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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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페미니즘·동성애·차별, 아홉 소녀 '놀이'가 되다
극단 프랑코포니 신작 연극 '아홉소녀들'
佛 신예 상드린느 로쉬 작품 국내 초연
"성별 구분과 무관한 인간의 이야기"
내달 8일까지 동양예술극장 2관 무대에연극 ‘아홉소녀들’의 한 장면(사진=극단 프랑코포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공연이 시작하면 무대 위에 오른 9명의 배우가 옷을 갈아입는다. 남자 배우 3명, 여자 배우 6명이지만 옷을 갈아입은 뒤에는 모두 소녀의 모습이다. 이들이 함께 하는 놀이는 바로 이야기 만들기. 페미니즘·성폭력·차별·비만·동성애·이주민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주제들이 소녀들의 ‘놀이’로 펼쳐진다.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막을 올린 연극 ‘아홉소녀들’은 말랑말랑한 느낌의 제목과 달리 굉장히 독특하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성별 구분 없이 남녀 배우 모두가 소녀를 연기하는 모습이 색다르다. 게다가 배우들에게는 특별한 역할 이름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야말로 ‘연극’이자 ‘놀이’인 것이다.프랑스어권의 동시대 희곡을 선보여온 극단 프랑코포니가 창단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작품을 국내 초연에 올렸다. 프랑스 신예 극작가·연출가·배우 상드린느 로쉬의 작품이다. 2011년 프랑스에서 초연한 뒤 전 세계에서 공연하고 있다. 개막 전 전막시연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임혜경 극단 프랑코포니 대표는 “10주년을 맞아 기념비적이 될 작품을 찾다 ‘아홉소녀들’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프랑스 작품이지만 ‘미투’ 운동으로 드러난 성폭력 문제와 페미니즘 등 최근 한국 사회의 이슈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아 흥미롭다. 임 대표는 “1년 전 작품을 결정해 올해 초부터 연습을 해왔다”며 “작품의 내용적인 면에서 지금 연극계의 여러 상황과 연결점이 있는 것처럼 보는 분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일들 중에서 우리도 공감할 이야기를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남녀 배우 모두가 소녀를 연기하는 것은 작품이 다루는 다양한 주제가 특정 성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극단 프랑코포니의 상임연출가 까띠 라뺑은 “여자들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이를 남성과 분리해 생각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남자 배우가 소녀를 연기함으로써 남성이 여성을 더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배우들에게도 이번 작품은 도전이었다. 원작 희곡부터 역할 구분 없이 대사가 써있어 이를 무대화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남자 배우들은 소녀를 연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배우 김진곤은 “개인적으로 남녀를 구분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남자라서 여자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최근 연극계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더 그런지는 몰라도 남자로서 여자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끝까지 놓지 않고 연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홍철희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남녀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남녀 구분 없이 모두가 공감하며 공연을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2009년 창단한 극단 프랑코포니는 ‘아홉소녀들’을 포함해 지난 10년간 12편의 프랑스어권 연극을 선보였다. ‘고아 뮤즈들’ ‘단지 세상의 끝’ ‘벨기에 물고기’ 등 인간과 사회의 문제를 다룬 작품을 꾸준히 공연해왔다. 임 대표는 “프랑스는 물론 캐나다 퀘벡 등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곳에서 발표된 작품 중 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작가의 작품을 소개해왔다”며 “공간은 다르지만 서로 공감할 지점이 있는 작품이 무엇일지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공연은 오는 4월 8일까지 동양예술극장 2관에서 열린다. 주한 프랑스문화원 초청으로 원작자인 상드린느 로쉬가 내한해 관객과의 대화, 연극 워크숍 등으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연극 ‘아홉소녀들’의 한 장면(사진=극단 프랑코포니).연극 ‘아홉소녀들’의 한 장면(사진=극단 프랑코포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23 / 조회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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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의 놀이로 담은 '페미니즘·성폭력·동성애·차별'
극단 프랑코포니 신작 '아홉소녀들'
佛 상드린느 로쉬 작품 국내 초연
22일부터 동양예술극장 2관연극 ‘아홉소녀들’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프랑코포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페미니즘·성폭력·차별·비만·동성애·이주민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소녀들의 놀이로 풀어낸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극단 프랑코포니의 2018년 신작 ‘아홉소녀들’(3월 22일~4월 8일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관)이다.프랑스 극작가 상드린느 로쉬의 작품으로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학교 운동장으로 보이는 공간에 모인 여자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순진하게 보이는 소녀들이 이야기를 지어내는 놀이를 하면서 풀어내는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상드린느 로쉬는 최근 프랑스에서 주목받고 있는 극작가·연출가·배우다. ‘아홉소녀들’은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클레르 시몽이 아동들의 잔인성을 다룬 1992년도 작품 ‘레크리에이션’에서 영향을 받아 썼다. 작품은 2011년 제22회 ‘극작가들의 리용에서의 하루’ 협회에서 주최한 극작 경선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외에도 브라질·슬로베니아·덴마크·포르투갈·이탈리아 등에서 번역·공연되고 있다.2009년 창단한 극단 프랑코포니는 ‘고아 뮤즈들’ ‘난 집에 있었지 그리고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벨기에 물고기’ 등 프랑스 동시대 연극을 꾸준히 무대에 올려왔다. ‘아홉소녀들’은 창단 10주년 공연으로 기획해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개막을 기념해 상드린느 로쉬가 주한 프랑스문화원 초청으로 방한할 예정이다.임혜경 극단 프랑코포니 대표가 번역과 드라마터그를 맡고 연출가 까띠 라뺑이 연출한다. 배우 권기대·김시영·한철훈·김진곤·김혜영·허은·이지현·김신록·홍철희 등이 출연한다. 전석 3만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11 / 조회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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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삼화 연출 '들판에서' 앙코르공연
장애인 대표 극단 애인의 두 번째 작품
1996년 발표한 이강백 희곡 무대로 옮겨
5일~11일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홀연극 ‘들판에서’ 포스터(사진=극단 애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장애인 대표 극단 애인의 연극 ‘들판에서’가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이음센터 이음홀에서 앙코르공연을 한다. 2016년 초연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다.한국 희곡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이강백이 1996년에 쓴 극본을 무대에 옮겼다. 연출가 문삼화가 연출을 맡았다. 인간의 보편성을 꿰뚫는 이강백의 날카로운 작품 스타일은 그대로 살리면서 인간적인 삶과 연극을 선보여온 문삼화 연출의 감성으로 작품을 탄탄히 채웠다.부모에게 들판을 물려받은 네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다. 흥겨운 리듬과 배우들의 열정적인 움직임이 평화롭던 들판을 신나는 놀이무대로 만든다. 강력한 에너지로 즐거움을 선사한다.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극단 애인을 응원해온 문삼화 연출을 비롯한 많은 이의 뜻을 모아 앙코르공연을 확정지었다. 배우 강희철, 백우람, 승리배, 이현주, 주재우, 하지성, 한철훈이 출연한다. 인터파크와 옥션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3.02 / 조회 1,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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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삼화 연출·장애인극단 애인 만났다
연극 '들판에서'
9월 5~11일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홀문삼화 연출(사진=극단 애인).[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강백 작가 원작의 연극 ‘들판에서’가 오는 9월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홀에서 공연한다. 이 작가의 ‘들판에서’는 1996년 쓰여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 작품. 청소년들과 학창시절을 함께한 희곡이 연극 ‘일곱집매’의 문삼화 연출을 만나 새롭게 태어난다. 인간의 보편성 문제를 꿰뚫는 이 작가의 날카로운 작품스타일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이 시대 인간적인 삶과 연극을 선보이는 문 연출의 감성으로 탄탄하게 채웠다. 장애인극단 애인이 함께한다. 지난 10년간 호흡을 맞춘 초연멤버와 막강 스태프진이 총출동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관람료는 전석 1만원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8.24 / 조회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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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삼화 연출 "살아있는 '세 자매' 보여주고 싶다"
안톤 체호프의 연극 '세 자매' 연출 맡아
비극적 고전 코믹하게 각색…희망적 요소 부각
"힘든 삶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 부각"
내달 1일까지 예술의전당서 공연기지촌 여성들의 아픔을 담담하게 그려낸 연극 ‘일곱집매’로 호평을 받았던 문삼화 연출이 이번에는 안톤 체호프의 고전 ‘세 자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사진=예술의전당).[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는 몇년간 마음에 품고 있던 작품이다. 문학이나 무대라는 틀에 갇혀 있기보다 살아있는 세 자매를 만들고자 했다.”12월 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세 자매’의 진두지휘를 맡은 문삼화 연출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어디선가 존재하고 있을 세 자매의 삶을 응원한다는 생각으로 무대를 만들었다”며 “관객들도 공연을 보고 응원받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연출은 올 상반기 화제작이었던 연극 ‘일곱집매’의 연출가이기도 하다. ‘일곱집매’는 기지촌 여성의 아픔을 담담하게 녹여낸 작품으로 지난 5월 ‘제34회 서울연극제’에서 연기상과 우수상 2개 부문을 수상했고, 지난 8월 ‘이데일리 문화대상’ 2분기 연극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매작품마다 특유의 섬세함으로 배우들의 조화로운 앙상블을 이끌어낸다는 평을 받은 문 연출이 이번엔 체호프의 고전에 도전하게 됐다. ‘세 자매’는 러시아의 지방 소도시를 배경으로 모스크바를 동경하는 세 자매의 꿈과 좌절을 그린 작품. 아름다운 인간의 꿈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점차 시들어가는 모습을 그리면서도 인간이라면 고난을 딛고 살아가야만 한다는 체호프의 신념을 담은 역작이다. 작품의 철학적 무게만큼 무겁고 어두운 연극으로 인식돼 왔다. 문 연출이 주목한 것은 ‘세 자매’ 안에 내재된 코미디적인 요소다. 기존에 그려 왔던 비극적 정서를 부각시키기보다 각 인물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복잡한 정서와 감정을 끌어내 현실 속 살아있는 인물로 재창조시켰다. “지금껏 봐왔던 ‘세 자매’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계속해서 살아나갈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삶을 비극적으로 그리고 싶지 않았다”는 게 문 연출의 설명. 체호프 문장 특유의 뉘앙스와 맛깔스러운 은유는 살리면서도 모든 대사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말과 좀더 가깝게 다듬었다. 문 연출이 ‘세 자매’를 선택한 것은 이 작품이 체호프의 작품 중 “가장 드라마틱하지 않아서”다. 기존에 작업했던 연극 ‘잘 자요, 엄마’에서는 딸과 엄마 사이의 갈등을 그려냈고, ‘고령화 가족’에서는 비정상적인 가족을 통해 ‘관계’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냈다.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문 연출의 스타일은 이번 작품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세 자매는 모스크바를 외치지만 끝끝내 그곳에 가지 못한다. 그들에게 모스크바는 보류된 행복이다. 살아가는 동안 좋은 날도 있고 슬픈 날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고객상담센터 1666-2200 | 종목진단/추천 신규오픈<ⓒ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3.11.11 / 조회 7,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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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뜨끔하게 하는 적나라한 가족 이야기, 연극 ‘마지막 여행’, ‘고령화 가족’
현대인의 외로움과 공허함, 가족의 의미를 묻는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한 개인의 죽음을 둘러싼 가족 간의 서로 다른 생각들과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연극 ‘고령화 가족’은 이 시대의 밑바닥을 사는 한 가족의 삶을 통해 가족과 삶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두 편의 연극을 통해 바쁜 생활 속에 잊고 있었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연극 ‘마지막 여행’-장례식장을 찾은 인간 군상 속 ‘욕망’을 엿보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장례식장에서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린 작품이다. 이들은 어느 하나 이타적인 사람이 없다. 작품은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인간성을 기반으로 자신에 대해 냉철하게 반성하게 하며, 타인에 대한 이해를 경험하게 한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윤정이 죽은 후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내용을 그린다. 윤정의 어머니는 두 번의 암 수술을 받았고, 수술비용을 모두 죽은 윤정 부부가 충당했다. 윤정은 세 딸 중 막내지만, 첫째인 윤희 부부는 사업을 한다고 빚만 지고 있고, 윤희 부부에게 돈을 댔다가 몽땅 날린 윤선은 의절한 상태다. 윤정 부부는 빚을 져서 수술비용을 댔고, 자신의 집도 대출받은 상태여서 늘 빚에 허덕이며 살아간다. 윤정은 답답한 심정을 풀지 못한 채 자신에게 소원해진 남편 성진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윤정은 영업을 위해 고객을 접대하는 성진이 다른 여자와 잤다고 생각한다. 남편 성진도 윤정이 이 대리와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한다. 둘은 다투다가 윤정이 집을 나가고 그녀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녀는 교통사고 이후, 다시 삶을 살아보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떠난 여행에서 실족사로 죽음을 맞는다. 윤정의 죽음 이후 그녀의 사망보험금으로 1억 5천만 원이 있음이 밝혀진다. 보험금을 계기로 가족과 친구들이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서로의 입장에서 펼치게 된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례식장의 풍경을 그리고 있지만 인물들은 순수하게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다. 시아버지는 장례식장에서 내내 밥을 찾고, 자신의 잠자리가 시끄럽자 다른 사람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시어머니는 죽은 며느리보다 자신의 아들을 감싸기 위해 더 슬프게 운다. 남편은 장례식장에서도 돈 생각뿐이다. 윤정의 어머니는 남들에게 가족의 치부를 보이기 싫어한다. 연극 ‘마지막 여행’은 대학로 게릴라극장에서 오는 8월 4일부터 8월 21일까지 공연된다. 연극 ‘고령화 가족’-평균나이 49세, 이 시대 밑바닥 인생들이 가족으로 모였다! 올해 4월 초연된 연극 ‘고령화 가족’이 앵콜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공상집단 뚱딴지’의 다섯 번째 정기 공연인 ‘고령화 가족’은 천명관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천명관은 감동과 교훈, 복잡한 서사의 소설을 조롱하며 독자의 상상력을 깨는 작품을 내놓는 작가다. 이번 연극은 앵콜 공연을 맞아 더욱 연극적인 구조의 선택, 탄탄한 스토리텔링,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를 더했다. 소설 속 등장인물과 사건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담아내 ‘무대에서 만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연극 ‘고령화가족’은 평균나이 49세의 가족들이 한여름 방 2개 딸린 어머니의 빌라에 모여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어머니는 나이 70세가 넘도록 화장품 방문 판매를 한다. 맏아들 한모는 120킬로그램 거구에 전과 5범이다. 집안에 유일한 엘리트인 둘째 인모는 실패한 영화감독이다. 막내 미연은 유부남을 꼬여내 결혼에 성공했으나 온갖 풍문을 안고 이혼당해 친정으로 도피했다. 작품은 이 시대 밑바닥을 살고 있는 개개인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고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세련되지도 쿨하지도 않은 이들 가족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통해 작가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보금자리도, 인생을 얽매는 족쇄도 아닌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찾아간다. 우리 주변에 흔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애틋하면서도 구차하지 않게 개성 만점의 캐릭터로 그려낸다. 연극 ‘고령화 가족’은 오는 7월 21일부터 8월 14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29 / 조회 1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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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게르니카’, 이미지극으로 부활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마임공작으로 풀어낸 이미지극 ‘게르니카(마임공작소 판, 유홍영 연출)’가 공연된다. ‘게르니카’는 세로 349.3cm, 가로 776.6cm의 피카소 대표작으로 스페인 내전이 한창이었던 1937년 4월 26일, 나치가 게르니카를 폭격한 사건을 그린 그림이다. 공연관계자는 “입체파로 알려진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단순하면서도 상징과 은유를 가득 담고 있는 작품이다.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다중의 의미를 띄고 있는 그림”이라며 “이번 작업은 평면의 그림을 어떻게 입체적 움직임으로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림에 등장하는 구체적 이미지들은 움직임을 통하여 보편적 이미지로 표현된다. 전쟁 안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죽음 자체보다는 인간의 폭력성과 광기, 두려움과 공포를 극대화시켜 표현해 폭력 앞에서의 나약한 인간모습을 그릴 것이다. 이것은 인간에 대한 위로가 될 것이며 치유는 물론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까지도 전달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유홍영은 ‘이중섭, 그림 속 이야기’ 등의 작품을 통해 그림이 배우들의 움직임과 만나 무대 위에서 어떻게 확장되고 변형되는가를 보여준 바 있다. 유홍영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의 이미지들을 배우 및 오브제와 충돌시켜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지극 ‘게르니카’에서는 풍부한 형태와 회전하는 조각 이미지들을 살려내기 위해 배우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며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몸으로 표현한다. 또한 배우의 움직임뿐 아니라 소리, 그림자, 영상, 오브제, 인형, 천 조각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 ‘게르니카’의 이미지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예정이다. 배우로는 이경렬, 한철훈, 윤태영, 최성재, 김설, 이해나 등이 출연한다. 한편, 공연장에서는 ‘게르니카’ 이미지를 이용한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학생들의 유리공예가 전시된다. 이미지극 ‘베로니카’는 2월 8일부터 27일까지 삼일로창고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18 / 조회 7,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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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 최원종 작가
연극적 이야기를 찾아 고민하는 공상집단 뚱딴지의 네 번째 정기공연 연극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가 오는 9월 16일부터 10월 10일까지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최원종 작가의 전작들이 그러했듯 작가 스스로의 화두가 고스란히 담겨졌다. ‘막다른 골목에 도착했을 때 어디로 가야하는가’라는 작가 개인의 화두는 그의 악몽이기도 했고, 막다른 골목까지 가보고 싶다는 묘한 희열감을 주기도 했다. “우리가 아무리 연약할지라도 세상의 공포와 맞서 싸우는 한 매력적이다”라고 생각하는 최원종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기괴함과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우리 삶이 페이소스를 표현해냈다. Q.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의도나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에겐 무서운 게 하나씩 있잖아요. 물론 없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무서운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늘 저는 막다른 골목길에 서 있는 나 자신을 어느 순간 발견하게 될 거라는 공포가 있어요. 그럴 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에 대한 나 나름의 해답을 갖고 싶었어요. 공포가 나를 인도해서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는 곳으로 나를 데리고 왔을 때, 나는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이상하게도 그런 곳에서 희망을 얘기할 때, 사람은 참 사람답다는 것을 느껴요. “우리가 아무리 연약할지라도 세상의 공포와 맞서 싸우는 한 매력적이다!” Q. 왜 열정시리즈인가요?열정이라는 단어는 아주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인데, 외계인이나 연쇄살인범, 피투성이와 만나면 무척 외롭고 고독한 투쟁의 단어처럼 느껴졌거든요. 그 느낌이 그 당시 제가 가진 열정이라는 단어의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왜 열정시리즈인가... 글쎄요. 저는 이 작품이 무척 연극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연극적’ 이라는 단어는 무수하게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이 열정시리즈가 관객과 만났을 때, 연극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Q.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는 앞선 다른 작품들과 어떠한 차이점과 공통점을 갖고 있나요?극과 극은 통한다고, 이 작품의 비극성은 아주 밝은 유머와 만나게 돼요. 그 유머성은 각각의 에피소드에서의 인물들이 운명적으로 가지고 있는 밝음과 긍정의 마음이죠.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가 다른 두 작품들과 갖는 공통점이라면 아마도 주제적인 면일 거예요.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더 이상 나아갈 길이 없다면, 막다른 길에 와있다면 우린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는 것일까. 그것에 대한 해답이 각각의 작품들 속에 방법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라는 거예요. ‘체념과 포기를 내면 깊숙이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그 자리에서 다시 걷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 전 걷고 기다리는 것이 희망의 출발이라고 생각해요. Q. ‘안녕, 피투성이 벌레들아’는 4가지의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공통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있나요?4가지 이야기에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패배자가 되었거나 운명적으로 패배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사람들은 처음부터 패배자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니까, 나를 패배시킨 이 세상과 한번쯤은 대항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언제 가장 강한 힘이 나와서 세상을 뛰어넘기 위해 싸우게 되는 것일까. 이 작품은 그 지점에서 시작돼요. 그리고 그 싸움의 결과는 비극적이지만, 그 비극성은 바로 사람들을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어떤 마력을 주죠. 사람을 멋지게 보이게 한다고 해야 할까요. 나를 패배시킨 이 세상. 극에 달한 자본주의 세상에서 이탈하려는 노력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죠. Q. 4가지 에피소드의 인물들은 매우 평범한 듯 하지만 특이해 보입니다. 그런 구상과 소재, 아이템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나요? 가령 ‘의족남의 도루’라든지, ‘냉동 닭 배달업’ 이라든지.2005년에 야구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해보면서 인생 경험을 하게 되었고요. 그때 이상하게 세상이 무섭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아니, 오래전부터 세상이 무서웠는데, 그 당시에는 그 느낌이 무척 강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을 뛰어넘고 싶었어요. 내 손에 아무것도 주어져있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이 세상과 어떻게 싸울 것인가. 사실 전 싸움을 잘 하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편이어서 나만의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건, 바로 의식을 바꾸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야구라는 세상이 있다면, 꼭 홈런을 쳐야 인생의 승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도루를 통해 나는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의식을 바꾸고 설득시켜나가는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내가 쓰는 작품들의 등장인물과 작품의 장소와 시놉시스가 그런 저의 화두와 맞게 선택되어진 것 같아요. Q. 각각의 에피소드의 인물들에게 벌레와 연관시킨다면,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을까요?피투성이 소년 소녀 - 메뚜기와 귀뚜라미상복 입은 소년 소녀 - 검은 개미와 알록달록 무당벌레 닭 배달 남자와 여자 - 공 벌레(외부의 자극이 있으면 몽을 둥글게 마는 벌레) 의족남자와 비만 여 - 한 쪽 다리 없는 사마귀와 날개 잃은 매미 저마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것과 공연에서 관객분들이 생각하신 것과 어떨지 저도 궁금하네요. (웃음) Q. 이 작품이 공연화 되면서 기대하는 것은?이 작품은 저와 문삼화 연출님이 5년 만에 뭉쳐서 하는 열정시리즈 중에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열정시리즈는 그동안 극작가들 사이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던 시리즈 중에 하나였기에 그만큼 기대감이 큰 시리즈입니다. 5년 전에 했던 ‘외계인의 열정’에서의 강렬함과 숨막힘, 파격성과 슬픈 이야기는 이번 작품에서 더욱 업그레이드가 되었고, 무엇보다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연출님과 저의 작품에 대한 시간이 거의 100% 일치한다는 겁니다. 그것은 5년 동안 이 작품을 늘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01 / 조회 1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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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20] 욕망들의 충돌,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인간은 부재한 것을 욕망하며 욕망의 대상이 소유 불가능한 것일수록 방황하게 된다. 낙원을 꿈꿨던 여자 블랑쉬. “사람들이 그랬어요. 먼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묘지라는 전차로 갈아탄 다음에 여섯 정거장 더 가서 Elysian Fields, 낙원에 내리라고요.” 낙원을 만나기 바랐던 블랑쉬는 낙원 대신 절대적으로 잔인한 현실에 하차하게 된다. 무대에 등장한 블랑쉬의 의상은 타 인물들과 대비되며 그녀의 의식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무엇보다 과장스러우면서도 한껏 멋을 낸 그녀의 커다란 모자는 교양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 노력하나 오히려 우스꽝스러워진 블랑쉬를 나타낸다. 초라한 환경과 화려한 블랑쉬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질감은 불편함과 불안함을 증폭시키며 당연한 갈등을 예고한다. 차림새나 말투, 교양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블랑쉬는 아무도 없는 동생의 집에서 몰래 술을 마시는, 모순된 행동을 보인다. 술에 의지하고 과거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는 그녀는 극도의 불안 상태에 놓여있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 서서히 파멸하게 될 것이다. 이 ‘뻔한’ 고전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에 성공해야 하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연극열전3’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욕망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으로 비뚤어진 채 존재하고 있었다. - 식상한 고전의 영리한 변화 블랑쉬의 모든 행동은 현실을 외면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그녀가 줄곧 입고 있는 흰색 의상과 수시로 반복되는 목욕, 놓지 못하는 술 등은 가리고 씻고 잊고자하는 그녀의 욕망을 보여준다. 또한 진실을 감추기 위해 어두운 밤에만 사람을 만나고 환한 전등에 갓을 씌우는 등, 그녀에게는 현실과 마주할 용기가 없다. 때문에 끊임없이 과거로의 도피를 시도한다. 농장의 상실과 남편의 자살에 대한 죄책감, 이어지는 부정한 생활과 그로인한 교사직 해고 등, 이 모든 것은 과거에 집착하는 비뚤어진 욕망에서 비롯된다. 낭만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갈등은 동생 스텔라의 남편 스탠리와의 마찰을 통해 극대화된다.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인물들의 심리적 문제나 변화, 갈등을 무대와 의상, 소품을 통해 부담 없이 표현해냈다. 일반적 예상과 달리 무대와 음악, 의상은 상당히 현대적이다. 정확한 지점을 알 수 없는 배경은 고전과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스텔라는 청바지를 입고 있으며 스탠리와 친구들은 익숙한 상표의 술을 마시고 모두들 거부감 없는 어투를 사용한다. 조명의 효과적 활용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마치 신이 바뀌는 듯 영리하게 움직였으며, 음악 역시 의도적으로 부자연스럽게 중단되면서 새로운 장면전환을 알렸다. 문삼화 연출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는 식상한 스토리임에도 불구, 같은 내용으로 유머와 긴장감을 유발할 수 있는 여유와 노련미가 있다. - 예리하게 포착된 욕망들의 충돌 고민과 탐구의 과정이 묻어난 이 작품은 연출 및 배우들의 열연에 의해 완성된다. 망가져가는 여자의 불안함과 초조함을 연기한 배종옥은 과장된 표정과 행동 속에서도 절제력을 발휘했다. 과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은 배종옥은 블랑쉬에 대한 연민과 이해를 성공시켰다. 감정적인 블랑쉬와 달리 이성적이며 현실적이고 활기찬 동생 스텔라를 연기한 이지하는 기쁨과 좌절, 안타까움의 다양한 감정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그녀만의 캐릭터를 완성했다. 배우 이석준 역시 거칠고 대담하며 솔직한, 다듬어지지 않은 돌의 뜻을 담은 스탠리를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연극열전3’의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블랑쉬에게 집중됐던 기존 작품들과 달리 모든 인물들을 한정된 테두리 안에서 섬세하게 어루만졌다. 스텔라와 스탠리, 미치 등 블랑쉬 주변 캐릭터들의 감정을 적절히, 그리고 치밀하게 파고듦에 따라 생생하게 살려냈다. 이 노력의 결과, 관객은 극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상처와 눈물, 폭력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작품에는 블랑쉬의 욕망뿐 아니라 모든 인물들의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들의 욕망들이 충돌되고, 곧 관객들의 욕망과도 충돌을 일으킨다. 글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26 / 조회 2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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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어디로 가나요?
견고한 레일 위를 달리는 세상이라는 전차 위에서, 당신은 어떤 욕망을 꿈꾸는가.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 가 무대에 올랐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는 연극 이후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 배우 배종옥과 이후 독일 드레스덴 국립극장에서 활동한 이승비가 블랑쉬 역으로, 승차했다. 닭가슴살과 달걀을 주식으로 한 식단을 동원한 몸 관리로 짐승남 스탠리로 변신한 이석준과 이지하도 동생 스텔라 역으로 전차에 올랐다. 국내에는 1951년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더 잘 알려진 이 작품은 미국 남부의 명문가 출신 블랑쉬 뒤보아가 농장과 저택을 잃고 욕망 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여동생 스텔라와 스탠리 부부가 살고 있는 뉴올리언스의 낙원이라는 지역을 찾아와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갈등을 담고 있다. 공연장면욕망이라는 전차를 타고, 낙원으로 왔어요!여기가 낙원이라니 (블랑쉬: 배종옥, 스텔라: 이지하)내가 무섭나? (스탠리: 이석준)언니한테 잘해줘, 제발 재미있는 게임이네요! 내가 좀 알려줄까요?내가 또 흥분했군요!또 다른 블랑쉬 (이승비)아기가 나올 것 같아!당신이 원하는 게 이런거지?블랑쉬 언니는 알고 있어? (유니스: 유안, 스텔라: 이지하)난 어디로 가는거죠?난 언제나 낯선 사람들의 친절에 의지해 왔어요배종옥 & 이승비 숨은 이야기 블랑쉬와 하얀 의상 블랑쉬는 프랑스 어로 ‘하얀 색’을 의미한다. 그녀는 줄곤 흰색 드레스를 즐겨 입는데, 흰 의상은 그녀의 어두운 과거를 감출 뿐만 아니라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블랑쉬의 가면과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목욕을 좋아하는 블랑쉬 극 전반에 걸쳐 블랑쉬는 몇 번의 목욕을 한다. 그녀는 긴 목욕을 통해 깨끗한 물이 그녀를 정화시킨다고 생각한다. 블랑쉬와 술 주인 없는 여동생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술을 찾아 마시는 블랑쉬. 흰 의상과 목욕처럼 술 또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나쁜 기억을 지우는 수단이다. 블랑쉬와 방에 있는 갓을 씌운 전등 블랑쉬는 그녀가 감추고 싶어하는 진실들, 그녀의 과거, 그리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려버리는 세월의 흔적이 밝은 전등 아래서는 여과 없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스텔라의 아파트에서 재회하는 첫 장면에서 블랑쉬는 “불 좀 꺼줘! 제발 불 좀 끄라구!” 하고 외친다. 자신의 방에 있는 전구에도 커다란 갓을 씌우고 극이 전개 되는 동안 계속 밝은 불빛을 피하지만 결국 자신의 모든 과거가 폭로되고 마지막으로 미치의 진실한 사랑이 떠나는 순간 밝은 불빛처럼 상징되는 현실과 대면하게 된다. 프로듀서 조재현이 기관사로 나선 ‘연극열전3’ 네 번째 시리즈 연극 는 오는 5월 23일 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주미경(club.cyworld.com/docuherb)
2010.03.25 / 조회 1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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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배종옥 “모든 여배우들의 로망”
"참 어려운 작품입니다" 명품배우들의 ‘욕망’을 만나볼 수 있었던 연극 기자간담회가 지난 22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렸다. 드라마, 연극, 뮤지컬에서 대표배우로 손꼽히는 배우 배종옥, 이승비, 이지하, 이석준은 "연습을 하면 할수록 어려운 작품이지만, 이 난관을 뚫어보겠다"며 화이팅을 외쳤다. '연극열전3’ 네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연극 는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으로 비비안 리와 말론 브란도 주연의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전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작품이다. 연극은 동성애자였던 남편의 자살로 인한 충격과 몰락한 남부 귀족가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환상 속에서 살아가는 여인 블랑쉬와 현실을 인정하고 하층계급의 남편을 사랑하는 여동생 스텔라, 그리고 즉흥적이고 원초적인 스텔라의 남편 스탠리 등 세 사람의 갈등과 욕망의 충돌을 그리고 있다. 급변하는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여인 블랑쉬 역에는 에 이어 네 번째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종옥과 ‘연극열전2’ 이후 독일 드레스덴 국립극단에서 활동한 이승비가 더블 캐스팅됐다. 남편인 스탠리의 폭력에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의 욕망대로 그를 사랑하는 여동생 스텔라 역에는 이지하가, 야성적이고 충동적인 스탠리 역에는 의 이석준이 출연한다. 이 작품의 번역과 연출을 맡은 문삼화 연출가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60년 전에 완성된 희곡이지만, 작품 안에는 현재 훨씬 더 커진 인간의 일그러진 욕망이 담겨있다”며 “그 욕망들이 어떻게 부딪히고 있는지 2010년의 시선에서 그려낼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어 배종옥, 이승비 두 여배우가 연기하는 블랑쉬 역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는 “실제로 두 여배우의 성격이 완전 딴판이라 배종옥, 이승비만의 블랑쉬가 보여지고 있다”고 밝히며 “더블캐스팅인 작품을 할 때, 어떤 배우의 공연을 보는 게 좋은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이번에는 “두 번 다 보는 게 좋을 것” 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배종옥_ “캐스팅 제의, 뛸 듯이 기뻤다” 연극 무대에 선 소감이 궁금하다. 배: 무엇보다 대학교 때부터 꿈꾸던 작품을 한다는 점에서 긴장된다. 기대가 없었던 작품이었다면, ‘잘해보자’는 생각 하나로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워낙 잘 알려진 작품이고 기대가 컸던 작품이라 그런지 ‘욕만 안 먹으면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배우들도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이 긴장감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도록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를 제의 받았을 때 어땠는지. 배: 일 년 전에 제의를 받고, 정말 기뻤다. 제의를 받았을 때도 이 무대가 가능할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사실 고전극을 무대에서 풀어내는 작업이 제작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거다. 뮤지컬도 많고, 재미있는 연극도 많은데 관객들이 두 이상 고전극에 집중해줄지, 그걸 보러 와주실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편안히 얘기하는 과정에서 이 작품을 제의 받았고, ‘내 꿈이 실현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뛸 듯이 기뻤다. 그런데 막상 작품을 대해보니, 마냥 기뻐할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아니었다(웃음). 하지만, 이 작품이 끝날 때는 ‘이 작품이 기쁨이었다’라는 느낌을 갖고 싶다. 이번에 맡은 블랑쉬 역에 대해서 ‘여배우들의 로망’ 이라고 표현했다. 배: 블랑쉬라는 인물 안에는 굉장히 많은 감정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블랑쉬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이유가 표현할 때는 쉽지 않더라. 감정이 정말 급박하게 움직인다. 초반에는 대사 외우는 것만해도 죽겠는데,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다 보니 작업이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작품을 하기 전에는 ‘와, 저런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로망을 가질 수 있는 매력적인 역할인데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게 참 어렵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래서 더 매력적인 것 같다. 블랑쉬가 가진 매력을 잘 표현해낸다면, 지금 내 또래에 배우들이 이런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그 정도로 좋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연극 는 오는 3월19일부터 5월23일 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현장"오늘은 마이크 안 잡으려고 했는데..." 기분이 좋아서 마이크를 잡았다는 '연극열전3' 프로그래머 조재현2010 블랑쉬_이승비 & 배종옥이승비, "저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습니다~"빵 터진, 배우 배종옥 "배우 추상미씨의 남편 이석준씨 입니다"진행자의 소개에 붉어진 얼굴, 배우 이석준 "뮤지컬 배우들이 연기가 부족하다는 말이 있는데, 아닙니다!"100%의 연기를 선보이겠다는_배우 이석준"솔직히 쉬운 역할인 것 같아서, 시작했는데...어렵네요"억울한 여자(?), 이지하이석준 쟁탈전?!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 (club.cyworld.com/docuherb)
2010.02.23 / 조회 13,7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