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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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신랑 이희준 무대 선다…연극 '나와 할아버지'
진짜 ‘삶’ 물음·솔직 대사 눈길
소박·담백 이야기 빚어낸 감동
9~11일 강동아트센터 소극장연극 ‘나와 할아버지’ 포스터(사진=강동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강동아트센터는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연극 ‘나와 할아버지’를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진짜 ‘삶’을 발견해가는 내용이다. 작·연출을 맡은 민준호가 자신과 할아버지 사이에 있었던 실제 일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써내려간 대사가 백미다.연극은 ‘준희’가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을 난생 처음 들여다보게 되는 과정을 수필극 형태로 풀어낸 작품이다. 극중 ‘준희’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할아버지의 여행을 동행하면서 살아온 인생을 녹음기에 담아 글로 풀어내고자 한다. 그저 멜로드라마 소재를 찾던 ‘준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자신이 상상하는 멜로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있을 거란 기대를 하고 여행에 동행한다. 하지만 막상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상처와 추억을 알게 되는데 잔잔한 감동을 준다.할아버지는 배우 김승욱, 오용, 한갑수, 진선규가 맡는다. 준희 역에는 이희준, 김호진, 오의식이 번갈아 연기한다. 이외에 정선아, 민준호, 양경원, 차용학이 출연한다. 배우 이희준이 모델 이혜정과 4월 비공식 결혼식을 올린 후 서는 첫 무대다. 02-440-0500.자료=강동아트센터▶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03 / 조회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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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의 신호는 누군가에겐 꼭 가 닿는다 <구소련 우주비행사의 마지막 메시지>
임무 수행을 위해 비밀리에 쏘아진 구소련의 우주 비행기. 그 안에는 12년 동안 지구와 교신이 끊겨 우주 미아가 된 두 명의 우주 비행사가 있다. 비행사 한 명은 끊임없이 지구에 신호를 보내지만 다른 한 명은 체념한 듯 우주선 밖 멀리 보이는 지구의 반짝임만 응시할 뿐이다. 그 시선을 따라 내려가보자. "우리 아빠는 저 하늘 위에 있어. 내가 여섯 살 때 우주로 갔어"라고 두 발을 땅에 딛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한 여자의 눈동자를 만날 지 모른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여섯 살 꼬마에서 어엿한 성인으로 자란 딸이 12년 전 우주로 향했던 아빠를 쳐다보고 있는지, 이제 딸의 얼굴도 가물거리는 아빠가 여전히 집을 그리워하며 지구를 내려다 보고 있는지. 에서는 지구와 우주를 오가며 그곳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진다. 중력과 무중력을 오가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런던에서 에딘버러로, 프랑스 프로방스에서 노르웨이 오슬로로 이동하는 등 극 전개에 어떤 경계도, 한계도 없다. 각기 다른 장소, 다른 순간 속에서 공통적으로 목격할 수 있는 건, 함께 있어도 서로를 포용하지 못하고 겉도는 자들의 모습이다. 같은 언어로 대화를 하고 있으나 그 누구에게도 전달되지 않고 있는 듯한 어색한 분위기. 오히려 또다른 장면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혹은 언어 장애를 가진 이와의 대화가 더욱 순조롭게 보이기도 한다. 최후에 관객들에게 주어지는 질문은 '과연 우리는 소통하고 있습니까, 혹은 소통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가 될 것이다. 수없이 쏟아지는 많은 말들과 행동, 사건과 사람들 속에서 현대인들이 왜 그토록 외로움에 치를 떠는 것일까. 이토록 많은 신호들이 공기 중에 떠돌아 증발되는 허무한 과정 속에서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희망이 있다면, 어제까지 내 인생의 어느 한 부분도 차지하고 있지 않았던, 예시에도 없었던 사람이 오늘 가장 간절한 존재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 혹은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사람의 미묘한 움직임이 바다를 건너 나에게 다가와 또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오묘한 이치를 마주할 때다. 허공을 떠도는 나의 진실한 '신호'는 어디, 누군가에게는 가 닿을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의 반짝임을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영상 사용이 그 어느 작품에서보다 돋보인다. LED화면으로 구성한 무대 뒷면은 우주와 각 장면의 배경이 되는 도시를 구현하는데, 그 자체로 아름답고 황홀한 기분을 갖게 해준다. 서서히 유영하는 우주선의 시각에서 접하는 광활한 우주, 그 아래 푸른 별 지구, 그리고 수없이 흩뿌려진 별들까지 관객들은 잠시나마 또다른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간 느낌을 받는다. 지금 당장 외롭더라도, 지금 당장 혼자인 것 같더라도 어디선가 반짝, 나를 바라보고 있는 별이 있다는 것을, 나로 인해 빛이 날 누군가가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더해본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2014.04.23 / 조회 1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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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하고 계십니까? <구소련 우주비행사의 마지막 메시지> 제작발표회
우주에서 내려다보는 지구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지구인들은 어떤 모습일까. 지구에서 올려다본 깜깜한 밤 하늘에는 무엇이 있을까. 광활한 세상에서 소통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기나 한 것일까. 비밀리에 발사된 이후 12년간 지구와 교신이 끊겨 우주 속에 떠돌게 된 우주선 안 두 명의 우주인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연극 가 오는 4월 12일 한국 초연을 앞두고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로 영국 현대연극의 선두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데이빗 그레이그가 쓴 이번 작품은 우주미아가 되어 떠돌고 있는 두 명의 우주비행사를 비롯, 지구에 살고 있는 다양한 인간들이 보내는 수많은 소통의 신호들, 그리고 이것들의 접촉과 소멸 등을 통해 끊임없이 엇갈리는 인간 자화상을 담아내고 있다. 번역과 연출을 맡은 이상우 연출은 "지난 9월 대본을 읽고 희한한 작가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이미지로 내러티브를 구사하는 작품"이라고 이번 무대를 설명했다. "최근 작업한 많은 영국, 미국의 젊은 작가들 작품을 보면, 전통적인 극작술인 충돌, 갈등, 분노 등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것을 버리고 보통 사람들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장소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서로 관계없는 장소와 사람들이 결국 다 연결되어 있음을 이야기 한다. 고대 마야문명 인사말이 "나는 당신입니다"이며, 상대방은 이에 "당신은 나입니다"라고 화답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바 같다."(이상우) "저 밑에 사람들, 아무래도 우릴 잊어버린 것 같아"라는 대사로 시작되는 이번 작품은 에딘버러, 런던, 파리, 오슬로 등 다양한 공간, 그리고 카페, 공항, 술집 등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일반적인 장소 등 16개 공간에서 만나는 13명의 인물들 이야기가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7명의 출연 배우 중 6명이 1인 2역을 맡아 두 인물 사이 관련성을 나타내고자 한다. 영화 촬영을 마치고 최근 연극 에 출연 중인 이희준은 이번 작품에서 세계은행에 다니는 성공한 인물 에릭과 하일랜드 술집 주인 역을 맡았다.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멋진 수트를 입고 나타나 "캐릭터에 맞게 힘을 준 의상인데 너무 혼자 튀는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던 이희준은 "에릭이라는 인물이 평소 본 적도, 스쳐본 적도 없는 사람이고 또 과거 맡아본 적 없는 역할이라 신나고 재미있다"고 새로운 캐릭터로의 변신에 설레어 하면서도 "처음엔 고통스럽고 어려웠지만 인물의 본질, 이 사람의 심리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에릭이 마음에 들어온다"고 연습 과정을 이야기 했다. 특히 7년 전부터 연극 등 이상우 연출과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는 그는 "이번에도 연극하고 싶다고 선생님께 먼저 전화를 드렸다"면서 "배우로서 창조하는 재미를 선생님이 많이 느끼게 해 주신다"고 덧붙였다. "연극 자체가 퍼즐 같기도 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봐야지만 장면의 연관성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 최덕문은 부부관계에 위기를 맞은 중년 남편 이언과 비행물체와 통신을 시도하는 베르나르 역을 동시에 맡는다. 김소진은 이언의 아내 비비안과 또다른 인물 실비아로 분하며, 공상아는 클레어와 공항 카페 주인, 이창수는 올레그, 뇌졸중환자로 등장할 예정이다. 홍진일은 우주비행사 카시미르와 술집 주인 역을 함께 선보인다. 배우들 중 유일하게 한 명의 인물로 분하는 김지현은 런던 밤무대 댄서 나스타샤로 변신한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땐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 같이 느껴졌다"는 그녀는 "연출님이 작품의 생명과도 같은 역할이라 말하셨는데 18세 소녀로서 만개한 꽃과 같은 기운을 갖는 인물 같다"고 설명했다. 이상우 연출이상우 연출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공연장에 와서 실컷 별을 보고 가게 하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이번 공연에서는 영상 활용을 주목해봐도 좋을 듯 하다. 약 140여 분(쉬는 시간 제외)의 공연 시간 동안 120분이나 등장하는 영상은 드라마 를 비롯 영화 등의 시각효과를 담당한 모팩스튜디오의 장성호 대표가 맡았다. 제작발표회에 함께 자리한 장성호 대표는 "영상이 주인공 혹은 배경 그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 말하며 "무대 뒤 LED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영화 스크린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며 지구와 우주의 공간을 타임랩스 기법으로 표현하려 노력할 예정"이라 설명했다. 특히 "다양한 공간이 배경으로 등장하지만 사실적인 공간 표현이 목적이 아니라 기본 정보를 유지한 채 '결국 어디든 같은 곳일 수 있고, 한 우주'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그가 계획하고 있는 이번 영상 활용의 목표이다. 우주와 지구의 어느 공간을 오가며 이어지는 장면들, 그리고 그 속에서 소통을 꿈꾸지만 아주 가끔씩만 접속이 이뤄지는 모습을 담은 연극 는 오는 4월 16일부터 5월 1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2014.04.03 / 조회 10,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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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뭐든 남들보다 빠른 그대, 늙어 본 적 있나? 연극 ‘나와 할아버지’
우리는 모두 늙는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늙어서 죽는다. 그런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 한, 누구도 먼저 늙을 수 없다. 학업의 성취, 결혼, 성공, 실패 등은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 있는 계제(階梯)들이다. 시간을 출발선으로 삼는다면, 아무도 늙어보지 않고 늙음을 논할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고지식함, 불통, 느림…. 하나같이 늙음의 부정적 속성으로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이다. 물론 나이를 잘못 먹어 체증에 걸린 어른들도 많다. 현재가 중요한 우리에게 누군가의 과거를 들여다보는 일은 피곤하다. ‘그때 왜 그러셨어요?’라는 물음보다 ‘도대체 왜 그러세요?’라는 지청구가 훨씬 편하다. 작가 지망생 ‘준희’는 할아버지와 특별한 여행길에 오른다. 한사코 동행을 말리던 할머니가 잠시 편찮으신 틈을 타 할아버지의 은인을 찾으러 떠난 것이다. ‘준희’와 할아버지가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할머니의 병세는 나빠진다. 가까스로 당도한 은인의 집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파가 알 수 없는 말만 중얼거리고 있다. 허탕을 치게 된 두 사람은 상경길에 들른 싸구려 백반집에서 할머니의 부음을 듣는다. 늙음의 주체가 ‘늙음’에 이어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죽음’뿐이다. 이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할아버지가 아픈 아내를 두고 굳이 은인을 찾으러 떠난 것은 늙음과 죽음이 연장선에 있음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할아버지는 자신의 살날이 많지 않음을 직감하면서 정작 아내의 죽음은 생각하지 못한다. 작품은 조그만 모순을 시작으로 늙음에 대한 솔직한 단상을 꺼내놓는다. 반려자의 죽음을 전해 듣고 길게 담배를 태우는 그의 뒷모습에는 지나온 세월과 상관없는 어리석음이 서려 있다. 작품이 말하는 늙음은 성숙이 아니며,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작품은 ‘모든 늙음은 같지 않다’는 또 하나의 메시지를 던진다. 전반부는 거의 ‘준희’의 자동차 안에서 흘러가는데, 재미있는 점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성격과 두 어른을 대하는 ‘준희’의 태도가 다르다는 것이다. ‘준희’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를 꼭 뒷좌석에 모신다. 할머니는 앉자마자 버라이어티한 푸념을 늘어놓고는 ‘우리 할머니 그래서 힘드셨어?’라는 대답을 듣고야 만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다르다. 의족에 기댄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와 당당히 조수석에 올라탄다. 내비게이션으로 길을 찾는 ‘준희’와 다르게 할아버지는 자신의 길눈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두 사람의 신경전에는 남자 대 남자의 자존심 싸움도 엿보인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극단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수장인 민준호 연출가가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이야기다. 내러티브 역시 극중 ‘준희’의 또 다른 자아인 ‘작가’가 자신의 수필을 읽어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인 ‘준희’가 ‘작가’이자 이 연극의 진짜 작가인 셈이다. 대부분 작가를 겸하는 연출가는 배우의 입을 빌린 말들이 얼마나 텍스트의 뉘앙스를 제대로 구현하느냐에 승부를 건다. 작가가 정해놓은 답이 너무 많으면 상대적으로 배우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적어진다. 정도를 지나치면 글은 살고 말은 죽는 미덥지 못한 상황도 왕왕 발생한다. 단언컨대 이 연극은 말과 글의 미학과 배우예술을 동시에 살려낸 수작이다. 작가인 연출가가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는데도 배우에게 꽤 많은 것을 양보한다. 배우들은 실제 대화를 채록한 듯 신선한 ‘글’이라는 재료로 감칠맛 나는 ‘말’을 버무려 무대에 내놓는다. 작가 혼자 경험한 이야기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낯설지 않은 것은 작가, 연출가, 배우가 진정 자신의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승욱(할아버지 役)은 과장 없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소리 없이 객석을 울렸다. 그에게 비친 할아버지는 단 한 순간도 뻔하거나 식상하지 않았다. 비슷하게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희로애락을 느끼며 함께 호흡했다. 이희준(준희 役)은 뛰어난 리액션과 균형감각으로 이야기의 기둥을 담당했다. 때로는 듣는 연기가 말하는 연기보다 어려움에도 만만치 않은 내공을 선보였다. 양경원(작가 役)은 해설자로서 겸손하고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극을 이끌어나갔다. 이야기의 안팎을 넘나들며 미세한 흐름의 변화도 놓치지 않았다. 손지윤(할머니 役)은 아담한 체구로 옹골진 에너지를 선보였으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어울림이 다소 부족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가지각색의 캐릭터로 분하며 개성 있는 열연을 펼쳤다. 무대는 자동차, 병원, 모텔, 식당 등으로 변신하는 전천후 세트 하나로만 구성된다. 배우도 ‘준희’와 ‘할아버지’를 제외하고 여러 인물을 연기한다. 연극 ‘나와 할아버지’는 오직 언어만이 공간을 채울 수 있도록 많은 여백을 둔다. 빈 도화지에 더 많은 것을 그릴 수 있는 것처럼, 배우들의 작은 움직임과 발걸음 하나까지도 자국을 남긴다. 노오란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스토리피
2014.03.12 / 조회 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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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움직임과 소리만으로 완성된 동화,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무대엔 흔한 소품과 배경 장치 하나 없다. 오직 배우들의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무대는 숲이 되고, 동굴이 되고, 호수가 된다. 뮤지컬 가 4년 만에 대학로로 돌아왔다. 2004년 초연해 참신한 발상으로 호평을 들은 이 작품은 기존 배우들과 새로운 배우들이 합세해 지난 11일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개막했다. 는 잘 알려진 고구려시대 평강공주와 온달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 평강의 시녀 연이와 야생소년의 러브스토리를 그린다. 항상 공주가 되고 싶은 철없는 소녀 연이와 한 없이 순수한 야생소년의 가슴 아픈 로맨스는 배우들이 몸으로 만들어낸 숲과 동굴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악기와 음향 효과 없이 배우들이 직접 표현하는 부엉이, 바람, 호수 소리와 아카펠라도 이 작품만이 가진 독특한 개성. 왼쪽부터 민준호 예술감독, 구지선 연출 및 배우들민준호 예술감독은 “수업시간에 환경을 직접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20분짜리 공연을 만든 게 시작”이라며 “무대 기술을 제거하고 배우들의 움직임과 소리만으로 많은 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4년 전 극단 배우들의 스케줄이 많아져 이 작품을 올리지 못했지만 상업 연출을 하다보니 이 작품이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크로바틱으로 만든 나무 다리를 건너, 강을 헤엄쳐 온 곳 연이(유정은)의 비밀장소 "나도 평강공주처럼"이번 무대에선 진선규, 이희준, 차용학, 이석 등 기존 배우와 새로운 배우들이 함께 공연을 진행한다. 진선규, 이희준은 지난 시즌에서 야생소년 역으로 활약, 4년만에 다시 돌아온 배우들. 4년 만에 다시 야생소년 역을 맡은 진선규는 “2004년 초연부터 2008년 공연까지 계속 야생소년 역을 맡았는데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해서 기쁘다”며 “무대 위에서 저렇게 움직이고 숨쉴 수 있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야생소년(차용학)과 딱 마주치다 "넌 거울이란 거 본 적 있니~"새롭게 연이 역으로 캐스팅 된 임강희와 전미도, 유정은의 각오도 단단하다. 임강희는 “연이는 야생소년을 만나면서 성장통을 겪는 캐릭터”라며 “저도 배우로서 약간 생각이 많은 시기라 대본을 봤을 때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대입해 나만의 연이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전미도는 “대학 때 처음 이 공연을 봤는데 신선한 충격이었다”며 “모두가 귀한 사람이라는 주제가 참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난 온달, 온달" 뮤지컬 는 대학로 SH아트홀에서 오픈으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12.18 / 조회 1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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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진선규 등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공연
평강공주가 되고 싶었던 시녀 연이와 숲속 야생 소년의 이야기가 아카펠라와 기발한 몸짓으로 풀어지는 뮤지컬 가 4년 만에 다시 대학로 무대에 선다.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설화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비틀고 있는 이 작품은, 평강 공주가 아끼는 거울을 훔쳐 달아난 시녀 연이와, 그녀가 바보 온달로 착각하게 되는 야생 소년, 그리고 이들이 발각된 그 이후의 사건을 구성지고 유쾌하게 담고 있다. 남다른 상상력을 바탕으로 숲, 동굴, 호수 등의 무대 장치와 음악 등이 배우들의 목소리와 몸짓으로 변화해 탄생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작품으로 2004년 초연 당시 큰 호평을 받았으며 그 해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 연출가전 대상, 연출가상, 여자연기상 등을 수상하는 등 국내 공연예술제의 초청으로 인기를 이어갔다. 2006년 아르코 기획 공연에서는 객석점유율 106%라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오는 12월 11일부터 대학로 SH아트홀에서 공연하는 에서는 초연 때부터 야생 소년 역을 뛰어나게 소화한 진선규, 과거 라이 역을 맡았으며 최근 드라마를 통해 큰 인기를 모은 이희준을 비롯 이석, 차용학이 야생 소년으로 등장하며, 임강희, 전미도, 유정은이 귀여운 질투쟁이 연이로 변신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11.20 / 조회 1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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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막장드라마가 터뜨리는 폭소, <웨딩스캔들>
“미안해” “흥, 뭐가 미안한지는 알아?” “내가 앞으로 잘할게” “……” (포옹하는 두 사람) 대사만 들으면 딱, 연인들이나 주고받을 법한 대사다. 그런데 이 대화를 이성애자 남자와, 늘어진 추리닝을 입고 다리를 긁적이며 온라인게임에 빠져 사는 그의 십년지기가 주고받는다면? 연극 은 크게 두 가지 재미를 축으로 돌아간다. 한 가지는 여자라면 맥을 못 추는 멀쩡한 이성애자 남자들이 어쩌다 보니 '밀당'을 하며 신혼부부처럼 달콤한 애정표현을 하게 되는 상황이다. 그 경위는 이렇다. 돌아가신 고모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물려받게 된 앙리. 그런데 유상 상속에는 조건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결혼을 해서 1년간 혼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여자에게 얽매이는 것을 끔찍이 싫어하는 바람둥이 앙리는 친구 노베르의 조언에 따라 게임중독자이자 극작가인 친구 도도와 '게이 결혼식'을 치른다. 처음에는 마지못해 부부행세를 하던 두 사람은 어느새 다림질이나 음식쓰레기 처분을 두고 말다툼을 하고, 홧김에 짐을 싸기도 하면서 묘하게 진짜 부부를 닮아간다. 또 한가지 재미는 한국형 막장드라마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얽히고 설킨 관계다. 앙리의 여자친구 엘자, 아버지 에드몽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진 것. 앙리는 난감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도도를 지적장애를 가진 남동생으로 만드는가 하면, 자신을 게이라고 믿게 된 아버지에게는 엘자를 노베르의 아내라고 소개한다. 황당한 상황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우스꽝스런 대사는 쉴새 없이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빛나는 것은 도도 역을 맡은 개그맨 김늘메의 연기다. 김늘메는 무표정한 얼굴로 능청스럽게 코믹한 대사를 던지고, 다른 배우들의 대사에 찰진 추임새를 넣으며 폭소를 이끌어낸다. 빠른 속도로 말할 때는 발음이 부정확하지만, 관객들은 그의 천연덕스런 연기에 마냥 웃기 바쁘다. 를 볼 때 아무도 발음 따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드라마 에 '고기자'로 등장했던 앙리 역의 이희준도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친다. 에드몽 역의 남문철, 노베르 역의 우지순, 엘자 역의 박민정 등의 연기도 마찬가지로 꼬집을 데가 없다. 만약 흠이 있다면, 프랑스 원작을 번역해 들여오면서 군데군데 어색해진 대본의 탓일 것이다. 사실 의 내용 중에는 납득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게이 결혼식을 감행할 정도로 한 여자와의 정착을 거부했던 앙리가 갑자기 엘자를 사랑하게 된 것과, 독실한 신자인 그의 아버지가 알고 보니 게이라는 설정이 조금은 억지스럽다. 하지만 만사 제쳐두고 웃고 싶은 사람, 유머 코드가 평균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작품이다. 100분 동안 실컷 웃을 수 있을 테니.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학전
2012.03.23 / 조회 13,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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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연극 ‘게이 결혼식’, 3월 아시아 최초 한국 초연!
연극 ‘게이 결혼식’이 2012년 3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열린다.연극 ‘게이 결혼식’은 2011년 1월 프랑스 초연 이후 관객과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작품은 프랑스 작가 ‘제라드 비통’과 ‘미셀 뮌즈’가 공동 작업했다. 800석 규모의 무대에서 장기 공연되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셸 뮌즈’와 ‘제럴드 비통’은 각각 프랑스의 청소년 시리즈물과 텔레비전 영화로 알려진 인기 작가다. 이들은 ‘아! 만약 내가 부자라면’, ‘선인장’, ‘당신이 인정한 은행의 실수’ 등을 함께 제작해 흥행을 이끌어냈다. 연극 ‘게이결혼식’은 그들의 첫 번째 희곡이다.연극 ‘게이 결혼식’의 연출을 맡은 민준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했다. 그는 졸업생과 함께 2004년 ‘간다’는 극단을 만들어 아카펠라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와 ‘너와 함께라면’ 등을 연출했다.연극 ‘게이 결혼식’은 바람둥이 주인공이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하는 거짓 결혼 생활을 다룬다. 이번 작품은 유럽인들 특유의 유머를 그대로 살릴 예정이다. 이민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2.02 / 조회 11,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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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늘근도둑과의 포켓볼 한 판!
연극 의 늘근도둑 이성민, 덜 늘근도둑 송재룡, 수사관 최덕문. 이번 플디팬미팅의 주인공은 연기가 특기이자 인생의 목적이면서, 당구를 취미로 즐기는 세 남자다. 당구실력 300을 자랑하는 송재룡이 공연관람 후 준비된 ‘포켓볼 내기’를 위해 팬미팅 당일에 특별 게스트로 합류했다. 이번 플디 팬미팅에는 “극단 차이무 대표 꽃중년 배우 이성민을 만나게 해달라”, “드라마 ‘추노’ 조선비 최덕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신청자들 가운데 뽑힌 총 여섯 명의 여인들(동반 1인)이 의 얼굴이자,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들과 함께 활기 넘치는 데이트 시간을 보냈다. 이번 팬미팅은 공연관람, 공연장 내에서의 배우와의 대화, 포켓볼 내기로 이어졌다. , 이게 바로 生연극 Q. , 오늘 공연 배우 분들 에드립이 장난 아니던데요?! 오늘 정말 두 늘근도둑(이성민, 송재룡)들이 빵빵 터졌어요. 전 원래 이대연, 김뢰하 페어와 공연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변경되면서 합류한 거거든요. 저도 재미있게 하긴 했는데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대책이 없던데요(웃음). (송)재룡이 같은 경우는 때부터 재기 발랄함을 막을 수 없는 친구에요. Q. 배우님은 이번 공연을 “고통스러운 만남” 이라고 표현하신 걸 봤어요. 힘들었어요. 다른 촬영과 겹치면서 연습 시간 자체가 빠듯하기도 했지만, 연출님이 4페어 가운데 우리 팀을 잘 안 봐주시는 거에요(웃음). 거의 홍길동처럼 구석에서 연습하고, 신발장 있는 곳에서 연습하고. 이중욱이라는 배우하고 2시부터 밤 10시까지 꼬박 연습을 했어요, 정말 밥 먹으러 걸어가는 시간에도 연습을 했는데 이중욱 배우가 갑자기 사고가 나는 바람에 첫 공연도 같이 못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송재룡 배우와 하고 있습니다(웃음). Q. 송재룡 배우님은 계속 노인 역할을 맡고 계시잖아요. 애환은 없으세요? 아, 걱정됩니다. ‘차이무 노인전문 배우’로 불리고 있어요. (이렇게 젊고 귀여우신지 몰랐어요) 아하하하, 감사합니다. 극단 차이무 대표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세 남자는 “차이무 신작에 대해 뼈저리게 고민하고 있다”며 “극단 차이무다운 신작으로 곧 무대에 오르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2009 연극부문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 작품상을 수상할 정도로 흥행 홈런을 날린 연극 는 올해로 22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대표 시사연극으로 1989년 초연 이후 문성근, 명계남, 박광정, 유오성 등 걸쭉한 개성파 배우들이 출연했던 작품이다. 즐거운 포켓볼 한 판!편을 뽑자!이것이 바로 '뒤짚어라, 엎어라!'대결 시작!고수1고수2고수3공은 어디로?아슬아슬~이것이 바로 탄식~내 공은 어디로?이걸 왜 못해요, 왜~!그걸 왜 못 넣어요, 왜~!그냥 손으로 하세요~그냥 손으로~승리는 우리의 것!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1.03.16 / 조회 19,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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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언소> 이상한 변소의 이상한 이야기
도대체 B언소가 무엇이냐? 누구는 ‘변소’를 느리게 말한 것이라고 하고, 누구는 ‘유언비어’에서 파생됐다고 하며, 또 누구는 말(言)이 날아가(蜚) 사라진 장소(所)라고 했다. 황희 정승 말마따라 “너도 맞고 너도 맞는” 연극 의 막이 올랐다. 1996년 초연 당시를 비롯, 2003년 공연에서도 125%에 육박하는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흥행 기록을 세웠던 가 2010년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원씨어터 3관을 장기 임대한 차이무전용극장의 개관적으로 공연 중이다. 이번 작품에는 극단 차이무의 단원이자 연기파 배우로 국내 무대를 종횡무진 하고 있는 문성근, 강신일, 최덕문 등의 배우들이 모두 모였다. 지난 5일 언론에 공연을 공개 한 후 자리한 문성근은 “정부의 지원이 마약처럼 작용해, 지원이 끊기면 공연을 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하며 “우리 극장을 갖고 있지 않으면 극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전용극장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객과 직접 부딪혀 보고자 한다”며 차이무전용극장의 설립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 공공 화장실을 배경으로 27개의 작은 이야기가 이어지는 는 올해 공연을 위해 쓰고 연출한 이상우가 14개 장면을 새롭게 수정, 보완하였다. 그는 “매번 할 때마다 당시의 논란을 주제로 장면이 바뀌곤 한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12장 Foreigner나 17장 Quiz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연을 연출한 고 박광정을 추모하기 위한 뜻도 모인 연극 는 극단 차이무가 올 한해 진행할 ‘생연극 시리즈’의 첫 작품이기도 하며, , , 가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연극 공연장면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이...이빨 닦는데요..""도대체 어디로 줄을 서신 거에요?" "먼저 나는 쪽으로...""저는 뭐 큰 욕심 없습니다. 평양에 서울 만 한 땅이 좀 있고, 차도, 집도...다들 있는거잖아요""내가 뭐가 어디가 어때서?""개구리 구슬피 울던 그 날 밤...""타향살이가...바로 이런거군요.""똑바로 안해? 벗어! 벗어! 빨리 벗어!""대화를 하란 말야, 대화를""제 이름만 부르시면, 여기 이렇게 머리카락이 납니다, 예, 그럼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신혜(club.cyworld.com/docuherb)
2010.02.10 / 조회 1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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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더 뜨거워진 배우들, 더 짜릿해진 이야기
"젊음의 거리 명동에서 사춘기 시절의 패기를 보여 주겠다” 일탈, 임신, 자살 등 강렬한 스토리를 통해 반항적인 사춘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던 창작뮤지컬 가 5월 21일부터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2008 정미소 창작지원 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으로 선정, ‘제 3회 더뮤지컬어워즈’에서 소극장 창작뮤지컬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던 는 뮤지컬 이희준 작가와 연극 , , 뮤지컬 의 김운기 연출이 지난해 초연한 창작뮤지컬이다. 지난 29일 명동 해치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운기 연출은 초연과 비교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밝히며 “배우 한 명을 제외하고, 배우 8명을 모두 새롭게 캐스팅했다”며 “배우들의 세련된 맛이 더해진 새로운 사춘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파격적인 신인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초연 때와 달리 , 에 출연했던 에녹, , 의 임수연, 의 오승준 등이 캐스팅 됐다. 객석과 분리되지 않은 파괴된 형태의 무대를 갖췄다고 설명한 김운기 연출은 “권투장 (아레나 형태 무대) 형식의 무대로 관객과 무대 거리가 매우 가깝다”며 “관객들이 배우들의 섬세한 표현을 놓치지 않고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작이 같은 뮤지컬 이 같은 시기에 공연하는 점에 대해서는 “두 작품은 뿌리가 같은 다른 열매"라고 밝히며 “이 미국의 정서로 표현한 맛이 있다면, 는 원작의 강렬한 핵심소재를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내용으로 꾸며낸 끈끈한 앙상블의 맛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의 제작을 지원하고 있는 설치극장 정미소 윤석화 대표도 이 자리에 참석해 “김운기 연출과 함께 제대로 된 창작극을 만들어보자는 일념 하나로 이 작품을 5년 동안 안고 살았다”며 “수정 과정을 통해 이야기의 전개는 더욱 빨라졌고, 적역을 맡은 젊은 배우들이 선보이는 뜨거운 무대를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명동 해치홀의 개관작이기도 한 뮤지컬 5월21일부터 오픈 런으로 공연된다. 프레스콜 현장 설치극장 정미소 윤석화 대표 "조금 더 섹쉬~하게""사춘기의 열정, 보이나요?""과민성 대장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누규~?""24시간, 365일 터지는 사건!""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제끼라우~""빠져 듭니다!!! 사춘기의 매력속으로""너와 함께한 순간은 눈부셨다, 사춘기, 그 때 그 기억속으로"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4.30 / 조회 1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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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워진 뮤지컬 ‘사춘기’, 오는 5월 21일 첫 공연
창작뮤지컬 ‘사춘기’가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오는 5월 21일 명동예술극장의 역사적 개간과 함께 문화 1번지로 재도약을 꿈꾸는 ‘명동해치홀’ 무대에 다시 오르는 것. 이에 뮤지컬 ‘사춘기’는 음악, 조명부터 배우까지 모든 부분을 재정비하고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뮤지컬 ‘사춘기’는 지난 2008년 초연 당시 드라마가 살아있는 뮤지컬을 선보이며 대한민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던 작품이다. 그 결과 지난 4월 20일 있었던 ‘제3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소극장 창작뮤지컬 작품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새로운 공연장에서, 새로운 배우들이 가세해 초연 당시 작품의 수정과 개선에 힘을 쏟았다는 것. 이에 뮤지컬 ‘사춘기’의 김운기 연출은 “무대와 조명, 영상이 각 파트별로 정서적인 리듬을 이어가는 비주얼 앙상블을 선보이겠다”고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는 좀 더 프로페셔널한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작품의 리얼리티를 살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스토리상에서도 미세한 변화를 주었다. 초연 당시 지적되었던 불필요한 장면들을 과감하게 삭제하고, 1막과 2막의 연결부분을 자연스럽게 붙였다. 그에 따라 초연 공연과 비교하여 총 2곡의 넘버가 삭제되고, 1곡이 추가될 예정이다. 기존의 넘버들도 새로운 편곡 과정을 거쳤다. 완벽한 신인들로만 이뤄졌던 초연과는 달리 이번 공연에서는 오승준, 에녹, 장원령 등 기존 뮤지컬 무대에서 실력을 쌓아온 배우들이 합세한다. 초연 공연 멤버로는 맹주영이 유일한 참여다. 공연계의 새로운 신데렐라로 떠오른 전미도가 열연했던 ‘수희’ 역은 뮤지컬 ‘미녀와 야수’, ‘토요일 밤의 열기’, ‘클로져 앤 댄버’, ‘벽을 뚫는 남자’ 등에 출연했던 임수연이 맡았다.‘명동해치홀’의 개관기념작이기도 한 뮤지컬 ‘사춘기’는 오는 5월 21일부터 오픈 런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조하나 기자 newstage@hanmail.net 사진 김고운기자 vortexgon@korea.com
2009.04.29 / 조회 28,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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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소리에 귀가 번쩍, 몸짓에 눈이 휘둥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글을 알고 귀가 트인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 공연의 문은 이것으로 열리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비단옷이며 빛나는 장신구를 가득 지니고 우아하게 백성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평강공주 옆에서 그녀를 질투하는 귀여운 하녀 연이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설화를 바탕으로 생각과 말과 행동을 비틀어 상상력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공연, 가 다시 대학로 무대에 섰다. 2008년 한 해 동안 ‘사실적으로 간다’ 이름 아래 그들만의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는 극단 간다가 하반기 선보이는 뮤지컬 작품들 중 첫 타자로 ‘거평’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2004년 초연 이후 아카펠라 뮤지컬의 타이틀로 전국을 휩쓴 이 새로운 시도는 최근 뉴욕과 로스엔젤레스 무대에도 올랐다. 대사가 있긴 하지만 소리와 몸짓이 탁월한 넌버벌의 힘이었을까, 재치 있는 젊은이들의 패기 덕분이었을까. 2년 만에 다시 서울에 선 놀고 웃는 무대에 기운이 더욱 커졌다. ‘예쁜 내 얼굴 비춰볼 수 있는’ 평강의 거울을 훔쳐 숲 속 동굴 안에서 몰래 혼자만의 공주 놀이에 빠져있던 연이에게 네 발로 걷는 야생소년이 나타난다. 진정한 평강으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한 명의 바보를 장군으로 승격시킬 수 있는 자기만족의 기회가 그녀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지만 이 작품은 해피엔딩이다. 야생소년이 장군이 되는지, 연이가 평강이 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귀한 사람’이라는 만고불변의 교훈을 슬쩍 던져 놓고는 이야기도, 배우도, 관객도 좋다고 웃고 만다. 몸을 구부려 통로를 만들고, 둘, 셋, 혹은 넷이 엉켜 산과 들을 그릴 때, 유유히 떠 있는 백조로 변신하여 이곳이 호수임을 알려줄 때 그들의 상상력과 재치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초연 때부터 야생소년 역을 맡고 있는 진선규는, 또 다른 모습을 생각해 낼 수 없을 완벽함으로 거침없이 무대를 휘젓는다. 에서 말은 소통을 위한 여럿 중의 한가지 방법으로 평범해졌다. 그 대신 몸과 소리가 한계 없는 무대 장치, 자유자재로 연주 가능한 세션맨들을 무대 위에 즉석해서 세우며 최고 소통의 길로 자리하고 있다. 단지 ‘기발한 발상’에서 깊게 확장하지 못한 이야기의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친근한 우리 이야기를 새콤하게 풀어내고 있는 이 무대 만큼 관객들을 즐겁게 하는 작품이 그리 많지 않음도 사실일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2008.10.30 / 조회 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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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노래방 가서 애기 좀 할까?] 노래방에선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지
공연장으로 입장하는 문은 여전히 열려있다. 어떤 이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친구를 초조히 기다리고 있다. 다른 이는 배우들의 사진이 실린 프로그램을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고 또 누구는 열심히 대걸레로 무대 바닥을 닦고 있다. 여기 배우와 관객이 섞여 있는 풍경은 연극이기도 하고 또 아니기도 하다. 공연배달서비스 ‘간다’가 2008년 한해 동안 펼치는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인 연극[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의 첫 장면은 그간 ‘간다’가 선보여 온 작품의 특징인 ‘에누리 없는 리얼리티’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둥근 회전 무대 위에 노래방 기기 하나, 나란히 놓인 흔한 긴 소파 한 쌍. 이곳에 들어오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노래방은 노래를 부르는 장소가 아닌, 우리들의 한 순간을 고민하고 이야기하고 삶의 조각들이 쌓여가는 곳이다. 노래방 주인은 노래방 뿐만이 아니라 극을 바라보는 관객과, 순간의 기로에 서서 갈등을 맛보는 등장인물들까지 관리 한다. 무대와 객석, 배우와 관객, 허구와 실제의 경제가 모호해진 이곳에서 그는 자신 그대로 관객과 배우로 분하며 자기 고백과 인간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데, 여기서 관객들은 작품을 향한 경계심이 해체되기 마련이다. 삶을 향한 투명한 돋보기 작품에서 ‘간다’의 특기인 일상을 들여다보는 마이크로적 시선은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이별을 겪는 젊은 남녀, 재혼을 앞둔 조심스러운 중년층에게 향한다. 따로 또 같이 노래방에서 겪어 나가는 일상의 순간들은 연민이 담뿍 묻어져 나오고, 삶의 아이러니함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듦과 동시에 공감과 동조의 뜻으로 쉴 새 없이 웃음을 터트리게 하고 있다. 밥을 먹고 왔다는 아들에게 끊임없이 ‘한 숟가락 뜨라’는 부모, 불 같이 화를 냈다가도 헤어짐을 이야기 하는 여자친구 앞에서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으며 ‘잘 할게’를 말하는 남자, 사랑이 달아준 날개가 어깨에 놓인 지난 세월의 짐 때문에 제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 중년의 그들은 수 없이 겪고 아파하고 또 잊어버리는 우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다. 리얼리티와 더불어 노래방을 둘러싸고 있는 놀이터가 있음으로 해서 연극적인 미학이 힘을 발휘한다. 극 중 인물들은 구름다리를 오르고, 그네를 타며 무대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자신의 지금에서 한 발짝 떨어져 나가 스스로를 관조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들며 관객들에게도 쉼의 기회를 준다. 공간의 이동은 실제의 ‘분’과 ‘초’보다 울타리가 넉넉하여 상상의 가능성을 더욱 확장시킨다. ‘존재란 무엇이고, 삶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이야기 하는 방법은 ‘거대담론’의 무게에 지레 눌려 아둥거리지 않고, ‘다 그렇지 뭐’를 말하며 편하고 알차게 다가온다. 배우들의 연기는 어색함을 모르고 맛깔지다. 젊은 연극 집단의 힘이 그대로 들어나는 것이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2008.03.17 / 조회 9,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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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드라마] 진짜 사랑이 너무 늦게 찾아온다면…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영화 속 유명한 대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정한다. 사랑은 변한다는 걸. 사랑은 변하고 움직이고, 때론 진화하거나 퇴화한다. 설령 ‘사랑의 완성’이라는 결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도 또 다른 불꽃 같은 사랑은 기습한다. 연극 [멜로드라마]는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게다가 결혼 후 찾아온 각자의 사랑이라는, 드라마와 영화, 문학 등에서 수없이 재생되어왔던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같은 재료로 요리를 해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과 향은 천차만별일 것. 연극 [멜로드라마]는 실력 있는 요리사를 만났다고 할만하다. 이 연극은 첫 맛은 달콤하고 끝 맛은 쌉쌀한, 요리로 치면 맛있는 요리다. [멜로드라마]에 등장하는 5명의 인물들을 보자. 완벽주의자이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과 남편에게 엄격한 워커홀릭 강유경. 능력 없지만 사람 좋고 성격 좋은 유경의 남편 찬일.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심장을 이식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재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지체를 안고 있는 재현의 누나 미현. 그리고 자신의 오빠 심장을 이식받은 재현을 사랑하는 소이. 이들은 모두 ‘채워지지 않음’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멜로드라마]에서는 이들이 만들어 가는 엇갈리는 스캔들로 관객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든다. 가슴 아픈 그들의 '스캔들'드라마 초반은 로맨틱 코미디 같이 유쾌하고 폭신한 내용이 전개된다. 남자들에게 이용당해 두번의 낙태를 해야 했던 미현이 이야기도 심각하지 않고, 건조하지만 나름대로 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유경/찬일 부부도 소소한 재미를 만들며 산다. 심지어 완벽주의자 유경의 결벽주의적인 성격도 유머러스 하게 풀어내며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이들이 운명과 같이 서로를 알아 가기 시작하고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극은 다른 색을 띤다. 어쩔 수 없이 끌리고 두근거리다 외면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한다. 그리고 혼란은 그들을 성장시킨다.이 작품은 말초적이지 않다. 불륜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어느새 객석 군데 군데에서는 관객들이 눈물을 닦아내는 부스럭거림이 들린다. 단순하고 말초적인 불륜이야기를 벗어나 감각적인 작품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등에서 대학로 히트메이커로 자리메김한 장유경 작, 연출의 대사와 연출이 빛을 발했기 때문. 여기에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은 작품의 큰 힘이다.장영남은 [멜로드라마]의 극의 중심을 잡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지난해 [버자이너모놀로그]로 연기력의 절정에 올라선 그는 이 작품에서 완벽주의자이지만 속은 여리고 여린 유경을 소화한다. 남편의 외도와 자신에게도 찾아온 사랑으로 혼란스러운 그녀가 어떤 길을 선택하지는 직접 확인하자. 유경의 남편역 조한철과 그와 사랑에 빠지는 미현역의 김지성은 환상의 궁합을 보여준다. 둘 다 단순하지만 순수한 성격에 서로를 진정으로 아껴주는 모습에 불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동정표를 얻었다. [그리스] [폴인러브] [천사의 발톱] 등으로 지난해 뮤지컬계의 샛별로 등장한 이신성은 죽기 전 딱 한번만 사랑을 하고 싶은 젊은 남자 ‘재현’을 맡았다. 아직 정통 연극에선 정돈되진 않은 모습이지만 유경을 향한 애절함을 절절하게 표현해 박수를 받았다. [멜로드라마]의 결말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한때 타오르다 사그라들 열정인가. 아님 그 이상의 무엇인가. 그 결론은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song@interpark.com)
2007.09.17 / 조회 11,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