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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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대표작 ‘갈릴레이의 생애’ 선보여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은 오는 4월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갈릴레이의 생애' 를 선보인다.
20세기 서양 연극사를 대표하는 브레히트는 독일의 극작가 겸 연출가이다. 그는 '서푼짜리 오페라',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 등 세계 연극사에 큰 의미를 남긴 작품을 통해 시대를 향한 날카롭고도 흥미로운 시선을 선보여 왔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 '갈릴레이의 생애'는 유럽에서는 쉼 없이 재해석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공연되지 않았다.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17세기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망원경을 처음 접하게 된 40대 중반 이후, 약 30년 간의 삶을 그린다. 우리에게 익숙한 '위대한 과학자'를 넘어 새로운 진실을 스스로 증명해나가는 '인간 갈릴레이'의 고뇌에 집중한다.
국립극단 예술감독이자 연출을 맡은 이성열은 "브레히트의 작품을 연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작가 특유의 유쾌한 대중성을 살려 활기차고 입체적인 극으로 만들겠다”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이호재, 김명수)
무대와 매체를 오가며 선 굵은 연기를 선보여온 김명수가 일상을 살아가며 고민하는 친근한 매력이 넘치는 갈릴레이로 분한다. 강한 존재감을 가진 원로배우 이호재를 필두로 12명의 배우들은 1인 다역의 배역을 맡아 갈릴레이를 둘러싼 주변 인물을 연기한다.
연극 '갈릴레이의 생애' 는 오는 4월 5일부터 4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9.03.21 / 조회 3,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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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뭐볼까] 웃음 뒤 헛헛함, 우리는 ‘깊이’로 승부한다!
2014년 2월, 대한민국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명절 전후를 겨냥한 재밌는 영화들이 스크린을 넘실댄다. 눈앞으로 다가온 동계올림픽 소식에 온 국민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애써 즐길 거리를 찾지 않아도 풍성한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을 지내고 한 해의 시작을 재정비한다. 실컷 웃고 나서도 마음속 빈 곳에 무슨 색을 칠할까 하는 고민을 피하기 힘들다. 이럴수록 본질을 짚어야 실수를 덜 한다. 존재의 이유, 삶의 의미 같은 거창한 것들에 한번쯤은 ‘돌직구’를 던져야 할 때다. 올겨울의 끝자락을 장식할 묵직한 공연 두 편을 소개한다. 말의 해, 말의 입을 빌려 말하다음악극 ‘톨스토이의 홀스또메르’ 음악극 ‘톨스토이의 홀스또메르’가 2월 28일부터 3월 30일까지 CGV신한카드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작품은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중편소설 ‘어느 말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다. 이번 공연에는 유인촌, 이경미, 김선경, 서태화 등 연기파 명품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작품은 ‘홀스또메르’라는 말의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일대기를 그린다. 한때 촉망받는 경주마였으나 지금은 늙고 병든 말의 입을 빌려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는 음악극이다. 말의 회상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며 깊은 통찰과 화두를 남긴다. ‘홀스또메르’는 골격이 튼튼하고 어느 말보다 빨리 달리며 혈통도 좋다. 하지만 얼룩빼기 말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의 천대를 받는다. 어느 날, ‘홀스또메르’는 ‘세르홉스끼 공작’의 눈에 띄어 화려한 말이라는 찬사 속에 경주마로 낙점된다. 다른 명마(名馬)들을 제치고 각종 경기에서 우승하는 등 2년 동안의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다 ‘세르홉스끼 공작’의 연인인 ‘마띠에’가 경마장에서 만난 장교와 눈이 맞아 도망을 치는 일이 일어난다. ‘홀스또메르’는 그들을 추격하다가 불구가 되고, ‘세르홉스키 공작’은 ‘홀스또메르’를 마(馬)시장에 팔아버린다. 이번 공연은 유시어터의 상임연출가로 활동한 김관 연출가를 필두로 조선아 음악감독, 안영준 안무가 등이 협업한다. 주인공 ‘홀스또메르’ 역은 최근 무대로 돌아온 유인촌이 열연한다. ‘마띠에’, ‘마리’, 암말 ‘바조쁘리하’ 역은 이경미와 김선경이 번갈아 일인다역으로 분한다. ‘세르홉스끼 공작’ 역은 서태화와 김명수가 맡는다. 이외에도 박원묵, 지대한, 이광열 등 21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개성이 돋보이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 인간, 괴물은 한 끗 차이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직접 제작하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3월 18일부터 5월 1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올해 국내에서 다양한 장르로 관객을 만날 ‘프랑켄슈타인’ 중 뮤지컬로 첫 테이프를 끊는 화제작이다.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박은태, 한지상 등 국내 뮤지컬계를 이끄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공연은 영국 작가 메리 셸리의 호러소설 ‘프랑켄슈타인’를 원작으로 왕용범 연출가가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기타리스트로도 활동 중인 이성준 음악감독이 곡을 썼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1월 20일 제작발표회를 개최했다. 19세기 유럽,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나폴레옹 전쟁이 벌어지는 곳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그는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뒤프레’를 만나고 연구를 도울 것을 제의한다. 전쟁이 멈춰 연구실이 폐쇄되자, 두 사람은 프랑켄슈타인 성(城)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피조물 창조에 성공한다. 하지만 갑자기 피조물이 사라지고, 시간이 흘러 약혼자와의 결혼을 앞둔 ‘빅터 프랑켄슈타인’ 앞에 한 괴물이 나타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 역은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이 3인 3색의 열연을 펼친다. ‘앙리뒤프레’와 ‘괴물’ 역은 박은태, 한지상이 분한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약혼자 ‘줄리아’ 역은 리사와 안시하가 맡는다. 서지영, 안유진, 이희정, 김대종 등의 실력파 배우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마케팅컴퍼니아침, 랑
2014.02.05 / 조회 8,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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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이라고 연극을 안 해요?” <유랑극단 쇼팔로비치>
“당신들은 지금 저 총소리가 안 들려요?” “전쟁 중이라고 예술까지 그만둬야 하나요?” 개관 2주년을 맞은 ‘연극 전문 제작극장’ 명동예술극장의 2010년 시즌 첫 공연작, 의 막이 올랐다. 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조금은 생소한 세르비아(구 유고연방)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류보미르 시모비치의 작품으로, 2차 대전 중 나치에게 점령당한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 우지체에 들어와 공연을 하려는 유랑극단 배우들과 마을 사람들간의 갈등을 담고있는 작품이다. 2차 대전 당시, 희극을 쓰려는 작가와 검열관 사이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을 떠올리게 하는 연극 에서는 전쟁 속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세밀한 묘사와 인물들간의 갈등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폴란드, 프랑스, 스위스, 슬로바키아, 체코, 일본 등 세계에서 공연됐으며, 워크숍, 졸업작품 공연이 아닌 프로 연극 무대에 오르는 국내공연은 이번 공연이 처음이다. 의 김명수가 유랑극단의 단장인 바실리예로 출연하고, 이정미, 정나진 등이 출연해 ‘대학로 40대 파워’를 보여준다. ‘천재 뮤지션’으로 불리는 정재일이 작곡, 음악감독을 맡은 라이브 연주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의 힘이다. 연극 보다 더 연극 같은 전쟁상황의 아이러니함을 담고 있는 연극 는 오는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명동예술극장에 걸린 나치깃발, 그 사연은?"유랑극단, 기막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매일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연극을 하겠다고? ""우린 배우에요, 삽질은 당신들이 하세요!""광대, 창녀들!""우리 아들은 어디 간거지?""아들이 체포됐다니!""술을 드릴테니, 우리 아들에게 빵 한 조각이라도...""공연허가권을 준 적이 없어!""전쟁, 피 묻은 우리들의 연극""그래, 너희들은 연극을 계속 해"발칸반도의 정서를 만날 수 있는 라이브 연주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3.05 / 조회 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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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냐아저씨> 올해 첫 체홉의 무대
러시아의 대 문호 체홉 탄생 150주년을 맞아 올해 그의 많은 작품이 무대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첫 작품으로 연극 가 막에 올랐다. 지난 7일부터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는 ‘벚꽃동산’, ‘갈매기’, ‘세자매’와 함께 안톤 체홉의 4대 작품으로 꼽히는 무대.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간 근원의 문제를 리얼하게 다루고 있는 체홉 작품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이 작품은 퇴임한 교수와 그의 젊은 아내가 쉬러 오면서 평화로운 전원생활과 그곳의 사람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심재찬 연출은 “제법 많은 작품을 연출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초조한 마음이 드는 건 처음”이라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밝히기도 한 이 작품은 김명수(바냐), 이지하(엘레나), 김지성(쏘냐), 한성식(찔레긴) 등 탄탄한 연기파 배우들의 화려한 앙상블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탁자와 의자 몇 개 만이 놓인 무대 중앙과, 그곳을 둘러 싼 등장 배역 각각의 독립공간으로 이뤄진 최소화된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연극 는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 연극 공연장면 "교수 부부가 이곳에 내려왔어요!""내 차는 서재로 부탁해요. 할 일이 많거든""교수가 내려온 뒤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요""내 생활은 뭐죠?"'그래, 어차피 한번 뿐인 거잖아'"제가, 엘레나를, 엘레나를...""삼촌, 우리 다시 일해요. 예전 처럼요.""모든 게 바뀌었어. 아내는 일을 하는데, 나는 또 자고 먹는단 말이야"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club.cyworld.com/docuerb)
2010.01.10 / 조회 1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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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 정통연극에서 만난 위험한 가족
이른 아침 가족의 건강과 재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부부. 건장한 두 아들이 합세한 가정의 모습은 왠지 모르게 불안하기만 하다. 서로를 불신하고 감시하고 의심하며 대화를 나누는 가족의 모습에 관객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다. 수수께끼를 내는 듯한 대화가 느리게 흐른다. 정적이지만, 동적인 불안함으로 둘러싼 가족. 이 집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작가 유진오닐의 최고 작품으로 꼽히는 ‘밤으로의 긴 여로’가 짙은 안개를 깔고 명동예술극장에 올랐다. ‘왕년에 잘 나갔는데’를 읊조리며 과거에 빠져 사는 메어리(손숙)은 문제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이다. “옛날에는 정말 예뻤는데, 누가 알겠어”, “내 머리가 이상하지? 눈이 정말 나빠졌어, 예전엔 그러지 않았는데 말이야”라고 말하며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에 빠져 산다. 불안한 눈빛과 떨리는 손동작이 마약을 통해 과거로 가는 열쇠를 진 그녀의 피폐함을 설명한다. 마약을 하는 엄마를 애써 외면하는 구두쇠 남편 타이런(김명수) 때문에 폐병에 걸린 작은 아들, 에드먼드(김석훈)의 병은 점점 위독해지고 큰 아들 제이미(최광일)는 아버지와 충돌 하며 모든 일을 술을 통해 잊고자 한다. 어머니 메어리가 다시 마약을 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던 그들은 “희망을 갖다니, 우린 모두 바보야”라는 대화를 나누고 홀로 남은 메어리는 “조용해졌네, 여긴 쓸쓸해”라는 독백으로 마약에 손을 댈 수 밖에 없는 외로운 자신의 모습을 변명한다. 가족에 대한 불만, 증오가 가득한 듯 보이지만 결국 애증이었고 연민이었다. 네 명의 구성원들은 결국 어두운 기운이 서린 가정의 울타리 속으로 점점 파고들 뿐이다. 안개는 알게 모르게 무대와 객석을 가득 채우고 있다. 스멀스멀 올라오는 안개는 끊임없이 무대 중앙에 피어 오르고 메어리는 “안개처럼 사라지기를 원했는데”라고 이야기한다. 고적 소리는 끊임없이 울려 퍼진다. 서로를 숨기고, 세상에 당당할 수 없는 이들은 안개를 자신들을 숨겨주는 고마운 존재로 여기는 듯 하다. 아버지 타이런 역할의 김명수와 큰 아들 제이미 최광일는 극의 무게감을 잡아주면서 웃음을 던져준 빛나는 호연을 펼쳤다. 돈에 대해 상반된 가치관을 가진 두 부자가 집안의 전등을 켜는 문제에 대해 “그래, 불을 켜서 돈을 태우자”등의 대화를 나눴던 장면은 유진 오닐 작품 특유의 맛이 살아난 대목이었다. 손숙에 대한 기대가 컸던 탓일까? 메어리의 불안함에 잠식되기는 어려웠다. 안개 속을 거닐고 온 여운은 꽤 길었다. 몽롱한 기운, 몽환적인 기분을 남겨주는 는 짧고도 긴 여행길 같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9.28 / 조회 1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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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 고품격 연극, 고품격 배우
손숙, 김명수, 김석훈이 출연하고 임영웅이 연출하는 연극 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명동예술극장 개관공연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이번 공연은 이해랑 연출 서거 20주기 추모공연이라는 의미를 더한다. 이해랑 연출은 1962년, 유진 오닐 작품 를 처음국내에 선보이며 한국 신극사의 핵심역할을 해왔던 인물이다. 2009년 의 연출을 맡은 임영웅 연출은 “이해랑 선생님께서 술자리에 갈 때마다 나를 데리고 다니실 정도로 귀여워해주셨다”며 “선생님 옆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연극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신 분이 바로 이해랑 선생님” 이라며 “선생님이 표현하셨던 부분과 비교해서 많은 것이 부족하겠지만 이번 연극을 통해 이해랑 선생님의 연극정신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연극인생의 두 스승인 이해랑, 임영웅 선생님과 연을 맺은 에 출연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힌 배우 손숙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해랑 선생님이 연출하신 를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었다”며 “공연이 끝나고 10분 동안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두 달 여간의 연습기간 동안 제대로 잠을 이룬 적이 없을 정도로 긴장되는 나날을 보냈다고 밝힌 손숙은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서 대본을 보고, 꿈에서도 대본을 외울 정도”였다며 “이 작품을 보고 배우라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것처럼, 이번 공연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인생을 살아가는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를 통해 손숙의 아들로 출연하는 배우 김석훈은 “연극 작품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연습실에 갈 때마다 항상 기분이 좋다”며 “이해랑 선생님께서 연출했던 작품을 명동예술극장에서 연기할 수 있는 자체가 영광” 이라고 오랜만에 돌아온 연극무대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고품격 정통연극을 표방하는 연극 는 오는 9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9.08 / 조회 26,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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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해선 “연극적인 작품 만나고 싶었다”
여류 조각가이자 우리들에게는 로뎅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까미유끌로델이 뮤지컬로 탄생했다. [까미유끌로델]에서 광기 어린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여인으로 분한 배우는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손꼽히는 배해선. 그는 가슴에 상처 가득한 한 예술가를 섬세하고 깊게 이번 역할을 표현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배우 배해선의 모습을 기대한 관객들의 기대를 다시 한번 충족시켜 놓고 있다. 맡은 캐릭터에 몰입이 잘되는 성향 탓에, 까미유끌로델 극장에서 만난 배해선의 표정에는 까미유끌로델의 잔향이 남아있는 듯 했다. 하지만 대화가 진행될수록 특유의 털털함과 장난끼가 보이기도 한다. 8개월 이상의 [아이다] 대장정을 마치고, ‘연극적인 작품’으로 충전하고 싶은 욕심에 [까미유끌로델]을 선택했다는, 뼛속까지 배우인 배해선을 만났다. 까미유끌로델이라는 비극적인 역할 때문인가. 좀 가라앉아 보인다. 아무래도 공연 기간 동안 맡은 캐릭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는 편이다. 하지만 까미유의 인생 전반이 다 어두운 것은 아니다. 좋은 시간들도 있고 고통 가운데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배역이다. 그래서 연기하기 재미있다. [까미유끌로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몇 년간은 대작을 위주로 출연해 왔지만 사실, 그 동안 연극이 너무 하고 싶었다. 원래 연극으로 데뷔를 했고, 몇 년에 한번 꼴은 연극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 중에 마침 좋은 기회가 생겼다. [까미유끌로델은]은 기존 뮤지컬 형태를 지니고 있기 보다 연극성이 강한 작품이다. 솔직히 나는 이런 역할을 좀 더 나이를 먹고 나서 하고 싶었다. 한 캐릭터에 비중이 큰 작품이고, 드라마틱한 표현이 많아서 좀 더 연륜이 쌓이면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선뜻 이걸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배우도 하나의 예술가다. 나도 한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로서 그녀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까미유가 고뇌하면서 표현하고자 했던 예술 세계도 알고 싶고, 느끼고 싶었다. 게다가 여자 이야기여서 더 매력을 느꼈다. 소극장 무대라는 점도 좋았다. 우리가 보여주는 게 아니라 관객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게 소극장 공연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힘들지만 한편으로는 나에게 재충전의 기회이기도 하다. [아이다] 끝나고 조금 쉬고 싶지 않았나.쉬고 싶었고 그러려고 했다. 그런데 쉬게 할 수 없을 만큼 이 작품이 매력적이었다. 나를 보여주는 기회가 아니라 내가 무너지고 깎이면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 배역에 몰입하는데 자기만의 비법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특별한 건 없다. 어렸을 때는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거 같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집중은 아니었다(웃음). 꼭 말해야 한다면, 내 삶 자체가 정말 단순하다는 거다. 여러 가지 다양한 것에 빠져 있지 않는다. 공연 할 때는 특히 심플한 생활을 한다. 친구들을 만나든가 외출을 하는 일도 자제한다.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충전을 하는 편이다. 사랑에 빠지는 배역을 맡으면 연애가 하고 싶지 않나. 물론 누군가와 사랑하고 싶다. 많은 분들이 일에 빠져서 일부로 안 사귀는 거냐고 묻지만 그건 절대 아니다. 남자친구를 만나고 연애를 하면 새로운 에너지가 생길 거 같다. 특히 까미유끌로델 같은 캐릭터는 굉장히 감성적이고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다. 이런 역할을 할 때면, 내가 사랑에 빠졌을 때 어땠는지 생각 한다. 진짜 연애를 하면 더 깊은 무언가가 나올 수 있을 텐데… 그게 아쉽다(웃음). 우리 로댕 선배님 두 분은 유부남이다. 총각만 됐어도 연애를 해보겠는데(웃음). 그래서 정말 사귀고 싶은, 이 사람이라면 인생 전부를 던지고 싶다 하는 사람을 그리면서 연기를 한다. (이상형을 밝혀달라고 하자) 하하하,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다. 밝힌 순 없다. 아휴…. 생각만 해도 좋다. 아무튼 연애를 하고 싶은 누군가를 상상하면 된다(웃음). 상상력이 풍부한가. 공상을 많이 즐기고 상상력도 풍부하다. 혼자 앉아 있으면 다른 세계에 다녀오기도 한다(웃음). 그런데 그게 참 좋은 거 같다. 배우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연기 경력이 10년이 넘었다. 배우로 전환점이 된 작품을 꼽으면 무엇인가. 나의 모든 작품이 계기를 주고 전환점을 마련해줬다. 나는 다작을 하지는 않는다. 많아야 1년에 2~3편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고심하면서 작품을 결정한다. 결정하는 기준은 다른 게 아니다. ‘이 작품 정말 하고 싶다’ ‘좋은 경험이 되겠다’ 하는 마음이 들면 된다. 그래서 한 작품 한 작품이 모두 의미 있고 소중하다. 소녀 같은 캐릭터, 보이쉬한 캐릭터, 푼수 같은 캐릭터 등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고, 그래서 한번도 작품을 하면서 지겹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고생스러워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한 여름밤의 꿈]. 이 작품으로 처음으로 여성스러운 역할을 벗어나 짖궂고 괴팍하고 드센 캐릭터를 연기했다. 사실 이 이후에는 조금씩 변형된 캐릭터를 했지만 그때는 나에게는 너무 낯선 캐릭터였다. 첫 시도였고 최선을 다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충분히 즐기지는 못했던 거 같다. [맘마미아]에서 소피 역할은 발랄했다. 사실 맘마미아 소피를 많은 분들이 좀 더 귀엽고 깜찍하게 표현했으면 좋겠다라는 조언을 많이 하셨지만 나는 그렇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그 역할 자체는 어떻게 해도 그렇게 보인다. 푸른 에게해에서 풀치마 입고 뛰어 다니면 다 그렇게 보이지 않겠나(웃음). 내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그리스 섬에 있는, 아직까지 통제 받지 않고 길들여 지지 않은 어린 소녀의 치기 같은 것들 이었다. 지금 소피역을 맡고 있는 정미양이 어떻게 하는지는 공연 전체로는 보지 못했다. 일부만 봤는데 나랑은 색깔이 달라서 참 좋더라. (무대에서 객석으로 자리를 옮긴 뒤) 객석에 앉으니 어떻나. 정말 흥미롭다. 나는 객석에 앉아서 작품을 신나고 재미있게 보는 편이다. 물론 직업적인 것을 벗어날 수는 없지만 다른 배우들에 비해서 굉장히 ‘관객처럼’ 본다. ------------------------ 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8.09 / 조회 9,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