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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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보다 몸을 더듬는 이들의 관계 <블루룸>
아서 슈니츨러의 1897년 작 ‘라롱드’를 원작으로 영국 극작가 데이빗 헤어가 현대적으로 각색한 연극 이 지난 11월 1일 본 공연을 시작했다. 연극, 뮤지컬, 영화, 무용 등으로 번안되어 전 세계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라롱드’는 원초적이고도 솔직한 섹스를 소재로 하여 일부 국가에서는 공연이 금지되기도 한 작품. 차례대로 이어지는 남녀 10쌍 모습을 통해 저마다의 이기심으로 사랑 대신 섹스만 남은 현대인의 황량한 모습이 그려지는 은 1998년 런던 초연 당시 니콜 키드먼의 파격적인 노출 연기가 화제가 되는 등,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잡은 바 있다.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조감독이자 뮤지컬 과 연극 의 조연출을 하기도 한 이안규가 연출가로 처음 나서는 이번 한국 에서는 원작 설정은 유지하고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상황 및 캐릭터가 조금 수정되었다. 서툰 남학생, 택시 드라이버, 정치가, 귀족남자, 극작가 등 5명의 역할을 소화하는 남자 역할에는 김태우가, 순진한 거리 소녀, 가정부, 모델, 여배우, 친구의 아들과 관계를 갖는 유부녀 등 5명의 캐릭터를 연이어 선보이는 여자 역할에 송선미, 송지유가 번갈아 호흡을 맞춘다.빠른 장면 전환을 통해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 두 배우, 이들에게서 발견되는 외로운 현대인의 초상, 연극 은 오는 12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계속된다. 연극 공연장면 #1. 가정부 마리(송선미)와 남학생 안톤(김태우)어린 안톤은가정부와 관계를 맺지만#2. 엄마 친구인 유부녀 엠마(송선미)를 사랑한다고 믿는다.엠마는 정치가 남편과의 결혼이 불행하다고 여긴다.#3. 길에서 만난 모델 켈리(송지유)와 극작가 로버트(김태우)극작가 로버트는 켈리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4 정치가 찰스(김태우)와 모델 켈리(송지유)의 관계찰스는 다른 방법으로 켈리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그 누구의 마음도 알 수가 없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11.02 / 조회 2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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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룸> 김태우 "연기에 만점은 없다"
스크린 속이 아니면 자주 볼 수 없는 배우다. 예능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잘 나타나지 않아 요즘엔 영화에서만 그의 깊어진 연기를 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배우 김태우를 만나러 가는 길엔 ‘자연인 김태우’에 대한 호기심이 따라 붙었다. ‘사과’ ‘얼굴 없는 미녀’ ‘키친’에서부터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해변의 여인’ 등 홍상수 감독의 영화까지, 그가 보여줬던 캐릭터와 연기 스펙트럼은 폭이 컸고, 개인 생활은 가려져 있었다. 인터뷰 막바지, 그는 스스로를 한 줄로 소개했다. “1401호에 사는, 직업이 배우인 남자”라고. 으로 3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배우, 김태우를 만났다. “연기 과정 중에 노출이 있을 뿐, 부담 없다” 연극 오랜만이시죠?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10년 동안 연극을 하지 않다가 3년 전에 를 했어요. 그 전엔 학교에서 연극만 해서 방송이나 영화가 낯설었는데 이젠 연극을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더군요. 이번이 두 번째인데 2인극은 처음 하는 거에요. 살이 빠진 것 같은데요. 2인극도 처음이고, 이렇게 1인 5역도 처음이에요. 지금 굉장히 정신 바짝 차리고 있어요. 살을 빼려고 한 게 아니라 살이 쫙쫙 빠지고 있어요(웃음).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고, 대사량은 의 두 배 정도고. 정신 바짝 차려야죠. 기왕이면 잘해야 하잖아요. 원 캐스팅이라 더 신경 쓰이는 건가요. 저는 지금껏 더블 캐스트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이번에도 당연히 원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는데 제작사 쪽에서 오히려 놀라셨어요. 제가 알기로 외국에도 더블 캐스팅이 없는데 우리나라는 시장구조 때문인가... 좋다, 나쁘다가 아니고, 그렇게 배웠고, 원 캐스팅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홍상수 감독 영화에서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이번 배역이 잘 어울려 보였습니다. 여러 모습의 남자를 보여주잖아요. 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이유는 대본이었어요. 큰 주제는 물론 섹스에 대한 이야기인데 두 번째로 읽으니 ‘인간’을 다루고 있더군요. 섹스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내세우지만 그 속엔 계급간의 문제, 상대방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의 태도가 굉장히 적나라고 유쾌하게 표현됐어요. 이번 연극은 보여지는 연기를 많이 해야 해서 걱정도 되요. 반대로 도움도 굉장히 될 것 같아요. 힘들고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하지만 작품을 하면 할수록 더 욕심이 나요. 다시 말하면 욕심이 나서 힘든 것도 있어요. 어떤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죠?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를 처음 봤는데, 그때 고도가 죽음이냐 아니냐 정답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했거든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게, 버스에서 프로그램북을 읽는데 베케트가 이렇게 썼더라고요. 그냥 웃기면 웃고, 슬프면 슬퍼하고, 뭘 해석하려 하지 말라고. 그 말이 저에게 굉장히 크게 왔어요. 영화를 보든, 연극을 보든 사람들은 해석 하려고 하고, 해석을 많이 할수록 더 정확하게 봤다고 생각하고요. 홍상수 감독님 영화 이야기도 하셨지만, 이 작품은 계급간의 이중성, 사회적 지위, 겉과 속의 다름, 사람과의 관계 맺음. 그런 것을 굉장히 임팩트 있고 유머러스하게 해석을 했어요. 그래서 이 연극을 보고 나가실 때 느끼는 게 굉장히 다양할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말초적인 것, 김태우가 옷을 벗었네, 혹은 생각보다 덜 야하네? 어떤 분들은 작품의 유머 코드 덕분에 코미디로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어떤 분들은 한 캐릭터가 두 명을 만나는데, 태도가 사람에 따라 달라짐을 캐치하시고 재미있어 하실 수도 있고요. 현대인들에게 다양하게 전해질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해요. 물론 배우로선 힘들어요. 힘들 거라고 생각 했어야 했는데(웃음). 19금 연극이기 때문에 노출 수위에 대해서도 주목 받는데요. 수위는 어느 정도 인가요. 저는 아마 상하 다 노출이 있을 거에요. 니콜 키드만이 출연했던 초연에서는 남자는 전라로, 니콜 키드만은 뒷모습이 전라로 나왔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를 그렇게 못하죠. 전 자신 있는데(폭소) 노출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으신 것 같은데요(웃음) 전혀 없어요. 노출이 주가 되는 거면 부담이 있겠죠. 이건 그게 아니거든요. 연극은 사람과 사람의 기운이 부딪혀서 나오는 거라 매번 잘 되진 않아요. 공연 마지막 날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요. 머릿속에 그게 가득할 텐데, 그 과정 중 하나가 벗는 거잖아요. 사실 벗는 게 제일 쉽지 않나요? 내가 땅을 치고 후회를 한다면, 그건 오늘 감정 몰입이 안 됐다는 것이지, 벗는 건, 그냥 벗으면 되요. 노출이 부담 됐으면 이 작품을 하면 안 되는 거고요. 제가 영화를 고르는데 대본에 배드씬이 있다. 그 작품이 좋고 납득이 간다. 그럼 당연히 해야죠. 물론 관객이 보기에 부담일 순 있겠죠(웃음). “남자 캐릭터는 남자로 느껴져야..사생활 노출은 지양” 연극과 영화에서의 긴장, 집중력에서의 차이가 있나요? 별로 다르지 않아요. 예를 들어 영화가 한 장면을 스무 번 테이크를 가요. 그걸 좀 더 늘려 놓은 게 연극 매일 하는 것과 비슷하거든요. 영화에서 스무 번의 테이크는 100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거에요. 나머지는 다 버리고. 공연도 40이 되는 날이 분명 있겠죠. 하지만 100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매일 서는 것인데, 그런 맥락에서 보면 비슷한 것 같아요. 이 작품은 다섯 개의 캐릭터를 소화해야 합니다. 특별히 준비하는 게 있으세요? 다섯 인물들을 모두 다르게 하려면 1년을 준비해야 할거에요. 외모부터 달라져야 하고 체형이나 자세도 달라져야 하고. 하지만 연극에선 그럴 순 없죠. 어느 정도의 변화는 꾀해야 해서 준비하고 있어요. (말이 빨라지며) 제가 지금 이렇게 이야기 하는 걸로 캐릭터가 달라질 수 있거든요. (더욱 말을 빨리 하며) 이렇게 말하면 당연히 행동도 달라지는 거고요. 그게 너무 오버하면 안 되죠. 어느 정도 포인트만 잡아주면 되지 않을까요. 그런데 오히려 문제는, 한 인물이 두 사람을 만나거든요. 그게 더 힘들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대본이 워낙 잘 써있어서 텍스트에 몰입하면 될 것 같아요. 배우 김태우에게 자연스러운 연기는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아요. 그만큼 노력하는 배우로도 잘 알려졌죠.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것은 굉장한 칭찬이지만 반면 임팩트가 없다는 말일 수도 있죠. 액션보단 리액션이 많은 건데, 이건 배우 취향 같아요. 노력은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건 명확해요. 제가 하고 싶은 연기보다, 제 능력이 항상 작았어요. 혹은 제 이상형이 높은 것일 수도 있죠. 그걸 하려면 노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능력이 부족하다라는 건 겸손 아닌가요? 그 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의 모습을 보더라도. 대학 땐 속상할 때가 많았어요. 시옷 발음도잘 안 되고, 남들처럼 잘 생긴 것도 아니고. 한석규 선배가 나오면서 깨졌지만, 그 전엔 딱 잘 생긴 배우만이 있을 뿐이었거든요. 난 왜 이렇게 부족하지? 항상 생각했어요. 전 종교는 없지만 하느님이 계신다면, 저에게 주신 배우로서의 끼와 재능을 부족함 같아요. 연기엔 만점이 없거든요. 연기 잘했다, 아주 잘했다, 정말 최고 잘했다는 있지만, 그게 최고의 끝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배우는 끝없이 가야 하는 거에요. 어느 정도에서 타협해 버리면 맨날 그런 배우인 거죠. 그래서 전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발전하는 배우는 될 것 같아요. 이건 제가 배우를 택하게 된 이유이기도 해요. 일흔 노인이 돼서도 배역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에게는 연기에 대한 고민만 있진 않을 것 같아요. 아까 임팩트가 없다는 말을 하셨는데, 이미지에 대한 고민은 없으신가요. 전 매 작품마다 다른 나이, 다른 직업, 다른 사람을 만들어 내려고 했어요. 거창하게 이야기 하면 그 사람의 영혼이 되고 싶고. 때론 잘 되고, 때론 잘 안 될 때도 있었지만 만들어 가는 과정은 다 치열해요. 그런 건 있어요. ‘김태우 좀 비슷하지 않아? 전에 작품이랑’. 전 그런 이야기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제 작품을 몰입해서 잘 관람하면, 거기까지인 거죠. 작품 끝난 다음에 ‘그런데 접속 때랑 비슷한가’에 대해서는, 거기까진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이걸 신경 써서 다음엔 악역을 골라야 한다면, 악역 다음엔 뭘 해야 하나요. 평생 연기하려면 그 캐릭터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문제죠. 배우 김태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를 거에요. 어떤 작품을 접했는지에 따라서요. 하지만 자연인 김태우에 대한 정보는 별로 없죠. 의도적인 게 있으신가요? 배우는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게 좋은 것 같아요. 배우도 기호품이잖아요. 이런 배우가 좋다고, 다 똑같을 순 없으니까. 예를 들어 최수종 선배가 예능에서 웃겼는데, 다음날 사극에서 근엄한 모습으로 나온다면, 그 나름의 강점이 있다고 봐요. 저는 어떤 입장인가 하면, 웬만하면 모르는 게 좋은 것 같거든요. 오늘 저를 만나 보셨잖아요. 그럼 어떤 사적인 이미지가 생기죠. 생각보다 실물도 못생기고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제가 지적이고 착한 캐릭터를 맡았어요. 혹은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악랄한 역을 맡았어요. 그럼 영화나 공연을 보는데 조금이라도 방해가 될 겁니다. 배우가 결혼해서 정말 잉꼬 부부임을 보여주는 것도 지양하고 있어요. 배역에서 남자로 나올 때는 남자로 느껴져야 하거든요. 저 첫사랑과 10년 연애해서 결혼한 지 10년 넘었어요. 지금 잘 살고 있고. 하지만 그건 실제로 집에서 잘하면 되는 거니까요.전 1401호에 사는, 배우가 직업인 남자에요. 제가 배우로 발산하는 곳은 무대 위나 카메라 앞이고요. 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최선을 다했습니다. 보시면 확실히 웃으실 거고, 그 안에서 찾는 다른 재미도 있을 겁니다. 배우로선 부담이에요. 점점 욕심도 나고. 남은 기간 동안 능력이 되는 한, 최대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정신차리고 할 겁니다. 기대해 주세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오디뮤지컬컴퍼니디자인: 정혜린
2011.10.10 / 조회 1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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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룸> 육체적 욕망에 대한 솔직한 담론
김태우, 송선미, 송지유의 2인극 이 오는 29일 개막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은 1900년대 아서 슈니츨러의 희곡 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 는 처음 발표되었을 당시 남녀의 노골적인 성해위를 묘사해 외설시비로 출판불가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은 극작가 데이빗 헤어의 현대적 각색과 영화 ‘아메리칸 뷰티’의 감독 샘 멘데스, 최고의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이 참여해 1998년 영국 초연 당시에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무대다. 특히 10쌍의 커플들이 남녀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며 여러 명의 배우들이 공연한 원작과는 달리, 이번 공연은 2인극으로 각색됐다는 점이 독특하다. 두 명의 배우가 빠른 장면전환을 통해 다른 인물로 변신하고, 다양한 연령과 신분의 인물들이기에 배우들의 연기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작품.소녀, 가정부, 유부녀, 모델, 여배우 등 다섯 가지 캐릭터를 소화하는 송선미는 “주제가 성이니 만큼 결혼한 저로서는 조금 부담이 있었다”며 “하지만 1인 5역을 하며 어떤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까, 배우로서 욕심이 나는 작품이기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후 3년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김태우는 “항상 기회가 되면 연극을 계속 하고 싶었던 차에 이 작품을 보고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아마 배우라면 한번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날만한 무대일 것”라고 말했다. 이어 “아름다운 두 여배우와 연기해서 아주 기분 좋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극과 드라마, 광고를 오가며 활약하는 배우 송지유는 이번이 에 이은 세번째 작품. 그는 “2인극이라는 점에 큰 매력을 느꼈다”며 “1인 5역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고 말했다. 왼쪽부터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송선미, 김태우, 송지유, 이안규 연출 "아름다운 두 배우와 호흡을 맞춰 기쁩니다"이안규 연출은 “은 블루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전적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연극”이라며 “야한 소재의 우울한 이야기로, 다양한 인물 군상을 보는 재미가 있는 2인극”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출 수위에 대해서는 “어떤 관객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고, 어떤 관객에게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직설적인 부분 때문에 선정적일 수도 있다”며 “노출이나 성적인 표현은 말초적인 자극을 유도하는데, 그런 게 때론 정서적인 자극을 방해하기 때문에 적정 수위를 찾으려 노력 중”고 말했다. 송선미는 “남편이 출연을 반대했다”며 “영화는 키스도 몇 번만 찍으면 되지만 연극은 출연 내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키스 장면을 연기하면 저도 사람인지라 마음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아주 경계하며 연습에 임한다”고 장난스럽게 말해 웃음을 이끌기도. 김태우는 노출 연기에 대해 “작품에서 노출이 이해가 된다면 상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연극 은 10월 29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10.06 / 조회 1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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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송선미 연극 <블루룸> 캐스팅
섹스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연극 이 오는 10월 한국에서 초연한다. 다양한 연령과 신분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솔직 대담한 섹스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연극 에는 영화 ‘접속’,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김태우가 남자역으로, 송선미와 송지유가 여자역으로 더블 캐스팅 됐다. 오디뮤지컬컴퍼니가 선보이는 ‘아주 특별한 2인극 시리즈’로 에 이어 세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은 고전작 ‘라롱드’를 원작으로 영국 극작가 데이빗 헤어가 현대적으로 각색했으며, 1998년 런던 초연 당시 니콜 키드먼이 선보인 파격노출과 연기가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안규 연출가는 “원작의 기본설정은 그대로 유지하되 10가지로 나눠져 있는 에피소드, 캐릭터는 한국 정서에 맞게 수정할 예정” 이라고 밝히며 “영국 초연에서 니콜키드먼이 선보였던 여배우의 노출 역시 그대로 유지할지는 정하지 않았다,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할 것” 이라고 말했다. 만 19세 미만 관람불가 연극 은 10월 29일부터 12월 11일까지 세종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9.14 / 조회 16,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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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김늘메에게 속마음을 물어봐~
스탠딩 코미디 프로그램(웃찾사)에서 양복을 쫙 빼 입고 나와 ‘끔찍이’와 ‘깜찍이’ 두 여자에게 대 놓고 차별대우(?)를 하던 비둘기합창단 멤버 재무이사를 기억하는가. 그녀들에게 각각 ‘형’과 ‘오빠’로 나뉘어 불리기를 원했던 김늘메, 이젠 그를 배우라 불러야 하겠다. 연극 에서 세 여자 사이의 한 남자, 눈에 띄는 멀티맨으로 활약 중인 김늘메가 팬들과 마주하여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장을 펼쳤다. 배우로서의 삶을 펼쳐가는 김늘메, 그 동안 궁금했어요~ 반갑습니다~ 다들 한잔씩 짠! Q> 그 동안 어디 계셨어요? 저도 공개코미디를 10년 정도 했어요. 웃찾사 전에 개콘도 반년 정도 하고요. 공개코미디를 오래하기가 참 힘들어요. 또 서울예전 연극과를 졸업했는데, 동기가 김생민, 조미령, 원기준씨에요.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언제나 있었거든요. ‘시티홀’을 시작으로 드라마도 했죠. Q> 아무래도 방송하던 때보단 수입이 좀… 아, 전 굉장히 유쾌한 만남을 기대하고 나왔는데, 갈수록 인간극장 분위기가 나는 건 왜일까요?(웃음) 다행히 일주일 내내 일이 있어요. 야구 중계 프로그램도 있고, 연극도 하고.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연극, 개그 하는 분들 너무 많아요. 신인 때는 극장에서 먹고 자며 꿈을 키우죠. 아, 곧 부산에 가게를 오픈할 예정이기도 해요.(웃음) Q> ‘비애로’ 보고 팬이 되었어요. 그래서 오늘 공연도 보고 싶었죠! 앗! 정말 그 공연 보셨어요? 감사합니다. 때론 관객이 배우들보다 적을 때도 있었는데.(웃음) 개그맨 이미지가 여전히 강해서 관객들이 정극에 섰을 때 잘 못 받아들이시기도 해요. 그게 참 어렵더라고요. 오월엔 늘메 볼꺼야~ Q> 의 세 여자 중 어떤 캐릭터가 이상형이세요? 예전엔 저도 예쁘고, 그러면 참 좋아했죠.(웃음) 그런데 지금은 세연이 같은 캐릭터가 좋아요. 신사임당 같은 스타일. Q> 무대가 너무 예쁜데. 제작한 거죠. 공연 끝나면, 한 3천 만원에 드리겠습니다. 그 정도면 괜찮죠?(웃음) 처음에 등장할 때 난간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힌 적이 있었는데 너무 아파서 아무것도 생각 안 나서 어찌어찌 공연 했어요. 그때 공연 본 후배가 “형, 정말 그 장면이 제일 재밌더라” 하는거에요. 다들 설정인 줄 알고. Q> 극중 캐릭터는 여자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다가 중간에 멈추잖아요. 본인 연애스타일과 비슷한가요? 몇 번의 사랑을 해 본 지금은… 비슷한 것 같아요. 본능인지 배려인지 모르겠지만, 사랑한다고 해서 그녀를 덥석 못 잡을 것 같네요. 결혼은 아직, 배우로 길게 가고 싶어요 Q> 미니홈피 제목이 의미심장 하시더라고요. 이별? 적지 않은 나이신데 결혼은 언제쯤? 여자친구와 이별 후에. 흑. 갑자기 인간극장 되나요?(웃음) 이별 후에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는 각자의 몫인 것 같아요. 내 몫이죠. 근데, 자꾸 다큐로 가네요. 저 괜찮습니다! 물론 제가 적지 않은 나이이고 외롭고 그렇긴 한데, 아직 정말 결혼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 전셋거리도 중요하고.(웃음) Q> 보면 좋을 만한 다른 공연도 추천해주세요. 도 참 감동적이면서 좋았어요. 대본이 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하더라고요. 도 신나고 메시지도 있고요. 작품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싶을 땐 극단이나 제작사를 보고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Q> 김늘메에게 연기란? 정말 제겐 가당치도 않은, 거대한 질문이네요. 더 열심히 해야만 하는 것이죠. 그간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다면, 앞으로는 잘 보여주지 않았던 감동적인 모습을 선사하고 싶어요. 인간적인,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모습이요. 앞으로 독립영화도 예정되어 있으니 지켜봐 주세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5.20 / 조회 16,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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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57] 싱크로율 100%, 연극 ‘오월엔 결혼할꺼야’
이별통보의 단골문장 ‘넌 나에게 과분해’가 남발되는 동안 상대의 말대로라면 잘나서 차인 수많은 ‘당사자’들이 이유도 모른 채 쓰러져갔다. 이별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지 않으면서 자신의 변심을 오묘하게 감출 수 있는 기막힌 문장임과 동시에 ‘알고 있으면서 몇 년 동안 붙들고 있었던 이유는 뭔가’라는 반문을 제기하게 되는 ‘넌 나에게 과분해’가 길거리에 널린 노래가사처럼 식상해진지 오래다. 연극의 주인공 정은도 한 방 먹었다. 사실 늘 나에게는 죽고 사는 문제였으나 사방해서 벌어지고 있는 이별은 타격대비 특별할 것이 없다. 여기 간단하고도 비참하게 요약해 ‘차인’ 세 명의 스물아홉 여자가 있다. 이별의 시기야 저마다 다르지만 억울함은 비슷하다. 부족할 것 없지만 딱히 내세울 것도 없는, 노처녀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세 친구가 결혼을 위한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이라 할 만하다. 국가나 이념이 아니라 먹고 살기 빠듯한 형편에 3,825만원이 달린 문제다. 연극 ‘오월엔 결혼할꺼야’의 사건은 지희의 결혼으로부터 시작된다. 사건의 핵심은 10년 동안 모아온 적금의 금액이 3,825만원이라는 것에 있다. 3,825만원은 매달 십만 원씩 모아 처음 결혼하는 이에게 몰아주자는, 기특하고도 철없는 십년 전의 약속을 기반으로 굳건하게 건설돼 왔다. 그걸 지희 혼자 날름 삼켜버릴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하다. 형식이 무슨 상관이랴, 절에 물 떠놓고 맞절해도 결국 결혼이니 정은은 5년 동안 사귄 연극연출가 애인을 찾아가 청혼을 하고 세연은 핸드폰을 뒤적이며 ‘오월에 시간 되는’ 남자를 물색한다. 그러나 우리의 전화번호부가 대충 그렇듯 그곳에는 결혼남, 이혼남, 또라이, 쓰레기만 가득하다. 집에서 탱자탱자 놀다가 선봐서 한 달 후에 결혼할거라는 지희만이 천진난만하다. 향후 소설가를 지향하나 현재 잡지에 에로소설을 기재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정은은 김동인 소설 ‘감자’의 주인공 복녀를 들먹이며 비슷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예를 통해 결혼 미룰 것을 권유한다. 안타깝게도 결혼 앞두고 두 눈에 하트만 가득한 지희에게 복녀 따위는 소설 속에나 존재하는 먼 옛날 비련의 여주인공일 뿐이다. 방법은 하나, 지희보다 선수 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5년 동안 사귄, 예술성과 상업성 어디에도 완전히 부합되는 연극을 만들지 못하는 연극연출가 남자친구는 극단의 ‘연기 못하는 애’와 바람이 났다. 그냥 사랑하게 해달라고 ‘넌 나에게 과분해’ 못지않은 상투적 발언을 투하한다. 열심히 사는데도 변화가 없는 이십대는 차라리 축복이다. 이십대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사랑 잃고 돈 잃고’ 바닥에 철퍼덕 엎어져 통곡하는 정은을 보고 있자면 그녀를 부여잡고 함께 울고 싶은 심정이다. 사랑도 그대로고 없는 돈이나마 그대로인 삶은 얼마나 행복한가, 싶도록 그녀는 차차 정신을 놓아간다. 그를 부셔버릴 첫 단계로 이상한 안내책자를 보며 미행법을 연구하고 미니홈피의 비밀번호를 알아내기 위해 온 시간을 투자한다. 그 년놈들을 부셔버리기 전에 먼저 쓰러질 것처럼 보이는 정은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세연이다. 오월에 시간 되느냐고 묻는 것도 한두 번이지 잘나가는 선배는 그렇다 치고 자신을 좋아했던, 돈 없는 음악가 연하남에게 조차 무시당하니 꼴이 말이 아니다. 그러던 중 옛 애인 진석을 만난다. 진석은 추억하거나 버리기에 너무 거대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방치해두었던 기억과 닮았다. 대면하기가 힘들었던 상처와 마주앉아 서로의 잔을 채워주고 취기에 의지해 지난 일이라며 의연하게 화해하면 좋으련만 인간의 마음이란 그렇게 너그럽지 못하다. 칙릿이 유행하면서부터 여자의 리얼한 삶이 다양한 장르에서 한 뭉치씩 쏟아졌다. 수많은 ‘그녀’들이 이별하고 잘난 세상과 싸우며 크게 좌절하고 조금씩 성장했다. 여자들의 수다는 골목의 카페마다 들어앉은 여성들의 숫자만큼 사방에서 연출됐고 그만큼 재미와 공감의 통렬함, 신선함이 줄었다. 그 틈 속에서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세 여자의 3,825만원 탈환기는 성공이라 할 만하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인물, 사건, 배경이 귀여운 유머들과 함께 버무려져 자잘한 재미를 전한다. 게다가 이십대 후반의 여자가 언제고 한 번쯤 만나봤을 법한 남자들의 등장은 웃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쓰라린 공감대를 형성케 한다. 싱크로율 백퍼센트의 연극 ‘오월엔 결혼할꺼야’는 우리의 은밀한 수다와 꼭 닮았다. 세 친구에게 공감하는 우리의 처지가 그녀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현재를 상기시키지만, 그럼에도 세상에는 수많은 정은, 세연, 지희, 그리고 ‘나’로 가득하다는 위로가 있다. 어차피 당장 입지 못할 웨딩드레스 뭐 별건가. 우리 대신 정은이 말해준다. 웨딩드레스는 하얗고 질질 끌리기만 하면 되는 것, 별 거 아니라고!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0.19 / 조회 19,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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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상상하지 못한 엄마의 이별통보, 연극 ‘애자’
있을 땐 성가시고, 없을 땐 그립기만 했던 엄마 요즘 공연계는 엄마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중 하나가 2009년 가슴 찡한 모녀의 사랑 이야기로 흥행 돌풍을 이끌었던 영화 ‘애자’를 연극화한 연극 ‘애자’다. 천륜이 맺어준 사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바로 부모와 자식. 특히 엄마와 딸이다. 연극 ‘애자’는 사고뭉치 딸과 암에 걸린 억척스런 엄마와의 사랑과 화해를 가슴 뭉클하게 그려냈다. 세상에 무서울 것 없는 대한민국 대표 청춘막장 스물아홉의 박애자. 그녀는 유별나도 너무 유별난 학창시절을 보냈다. 툭하면 싸움질에, 담배까지 핀다. 비가 오는 날이면 시를 써야한다고 학교에 가지도 않는다. 그래도 글 실력은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날렸을 만큼 뛰어났다. 글 실력과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는 그녀의 성격은 한마디로 다혈질의 사고뭉치. 이런 애자를 말려줄 단 한사람, 바로 인생 끝물 쉰아홉의 산부인과 의사이자 애자의 엄마 최영희다.엄마는 눈만 뜨면 소설만 쓰는 애자를 바라보며 ‘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라고 말한다. 이러한 구박을 받으면서도 아랑곳 하지 않는 애자는 연신 키보드만 두드려 댄다. 왜냐? 엄마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오빠에게는 모든 걸 다 해주고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고 생각하는 그녀이기에. 하지만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옛말이 있듯 엄마는 딸 애자를 무척이나 사랑한다. 그러나 엄마와의 말다툼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오빠의 결혼식에 상상초월 이벤트를 벌여 아수라장을 만들고 귀가하던 그녀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엄마가 쓰러져 병원에 있다는 것. 부랴부랴 달려간 병원에는 딸에게 소리를 지르며 당차던 엄마의 모습 오간데 없고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엄마가 병원에 누워있다. 결국 엄마가 얼마 살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은 애자는 결국 바쁜 오빠를 대신해 엄마와 원치 않은 동거(?)를 시작한다. 엄마와 추억을 만들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지만 애자는 엄마와 하고 싶은 게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애자와 달리 불과 몇 년 밖에 살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딸에게 짐이 될까 두려워 수술을 포기하려한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우리가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징글징글하지만 그 속내를 알고 나면 결국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바로 우리네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기까지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오래전 자신이 운전하던 차에 가족을 태우고 가던 중 사고가 나게 되고 애자 아버지는 죽고 오빠는 불구가 됐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엄마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지금껏 살아왔다. 시한부를 선고 받고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엄마의 모습을 보는 애자는 마음이 아프다. 엄마와 티격태격하는 사이, 애자는 철이 들고, 엄마와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한다. 그리고 엄마는 딸과 함께 떠난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에서 엄마는 깨어날 수 없을 만큼의 깊은 꿈속으로 홀로 떠나갔다. 그렇게 자신의 곁을 떠난 엄마에게 애자는 말한다. 사랑했다고.연극 ‘애자’는 뻔한 시한부 신파극이 아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병에 걸려 죽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가족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말이다. 엄마의 죽음이라는 슬픈 이야기지만 모녀사이의 화해, 갈등 해소를 담고 있어 이 공연을 보고나면 가슴까지 따뜻해진다. 또한 이 작품은 원작의 감동과 재미를 고스란히 무대로 옮겨 놓았고 함축된 언어와 절제된 대화, 빠른 세트 교체로 연극만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언제나 내편이고 나에게 친구 같은 엄마와 그녀의 아픔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딸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다면 연극 ‘애자’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머리로 보기보다는 가슴으로 봐야하는 작품, 연극 ‘애자’는 오는 6월 20일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김지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5.14 / 조회 19,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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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 무서운 모녀” 금보라 & 소유진
그렇다, 또 모녀이야기다. 김영애, 최강희 주연의 영화 ‘애자’(2009년 작)가 '발랄의 대명사' 금보라와 소유진을 내세워 연극 무대에 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잠깐! 넘어지면 업어주고, 서러우면 달래주고, 배고플 땐 밥해주시는 대한민국 순정표 엄마는 잠시 넣어두도록 하자. 에는 딸의 어금니를 뽑아서 합의금을 챙기는, ‘겁나 쎄게 삥 뜯어주시는 엄마’가 등장한다. # 원작영화 ‘애자’. “영화요? 10분 보다가 말았어요” “애자네 엄마는 자식을 위한다고 궁상을 떨거나, 자신의 인생을 자식에 맞추는 약한 모습의 엄마가 아니에요. 마지막에 죽음 앞에서 자식을 두고 떠나는 장면에서 애틋함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 모습에서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엄마죠.” (금보라) 애자네 엄마는 틈만 나면 관객들의 눈물샘을 찌르려고 하는 연극무대에서는, 좀처럼 만나보기 힘든 차별화된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애자네 엄마 박영희는 솔직하고 엄격하다. 그녀의 모습은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말투를 가진 금보라와 닮아있다. “이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엄마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데 또 엄마야? 이건 영화도 있잖아”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세상에 똑 같은 엄마가 있나요? 대한민국 인구 4분의 1이 엄마지만 호칭만 똑같지, 엄마는 다 다른 모습이잖아요. 모녀라는 소재가 똑같다고 해서 똑같은 작품이 나올 것 같아요? 백 명의 엄마가 나오면, 백 가지 모습의 엄마가 나와요. 좋다, 나쁘다는 관객들이 평가하는 거고 전 그냥 제 색깔로 연기하는 거죠. 전 영화도 원작 영화도 10분 보다가 말았어요, 똑같아질까 봐.” (금보라) 기센 엄마 금보라와 대결하는 기센 딸 애자로 변신한 소유진은 “영화가 정말 감동적인데”라며 웃어 보인다. 는 탤런트로 이름을 알린 그녀가 뮤지컬 , 연극 이후 선보이는 세 번째 작품이다. “연극에 대한 갈망이 커서 이 작품에 또 출연하게 됐어요. 영화 ‘애자’도 정말 잘 봤고, 또 지금 제 나이에 잘 맞는 작품이에요. 결혼 할 나이가 돼서 그런지, 엄마에 대한 사랑이 크게 생겼거든요(웃음). 엄마가 많이 아프셨을 때가 있었는데, 연습 할 때 마다 그 때 생각이 나서 가슴이 찡하죠.” (소유진) # 금보라, 25년 만의 연극무대 연극 는 금보라의 ‘25년 만의 연극 무대’이기도 하다.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놓아두었던 일을 다시 되짚으려고 했을 때,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까. “글쎄…. 우리 나이가 되면 그렇게 큰 기대도 걱정도 없어요. 일단 나 스스로가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뭐 그렇게 큰 일이 나겠어요? 솔직히 대본은 큰 매력은 없어요. 죽는 역할이 얼마나 큰 매력이 있겠어요? 카메라를 벗어나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처음 들어온 작품이 였죠. 음, 아마 다른 작품이었어도 했을걸요?” (금보라) 금보라와 소유진의 인연은 이모와 조카로 출연했던 2002년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 때부터 시작됐다. “그 때는 이모였는데, 엄마 역할을 해야 하니까 좀 그렇긴 해요(웃음). (소)유진이가 제 딸인 애자라는 말을 듣고 기분 나쁘진 않았어요. (엥? 기분 좋았던 건 아닌가요?) 에이, 나쁘지 않으면 성공한 거죠. ‘저 아이랑 같이 몇 달 동안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어휴! 가슴이 꽉 막히잖아요. 지금 연습실의 활력소는 유진이에요, 잘하고 있어요.” (금보라) 선배 금보라에게 “옆에 두고 싶은 후배”라는 칭찬을 들은 소유진이 “처음에 금보라 선배님이 엄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는 좀…” 이라며 연습실에 붙어있는 연극 포스터를 가리킨다. “처음에는 “와!” 하고 좋아하다가 바로 “근데 좀…” 이랬어요. 선배님 얼굴이 워낙 작잖아요. 옆에 서 있는 게 부담될 정도에요. 저 포스터에서 제 얼굴이 더 크게 나왔잖아요. 전 ‘얼굴을 줄여달라고 할 수도 없고, 원래 내가 더 크니까’하고 현실을 받아들였는데. 저 몰래 금보라 선배님이 대표님에게 전화를 하셨대요. “저 포스터 안되겠다, 유진이 얼굴이 나 보다 크게 나왔다”고. 배려를 많이 해주세요(웃음). 선배님은 굉장히 강한 분 같지만, 여린 면도 많고, 섬세하세요.” (소유진) # 청춘막장 스물 아홉 vs 인생끝물 쉰 아홉 깡다구 하나로 하루살이 인생을 사는 소설가 지망생 애자에게 엄마는 “네가 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는 일침을 날리는 적군이다. 부산 일진출신 청춘막장 애자와 인생끝물 쉰 아홉 엄마의 일촉즉발 스토리는 웃음보를 자극한다. 죽음을 앞둔 엄마 영희가 애자에게 김치 담그는 비법을 알려주는 장면은 금보라, 소유진이 꼽는 ‘마음이 찡해지는’ 눈물샘 자극 장면이다. “가슴에 닿는 장면이 많아요. 특히 엄마한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우는 장면이요. 처음에 애자가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 엄마가 “네가 담근 김치를 어떻게 먹냐?” 라면서 알려주지 않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애자에게 김치 담그는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해요. 강인했던 엄마가 병 앞에서 점점 약해지고, 이별의 준비를 하는 거죠. 이 장면을 연기할 때 마다 ‘아, 나도 엄마에게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워둬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소유진) 실제 금보라, 소유진의 모녀생활(?)은 정반대에 가깝다.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라는 소유진의 말에 “난 엄마랑 친하지 않다”는 금보라의 선언이 고개를 내민다. “엄마하고 별로 친하지 않아요. 성격이 달라요, 안 맞지. 예를 들어, 식당에 가도 우리 엄마는 비싼 집을 싫어해요. 전 “내가 이 정도는 살 수 있다, 기왕 먹는 거 맛있게 먹자”고 해도 엄마는 “비싼데 왜 이런 걸 먹냐”고 하세요. 딸이 돈 쓰는 게 싫어서 그러시는 거지만, 전 그 말도 싫어요. 예전에는 이런 일이 있으면 “그럼 난 집에 가겠다”고 했는데, 조금씩 맞춰가고 있어요. 엄마도 가능하면 저한테 맞춰주려고 하세요.” (금보라) 엄마에게 엄격한(?)딸인 금보라는 3남 2녀의 아이들에게도 “원칙을 내세우는 엄격한” 엄마다. “도에 지나치는 걸 해달라고 하거나, 그런 일을 하겠다고 하면 가차없이 자르죠. 늦게 들어온다 뭐 이런 건 가차없죠.” (금보라) # 소유진 “금보라 선배님, 시어머니로는 좀….” 선배 금보라가 시어머니가 된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마!”라는 금보라의 입막음을 넘어 소유진은 “선배님 같은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로 에둘러 간다. “좋은데, 깐깐하신 면이 있으셔서요(웃음). 엄마면 최고일 것 같아요. 평소에 따님을 챙기시는 걸 보면 정말 그렇게 잘 챙기실 수가 없어요. 제 로망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엄마를 믿고 의지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며느리는 좀…. 푸하하.” (소유진)“유진이처럼 돈을 버는 며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남편을 만날 시간도 없이 바쁠 것 같다”는 금보라의 말처럼 요즘 그녀는 드라마, 라디오, 연극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삼 년 정도 여유를 가지고 쉬면서 지냈어요. 전 지금처럼 이렇게 바쁜 게 좋아요. 라디오 생방송 스케줄 때문에 연습 중간에 빠져야 할 때는 선배님, 동료들에게 미안하죠. 연극으로 돈을 벌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여기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요. 가장 인간적인 장르가 연극이거든요. 배우는 결국 연극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소유진) 금보라 역시 “이곳에서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말로 연극 무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설명했다. 25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될 관객과의 호흡. 그녀는 연극에 대한 걱정도, 기대도 없다고 했지만, 연습현장에서는 에 쏠린 금보라의 뜨거운 마음과 만날 수 있었다. “기자는 믿지 않는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유명한 그녀가 연극 홍보를 위해 기자들과 마주한 장면만 봐도 말이다. 촘촘히 담고 있으면서 드러내지 않는 마음, 모른 척, 관심 없는 척, 은근하게 챙기는 마음. 연극 속 모녀의 모습이 딱 이렇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 (club.cyworld.com/docuherb), 극단 인아 제공
2010.04.21 / 조회 1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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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모녀, 금보라 소유진 연극 <애자> 연습현장
세상 무서울 것 없는 대한민국 대표 청춘막장, 스물 아홉 박애자 양 ‘뒷덜미 잡기 권법’으로 애자를 휘어잡는 여인, 쉰 아홉 최영희 여사영화 ‘애자’가 연극 로 돌아왔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엄마의 죽음과 마주한 모녀 이야기를 다룬 연극 에는 “영화가 정말 좋아서” 작품을 선택했다는 소유진과 “연극이 하고 싶어서” 출연을 확정지었다는 금보라가 출연한다. 원작을 만든 정기훈 감독이 모녀 400쌍의 인터뷰 취재를 통해 포착해낸 '모녀들의 지지고 볶는 에피소드'는 연극 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25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금보라는 “(소)유진이와는 2002년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에서 이모와 조카로 출연했었는데, 모녀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됐다”고 밝히며 “친구같은 모녀라 그런지 그 때 보다 더 편안하고 친근한 사이가 됐다, 애교가 넘치는 유진이 덕분에 연습실이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뮤지컬 , 연극 에 출연했던 소유진은 선배의 칭찬에 “금보라 선배님이 계실 때 연습실 분위기가 즐겁다”고 답하며 “손수 간식을 챙겨오시는 선배님은 연습실 스탭들에게 정말로 엄마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밤 10시까지 계속된 연습 강행군에는 금보라와 함께 엄마 영희 역으로 출연하는 최정연, 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애자 역에 더블 캐스팅 된 송지영과 함께 조남희, 윤진하, 이나경, 박경호가 함께했다. 연습을 마친 금보라와 소유진은 “연극 는 쥐어짜는 신파 모녀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공감할 수 있는 작품” 이라며 모녀 관객들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연극 는 4월 30일부터 6월 20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나는 부산의 톨스토이야~" 애자 (소유진)"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봤나?" 영희 (금보라)꽃중년, 영희의 대학동창 윤동팔 (조남희)와 영희 "오빠 밉다, 싫타!" 애자 오빠, 박민석(윤진하)와 애자 애자의 바람둥이 남친, 양철민(박경호)억척엄마가 변했네엄마의 이별통보"내가 엄마 없이 살 수 있을까요?"우리 딸, 김치는 누가 챙겨주지?엄마, 당장 수술해!선생님, 가망이 없습니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 (club.cyworld.com/docuherb)
2010.04.15 / 조회 10,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