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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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삶의 이유…소시민 다룬 '만리향' 다시 무대에
극발전소301 창단 10주년 공연
2014년 초연…서울연극제 4관왕
30일부터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연극 ‘만리향’의 한 장면(사진=아트리버).[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4년 초연을 통해 제35회 서울연극제 4관왕을 차지한 연극 ‘만리향’이 극단 극발전소301 창단 10주년 공연으로 무대에 다시 오른다.‘만리향’은 때론 삶의 이유가 되고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소중하기에 더 깊은 상처를 주기도 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한 소시민 가족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족의 의미를 질문한다.2014년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초연했다. 그해 서울연극제에서 대상·연출상·희곡상·신인연기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에는 김효숙·김곽경희·성노진·박완규·이교엽·김경남 등 초연 배우들과 그동안 ‘만리향’을 거쳐갔던 배우들, 그리고 새로 합류한 배우들이 1주일씩 무대를 책임지며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극발전소301은 대학로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극작가 겸 연출가 정범철 대표가 이끌고 있는 극단이다. 다양한 형태와 주제의 참신하고 젊은 창작극을 만들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5월 30일부터 6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전석 4만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5.27 / 조회 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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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명 공동창작…연극 '2017 애국가' 목소리 담았다
제 38회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
즉각반응 스태프와 배우 공동참여
인터뷰·리서치기반 다큐멘터리극
2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개막연극 ‘2017 애국가’ 포스터(사진=즉각반응).[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플레이씨어터 즉각반응의 신작 ‘2017애국가-함께함에 대한 하나의 공식’(이하 2017애국가)이 제 38회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참여한다.‘2017 애국가’는 2017년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모아 만드는 인터뷰 기반의 다큐멘터리 연극이다. 배우와 스태프가 인터뷰어 혹은 인터뷰이가 되어 자신이 속한 가장 작은 공동체부터 가장 큰 공동체 사람들에게 애국가가 무엇인지, 또 국가란 무엇인지, 도시 혹은 자신이 무엇인지, 리서치 한 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총 21명의 스태프와 배우가 공동 창작에 참여했다.즉각반응의 하수민이 연출했으며 배우 이영조, 강애심, 이수미, 이주영, 서동갑, 박성연, 곽지숙, 임영준, 이진경, 임동욱, 김아영 등이 출연한다. 오는 4월 27일부터 5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전석 3만원이며 티켓링크, 인터파크, 대학로 티켓닷컴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한편 제38회 서울연극제는 오는 26일부터 5월28일까지 대학로를 비롯한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그동안 함께 진행했던 ‘미래야솟아라’(10월 서울미래연극제로 예정) 등을 분리시키고 ‘공식선정작’만을 선보이는 축제로 개편했다. 070-8719-0737.▶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4.12 / 조회 2,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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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옥' 서울연극제 조명상…15일까지 앙코르
'2016 서울연극제' 무대예술상 조명 부문 수상
5월 15일까지 예그린씨어터연극 ‘연옥’의 한 장면(사진=서울연극협회).[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극단 바바서커스와 엔터플랫폼이 공동 제작하는 연극 ‘연옥’이 지난 8일 진행된 ‘2016 서울연극제’ 폐막식에서 무대예술상 조명 부분을 수상했다. ‘연옥’의 조명감독인 한원균은 ‘코믹환상극 코’ ‘아일랜드’ 등의 작품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조명·무대 디자이너다. ‘연옥’은 지난 8일을 마지막으로 35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서울연극제’의 공식참가작이다. 작년 5월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부문 작품상 수상작으로 ‘제6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DipFe)’와 2016년 3월 ‘한일신진우수연출가 작품교류전’에서 초청받아 사랑받은 작품이다. 작품은 칠레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아리엘 도르프만의 원작을 바탕으로 각색했다. 이승과 저승 사이의 공간인 연옥에서 만난 두 남녀의 진실게임을 그렸다. 감옥 혹은 정신병원을 연상케 하는 적막한 공간에서 서로에게 용서받지 못한 범죄를 저지른 두 남녀가 진실에 다가가는 치유의 과정이 숨막히게 펼쳐진다. 배우 이도엽, 박성연, 최자연, 김신록 등이 출연한다. 서울연극제에 이어 오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연장공연에 돌입한다. 예매는 인터파크와 대학로티켓닷컴에서 가능하다. 02-482-8796.연극 ‘연옥’의 한 장면(사진=서울연극협회).연극 ‘연옥’의 한 장면(사진=서울연극협회).▶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10 / 조회 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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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권오중·장원영, 연극 '만리향' 무대 선다
'아이가 다섯' 권오중 첫 연극 도전
집안 골칫거리 '둘째 아들' 역 맡아
개성파 정원영은 첫째아들 역 출연
5월4일~6월12일 SH아트홀서 공연삼연에 나서는 연극 ‘만리향’ 출연진 프로필컷(사진=극발전소301).[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만리향’이 2014년 초연을 시작으로 다음달부터 삼연에 나선다. 최근 브라운관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배우 권오중과 장원영과 함께 한다.연극 ‘만리향’은 2014년 열린 ‘제34회 서울연극제’에서 4개 부문(대상·연출상·신인연기상·희곡상) 연극상을 수상했다. 당시 ‘2014 서울우수공연작품 지역문화공간 순회사업’, ‘2014 한문연 세월호 사고관련 공연예술계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평단으로부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듬해 ‘2015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서울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재공연되며 대중으로부터 큰 호평을 얻었다.만리향은 2014년 초연과 2015년 재연 배우들과 함께 올해 트리플 캐스팅으로 5월 4일부터 6월 12일까지 6주 동안 서울 종로구 대학로 SH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이번 삼연에서는 브라운관을 통해 대중에 잘 알려진 배우 권오중와 장원영이 합류한다. 현재 KBS 2TV 주말 드라마 ‘아이가 다섯’에 출연중인 권오중은 첫 연극 도전이다. 권 배우는 집안의 골칫거리 둘째아들 역을 맡는다. 최근 종영된 MBC ‘화려한 유혹’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배우 장원영은 첫째 아들 역을 연기한다. 엄마 역에는 유안 배우, 아내 역에는 박성연 배우가 합류해 애잔한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작품은 지적 장애를 겪는 막내 딸의 실종을 계기로 남은 가족들이 서로의 아픔을 이야기하며 치유의 과정을 그린다. 중국집을 운영하는 한 소시민 가족이 주인공이다. 지금의 시대에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극작엔 김원, 연출은 정범철 극발전소301 대표가 맡는다. 김효숙, 김지은, 유안, 성노진, 장원영, 박성연, 이성순, 권오중, 천재홍, 백선우, 김순태, 김효선 등이 출연한다. 010-4734-7972.▶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26 / 조회 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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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연옥’ 2016 서울연극제 무대 선다
2015 서울연극제 미래야솟아라 작품상
극단 바바서커스, 두 남녀 진실 담아
아리엘 도르프만의 현대비극 재해석연극 ‘연옥’[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단 바바서커스는 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종로구 등이 후원하는 ‘제37회 서울연극제’의 공식 선정작 연극 ‘연옥’(제작 극단 바바서커스·엔터플랫폼)을 오는 22일부터 5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선보인다 18일 밝혔다.‘연옥’은 지난해 5월 열린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부문 작품상 수상작이다. 제6회 대전국제소극장연극축제(DipFe)와 2016년 3월 한일신진우수연출가 작품교류전에 초청받은 작품으로 이를 통해 극단 바바서커스는 차세대 연극인으로 국내외 주목받았다.칠레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아리엘 도르프만의 원작을 바탕으로 각색한 작품은 이승과 저승 사이의 공간인 ‘연옥’에서 만난 두 남녀의 진실게임을 그린다. 감옥 혹은 정신병원을 연상케 하는 적막한 공간에서 서로에게 용서받지 못한 범죄를 저지른 두 남녀가 진실에 다가가는 치유의 과정이 숨 막히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올해 다시 서울연극제 본선으로 돌아오는 연옥의 연출가이자 극단 바바서커스의 공동대표 이은진은 “1년 동안 관객들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극단 바바서커스만의 색을 지키면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그 전보다 쉽게 관람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재탄생 됐다”며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공연은 평일 저녁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일요일 3시에 진행된다. 화요일은 공연이 없다. 예매는 인터파크와 대학로티켓탓컴에서 가능하다. 배우 박성연, 최주현, 박현지, 최자연, 김신록, 손산, 이도엽, 김지수, 고동옥, 김승기, 임준식, 김민수 등이 출연한다. 02-482-8796.▶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18 / 조회 2,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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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귀신들의 각축장”…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
극단 물리의 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 6월 18일부터 28일까지 대학로 아름다운 극장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피의 결혼’, ‘인상과 풍경’ 등으로 잘 알려진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작품이다. 연극은 할머니, 엄마, 다섯 자매와 모든 것을 지켜보는 하녀가 살고 있는 스페인 어느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남편이 죽은 뒤 철저하게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번 공연에는 연기파 배우 8명이 참여한다. 2012년 ‘천하제일 남가이’로 대한민국 연극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던 박성연이 ‘베르나르다’ 역을 맡는다. 연극계를 대표하는 배우 강애심은 하녀 ‘폰치아’ 역을 맡아 열연한다. 그 외에도 연극 ‘안티고네’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쳤던 서경화가 할머니 ‘마리아’를 연기한다. ‘베르나르다’의 다섯 자매 역에는 이봉련, 황순미, 이지혜, 최아령, 전지혜가 캐스팅됐다. 연극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은 극단 물리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극단 물리는 한태숙 연출가를 주축으로 세상 모둔 미추의 근원과 현상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데 무대예술의 목표를 둔 극단이다. 그간 연극 ‘서안화차’, ‘레이디 맥베스’ 등 독특하고 실험적인 무대로 주목받았다. 극단 물리는 오김수희, 서재형 등의 연출가를 배출한 이력이 있다. 이번 공연은 김정 연출이 맡는다. 김정 연출은 2014년 연극 ‘유령’을 선보였고, 조연출로 연극 ‘단체의 신곡’, ‘유리동물원’, ‘아워타운’ 등에 참여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5.06.10 / 조회 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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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휩쓴 연극 ‘목란언니’…11월 다시 온다
연극 ‘목란언니’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작품은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지원 아티스트인 김은성과 전인철 연출가가 함께한 작품이다. 2011년 두산아트랩에서 낭독공연으로 선보인 후 2012년 두산아트센터 경계인 시리즈로 소개됐다. 연극 ‘목란언니’는 남북한의 문제를 젊고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냈다. 김은성 작가의 세밀한 묘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2 ‘대한민국 연극대상’의 작품상, 2012 ‘동아연극상’의 희곡상(김은성)과 유인촌신인상(정운선), 2012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12 공연 베스트7’에 선정됐다.작품은 남북한의 이념과 현실의 경계를 담는다. 평양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조목란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한국으로 넘어오게 된다. 북에 있는 부모를 데려다 준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모든 자금을 사기당한 그녀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연극 ‘목란언니’는 탈북 여성 조목란을 통해 끊임없이 떠도는 탈북자의 이야기를 다룬다.연극 ‘목란언니’는 11월 19일부터 12월 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두산아트센터
2013.10.18 / 조회 8,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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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우의 뜨거운 계절, 이명행
등장 전과 후로 일본 현대 연극사를 나눈다고 할 정도로 강한 충격과 혁신을 보여준 재일교포 2세 연극인 고(故) 츠카 코헤이. 그가 쓰고 연출한 연극 가 작가 타계 2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공연했다. 일본 야타미 지역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형사들과 용의자가 등장하는 이 작품은,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빠른 대사, 격양된 몸짓 등 독특한 ‘츠카식 연극 스타일’을 비롯, 치밀하게 얽힌 인간 내면 깊숙한 이야기를 풀어내 1985년 서울 초연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7년 만에 같은 극장에서 다시 막을 올린 는 공개 오디션으로 공연 전부터 화제를 낳았으며 열연을 펼친 네 명의 배우들이 객석과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그 중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쉼 없이 말들을 쏟아내다가도 “내가 바로 기무라 덴베 형사”라고 말할 땐 가슴 깊숙이 턱을 끌어당기고 근엄과 자신감을 더욱 강조하는 그 사람, 살인 사건을 다각적으로 헤치는 유능한 형사이자 신참 형사에게 자신이 지키지 못했던 소중한 곁의 것들을 잃지 말라고 일깨워주는 사람, 하지만 한 여자를 향한 한 남자로서 마지막 ‘한 발’은 결국 내 딛지 못한 그 사람, 기무라 덴베 부장 형사 역을 맡은 이명행(36)에게 그 누구도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임자가 나타날 때까지 정정 당당하게 뽑겠다’고 외친 공개 오디션이었다. ‘501명 중에 4명 뽑았다는데 도대체 얼마나 잘 하는거야?’ 그렇게들 생각하셔서.(웃음) 오디션에서는 실력도 중요하고 비주얼 조합도 생각하시고 뽑는 건데, 어떻게 보면 우리는 운 좋은 배우들인데 그렇게까지 기대를 가져주시니 처음에는 부담도 컸는데 어쨌든 해내고 나니까 그런 과정들이 자랑스러웠다. ‘공연 후 쓰러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정도로 에너지 소모가 큰 작품이었다. 젊은 형사 역을 했던 (김)동원이가 무대 위에서 한 2, 3초 대사를 안 했던 적이 있었다. 나중에 “약간 빈혈기가 와서 머리가 띵했었다”고 하더라. 목에 좋다는 도라지액 먹고 탄산이나 커피는 안 마시고. 저녁 때 최소한 갈비탕이라도 꼭 고기 먹자고 하고.(웃음) 공연 한번 하고 나면 셔츠에 재킷까지 흠뻑 젖어서 나중에 말리면 옷에 하얀 줄이 생길 정도였으니까. 연출님(고선웅)이 배우들에게 ‘리턴 투 이노센스’라고 말씀하셨다. 순수로의 회귀, 정말 올림픽 선수들처럼 뛰고 굴렀다. 살인사건이 중심이라지만, 각 캐릭터의 개인사와 아픔이 깊게 녹아 들어있어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이게 바로 작품의 힘이다. 연습 중에 초연 배우이신 전무송 선생님도 오셨고, 츠카 코헤이 선생님 기일이 있어서 제사도 지냈다. ‘아타미 살인사건’, ‘월미도 살인사건’ 등 이름을 달리해 대학로에서 공연된 적이 있지만, 초연 때 이름인 로 다시 하는 건 27년 만에 처음이었다. 게다가 같은 공연장인 아르코대극장의 느낌도 강했고. 막이 촥 떨어지고 올라가는데 소름이 돋으면서 와, 내가 정말 대단한 흐름 가운데에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공연 끝나고 쫑파티 때, 앞으로 더 좋고 멋진 역할이 많이 있겠지만 지금은 남자배우로서 기무라 덴베 역을 맡고, 또 공연을 잘 마쳤다는 게 남부러울 것 없다고 말했다. 굉장한 영광이다. 객석이나 평단의 반응도 뜨거웠다. 공연 후기를 찾아 보는 편인가? 가끔 검색창에 내 이름도 쳐보고.(웃음) 후기는 괜히 상처 받을 것도 같아서 안 보는데 주변에서 “좋게 올라 왔던데?” 그러면 찾아보는 정도다. 이번에는, 변명밖에 안되겠지만 연습 기간이 한 달 일주일 정도로 짧았고, 2시간 10분 동안 네 명의 배우들이 거의 계속 무대 위에 나와 있으니까 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공연 초반엔 열심히 만 했지 여유를 갖고 논다는 느낌은 없어서 좀 딱딱한 공연이었달까? 이후 공연 느낌이 좀 달라졌고, 초반에 보셨던 분은 다시 한번 보여드리고 싶었다. 연극 의 막베스 부인 역 이후 배우 이명행에 대한 주목도가 점점 커졌다. 여장도 처음이었고. (고)선웅이 형이 극단 마방진 창단 5주년 작품으로 그간 구축해 왔던 극단 색에 정점을 찍자, 하고 만든 작품이 다. 캐스팅이 안된 상황에서 대본을 읽을 때 마침 여배우가 안 와서 레이디 막베스의 대사를 읽게 되었는데 반응이 “어? 재밌는데?” (웃음) 그 다음부터 자꾸 “명행이가 해봐”해서 ‘이 분위기는 뭐지?’ 그랬다.(웃음) 어찌 하다 보니 그 역을 맡게 되었는데 그 작품이 많은 사람들이 이명행이라는 배우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해 준 것 같다. 극단 마방진 단원으로서 고선웅 연출가의 인연도 중요하겠다. 영죽무대(중앙대학교 연극동아리)와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서 배운 게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한 연극이었고, 그게 고등학교 과정이라고 한다면, 마방진 스타일이라고 하는, 선웅이 형이 가꾼 연기론은 대학교 과정 같다. 리얼리즘을 통한 분석과 느낌을 갖고, 그게 꽉 차야지 마방진 스타일이 제대로 발현이 되는 것 같다. 을 거쳐서 까지 역할이 점점 커지고 성장했다고 보는데, 선웅이 형이 의도 하셨던 안 하셨던 간에 나를 잘 경영해 준 것 같다. 그 점이 굉장히 고맙다. 고교 연극반 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만약 그때 미술이든 음악이든 다른 할 거리가 주어졌다면 다 열심히 했었을 것 같다. 원래 문학 서클이었는데, 시 쓰고 고등학교 문학동아리 연합으로 시화전도 했다. 진짜 교회 오빠 같네.(웃음) 축제 때 우연히 팀을 꾸려 공연을 하곤 했는데 그때 담임선생님이 연극반 선생님이셨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친구 따라 하다 보니 배우를 하게 되었다. 당시 에서 선생님 역할을 했었다. 대학 전공은 불문학(중앙대학교 불어불문학과)이다. 고등학생 때 제2외국어가 불어였는데 좋아하기도 했고, 불어선생님이 되려고 했다. 교회 다니면서 기타치고 노래하는 것도, 악기 다루는 걸 좋아해서 대학 1학년 1학기 때 팬플룻 동아리에 들어갔었다. 연극반도 관심 있었는데 학교 선배들이 ‘거기 들어가면 학교 생활 쫑난다’고 해서 겁도 났었고.(웃음) 그런데 결국 2학기 때 들어가서 대학 생활 내내 공부는 안하고 연극만 죽어라 했다. (웃음) 언제 전업 배우가 되겠다고 마음을 굳혔나. 동아리 활동하면서 20대를 불태웠는데 그게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군대 가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봤을 때 연극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졸업 후 한예종에 간 선배들이 있어서 나도 좀 체계적으로 뭘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한예종 시험을 봐서 붙으면 가고, 아니면 어디든 극단을 알아봐야겠다, 하던 차에 입학 시험에 붙었다. 주변 반응은 어땠나. 공부 잘하고 착실한 맏아들, 진짜 교회 오빠였던 것 같은데. (웃음) 부모님은 약간 방임 스타일? (웃음) 대학 졸업할 때까지 성적표를 잘 안 보시는 스타일이셨고. (웃음) 예술계통에 계시지는 않지만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으니까, 네가 어려운 길인데 가려고 하는구나, 네가 하겠다면야 뭐, 그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에 대해 많이 생각하시는 분들이시다. 어머니, 아버지, 감사 드립니다. (웃음) 학창시절을 포함해 그간 맡았던 배역들이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약간 불만이랄까? 이래도 되나? 싶은 게, 사람들이 날 배우로 잘 못 알아본다는 거다. (웃음) 공연을 마치고 바로 로비에 나가도 못 알아본다. 평소에는 어리버리, 헐랭이 느낌이 크고. 그래서 캐스팅에 맥락이 없다. 신사적인 이미지면 그런 배역을 연달아 맡는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어느 땐 젠틀맨, 그 다음엔 주정뱅이다. 선배들은 오히려 스펙트럼 있어서 그게 더 낫다고 하는데, 한편으론 배우도 자신을 파는 건데, 난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 걸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요새 연출님들이나 형들한테는 스테미너가 좋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무대 위에서 힘이 좋다는 뜻인데, 그래서 혼자 하는 역할들, 막 뛰어다니고 뜬금 없이 나와서 소리 지르고(웃음), 그런 역을 많이 한 것 같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바탕으로 한 오민호 역도 인상 깊었다. 가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면 는 감정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다. 극중에서 고문당하고 미치고. 공연이 끝났을 때 정말 다 놔두고 혼자 여행을 가고 싶었다. 집사람한테 못할 짓인데, 몇 번 싸우고 혼자 있고 싶다고 그러고. (웃음) 정말 집사람에게 늘 감사하고 있다. 정말 좋은 것 같다. (웃음) 배우로서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아아, 그런 건 알아서 써주셔야지.(웃음) 음, 목소리가 좀 큰 편이다. 그래서 잘 들리게 할 수 있고. 선웅이 형이, 무대 위에서 (내가) 밉상은 아니라고 하더라. 배우는 조각 같이 잘 생기던지 어떤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딱히 뭘 찍어서 이게 매력이다, 그런 건 아닌데 밉상은 아니라고. (웃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단편의 얼굴상’(2010) 수상 등 단편 영화에서 활약도 뛰어나다. 무대는 오늘 이만큼 쌓았다가 또 부셨다가 더 쌓다가 결국 관객과 만나는 시점에서 에너지가 오가면서 완성이 되는데, 영화 현장은 늘 내가 그리던 그림과 다르다. 순발력, 순간 집중력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어쨌거나 그 지점이 리얼이고, 그 순간순간 발현되는 것들이 굉장히 재미있다. 안 해 봤으니까 새로운 작업도 해 보고 싶고, 영화나 드라마가 기록이 남는다는 것도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다. 차기작은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 이다. 쟁쟁한 선배님들 많이 나오시니까 공연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많이 변주가 된, 재기 발랄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연말에 극단 마방진의 을 LG아트센터에서 하는데 같은 분위기가 날 것 같다. 노령화 사회에 버림 받는 분들이 계시는데 그런 한국 상황과 리어왕이 맞물린다. 캐스팅 발표는 되지 않았지만, 배우로든 스텝으로든 참여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작의 평이 좋아 기대가 더욱 큰 게 사실이다. 까지 역할이 점점 커져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 ‘다음 작품 기대 되요’ ‘꼭 보러 갈게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번에는 역할이 크진 않다. 나만 생각하면 어떤 역이든 재밌게 할 텐데 보시는 분들 생각하면 더 멋있는 역할을 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고.(웃음) 가장 좋은 건 꾸준히 작업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역할이 작아도 무대에 선다는 건 늘 배우는 게 있더라.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8.30 / 조회 15,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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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을린 사랑> 처참한 비극적 운명, 이것이 나의 존재인가
레바논 태생 캐나다 작가 겸 연출가 와즈디 무아와드의 연극 이 올 6월 공연한다. 한국에서는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그을린 사랑’이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그 해 최고 화제작으로 떠오른 이후 2011년 정식 개봉,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프랑스 영화감독 드니 뵐뇌브는 연극을 본 후 충격에 휩싸여 5년간의 준비 끝에 영화로 새롭게 만들어 내었다. 와즈디 무아와드가 ‘존재에 대한 질문’이라고 묘사한 바 있는 은 어머니 나왈이 남긴 유언에 따라 편지를 전해주기 위해 그녀의 자녀인 쌍둥이 남매가 자신들의 아버지와 손위 형제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담고 있다. 잘 몰랐던 어머니의 과거를 거슬러 가는 남매는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실들을 접하게 되고, 이는 곧 자신의 존재를 깨닫는 과정이 된다. 그리스 신화 속 비극인 오이디푸스 모티브가 현대적으로 강렬하게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배삼식 작가가 한국 무대를 위해 원작 희곡을 다듬고, 등의 김동현 연출이 꼼꼼하고 치밀한 연출을 다시 한번 선보일 예정. 김동현 연출제작발표회장에서 김동현 연출은 “대부분의 행동과 사건이 말로서 이어지는 작품으로, 굉장히 연극성이 강하다”고 설명하면서 “구체적인 장소는 많지만 한 공간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사보다는 침묵을 강조했던 영화와 달리 강렬한 시적 대사와 탄탄한 서사 구조가 돋보이는 것이 이번 작품의 특징. 레바논 내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장소를 명시하지 않아 보편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본 연극에서, 14세에 연인의 아이를 가진 소녀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세 명의 배우가 나누어 나왈 역을 맡는다. 순수하고 깨끗하지만 뜨거운 사랑을 통해 임신을 한 10대 나왈 역엔 이다아야가, 그 이후부터 3, 40대의 모습은 배해선이, 가혹한 운명 앞에서 침묵을 선택하는 60대 나왈은 이연규의 몫. 나왈 역을 맡은 이연규, 이다아야, 배해선(왼쪽부터)“처음엔 한 인물을 세 명이 나눠 하는 것에 의문을 가졌었다”는 이연규는 “나왈 역을 맡은 세 명의 배우가 동시에 한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도 있는 등 연극적 특징을 크게 갖고 있는 작품임을 깨달았다”면서 “작품 속 상황이 너무 버겁고 고통스러워서 달아나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꼈고, 이 고통은 한 인간이 살아온 역사가 다 녹아 있는 크고 깊은 이야기가 이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나왈의 유언에 따라 형과 아버지에게 편지를 전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쌍둥이 남매 시몽과 잔느 역은 김주완과 이진희가 소화할 예정이다.쌍둥이 남매 시몽, 잔느(김주완, 이진희)와남매가 진실을 향해 나아가기를 권하는 공증인 르벨(백익남)그토록 찾아 헤맸던 첫째 아들과, 쌍둥이 남매의 아버지가 동일 인물임을 알고 비극적인 자신의운명을 침묵으로 감당했던 나왈, 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시몽과 잔느는 어머니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을 통해 비로소 어머니의 침묵과 자신들의 존재의 근원을 깨닫게 된다. 배우 남명렬이 종군사진기자, 파힘, 말락, 샴세딘 등 4역에 나서는 등 1인 다역의 활용도 눈에 띈다. “한 명을 여러 명의 배우가 나눠 하거나 한 명의 배우가 여러 역할을 소화하는 것은 이 대본 자체가 탄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작품 속 비극이 보편적이고 편재해 있다는 것을 드라마틱하고 아이러니한 구조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이 김동현 연출의 변이다.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인간의 비극과 의지는 윤상, 김동률, 이적 등의 가수들과 함께 작업하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뮤지션 정재일의 음악이 더해져 전개될 예정. 와즈디 무아와드가 고국 레바논의 내전을 배경으로 쓴 ‘피의 약속’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은 6월 5일부터 7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5.16 / 조회 1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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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철저히 외로운 황노인으로 변신, “운명입니다, 그저, 하는 것이죠”
고립된 한 아이가 바깥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극 에서 오달수(44)는 집 나간 아내에 대한 한을 아이에 대한 집착으로 표하는 인물이다. 처절히 외로운 인물로 생과 사를 넘나드는 반송장이 되어 이승과 저승 어디쯤에 있기도 하다. 스크린에서 보았던 ‘웃음 종결자’의 모습을 기대하면 당황하겠다. 하지만 여기서도 오달수는 다르지 않다. 여전히 깊게 생각하는 진지한 표정이다. 하긴, 희극적 역할에서도 그 스스로 폭소하며 웃음을 이끌어 낸 경우는 없었다. 이것이 연극이나 영화를 가르지 않고 ‘그저 연기를 하는 것’이라는 오달수의 고요하고 치열한 진가다. 작품이 마냥 쉽게만 다가오진 않더라고요. 동이향 작가 작품의 특징이, 언어가 굉장히 다듬어지고 상징적이며 시적이기까지 하죠. 그런데 거기에 속으면 안돼요. 그 안에 무언가가 있겠지만, 보이는 데로 읽으면 되거든요. 그러면 아주 쉽게 볼 수 있어요. 아마 대사들이 완전히 전달되지 않을 땐 ‘어, 무슨 이야기 했지? 어떻게 넘어갔지?’ 의아해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문제가 없지 않아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구성 면에서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고 시공간도 초월하며 배역이 서로 바뀌기도 하는데요. 그 점이 이 연극에서 빠질 수 없는 것들입니다. 관객 반응을 어떻게 느끼고 계시나요. 많은 것들을 생각하시나 봐요. 아이가 성장해 가는 그런 모습이 보이고 왜 이렇게 되었는가, 생각할 거리가 있으니까요. 관객 반응이 좋은 이유는 아마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어서인 것 같아요. 따뜻하고, 뭔가 정서적인 환기를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관객을 즐겁게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성기웅 연출과는 첫 작업입니다. 아마 이런 스타일의 작품은 성기웅 연출도 처음일걸요. 조용한 연극, 그런 식의 작품을 해 오다가 이렇게 몸 쓰고 하는 건 처음인 듯 해요. 저희 극단(신기루만화경)의 작품 스타일이 같은 시끌벅적 한 작업들을 해 오다 보니, 이번 작품이 서로서로 자극이 되요. 배울 것도 많고, 서로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요. 동이향 작가의 작품은 처음은 아니시지요? 아주 옛날에 라는 작품을 했는데, 그 때 생각하면 진짜 끔찍하죠.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대사를 쳤으니까, 워낙 어려워서.(웃음) 이 작품은 작가가 스물 두 살 때 썼다고 하니까 기가 막히죠. 이나 다른 동이향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점점 커가고 있고, 아주 좋은 작가임은 틀림 없습니다. 지난 해 유독 영화 작업을 많이 하셨습니다. 원래는 이 연극을 못할 뻔 했죠. 그런데 타이밍이 적절하게 맞았어요. 문제는 영화 촬영이 끝나자마자 2, 3일 만에 바로 연극 연습에 들어가서 체력적으로 좀 후달렸죠.(웃음) 이번 작업 끝나면 몇 주라도 좀 쉬어야 될 것 같아요. 황노인이라는 인물은 집착이 강한 인물입니다. 산 속 깊은 곳에 살고 있다는 설정 자체가 많은 걸 뜻하죠. 속세를 떠난 사람이 아니면, 아주 외로운 인물을 의도했을 거에요. 작품의 때, 장소 등을 봤을 때 아이에 대한 집착도 집착이지만, 이 사람의 외로움도 강하게 보여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에게 힘을 실어, 아이에 대한 집착을 조금 더 강조하고 있어요. 본질적인 외로움이 아니라 스스로 외로움의 길을 고집하는 사람 같더군요. 맞아요, 그렇습니다. 연극 중그간 남편 역할을 맡은 적은 많았지만 아이를 둔, 부성애를 가진 전형적인 아버지 캐릭터는 드물었어요. 이제 슬슬 그런 작품들 들어오기 시작해요. 그 전에는 뭐 사시마가 왔다 갔다 하고(웃음). 아직 때가 아니지 않았을까, 해요. 이제 마흔 중반에 들어서니 그런 역할들을 시작해서, 나중에 맡을 역할은 아버지 밖에 없지 않습니까.(웃음) 많은 배우들이 희극이 더욱 어렵다고 하지만, 정작 배우 오달수는 희극적 이미지가 강해서 비극적인 배역을 선보이기가 더욱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극과 비극에 관한 그 말씀은 통계적으로 나와있는 이야기에요. 또 사실 무대 위에서 릴렉스 되기 위해서는 꽤 많은 경력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희극이 더 어렵다고 말씀 드린 거지요. 이번 연극에서 황노인 역할은 지금까지 저의 이미지와 많이 다릅니다. 그런데 연극은 약속이에요. 이것도 역시 통계에 나와 있는 이야기인데, 어떤 이미지가 굳어 있는 사람, 그 사람의 다른 이미지에 관객들이 익숙해지는 시간이 약 10분 이라고 합니다. 10분이 지나면 서로 연극에 대한 약속이 이뤄지는 거죠. 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웃을 준비를 하셨다가도 10분쯤 지나면, 아, 저 사람이 어떤 역할이고 어떤 이야기를 하며 심리 상태가 어떤지 파악할 수 있거든요. 그 10분을 버티면 되요. 씬 스틸러, 미친 존재감, 웃음 종결자. 배우 오달수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일단 그런 말 자체를 싫어합니다. 어떻게 씬을 훔치며, 미친 존재감이라는게, 존재를 증명하기도 힘들어 죽겠고만.(웃음) 수식어에 대한 거부반응은 없지만, 별로 좋아하진 않아요. 애드립이 많지도 않고 표정이나 동작이 크고 과격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연극에서 배우 오달수를 금새 알아차리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과찬의 말씀이신데, 그렇게 느끼셨다면 섬세해서 그렇지 않나. 저도 잘 몰랐는데, 박찬욱 감독님이 어디선가 인터뷰 하신 걸 보니, 저를 굉장히 섬세한 배우다, 라고 말씀하셨더라고요. 저는 디테일하게 연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거짓처럼, 연기하는 것 같이 안 보이기 위해서 디테일이 중요하죠. 아주 일상적으로 보여져야 되요. 연기를 일상처럼 받아들이고, 해야 한다는 말씀을 여러 번 듣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삶을 힘겨워 하는 게 일상이 지루한 까닭도 크거든요. 일상과 같은 연기, 일상처럼 연기가 지루하고 괴로워질 때는 없는지요. 걱정하지 마십쇼. 곧 죽습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습니다. 일상을 지루하게 생각하지 마십쇼. 언젠가는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있어요. 그 때까지는 뭐, 어쩌겠습니까. 연기가 지루하다 생각이 들면 염세적으로 점차 빠지겠죠. 쇼펜하우어도 죽겠다고 권총 들고 산 속으로 들어간 사람이 늙어 죽었잖아요.(웃음) 그러니까, 운명입니다.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면 되요. 죽고 싶어도 못 죽는 그런 운명이 있습니다. 자기가 타고난 운명. 그냥 하는 거고, 그래서 그냥 가는 거지요. 낭독 워크숍 등 지난 해 극단 신기루만화경이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어요. 10주년 행사를 하려고 했다가 쪽 팔려서(웃음). 이제 10년 되어 놓고 뭘 시끌벅적하게 하나, 됐다, 했지요. 대신 이다 극장에 상주단체로 선정되어서 작년에 참 좋은 경험 많이 했어요. 워크숍을 잘 하지 않는데 여건이 되니 낭독회 등, 수확이 아주 컸습니다. 배우가 아닌 극단 대표로서의 걱정도 있을 듯 합니다. 그렇긴 한데, 짐, 일이라는 건 나누면 되요. 제일 어리석은 사람이 자기 혼자, 혹은 자기 아니면 안 된다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저희 극단은 운영위원들을 두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조언들을 받아서 같이 가는 거지, 내가 대표임네, 완장, 이런 건 별로. 그래서 비교적 좀 편안하게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원래 대표가 종신제였는데 곧 바꿀 생각입니다. 단원들이 한 번씩 돌아가면서 해 봐야 또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나도 대표로서 이 극단을 이끌어 가야 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좀 더 긴장들 하지 않을까 합니다. 관람 예정인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같이 사는 사람들도 그렇지 않습니까, 그 사람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을 때 굉장히 놀랍고. 어차피 연기하는 거니까. 굳이 새롭다, 그런 거 없이 그냥 편안하게 보시면 될 거에요. 제 역할에 코미디 코드는 없습니다. 허나 다른 도깨비라든지 볼거리들이 풍성합니다. 재미있는 연극이니까 얼마든지 부담 없이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2.21 / 조회 11,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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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지고 달님안고> 오달수, “연극, 숨을 곳 없어 더 힘들다”
웃음 종결자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오달수가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대표로 이끌고 있는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2011년 첫 정기공연인 에 웃음기 싹 뺀 반송장 황노인 역이다. 지난 10일 대학로문화공간 이다2관에서 공연을 시작한 는 극작가 동이향의 1997년 작으로, 등의 성기웅이 연출을 맡았다. 세상에서 멀리 떨어진 숲 속에 살고 있는 황노인은 아내가 도망간 이후 아이에게 집착한다. 아버지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아이는 결국 황노인의 목을 조르고, 순간 눈이 머는 아이와 반송장이 된 황노인에게 꿈결 같은 시간이 펼쳐진다. 세상으로 나가는 길목에 펼쳐진 도깨비 늪 다섯 도깨비들이 이들 주변을 맴돈다. 동이향 작가, 성기웅 연출고립되어 자란 아이가 아버지의 구속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번 작품을 두고 성기웅 연출은 “부모를 잃고 홀로 서는 것이 세상에 나아가는 진짜 성장이 아닐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몽환적인 분위기와 현실과 환상의 구별이 모호한 전개를 두고 “오히려 과학적으로 명쾌했다면 작품의 시적인 매력이 사라질 것 같아 두 사이를 조절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도 돋보적인 씬 스틸러로 코믹 매력을 발산한 오달수는 아이에게 집착하는 황노인 역을 맡으며 “울리는 것 보다 웃기는 게 더 힘들지만, 연극 무대 위에선 숨을 곳이 없어 더욱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적인 언어가 더욱 돋보이는 이번 작품을 두고 “동이향 작가의 작품 언어가 쉽진 않지만, 한편으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매우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며 있는 그대로 편안히 감상하는 것이 작품을 마주하는 제일 좋은 방법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황노인의 눈물과 핏물, 표주박, 도리깨질 등이 변한 각기 다른 캐릭터의 도깨비들의 움직임도 독특하다. 연극 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연극 공연장면 세상으로 가는 길목, 도깨비 늪의 다섯 도깨비어디를 향해 해매시는가, 황노인(오달수)"너는 절대 이곳을 못 나가""씨름 한판으로 너희들을 날려보내겠다""이게 무슨 냄새야? 구리기로 송장 냄새만한 게 더 있을까?""아버지, 어미가 뭐에요? 저 밖에 뭐가 있어요?"월식이 시작되면 세상은 깜깜해지지.아이는 눈이 멀고 아비는 반송장이 된다지.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2.14 / 조회 1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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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한 아이의 독특한 성장담,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
혼돈과 고립 사이에 아이는 불안하다. 깜깜한 밤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나, 보이는 것이 정말로 없는 것인지 내 눈이 먼 것인지 그 조차도 알 수 없다. 더불어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도 아이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도깨비들이 출몰하고 그에게 장난을 걸어온다. 난장과 혼돈 뿐이다. 그러나 아이는 이 길을 걸어야 한다. 난장과 혼돈의 길, 그 끝에서만이 성장이 가능해 보이므로. 세상으로부터 동떨어진 숲 속에는 도깨비들이 사는 늪이 있다. 그 늪을 건너 더 깊숙한 곳에 한 아이가 살고 있다. 아이 곁에 어머니는 부재하고 아버지만 있다. 그런데 아버지란 사람이 이상한 구석이 너무 많다. 아버지로서 존재하고 아이를 보호하기보다 아이에게 집착하면서 산다. 아이를 구속한다. 아이의 아빠 황노인은 마누라가 도망 간 이후로 아이 곁을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의 잘못된 욕망과 집착사이 아이는 결핍된 채 깊은 산 속 고립돼 살아가고 있었다. 아이는 엄마가 그립다. 또한 세상이 궁금하다. 구속과 고립을 벗어나고 싶다. 아이는 드디어 결심한다. 자신을 붙들고 늘어지는 아버지 앞에 아이는 목을 졸랐다. 동시에 아이는 눈이 멀고 길을 잃는다. 그리고 그 곳을 떠나 도깨비 늪으로 들어간다. 그 곳이 이상하고 괴기한 곳이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다.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말한다. 그 것이 아이가 지나야하는 성장의 시간이라고 말이다.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작가 동이향과 연출가 성기웅이 만나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작가 동이향은 확고한 자기세계와 희곡 언어를 구사하며 연극적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기대주고, 연출가 성기웅은 연극 ‘삼등병’, ‘조선형사 홍윤식’,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 꼼꼼한 극작과 섬세한 연출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둘이 선사하는 독특한 성장이야기가 어떤 모양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또한 작품에는 명품조연의 원조격 배우 오달수가 아이의 아버지 황노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작품이 국립극장 창작공모에 당선된 희곡을 기반으로 한 만큼 관객들은 세련된 언어 구성과 리듬감 있는 대사, 깊은 변신구조 등 연극만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모호한 배경 아래 펼쳐지는 도깨비, 과부댁 등 캐릭터의 생동감 넘치는 향연들도 기대되는 볼거리다.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오는 2월 10일부터 2월 27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이다.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18 / 조회 1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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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마음>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동시 다발적으로 서로의 상대에게 말을 주고 받는다. 때론 관객과 등을 지고 앉아 한참이고 무언가를 하는 배우도 있다. ‘연극적’이라는 말의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면 무대 위에 고스란히 올려져 있는 이 일상의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작가 히라타 오리자(47)는 1990년대 일본 연극계에 이른바 ‘조용한 연극’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으며, 국내에도 (원작 도쿄노트) 등을 통해 기존 사실주의 연극의 관습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발상을 선보여 왔다. 특히 대학의 한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 3부작은 과학자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과학과 인간의 관계, 더 나아가 인간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의 공연이 한창인 두산아트센터에서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작품에 ‘과학’이라는 부분을 끌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작가는 재미있는 사람과 장소 등을 찾게 된다. 과학자들은 굉장히 개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느라 주변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숭이 연구자는 원숭이 중심으로, 기생충 연구자는 기생충 중심으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집에 가면 밥도 먹고 부부싸움도 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생활의 큰 차이가 없다. 연극의 구조라는 것은 어찌 보면 오래 전부터 동일한 구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에서 리어왕은 굉장히 신분이 높은 사람이지만 가족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것처럼 현대의 과학자들도 왕처럼 엄청난 신분의 사람이 아닐 뿐 이들의 세계를 그릴 때에도 연애 문제, 취직 문제 등 굉장히 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과학하는 마음’은 어떤 것인가. 1920년대부터 일본에 ‘과학하는 마음’이라는 표어 같은 표현이 있었다. 과학자의 연구는 굉장히 과학적이지만 생활은 그들이 연구하는 과학 만큼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제목을 ‘과학하는 마음’으로 붙인 까닭은, 과학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과학자들의 생활을 그리려는 의미에서였다. 다르게 말하자면, 굉장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살기 쉬지 않은 인간의 약함,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연극 중 한 장면지난 해 일본에서 초연한 연극 에서는 실제 로봇이 배우로 등장했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누구도 해 보지 않았던 일에 끌리는 건 당연한 것이다. 굉장히 흥미로웠고, 질적으로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5년간은 오사카 대학 주체로 하고 잇는 로봇 등장 연극을 따라올 작품이 없다고들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매우 기쁘다. 로봇 연극을 만드는 동안, 배우란 어떤 존재이고 인물인지, 연출의 역할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있어서 이런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상의 한 부분을 옮겨 놓은 듯한 ‘조용한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로서 작품에서 보여주기 위한 일상과, 우리 일상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겠는가. 언제나 배우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현실에서 5센티미터 떨어져 있는 어긋난 현실을 연극으로 그리고 싶다’는 말이다. 일상에서 평범한 눈으로 잘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과학과 예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실 그대로 보는 리얼리즘이 아니라 마치 현미경으로 현실을 들여다 보는 리얼리즘일 것이다. 현미경으로 세밀히 보면 흔들리고 뒤틀리는 모습이 있다. 굉장히 리얼한 듯 하지만 전체를 보면 다른 그림이 되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조용한 연극’을 하게 된 게기는 무엇인가. 80년대 일본의 경제는 굉장히 풍요로웠고, 연극도 그 영향으로 무척 화려했다. 그런 것에 좀 질렸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말에 관한 것인데, 왜 연극에서 배우들은 그렇게 이상하게 말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에서도 연극이라고 하면 과장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일본 연극 교과서에 나오는 예 중 하나를 들자면, “이 책을 책상에 놔 주세요”에서 책을 강조하기 위해서 ‘책’이라는 말에 힘을 넣고, ‘책상’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 힘을 주어 말하라고 나온다. 하지만 일본어와 한국어는 유럽어와 달리 강약의 악센트로 강조하는 구조가 아니다. 책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를 어두로 끌고 와서 몇 번이고 말하는 식으로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책, 책, 그 책 좀 거기 책상에 놔 줘”와 같이 말이다 그래서 대사를 극단적으로 우리가 평소 생활에서 하는 것과 가장 가깝게 끌어와서 배우들의 과장을 없애보자고 했다. 어떻게 하면 유럽에서 탄생한 근대 연극을 일본어를 통해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만들어진 방법론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또 84년도부터 1년간 한국에서 유학하면서 일본어를 상대화 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고 여기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또 하나는 일본에는 하나의 주제로 몇 십 분간 토론하는 문화가 없다. 그런데 가치관의 대립 없이 근대 연극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강하게 토의를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조금씩 이야기 하는 것을 모아 한 편의 연극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 ‘조용한 연극’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통해서 관객은 일상의 모습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동화(同化)보다는 이화(異化)의 느낌이 강하다. 자신의 연극을 통해 관객과 어떤 관계를 맺길 원하는가? 보통 일반적인 연극에서 관객들은 주인공에게 동화되려고 한다. 또 브레히트는 관객들이 작품에 거리를 두고 보길 원했다. 내 경우는 동화도 이화도 추구하지 않는 그런 연극을 하고 싶다. 무대 위 의자가 여러 개 있는데, 관객이 이 의자 중 어느 한 곳에 앉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연극을 하고 싶다. 연극의 인물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는 작품, 여기 나오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지는 연극을 추구한다. 현재 일본 오사카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센터에 소속이 되어 있다. 어떤 일을 담당하는가?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여러가지 수업을 하고 있다. 과학, 예술, 의료, 재난대책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일본에는 지진이 많기 때문에 지진 발생 시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현장에 모이고, 이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로 세미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재난 현장에 가서 일을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런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때 이를 가르치는 학자들에게 그 방법론을 조언해 주는 것이다. 오사카 시내 전철역 안에 커뮤니케이션 스페이스를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그곳에 오사카 대학에 있는 철학자, 과학자, 의사 등의 교수들이 매일 밤 일반 시민들과 대화를 한다. 철학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과학자들은 광우병을 주제로 시민들과 토론 하는 식이다. 대학원생들도 자신의 연구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에서는 많이 일반화 된 형식이고 일본에서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태이다. 만약 성공을 한다면 수년 후에 일본 거의 모든 곳에서 과학자들이 예술을 배우고 비슷한 활동들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그룹 지어 연극을 만드는 일도 하고, 초,중등학교에서 어떻게 과학 수업을 재미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 및 개발도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위한 교사 양성 작업도 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n/docuherb)
2009.04.01 / 조회 11,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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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극, 릴레이로 감상한다
연출 성기웅, 배우 백현주, 김보영과학, 그리고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다룬 과학연극 네 편이 찾아온다. 그 동안 소극장에서 조용히 무대에 올랐던 과학연극들을 모아 4개월간 연달아 선보이는 '과학연극 시리즈'가 시작되는 것. ‘과학 연극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지난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바 있는 (3월 24일~4월 12일).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하고 실험적인 연출을 통해 자칫 어렵고 무겁게 다가오기 쉬운 생명윤리, 뇌 과학 등의 현대과학 주제들이 한 대학교의 생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국내 초연 당시에도 연출을 맡았던 성기웅 연출은 “지금은 고인이 된 박광정씨가 연출했던 의 번역 일을 통해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에 빠져 과학하는마음 시리즈를 국내에 소개하게 됐다” 고 말하며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 관객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연출 윤우영, 배우 남명렬, 이상직, 김호정지난 2003년 초연되면서 국내에 ‘과학연극 열풍’을 이끈바 있는 (4월 21일∼5월 10일)가 의 뒤를 잇는다. 는 과학자들의 욕망, 음모, 암투 등을 다루는 과학자 버전 ‘하얀거탑’.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노벨상을 선정한다면 누가 주인공이 됐을까?’ 라는 기발한 상상력이 작품의 시발점이다. 산소의 발견 관련된 셀레(스웨덴), 프리스톨(영국), 라부아지(프랑스) 등 세 화학자와 부인들, 노벨상을 자기 나라에서 수상하기를 원하는 각국의 심사위원들간의 음모와 암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두 작품 외에도 영화 ‘나비’의 히로인 김호정이 주인공으로 나선 (5월 19일~6월 7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린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유일한 초연작품인 가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대해 (6월 16일~7월 5일)이야기하며 ‘과학연극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3월 24일부터 릴레이에 들어가는‘과학연극 시리즈'는 두산아트센타 Space111 에서 7월 5일까지 두 달 간 계속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3.24 / 조회 26,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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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로비] 포토_대한민국 인간군상 집합소 모텔 코리아나
모텔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불륜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은 대한민국 온갖 군상들이 모이는 자리다. 적어도 이곳 모텔 코리아나에서는 말이다. 자장면 배달원, 정치인, 게이, 무당, 열혈 교인, 사기꾼, 폭력배 등 이곳에는 드나드는 사람도 많고 사건도 많다. 모텔 코리아나의 프론트 데스크에서 근무하는 김봉수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상대해야 하는 통에 괴롭기만 하다. 아…김봉수, 그가 웃는 날은 언제 올까. 성실한 프론트지기 김봉수 이제 적금도 부으며 (짝)사랑하는 서연에게 청혼할 꿈을 꾼다 하지만 그의 시련의 이제부터 시작이었으니.. 모텔 사장을 꾀어 모텔을 뺏으려는 다방 아가씨에서부터 겉만 번지르르 한 사기꾼 천장 거울 달린 방을 요구하는 난감한 불륜 아주머니 분홍색만 추구하는 게이 디자이너 머리에 꽃 꽂고 다니는 아이에 50살은 차이 나는 듯한 원조교제 커플 예수천국 불신지옥 종교인에 정치인 등등 이건 무슨 또 상황? 불륜 아주머니의 남편 등장 본의 아니게 모든 사건에 휘말려 버린 김봉수"아..울고만 싶다..!!"서울 변두리 모텔에서의 황당한 사건들이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Mr.로비]. 배우 한 사람당 4~5명의 역할을 소화해내, 배우들의 깜짝 변신을 찾아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일인 다역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모텔 코리아나 로비로 찾아 가보시라.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k,.com) 사진: 김귀영(스튜디오 허브 raceryata@empal.com)
2007.08.17 / 조회 16,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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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로비] 뮤지컬 [첫사랑] 콤비가 선보이는 블랙 코미디
가슴 아픈 첫사랑으로 관객들의 가슴을 적셨던 뮤지컬 [첫사랑]의 이희준 작가와 김운기 연출이 이번에는 블랙 코미디 연극 [Mr. 로비]로 돌아온다. [Mr. 로비]는 변두리 모텔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대한민국의 여러 인간군상들을 코믹하게 보여줄 예정. 모텔 코리아나 프론트 김봉수, 체신머리 없는 모텔 사장 이일구, 이일구의 처 손미자, 멀쩡한 외모와 화려한 언변 능력의 오정필, 다방 레지 미스박 등 개성 뚜렷한 인물들이 벌이는 블랙코미디로 관객을 찾는다. 이 작품은 공개 오디션 공지 하루만에 200여 개의 응시접수를 받는 등 치열한 공개 오디션으로도 화제에 올랐다. 이로써 50대 1의 치열한 접전 끝에 김왕근, 박성연, 오근영, 안성진, 김봉조, 맹주영 등 실력파 배우 6명의 출연진이 확정됐다. 배우들은 모두 원캐스트로 투입돼, 최정예 배우들이 이 작품의 최대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극 [Mr. 로비]는 8월 10일부터 대학로 허밍스아트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글: 송지혜(song@interpark.com)
2007.07.16 / 조회 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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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퐁모단걸] “이게 사람 목소리를 뽑는 기계란 거야?”
[다리퐁모단걸]. 우선, 아리송한 제목부터 짚고 넘어가자. 다리퐁이란 처음 우리나라에 전화기가 들어왔을 당시, 텔레폰 즉 전화기를 지칭한 말이다. 모단걸은 모던걸을 말한단다. 서구 문화을 받아들인 신여성 말이다. 전화와 신여성…[다리퐁모단걸] 처음 우리나라에 전화기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여러 에피소드로 진행되는 연극이다.
지금이야 화상 전화까지 가능한 시대지만 서신이나 봉화 이외에는 상상도 못했던 100년 전 전화가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마주보지 않고도 대화를 하다니! 전화기를 처음 들여온 한 양반집에서도 이만 저만 신기한 게 아니다. 멀리 계신 친척댁에 앉아서 안부도 전할 수 있고, 유학 가는 큰 아들 소식도 쉽게 들을 수 있으니 신통한 물건이 아닐 수 없다.
[다리퐁모단걸]은 신기한 이 신식 물건을 사이에 두고 생기는 로맨스 혹은 좌충우돌 사건을 맛깔나게 보여준다. 호기심과 도전정신이 강해 우리 나라 최초로 여성 교환원이 된 외출이. 이런 외출이의 남모르는 사랑을 받는 전화기 너머의 군악대장. 그리고 군악대장과 그의 다리퐁을 애써 외면하는 신여성 서연…. 이들의 애틋한 로맨스는 안타까운 눈물을 흘리게 한다. 웃음을 터트리는 에피소드도 별미다. 목소리만 들린다는 점을 악용(?)한 에피소드도 있는가 하면 고종황제의 목소리를 알아듣지 못해 여러 날 다리퐁 앞에서 근신하는 내무대신 이야기도 재미있다.
무엇보다 100년 전 처음 전화기가 들어왔을 때의 이야기라는 신선한 발상이 이 작품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양반으로 구성된 다리퐁 교환원의 권위적이고 제 멋대로인 태도로 여성으로 바뀐다던가, 까만 물인 ‘코피’ 못지않게 지탄과 호기심을 자아낸 다리퐁에 대한 의구심 어린 시선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100년이 지난 현재도 보도 듣도 못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가 어디 쉬운가. 충격적이라 할 만한 신식 문물을 받아들이면서 생기는 좌중우돌 에피소드는 공감을 자아낼 만 하다.
하지만 너무 잦은 장면 전환과 암전, 약간 줄여도 되지 않나 싶은 에피소드 구성은 아쉽다. 한 작품에 4~5개의 에피소드가 병렬로 구성되다 보니 극 중간 즈음에 가서는 약간 산만하다. 다행인 것은 외출이의 사랑 이야기가 정점에 이르면 어느새 여기저기에서 눈물을 닦는 기척을 느낄 정도로 이야기는 흡인력을 높인다.
100년 전 선조들이 다리퐁과 처음 마주쳤을 때가 엿보고 싶다면 [다리퐁모단걸]을 찾아가보자. 전화기를 사이에 두고 애환과 기쁨, 슬픔과 희망이 오가고 있는 현장을 느낄 수 있다. 오지 않는 전화를 노심초사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제발 전화를 받기 바라는 마음이 그곳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2007.04.26 / 조회 1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