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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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스틸러 ②] 무대의 달인, 김원해
주연과 조연의 경계 없이 객석의 눈과 마음까지 사로잡는 빛나는 배우 열전 ‘씬스틸러’. 배역과 장면과 작품에서 살아 숨쉬는 배우들을 플레이디비가 만납니다. “도대체 왜 저를 인터뷰 해요?”, 김원해 배우와의 인터뷰는 김남진이 아닌 키무라 타쿠아 김원해를 인터뷰 하는 이유, ‘현재 작품 활동 없음’의 공식 실업상태인 지금 인터뷰를 하는 이유, “나는 무명배우다”를 외치는 김원해를 인터뷰하는 근본적 이유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됐다. 을 관람했던 당신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아니, 어떻게 김원해 배우를 궁금해하지 않을 수 있나요”. 관객들은 그에게 “김원해 배우는 그 동안 어떤 작품을 했던 건가요?”라고 묻는다. 뼛속부터 뿜어져 나오는 애드립은 경력배우의 내공을, 낯선 얼굴은 신인배우의 신선함을 선사한다. “2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전 배우였어요. 고등학교 때 연극반을 시작하면서부터 ‘아, 세상에 이렇게 재미있는 게 있구나’라는 걸 알았죠. 서울예대 88학번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1기로 한예종 무용과에 입학했어요. 10년 동안 를 하느라, 졸업은 못했지만요.” 청춘의 팔 할을 ‘몸으로 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 흥미, 상상으로 보냈다. 배우가 주목 받을 수 없는 를 10년 이상 지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친구들이랑 사물놀이를 접목한 넌버벌 퍼포먼스에 관심이 많았어요. 몸으로 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통했던 친구들이었거든요. 리더였던 친구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제가 리더가 됐는데. 제 역량이 부족해서 그 팀이 와해가 됐어요. ‘몸’으로 하는 무대에 대한 막연한 환상, 꿈이 있었어요. 그 환상을 를 통해서 채우고 싶었고, 정말 재미있게 했어요. 우리 나라에서는 최초로 시도했던 거니까, 제가 하는 것들이 역사가 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지금은. 많이, 많이 후회하고 있어요. 너무 오래했어요. (웃음) 막연한 후회가 있다고 할까요. 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좋은 기회들을 놓쳤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선배, 후배들이 다른 작품을 하면서 각자의 내공을 쌓은 시기에 제 10년이 남긴 건 ‘배우 10년’ 이거였으니까요.” 등 ‘배우가 보이는’ 무대에 올랐던 5년이라는 시간을 지나며 김원해의 존재감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저 배우, 어디에서 나타난 거야?” “은 제가 정말 사랑하는 작품이에요. 잊혀지는 역사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작품을 좋아하거든요. 같은 경우에는 고민이 많았어요. ‘창작극만 하겠다’는 신념으로 수많은 번역극들을 거절했었는데, 이건 일본 작품이잖아요. 제작사 대표, 피디분이 “이 작품 후회하지 않을 거다, 김원해 배우와 정말 잘 맞는다”고 확고한 말과, 이해제 연출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했어요.” 일당 오천 원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던 , 후배들을 챙기느라 돈을 내면서 공연해야 했던 동문공연 . 덕분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아내에게 ‘돈’을 갖다 줄 수 있었다. “이 독도 되고, 약도 된 것 같아요. 약이 된 부분은 올라간 개런티. 독은 올라간 개런티로 인해서 다른 작품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거에요. (웃음) 저도 아예 돈을 받지 않더라도 처럼 배우들의 의지, 의식이 반영된 작품을 선택하거나, 아예 돈을 벌 공연을 선택해야겠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중간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지는 않아요. 차라리 쉬자라는 생각. 연극 신작이 많이 없다는 것도 안타깝고, 극장주인들만 돈을 벌고 있는 지금의 시스템도 답답해요. 기가 막힌 실정 이에요. 카드로 말하면,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거죠.” 작품을 해야 한다는 특별한 기준은 없지만, ‘어정쩡한 작품은 하지 않는다’는 작품을 하지 않는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불행하게도 쉬고 있어요. 최근에는 마트에서 쌀 판매원으로 일했었어요. 집에 가만히 있기도 그렇고. 여기는 시간당 오 천원을 주거든요, 일당이 오 천원이니까 돈으로만 따지만 열 배를 더 줘요. (웃음) 쌀을 팔 때도 그냥 일반적으로 팔지 않고 굉장히 재미있게 팔아요. 배우 본능이 있어서 ‘내가 저 사람에 쌀은 못 팔지언정, 이 사람들을 다 웃기겠다’는 생각으로 시끌벅적하게 하거든요. 총각인 줄 알고 대쉬하는 아주머니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직진으로 달려온 길, 앞으로도 그렇게 , 학생주임으로 출연했던 까지. 스크린에서도 그의 감초연기는 빛을 발했다. “아무도 저를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을 때 서울예대 동문인 장진 감독은 ‘배우’라고 이야기해주고,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에요. 영화의 세계로 이끌어준 사람도 것도 장진 감독이고요. 서로가 서로를 좋아해요. (웃음)” “스무 살 이후부터는 배우 말고 다른 모습을 그려본 적이 없다”는, 오로지 하나의 길만 바라 본 김원해에게 ‘배우’, ‘무대’라는 이름이 풍족한, 따뜻한 의미를 준 적은 없었다. 불혹을 넘은 나이. “황당할 만큼 많은 기획사에서 영입제의가 들어온다”는 말처럼. 요즘이 배우 김원해에게 새로운 전환기임은 분명하다. “서른 중반 때만 하더라도 ‘다른 친구들은 유명해졌는데 나는 왜 이런가, 뭐가 잘못 된 건가’ 고민하면서 배 아파한 적도 많았고, 제가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10년 동안 했던 를 끝내고 5년 정도 활동을 해보니까 ‘애를 쓴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시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2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전 배우였고, 딱 지금의 상황이었어요. 지금이 그때와 비교해서 나빠지지 않았거든요. 앞으로 10년도 더 발전했으면 발전했지, 더 나빠질 것 같진 않아요. 큰 욕심은 없어요.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 와중에 저와 잘 맞는 작품을 할 수 있으면 좋겠고, 더 늙어서는 아내와 여행을 다니면서 살 수 있는 그런 시간만 가질 수 있다면 좋겠어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8.26 / 조회 16,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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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김남진처럼 멋진 오타쿠 삼촌팬 있나요?
찌질이라 하기엔 너무 억울하다. 이토록 훤칠한 삼촌팬이라면 그 어떤 섹시 아이돌 가수라 해도 바쁜 스케줄을 쪼개어 만나주지 않을까? 에서 미키의 모든 정보와 자료를 보유한 이에모토 역으로 나선 김남진이 ‘그대가 바로 우리들의 미키짱’을 외치는 팬들과 함께 했다. 팬과 팬끼리의 만남(?)에는 “나도 신기할 정도로 연극하는 게 매일매일 더 좋아진다”는 김남진의 진솔한 고백과 해맑은 웃음이 가득 찼다. 연극 관람 후 팬미팅 자리에서만 특별히 공개된 백스테이지 탐험. 스모그는 어디에서 나오는지, 배우들이 차례로 등장하는 2층도 궁금했다고요! 표지만 그럴 듯 한 게 아니다! 섹시하고 요염하며 귀엽고 상큼한 포즈의 매력적인 여자 사진들로 속이 꽉 찬 이에모토의 ‘퍼펙트 콜렉션’. 극 중 이에모토가 미키에게 썼다는 수 백 통의 편지에는 일본어로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주소까지 써 있다.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나누는 인사, “반갑습니다~.” 을 여러 번 본 무대 팬도, 오랜시간 김남진을 사모(?)해 온 골수 팬도 한자리에 모였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행복한 깜짝 선물도 함께. Q) 첫 연극 어떠세요? 처음엔 진짜 하기 싫었어요.(일동 웃음) 연기 전공도 아니었고, 컷을 나누고 순간에 집중하는 영화, 드라마와 연극은 전혀 낯선 체계잖아요. 연극 하는 2시간 이 나체로 서 있는 듯한 두려움으로 다가와 꺼리기도 했고요. 그런대 대본을 봤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당장 하겠다고 했죠. 뭔가 끌려!(웃음) 그렇게 끌리는 작품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성공했는데 이번 결정도 아주 잘한 것 같아요. 매일 연습가는 게 재밌었고, 빨리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루하루가 행복한데 이런 내 모습이 정말 신기해요. 첫 연극 작품이 좋아서 차기작에 대한 제 스스로의 기대도 클 것 같아요. 그렇지만 여전히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Q) 오타쿠 이에모토 역, 실제 모습과 맞으세요? 저와 성격적으로 많이 안 맞아요. 전 낯가림도 심하고 사람 많은 곳엔 잘 안 가거든요. 그런데 이에모토는 리더십고 있고 다른 사람들 배려하는 마음도 크고. 그런 역할을 맡고 나니 실생활에서도 변화가 있어요. 일단 목소리가 커졌죠.(웃음) Q) 정말 연극에 빠지신 것 같아요. 그간에는 영화, 드라마에 더 관심이 있었어요. 연극을 본 게 두, 세 편이 전부였거든요. 그런 와중에 연극을 하니 겉잡을 수 없이 빠져들어요. 영화 ‘블랙 스완’ 보면서 ‘과연 무대란 무엇인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아마 저도 그 이전부터 무대에 대한 갈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Q) ‘오타쿠’가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잖아요. 이 작품이 한편으로 슬프게 느껴져요. 그 사람이 친구이든 애인이든 누군가 한 사람을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게 점점 힘들어지잖아요. 그런 걸 다 무장해제한 후에 사랑하는 모습이 슬프게 다가오기도 해요. Q) 이제 결혼하실 때도.(웃음) 결혼이야기, 아, 우울해진다.(웃음) 어머니가 매일 전화하세요. 연세가 많으신데 저를 늦게 보셨거든요. 다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뭘 잘 모를 젊었을 때나, 그런 결혼의 때가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결혼보다 일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현재 싱글임을 밝히자 여기저기에서 여자친구 신청이 이어진다. 현명한 여자가 좋고, 그에 부합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 중이라는 김남진. 주연이든 조연이든 중요한 건 작품이라는 그에게 지난 3년의 공백기간은 배우이자 인간 김남진으로 더욱 성숙해진 시간임이 분명하다.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로 꼽은 탕웨이와 함께 한 무대에 서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 봐도 좋겠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www.okjassi.net)
2011.06.29 / 조회 15,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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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기 미키짱> 귀여운 오타쿠 아저씨들의 추리와 반전 현장
참으로 귀엽고도 진지한 오타쿠 아저씨들이 모였다. 의문의 자살로 세상을 떠난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짱의 1주기 추모 모임을 만든 다섯 사내들의 반전 드라마, 연극 이 지난 9일 공연을 시작했다. 2003년 일본에서 연극으로 초연, 2007년 영화로 만들어 진 후 국내 영화제에 소개되어 큰 주목을 받기도 한 '키사라기 미키짱'은, 영화 대본을 바탕으로 이해제 연출이 각색까지 맡아 새로운 무대로 선보인다. ‘키사라기팀’과 ‘미키팀’으로 나뉜 두 팀이 번갈아 공연하는 이번 작품은 모델, 연기자로 활동해 온 김남진과 영화 ‘파수꾼’을 통해 충무로 신예 탄생을 알린 박정민의 연극 데뷔작이기도 하다. 키사라기의 모든 자료를 스크랩 하는 완벽한 정보력의 오타쿠, 이에모토 역을 맡은 김남진은 13일 언론 시연회 후 “첫 공연 후 꿈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하며 “과거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기를 했었지만, 연극 무대에서 말하며 움직이는 내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스스로 기특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힘들 땐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고, 마크로스 아이돌의 주인공이 나의 미키짱”이라며 실제 일본 애니메이션 오타쿠임을 자처한 또 다른 이에모토 김한은, “아침마다 바나나 우유를 사 마시는 아저씨 등 누구나 오타쿠라 생각 할 수 있다”며 오타쿠가 특별한 사람만이 아님을 강조했다. TV,영화 등에서 주로 악역을 맡았던 인상파(?) 배우들의 연기 변신도 기대해 볼 만. 같은 배역을 맡은 배우들은 그 모습도 닮았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딸기소녀(김병춘,염동헌),기무라 타쿠야(이철민, 김원해), 스네이크(박정민, 김민규), 야스오(윤상호,최재섭)) 이해제 연출이 “폐쇄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독특한 캐릭터들의 매력이 특징”이라 설명한 은 오는 8월 7일까지 대학로 컬쳐스페이스 엔유에서 계속된다. 연극 공연장면 미키팀오프라인 첫 모임"당신이 스네이크?" "당신은 이에모토?"미키미키짱짱! 1주기 추모 의식, 시작도 투지 넘치게"이게 바로 미키짱의 스페셜 콜렉션 북!""우리 미키는 절대 자살한 게 아니야!"키사라기 팀서서히 밝혀지는 존재들앗! 이 사진은!!!!!이젠 아무도 못 믿어!사연 많은 이 사내의 심정배우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오타계 댄스도 놓치지 마세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6.14 / 조회 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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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키사라기 미키짱’, 네 가지 색의 야밤맥주파티 열어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우리만 사랑해’가 6월 14일을 시작으로 15일과 21일, 22일 공연 종료 후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 팬미팅 형식의 야밤맥주파티를 연다. 코미디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우리만 사랑해’는 아이돌 여가수 미키짱에 열광하는 삼촌팬들의 이야기다. 작품은 일본 특유의 ‘오타쿠’ 문제를 미스터리 코미디로 풀어냈다. 이번 공연은 ‘키사라기팀’과 ‘미키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맥주파티도 이에 따라 6월 14일과 6월 22일에는 ‘미키팀’이, 6월 15일과 6월 21일에는 ‘키사라기팀’이 함께한다. 6월 15일은 김남진이 참여할 예정이다. 작품의 연출은 일본 원작 연극을 자주 다뤘던 이해제가 맡았다. 3년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김남진과 TV드라마와 영화로 친숙한 배우 이철민, 김병춘, 염동현이 함께한다. ‘박카스’ CF의 박정민도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6월 9일부터 8월 7일까지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 열린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09 / 조회 1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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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짱=아이유?’,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
6월 9일 대학로 컬처스페이스 엔유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은 일본 아이돌 여가수 미키짱을 향한 오타쿠 삼촌 팬들의 팬 심을 담은 허술한 미스터리 코미디극이다. 지난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인터파크 플레이 DB와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 다음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삼촌 팬들을 올킬하는 최고의 아이돌 여가수’를 뽑는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응답자 중 54%가 ‘아이유’를 최고의 올킬 아이돌로 꼽았고 삼촌 팬들의 피로를 풀어줄 단비라고 입을 모았다. 2위는 ‘소녀시대’ 그리고 ‘씨스타19’와 ‘에프엑스 설리’가 그 뒤를 이었다.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의 오타쿠 삼촌 팬들은 우리들의 미키짱은 아이유라며 극 중 미키짱 댄스 따라 하기 장면을 통해 아이유를 향한 사랑을 전했다. 이번 연극을 위해 만든 신곡 ‘오빠 함께 달려요’에 맞춰 아이돌 댄스를 따라한 뮤직비디오도 찍었다. 미키짱에게 3년간 200백 통이 넘는 팬레터를 쓴 삼촌 팬 중의 팬, ‘이에모토’역은 배우 김남진이 맡았다. 그는 3년 공백을 깨고 연극무대에 오른다. “저도 이제 숨길 수 없는 삼촌 팬이에요. ‘미쓰에이’도 좋지만, ‘아이유’는 절대지존”이라 고백했다.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 김남진과 개성파 배우 김병춘, 염동헌, 김원해, 이철민이 출연한다. 뉴스테이지 염지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03 / 조회 6,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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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에 열광하는 오타쿠 삼촌들이 모였다 <키사라기 미키짱> 제작발표회
‘섹시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에 열광하는 오타쿠 삼촌팬’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담아 유쾌한 코미디로 풀어낸 연극 이 오는 6월 공연에 앞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은 미키짱의 1주기 추모식에 모여 그녀의 죽음에 대해 열정적으로 추리를 펼치는 다섯 삼촌팬들의 모습이 서스펜스를 가장한 엉뚱하고 유쾌한 웃음으로 풀어지는 작품. 2003년 일본에서 연극으로 첫 선을 보인 후 2007년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으며, 2008년 전국국제영화제 개봉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공간에서만 벌어지는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한 이해제 연출은 “각색 과정에서 바뀐 부분은 거의 없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 낯선 오타쿠 문화에 대해 가장 신경을 썼고, 집착하는 모습이 스스로에게 힘을 주는 그들만의 보석 같은 사랑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모델이자 배우로 활동해 온 김남진은 미키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열성팬 이에모토 역을 맡아 생애 첫 연극 무대에 설 예정이다. “첫 연극에 대한 두려움을 단번에 없애준 대본이었지만, 연습하면서 내가 과거 연기를 해 봤던 사람인가 의심이 들 정도로 어려웠다”는 그는 좋아하는 아이돌로 “과거는 김완선과 엄정화, 지금은 미스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파수꾼’으로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박정민은 팔랑귀에 까불대는 성격의 활발한 스네이크 역으로 무대 관객과 만날 참이다. “작품 중 상대 배우의 뺨을 때리는 장면도 있어 처음엔 겁도 났지만, 나중엔 독기를 품고 하게 되었다”며 팀의 막내로서의 고충을 웃음으로 풀어놓기도 했다. '키사라기 팀'(왼쪽부터 김민규, 김남진,염동헌,윤상호,김원해)'미키 팀'(왼쪽부터 박정민,김병춘,이철민,김한,최재섭)‘키사라기팀’과 ‘미키팀’ 등 두 개의 팀이 번갈아 공연하는 이번 공연에서 “이미 연습 과정에서부터 경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김남진, 염동헌, 윤상호, 김원해, 김민규가 ‘키사라기팀’, 김한, 김병춘, 이철민, 최재섭, 박정민이 ‘미키팀’이 되어 서로 다른 오타쿠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극 은 오는 6월 9일부터 8월 7일까지 대학로 컬쳐스페이스 엔유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05.18 / 조회 1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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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별점리뷰] 인인인 시리즈 마지막 작품, 연극 ‘인어도시’
고선웅의 연극 ‘인어도시’는 한국인에 대한 단상을 주제로 올린 작품이지만 결국은 모든 인류가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죽음에 대해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때가 되면 흙으로 돌아가는 이 과정을 어찌 단적인 한국인들의 고민으로만 내팽겨 칠 수 있을까? 하지만 고선웅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병들고 죽는 인간의 삶이 사하라사막에서 자라 병들고 죽는 누구의 삶과는 다를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을 모티브로 했다. 그것이 ‘인어도시’라는 가상 세계로 은유가 됐고, 배우들은 두려움, 광기, 체념 등 복잡한 심리 상태로 죽음 직전의 상태를 보여준다. 그들은 결국 각자가 만들어낸 인어의 도움을 받아 이승 너머 깊고 나른한 죽음의 세계로 넘어간다. (이것은 본인 스스로 결정한 일이다) 그런데 정작 저수지로 넘어가는 그들의 태도가 이상하다. 세상 나만 희생했고, 죽어라 억울했고, 천박한 니들과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호스피스 환자 다섯 명은 죽음 앞에 돌연 자유로움을 느낀다. 생각보다 상쾌하고 시원하다. 환자들은 가슴에 꽉 막힌 무언가가 쑥 빠져나가는 것을 경험한다. 우리 모두는 죽어야 한다 ★★★★☆ 자신의 밑바닥을 보는 일은 어떻게 보면 끔찍하다. 한 평생 바르고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이런 사람 절대 없겠지만)이라도 자기 내면의 깊숙한 곳에는 남에게 보여주면 창피한 시커먼 욕망과 죄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연극 ‘인어도시’는 이런 자신의 진짜 실체를 마주보게 한다. 아니라고 애써 외면했던 아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도, 외도를 일삼는 남편에 대한 증오심도, 자신이 선택이 아닌 어쩌다가 물려받은 별 볼 일 없는 혈통과 가문도 결국에는 모두 ‘내’ 것이었다. 연극 ‘인어도시’는 웃다가도 침묵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더 슬프다. 작가는 인어라는 환상적이고 기묘한 존재를 통해 실은 형편없고, 천박하고, 이기적인 인간 본연의 모습을 철저하게 까발린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자신의 과거와 상처가 드러나고, 환자들은 자신의 밑바닥을 들킨 것 같아 괴로워한다. 인정하기 싫다. 하지만 극의 후반부에서 배우들은 결국 한 사람씩 자신의 죽음을 선서한다. 인정하고 보니 별것도 아니었다 싶다. 오히려 내가 누군지, 어떤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추한 사람인지 수긍하고 보니 새로운 시작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은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난 셈이다. 무대 메커니즘 ★★★☆☆ 배우들은 인어의 도움을 받아 인어도시로 간다. 그곳은 자아가 완전히 죽은 공간이다. 침대 다섯 개가 놓여 있던 무대는 일순간 뗏목으로 변한다. 호스피스 한 쪽 벽면이 열리고 물을 채운 무대는 저수지가 된다. 삶과 죽음이 하나의 여정으로 묘사가 된다. 또한 연극 ‘인어도시’는 주제의식이 영상과 적절하게 부합된 경우다.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한 번씩 유리 창 너머로 희뿌연 물체가 지나간다. 이는 기묘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관객들이 극에 더 잘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극 ‘인어도시’는 인인인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각각 중국작품 ‘코뿔소의 사랑’, 일본작품 ‘잠 못 드는 밤은 없다’에 이어 한국인을 대표하는 연극으로 선정됐다. 고선웅이 쓰고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다섯 사람의 삶과 죽음을 통해 관객들을 위로하고 어루만진다. 하지만 그것이 곧 구원이란 뜻은 아니다. 이 작품은 마치 구원 받을 수 있을 것처럼, 진실에 가까운 무언가를 보여줬을 뿐이다. 오는 7월 1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7.12 / 조회 2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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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그에게 동의한다, 연출가 고선웅
‘인인인 시리즈’ 마지막 연극 ‘인어도시’ 지구는 둥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네모난 지구를 상상하며 있지도 않은 모서리에 힘겹게 서 있다. 위태하다. 반면 누구보다도 현실과 환상의 모서리에 기묘하게 서 있을 것 같지만,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둥근 지구로 공차기까지 할 만한 연출가가 있다. 지상에 정확히 발 딛고 있으면서도 우주를 만지는 남자 고선웅이 연극 ‘인어도시’를 내놓았다. 연극 ‘인어도시’는 역시나 치열하고 아름답다. 공연이 시작되면 곧 연극의 폐에서는 아가미가 생기고 등에서는 지느러미가 솟는다. 90분 동안 삶과 죽음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한다. “저는 원래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잘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제가 죽으면 틀 노래까지 주문해놨어요.” 당첨된 곡은 블루드래곤의 ‘내 단 하나의 소원’이다. “거짓말일 수도 있는데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고 일찍 죽고 싶은 마음도 없고. 적당히 살다가 잘 죽었으면 합니다.” - 대책 ‘있는’ 낙관주의자 이상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적당한 때에 잘 죽기’를 탐구(?)하는 연출가 고선웅의 ‘인어도시’는 두산아트센터의 ‘인인인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98년쯤에 제목을 정해놨어요. 처음에는 ‘저수지의 인어들’이었는데 ‘저수지의 개들’이 있더라고요.” 연극 ‘인어도시’는 ‘비가 천년 동안 내리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세상 곳곳에 이끼가 끼고 눅눅하겠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적응해갈 것이다. “극중 이씨의 대사 중, 폐가 아가미로 변하고 겨드랑이에서 지느러미가 돋는다는 콘셉트는 그때 잡아놨죠. 마침 공연시기가 장마시즌이더라고요. 시즌이 참 중요해요 공연은.” 대부분이 그렇듯 고선웅의 이번 작품 역시 ‘말’이 많다. 그의 대사에서는 리듬감이 느껴진다. “이상하게 저는 말이 많아지게 되더라고요. 제 대사는 잘 들으려고 하면 안돼요. 떠들면 느낌으로 듣고 흘러가면 되지 분석할 필요는 없어요.” 그의 캐릭터들은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여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속에 있는 것들이 어쩔 수 없이 밀려나와 문장을 이루고, 그 문장들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다. “구상단계에서 인물이 만들어지면 그 후로는 제가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 인물들이 말을 해요. 내 안에 안착돼 있으면 그가 말을 하는 거죠.” 할 말 많은 그는 낙관주의자다. 낙관주의자이기 때문에 할 말도 많이 생기는 것. “경제적으로 어려워 도저히 못살 것 같아도 저는 그것 때문에 자살할 놈은 아니에요. 차라리 은행을 털고 감옥에 가더라도 죽지는 않아요. 명예의 수치로 인해 창피하다면 산에 들어가 살아요. 반성하며 글을 쓰던가 하겠죠. 자기 생명을 스스로 끊는다는 것, 저는 동의할 수 없어요. 문제는 우울증인데 스스로 판단이 불가능하니 병원가서 치료를 받아야죠.” 그렇다면 그가 가장 우울할 때는 언제일까. “술을 기분 좋게 많이, 너무 많이 마신 그 다음날.” - ‘젊은’ 사십대가 부르는 사랑찬가 “어느 화가분이 저에게 이런 글을 써주신 적이 있어요. 사랑을 하면 알게 된다고. 뭔 말이야 이게. 세상 사람들은 알아야 사랑한다고 하잖아요. 저 역시 그 말을 3년 동안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랑하면 알게 된다는 그 말이 옳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 연극을 하면 분석을 하잖아요. 이를테면 햄릿의 사회적 위치, 가족관계, 주변 환경, 트라우마 등을 분석해 대사를 외우는데, 저는 분석하지 않아요. 그건 알고 나서야 이해한 거 아닙니까. 그럴 경우 창의성이 없어져요. 이해한대로만 알고 표현하는 거죠. 그게 아니라 햄릿이 돼 말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고 느낌이 와요. 사랑인거죠.” 그는 인간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연극을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무조건 사랑이다. 악역조차 당연히 사랑한다. “가끔 연출가나 작가들이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의식적으로 드러내요. 그건 자기를 과시하고 싶은 거예요. 재주, 스킬, 지식을 교묘하게 요리해 세상에 자신을 알리려고 하는데, 그런 작품을 보면 저는 기분이 무지하게 나빠요.” 그가 괴로울 때 역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볼 때다. “무성의 한 모습, 그 역할에 대해 치열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면 화가 나요. 사랑하지 않고 자기를 나타내려는 배우들을 보면 무엇보다 안타까워요. 정말 멋지지 않거든요. 멋을 표방하는 거 다 보이니까.” - 좋은 것만 좋게 보면 좋겠다! 그나저나 도대체 연극바닥은 언제나 커질까. “어느 분이 말씀하셨어요. 대기업 총수의 딸이 연극 마니아여야 한다고.” 아무리 가난과 연극이 어울리는 한 쌍이라지만 배고픈 당사자들에게는 큰 문젯거리다. 그만큼 소통할 수 있는 관객이 적은 것. “영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공력대비 파장이 너무 없어요. 작년부터 이 공연을 위해 여러 사람이 모여 준비했는데 관람할 수 있는 관객은 삼천 명 정도죠. 자괴감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러나 ‘힘’을 키우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노력까지 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상업적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면 재미가 없어요. 점점 누에고치처럼 연극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영향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들에게 편승하고 싶지는 않아요.”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연극을 보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연극 마니아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그가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부탁한 것도 그것. “분석하지 말고 벌어진 일들을 긍정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또 ‘좋은 것만 좋게 보면 좋겠다’는 것.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대상을 보면 정말로 느낌이 괜찮잖아요. 연극도 마찬가지예요. ‘나는 이 작품에서 이런 게 좋았다’라고 이야기하면 그 사람은 진실을 말한 거 아닙니까. 또 사람들이 용기가 없어서 누군가 부정을 했을 때 투쟁을 안 해요. 그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고 쓰더라고요. 기자분도 좋은 것만 보쇼. 난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23 / 조회 17,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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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36] 불확실성의 영지, 그곳은 ‘인어도시’
깨어있으라, 인어를 만나게 될지니 지겹도록 쏟아지는 비에 모두가 지쳐가는 어느 밤의 호스피스 병실, 우비를 입은 남자가 들어와 말한다. 아귀가 물에서 튀어나와 팔을 물었다고. 호스피스 앞 저수지에 아귀가 산다고 우기는 이 남자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 묘사가 하도 자세해 미심쩍은 혼란이 온다. 표정 또한 진지하다. 사정은 둘 중 하나다. 그가 실제 기묘한 체험을 했거나 아니면 제대로 미쳤거나.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 듯한 남자의 등장으로 시작한 연극 ‘인어도시’는 고선웅 작품만이 가진 특유의 표정을 지어 보인다. 당당하게 낯설다. 무대는 침대를 비롯해 사실적인 병실의 사물들로 가득하나 분위기만은 모호하다. 그 불확실함이 불쾌하면서도 매력적이다.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인인인 시리즈’의 마지막 연극 ‘인어도시’는 호스피스병실 7002호에 사는 다섯 명의 삶을 아우른다. 태생부터 지금까지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들의 현재 모습이 살아온 삶에 대해 귀띔해줄 뿐이다. 살면서 너무 많은 주접을 떨었다. 팔짝 뛸 만큼 의심했고 매순간 죽도록 억울했다. 내성적이다가 거칠고 탐욕을 부리다가 자비 베풀기를 반복했다. 신을 흉내 냈다. 남들은 유별난 멋으로 아는 어느 사내의 선글라스조차 사연이 있는 게 인생이다. 미치지 않고 버티었더니 다다른 곳이 결국 죽음의 문턱이다. 연극은 이 모든 것을 연출가 고선웅 특유의 언어로 꼬집는다. 명쾌하고 깔끔하다. 그리하여 관객은 지금, 그들과 함께 아귀의 노랫소리를 듣는다. 병실의 환자들은 하나 둘 아귀의 노랫소리를 듣게 된다. 듣는 이들은 그놈의 야식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아귀에 물린 정씨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고, 혼수상태에 빠졌던 이씨는 느닷없이 깨어난다. 그들은 모두 배고픈 아귀에게 가기를 원한다. 저 까만 물속의 인어도시를 꿈꾼다.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물 저수지, 바로 죽음이다. 그 갈망으로 얌전하던 호수에 홍수를 일으켰다. 혼돈의 흙탕물을 튀기며 걸어 나온 인어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7002호라는 숫자부터 비현실적이었던 그곳은 사실 ‘햇살방(죽기 직전 옮겨지는 병실)’이다. 그들의 무의식이 모든 환상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발악은 죽음으로 가기 위한 의식이자 삶에 대한 집착이며, 억울함의 호소이자 위로다. 피해망상증과 은밀한 비밀에서 비롯된 강박증이 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 공포를 희석시키기 위해 인어가 왔다. 도대체 우리가 피해자라고 믿는 그 교만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그들의 토사물은 얹혀버린 삶의 응어리일지도 모른다. 연극의 팔 할은 대사로 채워졌다.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인물들의 대사가 인간의 삶을 정의한다. 강요는 없다. 잘난 척도 없다. 그것은 배반당한 삶에 대한 이해이며 소통하려는 노력의 언어다. 배우와 관객을 억압하며 암묵의 고립을 전하던 무대의 거대한 창은 마지막, 죽음을 인정하는 순간에야 열린다. 연극 ‘인어도시’는 죽음과 그 앞에선 인간들을 집요하게 그려냈다. 잔인하지만 인류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바탕으로 서 있기에 황당한 설정은 생명력을 얻는다. 체념과 죽음에 대한 수긍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우리에게 말한다. ‘깨어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하리라.’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22 / 조회 17,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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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도시>, 죽음의 문턱 앞에 선 한국인 이야기
사랑을 통해 점점 고독해지는 중국인들의 이야기 (4.6~5.2)과 이지메, 은퇴문화를 다룬 일본인들의 이야기 (5.11~6.6)에 이은 한국인의 자회상을 담은 이야기, 가 찾아왔다. 연극 ‘인인인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는 의 고선웅 연출가가 대본과 연출을 담당했다. 호스피스 간병인과 간호사의 인터뷰를 토대로 대본을 완성했다는 고선웅 연출은 ‘인인인 시리즈’ 포럼 발제문을 통해 “바쁘고 급하고 절박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인들이 에서 평안을 얻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죽음’에 포커스를 맞춘 는 죽음의 문턱에선 호스피스 환자 다섯 명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한국인들의 집착, 공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0년,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죽음’과 마주한 연극 는 7월 1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공연장면한 달 내내 비 호스피스 병실 7002호"내가 저수지에서 아구를 봤거든""에이, 아구는 짠물에 살죠!""남편이란 놈은 전화를 왜! 안 받는거야!"노파, "물귀신이 산다는 이야기가 있어"나이 오십이 넘어서도 셋방을 전전하고!"저수지로 가겠어!""이씨가, 이씨가 빠졌어"인어, "니들 머리가 날 꺼낸거야!""그만하자, 이제 그만"기꺼이 받아들이고, 떠납니다.다 털고 갑니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6.17 / 조회 1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