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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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두뇌 싸움, 그 안에 놀라운 사랑 <용의자 X의 헌신> 7월 개막
인기 추리소설이자 영화로도 만들어져 큰 호응을 얻은 이 연극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살인 사건 용의자를 찾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와 완벽한 알리바이를 설계한 천재 수학교사 이시가미 사이에서 벌어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치열한 두뇌 싸움이 펼쳐지는 은 내용이 전개될수록 조금씩 밝혀지는 헌신적인 사랑의 모습에 또 다른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원작 소설은 천재 추리소설 작가로 불리는 일본의 히가시노 게이노 작으로, 2005년 발간 동시에 베스트셀러로 뛰어 올랐으며 이듬해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나오키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 면에서도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또한 2009년 일본에서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및 연극이 만들어졌으며, 한국에서는 2012년 류승범, 이요원 주연의 영화 가 개봉되는 등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원작 소설의 배경과 등장 인물들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일본 연극집단 캐러멜박스 대표이자 극작가 나루이 유타카가 각본을 맡은 이번 연극에선, 등으로 참신한 작품을 만들어온 이기쁨이 연출을 맡는다. 치열한 추리 대결을 펼칠 두 사람 중 등에 출연한 이갑선이 유카와 마나부 역을, 등의 신안진이 이시가미 테츠야 역으로 분한다. 이시가미가 사랑하는 하나오카 야스코 역에는 이안나가 나설 예정이다. 연극 은 오는 7월 11일부터 8월 2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3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바나나문프로젝트 제공
2014.06.23 / 조회 9,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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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 일일드라마 '대한민국'을 HD로 비추는 무대
희소성이 무척이나 높은 작품이다. 실제로 연극 무대에서 자주 접할 수 없는 실제 거대 기업의 파산 과정을 소재로 했다는 것 뿐 아니라 파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끝도 없는 비리들의 면면을 독특한 무대 언어를 통해 한편의 완성도 높은 극으로 펼쳐내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도 있지만, 특히나 지금 한국에서 은 마치 일일드라마 '대한민국'을 HD화면으로 보는 것과 같아 더욱 아찔하다. 영국 작가 루시 프레블이 써 2009년 런던에서 초연한 은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는 미국에서 2001년 일어난 거대 에너지 기업 엔론의 파산 과정을 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의 임원이었던 제프리 스킬링(김영필 분)이 엔론 회장 켄 레이(유연수 분)의 제안으로 엔론에 합류하면서 극은 시작된다. 실제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지원 당시 '나는 엄청 똑똑하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듯이, 세상 두려울 것 없이 자신감 넘쳤던 제프리 스킬링은 해외 부문 사업 담당 클로디아 로를 제치고 CEO 자리에 올라 엔론을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게 만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는 기업의 부실을 떠넘기기 위해 특수목적 법인을 설립했으며 분식회계, 정경유착 등 온간 방법을 통해 엔론의 주가를 높게 조작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부채와 시장 분석가들의 의구심 등으로 엔론의 적나라한 실체는 세상에 폭로된다. 무엇보다 겉으로 화려하고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것 같이 보이는 기업과 한때 '신 경영의 아이콘'으로 추앙받기까지 한 기업가의 이면이 끝을 알 수 없는 비리로 가득했다는 사실이, 이들이 얼마나 추악하게 '돈'을 목표로 질주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은 미국 이야기만이 아니고, 옛날 이야기도 아님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최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온 국민이 목격하고 있듯, 돈을 향한 인간의 이기심은 그 끝을 가늠하기 두려울 정도이다. 특히 그 결과가 낳은 눈물과 고통의 무게가 더더욱 타인의 몫으로 돌아가는 상황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쉽게 금할 수는 없으리라. 금융 사건이라는 다소 딱딱하고 어려울 법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의 이야기 서술 방식은 활기차다. 때때로 춤과 노래로 묘사되는 상황들과 쥐, 악어떼 등으로 등장해 조롱 받는 어리석은 무리들, '리먼 브라더스'를 배우와 손가락 인형으로 동시에 표현하는 등 곳곳에 유머와 재치가 넘친다. 장면에 따라 객석에 불이 갑자기 켜지거나 서서히 어두워지곤 할 때, 우리는 무대 위 이야기인지, 지금 우리의 이야기인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모습들에 당황하게 될 수도 있다. 사실 나열에 급급하지 않고 연극의 언어와 매력을 십분 살려내는 모습이다. 유연수, 김영필, 양종욱, 박윤정 등 배우들은 탄탄하고 유려하게 무대 위를 종횡무진 한다. 자본주의가 문제는 아니다. 왜 우리는 자본주의를 지속하고 있는가, 과연 어떻게 자본주의를 지속해야 하는가, 이 던지는 질문은 그것일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4.05.13 / 조회 8,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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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 탐욕으로 향하는 자본주의의 말로
'불신시대'를 주제로 다양한 문화 예술 창구를 통해 사회에 화두를 던지고자 하는 올해 두산인문극장에서, 기획연극 시리즈 두 번째로 을 선보이고 있다. 은 미국 7대 기업 중 하나로 꼽혔던 에너지 기업 '엔론'이 2001년 거대한 금융사건의 전말을 드러내며 파산한 금융 스캔들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영국의 젊은 작가 루시 프레블이 당시 스물 아홉 살의 나이에 쓰고 루퍼드 굴드가 연출해 2009년 영국에서 초연,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그해 영국 제작자협회가 수여하는 최고 연극상과 이브닝 스탠다드 상에서 연출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발발과 맞물려 더욱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등을 연출한 이수인은 국내 초연을 맡아 "'우리는 왜 돈을 버는가'가 이 작품이 제기하는 또 하나의 화두"라고 지적하며 "자본의 폭주와 시장 만능주의에 기초한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어떤 식으로 국민 경제와 그들의 삶을 파탄시키는지 매우 흥미롭고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초연 당시 이브닝 스탠다드가 을 가리켜 '기업판 맥베스'라고 수식한 것과 맞닿는 지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경영자들이 보인 탐욕과 허영의 선택들이 어떻게 기업과 사회 경제에 파국을 몰고 오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이번 작품에서, 극단 골목길의 간판 배우인 김영필이 기업의 부흥과 파산을 모두 몰고 온 엔론의 CEO 제프리 스킬링 역을 맡고 있다. 또한 맥킨지 자문 회사의 임원이었던 스킬링에게 입사 제의를 한 엔론의 회장 켄 레이 역은 유연수가, 엔론의 사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클로디아 로 역은 박윤정이 소화하고 있으며 스킬링의 추종자로, 특수목적 법인을 세워 엔론을 건실한 기업으로 위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앤디 패스토우 역에 양종욱도 만나볼 수 있다. 인물들의 탐욕과 허영이 감각적인 음악과 조명의 변화, 과감한 연극적 언어를 통해 블랙 유머로 승화되고 있는 점도 관객들에게 참신하게 다가올 지점이다. 오는 11일 오후 3시 공연 후에는 연출자와 배우들이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지난 7일 개막한 은 오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5.08 / 조회 8,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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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대학로족’ 되어 보는 건 어떨까?
기발한 발상과 독특한 무대, 보는 것에서 나아가 함께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축제가 대학로에서 펼쳐진다. 함께 보고, 먹고, 뛰며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여름 휴가처, 대학로로 안내한다. 이색 서식지로 변신, “마로니에 여름축제”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마로니에 여름축제’(7.16~27)는 12일 간 대학로를 축제부족의 서식처로 바꾼다. ‘도시부족 24시간 서식 프로젝트’는 대학로예술극장 지어진 1인용 목재 하우스에 하루에 참가 신청자 4명이 24시간 씩 ‘서식’한다. 입주자들은 자신의 집을 직접 꾸밀 수 있으며 이들끼리 반상회를 열거나 서로 파티에 초대하는 등 색다른 관계 맺음을 경험할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 스텝들과 함께 롤플레잉 연극 연극 의 작가 이지선과 김태형 연출이 만든 새로운 롤플레잉게임 형 연극 (7.20~27,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도 신선하다. 만나면 싸우는 작가, 연출가, 불만 많은 배우들 사이에서 함께 내일 공연을 올려야 하는 난관에 부딪힌 관객들, 입장과 동시에 4개 팀으로 나뉜 관객들은 각기 다른 공간과 동선을 통과하며 극을 경험한다. 이 밖에 대극장 공연으로 극단 노을의 뮤지컬 을 비롯, 월드뮤직팀 고래야의 , 라이브 밴드와 현대 무용, 판소리 등이 접목된 획기적인 무대 등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도심 속 1박 2일, 함께 만들고 이야기하는 자리도 매년 큰 인기 속에 펼쳐졌던 ‘마로니에 캠핑’이 올해도 찾아온다. 아르코예술극장 야외 주차장에서 경험하는 1박 2일은 올해 ‘19금(金)을 맞이하는 도시부족의 캠핑’을 주제로, 밴드 ‘입술을 깨물다’와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 야식타임 “라면… 먹고 갈래?” 벽면이 스크린으로 변신하는 ‘19금(金) 영화제’ 등으로 꾸며져 있다. 이 밖에 북토크쇼, 텃밭 채소를 이용한 레시피를 배우고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에코 푸드 워크숍 말하는 식탁’ 등도 준비되어 있다. 배꼽잡는 연극, 여기 다 모였네 “코미디 페스티벌” 격년제에서 앞으로 매년 만날 수 있게 된 제3회 ‘코미디 페스티벌’(8.15~9.1)은 올해 ‘고전 그리고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고전을 소재로 한 작품 세 편과 창작극 두 편이 릴레이로 무대에 오른다. 박정자, 최용민, 전미도 등의 배우들이 번갈아 꾸미는 이색 체홉 무대, (8. 17~22)을 비롯, 욕 잘하는 춘향이에 방자가 주인공인 연희단거리패의 인기 레퍼토리, 신명과 웃음이 넘쳐나는 해학극 (8.26~9.1), 실화를 바탕으로 한 조선시대 코믹 미스터리 수사극 (8.15~18), 그리고 다시 돌아온 화재작, (8.21~25)와 (8.28~9.1) 등을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의는 한국공연예술센터 홈페이지(www.hanpaac.or.kr)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한국공연예술센터
2013.07.08 / 조회 9,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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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구경보다 설레는 ‘훈남’들이 찾아온다
화창한 4월, 벚꽃 구경보다 설레는 공연이 여성 관객들을 찾아온다. 당신의 마음을 뒤흔들 짜릿하고 훈훈한 연극 ‘훈남들의 수다’와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에서는 여성들은 알지 못하는 남성들의 사랑과 연애, 그리고 여자에 대한 속내들을 솔직 담백하게 엿볼 수 있다. 훈훈한 남자 배우들이 등장해 여자들보다 더한 그들만의 수다로 여성 관객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킨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 시즌 4’에는 손성민, 이대희 등의 젊고 매력 있는 남자 배우들로 새롭게 라인업됐다.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는 야채가게로 마케팅 신화를 이뤄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각기 다른 매력의 친구들과 함께 채소가게를 운영하며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선보인다.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꿈과 열정, 패기 가득한 감동의 무대를 선보일 본 공연의 주인공으로 드라마 ‘해품달’의 송재희가 캐스팅되어 주목 받고 있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는 4월 11일부터 오픈런으로 대학로 스타시티 SM스테이지에서, 뮤지컬 ‘총각네 야채가게’는 현재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공연 중이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4.08 / 조회 1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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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은밀한 이야기, 궁금해? 연극 ‘훈남들의 수다 시즌4’
연극 ‘훈남들의 수다’가 업그레이드돼 시즌4로 관객들을 다시 찾아온다. 작품은 2010년 초연을 시작으로 3년간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는 남녀 간 사랑이야기인 지금까지의 멜로 연극들과는 다르다. 작품은 각기 다른 사랑을 하는 남자들만의 이야기로 꾸며져 20, 30대 여성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극 중 네 남자의 속 깊은 수다를 듣다 보면 여성 관객들의 수많은 궁금증이 해결된다. 여성들은 그들의 수다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그동안 당신을 미치게 만들었던 남자의 속내까지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 시즌4’는 이진숙 연출의 안정적인 연출과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된 10명의 알짜배기 배우들로 구성된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 시즌4’는 4월 11일부터 대학로 스타시티 SM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4월 4일까지 예매 시 40%의 조기예매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한강아트컴퍼니
2013.03.28 / 조회 10,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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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도 병인 양하여> 성기웅의 다중연애 ‘실제인지 허구인지’
이 작품을 보기에 앞서, ‘왜 작가는 이런 작품을 만들었으며, 우리가 왜 이 연극을 봐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일단 접어두기를 권한다. 공연을 보는 이유 중에 하나인 ‘색다른 경험을 접하고 그것에서 느끼는 즐거움’에서 기꺼이 의 매력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연극 는 한 남자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여 여러 남자와 공개 ‘다중 연애’를 하는 여인 ‘다정’과 그의 세 번째 남자였던 ‘성기웅’의 연애 관계를 풀어낸 작품이다. 일대일 연애에 회의를 느끼는 극중 성기웅은 일대 다수의 연애 이야기를 소재로 작품을 쓰고 싶지만 충분한 경험이 없어 작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 마침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다중 연애 중인 여인 ‘다정’은 이 이야기를 듣게 되고, 성기웅은 그녀의 세 번째 남자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공연은 실제 성기웅이 무대 위에 등장하여 “작품을 쓰고 연출한 성기웅입니다”라는 담백한 인사로 시작된다. 이후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에 이어 실제 자신과 극중 ‘성기웅’역을 맡은 배우(이화룡)가 자유롭게 작품에 번갈아 드나들며 ‘다정’과 ‘나’의 연애과정과 감정의 변화를 순차적으로 펼쳐내면 관객들의 관음증은 점차 증가한다. 연극의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가늠할 수 없다. 쿨한 사랑을 할 것 같았던 다정은 좀처럼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가 없고, 세 번째 남자친구로 그 영역에 만족했던 성기웅 자신도 조금씩 첫 번째 자리를 욕망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랑은 어떤 것이라는 정의도 없고, 사랑은 이래야 한다는 제시도 없으며, 다중 연애는 나쁜 것이라는 결론도 없다.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는 이 작품은 치열하고 예민하게 방황하는 두 남녀와 그들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사랑과 연애, 관계에 대한 물음 자체를 던지고 있다. 앞에서 접어두었던 작품의 의미와 메시지를 다시 꺼내도 좋을 시점은 이렇게 작품을 관통한 후다. 메시지 전달보다 어쩌면 더욱 도드라지는 발견은 그 내용을 담아내는 연극적인 시도와 도전에 있다. 그간 연극인 성기웅이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한 구성이나 히라타 오리자 작품을 중심으로 조용한 일상의 단면을 담백하게 드러내는 일련의 작업을 해왔다면, 이제 색다른 경험을 끌어내어 이색적인 연극적 시도를 통해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해 내고 있다. 그가 나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을 스스로 내어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면면이 채워진 깨알 같은 재미도 놓칠 수 없다. 다중연애 ‘위키피디아’ 검색 결과와 기타 자료들을 증빙하여 정의하고 분석하는 극중 전개 모습은 성기웅의 작업 스타일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그의 작품에서 더욱 즐길 수 있는 부분이다. 창작자로서의 욕심과 성기웅의 캐릭터가 맞닿아 벌어지는 행동들과 사건들은 사실인지 거짓인지 논할 필요 없는 의외의 재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남녀가 짝을 찾아 몸을 맞춰 춤을 추다, 다시 새로운 짝을 찾아 나서는 탱고도 연애 특성을 비춰내는 흥미로운 활용이다. 타이머를 6분에 맞춰놓고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는 육각수나 마이크를 들고 이리저리 휘저으며 노래하듯 대사하는 현 피디, 후반부에 나타나는 첫 번째 남자 친구 등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법한 등장과 모습일 수 있겠으나, 개인의 애정담이나 인위적인 연극구성, 그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기 위한 치밀한 구성에 아주 적합하게 자리하고 있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 ‘먹물 먹은 이미지’의 ‘대단히 예민한’ 연극인 성기웅을 보며 실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얼마나 꼼꼼하고 치밀하게, 대범한 시도로 작품을 그려놓았는지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재)국립극단 제공
2012.06.14 / 조회 1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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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연출가 시리즈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가 6월 9일(토)부터 6월 2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젊은 연출가 시리즈’의 일환이다. ‘젊은 연출가 시리즈’는 30~40대 연출가들의 새로운 감각과 시선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다.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는 다중연애에서 비롯되는 독특한 심리 양상에 초점을 맞춘다. 작품의 제목은 고려 후기 문신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의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에서 따 왔다. 작품은 다중연애를 하는 ‘다정’이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나’의 이야기를 담는다. 연출가인 ‘나’는 일부일처제 결혼 제도에 회의를 품는다. 그러던 중 그는 다중연애를 즐기는 ‘다정’의 세 번째 애인이 된다. ‘다정’과 만나는 동안 ‘나’는 그녀의 유일한 애인이 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연출가인 ‘나’는 자신의 경험을 연극으로 옮기기로 하지만 대본을 읽은 실제 ‘다정’이 이의를 제기해 공연은 중단 위기에 놓이게 된다. 작품은 끊임없이 관객과 ‘거리 두기’를 시도한다. 배우들은 공연 속 인물과 실제 자신을 넘나들며 무대에 등장한다. 연출은 토론, PT, 증거자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이 극과 거리를 둘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전개되는 사건을 객관화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이 성찰과 비판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는 연극 ‘삼등병’,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 사람들’을 작, 연출한 성기웅이 맡는다. 이번 공연에는 오용, 이화룡, 양동탁, 마두영, 이안나, 연보라, 김희연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6.05 / 조회 10,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