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
음악극 '공무도하', 안숙선 이어 유미리 명창 나서
더블캐스팅 통해 서로다른 매력 선사
3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음악극 공무도하의 을녀 역을 맡은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유미리 부수석(오른쪽)과 갑남 역을 맡은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손재영 단원이 열연하고 있다(사진=국립국악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 중인 음악극 ‘공무도하’가 새로운 출연진으로 무대를 꾸민다. 안숙선 명창에 이어 25일부터 28일까지 중견 판소리 명창 유미리가 을녀 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꽉차고 힘 있는 목소리에 시원한 고음처리가 특기인 유미리는 1985년 전주 대사습 가야금 병창 장원과 1994년 동아국악콩쿨 일반부 대상을 휩쓸며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 개인 공연과 교육, 음반 활동 등 다양한 예술 무대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같은 작품이지만 서로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안숙선 명창의 깊이 있는 소리와 유미리 부수석의 힘 있고 강한 소리를 비교해 들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공무도하’는 고대 시 ‘공무도하가’를 우리 공연예술의 원형으로 보고 동시대 창작음악극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연극계 거장 이윤택이 대본과 연출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안숙선 예술감독이 출연과 작창을 맡았다.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02-580-33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4.11.26 / 조회 2,927
-
음악극 '공무도하' 전석 매진 속 성황리 개막
국립국악원 첫 브랜드 작품
30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음악극 ‘공무도하’ 지난 21일 개막공연 커튼콜 모습(사진=국립국악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음악극 ‘공무도하’가 지난 21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지난 1월 부임한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의 첫 브랜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국악의 대중성과 보편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공무도하’는 단 16글자로 되어있는 고대 시 ‘공무도하가’를 동시대 창작음악극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 연극계 거장 이윤택이 대본과 연출을,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안숙선 예술감독이 출연과 작창을 맡아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이번 작품은 대본과 소재, 배우와 연출, 작곡에서 모두 한국적인 멋이 훌륭하게 살아있다”며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또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예매할 수 있다. 02-580-330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4.11.23 / 조회 2,795
-
고대 詩 깨우러…두 거장이 뭉쳤다
한국 최초 고대시 '공무도하가' 음악극으로
이윤택 연출·안숙선 명창 합작…10년만의 조우
판소리·민요 등 전통소리 총망라
21~30일 국립국악원 예악당국악계 프리마돈나 안숙선 명창(왼쪽)과 연극계 거장 이윤택 연출이 만난 음악극 ‘공무도하’.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은 이번 공연을 통해 판소리·정가·경기민요 등 전통소리의 종합편을 선보인다(사진=국립국악원).[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의 한 연습실. 남녀 주인공이 전생에서 만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인간 다리를 만드는 연습이 한창이다. “조심해서 잘 걸어야 돼. 이쪽으로 올라와서 손을 놔봐.” 복도와 빈 강당에서 연습하던 다른 배우들은 자신의 순서가 되면 연습실로 돌아와 대사와 움직임을 맞춰본다. 한마디로 ‘헤쳐 모여’다. “자, 저쪽 자기 집으로 들어간다. 이제 백수광부 나오시고.” 중간중간 세심하게 동선과 연기를 봐주는 이는 이윤택(62) 연출이다. 예순을 넘긴 연극계 거장은 한시도 쉬지 않고 장면을 지도했다. 이 연출은 “판소리로 하는 음악극은 처음”이라며 “각 부문별로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자유롭게 연습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님아, 저 물을 건너지 마오. 그예 배를 타고 말았네. 험한 물결에 휩싸인 그대를 찾을 길 없으니. 영영 가신 님을 어이할까.” 4행시 형태로 이뤄진 한국 최초의 고대시 ‘공무도하가’가 음악극으로 재탄생한다. 2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르는 ‘공무도하’를 통해서다. 그간 우리 전통을 소재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왔던 이윤택이 연출을, 안숙선(65)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이 작창을 맡았다. 전통음악과 춤이 결합된 음악극을 만들기 위해 서울·남원·진도·부산 등 4개 국악원의 단원들이 합세했다. △연극 거장 vs 국악 거장의 만남무엇보다 화제를 모은 건 두 거장의 만남이다. 이윤택 연출은 그간 연극 ‘시민K’와 ‘어머니’ 등의 작품을 통해 전통의 현대적 해석에 몰입해 왔다.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병창 예능보유자인 안숙선 명창은 국악계 프리마돈나로 통한다. 각 분야에서 ‘최고’를 자부하는 두 사람의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립극장의 재개관 기념작으로 공연한 ‘제비’에서 연출과 주인공으로 함께했다. 그러곤 10년 만에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번 공연에서 소리꾼이자 이야기꾼인 을녀 역을 맡은 안 명창은 “국악인으로 살아온 지 56년이 지났지만 무대서 활용하는 몸짓 등은 이 연출에게 배운다”며 “우리의 전통은 없어져서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작업을 통해 전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연출은 “안 명창은 꺾기와 지르기, 내려놓기 등 우리말이 가지고 있는 무궁무진한 화법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최고의 파트너”라며 “이번 작품은 내 극작 연출의 종합정리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소리 망라한 새로운 음악극작품은 ‘공무도하가’를 주제로 두 개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식으로 펼쳐진다. 새로 이사 간 아파트의 동·호수를 잃어버린 샐러리맨이 2000년 전 자신의 전생을 찾아가는 이야기, 북쪽의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 두만강을 헤엄치는 남쪽 작가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연출이 1980년대 겪은 실제 경험과 소설가 김하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우리의 전통소리를 종합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판소리를 현실적인 언어로 설정해 극적 서사의 중심에 놓고, 정가와 서도소리, 경기민요, 구음, 범패 등 다양한 전통소리 체계를 코러스와 아리아로 구성해 배치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일상의 언어는 ‘판소리’로 풀고 공간을 여는 소리는 ‘정가’로, 비현실적인 분위기는 ‘서도소리’를 활용했다. 집을 잃은 사내와 경비원이 주고받는 만담형태의 대사, 남·북의 배역들이 펼치는 과장된 블랙코미디로 재미와 웃음도 선사할 예정. 이 연출은 “공무도하 설화야말로 구전돼온 전통공연예술의 원류”라며 “국악을 대중화하려는 노력이 계속해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4.11.03 / 조회 1,706
-
‘혼혈’을 소재로 한 신화적 상상력! 연극 ‘풍찬노숙’
2011년 남산예술센터 상주극작가로 선정된 김지훈 작가의 연극 ‘풍찬노숙’이 1월 18일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는 남산예술센터 2012년 시즌 프로그램의 첫 작품이다. 연극 ‘풍찬노숙’은 ‘혼혈’이라는 현재의 문제를 토대로 현실 가능한 미래를 신화적 공간으로 재현했다. 농업인구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외래인구가 유입되는 단계에서 비롯될 혼란을 소재로 했다. 이 작품은 지나간 역사가 아닌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역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작가 김지훈은 ‘풍찬노숙’에 대해 “작품은 농경지의 공동화로 인해 탄생된 대지주와 그 속에서 단순노동력 공급의 결핍을 메우기 위해 선택된 코시안(kosian)의 불운한 삶을 배경으로 한다. 하지만 감상주의에 가득 찬 에피소드를 다룬 것은 아니다. 현실 비판에 머무는 근시안적 과오를 저지르지도 않았다. 문화 윤리적 차별과 불이익, 그리고 혼혈 민족의 인간성에 내재된 응분의 정한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독특한 무대연출에도 주목할 만하다. 2011년 남산예술센터 자체제작공연 ‘됴화만발’에서 독특한 스타일을 선보인 정승호 무대디자이너가 이번 ‘풍찬노숙’에서 또 한 번의 도전을 시도한다. 그는 작품 속 능의 경사를 표현하기 위해 남산예술센터 객석의 경사를 그대로 이용할 예정이다. 작품에서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과감하게 뒤바뀌도록 했다. 객석의 가변식 의자를 걷어내고 배우가 객석으로, 관객이 무대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게 된다. 극장의 숨어있는 공간을 활용한 배우들의 동선 또한 남산예술센터 무대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관객에게 새로운 체험을 선사한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1.02 / 조회 5,053
-
세계연극인들이 논하는 연극의 미래!
세계적인 국내외 연극계 거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2010서울연극올림픽’이 2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축제의 문을 연다. 이에 ‘2010서울연극올림픽’은 개막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는 세계 연극인들이 향후 연극의 미래를 논하는 국제심포지엄, 연출가와 관객이 직접 소통하는 워크숍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올해 5번째를 맞는 연극올림픽은 개최국마다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워크숍 및 심포지엄을 통해 21세기 연극미학과 공연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왔다”며 “동서양의 예술가들이 교류하는 장으로, 새로운 개념의 예술을 보여주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서울에서 열리는 ‘2010서울연극올림픽’에서는 연극올림픽 국제위원 스즈키 다다시(일본), 로버트 윌슨(미국), 테오도로스 텔조폴로스(그리스)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외 연극평론가, 연출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21C 미래 연극의 전망’ 이라는 주제로 총 2회에 걸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또한, 관객과 연출가와의 만남을 통해 소통하는 특별 프로그램인 워크숍도 준비돼 있다. ‘21세기 미래 연극의 전망’, ‘차세대 연극인 양성 방안’ 모색연극올림픽 국제위원 로버트 윌슨과 스즈키 다다시의 기조 발표로 시작되는 ‘심포지엄 Ⅰ’은 오는 25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세계적인 이미지 연극의 대가 로버트 윌슨은 ‘예술가의 일은 무엇인지를 말하는 것이 아닌, 를 질문하는 것이다’라는 주제로, 스즈키 다다시는 ‘글로벌리제이션과 연극인의 과제’를 주제로 세계화의 현황과 위험성, 그로 인해 야기되는 연극인들의 과제에 대해 발표한다. 기조 발표에 이어 2부에서는 ‘차세대 연극인 양성 방안’을 주제로 ‘2010서울연극올림픽’ 집행위원장 최정일을 비롯해 중앙희극학원 류리빈 원장, 일본의 연극평론가 오자사 요시오,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예술감독 이윤택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아울러, 내달 30일에는 2010서울연극올림픽 두 번째 국제 심포지엄인 ‘심포지엄 Ⅱ’가 대학로 예술가의 집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는 연극올림픽 국제위원 위원장인 테오도로스 텔조폴로스(그리스), 조르지오 B. 코르세티(이탈리아), 라탄 티얌(인도)과 일본 연극평론가 센다 아키히코, 벨기에 연극학자 앙드레 엘보 등이 참여한다. 스즈키 다다시,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등세계 유명 연출가와 만나는 소통 워크숍 개최23일 연출가 스즈키 다다시의 ‘스즈키 메소드’ 워크숍이 열린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배우훈련법인 스즈키 메소드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에서 오전 11시부터 진행한다. 10월 1일에는 ‘2010서울연극올림픽’ 해외공식초청작 ‘햄릿’의 연출가이자 세계 연극팬을 사로잡는 유럽 연극의 차세대 리더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에 의한 워크숍이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다. 기성 및 신인 배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번 워크숍에는 그의 작품 ‘햄릿’의 대사를 통한 배우 간 해석의 차이 및 발성, 연기법에 대한 연출기법을 확인하고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연출로 공연의 장면을 새롭게 구성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연극올림픽 국제위원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리스 비극의 정수 ‘아티스 메소드’의 창시자 테오도로스 텔조폴로스를 비롯해, 다양한 매체로 이야기들을 표현하는 실험적인 이탈리아 연출가 조르지오 B. 코르세티, 현대 인도연극의 중심 연출가 라탄 티얌이 참여하는 워크숍이 10월 28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에서 개최된다. ‘2010서울연극올림픽’ 측은 “이번 워크숍과 심포지엄을 통해 공연의 국제적인 교류를 넘어 세계 연극인들의 심도 있는 토론과 화합을 이루고자 한다”며 “세계적인 연극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공간적인 화합을 넘어 과거와 현시대에 대한 평가 그리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참여방법 및 자세한 내용은 ‘2010서울연극올림픽’ 공식홈페이지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세계적인 국내외 연극계 거장들의 작품과 차세대 연출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2010서울연극올림픽’은 ‘사랑(Sarang): Love and Humanity’를 주제로 총 13개국 48개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24 / 조회 15,914
-
[현장스케치] 갈 때까지 놀아보자! 연극 ‘오구’ 포토콜 현장
지난 3일 오후 7시 호암아트홀에서 연극 ‘오구’의 포토콜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연극 관람 후, 고희연을 맞은 강부자의 축하 리셉션도 마련됐다. 포토콜 행사에는 평소 국민엄마 강부자와 절친한 중년배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가장 먼저 배우 김영옥이 도착했다. 그는 짧게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희연을 맞은 강부자를 축하했다. 이어 배우 백일섭, 김용건, 이순재, 김창숙, 노주현 등 대한민국의 대표 중년배우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또한 도올 김용옥 선생, 김을동 의원 등도 참석해 연극 및 고희연을 축하했다. 연극 ‘오구’는 현재까지 22년 동안 장기 상연되며 평균 객석 점유율 97%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1997년부터 노모 역으로 열연한 강부자가 이번에도 극을 맡아 또 한번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죽음을 코믹하게 표현해 삶과 죽음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고 해학적인 우리의 정서를 담았다. 이처럼 국민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작품인 만큼 행사장은 배우들뿐만 아니라 여러 관객들로 붐볐다. 연극을 끝내고 고운 한복을 차려입은 강부자는 리셉션 자리에 참석한 배우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한민국이 가장 사랑한 연극 ‘오구’는 고희연을 맞은 강부자의 열연과 함께 오는 9월 5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newstage@hanmail.net)
2010.08.04 / 조회 11,359
-
<오구>의 환상 호흡 - 강부자, 오달수 & 이윤택
죽은 자를 위한 굿, 오구. 하지만 그곳엔 죽음의 불안도, 공포도, 눈물도, 아쉬움도 없다. 저승사자 마중길에 서서 이승에서의 삶을 신명 나게 뒤돌아보는 이 판이 6년 만에 서울에서 열린다. 이윤택과 연희단거리패, 그리고 의 희로애락을 풀어내는 노모 강부자, 그의 맏아들 오달수 트리오의 호흡은 여전히 최강. 지난 17일 토요일. 모처럼 서울에서의 가열찬 연습을 마무리하고 마주 앉은 세 사람. 플레이디비 독자들의 트위터 질문을 연신 컴퓨터 모니터로 보며 “이 사람들은 다 어디서 온 건가?”를 연발하는 강부자에게 연출가 이윤택은 쉴 새 없이 트위터와 플디에 대해 설명하고 또 설명한다. “이거 재밌네, 헐”하며 위트 있는 한마디를 빼 놓지 않았던 오달수까지, 세 명과 함께 실시간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은 트위터 라이브 인터뷰, 그 생생함 속에 20여 년간 대한민국 국민의 심금을 휘저어온 마력이 솔솔 풍겨나온다. 2010년 왜 다시 일까요? 는 이윤택이 썼지만 개인의 결코 개인의 작품이 아닙니다. 연극이라는 게 민족이 이어오는 삶의 집단 무의식에서 나오는 거니까, 그 집단 무의식 중에 발견해 낸 것이죠. 연극평론가 김방옥 선생님이 ‘이윤택이 전통의 보물창고를 열어젖혔다, 전통의 보물창고가 쏟아졌다’고 말씀하셨어요. 이후 가장 한국적인 코미디가 탄생했다고요. 우리 민족의 삶과 죽음, 결혼하고 죽고 태어나고, 다 의식이 있잖아요. 우리 민족 의식을 발견한 거죠. 그래서 한민족이 존재하는 한 이 작품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어요. @jongso님 어머니의 잔소리를 듣고 를 쓰셨다는데, 주로 어떤 잔소리를 들으셨나요? 자식이 말 안들을 때 “나 갈란다, 나 갈란다”하는 어머니 말은 잔소리가 아니라 협박이에요. 집을 나가겠다, 재가하겠다, 너를 버리고 도망가겠다, 아니면 심지어 저승가겠다, 그 뜻이거든요. 그러면 어린 애들은 겁먹고 붙들고 “엄마, 가지마라~”그런단 말이죠. 그게 생생하게 어릴 때 저와 어머니의 관계였습니다. 작품에 나오는 어머니와 아들의 대화 있죠? 100% 옛날 어머니가 저하고 하던 대화 오리지널 버전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웃음) @hs_storyp @uncanny9 작품 활동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 있나요? 삼국유사가 내 교과서이고, 간접적으로 영향 받은 사람은 많죠. 오영진 선생님은 작가로서 영향을 주신 분이고, 연출은 유덕형 선생님께도 영향 받았어요. 구체적으로 우리 어머님 영향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사람들을 좋아하니까 주위 사람들 표정이나 반응도 다 영향을 줍니다. 강부자 선생님은 작품 의뢰 받고 두말 없이 “하겠다”고 하셨다면서요. 1997년부터 노모 역을 했는데, 일단 이윤택이라는 분한테 믿음이 간거죠. 예전에 라디오 ‘황인용 강부자입니다’를 진행할 때 신춘문예 희곡 당선자로 부산에서 인터뷰를 하러 오셨었어요. 그땐 ‘장래가 촉망되는 어린아이’로 봤지요.(웃음) 는 원래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출발했어요. 소극장 실험연극으로 속도로 엄청 빠르고, 막 뛰고, 공연을 하고 나면 배우들이 쫙쫙 뻗었죠. 소위 대박이 나다가 96년쯤 되니까 한계가 온 거에요. 그만 할까 하다가 노모 역을 해 오던 남미정 등 배우들이 이 작품을 더 대중화하자, 정말 한국의 할머니, 어머니를 대변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아서 부탁을 해보자, 그랬죠. 그 때 투표에서 강부자 선생님이 만장일치였어요. 라디오 진행하시는 곳으로 찾아갔죠. 제가 예전에 인터뷰 했던 젊은 작가입니다, 하고 라는 작품이 있는데, 하고 말씀 드리니, 그냥 “합시다” 하시더라고요. @fornnest 연기계의 최고봉이자 달인인 강부자, 오달수님과 작업하는 느낌을 부탁 드립니다. 기분 좋은게요, 오달수라는 배우는, 이거 밝혀도 괜찮겠어요?(웃음) 인쇄소에서 왔어요. 포스터 들고 부산 가마골소극장으로 배달을 왔는데, 포스터 놓고 안 가고 계속 연습을 보고 있는 거에요. 순간 필이 왔죠. 연기 한번 해 봐라, 하니 에에에에, 하다가 며칠 있다 또 와서 연기 해봐, 해봐, 하고 제가 꼬셨어요.(웃음) 남미정씨와 연희단거리패 동기에요. 오달수씨 배우로 첫 역할이 문상객 1번 이었어요. 97년도에 정동극장에서 공연할 때 처음으로 강부자 선생님의 맏상주로 달수씨가 같이 했죠. 이 팀 그대로 98년도 베를린 공연도 했고, 최고의 콤비입니다. 지금은 오달수씨가 극단 신기루만화경 대표이기도 하고, 영화 쪽에서 활동도 많이 하다보니 시간이 없는데, 강부자 선생님 칠순이시고, 호암아트홀에서 크게 하니까 다시 소환한거죠.(웃음) 본인이 모든 스케줄 접고 왔습니다. 플디 fallsky76 님 라는 작품을 통해 오달수 님을 처음으로 뵈었습니다. 오달수님은 묘한 흡인력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본인 스스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저는 항상 보여주는 직업이니까 제 스스로 볼 수 있는 건 없죠. 근데 제일 행복할 때가 언제인가 하면, 남들이 나를 보고 즐거워하거나 감동을 받을 때, 그 때에요. 객석에서 웃음소리가 많이 나오면 행복하고 기분 좋고, 단지 그렇게 반응만 느낄 뿐이지, 제가 보는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화장실 거울로 보면서, ‘음, 이 정도면 괜찮지’ 이런 건 없으신지.(웃음) 저를 볼 때 참 잘생기고 멋있게 보여요, 저는요.(웃음) 남들은 다른 걸 보나 봐요.(웃음) 며칠 전 인터뷰에서 달수씨가 배우답지 않아서 좋다고 했어요. 왜냐면 말쑥하고, 흔히 말하는 얼짱, 저는 얼짱을 참 싫어해요. 얼짱한테는 얼굴 밖에 별로 나오는 게 없거든요. 근데 달수씨 같은 분은 짜면 짤수록, 한약을 베보자기로 짜면 짤수록 진국이 나오듯이, 이런 얼굴에서는 여러가지가 나오거든요.(웃음) 아주 많은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진국물이 나올 수 있지요. 실제로 대단히 수줍어 하고요, 평상시에는 전혀 연기적, 이런걸 의식 못하는 사람이에요. 유난히 순박하고 아주 서민적인. 연기할 땐 상대방 연기에 대한 리액션을 아주 잘해요. 상대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이런 쪽에 오달수 연기의 매력이 있지요. 플디 santa999님, irisyou80님 보시기에 배우 오달수는 어떤 사람인가요? 사실 오달수씨 희극 연기의 대표작은 라는 작품입니다. 이중생 역할을 했는데, 거의 천재적인 역할을 보여줬지요. 100% 관객들이 다 뒤집어져요. 가마골소극장에서 해서 부산사람들은 봤는데, 서울 관객들을 아직 못 봐서 내년에 다시 선을 보였으면 좋겠어요. 오달수씨의 희극연기는 하회탈, 한국 코미디아 델 아르테, 희극연기의 전형성을 띄고 있다고 봅니다. 플디 zizo27님 도 그렇고, 에서도 그렇고, 국민엄마라는 별명이 있으신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국민엄마, 국민가수, ‘국민’자가 붙는 게 명예롭고 좋은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요즘은 그 얘기가 그렇게 희소가치도 없고, 어리고 새로 태어난 가수들한테도 국민가수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아, 내가 저 서열하고 똑같은가’, 이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국민엄마라는 호칭은, 일단 기분 좋고 명예롭죠. 근데 내가 과연 국민엄마답게 엄마 노릇을 했는가, 여러가지 부담스럽고, 황송하고, 그렇습니다. @sjhhi 엄마로서 가장 행복한 나이는 언제라고 생각되시는지요? 엄마의 말에 나도 모르게 서러웠던 적이 있으신가요? 마흔 다섯에서 쉰 다섯, 예순. 그 때 가장 엄마로서 행복한 것 같아요. 만약에 신이 10년의 보너스를 준다, 그러면 전 청춘은 싫어요. 사람들은 떠오르는 태양을 좋아하겠지만, 저는 노을을 좋아해요. 파란 잎사귀도 물론 좋죠. 근데 전 낙엽이 좋아요. 그래서 전 45살부터 55살까지 다시 살고 싶어요. 아이들도 어느 정도 성장시켜 놓고, 또 살면서 여러가지 많은 걸 이뤄놨고, 그 때야말로 아, 내가 이만하면 엄마로서 조금 행복할 때가 아닐까, 해요. 엄마한테 서러웠던 건 없어요. 내가 우리 엄마를 서럽게 해드렸지. 딸과 엄마의 관계는 평생 그래요. 돌아서면 후회할 일도 엄마한테는 투정 부리고. 엄마를 하늘에서 휴가좀 보내주시면, 무슨 이야길 할까, 어디를 갈까, 아휴, 아무 얘기도 못하고 어디도 못 가요. 그냥 손 꼭 잡고 하루 종일 쳐다보다가 가시겠지요. @100magnets 강부자 선생님 피부가 장난이 아닌 듯. 비결이 뭔가요? 배우라도 나는 얼굴을 가꾸지 않아요. 화장은 안하고 분장은 해요. 누가 메이크업 하려고 달려들라치면, 하지마, 하지마, 그러고. 강부자는 안 이뻐야 강부자지 이쁘면 강부자가 아니야, 하죠. 화장품도 아무거나 생기는대로 쓰고. 기능성 화장품은 믿지도 않고 쓰지도 않아요. 대신 한가지 하는 게 있어요. 아침 저녁 100번씩 얼굴을 때려요. 스킨 바르고 서른 번, 로션 바르고 서른 번, 썬크림 바르고 서른 번, 그러고 나서 목과 턱을 댓 번 치켜 올려요. 그런데 살살 하면 안되고 아프도록 때려야 해요. 다리미로 다리는 심정으로 살결 속으로 로션이 쏙쏙 들어가라고. 내가 만들어낸 노하우에요. 세수 할 때 마다 샤워 수건에 비누 뭍혀서 빡빡 밀고.(피부가 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도 이렇게 좋은 걸 어떻게 해요?(웃음)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고, 타고 나는 것도 있을 거고요. @soyasteve 오랜 배우 생활을 해 오신 강부자 선생님의 연기 철학은 무엇인가요? 천의 얼굴을 만들어내는 게 배우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배우생활 50년 가까이 하면서 한번도 눈썹을 붙여본 적도 없고요, 매니큐어를 발라본 적도 없고, 귀를 뚫어본 적도 없어요. 아주 자연주의죠. 내 얼굴이 이렇게 생겼는데. 일부러 아름다움을 내려고 하지 않아요. 여기서 천의 얼굴을 만들어 내야죠. 일단 작품을 받으면 그 사람은 어느정도 교육을 받았을까, 얼마만큼 잘 사는 집이었을까, 걸음은 어떻게 걸을까, 목소리는 낮은 편일까?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해서 캐릭터를 만들려고 노력을 해요. 그 때부터 그 사람이 됩니다. @wogh0077 초연 때와 지금 공연의 차이점, 관객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뭘까요? 초연 때는 한국적인 매력이 많았었거든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우리 전통의 보물창고를 열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 게 굉장히 강했습니다. 최근의 는 좀더 대중화가 되었죠. 지금 가 가지는 메시지는, 초연 때부터 끊임없이 왔던 것, 삶과 죽음에 문제를 다루면서 결국은 삶에 대한, 산 사람들에 대한, 산 자에 대한 죽은 자의 축복이랄까요. 네, 맞아요. 산 사람을 위한 축복입니다. 부제도 ‘산 자를 위하여’죠. 요즘 젊은이들이 이 작품을 좋아할까, 생각하다가도 빠져들면 더 열광적인 모습입니다. 세대간의 차이는 없다고 봐요. 물론 살아온 환경이 다르지만, 한국인의 심성이 들어 있기 때문에 결국 다 같이 어울리게 된다고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7.26 / 조회 13,203
-
황천길에 신명이 넘치는구나! <오구> 연습현장
죽기 전에 굿 한판 열어 달라는 어미의 청은 오늘도 계속이다. “나 죽어 이 집은 누구 것이 될꼬.” 아차차. 아들은 어서 달려든다. “그럼요, 어머니 위해 한판 열어 드리리다.” 팔순 할매 황씨의 죽음을 두고 벌어지는 구성진 해프닝, 연극 가 다시 무대에 오를 준비에 한창이다. 1989년 서울연극제 초연 이후 22년간 1, 200여 회 공연, 약 3만 명의 관객들이 보며 울고 웃은 작품이다. 2004년 공연 이후 서울 무대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는 7월 25일부터 3일간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한 판을 벌인’ 후 7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이윤택 연출을 비롯, 1997년부터 오구의 황씨 할매로 서 온 강부자와 이 작품의 문상객 역으로 배우 데뷔를 한 명품조연 오달수가 이번엔 맏아들 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17일 이른 아침부터 진행된 연습에선 아들과 며느리, 황씨 할매가 익살스럽게 대화를 주고 받으며, ‘드디어 굿을 벌이는 장면’이 펼쳐졌다. 먼 길 떠나기에 앞선 할매에게 죽음은 두려운 공포의 대상이 아닌, 한 세상 살고 다시 떠나는 새로운 길이며 저승사자가 연애하자고 달려드는 놀이판이다. 요란스런 초상집 광경엔 김소희, 김미숙, 이승헌, 유종식 등 연희단거리패 대표 젊은 배우들도 함께 한다. 구성진 소리와 몸짓이 쉼 없이 객석과 넘나드는 맛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연극 연습현장 연출가와 배우"에미한테 굿 한번 못 해주냐!"(오달수, 강부자)드디어, 죽기에 앞서 굿판이 벌어지는데.춤 바람난 며느리? 어허, 좋다! 좋다!부귀영화, 자식들 다 소용 없다~엄니~함께 황씨 할매 역을 맡는 남미정과 강부자저승과 이승, 그 사이 '오구'판이 벌어집니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7.21 / 조회 9,686
-
<베니스의 상인> 정호빈, 진한 눈빛 그 안의 무언가
영화에서, 드라마에서, 그리고 무대에서 가장 처음 이름을 내거는 주인공이 아닌 또 다른 배우에게 ‘눈에 띈다’고 하는 말은, 눈에 거슬려 껄끄럽다기 보단 갑남을녀, 필부필부가 아닌 군계일학을 발견할 때의 감탄사이다. 우리는 지금 정호빈(40)을 두고 그 감탄사를 연발한다. 드라마 ‘태양의 삼켜라’의 중간 보스 백실장으로, ‘선덕여왕’의 문노로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그는, 조화를 깨트리는 뽀족함이 아닌, 기대 이상의 진가를 선사하며 제 몫 이상을 선사하는 배우였음을 확인시키고 있다. 연극으로 배우 인생을 시작했지만 “거의 첫 무대와 다름 없다”며 의 의리파 안토니오로 변신한 그는 “아직 신인”이라며 20년 배우 생활을 담담히 이야기 한다. 연극계 드림팀과 함께 하는 행운 “오현경 선생님 덕분에 제가 이 작품 한다고 했어요. 샤일록 역을 그 분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겠습니다!” 한 거죠. 예전부터 존경했던 분이라 선생님하고 꼭 같이 무대에 서 보고 싶었거든요.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올지 모르잖아요.” 친구의 구혼 여비를 위해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건 안토니오. 이들의 재판장면이 압권으로 꼽히기도 하는 셰익스피어 작 에서 정호빈은 신의로 똘똘 뭉친 우정에 기꺼이 자신의 살을 내 놓겠다는 주인공 안토니오 역으로 열연 중이다. “이윤택 선생님은 정열의 화신이에요(웃음). 그 많은 에너지가 어디에서 나오는 지 모르겠어요. 선생님을 만나서 너무 잘 됐다고 생각해요. 부딪혀서 하나라도 배워가면 배워갔지 뺏길 게 전혀 없거든요.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지금까지 해 오셨던 공연들에 대해 자신만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쐐기가 있으세요. 그걸 배우들에게 다 나눠주려 하시는데, 그게 너무 좋은 거죠. 작품 하면서 너무 행복해요.” 이윤택 연출에 더하여 고리대금업자 역의 오현경, 그리고 윤석화, 한명구, 김소희, 김미숙, 주인영 등 연극계 내노라 하는 스텝, 배우들이 모인 ‘드림팀’에 합류한 것이 행운 아니냐는 반문이다. “안토니오를 착한 사람으로만 봐야 할까, 작품을 만나면서 고민했던 부분이에요. 처음에 등장하면서 제가 거리에 방뇨를 하잖아요. 이런 것들이 당시에는 무척 자연스러울 정도로 어지러운 시기였거든요. 한량 끼도 있는 사람 같고요.(웃음) 샤일록을 그전처럼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만 표현하고 있지 않듯이 안토니오에 대해서도 단순한 한 부분이 아닌 복합적인 내면에 대해서 생각했죠.” 나도 모르는 내 눈빛 고교 졸업 후 연극계에 입문했으나 “잘 써주지 않아 여기저기 찾아다녔다”는 그는 2001년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의 친구 인기 역, 드라마 ‘올인’의 마피아 보스 오른팔 역으로 자신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드러내었다. “학창시절, 친구들 중에도 돋보이는 느낌의 보스 기질?(웃음)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도 말을 까불까불 하게 안 해서 또래 친구들도 저를 어려워하는 게 있었고요(웃음). 중학교 때부터 영화를 많이 봤는데 알파치노 선생님이 저의 연기 모티브가 된 거죠. 저런 배우가 되었으면, 했어요.” 배우에 대한 동경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배우의 길로 이끌었다지만 미술을 했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는 또 다른 이유도 생각해 본다. “중학교 때 어머니가 “네 행동을 봐서는 속을 썩일 것도 같은데, 아버지의 피가 흐르니까 쉽게 가지는 않을 것 같다(웃음)”고 하셨어요. 그 때는 이쪽 길로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피의 영향인지, 고등학생이 돼서 “나도 남들이 알아보는 사람이 돼야겠다”, 그랬죠. 그 이후에 남들이 콧방귀 뀌고 그럴 때도 속으로 이 악물고 ‘내가 꼭 된다’ 그랬어요.” "찍어 놓고 개봉 안되거나 찍다가 엎어진 영화도 많았다”며 프로필로 딱히 무엇을 적을 수 없었던 2001년 이전 10년을 그저 “이 악물고 했다”고 담담히 웃으며 이야기 하는 그에게 “긍정적으로 살아 왔다”는 말은 지금의 정호빈을 만든 가장 큰 지지대였음이 짐작된다. “힘든 일이 있거나 안 좋은 사항이 있으면, 그냥 웃어요. 웃고 그 상황을 즐기는 거죠. 그 상황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지치겠지만, 좋은 일이나 나쁜 일 모두 한계가 있잖아요. 그 시기가 지나면 변화가 오니까 웃으면서 넘기는 거죠. 화를 내고 나면 참 허무하잖아요.” 거칠고 강한 이미지의 배역에 주로 서온 그는 “스스로 생각할 때는 부드러운 외모”라고 웃으면서도 작품 속에서 나오는 “나도 모르는 표정들”을 두고 놀라기도 한단다. “미리 뭘 연습해서 짜거나 하진 않아요. 이 사람이 지금 어떤 감정일까, 내가 이 정도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는 어떤 감정으로 나를 쳐다볼까, 이런 걸 고민하죠. 어쩔 땐 제가 드라마를 봐도 인상이 더럽더라고요(웃음). 감독님들이 알아봐 주시고 큰 배역과 장면으로 키워주시는 것, 그런 게 배우로 느끼는 카타르시스죠.” 무대, 배우로 나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 “느낌이 좋으면 그냥 해요. “이 역할 저한테 주시면 정말 멋있게 만들어보겠습니다” 하고요. 그리고는 겁도 없이 “이 작품 대박이야” 그러죠(웃음). 영화 ‘친구’나 이후의 작품들, ‘꽃보다 남자’도 제의해 주실 때 다소 작은 역할이라고 주저하시는 것 같았는데 시놉시스 보고 무조건 한다고 그랬어요. 저는 굉장히 긍정적이에요. 다 잘 된다는 생각을 하죠. 소속사 대표님께도 나를 찾아주는 작품은 거절하지 말아달라고 해요. 시기적으로 일정을 맞출 수 있다면 무조건 같이 한다, 나를 필요로 하는 작품이 있다면 무조건 한다, 그게 배우라는 거죠.” 무대에 대한 희열, 그리고 앞으로의 갈증에 은 자신에게 행운작이라며 말을 잇는다. “이 끈을 놓고 싶지 않아요. 연극은 배우가 살아가는 또 다른 에너지인 것 같아요. 이윤택 선생님도 언제든지 연극하고 싶으면 오라고 하셨어요. 작은 역이라도 주시겠다고(웃음).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굉장히 좋은 인연인 것 같아요. 정말 큰 보험 하나 들어놓은 거죠(웃음). 선생님 존경합니다, 이 말 꼭 넣어주세요.” 첫 무대 리허설 때 ‘과연 정호빈이 무대에서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위의 우려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극장 울림도 좋고, 발걸음도 너무 가볍고, 무대 위에서 혼자만 신나게 즐겼다”는 그는 어떤 배역이든 상관 없이 를 꼭 해보고 싶다고 한다. “아직은 절 모르시는 분이 훨씬 많잖아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절 알아볼 때까지 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에요. 단순히 유명인이 되는 게 아니라, 배우로 인정받는 것, 그렇게 알아봐주시는 걸 스스로 바라고 있어요.” 배우로 20년, “프로가 되기 위해 다가가고 있는 중”이라는 정호빈은 지금도 섣부른 자기 평가나 타인의 시선에 휘청거리지 않는다. “소위 쌩 양아치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승화된 고급스런 쌩 양아치를 만들곤 한다”며 웃는 그이기에 정호빈을 그저 ‘배우’라고 부르며 그치지 않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09.12.21 / 조회 12,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