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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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신작 '디어 런드리' 12월 4일 개막, 김도빈·김찬호 등 출연
연극 신작 '디어 런드리'(작가 오혜원, 연출 우상욱)가 12월 대학로 무대에 오른다. 김도빈, 김찬호를 비롯해 한수림, 박한들, 유태웅, 오용 등이 출연한다.
'디어 런드리'는 ‘빈센조’, ‘김과장’, ‘굿닥터’ 등 인기 드라마를 탄생시킨 드라마 제작사 로고스필름과 '얼쑤', '쿵짝' 등의 작품을 보유한 우컴퍼니가 공동제작하여 선보이는 연극이다. 24시간 빨래방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코미디로, 청춘들의 일과 꿈, 사랑, 그리고 중년 가장의 애환을 담은 작품이 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연극 '인사이드', 뮤지컬 '메리 셸리', '윤동주, 달을 쏘다' 등에 출연해온 김도빈과 연극 '보도지침', 뮤지컬 '마마 돈 크라이' 등의 김찬호가 남자주인공 민준 역으로 나선다.
여자주인공 윤하 역에는 신예 한수림과 박한들이 캐스팅됐고, 드라마와 무대를 오가며 활동해온 배우 유태웅과 연극 '나와 할아버지', '와이프' 등에서 활약한 오용이 극중 정우 역으로 출연한다.
연극 ‘디어 런드리’는 오는 12월 4일부터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iapark@interpark.com)
사진: 로고스필름(주) 제공
2021.10.29 / 조회 4,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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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개막, 연극 ‘나와 할아버지’ 한갑수, 오용, 민준호, 정선아, 양경원 등 참여
연극 '나와 할아버지'가 6년 만에 대학로로 돌아온다.
소박하고 진솔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통해 짙은 감동을 전하며 수년 간 꾸준히 사랑 받아온 연극 '나와 할아버지'가 2021년 3월 5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막을 올린다. 2015년 이후 6년 만의 대학로 공연이다.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는 작품의 공연 소식과 함께 캐스팅을 공개했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2013년 초연했으며, 2015년 예그린씨어터에서의 공연을 마지막으로 대학로를 떠나 여러 지역의 관객들과 소통해왔다.
작, 연출을 맡은 민준호가 실제로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하여 쓴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특유의 반짝이는 재치와 재기 발랄한 유머가 가득한 작품이다. 미니멀한 무대 위에서 리얼리티 가득한 대사들과 함께 한 편의 수필처럼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놓는 ‘준희’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삶’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번 공연에는 2013년 초연부터 함께 해온 배우들에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했다.
할머니의 잔소리에 지지 않고 전쟁 통에 헤어진 옛사랑을 찾아나서는 할아버지 역은 언제나 진정성 있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한갑수와 초연부터 지금까지 할아버지 역으로 참여하며 변함 없는 감동을 전달해 온 오용,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대표 배우에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표치수로 안방까지 사로잡은 씬스틸러 양경원이 연기한다.
할아버지의 여정에 동행하며 진짜 ‘삶’에 대해 깨달아가는 준희 역에는 연극 '뜨거운 여름',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등을 통해 존재감 넘치는 연기로 호평을 얻고 있는 차용학과 연극 '템플',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 대학로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윤석현이 더블캐스팅 되었다.
다양한 역할을 오가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할머니 역으로는 개성 있는 연기와 밝은 에너지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정선아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서예화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준희의 미래 모습이자 극 중 화자 역할을 하는 작가 역은 실제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연출겸 작가인 민준호가 직접 맡아 진솔한 연기를 펼칠 예정이며, 여기에 KBS 드라마 '학교 2013'으로 데뷔한 이래 꾸준한 무대 활동으로 연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종현, 뮤지컬 '구내과병원', '미아 파밀리아'의 문경초가 새롭게 합류했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2021년 3월 5일부터 4월 18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되며, 2월 중 티켓 오픈될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제공
2021.01.19 / 조회 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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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와이프’ 오는 8월 8일부터 대학로에서 공연 이어간다…오용, 백석광 등 전 캐스트 참여
지난해 가장 주목 받은 연극 '와이프(WIFE)'가 오는 8월 8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2019년 서울시극단의 ‘창작플랫폼-연출가’를 통해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와이프(WIFE)'는 영국 극작가 사무엘 아담슨(Samuel Adamson)의 2019년 작품이다.
여성의 권리 신장과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이 어떻게 변화를 거듭하는지를 유기적이고 집중력 있게 다룬 작품으로,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작하여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각 시대의 사회적 통념을 향해 도전장을 던진다. 극은 1959년 수잔나와 데이지, 1988년 에릭과 28세의 아이바, 2019년 카스와 58세의 아이바, 2042년의 수잔나와 데이지 등 네 가지 시간대를 살아가는 네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공연에 앞서 오는 7월 30일부터 4일간 공연하는 세종S씨어터에서의 공연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3분 만에 전석 매진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 왼쪽 상단부터 이주영, 오용, 손지윤, 백석광, 우범진, 정환, 송광일, 김현
이번 공연은 앞선 세종S씨어터에서의 공연과 동일한 캐스팅으로 한 번 더 관객을 만난다. 초연에 참여했던 이주영, 오용, 백석광, 정환과 함께 손지윤, 우범진, 송광일, 김현이 새롭게 합류하며 더욱 깊이 있고 다양한 연기로 인물 간 한층 짜임새 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 신유청 연출
연출을 맡은 신유청은 묵직한 사회문제를 유려하게 펼치는 연출력으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대상 격인 ‘백상연극상’, 제56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제7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2019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굵직한 상들을 석권해 연극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연출로 손꼽히고 있다. 또한 '와이프(WIFE)'는 지난 1월 시상식이 열린 제56회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 연출상, 유인촌 신인연기상 3관왕을 수상하였고,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백석광 배우가 연극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연극 '와이프(WIFE)'는 오는 8월 8일부터 2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오는 17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좌석 운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방역 상황에 맞춰 거리두기 좌석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 연극 '와이프'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마크923 제공
2020.07.16 / 조회 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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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 노인이 주는 위로와 웃음,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개막
지난해 연극열전 7에서 국내 초연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던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지난달 26일 재연 공연의 막을 올렸다.
이 작품은 2009년 출간된 요나스 요나손의 동명 스웨덴 소설을 원안으로 지이선 작가와 김태형 연출 콤비에 의해 재탄생된 창작 연극이다. 연극은 소설 속 100년의 역사 중 주요 에피소드를 압축해 5명의 배우가 60개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1인 다 역으로 ‘캐릭터 저글링’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으며, 남녀 구분이 없이 캐스팅하는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배우들의 재기 발랄함을 이끌어 냈다.
지난 5일,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하이라이트 장면이 공개됐다.
연극은 100세 생일잔치를 몇 시간 앞둔 알란이 슬리퍼를 신은 채 양로원 창문을 넘는 것을 시작한다.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들고 오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와 알란이 남다른 배짱과 폭탄 제조 기술로 양로원에 들어오기 전 의도치 않게 근현대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겪어 온 모험이 교차되며 펼쳐졌다.
이번 시즌은 초연에서 활약했던 오용과 이형훈을 비롯해 배해선, 김아영, 오소연, 오종혁, 최호승, 김보정, 임진아, 전민준이 합류했다. 새로운 배우들의 조합은 초연과는 또 다른 색다른 케미와 웃음을 선사했으며, 2막 후반부에 펼쳐진 고양이 몰로토프의 에피소드를 통해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배우들은 알란이 전 세계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뿐만 아니라 코끼리, 강아지, 효과음 등을 소화하고 이런 역할을 분장이나 의상의 도움이 없이 이름표 하나로 해결한다. 또한 작품은 스웨덴에서 출발하여 스페인, 미국, 러시아, 이란, 인도네시아 등 100년 동안 알란이 거쳐간 나라들을 각국의 건배사와 전통 춤을 통해 설명한다.
시연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연에서 달라진 점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지이선 작가는 “워낙 이 작품 안에 굉장히 많은 역사적인 사건과 가상 인물들, 가상 사건들이 섞여 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재연에서는 좀 더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2막에서 몇몇 부분들이 수정되었다”라고 설명했고.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미래를 향해 정진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이선 작가는 “이 작품은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성별을 구별하지 않고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그걸 초연부터 컨셉으로 내세웠다. 젠더 프리가 아직은 낯설 수도 있지만 이걸 통해서 공연이라는 장르의 무한한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영상 매체와 달리 연극은 연극적인 약속이 있기 때문에 공연이란 장르에서 가장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성별, 피부색을 제한하지 않고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젠더 프리하게 살아오지 않았고, 그렇게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앞으로 미래에는 젠더 프리라는 단어가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 이것은 일종의 상징이자 운동이다. 이런 부분을 같이 염두해두시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형훈은 “초연 때는 배우들도 대본을 처음 보고, 작가님, 연출님 이하 스태프들도 같이 고민하는 과정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다. 재연에 와서 다른 역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없는 공연이다. 무대에서 같이 하는 배우들의 얼굴을 보면 다들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다. 그런데 끝날 때 보면 미소를 띠고 있다. 이야기가 아름답게 희망차게 마무리되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오용도 “이 작품은 대사를 외워서 맞추는 공연이 아니라 에너지를 다 소모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힘든 건 감수할 수밖에 없는 공연”이라고 전해 배우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그간 뮤지컬 무대에서 주로 활약한 오소연은 “십 년 넘게 활동한 배우인데도 연습하면서 ‘나만 잘하면 돼’라는 자책을 많이 했다. 이런 1인 2역을 떠나 다역은 처음이고, 이런 극의 구조도 처음이다. 순식간에 이름표 하나로 캐릭터를 바꿔야 하는 것이 익숙지가 않아서 ‘내가 안주하고 있었구나’라고 생각을 많이 했다. 이런 연기 훈련이 배우로서 내실을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즐겁게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새롭게 알란 역으로 캐스팅된 배해선은 “작품에 좋은 대사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자”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일단, 가자”, “가자, 가보는 거야”라고 하면서 계속 “가자”는 말이 나온다. 어떻게 보면 즉흥적이고 책임감 없이 보일 수도 있지만 선입견이나, 어떤 판단을 내리지 않고 가는 것이 좋았다. 이것 말고도 좋은 대사들이 작품 곳곳에 숨어 있다. 그런 대사들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관객들이 어느 순간 몰려오는 파도처럼 느낄 수 있다”라며 함께 작품을 음미해 볼 것을 권했다.
또한 그는 “알런이 여행을 통해서 자기가 살아 있는 것을 느낀다면 저는 작업을 통해서 제가 살아있다는 것을 경험한다. 매번 하는 작업인데 매번 모자란 게 있고 새로운 게 있다. 이번 팀에 합류하면서 재능이 많은 배우들과 한자리에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 특히 오용 선배님과 할 수 있어 행운이었다. 엄마처럼 챙겨주셨다. 선배님이 중심을 잡아주시고 가이드 해주셔서 캐릭터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2020년 2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9.12.06 / 조회 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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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자와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응원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이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열띤 100분 토론을 펼쳐 보이고 있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은 개막과 함께 전 회차 전석 매진을 달성했다. 작품은 ‘2016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 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공연은 2017년 수능 만점자 김재경 학생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우종학 교수가 관람하며 힘을 보탰다. 우종학 교수는 “무엇보다 그 많은 대사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토론을 연극 무대로 올린다는 소식에 걱정부터 앞섰는데, 직접 공연을 보니 흥미진진한 주제들이 이어져 잠시라도 집중을 안 할 수 없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은 ?2017년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실제 한 방송의 백분토론을 모티브 삼아 제작됐다. 작품은 ‘인류의 기원에 대한 질문, 즉 창조론과 진화론 중 어느 쪽이 타당한가?’라는 주제에 대해 풀어내고 있다. 공연은 과학과 사회, 종교, 예술 각계의 패널이 출연해 창조론과 진화론으로 나뉘어 치열한 토론을 나눈다. 2017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김재경 학생은 “그 어떤 수업이나 강의보다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주신 것 같다”며 “딱딱한 학교 수업을 지루하게 여길 청소년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극 ‘신인류의 백분토론’ 2월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공연배달서비스 간다노혜란 인턴 newstage@hanmail.net
2017.03.06 / 조회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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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연극 '인간' 5일 폐막
인류의 존재 가치 다룬 2인극
성별·연령 관계없이 고른 관객층 보여
폐막 앞두고 '굿바이 할인' 이벤트 진행연극 ‘인간’의 출연 배우들(사진=그룹에이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희곡을 무대로 옮긴 연극 ‘인간’이 오는 5일 폐막한다.지난해 12월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한 ‘인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에 배우들의 열연, 빈틈없는 연출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작품은 유리 감옥에 갇힌 라울과 사만타가 ‘인류는 이 우주에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재판을 연다는 내용의 2인극이다. 인류의 존재 가치에 대한 토론으로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다양한 관객이 공연을 즐겼다. 예매처인 인터파크 티켓에 따르면 성별 예매 비율은 남성 38%, 여성 62%로 타 공연에 비해 남성의 예매율이 월등히 높았다. 연령별 예매 비율도 20대 34%, 30대 35%, 40대 18%, 50대 8%로 고르게 분포했다.제작사 그룹에이트는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사랑받는 작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도서를 원작으로 해 부모가 아이와 함께 관람하기 적합하다는 점, 그리고 직장인의 문화 회식으로 인기를 끈 일명 ‘영란 티켓’이 구매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베테랑 연극배우와 무대 경험이 전무한 배우의 조화도 인상적이었다. 데뷔 20년 만에 연극 작품에 도전한 박광현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뜨거운 박수를 받고 싶다. 그동안 마주했던 수많은 관객, 무대 위에서 함께 호흡했던 배우, 무대 뒤에서 최선을 다했던 스태프 모두 마음 깊이 간직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폐막을 앞두고 40%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굿바이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3일부터 폐막일인 5일까지 3일간 전 배우의 마지막 공연이 이어진다. 라울 역에 고명환·오용·박광현·전병욱, 사만타 역에 안유진·김나미·스테파니가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3.02 / 조회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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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리뷰 : 솔깃한 공연] 인간을 키워본다면? 연극 ‘인간’을 보고
연극 ‘인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한 희곡 ‘인간’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희곡의 일반적인 형식을 따르지 않고 소설과 희곡의 경계를 넘나든다. 희곡 ‘인간’은 2004년 국내 출간 당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작품은 같은 해 프랑스에서 처음 연극화됐다. 이후 2010년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아시아 초연으로 공연됐다. 연극 ‘인간’은 최후의 인간인 화장품 연구원 ‘라울’과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가 보여주는 2인극이다. 영문도 모른 채 유리 감옥에 갇힌 두 남녀가 서로를 경계하며 짐승의 울부짖음을 주고받다가 같은 언어를 쓰는 것을 알게 된다.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그들은 긴 토론 끝에 자신들이 외계인에게 납치돼 우주 한 행성의 유리 감옥에 갇혀 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자신들이 인류 최후의 한 남자와 여자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그들은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한다. 하지만 자신들의 상황에 서서히 지쳐 정체 모를 집단을 비난하기도 하고, 자멸하려고도 하고, 종교로 합리화하기도 한다. 그들은 결국엔 인류의 ‘번식’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이번 연극 ‘인간’ 에서는 ‘라울’ 역에 고명환, 오용, 박광현, 전병욱이 출연한다. ‘사만타’ 역은 안유진, 김나미, 스테파니가 맡았다. 연극 무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우와 연극 무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없는 배우가 호흡하는 점이 신선하다. 프랑스 천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른 관점으로 인간 바라보기’희곡 ‘인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의 첫 희곡 작품이다. 그는 ‘개미’, ‘나무’, ‘신’, ‘제3인류’ 등 교보문고에서 발표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작품이 판매된 소설가’다. 베르나르의 작품은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눈높이와 각도로 현실을 살펴보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개미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본 그의 전작 ‘개미’가 있다. 소설 ‘개미’는 300만 년 밖에 되지 않는 인간의 오만함을 1억만년이 넘는 시간동안 살아남아온 개미들의 눈에 빗대 경고하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개미’나 ‘타나토노트’ 등 전작들에서 제시한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하기’를 제시하고 있다. 작가가 제시한 관점으로 관객들은 무대에서 ‘라울’과 ‘사만타’의 갈등, 화해, 재판을 본다. 작품은 이를 통해 인간의 삶과 사회, 체계 등에 관한 포괄적인 인간 탐구를 시도한다. 무대에서 다투고 화해하고 결국엔 인간이라는 존재의 존속을 위해 서로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인간이란 과연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 존재인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360도 관람이 가능한 독특한 무대 구조연극 ‘인간’의 무대감독은 “유리 감옥에 갇힌 두 주인공을 직접 관찰하는 시선을 형성하기 위해 객석을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했다”고 전했다. 무대는 단순히 공연을 보는 일반적 형태의 관람이 아니라 객석끼리 마주보는 형태로 배치돼 독특함을 더한다. 그로 인해 관객들은 두 배우의 움직임을 더욱 현장감 있게 관찰할 수 있다. 또한, 무대 전면에 LED 조명을 사용해 유리 감옥의 느낌을 현실감 있게 구현해냈다. 재판 장면에서는 관객이 배심원의 입장이 되어 라울과 사만타가 관객들을 보며 각자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보면서 재판에 참여하는 느낌도 든다. 연출의 감각으로 재탄생한 연극 ‘인간’문삼화 연출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원작 희곡을 어떻게 연출했는지가 이 작품의 관람 포인트 중 하나다. 소설과 희곡의 경계가 모호한 원작의 특징 때문에 최대한 구어체로 대사가 수정됐다. 문삼화 연출은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말이 나오는데, 작품의 핵심이 관통성을 갖춘다. 인간이 무엇이며, 인간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느냐는 주제가 관통한다”고 밝혔다. 문삼화 연출은 “‘썰을 푼다’는 게, 한국인과 잘 안 맞아서 그 부분을 쳐내는 데 집중했다. 그래서 재판 장면이 힘들었다”며 “너무나 한국적이지 않았지만, 재판 장면이야 말로 이 작품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사만타’와 ‘라울’은 ‘인류는 이 우주에서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상반된 의견을 관객들에게 이야기한다. 한국 관객의 정서에 재판 장면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문삼화 연출은 ‘사만타’와 ‘라울’의 주장 하나하나가 관객들의 귀에 들어오도록 긴장감 있는 전개를 이끌어 냈다. 그들의 재판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인간은 존재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만타’의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인간은 없어져야 마땅하다’는 ‘라울’의 주장에 마음이 움직이기도 한다. 이 점이 관객들이 연극 ‘인간’을 특별하게 느낄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다. 사진 제공_그룹에이트 문소현 관객리뷰가 newstage@hanmail.net
2017.01.10 / 조회 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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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유리 상자에 갇힌 ‘한낱’ 인간들, 연극 ‘인간’
유리 상자에 갇힌 남녀. 거기엔 지급되는 먹이와 물이 있고, 운동을 위한 쳇바퀴가 있다. 생존 조건은 충분하지만 갇힌 채 사육되는 인간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이 난다. 연극 ‘인간’은 첫 시작부터 거대한 유리상자 안에 주인공 남녀를 가둠으로써, 인간은 존엄해야 한다는 인식에 칼끝을 겨눈다. 객석 위에서 내려다본 그들은 흡사 사육장의 토끼 같기도, 쳇바퀴를 돌리는 햄스터나 꾸물대는 벌레 같기도 하다. 허세와 권위가 벗겨지고 권능과 자본을 약탈당한 존재, ‘한낱’ 인간의 모습이다. 그 동안 자연의 질서를 파괴하며 자연 위에 군림해 온 인류 문명을 반성적 시각에서 비판한 소설과 영화들은 많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은 인간과 자연, 신과 우주를 향한 독특한 세계관과 기발한 상상력이 주목받아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연극 ‘인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유일한 희곡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2010년 충무아트홀에서 초연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6년 만에 문삼화 연출의 손을 거쳐 한국 상황과 정서에 맞게 원작이 일부 각색됐다. 인간 이성을 파괴하는 새 질서, ‘인간 길들이기’ 라울은 화장품 회사에서 동물 실험으로 인체안전성을 연구해 온 과학자다. 그는 거대한 유리상자에 갇힌 현재의 상황을 이성적 논리와 지성을 동원해 최대한 이해하려 한다. 결국 자신이 시청자들에게 생중계되는 서바이벌 생존 프로그램의 출연자일 것이라 판단 내린 라울. 함께 갇힌 서커스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 또한 그의 말에 따라 대중을 향한 우스꽝스러운 자기 어필을 시도한다. 화려한 스타가 될지도 모른다는 사만타의 유쾌한 꿈은 바닥을 흐르는 전기 충격과 함께 산산이 깨진다. 누군가에 의해 원치 않는 모습에는 가학이, 원하는 모습에는 먹이와 부상이 주어지는 유리 상자 속 질서는 갇힌 인간을 철저히 길들여간다. 남녀는 생존을 위해 인간의 이성을 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필사적으로 습득한다. 먹이를 얻기 위해 사이좋은 척 연기를 하거나, 가까스로 얻은 식량을 두고 먹이 다툼을 벌인다. 지구에서 동물을 학대해 온 두 남녀가 지구 밖에서 외계인의 가학적 취미 대상이 된다는 설정. 여기에는 그간 반전 질서를 구축해 아이러니한 상황을 연출해 온 작가 특유의 시선이 잘 녹아 있다. ‘인간’에 의한 ‘인류 재판’, 그 모순의 무딘 칼날 연극 ‘인간’이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인류라는 종족의 보존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인류 재판’ 장면에서 가장 또렷이 드러난다. 라울과 사만다는 스스로 변호사와 검사, 증인과 판사가 되어가며 인류의 죄악을 폭로하거나, 그 존속 가치를 열변한다. 라울은 지구가 이렇게 파괴된 것이 인류의 책임이라 지적하며 폭력과 침략의 인류 역사, 인간의 악랄한 범죄 행태를 그 근거로 삼는다. 한편, 사만타는 인류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정의의 편에 서고자 했던 선한 인물들을 예로 들어 인류가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또한, 인간이 추구하는 예술의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타인을 사랑하며 유머를 나눌 줄 아는 고차원적인 특성을 통해 인류의 보존 가치를 증명하려 한다. ‘인간’에 의한 ‘인류 재판’이라는 점은 그 자체로 모순을 가진다. 용의자가 스스로를 변호하거나 심판할 수 없기에 애초에 그들의 논쟁 또한 무의미하다. 그러나 인간이 스스로의 목에 겨누는 이 무딘 칼날이야말로 인간성(humanity)에 대한 관용과 애정을 끝까지 잃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식을 보여준다. 라울과 사만타가 논쟁 끝에 “감히 우리가 같은 종족을 심판할 수 있는가?”에 대해 물었을 때 그들은 비로소 인간만이 가진 차별적인 특성을 발견한다. 결국 인간은 이렇듯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깊이 성찰하며, 잘못을 뉘우칠 줄 아는 ‘반성적 존재’라는 것이다. 미래적인 아담과 이브가 펼치는 2인극의 묘미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2인극의 묘미를 잘 살린 전개를 보여준다. 무대의 별다른 전환 없이도 처음 보는 남녀가 알 수 없는 한 공간에 갑자기 갇히게 되었다는 설정 자체가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흰 가운을 걸친 남자와, 화려하고 파격적인 의상의 여자는 등장부터 그들의 정체에 주목하게 만든다. 그들이 서로의 수상한 정체를 탐색해나가는 동시에 관객 역시 그들의 정체를 하나둘씩 파악하게 된다. 갇힌 상황에 대한 그들의 엉뚱한 추리 역시 그 어떤 정보도 주어지지 않는 관객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는 요소가 된다. 라울과 사만타는 최후의 인류이자 또 다른 인류 문명의 시작을 여는 유일무이한 남녀라는 점에서 성서 속 아담과 이브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그들이 단순한 남과 여의 이끌림이 아닌, 서로에 대한 철저한 비난과 폭로로 관계를 시작한다는 것은 태초의 순수한 아담과 이브와는 대조적이다. 그들은 다른 동물을 희생시켜 인류 생존에 기여해 온 과학자(라울)나 다른 동물을 길들여 인간의 유희로 삼은 동물조련사(사만타)로 살아왔다는 정체성을 근거로 서로를 비난하고, 스스로의 치부를 까발린다. 계속되는 그들의 치열한 탐색과 논쟁이야말로 극 전개의 동력인 동시에, 관객에게 인간에 대한 풍자적 메시지를 날카롭게 감지하게 하는 장치로써 기능한다. 감시하는 객석, 가학적이거나 이입하는 이중 시선 연극 ‘인간’의 객석은 무대의 양방향에서 무대를 둘러싸는 듯한 형태를 함으로써 관객의 시선이 자연스레 노골적인 감시자의 그것이 되게끔 한다. 갇힌 두 사람이 객석을 향해 유리벽을 두드려대며 절박한 얼굴을 할 때마다 관객은 그들을 가둔 가해자의 시선을 함께 체험한다. 마치 자신의 아바타가 발버둥 치는 것을 조종석의 위치에서 바라보는 것 같은 기묘한 체험이다. 극의 초반 그들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아닐 때 지켜보는 감각은 다소 유쾌하다. 그러나 나 또한 미래에 그들의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는 현실감이 점차 다가올 때 그들의 불안은 객석에까지 확장 전이된다. 인간이 핵무기로 지구를 폭발시켜 자멸한다는 것, 최후에 살아남은 인류가 외계인의 한낱 애완용 가축으로 사육당한다는 설정은 그다지 신선한 반전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극단적인 설정은 관객으로 하여금 인류에 대한 그간의 오만한 착시들을 깨끗이 닦아내게 하는 효과가 있다. 파슈미르 분쟁이라는 실제 사건에 근거한 보도 영상 역시 생생한 현실감으로 객석의 웃음기를 지운다. 최후의 인류가 쳇바퀴나 돌리며 먹이를 구걸해야 하는 처지라니. 그 가차 없는 대우에도 어느덧 객석은 웃을 수가 없게 된다. 연극 ‘인간’은 그간 당연하게 여겨 온 ‘군림하는 인간’의 지위를 철저히 나약한 ‘사육당하는 존재’로 역전시킴으로써 인류의 본질과 존재 이유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물론 날카로운 질문에 비해 ‘인간이 결국 반성적인 존재이기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무른 결론은 끝내 인류의 이기적 자기애를 놓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지구가 사라진 이후 살아남은 최후의 인류를 개성적인 남녀 캐릭터로 재현했다는 점, 외계 존재가 인간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을 통해 인간의 본질을 드러내려 한 점은 충분히 흥미롭고 인상적이다. ‘오만은 늘 파멸 직전에 찾아온다’는 스위스 철학자 카를 힐티의 말이 떠오른다. 인간의 오만함이 불러올 끔찍한 미래를 마치 시뮬레이션해 보여주는 듯한 이 작품을 우리는 진정성 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극의 마지막에서 라울과 사만타가 “대를 이어 인류를 구하자”, “우리 아이들이 우리보다 더 잘 해낼 것”이라고 말하는 막연한 낙관론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않는다면, 관객은 그 안에서 충분히 뼈아픈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사진출처_(주)그룹에이트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2.29 / 조회 2,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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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9천원 영란티켓 내놨다...연극 '인간' 17일 개막
미리 알고 가면 좋은 ‘관람 포인트’
티켓 5만원→4만9000원 싸게 판매
오용·박광현·스테파니 호흡 맞춰
내년 3월5일까지 예술의전당 공연연극 ‘인간’ 연습실에서 스테파니가 열연 중이다(사진=그룹에이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프랑스 천재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유일한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인간’이 17일 개막을 앞두고 일명 ‘영란티켓’을 판매 중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지난 9월 28일 전면 시행에 들어가면서 법에 저촉되지 않는 가격의 소위 ‘김영란 티켓’을 내놔 연말 관객 모시기에 나선 셈이다. 원래 보통 연극 티켓 값은 5만원선. 제작사는 1000원을 내린 4만9000원에 티켓을 선보여 연말 선물이나 문화 회식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연극 ‘인간’은 인류 마지막 생존자인 화장품 연구원 라울과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가 ‘인류는 이 우주에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상반된 의견으로 재판을 여는 2인극이다. 2010년 초연 뒤 6년만에 돌아오는 연극 ‘인간’은 초연 멤버인 전병욱이 유일하게 라울 역으로 재연에 합류할 뿐 좀처럼 연극 무대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배우들이 출동한다. 라울 역에는 고명환·오용·박광현·전병욱이, 조련사 사만타 역에는 안유진·김나미·스테파니가 캐스팅돼 극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갈 예정이다.관람 포인트는 ‘찰떡 호흡’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열연이다. 배우들은 캐릭터를 위해 망가짐을 불사하고, ‘인류 재판’이라는 다소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유쾌하게 그려낸다. 또렷한 대사 처리와 극 전체 분위기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고민한 배우들의 노력이 엿보인다고 제작사 측은 전했다. 7인 7색 페어에 따라 달라지는 극 분위기와 배우 호흡도 볼거리다.독특한 구조의 객석 배치도 남다르다. 두 명의 남녀 주인공이 영문도 모른 채 유리 감옥에 갇혔다는 독특한 설정에서 시작하는 작품은 독특한 객석 구조 덕분에 두 배우의 움직임을 더욱 현장감 있게 관찰할 수 있다.원작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솔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희곡 ‘인간’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이후 현재까지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원작 도서에서는 소설과 희곡의 경계가 모호하지만, 무대 위 배우들이 주고받는 대사가 어색하지 않도록 최대한 구어체로 수정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연극 ‘인간’은 17일 개막하며 2017년 3월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2차 티켓 오픈은 22일에 진행한다. 1577-3363.연극 ‘인간’ 연습실에서 박광현이 연기를 펼치고 있다(사진=그룹에이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16 / 조회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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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현·스테파니 출연…베르베르 원작 연극 '인간'
佛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유일한 희곡
인류 마지막 생존자 남녀의 모의재판
흡인력 2인극…새 각색 6년만에 무대
오용·고명환·전병욱·안유진 등 캐스팅
17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막 올라오는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개막 예정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원작 연극 ‘인간’ 출연진. 배우 박광현은 라울 역으로, 스테파니는 조련사 사만타 역으로 무대에 설 예정이다(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프랑스 천재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유일한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인간’(원제 Nos Amis les Humains)이 오는 17일부터 2017년 3월 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다.연극 ‘인간’은 인류 마지막 생존자인 화장품 연구원 라울과 호랑이 조련사 사만타가 ‘인류는 이 우주에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상반된 의견으로 재판을 여는 2인극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2010년 초연 뒤 6년만에 돌아오는 연극 ‘인간’은 초연 멤버인 전병욱이 유일하게 라울 역으로 재연에 합류할 뿐 좀처럼 연극 무대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배우들이 출동한다. 라울 역에는 고명환·오용·박광현·전병욱이, 조련사 사만타 역에는 안유진·김나미·스테파니가 캐스팅돼 극을 흥미진진하게 이끌어갈 예정이다.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 특유의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라울의 성격과 자유분방하고 다혈질적인 사만타의 개성이 부각돼야 하는 만큼 두 배우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상반된 사고방식을 가진 두 남녀가 뚜렷한 의견 차이를 보이며 충돌하는 모의재판 장면은 2인극의 매력을 여실히 보여준다.이번 공연은 ‘세자매’, ‘블랙버드’, ‘거미여인의 키스’ 등 섬세한 표현의 연출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문삼화 연출이 각색 및 연출을 맡았다. 각자 다른 매력으로 똘똘 뭉친 7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신선한 조합은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베르베르의 작품 중 유일한 희곡 ‘인간’(원제 Nos Amis les Humains)은 2003년 10월 프랑스에서 발간되어 25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그후 연극으로 각색되어 2004년 9월 9일 프랑스 파리의 ‘코메디 바스티유’ 극장에서 초연했다. 이어 스위스, 체코, 러시아 등 유럽 전역에서 공연됐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2010년 충무아트홀에서 아시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됐다. 초연당시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 작품 특유의 유머를 살린 뛰어난 연출로 이목을 끌었다. 라울 역의 전병욱은 “새롭게 각색되었기 때문에 기존 관람했던 관객들도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러닝타임은 100분이며 지루할 틈 없이 ‘인간’에 대해 설전을 벌일 예정이다.연극 ‘인간’ 포스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08 / 조회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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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이희준 무대 선다…연극 '나와 할아버지'
진짜 ‘삶’ 물음·솔직 대사 눈길
소박·담백 이야기 빚어낸 감동
9~11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연극 ‘나와 할아버지’ 포스터(사진=강동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강동아트센터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연극 ‘나와 할아버지’를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진짜 ‘삶’을 발견해가는 내용이다. 작·연출을 맡은 민준호가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실제 일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써내려간 대사가 백미다.연극은 ‘준희’가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을 난생 처음 들여다보게 되는 과정을 수필극 형태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중 ‘준희’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할아버지의 여행을 동행하면서 살아온 인생을 녹음기에 담아 글로 풀어내고자 한다. 그저 멜로드라마 소재를 찾던 ‘준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자신이 상상하는 멜로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을 거란 기대를 하고 여행에 동행한다. 하지만 막상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상처와 추억을 알게 되는데 잔잔한 감동을 준다.할아버지는 배우 김승욱, 오용, 한갑수, 진선규가 맡는다. 준희 역에는 이희준, 김호진, 오의식이 번갈아 연기한다. 이외에 정선아, 민준호, 양경원, 차용학이 출연한다. 배우 이희준이 모델 이혜정과 4월 비공식 결혼식을 올린 후 서는 첫 무대다. 02-440-0500.자료=강동아트센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3 / 조회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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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무표 연극 '원파인데이'…최덕문·박해준 총집합
스무살 차이무, 창단 20주년 갈무리
민복기 신작 12월4~내년 1월3일 공연
대학로 예술마당 2관 무대 오른다차이무 20주년 기념작 네번째 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민복기 대표의 신작 연극 ‘원파인데이’ 출연진(사진=차이무)[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단 차이무가 2015년 창단 20 주년을 맞아 성년 잔치 중인 가운데 신작 ‘원파인데이’로 관객과 다시 만난다.차이무는 올 1월 첫 뮤지컬 ‘달빛 요정과 소녀’에 이어 8 월 연극 ‘거기’를 무대에 올렸으며,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두 편의 신작(꼬리솜 이야기·원파인데이)과 한 편의 재공연작(양덕원이야기)을 끝으로 20주년을 갈무리할 예정이다. 이상우 예술감독의 창작 신작 ‘꼬리솜 이야기’의 29일 마지막 공연 이후 12월 4일부터는 민복기 연출의 신작 ‘원파인데이’를 선보인다.20년 기념작 네 번째 공연인 ‘원파인 데이’는 민복기(작·연출) 차이무 대표의 신작이다. 작품은 작가가 실제로 겪은 단 하루의 사건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어느 날 키우던 개가 동네 아주머니를 심하게 물어 병원에 갔다가 취객과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며 기막힌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소동극이다. 차이무 측은 “작가가 살던 양평 어느 마을에서 벌어지는 우스운 소동에 관한 얘기다. 등장 인물들은 어디선가 꼭 본 것 같고 마치 내가 겪은 적이 있는 것 같은 우리 고향의 이야기”라며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경쾌하고 코믹하게 풀어내는 것이 민복기 대표의 특기다. 사람 사는 냄새를 고스란히 전할 뿐 아니라 전혀 예상치 못한 쪽으로 흘러가면서도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진짜 이야기를 능청스럽게 풀어낸다”고 말했다.최덕문 박해준 오용 송재룡 민성욱 이중옥 등 차이무의 코미디 전공 배우들이 총집합했다. 차이무의 맏언니 신혜경·박명신·김정영과 공상아가 동네 아주머니 역할을 맡아 천연덕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김소진과 오유진은 각각 진경으로 분한다. 진경과 헤어진 연인인 정훈 역에는 영화와 TV드라마를 오가는 배우 박해준과 민성욱이 열연한다. 감초 역인 취객 역에는 최덕문과 오용이, 개장수 역할은 송재룡, 경찰 역에는 이중옥이 연기한다. 오는 12월4일부터 2016년 1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공연한다. 02-747-101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5.11.29 / 조회 4,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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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즐겁게, 그렇게 우리는 "극단 차이무의 이성민, 최덕문입니다"
등을 통해 때론 웃기게, 때론 날카롭게, 때론 가슴 따뜻하게 세상을 비춰오던 극단 차이무가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았다. 탄탄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대중들의 사랑 또한 놓치지 않았던 작품 뿐 아니라, 차이무는 연기 잘하는 배우, 개성 넘치는 배우가 많아 대한민국의 대표 스타 배우 산실이라는 수식어 또한 언제나 함께 했다. 하지만 소위 '떴다'하는 배우들이 꾸준히 연극 무대에 서는 모습 또한 차이무가 여느 극단과 다른 모습을 띠는 부분이다.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창단 20주년 기념 공연 세 편 중 신작 두 편인 , 에 각각 출연하는 이성민, 최덕문도 마찬가지다. 각각 드라마 이나 영화 등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훨씬 전부터 차이무를 지탱해 온 극단 터줏대감인 이들은 연극을 하는 이유를 "그냥", "배우니까"라는 단순한 이유로 고민 없이 정의하고 있다.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 때론 괴롭고 부족함을 느끼지만, 그렇기 때문에 계속할 수밖에 없는 연극이라는 마성의 존재. 이들의 순수하고, 그래서 강렬한 무대에 대한 끌림이 아마도 이들을, 차이무를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 같다.차이무 창작자들의 매력이 각각, Q. 연습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성민(이하 성민) : 아, 죽겠다, 힘들어서. 허허허. 연습 끝나면 자괴감이 든다. 최덕문(이하 덕문) : 그 팀 배우들이 다 죽으려고 하던데. 성민: 이상우 선생님 연극은 원래 힘들다. 근데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Q. 부조리극 형식을 띠는 것 같더라. 성민: 조리에는 안 맞는 것 같다. (웃음) 여자 두 명이 각각 하는 독백이 있는데, 한 여자는 입양 간 딸에게 여태까지 쓴 편지를 바닷가에서 이야기해주고, 또 한 명은 기생충 전문가인데 끊임 없이 기생충 이야기를 하고. 우리는 계속 테이블 앞에 앉아서 '어떡하지, 어떡하지, 몇 명 남았어?' 사고 난 얘기만 하고. Q. 작품을 관통하는 큰 맥락은 있다고 들었다. 성민: 스케일이 엄청 큰 작품이다. 가상의 나라 '꼬리솜'이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 남아 있는 사람은 2천 명 정도 밖에 안 된다. 그 나라에 고위 귀족들, 부자들이 똥돼지생고기, 이런 생식을 주로 하다가 그 안의 기생충이 변형되어 사람들의 뇌를 조종하고, 그래서 꼬리솜이 멸종하는 이야기다. 나는 꼬리솜의 비서실장이고 국무부장, 경찰부장, 군사부장도 등장한다. 그 계급들이 테이블 앞에 앉아서 끊임없이 뭘 먹으며 먹는 얘기만 하다 보면 사고가 나고, 누가 죽었다고 그런다. 그러면 계속 "몇 명 남았어?" 그렇게 카운트만 하고. 그런데 그 카운터도 잘 못해. 그런 얘기다. 어마어마하다. (웃음) 이상우 선생님이 '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과연 우리 아이들이 함께 살만한,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인가, 하고 질문하는 연극'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런 주제를 참 어렵게 하고 있다. (웃음) Q. 과거 차이무의 창작극과는 형태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성민: 우리끼리도 이상우 선생님이 같은 작품을 생각하시는 걸까? 그런다. 덕문: 이번 작품 자체가 다 선생님이 늘 하셨던 얘기 같다. '너희들 생고기 먹지 마라, 기생충 있다.' 그거 같은데? (웃음) 성민: 누가 봐도 이 시대 대한민국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다 알게 될 거다. 이 세상이 도대체 이렇게 되가는 이유가 뭔가. 기생충 감염 아닌가, 뭔가 사람들 뇌가 다 이상해지고 있다는 거고. Q. 최덕문 배우가 출연할 는 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같다. 덕문: 전형적인 소동극이다. (민)복기 형이 살던 양평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는데, 누군가 개에 물리고 아주머니들끼리 툭탁거리다 개를 팔고 다시 찾아오고 그 와중에 난동꾼이 나와서 잡혀가고, 그러다 다 같이 여행가고, 말 그대로 '원 파인 데이'로 끝난다. 소동극 치고는 좀 제목이 컨츄리한 것 같은데(웃음) 재미있다. 개가 주인공인데 어떻게 등장시킬지 고민하는 중이다. 천만 배우? 그저 '즐거운 일' 하다 보니 부모님 뿌듯해하셔Q. 최근 최덕문은 영화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덕문 : 아까 형도 천만 배우, 그랬는데. (플디: 은 관객수가 천 이백 만이 넘었다.) 성민: 정말? 흥행은 문제가 없겠구나. (웃음) 덕문: 남들은 '물 들어왔으니 노 저어라' 그렇게 농담 삼아 말하는데 물 들어온 것 같지도 않고. 그냥 사람들이 이거 하자고 하면 "그래"하고, 재미있을 것 같으면 하고. 대학로에서 술 먹고 공연 보러 다니고, 변한 게 없다. 식당 아줌마가 조금 알아본다는 거 말고는. 저번 주에 지방을 많이 다녔는데 가는 데마다 아주머니들이 다 알아보시더라. 많이들 봤구나, 그 정도 생각만 한다. 성민: 두 달 지나면 잊혀진다. (웃음) Q. 오래 공연계에 있던 배우들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졌을 때,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가장 뿌듯해 하더라. 성민: 그렇다. 안 그래도 집사람이 "여보, 드라마 좀 해, 엄마가 당신 나오는 거 보는 게 유일한 낙인데." (웃음) 어른들은 드라마를 보시니까. 덕문: 이전까지 영화 시사회에 부모님을 한 번도 안 불렀다. 좀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오시라고 얘길 못하겠더라. 그런데 할 때 "이번에도 안 부르냐?"하시길래 오시라고 했다. 무대 인사하는데 막 뒤에서 손 흔드시고.(웃음) 부끄럽기도 하고 좀 기쁘기도 하고. 영화 다 보시고 가실 때 전화 했더니 아버지가 "아, 우리 아들 참 자랑스럽다." 그러셨는데 기분은 좋더라. 성민: (덕문이) 나이가 있으니까 뭐. 또 어느 날 갑자기 된 것도 아니고. 도 천만 넘지 않았나? 덕문: 얼마 전에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천만 영화를 찍은 남자배우들 중 관객 동원수를 따졌는데 달수 형이 1위고, 거의 1억? 내가 2위더라. 5천 2백만 명 정도 된대서 깜짝 놀랐다, 신기하기도 하고. Q. 차이무에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 참 많다. 과거 그들을 보며 조바심이 나진 않았나? 성민: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옛날에도 난 그런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때 이미 (송)강호 형님이 스타셨고 (김)승욱이 형, (박)원상이는 영화나 이쪽을 좀 빨리 시작했고. 나는 나이도 있고 형이라 동생들이 그쪽 일 하는 거 보면 다른 생각이 들 수도 있었는데 그냥 연극 했던 것 같다. 영화 하러 가면 아르바이트 간다고 생각을 했었고. 심지어 섭외 온 드라마를 연극 때문에 못 한다고 한 적도 있다. 단역이었는데, 나중에 스케줄 맞춰준다고 해서 그래서 했고. 물론 돈이 궁할 때였지만 연극을 한다는 프라이드가 좀 있었던 것 같다. 덕문: 그냥 하는 거다, 그냥. 다른 이유로 하는 것도 아니고. 연극과 졸업했으니 당연히 대학로 나가는 줄 알았고, 당연히 오디션 봐서 으로 연극을 시작했고. 뭐가 돼야지, 하는 생각이 아니라 그냥 하는 거다. 그렇게 영화나 드라마도 한 두 편씩 하게 되고. 성민: 우리 덕문이는 진짜 심하게 그냥 했다. (웃음) 영화나 다른 분야 껄떡대지도 않고. 덕문: 재밌고 즐거우면 하는 건데. (성민: 아, 이 자신감!(웃음)) 물론 생활이 힘들 때도 있었다. 요즘 와서 그런 생각이 들 때는 있다. 류승룡이랑 되게 친한데 승룡이 되는 거 보고, '어허, 가만있어 봐라' (웃음) 승룡이는 대학 때도 너무 친했던 놈이고 지금도 친하니까, 승룡이도 되는데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성민: 옛날에 정동극장에서 할 때 얘가 나한테 승룡이 걱정을 했었다. 그때 승룡이가 를 하고 있었는데 자기 친구 중에 10년 째 만 하고 있는 얘가 있다고. 그렇게 걱정을 하던 애가. (웃음) 덕문: 잠깐 그런 생각이 든 거지. 연극은 진짜 좋아서 그냥 하는 거다. 조급함? 그런 건 없다. 성민 : 거기서 휘달리면 지치지. 누가 봐도 잘하는 형 &차이무 공식 '몸 잘 쓰는' 비주얼 배우Q. 차이무에서는 최덕문이 선배 아닌가? 덕문: 맞다. (웃음) 학전에 1년 있었다. 하고 까지 했는데 노래에 자신도 없고. (웃음) 은 드라마가 세서 좋았는데 는 록 뮤지컬이니까,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그때 (유)오성이 형이 차이무라는 데가 있다고 해서 (박)원상이랑 같이 갔다. 그때가 차이무 생긴지 1년(1996년) 됐을 때다. Q. 이성민은 2002년에 차이무에 들어왔다. 성민: 이상우 선생님을 알고 이 친구들을 다 만났던 건 1998년도다. 그 전에 비공식으로 공연에 대타로 지방에 있다 올라와서 일주일 공연한 적도 있었고. 덕문: 이상우 선생님이 대구 내려가서 하실 때 그때 형을 만난 거지? 우리가 그 공연 연습 때도 가고 공연도 보러 갔었는데 '저 사람 누구야? 너무 잘하는데?' 그런 형이었다. 언젠가 형한테 그런 얘기 한 적이 있다. 형 잘 되고 나서 "난 옛날부터 형이 잘한다고 생각했다. 너무 잘 될 줄도 알았고". 진짜 너무 잘하니까. 성민: 할 때 덕문이를 처음 봤었는데, 차이무 공식 몸을 잘 쓰는 배우, 몸 좋은 배우. 벗는 배우, 다역 전문 배우. (웃음) 차이무의 비주얼 배우다. 몸 좋고 무대 서면 뽀대나고. (웃음) 덕문이가 극단 막내라도 일찍 무대에 섰는데 얘기 들어보면 원래 잘 하는 애였다. 그러니까 무대에 세웠지. Q. 몸을 잘 쓴다는 건 의외의 소식이다. 덕문: 중,고등학생 때 꿈이 백댄서였다. 그래서 대학로에 춤 추러 다녔다, 카세트 들고. (웃음) 그때 브레이크 댄스 추는 애들 있지 않았냐. 부모님이 진짜 걱정 많이 하셨지, ‘저거 뭐가 되려고 그러나’, 하고. (웃음) 성민: 그러니까 그렇게 아버지가 자랑스러워 하시지. (웃음) 난 그런 끼가 없다. Q. 끼가 없어도 배우를 하고 있지 않나. 덕문: 끼로 연기하는 건 아니니까. 끼가 재료는 될 수 있겠지만 그게 음식은 아니니까. Q. 차이무의 작품들 중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들을 유머, 풍자, 해학 등으로 친근하게 말하는 작품이 많다. 극단원으로 자신의 생각도 이와 같이 하는가. 성민: 차이무는 경쾌한 연극을 하는 단체 같다. 대표 작가가 두 명 있는데 차이무를 이상우 작가의 색으로 규정할 수도, 민복기 작가의 색으로 규정할 수도 없다. 두 가지 색이 모두 있는데, 공통점은 두 사람 작품 다 경쾌하다는 거. 이제 20년이 지나서 그렇게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90년대 무렵 차이무 연극은 굉장히 빠르고 형식도 과감했었고 좀 독특했다. 신선했고. 그런 연극이 나 이었다면 20년이 흐른 지금의 연극이 다. 여전히 경쾌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형식은 바뀌었고. 차이무의 모토가 '생각은 진지하게, 표현은 경쾌하게'인데 그걸 여전히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차이무 배우들은 옛날도 그랬지만 여전히 무대 위에서 눈치 빠르고 귀가 밝고, 미덕이 많다. 어떤 상황이든 그걸 수용해 내는 앙상블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차이무 배우들이 곳곳에서 활약을 하고 있지 않을까.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뭘 하지 말라고 안하고 계속 뭔가 하라고 하고, 그걸 또 후배들도 수용하고, 우리 선배들도 후배들을 그렇게 잘 받아줬고. 그래서 여전히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 같다. 덕문: 너무 자연스럽게 차이무에 스며들어서 이젠 떼려야 뗄 수도 없다. 오늘날 를 보면서, 선생님은 정말 선생님의 길을 하고 싶은 말씀 하시면서 가시는구나, 형식도 파괴하시는구나, 싶다. 역시 (민)복기 형은 자기 얘기를 썼을 때 작품이 가슴에 와 닿는구나, 싶고. 작품 첫 대본 리딩을 하다 보면 어색하고 그런 게 원래 있는데 차이무는 그런 게 없다. 첫 리딩부터 편안하게 읽고, 이상한 거 해도 웃어줄 수 있고. 내가 어디 가서 이런 건 못 느끼겠구나, 할 정도로 이미 내가 차이무화 된 것 같다. 지금도 대학로에서 처음 만나는 후배들하고 인사하면 "차이무의 최덕문입니다." 그 얘기부터 한다. 행복하고 즐겁게,조바심 내면 휘달리고 지칠 뿐Q. 지금 차이무 내의 자신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성민: 잘 해야지. 어렸을 땐 잘해야 한다는 생각 안하고 닥치는 대로 했는데, 이젠 그런 책임이 좀 따르는 것 같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옛날보단 많이 받고. 잘 해서 후배들한테 좀 넘겨줘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덕문: 이번 20주년 공연만 우리들이 하고 나중엔 후배들이 공연하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상우 선생님이 차이무를 만든 게 아마 지금 내 나이일 것 같은데, 그러고 나서 10년 지났을 때 선생님이 "새로운 극단을 만드는 것도 건강한 세포분열"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원상이랑 항상 농담으로 하는 말이 '자이무' 만든다, '저이무' 만든다. (웃음) 후배들한테 많은 작품들 하라고 하고 우리는 따로 극단이나 모임을 만들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선생님이나 복기 형이 그걸 나쁘게 생각할 일도 절대 없고. 그것도 우리의 몫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있다. Q. 두 사람처럼 대중적 인지도와 탄탄한 연기력 모두를 갈망하는 후배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에게, 혹은 차이무 후배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성민: 그냥 하는 거지 뭐. 자기들 인생인데 알아서 살아야지. (웃음) 하지만 즐겁게 해야지. 우리 행복하자. 돌이켜보면 정말 즐거웠던 것 같다. 예전엔 7시 반 공연이었는데 3시면 극장에 나와서 괜히 컵차기도 하고 그냥 앉아서 수다도 떨고. 지금도 무슨 할 말이 그렇게들 많은지, 어후, 진짜 잠을 안 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웃음) 덕문: 형은 술도 안 마시는데 늘 술자리에 끝까지 있는다. 그리고 커피 마시자고 하고. (웃음) 커피 한 잔 마시고 헤어지는 것도 아니다. 세 시간을 계속 얘기하고, 한 잔 더 시키고, 리필해서 마시고. (웃음) 굉장히 내성적이신데 좀 친해지면 커피 마시러 가자고. (웃음) 후배들도 그냥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행복하고 즐겁게. 뭐가 되든 다 되니까. 컵차기 하고 사발면 먹고 동년배들끼리 싸우고 또 어울리고. 그렇게 지냈으면 좋겠다. 그래도 행복하게. 지치면 힘드니까. Q. 바보 같은 질문이 될 것 같지만, 만약 지금, 대중적 인지도를 얻지 못했다 해도 연극을 계속 하고 있었을 것 같나? 덕문: 그냥 하는 거라니까. (웃음) 성민: 그럼. 배우니까 하는 거다. 배우라는 사람은 연기라는 밥을 먹고 사니까. 언젠가 왜 연기를 하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이만큼 왔으니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건데,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 생각해 보니, 이거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거다. 사회 나와서 처음 선택한 직업이 이거였고, 쉽지 않고 부대끼는 것도 많은데, 하나를 가면 또 앞에 길이 보이는 거지. 만족이 안 되는 것과 비슷한데, 그런 부족함 때문이지 않을까? 이번에 좀 쪽팔렸으니까 다음에 좀 덜 쪽팔려야지, 그게 지금까지 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연극은 늘 먹는 밥 같은 것 같다. 내가 유명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하고 있을 거고,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할 거고, 다른 매체 일을 그만 두게 되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연극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하고 같이 안 하겠다고만 하지 않으면 (웃음)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 이상우 선생님과 오랜만에 작업하는데, 선생님은 연극도 연극이지만 우리가 다 같이 연습하고, 밥 먹고, 하는 걸 행복해하시는 것 같다. 형제들이 오랜만에 만나서 한 이불에 들어가 있는 것 같은, 그런 향수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연습은 힘들지만 그런 게 요즘 즐거운 지점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영상: 김혜진의상: PAL ZILERI /신발: D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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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2 / 조회 16,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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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유오성 등 밥 먹을 돈 없는 배우 무대 올리려 만든 극단' 차이무 20주년
"극단이 영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연극을 창작하는 좋은 배우, 좋은 창작자들이 나올 수 있는 바탕이 될 수만 있다면 가는 것이고, 그 힘이 다 소진된다면 계속될 필요가 없지 않나." 극단 차이무를 만들고 이끌어온 이상우 연출은 힘주어 말했다. "재고품 팔아먹는 게 아닌가 하는 자괴심이 솔직히 있어서 이번엔 신작을 가지고 나왔다."는 65세 거장의 변다웠다. 문성근, 송강호, 유오성, 강신일, 이성민, 전혜진, 박원상, 최덕문 등 일일이 거론하기도 힘들 정도로 탄탄한 연기와 개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누비고 있는 배우들이 모인 곳. 극단 차이무가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는다. 이를 기념해 두 편의 신작과 한 편의 인기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스물스물 차이무-어느덧 20년'을 마련했다. 스무 살 차이무 "우리 삶, 우리 이야기 고민이 차별화 지점" 10월 29일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기념 공연에 대한 설명과 20주년을 맞이한 단원들의 소감을 들어볼 수 있었다. 극단을 만들고 초기 8년간 대표로 있었으며, 현재까지 연출과 극작 작업을 펼치고 있는 이상우는 "지금까지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나 작업했다."며 20년을 이어온 힘을 '사람'에게 돌렸다. 이상우 연출과 민복기 대표(왼쪽부터)"극단 연우무대에서 나와 1995년, 밥벌이를 위해 프리랜서 카피라이터로 활동했었다. 송강호, 유오성, 류태호 등이 당시에는 정말 밥 먹을 돈이 없어 매일 내 사무실에 와서 버티고 있었는데 한 달 정도 같이 술을 마시다 보니 정말 안되겠다 싶었고, 극단을 만들어서 이 친구들을 무대에 서게 하자는 생각으로 차이무를 만든 것이다." 이상우와 함께 당시 이미 스타였던 문성근이 각각 사비 1천 만원씩을 내놓아 올린 첫 공연 로 차이무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후 등 연달아 화제의 작품을 선보이며 차이무의 색과 명성은 이어져갔다. "번역극이 한창 성행했을 때 연우무대가 생겨났고 거기서 어떤 연극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시작됐었다. 그 고민이 차이무에도 이어지고 우리의 삶, 우리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면서 당시 다른 극단 작품과 연기나 형태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자연스러운 연기는 우리의 것에 대한 고민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강신일) 연극 에서 지씨 역할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차이무와 함께 한 강신일을 비롯하여 1998년 배우 시작을 차이무에서 한 정석용, 1997년 입단해 올해로 18년 단원 생활을 하고 있는 전혜진, 2002년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나 깜짝 놀라며 를 봤고, 지금 한 자리에 같이 있는 것이 여전히 신기하다는 박해준 등 현재 차이무를 채우고 있는 배우들이 쟁쟁하다. '이 시대 왜 연극하는지 알아야 해' 이번 20주년 기념 공연의 첫 무대인 에 출연하는 이성민 역시 "내가 지금의 자리까지 오는데 차이무가 큰 바탕이 되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차이무에 있은 지 16, 7년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모이면 할 말들이 많아 밤새 술을 마셔도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차이무에 있으면 여전히 극단에 들어왔던 30대인 것 같아 그것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극단 차이무의 배우들이상우 작, 연출로 오는 11월 6일 첫 선을 보이는 는 가상의 나라 꼬리솜의 역사와 멸망을 보여주는 가상역사극이다. 세 개의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성민, 정석용, 오용, 전혜진, 김소진 등이 두 팀으로 나눠 선보일 예정이다. 당대 사회의 모순을 무대를 통해 풍자와 해학으로 꼬집어낸 작품을 선보여온 이상우 연출은 이번 작품 역시 "우리나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학교에서나 극단에서나 '이 시대에 내가 왜 연극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걸 알게 되면 태도가 생길 것이고 그러면 어떤 작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없다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닌가. 예술이란 권력에 봉사할 수도, 복종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예술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게 예술을 하는 사람의 태도 아닐까. 기본적으로 우리 팀이 그런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이상우) 두 번째 작품은 2003년부터 차이무의 대표를 맡고 있는 민복기의 신작 다. 그가 살고 있는 양평에서 실제로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동네 개에 물린 아주머니를 시작으로 하루 간의 소동을 유쾌하게 펼쳐내는 작품이다. "배우들이 하도 악다구니를 쳐서 엄청 시끄러운 연극이 될 것 같다."고 민 연출이 말한 이 작품은 최덕문, 송재룡, 박해준, 김소진, 공상아 등이 동네 주민들 뿐 아니라 개, 참새 등의 독특한 배역으로 등장한다. 마지막 작품은 내년 1월 공연 예정인 차이무의 인기 레퍼토리 다. 민복기 작, 이상우 연출로 가족의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따뜻한 무대로, 강신일, 박원상, 정석용, 박지아 등이 출연한다. "앞으로 극단이 어떻게 될 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 이상우 연출은 "각자 자기 힘으로 발전하는 단계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민복기 대표는 "오래 같이한 배우들의 평균 연령이 40대가 되었는데 나중엔 경로당에 모이듯 연극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의 차이무를 그려보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는 차이무의 오랜 단원들 뿐 아니라 데뷔 무대를 갖게 될 신인 배우들도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극단 차이무 제공
2015.10.30 / 조회 11,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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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차이무 20주년 맞아, <거기> 다시 돌아온다
아일랜드 작가 코너 맥퍼슨의 를 원작으로 하는, 극단 차이무의 가 2012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연극 는 원작의 무대인 아일랜드 서해안의 작은 시골 마을을 강원도 바닷가 작은 마을로 이동시켜 2002년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났다.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으로, 초연 당시 강원도 사투리를 공연에 등장시켜 관객들에게 특별한 관극경험을 선사하며 연장의 연장을 거듭, 5개월간 장기공연 되었다. 이번 2015년 공연에서는 극단 차이무의 20주년을 맞아 그동안 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장우 역에 김승욱, 김중기가, 춘발 역에 이대연, 오용이 출연하며, 진수 역에 정석용, 송재룡이, 병도 역에 류제승, 김훈만이, 정 역에 김소진과 오유진 참여한다.그동안 등을 통해 주로 사회성을 담은 세련된 블랙코미디를 선보이며 사회문제에 대해 예리한 감수성과 비판의식을 놓치 않았던 차이무는 올해 20주년 맞아, 이후에도 다양한 라인업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민복기 대표가 연출을 맡은 는 8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진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극단 차이무 제공
2015.07.28 / 조회 5,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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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두근거림을 일깨워주는 <두근두근 내 인생>
원작의 풋풋한 감수성이 어떻게 구현될지, 지루하거나 밋밋하지는 않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연극 을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 25일, 공연장에서 만난 이 연극은 무대만이 가질 수 있는 여러 미덕과 원작의 맑은 감성을 모두 품고 있었다. 그간 등에서 감수성 짙은 무대를 꾸며온 추민주 연출의 노련함과 정성이 엿보였다. 김애란이 쓴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은 조로증으로 일찍 노인의 몸을 갖게 된 열 일곱 살 소년 아름이와 그 부모의 이야기를 담았다. 원작이 5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데다 지난해 송혜교, 강동원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바 있어 과연 연극이 어떤 새로운 매력을 선사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드라마틱한 사건보다 문장의 아름다움이 더 돋보이는 소설을 어떻게 무대화할 것인지는 꽤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생각지 못한 방법들로 이 난제를 풀었다. "아버지 제가 다시 태어나면 아버지의 아버지로 태어나고 싶어요. 그래서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요."와 같은 대사는 짐짓 무겁고 간절한 어조의 랩을 통해 전달해 아름이의 슬픔을 표현하고, 소설 전반에 깔린 맑고 싱그러운 감성은 흰 옷을 입고 꽃과 나비, 심장의 고동소리를 온 몸으로 표현하는 조연배우들의 안무로 시각화했다. 이렇게 참신한 장치들로 구성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극은 죽음을 앞두고 하루하루 각별한 심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아름이의 마음, 그리고 열 일곱 철없는 시절 아름이를 낳아 부모가 된 한대수와 최미라의 설렘과 당혹감, 슬픔을 십분 전달한다. 공연을 보고 있노라면 TV 속 개그맨의 애드립 한 마디에, 저녁 하늘에 펼쳐진 구름 한 줄기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아름이의 마음에 어느새 함께 물든다. 더 나아가 무심히 마주하던 일상의 풍경을 잠시 달리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 이 공연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너무 착하기만 한 이 연극을 누군가는 낯간지러워할 수도 있다. 생활고에 지친 아버지와 열 일곱 살 아들이 "넌 자라서 꼭 누군가의 슬픔이 되거라" "부모는 아무리 어려도 부모 얼굴을 하고 자식은 아무리 늙어도 자식 얼굴을 해요."와 같은 대사를 주고받는 장면이 아무래도 현실과는 동떨어진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몇몇 장면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다소 부자연스럽고 딱딱해 보인다. 원작의 문장을 고이 살려내고자 한 제작진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그 강약을 좀 더 조절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조금은 남는다. 공연은 5월 25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5.03.31 / 조회 7,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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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일곱, 두근거리는 눈으로 바라본 세상 <두근두근 내 인생> 개막
조로증을 앓는 열 일곱 살 소년을 주인공으로 맑고 따스한 감성을 담아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애란 작가의 소설 이 영화에 이어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13일 개막한 연극 의 제작진은 19일 작품의 일부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은 조로증으로 여든 살의 외모를 갖게 된 소년 아름이와 열 일곱 살 철없는 시절 아름이를 낳은 그 부모의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송혜교, 강동원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이 작품은 올해 추민주 연출, 민찬홍 작곡가 등의 참여 아래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아름이 역을 맡은 오용·정문성과 아름이의 아빠 한대수 역의 이율·이규형, 아름이의 엄마 최미라 역에 캐스팅된 최정인·곽선영 등 배우들은 이날 약 40여분에 걸쳐 연극의 주요 장면을 시연했다. 아름이가 탄생하는 순간부터 소년이 된 아름이가 조숙하면서도 순수한 눈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이 소설과 닮은 맑은 감성으로 소극장 무대에 펼쳐졌다. “관객 분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아프다, 힘들다는 생각보다 정말 좋다,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 시연이 끝난 후 각색 및 연출을 맡은 추민주는 작품의 기획의도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김애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동기이기도 한 추민주는 “소설이 출간됐을 때 김애란 작가가 사인을 해서 책을 보냈는데, 그 책을 책상에 올려놓던 순간이 요즘 계속 기억난다.”며 각별한 감회를 전했다. 무대에서는 아름이가 친구와 이메일을 주고받는 장면에서 나오는 장난감 기차 등 동화처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추민주 연출은 “원작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 아름이가 편지를 주고 받는 대목이었다. 나 역시 친구들과 주고받는 편지를 통해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름이가 이메일을 주고받는 부분을 어떻게 무대화할지 스텝들과 함께 고민하다가 기차를 생각해냈다.”고 설명했다. 추민주 연출은 또한 "배우들도 항상 책상 위에 원작을 놓고 책장이 닳을 만큼 들여다 봤다. 소설 속에 나오는 아름다운 말들을 무대에서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다 같이 고민하면서 만들었다.”고 전했다. 연출에 이어 배우들도 소감을 밝혔다. 정문성은 아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외모는 노인인데 실제 나이는 소년이고, 생각은 조숙한 아이”라고 소개하며 “이 작품은 아름이가 죽어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아름이가 하루하루를 얼마나 행복하게 가슴을 두근대며 살아가는지에 대한 연극이다. 그런 모습을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문성과 함께 아름이를 연기하는 오용은 “문성이는 말랐는데 나는 살이 많아서 살을 빼느라 힘들었다.”며 웃음을 보인 후 “우리는 삶에서 가슴이 두근두근했던 경험을 많이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 연극을 통해 그런 순간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시고, 그 두근거림을 같이 느껴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대에는 배우들 외에도 아름이의 이야기를 랩으로 전달하는 랩퍼가 등장한다.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는 랩퍼 주창우는 “일반 랩이나 가요 무대보다 호흡이 길고 연기도 함께 해야 해서 어렵다. 앞으로도 계속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은 5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3.23 / 조회 7,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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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괴물 같은 연극이라니, 놀라운 상상력 <반신>
괴물 같은 연극이 등장했다. 지난 19일에 개막한 일본의 세계적인 연출가 노다 히데키가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은 한국 배우들과 한일 양국의 제작진들이 힘을 모아 만든 작품으로 기존 연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놀라움으로 가득하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은 일본 만화의 대가 하기오 모토의 동명의 단편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공연시작 전 극장 안으로 들어서면 이미 무대에는 배우들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고 있고, 이내 연출의 고함으로 연극 연습이 시작된다.극중극에서는 옆구리는 서로 붙어있고, 심장은 하나인 샴쌍둥이로 태어난 수라와 마리아 이야기가 펼쳐진다. 언니 수라는 똑똑하지만 외모는 못났고, 동생 마리아는 이쁘지만 아기처럼 웃는 것 밖에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마리아를 보살피는 것은 수라지만,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은 언제나 마리아다. “언니라 참아야지”라는 말을 늘상 듣고 사는 수라는 동생이 귀찮고 밉기만 하다. 개막 하루 전 극중 수라 역으로 무대에 오르는 주인영의 갑작스런 건강 악화로 개막이 일주일 연기되기도 했던 이번 작품은 주인영을 비롯한 12명의 전체 배우들이 선보이는 역동적인 움직임과 개성 있는 발성이 무대 곳곳에 펼쳐진다. “한국 배우들의 신체를 활용하는 능력을 높이 산다”는 노다 히데키 연출의 말처럼 한국 배우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일본 제작진의 창의력이 합쳐져 새로운 연극이 탄생했다.번역극임에도 불구하고 재미난 말장난, 만화적 표현력, 연출의 재기 발랄함이 더해져 2시간이 지루할 틈 없이 지나간다. 무대는 DNA 구조로 나선형으로 천장까지 이어지는 계단과 바닥은 소용돌이처럼 돌아가는 세트로 구성되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여기에 샴쌍둥이들의 상상 안에 존재하는 벤젠 세계의 요괴들이 등장해 색다른 재미를 전한다.배우들의 연습장면, 그들이 연기하는 극중극, 요괴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고 여기에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대사들에 혼란스러울 때도 있지만, 수라가 그토록 원하던 고독과 자유는 상대방이 존재할 때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마지막 장면의 수라(혹은 마리아)가 터트리는 울음 소리을 듣고서야 깨닫을 수 있다. 명동예술극장과 도쿄예술극장의 공동 제작으로 선보이는 은 오는 10월 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이후 일본 도쿄에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2014.09.23 / 조회 9,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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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되고 싶은 샴쌍둥이 <반신>"만화적 상상력 가득한 작품 될 것"
지난해 유쾌한 상상력이 더해진 블랙코미디 로 큰 호응을 얻었던 일본 연출가 노다 히데키가 한국 배우들과 함께하는 연극 으로 명동예술극장을 다시 찾는다. 오는 9월 12일 개막 예정인 은 몸이 하나로 붙어 심장을 공유하는 샴쌍둥이 슈라와 마리아의 이야기로 30여 년 전 발표된 일본 만화가 하기오 모토의 12쪽 단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86년 노다 히데키의 극단 '꿈의 유민사'를 통해 일본 초연 후 1988년, 1990년, 1999년 재연으로 이어졌으며, 1990년에는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이야기는 몸의 한쪽이 붙어서 태어난 샴쌍둥이 중 언니 슈라로부터 시작된다. 자신의 심장과 장기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고 살아가는 동생 마리아가 미운 슈라는, 언제나 "언니니까 양보하라."는 이야기를 듣는 까닭에 더욱 혼자만의 삶을 갈망하게 된다. 노다 히데키 연출연출가 노다 히데키는 26일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작품 속 샴쌍둥이들은 열 살이 되기도 전에 자아와 타자의 관계, 존재를 일찌감치 인식하고 있는 인물들"이라고 말하면서,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 속에서 혼자이기를 갈망하는 인간의 모순성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세상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현재에도 여전하다. 인간의 단면을 들추는 유쾌한 감동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원작 만화에 더하여, 연극은 평행 우주이론을 접목해 썀쌍둥이 모두가 어떻게 될지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열린 결말로 바뀌었다. 하나의 심장을 온전히 얻게 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관객들 판단에 맡겨진 셈이다. 샴쌍둥이 중 언니 슈라 역을 맡은 주인영은 "한 사람이며 동시에 두 사람인 까닭에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에 해 보지 못한 신선한 경험."이라고 연습 소감을 전했다. 또 한 명의 쌍둥이 마리아 역의 전성민 역시 "심장이 하나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서로 떨어지는 운명을 지닌 인물로, 누가 살아남을지 그 과정을 극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샴쌍둥이 역을 맡은 전성민, 주인영(왼쪽부터)만화를 원작으로 했으며 노다 히데키 역시 유쾌함을 작품 속에 잘 녹여내는 연출로 유명한 까닭에 이번 작품에서도 기발한 상상력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관심을 기울여도 좋을 듯 하다. 은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는 장면과 함께 샴쌍둥이들의 이야기가 극중극으로 펼쳐지며, 시공간을 초월한 쌍둥이들의 상상 속 인물들이 등장해 작품에 독특한 재미와 색채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다 히데키 역시 "만화가 가진 오락성을 충분히 도입한 '즐거운 혼란'을 접하게 될 것이며, 다양한 시각 효과와 배우들의 신체 활용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표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인어로 등장하는 서주희도 "25년 간 해온 연극 작업 중 가장 즐거운 작업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한 명의 연출자로 인해 작품의 깊이, 배우의 상상력이 이토록 놀랍게 열리는 경험은 처음이다."라고 즐겁고 색다른 연습 과정을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배우들이 특히 신체를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노다 히데키 연출의 말처럼 에서는 김정호, 양동탁, 정홍섭 등의 배우들이 고대 신화 속 전설의 새 하피와 흘러 넘치는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유니콘, 한 쪽은 인간, 다른 한 쪽은 뱀인 게리온 등 상상 속 요괴들로 등장한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현 한일 관계를 두고 노다 히데키 연출은 "10년 전 한국 공연을 앞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하며, "연극과 정치를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연극은 정치보다 훨씬 강하다고 생각하며, 강하기 때문에 살아남는다."라고 연극인으로서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은 오는 9월 12일부터 10월 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을 한 후 10월 24일부터 31일까지 도쿄에서 관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8.27 / 조회 9,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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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뭐든 남들보다 빠른 그대, 늙어 본 적 있나? 연극 ‘나와 할아버지’
우리는 모두 늙는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늙어서 죽는다. 그런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 한, 누구도 먼저 늙을 수 없다. 학업의 성취, 결혼, 성공, 실패 등은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 있는 계제(階梯)들이다. 시간을 출발선으로 삼는다면, 아무도 늙어보지 않고 늙음을 논할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고지식함, 불통, 느림…. 하나같이 늙음의 부정적 속성으로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이다. 물론 나이를 잘못 먹어 체증에 걸린 어른들도 많다. 현재가 중요한 우리에게 누군가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은 피곤하다. ‘그때 왜 그러셨어요?’라는 물음보다 ‘도대체 왜 그러세요?’라는 지청구가 훨씬 편하다. 작가 지망생 ‘준희’는 할아버지와 특별한 여행길에 오른다. 한사코 동행을 말리던 할머니가 잠시 편찮으신 틈을 타 할아버지의 은인을 찾으러 떠난 것이다. ‘준희’와 할아버지가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할머니의 병세는 나빠진다. 가까스로 당도한 은인의 집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파가 알 수 없는 말만 중얼거리고 있다. 허탕을 치게 된 두 사람은 상경길에 들른 싸구려 백반집에서 할머니의 부음을 듣는다. 늙음의 주체가 ‘늙음’에 이어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죽음’뿐이다. 이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할아버지가 아픈 아내를 두고 굳이 은인을 찾으러 떠난 것은 늙음과 죽음이 연장선에 있음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할아버지는 자신의 살날이 많지 않음을 직감하면서 정작 아내의 죽음은 생각하지 못한다. 작품은 조그만 모순을 시작으로 늙음에 대한 솔직한 단상을 꺼내놓는다. 반려자의 죽음을 전해 듣고 길게 담배를 태우는 그의 뒷모습에는 지나온 세월과 상관없는 어리석음이 서려 있다. 작품이 말하는 늙음은 성숙이 아니며,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작품은 ‘모든 늙음은 같지 않다’는 또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전반부는 거의 ‘준희’의 자동차 안에서 흘러가는데, 재미있는 점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성격과 두 어른을 대하는 ‘준희’의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준희’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꼭 뒷좌석에 모신다. 할머니는 앉자마자 버라이어티한 푸념을 늘어놓고는 ‘우리 할머니 그래서 힘드셨어?’라는 대답을 듣고야 만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다르다. 의족에 기댄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와 당당히 조수석에 올라탄다.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는 ‘준희’와 다르게 할아버지는 자신의 길눈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두 사람의 신경전에는 남자 대 남자의 자존심 싸움도 엿보인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수장인 민준호 연출가가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이야기다. 내러티브 역시 극중 ‘준희’의 또 다른 자아인 ‘작가’가 자신의 수필을 읽어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인 ‘준희’가 ‘작가’이자 이 연극의 진짜 작가인 셈이다. 대부분 작가를 겸하는 연출가는 배우의 입을 빌린 말들이 얼마나 텍스트의 뉘앙스를 제대로 구현하느냐에 승부를 건다. 작가가 정해놓은 답이 너무 많으면 상대적으로 배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적어진다. 정도를 지나치면 글은 살고 말은 죽는 미덥지 못한 상황도 왕왕 발생한다. 단언컨대 이 연극은 말과 글의 미학과 배우예술을 동시에 살려낸 수작이다. 작가인 연출가가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는데도 배우에게 꽤 많은 것을 양보한다. 배우들은 실제 대화를 채록한 듯 신선한 ‘글’이라는 재료로 감칠맛 나는 ‘말’을 버무려 무대에 내놓는다. 작가 혼자 경험한 이야기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낯설지 않은 것은 작가, 연출가, 배우가 진정 자신의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욱(할아버지 役)은 과장 없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소리 없이 객석을 울렸다. 그에게 비친 할아버지는 단 한 순간도 뻔하거나 식상하지 않았다. 비슷하게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희로애락을 느끼며 함께 호흡했다. 이희준(준희 役)은 뛰어난 리액션과 균형감각으로 이야기의 기둥을 담당했다. 때로는 듣는 연기가 말하는 연기보다 어려움에도 만만치 않은 내공을 선보였다. 양경원(작가 役)은 해설자로서 겸손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극을 이끌어나갔다. 이야기의 안팎을 넘나들며 미세한 흐름의 변화도 놓치지 않았다. 손지윤(할머니 役)은 아담한 체구로 옹골진 에너지를 선보였으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어울림이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가지각색의 캐릭터로 분하며 개성 있는 열연을 펼쳤다. 무대는 자동차, 병원, 모텔, 식당 등으로 변신하는 전천후 세트 하나로만 구성된다. 배우도 ‘준희’와 ‘할아버지’를 제외하고 여러 인물을 연기한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오직 언어만이 공간을 채울 수 있도록 많은 여백을 둔다. 빈 도화지에 더 많은 것을 그릴 수 있는 것처럼, 배우들의 작은 움직임과 발걸음 하나까지도 자국을 남긴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스토리피
2014.03.12 / 조회 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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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 할아버지의 그녀를 찾아서 <나와 할아버지> 연습현장
가는 귀가 먹은 할머니의 쉼 없는 잔소리,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역시 쉬지 않고 받아 치는 할아버지. 그 사이에서 정신 없이 오고 가는 손자까지, 정신 차리지 않으면 금방 갈 곳을 잃게 될 것만 같이 리얼한 대사들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흘러가는 이곳은 연극 연습실. 현재 공연 중인 뿐 아니라, 등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아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신작 는 특유의 매력인 리얼리티가 대사 안에 가득 살아 있다. “대사량이 많아서 배우들이 힘들어하기도 하지만, 그와 함께 즐거워하기도 한다. 요즘 이런 식의 작품이 드물어서 오히려 가 신선할 수도 있고 배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민준호 연출) 멜로드라마를 쓰고 싶은 희곡 작가 손자가 자신의 외조부모의 이야기를 관찰하며 신작을 쓰려는데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갑자기 할머니가 쓰러진 후 할아버지의 이야기만을 따라 기억을 더듬는다. 과거의 한 사람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서는 할아버지와 손자, 이 둘이 찾는 그 사람은 누구이며 어떠한 사정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5년 전에 작품을 써 두었다는 민준호 연출은 이 작품의 특징을 “속이지 않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올 초 남산예술센터에서 독회를 했을 때 많은 분들이 감동적이라고 하고, 또 눈물을 흘렸다고도하셨다. 내용이 감동적이라기 보다는, 이게 진짜라고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울어라,하는 코드도 없고, 오히려 어떤 노림수들을 걷어 냈다. 솔직한 글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배우들도 리허설 전 계속 울더라.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도 그 속에 숨겨진 안 괜찮은 할아버지의 마음, 그리고 그와 얽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다.” 올해 2월 남산희곡 페스티벌에서 낭독 무대로 섰을 당시 은은한 감동으로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정소보극장 공연 예정인 만큼 좀 더 작아진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만날 참이다. “무대를 채우기 보다는 연기에 집중해 초심을 알리려 하고 있다. 수레가 우리 작품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대신 조명은 최대한 예쁘게, 잘 구현해 보려고 한다.” 지난 3, 4년간 극단 신작이 없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간다 소속 배우들이 대부분 외부 러브콜을 받고 작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만큼 연기력 면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젊지만 탄탄한 배우군단이 바로 간다의 힘이자 매력. 이번 작품에서도 할아버지 역에 초대 야생 소년이자 등의 공연과 브라운관에서 활약 중인 진선규와 할머니 역에 등에서 남다른 인상을 심어준 정선아 등 간다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극단 차이무 소속의 오용을 비롯, 홍우진, 오의식, 손지윤과 에 출연 중인 이석, 양경원도 를 함께 이끌고 있다. “욕심 없이 만드는 게 대본에 대한 보답일 것 같다. 일단 스스로의 힐링을 원해서 쓴 이기적인 작품이기도 하다.(웃음)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대본을 읽으면 깨달음이 있다”는 민준호 연출이 가장 마지막까지 강조한 것은 ‘솔직함’ 이었다. 자극적으로 순간 입맛을 앗아가는 조미료나 향신료가 없는 작품을 예고하는 는 7월 11일부터 8월 4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6.19 / 조회 1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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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괜찮아요, 우리 다 그래요”
성수기 관광객도 빠져 호프집에 생맥주도 채워두지 않는, 어느 한가롭거나 조용하거나 지루하거나 뻔한 강원도의 한 바닷가 부채끝 마을. 여기, 손님이 없어도 부지런히 바닥을 닦고 매일 보는 동네 형님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총각 카페 주인 병도가 있고, 생맥주가 없다니 병맥주 아무거나로 목 축이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 장우도 있으며, 늙고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순박한 진수도 있다. 가장 어린 카페 사장 병도는 30대 중반이요, 진한 사랑의 기억에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아린 장우는 50대 초반, 그 사이 진수는 40대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총각. 부채끝 마을 노총각 셋의 대화는 뻔해서 한 달 전에도 봤던 사람, 석 달 전에도 하던 일의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아비 잘 만난 덕에 호텔 사장님 소리 들어가며 부동산 개발에 앞장서는 춘발이 묘령의 아름다운 서울 여인과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상우 연출의 연극 는 강원도 부채끝 마을 호프집의 한 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왁자지껄하다가도 이내 고즈넉한 여운을 남기는 강원도 사투리가 난무하고 아리따운 여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노총각의 속내가 피실피실 삐져 나온다. 하지만 ‘거기’는 꼭 여기만이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거기, 그 사람이 사는 그곳, 우리가 사는 여기, 즉 사람이 사는 그 모든 곳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아무데나’는 아니다. 애들이나 믿는 귀신 이야기를 다 크고도 남은 어른 넷이 귀를 털고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한번 깜짝 놀라는 곳,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지 여자가 왈칵 마음의 짐을 쏟아내게 만드는 곳, 따뜻한 곳, 떠나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런 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 하지만 그 어떤 절정보다 더 거대한 마음의 동요가 고요하게 일어난다. 바로 귀신 이야기에서다. 애들의 치기 어린 꾸밈이나 허약한 사람의 헛된 망상이 아니라 “우리도 다 그래”하고 처지가 다른 네 남자와 한 여자의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게 맞닿는 기적, 바로 에서는 맥주 한잔 앞에 둔 이들의 두서 없는 수다 속 귀신 이야기를 통해 이런 포근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원작자 코너 맥퍼슨이 를 통해 단숨에 유수의 상을 휩쓴 것도, 한국에서 2002년 초연 이후 10년 간 진심 어린 뜨거운 박수를 받아 온 것도 바로 이 같은 요란하지 않은, 따뜻함이 힘이 크다. 거기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극단 차이무 배우들의 호연도 단단히 한 몫 한다. 강신일, 김승욱, 이대연, 정석용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익숙한 명 연기의 배우들은 차이무의 자랑이자 힘이다. 최근 드라마 ‘골든 타임’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이성민과 송선미의 합류 소식에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다른 출연진들도 저마다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으니 캐스팅을 결코 염려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진수 역의 송재룡은 배우 이외의 직업은 떠올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사하고 있어 누구라도 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연극 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여 차례로 선사하는 ‘이것이 차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를 보면, 극단 차이무의 작품이 가진 남다를 ‘차이’를 깨닫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이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2.10.11 / 조회 13,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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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이성민·송선미·정석용, 연극 <거기> 출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주역 이성민·송선미·정석용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오는 10월 초순부터 차례로 연극 에 합류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는 극단 차이무와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번째 작품.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이성민은 이 연극에서 온천호텔 주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 춘발 역을, 정석용은 설비보수용품 가게 주인 진수 역을 맡았다. 송선미는 남모를 사연을 가진 서울 여자 정으로 분한다. 이들이 소극장 무대에서 보여줄 연기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는 오는 11얼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 이다엔터테인먼트
2012.09.17 / 조회 1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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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공연
연극 ‘거기’가 2012년 9월 7일(금)부터 11월 25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거기’는 극단 ‘차이무’와 엔터테인먼트 ‘이다’가 만든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사회성을 담은 시사코미디인 동시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힐링연극이다.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다.작품은 동해 해수욕장의 작은 카페에 네 명의 사내와 한명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낯선 여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돌며 카페인 ‘거기’에서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내들의 귀신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은 ‘코너 맥퍼슨(Conor McPherson)’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했으며,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의 배우로는 ‘추적자’의 강신일, ‘더킹투하츠’의 이성민이 출연하고, 연출은 이상우가 맡았다. 최정인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1 / 조회 1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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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도 병인 양하여> 성기웅의 다중연애 ‘실제인지 허구인지’
이 작품을 보기에 앞서, ‘왜 작가는 이런 작품을 만들었으며, 우리가 왜 이 연극을 봐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일단 접어두기를 권한다. 공연을 보는 이유 중에 하나인 ‘색다른 경험을 접하고 그것에서 느끼는 즐거움’에서 기꺼이 의 매력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연극 는 한 남자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여 여러 남자와 공개 ‘다중 연애’를 하는 여인 ‘다정’과 그의 세 번째 남자였던 ‘성기웅’의 연애 관계를 풀어낸 작품이다. 일대일 연애에 회의를 느끼는 극중 성기웅은 일대 다수의 연애 이야기를 소재로 작품을 쓰고 싶지만 충분한 경험이 없어 작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 마침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다중 연애 중인 여인 ‘다정’은 이 이야기를 듣게 되고, 성기웅은 그녀의 세 번째 남자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공연은 실제 성기웅이 무대 위에 등장하여 “작품을 쓰고 연출한 성기웅입니다”라는 담백한 인사로 시작된다. 이후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에 이어 실제 자신과 극중 ‘성기웅’역을 맡은 배우(이화룡)가 자유롭게 작품에 번갈아 드나들며 ‘다정’과 ‘나’의 연애과정과 감정의 변화를 순차적으로 펼쳐내면 관객들의 관음증은 점차 증가한다. 연극의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가늠할 수 없다. 쿨한 사랑을 할 것 같았던 다정은 좀처럼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가 없고, 세 번째 남자친구로 그 영역에 만족했던 성기웅 자신도 조금씩 첫 번째 자리를 욕망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랑은 어떤 것이라는 정의도 없고, 사랑은 이래야 한다는 제시도 없으며, 다중 연애는 나쁜 것이라는 결론도 없다.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는 이 작품은 치열하고 예민하게 방황하는 두 남녀와 그들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사랑과 연애, 관계에 대한 물음 자체를 던지고 있다. 앞에서 접어두었던 작품의 의미와 메시지를 다시 꺼내도 좋을 시점은 이렇게 작품을 관통한 후다. 메시지 전달보다 어쩌면 더욱 도드라지는 발견은 그 내용을 담아내는 연극적인 시도와 도전에 있다. 그간 연극인 성기웅이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한 구성이나 히라타 오리자 작품을 중심으로 조용한 일상의 단면을 담백하게 드러내는 일련의 작업을 해왔다면, 이제 색다른 경험을 끌어내어 이색적인 연극적 시도를 통해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해 내고 있다. 그가 나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을 스스로 내어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면면이 채워진 깨알 같은 재미도 놓칠 수 없다. 다중연애 ‘위키피디아’ 검색 결과와 기타 자료들을 증빙하여 정의하고 분석하는 극중 전개 모습은 성기웅의 작업 스타일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그의 작품에서 더욱 즐길 수 있는 부분이다. 창작자로서의 욕심과 성기웅의 캐릭터가 맞닿아 벌어지는 행동들과 사건들은 사실인지 거짓인지 논할 필요 없는 의외의 재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남녀가 짝을 찾아 몸을 맞춰 춤을 추다, 다시 새로운 짝을 찾아 나서는 탱고도 연애 특성을 비춰내는 흥미로운 활용이다. 타이머를 6분에 맞춰놓고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는 육각수나 마이크를 들고 이리저리 휘저으며 노래하듯 대사하는 현 피디, 후반부에 나타나는 첫 번째 남자 친구 등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법한 등장과 모습일 수 있겠으나, 개인의 애정담이나 인위적인 연극구성, 그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기 위한 치밀한 구성에 아주 적합하게 자리하고 있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 ‘먹물 먹은 이미지’의 ‘대단히 예민한’ 연극인 성기웅을 보며 실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얼마나 꼼꼼하고 치밀하게, 대범한 시도로 작품을 그려놓았는지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재)국립극단 제공
2012.06.14 / 조회 1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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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연출가 시리즈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가 6월 9일(토)부터 6월 2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젊은 연출가 시리즈’의 일환이다. ‘젊은 연출가 시리즈’는 30~40대 연출가들의 새로운 감각과 시선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다.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는 다중연애에서 비롯되는 독특한 심리 양상에 초점을 맞춘다. 작품의 제목은 고려 후기 문신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의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에서 따 왔다. 작품은 다중연애를 하는 ‘다정’이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나’의 이야기를 담는다. 연출가인 ‘나’는 일부일처제 결혼 제도에 회의를 품는다. 그러던 중 그는 다중연애를 즐기는 ‘다정’의 세 번째 애인이 된다. ‘다정’과 만나는 동안 ‘나’는 그녀의 유일한 애인이 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연출가인 ‘나’는 자신의 경험을 연극으로 옮기기로 하지만 대본을 읽은 실제 ‘다정’이 이의를 제기해 공연은 중단 위기에 놓이게 된다. 작품은 끊임없이 관객과 ‘거리 두기’를 시도한다. 배우들은 공연 속 인물과 실제 자신을 넘나들며 무대에 등장한다. 연출은 토론, PT, 증거자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이 극과 거리를 둘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전개되는 사건을 객관화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이 성찰과 비판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는 연극 ‘삼등병’,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 사람들’을 작, 연출한 성기웅이 맡는다. 이번 공연에는 오용, 이화룡, 양동탁, 마두영, 이안나, 연보라, 김희연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6.05 / 조회 10,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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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정의 이름으로 모인 이들 <서울노트> 연습현장
가까운 현대, 세계대전을 피해 유럽 미술작품들이 한국 미술관으로 왔다. 그림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모인 사람들. 스치고 또 만나며, 걷다 잠시 서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사람들의 여운 긴 이야기, 연극 가 2월 2일 막을 올린다. 일본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으로 2003년 국내 첫 선을 보인 는 특히 이 작품을 처음 연출하고 번안했던 배우이자 연출가, 고 박광정의 추모 공연이라 더욱 뜻 깊은 자리로 준비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혜화동에 위치한 한 연습실.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하는 권해효를 비롯, 정석용, 오용, 이지아 등 굵고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온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등장 인물은 12명이지만, 과거 고 박광정과 인연을 맺었던 23인의 출연 배우들은 그를 기리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더블 캐스팅을 자청, 바쁜 시간을 쪼개어 모았다. 배우를 비롯 전 스텝이 노 개런티로 마음도 모았다. 고 박광정이 이끌었던 극단 파크의 창립 멤버이자 를 번역하고 극단 내 독회를 통해 작품을 소개한 성기웅이 이번 무대에서 연출을 맡았다. 극단 파크의 대표 레퍼토리이자 초연 이후 국내 본격적인 ‘조용한 연극’ 붐이 일기도, 또 원작자인 히라타 오리자가 이끄는 청년단과 교류, 한국에서의 일본어 공연, 일본에서 한국어 공연 등 의미도 성과도 남다른 작품이 바로 이다. “사람 좋아하시고 정도 넘치시고, 또 보이기에 굉장히 소탈하고 사회 주변부로 살아가는 역할을 많이 맡으셨었지만, 음악과 영화 등을 이야기하고 즐기는 예술적인 취향과 감각은 굉장히 세련되고 도시적이어서 나름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에도 따뜻함과 서정도 있지만, 그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라든지 근 미래적인 설정들이 도시적이고 세련되어서, 그런 감각도 함께 보여주고 싶지 않으셨을까, 생각해요.” 2003년 초연 후 몇 번의 재공연, 그리고 2008년 고 박광정이 자신의 마지막 연출작으로 무대화 했을 때에 비해 몇 년의 시간이 흐른 까닭에, 가까운 미래라는 큰 틀 안에서 현대에 맞게 수정된 부분이 있으나 큰 줄기는 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성기웅 연출의 변. 초연 당시 객석을 향해 배우가 등을 돌리고 앉아 대사를 하는 등 신선하고 색다른 모습으로, 일상을 그대로 비춰냈던 장면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지금, 성 연출은 미술관의 큰 유리창이 객석으로 나 있다는 설정을 더욱 부각시켜, 무대 위의 연극이 프레임 속 하나의 ‘그림’이 되어 관객들이 관람하고 있는 느낌의 강조를 의도하기도 한다. 배우들이 객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은 더욱 많아져 무대와 객석 사이에 조성되는 순간의 포즈가 또다른 영향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2월 2일부터 12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쉬는 날 없이 13회 공연 예정인 는 초대권 없는 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1.31 / 조회 1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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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정을 기억합니다. <서울노트> 공연
2008년 폐암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우이자 연출가 고(故) 박광정을 기리는 무대, 연극 가 2월 2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히라타 오리자가 쓴 '도쿄노트'를 원작으로 하는 는 세계 3차 대전을 피해 서울로 온 미술작품들의 전시장을 배경으로, 이곳 로비에서 만나는 가족들, 미술관 직원들의 대화를 통해 쓸쓸한 현대인의 모습이 조용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고 박광정이 이끄는 극단 파크에서 초연을 했으며, 2008년 다섯 번째 공연이 그의 마지막 연출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에는 초연 당시 작품의 번역을 맡았던 성기웅이 연출로 나서며, 고인과 절친한 관계를 맺었던 권해효, 유연수, 민복기, 최덕문을 비롯, 정해균, 박지아, 임유영 등 선후배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2월 8일 공연 후에는 고인과 동갑으로 공연을 통해 우정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 히라타 오리자와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1.16 / 조회 1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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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늘근도둑과의 포켓볼 한 판!
연극 의 늘근도둑 이성민, 덜 늘근도둑 송재룡, 수사관 최덕문. 이번 플디팬미팅의 주인공은 연기가 특기이자 인생의 목적이면서, 당구를 취미로 즐기는 세 남자다. 당구실력 300을 자랑하는 송재룡이 공연관람 후 준비된 ‘포켓볼 내기’를 위해 팬미팅 당일에 특별 게스트로 합류했다. 이번 플디 팬미팅에는 “극단 차이무 대표 꽃중년 배우 이성민을 만나게 해달라”, “드라마 ‘추노’ 조선비 최덕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신청자들 가운데 뽑힌 총 여섯 명의 여인들(동반 1인)이 의 얼굴이자,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들과 함께 활기 넘치는 데이트 시간을 보냈다. 이번 팬미팅은 공연관람, 공연장 내에서의 배우와의 대화, 포켓볼 내기로 이어졌다. , 이게 바로 生연극 Q. , 오늘 공연 배우 분들 에드립이 장난 아니던데요?! 오늘 정말 두 늘근도둑(이성민, 송재룡)들이 빵빵 터졌어요. 전 원래 이대연, 김뢰하 페어와 공연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합류한 거거든요. 저도 재미있게 하긴 했는데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대책이 없던데요(웃음). (송)재룡이 같은 경우는 때부터 재기 발랄함을 막을 수 없는 친구에요. Q. 배우님은 이번 공연을 “고통스러운 만남” 이라고 표현하신 걸 봤어요. 힘들었어요. 다른 촬영과 겹치면서 연습 시간 자체가 빠듯하기도 했지만, 연출님이 4페어 가운데 우리 팀을 잘 안 봐주시는 거에요(웃음). 거의 홍길동처럼 구석에서 연습하고, 신발장 있는 곳에서 연습하고. 이중욱이라는 배우하고 2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연습을 했어요, 정말 밥 먹으러 걸어가는 시간에도 연습을 했는데 이중욱 배우가 갑자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첫 공연도 같이 못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송재룡 배우와 하고 있습니다(웃음). Q. 송재룡 배우님은 계속 노인 역할을 맡고 계시잖아요. 애환은 없으세요? 아, 걱정됩니다. ‘차이무 노인전문 배우’로 불리고 있어요. (이렇게 젊고 귀여우신지 몰랐어요) 아하하하, 감사합니다.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세 남자는 “차이무 신작에 대해 뼈저리게 고민하고 있다”며 “극단 차이무다운 신작으로 곧 무대에 오르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2009 연극부문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흥행 홈런을 날린 연극 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대표 시사연극으로 1989년 초연 이후 문성근,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등 걸쭉한 개성파 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이다. 즐거운 포켓볼 한 판!편을 뽑자!이것이 바로 '뒤짚어라, 엎어라!'대결 시작!고수1고수2고수3공은 어디로?아슬아슬~이것이 바로 탄식~내 공은 어디로?이걸 왜 못해요, 왜~!그걸 왜 못 넣어요, 왜~!그냥 손으로 하세요~그냥 손으로~승리는 우리의 것!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3.16 / 조회 19,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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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좋은 이야기꾼이고 싶다는 연극 ‘양덕원이야기’ 연출 박원상
흔히 배우라 함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사람이고, 연출이라 함은 공연을 전체적으로 설계하며 연기, 장치, 조명, 의상, 음악 등 여러 요소를 아우르는 것이다. 그런데 차이무극단은 배우와 연출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고 유기적인 관점에서 연극을 바라본다. 배우 박원상 역시 민복기 작 연극 ‘양덕원 이야기’의 연출을 맡아 시선을 끌었다. “제게 연출가라는 표현은 별로 정확한 것 같지 않아요. 그냥 연극을 하는 배우 혹은 연극인이 약간 모양새를 바꿔서 작업했다고 보는 게 적합하죠.” 멀티플레이어를 지향하는 차이무극단의 ‘양덕원이야기’가 1차 연장공연에 이어 2차 연장공연까지 이어가며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쉼표 같은 ‘양덕원이야기’는 혼자가 아닌 팀 작업 배우 박원상은 자신이 연출가라고 불리는 것을 쑥스러워 했다. 차이무극단 안에서 식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작업한 것이지 다른 건 없다고 말한다. “현직배우이기도 하고 배우로 살아온 시간이 길어서 연출이라고 하면 어색하고 쑥스러워요. 연극 ‘양덕원이야기’의 프로그램이나 포스터에 제 이름이 연출로 올라가 있지만요. 이 작업은 차이무라는 극단 안에서의 팀작업이고, 다만 역할분담을 그렇게 한 것입니다.” 팀 내 작업이라고 해도 할당된 역할은 해야 할 터. 그가 이번 연극 ‘양덕원이야기’를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바로 객석이다. “기존의 작품을 많이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다만 객석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연극 ‘비언소’에는 일대일이었던 객석을 3면 객석으로 만들었어요. 관객이 ‘양덕원이야기’를 볼 때 ‘시골집에 있는 길을 걸어가는데 여트막한 담 너머로 보이는 집안의 풍경’을 보는 것처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객석을 꾸몄어요. 또 그런 느낌을 주려면 3면 객석이 어울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박원상은 ‘연극에서 무엇을 보여줄까’가 아닌 관객과의 피드백을 먼저 생각한다. 극단 내 팀과 함께 극을 만들어 힘도 얻고 재미도 있었다는 연극 ‘양덕원 이야기’ 연출 작업,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연극 ‘행복한 가족’에 이어 극단에서 맡은 두 번째 연출입니다. ‘행복한 가족’은 첫 번째라 멋모르고 덤벼든 것도 있고 또 초연 때 참여를 한 작품이라 지금보다 부담이 덜 했어요. 그런데 ‘양덕원이야기’는 배우로도 참여해보지 못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더 부담됐어요. ‘양덕원이야기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가진 관객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기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과 ‘내가 이걸 해도 되는 건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이번에 연출을 맡으면서 연출가의 마음을 알게 됐다는 그는 상대적으로 배우가 심간이 편한 위치라고 느꼈단다. - 배우 아무개가 아닌 재밌는 이야기꾼 연극 ‘양덕원이야기’를 보노라면 배우가 연기하는 게 아니라 관객이 마치 한 가정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정도로 배우의 연기는 농익었고 또 자연스럽다. “이 작품은 하나의 사건이 있고 그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이 되는 게 아니라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소재를 향해 쭉 흘러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배우의 연기 역시 물 흐르듯 흘러가야하는 작품입니다. 이런 작품에서 배우들은 중심을 잡기 어려워요. 자칫 페이스가 말릴 수도 있고, 연기도 세밀해야 하죠. 그리고 상대방과의 호흡 역시 유기적이어야 해요. 배우 입장에서 ‘양덕원이야기’는 품이 더 들고, 에너지도 더 쏟아야 하는 작품입니다.” 현직배우여서일까. 그는 유독 배우들의 힘듦과 입장을 배려했다. 또한, 더운 날 열심히 하는 배우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마음가득 담고 있었다. 연극이 좋았던 그는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배우 아무개로서 배우 박원상으로서 살아야지’하고 자신을 규정짓지 않았다. “그냥 연극이 좋았어요. 그 출발이 배우가 돼 지금까지 연기를 쭉 해오고 있어요. 앞으로 경험이 더 쌓이고 하고 싶은 것들이 생기면 다른 위치에서 연극을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상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그게 배우의 입장이든 작가의 입장이 됐든, 연출 혹은 또 다른 입장이 됐든 그건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에게 있어 배우, 작가, 연출은 파편처럼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게 생기면 자연스럽게 그 입장이 되어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연극을 하는 한 즐겁고 재밌게 작업하길 바랐다. “앞으로 연극을 만날 때 그게 배우든 다른 포지션에 서든 여태껏 해왔던 것처럼 열심히 그리고 지치지 않고 계속 하다 보면 제 내면도 성장하지 않을까 합니다. 쑥스럽지만 전 이야기꾼이 되고 싶어요. 전 배우도 작가도 연출가도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해요. ‘내면이 성장하게 되면 진정한 이야기꾼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해요. 흐르는 물과 같은 그가 이야기꾼이 되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7.28 / 조회 17,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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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소> 이상한 변소의 이상한 이야기
도대체 B언소가 무엇이냐? 누구는 ‘변소’를 느리게 말한 것이라고 하고, 누구는 ‘유언비어’에서 파생됐다고 하며, 또 누구는 말(言)이 날아가(蜚) 사라진 장소(所)라고 했다. 황희 정승 말마따라 “너도 맞고 너도 맞는” 연극 의 막이 올랐다. 1996년 초연 당시를 비롯, 2003년 공연에서도 125%에 육박하는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흥행 기록을 세웠던 가 2010년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원씨어터 3관을 장기 임대한 차이무전용극장의 개관적으로 공연 중이다. 이번 작품에는 극단 차이무의 단원이자 연기파 배우로 국내 무대를 종횡무진 하고 있는 문성근, 강신일, 최덕문 등의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지난 5일 언론에 공연을 공개 한 후 자리한 문성근은 “정부의 지원이 마약처럼 작용해, 지원이 끊기면 공연을 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하며 “우리 극장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극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전용극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객과 직접 부딪혀 보고자 한다”며 차이무전용극장의 설립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 공공 화장실을 배경으로 27개의 작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는 올해 공연을 위해 쓰고 연출한 이상우가 14개 장면을 새롭게 수정, 보완하였다. 그는 “매번 할 때마다 당시의 논란을 주제로 장면이 바뀌곤 한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12장 Foreigner나 17장 Quiz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연을 연출한 고 박광정을 추모하기 위한 뜻도 모인 연극 는 극단 차이무가 올 한해 진행할 ‘생연극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며, , , 가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연극 공연장면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이...이빨 닦는데요..""도대체 어디로 줄을 서신 거에요?" "먼저 나는 쪽으로...""저는 뭐 큰 욕심 없습니다. 평양에 서울 만 한 땅이 좀 있고, 차도, 집도...다들 있는거잖아요""내가 뭐가 어디가 어때서?""개구리 구슬피 울던 그 날 밤...""타향살이가...바로 이런거군요.""똑바로 안해? 벗어! 벗어! 빨리 벗어!""대화를 하란 말야, 대화를""제 이름만 부르시면, 여기 이렇게 머리카락이 납니다, 예, 그럼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10.02.10 / 조회 1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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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예찬> 단단한 창작극의 열매, 대학로 무대로
오랜 기간 쓰고 다듬어진 창작극 4편이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희곡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2007년 4월부터 탄탄한 창작 과정을 밟아온 연극 , , , 이 오는 7월 4일부터 8월 10일까지 ‘창작예찬’이라는 부제 아래 차례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창작희곡활성화 지원사업은 총 2년간 책임 지도 강사를 통해 작가의 창작희곡을 수정, 보완하며 세미나, 낭독공연, 워크숍 발표에 이어 무대공연까지 지원하는 공연 활성화 사업으로 연극 뿐 아니라 무용, 음악, 전통 예술 등 각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창작예찬’ 기자간담회에서 예술위원회 심재찬 위원은 “예술가를 키워내고 발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본 사업의 가치를 역설하였다. 또한 의 연출을 맡은 이윤택은 “이제는 아버지 세대의 무거움을 털어내고 새 작가들이 자유로움을 이야기 할 때”라고 말하며 새로운 극작가 시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네 편의 공연 중 첫 번째 작품인 은 , 등을 쓴 오태영의 작품. 박광정과 함께 공동 연출을 맡은 민복기는 “은유와 풍자 등이 얽혀 표현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그것이 오태영의 매력”이라고 말하며 “이번 작품에서도 작가의 매력이 충분히 발산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두 번째 작품인 는 연희단거리패 단원이자 시인이며 으로 2006년 대산대학문학상 희곡상을 수상하기도 한 실력파 신예작가 김지훈의 작품. 이윤택이 “연희단거리패를 회생시켜주었다”고 말할 정도로 그 작품성에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두 번의 인터미션이 있는 4시간 30분의 공연 시간과 연극인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것 또한 화제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일한 여성 작가인 최은옥의 는 고단한 삶 속 여성의 모습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풀고 있는 작품으로 영아살해, 성추행 등 표면으로 드러난 사건을 통해 근본적인 사회 구조적 문제를 그리고 있다. 또한 은 연출을 맡은 박상현이 “말빨 세고, 재치 있는 골 때리는 작가”로 표현한 최치언의 작품으로 1980년 광주의 뒷 얘기를 비극적이나 지독한 코미디로 푼 작품이다. 극작가 지원제도가 없는 현실에서 본 공연은 연극인들의 창작여건을 마련해주는 좋은 출발인 동시에 관객들에게도 탄탄한 연극 무대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침체된 연극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2008.06.19 / 조회 30,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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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동화] 어른을 위한 동화, 연인을 위한 러브스토리
머리뿐만 아니라 마음도 이미 단단해져 버린 ‘어른’을 감동시키기란 쉽지 않다. 드라마 플롯이 단단하고 주제가 철학적이면서 속 깊으면 좀 더 효과적이겠지만, 용이하진 않다. 상상의 나라로 인도했던 동화도 이제 어른들에겐 유치하고 진부할 뿐이다.
그런데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연극이 요즘 대학로에서 뜨겁게 사랑 받고 있다. 대놓고 ‘동화’라는 타이틀을 걸고 사랑, 전쟁, 예술 광대가 줄거리를 나레이션을 해준다. 이 이야기를 만나면 관객들은 크게 박장대소하고, 어느새 멜랑콜리한 감성에 빠져드니 기특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연극 [환상동화]는 환상적인 러브스토리가 한 편의 동화처럼 진행된다. 동화 속에서 ‘옛날 옛적에’를 읊어주던 역할은 사랑, 전쟁, 예술 광대가 맡는다. 사랑과 전쟁, 예술에 관한 동화이기 때문이다. 배경은 치열한 전쟁 중, 그리고 한 쌍의 남녀가 등장한다.
묘하게도 피아니스트인 남자는 전쟁 중 소리를 잃고, 춤을 추는 여자는 눈을 잃는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할 수 있는 신체부위에 장애를 가지고 각자의 절망에 빠져있다. 그러던 그들이 한 아름다운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다. 남자는 듣지 못하고, 여자는 보지 못하지만 둘은 사랑에 빠진다. 차갑고 힘겨운 전쟁 속에서 말이다.
이 작품은 제목대로 ‘동화’다. 동화같이 진행되고, 동화처럼 막이 내린다. 하지만 마냥 환상속을 걷지는 않는 다는 점이 매력이다. 전쟁과 아름다운 카페가 공존하고, 차디찬 현실과 따뜻한 환상이 교차된다.
사랑, 전쟁, 예술, 세 명의 광대들은 이야기를 진행하다 때로는 극중 인물이 돼서 개입하거나 때로는 관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두 남녀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스럽다. 관객들이 웃음을 터트릴 때는 백이면 아홉이 이들 덕택이다.
남녀 주인공들은 액자 속의 인물처럼 피상적이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무엇보다도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이야기 자체는 너무 단순하다 싶을 정도지만, 마지막 무대가 끝나고 일어날 때 밀려드는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다.
게다가 귀를 듣지 못하는 피아니스트와 눈이 안 보이는 발레리나가 만들어 내는 완벽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니... 이 작품이 연인들에게 선사하는 사랑의 환상은 후한 덤이다.
2007.05.28 / 조회 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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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프레스 리허설
인간적인 매력 품은 잔잔한 작품
문소리 [슬픈연극]에 이어 두번째 도전
코너맥퍼슨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해 지난 2002년 극단 차이무에 의해 초연됐던 연극 [거기]가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려진다. 이번 작품에는 초연 당시 출연했던 박진영, 정원중, 이대연, 김승욱, 이성민, 민복기, 전혜진, 박원상 등 배우들이 다시 한번 뭉쳤고, 여기에 [슬픈연극]으로 연극배우로 자리매김한 문소리가 참여,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2일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거기]가 프레스 리허설을 가졌다. 스토리는 잔잔하고 따뜻하다. [거기] 무대는 강원도 바닷가 시골마을 ‘부채끝’의 작은 카페. 저녁 무렵 동네 노총각들이 모여 앉아 주절주절 답답한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 서울에서 이사온 젊은 여인이 동석하면서 그들의 대화는 으슥한 귀신 이야기로 흐른다는 내용.
박진영, 김승욱, 이성민, 최성민, 문소리 등장한 이번 작품은 폭소보다는 따뜻한 미소를 이끌어내는 잔잔하고 인간다운 매력이 돋보인다.
극중 강원도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하는 춘발역의 김승욱은 “고향이 경상도라 처음에는 서울, 부산, 강원도 말이 섞여 나와 가장 많이 지적을 받았다”라며 “이제는 교묘하게 강원도 말을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라고 말했다.
사연 많은 여인, 김 정을 연기한 문소리는 “사실 다른 분들처럼 초연부터 공연하지 않았기 때문에 참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잔잔한 내용이 좋았고, 무엇보다 평소 존경하던 선배 분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여서 동참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연극 [클로져]의 연출을 맡기도 한 민복기는 극중 진수를 맡았다. 그는 “4년마다 월드컵이 열리듯, 우리도 4년만에 [거기]로 다시 뭉쳤다”면서 “[거기]는 인간적인 매력이 듬뿍 묻어 있는 작품이다. 4년만에 좀 더 성숙해진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베테랑 배우들이 모여 재치 있고 사연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이 작품은 5월 3일부터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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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5.03 / 조회 9,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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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아트] 규태의 김석훈
자연의 순수함을 간직한
연기자 김석훈
[3월의 아트]의 공연시간 임박. 시작을 알리는 조명의 암전. 그리고 등장하는 세 친구들. 그 곳에 규태 김석훈이 있다. 소극장 작은 무대에 세 친구의 이야기를 가지고 김석훈은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연극 아트]는 몇 년 동안의 만남을 계속해 오는 대학로에서 몇 안 되는 좋은 작품 중에 하나이다. 그 작품에 김석훈이 나온다는 소식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그러려니 할 생각도 모르는 사람입장에서 보면 드라마, 영화를 하는 사람이 연극을? 이라는 의문부호를 가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김석훈은 그 밑바탕이 연극에 있다.
“어머니께서 영화를 좋아하세요. 그래서 제게 영화를 참 많이 보여 주셨죠. 저도 영화 보는 것이 좋아졌고, 제 감성이 이 곳과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천부적인 재질이라기 보다는 연기자로서 연기자라는 사회 구성원이 마음에 들었어요. 무대에서나 어디서나 무엇인가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으니까요.” 관객들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이 배우로서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그래서 시작한 연기였다. 아버지의 반대로 인해 처음부터 연극영화과에 들어간 경우는 아니었다. 재수하면서 연극영화과를 지원하게 되었고, 서울예전을 다니다가 중앙대를 다시 들어가게 된다. 그에게 있어서 황금기는 대학교 때였다고 한다. 서울예전을 다니던 1학년 때 대학생활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일말의 맛을 보았기 때문에 중앙대에 들어가서는 재미있게 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한다.
졸업을 한 김석훈은 국립극단에 들어가게 되는데 23: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합격하게 된다. 국립극장 단원으로 2003년까지 활동했다. 그 사이 국립극단 추천으로 TV드라마 ‘홍길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외부 활동이 더 많아 졌고, 연극을 많이 못하게 되었어요.” 원래 방송이나 영화에 뜻이 없고 연극에만 매진하고 싶어했던 김석훈에게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를 드라마나 영화 제의들이 들어왔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이제는 연기자가 되어 안방극장을 통해 만나게 되었다.
사람들을 좋아한다는 김석훈. 배우가 가진 큰 필요충분 조건 중에 하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어떤 부류에 있는 사람이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하고 허물없이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을 좋아해요. 연기자는 사람을 표현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람을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저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환경을 거쳐 저런 사람이 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죠.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제 안에서 분석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것이 저에게는 연기적인 힘이 되고요.”
배우 김석훈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의 현재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변신을 꾀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과 잘 어울려 자연스러운 연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아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작품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죠. 시간이 되면 같이 동참하고 싶었는데 마침 대본을 받게 되었고 참여하게 되었어요.”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상황과 누구든지 가지게 되는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트]를 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규태라는 인물이 그에게 코드가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지 않고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문화를 바라보는 나름대로의 독설적인 면이 있어서인지 고지식해 보이는 면도 있다고 한다.
그는 스타로서 0점의 인생을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인기와 명예와 돈을 쫓는 배우가 아닌 진정한 연기를 고집하는 아집스런 면도 만만치 않게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바보스럽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배우 김석훈을 세우게 하는 힘의 원동력이 아닐까도 싶다.
[연극 아트]를 보면 수현과 규태 그리고 덕수, 세 친구의 모습이 나온다. 이 세 사람은 어느 누구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다 공감이 가는 인물이다. 나하고 다른 사람. 그러나 그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세 사람의 모든 부분을 가지고 있어요. 수현같이 ‘미친놈’이라는 소리를 듣고 비싼 물건을 사기도 하고, 덕수같이 우유부단한 면도 있고요. 말도 안되게 그런 물건을 사냐고 캐묻고 비난하는 성격도 있어요.” 그가 말했듯이 한 사람에 국한된 모습이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세 사람의 모습을 한 사람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이다. 그 말에 많은 공감이 간다. 공감가는 역할은 어디서든지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석훈은 그래서 자연스럽다. 무대가 낯설지 않다. 보는 관객도 낯설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연기가 자연스럽기 때문일까?
그는 연극도 좋아하지만 뮤지컬도 좋아한다. 어떤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노래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철학, 사랑을 담아 노래로 전달하는 것 만큼 쉬운 방법과 아름다운 장르는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전해주는 사람도 쉽고 받는 관객들도 빠르게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깊이 면에서는 연극보다는 떨어지겠지만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대학교 1,2학년 때 꿈이 뮤지컬 배우였어요. 춤도 배웠고요. 그런데 군대 갔다와서 영국에 배낭여행을 갔을 때였어요. 뮤지컬 10편을 넘게 보았죠. 보고 나서 뮤지컬을 포기 했어요. 노래만 잘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지만 그게 인력으로 되는 것이 있고 안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포기하게 되었죠.”
그는 처음으로 뮤지컬 [왕과나]의 무대에 섰다. 그만의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해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제일 두려워했던 부분이 노래였던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없을 경우에는 그는 대부분 강원도 평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시골이라는 자연에서 느끼는 것도 많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밥맛도 좋고 인간성도 좋다고 느껴 공격적인 성향보다는 평온하다는 생각이 들어 좋다고 한다. 운동도 좋아하고, 등산을 자주 다니게 되서인지 강원도 평창은 자신이 있기에는 최적의 공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림도 좋아하는 김석훈은 화려한 색깔이나 밝은 색깔을 쓰는 샤갈의 작품을 선호한다고 한다.
김석훈은 친구에 대해 편하게 생각하고 볼 수 있는 연극이라고 [아트]를 소개한다. [햄릿]같은 작품을 보면 복잡하고 생각할 것이 많이 있겠지만 [아트]는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친구들을 한 번쯤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한다. [연극 아트]는 4월 4월 30일까지 학전블루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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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4.05 / 조회 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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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아트: 송승환, 정원중, 김일우]
중후한 맛이
제대로 빛나는 [아트]
나이가 들면 얘들같아 진다고 했나? 송승환, 정원중, 김일우가 출연하는 [3월의 아트]는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중후한 멋이 있어 안정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들어가면 어려진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살짝 공감하게 만드는 그들의 아트가 더 정감이 가게 한다. 더 나이 드신 분들이 한다면 웃음 속에 눈물까지 흘러 내릴 것 같은 느낌이 짙게 베여 온다.
[3월의 아트]의 송승환, 정원중, 김일우는 미워할 수 없는 세 친구 수현, 덕수, 규태로 분한다. 10년 만에 대학로 소극장을 찾게 된 송승환과 브라운관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내고 있는 김일우와 우직한 역할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정원중이 함께 한다. 그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같은 극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에너지와 다른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직 혈기왕성(?)한 20, 30대의 이야기를 이제껏 보여주었다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중후한 멋을 한껏 드러내는 작품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규태와 수현 그리고 덕수. 하얀 캔버스에 하얀 선이 그려져 있어 작품을 아는 사람의 눈에는 보인다는 1억 8천만원의 그림 한 점. 이 작품 때문에 한 번도 털어 놓은 적이 없고 털어 놓기도 싫었던 이야기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남자라는 이유로 ‘좋은 게 좋은 거지’를 넘어서 남자들만의 수다가 여과되지 않고 뿜어져 나온다. 고정관념이라는 것은 여지없이 개져 버리고 치졸하고 친구의 우정에 금이 가 외면하게 될 정도로 깊게 파고 들어 간다.
1억 8천만원이나 되는 그림 한 점 때문에 세 친구의 우정은 완전히 발가 벗겨지고 있다. 서로에 대한 질투와 알 수 없는 서운함. 애정이 애증이 되고 서로의 감정들이 자신들만의 감정표현으로 건널 수 없는 선까지 넘어서게 된다. 장난이 아니다. 그들은 서로를 끝내는 벼랑 끝까지 내 몰아 톡 건드리면 떨어질 것 같은 위기의 순간에 오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에 대해 풀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말하지 않아서 그렇지 그만큼 서로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해서 원만한 의사소통의 길을 터 놓은 것이리라.
깐깐하고 성격 급함의 극치의 전임교수인 규태와 도도하고 상류의 생활을 하는 피부과 의사 수현, 그리고 우유부단하고 단순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문방구 사장 덕수는 각자의 입장을 지키면서 서로를 공격하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다. 그 논쟁은 예술과 철학으로 위장되어 있다. 고전주의 사실주의, 모더니즘, 세나카라던가 컨템퍼러리를 내 뱉는다. 그러나 그 논쟁과 싸움의 저변에는 딱 하나의 명제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네가 내 친구이긴 한거야?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친구는 그랬다. 서로에게 친구이길 바라면서 친구 이전에 친구에게서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소유라는 말과는 다른, 어쩌면 우리는 그것을 우정이라고 표현하는 것일지 모른다. [3월의 아트]는 깊숙하고도 깊숙한 ‘우정’이라는 것을 근본적인 문제부터 천천히 되짚어서 철저하게 파헤쳐 간다. 한 사람을 친구로 좋아한다면 그의 모습 그대로 좋아하고 인정하는 것과 친구는 보살펴 주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겉치레만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3월의 아트] 결말은 세 친구의 소통이었고, 변하지 않고 서로 키워가는 우정이라는 나무를 바라는 결말로 그들 나름대로의 우정을 보여준다.
앙뜨와르 작품을 끔찍이 여기는 현수가 ‘판데기’로 여기는 규태에게 매직으로 1억 8천만원의 앙뜨와르 작품에 낙서할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규태는 흰 판데기에 줄을 긋고 흰 눈 위에 스키를 타는 사람을 그려 넣었다. 여기에서 그들은 이미 화해를 했고, 지금까지 헐뜯었던 모든 것들을 깨끗이 묻어 버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셋은 매직크리너로 깨끗이 그림을 지워버린다.
‘알고 있었어? 매직 클리너로 지울 수 있다는 것을?’, ‘아니 나도 몰랐지.’ 수현은 우정을 수현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수현은 머리를 썼다. 그는 매직 클리너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림을 그리고 다시 지워 현상유지를 했다는 완전범죄의 현장을 공범이 되어 그들의 우정은 당분간 영원할 것으로 여겨졌다. 아니 그들은 ‘친구’를 다시 찾게 된 것이 더 중요한 사실일 것이다.
우정이란 상대방의 모습, 그대로의 모습을 봐주어야 하며, 서로 돌봐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 준다.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이기적인 사람들로 가득한 현대인간들에게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게 하는 무대인 것이다.
같은 작품이라도 어떤 배우가 하느냐에 따라 그 성격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3월의 아트]는 대학로 학전블루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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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악어컴퍼니 제공
2006.03.08 / 조회 1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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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트]에서 수현으로 출연하는 송승환
언제나 전 배우예요.
악어컴퍼니의 히트 레퍼토리 [아트]에 ㈜PMC의 송승환 대표가 2004년 [아마데우스] 이후 2년 만에 연극무대에 선다.
“대학로는 10년 만에 무대에 서는 거예요. 95,6년 때에 [너에게 나를 보낸다]라는 모노 드라마를 했으니까 10년 만이죠. 97년 난타 초연으로 연극 무대에 설 시간이 없었죠. 2004년에 [아마데우스]를 했었죠. 아무것도 몰랐던 85년에 [아마데우스]를 했었는데 20년 만에 [아마데우스] 무대에 섰을 때도 감회가 새로웠어요.”
오랜만에 무대 나들이 하시는 것 아니느냐는 질문에 정색하면서 말을 잇는다. “배우로 은퇴한 적도 없고 한 번도 이야기해 본 적이 없어요. 배우는 내 평생의 업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언제든지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무대에 설 준비가 되어 있는 배우입니다.”
사람들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기 보다 소위 잘 나가는 제작사의 대표로 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무대에 서실 수 있기는 한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했는데 그런 생각은 일순간에 무너지고 만다. 그는 천상 배우였고, 배우로 살고 싶어하는 연기자였다.
“배우라는 정체성은 가지고 있으면서 잠시 쉬었다가 하는 기분이지 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연기자로 볼 때 어릴 때부터 여러가지를 했잖아요. 예를 들면, 젊음의 행진 MC를 하면서 밤을 잊은 그대에게 DJ도 보고, 연극 [에쿠우스]를 하면서 [칼채]라는 영화를 찍었어요. 어릴 때부터 장르의 구분 없이 해왔기 때문에 장르의 구분은 특별히 구분을 짓지 않아요.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무대의 매력을 여쭈어 봤을 때 송승환은 연극이 배우로서 가장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했다. 그 이유는 영화 같은 경우에 배우도 훌륭해야 하지만 감독의 작업이 굉장히 많은 작업이고, TV 드라마는 작가 의존도가 굉장히 높고 대본이 좋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연극은 그런 모든 상황이 배우에게 맡겨지는 것이 많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책임질 수 있는 것은 배우밖에 없기 때문에 어렵고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많고 보람도 크다는 그의 말이다.
연극 [아트]는 공전에 히트를 치고 있었던 작품이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재미있고 거침이 없는 그들만의 수수께기가 시작된다. 그곳에 송승환이 있었다. 그는 [아트] 초연 당시 루트원의 최호 대표에게 출연 섭외를 받았었다고 한다. 영국에서 배우들이 해서 성공도 했지만 비 배우들이 해서도 더 큰 성공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송승환 대표는 배우 출신이지만 제작자이고, 홍승기 변호사도 출연하고 하는데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었다. 대본을 읽어보고 굉장히 지적인 연극이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스케쥴이 안되어서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난 후 공연을 보았고,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작품이라 한다. 언제 시간이 되면 해보고 싶었던 작품으로 남겼다고 한다.
“작년부터 ㈜악어컴퍼니 조행덕 대표가 만나면 [아트]하자고 해서 나도 굉장히 꼭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기로 했어요.”
처음에 연출은 규태 역할을 제안했다고 한다. 처음 리딩할 때 규태 역할로 읽었지만 그는 규태 역할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해왔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수현 역할이 더 끌렸다고 한다. 관객들이 볼 때 얄밉고 그런 역할인데 역할을 바꿔서 읽어봤는데 연출도 좋다고 했단다. 그래서 김일우가 규태 역할을 맡고 그는 수현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수현이 캐릭터가 끌리더라고요. 초연 때부터 ‘목욕탕집 남자들’에서 말 많고 하는 캐릭터는 많이 해봤어요. 수현이 같은 캐릭터는 안 해본 역할이었거든요. 규태는 ‘아줌마’에서 강석우 친구 교수 역할과 같다는 생각을 했죠.”
송승환 대표는 극 중 흰 널빤지 위에 하얀 그림을 고가로 사들인 친구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키는 럭셔리한 의사 ‘수현’을 맡아서 정원중, 김일우와 호흡을 맞춘다.
PMC 대표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송승환은 차기 프로젝트에 대해서 듣고 싶어졌다.
“[달고나]는 올 해 3월말부터 7월 말까지 자유소극장에서 공연을 하고, 8월 한 달 동안 업그레이드를 거쳐 9,10월 지방공연을 가지고 11,12월에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하는 것으로 스케쥴을 잡고 있어요. [달고나]는 중극장용으로 업그레이드 됩니다. 처음부터 [달고나]는 소극장 보다는 중극장을 목표로 두고 소극장에서 트라이 아웃을 거치는 개념으로 한 것이고, 이제 어느 정도 완성도가 생겼고, 중극장으로 가져갈 만한 자신이 생겼기 때문에 2006년 공연 스케쥴을 잡았어요.”
6월부터 충무아트홀에 올려질 [브루클린]과 작년 하반기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만들어진 소극장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도 올 해 11월부터 자유소극장에서 오픈 런으로 장기 공연 되어지고, 8월부터 10월까지 신작 작품 [살인사건]이 초연된다. 2007년도에는 MBC와 함께 제작하는 뮤지컬 [대장금]도 준비하고 있다.
“MBC에서 [대장금]을 뮤지컬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저는 저대로 [대장금]을 뮤지컬로 제작하고 싶다는 기획서를 냈죠. 작년에 이야기가 오가다가 올 해 정식 계약을 했고, 오은희 작가가 대본을 만들고 있고, 한진섭 감독이 연출을 맡습니다.”
MBC PD와 PMC PD가 함께 만나 구성회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음악이 제일 문제인데 음악 프로듀서를 두고 전체의 음악 톤을 조절하면서 여러 장르의 작곡가에게 의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한다.
“[대장금]은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대장금]을 뮤지컬로 제작하였을 경우 아시아 시장권에 진출하기가 용이합니다. 드라마 [대장금]으로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죠. 또 하나는 아시아권은 자막을 읽는 문화가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 우리 뮤지컬을 가지고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용이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장금]은 그 외에도 좋은 소재를 가지고 있다. 보편적인 흥행 스토리인 일과 사랑이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요리, 의상, 상궁간의 질투, 덕구의 코믹적인 요소 등이 너무 많아 잘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송대표는 창작뮤지컬이 사랑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영화의 페러다임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헐리우드 영화가 독차지 하고 있던 시기에 한국 영화는 보지 않았죠. 그런데 한국 영화가 왜 되기 시작했을가요? 그것은 영화에 전문 프로듀서들이 등장했고, 해외파 인력들이 대거 투입되고 헐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없는 한국적인 정서를 한국 영화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욕’을 들 수 있죠. 헐리우드 영화에서 쉽게 나오는 ‘Fuck you’, ‘goddamn’이라고 이야기하면 별로 욕처럼 안 들리는데 한국영화에서 ‘이 씨발놈아’ 하니까 너무 리얼하게 들리는 거죠. 반작용이 어디에 있었느냐하면 드라마예요. 드라마에서는 건달이 나와도 욕을 안 했어요. 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젊은 아이들이 보았을 때는 가짜 같은 거죠. 욕을 안 하기 때문에. 그런데 한국 영화는 리얼하게 욕을 하니까 굉장한 진실감으로 다가오는 거죠.”
“뮤지컬도 마찬가지예요. 라이센스 뮤지컬들 중에 ‘2006년 한국에서 왜 이 작품을 봐야하지?’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뮤지컬들이 종종 있어요. 그것은 정서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결국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관객들이 좋아하기 시작했다면 이제는 좀 더 한국적인 정서와 리얼리티로 다가오는 뮤지컬을 찾게 될 것이라는 거죠. 헐리우드 영화에서 한국영화로 넘어온 것처럼 뮤지컬도 그런 단계가 오고 있는 거죠. 다만 완성도를 얼마만큼 브로드웨이만큼 높이느냐의 문제인데 브로드웨이 프리프로덕션 제작비가 1,500만불에서 2,000만불이예요. 200억 정도인데 우리나라 시장에서 200억을 사전 제작비로 들여 뮤지컬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뮤지컬 시장을 넓혀야만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죠.”
그런 면에서 아시아 시장이 우리 시장이 되어 가는 것이다. 한류에 뮤지컬도 태동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소극장 위주로 알차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고, 두 번째는 아시아 시장에서 가능성이 있는 대극장 뮤지컬로 옮겨가는 것. 내수시장을 보고 대극장 뮤지컬을 만드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송승환 대표는 말한다. 이제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야만 대형 뮤지컬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수 시장만 가지고 했을 경우 완성도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프라도 구축이 안되어 있고 큰 제작비를 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권에서는 일본, 홍콩, 대만, 싱가폴이 그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시아가 한국 뮤지컬을 발전시키는 데에 발판이 되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라이센스 뮤지컬이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고 창작은 별로 없는 것이 실정이다. 극장수준이나 관객의 수준은 높아져 있지만 정작 창작 컨텐츠는 없는 것이다.
PMC와 밀접한 회사인 브로드웨이 아시아의 모회사는 리차드 플랭클린 프로덕션이다. 리차드 프로덕션은 [프로듀서스]와 [헤어스프레이]를 제작했던 회사이다. 그런데 브로드웨이 아시아가 [대장금]에 관심을 보이면서 투자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일이지만 큰 일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고리가 되어 한국 뮤지컬을 라이센스하여 미국와 유럽으로 진출하고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겠지만 인프라를 구축하고 우리 손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음악을 만들어 맨 파워를 키워 시장을 키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송대표는 강조한다.
“라이센스 뮤지컬이 한국에 미친 영향력은 컸죠. 시장을 키웠다는 것과 라이센스 작업을 통해 우리나라 배우들의 역량이 향상되었다는 거죠. 거기서 얻은 결과를 가지고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것이 남은 숙제이죠.”
송승환 대표는 요즈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트] 연습에 [대장금]과 [난타], [어린이 난타], [호두까기 인형], [도깨비 스톰], [달고나], [살인사건] 등 ㈜PMC의 대표로 스케쥴에 빈틈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승환 대표가 이 일들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이 모든 일들을 즐긴다는 데에 있다. 재미있기 때문에 하고 있다는 그는 천상 놀이꾼이다. [아트]도 연습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과 몸이 가볍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MBC ‘여성시대’를 진행중인 송승환 대표는 2006년 같으 하늘 아래에 살고 있으면서 전혀 다른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삶을 메마르게 하지 않고, 교만해 질 수 있는 것을 꺾어주는 역할도 해주는 것 같아서 좋다는 말을 전했다. “너무 진솔해요. 인터넷으로 올리는 사연도 있지만 아직도 연필과 볼펜으로 편지지에 4-5장 씩 써서 보내는 사연들을 보면 가슴 뭉클한 사연들이 많아요. 그런 것이 메말라가는 저를 촉촉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50명의 직원과 60-70명의 배우와 스텝을 이끌고 있는 송승환 대표는 2007년 난타 10주년을 맞이하여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그가 연극 [아트]에서 무대에 선다. “이번에 젊은 사람들과 나이가 있는 사람들, 두 팀이 나뉘어서 하는데 저희 팀의 공연 시간이 좀 늦어질 것 같아요. 능글맞아서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거예요. 전무송씨나 신구씨가 하는 [아트]도 보고 싶더라고요.”
[아트] 남자들의 수다와 질투를 흠뻑 볼 수 있는 연극이다. 송승호나 대표는 배우가 갖는 매력이 팬들과 같이 늙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제 자신의 팬들도 40대 초중반이 되어 온다면 무대와 객석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한다. 그런 [아트]가 시작되는 3월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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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2006.02.17 / 조회 14,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