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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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메노포즈’ 컨셉 사진 공개
뮤지컬 ‘메노포즈’가 23일 1차 티켓 오픈을 앞두고 컨셉 사진을 공개했다.22일 공개된 컨셉 사진은 앞서 공개된 메인 포스터의 분위기와는 상반된 이미지를 담아내 눈길을 끈다. 순백의 하얀 웨딩드레스와 형형색색의 화려한 꽃 배경으로 중년 여성만의 세련미와 고혹적인 매력을 담았다.배우 이경미와 조혜련, 박준면이 약간의 푼수와 지혜를 겸비한 전형적인 현모양처로 최근 여성 호르몬의 이상으로 우울증이 생긴 전업주부 역을 맡았다. 성공했지만 점점 늘어나는 건망증과 외로움으로 괴로워하는 전문직 여성 역에 배우 문희경, 홍지민, 신효범이 캐스팅됐다. 우아해 보이려고 나이와 투쟁 중이며 애쓰는 한물간 연속극 배우 역은 배우 김선경과 백주연, 주아가 연기한다. 교외에서 농장을 하며 남편과 함께 살아가지만, 혼자만의 말 못 할 고민을 안고 사는 웰빙 주부 역에는 배우 유보영, 황석정이 무대에 오른다.뮤지컬 ‘메노포즈’는 2001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 이후 미국 450개 이상의 도시, 전 세계 15개국에서 공연됐다. 작품은 2005년 국내 초연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전국 31개 도시를 돌았다. 공연은 우연히 백화점 란제리 세일 매장에서 만난 네 명의 여성이 속옷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서로의 공통된 고민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넘버 'Only you', 'YMCA', 'Stayin’ Alive', 'What’s love got to do it', 'New Attitude', 'Lion Sleeps Tonight' 등 익숙한 멜로디의 60~80년대 팝송을 극 상황에 맞게 개사해 작품의 재미를 더했다.1차 티켓 오픈 회차는 11월 27일부터 12월 30일까지이며, 인터파크 티켓, 하나티켓, 티켓링크, 예스24 공연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번 1차 티켓 오픈에서는 10월 23일부터 10월 29일까지 예매자만 조기예매 20% 할인이 제공된다.뮤지컬 ‘메노포즈’는 11월 27일부터 2019년 1월 20일까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주)플레이앤씨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0.25 / 조회 2,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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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공연을 보는 걸까? - 레미제라블 실험카메라
요즘은 재미난 게 넘쳐난다. 누구나 손 안에 스마트폰 세상이 열리면서 게임, 영상, 만화 등 수많은 컨텐츠를 접하고 즐기는 세상이 됐다. 어제 야근하다가 놓친 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녹화할 필요도 없이(녹화가 뭔가? 그렇다. 난 옛날 사람이다.) 그냥 보면 된다. 언제든지, 그것도 하이라이트만. 한 시간도 길게 느껴지는 듯 모바일 세상에선 누가 무슨 말을 해서 웃겼는지, 또는 화제가 되었는지 1분 내로 잘라서 보고 싶은 영상만 콕콕 눌러볼 수 있게 서비스한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가 조금이라도 늦는 걸 못 견디는 이유는?) 어찌됐건 공중파나 케이블보다 훨씬 재미난 웹드라마도 넘쳐나고, 해외의 영상도 손쉽게 볼 수 있으나 문제는 볼거리가 너무 많다는 거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집에서 누워서, 화장실에서, 헤어지기 직전의 애인과 데이트하면서, 길어지는 회의실 안에서… 아무데서나 말이다. 이렇게 볼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에 우리는 왜 세시간이 넘는 시간을 의자에 꼿꼿이 앉아서 어두운 극장 안에서 공연을 보는 것일까. 뮤지컬 공연장은 시설이 좋은 곳이 많지만, 대학로의 작은 공연장은 키 170cm만 좀 넘는 남자라면, 내가 이렇게 장신이었나 체감하며 자신의 긴 다리(?)를 탓할 만큼 좌석 거리가 좁고 불편한 곳이 많은데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와 다리의 불편함은 잊혀질 만큼, 혹은 보상하고도 충분할 정신적 쾌감과 카타르시스, (물론 작품에 따라서) 위로와 구원을 (던져)주기 때문에 우리는 중독처럼 공연장에 찾아간다.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고 가장 오랫동안 그 형식과 알맹이가 변하지 않은 채 현재까지 이어져 온 매체는 무대예술, 즉 공연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 매체는 탄생부터 지금까지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따라 수도 없이 변해왔고 현재도 진화 중이다.) 그것은 아마도 공연 라이브가 주는 가공할 만한 감동, 소름 끼치는 순간들은 대체재가 없기 때문 아닐까. 그것도 수천 년간 말이다. 뮤지컬 실험카메라 영상은 공연이 주는 체험과 감동이 얼마나 차원이 다른지, 우리가 요즘 끼고 사는 스마트폰과 휴대기기와는 대체 불가능한지를 보여준다. 실험자들은 이미 영화나 영상, 음악을 통해 잘 알려진 레미제라블의 음악과 장면을 휴대기기가 아닌 실제로 체험했을 때 어떤 느낌인지 경험한다. 아마도 공연은 보는 게 아니라 체험하는 것이리라. 글: 김선경 (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
2016.02.24 / 조회 15,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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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릭터로 풀어보는 "명절, 이런 친척 꼭 있다!"
글/구성: 김대열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mdae@interpark.com)
2016.02.05 / 조회 1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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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의 기쁨 1화. 민우혁 편
오늘은 잘생김이 폭발한 민우혁 배우를 소개할게!민우혁 배우는 뮤지컬 으로 데뷔해서지금까지 다양한 작품을 해왔어.저 아름다운 비율만으로도 매력이 느껴지지 않니?최근에 뮤지컬 을 보러갔다가이 배우를 보고나서 마비가 왔었어. 심장마비.....아니, 저 왼쪽은 분장한 모습이니까 그래.분장으로 잘생겨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어?그.런.데 오른쪽은 그냥 평상시 모습이잖아^.ㅜ안경이 어울리는 남자가 크, 매력적이지.심지어 아이스 아뭬리카노를 즐길 줄 아는 차도남.무심히 찍힌 사진 한 장으로도 화보 느낌이 나는구나난 작정하고 오백장쯤 찍어도 안되던데..(시무룩)아니 이런 루피가 이렇게 잘생겼다면 아무리 원피스가 20년째 완결이 나지 않았대도난 정주행을 실패하지 않았겠지..는 실패한 자의 변명요 사진은 뮤지컬 때 사진인데,배우들끼리 다들 친해 보인다ㅋㅋㅋㅋㅋ형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양요섭의 깨알같은 표정ㅋㅋ맨 오른쪽이 민우혁 배우. 팩으로도 잘생김이 안가려짐게다가 초등학교 때부터 20살때까지 줄곧야구선수로 활동했었대. 운동도 잘하는 남자라니ㅠㅠ그런데 부상 때문에 운동을 그만뒀다고 해ㅠㅠ부상이 아니었다면 야구선수 민우혁 편을 쓰고 있었을지도..(그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본인이 야구선수 활동을 했기 때문인지,에서 주인공 김건덕 역을 마음에 와닿게 보여줬다고 하더라.야구선수로 꿈을 키우다가 다른 길을 걷게 되었는데 그 경험이 또 새로운 기회가 되다니.이런 게 새옹지마라고 하는걸까 싶기도 해. 그치? 물론 선수를 그만 두자 마자 바로 탄탄대로가 펼쳐졌던 건 아냐.오디션에서 번번히 떨어지기도 하고, 소속사에서 사기를 당한 적도 있대.가수일 때 불렀던 노래, 다들 한 번씩 들어봤을 걸?드라마 요조숙녀 ost ! 기억나지?초반에 계속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하는 바람에사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더라 (쿨쩍)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뮤지컬 데뷔를 하게 돼!바로 2013년 의 교생 선생님!이 때부터 뮤지컬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지♥그런데 다사다난+버라이어티한 삶을 거쳐온 민우혁 배우의 가장 놀라운 점은 말야..........어흙흩흑흑ㅠㅠㅠㅠㅠ품절남이란 사실임.............ㅠㅠㅠㅠㅠ그런데 아내분이 엄청시럽게 예쁨.익숙한 얼굴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바로 LPG라는 그룹으로 활동했던 이세미 님!지금은 쇼핑호스트로 활동 중이라고 해.하, 잘생긴 사람들끼리 만나는 거면나도 잘생긴 사람이랑 만나야 되는 거 아냐?.....는 현실부정 대실패.크흡 근데 더 충격적인 건 벌써 아가도 있다는 점!저 뒷태 너무 귀여운 거 아니니ㅠㅠㅠㅠ심쿵사하겄어....아주뒷태보다 더 감동적인 건 바로 저 높은 콧대!난 이십몇년째 가져본 적이 없는데......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유망주 두근설렘콩닥아...아차 콧대에 반해 이 글의 취지를 잠깐 잊었음.요즘 알콜성 치매가 오나봐 (부끄)아무튼 원래 이 글의 주인공 민우혁 배우는지금 뮤지컬 에서 시민혁명을 이끄는 리더 앙졸라 역을 원캐스팅으로 맡고 있어 ♥.♥사진의 오른쪽은 에포닌과 코제트, 두 여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마리우스 역의 윤소호 배우야.윤소호 배우도 훈훈한 매력이 넘치는 배우지 후훟하지만 이번 편에서는 키도 크고 잘생기고 리더십도 넘치는 민우혁 앙졸라 적극추천!맨 앞에서 말했듯이 나도 보고 반함.민우혁 배우는 사랑입니다♥.♥ 어예글/구성: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kr)
2016.02.01 / 조회 12,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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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뮤지컬 최고의 씬스틸러 TOP 5
한해 최고의 티켓파워를 뽑는 제11회 골든티켓어워즈, 이번에는 처음으로 신스틸러상이 신설되었다. 짧은 출연에도 객석을 흥분시키고 강한 인상을 주며 작품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존재, 결국 커튼콜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기도 하고, 귀갓길에 가장 생각이 많이 나는 존재이기도 하다. 2015년 골든티켓어워즈 씬스틸러 부문 후보로 오른 배우들 중 5명을 꼽아보았다. 마담 카를로타 - 신영숙 "소름 돋는 가창력, 닭살 유발자 신영숙의 새로운 발견"이럴 줄 몰랐다. 우리의 신영숙이 이렇게 웃길 줄이야. 2015년 인터파크 뮤지컬 판매순위 1위인 은 신영숙의 재발견이기도 했다. 배우 신영숙은 이제껏 소름 돋는 가창력으로 작품 속에서 가장 강렬하거나(레베카), 품위 있거나(명성황후), 영예로웠거나(그리자벨라)한 모습으로 여주인공을 도맡아왔고 범접하기 힘든 여신의 아우라를 뿜어왔다. 에서 신영숙이 보여준 마담 카를로타는 악역이면서 뻔뻔스러운 모습으로 존재감이 강렬했고 박효신이나 카이 등 남자배우들을 보러 간 관객들도 자신의 팬으로 끌어안았다. 해롯왕 - 김영주 "센 언니, 왕이 되셨네" 해롯왕은 2막 후반부에 단 한 곡을 부르며 짧게 등장하지만 허영과 탐욕의 상징인 만큼 화려한 분장과 의상, 과장된 몸짓으로 예사롭지 않은 등장을 한다. 지저스는 죽기 직전인데 저는 신나서 분위기 안맞게 불러제끼는 ‘herod's song’ 한 곡이 끝나고 나면 해롯왕이 전혀 밉지 않은, 오히려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사실 의 해롯왕 역할은 여태껏 남자가 해왔다.(당연히 왕이 남자니까 그래왔다) 그래서 2015년 수퍼스타에 처음으로 여자 배우가 해롯왕을 맡았을 때 더욱 화제가 되었고, 등으로 '센 언니' 이미지가 강했던 김영주의 해롯왕은 성별이 모호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렸다. 특히 "힘이 좋은가?! (바지쪽으로 들춰보며) 어머나~ 너 따위가 무슨 왕이냐"며 지저스를 밀쳐낼 때 깃털처럼 가볍게 마이클 리가 튕겨나가는 장면에선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떼나르디에 부인 - 박준면 "악역 전문배우?! 알고 보면 여자여자~" "얘 좀 봐라 울긴 왜 우니~ 이 밥통같은 기집애, 그만 닥쳐 나 화날라 그래요"뮤지컬 에서 단연 웃음 담당은 떼나르디에 부부다. 이 부부가 등장하는 장면에선 위대한 작품의 아우라에 눌려있던 관객들이 긴장감을 풀고 마음껏 웃을 수가 있다. 단지 웃기기만 하지는 않다. 프랑스 혁명 직후 가난한 민초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하면 수양딸을 돈 주고 판 것도 모자라 훗날 까지 더 돈을 뜯어내려고 집요하게 온갖 협박을 하고, 친딸은 앵벌이에, 여관을 운영하며 찾아오는 손님들 소매치기까지 하는 등 금수 같은 삶을 살겠는가. 떼나르디에 부인 역할을 한국 초연부터 맡아온 박준면은 억척 연기 전문배우라는 타이틀까지 붙을 만큼 그녀 아니면 안되는, 떼나르디에 부인 그 자체다. 산초 - 정상훈 들어갈 땐 정상훈, 나올 땐 산초 정상훈이 얼마나 재치 있고 웃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는지는 이미 , 등 수많은 작품 속에서 온몸으로 보여준 바 있다. (스팸어랏에서 웃다 지쳐 얼굴 근육이 아프고, 배에 경련이 이나는 신비로운 체험을 한 건 모두 정상훈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정상훈은 배우 본인의 모습이 강해서 캐릭터를 흐리지도 않는다. 과거 이훈진의 자연스러운 풍만함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겐 의 산초는 뚱뚱하다는 이미지가 있을 만큼 강했지만, 2015년 공연에서 관객들은 정상훈을 보러 갔다가 새로운 산초를 만났다. 무대 위의 정상훈을 보는 즐거움은 남다르다. 그리고 이제 그 즐거움은 과거에 공연 관객들만 알던 기쁨이었다면 이제는 SNL의 유행어 '양꼬치앤칭타오'로 온 국민, 전 지구인이 다 알게 되었다. 무대 위 독보적인 씬스틸러인 이 남자는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이제는 육아까지 접수했다. 신데렐라 - 전역산 '잘생김이 엣지있는 중성미로- 새로운 여장탄생'한 번 들으면 잘 잊혀지지 않는 건 이름뿐이 아니다. 전역산은 데뷔 후 예명으로 전아민이라는 이름을 썼으나 곧 역산이라는 자신의 이름으로 돌아왔고, 이나 등 작품 속에서 항상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뚜렷한 인상 탓에 과장되고 희극적인 캐릭터를 맡게 되면 더욱 그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어 관객의 뇌리에 도장을 찍어왔다. 지난해 창착 초연 에서는 신데렐라의 모습으로 돌아왔는데, 살랑살랑 어깨짓, 사뿐사뿐 걸음걸이와 손짓이 이처럼 잘 어울리는 남자배우는 일찍이 본적이 없다. 글: 김선경 (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
2016.01.18 / 조회 1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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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맛] 1화.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깜빠뉴
글/사진: 선우연주 객원 에디터 (yonjusunoo@interpark.com)구성: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2016.01.13 / 조회 8,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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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 그를 향한 물음표를 느낌표로 돌려주기 위해' <레미제라블> 양준모
장발장은 굶주린 어린 조카들을 위해 빵을 훔쳐 달아나다 잡혀 총 19년 간 감옥 생활을 한 후 가석방 된다. 하지만 오랜만에 마주한 세상은 그를 '장발장'이 아닌 낙인 찍힌 존재로만 바라보고, 세상의 거친 배척 속에 스스로를 포기하려던 그는, 홀연히 나타나 조건 없는 믿음과 사랑을 보여준 한 신부의 배려 속에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다. 홀로 고민하고, 싸워보고, 울어 보았다가, 다시 주먹을 꽉 쥐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 굴곡 없는 삶이 어디 있겠냐 만은, 적어도 누군가로 인해 뼛속까지 자아가 흔들렸던 장발장의 생의 서사를 고스란히 밟고 비춰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 모두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의 양준모는 "나 역시 신과 싸워도 보고, 저항도 해 봐서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고 말한다. 비단 이뿐 아니라 십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성악에서 뮤지컬로 장르를 옮겨, 또 배우로, 연출가로, 누군가의 선생님으로 가지 않은 길을, 가르쳐 주지 않은 방법으로 부딪혀 느끼고 깨달아온 그의 모습이 장발장의 그 어떤 부분과 닮은 듯 하다. 그래서 무대 위 '양발장'에게 설득당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어려울 것이다.Q. 오늘처럼 공연이 없는 월요일엔 주로 무얼 하나? 일본에 가기 전까진 정말 너무 바빴다,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지금은 싹 정리하고 공연하고 집에만 있는다. 애기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주려고. Q. 딸이 얼마 전 100일을 맞았다. 결혼하고 7년 만에 가진 딸인데, 아직까지 실감이 안 난다. 애기 가졌을 때도 일본에 있어서 와이프가 혼자 있었는데, 고맙게도 태교를 너무 잘 해 준 것 같다. Q. 딸이 커서 ‘리틀 코제트’ 역을 맡아 아빠와 한 무대에 설 수도 있지 않을까?(웃음) 모르겠다. (웃음) 며칠 전에 그 생각은 들더라. 교과서에 뮤지컬에 대해서 나오면, 어찌됐든 ‘4대 뮤지컬’ 이런 거 나올 거 아닌가. 그 중에 아빠가 뭐, 뭐 했다고 그러면 되게 기분이 좋을 것 같다. Q. 올 4월부터 9월까지 일본에서(토호 프로덕션) 공연을 먼저 했다.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일본 공연 경험이 있는 배우들은 한국과 일본 관객들의 반응이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 10년 전에 간 는 드라마 붐이 있었고, 그 이후에 는 아이돌 배우가 출연했었다. 그래서 관객들과는 각기 타깃 자체가 달라서 하나로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다. 만 놓고 보면, 정말 지방 어딜 가도 적지 않은 관객들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게 ‘초연 때부터 본 사람인데 이번 공연은 어떠하다’라는 거다. 그런 이야기 들으면 무대 위에 함부로 못 선다. 또 시키 뮤지컬 보는 사람 따로 있고 토호 뮤지컬 보는 사람 따로 있다. 컴퍼니에 대한 충성심, 작품에 대한 충성심 같은 게 있다. 또 한국인 배우가 하는 작품이 많이 없어서 더 책임감이 있었다.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나 나름대로 문화사절의 역할을 한다는 거였다. 사실 한류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한국 뮤지컬 배우들을 많이 소개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수요가 없으니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그래서 배우들이 지금 더 잘해야 된다는 것 같다. ‘한국 사람이라서 저래’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하기 위해서 일단 발음 노력을 많이 했다. Q. 10년 전부터 꾸준히 일본 공연 경험이 있다면, 언어에 대한 거부감은 덜하지 않았을까. 그때는 한국말로 공연했고, 사실 (일본어에) 큰 관심도 없었다. 그런데 2013년도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아담 파스칼과 내가 게스트로 섰는데, 4회 공연을 위해서 리허설을 네 번 하더라. 콘서트를 만드는 과정이 좀 새로웠고, 당시 연출도 하고 여기저기 관심도 좀 많았기 때문에 이들의 시스템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게 많았다. 그 때 오디션도 제안을 받았는데, 이라, 또 일본 시스템을 한번 경험해 보고 싶은 것도 있어서 이듬해 오디션을 봤다. Q. 일본 프로덕션을 경험해 보니 어떠했나. 이걸 일본 전체라고 얘기할 수 없지만, 컴퍼니의 이익을 무조건 최우선으로 하더라.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배우들은 어렸을 때부터 이걸 보고 꿈을 키워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 자체가 꿈의 무대다. 그래서 컴퍼니가 갑이 될 수밖에 없다. 또 과거에는 주변 소개로 배우들을 뽑았다면, 지금은 전국구로 오디션을 본다. 많이 대중화가 된 것이다. 작년에 토호에서 여는 노래자랑대회도 생겼다. 일반인들이 각자 준비를 해서 공연을 하는 거다. 그런데 나온 사람들마다 스토리가 정말 대단하다. 아빠와 딸이 나와서 노래를 하는 경우도 있고. 정말 잘하는 사람도 있었다. 거기서 잘 하면 토호 실제 오디션도 볼 수 있는 거고. 이 일본에서 오래 공연하고 있으니, 관객층이 정말 넓고 탄탄하다. 주 12회 공연인데 표가 거의 다 나가고, 특히 낮 공연이 저녁 공연보다 더 잘 나간다. 1, 2열이 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중년들이다. 그래서 인기 있다는 배우들, 이를테면 티켓파워가 있는 사람들도 중년 이상이 많다. 우리나라와는 생리 자체가 좀 다르긴 하더라. Q. 매일같이 북한산에 올라 대본을 외웠다고 들었다. 일본에 가서 공연을 하면서도 매회, 매회 전쟁같이 했다. 공연이 있는 날이든 없는 날이든 혼자 대사 런(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하는 연습)을 (녹음한 거 들으며) 두 번씩 갔다. 가사 틀릴까 봐. 다행히 리허설 때 경험한 건데, 조금이라도 딴 생각, 이를테면 지금 오케스트라 템포가 다르네, 저 형은 왜 여기서 안 해 줬지? 이런 생각하면 바로 가사가 틀리더라. 다행히 공연 중에는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Q. 스트레스가 심했겠다. 다행히, 해야 될 거라고 생각을 해서 순수하게 감당했던 것 같다. 어차피 말도 안 통하니까 사람들도 통역이 없을 때는 내게 말을 못하고, 나도 그렇고. (웃음)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것 저것 많이 했는데, 일본에서는 공연만 할 수 있으니까 오히려 집중이 잘 됐다. 은 정말 어렵고 까다로운 작품이다. 정말 미세하고, 센서티브하고. 나이 들어서 그 섬세한 표현까지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정말 힘들다. Q. 한국 에서는 장발장 역을 정성화와 함께 하고 있다. 성화 형이랑 정말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어서 좋다. 한 배역을 더블로 서면 사실 얼굴도 잘 못 보는데, 2회 있는 경우에 형이 빨리 오거나 내가 빨리 가거나 해서 그 시간 동안이라도 서로 공유를 한다. 노래도 힘들고 하니 서로 위로해 주는 거다. Q. 2013년 한국 초연에서 정성화가 원캐스트로 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재연에서 같은 배역으로 의식이 될 부분이지 않을까. 내가 을 처음 하는 거였다면 형에게 많이 의지를 했겠지만, 나 역시 일본에서 하고 와서 가사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공연에 대해 많은 것들을 서로 나누었다. '형은 여기서 어떻게 생각하냐, 난 이런 감정인데.' 그래서 굉장히 좋은 협업이 되고 있다. 일본 공연 전에 대본을 영어로 보고, 일본어로 보고, 한국어로 보고. 또 일본어를 영어로 바꾼 것도 봐서 텍스트를 엄청나게 많이 보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다. 한국 공연 연습하면서도 컴퍼니에, '각기 이렇게 번역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이야기해서 새롭게 해석된 것도 있고. Q. 개인적으로 양준모의 장발장은 결핍과 상처로부터 출발하는 울분을 좀 더 거칠게 토해내는 것 같았다. 일본과 한국에서 메인 연출가가 같은데 배우마다 다른 디렉션을 준다. 또 일본 공연과 한국 공연에서도 디렉션이 다르고. 배우나 상황에 맞게 다르게 하는 것 같고, 나도 이해가 된다. 일본 연출을 했던 아드리안은 정말 (초반의) 장발장이 개 같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고 했다. (조)정은씨가 나한테 “쟤 정말 흙 파먹게 생겼다.(웃음)” 그런 얘길 한 적이 있다. 크리스(한국 공연 연출)의 비유는 또 그게 아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니까. 하지만 큰 맥락은 변하지 않는다. Q. 그래서 은 어떤 작품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장발장은 어떤 인물 같나? 일본은 크리스천 인구가 1% 정도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인터뷰할 때 거의 80%의 기자들이 크리스천으로 이 작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봤다. 난 모태신앙이고 장발장처럼 하나님과 싸워도 보고 미워도 해 봤다. 그래서 장발장이 한 사람으로서 왜 이랬을까 다 이해가 된다. 그래서 난, 관객들이 현실적으로 장발장에게 품을 수 있는 많은 물음표들을 느낌표로 주고 싶다. ‘저래서 마리우스를 데리고 갔던 거구나’, ‘그래서 판틴과의 약속을 지킨 거구나, ‘저래서 후 앰 아이를 저렇게 불렀구나’ 하도록. 장발장을 하려고 12년 동안 이 많은 캐릭터들을 했구나, 그 생각이 들 정도로 과거 노역도 많이 했고 강한 역할도 많이 했다. 그래서 난 만 해도 좋을 정도다. 다음주(이번 주)면 일본 공연까지 합쳐서 100회 하는 건데, 성화 형 만큼은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배우가 100회 동안 하면 ‘아, 어떻게 하지?’ 이런 느낌 한 번쯤 오는데, 아직까지 그런 게 없었다. ‘오늘 어떻게 해야겠다’ 그런 기대가 되는 공연이고. 그래서 작품 하는 게 아주 행복하다. Q. 배우들에게 보컬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도 유명하다. 나도 성악하다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성악하는 사람들이 발성 바꾸기가 참 어렵다. 그게 어떤 감인데, 그 감각을 좀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 유연성이라 할 수 있는. 그렇다고 내가 팝을 잘 부른다는 게 아니라 장르에 따라 소리를 잘 섞을 수 있는 계산적인 머리가 있는 것 같다. 뮤지컬로 발성을 바꿀 때 소리 내가면서 듣고 외국 배우들 거 많이 들으면서 어떻게 건강하게 소리를 많이 낼 수 있을까, 혼자 공부했다. 감사하게도 그간 여러 스타일의 뮤지컬을 많이 했고, 그러면서 목이 많이 단련된 것 같다. 그런 경험들이 검증되진 않았지만 티칭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학생 중에 수아라고 영국에서 킴( 주인공)을 하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화상으로 계속 가르쳐주다 안되겠다 싶어서 영국인 보이스 코치를 소개시켜줬는데 그 사람이나, 맥킨토시에 있는 코치나 내가 얘기한 것과 명칭만 다르지 하는 이야기가 똑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 영 틀린 얘기는 아니구나', 하고 안심했다. Q. 본인도 계속 보컬 레슨을 받고 있다고. 아직도 레슨이 필요한가? 이렇게 계속 받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친구들 중 줄리어드에 오래 있는 애가 있는데, 뮤지컬 배우들이 자기 교수한테 레슨 받으려 많이 온다고 하더라. 파바로티도 죽을 때까지 보이스 코치가 있었다. 무얼 배운다기 보다 내 소리가 이상하게 가는 지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 선생님은 내가 너무 신뢰할 수 있고, 센스도 뛰어나셔서 어떤 소리를 만들고 싶다고 하면 함께 연구한다. 또 주변 배우들도 많이 소개시키고. Q.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 같다. (웃음) 그래서 와이프가 힘들어 한다. (웃음) 내가 하는 게 많아서 힘들어 했고. 이거 해 볼까? 뭐 해볼까? (웃음) 일본 갔다 와서는 정말 많이 내려놨다. Q. 연출을 맡은 오페라 가 올해 재연을 하기도 했다. 또 제작 준비 중인 뮤지컬도 있다고 들었고. 연출은 정말 나와 안 맞는다. 는 오페라에서 해 보고 싶었던 아이템이 너무 많았고 그걸 유감없이 다 했던 터라 재미있게 했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는 할 말을 다 하는 편인데, 연출로서는 말을 못한다. 머리에는 있는데 표현을 못한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게 배우고, 연습실에서 배우들을 설득시키는 게 연출인데, 그게 힘들다. 그래서 전부 다 (전)미도에게 얘기했다. 미도랑 너무 잘 맞아서 “야, 알지?” 그럼 “알았어!” (웃음) 작품을 연출의 시각으로 평면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쭉 볼 수 있게 된 건 정말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뮤지컬은 지금 준비 중인데, 그것에만 집중을 못하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앞으로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 Q.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하겠다는 것은 철저히 해야만 하는 사람이 양준모 같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양준모는 어떤 사람 같은가. 잘 모르겠다. (웃음) 뭘 해야겠다, 그러면 미루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해결해 버린다. 그래서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고. 계산 없이 하니까. 미련을 두지만, 털기로 하면 한 번에 그냥 털어 버리고. 와이프는 그런 추진력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데 한 편으로 내 입장에선 스스로 피곤하기도 하다. 아, 왜 또 벌려놨지?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영상: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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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 조회 16,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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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감동의 대항해가 다시 시작된다
지난 8월 27일 한전아트센터 연습실. 오랜만에 만나는 선후배, 동료들과 나누는 인사 소리가 가득하다. 악수와 포옹, 반가운 웃음을 나누는 이들은 이라는 크고 육중한 배에 승선한 배우들과 제작진들. 2012년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의 대항해가 이날 상견례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참이다. 상견례 자리에는 올 1월부터 약 7개월에 걸쳐 진행된 까다로운 오디션을 뚫고 최후의 1인이 된 배우들이 모두 함께 했다. 2012년 공연에서 주역을 맡아 큰 감동을 선사했던 정성화를 올해 역시 장발장 역으로 만날 수 있으며, 새로운 장발장 양준모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안타깝게 양준모는 현재 일본에서 장발장 역으로 분하고 있어 이날 함께 자리하진 못했다. 또한 과거 일본 에서 장발장 역을 맡았던 김준현과, 2012년 국내 공연 당시 앙졸라로 활약했던 김우형이 이번에는 자베르 경감 역을 맡아 나란히 함께 자리했다. 조정은과 함께 판틴 역을 맡은 전나영은 한국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얼굴이지만, 2013년 런던 웨스트엔드 에서 동양인 최초로 판틴 역을 맡았던 실력파 배우다. 2012년 한국어 초연 공연으로 이듬해 한국뮤지컬대상, 더뮤지컬어워즈 신인상을 석권한 에포닌 박지연을 이번에도 만날 수 있으며, 떼나르디에 부인으로 활약했던 박준면과 함께 올해 떼나르디에 역으로 발탁된 임기홍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도 에 유쾌한 기운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학생운동을 이끄는 혁명가 앙졸라 역에는 최근 에서 김건덕 역을 맡았던 민우혁이 낙점되어 훤칠한 외모, 뛰어난 가창력을 다시 한번 캐릭터에 입힐 예정이며, 순수한 영혼 마리우스 역의 윤소호, 코제트 역으로 처음 뮤지컬에 도전하나 영국 제작진들에게 큰 인정을 받고 있는 신인배우 이하경도 만날 수 있다. (주)레미제라블코리아의 정마크지원 대표는 이날 "긴 오디션만큼 앞으로 더 도전적이고 신나는 기간이 될 것"이라 이야기하며 "우리가 어떻게, 왜 이 자리에 왔는지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공연 협력 연출자인 크리스토퍼 키 역시 "수많은 나라에서 공연하고 있지만 이 작품은 여러분의 것이며, 자신의 작품을 만들 것"이라는 당부를 더했다. 이어진 브리핑 시간에는 공연의 각 장면을 차례로 집어가며 작품의 흐름, 캐릭터, 그리고 무대의 변화에 대한 협력 연출자의 설명이 있었다. 장면 연출에 영상을 활용하거나 빅토르 위고가 그린 그림을 활용하는 것은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 과 가장 다른 한국 무대만의 특징이 될 것이다. 또한 2012년 한국어 초연과 달라진 부분으로, 배우들의 등장을 더욱 현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객석 문을 더욱 활용하거나 객석 앞쪽으로 무대 구조물이 더 나와 있게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더해졌다. 이후 이어진 첫 음악 연습은 그간 배우들이 파트별로 따로 연습한 부분을 다 함께 맞춰보고, 곡의 흐름을 서로 익히는 첫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첫 연습이라 다소 경직되어 있던 배우들이었지만, 한 목소리로 노래하고 화음을 맞추는 과정을 통해 서서히 저마다의 배역과 작품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간단한 발성 연습 끝에 부르기 시작한 '원 데이 모어'는 역시 이 작품이 그토록 오랜 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사랑 받고 있는지 모두를 깨닫게 해 주는 듯 했다. 이들이 한 마음으로 선보일 의 첫 공연은 대구에서 만날 수 있으며, 10월 21일부터 11월 15일까지 계명아트센터 공연을 진행한 후 11월 28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무대에 오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9.07 / 조회 12,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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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원작의 매력, 뮤지컬만의 개성 어디로?
소설과 영화에서 만난 의 감동은, 오랜 시간에 걸쳐 펼쳐지는 주인공의 '과정'에서 나왔다. 콧대가 하늘을 찌르는 미모의 소녀에게 전쟁은 그간 자신의 삶을 채웠던 부유함, 이성으로부터의 끊임없는 구애를 '바람과 함께 사라지'게 만들었는데, 그녀가 그 상실의 과정 속에서 굴하지 않고 진취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강인한 여성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가슴 벅찬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에서 우리가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전쟁과 실연 등 생을 뒤흔드는 엄청난 일들을 겪어내며 주인공이 변해가는 '과정의 모습'이 무대 위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서사시는 요점정리로 추려져 질주하기에 바쁘고, 장면 사이의 개연성이 헐거우니 스칼렛 오하라의 심경변화나 두 여자 사이에 놓인 애슐리 윌크스의 진심, 상남자 레트 버틀러가 지닌 스칼렛 오하라를 향한 마음 등은 객석까지 와 닿지 않는다. 이를 배우들의 연기력에만 기대려 하는 것은 너무나 안일한 생각 아닌가. 물론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그리고 대사만이 아닌 넘버, 춤 등의 공연 요소들이 저마다의 매력으로 극을 전개한다는 프랑스 뮤지컬의 개성상 방대한 분량의 소설과 클로즈업이 가능한 영화의 표현 밀도를 기대한다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에는 원작이 가진 분명한 매력과 그것을 풀어내는 뮤지컬만의 어법이 효과적으로 살아있어야 할 것이다. 매 장면을 채우는 세심함도 아쉬운 지점이다. 스칼렛이 레트 버틀러의 뺨을 손이 닿지 않게 때리는 장면이나, 건드리기만 하면 저절로 갈라지는 가짜 장작을 패는 애슐리의 모습은 너무 날것으로 노출되어 보는 이들을 당혹하게 한다. 이 가운데 작품의 무게를 잡고 무대 위로 시선을 집중하게 해주는 이들은 조연들이다. 스칼렛의 유모 마마 역의 정영주는 작품의 시작과 끝을 엄숙하면서도 울림 있게 장식하고 노예장 박송권은 무리 장면을 이끌고 완성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물론 주조연 캐릭터 사이의 유대관계가 다소 떨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들이 등장할 때 관객들은 숨죽이다 이윽고 환호한다. 때로 너무나 가벼운 노랫말로 그 기운을 흐릴 때도 있지만, 넘버의 선율 역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색과 맛을 지니고 있어 뮤지컬 팬들의 마음을 살 만하다. 스칼렛 역을 맡은 바다는 흔들림 없는 탄탄한 가창력으로 모든 넘버들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으며,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레트 베틀러 역의 주진모가 힘있는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첫 뮤지컬 출연이라는 부담감을 스스로 털어내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앞으로의 과제가 될 듯 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5.01.15 / 조회 16,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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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넘어 기억되는 뜨거운 사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개막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라는 여주인공의 명대사와 함께 널리 알려진 소설 가 뮤지컬로 만들어져 국내 첫 무대에 올랐다. 지난 9일 개막한 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13일 언론을 대상으로 작품의 주요 장면을 소개했다. 고난이도 안무와 화려한 의상, 흡입력 있는 음악이 원작의 매력을 또 다른 빛깔로 빚어내고 있었다. 뮤지컬 는 마거릿 미첼이 1936년 출간한 동명소설에 기반한 작품으로, 남북전쟁이 일어난 1860년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전통적 여성상에 얽매이길 거부하는 여성 스칼렛 오하라의 삶과 사랑을 그린다. 는 1939년 개봉된 동명의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뮤지컬로는 2003년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어진 후 올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이날 배우들은 ‘바보같다 놀려도’를 시작으로 ‘그런 여자 아니야’, ‘검다는 것’, ‘인간은’ 등 주요 넘버 12곡을 선보였다. 시연에 앞서 유희성 연출이 무대에 나와 “원작이 가진 드라마와 정서는 유지하되, 하나의 세트로 구현됐던 프랑스 버전과는 달리 다양하게 변화하는 무대와 영상을 활용하고자 했다.”고 이번 공연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김법래, 주진모, 임태경, 바다, 서현, 마이클리, 정상윤, 김보경, 유리아, 정영주, 박송권, 한동근 등이 함께 나와 출연 소감을 밝혔다. 바다, 서현을 비롯한 배우들의 캐스팅 소식은 개막 전부터 일찍이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모은 바 있다. 특히 아름답고 도도하며 진취적인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는 동명영화 속 비비안 리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이 캐릭터를 맡아 무대에 서게 된 바다와 서현은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착을 드러냈다. 바다는 “SES로 활동하던 시절 멤버 중 스칼렛 오하라와 가장 어울리는 사람으로 뽑힌 적이 있다. 그래서 이 작품과 만나게 됐을 때 꼭 운명처럼 느껴졌다.”고 말했고, 서현은 “평상시 거울을 볼 때도 내가 스칼렛 오하라라고 생각하며 그녀처럼 살아가려고 했다.”는 말로 그간의 노력을 짐작하게 했다. 두 여배우는 서로 경쟁심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서로 응원하며 힘을 얻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바다는 “경쟁할 시간도 없고, 언니로서 최소한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또한 프로로서 자신만의 무대에 집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설사 마돈나가 온다고 해도 경쟁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 답했고, 서현 역시 “바다 언니가 워낙 많이 도와주고 챙겨줘서 나도 후배로서 좋은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뿐이다.”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클라크 게이블이 연기했던 레드 버틀러를 누가 연기할지도 큰 관심사였다. 이번 무대에서는 의 임태경과 의 김법래,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배우 주진모가 레드 버틀러를 연기한다. 바다는 이 세 배우에 대해 “김법래는 영화에서처럼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중후한 매력을 갖췃고, 주진모는 워낙 성실하고 한 장면 한 장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느껴져 나도 같이 집중하게 된다. 임태경은 워낙 연륜 있는 선배라 조금 피곤한 날에도 같이 무대에 서면 힐링이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 주진모는 첫 무대의 긴장감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렇게 배우들과 함께 하루 종일 연습하는 것이 처음이라 새롭고 즐거웠다.”는 그는 “막상 공연장에 와보니 처음 느껴보는 긴장감이 생기더라. 카메라 앞에선 떨어본 적이 없는데 무대에선 소심해졌다. 첫 공연의 소감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간 에 출연해온 김법래는 오랜만에 주연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영광이다.”라고 기쁨을 표하며 “나쁜 남자처럼 보이지만, 레드 버틀러도 사랑 앞에서는 남들과 똑같은 사람”이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임태경은 레드 버틀러에 대해 “겉으로는 상남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해바라기같은 섬세한 인물이다. 그런데 영화와는 달리 뮤지컬에서는 조금 희화화된 것 같다.”며 아쉬움을 솔직히 토로했다. 다른 배우들도 직접 느낀 작품과 캐릭터의 매력을 전했다. 멜라니 역을 맡은 김보경은 “프랑스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이 처음인데, 가사와 음악이 정말 아름다워서 작품에 홀리게 된다.”고 말했고, 유리아는 “멜라니와 애슐리의 사랑은 뜨겁지는 않아도 뒤늦게 그 깊이를 깨닫게 되는 사랑”이라며 이야기의 또 다른 한 축을 지탱하는 멜라니와 애슐리의 관계를 설명했다. 스칼렛 오하라의 기구한 운명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함께 울고 웃는 유모 역할은 의 정영주와 의 박준면이 맡았다. “언젠가 꼭 뮤지컬로 만들어지길 바랬던 작품인데 실제로 이 작품에서 원했던 역할을 맡게 돼 무척 감사하다.”는 정영주는 “유모라는 캐릭터가 이 작품 속에 잘 녹아나 더 커지고 단단해진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평생 비참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노예들의 비애를 노래하는 노예장으로 분한 박송권과 한동근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공연은 오는 2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1.14 / 조회 13,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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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바다 “스칼렛 오하라, 증명해 보일 것”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거야”라는 명대사와 석양 아래 키스하는 배우들의 명장면까지 는 우리들에게 비비안 리 주연의 영화로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마가릿 미첼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남북전쟁에 휩쓸린 네 남녀의 운명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은 등을 만든 도브 아띠, 알베르 코헨 등 프랑스 제작진들에 의해 만들어져 이번에 한국 초연이자 아시아 초연으로 2015년의 시작을 알린다.개막 한 달여를 앞둔, 한국의 스칼렛으로 낙점된 바다를 만난 날. 촬영으로 새벽부터 시작된 하루 일과에 지칠 만도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생기 넘쳤다. 바다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스칼렛 오하라를 일인칭으로 지칭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녀는 이미 스칼렛 오하라가 되어 화려한 무도회와 전쟁터, 타라의 대농장을 누비고 있었다.는 내 운명 뮤지컬 할 때마다 나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나랑 참 잘 어울리는 작품이구나’.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제작사에서 처음 작품 의뢰를 주셨을 때 이것 저것 따질 필요없이 흔쾌히 이건 “내 작품 맞다”고 말했다. 제작사에서 작품의 당위성을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너무나 매력적인 작품이다. 어렸을 때부터 원작 소설의 팬이었고, 영화도 대사를 외울 만큼 많이 봤다.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는 건 알고 있었다. 언젠가 한국 무대에 올려져 나에게 자연스럽게 기회가 온다면 괜히 고민하는 척 안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렇게 꿈같은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는 그 당시의 ‘스칼렛 오하라’라는 신여성을 보여주는 특별한 작품이다. 스칼렛 오하라는 클레오파트라나 카르멘 같은 여성이 대변하는 시대와는 또 다른, 근대라는 세계에서 나타난 새로운 여성의 캐릭터이고, 여성의 자의식이 반영되어 있는 인물이다. 만약 헤밍웨이가 이 작품을 썼다면 이 만큼 공감하지 않았을 것 같다. 원작자인 마가릿 미첼이 본인도 여성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여성에 대해 속속들이 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스칼렛 오하라 SES시절 때 이 작품의 주인공인 스칼렛 오하라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하지만 그때는 철 모르고 비비안 리라는 예쁜 여배우 이미지만 떠올리고 좋아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 작품과 운명적으로 만나고 연습에 들어가면서 연출님이 권해주신 3권짜리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왜 스칼렛 오하라를 연상케 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제작사에서도 나에게 러브콜을 보내주신 건 내가 비비안 리처럼 예뻐서는 아닐거다. 스칼렛 오하라와 내가 왜 닮았다고 느꼈는지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싶다. 스칼렛 오하라, 하면 강인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많이 떠올린다. 그런 면도 있지만 내가 본 그녀는 의리파다. 그리고 보통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 (즉흥적이긴 하지만) 신념 있는 행동을 한다. 그녀를 들여다보면 껍질은 맵지만 안은 너무 단 양파 같은 여자다. 연습을 하면서 내가 진짜 그녀를 사랑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왜나하면 내가 그녀를 부정하면서 그녀에 대해 호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기력에는 진실성이 묻어나야 하는 건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내가 나(스칼렛 오하라)를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안된다.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 스칼렛 오하라는 신여성, 즉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여성이다. 그녀는 전쟁이라는 세상의 변화 속에서 본인 안의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 받아들이기 엄청 힘든 일이다. 그 이 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산고를 겪기 때문이다. 그런 여러 가지 고통 속에서는 그녀 스스로 ‘이제는 내가 성숙해져야만 한다’라고 본능적으로 생각했을 거다. 연습하면서 그녀를 형상화시켜 봤다. 책에도 쓰여 있지만 그녀는 미녀는 아니었지만 자기 자신을 아름답게 가꿀 줄 아는 여자이고, 항상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한 여자이다. 남자들이 자기를 볼 때 어떻게 하면 예뻐하는지 알았기 때문에 일부러 그런 행동들을 했다. 그녀는 알았다. 여자들이 그런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녀는 선택한 거다. 신여성은 선택하는 사람이다. 그녀 스스로가 그렇게 선택한 것이다. 그런 점이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버틀러 vs 애슐리 버틀러는 작가가 세상에 제일 멋있게 만들어 놓은 남자 캐릭터이다. 좋은 것은 다 가지고 있는 남자이다. 애슐리는 부드러운 남자이다. 그리고 유일하게 그녀에게 대시하지 않는 남자이다. 그녀는 즉흥적이고 생각을 바로 바로 표현하지만 애슐리는 공수표를 남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저 남자면 믿을 수 있겠다 싶은 거다. 하지만 버틀러는 그녀에게 대시도 하고 결국에는 남편도 된다. 버틀러는 어찌됐든 경험을 통해서 나를 사랑한 사람이지만, 애슐리는 나를 잘 모르고 겪어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녀가 만들어놓은 허상일 뿐이다. 버틀러의 존재는 늘 스칼렛 마음 안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힘들 때마다 그를 찾게 되고, 점점 그 마음이 쌓여 갔다는 것을 나중에 애슐리가 그녀의 사랑을 거절하게 됐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제서야 버틀러의 사랑의 더 선명하게 보이게 된 거다.그 후 스칼렛과 버틀러는 어떻게 됐을까? 두 사람에게는 시간이 필요했을 거다. 시간이 좀 더 많이 흐른 후에 서로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한다. 버틀러는 너무 오랫동안 그녀를 좋아했었고, 그녀는 너무 늦게 그의 진실한 사랑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버틀러 같은 남자는 그녀가 당당하게 바로 섰을 때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남자지, 무작정 쫓아간다고 되는 남자는 아니다. (웃음)소설 vs 영화 vs 뮤지컬 뮤지컬에서는 사건들이 산 넘듯이 벌어진다. 대서사극이라 중요한 신들만 가지고 끌고 가다 보니 자칫하면 내용이 끊겨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작품을 뮤지컬로 본다는 희열도 있다. 책 읽다 힘들어서 포기하신 분들이 작품을 보면 원작의 정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다. 뮤지컬에서는 책만 읽었을 때, 영화로만 봤을 때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차원의 정서를 깨닫게 되는 부분이 있다. 노래로 표현했을 때 더 진한 감동과, 중요한 여백을 음악으로 채우면서 느끼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 이번 작품으로 진정한 가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파트너 복 이번에 파트너 복이 아주 많다. 세 명의 버틀러와 두 명의 애슐리까지. 느낌이 다 다르다.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가 없다. 주진모씨는 버틀러 이미지를 외형적으로 이미 다 가지고 있다. 타고난 분위기가 외모와 목소리에서 묻어 나온다. 태경 오빠는 아시다시피 연기면 연기, 노래면 노래 다 잘한다. 실력파라 무대에서 걱정이 없다. 할 때 많이 친해지지 못했는데 이번에 개인적으로 인간적인 재발견을 하게 됐다. 많이 챙겨주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항상 분석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도움을 받는다. 법래 오빠는 제일 의지하고 싶은 버틀러다. 체격적인 발란스가 제일 좋다. 스칼렛의 허리를 휘어잡는 신이 있는데 제대로 허리를 꺽어 준다. 내 체구를 가장 왜소하게 보여주는 고마운 배우시다(웃음). 상윤씨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연습하면서 주고 받는 에너지가 너무 좋다. 마이클리는 설명이 필요없지 않나. 배우도로 인간적으로 멋있는 대인배다.아뮤즈 아이돌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를 지칭하는 말이다. 내가 만들고 내가 인터뷰할 때마다 말하고 다닌다. 아이돌 가수 출신으로 뮤지컬계에 먼저 뛰어든 사람으로 주위에서 아무도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아이돌 가수를 하다 뮤지컬 배우를 하고 있는 후배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지칭하는 말이 없어 내가 만들었다.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써주시면 좋겠다. 서현은 같은 아뮤즈 출신에 SM 직속 후배다. 팔이 안으로 그냥 굽는다(웃음). 언제나 파이팅을 외쳐주고 싶다. 서현이는 착한 악바리다. 예쁘고 성격도 좋고 무엇보다 열심히 한다. 둘이서 열심히 이야기 나누며 스칼렛을 만들어가고 있다. 뮤지컬 배우 운명이자 천직이다. 하나님이 주신 두 번째 선물. 첫 번째 선물은 SES란 이름으로 가수로 데뷔한 것이다. SES를 통해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여러 가지 기회가 많이 생겼다. 팬 세상에 가장 불가사의한 일이 있다면 그건 바로 팬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그 마음이다. 어떻게 나보다도 더 나를 사랑해줄 수 있을까. 그들은 내 안에 나태함, 자만심 등 안 좋은 걸 증류시켜주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내 삶에 이유가 되고 작품에 대해 함께 고대하고 파이팅을 나누는 친구이자, 내 삶의 기쁨의 일부이다. 팬들을 보면서 나도 나의 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팬들이 나한테 해주는 만큼 내가 스스로에게 해주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2015년 도대체 2015년이 어떤 해가 되려고 하는지 너무 멋있는 작품으로 한 해를 시작하게 됐다. 무엇보다 뮤지컬에 올인하는 한 해가 되고 싶다. 또한 여자 배우로서 잊지 못할 작품들을 하고 싶다. 지금이 여배우에게 있어서 전성기일 수 있는 나이니 마음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웃음).꿈 가능성, 다양성, 지속성을 꿈꾸다. 나에게 SES, 솔로가수, 뮤지컬 배우는 가능성 하나만으로 시작한 것이다. 도전하고 창조한 이후에 다양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을 통해서 다양한 모습을 많이 선보였다. 어느 한 계층만이 아닌 온 가족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라 더 즐겁게 하고 있다. 부모가 좋아하고 그 자식이 좋아하고 손녀까지 좋아하는 그런 뮤지컬 배우와 가수가 되고 싶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2.22 / 조회 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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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경, 또 한 명의 레트 버틀러로 등극
내년 1월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에서 임태경이 남자 주인공인 레트 버틀러로 변신한다. 현재 에서 비운의 황태자 역으로 활약 중인 임태경은 배우 뿐만 아니라 크로스오버 테너로서 소프라노 조수미, 신영옥 등과 함께 무대에 섰으며 KBS 에서는 7연승의 기록을 세우며 폴 포츠와 공연하기도 했다. 뮤지컬 는 마가릿 미첼이 발표한 소설을 바탕으로 한 프랑스 뮤지컬로 아름다운 음악, 화려한 무대와 의상 등이 매력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레트 버틀러 역에 주진모와 김법래, 스칼렛 오하라 역의 바다, 서현이 낙점되어 제작발표회에 자리한 바 있다. 제작발표회 당시 베일에 쌓였던 또 한 명의 레트 버틀러로 확인된 임태경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지금까지 맡았던 인물 중 가장 실제 성격과 닮은 캐릭터"라고 밝히며, "그간 관객분들이 모르셨을 진짜 남자로서의 매력을 보여드릴 기회"라고 자신감과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 초연이자 아시아 초연인 는 2015년 1월 9일부터 2월 15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12.10 / 조회 1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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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레트 버틀러, 스칼렛 오하라는 누구?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공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거야.' 도도한 매력의 스칼렛 오하라와 그녀의 허리를 격정적으로 안고 입맞춤하는 레트 버틀러의 모습으로도 세계 많은 이들에게 각인된 가 뮤지컬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소설가 마가릿 미첼이 1936년 발표한 소설 는 미국 남북전쟁 전후를 배경으로 스칼렛 오하라를 비롯한 네 남녀의 사랑 뿐 아니라 강인하게 한 시대를 살아내는 모습이 담겨진 대서사시다. 소설이 퓰리쳐상을 수상한 것에 더해 1939년 비비안 리와 클라크 케이블이 주연으로 나선 동명 영화는 큰 흥행과 함께 작품의 대표 이미지이자 상징성을 담은 창작물로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에 한국을 찾는 뮤지컬 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프랑스 무대로, 원작은 의 제르라 프레스귀르빅 작사/작곡, 등의 안무 등을 맡은 카멜 우알리가 연출 겸 안무를 맡았다. 을 만든 흥행 프로듀서 도브 아띠, 알베르 코헨의 두 번째 콤비작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내년 1월 국내 개막을 앞두고 지난 10일 열린 제작발표회장에서, (주)쇼미디어그룹의 대표 박영석 프로듀서는 "4, 5년 전부터 작품을 접해왔다."며 오랜 시간 한국 공연 성사를 위해 노력해왔음을 이야기했다. 뮤지컬 데뷔에 나서는 레트 버틀러 역의 주진모, 스칼렛 오하라 역의 바다레트 버틀러 역의 김법래와 스칼렛 오하라 역의 서현"소설의 이야기를 충실히 따르고 있으면서도 프랑스 뮤지컬 음악의 감성이 더해져서 좋았다. 스펙타클한 느낌 역시 컸는데, 반드시 한국에 작품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라이선스 공연을 앞두고 캐스팅 과정이 어려웠다고 말하는 그는 "캐릭터의 이미지와 얼마나 잘 맞는가, 음악의 톤과 잘 맞는가가 중요한 조건이었다."고 밝혔다.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자유, 평등, 박애라, 극 중 흑인 캐릭터의 비중이 크다. 그런데 흑인 역할은 '검정 칠 분장'이 아닌 반드시 흑인이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배우 뽑기가 무척 어려웠다.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하다가 결국 한국 배우가 태닝하기로 합의를 봤다." 무엇보다 큰 관심이 쏠린 주역 배우 캐스팅이 이날 함께 공개되었는데 스칼렛 오하라 역에는 바다와 소녀시대 서현이, 레트 버틀러 역에는 주진모와 김법래가 주인공으로 낙점되었다. 박영석 프로듀서는 "바다와 김법래는 에서 에스메랄다와 콰지모도로 출연해서 프랑스 제작진들도 이미 인지를 하고 있었고, 주진모는 '가장 레트 버틀러다운' 이미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서현은 원작 속 스칼렛 오하라가 10대인데 그런 모습과 함께 이미지, 목소리 톤 등을 고려해 주역으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다시 호흡 맞춘다!애슐리 역의 마이클 리와 멜라니 역의 김보경선한 남자의 표본, 애슐리 역의 정상윤과 멜라니 역의 유리아이번으로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서게 될 주진모는 "장편 드라마인 를 마치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소진되어 있었고 새로운 것을 찾고 있을 때 를 접하게 되었다."면서 "나도 모르게 다른 시나리오를 제쳐두고 '이거다' 싶었는데, 영화에 대한 깊은 여운도 있었고 남자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레트 버틀러 역이라 주저 없이 선택하게 되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풀어놓았다. 무대 위에서 "세상에 저런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겉과 속은 다르지만 그 안에 굳은 심지를 가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게 레트 버틀러로 변신할 주진모의 각오다. 또 한 명의 김법래 역시 "그간 '나쁜 놈' 역만 맡았는데 오랜만에 '나쁜 남자' 역을 맡아 행복하다."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도도하지만 엇갈린 사랑 속에 가슴앓이를 하는 여자, 그렇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당당하게 나아가는 여자 스칼렛 오하라 역을 맡은 바다는 "어린시절부터 꿈꿔온 배역"이라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조심스레 펼쳐보였다. 마마(박준면, 정영주) 사이에 선 노예장 역의 한동근"SES 시절 설문조사에서 가장 스칼렛 오하라와 어울린다고 뽑혔었는데 아마도 외모보다 강인한 모습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도 다부지게 할 예정이다. 어렸을 때부터 어떤 장르로든 스칼렛 오하라 역을 해보고 싶었고, 한국에서 공연이 안 된다면 직접 만들어서라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여배우로서 이번 작품으로 뭔가 다음 단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소녀시대 멤버들이 얼마나 내가 광적으로 뮤지컬을 좋아하는지를 안다."고 말한 서현 역시 단단한 각오를 내비쳤다. "한 여자의 삶을 거침없이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인 것 같다. 소설과 영화를 수 십 번 볼 정도로 많은 준비를 해왔고 오랫동안 성악 레슨을 받아 다양하게 소리를 내는 것도 익혀 왔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그간 보여드리지 못했던 서현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나 역시 기대 중이다." 이밖에 오랜 시간 스칼렛 오하라의 짝사랑 대상이 되는 애슐리 윌크스 역에는 마이클 리와 정상윤이, 스칼렛 오하라의 친구이자 애슐리의 아내 멜라니 해밀튼 역에는 김보경과 유리아가 나설 예정이다. 마마 역으로 변신할 정영주, 박준면 역시 기대를 걸어도 좋을 배우들로 꼽혔으며 작품에서 강렬한 넘버를 통해 남다른 존재감을 나타낼 노예장 역에는 박송권과 MBC 시즌 3의 우승자 한동근이 등장한다. 이날 함께 자리한 변희석 음악감독은 " 등의 프랑스 뮤지컬과 같이 파퓰러하면서도 굵은 선을 가졌다."고 작품 음악에 대해 설명하며 "50인조 오케스트레이션에 30여 명의 앙상블이 부르는 10곡 이상의 합창곡이 펼쳐지는데, 원작 공연과는 또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한국 공연만의 특징을 언급했다. 뮤지컬 넘버로 등장하진 않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의 메인 테마곡 '타라의 테마'(Tara's Theme)는 프랑스 원작자들과 논의 끝에 작품 오프닝과 엔딩 때 관객들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드라마와 안무가 분리되어 진행되는 특징을 가진 프랑스 뮤지컬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다양한 안무가 무대 전반에서 펼쳐질 예정이라는 것이 서병구 안무가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비보잉, 왈츠, 발레, 현대무용, 흑인들의 아프리카 토속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이 등장할 것을 예고하며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춤, 고난이도의 춤이 많아 앙상블과 댄서를 분리해서 오디션을 진행했고 국내 최고의 댄서들을 선발했다."고 덧붙였다. 대본과 음악은 원작 그대로를 따르지만 영상, 안무, 무대 등을 통해 한국 공연만의 독특한 점을 보여주려 노력할 것이라는 유희성 연출의 계획도 엿볼 수 있었다. 프랑스 뮤지컬 는 내년 1월 9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오는 11월 13일부터 온라인으로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1.11 / 조회 1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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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일주일 연장 공연 확정
뮤지컬 이 일주일 연장 공연을 확정했다. 당초 8월 25일에 막을 내릴 예정이었던 은 관객의 성원에 부응해 8월 27일부터 9월 1일까지 일주일간 연장된다. 이로써 27년만에 한국어 초연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9월 1일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은 공연 전부터 27년만의 한국어 공연과 장기 공연 임에도 모든 배역의 원캐스팅을 고수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지방 공연에 이어 서울에서만 5개월 이상 공연을 이어온 이 작품은 25주년 기념버전으로 회전무대를 없애고 영상을 활용한 무대와 깊이 있는 스토리, 아름다운 음악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에서 인정받았다. 140회가 진행된 현재 서울공연은 평균 유료객석점유율은 85%, 20 만 관객을 동원했다. 마지막 공연 티켓오픈은 오는 8월 8일 11시 인터파크에서 진행된다. 연장공연 확정기념으로 8월 8일 예매시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레미제라블코리아 제공
2013.08.07 / 조회 14,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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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서클 <레미제라블> DVD 상영회 “생생한 감동”
대형 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1만 5천명 관객의 감동이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 전해졌다.지난 29일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서 DVD 상영회가 진행됐다. 상영회 첫 번째 프로그램은 지난 2010년 10월 런던 O2 극장에서 열린 실황. 알피 보, 레아 살롱가, 라민 카림루, 사만다 바크스 등 역대 캐스트가 한 무대에 서 뮤지컬의 감동을 전했다. 이날 상영회에는 플레이디비에서 참가 신청한 50여 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3시간 여의 러닝타임을 끝까지 함께한 이들은 역대 장발장들이 함께한 커튼콜에선 박수가 보내기도. 상영회에 본 참가자는 “배우들의 열창이 눈 앞에서 펼쳐져 마치 라이브로 보고 있는 듯 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 DVD 상영회는 이번 에 이어 8월 2012년 UK 아레나투어 실황, 9월 오리지널 공연실황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한국어 공연은 오는 8월 25일 블루스퀘어에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뮤지컬 은 1985년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재까지 최장기 공연 기록을 세운 작품. 빅토르 위고 원작 소설의 숭고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7.30 / 조회 19,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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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서클, 뮤지컬 DVD 상영회 시작
한남동 블루스퀘어 내에 위치한 뮤지컬 전문 아카이브 드레스서클에서 국내외 유명 뮤지컬 DVD 상영회를 시작한다.
오는 7월 말부터 시작되는 드레스서클 상영회에서는 국내 미공개된 뮤지컬 DVD 및 인기 뮤지컬의 스페셜 버전 공연 영상 등을 정기적으로 상영할 예정으로, 첫 시간인 7월 29일 오후 7시에는 현재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 중이기도 한 의 25주년 기념 콘서트 영상을 만날 수 있다.
2010년 10월 3일 런던 O2에서 열린 에서는 장발장에 알피 보, 앙졸라 역에 얼마 전 내한해 큰 인기를 확인한 라민 카림루, 판틴 역에 레아 살롱가를 비롯 1985년 오리지널 초연 배우들이 함께하는 웅장한 감동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이후 8월 19일에는 2012년 UK 아레나 투어 공연의 실황 영상이 준비되어 있으며, 9월 16일에는 의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 실황 상영회와 함께 9월 27일부터 블루스퀘어에서 막을 올리는 콰지모도 역의 배우와 만남의 시간도 진행될 예정이다.
㈜레미제라블 코리아 구본춘 실장의 해설과 함께하는 이번 첫 상영회 참가신청은 플레이디비 내 ‘드레스서클 DVD 상영회’ 신청 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07.24 / 조회 1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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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장과 장발장이 만났다! <레미제라블> 찾은 라민
웨스트엔드 최정상의 스타로, 에서 팬텀과 장발장 등으로 서며 세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라민 카림루가 한국의 장발장, 정성화와 만났다. 자신의 투어 콘서트 차 한국을 방문 중인 라민 카림루는 콘서트에 앞서 지난 2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 중인 을 밴드 멤버들과 함께 관람했다. 관람 후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서 “너무나 강렬하고 영혼을 울리며, 영감을 주는 가슴 벅찬 무대였다”고 말한 그는 “믿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주연들과 최고의 앙상블들”이라고 한국의 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튿날 이어진 자신의 첫 내한 콘서트에서도 라민은 에 대한 사랑을 숨김 없이 표현했다. 25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앙졸라로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았으며 런던에서 장발장으로 활약한 데 이어 오는 9월 캐나다에서 다시 장발장으로 무대에 서는 라민은, 콘서트에서 ‘브링 힘 홈’(Bring Him Home’), ‘엠티 채어 엣 엠티 테이블’(Empty Chairs at Empty Tables), 판틴이 부르는 ‘아이 드림 어 드림’(I Dreamed a Dream) 등 의 넘버들을 어쿠스틱한 편곡으로 감동적으로 선사했다. 또한 ‘두 유 히어 더 피플 싱’(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부르는 도중에는, 현재 에서 장발장 얼터네이트와 그랑테르 역으로 서고 있으며, 이날 콘서트 객석을 찾은 김성민을 무대로 불러 함께 노래를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라민과 김성민은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노래를 불렀으며 마지막엔 관객 모두 함께 하며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지난 3일 한국 공연 200회, 서울 공연 100회를 맞았으며 국내에서 약 2만 2천여 명의 관객들이 선택한 첫 한국어 라이선스 뮤지컬 은 오는 8월 25일까지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레미제라블코리아 제공
2013.07.05 / 조회 16,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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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티켓 모어” <레미제라블>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지난 해 11월 용인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을 거쳐 올 4월부터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이 오는 8월 25일 대장정의 막을 내리기에 앞서 마지막 티켓 오픈을 한다. 7월 1일 시작되는 마지막 티켓 오픈에선 약 10개월 간 이어진 의 절정이 될 7월 30일부터 8월 25일까지의 공연을 선택할 수 있다. 동명 영화를 비롯, 피겨 스케이팅 김연아 선수가 지난 시즌의 테마로 삼는 등 전 세계가 감동하고 있는 은 전 배역 원 캐스트라는 국내 뮤지컬에서는 보기 드문 행보로 국내 공연을 시작했으며, 한국 공연 누적관객 22만 명을 돌파하며 상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또한 오는 7월 3일 서울 공연 100회, 지방공연 포함 한국 공연 200회를 기념하여 예매자 가운데 추첨하여 파리 여행상품권을 증정할 예정이며, 주연배우 사인회 등 특별한 행사도 진행한다. 전 세계 42개국, 22개 언어로 공연되며 65만 명 이상의 관객들이 사랑한 뮤지컬 은 오는 8월 25일까지 블루스퀘어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레미제라블코리아 제공
2013.06.27 / 조회 1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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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와 레미제라블 팀이 만든 감동의 앙상블
김연아와 팀이 펼친 무대가 체조경기장을 꽉 채운 1만 명의 관객을 감동시켰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레미제라블-꿈, 희망, 사랑’을 주제로 펼쳐진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3’에서 김연아와 세계 정상급 스케이터들이 선보인 공연은 뮤지컬 로 시작해서 로 마무리 하며 열기를 고조시켰다.뮤지컬 오프닝 곡 ‘Look down’(룩다운)으로 시작해 뮤지컬 배우 조영경이 부르는 판틴의 솔로곡 'I Dreamed a Dream’(아이 드림 어 드림)에 맞춰 김연아와 출연진의 군무가 선보이자 특설 공연장은 환호에 휩싸였다. 뮤지컬 팀과의 콜라보레이션2막의 오프닝과 피날레 역시 로 채워졌다. 블라디미르 베세딘과 올렉세이 폴리슈츄크 페어가 떼나르디에 부부의 넘버 ‘Master of House’를 통해 코믹연기를 선보여 분위기를 웃음을 이끌어냈다. 2013 세계선수권대회를 우승으로 이끈 프리 프로그램 ‘레미제라블’은 가장 큰 환호를 받은 무대. 지난 3월의 감동을 되살리는 무대에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김성민, 조영경, 김민솔 등 팀과 배우들이 등장해 'Castle on the Cloud’(캐슬 온 더 클라우드) 'Final Battel’(파이널 배틀) 'Do you hear the people sing?’(두 유 히어 더 피플 싱) 등을 직접 부르며 이날 아이스쇼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연아의 새로운 갈라 '이매진' 애슐리 와그너, 스테판 랑비엘 전출연진또한 이번 아이스쇼에서 김연아는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 ‘이매진’(Imagine)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존 레논이 1971년 반전의 메시지를 담아 발표, 에이브릴 라빈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소개된 이 노래에 맞춰 펼치는 김연아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안무에 관객들의 갈채가 쏟아졌다. 한편 이날 공연에선 캐나다의 피겨스타 조애니 로셰트, 커트 브라우닝을 비롯해 미국 피겨 챔피언 애슐리 와그너, 스위스의 스테판 랑비엘 등 전/현직 최정상급 피겨 스케이터들과 국내 기대주 김해진, 김진서 등이 환상적인 무대를 펼쳐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3.06.24 / 조회 16,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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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어드립니다” <레미제라블>, 가이드북 발간
뮤지컬 의 제작사 레미제라블코리아가 소설 '레미제라블'에 대한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레미제라블코리아는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들을 위해 ‘객석에서 읽는 소설 레미제라블, 무대를 읽어드립니다’를 발간, 프로그램북을 구매하는 관객에게 무료로 배부한다.
집필기간만 16년, 총 5권, 약 2500 페이지의 빅토르 위고 원작을 접한 사람이라면 방대한 분량과 2시간 40분으로 압축된 뮤지컬의 줄거리가 원작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놀랄 것. 가이드북은 원작 속 역사와 맞물린 중요한 사건들과 인물들간의 얽히고 설킨 관계들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 24페이지로 엮었다.
블루스퀘어 김선경 팀장은 "가이드북은 5권의 원작을 완독하지 않고 소설의 ‘액기스’를 취할 수 있게 해 뮤지컬 관람 재미를 높여줄 것”라고 밝혔다.
레미제라블코리아는 이번 가이드북 이외에도 마티네토크 등 관객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레미제라블 코리아 제공
2013.06.17 / 조회 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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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더뮤지컬어워즈, <레미제라블> <레베카> 5개 부문 수상
가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5개 부문, 최다 수상을 거머쥐었다. 지난 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 제 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는 지난해, 올해를 뜨겁게 달군 뮤지컬들이 17개 부분의 수상을 두고 경합했다. 이 중 은 올해의 뮤지컬,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신인상 등 굵직한 수상을 휩쓸며 시상식 후반을 달궜으며 는 여우조연상, 연출상, 무대상, 조명상, 음향상을 차지했다.은 올해의 창작뮤지컬, 남우신인상, 극본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해 선전했고, 등은 각각 1개 부분의 수상에 머물렀다.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정성화는 “3년 전 남우주연상을 탔을 때 종종 믿어달라 말했는데, 다시 화답해 주신 분들께 감사 드린다”며 “ 앙상블 팀과 영광을 나눈다”고 말했다. 여우주연상은 에서 암네리스로 열연한 정선아에게 돌아갔다. 그는 “정말 기대 안 했는데, 갑작스러워서 인삿말을 준비 못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중학교 때부터 뮤지컬을 꿈꿔와 끼와 열정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며 “뮤지컬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여우조연상엔 의 옥주현, 남우조연상엔 의 문종원에게 돌아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등이 축하공연을 펼쳐 갈채를 받았다.각 부문 수상 내역 ▶올해의 뮤지컬 - ▶올해의 창작뮤지컬- ▶남우주연상-정성화(레미제라블) ▶여우주연상-정선아(아이다) ▶남우조연상-문종원(레미제라블) ▶여우조연상-옥주현(레베카) ▶남우신인상-지창욱(그날들) ▶여우신인상=박지연(레미제라블) ▶연출상-로렌스 코너,제임스 파우웰(레미제라블)/로버트 요한슨(레베카) ▶극본상-장유정(그날들) ▶작곡작사상-윌 애런슨,박천휴(번지점프를 하다) ▶음악감독상-정재일(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안무상-서병구(라카지) ▶무대상-정승호(레베카) ▶의상상-유미양(살짜기 옵서예) ▶조명상-잭 멜러(레베카) ▶음향상-김지현(레베카) ▶인기스타상-규현,제시카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unterpark.com)
사진: 더 뮤지컬 어워즈 제공
2013.06.04 / 조회 1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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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패러디 ‘레밀리터블’,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만나다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레밀리터리블’의 주역들이 뮤지컬 을 관람하고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과 만남을 가졌다. 정성화의 ‘군대 시절 제설 작업’에 대한 추억과 병장들이 전하는 ‘영화를 뛰어넘는 뮤지컬의 감동’이 오갔던 그 훈훈한 현장에 플레이디비가 찾아갔다.“제설, 제설 삽을 들고서/ 제설 제설 넉가래로 밀어/ 하늘에서 내리는 폐기물/ 제설 제설 넌 2년 남았어” 기발한 아이디어와 배우들의 깜짝 호연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공군 패러디 영상 ‘레밀리터리블’. 공군 장병 40명이 출연,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한 13분짜리 동영 이 영상은 영국 등 해외언론에도 소개되며 화제를 모아왔다.이 영상에서 끊임없이 제설 작업을 하는 이병 ‘장발장’(이현재)과 원칙주의자 당직사관 ‘자베르’(김건희), 장발장을 면회온 여자친구 ‘코제트’(이민정 중위)가 블루스퀘어에서 진짜 뮤지컬의 주역들을 만났다. 유튜브 조횟수 480만, 배우 러셀 크로우의 영상 리트윗, 각종 해외 언론의 조명을 받던 이들이지만 배우들 앞에서는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청년들. “저도 군대 있을 때 제설 작업 많이 해봐서 정말 공감했어요”란 정성화의 말에 웃음을 터트린다.‘레밀리터리블’의 감독을 맡은 정다훈 중위는 “영상만으로 음악의 감동을 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는데 뮤지컬로 보니 음악이 100% 전달돼 놀라웠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뮤지컬 첫 부분, 수감자들의 노동 장면”이라며 “이 장면에서 제설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여기에서부터 이야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상 속에서 ‘장발장’을 열연했던 이현재는 전역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에 복학했다. 그는 “음원이나 영상으로 듣는 것보다 역시 직접 와서 보니 생생하고 감정이 잘 전달됐다”라며 “오페라를 자주 보는데, 오페라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있었다. 뮤지컬이 좀 더 열려 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자베르’로 분한 김건희는 ‘레밀리터리블’을 계기로 뮤지컬에 관심이 높아져 제대 후 뮤지컬 오디션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연출도 연기도 노래도 정말 멋졌다”는 그에게 '자베르' 배우 문종원과 연기를 비교해 달라고 하니 “저는 지금 시작하려는 학생이라 비교가..”라며 웃어 보였다. 왼쪽부터 정다훈 중위(감독), 이현재(이병 장발장) 정성화, 이민정 중위(코제트), 조정은, 김건희(당직사관 자베르), 문종원홍일점 이민정 중위는 공군 유일의 성악을 전공한 장교. 그는 “공연을 관람하다 너무 몰입해서 앞으로 봤더니 허리가 아프다”고 웃으며 “앞으로도 계속 팬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은 초연 27년만의 한국어 공연, 원캐스팅으로 주목 받은 대작. 최근 제 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11개 부분 최다 노미네이트에 올랐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KCMI/배경훈
2013.05.10 / 조회 23,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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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 인물사전] 3편 - 떼나르디에, 에포닌, 가브로쉬, 앙졸라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울리며 혁명군의 선두에 선 가브로쉬가 실은 협잡꾼 떼나르디에의 아들이며, 마리우스를 사랑하는 에포닌이 실은 질투심에 사로잡혀 그를 죽게 한다고? 뮤지컬엔 나타나지 않은 원작 속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간추려 들려주는 [레미 인물사전], 그 3편에는 떼나르디에·에포닌·가브로쉬·앙졸라를 둘러싼 재미있는 이야기와 역사적 배경을 담았다. * 워털루 전투 1815년 6월 벨기에 남동부 워털루에서 벌어진 전투로, 나폴레옹이 이끈 프랑스군과 영국-프로이센 연합군이 싸워 나폴레옹이 패배했다. 당시 군대를 따라다니며 전사한 군인들의 귀중품을 훔치던 떼나르디에는 쓰러져 있던 한 장교의 옷에서 지갑과 시계를 챙기는데, 죽은 줄 알았던 장교가 깨어나 떼나르디에를 생명의 은인이라 부르며 이름을 알려달라 청한다. 이 장교는 퐁메르시, 바로 마리우스의 아버지다. 훗날 떼나르디에는 자신이 빗발치는 산탄 속에서 중상을 입은 장군을 살려냈다고 떠벌리며 자신의 식당에 '워털루의 상사'라는 간판을 단다. * 비정한 아버지 떼나르디에는 첫째 아들 가브로쉬를 거리로 내쫓고, 그 밑의 어린 두 아들은 질노르망(마리우스의 할아버지)의 하녀였던 마뇽에게 팔아버린다. 마뇽은 질노르망의 두 아들을 낳았다고 주장해 그로부터 월 80프랑의 연금을 받고 있었는데, 아들들이 전염병으로 죽자 연금이 끊기게 된 것. 그러자 떼나르디에는 마뇽에게 자신의 두 아들을 넘겨 질노르망의 아들인 척 하게 하고, 그 대가로 월 10프랑씩 뜯어낸다. 이 밖에도 떼나르디에는 자선가 앞에서 불쌍하게 보이려고 딸을 시켜 맨손으로 유리창을 깨게 하거나, 자신이 탈옥할 때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꼬마가 아들 가브로쉬라는 것을 알고도 코웃음 치며 외면하는 등 비정한 모습을 보인다. 이후 떼나르디에 부인은 감옥에서 죽고, 마리우스에게 장 발장의 정체를 알려주고 거금을 받아낸 떼나르디에는 딸 아젤마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노예상이 된다. * 마리우스를 죽게 만들다 뮤지컬 속 에포닌은 마리우스를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주고 그에게 코제트의 편지를 전해주는 등 희생적인 행동만 하지만, 원작 속에서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정반대의 행동을 한다. 마리우스와 코제트가 헤어지도록 장 발장에게 '이사 가라'는 쪽지를 던지기도 하고, 코제트가 마리우스에게 쓴 편지를 전해주기 싫어 자신이 가지며, 심지어는 마리우스가 차라리 죽기를 바라는 마음에 친구들의 이름을 빌려 그를 바리케이드로 불러들인다. 결국 죽기 직전 코제트의 편지를 마리우스에게 전해주지만, 그가 죽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이는 아무도 갖지 못한다'는 기쁨에 잠겨 죽어간다.* 거리의 소년 가브로쉬는 자신을 싫어하는 엄마 때문에 거리로 쫓겨나 사회 곳곳을 관찰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거리를 떠도는 가브로쉬의 행보는 우연히도 늘 가족과 닿아있다. 그는 예기치 않게 아버지의 탈옥을 돕고, 첫째 누나 에포닌이 죽어가는 순간 지척에서 혁명가를 부른다. 또한 마뇽이 체포된 후 버려져 거리를 떠돌던 친동생들을 누구인지도 모르고 거둬 하룻밤 동안 보살피기도 한다. * 사랑의 전령사, 용감한 죽음을 맞다 뮤지컬에서는 에포닌이 마리우스의 편지를 장 발장에게 전해주지만, 소설에서는 가브로쉬가 그 편지를 받아 장 발장에게 전한다. 가브로쉬를 살리고 싶었던 마리우스는 편지를 전한 후 돌아오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다시 돌아온 가브로쉬는 진압군의 탄약통을 가져오려고 바리케이드 밖으로 나갔다가 총을 맞아 숨진다. 같은 시각 가브로쉬의 두 동생은 어느 꼬마가 백조들의 먹이로 연못에 던져버린 빵을 주워먹는데, 이것이 두 아이에 대한 마지막 묘사다. * ABC의 벗들 1830년 당시 파리의 여러 비밀결사 중 'ABC의 벗들'이라는 서클이 있다. ABC(아베세)는 'Abaisse', 즉 민중, 낮추어진 자라는 뜻. 앙졸라는 대부분 학생으로 이루어진 이 서클의 리더 격으로, 뮈생 다방 뒷방에서 비밀 회합을 열어 혁명을 도모한다. * 6월 혁명 1832년 6월 5일 일어난 폭동으로, (빅토르 위고는 이를 '반란'이라 정의한다) 활동가 라마르크 장군의 죽음을 계기로 촉발된다. 라마르크의 장례식이 거행되던 6월 5일, 파리 시내 곳곳에서 민중들이 봉기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군대와 맞선다. 그러나 당시 잦은 사회적 변화에 피로감을 느끼던 시민들은 수세에 몰린 혁명군에게 등을 돌리고, 'ABC의 벗들'은 한 술집 건물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마지막까지 저항하다 모두 죽음을 맞는다. 이 때 포위된 앙졸라는 당당하게 가슴을 내밀며 '나를 쏘라'고 말해 적들을 감동시키며, 결국 여덟 발의 총알을 맞고 사망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3.04.30 / 조회 28,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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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 인물사전] 2편 - 판틴, 마리우스, 코제트
사회의 폭력 속에서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간 여인 판틴. 그녀가 목숨보다 사랑했던 딸 코제트와 훗날 코제트와 결혼하는 훈남 마리우스. 의 주제인 희생과 사랑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인물들이다. 뮤지컬에서 생략된 코제트의 아빠와 마리우스의 배경, 코제트의 깨알 같은 행동까지, 하나 하나 짚어보는 소설 읽어드림 서비스, 제 2탄. *코제트의 아빠 톨로미에스. 연 수입 4000프랑의 부자로 판틴을 만날 당시 서른 살의 학생. 주름살이 잡히고 이가 빠졌으며 머리가 벗겨지고 있었던 쇠약한 난봉꾼이자 판틴의 첫사랑이다. 네 쌍이 함께 간 야유회에서 편지 한 장만 남기고 남자들은 떠나버렸다. 딸 코제트를 낳고 몇 번의 편지를 보내지만 한번도 답장은 오지 않는다. 20년 후 지방의 변호사이자 배심원이 되어 여전히 난봉꾼으로 잘 살아간다. *내 딸을 돌려줘 동료의 모함으로 직공자리에서 쫓겨나 머리카락을 팔고 이를 뽑는데다, 몸까지 팔아야 했던 판틴. 기적처럼 장발장의 구원으로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꿈을 꾼다. 폐병으로 급격하게 쇠약해지자 장발장은 떼나르디에 부부에게 돈을 부치며 코제트를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저런 핑계로 돈만 챙기고 코제트를 보내려 하지 않는다. 곧 딸이 올 것이라고 믿지만 끝내 염원하던 딸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다. *”내 손자에게 접근 하지 마!” 할아버지 질노르망은 마리우스의 아버지 조르주 퐁메르시를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못마땅하게 여긴다. 그런 이유로 딸이 죽자 사위에게서 마리우스를 빼앗고 만나지 못하게 한다. 마리우스는 법률학교에 입학해 근엄한 왕정주의자가 된다. *17살, 왕정파에서 공화파로 마리우스가 17살이 된 해,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접하고 아버지가 그 동안 자신을 숨어서 지켜본 것을 뒤늦게 알게 된다. 그는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빼앗아간 조부에게 혐오감을 느끼고 왕당파에서 공화파로 전향, 집을 나온다. 마리우스는 궁핍 속에서도 할아버지가 보낸 돈을 거절하고 변호사 일과 글을 써가며 살아간다. *코제트에 한 눈에 반한 건 아니었다? 마리우스는 코제트를 처음 봤을 때 ‘빼빼 마르고 어색하고 평범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반년 후 장발장과 산책 중인 성숙한 그녀를 보고 그제서야 반하고 각자 1년간의 속앓이 끝에 서로 마음을 확인한다. 마리우스는 장발장과 코제트가 영국으로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죽고 싶어 혁명에 가담한다. *떼나르디에에 관한 착각 마리우스는 아버지의 유언장을 보고 떼나르디에가 워털루 전쟁에서 아버지를 구한 은인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떼나르디에가 감옥에 갇혔을 때 월요일마다 사람을 보내 5프랑씩 감옥 사무소로 보내는 등 항상 빚진 마음으로 떼나르디에를 생각한다. *장발장을 냉대하다 마리우스는 하수구에서 자신을 구한 은인이 장발장임을 몰랐다. 더구나 6월 봉기에서 그가 자베르를 죽였다고 오해한 상태였기 때문에 코제트와의 결혼을 앞두고도 그를 꺼림직하게 여기기까지 한다. 코제트와 결혼 후 장발장이 마리우스에게 죄수였음을 고백하자 마리우스는 코제트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장발장을, 의자를 치우거나 난방을 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그를 냉대하기도 한다. 심지어 장발장이 건넨 60만 프랑 역시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이라 생각하고 쓰지 않으려 한다. 때문에 장발장은 죽기 전에 그 돈을 정당하게 번 돈임을 마리우스와 코제트에게 설명해야 했다. *인형 카트린 뮤지컬에서 장발장이 코제트에게 인형을 건네는데, 이 장면에도 속사정은 있다. 떼나르디에 부부에게 맡겨져 온갖 구박을 받던 코제트. 이 아이는 인형가게 쇼윈도에 있던 화려한 인형을 ‘마님’이라고 부르며 동경한다. 떼나르디에 딸 에포닌과 아젤마의 남루한 인형도 그녀에겐 먼 나라 이야기. 어느 날 떼나르디에 부부 여관으로 찾아온 낯선 아저씨(장발장)가 코제트에게 이 ‘마님’을 선물한다. 40프랑이나 하는 값비싼 인형을 선물 받고 감격에 빠지지만 떼나르디에 부인이 두 사람을 더욱 증오하게 만든 계기이기도 하다. 코제트는 이 인형을 ‘카트린’이라고 부른다. *코제트는 못생겼다? 코제트를 처음 본 수녀원장은 ‘저 애는 박색이 될거요’라고 예언하고, 이 생각이 장발장과 코제트를 수녀원으로 받아들이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 수도원 생활을 시작한 코제트는 ‘여전히 예쁘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무척 귀여웠다’라는 표현도 있다. 나중에 마리우스조차 처음엔 ‘거의 추해 보일만큼 빼빼 마르고 어색하고 평범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더 성숙해 진 후엔 ‘매혹적인 자태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라고 표현할 만큼 아름다워져 있었다. *아빠보단 남편결혼 후 장발장은 코제트에게 자신을 ‘장 씨’라고 부르라 하고, 장발장 역시 코제트를 ‘마님’으로 칭하는 등, 서서히 딸과 작별을 준비한다. 코제트는 처음엔 어리둥절해 하지만 신혼의 단꿈에 취해 크게 동요하진 않는다. 매일 찾아오던 아버지가 어느 날부터 발길을 끊었지만 하인에게 ‘장씨는 어찌 지내는지 알아보라’는 정도로만 마무리할 정도. 이는 남편 마리우스가 장발장을 꺼려하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코제트 역시 아버지를 멀리 했던 것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배은망덕’이 아닌 자연의 섭리, 늙은이의 숙명이고 젊은이의 무의식이라고 덧붙이기도 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4.22 / 조회 2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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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 인물사전] 1편 - 장발장, 자베르
단지 빵 하나를 훔쳤다고 장 발장은 19년이나 감옥에 갇힌 것일까? 판틴을 버리고 떠난 그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거리 소년 가브로쉬의 출생의 비밀은? ‘레미즈’에 대해 속속들이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들에 감탄이 절로 난다.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었지만 목표달성이 쉽지 않았던 그대들에게, 플레이디비가 선사하는 속성 소설 읽어드림 서비스! 완역본으로 약 2,500여 쪽에 달하는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 구석 구석을 탐색해 알아낸 인물사전이 지금부터 펼쳐진다. 뮤지컬 장면들 속에 감춰진 놀라운 비밀들과 함께 ‘아는 만큼 보이는’ 공연 100배 즐기기에 도전해 보자. * 수감 19년의 진실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과부가 된 누나와 일곱 조카들의 가장이 된 장 발장. 그들을 위해 밤에 빵집 유리창을 깨고 빵 하나를 훔치려 하나, 유리창을 깨는 소리를 듣고 달려 나온 주인에게 붙잡혀 법정에 가게 된다. - 가택 침입 및 절도죄. 장 발장은 사격 솜씨가 좋은 밀렵꾼이기도 했는데, 사건 당시 총을 소지, 밀렵꾼에 대한 편견이 악영향을 미침. = 5년 형. - 첫 번째 탈옥: 복역 4년 째, 36시간 후 붙잡힘. +3= 8년- 두 번째 탈옥: 복역 6년 째, 당일 붙잡힘. 간수에게 저항해 가중처벌. +5=13년 - 세 번째 탈옥: 복역 10년 째 시도 실패. +3=16년 - 네 번째 탈옥: 복역 13년 째 시도 실패. +3=19년 * 여섯 개의 이름 - 잔 마티외 : 어머니가 부르던 이름 (정식 이름인지는 확실하지 않음) - 부알라 장 : 아버지가 부르던 이름 (‘저 장이라는 놈’이란 뜻) - 장 발장 : 부알라 장이 변형된 것으로 추측. - 마들렌 : 가석방 후 몽트뢰유 쉬르 메르에서 지낼 때 그곳 사람들이 부르던 이름. - 윌팀 포슐르방 : 코제트와 함께 수도원에서 숨어 살 때의 가명. 당시 수도원의 정원사로 일하고 있던 포슐르방(과거 기중기에 깔려있다 장 발장이 구해준 노인)의 동생인 것처럼 위장한 것임. - 르블랑 : 뤽상브루 공원에서 장 발장과 코제트를 본 마리우스는 이름 모르는 노인을 르블랑이라고 지칭함. * 죄수번호 9430 뮤지컬에서 장 발장은 한 번 감옥에 들어가 19년 형을 살지만(첫 번째 죄수번호 24601), 소설에서는 누명을 쓰고 붙잡힌 무고한 사람을 외면할 수 없어 스스로 재판장에 가서 자신이 장 발장임을 밝힌 후 다시 형무소에 수감된다. 이 때 얻은 두 번째 죄수 번호가 9430. * 두 번의 부활 모두 뮤지컬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부분. ① 1823년 7월 두 번째로 형무소에 갇힌 장 발장. 그 해 11월 선박에서 노역 중 밧줄에 매달린 선원을 구조하고 돌아오는 길에 군함 사이로 떨어져 익사한 것으로 알려지나, 숨어 있다 탈출함.② 자베르의 추적을 피해 코제트와 함께 담을 넘어 수도원으로 들어왔지만 그곳에서 남자가 살기 위해서는 정식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미 들어와 있는 것을 비밀로 하고, 마침 수도원에 죽은 이가 있어 그 대신 빈 관에 장 발장이 숨어 들어가 밖으로 실려 나간 후 수도원 정원사의 동생과 자신의 딸로 가장해 다시 수도원에 들어와 5년 간 지낸다. * 마리우스, 저리 가! 코제트와 마리우스가 서로 호감을 갖고 있다는 걸 눈치 챈 장 발장은 이들이 마주치는 뤽상부르 공원 산책 시간을 바꾸거나 늘 앉던 벤치를 바꾸고 때론 혼자 산책에 나가는 등 이들 사이를 일부러 멀어지게 만들다 결국 영국으로 이사할 계획까지 세운다. 이는 연애 한번 해 보지 못하고 참다운 가족애를 경험하지 못했던 장 발장이 일생 동안 자신의 애정을 쏟고 기쁨을 느꼈던 삶의 이유, 코제트를 잃을까 두려우면서도 복잡했던 감정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 백 억의 유산 코제트가 결혼할 때 이들 부부에게 준 돈 약 60만 프랑. (현재 시가 약 100억 원) 장 발장이 과거 공장을 운영하면서 벌었던 돈으로 당시 몽트뢰유 쉬르 메르는 영국 흑옥과 독일 흑구슬을 세공하는 특수 공업이 발달했다. 그는 수지 대신에 칠을 사용하고, 팔찌에 쇠고리를 용접하는 대신 끼우기만 해도 되는 새로운 쇠구슬 사용 제조법을 개발, 큰 소득을 얻었다. 또한 고용 창출, 이익 분배, 사회 환원 등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공헌을 해 존경을 받았다. * 내 고향은 감옥 카드 점쟁이 어머니와 죄수 아버지를 두고 감옥에서 태어난 자베르. 인간의 두 부류(사회를 지키는 자와 공격하는 자) 중 자신의 엄격, 규율, 정직의 본성과 더불어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심을 깨닫고 사회를 지키는 자,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다. * 충직한 경찰 자베르 소설에 묘사된 자베르는 그 이름만으로 죄인들이 줄행랑을 칠 정도로 능력있는 경찰이다. 특히 그의 생활은 청빈, 헌신, 청렴, 유흥의 전무 등으로 묘사되며, 누구보다 충실한 경찰이었음은 아래 세 가지 증거로 확인할 수 있다. - 빠른 승진 파리 경찰청장이었던 국무 대신의 비서관의 후원으로 40세 이른 나이에 사복 경찰로 승진한다. - 스스로 파면 요청 몽트뢰유 쉬르 메르 시장이자 공장장으로 전 시민의 존경을 받고 있던 장 발장을 유일하게 의심했던 그. 파리 경찰청장에 조용히 시장을 고발하나 샹마티외 영감이라는 자가 장 발장으로 붙잡혔다는 소식을 듣고 진짜 장 발장에게 가서 ‘하급 관리인 자신이 행정관인 시장을 심하게 모독했다’고 고백하며 스스로에게 죄를 물어 자신을 파면시키라고 말한다. - 유서 ‘행정을 위한 메모’ 그간 장 발장이 보여온 거대한 관용에 일생 동안 지켜온 악에 대한 자신의 신념이 무너지는 걸 느끼는 자베르. 센 강에 뛰어들어 자살하기 직전, 한 초소에 들어가 쓴 유서 ‘행정을 위한 메모’를 남긴다. 훌륭한 직무 수행을 위한 10가지 의견이 적혀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04.17 / 조회 3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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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우 존재감 탁월' <레미제라블> 연출가 로렌스 코너
초연 후 27년 만에 한국에 상륙한 뮤지컬 이 4월 6일 블루스퀘어에서 서울 공연의 막을 올렸다. 지난 해 11월 용인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에서 90% 이상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약 12만 명의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 무대는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바탕으로 알랭 부블리 가사, 미셸 손버그 작곡의 아름다운 노래로 이뤄진 송 쓰루 작품. 를 만든 세계적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대표작으로 영화를 비롯 피겨스케이터 김연아가 이번 시즌의 테마로 삼을 정도로 전 세계를 여전히 깊은 감동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특히 25주년 기념 무대로 꾸며진 한국 공연은 해외 스텝과 한국 배우들의 조화, 특별한 영상 활용과 빅토르 위고가 직접 그린 스케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 해외 프로덕션과 다른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배우 캐스팅부터 리허설과 본 공연의 막이 오르기까지, 한국 공연을 이끈 연출가 로렌스 코너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인터뷰는 지난 해 11월 15일 마지막 프리뷰 공연을 앞두고 진행되었다.) 드라마를 따라 무대의 일부가 되는 관객관객 및 평단의 공연 반응이 매우 좋다.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기 때문에 매번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연출한다. 다행히 프리뷰 반응이 좋아서 만족스럽다. 세 나라에서 연출을 했는데 그 나라들에서도 다 비슷한 반응을 보여줘서 난 참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번역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어쩌나, 의도한 대로 극 진행이 안되면 어쩌나, 또는 원하는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없잖아 있는데 한국 공연 첫날 관객들에게서 원했던 반응이 나오는 걸 보고 내가 할 일을 잘 했구나, 하는 안도의 한숨과 희열을 느꼈다. 한국 관객들이 무엇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가? 극적인 드라마, 감정선을 배우들과 같이 가져가는 걸 좋아한다. 장발장과 코제트의 관계도 한국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할 만한 이야기 선인 것 같다. 공연 전반의 조명이 어두운 편이다. 이라는 작품 이미지와는 잘 맞는 것 같지만 화려한 무대와 조명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무대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한국 공연들을 보고 느낀 것 중 하나가, 관객들이 아무것도 할 게 없는 것 같다. 무대가 모든 것을 주고 관객은 편안하게 앉아서 그걸 다 받기만 하는 것이다. 배우들이 감정을 쏟아 주기만 바라는 모습 같았다. 그러다 보면 진실성이 떨어져 아쉬움이 들 때가 있다. 내 연출법은 관객들이 정말 집중해서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대놓고 다 보여주지 않을 때가 있다. 때론 귀를 더욱 기울여야 하고 조명을 조금 어둡게 내려 관객들이 좀 더 집중해서 눈 여겨 보게 한다. 그래서 관객들도 무대 위 상황의 일부가 된 느낌이 되고, 그렇게 기승전결을 타고 가면서 공연의 여정을 함께 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참 중요한 것 같다. 2006년 국내 연출했던 을 비롯 등 고전적인 대형 작품의 연출을 주로 해 오고 있다. 계속 요청이 들어오니까. (웃음) 보통 클래식한 작품들은 고도의 드라마들이 많은데 배우를 했던 사람과 연출만 했던 사람이 작품을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난 배우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배우들에게 내가 보는 관점, 좀 더 다른 관점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엔 의 아레나 투어 같은 현대적인 작품을 비롯, 다양한 작품을 하는 걸 좋아한다. 작품에 빨려 들어가는 영상의 미덕 국내 연출에서도 실제 헬기 대신 영상 활용을 해서 참신한 반응을 얻었다. 이번 영상 활용의 특징은 무엇인가? 영상도 자기들의 위치가 있지만 그 자체로 부각되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작품 속으로 함께 빨려드는 느낌일 뿐이어야 한다. 의 경우, 헬리콥터는 어마어마하게 빠른 드라마틱한 장면 끝에 영상으로 나오는데, 철문도 돌고 배우들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등 그 장면 자체의 기운이 헬리콥터의 등장보다 더 힘차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에게 뭔가 어마어마하게 돈을 썼다든가 어떤 큰 걸 무대에 올려 놓았다는 의미로 헬리콥터 장면이 쓰이는 건 절대 아니다. 그 전에 거대한 드라마를 배우들이 쌓아주고 그것에 대한 흐름으로 헬리콥터가 등장한 후 사라지며 다시 드라마로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것이다. 그래서 영상 활용의 핵심은 ‘은은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구식 연출법을 구현한다는 건 아니고, 영상을 통해 무대 위 구조물들의 위치, 그 지역 등을 은은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영상에서 움직임도 있지만 굉장히 미세해서 절대 드라마를 뺏거나 헤치지 않는다. 또 영상에서 중요한 건 ‘어떻게 보여주는가’이다. 에서는 처음부터 공연 내내 영상을 사용하는데 뒤로 갈수록 영상이 무대 위에 있다는 걸 잊게 되고 그냥 세트로 같이 보게 된다. 장발장의 하수구 장면과 자베르 경감의 자살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두 장면 모두 2막이 조금 지나서 등장하는데, 무거운 드라마를 더욱 살리고자 한 것이다. 공연 처음부터 영상을 활용하고 있었지만 움직임이 은은해서 잘 인식하지 못했다가 그 장면에서 영상의 존재를 다시 한번 관객들이 알게 되는 것 같다. 배우 오디션 과정이 무척 길고 까다로웠다고 했다. 한국에서 찍은 비디오를 보고 캐스팅을 진행했고, 협력 연출이 내한해 직접 만나기도 했다. 한국 공연에서 중요한 두 가지는, 연출팀이 한국 스타일과 조율을 잘 해야 한다는 것과 배우들의 잠재력을 봐야 한다는 점 같다. 그런데 배우 잠재력에 확신을 가지기 위해선 위크숍 개념으로 오랜 시간 숙련하는 시간을 두며 배우를 봐야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걸 이 배우가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스텝들과 함께 잘 해 나가고 내가 요구하는 사항들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등을 생각해 보는 것 같다. 한국 배우들 어메이징 캐스팅 된 한국 배우들은 어떤가? 정말 마음에 든다. 은 어느 나라에서든 캐스팅이 힘든 작품이다. 여러 나라에서 캐스팅을 할 때 마다 새로운 관점에서 캐릭터를 보게 해 주는 게 있다. 한국에서는 이지수를 통해 너무나 새로운 관점으로 코제트를 보게 되었다. 그간 나에게 코제트는 여성스러운, 숙녀가 되어가는 한 사람이었는데 소프라노를 찾다 보니 굉장히 진지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사춘기 아이들은 진지할 때가 거의 없지 않느냐. (웃음) 빨리 어른이 되고 싶고 날고 싶기 때문에 자신의 날개를 억누르는 것들은 싫어한다. 이지수는 초록빛처럼 너무나 순수한 음색과 어린 모습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런 활기차고 발랄한 모습을 더 보여달라고 말하고 있다. 어쩌면 에포닌이 더 어른스러운 캐릭터이겠다. 나이는 코제트와 같지만 코제트는 수녀원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실제 세상이 어떤지 모른다. 반면 에포닌은 길거리 아이였고 본능적으로 극복하고 살아 남으려는 생명력이 강한 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저것 다른 걸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태도가 어른스러워 보이는 건, 어른이 되어야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장발장, 판틴은 어떤가? 정성화는 정말 놀라운 배우다. 굉장히 훌륭하고 음색에서 정말 따뜻함이 묻어난다. 그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한국에 와서 보고 어마어마한 감동을 받았다. 문종원 역시 존재감이 확실하다. 자베르는 자신의 내면이 들킬세라 마음의 문을 굳건히 닫아 놓는 모습, 일부러 강하게 보이려는 무표정, 그런 강렬한 모습들이 있는데 문종원은 그런 느낌, 자베르를 하려면 꼭 필요한 위엄의 느낌을 갖고 있다는 게 놀라웠다. 판틴은 어마어마한 넘버를 가지고 있다. (웃음) 그리고 공연 중 그 어떤 캐릭터보다 제일 크고 빠르게 쇠퇴한다. 오리지널 무대에서 ‘I dreamed a dream’을 부를 때 자신을 반성하며 되돌아 보는 것처럼 들리는데, 이번엔 판틴이 얼마나 사회에서 잔인한 취급을 받는지, 공동체인 공장의 많은 사람들의 잔인함과 격양된 모습을 관객들이 직접 목격한 후 판틴이 노래하기 때문에 그녀의 심장박동과 같이 갈 수 있는 것 같다. 조정은이 의심의 여지 없이 한 여자의 쇠락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국내 공연에선 멀티 캐스팅이 많은 반면 은 원 캐스트이다. 극 자체가 워낙에 복잡하고 관객들도 이야기 선을 따라가려면 굉장히 집중해야 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드라마가 요구하고 있는 여러 시점들을 관객들에게 다 전달하려면 딱 한 세트의 배우들과 집중적으로 같이 호흡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은 자연스럽고 진솔하게 나오는 공연인데, 캐릭터만의 존재감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다. 배우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표현해 보라고 많이 요구 했다. 일일이 동작과 움직임의 위치를 정해주는 공연이 아니다. 한 캐스트가 밤 마다 똑 같은 이야기, 같은 캐릭터로 그 존재감을 이야기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이 참 힘들겠다. (웃음) 아니다. 영국에서도 그렇고 언제나 그렇게 했다. 체력을 키워야 하는데 그게 배우의 일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작품을 이뤄간 한국 배우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그간 배우들은 어떻게 이야기를 헌신적으로 표현할 것인가, 관객들이 극장을 떠날 때 이야기 전달이 잘 못 되어도 안되고, 아예 안 되어도 안되는 것들에 대해 굉장히 강력한 숙련을 받았다. 한국 배우들이 원래 이런 부분들에 훌륭하지만 은 더욱 이야기가 강렬하고 관객들이 받아갈 수 있는 게 많은 작품이다. 매일의 공연이 관객들에게는 그들의 첫 공연이 된다는 걸 이야기 해 주고 싶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4.08 / 조회 16,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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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in DRESS CIRCLE] 무대 위의 카리스마, <레미제라블> 문종원
의 ‘자베르’, 배우 문종원이 나타나자 조용했던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이 시끌시끌 해졌다. 무대에서 매서운 카리스마를 뿜는 그이지만 “멋있어 졌다”는 팬들의 폭풍 칭찬에 ‘메이크업 해서’라며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배우로서 온 사춘기를 ‘자베르’로 극복했다는 존재감 강한 배우, 문종원과의 데이트. Q. 이 용인, 대구, 부산에 이어 서울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은 어떤 공연인가요. 방대한 질문이네요(웃음). 은 근래 보기 드문 진지한 작품이에요. 나에 대해 뒤돌아 보게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돌아보게 하기도 하고요. 가끔 이런 질문을 받아요. 자베르가 아님 무슨 역할을 하고 싶냐고. 사실 모든 역할이 하고 싶어요. 역할 하나하나가 모두 나를 대입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거든요. 그래서 이 작품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Q. ‘자베르’로 분해 호평 받고 계신데요, 오디션 기간도 길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왜 자베르가 되고 싶었나요. 자베르를 하고 싶었다기 보다, 이 하고 싶었다는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이 공연 전엔 사춘기 같은 게 왔었어요. 워낙 강한 역할을 많이 했고, 그런 역할을 하면 배우가 소진됩니다. 힘들어요. 더 이상은 못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오디션 공고를 보고 그런 생각이 없어졌어요. 처음 뮤지컬 배우를 꿈꿀 때의 마음이 다시 생각났어요.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자베르고, 지금까지 힘든 걸 정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태어나서 본 오디션 중 가장 열심히 본 것 같아요(웃음). 편하게…웃긴 질문을 주셔도 돼요(일동 웃음). Q. 용인 공연에서 발성이 많이 바뀌어서 놀랐어요. 사실 굉장히 열심히 했어요. 장발장과 자베르의 대비를 줄 수 있는 건 외형적인 부분도 있지만 일단 보이스톤이거든요. 시작부터 달라야 하죠. 자베르는 바리톤이지만 전 사실 테너에 가까운 사람이에요. 그 소리를 바꾸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렇게 노래 연습을 열심히 해본 게 사실 처음이에요. 고생도 많이 하고 목도 많이 쉬었지요. 연습할 땐 녹음을 하는데 노래 부르고 말하는 거 보면 목소리가 전부 쉬어 있어요. 그렇습니다. 마무리가 힘드네…(일동 웃음) Q. 진지한 주제라 감정 소모가 심할 것 같은데, 관리를 어떻게 하시나요. 배우들이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모든 배우들이 그런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전 그렇습니다. 죽는 역할이면, 내가 그 죽음을 느끼지 못하면 보는 사람은 더 느낄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 순간은 어찌됐든 진실하게 만들어 가야 하니 감정 소모가 오는 거죠. 그래서 제 사춘기도 왔던 것이고. 공연이 끝나면 그게 지워지질 않아요. 사실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가장 겁나는 게 이 점이었어요. 기쁨은 잠시였고 앞으로 어깨에 짊어가야 할 무게가, 매일 죽어야 한다는 점이 걱정스러웠어요. 합격이 된 후에 선배를 찾아가서 어떻게 할지 물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멘탈이 약한데. 그랬더니 ‘죽는 순간 사는 방법을 생각하라’고 조언하더군요. 조명이 꺼지는 순간 빨리 빠져나와야 해요. 무대에서 내려오자 마자 사탕 먹고, 전화기 보고, 트위터 보고, 그러면서 죽은 순간에서 빠져 나오죠. Q. 마리우스 역을 하신다면 에포닌과 코제트 중에 누굴 선택하시겠어요? 음……(얼굴이 예쁜 사람?) 그거 나쁘지 않아요(일동 웃음). 지금은 선택 못하겠네요. 분위기 좋아지고 있어요!(일동 웃음). Q. 가발 쓰는 건 어떠세요? 처음 가발을 썼을 때 다들 어떡하냐고…(일동 웃음). 처음 쓴 가발로 계속 가는 건 아니에요. 무대 리허설을 하면서 계속 (가발을) 찾아가고 나에게 길들여질 때까지 기다려줘야 해요. 머리를 길러본 적이 없어서 저도 모르게 머리를 손으로 살짝 넘기더라고요(일동 웃음). 낭만이 있어요. 커튼콜 할 때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사하면서 머리를 넘겨요. 뒤에 배우들 보라고. 처음엔 엄청 웃었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는지 안 웃더라고요. 썰물 빠지듯 사라진 팬들? 벽에 걸린 문종원의 사진 '먼저 갖는 사람이 임자!' 사진에 사인은 필수Q. 소설에서 자베르는 시장 마들렌을 고발하는 순간 그를 가장 잘 드러낸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뮤지컬은 장르 특성상 표현이 안 되는데, 그런 한계는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중요한 질문인데요. 은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고 자베르란 사람에 대한 생각이 너무 달라요. 그래서 책은 읽다가 중간에 놨어요. 책에서 표현하는 건 너무 많아서 그걸 다 담기는 불가능하죠. 뮤지컬에서 찾을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Q. 영화는 어떻게 보셨나요. 자베르 역을 맡은 러셀 크로우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잖아요. 전 위대한 배우라고 생각해요. 참 자베르 같은 사람이죠. 그의 자베르가 가는 길은 절대 선이에요. 중간에 되게 만류했을 텐데 끝까지 가져갔고, 아마 다른 배우였으면 포기했을 거에요. 그리고 제일 부러웠던 게, 클로우즈 업. 뮤지컬 배우가 가장 부러워 하는 게 클로우즈 업이에요. 제발 내 눈 좀 찍어줘, 나 지금 눈동자 세 번 흔들렸다(일동 폭소). 그게 정말 작은 떨림인데 우리가 하면 안 보여요. 그렇다고 우리가 안 할까? 다 합니다. 관객들이 보지 못하니까 아쉽거든요. 또 카메라 확 당겨서 인물을 점처럼 작게 만드는 것. 너는 한 점에 불과하단 이야기를 바로 설명하잖아요(일동 웃음). 하지만 뮤지컬 배우도 강점이 있어요. 포커스를 자기가 만들거든요. 가만히 있다가 이쪽 손을 움직이면 손에 포커싱이 되죠. 그런 걸 잘 하는 배우가 존재감이 커요. 셀카 삼매경Q. 호평 많이 받으시잖아요. 그렇죠…혹평. Q. 아니, 호평이요(웃음). 아~ 호평. 혹평이라고 들어서, ‘아….내가 그랬었지….’(일동 폭소) 사실 전 호평을 많이 듣는 배우는 아니에요. 여기서 만족 못하고 더 열심하겠다, 이런 게 아니고. 이 또한 지나갈 거 같아요. 좋은 상황이 오면 좋아해야 하는데 그걸 잘 못해요. 와, 나 잘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못하죠. 그래도 좀 더 칭찬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Q. 영화 칭찬을 하셨지만 영화를 보면서 문종원 배우가 굉장히 그리웠거든요. 아, 감사합니다. 이런 멘트 좋아요(일동 웃음) Q. 자베르는 신념이 강한 캐릭터에요. 문종원 배우가 가지고 있는 신념은 무엇 인가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운 게 많아요. 원래 신념이 투철한 편도 아니었고, 자기 주장이 뚜렷한 편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번 공연을 하면서 옳은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항상 뒤에 물러나서 아무 소리 하지 않으면 좋은 사람이고, 앞에 나서면 욕먹는 경우가 많죠. 자베르는 그걸 이겨낸 사람 같아요. 자베르의 신념 덕분에 저도 바뀌는 게 느껴져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4.02 / 조회 2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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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전문 공연장 '블루스퀘어', 누적 관객 100만 명 달성
지난 2011년 개관한 뮤지컬 전문 공연장 블루스퀘어가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누적 입장객수 100만 명은 블루스퀘어가 개관한지 1년 4개월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개관 작 를 비롯해 등이 매회 만석에 가까운 객석 점유율이 만든 결과다. 오는 4월 6일 개막하는 뮤지컬 첫 공연에서 100만 번째 관객이 든다. 인터파크씨어터 관계자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최근 8년 사이 한번이라도 뮤지컬을 예매한 경험이 있는 유니크한 회원수가 대략 200만 명임을 감안하면 1년 4개월 만에 뮤지컬 관객 100만 명은 상당한 규모”라며 “기존의 뮤지컬 관객뿐만 아니라 남성, 가족, 중장년 관객 등 신규 관객 발굴에도 도모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씨어터는 100만 번째 블루스퀘어 관객에게 25주년 실황 DVD, 책 등이 담긴 ‘레미제라블 MD 풀세트’를 증정 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인터파크와 플레이디비에서는 공연 관람권 및 배우 친필사인 포스터 등 다양한 선물을 증정하는 ‘블루스퀘어 패밀리를 찾아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인터파크씨어터 제공
2013.04.02 / 조회 11,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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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과 당차게 마주한 신예들, 박지연, 조상웅, 이지수
뮤지컬 에서 순수하고 풋풋한 사랑을 노래하는 세 주인공들이 오랜만에 다시 모였다. 서울 공연을 앞두고 한달 간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박지연(에포닌), 조상웅(마리우스), 이지수(코제트). 1년 여의 장기공연을 원캐스팅으로 이끌어가는, 야무진 실력을 품은 배우들이다. 박지연은 를 통해, 조상웅은 일본 으로, 그리고 이지수는 이번 로 어느 날 갑자기 등장했고, 이제 빼놓을 수 없는 차세대 배우로 자리잡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울 공연을 앞두고, '블루스퀘어 네모'에서 세 배우를 만나보았다. 부산 공연 이후 한달 동안의 휴식 중이죠? 꿀맛 같을 거 같아요. 조상웅(이하 상웅) 부산 공연 끝나고 한달 정도 쉬어서 재충전 잘 해야겠다 했는데, 공연 하는 게 제일 좋아요. 오히려 공연을 하지 않으면 생각이 많아지고 피곤해요. 공연할 땐 공연에만 집중하면 되니까. 이지수(이하 지수) 맞아요. 저도 집에 가만히 있질 못해요. 집 근처 카페라도 나가 있어요. 박지연(이하 지연) 지금 다들 공연만 기다리고 있어요. 지수 달리고 싶다. 상웅 형님들은 어떠실지 모르지만, 저희들은…지치는 게 뭐에요?(일동 웃음). 쉬는 동안 뭐 했어요? 지수 (원 캐스팅이라) 못 봤던 공연 보고… 지연 지수씨는 이제 헬스 시작했대요. 지수 체력 보강도 하고 살도 빼야 하거든요. 전 집이 대구라, 대구에 있다가 얼마 전에 레슨을 받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어요. 외삼촌 집에 살고 있어요. 상웅 전 부산이 집이라 서울에 집도 알아봤고, 이번 주에 서울로 이사해요. 살 게 너무 많아요(웃음). 얼마 전에는 일본에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공연도 보고했죠. (서울 살기 어떨 거 같아요?) 서울은 좀 복잡해요. 막힌 느낌이 들어서 사실은 약간 힘들어요. 지수 전 서울이 좋아요. 놀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볼 것도 많고. 공연 보는 걸 좋아해서 대학로도 너무 좋아요. 김연아 선수 음악에서부터 영화까지 '레미제라블' 열풍이잖아요.지연 (김연아) 영상 봤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감동적이고. 상웅 그런데 음악 바뀔 때 우리 공연 장면 생각 나더라. 지연 맞아, 음악에 대입시키고, 그래서 저런 연기가 나오나? 싶고. 영화는 완전히 다른 에포닌이었어요. 뮤지컬에선 좀 더 터프하고, 글도 읽을 수 없는데 영화에서는 책 원작에 가깝게 그려졌어요. 지수 원작에 가깝게 충실해서 저도 감정적으로 좋았던 거 같아요. 상웅 (영화 속 마리우스가) 연기도 잘 하고, 노래도 잘 해서 저도 공부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배우로서도 캐릭터로서도 공부도 많이 됐고 저에게 좋은 영향을 줬어요. 만나고 싶기도 해요.곧 서울 공연이 시작하면 6개월을 원캐스팅으로 소화해야 해요. 걱정되진 않나요?상웅 말씀드렸다시피 그동안에도 힘들지 않았고, 아마 지치지 않을 거에요.지수 저도 지금까지는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 재미있었어요. 지연씨는 로 장기공연을 소화했죠. 상웅씨도 일본 을 오래 해왔고요. 지연 를 2년 정도 했는데 전 장기공연이 좋아요. 원캐스트가 더 좋고요. 새롭게 알아가는 게 많은 것 같아요.상웅 전 에서 심바 역할을 7년을 했어요. 은 세 번 재공연을 했고, 도 6개월 투어 공연을 했어요. 7년간 심바를 연기했지만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또 달라질 거 같아요. 그걸 느끼기 때문에 2~3개월 해서 자기 역할이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 정도에요. 지연 그렇게 되면 죽을 때까지 한 역할을 해야 할지도 몰라요(웃음) 지수 저는 두 분이 하는 말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직까지는 목에 이상이 생겼다든가, 그런 적은 없거든요. 상웅 지수가 저희보다 (컨디션 조절을) 잘 하는 게 하나 있어요. 잘 먹어요. 쓰러지지 않아요.(일동 웃음) 지연 제가 살찌려고 노력해도 잘 안 됐는데 지수랑 살면서 살이 쪘거든요. 지수가 오디션은 원래 10차 정도 보는 거 아니냐고(웃음). 비교 대상이 없으니까. 처음부터 이렇게 장기공연을 서는 게 오히려 이 아이한테는 득이 될 것 같아요. 연기도 옆에서 봤을 때 많이 좋아졌어요. 궁금해요. 다음 작품은 뭘까, 어떻게 성장할까. 지수 전 오디션 경험이 처음이라 원래 이 정도 하는 줄 알았어요. 오디션을 10 차까지 봤는데 연출님이 오디션 끝났다고 하셔서 ‘벌써 끝났어요?’라고 물었거든요. 오디션이 재미있었어요. ‘꼭 붙어야 해’, 이런 마음이 아니라, ‘다음에도 또 가네? 재미있다’라고 생각했거든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라 역할에 몰입하며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지수 제가 뽑힌 이유 중 하나가 나이도 비슷하고 이미지도 비슷한 요소가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실제로는 다르긴 해서, 처음엔 괴리감이 생겼어요. 원래 다른 인물 이잖아요. 공연하면서 책도 읽고. 코제트에 비슷해지기 위해 노력했죠. 사랑을 해 본적이 없어서, 그게 제일 큰 문제가 아닐까. 3월 쉴 때 남자 친구를 만들려고 해봤는데, 실패할 것 같아요. (일동 웃음) 상웅 전 마리우스와 특별하게 괴리감을 느끼지 않았어요. 책도 읽었는데 생각하는 부분들이 많이 비슷했거든요 지연 오빠는 FM이에요. 전 성격이 털털, 터프해서 그런 성향 정도만 맞고 나머지 모든 상황은 제가 겪어 보지 않은 것들이었어요. 짝사랑은 해 본 적이 없지만 상상으로 가능하지만, 생존을 위한 도둑질, 거친 환경은 상상만으로는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피지컬 트레이닝을 해주는 분과 진짜 신체적인 싸움을 했어요. 그 분이 저를 압박하면 저는 소리치고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때리고 물고… 생각이 아니라 진짜 내 몸이 겪게 했어요. 그 경험을 해보니까 그 동안 연습해 온 게 한 순간 뒤집어 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이 상태에서 울지 않으면 에포닌이다, 그렇게 말씀히시더라고요. 울지 않는 게 제일 힘들어요. 눈물도 원래 많고요. 실제 관객들이 에포닌 때문에 많이 울잖아요. 연기하는 마음은 어떤가요.지연 삼자 입장에서 보면 에포닌은 정말 안타까운 사람이지만 에포닌 입장에선 가장 행복한 죽음이었어요. 보이는 것과 내가 해야 하는 게 달라서 많이 힘든 적도 있어요. 불쌍하다,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에포닌을 이해할 수 있어요. 에포닌이 죽고 마리우스에게 안겨 있다 떼어낼 때 ‘안 돼, 여기 있을 거야, 떼어내지 마’ 죽어서도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 상웅 저는 'Empty chair and empty table' 을 부를 때 감정적으로 힘들어 져요. 에포닌도 죽고, 동료들도 죽고 혼자 남아서 부르는 노래잖아요. 저로선 제일 기대되고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혁명, 사랑 모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사랑적인 고민들은 지수를 보면 싹 없어져요(일동 웃음). 그 정도로 너무 좋아요. 지수씨가 할 말이 있을 거 같은데요?(웃음) 상웅 더 이상은 묻지 마세요. 더 알려고 하지 마세요! (일동 웃음). 사랑에 빠지는 건 문제가 없어요. 딱 지수를 보면. (에포닌은?) 전 에포닌 보이지도 않아요~ (일동 웃음) 지수씨가 워낙 풋풋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요. 상웅 저희가 극 중에서 키스씬이 두 번 나와요. 지수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첫 뽀뽀에 도전하는 거였어요. 연습할 때 제가 신경 쓰이더라고요. 지금도 항상 조심하고 있고, 두근두근 하고(일동 웃음). 지연 일기도 썼대요(웃음).지수 일기를 썼는데요. 다시는.....이렇게 축축할 줄 몰랐다(일동 폭소). 아, 이런, 상상과 달랐군요. 지수 좀 차가웠어요. 전 뭔가 따뜻한, 포옹 같은 느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상상과는 달라서 놀란 것도 있어요.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극 속에서 사랑하는 사이니까 그걸 표현하려고 노력해요.공연을 하면서 스스로도 많이 변했겠어요. 지수 을 하면서 실제로 아빠하고 사이가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원래 친했지만 사춘기 지나면서 약간 어색해진 게 없지 않아 있었거든요. 그런데 공연에서 아빠(장발장)가 절 위해 희생하는 걸 다 보잖아요. 실제로 아빠가 나 때문에 죽어간다면 어떨까 생각도 해보고, 그러다 보니 아빠에 대한 애틋함이 생기더라고요. 대구 가면 아빠와 더 있으려고 해요. 제가 철부지였는데 이 공연을 하면서 좀 어른이 된 것 같아요. 지수씨는 에 데뷔하시고 두 분 역시 와 으로 혜성같이 등장했어요. 지연 전 일반 인문계열 고등학교에 다녀서 그 전까지 뮤지컬을 접할 기회가 전혀 없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노래라 관련 과에 진학했죠. 노래로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뮤지컬이다 보니, 솔직히 목표에 의해 뮤지컬을 알아간 거에요. 그런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서울예대 진학을 했을 때 페퍼 역할을 했던 이동재 오빠가 오디션을 권유했는데 방학 때 경험 삼아 응했던 게 일이 커진 거에요. 그게 제 인생을 바꿨죠.상웅 전 다른 장래희망을 가진 적이 없어요. 항상 배우였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입시를 준비하면서 연기를 배웠고, 노래 하는 것도 좋아해서 레슨을 받고, 그러다 초점이 맞춰진 게 뮤지컬이었어요. 마침 그 당시 오디션이 있어서 공연에 참여했고, 일본 극단 사계에도 갔어요. 일본에 간 건 의외였나요? 상웅 의외였죠. 하지만 정말 좋았어요. 5년 정도 있었는데, 공연을 계속 할 수 있다는 것, 누구에게나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시스템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점이 좋았죠. 사실 오디션만 아니었다면 한국에 나올 생각은 없었어요. 공부할 게 더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다시 일본에 가시나요?) 다시 안 갑니다. 한국이 이제는 너무 좋아요(웃음).세 분 다 주연으로 데뷔하면서 앙상블 경험이 거의 없네요. 이번 공연에서 앙상블 연기를 하시죠. 지연 장발장, 자베르 캐릭터를 제외하면 모든 배우들이 앙상블 역할을 해요. 이 공연이 정말 다 같이 만들어가는구나 싶어요. 라이선스이지만 앙상블의 동선은 틀에 박히지 않았거든요. 배우들이 하고 싶은 대로 작업을 했어요. 그 과정들이 굉장히 좋았죠. 상웅 어떻게 보면 마리우스 보다 앙상블 비중이 더 클지도 몰라요. 지수 맞아요. 코제트 같은 경우는 앙상블로 나오는 씬이 많아요. 상웅 앙졸라 우형 형과 같이 다니는데, 덤앤더머 같아요(웃음).앞으로 가능성이 많은 배우들이라 앞으로 모습은 어떨까 기대되네요. 뮤지컬 이외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지연 사실 할 때 쯤 방송, 매니지먼트 쪽에서 제안을 해왔어요. 사실 전 TV를 전혀 보지 않아요. 관심이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엔 생각이 바뀌었어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걸 좋은 환경에서 하려면, 관심이 없는 것이라도 완전히 배제해선 안 되겠구나. 지금은 전과 다르게 여러 가지 취미를 가지려고 하고 있어요. 전엔 공연만 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많이 달라졌고요. 기회는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오더라고요. 항상 마음을 열어두려고요. 상웅 저도 기본적으로 다양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은 뮤지컬을 하기에도 벅차요. 이것도 제대로 하려면 얼마나 걸릴지, 갈 길이 멀어요. 지수 전 뮤지컬이 좋아요. 뮤지컬만 해도 행복할 것 같아요. 데뷔하기 전에 조정은 선배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언니는 목소리도 예쁘지만 소리 안에 스토리를 담고 있어요. 되게 좋아했는데, 지금은 제 엄마(판틴)가 되셨죠. 정말 좋아요. 이제 세 분 에서 곧 만날 수 있겠네요. 지연 이제 곧 시작하는데, 배우 입장에서도 이제 정말 시작하는 구나 싶거든요.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신나는 뮤지컬도 많지만 뮤지컬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기 때문에 얻어가실 게 많을 거에요. 지루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상웅 정말 좋은 배우, 스탭들과 함께 준비했고 만들어져 왔어요. 저희도 좋은 부담을 가지고 열심히 할 거에요. 지수 전 처음 용인 공연 때 모습과는 다르게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란 배우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작품 이후엔 뭐해요?) 전 학교에 복학해요. 딱 좋은 타이밍이에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디자인: 이혜경
박지연, 조상웅, 이지수
2013.03.25 / 조회 26,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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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알고보기] 뮤지컬 ‘레미제라블’, 드디어 서울에서 막 올라
‘레미제라블’은 작년 12월, 국내에서 영화와 뮤지컬이 동시에 막을 올리며 주목 받았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용인, 대구, 부산에서의 공연을 마치고 드디어 서울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1985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런던에서 최장기 공연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작품은 28년 간 전 세계 43개국 300여 개 도시에서 21개 언어로 공연되며 성공을 거뒀다. 국내에서는 1996년과 2002년 브로드웨이 공연 팀이 내한공연을 펼쳤고, 90년대 해적판 공연이 열렸지만 정식 한국어 버전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어 버전의 뮤지컬 ‘레미제라블’, 소설, 영화와는 어떻게 다른지 알아본다. 다른 형식의 작품으로 끝없이 탄생되고 있는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어로 ‘비참한 사람들’ 이라는 의미의 ‘레미제라블’은 프랑스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소설이다. 이 소설은 ‘장발장’이라는 동화로 더 친숙하다. 소설 ‘레미제라블’은 동화보다는 더 철학적 깊이가 있고 스케일이 크다. 소설 ‘레미제라블’의 스토리는 은총, 자비, 정의, 사랑으로 압축할 수 있다.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동안 억울하게 감옥 생활을 하다 석방된다. 장발장은 19년간의 형량을 마치고 가석방으로 풀려난다. 갈 곳 없고 굶주린 그는 은식기를 훔치고 달아나다 잡힌다. 하지만 주교는 그를 감싸주고 은총을 베푼다. 사회의 부조리를 비관해 비뚤어져 있던 장발장은 자비로운 사람으로 변한다. 자베르 경관은 정의를 실현하려는 인물이다. 자베르 경관은 법을 어기고 경찰의 감시망에서 사라진 장발장을 집요하게 추격한다. 그는 자비와 정의의 가치관 사이에서 갈등하다 세느강에서 투신해 버린다. 극의 모든 플롯에는 사랑이 깔려 있다. 판틴은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창녀가 된다. 장발장은 판틴의 딸 코제트를 친 딸처럼 헌신적으로 사랑한다. 에포닌은 사랑하는 마리우스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코제트와 마리우스는 격렬한 사랑을 그린다. 헐리우드 초호화 캐스팅과 톰 후퍼 감독의 황홀한 협연영화 ‘레미제라블’ 영화 ‘레미제라블’은 뮤지컬버전을 실사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진두지휘 아래 유니버설 픽쳐스에서 제작을 맡았다. 영화는 한 작품에서 만나기 힘든 할리우드 제작진과 배우들이 모두 모여 주목을 받았다. 작품은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포함 4부문에서 수상한 영화 ‘킹스스피치’의 톰 후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휴잭맨이 장발장 역을, 러셀크로우가 자베르 역을 맡았다. 또한, 아만다 사이프리드, 앤 헤서웨이 등 매력적인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열연해 주목받았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톰 후퍼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실제 공연을 보는 것처럼 느끼길 바라 영화 역사 사상 최초로 라이브 녹음을 시도했다. 배우들은 매 장면마다 세트 바깥에 있는 피아니스트의 반주에 맞춰 실시간으로 노래했다. 영화 ‘레미제라블’의 영화 음악은 오케스트라의 장엄하고 웅장한 사운드 반주와 원작 뮤지컬 음악의 매력, 배우의 감정을 더 진하게 전달했다. 27년 만에 제작되는 한국어 버전 뮤지컬 ‘레미제라블’ 이번 공연은 27년 만에 제작되는 한국어 첫 라이선스 공연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25주년을 기념하는 뉴 버전으로 무대에 오른다. 런던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팀 전원이 내한해 한국어 초연 연출에 힘을 더하며, 총 2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세계 4대 뮤지컬 중‘미스사이공’,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뉴버전의 연출을 맡은 로렉스 코너를 비롯해 무대 디자이너 맷 킨리, 조명 디자이너 폴라 콘스타블, 음향 디자이너 믹 포터등이 직접 내한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배우들은 7개월간 10차에 걸친 오디션을 거쳤다. 제작자인 카메론 매킨토시가 최종 선택한 배우들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한국어 초연의 장발장 역으로는 정성화가 출연한다. 경감 자베르 역에는 문종원, 코제트의 어머니인 판틴 역에는 조정은이 캐스팅됐다. 여관주인 테나르디에 역에는 임춘길, 그의 부인 역에는 박준면이 출연을 결정했다. 이 밖에도 앙졸라스 역에는 김우형, 마리우스 역에는 조상웅, 에포닌 역에는 박지연이 각각 캐스팅됐다. 장발장의 딸로 성장하는 코제트 역에는 신인 배우 이지수가 선발됐다. 장발장 역을 맡은 정성화는 “태어나서 처음 본 뮤지컬이 이 작품이었다. 작품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멋진 뮤지컬이 있을까 감탄했었다. 그 이후 내한 공연은 물론 런던을 방문에 현재 버전의 공연을 2번 정도 관람했다”며, “관객으로 서 본 것과 배우로서 표현하는 것은 다르겠지만 최대한 한국 관객들이 감동받을 수 있는 한국화된 공연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한국 초연 공연이 나아가 전 세계의 브랜드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2.26 / 조회 15,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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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4월 서울 입성, 21일 티켓 오픈
지난 해 11월 용인을 시작으로 대구에 이어 현재 부산 센텀시티 소향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이 오는 4월 서울에 입성한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등을 만든 흥행 프로듀서 카메론 메킨토시가 제작한 은 런던 초연 이후 27년간 전 세계 43개국 6천 만 명 이상의 관객들이 관람한 대작이기도 하다. 정식 첫 한국어 공연인 이번 은 25주년 기념 새로운 버전으로,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내한해 준비했으며,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 등 10차 오디션을 통과한 한국의 배우들이 무대에 서고 있다. 용인 공연 당시 93%, 대구 90%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 공연의 1차 티켓 오픈은 오는 21일 목요일 오전 11시이며 인터파크 티켓(ticket.interpark.com)에서 예매 가능하다. 더불어 혁명군을 돕다 죽음을 맞게 되는 용감한 거리의 소년 가브로쉬 역을 맡을 배우를 추가 선발한다. 만 9세에서 11세 사이 신장 140cm이하의 소년이면 응시 가능하며 3월 10일까지 홈페이지(www.lesmis.co.kr)에서 지원서를 다운 받아 이메일(admin@kcmikorea.kr)로 접수하면 된다. 뮤지컬 의 서울 공연은 4월 6일부터 한남동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02.20 / 조회 1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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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핫한건뭐?] 레미제라블
레-미제라블 불어. Les miserables ‘불쌍한 사람’을 뜻하는 miserable에 복수 정관사 ‘les’가 붙어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 장발장의 불어 이름, 영어 이름 아님. 소설 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의 소설. 1862년 출간. 1845년부터 16년간 집필. 작가는 “단테가 시에서 지옥을 그려냈다면, 나는 현실을 가지고 지옥을 만들어내려 했다”고 한다. 19세기 초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는 장발장, 그에게 자비를 베푼 주교, 원리원칙주의자 자베르, 사랑과 혁명 속의 마리우스 등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등장해 삶의 고뇌와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2012년 하반기부터 불어온 레미제라블 열풍으로 소설 완역판 전집이 다수의 출판사에서 새롭게 나오고 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1980년 프랑스 작곡가 클라우드 미쉘 쇤베르그의 음악과 알랭 부블린의 가사로 만들어진 뮤지컬. 초연 파리 공연을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영어버전으로 만들어 1985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트레버 넌 연출로 개막. 현재까지 웨스트엔드 역사상 최장기 공연 중. 27년 간 전 세계 44개군 22개 언어로 6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 2012년 말부터 용인, 대구, 부산 한국어 초연 중. 2013년 4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서울 공연 시작. ‘I dreamed a dream’과 수잔 보일 I dreamed a dream. 뮤지컬 중 홀로 아이를 키우며 서럽고 가난하지만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판틴이 부르는 노래. 수전 보일. 2009년 영국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 출연자. 당시 47살의 나이와 볼품 없는 외모로 심사위원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그녀는 I dreamed a dream을 통해 뛰어난 가창력을 선사, 극찬과 기립박수를 받았다. 2009년 1집 앨범 ‘I dreamed a dream’을 정식 발매하고 가수로 활동 중이다. 영화 레미제라블 2012년 한국에서 세계 첫 개봉한 뮤지컬 영화. 톰 후퍼 감독,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앤 헤서웨이 등 초호화 캐스팅. 카메론 메킨토시가 영화 제작에 참여.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이 노래 동시 녹음. 2013 골든글러브 작품상, 남우주연, 여우조연상 등 3관왕 수상. 김연아의 레미제라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넘버를 사용한 2012-13 프리 프로그램. 2010년 동계올림픽 금메달 수상 후 본격적인 첫 선수 활동이었던 2012년 12월 6일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에서 선보였으며, ‘무결점 연기’라는 평을 받으며 쇼트, 프리 프로그램 총 210.77점으로 우승했다. 공군 제작, 레밀리터리블 활주로에 쌓이는 눈을 치워야 하는 공군들의 고충을 소재로 한 ‘레미제라블’ 패러디 동영상. 공군본부 정훈공보실 미디어영상팀 제작, 공군사병 출연, 약 100여 만원의 제작비가 투여됐다. 장발장, 자베르, 판틴 역을 맡은 사병들은 성악 전공자로서 연기와 노래 등에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2월 5일 유투브 업데이트 후 8일 오후 현재 140만회 클릭수를 기록했다. 영화 속 자베르 경감을 연기한 러셀 크로우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 영상을 리트윗 해 알리기도 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3.02.08 / 조회 12,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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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레미제라블> <광해> 공연 vs 영화 매력분석
영화 먼저? 공연 먼저? 영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무대와 무대의 매력을 살린 영화의 탄생이 줄을 잇고 있다. 같은 이야기, 다른 형태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이들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모르고 봐도 재미있고, 알고 보면 더욱 흥미 진진한 공연과 영화의 전격 매력 분석! 어떤 것을 먼저 볼지 관객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듯 하다. 영화 먼저!서스펜스 대가 히치콕의 첫 아카데미 수상작! ‘싸이코’, ‘새’,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등의 서스펜스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이 미국 진출 후 만든 첫 작품이 흑백영화 ‘레베카’(1940)이다. 또한 생애 유일하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것도 바로 이 작품. 자신의 작품 속 까메오로 출연하기를 즐긴 그의 모습도 ‘레베카’에서 찾아볼 수 있다. 힌트는 후반부 막심의 재산관리인 프랭크 크롤리가 등장할 때. 섬뜩한 무표정, 악녀 탄생 영화 ‘레베카’에서 변화 없는 얼굴 표정과 고저 없는 나즈막한 목소리 등으로 댄버스 부인 역을 표현, 소름끼치는 공포를 만들고 있는 배우 주디스 앤더슨. 무표정 속에 담긴 칼날 같은 섬뜩함으로, 미국영화연구소가 역대 할리우드 영화들 중에서 선정한 ‘역대 최고의 악역들’ 중 31위에 오르기도 했다. 1위는 ‘양들의 침묵’에서 안소니 홉킨스가 열연한 닥터 한니발. 차가운 막심! 연기인가, 진심인가? 영화 속 막심 드 윈터 역을 맡은 로렌스 올리비에는 뛰어난 셰익스피어 작품 분석과 연기로 유명해 영국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공연시상식(로렌즈 올리비에 어워드)이 현재까지 전통을 더해가며 열릴 정도. ‘레베카’ 촬영 당시 아름다운 여배우 비비안 리와 연인 관계였던 그는 주인공 ‘나’ 역으로 그녀를 적극 추천했으나 카메라 테스트 후 히치콕 감독은 존 폰테인을 선택했다. 결과에 다소 화가 났었다는 로렌스 올리비에와 그의 눈치를 보기에 여념이 없었던 신인 배우 존 폰테인의 모습은 초반 강렬하고 예민한 막심의 모습과 주눅이 든 ‘나’의 캐릭터를 살리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는 세간의 평가. 그리고 뮤지컬!폭풍과 바람이 부르는 음산한 그 노래 의 작곡가 실베스타 르베이의 마력이 음악을 통해 다시 한번 뿜어져 나오고 있는 작품이 뮤지컬 다. 웅장하고 격정적인 화성의 쓰임과 더불어 음산한 기운을 가득 담은 예민하고 불안한 고요 속 리듬이 작품의 분위기를 한껏 살리고 있다. 저마다의 상황에서 절규하듯 부르는 막심의 ‘칼날 같은 그 미소’, 댄버스 부인의 ‘레베카’가 대표 넘버. 시선을 압도하는 무대 흑백 영화에서 느낄 수 없는 풍부한 공간의 질감과 화려한 효과는 뮤지컬만의 장점. 사각 프로시엄 무대를 둘러싼 상자 속 오브제는 한국 무대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각 장면들의 힌트들. 몬테카를로 해변의 절벽과 파도 등을 구현한 영상은 오리지널 무대에서 더욱 보강되어 이질감을 느낄 수 없다. 댄버스 부인과 ‘나’가 서로 대립하며 ‘레베카’를 부를 때 회전하며 중앙으로 나오는 무대 등은 객석에 더욱 가까이 나서며 작품이 가진 압박과 긴장감을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무대 장치 안에 대기하고 있는 스텝들이 직접 회전 무대를 돌린다는 건 쉽게 공개 하지 않는 제작 비밀. 팁1) 몬테카를로의 비밀: 뮤지컬에서는 단순한 휴양지로 등장하는 프랑스 남부 휴양지 몬테카를로. 영화에서는 이곳이 막심과 레베카의 신혼여행지였으면서 동시에 레베카가 막심에게 자신의 본심을 내보인 곳이기도 하다. 팁2) 무도회장에 나타난 반호퍼 부인 : 영화 속 반 호퍼 부인은 몬테카를로 호텔 이후 등장하지 않지만 뮤지컬에서는 맨덜리 저택 무도회에 화려하게 등장해 현란한 몸짓과 노래를 선사한다. 그녀와 줄리앙 대령과의 만남 역시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콤한 보너스. 뮤지컬 먼저! 세계 최장수 뮤지컬 빅토르 위고 소설 원작, 등을 흥행시킨 카메론 매킨토시가 제작. 1985년 10월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초연 이후 27년 현재까지 세계 44개국 22개 언어(한국 포함)로 공연되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로 기록 중이다. 가슴을 울리는 넘버들 소설을 바탕으로 용서, 신념, 사랑 등에 대한 대서사시를 호소력 짙은 클래식한 넘버에 실은 것이 특징. 대사 없이 노래로만 극이 진행되는 송-쓰루 스타일로 판틴이 자신의 꿈과 지금의 처지, 딸을 생각하며 부르는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 짝사랑의 아픔을 노래하는 에포닌의 ‘온 마이 오운’(On My Own) 등 등장 비중이 적은 배역들이라 해도 충분히 그의 캐릭터와 매력을 살릴 수 있는 대표 넘버들이 저마다의 힘과 아름다움을 빛내고 있다. 1995년 10주년 콘서트에서 전세계 장발장들이 모여 부른 '두 유 히어 더 피플 싱?'(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비롯 ‘원 데이 모어’(One Day More)는 여전히 뮤지컬팬들에게 레전드 장면으로 손꼽히고 있다. 뽑힐 때까지 찾는다! 까다로운 10차 오디션 세계 22번째 언어로 공연 중인 한국어 의 주역들은 장장 7개월간 10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과한 승리자들. 국내에 오리지널 스텝들이 내한, 지원자들을 선별하면 오디션 영상들이 프로듀서인 카메론 매킨토시에게 보내져 최종 선발되는 까다로운 과정을 수 차례 거쳤다. 정성화는 풍부한 성량과 연기력으로 탁월한 장발장의 모습을 보인다는 평을 얻고 있으며, 자베르 경감 역의 문종원은 강렬한 카리스마와 신념 앞에 절망하는 모습에 많은 관객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용인과 대구 공연에서 10만 명 이상의 관객들이 관람했으며, 2월 부산을 시작, 4월부터는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예정이다. 25주년 특별 무대 놓치지 마 한국 공연에서 선보이는 무대는 25주년 기념 새로운 버전. 소설을 쓴 빅트로 위고가 직접 그린 그림과 삽화에 영감을 받아 새롭게 디자인 되었다. 특히 회전 무대로 장엄하게 표현되었던 바리케이트 장면을 비롯, 하수도 장면과 자베르 경감의 고뇌 장면 등은 시공간을 초월해 함축적면서 실사의 느낌이 살아있는 영상을 활용해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그리고 영화!세계 최고의 배우들, “내가 조연할래!” 휴 잭맨, 러셀 크로우, 앤 헤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세계 최고의 배우들이 한 영화에 등장하는 놀라운 풍경. 캐스팅 과정에서 그 밖의 많은 스타 배우들이 저마다 ‘조연’으로 출연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다고 한다. 성인 코제트 역을 맡은 아만다 사이프리드도 판틴 역을 맡고 싶어 했다는데, 실제 이 역을 거머쥔 앤 해서웨이는 3시간에 걸친 오디션을 치뤘으며, 배역 소화를 위해 11kg을 감량하기도 했다. 맨 중의 맨은 휴잭맨!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 이제서야 영화로 ‘레미제라블’을 만든 것을 두고 “휴 잭맨이 너무 어려서 그가 좀 더 나이가 들기를 기다렸다”고. 역시 맨 중의 맨, 휴잭맨의 존재감은 제작자가 그의 성장, 노화까지 기다려 줄 정도! 휴잭맨은 초반 장발장을 표현하기 위해 촬영 전 36시간 동안 물을 단 한 모금도 안 마셔 얼굴에 수분기를 빼냈고, 촬영 내내 한 쪽 신발에 자갈을 넣고 다니며 다리를 무겁게 하여 지치고 헐 벗은 모습을 표현해 냈다고 한다. 현장에서 노래까지 직접, 클로즈업으로 느낌 더욱 살아 쏭 쓰루 뮤지컬의 형식을 그대로 따른 영화 역시,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이 직접 노래를 부르고 연기와 함께 녹음도 진행이 되었다. 현장에는 언제나 피아노와 연주자가 있어 배우들의 노래에 반주를 해 주었으며, 마리우스 역을 맡은 에디 레드메인은 “한 곡 당 50번씩 불러야 했던 게 힘들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뛰어난 가창력이 아니더라 해도 감정이 충분히 실린 목소리와 클로즈업 화면으로 더욱 호소력 짙은 장면과 노래를 표현해 내고 있다. 무대 배우들 영화까지 접수! 영화 ‘레미제라블’에서는 뮤지컬, 연극 무대를 꽉 잡고 있는 유명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있다. 마리우스 역으로, 실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캠브리지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해 ‘리얼 런던 엄친아’로 알려진 레드메인은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단에서 연극 로 데뷔했으며 2009년 연극 에 출연해 이듬해 올리비에어워드와 토니어워즈에서 동시에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성인 에포닌 역을 맡은 사만다 바크스는 25주년 공연에서도 에포닌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으며, 미리엘 주교로 등장한 콤 윌킨슨은 팬텀, 지킬, 의 체 역 등을 비롯해 초연 장발장 역을 맡은 장발장의 지존. 영화 제작 소식을 듣고 제작자에게 먼저 주교 역으로 서고 싶다고 연락을 해 왔다고 한다. 영화 속 장발장에서 촛대를 건내주는 그의 모습은 장발장 역을 물려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한다. 영화 먼저!신분 역전! 광대가 왕이 되다니! 저잣거리에서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웃음을 낳는 천민이, 신과 동급인 왕이 된다는 천하의 가장 드라마틱한 신분 역전 스토리. 하지만 오히려 배운 것 없는 천민이 보여주는 진정한 군주의 모습은 영화 속 인물들 뿐 만 아니라 관객들에게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첫 사극 이병헌의 코믹변신 세련된 도시남 이미지의 이병헌의 첫 사극이라는 점이 큰 관심을 모았으며, 1인 2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군주와 함께 코믹한 광대 역을 빼어나게 소화해 색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자신의 배설물(?) 까지 천하에 공개되는 ‘매화틀’ 장면, 능청스러운 광대놀이 장면 등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웃음 포인트. 민낯 중전을 향하는 찬란한 조명 중전(한효주 분)의 굳세고 단아한 아름다움에 넋을 놓은 남자, 부러움이 사무치는 여자들 많았을 터. 그녀가 최소의 기초화장만 한 것이라면 믿겠는가? 영화 감독의 요청에 따라 색조를 하지 않은 한효주. 여배우로서의 불안감을 없애주기 위해 일반 장면보다 두 배는 더욱 시간이 걸려 조명에 신경을 썼다는 후문. 영화 속 빛이 눈부시게 반짝이거나 꽃잎이 흩날리며 중전이 ‘샤방’하게 등장하는 장면 등을 보고 이병헌이 ‘주인공인 나 보다 더 신경 써 주는 것 아니냐’며 농반 진반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고. 국내 최대 실내 세트 궁 안에서 대부분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는, 실제 궁에서 촬영을 할 수 없는 관계로, 실내 세트를 지어 촬영. 에 등장하는 임금의 거처는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사극 공간 중 가장 크며, 현재 한국에서 실내 세트로 지을 수 있는 가장 큰 크기. 그리고 연극!영화와 함께 준비 시작 시나리오에서 연극의 매력도 함께 발견된 는 영화 촬영과 함께 2012년 3월부터 연극 준비가 동시에 들어갔다. 연출과 각색을 맡은 성재준의 ‘과연 흥행이 될까?’ 하는 염려는, 영화 촬영을 지켜보며 ‘영화와 연극, 모두 잘 되겠다’의 확신으로 변했다고 한다. ‘광해 vs 왕이 된 남자’ 추종자들의 대결 연극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성재준이 “제목을 ‘광해 대 왕이 된 남자’로 하고 싶었다”고 할 만큼 연극의 구도는 광해군과 왕이 된 남자 하선을 각기 추종하는 무리들의 대결구도가 될 전망. 그들은 과연 ‘하선’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을까? 광해의 첩을 이용해 그를 죽이려 했던 박충서, 고지식한 호위무사로 충성의 끝을 보여준 도부장을 비롯 하선과 우정을 쌓아가던 조내관 등 영화 속 인물들이 연극에서는 좀 더 다른 뜻과 모습을 가진 캐릭터로 변신해 각자 가진 내적 갈등을 보여줄 예정. 왕 대역을 시작하면서 마음의 변화를 느끼는 하선의 모습도 흥미롭게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신명나는 마당놀이, 음악도 기대해봐 ‘첫 장면부터 다르다’는 말에서는 신명나는 마당놀이의 장면을 상상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천민 출신 광대인 하선의 기가 막힌 놀음판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영화가 놓친 역사적 고증을 보강했으며, 여기에 음악적인 요소가 강하게 풍길 것이라는 예고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사진: 플레이디비 DB, (주)레미제라블코리아, (주)더프로 제공. / 디자인: 정혜린(hyelin@interpark.com)
2013.01.28 / 조회 2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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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뮤지컬 전망 - ① 제작사를 알면 작품이 보인다
이 작품은 뉘집 자식인고? 작품에 대해 자세한 정보가 없다 해도 어느 곳에서 태어났는지, 누구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무대인지를 알면 작품 파악의 어려움이 조금은 줄어든다. 뮤지컬 시장 안에서 프로듀서와 대표의 영향력으로 좌우되는 국내 제작사들의 특징을 알아 보는 것은, 뮤지컬 홍수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더욱 확실하게 선택할 수 있는 진보한 관객들의 활동일 수도 있다. 저마다의 호흡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주요 공연제작사들의 특징을 2013년 라인업으로 살펴보자. ㈜KCMI - 클래식한 고전의 힘 정명훈, 정경화, 정명화 등 세계적인 음악가 정 트리오의 매니지먼트사이며 클래식 콘서트를 메인으로 기획, 제작해 온 ㈜CMI가 전문 뮤지컬 기획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가 ㈜KCMI이다. 자회사 설립 전부터 (주)CMI는 (1994), (1996) 내한 공연을 비롯해 (2006) 라이선스 공연으로 세계 4대 뮤지컬 중 세 개의 작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만큼 클래식한 뮤지컬 대작에 더욱 열의를 보여왔다. 특히 저작권 인식이 부족했던 과거 국내 공연계에서, 해외 클래식 연주자들과 오케스트라의 내한 연주를 기획하며 해외 교류 및 판권 계약 노하우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진다. 내한 공연에 이어 ㈜인터파크INT와 공동 출자해 ㈜레미제라블코리아를 설립, 지난해 11월부터 세계 22번 째 언어인 한국어로 된 뮤지컬 공연을 시작했다.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 보편화되고 있는 국내 공연계에서 6개월간 용인, 대구, 부산, 서울 공연을 원캐스트로 진행, 마케팅을 위한 스타캐스팅보다 작품의 완성도와 캐릭터 몰입도를 더욱 우선시 하는 주관을 보이고 있다. PMC PRODUCTION - 세계를 설득할 창작뮤지컬로 PMC가 제작한 공연들 중 라이선스 작품은 단 한편에 그칠 만큼 1992년 PMC의 전신인 환퍼포먼스 시절부터 20여 년 동안 창작극 제작에 주력해 왔다. 등 국내 정서와 향수를 자극하며 큰 인기를 얻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대표작 를 비롯 등 해외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도 빼 놓을 수 없다. 올해는 글로벌 소재의 창작극으로 관객들에게 어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인다. 2월 개막하는 은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괴도신사 아르센 루팡’ 시리즈의 주요 캐릭터가 등장하는 창작극이다. “관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철저히 조사해 만든 기획뮤지컬”이라는 송승환 대표의 말은 그간 작가의 개성이 묻어났던 작품들에서 좀더 관객지향 창작으로 PMC가 향할 걸 예고하는 모습이다. 하반기에는 PMC의 두 번째 라이선스 작으로 뉴욕 이민자들의 삶과 꿈, 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강렬한 음악과 파격적인 안무로 펼쳐지는 도 만나볼 수 있다. 신시컴퍼니- 세대를 아우르는 대중성 스웨덴 출신 70년대 팝스타 그룹 아바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를 비롯 등 중장년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라이선스 작품이 신시컴퍼니의 롱런 히트작들이다. 2, 30대 여성들이 주인 국내 공연 관객층과는 달리 신시 작품의 공연장에서는 많은 중장년층의 호응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신시컴퍼니는 7080세대를 아우르는 대중적인 작품에 강하다. 최정원, 남경주 등 뮤지컬 1. 5세대 실력파 인기 배우들의 호연도 한 몫을 한다. 전국 투어 중인 라이선스 공연이 올 초 끝나면, 12월부터 인터내셔널 투어팀이 내한공연을 펼치며 라이선스 무대 역시 다시 만날 수 있다. 올해 주목작은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 주연의 1990년 히트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의 라이선스 한국 초연이다. 아련한 영화의 추억을 갖고 있는 관객들에게 다시금 어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설앤컴퍼니- 세련된 대형 라이선스 공연에 강하다 2001년 라이선스 공연을 통해 국내 뮤지컬계에 ‘시장’과 ‘산업’의 개념과 범위를 확대한 설앤컴퍼니는 세계적인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회사인 RUG(Really Useful Group)와 유대관계를 지속하며 그가 작곡한 등의 국내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 해 흥행과 작품성 모두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내한 공연을 비롯, 그간 등 세련된 해외 작품을 완성도 높게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전석 매진을 이어가고 있는 을 비롯, 해외 유명 어린이 TV 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이 인종차별, 포르노, 동성애 등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하는 브로드웨이 히트작 내한 공연과 라이선스 공연을 준비 중이다. EMK뮤지컬컴퍼니- 유럽 뮤지컬은 내 손에 뮤지컬을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로만 양분화 해 이야기 할 때, EMK뮤지컬컴퍼니는 체코, 오스트리아 등 유럽 뮤지컬과 함께 등장해 관객들에게 또 다른 새로움을 제시하고 있다. EMK의 첫 작품인 오스트리아 뮤지컬 는 김준수를 비롯한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매진이라는 신기록을 세웠으며, 지난 해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웅장한 무대에 클래식과 현대 음악이 더해진 넘버, 드라마틱한 전개 등이 유럽 뮤지컬의 특징이며, 영어권 보다 융통성 있는 라이선스 조건이 국내 관객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무대로 원작을 수정,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올해는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가 작사, 작곡해 오스트리아에서 초연한 스릴러 와 흥행작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며, 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가 다시 공연된다. 하반기에는 국내 프랑스 뮤지컬 돌풍을 일으켰던 를 마스트 엔터테인먼트와 공동제작 한다. ㈜뮤지컬해븐- 마니아 부르는 개성 강한 무대 작품성은 갖추었으나 흥행을 쉬이 장담할 수 없는 작품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것이 그간 ㈜뮤지컬해븐이 보여준 모습이다. 지나친 상업성을 배제하고 작품의 특징, 개성에 더욱 중점을 두어 매 공연마다 열성적인 관객층을 양산하기도 한다. 2007년 국내 초연해 폭발적인 인기를 거듭하고 있는 를 비롯, 등 강렬한 인상의 작품을 제작해 왔으며 오디션을 통한 과감한 신인 캐스팅이 특징으로 김무열을 비롯, 주원, 이율, 김하늘 등이 해븐의 작품을 통해 부각되거나 데뷔한 배우들로 유명하다. 그 어느 때 보다 다양한 작품을 준비중인 올해는 를 비롯, 등을 통해 동성애, 왜곡된 개인들의 기억, 정신분열 등의 소재를 무대 위에서 풀어낼 예정이며, 등의 프랭크 와일드혼 작곡 를 비롯 등 좀 더 넓은 관객층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도 준비되어 있다. 또한 등 영화,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창작극 제작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데, 지난해 초연해 호평을 받은 창작 뮤지컬 도 9월 재공연 예정이다. 오디뮤지컬컴퍼니- 안정과 도발 사이 등 대중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등 감동적인 메시지에 힘을 실어 인기를 얻은 작품 역시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선택이었다. 조승우를 단연 정상의 뮤지컬 배우로 오르게 했던 라이선스 공연을 오래 이어가고 있는 한편, 사회풍자패러디가 압권인 코미디물 , 한 남자를 둘러싼 열 여섯 명의 여인들이 등장해 몽환적인 무대를 보여준 등 다소 의외의 선택작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선사하기도 한다. 올 상반기 와 한국 초연 10주년이 된 등 꾸준한 인기 공연을 이어가며, 4월부터 동화 감성이 풍부한 와 아더왕과 원탁 기타들이 펼치는 유쾌한 풍자코미디 등 라이선스 무대가 다시 관객을 찾는다. 2009년 국내 초연 당시 화려한 LED 무대로도 주목 받았던 가 올 12월 공연하며, 록밴드 그린데이의 동명 앨범을 바탕으로 한 락오페라뮤지컬 이 2010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3년 만에 내한공연으로 국내 입성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3.01.11 / 조회 26,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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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선택한 레미레라블
강하고 유려한 몸짓과 ‘레미제라블’의 만남은, 큰 울림을 만들어냈다. 김연아의 프리프로그램 음악으로 선보인 뮤지컬 넘버가 새삼 화제다. 은 지난해 27년 만에 국내 정식 라이선스로 뮤지컬 관객을 만나더니 곧 이어 뮤지컬 영화의 이례적인 흥행이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이젠 피겨여왕의 선택으로 2013년 가장 주목 받는 뮤지컬 노래가 됐다. 김연아의 프리 프로그램에 사용된 음악은 5~6개의 음악으로 편집, 구성됐다. 그 중 가장 메인으로 등장하는 넘버는 ‘Who am I’와 ‘On my own’. 극 중 장발장과 에포닌의 대표곡이다. ‘Who am I’가 웅장하고 힘있는 멜로디로 귀를 사로잡는다면, ‘On my own’은 서정적이고 애절한 멜로디가 가슴을 울린다. Who am I -장발장 장발장이 전과자란 신분을 속이고 덕망 높은 시장으로 존경을 받고 있을 때, 장발장으로 누명을 쓴 한 남자가 재판에 회부되자 혼란을 느끼며 부르는 노래다. 자신이 장발장임을 밝히면 다시 감옥에 가야하고 밝히지 않으면 죄 없는 한 사람이 고통 속에 살게 되기에 그는 고뇌에 빠진다. ‘나는 누구인가’ 의문을 제기하지만 은촛대로 자신을 구원한 신부를 떠올리며 죄 없는 남자를 구하고 자백하기를 결심하는 내용. 뮤지컬에선 장발장 역을 맡은 정성화가, 영화에선 휴 잭맨이 장발장의 고통과 결심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김연아의 프로그램에선 오케스트라 버전 특유의 풍성한 매력이 돋보이며 강하고 아름다운 안무와 조화를 이뤘다. On my own -에포닌 프리 스케이팅 중반 이후를 장식하는 서정적인 곡이다. 애절하고도 맑은 이 멜로디는 에포닌의 노래이자 의 대표 넘버 중 하나. 마리우스에 대한 사랑과 이런 마음이 혼자만의 것임을 아는 그녀의 슬픔이 아름다운 멜로디에 녹아있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는 에포닌은 이 이야기하는 희생을 실천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뮤지컬에서도 에포닌이 이 노래를 부를 때엔 관객들이 유독 숨을 죽일 만큼 매력적인 장면이다. 뮤지컬 DVD를 수 없이 봤다는 김연아는 안타까운 에포닌의 마음을 표정과 안무로 표현한다. 피아노 반주와 첼로, 그리고 섬세한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감성은 가사 없이도 감정을 전하기 모자람 없었다. Red and black-학생 혁명군이외에도 의 명곡들이 틈틈이 편집됐다. 초반 2분간 선보인 곡은 ‘Who am I’ 이외에도 2막 오프닝 곡과 떼나르디에 부부의 악동 같은 멜로디(’Master of House’)가 살짝 등장한다. 특히 ‘Master of House’는 사기꾼이자 좀도둑인 떼나르디에 부부의 인생관을 읊어 재미를 주는 넘버. 빙판 위에서는 단 한 소절 지나가지만, 의 팬이라면 한번에 알아챘을 멜로디다. 이외에도 프리 프로그램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Red and black’도 놓칠 수 없다. 학생 혁명군들이 혁명 전야 신념을 다지며 부르는 결의에 찬 노래로, 이 역시 프로그램 마지막에 잠시 등장하지만 귀를 사롭잡는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뮤지컬 "레미제라블"내일로(One Day More)뮤지컬 "레미제라블"나홀로(On My Own)
2013.01.10 / 조회 1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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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바래지 않는 감동, 한국어로 만나다
진심은 시공간에 구애 받지 않는 울림을 준다. 우리에게 흔히 ‘장발장’으로 잘 알려진 은 1862년 빅토르 위고가 발표한 소설. 19세기의 거장이 쓴 이 이야기의 진심은, 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진하게 다가오고 있다. 소위 4대 뮤지컬이라 일컬어지는 을 통해서다. 1985년 영국에서 초연한 이래 두 차례의 내한 공연 이외 정식 한국어 공연은 27년 만에 처음인 이 작품이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1년여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가볍고 화려한 것에 지친 사람들에게 묵직한 감동이 무엇인지 선명하게 내보이면서 말이다. 빵 한 조각을 훔쳐 번호 24601 죄수 장발장이 강제 노역을 하는 처참한 상황(‘look dowm’(낮춰))에서부터 뮤지컬은 시작한다. 그 시대를 함축해 보여주는 듯, 배경은 무겁고 비장하다. 19년 만에 가석방된 장발장에게 사회는 멸시를 줄 뿐이지만, 그는 ‘은촛대 사건’을 계기로 새 사람으로 태어난다(‘발장의 독백’(Valjen’s Soliloquy)). 장발장의 비참하고 파란만장한 젊은 시절은 두 개의 노래로 함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긴 이야기의 여정을 시작한다.뮤지컬은 1815년 장발장의 석방에서부터 1830년대 파리의 학생혁명 이후까지 긴 시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설의 복잡한 사회 배경과 사건들, 오랜 시간의 흐름은 호소력 있는 캐릭터와 음악으로 극복한다. 어린 딸을 위해 공장직공에서 몸까지 팔며 비참하게 전락하는 판틴. 그녀가 부르는 유명한 넘버 ‘I dreamed a dream’(한때는 꿈을 믿었네)는 그 하나 만으로 애절하고 안타깝다. 마리우스를 사랑하는 에포닌의 ‘on my own’(나홀로) 역시 조건 없이 사랑하고 희생하는 에포닌의 마음을 드러내고, 법을 맹신하다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자베르의 ‘star’(별), 장발장이 부르는 ‘bring him home’(집으로) 등 매력적인 캐릭터와 명곡은 이 작품이 지금까지 사랑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로렌스 코너 연출가 밝힌 “하나 하나의 캐릭터가 작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라는 말이 공허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는 25주년 기념 버전으로 기존 회전무대를 없애고 영상을 강화했다. 다행히 영상이 현란하게 무대를 차지하지 않는데다, 빅토르 위고가 직접 그린 클래식한 삽화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무대와 잘 어울린다. 바리케이트를 쌓아올린 혁명씬, 전 출연자들이 합창하는 ‘one day more’(내일로)는 배우들의 호흡으로 장중한 힘을 만들어낸다. 카메론 메킨토시가 직접 뽑은 배우들은 공연 초반임에도 실망시키지 않는 흡수력을 보여준다. 장발장 역을 맡은 정성화는 물론이고, 극 초반 강렬하게 등장하는 판틴 역의 조정은 역시 관객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앙상블의 실력도 훌륭해서 대극장 뮤지컬로서 매력을 꽉 채워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송쓰루 뮤지컬인 만큼 가사 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충분치 못한 점이 가장 크다. 초반 내용의 이해가 필요한 극 진행에서 관극에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19세기 격변하는 프랑스의 모습에 대한 설명이 없기 때문에 사전에 살펴보면 더 즐거운 공연이 될 것. ‘불쌍한 사람들’이란 뜻의 ‘레미제라블’은 과거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억압과 차별은 현대사회에도 있고, 그 속의 인간군상 역시 비슷하기 마련. 그러니 장발장과 판틴, 코제트, 혹은 학생 봉기로 스러져간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과 사랑은 더 가슴에 와 닿는다. 무엇보다 세련된 무대와 음악, 그리고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는 배우들의 호연이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춘 뮤지컬과의 만남은 진정 황홀하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11.13 / 조회 19,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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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묵직한 감동 안은 대작 “한국 배우들 놀랍고 훌륭하다”
“제가 알아 들을 수 없는 한국어 공연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 만큼 배우들이 매우 훌륭하게 이야기를 전달해 주기 때문입니다.” 지난 11월 3일 용인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의 연출 로렌스 코너가 7일 열린 미디어콜에서 한국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6년 에서 연출을 맡기도 했던 그는 7년 만에 눈에 띄게 성장한 배우들의 기량에 대해 언급했다. “7년 전 오디션에서도 배우들의 실력은 훌륭했지만 최대치에 다다르진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배우를 뽑고 나서 숙련시키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6~7년이 지난 지금 빠르게 발전해 있어서 놀랍습니다. 한국 배우들의 이야기 전달 능력은 훌륭합니다.” 로렌스 코너 연출또한 올해 한국에서 선보이는 25주년 기념 버전에 대해선 “이야기 전달 방식을 완전하게 바꾸고자 한 게 취지”라고 밝혔다. “새로운 버전을 만들면서 전 버전보다 더 나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전 버전이 너무 훌륭해서 그것보다 좋은 버전을 만들라는 건 불공평 한 것 같아요. 이번 버전은 이야기 전달 방식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맷 킨리 무대디자이너와 함께 무대에 더 다양한 색채를 더해 결의에 찬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로렌스 코너 연출은 의 매력에 대해 “등장 인물 하나 하나를 주인공으로 해서 뮤지컬을 만들 수 있을 정도”라며 “뮤지컬에 바라는 모든 것을 가진 작품”이라고 말했다. 25주년 기념 버전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맷 킨리는 무대를 만든 과정을 밝혔다. “이 프로덕션을 위해 모였을 때 마분지를 잘라 보고,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등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생각 끝에 빅토르 위고의 멋진 그림들을 작품의 배경 영상으로 쓰고, 회전 무대 대신 좀 더 색채를 부여했습니다.” 맷 킨리 무대대자이너25주년 기념 버전에서 사용된 영상에 대해선 “기술을 부각시키고 싶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가장 중점은 둔 건 배경으로 쓰인 영상이 영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클래식함을 추구했고 기술을 부각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영상이 멈춰 있는 시간은 거의 없습니다. 구름이 움직이는 등 항상 조금씩 움직이는데 대부분 은은한 배경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영상이 들어가는 공연에 많이 참여를 했지만 같은 경우는 이야기 선이 복잡하기 때문에 시선이 영상으로 뺏기질 않길 바랐습니다.” 국내 음악감독을 맡은 김문정 음악감독은 의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의 노래들에 저 역시 끌렸지만, 지금 깊이 관여를 하며 느낀 건 이 곡들 하나하나가 대접을 받는 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온 마이 오운’(On my own)을 에포닌이 부르기 전 장발장도 한 소절 부르고 자베르와 만났을 때도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합니다. 에포닌이 이 노래를 부를 때 즈음이면 ‘아, 제대로 ‘온 마이 오운’을 만나겠구나’ 생각하게 되죠. 하지만 아무래도 영어로 만들어진 송쓰루 작품이기 때문에 한국말로 옮기는 작업에서 노력을 많이 했으나 아직 어색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계속 수정해 나가려고 합니다.” 또한 "한국 배우들을 자랑하고 싶다, 너무나 잘하고 열심히 하는 배우들이 정말 사랑하는 작품을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는 대단하다"며 "장발장과 자베르를 빼고는 모두 앙상블로 출연하니, 그 배우가 어디에 나타나는 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정 음악감독뮤지컬 은 빅토르위고의 원작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 을 제작한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대표작으로 클로드 미셸숀버그(작곡), 알랭 부브리(작사) 콤비의 아름다운 선율과 탄탄한 전개로 전세계가 열광한 뮤지컬이다. 초연 후 27년 간 전세계 43개국, 300개 도시에서 모두 6천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I dreamed a dream’(아이 드림드 어 드림) ‘one day more’ (원 데이 모어) 등 대표곡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랑 받고 있는 이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27년 만에 공식 라이선스 뮤지컬로 선보이고 있는 중으로 용인, 대구, 부산을 거쳐 내년 4월부턴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서울 공연을 시작한다. 공연장면참회하는 장발장(정성화)마리우스를 향한 에포닌의 외사랑(박지연) 혁명전야(김우형 등) 신분을 속인채 살아가는 장발장 코제트를 향상 사랑(조상웅) 코제트(이지수) 장발장을 끝까지 쫓는 집념의 형사 자베르(문종원) 원데이모어(One Day More)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뮤지컬 "레미제라블"내일로(One Day More)뮤지컬 "레미제라블"나홀로(On My Own)
2012.11.09 / 조회 1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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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감동이 만든 메가톤급 대작 <레미제라블의 힘>
지금 생각하면 격세지감이지만, 뮤지컬 ‘레미제라블’(Les Miserables)이 1985년 10월8일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개막했을 때는 천덕꾸러기였다. 옷도 누더기요, 주인공 이름은 발음하기도 어려운 데다 신나는 춤도 없고, 아동학대, 구걸, 노숙, 질병과 자살이 이어지는 작품에 고고한 영국 평론가들은 일제히 사나운 평을 내놨다. “이렇게 우울한데, 누가 보려하겠느냐”, “빅토르 위고 소설은 간데없다”는 얘기였다. 개막날 밤, 제작자 캐머런 매킨토시는 불면의 밤을 보냈다. “계속 공연을 할지 말지 그날 밤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미 팰리스시어터에 대관료 5만 파운드를 지불한 상태였다. 밤새 고민했다. 하지만 이번에 안 하면 못 할 것 같아서 해보자고 결정했다. 6주 후, 모든 공연이 매진이었다. 마티네 공연까지 전부 다 팔렸다.” ‘레미제라블’, 즉 ‘레미즈’(Les Mis)는 그해 12월 4일 팰리스시어터로 옮겼다가 2004년 4월 3일부터 퀸스시어터로 이동해 지금까지 공연 중이다. 기자는 지난 5월 그곳에서 ‘레미즈’를 봤다. 평일이었으나 만석이었다. 우리로 치면 VIP석을 샀건만 한참 오른쪽 구석이었다. ‘무대도 어두컴컴한데 이 자리에서 잘 보일까?’라며 투덜거리는데, 막이 올랐다. 그 후 3시간, 자리의 고통은 생각을 파고들 틈이 없었다. 저기 앞 무대에서 장발장이 ‘하루가 지나면 신의 뜻을 알게 되리(One day more)’라고 노래하고, 팡틴느가 ‘한때 나는 꿈을 꾸었네(I dreamed a dream)’라며 눈물짓고 있지 않은가.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아는 공연 관계자에게 전화를 건 기억이 생생하다. “아니, 왜 한국어 레미제라블이 이렇게 늦어진 거죠?” 우리 시대 최고의 메가 뮤지컬인 레미즈를 살린 것은 기자와 같은 관객의 정직한 감동이었다. 개막날 매킨토시의 머리를 쥐어뜯게 했던 혹평에도 불구하고 매진이 이어졌고, 공연 3년차가 되는 해까지는 단체 판매가 전혀 없었는데도 자리가 찼다. 1987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상륙하자 평단에서부터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쇼 중의 쇼’(뉴스위크),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장관이다“(뉴욕타임스) 등 극찬이었다. ‘레미즈’가 사랑받을 운명을 타고난 명작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작품을 살린 운명의 3인...카메론 매킨토시, 마이클 잭슨, 수전 보일 레미즈에게 운명의 힘을 불어넣기 위해 나타난 첫 번째 인물은 캐머런 매킨토시였다. ‘레미즈’는 알려졌다시피 원래 프랑스 뮤지컬. 1980년 프랑스 파리의 팔레 드 스포르(4500석)에서 16주간 공연했다. 직후에 모스크바 서커스 공연이 예정돼 있어 막을 내려야 했다. 그때까지 관객은 50만명 정도. 폐막 후 작사가 알랭 부브리와 작곡가 클로드 미셸 숀버그는 재공연에 관심을 가질 만한 인사를 찾아서 부지런히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관심을 가진 이가 아무도 없었다. 그것이 ‘나는 꿈을 꾸었네’의 마지막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매킨토시라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가 레미즈를 처음 만난 것은 2년 후인 1982년. ‘고양이’(Cats)가 맺어준 인연이었다. 지인이 프랑스어 버전 앨범을 들어보라며 말했다고 한다. “T.S. 엘리엇의 고양이 시를 뮤지컬로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니 이것에 관심이 있을지도 모르겠네.” 평소 ‘프랑스 뮤지컬’이라는 단어는 모순적이라고 생각했다는(“프랑스에서 뮤지컬? 어울리기나 한가?”) 매킨토시는 앨범을 듣고 벼락에 맞은 느낌이었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매킨토시는 불어를 몰랐다. 당연히 가사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프랑스 공연을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도 “레미즈 음악은 날 완전히 쓰러뜨렸다. 4번째 곡에서부터 이미 확신이 들었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그의 대답은 “그냥 감(感)이다(I can sense it in my stomach)”는 것이었다. 그 느낌으로 그는 알랭 부브리와 클로드 미셸 숀버그를 찾아갔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어지는 송쓰루(song through) 뮤지컬인 레미즈는 자칫하면 오페레타가 될 수도 있다. 그 수위를 조절하는 팝 음악적인 감각을 집어넣은 것이 부브리와 숀버그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레미즈의 힘 중 하나를 알게 된다. 바로 음악이다. 누구나 들으면 격파당한다.(심지어 매킨토시도 쓰러뜨리지 않았나!) 지난 5월 퀸스시어터의 ‘비싼’ 구석자리에 앉아 있던 기자를 못박은 듯 사로잡은 것도 첫째는 음악이었다. 두 번째 나타난 운명의 인물은 마이클 잭슨이다. 레미제라블 얘기하는데 웬 마이클 잭슨이냐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분명히 사실이다. 개막 이후 이어지는 매진 행렬을 두고 매킨토시는 “타이밍이 좋았다”고 했다. “1981년에만 올렸어도 흥행이 안 됐을지도 모른다. 뮤지컬은 개막 당시 사회 분위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왜 1985년이 중요했는가? 이 글을 읽는 독자가 마이클 잭슨이 작사한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를 기억한다면 무릎을 칠 것이다. (물론 ‘위 아 더 월드’ 작사는 마이클 잭슨과 라이오넬 리치와 함께 했다.) 아프리카 빈민을 도와주자는 초유의 히트곡은 2000만장이 팔렸다. 매킨토시는 “위고의 소설에 담긴 구호의 정신과 위 아 더 월드가 대히트를 한 당시 분위기가 딱 맞았다”고 했다. 착상부터 개막까지 4~5년이 걸리는 뮤지컬 작품은 일부러 타이밍을 맞추려고 한다고 맞춰지지 않는다. 그래서 매킨토시는 “작품은 시기를 타고난다. 세상에 내놓은 이후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 타이밍을 타고난 것이 레미즈다. 운명적 타이밍으로 첫 힘을 받고 흥행의 바람을 타던 작품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인물이 수전 보일이다. 2009년 TV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한 48세 여성은 ‘나는 꿈을 꾸었네(I dreamed a dream)’를 불러 하루아침에 전 세계적인 화제 인물이 됐다. 레미제라블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도 ‘아, 그 노래 나온 작품?’이라며 알게 됐다. 대중의 인지와 관심은 ‘표’로 이어지는 법. 스타성과 거리가 먼 외모의 40대 영국 여성의 목소리는 레미즈에 순풍의 날개를 추가했다. 스토리 힘... 인간사 모든 감정이 다 들어 있다. 음악이 중요한 것이 뮤지컬이긴 하지만, 레미즈만이 가진 근본적인 힘으로 이야기를 들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밑바닥에 깔린 것은 결국 ‘선(善)은 존재한다’는 믿음이다. 법과 원칙에 대한 자베르의 강고한 신념, 장발장의 자비와 구원, 희생, 사랑은 이 험하고 넓은 세상에서 믿고 나갈 의지요 기둥이 된다. 거기에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사랑도 있고, 에포닌의 짝사랑도 있고, 번뇌라곤 모르던 자베르의 죽음이 있으며, 테나르디에 부부의 음모와 위선, 거짓과 몰락이 있다. 인간사 모든 감정이 이야기의 파도를 따라 극적으로 흐른다. 레미즈가 보고 난 후 몇날 며칠 관객의 가슴을 울리는 이유다. 그 파도에 당신도 몸을 맡겨보시길. 글 / 신정선 기자(조선일보 문화부)
2012.11.04 / 조회 23,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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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개, 개막 앞둔 <레미제라블> 연습현장
“마리우스는 무리 속에 깊이 들어가지 마세요. 에포닌이 찾기 어렵거든요. 이 장면 다시 갑시다.” 용인 포은아트홀 연습실. 올 해 최대 기대작으로 개막 보름 여를 남겨둔 지금, 팀엔 묵직한 긴장감이 감돈다. 협력연출 크로스토퍼 키의 주문에 혁명의 결의를 다지는 장면이 다시 실제 공연처럼 진행된다. 관련 스태프들 마저 출입이 제한되었던 의 연습실, 플레이디비가 단독으로 들어가 보았다. 원캐스팅 배우들의 눈에 띄는 변화 오전부터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는 연습 일정에서 오후에 진행된 장면은 1막 마지막, 다시 만난 장발장, 자베르, 그리고 혁명의 기운이 감도는 1832년 격동의 파리의 모습을 그리는 씬. 혁명 전야의 분위기를 전하는 ‘Paris/Look Down’ ‘The Robbery’ 등 의 넘버가 연습실을 가득 메운다. 떼나르디에 부부와 일당들의 '강도' 작전회의 강도들에게 위협받는 장발장(정성화) '어디서 강도질이지?' 형사 자베르(문종원) 1년여의 장기공연, 유례없는 원캐스팅, 2달 가까이 진행된 연습으로 가장 많이 변한 건 역시 배우들. 주역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모습에서 속 19세기 파리 민중이 선명하다. 에서 게이 역을 소화했던 정성화의 변화 역시 눈에 띈다. 유머과 능청스러움을 빼버린 그의 모습은 날카롭고 묵직하다. 그를 쫓는 형사 자베르를 연기하는 문종원의 눈빛은 더욱 예리해져 있다. 임춘길, 박준면이 보여주는 탐욕스러운 인물들, 떼나르디에 부부도 만만치 않게 극의 생명을 불어넣어 줄 악역으로 기대된다. 베테랑 배우들의 팽팽한 연기 속에서 주눅들지 않는 신예들의 연기도 무르익고 있다. 악랄한 부모를 두었지만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하는 에포닌(박지연)은 놓칠 수 없는 기대주. 그녀가 ‘on my own’(온 마이 오운)을 부르면 배우들마저 눈시울을 붉힌다는 후문이다. 코제트와 사랑에 빠지는 마리우스 역의 조상웅 역시 주목 받는 배우. 등 일본 극단 사계에서 실력을 닦아온 그는 여리지만 정의감 투철한 청년으로 분해 코제트와 에포닌의 애를 태운다. 마리우스의 사랑을 받는 코제트 역을 맡은 깜짝 신예 이지수 역시 첫 무대치곤 안정된 연기를 선보여 기대를 높였다. 거리에서 처음 만나는 마리우스(조상웅)과 코제트(이지수) 에포닌(박지연)에게 코제트의 이름을 묻는 마리우스 혁명의 기운이 감도는 파리. 혁명의 리더 앙졸라(김우형)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민중들연습실 이모저모 지난 2개월 동안 연습실은 온전히 연출, 음악감독 등 크리에이티브 팀과 배우로만 채워져 왔다. 극히 일부 스태프만이 이곳에 제한적으로 출입했고, 그나마 그런 일은 거의 없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 빈틈 없이 진행된 연습과정으로 한층 날 선 긴장감과 함께 자신감도 감지된다. 3주 가까이 진행되는 무대 리허설 등 탄탄한 연습기간은 들쑥날쑥 하지 않는 공연 퀄리티도 기대하게 한다. 은 대문호 빅토르위고의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이다. 지난 1985년 런던에서 개막한 이후 전세계에서 공연되며 6천 만 명 이상 관람한 최고의 히트작. 세계 뮤지컬의 기류를 신속하게 감지하는 우리나라이지만 만은 초연한 지 27년 만에야 정식 라이선스 공연을 가져 더 주목 받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무대는 25주년 기념 뉴 버전으로 런던 크리에이티브팀이 내한해 한국어 공연의 초연을 만든다.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 임춘길, 박준면, 김우형 등 베테랑 배우들과 조상웅, 박지연, 이지수 등 신예들이 1년 간 원캐스팅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은 오는 11월 3일부터 25일까지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공연하고, 이후 12월 8일부터 2013년 1월 19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 2월 14일부터 3월 10일까지 부산 센텀시티 소향아트홀을 거쳐 4월 9일부터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10.19 / 조회 26,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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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연말 뮤지컬 전쟁, 당신 선택은?
2012년 연말 뮤지컬 시장은 전례 없이 치열할 전망이다. 세계 4대 뮤지컬로 일컬어지는 과 내한공연이 한 달 간격으로 개막 하고, 의 뒤를 잇는 또 다른 유럽 뮤지컬 대작 가 11월 첫 선을 보인다. 창작 초연으로 기대를 모으는 에 2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대작 까지, 연말 뮤지컬 한 편을 보고자 하는 관객이라면 선뜻 결정 내리지 못할 유례없이 화려한 라인업이다.치열한 삼파전 플레이디비는 지난 9월 25일부터 열흘간 ‘2012년 연말, 가장 보고 싶은 뮤지컬’이란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등 10~12월 사이 개막하는 대극장 뮤지컬 8작품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 850여 명이 응답했다. (중복선택가능) 그 결과 가 2012년 마지막을 장식할 최고 흥행작 자리를 두고 삼파전을 벌였다. 이 전체 투표 중 325명(20.9%)의 선택 받으며 (315명), (309명)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2012년 연말 가장 보고 싶은 공연’으로 꼽혔다. 역시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 작품은 212명(13.7%)를 지지를 4위를 기록했고, (175명), (99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한 작품 한 작품이 독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2012년 최고 흥행작이 무엇이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작품 별 매력을 파악하고 후회없는 선택을 하는 건 관객의 몫이다. 무엇을 볼까 올 해 연말 대극장 뮤지컬은 1985년(), 1986년() 개막한 전통의 스테디셀러부터 올해 초연을 앞둔 기대작()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는 특징. 과 같이 여심을 겨냥한 작품이나 과 남다른 무게감을 지닌 작품 등 주제별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도 있다. 카메론 메킨토시가 프로듀서로 제작한, 소위 4대 뮤지컬이라 일컬어지는 두 개의 작품이 연이어 개막한다. 은 27년 만에 한국어 공연에 돌입하는 뮤지컬.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 등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낙점된 배우들이 1년간 원 캐스팅으로 공연할 예정이어서 가장 주목 받는 작품 중 하나다. ‘장발장’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의 매력을 한 가지로 꼽기는 어렵다. 세월을 뛰어넘는 명 넘버와 빅토르 위고의 성찰이 빚어낸 깊은 메시지는 국경을 뛰어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원동력이 됐다. 25주년 버전으로 공연되는 이번 첫 장기공연에서 작품성과 흥행에 있어 의 명성을 이어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은 2005년 내한공연으로 한국 관객에게 인기가 많은 브래드리틀이 다시 팬텀 역으로 출연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미 내한공연과 한국어 공연을 마쳐 대중들에게 더욱 친숙한 점은 이 작품이 갖는 강점. 이번 내한공연은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케이프타운을 시작으로 요하네스버그, 마닐라를 거쳐 12월 서울에서 개막하는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2005년 뮤지컬의 ‘팬덤 문화’를 만들며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이 작품의 7년만의 내한공연이기에 흥행에서의 폭발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을 흥미롭게 봤다면 자살로 생을 마감한 루돌프 황태자 역시 인상 깊었을 것. 뮤지컬 는 연인과 동반 자살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한 합스부르크의 황태자 루돌프의 삶과 사랑을 그린다. 그렇다고 의 스핀오프는 아니다. 등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배출한 프랭크 와일드 혼과 을 제작한 오스트리아 VBW(비엔나 극장협회)가 함께 제작한 첫 번째 뮤지컬로 유럽의 웅장함과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랑의 열병을 앓다간 남자를 그린 또 다른 뮤지컬이 있다. 대문호 괴테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 . 사랑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지 못함에 절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청년의 모습이 시적인 무대와 만나 여성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이번 무대에선 원작곡가인 정민선 작곡가가 12년 만에 새로운 곡을 추가하고 전곡을 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재편곡, 14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해 더욱 기대해 볼만하다. 팝의 거장 엘튼 존과 팀라이스가 뮤지컬 이후 환상의 호흡을 맞춘 작품 역시 연말 주목 받는 작품. 장대한 스케일과 잘 어울리는 엘튼 존의 아름다운 넘버가 당연히 매력적이라면, 화려한 조명과 무대는 이 작품의 백미라 할만하다. 고대 나일강 유역 이집트의 실루엣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이집트를 표현한 무대는 러닝타임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집트 사령관 라다메스를 사이에 둔 이집트 여왕과 누비아 공주 아이다의 안타까운러브스토리 역시 흥미롭다. 이번 무대에선 차지연, 쏘냐가 새롭게 아이다로 캐스팅돼 를 아끼는 관객이라면 새로움으로 다가갈 것으로보인다. 화려한 무대 메커니즘을 자랑하는 또 다른 작품으로 을 빼 놓을 수 없다. 은 안중근 의사 서거 100년을 기념해 탄생, 를 잇는 대표 대극장 창작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고뇌하고 실행하는 영웅의 모습을 그리는 이 작품은 특히 정교한 무대 메커니즘으로 주목 받는다. 그 중 안중근 의사가 거사가 이루어지는 하얼빈 역에서 CG로 들어온 기차가 실물기차로 변하는 장면은 뮤지컬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수용, 임현수가 안중근 역으로 캐스팅 돼 주목 받고 있다. 청춘들의 고군분투 성장담을 담은 뮤지컬도 주목해 보자. 라이선스 뮤지컬 와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창작 뮤지컬 는 진지해서 무거운 분위기보단, 가볍고 밝은 뮤지컬을 선호한다면 안성맞춤인 작품.는 1980년대 전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한 본조비, 미스터빅, 익스트림, 트위스티드 시스터 등 당시 최고 가수들의 주옥 같은 명곡들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1980년대 클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최근 불고 있는 8090 열풍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전설의 락 클럽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청춘들의 열정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리는 이번 공연에선 김다현, 박한근, 김원준 등 배우들이 록커로 분해 흥미를 더한다. 동명의 소설과 영화로 친숙한 뮤지컬 역시 청춘들의 진통과 성장을 보여준다. 는 자칭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놈’으로 꿈도 희망도 없이 잘하는 것이라곤 싸움 밖에 없는 사춘기 소년 완득이가 세상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깨달아가는 성장과정을 그리는 뮤지컬. 지난달 제작발표회에서 선보인 쇼케이스로 기대감을 상승시킨 바 있다.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무대로 책과 영화와는 차별화할 것이라는 제작사의 자신감이 더해져 이 작품이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로 자리잡을 지 주목받고 있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10.05 / 조회 2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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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로 미리 만나는 <레미제라블>…기대감 상승!
각국 6,000만 명이 관람한 세계 4대 뮤지컬 이 한국 초연에 앞서 전시회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인사동 덕원갤러리에 마련된 이 지난 24일 문을 열고 공연 소품과 의상, 무대 스케치 등을 공개했다. 이번 전시전은 오랫동안 을 기다려온 한국 관객들이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배경지식과 음악, 영상 등을 가볍게 즐기고 갈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전시장은 오는 10월 21일까지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될 예정이다. 개관 첫 날인 24일 저녁에는 한창 공연연습 중인 배우들과 영국 현지 스태프들이 전시장을 방문했다. 공연을 한 달여 앞둔 이들은 신기한 듯 소품을 둘러보기도 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알차게 준비된 전시회 현장을 배우들과 함께 둘러보자. 전시회 이모저모 - ① 뮤지컬 이 만들어지기까지 공연 실황 사진을 둘러보는 배우들코제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포스터우리에게는 '장발장'이라는 제목으로 더 친숙한 은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전시회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의 역사를 알기 쉽게 한 눈에 보여주는 연표. 작품의 배경이 되는 1789년 프랑스혁명부터 빅토르 위고의 소설 집필과정, 그리고 뮤지컬 제작과정 등이 간결히 정리돼 있다. 웨스트앤드에서의 공연 실황사진과 포스터 등도 전시됐다. 장발장의 수양딸 코제트를 그린 유명한 포스터는 소설 '장발장'을 읽은 한국 독자들도 익히 알고 있는 그림이다. 전시회장에서는 이 포스터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과 일화들도 알 수 있다. 전시회 이모저모 - ② 의상·소품으로 만나본 캐릭터들공연 소품을 살펴보는 '장발장' 역의 정성화(오른쪽)'자베르'를 연기할 문종원(왼쪽)25주년 공연 무대에 올라간 의상들 의 주인공 장발장은 굶주림을 못 이겨 빵을 훔친 죄로 19년 복역 끝에 석방된다. 그가 어두운 과거를 딛고 다시 태어나게 된 계기는 한 선한 신부와의 만남. 신부는 자신의 집에서 도둑질을 하려 한 장발장을 감싸며 오히려 그에게 은촛대와 은식기를 선물한다. 장발장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이 은촛대·은식기를 비롯해 다양한 공연 소품들도 전시장에 마련됐다. 또 다른 볼거리는 25주년 공연에 활용된 의상. 뮤지컬 의 제작자 매킨토시는 의상 제작을 의뢰할 때 극에 생동감과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디자인에 초점을 뒀다. 그 결과 25주년을 맞아 새롭게 달라진 공연에서는 투박했던 기존 의상에 기능성과 디자인이 가미됐다고. 의상을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캐릭터의 성격과 시간의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 검정 일색이었던 장발장의 의상에는 초록색이 더해져 역동적인 성격을 표현하고, 그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의상의 길이나 폭도 조금씩 달라진다고 한다. 이런 정보들을 미리 알아놓는다면, 공연 때 눈여겨볼 거리가 더 많아질 것이다. 전시회 이모저모 - ③ OST·영상 감상…기념 사진도 찰칵! 티저 예고편 등을 볼 수 있는 영상실헤드폰을 착용하고 OST를 감상하는 배우들'나는 혁명전사!' 깃발을 든 '마리우스'역의 조상웅전시장 한 켠에는 공연 소개 영상과 25주년 공연 하이라이트 장면, 티저 예고편 등을 볼 수 있는 영상실이 있고, 또 다른 켠에서는 OST를 전곡 감상할 수 있다. 뮤지컬의 한 장면을 유화로 그려둔 '트릭아트' 코너도 재미있다. 방문객은 이 유화 앞에서 깃발을 들고 혁명의 전사가 된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 전시회를 둘러본 배우들 역시 직접 깃발을 들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전시장에서는 레미제라블 25주년 버전 CD와 콘서트 DVD 및 블루레이, 배우들의 사인이 담긴 포스터 등도 구매할 수 있다. 전시회는 10월 21까지 진행되며, 의 첫 시작을 여는 용인공연은 11월 3일부터 11월 25일까지 포은아트홀에서 펼쳐진다. 이어 12월 7일부터 20일까지 대구 계명아트홀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전시문의 02-547-5694) 빅토르 위고가 직접 그린 소품 스케치전시회를 둘러보며 즐거워하는 배우들기념사진도 한 컷~!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9.25 / 조회 18,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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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대작의 위용, 전시로 먼저 만난다!
오는 11월 한국어 첫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의 기념 전시회가 24일부터 10월 21일까지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 열린다. 의 한국 공연을 기념하기 위해 무료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1985년 런던 초연 후 27년 간 쌓아온 의 역사를 담아 낼 예정이다. 빅토르 위고의 생애와 작품 배경이 된 프랑스 혁명에 대한 소개를 비롯, 그간 공연에 사용되었던 의상과 소품, 무대 스케치를 비롯, 공연 25주년을 기념해 새롭게 바뀐 무대 디자인과 관련 영상이 한 자리에 펼쳐진다. 공연의 한 장면을 유화로 그려 전시장 한 면을 채우는 ‘트릭아트’는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전시 첫 날인 24일에는 한창 공연 연습 중인 배우들과 영국 현지스테프가 참여하는 비공개 오프닝 나잇 행사가 열릴 예정이며,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국어 초연 관람권 및 25주년 기념 공연 OST 증정 이벤트 등이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다. 과 더불어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의 한국 공연은 정성화, 조정은, 문종원, 김우형 등의 배우들과 함께 오는 11월 3일 용인 포은아트홀을 시작으로 대장정을 이어간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레미제라블코리아 제공
2012.09.18 / 조회 14,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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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과 만난 배우들,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
브로드웨이에서 주목 받은 작품이 바로 다음해 국내에서 공연하는 요즘,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뮤지컬이 27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한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뮤지컬 이 25주년 버전으로 우리나라 관객을 찾아온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이 작품을 1년 간 원캐스트로 끌고 가야 할 배우들은 치열한 오디션에서 단 한명의 배우로 발탁된 기쁨을 뒤로 하고, 이제 자신이 오랜 시간 만날 작품과 캐릭터를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의 주역들, 정성화 문종원 조정은과의 만남. 정성화 장발장,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습으로 “제가 다른 배우들보다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 배역과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미지, 목소리 톤, 아니면 외모. 우리나라엔 까도남 스타일의 마르고 잘 생긴 외모를 한 배우들을 주로 기용하는데, 저 같은 스타일이 별로 없잖아요(웃음)” 한국 뮤지컬 사상 가장 치열했던 오디션을 뚫고 단 한 명의 장발장으로 발탁된 배우의 소감치고 정성화의 답변은 담백했다. 아직 연습에 들어가지 않은 시기, “장발장이 됐다는 인포메이션만 있는” 그에게 앞으로 1년이란 시간 동안 돌입해야 할 작품과 캐릭터가 실감나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전 오디션에서 발탁된다는 전제 하에 응했어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느낌 없이. 내가 자신 있는 부분이고, 내가 하면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오디션 장에서 유수의 배우 분들이 제 앞에서 번호표를 달고 계실 때는 가끔씩 의구심이 들기도 했어요. 내가 저 분들 틈에서 괜찮을까. 이럴수록 내가 더 확신을 가져야 해! 스스로를 다졌죠.” 그가 장발장이 되기 위해 오디션에 쏟은 노력과 시간은 다른 어떤 배우에도 뒤지지 않는다. 홈레코딩을 구입해 자기 노래를 녹음하고 체크했고 아내와 노래방에 가 수시로 연습하며 철저하게 대비했다. 연습하면 할수록 어려운 노래들이라 생각했지만 스스로 확신을 가졌다. 에 대한 기억의 한 조각도 그를 더 장발장으로 다가가게 했다. “은 제가 태어나서 처음 본 뮤지컬이었어요. 대학교 1학년 때 개그맨 김생민 선배와 롯데월드 예술극장에서 봤는데 공연을 보면서 인간이 저렇게 노래를 잘 할 수 있구나… 생각했거든요. 그 경험이 무의식적으로 뇌리에 박힌 것 같아요. 굉장히 강렬한 경험을 준, 저에겐 큰 산과 같았던 작품이에요. 그런 작품이 내 앞에 왔고, 몇 걸음만 가면 산 입구에 도달하게 되는 거죠.” 빵 한조각을 훔치고 19년을 복역한 죄수, 은촛대 사건, 동화 ‘장발장’으로 잘 알려진 몇몇 에피소드가 유명하지만 빅토르 위고의 이 갖는 이야기와 철학은 훨씬 깊고 넓다. 하지만 지금 배우로서 정성화가 할 수 있는 건 장발장을 생각하지 않는 것. “연습에 들어가서 생각하는 게 필요하고, 그게 맞다”고 한다. 물론 큰 그림은 가지고 있다. “항상 작품을 대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역할의 당위성에 집중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로써 오는 선악은 관객들이 평가 하는 것이죠. 선하게 보이려고 눈을 선하게 뜬다든가, 악하게 보이려고 악하게 뜨는 건 굉장히 천편일률적인 인물을 나오게 하거든요. 하지만 당위성에 집중하면 정성화만이 살릴 수 있는 인물이 나와요. 제 목표는 장발장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닌 장발장을 보여주는 겁니다.” 정성화는 우리나라 뮤지컬에서 눈에 띄는 존재다. 개그맨 출신으로 2004년 로 뒤늦게 뮤지컬 주연으로 데뷔해 국내 최정상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한 유일한 배우이기 때문. 타고난 목소리와 성량도 작용했지만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처음 개그맨으로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 스스로 맹세했던 게 있었어요. 무대에서 관객에게 이물감 없는 배우가 되자고. 반드시 뮤지컬 배우보다 더 잘해야 한다고. 연습을 더 많이 하든, 합을 더 잘 맞추든, 어떤 면에서든. 뮤지컬 배우로 자리 잡아가면서 직업의식이란 게 확실히 생겼어요. 개그맨 출신 탤런트 생활을 할 땐 드라마 주인공의 친구 역할을 주로 했죠. 뚜렷한 목표도 없고,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청사진도 없고, 철학도 없는 시절이었어요. 그러다 뮤지컬을 하면서 그런 게 명확해지면서 아, 배우로 살아가는 건 멋진 일이구나, 생각했어요.” 를 거치면서 그의 배우로서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 졌고 정성화만의 레파토리가 생겼다. 스스로도 “터닝 포인트 작품이 많아서 뱅뱅 돈다”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리고 지금 을 앞둔 소감은 각별하다. 앞으로 20년을 내다본 배우 인생을 맞이하는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전 마흔 살을 앞두고 있어요. 중년의 배우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을 하는 1년 동안 힘을 빼고 관객들에게 온전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건, 앞으로 오랫동안 무대에 머물기 위한 적합한 연습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원캐스팅으로 업다운 없이 해내면 앞으로 예순까지 배우로 무대에 설 수 있는 준비가 되겠다, 싶어요.” 벌써부터 부담을 느끼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각오가 없을 수 없다. “작품 자체가 주는 네임밸류의 자부심을 벗어야 할 것 같아요. 이니까 내가 어떻게 해도 관객들이 좋아해주겠지, 그런 생각은 절대 안 되죠. 그 동안 했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부담감을 가지고 임해야 할 것 같아요. 국내에서 정식으로 처음 소개되는 대작이라 많은 분들이 기대하잖아요.” “정성화가 작품에서 안보이게끔 노력하겠다”고 말한 그가 마지막으로 장난끼 섞인 말을 건넨다. “살을 뺄까 했는데 제작사 쪽에서 극구 만류하더군요. 제가 전세계 장발장 중 가장 스키니한 배우래요(웃음). 얼마 전에는 런던에 가서 을 봤는데 31살의 배우가 장발장을 연기하더군요. 참 잘하더라고요. 전 38살이니까 그 친구보다 잘해야 하지 않겠어요?(웃음)” 문종원 가장 잘 할 수 있기에, 절실했던“저 소심하고 착합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강한 눈빛, 짧은 헤어 스타일.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는 이 배우에게서 처음으로 나온 말이라니, 의외다. “제 성격은 완전히 막내에요. 가까운 사람에겐 애교를 부리기도 해요. 숫기가 없어서 그걸 보여주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배우 문종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뜨겁거나 차가운, 강렬한 카리스마다. , 그리고 최근 연극 까지. 그가 보여준 특유의 연기는 문종원만의 전매특허처럼 강렬했다. 그러니 그가 의 냉혹한 경찰 자베르에 캐스팅 된 건 이변이 아니다. “오디션엔 자신감이 넘쳤었죠. 그런데 컨디션이 굉장히 안 좋을 때 2차 오디션을 보고 스탠바이가 걸리더군요. 떨어진 건 아니고 잠시 대기하고 다른 배우들을 다시 보겠다고 하는데... 그 기간이 꽤 길었어요. 그 기간 동안 생각이 굉장히 많아지더군요(웃음). 다시 오디션 기회가 왔을 때 정말 열심히 했죠.” 의 긴 오디션을 통과하고 그는 “내가 생각한 것과, 그들이 생각한 게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쁨을 느꼈다. “사실 저, 그렇게 절실히 뭔가를 바라면서 사는 성격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번 오디션은 굉장히 절실했던 것 같아요.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이루어지니까 단순히 기쁘다가 아니라 만감이 교차했어요.” 절실할 정도로 을 원한 이유는 단 하나. 자베르를 연기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에게 자베르를 연기한다는 건 지금까지 해온 문종원의 연기의 정점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그 동안 강한 역을 많이 해왔어요. 주위 사람들이 이제 강한 역은 그만하라고 말렸지만 제가 원하는 건 다양한 연기 변신이 아니라 내 주종목에서 일등을 하는 겁니다. 달리기 선수도 자신의 주종목이 있듯 나에게 있어 자베르 같은 캐릭터는 주종목이나 마찬가지거든요. 내가 잘 할 수 있고 갈고 닦아온 내 장르를 마음껏 보여 줄 수 있는 역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문종원은 이후 모든 작품을 멈추고 ‘자베르 모드’에 들어가 있는 중이다. 캐스팅 소식을 접하고 내린 결정이다. “데뷔 이후 한 달 이상 쉬어본 적이 없어요. 이번이 처음이죠. 충전이라기 보단 뭔가 멈춰야 할 때 같았어요. 달리고 싶다가도 너무 큰 일이 생기니 침착해 지더군요. 그만큼 은 저에게 굉장히 큰 작품이었어요.” 자베르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혼란스러운 시절, 맹목적으로 법과 권위를 따르며 장발장의 뒤쫓는 냉정한 경찰. ‘법’이라는 가치를 강하게 대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눈 감고 귀 닫고 좇는 법이 과연 옳기만 한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역할인데 문종원은 그의 인간성에 주목하고 있다. “냉혹한 경찰이지만 사실 이 사람이 제일 불쌍해요. 다른 인물들은 사랑이라도 하지... 자베르가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법은 법을 지키는 것 밖에 없었고 아마 아무도 이 사람을 보살피지 않았을 겁니다. 자기가 자기를 지키기 위해 강해지는 것이죠. 이 부분이 이해가 많이 되요. 레미제라블이 불쌍한 사람들이란 뜻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불쌍한 사람이죠.” 처음으로 긴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자베르란 인물의 영향으로 약간의 우울감을 느끼는 요즘이기도 하다. “요즘 ‘레미제라블’ 소설을 읽고 있어요. 그 사람에게 가까이 가보려는 노력 중 하나이죠. 아무 것도 안 하고 자베르 생각만 하니까, 요즘 되게 우울해요. 힘든 6개월이었어요. 저에겐 쉽지 않은 시간이었죠.” 공연 시작 전부터 캐릭터에 빠지면 힘들지 않냐고 우려하자 “연습 들어가면 오히려 싹 잊을 것”이라며 웃어 보인다. “1년이라는 장기 공연이지만 이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요. 신경 쓰면 컨디션이 오히려 안 좋아지거든요. 체력 키우고 보약 먹으려고 합니다. 다면 걱정되는 건 만날 죽는 역할이라 멘붕이 오지 않을까. 죽는 연기를 하려면 죽음 직전까지 가야 하거든요.” 자베르를 앞에 두고 있는 그에게 이후 계획은 너무 이른 질문일지도 모르겠다. “ 이후는 생각 안 하고 있어요. 적절한 시기가 오면 로맨틱한 캐릭터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자베르, 여기까진 해야죠(웃음).” 조정은 판틴의 따뜻한 모성애가 기다려진다 의 알돈자에 이어 의 판틴. 사회 시스템 가장 밑바닥에 있는 약자이며 고달프고 힘든 인생을 사는 여자들이다. 현재 알돈자를 연기하고 있고 앞으로 1년 간 판틴을 만나야 하는 조정은은, 그래서인지 한층 차분해 보였다. 판틴이 알돈자와는 다른 따스함이 있다는 점이 이 배우에게 일말의 안정감을 준다는 게 다행스러운 점. “알돈자란 인물은 어떤 여자 배우가 맡아도 힘들 거에요. 힘들다는 느낌 이상이죠. 알돈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내 이름은 둘시네아에요’라고 말하는, 그 순간 하나를 위해 가는 2시간이 엄청나게 힘들죠. 판틴은..조금 다른 것 같아요. 아직 시작한 게 아니라 구분 지어서 말하지 못하겠지만 자신의 아이라는, 지키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자기 삶을 던져요. 이 역시 힘들겠지만 분명히 달라요. 판틴은 괴롭단 느낌을 가지고 할 것 같진 않아요. 오히려 편안하게 할 것 같단 느낌이에요. 지금 제가 알돈자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웃음)” 그는 “판틴과 인연인가 보다”라며 말을 이었다. 5년 전 의 오디션에서 조정은은 에포닌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막상 공연이 올라간다고 하니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기억도 있고, 내가 이 역할에 애매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엔 지원서를 넣지 않았는데 오디션 제의가 왔어요. 그때도 애매할 수 있겠다고 고사했는데, 세 번째까지 제의를 받으니 겁내지 말고 봐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그랬는지 마음을 비우고 오디션을 봤고, 더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안 된다는 생각을 90% 이상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결과가 나왔을 때 기쁘다기 보단 신기하단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20대의 그녀가 에포닌에 마음이 쏠렸다면, 30대인 그녀에게 더욱 다가온 인물은 판틴이었다. 판틴은 장발장의 수양딸이 되는 코제트의 친엄마로, 딸을 위해 몸까지 파는 희생을 감수하는, 모성애가 깊은 여인이다. 희생과 사랑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의 상징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예전엔 에포닌의 ‘on my own'이 그렇게 좋았는데 지금은 판틴의 ‘I dreamed a dream’이란 노래가 다가오는 게 많아요. 착 감긴다고 해야 하나요? 평범한 여자일 수 있는 한 여자의 삶이 어느 날 현실적인 일로 인해 방향이 바뀌면서 자기가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방향으로 가잖아요. 그길을 가면서도 ‘나도 꿈을 꿨었는데…”라는 노래가 공감이 되더라고요. 20대였으면 아마 공감을 못했을 거에요.” ‘I dreamed a dream’으로 스타로 떠오른 수잔 보일에 대해서도 덧붙인다.“수잔 보일이 불러서 감동으로 다가온 것도 이 사람이 엄청난 성량이나 기술을 보여줘서가 아니라, 그 노래와 사람이 처해있는 게 맞아 떨어져서 일 거에요. 사람들에게 꿈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그걸 건드려주는 느낌이니까.” ‘모성’이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 역시 낯설지만은 않다. “아이는 너무 예쁘지 않나”며 미소지어 보이는 그다.“모성엔 조건이 없는 것 같아요. 직접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창조주가 만든 본능이잖아요. 모성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초점을 맞추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2009년 영국유학에서 돌아온 후, 조정은은 뮤지컬 섭외 1순위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에 이어 까지, 대극장 뮤지컬에서 펼치는 그녀의 활약은 눈에 띈다. 하지만 정작 스스로는 참 힘든 시기를 지나왔다고 말한다. “예고에서 지금까지 같은 길만 걸어 왔어요. 어렸을 때, 20대 초반에는 뮤지컬에 대한 열정, 그 힘 하나로 왔던 것 같아요. 지금도 뮤지컬이 정말 좋아요. 그런데 지금은 역할에 나를 다 쏟으면 조정은이 위험해 질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하면서 뮤지컬 배우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심히 하고, 요령 피우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내 인생의 100으로 여겼던 게 이제 짐으로 다가온 거죠. 늘 잘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나를 굉장히 힘들고 숨막히게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알돈자를 연기하면서 완전히 드러났죠. 나를 채찍질 하면서 바닥까지 가서야 알겠더라고요. 그래서 놨어요. 마음을 단순하게 가지니까 더 연기도 편안해 지는 것 같아요. 좀 편안하게 해도 되고, 기를 쓰지 않아도 되는구나. 조금 나를 봐줘야겠다, 마음 먹었어요.” 판틴이 가진 태생적인 따뜻함은 조정은에게 안정감을 건네고 있다. 그래서 1년 간의 공연을 걱정하기보단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중이다.“1년 동안 이 작품을 신선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판틴을 연기하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밝은 역할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너무 밝지도, 너무 밑바닥도 아니라서 그런지… 음악이 너무 좋고, 딸을 위해 희생하는 것도 너무 좋아요. 저에게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라, 벌써부터 기다려지네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정성화,문종원,조정은
2012.08.27 / 조회 27,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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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27년만의 첫 한국어 공연 “원캐스팅으로 최고의 퀄리티”
1985년 런던 개막 이후 27년만에 첫 공식 라이선스로 선보이는 뮤지컬 이 오는 11월 개막을 앞두고 캐스팅을 발표했다. 뮤지컬 역사상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를 인정받으며 초유의 성공을 거둔 흥행대작의 첫 라이선스인 이번 공연에 정성화(장발장 역) 문종원(자베르 역) 조정은(판틴 역) 임춘길(떼나르디에 역) 박준면(떼나르디에 부인 역) 김우형(앙졸라 역), 여기에 신예 조상웅(마리우스 역) 박지연(에포닌 역) 이지수(코제트 역)가 발탁됐다. 이번 오디션은 10개월 이상 장기공연이라는 공연 일정에도 불구하고 2000여 명이 지원, 7개월간 10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카메론 메킨토시가 직접 최종 선택해 국내 뮤지컬 역사상 가장 까다롭고 철저한 오디션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장기공연에도 불구하고 주역에서부터 앙상블까지 원캐스트로 진행되는 점은 전례가 없다. 전 배우들국내 연출을 맡은 최용수 연출은 “더블, 트리플 캐스팅은 집중이 분산돼 한 배우에게 모든 시간과 노력을 집중할 수가 없다”며 “원캐스팅을 고집 하는 이유는 백 번을 봐도 최고의 퀄러티 있는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라고 말했다. 국내 유수의 배우들이 모여든 오디션에서 단 한 명의 배우로 낙점된 배우들의 감회 역시 남달랐다. 정성화는 빵 한 조각을 훔치다 19년의 감옥 생활을 했으나 고결한 인품의 인물로 거듭나는 장발장 역에 낙점됐다. 그는 “은 배우로서 넘어야 할 아득한 산과 같았다”며 “이제 산 입구에 도달 해서 부담스럽지만 너무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 산을 어떻게 즐기면서 올라갈지 생각이 많다”며 “를 마치면 바로 연습에 들어가 심기일전 할 것 “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성화(장발장) 문종원(자베르)장발장을 철저하게 추적하는 냉혹한 경찰 자베르 역은 문종원이 맡는다. 그는 “꿈의 무대, 꿈의 배역을 맡을 수 있어서 영광”이라며 “2007년부터 강한 역을 맡기 시작한 이후 계속 강한 역을 맡고 있고, 자베르 역은 강한 역 중에서도 정점이라 너무나 간절하게 원했다”고 밝혔다. 딸을 위해 몸을 파는 모정을 지닌 판틴 역엔 조정은이 활약한다. 그는 “오디션에서 과연 될 수 있을까 걱정됐지만 마음을 비우고 응했다”며 “멋진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카리스마 있는 혁명가 앙졸라 역을 맡은 김우형은 오디션의 까다로운 절차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오디션 과정에서 정말 많이 불려 다녔고, 많은 노래를 불렀던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였다”며 “힘들게 오디션에 뽑혔고, 좋은 배역을 맡았으니 무조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팀워크가 중요한데, 사전 조사를 해보니 제가 거의 중간급”이라며 “위로 형님, 누나들 아래 동생들을 잘 챙겨갈 것이다. (배우들을 보며) 그런 의미로 파이팅 한번 하자, 파이팅!”이라고 외쳐 박수를 받았다. 조정은(판틴) 박지연(에포닌) 떼나르디에 부부 임춘길, 박준면깜짝 신예도 공개됐다. 판틴의 딸 코제트 역의 이지수는 이번 뮤지컬이 데뷔작. 대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스무살의 학생으로 성인 연기자 중에선 가장 어리다. 그는 “성악 전공은 아니지만 어려서부터 뮤지컬을 좋아했다”며 “얼마전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서 뮤지컬에 미친 누나로 출연한 적도 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이어 “부모님이 뮤지컬을 반대하셨지만 우연한 기회로 훌륭한 작품에 참여하게 돼 감사하단 말씀밖에 드릴 말이 없다”고 밝혔다.일본극단 사계에서 활동한 조상웅은 코제트의 연인 마리우스로 분한다. 2006년 으로 국내에서 데뷔해 일본 사계극단으로 들어가 등에 출연한 배우. 그는 “한국에서 마리우스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혼자 많이 공부하고 오디션에 임했다”고 말했다. 조상웅(마리우스) 이지수(코제트) 김우형(앙졸라)마리우스에 대한 짝사랑에 가슴앓이를 하는 떼나르디에 부부의 딸, 에포닌 역은 박지연이 발탁됐다. 와 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신예. 그는 “on my own(온 마이 오운)을 부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오디션 기간 동안 에포닌으로 살려고 노력해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는 25주년 기념 버전으로 선보이며 런던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팀 전원이 내한해 한국어 공연 초연을 만든다. 국내 크리에이티브팀으로는 최용수 연출, 김문정 음악감독이 맡으며 한국어 가사에는 조광화가 참여한다. 이번 공연은 무대 규모 리허설 룸에서 7주간 연습 후 실제 무대 세트에서 사전 리허설 3주를 진행해 오는 11월 용인 포은아트홀, 12월 대구 계명아트센터, 내년 2월 부산 센텀시티 내 소향아트홀에서 먼저 선보이고 내년 4월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서울 공연을 시작한다. 뮤지컬 은 빅토르위고의 원작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을 제작한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의 대표작. 클로드 미셸숀버그(작곡), 알랭 부브리(작사) 콤비의 아름다운 선율과 탄탄한 전개로 전세계가 열광한 뮤지컬이다. 초연 후 27년 간 전세계 43개국, 300개 도시에서 모두 6천만명 이상이 관람했다. ‘I dreamed a dream’(아이 드림드 어 드림) ‘one day more’ (원 데이 모어) 등 대표곡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으며 휴잭맨, 러셀 크로우, 앤 해서웨이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영화가 제작 돼 오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2.08.21 / 조회 18,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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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살롱>에서 듣는 1930년대 만요
1930년대 유행하던 ‘만요’가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배우 박준면과 음악감독 하림이 만나 천연덕스럽게 재연한 이 노래들은 때론 신나고, 종종 구슬프게 경성의 한 살롱에서 재생됐다. “오빠는 풍각쟁이야, 머/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몰라 난 몰라, 내 반찬 다 뺏어 먹고/떡볶이는 혼자만 다 먹고/오이지 콩나물만 나한테 주구…” ‘천변살롱’에서 박모단(박준면)이 능숙하게 뽑아내는 이 곡은 1938년 코맹맹이 목소리로 가수 박향림이 불렀던 ‘오빠는 풍각쟁이’. 비슷한 분위기의 ‘엉터리 대학생’ ‘왕서방 연서’ 등도 우스운 가사에 배꼽을 잡게 한다. 일제 시대, 억압적인 식민지 사회에서 유행한 만요의 가사는 마치 암울한 시기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우스꽝스럽고 장난스럽다. 그러다 나오는 ‘애수의 소야곡’ ‘이태리의 정원’ ‘외로운 가로등’은 그 무엇보다 구슬프게 심금을 울린다. 이 작품에 이렇다 할 줄거리는 없다.‘폐병을 앓았던 시인’과의 로맨스 등 박모단의 로맨스가 등장하긴 하지만 15곡의 만요가 이어지는 콘서트형 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아코디언으로 연주되는 라이브 음악과 박준면의 힘 있는 목소리는 이 작품의 백미. 박모단의 입담은 마치 스탠딩 개그를 보듯 객석을 즐겁게 한다. 그녀의 입에서 듣는, 시인과의 비극적이라 할 수 있는 첫사랑은 가슴저리지만 봄 날의 아지랑이처럼 노래 한 곡과 함께 아련히 날려 보낸다. 그녀가 ‘죽석’이라 부르는 살롱 죽돌이와의 데이트, 공연 도중 상영되는 영화로 단편 단편 1930년대를 느낄 수 있다. 오래 전 사라졌지만, 작은 소극장에서 재생되는 만요는 여전히 친숙하고, 재미있으며, 한 없이 쓸쓸하다. 그러니 소담한 밥상처럼 단백한 이 무대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0.03.26 / 조회 1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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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930년 최신식 모단걸 앤 댄디보이, ‘천변살롱’의 멋쟁이들
노들강변을 따라 살롱이 하나 자리해 있다. 그곳에 들르는 단골손님의 절반은 시인이고 그 시인들의 절반은 각혈을 한다. 왜 시인들은 모두 폐병을 앓고 있을까?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그들이 왜 이 살롱으로 하나 둘 기어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강변을 따라 위치한 지리적 특징 때문에 건성으로 붙여졌을 이 천변살롱에도 사연은 넘쳐난다. 마담 박모단만 해도 두루마리 없인 들을 수 없는 과거사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3월 24일 개막한 ‘천변살롱’은 5일간에 걸쳐 1930년대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다. 박준면과 하림이 안내하는 그 때 그 시절, 경성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 만요(漫謠), 어쿠스틱 살롱밴드 그리고 박모단진한 아코디언 소리가 일품인 ‘오빠는 풍각쟁이야’, ‘개고기 주사’, ‘왕서방 연서’ 정도는 우리도 알음알음 전해들은 귀가 있어 익숙하다. 어렸을 적 해외 동포 여러분들까지 챙겨가며 방송해 마지않던 가요무대에선 옛날 가수들이 저런 노래들을 곧잘 들려주곤 했다. 일제 강점기 때 유행하던 익살과 해학을 담은 우스개 노래로 이런 곡들의 정식 명칭은 ‘만요(漫謠)’라 한다. ‘천변살롱’은 바로 이 만요를 기본으로 드라마와 라이브 연주가 가미된 음악극이다. 영화 ‘하모니’의 박준면이 살롱 마담 박모단을 연기하고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출국’ 등의 하림이 음악감독, 연주, 연기 등으로 참여했다. 남의 나라 팝에 대해선 비틀즈부터 비욘세까지 줄줄이 꿰면서 정작 우리들은 우리 음악의 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만요는 조용필, 들국화 이전의 우리 가요사일 뿐더러 우리 음악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천변살롱’은 그런 의미에서 옛 우리 음악을 축제처럼 즐기자는 취지인 동시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가미된 새로운 음악적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피아노와 아코디언에 하림, 기타에 염승재, 콘트라베이스에 이동근, 바이올린에 조윤정이 함께 한다. 과장된 연기와 성우의 더빙이 특징인 그 시대 영화 연기를 보는 듯한 박준면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조근 조근 관객들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화법, 악사들에게 질문을 하지만 대답 없이 동작만으로 대신하는 의사소통은 한껏 분위기를 잡아 준다. 중간에 삽입된 영상 또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930년대 실제 대중 극장에 걸려 상영됐을 상업 영화의 한 장면은 세련되지 못한 대사, 투박한 부부 관계 등 촌스러움이 웃음을 유발한다. 그 웃음엔 왠지 모를 정이 담겨 있다. - 그 시절 가장 모던했던 사람들, 멋쟁이라 부르다지금처럼 쿨 하지 못했던 시대, 극작가 김우진과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은 현해탄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어떤 절망이 그들을 옳아 메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도덕률이든 그 당시 사회 가치관이든 어떤 식으로든 그 둘의 결합은 허락되지 않았다. 김우진에겐 처자식이 있었다. 죽음으로 완성된 사랑? 살롱 마담 박모단에게 이 정도 사연은 댈 바가 아니다. 상대는 각혈시인 진일파. 자칫 친일파로 오해할만한 이름을 가진 그 남자를 박모단은 진심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같이 죽자”는 그의 말에 박모단은 말한다. “살고 싶어요!” 천변살롱 죽돌이, 천주쟁이, 기생질이 취미인 유학파, 각혈시인. 천변살롱의 단골들이다. ‘천변살롱’은 이들의 사연을 들려주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쿠스틱 밴드의 악사로 참여하며 대사 한 줄, 커튼콜을 제외한 스포트라이트 한 번 받지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풍경이 된다. 무성 영화에서처럼 움직이며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 그들은 그렇게 오래도록 거기에 남아 사연을 만들고 또 들으며 남아 있을 터. 거기 그렇게 중절모와 검정색 뿔테 안경으로 한껏 멋을 부리고서.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26 / 조회 9,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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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요 뮤지컬 <천변살롱> 앙코르 공연
1930년대 유행했던 만요를 기본으로 진행되는 뮤지컬 이 오는 3월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오빠는 풍각쟁이’ ‘엉터리 대학생’ ‘왕서방 연서’ 등 당시 사랑 받았던 만요를 라이브 밴드와 배우 박준면의 노래로 감상할 수 있는 이 작품은, 하림이 음악감독을 맡아 1930년대 대중음악이었던 만요의 풍미를 무대에서 살리고 있다.
등 뮤지컬과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인 박준면은 지난 해에 이어 이번 무대에 다시 선다. 이 작품에서 그는 가난한 유랑극단 배우에서 살롱 마담이 되고 작곡가와 사랑에 빠지는 ‘박모단’을 연기한다. 특히 ‘나는 열일곱살이에요’ ‘이태리의 정원’ ‘외로운 가로등’ ‘애수의 소야곡’등 한 시대를 풍미한 노래를 특유의 시원한 가창력으로 소화할 것으로 보여 주목 받고 있다.
은 오는 3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0.03.04 / 조회 19,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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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살롱> 살롱으로 오세요, 모던보이 하림
실연의 상처 때문에 마음이 아프십니까? 눈물로 밥을 비벼먹고 있는 그대여! 하림의 ‘출국’,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를 시리즈로 들어보라. 가슴을 후벼 파는 멜로디, 적재적소에 배치한 단어로 대한민국 실연남녀를 달래주고 있는 가수 하림. 작곡, 작사가로 더 유명한 그가 음악감독, 밴드연주자, 살롱을 찾은 손님역할로 음악극 의 무대에 오른다. 노래, 연주, 말발, 글발 되는 다재 다능한 남자. 하림을 설명해주는 몇 가지 단어들을 모아봤다. 그는 자신에 대한, 어떤 낱말들을 풀어놓을까? 하림을 만나려면 홍대로 가라는 말이 있다면서요? (웃음). 홍대에는 음악, 문학, 영화를 하는 수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있어요. 여기에서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죠. 저도 까페, 공연장을 다니면서 호기심을 충족하고 있어요. 앉아있는 자체로 많은 느낌을 주는 동네라는 점에서 작업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수도인 것 같아요. 1집 이후로는, 작업실도 홍대로 옮겼어요. 홍대를 섬이라고 한다면, 그 섬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연주를 하다가 잠드는 유스호스텔 같은 장소가 바로 제 작업실이에요. 사실, 작업실 환경이 좋지 못해서 상당히 춥고 불편해요.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떠드는 목소리까지 다 들려서, 세상의 온갖 이야기들이 이 방안으로 모여드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여행지에서 몸을 뉘일 수 있는 침대 하나가 놓여져 있는 그런 곳이 바로 제 작업실인 것 같아요. 정작, 작업은 많이 못하고 있거든요. 그냥, 악기 보관소라고 해야 하나? (웃음). 미로 같아요. 음악을 할 때는 즐거우면서도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 또 계속 하게 되요. 미로도 그렇잖아요. 밖에 나와있으면 들어가고 싶고, 들어가 있으면 빨리 나오고 싶은데 나오면 또 들어가려고 하잖아요. 소주 한 잔 같은 존재이기도 해요. 힘든 일이 있어도 연주를 하고 있으면 다 잊어버리거든요. 가끔 사랑, 연애 이런 게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저한테는 음악과 비슷한 것 같아요. 안 하면 몸은 편하지만, 결국은 하게 되고. 사랑도 그런 것 같아요. 사랑도 정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잖아요. 제가 만든 이별 노래는 남들의 이야기를 대신 말한 것에 불과해요. 가수들이 자신의 이별을 바탕으로 노래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건 사람들의 로맨틱한 발상이라고 생각해요. 아코디언을 다룬 지 아직 3,4년 밖에 안됐어요. 제 음반에 꼭 필요했는데, 당시에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서 중국산 30만원 짜리를 사서 급하게 배웠죠(웃음). 아코디언 덕분에 그리스, 아일랜드 음악도 배웠고, 지금 에서 하고 있는 만요도 할 수 있었어요. 아코디언은 각 나라별로 연주스타일이 다 다르거든요. 여러 나라의 스타일을 익히다 보면, 여행을 다니면서 각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아코디언을 배낭 삼아서,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거죠. 3집을 빨리 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어요. (2집, 2004년 발매) 가수들은 자기 앨범에 대한 부담감이 많은데, 저는 앨범활동만 하는 게 아니잖아요.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이 많아요. 솔직히, 다 돈 되는 일은 아닌데(웃음). 즉흥음악, 월드뮤직 프로젝트도 있고. 사실 가요는 제 의무인 동시에 휴식인 것 같아요. 활동하는 건 힘들지만, 음반작업을 할 때 가장 편안하고 재미있거든요. 외국 전통음악을 듣다가 ‘우리나라 전통음악은?’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국악을 찾아서 들어봤는데, 잘 모르겠더라구요. 다른 나라의 근대음악을 좋아하는 저를 보고, 그럼 우리나라의 근대음악인 만요를 찾아서 들어봤죠. 이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의무감이 들어서 혼자서 전파를 하고 다녔어요. 라디오에 나가서 소개도 하고, 사람들에게 이야기도 하고. ‘하림이 만요에 관심이 있더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이런 공연을 해보자는 제의가 들어온 거죠. 저도 그렇고 우리가 유달리 근대사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음악하는 사람의 음악에서는, 음악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전쟁으로 없어지고, 일본에 뺏기기도 했고, 또 금지곡도 많았잖아요. 당시의 가요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면, 당시의 이야기와 역사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개인적으로 은 근대 역사의 뿌리를 찾는 프로젝트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관객분들이 이 공연을 보고 ‘근대사에 대해 알아봐야겠다’라고 생각하시기는 힘들겠지만, 당시의 상황과 이야기들을 감성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점에서 뿌듯해요. 호기심도 충족할 수 있고, 재미도 맛보실 수 있을 거에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11.11 / 조회 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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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변살롱> 모던걸 & 모던보이, 우리 살롱으로 오세요!
“그 남자는 시인이었어요. 물론 각혈도 했죠! 원래, 시인들에게는 폐병이 있잖아요.” 1930년대, 예술인들의 집합소였던 ‘천변살롱’이 만요의 리듬을 타고 2009년 무대 위에 오른다. 지난 해 두산아트센터 기획공연 의 레퍼토리 중 하나였던 이 다시 한 번 찾아오는 것. 음악극 은 대중음악 평론가로 유명한 강헌과 박현향 작가의 재치가 돋보이는 극에 1930년대 대중 가요였던 만요(漫謠) 등 총 15곡의 음악을 라이브밴드의 연주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무대에는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박준면이 가난한 유랑극단 배우이자 작곡가와 사랑에 빠지는 살롱 마담으로 등장하고 가수 하림이 2008년 공연에 이어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하림은 피아노, 기타,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으로 짜여진 5인조 어쿠스틱 ‘살롱밴드’와 함께 연주를 하면서 극중 박준면의 상대역으로 등장,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등 대한민국 근대 음악의 한 획을 그었던 만요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12일부터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연습현장1930년대, 예술인들의 집합소 '천변살롱'오빠는 심술쟁이야~내 반찬 다 뺏어먹고!이 사람은 만날 물만 마셔요, 붕어같이!오늘 저랑 영화봐요, 제가 돈 낼게요! 단성사에서 만나요!우리는 살롱밴드에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11.11 / 조회 16,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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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면 무대, 영화면 영화 <올슉업> 박준면
자기 분에 못 이겨 ‘까악’ 소리치며 발을 동동 구르는 마틸다의 모습에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온다. 뮤지컬 에서 마틸다는 깐깐하지만 은근히 귀여워 등장할 때마다 관객의 시선은 저절로 향하게 하는 캐릭터. 누가 연기하나 했더니 지난해 에서 굵직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배우 박준면이 분했다. 기이하고 어두운 과는 정반대인 밝고 신나는 작품에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여전히 시선을 끄는 카리스마로 무대를 휘어잡고 있었다. 곱게 올린 머리와 원피스, 그리고 밝은 미소로 한층 여성스러운 매력을 뿜는 배우 박준면을 만났다. 은 지난해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인데요. 이 그로테스크한 면이 강해서 이번에는 밝은 작품이 하고 싶었어요. 마틸다는 제가 하고 싶다고 조른 캐릭터에요. 춤도 추고 웃기는 막강한 역할을 하고 싶었거든요. 대본상에서 마틸다는 그다지 역할이 크지 않지만 제가 하면서 좀 더 살릴 수 있겠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마틸다라는 역할이 박준면씨로 인해 부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커튼콜 때도 눈에 띄게 환호 받고. 나이대나 덩치로 보나(웃음) 아들을 둔 엄마로 맞았을 거에요. 우선 저 스스로 신나고 재미있으니까 좋아요. 말씀도 조용조용 하시고, 무대에서와는 다르게 내성적으로 보이세요. 무대에서 보는 것도 완전히 반대에요. 내성적이고 말수도 적고, 낯도 많이 가리고 소심하거든요(웃음). 제 세계가 굉장히 강해서 사회생활을 즐겨 하는 편도 아니에요. 예를 들어 회식 자리에도 가기 싫어하고 그래요.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었겠어요. 연기하는 모습을 보시고 굉장히 활발할 거라고들 생각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전 공연 전에 전 조용히 말도 안하고 기다리는 편이거든요. 그 때문에 동료배우들이 컨디션이 좋지 않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볼 때가 있어요. 말 붙이기 어렵다고도 하고. 화난 거 아니냐고 오해를 사기도 했는데, 지금이야 다들 아시죠(웃음). 그럼 공연 전에 다른 준비하는 게 있나요? 어렸을 때는 공연 직전 목도 풀고 했는데 별로 저에겐 좋지 않았어요. 전 만화책을 봐요. 그게 저의 워밍업 방식인데 일단 심신이 릴렉스되고, 특히 말을 하지 않으니까 목을 아낄 수 있거든요. 만화책을 보면서 공연과 관련된 현실에서 잠깐 빠져 나오기도 하고요. 뮤지컬 여우조연상을 수상소감이 화제가 됐었죠. ‘배우 10년은 해보고 결정하라’는 윤석화씨의 말씀. 지금도 후배들이 진로 고민을 해오면 정말 진중하게 대답을 해줘요. 왜냐하면, 제가 그 경험을 했거든요. 첫 뮤지컬 출연작인 에서 만난 윤석화 선생님은 스무살 저에겐 그야말로 하늘 같았던 선배님이었어요. 선생님에게 ‘저 배우생활을 계속 해야할까요, 아님 공부를 할까요, 유학을 갈까요’ 고민상담을 했는데 말씀하시길 ‘10년은 무대에 서고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무대만한 선생님은 없다’고 하셨어요. 그 한마디로 10년 이상을 보냈죠. 좌절할 때마다 좀 더 해야하지 않을까, 좀 더 해보고 나서…이러면서 15년이 흐른 거에요. 그 후에 윤석화 선생님 공연장에 찾아 뵙는데 제가 그 말을 한 지 아시더라고요. 싫어하시진 않았어요(웃음). 지난해 는 3년만의 무대였습니다. 그 사이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권순분여사납치사건’ 등 많은 영화에서 볼 수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 정말 교훈을 많이 얻었어요. 무대는 배우의 자양분이거든요. 그런데 3년 동안 아무리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해도 무대를 밟지 않으니 감각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그 작품은 두 달을 꼬박 연습했는데 감각을 찾는 데만 한달 이상 걸린 것 같아요. 많이 울었고 힘들었죠. 정말 힘들게 준비해서 기억에도 많이 남아요. 얼마 전엔 일일 연속극에도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었어요. 각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종횡무진 하시는데요. 대단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 처음부터 그렇게 해왔거든요. 94년에 데뷔해서 차비만 받고 단편영화에 출연해 왔고, 무대를 서왔어요. 하고 싶다 하면 할 수 있게끔 항상 준비를 해왔던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한 건 아니에요. 2008년 일일 드라마에 출연한 건 특이했죠. 좋은 점도 있었고, 나쁜 점도 있었고요. 좋은 점은 짐작이 가는데, 안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알아보는 게..전 좀..싫어요(웃음). 연예인이라는 호칭이 느닷없이 생긴 것도 불편했던 것 같아요. 그냥 배우라는 이름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는데, 어느 날 일일 드라마 1년을 하니 연예인이 된 거에요. 좀 혼란스러웠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다시 돌아왔더라고요. 방송 출연을 하지않으니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못 알아보는 것도 있고요(웃음). 94년, 아직 고등학생일 때 연극에 데뷔했는데, 동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1학년때 우연히 학교 연극반에 들어가 연극 하나를 올렸는데 학교에서 난리가 났었어요. 쟤 모르면 간첩이 된거죠. 평소에는 내성적이고, 뭐랄까…좀 어두운 아이였는데(웃음) 그래서 에너지를 무대에서 발산했나봐요. 그 때 느꼈던 감각이 절 흥분시켰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때 나이를 속이고 연극에 데뷔했죠. 고등학생이 참가할 수 없는 워크샵을 재수생이라고 속이고(웃음) 마을사람 2를 맡았어요. ‘그 때 느꼈던 감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무대에 서면 어떤 느낌인가요. 설명할 수가 없는데…뭐랄까, 온 몸에 핏줄이 다 서고 신경세포가 모두 느껴지는 것 같아요. 바짝 곤두서는 거죠. 그 순간에는 솜털 방향까지 느껴지거든요. 아까 공연 전에 만화책을 읽는다고 했는데, 사실 이 순간 때문에 모든 걸 다 덮어놓는 거에요. 밖에선 무던하고 무감각해져야 하니까. 내년에 출연하신 영화 하모니가 개봉하죠. 다른 계획이 있다면. 11월에 모노드라마를 해요. 모노 드라마까진 아니고, 모노 음악극이죠. 가수 하림씨가 음악 감독을 하셨고 1920년부터 1940년까지 청계천 근처에 있던 문인들 음악들을 재현하는 작품이에요. 요즘 새벽에 달려가서 연습하고 있는데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객분들이 즐거워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0.06 / 조회 17,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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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슉업> “나와 사랑에 빠져 보겠어, 베이비?”
사정 없이 뒤 흔드는 골반, 무방비하게 졸도해 버리는 여심, 예측 없이 피어나는 사랑, 뮤지컬 에 짜릿함이 가득하지만 애써 정신을 차릴 필요는 없다. 몸도 마음도 방방 뛰어라, 그렇다면 이 작품을 제대로 느끼는 것이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가 부른 스물 네 히트곡들로 엮은 뮤지컬 은 2007년에 이어 2년 반 만에 다시 선 무대에서도 에너지가 넘쳐난다. 춤도, 음악도, 애정행각도 금지된 한 마을에 오토바이를 타고 채드가 등장하자마자 망가진 주크박스에 반짝, 불이 들어오듯 정열과 사랑의 핑크빛 기류가 폭풍처럼 이 마을을 휩쓴다. 사랑은 청춘남녀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별한 아내 무덤에 꽃을 바치는 순정파 남편도, 정숙법을 주장하던 고집불통 시장도, 순진한 사관학도도, 이제 숙녀로 불리고픈 아가씨도 모두 큐피트의 화살을 피할 수는 없다. 사랑이라는 달콤한 주제와 남장여자, 엇갈린 마음길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상큼한 설정이 ‘C’mon Everybody’, ‘It’s now or never’, ‘Can’t help falling in love’ 등 다양한 엘비스의 노래에 어우러진다. 심각하지 않지만 극을 따라가다 보면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한 마음의 콩닥거림으로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 무대에 선 손호영은 잘 맞은 옷을 입고 활개를 치는 모습이다. 끈적이거나 느끼하기 보다는 밝고 경쾌함이 더욱 크다. 느끼한 골반 튕김 보단 사르르 녹는 눈웃음이 더욱 어필한다. 2007년에 이어 나탈리로 활약하는 윤공주의 에너지는 여전하거니와 느끼남에서 순박한 박식남으로 변신한 최민철, 도도하고 섹시하나 사랑에 장사 없는 구원영, 그리고 순식간에 좌중을 압도해 버리는 코믹 카리스마 박준면 등 조연들의 활약도 결코 놓칠 수 없다. 이야기와 노래 등 익숙한 코드들이 즐비하지만 매 순간이 새로운 이 작품은, 머리와 마음 한 구석 묵직하게 자리한 짐들을 잠시 탈탈 털어 내기에 안성맞춤이다. 그게 잘 안 되는 게 탈이지만 이렇게 부딪기면서 사랑하며 살면 되지.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고 코웃음 치진 마라. 사랑에 빠지는 것도 순간이요, 누구도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9.22 / 조회 14,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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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슉업> 엘비스가 뛰노는, 후끈후끈 로맨스!
“사랑을 찾아 떠나볼까요?”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에 실려온 화끈한 사랑이야기 뮤지컬 이 2년 5개월 만에 다시 찾아왔다. 뮤지컬 은 뮤지컬 작가 조 디 피에트로(Joe Dipietro)의 이야기에 엘비스 프레슬리의 명곡을 의 음악감독 스테픈 오레무스(Stephen Oremus)가 올드팝 분위기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지난 2007년 국내 초연 무대를 통해 제 1회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뮤지컬상을 포함, 총 3개 부문을 수상하며 2년 5개월 만에 재공연에 오른 2009 에는 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 무대에 오른 손호영과 를 통해 2009 기대주로 떠오른 김진우가 떠돌이 기타리스트 '채드'로 출연한다. 사랑을 위해 남장까지 감행하는 '나탈리' 역할에는 2007년 초연 무대에 섰던 윤공주와 신예 박은미가 더블 캐스팅 됐다. 지난 8일 열린 프레스콜에 참석한 손호영은 “이 작품을 연습하는 동안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런 뮤지컬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행복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느끼고 있는 행복한 기분을 많은 분들이 느낄 수 있도록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디뮤지컬 컴퍼니 신춘수 프로듀서는 “이번 무대의 가장 큰 특징은 배우들의 신구 조화”라고 밝히며 “뮤지컬 새내기배우라고 할 수 있는 손호영, 박은미부터 김성기, 이정화 배우로 이어지는 관록 있는 조연들의 어울림이 최고의 무대를 선사할 것” 이라고 말했다. 무게감 있는 조연들의 출연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에는 의 김성기와 에 출연한 이정화가 중년의 사랑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를 통해 제3회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최민철, 스크린과 뮤지컬 무대를 넘나들며 맹활약중인 박준면, 제2회 더뮤지컬어워즈 여자신인상 주인공 왕브리타, 구원영 등이 출연한다. 복잡하게 얽힌 사랑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가진 뮤지컬 은 오는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프레스콜 현장"얘들아, 오빠 달린다!""후끈후끈~베이베~"머리 뽕빨 제대로, 채드 (손호영)사랑의 전도사, 채드 (김진우)10대! 불꽃 튀는 사랑, 로레인 (왕브리타) & 딘 (하강웅)통해요~ 사랑으로!까칠한 시장 마틸다 (박준면), 웨딩드레스 입은 사연!제법 잘 어울려요~ 채드 (김진우) & 나탈리 (박은미)헷갈리지 마세요, 전 손호영이 아니라 짐이에요! 짐(김성기)운명의 남자를 기다려요! 나탈리 (윤공주)사랑은 찾아가는 것! 쟁취하는 것! 채드 (손호영)에브리바디, 올슉업! 호영왕자와 공주의 만남!그 결말은?!어떤 커플이 더 잘 어울리나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9.09 / 조회 13,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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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슉업> 엘비스와 만난 손호영, 윤공주
2년만의 뮤지컬, “반갑다, 채드”_손호영 “와, 이 작품 정말~ 재미있던데요.” 인터뷰 시간에 맞춰 나온 손호영이 만나자 마자 한 말이다. 물론 그가 연습에 한창인 을 말하는 것이지만 서로 반가운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나온 말이라 그가 말한 “이 작품”이 뭔지 즉각 떠올리지 못할 정도였다. 생각보다 연습이 재미있고 기대가 되는지 기분좋게 말을 이어간다.“그렇지 않아도 이 재미있다고 다들 추천을 해줬어요. 이제는 뮤지컬 배우라 할만한 (옥)주현이도 이거 하라고, 정말 괜찮다고 하더군요. 연습하면서 느끼는 건데, 정말 신나는 거에요.” 은 로 뮤지컬 데뷔 이후 2년 만에 오르는 무대. ‘그 동안 뮤지컬 무대에 오르고 싶지 않았나’고 묻자 “완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 해는 그에게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하고 싶기도 하고, 작품도 많이 들어왔었어요. 뮤지컬은 연습과 공연기간이 길어 다른 활동을 할 때면 섣불리 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작년에 두 편의 영화를 찍기로 했는데, 영화를 찍기로 결정 난 상태에서 뮤지컬 이야기가 나와 거절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쉽게도 영화 두 편이 엎어져서 뮤지컬도 영화도 못하고 말았지만.” 그래서 이번 을 출연은 순조롭게 결정됐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영혼 ‘채드’로 등장한다. 지난 18일 한 호텔에서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살짝 선보인 ‘손채드’는 엘비스의 노래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맡은 채드 역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작품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의 ‘수헌’보다 등장횟수나 캐릭터 개성이 더 높아 그 말대로 “정신 바짝 차리고 있는” 중이다. “채드가 정말 힘들어요. 나오지 않는 씬을 세는 게 훨씬 쉬울 정도에요. 한 세 씬 있나?(웃음) 깜짝 놀랐어요. 그런 줄 모르고 했다가...정신을 잠깐 놓으면 끝나겠더라고요.(웃음).” 채드와 손호영은 비슷한 점이 많다. 음악을 정말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 갖고 참견하고 도와주는 것도 좋아한다. 물론 다른 점도 있다. 채드의 터프하면서도 버터를 발라 놓은 듯한 느끼함 말이다. “느끼하고, 터프하고…전 행동이 좀 안 그렇거든요. ‘헤이 달링’. 이런 말은 연기라도 조금 힘들었어요.” 여기에 행동 하나하나 엘비스스러운 동작을 만들어야 해서 신경 쓰이는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뮤지컬 배우로 출발하지 않았던 만큼 이번 역할을 그에게 큰 도전이 맞을 듯 하다. 하지만 두 번째 작품이라 뮤지컬 현장은 익숙해 졌다. “연습 때, ‘뭐뭐 합니다’ 하면 빨리 알아들어요. 아, 이제 뭘 할거구나. 연습도 익숙해 졌고, 뮤지컬 배우들 보는 것도 친숙해졌고. 그런 면에선 편해졌어요.” 손호영을 말할 때 god를 빼놓으면 서운하다. 게다가 멤버들이 전부 연기를 했거나, 현재 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연기자로서 그들이 서로 어떻게 챙겨주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멤버들 연기하는 거 잘 못 보겠어요. 피붙이 같은 사람들이라 보면 불안 불안하고, 잘 하는데도 자꾸만 손발이 오그라들고(웃음). 항상 옆에서 장난치고 속옷바람으로 돌아다니던 사람들이 정색하고 연기하는 걸 마음 편하게 볼 수 없더라고요. 아마 그들도 절 보면 그럴 거에요.” ‘누가 제일 연기 잘하나’는 짓궂은 질문에 “아무래도 계상이 형이 제일 잘하지 않을까요?”라며 “쭌이 형, 데니 형은 멀었죠~ 네네 농담이에요.”라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앞으로 그는 나 같은, 진지한 작품을 꼭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가 향후 어떤 역할로 나타날진 알 수 없으나 뮤지컬 배우로서의 한 걸음 한 걸음 진중하게 밟아나가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항상 발전하는, 항상 발전하고픈 배우_윤공주 3년만의 인터뷰다. 2006년 에서 ‘무조건 열심히’를 말하던, 그리고 로레인 역을 당차게 해낸 신인 여배우는 그 후 등을 통해 진짜 배우로 변모해 갔다. 2007년 초연 이후 다시 나탈리 역으로 돌아온 윤공주는 여전히 앳띤 목소리지만 찬찬히 신중하게 말하는 모습에서 좀더 성숙해진 그녀를 느끼게 한다. “예전에는 그래도 귀엽고 상큼한 맛이 있었는데 요즘엔 원숙미가 느껴진대요(웃음). 그게 싫지만은 않아요. 조금씩 변해가는 게 좋거든요.” 얼마 전, 2007년 동영상을 보면서 그 스스로 깜짝 놀랐다. 그땐 잘했다는 칭찬을 들었지만 지금 보고는 “저게 잘한 거야?”란 생각이 들었단다. “물론 그때도 열심히 하기는 했는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 제가 발전했다는 걸 느껴요. 그때 부족한 모습이 보이니까. 전 평생 발전하고 싶어요. 올라갈 데가 없는 건 꿈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그래서 잘한다는 소리보다 많이 좋아졌다, 이런 이야기가 좋아요.” 29살, 점점 원숙미를 발하는 이 배우에게 습관처럼 전달되는 ‘떠오르는 샛별’이란 수식 역시 싫지 않다. “전 떠오르는 샛별이란 소리를 몇 년 째 들었어요. 제가 ‘몇 년째 떠올라요’라고 농담처럼 말하는데 사실 그 소리가 좋아요. 그건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주시는 거니까요.” 그녀는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열심히 연습하는 배우다. 공연 들어가기 전에 무조건 한 두 시간 씩 목을 풀었고, 그 때문에 “어쩐지 공연 때 대부분 목이 쉬어 있었다”며 깔깔 웃는다. 게다가 그저 방법도 모른 채 노래를 열 번씩 불렀다. 그러면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 조금 달라진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게 좋아 공연장 화장실에서 노래 연습을 하다 보면 밖에서 “그만 좀 해라 공주야~”란 애정 어린 타박이 들려오기도 했다고. 이젠 ‘무조건 열심히’에서 상황을 봐가며 효율적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는 것도 달라진 점 중 하나다. 알토란 같은 작품의 주연을 지내며 막힘 없이 나아가고 있던 그에게 올해는 잠시 멈추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 해이기도 하다. 데뷔 8년 만에 속도를 조절한 것이다. “작품 할 때마다 ‘난 왜 이렇게 못하지’란 생각을 하긴 했지만 막상 공연에 들어가면 즐겁고 뿌듯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좀 힘들긴 했어요. 작품이 엎어지기도 하고, 하려는 작품이 취소되기도 하고. 그밖에 개인적으로도 힘든 일이 있었거든요. 제가 지금까지 너무 장애물 없이 달려온 거죠. 조금 지나서 생각하니까 그게 다 저한테는 약이 됐던 거 같아요. 시련 없이 계속 달리기만 했다면 지금의 감사함도 없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다시 만난 의 나탈리가 더욱 반갑다. “이 작품 사람을 참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초연 때는 다른 작품과 함께 하다 보니까 여유가 없었어요. 나이도 어렸고. 지금은 했던 작품이라 좀 더 여유 있게 하고, 그래서 조금 더 넓게 보이더라고요. 이 저에게 다시 행복을 가져다 준 것 같아요.” 이후 우리는 로맨틱코미디 뮤지컬에서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주역이 아닌 조연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좇아 주연이 아닌, 조연을 택했다. “배우는 주, 조연 따지기 보다 자기가 하고 싶은 캐릭터를 따라 가는 것 같아요. 어떻게 평생 주연만 하겠어요. 제가 배울 수 있다면 앙상블도 할 수 있어요.” 윤공주는 ‘척’하지 못한다. 그래서 “애써 멋있게 꾸미는 거 못한다”며 쑥쓰러워 한다. 하지만 무대 위에선 드라마틱하게 변신하는 그다. 윤공주의 가장 큰 매력이며 힘이다.수다_손호영+윤공주 "친구의 친구였어요"호영 윤공주 양에 대해서는 데뷔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태우와 친구거든요. God 1집 녹음 때니까 1998년부터 알았네요. 간간히 뮤지컬 하는 소식을 들었는데, 저는 뮤지컬 배우를 잘 모르니 지나갈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윤공주’란 이름은 들리더라고요. 되게 잘하고 있더라고(웃음). 공주 태우와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였거든요. 하하, 참 신기해요. 동경하던 분들하고 같은 작품을 하다니. 제가 SES 팬이었는데 얼마 전 에서 바다씨와 공연했잖아요. 이번에도 늘 얼굴만 봐요 호영 오빠와 공연을 하고."유명하신 분이, 정말 착해요"호영 공주씨는 나탈리 역에 정말 잘 어울려요. 털털하고. 공주 여자로서 매력은 없지요. 호영 여자로 매력이 없는 건 아니고, 말 그대로 약간 털털하지만 여성스러운…약간 백치미가 있고, 아, 백치미가 아니다. 말이 잘못 나왔어요(일동 폭소). 공주 제가..여성스럽진 않아요(웃음). 2년 전에 오빠가 한 는 못 봤지만 잘했다는 소리는 들었어요. 그리고 기대를 하면서 만났죠. 유명하신 분이잖아요(웃음). 그런데 정말 사람 좋아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라 팀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생각해요. 너무 착해요. 그런데 은근 쑥스러움이 많으시더군요~ 느끼한 채드 역을 잘할 줄 알았는데 힘들어 하시고.호영 아, 잘 안 되더라고요. 그게… 난 차라리 심각한 게 더 쉬워(웃음).첫 공연의 추억공주 연습은 거의 막바지까지 마무리 해가고 있는데..재미있을 것 같아요. 초연 때는 첫공이 막공처럼 열광적이었다니까요. 전원 기립박수에, 파티도 했고(웃음) 호영 재미있는 작품이니까. 올슉업이란 단어가 조금 생소하긴 한게 좀 아쉬워요. 잘 쓰지 않는 단어니까. 그래도 막상 보면 정말 재미있어요. 쟁쟁한 선배님들도 많이 나오시고. 공주 기분 좋아지는 작품이죠. 노래도 정말 좋고. 기대해 주세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8.24 / 조회 2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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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슉업> 헬로 엘비스! 헬로 에브리바디!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들로 구성한 뮤지컬 이 오는 9월 공연을 앞두고 관객들과 함께 춤추고 즐기는 이색 쇼케이스를 열었다. 기존에 작품의 주요 장면을 차례로 선보이는 방식이 아닌, 관객들과 함께 소리치고 노래하며 즐기는 ‘파티 타임’이 된 것. 지난 18일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가슴을 풀어헤치고 한껏 머리를 부풀린 수 많은 엘비스들과 한 손에는 음료를, 다른 한 손에는 형광봉을 든 젊은이들이 한대 어울렸다. 뮤지컬 의 주요 넘버들로 구성된 본 무대가 시작되기도 전에 쇼케이스장이 후끈 달아 오른 것. 모든 여인들의 선망의 대상, 떠돌이 기타리스트 채드 역을 맡은 손호영과 김진우가 번갈아 ‘컴 온 에브리바디’를 부르자 관객들의 함성은 시작되었다. , 등의 히로인이자 2007년 국내 초연 무대에서도 나탈리로 섰던 윤공주와, 의 디나로 배우 데뷔식을 치룬 박은미가 번갈아 정비공에서 일하는 털털한 여자인 나탈리로 이들과 호흡을 맞췄다. 에서 한 물 간 가수 지미로 바람둥이 느낌을 십분 분출한 최민철은 소심한 로맨티스트 치과의사 지망생으로 변신해 사랑에 상처 받은 마음을 노래했고, 지적인 큐레이터 산드라 구원영이 남장한 나탈리에게 반해 구애하는 모습도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에 등장한 낯선 남자 채드, 그와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사랑의 화살표가 엘비스의 대표곡에 어울려 신나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맛을 선사했다. 공연 사이에 관객, , 를 국내에서 연출했으며 이 작품의 총 지휘를 맡은 데이비드 스완이 함께 하는 ‘엘비스 닮은 꼴 찾기’ 등의 이벤트도 진행되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을 가졌다. ‘러브 미 텐더’, ‘잇츠 나우 오어 네버’ 등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 24곡으로 꾸며진 뮤지컬 은 9월 8일부터 두 달간 충무아트홀에서 공연한다. 뮤지컬 쇼케이스 현장쇼케이스 장에 '놀러' 왔어요! 찰칵!주인공 채드 역의 손호영, "모두 함께 소리쳐!""너 그 애 만나면 절대 안돼!" 딸 로레인(왕브리타)의 마음을 엄마 실비아(이영미)는 잡을 수 있을까?친구가 된 채드(김진우)와 데니스(최민철)사랑에 빠지는 마음, 그 누가 어찌할 수 있을까?"나탈리, 너의 꿈은 뭐니?""에브리바디, 모두 고갤 돌려봐!"큰 웃음 안겨줬던 쇼케이스의 진행자"실은 제가 이 작품 제작사의 마케팅 실장입니다. 아이 세이 '실', 유 세이 '장' !"공연 쉬는 시간, 엘비스가 사진도 찍어줘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8.19 / 조회 17,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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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행진! 와이키키> "무대인 홍경민이라고 불러주세요"
19일 오후 2시 조선호텔 오키드룸에서 기자간담회가 가수 홍경민을 비롯한 배우들과 제작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2006년 에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 무대에 서는 홍경민은 배우 윤영석과 함께 ‘진우’ 역에 낙점됐다. 그는 “더블캐스팅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나를 제외한 11명에게 한 가지만 배워도 11가지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극 중 ‘진우’가 노래를 통해 꿈을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그의 데뷔시절과 닮아있다는 홍경민은 “공연 중에 부르는 곡 중 ‘사랑한 후에’는 가수로서 첫 데뷔 무대에서 부른 노래여서 그런지 더욱 애착이 간다”고 했다.
또한 “본인의 창법이 뮤지컬 분위기상 다소 거칠 것이라고 생각해서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했다”며 이번 작품에 대한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무대인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홍경민은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것도 좋지만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 위에 서는 것 또한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김용현 연출은 “어두운 3류 밴드를 소재로 한 영화와는 달리 꿈을 이루지 못한 소시민들의 삶을 밝고 역동적으로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영화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더불어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하여 단순히 가요를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편곡을 통해서 이색적이면서도 익숙한 뮤지컬 넘버로 관객들을 찾아갈 것이다”며 작품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홍경민, 윤영석, 소찬휘 등 주요 출연진들은 카니발의 '거위의 꿈'을 열창했고, ‘진우’ 역의 윤영석과 ‘지수’ 역의 이재영은 ‘내 마음 속의 그대’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홍경민과 소찬휘가 듀엣 곡으로 ‘사랑한 후에’를 부르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2004년 초연 이후 꾸준한 작품수정을 거쳐 가요를 이용한 창작뮤지컬로 거듭난 는 남경주, 최정원, 윤도현 등 화려한 카메오 등장으로 극적 재미를 더할 계획이다. 2월 8일부터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글: 김연지 객원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1.20 / 조회 3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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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행진, 와이키키!] 홍경민, 소찬휘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재 무장
뮤지컬 가 오는 2월 관객과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홍경민을 필두로 한 화려한 캐스팅과 2막이 전면 수정되었다는 점에서 2008년도 무대와 차별성을 가진다.
가수 겸 배우 홍경민과 으로 노래실력과 연기력을 인정받은 윤영석이 고교밴드 ‘태풍’의 멤버 은성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또한 고교 연합 발표회에서 무대를 압도하는 노래 실력을 가진 충주여고 버진블레이드 멤버, 길주와 영자 역에는 뛰어난 가창력과 노련미를 자랑하는 가수 소찬휘와 뮤지컬 계의 맏언니 진복자가 각각 낙점됐다. 은성이 짝사랑하는 지수 역에는 가수에서 뮤지컬스타로 변신에 성공한 이재영 등이 캐스트로 확정됐다.
메인 캐스트 만큼이나 막강한 카메오를 자랑하는 이번 는 공연 안의 또 다른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뮤지컬 1세대 배우의 주역 남경주, 최정원을 포함해 국민가수 윤도현과 홍서범, MBC 에서 얼굴을 알린 박준면 등이 등장에 공연의 재미를 더한다.
그 동안 이휘재, 안정훈, 춘자 등이 자신들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참여해 화제를 낳기도 한 는 2월8일(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하여 2월27일(금)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글: 김연지 객원기자(매거진 플래이디비)
2009.01.08 / 조회 3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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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왓아이워너씨> 진실은, 있기나 한걸까
뮤지컬 는 관객이나 배우에게나 쉬운 작품은 아니다. 관객은 독특한 형식과 관념적인 주제를 가진 세 개의 이야기를 받아들여야 하고, 배우는 사방으로 공개된 무대에서 쉽지 않은 인물들을, 별로 쉴 틈 없이 연기해야 하기 때문. 공연장에 들어가 우선 눈에 띄는 건 사방으로 공개된 무대와 4개의 스크린이다. 무대와 영상과의 결합은 이전에도 종종 봐왔고 여러 양념 역할을 했지만 여기에서는 인물들의 심리를 나타내고 배경으로 활용되는 등 시공간의 변화와 심리에 활용,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 관객으로 둘러싸인 무대는 항상 관객을 향해 연기하던 정형성에서 벗어나고 이 작품의 제목인 '씨왓아이워너씨'(내가 원하는 것만 본다)를 관객이 느끼게 하는 장치로써도 이용된다. 이제 이야기를 살펴보자. 이 작품은 세 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단편 소설 ‘덤불 속에서’와 ‘용’, ‘케사와 모리토’를 원작으로 1막 ‘라쇼몽’, 2막 ‘영광의 날’, 1막과 2막 도입부에 삽입되는 ‘케사와 모리토’로 각색했다. 특히 1막 ‘라쇼몽’은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구로자와 아키라의 영화로도 잘 알려진데다, 연극으로도 인기를 얻어 관객에게는 익숙할 이야기다.영화와 연극의 정석적인 연출이 있었다면, 이 작품은 관념적인 표현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압축시켰다. 한 남자가 살해된 사건을 두고, 그의 아내, 강도, 영매에 의해 전달하는 죽은 남자의 이야기는 놀랍도록 다르다. 2막에서도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한 신부의 거짓 신의 계시로 일어나는 소동으로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에 대해 알 수 없는 혼란을 이야기 한다. 나의 진실이 다른 이에게는 터무니 없는 거짓이 되고, ‘진짜’ 진실이 모든 사람에게는 거짓이 될 수 있는 것,작품은 알려고 들수록 숨어버리는 이 진실에 대해 간결하게 이야기 한다. 세상은 모든 개인을 위한 각각의 진실을 마련해 놓았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을 보면 그렇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그게 곧 진실이 되어버린다. 형식에 있어 새로움을 시도한 무대에 신선함을 느끼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건 관객의 몫이다. 간결하고 관념적인 장면은 친절하고 장황한 설명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이를 원치 않았던 관객에게는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사소하긴 하지만 배우들의 등장과 퇴장이 눈에 거슬리는 건 새로운 시도의 부작용 정도일 것.배우들은 모두 고른 기량으로 무대를 채운다. 김선영은 비련의 여인, 착한 아내, 요부, 한물 가서 서러운 배우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펼쳐 보인다. 이외에도 양준모, 홍광호 등도 제 역할을 다해준다.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강필석이다. 1막에서 살인 사건을 목격하는 경비원 역으로 극 속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던 그는 2막에서 고뇌하는 신부 역에 몰입, 자연스럽게 강필석이 아닌 신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별 다른 무대장치 없이, 일인 다역에 등장과 퇴장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노출되는 이 작품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건 배우들이기에 그들의 활약이 더 눈에 띄는 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또 하나, 이 작품은 손드하임의 후계자로 손꼽히는 마이클 존 리카우사의 최신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노래 하나하나는 불협화음 속에서도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최근 한국을 방한한 그는 우리 배우들의 무대를 보고 기립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는 강력한 원작의 힘이 바탕이 돼있다. 새로운 무대와 영상, 연출이 산뜻하게 받아들여지는 건 이런 요소도 한 몫 할 듯. 여러 가지 시도와 함축이 있는 이 작품에서 어쨌든 관객은 보고 싶은 부분을 받아들여 즐기면 된다. 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INT song@interpark.com)
2008.07.22 / 조회 1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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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밴디트] 자유와 음악만 있다면!
뮤지컬 [밴디트]는 신나는 작품이다. 웬만한 락커 뺨 치는 시원한 노래 실력과 연주 실력은 흥겨운 콘서트에 와 있는 듯하게 만든다. 그러나 내용에는 서글픔이 담겨 있다. 탈옥한 네 여자가 자유와 음악을 위해 필사적인 모습은 세상과 타인으로부터 거부당한 이의 몸부림이 느껴진다.
지난 1997년 개봉해 주목을 받았던 영화 ‘밴디트’를 처음으로 뮤지컬화해 선보인 이 작품은, 영화보다 더 인정받았던 음악과 국내 실력 있는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특히 네 명의 여성 죄수들이 락 음악으로 세상에 알려진다는 독특한 설정은 새로운 뮤지컬을 경험하고 싶은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 모을 만 하다.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은 다들 서글픈 사연이 있지만 어찌됐든 살풍경한 감옥에서 흥겨운 음악을 불러댄다. 이들은 죄수라는 공통점 말고도 음악이 존재 이유라는 더 큰 유대감으로 서로에게 의지한다. 가장 늦게 합류하는 엠마(강효성) 역시 탈옥 후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끈끈한 동료의식을 키운다.
남녀간의 사랑도 빠지지 않는다. 탈옥 후 인질로 잡은 웨스트(송용진, 정동현) 역시 이들과 함께 도주 생활을 하며 루나와 엔젤 사이를 오간다. 하지만 그는 이방자일 뿐이다. 비록 그로 인해 그를 사랑한 엔젤이 동료를 위험에 빠뜨리긴 하지만, 마지막 함께 하는 이들은 엠마와 루나, 마리, 엔젤이다.
이 작품은 처음으로 [밴디트]란 영화를 뮤지컬화 했기 때문에, 장면 전환에 있어 민첩함이 떨어지는 요소가 있다. 그러나 젊은 패기와 배우들의 열연은 동숭아트센터 대극장을 가득 메운다. 특히 실제 연주를 해야 하는 배우들은 연기가 아닌 진짜 연주를 위해 6개월간 레슨을 받았다고 하니, 그 열정은 그대로 무대에서 빛을 발할만 하다.
강효성이 배려심 깊은 엠마역을, 이영미가 거칠지만 정이 있는 루나역을 맡아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인다. 약간의 정신지체로 순수함이 그대로인 마리역에는 김희원과 박준면이, 섹시한 엔젤로는 전혜선이 활약한다. 또한 4명의 탈옥수에서 유일한 청일점으로 섹시한 매력을 선보이는 웨스트역에는 [헤드윅]의 송용진, 신예 정동현이 맡았다.
락의 달콤한 열정, 자유를 향한 갈망, 남자보다 진한 여자들의 우정. 뮤지컬 [밴디트]는 이런 강렬한 요소들은 적절하게 섞은 쿨한 작품이다.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영화 속 음악을 라이브로 경험하는 것도 꽤나 큰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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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2006.06.23 / 조회 1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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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밴디트] 쇼케이스 현장
영화속 파워풀한 열정, 무대위에 옮겨 담았다 [뮤지컬 밴디트]
[뮤지컬 밴디트]가 대학로에서 쇼케이스를 갖고 제작배경과 출연진을 소개했다. [뮤지컬 밴디트]는 지난 1997년 개봉한 독일 영화 ‘밴디트’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 냉소적인 무장강도 루나, 매력적인 결혼 사기범 엔젤. 심약한 살인미수범 마리,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엠마가 락밴드를 결성하고 탈옥을 하면서 벌어지는 모험과 음악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이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뮤지컬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이번 작품은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데 2004년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로 한국 뮤지컬 대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강효성이 엠마를 맡았으며 [헤드윅], [지킬 앤 하이드]의 이영미가 루나역을 맡았다. 이외에도 엔젤역에는 신인 전혜선이 맡고 마리역에는 김희원과 박준면이 더블 캐스팅 됐다. 남자 배우는 [헤드윅]의 히로인 송용진과 실력있는 신인 정동현이 웨스트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강효성, 이영미, 김희원, 전혜선, 송용진, 정동현 등 출연진이 직접 ‘All along the watchtower’, ‘모험’, ‘it`s alright’ 등 작품 속 음악을 선보였다. .이들은 드럼, 베이스 등을 실감나게 연주했는데 실제로 이를 위해 6개월간 레슨을 받았다고 한다. 음악을 책임진 최무열 음악감독은 “영화에 등장하는 17곡뿐만 아니라 창작곡 4곡이 더해 관객들은 풍성한 락 음악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비췄다.
영화밴디트는 1997년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으며, 특히 음악은 내셔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독일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German Film Award’에서 음악상을 수상했다. 한국에서 최초로 외국영화가 뮤지컬 무대에 몰려지는 만큼 [뮤지컬 밴디트]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뮤지컬 밴디트]는 6월 8일 동숭아트센트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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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5.18 / 조회 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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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 새 주역을 찾습니다!!
2006년 3월 국립극장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창작뮤지컬
창작뮤지컬의 선두주자 서울뮤지컬컴퍼니가 참신하고 끼와 열정이 넘치는 뮤지컬 배우를 찾아 나선다
누구나 겪었던 학창시절의 이야기에 우리의 춤과 음악을 담은 창작뮤지컬 (이하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2006년 3월 국립극장에서 새롭게 다시 태어난다.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는 어른이 되어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그 꿈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이원종, 김민정씨가 새롭게 각색하고 이원종씨가 연출을 맡았다.
2004년 팝콘 하우스 초연 이후, 2005년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공연을 비롯해 최근 미국 LA공연에 이르기까지 총 22만 관객을 동원, 기립박수의 신화를 이어온 는 미국에서도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뮤지컬로 큰 호평을 받아 내년에는 세계무대 진출 또한 추진 중이다.
2006년 새롭게 탄생하는 뮤지컬 는 무대, 의상, 조명 등을 수정 보완, 보다 볼거리가 풍성한 뮤지컬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갈 예정이다.
서울뮤지컬컴퍼니는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2006 뮤지컬 의 무대에 함께 할 여주인공 인희를 비롯, 코러스 배우들을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다. 크고 화려한 무대에서 자신의 끼와 기량을 맘껏 발휘해 보고 싶은 인재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새로운 뮤지컬 스타를 탄생시킬 창작뮤지컬 의 공개 오디션 원서접수는 서울뮤지컬컴퍼니 홈페이지www.seoulmusical.com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 받은 후 semc@seoulmusical.com 이메일로. 접수마감은 11월 4일 17:00까지. 자세한 문의는 3141-1345로. 서울뮤지컬컴퍼니(SEMC) :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717-17 TEL : 3141-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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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10.11 / 조회 9,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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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을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영국에 맘마미아가 있다면 한국엔 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있다. 를 보기 위해 찾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대부분 20대 후반부터 30,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로비에 마련되어 있는 추억의 책상과 걸상이 놓여있는 교실도 이채롭다. 우리의 노래들로 채워진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어떻게 바뀌었을까가 제일 궁금했었다. 수도 없이 보아도 볼 때마다 우울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깊은 한 숨을 만들어 내는 영화 가 무대로 왔을 때에는 그 무언가가 다를 것이다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공연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서곡이 시작되었고, 송골매의 ‘세상만사’로 시작이 되었다. 갈래머리, 단발머리, 까까머리를 연상케 하는 남학생들의 까만 교복과 짙은 자주색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등교 길이 퍽 인상 깊다. 2001년 개봉했던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이십여 년 전 학창시절의 추억들을 끄집어내어 기억의 한 편을 떠올리게 했다. 이 영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는 영화와 다른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추억들을 끄집어 내어 기억의 한 편만 떠올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시점에서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 즉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 밖에 없는 내 기억이 그래서 더더욱 아름다울 수 밖에 없다는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다. 는 그런 추억들을 모조리 끌어내고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잠시 극의 내용을 살펴보면 이렇다. 고교밴드 음악 발표회를 앞두고 참가곡 선정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충주고의 충고 보이스의 성우, 강수, 정석은 둘도 없는 친구이다. 한편, 충주여고 7인조 밴드의 멤버인 길주와 영자는 음악 발표회를 앞두고 새로운 보컬로 인희를 영입하기 위해 설득한다. 음악 발표회 날, 성우는 예사롭지 않은 인희의 무대매너와 노래실력에 한 눈에 반하고, 발표회로 인기가 상승한 길주네는 교내 예술제를 기획한다. 성우는 예술제에서 인희를 만날 기대에 마음이 한껏 부풀지만 인희의 마음은 딴 곳을 향해 있다. 진로에 대해 막막해 하는 친구들의 기약을 할 수 없는 꿈과 희망 속에 유년시절은 막을 내린다. 1막은 마치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주마등에 한 몫을 단단히 차지하는 것은 뮤지컬 넘버들이다. 송골매의 세상만사로 시작한 1막은 마지막 조용필의 ‘미지의 세계’까지 줄달음질 친다. 충주여고 밴드 버진 블레이드의 은근히 주제곡이 된 김추자의 무인도와 Queen의 We will Rock you를 번안한 교실에서의 ‘비벼먹자’등은 한 낮의 분수와 같은 시원함과 웃음 그리고 추억을 마음껏 분출한다.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 조용필의 황홀한 고백, 이광조의 뭉게구름, 에레스투 등도 예전에 합창대회나 예술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던 레퍼토리여서 함께 따라 부르게 한다. 성우가 인희의 집으로 향하면서 부르는 신촌블루스의 골목길도 이색적이었고, 옥슨 80의 불놀이야와 함께하는 쥐불놀이 장면도 눈을 즐겁게 해주는 볼거리 중에 하나이다. 이 외에도 빌리지 피플에 YMCA의 마스게임도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도 옛 기억을 더듬으면서 흐뭇한 웃음을 불러 일으킨다. 단연히 돋보이는 것은 를 이끌어 가는 든든한 두 축이다. 충고 보이스와 버진 블레이드. 충고보이스의 성우, 정석, 강수 역을 맡고 있는 이정열, 임춘길, 추상록은 탄탄한 줄거리에 얹혀 가는 배우이기 보다는 흐름을 타고 그들의 끼를 한껏 발산하는 파워풀한 모습들을 무대에서 보여준다. 세 명의 호흡이 톱니바퀴에 물리듯이 자연스럽게 굴러갔고,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셋만의 기막힌 호흡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다. 버진 블레이드의 인희, 길주, 영자 역을 맡고 있는 김선영, 김영주, 박준면도 만만치는 않다. 세 명 모두 가창력으로 인정받은 건 물론이고, 감칠맛 나는 연기와 엄청난 춤의 무대를 보여주고 있어 그녀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앙상블도 다양한 캐릭터로 나오면서도 똑 같은 얼굴과 몸짓으로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변화를 주고 있어 이 또한 별미로 작용한다. 1막이 스피드하게 전개되었다면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전개된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이름으로 밤무대를 전전하다 결국 고향인 수안보로 향하고 그곳에서 우연히 인희를 만난다. 현실과 꿈의 괴리감에 자조적이 된 강수, 그런 강수를 비웃는 정석, 자신감을 상실한 성우. 결혼했다가 사별하고 채소장사를 하는 인희(우순실의 잊혀지질 않아요), 방송국에 PD가 된 길주, 생활설계사가 된 영자. 그렇게 고교시절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추억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되지만 냉혹한 현실 속에서 강수는 수안보를 떠나게 되고(들국화의 사랑한 후에) 정석도 떠나게 된다. 혼자 남게 된 정석에게 인희가 묻는다. 행복하느냐고. 인희의 질문은 빛이 바랜 꿈이지만 마음 저 편에 꼬깃꼬깃 접혀 놓은 것을 꺼내어 펴보게 만든다. 관객들에게 정석은 이야기한다. 아니 관객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아직도 무대에 서서 노래할 때마다 심장 뛰는 소리가 들려..’ 우리는 이 심장 뛰는 소리를 위해 얼마나 달려 왔을까? 아니면 마음 한 구석에 아직까지도 처박아 놓고 있지는 않았을까? 23일 만난 는 추억, 꿈, 친구, 웃음, 울음, 사랑, 행복 등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다. 인희는 성우에게 마지막으로 이야기한다. ‘이제 나 꿈과 함께라면 무엇도 내게는 두렵지 않을 거야’. 성우는 다시 기타를 메고 무대로 돌아 간다. 인희역을 맡은 김선영은 마지막으로 심수봉의 사랑 밖엔 난 몰라를 열창하면서 오페라극장을 휘어 잡고 있었다. 영자역에 박준면은 재치있는 연기로 공연 내내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드는 재주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정열은 카리스마 있는 노래로 연기로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때로는 어리숙하게 때로는 호소력 짙은 노래와 모습을 여과 없이 혼신의 힘을 다 해 보여주고 있었다. 감초 같은 역할과 삐딱선을 타기도 하지만 언제나 현실을 직시하는 정석 역에 임춘길은 좌중을 앞도하는 말솜씨와 노래솜씨를 맘껏 펼쳐 보이고 있었다. 친구들 중에 이런 친구 있어라는 기억을 떠올리게 해 주었던 추상록의 연기도 좋았고, 여장부 같은 면모를 보여주면서 무대를 이끌어 가는 김영주를 보는 즐거움도 빼놓지 않고 우리에게 기쁨을 주었다. 앙상블 또한 무대를 넉넉하고도 남을 정도의 에너지를 무대에서 발산해 주고 있어서 그 연습량이나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세상만사, 행진으로 이어진 커튼 콜에서는 관객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고 의 여운을 더 느끼고 싶어서 일까? 무대의 막은 내려갔건만 기립박수는 계속되고, 오페라극장에서 쉽게 발을 떼는 관객들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귀에는 들려 오고 있다. “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 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 세상 모든 일들이 되다가도 안되고 슬퍼하다 웃다가 하늘 보면 둥근 해 이 한세상 산다는 거 생각하기 달렸는데 무얼 그리 안타깝게 고개 숙여 앉아 있소. 길가다가 땅을 보면 반짝이는 동전 한 닢 날 찾는 것 같아서 돌아보다 넘어지고 재수란 게 그런 거지 있다가도 없는 거지 세상살이 모든 것이 다 그런 거 아니오 인간세상 이런저런 할얘기도 많다지만 어느 세월 그 많은 말 하고 듣고 보내겠소 내가 지닌 얘기들을 내 스스로 엮는다면 세상살이 모든 것이 그 얼마나 즐거우리. 세상만사 모든 일이 뜻대로야 되겠소만 그런대로 한 세상 이러구러 살아가오.” -------------------------- 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04.28 / 조회 9,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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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하와이와 수안보의 와이키키
그 간격이 주는 서글픔과 희망
뮤지컬 는 꿈을 이루지 못한 자들이 마지막 순간에 만나게 되는 희망을 무대 위에서 생동감 있게 펼친다. 학창시절에 누구나 한 번씩 고민하고, 꿈꾸는 우리의 미래, 어른이 되어서 현실의 벽에 부딪치며 겪게 되는 절망. 그러나 한낱 작은 희망의 불씨를 바라보며 좌절하지 않는 끈기를 우리의 시선과 우리의 이야기가 80년대의 열정이 담긴 음악과 90년대의 즐거움이 담긴 음악들로 2000년대 우리의 삶과 만나는 감동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극본 - Scene 구성의 압축
가 10여 년에 걸친 오랜 시간 동안 작품적으로 꾸준한 발전을 통해 대중의 사랑을 받은 것처럼 뮤지컬 도 지속적인 투자와 끊임없는 애정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1막에서는 성우의 인희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한 대사의 일부를 수정하였고, 2막에서는 성우의 룸살롱 Scene과 정석이 연루된 사건 등 몇몇 장면들이 압축되어 좀 더 탄탄한 구성을 위한 변화, 직접적으로 희망을 나타내는 엔딩 Scene 등이 수정되었다.
음악 - 대중음악의 뮤지컬 음악으로의 재 탄생
뮤지컬 넘버를 귀에 익은 대중음악을 사용하였으며, 편곡을 통하여 대중음악 특유의 친숙함을 살리고 뮤지컬 음악으로의 재탄생을 시켰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대중음악이 좀 더 자연스럽게 묻어날 수 있도록 재 편곡을 시도하였으며 10여명의 Booth Chorus 활용과 다양한 악기 편성을 통해 음악적 풍성함을 가미시켰다. 남자 배우의 교체로 또 다른 음악적 향상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SYNOPSIS
충주고의 밴드 충고보이스의 멤버이자 절친한 친구들인 성우, 강수, 정석. 이들은 고교밴드 음악 발표회를 앞두고 참가곡 선정을 놓고 티격태격한다. 한편, 충주여고 7인조 밴드의 멤버인 길주와 영자는 음악 발표회를 앞두고 새로운 보컬로 인희를 영입하기 위해 설득하는데……
음악 발표회 날. 성우는 예사롭지 않은 인희의 무대매너와 실력에 한눈에 반하고, 발표회로 인기가 상승한 길주네는 교내 예술제를 기획하게 된다. 성우는 예술제에서 인희를 만날 기대에 마음이 한껏 부풀지만, 인희의 마음은 딴 곳을 향하고 있다. 진로에 대해 막막해 하는 친구들의 기약할 수 없는 꿈과 희망 속에 유년시절은 막을 내리고...
30대 중반의 충고 보이스.
와이키키 브라더스란 이름으로 밤무대를 전전하다 결국 고향인 수안보로 향하는데, 그 곳에서 우연히 인희를 만나게 된다. 현실과 꿈의 괴리감에 자조적이 된 강수,그런 강수를 비웃는 정석, 자신감을 상실한 성우. 그 와중에 현실과 타협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길주와 영자,인희. 그렇게 고교시절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추억을 이야기 하며 새로운 희망을 가진다. 그러나 냉혹하기만 한 현실속에 강수는 수안보를 떠나고 와이키키 브라더스에게 닥친 위기. 그들은 과연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 보이진 않지만 어딘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희망'을 위해 또 다시 노래를 부를 것인가?
Musical Number
프롤로그 송골매의 세상만사
1막 1장 레드 제플린 락 앤 롤
1막 2장 김추자의 무인도
1막 3장 The Village People의 YMCA (BG) /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 / Joan Jett의 I Love Rork’n Roll
1막 4장 Queen의 We Will Rock You
1막 5장 윤수일의 황홀한 고백
1막 6장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 Eles-tu / 울릉도 트위스트 / 이광조의 뭉게구름 / 신촌 블루스의 골목길
1막 7장 신촌 블루스의 골목길 / 김수철의 나도야 간다
1막 8장 나를 사로잡은 너 (창작곡)
1막 9장 옥슨 80의 불놀이야 / 조용필의 미지의 세계
2막 1장 설운도의 사랑의 트위스트 (BG)
2막 2장 싸이의 새
2막 3장 이민규의 아가씨
2막 4장 한영애의 누구없소
2막 5장 김종찬의 토요일은 밤이 좋아 / 우순실의 잊혀지질 않아요
2막 6장 마지막 기회 (창작곡) / 들국화의 행진
2막 9장 들국화의 사랑한 후에
2막 10장 장윤정의 어머나
2막 11장 내 마음속의 그대 (창작곡) / 김추자의 무인도
CAST
‘행복은 멀리 있지 않아’
버진 블레이드의 낙천적이고 호탕한 드러머,
영자 박준면
명성황후/쇼코메디/브로드웨이42번가/그리스&락큰롤/렌트/
시카고/연극 청춘에찬/유린타운/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하드락카페
‘나를 옭아매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버진 블레이드의 거침없는 기타 주자,
길주 김영주
명성황후/겨울나그네/렌트/시카고/갬블러/키스미케이트/캬바레/유린타운/페퍼민트/틱틱붐/럭키루비/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하드락카페
‘음악.. 그것이 나를 살게하는 유일한 이유야!’
밤무대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순수한 열정을 가진 리더,
성우 이정열
그대 고운 내사랑 외 앨범 다수 / 고구려뮤지컬 대륙의연인/
개똥이/가극 금강/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하드락 카페
‘성우야… 너 행복하니?’
여고밴드 버진 블레이드의 고집스러운 리드 보컬,
인희 김선영
페임/렌트/오! 해피데이/태풍/로미오와 줄리엣/토요일밤의 열기/마리아 마리아/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지킬 앤 하이드
‘음악도 좋고 여자도 좋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카사노바 베이시스트,
정석 조남희
가스펠/아가씨와 건달들/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레미제라블/
그리스/사운드 오브 뮤직/갬블러/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브로드웨이 42번가
‘음악도 좋고 여자도 좋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카사노바 베이시스트,
정석 임춘길
싱잉 인 더 레인/더플레이/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올 댓 재즈/페임/캣츠/코러스 라인/브로드웨이 42번가/그리스/팔도강산
‘나 할 수 있어’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우직하고 단순한 드러머,
강수 추상록
돈키호테/빨간 피터의 고백/풋루즈/행진! 와이키키 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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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04.21 / 조회 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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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하드락 카페-Lost in Paradise
뮤지컬 하드락 카페가 처음에 선보였던 98년을 기억한다. 지금은 정상의 가수인 윤도현이 언더그라운드 시절에 최정원과 주원성, H2O의 김준원 등과 호흡 맞추었던 뮤지컬이었다. 대중 뮤지컬의 효시가 되어 주었던 는 최초 심야공연, 연예인 깜짝 게스트, 동숭동에서 오랜만에 관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벌였던 대중 뮤지컬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에서는 잠시 그 맥을 놓은 것처럼 보였다가 세 번째로 보여주는 하드락 카페가 Lost in paradise였다. 에서의 아쉬움이 컸었는지 몰라도 는 기대하지 않고 공연장에 들어섰다. 는 2005년 국적도 도시도 불분명한 환상의 섬에 클럽 파라다이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줄거리로 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쇼의 여왕 킴이 자살에 이르는 과정 속에 그녀를 오랫동안 가슴속에 품어온 준, 무대에 대한 순진한 열정을 품은 세리, 파라다이스를 독차지 하려는 욕망의 화신 황사장, 그의 이기적인 조력자 진 등의 인물들의 열정과 욕망, 희망과 절망, 애증이 이 인물들을 헤집고 하드락 카페가 다시 부활한다는 내용이다. 하드락 카페의 안주인으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분출하고 있는 주원성과 가수로서 뮤지컬배우로서 그 명성을 굳히고 있는 이정열, 분위기를 좌우하는 인물로 파워있는 목소리의 소유자 김영주, 위트 있고 재치 넘치는 연기와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박준면이 만들어 가는 는 커다란 스케일 앞에 아기자기하고 옥소독소한 재미가 곁들여진 화통하고 가슴 찡한 뮤지컬이었다. 조연들과 코러스의 톡톡 티는 연기와 노래, 춤은 그 재미를 더 해 주고 있었다. ‘추억이 그리워도 옛일이 생각나도 돌아갈 순 없어’ 의 노래가 끝까지 메아리 쳐 들린다. 지상에서 마지막 노래를 토하듯이 격정적으로 노래를 하는 엘리자베스 킴(김영주 분). 노래가 절정에 이르자 킴은 총을 꺼내 자살한다. 사건은 1년 전으로 돌아간다. 파라다이스 클럽 운영이 어려워지자 동업자이자 연인인 황사장(주원성 분)은 쇼를 바꾼다는 명목으로 가수 진을 끌어 들이고 황사장과 엘리자베스 킴 사이에 권력과 사랑의 분쟁이 시작된다. 과거 연인이었던 지금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킴 곁에 있는 웨이터 준(이정열 분). 소박했던 자신들만의 공간이었던 하드락 카페로 돌아가자며 킴을 찾아온다. 킴은 10년 동안 주위를 맴도는 준에게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다. 웨이터 준은 뚱뚱한 몸매에도 아랑곳 않고 클럽 일을 하는 여급 세리를 우연히 하드락 카페에서 만나고 쾌활함과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 세리를 도와 오디션을 준비하기로 한다. 황사장이 진을 공식적으로 데뷔시키기 위한 오디션 공고를 내고 준과 세리는 열심히 연습하였지만 결과는 진에게 돌아간다. 킴은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점점 술에 빠져들고 무대에서 실수를 하고 그 기회를 잡은 황사장은 진을 무대에 세운다. 황사장은 킴에게 결혼을 제안하고 킴은 황사장의 마음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해 보지만 배신과 절망 뿐이다. 킴은 마지막 고별무대에서 자살한다. 킴에 대한 준의 그리움, 세리의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하드락 카페는 다시 문을 열게 된다. 내용을 보면 비극적인 결말이다. 킴의 자살로 끝나버리는. 절망과 슬픔 사이에 오롯이 피어나는 희망의 속삭임 같은 하드락 카페. 젊음이기 때문에 그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열정은 있어도 사랑은 없다? 하드락 카페에서 보여준 전체 느낌은 그랬다. 코믹하고 재치있고 비극적인 결말로 가는 강한 모티브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움을 가지게 한다. 물론 뮤지컬에 많은 의미와 많은 스토리를 내재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하나 영화로도 만들어질 거라는 이 뮤지컬의 스토리가 더욱 더 강화되어 분명한 클럽 파라다이스와 하드락 카페가 우리의 눈 앞에 보였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르는 모든 배우분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우리를 울게 하고 웃게 해주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앞으로도 창작 뮤지컬의 자존심이었던 대중 뮤지컬 하드락 카페를 지켜주길 바란다. 글 : 인터파크 공연팀 이준한(allan@interpark.com)
2005.02.24 / 조회 10,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