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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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면 안 될 이번주 폐막 공연 best3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이다. 겨울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떠나는 가을처럼 이번 주 떠나는 공연들이 있다. 11월 13일 폐막하는 세 편의 공연을 소개한다. 안녕 낯선 사람, 연극 ‘클로저’ 연극 ‘클로저’에는 앨리스, 댄, 안나, 래리 네 남녀가 등장한다. 댄은 소설가를 꿈꾸는 신문기자다. 그는 출근길에서 우연히 앨리스를 만난다. 댄과 앨리스는 동거를 하고 댄은 앨리스의 인생을 소재로 글을 써 소설가로 데뷔한다. 댄은 책에 들어갈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 작가인 안나를 만나고 그녀에게 반하게 된다. 연극 ‘클로저’는 토니상 최우수 연극상에 노미네이트 됐고 뉴욕 브로드웨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 최우수 해외연극상, 이브닝 스탠다드 올해의 최고 코미디상, 로렌스 올리비에 최우수 창작연극상, 타임아웃 어워드 최우수 웨스트엔드 연극상, 런던 비평가협회 최우수 창작연극상을 수상했다. 출연진은 박소담, 이지혜, 이동하, 박은석, 김선호, 김소진, 송유현, 배성우, 김준원, 서현우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연기는 물론 몰입도까지 최고였다. 대사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수위가 높았지만 불편한 느낌은 전혀 없었다. 한 권의 문학 작품 같은 공연이었다”고 평했다. 아주 특별한 도보음악여행, 뮤지컬 ‘고래고래’ 뮤지컬 ‘고래고래’는 네 명의 친구 영민, 민우, 호빈, 병태가 등장한다. 이들은 고등학교 시절 밴드 동아리였다. 병태는 꾸준히 응모해왔던 ‘자라섬 밴드 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되고 네 명은 다시 모인다. 이들은 목포에서 자라섬까지 도보로 가는 계획을 세운다. 방송PD 혜경은 이 소식을 듣고 여행에 합류하게 된다. 작품은 2015년 초연했다. 인터파크 평점 9.3, 2660개의 관람 후기를 기록했다. 출연진은 김신의, 허규, 이기찬, 정상윤, 이주광, 김보강, 최수형, 김재범, 박준후, 박한근, 안두호, 배두훈, 김여진, 민경아, 김다혜, 정승준, 박진이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합이 너무 좋다. 한바탕 시원하게 놀다 보면 세상 근심이 사라지는 공연이다. 보면서 항상 힐링됐는데 곧 끝나는 것이 슬프다”라고 말했다. 복잡한 정치적 이슈에 공감을 입힌 진정한 휴머니티, 연극 ‘두 개의 방’ 연극 ‘두 개의 방’은 마이클, 레이니, 엘렌, 워커가 등장한다. 마이클은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돼 인질로 잡혀있다. 레이니는 그의 아내다. 그녀는 누구도 만나지 않고 엘렌과 워커와만 접촉한다. 엘렌은 마이클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다. 워커는 신문기자다. 레이니는 워커의 설득에 방송 인터뷰를 하게 된다. 작품은 1988년 초연했다. 당시 빈번히 발생했던 미국인 인질 테러 사건을 소재로 했다. 작가는 리 블레싱이다. 그는 '모든 연극은 정치적이다'라는 철학으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그의 대표작 'A Walk in the woods'는 토니상과 퓰리처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관객들은 “사람의 목숨에도 가치에 따라 등급을 매겨 우선 순위를 정해놓고 몸을 낮추고 가만히 희망을 바라고 있으라 말하는 정부와 그에 대응하는데 효과적인 목소리를 찾고자 하는 언론을 볼 수 있었다. 극적으로 치닫는 사건 없이 조용히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오늘의 우리를 다시 돌아봤다”고 말했다. 세 작품은 11월 13일 폐막한다. 연극 ‘클로저’는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뮤지컬 ‘고래고래’는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연극 ‘두 개의 방’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이수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11.08 / 조회 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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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대세남녀 '배성우·박소담' 대학로 달군다
연극 '클로저' 3년 만에 앙코르
영국 극작가 패트릭 마버 대표작…동명영화도 유명
배성우 "애드리브 없이 대사에만 충실"
박소담 "스트립댄서 감정 이해하려 노력"
11월 13일까지 예그린씨어터연극 ‘클로저’의 한 장면(사진=악어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성숙한 멜로에 도전하고 싶었다”(박소담), “4명의 캐릭터를 잘 구축한 수작이다”(배성우). 충무로가 주목하는 배우 배성우(44)와 박소담(25)이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오는 11월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앙코르공연하는 연극 ‘클로저’에서 각각 피부과 의사와 스트립댄서 역을 맡아 열연한다. 이번 공연은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배성우는 “대본이 워낙 좋아서 애드리브 없이 대사에만 충실했다”고 말했고, 박소담은 “날카롭고 솔직한 앨리스를 통해 관객과 가까이서 소통하고자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클로저’는 영국의 젊은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으로 아슬아슬하게 얽힌 네 남녀의 관계와 사랑으로 인한 집착과 탐욕, 소통과 진실의 중요성을 깊이있게 조명한 작품. 1997년 런던에서 초연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유럽·일본·호주 등 세계 50여개국 100여개 도시, 30여개 언어로 번역돼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2004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줄리아 로버츠, 주드 로, 나탈리 포트먼 등 최고의 스타가 출연했고 같은 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녀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서는 2005년 첫선을 보였다. 2010년 연극 페스티벌 ‘무대가좋다’ 시리즈에서 ‘국민 여동생’ 배우 문근영이 ‘앨리스’ 역을 맡아 화제를 모았고 이윤지·신성록·진세연 등이 작품을 거쳐 갔다. 사랑에 웃고 울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적인 스토리가 매력적이다.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대사를 통해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싸늘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영화 ‘연애의 온도’ ‘특종: 량첸살인기’에서 각본·연출을 맡았던 노덕 감독이 처음으로 연극 연출을 맡았다. 노 연출가는 “결국 사람은 혼자고 외로운 삶을 사는 중에 사랑이란 게 위로가 될 뿐”이라며 “대본이 갖고 있는 매력을 관객에게 잘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연출의 방향을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선 앨리스 역을 박소담과 함께 이지혜가, 댄 역은 이동하·박은석·김선호가 맡는다. 안나 역에는 김소진·송유현이, 래리 역은 배성우와 함께 김준원·서현우가 번갈아 연기한다. 배성우는 2007년 처음 ‘클로저’에 참여한 이후 래리 역으로만 6번째 무대에 서게 됐다. 배성우는 “대본 안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재미가 ‘클로저’ 만의 매력”이라며 “4명의 캐릭터 간 정서를 주고받는 작업이 매우 즐겁고 재밌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소담은 “앨리스의 삶이 얼마나 파란만장하고 외로웠을지 생각해 봤다”며 “스트립댄서로 살아가는 삶을 100% 이해할 순 없겠지만 앨리스의 감정을 오롯이 보여주기 위해 손짓 하나까지도 세세하게 신경 썼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연극 ‘클로저’의 한 장면(사진=악어컴퍼니).연극 ‘클로저’의 한 장면(사진=악어컴퍼니).연극 ‘클로저’의 한 장면(사진=악어컴퍼니).연극 ‘클로저’의 한 장면(사진=악어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20 / 조회 2,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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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충무로 감독&배우 대학로서 뭉치다
충무로의 잘나가는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대학로에 왜 모였을까? 바로 동명의 영화로도 유명했던 연극 때문이다. 영화 로 현실적인 연애를 그린 영화감독 노덕이 처음으로 연극 연출을 맡고, 충무로의 샛별로 떠오르고 있는 박소담과 여러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다작요정' 배성우가 함께 뭉쳤다.
지난 9일 대학로 예그린아트홀에서 진행된 연극 의 프레스콜 현장은 이들의 인기를 반영하듯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였다.
연극 는 아슬아슬한 네 남녀의 관계와 사랑으로 인한 집착과 탐욕 등을 현실감 있게 그린 작품으로 1997년 5월 런던 초연 이후, 유럽, 일본 등 전 세계 50여 개 국에서 번역되기도 했다. 2004년에는 줄리아 로버츠와 주드로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는 2005년 초연을 시작으로 꾸준히 공연돼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2010년 문근영, 2013년 이윤지, 진세연 등 주로 TV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던 스타 배우들이 연극 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등을 연출한 노덕 감독은 과감하게 첫 연극 연출작으로 를 택했다.
“를 찍고 난 다음에 멜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고, 다시 한 번 도전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좋은 기회가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연출 제의가 들어왔어요. 좋아하던 작품인지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맡게 됐습니다.” (노덕)
특히 는 현실적인 연애의 모습을 그린 와 마찬가지로 연애를 하며 생기는 다양한 감정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작품. 감독은 ‘사랑’을 그리는 데 있어 현실적으로 표현한 부분들이 작품을 더 끌리게 만들었다며 ‘사랑’에 대한 가치관을 밝히기도 했다.
“도 그렇고 도 그렇고, 사랑에 대해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결국에는 사랑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거였어요. 물론 사랑이라는 게 행복한 지점도 있고, 위로가 되는 지점도 있지만, 결국 사람은 혼자 사는 것이고, 외로운 삶을 사는 중에 사랑이라는 게 위로가 될 뿐인 거거든요.” (노덕)
한편, 최근 드라마 , 등 브라운관에서 바쁘게 활동했던 박소담은 지난 1월 에 이어 또 다시 연극무대를 찾았다. 관객들과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소극장에서 무대의 짜릿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어서였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는 계속 연기를 하면서 컷 단위로 끊어가는 부분 있었고, 제 연기를 바로 모니터하지 못하고 몇 개월 지난 후에 보게 되잖아요. 근데 연극을 하면 무대 위에서 두 시간 동안 배우들이 치열하게 링 위에 올려진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번 작품에서도 치열한 싸움이 너무나 짜릿했고, 행복했어요. 더 가까운 공간에서 관객 만나면서 솔직한 마음을 관객들과 제 목소리로 소통하고 싶었어요. 또 무대 앞에 서니깐 배우로 가져야하는 발성, 발음도 신경쓰게 되더라고요.” (박소담)
박소담이 맡은 극 중 역할은 스트립 댄서로 수위 높은 대사와 퍼포먼스를 소화해야 한다. 소녀의 마스크를 지닌 박소담에게는 의외의 선택이다. 하지만, 박소담은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작품을 택했다. 기존의 이미지를 버리고, 성숙한 역할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배우로서의 욕심이었다.
“영화에서 계속 10대, 20대 초반의 역을 맡으면서 언젠가는 나도 성숙한 멜로를 도전해봐야지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엘리스라는 역할이 가진 힘이 저는 대단하다고 느꼈거든요. 굉장히 날카로운 작품이고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대본에 잘 나와있기도 하고요. 스트립 댄서로 살아가는 그녀의 삶을 100퍼센트 이해는 어렵지만, 잘 이해하고 입 밖으로 대사를 내뱉고 싶었어요. 앨리스의 담배 피는 모습, 말투, 손짓 하나하나 신경을 쓴 것 같아요.” (박소담)
“평소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을 통해 매력있는 배우라고 느꼈어요. 그런데 직접 같이 해 보니깐 나이에 비해 자기 중심도 잘 잡혀있는 친구더라고요. 저 나이 때 저는 저렇게 했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배성우)
배성우는 최근 각종 영화 등으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연극 에 3년 만에 또다시 합류했다. 2007년부터 9년 째 꾸준히 를 놓지 않는 그가 생각하는 작품의 매력은 다름아닌 대본의 힘에 있었다.
“작품을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대본 자체가 캐릭터마다 상황을 섬세하게 쪼개서 써 놨더라고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왜 이랬을까 짚어가면서 분석하는 재미가 있어요. 공연도 평소 리딩 할 때처럼 하면 되거든요. 애드립도 거의 없고요. 언제 쉬고, 언제 말을 빨리할 지 대본에 다 써있어서 분석해 표현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런 게 이 작품의 매력이에요.” (배성우)
배성우는 또한 에서 함께 작품을 한 노덕 연출을 도와 번역작업에도 나서기도했다. 특히, 노덕 감독의 시니컬한 정서가 이번 작품에서 잘 반영됐다며 칭찬을 덧붙었다.
“노덕 감독이 연극이 처음이라 그런지 초반에는 좀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런데 같이 번역도 하고 동선 만들어가면서 보니 노덕 감독만의 시니컬한 정서와 유머 감각이 살아나서 좋은 작품으로 올라올 수 있었죠.” (배성우)
충무로의 주목받는 배우들과 함께, 연극무대에서 탄탄한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들도 이번 공연의 완성도를 더할 예정이다.
'래리' 역에는 최근 드라마 에서 명품조연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준원과 역대 최연소 레리로 선정된 서현우가 배성우와 함께 캐스팅 됐고, '댄' 역에는 드라마 의 안하무인 재벌 2세로 나온 이동하와 배우 박은석, 김선호 등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또한 '안나' 역에는 연극배우 김소진과 송유현이 더블캐스팅 됐고, '앨리스' 역에는 박소담과 함께 이지혜가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슬아슬한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연극 는 오는 9월 6일부터 11월 13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 (www.studiochoon.com)
2016.09.12 / 조회 6,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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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클로저’ 홍보 영상 시리즈 3편&10인 포스터 공개
연극 ‘클로저’가 8월 10일 홍보영상과 배우 10인 인물 포스터를 공개했다.연극 ‘클로저’는 8월 11일 1차 티켓 오픈 동시에 연극 부문 랭킹 1위를 석권했다. 공개된 포스터는 모노톤의 흑백을 사용해 각 인물별로 배우들의 감성을 표현했다. 홍보영상은 총 3편이 공개됐다.출연진은 박소담, 이지혜, 이동하, 박은석, 김선호, 배성우, 김준원, 서현우, 김소진, 송유현이다. 작품은 영국의 연출가 겸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이다. 네 남녀의 뒤틀린 관계와 사랑으로 인한 집착과 욕망, 진실의 의미를 조명한다. 연극 ‘클로저’는 9월 6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11월 13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_악어컴퍼니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8.18 / 조회 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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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담·배성우의 힘…연극 '클로저' 예매순위 1위
1차 티켓오픈 동시에 연극 1위 석권
9월6일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서 개막
영화감독 출신 노덕 연출 맡아 화제연극 ‘클로저’의 캐릭터 포스터(사진=악어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클로저’가 지난 11일 오전 인터파크를 통한 프리뷰와 1차 티켓 오픈 동시에 연극 부문 랭킹 1위를 석권하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3년만에 돌아오는 작품은 앨리스 역에 이지혜·박소담, 댄 역에 이동하·박은석·김선호, 래리 역에 배성우·김준원·서현우, 안나에 김소진·송유현 배우 등 역대급 캐스팅으로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작품은 영국의 연출 겸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이다. 해외 유수의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휩쓸고 유럽, 일본, 호주 등 전세계 50여개국, 100여개 도시, 30여개의 언어로 번역돼 공연해 온 세계적 명작이다. 위태롭게 얽힌 네 남녀의 뒤틀린 관계와 사랑으로 인한 집착과 욕망, 그리고 진실의 의미를 조명하는 깊이 있는 대본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연극 ‘클로저’는 영화감독 출신의 노덕 연출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9월 6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하여 11월 13일까지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02-764-8760.연극 ‘클로저’ 인터파크 연극부문 랭킹1위 캡쳐사진.▶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8.11 / 조회 1,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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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우·박소담 10人…연극 '클로저' 포스터 공개
감성 충만 홍보영상 시리즈 3편 첫선
네 남녀의 뒤틀린 관계·사랑·집착 그려
9월 6일 대학로 예그린씨어터서 개막연극 ‘클로저’ 10인 포스터(사진=악어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공연제작사 ㈜악어컴퍼니는 오는 8월 11일 오전 11시 연극 ‘클로저’의 프리뷰 & 1차 티켓오픈을 앞두고 감성적인 홍보 영상과 배우 10인 인물 포스터를 공개했다.공식 SNS를 통해 공개한 3편의 홍보 영상에는 인물들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관계에 대한 감정선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예고편을 선보여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홍보 영상은 박은석·박소담·송유현·김준원, 이동하·이지혜·송유현·서현우, 김선호·이지혜·김소진·배성우가 출연한 총 3편이다. 또 10인 캐릭터 포스터는 흑백을 사용해 각 인물별로 배우들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연극은 영국의 연출 겸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이다. 1997년 5월 런던에서 초연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위태롭게 얽힌 네 남녀의 뒤틀린 관계와 사랑으로 인한 집착과 욕망, 그리고 진실의 의미를 조명하는 깊이 있는 대본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이번 무대는 영화 ‘연애의 온도’, ‘특종: 량첸살인기’ 각·연출로 많은 주목을 받은 노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오는 9월 6일 개막을 앞둔 연극 ‘클로저’에는 뉴욕출신 스트리퍼 앨리스 역에 이지혜·박소담, 부고 전문기자 댄 역에 이동하·박은석·김선호가 캐스팅됐다. 피부과 의사 래리 역할에 배성우·김준원·서현우, 사진작가 안나에 김소진·송유현 배우가 참여한다. 연극 ‘클로저’ 10인 포스터(사진=악어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8.10 / 조회 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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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고발극” 연극 ‘보도지침’ 6월 12일 폐막
제5공화국을 배경으로 한 연극 ‘보도지침’이 6월 12일 폐막한다. 연극 ‘보도지침’은 제5공화국 시절 대한민국 언론계의 흑역사 보도지침사건을 다루고 있다. 보도지침은 제5공화국 시절 매일 아침 언론사들에게 은밀하게 시달된 가이드라인이다. 연극 ‘보도지침’은 기자와 잡지발행인, 변호사, 검사의 치열한 재판과정을 그린다. 배우 송용진과 김준원은 보도지침 사건을 폭로한 정의롭고 강단있는 기자 ‘김주혁’역을 맡았다. 배우 김대현과 안재영은 보도지침을 보도한 잡지발행인 ‘김정배’역으로, 배우 이명행과 이시후, 김주완은 기자와 잡지발행인을 변호하는 변호사 ‘황승욱’역으로, 배우 최대훈과 에녹은 검사 ‘최돈결’역으로 분한다.연극 ‘보도지침’은 6월 12일까지 대학로 수현재 씨어터에서 공연 된다.사진_벨라뮤즈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13 / 조회 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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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후, 연극 '보도지침' 합류
이명행·김주완과 황승욱 역 열연
6월 19일까지 수현재씨어터배우 이시후(사진=벨라뮤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실제 인물과 사건을 소재로 언론의 흑역사를 조명한 연극 ‘보도지침’의 추가 캐스팅이 공개됐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뮤지컬 ‘레베카’에서 잭 파벨 역으로 열연한 것을 비롯해 서울예술단 소속 당시 ‘바람의 나라’ ‘윤동주 달을 쏘다’ ‘뿌리깊은 나무’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배우 이시후가 주인공이다. 이시후는 이번 공연에서 이명행, 김주완과 함께 황승욱 역을 번갈아 연기한다. ‘보도지침’은 언론계에서 자행되던 권력의 하부구조와 소통, 투쟁 과정을 현실감 있게 묘사한 작품. 제 5공화국 시절 매일 아침 언론사들에게 은밀하게 시달됐던 가이드라인 ‘보도지침’과 이를 폭로한 기자와 잡지 발행인 그리고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 반대의 입장에서 그들과 팽팽히 맞서는 검사의 치열한 재판 과정을 그렸다.대학로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오세혁과 변정주 연출, 배우 송용진, 에녹, 최대훈, 강기둥 등이 출연한다. 6월 19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티켓은 인터파크 (ticket.interpark.com)와 예스24(ticket.yes24.com)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21 / 조회 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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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용진 “연극 ‘보도지침’ 작품 참여, 기쁘고 자랑스러워”
배우 송용진이 연극 ‘보도지침’에서 김주혁 기자 역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송용진은 연극 ‘보도지침’ 출연에 대하여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어두운 우리나라의 사건을 통해 현재의 우리 사회를 돌아 볼 수 있는 이 작품에 참여하게 돼서 자랑스럽다. 마지막 공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극 ‘보도지침’은 1986년 제5공화국 시절을 배경으로 정부의 언론통제에 대응하는 네 친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실제 사건과 실제 인물을 소재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연극 ‘보도지침’의 내용은 제5공화국 시절 언론사들에게 은밀히 시달됐던 보도지침과 이를 폭로한 기자, 잡지 발행인,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와 그들과 팽팽히 맞서는 검사의 치열한 재판 과정을 그린다. 연극 ‘보도지침’은 6월 19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출처_클럽서비스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3.31 / 조회 2,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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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보도지침' 송용진 "이 시대 꼭 필요한 작품"
1986년 제5공화국 언론투쟁 이야기 담아
6월19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서 공연
"대사에 담긴 의미 정확, 재미 전달할 것"연극 ‘보도지침’에서 김주혁 기자 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송용진(사진=알앤디웍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송용진이 지난 26일 개막한 연극 ‘보도지침’에서 김주혁 기자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치고 있다 .송용진은 보도지침 사건을 폭로하는 정의롭고 강단 있는 ‘김주혁 기자’ 역을 맡아 1980년대 언론 소통과 투쟁 과정 등을 현실감 있게 묘사할 계획이다. 작품은 1986년 제5공화국 시절이 배경으로 정부의 언론통제에 대응하는 네 친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실제 사건과 인물을 소재로 제작 단계부터 제5공화국 시절 언론사에 은밀히 시달됐던 보도지침과 이를 폭로한 기자 , 잡지 발행인,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와 팽팽히 맞서는 치열한 재판 과정을 그린다.송용진은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기 보다 대본의 대사에 충실하고 , 대사에 담긴 의미들을 정확하고 재미있게 전달하고 표현하려 했다”며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어두운 우리나라 사건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를 돌아 볼 수 있는 이 작품에 작품에 참여하게 돼 기쁘고 자랑스럽다. 마지막 공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연극 ‘보도지침’은 6월 19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송용진은 ‘보도지침’ 이후 6월부터는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에서 출연할 예정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30 / 조회 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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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에녹 '보도지침'으로 4년만에 연극무대 선다
냉철한 검사 역으로 29일 첫 공연
진실 제압하는 검사 '최돈결' 역 맡아
6월19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배우 에녹(사진=EA&C).[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 에녹이 29일 연극 ‘보도치침’에서 검사 ‘최돈결’ 역으로 첫 공연을 시작한다. 뮤지컬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던 그의 4년만에 연극 복귀작이다. 그동안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팬텀’, ‘쓰릴미’, ‘보니앤클라이드’, ‘로미오 앤 줄리엣’ 등 대형 뮤지컬 작품에 주·조연을 맡아왔다. 에녹은 부유한 기득권 층의 아들로 태어난 냉철한 검사 ‘최돈결’ 역을 맡았다. 습관처럼 받아들인 어른들의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학 때는 자신만의 생각을 키우려 노력하지만, 다시 틀 안으로 들어가 스스로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인물이다.에녹은 “승소가 이미 정해진 재판 반대편에서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검사의 말이지만 관객을 진심으로 설득하고, 충분한 명분과 논리가 있는 인물로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말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연극 ‘보도지침’은 진실을 폭로한 기자, 잡지 발행인 그리고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사와 반대 입장에서 그들과 팽팽히 맞서는 검사의 치열한 재판을 그린 법정 드라마다. 오세혁 작가, 변정주 연출이 의기투합했다.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도 대거 출연한다. 송용진, 김준원, 김대현, 안재영, 이명행, 김주완, 에녹, 최대훈, 장용철, 이승기, 김대곤, 강기둥, 이봉련, 박민정 등이 연기를 맡았다. 6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9 / 조회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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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지침' 첫 호흡 변정주·오세혁 "말의 힘 믿는다"
연극 '보도지침'으로 뭉친 연출가·극작가
정부가 기사위치까지 정해주던
제5공화국 '언론통제 사건' 다뤄
26일부터 수현재씨어터서 공연
"탄탄한 대본과 실력파 배우 시너지
'나를 움직이는 지침' 질문 계기되길"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변정주(41·오른쪽) 연출과 오세혁(35) 극작가가 함께 포즈를 취했다. 두 사람은 2년여간의 기획기간을 거쳐 제작에 돌입한 연극 ‘보도지침’에서 처음 호흡을 맞췄다. “이 연극을 통해 나를 움직이게 하는 지침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페이스북 친구였을 뿐 교류는 없었다. 가끔 SNS에 올라오는 변정주 연출의 글이 좋아 챙겨 읽은 게 전부다”(오세혁). “오세혁 작가에 대한 소문만 듣다가 작업한 연극 두 편을 봤다. 표현이 기발하더라. 작품 제안을 받고 바로 그가 떠올랐다”(변정주). 최근 공연계서 주목받는 ‘핫’한 두 남자가 만났다. 연출가 변정주(41)와 연출 겸 극작가 오세혁(35·극단 걸판 대표)이다. 두 사람은 오는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초연하는 연극 ‘보도지침’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췄다. 연극 ‘보도지침’은 내용만 보면 민감하다. 1986년 제5공화국 시절 매일 아침 언론사에 은밀하게 전달된 언론통제 ‘보도지침’의 실제 사건을 법정드라마로 재구성했다. 당시 정권은 언론사에 ‘어떤 내용을 어느 면 어느 위치에 몇단으로 실을지’를 구체적으로 지시했는데 김주언 전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지 ‘말’에 문건을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자칫 지난해 공연계 불었던 ‘검열논란’과 겹쳐지면서 무거운 ‘정치연극’으로 오해할 수 있다. 변 연출은 그래서 오 작가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이었다. 사회고발이든 역사극이든 평범하지 않은 극이 나왔으면 했다. 함께 작업한다면 가능할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술김에 ‘오케이’ 했다더라. 하하.” 듣고 있던 오 작가는 “이런 사건인 줄은 다음날 검색한 뒤에 알았다. 알고 난 뒤에 더 하고 싶어졌다. 인연이지 싶더라”며 웃었다. 연출 겸 극작가 오세혁◇이명행·에녹 등 핫한 배우도 합류오 작가는 요즘 가장 바쁜 극작가다. 기발한 소재와 유려한 대사, 따뜻한 웃음이 장기인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불린다. 이달에만 ‘보도지침’을 포함해 연희단거리패 게릴라극장의 ‘늙은 소년들의 왕국’, 서울시극단의 ‘헨리 4세: 왕자와 폴스타프’ 등 그가 쓰거나 각색한 작품 3편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변 연출도 유쾌하고 날선 연출력으로 배우들 사이에선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연출 1순위에 꼽힌다. 올초에만 뮤지컬 ‘아랑가’와 ‘넥스트 투 노멀’, 연극 ‘날보러와요’ 등을 작업했다. 변 연출은 여기에 “지성미를 갖춘 배우들이 뭉쳤다”고 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만큼 캐스팅은 지성미를 갖춘 배우로 추렸다”며 “이 시대에 필요한 연극이라고 생각해 먼저 일정을 빼놓고 기다린 배우도 있는 반면 소재만 보고 못하겠다는 친구도 더러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연습을 수십번 반복하고 안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작품을 놓고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했느냐에 있다. 그 고민이 분명히 무대 위에 드러날 것이란 데에 어떤 의심도 없다”고 했다. 작품에는 실존인물인 김주언 기자 역에 송용진·김준원, 검사 역에 최대훈·에녹, 변호사 역에 이명행·김주완 등이 번갈아 연기를 한다. 오 작가도 “연극만 해온 장용철·김주완 같은 배우부터 이명행·송용진 등 흥행 배우들의 시너지가 더해져 균형이 잘 잡힌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지침 ‘말’에 주목하다연출 변정주오 작가는 대본 작업 당시 ‘말’에 주목했다고 했다. “처음 사건만 접했을 때는 웃기게 비틀어서 재미있게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실제 재판기록과 자료를 보니 접근이 다르더라. 피고가 검사보다 더 당당했다. 죄가 없으니까. 실제 독백도 훌륭하더라. 재판기록의 말을 반드시 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나아가서 연극을 하는 우리는 말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면의 독백은 아닌가. 두 축의 말을 잘 다듬어 구성하고자 했다.” 웃기기 위한 코미디극도 심각한 정치극도 아니다. 말과 말이 팽팽히 맞서는 치열한 재판 과정을 그린다. 연출은 “보도지침 사건이 폭로된 후 폭로한 자가 구속된 자체가 이미 코미디다. 누구는 옛날 얘기로만 느낄 거고 누구는 지금 우리 모습과 닮았다고 할 거다.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다만 무겁지 않게 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 작가는 “대사 한줄 때문에 하루종일 토론하고 싸운다. 셰익스피어 연극이 무수한 세월을 넘어 왜 아직까지 강력한지 더듬어보니 결국 ‘말’이더라. 배우의 말, 우리의 말이 고루 섞여 말이 단단한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확실한 건 배우가 무대 위에서 너무 멋지다는 거다. 그냥 서서 자신의 말을 하는데 빛이 난다. 많은 관객이 배우들을 보러 와 주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변 연출도 “연습실을 들여다보니 모두 치열하게 말에 대한 철학을 내뱉고 있더라. 하고 싶은 날 선 말이 오가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거들었다. “장소는 법정이 되기도 하고, 말과 말이 오가는 광장, 연극 무대가 되기도 한다”고 오 작가가 말하자 변 연출도 “어떤 재판이나 토론은 굉장히 연극적이고, 또 어떤 연극은 굉장히 치열한 토론장이 되어야 하는데 연습실을 들여다보니 치열하게 말에 대한 철학을 내뱉고 있더라. 하고 싶은 날선 말들이 오가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말했다.◇예매 상위권 랭크…공연계 황금 콤비 예고 초연에도 불구하고 ‘보도지침’은 지난 9일 티켓예매를 시작하며 주요 예매사이트에서 1~3위에 랭크돼 주목받았다. 변 연출은 “배우의 티켓파워에다가 역사적 사건을 다루다 보니 연극 마니아는 아니지만 사회정치에 관심 있는 이들이 표를 사더라. 그런 이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목표는 흥행”이라고 웃으며 “다음에도 함께 작업하려고 한다”며 입을 모았다.“내가 어느 지점까지 스토리를 끌고 가면 연출이 잘 다듬어준다. 협업의 시너지가 생긴다”(오세혁). “작업하면서 굉장히 좋았다. 비슷한 가치관을 그리는 작가더라. 특히 작품의 완성을 텍스트가 아닌 공연으로 본다는 면에서 다른 극작가와는 다르다. 함께 작업하기에 좋은 희곡작가라기보다 연극작가다”(변정주). 오 작가가 마음속에 둔 작품의 부제는 ‘나를 움직이는 지침은 어디에서 오는가’다. 오 작가는 “지금도 외부지침에 따르거나 거스르는 사람, 또 균형을 세우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를 움직이는 지침이 어디서 나오는가다. 내 안의 목소리와 자신의 지침을 따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 연출도 “연극을 보고 난뒤 관객 스스로 나를 움직이는 지침은 무언인지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이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4 / 조회 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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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공연 올려요"…'명동로망스' 앙코르 돌입
3월 22~4월 24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뮤지컬 ‘명동로망스’의 한 장면(사진=극단 장인).[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뮤지컬 ‘명동로망스’가 100번째 공연을 맞아 앙코르 공연에 돌입한다. 지난해 11월 첫 공연을 올리며 인터파크 평점 9.3, 총 관람객 1만 5000명을 동원하며 소극장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마지막 공연을 내린지 약 3개월만에 다시 관객을 만나게 됐다. ‘명동로망스’는 2015년의 9급 공무원으로 살던 주인공 ‘장선호’가 1956년의 ‘로망스 다방’으로 타임 슬립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 장선호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보다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안정된 직장에서 아무 낙 없이 퇴근시간,주말,연금만 바라보며 산다. 이후 로망스다방으로 타임슬립한 선호는 주변의 억압과 사회분위기 속에도 자신만의 세상과 꿈을 가진 열정 가득한 예술가들을 만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다. 장선호 역에 배우 고상호·배두훈, 이중섭 역은 박호산·김준원·지현준이 맡았다. 이외에도 안유진, 홍륜희, 정민 등이 출연한다. 3월 22일부터 4월 24일까지 5주간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뮤지컬 ‘명동로망스’의 한 장면(사진=극단 장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2 / 조회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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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주·오세혁 콤비 만났다…연극 '보도지침'
사실적·치밀한 심리묘사 눈길
9일 1차 티켓오픈·수현재씨어터 무대
송용진·이명행·강기둥 등 캐스팅연극 ‘보도지침’ 프로필(사진=벨라뮤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공연계가 주목하고 있는 연출 변정주와 극작가 오세혁이 만났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정평이 난 변정주 연출과 재치 넘치는 필력의 연출 겸 극작가 오세혁이 연극 ‘보도지침’을 통해 조우한다.연극 ‘보도지침’은 기존 연극에서 보기 힘든 ‘법정 드라마’라는 소재와 설정을 다루고 있다. 1986년 보도지침의 실제 사건과 인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약 2년간의 기획 기간을 거쳐 제작에 돌입했다.보도지침 폭로 과정과 그리고 그 속에서 펼쳐지는 대학 동창들 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같은 시절을 공유했으나 시간이 흘러 서로의 신념이 다른 이유로 빚어지는 갈등과 해소를 통해 관객은 뜨거운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제작사 엘에스엠컴퍼니 측은 전했다. 배우 송용진, 에녹, 이명행, 최대훈, 김대현, 안재영, 강기둥, 박민정 등이 출연한다.엘에스엠컴퍼니 관계자는 “최고 캐스팅, 연출 변정주와 작가 오세혁의 조합으로 창작 연극의 저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본인들이 가장 잘 하는 것과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아 완성도를 높였다”고 귀띔했다. 오는 26일부터 6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수현재 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인터파크와 예스24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1544-1555.▶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09 / 조회 2,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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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남자들은 섹시하다? 뜨거운 네 남자들의 <보도지침>
아주 정직하고 사실적인 제목을 달고 있는 연극 한 편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바로 연극 이 그것. 실제 ‘보도지침’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을 가지고, 지난 2일 배우들의 프로필 촬영 현장으로 플레이디비가 찾아갔다.‘보도지침’ 사건은 제5공화국 당시 문화공보부가 신문사와 방송사에 은밀히 하달한 보도에 대한 지시사항으로, 1985년 당시 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이를 잡지 지에 폭로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연극 은 이 사건을 다룬 법정드라마로, 실제 사건들과 인물들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실제 같은 허구, 허구 같은 실제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믿는 캐릭터들의 대립을 통해 보여지는 상황이 작품의 주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플레이디비가 찾아간 촬영 시간에는 송용진, 이명행, 에녹, 김대현이 함께 단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들이 맡은 역할은 각각 보도지침 사건을 일으킨 사건의 장본인 기자 김주혁, 변호사 황승욱, 월간지 ‘독백’의 발행인 김정배, 검사 최돈결이다.“연습은 이미 시작한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많이 안 친한 것 같아요.”라는 포토그래퍼의 짖궃은 농담에 자진해서 더 망가지며, 서로를 배려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네 명의 캐릭터가 보이는 듯 했다.블랙 의상으로 소매를 걷어 붙인 이들은 일하는 남자는 섹시하다는 공식에 부합할 만큼 열정적인 모습으로 촬영에 임했다. 이 뜨거운 네 남자들은 극중 치열하게 신념 대결을 펼치며, 법정 드라마로서 진중한 모습도 보여줄 예정이지만,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유쾌 발랄한 모습도 보일 예정이다. 보도지침 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인 김주혁 기자를 연기하게 된 송용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절대 무겁거나 어려운 내용은 아니다.”라고 당부하며,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배꼽 잡고 드러눕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업극으로서 작품의 재미 또한 놓고 있지 않는 모습이었다.그동안 주로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던 에녹은 “예전에 연극을 한번 했었는데, 늘 기회가 닿으면 연극 무대에 서고 싶었다. 이번에 그 생각이 백 퍼센트 찼을 때 우연치 않게 참여 제안을 받았다.”고 전하며, “대본과 다른 배우들, 스텝들을 보고 그 안에서 함께 섞여서 뮤지컬과는 또 다른 재미를 찾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전작에 비해 평범한 한국 일반 남자를 연기하게 돼서 조금은 마음이 편하다는 이명행은 “예전 사건이지만 지금 한국 사회에서 많이 겹쳐지는 부분들 때문에, 지금 이 공연을 올리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고, 김대현 또한 “대본을 처음 보고 가슴 속에서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사실적인 제목에서 오는 부담감이 있을 수 있지만 재미있고, 좋은 작품으로 남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믿고 공연장에 와달라"는 송용진은 “저희와 함께 이 시대를 돌아보고, 과거를 돌아보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보자.”고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작품의 제작자인 엘에스엠 컴퍼니의 이성모 대표가 원안을 쓰고 오세혁 작가가 각색한 은 변정주 연출의 지휘 아래, 이달 26일 개막하여 6월 19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6.03.04 / 조회 8,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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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흑역사를 만나다…연극 '보도지침' 초연
언론 재판 과정 다룬 법정드라마
3월 26~6월 19일 수현재씨어터[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실제 인물과 사건을 다룬 연극 ‘보도지침’이 오는 26일부터 6월 19일까지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관객을 만난다. 보도지침이란 제 5공화국 시절 매일 아침 언론사에 은밀하게 전달됐던 가이드라인으로 언론에 대한 정부의 통제방식 중 하나였다. 기사 작성시 어떤 내용으로 어느 면 위치에 싣고 심지어 제목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언론사의 기사들이 일괄적인 내용과 표지로 도배되기도 했던 대한민국 언론계의 흑역사이기도 하다. 이를 견디다 못한 몇몇 언론인들은 뜻을 같이해 월간 ‘말’지에 보도지침을 폭로하게 되고, 이 중심에는 당시 한국일보에 재직 중이던 김주언 기자가 있었다. 김 기자는 이 폭로 사건으로 인해 재판에 서게 되고 실형을 구형받았다. 연극 ‘보도지침’은 바로 이 재판 과정을 다룬 법정드라마다. 당시 재판에 연루된 김 기자, 김종배 편집장, 한승헌 변호사 등 실제 인물간의 관계·설정을 새롭게 각색했다. 언론계에서 공공연히 자행되던 권력의 하부구조와 소통, 성장의 과정은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강단있는 기자 김주혁 역에 송용진·김준원, 검사 최돈결 역에 최대훈·에녹, 월간 ‘독백’의 발행인 김정배 역에 김대현·안재영, 변호사 황승욱 역에 이명행·김주완이 열연한다. 이외에도 강기둥, 이승기, 김대곤, 박민정 등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04 / 조회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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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로망스' 100번째 공연 연다…단 5주간 앙코르
3월 22~4월 24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뮤지컬 ‘명동 로망스’의 한 장면(사진=장인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뮤지컬 ‘명동로망스’가 100번째 공연으로 다시 돌아온다. ‘명동로망스’는 지난해 11월 첫 공연을 올리며 인터파크 평점 9.3, 총 관람객 1만 5000명을 동원하며 소극장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마지막 공연을 내린지 약 3개월만에 앙코르 공연의 막이 오르게 됐다.‘명동로망스’는 2015년의 9급 공무원으로 살던 주인공 ‘장선호’가 1956년의 ‘로망스 다방’으로 타임 슬립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 장선호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보다는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안정된 직장에서 아무 낙 없이 퇴근시간,주말,연금만 바라보며 산다. 이후 로망스다방으로 타임슬립한 선호는 주변의 억압과 사회분위기 속에도 자신만의 세상과 꿈을 가진 열정 가득한 예술가들을 만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는다. 3월 22일부터 4월 24일까지 5주간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명동 로망스’의 한 장면(사진=장인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03 / 조회 4,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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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날 보러와요' 21일 막 내려…20년 저력 과시
개막 이후 연일 매진행렬
21일까지 '굿바이 할인'연극 ‘날 보러와요’의 출연진(사진=프로스랩).[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22일 개막이후 연일 매진행렬을 이어간 연극 ‘날 보러와요’가 21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화려한 막을 내린다.‘날 보러와요’는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1996년 역사적인 초연 이래 총 15번의 공연을 거듭하며 연극계에 한 획을 그었다. 초연 직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같은해 백상예술대상에서 희곡상과 신인상을 받았고, 서울연극제에서는 작품상·연기상·인기상을 수상했다.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도 만들어져 5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한 바 있다. 올해는 20주년을 기념해 10년만에 연출가로 돌아온 작가 김광림을 비롯해 배우 권해효, 김뢰하, 이대연, 류태호 등 초연 멤버가 다시 한 번 참여하며 개막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개막 이후에는 공연 비수기인 1·2월 임에도 불구하고 인터파크 연극 예매 순위 상위권에 지속적으로 오르는 등 저력을 과시했다. 관객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공연 마지막 주에 ‘굿바이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굿바이 할인’은 OB팀 30%, YB팀 50%의 할인율로 마지막 공연인 2월 21일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서울 공연 종료 후에는 3월 26·27일 청주(CJB 미디어센터), 4월 2·3일 경주(예술의 전당) 등에서 투어 공연을 진행한다. 02-391-8223.▶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2.18 / 조회 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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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리얼리티와 유머, 작품의 저력 아닐까?"<날 보러와요> 연습현장
국립극단에 있는 두 개의 연습실은 모두 팀이 점령했다. 한쪽은 작품을 쓰고 오랜만에 연출로 돌아온 김광림을 중심으로 초연 및 과거 를 화제 속에 몰아넣은 저력의 OB팀이, 또 다른 한 곳은 김광림 연출 이후 를 지휘하며 젊은 관객들에게 작품을 알려온 변정주 연출의 YB팀이 자리했다. "서로 굉장히 잘해야 된다는 (웃음) 압박감이 있어요. 선의의 경쟁이죠."라며 웃는 김광림 연출은, 자신의 제자이자 오랜 시간 조연출로 활동했던 변 연출을 두고 "감각도 좋고 잘한다."며 동등한 연출가로서 개성과 장점을 이야기하는 모습이다. 의 작/연출자 김광림공연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작품, 연출 뿐 아니라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화제의 중심이 된 연극 .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여자가 끔찍한 방법으로 살해되었지만 범인이 잡히지 않은 실제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1996년 2월 초연 당시 탄탄한 완성도와 극적 묘미가 압권으로 꼽히며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나갔다. 연극을 바탕으로 한 영화 도 제작돼 큰 주목을 받았다. 10주년 기념 공연을 끝으로 이 작품의 연출을 맡지 않았던 김광림은 20주년 기념 공연을 앞두고 다시 만난 작품과 배우들을 두고 "기분이 되게 좋다."며 허허 웃는 모습이다. "이후 극단 우투리에서 한국 전통, 실험극 등을 주로 했기 때문에 배우들 대부분과 같이 작업을 안 했거든요. 그런데 다시 만나보니까 배우들이 너무 좋아진 거에요. 역시 나이가 드니까 원숙해지고 느낌이 아주 좋더라고요." 이번 OB팀은 초연 때 출연했던 김뢰하, 이대연, 류태호를 비롯, 유연수, 권해효, 이항나, 황석정, 공상아, 차순배 등의 멤버들로 꾸려졌다. YB팀은 손종학, 김준원, 김대종, 이원재, 우미화, 이현철, 이봉련, 임소라, 양택호가 채우고 있다. "또 사건이 터졌데요."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김반장(이대연)"난 짤리지도, 그만 두지도 않을 거요. 우리 꼭 범인 잡읍시다!""범인이 잡혔다고? 축배를 들자고~!""사건의 공소시효도 이미 다 끝났고, 사건의 희생자들, 그리고 피해자 주변 사람들, 어떤 면에서는 형사들도 피해자죠. 이런 희생이 국가 시스템 문제로 생기는 거라는, 그런 면을 강조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장관이 일주일 안에 범인 잡아오라고 난리 치고, 그게 잡히나요. 안 잡히니까 경찰 수뇌부들이 현장에 가서 담당 형사들 못 오게 하고 자기들이 현장 수사하고. 시스템이 잘못된 거죠. 그런 데서 온 희생 같은 것들이 있는 거죠." 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맡은 형사팀를 중심으로 한다. 서울 동대문에서 새로 부임해 온 김반장과 서울대 출신 엘리트로 당시 치안본부에서 자원해 화성으로 온 김형사, 지역 토박이 출신 박형사와 무술 유단자 조형사가 저마다의 논리를 바탕으로 범인을 찾아내려 고군분투한다. 경기일보 박기자 역시 특종을 잡기 위해 경찰서에서 살다시피 하는, 누구보다 범인을 찾아내고 싶어하는 한 사람이다. 지난 7일 찾은 연습실에서는 공연의 첫 장면부터 만날 수 있었다.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해진 훗날의 김반장. 새로운 사건이 또 발생했다는 말에 몸을 부르르 떠는 모습이 안타깝고 끔찍하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 범인 찾기가 한창인 형사팀. 이미 몇 차례 허탕을 친 김형사는 이성복 시인의 '남해금산'을 읊으며 자기 신세를 한탄한다. 시구처럼 피해자들은 비 많이 오는 날 울면서 떠났고, 사건의 범인은 푸른 바닷속으로, 또는 하늘로 잠기었나 밝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용의자의 진술은 "꿈에 그랬어요."용의자의 친구도 "전 정말 아무것도 몰라유.""그때는 DNA검사를 여기(한국)서 못했어요. 작품 안에서는 한 것처럼 나오는데, 일본에 보내면 한 달 후에나 결과가 나오고. 소위 말하는 과학수사에 어려움이 많았고. 이 사건 뿐 아니라 형사들이 감으로 하고, 자백 받아서 무고한 사람들 집어 넣고. 그때는 많이 그랬던 것 같아요. 사실 그런 게 없어져야 하는데. 또, 작품 안에서도 인권 문제를 말하고 있지만, 수사 방법은 그때 보다 과학적으로 발전했다 해도, 그런 인권 문제는 진전되지 않은 것 같아요." 초연 당시 4명의 용의자 역을 혼자 맡아내며 서울연극제 연기상, 인기상을 수상했던 류태호는 이번에도 용의자로 나서고 있다. 동선을 계산하고 합을 맞춰보며 서로 웃다가도, 연습이 시작되자마자 어수룩한 정신이상자로 그날 자신의 행동을 진술하는 류태호와, 그를 지켜보는 형사들의 팽팽한 긴장감이 금새 연습실을 점령한다. 이것이 작품의, 배우들의 저력 아닐까. 단서를 찾는 박기자(이항나)용의자 아내 남씨부인 역의 황석정(왼쪽), 다방 미스김 역의 공상아"작품을 쓰기 위해 리서치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나 혼자 한 게 아니라 당시 연우무대 단원들과 같이 했죠. 그 기초가 굉장히 튼튼해서 리얼리티 같은 게 잘 표현이 된 것 같고. 또 하나는 되게 웃기거든요. 소극장에선 관객들이 막 웃다가 떨어지기도 했고. (웃음) 유머라는 것도 중요합니다." 형사들 뿐 아니라 용의자, 다방 미스김, 용의자의 가족 등장은 작품에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참을 수 없는 웃음을 터트리게 하는 자들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20주년 공연은 오는 22일 OB팀의 첫 공연으로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려 한 달간 진행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6.01.08 / 조회 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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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미제 살인사건 다룬 <날 보러와요> 20주년 특별 공연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연극으로, 영화 의 원작이기도 한 가 초연 20주년을 맞아 초호화 캐스트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1986년부터 5년간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살해되었으나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해결 사건을 바탕으로 한 는 사실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팽팽한 수사과정과 이중적 상황 전개 등으로 무대 위 강렬한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1996년 2월 초연 당시 작가 겸 연출은 맡은 김광림이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배우 이대연이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2006년까지 공연을 이어오면서 손종학, 송새벽, 진경, 최재웅 등의 배우들이 출연해 흥행을 이어갔다.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막을 올릴 이번 무대에서는 김광림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으며, 세 형사로 권해효, 김뢰하, 유연수가 나서는데 더해 용의자 역에 류태호, 남씨부인 역에 황석정, 김반장 역에 이대연 등 그간 공연계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배우들을 대거 만날 수 있다. 는 내년 1월 22일부터 2월 2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하며, 12월 14일 오후 2시부터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12.14 / 조회 7,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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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세심하게 돌아왔다 <트루웨스트> 흥미진진 연습현장
2010년 오만석과 조정석이 형 리와 동생 오스틴으로 분해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연극 가 2013년 김종구, 정문성, 박은석 등의 앙코르 공연 이후, 올해 2년 만에 다시 관객들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자가 방문한 연습실은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 못지않게 배우들의 열정적인 에너지가 넘쳤다. 배우가 아닌 연출로 변신한 오만석은 일찍부터 나와 대본을 꼼꼼하게 살피며 연습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김준원, 드라마 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전석호, 뮤지컬 무대에서 주로 활약했던 문성일 등의 배우들이 참여해 새로운 모습의 를 예고하고 있다.오만석은 “5년 만에 연출로 다시 참여하게 돼서 감회가 새롭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다시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0년 공연보다는 더 친절한 작품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표 극작가이자 배우인 샘 셰퍼드가 1980년 발표한 는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두 형제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김준원은 “대학교 다닐 때부터 워낙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해온 공연으로, 남자 배우라면 무조건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다. 우리만의 색으로 신선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만석은 김준원이 “팀의 맏형으로 작품 외적이나 내적으로 동생들을 잘 다독인다.”고 전했다.실제 공연장은 아니지만 공연장과 같은 사이즈의 공간에서 실전과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선보이는 연습은 공연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배우들 또한 실제 공연처럼 순간의 집중력을 요한다. 이날 연습실의 고요한 침묵도 잠시, 형 리와 동생 오스틴의 티격태격 다툼을 지켜보던 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다들 웃음을 참지 못했다.연습은 휴가를 간 사이 어머니 대신 잠시 집을 보며 새로 들어갈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오스틴 앞에 몇 년 동안 소식 한번 없던 형 리가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됐다. 오만석 연출이 연극계의 숨은 실력자로 칭한 서현우가 형 리를, 그간 드라마에서 활약하며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이현욱이 동생 오스틴으로 분했다. 형 리의 등장이 반갑지만은 않은 오스틴과 동생의 달갑지 않은 태도에 불끈하는 형 리의 앞날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장면이다.실제로 감정 표현을 잘 못하는 것이 리와 닮은 것 같다는 전석호는 이어진 2장에서 껄렁껄렁하고 반항적인 리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그와 호흡을 맞춘 김선호는 "실제로 석호 형의 눈을 보고 있으면 무섭다.”고 말해 주변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에 전석호는 “아직은 동생들 칭찬할 것이 없다. 그런데 너무 분위기가 좋다. 재미없어도 잘 웃어주지만 티가 난다. 솔선수범하지는 않지만 시키면 잘한다.”고 칭찬 아닌 칭찬으로 응수했다.김준원은 배우가 아닌 연출로 변신한 오만석에 대해 “학교 졸업하고 십 년 만에 만나 작품을 같이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너무 정직한 연출가이다. 연출가로서 정확하게 대본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배우들에게 엄하기도 하면서, 연습 후에는 친한 형처럼 대해준다. 다른 작품에서 연출을 한 적이 있지만, 이번 연출가로서의 오만석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마지막으로 오만석은 이 작품의 매력에 대해 “그냥 보면 일반 사실주의 연극처럼 보이긴 하는데 사실주의의 탈을 쓴 부조리극에 가까운 작품이다. 재미있게 웃고 떠들다가도 두 형제의 이야기나 행동에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도 생기고 그러한 아이러니 안에 우리 사회의 모순성을 담고 있다. 거칠게 표현되기는 했지만 관객들에게 시원함과 속상함을 동시에 안겨드릴 수 있는 묘한 작품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연은 오는 13일부터 11월 1일까지 대학로 A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2015.08.07 / 조회 1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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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본질이 중요하다 <트루웨스트> 전석호
지난해 연말 인기리에 방송됐던 드라마 에서 우리는 신선한 연기로 작품에 활력을 불어 넣은 새로운 배우들을 많이 발견했다. 전석호도 그 중 한 명이다. 신입사원 안영이를 괴롭히던 철강팀 하대리의 능청스러운 연기에 많은 사람들은 열광했고 그만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사실 전석호는 등에 출연하며 대학로에서 꾸준하게 활약하던 배우다. 이번에 그는 연극에서 자유를 갈망하며 무단 침입과 절도를 저지르는 사막의 방랑자 리를 연기한다. 동생 오스틴과는 너무 다른 삶을 살아온 그는 오스틴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끝을 향해 달려간다. 극중 리는 거칠고 과격한 성격의 캐릭터지만 사진 촬영과 연이어 이어진 인터뷰에서 전석호는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연신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나는 비주류 배우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관객들을 웃고 울리는 것보다, 작품이 담고 있는 이야기의 본질이 중요하다”라고 연신 강조하던 그의 모습은 새로웠다. 왜냐하면 그는 그 누구보다 자유롭지만 그 안에는 투철한 배우의식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Q 그간 연극에서만 보다가 드라마 에서 하대리로 변신한 모습이 새로웠다. 은 어떤 경험이었나.은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 현장은 마치 공연하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카메라 안에서 마음껏 춤추고 놀고 연기할 수 있게끔 현장 스태프들이 많이 배려해줬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배님들이 공연 경험이 있어서, 알아서 동선을 짜면서 서로 연기를 맞추고, 쉬는 시간에는 작품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미디어가 익숙지 않았기 때문에 이 작품이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가질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행복한 경험이었다.Q 은 배우 전석호에게 굉장히 중요한 작품임이 분명하다. 이후에 달라진 점도 있을 것 같다.달라진 점이 많다. 대학로가면 사람들도 많이 알아보고, 영화도 찍었다. 그런데 어색하다. (웃음) 예전에 공연 할 때도 가끔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어서 어색했었다. (플디: 그런데 배우는 주목 받는 직업이지 않나?) 이게 참 모순이다. 누구한테 유명해지고 싶어서 이 직업을 선택한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공부를 하거나, 회사를 다니는 것처럼 나도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이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 뿐인데, 아직은 이런 관심이 신기하기도 하고 어색하다.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받는 것이 싫다고 하면 거짓말일 테지만, 적극적으로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보면 죄송한 마음도 든다. 왜냐하면 나는 나를 보여주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고 앞으로도 그런 생각이 바뀌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Q 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우리 작품의 연출을 맡은 (오)만석이 형을 tvn 프로그램 출연했을 때 처음 만났다. 이후에 왕래도 없었고, 번호도 몰랐다. 그냥 그날 재미있게 촬영을 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지내고 있는데, 몇 달 뒤에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안 받았다. (웃음) 문자가 와서 확인해 보니 만석이 형이었다. 통화를 했더니 “라는 작품을 할 건데, 함께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시더라. 학교 다닐 때부터 이 작품을 알고 있었다. 연극영화과의 바이블까지는 아니더라도 학교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작품이다. 남자 2인극 연기 연습할 때 많이 사용하는 장면들이 있어서 낯설지 않은 작품이었다. Q 극중 리와 오스틴이 서로 주고 받는 장면이 많다. 그간 2인극 공연을 많이 해와서, 이번 무대가 낯설지만은 않겠다.2인극은 날 피곤하게 한다. 그런데 그게 좋다. 내가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경지에 오른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계속 배우고 시도해보고 도전하고 싶다. ‘50살 정도 되면 연기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지 않을까’라는 작은 바람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2인극은 나를 안주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Q 트리플 캐스팅은 처음이지 않나.처음에는 제작사에 한 번에 2주간 무대로 오르고 빠지는 형식은 안 되는지 물어봤다. 공연을 끝내고 피드백을 듣고 내일 또 다른 시도를 해보고, 어떻게 보면 공연이 연속성에서 만들어 나가는 것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호흡이 끊길 것 같은 걱정도 있었다. 그리고 트리플을 할만한 깜냥도 아닌데, 그 정도로 할 수 있는 있는 사람인가 싶어 요즘은 본의 아니게 예민해지기도 한다. 워낙에 좋은 작품이고 역할 자체가 40대여서 그런 것에서 오는 부담감도 있고, 내가 이 인물을 그리고 지금의 이런 시스템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에 대해 조심스럽고 고민이 된다. Q 처음 대본을 읽고 리라는 인물을 어떻게 생각했나.리는 표면적으로 봤을 때 자유롭고 강한 인물이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면이 있다. 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결국 자기 자신도 중요하지만 가족을 지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리는 가족의 소통이란 부분에서 있어서 많은 이야기들을 전달하는 인물인 것 같다. 리가 느끼는 속상함을 관객들이 같이 느끼고 아파했으면 좋겠다. 미국이라는 시대적 배경이라던가 그 안의 소재들은 분명히 우리와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그 안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연습을 하면서 인물을 이해하고 이해할수록 짜증이 난다. 리의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다. 그걸 또 참고 악 받쳐서 연기한다. 리의 과격한 행동이나 말투가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강하게 나오는 이유가 사실은 자기도 성질이 나는데 그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 불편함을 편하게 만들면 안될 것 같았다. 불편함을 그대로 가져갔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 재미와 위트라는 것을 함께 보여주고 싶다. 단순히 웃겨다 울렸다 하면 코미디 프로그램이다.Q 는 어떤 이야기인가. 어느 한 인물보다도 전체적인 그림들, 이들의 관계성에 주목했으면 좋겠다. 이들이 하는 말이 다 진실이 아니다.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진짜 이야기는 가슴 안에 있는데 그것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실 바보들의 이야기이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얼마나 좋냐. 예를 들자면 어렸을 때 좋아하는 친구를 매일 괴롭히는 것처럼 리나 오스틴도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은 엄청나게 큰데 이걸 표현하지 못하는 바보들이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고 그 소란을 피우고 있으니 얼마나 짠한가. 심지어 어머니까지, 온 가족이 그러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그런 실수를 많이 하고 사는데 이 작품은 그 실수의 끝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재미있고 신나지만 쓰라린 이야기다. 내가 할 일은 작품 안에 숨겨진 쓰라림을 관객들에게 더 와 닿게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이야기가 웃기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의 본질을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 만석이 형도 연습 때 자주 하는 말이 ‘웃기는 것은 좋은데 본질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늘 강조한다.Q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겠는가.관객들이 이 작품을 보면서 내내 불편 했으면 좋겠다. 일주일 동안 각자 직장에서, 사회에서 힘들게 버티다가 주말에 시간을 내서 우리 작품을 보러 왔는데 여기서도 ‘힘들다, 짜증난다. 돈 4만원 내고 이렇게 힘들어야 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라는 거다. “현실은 멀리서 보면 희극인데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우리 공연을 보러 왔었을 때도 ‘웃기기는 웃긴데 가슴 한편이 쓰라려’라고 느껴 주셨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이 이야기는 성공이다.Q 그동안 배우로 살면서 제일 재미있었던 순간은?연습 시간이 제일 좋다. 연습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다. 연습은 못하는 걸 계속 쳐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너무 재미있다. 처음부터 다이아몬드는 빛이 나지 않기에 나의 한계를 알아가고 이리저리 다듬고 깎아가는 작업을 한다.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그런 과정 속에서 실수란 실수 다 해보고 실제 공연은 다른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 (웃음) 같이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좋다. 그래서 지금 재미있고 행복하다.Q 연우무대의 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박선희 연출과 만나지 7-8년이 됐는데, 여행 연극이라는 것도 우연히 시작했다. 처음에는 ‘여행은 하고 싶고, 공연도 하고 싶고 그럼 여행을 갔다 온 걸로 공연을 해볼까.’라는 생각이었다. 학교는 방학이 시작됐고 박 연출은 개인적인 일로 태국을 가야 된다고 하는데 난 공연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냥 나도 같이 따라 갔고 태국 여행기를 가지고 공연을 만들었다. 우리에게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지만 대 실패였다. 그 후에 인도 여행을 다녀와서 홍대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연을 올렸는데 그것을 연우무대의 유인수 대표가 보게 됐고 이후에 연우랑 같이하게 됐다. 그때 공연을 마치고 나면 관객들이 나에게 “정말 배우 한번 해봐도 되겠다”라고 인사를 했다. 그냥 여행하는 사람인 줄 안거지. (웃음) 그 후에 터키도 가고 히말라야도 갔는데. 공연을 하기 위해서 여행을 가는 건 아니었다. 공연하려고 여행가는 팀이라고 알려졌는데, 정말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고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가는 거다. 우리는 언제나 엇나갔다. 나도 비주류고 박선희 연출도 그렇다. 주류를 잘 모른다. 어떤 것이 관객들이 좋아하고 돈이 될 만한 것인지 잘 모른다. 별로 관심도 없다. 그냥 좋아하는 것을 할 뿐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준다면 감사할 따름이고, 그렇지 않다면 아쉬운 것 뿐이다. 다행히 시대가 이런 다름을 인정해 주기 때문에 더욱 감사하다.Q 드라마로 큰 인기를 얻었고 작품 러브콜도 많아서 당분간 연극 무대에서 보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십 년 동안 연극을 계속 하고 있었고 언제나 무대가 좋았다. 대학로에 있는 게 제일 편하다. 내가 아무리 유명해져도 변두리에서 할 거다. 안정적이고 싶지는 않다. 인간이다 보니까 무엇인가를 얻으면 지키고 싶어하는데 갖고 있지 않으면 잃을 것이 없다. 이번에 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지만 두려움은 없다. 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가 잘 돼서 연극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대학로에 다시 연극 붐이 일면 좋겠다.Q 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은 무엇인가.나는 극현실주의자이다. “안돼”라고 하면, “그럼 하지 말자”라고 한다. 에누리가 없다. 어떠한 감정에 휩싸이는 것이 제일 안 좋은 상황을 만드는 거다.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해야 돼”라고 하면 “그럼 욕먹더라도 그냥 가자.”라는 마인드이다. 아직까지는 잘 하려고 들지 않고 멋스럽게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 이게 무대든 인생이든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 영상 편집: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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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3 / 조회 1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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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고도 신비한 신화의 세계로, <변신이야기> 개막
‘변신’을 소재로 한 그리스·로마 신화 열 편을 담은 연극 가 무대에 올랐다. 무대 한 가운데를 채운 파란 수조와 서정적인 음악이 돋보인 이 연극의 제작진은 개막일인 지난 27일 낮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가 그리스·로마신화를 소재로 쓴 서사시를 현대적 관점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만지는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마이다스 황제에 관한 신화에서부터 죽는 순간 나무로 변한 바우키스와 필레몬 부부에 관한 신화까지, 우리에게 낯익거나 또는 생소한 열 가지의 신화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2002년 토니어워즈 연출상 등을 수상하며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 연극은 올해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랐다. 의 변정주 연출과 의 여신동 무대디자이너의 참여 소식도 미리부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이날 펼쳐진 는 가장 먼저 무대 한가운데에 들어선 커다란 수조로 눈길을 끌었다. 가로 6미터, 세로 4미터, 높이 70센치미터의 이 수조는 극중 펼쳐지는 다양한 변신의 매개체이자 기쁨, 슬픔, 탐욕, 질투 등 인간의 갖은 감정을 물로 표현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첫 번째로 펼쳐진 신화는 천지창조에 관한 것으로, 제우스와 과학자가 등장해 세상이 존재하기 전의 카오스와 천지창조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짙은 안개 속에서 등장한 배우들은 이어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만들어버리는 마이다스의 신화를 펼쳤다. 신에게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는 능력을 달라 청했던 마이다스는 자신의 딸마저 황금으로 변하자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다음으로는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새가 되어버린 케윅스, 아버지를 향한 뜨거운 욕망에 빠져 결국 파멸을 맞는 소녀 뮈라, 죽은 아내를 되찾기 위해 지하세계로 내려간 오르페우스 등에 관한 신화가 펼쳐졌다. 수조를 가득 채운 물과 함께 신화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든 것은 밴드 ‘고래야’가 연주한 라이브음악이다. 6인조 밴드 고래야는 노래와 함께 기타, 대금, 소금, 퉁소, 거문고, 퍼커션 등 여러 가지 악기를 활용해 무대를 채웠다. 배우들의 활약도 쉼 없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손지윤, 전성민 등 여배우들은 때로는 차갑고 잔인한 여신으로, 때로는 순진무구한 소녀로 변신해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했고, 김준원, 정태민 등 남자 배우들도 아버지와 황제, 신과 나무를 오가며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신화 속 세계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그려낸 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5월 17일까지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4.28 / 조회 9,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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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인 현대미술 같은 신화 세계로 초대, <변신이야기> 연습현장
신화는 현대에도 다양한 예술 작업의 원천으로 자리하고 있다. 신화 속 신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인류 보편의 정서와 많이 닮은 것이 하나의 이유요, 또 정확한 인과관계를 통해서 설명될 수 없는 판타지가 나름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기도 한 까닭이다. 신화에서 출발한 색다른 작품이 곧 한국 무대에 펼쳐질 예정이다. 고대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소재로 한 서사시를 미국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매리 짐머맨이 연극으로 재구성한 가 오는 4월 28일 정식 개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 3월 31일 찾은 남산창작센터 연습실에는 한국 초연 무대를 책임질 변정주 연출과 9명의 배우들, 제작진들이 한데 모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날 공개된 장면들 중에는 한 여자와 과학자, 제우스 신이 세상이 있기 전 카오스와 천지창조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천지창조', 모든 고통과 질병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자인 '판도라' 장면을 비롯해 하데스와의 약속을 어겨 아내 에우리디케를 잃은 오르페우스 이야기 등 우리에게 익숙하거나 또는 그렇지 않은 신화들의 주요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변정주 연출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 문화에 기초하기에 한국 관객들에게는 자연적으로 친근감보다는 낯선 느낌이 더욱 클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변정주 연출은 "10개의 에피소드 중 6, 7개 정도는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알고 계신 스토리일 것이고 나머지는 우리 역시 처음 접해본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야기의 낯섦보다는 이야기가 가진 내용이 더 중요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 '어떻게 신화를 볼 것인가'에 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신화가 어떻게 발생했으며 다양한 관점으로 신화를 읽고 해석할 수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작품이 가진 남다른 특징 중 하나는 무대 정가운데에 자리한 커다란 수조일 것이다. 작가가 대본 첫 장에 쓴 '무대에는 정사각형 또는 직사각형의 수영장 풀이 놓여지며, 모든 장면이 풀이나 풀 주위에서 일어난다'는 지문이 여신동 무대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한국에서도 실현될 예정이다. 변 연출은 "물은 여러가지 요소와 이미지로 활용될 예정"이라며 "물이 배우들을 더욱 동물적이고 원초적으로 만드는 느낌이 들어 예상 못한 에너지들이 작품에서 뿜어져 나올 것"이라 기대했다. 배우들은 구르고 뛰고 소리치는 등 남다른 움직임과 악기 연주, 노래 등으로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손지윤은 "아직 물 속에서 연습을 해 보지 않아 가늠은 쉽지 않지만, 물 속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지금의 배가 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점쳤다. 이들은 다양한 변신을 통해 해설자, 아프로디테, 굶주림, 나무의 정령 등 다양한 유형, 무형의 75가지 캐릭터로 변신해 작품이 가진 신비로운 이미지를 더욱 배가시킬 전망이다. 대본은 원작을 따르고 있지만 그 외 다양한 요소에서는 한국 무대만의 남다른 개성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음악을 맡은 고래야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2013년 에딘버러 페스티벌 프린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으며, 2014년 KBS 국악대상 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한 퓨전 국악 단체 고래야는 지난해 토속민요를 주제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시도를 담은 2집 '불러온 노래'를 발매하기도 했다. 변정주 연출 역시 "과거 함께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이번 앨범과 콘서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신화와 이들의 음악이 잘 매치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래야가 지닌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분위기가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음악을 담당한 고래야는 일종의 이미지적 구성임을 변 연출은 다시 한번 강조했다. 물의 활용과 배우들의 다양한 움직임을 통해 시각적인 면도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조금은 추상적인 현대미술 같은 작품이 되었으면"하는 게 변 연출의 바람이다. 등의 작품을 탄탄한 무대로 선보여 온 노네임씨어터의 신작 는 오는 4월 28일부터 5월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4.06 / 조회 8,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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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소통을 하고 있나요?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개막
사랑이라는 이름 뒤에 무관심과 이기심을 감춘 가족의 모순을 그린 연극 이 지난 8일 개막했다. 이 연극의 제작진은 개막 4일째인 11일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영국 극작가 니나 레인(Nina Raine)이 쓴 은 2010년 영국에서 초연되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낸 작품으로, 청각장애인 빌리와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소통이 결여된 모순된 가족의 모습을 통렬하게 꼬집는다. 국내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이 작품에서는 의 박정희 연출이 지휘를 맡았고, 남명렬과 남기애가 각각 빌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김준원과 방진의가 빌리의 형 다니엘과 누나 루스를 각각 맡았다. 빌리와 그의 청각장애인 여자친구 실비아는 이재균과 정운선이 연기한다. 연극은 빌리의 가족이 각기 문학과 음악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뽐내며 격렬히 토론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자신만의 원칙을 가족들에게 강요하는 아버지 크리스토퍼와 추리소설가 어머니 베스, 석사 논문을 준비하는 다니엘과 오페라가수 지망생 루스는 모두 빌리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빌리가 청각장애인인 것을 부정하며 빌리에게 비장애인처럼 듣고 말할 것을 요구한다. 빌리를 둘러싼 가족들의 이기심은 빌리가 서서히 청각을 잃어가는 여자친구 실비아를 집으로 데려오면서 표면 위로 드러난다. 실비아를 통해 수화를 배우고 직업까지 갖게 된 빌리는 자신이 가족으로부터 진정한 지지와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분노한다. 150분간 밀도 높은 연기를 펼친 배우들은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각기 출연 소감을 밝혔다. 남명렬은 이 연극의 원제목이 ‘가족’이 아닌 ‘트라이브스(tribes, 부족)’임을 상기시키며 “가족이라고 하면 보통 따뜻한 느낌을 떠올리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가족도 그저 개개인으로 살아간다. 서로 사랑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고 소통하는 가족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맡은 역할처럼 실제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남기애 또한 “작가가 개인이 가진 배타성을 이야기하고자 ‘트라이브스’라는 제목을 지은 것 같다.”며 “그 의미를 계속 생각하면서 역할분석을 했다.”고 말했다. 에 이어 두 번째로 연극에 출연하게 된 이재균은 선배들 못지 않게 흡입력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1년 전 이 연극의 대본을 받았다는 그는 “모험이지만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 빌리를 연기하기 위해 수화도 배우고 많은 연구를 했다는 그는 “청각장애인이 어떻게 세상을 느끼고 생각하는지 이해하기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말이 아닌 눈과 마음으로 얘기를 하는 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 것 같다.”고 전했다. 빌리의 누나 루스로 분한 방진의는 이번 연극출연에 대한 큰 만족감을 표했다. 그간 많은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해온 그녀는 오페라가수가 되기를 원하지만 재능을 타고나지 않아 괴로워하는 루스의 괴로움과 애정결핍에 상당부분 공감했다고. 방진의는 “평소에 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노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서 루스를 연기하고 고민하는 동안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의 박정희 연출은 “처음에는 이 연극이 청각장애인이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할수록 ‘거울 같은 작품’인 것 같다. 그것은 우리네 가족을 비추는 거울 혹은 사회적으로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추는 거울일 수도 있고, 나 자신에 대한 거울이 될 수도 있다.”며 관객들로 하여금 진실한 소통에 대해 곱씹어볼 것을 권했다. 공연은 오는 12월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1.16 / 조회 7,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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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상대방 이야기를 듣고 있나요?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 트라이브스> 11월 개막
자신만의 논리로 무장해 쉼 없이 서로의 의견을 쏟아내고 비난, 비판을 일삼는 가족 안에서 청각장애인 막내 아들은 어떤 존재로 자리하는가. 진정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 현대 사회인들에게 물음을 던지고 있는 연극 가 오는 11월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다. 2010년 영국 로열 코트 씨어터에서 초연한 (원제 는 2006년 연극 을 통해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 등에서 '가장 촉망받는 극작가상'을 수상한 젊은 기대주 니나 레인의 작이다. 청각장애인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작가는, 공동체, 언어, 소통이라는 소재를 가족이라는 형태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예술의전당과 노네임씨어터컴퍼니가 공동 제작하는 이번 작품에서, 집안의 가장이자 자신이 알고 있는 언어적 지식을 총동원해 사람들을 공격하는 크리스토퍼 역에 남명렬이 캐스팅되었으며, 그의 아내이자 이기적인 가족 구성원 중에서 유일하게 모든 가족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베스 역엔 남기애가 낙점되었다. 언어에 관한 석사 논문을 준비 중으로 대마초와 항우울제를 수시로 복용하는 큰아들 다니엘 역은 김준원이, 가족 중 유일하게 언어와 관련되지 않은 일을 하는 오페라가수 지망생 루스 역은 방진이가 맡았다. 또한 날 때부터 청작 장애인으로 평생 가족들의 대화 방식에 맞춰 살아오다 여자친구 실비아를 통해 자신의 언어를 찾은 막내 아들 빌리 역은 이재균이, 빌리의 여자친구로 점차 청력을 읽어가는 수화통역사 실비아 역은 정운선이 그려낼 예정이다. 연극 등을 만들어온 박정희 연출과 뮤지컬 , 연극 등 다수의 묵직한 무대를 만들어온 무대디자이너 박동우 등이 참여한다. 오는 11월 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며 9월 16일 오후 2시부터 프리뷰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09.16 / 조회 7,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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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팽한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는 <도둑맞은 책> 연습현장
본격 심리 스릴러를 표방하는 연극 이 이달 말 본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은 성공적인 데뷔 이후, 현재 슬럼프에 빠져 있는 시나리오 작가가 우연히 읽게 된 제자의 뛰어난 시나리오를 훔쳐 재기에 성공한 후, 미스터리한 납치사건에 휘말린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 의 각색과 연출을 맡았던 유선동 감독의 동명 영화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하며, 2011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으로 선정된 바 있어 드라마의 완성도에 신뢰감을 더하고 있다.이번 공연은 무대에 단 두 명의 배우만이 등장하는 2인극으로, 무엇보다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가 중요한 부분이다. 슬럼프에 빠져 작품을 못 쓰다가 납치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시나리오 작가 서동윤 역에는 김준원, 전병욱이 참여하며, 서동윤의 보조작가로 작품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조영락 역에는 강기둥, 정순원이 출연한다. 지난 14일, 한창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이 작품의 연습실을 방문했다. 이날은 변정주 연출의 지휘 아래 전병욱, 정순원 페어와 김준원, 강기둥 페어별로 서동윤과 조영락이 납치 상황에서도 글이 잘 써지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장면을 연습하고 있었다. 오늘 선보인 장면은 그날 밤의 기억을 뒤쫓는 시나리오의 진실은 무엇인지, 점점 그 사실에 다가서는 내용으로 본공연에서는 어떤 무대로 펼쳐질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납치된 극한 상황에서도 글에 있어서는 몰입을 보이는 서동윤으로 분한 전병욱, 김준원의 묵직한 존재감이 돋보였고, 슬럼프에 빠져 있는 그를 몰아 세우며 작품을 독려하는 조영락으로 분한 강기둥, 정순원은 각자의 색깔로 캐릭터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변정주 연출은 배우들의 대사 하나 하나와 대사 사이 사이의 의미를 꼼꼼히 짚어가며 디렉션을 주었다. 변정주 연출은 “원작 시나리오는 여섯 명 정도의 주요인물이 나오는데, 거기서 조영락은 주요 인물이 아니다. 맨 마지막에 가서야 등장하는 반전을 일으키는 인물이지만 연극으로 옮겨오면서 주 캐릭터로 바뀌었다. 영화처럼 시간 순서를 지켜가면서 진행을 하는 것은 영화로는 재미있을지 모르지만 연극으로는 표현도 힘들고 사람도 많이 나와야 해서 어려워 2인극으로 각색했다.”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드라마를 사람의 대화 속에 모두 담는 게 어려웠다. 어떤 장면은 영상으로 표현하면 효과적이겠다고 생각해서, 무대 위에서 영상 기법을 활용할 예정이다. 정순원이 이번 작품에서 배우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한다. 무대에 등장하는 영상의 이미지를 그가 직접 그리게 됐다.”고 밝혔다.변정주 연출 (가운데)마지막으로 변정주 연출은 “두 사람의 심리에 초점을 맞춰달라. '두 사람이 어떠한 이유로 계속 이렇게 일종의 대결을 하고 있는 것일까'를 쫓아가시려면 열심히 보셔야 한다. 이 작품은 침묵도 많고 사이도 많아 자칫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면 지루해질 수가 있다. 등장 인물들이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서 관객들이 계속 끊임없이 파고들고 애를 쓰면 심리적으로 느낄 수 있는 다이나믹함을 만끽할 수가 있다.”라고 작품의 포인트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공연은 8월 29일 개막하여 9월 21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펼쳐진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8.19 / 조회 7,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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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원, 전병욱 출연! 본격 심리 스릴러 연극 ‘도둑맞은 책’
연극 ‘도둑맞은 책’이 8월 29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개막한다. 연극 ‘도둑맞은 책’은 본격 심리 스릴러 연극이다. 작품은 성공적인 데뷔 이후 현재는 슬럼프에 빠져 있는 시나리오 작가가 우연히 읽게 된 제자의 뛰어난 시나리오를 훔쳐 재기에 성공한 후 미스터리한 납치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은 브로드웨이 원작의 코미디 스릴러 연극 ‘데스트랩’과 비교 대상이 되고 있다. 두 작품은 스승과 제자, 그리고 시나리오 작가라는 공통적인 소재를 갖고 있다. 연극 ‘도둑맞은 책’은 순수 창작품이라는 점에서 연극 ‘데스트랩’과 차이를 보인다. 연극 ‘도둑맞은 책’은 영화 ‘고사-두 번째 이야기’, ‘미스터 주부 퀴즈왕’ 등을 연출한 유선동 감동의 동명 영화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한다. 지난 2011년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작품의 연출은 변정주 연출이 맡는다. 이번 공연에는 김준원, 전병욱, 강기둥, 정순원 등이 함께한다. 백초현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문화아이콘
2014.07.24 / 조회 6,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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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확인하고, 확인받고 싶어하는 존재 <수탉들의 싸움_COCK>
성 정체성의 혼란으로 남성과 여성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존이라는 인물을 통해, '주체성과 선택’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는 이 지난 11일 본 공연에 앞서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은 연극, TV, 라디오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주목 받는 영국의 젊은 작가 마이크 바틀렛의 작품으로 2009년 영국 초연 당시 벤 위쇼 등의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2010년에는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에서 탁월한 작품으로 꼽히는 등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은 바 있다.그동안 연극 을 선보였던 노네임씨어터의 한해영 대표는 이 작품에 대해 “존재에 대한 싸움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존재,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존재. 그 존재를 확인하고 확인받고 싶어 오늘 무대에서 싸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연극은 존이 오랜 연인 사이였던 M과의 관계를 정리하고자 시작한 말싸움으로 시작된다. 결국 존이 M과의 관계를 정리한 어느 날, 통근길에서 자주 마주치던 한 여자(W)가 존에게 말을 걸어온다. 짧은 대화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 두 사람은 존이 한 번도 여자를 사랑해 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멋진 하룻밤을 보낸다. M을 완전히 잊지 못한 존은 불쑥 M에게 W와 사랑에 빠졌음을 고백하고, M은 갑자기 존과 자신의 사이에 끼어든 W의 존재가 거북하고 싫지만 그녀를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이 불편한 저녁식사 자리에 M의 아버지가 들이닥치면서 존은 M와 W를 사이에 두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명확한 성 정체성을 가지지 못한 인물로, 선택의 순간에 상대방이 대신 결정해주길 원하는 존 역에 의 박은석, 존의 동성 애인인 M 역은 의 김준원, 존에게 M을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M의 아버지 F 역은 의 선종남, 존이 사랑에 빠지는 여자 W 역에는 의 손지윤이 맡아 열연한다.무대는 어떤 무대장치, 가구, 소품도 없이 텅 비어 있으며, 관객석은 닭싸움장을 연상케하는 무대를 향해 둘러 쌓여 있다. 오로지 배우들이 쏟아내는 대사에 집중하다 보면, 공연은 그 어떤 싸움보다 흥미롭게 다가온다. 연극 은 오는 8월 3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7.14 / 조회 8,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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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춰진 내 진짜 얼굴을 찾아서, <수탉들의 싸움> 박은석&김준원
등의 수작을 소개해온 노네임씨어터가 내달 11일 새로운 연극 을 무대에 올린다. 노네임씨어터라는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가는데, 박은석·김준원·손지윤·선종남 등 출연진의 명단이 한번 더 눈길을 끈다. 유년기부터 약 15년간 미국에서 살다가 연기에 뜻을 두고 모국에 돌아온 박은석은 등에서 섬세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등에서 묵직한 연기를 펼쳐온 김준원 역시 더 말할 것 없이 믿음직한 배우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영국 작가 마이크 바틀렛이 쓴 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헷갈려 하는 주인공 ‘존’의 이야기를 담았다. 동성의 애인 ‘M’과 새로 만난 여자 ‘W’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하는 존은 자신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혼란을 느끼고, 그의 모습은 우리 모두가 각기 얼마나 다르고 고유하며 또 복잡한 존재인지를 상기시킨다. 공연을 3주 앞둔 지난 18일, 한창 연습에 몰입해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두 배우를 만났다.Q 은 어떤 작품인가. 박은석(이하 은석): 일단 동성애를 다룬 작품이고, 정체성의 혼란, 주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다. 이 사회가 사람을 정의하는 틀이 본인에게는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주인공 존은 사실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 자신이 게이인지 이성애자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자신이 누군지를 잘 모른다. 남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다른 사람과 같이 있을 때는 그에게 최대한 맞춰주고 공존하려 하는데, 혼자 있을 때는 그냥 백지와 같다. 그래서 옆에 있는 남자친구(M), 혹은 여자친구(W)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사람이 되는데, 나중에 셋이 같이 모이게 되니까 컴퓨터가 과부화되는 것 같은 상태가 된다. 존은 게이여서 M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M이 좋아서 그를 사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는 “넌 게이야.”라고 규정짓는다. 난 그냥 이 사람이 좋고, 하필이면 그가 남자였을 뿐인데. 그런데 사회가 게이라고 도장을 찍어버리니 남자만 좋아해야 된다는 억압된 사고방식을 갖고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여자가 좋아지는 거다. 그렇게 처음으로 존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졌을 때 사회적으로 문제가 일어난다. 또 그 상황에서 남자친구의 아버지(F)가 등장해서 셋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하는데, 그가 말하는 대사에 이 작품의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그는 존에게 “너는 네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 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존은 그 말에 계속 반박하려 하지만 결국 그러지 못하고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사실 그에게는 더 다양한 모습이 있는데도, 사회가 만든 틀 때문에 게이, 호모, 레즈비언이라는 정체성 안에 갇혀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안타까운 상황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존의 관점에서는 그런 이야기다. 김준원(이하 준원): 동성애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지만, 사실 우리 작품에서 동성애는 주제가 아니라 소재일 뿐이다.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게이를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이 작품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가치를 말하고 있다. 이성애자·동성애자를 떠나서 내 이름을 찾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한 인간을 어떤 사회적 부류로 나눠서 남자 혹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김준원 혹은 박은석, 각기 다른 정체성을 가진 ‘바로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같다. 보시고 나면 단순히 성정체성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더 근본적인 문제들, 나는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능동적으로 삶을 개척할 것인지 아니면 사회에 끌려가듯 살 것인지 등의 화두가 던져질 것 같다. Q 그렇다면 사회적 틀에 갇히지 않은 진짜 존과 M은 어떤 인물인가. 또 서로에게 무엇을 원하나. 준원: M의 대사 중에 “나는 전적인 헌신을 원해.”라는 대사가 있다. 존을 너무 사랑해서 존이 형제 같다는 이야기도 한다. M에게 존은 연인관계를 넘어서 피를 나눈 형제와도 같은, 헤어질 수 없는 관계인 거다. 존과 절대 헤어질 수 없고, 존을 내 나무 그늘 아래에 두고 싶어하는. 그런 인물 같다. 은석: 존은 이런 말을 한다. “난 이 여자가 좋아. 나한테 관심이 있고, 나한테 부드럽고 친절하고, 내 말을 들어주고, 같이 대화를 하고, 공유를 해.”라고. 근데 M과의 관계에서는 모든 게 일방적이다. 항상 M이 만들어놓은 울타리 안에서만 활동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그 밖으로 나가면 M은 존이 다시 그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도록 죄책감을 느끼게 만든다. M이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존을 잃을까봐 불안해하는 마음이 있는 거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사랑은 그런 것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섹스를 하든 요리를 하든 옆에서 같이 도와주면서 함께하고 수다 떨고 웃는 것인데, M은 항상 내 말을 끊고 들어와서 자신의 생각을 주입시킨다. 그래서 존이 지쳐있을 때 여자(W)를 만나는데, 그 여자가 먼저 존에게 접근해서 내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넣어준다. 그 여자와의 관계에서 뭔가 특별한 걸 느끼는 거다. 만약 존이 M과 정말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면 그 여자에게 안 넘어갔겠지. M과의 관계에서 공허함을 느꼈을 때 W가 그걸 다 채워주기 때문에 존이 둘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는 거다. 근데 하필이면 한 사람은 남자고 한 사람은 여자다. 그러니 그게 존이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의 문제로 보이는데, 존에게는 그것보다 ‘이 사람’ 이냐, ‘저 사람’이냐갸 중요한 거다. Q 대본에서 인상 깊었던 대사를 꼽는다면. 은석: 아까 이야기했던 것과 같은데, “왜 내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하고, 정의를 내려야 하고, 프레젠테이션 하듯 만들어서 너희에게 보여줘야 하냐.”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난 그냥 나고, 이 사람이 이래서 좋고 저 사람은 저래서 싫은 것이 나인데, 왜 나를 하나로 모아서 보여줘야 된다고 말하는 거냐, 그 부분이 와 닿는다. 사회가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모습이나 행동이 있지 않나.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살고 싶은데 계속 그런 것을 강요받으니까. 나도 살아오면서 그런 경험을 했고. 내 국적이 미국인지 한국인지, 영어가 더 편한지 한국어가 더 편한지,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난 그냥 이럴 땐 한국어를 쓰고 또 어떤 땐 영어를 쓰는 건데. 그런 부분이 비슷하다. 준원: 내가 좋아하는 대사는 존의 대사인데, “내가 누구랑 잤냐고 물어보지 않고 왜 내가 무언가랑 잤냐고 물어보냐.”고 하는 장면이 있다. 그게 좋고, M의 대사 중에는 “존, 들어올 때 불 끄고 쿠션 갖고 들어와.”라는 대사가 있다. 일상적인 대사이지만 아마 공연을 보시면 그 대사에서 여러 가지를 느끼게 되실 것 같다. Q 연습하며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은석: 너무 많다(웃음). 일단 내가 이제까지 연기해왔던 캐릭터는 대개 외향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정체성이 확실하고 자기주도적이고, 유머도 있고, 능글맞고. 자신감 넘치는 사람이나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사람도 있었고. 그런데 존은 그들과 모든 면에서 반대되는 인물이다. 예전의 캐릭터는 내 안에 있는 외향적인 모습을 조금 증폭시키면 표현할 수가 있었는데, 내가 원래 갖고 있는 존의 특성들은 워낙 작아서 그걸 증폭시켜도 (존에게) 못 미치는 것 같다. Q 그 작은 부분은 어떤 것인가. 은석: 내 안에 어딘가는 있겠지. 나는 이런 사람이야,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고는 있지만 무의식 속에서는 이게 맞는 건지, 옳은 선택을 했는지, 옳은 사랑을 하고 있는지 등의 생각들이 많지 않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씩 닮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존이 “사랑해”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면, 나는 내 안에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하지 못하는 캐릭터거든. 하지만 나도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그 마음은 같으니까, 계속 연습을 하면서 그 작은 부분을 증폭하는 과정을 지나고 있는 것 같다. Q 김준원 배우는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가. 준원: 힘들다기보다 중점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 템포, 리듬감이다. 때리는 싸움이 아니라 말로 하는 싸움인데, 다양한 리듬과 템포를 타고 공격이 들어가고 받아져야 그 느낌이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지금 그 부분을 굉장히 중요시하면서 연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캐릭터적인 면에 있어서는 동성애자를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끼리 게이 클럽에도 함께 가봤다. 은석이가 인기가 되게 많았다(웃음). 같이 가서 어울려 보기도 했는데 그걸 다 경험하고 나니 표면적인 걸 가져오는 것 보다 내적인 걸 충실히 하면 (외적인 것도) 자연스럽게 생기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든 남자든 자기 안에 굉장히 여러 가지 모습이 있지 않나. 남자들 중에도 소심한 사람이 있고, 여자들 중에도 대범한 사람이 있고. 그렇게 내 안에 많은 내가 공존하는데,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면 되지 않을까. 어떻게 보면 M의 대사가 더 여성스럽게 써 있는 것 같아서 오히려 좀 남자답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웃음). 일부러 게이처럼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더 게이같지 않게 하려고. 은석: 게이스럽게 하려는 것 자체가 게이를 한 가지 유형으로 정의하는 거니까. 우리가 참 많은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작품을 통해서 그런 선입관을 깨고 사람들의 정체성과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도록 연결고리를 좀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Q 존처럼 주위 사람들이 규정지은 자신의 정체성에 거부감을 느꼈던 적이 있나. 은석: 다 있지 않나?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대학교 시절이었는데, 내가 사람들을 좋아하고 노는 것,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어떤 자리에서든 항상 내가 주도하고 웃겨야 된다는 생각이 있다. 근데 나중엔 사람들이 그런 내 모습을 너무 당연시하는 거다. 나도 좀 가만히 앉아있고 싶은데 뭘 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박혀버리니까. 그래서 그 때부터 좀 바뀌었다. 사람들이 “넌 웃긴 애야, 분위기 메이커야.”라고 규정짓는 게 싫어서 그런 자리는 안 나가고, 만나는 사람들도 바뀌고 그랬던 것 같다. Q 그런 경우 주위의 기대를 수용하지 않는 편인가. 은석: 그렇다. 청개구리 기질이 있어서 내가 원해서 하는 거라면 그 몇만 배 이상을 해줄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것 이상을 요구하면 아예 안 한다. 내 의지와 다르게 행동하는 건 스스로 허용하지 않는다. 준원: 오늘 은석이에 대해서 많은 걸 알게 되는데?(웃음). Q 김준원 배우는 어떤가. 준원: 사실 모든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경험을 할 거다. 태어나면 “하지 마, 울지 마, 떠들지 마, 싸우지 마.” 이런 말부터 배우지 않나. 그렇게 어느 순간부터 우는 법을 까먹고, 웃을 때도 가식적으로 웃고,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숨기는 것이 사회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하며 자라오지 않았나. 그래서 자기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것 같다. 자신이 진짜 뭘 원하는지 모르고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해야 한다는 것들을 따라가는 거지. 권위, 권력,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서. 나도 그럴 때가 많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강요받으며 자라온 것 같다. Q 그런 행동에 스스로 제동을 걸었던 시점이 있었나. 준원: 아는데 제동은 못 걸었던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거니까. 그래도 배우들은 그런 표현을 무대에서라도 간접적으로 할 수 있고 또 깨달을 수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그걸 알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 EBS에서 정의에 대한 마이클 센델의 강의를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그 사람이 능동적인 삶이란 내가 목마르다고 코카콜라를 사서 마시는 게 아니라는 거다. 그건 머릿속에 코카콜라가 주입되어 있기 때문에 나오는 수동적인 반응이라는 거다. 그렇다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이란 뭘까. 그것을 아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문제 같다. “하지 마, 하지 마.” 이런 소리를 듣다가 내가 정말 뭘 원하는지 찾으려 하니 잘 모르는 거다. 아마 존도 그런 인물인 것 같다. 그건 아마 평생 찾아가야 할 것 같다. Q 이번 작품을 통해서 처음 같이 연기를 하게 됐는데, 서로에게 받은 인상은 어떤가. 준원: 난 남자배우한텐 관심 없는데(웃음). 은석이는 워커홀릭이다. 엄청 성실하고, 대사를 이렇게 빨리 외우는 친구는 처음 봤다. 분량이 가장 많은데도 제일 먼저 외웠다. 정말 대본을 손에서 안 놓는다. 다른 친구들은 몰래 연습할지도 모르지만 이 친구는 대놓고 열심히 한다. 이렇게 잘 생기고 키도 크고 연기도 잘 하는 배우가 성실하기까지 하면 안 되는 거다. 이건 반칙이다!(웃음) 은석: 성실한 게 아니라, 내가 불리하니까 안달이 나서 그렇게 한 거다. 준원이 형의 공연을 처음 본 것이 이었는데, 공연을 보며 언제쯤 저 사람이랑 같이 무대에 설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항상 내가 배우고 싶고 존경하는 배우들이 있으면 그런 생각을 한다. 를 봤을 때는 (이)명행 형이 그랬고, 을 보면서는 준원 형이 그랬고. 근데 이 작품에 캐스팅되면서 형이 출연한다고 하길래 무조건 한다고 했다. 지금도 어떻게든 배우고 싶으니까 (연습) 준비를 해오는 거다. 이 사람이 뭘 가지고 올지 모르니까 미리 싸울 준비를 해오는 거지. 수탉들의 ‘싸움’이니까. 준원: 앞으로 더 친해지려고 노력해야겠다. 왜냐면 이 친구가 엄청 잘 될 것 같거든(웃음). Q 마지막 질문이다. 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몇 단어로 꼽는다면. 준원: 지금 바로 떠오르는 것은 ‘사랑’. 그리고 ‘존중’. 은석: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것은 ‘감사함’이다. 감사할 줄 알면 나머지는 다 해소되는 것 같다. 욕심도 안 나고, 딴 생각도 안 하게 되고, 내 자신을 탓하거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도 않게 되고. 내가 감사할 줄만 알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주변에서 그런 말을 많이 한다. 너는 빨리 장르 바꿔서 영화나 드라마도 하고, 미국에 가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냐고. 근데 나는 지금 하고 있는 게 좋고, 이런 작품들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물론 좋은 작품을 하다 보면 좋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있지만, 지금은 여기에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작품, 좋은 일을 하고 있어서 좋다. 준원: 사랑과 존중, 그리고 하나 더 꼽자면 ‘연기’. 은석: 나는 감사함과 ‘윤리’. 난 ‘상위 1%’ 같은 말로 사람들을 나누는 것이 너무 싫다. 내가 너보다 이걸 많이 했으니 더 얻고 갈 거야, 라는 생각은 안 하면서 살고 싶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6.20 / 조회 16,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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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여우들] “지금 내가 더 애가 탈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 <날 보러와요> 이봉련
그녀가 등장할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디서 저런 배우가 튀어나왔나 싶었고, 넋 놓고 벌린 입을 나중에서야 멋쩍어하며 닫아야 했다. 분명 이봉련은 눈에 띄는 배우다. 흔히 상상할 수 있는 튀는 외모를 지닌 건 아니다. 의 주인 할매, 의 간질, 의 박복녀 할머니, 의 형부와 바람난 시골 아낙 종란, 의 여고생 등 일일이 다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10대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가로지르는 폭 넓은 나이대의 배역을 각기 개성 만점,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인물로 펼쳐내었기 때문이다. 현재 공연 중인 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평생 속을 썩인 남편이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까닭에 경찰서에 끌려와 넋두리를 늘어 놓는 남씨 부인은 단 한번 등장하지만 관객들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각인되는 배역 중 한 명임이 분명하다. 그리하여 말한다. 제발 이 배우를 놓치지 말라고.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여배우를 이야기 할 때 이봉련이 빠져서는 안 된다고."한 번 등장하지만 좋은 역할 같아요. 오히려 등장시간이 짧아서 더 부담스러워요. 공연이 시작되면 같이 무대 뒤에서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작품에 익어 있어야 하니까요."연극 의 러닝타임은 110분. 이봉련이 남씨 부인으로 등장하는 시간은 공연 후 45분이 지나서다. 남씨 부인은 "술만 쳐먹었다 하면 그 놈 눈깔이 뒤집히는데, 어쩌다가 그런 자식을 만나 이런 데까지 끌려오는지, 미치고 자빠지겠"는 사람이다. 여전히 미해결 사건으로 남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이 연극에서 그의 남편은 용의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상태. 남씨 부인은 "그럴 줄 알았다"며 남편 욕을 퍼 붓다가도 "한 번만 만나게 해 달라고" 사정까지 하고야 만다. "상황 자체가 너무 연민이 느껴지는 인물이더라고요. 그렇다고 누굴 보고 흉내 낼 수도 없고 어디서 봤던 상황도 아니니 내 경험치보다 훨씬 더 많이 상상을 해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들어요. 남편이 살인자라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는 상황,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사람이라 애증 때문에 경찰서에 달려와서 천하의 죽일 놈이라고 하지만 결국 한 번만 보게 해 달라고 사정하는 아내의 마음은 어떨까. 결국 진심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에요." 연극 중유일하게 등장하는 용의자의 가족으로서 형사들, 용의자 이외의 또 다른 상황과 감정들을 표출해 내야 하는 부담감은 실로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하루 종일 공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진 않지만, 그 생각을 가장 열심히 할 수 있는 시간에 확 집중해서 하고 그 외에는 되도록 철저하게 나, 이봉련으로 있을 수 있게 노력한다"는 건 그가 배우로 지내오며 온 몸으로 체득한 집중 방법일 테다. 그만이 가지고 있는 '집중력 극대화' 방법이 또 있다. 바로 시끄러운 곳에서 대본 읽기. "주로 길 한 중간이나 시장 같은데, 사람이 왔다 갔다 하는 명동, 지하철 입구에 서 있을 때 대사가 잘 외워져요. 조용한 곳에선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고요한 상태가 있는데 왜 굳이 다른 음악이나 소리를 들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한번 해 보세요, 오히려 소음이 엄청 큰 곳에서 굉장히 집중하게 되요.(웃음)" 외향적인 사람으로 유난히 왁자지껄한 곳을 좋아해서가 분명 아니다. 무대 위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거칠거나 혹은 구성진 몸짓과 말투가 아닌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본인의 이야기를 야무지게 이어나가는 그는 "이것이 나의 기본적인 높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저 자신이 소극적이라는 걸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과거엔 내가 더 적극적이고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해왔던 일들이 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었거든요. 자기 믿음으로 밀고 나가는 부분이 있어야 리더가 되는데 전 다른 사람 생각에 걱정이 많은, 우유부단한 면이 있거든요. 대신 리더를 잘 따라갈 자신은 있어요."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여러 명이 뭉치는 자리에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에 조심스럽다는 것이 그녀가 말하는 '소심'일 뿐, 꿈과 인생을 앞둔 선택에 있어서는 후회를 줄이는 빠른 결정이 이봉련의 지난 날들을 이뤄 왔다. 튀지는 않았지만 무기력했던 소녀시절 고등학교 입학 한달 만에 자퇴를 했고 이후 검정고시를 치뤄 또래보다 일찍 대학에 들어갔다. 사진 전공으로 대학원에서까지 공부를 이어갔지만 또 다시 무료함이 찾아올 즈음 한 대학의 사회교육원 뮤지컬과에 등록하게 되었고, 그렇게 그녀는 뮤지컬이라는 삶의 또 다른 시작으로 들어서게 된다. "서른 다섯 살의 나라는 사람이 발견한 것 중 하나는 무언가를 두고 선택을 했다면, 선택하지 않았던 다른 일은 언젠가, 어차피 하게 되어 있다는 거에요. (웃음)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고, 지금 어떤 것을 결정하고 다음에 또 그것에 대해 결정할 날이 와요. 그래서 지금 결정을 빨리 해요. 너무 오래 고민하면 답답하고 괴로워지니까. 그 선택이 잘못되었다면 물론 어렵겠지만, 그걸 깨달았을 때 빨리 취소하고 거기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는 거죠. 그래서 지금 즐겁게 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그게 아니라면 천하의 어떤 것도 안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이봉련이라는 가명도 배우를 막 시작했을 즈음 만들어졌다. 그의 본명은 이정은이다. " 개명특집에 나왔던 이름이에요. 봉련의 뜻을 찾으면 가장 처음 나오는 게 '봉황 장식을 한 가마'거든요. 또 다른 거창한 뜻을 찾을 필요가 없었어요. 너무 뜻이 크면 부담스럽기도 하고, 또 잘 생각해 보면 가마가 서비스 업이야. (웃음) 이 이름으로 배우를 하는 건 참 괜찮겠다, 싶었죠. 배우도 누군가를 끊임없이 업고 태워야 하니까. 임금이 누가 될지도 모르고, 또 공연마다 타는 사람이 달라지고, 어떤 작품에서는 가마 자체가 이야기를 할 수도 있잖아요. 또 2008년에 할 때는 포스터에 '이정은, 이봉련, 이정은' 이렇게 이름이 실릴 정도로 배우 중에 이정은이라는 이름도 많았고요." 그녀의 부모님은 "딸의 성격을 아니, 남 앞에서 뭔가를 한다는 거에 놀라셨다"지만, 올해로 벌써 데뷔 10년,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이봉련의 이름은 점점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지역 사투리를 걸판지게 구사하는 역에서 존재감은 더욱 부각되었다. " 에서 할머니 역을 했고 또 공연을 오래 하기도 했어요. 에서도 40대 중반의 여자고 도 많이 기억해 주시고요. 강렬한 역할을 젊은 배우가 하니 더 많이 기억해 주시는 것 같아요. 굉장히 많이 부담이 되요. 경상도 포항 출신이지만 전라도 사투리도 선배님들에게 간간히 배워왔어요. 누가 보더라도 어색하면 안되고 일단 스스로 말하기 편할 정도로 익혀야 하니까요." 남다른 역할 욕심이 있는 건 아니다. "무슨 역 하고 싶은지 물을 때마다 대답을 못한다"는 그녀는 "이 작품, 이 배역을 맡아 마음을 쓸 수 있는지, 내가 애를 더 쓸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게 유일한, 그리고 확고한 자기 기준이다. "예전엔 비슷한 역할 하기 싫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문득 '남들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뭘까? 그게 내 선택의 전부가 되는 것인가?'를 생각해 봤어요. 비슷한 느낌의 역할들이라 해도 각 작품마다 그 인물이 만나는 주변 사람들이 다 다르잖아요. 그것으로 인해 맡은 인물이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배우는 선택 받는 직업이지만 스스로 '난 못해'라는 자괴감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타인이 나에게 배우를 해라, 하지 말아라 하진 않거든요. 배우는 유일한 내 직장, 내 일터이고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이니까 이걸로 인해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되요." 에서 성나정과 해태의 동기생으로 출연했던 것을 비롯해 다수의 영화, 드라마에서도 종종 그녀를 만날 수 있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을 찾기 위해 대학로를 눈여겨보는 많은 감독들이 그녀를 놓칠 리 없다. "한 편씩 하는 거 좋죠. 매체는 다르지만 같은 선에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제일 재미있냐고 물으면 당연히 연극이죠. 내가 돌아올 곳이 어디인지, 내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그것을 잊지 않고 있어요." 그녀는 스스로에게 '파이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스스로에게까지 곧 실망하게 될, 거짓말 같은 말, 마음에 없는 소리는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좀 닭살스럽기도 하잖아요,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어' 이런 거.(웃음)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자기애가 강하지만, 배우들은 항상 자기 만족도에 채찍질을 하는 입장이거든요. 하지만 항상 남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에 흔들리면 아무것도 못해요. 그래서 오히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커야 한다고 생각해요." 솔직했고, 진실했고, 그리고 시종일관 담담했던 그녀다웠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4.18 / 조회 17,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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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공포와 유머, 눈길 사로잡는 연기력까지…<날 보러와요>
아악-외마디 비명소리 소리에 마음이 서늘해진다.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밤길이 은근 걱정되면서도, 어느새 키득키득 웃음이 터져 나온다. 연극 는 첫 무대에 오른 지 19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섬뜩한 공포와 웃음을 풍부히 선사한다. 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군 일대에서 발생한 미해결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연극이다. 경찰과 기자들이 10여 차례에 이르는 강간 및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담아내 1996년 초연부터 큰 화제를 낳았다. 2003년에는 이 연극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이 500만 관객을 불러들인 바 있다. 극은 이미 네 건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 후,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서울에서 발령받은 김반장이 등장하며 시작된다. 과학적 수사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형사와 걸핏하면 용의자를 윽박지르는 조형사, 능글능글 유쾌한 만담꾼인 박형사가 등장해 김반장의 지시 하에 용의자를 추적해 나간다. 수사가 진행될수록 어두운 긴장감이 객석에 스민다. 이 연극이 시종일관 긴장감만 조성하는 것은 아니다. 형사들이 열악한 수사환경에서 고군분투하며 오판을 거듭하는 장면, 가지각색 다양한 용의자들이 잡혀와 취조 받는 장면에 유머가 가득하다. 용의자가 무모증일 것이라고 판단하고 하루에 10번씩 목욕탕을 들락거리며 무모증 환자를 찾는 형사, 살인현장 주변의 흙을 한 통 퍼와 현미경을 들이대고 체모를 찾는 형사들의 모습이 안쓰러운 웃음을 자아낸다.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좌절과 혼란에 빠지고 서로 대립하는 형사들의 심리도 섬세하게 그려진다. 의욕 넘치던 김반장도, 유머를 잃지 않던 박형사도, 가장 이성적이었던 김형사도 번번이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범인과 끔찍한 범죄현장 때문에 무너져 간다. 김형사가 마지막 용의자를 앞에 두고 흥분해 이성을 잃고 분노하는 장면에서 객석의 안타까움도 절정으로 치닫는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보는 가장 큰 즐거움은 배우들의 호연을 보는데 있다. 김형사 역을 맡은 김준원 등 주연배우들은 물론이고, 짧은 시간 등장하면서도 순식간에 눈길을 사로잡는 남씨부인 역의 이봉련, 멀티맨 역의 양승환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관음증 환자를 비롯한 세 명의 용의자를 번갈아 연기한 김철진도 이에 못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그가 다음 작품에서 보여줄 연기도 궁금해졌다. 공연은 내달 31일까지 아트센터K 세모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4.04.15 / 조회 1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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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후 19년, 여전히 섬뜩하다 <날 보러와요>
1996년 첫 무대에 오른 후 큰 반향을 낳았던 연극 가 2009년 서울공연 후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원작자 김광림과 연출가 변정주를 포함해 의 주요 제작진 및 출연진은 지난 1일 작품의 일부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군 일대에서 발생한 미해결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연극이다. 경찰과 기자들이 다양한 용의자를 만나 10여 차례에 이르는 강간 및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을 섬뜩할 만큼 리얼하게 담아내 초연부터 큰 화제를 낳았다. 당시 작가 김광림은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받았고, 이후 송새벽·김뢰하·권해효 등이 이 작품을 거쳐갔다. 2003년에는 이 연극을 원작으로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이 500만 관객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날 배우들은 극중 5~8장에 해당하는 30여분의 장면을 시연했다. 수개월째 동일한 수법으로 이어진 살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모인 네 명의 형사와 경찰서에 수시로 나타나는 여기자, 인근 다방의 미스김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초반부터 몰입도를 높였다. 이어 걸쭉한 사투리를 쓰는 용의자의 부인과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는 또 다른 용의자가 차례로 등장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특히 개성과 실력을 갖춘 배우들의 연기는 잠깐의 시연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으며 본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1980년대 지방 경찰서의 분위기를 재현한 무대와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옛 가요도 음울하고 미스터리한 작품의 분위기를 살렸다. (왼쪽부터) 김광림 작가, 변정주 연출이어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광림 작가는 작품의 소재인 화성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해 “당시 범인이 잡히지 않아 범인이 화성에서 왔다는 얘기까지 있었을 정도다. 그 때 억울하게 경찰서에 잡혀가서 취조를 당했던 수많은 용의자를 한 명의 인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작품을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작품을 쓰면서 극중 범인을 쫓는 것이 마치 삶의 진실을 찾는 과정과 같다고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변정주가 2009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맡았다. 변정주 연출은 “이 작품은 연극을 공부하고 배우들과 소통하고 그것을 무대 위에서 펼쳐내는 데 있어 제게 교과서와 같은 작품이다. 5년 만에 이 작품을 다시 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각별한 소감을 전했다. 캐스팅에 대해서도 “100퍼센트 내가 원하는 배우들로 출연진을 구성해 공연하게 돼 더욱 기쁘고 새롭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등의 뮤지컬에 출연해온 최유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연극에 출연하게 됐다. 2010년 를 하며 만난 변정주 연출에게 계속 연극을 시켜달라고 졸랐다는 최유하는 “연극과 뮤지컬이 같은 공연예술로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해보니 많이 다르다. 새롭게 배우는 기분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는 이외에도 영화와 무대를 오가며 활발히 활약중인 중견배우 송영창·송종학·차순배를 비롯해 의 김준원, 의 이봉련 등 믿고 볼 수 있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공연은 6월 1일까지 대학로 아트센터K 세모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4.04.02 / 조회 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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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기발하고 잔인하다, 1년 만에 돌아온 연극 <필로우맨>
기이하고 잔인한 상상력으로 빚어진 연극 이 지난해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은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작가 겸 영화감독인 마틴 맥도너가 쓴 은 아이들을 소재로 잔혹한 동화를 쓰는 작가 카투리안과 그를 아동살해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하고 추궁하는 두 명의 형사, 그리고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 사이에서 벌어지는 진실공방을 담은 연극이다. 2007년 국내 초연 이후 지난해 5년 만에 무대에 올라 전석 매진되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올해 무대에 오른 네 명의 배우 중 김준원·손종학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에 출연한다. 등에서 활약해온 김준원은 잔인한 동화를 쓰는 작가 카투리안을, 의 손종학은 카투리안을 심문하는 형사 투폴스키를 맡았다. 마이클 역의 홍우진과 에리얼 역의 정태민은 이번 공연에 새로 합류했다. 그간 등에 출연해온 홍우진이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로, 의 정태민이 다혈질의 형사 에리얼로 분한다.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김준원, 손종학, 홍우진, 정태민연극은 카투리안이 영문도 모른 채 취조실로 붙잡혀와 형사 투폴스키와 에리얼로부터 심문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침착해지려 애쓰던 카투리안은 옆방에서 귀에 익은 비명소리가 들려오자 점차 이성을 잃는다. 비명소리의 주인공은 카투리안의 형인 마이클. 취조가 진행될수록 이들 형제의 어두운 어린 시절이 드러나고, 참혹한 아동살해사건의 전모도 함께 밝혀진다. 이지적이고 냉혹한 형사 투폴스키와 그의 부하 에리얼이 펼치는 심리전도 긴장감을 더한다. 지난해 소극장에서 공연됐던 이 작품은 올해 중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변정주 연출은 "이번 공연장이 3면의 객석으로 둘러 쌓인 돌출형 무대여서, 최대한 많은 관객이 무대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중간중간 활용된 영상과 강렬한 조명도 상상력을 자극한다. 네 등장인물의 이야기 외에도 '사거리의 세 사형대' '작은 초록돼지' 등 작가의 번뜩이는 상상력이 빛나는 동화들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카투리안·마이클 등이 생생한 표정과 몸짓을 더해가며 들려주는 이 동화는 고통으로 얼룩진 삶에 대한 은유를 담고 있다. 제목 '필로우맨' 역시 카투리안이 집필한 동화의 주인공이다. 온 몸이 핑크색 베개로 만들어진 필로우맨은 어린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비참한 삶과 대면하지 않을 수 있도록 미리 목숨을 끊도록 돕는다. 어두운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일그러진 세계관을 갖게 된 카투리안과 마이클의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서늘하게 한다. "이 작품은 '이야기'라는 것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연출의 말도 곱씹어 볼만하다. 은 12월 15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3.11.21 / 조회 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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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짬뽕’ 10주년 기념 앵콜 공연
연극 ‘짬뽕’이 5월 10일부터 6월 30일까지 10주년 기념 공연을 마치고, 7월 1일부터 9월 8일까지 대학로 달빛극장에서 앵콜공연을 시작한다.작품은 2004년 초연한 작품이다. 5?18 민주화운동이 짬뽕 한 그릇으로 인해 일어났다는 설정으로 아픈 과거사를 춘래원 가족의 삶에 투영한다. 무거운 주제를 가벼움과 진중함 사이에서 풀어내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이번 공연은 초연부터 함께해 온 연출가 윤정환이 참여했다. 그는 연극 ‘짬뽕’의 극작과 연출을 동시에 맡았다. 뮤지컬 ‘캣츠’, ‘뷰티풀게임’, ‘에비타’ 등의 작품에서 연출가로 활약한 바 있다.올해는 10주년을 맞이한 만큼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주옥같은 명대사를 던지는 ‘신작로’ 역은 윤영걸, 김원해, 최재섭, 정태민, 박주용이 맡는다. ‘오미란’ 역은 강수영과 김화영, 윤선희가 함께하며, ‘백만식’ 역으로는 김준원, 허동원, 김선덕이 출연한다. 그 외에도 채송화, 김민선, 백윤희, 정수한, 임한창, 정정남, 이건영, 서성종, 김경환, 김정현, 이세영, 김태성, 김조연 등이 함께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7.05 / 조회 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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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로 경험하는 메시지! 연극 ‘당신의 눈’
연극 ‘당신의 눈’이 12월 5일부터 30일까지 선돌극장 기획시리즈 ‘선돌에 서다’로 공연된다. 연극 ‘당신의 눈’은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윤정환 연출이 오랜 시간 동안 장애인 봉사활동 및 연극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들을 모아 만든 작품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극단 애인’ 소속의 장애인 배우가 출연한다. 연극 ‘당신의 눈’은 구조주의 연극이다. 구조주의 연극은 스토리흐름으로 메시지를 얻는 것이 아닌 관객에서 단지 구조로서 메시지를 경험하게 하는 연극이다. 공연관계자는 "연극 '당신의 눈'에서는 면접관 배역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캐스팅했고 전체적인 연출과 기획 모두 형식파괴, 경계파괴를 의도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뮤지컬 ‘캣츠’, ‘뷰티풀 게임’, ‘에비타’ 등을 연출한 윤정환이 연출을 맡았고 장정애, 김준원, 신현종, 이선주 등이 출연한다. 이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1.29 / 조회 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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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맨> 잔혹하고 슬픈 형제의 동화
머리와 몸, 심지어 손가락까지 베개로 만들어진 필로우맨. 순하고 평온한 외모이지만 그가 하는 일은, 비참한 인생을 살게 돼 있는 사람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어린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게 도와 주는 것이다..마틴 맥도너의 연극 이 2007년 초연 후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 작품은 ‘필로우맨’ 등 잔혹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 카투리안과 그를 의심하고 추궁하는 두 명의 형사, 그리고 어두운 사연을 지닌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 사이에서 일어나는 치열한 진실공방이 일련의 살인사건을 가운데 두고 펼쳐진다. 이 작품에서 가장 먼저 이목을 끄는 부분은 카투리안이 만들어낸 ‘이야기’다. 삭막한 취조실에서 카투리안의 나레이션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환상적이지만 잔인하고 슬프다. 을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섬뜩한 인간 내면을 그리는 심리 드라마로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 카투리안과 두 형사가 벌이는 심리전도 눈길을 끈다. 카투리안과 마이클에게 '친절한 형사'임을 내세우지만 미리 정해둔 자신만의 결론으로 사건을 구성하려 하는 투폴스키와의 팽팽한 긴장감이 공연 전반에 흐른다. 잔혹한 이야기만 줄기차게 쓰는 카투리안(김준원)과 능청스럽지만 냉정한 형사 투폴스키(손종학) 카투리안의 잔인한 이야기를 무표정하게 읽어 내리는 형사 말보단 주먹이 먼저. 에리얼 형사(조운)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변정주 연출은 “언어적인 묘미가 관람 포인트”라며 “등장인물 사이에서 일어나는 진실의 조작과 대립 등을 주목해서 봐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능한 영어의 텍스에 있는 리듬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며 무대는 집중력을 위해 영상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어둡고 잔인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작가, 카투리안 역은 등에서 활약한 김준원이 맡았다. 그는 “좋은 작품을 만나면 부담감보단 설렘이 더 크다”라며 “하지만 이 작품은 감당이 안될 수 있겠구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대사량 때문에 고생했다”고 말했다. "너희 집에서 발견된 걸 봐" 잔인한 동화로 구현되는 이들의 과거 카투리안을 추궁하는 냉혹한 형사 투폴스키 역에 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손종학이 맡았고,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형사 에리얼 역엔 조운, 어릴 적 고문의 후유증으로 머리에 손상을 입은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 역엔 이현철이 열연한다.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이현철) 형의 극단적인 순수함과 잔인함에 기함하는 카투리안작가 마틴 맥도너는 데뷔작 을 단 8일만에 써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작가. 2003년 초연과 함께 뜨거운 이슈를 만들어 낸 은 지난 2007년 배우 최민식이 카투리안 역을 열연하며 LG아트센터에서 국내 초연된 바 있다, 2012년 은 오는 9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2.08.17 / 조회 1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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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 반가워! 돌아온 명작 열전
명작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해를 거듭하며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던 겉과 속이 꽉 찬 개성만점 작품들이 우리 앞에 다시 찾아온다. 스케일만큼 가격 부담이 컸던 대극장 공연에 비해 주머니의 부담까지 덜어주니 만나러 가는 발걸음도 가볍다. 부담이 비워진 자리, 후회 없을 재미와 감동, 웃음과 눈물을 채워보자. 올 여름이 한결 뿌듯하고 시원해진다.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산 셰익스피어 연극 / 8.1~26 명동예술극장 세계에서 수없이 많이 공연되었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이토록 놀랍게 태어날 수도 있다. 올 4월 런던올림픽 기념, 각국의 셰익스피어 작품이 한 자리에 모였던 글로브 시어터 ‘글로브 투 글로브’ 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초청되기도 한 극단 여행자의 과 여행자의 또 다른 대표작 가 명동예술극장에 번갈아 오른다.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에 양정웅 연출이 한국 고유 색채를 가미해 독특하게 재창조한 두 작품은, 얽히고 설키는 사랑의 화살표가 남장 여자와 여장 남자, 재간둥이 도깨비의 등장 등 재치 있는 설정과 표현으로 유쾌하게 오고 간다. 한판 소동과 웃음 속에 아름다운 언어와 탁월한 비유, 셰익스피어의 상상력 등 원작의 묘미가 넘실댄다. 객석 어딘가에서 배우들이 불쑥 나타나도 너무 놀라지 말길. 흥겨운 몸짓과 몸재주, 전통 악기 연주를 함께 하는 그들의 등장에 왁자지껄 웃으면 된다. 두 작품이 날을 교차하거나 하루에 차례로 동시 공연하기도 하니 일정표를 잘 살펴봐야 한다. 살구처럼 시린 구동과 자숙의 사랑 뮤지컬 / 8.7~10.28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조선시대 어느 한 날, 왕세자가 사라졌다. 궁궐은 발칵 뒤집어졌고 왕세자를 찾는 와중에 중궁전 나인 자숙과 내관 구동이의 수상한 만남이 도마 위에 오른다.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이 둘의 시린 사랑이 눈물처럼 번져 가득 차 오르는 뮤지컬 이다. 사랑하는 자숙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도 행복해하는 구동을 비롯, 놓인 환경 속에 어찌할 수 없는 자숙, 왕과 왕비 등 저마다 처연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정 없이 사로 잡는다. 공연 내내 단 한번도 무대를 퇴장하지 않는 배우들의 열정 어린 모습도 객석 곳곳에 전해진다. 부부인 한아름 작가, 서재형 연출의 연극에서 2010년 뮤지컬로 새 옷을 입은 이 작품은 지난 해 경희궁에서 야외 고궁뮤지컬로 공연하며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올해는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층 객석 70석을 드러내어 더 넓은 무대로 만들었으며, 40인조 오케스트라와 타악기를 활용한 음악은 풍만한 볼륨감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순신 장군이 이렇게 웃겼어? 뮤지컬 / 8.7~10.31 PMC 대학로자유극장 난중일기에서 빠진 3일간의 기록. 근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장군 이순신이 사실은 깨방정과 호들갑을 동시에 지닌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니! 기발한 발상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는 그 소재와 구성, 표현의 참신함을 인정받아 2008년 창작팩토리 우수 뮤지컬 제작지원 최우수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듬 해 초연하여 큰 박수를 받은 이후 매년 앵콜 공연을 거듭하며 21세기 형 친근한 영웅의 모델을 선사하기도. 무엇보다 산 속을 헤매다 배고픔을 못 참고 고구마 하나를 두고 원초적 몸싸움을 벌이는 등, 욕도 하고 서러워도 하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이 웃음으로 연결되는 게 이 작품의 매력이다. 다소 모자란 일본 무사 사스케와 백치미와 야무진 성격을 모두 지닌 막딸, 빼 놓을 수 없는 멀티맨 등 각 캐릭터의 등장도 웃음을 쉴 수 없게 만든다. 숨막히는 잔혹 스릴러 연극 / 8.11~9.15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쫓는 예리하고 매서운 형사의 눈길이 취조실을 채운다. 용의자로 작가와 그의 형이 지목된 것은 살인사건이 작가가 쓴 소설과 똑 같은 형태로 일어나기 때문.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필로우맨를 탄생하게 한 이들 형제의 끔찍했던 어린 시절이 서서히 드러난다. 연극 의 작가이기도 한 영국의 마틴 맥도너가 쓴 작품으로, 2003년 초연 당시 긴장과 공포, 잔혹함과 함께 위트를 잃지 않는 모습으로 지적 충격을 안겨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는 2007년 초연 이후 이번이 두 번째 공연이며, 당시 7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최민식이 작가 카투리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바 있다. 올해 공연에서는 작품의 환상미와 관객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기 위해, 실사 애니메이션이 포함된 영상을 활용하며 카투리안은 무대 위 스토리텔러로 등장해 영상과 자신의 소설, 즉 이야기 사이를 더욱 긴밀하게 펼쳐 나갈 예정이다. 미니멀한 세트와 오브제는 취조실을 훔쳐보는 듯한 긴장감을 관객에게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다. 푸근한 베개들로 만들어져 누구에게나 안정감을 주는 필로우맨, 극이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섬뜩한 그의 존재에 공포감이 더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7.27 / 조회 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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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찾아오기 전에 죽음을... <필로우맨> 8월 개막
소설 속 잔혹한 살인 사건이 현실에 그대로 일어났다? 소설을 쓴 작가 카투리안과 그의 형 마이클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확신하고 있는 형사 투폴스키와 에리얼의 팽팽한 대립, 연극 이 8월 공연한다. 연극 의 작가이기도 한 마틴 맥도너의 작품으로, 취조가 계속될 수록 카투리안이 쓴 소설의 면면이 드러나고, 더불어 이들 형제의 끔찍했던 어린 시절이 밝혀지며 잔혹함과 강렬한 충격이 더해진다. 2004년 초연 이후,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 최우수 신작 작품상(2004), 토니 어워즈 최우수 무대, 조명 디자인상(2005) 등을 수상했으며, 2007년 국내 첫 선을 보였을 당시 박근형이 연출을, 최민식이 소설가 카투리안 역을 맡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의 변정주 연출로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에서는, 등의 김준원이 카투리안 역을 맡으며, 등에 출연한 손종학이 노련하고 냉정한 형사 반장 투폴스키 역으로 나선다. 카투리안의 형이자 어린 시절 부모의 고문으로 뇌 손상을 입은 마이클은 등의 이현철이, 말 보다 주먹이 앞서며 아이들 대상 범죄에 무조건적인 분노를 가진 에리얼 형사는 등에 출연해 온 조운이 맡았다. ‘필로우맨’은 온 몸이 베개로 이뤄진 거대한 남자로, 고통에 처한 사람들을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게 한 후 고통이 찾아오기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연극 은 8월 11일부터 9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노네임씨어터컴퍼니 제공
2012.07.10 / 조회 10,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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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만의 사랑학개론 설전! 연극 ‘훈남들의 수다’ VS ‘사랑했던 놈, 사랑하는 놈, 상관없는 놈’
남자들만의 모임에서 언제나 빠질 수 없는 소재거리가 있다. ‘여자’, ‘군대’, ‘사랑’ 이야기다. 대학로에서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여자’와의 ‘사랑’에 관한 비슷하지만 다른 연극 2편이 공연 중이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는 4명의 훈남들이 여자들 못지않은 과감한 수다를 펼친다. 이 시대 남자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솔직하고 발칙하게 그려냈다. 연극 ‘사랑했던 놈, 사랑하는 놈, 상관없는 놈’은 절친인 30대 초반 남자 3명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풀어냈다. 이들은 울고, 싸우고, 웃고, 설득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사랑하는, 사랑하고픈,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바로 당신과 나, 우리의 진실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엿듣고 싶은 그들의 은밀한 이야기2011년 7월 1일 ~ 8월 21일대학로 나온씨어터 2011년 4월부터 6월까지 공연됐던 ‘훈남들의 수다’ 시즌2가 앵콜 연장 공연에 들어갔다. ‘훈남들의 수다’는 2010년 7월 초연 후 끊임없는 인기몰이로 2011년 7월 서울 앵콜 공연에 이어 가을에는 대전, 부산까지 이어간다. 모든 여자들은 자기 남자의 속내가 궁금하다. 이 연극은 젠틀하고 멋진 남자들에 대한 사랑과 진실, 그들의 감춰진 늑대 본능의 속내를 유쾌하게 드러낸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 관계자는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남성들의 허심탄회한 내면을 훔쳐 볼 수 있는 연극이다. 그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공개된다”고 전했다. 외모, 직업, 매너를 고루 갖춘 네 남자가 와인 바에 모여 있다. 게임동호회로 뭉친 모임이다. 그들은 와인을 한 잔, 두 잔 마시며 수다를 떤다. 어느새 와인 향에 취해 사랑, 연애, 결혼, 그리고 성(性)담론의 거침없는 이야기를 쏟아낸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 관계자는 “폼 나는 그들의 모습 뒤에 그려진 외로움의 그림자가 관객을 짠하게 만들기도 하는 연극이다”고 말했다. 연극 ‘훈남들의 수다’는 여자들이 엿듣고 싶고 궁금했던 남자들 세계의 이야기를 포장 없이 그려냈다. 독특하고 특별한 그들만의 이야기로 대학로에서 수다 중이다. 연극 ‘사랑했던 놈, 사랑하는 놈, 상관없는 놈’-십년지기 세 친구의 유쾌, 상쾌, 통쾌한 사랑이야기오픈 런 ~ 2011년 8월 31대학로 솔나무 극장 2010년 1월 처음 시작한 창작 연극 ‘사랑했던 놈, 사랑하는 놈, 상관없는 놈’(이하 연극 ‘놈놈놈’)은 2011년 8월 31일까지 ‘놈놈놈 The Final’이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공연을 진행 중이다. 이 공연은 세상에서 가장 치졸하고, 이기적이며, 소심한 수컷들의 사랑학개론을 표현했다. 성별을 넘어 공감하고 너무나 인간적인 캐릭터로 구성했다. 연극 ‘놈놈놈 The Final’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재미난 구성과 대사를 구사한다. 또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감성으로 관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던진다. 연극 ‘놈놈놈 The Final’ 관계자는 “다수의 여자 관객은 물론 세대와 나이를 떠나, 보는 이 모두를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연극이다. 소극장의 묘미인 관객 참여 이벤트로 기억에 남는 공연 관람의 추억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놈놈놈 The Final’은 대학생 기획단이 만드는 성장 스토리(이하 대기만성)에서 기획을 맡았다. 극 중 가상으로 등장하는 ‘하오자밍’의 이름을 딴 프로포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대학생들의 이목을 끄는 복불복 소개팅 이벤트 등으로 신선함과 즐거움을 제공한다. 연극 ‘사랑했던 놈, 사랑하는 놈, 상관없는 놈’은 웃음과 설렘, 반전 그리고 감동의 눈물로 무장한 채 2011년 8월 31일까지 대학로 솔나무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김동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18 / 조회 12,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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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새로운 배우들로 새 단장한, 연극 ‘쉬어매드니스’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미용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범인을 관객들이 직접 지목하고 심문 하면서 범인을 찾아내 관객이 결말을 정하는 관객참여형 연극이다. 코믹 추리극이라는 가장 큰 매력을 지닌 연극 ‘쉬어매니드스’가 오는 4월 13일부터 새로운 배우들로 관객맞이 새 단장을 준비하는 연습현장을 찾았다. 연극 ‘쉬어매드니스’의 변정주 연출이 대사, 표정, 몸짓 등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모니터 하며 연습에 함께 참여했다. 첫 공연이 시작되기 2주전이지만 배우들은 지금 당장 무대에 오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연습임에도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의 모습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열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공연처럼 느껴졌다. 각자의 맡은 역에 몰입하는 배우들은 어느새 자신이 아닌 무대 위의 강형사, 조호진, 권영화, 조형사, 장미숙, 오준수였다. 새로운 캐스팅으로 미용실을 단장한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연극 ‘뷰티퀸’, 뮤지컬 ‘지하철1호선’, 영화 ‘타짜’ 등 다양한 장르에서 탄탄한 연기로 실력을 검증 받은 베테랑 배우 신안진이 강우진 형사 역을 맡았다. 개성 있는 연기력과 좌중을 압도하는 입담을 선보인 배우 차청화가 권영화 사모님 역에 캐스팅되어 기존의 사모님과는 또 다른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준수 역에는 뛰어난 성량과 섬세한 연기로 주목 받은 맹주영이 출연한다. 연극 ‘봄이 눈 뜰 때’를 통해서, 자신만의 개성으로 무대 위에서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 문민형이 귀엽고 섬세한 미용사 조호진 역을 연기한다. 깜찍 발랄하고 매력적인 미용사 장미숙 역과 긴박한 상황 속에서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조영민 역은 배우 이상숙과 이충주의 몫이다. 살인사건이라는 소재를 유쾌한 웃음과 관객들의 직접적인 참여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풀어낸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에서 오픈 런으로 공연 중이다.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yaganvihang@nate.com
2010.04.01 / 조회 2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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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쉬어매드니스’의 추격은 계속된다! ‘쉬어매드니스’의 김송이 ? 방기범 배우
“제가 성격이 되게 급하거든요. 권영화 사모님도 그런 점에 있어서는 실제 제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 어떤 때는 이게 김송이인지 사모님인지가 헷갈릴 때 있어요. 저는 성격은 급한데 반응은 느리거든요. 근데 이 사모님은 마치 어린이처럼 포커스가 굉장히 빨리 바뀌어요. 모든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니까 그런 면이 제일 힘들죠. 그렇지만 저에게 없는 부분을 깨워줘서 힘들지만 좋아요.” “범죄자 역할이다 보니 사람 죽였다는 생각을 계속 갖고 있어야 하고 늘 긴장해야 하는 부분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사실 실제 방기범의 모습이 튀어나올 때가 있어서 양심의 가책을 덜 느껴도 되는데 불안해하는 모습이 나타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범인으로 많이 지목되는 것 같아요.” 8개월 넘게 동고동락하면서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는 ‘쉬어매드니스’의 김송이 ? 방기범 배우. 오랜 시간 동안 부유한 권영화 사모님으로, 골동품 딜러 오준수로 관객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온 그들은 장기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던 이유로 관객참여형이라는 독특한 형식이 빚어낸 예측할 수 없는 엔딩 때문이었던 것 같다며 입을 모았다. “날마다 관객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공연 분위기도 달라지니까 항상 촉을 세워둬야 하고 그러다보니 지루한 것도 까먹죠. 저희 협찬 미용실의 미용사분이 공연을 보시고는 저한테 실제 성격은 (오준수처럼) 그렇지 않으시죠? 하고 조심스레 물어보시더라구요. 굉장히 이상한 것 같다면서. 사실 오준수라는 인물이 누구에게도 휩쓸리지 않는 캐릭터잖아요. 범인으로 저나 수지가 많이 지목되는데 수지 엔딩에도 저와 결부가 돼있어서 오준수라는 인물은 조지 엔딩 아니고서는 빠져나갈 여지가 없어요. 동정표를 좀 얻고 싶은데 잘 안되네요.” “수사선상에서는 제외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엔딩 전까지 최대한 교란시켜야 하고, 엔딩에서는 최선을 다해 무서워하고 안타까워하는 게 권영화라는 캐릭터의 몫인 것 같아요. 기능적 역할이지만 상대방을 밀어주고 돋보이게 해주는 데 충실하려고 노력하죠. 근래에 수지와 제가 공범으로 지목된 적이 있었는데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묘한 쾌감도 들더라구요. 어떤 관객분이 ‘수지와 너무 친하게 지내고 둘이 눈 마주치면서 서로 얘기하는 것도 수상한데, 둘이 사귀는 거 아니냐? 그리고 권영화가 돈도 많으니깐 사주해서 같이 공범으로 저지른 게 아니냐’고 물으시는 거예요. 그런 해석은 처음이었는데 내가 ‘관객들을 헷갈리게 할 정도로 유도를 잘 했나?’ 하는 생각에 괜히 뿌듯하더라구요.” 그렇다면 두 배우는 처음 대본을 받아보고 누가 범인일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조지요. 제가(오준수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생각하기에 동기가 조금 약하지 않나 생각해요. 똑똑한 사람이 단순히 욱하는 감정으로 살인까지 이어진다는 건 동기로서는 불충분하다고 느꼈거든요. 제가 돈을 뜯어내야하는 입장이기도 하구요. 늘 밝아 보이는 사람이 갖고 있는 슬픔은 어떤 것인지 조지 엔딩에서 나타나거든데 개인적으로 조지 엔딩이 잘 안 나와서 아쉬워요.” “처음에는 저도 수지라고 생각했어요. 범인에 대한 증거가 열 개면 그 중에 여섯 개는 수지 것이거든요. 계속 도마 위에 오르니까 수지가 범인으로 지목될 확률 높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연습을 하다 보니 조지의 엔딩이 가장 설득력 있게 느껴지더라구요. 겉보기에 조지는 밝고 유쾌한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픔이나 고통을 갖고 있지 않은 건 아니잖아요? 조지의 독백이나 상황을 찬찬히 살펴보면 노이로제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도의 예민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거든요. 저는 조지 엔딩 연습했을 때 펑펑 울었어요. 이 사람이 왜 송채니를 죽였는지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을 넘어서서 인간으로서 정말 이해가 가는 거예요. ‘송채니 진짜 못됐구나, 피해자라고 다 불쌍한 건 아니구나’ 그런 생각 들 정도로요. 조지 엔딩 들어가면 수지랑 오준수도 조지한테 진짜 못되게 굴어요. 둘이 조지를 극으로 몰고 가거든요.”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공연을 십분 즐길 수 없다고 입을 모으는 김송이 ? 방기범 배우는 ‘쉬어매드니스’를 재밌게 즐기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를 마지막으로 슬쩍 귀띔해주었다. “오준수의 셔츠가 바뀌었다, 가방이 바뀌었다 식의 우격다짐으로 우기실 때가 제일 당황스러워요. 같이 범인을 잡으려는 마음만 보여주신다면 저희도 빠져 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고 더 노력한답니다. 군중심리에 휩싸이거나 너무 집요하게 파고들기 보다는 모든 게 연극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시고 매너 있게 즐기신다면 더 재밌게 관람하실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강형사말 잘 듣는 관객분들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강형사의 컨트롤에 잘 따라와 준다는 게 공연을 잘 따라오고 있다는 반증이거든요. 버티거나 우기거나 소극적이거나 삐딱선 타지 않고 관객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마음을 열고 오신다면, 저희가 차려놓은 밥상을 한층 더 맛있게 즐기실 수 있답니다. 긴 시간동안 열심히 달려왔는데 최선을 향해 달려온 지금까지의 시간들처럼 끝나는 날까지 관객분들과 재밌게 범인을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많이 놀러와 주세요.” 글_ 뉴스테이지 박소연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강지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3.16 / 조회 19,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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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이 잠든 사이, 연극이 움직인다
지난 해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의 약진에 힘찬 엔진 역할을 한 것은 다름 아닌 연극이었다. TV, 영화 등에서 활약하던 스타 배우들이 대거 무대에 선 것과 동시에 연극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탄탄한 작품성의 공연들이 등장했으니 양과 질, 깊이와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2010년이 두 달 즈음 지난 한국의 풍경도 마찬가지이다. 시아준수의 티켓 파워를 위시한 뮤지컬 의 흥행을 제외하고선 이렇다 할 만한 화제 뮤지컬이 없는 이 때, 공연계를 영양 만점 담백하게 채우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연극이다.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올 하반기 까지 “이것을 능가할 만한 강렬한 작품은 드물 것이다”라는 평이 오가고 있는 연극 은 지난 1월 막이 올라 두 달의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연극 을 쓴 마틴 맥도너의 작품이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무대보다 먼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잡을 스타배우의 이름도, 강렬하고 자극적인 요소도 없었던 이 작품은, 개막과 동시에 홍경연, 김선영이라는 두 배우를 관객들에게 각인시키며 입소문을 통해 꼭 봐야 할 작품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한 현재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역시 연극을 통해 현실을 들여보고자 하는 영국 출신의 작가 데이비드 헤어의 다각적이며 깊이 있는 통찰이 담긴 텍스트를 기반으로 윤소정, 김영민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밖에 격년제로 열리는 연극열전 3이 지난 해 말부터 시작되어 등 현재 공연 중인 2편을 비롯하여 연중 8편의 연극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또한 연극열전을 탄생하게 만든 선례라고 볼 수 있는 극단 차이무의 ‘생연극시리즈’가 2004년 이후 6년 만에 부활했다.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을 장기 임대한 차이무전용극장에서 한창 공연 중인 에 이어 가 1년 간 공연된다. 문성근, 이대연, 최덕문, 강신일 등 연기파 차이무 단원들이 총출동 한다. 2, 30대 주 공연 관객층을 4, 50대로 끌어올리고 있는 동명 소설 원작의 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지난 해 국내 초연한 은 오는 19일 공연 시작을 앞두고 감동적인 가족애를 담은 이야기에 더하여 남경읍, 남경주 형제의 동반 출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도 초대 공길 오만석을 비롯해 김내하, 이승훈 등 초연멤버들이 뭉쳐 연극 팬들의 기대를 낳으며 올해 연극 바람에 탄력을 더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2.17 / 조회 2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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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퀸> 섬뜩한 애증의 모녀, 홍경연 김선영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함이다. 시간이 더할수록 무대를 향한 두 눈은 또렷해졌다. 너무나 일상적으로 충격적인 나날들을 살고 있는 이 모녀의 이야기에 소름이 돋고 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다시금 고개가 떨린다. 2010년 신년 연극 무대에 큰 이슈를 몰고 오고 있는 연극 에서 홍경연과 김선영은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강한 연극성으로 찾아온 마틴 맥도너의 첫 희곡 연극 의 작가로 더욱 유명한 마틴 맥도너의 첫 희곡인 은 아일랜드 린낸에 살고 있는 칠순 노모 매그와 한 때 ‘린낸의 뷰티퀸’을 차지했지만 지금까지 연애 한번 못 해보고 엄마를 돌보며 살고 있는 마흔의 딸 모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부터 무대에 불고 있는 모녀 이야기가, 또는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라는 타이틀을 보고 쉬이 떠올릴 수 있는 로망스가 아닌, 지독히도 전투적이며 필사적으로 사랑을 갈구하는 모녀, 홍경연과 김선영을 마주했다. 공연 후엔 작품 속 인물로서의 여파가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하여, 공연을 앞둔 넉넉한 시간에 말이다. 첫 희곡을 접했을 때, 그리고 연습에 들어갔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 홍 : 작품 자체에서 나오는 연극적 에너지가 무척 강했다. 굉장히 오랜만에 이런 작품을 대해서 배우로서 너무나 설레고 흥분 되었다. 강한 느낌의 소재여서가 아니라, 극 구성 자체가 가진 에너지가 크다. 김 : 원작에서 모린의 행동이나 해석을 좀 틀었다. 그래서 인물에 대한 서브 텍스트가 달라지고, 어떻게 인물을 풀어야 할지 연습할 때 충돌이 있었다. 평범한 모녀 관계는 아니다. 각자 맡은 역을 캐릭터로서, 인간으로서 이해하는가? 홍 : 평범하진 않지만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심한 말투, 심한 몸싸움을 하진 않지만 일상에서 벌어질 수 있을만한 신경전들 아닌가. 나 역시 엄마를 모시고 극과 똑같은 상황에서 살고 있다. 강한 모티브이긴 하지만, 일상의 사람 사는 이야기, 엄마와 딸의 이야기로 풀고 싶다. 모녀 이야기가 다 슬프고 나중엔 화해하고 그런 게 아니지 않느냐. 매그가 충분히 이해됨에도 불구하고 극중 일흔이라는 나이 때문에 표현의 어려움은 여전히 있다. 김 : 인물을 사랑해야 이해도 할 수 있는 거라서, 모린을 이해하려고 계속 노력 중이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게 쉽지 않았다. 대본을 읽고 나서 이 여자는 사랑 받을 자격이 없다고까지 했다. 그랬더니 연출이 “맞다, 사랑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들,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도 사랑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다”라고 좋아하더라(웃음). 홍 : 원작 역시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일상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풀어서 관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게 맞다고 본다. 엄마 입장에서는 무덤 같은 집안에서 딸이 유일한 삶의 끈이다. 그런 애착 때문에 딸을 잡고 늘어지는 것이다. 또 둘은 지식 수준도 높지 않을 뿐더러 도회에서 떨어진 농가에서 살고 있기도 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이렇게 격한 표현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된다. 처음엔 우리도 굉장히 버겁고 생소했지만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이런 것 때문에 표현을 이렇게 하는구나, 하는 걸 느낀다. 매그가 입은 화상의 원인을 다르게 기억하는 모녀, 파토를 향한 모린의 사랑이 진정 ‘사랑’인지 엄마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해방구일 뿐인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김 : 원작에서 딸은 스스로의 행동을 모두 기억하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좀 다르다. 핵심인데 노출해도 될까?(웃음) 극의 첫 대사가 모든 걸 다 설명해 준다고 생각하는데, 모린이 집에 들어오자 매그가 “비 맞았니?” 하면 딸이 “말이라고”라고 한다. 그냥 “응” 그러면 될 것을, 싸움은 딸이 건다. 처음엔 둘의 싸움이 커질수록 이들의 애증이 잘 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연출은 화를 더 속으로 누르고 참아야 한다고 해석했다. 그래야 관객들이 모린을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해석하기론, 모린은 파토를 너무나 사랑한다. 나한테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나를 정말 사랑해 주는 걸까, 하는 두려움은 있지만. 이런 것들을 관객에게 분명하게 주지 않으려고 하는 건 어찌 보면 연출의 의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배우가 연기를 모호하게 할 수는 없다. 그게 바로 우리 네 배우들의 매일의 과제다. 완벽주의자 연출가와 평화주의자 배우들, 우리는 환상의 짝꿍 4주간 런쓰루(실제 공연처럼 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가는 연습)를 했다고 한다. 1주, 많아야 2주 하는 게 일반적이지 않느냐. 김 : 그게 한국 연극의 문화인데(웃음) 이현정 연출은 다 그렇게 길게 한다. 연습 시작 전부터 철저하게 계획이 쫙 나와있다. 늦거나 하루 이틀 달라지면 난리가 난다. 배우들간의 호흡은 어떤가? 김 : 네 명의 배우들 중 내 성격이 가장 세다.(웃음) 세 분은 내가 만난 어떤 배우들 중에 가장 평화롭고 퍼펙트한 팀이다. 완벽하게 평화주의자다. 난 파이터인데 얼마나 힘들었겠는가(웃음). 작업을 하다 보면 저마다의 철학과 연기 접근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인간적인 교류나 바탕이 잘 다져져야 팀이 잘 진행될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여기 배우들이 너무나 훌륭하다. 우리 연출님은 복 받은 거다.(웃음) 홍 : 다 처음 만난 후배들이지만, 누구 하나 모 난 것 없이 다 안아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선영씨가 파이터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런 기질 때문에 오히려 문제에 있어 바로 깨고 소통을 할 수 있었다. 난 겉으로 웃고 있어도 안에서는 피고름이 흐르는 전형적인 A형 스타일이라서 선영씨 같은 성격을 굉장히 부러워했다. 오감이 살아 있는 배우다. 고향이 경상도라 그냥 얘기하는 걸 보고 싸우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웃음) 김 : 정말 억울한 경우가 많다. 가만히 있는데 화났냐고 물어보고. 하긴 신랑도 아직까지 왜 화났냐고 하니 오죽하겠는가.(웃음)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나. 경력이 상당하다. 김 : 흔히 영덕 대게라고 하는데, 영덕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강구 항이 있어 실은 ‘강구 대게’다. 집이 바로 그 강구다. 학생 때 EBS 문화 프로그램에서 연극 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전에 연극이라는 걸 아예 몰랐으니 그 충격이 장난 아니더라. 연영과는 특별한 사람만이 가는 줄 알고 전혀 생각을 못했기 때문에 대학 극회에서 처음 연극을 시작했고 그 후 공연예술아카데미에 들어갔다. 홍 : 고등학생 때 을 단체관람 했다. 그러고 나서 연극 을 단관 했는데 ‘저건 내가 할 거다’(웃음) 했다. 그래서 학력고사 끝나자 마자 을 했던 시민극장을 찾아갔더니 내일부터 프로그램하고 표 팔라고 해서 교복 입고 머리 땋고 표 팔았다.(웃음) 다음해 서울예대에 들어갔는데 학교보단 극장에 있었다. 3월 워크숍 공연 때 주인공을 시켜줘서 계속 열심히 했는데 어느 순간 연극 하는 사람들에 좀 치여서 스물 아홉 살 땐 무대를 떠나기도 했다. 그런데 떠나보니 어디나 다 똑같더라.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사람들과 더 싸워보자, 해서 서른 한 살에 다시 돌아왔다. 최근 몇 년간은 나를 좀 깨보고 싶어서 연극보단 영화 쪽을 많이 했는데 이번 작품은 너무 좋아서 죽어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유명, 스타 배우가 되는 것에 대한 서운함과 아쉬움은 없는가. 김 : 없을 수가 없다. “아, 나 떠야 해” 그러기도 한다.(웃음) 배우는 늘 선택을 받아야 하니까 참 불쌍한 존재이다. 내 작품을 봤던 조연출의 추천으로 영화 에 잠깐 나온 적이 있는데 그전에 연락도 없던 친구들한테 전화가 오더라. 지금은 충분히 이해하는데, 그땐 어린 마음에 기분이 되게 나쁘더라. 뭐지? 그렇다면 연극은 인정을 안 해주는 건가? 하고. 그런 것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으면 연극 배우 하기 힘들 것이다. 신념과 자신의 철학이 있어야 될 것 같다. 또 공연 끝나고 관객들이 막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열렬히) 이렇게 박수 치는 걸 보면 그게 뭔지 모르지만 너무 감사하다. 그 사람의 인생을 바꾸겠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연극으로 무언가를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연극이 분명 힘이 있다는 것이다. 홍 : 내가 연극을 시작할 때는 스타의 개념이 아예 없었다. 지금은 흔하게 배우들을 볼 수 있는데 그 때만 해도 로비에 관객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배우가 밖에 나가면 안 됐다. 분장한 상태로 누가 찾아왔다고 해서 나가면 어디선가 선배의 슬리퍼가 날아왔다.(웃음) 그래서 난 스타 시스템이나 스타에 대한 꿈이 없다. 좋은 작품에서 정말 잘 한다, 하는 말과, 저 사람 정말 좋은 사람이야,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꿈이다. 사람이 싫으면 연극 절대 못하고 그게 연극의 매력인 것 같다. 어느 정도만 떴으면 좋겠다.(웃음) 이 전해 주는 이야기 개막과 동시에 좋은 평이 이어지고 있다. 김: 아직 직접적으로 칭찬은 못 들었는데, 남편이 잘한다고 해 줬다.(웃음) 홍: 지인들이 보고 나서도 선영씨가 참 잘한다고 다들 이야기 한다. 워낙 예민한 친구라 이렇게 끌고 오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 확 가는 미친 역할들이 함정이 있어서 정말 미친여자로 끝나버리기 십상인데 이성을 갖고 제어하면서 가는 것, 김선영과 모린이 싸우며 고민하는 것이 다 보인다. 작품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가. 김 :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을 너무나 좋아했는데 ‘어둠 속의 댄서’를 보고는 정말 싫어하게 되었다. “주인공 미친 여자 아니야?”하면서 분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연출이 그 이야기를 듣더니 “그 작품 너무 좋아한다, 그걸 원하는 것이다”라고 하더라. 아, 연출이 가고 싶은 곳이 바로 그곳까지구나, 여기까지 내려가고 싶은 거구나, 하고 희한하게 내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공연을 하면서 내가 점점 이렇게 눈이 넓어지고, 그걸 단 한 명의 관객에게 전달돼서 나처럼 생각이 변한다면 이건 성공한 거다. 작품이 나를 계도하고 있다.(웃음) 홍 : 특히 한국 정서는 사랑 표현에 서툴지 않느냐. 모린, 매그도 사랑하는 마음이 있지만 삶에 찌들다 보니 너무나 익숙한 것들에 그것이 덮여있는 것 뿐이다. 사랑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당신들도 사랑이 있으니 표현을 해 봐라, 하는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한다. 매그가 모린과 싸우다가도 문득 애처로운 눈길로 볼 때가 있다. 그건 말은 안 했을 뿐 미안함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걸 관객들이 알아봐줬으면 좋겠다. 1차원적으로 나쁘게 보일 순 있어도 절대 악인이 아닌 모습으로 그려갈 수 있게 우리들 모두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중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10.01.26 / 조회 18,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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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림 쳐도 사랑 받을 수 없는가, 연극 <뷰티퀸>
“아마 엄마는 절대 죽지 않을 거야. 영원히 거기 버티고 있을 거야. 날 괴롭히기 위해서” “난 절대 안 죽어. 일흔 살이 돼서야 내 장례식을 치르게 될 걸."모녀간의 대화라고 하기엔 섬뜩한 말들이다. 마흔이 되도록 이렇다 할 연애 없이 늙어가는 노처녀 모린과 딸을 곁에 두기 위해 끊임없이 간섭하는 엄마 매그. 황량한 아일랜드 언덕배기에 사는 이 두 모녀는 사랑 받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사랑할 수도, 사랑 받을 수도 없다. 연극 의 작가 마틴 맥도나의의 처녀작 이 초연 무대에 올랐다. 실력파 연극 배우들 홍경연, 김선영, 신안진, 김준원이 모여 마음이 황량한 사람들의 일상의 파편을 펼쳐 보인다. 지난 13일 연극 프레스콜에서 뮤지컬 해븐 박용호 프로듀서는 “에서 마틴 맥도어의 글 솜씨에 반했던터라, 그의 작품 중 우리 관객들이 호응할 수 있는 작품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번역을 맡은 이문원은 “마틴 맥도어는 원초적 인간관계를 탄탄한 스토리로 보여주는 희대의 천재 작가”라고 말했다. 연극 은 1996년 마틴 맥도나가 25살 되던 해 8일만에 쓴 그의 처녀작. 작품 발표 후 비평가 협회 극장 어워즈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등에서 최고 연극상을 수상했고, 1998년 토니 어워즈에서 최고 연극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더 이상 나아질 것 없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잔인한 현실을 탄탄한 이야기가 황량한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은 1월 14일부터 2월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 연극 공연장면 "12년 동안 엄마만 돌보면서 살았어" 마흔살의 딸 모린(김선영) "넌 내 죽을 끓여 줘야해" 딸에게 집작하는 노인 매그(홍경연) "모린한테 파티에 참석하라고 전해줘요" 아일랜드의 방황하는 젊은이 레이(김준원) 레이가 남긴 쪽지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매그 "엄마 나한테 뭐 숨긴 것 없어" "니가 날 돌보지 않으면 누가 날 돌보니" 오랜만의 데이트 "넌 뷰티퀸이었어" 어색한 두 사람 "기차역에서 그를 만났어!!"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10.01.15 / 조회 1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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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보러와요> 잊혀지지 않는, 살인의 추억
는 가능한 어깨에 힘을 주지 않는 스릴러다. 배경이 되는 어느 시골 형사계사무실은 미스 김이 배달하는 달달한 커피가 하루의 위안이 되곤 하는, 어찌보면 평범한 공간. 형사들과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 역시 평범하거나, 약간씩은 모자란 감이 있어 엉뚱한 유모와 상황으로 수시로 객석을 폭소케 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유쾌한 기분으로 공연장을 떠날 수 있는 작품도 아니다. 공연이 끝나면 ‘도대체, 범인은누구인가’란 의문과 함께 서늘한 공포가 늦은 밤 귀가 길을 감싸고 돈다. 잔인하기 그지 없는 살인을 여러 차례 저지르고 잡히지 않는 범인이 여전히 어딘가에 숨쉬고 있을 지 모른다는 현실적인 두려움도 한 몫 한다. 지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10회에 걸쳐 부녀자를 대상으로 일어난 참혹한 살인사건에 대해 사람들은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기억한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으로 더욱 유명해졌지만, 그 원조는 연극 다. 1996년 초연해 코미디도 아닌 스릴러 장르로 10년 이상 사랑을 받아온 데는 서서히 심리를 조여오는 탄탄한 극본과 인간적인 캐릭터들이 있었기 때문. 눈 앞에서 살인 장면이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 않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잔혹성에 공포를 느끼고 범인에 대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망가져 가는 형사들의 모습에 복잡한 동정심을 느낀다. 책상 몇 개가 전부인 형사 사무실과 구석에 마련된 취조실. 무대는 이곳을 벗어나지 않아 정적이고 다소 살풍경하다. 살인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베테랑 김반장이 자원해 내려와 이곳 형사들과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시인 지망생 김형사, 이곳 토박이 박형사, 무술 9단의 조형사, 여기에 수사과정을 취재하는 지역신문의 박기자가 합세해 범인을 쫓는다. 하지만 우리가 이미 알 듯, 범인은 끝내 잡히지 않는다. 비 오는 날 모짜르트 레퀴엠이 나오면 범행이 이루어진다라는 단서로 의욕적으로 찾아보지만 결국 미궁 속을 헤맬 뿐이다. 언론의 비난과 윗선의 압력에 의한 스트레스는 형사들의 궁지에 몰아넣는다. 범인을 잡고 싶다는 욕망이 커져가지만 ‘감’ 수사에 의존하던 그 당시 상황에서는 범인 체포는 더욱 요원할 뿐이다. 극은 인간적으로 절망하고 분노하는 형사들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보지만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보이지 않는 범인’에 대한 스트레스로 형사들의 몸과 마음엔 깊은 상처가 생기고 만다. 손 쓸 수 없는 자괴감으로 오랜 시간 업으로 삼던 현장을 떠나 보내야만 했다.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은 이 연극을 받쳐주는 든든한 버팀목 중 하나다. 각자 개성강한 형사들, 손종학, 김준원, 송새벽, 김대중과 여러 명의 용의자 역을 맡은 김재범이 선보이는 조화는 극의 긴장감과 이완에 있어 모자람 없이 펼쳐져, 지루함 없는 두시간이 흘러간다. 개그코드 역시 이 작품의 백미. 감초 역으로 나오는 미스 김과 모자란 용의자들이 만드는 웃음은 스릴러 연극이 항상 음산하고 심각할 필요가 없다라는 걸 몸소 보여주는 듯 하다. 온 나라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살인 사건이 공소 시효가 끝난 지금에도 연극 한 편을 통해 계속 기억되고 있다. 아마 앞으로도 오랜 시간 기억될 것이다. 씁쓸한 여운을 깊이 품은 채 말이다. 글 :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 뮤지컬 해븐
2009.08.18 / 조회 12,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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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맛으로 찾아온, 연극 ‘날 보러와요’의 2009 버전
롱런하는 작품들은 관객의 구미를 당기는 그들만의 소스가 있다. 같은 극이지만 다른 극을 보는 것 같이 매번 색다른 재미로 찾아오는 작품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1996년에 초연하여 15년간 공연된 연극 ‘날 보러와요’는 2009 버전에서 색다른 레시피로 극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 - 첫 번째 레시피, 뮤지컬 배우들의 대거 등용!연극은 연극배우만 한다는 고정관념이 2009 연극 ‘날 보러와요’에서 깨졌다. 캐스팅부터 남다른 이번 작품엔 대거 뮤지컬 배우들이 연극에 첫 발을 내디뎠다. 여느 포털사이트에 검색을 해봐도 뮤지컬 배우라 칭해지는 최재웅, 김재범, 임문희가 그 변신의 주인공이다. 음악에 많은 중점을 둔 뮤지컬보다 내외적인 연기에 집중해야 하는 연극은 연기자로서 꼭 도전해 볼 만한 장르로 알려져 있다. 파격적인 이번 캐스팅은 젊은 배우들이 좀 더 밀도 높은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로 해석된다. 또한 팬들도 연극에 도전한 배우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이색적인 공연이 될 것이다. - 두 번째 레시피, 배우 김준원을 찾아라!2009 연극 ‘날 보러와요’에서 관객들은 아마도 배우 김준원과 가장 많은 접촉을 할 것이다. 그가 주인공을 맡아서? 주인공도 보통 주인공이 아니다. 배우 김준원은 이번 작품에서 용의자, 조형사, 김형사 등 비중이 큰 세 가지 역할을 모두 소화해낼 예정이다. 요즘 공연계에서 유행하는 멀티맨은 아니다. 매 공연마다 역할이 바뀌는 김준원의 연기는 2009 연극 ‘날 보러와요’를 총 네 가지 버전으로 관람할 수 있는 재미를 만든다. 2006년부터 연극 ‘날 보러와요’의 연출을 맡은 변정주 연출은 “배우 김준원이 보여주는 다양한 역할로 작업하는 내내 재밌었다. 배우에 의해 달라지는 연극의 모습을 단기간에 확인해 볼 수 있고, 그것은 관객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충분한 요인이 될 것이다”라며 배우 김준원의 활약에 기대를 보였다.- 세 번째 레시피, 본질을 살려라! 그 동안 소극장에서 공연된 연극 ‘날 보러와요’는 올해 더 큰 무대로 옮겨진다. 15년간 노력한 수고를 생각하면 여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연극 ‘날 보러와요’의 많은 변화와 함께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치우친 극은 깊이가 떨어지거나, 감동보다는 유희에만 중점을 두는 등 종종 본질이 훼손된 모습을 보인다. 이런 경우를 피하고자 연극 ‘날 보러와요’의 제작 관계자들은 공연의 본질을 유지하는데 충실했다. 시대에 맞는 변화와 함께 극의 본질을 살리는 레시피야말로 2009 연극 ‘날 보러와요’를 더욱 뜨겁게 달굴 비법이다.화성연쇄살인사건의 실화를 배경으로 한 연극 ‘날 보러와요’는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으로 알려지면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왔다. 이젠 ‘여름’하면 떠오를 만큼 대표적인 연극으로 자리매김한 연극 ‘날 보러와요’, 과연 2009 버전은 어떤 모습일까. 다양한 맛을 지닌 이 작품은 오는 7월 25일부터 9월 20일까지 극장 더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김수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7.29 / 조회 26,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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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보러와요> 끝나지 않은 미스터리, 화성연쇄살인사건
“떡 하니 드러누워서 한다는 소리가, 지가 사람을 죽였다남유?’ 호들갑스럽게 떠벌리는 남자의 말에 그를 둘러싼 형사들의 표정이 굳어진다. 과연 이곳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윤곽이 드러나는 것일까,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한 연극 가 오는 25일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최재웅, 김재범, 임문희 등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한 젊은 배우들과 손종학, 송새벽, 김중원 등 연극과 영화를 넘나드는 실력파 배우들이 각기 개성 강한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한다. 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년에 걸쳐 10명의 여성이 살해당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시골 마을 형사들과 용의자들간의 미묘한 심리전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지난 1996년 초연을 시작으로 10년 이상 관객들의 반향을 일으켜왔다.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다시 한 번 주목 받기도 했다.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자원해 온 김반장, 논리적인 추리를 동원하는 김형사, 감으로 범인을 찾아나서는 조형사 등 네 명의 형사들과 여러 명의 용의자들이 실제로 미해결로 끝나버린 사건의 안타까움을 더하며 미스테리함을 더하고 있다. 범인 검거 과정에서 가중되는 스트레스로 점차 변해가는 형사들과 주위 캐릭터들을 통해 피폐해져가는 인간군상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 는 7월 25일부터 9월 20일까지 신촌 더스테이지 극장에서 공연된다. 지역신문박기자(김광덕). 적극성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사건, 꼬인다 꼬여" "니가 범인이지" "그런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아요" "짜식이 여자 빤스만 10상자가 넘구유!!" 한 성격 하는 조형사(최재웅) "저 녀적이 범이 맞다니까요!" 시와 음악을 사랑하는 김형사(송새벽)과 다방 종업원 미스김(임문희) 도대체 진짜 범인은 누구? 바쁜 와중에 바람도 피우는 박형사(김대종) 세명의 용의자 역을 연기하는 김재범(오른쪽)글: 송지혜(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7.17 / 조회 18,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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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 잡아 봐라~! 연극 ‘쉬어 매드니스’
2009년의 공연계는 ‘죽음’이, ‘죽음’ 중에서도 ‘살인’이 대세다. 사랑스러운 살인범이 등장하는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 관객까지 매혹시키는 2명의 훈남 살인마 이야기인 뮤지컬 ‘쓰릴 미’, 7월 관객을 찾아올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연극 ‘날 보러 와요’까지 핏빛 명작이 줄을 잇는다. 이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연극 ‘쉬어 매드니스’다.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기본적으로 추리물의 성격을 띠지만 블랙코미디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고, ‘관객 참여 연극’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다양한 장점을 가진 연극이다. - 관객을 빠져들게 하는 오프닝이 작품은 시작이 매우 탄탄하다. 공연 10분 전부터 배우들이 나와 미용실에서 일(?)을 하고 있다. 선반을 털고, 전화를 받고, 물건을 정리한다. 그렇다고 충실하게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을 틀고 춤을 추고 장난을 친다. 손님이 들어오면 정말로 샴푸를 한다. 이런 설정은 관객에게 극의 모든 설정이 사실인양 느끼게 하는 리얼리티를 준다. 진짜 미용실에 와 있고, 정말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그 사건을 기꺼이 해결해야 할 것 같은 일종의 의무감을 부여한다. 결국 그 의무감은 관객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 내어 공연을 더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만든다. - 관객 참여 연극의 결정판 대학로에서 ‘관객 참여 연극’이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공연 중에 관객에게 독설을 내뱉고, 관객에게 소주를 따라주고, 관객이 시키는 대로 징벌한다. 그러나 그런 수많은 ‘관객 참여 연극’ 중에서 관객이 그 결말까지 결정하는 작품은 ‘쉬어 매드니스’뿐이다. 관객이 극에 잠시 등장했다 사라지는 것이 아닌, 후반부 전체를 지배하고 범인까지 결정한다. 이 작품에서 관객은 목격자이며 형사이고 배심원이다. 이는 ‘관객이 없으면 연극도 없다’는 공연의 진리도 깨닫게 한다. - 진짜 미용실 같은 무대장치와 진짜 미용사 같은 배우들 이 작품은 무대 장치를 현실의 미용실과 똑같이 꾸몄다. 손님이 앉을 의자와 거울, 선반에 가득한 샴푸와 각종 헤어용품, 샤워기에서는 정말로 물이 나오고, 면도 크림을 짠다. 소극장 공연은 최소한의 무대장치만을 구비하고 남은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커버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현 시류에, 잘 구비된 세트는 리얼리티와 정성을 느끼게 한다. 관객들은 미용실 한 쪽 구석에서 모든 상황을 훔쳐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게다가 자투리 공간의 활용도 훌륭하다. 미용실이면 의례히 있을 창고, 화장실로 통하는 옆문을 만들어 배우의 등장과 퇴장을 자유롭게 만들었다. 이런 무대 장치에 천연덕스럽다 못해 편안하게까지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극은 완벽한 ‘쉬어 매드니스 미용실’의 살인사건으로 완성된다. - 웃지만 씁쓸한, 그래서 무게를 잃지 않는 작품 이 작품은 본격적인 블랙코미디는 아니다. 사회 풍자적 요소보다는 인간의 숨은 치졸한 면이 더 눈에 많이 뜨인다. 그러나 타이밍에 맞춰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몇몇 대사들은 관객에게 씁쓸하고 달콤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고상한척 하지만 무식이 엿보이는 한보현은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고 항의하고 경찰을 ‘포돌이’라고 부르며, 자신의 남편 박용호(참고로 박용호는 이 작품의 제작사 대표 이름이다)를 소개하면서 “회사의 이사 인건 맞지만 딱히 뭐 하는 일은 없어요”라고 말한다. 골동품 판매자 오준수는 “이렇게 아무나 찍으니까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지”라며 다소 위험한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이렇게 관객을 웃기면서도 살인사건을 다루는 자세 자체는 진중하다. 경찰은 범인을 잡기위해 관객들에게 적극적으로 협조를 요청하고, 증거물을 차례로 발견한다. 살인 피해자를 싫어했던 미용사 토니도 그녀의 죽음을 기뻐하진 않는다. 이런 진지함과 블랙코미디의 요소는 극에 무게를 실어준다. - 결말에서 밀려오는 허무감은 양날의 칼 이 작품은 관객에게 그 결말을 맡긴다. 관객들이 배심원이 되어 범인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관객들은 배심원이기 전에 형사였다는 사실이다. 관객들은 어느새 형사가 되어 증거를 찾고, 범인을 찾아내겠다는 의지를 갖게 된다. 그러나 돌연 형사는 배심원이 되고, 허무하게 범인이 결정돼 버린다. 즉 진짜 범인을 찾아내려는 수고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이렇게 관객의 의지로 범인이 결정된다는 사실은 매회 다른 결말에 기대감을 주는 동시에 허무감을 느끼게 하는 양날의 칼이다. 살인사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풀어낸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조아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4.23 / 조회 27,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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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vs공연] 그 미용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현대인에게 있어 미용실은 아주 특별한 존재다. 자신이 아니라 타인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것으로 운영이 이루어지는, 어찌 보면 숭고한 장소다. 그러나 외모지상주의의 주범들 중 하나로서 인간의 허영심을 이용해 더 많은 이익을 받아내는 장소이기도 하다. 게다가 면도를 위한 칼과 예리한 가위, 그로데스크한 펌 기계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다른 차원에 와 있는 듯하다. 미용실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는 그 창고는 또 어떠한가. 약품과 수건이 그득한 어두운 창고는 왠지 뭔가 비밀이 하나쯤 숨겨져 있을 것 같다. 미용실과 비밀은 왠지 아주 잘 어울린다. 게다가 미용실 이름이 ‘쉬어 매드니스(shear madness)’라면 더욱. -오늘의 범인은 누구일까요? 연극 ‘쉬어 매드니스’이 연극은 ‘쉬어 매드니스’란 제목부터 관객들에게 수수께끼를 던진다. ‘가위(shear)’랑 비속어인 ‘또라이 (madness)’라니 대체 무슨 뜻이야? 그러나 포스터에 영어 발음을 그대로 한글로 써 놓은 이유가 있다. ‘쉬어’를 ‘shear’가 아니라 발음이 같은 ‘sheer’로 바꾸면 ‘쉬어 매드니스 = 완전 또라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주의 깊게 보고, 생각을 좀 해야 ‘아하~!’하고 납득이 간다. 이 공식은 공연을 관람하는 동안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배우들의 행동을 모조리 지켜보고 있던 관객들은 목격자이자 배심원이 되어 형사를 도와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 그날의 범인이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매 회 공연마다 범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극의 재미는 범인을 찾아내는 것만이 아니다.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블랙코미디의 요소는 관객에게 씁쓸하고 달콤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이메가를 운운하는가 하면, 상류층 귀부인 한보현이 자신의 남편 박용호(참고로 박용호는 이 작품의 제작사 대표 이름이다)를 소개하면서, “회사의 이사인건 맞지만 딱히 뭐 하는 일은 없어요”라고 말한다. 살인사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풀어낸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대학로 예술마당 2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 대 국민 사기극의 근원지인 미용실, 영화 ‘헤어드레서’ 1995년 국민배우 안성기가 출연한 영화 한 편이 제법 큰 화제가 됐었다. ‘미용사’라는 단어가 더 일반적이던 당시 ‘헤어드레서’라는 생경한 제목을 가진 이 영화는 안성기가 올백머리에 쌍으로 미용 가위를 들고 가위춤이라는 다소 전위적인 퍼포먼스를 펼치며 홍보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안성기는 여기서 ‘앙리박’이라는 헤어디자이너로 등장한다. 프랑스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려진 헤어디자이너 ‘앙리박’은 개업 첫날부터 야수파로 명명된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선풍적으로 유행시킨다. 그러나 앙리박은 사실 강아지 미용사의 조수였을 뿐이다. 앙리박이 있는 미용실 터줏대감이었던 이춘기는 자신이 열세로 몰리자 앙리박의 흠을 찾기 시작하고, 이윽고 앙리박이 개 미용사였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아낸다. 실상을 모르는 방송국은 앙리박의 헤어쇼와 유행의 경향들을 야수파 신드롬이라는 사회적 현상으로 크게 포장해 보도한다. 특히 앵커가 꿈인 아나운서와 본부장을 노리는 국장의 손에 의해 포장은 극을 치닫는다. 그러나 세상일이 어디 생각대로 되던가. 앙리박은 정말로 불란서 유학 갔다온 방송국 분장사의 머리를 자르다가 당황한 나머지 그녀의 귀를 베게 되고 이로 인해 그의 실상이 폭로된다. 이때부터 앙리박을 포장하려는 사람과 포장을 벗기려는 사람, 새로운 포장으로 갈아치우려는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싸움이 벌어진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소재였던 미용실을 배경으로, 방송과 사회가 비리로 둘러싸여있는 한국현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조아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4.22 / 조회 29,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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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매드니스’ ‘죽여주는 이야기’ 등 불황에도 걱정 없는 장기공연 작품들의 힘
지난해부터 조짐을 보이던 경제 불황은 공연계에도 어김없이 불어 닥쳤다. 따라서 많은 창작자들은 신작 발표를 미루거나 제작 규모를 축소하는 등 계속되는 경제 불황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이 장기공연을 이어가는 작품들은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작품들의 주된 특징은 앙코르에 앙코르를 거듭하며 해를 더할수록 더욱 깊은 작품성을 드러낸다는 것.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다. 꾸준히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돌며 사랑받는 작품들에게는 분명 그만의 매력이 존재할 터. 관객들은 늘 새롭고 신선한 것을 원한다. 따라서 통속적인 드라마와 결말이 예측되는 작품들은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즉 예상치 못한 결말과 신선한 스토리는 장기공연 작품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큰 공통점이다.
연극 ‘쉬어 매드니스’는 미용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배경으로 관객들이 직접 용의자를 심문해 범인을 찾는다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됐다. 공연장 안은 미용실을 방문한 손님들로 북적이고, 분주하게 돌아가던 미용실은 위층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아수라장이 된다. 따라서 이 살인사건의 범인은 무대 위 배우들 중 한 명이고 관객들은 직접 범인을 찾아야 한다. 이로써 배우들은 사건 현장의 용의자로 관객들의 심문을 받게 되고, 관객들은 모든 사건을 지켜본 목격자이자 배심원 역할을 부여 받게 된다.
‘자살’이라는 진중한 소재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작품도 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다양한 방식으로 주문자에게 죽음을 선사하는 인터넷 자살사이트 운영자의 활동상을 다룬 작품이다. 자살 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안락사’는 손님들에게 단 한 번의 완벽한 죽음을 주선해주는 인물. 그러던 어느 날, 이 남자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여자가 나타나게 되고 그들의 사연이 하나씩 들어나며 서로의 실체가 밝혀진다. 공연 중 배우들은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을 ‘자살 상품’으로 둔갑시키기도 한다.
한편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는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신선한 고찰이 돋보이는 창작 작품이다. 이 작품은 ‘난중일기’에 기록되지 않은 3일 동안 이순신 장군에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픽션으로 구성한 것이다. 영웅 이순신이 경상도 사투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거나 욕설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 새롭다. 또한 이 작품은 작은 일로 토라지거나, 눈물을 짜내기도 하는 ‘인간적인 이순신’에 초점을 맞춰 극의 재미를 더했다. 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는 오는 7, 8월 연장 공연을 통해 대학로 장기공연의 새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심보람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4.22 / 조회 26,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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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 인당수 사랑가 >
한 번 마음 열고 사랑했는데
어떻게 그 마음을 다시 닫아요.
는 고전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바꾸면서도 격이 떨어지지 않는 스토리로 만들어진 ‘질’이 좋은 한국판 뮤지컬이다. 사랑이라는 테마로 심청전과 춘향전을 교묘히 섞어 더도 덜도 아닌 고전과 현대의 선들을 넘나 들고 있다. 고전과 다른 면이 있다면 선과 악이 분명히 있어 그 선과 악이 흥하고 망하는 것이 아닌 평온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어 그 이야기를 끝내고 있다. 중간 중간 우리나라의 특징적인 해학을 잘 섞어 넣어 극을 더욱 더 탄탄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과 을 섞어 ‘사랑가’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는 심청전의 인당수와 춘향전의 사랑가가 만나 춘향과 몽룡의 애틋한 사랑을 만들어 가고 있다. 순수한 춘향의 사랑과 절개, 그 사랑을 따라 인당수에 몸을 던진 몽룡의 애틋한 사랑 만들기는 연꽃으로 피어나 백년가약을 맺는 장면으로 끝난다. 과는 다른 또 다른 짝사랑의 변학도가 못다 이룬 사랑의 야속함을 가슴에 묻고 뒤돌아 서야 하는 모습도 눈 여겨 볼만 하다.
2002년 4월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후 계속해서 공연될 만큼 인기가 많은 이다. 2003년 9월 삼청각 공연 때 노무현 대통령이 관람해 눈물을 흘렸다는 뮤지컬이기도 하다. 태풍 상륙 중 관람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던 그 뮤지컬이다.
심봉사의 딸 심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은 반대에 부딪히고 둘은 야반도주를 하지만 결국 붙잡혀 춘향 대신 심봉사가 옥에 갇히고 이몽룡은 한양으로 올라가 과거를 준비한다. 변학도는 신임사또로 부임하고 이몽룡 부친에게 부탁받은 대로 이몽룡과 심춘향의 사랑을 방해한다. 그러다 변학도는 심춘향을 사랑하게 되고 다음날 아침 꽃가마를 보내겠다는 말을 듣고 이몽룡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심청이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졌지만 에서는 사랑을 지키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다. 꽃가마 대신 상여가 지나는데 한양에서 과거급제 한 이몽룡이 심춘향에게 돌아온다. 그러나 이몽룡을 두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것을 안 이몽룡은 주저없이 그 인당수에 몸을 던지게 된다. 고귀한 사랑을 보여주는 지금 현대에서는 생각도 못할 사랑이다. 춘향과 몽룡은 죽어 연꽃으로 피어 나비로 환생한다. 애끓는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에 방자와 동네 처녀들, 기생들 등의 해학적인 모습도 볼만 한 장면들이다. 춘향과 몽룡의 원작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면 가슴 저리지 않고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도창을 맡은 배우가 해설을 판소리로 동네 할머니로, 이끄는 사회자로 훌륭하게 이끌어 주고 있었다. 인형극, 전통극 등의 요소가 전체적으로 가미되어 고전을 현대 뮤지컬로 충분하게 창작으로 만들어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박새봄 작, 최성신 연출로 그 묘미가 새롭다. 8월 28일까지 발렌타인극장 3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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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07.23 / 조회 10,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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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여자! 춘향
뮤지컬, 창극에서도
쾌걸 춘향 탄생,
춘향을 통해 알아보는
현대의 여성상
청춘?코믹?멜로 등 유행코드를 적절히 조합하여 성공을 이뤄낸 트랜디 드라마 ‘쾌걸춘향’으로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여인상을 제시한 新춘향이 최근 공연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4월. ‘봄의 향기’로 피어나는 춘향을 선택한 공연은 국립창극단의 111회 정기공연작인 창극 과 춘향전과 심청전을 적절히 조화한 한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뮤지컬 . 고전 ‘춘향전’의 춘향은 첫사랑의 남자에게 정절을 지키며 지고 지순한 모습의 여성상을 보여주지만 요즘 춘향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무대 위에서 보여 지는 춘향은 어떤 모습이며 현대인의 여성상은?
창극 은 ‘에로틱 버전’ 춘향이다.
몽룡 : 너는 처녀 나는 총각. 오늘 저녁 연분 맺어 백년해로하여 보자. …
춘향 : 허면, 도련님이 먼저 벗으시오.
몽룡 : (얻어맞은 듯) 춘향아! 매사는 주인이 우선이라 하였으니, 네가 먼저 벗어야지.
춘향 : (잠시 생각한 후 빙그레 웃으며) 매사는 주인이 우선이라 하셨으니, 주인의 말을 따르시오. 도련님이 먼저 벗으시오.
몽룡 : 그러면, 너 하나 벗고, 나 하나 벗자. 우선 네가 먼저 하나 벗어.
창극 에서 춘향은 당돌하리만치 자신의 주관이 뚜렷한 여인이다. 몽룡과의 첫날밤에도 동등한 관계를 요구한다.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 춘향과 몽룡은 첫날밤을 함께 보내고 난 다음날 월매에게 발각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월매에게 하룻밤 사랑을 들킨 뒤에도 춘향은 “규중처녀로 태어나 서방 될 이가 어떠한 줄도 모르고서 시집갔다가 평생신세 그르치면 오죽 원통하겠소. 저는 어머니께 태어나 남녀 내외하지 아니하니, 제 눈에 드는 데로 제가 보아, 도련님 같은 귀공자를 가릴 수 있어 천만다행이오.”라고 응수한다.
춘향과 몽룡의 이러한 당돌한 사랑은 김연수 창본과 신재효의 소설본을 바탕으로 현시대에 맞게끔 창작이 가미된 것이다.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을 거부하고 일부종사(一夫從事)라는 대의를 위해 수절하는 캐릭터로 알려진 데 비해, 춘향의 수절은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한 책임감을 지는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미로 그려진다는 것도 이번 창극의 특징 중 하나이다. 또한 ‘춘향전’이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춘향과 몽룡이라는 젊은이들이 몸과 마음으로 나누는 사랑을 보다 세심하고 솔직하게 그려냄으로써 요즘 신세대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작품에 창작을 가미시켰었다. 21세기 현대인의 정서에도 결코 뒤지지 않을 능동적이고 개성적인 춘향의 캐릭터를 고전 안에서, 창극 을 통해서 보여 주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격찬해 화제가 되었던 뮤지컬 의 춘향은 청순가련한 여인의 춘향에 적극적이고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지닌 심청을 합해 놓았다.
몽룡 : 춘향아. 남몰래 치르는 혼례라 이렇게 초라한 혼례상이 전부지만... 내 언약, 이 심장에 새긴 내 사랑만은 세상 어느 남자보다도 굳고 끝이 없단다. 알고 있지?
춘향 : 초라하다니, 당치 않아요... 도련님만 이렇게 내 옆에 있어주면 춘향인 이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인걸요.
몽룡 : 사실은... 좀 걱정했었어. 이런 장난 같은 혼인이 어딨냐고 화를 낼까봐.
춘향 : 사실은... 기다렸어요. 도련님 처음 본 그날부터 내내... 꿈꾸며 기다렸어요.
몽룡 : (춘향이 와락 껴안으며) 사랑해. 내 사랑. 내 아내...
뮤지컬 의 춘향은 여성의 무기인 내숭을 적절히 표현하며 남자를 적극적으로 유혹하는 여인이다. 또한 사랑의 감정을 속이지 않고 표현하는 현대의 여성을 닮았다. 결국 사랑을 위해 봉사인 아버지를 혼자 남기고 몽룡과 함께 야반도주를 선택하기도 한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떳떳하고 당당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여인상을 펼쳐 보일 것이다.
몽룡 : 춘향아. 그래, 잘 지내고 있는거지?
춘향 : 야속하고 야속하기도 도련님 같으실 순 없을거에요.
몽룡 : 춘향아... 너 왜 그래?
춘향 : 춘향이가 정말 꿈을 꾼 건가요? 서방님, 그 맹세, 흔하고 흔한 거짓 맹세였나요? 아니면... 한양에서 다른 춘향이를 만나셨나요?
에서는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면서도 그 사랑을 의심하는 현대 여성의 복잡한 심리를 묘사하기도 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적합한 인물을 그리기 위해 박새봄 작가는 춘향뿐만 아니라 몽룡과 변학도도 변화시켰다. 세련된 말투로 젊음의 매력을 뿜어내는 몽룡과 오만함과 비겁함을 지닌 중년남자 변학도.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춘향. 이러한 삼각구도에서 新 춘향은 누구를 선택하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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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인터파크
2005.04.18 / 조회 9,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