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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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무엇인가…셰익스피어 문제작 ‘준대로 받은대로’
국립극단, 2017년 마지막 작품
8~28일 명동예술극장 무대 서
"몸살 앓은 현 대한민국 돌아봐"연극 ‘준대로 받은대로’의 연습 장면(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립극단(예술감독 이성열)이 2017년 마지막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희비극 ‘준대로 받은대로’를 선보인다.2016년 ‘겨울이야기’, ‘실수연발’에 이어 셰익스피어의 숨겨진 명작을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는 이번 공연은 12월 8일부터 28일까지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준대로 받은대로’는 그동안 ‘자에는 자로’, ‘법에는 법으로’ 등의 제목으로 번역돼왔다. 이번 공연은 권력, 법, 자비, 성(性) 등 작품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주제들을 풍부하게 담기 위해 제목을 바꿨다. 여행을 떠난 공작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앤젤로가 해묵은 법의 잣대로 엄격한 통치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작품은 희극의 형식을 띄고 있으면서도 부정을 저지르는 권력자의 추악한 일면을 비춰내는 비극적 내용을 담는다. 권력을 가진 자와 원하는 자, 저항하려는 자와 순응하려는 자가 각 시대마다 다른 가치로 해석돼 셰익스피어가 남긴 최고의 문제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부터 권력의 중심에 선 인물들의 타락을 목격하며 법과 도덕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세운 대한민국 사회에 ‘권력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그동안 고전 작품에서 동시대성을 찾아내는데 빼어난 오경택 연출이 오늘날 대한민국에 맞닿아 있는 메시지들을 현대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오경택은 “자비, 용서, 정의 등 원작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에 더해 폭력에 맞서는 저항을 강조하겠다”고 밝혔다.권력과 지위, 능력이 천차만별인 다양한 인물들은 국립극단 시즌 단원 11명을 포함한 배우들이 연기한다. 중심 회전축이 돌아가는 이중 회전 무대는 인물의 권력과 사회적 위치, 권력자들의 개인적인 잣대에 따라 기울기가 계속 달라지며, 기울어진 무대 때문에 ‘다수의 피지배계층’이 ‘소수의 지배층’을 따라잡을 수 없는 장면 등을 연출한다. 관람료는 2만~5만원.▶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04 / 조회 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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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명 배우의 처절한 대결 '혈우'
작가 한민규·연출가 이지수 콤비 신작
고려 무신정권 말기 배경 무협활극
2월 11일부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서연극 ‘혈우’ 콘셉트 이미지(사진=컬쳐루트).[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고려 무신정권 말기를 다룬 연극 ‘혈우’가 오는 2월 11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 오른다.권력을 향한 무인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고려 말 격변기를 배경으로 생사가 갈리는 처절한 싸움을 극화한 작품이다. ‘힘의 정치’를 무협활극이란 장르로 구축해 강렬한 액션으로 처절한 싸움을 선보인다.배우 김수현과 김영민이 주인공 김준과 최의 역을 맡는다.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인증 받은 배우들이다. 김수현은 2008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연기상과 동아연극상 신인연기상을 수상해 평단과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김영민은 2004년 연극열전 ‘햄릿’으로 인기상과 2010년 대한민국연극대상 남자연기상을 받았다.대립관계로 호흡을 맞추는 두 배우는 작품이 절정에 이를 때까지 처절하게 싸우며 연극의 에너지를 고조시킨다. 두 배우의 팽팽한 긴장감과 연기 에너지가 관객을 사로잡는다. 두 배우를 포함해 26명의 배우가 등장해 처절한 싸움의 현장을 보여준다.작가 한민규와 연출가 이지수 콤비의 신작이다. 2014년 2인극페스티벌의 ‘잠수괴물’, 2015년 2인극페스티벌의 ‘진홍빗 소녀’를 함께 발표한 두 사람은 ‘혈우’를 오랫동안 다듬어 무대에 선보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10 / 조회 2,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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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극 페스티벌' 폐막…'진홍빛소녀' 최우수 작품상
극발전소 301 '영웅의 역사' 작품상
신소현·이미라·리우진 등 연기상 수상지난 5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연습실에서 ‘제15회 2인극 페스티벌’의 합평회 및 시상식이 열렸다(사진=리프리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제15회 2인극 페스티벌’이 지난 5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에서 합평회 및 시상식을 가졌다. 이 날 행사는 2인극 페스티벌의 심사위원, 참가극단의 연출, 작가 및 배우가 참석해 참가작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합평회와 더불어 올해 선보인 15개의 작품 중 기획초청작 4작품을 제외한 11작품의 시상식을 진행했다. 최고상인 작품상은 극단 M.Factory의 ‘진홍빛소녀’와 극발전소 301의 ‘영웅의 역사’가 수상했다. ‘진홍빛소녀’는 15년 전 방화사건의 공범이던 두 사람이 겪는 갈등을 그린 작품. 상금 500만원과 더불어 내년 가을 열릴 ‘종로구 우수연극축제’에 참가하게 된다. 특히 극단 M.Factory는 지난해 2인극 페스티벌에서 ‘잠수괴물’로 희곡상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 작품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영웅의 역사’는 ‘영웅의 역사엔 한 치의 과오도 없는가’를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백범 김구 선생을 영웅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을 그려냈다. 상금 200만원과 내년 여름 ‘남해섬 공연예술축제’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이외에도 연기상은 ‘진홍빛소녀’의 신소현, ‘자살 당한자’의 이미라, ‘영웅의 역사’의 리우진, ‘요셉과 마리아’의 신현종·전국향 등 다섯 명의 배우에게 돌아갔다. 희곡상에 씨어터 201의 ‘고사’를 집필한 김민정 작가, 최우수 스태프 상은 극단 인어의 ‘어메이징 그레이스’ 조명 디자이너인 김영남이 받았다. 또한 지난 6년간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정보석에게 공로상이, 2인극 페스티벌에 유지 및 발전을 위해 힘썼던 후원회장 강신형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올해 ‘200번째 2인극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한 달간 진행한 2인극 페스티벌은 내년부터 ‘서울 국제 2인극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며 해외 각국과 국내의 우수한 2인극들을 선보이는 국제적인 축제로 발돋움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5.12.07 / 조회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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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연 “언제나 이번이 마지막 무대, 이젠 대화하고 싶다”
결이 고운 모습은 드물었다. 있는 힘껏 날을 세우고 처절하게 아파하는 역할들 속에서 그녀는 돋보였다. 2006년 의 주술사 라피키로 뮤지컬 데뷔 이후 의 케사, 의 에피를 비롯, 의 카리스마 넘치는 미실과 에서의 절절 끓는 한을 품고 사는 송화, 그리고 의 여주인공 메르세데스까지, 아름다움의 또 다른 정의를 새겨가는 차지연은 지금 이 순간, 그 누구와도 다르기에 더욱 주목할 수 밖에 없는 배우임이 확실하다. 3월 초 후두염을 심하게 앓았다. 지금은 괜찮나? 많이 좋아졌다. 테크 리허설(무대, 조명, 음향 등을 점검하는 리허설)때부터 먼지도 많아지고 극장이 굉장히 건조했던 게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코감기, 목감기가 같이 와서 콧물도 줄줄 나오고, 링거도 많이 맞고 좋다는 거 다 해 봤는데 결국 안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굉장히 죄송하다. 그 때 좀 더 예쁜 모습 보여 드리려고 다이어트도 좀 심하게 하고 있었다. 운동도 많이 하고, 그렇게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바이러스가 들어온 것 같다. 지금은 다이어트 안 한다.(웃음) 좀 통통해 보여도 예쁘게 봐주시겠거니, 노래나 연기에 집중하고 더 잘해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개성 있는 허스키한 음색이 특징이다. 참 감사한 일이다. 보통 뮤지컬 여배우라 하면 상식 선에서 굉장히 맑고 투명한, 클래식한 톤을 생각하시고, 또 많은 분들이 좋아하신다. 나도 맑고 예쁜 목소리고 노래하고 싶고, 부럽기도 하다.(웃음) 처음엔 그렇지 않은 내 목소리 때문에 많이 걱정도 되고 겁도 났지만,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 진실된 마음으로 하면 그 마음이 전달되겠지, 하는 믿음, 그것 하나 의지하고 지금까지 왔던 것 같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 가족들도 음색이 비슷한가? 다 허스키하다.(웃음) 6살 차이 나는 동생이 있는데, 나랑 목소리가 똑같다. 전화하면 누군지 구분 못한다. 가수 준비 중인데, 신체적인 조건도 나랑 똑같고, 아니, 나보다 훨씬 날씬하고 예쁘다. 모든 사람들이 인정했다.(웃음) 어려서 한 소리 공부가 목소리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여자도 변성기가 있는 것 같고, 나에겐 그게 중학생 때 왔던 것 같다. 그 전까진 정말 목소리가 맑고 카랑카랑해서 노래도 다 높여 불렀었다. 원래 국악 타악기 전공이어서 판소리는 안 했었는데, 소리를 계속 듣다 보니 하게 됐다. 산공부라고, 산에 들어가서 연습하다가 중학생 때 갑자기 이렇게 목소리가 확 변했다. 그러더니 여기까지 왔다.(웃음) 그런데 난 이 목소리가 참 좋다. 그냥 날 좋아하기로 했다. 난 콤플렉스도 굉장히 많은 사람이고, 다 맘에 안 들고 스스로를 인정하기가 정말 힘들었다. 나도 여자 아닌가.(웃음) 그런데 그냥 나를 인정하고, 나와 화해를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면서 많은 걸 배웠다. 무대에 서는 게 정말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구나, 내가 축복받은 사람이구나, 하는 걸 정말 최근에서야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 만만치 않은 티켓 값을 내고 보러 와 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매번 이번 무대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임해야겠구나, 그런 다짐이 굉장히 강해졌다. 그래서 커튼콜 때 매번 그렇게 우는 것인가. 울려고 해서 우는 게 아닌데, 그렇게 감사하다. 가 유독 내게 특별한 작품이다. 처음으로 이렇게 여성스러운 옷도 입어보고, 우아하게 말도 하고, 남자들의 사랑도 독차지하고, 정말 말도 안되지 않냐.(웃음) 나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소수의, 독특한 색깔을 좋아하시는, 쉽지 않은 분들이신데.(웃음) 이 작품을 통해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많이 배웠다.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세상 속에서 사랑에 대한 가치가 많이 가벼워지고 옅어지고 있지 않냐, 그런 것들이 안타깝고 속상하다. 물론 부모의 사랑이 가장 완벽하다지만, 남녀간의 사랑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좋아질 수 있지 않는가. 아직도 깊이가 덜하겠지만, 세월의 흐름에 대해서도 많은 걸 생각하고 배우게 되는 것 같다. 그간 평범하지 않은 역을 주로 맡아 왔다. 사실 난 예쁘지 않다. 뭐든지 시원시원, 길죽길죽 한 거다. 시원하게 참 잘 생겼다?(웃음) 난 나를 사랑한다.(웃음) 그렇다 보니 메르세데스를 제외한다면 전형적인 예쁜 여주인공보다는 뭘 많이 겪어내는 역할을 많이 했다. 연습하면서 무얼 더 찾아내고 무대에 서기까지는 정말 미친 듯이 괴롭지만, 그 괴로운 싸움이 결국엔 참 행복하다. 2006년에 데뷔했으니 5년이 지났다. 아직도 신인인데, 작품과 배우가 만나는 것도 운명이더라. 아무리 하고 싶고 모든 사람이 어울린다고 말해도 여러가지 이유로 만나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또 아무리 도망 다녀도 끝까지 날 잡는 작품이 있고. 참 신기하다. 뮤지컬 와 연극 중끝까지 쫓아온 작품은 무엇이었나? 에서 원래 디나 역을 하고 싶었다. 일단 키가 크니까, 사람들이 몸매 라인만 정리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웃음) 그런데 1차 오디션 후 연락이 없었다. 시간이 좀 지나서 음색이 에피와 맞는다고 에피로 오디션을 다시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땐 이미 한국 오디션이 끝나기도 했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성량이 필요한 곡들이어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못하겠다고 했는데, 한 번만 녹화해서 미국으로 보내보자고 해서 따로 춤도 배워 오디션을 봤고, 그 영상을 미국에 보내서 최종 합격이 된 거다. 하면서 심적으로도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 작품 통해서 소중한 사람들도 많이 얻었고, 내 목소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생겼고, 내겐 참 행운이었다. 는 오디션 공고를 보고 “국립창극단에서 하는 거 아니야?” 했다.(웃음) 그 영화를 어떻게 뮤지컬로 만드는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서 원서도 안 냈었다. 우연히 (서)범석 아버지를 만났는데 “지금 유봉이 준비한다”고 하시면서 스텝들 이름을 말씀해주셨는데 깜짝 놀랐다. 그래도 국악을 그만 두는 과정에서 상처가 컸기에 국악은 안 해, 하고 외면했었다. 그런데 범석 오빠가 “너 국악 했지?”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판소리 부분이 많아서 오디션에서도 배우를 못 찾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에 연출 선생님과 통화하고 따로 오디션을 봤다. 판소리를 안 한 지 십 몇 년이 지났고, 따라만 해 보라고 해서 그냥 따라 했다. 그날 따라 화보 찍는 날이라서 스모키 눈 화장에 팔찌 주렁주렁 달고,(웃음) 그렇게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했다. 그런데 자람 언니가 “잘 하는데? 될 것 같아요” 그러셔서 생각지도 않게 하게 되었는데, 정말 많이 배웠다. 좋은 분들과 같이 했고, 한국 창작뮤지컬이 탄생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하는 걸 알았다. 연극 출연은 의외였다. 를 하다 보니 연기에 욕심이 생겼다. 스스로에게 ‘노래를 다 빼고 몇 마디 말로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걸 할 수 있겠냐’ 하고 물어봤다. 욕을 먹더라도 도전하고 욕을 먹고 싶었다. 노래를 뺀 차지연이 얼마나 무대에서 잘 버틸 수 있는지 보자, 그래서 겁 없이 하게 되었다. 차녀 역에 긴 독백이 있는데, 이렇게 긴 호흡의 글을 어찌 읽을 지 보자, 그런 심리도 있었다. 정확히 뭘 보고 배웠다, 라기 보다는 선생님들과 같이 하는 시간 속에서 몸에 뭔가가 배는 것 같다. 재공연 무대는 가 처음이다. 그래서 좀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너무 어렵다. 재공연이니까 더 나아졌다는 평을 당연히 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굉장히 강하다. 일단 내가 사고를 한번 쳤기 때문에(후두염으로 2막 공연에 서지 못한 때가 있었다) 요즘 밤마다 울면서 기도 한다. 일부러 아픈 건 아니었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상처를 줬다. 겉으로는 내가 시원시원하고 괄괄해 보이지만, 뭐 하나 마음에 걸리면 스스로를 계속 갉아먹을 정도로 예민하다. 또 작년에 몰랐던 것들을 많이 봤다. 같은 배우를 만났는데 또 다른 게 보이고, 상대 배우가 성장해서 안 하던 걸 하고 거기에 또 자극을 받아 새로운 걸 하게 되고. 그런 것들이 신기하고 또 너무 재미있기도 하다. 후에는 연극으로 참여했던 의 뮤지컬 무대에 장녀로 설 예정이다. 주변에서 왜 이렇게 엄마를 부탁하냐고들 하신다.(웃음) 김성녀 선생님이라는 너무 좋은 분도 계시고, 스텝분들 또한 어마어마하다. 또 내심 이 작품을 보는 내 세대들, 젊은이들이 단 몇 초라도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다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전형적인 엄마를 생각하는 슬픈 가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객석에서 이 가사를 들었을 때 누군가의 심장을 훅 쑤셨으면 좋겠다고 연출님께 많이 말씀 드리고 있다. 단지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라, 내가 좋은 딸이 아니기 때문에, 나 같은 자식들에게 엄마, 아빠 살아계실 때 정말 잘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말이다. 연극에서는 차녀 역할을, 뮤지컬에서는 장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뮤지컬에서 장녀 역의 비중이 좀 작아졌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모든 가족들의 이야기가 다 살아나서 너무 좋다. 작품에 도움이 되거나 더 많은 이야기로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나의 분량은 상관 없다. 앞으로도 모든 작품을 그렇게 하고 싶다. 차지연 참 노래 잘하더라, 이런 말도 너무 좋다. 하지만 이젠 그 작품 참 좋더라, 그런 메시지들이 더 좋다. 그런 느낌을 주는 배우로 오래 활동하고 싶다. 가수 활동 계획도 있다고 들었다. 올해 시작 할 예정이다. 너무나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것이, 그저 그런 비슷비슷한 발라드는 싫다는 게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런데 사람 일은 모르니, 그런 노래를 들고 나올 수도 있다. ‘뭐야, 아주 뻔하잖아?’, 그런. (웃음) 그렇지만 이제 난 노래하고 싶지 않다. 말하고 싶고 관객들과 대화하고 싶은 것 같다. 춤이든 노래든 연기든, 모든 것이 소통의 방법 아닌가. 가요를 부르든, 팝을 부르든, 뮤지컬을 하든, 내가 말을 하고 그 말을 들어주고 반응해주고, 이런 소통, 대화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앨범을 낸다 해도, 내 노래가 생긴다 해도 그건 사람들과 말하고 싶어서 일 것이다. 나 역시 음악으로 위로를 받아왔고, 가수라기 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어떤 무대에 서든 그들을 위해 죽을 것처럼 하고 싶다. 음악으로 위로를 받던 학창시절의 별명이 궁금해진다. 황금박쥐였다. 박쥐 닮았다고.(웃음) 친구들과 교류가 많지 않았다. 키가 크니까 맨 뒤에 앉아서 마이마이, 워크맨, 아이와(웃음) 계속 귀에 꽂고 종이에 낙서하고 일기 쓰고, 그러던 아이였다. 공연 말고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좋은 일 많이 하고 싶다. 지금 공연 중이 아니라면 일본에 갔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기도 밖에 없어서. 기회가 된다면 재능이 많은데 배움의 기회조차 만날 수 없는 어린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다. 나도 어려웠던 사람이고, 어려움이 절망감으로 바뀌어 삶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 그렇진 않다는 거, 내가 더 성숙해지고 때가 되면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 해 뮤지컬 시상식에서 수상소감으로 “뮤지컬 배우로 당당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사는 건 어떻게 사는 것일까. 솔직히 말하면, “뮤지컬 배우입니다” 했을 때 “준 연예인?” 그러시는 분들이 많다. 나이 든 어르신 일수록 광대놀음 하는 사람, 그런 인식이 싫었다. 이렇게 치열하게 하루하루 사는 데 왜 그런 말을 들어야 할까. 또 정말 죄송한 말이지만, 조금 편안하고 안일하게 생각하시고 뮤지컬로 오시는 유명한 분들을 보면 되게 속상하다. 그런 분들이 미운 게 아니라, 그렇게 비춰지는 뮤지컬 장르의 현실이 속상한 것이다. 그분들은 나름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우리들도 나름의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지금 여기 있는 건데, 무엇이 더 크고 작고, 그런 그래프가 생기는 게 참 속상하다. 그래서 “뮤지컬 배우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아, 그러세요?”하는 반응이 나오는, 그렇게 되도록 바뀌었으면 좋겠다. 우리들부터 더 열심히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안다. 그래서 조금씩 내 자리에서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루하루 뼈저리게 느낀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신시컴퍼니, (주)EMK 뮤지컬컴퍼니 제공
2011.03.28 / 조회 24,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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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몬테크리스토> 류정한, 신성록
지난해 의 인연을 시작으로 남다른 형제애를 나누고 있다는 류정한, 신성록 배우와의 인터뷰. ‘이번 인터뷰는 두 남자의 흐뭇한 사진으로 도배하리라’는 심산이었다. 기자의 스머프 스텝이 멈칫해지는 순간. 온몸을 패딩으로 감싸고, 푹 눌러쓴 모자로 얼굴을 가린 저 남자. 호, 혹시 오늘의 인터뷰이 류정한인가? 정말 류정한이 맞나? 아, 아놔, 맞네, 맞아. 아뿔싸. 인터뷰 사진 촬영을 위해 ‘깨끗하게, 맑게, 자신 있게’ 뽀송한 얼굴로 등장해줘야 할 인터뷰이의 민낯을 마주하게 될 때. 인터뷰어는 이렇게 당황한다. 류정한, 신성록_불혹과 서른 사이 “인터뷰 촬영 해야 하는데 모자를 쓰고 오시면…” 이라는 기자의 ‘궁시렁 말줄임 화법’에 류정한이 “새벽까지 영화 프로필 촬영을 하는 바람에…”라는 ‘뒤통수 긁적임 말줄임 화법’으로 미안한 마음을 내민다. “(류정한의 모자를 가리키며) 레전드라고 써있잖아요. 형이 레전드니까, 모자도 레전드”라는 신성록의 분위기 전환용 ‘막둥이 추임새 화법’에 류정한은 ‘역시 성록이’라는 표정으로 한참을 웃는다.“성록이 덕분에 정말 많이 웃어요. 자기가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분위기를 돋우려고 할 때가 많아서 연습실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에너지를 주는 친구에요.” (정한)“에이, 저 에너지 없어요. 스물 아홉 살 때 정말 열심히 해서 몸이 갔습니다(웃음).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무술장면이 끝나면 대사 치기도 힘들 정도에요. 제가 이 정도인데 기준이 형, 정한이 형은 어떨지(웃음). ” (성록) “힘들지(웃음), 힘들어요. 연습할 때는 한 장면 넘어갈 때마다 힘들거든요. 그래서 운동도 많이 하고 몸에 좋은 음식들도 많이 먹고 있어요. 공연장에서는 관객들의 에너지를 받고 잘 넘어가니까. 다행이죠.” (정한) 올해로 ‘계란 한 판’을 꽉 채운 나이가 된 뮤지컬 배우 신성록. 아홉 수에 만난 는 그에게 화끈한 터닝포인트가 됐다. 를 시작으로 신성록은 에서 확실히 달라진 무게감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예전의 제가 아니에요, 착해졌어요”라는 그의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전에는 공연연습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홍보를 하느라 노래, 연기연습을 못한다는 게 힘들었어요. 인터뷰 하나를 해도 정말 성의 있게 하고 싶어도, 전 정말 수 많은 기자 분들을 만나야 했고. 그 때는 욕도 많이 먹었던 것 같아요. 작년에 를 하면서 여유를 가졌어요. 잘하는 것도 좋지만, 즐기면서 해야 잘할 수 있다는 걸 정한이 형이 가르쳐줬거든요. “신성록이 착해졌다, 변했다”는 이야기들이 그래서 나오는 것 같아요.” (성록) 나락으로 떨어진 주인공 에드몬드에게 스승이자 은인인 파리아 신부가 있었다면, “무대 위 주인공이면서도 무대를 책임지지 못하는 배우라는 생각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는 신성록이 겪은 위기의 순간에는 정신적 지주 류정한이 있었다. 류정한 “신성록, 이제 날개를 달아야지요” “성록이는 큰 가능성을 가진 친구에요. 배우가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존재감을 품고 있다는 건 굉장히 큰 건데, 이건 타고나야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성록이는 축복을 받았어요. 제가 아등바등 해야 가능해지는 것들을, 이 친구는 등장만으로도 ‘와’하게 할 수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성록이한테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성록이는 날개를 달 시기에요. 본인 스스로도 관객들의 기대감을 책임감으로 느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고. 배우는 그 때부터 성장하거든요. 저도 그랬어요. 전 이제 나이도 많고…. 성록이한테 묻어 가야지요(웃음).” (정한) 좋아하고, 존경하던 뮤지컬 배우 류정한과 같은 역할에 캐스팅 됐다는 것 만으로도 신성록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형한테 배우고 싶은 게 정말 많았어요. 에서 형한테 배울 수 있는 건 모두 배우자는 생각으로 형을 계속 귀찮게 했어요. 이제 제가 귀찮게 안 하면, 형이 허전해하는 그런 분위기까지 됐죠(웃음). 좋은 말만 해주는 위대한 사람이라도 저랑 통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건데, 형이랑은 코드가 맞거든요. 형에게 뭘 배우겠다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됐어요. 선배를 넘어서, 형은 제 영혼이 의지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성록) 연습으로 정신 없는 요즘에도 외로운 솔로 생활중인 두 남자의 ‘곱창에 소주 한 잔’이 곁들어진 동네 데이트는 계속되고 있단다. “제가 대인관계가 좋은 편이 아닌데, 얘도 좀 그렇거든요(웃음). 긍정적인 사람, 밝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던 시기에 성록이를 만났는데, 워낙 긍정적이고 밝은 친구라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그 때 피부도 좋아지고 굉장히 밝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내성적인 성격도 많이 변했고. 나이 차이는 좀 많이 나지만, 이 친구가 속이 굉장히 깊어요. 성록이가 요즘 착해졌다,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듣는 게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겨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그건 정말 큰 힘을 얻었다는 거잖아요. 서로서로, 인간적으로 성숙해야 큰 배우가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서로에게 의지가 되요. 사실 성격이 반대인데, 그래서 저한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성록이는 진지해지면 안돼요, 성록이는 변하면 안돼요(웃음). ” (정한) 요즘은 사랑과 일, 일과 사랑을 모두 잡아야 정말 멋진 남자다라는 말을 전하자, 두 남자의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인생의 선배로서 신성록에게 사랑과 관련된 조언도 해주지 않느냐는 물음표를 던지자 신성록이 “정한이 형이 저한테 조언할 게 없죠, 조언 해줄 수 있는 입장이면 벌써 장가를 가셨어야지요(웃음)”라는 대답으로 류정한의 구원투수를 자청한다. “사랑이, 없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서 이야기를 못해요(웃음).” (정한) 신성록 “형, 영화 무조건 해! 뒤도 돌아보지 말고 해!” 이 날은 15년간 뮤지컬 외길 인생을 걸어온 뮤지컬의 달인, ‘류신’ 류정한 배우의 영화 ‘기적’ 출연 소식이 알려진 날이기도 했다. ““영화, 드라마는 하지 않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해와서, 거짓말한 꼴이 됐어요. 계속 고사를 하다가 배재철씨가 나온 두 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보고 출연을 결심을 했어요. 남자주인공인 배재철씨는 갑상선 암으로 목소리를 잃은 후 재기에 성공한 성악가인데요, 한국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한 분이세요. 유럽에서는 “백 년에 한 번 나올 목소리를 가진 테너”라는 칭송을 받을 정도에요. 드라마틱한 삶을 사신 그 분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었어요. 얼마 전에 그 분의 공연을 본적이 있었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전성기 때 내던 트럼펫 같은 멋진 소리는 아니었지만, 눈물 흘리는 관객들을 보면서 ‘아, 내가 연기하고 노래하는 게 이렇게 감사한 일이구나’라는 걸 새삼 깨달았거든요.” (정한) 후배 신성록에게 “형, 이 작품 해도 될까요?”라는 질문을 받아왔다는 류정한. 그가 영화 출연과 관련된 고민을 가장 먼저 나눴던 조언자는 바로 신성록이었다. “전부터 뮤지컬 외에는 관심이 없었거든요. 영화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역할에 대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성록이한테 가장 먼저 “형이 하면 어떨까” 했더니 무조건 하라는 거에요. 성록이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냈어요. 영화사에서는 제가 계속 빼기만 하다가 갑자기 밝은 모습으로 와서 “하겠습니다” 하니까 달라진 태도에 놀라고(웃음).” (정한) “정말 좋은 역할인데, 형이 겁내하더라고요. 형한테 시놉 이야기를 듣고 ‘형이 아니면 누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무조건 하라고 했어요. 이건 형 역할이다, 신이 주신 역할이라고. 제가 잠깐이지만, 형 보다 영화를 먼저 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할 수 있었어요(웃음).” (성록)에너지를 주는 동생 & 형은 나의 미래 류정한은 “나에게 없는 에너지를 주는 친구”라는 말로, 신성록은 “꼭 닮고 싶은 형” 이라는 말로 서로를 소개했다. 두 남자는 서로 다른 무게감, 강점으로 대한민국 뮤지컬 무대를 책임지고 있다. 데뷔 15년 차, 데뷔 7년 차를 지나고 있는 두 사람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뮤지컬의 미래’에는 서로의 얼굴이 담겨있다. “뮤지컬을 잘해서 했다기보다, 뮤지컬이 하고 싶어서 했던 시간이 길었어요. 시간이 지나도 실력이 나아지지 않아서 ‘나는 무대를 책임지지 못하는 배우인가’라는 고민을 해야했던 고통의 시간도 있었고. 뮤지컬을 시작한지 7년이 지났잖아요. ‘가능성이 보이는 배우’라는 말 보다, 이제 무대를 책임질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 정말 열심히 해서, 정한이 형처럼 무대를 휘어잡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성록) “10년 넘게 한 가지 일을 해온 스스로가 기특해요, 열심히 했다는 생각도 들고.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겠지만요, 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했어요. 지금까지 4번째 시즌을 하고 있는데, 제가 더 보여드릴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어요. 단순히 나이 때문이 아니라, 이제 지킬을 놓고 싶어요. 지킬을 잘 보내주고 싶고, 더 좋은 배우들이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만큼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어요. 다행스럽게도 이번엔 칭찬을 많이 들으면서 기분도 좋고. 나중에 를 이야기할 때 제 이름도 한번쯤 회자 되지 않을까요? 류정한도 했었다, 하고(웃음). 이제 객석에서, 관객의 입장에서 봐야지요, 이제. 제가 하고 싶어도 못하는 배역들을 해내는 후배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뮤지컬이 더 많이 발전하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칭찬해주고 싶어요. 제가 했던 역할들을 성록이나, (전)동석이, (김)무열이 같은 좋은 후배들이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좋은 배우들이 많아서 든든해요.” (정한) “형, 지금 뮤지컬 류라인을 말하는 거야?”라는 신성록의 농담에 나긋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류정한이 “아이고! 류라인, 그런 건 없어요”라며 손사래를 친다. 두 사람의 인터뷰는 이렇게 류정한의 다큐를 받아 치는 신성록의 예능 추임새로 진지하고도, 유쾌하게 진행됐다. 신성록의 에너지를 받아 “박력 넘치는 에드몬드의 무대가 됐다”는 회춘한 류정한의 무대, 류정한의 묵직함을 전수받아 “더욱 강렬한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이 완성됐다”는 견고해진 신성록의 무대. 2011 를 마치고 영화 ‘기적' 촬영을 위해 일본,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현지 로케 촬영을 떠나게 됐다는 류정한. 를 끝으로 2년 간 국방의 의무에 충성할 예정이라는 신성록. 두 남자의 무대를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늘어만 간다. 점점.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2.18 / 조회 41,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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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몬테크리스토> ! 연습현장 공개
뮤지컬 가 지난 15일, 연습현장 공개를 통해 ‘사랑이 진실할 때’, ‘그 눈빛을 기억해’, ‘언제나 그대 곁에’등 대표 넘버 6곡과 함께 주요 장면들을 선보이며 2011 출항 소식을 알렸다. 2011 에는 초연멤버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등 세 명의 에드몬드와 함께 차지연, 최민철, 전동석 등이 출연해 남다른 팀워크를 뽐낸다. 여기에 뉴 메르세데스로 참여하는 최현주와 김성기, 강태을, 김영주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세 명의 에드몬드를 대표해 하이라이트 장면을 선보인 신성록은 “초연멤버들이 거의 그대로 참여해서 친해져야 할 시기도 없이 곧바로 연습에 몰두할 수 있었다”며 “한층 더 보강된 무술장면 때문인지 작년과는 다르게 몸이 더 힘들다, 초연 때 보다 더 탄탄해진 복수 구도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은 “연습 초반부터 모든 무대세트, 의상을 연습실로 옮겨와 매 장면 마다 실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과 동일하게 하고 있다”며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신뢰를 얻고 있는 한국 스태프들과 함께 수정작업을 거치며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말로 2011 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스토리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의 음악으로 탄생한 는 초연 당시 로마와 파리, 해적선, 보물선 등 다양한 장면변화를 선보인 영상 활용으로도 주목 받았었다. 에 이어 대한민국 뮤지컬 속 ‘프랭크 와일드 혼 바람’을 일으킬 2011 는 오는 3월 1일부터 4월 24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연습현장thㅏ랑이 꽃피는 연습실 최현주, 신성록요즘 류정한은?지킬& 하이드 & 에드몬드 & 몬테크리스토를 오가는 중~.연인들의 레전드 레퍼토리 타이타닉 놀이~ 메르세데스(최현주), 에드몬드(신성록)해적들, 이 남자는 누구?섹시 종결자, 해적선 선장 루이자(김영주)몬테크리스토,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던데!당글라스(김성민), 몬테고(강태을), 빌포트(조순창) 몬테크리스토 백작(신성록) 변신! 당신 눈빛, 난 알아요 메르세데스(차지연) 원조, 몬데고! 최몬데(최민철) 마지막 결투 아들아, 사실 너희 아버지는...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2.16 / 조회 18,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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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추가 맵다! 연기파 아역 배우들 무대 접수
연기파 아역배우들이 드라마, 영화에 주로 등장하여 초반 시청률을 장악하해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요즘, 공연계에도 만만치 않은 실력파 아역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연극 ‘여보, 고마워’의 주지원, ‘에디슨과 유령탐지기’의 왕석현 그리고 최연소 아역배우 ‘미스 사이공’의 탬역 정찬영, 국내 초연작으로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는 ‘빌리 엘리어트’의 4명의 1대 빌리 김세용, 이지명, 임선우, 정진호 등이 바로 그들이다. 연극 ‘여보, 고마워’에서 3년 째 무대에 오르며 제작진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아역 주지원. 이 작품은 고시장수생이자 6년차 전업주부인 철부지 남편과 그로 인해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며 슈퍼맘이 된 아내, 그리고 8살 딸이 만들어가는 유쾌 발랄한 가족이야기로 주지원은 딸 지원 역을 맡아 이전보다 더 성숙해진 연기를 보여준다. 이미 SBS 드라마 ‘별을 따다줘’에서 주인공 최정원의 동생 진초록 역으로 시청자들과도 가까운 주지원은 이미 뮤지컬 ‘애니’, ‘오즈의 마법사’, ‘사운드 오브 뮤직’등에 출연한 경험이 있어 무대 위에서도 베테랑 연기자로 손꼽힌다. 연극 ‘여보, 고마워’에서 극 초반에는 천연덕스럽고 귀여운 연기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극 후반에는 아역으로는 믿기지 않을 만큼의 감성 연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영화 ‘과속 스캔들’로 단숨에 스타로 떠오른 아역배우 왕석현은 작년 ‘크리스마스 캐롤’에 이어 두 번째로 ‘에디슨과 유령탐자기’에 출연 중이다. 이 작품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꿈속에 나타난 발명왕 에디슨의 도움으로 유령 탐지기를 개발한다는 내용의 판타지 과학 뮤지컬로, 왕석현은 극 중 호기심 많은 왕주연 역을 맡았다. 제작을 맡은 조아뮤지컬컴퍼니의 강현철 프로듀서는 “관객에게 친근하고 깜찍한 말썽쟁이 캐릭터가 왕석현 군과 맞아 캐스팅하게 됐다”며 “이번 작품하면서 고생이 많았다.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스 사이공’의 탬 역할을 맡고 있는 정찬영은 6세로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다른 아역배우들과 다르게 담력, 인내력, 집중력 테스트를 통해 선발하여, 대형 무대에서의 감정연기를 고려하여 심사숙고한 끝에 선발됐다. 마지막으로 올 여름 뮤지컬계 최고의 기대작인 ‘빌리 엘리어트’의 아역배우들 역시 최고의 기대주로 손색이 없다. 어리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실력을 갖춘 4명의 김세용, 이지명, 임선우, 정진호 1대 빌리들은 지난 1년간 4차에 걸친 오디션에서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전 세계에 불었던 ‘빌리 신드롬’이 한국에도 불어 닥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은 지난 6월 12일 제4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공식적인 첫 무대를 갖기도 했다. 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7.15 / 조회 23,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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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배우 왕석현과 에디슨의 만남
판타지과학뮤지컬 '에디슨과 유령탐지기' 스튜디오촬영 현장스케치 6월 9일 오후,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판타지과학뮤지컬 ‘에디슨과 유령탐지기’의 사진촬영이 진행됐다. 이 날 다양한 의상과 표정으로 약 3시간의 일정을 소화한 배우는 국민조카 왕석현(7). 영화 ‘과속스캔들’ 이후 영화와 드라마 등에 출연해 주목받고 있는 아역배우 왕석현이 뮤지컬에 도전한다. 이는 2009년 뮤지컬 ‘크리스마스 캐롤’에 이은 두 번째 무대다. 판타지과학뮤지컬 ‘에디슨과 유령탐지기’는 올해 4월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돼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뮤지컬의 탄생은 한 과학자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조아뮤지컬컴퍼니의 강현철 대표는 “뮤지컬을 통해 점점 외면되는 과학에 관심을 갖게 하고자 하는 바람으로 기획됐다. 과학의 모든 원리를 이야기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수학선생님을 좋아하면 수학을 잘하는 것처럼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나아가 과학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에디슨과 유령탐지기’는 과학자 에디슨에게 쉬우면서도 재밌게 접근하는 한편, 그의 발명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어린이들뿐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방학시즌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에서는 80평 규모의 넓은 전시관에서 더 많은 에디슨의 발명품을 관람할 수 있다. 스튜디오 촬영 내내 왕석현이 가장 관심을 보인 것 역시 에디슨의 축음기. 왕석현이 연기하게 될 역은 고집불통 왕주연이다. 왕주연은 에디슨 발명품 수집에 대부분의 재산을 바쳐온 어느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에디슨 발명품인 와플기계로 가까워진다. 이들은 꿈과 환상 속에 수시로 나타나는 발명가 에디슨을 만나 함께 유령탐지기를 완성하고 그 과정에서 발명왕의 숨은 일화와 발명품, 도전 정신 등을 알아가게 된다.가장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에디슨이 숨을 거두기전까지 연구했던 '유령탐지기'라는 발명품을 들추어 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1920년 유명 과학관련 잡지에 자신의 유령 탐지기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에디슨은 심한 비판을 듣자 문제의 프로젝트를 혼자서 조용히 집행했다고 전해진다. 그 후 1920년 과학월간 전문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에서 에디슨에 관한 기사를 게재하면서 '유령탐지기'가 처음으로 대중의 관심사가 됐다. 강현철 대표는 “관객들에게 친근하고 귀여운 개구쟁이 캐릭터가 왕석현 군과 맞아 떨어져 캐스팅하게 됐다. 무대에 서는 걸 즐기기 때문에 더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다른 아동 뮤지컬과는 달리 아역이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어야해 아역의 연기력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왕석현은 “무대에 서는 건 재밌어요. 다시 무대에 설 생각을 하니 좋아요. 에디슨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잖아요. 유령탐지기도 만들거예요”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시와 함께하는 판타지과학뮤지컬 ‘에디슨과 유령탐지기’는 7월 3일부터 25일까지 나루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출연 배우로는 왕석현 외에 김병춘, 고원석, 고예주, 국희 등이 있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10 / 조회 2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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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베르나뎃> 뉴욕에 로미오가 나타났다!
줄리엣을 찾기 위해 시공간을 뛰어 넘은 로미오가 있다. 1960년대 뉴욕 브루클린에 떨어진 로미오는 줄리엣은 못 찾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만 한다. 미국의 유명 TV프로그램인 의 작가인 마크 잘즈만(Mark Saltzman)이 쓴 뮤지컬 이 오는 7월 국내 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 중인 현장을 공개했다. 2003년 미국 초연 이후 플로리다 카보넬 어워드에 최우수 신작, 감독, 남우/여우주연상 등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한 이 작품은 이탈리아, 뉴욕, 침실, 결혼식장 등 다양한 공간을 넘나드는 배경과 모던한 클래식컬 음악의 조합, 줄리엣이 아닌 제 3의 여인 베르나뎃 등장 후 일어나는 코믹한 사건들이 압권인 작품. 한국 공연에서는 연극 , 등의 작품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구태환이 연출이 맡았으며, 김법래, 오진영, 김태훈 등 뮤지컬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들과 뮤지컬,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최성원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벽면에 붙인 공연 사진들을 보고 동선을 구상하는 구태환 연출과 배우들디노(최성원 분)와 그의 아버지 델칸토(이지수 분)로미오(김태훈 분)는 델칸토와 만나 떠나온 고향 이야기를 하는데.음악은 지금, 동선은 기록하고, 대사도 빠짐없이. 연습에 열중인 연출부또 한 명의 로미오 원종환이 가슴을 부여 잡으며 고향을 그리고 있다로미오와 델칸토의 이중장에 끼어든 디노의 엉뚱발랄 노래 한 곡미니 인터뷰 - 연출가 구태환 연극 , , , 등 우리에게 잘 짜여진 연극 무대로 더욱 익숙한 연출가 구태환이 이번엔 뮤지컬 무대를 만들고 있다. “미국 유학 후 국내 들어와서 마술과 뮤지컬이 어울린 이라는 작품을 했어요. 뮤지컬을 계속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연극을 하다 보니 좀 미뤄진 거죠.” 현재 공연 중인 연극과 올 가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선보일 연극 을 앞두고, 뮤지컬 의 구태환 연출은 춤추고 노래하는 연습과정이 스스로 신명이 나 즐겁게 하고 있다고 연신 웃음이다. “처음 연출 제의를 받고 대본을 읽어봤는데, 보통의 뮤지컬과는 굉장히 틀리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사 뮤지컬 같아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만드는 것이 제 임무죠. 그런데 그 말이 안되는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어요.” 극장에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함께 본 연인 중 여자가 비극적인 결말에 너무 몰입하자 계획된 데이트로 흐르지 않는 것에 불안을 느낀 남자는 거짓 이야기를 꾸민다. 로미오는 죽은 것이 아니라 수면제를 먹고 깊고 오랜 잠에 빠졌을 뿐이라는 것. 그렇게 로미오는 다시 깨어나 현대로 와서 색다른 사람들과 남다른 사건에 부딪히며 이야기는 흘러간다. “이 작품의 뮤지컬 넘버들이 너무 좋아요. 1막에 나오는 축제 때의 음악이라든지, 2막에 나오는 4중창은 굉장히 하모니가 잘 어우러지면서도 예쁜 맛이 있어요.” 클래식에 바탕을 둔 뮤지컬 넘버들은 연습 시간 내내 노래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들의 목소리로 연주되고 있었다.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상황이 너무나 코믹한 작품이에요. 꼭 젊은 커플들 뿐만이 아니라 사랑이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고 싶은, 이미 깨달은 혹은, 여전히 깨닫지 못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작품입니다.” 셰익스피어의 무게를 잠시 접어둔 자유로운 변주 같은 이 작품에 구태환의 솜씨가 어떤 맛을 낼 지 기대해 본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6.10 / 조회 12,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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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소소한 일상이 행복이었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보는 가족들, 친구와의 수다, 귀가길 만나는 아름다운 저녁노을….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작은 일상 하나 하나가 행복임을 생각하지 못한다. 특별한 이벤트, 극적인 행운이 주는 아드레날린을 추구하는 우리들에게 이건 일상의 반복 중 하나니. 하지만 한 작품이 말을 걸고 있다. 지금, 공기와 같은 당신의 일상을 소중히 하라고. 결코 영원하지 않으니…. 당연해서 잊고 사는 일상과 죽음에 대해...뮤지컬 는 평범한 동네,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를 보여준다.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매번 식사를 준비하는 어머니, 이웃의 출산 소식, 동네 괴팍한 술주정뱅이, 자상한 아버지와 이성과 용돈에 민감한 사춘기 아이들. 제목처럼 배경도 평범하기 그지없다. 때는 1980년대 어느 즈음. 산등성이를 끼고 2000명도 안 되는 주민들이 사는, 고즈넉한 서울 주변의 어느 동네, 그곳이 우리 동네다. 이곳의 하루는 다른 하루들과 비슷하다. 아침 동이 틀 무렵, 배씨 아들 종현이는 신문배달을 하고 숙자 엄마는 우유배달을 한다. 김씨 부인과 이씨 부인은 분주한 아침준비 뒤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고 만나 수다를 떤다. 상우와 선영이는 방과 후 수학문제 풀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동네 아주머니들은 성가대 연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소박하고, 평범한 동네의 모습이다. 물론 로맨스도 있다. 드라마틱하지 않지만 예쁜 연애담이다. 이런 삶 속에서 죽음은 애써 외면하다 이내 잊고 살아가버리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일 것. 여기선 삶과 죽음이 샴 쌍둥이처럼 붙어있다는 명백한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함을 이야기 한다. 항상 곁에 있던 가족이, 이웃이 홀연히 죽음을 따라 버리고, 죽은 자의 돌아온 삶과 남겨진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매일 똑 같은 하루하루가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되새김질 하게 된다. 이 작품의 미덕은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내 삶이 담겨 닮겨있다는 점이다. 소소한 일상에 돋보기를 갖다 대는 가 하면, 멀찍이 떨어져 쓱 훑는 시선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가슴을 두드린다.절제된 무대, 삶으로 채워넣어무대에는 특별한 무대장치라곤 찾아볼 수 없다. 심지어 흔한 소품도 발견되지 않는다. 나래이터가 ‘저쪽에 커다란 은행 나무’가 있다고 하면, 관객은 저마다 자신이 어린 시절 놀았던 큰 나무를 대입시키곤 한다. 주 무대가 되는 가정집의 거실과 부엌에도 배우들의 동작만으로 짐작 하게 한다. 극도의 절제를 추구한, 소품 대신 삶을 더 채워 넣는 작품이다.노래도 귀에 잘 들어오는 편. 특히 딸을 결혼을 지켜보다 눈물을 찍어내며 ‘결혼하면 여자만 고생인데’라고 읊는 어머니의 노래가 재미있다. 가수 리치가 상우역으로 출연해 주목 받고 있고, 현재 6번째 앵콜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은 1938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손튼 와일더의 연극 'Our town'을 우리 식으로 각색해서 만든 뮤지컬. 동네와 이웃, 가족에 대한 시선은 어디를 가던 비슷한지 사람들의 일상과 죽음이라는 쉽지 않은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내 공감을 이끌어낸다. 삶과 죽음. 인간이 거스를 수도, 바꿀 수도 없는 흐름을 항상 염두해 두며 살아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는 극장문을 나오며 죽음, 일상을 생각하게 한다. 당연하게 잊고 살아가는 걸 상기하게 만드는 것만큼 힘든 건 없다. 그래서 특별한 작품이다.글: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2008.04.20 / 조회 1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