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
낯익고도 신비한 신화의 세계로, <변신이야기> 개막
‘변신’을 소재로 한 그리스·로마 신화 열 편을 담은 연극 가 무대에 올랐다. 무대 한 가운데를 채운 파란 수조와 서정적인 음악이 돋보인 이 연극의 제작진은 개막일인 지난 27일 낮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가 그리스·로마신화를 소재로 쓴 서사시를 현대적 관점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만지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마이다스 황제에 관한 신화에서부터 죽는 순간 나무로 변한 바우키스와 필레몬 부부에 관한 신화까지, 우리에게 낯익거나 또는 생소한 열 가지의 신화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2002년 토니어워즈 연출상 등을 수상하며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 연극은 올해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랐다. 의 변정주 연출과 의 여신동 무대디자이너의 참여 소식도 미리부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이날 펼쳐진 는 가장 먼저 무대 한가운데에 들어선 커다란 수조로 눈길을 끌었다. 가로 6미터, 세로 4미터, 높이 70센치미터의 이 수조는 극중 펼쳐지는 다양한 변신의 매개체이자 기쁨, 슬픔, 탐욕, 질투 등 인간의 갖은 감정을 물로 표현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첫 번째로 펼쳐진 신화는 천지창조에 관한 것으로, 제우스와 과학자가 등장해 세상이 존재하기 전의 카오스와 천지창조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짙은 안개 속에서 등장한 배우들은 이어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들어버리는 마이다스의 신화를 펼쳤다. 신에게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는 능력을 달라 청했던 마이다스는 자신의 딸마저 황금으로 변하자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다음으로는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새가 되어버린 케윅스, 아버지를 향한 뜨거운 욕망에 빠져 결국 파멸을 맞는 소녀 뮈라, 죽은 아내를 되찾기 위해 지하세계로 내려간 오르페우스 등에 관한 신화가 펼쳐졌다. 수조를 가득 채운 물과 함께 신화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든 것은 밴드 ‘고래야’가 연주한 라이브음악이다. 6인조 밴드 고래야는 노래와 함께 기타, 대금, 소금, 퉁소, 거문고, 퍼커션 등 여러 가지 악기를 활용해 무대를 채웠다. 배우들의 활약도 쉼 없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손지윤, 전성민 등 여배우들은 때로는 차갑고 잔인한 여신으로, 때로는 순진무구한 소녀로 변신해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고, 김준원, 정태민 등 남자 배우들도 아버지와 황제, 신과 나무를 오가며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신화 속 세계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그려낸 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5월 17일까지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4.28 / 조회 9,858
-
추상적인 현대미술 같은 신화 세계로 초대, <변신이야기> 연습현장
신화는 현대에도 다양한 예술 작업의 원천으로 자리하고 있다. 신화 속 신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인류 보편의 정서와 많이 닮은 것이 하나의 이유요, 또 정확한 인과관계를 통해서 설명될 수 없는 판타지가 나름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기도 한 까닭이다. 신화에서 출발한 색다른 작품이 곧 한국 무대에 펼쳐질 예정이다. 고대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소재로 한 서사시를 미국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매리 짐머맨이 연극으로 재구성한 가 오는 4월 28일 정식 개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찾은 남산창작센터 연습실에는 한국 초연 무대를 책임질 변정주 연출과 9명의 배우들, 제작진들이 한데 모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날 공개된 장면들 중에는 한 여자와 과학자, 제우스 신이 세상이 있기 전 카오스와 천지창조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천지창조', 모든 고통과 질병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자인 '판도라' 장면을 비롯해 하데스와의 약속을 어겨 아내 에우리디케를 잃은 오르페우스 이야기 등 우리에게 익숙하거나 또는 그렇지 않은 신화들의 주요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변정주 연출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 문화에 기초하기에 한국 관객들에게는 자연적으로 친근감보다는 낯선 느낌이 더욱 클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변정주 연출은 "10개의 에피소드 중 6, 7개 정도는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알고 계신 스토리일 것이고 나머지는 우리 역시 처음 접해본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야기의 낯섦보다는 이야기가 가진 내용이 더 중요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 '어떻게 신화를 볼 것인가'에 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신화가 어떻게 발생했으며 다양한 관점으로 신화를 읽고 해석할 수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작품이 가진 남다른 특징 중 하나는 무대 정가운데에 자리한 커다란 수조일 것이다. 작가가 대본 첫 장에 쓴 '무대에는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의 수영장 풀이 놓여지며, 모든 장면이 풀이나 풀 주위에서 일어난다'는 지문이 여신동 무대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한국에서도 실현될 예정이다. 변 연출은 "물은 여러가지 요소와 이미지로 활용될 예정"이라며 "물이 배우들을 더욱 동물적이고 원초적으로 만드는 느낌이 들어 예상 못한 에너지들이 작품에서 뿜어져 나올 것"이라 기대했다. 배우들은 구르고 뛰고 소리치는 등 남다른 움직임과 악기 연주, 노래 등으로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손지윤은 "아직 물 속에서 연습을 해 보지 않아 가늠은 쉽지 않지만, 물 속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지금의 배가 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점쳤다. 이들은 다양한 변신을 통해 해설자, 아프로디테, 굶주림, 나무의 정령 등 다양한 유형, 무형의 75가지 캐릭터로 변신해 작품이 가진 신비로운 이미지를 더욱 배가시킬 전망이다. 대본은 원작을 따르고 있지만 그 외 다양한 요소에서는 한국 무대만의 남다른 개성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음악을 맡은 고래야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2013년 에딘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으며, 2014년 KBS 국악대상 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한 퓨전 국악 단체 고래야는 지난해 토속민요를 주제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도를 담은 2집 '불러온 노래'를 발매하기도 했다. 변정주 연출 역시 "과거 함께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 앨범과 콘서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신화와 이들의 음악이 잘 매치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래야가 지닌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가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음악을 담당한 고래야는 일종의 이미지적 구성임을 변 연출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물의 활용과 배우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시각적인 면도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조금은 추상적인 현대미술 같은 작품이 되었으면"하는 게 변 연출의 바람이다. 등의 작품을 탄탄한 무대로 선보여 온 노네임씨어터의 신작 는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4.06 / 조회 8,163
-
변함없이 기발하고 잔인하다, 1년 만에 돌아온 연극 <필로우맨>
기이하고 잔인한 상상력으로 빚어진 연극 이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은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작가 겸 영화감독인 마틴 맥도너가 쓴 은 아이들을 소재로 잔혹한 동화를 쓰는 작가 카투리안과 그를 아동살해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궁하는 두 명의 형사, 그리고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 사이에서 벌어지는 진실공방을 담은 연극이다.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지난해 5년 만에 무대에 올라 전석 매진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올해 무대에 오른 네 명의 배우 중 김준원·손종학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에 출연한다. 등에서 활약해온 김준원은 잔인한 동화를 쓰는 작가 카투리안을, 의 손종학은 카투리안을 심문하는 형사 투폴스키를 맡았다. 마이클 역의 홍우진과 에리얼 역의 정태민은 이번 공연에 새로 합류했다. 그간 등에 출연해온 홍우진이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로, 의 정태민이 다혈질의 형사 에리얼로 분한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김준원, 손종학, 홍우진, 정태민연극은 카투리안이 영문도 모른 채 취조실로 붙잡혀와 형사 투폴스키와 에리얼로부터 심문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침착해지려 애쓰던 카투리안은 옆방에서 귀에 익은 비명소리가 들려오자 점차 이성을 잃는다. 비명소리의 주인공은 카투리안의 형인 마이클. 취조가 진행될수록 이들 형제의 어두운 어린 시절이 드러나고, 참혹한 아동살해사건의 전모도 함께 밝혀진다. 이지적이고 냉혹한 형사 투폴스키와 그의 부하 에리얼이 펼치는 심리전도 긴장감을 더한다. 지난해 소극장에서 공연됐던 이 작품은 올해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변정주 연출은 "이번 공연장이 3면의 객석으로 둘러 쌓인 돌출형 무대여서, 최대한 많은 관객이 무대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중간중간 활용된 영상과 강렬한 조명도 상상력을 자극한다. 네 등장인물의 이야기 외에도 '사거리의 세 사형대' '작은 초록돼지' 등 작가의 번뜩이는 상상력이 빛나는 동화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카투리안·마이클 등이 생생한 표정과 몸짓을 더해가며 들려주는 이 동화는 고통으로 얼룩진 삶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다. 제목 '필로우맨' 역시 카투리안이 집필한 동화의 주인공이다. 온 몸이 핑크색 베개로 만들어진 필로우맨은 어린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비참한 삶과 대면하지 않을 수 있도록 미리 목숨을 끊도록 돕는다. 어두운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일그러진 세계관을 갖게 된 카투리안과 마이클의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이 작품은 '이야기'라는 것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연출의 말도 곱씹어 볼만하다. 은 12월 15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3.11.21 / 조회 10,635
-
연극 ‘짬뽕’ 10주년 기념 앵콜 공연
연극 ‘짬뽕’이 5월 10일부터 6월 30일까지 10주년 기념 공연을 마치고, 7월 1일부터 9월 8일까지 대학로 달빛극장에서 앵콜공연을 시작한다.작품은 2004년 초연한 작품이다. 5?18 민주화운동이 짬뽕 한 그릇으로 인해 일어났다는 설정으로 아픈 과거사를 춘래원 가족의 삶에 투영한다. 무거운 주제를 가벼움과 진중함 사이에서 풀어내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이번 공연은 초연부터 함께해 온 연출가 윤정환이 참여했다. 그는 연극 ‘짬뽕’의 극작과 연출을 동시에 맡았다. 뮤지컬 ‘캣츠’, ‘뷰티풀게임’, ‘에비타’ 등의 작품에서 연출가로 활약한 바 있다.올해는 10주년을 맞이한 만큼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주옥같은 명대사를 던지는 ‘신작로’ 역은 윤영걸, 김원해, 최재섭, 정태민, 박주용이 맡는다. ‘오미란’ 역은 강수영과 김화영, 윤선희가 함께하며, ‘백만식’ 역으로는 김준원, 허동원, 김선덕이 출연한다. 그 외에도 채송화, 김민선, 백윤희, 정수한, 임한창, 정정남, 이건영, 서성종, 김경환, 김정현, 이세영, 김태성, 김조연 등이 함께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7.05 / 조회 3,212
-
[뮤지컬 Up↑&Down↓] 뮤지컬 ‘군수선거’
서울에는 젊은 지식인들이 넘쳐나지만, 시골에는 노인들과 다문화 가정 등의 소외된 이웃이 소수로 모여 살아간다. 이들의 이야기를 정감 있게 다룬 작품이 뮤지컬 ‘군수선거’다. 작품은 트로트 장르로 뮤지컬 넘버를 구성했다. 단순한 가사에 경쾌한 비트의 트로트는 관객에게 신선함을 더한다. 뮤지컬 ‘군수선거’의 무대에는 선거를 중심으로 한 시골 가족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 화끈하고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관객과의 소통 Up↑ 공연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관객과의 소통을 꾀하다 뮤지컬 ‘군수선거’는 공연 시작 전부터 사랑리 마을 주민들이 무대 위에 퍼질러 앉아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관객들이 가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가 하면, 공연 당일의 이슈들에 대해 옆 집 아저씨처럼 편안하게 대화한다. 여기서 관객들은 이미 작품에 마음을 열고 몰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펼쳐지는 이야기 속의 군수 후보들은 관객들에게 직접 유세를 하고, 마을 잔치 도중 막걸리 잔을 내밀기도 한다. 이러한 소통이 더욱 극적일 수 있는 것은 타깃 관객이 중년층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연륜으로 넉살좋게 지하철 옆자리 사람에게도 말을 건넬 수 있는 중년층들은 이러한 소통을 반갑고 즐겁게 받아들인다. Up↑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짜임새 있는 전개 이 작품의 소재는 ‘선거’다. 선거라는 소재를 위트 있는 풍자와 한국적인 음악으로 경쾌하게 그려낸다. ‘선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보고, 토론을 벌였던 주제다. 등장인물들이 하는 행동은 마치 대한민국 선거판의 축소판 같다. 선거후보자들은 대단한 선거공약을 외치지만, 정작 사랑리에서 문제가 되고 필요한 노인 복지 문제, 다문화 가정 지원, 귀농 문제들은 외면한다. 후보들 가운데 ‘나훈남’ 만이 이웃들의 걱정을 함께 나누며 그들의 일상을 소소하게 돕는 모습을 보인다. 작품은 ‘선거’라는 소재 뿐 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불임부부, 자폐아, 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의 이야기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그들의 진심을 표현하며 감동을 주고, 때로는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다양한 소재를 한 번에 그려내면서도 관객이 받아들이기 쉬운 것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 덕분이다. - 감칠맛 나는 연기 Up↑ 배우들의 쫀득한 연기력 배우들의 연기는 쫀득쫀득하게 맛깔스러웠다. 사투리를 구사하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은 시골의 풍경을 그려내는 주된 매개체였다. 베트남 여성 ‘뚜이’를 연기한 김혜나 배우는 순수하고 착한 캐릭터를 어설픈 한국말과 함께 잘 버무려냈다. 동네 바보인 자폐아를 연기한 이기섭 배우는 실감나는 바보연기를 해내면서도 내면의 따뜻함을 잘 전달했다. 멀티맨의 활약도 눈부셨다. 공연 시작 전부터 구수한 입담을 펼친 이장 역의 장재권 배우는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로, 경찰로 활약하며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군수 여성 후보 장미화 역의 이성경 배우도 1인 2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엉터리 영어를 구사하며 얄밉도록 잘난 척하는 장미화는 바보 아들을 둔 병약하고 가슴 따스한 엄마로 순식간에 변신한다. Down↓ 곳곳의 아쉬웠던 넘버들 배우들의 연기는 심금을 울리며 웃음과 함께 짠한 감동을 선사한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배우들의 노래였다. 트로트는 듣는 이로 하여금 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해 다소 완벽한 보컬이 아니더라도 전달력이 컸다. 하지만 ‘나훈남’과 그의 아내인 베트남 여성 ‘뚜이’가 부르는 사랑노래와 같은 발라드 풍의 노래는 관객의 몰입력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Down↓ 호흡을 흩트리는 군무 이 작품의 후반부에는 관객들이 덩실덩실 흥이 나게 하는 발랄한 음악과 함께 군무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관객들에게 춤추며 노래하는 신선한 무대를 선사한다. 이 장면에서 배우들 간의 호흡이 다소 맞지 않아 안타깝기도 했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2.01 / 조회 3,788
-
[뮤지컬 Up↑&Down↓] 뮤지컬 ‘군수선거’
서울에는 젊은 지식인들이 넘쳐나지만, 시골에는 노인들과 다문화 가정 등의 소외된 이웃이 소수로 모여 살아간다. 이들의 이야기를 정감 있게 다룬 작품이 뮤지컬 ‘군수선거’다. 작품은 트로트 장르로 뮤지컬 넘버를 구성했다. 단순한 가사에 경쾌한 비트의 트로트는 관객에게 신선함을 더한다. 뮤지컬 ‘군수선거’의 무대에는 선거를 중심으로 한 시골 가족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 화끈하고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관객과의 소통 Up↑ 공연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관객과의 소통을 꾀하다 뮤지컬 ‘군수선거’는 공연 시작 전부터 사랑리 마을 주민들이 무대 위에 퍼질러 앉아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관객들이 가진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가 하면, 공연 당일의 이슈들에 대해 옆 집 아저씨처럼 편안하게 대화한다. 여기서 관객들은 이미 작품에 마음을 열고 몰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펼쳐지는 이야기 속의 군수 후보들은 관객들에게 직접 유세를 하고, 마을 잔치 도중 막걸리 잔을 내밀기도 한다. 이러한 소통이 더욱 극적일 수 있는 것은 타깃 관객이 중년층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연륜으로 넉살좋게 지하철 옆자리 사람에게도 말을 건넬 수 있는 중년층들은 이러한 소통을 반갑고 즐겁게 받아들인다. Up↑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짜임새 있는 전개 이 작품의 소재는 ‘선거’다. 선거라는 소재를 위트 있는 풍자와 한국적인 음악으로 경쾌하게 그려낸다. ‘선거’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보고, 토론을 벌였던 주제다. 등장인물들이 하는 행동은 마치 대한민국 선거판의 축소판 같다. 선거후보자들은 대단한 선거공약을 외치지만, 정작 사랑리에서 문제가 되고 필요한 노인 복지 문제, 다문화 가정 지원, 귀농 문제들은 외면한다. 후보들 가운데 ‘나훈남’ 만이 이웃들의 걱정을 함께 나누며 그들의 일상을 소소하게 돕는 모습을 보인다. 작품은 ‘선거’라는 소재 뿐 만 아니라 다문화가정, 불임부부, 자폐아, 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의 이야기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그들의 진심을 표현하며 감동을 주고, 때로는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다양한 소재를 한 번에 그려내면서도 관객이 받아들이기 쉬운 것은 짜임새 있는 스토리 덕분이다. - 감칠맛 나는 연기 Up↑ 배우들의 쫀득한 연기력 배우들의 연기는 쫀득쫀득하게 맛깔스러웠다. 사투리를 구사하는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은 시골의 풍경을 그려내는 주된 매개체였다. 베트남 여성 ‘뚜이’를 연기한 김혜나 배우는 순수하고 착한 캐릭터를 어설픈 한국말과 함께 잘 버무려냈다. 동네 바보인 자폐아를 연기한 이기섭 배우는 실감나는 바보연기를 해내면서도 내면의 따뜻함을 잘 전달했다. 멀티맨의 활약도 눈부셨다. 공연 시작 전부터 구수한 입담을 펼친 이장 역의 장재권 배우는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로, 경찰로 활약하며 깨알 같은 웃음을 선사했다. 군수 여성 후보 장미화 역의 이성경 배우도 1인 2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엉터리 영어를 구사하며 얄밉도록 잘난 척하는 장미화는 바보 아들을 둔 병약하고 가슴 따스한 엄마로 순식간에 변신한다. Down↓ 곳곳의 아쉬웠던 넘버들 배우들의 연기는 심금을 울리며 웃음과 함께 짠한 감동을 선사한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배우들의 노래였다. 트로트는 듣는 이로 하여금 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해 다소 완벽한 보컬이 아니더라도 전달력이 컸다. 하지만 ‘나훈남’과 그의 아내인 베트남 여성 ‘뚜이’가 부르는 사랑노래와 같은 발라드 풍의 노래는 관객의 몰입력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Down↓ 호흡을 흩트리는 군무 이 작품의 후반부에는 관객들이 덩실덩실 흥이 나게 하는 발랄한 음악과 함께 군무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관객들에게 춤추며 노래하는 신선한 무대를 선사한다. 이 장면에서 배우들 간의 호흡이 다소 맞지 않아 안타깝기도 했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1.31 / 조회 3,066
-
매일 범인이 달라진다고? 관객 참여형 추리극 <쉬어 매드니스>
수다스럽고 개성 강한 미용사 조지와 수지가 일하는 미용실 '쉬어 매드니스'. 어느 날 이곳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은 수지와 조지, 그리고 살인사건이 일어난 시간 미용실에 있던 오준수, 한보현 중 한 명이다. 과연 이 네 사람 중 누가, 왜 살인을 저질렀을까? 관객 참여형 추리극 가 2년 만에 다시 대학로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은 지난 22일 프레스콜을 열고 지난 8일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의 전체 장면을 공개했다. 면도를 하러 온 형사 강우진(서성종)과 미용사 조지(정태민)부잣집 사모님 한보현(김송이)와 미용사 수지(김나미)는 독특한 진행과 빈틈없는 이야기로 1980년 미국 보스턴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 54개의 프로덕션을 통해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히 공연되어온 인기 연극이다. '관객 참여형'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는 살인사건의 전말을 관객과 함께 추리해나가는 연극이다. 관객들은 수사에 나선 형사를 도와 각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밝혀내고, 살인사건이 일어난 시간 각 인물들이 보였던 수상한 행동을 하나씩 지적한다. 풀리지 않는 의문은 직접 형사나 용의자들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사건의 정황을 추리하는 조영민 형사(배현일) 용의자를 취조하는 형사 "범인은 왼손잡이인가요, 아니면 오른손잡이인가요?" "그게 왜 궁금하시죠? "왼손잡이라면 왼쪽을 찔렀을 테니까요" 객석의 열기는 생각보다 더 뜨거웠다. 관객들은 형사에게 범인의 키나 몸무게를 묻기도 하고, 혐의를 부인하는 출연자들에게 아까 수상한 물건을 들고 있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렇게 밝혀진 정황을 토대로 관객들이 가장 의심 가는 용의자를 지목하면, 그에 따라 매회 다른 결말이 이어진다. 또 다른 매력은 수시로 웃음을 자아내는 코믹한 대사들이다. 특히 '노홍철' '화성시' '4대강' 등 요즈음의 사회 이슈와 맞물린 재미있는 대사들이 많다. 변정주 연출에 따르면, 원작자가 이 작품이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공연될 수 있도록 극중 지명, 인물을 가리키는 부분을 빈칸으로 남겨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변하는 이슈를 대본에 반영해 매회 다른 대사를 넣는다. 서성종, 정태민, 김송이, 김도형, 김나미, 배현일 등 이날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은 이제까지의 공연에서 황당한 질문을 던지는 관객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거나 여자배우의 전화번호를 묻는 관객이 있는가 하면, 배우들의 옷이나 소품이 바뀌었다고 우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배우와 관객이 머리를 맞대고 펼치는 이 흥미진진한 추리극에 함께 해보자. 연극 는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2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연극 "쉬어 매드니스"공연장면
2013.01.23 / 조회 17,401
-
[기대작 미리보기] 매1분 1초를 웃겨준다, 연극 ‘쉬어매드니스’
연극 ‘쉬어매드니스’가 2년 만에 국내 관객들에게 돌아온다. 이 작품은 1년 365일 365가지 다른 결말을 만드는 색다른 시도로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전 세계에서 롱런하고 있는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한국에서도 그 명성을 이었다. 2007년 인터파크 연극 부문 1위를 비롯해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2013년 다시 찾아온 연극 ‘쉬어매드니스’, 그 웃음의 묘미를 미리 알아보았다. 세계가 사랑하는 연극 ‘쉬어매드니스’ 이 작품은 1980년 보스턴 초연을 시작으로 전 세계 10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2006년 국내 초연을 시작으로 2011년 초까지 15만 명 이상의 관객이 거쳐 갔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전 세계 연극의 교과서’로 손꼽힌다. 이 작품은 미국 역사상 가장 롱런한 연극으로 기네스북 세계 기록에 오르기도 했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보스턴 글로브의 '올해 최고의 코미디'에 7번 선정됐고, 시카고 선타임즈와 필라델피아 엔콰이어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연극'으로 뽑혔다. 또한, 미국 추리작가협회의 레이븐상과 찰리 채플린 상을 휩쓸었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공연 중이다. 관객, 연극 ‘쉬어매드니스’의 배우가 되다 또라이 미용실 ‘쉬어매드니스’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들은 이곳의 특별한 매력에 빠져든다. 산만하고 똘끼 충만한 조지와 수지는 정신없는 행동으로 폭소를 유발해 관객들의 혼을 뺀다. 미용사 조지와 수지의 엉뚱함에 빵빵 터질 찰나에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용의자들은 치밀한 알리바이를 내세우며 자신을 변호한다. 여기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쥔 유일한 목격자는 관객들이다. 관객들은 한 사람의 배우가 되어 함께 수사에 동참한다. 형사들은 사건의 목격자인 관객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형사들과 함께 사건을 되짚어 나간다. 누가 진짜 범인인 지는 정해져 있지 않다. 관객들의 참여로 결말은 매 번 바뀐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매 번 다른 결말로 공연이 끝날 때까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관객과 배우가 하나 되어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바로 연극 ‘쉬어매드니스’의 매력이다. 또한, 매일 변화하는 한국의 정치, 사회적 사건과 당일 관객의 성향, 날씨까지 바로 ‘오늘’의 시점으로 라이브 해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한다. 어떤 결말에도 자연스럽고 완벽한 애드리브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32년 동안 축적된 대본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든 결말의 대본이 미리 준비되어 있다. 애드리브마저 철저하게 매뉴얼 화되어 허점이란 찾아볼 수 없다. 관객의 적극적 참여도에 따라 극의 재미가 배가 된다. 2013년 리턴즈 공연에서는 관객들이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수사의 폭을 넓혀 배우와 관객의 긴장감을 강화시켰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대학로문화공간 필링 2관에서 1월 8일부터 오픈런으로 공연된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1.10 / 조회 6,886
-
관객이 직접 찾는 범인! 폭소추리극 ‘쉬어 매드니스’
연극 ‘쉬어 매드니스’가 2년 만에 대학로 무대로 돌아온다.작품은 국내 최초 관객 참여형 연극이다. 관객의 수사와 추리로 매일매일 살인사건의 범인이 달라진다. 배우들은 센스와 순발력을 발휘한 애드립으로 매일 새로운 결말을 관객에게 전한다.공연은 ‘쉬어 매드니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펼쳐진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형사들은 사건의 목격자인 관객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관객은 형사들과 함께 사건을 되짚어 나가며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간다.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1980년 보스턴에서 초연했다. 작품은 보스톤 글로브에서 ‘올해 최고의 코미디’에 일곱 번 선정됐으며, 시카고 선타임즈와 필라델피아 엔콰이어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연극’으로 꼽히기도 했다. 미국 추리작가협회의 레이븐상을 수상했으며, 명예의 코미디홀에 입성한 첫 번째 연극으로 화제를 모았다.2013년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관객이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수사의 폭을 넓힌다. 또한, 배우와 관객의 긴장감을 강화시켜 업그레이드된 웃음과 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연극 ‘쉬어 매드니스’에는 이현철, 서성종, 정태민, 김철진, 김송이, 고혜미, 김나미, 김소희, 윤정선, 김도형, 유재동, 배현일, 안병찬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대학로문화공간 필링2관에서 오픈런으로 무대에 오른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1.09 / 조회 4,806
-
우리 정서와 이야기를 담는다, 뮤지컬 ‘군수선거’
뮤지컬 ‘군수선거’가 2013년 2월 28일까지 더굿씨어터에서 열린다.작품은 트로트 장르로 뮤지컬 넘버를 구성했다. 단순한 가사에 경쾌한 비트의 트로트는 관객에게 신선함을 더한다. 무대는 우리 정서가 담긴 음악으로 우리군 사랑리 시골 가족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공연은 선거라는 소재를 위트 있는 풍자로 그려낸다. 기득권자들의 욕심과 말만 앞세우는 모습은 트로트의 노래와 어우러진다. 선거후보자들은 대단한 선거공약을 외치지만, 정작 사랑리에서 문제가 되고 필요한 노인 복지 문제, 다문화 가정 지원, 귀농 문제들은 외면한다. 후보들 가운데 나훈남 만이 이웃들의 걱정을 함께 나누며 그들의 일상을 소소하게 돕는 모습을 보인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욱현은 “최근 공연계는 거대한 라이센스 뮤지컬, 혹은 젊은 사람들 위주의 내용이 주된 경향을 보인다. 뮤지컬 군수선거는 ‘뽕짝’이라는 우리 음악도 세상에 알리고 한국 만의 따뜻한 고향 이야기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사람 냄새 나는 우리군 사랑리를 통해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남궁세정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2.07 / 조회 2,441
-
지금 아시아는 한국 열풍, 세계무대 꿈꾼다 <비밥> 최철기 대표
뮤지컬 이 올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아시아 점령에 나섰다. 은 와 연출을 비롯해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로 세계의 문을 두드렸던 최철기 대표가 제작한 또 한 편의 새로운 무대. “넌버벌 장르로 작품을 구상한다는 것 자체가 세계 무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페르소나의 최철기 대표는 10여 년간 넌버벌 작품과 함께 겪은 세계 무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 “캐릭터와 드라마가 살아있는 작품”이 생명력을 갖게 됨을 역설했다. 지난 3월 30일, 그 가능성의 시험대이자 교두보로 기대되는 싱가포르 공연에 앞서 공연을 초청한 싱가포르 최대 미디어사 미디어 콥(Media Corp)의 부사장 메이 탐(May Tham)과 꾸준히 한국 공연을 싱가포르에 소개한 마 친 킥(Mah Chin Keak) 미디어 콥 총괄이사에게 ‘왜 지금 싱가포르는 한국 공연을 원하는가’를 물어보았다. Q. 싱가포르 공연을 앞둔 소감이 어떤가 최철기 : 최근 10년 간 한국 공연의 해외 수출은 더 이상 드문 경우는 아니다. 10여 년 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가서 봤을 때 그곳에 너무나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있어 놀랐고 우리도 다양한 소재,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굉장히 많은 넌버벌 퍼포먼스가 생겨났고 다양성 측면에는 발전한 것 같다. 하지만 넌버벌도 서양 스타일과 한국 스타일이 있다. 드라마와 캐릭터가 있는가가 기준점이 되고 그것이 있어야 아시아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한국 작품이 계속 성공하는 것 그 점에 있다고 본다. 또 과거 에딘버러 페스티벌 등에서 공연이 호평을 받으면 바로 유럽 투어를 하고 아시아, 미국 공연을 했다면 몇 년 사이에 그 흐름이 바뀌고 있다. 유럽과 미국 시장이 어려워지고 상대적으로 아시아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라는 이름으로 공연했을 때 굉장히 반응이 좋았고 넨덜란드, 독일, 스페인 등 유럽 국가에서 제안이 왔는데 그들의 첫 마디가 “가격을 깎아달라”는 것이었다. 그 제안 가격이 너무 적었고, 우리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무리한 진행은 불필요 했다. 그러던 차에 미디어 콥의 제안이 있었고 싱가포르를 비롯한 아시아 투어 후 유럽으로 가는 것이 더욱 좋을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의 현지화 프로젝트도 고민하고 있다. 아시아, 유럽, 북미로 이어지는 공연을 추진 중이다. Q. 을 싱가포르에 초청한 이유가 궁금하다. 메이 탐 : 싱가포르 사람들이 좋아하는 두 가지는 음식과 한국의 문화이다. 에는 이 두가지 요소가 모두 들어있다. 마 친 킥 : 과거 등 한국 공연을 봤지만, 이들에 없는 다른 요소가 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비빔밥’이라는 한국 전통 요소를 현대적인 음악, 특히 비트박스로 풀어냈다는 것이다. Q. 그 밖에 의 어떤 부분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는가. 마 친 킥 : 한국 배우들의 에너지와 전달해 주는 감동은 엄청나다. 싱가포르인들이 충분히 좋아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주)페르소나 최철기 대표최철기 : 다른 아시아 배우들이 갖지 못한 에너지를 한국 배우들이 갖고 있는 것이 표현력과 폭발적인 에너지이다. 다른 넌버벌 작품으로 과거 아시아 공연을 했을 때도 똑 같은 반응이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이런 한국 배우들의 폭발력 있는 표현을 못한다는 평가를 많이 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전주우 배우와 홍상진 배우를 꼭 집어 이야기 하며 정말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Q. 미디어 콥에서 과거 초청했던 한국 작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메이 탐 : K팝 가수들의 콘서트나 넌버벌 공연이 많았다. 2011년 마마(MAMA, 엠넷아시아뮤직어워즈)를 한국과 함께 주최했고, 등이 있다. 언어가 필요 없는 장르이고,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어 넌버벌과 콘서트에 집중한다. Q. 싱가포르 공연에 앞서 별도로 요구한 사항이 있는가? 최철기 : 마 친 킥씨가 의 최종 수정 공연을 봤었는데 그 때 우리에게 “이 배우들 그대로 공연하고, 장면을 하나도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었다. 현재 비밥은 세 개 팀이 꾸려가고 있는데, 싱가포르 공연은 그래서 오리지널 멤버들과 함께 왔다. Q.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수입하는 것으로 안다. 작품 선택의 기준은 무엇인가? 마 친 킥 : 엔터테인먼트, 즉 재미있는가, 이다. 특히 코미디와 음악인데, 사람들이 몰입해서 보면서 웃고 즐길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재미에 더불어 공연의 완성도도 빼 놓을 수 없다. Q.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 넌버벌 공연의 특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마 친 킥 : 어느 나라의 공연이든 각자 고유의 문화를 공연 속에 드러내려고 한다. 한국의 공연도 물론 그러한데, 현재 싱가포르에는 한국의 문화 예술이 많이 들어와 있고, 많이 좋아하고 있어 한국 공연에 대한 친근함과 호감이 매우 높다. 싱가포르 미디어 콥의 메이 탐 부사장(좌)과 마 친 킥 총괄이사(우)Q. 의 싱가포르 티켓 판매 상황이 궁금하다. 메이 탐 : 티켓 가격이 33~88 싱가포르 달러로, 같은 장르의 다른 공연에 비해 싼 편은 아니지만 공연 전 85%가 판매 되었다. 이곳에서는 솔드 아웃으로 보고 있다. Q. 올 11월에 또다른 한국 넌버벌 도 싱가포르에 초청할 예정이다. 마 친 킥 : 지금까지 작품 수입의 기준이 싱가포르에 색다른 요소를 가져올 수 있는가 였는데 은 비트박스와 음식이 다른 점이라고 생각했고, 은 치어리딩이나 경주 문화가 한국의 또다른 면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과거 경험에 비춰 해외 공연을 준비하며 특별히 염두에 둔 것은 무엇인가. 최철기 : 할 때는 서양 코미디 디렉터의 도움을 받아 서양식 코미디를 많이 접목했다. 그런데 로 넘어오면서는 캐릭터와 드라마를 보강하여 이야기 안에서 인물이 살아날 수 있게 고민을 많이 했었다. 도 함께 한 쇼닥터 데이빗 오톤도 이야기 하길, 이미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 자체가 유럽인에게도 통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실제로 나를 비롯 연출들과 창작 회의를 할 때 전 세계 사람들이 이걸 보고 이해를 하는가 못하는가를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된다. 또 과거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고 해서 우리 것에 대한 중요도를 강조했었는데, 꼭 울타리를 한국에만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난 한국적인 것을 강조하기 위해 작품을 하진 않는다. 몇몇 오류를 범하는 팀들을 보면 한국 적인 색을 강조하려 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아프리카 전통 부족이 그 쪽의 의미를 담고 있는 공연을 우리가 처음 보면 쉽게 알 수 없듯이, 작품의 보편성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콘텐츠는 무엇인가. 최철기 :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건 태양의서커스와 을 섞은 것 같은 공연이다. 넌버벌과 뮤지컬이 만나는 종착역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태양의서커스도 공연에 줄거리와 캐릭터를 넣기 시작했고, 뮤지컬을 비롯한 다른 공연에도 다양한 기술을 넣어 보여주고 감동을 낳고 있다. 기술로 보여주는 감동, 연기와 노래로 보여주는 감동을 만나게 하는 것, 이것을 어떻게 보여주는 가가 관건일 것이다. 계속 작업하면서 고민하는 것이 바로 그 지점이다. 은 그 단계로 가는 전초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글: 싱가포르=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페르소나 제공
2012.04.05 / 조회 13,794
-
'이 정도였어?' 환호와 폭소 연발, 싱가포르 관객 홀린 <비밥>
“또 보러 올래요!” 공연 후 배우들이 인사를 하고 물러나도 객석의 관객들은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공연장 내 불이 켜지고 나서야 상기된 얼굴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던 관객들이 모인 이곳은 뮤지컬 의 싱가포르 공연 현장. 지난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2천 석 규모의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 극장에서 뮤지컬 의 공연이 펼쳐졌다. 열대 과일인 두리안의 모양을 본 따 커다란 두 개의 돔 형식을 갖춘 에스플러네이드는 미술관, 야외 극장, 스튜디오 등으로 이뤄진 종합예술 공간으로 현재 싱가포르가 원하고 즐기는 문화가 한데 모인 곳이기도 하다. 공연을 초청한 싱가포르 최대 미디어사 미디어 코프(Media Corp)는 한국에서 공연을 본 후 “하나도 바꾸지 말고 그대로 공연할 것”을 약속으로 의 싱가포르행을 추진했다. 2011년 마마(MAMA, 엠넷 아시아 뮤직 어워드) 주최와 더불어 등의 해외 공연에도 함께 한 미디어 코프가 예리하고 재빠른 시야로 선택한 또 한번 확신 무대가 인 것. 등 한국 넌버벌 퍼포먼스의 역사가 되는 작품들을 연출했던 최철기 감독이 제작하고 의 전준범이 연출로 나선 은 두 요리사가 각국의 음식으로 대결을 펼치다 한국의 비빔밥 만들기로 절대 승부를 가린다는 내용을 담은 뮤지컬. 2009년 로 태어나 2년간 수정 보완을 거쳐 지금의 무대가 탄생하게 되었다. 다른 넌버벌 퍼포먼스와 단연 돋보이는 차별성은 현란한 테크닉을 자랑하는 비트박스에 있다. 지난 30일 공연에서도 가장 먼저 비트 박스로 공연을 이끌어 나가는 MC 쉐프와 리듬 쉐프가 무대에 등장하자,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이들에게로 객석의 시선이 고정되었다. 에 이어 에서도 비트박스의 수장을 담당하고 있는 송원준과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국내 비트박스의 떠오르는 강자 이동재의 기량이 부딪혀 에너지가 폭발한다. 끊임없이 서로를 견제하며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레드 쉐프와 그린 쉐프의 대결을 비롯하여, 음식을 만드는 과정, 상대의 허를 찌르는 상상과 현실을 오가는 유쾌한 장면 등은 비보잉 달인들인 루키, 아이언 쉐프의 몸짓에서 분출된다. 섹시 쉐프와 큐티 쉐프는 비트로 가득 찬 무대에 유연하고도 톡톡 튀는 멜로디를 더해 아카펠라를 완성시킨다. 신나는 이들의 잔치는 곧 객석을 침범해,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나도 모르는 사이 요리를 주문하는 사람이 되어 한 명의 쉐프를 지명해야 하는 난감함도, 무대 위에서 낯선 짝과 러브샷을 해야 하는 쑥쓰러움도, 쉐프의 구박 속에 무대 소품을 치워야 하는 꿋꿋함도 관객들의 몫. 주인공이 되어 무대 위에 오른 관객도, 그 광경을 지켜보며 박장대소와 환호를 보내는 나머지 관객들도 모두 의 배우가 되는 셈이다. 배우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관객들의 줄로 공연장 로비는 30여 분이 지나도록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는 두 명의 10대 여학생들은 “비트박스와 춤이 너무나 신난다”며 한국 공연이 찾아오면 또 보고 싶다고 말했으며, “를 본 후 을 찾아서 보러 왔다”는 30대 남성 관객의 엄지손가락은 내려올 줄 몰랐다. 사흘 간, 4회의 싱가포르 공연 중 좌석의 85%가 사전에 판매되어 기분 좋은 해외 공연의 출발을 예고한 은 올해 태국, 베트남, 홍콩, 일본, 마카오 등 본격적인 아시아 투어를 앞두고 있다. 해외 관객들이 더욱 호응하는 슬랩스틱, 상황에 충실한 코미디에 한국 무대의 특징이 돋보이는 스토리 라인이 더해졌다. 한국의 음식을 소재로 하였으나 전 세계의 언어와 해외 관객들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요소를 강점으로 한다는 자신감이다. 그간 넌버펄 퍼포먼스를 신나게 즐겼던 관객들이라면 더욱 좋아할 만한, 또 과거 ‘한국적’이라는 타이틀을 단 무대가 지루했던 관객들은 을 통해 그간의 선입견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종로에 위치한 시네코아 비밥 전용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싱가포르=황선아 기자(suna1@interpark.com) 사진: (주)페르소나 제공
2012.04.02 / 조회 14,4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