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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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23일 개막
연극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가 23일 개막한다. 연극은 스웨덴 카타 리나 마리아 프레드리카 잉엘만순드베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원작 소설은 2012년에 베스트셀러가 되며 2014년과 2016년에 후속작을 발표했다. 이 시리즈로 전 세계적으로 200만 부가 넘게 판매되어 스웨덴에서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원작자의 나라 스웨덴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제작사 측은 “우리나라도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9년의 대한민국에서 연극을 통해 한 번쯤은 해야 할 얘기라 생각했다.”며 제작 의도를 밝혔다. 연출을 맡은 이우천은 “늙는다는 것은 쓸쓸하고, 외롭고, 아픈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늙어가는 것’에 방관하지 않을 사회적 책임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국 늙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사회는 노인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 질문을 공연을 통해 관객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또한, 드라마투르크 민복기는 “대사 위주의 연극에서 소설의 캐릭터들을 손상하지 않고 오히려 더 잘 보여줄 수 있게 대사들을 재분배하는 방향으로 윤색하여 소설이 가지고 있는 기발함과 재미가 손상되지 않고 오히려 그 기발함과 재미가 무대 위에서 좀 더 잘 구현될 수 있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극단 대학로극장의 제작으로 각색 김수미, 드라마투르크 민복기, 연출 이우천이 참여했다. 배우는 김화영, 고인배, 이영석, 강애심, 배상돈, 이영숙, 이유진, 황무영이 출연한다. 무대디자인 김교은, 민서 무대그림, 류백희 조명디자인, 김정향 의상디자인, 김동욱 음악, 이지연 분장, 유희정 사진이 참여한다. 연극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는 79세 메르타 할머니는 요양원에 불만이 있다. 식사 시간에 반조리 식품을 전자레인지에 대충 돌려주고 산책은 어쩌다 한 번이다. TV를 보니 교도소에서는 균형 잡힌 세 끼 식사에 매일 산책을 시켜주고 다양한 교양 수업도 들을 수 있단다.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겠어” 결심한 할머니는 요양원 친구들과 5인조 노인 강도단을 만들어 범행을 모의한다. 이번 공연은 원작 소설의 출판사인 ‘열린책들’의 후원을 통해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 중이다. 10월 23일은 오픈 리허설로 전석 10,000원에 예매할 수 있으며 조기 할인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공연은 10월 23일부터 11월 3일까지 알과핵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아트리버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9.10.24 / 조회 2,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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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 덮친 개 실종사건…연극 '들개의 기억'
프로젝트 그룹 트렘블 작품
15인 배우 150분간 쉼 없이 공연
"욕망 속 순수의 의미 질문"연극 ‘들개의 기억’ 콘셉트 이미지(사진=공연기획사 후플러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멀지 않은 미래의 평화로운 시골 마을, 우물을 지키던 개들이 갑자기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실종된 개의 부속물이 발견되면서 사람들은 개들의 실종이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알고 불안에 떤다. 설상가상으로 누군가 마을 우물에 독을 뿌리면서 마을 사람들의 불안은 더욱 커져만 간다.프로젝트 그룹 트렘블은 연극 ‘들개의 기억’을 9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혜화동 소극장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한다. 개인의 욕망과 집단의 이기로 가득 찬 불합리한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극작가 겸 연출가 김송일이 자신이 직접 쓴 극본으로 연출한다. 김 연출은 “‘들개의 기억’은 인간의 욕망으로 혼란스러운 시대에 어떻게 해야 보다 아름답게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쓴 작품”이라며 “유년 시절의 아련한 추억 같은 이야기를 통해 순수를 갖고 살아가던 때를 떠올리길 바란다”고 말했다.15명의 배우가 출연해 쉬는 시간 없이 150분간 공연한다. 역동적인 움직임, 속사포 같은 언어, 만화적 상상력으로 무대를 꾸민다. 배우 주호수, 이유진, 신재환, 오의택, 강희만 등이 출연한다. 전석 2만5000원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09 / 조회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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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爾)> 더욱 슬픈 것은 웃음 뒤의 눈물
연산군과 녹수, 공길 등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의 삶을 바탕으로 했기에, 진기한 광대들의 재주와 흥겨운 걸판진 놀이가 등장하기에, 혹은 ‘연산이 동성의 광대와 사랑을 나누었다’는 발칙한 가설에서 출발하기에, 연극 가 큰 관심 속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등 위로 쉼 없이 채찍을 내리치는 사람(연산)도, 그 매를 맞으면서도 아프다는 신음 한번 내 뱉지 않는 사람(공길)도 같은 마음으로 울고 있는 것, 그 까닭을 공감도 이질감도 아닌 묘한 감정으로 가슴이 뭉클하게 변해버리는 것, 이것이 연극 를 놓지 못하는 진정한 이유 아닐까.
2000년 초연 이후 끊임없이 무대 위를 지켜 온 연극 가 다시 관객들을 맞고 있다.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으로 전국적인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후 뮤지컬로도 선보인 이 작품은 여전히 연극의 고유성을 잃지 않고 다시 찾아온 반가운 손님이라 할 수 있다.
광기 어린 연산군, 입신을 위해 그를 감내하는 공길, 연산의 사랑을 차지하는 공길에 무한한 질투를 내뿜는 녹수, 자신의 목소리로 소리치며 놀기를 원하는 진정한 광대 장생 등이 저마다의 상처를 딛기 위해 몸부림 치는 모습이 풍자와 해학이 버무려진 ‘놀이’로 풀어지는 남다른 매력은 여전하다.
각기 다른 트라우마를 지니고 애정과 권력 등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 그 충돌이 작품의 특징인 만큼 역사의 소용돌이 속 인간 개인의 좌절과 번민을 느껴보는 것 역시 이 작품을 관람하는 맛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한국 고유의 슬랩스틱코미디, 촌철살인의 마력이 철철 넘치는 우인들의 놀이는 여전히 대단하다. 무대 위에서 상모를 돌리며 공중에서 껑충 뛰어오르면 탄성이 절로 나고, 돈도 싫다며 한 관리가 노골적으로 원하는 ‘흥분되는 그것’을 설명할 땐 객석에선 큭큭거리며 웃음이 터지고야 만다.
하지만 대립된 인물이 내뿜는 긴장과 놀이가 가진 이완의 넘나듦은 다소 느슨해진 느낌이다. 사회의 부패함을 비꼬고 있지만, 더 이상 아무개 형판의 부정부패가 심하게 괘씸하게 다가오지도, 그의 부도덕함을 고하는 공길과 죄를 묻는 연산의 모습이 통쾌함으로 느껴지진 않는다.
과거 공길에서 이번 무대의 또 한 명의 연산으로 분하는 박정환의 무게감이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연산의 광기를 더욱 돋보이게 할 어둡고 무거운 기운보다는 기행과 놀이에 휩쓸린 웃음이 더욱 많은 까닭이겠다. 열심은 있으나 노련함이 덜 했던 녹수(이화정)와 공길(정원영)은 이번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하고 있다.
그렇지만 연산이 상놈 중의 상놈인 한 광대에게 친히 ‘이’라는 극존칭을 써 가며 곁에 두고 싶어하는 심중,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외로움은 변함없이 헤아려진다.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 공길, 장생, 연산 등 서로 닿지 못하는 길을 걷는 이들의 애틋함이 우리 삶에게도 통하기 때문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06.29 / 조회 11,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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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爾)> 4대 공길 정원영, “나만의 공길보다 모두의 ‘이’가 되는 게 목표”
연극 를 토대로 한 뮤지컬, 영화 등에서 단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인물은 공길이다. 연극에서도 마찬가지다. ‘본디 여자도 아닌 것이 남자도 아닌 듯’ 오묘한 매력을 소유한 슬픈 광대 공길의 애환과 인생 역정은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림과 동시에, 배우들에게도 꼭 도전해 보고 싶은 모습이기도 한 까닭이다. 첫 연극 무대에 4대 공길로 서는 스물 다섯의 배우 정원영은 이 모든 것이 “감격스럽지만 부담도 컸다”고 한다. 4대 공길,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아직 학교(서울예술대학 연기과)도 졸업 안 한 상태고, 뮤지컬도 경력이 많진 않지만 5, 6편 했지만, 연극은 처음이다. 하지만 배우로서 생각했을 때, 춤과 노래도 중요하지만 연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배우로서 욕심이 있었다. 작품 자체가 인증된 작품이기 때문에, 좋은 선배님들과 배우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오디션을 통해 공길이 되었다고 들었다. 오디션도 치뤘고, 연출(김태웅)님이 올 초까지 했던 뮤지컬 을 보러 오셨는데, 그 작품의 원작 연극이 연출님 작품이었기 때문에 뮤지컬을 보면서 나를 생각해 두신 것도 같다. 2007년 뮤지컬 으로 데뷔한 후 의 주연 ‘세기’ 역을 맡기까지 앙상블의 기간이 짧은 편이다. 맞다. 이제 2년이 되었다. 어떤 분들은 “이제 너도 주조연 배역 받는 쪽으로 갔다”고 말씀하시지만, 나는 내게 오는 기회를 하나하나 잡아갈 뿐이고, 앞으로 또 좋은 작품을 할 기회가 앙상블 밖에 없다고 해도 할 마음이 있다. 배우로서 이제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아직 어린 나이라는 핑계를 가지고 계속 배워가면서 꿈꿨던 것들을 채워갈 예정이다. 꿈꿔왔던 작품들은 무엇인가? 남자 배우로서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두 가지 모습을 갖고 있는 , 그리고 도 있다. 사실 헤드윅 오디션을 보기도 했는데 떨어졌다(웃음). 첫 연극에, 쉽지 않은 작품이다. 연습에 어려움은 없었나? 뮤지컬이나 서양 작품은 무게 중심이 위로 떠 있는데, 가 가진 한국적인 정서는 아래로 중심이 간다. 한의 정서를 갖고는 걸음걸이부터 가볍게 할 수 없고, 깊이 있는 호흡과 깊이 있는 움직임을 해야 한다는 것이 힘들다. 또 그간에는 노래로서 감정을 표현해서 한편으로는 편하게 가는 부분도 있었는데 여기서는 모든 것을 연기와 호흡으로서만 끝을 내야 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과거 연극 나, 뮤지컬, 크게 흥행한 영화가 지금 연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뮤지컬은 못 봤고, 연극 도 사실 영상을 통해서 봤다. 그 때는 너무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영화 ‘왕의 남자’를 먼저 알았다. 물론 어느 배우나 나만의 이미지, 나만의 인물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고, 그 점을 생각 안 할 수는 없지만, 그 전에 있었던 좋은 것들을, 굳이 나만의 것을 만들겠다고 따라하지 않는 것 보다는 그 중에서 나에게 맞는 것들,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을 가져가면서, 플러스 알파로 내가 더 넣을 수 있는 것들을 더해 좋은 작품을 하고 싶은 게 가장 큰 꿈이다. 기존에 너무들 잘 하셔서 자신감이 떨어질랑 말랑(웃음). 하지만, 누구보다 잘 할 자신감을 갖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길과 정원영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 공길은 “난 권력을 택하겠어”라고 딱 부러지게 뭔가 할 것 같지만 마음은 장생에게도 흔들리고, 연산에게도 흔들린다. 그런 면에서 누구보다 줏대 없게 남을 더 인정해 주고 배려해 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 나도 공길처럼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웃음). 또, 나 역시 직업이 광대이지만, 극 중 공길 보다는 장생의 길을 택할 것 같다. 광대에게는 광대의 길이 있는 것이다. 그런 마음이 좀 다른 것 같다. 광대 공길의 재주를 극 중에서 볼 수 있는가? 우인으로 시작했지만, 극 초반에 왕에게 권력을 하사 받고, 그간의 가난을 떨쳐내고 권력을 택하는 인물이어서 극 중에서 우인들과 노는 장면은 없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장 사랑하는 친구이자, 애인, 동반자이며 또 다른 ‘나’인 장생의 죽음을 통해서 다시 한번 내 인생이 광대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후에 다시 광대로서의 삶을 택하면서 ‘나는 죽어도 좋으니 광대로 살겠다’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사설도 하고 춤도 춘다. 이번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 중 막내인 것 같다. 휴우, 막내다(웃음). 녹수 역으로 서는 친구(이화정)가 저 보다 한 살 어리긴 하다. 일단 어렵기도 하고 부담도 되고, 선배님들이 만들어 놓은 좋은 작품에 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너무나 감사하고 영광이다. (연출님은 어떠신가?) 어휴, 기대를 저버리면 안 되는데. 앞으로 방송이나 영화 쪽에서도 러브콜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느냐? 꿈이 ‘뮤지컬배우다, 연극배우다’라는 것 보다 어느 분야에서도 쓰임 받을 수 있는 준비된 배우가 되는 것이라,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4대 공길로, 관객들에게 한마디 전한다면. 전의 작품과 같을 순 없겠지만, 내면에 담긴 감동을 꾸준히 전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나 만의 공길로서 더 잘하고 싶은 것은 내 개인의 욕심이고, 어느 공길이나 같이 생각하고, 고민했던 감정을 객석에 전달할 수 있게, 공길로서 보다는 라는 작품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기존에 를 보셨던 분들도 또 오셔서 다시 감동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5.29 / 조회 1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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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爾)> “영원한 광대로 걸판지게 놀아 보자꾸나~”
숨소리도 쉬이 낼 수가 없었다. 중앙으로 나가 있는 배우들을 향해, 그 주변에 둘러 앉아 있는 다른 배우들과, 북과 장구, 꽹과리 등을 쥐고 있던 이들 모두의 시선이 고정된 이곳. 오는 6월 공연을 앞둔, 연극 의 연습실이다. 폭군 연산이 광대 공길과 동성애 관계였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연산과 공길, 공길과 장생, 그리고 연산을 사이에 둔 녹수와 공길의 힘 겨루기 등의 갈등 구조를 통해 사랑과 권력, 그리고 광대를 비롯해 운명 앞에 놓인 인간의 삶의 희로애락을 펼치고 있다. 2000년 초연 당시 한국연극상 우수공연 베스트 5, 희곡상, 신인연기상 등을 수상했으며, 영화 ‘왕의 남자’, 뮤지컬 ‘이’ 등 다른 장르로 변신하기도 했다. 연산 역의 김내하를 비롯, 녹수 역의 진경, 장생 역의 이승훈 등 지난 의 무대에서 십분 카리스마를 선보였던 배우들이 다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날, 연습실 한쪽에 자리한 박정환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과거 공길 역으로 무대를 누볐던 그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 때부터 연산 역을 맡아온 김내하와 번갈아 광기 어린 연산 역으로 관객 앞에 설 예정이기 때문. 박정환을 비롯, 오만석, 김호영 등 스타 배우가 거쳐간 공길 역에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정원영이 맡았다. 무엇보다 광대들의 이야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광대들일 것. 20여 명의 출연진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광대 역의 배우들은 성대모사, 흉내내기, 재담, 음담패설 등 언어유희를 통해 당시 세태를 풍자하며 신명 나게 놀아나는 흥이 가득하다. 악기 연주를 비롯, 상모 돌리기, 덤블링 등 자유자제로 몸을 구사함과 동시에 우스꽝스러운 옷과 탈 등의 소품으로 한껏 재미진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모습이다. 관객들은 객석으로 던지는 이들의 농지거리에 대답하는 또 다른 관람의 묘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연습이 무르익을 수록 작품 안에서 흥과 맛을 찾아가며 간간이 웃음을 내 비치던 배우와 스텝들 사이에서 쉽게 미소 짓지 않는 유일한 사람은, 이 작품을 쓰고 연출해 온 김태웅 뿐이었다. 역사 속 인물들과 사건을 토대로 긴장과 이완의 끈을 적절히 풀어내기 위한 집중과 섬세함이 작품을 세상에 내 놓은 지 9년 째인 지금까지도 팽팽하게 서려 있었다. 웃음을 주지면 결코 웃으며 살 수 만은 없었던 조선시대 광대들의 삶 이야기, 연극 는 아르코시티극장 개관기념공연으로 오는 6월 9일부터 약 한 달간 공연될 예정이다. 연극 연습현장어찌할 수 없는 끌림으로 가학적 성희를 사이에 둔 연산과 공길.아이를 낳은 녹수의 기새는 등등하다.빠질 수 없는 광대들의 놀이.공길의 친구이자 그 이상의 감정을 나누는 장생.권력에 눈이 멀이 놀이의 본질이 변질되는 것을 질타한다.연습을 지켜보고 있는 또 다른 연산 역의 박정환(우)과 녹수 역의 이화정(좌)."내 흉내를 내 보겠느냐?"홍내관 역을 맡은 정석용의 맛깔나는 연기.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5.28 / 조회 11,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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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거기 > 연출 김한길
소박한 사람, 꿈 많은 이가
말하는 춘천 거기
는 배우와 스텝들이 100만원씩 자비를 털어 ‘백만송이 프로젝트’로 백만 관객몰이에 나선, 당찬 연극이다. 이 연극이 만들어지기까지 ‘백만송이 프로젝트’만큼의 무게가 실려 있다는 것이 의외일 수 있다.
의 작품을 쓰고 직접 연출을 맡은 김한길을 만난다. 처음 의 작, 연출을 인터뷰 하려고 할 때에는 막연히 여자분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씨어터 일의 입구를 들어섰었다. 하지만 여지없이 그 기대(?)는 깨어지고 수더분한 남자(?) 분이 우리를 맞았다.
김한길.
그는 남자였고, 아주 평범해 보이는 수더분하고 사람 좋게 생긴 얼굴의 분명 남자였다. 의 포스터를 보거나 리플렛 안내 문구를 보더라도 작품에 글을 쓴 사람이 여자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만큼 뉘앙스나 글의 내용에서 품어져 나오는 향내는 분명 여자의 감수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 것이 잘못일지도 모른다.
불륜, 집착, 애증으로 엮인 세 커플의 3색 사랑 이야기를 다룬 는 유부남 명수와 선영이의 이야기와 2년 차 커플인 영민과 세진,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응덕과 주미가 등장하고 있다. 춘천에 있는 한 팬션에 모인 세 커플의 이야기로 구성된 는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불륜을 선택한 연인과 상대방의 과거의 일에 집착하는 연인, 서로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싸우는 연인 등의 이야기를 큰 틀로 다루고 있다.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했어요. 군대 갔다 와서 늦게 시작했죠. 물론 연극은 고등학교 때부터 했었고, 극단 생활은 꽤 오래한 것 같아요.”
그는 글을 쓰고, 연출을 한다.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이기도 한 김한길은 , , 를 작, 연출하였다. 는 올해 7월에 첫 공연이었으나 5월에 쓰다가 한 번 멈추었던 적이 있었다. ‘이 이야기를 굳이 써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져버렸던 것이다. 한 달 동안 고민했다. 이 글을 쓰기 위한 스스로의 근거가 필요했던 것이었다. 이 이야기란 것이 결국 ‘사랑’이라는 주제였다. 그 때 김한길은 작가들이 ‘사랑’이라는 테마로 자유로운 이야기를 쓴 ‘저기 내게로 오고 있다’라는 책에서 공지영 작가의 ‘물의 정거장’이라는 소설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랑 이야기는 또 해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에 미치게 되자 힘을 얻어 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산고의 고통이라는 것은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느끼지 못하리라. 그러나 어느 순간 그 매듭이 하나 풀리면 순식간에 풀리기 마련이다. 그는 그렇게 의 글을 쓰고, 배우들과 작품을 만들어 가기 시작하였다.
에 깃들어져 있는 정서가 많은 이들에게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있다. 제목에서 오는 뉘앙스가 70, 80 세대에게는 곧바로 꽂이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춘천’이라는 공간은 다같이 공유할 수 있는 공감대에 작가는 맨 먼저 기대었다. 작가 개인적으로는 춘천에 대한 기억이 처음 사귀었던 여자와 함께 가고 싶었는데 결국은 가지 못하고 그 친구에게 전해 들었던 춘천에 대한 기억밖에 없다는 것이다. 헤어지고 난 후 다시 사람을 만나 다른 이와 함께 갔던 기억을 또 다시 떠올리겠지만 첫사랑에 얽힌 춘천은 그에게 있어 환상과 꿈에 젖어있는 아름다운 과거의 추억 중에 한 페이지가 되어 있었다. 지면을 빌려 작가 겸 연출가의 사랑 이야기를 늘어 놓을 수 없는 관계로 생략하겠지만 그에게 들었던 춘천에 대한 기억 중에 강촌에서 춘천 이야기를 하염없이 하는 그는 천진난만한 아이를 닮아 있었다. 호반의 도시 춘천 한 가운데 공지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하염없이 즐거워하는 그의 모습이 그려질 만큼 상세히 아무런 생각 없이 춘천에 취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각자 춘천에 대한 막연하거나 확실한 기억들이 자신의 가슴 속에 살아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거기’라는 명사를 붙인다. 구체적인 어떤 목적이 있어서 ‘거기를 붙였다. ‘춘천’이라고 해 놓고 심심했던 차에 써놓은 작품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춘천에서 사랑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거기’를 쓰게 되었다.
그가 연극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은 단순하다. 고등학교 때 쉬는 시간. 각 동아리의 소개를 하는 시간 중에 연극반도 소개를 하게 되었다. 그는 연극반에서 첫 눈에 반한 누나를 보고 그 누나를 보기 위해 원서를 내러 갔고 한 번 더 보기 위해 오디션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연극이 재미있어지더니 아예 빠져 들었다. 고2때 연극을 진로로 정할 것인지 취미로 잠재울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연극을 선택하게 된다. 집안에서의 반대는 물론이고 그는 가출도 불사하였다. 비록 5일 만에 잡혀 들어왔지만. 집안에서는 저렇게까지 하는데 지켜 보자해서 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극단생활을 밑바닥부터 시작했고, 군대를 갔다가 다시 극단으로 와서 연기하는 것보다 작가가 표현해 내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만학을 하게 만든다.
“저에게 영향을 주신 분은 오태석 선생님이세요. 선생님을 뵐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저런 열정이 있을까? 생각하다 한 해를 지내다 보니 열정이 아니라 삶이구나 했다 삶을 저렇게 열심히 살 수 있다면 선생님에게 있어서 연극은 즐거움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가 생각하는 연극에 대한 테두리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모습을 닮고 싶어하고 있었다.
그의 첫 번째 작품은 하남시에서 환경엑스포 가족뮤지컬 을 작, 연출 하였고, 에도 출연하였다. 또 다른 어린이극을 만들게 되었는데 아시테지에 선정이 되는 기쁨도 누리게 된 작품이 였다.
후배가 워크샵 식으로 연극을 하고 싶다고 찾아와서 단막을 찾던 것을 그가 100만원을 내주고 연출을 봐줄께 해서 시작된 백만송이 프로젝트는 배우, 스텝들이 모두 100만원씩을 구해서 장막을 쓰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만들어진 작품이다. 대부분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사랑이라는 주제로 작품이 나올 때 남자의 시각으로 그려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는 사랑이라는 것을 포장하지 않고 다른 각도의 이야기를 끄집어 내고 있다. 예를 들어, 남자가 여자를 보고 자기의 아픔을 생각한다. 여자의 고통으로 인해 자신이 고통 받고 있다는 자기 합리화를 시키는 남자들을 신랄하게 공격한다.
는 그의 교수님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가 쓴 대본이 그의 손을 벗어나서 연출의 손으로, 배우의 몸으로 넘어 가서 공유를 하게되고, 연습을 통해 무대를 만들게 되고, 관객들과 만나 함께 공유하게 된다면 조금이라도 마음에 쌓여있던 감정을 털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털어내고 간다면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굉장히 행복할 거예요. 그런 마음으로 만든 연극 입니다.”
는 씨어터일에서의 여정으로 일단 막을 내린다. 동숭아트센터에서 먼저 힘을 실어 주어서 연장 공연에 돌입했고, 이제는 관객들이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백만송이 프로젝트 >가 성공할 수 있다면 는 앵콜에 앵콜을 거듭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를 만나볼 수 있는 무대는 만은 아니다. 에 다시 배우로 출연하고 에서는 연출을 맡는다. 내년 초에는 혜화동 4기들이 모여 또 다른 공연을 준비한다고 한다.
누가 말했듯이 는 사랑의 열병을 다시 앓아야 할 만큼 사랑의 향내를 찾아가는 웃음 속의 진창길이다. 재미있는 부분과 생각할 수 있는 것과 깨끗한 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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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2005.09.30 / 조회 16,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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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거기 > 아홉 빛깔 사랑
아홉 빛깔의 사랑이 머무는 곳...
여기 한 연극이 있습니다.
스타 배우 한 명 없이 무명 배우 아홉이 그들의 땀과 열정으로 만든 로 백만 관객몰이에 나선, 당찬 연극이 있습니다. , , 이란 호평 속에서 7월 1일 초연이래 현재 3차 연장공연까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연극이 있습니다. 그 연극은 바로, 아홉 빛깔의 사랑이 머무는...입니다.
한번쯤, 누구나 한번쯤...
시간강사 선영은 다 죽어 가는 목소리로 학교에 전화를 겁니다. 한 옆에서 숨죽인 명수는 선영이 전화를 끊자, ‘됐구나’ 하며 좋아합니다. ‘자기랑 집에서 뒹굴뒹굴 하니까 너무 좋다’ 하는 선영과 ‘우리 이게 얼마만이야.’ 너스레를 떠는 명수. 내일이면 만난 지 1주년이 되는 둘은 모처럼의 깜짝 휴일을 둘만의 오붓한 시간으로 보내려고 합니다. 근데, 이때 울리는 핸드폰. 서둘러 전화를 받은 명수, ‘응, 당신이야. 잘 도착했어?’
그렇습니다. 선영과 명수는 흔히 말하는 불륜입니다. 헌데, 유부남이기 전에 친구였다면, 그래서 그 친구를 사랑하는 것이라면 이것도 불륜일까요? 선영과 명수는 이대로 괜찮을까요? 이 둘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여기 또 한 커플이 있습니다. 사랑의 기쁨보다 사랑의 아픔을 먼저 맛본 세진과 영민. 그래서 지금 맞잡은 둘의 손이 더욱 절실하고 소중한 세진과 영민은 지금 현충사에 와 있습니다.
바람 한 조각, 풀 한 포기, 잉어 한 마리. 그 무엇 하나 사랑스레 보이지 않는 것이 없는 둘은 땡그랑 땡그랑 풍경소리를 들으며 풍경에 얽힌 이야기를 나눕니다. 근데, 이 순간 ‘나 이거 어디에서 들었는데’하는 세진과 ‘이 얘기 알어?’ 하는 영민. 둘은 뭔가 짚이는 것이 있습니다. 어쩜 이곳은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이미 와 본 곳이라는 생각. 그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즐거워했을 거라는 난데없는 질투가 둘의 눈을 가립니다. 급기야 ‘아까부터 감정 꼬인 게 누군데...누구랑 헷갈렸어?’ 하며 파고드는 세진에게 영민은 ‘넌 담수형이랑 안 그랬어?’ 하는 말로 세진의 가슴에 상처를 냅니다.
세진과 영민, 과연 이 둘은 또 다시 사랑의 아픔을 경험하게 될까요? 과거의 기억 때문에 눈 앞의 사랑을 놓칠 위기에 처한 둘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연극 는 이렇게 선영과 명수, 세진과 영민. 두 커플의 사랑의 상처와 치유를 중심으로 이제 막 사랑의 시작한 주미와 응덕의 핑크빛 이야기. 사랑의 슬픈 기억만을 간직한 채 마음을 닫아버린 수진의 시리도록 파란 사랑과 그런 수진만을 바라보며 벙어리 냉가슴을 앓는 병대의 보라빛 사랑이야기. 그리고, 선영을 한없이 바라보며 기다리는 지환의 해바라기빛 노란 사랑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습니다.
이들 아홉남녀의 아홉가지 사랑이야기는 어쩌면 너무나 통속적인, 빛 바랜 삼류 연애담에 지나지 않을 법도 하지만, 연극 「춘천 거기」에서 이들의 이야기가 저마다의 빛을 발하며 관객의 마음을 흔드는 데는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보편적인 사랑의 정서를 탄탄한 극적 구성과 일상적이면서 맛깔스러운, 때론 유머러스한 대사들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귀가 즐거운, 그래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소개팅으로 만난 주미와 응덕. 첫 데이트에서 주미는 그만 술에 골아 떨어지고 맙니다. ‘주미야. 어디 이 근처에서 좀 쉬었다 갈래?’ 조심스레 말을 거는 응덕에게 놀란 주미는 ‘왜 쉬었다 가야 되는지 이유 세가지만 대 봐’합니다.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한 응덕은 머뭇거리다 급기야 ??나도 내가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처음부터 너랑 같이 있고 싶었고, 널 지켜주고 싶어. 오빠 정말 그럴 자신도 있거든??몰래 감추었던 마음을 불쑥 내밉니다.
화려한 수식어에 둘러싸인 말보다 투박할지라도 솔직한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연극 는 이렇게 보여줍니다.
핸드폰까지 꺼놓은 채 서로 다른 하룻밤을 보낸 선영과 명수.
‘집에 가면 처랑 같이 잠자리하는 건 너무 당연한데...나 아닌 다른 사람이랑 잠자리하는 건 똑같은데 뭔가 싶었어. 근데 알겠더라고. 다 착각이었어.’ 하는 선영에게 명수는 ‘착각이라도 지금은 말자’ 막아섭니다. 사랑이 착각과 같다는 말이 관객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는 순간입니다. 연극 에는 이처럼 사랑을 이야기하는 말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들을 땐 편하게 듣되 두 번 세 번 곱씹어 생각하게 하는 비수 같은 말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죠.
한편, 세진과 영민의 싸움을 두고 사랑싸움이라고 말하는 병태에게 수진은 ‘그게 사랑싸움이니 폭력이지.’ 윽박지릅니다. 금새 꼬리 내린 병태에게 수진은 ‘너 술 먹고 전화하는 것도 폭력이야 알어? 할 얘기 있으면 맨 정신으로 해’ 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병태는 용기를 내 수진을 똑바로 쳐다봅니다. ’누나. 저는요. 정말 누나를요..’ 과연, 병태는 감춰온 마음을 수진에게 고백할까요? 극은 병태의 깜짝 선언과 함께 중반을 지나면서 모든 인물들을 춘천으로 이끌어갑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
응덕의 춘천 펜션. 모두가 한 곳에 모였지만 여기에 온 이유는 저마다 다릅니다.
응덕과 주미는 이번 기회에 서로의 사랑을 더욱 키울 생각입니다. 세진은 이제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려 합니다. 그런 세진을 바라보는 영민은 호시탐탐 사과할 기회만을 엿봅니다. 생일 파티 겸 내려온 수진은 속으론 새 작품 때문에 노심초사입니다. 그런 마음을 잘 아는 병태는 힘이 되고자 그 옆에 앉아 있습니다. 선영과 명수는 어쩜 이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둘 사이를 누구에게 들킬 새라 하는 마음에 모처럼의 여행이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헌데, 이런 마음들을 하늘이 알기라고 한 걸까요? 메마른 땅을 적혀주듯 갑자기 비가 내리고, 그 비를 타고 뜻밖의 손님, 지환이 찾아옵니다.
갑작스런 지환의 등장으로 선영과 지환의 사이를 알게 된 명수는 비바람 같은 질투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질투의 폭풍우에 휩싸인 또 한 사람, 영민이 급기야 일대 소동을 일으키죠. 세진의 과거 때문에 마음놓고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영민은 울부짖는 세진을 향해 마지막 말을 내놓습니다. 과연, 영민은 세진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그 말 한마디로 이 비바람 치는 질투의 폭풍우를 잠재울 수 있을까요?
극은 이 소동을 기점으로 종반을 향해 달려갑니다. 자, 과연 세진과 영민, 선영과 명수 그리고 지환, 수진과 병태, 주미와 응덕. 이들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보여줄까요?
마지막 도착지인 수진의 연극공연장에서 뜻밖의 반전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지금, 당신을 만나러 오시었습니다...
아련한 추억과 비릿한 사랑의 기억이 머무는 곳, 춘천.
연극 는 아홉 빛깔의 사랑을 통해 상처와 치유, 시작과 끝, 설렘과 머뭇거림이라는 사랑의 방정식을 착실하게 불어나갑니다.
그리고, 꽃 피고 낙엽 지고 세월이 흘러도, 우리 생의 어느 한 곳, 어디라고 딱히 말할 수 없는, 그야말로 춘천 거기 어디쯤 머물러 있을 착한 사랑을 그려냅니다.
...참 반가우시면서도 두려운 손님이 오시었습니다. 이리로 길이 나아있는지 나도 몰랐던 그 길로 오시었습니다. 오신 걸음걸음이 길을 찾아오시었는지 오신 걸음걸음이 길이 되었는지 나 알지 못하나 참 반가우시면서 두려운 손님이 오시었습니다...
이 가을, 사랑을 기다리는 분이라면 지금 거기...로.
사랑이란 이름의 반가운 손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바로 거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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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정연(방송작가, pentree2@naver.com)
2005.09.29 / 조회 10,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