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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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70주년 설문 '가장 보고 싶은 연극 1위'…‘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6월 개막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오는 6월 25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다.
이 작품은 올해 창단 70주년을 맞이한 '국립극단에서 가장 보고 싶은 연극' 설문에서 1위에 선정되어 올해 70주년 기념 라인업으로 전격 편성되었다. 이 설문은 그동안의 국립극단 레퍼토리 뿐 아니라 현존하는 모든 연극 작품을 대상으로 한 설문으로 4,052명이 참여했다.
2015년 처음 무대에 오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중국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이 쓴 고전 희곡을 연출가 고선웅이 직접 각색, 연출한 작품이다. 초연 직후 동아연극상을 비롯해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베스트3 등 연극계의 각종 상을 휩쓸었다. 그동안 세 차례의 공연에서 배우들의 열연으로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하성광, 장두이, 이영석, 이지현 등 원년 멤버들과 더불어 더블캐스팅으로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 조씨 가문의 마지막 씨앗이 된 조씨고아 역에는 이형훈과 신예 홍사빈이 캐스팅되어 원조와 신예 조씨고아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정영을 도아 조씨고아가 살아남는 데 큰 역할을 한 하장군 한궐 역에 호산과 김정호가 더블캐스팅되어 새로운 캐릭터 해석을 보여줄 예정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6월 25일부터 7월 2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6월 28일 공연 종료 후에 예술가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으며, 매주 목요일 중국어, 매주 일요일 영어 자막 서비스가 제공된다. 티켓은 국립극단 홈제이지 및 인터파크 티켓 등에서 에매 가능하며, 거리두기 좌석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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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20.06.08 / 조회 4,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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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소설 '댓글부대' 연극으로 만난다
극단 바바서커스 동명 연극 제작
6월 15~24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연극 ‘댓글부대’의 공연모습(사진=아트플래닝창).[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인기작가 장강명의 소설 ‘댓글부대’를 무대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극단 바바서커스가 제작한 연극 ‘댓글부대’가 내달 15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올린다. 작품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촛불혁명 이전 한국사회의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진 여론조작과 선동, 진보성향 인터넷 게시판의 분열 사건을 다룬다. 국정원 댓글부대로부터 출발한 ‘1세대 댓글부대’, 기술과 전략 면에서 진화한 ‘2세대 댓글부대’, 연극 안의 ‘팀-알랩’은 교묘한 여론 조작 방식을 사용한다. 바이럴 마케팅 기법과 인신공격, 여성혐오 감정과 ‘분탕’ 공작을 넘나들며 ‘2세대 댓글부대’는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분열을 부추긴다. 인터넷 공간을 배경으로 재계, 정권, 언론, 일베가 엮어내는 요지경 풍경은 촛불 전후 한국사회의 축도를 보는듯한 흥미를 자아낸다. ‘권리장전2017 국가본색’ 참가작으로 관객들과 첫 만남을 가졌고 원작의 감동을 신체·가면연기로 선보이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해는 2018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파토리’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57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김정호가 회장 역에 캐스팅 됐다. 배우 정연심, 하동준, 강력, 김보나 등이 출연한다.연극 ‘댓글부대’의 공연모습(사진=아트플래닝창).연극 ‘댓글부대’의 공연모습(사진=아트플래닝창).연극 ‘댓글부대’의 공연모습(사진=아트플래닝창).▶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5.29 / 조회 2,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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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고도를 기다리며'…김정호 새로 합류
극단 산울림 대표작
박상종, 에스트라공 역 호흡
19일 소극장 산울림 개막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블라디미르 역의 배우 김정호(왼쪽), 에스트라공 역의 배우 박상종(사진=극단 산울림).[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극단 산울림은 사뮤엘 베케트의 대표적인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4월 19일~5월 20일 소극장 산울림)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지난해 연극 ‘가지’로 동아연극상을 수상한 배우 김정호가 블라디미르 역으로 새로 합류한다. 김정호는 ‘나는 살인자입니다’ ‘간혹 기적을 일으킨 사람’ 등 다수의 연극에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인정 받아온 연극배우다. 2005년부터 13년째 에스트라공 역을 연기해온 배우 박상종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출연이 성사됐다. 두 사람 외에도 배우 이호성, 박윤석, 아역배우 이민준 등이 함께한다.사뮤엘 베케트가 쓴 ‘고도를 기다리며’는 1953년 초연 이후 파리에서만 300회 이상 장기 공연하고 세계 50여 개 나라에서 번역해 공연하고 있는 작품이다. 1969년 사뮤엘 베케트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다시 한 번 명성을 알렸다.국내에서는 극단 산울림의 대표인 연출가 임영웅이 연출을 맡아 1969년 초연했다. 이후 48년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완성도를 갖춰왔다. 이번 공연에는 임영웅 연출 외에도 무대 디자이너 박동우, 조명 디자이너 김종호 등이 참여한다.티켓 가격은 전석 4만원. 인터파크, 소극장 산울림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16 / 조회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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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21일부터 연극 ‘가지’ 재공연
동아연극상 작품상 수상작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연극 ‘가지’가 돌아온다.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은 오는 21일부터 3월18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연극 ‘가지’를 다시 공연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앞둔 재미교포 2세의 이야기를 음식이라는 소재로 풀어낸 작품이다. 지난해 재외한인작가들의 작품을 연달아 소개한 ‘한민족디아스포라전’에서 전체 다섯 개 공연 중 하나다. ‘가지’는 초연 당시 10회 공연에도 큰 호응을 얻었다. “음식을 소재로, 아버지로 상징되는 한민족의 뿌리를 재발견하는 의미가 있는 수작”이라는 평가로 54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받았다. ‘가지’는 지난해 초연 당시 제작진과 출연진이 함께한다. 줄리아 조가 쓰고 정승현이 연출하며 김재건 김정호 등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2.08 / 조회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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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미인도’ 위작 논란, 연극으로 만들어진다
천 화백의 유족·변호사 논의 거쳐
극단 위대한 모험이 무대로 옮겨
22~3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위작 전제 아래 사실과 픽션 섞어연극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의 포스터(사진=극단 위험한모험).[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6년 간 이어져 온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이 연극 무대 위로 옮겨진다. 극단 위대한 모험은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제2학예실에서 벌어진 일들’을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작품이다. ‘미인도’를 둘러싸고 국립현대미술관과 천경자(1924~2015) 화백 사이에 벌어진 위작 논란을 다룬다. 작가가 위작이라고 주장하는 작품을, 국립현대미술관은 진작으로 판정한 한국 미술계 최대 스캔들을 이야기한다. 연극은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전제 아래 사실과 픽션을 섞었다.1991년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 제 2 학예실을 배경으로 미인도를 위작이라고 가정하고, 위작을 진작으로 만들어가면서 진짜였던 사람들이 가짜가 돼 가는 과정을 그린다. 여기에 같은 해 발생한 강기훈의 유서 대필 사건도 등장한다. ‘진짜’와 ‘가짜’의 문제, 청년세대가 기성세대에 포섭돼 가는 과정, 관료제의 일그러진 모습 등을 포착한다. 극단 위대한 모험은 “‘미인도’ 위작 논란이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현재형 사건이라는 점에 주목해, 91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인물 설정은 픽션이며 그 밖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작가가 천 화백의 유족·변호사와 논의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연출은 극단 대표인 김현회가 맡았다. 배우 김정호, 송희정, 전운종, 송철호, 김보나, 조하나, 신윤지 등이 출연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등의 사이트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관람료는 3만원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06 / 조회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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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인자입니다’
국립극단 ‘젊은연출가전’ 13번째 주인공 전인철
日 천재작가 호시 신이치 서늘한 상상력 그린다
이달 27일까지 소극장판 무대 올라연극 ‘나는 살인자입니다’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립극단은 ‘젊은연출가전’ 시리즈의 13번째 작품으로 ‘나는 살인자입니다’를 선보인다. 지난 2011년 ‘우리 단막극 연작’으로 출발한 ‘젊은연출가전’은 그동안 성기웅, 김재엽, 류주연, 박지혜 등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해왔다. 동시대 젊은 연출가들의 역량을 계발하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기회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올해는 ‘목란언니’, ‘노란봉투’ 등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연출가 전인철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SF 소설의 대가 호시 신이치(1926~1997)의 주요 작품들을 옴니버스 형식의 극으로 재탄생해냈다.단편 소설보다 짧은 ‘쇼트-쇼트’(short-short) 형식의 개척자인 호시 신이치는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강력한 한방을 선사하는 천재 작가로 불려왔다. 그의 작품은 공상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고독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인 감성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인철 연출은 그 중에서도 ‘죽음’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에 집중한다. ‘나는 살인자입니다’ 속 ‘죽음’은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상처 받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정신적 상처와 자연을 포함한 범우주적 ‘죽음’의 의미까지 뻗어나간다. 현 시대와 가장 맞닿아 있는 에피소드 선정을 위해 원작자인 호시 신이치의 소설 수백 편을 읽고 분석했으며 배우들의 개성을 통해 원작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배우들과 오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국립극단은 이번 작품을 통해 빠른 발전과 삶에 대한 허무가 공존하는 현 시대의 아이러니에 주목하고자 했다. ‘나는 살인자입니다’는 짧은 에피소드들을 한 편의 연극으로 엮은 작품인 만큼 주인공 역할이 없다. 그럼에도 김정호, 이봉련, 김정민 등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오는 27일까지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한다.연극 ‘나는 살인자입니다’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23 / 조회 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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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 신이치의 초단편소설, 연극으로 본다
연극 '나는 살인자입니다' 공연[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초단편소설을 개척한 일본 소설가 호시 신이치(1926~1997)의 작품을 무대에서 볼 수 있다. 27일까지 서울 서계동 소극장 판에서 공연하는 ‘나는 살인자입니다’(연출 전인철)는 호시가 남긴 초단편소설 중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 8편을 연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각종 사고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인구조절 임무를 맡은 공무원의 이야기를 담은 ‘생활유지부’ △술 접대를 위해 만들어진 완벽한 미모의 로봇인 봇코짱의 이야기를 그린 ‘봇코짱’ △13일의 금요일에 나타난 귀여운 악마의 이야기를 담은 ‘거울’ △분해되지 못하고 우주에 버려진 로봇들이 지구의 주인을 추억하는 이야기 ‘어슴푸레한 별에서’ 등이다. 짧은 에피소드들을 엮은 작품인 만큼 별도의 주인공은 따로 없다. 김정호, 유병훈, 안병식, 이봉련, 권일, 김정민, 박희정이 출연한다. 호시의 소설은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강력한 ’한 방‘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람료 전석 3만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12 / 조회 2,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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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SF 소설가 단편들 연극으로…'나는 살인자입니다'
국립극단 '젊은연출가전' 13번째 작품
'목란언니' '노란봉투' 전인철 연출 참여
10~27일 국립극단 소극장 판연극 ‘나는 살인자입니다’의 전인철 연출(가운데)과 출연 배우들(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목란언니’ ‘노란봉투’ 등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연출가 전인철이 일본 SF 소설 대가 호시 신이치의 작품을 연극으로 올린다. 국립극단의 ‘젊은연출가전’ 시리즈 13번째 작품 ‘나는 살인자입니다’다.호시 신이치는 세계적인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작가다. 단편 소설보다 짧은 ‘쇼트-쇼트’(short-short) 형식의 개척자로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담아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왔다. 전 연출은 호시 신이치의 작품 중 ‘죽음’을 소재로 한 단편들을 하나로 엮어 ‘나는 살인자입니다’로 선보인다.작품 속 ‘죽음’은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상처 받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정신적 상처와 자연을 포함한 범우주적 죽음의 의미까지 뻗어나간다. 이를 통해 빠른 발전과 삶에 대한 허무가 공존하는 현 시대의 아이러니에 주목한다.옴니버스 형식으로 별도의 주인공 역할 없이 여러 배우들이 다양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김정호, 이봉련, 김정민 등이 출연해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국립극단의 ‘젊은연출가전’은 2011년 ‘우리 단막극 연작’으로 출발했다. 성기웅, 김재엽, 류주연, 박지혜 등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며 동시대 젊은 연출가들의 역량을 계발하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기회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나는 살인자입니다’는 오는 10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국립극장 홈페이지와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06 / 조회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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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연출 ‘간혹, 기적을 일으킨 사람’ 국내 초연
프리엘의 1979년 페이스 힐러가 원작
9월 1∼17일 대학로 나온시어터 공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아일랜드의 체호프’이라 불리는 극작가 브라이언 프리엘(1929∼2015)의 작품 ‘간혹, 기적을 일으킨 사람’(원제 페이스 힐러)이 국내 초연한다. 극단 풍경은 박정희 연출의 재구성으로 오는 9월 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선보인다고 29일 밝혔다.그동안 ‘아버지의 집’, ‘이인실’, ‘철로’ 등으로 꾸준히 동시대 해외 극작가 작품을 다양하게 소개해 온 극단 풍경의 신작이다. 1979년에 쓰여진 작품은 인물의 독백만으로 4부 구성된 스토리텔링 형식의 작품이다. 인간과 기억에 대한 깊은 관찰과 질문을 던진다. 극단 풍경 측은 “세 등장인물이 풀어놓는 통합될 수 없는 기억과 시간, 존재,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등장인물 너머의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당도하게 된다”며 “사회적, 경제적 혼란과 분열, 정체성의 혼란과 진실에 대한 갈망으로 가득찬 현 시대의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살 것”이라고 했다.믿음을 근거로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기적의 치료사’(페이스 힐러) 프랭크와 그의 연인인 그레이스, 프랭크의 매니저 테디 등 세 사람이 각자 홀로 등장해 아일랜드와 잉글랜드의 작은 마을을 여행했던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독백한다. 그러나 같은 일을 두고 세 사람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기억과 진실이 점차 엇갈리기 시작한다.아일랜드 2세대 극작가로 분류되는 프리엘은 켈트 신화와 전설을 소재로 아일랜드의 정체성을 찾으려 했던 1세대 극작가들과는 달리 ‘나는,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부터 정체성을 고민했던 작가로 평가받는다. 연출에 박정희, 배우 김정호, 주인영, 이기현, 김록원, 정혜선, 장은주 등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29 / 조회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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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해야하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봐야하는 연극과 보고 싶은 연극이 있다.아무 선택이 필요 없는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알고 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누구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 이야기선행으로 소문이 자자한 문관 관리와 이를 시기하는 무관 관리의 모함과 이를 둘러싼 권력 다툼은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현세까지 고전적으로 전해 내려온 비극 드라마의 전형이다. 게다가 출생의 비밀과 복수, 화해라는 옵션까지 곁들여진다면 완벽한 암투극이 완성된다. 최근 개막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역시 이 조건을 두루 갖춘 한 편의 비극이다. 그러나 비극 드라마의 전형적 틀 안에 버무려진 여러 스타일의 연극적 양식을 통해 엄청난 몰입과 결코 가볍지 않은 상고의 시간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이전에 공연된 수많은 비극 드라마와 차별성을 갖는다. 영화적 표현 방식으로 관객의 감정선을 완전히 리드하다무대 삼면을 둥글게 감싼 벨로아 커튼을 여러 겹으로 설치하여 무대 아웃라인을 둥글게 설정하고 커튼이 극적 맥락에 따라 배우들의 연기와 어울려 개폐 될 수 있도록 장치한 것은 마치 영화에서 카메라 렌즈를 통해 관객의 감정선을 완전히 리드하는 미쟝센을 형성하는 것과 흡사한 맥락이다. 영화에는 감독의 의도에 따라 크고 자세하게 보여주고자 할 때 렌즈에 노출된 공간을 클로즈업하여 좁은 구역을 크고 자세하고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무대의 크기가 배우가 등 퇴장과 더불어 변화한다는 것은 연기 구역의 변화를 의미한다. 연기 구역의 크기 변화는 각 장면이 강조하는 심리를 리듬감 있게 표현 한 도구이다. 그러니 영화에서 장면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촬영 기법의 변화를 주어 미쟝센 만드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출자의 의도였건 아니건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법에 이 큰 무대에 적용되어 별다른 무대 장치나 오브제들 없이도 작품에 정서적 몰입이 빠르다는 점이 정말 놀랍다. ‘오늘 중의 오늘’에 대해 말하는 이 연극세 시간 남짓한 긴 런 타임이 나오는 이 연극이 이렇다 할 대단한 오브제 없이 강도 높은 정서적 몰입을 가능케 했던 또 다른 요인은 오늘 한국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이다. 표면적인 이야기만 놓고 본다면 작품이 다루는 소재는 현실과 달라서 ‘뭐가 비슷해’ 라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정해진 운명의 사이클에 따라 복수를 하고, 그 복수가 끝나자마자 아무렇지 않게 평온을 찾고, 축배를 드는 조씨고아의 모습과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한평생을 희생한 ‘정영’의 허탈함은 오늘날 한국의 현실과 섬뜩할 만큼 닮았다. 우리 사회가 겪는 진통이 지나가고 악의 무리들이 벌을 받게 된다 한들 한국 사회가 치유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국민은 이미 허무함과 자괴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복수에 성공을 하는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이 작품의 결말은 오늘날 국민이 느끼는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시국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아니 우리는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주인공은 조씨고아가 아니다. 조씨 고아는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 아니다. 자신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운명을 타고나 운명에 따라 정해진 대로 삶을 산다. 인생의 매 순간 선택과 집중에서 오는 고뇌와 싸워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순간의 선택과 고민, 후회, 희생 등의 감정을 모른다. 작품에서 역시 그가 운명에 순응하며 사는 인물로 완벽히 그려냈다. 이에 비해 권력과 이기의 사이에서 표면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시골 의사 정영은 매 순간 고민하고 매 순간 후회하며 번민하는 인물이다. 대의를 위한 자기 삶의 한 조각을 내어주는 일생일대의 결정을 하는 정영은 누구보다 주체적인 인물이다. 사회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과 자신의 영달을 유지하는 일 사이에서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평생 하며 일생을 보낸 인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작품에서는 분명 정영이란 인물을 정의의 사도로써 칭하고 있지만, 정영을 영웅시하거나 그의 행적을 감동스토리로 포장하지 않았다. 소위 ‘정영처럼 살아야 한다.’라는 진부한 메시지는 이 작품의 목적과 매우 다르다. ‘정의를 위해 수 없는 고뇌를 한 개인의 희생‘이 과연 의미 있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텅 빈 무대를 가득 채운 고요로 연극의 막을 내린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개인의 노력과 희생은 값지고 의미 있으며 필수 불가결하지만 그다음 이어질 세상에 대한 희망을 누가 보장하느냐는 것이다.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못하고 끝난 이 작품의 결말은 단순히 열린 결말이라 정의하기엔 신성하다. 대한민국의 시국이 맞이할 미래와 너무나 닮아있다. 누군가 악한들의 잘못을 단죄하고 그들은 일정 부분이라고 죗값을 치른 우리는 대한민국이 ‘안정되었다손 치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반백 년 곪아 터진 대한민국이 일면의 정의로써 부정의 척결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불신과 자괴심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진지하게 내놓은 결말의 장면을 통해 감정 이입된다. 이 작품이 창작단계에서 시국에 대한 상징성을 부여하며 제작되었든 아니든 소름 끼칠 듯한 시 의적 맥락이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경의를 표하고 싶다. 사진제공_국립극단 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2.01 / 조회 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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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의 귀재 고선웅표 '조씨고아' 돌아온다
국립극단·고선웅 첫 작품 2년만에 재연
고선웅 연출·각색 맡아
중국 4대 비극의 새로운 재해석
정영 역 '하성광' 포함 초연배우 의기투합
1월18일~2월12일 명동예술극장 무대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국립극단과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처음으로 의기투합해 2015년 초연한 작품은 이듬해 국내에 내로라하는 연극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기군상이 쓴 중국 고전을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이 제작하고,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연출했다.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지켜내고 복수를 도모하는 필부 ‘정영’과 그 과정 속에서 희생한 의인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고선웅은 복수 이후의 정영의 모습에 주목, 장엄한 원작에 재치 있는 대사를 녹여내 고선웅표 비극을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고전적 신의와 권선징악을 앞세운 원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복수 끝의 씁쓸한 공허함에 주목함으로써 14세기 고전에 동시대적인 시사점을 더했다. 고선웅 연출은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재공연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용’의 마음가짐이다. 중용을 잘 지켜 본질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이번 공연은 절절한 연기로 수많은 관객을 울린 정영 역의 하성광 배우를 포함해 초연 출연진들이 그대로 함께한다. 배우 장두이, 이영석, 호산, 강득종, 김명기, 이형훈 등이 출연한다. 초연 당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홍식 배우가 맡았던 공손저구 역의 빈자리는 40여 년간 무대를 지켜온 정진각 배우가 채운다. 연출가 고선웅은 ‘각색의 귀재’ ‘이 시대의 이야기꾼’으로 통한다. 연극 뿐 아니라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오페라 ‘맥베드’, 뮤지컬 ‘아리랑’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뿐 아니라 2018년 개최되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폐막식의 총연출을 맡아 전천후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낼 예정이다. 일명 고선웅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이달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서울 공연 이후 지방공연을 이어간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이다. 1644-2003.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초연 당시 공연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06 / 조회 2,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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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고선웅 연출로 다시보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2017년 1월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지난해 국립극단 제작으로 기군상이 쓴 중국 고전을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했다. 작품은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올해의 공연 베스트7 등 국내 연극상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동아연극상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4년 만에 대상작이 선정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5년 고선웅 연출에게 제52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제8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제5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제1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올해의 연출가상 등 각종 굵직한 연극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고선웅 연출은 고전적 신의와 권선징악을 앞세운 원작을 복수 끝의 씁쓸한 공허함에 주목하면서 14세기의 고전에 동시대적인 시사점을 더했다. 연출가 고선웅은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전하며 “재공연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용’의 마음가짐이다. 중용을 잘 지켜 본질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작품은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지켜내고 복수를 도모하는 필부 ‘정영’과 그 과정 속에서 희생한 의인들을 둘러싼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정영 역의 배우 하성광, 장두이, 이영석, 유순웅, 이형훈 등 초연의 출연진들이 그대로 함께한다. 초연 당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故 임홍식 배우가 맡았던 공손저구 역은 정진각 배우가 채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7년 1월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국립극장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1.04 / 조회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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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 많던 국물은 누가 다 먹었나,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
이근삼의 희곡 ‘국물 있사옵니다’는 시기적절하게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비논리, 비상식이 극렬히 판치는 오늘날 이근삼이 말한 국물은 그 어디에도 없다. 국물도 없는 세상에서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가. 국립극단의 선택 ‘시의성’ 백성희장민호 극장은 국립극단의 레퍼토리 공연을 주로 상연하는 극장이다. 서울역 뒤편 소화 병원 옆 컨테이너를 개조한 이 극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규모의 공연장이다. 빨간 외관에 초록 잔디로 가득한 야외 로비가 어울린 이 극장은 국립단체의 본거지라는 무게감과는 다르게 아담하고 소박한 느낌을 준다. 몇 해 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국립극장 산하에서 독립한 국립극단의 변화된 이미지와 맞아 떨어지는 정서이다. 대중성과 시의성을 겸비한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겠다는 의미심장함에서 국립극단이 택한 카드는 ‘시의성’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이번에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막이 오른 이근삼 작,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가 그 주제어에 가장 부합하는 공연이라 할 수 있다.말로 말을 거는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 연극 ‘국물 있사옵니다’는 도시 어디에서라도 한번은 만났을 법한 평범한 남자 상범의 성공담이다. ‘성공담’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이 공연은 유독 대사가 많다. 실제로 상범은 관객을 전적으로 바라보며 객석을 향해 자신의 삶에 대해 설명한다.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것’이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에 관객을 끌어들인다. 그의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된다. 상범은 철저히 관객을 바라보여 관객과 소통하는데 이야기 전달자로 역할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자신이 소개하는 자신의 이야기 속에 자신으로 이입되어 인물로서 행동하기도 한다. 슬랩스틱의 다른 이름, 개성 이 작품은 이렇다 할 무대 장치나 의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범은 자신이 겪은 사건을 해설하며 당시의 감정을 설명하는데, 그렇다보니 유난히 말이 많은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그런데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인물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왜냐하면 그가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희극성 짙은 동작들 때문이다. 자신이 겪은 성공의 경험들을 소개할 때마다 두 주먹을 쥐고 상체를 옆으로 튼 채 무릎을 구부려 깡총 뛰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상범이 관객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방법이다. 상범 뿐만 아니라 상범의 주변 인물들 역시 저마다의 우스꽝스러움을 가진다. 대부분이 말투를 독특하게 하거나 우스꽝스러운 몸동작을 하는 슬랩스틱이다. 이 슬랩스틱들은 유난히 말이 많은 이 연극의 지루함을 날려버릴 웃음의 포인트로서 작용한다. 게다가 과장된 몸짓에 어울리는 음향의 삽입은 장면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그러니 이 작품에서 인물들이 보여주는 슬랩스틱은 단순히 코믹적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인물들의 개성을 뚜렷이 드러내는 기능을 하는데 기여하는 바도 컸기 때문이다.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든 상징들 작품은 도시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물 군상을 희극적 색채로 자연스럽게 배치함으로써 그렇게 사회의 단면을 무대 위로 자연스럽게 옮겨놓았다. 이들의 복잡한 동선이 연극의 목적성을 강조한다. 첫 장면 같은 경우 여러 인물이 다양한 입·퇴장구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어지럽게 이동하는데 자신의 갈 길이 바빠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사회의 모습이 드러나는 단면이다. 장면의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하나의 인물만 등장해도 되는 장면에서도 여러 명의 인물이 여러 입구에서 무대 위로 한꺼번에 등장해 복잡한 동선으로 말미암은 미장센을 만든 것이다.계단 모양의 벽이 겹겹이 설치된 무대 벽 또한 권력의 상하 관계에서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도시의 다양한 군상들에 대한 상징을 드러낸 부분이다. 배우가 공연을 하며 실제로 활용하지 않지만 겹겹이 설치된 계단은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미장센 구현을 목적으로 한 계단이 된 셈이다.상징과 사실의 공존 무대미술은 상징적이고 철학적인 메시지를 부각하는데 기여했는데, 이 작품의 실제적 진행자인 배우의 말은 너무나 많다. 게다가 사실적이다. 우리 주변에서 쓰는 말을 무대 위에서 있는 그대로 내뱉는다. 개념과 표현방식이 괴리이자 공존이다. 그런데 이번 연극에서는 상징과 사실을 공존하게하면서 작품이 말하는 바도 분명히 드러내면서도 현실감 있는 표현까지 가능하도록 연출 하였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이 둘을 한 작품에 공존시킨다는 것은 자칫 이도 저도 아닌 산만한 연극이 될 뻔 한 시도였는데 그렇게 그려지지 않았다. 이는 배우의 명확한 화술과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는 강렬한 무대 디자인의 역할이 컸다고 본다.‘국물 있사옵니다’의 ‘국물’은 무엇인가? 비상식이 상식이 되는 시대는 바로 오늘이다. 그런 맥락에서 새로운 상식을 찾고자 애쓰고 새로운 상식을 가지고 승승장구하는 상범의 이야기를 다룬 희곡 ‘국물 있사옵니다’가 가지는 현대적 시의성은 매우 크다. 오늘날 이 작품이 연극으로 표현되기에 너무나 적절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적절함이 주는 무게는 너무나 무겁다. 그렇기 때문이 이 작품의 흥행 여하를 떠나 의미를 가진다. ‘국물 있사옵니다’의 국물은 ‘상식’을 의미한다. 상식이 있다는 말을 ‘사옵니다’라는 극존칭어미를 활용하여 비꼰 이 작품의 제목을 통해서도 이 작품이 상식이 부재하는 세상에서 그 상식의 자리를 채우는 비상식, 몰상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공연장의 허술한 방음 덕에 외부에서 들리는 자동차 소음이 극장 안을 장악하는 점은 진실로 비상식이 아닐 수 없다. 비단 이번 공연에서만 느낀 점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이런 비상식이 상식으로 통했다. 비상식이 판치는 혼란스런 이 도시에서 새로운 상식을 가지고 무위도식하는 상범의 모습을 부각시키기에는 도시의 어지러운 소음의 대표성을 가진 소리인 자동차 소음은 가장 좋은 배경 음향이 되어 주었다. 우연적 요소가 더 연극성을 강하게 만든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사진출처_국립극단 제공? 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9 / 조회 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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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도 공감할 수 있는, 연극 <시련> 기자간담회
정치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시련이 많았던 2015년 대한민국. 국립극단에서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할 연극 을 무대에 올린다. 내달 개막에 앞서 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극 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의 작가 아서 밀러가 1953년 발표한 작품으로, 아서 밀러는 공산주의자 색출 운동 바람이 불던 1950년대 동료에게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매카시즘에 사로잡힌 1950년대 미국 현실을 강하게 비판하며, 관객들을 17세기 마녀사냥의 광기과 횡포가 휩쓰는 청교도 마을 세일럼으로 데려다 놓는다.이 작품을 기획하고, 번역에 참여하기도 한 김윤철 예술감독은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립극단의 주제를 ‘해방과 구속’이라고 정했다. 한 인간이 정의를 위해서 투쟁하다가 죽음의 공포로부터 위협당하지만 결국은 진실로써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다는 의 이야기가 이 주제와 잘 부합하며, 이 작품이 갖는 연극성, 시의성이 지금 우리 이 시대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그리고 그는 “올 봄 공연을 보러 온 이순재 선생님이 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시면서, 댄포스 역이 너무 탐난다고 하셔서 그 기억을 가지고 있다가, 이번에 이순재 선생님을 모시게 됐다.”고 전했다.박정희 연출은 연출 방향에 대해 “동시대 관객들의 정서에 가깝게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 인간이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이야기로 생각하고 있다. 죽음 앞에 서있는 보통 남자가 그 죽음과 대면하면서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 어떻게 자기 자신을 찾아 가는지에 대해서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댄포스 주지사 역의 이순재는 “이 전에 연출로도 참여했었고, 학생들과도 워크숍 공연을 했던 작품이다. 이번에 제대로 연습해서 제대로 공연하면 관객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않을까 싶다. 말년에 큰 작품을 만나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얼굴의 댄포스를 연기할 이호성은 “배우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느낌의 댄포스가 나오겠지만 이순재 선생님께서 앞서 하시기 때문에 따라가기면 하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은 관객들의 엄청난 지지 속에 전체 공연 티켓 중 90프로 이상이 팔린 가운데, 무대에 특별 관람석을 마련한다. 이에 대해 박정희 연출은 “무대 위의 관객과 무대 아래의 관객이 대치된다. 현대 관객은 연극을 단순히 보고 감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연극을 체험해야 한다는 무대 디자이너의 의견에 따랐다.”고 이야기했다. 박 연출이 "이 배우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던 존 프락터를 연기하게 될 지현준은 "존 프락터의 직업이 농부이다. 씨를 뿌려서 새로운 생명을 일구고, 하루에 땀 흘려 일한 만큼 얻는 것도 그 답다. 연습하면 할수록 개인적인 본질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혼을 담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작품에 임하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욕망의 출발점이 되는 아비게일 역의 정운선은 “통제되지 않은 욕망을 어떻게 표현해야 되나 고민이 많았다. 나이가 어릴수록 뜨거운 열정이 강렬하고, 망설임 없이 직진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하지 않았던 역이라 배우로서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으며, 다양한 것을 접해보고 있다.”고 전했다.아비게일 때문에 고통받는 존 프락터의 아내 엘리자베스 프락터를 연기하는 채국희는 "엘리자베스는 내면은 굉장히 큰 감정이 요동을 치지만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차갑고 이성적인 사람이다. 직접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맡아왔던 배역보다 힘들게 느껴진다. 그래서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연극 은 12월 2일부터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1.20 / 조회 6,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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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유치진 처녀작 <토막(土幕)> 무대로
국립극단이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유치진의 처녀작 을 무대에 올린다. 현대 한국 희곡사에서 구체적인 사회 현실을 다룬 첫 사실주의 희곡으로 평가받고 있는 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밑바닥 인생들의 비극적인 삶과 질긴 생명력을 생생히 담아냈다. 웃음을 자아내는 희극적 장치를 통해 비극성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새로 각색되어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은 의 김철리가 연출을 맡고 김정환, 김정은, 황선화, 김정호 등 2015년 국립극단 시즌단원들이 대거 출연해 탄탄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은 오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국립극단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지며, 같은 기간 동안 공연장 로비에서 이라는 테마 아래 근대극을 재조명하는 전시회도 열린다. 25일 공연 후에는 근대극에 대한 심포지엄이, 31일 공연 후에는 근대극과 주요 연극인들을 돌아보는 강연이 진행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10.14 / 조회 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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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가늠해 볼 때 안되겠다 싶었던 적은 없었으니까” <3월의 눈> 신구
신구는 지금도 매니저나 코디네이터가 없다. 이른 아침 운동을 마치고 손수 운전해 연습실과 촬영장을 오가고, 사진 촬영이 있는 인터뷰라도 할 때면 한두 벌 여분의 옷을 직접 챙겨 나온다. "올해는 약주를 좀 줄이세요."라고 말하는 후배 배우에게 빙그레 웃음을 날리며 반주의 기쁨을 끊을 생각이 전혀 없음을 피력하는 귀여운 미소천사 할아버지이지만, 그 이전에 자기 관리가 누구보다 철저한 배우가 바로 신구인 것이다. 무대는 그러한 배우 신구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가장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현장이다. 배우로서 첫 발을 디뎠던 곳, 언제나 "의미가 깊은 곳", 신구는 2015년도 무대에서 시작한다. 연극 과 함께 말이다.다 내주고 갈 때, 아득히 내리는 연극 연습실은 고요했다. 도시화로 인해 곧 헐릴 한옥에 사는 노부부 장오와 이순이 주고 받는 담담한 대사들이 이따금씩 정적을 깨지만, 다시 찾아오는 고요함 속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작품이 이기 때문이다. "소리와 동작에 절제가 있는 작품입니다. 이야기하고, 기다리고. (대사) 사이사이에 있는 정서가 슬로우 모션같이 담기는 거죠." 런쓰루(실제 공연과 같이 작품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연습하는 것) 후에 이어지던 손진책 연출의 말에서도 이 작품이 지닐 향기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소리 없이 내어주는 존재들에 대한 경건한 목례. 올 3월에도 반갑게 관객들에게 내릴 에서 신구는 장오 역을 맡았다. "외모나 힘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안에 쌓인 내공으로 압축된 감정이 유지되고 흐트러지지 않아야 할 수 있는 작품이거든. 그래서 대사도 얼마 없고 별로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지만 무척 힘이 들지."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로 2011년 초연한 은 그간 백성희, 故 장민호를 비롯해 오영수, 박근형, 박혜진, 변희봉 등 관록의 배우들이 함께 해왔다. 지내온 세월과 함께, 삶을 대하는 깊이가 켜켜이 쌓인 배우들이 그대로 작품 속 인물과 이야기가 되어 매년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올해는 이 작품을 헌정받은 초연 배우 백성희, 고(故) 장민호가 출연하지 않는 최초의 무대이며 백성희장민호극장이 아닌 다른 공간(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것이라는 점도 새롭다. "장오라는 인물은 이북에서 6.25때 피난 오고, 또 공산정권 시대도 겪고, 우리나라 현대사를 다 겪은 인물이지. 민주화 투쟁에 직접 가담하진 않았어도 자식이 거기에 휘말려서 행방불명까지 된 상태니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받는 고통이 더 크고 괴로울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지난해 에 이어 다시 한번 부부 호흡을 맞추는 손숙은 과거 이순들보다 좀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그런 게 있어. 슬픔을, 괴로움을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더 괴롭고 슬프게 표현하면 보는 사람도 괴롭거든. 그래서 역으로 그렇게(귀엽고 밝게) 표현했을 때 그런 슬픔의 정서가 더욱 짙어지지." 은 공연을 이미 본 관객들이 다시 찾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그 시절을 겪지 않았을 뿐더러 장오와 이순의 손주쯤 되는 젊은 관객들까지 숨죽여 흐느끼는 모습을 과거 객석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신구는 장오를 두고 "그래도 증손주까지 봤으니 여한 없이 다 털고 가는 거지. 이순이 자꾸 와서 얼씬거려서 가는 건가?"하며 훌훌 웃었지만 이내 "그래도 장오는 해석하기 나름이야."라고 덧붙인다. "처음에는 장 선생, 이 선생님 기념 공연이 됐지만 이제 4, 5년이 지났으니까 매해마다 색깔이나 모양새가 달라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누가 했느냐, 아, 누가 했구나, 하고 이야기가 되는 것처럼 도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거지. 그러면 나이 지긋해지면서 배우들이 이 역을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거고. 몇 년도에 누가 장오 역을 어떻게 했지? 그렇다면 이번엔 색다른 형태의 장오를 만들어 보겠다, 그러면 새롭잖아. 보시는 분들도 '아, 이렇게 달라질 수도 있겠구나' 하고." 쉰다는 것, 아직 생각해 본 적 없어 연극, 관객들이 계속 찾을 수 있게 우리들이 더 노력해야 본격적인 연극 연습이 시작되었을 무렵 신구는 tvN 촬영 차 그리스로 떠나야 했다. 첫 대본 리딩 후 3일 만에 대사를 다 외워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는데 "초반 연습이 아주 중요할 때인데 ( 촬영) 시간을 내야 해서 그럴 수 밖에 없었어."라며 담담하게 말하는 신구의 모습에선 '철저함'이 기본이 된 노장의 내공이 느껴진다. "이번 여행도 좋았어. 여행은 항상 좋잖아. 거기 음식이 양갈비가 많더만. 맛있더라고. 아테네도 가고 코린도라는 데도 가고. 마테오라라는 데를 갔는데 희한한 바위 위에 수도원을 세워 놨더라고. 또 산토리니. 빛이 좋으면 바다가 예쁘다고 해. 근데 우리가 갔을 땐 흐리고 비가 왔지." 1936년 생으로 올해 만 79세.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한다지만 집 거실 테이블에 손자 사진을 놓고 보는 속 깊은 할아버지의 모습도 신구임엔 분명하다. "집에서는 매일 구박이지.(웃음) 매일 전등을 켜 놓고 끄질 않아, 잊어버리고. 옷 갈아입고 아무데나 두고 나오고. 혼자 있다가 집에서 나오면, 나중에 할망구가 들어가 보니 테레비전이 켜 있다는 거야. (웃음) 근데 가끔 내가 보면 할망구도 마찬가지야. 아휴, 그랬수? 서로 그러지. (웃음)" 하지만 그는 여전히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장르를 불문하고 왕성한 연기 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시트콤, 예능 프로그램, 게임 캐릭터 속에 등장해 데뷔 53년 차 배우에게서 으레 예상할 수 있는 '근엄함'을 훌훌 던져 버리는, 그 누구보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구야형', '미소천사' 등의 별명과 함께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인기가 톡톡하지만, 무엇보다 그에게 갖게 되는 경외심은 "난 성격이 소심해서 다른 걸 해 볼 생각을 못했지."라며 지금 젊은 세대가 지닌 용기와 놀라운 가능성에 감탄하는 솔직한 자기 고백의 모습을 마주할 때 더욱 커지곤 한다. "은퇴? 우리는 누가 뭐 시켜주지 않으면 은퇴지. 누구든지 다 소실되면, 기력이 없어지거나 기억력이 떨어지면 쓸모가 없어지는 거지. 하고 싶어도 사회가 불러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 그런데 아직 쉬고 싶은 생각은 없어. 그건 무슨 얘기냐 하면, (작품 섭외가 들어오면) 내가 어느 정도 해야겠다, 가늠을 해 보거든. 체력이든가 일에 대한 열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되나 스스로. 아, 이건 도저히 내 체력으로는 안되겠다, 하면 못하는 건데 아직은 무슨 프로그램이든지 그런 경우는 없었으니까. 지난번에 할 때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어. 대사가 사백 내지 오백 페이지까지 가서. 그런데 어느새 다 끝났네. (웃음)" 그런 그가 씁쓸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더하는 것은 여전히 그늘 속에 있는 연극계의 현주소에 대한 것이었다. "이젠 뮤지컬에 돈이 억수로 들어가잖아. 여기(연극)는 파도 밑에 밑이지.(웃음) 사회가 금전 위주로 되어 있으니 연극에 투자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 좀 슬프고 괴롭지만 연극을 보러 온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그렇게 되서 제작비의 일부라도 다시 얻고. 이런 것들이 어느 정로 이뤄지면 믿음이 생기니까, 아, 연극이 볼만 하더라, 그러면 전체적으로 좋은 거잖아." 하지만 이런 안타까운 목소리는 지금 연극을 채우고 있는, 여전히 연극을 사랑하는 스스로를 향해 있었다. "(연극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작품을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을 떠나서, 와서 보시는 분들이 감동을 받게 해야 해. 즐겁고 화려한 것만도 아니고, 또 인생을 고뇌하게만 하는 것도 물론 아니고 재미도 있으면서. 그러면 한번 보신 분들도 계속 연극을 찾게 되는 거지. 또 지금 대학로에 나가보면 (연극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들거든. 연극 보시려는 분들이 무슨 연극을 봐야 할 지 헛갈리실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 어떤 공연 봐야겠다, 하고 결정하고 나온 게 아니면 거기에서 그런 애들(호객꾼)한테 끌려가기 십상이거든. 연극인들 스스로 자정을 해야 할 일인지 국가에서 간섭해야 할 일인지 난 잘 모르겠지만, 작품 편수가 너무 많은 느낌이고, 그런 행위는 못하게 해야 하는데." 신구는 한 번도 주례를 서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노역을 일찍부터 맡아 마흔이 되던 해부터 주례 부탁이 들어왔었다지만 당시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 수 있나" 싶어 마다했고, 이후엔 "주례사처럼 내가 살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또 거절했다. "누구는 해 주고 누군 안 해 주면 어떻게 해, 이 할아범한테 뭐 들을 이야기가 있겠어."라며 웃는 그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무서우리만큼 냉정한 사람이다. 훌훌 다 내어주고 "흩어질 때 흩어지더라도 뭐라도 될테니 섭섭할 것도, 억울할 것도 없다"는 장오의 말처럼, 신구는 무대를 향한 자신의 몫에만 전념할 뿐, 그 뿐이었다. 오늘도.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3.09 / 조회 9,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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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손숙 주연의 또 다시 내리는 <3월의 눈>
국립극단이 2015년 봄을 맞이하는 첫 작품으로 를 무대에 올린다. 은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을 기념하여 2011년 첫 무대에 올랐고, 이후 매 공연마다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국립극단의 대표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작품으로 그동안 故장민호, 백성희, 박근형, 오영수, 박혜진이 무대에 올랐다.이 작품의 배경은 재개발 열풍으로 곧 사라져버릴 한옥으로 이곳은 장오와 이순이 평생을 일구어 온 삶의 터전이다. 은 평생을 살아온 집을 떠나야 하는 노인의 모습과 노부부의 일상을 특별한 반전이나 갈등 없이 담담하게 그려낸다.이번 시즌에는 에서 부부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신구와 손숙이 각각 장오와 이순으로 캐스팅되어 누구나가 경험하는 죽음과 상실의 체험을 관객들에게 진솔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의 은 오는 3월 13일부터 3월 2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02.06 / 조회 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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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괴물 같은 연극이라니, 놀라운 상상력 <반신>
괴물 같은 연극이 등장했다. 지난 19일에 개막한 일본의 세계적인 연출가 노다 히데키가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은 한국 배우들과 한일 양국의 제작진들이 힘을 모아 만든 작품으로 기존 연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은 일본 만화의 대가 하기오 모토의 동명의 단편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공연시작 전 극장 안으로 들어서면 이미 무대에는 배우들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고, 이내 연출의 고함으로 연극 연습이 시작된다.극중극에서는 옆구리는 서로 붙어있고, 심장은 하나인 샴쌍둥이로 태어난 수라와 마리아 이야기가 펼쳐진다. 언니 수라는 똑똑하지만 외모는 못났고, 동생 마리아는 이쁘지만 아기처럼 웃는 것 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마리아를 보살피는 것은 수라지만,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언제나 마리아다. “언니라 참아야지”라는 말을 늘상 듣고 사는 수라는 동생이 귀찮고 밉기만 하다. 개막 하루 전 극중 수라 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주인영의 갑작스런 건강 악화로 개막이 일주일 연기되기도 했던 이번 작품은 주인영을 비롯한 12명의 전체 배우들이 선보이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개성 있는 발성이 무대 곳곳에 펼쳐진다. “한국 배우들의 신체를 활용하는 능력을 높이 산다”는 노다 히데키 연출의 말처럼 한국 배우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일본 제작진의 창의력이 합쳐져 새로운 연극이 탄생했다.번역극임에도 불구하고 재미난 말장난, 만화적 표현력, 연출의 재기 발랄함이 더해져 2시간이 지루할 틈 없이 지나간다. 무대는 DNA 구조로 나선형으로 천장까지 이어지는 계단과 바닥은 소용돌이처럼 돌아가는 세트로 구성되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여기에 샴쌍둥이들의 상상 안에 존재하는 벤젠 세계의 요괴들이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배우들의 연습장면, 그들이 연기하는 극중극, 요괴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고 여기에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대사들에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수라가 그토록 원하던 고독과 자유는 상대방이 존재할 때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마지막 장면의 수라(혹은 마리아)가 터트리는 울음 소리을 듣고서야 깨닫을 수 있다. 명동예술극장과 도쿄예술극장의 공동 제작으로 선보이는 은 오는 10월 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이후 일본 도쿄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2014.09.23 / 조회 9,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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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되고 싶은 샴쌍둥이 <반신>"만화적 상상력 가득한 작품 될 것"
지난해 유쾌한 상상력이 더해진 블랙코미디 로 큰 호응을 얻었던 일본 연출가 노다 히데키가 한국 배우들과 함께하는 연극 으로 명동예술극장을 다시 찾는다. 오는 9월 12일 개막 예정인 은 몸이 하나로 붙어 심장을 공유하는 샴쌍둥이 슈라와 마리아의 이야기로 30여 년 전 발표된 일본 만화가 하기오 모토의 12쪽 단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86년 노다 히데키의 극단 '꿈의 유민사'를 통해 일본 초연 후 1988년, 1990년, 1999년 재연으로 이어졌으며, 1990년에는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이야기는 몸의 한쪽이 붙어서 태어난 샴쌍둥이 중 언니 슈라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심장과 장기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살아가는 동생 마리아가 미운 슈라는, 언제나 "언니니까 양보하라."는 이야기를 듣는 까닭에 더욱 혼자만의 삶을 갈망하게 된다. 노다 히데키 연출연출가 노다 히데키는 26일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작품 속 샴쌍둥이들은 열 살이 되기도 전에 자아와 타자의 관계, 존재를 일찌감치 인식하고 있는 인물들"이라고 말하면서,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 속에서 혼자이기를 갈망하는 인간의 모순성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현재에도 여전하다. 인간의 단면을 들추는 유쾌한 감동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원작 만화에 더하여, 연극은 평행 우주이론을 접목해 썀쌍둥이 모두가 어떻게 될지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열린 결말로 바뀌었다. 하나의 심장을 온전히 얻게 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관객들 판단에 맡겨진 셈이다. 샴쌍둥이 중 언니 슈라 역을 맡은 주인영은 "한 사람이며 동시에 두 사람인 까닭에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에 해 보지 못한 신선한 경험."이라고 연습 소감을 전했다. 또 한 명의 쌍둥이 마리아 역의 전성민 역시 "심장이 하나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서로 떨어지는 운명을 지닌 인물로, 누가 살아남을지 그 과정을 극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샴쌍둥이 역을 맡은 전성민, 주인영(왼쪽부터)만화를 원작으로 했으며 노다 히데키 역시 유쾌함을 작품 속에 잘 녹여내는 연출로 유명한 까닭에 이번 작품에서도 기발한 상상력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관심을 기울여도 좋을 듯 하다. 은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는 장면과 함께 샴쌍둥이들의 이야기가 극중극으로 펼쳐지며, 시공간을 초월한 쌍둥이들의 상상 속 인물들이 등장해 작품에 독특한 재미와 색채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다 히데키 역시 "만화가 가진 오락성을 충분히 도입한 '즐거운 혼란'을 접하게 될 것이며, 다양한 시각 효과와 배우들의 신체 활용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인어로 등장하는 서주희도 "25년 간 해온 연극 작업 중 가장 즐거운 작업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한 명의 연출자로 인해 작품의 깊이, 배우의 상상력이 이토록 놀랍게 열리는 경험은 처음이다."라고 즐겁고 색다른 연습 과정을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배우들이 특히 신체를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노다 히데키 연출의 말처럼 에서는 김정호, 양동탁, 정홍섭 등의 배우들이 고대 신화 속 전설의 새 하피와 흘러 넘치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유니콘, 한 쪽은 인간, 다른 한 쪽은 뱀인 게리온 등 상상 속 요괴들로 등장한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현 한일 관계를 두고 노다 히데키 연출은 "10년 전 한국 공연을 앞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며, "연극과 정치를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연극은 정치보다 훨씬 강하다고 생각하며, 강하기 때문에 살아남는다."라고 연극인으로서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은 오는 9월 12일부터 10월 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한 후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도쿄에서 관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8.27 / 조회 9,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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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진짜 ‘찐한’ 가족애, 연극 ‘가을 반딧불이’
스물아홉 청년 ‘다모쓰’는 변두리에서 보트선착장을 운영하는 삼촌 ‘슈헤이’와 21년째 함께 지낸다. 그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 ‘분페이’에 대한 원망이 남아있지만, 삼촌과 가족의 정을 맺고 소박하게 살아간다. 어느 날, ‘다모쓰’의 조용한 일상에 ‘마스미’와 ‘사토시’가 끼어들면서 새로운 상황을 맞이한다. ‘다모쓰’는 갑자기 들이닥친 두 사람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사람 좋은 ‘슈헤이’는 그들을 받아들인다. ‘마스미’와 ‘사토시’는 자신들을 차갑게 대하는 ‘다모쓰’와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갈등이 점점 깊어지자 ‘다모쓰’는 돈이 모이는 대로 집을 나가겠다고 선언해 버린다. ‘다모쓰’는 나가 살 곳을 구했다며 짐을 챙긴다. ‘슈헤이’는 가족을 잃는 것이 두려워 그를 말리지만 소용없다. ‘마스미’는 자신으로 인해 ‘다모쓰’가 떠나고 ‘슈헤이’가 상처받는 것이 싫다며 자신이 나가겠다고 말한다. ‘슈헤이’ 역시 과거의 상처를 털어놓으며 자신이 나갈 테니 모두 그만두라고 소리친다. 서로 나가겠다는 난리 통에 ‘마스미’가 넘어지고, 이들은 배가 아프다는 ‘마스미’를 급히 병원으로 옮기게 된다. 소박하지만 진한 이야기, ‘정의신’ 냄새가 난다 작품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주목받은 정의신의 연극이다. 지난해 국내 첫선을 보여 두 번의 앵콜 무대를 가졌다. 이번에는 6월 19일부터 7월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연출은 작품 초연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제훈 연출가가 맡는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13년 제6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연출가상을 받았다. 배우 조연호, 양소민, 진선규, 김정호, 이도엽, 김한, 오의식, 김지용이 출연한다. 정의신은 일본 현대연극계에서 작가, 연출가로 입지를 굳힌 재일교포 연극인이다. 그의 작품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정의신은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동시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여 왔다. 이번 작품 역시 섬세한 감정 묘사와 과장되지 않은 유머, 따뜻한 감성을 동시에 녹여내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한다. 꼭 피를 나눠야만 가족인가요? 연극 ‘가을 반딧불이’는 가족의 개념이 붕괴하고 있는 현시대를 그대로 반영한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원망하며 삼촌과 함께 살아가는 청년과 이들을 찾아온 불청객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주요 줄거리다. 정상적인 가족 구성원이라고 할 수 없는 이들이 얽히게 되면서 갈등을 겪지만 어느새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함께 만들어낸다.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는 아니지만, 혼자서 감당할 수 없었던 아픔의 무게를 나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을 제작하는 조은컴퍼니는 현재 김제훈 연출가가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작품에 대해 “관객이 잠시 여행을 떠나온 듯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조은컴퍼니는 2009년부터 다양한 드라마 연극을 선보여 왔다. 연극 ‘그냥청춘’, ‘청춘, 전쟁이다’, ‘중랑천 이야기’ 등을 공연했다. 2011년에는 연극 ‘겨울 선인장’, ‘아시안 스위트’로 제1회 한일문화교류전 작가 ‘정의신’ 편에 참가했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조은컴퍼니
2014.06.20 / 조회 5,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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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집 속에 아버지> 운명에 쫓겨 복수의 길 떠난 무사의 끝은?
모든 이들에게 칭송 받던 무사가 어느 날 아침 변솟간에 쳐 박혀 죽은 채 발견되고, 무사 가문에 복수의 숙제를 남겨 놓는다. 치욕스럽게 죽은 아비의 원수를 찾아 길을 떠나는 아들 갈매. 하지만 그는 무사가 되고 싶지도, 그 누구와도 싸우고 싶지도 않다. 올해 국립극단 봄마당 축제의 첫 번째 작품인 연극 가 지난 26일 막을 올렸다. 등의 작가 고연옥이 쓰고, 등을 이끈 강량원이 연출한 이 작품은 중앙아시아 바이칼 호수 지역의 게세르 신화를 모티브로 한다. 하늘의 신이 지상의 악을 제거하기 위해 아들 게세르를 세상에 내려 보내는 것처럼, 처참히 죽게 된 무사 찬솔아비에 의해 그의 아들 갈매가 머나먼 복수의 길을 떠나며 작품은 시작된다. 어머니가 준 원수들의 이름이 길게 적힌 종이를 들고 길을 헤매는 7년의 시간 동안, 갈매는 세상의 인간 군상들과 마주한다. 싸움이 싫으면서 싸움을 찾아 온 그는 마지막으로 도착한 마을에서 잔혹한 왕 검은등을 마주하고 운명의 벼랑 끝에 이르러 물러설 수 없이 검을 빼 들며 자신을 억눌렀던 본질을 깨닫는다. 꿈과 현실의 혼재 속, 점프하듯 공간을 이동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작품에 판타지를 더한다. 쫓거나 쫓기듯 오고 가며 갈매와 부딪히는 무사들은 갈매의 존재 이유에 대해 질문하고 답한다. 악의 존재 검은등과 그에게 사랑과 복수를 동시에 탐하는 여인 초희, 그리고 강한 자 앞에서 한 없이 충직한 이장, 서장, 목사, 기자 등 전형성을 지닌 인물들의 모습도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결코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둡고 무거운 작품이라 스스로 칭하지도 않는다. “무사는 먹기 위해서라도 싸웠다”며 아들에게 무사의 정신을 강요하는 찬솔아비에게 “먹고는 살겠죠”라고 비아냥 거리며 되받아치는 갈매, 무사 흑룡강과 백호가 “네가 칼이 늦어서, 네가 어린애처럼 넘어져서” 적을 놓쳤다며 허세를 부리는 등의 장면은 극을 더욱 유연하게 한다. 등에 출연해 온 갈매 역의 김영민을 비롯, 검은등, 찬솔아비 역의 김정호, 흑룡강과 백호 역의 윤상화와 박완규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를 유감 없이 만날 수 있다. 어둡고 무한할 것 같은 악의 세계 속에 무겁게 칼을 들고 응시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현대의 일면을 마주할 수도 있는 연극 는 오는 5월 12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4.30 / 조회 1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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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집 속에 아버지> 김영민 “너무 푸르러 어두운 사람, 갈매를 만나다”
긴 활과 빠른 발 놀림, 억, 헉 하는 신음 소리가 너른 연습실을 가른다. 사방을 예민하게 주시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는 두 무사의 격렬한 부딪힘, 이내 팽팽하게 오고 가는 말들. 왜 우리는 싸워야 하며 무사의 숙명은 무엇인가. 이글거리는 눈빛의 배우들은 장면이 끝난 후에도 작은 행동조차 그 원인을 찾고자 연출자와 질문을 주고 받는다. 국립극단 신작 는 무사에 대한 이야기다. 무사 아버지를 둔 주인공 갈매, 그러기에 자신도 걷게 되는 무사의 길. 하지만 처참하게 죽은 아버지의 원수를 찾아 나서면서도 칼 한번 뽑아 보지 못하고, 싸우는 것도 싫은 그이다. 작가 고연옥은 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길 떠나는 갈매 역에 김영민을 생각했다고 한다. 배우와 캐릭터가 자석처럼 끌려 서로를 빨아들이는 것은 이와 같은 경우일 것이다. “제가 덜 떨어져 보여서 그랬던 게 아닐까요? (웃음) 고연옥 작가도 갈매가 덜 떨어진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지나치게 순수하거나 지나치게 정직한 사람, 자신은 그렇게 살아가는데 바깥에선 바보, 멍청이, 아버지의 원수도 못 갚는 놈, 저런 덜 떨어진 놈, 그런 사람이요.” 지난 해 연극 에서 르네 갈리마르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던 김영민은 연습실에서 보여줬던 아찔하고 절박한 눈빛은 금새 접어 두고 멋쩍은 미소와 함께 담담히 갈매 역을 이야기 한다. “장준환 감독님의 새 영화 ‘화이’를 찍고 있었어요. 촬영이 한, 두 번 정도 남았고 올 가을쯤에 개봉할 것 같아요. 1년 만에 연극이라고 거창하게 말하는 건 좀 그렇고, 20대 때 몇 년 간 작품이 안 들어오고 그래도 왜인지 난 연극을 계속 하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지금도 그렇고요.” 원수를 찾아 헤매는 갈매의 7년 여정을 담은 이번 작품은 하늘신 히르마스가 지상의 악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들 게세르를 내려 보냈다는 바이칼호수 게세르 신화를 비롯, 꿈과 현실을 오고 가는 장자의 나비 등 신화, 꿈, 현실 등이 뒤엉켜 있다. “작정하고 재미있게 썼다”는 작가의 말에서 재미는 이런 다면적인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스토리 라인은 분명한데 그 안에 세 가지의 꿈이 펼쳐져요. 갈매가 만나는 사람, 세상, 그리고 더 깊이 들어간 꿈에서 발견하는 자신, 아버지와의 화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아요.” 꿈과 현실, 환상을 오고 가는 작품이기에 다양한 연극적 활용, 장치들도 궁금해 진다. 손에서 칼을 놓지 않던 배우들의 모습에선 화려한 액션과 힘을 미리 느낄 수도 있었다. “안무, 무술 연습을 번갈아 하는데 힘들어서 죽겠어요. (웃음) 처음에는 트레이닝 하고 칼 들고, 기본적인 연습을 했는데 그 다음날 촬영이 있었거든요. 종이 한 장 들고 뭘 설명하는 장면인데 손이 부들부들부들…(웃음) 그게 한 열흘 가더라고요. 무술 하는 친구들은 계속 검 가지고 움직여요. 조금이라도 해야 몸에 무리가 없으니까요.” 드라마, 영화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 연극 무대에서 만큼의 많은 관심이 따르지 않는 건 그도, 그의 진가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아쉬운 부분이다. “언젠간 되겠죠. (웃음) 열심히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다음 작업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배우의 고질적인 고민은 누구에게나 다 있다고도 하고요. 지금의 상황들은 잘 됐을 때 더 잘 되기 위한 수련이랄까? 매 작품을 열심히 했을 때 그런 것들이 내 안에 쌓여가고 더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의 주인공 이름인 갈매의 사전적 의미는 ‘짙은 초록색’이다. “너무 푸르러서 검게 보이는 사람’이라 김영민은 갈매를 생각한다. “너무 푸르러서 세상을 잘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 더구나 무사의 시대에 푸르름을 갖고 있는 사람이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세상은 결국 그런 사람이, 푸르름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일 것 같아요. 신화의 원형들은 현실과 잘 맞닿아 있어 관객들이 그런 걸 잘 연결해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연극의 매력은 이런 걸 통해서 관객과 배우, 만드는 사람들이 같이 세상을 고민하는 거니까요. 하지만 연출님도 그렇고 어떤 정답을 만들진 않으세요.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열린 연기를 해 보자고 하시죠.” 갈매의 원수이자 사공, 길잡이로 나서는 흑룡강 역의 윤상화와 백호 박완규를 비롯 이번 작품에서는 탄탄한 연기 내공을 선사해 온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갈매를 꼭 닮은 김영민의 눈빛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12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4.04 / 조회 19,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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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초월한 무사의 여정, 국립극단 <칼집 속에 아버지>
모두가 우러러봤던 무사 아버지가 어느 날 변솟간에 처박힌 채 발견된다.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명예와 무사의 의무인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위해 아들은 길을 떠난다. 단, 그는 단 한번도 칼을 빼 든 적도 없고 무사가 되기도 싫다. 미지의 세계를 배경으로 무사의 방황이 화려하고 역동적으로 펼쳐질 연극 가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12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다. 등의 고연옥 작가가 쓰고, 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강량원이 연출하는 이 작품은 바이칼 호수 지방에서 내려오는 게세르 신화를 바탕으로 아비의 복수를 위해 길을 떠난 아들의 7년을 쫓아간다. 꿈과 현실, 신화와 게임의 세계를 경계 없이 오고가며 갈매와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무게로 인해 자신이 원치 않는 길을 가는 사람들, 악마적 생각들을 숨기고 사는 이중인격자들을 비롯, 약하고 또 악한 우리네의 모습을 비춰내고자 한다. 어머니의 권유에 못 이겨 아버지의 원수를 찾아나서는 아들 갈매 역에는 지난 해 이후 1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김영민이 나서 황량한 황야를 헤매는 고독한 무사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갈매의 원수이자 그를 신화와 꿈의 세계로 이끄는 무사 흑룡강 역에는 지난 해 로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연기상,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모두 휩쓴 윤상화이 맡았으며, 흑룡강의 파트너 무사 백호 역의 박완규 등 탄탄한 연기로 진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배우들이 대거 나선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03.20 / 조회 1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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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국립극단 봄마당축제 선정 창작초연작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는 국립극단의 봄마당축제에서 2013년 유일한 창작초연작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작품은 고연옥 작가와 강량원 연출의 첫 만남으로 연극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칼집 속에 아버지’는 고연옥 작가 특유의 언어적 힘과 상징성, 강량원 연출 특유의 동적 이미지로 강렬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갈매는 아버지의 원수를 찾아 7년간의 여정을 떠난다. 그의 길은 때로는 유려한 신화의 세계처럼, 때로는 자유로운 컴퓨터 게임 속 세계처럼 변화한다. 무대에는 연극 ‘M버터플라이’ 이후에 1년 만에 연극무대를 찾은 김영민 배우와 2012년 연극 ‘그게아닌데’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동아연극상 등 연기상을 휩쓴 윤상화 배우,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영원한 에스트라공 박상종 배우 등이 선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3.19 / 조회 1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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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몸부림치는 인간, 연극 ‘전하의 봄’
2012 한팩 공공지원시리즈 선정작이자 2012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작인 연극 ‘전하의 봄’이 7월 5일(목)부터 7월 15일(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작품은 작가 신명순의 ‘전하’를 원작으로 이해성이 각색을, 창작공동체 아르케 대표인 김승철이 연출을 맡는다. 창작공동체 아르케는 그리스어로 최초라는 의미다. 아르케는 인간 존재, 창조 행위, 사회 현상들의 ‘최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창작공동체 아르케는 본질적 물음에 대한 연극적 사유를 무대에 표현한다.원작 ‘전하’는 변화하려는 자와 변화하지 않으려는 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지식인의 갈등을 심도 있게 그려냈다. 올해는 원작 ‘전하’의 탄생 50주년으로 작가 신명순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작품은 극중극으로 꾸며진다. 세조와 사육신에 대한 연극을 연습하던 배우들은 권력의 역학관계와 인간적 고민을 껴안은 인물들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세조는 계유정난으로 왕좌에 오른다. 단종의 복위를 꾀하는 상황을 알고 사육신을 처형하기 시작한다. 신숙주는 다른 신념으로 인해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 고통스럽다. 배우들은 극중극 안팎으로 동시에 벌어지는 권력 쟁취의 욕망과 폭력, 이상과 현실 간의 갈등과 고뇌가 되풀이되고 있는 현장을 경험하게 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6.19 / 조회 9,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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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다 가블러> 그 여인의 마지막 이틀
등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작품, 가 지난 2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 올랐다. 는 주체적인 삶에 대한 욕망을 지닌, 차갑지만 뜨겁고, 이기적이지만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다면성을 지닌 여인 ‘헤다 가블러’의 마지막 이틀을 그린 작품. 인간에 대한 깊은 시선한 정교한 심리변화를 촘촘하게 그려내는 헨리크 입센이 1890년 발표한 작품으로, 국내 상업무대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여 주목 받고 있다. 이 작품에선 곧 교수가 될 유능한 문화학자 테스만과 결혼해 6개월간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헤다 가블러가 자살에 이르는 단 이틀의 상황이,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뜨겁게, 혹은 서늘하게 펼쳐진다. 주인공은 장군의 딸이자 귀족으로 살았던 헤다 가블러와, 결혼을 하며 생긴 이름 헤다 테스만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인이자, 주체성을 지닌 한 사람이 세상과 타협할 수 없는 종잡기 힘든 여인. 19세기에 발표됐지만 20세기에 들어서야 만나볼 법한 이 여성을 배우 이혜영이 맡았다. 13년 만에 연극무대에 오른 그녀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흔들리며 아이러니를 과시하는 여인 여인 헤다 가블러를 특유의 카리스마와 아우라로 표현한다. 헤다의 남편 이외르겐 테스만은 배우 김수현이, 헤다의 전 애인 옐레르트 뢰브보르그 역은 배우 호산이 연기하며, 그 외 강애심, 김성미, 김정호 등이 각자의 욕망을 지닌 인물을 열연한다. 는 오는 5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2.05.04 / 조회 1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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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다 가블러> 13년 만에 무대 이혜영 “난 연극배우다”
“어쩌면 이 시대 방황하고 길을 잃었을 여배우에게 용기를 준 것이 무척 감사하다.” 인상적인 연기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는 이혜영이 13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지난 12일 명동예술극장에서 열린 헨리크 입센 작 제작 발표회에서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소감으로 이혜영은 감격을 더했다. “영웅이나 열사, 시인도 아닌 ‘헤다 가블러’라는 이름에 굉장히 매료되었다. 배우를 정해놓고 가장잘 어울리는 작품을 골랐다는 말에 넘어가버렸다. 타협하지 않는 불 같은 근성을 가진 연극인들과의 지적 작업이 굉장히 소중하고 즐겁다.” 연극 는 사실주의극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는 입센의 작품으로, 최고의 부와 명예를 가진 가블러 장군의 딸인 헤다 가블러가 결혼 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흔들리기 시작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선천적으로 자유로운 자신의 욕망이 사회적 신분에 의해 억압되자 이를 분출하고 싶어 하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는 비운의 여자가 헤다 가블러다. 1891년 뮌헨에서 초연 이후 공연될 때마다 ‘누가 헤다 가블러 역을 맡는가’가 화제가 될 정도로 여배우의 해석과 스타일에 따라 극이 형상화 되기도 해 ‘여자 햄릿’이라 불리기도 한다. 자신을 연극 배우라고 소개한 이혜영은 1981년 뮤지컬 으로 데뷔, 등에 출연하며 동아연극상 여주연기상을 2회 수상하는 등 무대 위의 존재감을 입증한 바 있다. 박정희 연출은 “날 것의 욕망을 그대로 이야기 하는 당당한 인물이 헤다 가블러”라고 설명하며 “정통 사실주의 극으로 이렇게 잘 쓴 대본은 처음 봤다. 인물들의 내재된 모습들이 놀라워 부담스럽지만 굉장히 열심히 공부하며 재미있게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헤다를 둘러 싼 세 남자, 헤다의 남편 이외르겐 테스만 역은 김수현, 그녀의 옛 연인 옐레르트 뢰브보르그 역엔 호산, 브라크 판사 역은 김정호가 맡았다. 의 할미, 의 거북이 등 인상적인 배역으로 호연을 펼쳐왔던 강애심이 테스만의 고모 율리안네로 변신할 예정이다. 1986년과 87년 극단 서울앙상블과 대학 연극과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 공연으로 올려졌던 연극 는 오는 5월 2일부터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내 최초로 본격적인 프로 무대에 올려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4.13 / 조회 63,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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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5월에 만나는 연극 ‘헤다가블러’, ‘푸르른 날에’
5월, 남다른 깊이를 가진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헤다가블러’는 배우 이혜영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더 이상 달라질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빠진 한 여자의 비극을 담는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5.18 광주민주화 항쟁을 배경으로 희극과 비극을 넘나들며 펼친다.12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이혜영연극 ‘헤다 가블러’5월 2일부터 5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연극 ‘헤다 가블러’는 리얼리즘 연극의 시초라 불리는 헨리크 입센의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배우 이혜영이 작품의 주연으로 합류해 화제를 모았다.이번 공연은 명동예술극장의 2012년 첫 무대다. 연극 ‘헤다 가블러’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프로 공연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는 극단 ‘풍경’의 대표이자 상임 연출로 활동 중인 박정희가 맡는다. 박정희는 그동안 연극 ‘하녀들’, ‘예술하는 습관’, ‘응시’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작품은 부와 명예를 가졌지만 이상과 꿈, 현실 사이 근원적 딜레마에 빠진 여인 ‘헤다 가블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 공연에서는 배우 이혜영이 ‘헤다 가블러’ 역을 맡아 연극 ‘햄릿1999’년 이후 12년 만에 무대에 선다. 그 외에도 강애심, 김수현, 김성미, 김정호, 호산, 임성미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한다.비극과 희극 사이에 놓인 ‘그 사건’연극 ‘푸르른 날에’4월 21일부터 5월 20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연극 ‘푸르른 날에’는 지난해 5월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의 무대에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지난 공연에서 연출을 맡았던 고선웅은 올해 무대에도 함께한다. 고선웅 연출은 “신파는 더욱 디테일해질 것이며 더욱 통속적으로 연출 될 것이다. 초연 때 다소 러프 했던 장면들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더욱 세심하게 가다듬어질 것이다. 처음에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지만 재공연을 올릴 수 있는 그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작품은 제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이다. 5.18 광주민주화 항쟁에 휩쓸린 두 남녀의 삶을 비극과 희극을 넘나들며 펼친다. 지난해 초연 당시 2011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과 연출상, 연극평론가협회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한국연극 공연 베스트 7을 수상했다.연극 ‘푸르른 날에’는 5.18 광주민주화 항쟁 당시 헤어졌던 두 남녀의 이야기다. 암자에서 수행 중인 승려 여산(과거의 오민호)은 조카이자 딸인 운화의 결혼 소식을 듣는다. 그의 기억은 3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 정혜와 행복한 한때를 보낸다. 어느 날, 항쟁이 일어나고 민호는 고문 후유증과 정신이상을 겪는다. 불가에 귀의한 그는 정혜와의 사이에 태어난 딸의 결혼식에 가슴 아파한다. 작품은 민호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유쾌하게 과장된 통속극’을 보여준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02 / 조회 1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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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이디푸스’, 강력한 존재감으로 다시 컴백!
고전의 강력한 존재감을 확인시켰던 (재)국립극단의 연극 ‘오이디푸스’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공연은 전석 매진에 가까운 성과를 이루며 관객과 평단을 동시에 만족시켰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최근 공연계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고전극의 편견을 깼다. 또한, 깊이 있는 작품을 기다렸던 관객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준 작품이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지난 1월 무대에 올랐다. 11월에 다시 공연되는 작품은 기존의 작품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지난 1월 명동예술극장의 무대에 올라 주목받은 작품이다. 지난 공연은 전석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연출가 한태숙의 연출력과 ‘이상직, 박정자, 정동환’ 등 원로 연극인들의 수준 높은 연기로 완성된 작품은 많은 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다.이번 공연은 그동안 영웅주의적 시각에서 바라온 ‘오이디푸스’의 이미지를 벗는다. 작품은 영웅 ‘오이디푸스’가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남자 ‘오이디푸스’를 부각해 현대적 인물해석과 무대 미학을 선보인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현재 우리가 겪는 자연재해, 질병과 사건?사고, 정치적 모순 등을 담았다. 작품은 그리스 비극에 현대를 비춰 동시적인 문제점을 짚어낸다.이번 공연은 무대와 음악, 오브제, 안무가 조화를 이룬 총체 연극을 만날 수 있다. 무대는 칠판 위에 그려진 대형 회화, 칠판이 박힌 검은 철봉 등 극적인 무대 장치가 마련됐다. 무대디자이너 ‘이태섭’은 경사무대를 통해 눈먼 자들의 도시를 표현했다. ‘김창기’는 불안하고 혼란한 도시 테베를 표현하기 위해 어둠과 빛의 조화를 살렸다. 안무는 ‘이경은’이 맡아 춤으로 등장인물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보여준다. 음악은 ‘원일’이 맡아 오이디푸스가 품은 비탄의 감정을 밀도 있게 다룬다.종합예술 연극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줄 연극 ‘오이디푸스’는 11월 8일부터 11월 27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17 / 조회 10,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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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명이 봤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 앵콜 돌입
연극 ‘이기동 체육관’이 오는 7월 17일까지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2011년 새해부터 김수로와 솔비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수로가 재공연에 참여해 작품에 힘을 실었다. 이번 공연은 첫 공연부터 함께했던 배우들이 참여했다. 초연 후 2년의 시간이 더해져 안정감있고 깊이있는 연기를 선보인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의 주 무대는 체육관이다. 80년대 최고의 복서였던 이기동 관장과 복싱을 배우러 온 청년 시간강사 이기동, 관장의 딸 연희 등이 다양한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복싱’이라는 소재를 통해 스포츠의 열정과 인생의 치열함을 담은 리얼드라마다. 배우들은 실감나는 액션을 위해 3개월간 트레이닝을 받았다. ‘진짜 땀’이 서린 배우들의 열정이 관객들을 감동시킬 것이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09 / 조회 1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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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가드올려! ‘이기동체육관’
무대 위는 아픔이 넘친다. 체육관이라고 하기에는 갑갑한 공기가 가슴을 억누른다. 링 위에서 스파링하는 이들도 설렁설렁이다. 게다가 관장은 체육관 한켠에서 대낮인데도 쿨쿨 잔다. 신입단원이 오건 말건 개의치 않는다. 그가 신경 쓰는 건 빚 독촉 전화뿐. 흐리멍덩한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다. 전설의 복싱선수 이기동을 기대했던 또 다른 이기동은 그런 관장의 모습에 맥이 풀린다. - 시간이 멈추다 이기동체육관 속 시간은 굳어 있다. 세상은 변해도 이기동체육관은 텅 비어 버린 채 흐르는대로 살아가는 관장처럼 가라앉아 있다. 그런 정체 속에 뛰어든 인물이 이기동이다. 꿈과 희망을 복싱에서 찾고자 나타난 그는 물 만난 물고기마냥 파닥거린다. 그 거침없고 단단한 몸짓은 굳어 있는 사람의 마음을 후려치고 단원들은 서서히 깨어난다. 당장 삶이 변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화려한 비상을 위한 조심스러운 날갯짓을 시작한다. 오로지 맨주먹 하나로, 무거운 현실의 공기를 거친 숨으로 몰아내며 도약을 준비한다. - 원투 원투, 슉슉 배우들이 가쁜 숨을 몰아쉬자, 관객은 짜릿한 쾌감을 맛본다. 그들의 처절한 움직임은 희망을, 꿈을 좇는 자신의 모습과 다르지 않기에 관객은 그들을 응원한다. 뜨겁게 내뱉은 관원들의 숨결은 객석을 뒤덮고 허공을 날리는 상쾌한 펀치는 관객의 심장을 요동치게 한다. ‘어서 살아 숨 쉬라’며 자신만의 희망을 찾을 것을 채근한다. 멍한 눈으로 무대를 응시하던 관객은 돌연 입을 악물고 느슨해진 주먹을 꽉 쥔다. 마치 희망이라도 잡는 것처럼. - 자기와의 화해 연극 ‘이기동체육관’에는 관원들의 열정과 땀이 아닌, 사람들의 아픔의 향취가 그득하다. 탁하고도 쓰린 향이 온 사방으로 퍼지며 주변 사람들까지 기어코 아프게 만든다. 도저히 치유되지 않은 것 같은 상처는 곪을 대로 곪아 굳어버린 심장처럼 시간마저 정지시킨다. 빛을 잃은 그들의 눈동자는 살아 있는 박제를 연상시키며, 힘이 풀린 발걸음은 꺼져가는 희미한 불빛 같다. 서로의 아픔에 짓눌린 그들은 타인의 아픔을 보듬을 여력이 없다. 각자의 아픔을 움켜진 채 뒤돌아 서 있다. 자신의 아픔과 마주한 순간, 심장이 찢기는 고통을 맛보지만 찢겨진 살은 다시 붙듯 그들은 점차 자신의 상처를 슬며시 어루만진다. 고통에서 자유로워지자 그들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며 멈춰 있던 심장은 쿵쾅거린다. - 이상을 향해 발을 내딛다 답답한 현실은 나를 옥죄어 오지만 이기동체육관의 사람들은 현실에 무릎 꿇지 않는다. 가드를 바짝 올리고 세상이 날리는 묵직한 펀치를 가볍게 받아낸다. 하나도 아프지 않은 것처럼 날쌘 펀치를 거듭 이겨낸다. 눈두덩이 시퍼렇게 물들어도 그들의 심장은 여전히 뜨겁고 아직 마지막 종은 울리지 않았다. 경기는 계속 된다. 그들이 가드를 내지 않았으므로.
2011.01.14 / 조회 6,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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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체육관> 우리에게도 한방은 있다
리얼한 권투씬과 특유의 감성으로 2009년 초연 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연극 이 세 번째 공연을 시작했다. 대학로 소극장에서 좀 더 큰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배우 김수로가 출연해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중. 스스로 지난 해 본 작품 중 가장 재미있어 선택했다는 무대답게, 연극은 소시민들의 애환과 흉내내지 않는 진짜 권투, 그리고 깨알 같은 유머코드로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이 작품의 특징은 무엇보다 ‘권투’. 본격 복싱 연극을 표방할 만큼 기초 권투 기술과 체력이 배우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인지 김수로와 솔비를 제외하면 대부부의 배우들은 초연 멤버들 이뤄졌다. 1980년대를 주름잡던 왕년의 권투선수 이기동과 시간강사 이기동, 그리고 아버지의 반대에도 권투를 열망하는 딸과 그밖에 애환을 지닌 사람들. 그들이 모인 허름한 권투체육관에서 각자의 꿈을 향해 날리는 펀치는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무대가 커져 지난 공연에 비해 관객과 무대 사이의 밀도감이 떨어진 점이 이번 무대에선 아쉬움으로 지적될 만 하다. 하지만 배우들이 흘리는 땀방울은 그대로니 새해 희망을 느끼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공연이다. 오는 2월 26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 37살 이기동, 권투체육관에 등록하다"3개월 일시불하면 깍아줄게" "날 때린 것들에게 복수할거에요" "정신차려라" 왕년의 복싱 스타 이기동과 시간강사 이기동 "내가 관장님 딸인 건 어떻게 알았죠?" "난 챔피언이 될 거에요" "내 딸은 권투 안 시킬거야" 죽은 아들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기동 세상만사 다 이런거지... 전국 생활복싱 대회! 아버지와 딸 이제 시간이 흘러갈까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1.06 / 조회 1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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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엉뚱 청년 이기동, 영웅 이기동과 맞짱 뜨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
2010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벤쿠버 동계 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세계적인 스포츠 대회가 많았다. 그들의 환호와 환희가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승자와 패자, 노력과 경쟁, 웃음과 눈물 사이에 놓인 스포츠를 보는 마음이 벅차다. 스포츠 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건 그 속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 스포츠 정신을 이어 연극 ‘이기동 체육관’이 관객들 앞에 펼쳐진다. 종목은 권투! 답답한 세상 가진 건 맨주먹뿐 이기에 누군가의 영웅이 될 수 있었던 한 사내가 있었다. 그 이름은 바로 이기동. 그는 ‘미친 탱크’라는 별명으로 1980년대를 주름잡던 왕년의 권투선수다. 허나 지금은 삼양동 허름한 체육관의 관장으로 전락해버렸다. 겉포장만 관장이지 운영도 권한도 그에게는 없다. 그는 자신이 키우던 선수 마인하에게 체육관을 모두 맡기고 패배자처럼 살아간다. 그는 왜 그렇게 변했을까. 격렬한 권투 경기의 후유증인 펀치 드렁큰 증세로 선수 생활을 접었고, 기대를 걸었던 아들마저 링에서 목숨을 잃었다. 견디다 못한 아내마저 그를 떠나 버렸으니, 그에게 지금 남은 건 아픈 몸과 죄책감 혹은 미련뿐이라 해도 할 말이 없다. 그에게 세상과 맞짱 뜨겠다는 청년 이기동이 찾아온다. 이기동은 어렸을 적 똑같은 이름의 이기동 선수를 보고 반해버려 그를 영웅으로 모시고 살았다는 청년이다. 이제까지 자신을 때린 사람들을 모두 때려주고 싶다는 열망으로 체육관을 찾아온 그는 순수하고 엉뚱하다. 대학교 만년 시간강사로 몸치에다 어리숙해 보이기 짝이 없다. 그런데 이게 웬일! 권투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박식함은 체육관 관원들을 매번 놀라게 만든다. 그리고 그에게는 진정 바라는 꿈과 열망이 있다. 그건 바로 관장 이기동이 다시 일어서는 것. 오늘도 청년 이기동은 관장 이기동을 향해 뜬금없는 파이팅을 외친다. 어느 날 야심한 시각, 놓고 간 가방을 찾기 위해 청년 이기동은 체육관을 찾는다. 그는 한 밤 중 아무도 없어야 할 그 곳에서 한 여인이 고되게 연습하는 현장을 목격한다. 그녀는 관장 이기동의 딸 연희로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숨어서 매일 밤 권투 연습을 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우리의 청년 이기동은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그녀의 시합 사실은 아버지에게 들키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혀 시합에 나가지 못할 위기를 맞는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은 세상과 맞서기 위해 링 위에 인생을 던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들은 오직 앞으로 나가기 위해 실제 권투 경기만큼이나 치열하게 주먹을 휘두른다. 무대에서는 각각의 캐릭터가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공연인 만큼 유쾌한 감동드라마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했던 김수로가 펼쳐낼 청년 이기동에 관심이 쏠린다. 이외에도 김서원, 김정호, 차명욱, 솔비 등이 두 달 넘게 트레이닝 받은 그들의 권투 솜씨를 선보인다. 연극 ‘이기동 체육관’은 오는 12월 31일부터 2011년 2월 26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28 / 조회 1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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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체육관> 김수로 "흉내내지 않는 권투에 전율"
김수로가 권투 글러브를 꼈다.술에 절어 사는 왕년의 챔피언, 아버지 반대에도 권투를 열망하는 여자, 상사 생떼에 하루에도 몇 번씩 욱하는 직장인, 자신을 때린 애들에게 복수하고 싶은 날라리 고등학생... 각자 사연을 안은 사람들이 모인 허름한 체육관에, 김수로는 자신의 영웅 이기동을 만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청년 이기동으로 분한다. 이후 2년 만의 연극. 방송과 트위터를 통해 “많은 걸 포기하고 선택한 연극”이라고 할 정도로 김수로는 에 꽂혔다. “ 이후에 틈틈이 많은 연극을 봤는데, 이 작품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2년 전엔 외국작품을 했으니, 이번엔 창작극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모든 게 딱 맞아 떨어진 거죠. 이 작품을 하기 위해 돈 벌 기회를 포기했어요. 돈 벌 욕심보단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수로는 방송에서의 모습보단 말수가 적었다. 최근 체력 훈련과 방송을 겸한 탓에 피로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개월간 이어진 권투 훈련으로 그는 체중이 줄고 팔 근육이 탄탄해졌다. “매일 오전 3시간씩 권투만 특훈을 했어요. 요즘은 매일 두 시간씩 기초체력 훈련을 하는데 줄넘기, 스파이링, 섀도우복싱을 하고 있고요. 지금 내 왼손은…누가 하나 걸리면 죽을 걸요?(웃음) (손을 가르키며) 이 녀석이 굉장히 빨라졌답니다.” 이 2009년 초연 당시 화제가 됐던 건 권투 체육관을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이 ‘진짜 권투’를 선보이기 때문. 흉내를 내는 수준이 아닌, 프로급 실력을 지닌 배우들이 진짜 흘리는 땀방울은 관객들에게 전율을 주기 충분했다. 특히 마지막 5분 동안 보여준 배우들의 투혼은 이 작품의 백미다. 마지막 5분씬을 말해달라고 하자 의외로 손사래를 친다. “후기에서 그 장면 좋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줄넘기로 서커스를 하는 줄 알았대요(웃음). 서커스는 아니지. 마냥 죽어라, 열심히 뛰는 것뿐이에요. 하지만 배우들이 수 개월간 진짜 권투 선수들처럼 피나는 훈련을 했기 때문에 결코 무대에서 권투를 흉내 내진 않아요. 거기서 오는 살의 부딪힘, 전율이 클 겁니다.” 김수로의 트위터엔 권투 훈련 모습이 하루가 멀다 하고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 초연 배우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했다.'한 운동' 하지만 권투는 처음이었던 그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도 권투를 계속 해볼 생각. “권투 체육관을 하나 할까”라며 웃어보인다. “초연 때 공연했던 친구들이 워낙 권투를 잘 하니까 자극이 되더라고요. 만약 다들 처음하는 배우들이었으면 꾀부렸을 것 같아. 그 친구들이 잘하니까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거죠.” “캐릭터가 한정돼 있었던 것 같다”그 말대로 ‘센’ 역할을 주로 연기하던 김수로가 이번엔 순한 청년 ‘이기동’으로 분한 점도 흥미롭다. 어려서 아버지한테 맞고 우연히 켠 TV에서 권투 선수 이기동을 보고 그를 동경해 온 청년이다. “희망을 향해 달려가나가는, 투지 있는 이기동 선수를 영웅으로 생각해요. 삶의 목표가 없어졌다고 생각한 어느 날 옛날의 영웅을 찾아 체육관에 입관하면서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과정이 인간적인 감동을 주더군요.” 단순히 복싱 드라마였다면 아마 출연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 사실도 강조한다.“이기동은 뭔가 안에 빈자리가 큰 친구에요. 마음 한 쪽이 아프고 부족한 사람. 그 사람이 뭔가 채워나가려고 권투를 불태울 때 많은 걸 공감할 수 있죠.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돈이 없다던가, 목표가 없다던가, 희망이나 꿈이 없는 사람이 많아요. 이를 채워보려는 사람들이 이 체육관 안에 있는 거에요.” 2000년 이후 2009년 에서까지, 그가 다시 연극 무대에 서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간 영화와 드라마, 예능을 종횡무진하며 김수로 특유의 코믹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굳혔다. 여러 장르를 오가면서 그만의 원칙은 있다. “예능에 출연할 땐 배우로서의 자존심을 버려야해요. 내게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어도 내가 거기에 맞춰야 하는 것이지. 영화라는 옷을 다시 입을 때도 내가 잘 맞추면 좋은 작품이 되는 것이고요. 내가 매체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못 맞추면 못하는 거에요. 콜이 없는데 어떻게 하겠어요. 집에서 6mm 틀어놓고 해야죠.” 매체에 자신을 맞추겠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배우이지만, 연극 무대에 대해선 이상과 꿈, 행복의 단어를 자주 쓴다. “연극과 출신이고, 연극을 통해 연기를 배웠기 때문에 TV나 영화보단 연극이 더 잘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사실 로또만 당첨되면 연극만 하면서 살 수 있어요. 배우가 무대에 서는 건 당연하니까. 공연이 매력 있거든요. 내가 무슨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날까를 고민하면 행복해지는 거지.” “좋은 벌이가 있으면 연극만 하면서 살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무대에 애정이 있는 그는 앞으로도 1년에 한번은 연극 무대에 서고 싶은 욕심이 있다. 물론 그가 찾는 무대는 평범함을 거부한다. “평범한 연극은 하고 싶지 않아요. 독특한 소재와 독특한 웃음, 독특한 휴머니즘, 스포츠에서 오는 감동, 묘한 인간관계의 힘, 스릴러…저도 어려운 건 싫고,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것들을 찾고 있어요.” 언젠가는 영화나 뮤지컬처럼 연극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도 있다. “영화도 쉬리 때문에 시장이 커졌고, 뮤지컬도 호기심을 끌만한 외국 라이선스 작품이 시장을 크게 했어요. 연극도 그런 날이 오지 않겠어요? 그런 시기를 준비하는 거죠. 언젠가는 관객 여러분이 알아주시니까.” 12월 31일, 2010년의 마지막 날을 김수로는 과 함께한다. 2011년 새해도 이 작품과 함께 맞으니 "2년을 이 작품으로 보낸다"며 웃어 보인다.“연습 하면서, 영화나 TV 대신 이 작품을 하게 된 게 새삼 자랑스럽더라고요. 이 작품을 통해 많은 분들이 좋은 감성을 가져간다면 더 이상 우리는 바랄 게 없어요. 많은 걸 가져가시리라고 확신해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아시아브릿지컨텐츠
2010.12.10 / 조회 1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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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한방은 있다” <이기동 체육관>
7~80년대, 못 먹고 못 입던 시설, 이 악물고 주먹 날리며 설움도 날려 온 국민의 인기를 받았던 권투가 작은 무대에서 다시 살아났다. 한때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술에 절어 사는 관장 이기동이 운영하는 서울 변두리의 한 체육관. 하루 일과가 저물 무렵 이곳에 모여든 사람들은 서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시민들이다. 극성스러운 부장 밑에서 아부를 해가며 살아가야 하는 보험 판매원, 따뜻한 연애 한번 못해본 항상 다이어트 중인 노처녀, 어렸을 적 챔피언 이기동을 동경한 또 다른 남자 이기동, 권투에 이끌려 아빠의 극심한 반대에도 링에서 내려오지 않는 딸. 각자 한 가지씩 아픔을 품고 체육관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는 소소하면서도 특별하다. 본격 권투 연극인 만큼 배우들의 안정된 권투실력은 이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려주는 백미다. 특히 배우들이 3대월 간 프로복서에 준하는 트레이닝을 받아 보여주는 실감나는 권투 장면은 진한 감동을 전해준다. 배우들의 노력은 극 후반부, 묵묵하게 체육관에서 각자 트레이닝을 하는 장면에서 더욱 빛을 발해 그들에게도, 우리에게도 ‘한방’은 있다고 몸으로 말하고 있다. 배우들의 진짜 땀과 열정으로 이뤄진 아날로그적 접근으로 오히려 주목 받고 있는 이 작품은 지난 2009년 초연하고 올해 4월 다시 앵콜 공연에 들어갔다. 공연장면 어리버리 신입 회원 이기동(오른쪽) "권투는 말이야, 때론 반칙도 필요해!" 아들을 잃은 한을 품고 사는 전직 챔피언 이기동 "내 딸만은 권투 안 시켜" "날 권투하게 놔두세요" "저 기억 나시나요" 묵묵한 자기와의 싸움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미지 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4.08 / 조회 8,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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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체육관> 다시 한번! 한방에 훅 가지 않는 인생이기에
권투처럼 주는 만큼 받는 것이 정직하고도 치열한 것이 없다. 잠시 잠깐 가드를 내려도 상대방의 무차별 펀치를 온 몸으로 당해내야 한다. 벗어나면 무효인 사각의 링 안에서 기권의 흰 수건을 던지지 않는 이상 마지막 라운드의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발을 빨리 놀리며 긴장을 풀어선 안 된다. 원해서 태어난 건 아니었지만, 삶을 살아감에 자유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네 인생이 복싱에 자주 비견되는 건 이 때문이다. 결코 녹녹하지 않은 하루하루에 우리는 좌절과 친해질 수 밖에 없기에 상대방이 올린 어퍼컷에 다운되어도 다시 글러브를 조이고 파이팅 하며 일어나는 모습에서 더 큰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연극 은 이처럼 복싱과 닮은 우리네 삶의 모습을 정직하고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왕년의 챔피언이었으나 오랜 잠적 후에 허름한 체육관 관장으로 나타난 이기동과, 그가 동네 다방에서 종일 종업원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는 동안 소소히 삶을 살아가며 체육관을 채우고 있는 우리 이웃들이 주인공이다. 이제는 훌륭한 선수 한 명 키워보는 것이 목표인 마코치, 권투 글러브를 냉동실에 넣고 다니며 언젠가 부장에게 얼음 주먹 한방 날리는 꿈을 버리지 않는 보험판매원, 한 번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 보지 못한 시간 강사, 학교 날라리에게 복수해 주기 위해 권투를 시작한 여학생을 비롯해 소심하지만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가슴에는 힘이 넘치는 정열의 한 방이 담겨 있다. 어둠 속에서 쉼 없이 몸을 달련 시키는 한 여자의 모습은 과거 속에 허우적대던 이기동의 마음마저 움직이게 한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자책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인간의 미련임을, 그리하여 그것을 극복해 내는 의지는 내일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길로 돌려 놓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임을 관객들도 지켜보게 된다. 창작 초연 중인 에서 실제 체육관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무대에 더하여 배우들은 꽤 오랜 시간 이어지는 쉼 없는 줄넘기에 실수 한번이 없으며 펀치를 날리는 자세 등에 허점이 없다. 공연에 한참 앞서 실제 권투 체육관을 운영 중인 이기동 관장 아래 훈련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작품의 출발부터 정도를 걸으며 정직하게 시작한 이들의 잽과 어퍼컷이 혀끝에서 이내 사라지는 조미료 맛이 아닌, 온 입안과 몸을 은근히 품어주는 구수한 진국 맛이 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11.23 / 조회 9,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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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분의 륙 > 유지태
절제된 연기의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배우이자 제작자 유지태
지난 11월 16일 사다리아트센타에서 있었던 연극 제작 발표회 현장에서 유지태를 만났다. 바쁜 일정에도 제작발표회에 참석하여 연극 에 대한 제작자로 배우로 이야기하는 유지태가 부러워 보인다. 무론 부러워 보인다고 한다면 원망을 들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할 수 없다. 일이 있다는 것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열정을 쏟아서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재미가 사실은 쏠쏠하기 때문에 부러울 수 밖에 없다. 그가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변모하는 과정이 대단하지도 않고 소위 말하는 삐까뻔적이지도 않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유지태가 좋다. 그의 솔직하고 담백한, 소담하고 창작욕에 불타는 그의 마음 씀씀이가 좋다는 말이다.
“잠을 거의 두 세시간 밖에 잠을 못 잤어요. 그것도 차에서 잠자는 게 다죠. 연극은 맑게 깨어 있어야 하는데 멍해지고 해서 걱정이 많아요.”
그가 시간에 쫓기는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 ‘가을로’를 찍고 있는 탓이다. 그의 직업은 배우이다. 영화는 20% 진척이 되어있다고 한다. 시간이 된다면 조금 쉬어서 찍자고 하고 싶지만 제목이 ‘가을로’이어서 가을배경을 찍어야 하는데 자신으로 인해 늦춰질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유지태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만큼 그는 남보다 몇 십 배의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지태는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자신을 밝혔다. 지금은 연기를 하면서 많이 변해 말을 많이 하지만 원래 내성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배우의 어떤 외향적인 연기를 하는 ‘배우’에는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제가 배우에 맞겠다 생각하는 부분은 내성적인 반면에 생각을 많이 하고 창작의 욕구가 있다는 거예요. 연기도 재창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내고 싶은 욕구가 있는 거죠. 그러면서 훈련되어지는 부분이 남아 있는 거죠. 스스로 훈련하고 있는 중이고요.” 그는 나름대로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 끊임없이 배우고 혼자서 피 터지게 혼자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다. 질타도 많겠지만 스스로 터득해서 스스로 발견하고 싶은 것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창작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사람은 창작하는 것에 좋은 점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그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더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저는 꼭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어요. 절제된 연기, 선이 보이는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외국배우로 말하자면 영화 ‘카프카’에 나왔던 카프카로, 미션의 가브리엘 신부로 출연했던 제레미 아이언스의 옛날 모습 같은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최근 외국배우로는 피아니스트 여선생으로 깐느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살아있는 연기의 어머니라는 칭송을 받고 있는 이자벨 위페르 같은 연기를 하고 싶어요. 이 분들을 보면 ‘절제된 연기라는 것이 무엇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돼요. 물론 미하엘 하네케 같은 감독을 만나서 멋드러진 연기를 보였다고 하겠지만요. 저도 이런 분들과 같이 절제된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우리나라 영화는 절제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여건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 관객들이 좋아하는 영화들로 치면 울고, 웃고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연기를 선호하는 편이고 연출자들도 절제 연기에 대한 선을 정확히 그어 주는 사람들은 그리 흔치 않다. 자칫 잘못하면 영화 전반적으로 밋밋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모험을 쉽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가 그런 절제된 연기를 했다면 ‘봄날은 간다’나 ‘올드보이’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일 것이다. 절제에서 진정 자유로운 것을 연기하고 싶은 유지태의 연기를 무대에서, 스크린에서 만나보고 싶다.
대학교 때는 연극연출을 했었기 때문에 그가 재미를 느끼는 연극은 퍼포먼스에 가까운 연극이었다. 소위 말하는 ‘행위예술’이 그것이다. 사운드를 많이 이용하고, 무대를 이용하고, 배우의 춤, 무용, 몸짓, 소리 등을 이용하여 다채로운 모습을 구성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연극은 아직까지 구성적인 연극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드라마가 풍성한 연극을 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그가 생각하고 좋아하는 꿈 같은 퍼포먼스는 지금 만들어진다 해도 그다지 환영을 받지 못할 것 같다.
“제가 하고 싶은 부분은 구성연극을 하고 싶어요.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는 것은 알고요. 지금은 좋으나 싫으나 배우라서 배우적 수양을 터득하기 위하여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는 중이죠. 연극은 ‘이런 아이템으로 이런 연극을 만들면 어떨까’에서 시작해 작가들에게 시놉시스를 주면 다양한 연극들이 나올 것 같아요.”
그는 차근차근 예를 들어 주었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몽상가들’에 신인으로 출연했던 에바 그린은 작품과 감독을 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포르노 배우를 대하듯이 보는 시선으로 인해 활발하고 대인관계가 좋았던 그녀의 생활에 파탄을 가져오게 되었는데 지금은 대인기피증으로 사람을 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연극화해서 한 번쯤 예술과 생활, 현실과의 괴리감 또는 고민 등 무겁지만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 유지태의 생각이다. 욕심이 많은 제작자다운 발상이다.
연극 은 작년 에 이어 그가 출연하는 두 번째 작품이다. 연극은 두 번째 작품이고 영화는 열 세번째라고 한다. 그가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어 하는 부분은 영화와 연극이다. 연극을 하고 싶었던 것은 대학교 때부터였으니까 그의 꿈이 몇 십 년 만에 이루어진 셈이다.
“키가 크다보니 학교 때는 배우를 못하고 스텝일만 했어요. 배우를 하면서부터는 꿈이 하나 생겼는데 우선 기회가 된다면 창작극으로 소극장 무대에 서겠다는 것이었죠. 배우로서 소양을 닦고 싶은 거죠. ‘제작에 참여해 이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 고들 해요 그런데 연극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더 잘 아시잖아요.(웃음) 재창조자의 역할을 하고 싶어서, 순수한 꿈을 위해서 소극장 무대에 선다는 것만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연극 은 연극 의 연출 이해제씨와 만나 처음으로 무대에 선 연극이고, 이것이 계기로 삼아 유지태는 이해제와 함께 다시 연극 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은 저예산 영화로 만들려고 유지태가 가지고 있던 시놉시스였다. 제목이나 줄거리는 지금의 은 아니었지만 친구들의 향락, 게임, 완벽살인 등을 그린 시놉시스였다. 은 히치콕의 ‘현기증’이나 ‘아메리칸 싸이코’ 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친구들의 러시안 룰렛게임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향락의 도구로 이용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연극이라고 한다.
“연극은 유희이기 때문에 잘 놀고, 좋은 작품으로 좋은 공연 보여드리고 싶고요. 가치 판단은 관객의 몫일 겁니다. 저는 배우이기 때문에 잘 놀고 좋은 작품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연습시간이 부족해서 걱정인 유지태는 영화와 연극의 강행군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일주일만에 처음으로 침대에서 잠을 잤다는 그가 영화 ‘가을로’나 연극 에 민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한다.
“최선이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최선을 다해서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 많이 와서 봐주시고요. 이제 연극 이 세상에 태어나서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고요. 반응이 어떨지는 이 녀석()의 운명에 맡겨 놓겠습니다."
그는 유무비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소위 말하는 뜨거나 말거나,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계속해서 창작물을 만들어 내겠다는 창조자의 입장에서 그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비록 시간에 쫓기고 심적 여유도 없지만 그가 하고 싶은 일인만큼 그의 욕심이 거대해 보이지 않고 소박해 보인다. 그래서 연극 이 남의 아이같지 않아 보인다. 그의 꿈과 욕심이 좋은 길을 선택하여 잘 갈 수 있게 빌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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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임미란
2005.11.17 / 조회 12,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