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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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철 연출의 연극 ‘아라비안 나이트’ 조영규, 이지혜, 백성철, 유병훈, 김정민 출연
국내 초연하는 연극 '아라비안 나이트'가 오는 9월 무대에 오른다.
연극 '아라비안 나이트'는 국내에서 다뤄진 적 없는 초연 작품만을 선보이는 '베스트앤퍼스트' 시리즈의 첫 문을 여는 작품이다. ‘베스트앤퍼스트’ 시리즈는 해외에서 이미 작품화되어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은 연극 네 편과 무용 네 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아라비안 나이트'는 독일 극작가 중 가장 저명한 작가로 꼽히는 롤란트 쉼멜페닉(Roland Schimmelpfennig)의 작품으로 2001년 2월 슈트트가르트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 이 작품은 마법에 걸린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2명의 여인과 3명의 남자가 던지는 대사가 스토리텔링의 씨줄과 날줄이 되어 이야기의 양탄자를 정교하게 짜가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현실에서 15분정도 벌어지는 이야기를 판타지적 요소를 교차시키며 작가만의 기나긴 초현실적인 세계를 창조한다.
이 작품은 지난해 '나는 살인자입니다'로 SF영화에서부터 애니메이션, 시각예술의 영역을 넘나드는 다양한 연출기법으로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수상한 전인철 연출이 맡는다. 그는 '목란언니'에서부터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 국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출력을 검증받았다.
아파트 관리인 한스 로마이어 역에 조영규, 파티마 만수르 역에 김정민, 파티마의 룸메이트 프란치스카 역에 이지혜, 파티마 남자친구인 칼릴 역에 유병훈, 프란치스카를 훔쳐보는 카르파티 역에 백성철이 출연한다. 또한 다양한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온 무대미술가 여신동이 마법에 걸린 아파트와 극중 인물들이 넘나드는 환상의 세계를 표현할 예정이다.
연극 '아라비안 나이트'는 9월 4일부터 1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이 작품은 19세 이상 관람 가능하며, 티켓은 오는 8월 1일부터 인터파크 티켓과,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홈페이지에서 전석 3만원으로 구입 가능하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PRM 제공
2018.07.25 / 조회 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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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경·손숙·오영수·정영숙 '3월의 눈'으로 무대에
국립극단 2018년 첫 작품
배삼식 작·손진책 연출
내달 7일 명동예술극장 개막연극 ‘3월의 눈’에 출연하는 배우 오현경, 손숙, 정영숙, 오영수(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국 연극계의 산증인인 배우 오현경, 손숙, 오영수, 정영숙이 국립극단 2018년 첫 작품 ‘3월의 눈’으로 뭉친다. 국립극단은 대표 레퍼토리인 ‘3월의 눈’을 오는 2월 7일부터 3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3월의 눈’은 ‘한국 희곡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극작가 배삼식의 대본을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손진책이 연출한 작품이다. 손자를 위해 평생을 일궈온 삶의 터전이자 마지막 재산인 한옥을 팔고 떠날 준비를 하는 장오와 그의 아내 이순의 이야기를 그린다.내릴 때는 찬란하지만 닿으면 금세 사라지는 ‘3월의 눈’과 같은 인생의 레퍼토리를 담고 있다. 손진책 연출은 “이 작품은 생성과 소멸에 대한 헌사”라면서 “삶에 대해 사유해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2011년 백성희장민호극장 개관을 기념해 처음 무대에 올랐다.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을 거쳐 올해는 명동예술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관객과 다시 만난다. 그동안 장민호, 백성희, 박혜진, 박근형, 변희봉, 신구 등 대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오현경과 손숙, 오영수와 정영숙이 팀을 이뤄 무대에 오른다. 하성광, 김정은, 유병훈, 이종무, 박지아 등도 출연한다.티켓 가격은 2만~5만원. 국립극단 홈페이지와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18 / 조회 2,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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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인자입니다’
국립극단 ‘젊은연출가전’ 13번째 주인공 전인철
日 천재작가 호시 신이치 서늘한 상상력 그린다
이달 27일까지 소극장판 무대 올라연극 ‘나는 살인자입니다’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립극단은 ‘젊은연출가전’ 시리즈의 13번째 작품으로 ‘나는 살인자입니다’를 선보인다. 지난 2011년 ‘우리 단막극 연작’으로 출발한 ‘젊은연출가전’은 그동안 성기웅, 김재엽, 류주연, 박지혜 등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해왔다. 동시대 젊은 연출가들의 역량을 계발하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기회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올해는 ‘목란언니’, ‘노란봉투’ 등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연출가 전인철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SF 소설의 대가 호시 신이치(1926~1997)의 주요 작품들을 옴니버스 형식의 극으로 재탄생해냈다.단편 소설보다 짧은 ‘쇼트-쇼트’(short-short) 형식의 개척자인 호시 신이치는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강력한 한방을 선사하는 천재 작가로 불려왔다. 그의 작품은 공상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고독과 같은 인류의 보편적인 감성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인철 연출은 그 중에서도 ‘죽음’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에 집중한다. ‘나는 살인자입니다’ 속 ‘죽음’은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상처 받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정신적 상처와 자연을 포함한 범우주적 ‘죽음’의 의미까지 뻗어나간다. 현 시대와 가장 맞닿아 있는 에피소드 선정을 위해 원작자인 호시 신이치의 소설 수백 편을 읽고 분석했으며 배우들의 개성을 통해 원작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배우들과 오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국립극단은 이번 작품을 통해 빠른 발전과 삶에 대한 허무가 공존하는 현 시대의 아이러니에 주목하고자 했다. ‘나는 살인자입니다’는 짧은 에피소드들을 한 편의 연극으로 엮은 작품인 만큼 주인공 역할이 없다. 그럼에도 김정호, 이봉련, 김정민 등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오는 27일까지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한다.연극 ‘나는 살인자입니다’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23 / 조회 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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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 신이치의 초단편소설, 연극으로 본다
연극 '나는 살인자입니다' 공연[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초단편소설을 개척한 일본 소설가 호시 신이치(1926~1997)의 작품을 무대에서 볼 수 있다. 27일까지 서울 서계동 소극장 판에서 공연하는 ‘나는 살인자입니다’(연출 전인철)는 호시가 남긴 초단편소설 중 ‘죽음’을 소재로 한 작품 8편을 연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각종 사고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인구조절 임무를 맡은 공무원의 이야기를 담은 ‘생활유지부’ △술 접대를 위해 만들어진 완벽한 미모의 로봇인 봇코짱의 이야기를 그린 ‘봇코짱’ △13일의 금요일에 나타난 귀여운 악마의 이야기를 담은 ‘거울’ △분해되지 못하고 우주에 버려진 로봇들이 지구의 주인을 추억하는 이야기 ‘어슴푸레한 별에서’ 등이다. 짧은 에피소드들을 엮은 작품인 만큼 별도의 주인공은 따로 없다. 김정호, 유병훈, 안병식, 이봉련, 권일, 김정민, 박희정이 출연한다. 호시의 소설은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반전으로 강력한 ’한 방‘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관람료 전석 3만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12 / 조회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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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SF 소설가 단편들 연극으로…'나는 살인자입니다'
국립극단 '젊은연출가전' 13번째 작품
'목란언니' '노란봉투' 전인철 연출 참여
10~27일 국립극단 소극장 판연극 ‘나는 살인자입니다’의 전인철 연출(가운데)과 출연 배우들(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목란언니’ ‘노란봉투’ 등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아온 연출가 전인철이 일본 SF 소설 대가 호시 신이치의 작품을 연극으로 올린다. 국립극단의 ‘젊은연출가전’ 시리즈 13번째 작품 ‘나는 살인자입니다’다.호시 신이치는 세계적인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작가다. 단편 소설보다 짧은 ‘쇼트-쇼트’(short-short) 형식의 개척자로 빠른 호흡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도 예상치 못한 반전을 담아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왔다. 전 연출은 호시 신이치의 작품 중 ‘죽음’을 소재로 한 단편들을 하나로 엮어 ‘나는 살인자입니다’로 선보인다.작품 속 ‘죽음’은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또 상처 받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정신적 상처와 자연을 포함한 범우주적 죽음의 의미까지 뻗어나간다. 이를 통해 빠른 발전과 삶에 대한 허무가 공존하는 현 시대의 아이러니에 주목한다.옴니버스 형식으로 별도의 주인공 역할 없이 여러 배우들이 다양한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김정호, 이봉련, 김정민 등이 출연해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국립극단의 ‘젊은연출가전’은 2011년 ‘우리 단막극 연작’으로 출발했다. 성기웅, 김재엽, 류주연, 박지혜 등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들의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며 동시대 젊은 연출가들의 역량을 계발하고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기회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나는 살인자입니다’는 오는 10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한다.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 국립극장 홈페이지와 전화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06 / 조회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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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진 야심작…고선웅, 北 이탈주민 애환 그린다
고선웅 각·연출 '탈출_날숨의 시간'
9~25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 무대
양영미·이지현 마방진 단원 총출동
한 달여간 인터뷰 기초로 쓰여져
탈북자매 이야기 통해 '다름' 보여줘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 콘셉트 이미지(사진=극공작소 마방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공작소 마방진이 2016년 마지막 작품으로 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 올린다. 지난 2014년 경기도립극단의 정기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작품이 2016년 극공작소 마방진의 제작으로 돌아온다.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인 고선웅이 연출과 각색을 맡아 제목은 ‘날숨의 시간’에서 ‘탈출_날숨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작품은 북한 이탈주민의 아픔과 애환을 그린다. 고선웅 연출과 마방진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전작보다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더욱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는 방침이다.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지난달 화류비련극 ‘홍도’로 한국 연극 최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한 극공작소 마방진은 고 연출이 창단한 젊은 극단이다. 연극 ‘홍보’ ‘칼로막베스’ ‘강철왕’ ‘들소의 달’ 등 독창적 무대와 실험성·대중성을 더한 작품으로 공연계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창단 10주년을 맡았다.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은 약 한 달여 동안 진행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인터뷰를 기초로 쓰였다. ‘새 꿈을 그리며, 목숨을 건 탈출에 성공한 이들의 남한 생활은 행복한가’란 질문에서 출발한다. 탈북 자매인 미선과 미영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체제에 대한 적응과 상대적 빈곤, 사회적 편견과 차별 등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이야기꾼 고선웅 연출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이야기를 보다 사실적으로 전달하고자 힘썼다고 했다. 특히 공연 초반 약 40분 동안 침묵 속에서 펼쳐지는 탈출 장면은 주목할 만하다. 무대 구석구석 쉬지 않고 뛰고 돌아다니며 삼엄한 경계를 헤쳐나가는 탈출 과정을 온몸으로 표현한다.국립극장 KB하늘극장의 원형무대는 고 연출과 마방진 배우의 합, 에너지가 더해져 마방진만의 독특하고 차별화한 스타일의 새 연극으로 변신할 전망. 정통 사실주의 연극을 표방한 작은 탈북 자매의 이야기 통해 ‘다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을 가감 없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담담하게 보여줄 예정이다.주인공 동생 미선 역에는 2014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양영미 배우가 연기한다. 언니 미영 역에는 이지현 배우가 맡는다. 이외에 유병훈, 이정훈, 이명행, 조영규, 김명기 배우 등 24명의 극공작소 마방진 단원이 총 출동한다.고선웅 연출은 “꿈을 이루기 위해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어온 북한이탈주민이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상황이 너무도 역설적이다. 작품을 통해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공연한다. 1566-5588. 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 콘셉트 이미지(사진=극공작소 마방진).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 포스터(사진=극공작소 마방진).▶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01 / 조회 3,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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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금지곡 연극으로…풍자·위트로 본 '정치검열'
'권리장전 2016_검열각하' 9월 공연
그때그사람·바보들의행진 외 총 4편
한달 동안 대학로 연우소극장 무대정부의 검열에 맞서 릴레이 공연을 펼치고 있는 ‘권리장전 2016 검열각하’ 9월 무대에 오를 총 4개 작품인 연극 ‘그때 그사람’·‘괴벨스극장’·‘바보들의 행진’·‘검열관과 털’ 포스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젊은 연극인들이 정부의 검열에 맞서 무대에 올리고 있는 릴레이 공연 프로젝트 ‘권리장전 2016_검열각하’이 9월 공연을 이어나간다.풀뿌리 후원 모금을 통해 긴 여정을 시작한 검열각하는 6월부터 8월에 이르기까지 총 13개의 연극 작품과 2번의 격월 포럼, 관객 리뷰단(관객수다모임) 등을 통해 검열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확산, 검열에 대한 시각을 확장하며 권리장전을 이어왔다. 이달 9월 한 달 동안에는 기획한 총 21개 작품 중 14~17번째에 해당하는 네 작품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이번 4개의 작품은 풍자와 위트를 통해 검열을 바라보는 시선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가장 먼저 ‘그때 그 사람’(극단 산·9월 1~4일)은 금지곡으로 선정됐던 노래들과 함께 무대 위 선술집으로 관객을 초대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검열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70년대에 만연했던 사전 검열, 금지곡, 사회와 문화에 대한 누군가의 감시와 통제 등을 통해 지금의 검열 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공동창작한 작품으로 윤정환이 연출을 맡았다.‘괴벨스 극장’(극단 파수꾼·9월 8~11일)은 모든 문화와 예술이 통제되고 조작되던 시기의 한 인물인 괴벨스를 통해 지금의 검열 현실을 이야기한다. 오세혁이 쓰고, 이은준이 연출했다. 이어 동명의 영화를 모티브로 검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을 조명하는 ‘바보들의 행진’(몽씨어터·9월 15~18일·이동선 각색 및 연출)과 검열하는 자의 관점에서 본 코미디 같은 검열의 모습을 전하는 ‘검열관과 털’(극단 미인·9월 22~25일·장석원 작, 김수희 연출)이 관객을 만난다. 권리장전 2016 검열각하 측은 “9월에는 검열로부터 저항했던 영화감독 등 실제 혹은 가상의 인물들을 통해 검열을 비틀어보는 유쾌한 시선과 풍자적 해석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9월 마지막 주에는 검열각하 참여극단인 그린피그와 기획팀이 공동으로 준비한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별기획은 그린피그 제작 공연 ‘비하인드 컷’을 중심으로 각각 공연, 파티, 포럼 등 열린 형태로 구성되며, 각 공연과는 별도로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9월 2주 중 공개된다. 권리장전 검열각하 티켓예매는 플레이티켓(www.playticket.co.kr)에서 가능하다. 전석 1만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01 / 조회 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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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신작 '곰의 아내', 회귀를 통한 인간다운 삶
서울문화재단 남산 예술센터가 2016년 하반기 신작 ‘곰의 아내’를 발표했다.연극 ‘곰의 아내’는 2015년 제5회 벽산 희곡 상을 수상한 고연옥의 ‘妻(처)의 감각’이 원작이다. 원작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삼아 써내려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 내면에 숨어있는 무의식과 죽음, 자연, 갈등 등을 담고 있다. 작품은 ‘회귀’를 모티브로 삼았다. 곰의 새끼를 낳은 여자와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대비시켰다. 모티브가 된 ‘회귀’는 여자가 인간사회와 곰의 동굴을 오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이는 짐승보다 나은 삶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된다. 공연 개막일에는 고연옥 작가의 희곡집이 발간된다. 연극 ‘곰의 아내’의 희곡집은 원제인 ‘妻(처)의 감각’으로 발간되며 극장 로비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7월 1일부터 판매한다. 또한, 연극 ‘곰의 아내’는 관객참여 프로그램인 극장투어를 시작한다. 극장투어 ‘어바웃스테이지(AboutStage)’는 7월 16일 12시부터 약 1시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연극 ‘곰의 아내’의 원작자인 고연옥은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칼집 속의 아버지’, ‘내 이름은 강’ 등을 집필했다. 연출은 고선웅이 맡았다. 고선웅 연출은 연극 ‘푸르른 날에’, ‘칼로막베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홍도’ 등을 연출했다. 그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지난해 동아연극상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올해의 연출가상을 받았다. 극 중 ‘곰의 아내’ 역은 배우 김호정이 맡았다. 이 외에도 안성헌, 최용민, 유병훈, 김명기, 김성현, 손고명, 강득종, 이지현이 출연한다. 연극 ‘곰의 아내’는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산 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21 / 조회 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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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고연옥 뭉쳤다…연극 '곰의 아내'
제5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무대화
남산예술센터·극공작소 마방진 공동제작
곰 vs 인간…삼국유사 신화 웅녀 모티브
7월 1~17일 남산예술센터 무대 올라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해 선보이는 연극 ‘곰의 아내’ 포스터(사진=서울문화재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해 ‘제 5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희곡 ‘곰의 아내’(원제 처(妻)의 감각)가 무대 위로 옮겨진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극공작소 마방진과 공동제작한 ‘곰의 아내’를 2016년 하반기 프로그램 첫 신작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곰의 아내’는 극작가 고연옥(45)의 작품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써내려가 신화적·원형적 상상력과 차가운 현실 세계가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숲에서 길을 잃은 뒤 곰의 새끼를 낳고 살아온 한 여자와 치열한 현실 경쟁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인 ‘곰의 아내’가 사회에서 다시 곰의 동굴로 회귀하는 과정은 과연 ‘인간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각색과 연출은 고선웅(48·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 연출이 맡았다. ‘회귀’라는 반복적인 모티브를 찾아내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2011년 ‘푸르른 날에’ 초연 이후 지난해 동아연극상 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올해의 연출가상을 휩쓸었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르기까지 작품마다 반향과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는 스타 연출가다.작가 고연옥은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칼집 속의 아버지’, ‘내 이름은 강’ 등 최근 몇 년 동안 발표한 신작을 통해 우리의 삶과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하나의 틀로써 신화를 다루고 있다. 곰의 아내 역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2014)에서 말기암 투병 중인 아내 역을 맡아 호평 받았던 배우 김호정이 연기한다. 이외에 배우 안성헌, 최용민, 유병훈, 김명기, 김성현, 손고명, 강득종, 이지현이 출연해 각각 특색 있는 역할로 완성도 높은 초연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한편 벽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벽산희곡상’과 창작초연연극의 산실 남산예술센터의 만남은 지난 2012년 제1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878미터의 봄’(작 한현주·연출 류주연)을 시작으로 2013년 제2회 수상작 ‘아버지의 집’(작 김윤희·연출 박정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새로운 창작극 발견을 통해 극작가의 창작 활동과 공연을 지원해 희곡 분야 발전에 기여하는데 의의가 있다. 작품은 이음 출판사 ‘이음희곡선 시리즈’를 통해 원제로도 출간돼 극장 로비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7월 1일부터 판매한다.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예매사이트에서 예매 가능하다. 전석 3만원이며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 8000원. 02-758-215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21 / 조회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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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문극장, 연극 ‘게임’ 관객을 위한 토크쇼
연극 ‘게임’이 4월 29일부터 5월 15일까지 매주 금요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연극 ‘게임’은 두산아트센터 인문 기획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의 공연이다. 연극 ‘게임’은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관객들의 관람 후기와 작품에서 담고자 하는 이야기, 제작 과정 등을 주고받는다. 진행은 연극 ‘게임’의 연출 전인철 및 배우 전박찬, 하지은, 백성철, 프로듀서, 영상 디자이너, 드라마터그 등이 맡는다. 토크쇼 출연진들은 공연 내용뿐 아니라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관객과 만난다. 주제는 생존을 담보로 모험을 하는 우리 세대 이야기, 하우스 푸어로 대두되는 도시 사회 문제, 생중계되는 사생활 등이다. 연극 ‘게임’은 4월 12일부터 5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사진출처_피알원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26 / 조회 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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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문극장 '게임' 관객과 대화장 연다
29일부터 매주 金 토크쇼 형식 진행
생활 속 게임 다양한 이야깃거리 꺼내
전인철 연출 등 제작진 참여할 예정연극 ‘게임’ 관객과의 대화 현장(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두산아트센터의 기획 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이 연극 ‘게임’ 공연을 찾은 관객을 위해 오는 29일부터 매주 금요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두산인문극장 2016 두 번째 공연 ‘게임’의 전인철 연출가를 포함해 배우, 프로듀서, 영상 디자이너, 드라마더그 등이 참석해 다양한 얘기를 나누는 유쾌한 자리다.연극 ‘게임’은 두산아트센터 인문 기획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 작품이다. 지난 17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관객들의 생생한 관람 후기와 ‘게임’에서 담고자 하는 이야기, 제작 과정 등이 오가며 큰 호응을 얻어 매주 금요일 관객과의 대화를 열기로 했다.공연 내용뿐 아니라 생존을 담보로 모험을 하는 우리 세대 이야기, 하우스 푸어로 대두되는 도시 사회 문제, 생중계되는 사생활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관객과 만난다. 연출 전인철 및 배우 전박찬, 하지은, 백성철, 프로듀서, 영상 디자이너, 드라마터그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연극 ‘게임’은 오는 5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건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다. 공연 티켓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doosanartcenter.com)와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두산아트센터의 공식 SNS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를 통해 사전 질문을 받는다. 관객과의 대화는 두산아트센터 팟캐스트를 통해 다시 들을 수 있다. 02-708-500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25 / 조회 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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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무료로 만나는 영화 ‘두산인문극장2016: 모험’
‘두산인문극장’이 ‘모험’을 주제로 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인투 더 와일드’를 상영한다. ‘잊혀진 꿈의 동굴’은 4월 25일에 상영된다. 감독은 베르너 헤어조크다. ‘잊혀진 꿈의 동굴’은 1994년 프랑스에서 발견된 3만 2천 년 전 인류의 모습이 남아 있는 동굴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5월 2일에 상영된다. 감독은 이호재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다큐멘터리 중 최단 기간에 2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80만원과 카메라 1대를 들고 무작정 유럽으로 떠난 청춘들의 모험을 담았다. ‘인투 더 와일드’는 5월 9일에 상영된다. 감독은 숀 펜이다. 주인공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스로 삶을 개척하려는 모험을 한다. ‘두산인문극장’은 두산아트센터 인문 기획프로그램이다. 올해 주제는 ‘모험’이다. ‘두산인문극장’은 영화 외에도 연극 ‘게임’, ‘인터넷 이즈 씨리어스 비즈니스’와 전시 ‘삼키기 힘든’을 준비했다. 세 편의 영화는 4월 25일, 5월 2일, 5월 9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무료로 상영된다. 사진제공_피알원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9 / 조회 1,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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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vs내 집 마련, 연극 ‘게임’ 관객과의 대화 진행
연극 ‘게임’이 4월 17일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연극 ‘게임’은 영국 극작가 마이크 바틀렛의 최신작이다. 하우스푸어의 극단적인 생존 게임을 소재로 한다. 집 없는 부부가 고객에게 그들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조건으로 입주하는 내용이다. 2015년 2월 영국에서 초연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전인철이 맡았다. 번역 및 드라마터그는 성수정이다. 출연진은 유병훈, 강말금, 백성철, 이지혜, 전박찬, 하지은, 김민하, 옥자연, 윤미경, 유동훈, 김광현, 백하민이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에는 전인철 연출과 성수정 드라마터크, 전박찬 배우가 참석한다. 이 공연은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의 두 번째 작품이다. 두산인문극장은 두산아트센터의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인문학을 예술로 풀어내는 기획 프로젝트다. 올해 4회째를 맞이했다. 연극 ‘게임’은 5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사진_피알원이수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4.19 / 조회 1,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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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아, 우리가 이 지경까지 왔구나’
끔찍했다. 오싹했다. 우리가 이 지경까지 왔구나. 부인할 수 없는 깨달음에 소름이 돋았다. 최근 우리가 사는 '지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많이 등장했지만, 무대 위 광경에 대한 객석의 파장이 아마도 가장 큰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연극 을 마주한 후다. 연극 은 등으로 국내 관객들과도 안면이 있는 영국 30대 중반 젊은 극작가 마이크 바틀렛의 2015년 신작이다.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작품을 통해 비춰내고 있는 이 작가가 에서는 '하우스 푸어' 이야기를 한다. 치솟을 대로 치솟은 전세가, 저금리로 자가 매매를 유도하던 불과 몇 개월 전의 부동산 정책의 균열 등으로 현재 '내 집인데 내 집 아닌' '은행의 집'에 기약 없이 살거나, 혹은 월세 제하면 남는 것 없는 월급봉투에 좌절하는, 수많은 하우스 푸어들이 살고 있는 한국의 상황과도 딱 맞는다. '럭셔리한 살 집'과 맞바꾼 '우리의 사생활' 극중 신혼부부인 애슐리와 칼리는 변변한 직장도, 살 집도 없다. 이때 등장한 달콤한 유혹. 엔터테인먼트 사업가가 제공하는 '력셔리한 집'에 살며 월급도 받을 수 있는 기회. 치열한 경쟁을 뚫고 그 기회를 잡은 이들은 마냥 즐겁다. 대신 이들은 집에서 사는 모습을 불특정 다수에게 전면 공개해야 한다. 실내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는 부부의 사생활을 가감 없이 촬영하고, 돈을 내고 입장한 관광객들은 집 밖 모니터를 통해 부부가 사는 모습을 보다가 두 사람 중 한 명을 마취총으로 쏴 맞추는 '게임'을 즐긴다. 총을 맞아도 잠시 기절했다 다시 일어나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는 부부도, 아이를 갖고 싶지만 무작정 날아온 총알에 놀라 불임이 계속되자 점차 생각이 바뀐다. 아이를 위한 '관계의 그날'을 위해 남편은 자신들을 24시간 지켜보며 관광객에게 게임을 안내하는 가이드에게 '잠시라도 자신들을 보지 말아줄 것'을 부탁할 정도다. 그렇게 힘겹게 얻은 아이도 관광객들의 '과녁'에서 제외되진 않는다. 누군가의 삶이 돈 내고 볼 수 있는 '구경거리'로 전락해버렸다 현재 우리에게도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익숙하다. 물론 몰래카메라 형식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집 안팎' 삶이 그대로 촬영되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즐긴다. 노출과 관음이 이색적인 한 쌍이 되어 엔터테인먼트의 인기 장르로 자리했다. 누구에게 잘잘못을 묻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욕망을 제대로 건드린 이 관계에 '돈'과 '산업'이 자리하고 있음이 아찔할 뿐. 결국 이 작품은 '하우스 푸어'에서 시작되지만 '살기 위해 삶을 버린',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스스로 내던진 '디그니티 푸어'(dignity poor), 우리에 대한 반사경일지도 모르겠다.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점은 양육강식의 논리로만 종족이 번식하지 않는다는 것일테다. 암전 때마다 등장하는 여우 사냥 광경은 그래서 더욱 지켜보기 괴롭다. 공연은 5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에서.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6.04.14 / 조회 9,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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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푸어 다룬다…英 최신작 연극 '게임' 초연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 두 번째
주목 받는 극작가 마이크 바틀렛 최신작
하우스 푸어 등 현대도시 사회문제 다뤄
오는 4월12일 두산아트센터서 개막‘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의 두 번째 작품인 연극 ‘게임’의 포스터(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영국의 떠오르는 극작가 마이크 바틀렛(Mike Bartlett)의 최신작이자 두산아트센터 인문 기획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의 두 번째 작품인 연극 ‘게임’(Game)이 오는 4월 12일 국내 초연한다.작가 마이크 바틀렛은 2011년 영국에서 연극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로 영국연극상 최고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를 다룬 다양한 작품을 통해 주목 받는 극작가다. ‘게임’ 역시 2015년 영국에서 첫 선을 보인 후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작품은 집 없는 부부가 생존을 담보로 사생활이 공개되는 집에 입주하는 모험을 소재로 한다. 극 중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가가 부부에게 제공한 집은 멋진 가구, 아늑한 침실을 갖춘 완벽한 곳이지만, 게임에 참여하는 고객이 부부의 사생활을 지켜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극단적 설정을 통해 도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하우스 푸어’의 상황을 보여준다. 무대는 사실적인 집 내부를 구현해 실제로 타인의 집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집 주변에 관객 좌석을 배치해 관객이 직접 공연 속 게임에 참여한 듯한 현장감을 즐길 수 있다. 4월 12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5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열린다. 4월 17일 공연 후에는 전인철 연출, 성수정 드라마터그, 전박찬 배우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가 40분간 진행된다. 공연 티켓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www.doosanartcenter.com)와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02-708-500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9 / 조회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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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 모집…“인문 강연부터 공연 할인혜택까지!”
두산아트센터가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과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한다.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은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하는 인문 기획프로그램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두산아트센터는 매년 다른 테마를 선정하여 두산인문극장을 운영해왔다.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은 두 가지 수료 과정이 있다. ‘Do; 스콜라(Schola)’와 ‘Do; 에디터(Editor)’ 다. ‘Do; 스콜라(Schola)’는 두산인문극장 통합 과정을 함께하는 관객을 말한다. 이들은 강연, 전시, 영화 무료 관람 및 공연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Do; 에디터(Editor)’는 SNS를 통해 두산인문극장을 알린다. ‘두산인문극장 2016: 모험' 은 두산아트센터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모집을 진행한다. 모집 기간은 3월 12일까지다. 사진 제공_피알원 이기원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3.10 / 조회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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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닭도리탕이 되지 않는 우리를 바라며
이 무슨 '초딩'스러운 싸움인가. 짝꿍과 다툰 한 아이가 책상 가운데 연필로 선을 그어 내 칸, 네 칸을 나누고 절대 내 영역으로 넘어오지 말라고 말한다. 덩치가 큰 쪽이나 다툼에서 작은 승리를 거둔 사람이 책상 분할선을 그을 땐, 그 영역이 공평하게 1대 1로 나뉘는 것도 아니다. 책을 펴기도 좁은 책상 위에서 어찌어찌 버티던 나머지 아이는 울어버리거나, 선생님한테 이르거나, 혹은 화해를 청하려 짝꿍의 눈치를 보기도 할 터인데, 이러한 모습 또한 똑 닮았다. 바로 다 큰 어른들이 모여 있는 이곳, '제45갱생시설'과 말이다. 일본 작가 츠치다 히데오 작, 김광보 연출의 는 우연에서 시작된 분쟁, 분쟁을 키우는 권력의 무분별한 질주, 그 안에서 더욱 강해지는 파벌 등의 웃지 못할 인간사를 블랙코미디로 빚어 놓은 무대다. 시작은 훈훈하다. 교도소 안 수감자들은 오손도손 같이 작업도, 식사도, 게임도 하며, 간수들은 시대가 바뀌어 이제 수감자들의 '하녀'일 뿐이다. 하지만 한 덩어리였던 곳이 두 개의 나라로 분리되자, 이 경계선 바로 위에 위치한 교도소 내에도 양쪽으로 가르는 선이 생긴다. 순식간에 한민족이 다국적 공동체가 되더니, 이윽고 상대를 전복시키려는 적으로 마주한다. 장난으로 시작된 '선 넘기'가 대립각을 더욱 예민하게 세우는 '도발'이 되고, 도발이 시작되면 공격도 시작. 정말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정작 선은 중요하지 않다. 다소 상투적이긴 하지만, 극 마지막 "선은 내 마음 속에 있었어"라는 대사가 이 작품이 말하고 싶어하는 부분일 것이다. 선은, 그저 공통점으로 동질의식을 갖고, 무리가 되어 힘이 쌓이고, 그 힘으로 다른 무리를 제압하고 싶은 인간의 어리석은 이기심의 촉발제이며, 이후의 상처일 뿐이다. 그 안의 군중심리가, 강렬한 소수에 이끌리는 중우정치가 종종 이 세상의 다양성을 업신여기고 사안을, 진실을 흐리게 만드는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 자주 목격해 와서, 이들의 한바탕 소동에 마냥 웃다가 끝날 수 없게 만든다. 실소가 폭소로 바뀌는 순간 끝에 찾아오는 작은 씁쓸함은 이 작품의 빠질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각양각색 인물들도 우리 사회를 이루는 나이고, 너이고, 또 그를 비쳐낸 자화상이다. 눈치나 보거나, 앞뒤 논리도 전혀 안 맞는 다혈질에 볼품없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처음엔 '웃기'지만 갈수록 가슴 한 켠이 따끔거린다. 하지만 결코 무겁지 않다. 오히려 작정하고 망가지는 배우들의 '찌질함'이 관객들의 예상 밖에서 허를 찌르며 너무나도 가볍게 팔랑거린다. 다소 어두울 수 있는 메시지를 무척이나 가볍게 이야기하는 재주는 대본, 연출의 힘도 있겠지만, 유연수, 김영민, 유병훈, 이석준, 유성주, 한동규, 이승주, 임철수 등 원캐스트로 전 무대를 지키는 여덟 배우들의 환상의 호흡 덕도 크다. '닭도리탕'은 극중 가장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부분일 것이다. 공연을 보지 않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 위해 극중 의미는 밝히지 않은 채, 우리 모두 '닭도리탕'이 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명랑한 이 작품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5.11.12 / 조회 7,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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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몰랐던 찌질함 드러나"<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개막
츠치다 히데오 작, 김광보 연출의 연극 가 개막에 앞서 5일 낮 작품의 일부를 언론에 공개하고 이야기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가상의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무심코 그은 선 하나로 인해 두 세력으로 나뉘는 죄수들과 힘의 논리에 휘둘리는 간수들에게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치졸함과 비이성적인 모습을 유쾌하게 비춰낸다. 작가 츠치다 히데오도 개막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작가, 연출가, 배우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그는 과거 공연된 의 작가로도 국내 관객들에게 친숙한 이름이다. 이번 작품도 와 마찬가지로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펼쳐내는 남다른 코미디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공연은 오는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선 하나를 그음으로 인해서 변하고 드러나는 인간 본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연극이 전개되어나가는 것까지가 이성적인 부분이고, 참상이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찌질함이 나타나죠. 8명의 배우들로 인해서 흘러가는 연극인데, 주연급 배우들을 캐스팅해두고 어떻게 이 작품 안에서 앙상블을 이뤄나갈 것인가를 연습하는 내내 생각했습니다. 앙상블은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들이 오셔서 유쾌하게 웃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연출가 김광보) "작품 집필 당시 일본과 중국이 영토를 둘러싼 분쟁이 있었어요. 마침 그때 일로 중국에 가게 됐는데, 그곳에서 중국의 연극인들과 인간적인 교류를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와보니 일본 내 중국에 대한 보수화 경향이 짙어져 있더라고요. 이런 부분을 어떻게 작품으로 표현할까 고민하며 쓴 작품이 이번 작품입니다. 연극인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말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언어로서 이 작품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어제 최종 리허설을 봤는데 배우들 한 명 한 명이 다들 매력적이었다는 걸 가장 먼저 느꼈습니다. 그럴 경우 저마다 눈에 띄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 배우들은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그 점이 가장 좋았습니다." (작가 츠치다 히데오) 에 출연하는 8명의 배우들"연출님이 항상 배우를 캐스팅할 때 그 사람이 무대 위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이면을 많이 끄집어 내는 것 같아요. 여기 배우들도 평소 못 봤던, 본인 성격의 모습을 끄집어 내고 있습니다." (이석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하나 같이 찌질하고 모자란 부분이 있습니다.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치졸한 모습을 꺼낸 것 같은데, 그 모습 안에 숨겨진 진실성을 보자는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민) "잠 못 주무셔서 짜증내시느거죠? 맞죠?""상상 오셀로 게임, 재밌어요!""이구 허는 착해. 춤도 춰봐~.""하나, 둘, 하나, 둘,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둔해져""여기, 큰물에서 한 번 안 놀아본 사람 있어?"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1.06 / 조회 6,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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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배우의 명쾌한 신념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한동규
연습 전 마주한 한동규가 처음으로 한 말은 "왜 저를 인터뷰하시는 거에요?"였다. 올해만 해도 그는 등 세 편의 연극, 뮤지컬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변함없이 선보인 '관록의 배우'임과 동시에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든 영화 에서 일본군으로 등장해 그간 무대 위의 그를 보지 못했던 많은 대중들에게 자신의 모습과 이름을 더욱 알린 '뉴페이스'이기 때문이다. 동글게 부푼 곱슬머리, 그와 어울리게 자리한 콧수염, 강렬하게 반짝이지만 웃음기 어려있는 눈동자. 등장만으로도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그는 절제를 알고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 감각을 바탕으로 13년 간 배우라는 자신의 길을 묵묵히 다져오고 있는 배우 한동규다. 이제 그는 가상의 교도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경계와 힘의 논리, 인간성의 변화 등을 유쾌하게 다룬 연극 의 간수로 등장할 참이다. 스스로 생계형 배우라 지칭하는 자의 자신감과 무대를 향한 번민 없는 믿음, 그리고 명확한 시선이 얼마나 한 사람을 빛나게 하는지, 이번 작품에서도 지켜보면 좋을 것이다.Q. 일본군 역을 맡아 출연한 영화 이 큰 흥행기록을 세웠다. 단역만 계속 하다 조연으로서는 첫 영화인데 잘 돼서 좋다. 망하면 안 되는 작품이었다,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웃음) 최동훈 감독님이 워낙 잘 만드시는 분이니까, 다음 작품 기대하고 있습니다! (웃음). Q. 그러고 보니 출연한 영화 편수가 많지는 않더라. 한 세 편? 띄엄띄엄 했다. 그리고 워낙, 나도 찾아야 보이는 배역들이라, 훅 지나가고. (웃음) 난 들어오는 건 다 한다. 가족들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웃음) 작품도 안 가린다. 스케줄 맞으면 다 한다. Q. 올해 뮤지컬 에서도 친일파 역으로 등장했다. 한 해에 친일파 역을 두 번이나 맡은 셈이다. 광복 60주년에 친일파 역으로 1년을 먹고 산다는 게 쉽지 않은데.(웃음) 글쎄, 내가 친일파 이미지에 잘 맞나 보다. 은 '나쁜 역할이다'고만 하고 섭외가 됐는데 '괜찮다, 얼마나 나쁘겠냐' 하고 와 보니 진짜 나쁜 놈이더라. 공연하면서 욕 많이 먹었다. 어우, 진짜 쌍욕도. (웃음) 물론 역할이라 애교 섞인 욕이긴 한데 좀 기분은 나쁘더라. 난 역할에 충실한 것 뿐인데. 얼마 있지도 않은 팬들 다 떨어져 나갔다. (웃음) Q. 곱슬머리, 수염은 대부분의 작품에서 변하지 않고 만날 수 있는 한동규의 모습이다. 그런데 일부러 고집한 적은 없다. 연출이 원하면 바꾸는데 (김)광보 연출님은 스타일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으시더라. 예전에 최용훈 연출님은 본인이 지겨우시니까, 이번에 머리 한번 자르자, 수염도 자르고, 그러셔서 그렇게 했다. 근데 내가 어색해서 죽는 줄 알았다. 너무 얼굴이 평범해져서.(웃음) 장모님도 사위는 수염 기르는 게 낫다고, 그게 배우 같다고 하신다. Q. 데뷔 후 초창기 사진을 보니 곱슬머리도 아니고, 수염도 없는 매끈한 얼굴이 정말 '꽃미남'이더라. 그런가? 내가? (웃음) 머리는 파마한 거다. 파마한 건, 뭐, 멋있어서? (웃음) Q. 어려서부터 배우를 꿈꿨나? 어려서 꿈은 은행에 취직하는 거였다. 평범한 직장인. 집에 아들이 하나다 보니까 어렸을 때부터 알게 모르게 그렇게 주입이 된 것 같다. 나중에 내가 부모님 모셔야 하니까, 취직하려고 주산학원도 열심히 다녔다, 6년이나, 오로지 은행에 가려고. 그래서 과도 오로지 경영학과. 그러다 대학교 1학년 때 극예술연구회라는 동아리를 들어갔고, 동아리 문을 잘못 여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 (웃음) 그(연극) 매력에 푹 빠져서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갑자기 연극한다고 하니까 집에서 난리가 났었는데, 그렇다고 크게 말리진 않으시더라.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부모님은 내가 금방 성공할 줄 알았던 것 같다. 금방 텔레비전에 나오고. 그렇게 시작이 됐다. 텔레비전 한번 나오는 데는 오래 걸렸지. (웃음) Q. 무엇이 그토록 무대에 빠지게 만들었을까. 무대에 있는 게 그렇게 좋았다. 관객이 날 바라봐 주고, 마지막에 박수 받고. 그 희열이 어떤 걸로도 표현이 안 되더라. Q. 극단 아리랑에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극예술동아리 선배가 먼저 아리랑에 입단해 있었다. 본격적으로 연극을 하고 싶다고 선배한테 말씀을 드렸다. 어떻게 해야 대학로에서 프로로 활동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아리랑 들어와라, 그래서 들어갔다. 거기서 막내부터 시작한 거다. Q. 극단 입단 후 무대에 서기까지 제법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안다. 3년 걸렸다. 난 내가 잘 하는 줄 알았고 그래서 바로 무대에 설 줄 알았다. 그런데 우물 안 개구리였지. 동아리 안에서 잘 해봐야 뭔 소용이 있겠나. 또 그땐 다 취직하러 가고 연극만 하겠다는 사람이 나 밖에 없었다. 그래서 무대에 섰던 거고. 극단엔 워낙 선배도 많았고, 신입단원을 바로 무대에 세우지도 않았다, 조명실부터 들어가게 했지. 규율이 그랬다. Q. 자신감을 가지고 20대 후반에 들어간 극단, 그 안에서 3년의 기다림은 결코 쉬운 시간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렇게 조급해하지 않았던 것 같다. 조명실에서 선배들 연기 보고 배우고, 이것도 되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이 욕심이 없었다는 건 거짓말이고, 뭐, 칼 갈았지, 조명실에서. (웃음) Q. 조급해하지 않았던 것은 본인의 성격 영향도 있지 않을까. 같이 공연하던 박철민 선배가 그때 영화 로 조금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는데, 술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나도 좀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할 수 있겠나" 물었을 때 35살까지 무조건 버텨야 된다고, 그 말 믿고 버텼다. 그런데 서른 다섯에 만나니까 다시 40살까지 버텨야 한다고. (웃음) 계속 버티는 인생이었다. 끝까지 버텨보자, 그런 마음 없었으면 중간에 그만뒀을 수도 있었을 거다. Q. 잘 버틴 것 같나? 잘 버텼다. 내 천직이니까. 배우 안 했으면 뭐 했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상상이 안 된다. 그런데 직장생활도 잘 했을 것 같긴 하다. 유머러스하게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 내가 빠릿빠릿하게 일도 좀 잘하는 편이고 눈치도 빠르고 해서. 정년퇴직이 없다는 점에서도 이 일(배우)이 좋다. 나이 지긋한 선생님들 뵈면, 아, 나도 저 나이 때까지 연기해야겠다, 그 생각 든다. 이호재 선생님이나 오영수 선생님 같은 분 뵈면 정정하시지 않나. 연극을 하시니까 더 건강하신 것 같다, 계속 일하시니까. Q. 출연했던 작품들을 보면 강렬한 이미지를 줄 때가 많다. 대단히 희극적이거나 또는 대단히 악하거나. 희극적 캐릭터는 내 몸에 제일 잘 맞는 옷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희극적 캐릭터만 고집한 적은 없는데 대부분의 연출가들이나 캐스팅하시는 분들이 그런 역할들을 (내게서) 원하시더라. 아니면 아예 강렬한 악역으로 가든지. 그렇게 좀 극단적인 캐릭터를 많이 한 것 같다. Q. 희극적 캐릭터라 해도 작정하고 웃기는 인물, 그러한 표현은 아니었다. 어렸을 때는 무조건 웃기려고, '내가 다 웃길 거야' 하고 별 짓을 다했다. 그런데 조금씩 나이가 들다 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라. 코미디가 진짜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한다. 코미디 호흡이 어마어마한데,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고 그 흐름, 호흡, 템포를 알아야 관객들을 웃길 수 있으니까. 그런 호흡으로 욕심을 좀 비우고, 내가 골을 넣으려 하지 않고 수비한다는 마음으로 항상 작품에 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금 절제하게 되고. 연습할 때는 마음껏 해보는 스타일이다. 그렇게 깎아내는 과정이 있고 마지막에 공연 때는 어느 정도의 선에 도달하는 거다. 그런데 뭐라 해도 코미디 연기할 때가 가장 편하고, 그런 재능도 조금 있는 것 같긴 하다. (웃음) Q. 집에서도 코믹한 아빠인가? 되게 평범하다. 말도 별로 없고. 아무래도 밖에서 에너지를 많이 쓰다 보니까 집에 들어가면 녹초가 돼서. 그렇다고 뭐 그게(원래 성격) 어디 가겠나. 애들한테 책 읽어 주는 거 되게 좋아 한다. 캐릭터 다 바꿔가지고. (웃음) 동화책을 한 편의 작품처럼 읽어버리니까 애들은 좋아한다. (웃음) Q. 연출 작업을 한 적도 있다. 연출을 하겠다고 달려든 건 아니고, 극단 프로젝트로 한 번 해 봐라, 해서 했는데 너무 어렵더라. 내가 연출론이라는 게 없고, 그러니 자꾸 외부에서 봤던 연출들은 흉내 내고 있더라. 아우, 이런 건 아니다 싶어서 거기서 접었다. 난 연기하는 게 좋다. Q. 잘 하는 사람들을 따라 하다 보면 내 실력도 느는 것 아닌가. 그렇다. 그런데 난 롤모델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사람은 없었다. 선배들의 좋은 호흡이나 화술들을 따라해 본 적은 있는데 그걸 내 걸로 만들어야겠다, 이런 적은 없었다. 극단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이런 캐릭터로 온 것 같다. Q. 자신감, 자기 확신이 큰 것 같다. 전공서적을 읽어본 적도 없고 누구에게 연기론을 배워본 적도 없고, 오로지 젊었을 때 무대 경험만으로, 술자리에서 주워들은 게 다다. 그래서 나한테 거창하게 무슨 연극적 이론을 대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순간에 딱 표현할 수 있는 게 배우라고 생각할 뿐이다. Q. 과거 박철민에게 물었던 것처럼, 후배 배우가 '언제쯤 나도 선배처럼 뭔가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일단 버텨라. (웃음) 그리고 많은 무대 경험을 쌓아라. 연극 그만두고 영화사에 프로필 막 돌리는 후배들 있다. 그 마음은 알겠으나 되게 덧없는 행동 같다. 아무것도 안 하고 프로필만 돌리면 기회가 오기도 힘들 뿐더러, 그 시간에 차라리 어떤 작품이든 작품을 알아보러 다녀야지. 그렇게 하다 잠깐 쉬고 다시 연극으로 돌아오면 이미 설 자리가 없는 경우도 있다. 묵묵히 그 길을 가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오는데. Q. 스스로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 의심도, 고민도, 후회한 적도 없었나? 없었다. 하다 보니 (사람들이) 공연 보러 오고, 공연 보신 감독님이 캐스팅도 하고. 내가 억지로 뭘 막 했다면 그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묵묵히 자기 일을 하다 보면 찾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Q. 순리에 맡기는 쪽인 것 같다. 작품 선택할 때도, 작품을 읽어보고 선택하지 않고 스케줄 맞으면 다. (웃음) 생업으로, 내가 작품 고르고 할 때가 아니니까. 운이 좋게 지금 김광보 연출님도 그렇고 그 전에 연출님들도 그렇고, '이거 왜 했지?' 그런 생각 드는 작품이 없는 걸 보면 지금까지 순리대로 잘 온 것 같다. 욕심 안 내고. 운이 좋았던 거지. Q. 의 간수 '대기 곽'은 시류에 편승하고 힘을 가지면 그 힘을 남용하는 캐릭터이다. 누구나 그 상황에 처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진짜 무소불위의 완장을 차게 됐을 때 주변을 통치하고 억압하려는, 그런 본능은 누구나 인간 본연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래서 처음부터 악한 인물이 아니고 그 상황에 처했을 때 변화하는 인물이라고 본다. Q. 의 배우들은 대본 리딩할 때도 배역이 정해지지 않았는데, 간수 두 명(유연수, 한동규)만 캐스팅 때부터 배역이 확정되었다고. 광보 연출님이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서 캐스팅하신 걸로 일단 생각한다. (어떠한 장점이 캐릭터와 맞았다고 생각하나?) 뭘까, 어떤 명쾌함? 뜨뜻미지근하지 않은. 예전에 연출님이 나에게 되게 명쾌한 사람이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배려. 이 말을 내 입으로. (웃음) 내가 되게 남을 배려하는 배우라고. 앞에 안 나서고 서포트하는. 지금 대기 곽도 그런 역할인 것 같다. 물론 나중에 권력을 잡았을 땐 앞에 나서기도 하지만 중반까지는 극에서 죄수들을 서포트해야 하는 역할이다. 내가 뭘 해보려고 욕심을 내면 작품도 죽을 뿐더러 되게 안 좋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그런 것 같다. Q. 주인공 욕심이 없나? (2007)에서는 주연을 맡기도 했는데. 글쎄. 되게 부담스럽더라. 포스터 맨 위에 내 이름이 올라와 있다는 게. 작품이 잘 되고 안 되고가 나한테 달려있는 것 같고. 내 성향도 원톱으로 나서서 뭘 끌고 가거나 그런 건 아직 자신이 없다. 배우가 어떻게 주인공 욕심 없겠나. 물론 있는데,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다, 욕심 안 내고. 그리고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더 빛나고 박수 받고 관객들 뇌리에 강하게 남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지. Q. 올해로 배우 데뷔 13년이 되었다. 시작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밑바닥에서부터 배우로서의 인성을 극단에서나 참 많이 배운 것 같다. 바로 인기 얻고 바로 무대에 섰다면 우쭐한 마음에 빨리 지치고 좌절도 했을텐데, 벽돌 쌓듯이 차곡차곡 올라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쉽게 지치지 않고 계속 이 일을 할 것 같다. 한 작품 할 때마다 대본이랑 포스터, 팜플렛, 계약서까지 (웃음) 파일로 해 두는데, 하나하나 쌓이는 게 되게 뿌듯하더라.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아빠가 걸어온 길을 보면 '아빠가 이런 일을 했구나', 그러지 않겠나. 더 이상 꽂을 데가 없을 때까지 하나하나 쌓일 때마다 자부심도 크고, 언제까지 쌓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내 가보 같은 거다. Q. 생계형 배우임을 강조하지 않았나. (웃음) 생계형 배우이긴 하지만 자본에 휘둘리고 싶지는 않다. 일이 겹쳤을 때는 고민도 하는데 과감히 연극 쪽으로 선택하는 편이다. 할 때, 돈을 좀 벌 수 있는 일이 겹쳤다. 돈이 한 열 배 차이는 나더라. 애랑 엄마랑 노는 거 보는데, 아,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래, 나한테 없었던 돈이라 생각하자' 그러고 를 했는데 그 해 상을 다 휩쓸었다. 그때 돈을 선택했으면 내가 여기까지 못 왔겠다 싶다. 역시 무대는 배신하지 않는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생계형 배우가 돈 되는 것만 한다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들어오는 건 다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달수 선배님 되게 존경한다. 1억 배우지 않나. 그런데도 여전히 연극배우 같으시다. 아무리 바빠도 1년에 한 편씩 연극하려고 하시고, 돈 벌어서 극단 연극 제작도 하시고. 애정이 남다르신 것 같다. 나도 진짜 바빠지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꼭 1년에 한 두 편씩 연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감을 놓쳐버리면 나중에 무대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두렵기도 할 테고.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11.05 / 조회 13,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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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연습공개
상상 그 이상의 이상한(?) 작품이 될 분위기다. 가만히 자리하기만 해도 묵직한 존재감을 저마다 뿜어내는 배우 8인이 분명한데, 이곳에서는 촐싹맞고, 변덕쟁이며,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가, 금방 삐치기도 하는, 그야말로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로 변신해 연습실을 들썩거리게 하고 있었다. 정말 '살짝 넘어가기만' 했는데, 이 난리가 나다니. 보다가 웃음이 터지는데 그 뒤엔 가슴이 뜨끔거리며 씁쓸함도 남기게 하는 이곳은, 연습 현장이다. 연극 , 드라마 등을 쓴 일본 작가이자 연출가 츠치다 히데오가 쓴 는 교도소에 수감된 6명의 죄수와 2명의 간수들이 우연히 국경을 가르는 선 하나를 그으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담은 블랙 코미디다. 제 각각의 캐릭터들이 스스로 교도소 내 선을 긋고 이를 중심으로 편을 나누며 생기는 충돌과 힘의 관계에 따라 흥미롭게 목격할 수 있는 인간 심리의 변화 등이 이 작품을 마냥 '웃음'에서만 그치게 하지 않는 요소가 될 듯하다. 우연한 기회에 도쿄에서 이 작품의 초연을 봤다는 김광보 연출은 "블랙 코미디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아주 시의적절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츠치다 히데오는 이 작품을 내놓으며 "대지진 이후 다들 너무 살벌해진 것 같다. 단정적인 발언을 하는 사람이 눈에 띄고 정치에 대해서도 정책 이전에 입장만으로 비판을 하는 것 같은 감정이 앞서는 발언들이 눈에 들어왔다. 연극으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을 때 정치나 사회를 운운하기 이전에 인간 행위에 시선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광보 연출은 이 말에 적극 공감하면서 "인간 자체가 사회 구성원 중에 하나니까, 인간이 변해간다는 건 사회가 모순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더욱 확장된 메시지가 작품 안에 담겨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 국내 공연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이른바 '김광보 사단'이라 불릴 정도로 과거 김광보 연출작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줬던 배우들의 대거 출연이었다. "이 작품은 호흡이 잘 맞아야, 앙상블이 잘 맞아야 해요. 8명이 다 주인공이기 때문에 어느 하나 비중이 모자라다, 그런 것도 없고요. 그래서 앙상블을 생각해봤을 때 익히 작업해 왔던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했죠."(김광보) 최근 영화 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을 밟았던 김영민과 등에 출연하며 올 한해 가열차게 무대 위를 채우고 있는 이석준, 그리고 등의 작품에 출연해온 이승주, 등의 유성주를 비롯해, 이번이 김광보 연출과 첫 작업인 유병훈과 임철수 등 오랜 시간 무대를 탄탄하게 채웠던 배우 6인은 이번에 경범죄로 수감된 죄수로 변신한다. 배역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대본 리딩을 시작했다는 팀이지만, 처음부터 배역이 결정된 두 사람은 바로 간수 역을 맡은 유연수와 한동규다. 동료 배우들이 입을 모아 "적역을 만났다."고 칭하는 간수 경보 역의 유연수는 언제나 잠을 청하는 게으른 간수이면서 힘을 가진 후배에게 쩔쩔매는 모습이었고, 또 다른 간수 대기 역의 한동규는 원리 원칙을 따지지만 힘을 얻게 되자 무자비하게 자신의 세를 과시하고 주변을 장악하려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었다. 가장 반전인 캐릭터가 누구냐고 묻자 과격하고 거친 장창 역으로 등장하는 이석준은 "여기서 정상인 사람은 없는 것 같다."며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한국 초연을 위해 등을 쓴 김은성 작가가 각색을 맡았다. 저마다 이유가 궁금해지는 독특한 이름도 기억해두면 좋을 듯하다. 는 오는 11월 5일부터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udiochoon.com)
2015.10.16 / 조회 7,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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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보 연출 신작 <살짝 넘어갔다가 얻어맞았다> 캐스팅 공개
지난해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풍자극 을 선보여 큰 호평을 이끌어냈던 김광보 연출이 오는 11월 새로운 연극 를 무대에 올린다. 는 연극 와 드라마 등의 각본으로 잘 알려진 일본작가 쓰치다 히데오가 쓴 희곡으로, 국내에서 올해 처음 공연되는 작품이다. 교도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연극은 여섯 명의 죄수와 두 명의 간수들이 바닥에 장난처럼 그은 선 하나로 통제 불가능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 내면의 속성을 코믹하고 신랄하게 비꼬는 작품이다. 이번 연극을 제작하는 LG아트센터 측은 “이번 작품을 위해 김광보 연출이 일찍이 팀을 꾸려 오랜 기간 작품에 대한 구상을 해왔다.”고 전했다. 그간 등에서 김광보 연출과 작업해온 유연수, 김영민, 이석준, 이승주, 한동규를 비롯해 유병훈, 유성주, 임철수가 출연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그려낼 예정이다. 개성 넘치는 실력파 배우들이 주고받을 팽팽한 긴장감과 에너지가 기대를 모은다. 는 오는 11월 5일부터 18일까지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LG아트센터 제공
2015.08.11 / 조회 9,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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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5월이면 생각나는 연극, <푸르른 날에> 고선웅 연출 & 이명행 배우
“숨도 안 쉬네요” 고선웅 연출이 던진 농담에 그제야 참가자들이 웃으며 긴장을 풀었다. 숨소리도 안 들릴 만큼 모두 귀를 바짝 세우고 이야기를 경청한 이 곳은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서 진행된 연극 팬미팅 현장. 이날의 주인공인 고선웅 연출과 이명행 배우는 ‘5월이면 꼭 봐야 하는 연극’으로 꼽히는 를 2011년부터 이끌어온 주역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하 광주항쟁)을 다룬 이 연극을 통해 고선웅 연출과 이명행 배우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이날의 이야기를 전한다.광주항쟁 후 30년, “이젠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무대로 는 광주항쟁으로 일그러진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다. 각색 및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광주항쟁이 일어났던 1980년 경기도 가평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고. “그 때 제가 국민학교 6학년이었는데, 집에 17인치짜리 금성 텔레비전이 있었어요. 그 텔레비전으로 광주항쟁 관련 방송을 보는데 전부 다 “폭도다, 북한의 사주를 받았다” 이런 얘기만 들었어요. 그러다 더 커서 광주에 있는 고등학교를 가게 됐는데, 그 때 비로소 광주항쟁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죠.” 운동권이었던 매형과 누나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당시 금서였던 관련 서적들을 통해 광주항쟁의 진실을 알게 된 그는 광주항쟁이 일어난 지 30여 년이 지났을 무렵 로 처음 그 이야기를 꺼냈고, 그 다음으로 의 연출을 맡게 됐다. “30년이라는 세월, 한 세대가 바뀔 만큼의 세월이 지났으니까 이제는 어떻게 해서든 그 이야기를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11년 첫 무대에 올라 그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는 배우들의 명랑하고 과장된 액션 등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30년 전 광주의 아픔을 역설적으로 그려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선웅 연출은 이같은 표현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프로포즈를 할까 생각해보면, 처음엔 멋진 스카이빌딩에서 반지를 줄까 생각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계속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너무 뻔한 것 같아서. 그래서 자꾸 생각을 바꾸고, 거꾸로 된 표현방법을 찾게 되죠. 마찬가지도 연극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비틀어서 갈 필요가 있었어요. 명행 씨도 굉장히 창의적이고 또 진지하게 연습에 임하기 때문에 연습하다 보면 창의적인 것들이 막 나와요. 그래서 그걸 살리다 보면 계속 다른 표현방법이 나오는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슬픔을 웃기게 표현해도 지장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대로 간 거에요. 일부러 꾀를 부리거나 하진 않았어요.” “아픈 마음 이제는 치유하자”고 말하고 싶어 그렇다면 이들이 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2011년부터 세 차례 주인공 ‘오민호’로 분해온 이명행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광주항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1년 처음 이 공연을 하면서 놀랐던 건, 광주항쟁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였어요. 공연 보신 젊은 분들 중에 자신의 고모, 삼촌들이 그 일을 겪었다고 하신 분들도 많았고,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실제로 자신이 그 때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신 분도 있고요. 광주항쟁이 그리 먼 일이 아니구나, 완전히 해소된 일이 아니구나 싶었죠. 그렇게 관객 분들에게 5.18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시켜드릴 수 있는 정도만 되도 저는 만족해요.” “처음엔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고 다 ‘광주이야기’라고만 했어요. 물론 소재는 광주항쟁이 맞죠. 근데 저는 그냥 저는 그냥 거대한 역사의 탁류에 휩쓸렸던 개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어느 역사사건에 대해 조사하다 보면 정말 기가 막힌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요. 병자호란, 임진왜란 때도 김을 매던 부인이 지나가는 남편에게 ‘어디 가요?’ 물으니까 남편이 ‘어디서 부르네’ 무심히 말하고 갔는데 그게 끝인 거에요. 남편도, 자식도 그렇게 가서 안 돌아와요. 기구한 사연이 너무 많아요. 근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모르죠. 그냥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1980년 5월 18일 광주항쟁이 일어나서 몇 명이 죽고 공수부대가 투입됐다는 것들만 알죠. 그러데 그 거대한 수레바퀴 밑에는 짓밟히고 소외된 한 인간의 삶과 영혼이 있거든요. 거대한 흐름 속에 너무도 미약한 인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고선웅) 그러나 그가 비단 그 이야기만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30년 전 억울하게 떠나 보낸 사람들을 기억하며 분노와 한을 품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제 그만 마음을 치유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살아보니까, 누굴 미워하면서는 살 수가 없어요. 미워하고 증오하고 원망하면 자기가 다쳐요. 사랑해야 된단 말이죠. 광주항쟁이 3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계속 원망과 미움을 갖고 사시는 분들이 있어요. 왜냐면 내 자식이 죽고 내 어머니가 죽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그 상처와 원망을 좀 놓으시는 게 어떨까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 거에요. 옛 상처와 아픔을 다시 꺼내보자는 게 아니라, 그 아픔을 잘 치유하고 화해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명행도 같은 생각이다. “공연 마지막에 꽃이 흩날리면서 ‘여산스님’과 오민호, 즉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껴안는 부분이 전 참 좋거든요. 그렇게 나를 용서하고 나를 화해하는, 결국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관객 분들도 그런 따뜻함을 조금이라도 가져가실 수 있다면 좋겠어요.” 네 번째 공연, “껍데기는 다 떨어진다”…광주공연도 기대 4년 째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에 공연돼온 . 이날 몇몇 참가자들은 “이제는 5월이 되면 가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고, 연출과 배우도 네 번째 맞이한 공연에 감회가 각별한 듯 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재공연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처음 재공연 연습을 시작했을 때는 작년에 했던 걸 그대로 하면 되지, 생각했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다른 걸 되게 많이 느껴요. 나도 조금씩 달라져 있고, 연출님도 조금씩 달라진 걸 주시고. 그게 여태까지 굉장히 발전적으로 쌓여왔다고 생각해요. 배우들 사이에서도 더 유기적으로 쫀득쫀득하게 엉기는 것이 생기고. 이것이 어떤 공연인지를 점점 더 체화하고 알아가다 보니까 그만큼 더 깊이 파고들어가는 지점이 생기더라고요. 본질적으로는 같지만, 표현에 있어서 좀 달라지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이명행)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 라는 시가 있잖아요. 제가 살아보니까 껍데기는 무조건 다 떨어져요. 공연을 하다가 어떤 대사가 빠지고 장면이 바뀌면, 그건 다 껍데기였던 거에요. 여러분도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무슨 일을 하든 그래요. 쭉 하다 보면 (껍데기는) 떨어져 나가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떠나가면, 우리는 그 사람이 참 소중했던 사람이고 알맹이였는데 떨어져 나갔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살아보면 그 사람이 알맹이여서 간 게 아니고, 내 인생에서 껍데기였던 거에요.”(고선웅) 특히 올해 는 광주에서의 첫 공연을 앞두고 있다. 광주 관객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두 사람의 마음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어떤 반응일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광주에서 버스 타고 공연을 보러 오셨던 분들이 있는데, “수고했네” 정도의 표현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 분들이 실제로 겪은 일들을 담은 작품이기 때문에 환대를 받을 거라는 기대는 하고 있고요, 어쨌든 작품이 가진 힘이 있으니까 관객 분들께도 그 감동을 잘 전달하려고 하고, 그 분들도 잘 받아주실 거라고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이명행) “(광주에서) 4년 정도를 계속 지켜보다 이제 올 수 있다고 허락을 한 것 같아요. 우리도 4년 차가 되면서 배우들의 역량이나 접근하는 깊이가 달라졌고요. 연극은 워낙 상처를 받기가 쉬워요.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지루해지면 관객들이 보고만 있을 뿐, 속으로는 토해내고 뱉어내고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또 가 워낙 관객들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작품인데 광주 분들이 "이 놈들이 지금 장난하나" 하실 까봐 그 부분이 가장 우려가 돼요. 근데 뭐 저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아따 그러지 마쇼 야, 나름 진지하게 했응게" 하면 좋게 봐주실 것 같아요. 배우들이 또 워낙 잘 하니까. 오늘도 연습을 하면서 전 굉장히 슬프더라고요. 뭘 어떻게 해도 슬퍼요. 그게 결국 이 작품의 본질 같아요.”(고선웅) 얼마 전 성공적인 공연을 암시하는 꿈을 꾸고 나서 네 번째 공연도 잘 되리라 예감했다는 고선웅 연출은 내년, 또 내후년에도 공연을 볼 수 있을지 묻는 관객에게 “결국은 관객이 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젠가는 오민호의 30년 뒤 모습인 ‘여산스님’을 맡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이명행 역시 앞으로도 이 작품에 계속 출연하고 싶다고 전했다. “3년째 공연했을 때만 해도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공간에서 해마다 같은 시기에 3년 연속 공연을 하다니, 정말 한국 연극 역사에 남을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4년차가 되니까 여유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내가 엄청난 작품에 들어와있다는 사명감도 더 생기네요.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어요.”(이명행) 연극 는 오는 26일부터 6월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펼쳐진다. 이후 6월 13일부터 28일까지는 광주 빛고을 시민문화회관에서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4.23 / 조회 1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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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푸르른 날에’ 재공연, 성장한 부분 잘 다스릴 것” 고선웅 연출가
연극 ‘푸르른 날에’는 ‘개인’과 ‘역사’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 5.18 광주민주화항쟁이 배경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남녀의 30년 고통 속 삶을 과장된 대사와 허를 찌르는 유머로 풀어낸다. 작품은 2011년 초연 당시 ‘진부한 멜로드라마를 통속적인 신파극으로 유쾌하게 비틀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베스트3 등 한국 연극계의 주요 상을 휩쓸었다. 2012년 재공연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중극장 연극에서 드문 ‘전회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연극 ‘푸르른 날에’가 일으킨 반향의 중심에는 연출가 고선웅이 있다. 그는 연극 ‘뜨거운 바다’, ‘리어외전’, ‘칼로막베스’ 등 자신만의 특색이 담긴 작품들로 매 공연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연출가다. 고선웅은 이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아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야기의 본질을 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고선웅 연출가와 4월 12일 유선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푸르른 날에’가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세 번째 재공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이야기가 갖고 있는 원래의 힘이다. 된장국을 끓이면 된장 맛이 살아있어야 한다. 이야기도 이처럼 원래의 풍미가 있다. 연출은 이야기의 진정성과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1시간 45분 동안에 벌어지는 일로 상황이나 인물, 시대적 배경 등이 굉장히 기구하다. 그런 것들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것 같다. 출연하는 배우들도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잘 풀어줬다. - 중극장 규모의 연극이 세 번이나 연이어 재공연 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개인적으로 재공연할 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연극은 한 번 무대에 오르고 나면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한 작품을 만들려면 정성도 많이 들어간다. 재공연하면 작품이 ‘자연성숙’되는 부분이 있다. 연출과 스태프가 재공연에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이 작품이 왜 재공연을 하게 됐을까’의 본질을 따라가면 더욱 좋은 무대가 될 수 있다. - 이번 무대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본질’을 찾아가게 될 것 같다. 작품은 어느 순간이 되면 ‘자가성숙’한다. 연습하면서도 느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아지고 성숙해졌다. 2012년 재공연이 그랬듯이 이미 다시 공연되는 순간 진화된 거다. 달라지려 애쓰는 부분은 없다. 그동안 성장한 부분을 잘 다스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연극 ‘푸르른 날에’는 ‘제3회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했던 정경진 작가의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 처음 희곡을 봤을 땐 어땠나.이 작가가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어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질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형식과 연극성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작품이 본질 때문에 지나치게 진지해지면 관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슬픈 이야기를 슬프게만 담아내는 것 보다, 다른 얼개에 담아내는 것이 오히려 ‘본질’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다. 연극은 엄밀한 의미에서 허구지만, ‘허구에서 진실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단순하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그 안에 담겨 있는 고매한 진실과 진정성이 있다. 그것을 잘 쳐다보고,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고선웅 연출가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연극이자 관객의 끊임없는 성원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어제 연극 ‘푸르른 날에’ 지난 공연을 촬영한 DVD를 봤다. 보면서 이 연극을 지혜롭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진심을 놓지 않으려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다. 물론 이제까지의 작품도 늘 진정성 있게 하려고 해왔다.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새롭고 재미있는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했었다. 연극 ‘푸르른 날에’에서는 연극이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과 책임 등에 대해서 고민했다. ‘고선웅’의 객기가 통제돼 만들어진 ‘착한 연극’이다. - 최근 여러 작품으로 호평을 이끌어 내며 ‘제32회 영희연극상’을 수상했다. 소감은?릴레이로 바통을 이어받은 것 같다. 이제는 중간쯤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잘 넘겨줘야 할 것 같다.- ‘제32회 영희연극상’의 심사평에서 ‘연극이 지닌 본연의 연극성과 깊이 있는 사회성을 바탕으로 관객과 평단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고선웅 연출가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연극은 대중이 보는 것’이니까 대중성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극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대중의 취향에만 맞출 수도 없다. 만드는 이들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연극은 대중성과 진정성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영희연극상’을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런 평을 해줘서 기뻤다.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이다. 연극 ‘푸르른 날에’ 공연 정보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등급 : 미취학아동입장불가관람시간 : 100분일시 : 2013.05.04 ~ 2013.06.02출연 : 김학선, 정재은, 정승길, 이영석, 호산, 이명행, 조윤미 등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신시컴퍼니
2013.04.25 / 조회 1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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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상처를 어루만지다, <푸르른 날에> 5월 공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픔을 풀어낸 연극 (정경진 작/ 고선웅 각색, 연출)가 오는 5월 다시 관객을 찾는다.
지난 2011년 초연한 는 5.18이라는 아픈 역사를 ‘21세기 신파극’으로 새롭게 조명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작품. 지난해 재공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무대 역시 지난 공연들의 프로덕션과 스태프들이 그대로 모였다. ‘여산’ 역에 김학선, ‘老정혜’ 역에 정재은, ‘일정’ 역에 이영석, ‘오민호’ 역에 이명행, ‘오진호’ 역에 정승길 등이 캐스팅, 다시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등의 작품에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던 이윤수 무대디자이너, 등의 영화의상과 연극 로 동양의 미학을 보여주었던 정경희 디자이너역시 다시 참여한다.
고선웅 연출은 “창작연극이 이렇게 관객들의 사랑 속에서 매년 5월, 세 번째 무대까지 올릴 수 있는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파는 더욱 디테일 해지고 더욱 통속적으로 연출 될 것이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는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3.26 / 조회 9,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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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알고보기] 연극 ‘리어외전’, 선명하고 뚜렷한 캐릭터로 재탄생한 리어왕!
연극 ‘리어외전’이 12월 2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원작으로 한다. 고선웅 연출은 원작의 내용을 비틀고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리어왕’을 재탄생시켰다. 극공작소 마방진 배우들은 파워풀하면서 빠른 대사와 박력 있는 연기로 놀이성이 강한 연극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1608년 간행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맥베스’, ‘햄릿’, ‘오델로’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라 불린다. 늙은 왕 리어와 세 딸을 둘러싼 이야기로 인간의 어리석음이 불러오는 비극을 그린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인간의 어리석음과 절망의 고조를 담다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24년 활동 기간 동안 총 37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시기별로 작품의 성향도 뚜렷하게 구분된다. 셰익스피어의 작가 성향은 역사극에 집중하던 시기, 낭만 희극을 쓰던 시기, 비극의 시기, 로맨스극 시기로 나눠진다. ‘리어왕’은 비극적 이야기로 구성됐다. 늙은 리어왕은 딸들에게 국토를 나누어주기로 결심한다. 그는 세 명의 딸들에게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묻는다. 고네릴과 리건은 아버지의 마음에 들게끔 과장되게 사랑을 표현한다. 반면에 막내 코델리아는 자식으로서 효성을 다할 뿐이라고 솔직하게 답한다. 코델리아의 대답에 화가 난 리어왕은 두 딸에게만 재산을 나눠주고 막내딸을 추방한다. 재산을 물려받자 두 딸은 리어왕에게 본색을 드러낸다. 두 딸의 냉대에 화가 난 리어왕은 충신 켄트와 어릿광대를 데리고 궁전을 나온다. 프랑스의 왕비가 된 코델리아는 아버지의 소식을 전해 듣는다. 코델리아는 아버지 리어왕을 위해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진격한다. 그렇지만, 그들의 군대는 싸움에 지고 아버지와 코델리아는 포로로 붙잡힌다. 결국, 코델리아는 병사의 손에 살해된다. 리어왕은 딸의 죽음에 슬픔을 참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이 작품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그로 인한 절망을 담았다. 왕도 한 인간에 불과하며, 인간은 한낱 동물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나약한 본질과 세상사의 비극을 절묘하게 그렸다. 연극 ‘리어외전’, 오락비극으로 원작과 다른 파격적 결말 연극 ‘리어외전’은 원작과는 다른 방향으로 캐릭터를 선명하게 그린다. 원작에서 실성한 듯 보이는 리어는 젊고 에너지틱한 캐릭터로 변화된다. 코델리아 역시 원작의 착하고 여린 모습을 벗어나 맹랑하고 톡톡 튀는 인물로 나타낸다. 공연은 글로스터, 에드거, 에드먼드, 오스왈드 등 극중 남성 캐릭터들의 다양한 개성과 매력이 넘쳐난다. 연극은 음악적 효과도 활용한다. 9명의 코러스가 등장해 극적 박진감과 음악성, 장면 전환의 효율성을 더했다.연극의 결말은 셰익스피어의 원작 ‘리어왕’과 다르게 그렸다. 원작에서 리어왕은 딸 코델리아의 죽음에 슬퍼하며 비참하게 죽어간다. 연극 ‘리어외전’에서 리어왕은 복수에 성공한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정리하기 위해 거너릴, 리건, 콘월을 죽이고 자살을 선택한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2.20 / 조회 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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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혈’을 소재로 한 신화적 상상력! 연극 ‘풍찬노숙’
2011년 남산예술센터 상주극작가로 선정된 김지훈 작가의 연극 ‘풍찬노숙’이 1월 18일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는 남산예술센터 2012년 시즌 프로그램의 첫 작품이다. 연극 ‘풍찬노숙’은 ‘혼혈’이라는 현재의 문제를 토대로 현실 가능한 미래를 신화적 공간으로 재현했다. 농업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외래인구가 유입되는 단계에서 비롯될 혼란을 소재로 했다. 이 작품은 지나간 역사가 아닌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역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작가 김지훈은 ‘풍찬노숙’에 대해 “작품은 농경지의 공동화로 인해 탄생된 대지주와 그 속에서 단순노동력 공급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선택된 코시안(kosian)의 불운한 삶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감상주의에 가득 찬 에피소드를 다룬 것은 아니다. 현실 비판에 머무는 근시안적 과오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문화 윤리적 차별과 불이익, 그리고 혼혈 민족의 인간성에 내재된 응분의 정한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특한 무대연출에도 주목할 만하다. 2011년 남산예술센터 자체제작공연 ‘됴화만발’에서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인 정승호 무대디자이너가 이번 ‘풍찬노숙’에서 또 한 번의 도전을 시도한다. 그는 작품 속 능의 경사를 표현하기 위해 남산예술센터 객석의 경사를 그대로 이용할 예정이다. 작품에서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과감하게 뒤바뀌도록 했다. 객석의 가변식 의자를 걷어내고 배우가 객석으로, 관객이 무대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극장의 숨어있는 공간을 활용한 배우들의 동선 또한 남산예술센터 무대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관객에게 새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1.02 / 조회 5,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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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에> ‘명랑신파통속극’에 담긴 5.18 비극
제3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정경진 작가의 가 지난 10일부터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다. 연극 는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몸으로 겪은 젊은이들의 아픔과 비극을 그린 연극. 30년 전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결국 승려가 되는 남자와, 그의 아이를 낳고 기른 여자의 이야기기가 펼쳐진다. 정경진 작가의 원작 인물들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고선웅 연출의 각색과 연출로 ‘언어와 행동의 과장’으로 신파통속극의 모양를 취하고 있다. 30년의 세월을 건넌 주인공들은 슬프지만 기쁜 척, 사랑하지만 아닌 척, 힘들지만 담담한 척하며 시종일관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아 주제의 무거움을 한결 덜고 있다. 연극 는 5월 29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30년 전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 사이 좋은 이복형제 살아남기 위해 비겁자가 된 민호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5.13 / 조회 8,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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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연극 <푸르른 날에>, 5월 공연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연극 가 오는 5월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남산예술센터와 신시컴퍼니가 공동 제작하는 연극 는 ‘제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으로 5.18 광주 민주화 항쟁에 휘말린 념녀와 사랑과 그 후 30여 년의 인생 역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는 ‘제 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했던 사연들을 현재와 과거, 미래가 공존하는 구조로 그려낸 눈물과 감동이 있는 수준 높은 작품’ 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의 각색, 연출을 맡은 고선웅 연출가는 이 작품은 “명랑하게 과장된 통속극” 이라고 정의하며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목도(目睹)가 아닌 현재를 환기해주는 이야기로 풀어낼 것" 이라고 말했다. 고선웅 연출가 특유의 리듬감과 위트가 담긴 촌철살인 입담 속에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의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연극 는 오는 5월 10일부터 29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4.21 / 조회 13,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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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칼로 막 베어버리는, 연극 ‘칼로막베스’
단 3일의 공연,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극단 마방진의 연극 ‘칼로막베스’가 돌아왔다. 극단 마방진은 끊임없이 드라마를 비틀어 관객의 기대를 빗나가게 한다. 호흡이 긴 대사는 마치 주문을 외우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전달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그것이 관객을 무대에 집중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연극 ‘칼로막베스’는 단순화된 무대 위, 배우들의 에너지와 칼싸움이 돋보인다. 이것으로 작품은 연출이 의도한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인간의 존재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한경쟁,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순리만 있을 뿐이다. 먼 미래의 교도소 세렝게티베이는 강력범들과 무정부주의자들로 넘쳐난다. 그 뿐이 아니다. 그들의 자식까지 야생의 밀림같은 이곳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하고자 애쓴다. 세렝게티베이는 나치정권이 유대인을 열성인자로 분류해 말살정책을 폈던 게토를 떠오르게 한다. 정부는 게토와 같이 구제불능의 인간들을 격리 수용시켜 놓고 그들의 열성을 물려받은 자손들도 구제없이 방치한다. 알아서 물고 뜯어 자멸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역사적으로 유럽 각지에서 유대인을 강제 격리하기 위해 설정한 거주지역이던 게토는 18세기 말에 이르러 나치정권에 의해 악몽처럼 되살아났다. 미래로 바꾼 맥베스의 이야기는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펼쳐져 대사와 몸짓이 아닌 칼로 전달된다. 세렝게티베이에서 칼은 힘이자 권력이다. 시작부터 배우들이 펼치는 힘찬 칼의 동선은 생존방식, 폭력의 화약고 속에 잠재되어 있는 욕망의 분출이자 살고자 하는 본능이다. 이 작품에서 욕망의 주체는 막베스와 그의 처다. 막베스의 마음엔 작은 씨앗이 있다. 보스의 자리를 향한 야망이다. 야망의 씨앗에 물을 주고 빛을 준 두 명의 여인이 있다. 맹인술사의 예언으로 뿌리가 내린 씨앗에 양분을 듬뿍 준 이가 있으니 막베스의 처다. 노골적이고 맹목적인 막베스 처의 욕망은 막베스의 욕망을 부채질하며 합해져 폭발한다. 막베스처의 욕망 또한 본능이다. 스스로 살아야하는 세렝게티베이에서 보스의 여자라는 위치는 생명을 보장받으며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가만히 앉아 놓치기엔 너무 아쉬운 이 특권을 획득하기 위해 막베스 처는 막베스를 흔든다. 보스와 친구 방커까지도 살해해 막베스는 자신의 힘을 안전하게 지키려한다. 막베스를 부추겨 보스를 살해하게 한 죄책감 때문에 미쳐가는 막베스 처 역은 배우 이명행이 여장을 하고 열연한다. 정신이 나간 채 계단 위에서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는 슬프면서도 코믹적이다. 작품은 전형성과 고정관념을 탈피하는데 경박하지만 코믹적인 요소를 사용한다. 연극 ‘칼로막베스’는 2010년 동아연극제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며 오는 2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27 / 조회 1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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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액션 멕베드, 극단 마방진 <칼로막베스> 공연
지난 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으로 3일간 첫 선을 보였던 연극 가 앵콜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이어의 맥베드를 바탕으로 무협액션극으로 탈바꿈한 는 고선웅이 각색, 연출한 극단 마방진의 신작.
어느 먼 미래 야생의 세계 세렝게티베이를 배경으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서로를 위협하며 무력 충돌을 일으키는 인간들의 모습이 구조화된 배경 위에 빠른 액션과 언어로 펼쳐진다. 맥베드의 무거움을 덜어내고자 끊임없는 유머와 슬랩스틱을 더하였다고 한다.
초연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2010년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한 는 1월 20일부터 2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1.01.07 / 조회 13,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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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상인> 정호빈, 진한 눈빛 그 안의 무언가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가장 처음 이름을 내거는 주인공이 아닌 또 다른 배우에게 ‘눈에 띈다’고 하는 말은, 눈에 거슬려 껄끄럽다기 보단 갑남을녀, 필부필부가 아닌 군계일학을 발견할 때의 감탄사이다. 우리는 지금 정호빈(40)을 두고 그 감탄사를 연발한다. 드라마 ‘태양의 삼켜라’의 중간 보스 백실장으로, ‘선덕여왕’의 문노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그는, 조화를 깨트리는 뽀족함이 아닌, 기대 이상의 진가를 선사하며 제 몫 이상을 선사하는 배우였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연극으로 배우 인생을 시작했지만 “거의 첫 무대와 다름 없다”며 의 의리파 안토니오로 변신한 그는 “아직 신인”이라며 20년 배우 생활을 담담히 이야기 한다. 연극계 드림팀과 함께 하는 행운 “오현경 선생님 덕분에 제가 이 작품 한다고 했어요. 샤일록 역을 그 분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겠습니다!” 한 거죠. 예전부터 존경했던 분이라 선생님하고 꼭 같이 무대에 서 보고 싶었거든요.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잖아요.” 친구의 구혼 여비를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건 안토니오. 이들의 재판장면이 압권으로 꼽히기도 하는 셰익스피어 작 에서 정호빈은 신의로 똘똘 뭉친 우정에 기꺼이 자신의 살을 내 놓겠다는 주인공 안토니오 역으로 열연 중이다. “이윤택 선생님은 정열의 화신이에요(웃음). 그 많은 에너지가 어디에서 나오는 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을 만나서 너무 잘 됐다고 생각해요. 부딪혀서 하나라도 배워가면 배워갔지 뺏길 게 전혀 없거든요.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지금까지 해 오셨던 공연들에 대해 자신만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쐐기가 있으세요. 그걸 배우들에게 다 나눠주려 하시는데, 그게 너무 좋은 거죠. 작품 하면서 너무 행복해요.” 이윤택 연출에 더하여 고리대금업자 역의 오현경, 그리고 윤석화, 한명구, 김소희, 김미숙, 주인영 등 연극계 내노라 하는 스텝, 배우들이 모인 ‘드림팀’에 합류한 것이 행운 아니냐는 반문이다. “안토니오를 착한 사람으로만 봐야 할까, 작품을 만나면서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처음에 등장하면서 제가 거리에 방뇨를 하잖아요. 이런 것들이 당시에는 무척 자연스러울 정도로 어지러운 시기였거든요. 한량 끼도 있는 사람 같고요.(웃음) 샤일록을 그전처럼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만 표현하고 있지 않듯이 안토니오에 대해서도 단순한 한 부분이 아닌 복합적인 내면에 대해서 생각했죠.” 나도 모르는 내 눈빛 고교 졸업 후 연극계에 입문했으나 “잘 써주지 않아 여기저기 찾아다녔다”는 그는 2001년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의 친구 인기 역, 드라마 ‘올인’의 마피아 보스 오른팔 역으로 자신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드러내었다. “학창시절, 친구들 중에도 돋보이는 느낌의 보스 기질?(웃음)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도 말을 까불까불 하게 안 해서 또래 친구들도 저를 어려워하는 게 있었고요(웃음). 중학교 때부터 영화를 많이 봤는데 알파치노 선생님이 저의 연기 모티브가 된 거죠. 저런 배우가 되었으면, 했어요.” 배우에 대한 동경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지만 미술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는 또 다른 이유도 생각해 본다. “중학교 때 어머니가 “네 행동을 봐서는 속을 썩일 것도 같은데, 아버지의 피가 흐르니까 쉽게 가지는 않을 것 같다(웃음)”고 하셨어요. 그 때는 이쪽 길로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피의 영향인지, 고등학생이 돼서 “나도 남들이 알아보는 사람이 돼야겠다”, 그랬죠. 그 이후에 남들이 콧방귀 뀌고 그럴 때도 속으로 이 악물고 ‘내가 꼭 된다’ 그랬어요.” "찍어 놓고 개봉 안되거나 찍다가 엎어진 영화도 많았다”며 프로필로 딱히 무엇을 적을 수 없었던 2001년 이전 10년을 그저 “이 악물고 했다”고 담담히 웃으며 이야기 하는 그에게 “긍정적으로 살아 왔다”는 말은 지금의 정호빈을 만든 가장 큰 지지대였음이 짐작된다. “힘든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사항이 있으면, 그냥 웃어요. 웃고 그 상황을 즐기는 거죠. 그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지치겠지만, 좋은 일이나 나쁜 일 모두 한계가 있잖아요. 그 시기가 지나면 변화가 오니까 웃으면서 넘기는 거죠. 화를 내고 나면 참 허무하잖아요.” 거칠고 강한 이미지의 배역에 주로 서온 그는 “스스로 생각할 때는 부드러운 외모”라고 웃으면서도 작품 속에서 나오는 “나도 모르는 표정들”을 두고 놀라기도 한단다. “미리 뭘 연습해서 짜거나 하진 않아요. 이 사람이 지금 어떤 감정일까, 내가 이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는 어떤 감정으로 나를 쳐다볼까, 이런 걸 고민하죠. 어쩔 땐 제가 드라마를 봐도 인상이 더럽더라고요(웃음). 감독님들이 알아봐 주시고 큰 배역과 장면으로 키워주시는 것, 그런 게 배우로 느끼는 카타르시스죠.” 무대, 배우로 나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 “느낌이 좋으면 그냥 해요. “이 역할 저한테 주시면 정말 멋있게 만들어보겠습니다” 하고요. 그리고는 겁도 없이 “이 작품 대박이야” 그러죠(웃음). 영화 ‘친구’나 이후의 작품들, ‘꽃보다 남자’도 제의해 주실 때 다소 작은 역할이라고 주저하시는 것 같았는데 시놉시스 보고 무조건 한다고 그랬어요.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다 잘 된다는 생각을 하죠. 소속사 대표님께도 나를 찾아주는 작품은 거절하지 말아달라고 해요. 시기적으로 일정을 맞출 수 있다면 무조건 같이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다면 무조건 한다, 그게 배우라는 거죠.” 무대에 대한 희열, 그리고 앞으로의 갈증에 은 자신에게 행운작이라며 말을 잇는다. “이 끈을 놓고 싶지 않아요. 연극은 배우가 살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인 것 같아요. 이윤택 선생님도 언제든지 연극하고 싶으면 오라고 하셨어요. 작은 역이라도 주시겠다고(웃음).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굉장히 좋은 인연인 것 같아요. 정말 큰 보험 하나 들어놓은 거죠(웃음). 선생님 존경합니다, 이 말 꼭 넣어주세요.” 첫 무대 리허설 때 ‘과연 정호빈이 무대에서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위의 우려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극장 울림도 좋고, 발걸음도 너무 가볍고, 무대 위에서 혼자만 신나게 즐겼다”는 그는 어떤 배역이든 상관 없이 를 꼭 해보고 싶다고 한다. “아직은 절 모르시는 분이 훨씬 많잖아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절 알아볼 때까지 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에요. 단순히 유명인이 되는 게 아니라, 배우로 인정받는 것, 그렇게 알아봐주시는 걸 스스로 바라고 있어요.” 배우로 20년, “프로가 되기 위해 다가가고 있는 중”이라는 정호빈은 지금도 섣부른 자기 평가나 타인의 시선에 휘청거리지 않는다. “소위 쌩 양아치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승화된 고급스런 쌩 양아치를 만들곤 한다”며 웃는 그이기에 정호빈을 그저 ‘배우’라고 부르며 그치지 않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09.12.21 / 조회 12,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