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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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림의 음악일기: 그 후 일년’ 배우 강신일, 홍지민, 장지후 출연
뮤지컬 콘서트 '한정림의 음악일기:그 후 일년'이 오는 27일 플랫폼창동 61 레드박스에서 열린다.
2006년 처음 선보인 '한정림의 음악일기'는 작곡가 겸 음악감독 한정림이 이끄는 공연으로, ‘아버지’, ‘눈사람’, ‘소풍’, ‘수다’ 등 매 공연마다 다른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통해 한정림만의 음악적 색깔을 선보이고 있다.
'한정림의 음악일기:그 후 일년'은 한국 안무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故한익평 선생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故한익평 선생은 TBC '쇼쇼쇼'를 시작으로 KBS '빅쇼'와 '열린음악회' 등 KBS 예술단장을 역임했으며, 제7회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수여 받은 우리나라 1세대 안문가이다. 이번 공연에는 여러 작품을 통해 한정림과 인연을 맺은 배우들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연극무대부터 스크린까지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배우 강신일, 뮤지컬 '맘마미아!'에 출연 중인 홍지민, 뮤지컬 '킹아더', '호프' 등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장지후가 출연한다.
'한정림의 음악일기:그 후 일년'은 오는 8월 27일에 플랫폼창동61 레드박스에서 열리며,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가능하다. 공연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플랫폼창동61 홈페이지(www.platform61.kr)에서 확인 할 수 있다.
+ '한정림의 음악일기: 그 후 일년' 티켓예매 ☞
글: 강진이 기자(jini21@interpark.com)
사진: 플랫폼창동 61 제공
2019.08.09 / 조회 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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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무대로 돌아온 연극 ‘레드’를 봐야 할 3가지 이유
연극 ‘레드’가 국내 다섯 번째 무대로 돌아왔다. 제64회 토니어워즈 최다 수상작이자 국내에서도 지난 네 차례의 공연 내내 객석 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하며 사랑받은 이 작품은 추상 표현주의의 대표적 화가로 꼽히는 마크 로스코의 실화를 재구성해 삶과 예술, 시대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마크 로스코 역 강신일과 정보석, 로스코의 조수 켄 역 박정복과 김도빈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 10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네 배우가 전한 이야기를 통해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레드’의 관람 포인트를 정리했다.
2019년 ‘레드’의 관람 포인트1, 한층 깊이를 더한 강신일 & 정보석의 무대
하나의 예술사조를 대표하는 거장을 연기하는 것은 배우에게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각각 네 번째, 두 번째로 마크 로스로를 연기하게 된 강신일과 정보석은 처음 이 작품을 만났을 때 느낀 중압감을 토로하며 올해는 로스코라는 인물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고 전했다.
강신일은 2011년 국내 초연을 돌아보며 “로스코는 도저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에 어려웠다. 그의 철학과 예술세계를 이해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고 말한 후 “시즌을 거듭할수록 초연 때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 같다”며 한층 더 깊이 있는 무대를 예고했다.
정보석 역시 “로스코라는 인물을 감당하기엔 내가 너무 작고 초라한 것 같아 연극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했다. 이번에도 (출연을) 두 달간 망설였다. 그만큼 어려운 인물이었다”면서도 “그래도 다행히 로스코가 무엇을 고민했고 무엇을 그림에 담아내고자 했는지 그때보다 조금은 알 것 같다. 숨통이 좀 트인 채로 무대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2019년 ‘레드’의 관람 포인트2, 세대 갈등에 대한 보편적 메시지
‘레드’는 마크 로스코라는 화가의 예술 철학과 작품세계를 담고 있지만, 계속해서 변하는 시대 속에서 서로 갈등하는 신구 세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는 나이 혹은 예술 취향과 관계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 연극은 가상의 인물 ‘켄’을 통해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로스코의 내면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관객들은 어느덧 구시대의 예술가가 되어버린 그가 새롭게 부상하는 젊은 예술가들을 바라보며 느꼈던 고민과 두려움을 생생히 느끼게 된다.
배우들도 이 부분을 주요한 관람 포인트로 꼽았다. 특히 강신일과 정보석은 로스코의 심정에 깊이 공감하기도 했다고. 강신일은 “50대가 되어 나도 서서히 밀려나는 나이가 됐구나 생각할 즈음 ‘레드’를 만나게 됐다. 로스코처럼 시대에 한 획을 그은 사람조차도 시대의 변화 앞에서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며 감히 나와 비교해보게 되더라. 나도 나이가 들어도 끝까지 무대를 지키겠다는 오만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레드’를 통해 젊은 배우들의 가치나 열정을 막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고민하고 따라가자고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 공연을 봤을 때부터 로스코에게 동질감을 느꼈다는 정보석은 “소멸하는 세대로서의 고민에 깊이 공감했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예술을 하려는 로스코의 마음이 나를 계속 다잡게 한다”며 이 작품이 자신에게 가진 의미를 말했다.
2019년 ‘레드’의 관람 포인트3, 박정복 & 김도빈의 활약
마크 로스코가 저무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 예술가라면, 그의 조수 켄은 거침없는 질문으로 선배를 도발하며 자기만의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젊은 세대를 대변한다. 2015,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켄을 맡은 박정복과 올해 새로 합류한 김도빈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이 극을 ‘열정’이라는 키워드로 표현한 박정복은 “그간 단 한번도 이 작업에 흥미를 잃지 않았다. 선생님들과 함께 한 작업이 행복하고 즐거웠다”는 말과 함께 “세대 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왜 그런 가치를 추구해 나가야하는지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몇 년 전 ‘레드’의 시뻘건 포스터를 보면서 ‘언젠가 해보고 싶지만 나는 시켜주지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출연하게 됐다. 처음 대본을 읽고 너무나 매료됐었다”는 김도빈도 “연습을 해나갈수록 점점 어렵지만 큰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연극 ‘레드’는 내달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9.01.11 / 조회 5,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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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펼쳐진 화가의 삶…'레드' 속 마크 로스코의 실제 삶은?
사전 정보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공연도 많지만, 미리 배경지식을 알고 가야 더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있다. 국내 다섯 번째 무대로 돌아온 연극 ‘레드’는 아마 후자에 가까울 것이다.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다 수상작의 영예를 안았던 이 공연은 추상 표현주의의 대표적 화가로 꼽히는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생애 중 한 시기를 재구성한 2인극이다. 팽팽한 긴장과 지적 희열이 어우러진 대사, 커다란 캔버스를 붉은 빛으로 채우는 배우들의 역동적 몸짓, 신구 세대를 아우르는 진한 감동을 담은 이 연극을 십분 즐기려면, 먼저 마크 로스코에 대해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는 과연 어떤 예술가였는지, 연극 ‘레드’는 그의 생애 중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췄는지 관극 전 잠시 들여다보자.
오직 예술에서 위안을 구했던 처절한 이방인
마크 로스코는 러시아 출신의 가난한 유대인이었다. 그는 열 살이던 1913년 “영어로 말할 수 없어요”라는 표찰을 목에 걸고 미국 행 기차를 탔다. 그의 부모가 당시 러시아에 퍼지던 반유대주의를 피하기 위해 이민을 결심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로스코의 아버지가 암으로 숨을 거뒀고, 로스코는 가난 때문에 학창시절부터 육체노동을 하며 돈을 벌어야 했다.
로스코는 치열한 공부로 월반을 거듭한 끝에 19세에 예일대학교에 입학했지만, 뜻밖의 좌절을 겪는다. 당시 미국 주류사회까지 퍼진 반유대주의로 인해 예일대학교가 로스코의 장학금을 돌연 취소해버린 것이다. 로스코는 결국 학교를 중퇴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곳에도 뿌리내릴 수 없는 이방인이었던 그가 위안을 구한 곳은 오직 예술이었다. 그는 1923년 친구를 만나러 방문했던 한 미술기관에 등록해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화가로서의 행보를 걷게 된다.
마크 로스코와 그의 초기작(The Omen of the Eagle, 1942)
“나는 단지 기본적인 인간 감정들,
그러니까 비극, 황홀, 숙명 등을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로스코는 서서히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쌓아 나갔다. 1935년에는 동료 화가들과 급진적인 예술가 집단 ‘더 텐(The Ten)’을 결성해 기성 미술계에 반기를 들었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후에는 그리스 비극과 관련된 그림을 그리며 동시대인들에게 인간의 나약함과 삶의 비극성을 인식시키려 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회화가 비극, 환희, 숭고함 등의 근원적 감정을 전달하기를 원했고, 이를 특정 형상에서 벗어난 색채로 표현하는 작업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멀티폼 양식의 그림(multiform, 1948)
1946년, 로스코는 일명 ‘멀티폼(Multiform)’이라 불리는 양식의 그림을 그리면서 새로운 기점을 맞았다. 다양한 색채가 캔버스 위를 둥둥 떠다니는 듯한 이 그림들은 그가 구상에 대한 의무감에서 더 자유로워졌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아직 이 그림들은 보는 이에게 어떤 감동이나 드라마를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로스코는 거듭된 탐구 끝에 1949년 드디어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게 된다. 단 두 세개의 색채로 캔버스를 가득 채운 로스코의 대표작이 이때부터 탄생한 것이다.
전성기의 작품(green-and-tangerine-on-red, 1956)
화려한 전성기, 그리고 비극적 죽음
거칠고 강렬한 색채로 완성된 로스코의 작품은 보는 이에게 한 편의 드라마처럼 정서적 동요를 일으켰고, 로스코는 전성기를 맞이했다. 사람들은 그의 그림에 열광했고, 1950년대 중반부터 로스코의 그림은 해마다 몇 배씩 높은 값에 팔려나갔다. 1961년 로스코는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받았고, 같은 해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까지 열었다. 그는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거장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어려움도 찾아왔다. 동료 예술가들은 그의 세속적 성공을 비난했고, 1960년대에 들어서자 미술계는 앤디 워홀의 팝 아트에 열광했다. 어느덧 로스코는 구시대의 예술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그에게 오랫동안 정신적 위안을 주었던 두 번째 아내 멜과의 관계도 나빠졌다. 우울과 불안에 빠진 로스코는 갈색, 고동색, 검은색 등의 어두운 색채를 점점 더 많이 사용했고,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는 1964년 평생의 소원이던 예배당 벽화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이를 완성한 뒤 몇 년 후인 1970년 스스로 손목을 그어 자살했다.
로스코가 벽화를 그린 예배당(로스코 채플)
씨그램 벽화 사건과 연극 ‘레드’
전성기를 구가하던 1958년, 로스코는 ‘시바스 리갈’로 유명한 거대 주류 업체 씨그램으로부터 200만 달러 짜리의 작업을 의뢰받았다. 뉴욕 본사에 들어설 ‘포시즌 레스토랑’의 벽면에 걸 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이었다. 이를 수락한 로스코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우아하게 식사를 즐기는 상류층 사람들의 허위를 무너뜨릴 작품을 구상했으나, 이듬해 자신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 판단되자 곧장 계약을 파기하고 작업을 중단해버렸다.
연극 ‘레드’
연극 ‘레드’는 바로 이 시기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공연이다. 연극은 가상의 인물 ‘켄’을 통해 관객들을 로스코의 작품 세계로 안내한다. 로스코의 작업실에 조수로 들어온 켄은 로스코가 씨그램과 상업적인 작품 계약을 맺은 것에 의문을 품고 도발적인 질문을 던져 대고, 로스코는 그에 맞서 자신의 예술 철학을 웅변한다. 관객들은 피카소, 잭슨 폴록, 마티스, 니체 등을 오가는 이들의 대화를 통해 로스코의 치열한 작품 세계를 만나게 된다. 레드, 오렌지 등의 밝은 색채로 찬란한 생명의 힘을 캔버스에 담아냈던 그가 말년에 느꼈던 ‘블랙’에 대한 공포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진한 감동이 있다. 두 사람이 거대한 캔버스를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장면도 압권이다.
연극 ‘레드’는 내달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 참고도서: , 강신주 지음, 2015년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출처: 신시컴퍼니, www.mark-rothko.org
2019.01.08 / 조회 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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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부터 롤링 스톤즈까지 연극 '록앤롤'…오는 29일 개막
국립극단이 2018년 명동예술극장 마지막 공연으로 연극 '록앤롤(ROCK ‘N’ ROLL)'을 선보인다.
연극 '록앤롤(ROCK ‘N’ ROLL)'은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등 연극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극작가 톰 스토파드의 작품으로 그의 고국인 체코슬로바키아의 격정적인 정치사를 그려낸 작품이다. 체코 출신의 케이미브리지 유학생 얀을 중심으로 민주화 자유화의 바람이 불던 1960년대 말부터 1990년 초까지를 다루며, 한 세기의 끝자락에 선 지식인의 갈등과 불안, 이데올로기로 인한 억압을 록 음악으로 펼쳐낸다.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만 연말 공연답게 흥겨운 음악도 맛볼 수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비틀스, 롤링 스톤즈, U2, 벨벳 언더그라운드 등 다양한 밴드의 곡들이 무대에 울려 퍼진다.
이번 공연은 '알리바이 연대기' '병동소녀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등 우리 근현대사의 민낯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온 연출가 김재엽이 맡았고, 록음악에 심취한 체코 출신이 유학생 얀 역에는 국립극단 시즌 단원 이종무가 캐스팅됐다. 또한 영국의 교수 막스 역은 최근 '미스터 션사인'에서 고종의 최측근인 궁내부 대신으로 활약한 강신일이 출연한다. 이외에도 장지아, 정새별, 정원조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들이 함께한다.
국립극단은 연극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능생은 전석 1만 2천 원에 관람이 가능하며, 색다른 연말 모임을 준비하는 관객들을 위해 3인 이상 예매 시 30% 할인을 제공한다.
연극 '록앤롤'은 오는 29일부터 12월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8.11.19 / 조회 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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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57·130·30의 비밀은?…심상찮은 연극 3편
'레드'…57쪽 살인적인 대사량
90초만에 대형캔버스 페인팅도
'킬미나우'…쉬는시간 없이 130분 공연
장애·성·죽음 등 쉽지 않은 주제
'사이레니아'…관객 30명에만 극한전율 선사
연습실 개조 '등대'로 몰입감 배가올해로 4번째 시즌을 맞이한 연극 ‘레드’의 한 장면. 단 2명의 배우가 57쪽 분량의 대사를 소화하는 것은 물론 대형캔버스를 90초 안에 붉은색으로 페인팅하기도 한다(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인다역의 연기 변신, 눈앞에서 전해오는 배우의 뜨거운 에너지, 객석의 즉각적인 반응 등. 연극이 주는 묘미는 셀 수 없이 많다. 디지털미디어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어도 여전히 아날로그 향 물씬 풍기는 공연장을 찾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올여름 독특한 매력으로 눈길을 끄는 연극 3편이 관객을 찾아왔다. 추상미술의 대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세계와 예술혼을 다룬 연극 ‘레드’(7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와 성(性)과 장애, 죽음 등 쉽지 않은 주제로 국내 첫선을 보인 ‘킬미나우’(7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지난해 초연해 흥행기록을 쓴 ‘카포네 트릴로지’를 연출한 제스로 컴튼의 또 다른 연극 ‘사이레니아’(8월 15일까지 대학로 TOM 연습실A)다. 그런데 이들 세 작품에는 각각의 개성만큼이나 특별한 숫자의 비밀이 숨어 있다. 57, 130, 30. ‘살인’적인 대사량, 뮤지컬과 맞먹는 공연시간, 입장을 허가한 관객 수가 바로 그것이다. △대본 쪽수만 ‘57’ “깊이있는 작품이지만 배우에게는 참 못된 작품이기도 하다. 미술사를 읊는 건 물론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쉴 새 없이 풀어내야 한다. 방대한 대사량과 철학적인 사유 때문에 많이 힘들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앙코르무대를 올린 연극 ‘레드’에서 마크 로스코 역을 맡아 열연 중인 배우 한명구의 하소연이다. ‘레드’는 다양한 붉은색의 향연으로 추상표현주의의 절정을 보여준 미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그의 조수 켄의 대화만으로 구성한 2인극이다. 2009년 런던에서 초연했고, 이듬해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1년 초연했다. 로스코와 켄, 2명의 배우가 100분간 소화하는 대사의 분량은 57쪽에 달한다. 그 대사를 통해 두 사람은 미술과 음악, 문학과 철학을 넘나들며 팽팽한 논쟁을 이어간다. 렘브란트, 잭슨 폴락 등 중세부터 당대에 걸쳐 화가들의 예술세계를 논하는가 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야” 같은 예술가의 철학적 고뇌도 보여준다. 두 배우는 2.8m×1.8m 크기의 대형캔버스를 ‘1분 30초’에 맞춰 온통 붉은색으로 칠하기도 한다. 90초 안에 이 작업을 완성하기 위해 페인팅 수업을 받은 것은 물론 작은 동작까지 꼼꼼하게 동선을 맞췄다고 한다. 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쉬는 시간 없이 공연만 ‘130’분 보통 연극의 공연시간은 70~100분. 중간에 쉬는 시간이 따로 없는 장르의 특성상 2시간을 넘어가는 작품은 많지 않다. 하지만 연극 ‘킬미나우’의 경우는 다르다. 130분(2시간 10분) 동안 쉬지 않고 극을 진행한다. 공연시간이 100분인 소극장 뮤지컬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긴 시간이다. 제작사 연극열전은 “원작의 대본 자체가 워낙 길다 보니 자연스럽게 극이 길어졌다”며 “원작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에 충실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킬미나우’는 캐나다 극작가 브레드 프레이저가 2014년 발표한 최신작이다. 성(性)과 장애, 죽음 등 쉽지 않은 주제를 솔직하고 대범하게 풀어놨다. 선천성장애로 평생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성인이 되고 싶은 아들 조이, 그 아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헌신해왔지만 이제 더 이상은 그럴 수 없는 아버지 제이크가 겪는 갈등을 그린다. 장애로 인한 신체적 제약과 복잡한 심리를 표현하는 배우의 열연을 통해 작품은 삶에 대한 인간의 의지를 말하고, 또 인간다운 삶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 연극 ‘킬미나우’의 한 장면(사진=연극열전).△단 ‘30’명에게만 입장 허용 연극 ‘사이레니아’는 작품이 의도한 극한의 전율을 전달하기 위해 단 30명의 관객만 관람하도록 입장을 제한했다. 공연장소도 일반무대가 아닌 공연장의 연습실을 개조해 만든 밀폐된 공간이다. 극의 배경이 되는, 사방이 모두 벽으로 막힌 등대의 내부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 배우는 손을 뻗으면 닿을 만한 좁은 무대에서 극을 시작하고, 관객은 마치 자신이 등대 안에 있는 것과 같은 기분으로 자연스럽게 배우의 감정을 따라간다.작품은 1987년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수요일 영국 남서쪽 콘월해역에 위치한 블랙록 등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블랙록 등대지기 ‘아이작 다이어’가 의문의 구조 요청을 남긴 채 실종되기 전 스물한 시간의 일을 그린다. 제작사 측은 “밀폐된 공간에서 관객이 극한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일부러 협소한 공간을 찾았다”며 “30명의 관객은 사라진 등대지기 다이어와 함께 망망대해 한가운데에 표류해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 ‘사이레니아’의 한 장면(사진=스토리피).▶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21 / 조회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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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카이, 연극 ‘레드’ 첫 데뷔… “또 다른 도전”
뮤지컬 배우 카이가 연극 ‘레드’의 ‘켄’으로 6월 6일 첫 데뷔 했다. 뮤지컬 배우 카이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연극이라는 장르보다는 ‘레드’라는 작품 자체에 끌려서 선택했다. ‘레드’는 진실한 작품이고 어려운 작품이다. 극 속 ‘켄’은 마음속의 아픔과 상처를 미술로 표현한다. ‘켄’은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과 동경을 미술로 표현한다. 이런 모습이 많이 공감됐다”고 전했다. 연극 ‘레드’는 2009년 런던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연극 ‘레드’는 2010년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 최다 수상한 작품이다. 국내에는 2011년 초연돼 현재 4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연극 ‘레드’ 작품은 배우 카이와 박정복이 ‘켄’ 역을 맡았다. ‘마크 로스코’ 역은 배우 강신일과 한명구가 열연한다.연극 ‘레드’는 6월 5일부터 7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사진_신시컴퍼니 김나연 인턴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10 / 조회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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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어진 예술혼"…연극 '레드' 돌아왔다
배우 강신일·한명구·박정복·카이 출연
2011년 초연 이후 네 번째 시즌 맞아
강신일 "역동적인 로스코 보여줄 것"
카이 "'레드'기 때문에 선택했다"
7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연일 매진행렬을 이어가며 인기를 끌었던 연극 ‘레드’가 돌아왔다. 초연멤버인 강신일을 비롯해 한명구, 박정복, 카이가 네 번째 시즌을 이끈다.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 강신일은 “로스코의 감성이 내 안에 녹아있더라”며 “초연 때는 열정적인 예술혼을 담은 대사 전달에 주력했다면 이번엔 좀 더 역동적인 느낌의 로스코를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로스코 역을 번갈아 연기하는 한명구는 “예술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치열하게 자기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을 연기하려 한다”며 “로스코가 갖고 있던 20세기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실패, 아픔 등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정복과 카이는 켄 역을 맡아 열연한다. 특히 카이는 이번 공연을 통해 처음 연극에 도전한다. 박정복은 “지난해 처음 주연을 맡다보니 표현에 서툴렀던 것 같다”며 “올해는 작품에 좀 더 풍부하게 접근하기 위해 애썼다. 스스로도 무대서 편하게 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이는 “연극이기 때문에 도전한 게 아니라 ‘레드’기 때문에 선택했다”며 “앞으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레드’는 다양한 붉은색의 향연으로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미국 현대화가의 거장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의 대화만으로 구성된 2인극이다. 2009년 런던에서 초연했고, 이듬해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내서는 2011년 첫선을 보였다. 작품에서 도도한 자의식에 사로잡혀 새로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로스코는 구세대로, 그의 편협하고 닫힌 사상을 당돌하게 지목하며 변화를 종용하는 켄은 신세대로 대표된다. 두 사람의 논쟁에는 예술이라는 영역을 넘어 우리의 인생이 담겨있다. 기존의 것이 새로운 것에 정복당하는 순환, 세대 간의 이해와 화합 등 삶의 본질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7월 1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의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9 / 조회 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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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첫 도전하는 카이 "대자연 앞에 마주한 기분"
연극 '레드' 프레스콜
배우 박정복과 켄 역 번갈아 연기
7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연극 ‘레드’에서 열연하는 배우 카이(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작품과 대배우를 만나보니 말할 수 없는 대자연 앞에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크로스오버 뮤지션이자 뮤지컬 배우인 카이가 연극에 처음 도전하는 소감을 밝혔다. 카이는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레드’ 프레스콜에서 “단순히 연극이기 때문에 도전한 게 아니라 ‘레드’기 때문에 선택했다”며 “앞으로 더욱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남은 기간 동안 사생결단, 목숨을 걸고 등반하는 느낌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레드’는 다양한 붉은색의 향연으로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미국 현대화가의 거장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의 대화만으로 구성된 2인극이다. 2009년 런던에서 초연했고, 이듬해 ‘제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내에는 2011년 첫선을 보였으며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다. 작품에서 도도한 자의식에 사로잡혀 새로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로스코는 구세대로, 그의 편협하고 닫힌 사상을 당돌하게 지목하며 변화를 종용하는 켄은 신세대로 대표된다. 두 사람의 논쟁에는 예술이라는 영역을 넘어 우리의 인생이 담겨있다. 기존의 것이 새로운 것에 정복당하는 순환, 세대 간의 이해와 화합 등 삶의 본질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공연에선 로스코 역에 강신일·한명구, 켄 역에 박정복·카이가 열연한다.연극 ‘레드’에서 열연하는 배우 카이(사진=신시컴퍼니).연극 ‘레드’에서 배우 카이(오른쪽)가 열연하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9 / 조회 1,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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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카이, 연극 '레드' 도전
박정복과 함께 '켄' 연기
2011년 첫선 후 네 번째
5~7월10일 '예술의전당'[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크로스오버 뮤지션이자 뮤지컬 배우 카이가 6일 연극 ‘레드’로 첫 데뷔 무대를 치른다.카이는 그 동안 뮤지컬과 방송을 오고 가며 노래하는 사람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해왔다. 그가 도전하는 연극 ‘레드’는 2009년 런던에서 초연 후 2010년 브로드웨이로 건너가 제 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주요 6개 부문을 휩쓸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 첫 선을 보인 뒤 현재 4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올 시즌은 강신일, 한명구가 ‘마크 로스코’ 역을 맡았고 박정복과 카이가 ‘켄’을 연기한다.미국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화가 마크 로스코와 가상인물인 조수 켄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이다. 두 사람이 펼치는 격렬한 논쟁을 통해 예술이라는 영역을 넘어, 삶의 본질에 관한 메시지를 던진다.카이는 “연극이라는 장르보다는 ‘레드’라는 작품 자체에 끌려서 선택했다. 처음 대본을 읽으면서 마음속의 아픔과 상처를 켄은 미술로서, 난 음악으로 표현한다.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갈증과 동경에 정말 많은 공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무대는 처음인 만큼 부담감과 두려움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지금은 기대감이 더욱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카이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이수하며 성악 엘리트 코스를 거친 수재다. 탄탄한 음악적 기본기를 바탕으로 여러 유명 뮤지컬에서 섬세한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을 사롭잡는다. 6월 5일부터 7월 10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4 / 조회 1,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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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웃기고 날카롭게, 차이무 대표작 5선
극단 차이무가 올해로 창단 20년을 맞았다. 이상우 연출이 김광림, 김석만, 정한룡과 함께 창단한 연우무대를 나와 문성근, 유오성, 송강호 등과 새롭게 만든 극단 차이무. 이곳의 강점은 강신일, 이대연, 이성민, 최덕문, 전혜진 등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까지 두루 활약하는 배우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는 것과 현실을 비추는 창작극 무대화를 더욱 유쾌하게 실천해 현재까지 힘을 잃지 않고 큰 사랑을 받는 레퍼토리가 많다는 것이겠다. 지금 소개할 다섯 편의 작품은 그러한 차이무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는 극단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초연 후 25년이 지난 작품도 있지만 여전히 다양한 결로 울림을 주고 있는 작품이니 재연 소식을 듣는다면 꼭 공연장으로 향하기를 권한다. 이상우 작 연우무대 초연 : 1989.04.14~06.28 이상우 연출, 동숭아트센터 대극장 차이무 초연 : 1996.03.01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출연) 초파일 특사로 감옥에서 풀려 나와 거리를 헤매던 두 명의 늙은 도둑. 엄청난 부를 축적한 '그 분'의 집에 우연히 들어간 이들은 세계적인 현대 미술작품들이 쌓여있던 그곳에서 금고를 찾으며 티격태격하다 결국 경비견에게 잡혀 다시 경찰서로 향한다. 사상적 범행 배후를 밝히려는 사명감 넘치는 수사관의 조사와 한 일이 없어 말이 안 되는 변명만 쏟아내는 두 늙은 도둑의 모습이 배꼽 잡게 웃기는 한 편, 비리로 얼룩진 사회 고위층, 기득권 이면에 대한 풍자가 속 시원하게 펼쳐지기도 한다. 과거 출연배우 : 김뢰하, 김승욱, 김원해, 김학선, 민성욱, 박길수, 박상우, 박원상, 박진영, 박철민, 박해수, 서동갑, 서현철, 송재룡, 오용, 유형관, 윤상화, 이대연, 이성민, 이현걸, 이희준, 이중옥, 전배수, 정경호, 정은표, 최덕문, 한동규 등 이상우 작 초연 : 1996.08.02~12.31 고 박광정 연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학전블루 소극장 (이대연, 송강호, 오지혜, 최덕문, 박원상 출연) 화장실, '변소'를 느리게 발음하면 '비언소'가 된다. 한자로는 '바퀴 비(蜚), 말씀 언(言), 곳 소(所)', 즉 바퀴벌레처럼 더러운 말들이 오고 가는 곳. 번잡한 도시의 공중변소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저마다의 이야기를 펼친다. 무능함에 스스로 지친 술 취한 가장, 볼일이 급해 서로 먼저 들어가겠다고 싸우는 자들, 욕심 없는 남자 등 현실을 비춰내고 있는 이 오만상의 사람들과 상황들은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유쾌하고 합이 잘 맞는 차이무 배우들의 찰떡 호흡을 만끽할 수 있는 작품. 과거 출연배우 : 강신일, 공상아, 김두용, 김승욱, 노정임, 류승범, 문성근, 민복기, 민성욱, 이대연, 이희준, 박지아, 박진영, 박철민, 박희순, 송재룡, 오상무, 오용, 오유진, 이성민, 이광희, 전혜진, 조희봉, 최덕문 등 코너 맥퍼슨 작, 성수정 역 초연: 2002.10.03~12.29 이상우 연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박진영, 정원중, 김승욱, 이성민, 민복기, 김두용, 최덕문, 오용, 박지아, 전혜진 출연) 원제 'The Weir'(둑)를 '거기'라 바꾸었다. 아일랜드 서북쪽 끝 바닷가 마을 카페가 배경이나 이를 강원도 북쪽, 부채끝처럼 생겨서 '부채끝'이라 불리는 작은 마을로 옮겼다. 마을 사람들이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 드나드는 작은 해수욕장 근처 한산한 카페. 이곳에 서울에서 이사 온 사연 있는 젊은 여인이 등장하자 그녀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풀어낸다. 술과 정겨운 이야기, 이해와 보듬어 주기 등 술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이들의 모습이 정겹기 그지 없어, 누구라도 '거기'에 가고 싶어 진다. 구수하고 진한 강원도 사투리의 맛도 일품이다. 과거 출연배우 : 김두용, 김소진, 김승욱, 김중기, 문소리, 민복기, 박원상, 박지아, 박진영, 송선미, 오용, 이대연, 이성민, 전혜진, 정석용, 정원중, 최덕문 등 민복기 작 초연 : 2004.02.25~05.02 민복기 연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현 아르코 예술극장), 정보소극장 (이성민, 정석용, 오용, 김지영, 전혜진, 권미형 출연) 아버지가 병원에서 세 시간 후면 돌아가신다는 사망선고를 받자 가족들은 아버지를 시골집으로 모시고 애타는 마음을 애써 달랜다. 하지만 세 시간이 넘어도 아버지는 돌아가시지 않고, 현실을 살아야 하는 가족들의 모습은 조금씩 변해간다. 잔잔하게 펼쳐지는 장면들을 통해 부모와 가족, 고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과거 출연배우 : 공상아, 김학선, 김소진, 김지현, 박영신, 송재룡, 신혜경, 오용, 이성민, 이중옥, 전혜진, 정석용, 정승길, 조승연, 최덕문 등 이상우 감독 개봉일 : 2010.04.15 극단 차이무 제작 영화. 한국 전쟁 중, 피난길에 오르던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양민 300여 명이 미군에 의해 사살 당한 실제 사건을 영화화 했다. 기획을 시작한 지 9년 만에 개봉했으며, 문성근, 강신일, 민복기, 송강호, 유해진 등 142명의 배우들과 229명의 제작진들이 '노 개런티'로 참여했다. 배우 김승욱의 아들, 딸, 민복기의 어머니, 부인, 아들, 이성민의 딸, 민성욱의 아버지 등 배우와 그의 가족들이 함께 참여한 것도 여느 작품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극단 차이무 홈페이지
2015.11.04 / 조회 9,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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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배우들의 아름다운 하모니 <슬픈 인연> 프레스 리허설 현장
연극 의 작가이자 연출인 김광림 연출가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작 을 가지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은 국립극단의 기획작으로 어둡던 시대의 아픔을 안고 살아온 네 남녀의 이야기로, 슬픈 시대를 관통해 온 슬픈 인연들의 용서와 화해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 19일 제작진과 배우들은 작품의 전막을 공개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죄의식에 갇혀 자신의 꿈을 접고 살아가는 주인공 백윤석 역에는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신일이 맡았고, 남편에게 한 번도 살가운 사랑을 받지 못했던 백윤석의 처 김순임 역에는 이정은이, 백윤석의 첫사랑이자 카페 첼로의 주인 박혜숙 역에는 방은진과 남기애가 번갈아 연기한다. 또한 백윤석의 친구인 김주삼 역에는 최용민이 출연하며 여기에 류태호, 조윤미, 이종민, 강기둥 등 젊은 배우들이 가세했다. 주인공 백윤석은 아버지를 간첩으로 신고한 젊은 날의 상처로 인해 자신의 꿈을 접고 전파상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파킨스병에 걸린 아내를 간호하며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이어가던 중 첫사랑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버지에 대한 죄의식도 점차 극복해 간다.이날 리허설을 통해 강신일은 젊어서 입은 상처에 짓눌려 무기력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중년 남성의 모습을, 방은진은 첫사랑 특유의 설렘을 담은 몸짓과 말투로 극의 활력을 주며, 이정은은 파킨슨 병을 앓고 있는 사랑에 목마른 아내를 온 몸을 다해 표현해냈다. 또한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색소폰, 첼로, 비올라, 피아노, 하모니카를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며 색다른 무대를 선보였다.저마다 서로에게 슬픈 인연일 수 밖에 없는 중년 남녀의 화해와 용서를 담은 은 오는 4월 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3.24 / 조회 7,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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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을 통해 무지한 나와 대면하려 했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김재엽 연출
용산철거 참사 이후의 일들을 생각해본 ,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해 사회 정의를 되묻는 , 한 사람의 일생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비춰보는 등 이 시대를 무대 위에 비춰내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온 작가이자 연출가 김재엽이 신작 를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다. 우리에게 '풀'로 유명한 시인 김수영의 또 다른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의 첫 구절을 제목으로 한 이 작품은 김수영의 시와 그의 시에 오롯이 투영된 그의 삶에서 오늘날 한국의 모습을 찾고, 또 우리 자신을 반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모든 이의 가슴을 뜨끔하게 만들지만 무척이나 솔직한 토로에 피식 웃음이 나는 제목처럼, 이번 작품은 묵직한 메시지 위에 신선한 형식을 더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담담하지만 뼈 있는 김수영의 시와 그 시대에 빠지다가도 어느새 오늘날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는 체험 속에는 위트와 여유가 넘실댄다. 누구보다 삶과 문학에 솔직했고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모든 것을 대면해갔던 김수영처럼,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김재엽은 "나 때문에 배우들이나 스텝들이 엄청 고생했다, 뭐 그런 거다."라며 허허 웃는다. 이 작품의 부제는 '내 안의 김수영을 찾아서'인데, 김재엽이라는 캐릭터가 김수영을 찾아 나서는 극의 전개가 현재 그의 모습과 오묘하게 닮은 듯하다. 그와의 대화가 동시대성을 버릴 수 없는, 언제나 오늘의 관객과 만나는 무대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믿는다.Q. 작품 구상 과정이 궁금하다. 김수영으로 조그만 워크숍을 할 생각이었는데, 배우들이 각자 김수영의 시를 읽고 가장 와 닿는 것을 골라 왜 그러한지를 이야기하는 형식을 생각했었다. 마침 공연장이 빈다고 해서 실제로 올 1월에 배우들 다 부르고 남산예술센터 기획팀원들까지 참여해서 워크숍을 이틀 동안 했다. Q. 왜 '김수영'인가? 세상도 우울해지고, 박정희, 이승만 시대가 부활되고 있는 분위기인데 저쪽도 옛날 카드를 꺼내고 있다면 우리도 그러한 카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옛날 시들을 조금씩 읽었었다. 그렇게 김수영의 시를 읽었는데, 읽히더라. 과거엔 한자도 많고 뭔가 좀 센 느낌이 있어서 그 시의 목소리에 대해 뭔가를 못 받았는데 이번엔 달랐다. 김수영이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에서 아버지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아버지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문화를 좀 알 것 같기도 했다. Q. 워크숍 정도로 생각했던 작품이 어떻게 현재 무대로 오게 되었는가? 만약 5, 60년대 역사가 지금도 반복되어진다면 김수영이 시를 쓰는 순간과 우리가 그 시를 읽는 순간을 만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김수영도 중요하지만 김수영을 읽는 우리들도 되게 중요하다는 모티브를 얻었다. 그런데 집회 같은데 가 보면 이미 시를 낭독하고 있더라. 시국이 흘러가는 거에 따라 이미 시 낭독을 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는데 내가 굳이 김수영을 끌어들이면서 극장에서 한 달씩 같은 형식의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뭔가 더 적극성을 띠어야 했다. 김수영이 자기 고백을 통해 결국 자신만의 문학을 완성하고 있으니 연극을 만들어가는 우리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조금 더 뭔가 동시대적이 되었다고 할까? 시작은 개인사였지만 점점 공통된 경험, 역사라는 게 중요해졌다. 그러면서 나와 김수영, 그리고 강신일 선배 등 여러가지를 병렬적으로 구성해서 통합되는 걸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과연 잘 통합이 됐는지.(웃음) 솔직해지는 것이 무엇일까, 솔직하되 오버는 하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Q. 극 중에도 '대본이 잘 안 써진다, 늦게 나온다'는 부분이 등장하는데, 형식적인 고민 때문에 실제 대본 쓰기가 늦어진 건가? 김수영의 시를 매일 읽다 보니 각각의 시가 하나의 장면, 하나의 구성이더라. 그래서 시를 읽으면서 장면을 떠올리고, 장면 안에 여러 사람들이 김수영의 시를 읽고 있는 모습, 나누고 있는 모습, 접근하고 있는 모습 등을 상상하니 플롯이 설계가 안되고 굉장히 파편적인 그림만 남았다. Q. 대본이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를 캐스팅하러 다니는 장면이 극중에 나온다. 캐릭터는 확정을 해 둔 상태에서 극작을 시작한 듯 하다. 작가나 연출가가 아무리 작품을 만들고 많은 생각을 한다 해도 연극에선 약간 비겁한 존재다. 자기가 직접 관객을 만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이 나와서 오버하며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작가들끼리의 대화랄까? 그저 문학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직접 관객을 만나는 배우의 몫이 연극에서는 굉장히 큰데, 이번 공연의 부제인 '내 안의 김수영을 찾아서'처럼 김수영을 만나기 위해선 내 또래 배우들로는 힘들 것 같았다. 다른 세대의 선배, 다리 역할을 해 줄 선배가 필요했고 (강)신일 선배님을 내심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 흔쾌히 오케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이 작품 하느라 못하신 영화, 드라마가 많다. (웃음) 김수영을 찾아 나서는 김재엽(정원조 분)과 강신일 (위)극 중 김수영(가운데)과 동료 문인들 (아래)Q. 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도 '김재엽'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많은 창작자들이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상의 인물을 통해 하곤 하는데, 왜 굳이 '김재엽'이라는 인물이 무대 위에 등장하는 걸까. 내 말투이기 때문에 일단 대사 쓰기가 편하다. (웃음) 그리고 거짓말을 안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남의 말인데 내 말처럼 하려고 할 수도 있으니까. 는 아버지가 왜 그러셨을까, 탐구해 나가는 과정이었고 이번 작품은 내게도 김수영의 모습이 많이 있을까, 연구하고 찾아가는, 여행을 함께 떠나는 동반자 느낌이니 나를 캐릭터로 무대 위에 등장시키는 거다. (정)원조라는 배우가 관찰을 굉장히 잘하고 무대 위에 여백처럼 잘 앉아 있기도 하다. (웃음) 움직이는 배우 옆에 서서 그를 관찰하는 모습이 굉장히 어색하기도 할 법한데 본인이 즐겨 하고 또 잘한다. (웃음) Q. '내 안의 김수영을 찾아서'라는 부제는, 내 안에 김수영이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되는 거 아닌가. 시인의 시를 이해한다는 게, 사실 내 안에 그런 시인의 모습이 있어야 가능한 것 같다. 그게 과연 어떤 모습일까? 김수영은 '되고 싶은 자기'와 '될 수 없는 자기'의 모습, 그런 생각을 늘 갖고 산 사람이다. 전쟁터나 포로수용소에서 진짜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들다가도 위기를 넘기면 안도감이 들고, 그러다 다시 죽음의 공포가 밀려오고. 이게 반복이 되니 이왕 죽게 될 거, 하루를 살더라도 정직하게, 솔직하게 사는 게 좋은 것 같다, 이게 김수영이 자기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내가 되고 싶은 내 모습, 그렇지 않은 모습, 그런 모습이 우리에게도 있을 거다. Q. 그렇다면 '내 안의 김수영을 찾아서'는 김수영의 모습 속에서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의 시에 담긴 동시대성 메시지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겠다. 그렇다. 김수영이 그렇게 시를 쓸 수밖에 없었던 건 그 시대를 살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시대에 부딪혔던 역사적 정황과 한계들이 본질적으로 지금도 해결된 게 없다. 우리는 과거의 일은 이미 역사로 만들어 잊어버리던가 지금은 다른 시대라고 생각해버리는데, 특히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지금의 시대로 봤을 때 김수영이 먼저 고민했던 것들을 기억하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과거를 제대로 들여다보면 우리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단절도, 부침도 많았던 나라인데 그 단절을 겪었던 사람들이 끊어진 사이에 다리를 잘 놓아줘야 역사가 이어진다. 하지만 현실이 편리해지니 청산되지 않은 과거에 대해서 놓고 살아버리게 됐다.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고 그걸 상기시켜주는 게 김수영 같다. 김수영의 시는 그 사람 자체이자 역사, 정치, 사회, 예술까지 다 담고 있다. 김수영을 들여다본다는 건 무지한 나 자신과 대면하게 되는 과정이지 않을까. Q. 강신일 역이 극중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구체적인 역할이 무엇인가? 강신일이라는 배우는 연우무대에서 근현대사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작품들 속에서 아주 일관되게 무지렁이, 끌려가서 맞거나 아주 충직한 민초 같은 역들만 맡았다. 본인 역시 엔터테인먼트형 배우, 또는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배우가 아니다. 신일 선배님은 결국 연극이다. 구체적인 행동가는 아니지만 연극 안에서 변화를 주고 변신을 하면서 나 스스로의 당당함과 떳떳함으로 사는 것, 그것을 중요시했던 사람이다. 이 모습이 김수영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김수영은 평생 어떤 가면을 쓰고 등장하지 않고, 자기 역할만 했던 배우라 볼 수 있다. 삶과 예술에서 모든 캐릭터가 투명하게 일치하고 언제나 나로서 진실한가가 가장 중요한 사람. 그래서 강신일이라는 배우가 가장 투명하게 김수영을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강신일은 김수영이라는 시인을 배우로서 자기가 들여다보고 있는 인물이다. Q. 어찌 보면 강신일이 곧 김수영이겠다. 그렇다. 그런데 본인이 '민망하다', '감히' 이런 말들을 대사 속에 되게 많이 넣었을 정도로 진짜 민망해 하신다. 신일 선배님이 하기로 하면서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만약 신일 선배님이 안 하셨으면 어떤 배우도 그 역은 힘들었을 것 같고 지금의 형식이 되지도 않았을 거다. Q. 마지막 장면에서 무대 위 화면에 '만약에 나라는 사람을 유심히 들여다본다고 하자.'라는 구절(시 '구름의 파수병' 중)이 나온다. 사회적인 문제에 참여하고 행동하는 것에 우리는 항상 두려움을 가지고 있지 않나. 적이 두려운 게 아니라 내 자신이 두려운 거다. 과거엔 노동자 집회 같은 것을 하면 감옥에 가뒀는데 갇혀있는 사이 정신은 오히려 더 무장되고 남은 가족들은 누군가가 챙겨줬었다. 하지만 이젠 집회를 하면 손해배상청구를 당한다. 내 앞으로 몇 억씩 내라고 통보를 받으니 정신이 피폐해지는 거지. 갚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경제적인 상황에 마비가 오고 자본에 대한 두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내 스스로가 무섭기 때문에 어떤 상황을 외면하거나 이쯤 하면 됐다고 지나치게 된다. 나 역시 특히 대학생 시절에는 세상과 사회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할 것 같고, 나서야 할 것 같고 그러지 못하면 부끄럽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와중에도 항상 '나'는 빠져있었다. 나도 그렇고 많은 이들이 정치적으로 맞대어 본 경험은 있지만 개인으로 정직하게 싸워본 경험이 없는 것이다. 개인이 윤리적인 주체로서 형성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게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하다 보니 관객들에게도 약간의 계몽적인 측면에서 그런 구절을 제시하는 것도 있다. 극 안의 구조로 보자면 (정)원조가 작품에 출연하기로 결심하면서 갖고 있던 편지를 다시 본다는 개념이기도 하다. 작, 연출가 김재엽Q. 쓰고 연출한 작품들을 보면 초창기에는 가설, 가상의 세계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하다( 등) 서서히 자신의 이야기 (), 그리고 현 사회의 이야기( )로 이어진다. 어렸을 땐 계몽적인 걸 싫어했다. 대학생 때도 운동권 선배들에게 학습은 받고 토론회도 같이 했지만 후배들에게 뭔가 시키거나 말은 못했다. 분위기도 선배들 세대와는 많이 달라졌고 3, 4학년 선배들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학교 안에서만 가능할 뿐 정문 밖으로만 나가도 안 먹히는 걸 알게 됐다. 김대중이든 김영삼이든 누가 먼저 대통령이 되든 큰 차이가 없게 느껴졌고 사회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은연 중에 하게 되었던 거지. 학생회장 선거에 나가게 됐는데 아무래도 아닌 거 같아서 연극 해야 한다면서 잠수를 타버렸다. 서점 가서 아르바이트 하고 사람들 안 만나고. 공동체에 대한 경험과 개인주의적인 상황들이 얽히면서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시기였고 그때 도망자로서의 부끄러움, 낯뜨거움이 항상 있었다. 하지만 한국 진보사회에 대해 의심이 없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사회 비판적으로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현 상황을 맞으니까 뒤늦게 계몽주의자가 되어 가고 있는 거다. (웃음)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것도 계기일 거다. 기성세대 일부로서 나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두려움도, 또 욱하는 것도 사라진 것 같다. 또 우리는 '누가 죽었대' 이런 강렬한 경험들이 없다 보니 선배들이 운동권 서적만 읽고 시위하느라 바빴다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영화나 음악 같은 다양한 형식의 텍스트를 체험할 기회가 많았다. 그래서 공연에 정보가 들어간다든지 텍스트끼리 어떤 맥락으로 형성시킨다든지 하는 텍스트 싸움에 익숙해졌다고 본다. Q. 극단명을 '드림플레이'에서 '드림플레이 테제 21'로 바꾼 것 역시 앞으로의 작업 방향을 투영한 것인가? 그런 것도 있다. 역사와 경제라는 두 가지 측면이 중심 테마가 될 거다. 몇 년 전 예술경영지원센터를 통해 독일로 리서치를 하러 갔던 게 굉장히 큰 경험이었는데 독일과 우리나라가 여러 정황상 비슷한 부분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그곳 예술이 다 정치적이었다. 그들이 말하길, 자신들은 정치하는 사람들은 믿을 수 없고 언제든 히틀러 같은 사람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예술하는 사람들이 이를 미리 준비하고 솎아내야 한다는 거다. 정치인, 오피니언 리더들보다도 예술하는 사람들이 더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가가 한번 실패하면 세상에 엄청난 혼란이 오지만 예술은 작품 한번 실패해도 괜찮으니 시도해 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그 대안을 미리 실험해보는 의미에서 연극을 굉장히 중요하게 본다는 거다. 우리나라처럼 드라마 등의 매스미디어 콘텐츠가 많이 발달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주민들이 직장에서 돌아와 동네 공공극장에 다 모여서, 그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사니까, 공연을 굉장히 많이 본다. 공연 안에 항상 관객들이 말하는 시간이 있는데, 관객들은 그 시간에 자기가 할 말이 있어서 온 사람들인 거다. 또 3일 정도 공연한 후 다음 달에 같은 작품을 또 하는 식인데, 전 공연에서 나왔던 말과 다음 공연에서 나오는 말이 달라지고, 이런 말들이 화제가 되어서 새로 보러 오는 사람들도 생긴다. 이런 식으로 예술이, 연극이 삶에 그냥 녹아 들어 있다. 또 내가 연극을 글쓰기로 출발했기 때문에 드라마의 한계를 느낀 이유도 클 거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그걸 하기 위해 온갖 드라마를 꾸며내야 하고 캐릭터도 만들어야 하고. 글쓰기 자체에 대해 억압 받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 거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형식을 발견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고 연극이 아니어도 좋으니 마음대로 해봐라, 스스로에게 그런 여지를 주기 위함도 있다. 언제까지 남산예술센터 같은 큰 극장에서 공연할 수 있겠나. 이런 작품 하는데 누가 계속 불러줄까, 싶기도 하고 정치적인 부침도 있을 거고. 예전엔 중극장으로 가기 위한 단계로 소극장을 생각했다면 이제는 진짜 연극이 아니어도 되는, 가능성을 훨씬 많이 찾을 수 있는 곳이 소극장인 것 같다. 그렇게 됐을 때 자유로운 형식을 탐구해야 하고, 그러한 형식으로 하는 이야기가 얼만큼 필요한 이야기인지 공유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 연극이 인문학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인문학이 감성적인 것으로만 빠지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분명히 사회과학적인 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인문사회학 계간지를 많이 봤는데 여러가지 테마가 함께 들어있었다. 넘기다 보면 만화도 나오고 문학도 나오고. 내 연극이 그렇게 인문학과 사회과학이 섞여 있는 일종의 잡지 같은 모습이 되어가지 않을까. Q. 형식이 연극이 아니어도 된다는 뜻인가? 연출을 하고 있는 의미에서는 장점일 수도 있는데 꼭 희곡으로 풀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에서 좀 더 자유로워진 건 확실히 있다. 그렇지만 나와 성기웅 같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텍스트주의자다. 그런 의미에서 더 독창적인 텍스트가 나와야 한다. 그리고 40대니까 더 이상 무책임한 고민을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책임을 지는 나이가 되었고 그래서 이제는 글쓰기 행위가 하나의 수행 과정 같다. 이번 작품 작업 과정이 특히 그랬다. 배우들이나 스텝들에게는 죽을 죄를 지었지만. (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남산예술센터 제공
2014.11.20 / 조회 1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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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연극>, 연기파 배우 강신일·김학선 등 출연
2004년 초연된 후 2005년, 2006년 공연을 거쳐 극단 차이무의 대표 공연으로 자리매김한 이 오는 9월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은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남편과 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작은 희망에 기대려고 하는 아내의 어느 특별한 하루를 담담하고 잔잔한 어조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2인극이면서도 두 인물의 대화보다는 각각의 독백이 주를 이루는 트윈-모놀로그 형식의 은 두 명의 배우가 마치 관객과 대화하듯이 진행되는 구성으로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냄과 동시에 연극적 효과를 더욱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연은 3쌍의 각기 다른 색깔을 가진 대표 연기파 배우 6인이 참여한다. 죽음을 예감하며 아내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남편 장만호 역은 TV와 영화, 연극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배우 강신일, 연극의 여선스님으로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던 김학선과 2004년 초연 당시 활약한 김중기가 맡았다. 죽음을 눈앞에 둔 남편을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지고지순한 아내 심숙자 역에는 연극 의 남기애와 김정영, 이지현이 출연한다.민복기 연출의 은 9월 3일부터 11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이다엔터테인먼트 제공
2014.08.19 / 조회 7,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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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고 피어나는 모든 삶의 이야기, 연극 <레드>
"뭐가 보이지?" "레드요!" 노년을 앞둔 화가의 화폭에서 조수는 생동하는 붉은 빛을 본다. 스승이 보지 못하는 색깔을 볼 수 있는 까닭은 그가 젊기 때문이고, 새로운 예술의 태동기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조수를 바라보며 스승은 어느새 완고하게 굳어버린 자신의 예술세계를 깨기 위해 고뇌하지만, 옛 것이 저물고 새 것이 피어나는 이치는 누구도 거스를 수가 없다. 삶의 모든 순간 일어나는 소멸과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연극 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은 지난 20일 강신일·강필석·한지상이 주역을 맡은 이 작품의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했던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 화가 마크 로스코와 그의 조수인 켄이 나누는 대화로 구성된 남성 2인극이다. 2009년 영국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고, 이듬해 브로드웨이로 무대를 넓혀 토니어워즈 연극부문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여섯 개의 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2011년의 국내 초연에서도 역시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 연극은 1958년 뉴욕의 한 호화 레스토랑으로부터 벽화를 의뢰 받았다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했던 로스코의 실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그가 왜 계약을 파기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가상인물인 켄과의 문답을 통해 로스코의 고뇌와 망설임을 드러낸다. 극중 미술사조에 관한 어려운 말이 종종 오고 가지만, 사실 는 태어나 저마다의 청춘을 누리고 또 나이 들어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난 네 심장을 멈추게 하려고 그림을 그린다"는 로스코의 엄숙한 작가정신은 젊은 조수에게 답답하게만 비춰지고, 조수는 스승을 깊이 존경하면서도 그 틀 밖의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모든 부모와 자식, 신세대와 구세대의 갈등을 담고 있는 모습이다. 로스코 역을 맡은 강신일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술에 대해서 잘 몰라도 상관없다. 이 작품은 미술뿐 아니라 연극에 대해서, 우리네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말은 굉장히 고고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굉장히 통속적이어서 더욱 재미있고 유쾌한 작품이다"라며 부담 없이 연극을 즐길 것을 권했다. 초연에 이어 두 번째로 로스코로 분하는 강신일은 지난 번 공연보다 더욱 깊이 인물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초연 때는 오기와 자신감이 약간 있었는데 이번에는 약간 겁이 났다. 극중 로스코가 "빛이 없다는 것, 죽어간다는 것이 두렵다"는 말을 하는데, 거장의 내면을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나도 그런 두려움을 조금 이해할 것 같다"며 "초연보다 더 감동적인 공연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년 전 공연이 너무 짧게 끝나서 아쉬웠다"는 강필석은 강신일과 함께 두 번째로 에 출연하게 됐다. 그는 "초연 때는 캐릭터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 선배에게 죄송한 부분이 있었다. 작품과 함께 저 역시 이번에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필석과 함께 조수 켄 역을 맡은 한지상은 "작품이 너무 좋아 2년 전부터 같이 했었더라면 하는 질투심이 날 정도다. 앞으로 한 달간 의 세상을 흠뻑 누리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번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펼쳐졌던 는 올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에 대해 강신일과 강필석은 "작품이 제 집을 찾은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신일은 "객석을 포함한 모든 공간이 로스코가 그림을 그리는 스튜디오라는 느낌을 준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배우들이 역동적인 붓질로 하얀 화폭을 채우는 장면도 이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이다. 공연은 내년 1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왼쪽부터) 강신일, 강필석, 한지상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3.12.24 / 조회 12,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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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레드>, 강신일ㆍ강필석ㆍ한지상 캐스팅으로 2년 만에 재공연
2011년 국내 초연 당시 작품성과 흥행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연극 가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는 다양한 붉은 색의 향연으로 추상표현주의 시대의 절정을 보여준 러시아 출신 화가 마크 로스코라는 실존 인물과 가상인물 조수 켄이 이끌어 가는 2인극. 2010년 토니상 최다 수상작에 이름을 올린 이 작품은 로스코의 예술세계로 언쟁을 벌이며 세대간 격차, 쇠퇴와 소멸에 대한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끌어간다.
이번 공연에서는 초연에서 호연을 펼친 로스코 역의 강신일, 켄 역의 강필석과 함께 한지상이 켄 역으로 합류했다. 또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의 밀도 있는 무대를 살려 자연광이 들어오지 않는 동굴과 같은 로스코의 작업실을 구현,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부각시킬 예정.
로스코 역의 강신일은 “는 미술을 빌어서 인생을 이야기 하고 어떻게 이 삶을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 반성의 시간을 갖게 만들어 준다. 기다렸던 작품의 재공연을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연극 는 오는 12월 21일부터 2014년 1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12.04 / 조회 14,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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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들, 예술에 대해 말하다
연극 '광부화가들' 앙코르
2010년 초연 후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등 수상
강신일·김중기·채국희 등 새 배우 합류
"더 따뜻하고, 유머스럽게 만들려 노력"2013 연극 ‘광부화가들’의 출연진. 배우 민복기(왼쪽부터)·김승욱·강신일, 이상우 연출, 배우 채국희·김중기(사진=명동예술극장)[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예술은 나 자신이에요. 예술은 나 자신을 아는 거에요.” 최저임금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탄광촌에 예술꽃이 피어났다. 탄광촌의 화가들 이야기를 다룬 연극 ‘광부화가들’이 9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서울 명동 명동예술극장에서 앙코르 공연된다. 2010년 초연 이후 같은 해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작품상을 받았고,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2010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되는 등 찬사를 받았다. 27일 공연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상우 연출은 “원작의 이야기는 그대로 끌고 가면서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좀더 유쾌하게 연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광부화가들’은 193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의 광부화가공동체인 애싱턴그룹의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 우연히 미술을 접하게 되면서 인생 자체가 변하게 된 광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은 특별한 누군가의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이 함께 나누고 즐기는 것’임을 전한다. “이게 바로 르네상스입니다.” “뭐요?” “르네상스. 모르세요?” 애싱턴 노동자교육협회에서 마련한 미술 감상수업을 진행하던 라이언이 미술사를 가르치려 하지만 미술관에 가본 적도 없는 이들에겐 쇠귀에 경 읽기다. 하지만 광부들은 이내 그림을 한 장씩 그리면서 창작의 즐거움을 깨닫고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몸이 떨렸어. 부들부들부들…. 처음이야. 내가 무언가 해낸 거야. 그림 그리던 몇시간 동안은 정말 내가 주인이라는 느낌이 들었어.” 올해 재공연은 배우 김승욱을 제외한 모든 캐스팅이 바뀌었다. 배우 강신일이 광부들 중 그림에 가장 뛰어난 자질을 보이며 광부와 화가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올리버 역을 맡았고, 라이언 역에 김중기, 헬렌 역에 채국희, 해리 역에 민복기가 출연한다. 강신일은 “예술을 알아가고, 예술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계속 질문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큰 도움이 됐다”며 “작품을 통해 스스로를 반성해보는 계기도 됐다”고 말했다. 극의 전개는 부드럽고 유머스럽게 다듬었다. 초연부터 이어온, 원작의 색깔과 의미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따뜻한 인간미와 웃음이 있는 연출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 연출은 “초연에선 원작에서 놓치는 게 있지는 않을까에 대한 고민이 컸다면 이번에는 작품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많았다”며 “새로운 배우들과 더 쉽고, 더 따뜻하고, 더 친절한 작품을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1644-2003. 2010년 초연 모습(사진=명동예술극장)▶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고객상담센터 1666-2200 | 종목진단/추천 신규오픈<ⓒ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3.08.30 / 조회 8,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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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괜찮아요, 우리 다 그래요”
성수기 관광객도 빠져 호프집에 생맥주도 채워두지 않는, 어느 한가롭거나 조용하거나 지루하거나 뻔한 강원도의 한 바닷가 부채끝 마을. 여기, 손님이 없어도 부지런히 바닥을 닦고 매일 보는 동네 형님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총각 카페 주인 병도가 있고, 생맥주가 없다니 병맥주 아무거나로 목 축이는 자동차 정비소 주인 장우도 있으며, 늙고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순박한 진수도 있다. 가장 어린 카페 사장 병도는 30대 중반이요, 진한 사랑의 기억에 아직도 가슴 한 켠이 아린 장우는 50대 초반, 그 사이 진수는 40대를 한창 달리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총각. 부채끝 마을 노총각 셋의 대화는 뻔해서 한 달 전에도 봤던 사람, 석 달 전에도 하던 일의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아비 잘 만난 덕에 호텔 사장님 소리 들어가며 부동산 개발에 앞장서는 춘발이 묘령의 아름다운 서울 여인과 함께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상우 연출의 연극 는 강원도 부채끝 마을 호프집의 한 때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왁자지껄하다가도 이내 고즈넉한 여운을 남기는 강원도 사투리가 난무하고 아리따운 여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노총각의 속내가 피실피실 삐져 나온다. 하지만 ‘거기’는 꼭 여기만이 아니다. 네가 서 있는 거기, 그 사람이 사는 그곳, 우리가 사는 여기, 즉 사람이 사는 그 모든 곳을 가리킨다. 그렇다고 ‘아무데나’는 아니다. 애들이나 믿는 귀신 이야기를 다 크고도 남은 어른 넷이 귀를 털고 듣고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한번 깜짝 놀라는 곳,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지 여자가 왈칵 마음의 짐을 쏟아내게 만드는 곳, 따뜻한 곳, 떠나면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런 에서는 별일이 일어나지 않는 듯 하지만 그 어떤 절정보다 더 거대한 마음의 동요가 고요하게 일어난다. 바로 귀신 이야기에서다. 애들의 치기 어린 꾸밈이나 허약한 사람의 헛된 망상이 아니라 “우리도 다 그래”하고 처지가 다른 네 남자와 한 여자의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게 맞닿는 기적, 바로 에서는 맥주 한잔 앞에 둔 이들의 두서 없는 수다 속 귀신 이야기를 통해 이런 포근한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원작자 코너 맥퍼슨이 를 통해 단숨에 유수의 상을 휩쓴 것도, 한국에서 2002년 초연 이후 10년 간 진심 어린 뜨거운 박수를 받아 온 것도 바로 이 같은 요란하지 않은, 따뜻함이 힘이 크다. 거기에 사람 냄새 물씬 나는 극단 차이무 배우들의 호연도 단단히 한 몫 한다. 강신일, 김승욱, 이대연, 정석용 등 대중매체를 통해서도 익숙한 명 연기의 배우들은 차이무의 자랑이자 힘이다. 최근 드라마 ‘골든 타임’을 통해 큰 사랑을 받은 이성민과 송선미의 합류 소식에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다른 출연진들도 저마다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으니 캐스팅을 결코 염려할 필요가 없다. 특히 진수 역의 송재룡은 배우 이외의 직업은 떠올려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를 선사하고 있어 누구라도 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연극 는 극단 차이무와 이다 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하여 차례로 선사하는 ‘이것이 차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를 보면, 극단 차이무의 작품이 가진 남다를 ‘차이’를 깨닫게 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주)이다 엔터테인먼트 제공
2012.10.11 / 조회 1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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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이성민·송선미·정석용, 연극 <거기> 출연!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의 주역 이성민·송선미·정석용이 연극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는 오는 10월 초순부터 차례로 연극 에 합류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는 극단 차이무와 제작사 이다엔터테인먼트의 합작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번째 작품. 강원도 시골 마을의 한 카페에 모인 동네 총각들이 서울에서 온 예쁜 여인의 환심을 사려고 자신들이 아는 귀신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이성민은 이 연극에서 온천호텔 주인이자 부동산 개발업자 춘발 역을, 정석용은 설비보수용품 가게 주인 진수 역을 맡았다. 송선미는 남모를 사연을 가진 서울 여자 정으로 분한다. 이들이 소극장 무대에서 보여줄 연기변신이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극 는 오는 11얼 2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 이다엔터테인먼트
2012.09.17 / 조회 1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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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임박] 이대로 놓치기 아까운 연극 ‘필로우맨’, ‘꿈’
탄탄한 작품성과 신선한 소재로 사랑 받아 온 두 편의 연극 ‘필로우맨’과 ‘꿈’이 다음 주 막을 내린다. 연극 ‘필로우맨’은 한 소녀의 살인사건의 진실을 펼치는 파헤치며 드러나는 이야기다. ‘21C 천재 예술가’라 불리는 극작가 마틴 맥도너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연극 ‘꿈’은 2012 국립극단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작품이다. 오래된 사찰 낙산사를 배경으로 신라 시대와 식민지 시기의 이야기를 절묘하게 엮었다. 이번 주 무대에 마음이 동한다면 이대로 보내기 아까운 연극 한 편은 어떨까.‘모든 것은 이야기다’연극 ‘필로우맨’9월 15일(토)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연극 ‘필로우맨’은 9월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작품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연이은 매진사례를 기록하고 있다.이번 공연은 2003년 초연 후 5년 만에 다시 공연된다. 작품은 살인사건에 얽힌 한 형제와 그들을 취조하는 형사들의 진실 공방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을 이끌어 가는 스토리텔러 카투리안은 이야기를 쓰는 작가다. 그는 지능이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 형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카투리안의 이야기와 동일한 수법으로 살인이 일어난다. 형사 투폴스키와 에리얼은 카투리안과 그의 형을 용의자로 지목해 취조를 시작한다. 2012년 연극 ‘필로우맨’은 무대 위에서 카루리안의 이야기를 강렬한 영상으로 구현한다. 주인공 카투리안은 극 중 스토리텔러로 등장해 영상과 긴밀한 호흡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 무대는 뮤지컬 ‘엣지스’, ‘마이 스케어리 걸’, 연극 ‘레인맨’, ‘날 보러와요’ 등을 연출했던 변정주가 맡는다. 배우들은 주인공이자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카투리안 역에 김준원이 출연한다. 노련하고 냉정한 형사 반장 투폴스키 역은 손종학이 함께한다. 카투리안의 형 마이클 역은 이현철이,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형사 에리얼 역에는 조운이 열연을 펼친다. 신라와 일제시대를 넘나드는 ‘꿈’연극 ‘꿈’9월 16일(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연극 ‘꿈’은 9월 16일(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강신일, 남명렬 등 관록의 연기파 배우들과 김명화 작가, 최용훈 연출가 등의 창작진이 함께했다.연극 ‘꿈’은 ‘삼국유사 탑상’ 중 ‘낙산의 두 성인 관음과 정취, 그리고 조신’을 모티브로 한다. 삼국유사의 인물과 꿈을 소재로 글을 쓴 이광수와 최남선이 등장해 두 시대의 연관성을 부여한다. 춘원 이광수는 친일분자라는 비판을 받으며 불안과 번뇌에 휩싸인다. 이 과정에서 춘원 이광수는 삼국유사의 조신지몽을 소재로 작품을 쓰며 자신과 조신을 동일시한다.작품은 신라 시대와 식민지 시기를 신화적 상상력과 역사적 고증을 통해 절묘하게 엮는다. 시공간을 뛰어넘는 무대 설정을 통해 몽환적인 무대 분위기를 연출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9.06 / 조회 4,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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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거기’,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공연
연극 ‘거기’가 2012년 9월 7일(금)부터 11월 25일(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 ‘거기’는 극단 ‘차이무’와 엔터테인먼트 ‘이다’가 만든 합작 연극 프로젝트 ‘이것이 차이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작품은 사회성을 담은 시사코미디인 동시에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힐링연극이다. 인물들이 나누는 이야기는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낸다.작품은 동해 해수욕장의 작은 카페에 네 명의 사내와 한명의 여자가 등장하면서 시작한다. 낯선 여자의 등장으로 긴장감이 돌며 카페인 ‘거기’에서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사내들의 귀신 이야기를 한다. 이 작품은 ‘코너 맥퍼슨(Conor McPherson)’의 ‘The Weir’를 원작으로 했으며, 2002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3’와 ‘우수공연 베스트 7’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품의 배우로는 ‘추적자’의 강신일, ‘더킹투하츠’의 이성민이 출연하고, 연출은 이상우가 맡았다. 최정인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1 / 조회 1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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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한국의 판타지, 삼국유사에서 상상한다’
승려 일연이 신라, 고구려, 백제 3국의 유사를 모은 역사서, 삼국유사 속 이야기가 현대적인 해석과 메시지를 담은 새로운 연극으로 탄생한다. 오는 9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국립극단은 ‘삼국유사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총 5편의 연극을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역사, 불교, 판타지의 세계가 야사, 민담 등을 통해 표현되고 있는 삼국유사를 통해 더욱 확장된 시야로 독창적인 작품을 제시한다는 각오다. 5편의 창작 작품 릴레이 중 가장 먼저 선보이는 건 김명화 작, 최용훈 연출의 (9.1~16). 삼국유사 중 ‘낙산의 두 성인 관음과 정취, 그리고 조선’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삼국유사 속 등장 인물과 소설가 이광수, 최남선을 등장시킨다. 욕망과 금기 사이에서 방황하는 이들 인물들을 통해 선행과 악행, 성과 속 등 상반된 가치 속 깨달음에 대한 물음을 진지하게 건넨다. 강신일, 남명열 등 17명의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9.22~10.7)는 귀신도 탐을 낸다는 신라 당대 최고 미인 ‘수로’가 주인공이다. 요란하고 희한하며 예리하고도 흥미로운 그녀를 둘러싼 이야기가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몽환적인 판타지로 펼쳐질 예정. 배우, 작가, 연출가로도 활약하는 홍원기가 쓰고 박정희 연출이 지휘를 맡는다. 세 번째 작품 (10.13~28)는 최치언이 쓰고 이성열이 연출한다. 무당, 상인, 호족의 아들 등 그 존재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처용을 등장시켜 부조리한 현대 사회를 고발하고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의 존재를 찾아내고자 한다. 이남희, 유연수, 김수현, 이명행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경순왕, 마의태자, 낙랑공주가 나오는 원전 ‘김부대왕’을 모티프로 한 네 번째 작품 (11.3~18)은 권력의 중심에서 살아남고자 힘과 욕망의 줄다리기를 인물들에 집중한다. 현대적으로 해석된 말투, 행동, 의식주 등을 통해 왕가의 정치가 마피아의 모습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어 현대 정치사의 한 부분을 떠올리게 한다. 등을 쓴 극작가 김태형과 등의 박상현 연출이 함께 한다. 마지막 작품 (11.24~12.9)는 삼국유사 기이편에 실린 ‘도화녀와 비형랑’의 이야기를 비튼다. 설화는 죽은 왕의 혼령과 미녀 도화 사이에서 태어난 반인반귀 비형을 중심으로 하지만 에서는 귀신 길달에 집중하여 당시 신라사회를 상상력으로 재구성한다. 뛰어난 건축술과 천문학으로 신라 발전에 큰 공헌을 했지만 역사속에서 외면 받는 꿈꾸를 로맨티스트 길달의 아픔이 무대 위에 펼쳐질 예정이다. 의 작가 차근호 작, 극단 여행자의 대표 양정웅이 연출을 맡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8.13 / 조회 11,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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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23] 연극 ‘레드’
연극 ‘레드’는 미국 작가 존 로건이 러시아출신의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2009년 영국의 ‘돈마 웨어하우스’에서 제작 및 초연을 했다. 이후 브로드웨이로 건너가 2010년 ‘토니 어워즈’에서 연극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국내에서는 ‘신시컴퍼니’의 ‘해외 명품 연극 시리즈’ 공연의 일환으로 소개됐다. ‘신시컴퍼니’는 ‘토니어워즈’에서 수상했던 작품들을 국내 공연계에 연이어 소개했다. 해외 명품 연극을 시차 없이 국내에 소개하며 공연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연극 예술의 새로운 부활에 일조했다. 즉, 2009년 작품상을 받았던 ‘대학살의 신’과 2010년 무대 디자인상을 수상했던 ‘33개의 변주곡’, 그리고 2011년 작품상 수상작인 ‘레드’를 순차적으로 소개한 것이다. 연극 ‘레드’는 ‘마크 로스코’라는 미술가의 이야기이다.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인물이지만 1950년대 추상 표현주의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작품은 ‘마크 로스코’의 예술에 대한 치열한 삶과 고통, 그리고 작품에 대한 끊임없는 회의와 열정의 연속적인 흐름을 보여준다. 조수이자 가상인물인 ‘캔’과의 대립과 반목, 견제와 회유, 그리고 포용하고 침잠하는 한 예술가의 초상이 고스란히 작품 속에 녹아 있었다. 연극 ‘레드’ 속 인물은 유화 냄새가 물씬 묻어나는 것 같은 캔버스에 직접 색을 칠했다. 그들의 모습은 환희에 차있는 열정과 함께 광기에 사로잡혀 앞만 보고 달리는 안타까운 방랑자 같은 서글픔이 묻어 있어 가슴 한구석이 짠해졌다. 불멸 속에서 진실을 꿈꾸는 그의 뒷모습에 한없는 연민이 다가왔다.오랜만에 맛보는 연극에서의 카타르시스가 진하게 온몸에 전해온 연극 ‘레드’는 이 가을 대한민국 문화계와 관객들, 모든 이에게 기분 좋은 흐뭇함이 번지게 하는 축복 같은 작품이었다. 이번 공연은 ‘마크 로스코’ 역의 ‘강신일’과 ‘켄’ 역의 ‘강필석’의 존재감과 열연이 단연 돋보이는, 올해 한국 공연계의 가장 인상 깊은 작품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글_유희성 he2sung@hanmail.net
2011.11.10 / 조회 1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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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강렬한 레드 앞에 선 두 화가
미국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 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호평 속 공연 중이다. 연극 는 단 두 명이 무대를 채우는 2인극으로 2009년 영국에서 초연돼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 받았다. 이듬해인 2010년엔 브로드웨이로 무대를 옮겨 토니상 6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내 무대에서는 강신일, 강필석이 열연한다.오경택 연출이 처음부터 ‘로스코’ 역으로 생각할 만큼 배역에 대한 몰입이 강한 연기파 배우 강신일은 예민하고 자존심 강한 예술가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가 연기하는 마크 로스코는 1950년대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인 화가로 1950년대부터 1970년 스튜디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색면추상화로 미술사에 각인된 인물. 에서 그는 점점 가볍고 자극적인 걸 원하고 사유하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 과연 자신의 그림이 존재가치가 있을까 고민하고 갈등한다. 여기에 조수 켄을 통해 시대 변화를 인정하고, 진짜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찾아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마크 로스코를 변화시키는 인물, 조수 켄 역은 배우 강필석이 열연한다. 켄은 열정만 가지고 있는 애송이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 무모하지만 용기 있는 말과 행동으로 마크 로스코를 자극하고 변화하게 한다. 이 작품은 실제 마크 로스코가 작가인 존 로건에게 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한 예술가에게 자신의 작품은 무엇이며, 이를 바라볼 관객은 과연 존재하는 지에 대한 고뇌가 두 사람의 핑퐁 같은 대사에서 뿜어 나온다. 여기에 예술의 세대교체가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로스코와 켄의 의견 대립을 통해 표현한다. 연극 는 오는 11월 6일까지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공연 장면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10.19 / 조회 1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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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도 짙은 연기가 폭발한다' <레드> 강신일, 강필석
누가 누구를 가르치겠는가. 서로의 열망이 거세게 부딪히며 저마다 깨닫는 것이겠지. 완강한 자기 세계를 고집하는 화가와 새로운 사상의 파도 한 가운데에 선 조수 켄의 2년 간을 담은 연극 .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선 두 남자의 폭풍같은 질주, 강신일과 강필석이 만났다. 2010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 6개 부분을 수상한 연극 는 러시아 출신 미국 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삶을 그린 작품. 누구보다 미술에 대한 치열한 자기 고뇌와 확신을 가졌던 그이나 자살로 생을 마감할 수 밖에 없었던 마크 로스코의 예술 인생 절정기였던 1958년부터 2년 동안 그의 조수 켄과 함께 또 달리 성장하는 모습이 무대 위에 펼쳐진다. 연극에 빠져 살던 대학생에서 자연스럽게 배우의 길을 생각하고 걸어, 현재 스크린과 브라운관, 무대를 종횡하는 묵직한 배우 강신일, 오랜만의 휴식에 체중이 8kg나 늘었다며 여유로 충전한 에너지와 함께 근 1년 만에 다시 무대를 찾은 강필석. 연습이 한창이었던 10월 초 이들은, 누구보다 를 확신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대본을 읽었을 때, 텍스트만으로도 강렬한 느낌이 전해졌다. 처음 작품을 접했을 때 어땠나? 강신일: 많은 작품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또 형상화된 좋은 작품들도 많았지만, 이렇게 훌륭하고 맛깔스럽게, 깊이 있게 쓰여진 작품은 본 적이 없다. 글이 굉장히 세련되고 재치있고, 감각적인 호기심도 담겨 있다. 물론 어려운 내용이 있긴 하지만, 그에 비해 너무나 재미있게 읽힌 작품이다. 강필석: 굉장히 디테일하고, 극적 행동들도 많아서 볼거리도 많을 것이다. 강렬하게, 아주 뜨겁게 읽었다. 일반인에게는 낯설 수 있는 화가, 철학자 등의 이름과 서명이 종종 등장한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도 있지만, 어렵고 난해한 미술 이야기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강신일: 처음 책(대본)을 읽었을 때는 지적 허영심을 자극하는, 잘난 체 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하기도 했다. 일반 관객들이 공연을 한 번만 보고 다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연습하면서 드는 생각이, 이 작품은 허영심을 가진 작품도, 그걸 강요하는 작품도 아니라는 거다. 작품에 등장하는 철학, 미술사에 대한 이야기를 몰라도 충분히 관객들에게 호소력 있게 전달될 거라는 확신이 든다. 미술을 매개로 하지만 크게 보면 변화하는 세대의 가치 충돌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안에 아무리 어려운 장치들이 있다 하더라도 쉽게 전달될 거라고 생각한다. 등 삶에 대한 이야기에 미술 작품과 미술가가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술이라는 소재가 어떤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일까. 강신일: 마크 로스코는 나도 몰랐던 사람이다. 미국이나 영국, 그리고 미술 관계자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하고 대단히 유명한 사람이나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 다양한 공연들이 올려져야 하지만, 한쪽에서는 이런 식의 작품도 꾸준히 생산되고 소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크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초예술문화에 좀 소홀한 게 아닌가, 그런 걱정이 좀 있다. 그런 것에 애정을 좀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미디어가 중심이 되는 세상이고, 영상이나 대중문화예술이 주는 감동과 영향력이 지대하다는 건 무시할 수 없지만 기초 순수예술이 뒤떨어진다면 다른 예술장르의 발전도 뒤떨어지지 않는가.켄은 로스코의 조수이지만 그에게 큰 자극이 되는 사람이다. 강필석: 가장 큰 역할이 선생님을 계속 자극하고 한편으로 가르치게 되는 역할이다. 그러나 켄도 아직 많은 걸 잘 모르는 사람이니까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 선생님도 뭔가를 깨닫고 나도 그런 선생님께 큰 가르침을 받는, 그런 사이다. 어리고 경험도 부족한 켄에게 왜 마크 로스코가 자극을 받을까. 강신일: 비단 로스코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모두가 젊은 시절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열망하고 하나하나 성취하고 그 가치를 대단히 귀하게 생각하고 지키고 싶어 할 것이다. 허나 세대는 자꾸 바뀌고 새로운 가치관도 등장한다. 뭔가 자기가 치받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 이런 건 기성세대라면 다 느끼는 것이다. 켄에 의해서 로스코가 직접적인 자극을 받았지만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미술 조류, 젊은 화가들이 등장하고, 그의 눈에는 저것이 무슨 미술인가,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가 답답해 하는 것인데, 그것을 한 젊은이가 직접적으로 저항하는 것이다. 로스코가 알고는 있으나 외면하고 싶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것들을 서로 대거리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켄을 통해 구체적으로 느끼고 이해하게 되면서 자기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켄도 마찬가지이다. 아직 확립되지 않은 자기 논리, 너무나 감각적이고 즉각적인 논리를 가지고 로스코에게 대항 했지만, 그와 2년 간 함께 작업하면서 알게 모르게 주고 받은 게 있고, 그것을 통해 설익은 자신의 논리들이 체계를 갖게 되고, 그러면서 세상으로 다시 나간다는 건, 켄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걸 상징할 것이다. 켄과 로스코의 세대 갈등을 통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찾아가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실제 두 사람은 필드에 함께 선 선후배이다. 강필석이 켄과 같이 느껴지는가? 강신일: 켄 보다 훨씬 훌륭하다.(웃음) 켄은 그야말로 어린애 아니냐. 두 사람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게 처음이다. 강필석: 나를 모르고 계셨더라.(웃음) 공연했던 을 보셨다는데 나 인줄은 모르셨다고 한다. 강신일: 뮤지컬 쪽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라고 들었다.(웃음) 공연을 봤는데 굉장히 호리호리하고 날렵한 친구가 노래도 아주 힘있게 하고 말도 바르게 하고, 곧 잘하는 친구가 있네, 했다. 그 사람이 강필석인 줄은 모르고.(웃음) 준비도 철저히 하고 고민도 하고, 내가 너무 미안할 정도이다. 강필석: 강신일 선배님이 로스코 역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아싸! 했다.(웃음) 내가 정말 날뛰어도 되겠구나, 싶었다. 그 이야기는, 그 동안 무대 위에서 좀 중심을 잡는 역할들을 많이 했고, 그래서 스스로 철저하게 계산하지 않고 날뛰어버리면 극이 완전히 이상하게 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정말 많이 컨트롤하려고 했었다. 더군다나 그렇게 되면 안 되는데, 뮤지컬 쪽에서는 나이가 그렇게 적은 편도 아니었고. 그런데 정말 강신일 선배님과 같이 한다니, 내가 마음대로 해도 되겠구나, 선배님이 탁, 이렇게 잡고 계시니까 정말 본능대로 하자, 하고 쾌재를 외쳤다.(웃음) 강신일: 연기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 물어보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그러면 난 그런 질문 하지 말아라, 연기는 네가 하는 거고 스스로 찾는 거지, 가르쳐서 하는 연기가 제대로 되겠냐, 하고 대답한다. 연기는 가르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역시 배우는 것도 아니다. 그런 질문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열망하고 열심인 태도로 보이기는 하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스스로 깨우치고 스스로 배울 수 있게 해라, 하고 말한다. 그러니 나는 후배들에게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러니까 까칠하다.(웃음) 두 남자 배우의 진한 맛이 기대된다. 강신일: 관객들에게는 정말 새로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무대에서 그림이 서서히 완성되는 과정들이 다 보여진다. 연기 뿐 아니라 미술에 대해서도 새로운 감흥이 있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고, 동물적인 두 남자의 매력이 최대한 드러날 수 있게 열심히 하고 있다. (웃음) 강필석: 굉장히 큰 무언가를 스트레이트로 딱 뻗는 작품이다. 보면 그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꼽아본다면. 강신일: 둘이 캔버스를 칠하는 장면은 굉장히 신선한 충격으로 객석에 전달이 될 것이다. 그 자체로도 하나의 퍼포먼스이자 재미를 보여줄 것이다. 강필석: 로스코의 대사지만 ‘요즘 사람들은 모든 게 좋다, 좋다, 다 좋다’라는 말이 굉장히 와 닿았다. ‘대체 존중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가치관은 어디에 두고 왜 모든 걸 좋다고만 하는가’, 처음 선배님을 만나고 그 대사를 하시는데, 가장 와 닿는 대사였다. 강신일: 공연에서 제작사 측에 양해를 구하고 의 대사를 한 구절 했는데, 그게 바로 그 대사이다. 도대체 가치관들의 기준들이 어디에 있느냐, 관객들에게 질문을 한 것이었는데 그 짤막한 대사를 통해서도 관객들이 에 대한 궁금증을 엄청나게 갖더라. 어떤 사람은 그 대사를 듣고 가슴이 멎는 것 같다고 하고 내가 지금 뭔가를 잃어버리고 사는 게 아닌가, 반성하게 되었다고도 들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10.17 / 조회 1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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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소> 이상한 변소의 이상한 이야기
도대체 B언소가 무엇이냐? 누구는 ‘변소’를 느리게 말한 것이라고 하고, 누구는 ‘유언비어’에서 파생됐다고 하며, 또 누구는 말(言)이 날아가(蜚) 사라진 장소(所)라고 했다. 황희 정승 말마따라 “너도 맞고 너도 맞는” 연극 의 막이 올랐다. 1996년 초연 당시를 비롯, 2003년 공연에서도 125%에 육박하는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흥행 기록을 세웠던 가 2010년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원씨어터 3관을 장기 임대한 차이무전용극장의 개관적으로 공연 중이다. 이번 작품에는 극단 차이무의 단원이자 연기파 배우로 국내 무대를 종횡무진 하고 있는 문성근, 강신일, 최덕문 등의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지난 5일 언론에 공연을 공개 한 후 자리한 문성근은 “정부의 지원이 마약처럼 작용해, 지원이 끊기면 공연을 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하며 “우리 극장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극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전용극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객과 직접 부딪혀 보고자 한다”며 차이무전용극장의 설립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 공공 화장실을 배경으로 27개의 작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는 올해 공연을 위해 쓰고 연출한 이상우가 14개 장면을 새롭게 수정, 보완하였다. 그는 “매번 할 때마다 당시의 논란을 주제로 장면이 바뀌곤 한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12장 Foreigner나 17장 Quiz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연을 연출한 고 박광정을 추모하기 위한 뜻도 모인 연극 는 극단 차이무가 올 한해 진행할 ‘생연극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며, , , 가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연극 공연장면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이...이빨 닦는데요..""도대체 어디로 줄을 서신 거에요?" "먼저 나는 쪽으로...""저는 뭐 큰 욕심 없습니다. 평양에 서울 만 한 땅이 좀 있고, 차도, 집도...다들 있는거잖아요""내가 뭐가 어디가 어때서?""개구리 구슬피 울던 그 날 밤...""타향살이가...바로 이런거군요.""똑바로 안해? 벗어! 벗어! 빨리 벗어!""대화를 하란 말야, 대화를""제 이름만 부르시면, 여기 이렇게 머리카락이 납니다, 예, 그럼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10.02.10 / 조회 1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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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배우 ①] 뚝배기 같은 그녀 김경선
안정적인 연기력, 무대를 아우르는 조화력, 주체할 수 없는 끼까지, 무대에선 주인공보다 주목받는 실력파 배우들을 플레이디비에서 [주목, 이 배우] 시리즈로 만납니다. ----------------------------------------------------------------------------------------------------------------------김경선은 ‘천부적’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배우다. 어떤 캐릭터라도 안심(?)하고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탄탄한 실력은 그녀가 가진 최고의 무기. 최근 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배우 김경선의 향보에 부쩍 관심이 가게 한다. 에서는 동성애 세상의 여장부 ‘로버타’ 역을 똑 소리나게 연기했고 에서는 놀랍도록 작은 역할을 놀랍도록 눈길이 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부터 까지 지난 달 로 뮤지컬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해서인지, 아니면 을 마치고 잠시 난 틈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서인지, 대학로 카페에서 만난 그녀는 한결 밝고 예뻐 보였다. 살이 빠진 것 같다고 하자 “ 하면서 너무 뛰어다녀 그렇다”며 웃어 보인다. 여우조연상 수상도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랍단다. “ ‘진짜 생각하지 못했는데’라고 말했는데 정말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하필 그날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어요. 드레스도 입지 않으려다 급하게 입은 게 롱드레스였어요. 그래서 수상 소감에 ‘생각하지 못했으나 드레스는 차려 입고 왔다’고 한 거에요. 하하.” 그녀는 지난 6년간 은근한 뚝배기처럼 차근히 실력을 쌓아온 배우다. 부산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부산 극단에서 연극 배우로 활동하다 오직 ‘뮤지컬 배우가 하고 싶어’ 상경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온 건 아니다. 한번에 붙기 어렵다던 오디션에 합격한 다음이다.“서울에 무작정 올라 오기 전에 오디션부터 봤어요. 부모님은 제가 대학 때 서울로 이사 오셨기 때문에 살 집 걱정은 없었지만, 무작정 올라와서 포기하는 친구들을 많이 봐서요. 그 당시 제가 알던 뮤지컬은 밖에 없었고요.” 2004년 6개월 공연 이후 등을 거치며 개성강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실력파 배우로 이름을 알려갔다. 주로 코믹한 역할에서 빛을 발했지만 처럼 무게감 있는 역할도 소화했다. 특히 매년 무대에 오르는 인기 뮤지컬 의 ‘마마’ 역할은 나이가 있고 뚱뚱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 관객을 놀라게 했다. 공연 초기엔 ‘마마가 너무 작고 어리다’란 불만이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카리스마 있는 김경선의 연기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없다. 그녀가 에 참여한 과정이 독특하다. 사실 김경선 역시 오디션 공지를 봤을 때 원서를 넣지 않았다. 그 스스로도 마마는 덩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하지만 에 출연하는 최정원의 상대연기를 도와주다 외국 스탭의 눈에 들어 결국 마마에 캐스팅됐다. 넘버는 오디션 기간 동안 노래를 많이 들어서 이미 익힌 상태였고 연기력 역시 인정받았다. “왜 제가 됐냐고 물어봤더니 ‘마마가 나이들고 뚱뚱해야 한다는 건 편견이다’라고 하시더군요. 전 과장되지 않은 연기가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요. 오디션이 아니라 상대역할로 도와 준거니 당연히 대사가 담백했을 거에요. 제가 오디션에 지원했다면 다른 지원자들과 똑같이 오버하지 않았겠어요? 운이 정말 좋았던 거죠.” 김경선은 등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배우. 스스로도 “하나 같이 좋은 작품만 했다”며 뿌듯해 한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애착가는 작품은 여우조연상을 안겨준 . 극중 로버타가 자신처럼 느껴진데다 배우들간 팀워크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극중 동성애 연기도 처음 생각한 것처럼 힘들지 않게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동성과의 키스 씬에서는 “파트너 유하씨가 립밤을 선물해줬다”며 깔깔 웃는다. “예쁜 역할, 매력 없어요” 가장 최근 작인 도 그녀에게 의미가 있다. 극 중 이훈진과 함께 광대부부 나온 김경선은 작품에 웃음과 활력을 주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관객분들이 저를 기억 못하실 줄 알았는데 의외였어요. 전 1막도 빨리 끝나고, 2막도 다른 배우보다 빨리 끝나거든요(웃음).” 그도 그럴 것이, 에서 광대 부부가 등장하는 씬은 채 5번이 안 된다. 하지만 관객들이 직접 느끼는 존재감은 훨씬 컸다. 작지만 뚜렷하고 코믹한 캐릭터 덕분이다. 애초 대본에서는 노래도 없는 캐릭터였지만 조금씩 살을 붙여나가 광대 부부를 만들어갔다. “극 중 ‘똥’ 씬도 저희가 아이디어를 짜서 만든 거에요. 전쟁 통에 힘든 민초들의 삶을 대사에 넣으면서도 풍자도 있어야 해서 ‘먹을 게 없어서 똥도 구하기 힘들다’ 이렇게 만들었죠(웃음). 광대부부가 쓰는 인형도 필요했는데 제작쪽에서 손이 모자라서 제가 집에서 직접 만들기도 했고요. 조금 나오긴 했지만 공을 많이 들였어요. 에.” 데뷔 6년, 단단하게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녀가 역할에 연연하지 않는 데는 그만의 생각이 있다. “전 어떤 역할이든 작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작은 역할이라면 대충해도 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설령 조금 밖에 나오지 않더라도 다른 배우 2시간 동안 쓰는 에너지를 저는 짧은 시간 안에 다 쓴다고 생각해요. 끝나면 똑같이 힘들어요(웃음).” 그만큼 ‘주연’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물론 없다. 하지만 어디에서든 ‘김경선이 딱이다’라는 말을 듣고 싶은 욕심은 누구보다 크다고. “역할이 크고 작은 데에는 신경 쓰지 않아요. 내가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면 작아 보이지 않으니까. 큰 역할을 맡아서 뜨고 말테야 그런 건 없어요. 전 예쁘지 않은 역할을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주어진 제 몫을 똑똑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튀지 않고 균형 있게 말이에요.” 뮤지컬 배우로서 김경선의 목표는 “말을 못할 때까지 공연을 하는 것”이다. 뮤지컬뿐 아니라, 연극무대도 좋다. 그래서 체력과 목관리 등 전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들을 신경 쓰고 있다. “어릴 땐 일 자체가 무조건 멋있고 재미있었지만 요즘엔 나를 관리하는 데 신경 쓰고 있어요. 운동을 싫어하는데도 규칙적으로 하려 하고, 술 좋아하는 제가 술자리도 자제 하죠. 뮤지컬 배우 중에 중년까지 활동하는 분이 별로 많지 않잖아요. 저도 나이 들어서까지 무대에 서는 여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어떤 역할이든 다 도전이고, 새롭고 감사합니다.” --------------------------------------------------------------------------------------------------------------플디가족이 뮤지컬 배우 김경선에게 직접 묻다 alara님/ 김경선씨랑 마음이 맞고 친하게 지내는 배우분들 좀 알려주세요. 음..너무 많아요. 생각이 비슷한 분들, 술자리 좋아하고 열심히 하는 분들하고 친한 것 같아요. 만나서 작품 이야기 많이 하는 분들이요. 팀들하고도 정말 친해요. 정원 언니, 해선 언니 하고 친하고요. 남자 같은 경우는 때 파트너였던 주형이, 또 성기윤, 손광업, 이정열 선배님들하고 친해요. blue30님/ 성량이 남자 못지 않으신데, 목관리 비법이나 나만의 창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전 노래를 독학했어요. 제가 갖고 싶은 목소리의 노래를 녹음해서 계속 연습을 했죠. 에서 보여드린 살짝 띄운 노래는 셀린 디온 노래를 연습하면서 생긴 소리고, 좀 파워풀한 목소리는 휘트니 휴스턴 노래를 좋아해서 계속 연습했고요. 흉내를 내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거죠. 제일 좋은 건 공연이에요. 하나씩 하나 보면 업그레이드가 되는 것 같아요. 목 관리 비법은 특별히 하는 건 없어요. 다만 감기에 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소금물 가글 정도를 아침에 눈떴을 때 해주죠. vivatory 님/ 뮤지컬 배우가 되려면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생각하시는 것은요? 노래도 중요하지만 요즘에 노래를 못하는 배우는 거의 없더라고요. 하나 같이 잘 해요. 제 생각은 연기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같은 노래를 하더라도 그 표현력은 연기력에서 갈리거든요. 춤도 연기의 일종이기도 하고요^^ ektha97님/ 김경선님이 가장 해보고 싶은 뮤지컬 뮤지컬 배역은? 여자 캐릭터 뿐 아니라 남자캐릭터까지 포함해서 말씀해 주세요.전 의 자나 진짜 해보고 싶었어요.하하. 남자 캐릭터 중 해보고 싶은 거 많죠. 지킬도 멋있잖아요. 카리스마 있고. 여자 캐릭터 중에서는 예쁜 역할에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아요. 개성있고 밝은 역할이 좋답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11.16 / 조회 1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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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11월 1주>
주간 공연 예매랭킹 한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역사 소설가 김훈의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이 3주 연속 공연 예매 랭킹 1위를 차지, 한국 창작뮤지컬 흥행기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고 있다. 1636년, 청나라에 쫓겨 남한산성에 갇힌 조선의 왕 인조와 주전파, 주화파의 싸움, 그리고 민초들의 고통을 다루고 있는 뮤지컬 은 작품 속 장면이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실린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초연 창작뮤지컬을 향한 관객들의 관심이 개막 초부터 폐막을 앞둔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뮤지컬 커뮤니티를 술렁이게 만드는 ‘엄기준의 합류’ 소식을 전한 뮤지컬 이 지난 주 보다 두 단계 상승하며 랭킹 2위로 올라선 점도 눈에 띈다. 1888년 영국 희대의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체코 뮤지컬 에는 안재욱, 유준상, 엄기준, 신성록, 김무열, 민영기, 김법래 등이 출연한다. 배우 봉태규의 연극 데뷔작 앵콜 이 3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순항중임을 전했고, 뮤지컬 가 지난 주 보다 한 단계 순위 상승하며 4위에 자리했다.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자리잡은 연극 이 6위에, 뮤지컬 과 연극 이 네 단계씩 동반상승, 각각 7,8위로 올라섰다. 고양으로 무대를 옮겨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브레드 리틀의 뮤지컬 이 지난주에 이어 10위에 자리했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뭉치니까 대박 이 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최고와 최고가 만나 콘서트계의 핵폭탄으로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이브 콘서트 가 2주 연속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올나잇스탠드’ 공연의 대가 싸이와 ‘원맨쇼’의 대가 김장훈은 알짜배기 퍼포먼스로 구성된 하이라이트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카리스마 넘치는 심사위원으로 변신한 이승철의 가 랭킹 2위로 올라섰다. 관객을 배려한 편의 시설, 기획을 직접 고안해내는 이승철은 이번에는 와인가 스낵을 즐기며 공연을 보는 ‘로맨티카 석’을 마련, 관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겠다는 각오다. 막강형제, 유쾌하게 미친 두 남자 컬투의 서울 공연이 지난주에 이어 3위에 오르며 순항 중이며, 20주년 기념공연에 나선 어린왕자 이승환의 가 지난 주 보다 한 계단 올라서며 4위에 안착했다. JYP의 날개 짓이 예사롭지 않다. 오는 12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지는 박진영 콘서트 가 무려 11단계 상승하며 5위로 올라선 것. 최고의 프로듀서로 변신한 그는 프로듀서로의 무게를 벗고 '날 떠나지마',‘청혼가’, ‘HONEY’, ‘엘리베이터’, ‘그녀는 예뻤다’ 등 수많은 히트곡을 통해 가수 박진영이 가진 모든 것을 선보일 예정이다. 10년 내공에 빛나는 (6위)이 관객들의 호평 속에 지난 주말 막을 내렸고 감미로운 발라드로 대표되는 두 남자, 유리상자의 서울공연이 7위로 새롭게 등장했다. 티켓파워의 원조 이문세의 가 무려 22단계 상승하며 8위에, 감성적인 멜로디와 가사로 주목 받고 있는 그룹 메이트의 (9위)와 언니네 이발관 (10위)가 새롭게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2009.10.26~2009.11.1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 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11.02 / 조회 26,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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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시리게 펼쳐진 비통한 역사의 한 조각
산성으로 눈 구경 간다…찬 눈에 뜨거운 두 눈 씻고 오련다. 인조가 처연함을 숨기며 담담하게 ‘눈구경’ 가는 새벽길은 흩날리는 눈과 날카로운 대나무 성벽에 둘러싸여 유난히 스산하고 적막하다. 창작뮤지컬 은 1636년 병자호란, 청나라에 쫓겨 남한산성에 갇힌 조선의 무기력한 왕 인조와 주전파, 주화파의 싸움, 그리고 스러져가는 민초들의 고통이 차디찬 이미지로, 가슴 울리는 노래로 펼쳐낸다. 피할 수 없는 선택과 고통 속에서 ‘살아서 죽을 것’을 주장하는 최명길과 ‘죽어서 살 것’을 주장하는 김상헌,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조의 고뇌는 뮤지컬 의 주요 갈등. 여기에 청나라에 굴욕적인 항복을 하느니 목숨을 내놓겠다는 젊은 선비 오달제와 그를 둘러싼 두 여인의 사랑은 또 하나의 축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간다. 은 김훈 원작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이지만 ‘오달제’ ‘매향’ 등 주요인물을 새롭게 설정했다. 특히 정명수와 매향, 초홍과의 엇갈리는 애정, 오달수와 매향, 남씨부인의 관계 등 로맨스를 등장시켜 건조한 사극에 말랑거리는 감성을 첨가했다. 하지만 이 엇갈린 애정들의 감성이 객석까지 잘 전달되진 않는다. 특히 중심축이 되는 오달수와 매향의 사랑은 거의 설명되지 않아, 그들의 애절한 결말이 쉽게 다가오진 않아 아쉽다. 은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역사의 한 조각을 펼쳐 보인다. 격동하는 나라관계 속에서 실리와 명분의 대립이 첨예하고, 청나라의 기세등등한 압박은 날로 심해진다. 그 속에서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은 눈물겹기만 하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구구절절 무대에서 설명하진 않는다. 무대가 형상화한 이미지와 인물들의 한 가락 노래, 탄식 어린 대사가 시대속 인물들의 고통과 희망, 절망을 담아낸다. 모던한 무대는 제 역할을 해준다. 무대 뒷 편을 채우는 대나무 성벽은 시리게 그 당시의 추위를 형상화 한다. 노래는 때론 구슬프게, 때론 패기 있게 조합되어 각각 캐릭터들의 고민과 성향을 드러낸다. 극의 마지막 부분, 인조의 굴욕적인 항복과 절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음향은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이어 비통하게 만든다. 하지만 인물들의 정형성은 아쉽다. 조선의 신하들은 하나같이 충정심이 강한 곧은 인물들이고, 남씨부인과 매향마저 의리와 정의로 뭉쳐있다. 그나마 입체적인 캐릭터는 나라에 분노하고, 사랑에 흔들리는 정명수 정도다. 은 창작 뮤지컬 초연인데다 역사극이란 무게감을 무사히 넘겼다. 우리나라 대표 창작 뮤지컬로서 그 입지를 어떻게 다져 나갈지 주목할 만 하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09.10.29 / 조회 12,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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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10월 4주>
[10월 4주 공연 주간 예매 랭킹] 호평 속 순항 중인 창작 대어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소설가 김훈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시대의 고난과 역경을 온 몸으로 감내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담은 창작 뮤지컬 이 2주 연속 예매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라를 위한 한 마음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견해를 내 보이는 신하들, 남한산성으로 ‘눈 구경 가자’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인조의 고뇌, 그리고 한 나라를 점령해 오지만 작은 적국의 기개 높은 신하를 존중할 줄 아는 청나라 황제 등 소용돌이 치는 역사 속 인물들의 인내가 잘 드러나고 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대나무를 중심으로 한 무대와 장엄하면서도 모던함을 갖춘 음악에 대한 호평도 줄을 잇고 있다. 연극 작품 두 편이 탄탄히 상위권을 자리하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 웃기는 희곡작가와 그 보다 더 웃기는 검열관의 한판 승부, 일본의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작으로 지난해에 이어 앵콜 공연 중인 연극 (2위) 역시 꾸준히 관객들의 관심 속에 순항 중. 또한 때론 웬수(원수가 아닌), 때론 애물단지, 그러나 인생의 영원한 친구인 친정 엄마와 딸의 가슴 뭉클한 사랑을 담은 연극 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무장 해제 시키며 한 계단 순위 상승, 지난 주 3위에 올랐다. 유준상, 김무열, 안재욱, 김원준, 신성록, 김법래 등 여는 작품에서 원톱으로 나서도 손색이 없을 탄탄한 스타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뮤지컬 이 무려 17계단이나 뛰어올라 4위에 등극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1차 공연에서 빠지게 된 신성록의 빈자리에 엄기준이 새로이 함께 할 소식이 더해지니, 뮤지컬 팬들의 환호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소극장 스테디&베스트 셀러 작품의 선두주자 뮤지컬 가 5위를 차지했으며, 스물 아홉 세 친구의 눈물겨운 적금 사수기, 연극 가 한 주 전과 마찬가지로 6위를 유지 중이다. [10월 4주 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화제 집중 두 사람, 무슨 일 낼까? 이들이 뭉치면 ‘원 터치 쓰리 강냉이’가 아니라 ‘완타치 써티 강냉이’가 되지 않을까. 열광적인 콘서트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두 가수들이 뭉친 가 지난 주 콘서트 예매 랭킹 1위로 등극했다. 라이브 스탠딩 콘서트의 특급 노하우를 가진 이 둘이 모여 알짜배기 열광 콘서트의 진수를 선보일 것이라는 이번 공연은 12월 24일에 열려, 크리스마스 이브의 분위기를 한껏 더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시월이면 어김 없이 찾기 되는, 또 기대하게 되는 로맨틱 무대의 정수, 이 올해에도 열린다. 10월 31일과 11월 1일 양일간 열리는 이번 무대에는 김태우, 이소라, 정엽, 스윗소로우 등 감성을 울리는 목소리의 소유자들이 함께 손을 잡는다. 제목을 따라 11월 1일 공연은 10월 32일로 표기하는 센스 정도는 미리 알아차려 주는 것이 이 공연을 기다려온 관객들의 기본?! 코미디와 노래, 그리고 다양한 버라이어티 쇼가 어우러진 개그쇼의 히어로들, 가 새롭게 3위에 올랐으며,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이 팬들에게 선사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가 서울 공연 4위에 이어, 창원(9위), 울산(10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의 공연 티켓 예매가 속속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로 가수 생활 20주년을 맞은 이승환의 (5위) 역시 12월 24일부터 3일간의 폭발적 무대 준비에 한창이다. 중장년층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이 무려 25위나 상승, 6위에 등극했으며, 타이거 JK, 윤미래, 리썅, 에픽하이, ZEEBRA 등이 함께 하는 [What’s up? Vol.2]가 8위로 한 계단 순위 상승한 것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밖에 서울 공연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의 전국 투어 공연 중 인천 무대(11위) 역시 큰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해에 이어 올 연말에도 함께 할 수 있는 (16위), [DJ.DOC 콘서트](20위)도 새롭게 순위권 진입하며 본격 레이스 경쟁을 시작했다. [2009.10.19~2009.10.25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10.26 / 조회 2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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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 보이는 대형창작뮤지컬 <남한산성>
작가 김훈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선보인 창작 뮤지컬 이 성남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은 1936년 청나라의 도발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간 인조와 청나라와의 화친을 주장하는 최명길, 청에게 대항하기를 주장하는 김상헌과 오달제, 그리고 오달제를 둘러싼 매향과 부인 남씨의 얽힌 로맨스가 물흐르듯 펼쳐지는 작품. 이필모, 김수용, 이정열, 배해선, 임강희, 성기윤, 서범석, 손광업, 강신일 등 실력파 배우들이 모여 가슴 치는 역사의 한 조각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창작 초연인 대형뮤지컬인 을 네 명의 관객과 함께 보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대담참석자 이: 이정민(27), 대학생 권: 권미진(34), 회사원 전: 전유진(22), 대학생 김: 김인호(32), 회사원 공연관람 및 대담일 : 10월 17일 3시 캐스트 : 이필모, 이정열, 배해선, 임강희, 성기윤, 손광업, 강신일 등 -------------------------------------------------------------------------------------------------------------------------남한산성, 이래서 보고 싶었다 이 : 배우들 때문에 보고 싶었어요. 배해선, 임강희, 서범석씨 등 다른 작품에서 봤던 믿을만한 분들이 원캐스팅으로 한다고 하니까. 오달제역의 김수용씨는 에서 봤는데 실력있는 배우고, 이필모씨도 드라마로 유명해지셨지만 10년 동안 무대 연기를 해온 배우니까 기대가 되더라고요. 전 : 저도 사실 배우 때문에 보고 싶었어요. 그래도 지방에서 여기까지 와서 보고싶단 생각은 못했는데, 얼마 전 문화 프로그램에서 이 집중 조명되더라고요. 거기서 노래와 연출 등 공연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고 나니까 오히려 더 보고 싶더군요.권 : 전 최근 렌트, 지킬앤하이드, 올슉업 등을 봤는데 국내 창작 뮤지컬, 큰 스케일을 가진 창작 뮤지컬은 어떨까 궁금했어요. 일반적인 가벼운 내용이 아니라 역사적인 내용을 기초로 하니까 보고 싶었어요. 총평. 모던한 무대와 연출 “참신” "만족"전 : 참신하게 봤어요. 조광화 연출이 하는 대공연은 처음 봤거든요. 어떻게 보면 진부하고 지루할 수 있는 소설을 재 각색해서 현대화를 잘 한 것 같아요. 넘버나 연출에 있어서도 굉장히 세련됐고, 자기가 보여주려고 했던 바를 잘 보여주지 않았나 해요. 권 : 무대가 참신하고 아름다웠어요. 배우들이 노래하는 걸 들으면 앉아서 듣기만 해도 막 떨리더군요. 사실 다른 장르를 같이 하시는 배우 분들은 미묘한 차이가 있긴 했어요. 예를 들면 강신일씨는 주로 연극 무대에 오른 분이어서 노래가 많지 않고 음이 불안정했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집중력을 가지고 볼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었어요. 이 : 저도 결과적으로 좋게 봤어요. 역사 사극인데 모던하게 간 게 오히려 편했고요. 캐릭터와 넘버가 가끔씩 나 가 떠오르긴 했으나, 지루하지 않게 모던하게 가는 게 통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관람가 8세는 절대 아닌 것 같아요. 역사물이라고 해서 너무 어린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질문이 많을 것 같은데요. 김 : 한국 사극 관련 뮤지컬은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떤 틀에서 벗어나질 못하거든요. 이번에도 이렇겠구나 예상은 했는데 크게 벗어난 점은 없었고, 말씀대로 연출이 모던해서 재미있게 봤던 것 같아요. 이 : 가격도 참 작하죠. 7만원대니까 할인하면 6만원이잖아요. 요즘은 10만원이 다 넘어가는데…성남 공연장은 사운드가 별로이긴 하고, 위치도 서울은 아니지만 그런 걸 감안해도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에요. 김 : 그런데 왜 이 작품이 김훈 원작에 기대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대사의 느낌이 비슷한 건 알겠는데, 김훈 원작을 내세우는 건 좀 무리가 있어 보여요. 이 : 원작 소설에선 달제의 비중이 크지 않고 김상헌과 최명길의 비중이 큰데, 달제 캐릭터를 키워놓고 새로운 캐릭터도 창조했죠. 김훈 도서를 끼워팔고 제작발표회 때 김훈씨가 나오는 건 다분히 마케팅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모티브를 따와서 창작 뮤지컬을 하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오달제가 극의 중심?전 : 무대 디자인과 연출의 힘이 컸다고 느꼈어요. 특히 오달제란 캐릭터를 중심으로 내세운 것 같지만, 제가 보기엔 오달제를 내세워서 나머지 캐릭터들을 살린 것 같아요. 오달제가 처음부터 뭔가 깊이 생각을 하고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기를 그런 운명을 타고 났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과 얽히는 매향, 정명수, 김상헌 등을 내세우기 위해 오달제를 중심에 허울로 세워놓은 것 같고요. 권 : 저도 무대와 연출 효과가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중간 중간 늘어지긴 하지만 대부분 집중을 할 수 있게 했고요. 전 : 제가 본 리뷰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게 왜 오달제가 중심 인물로 내세워졌는가에 대한 글이었어요. 인조를 중심으로 세웠으면 2탄이 됐을 것이고, 최명길이 중심이었으면 매국작품이 되기 때문에 나라의 지원을 못 받았을 것이며, 김상헌을 내세우자니 뻔한 우국충정을 내세웠을 테니 이도 저도 모르는 패기있는 젊은이를 내세운 거라고요. 이 : 로맨스를 넣으려고 한 것도 있겠죠. 사실상 뮤지컬은 2~30대 여성이 주요 관객층이니까. 전 고광택 빛이 나는 소재를 써서 얼음을 표현한 게 신선했어요. 조광화 연출이 등에서 보여줬던 한국적인 풍경이 이번에도 드러나서 좋았고요. 또 배해선씨를 신시 작품 말고 다른 작품에서 본 것도 환영이었고, 성기윤씨도 맘마미아 말고 다른 작품에서 보니까 좋던데요(웃음). 손광업씨는 묵직한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줬고, 서범석씨도 비중이 크지 않은데 명품 조연이라 할만 했거든요. 김 : 극이 한 캐릭터에 기대지 않고 잘 분배가 된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 서범석씨를 캐스팅 했는데 조금 나오는 건 활용을 못해 비중이 적은 것도 되겠지만 다른 배우들이 그만큼 풍부하게 나오지 않았나 합니다. 아쉬운 점..이 : 전 그 점이 아쉽더라고요. 특히 초홍역의 김현아씨. 그 분은 끝까지 이름이 안 불려서 그 캐릭터 이름을 아무도 몰라요. 마지막에 노래 한 번 부르고, 끝까지 이름 한 번 안 불리고, 그래서 오히려 멜로가 어중간 한 것 같더군요. 멜로로 갈 것이면 오히려 확실히 해야 하는데. 전 : 초연이니까 완벽할 순 없지만 캐릭터에 대한 재정립은 필요한 것 같아요.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배역을 살리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말은 오달제가 중심이라고 하지만 그가 중심인물은 아니고, 새로운 러브 라인을 넣었다고는 하지만 그 러브라인 조차 큰 역할을 한 건 아니거든요. 매향이와 오달제 사이도 대사 몇 마디로만 나오니까 저 둘의 뜨거운 사랑이나 의리를 잘 못느끼겠고요. 중요도를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 : 달제와 매향을 계속 떨어져 있다가 마지막에 한번 만나는 걸로 관객들이 감정이입이 될까요. 마지막 장면은 로미오와 줄리엣인데 과정이 없단 말이에요. 솔직히 사랑 노래는 매향을 그리며 한 것 같은데, 사실 남씨하고 다를 바 없었거든요. 거의 워커홀릭처럼 일만하고. 끝에 매향에게 애달픈 사랑 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했어요. 전 : 나루라는 캐릭터도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김상헌이 나루 아버지를 죽이는데, 나중에 나루와 김상헌이 만났을 때 김상헌의 표정에 뭔가가 있었잖아요. 뭔가 보여줄 것처럼 해요. 그런데 아무 일도 없더라고요(웃음). 순금이 부부가 챙길 뿐이지. 이 : 부부 자식도 아닌데 나중에 섞여 가는 게 어중간 했죠. 권 : 그래도 그 친구가 인상에 남긴 해요. 그 아이가 극을 이어가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백성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걸 보여줘서 나쁘진 않았어요. 전 : 순금 부부도 작품에 숨을 쉴 틈을 준다고 하던데요. 전 오히려 그 분들이 좀 튀었던 것 같아요. 극의 흐름을 흐트러놓고. 똥 이야기 하는 것도 사실 없어도 되는 부분이거든요. 좀 너무 쉴 틈을 주고 어거지스러운 면이 있었어요. 이 : 한 3~4번 나오는 것 같은데 2번만 나와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합창 부분에서는 가사가 안들리는 것도 아쉬웠죠(웃음). 권 : 정확하게 어떤 스토리를 보여주겠다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인조가 피난을 떠나는 아픔을 보여주겠다는 건지, 어떤 건지. 장면 장면 몰입하게 하고 배우들의 능력이 좋았지만, 다 보고 나와서는 무슨 내용을 봤다라는 걸 솔직히 할 수 없거든요. 정리: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09.10.23 / 조회 15,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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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10월 3주>
주간 공연 예매 랭킹 한국창작뮤지컬, 우뚝 서다 2년 여간의 제작기간, 30억 원의 제작비 투입 등 메머드급 창작뮤지컬의 기대작으로 꼽히며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이 무려 12단계 순위상승 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필모, 김수용, 이정열, 서범석, 강신일, 배해선 등의 탄탄한 연기력과 고전미와 현대미가 결합된 세련된 무대, 조명에 대한 관객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웰메이드 연극으로 꼽히는 앵콜 이 지난주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대구 뮤지컬 팬들의 마음을 움직인 브레드 리틀의 대구공연이 3위를 기록하며 지난 주 막을 내렸다.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자리잡은 연극 이 4위, 이번 주말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이 5위에 자리했다. 뮤지컬 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연극 의 선전도 눈에 뛴다. 세 번째 앵콜 무대에 오른 연극 는 29살 동갑내기 여자 친구들이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10년 동안 모은 결혼적금을 몰아주자’는데 뜻을 모으고 가장 먼저 결혼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 명의 여자들의 이야기를 내용을 세련되고 재치 있게 다루고 있다. 손호영, 윤공주, 김진우가 출연하는 뮤지컬 이 7위에, 연극 강남공연이 8위, 대학로 공연이 10위에 올랐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제목만으로 설렌다, 변하지 않는 명성 프로젝트 콘서트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시월에눈내리는마을 콘서트 가 랭킹의 새로운 1위로 올라섰다. 1999년 첫 공연 이후, 10년 이상 롱런하고 있는 이 공연은 연인들이 꼭 챙겨봐야 할 공연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이소라, 윤종신, 성시경, 이문세 등 실력파 가수들만이 설 수 있는 무대로도 유명한 ‘시월에..’의 2009 공연에는 이소라, 김태우, 정엽, 스윗소로우가 뭉쳐 감미로운 음악의 절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뜨겁게 달굴 김장훈, 싸이의 가 두 단계 순위상승하며 2위로 올라섰고, 올림픽 펜싱경기장의 공연을 통해 발라드 가수를 넘어서 대형 공연형 가수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박효신의 가 3위를 기록하며 지난 18일 화려한 막을 내렸다. R&B의 소울 보컬의 교과서로 불리는 에릭 베네의 첫 내한공연의 랭킹진입도 눈에 띈다. 소율계의 슈퍼스타, R&B의 황제, R&B의 음유시인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에릭베네는 최신앨범 ‘러브&라이프’를 통해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R&B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에릭 베네는 이번 첫 내한공연을 통해 R&B, 재즈, 팝, 가스펠 등 소울음악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라이브 황제 이승철, 이승환의 순위 경쟁도 치열하다.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최고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두 남자의 (5위)와 (6위)가 나란히 랭킹에 올랐다. 티켓파워의 원조 이문세의 가 네 단계 순위상승하며 7위에, 이승철의 전국투어 시리즈 울산공연이 무려 9단계 순위상승하며 8위에 올랐다. 타이거JK, 윤미래, 리쌍, 에픽하이, 지브라가 뭉친 가 14단계 순위상승하는 거침없는 파워를 보여주며 9위로 올라섰고 연출가로 변신한 장기하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드라마 콘서트 가 10위에 오르며 랭킹에 새로운 얼굴로 등장했다. [2009.10.12~2009.10.18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 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10.19 / 조회 2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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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찬란한 유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작기간 2년, 제작비 30억원이라는 대대적인 물량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 창작 뮤지컬 이 지난 7일 프레스콜을 통해 그 베일을 벗었다.주요장면 시연을 통해 만나본 뮤지컬 은 소설가 김훈이 만들어낸 장편소설 ‘남한산성’속의 강렬한 무게감과 주인공 오달제를 전면으로 내세워 만들어낸 로맨스의 색채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대나무와 직선의 세트를 활용해 웅장함과 세련된 현대적 감각을 결합시킨 선 굵은 무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조명이 활기를 더했고 이필모, 김수용, 이정열, 예성, 강신일, 배해선 등 주연배우와 앙상블 40여명의 움직임이 무대의 중심을 잡았다.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하며 지내야 했던 43일간의 이야기를 통해 민중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뮤지컬 은 오는 10월 9일부터 11월 4일 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프레스콜오달제(이필모)와 매향이 부르는 '붉은 얼굴'먼저 살아야 합니다! 최명길(강신일)더러운 조선놈들! 정명수(예성)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인조(성기윤)화려한 무게감, 청나라 황제 홍타이지의 등장(서범석)슈퍼주니어를 벗은 예성, 정명수의 도발!조선은 우리의 것!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걸까? 눈구경 간다, 인조(성기윤)의 슬픔이별의 순간, 오달제(김수용)와 남씨(임강희)맛깔나는 감초, 광대부부 훈남(이훈진), 순금(김경선) 차마 놓을 수 없는 사랑, 매향(배해선)과 남씨(임강희)청나라 황제 홍타이지, 서범석한 순간에 쓰러지는 별처럼, 아름답게 갈 것이다!처절한 분노 정명수(이정열), 오달제(이필모)이대로 끝이라니, 이렇게 영영 끝이라니... 오달제(이필모)와 매향(배해선)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10.08 / 조회 1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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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비통하면서도 장엄함이 느껴지는 그 무대
두 팔 벌린 허수아비처럼 남한산성의 위용이 공중에 떠 있다. 원작 소설 남한산성을 쓴 김훈이 “비통하면서도 장엄함이 느껴진다”며 깊은 인상을 이야기 했던 포스터를 비롯, 뮤지컬 의 의상과 노래 등 공연의 실체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9월 24일 충무로에 위치한 한국의 집에서 뮤지컬 의 최종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등의 소설가 김훈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은 이날 배우들의 의상과 무대, 주요 넘버를 소개했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삶을 견뎌내던 숭고한 정신’을 바탕으로 현대 뮤지컬에 맞는 모던함을 추구하겠다던 애초의 의도가 어떻게 형상화 되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무대디자인을 맡은 정승호는 무대의 주 재료로 대나무를 선택했다. “곧고 기개 넘치는 나무의 특성은 청나라인을, 번신력이 강해 어디서든 살아 남는 특성은 우리나라 민족을 닮았다”고 설명하며, “날카로운 선 적 구성은 청나라를, 넓은 면 적 구성은 우리나라를 상징해 면을 가로지르는 선 등을 통해 극적 상황을 나타내고자 했다”며 무대의 구성을 설명했다. 배우들의 의상 역시 또 하나의 도전이라 수식한 의상디자인 담당 이유선은 “실제 무대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모시, 삼베 등을 써서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했다. 무대에 많이 응용되는 대나무를 의상에서도 활용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이필모와 함께 주인공 오달제 역을 맡은 김수용과, 오달제의 부인 남 씨 역의 임강희는, 오달제가 아내를 두고 남한산성으로 떠나는 이별의 마음을 노래한 ‘별리’를, 또 부인 남 씨와 매향 배해선이 ‘차마 놓을 수 없어’를 부르며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여인의 애틋한 마음이 엿보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로, 뮤지컬 에서 조국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복수하는 통역사 정명수 역을 맡은 예성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를 때 깜찍한 댄스를 선보여 긴장된 분위기에 웃음을 던지기도 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거대한 역사극 뮤지컬 은 성남아트센터에서 10월 9일 프리뷰를 시작, 10월 14일부터 11월 4일까지 본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뮤지컬 최종 제작발표회 현장작품의 원작 소설 남한산성의 작가, 김훈.드디어 공개된 주인공 오달제(김수용)의 의상.청나라 황제 홍타이지(서범석)의 의상은 날카로운 대나무를 응용했다.청나라 통역사인 정명수(이정열, 예성).오달제의 부인인 남 씨(임강희)의 구슬픈 노래.오달제를 마음에 품기는 매향(배해선)도 마찬가지.무엇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오늘은 잠시 고민을 접어두기로 한 듯한 인조(성기윤)의 미소, 천진한 나루(박도연)도 함께 방긋.재기 넘치는 민초, 훈남(오른쪽 이훈진)과 순금이(왼쪽 김경선) 부부.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최명길 역을 맡은 강신일(왼쪽)과 오상원(오른쪽).이제 나는 떠나오, 오달제와 남 씨가 부르는 "별리".한 남자를 가슴에 품은 두 여자, 남 씨와 매향의 "차마 놓을 수 없어"."남한산성 화이팅!"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9.24 / 조회 18,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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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1636년, 당신이 몰랐던 그들의 이야기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인조는 황급히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 조선의 왕이 청나라를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순간. ‘패배의 역사’ 누군가는 ‘치욕의 역사’로 1636년 그 날을 기억하고 있다. 컴컴한 밤길로 들어선 그 날을 둘러싼 숨겨진 민초들의 이야기가 무대 위로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랑, 배신, 분노, 슬픔 등 인생사 모든 것을 압축한 남한산성 한 자락에 집중하고 있는 배우들의 뜨거운 울림이 성남의 한 연습실에 고요하고도 웅장하게 퍼지고 있다. “다신 물러서지 않겠다, 이것만이 나의 길이다” - 오달제플디 (쉬는 시간도 없이 5시간 넘게 연습이 이어졌다) 와, 한번도 쉬지를 못하네요. 수용 주인공의 숙명이라(웃음). 창작뮤지컬이다 보니까 연습 중간중간 바뀌는 부분이 생겨요. 제가 그런 부분들을 놓치면 안되니까 연습이 이어지면 저도 쉴 수가 없죠. 완결된 장면을 찾아갈 때는 버겁죠, 연습시간도 길어지고.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있다고 할까요? 어려운 고비는 잘 넘어왔어요. 이제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연습 중간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데요, 그 부분만 고치면 될 것 같아요(웃음). 플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요? 수용 글쎄요, 초반에는 힘들었어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가부터 고민해야 했거든요. 지금은 그 안에 얼만큼의 깊이를 담을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죠. 플디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성남공연 때는 훨씬 수월했겠어요. 수용 어휴, 그 때가 더 어려웠어요. 국립극장 공연 때에는 운전하고 가는 시간이 있으니까 미리 끝내고 갈 수 있는데 여기는 바로 옆이니까 거의 6시 넘어서까지 연습을 하고 넘어갔거든요, 어떤 날은 밥도 못 먹고 무대에 선 날도 많았죠. 플디 홍타이지로 변신한 프롤로 신부, 서범석씨와의 만남은 남다르겠어요. 수용 범석이 형을 으로 끌어들인 게 저죠. 어느 날 형님이 “에서 제의가 왔는데 어떠냐”라고 물어보셔서 “일단 안정적인 프로덕션 입니다”라고 했죠. 제가 많이 엎어져 봤잖아요, 그래서 그럴 일은 없다라고 했더니 “홍타이지 역할이라는데 말이야” 라고 하시길래 “그거 좋아요! 형, 완전 니마이(속칭, 일류)야! 예술이야”이랬더니 “그렇군”하셨어요. 다음날부터 연습실에서 만났죠(웃음), 뭐. 플디 뮤지컬 이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관객들도 많아요. 수용 김훈 선생님의 필체가 워낙 수려하셔서, 소설을 보면 어려운 부분도 많죠. 저도 책을 읽다가 ‘이게 무슨 뜻이지?’하고 사전을 찾아본 적이 있었으니까요. 무대는 불특정 다수를 위한 작업이잖아요. 주제 넘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저희들이 하는 작업은 예술작품의 대중화, 대중 예술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역사를 뮤지컬로 만나보면 한층 더 명확하게 느껴질 거에요. 플디 의 추천 명장면을 꼽는다면요? 수용 워낙 군무가 많아서 웅장한 장면이 많아요. 인조가 청나라의 황제 홍타이지에게 ‘삼배구고두’(두 번 절하고 아홉 번 고개 숙임)를 하는 장면은 정말 비장하죠. 정말 치욕적인 역사지만 당시 우리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에 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먼저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약한 나라를 지키는 신하의 길입니다” - 최명길플디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 됐어요. 신일 노래에 대한 로망이 계속 있었어요. 특히 무대에서 노래를 한다는 것에 대한. 음악극은 몇 번 해봤지만 정식 뮤지컬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대학로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조광화 연출이 “뮤지컬 해보지 않겠느냐”고 물어서 그 때 아무 생각 없이 “불러만 주면 언제든지”라고 답했죠. 플디 길거리 캐스팅이네요? 신일 그런 셈이죠(웃음). 뮤지컬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재미있어요. 이게 또 연극하고는 다른 맛이 있거든요. 하나에서부터 열 까지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는 연극하고는 다르죠, 뮤지컬은 분업화 되어 있는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뮤지컬이 동질감, 연대감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플디 뮤지컬을 하자는 러브콜이 많았을 텐데, 을 선택했던 이유는요? 신일 소설을 읽으면서 당시와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하루도 편하게 쉴 수 있는 날이 없는 민족인 거죠. 끊임없이 외세에 시달리고 또 저항하면서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그 때 상황이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데 공감을 하고 작품을 선택했어요. 플디 화친을 주장하는 최명길 역할이에요. 신일 말하기 조금 곤란한 측면도 있지만.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일본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도 지금까지 민족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저항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저항의 힘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플디 의 개막을 앞두고 한 마디. 신일 소설을 읽고 받았던 감동을 무대에서도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당시와 지금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고 앞으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건지 다시 한 번 고민하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오겠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이” - 매향플디 창작뮤지컬이라는 점이 어렵지 않아요? 해선 힘들죠, 힘든 만큼 재미있어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하고 회의하는 시간들이 재미있어요. 신나서 재미있는 게 아니라 묘한 매력이 있거든요.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처음부터 만들게 되니까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고 대사톤이나 장면을 바꿔가면서 해보기도 하고.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과정이죠, 창작초연의 매력인 것 같아요. 플디 매향은 소설에도 없는 인물이잖아요. 해선 아, 그러니까요(웃음). 매일 새로운 숙제가 생겨난다니까요. 뭔가를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작품 전체를 보면 제가 각 장면에 해야 할 역할이 보이거든요. 지금은 작품 전체, 각 장면에서의 제 역할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죠. 플디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해선 운율에 맞춰진 가사가 정말 좋은데, 한편으로 가사 외우기가 정말 힘들어요. 굉장히 예민하게 되어 있다고 할까요? 운율에 맞춰 있어서 조금씩 변화가 있거든요, 곱씹을수록 사무치는 가사도 많고 국악풍의 느낌은 많이 없는데 한국적인 정서는 묻어있으면서 모던하고. 무대에 형상화될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요. 플디 작품을 어렵게 생각하는 관객들도 있어요. 해선 절대 어렵지 않아요. 사실 작품 제목만 봐도 무게감이 있잖아요. 하지만 뮤지컬에는 위트 있는 부분도 많고, 특히 뮤지컬 넘버가 예술이에요. 노래를 듣자니 멜로디가 좋고, 멜로디를 듣자니 가사가 정말 좋고. 당시 서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 격의 있는 뮤지컬이에요. 인조부터 시작해서 이조판서, 최명길, 서민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서 모든 볼거리가 총망라되어 있는 뮤지컬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에요. 플디 은 배해선씨에게 어떤 작품인가요? 해선 성남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남다르죠. 성남을 넘어서 다른 지역에서도 공연되고, 처럼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는 국내 뮤지컬이 됐으면 좋겠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요. “정명수가 왔다! 더러운 조선놈들, 다 밟아버리겠다” - 정명수플디 훈훈한 연습실 분위기가 소문이 많이 났어요. 정열 단합력이 은하계 최고죠. 연습은 재미없어요, 어려워요. 게다가 우리가 흔히 아는 승리의 역사가 아닌 대표적인 패배의 역사잖아요. 10대 0으로 지고 있는 경기에 나가서 뛰고 있는 축구 선수들의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이게 사실이니까. 우리의 역사니까 우리가 해야지요, 어렵지만 우리 해야 하는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지요. 플디 대표적인 악역을 맡으셨어요. 정열 정명수가 참 나쁜 새끼죠. 나쁜 놈인데, 이 인물이 나쁜 놈이 된 동기, 그리고 개인의 갈등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걸 관객들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지요. 정명수는 블랙커피 같은 인물 이에요. 마실 때는 참 쓴데, 컵을 내려놓는 순간 또 마시고 싶어져요. 중독성 강한 매력적인 블랙커피 같아요. 플디 슈퍼주니어 ‘예성’과는 17살 나이 차이를 극복한 더블캐스팅 이에요. 정열 예성이는 배우보다는 인기그룹 가수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잖아요. 본인이 그걸 잘 알아요,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예뻐요. 일정이 바쁜데도 자기가 모자란 부분을 발견하려고 하고, 어떻게 보면 더블캐스팅 된 상대 배우를 따라 하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걸 최대한 살려서 예성스러운 모습으로 풀어내려고 해요. 그런데 그게 정명수와 정말 잘 어울려요. 플디 조언도 많이 해주시겠어요. 정열 많이 아는 게 좋은 건 아니구나라는 걸 새삼 느껴고 있죠. 연습 중간에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저는 ‘어떤 행동을 하지? 이 동선으로 가볼까?’하면서 다음 동작을 생각하는데 그게 넘칠 때가 있거든요. 같은 장면에서 예성이가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아, 저 동작이다’라고 배웠어요. 예성이는 ‘그냥 몰라서 멈췄는데’라고 말하는데 그게 딱 맞아 떨어지는 동선이었거든요. 저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예성이는 재질이 아주 좋은 도화지 같아요. 플디 자랑 한마디! 정열 재미가 있어요. 역사물은 자꾸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잖아요, 우리는 역사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던져주는 것이기 때문에 불편한 가르침이 없죠. 이 던지는 재미에는 착착 감기는 재미도 있고, 쌉쌀한 재미도 있고 구린 재미도 있어요. “달제야, 넌 참 좋겠다.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리는 네가 참 부럽구나” - 인조플디 왕 역할이라 그런지 근엄함이 느껴져요. 기윤 연습실에 오면 인조의 느낌으로 서 있게 되죠. 플디 힘든 점이 있다면요? 기윤 집이 멀어요(웃음). 연습은 성남에서 하는데 집은 강서구 등촌동이라 차가 조금만 막혀도 2시간이 훨씬 넘게 걸리거든요. 그리고 연습실에서는 그 어떤 작품보다 많은 토론을 요구한다고 할까요? 40명이 넘는 배우가 모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좋죠. 플디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이라면, 이 작품이 어렵게 다가올까요? 기윤 특정한 상황을 떠나서 사람들이 힘든 현실에서 어떻게 버텨나가는지를 보는 게 중요하거든요. 관객 분들이 병자호란을 모르고 우리의 역사를 전혀 몰라도 전쟁이라는 재난을 겪는 무대 위의 사람들을 보면서 쉽게 공감하실 수 있을 거에요. 극한의 상황에서도 배가 고파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될 거에요. 플디 창작 초연이에요. 기윤 많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고 봐요. 의미 있는 이 작업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생명력을 발견한다면 우리의 첫 무대가 성공한 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를 두고서 어디를 가시나” - 남씨플디 연습실 분위기는 어때요? 강희 좋아요. 나이가 서른인데도 불구하고, 메인 배우 분들 가운데 막내거든요, 선배님들의 연령대가 높은 관계로 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웃음). 플디 인고의 여인 이에요. 강희 말괄량이에 가까운 성격인데, 이미지 때문인지 얌전한 역할을 주로 하고 있어요(웃음). 연기할 때 마다 마음이 아파요. 남씨가 임신한 사실을 모르고 오달제가 애국심 때문에 전쟁터로 향할 때 남씨가 부르는 노래가 있어요. 그 노래를 부를 때 마다 마음이 아프죠. 플디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강희 처음에는 임산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표현하기가 어려웠여요. 임신한 언니들한테도 물어보고, 엄마한테도 물어보면서 많이 배웠죠. 플디 만의 매력이 있다면요? 강희 사극하면 무거운 느낌이 많잖아요, 우리가 하는 이야기들을 치욕스러운 일이고 어려운 역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그 부분을 무겁지 않게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거든요. 미처 알지 못했던 백성들의 삶을 보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역사적 사실을 볼 때는 마음이 많이 아프실 거에요. 명장면들이 정말 많아요. 특히 1막 마지막에 북문 결투신이 나오는데 정말 장관이죠. 연습실에서도 눈물을 많이 흘려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강하게 자극하는 것 같아요. 단 한번의 기획공연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롱런하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수출되는 뮤지컬이 된다면 더욱 좋겠죠? “좋다, 니미럴!” “뜬다, 제기럴!” - 훈남, 순금플디 두 분이 계속 티격태격 하시던데. 경선 죽이 맞을 때는 또 엄청나게 잘 맞아요, 을 통해서 오빠를 처음 만났는데요 호흡이 잘 맞아서, 좋죠. 플디 광대 부부라고 들었어요. 훈진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쫓는 광대 부부가 아니라 전시통의 민초들의 모습을 대표하는 부부에요. 그냥 가볍게 볼 수 만은 없는 당시 서민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죠. 플디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경선 어렵다기 보다, 저희가 나오는 장면 자체가 거의 무거운 장면들 바로 뒤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앞에 장면 때문에 다들 정신 없이 울고 있는데 “둘이 들어가!” 이랬던 경우도 있고. 여자들이 겁탈 당하는 장면 바로 뒤에 나가서 광대짓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훈진 그래서 이제는 가능하면, 앞 장면을 안보고 들어가려고 해요(웃음). 플디 애드립도 많이 하시겠어요. 경선 연출님이 워낙 정해진 흐름을 좋아하셔서요, 애드립도 완벽하게 연기로 만들어놓고 들어가는 걸 좋아하세요. 창작이다 보니까 저희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죠. 플디 자랑 좀 해주세요. 훈진 괜찮은 캐스팅, 괜찮은 연출, 괜찮은 기획이 모여서 괜찮은 공연이 나왔어요. 우리들의 아팠던 역사를 공유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정말 괜찮은 뮤지컬이죠. 작품을 보시면서 ‘저 때 저런 옷을 입었어?’.’저런 상황이 가능해?’라고 보시기보다 역사와 현대적인 감각이 결합한 퓨전이라고 느끼면서 마음을 열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경선 부인으로 전적으로 동감해요, 말씀 잘하셨습니다! 훈진 성남에서만 공연되는 게 아니라 외국에 나가서도 공연하구요. 경선 정말 비슷한 의견이에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얼음 타고 놀지, 바람 타고 놀지” - 나루 플디 연기할 때 어렵지 않아요? 도연 내면연기가 많아서 어려워요. 미끄럽지 않은데 미끄러져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경선이 언니랑 강희언니가 많이 도와줘서 재미있어요. 41명이 넘는 배우들이 다같이 모여서 연습한다는 자체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플디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면 있어요? 도연 굉장히 많아요. 전 2막 마지막에 조선이 청나라에 항복하는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보기에는 웅장하고 멋있는데, 내용이 참 슬퍼요. 또래 친구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잊지말아야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거든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9.21 / 조회 1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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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에 가면 국가대표 뮤지컬 배우들이 모두 있다
9월 초, 아직은 뜨거운 낮 기온만큼 성남아트센터 연습실은 열기로 차있었다. 완벽한 메이크업과 온 몸을 감싸는 의상을 입은 주역들은 프로필 촬영에 한창이고, 건너 방에선 앙상블 배우들의 연습이 치열하다 싶게 이어진다. 김훈 원작의 동명의 소설을 뮤지컬로 만든 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시대와 아픔과 고뇌를 그리는 작품. 시대극이지만 관객들이 낯설지 않게 현대적인 감각과 언어로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되는 창작 뮤지컬이다. 이날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파스텔톤의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프로필 촬영에 임했다. 대처럼 곧은 선비의 기개를 가진 주인공 ‘오달제’역의 김수용, 나라와 백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조’을 연기하는 성기윤, 실용적 외교를 주장하는 ‘최명길’역의 강신일, 지고 지순한 선비의 정신을 지키려는 ‘김상헌’역의 손광업이 단체 촬영 중. 또한 이후 다시 창작 뮤지컬 무대에 서는 서범석과, 두 여주인공 배해선, 임강희가 촬영장에서 눈에 띈다. 이미 촬영을 마친 주인공 ‘오달제’역의 이필모와 나라와 민족을 배신하는 ‘정명수’ 역의 예성, 이정열도 빠질 수 없다.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를 한 자리에 모아 놓았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 하다. 연출가 겸 극작가 고선웅이 각본을 맡고, 으로 대중성을 인정받은 조광화가 연출을 맡아, 고루하지 않은 시대극을 기대하게 하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이다. 음악은 ‘용의 눈물’ ‘태조왕건’ 등 역사 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동성이 맡아 울림 있는 노래를 선보인다. 은 10월 9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미니 인터뷰 ‘갈 수 없는 길을 택한 열혈청년’, 배우 이필모 성남아트센터 연습실 옆 휴게실. 통기타를 메고 느긋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훈남은, 요즘 한창 드라마에서 주가를 올리는 배우 이필모다. 막바지를 향해가는 주말 드라마 때문에 한창 바쁘지만 연습 역시 느슨하게 하지 않는 모습이다. 혹자는 ‘그 이필모가 뮤지컬?’하며 의아해 할수도 있지만 그는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부터 잔뼈가 굵은 뮤지컬 배우. 지난해에는 창작 뮤지컬 에 출연하는 등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인터뷰요? 하죠”하며 시원하게 응해주는 모습에서 ‘솔약국집 아들들’의 대풍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에서 대처럼 곧은 선비로 180도 변신하는 이필모를 만난다. 이후 오랜만이다. 10개월 만에 다시 출연한다. 조금 바쁜 상황이긴 하지만 욕심이 났다. 드라마 등의 매체를 통해 코믹한 이미지가 형성됐다. 이번에는 나라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선비로 분하는데. 드라마속 모습은 본래의 나와는 많이 다르다(웃음).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우여곡절과 한이 많다. 이번 작품 역시 남한산성에 임금과 신하가 한 곳에 모이고, 밖엔 오랑캐들이 진을 치고 있어, 결국은 왕이 청나라 앞에 무릎을 꿇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비통한 역사를 얼마나 실남 나게, 아름답게 표현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선비, 오달제의 고뇌를 그려간다. 칼을 잘 쓰거나 하는 영웅 같은 사람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는 선비일 뿐이지만 아주 올곧고 신념이 강한 사람이다. 사실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게 쉽진 않을 것 같다. 나중에 그가 목숨을 버리는데 객석으로 애달픔과 슬픔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달제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 배우로서 어느 정도 공감하나. 요즘 사람들한테는 쉽게 이해되는 캐릭터는 아니다. 나에게도 그렇다. ‘죽어서 산다’며 내 한목숨을 바치겠다라는 사람이 지금에 와서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처자식, 부모 다 버리고 나라를 위해 떠나지 않나. 그래서 인간적인 면모로 접근하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안타까운 이별과 고통, 그리고 그런 것들을 뛰어넘는 죽음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면 관객들도 함께 동화할 수 있지 않을까.많은 배우들과 함께 한다. 대부분 처음 같은 무대에 서는 것인가. 모두 무대에서는 처음 만났다. 배해선씨는 학교 후배라 알고 있었고 김수용씨는 원래 잘 알던 배우다. 강신일 선배와는 예전 대학로 술자리에서 우연히 합석한 적이 있다(웃음). 실제 만나보니 실력이 대단하셨다. 예성씨는…내가 수퍼주니어 멤버를 몇 명 아는데, 잘 모르던 예성씨가 있더라(웃음). 처음엔 더블캐스팅된 이정열씨와 나이차이도 많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주 잘한다. 나름의 매력도 있다. 이정열씨는 죄송하지만 처음 뵙다. 아, 죄송한 게 아니지(폭소) 주로 창작 뮤지컬에 출연했다. 탐나는 라이선스 작품 캐릭터가 있다면. 창작뮤지컬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도 저 먼 외국의 상황은 거리감이 있곤 한다. 그게 창작 뮤지컬의 매력이고, 그래서 계속 출연한다. 라이선스 작품을 한다면 의 지킬로 출연해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내보이고 싶다.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10월 9일부터 한 달간 이 공연된다. 어떤 마음으로 오실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나갈 때는 아이 같은 순순한 마음을 간직하고 나가실 것을 확신한다. 기대 많이 해달라.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9.11 / 조회 18,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