석이가 러브씬을 너무 잘한다.(웃음) 정말 진심으로, 임혜영씨한테 나 고민이 있다, 동석이는 정말 청산유수처럼 러브씬이 잘 흘러가는데 난 그게 안 된다고 털어놨더니 혜영씨가 “그런 거 배우지 마세요” 그러더라. (웃음) 동석: 나도 잘 못하는데 (웃음) 무대 위에서는 상대 배역으로 만나니 작품 할 때마다 여배우들과 친하게 지내고 누나에게 누나라고도 안 하려고 한다. 평소에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라고 하면 무대 위에서도 그 모습이 분명히 나온다. 그러다 보니 그 선을 없애기 위해서 더 많이 친해지고, 우린 결혼한 사이다,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있다. (웃음) 카이: 하나만 더 말하자면, 어제 키스씬 연습하다가 임혜영 배우의 엄지 발가락을 밟아서 피가 났다, 너무 떨려서. (웃음) 러브씬을 해도 동석이는 느낌이 다르다. 너무 익숙한 느낌?(웃음) 부드럽게 잘 흘러가는 그런 점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 카이의 ‘나는 가수다’ 출연이 화제다. 첫방송 무대에서 노래한 김종서의 ‘대답 없는 너’는 굉장히 색다르고 놀라웠다. 동석: 본방송을 다 같이 봤다. 김문정 감독님, 정한이 형까지. (웃음) 깜짝 놀랐다. 너무 잘해서. 그 전엔 형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와, 이런 소리가 나는구나, 하고 너무 놀랐다. 이렇게도 편곡이 되는구나 싶었고. 카이: 처음 섭외 제의가 왔을 때 나 같은 사람도 거기에서 노래를 부르는구나, 하고 무척 놀랐다. 방송 후 시청자분들이 느끼고 생각하고 비판이나 칭찬하셨던 부분들을 정말, 방송 전에 다 예상 했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할 게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결론은 뮤지컬 배우로서, 팝페라 싱어로서의 모습만은 확실히 보여주고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순위는 주요하지 않다. 곡을 결정하고 편곡하는 과정에서 편곡자님, 모든 스텝들이 항상 기본으로 삼는 건 뮤지컬이나 클래식 요소들을 꼭 중심에 세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첫 곡에서 사람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뮤지컬의 장면이 뭘까 생각하니 ‘오페라의 유령’이 나왔던 거고, 그 작품에 나오는 멜로디나 화성을 경연 곡에 넣어주는 컨셉을 잡았던 거다. 경연에서 하위권에 있고 떨어진다 해도 잃을 게 없다. 정말 중요한 건 동석이나 정한이 형처럼 정말 공연계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면 절대 안 된다는 거, 그 사람들을 욕되게 하면 안 되는 거다. 지금 뮤지컬을 사랑하는 인구가 급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비주류 문화고, 그래서 대중을 상대하는 방송에서 뭐 하나라도 잘못하면 지금까지 잘 만들어 오셨던 분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있다. 공연장에서 만나왔던 배우들이 다른 매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이 커졌다. 전동석도 방송, 영화 쪽 러브콜이 많을 것 같은데. 동석: 지금은 만 잘하려고 한다. (웃음) 카이: 동석이가 나오면 내가 설 자리가 없어지는데.(웃음) 동석이가 충분히 능력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그런 기회가 있지 않을까.(웃음) 하반기 기대작에 가 빠지지 않고 있다. 작품을 기다리는 관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동석: 초연이다 보니 배우들 모두 더 열심히 만들고 있다. 대사 어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그래서 보시면 분명 다들 좋아하실 것 같다. 작품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만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삼각관계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정말 큰 뜻, 많은 메시지를 관객들이 받게 되셨으면 좋겠다. 카이: 세상에는 사랑이나 신앙처럼 변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그런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같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묻어 있다. 인물들간의 관계, 사건들이 아주 오래 전 먼 나라의 이야기이지만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들이라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디자인: 이주영
2012.08.13 / 조회 30,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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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뮤지컬배우들이 한자리에! 갈라쇼 ‘The Musical’
국내 최고의 뮤지컬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갈라쇼 ‘The Musical’이 9월 15일(토) 오후 5시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검단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하남문화예술회관의 5주년 기념 기획공연이다. 연출가 권호성, 예술감독 이미숙 등을 비롯해 강효성, 문혜원, 이창용, 윤승욱, 김준겸, 박지아, 한덕용, 조민희, 윤시영 등 국내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한다. 갈라쇼 ‘The Musical’은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라이선스 작품은 물론 국내 창작뮤지컬 음악까지 다양한 명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뮤지컬넘버들 모두 모여라!뮤지컬 갈라쇼 ‘The Musical’은 국내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중 친근하면서도 뮤지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엄선된 음악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맨 오브 라만차’, ‘그리스’, ‘맘마미아’, ‘지킬앤하이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오즈의 마법사’, ‘렌트’ 등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비롯해 한국 창작 뮤지컬까지 다양한 작품들의 음악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뮤지컬넘버들과 함께 색다른 매력의 뮤지컬넘버들을 더한다. ‘The Musical’에서 만날 수 있는 ‘Think of me(오페라의 유령)’, ‘The Impossible Dream(맨 오브 라만차)’, ‘Dancing Queen(맘마미아)’, ‘Tell me more(그리스)’, ‘Once upon a Dream(지킬앤하이드)’, ‘Over the Rainbow(오즈의 마법사)’, ‘Under the Sea(인어공주)’, ‘Season of love(렌트)’ 등의 음악은 뮤지컬이 낯선 관객에게도 ‘일상 속 익숙한 음악 듣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그 외에도 한국 창작뮤지컬로 약 10여 년 동안 사랑받아온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하룻밤이 천 년’, ‘발길을 뗄 수 없으면’ 등과 뮤지컬 ‘렌트’ 속 폭발적인 가창력이 돋보이는 ‘Take me or leave me’ 등을 들을 수 있다.한국뮤지컬을 이끌어가는 실력파 배우들 참여해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갈라쇼 ‘The Musical’은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 가고 있는 스타 뮤지컬배우부터 신예까지 다양한 경력의 배우들이 참여해 눈길을 모은다.이번 공연은 약 30년 간 배우의 길을 걸어온 뮤지컬 배우 강효성이 출연한다. 강효성은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블루사이공’ 등에서 활약하며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배우다. 지난해에는 문화예술인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최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의 합류도 눈에 띈다. 뮤지컬 ‘서편제’, ‘대장금’, ‘잭더리퍼’, ‘밀당의 탄생’ 등에 출연하며 사랑받고 있는 배우 문혜원과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김종욱 찾기’, ‘맨 오브 라만차’ 등 주목받는 배우 이창용이 출연한다. 8월 초 뮤지컬 ‘모차르트!’를 마무리한 윤승욱도 이번 갈라쇼에 함께한다.그 외에도 다양한 경력을 가진 배우들이 ‘The Musical’ 무대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뮤지컬 ‘아이 러브 유’, ‘마리아 마리아’ 등의 김준겸과 뮤지컬 ‘스켈리두’의 안덕용, 뮤지컬 ‘막돼먹은 영애씨’의 박지아, 뮤지컬 ‘프로포즈’의 조민희, 어린 나이에도 뮤지컬 ‘애니’, ‘모차르트!’ 등 다양한 작품 출연 경력을 갖고 있는 윤시영 등이 출연한다.갈라쇼 ‘The Musical’은 연출가 권호성이 참여한다. 연출가 권호성은 ‘블루사이공’, ‘화려한 휴가’, ‘생명의 항해’ 등을 연출했다. 뮤지컬 ‘블루사이공’으로 제20회 서울연극제 현대 소나타상, 백상예술대상 작품상, 대한민국국회문화대상 등을 수상했다. 예술감독으로는 이미숙이 함께한다. 이미숙은 백석예술대학교 뮤지컬과 교수로 극단 하얀돌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갈라쇼 ‘The Musical’은 다양한 이벤트도 마련하고 있다. 하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The Musical’과 ‘아바걸스 내한공연’을 패키지로 구매할 시 티켓가격의 3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또한, 이번 뮤지컬 갈라쇼를 예매한 관객 중 추첨을 통해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 OST를 선물로 증정할 예정이다. 당첨 여부는 공연 당일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검단홀) 로비에서 알 수 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10 / 조회 3,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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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개] <두 도시 이야기> 하이라이트 콘서트 실황
18세기 프랑스 혁명은 불같이 뜨겁고 얼음처럼 냉혹한 혼돈의 시기였다. 희망의 봄과 절망의 겨울, 신의와 증오가 교차하던 시대. 이를 배경으로 나온 러브스토리라면 태생적으로 극적일 수밖에 없다.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읽힌 소설이라는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A tale of two cities)가 그렇다.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시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믿을 수 없이 순수한 사랑을 바치고 떠난 한 남자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이 소설을 뮤지컬화 한 가 오는 8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개막 전, 브로드웨이 초연 캐스트 제임스 바버와 브랜디 버크하트, 국내 배우들이 이 뮤지컬의 매혹적인 넘버를 콘서트 무대에서 먼저 선보였다. 지난 13, 14일 양일간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펼쳐진 를 플레이디비에서 단독으로 전한다.
클래식한 매력에 빠지다
콘서트의 주인공은 아름다운 음악이었다. 의 극본과 작사, 작곡을 맡은 질 산토리엘로의 음악은 드라마틱한 멜로디를 선호하는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한, 클래식한 매력으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2008년 브로드웨이 초연의 주인공, 제임스 바버와 브랜디 버크하트는 이 매혹인 노래를 더욱 살려주었고, 한국 공연의 주역 윤형렬, 카이, 전동석, 최현주가 맛 보인 공연 하이라이트 장면은 곧 개막할 뮤지컬의 기대감을 높여준다.
Reflection
루시에게 매력을 느낀 시드니 칼튼. 그의 마음을 처음으로 드러내는 노래다. 초라하고 못난 자신의 모습 때문에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하며 안타까워 한다. 그녀를 영혼 없는 인형이라며 자신에게 최면을 걸 듯 노래하는 넘버로 시드니 칼튼 역을 맡은 윤형렬이 노래했다.
I can't recall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연히 만나는 두 사람. 루시는 크리스마스에 자신의 집으로 칼튼을 초대하고, 칼튼은 놀라지만 행복한 기분에 휩싸인다. 칼튼의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는 의 대표곡이다. 염세적이고 냉소적인 칼튼의 변화를 보여주는 이 곡을 제임스 바버가 선보였다.
Now at last
루시와 다네이의 듀엣곡. 우연히 가까워진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장면이다. 서로에게 어떻게 마음을 전할까 고민하다 마침내 서로의 진심을 알고 사랑이 이루어진다. 브로드웨이 초연 공연에서 루시 역을 맡은 브랜디 버크하트와 국내 공연에서 다네이 역을 맡은 카이가 호흡을 맞췄다.
Without a word
친구를 구하기 위해 가족을 남겨두고 프랑스로 갔지만 그곳 시민들에게 잡힌 다네이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 그리고 딸 루시를 지키고자 하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루시의 대표곡. 그녀의 절망감과 애절함이 잘 나타나는 넘버다. 루시 역을 맡은 최현주가 열연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Until tomorrow
마담 드파르지의 대표곡. 후작의 마차에 깔려 죽은 친구의 아이를 보고 귀족들에 대한 복수심을 보여주는 넘버다.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으니 가난한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도 신경쓰지 않는 귀족에 대한 분노가 녹아있다. 뒤이은 곡은 until tomorrow. 프랑스 시민들이 복수의 그날이 왔음을 알리는 노래다. 마담 드파르지 역을 맡은 이정화의 열연이 돋보인다.
**뮤지컬
영국의 대 문호 찰스 디킨스의 대표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 지난 2008년 질 산토리엘로의 음악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오는 8월 24일 충무아트홀에서 국내 초연을 앞두고 있는 이 작품에 류정한, 윤형렬, 전동석, 카이, 최현주, 임혜영, 이정화 등이 캐스팅됐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영상: 박동준(crom265@naver.com)
사진: (주)비오엠코리아 제공
2012.07.16 / 조회 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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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벳> EMK 엄홍현 대표 "복수하기 위해 뮤지컬 놓지 못했다”
한 시간 남짓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 엄홍현 대표의 휴대폰은 끊임 없이 울어댔다. 업무 관계자, 친한 배우들에게 온 전화들이다. 그 스스로 “승부수”라 칭한 뮤지컬 의 성공, 다시 무대에 오르는 히트작 와 하반기 기대작 의 제작자로서 그의 하루는 다른 이보다 짧고 분주했다. 내년에 선보일 EMK의 라인업까지 생각하면, 이 배포 큰 프로듀서의 운신 폭은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9년 EMK 간판을 단 지 3년 만에 그는 국내에서 가장 주목 받는 프로듀서 중 한 명이 됐다. 의 흥행 후, 이쯤에서 그의 ‘뮤지컬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배우 모으는데 2년 걸려 우선 의 성공에 대해 말해보자. 프로듀서로서 소감은 남다르겠다. 사실 이 작품이 우리 회사 승부수라고 봤다. 이 어떻게 되느냐에 다라 우리가 자리를 잡는 지, 못 잡는 지의 싸움이었다. 이 작품 하면서 슬픔이 너무 많았다. 조명, 음향, 연출, 무대, 의상 등 스태프들과 너무 많이 싸웠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의견이 너무 달라서 중간에 포기할까 생각한 적도 있다. 흥행을 하니 이제야 정식 프로듀서가 된 느낌이 들었다. 그 전에는 이렇게 힘들고 고통스럽다든가, 짜릿한 스릴을 느낀 적이 없으니까. 짜릿한 스릴? 에서 처음 시도한 게 정말 많았다. 음악, 대본만 가져 와서 오리지널 무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뮤지컬에서 처음 시도한 18미터 브릿지와 더블 턴 테이블과 그 안에 리프트까지. 들어간 기술 장치가 너무 많다. 생각해 봐라, 멈추면 어떻게 할거야. 멈추는 순간 전액 환불이다. 무대가 멈추면 어떻게 하지란 생각을 매일 매일 했다. 120회 공연 모두. 하루 하루 더 많은 애착과 스릴을 느꼈다. 프로듀서로서의 기쁨은 배가 넘고, 시상식에서도 보상을 해줘서 기뻤다. 흥행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럽 뮤지컬을 좋아하는 이유는 웅장한 무대와 음악 때문이다. 합스부르크 황후인 엘리자벳의 의상, 토드(죽음)의 판타지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나타내는 지도 중요했다. 조명도 무용에서 쓰는 사이드 조명을 많이 썼다. 화려함과 웅장함에 승부를 걸었다. 뚜껑을 열었더니 말 그대로 관객들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사실 모두 좋아한 건 아니다. 너무 화려해서 스토리에 집중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작품을 할 때 70%가 좋아하면 성공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여성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이었다는 것. 한국 관객의 70%가 여성인데,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 토드 같이 내가 꿈꿨던 남자의 등장 등…요즘 한국 여자들의 마음을 건드린 것이 아닌가 한다. 연기한 배우들도 하나 같이 잘했다. 배우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캐스팅이 굉장히 화려했다. 아휴, 다시 이런 배우들을 모을 수 있을까 싶다. 이 분들 모으는데 2년이 걸렸다. 2년 동안 모든 주인공을 한 명 한 명 설득했다. 아무도 모르는 스토리가 너무 많다. 새벽 2시까지 어느 집에 찾아가서 대기해 본 적도 있다. 직접 만나 ‘설득’하는 게 노하우인 것 같다. 내가 왜 당신과 이 작품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파고 들어서 열심히 설명한다. 나의 강점은, 나이가 많지 않단 사실이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고개를 숙인다고 해서 어색하지 않다. 정한 선배(류정한) 같은 경우도 형이 왜 토드를 해야 하는지 많은 설명을 했다. 그걸 결정하기까지 1년 반이 걸렸다. 왜냐하면 준수도 나온다고 하고, 주인공은 엘리자벳이니까. 내 배우임에도 불구하고(류정한은 제휴사의 소속배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한 선배가 정말 고마운 점이, 개런티 부탁도 드렸고...이 배우들을 다 모아야 하니...형이 개런티를 낮춰 주어서 다 낮출 수 있었다. 내년 앵콜 공연은 어떤가. 이 배우들을 다시 모을 수 있나. 지금 캐스팅 중이다. 이분들이 다 나오신다는 전제 하에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앵콜 공연에 참여하기로 했다. 새로운 뉴페이스를 캐스팅 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고, 초연에 전혀 뒤쳐지지 않을 것을 프로듀서로서 약속한다. "브로드웨이 시스템이 싫었다" 등을 통해 유럽 뮤지컬의 선두주자가 됐고 성공했다. 하지만 그 동안 아무도 유럽 뮤지컬을 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을 텐데, 왜 유럽 뮤지컬이었나.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시스템이 싫었다. 그들의 시스템이 어떤가. 다 아시다시피 그 나라 무대, 의상 갖고 동선도 같이 해야 한다. 조건도 굉장히 까다롭다. 우리가 봉도 아니고, 한국 배우들이 하고 우리의 정서가 있는데 말이다. 그럴 바에야 안 한다. 물론 나도 브로드웨이 시스템에 접촉해 봤다. 갔는데 할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프로듀서 분들께서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에서 굉장히 싸우고 계셨다. 솔직하게 말하면, 내가 끼어들 틈도 없었다. 별로 좋지 않은 작품들도 있었으나 그것 역시 조건이 까다로웠다. 그런 찰나에 유럽 뮤지컬을 처음 접했고, 일본에서 그 인기를 느꼈다. 유럽 뮤지컬의 매력이 통할 것이란 확신했던 건가. 우리나라보다 뮤지컬 역사가 100년이 빠른 일본은 20년 전부터 유럽 뮤지컬 붐이 불었다. 처음 체코 작품을 접했는데 음악, 대본만 가져 오는 게 가능했다. 게다가 오페라의 시작은 유럽이다. 이를 현대적으로 푼 게 뮤지컬이고. 뮤지컬의 시작은 유럽이라고 생각한다. 음악, 대본, 무대가 화려하고 드라마틱 했다. 유럽 작품을 음악과 대본만 가져와서 한국에서 잘 만 바꾼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첫 유럽 라이선스 뮤지컬인 는 흥행에 참패했다. 여러모로 힘들었을 텐데, 다시 뮤지컬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도 이 일 안 하려고 했다. 끝나고 아무도 나를 받아주지 않았다. 스태프, 배우들도 내가 누군지 몰랐다. 망했더니 복수할 기회가 없었다(웃음). 스태프를 할 수도 없고, 배우를 할 수도 없고 승부를 낼 곳이 없었다. 처음엔 솔직히 내 업이라기 보단 ‘복수만 하고 빠진다’였다. 스태프들에게 엄홍현이 이렇게 열심히, 제대로 하는 걸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 결국 로 복수한 건가(웃음). 실패가 거름이 됐겠다.작전을 짰다. 등을 공동 제작하면서 하나씩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조명은 뭐고, 음향은 뭐고, 시스템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며, 제작비는 어느 선에 맞춰야 하는지. 스태프 구성은 어떻게 할지. 때는 하나도 모르고 무조건 뛰어든 것이었다. 2009년 로 세종문화회관 대관이 결정 됐을 때 마침내 승부수라고 판단하고 EMK를 열었다. 그 전에 자본도 다 모아놓고, 실수 없이 진행했다. 체계적으로 진행하니 잘 됐다. 김준수씨를 캐스팅 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 예견했나. 저 정도일지는 나도 몰랐다. 처음엔 (캐스팅 제의를) 거절 당했다. 우연찮게 아는 사람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접촉했는데 그때도 자신이 없다고 하는 친구를 만났다. 긴 시간 동안 왜 이 작품을 해야 하는 지 설득하고 캐스팅했다. 사실, 세종문화회관 매진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그렇게 하나. 절대 안 된다. 아무리 ‘센’ 아이돌 스타가 와도 안 된다. 김준수처럼 전 회 매진을 시키는 배우는 없다. 그런데 준수가 너무 세서 주위에선 내가 다 아이돌만 캐스팅 하는 줄 안다. 는 내가 하는 게 아니고, 이번 비스트의 장현승이 두 번째다. “스타 마케팅은 필요하다” 어떤 배우가 출연하는지에 따라 공연의 흥행여부가 많이 좌우된다. 프로듀서로서 어떤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전혀. 스타를 캐스팅 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작품성을 생각하는 건 프로듀서의 능력이다. 이 작품이 좋으니까 라이선스를 가져온 거 아닌가? 좋은 작품이 아니면 가져 오지 않는다. 이것을 의심하면 안 되고, 그 와중에 내가 못 만들면 바보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듀서는 성공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많은 관객을 끌어올 수 있는 노래 잘 하고 실력 있는 스타 배우가 들어와야 한다. 그건 당연하다. 류정한, 박은태 같은 배우들이 많아져야 한다. 에 실력 없는 배우가 있나? 없다. 지금은 그런 배우들이 부족하다. 실력 있고 팬을 많이 확보한 친구들이 많을수록 좋고, 스타마케팅은 필요하다고 100% 확신한다. 배우 매니지먼트도 병행한다.EMK의 제휴회사인 떼아뜨로에서 매니지먼트를 한다. 소속배우가 류정한, 박은태, 김승대 셋이 있다. 셋 다 핫 한 배우들이다. 그 전엔 세 배우만 하자 생각하다가 우리도 한번 제대로 해보자 싶었다. 그래서 확대할 생각이다. 아직 발표할 순 없지만 내년 12월까지 남자 배우 일곱, 여자 배우 세 명 정도 확보할 계획이다. 깜짝 놀랄만한 배우들이 속속 우리 회사로 올 거다. 제작 뮤지컬에 스타 배우들을 캐스팅 하기 위해 매니지먼트를 하는 건가.소속배우들에게 우리 것만 해라,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류정한 배우가 를 하지 않나. 배우가 먼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게 한다. 매니지먼트를 하는 이유는 배우들과 가깝게 지내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았다. 매니지먼트는 100% 적자다. 돈이 이유가 아니다. 이 친구들이 유명해지고 스타가 될 때까지 뒷받침해 주고, 혹시 뮤지컬 시장에 들어왔을 때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난 죽을 때까지 뮤지컬을 해야 하니까, 이왕이면 내 작품에 더 출연해 주지 않을까. 장기적으로 보는 것이다. 3년 후 EMK가 계속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나도 물음표다. 투자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많은 작품을 다뤘다. 그 중 깨물어서 아픈 작품은. 내 책상 위에 무엇이 있나? 가 내 머리 위에 있다. 이 작품이 가장 안타깝고, 조금만 수정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 복수 좀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웃음). 그리고 또 하나, . 드라마와 음악, 세트, 스피드 면에서 아주 좋은 작품인데 셰익스피어의 문학이란 이유로 지루하단 편견을 가지고 있다. 다시 올릴 계획인데, 이번엔 업그레이드 시켜서 좋은 배우들로 흥행시키고 싶다. 내년 라인업은 어떤가. 올해 와 내년 1월 히치콕 감독의 영화를 뮤지컬화 한 가 오른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편지와 메일로 궁금해 하시는 가 2년 만에 내년 5월에 올라간다. 앵콜 공연과, 공동 제작 하는 ‘잘 알려진’ 작품 하나, 창작 뮤지컬 하나가 내년 가을에 올라간다. 올해 소개하는 신작 중엔 이후 가 있다. 어떤 작품인가. 유럽에서 많은 뮤지컬을 봤다. … 그 중에서 내가 본 가장 가슴 아프게 본 작품이 다. 처음엔 제목 때문에 안 보려고 했다. 사슴코니까…(일동 웃음). 그런데 실제 역사를 조금 공부하고 공연을 봤는데 충격 받았다. 정말 대단하다. 펑펑 울었다. 사랑하는 메리와 왕자가 헤어지는 순간부터 자살하는 순간까지 울었다. 나오면서 이건 한국에서 승부를 건다. 2년 넘게 준비했고, 세트, 무대 다 마련했다. 모두 바꿨다. 대본도 마지막 수정작업까지 마무리 돼간다. 동선까지 나왔다. 배우들도 곧 발표가 될 것이다. 뮤지컬 관객에게 하고 전하고 싶은 말.우리 회사가 마니아 분들에게 욕을 먹는 걸 알고 있다. 다 보고 있고, 듣고 있다. 여러 분들이 여러 글을 남기시는 거 알고 있지만 다 답변을 드리지 못한다. 다른 오해에 오해가 생길 것 같아서. 하지만 너무 그렇게만 보시지 마시고, 좋은 배우 캐스팅 하고 좋은 작품 만들고자 남들보다 더 열심히 뛰고 있다. EMK 돈만 밝히지 않고, 관객을 무시하지도 않는다. 옛날에는 복수하기 위해 뮤지컬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뮤지컬이 없으면 죽을 것 같다. 뮤지컬로 살 것이고, 관객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고 싶다. 창작 뮤지컬도 꾸준히 할 것이니 기대해 줬으면 좋겠다. 창작 뮤지컬 역시 유럽풍이 될 것 같다. 배우들인터뷰 중 우연히 나온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으면 아쉬울 것. 박은태에 대해서는 혀를 찰 정도로 감탄한다. “대형 음반에서 가수로 키워보자고 제안을 했어요. 조성모, 성시경을 잇는 대형 발라드 가수로 키워보자고. 그런데 본인이 싫대요. 은태는 뮤지컬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요. 드라마 OST 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것도 안 한 다고 했죠. 아주 독특한 친구에요. 죽을 때까지 뮤지컬만 한다고 합니다. 지금도 보컬 레슨을 받고 있는데, 지금 자기 레벨을 잘 알아요. 어느 레벨까지 가면 그에 해당하는 선생님으로 바꿔서 하고 있죠. 자기 관리도 철저한 친구에요.” 김준수에 대해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일반 아이돌이 쉽게 (뮤지컬에) 들어와선 안 된다고 이야기 한 건, 이 친구는 노래도 되지만 머리가 굉장히 좋아요. 습득 능력이 빠르고 집중력이 강하죠. 남들처럼 연습에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하는 거 보면 깜짝 놀라요. 김문정 음악감독님도 그래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고. 저와도 작품에 대해 몇번 이야기 하고, 연기 하는 걸 봤는데 그 다음 날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해와서 깜짝 놀랐어요. 아이돌 가수 중에 이 친구를 이길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EMK뮤지컬컴퍼니
2012.07.03 / 조회 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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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승·박은태·임태경 열연! 한껏 기대높인 <모차르트!> 연습현장
비스트 장현승과 원년멤버 박은태·임태경의 출연으로 벌써부터 큰 기대를 끌고 있는 뮤지컬 연습현장이 공개됐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연습실에서 진행된 연습현장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유희성 연출과 임태경·박은태·장현승·최성희(바다)·오진영 등이 작품의 일부 장면을 선보였다. 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인생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 팝·재즈·락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함께 펼치는 뮤지컬이다. 아내 콘스탄체와의 사랑, 아버지 레오폴트와의 갈등, 콜로레도 대주교와의 대립 등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인간 모차르트의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1999년 오스트리아에서 초연 후 세계 각지의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2010년, 2011년 두 차례 공연을 통해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11개의 상을 수상했다. 특히 2012년 는 탁월한 가창력으로 '은차르트'라는 애칭을 얻은 박은태와 '불후의 명곡' 출연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임태경, 그리고 비스트 장현승이 주인공 모차르트를 맡게 돼 주목 받았다. 모차르트와 사랑에 빠지는 여인 콘스탄체 역에는 최성희·오진영이 캐스팅됐고, 콜로레도 대주교는 민영기·윤형렬이 연기한다. 한껏 기대높인 연습현장 연습현장에서는 총 여덟개의 장면이 공개됐다. 기대 속에 첫 번째로 등장한 모차르트 장현승은 아버지 레오폴트 역의 윤승욱, 콜로레도 대주교 역의 민영기 등과 '모차르트를 찾아라'를 불렀다. 자유분방한 태도로 대주교의 미움을 산 모차르트는 아버지에게 질책을 듣는다. 이어진 노래 '빨간자켓'은 아버지의 강압적인 교육으로 괴로워하는 모차르트의 어린시절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뮤지컬 배우로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자리에 선 장현승은 수없이 무대에 오른 아이돌스타답게 매끄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레오폴트(이정열)는 음악여행을 떠나겠다 말하는 아들 모차르트(장현승)을 엄하게 꾸짖는다. 다음으로는 모차르트와 그의 아내 콘스탄체가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그려졌다. 임태경과 최성희가 함께 부른 '사랑하면 서로를 알 수가 있어'는 우연한 계기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두 사람의 기쁨을 표현했다. 그러나 결혼 후의 콘스탄체(오진영)는 가정을 돌보지 않는 모차르트에 대한 원망과 외로움을 담아 '난 예술가의 아내라'를 부른다. 바다의 목소리가 달콤하고 세련됐다면, 오진영의 노래는 야성적인 매력을 담고 있었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모차르트(임태경)과 콘스탄체(최성희)'난 예술가의 아내라'를 부르는 콘스탄체(오진영)이어서 최근 제대해 뮤지컬 현장에 복귀한 윤형렬이 등장했다. 콜로레도 대주교 역을 맡은 그는 모차르트에게 천재적 재능을 선물한 신을 원망하며 분노와 질투의 감정을 담아 '어떻게 이런 일이'를 불렀다. 마지막으로 나타난 주인공 박은태는 의 최고 인기곡 중 하나인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열창했다. 그는 고음역대의 후렴구까지 가뿐히 소화해내며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고뇌를 짙게 표현했다.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하는 콜로레도 대주교(윤형렬)자유와 인간적 삶을 갈망하는 모차르트(박은태)"막이 내리는 순간까지 눈을 떼지 못할 것" 출연 배우들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세 번째로 모차르트 역을 맡게 된 임태경은 "앞으로 당분간 를 무대에서 만나기 힘들다는 얘기에 조금 무리해서 합류하게 됐다"며 "세 번째다 보니 몸에 익숙한 연기가 나올까 걱정된다. '작년과 또 다르네?'하는 이야기가 나오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막이 오르는 순간부터 내리는 순간까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소 모차르트 장현승은 "첫 작품부터 너무 크고 좋은 배역을 맡아서 영광이고 부담이다. 아무래도 최연소이다 보니 풋풋한 모차르트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뮤지컬 마니아 관객들까지 즐겁게 관람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뮤지컬 배우로의 변신 소감에 대해서는 "가수로서 무대에 설 때는 100미터 전력질주를 하는 느낌이라면, 뮤지컬은 마라톤 같다. 나만의 전략을 갖고 가겠다"고 답했다. 최성희는 장현승의 각오에 힘을 실었다. 최성희는 "장현승과 같이 연습을 하면서 또 다른 모차르트를 발견했다. 아이돌 출신 선배로서 애정과 염려가 있었지만,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밤을 새서라도 연습해오는 모습에자극 받았다"며 "흔치 않은 무대가 될 것"이라 장담했다. 초연 당시 가수활동을 하느라 출연 기회를 놓쳤다는 최성희는 "다시 기회가 찾아와 기쁘다"며 "원톱이 아닌 조주연으로서 출연하는 뮤지컬은 처음이다. 혼신을 다해 연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다른 콘스탄체 오진영은 "장현승이 매우 열심히 하는 친구라 많이 기대하고 있다. 임태경 선배는 경험이 많고 박은태씨는 동생이지만 실력이 워낙 뛰어나 우리가 의지하고 있다"며 훈훈한 연습실 분위기를 전했다. 2012년 는 7월 10일부터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내 운명 피하고 싶어!'(박은태)황금자수가 놓인 빨간 자켓을 입고 즐거워하는 모차르트(장현승)콘스탄체를 그리워하는 모차르트(임태경)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6.29 / 조회 29,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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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장현승 "의심하지 않고 무대 설 것 "
"저 진짜 욕 많이 먹을 거 같아요.”이 말만 들으면 오해할 수 있겠다. 대극장 뮤지컬 타이틀롤을 거머쥔 아이돌 가수의 부담이자, “순수하게 뮤지컬을 보러 오는 관객들 눈에 안 차면”을 전제로 한 그의 솔직한 말이다. 2008년 초연하며 돌풍을 이어온 뮤지컬 의 새 얼굴로 비스트의 장현승이 낙점될 것을 쉽사리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뮤지컬을 거쳐간 수많은 아이돌 스타 리스트에 그 동안 그의 이름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트러블 메이커’ 유닛 활동에서 그가 보여준 끼와 무대 장악력은 뮤지컬 무대에서도 매력적임은 분명하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중 종종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내는 것과 다르게, 그에게선 단단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겸손과 엄살을 섞어 놓은 듯한 말투 속에서 은근히 느껴지는 즐거움이라니! 이번 새로운 모차르트, 확실히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비스트 새 앨범 발표와 개막을 앞두고 있다. 바쁘게 지내고 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어서 힘들긴 한데. 비스트 앨범은 7월 중순에 나올 것 같고 상황에 따라 좀 더 일찍 나올 수도 있다. 늦어도 8월 초가 될 것 같다. 연습은 어떤가. 첫 뮤지컬이고 첫 연기이니 만만치 않겠다. 다른 것보다 컨디션이 걱정이다. 살이 좀 빠졌지만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체력을 위해 매일 러닝 머신을 뛰고 있다. 역할 자체 비중이 크고 노래도 하이톤에서 부르는 게 꽤 있어서 그게 부담이다.어느 정도 진행됐나. 다른 배우들보다 일찍 연습을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조금 더 일찍 시작했지만 다른 배우 분들은 이미 이 작품을 하신 분들도 계셔서 가장 늦게 한 것과 다름 없다. 열심히 그 분들을 따라 가고 있다. 뮤지컬에 관심이 있었나.사실 뮤지컬을 별로 본 적이 없다. 얼마 전에 준수 형이 공연한 을 봤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세상이라는 생각했다. 그런데 기회가 왔을 땐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담은 둘째 문제였고, 무조건 도전하고 싶었다. 좋은 기회이지 않나. 하고 싶어도 아무나 못하는데, 감사하다. 이번 무대가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좋겠다(웃음) 김준수씨가 연기한 역할이라 부담됐겠다. 그렇다. 준수 형님도 아이돌 가수니까. 에서 아이돌 배우는 준수 형님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더 부담된다. 사실 처음이 나였으면 조금 느슨하게 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이미 워낙 훌륭한 예가 있으니까. 준수 형보다 많이 모자라지만 나만의 색깔로 풀어가야 할 것 같다. 후배로서 조언을 받은 적이 있나. 준수 형님과 친분이 있는 멤버가 (이)기광이다. 언제 조언해 주시겠다고 전해 들었다. 밥 한 번 얻어 먹는 건가?(일동 웃음) 공연도 보러 오신다고 했다. 정말 감사 드리고. 준수 형님 팬들이 저를 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하 농담이다. 못하면 당연히 채찍질 받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이 작품을 사랑하는 관객이 많다.그렇다. 진짜 욕 많이 먹을 것 같다. 순수하게 뮤지컬을 보러 오시는 분들 눈에 차지 않으면 안 되지 않나. 팬분들은 마냥 예쁘게 봐주시겠지만, 아닌 분들이 봐서 잘 하지 않으면 비판하실 거다. 기존 배우 분들보다 잘하진 못하겠지만 나와 모차르트의 성격이 좀 비슷하다. 나만의 색깔로 풀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모차르트를 볼 것 같은데? 기존 모차르트 배역을 하신 배우 분들 보다 잘하진 못하겠지만 그 분들 연기를 따라가면 안 될 것 같다. 나는 좀 더 철부지, 사춘기가 묻어날 것 같다. 약간 뻔질거리는 말투도 가끔 나와야 할 것 같고. 모차르트는 어떤 인물 같나. 말괄량이에 천재이지만 고집이 강하고 자기 의지대로 마이웨이를 가는 사람이다. 돈과 명예에 굴하지 않고 단순하게 음악이 좋은 천재라고 할까. 사실 내가 천재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모차르트 캐릭터는 제멋대로, 말을 듣지 않는 매력이 있다. 아버지가 아무리 잔소리 해도 자기만의 길을 가는 사람. 철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소신 있고 순수하다. 바람둥이였다고 알고 있는데, 내가 바람둥이가 아니니까 한번 연기해 보는 것도 좋다(웃음). 자신감이 보인다. 음,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반응은 반반일 거라고 생각한다. 아이돌 가수가 아직은 하지 말아야 할 영역에 도전했다, 무리수가 아니었나. 이런 반응이 올 수도 있고, 아니면 처음이지만 잘했다, 이런 반응도 있을 것 같다. 댓글 반응에 신경 쓰는 편 인가. 거의 넘기는 편인데, 가슴을 후벼 파는 것도 있다. 트러블 메이커 활동 할 때는 나에 대해 보여드릴 게 많아서 좋은 기회였지만 욕도 많이 들었다. 순수하게 퍼포먼스로 받아들여 주시는 분들도 있었고, 선정적이라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비난의 글들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야 하는 게 내 몫이었다. 선정적이란 반응을 예상 못했나. 당연히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선정적이었고. 그런데 할 때는 몰랐다. 이게 뭐가 야해, 생각했다. 그런데 한참 지나고 영상으로 보니까 알겠더라. 무슨 말인지(웃음). 현아양 특유의 색깔이 강했던 것도 있고, 워낙 잘하니까. 에서는 뽀뽀씬이 있다. (웃음)트러블 메이커를 해봐서 아는데, 그 정도는 양반이다(일동 웃음) 그럼 뮤지컬을 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뮤지컬 배우 분들 앞에서 연기하는 게 진짜 힘들다. 부담되고. 내가 뮤지컬 배우였다면 나를 보는 시선이 곱지는 않을 거 같다. 충분히 이해한다. 아이돌 가수가 하기 힘든 역할을 맡았지 않나. 열심히 할 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연습실에서 가장 의지가 되거나 친해진 배우가 있나. 나와 같은 역할을 하셔서 입장을 잘 알고 계신 은태 선배님이다. 은태 선배님이 도와 주시려고 일부러 연습실에 나오신 적이 있다. 그날 안 나오셔도 됐는데. (홍보 담당자를 보며) 내가 착각한 건가? (일동 웃음) 많이 도와주셨다. 몰랐던 걸 하나 알려주셨다. 노래할 때 힘을 많이 주고 하는 편이어서 공연 중 목이 상할까 걱정이 많았는데 선배님이 요령이나 노하우를 가르쳐주셨다. 한번 배워서 그렇게 많이 배운 적이 없을 정도다. 기억 남는 말이 있나. 공연도 잘 해야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무사히 마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마치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과 같다고. 너무 한 곡 한 곡 스트레스 받지 말고 완주하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한번 공연을 하고 내려왔을 때 얼마나 힘들지 예상을 할 수 없어서 걱정이긴 하지만 콘서트 경험도 있고 노래뿐 아니라 춤도 춰 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뒷받침 해주지 않을까? 연기자로서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음…모르겠다. 잘 어울린다 해주시면 좋지만 넌 죽어도 안 되겠다, 이러면 또 겁나지 않겠나. 그래도 나에게 있는 어떤 가능성을 보고 캐스팅 해주셨다고 생각한다. 전문가 분들이시지 않나. 의심 가지지 않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해보니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인가. 연습하니 정말 재미있다. 비스트 활동에선 6명이 나눠서 노래를 불렀지만 뮤지컬은 2시간 동안 끌고 가야 한다. 하는 게 많아서 부담감은 있지만 즐겁기도 하다. 새로운 즐거움이겠다. 재미있다. 원래 뮤지컬 시상식을 하는 지 몰랐는데 얼마 전에는 동영상을 찾아봤다. 준수 형님이 하는 무대를 보면서, 아이돌 가수가 무대에 섰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 지 알고 싶었다. 이 작품이 마지막이 안됐으면 좋겠는데(웃음). 를 계기로 다른 좋은 작품들도 했으면 좋겠고. 2009년 비스트 데뷔 이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스케줄이 없는 날도 많았다. 연습할 땐 하고 쉬고 싶을 땐 쉬었었다. 쉴 때도 외국 가수들 공연 영상을 보거나 노래하거나 춤추거나, 자기계발에 관련된 걸 한다. 사람 많은 델 좋아하지 않아서 사람을 만나도 소수정예로 만난다. 그러면서 가수는 어떻게 하는지 신기한데 평상시에 주목 받는 걸 싫어한다. 무대에서 화려한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조명 받아야 하고. 실생활에선 평범하고 싶다. 평범하게 여자친구도 만나고 싶지 않나. 음, 여자친구는 지금 없다. 있어도 없다고 말해야 하지 않나?(일동 웃음) 올해는 현승씨에게 뜻 깊은 한 해가 되겠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뜻 깊다. 처음 한 것 치곤 현승의 색깔로 잘 풀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관객들에게 한 마디. 굉장히 좋은 기회로 뮤지컬 배우로서 한 걸음 도전하고 있다. 관객 분들, 팬 여러분들이 바라보는데 불편할 정도는 하지 않을 거다. 공연 최대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할 테니, 기대해 주셨으면 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2.06.22 / 조회 38,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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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집해제 윤형렬, “다시 만나도 뽀뽀하고 싶게 만들어야죠”
본의 아니게 전 국민의 공익이 되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며칠 전 한 뮤지컬 시상식의 시상자로 오랜만에 대중들 앞에 선 그가 요원의 신분으로 혼인, 출생, 사망신고를 받고 있음을 재치 있게 이야기 한 까닭이다. 의 콰지모도를 비롯 등에서 활약한 배우 윤형렬(30), 이제 그가 다시 뮤지컬계의 요원으로 돌아왔다. 2012년 6월 8일 민간인 복귀 후 첫 인터뷰. 그의 몸과 마음은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흘러 넘칠 것 같은 의욕의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민간인으로 돌아온 지 며칠 되지 않았다. 지금도 휴가기간 같고 실감이 안 난다. 금요일에 소집해제 하러 담당 부장님께 갔더니 “수고했다, 조심히 들어가라”고 말씀하시는데 “정말 가도 되나요?” 그랬다.(웃음) 어떤 업무를 담당했었나? 가족관계등록계에 있었는데, 혼인, 출생, 사망, 이혼, 개명 신고 등이었다. 이런 쪽은 전혀 모르고 살았는데 많은 걸 배웠다. 그리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고, 정말 많은 아이들이 태어나는구나, 했다.(웃음) 몇몇 배우나 공인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 군 기간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도 한다. 오히려 활동할 때보다 안정적이라고도 하고. 그 전엔 스케줄이 유동적이다 보니 항상 틀 없이 살았었다. 그런데 출퇴근을 하니까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셔도 일찍 집에 들어가야 하고, 또 어떻게든 9시에는 출근하게 되는 엄청난 정신력이 발휘되더라.(웃음) 원래 대학에서 영어 전공이었고 언어는 공부해 두면 어떤 경우에도 도움이 되니까 퇴근 후에 공부도 좀 많이 했다. 또 초반에 훈련소 갔다 와서 허리 때문에 몇 달 굉장히 힘들었는데 그래서 몸 관리에 더 신경도 쓰게 되었다. 그렇게 20대에 군 복무를 시작해서 30대에 끝이 났다.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보통 직장인의 삶을 살고, 곁에서 봤다는 거다. 내가 정말 무계획적으로 살았음을 느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간의 내 삶이 정말 감사한 삶이었구나, 생각도 들었다. 공무원들 뿐만이 아니라 많은 직장인들이 그렇겠지만, 비슷한 업무를 반복하고 월급날 기다리고, 월급 받기 1, 2주 전에는 허덕이고.(웃음) 주변 직원분들 보면서 느꼈던 게, 내가 저렇게 일을 지루해 해본 적이 있었나? 2007년에 뮤지컬을 시작하면서 한번도 공연이 지루했던 적도 없었고, 지루함을 느낄 수도 없었다. 부담감,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하루하루 공연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과 나 자신에 대한 욕심, 잘 하고 나서 느끼는 뿌듯함과 관객들이 쳐주는 박수, 환호, 이런 것들에 행복하게 살다 보니 돈이 벌어졌던 것이지, 돈이 목적이 아니었던 삶이었다. 그걸 느끼면서, 아, 소집해제만 해 봐라, 진짜 열심히 해야지.(웃음) 그런 생각을 했다. 서른, 특별한 감흥이 있나? 서른이 되면서 스스로 약속한 게 딱 한가지, 금연이었는데 아직까지 지키고 있다. 6개월이 지났고, 1년은 넘어봐야 하지만 그래도 나 자신에게 굉장히 뿌듯하다. 또 지금도 어린 편이지만, 20대에는 뭘 해도 막내니까, 하는 게 있었다면 이젠 좀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연은 많이 보았나? 공익요원으로 1년쯤 지냈을 때 약간 정체성의 혼란이 왔다고 해야 할까? 과거 무대에 섰던 게 꿈 같고 지금의 상황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현실 같았다. 친한 형이고 누나들이었던 배우들이었는데, 괜히 대기실에서 보면 어색하고, ‘와, 나한테 아는 척 해줬어!’ 그랬다.(웃음) 또 1년 정도는 공연 보고 나면 너무 하고 싶어서 잠이 안 왔다. 그러던 게 시간이 지나니 아까 말한 것 같은 정체성의 혼란이 와서(웃음) 진정한 관객 마인드로 작품을 보게 되었고, 굉장히 색다르게, 많은 것들이 보였다. 배우로서 자신의 공연을 보는 것과 관객의 입장에서 보는 건 정말 많이 다르더라. 그런데 지금은 또 가물가물하고.(웃음) 무대에서 떨어져서 본 2년 간의 뮤지컬계는 어떠했는가. 스스로에 대해서는, 내가 어떤 걸 했을 때 왜 사람들한테 지적이 들어왔었나, 하는 부분들이 보였다. 좀 더 전체적인 시각을 갖게 된 것도 같고. 아, 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한꺼번에 든다. 일단, 2년 전만 해도 작품이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 점점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생기는 것 같다. 역사극이 훨씬 많았다고 하면 이젠 특이한 소재의 극도 많아졌다. 현대극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연구를 해야 할 것 같다. 또 굉장히 작품들이 스타일리쉬해졌다. 노래도 뭔가 뮤지컬스러운 창법만을 강조했다면 지금은 팝 느낌이 더욱 난다. 예전엔 약간 대중적인 창법이 나오면 선배들한테 혼났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오히려 그렇게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담 파스칼도 락 스타일로 노래하지 않느냐. 난 뮤지컬 보다 대중음악을 한 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속으로 많이 반가웠다. 뭔가를 보여줄 수 있겠어! 하고.(웃음) 많은 분들이 나에 대해 ‘윤형렬은 계속 콰지모도일 것이다’ 하고 오해하고 계신데, 뮤지컬 판도가 바뀌어간다면, 뭔가 더 자유스럽게, 더 많은 걸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현대적인 배역이 들어와야 할 텐데, 자꾸 “어어어어~” 하게 되네.(웃음)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가 복귀작이 되었다. 굉장히 많은 생각이 있었다. 주연 욕심도 있었고.(웃음) 그런데 복귀할 때가 다가오니 사람이 굉장히 겸손해 지더라. 내가 뭐라고, 시켜주면 해야지, 하는.(웃음) 겸손하게 다시 감을 잡고 싶었다. 또 비중이 크던 작던, 조주연을 떠나서 는 콜로레도로 시작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콜로레도로 각인시키고 싶기도 했고 예전 공연에서 못 다 푼 캐릭터도 풀고 싶었다. 그 다음 작품인 에 대한 관심도 크다. 지금도 너무 부담돼서 자다가 벌떡벌떡 깬다.(웃음) 워낙 부담이 커서 오디션 당락이 결정되기 전에 원작을 두세 번 읽었었다. 오디션 보기 전에 술도 2주 끊고, 이거 떨어지면 큰일난다 하고.(웃음) 왜 시드니 칼튼 역이었나? 2년 동안 목말랐던 나의 어떤 것들을 분출하고 싶었다. 너무나 멋있고 측은하고 불쌍한 인물이다. 클래식 느낌의 웅장한 음악도 작품의 큰 특징이다. 약간 클래식한 느낌에 굉장히 저음이다. 아까 이야기한 나에게 각인된 이미지가 때문에 더 굳어질 것도 같고. (웃음)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4명 중에 나만 성악 출신이 아니다. 아, 갑자기 부담되네.(웃음) 그렇지만 오페라도 아니고, 오히려 나만의 색으로 할 수 있는 게 있을 것 같다. 공연과 연습이 같이 들어가는데, 잘못하면 양쪽에서 욕을 먹을 수도 있는 일이라 더욱 부담이 크지만 미친 듯이 2년 동안 못한 한을 풀고 싶다. 최근 뮤지컬 배우들의 영화, 드라마 진출이 활발하다. 계획이 있는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다. 뮤지컬은 아직 대중적이지는 않다. 둘이 영화 보면 1만8천원이면 되는데, 뮤지컬은 20만원은 되야 하니 1년에 한번 정도 특별한 날 보게 되지 않겠느냐.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선배님들이 너무나 잘 하고 계시고, 그걸 통해 뮤지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더 커졌다.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을 하고 나도 기회가, 능력이 된다면 그렇게 뮤지컬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 가수 활동을 활발히 펴지 못한 것이 본인에게 더욱 아쉬웠던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맞다. 유재하 가요제 출신으로 원래 가수였고, 좀 더 자신 있는 쪽이 노래다. 나에겐 아직 못 풀어낸 숙원 사업과 같다. 올해 안에 앨범을 낼 계획이 있다. 지금은 좀 초연해졌지만 20대 때 가수로서 아쉬웠던 건, 앨범을 내고 본격적으로 활동하려고 하면 회사가 망했다는 거다.(웃음) 그게 너무 안타까워서 이번에는 제대로 앨범을 풀어내보고 싶다. 올 하반기, 누구보다 바쁜 시간으로 보낼 듯 하다. 해 보고 싶은 것도 굉장히 많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 2년 동안 쉬기도 했고, 또 많이들 기대해 주셔서 부담도 된다. 2년 만에 나타났는데 똑 같은 모습이면 안되지 않냐. 다시 만난 첫사랑처럼 실망하시면 안 되는데. 다시 만나도 뽀뽀하게 만드는 첫사랑처럼 되고 싶다.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 장소_카페 드 모이
2012.06.14 / 조회 2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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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오리지널 캐스트 내한 콘서트
오는 8월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가 초연을 앞두고 하이라이트 콘서트 를 연다.
이번 콘서트를 위해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트 제임스 바버(James Barbour)와 브랜디 버크하트(Brandi Burkhardt)가 내한, 국내 배우들과 함께 협연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임스 바버는 ‘브로드웨이 최고의 목소리’라는 평을 듣는 브로드웨이 스타. 그는 2008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사랑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매력적인 남자 ‘시드니 칼튼’역을 소화해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브랜디 버크하트 역시 뛰어난 가창력과 아름다운 외모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스타 배우다. 뮤지컬 ,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해 왔고 뮤지컬 에서는 ‘시드니 칼튼’과 ‘찰스 다네이’,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사랑스러운 여인 ‘루시 마네뜨’를 연기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제임스 바버와의 듀엣 무대, 한국 뮤지컬 스타와의 협연 등을 통해 다양한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무대에서는 김문정 음악감독이 이끄는 28인조 오케스트라 ‘the M.C’의 라이브 연주와 함께 ‘Reflection’ ‘I Can't Recall’ ‘Out of Sight, Out of Mind’ 등 역대 최고의 난이도라는 평을 받아온 의 명곡들이 펼쳐질 예정이다.
뮤지컬 는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동명의 대표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한 남자의 숭고한 사랑을 그린다.
티켓오픈은 6월 19일 2시이며 오는 7월 13, 14일 양일간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6.12 / 조회 1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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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하반기 공연 라인업
해를 거듭할수록 시즌을 거론하는 것이 무색해 지는 공연계다.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의 수는 점점 많아지고 있으나, ‘어서 거품이 사라지길’ 바라던 몇 해 전의 양적 팽창과는 사뭇 다른 표정인 것이 사실. 특정 장르가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도 적어졌고, 유명 배우에게만 의지하는 안일함도 점점 줄어든다. 여전히 인기 있는 공연은 존재하나 저마다의 개성과 독특한 시도로 객석에 이야기를 건네는 작품이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는 2012년 하반기. 아아, 어찌 아니 즐거울 수 있겠나! (* 2012.6.6 기준으로 아래 내용은 추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뮤지컬 창작 무대 스타트! 전혀 새로운 작품을 마주하는 것만큼 관객들에게 큰 설렘이 어디 있겠는가. 올해도 참신한 창작극이 줄을 잇는다. 흥행 영화나 소설을 모티브로 오랜 제작 기간을 거친 작품들이 속속들이 ‘첫공’을 앞두고 있다. 는 2년 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워크숍 공연 후 대대적인 수정보완 작업을 거쳤다. 가슴저린 첫사랑의 흔적, 상반기엔 스크린에서 광풍이 만들어져 전국을 강타했다면, 올 하반기엔 무대가 그 바통을 이어 받을지 기대를 모은다. 히트 드라마를 바탕으로 한 도 오랜 기다림 끝에 캐스팅을 마쳐 뮤지컬로서 선 보일 채비가 착착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 크리에이티브 전사들인 성재준(연출), 원미솔(음악감독), 정도영(안무)이 다시 뭉쳐 만든 새로운 주크박스 뮤지컬 도 다시 한번 흥겨운 한마당을 무대 위에 펼칠 참이다. 대형 화제작 첫 만남 아아, 상상만으로도 벅차다. 당최 뮤지컬 애호가들의 통장 잔고를 배려해 주지 않는 하반기, 대형 뮤지컬이라고 간단히 소개하고 끝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작품들이 대거 몰려온다. 드디어 한국어로 만나는 은 11월 지역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서울로 입성하며 의 광풍은 그의 비운의 아들 가 다시 몰아갈 예정.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18세기 프랑스 혁명 속 엇갈린 남녀의 모습을 담은 는 한국에서 아시아 초연 무대를 열며, 화려하고 유쾌하게, 뭉클하고 따뜻하게 좀 남다른(?) 가족들의 한바탕 소통이 펼쳐지는 , 지난 해 창작뮤지컬의 큰 결실로 평가 받은 셜록홈즈의 2탄 도 위시 리스트에 넣어도 충분히 좋을 작품이다. 이름값이 무엇이냐고? 우리를 봐라 잘못된 선택으로 무대를 마주하고 ‘멘붕’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여기, 이름값 톡톡히 해 내는 전세계 인증공연을 선택해 보는 걸 추천한다. 아이비, 인순이, 최정원, 윤공주 등이 안내하는 , 이룰 수 없는 꿈이라 할지라도 힘껏 나아가는 희망의 아이콘 , 숨겨진 유산, 아름다운 여인 앞에 체면이고 뭐고 다 내던진 종갓집 형제들의 한바탕 , 세계 곳곳 최강 스텝들로 구성된 인터네셔널 프로덕션에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합류한 등은 틀림이 없다.연극 위태로운 사회 모습, 무대가 고발한다 어느샌가 ‘뉴스’는 ‘배드 뉴스’만 있는 듯 한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태로운 모습들을 무대가 고발한다. 의 두 밑바닥 청년들은 유쾌하고 통쾌하게 모순된 이 사회에 어퍼컷을 날리며, 는 몸과 마음이 온전히 성장하기도 전에 괴물로 변해버린 청소년들과 부모들의 이기심을 적나라하게 펼쳐 보인다. 사회적 자아와 본능적 자아 사이의 갈등, 공허하고 부조리한 부부의 모습이 에로틱한 파워게임으로 구성된 는 또다른 이슈작으로 설 것 같다. 주목할 만한 해외 창작자들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재일동포 정의신은 신작 를 통해 다시 한번 풀잎 같은 인간들의 애환을 담아낼 예정이며, 일본 현대 연극의 전설로 불리며, 대본을 사용하지 않는 독특한 창작법으로도 유명한 재일동포 2세 고 김봉웅(츠카 고헤이)의 도 고선웅 연출로 선보인다. 찰리 채플린의 딸이 연출하고 손녀가 주연으로 나서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마임극 이 첫 한국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현대 가장 주목받는 네덜란드 연출가로 꼽히는 이보 반 호프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으로 펼쳐내는 는 기존 공연의 틀에서 확장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 중국국가화극원 상임연출가인 티엔친신이 펼쳐보이는 셰익스피어, 도 올 연말 공연될 예정이다.콘서트시즌이 찾아왔다- 핫!한 여름, 핫!한 공연 뜨거운 여름은 시원한 파티가 제격! 야외에서 펼쳐지는 섬머 페스티벌이 젊음을 외치고 있다. 라디오헤드로 이미 후끈 달아오른 지산밸리록페스티벌과, 스매싱 펌킨스와 함께하는 수퍼소닉 등 록페스티벌을 비롯, 다이나믹듀오, 사이먼디와 함께하는 풀사이드 파티, 캐리비안베이 썸머 웨이브 페스티벌 등은 오직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젊음의 특권이다. 에미넴, 원더걸스, 엠블랙, 리쌍극장, 12월 콘서트 홍수 지난 해 많은 가수 경연프로그램을 통해 가창력 넘치고 개성 있는 가수들의 콘서트 무대가 연중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12월 콘서트 시즌을 맞이하여 그 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 하반기 단연 화제의 가수는 세계 정상급 랩퍼 에미넴, 티켓 오픈을 앞두고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한 예매 전쟁이 다시 한번 예상된다. 또한 미국, 아시아 진출 후 더욱 성숙해진 그녀들 ‘원더걸스’가 7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세계 투어 공연에 나서며, ‘겸손하기 힘든’ 두 남자들, 리쌍의 자신감 넘치는 무대도 콘서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클래식 더 넓게 더 풍성하게, 발레 러쉬 하반기 클래식 무대의 단연 화두는 ‘발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과 그의 파트너들이 펼치는 갈라 무대, 의 지방 투어를 펼치며,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랑, 세계 최정상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국립발레단의 도 공연을 앞두고 있다. 발레 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이름을 떨쳤던 발레리나 김주원이 국립발레단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공연 도 그녀를 아꼈던 많은 팬들이 놓치고 싶지 않을 작품이 되겠다. 물론 12월은 호두 까기가 더없이 바쁜 때.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디자인_ 김서연
2012.06.11 / 조회 2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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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경, 다시 한번 <모차르트!>
최근 TV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통해 다시 한번 클래식과 팝을 넘나드는 가창력으로 큰 주목을 받은 임태경이 뮤지컬 의 주인공 모차르트 역으로 선다.
2010년 의 국내 초연 무대를 비롯, 지난 해 성남아트센터 재공연에서도 열연을 펼친 바 있는 임태경은, 올해 공연까지 3년 간 를 지키는 셈이 된다.
오는 7월 10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에서는 임태경을 비롯, 박은태, 그룹 비스트의 리드보컬 장현승이 주인공 모차르트 역으로 나서며, 최성희(바다), 민영기, 윤형렬, 이정열, 신영숙 등의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EMK 뮤지컬컴퍼니 제공
2012.06.04 / 조회 1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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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천재음악가, 게이...올 여름 무대를 휘어잡을 캐릭터들
어디 가서도 묻힐 염려는 없는 인물들이다. 2012년 여름, 한국 공연계는 한 마디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한 성격’들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격이면 성격, 능력이면 능력, 개성이면 개성, 어디 가서 존재감 없단 소리는 들어본 적 없을 만한 각계각층 인물들이 각축을 벌이니, 벌써부터 여름이 뜨겁다. “내가 제일 잘나가”를 외치는 이들,한번 만나보자. - 엘파바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물을 뿌려 죽게 한 사악한 서쪽 마녀를 기억하는가. 사악한 마녀라면 매부리 코에 뽀죡한 턱을 가진 늙은 마녀가 연상되지만 에서는 정말 기발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사악한 서쪽 마녀로 불리는 주인공 ‘엘파바’는 사실 정의감에 불타는 착한 마법사였고, 착한 동쪽 마법사(글린다)가 원래 허영덩어리 금발 아가씨였다고. 초록색 피부와 무뚝뚝한 성격 탓에 어딜 가든 환영 받지 못했던 엘파바이지만 사실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여성이다. 자신보다 남을 배려하는 착한 마음 씀씀이게, 마음 먹은 일은 실천하는 행동력, 여기에 타고난 마법 능력까지 있으니 그녀 앞에 ‘사악한’이란 수식은 억울할 만 하다. 그녀가 검은 망토를 휘감고 하늘을 날며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을 열창하면 오도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카리스마도 있다. 인간의 눈으로 보자면, 독특함이나 희소성만큼은 오즈 세계의 초록마녀가 최고일 것. - 그녀에게 필요한 것: 이미지 메이킹 - 대표 넘버: Defying Gravity -시드니 칼튼 사랑하는 여인의 행복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남자라니. 의 주인공 시드니 칼튼이 그렇다. ‘크리스마스 캐럴’로 우리에게 친숙한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집필한 연애소설이 지난 2008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첫 선을 보였다. 염세적이고 비판적인데다 술에 빠져 사는 변호사 시드니 칼튼이 아름답고 천진한 여인 루시 마네뜨를 위해 그녀의 남편 대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는, 숭고하고 애틋한 러브스토리. 사심 없이 크리스마스 저녁에 초대하는 루시에게 빠져드는 칼튼이 부르는 노래 ‘I Can't Recall’(기억이 안나)은 사랑에 빠진 순수한 남자의 기쁨이 묻어난다. 특히 술에 취해 흥청망청 살지만 은근히 순진하고 순수한 시드니 칼튼의 매력은, 우리나라 여인들의 마음을 톡톡 두드릴 것-아! 숭고한 로맨티스트…그러나 현실에 이런 남자는 없다. -대표 넘버: I Can't Recall - 앨빈 이후 우리 앞에 나타난 가장 개성 강한 게이 캐릭터가 아닐까. 뮤지컬 의, 한 가장의 아내이자 엄마, 전설적인 클럽가수인 앨빈을 주목해보자. 여장남자에다 강렬한 화장, 화려한 의상만 보면 그저 자극적이고 희화화된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수년간 사랑하는 남자와 가정을 이루고 아들도 건사한, 한 가정의 당당한 아내다. 자신의 삶에 자신감에 차 있던 그에게도 난관이 찾아온다. 아들과 결혼할 여자의 보수적인 아버지에게 그가 ‘엄마’로 나설 수 있을 것인가. I am What I am을 매력적으로 소화하며 흔들리지 않는 인생관을 지닌 그가 엄숙한(?) 상견례를 잘 치러낼 수 있을지! - 내가 누군지 잘 아는 사람은 언제나 당당하다 - 대표 넘버: I am What I am-돈키호테 돈키호테의 눈에는 여관하녀 ‘알돈자’가 아름다운 레이디 ‘둘시네아’가 되고, 여관주인은 품위있는 성주가 된다. 세상 사람들을 위협할 괴수 거인이라며 풍차에 돌진하는 그의 행동은 세상 잣대로 봤을 땐 그저 정신 나간 늙은이이의 망상 섞인 주책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순수한 마음은 염세적인 알돈자가 스스로를 귀하게 여길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고, 그의 짝꿍 산초에겐 둘도 없인 믿음과 즐거운 여행을 선사했다. 그래서 ‘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르는 그는 유독 애절하면서도 위풍당당하다. 남들은 미쳤다고 손가락질 하지만 그가 이루고 싶은 꿈과 희망은 생생하고 활기차다. 그래서 그가 다시 평범한 노인으로 돌아갔을 땐, 우리들의 꿈도 없어진 것 같은 아픔도 느껴진다. 무모하지만 순수한 그에게 따뜻한 박수를. - 무한 신뢰를 주는 산초가 있는 당신, 부럽습니다. - 대표 넘버: 이룰 수 없는 꿈 -벨마 켈리 1920년대 갱문화가 만연하고 재즈가 도시를 적시던 시절, 감옥에 갇힌 두 여자의 ‘언론 플레이’ 가 섹시한 춤과 노래와 함께 펼쳐지는 뮤지컬 . 이 매력적인 뮤지컬에서 가장 존재감 있는 여성으로 벨마 켈리를 빼놓을 수 없다. 오늘 소개하는 캐릭터 중 가장 뻔뻔한 캐릭터로 등극할지도 모르겠다. 남편과 여동생이 바람나자 그들을 총으로 쏴 죽인 보드빌 가수이자, 자극적인 가십을 좋아하는 언론을 이용해 유명인 반열에 오른 영악한 죄수. 하지만 그런 벨마 뺨치는 인물이 나타났으니, 그녀의 유명세를 순식간에 낚아채는 록시 하트 때문에 상심을 맞보기도 한다. 두 여인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언론에 ‘갸련한 여인’으로 포장되는 모습은 실소를 터트리게 하지만 묘하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벨마와 동맹을 제의하며 보드빌 가수의 매력을 직접 시연해 보이는 그녀는 귀엽기까지 하다. -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 카메라 플레쉬 - 대표 넘버: all that jazz -모차르트 영화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열등감에 시달리는 살리에리 없는 모차르트가 단팥 없는 찐빵처럼 허전하다 할지 모르겠다. 뮤지컬 에는 살리에리가 나오지도, 모차르트의 경박한 웃음소리가 포인트로 나오지도 않는다. 대신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음악적 자존심으로 꽉 차있고, 어버지에게 이해 받고 싶은 음악천재가 무대를 채운다. 찢어진 청바지에 레게머리, 금색 수가 들어간 강렬한 레드 자켓은 시대를 초월하는 그의 자유분방함과 천재성을 그대로 나타낸다. 점점 자신을 조여오는 상황과 음악의 중압감을 처절하게 표현한 ‘내 운명 피하고 싶어’와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를 듣고 있자면, 천재이지만 여리고 불쌍해 보여 보듬어 주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콜로레도 대주교 밑에서 조용히 음악을 하자는 아버지의 염원을 뒤로 하고 넓은 세계에서 자신의 음악을 내보이려 하는 야망과 고집 역시 만만치 않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복합적인 매력을 지닌 캐릭터. -그가 필요했던 것: 아버지의 이해 -대표 넘버: 내 운명 피하고 싶어.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5.24 / 조회 15,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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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박은태, 장현승, 최성희 등 캐스팅
오는 7월 다시 관객을 찾아오는 뮤지컬 의 캐스팅이 공개됐다.
누구에게도 이해 받지 못한 고독함을 지닌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역엔 박은태와 그룹 비스트의 멤버 장현승이 활약한다. 박은태는 초연 멤버로 이번 가 세 번째 무대. 장현승은 그룹 비스트의 멤버이자 프로젝트 그룹 트러블메이커로 활약한 아이돌 가수로, 첫 뮤지컬 무대에 도전한다.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 역엔 최성희와 오진영이 새롭게 캐스팅됐고,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역에 이정열과 윤승욱, ‘콜로레도’ 역에 민영기와 군 제대 후 첫 무대에 서는 윤형렬이 번갈아 무대에 선다.
이외 ‘발트슈테텐 남작부인’ 역에 신영숙, ‘베버부인’ 역에 이경미, ‘난넬’ 역에 임강희, ‘쉬카네더’ 역에 김재만이 캐스팅됐다.
는 최근 으로 더욱 잘 알려진 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르베이 콤비의 작품. 지난 2010년 초연해 유럽 뮤지컬의 열풍을 몰고 온 바 있다. 는 7월 10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5.07 / 조회 26,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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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공연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조광화 작가 인터뷰-②
뮤지컬 ‘서편제’는 2010년 초연 당시 작품성을 인정받아 그 해 16회 한국뮤지컬대상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이듬해인 2011년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최우수창작뮤지컬상을 받았다. 2012년 다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서편제’는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가 대부분은 자신의 작품을 사랑한다. 조광화 작가와 뮤지컬 ‘서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광화 작가가 갖고 있는 서편제에 대한 애정은 조금 더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연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부터,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까지 뮤지컬 ‘서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뮤지컬 ‘서편제’는 초연 때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흥행성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이번 재공연은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세요?착잡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해요. 초연 때 세상의 관심을 못 받았어요. 홀대받는 느낌이었죠. 상처도 있었고요. 다시 재공연 되리라는 보장이 없었어요. 오히려 안 될 확률이 더 높았죠. 불운한 작품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안타까웠어요. 다시 공연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반응도 좋으니까 감개무량하죠.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에요.- 이번 공연이 초연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인물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되도록 했어요. 극장이 커지니까 조연 캐릭터들이 필요해서 수정했고요. 큰 공간의 무대를 혼자 채우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몹신(연극이나 영화 공연에서 많은 수의 엑스트라 군중이 등장하는 장면)이 들어가게 배열했어요. 사실 변한 게 많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별 변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극이 조금 친절해졌구나’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았어요.- 영화 ‘서편제’가 워낙 유명하잖아요. 뮤지컬 ‘서편제’를 작업하시면서 부담감을 느꼈을 것 같아요. 이 점에 관해서 따로 유의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영화의 매력은 스토리가 아니었어요. 영화 ‘서편제’ 스토리는 정말 단순하거든요. 영화가 주는 감동은 계속 유랑을 하면서 떠도는 우리나라 땅들의 아름다운 곳을 보여주는 데 있어요. 그곳과 판소리가 어우러져서 묘한 감동을 주는 것에 있었죠. 거기에 ‘한’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건드리기까지 하고요. 뮤지컬에서는 판소리로만 뮤지컬을 할 수 없어요. 그 아름다운 산하를 넣을 수도 없고요. 어떻게 할까 고민했어요. 결국, 영화에서의 풍경이 뮤지컬에서의 ‘음악’이라고 생각했어요. 음악으로 유랑의 느낌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었죠. ‘동호’ 캐릭터가 판소리를 거부하고 뛰쳐나가는 걸로 설정했어요. 판소리로만 만들 수 없으니까 서양음악의 당위성을 주기 위해서였죠.- 뮤지컬 ‘서편제’는 판소리, 한의 정서 등 한국의 특성이 드러나는 작품이에요.뮤지컬 ‘빨래’,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남한산성’ 등 많은 작품에 한국의 특성이 들어가 있어요. 다만 뮤지컬 ‘서편제’는 전통음악을 쓰니까 더 한국적으로 느끼는 거죠. 저는 특별히 한국적인 것만 보여 주려는 건 아니었어요. ‘한’, ‘판소리’라는 소재는 젊은 사람들이 따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잖아요. 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오히려 보편성을 고민했어요. 우리나라, 우리 것을 세련되게 보여줄 방법을 고민한 거죠. ‘한’ 그러면 막연하잖아요. ‘한’은 그리움이 지독해졌을 때에요. ‘단장의 아픔이라고 들었냐? 창자가 끊어지듯 아프단다. 네가 지금 그러냐? 그게 한 백번이나 천 번쯤 끊어지면 그제야 한이 된다. 네 창자를 끊고 잘라내라’는 대사가 추가됐어요. 여기서 ‘한’의 출발점은 그리움이죠. 송화와 동호는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서로를 그리워해요. 그리움이 깊어지면 한이 되는 거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한’보다는 그리움의 감각을 더 생각하는 거죠. 사람들은 다 외로워하고 그리워하니까요. - 최근 SNS를 통해 ‘메인은 송화, 주연은 동호, 알맹이는 유봉’이라는 관객의 말에 동의한다고 하셨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우선, 멋진 표현이었어요. 동호는 저와 우리 형님들 세대를 대변해요. 유봉은 당연히 아버지 세대를 대변하죠. 송화는 사회가 산업화되면서 정신없이 서양 것을 쫓느라 우리가 잃어버린 고향 같은 존재에요. 자기 입장에 따라서 다 주인공이 다른 거죠. 세 가지 캐릭터로 세 가지 세대를 대변하고 있어요.- 뮤지컬 ‘서편제’에서 가장 좋아하시는 장면이 있으신가요? 마지막 장면인 ‘심청가’요. 처음부터 키포인트는 ‘심청가’였어요. 판소리는 많이 들어가도 안 되고, 안 들어가도 안 됐죠. 1막에는 ‘사랑가’, 2막에는 ‘심청가’가 나와요. 모든 노래의 에너지가 ‘사랑가’와 ‘심청가’에 집중될 수 있도록 배열했어요. 사실 ‘심청가’는 있는 가사를 배치만 한 거예요. 원래 있던 것에 길을 내기만 한 거죠. 이 장면은 송화와 동호의 사연도 있고, 배우들도 연기를 잘해줘서 관객들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관객분들도 유심히 보려고 애쓰지 말고 놔두면 자연스럽게 ‘심청가’ 부분이 보이실 거예요. 보려고 기다리면 안 보일 수도 있어요.(웃음) (③편에서 계속) 이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10 / 조회 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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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주크박스] 뮤지컬 ‘서편제’ 송화의 소리길 담은 ‘나의 소리’
뮤지컬 ‘서편제’의 송화 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 이영미는 작품의 명장면에 대해 “동호와 헤어졌다가 시간이 흘러서 무대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 ‘나의 소리’다”고 말했다. “저는 송화의 눈이 멀었을 때보다 그 노래 부를 때가 가장 슬픈 것 같아요.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많이 나요. ‘나의 소리’는 ‘네가 그렇게 생각하든 안 하든 난 내 길을 걸어왔고, 네가 한 번쯤 돌아볼 때 난 여기 있을 거야’라며 내용이에요” 뮤지컬 ‘서편제’는 소설가 이청준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국의 ‘소리’에 담겨 있는 ‘한’의 정서를 간결한 무대 예술로 풀어내며 2011년 초연 당시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했다. 유니버설 아트센터의 무대에 오르고 있는 2012년 재공연은 초연 당시 비평가들의 호평에도 아쉬웠던 흥행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이게 소리하기에는 훨씬 좋아, 다 지나간 일이야’ 뮤지컬 ‘서편제’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문득 가슴 한 켠이 아려온다. 유봉이 딸의 눈을 멀게 하는 ‘한이 쌓일 시간’, 송화가 엄마를 기억하며 부르는 ‘살다 보면’, 눈이 먼 송화가 1막 마지막 장면에서 울부짖는 ‘원망’까지 이 작품의 곡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작곡가 윤일상이 쓴 작품의 뮤지컬넘버들은 서양악기와 국악기, 한국적 감성이 만나 저릿한 ‘한’을 전한다. 한국인이라면 자연스럽게 공감할 만한 익숙한 감성은 선율을 타고 흘러 오랫동안 귓전을 맴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여러 뮤지컬넘버들이 있지만, 장면과 캐릭터가 좋은 호흡을 이루는 숨은 명곡이 또 하나 있다. 뮤지컬배우 이영미가 명장면으로 꼽은 송화의 ‘나의 소리’라는 뮤지컬넘버다. ‘나의 소리’는 송화가 유봉이 어렵게 준비한 무대에서 소리를 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다. 송화는 최선을 다해 자신을 소리를 관객에게 풀어 놓지만 관객은 반응이 없다. 서글퍼진 송화 앞에 자신의 소리를 찾아 떠났던 동호가 나타난다. 동호는 송화가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리가 너에게 이렇게 중요한 거야? 이게 뭐야’고 말하는 동호 앞에, 송화는 ‘이게 소리하기에는 훨씬 좋아. 다 지나간 일이야’라고 말하며 ‘나의 소리’를 부른다. ‘나의 소리’는 송화의 ‘한’이 드러나는 노래다. 아버지 유봉에 대한 애증, 동호에 대한 그리움, 어렵기만 한 소리길을 찾아가는 그녀의 인생이 묻어난다. 같이 떠나자는 동호를 다독이며 ‘한 번씩 뒤돌아 볼 때 난 항상 여기 있을게, 잊혀져 가지만 항상 있어 줄게’라고 노래한다. ‘나의 소리’의 가사는 송화가 동호에게 남기는 그리움의 말이기도 하지만, 늘 그 자리에 있으면서도 잊혀 가는 우리 소리를 떠올리게 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03 / 조회 11,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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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서편제’ 처음 하는 짓이 많은 작품”, 이영미-①
“나름 뮤지컬 10년 차지만 이렇게 관리해 보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경력 10년 차 뮤지컬배우 이영미가 뮤지컬 ‘서편제’에 출연하며 하는 말이다. 타고난 성량, 음감, 표현력을 가진 보컬리스트이자 배우인 그녀를 긴장시킨 것만 봐도 뮤지컬 ‘서편제’가 얼마나 어려운 작품인지 짐작게 한다.이영미는 뮤지컬 ‘서편제’의 초연 당시 ‘동호 어머니(이하 동호모)’ 역으로 무대에 올랐고, 2012년 앵콜공연에는 ‘송화’ 역을 맡았다. 초연을 하며 “무작정 송화가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녀의 눈에는 작품에 대한 애정과 ‘송화’가 품은 소리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 있었다. 소리하는 여자로 돌아온 이영미와 함께 뮤지컬 ‘서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목이 상할까 봐 봄바람 맞는 것조차 무섭다”이영미는 개성 강한 보컬로 뮤지컬 무대뿐 아니라 개인 음반을 발매할 정도로 그 실력을 인정받은 보컬리스트다. 그녀가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펼쳐지는 뮤지컬 ‘서편제’의 두 달간의 공연 기간 동안 무대에 서는 것은 단 14~15회차 정도. 비교적 출연 회차가 적음에도 그녀는 열과 성의를 다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뮤지컬 ‘서편제’에 출연하는 회차가 몇 번 안 돼요. 일주일의 간격을 두고 출연할 때도 있는데, 사실 그 시간이 중간에 외국이라도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잖아요. 하지만 제게 할당된 무대가 적은 만큼 한번 할 때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커요.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잠수타고 있어요.(웃음) 또, 봄바람이 살짝 부니까 감기 기운이 도는 것 같더라고요. 그게 너무 무서워서 집에 있어요. 감기 걸리면 끝이거든요”이영미는 뮤지컬 ‘서편제’ 초연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우리 소리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 중 하나였다. 그렇다면 이영미의 소리에 대한 첫 기억은 어땠을까. 그녀가 처음 소리를 접한 것은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김민기 연출가가 제안한 소리 수업이었다. “그때는 소리가 싫었어요. 낡은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온몸에서 거부하더라고요. 소리를 하니까 목이 상하는 느낌도 나고요. 그게 무서웠어요. 안 쓰던 길로 소리를 내야하고, 소리를 많이 지르는 발성이라서. 가사를 외우는 일도 정말 어렵고요. 이번에는 목이 쉬건 말건 계속 노래했죠”- 첫 공연에 대한 기억이영미에게 첫 공연 커튼콜 당시의 느낌을 묻자 “아, 내가 100살이 됐구나(웃음)”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장난스러운 말투였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이 작품이 7살 송화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잖아요. 마지막 심청가를 할 때까지 육십 평생을 연기해요. 막 태어났을 때의 느낌부터 시작해서 심청가를 부를 때까지 이 여자의 모든 삶을 살고, 모든 것을 확 놨을 때 커튼콜이 와요. 인사하는 데 정말 힘들었어요. 무대를 하는 동안은 지전(종이벽)들 사이로 펼쳐지는 동선이 굉장히 많은데 어느 지전 뒤에 서 있을지도 정말 헷갈렸어요. 그렇게 떨어본 건 태어나서 처음인 것 같아요”첫 무대에 오른 이후도 ‘송화’를 향한 그녀의 열병은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송화의 소리에 대한 고민이 그녀를 떠나지 않는 것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소리하는 여자의 이야기잖아요. 심청가를 부르는 마지막 장면이 ‘네가 평생을 바쳐 만들어 낸 소리 한 번 들어보자’하는 대목인데, 그 소리를 못해내면 제가 앞에서 아무리 디테일한 연기를 한다고 해도 관객이 공감하지 못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제 연습의 거의 80%는 소리 연습에 맞춰져 있어요. 연출님이 공연 일주일 전에 딱 그러시더라고요. ‘개망신은 안 당하겠다’고요. 정말 딱 한마디 하셨어요. 칭찬이라고는 한마디 안 해주시다가.(웃음) 그래서 거기서 요만한 자신감이 생겼어요”- “송화, 무작정 하고 싶다고 했다”이영미는 뮤지컬 ‘서편제’의 초연에 ‘동호모’ 역으로 참여했다. 그녀가 소리에 매력을 느낀 것도 이쯤이다. 소리를 온몸으로 거부하던 소울보컬 이영미가 한국의 판소리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초연을 하면서 소리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리고 자람 씨의 ‘사천가’를 보러 갔죠. 거기서 완전히 반했어요. 나이가 먹다 보면 자신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잖아요. 초연을 하던 시기에 슬럼프도 있었고, ‘내가 하는 게 예술인가’하는 의문도 있었어요. 저는 잔재주만 믿고 음악을 즐기기만 했거든요. 그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소리와 ‘서편제’를 만났죠” 그녀의 2011년 뮤지컬 ‘서편제’ 출연은 평소 친분이 있던 이지나 연출가의 ‘너 소리 못하지? 그러니까 이 역할 해 볼래?’라는 제안에 선뜻 응하면서 이뤄졌다. 초연 무대에 함께 서면서 이영미는 서서히 소리의 매력에 매료됐고, 소리에 대한 마음은 자연스럽게 ‘송화’라는 역으로 옮겨졌다.“‘송화’ 역을 무작정 하고 싶다고 했어요. 주변 사람들도 ‘서편제’를 보고는 어떤 공연을 보면 좋은 역할이 있으면 ‘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역은 그런 생각이 안 든대요. 저도 만약에 제가 초연을 하지 않았으면 ‘송화’를 못했을 거예요. 함께하는 배우들이 연습하는 과정을 내내 지켜봤기 때문에 ‘내가 저 부분을 열심히 하면 나도 할 수 있겠다’하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송화’ 역을 하겠다고 마음먹기까지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영미의 앞에는 초연 ‘송화’인 ‘이자람’과 ‘차지연’이라는 산이 버티고 있었고, 그들은 이미 국악을 오랫동안 접해 온 사람들이었다. 그녀는 주변 지인들에게 자신이 과연 ‘송화’ 역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그때 이영미에게 가장 큰 용기를 준 것은 다름 아닌 이자람이었다. 이영미는 자신이 ‘송화’ 역을 맡아 연기를 잘할 수 있을 것인지를 물었고, 이자람의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자람 씨에게 내가 소리 공부를 1년 동안 하면 송화 역이 가능할 것 같으냐고 물었어요. 그때 자람 씨가 용기를 줬죠. 좋은 소리를 가졌으니 열심히 다듬으면 될 거라고요” 용기를 노력으로, 노력을 결실로 빚어내며 뮤지컬 ‘서편제’의 앵콜 공연의 3대 ‘송화’로 발걸음 한 이영미가 바라보는 초대 ‘송화’들은 어떤 모습일까. “초연 때 자람 씨 공연을 감동적으로 봤어요. 소리꾼은 주고받는 연기는 안 해봤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기에 대한 학습이 돼 있는 분들이에요. 자람 씨가 표현하는 ‘송화’는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요. 지연(차지연)이는 제가 이번에 ‘송화’로 첫 공연을 치르고 난 다음에 문자를 보냈어요. ‘너 초연 때 정말 고생했겠구나’라고요.(웃음) 초연 때 같은 대기실을 사용했었는데, 1막이 끝난 다음(1막 마지막 장면은 송화가 눈이 멀게 되는 장면이다)에 ‘송화’의 심정에 대해 제가 정말 몰라줬더라고요. 이자람이라는 사람과 대적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어요.(웃음) 지금은 세 명이지만 초연 때는 1 대 1로 대적 한 거니까 대단한 거죠”이영미의 공연을 보고 온 관객들은 입을 모아 ‘처절’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송화에 대해 그녀는 “나이에 따라서 모든 아픔의 경로가 정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가장 송화 중에 나이가 많아요. 그래서 깊이나 삶의 경험들이 보이지 않을까 해요. 저는 1막의 송화를 좀 더 어리게 표현해서, 2막에 달라진 송화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다 놔버린 모습이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나는 지금 아무것도 없다’를 드러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뮤지컬 ‘서편제’는 2011년 초연 당시 흥행에 부진한 성과를 거뒀지만,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다시 오른 앵콜 무대는 흥행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기분 좋은 전진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초연 때 많은 분들이 보신 것은 아니었지만, 보신 분들은 많은 감동을 안고 가셨다고 생각해요. 관객이 감동하시는 모습에 저희도 같이 감동했고요. 뮤지컬 ‘서편제’는 드라마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정서가 있잖아요. 부모님을 생각할 때 나도 모르게 짠한 마음처럼요. 초연 때 그러한 감정이 다 통한다는 것을 느끼며 공연했었는데, 그 점을 이번 공연에 많은 분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뻐요”(②편에서 계속)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30 / 조회 1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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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恨)…‘윽’ 소리 나도록 참아내는 것”, 이영미-②
최근 뮤지컬 ‘서편제’에서 이영미는 ‘송화’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무대 아래에서는 시원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당당한 그녀지만, 뮤지컬 '서편제‘ 무대서는 전혀 다르다. 속에 끓어오르는 화를 누르고 눌러 소리로 외쳐내는 소리꾼이 있을 뿐이다. 이영미는 최근 무대 위에서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가 한 대목에 동생과 자신의 삶을 위로하고, ‘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 뜨셨소’ 심청가 한 대목 뽑아내며 자신의 삶을 토해내는 한(恨) 많은 소리꾼 여인의 삶을 대신 살고 있다. 문득 그녀가 살고 있는 소리꾼 송화의 삶이 궁금해졌다.- “송화의 한, ‘윽’ 소리 나도록 참는 것”뮤지컬 ‘서편제’를 풀어내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한(恨)’이다. 흔한 단어지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 깊이와 의미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 애매한 단어에 담긴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이영미에게 ‘송화의 한’이란 무엇인지 묻자 잠깐의 여운이 돌아왔다.“송화의 한…”그녀는 약간의 공백을 두고서 뮤지컬 ‘서편제’의 한 대목을 들었다. “극 중에 그런 말이 있어요. ‘내가 슬프다고 울어버리고, 화가 난다고 화를 내버리는 것이 아니다’고요. 우리는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한 번 삼키잖아요. 인내하고 참아 내는 거죠. 속에 있는 화를 한번 누르고,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하더라도 다 울어내는 것이 아니라 ‘윽’, ‘윽’ 소리가 나도록 참는 것처럼 그것들이 쌓이고 쌓이는 게 한이 되는 것 같아요”자신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의 죽음, 사랑하는 동생과의 이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소리길의 고됨을 송화는 자신 안에 꾹꾹 눌러 담는다. 그 속에서 송화의 한은 압축되고 축적되며 오래된 지층(地層)처럼 세월과 흔적을 쌓아간다. 그렇게 세월을 견뎌내고 참아내는 송화의 모습은 인간 이영미의 어떤 면과도 닮아있다. 이영미는 “저도 성격상 많이 참는 편인데, 참을 때는 참는 줄 몰라요. 그렇게 참아진 것들이 한 번에 확 터질 때가 있잖아요. 송화는 그것이 소리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라고 말했다. - “딸 눈멀게 한 유봉, 그럴 수 있을 것 같다”송화의 한을 가장 극대화 시키는 존재는 그녀의 아버지 유봉이다. 그의 내면에 존재하는 분노에 가까운 소리에 대한 집착은 딸의 눈을 멀게 만들고, 가족을 흩어지게 만든다.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유봉의 감정에 대해 이영미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처음부터 유봉의 감정을 이해했던 것은 아니었다. “초연 때 소리가 어떻든 딸의 눈을 멀게 한다는 것이 과연 말이 되는 소리인가 했어요. 인생에는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 많잖아요. 저는 인간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생겼을 때 목숨을 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유봉은 소리의 정점을 맛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자신은 안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리고 자신의 아이가 자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요. 정신과에서 그러더라고요. 어떤 능력이 결핍된 사람들은 능력이 한쪽으로 몰린대요. 눈이 안 보이면 다른 쪽으로 능력이 좋아질 수 있다는 거죠. 그 가설이 신빙성이 없진 않은 것 같아요” 그녀가 유봉의 심정을 이해하게 된 것은 송화의 삶을 살아내면서부터다. 유봉의 삶과 송화의 한을 모두 이해하는 이영미가 토해내는 소리는 그래서 더욱 처절하게 다가온다. “송화도 처음에는 아버지가 눈을 멀게 했을 때 사무쳤겠죠.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아버지를 보낼 때의 마음은 또 다를 거예요. 아버지를 원망한다고 하면서도 함께 살았잖아요. 유봉은 떠날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는 존재 같아요. 어쩌면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을지도 모르고, 떠나고 싶었을지도 몰라요. 송화는 그것을 참아낸 거죠. 애증으로 점철된 존재가 죽었을 때 ‘마지막 부음’에서 그런 부분들이 소리로 표현돼요”유봉이 송화에게 손에 쥘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애증의 존재라면, 동호는 어떤 존재일까. 뮤지컬 ‘서편제’에서 송화와 동호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복 남매다. 동호는 평생을 두고 송화와 그녀의 소리를 그리워했고, 여자로서 누이로서 그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키워왔다. 이영미는 동호에 대한 송화의 감정에 대해 “이지나 연출님의 의도에도 애틋한 감정이 있어요. 두 사람은 피가 섞이지 않은 남매니까요. 누구나 사춘기 때 마음에 품는 존재가 있잖아요. 사실 저도 잘 몰라요. 이것이 정확히 남자로서 사랑하는 건지, 동생으로서 사랑하는 것인지요. 동호는 송화가 모르는 새에 너무 크게 자리 잡아버린 존재인 것 같아요. 그래서 평생 짊어지고 가는 거죠”라고 답했다.-“‘나의 노래’,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나는 장면” 뮤지컬 '서편제‘는 유독 명장면이 많은 작품이다. 유봉과 어린 송화, 동호가 유랑하는 장면부터, 송화의 눈이 멀게 되는 장면, 유봉의 죽음 등은 은유적이면서 시적으로 표현된 명장면들이다. 이영미는 뮤지컬 ’서편제‘의 명장면에 대해 “많은 분들이 말하는 명장면은 장례식 장면이에요. 그 장면에서 동호 엄마가 부르는 부양가도 정말 좋아요. 뮤지컬 ’서편제‘ 안무와 조명의 백미도 그 장면에 있고요. 그 장면은 누구나 꼽는 뮤지컬 ’서편제‘의 명장면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먼저 누구나 좋아하는 뮤지컬 ‘서편제’의 명장면을 답했지만, 곧이어 그녀가 송화로서 꼽는 명장면에 대해 말을 이었다. “‘나의 소리’라는 노래가 있어요. 동호와 헤어졌다가 시간이 흘러서 무대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예요. 유봉이 어렵게 마련한 무대에서 송화는 자신의 소리를 펼쳐요. 하지만 관객의 반응이 없어 외롭다는 감정을 느끼며 노래해요. 그때 무대로 찾아온 동호는 누나가 눈이 멀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요. 동호가 ‘소리가 너에게 있어 이렇게 중요한 거였냐, 이게 뭐냐, 이 꼴이 뭐냐’고 물으면 ‘아니야, 이게 소리하기에는 훨씬 좋아. 다 지나간 일이야’ 하면서 송화가 노래를 불러요. 저는 송화의 눈이 멀었을 때보다 그 노래 부를 때가 가장 슬픈 것 같아요.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많이 나요. ‘나의 소리’는 ‘네가 그렇게 생각하든 안 하든 난 내 길을 걸어왔고, 네가 한 번쯤 돌아볼 때 난 여기 있을 거야’라며 내용이에요. 지금 현재 제가 갖고 있는 감정과도 가장 닮아 있어요”-“뮤지컬 ‘서편제’, 인생의 기로에 만난 또 다른 정점”이영미는 뮤지컬배우 10년 차다. 2000년 뮤지컬 ‘로마의 휴일’, ‘시카고’로 뮤지컬 첫 데뷔를 치른 이후 ‘헤드윅’, ‘록키호러쇼’, ‘렌트’ 등에 출연하며 수많은 고정 팬을 양산해 왔다. 차곡차곡 쌓아온 그녀의 탄탄한 필모그라피에 새롭게 더해진 뮤지컬 ‘서편제’는 어떤 의미일까.“20~30년이 지나서 삶에 대해 말할 때 인생에 획을 긋는 사건들이 있게 마련이잖아요. 대학을 갔고, 가수로 앨범을 냈고, 뮤지컬을 했다 같은 것들이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정점을 찍은 것이 뮤지컬 ‘서편제’인 것 같아요. 뮤지컬 ‘서편제’에서 ‘내가 송화 역을 했었어. 내가 그렇게 소리를 열심히 했어’하고 생각하면 제 뮤지컬 인생의 가장 큰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작품을 할 때 즈음에 굉장히 복잡한 감정의 변화가 많았어요. 인생의 기로에 있을 때 만난 ‘서편제’, 어떤 작품보다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30 / 조회 10,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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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 ‘소리’를 그리워한 남자, 뮤지컬 ’서편제‘ 동호
뮤지컬 ‘서편제’ 속 동호는 자신 만의 소리를 찾으려 한 인물이다. 양아버지 유봉이 억압으로 가르친 ‘판소리’의 ‘한’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상’과 ‘시선’과 ‘한’을 노래하고자 했다. 그는 소리를 향한 분노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는 유봉에 맞서 자신만의 소리를 찾기 위해, 밴드를 따라 유봉과 송화를 떠났다. 동호는 자신이 찾은 소리로 세상의 다른 소리를 거부했고, 주변마저 태워버린 유봉을 벌하려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역시, 동호가 갖고 있는 ‘소리’를 향한 막연한 ‘그리움’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소리를 찾아 헤매는 남자, 동호동호는 홀어머니 밑에 자란다. 동호의 어머니는 어린 동호를 멀리 가지 못하도록 밭에 묶어놓은 채 일하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노래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동호의 기억 속에 남은 ‘어머니의 이미지’다. 동호에게 ‘소리’가 그리움이 된 것은 이때쯤일 것이다. 하지만 유봉의 등장으로 동호는 ‘어머니의 소리’를 그와 함께 나눠야만 했다.어느 날, 어머니는 마을을 찾은 소리꾼 유봉과 그의 딸 송화를 받아들여 함께 살기 시작한다. 유봉의 아이를 가진 동호의 어머니는 아이를 낳다가 목숨을 잃는다. ‘어머니가 유봉의 아이를 낳다 죽었다’는 사실은 동호에게 “‘거대한 햇덩이’가 어머니를 삼켰다‘는 말로 대체된다. 어머니는 햇덩이가 태워버린 물웅덩이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리움이 되어 사라져 버린다. 어머니가 발목에 묶어놓은 밧줄은 보이지 않는 사슬이 되어 그를 유봉의 곁에 단단히 묶어놓는다.동호가 유봉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기 전까지 그를 잡아 준 것은 송화다. 동호에게 송화는 어머니가 들려준 ‘소리의 그리움’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다른 ‘소리’다. 어머니와 송화의 소리는 동호의 상처를 품어주는 유일한 안식처다. 동호가 삶의 끝에서도 송화에 대한 그리움을 놓지 못하는 것은 어머니의 존재가 타버린 그곳에 송화가 자리를 잡아 버렸기 때문이다. 송화에 대한 동호의 감정은 복합적이다. ‘어머니를 대체하는 인물로서의 송화’, ‘여인으로서의 송화’, ‘누이로서의 송화’, ‘소리 그 자체로서의 송화’ 등 동호에게 송화는 잡을 수 없는 것들의 연속이다. 동호는 누구보다 자신의 소리를 찾고 싶어 한 인물이었다. 그것이 유봉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든, 자신의 존재를 찾기 위해서든 그에게 소리는 삶을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주춧돌이었다. ‘어머니의 이미지’로 시작된 동호의 ‘소리’는 ‘송화에 대한 그리움’으로 끝을 맺는다. 그가 송화를 찾는 것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그가 그토록 찾고 싶었던 소리가 그녀의 안에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임병근, ‘동호’로 한 단계 성장하다뮤지컬 ‘서편제’는 ‘소리를 찾는 한 여인의 삶의 궤적’을 쫓는 작품이다. 그만큼 작품의 초점은 여주인공 ‘송화’에게 맞춰지지만, 이야기의 진행은 ‘동호’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관객을 이끌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인물인 만큼 동호의 역할은 작품 속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뮤지컬배우 임병근은 뮤지컬 ‘바람의 나라’, ‘에비타’ 등에서 주역을 맡으며 주목받아온 신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누나와 소리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그려내며 자신만의 ‘동호’를 소화해 냈다. 또한, 그의 전작에 비해 한층 더 단단하고 섬세한 연기로 관객을 찾아 한 단계 성장한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22 / 조회 1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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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뭐볼까] 앵콜무대에 오르는 한국 창작뮤지컬 ‘서편제’, ‘셜록홈즈’
지난해 초연 무대에 올라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두 편의 한국 창작뮤지컬이 다시 앵콜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서편제’는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판소리 뮤지컬’이 아닌 ‘판소리를 하는 여인 송화’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로 다시 탄생했다. 초연 이후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 등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시즌제 뮤지컬을 표방한다. 1탄인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은 지난해 초연한 뒤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올해 다시 앵콜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극본상, 작곡상을 수상했다.소리에 담긴 한(恨)의 정서뮤지컬 ‘서편제’4월 22일부터 유니버설아트센터뮤지컬 ‘서편제’는 소리꾼의 길을 걸어가는 한 여인의 ‘삶’과 ‘한’을 회전무대와 한지 벽을 이용한 판타지적인 연출로 담아낸다. 작품은 소설가 이청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무대화한 작품이다. 원작 소설 ‘서편제’는 월간종합잡지인 ‘뿌리 깊은 나무’에 1967년 발표됐다. 소리에 담긴 한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담으며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출간 이후 1993년 임권택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제작하며 한국영화 최초 관객 100만 돌파 기록을 세운 바 있다.초연 공연은 한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창작진이 함께했다. 2012년 뮤지컬 ‘서편제’는 2011년 초연 당시 참여한 이지나 연출가, 김문정 음악감독, 조광화 작가, 윤일상 작곡가 등이 그대로 참여한다. 이번 앵콜공연에는 초연에 참여했던 이영미, 이자람, 차지연, 서범석 등을 비롯해 새로운 얼굴 양준모, 김다현, 임병근, 한지상이 함께한다. 그 외에도 문혜원, 정영주, 심정완 등이 힘을 더한다.한국 창작뮤지컬의 색다른 변신뮤지컬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5월 13일까지 숙명아트센터 씨어터S뮤지컬 ‘셜록홈즈-앤더슨가의 비밀’(이하 ‘셜록홈즈’)는 지난해 초연무대에 오르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작품은 1887년 발표된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소설 ‘셜록홈즈’의 캐릭터를 빌려와 전혀 새로운 에피소드로 관객을 찾아 신선한 매력을 던졌다. 올해 선보이는 뮤지컬 ‘셜록홈즈’는 19세기 영국 런던 최고의 가문인 앤더슨 가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미스터리를 담는다. 뮤지컬 ‘셜록홈즈’는 ‘제17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극본상, 작곡상을 수상했다. 추리극의 특징인 단단한 구성과 긴장감 있는 이야기에 뮤지컬음악을 통해 작품의 속도감을 더했다. 이번 공연은 송용진, 방진의, 구민진, 박인배, 조강현, 정명은, 배다해 등의 초연멤버들이 출연한다. 또한, 앵콜을 맞아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참여한다. 새로운 ‘셜록홈즈’ 역에 박상우, 김도현이, 새로운 ‘왓슨’ 역에 김은정, 신영숙이 함께한다. 쌍둥이 형제 1인 2역을 연기하는 ‘에릭 앤더슨’과 ‘아담 앤더슨’역에는 박인배, 조강현, 테이가 출연한다. 총성을 남기고 사라진 여인 ‘루시’ 역은 정명은, 배다해가 맡는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21 / 조회 1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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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in]나의 소리, 나의 삶! 뮤지컬 ‘서편제’의 송화
무대를 뜨겁게 채우는 ‘심청가’의 소리. 죽은 줄만 알았던 심청이 살아 돌아와 봉사 아버지에게 애끓는 감격을 토한다. 하지만 ‘심청가’를 부르는 소리꾼의 내력을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그 소리는 단순히 ‘심청가’의 한 대목으로 들리지 않는다. 마지막 무대를 수놓는 소리꾼 송화의 뜨거운 ‘소리’야말로 그녀가 걸어온 삶의 이유이자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아버지 유봉과 동생 동호를 비롯해 자신의 인연들에 의해 한을 쌓아가는 여인 송화의 굴곡 많은 삶의 궤적을 좇는다. 어릴 때 엄마를 잃고 소리꾼 유봉의 손에서 동생과 함께 길러지는 송화는 자신의 숙명인 양 소리꾼의 길을 걷게 된다. 송화가 마지막 ‘심청가’를 부르기까지 그녀의 한의 세월과 굴곡은 깊고 고통스럽다. 어머니를 잃고 동생과 헤어져야 했으며, 하루아침에 아버지 눈을 빼앗기고 다시 그 아버지를 잃어야 했던 그녀의 삶은 상실과 박탈, 한(恨)의 역사다. 깊은 상처는 아물어도 흔적을 남긴다고 했던가. 그녀의 소리는 참다운 소리를 찾아 겹겹이 한(恨)을 쌓아 온 그녀 자신의 삶의 여정 그 자체를 담아낸다. 스스로를 상처 입히면서 단련된 송화의 소리는 심지가 깊고, 뜨겁게 타오르며 듣는 이의 가슴을 적신다. 그녀에게 슬픔과 분노가 지나고 나면 그 자리에는 언제나 한 맺힌 뜨거운 소리가 남았다. 소리꾼의 숙명은 그녀에게 끊임없는 상처를 안겼으나 날카로운 아픔은 둔탁한 멍울로, 그리고 다시 뜨거운 소리로 태어나 그녀를 진정한 소리꾼의 길로 이끌었다. 송화의 ‘소리’가 관객에게 깊은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마치 고통을 먹고 자라는 괴물처럼 한을 먹고 살아야 하는 소리꾼의 숙명은 관객에게 그녀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강한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한, 소리꾼으로 살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삶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좌절과 원망 대신 모든 것을 ‘소리’에 담아 ‘소리’로 풀어내는 송화의 모습에서 관객은 이 시대에서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진정한 예인의 면모를 발견하는 것이다. 송화를 열연한 소리꾼 이자람은 관객에게 우리 소리가 가지는 뜨거운 힘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그녀의 천진난만한 얼굴과 고통의 표정, 숙명을 비껴가지 않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소리꾼으로 다시 태어나는 삶의 전 과정을 지켜본 관객들은 마지막 무대를 채우는 10분간의 ‘심청가’에 가슴 저리는 감동을 느낀다. 송화의 ‘소리’를 둘러싼 전혀 다른 다양한 소리들의 조합도 흥미롭다. 뮤지컬 ‘서편제’는 우리 소리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과 어디까지 융합될 수 있는지 그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을 펼쳐놓는다. 서양 음악을 선택한 동호의 길과 우리의 소리를 택한 송화의 길을 교차하는 장면에서 작품은 팝과 록과 송화의 소리를 과감히 조합한다. 그 과감한 조합은 불협화음이라는 관객의 예상을 넘어 오히려 우리 소리의 폭넓은 포용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대의 아픔과 개인사의 굴곡은 언제,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원동력을 만들어나가는 데는 언제나 깊은 깨달음과 계기가 필요하다. 이 작품이 우리 전통의 ‘소리’를 담아냈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여전히 의미가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송화의 ‘소리’에는 아픔과 상처를 다시 단단한 내일의 지지대로 만들어 가는 강인함과 용기가 있다. 그렇기에 관객은 작품이 팝과 록, 클래식 등 수많은 음악 장르 속에 섞였어도 뚜렷하게 존재하는 우리 ‘소리’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바로 송화의 ‘소리’ 속에 우리 ‘소리’와 우리의 ‘삶’, 힘들지만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19 / 조회 9,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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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토리] 한이 쌓일 시간, 뮤지컬 ‘서편제’
뮤지컬 ‘서편제’는 이청준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첫 뮤지컬 작곡에 도전하는 대중음악작곡가 윤일상과 조광화 작가, 김문정 음악감독, 이지나 연출가 등 실력파 뮤지컬 창작진이 함께했다. 또한, 소리꾼 이자람, 뮤지컬배우 차지연 등이 함께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초연 창작진과 함께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해 유니버설아트센터의 무대에서 공연 중이다.뮤지컬 ‘서편제’는 2011년 초연 후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은 소설과 영화와는 다채로운 표현의 회전무대와 함축적인 무대, 판타지적인 연출을 선보여 호평받았다. ▶ 소리꾼 유봉과 그와 함께 유랑하는 송화와 동호. 유봉은 유랑하던 중 동호모를 만나 함께 살게 된다. 핏줄이 전혀 다른 송화와 동호는 남매가 된다. ▶ 동호는 어느 날 마주친 서양음악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자신의 소리길을 찾아 떠나고, 송화는 혼자 유봉의 곁에 남아 소리를 한다. 하지만 송화는 동호의 부재와 마음대로 되지 않는 소리에 지쳐간다. 유봉은 송화의 소리를 깊어지게 하기 위해 그녀의 눈을 멀게 만든다. ▶ 동호는 록 음악을, 송화를 소리를 통해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관객이 들지 않은 송화의 공연에 동호가 공연장을 찾아오고 두 사람은 오랜만에 재회한다. 함께 가자는 동호의 제안을 거절하는 송화. ▶ 소리를 하던 중 조용히 떠나는 유봉. 송화는 자신 안의 한을 풀어내듯 울부짖는다. ▶ 미니와 결혼한 후에도 여전히 송화를 그리워하는 동호. 뮤지컬 ‘서편제’는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12 / 조회 16,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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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무대에 오른 한의 소리 <서편제>
고 이청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 지난 해 초연한 뮤지컬 가 무대를 넓혀 재공연을 시작했다. 조광화 작, 이지나 연출의 는 진정한 소리를 위해 딸 송화의 눈을 멀게 하는 유봉, 그리고 가슴 깊이 한을 품을 채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며 소리꾼의 길을 걷는 송화, 그리고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 방황하는 유봉의 삶을 담은 이야기. 유봉_양준모(왼쪽)와 송화_차지연(오른쪽)초연 당시 우리의 소리와 한의 정서를 담은 이야기를 현대 뮤지컬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웠던 판소리를 중심에 두고 펼쳐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인기 가요, 드라마 등의 음악을 만들어 온 인기 작곡가 윤일상이 처음으로 뮤지컬 작업에 참여하여, 전통 판소리를 중심으로 클래식, 록, 팝 등 다양한 음악이 이야기에 녹아나고 있는 것이 특징. 지난 7일 하이라이트 장면을 공개한 자리에서 윤일한은 “가 아니었다면 뮤지컬 도전은 없었을 것”이라며, “처음부터 상처 있고 아픔이 있어 더욱 많이 챙기게 되는 자식과 같다”고 설명하는 한편 “그간 해 왔던 가요, 영상 작업과는 전혀 새로운 작업으로 자긍심을 갖고 임했다”고 말했다. 동호_김다현(위)과 한지상(아래)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때 송화 역을 맡아 큰 박수를 받았던 이자람, 차지연과 함께 초연 때 동호의 엄마 역으로 출연했던 이영미가 새로운 송화로 합류한다. “대한민국에서 뮤지컬을 하는 한 이보다 더 많은 인생의 그래프를 그리는 배역이 없을 것 같았다. 이것은 기회이고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지난 해 공연 이후부터 소리를 배웠다.” 송화_ 이자람과 유봉_서범석자신의 예술적 신념 때문에 자식의 눈을 멀게 하는 폭군적 예술가 유봉 역에는 서범석과 양준모가 함께 나서며, 유봉으로 인해 자신의 어머니가 죽었다고 생각해 아버지와 소리를 떠나는 유봉 역은 김다현, 한지상, 임병근의 몫. 유봉과 소리의 인연으로 잠시 부부의 연을 맺는 동호 어머니 역은 등에 출연한 정영주가 맡는다. 정영주는 “판소리는 다른, 새로운 것이 아니라 원래 있었던 한국의 뮤지컬로, 단지 완성도 높은 뮤지컬로 선보이기까지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고 역설하면서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이 다 어우러져 하나가 되고 있다”며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화_이영미와 동호_임병근추가된 곡들과 넓어진 무대, 새로 합류한 배우들로 이뤄진 뮤지컬 는 오는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3.08 / 조회 1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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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우리 소리 담은 뮤지컬 ‘서편제’ 프레스콜을 가다
2011년 초연 무대에 오른 뮤지컬 ‘서편제’가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3월 7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열린 프레스콜 현장은 1시간가량의 하이라이트 공연 시연으로 펼쳐졌다. 이날은 윤일상 작곡가를 비롯해 김문정 음악감독, 남수정 안무가, 이영미, 이자람, 차지연, 김다현, 한지상, 임병근, 양준모, 서범석, 정영주, 문혜원, 심정완 등이 참여했다. 오넬컴퍼니 한광민 대표는 뮤지컬 ‘서편제’를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리는 이유에 대해 “뮤지컬 ‘서편제’에 대한 믿음이 있다. 뮤지컬 ‘서편제’의 소리, 음악, 드라마가 관객과 충분히 교감하고 느낄 수 있는 가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또한, 함께하는 스텝들과 배우들의 열정 때문에 다시 하게 된 것 같다. ‘서편제’에 함께하는 이들과 대화를 하면 공통으로 ‘서편제’는 남다르게 애착이 간다는 말을 한다. 이분들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임하는 모습이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전했다. 뮤지컬 ‘서편제’의 작곡을 맡은 윤일상은 “대중음악계에서 20년 정도 있었다. 뮤지컬 ‘서편제’가 아니었다면 뮤지컬 도전은 없었을 거다. 지금까지 모든 작업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가 ‘서편제’였다. 모든 작품을 자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서편제’는 처음부터 상처도 많고 그렇게 예쁘지도 못했다. 그래서 일거수일투족을 더 많이 신경 썼다. 열정을 갖고 훌륭하게 성장하게 하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개성이 다른 각 장르의 음악을 모으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초연 당시 뮤지컬 ‘서편제’ 참여에 고민을 많이 했다. 익숙하지만 잘 접하지 않는 판소리를 뮤지컬에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윤일상 작곡가와 작업을 하면서 의견이 일치했던 부분은 억지로 서양음악과 국악을 만나게 하지는 말자는 것이었다. ‘서편제’ 음악을 자세히 들어보시면 음악의 일체감이나 코드의 일체감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연부터 송화 역을 맡았던 이자람은 판소리와 뮤지컬의 차이에 대해 “판소리는 보통 한 사람이 여러 명의 역할을 한다. 연희자와 드러머 각각 한 명이 무대 위에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이다. 뮤지컬도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나에게 무척 다른 것은 무대 위에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고 밝혔다.뮤지컬 ‘서편제’는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08 / 조회 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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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다운 것을 찾아가는 날들 <서편제> 이자람
전라도를 거쳐 남해로 흘러가는 섬진강 줄기 따라, 애절하고 정한이 많은 서편제의 소리가 이어진다. 소리는 이야기를 품고, 이야기는 다시 소리를 내듯 사연 많은 소리처럼, 굴곡 많은 길을 걸어온 뮤지컬 가 다시 무대에 선다. 그 가운데 선 배우 이자람은 소리 그 이상, 사연 그 이상 ‘작품’의 존재로 승부해야 하는 과제를 가진 것이 지금의 라 말한다. 수식어에 기대는 비겁함이 싫다. “다시 공연을 하게 됐다, 넌 무조건 해야 한다.(웃음) 이지나 연출님이 연락을 주시기 전에도 오랜 시간 제게 공을 들이셨어요. 가끔 공연도 보여주시고 밥도 사주시면서 서편제를 다시 하고 싶은데 저는 꼭 해야 한다고요.” 조광화 작가와 서편제를 다시 하는 이유도 나누었다. 글쎄요, 주저하던 마음이 바뀌었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과의 작업은 행복하기 때문이다. “연출님이 배우든 뭐든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웃음), 이번에는 배우로만 참여해요. 너무 고마운 분이세요. 제가 가진 판소리에 대한 예술적 가치를 높게 사시고, 그걸 끊임없이 표현하시고 존중해 주시는 게 느껴져요. 그런 분들과는 공연 할 맛이 나죠.” 뮤지컬 의 송화로 분하는 이자람에게 ‘판소리를 소재로 한 흔하지 않은 뮤지컬’이 시작의 의미였다면, 지난 해 초연을 마치고 두 번째 공연을 준비하는 지금 는 ‘은혜를 갚아야 하는 작품’의 의미가 더해졌다. “제가 있던 세계보다 뮤지컬 세계는 너무 상업적인 곳이라 나도 모르게 좀 나쁘게 말한 경우도 있고, 너무 어려워 하기도 했었고, 또 낯설게 표현하기도 했거든요. 를 할지 말지 고민하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하기도 했었고요. 마치 매일 밥을 먹다가 옆집 아이가 “우리 집에 신선로 있는데 나한테 뭐 해 주면 그거 먹게 해줄게”하는 마음이었달까? 희한한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그런 마음을 다 걷어내고 봤을 때 는 너무너무 고마운 작품이고, 제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에요.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를 보러 와 줬고요. 은혜를 갚아야 하는 작품이에요. 여기까지 생각하는 것도 되게 오래 걸렸어요.” 전혀 새로운 것을 낳아야 하는 창작 뮤지컬의 어려움, 전통 판소리를 소재로 했기 때문에 더욱 낯설었던 시선 등 를 향한 쉽지 않은 장벽은 직접 공연을 본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허물어지기 시작했었다. “제목 보고는 안 와도 와서 보면 어쩔 수 없이 좋은 감성이 있긴 해요. 한국인들이 반할 수 밖에 없는 울고 웃는 한국 정서가 있잖아요. 이걸 더 안고 심화하든가, 다른 부분과 조화해서 가든가, 연출님이나 작가님이 방향을 잘 정하시겠죠. 그치만 이제 는 작품 자체로 승부 해야 하는 숙제가 있어요. 큰 칼을 들고 싸우는 대형 상업 뮤지컬 사이에서, 는 한국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든가, 판소리를 가지고 했다든가, 여러가지 의미가 있잖아요. 그런 의의가 있기 때문에 표를 사줘야 한다든가, 그런 비겁함이 제일 싫어요. 정말 작품이 잘 되려면, 그런 수식어를 다 빼고 작품 자체로 좋다, 해야 하는 것이죠. 판소리의 한이라는 정서 자체가 다소 올드하기 때문에 어떤 것으로 승부수를 낼 지 컨셉을 잘 잡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세상이 원망스럽기도 뮤지컬 출연, 이자람밴드의 리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등을 쓰고 출연하는 ‘판소리만들기 자’ 이자람의 모습을 결코 빼 놓을 수 없다. 지난 해 소리꾼 이자람이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을 바탕으로 새롭게 구성한 서울 첫 공연은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호평을 받았다. “인터넷에서 암표도 팔던데요, 저 깜짝 놀랐어요. (웃음) 기립박수가 나오는데, 되게 기쁘고 얼떨떨하면서 잠깐 세상이 너무 밉더라고요, 이제서야…(웃음) 다시는 못할 것 같이 너무 힘들어 죽겠는데 이제 시작이라고들 하시니까. 이제서야 알아주는 야속함과 뿌듯함이 같이 쳐 올라오고, 이상했어요, 되게. 그러다가 자칫 잘못하면 오만해지는 거죠.” 올 5월 LG아트센터에서 다시 한번 국내 관객은 억척어멈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지난 해 우연히 공연을 본 브로드웨이 사운드 디자이너의 극찬으로 브로드웨이에서도 에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으며 전작인 역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프랑스 초청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 해외 공연을 두고 사람들이 너 잘나간다며? 돈 많이 벌었다며? 성공했네, 그런 이야기들을 하세요. 재미있는 건 가장 나다운 이야기를 했더니 사람들이 들어주기 시작했고, 끊임없이 이걸 왜 하는가, 시대적인 고민을 했더니 외국 바이어들이 와서 사 갔고요. 또 외국 공연을 했더니 입소문이 나서 다른 나라 바이어들이 사가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했겠죠. 그런데 사람들이 말하는 유명세, 돈을 많이 버는 그런 성장이 아니라, 작품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건강하게 공연하는가, 이런 관객을 만났을 때, 이런 환경에서 공연을 했을 때 최우선을 둘 것이 무엇인가, 역시 공연이다, 하는 것들을 배우고 성장한 게 엄청나게 많아요.” 재밌게 살려는 욕심이 가장 크다. 오만은 타인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오만은 무리 중에 나를 돋보이게 하고픈 의지이며 그릇된 자기 만족일 것이다. 이자람이 결코 오만해 질 수 없는 건, 유명에 뜻이 없는 게 아니라, 유명을 원하는 대상이 남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부자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 사람들은 당연히 가난하게 살 거라고 생각을 하죠. 그런데 부자가 되지 않겠다는 건, 먹고 싶은 만큼 먹겠지만 빌딩을 갖겠다는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것이거든요. 부자가 되지 않겠다고 해서 공연도 그냥 가서 한다? 절대 아니요. 저는 저의 가치만큼 돈을 받아야 공연을 하는 사람이에요. 마찬가지로 저는 유명세를 바라지 않아요. 대중들의 사랑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요. 오히려 많은 노출을 꺼리죠. 대중에게 많이 소모되면 그만큼 스스로 집중할 시간도 없어질테고 뭘 해도 혼란이 올 것이고요. 그렇지만 나의 가십이 아니라 ‘나의 작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 작품에 대한 유명세는 원해요. 그래서 대중들이 공연장에 공연을 보러 왔으면 좋겠어요.” ‘연애를 화끈하게 해 보지 못한 애인’ 같아서 아직도 감질나고 그만큼 무섭기도 하다지만, 후에 곧이어 올릴 를 위해 등산도, 요가도 시작했단다. “누군가에게 “그렇게 힘이 딸려서 10년 후에는 사천가도 뭐도 못하겠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갑자기 조급함이 생겨요. 두려워지는 거죠. 그러면 남인우 연출이 혼내요, 10년 후에는 더욱 아름다운 를 할 거라고. 아직 오지도 않은 10년을 미리 잡아다 여기에 두고 두려움을 만드는 거였어요. 왜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나. 그런 걸 깨닫는 즐거움, 좀 더 진짜 가치를 보는 눈이 생기는게 나이 먹는 것 같아요. 실은 나이 먹었다는 표현 없이, 내가 고민하는 깊이가 좀 더 깊어졌다는 것, 그런 멋진 나이 먹음이 있는 것 같아요.” 일 중독도 있다지만 의외로 너무 낙천적인 것 같다는 이자람의 욕심은 ‘재밌게 살고자 하는 것’에 있다. 에 함께하는 양준모에게 매일매일 노래를 배우고, 그로인해 자신의 목소리가 조금씩 변해가는 것이 무척 재미있고 신난다는 그녀답다. “조급한 게 없어요. 그저 재밌게 살려는 욕심이 너무 많은 거죠.(웃음) 그것 때문에 별거별거 다하는 건데, 그것 말고 어떤 목표나 뭘 극복해 보고 싶다거나, 하는 건 없어요. 아, 하나 있다! 후지락에서 공연해 보는 거.(웃음) 그래서 밴드 앨범도 내는 거에요. 얼토당토 않게 도쿄 공연부터 하자, 멤버들끼리 그런 이야기도 해보고.(웃음) 멋있는 사람 누가 있을까? 아, 손석희 아저씨, 손석희스러움이 있지만 그 분은 도태되지 않잖아요, 끊임없이 어딘가로 가는 것, 자기다운 것을 찾아서 어디로 가고, 배우고, 그런게 나 다운 것, 내가 가는 길인 것 같아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2.13 / 조회 16,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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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알고보기] 뮤지컬 ‘서편제’ vs 소설 vs 영화
뮤지컬 ‘서편제’가 3월 2일부터 4월 22일까지 유니버설 아트센터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2011년 초연에 이은 두 번째 공연이다. 작품은 초연 당시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연출가 이지나, 작곡가 윤일상, 음악감독 김문정, 작가 조광화 등의 제작진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무대 언어로 다시 태어난 뮤지컬 ‘서편제’의 원작 소설은 한국적 정서인 ‘한’과 ‘예술’, ‘가족의 화해’를 다루며 크게 사랑받았다. 1993년 개봉한 영화 ‘서편제’는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다.소리로 승화된 우리네 한(恨), 소설 ‘서편제’소설 ‘서편제’는 소설가 이청준의 작품이다. 월간 종합잡지인 ‘뿌리 깊은 나무’에 1967년에 발표됐다. ‘서편제’의 본편은 8편으로 구성된 연작 소설집 ‘남도 사람’ 중 한 편이다. ‘서편제’는 그중 가장 먼저 집필된 소설이다. 소리에 담긴 한이 예술로서 승화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소설은 소리꾼 아버지와 그의 밑에서 소리꾼으로 자라나는 남매의 이야기를 담는다. 떠돌이 소리꾼이었던 유봉은 과부였던 동호의 어머니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두 사람이 마을을 달아나 함께 살게 되면서 동호와 유봉의 수양딸 송화는 함께 살게 된다. 어느 날, 동호의 어머니가 아이를 낳다 죽고 세 사람만 남게 된다. 유봉은 송화에게 판소리를, 동호에게는 북을 가르친다. 전쟁 속에서 소리로 근근이 이어가는 삶이 어려워지자 동호는 유봉과 싸우고 떠난다. 소리의 완성에 집착하던 유봉은 결국 송화의 눈까지 멀게 만든다.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긋다, 영화 ‘서편제’영화 ‘서편제’는 임권택 감독이 이청준 작가가 쓴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유봉 역을 맡은 김명곤이 직접 각색했다. 1993년 개봉돼 한국 영화 최초로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의 한 획을 그었다.영화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 받으며 각종 영화제에서도 큰 수확을 거뒀다. 영화 ‘서편제’는 1993년 상해영화제 최우수감독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제31회 대종상 최우수작품상, 감독상(임권택), 촬영상(정일성), 녹음상(김범수, 강대성), 기술상(김유준), 신인여우상(오정해), 신인남우상(김규철), 제4회 춘사영화예술상 최우수작품상, 감독상(임권택), 여우주연상(오정해), 제14회 청룡영화제 최다관객상, 최우수작품상, 촬영상(정일성), 신인여우상(오정해), 남우주연상(김명곤), 남우조연상(안병경), 제3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작품상을 수상했다.무대 언어로 다시 태어난 뮤지컬 ‘서편제’뮤지컬 ‘서편제’는 2011년 초연했다. 예술가들의 삶과 한을 담아낸 진지한 흐름의 소설과 영화에서 나아가 판타지적인 연출과 함축적인 무대 요소로 제5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했다. 2012년 뮤지컬 ‘서편제’는 초연 배우와 함께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초연 당시 송화 역을 맡아 각각 여우신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이자람과 차지연이 다시 한 번 작품에 함께한다. 여기에 지난해 동호의 어머니로 출연했던 이영미가 이번 공연에서 송화 역을 맡는다. 피가 다른 남매 동호 역에는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김다현과 신예 임병근이 출연한다. 소리에 대한 집착으로 아들의 눈을 멀게 하는 유봉 역에는 서범석과 양준모가 함께한다. 그 외에도 동호의 어머니 역에 정영주가, 미니 역에는 문혜원이, 매니저 역으로는 심정완이 출연한다.뮤지컬 ‘서편제’의 시즌2는 초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연출가 이지나, 윤일상 작곡가, 김문정 음악감독, 조광화 작가 등의 창작진이 함께해 신뢰를 더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03 / 조회 1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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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차르트!’ 연출가 유희성 인터뷰
유희성은 처음부터 뮤지컬 연출가로 출발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뮤지컬 연출을 하기 이전에 주로 무용과 연극을 연출했다. 유희성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겟세마네’를 듣고 뮤지컬을 연출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자세한 내용도 몰랐다. 그는 눈물날 정도로 음악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의 첫 연출작은 서울예술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수많은 뮤지컬 작품을 연출했다. 연출가는 모든 스텝들의 정점에 서있다. 뮤지컬은 음악, 연기, 춤 등 다양한 요소들이 집합한 장르다. 연출가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그만큼 많다. 그에게 뮤지컬 연출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유희성은 “뮤지컬 연출가는 모든 스텝들을 조화롭게 조율하는 조율사이자 지휘자다. 자신의 생각을 많이 드러내면 안 된다. 작품의 콘셉트를 유지하면서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답했다. 유희성은 많은 작품 중 어떤 작품을 가장 아끼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는 “내가 참여한 모든 작품은 고통으로 창조해낸 나의 ‘아이들’이다. 뮤지컬 연출을 처음 한 것이 ‘로미오와 줄리엣’이었다. 이 작품으로 뮤지컬 연출로서 인정받았다. 수없이 고민했던 작품이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그는 최근작인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도 유독 애정이 가는 장면이 있다고 말했다. “1막 마지막에 등장하는 ‘내 운명 피하고 싶어’라는 넘버가 있다. 이 장면은 모차르트가 세상으로부터 받는 여러 가지 압박을 표현했다. 세상을 살아가며 겪어야 하는 고통과 주변과의 관계, 자유를 향한 갈망 등이 가사와 연출을 통해 드러난다. 포효하는 샤우팅의 느낌도 좋다” 유희성에게 인상적으로 남은 뮤지컬 배우는 ‘민영기’와 ‘조정은’이다. 그의 첫 뮤지컬 연출작이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에 함께 출연한 인연이다. 그는 ‘김선영’과 ‘박은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배우’라고 했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에서 호흡을 맞췄던 ‘양희경’도 ‘멋진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에게 향후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지금하고 있는 뮤지컬 ‘모차르트!’를 잘 마쳐야 한다.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뮤지컬 ’투란도트‘도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 그 외에도 ‘피맛골 연가’, ‘바람의 나라’ 등의 작품을 한다. 맡은 작품들을 내가 만족하게끔 만들고 싶다. 더불어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27 / 조회 9,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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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배우가 되고 싶다
신영숙은 최근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다. 뮤지컬 ‘모차르트!’, ‘코로네이션 볼’, ‘스팸어랏’ 등에 출연했다. 신영숙은 배우 생활을 ‘서울예술단’의 단원으로 시작했다. ‘서울예술단’의 단원으로 있었던 8년 동안 국내 창작 작품을 주로 했다. 그녀는 프리랜서로 전환 이후 다양한 배역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그녀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뮤지컬 ‘캣츠’의 그리자벨라 역을 통해 주목받았다면 뮤지컬 ‘모차르트!’를 통해서는 ‘신영숙’이라는 배우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으로 출연 중인 배우 신영숙과 이야기를 나눴다. - 최근 근황은?앵콜 공연인 뮤지컬 ‘모차르트!’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하고 있다. - 뮤지컬 ‘모차르트!’의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은 어떤 인물인가?실제 인물이다.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는 모차르트를 좋은 길로 인도해주려는 메신저의 역할이다. 모차르트에게 자유의지를 심어주는 조언자다. - 캐릭터를 만들어 낼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모차르트는 아버지의 구속 속에서 살아간다. 발트슈테텐 남작부인은 모차르트 주변의 몇 안 되는 좋은 사람이다. 따뜻하고 우아하면서 넓은 마음을 가졌다. 모든 사람이 공감 가능한 캐릭터로 만들려고 했다. - ‘모차르트’를 맡은 4명의 배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다 개성이 다르다. ‘박은태’는 관객을 전율하게 만드는 환상의 고음을 가졌다. 매우 성실하다. 작품 해석도 뛰어나다. 이번 앵콜도 공연 횟수가 제일 많은데 흐트러짐이 없다. 자기관리를 아주 잘한다. 초연도 잘했지만 지금은 월등하게 잘한다. 한마디로 하자면 모차르트 캐릭터의 정석이다. ‘임태경’은 음악가로서 활동 했던 사람이다. 음악인으로서의 본능이 모차르트와 아주 닮았다. 부드러운 매력이 있다. 나이가 점차 들어가는 모차르트의 모습을 잘 표현한다. 요즘은 연기에 많은 비중을 두고 공연하고 있다. ‘김준수’는 신동의 모습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천재인 모차르트와 많이 닮았다. 감성이 매우 좋아서 보는 사람들이 함께 동화된다. 보호 본능을 일깨우는 모차르트다. ‘전동석’은 굉장히 에너지가 넘친다. 1막부터 마지막까지 정말 신나게 한다. 연기적으로 굉장히 재밌는 요소도 많다. 아직 어린 모차르트다. 다른 배우들과는 차별되는 1막 ‘내 운명 피하고 싶어’의 하이음도 아주 멋지다. - 뮤지컬 ‘모차르트!’의 음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음악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작품이다. 작곡가인 실베스터 르베이의 음악을 원래 좋아한다. 선율은 굉장히 쉬운데 화성으로 보면 부르기는 어렵다. 대중적이면서 클래식한 고급스러움을 유지한다. 이런 면을 대중이 좋아한다. 르베이의 음악은 ‘훌륭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모든 노래들이 극과 맞아떨어지면서도 선율이 아름답고 고급스럽다. - 얼마 전에 오스트리아를 다녀왔다고 들었다. 소감은?이번 오스트리아 여행의 테마는 뮤지컬 ‘모차르트!’와 ‘엘리자벳’에 나오는 인물들이다. 많이 느끼고 많은 감동을 받고 왔다. 실제로 모차르트의 무덤에 가서 ‘황금별’을 불렀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작품에서만 접하던 모차르트의 발자취를 따르면서 교감이 생겼다. 이번에 작품을 할 때 오스트리아에 갔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 뮤지컬 ‘모차르트!’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나 넘버가 있다면?‘황금별’을 빼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웃음) 아직도 ‘황금별’은 부르면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제일 처음 뮤지컬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었을 때는 ‘나는 나는 음악’을 좋아했다. 내 노래 같았다. 예술가의 마음을 정말 잘 표현했다. 모차르트가 방황하기 전 천재성과 인간성이 하나가 되는 대목이다. ‘아마데’와 ‘볼프강’이 서로 어울려 부른다. 그 외에도 1막 마지막 장면의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좋아한다. - 많은 사람들이 ‘황금별’ 넘버에 감동 받는다. 이 넘버의 매력은?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운다는 얘기를 들었다. 슬픈 장면은 아니다. 가사는 ‘세상을 알고 싶으면 도전해야 하고, 성벽을 넘어서 날아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곡이 주는 메시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인다. 공감이 많이 가는 곡이라 사랑받는 것 같다. -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관객들이 명심해야 할 관전 포인트?뮤지컬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의 일대기가 아니다. 인간적 면모를 다룬 작품이다. 위대한 음악가의 예술적 삶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점은 중요하다. 모차르트의 감정적 고뇌와 창작의 고통, 갈등을 다룬다. 작품이 다소 무겁다. 이 작품에서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꿰뚫어 보려면 힘들다. 화려한 의상과 아름다운 음악을 마음 열고 보셨으면 한다. - 배우 신영숙의 모습이 관객에게 어떻게 비춰졌으면 하나?매일 생각하고 고민한다. ‘신영숙’이라는 배우는 믿음을 주는 배우다. 나는 ‘신영숙’이 재미있기도 했으면 좋겠다. 공연마다 똑같이 잘 하는 것은 배우의 당연한 책임이고 의무다. 항상 안정적으로 공연하니까 많은 분들이 호기심을 안 갖는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우스갯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나는 많은 작품 속에서 ‘변화무쌍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배우’가 되고 싶다. ‘무엇이든 안정적으로 해내는 배우’로 끝나지 않고 관객에게 ‘흥미를 유발시키는 배우’이고 싶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22 / 조회 1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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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 죽을 것 같이 노래하고 연기하더라’는 말을 듣고 싶다 - 뮤지컬 배우 박은태 인터뷰
현재 뮤지컬 배우 박은태는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모차르트 역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그는 2006년 뮤지컬 ‘라이온킹’의 앙상블로 데뷔했다.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노트르담 드 파리’, ‘햄릿 - 월드버전’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의 역량과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조성모의 부상을 대신해 모차르트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연기력을 다진 뒤 다시 뮤지컬 ‘모차르트!’의 앵콜 무대에 올랐다. “이제야 조금씩 무대 위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쏟아내야 한다는 걸 배우고 있다”는 배우 박은태를 만났다. - 최근 근황은?뮤지컬 ‘모차르트!’에서 모차르트 역으로 출연 중이다.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한다. - 뮤지컬 ‘모차르트’는 어떤 작품인가?우리가 알고 있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일대기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인물을 두 자아로 나눴다. 모차르트의 인간성을 담은 ‘볼프강’과 천재성을 담은 ‘아마데’다. 내가 맡은 역은 자유를 갈망하는 청년 ‘볼프강’이다. - 박은태만의 모차르트가 다른 배우의 모차르트와 다른 점이 있다면?유희성 연출님의 전체적인 지시는 모두 같다.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볼프강’의 죽음이다. 관객들이 ‘볼프강’의 죽음을 보면서 ‘참 안타깝게 죽는구나’하고 공감했으면 한다. 일반인들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과 맞닥뜨릴 때가 있다. 모차르트도 천재로 태어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런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관객도 같이 공감할 수 있다. 모차르트를 단순한 동경의 대상이나 ‘천재적 음악가’로서가 아니라 가슴 아픈 인물로 공감대를 형성하려 했다. - 전작이었던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첫 연극에 도전했다. 연극에 출연했던 것이 이번 뮤지컬 무대에서 많이 도움이 됐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주위 사람들이 ‘연극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는 2인극이다. 두 시간을 연기만으로 이끌어 나가는 집중력을 공부했다. 뮤지컬 ‘모차르트!’는 대극장 공연이지만 더 많은 디테일을 잡아냈다. - ‘모차르트’를 맡은 다른 주연 배우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다 아주 잘한다. 각자의 개성이 달라서 부러운 부분이 있다. ‘임태경’은 노래로 표현하는 섬세함이 뛰어나다. 음악적으로 매우 훌륭하다. ‘전동석’은 처음으로 모차르트 역을 맡았다. 예술가로서의 천재성을 발랄하게 표현했다. 무대에서 늘 힘이 넘치는 모습이 부럽다. ‘김준수’ 는 그 자체로 모차르트 같다. 첫 공연을 봤는데 가슴이 아팠다. 살인적인 스케줄과 연습 속에서 자라왔던 아이돌로서의 삶이 모차르트와 닮아있다. 모차르트 캐릭터 자체가 가장 잘 어울린다. - ‘실베스터 르베이’가 작곡한 뮤지컬 ‘모차르트!’의 음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루 말할 수 없이 훌륭하다. 뮤지컬 배우는 음악에 기댈 때가 많다. 음악이 너무 좋으면 극에 더 몰입된다. 모차르트가 가진 감정은 무겁지만 음악이 에너지를 준다. 집중도가 높아진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연한다. 이 모든 것이 음악의 힘이다. - ‘모차르트!’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나 넘버가 있다면?초연에서 1막의 피날레 장면을 좋아했다. 올해는 OST에 수록되지 않은 넘버가 많이 와 닿았다. 모차르트가 죽기 전에 피아노 앞에서 짧은 노래를 하나 부른다. "왕자는 왕이 되었다네. 황금별도 주웠다네. 허나 마지막 이 순간에 뭐가 남았을까"라는 가사의 짧은 곡이다. 그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 많은 사람들이 ‘박은태’하면 ‘내 운명 피하고 싶어’를 떠올린다. 유희성 연출과 신영숙 배우도 이 넘버를 명장면이라 꼽았다. 이 넘버의 매력은?넘버만 보면 굉장히 리드미컬하다. 전조도 많다. 듣는 사람의 심장박동수를 높여주는 곡이다. 모차르트라는 인물이 얼마나 지금 상황을 피하고 싶은지 보여준다. '내 운명 피하고 싶어'는 관객들이 모차르트의 고뇌를 이해했을 때 가장 감동을 받을 수 있다. 극과 음악이 아주 잘 이어져 있어서 좋아하는 것 같다. -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관객들이 명심해야 할 관전 포인트?모차르트의 천재성을 상징하는 '아마데'를 유심히 봐야한다. 작품의 규모나 배경이 크고 인물도 많다. 무대 위의 작은 꼬마 아이에게는 시선이 가기 어렵다. 작품 속에서 두 자아는 끊임없이 갈등한다. '볼프강'이 '아마데'에 의해 죽임을 당할 때 가장 가슴이 아프고 슬프다. 볼프강의 어쩔 수 없는 죽음을 '아마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관객들이 두 자아의 관계를 깊이 있게 봤으면 한다. - 관객에게 배우 박은태의 모습이 어떻게 비춰졌으면 하나?무대에서 ‘항상 즐겁고 재밌게 하는 사람’으로 비춰졌으면 한다. 이전에는 뒷날 공연이 있으면 당일 공연에서는 컨디션을 조절했다. 지금은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한다. 이제야 조금씩 무대 위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쏟아내야 한다는 걸 배우고 있다. 관객들에게 '저 친구는 무대에서 죽을 것 같이 하더라. 혼신을 다해 노래하고 연기하더라'는 말을 듣고 싶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22 / 조회 1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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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6월 4주>
공연 주간 예매 랭킹 , 관객을 사로잡다 4주 연속 1위. 뮤지컬 를 향한 관객들의 사랑이 뜨겁다. 한층 물오른 연기로 다가온 임태경, 완벽한 연기와 노래로 ‘은차르트’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박은태, ‘뮤지컬 신예’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전동석. 그리고 JYJ 월드투어를 마치고 지난주 첫 무대에 오른 김준수까지. 4인 4색 ‘모차르트’가 뿜어내는 에너지가 대한민국 공연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단 9일 간의 무대’로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의 파워도 뜨겁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멤버 신성우, 유준상, 엄기준과 함께 새롭게 합류한 규현, 김진우 등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 해 11월부터 꾸준한 순항으로 내달리고 있는 가 3위, 대한민국 연극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임영웅 연출, 강부자, 조민기, 장영남 주연의 이 한계단 순위 상승하며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들의 영원한 영순위, 뮤지컬 무대에 오른 ‘뽀토령’ 뽀로로를 만날 수 있는 가족뮤지컬 가 새롭게 5위로 진입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 주말 막을 내린 뮤지컬 가 9위, 대학로 대표 로맨틱 연극으로 자리잡은 가 두 계단 순위상승하며 10위를 차지했다. 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JYJ, 이번엔 광주다! JYJ 월드투어 종결지는? 대한민국, 광주다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전국투어로 연일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JYJ의 ‘JYJ 월드투어 콘서트 IN GWANGJU’가 오는 6월 26일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 공연은 지난주 1위를 차지했던 부산공연에 이어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스트, 포미닛, 지나 등 CUBE의 가수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가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고, ‘웃기는 두 남자’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컬투의 이 3위에 자리했다. ‘나는 가수다’로 맹활약하고 있는 YB의 은 4위에, 지난주 열린 축구 국가대표 예선전에서 ‘임재범표 애국가’로 뜨거운 화제를 일으켰던 임재범의 재범 ? 다시 깨어난 거인> 광주공연이 4계단 순위상승하며 5위를 차지했다. 임재범 전국투어 수원공연과 부산공연은 각각 8,10위를 차지했다. 수원 공연이 6위, 브로콜리 너마저가 선보이는 콘서트가 9위를 기록했다.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 2010.6.13~6.19]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6.20 / 조회 25,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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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우리는 성남으로 간다!
공연 주간 예매 랭킹 3주 연속 1위, 퇴근 후, 우리는 성남으로 간다.뮤지컬 가 3주 연속 랭킹 1위를 차지하며 기분 좋은 흥행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임태경, 박은태, 김준수와 함께 새롭게 합류한 뉴모차르트 전동석의 활약이 관객들의 큰 호평을 얻고 있다. 뮤지컬 는 오는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4인 4색으로 무장한 이 두 계단 순위상승하며 2위를 차지했고, 가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주 폐막을 앞두고 있는 김성녀, 차지연 주연의 가 4위, 사실주의 연극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얻은 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대학로 대표 코믹연극 이 6위, 뜨거운 청춘을 만날 수 있는 뮤지컬 이 무려 34계단 수직상승하며 7위를 차지했다. 연극 등 대학로 오픈런 연극이 나란히 9,10위를 차지한 점도 눈에 띈다. 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주말, 우리는 부산으로 갔다 지난 주말, 부산은 야구와 JYJ로 뜨거웠다.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JYJ 월드투어 콘서트 IN BUSAN’이 지난 11,12일 양일간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이번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전국 각지 팬들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등 전 세계에서 모인 팬들은 JYJ 일본 팬들을 위한 전세기 출항, 부산 백화점 특수 등 또 다른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 4월부터 ‘웃기는 두 남자’의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컬투의 이 2위를 차지했고, ‘로큰롤 베이비’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YB의 이 티켓오픈과 동시에 3위를 차지했다. ‘나는 가수다’로 보컬의 정석으로 자리잡은 김연우의 성남공연이 4위에, 가 5위를 차지했다. 전국투어 시작을 알리는 임재범의 전국투어 서울공연이 6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부산(6위), 수원(7위), 광주(9위) 공연이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너를 위해’, ‘비상’, ‘고해’, ‘사랑보다 깊은 상처’등 임재범의 명곡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 2010.6.6~6.12]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6.13 / 조회 16,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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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모차르트!’, 태국 ‘치앙마이 한글학교’ 학생 특별초청
성남문화재단과 EMK뮤지컬컴퍼니가 6월 14일 태국의 ‘치앙마이 한글학교’ 학생 8명을 특별초청한다. ‘치앙마이 한글학교’는 한글교육 뿐 아니라 음악 활동 등 예술교육으로 인정받는 학교다. 뮤지컬 ‘모차르트!’ 측은 ‘치앙마이 한글학교’ 학생들을 위해 관람기회 및 식사 자리 마련, 선물 등을 준비할 예정이다. ‘치앙마이 한글학교’ 학생들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다양한 문화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15일 장충동 국립국장에서 열리는 ‘제20회 전국 어린이 연극제’에 참가해 연극을 선보인다. 또한 각 교회 단체와 대학교를 방문해 ‘미얀마 지진피해’를 돕는 자선공연 무대를 갖는다. 성남문화재단 측은 “‘치앙마이 한글학교’ 학생들의 한국 전통문화체험과 뮤지컬 ‘모차르트!’ 관람으로 세계적인 예술계의 일원으로 자랄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라 전했다. 한 인간이자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삶,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동적 갈등구조로 풀어낸 뮤지컬 ‘모차르트!’는 초연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무대에 올려지는 오스트리아 첫 라이선스 대작이다. 배우 임태경, 박은태, 김준수, 전동석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모차르트!’는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염지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03 / 조회 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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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우리는 모두 탯줄을 끊고 걸어간다
인간이라면 모두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합으로 만들어져 그 중 한 명을 엄마로, 나머지 한 명을 아빠로 여기며 세상에 ‘으앙’하고 울음을 터트린다. 그것은 인간 존재가 지닌 유일하고 절대적으로 평등한 일이다.
그 이후에는 조건이라는 게 생긴다. 누구나 보면 좋을 생김새라든지,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재력가문, ‘그냥 머리에 숫자가 그려져요’ 하는 비상한 능력 등이 그것이다.
에디슨은 99%의 노력과 1%의 재능이라 지적했지만, 99%의 노력이 있어도 1%의 재능이 없으면 완성되지 못할 천재성은 범인과 비범인을 확연하게 갈라 놓는다. 압도적 다수의 범인은 비범인이 마냥 부럽고, 특별한 시선을 받는 상위 1%들은 외롭고도 괴롭다. 왜? 범인들이 ‘으앙’하고 엄마,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 속에 자신들을 끼워주지 않아서이다.
뮤지컬 는 99% 노력형 살리에르가 그토록 질투의 불꽃을 피웠던 상대인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 역시 ‘사람이었네’라고 말해주는 작품이다. 타고난 천재성은 그를 무리 중에서 단연 돋보이게 만들기도, ‘그렇게 태어나서 생긴 대로 살고자 하는’ 인간으로서의 본능과 욕구를 위협하기도 한다.
물론 캐스팅의 영향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지난 해 세종문화회관 전석 매진에 이어 올해 성남아트센터 재공연으로 이어진 의 매력은, 이와 같은 ‘인간 모차르트에 집중’한 색다른 시선이 가장 크다. 타고난 대로 살지 못할 바에야“내 운명을 피하고 싶어”라고 절규하는 천재 모차르트의 모습에 시대고금을 만류하고 자유롭게, 행복하게 온전한 나로 살고 싶은 세상의 우리들이 동병상련을 느끼기 때문이다.
모차르트의 불행의 원인은 자신에게도 있다. 세상의 빛을 본 순간부터는 탯줄을 자르고 스스로 두 발을 잘 딛고 걸어나가야 한다는 것 역시 모든 인간의 평등한 세상살이 조건이라는 걸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재를 알아본 아버지와의 지나친 관심이 자아를 바라보는 모차르트의 시선을 느리게 만들었으니, 더욱 그가 측은할 뿐이다.
‘천재인 줄 알았으나 아픔이 있는 똑 같은 사람’ 의 무대는, 그러나 기존 작품과 똑같지 않다는 게 두 번째 매력이다. 잦은 세트 전환이나 암전이 아닌, 평탄한 앞과 뒤쪽의 경사무대로 나누었고 공중에 피아노를 이동시키는 등 입체적으로 공간을 활용해 대극장을 풍만하게 채우고 있다. 화려한 시대 의상에 섞인, 청바지와 레게머리 스타일의 모차르트 모습은 등장에서부터 관객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하다.
임태경, 김준수, 신영숙, 정선아 등 초연 무대에 섰던 주역들이 대거 올해 공연을 다시 찾은 것이 탄탄한 무대에 큰 요인이 될 것이다. 빠른 전개를 담아내는 장면들로 가득 채워졌지만, 휘몰아치는 2막에 비해 1막은 다소 지루한 감이 있다. ‘나는 음악’, ‘황금별’, ‘똥 묻은 돼지 꼬리’, ‘내 운명 피하고 싶어’ 등 이미 유명해진 개성있는 넘버들은 관객들의 귀를 풍요롭게 만든다.
무엇보다 는 박은태, 김준수 등 새로운 인물을 공연 무대에 뚜렷하게 새겼으며, 비영어권 국가의 작품 등장에 호감을 갖게 만들었다. 잉태하여 부모에게서 탯줄이 떨어진 이후부터 어떻게 발을 딛어 나가는가는, 어떤 존재가 만들어지는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11.06.02 / 조회 1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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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당신의 모차르트는?
2010년을 뜨겁게 달궜던 뮤지컬 가 연습현장을 공개하며 2011 의 본격적인 출항 소식을 알렸다. 지난 11일, 남산창작센터 연습실에는 임태경, 박은태, 김준수, 전동석 네 명의 모차르트와 신영숙, 서범석, 정선아, 민영기, 유희성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이 참여해 총 8곡의 뮤지컬 넘버를 선보였다. 임태경 ‘나는 나는 음악’ 서범석 ‘마음 굳게 먹어라’ 전동석 & 정선아 ‘서로 사랑하면 알 수가 있어’ 김준수 ‘왜 날 사랑하지 않나요’ 이정열 ‘어떻게 이런 일이’ 박은태 ‘내 운명 피하고 싶어’ 신영숙 외 앙상블 ‘모차르트! 모차르트!’ 유희성 연출가는 “ 초연의 정서를 유지하되 납득하기 쉬운 볼프강의 인간적인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히며 “가사수정, 암전 축소, 모차르트와 아마데의 관계강화 등의 수정 작업을 통해 작품의 긴밀함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유희성 연출가가 말하는 네 명의 모차르트 임태경 “섬세하다, 자기 살을 뜯어내고 피를 토하듯 정성을 다해서 표현한다. (관객들을) 음악으로 스며들게 한후,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갖고 있다.” 박은태 “성실, 그 자체로 가장 학구적이다. 아주 좋은 자세를 갖고 있어서 한 번 작업을 했던 연출가들이 또 같이 작업을 하고 싶게 만드는 배우다, 이제 뮤지컬 스타로 우뚝 섰다.” 김준수 “초연 때 ‘뮤지컬 신동’ 이라고 표현했었다. 이번에는 ‘천재’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 받아들이는 속도가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전동석 “귀엽고 사랑스러운 애교덩어리다, 서른 살이 넘은 이후에는 이상적인 배우로 크게 성장할 것이다, 뮤지컬 루키의 탄생이다.” 당신의 모차르트는? 임태경 “맏형 모차르트, 삼십 대 모차르트 완벽 빙의”“재공연을 하지 않는 배우로 알려져 있는데, 는 신념과는 관계없이 작품의 힘 만으로 다시 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초연 때는 정말 잘하고 싶은 마음에 오버페이스를 해버려서 공연 때 단 하루도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없었다, 더 많이 다듬어서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초연 때보다 삼십 대 모차르트는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십 대 모차르트는 좀 더 힘이 들지 않을까. 오늘도 어리게 입고 왔다(웃음).” 박은태 “은차르트, 디테일로 승부” “많은 분들에게 저를 알린 계기가 됐던 는 다시 돌아와야 하는 친정의 느낌을 가진 작품이다. 초연 때는 급하게 준비한 부분들이 있어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초연 때 놓쳤던) 디테일한 부분을 찾는 작업을 하고 있다.” 김준수 “샤차르트, 별명 부끄럽지 않도록 최고의 무대 선보일 것” “를 다시 하고 싶다고 회사에 졸랐다, JYJ 월드투어로 빠듯한 일정인 건 사실이지만 배우 분들이 디테일한 부분들을 잘 만들어주셔서 도움을 받으며 연습하고 있다. 박은태 배우와 같은 마음이다. 는 내가 재기할 수 있도록 해준 작품이고,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매개체가 되어준 작품이다. 나를 맞아준 는 내게 작품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초연 당시 영상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들을 완벽하게 채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번 는 (관객들에게) 절대 후회하지 않을 공연이 될 것이다.” 전동석 “전동석만의 뉴 ” “쟁쟁한 선배님들과 같은 무대에 서서 공연한다는 자체가 영광이다. 임태경, 박은태, 김준수 선배님들과 한번씩 공연을 해봤는데 같은 무대에서 호흡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아쉽다. (초연 때와는) 또 다른 모차르트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희성 연출님의 “이 녀석이”라는 말이 다시 듣고 싶었다(웃음).” 연습장면 네 명의 와 서범석, 민영기, 정선아, 신영숙, 이경미 등 초연멤버와 이정열, 정영주, 임강희, 에녹 등 새로운 멤버간의 조화를 만나볼 수 있는 뮤지컬 는 오는 5월 24일부터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5.12 / 조회 2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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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5월 2주>
공연 주간 예매 랭킹 다시 시작된 티켓전쟁 돌아온 를 향한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임태경, 박은태, 김준수 등 초연멤버와 신예 전동석이 합류한 는 강력한 티켓파워를 발휘하며 랭킹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진정한 자아와 자유를 갈망하는 천재 작곡가 볼프강 모차르트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는 5월 24일부터 7월 3일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봄나들이에 나선 가족들을 위한 안성맞춤 공연으로 사랑 받고 있는 태양의서커스 가 랭킹 2위에 자리했고, 가 3위를 기록했다. 8월 15일까지 연장공연 소식을 알린 에는 지난 주말 마지막 무대에 오른 조승우 이후에 김우형이 합류하게 된다. 대학로 대표 코믹연극 이 4위, 어버이날 특수를 누린 뮤지컬 가 6위에 자리했다. 윤현민, 정동화, 송상은 등 새로운 멤버로 무장한 이 7위에, 멈추지 않는 스테디셀러 뮤지컬 가 8위를 기록했다. 갱년기 타파 뮤지컬 가 9위, 비보이 넌버벌 퍼포먼스 가 무려 29계단 수직상승하며 10위로 뛰어오른 점도 눈에 띈다. 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2011 성시경콘서트 , 7집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돌아온 발라드 왕자, 2~30대 여성 관객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성시경이 콘서트 랭킹 1위에 자리했다. 2008년 6월, 군입대 당시 발매했던 6집 앨범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신보를 준비하고 있는 성시경은 7집 앨범 발매를 기념하며 2011 성시경콘서트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의 총감독을 맡은 김장훈은 거대한 스케일과 재기발랄한 구성으로 재미와 감동을 한 자리에서 끌어내겠다는 각오다. 오는 5월 16일부터 삼일 간 내한공연 무대에 오르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가 다섯 계단 상승하며 2위에 자리했다. 지난 주말 서울 공연을 무사히 마친 조용필의 의정부 공연이 3위를 기록했다. ‘가왕’ 조용필의 무대는 청주(8위), 창원(9위)등 전국투어로 이어진다. 대학로로 돌아온 이 5위,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이선희가 준비하고 있는 이 6위를 차지했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 특유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박정현의 폭발적인 무대를 만나볼 수 있는, 부산공연은 무려 스무 계단 수직 상승하며 10위를 기록했다.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 2010.5.2~5.8]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5.09 / 조회 1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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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임태경 "내 이야기일지 모를 이야기"
나흘간 지독한 몸살을 앓았다는 임태경이 하루 종일 빼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인터뷰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보다 살이 빠져 약간 수척해 보였지만 눈빛은 생생하고 대화는 활기찼다. 그간 인터뷰에서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한다며 “모차르트에 빠져 있어서 인터뷰도 모차르트 식으로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뮤지컬 에 다시 서는 뮤지컬 배우, 그리고 크로스오버테너 임태경을 만난다.어쩌면 내 이야기 무대에 다시 선다. 앵콜 공연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닌가. 일본에서 가 있었지만 거의 다른 작품이나 마찬가지였으니, 그걸 제외하고는 사실 재공연을 하지 않았었다. 는 처음으로 오디션을 본 작품이었는데 단 하루도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공연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 아쉬움도 있고, 마침 계획돼 있던 스케줄이 천재지변으로 사라졌다. 그래서 이번 제의를 덥석 잡았다(웃음). 좋은 컨디션에서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다. 가 첫 오디션이었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는데 지금까지 오디션을 보지 않았던 이유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 초기엔 뮤지컬 배우로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오디션 보는 게 ‘남의 밥그릇을 집적대는’ 것 같아 스스로 불편했다. 그러니 수동적인 입장이 나에게 맞다 생각했고 꼭 내가 해야 할 이유가 있는 작품은 해왔다. 그랬는데 이런 모습이 완전히 오해가 돼서 임태경은 뮤지컬을 우습게 아는지 오디션도 안 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팬 중에 가슴 아파하시는 분이 많았다. 왜 오디션을 안 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게 하냐고. 는 해외 프로덕션이 참여해서 공정한 오디션이 진행되니 참여를 할 이유가 뚜렷하게 있었다. 아직 뮤지컬엔 수동적인 입장인가. 지금은 물론 아니다. 난 크로스오버테너이자 뮤지컬 배우다. 배우로서 내실을 기하고 싶어서 노력도 많이 했다. 연기에 욕심이 생기니 영화나 드라마도 관심이 생겼다(웃음). 독립영화를 찍어보니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가수가 아닌 배우로 무대에 서는 건 분명 다를 것이다. 어려운 점은. 처음엔 작품 안에서 내 노래를 포기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 노래가 앞에 나와 극중 캐릭터와 연기를 가리는 게 보였다. 그래서 극과 캐릭터를 위해 노래를 포기하는 단계가 왔다. 그런데 이제 임태경이 연기는 좀 하는 것 같아, 그런데 노랜 예전만 못하다. 이러시더라. 이럴 땐 야속하다(웃음). 만약 극과 동떨어지게 가요나 아리아 하듯이 하면 관극엔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모차르트라는 캐릭터는 소화하기 어땠나. 필사적이었다. 초연 때는 의상도 비슷한데 시간의 흐름을 보여줘야 해서 배우가 시간의 흐름을 표현해야 했다. 그냥 포기하고 시간이 흘러가든지 말든지 하면 편할 수도 있었는데, 배우들은 그걸 해결하고 싶은 욕심들이 있다. 나도 그랬고. 그런 것들이 어려워서 필사적으로 했었다.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는 캐릭터 같다. 성악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모차르트를 보는 눈은 어떤가. 대학 때는 공학을 전공하고, 성악을 부전공으로 공부했지 않나. 그때 과학도로서 봐도 모차르트는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을 남긴 작곡가였다. 그의 음악은 굉장히 수학적이었다. 패턴이 정확히 있어서 그의 작품은 변주곡들이 많지 않나. 뮤지컬 대본을 보면, 그는 음악가라기 보다 굉장히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수학자가 될 법한. 음악가가 아닌 수학자? 이 사람은 뭘 해도 다 잘할 수 있는, 지적인 탐구심, 능력,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자기가 이해한 삶을 이야기 해주고 싶어한다. 소통하고 싶어하고. 하지만 그가 말하는 언어와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언어는 프로그램 언어가 다른 것처럼 통하지 않는 것이다. 이 사람이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방법이 음악이었던 것 같다. 그의 음악은 자기가 정말 쓰고 싶은 음악보다 좀 더 쉽게 풀어져 있다. 그의 음악을 보면 어쩐지 그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 될 것 같다. 그는 유토피아를 꿈꾸던 사람이었고, 천상의 소리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전달자 입장이었다. 본인과 공통점을 느끼는 것 같은데.비슷한 점을 무대에서 극대화 하려고 노력한다. 방금 한 모차르트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웃음). 초연 때와 연기적으로 달라질 것 같나. 아마 그럴 거다. 나이도 더 먹었고, 겪은 것도 더 많고. 똑같이 하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울 것 같다. 더 괴짜스러워질지, 가벼워질지, 깊어질지는 작품 전체의 변화와도 밀접할 거다. 노래가 참 강한 뮤지컬이다.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나는 나는 음악’ ‘내 운명 피하고 싶어’ ‘얼마나 잔인한 인생인가’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다 좋다. 가수로서 탐나는 곡은 ‘내 운명 피하고 싶어’고 ‘왜 나를 사랑하지 않나요’ 역시 가창곡으로 매력있다. 진저리 나도록, 더 이상은 없을 것 같았던 지난 달에 단독 콘서트를 했다. 정통 클래식은 9년만이고, 단독 콘서트는 3년만인데.딱 5kg 체중이 빠졌다. 둘째 날은 매진이었고, 첫째 날은 클래식이었음에도 많은 분들이 와주셨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작비는 마이너스였다.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대한민국에도 이런 공연이 있구나. 제작비 때문에 줄이고, 자르고 이렇게 하지 말고 누리실 수 있는 거 다 누리게 하고 싶었다. 외운 곡 수만 42곡이다(웃음). 얼마 전 많이 아프지 않았나. 공연의 여파 아니었나. 콘서트 준비가 정말 힘들었다. 진저리가 나도록. 더 이상은 없겠다 싶을 만큼 애를 썼던 거 같다. 그랬더니 후유증이 너무 크다. 뿌듯해, 좋았어 보단 너무 공허한 거다. 힘들게 했는데 그래도 내 성엔 안차는구나 싶으니까. 프로그램이 첫 날엔 클래식, 둘째 날엔 크로스오버였다. ‘나 이런 사람이야’ 하는 느낌도 있다(웃음) 오해다(웃음). 나 이것도 할 줄 알고, 저것도 할 줄 알아 뽐내려고 머리털 빠지게 42곡을 외우겠나. 이틀 동안 프로그램이 달라서 인건비 두 배, 편곡비 두 배를 들이겠나(웃음). 제작자로선 미친 짓이다. 내 안중엔 돈도 없고, 내가 쓰러지는 것도 없다. 오셔서 보는 분들이 정말 행복하다, 재미있었다, 그 만족감을 전해드리는 것에 미친 것 같다. 난 늘 예술가이고 싶다. 예술가로 죽을 수 있을진 모르지만 그러고 싶다. 내가 악기가 돼 아름다운 음악을 전달하고 싶다. 나는 아직도 매일 아름다운 음악 때문에 소름이 끼친다. 이걸 전달하고 싶다.대학 때 공학을 공부하지 않았나. 그게 화제가 됐었고.공부와 음악은 늘 해오던 것이었다. 마음 먹기가 어려웠던 것이지 테크닉적으로 어렵진 않았던 거 같다. 음악이 더 좋아서 진로를 바꾼건가.공학 공부는 내 삶만을 위해서, 생활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고, 사실 공학박사에는 큰 욕심이 없었다. 그런데 아들에게 바라신 게 하나도 없던 아버지가 은근히 공학박사를 원하셨다. 자식 된 도리에 4~5년 투자 못할까 싶었다. 하지만 결국엔 내가 가야 할 길이 이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아버지께 말씀 드렸더니 흔쾌히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하셨다. ‘박사는 5년 후에 할게요’ 했지만 벌써 9년이 지났다(웃음). 음악과 수학이라, 잘 매치가 안 된다. 난 아직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학 문제를 푼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웃음). 나같은 사람들 많다. 문제를 하나 풀다 보면 고민이나 속상한 것들을 잊는 사람이 있다. 난 나만의 풀이과정을 찾는 걸 무척 재미있어 했다. 그런데 정작 대학에서 고등수학에 들어가니 수학은 언어이자 철학이란 걸 알았다. 답이 없고 철학이 있었다. 고등학교 때 내가 좋아했던 건 산수였구나 싶더라(웃음). 고등학교 때 유학을 갔다. 부모님이 원래 유학을 보내려고 했었지만 내가 거부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이 무조건 평준화를 시킨다. 중간고사 때 윤리 문제의 빈 칸을 보기 네 개 중에서 골라 채우는 거였는데 보기 중에 동의어가 있었다. 하지만 답은 책에 나온 것만 된다고 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 훌쩍 떠났다. 유학 이야기가 나온 지 5일만에. 어린 나이에 갔는데 생활은 어땠나. 그 당시 동생도 함께 갔는데 아버지가 딱 한 말씀 하셨다. ‘네가 부모다. 믿는다.’ 이 한 마디에 내 방에 태극기 걸어놓고 그 밑에 가족 사진 놓고 만날 공부, 운동만 했다. 얼마나 호르몬이 들끓던 시절인가. 게다가 아이들이 다 어느 섬 공주, 베네통 손녀, 금발의 예쁜 여자 아이들이었는데도 밥 먹고 공부하고 운동만 했다(웃음). 결국 1등으로 졸업했는데, 아시아인은 최초라고 하더라. 오늘 쓸데 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하나(폭소). 대단한데(웃음). 전혀 그렇지 않다. 난 내가 생각해도 피곤하게 산다. 한번은 회사에서 해외팀장을 맡고 통역 일을 한 적 있는데, 도저히 적성에 맞지 않더라. 이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 지 다 알 것 같은데 똑 같은 말들을 전달해야 하니까. 너무 답답해서 살이 6kg인가 빠졌다. 2달하고 그만뒀다. 그 사이 통역을 하면서 내게 권한을 달라고 해서 능률을 30% 올려놓고(웃음).이런 성격(?)에서 비롯한 공연 중 에피소드 있나. 때 열이 40도가 넘어서 응급실에 실려갔다가 다시 공연했다던가, 할 땐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에서 공연을 한 적 있고(웃음). 성격이 이렇지만 결국 손해 보는 건 나일 때가 많더라(웃음).다시 돌아간다면 더 잘할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무대가 있다면. 당연히 있다. 데뷔작인 . 무대 위에서 잘 걷지도 못할 때 했으니 바보 같았을 거다. 내가 봐도 손발이 오그라들었으니까. 지금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향후 일정은 어떤가. 열심히 할 것이고, 지방 공연 준비하고 있다. 음반 준비로 해나가고 있어서 곧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늘 임태경의 모습을 보여드릴 거다. 크로스오버테너, 뮤지컬 배우. 두 개 중 어떤 게 빠지지 않게 늘 충실하고 성의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4.15 / 조회 26,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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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모차르트!>로 다시 한 번”
김준수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다. 2011 출연확정 소식을 알린 김준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데뷔 이후 김준수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오른 첫 작품이면서 뮤지컬 데뷔작인 는 가장 애착이 가고, 아쉽고 그리운 마음을 갖게 되는 작품” 이라며 “초연 멤버들이 거의 그대로 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듣고 꼭 다시 모차르트를 함께 하고 싶었다, 더 좋은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전했다. 제작사 EMK뮤지컬 컴퍼니는 김준수의 뒤늦은 합류소식에 대해 "그룹 JYJ로 국내외를 오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준수의 일정으로 올 초 캐스팅 발표 당시에는 출연 여부가 미지수였다"며 "김준수 본인이 합류를 원하는 만큼 소속사와 제작사 양측의 협의를 통해 출연을 확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희성 연출가는 “초연에 이어 다시 합류하게 된 김준수와의 작업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보다 좋은 공연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더 많은 공을 들이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뮤지컬 데뷔작이었던 로 뜨거운 티켓파워를 보여줬던 김준수는 더뮤지컬 어워즈, 한국뮤지컬대상, 인터파크골든티켓어워즈 등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티켓파워상을 휩쓸며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임태경, 박은태, 전동석과 함께 김준수의 합류 소식으로 더욱 큰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 는 오는 5월 24일부터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4.15 / 조회 3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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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내일이면 모든 근심 걱정 사라질 거야”
십여 년 전 이름을 새긴 목걸이와 꼭 찾아오겠다는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사라진 부모. 악덕 고아원 원장의 학대 속에서도 씩씩하고 명랑한 모습을 잃지 않으며 ‘새로운 내일’을 노래하는 빨간 머리 소녀, 올해도 가 찾아왔다. 주제곡 ‘투모로우(tomorrow)’가 귀에 익숙해 더욱 친근한 뮤지컬 가 지난 16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해롤드 그레이의 만화 ‘작은 고아소녀 애니’를 바탕으로 1976년 미국에서 초연한 뮤지컬 는 한국에서도 2007년 베스트외국뮤지컬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연말 사랑 받는 가족극으로 무대를 지키고 있다. 애니 역의 김미랑매년 화제를 낳았던 애니 오디션을 통과한 올해의 주인공은 김미랑과 손영혜. 과거 무대에 섰던 김미랑과 에 출연했던 손영혜는 153명의 지원자 중에 선발되었다. 또한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후의 1견으로 선발된 견공 구름이는 치료 도우미견으로 훈련된 이동과 동작 등으로 극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이들을 못살게 구는 악덕 고아원 원장에 김선경, 애니의 부모를 찾고자 나서는 애니의 키다리 아저씨, 억만장자 워벅스 역에 이영화도 만나볼 수 있다. 따뜻한 색감과 오케스트라 피트를 둘러싼 동선의 구성 등으로 한결 관객과의 거리를 좁힌 무대를 구현하고 있다. 악덕 고아원 원장, 미스 해니건(김선경)애니는 그토록 기다려온 부모의 품에 안길 것인지. 일 밖에 모르던 워벅스의 가슴에 피어오르는 뭉클한 기운은 무엇인지. 루즈벨트의 뉴딜정책의 시발이 된 애니의 희망의 노래는 오는 1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뮤지컬 공연장면 "우리를 제발 가만 두라구요!""우리끼리 싸우면 안되잖아!"드디어 탈출 성공? 처음 보는 뉴욕의 거리모래처럼 하얀 너, 이제부터 샌디라고 할게!눈이 휘둥! 백만장자? 노우, 억만장자 워벅스의 집자수성가 워벅스(주성중)워벅스의 집에서 꿈같은 크리스마스!애니가 잘 사는 꼴을 볼 수가 없어!걱정마, 우리가 너의 부모를 꼭 찾아줄게!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0.12.20 / 조회 11,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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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와 견공 찾아요' 뮤지컬 <애니> 오디션 현장
서울시뮤지컬단 연습실에 복도에 흔치 않는 광경이 펼쳐졌다. 잘 관리된 갈색 털, 점잖고 우아하게 앉아있는 자태, 서면 아이 키를 훌쩍 넘을만한 늠름한 체구. 이 범상치 않은 견공 열 마리가 복도를 꽉 채우고 있으니, 모르고 들어온 이는 눈이 휘둥그렇게 떠질 지경. 연말 최고의 가족 뮤지컬로 자리잡은 뮤지컬 의 주인공 ‘애니’와 견공 ‘샌디’를 뽑는 오디션이 지난 11일 서울시뮤지컬단 연습실에서 열렸다. 2006, 2007년 공연에서 활약한 골든리트리버 ‘쵸이’가 고향인 뉴질랜드로 돌아가 새로운 ‘샌디’를 뽑는 이날, 엄격한 서류 심사를 통과한 11마리의 견공들이 참여해 각축을 벌였다. 이들 중 한 마리만이, 극 중 애니와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위안을 주는 친구 ‘샌디’로 당당하게 무대에 선다. 애타는 주인 마음 “평소엔 잘 하는데…” 다른 개와 마주치면 짖거나 경계하는 개들의 습성이 있음에도, 대기 복도는 큰 소란 없이 조용하게 순서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간혹 낯선 개의 등장에 으르렁거리기도 하지만, 주인의 타이름에 금새 진정된다. 대기복도에서 서로 탐색 중.."우리 전에 본 적이 있던가?" "얌전한 성격은 샌디의 필수 조건이라죠?"견공 오디션 심사의 첫 번째 기준은 얼마나 순하고 사람 명령을 잘 따르는지, 또한 주인이 아닌 사람의 말도 잘 듣는지가 관건. 또한 무대에서 수시로 나타날 암전과 귀를 울리는 음악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 이날 오디션에 참가한 견종은 라브라도리트리버, 골든 리트리버, 사모예드, 아이리쉬세터, 그레이트페레니즈 등, 길고도 어려운 이름을 가진 대형견들. 애견훈련학교, 맹인 훈련실 출신 등 가지각색 경력을 자랑해 기본적인 훈련은 마친 견공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일반인이 집에서 애지중지 키우며 개인적으로 훈련을 시킨 견공들도 참가했다. "쉿" 하는 주인의 손짓. 짖으라는 명령어다 "가만히 있어" 하면 앉은 자세에서도 얼음! 낯선 배우와도 즐겁게 노는 견공 " 불러도 오지 않는 그대여.." 주인이 아니라도 명령을 따르는 것도 중요한 심사기준 이들의 특징은 주인의 정성스러운 사랑과 관심, 그리고 훈련을 받아왔다는 것. 하지만 성격은 제각각인지라 오디션에 응하는 노련함은 같지 않았다. ‘앉아’ ‘일어서’ ‘기다려’ 등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하던 훈련도 심사위원들과 각종 방송 카메라 앞에선 잘 발휘되지 않는 듯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견공도 있어 주인을 당황하게 하기도. 특히 연습실 전면의 거울이 개들의 호기심을 끌기 충분했는지 잘 걷다가도 거울 앞으로 달려가 꼬리를 흔들어 대기 일쑤다. 하지만 낯선 사람들 앞에서도 나란히 걷기, 주인이 부르면 가기, 암전과 큰 소리에도 침착하게 앉아있다, 사람이 부르면 가는 임무를 차근히 해내는 견공들도 있다. 특히 이날 라브라도리트리버 ‘구름이’의 활약은 확연히 눈에 띌 정도로 순하고 차분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결국 구름이가 2010년 샌디로 낙점, 애니의 ‘투모로우’ 노래를 무대에서 듣는 두번째 견공이 되었다. "자, 짖어봐" "멍!" 암전 테스트 이중의 한 견공이 올해의 '샌디' "바로 접니다~!" 샌디로 낙점된 라브라도리트리버 구름이'애니' 오디션 "2010년 애니는 바로 나"뮤지컬 에서 가장 활약을 해야할 역은 당연히 주인공 ‘애니’일 것. 2006, 2007년 이지민 박도연이 기존 아역의 한계를 넘어, 성인 배우 못지 않은 전문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만큼, 2010년 새로운 ‘애니’의 탄생도 기대할 만 하다. 참가자격 150cm이하 7~13세, 노래와 연기력을 갖춘 여자아이가 얼마나 있겠나 싶겠지만 2차 오디션을 통과한 애니 후보들의 실력은 여느 성인 배역 못지 않게 탄탄하다. 이미 뮤지컬 무대에 선 경력이 있는 아이뿐 아니라, 앨범과 방송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경험이 있는 소녀들이기 때문. 애니 2차 오디션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애니 후보들"앞의 친구는 잘하나?" 오디션은 의 대표 넘버 ‘투모로우’와 연기 시험으로 진행됐다. 아무리 무대와 방송 경험이 있는 아이도, 오디션 직전엔 긴장이 되는지 심호흡을 하거나 앞선 지원자의 모습을 떨리는 마음으로 보곤 한다. 오디션 밖 대기실 풍경도 마찬가지. 준비한 노래를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이며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이 성인 배우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오 해가 떠요, 내일엔 꿈꿔왔던 희망을 걸어요. 간절히. 오 생각해요, 내일을 근심 걱정 사라질 거에요. 모두 다. 내가 울적하고 외로울 때엔 나는 턱을 들고 힘껏 외쳐! 투모로우, 투모로우. 난 너를 사랑해, 널 내일 볼 수 있어” 애니가 샌디에게 불러주는 노래 ‘투모로우’를 부르는 소녀들. 간혹 긴장해서 얼음이 되는가 했지만 결국은 준비했던 모션까지 보여주며 마무리하는 기특한 지원자도 있다. “오늘은 땡깡 안 부릴 거지?” 1차 심사를 진행했던 김덕남 연출이 장난스럽게 묻자 “네 오늘은 안 그래요”라며 야무지게 대답하는 지원자도 눈에 띈다.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훌쩍거려 심사위원들이 위로해야 하는 등 아직 어린 참가자들이라 생길 수 있는 해프닝이 종종 보인다. 노래 오디션 이후 바로 연기 오디션이 진행돼 새로운 '애니' 발탁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연말, 가족 뮤지컬의 강자로 떠오른 뮤지컬 를 이끌어갈 강단있는 소녀를 곧 만날 수 있을 것.뮤지컬 는 12월 16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고심 중인 심사위원, 왼쪽부터 엄기영 음악감독, 김덕남 연출 긴장되지만 최선을 다하는 소녀들 "오 해가 떠요~" 연기 오디션. 성인배우와 동선과 대사를 맞춘다 두근두근 "누가 될까?"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0.10.14 / 조회 13,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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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항해> “포화 속에서 핀 생명들”
6.25전쟁 60주년 뮤지컬 가 8월 21일 국립극장에서 메러디스호를 출항시켰다. 는 6.25 전쟁 중 ‘메러디스 빅토리’라는 이름의 배 한 척으로 14000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국방부와 (사)한국뮤지컬협회가 제작하고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 등 연예인 출신 장병과 1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군장병 배우 43명, 전문 뮤지컬 배우 등이 출연해 큰 관심을 모았다. 지난 24일 열린 프레스콜에서는 극적인 탈출이 이어지는 ‘승선’ 장면과, 미군장병 데이비스, 피난민 금순의 우정이 싹트는 ‘고마워요’ 장면 등이 이어졌다. 특히 리허설 중 무대 구조물에 부딪혀 50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은 이준기는 하이라이트 시연 후 직접 나서 건재함을 밝혔다. 그는 “부상으로 팬들과 관객들이 많은 걱정을 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후 의료진이 잘 처리를 해주었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완치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게 의사선생님의 판단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공연자체가 좋은 의미로 남아야 하는데 문제가 된 것 같아서 걱정했고, 오늘 공연부터 참여 해서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개인적으로도 긴 시간 함께 했던 장병 여러분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이 크고, 팬들과의 약속도 지키고 싶다”라고 밝혔다.뮤지컬 는 8월 21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전쟁속에서 피어난 우정. 데이비스(김다현) 금순(윤공주) "우리 또 만날 수 있을까요?" 메러디스 호 탑승 전 금순(손현정) 데이비스(김다현) 생명의 배에 탑승한 피난민들 무사 귀향을 바라는 이들 배에서 태여오난 새 생명과 함께 고국에 도착한 사람들 리허설 중 부상당한 이준기 "장병들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08.25 / 조회 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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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 이준기 첫 하이라이트 시연, 뮤지컬 ‘생명의 항해’
8월 24일 오후 2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뮤지컬 ‘생명의 항해’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배우들은 ‘승선’, ‘고마워요’, ‘Rest in Peace’라는 제목의 세 장면을 시연했다. 장면 시연이 끝난 후 최종리허설 도중 이마에 부상을 당한 이준기가 사고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뮤지컬 ‘생명의 항해’는 개막 전부터 이준기, 주지훈, 김도현 등 연예 병사들의 출연으로 화제가 됐다. 이준기는 “최종리허설 때 작지 않은 부상을 당했다. 첫 공연부터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 프레스콜을 시작으로 공연이 끝날 때까지는 함께할 예정이다. 함께 고생한 배우들, 스텝들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매 공연이 끝나고 진료를 받을 계획이다.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준기는 지난 21일 첫 공연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하던 중 이마를 다쳐 50바늘 꿰매는 수술을 받았다. 뮤지컬 ‘생명의 항해’는 6.25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졌다. 국방부와 (사)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으로 제작했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의 김정숙 작가, 뮤지컬 ‘화려한 휴가’의 권호성 연출 콤비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췄고, 윤공주, 손현정, 문종원 등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지난 5월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43명의 군 장병 배우와 10명의 스태프가 선발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메러디스 빅토리’라는 이름의 배 한 척으로 1만 4천여 명의 피난민을 구출한 레오나드 라루 선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메러디스호는 화물선으로 유엔연합군과 피난민을 구출해낸 한국판 쉰들러리스트이다. 1만 4천여 명의 피난민들을 탑승시켜 흥남 부두를 떠난 메러디스호는 3일간의 목숨을 건 항해 끝에 거제도에 닿는다. 이 상황을 표현한 장면이 바로 전체 배우가 나와 합창하는 ‘Rest in Peace’다. 뮤지컬 ‘생명의 항해’는 뮤지컬 ‘명성황후’나 ‘영웅’과 같은 역사적 사실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시킨 대형 창작뮤지컬이다. 8월 21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글_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newstage@hanmail.net)
2010.08.25 / 조회 9,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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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항해> 이준기, 주지훈 “충성! 뮤지컬 무대 명 받았습니다”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 등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6.25전쟁 60주년 기념 뮤지컬 가 제작발표회를 갖고 주요 넘버와 배우 인터뷰를 공개했다. 뮤지컬 는 국방부와 (사)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제작 하는 대형 창작 뮤지컬. 1950년 12월 중공군의 개입으로 시작된 장진호 전투와 흥남 철수작전을 배경으로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이용해 탈출한 피난민들의 여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연예인 출신 병사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이 캐스팅됐고 의 윤호진 대표가 총감독을 맡았으며, 의 김정숙 작가, 영화 의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작곡에 참여하는 등 화려한 제작진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이 작품에서 이준기와 주지훈은 각각 육군 소위 ‘해강’과 인민군 장교 ‘정민’으로 등장해 우정과 이념차이로 갈등하는 친구를 연기한다. 이번이 첫 뮤지컬 출연인 이준기는 “스스로 이 작품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참여할 지 고민했다”며 “참전 용사들께 좋은 공연을 드리는 한편 아직 6.25전쟁과 참전용사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건넸으면 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민군 장교역을 맡은 주지훈은 “군 생활 동안 뜻 깊은 참여를 해 뿌듯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순’역에 더블 캐스팅 된 윤공주와 손현정은 병사 배우들 사이에서 몇 안 되는 여배우로 출연하는 즐거움을 이야기 했다. 윤공주는 “연습실에 가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즐겁다”며 “태어나서 누나 예뻐요란 소리를 가장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해 제작발표회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이어 “젊은 군인들의 넘치는 에너지에 감명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첫 뮤지컬 출연하는 이준기 가장 늦게 에 합류한 이준기는 “뮤지컬 팀에서 제가 가장 계급이 낮다”며 당일 일병으로 진급한 주지훈을 향해 “주지훈 일병님 오늘 진급 축하 드린다”고 자못 씁쓸하게 말해 장내를 폭소케 했다. 이어 그는 “가장 늦게 합류해 걱정을 많이 했지만 장병 분들이 가르쳐 주고 끌어준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로 활발히 활동한 김다현은 “이제 11개월 정도 복무를 했는데,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무대에 대한 그리움과 갈증이 시작됐다”며 “이런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고, 의미있는 작품에 출연하게 돼 상당히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주지훈은 “지금 이 자라에 있는 건 배우의 입장이 아니라 한 명의 장병의 입장이며, 국가를 위해 군인으로서 참여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사회적 무리를 일으켰던 장본인으로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뮤지컬 는 오는 8월 21일부터 8월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며, 이후 거제, 춘천, 대전 등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금순 역의 윤공주 인민군 장교 역을 맡은 주지훈 "입대 6개월부터 무대가 너무 그리웠습니다" 머리 스타일만은 군인? 라루선장 역의 문종원 "배우 보단 군인으로 무대에 섭니다" "이준기 배우님..아니 이준기 군인님?.." 무언가를 설명해 주는 이준기 "아하~!" 일병으로 진급한 주지훈과 곧 상병이 되는 김다현의 여유로운 미소 감사합니다와 충성 사이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0.08.03 / 조회 17,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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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주지훈 출연, 뮤지컬 <생명의 항해> 사진 공개!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 등 군복무중인 연예병사들이 출연하는 6.25 60주년 맞이 뮤지컬 가 컨셉트 사진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출격에 나섰다. 6명의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를 담고 있는 컨셉트사진에는 각 배우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대결이 눈길을 끈다. 뮤지컬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월 22일 연습명령이 떨어진 이후, 계급을 막론하고 배우들이 흘리는 땀과 열정이 연습실을 채우고 있다”며 연습실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공연을 통해 6ㆍ25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고, 참전용사들께 고마움과 넋을 기리는 작품으로 남겨지길 바란다”는 이등병 이준기의 소감도 덧붙였다. 국방홍보원 소속 이준기는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연구원 해강 역으로, 육군 특전사령부 소속 주지훈은 해강의 옛 친구인 인민군장교 정민 역으로, 육군 50사단 소속 김다현은 해강과 그의 가족의 탈출을 돕는 미군병사 데이비스로 출연한다. 연예병사 이준기, 주지훈, 김다현을 비롯해 10:1의 경쟁률을 뚫고 오디션을 통하여 선발된 군 장병 배우 42명과 스태프 13명이 참여하는 뮤지컬 는 8월 21일부터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국방부, 한국뮤지컬협회 제공
2010.07.20 / 조회 2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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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큼하고 통통 튀는 여배우 전미도의 ‘화려한 휴가’
목 놓아 부르는 노래, ‘여기는 광주’ 20대의 젊은 여배우가 5.18에 대해 노래한다. 2007년 개봉된 영화 ‘화려한 휴가’를 원작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에서 배우 전미도는 광주에 사는 젊은 간호사 신애 역을 맡았다. 태어날 때부터 공기처럼 주어진 자유에 대해 너무나 익숙해진 그녀지만 뮤지컬 ‘화려한 휴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가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이 작품 준비하면서 진짜 너무 모르는 게 많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자유롭게 무대에서 배우활동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계엄령이 떨어졌을 때는 방송도 사전에 검열을 받고 차단되고 자유가 없었는데 그 상황에 비하면 지금은 너무 자유롭잖아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도 감사하다는 걸 몰랐구나, 그러면서 너무 대단하다, 너무 고맙다, 진짜 너무 감사하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배우 전미도는 발랄 유쾌 명랑하다는 말로 표현 가능하다. 하지만 5.18의 역사적 비극을 재현하는 이번 작품에서 그녀는 매씬 매 장면 울고 또 운다. “여주인공 솔로곡 중에 ‘여기는 광주’라는 곡이 있어요. 너무 어려워서 너무 싫은데, 노래는 진짜 좋거든요. 부르긴 어려운데 그 안에 있는 정서가 너무 좋아요. 광주 시민들이 비참하게 죽어가는 걸 보면서 이제 갓 20대 중반된 여자가 하나님한테 울부짖으면서 부르는 노래예요. 요즘 시대 사람들 중에 이런 상황 속에서 눈물 흘리면서 안타깝게 여기고 울부짖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 여자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멋있고 그런 감정을 마음으로 호소하는 게 참 좋아요.” 뮤지컬 ‘화려한 휴가’는 지난 5월 이미 광주에서 첫 선을 보였다. 올해가 5.18민주화운동의 30주년인 것을 기념해 초연되는 이번 작품은 5일간 진행된 광주 공연에서 700석 규모의 극장을 가득 메운 광주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미도는 “광주 분들이라 더 예민하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조금이나마 사실적인 게 떨어진다거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저희가 하나라도 기분 나쁘게 해 드릴까봐 걱정도 됐었어요. 근데 오히려 가슴을 열고 봐주시더라고요. 어르신들이 자의적으로 기립해서 박수쳐주시는 게 쉽지 않은데 많이 응원해주셨어요”라고 전했다. 이 작품은 원작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간다. 의상과 무대도 80년대 광주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암울했던 과거시대 표현보다는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희망 가득한 미래를 부각시킨 연출의 의도다. “마지막 장면에 첫 신에서 불렀던 노래를 다시 한 번 불러요. 첫 장면에서는 계엄군의 총에 맞아 죽은 사람들만 나와서 소풍가는 신인데 마지막 장면은 계엄군과 시민들이 함께 나와요. 그 아픔을 너무 끌어 안고만 있는 건 아니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제는 좀 놔줄 때가 되지 않았나, 오히려 그 때 희생한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게 살고 있는 거잖아요.” 1980년 그날, 광주 시민들은 최후의 방어 수단으로 도청에 집결했다. 해산하지 않으면 탱크를 몰고 들어가겠다는 선전포고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켰던 자들 중에는 가족이 살아 있어 돌아 가야할 사람들과 돌아갈 가족들이 이미 죽고 없는 자들로 나눴다. “남아서 싸우든 가족들에게 돌아가든 그 어떤 결정도 옳다 그르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공연을 보는 관객 분들이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더 와 닿으실 거예요.”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여느 일상과 다를 것 없는 하루를 시작했던 광주 시민들은 하루아침에 가족들을 잃고 친구들을 잃어버렸다. 신애를 연기하는 전미도 배우는 “작품을 위해 다큐멘터리나 영상 자료를 찾아서 많이 봤어요. 그래도 너무 어렵더라고요”라며 “그 상황 안으로 들어가기가 참 어려워요. 왜냐면 너무 특수한 상황이잖아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서 그런지 자유를 속박 당하는 게 어떤 건지 잘 모르겠어요. 이 작품 되게 어려워요. (웃음)”라고 말했다. 뮤지컬 ‘화려한 휴가’는 역사적 사건뿐만 아니라 그 안에 사랑 이야기, 가족과 친구를 잃어버린 슬픔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관전이 가능하다. 오는 6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글_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newstage@hanmail.net)
2010.06.10 / 조회 8,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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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재탄생 한 <화려한 휴가> “슬픔보단 해원을”
지난 2007년 개봉해 8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화려한 휴가’가 5.18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기념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젊은이들의 투쟁과 사랑을 그려내 인기를 얻은 영화와는 다르게 뮤지컬은 암울했던 과거시대 표현보다 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토속적이고 아름답게 표현하는데 주력할 예정. 이 작품은 연극 과 뮤지컬 의 콤비 김정숙 작가와 권오성 연출, 영화 ‘인디안 썸머’ ‘청연’으로 대종상 음악상을 수상한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음악을 맡았다.지난 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5.18민주화 운동을 직접 겪은 김태종 총감독은 “당시 대학 4년에 재학 중에 시위에 참여했다”며 “이젠 아픔에만 사로잡혀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시대의 아픔을 승화시켜 우리 안에서 진정한 해원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극을 보며 슬픔을 느낄 수도 있지만, 극장을 나올 땐 가슴이 시원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정서를 잘 파악하고 있는 미하엘 슈타우다허는 능숙한 한국어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처음 권오성 연출님이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르는 나에게 일부러 음악을 맡겼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5.18이 일어났을 당시 14살이었던 난 한국 정부에 항의 편지를 보내는 등,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말해 주목 받았다. 이번 작품에는 최승열이 남자 주인공 민우 역을, 전미도, 손현정이 여자 주인공 신애 역을 맡는다. 또한 민우의 동생 인봉 역에는 이승현이 맡아 작품에 활력을 더할 예정이다. 뮤지컬 는 5월 15일에서 19일까지 광주에서 먼저 공연되고, 6월 12, 13일 양일간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전미도 "기대 못했는데 오디션 붙어..참여하게 돼 영광"부드럽고 앳띤 외모지만 연기 에너지는 옹골찬 배우, 전미도가 올해 연극 에 이어 뮤지컬 의 주인공 신애역을 맡는다. 는 와 로 순식간에 기대주로 떠오른 그녀가 이후로 두번째 도전하는 대극장 창작 뮤지컬. 대극장과 소극장, 뮤지컬과 연극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야무진 배우를, 플레이디비가 만나보았다. 5.18 민주화 운동을 그린 뮤지컬이다. 올해 29살인 당신이 5.18 당시 광주 시민으로 분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학교에서 역사는 배우지만, 대부분 한 두줄로 배웠지 세세한 이야기는 알지 못한다. 나 또한 이런 일이 있었다,라고만 알고 있었지, 그 때 시민들이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는 알지 못했다. ‘화려한 휴가’ 영화를 보면서 한 번 알았고, 뮤지컬을 준비하면서 자료를 찾아보고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에 이어 시대극에 연이어 출연한다. 사실 이렇게까지 진지한 작품인줄 모르고 지인이 오디션을 추천해 줘서 오디션에 응한 것이다. 노래가 많이 어려워서(웃음) 붙을 것이라고 기대 안 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을 할 때도 느꼈지만,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우리 아픔인데도 잘 알지 못할까, 사회책에서 배우는 문장 하나로만 이해할까, 너무 안타까웠다. 그런 면에서 영화, 연극, 뮤지컬을 통해서라도 느끼고 생각했으면 한다. 800만 명을 모은 영화가 원작이다. 배우로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처음에는 부담이 됐다. 모든 장면이 다 극적이고 감정이 극대화된다. 내가 제대로 못하면 이분들의 아픈 감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겠구나, 영화를 보고 온 관객들을 실망시킬 수 있겠구나, 걱정됐다. 그런데 작가님이 영화 시나리오 못지않게 대본을 잘 쓰신 것 같다. 그래서 특별히 뭔가를하지 않아도 대본의 흐름만 잘 따라가고 충실하면 될 것 같다.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 이야기 자체에 힘이 있다. 제 3자 입장에서 봐도 설득력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만 최선을 다하면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 첫 공연 광주다. 관객들이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나. 너무 슬프지 않게 보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행동했기 때문에 오늘날이 있는 거다’라고 생각하며 공연을 보시고 희망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더불어 우리들이 감사해한다는 걸 아셨으면 한다. 대부분 창작극에 많이 출연했다. 의도된 것이었나. 사실 처음에는 의도한 게 있었다. 라이선스 뮤지컬은 노래가 워낙 어렵고,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디션을 봐서 떨어진 것도 있고, 소극장을 하고 싶어하는 성향 때문에 창작극을 많이 한 것 같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라이선스에서도 연기해 보고 싶긴 하다. 데뷔 5년 차다. 연기적으로 전환점이 된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 에서 윤석화 선생님을 만났으니까, 연기적인 면에선 이 작품이다. 그런데 제가 뭔가 풀리지 않을 때 돌아보는 시기는 뮤지컬 를 할 때다. 는 오랜 시간 작업한 것도 있지만,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만들고, 실수하고 틀리면 다시 고치고, 그러면서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던 시기다. 배우, 연출, 작가, 모든 스텝들을 사랑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다지 흥행하지 않았어도 마니아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를 준비하면서 답답할 때 CD를 듣는다. 그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자세로 임했는지를 노래를 들으면 느껴진다. 내가 잘못해도 믿어주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생각만으로 힘이 되는 작품이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전부터 그랬지만, 소극장, 대극장,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제가 하고 싶은 작품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 어디에 국한되고 싶진 않다. 대극장 주인공만 고집하는 배우도 있는데, 내가 그런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 작은 작품이라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관객들도 언제 어디서나 열심하고 책임을 다하는 배우구나,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뮤지컬 제작발표회 현장 민우와 신애 역을 맡은 최승열, 손현정 신애역 더블캐스팅 된 전미도와 최승열이 부르는 사랑의 하모니 의 주역들. 왼쪽부터 이승현, 손현정, 전미도, 최승열 권호성 연출, 음악을 맡은 미하엘 슈타우다허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5.06 / 조회 10,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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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무대에 올라가는 우리 민족 이야기
임진왜란부터 근현대사까지 뮤지컬 ‘이순신’, ‘화려한 휴가’, 여성악극 ‘아, 나의조국’ 등 우리 민족의 역사를 담은 작품들이 5월을 맞아 잇단 막을 올린다. 오는 4월 28일 세종문화회관에서의 공연을 마친 뒤 부산, 거제, 대구 등 지방순회를 계획하고 있는 뮤지컬 ‘이순신’을 시작으로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내용을 담은 뮤지컬 ‘화려한 휴가’, 6.25 60주년 기념 악극 ‘아, 나의조국’까지 조선시대와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굵직한 대작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이순신을 비롯해 ‘오늘’에 충실했던 과거 이름 없는 민중들의 투쟁이야기가 푸르른 5월, 무대에서 어떻게 표현될까. ◎ 21세기와의 접점, 뮤지컬 ‘이순신’ ▶ 2010년 4월 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전국 순회공연 계획]? 부산박물관 특별공연 5월 28일~30일? 거제 옥포대첩기념제전 특별공연 6월 12일~13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공연 6월 18일~20일? 마산315아트센터 공연 8월 7일~8일 뮤지컬 ‘이순신’은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이 극본과 연출을 맡고 강상구 ? 원일의 작곡, 김윤규의 안무로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영웅 의 이미지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이 땅의 아버지들의 모습과 겹쳐지게 그려냈다. 이순신은 글을 배우고 무예를 익힌 선비로서 세상에 나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픈 사회적 욕구를 지닌 인간이었다. 동시에 자신이 책임져야할 가족에 대한 책무에 시달리는 가장이기도 했다. 연출가 이윤택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이순신의 모습에 투영될 수 있다. 그것은 삶의 정당성을 되찾기 위한 세상과의 싸움이며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현실과 이상, 공포와 삶의 환희 사이에서 점점 미쳐가는 자시 자신과의 싸움이다”라고 전했다. 이순신 역에 배우 민영기가 출연하고 김소희, 이승헌 등 연희단거리패 대표 배우들이 출연한다. ◎ 그 날의 이야기, 뮤지컬 ‘화려한 휴가’ ▶ 광주 2010년 5월 15일~19일 / 서울 2010년 6월 12일~13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회관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이요원, 김상경, 이준기, 안성기 등 영화계 톱스타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 ‘화려한 휴가’가 뮤지컬로 재탄생된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과 뮤지컬 ‘블루사이공’ 등의 김정숙 작가가 대본을 쓰고 같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권호성이 연출을 맡았다. 그리고 영화 ‘인디안 썸머’, ‘청연’ 등으로 대종상음악상을 받은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뮤지컬 ‘화려한 휴가’는 영화 ‘화려한 휴가’의 개봉 이후 3년간의 꾸준한 제작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1월 광주에서 쇼케이스를 선보였고, 작품의 수정 ? 보완 작업을 마친 상태다. 2008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신인연기상에 빛나는 전미도가 여자 주인공 신애 역에 캐스팅됐고 뮤지컬 ‘마이스케어리걸’, ‘소울메이트’ 등의 손현정이 동반 출연한다. 올해부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공연콘텐츠 ‘아시아뮤지컬 콘텐츠(화려한 휴가)공연’ 실시계획에 따라 2018년까지 단계적인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우리나라 대표문화브랜드로 키워 세계무대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 깊은 감동, 여성악극 ‘아, 나의조국’ ▶ 2010년 5월 2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6.25 60주년 기념 여성악극 ‘아, 나의조국’이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이데올로기를 표현했던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故조창호 중의의 삶을 통해 굴곡 어린 현대사의 단면을 연극적으로 재해석했다. 故조창호 중위는 6.25시절 포로가 되어 43년간의 고초를 겪다 탈출했다. 작품은 그의 삶을 통해 잊혀져가고 있는 민족의 비극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고, 소외되거나 외면되어 왔던 실향민, 납북자, 국군포로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자 한다. 1987년 ‘비명을 찾아서’로 등단한 소설가 복거일의 첫 번째 연출작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별다른 꾸밈이나 연극적 장치 없이 진지한 주제를 단순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주 관객이 6.25전쟁 세대라는 점에 주목해 당시 유행했던 ‘전우여 잘 있거라’, ‘비내리는 고모령’, ‘삼팔선의 봄’, ‘굳세어라 금순아’, ‘산유화’ 등 대중가요 15곡을 들려주며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4.22 / 조회 7,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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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관객의 벅찬 감동, 영화 ‘화려한 휴가’의 뮤지컬 대작
지난 2007년 개봉된 영화 ‘화려한 휴가’가 오는 5월과 6월 뮤지컬로 재탄생된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 뮤지컬 ‘블루사이공’ 등의 콤비 김정숙 작가와 권호성 연출, 그리고 영화 ‘인디안 썸머’, ‘청연’ 등의 미하엘 슈타우다허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뮤지컬 ‘화려한 휴가’는 5.18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 작으로 지난 1월 광주에서 쇼케이스를 선보였으며 작품의 수정 ? 보완을 마친 상태다. 영화와는 다르게 암울했던 과거시대표현보다는 두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희망 가득한 미래를 부각시킬 예정이다. 작품 속 남자주인공 민우 역은 최승열이, 여자주인공 신애 역은 손현정 ? 전미도가 더블 캐스팅됐다. 또한 공연의 감초 역할인 인봉 엮은 이승현이 맡았다. 여주인공의 손현정은 뮤지컬 ‘마이스케어리 걸’, ‘소울메이트’ 등에 출연했으며, 전미도는 연극 ‘신의아그네스’, 뮤지컬 ‘영웅’에 출연하며 2008 대한민국연극대상 여자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공연 제작사측은 “요란스러운 스타마케팅을 피하고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권호성 연출 특유의 서정적이면서도 우리 고유의 정서를 살리는 감성으로 풀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작품은 2010년부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공연콘텐츠 ‘아시아뮤지컬 콘텐츠(화려한 휴가)공연’ 실시계획에 포함되어 2018년까지 단계적인 지원 사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뮤지컬 ‘화려한 휴가’는 오는 5월 15일부터 19일까지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 공연을 마친 후 6월 12일부터 13일까지 양일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4.21 / 조회 18,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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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임혜영, 뮤지컬과 점점 진해지는 사랑 중
회오리 바람 타고 날아간 먼치킨 랜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소녀 도로시. 귀여운 강아지 토토와 함께 새로운 곳에서 꿈과 사랑의 모험을 펼쳐나가는 소녀로 임혜영이 나섰다. 뮤지컬 에서 웃고 뛰노는 아이들 사이에서 그녀를 쉽게 구별해 내지 못할 만큼, 누구보다 상기된 얼굴로 먼치킨 랜드를 활보하는 그녀. 데뷔 후 가장 ‘어린 역’을 맡았다며 조금은 쑥스러운 듯한 미소가 더해진 배우 임혜영의 볼이 붉게 상기되어 간다. 지금 아니면 못할 역할, 도로시 “만약 스물 여섯 즈음 이 역할을 했다면 정말 더 잘했을 것 같아요. 굉장히 어렸을 때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는데(웃음), 하지만 지금 아니면 이젠 정말 못할 것 같은 배역이잖아요.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는 전혀 새로운 환경에서, 아주 새로운 마음으로 해 나가고 있어요.” 소설, 영화, 만화 등으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으며 지난 해 국내에서 뮤지컬로 선보여 큰 인기를 얻었던 가 12월 중순, 다시 찾아온다. , , 등의 히로인으로 무대를 누비던 임혜영의 차기작이라 더욱 관심이 간다. “20대 초반까지는 아이들이 그렇게 예쁜 줄 몰랐는데 요즘은 정말 애들이 예뻐요. 같이 연습하다 보면 정말 내가 맑아지는 것 같고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아요. 그런데 대사체가 아이들 투라서, 이번처럼 대사 외우기 힘들었던 경우는 처음인 것 같아요. 양이 많은 건 아닌데 말투가 달라지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예상하지 못한 고민을 만난 거죠(웃음).” “저 신데렐라 아니에요” 우연히 본 오디션을 통해 2006년 뮤지컬 에 데뷔한 이후 , , , 등에서 주역을 맡은 그녀는 에서 1183대 1의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엘라이자 역할에 서며 세상에 더욱 알려졌다. ‘신데렐라 탄생’이란 말이 그녀에게 따라 붙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이야기 들을 때 마다 정말 창피해요.(웃음) 제 기준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하기 전에도 소극장 작품을 하고 있었고요. 로 제가 가장 많이 알려져서 포장된 면도 있는 것 같아요. 28년 밖에 안 살았지만 그 오디션이 그간 제일 힘들었던 일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등만 붙이면 자고 나쁜 일은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인데, 그땐 잠을 너무 못 잤어요. 정서적으로 많이 아프고 또 성숙해졌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그녀이기에 노래 보다 연기적인 부분의 어려움을 더욱 크게 느끼진 않았을까. “전공했다는 이유로 어떤 틀에 갇히거나,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하는 중압감이 더욱 컸다”며 노래하는 것이 더욱 힘들었다는 대답이다. “노래를 못했다고 지적 받으면 가슴에 이만한 상처를 받는데 연기는 오히려 열린 마음으로, 갇히지 않고 더 자유롭게 했던 것 같아요. 겁이 없었던 거죠(웃음). 타고난 사람들은 어떤 감정으로 노래하면 그 테크닉이 자연스럽게 나오듯이 연기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을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어요. 즐겁게 즐기려고요.” 삶을 풍요롭게, "너무 과하면 잃잖아요"올해 뮤지컬어워즈에 이어 한국뮤지컬대상에서도 신인상을 수상한 그녀. “좋았다”보다 “오묘했다”는 말로 그때의 감격을 되새겨 본다. “뮤지컬어워즈에서 상을 주셔서 안 주실거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앉아 있었어요(웃음). 사서 하는 고민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시선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 사람이고 싶단 생각을 항상 해서, 상을 받고 더욱 갇히게 되는 환경이 주어질 것 같은 두려움이 좀 들었죠. 신인으로 인정받고 싶었던 것 뿐이지, 너무 과하면 잃잖아요.” 주변 동료 배우들로부터 더욱 감정이 풍부하다는 소릴 듣고 있는 임혜영, 그래서 눈물도 많고 행복할 때는 그 크기도 더욱 크게 다가 온다는 그녀이기에 과거 무대에서 내려와 나로 돌아오는 시간이 힘들었던 때가 많았노라, 고백도 이어진다. “혜영이라는 삶이 배고프다고 하는 것 같아요. 제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신발 디자인을 해 보고 싶어요. 신발 하나로 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정말 많이 달라지잖아요. 공연을 하면서 신발의 소중함도 정말 느꼈고요. 디자이너의 색과 신발의 특징이 오묘하게 매치되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런 공부를 해 보고도 싶어요.” 이제 당분간 “예쁜 배역은 진짜 안하고 싶다”며 찡긋 웃어 보이는 그녀는 이후 또 다른 배역 도전을 앞두고 있다.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으로 노래에 흠뻑 빠져볼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모습이다. “살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잖아요. 처음부터 불꽃 튀는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잔잔하게 흘러가다 점점 진해지는 것과 같은 사랑, 설레임으로 시작해서 평생 함께 가야 하는 배우자를 만난 것 같은 느낌, 뮤지컬은 제가 그런 사랑이에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2.14 / 조회 12,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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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회오리 바람 타고 어디로 날아갔을까?
연습실 저 밖에서도 아이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반주 음악을 성큼 잡아먹고도 신이 남은 아이들의 노랫소리에 마음이 들뜬다. 도로시와 토토가 회오리 바람을 타고 새로운 세계, 먼치킨 랜드로 막 도착한 때다. 11월 말 찾아간 뮤지컬 연습실에서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반갑다. 무대 올라갈 준비가 한창인 스물 두 명의 아이들은 7살의 최연소 배우를 시작으로 초등학교 재학 중인 미래의 꿈나무들. ‘아이들이 상처 받을까봐’ 조심스럽게 실시한 비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재원들이다. 새로운 나라에서 먼치킨 랜드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모험을 통해 꿈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는 소설과 영화로 먼저 선보여 우리들에게 낯설지 않은 이야기. 아이들에게 어떤 장면이 재밌냐고 물으니 “자장가 소녀들이 나올 때요!”, “하나도 안 힘들어요” 저마다의 이야기가 한꺼번에 쏟아진다. “좀 부족한 아이에게 직접 이야기 한다던가 따로 한번 더 해보라고 하면 그 아이가 상처받아서 늘 같은 장면을 모두가 여러 번 하게 된다”는 홍보 담당자의 말을 듣노라니, “참 잘했어요, 정말 최고로 잘하는데”하며 동작 후 거대한 칭찬으로 먼저 설명을 시작하는 연출의 모습이 십분 이해되었다. 특히 이번 무대에는 뮤지컬 와 등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며 제3회 더뮤지컬 어워즈와 15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신인상을 석권한 임혜영이 깜찍한 컬러링 주인공인 7공주의 멤버로 활약했던 황지우와 함께 도로시 역에 더블 캐스팅 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도로시의 귀여운 강아지 토토 역은 지난 해 공연에서 관객들의 박수를 독차지 했던 요크셔테리어 ‘토토즈’와 그의 동생 ‘베키’가 함께 맡는다. 매년 12월, 호두를 깎는 인형과 성인 가수들의 콘서트들이 더욱 가득한 극장에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을 갖고 올해 다시 찾아오는 는 오는 12월 16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뮤지컬 연습 현장 우리는 먼치킨 랜드의 시민들~"여러분, 나쁜 마녀는 사라졌어요~""나는 죽지 않았어~!"안무가 선생님 보고 따라하세요~"자, 이렇게 손을 돌려야지""우리 먼치킨 랜드에 온 걸 환영합니다""어머! 어쩌다 이리로 오게 된 걸까?""나 춤 잘 추죠?"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2.04 / 조회 16,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