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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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당신의 삶, 강입자 가속기에 들어간다면
연극 '거대 강입자 가속의 음모'
삶의 부조리함 그린 블랙코미디
내달 6일부터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연극 ‘거대 강입자 가속기의 음모’ 포스터(사진=몽씨어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삶의 부조리함에 대한 풍자를 담은 블랙코미디 연극 ‘거대 강입자 가속기의 음모’가 오는 7월 6일부터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 오른다.작품은 어느 평온한 저녁 아내 고분자로부터 갑작스런 이혼 통보를 받은 남편 이원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예상 밖 이혼 소식에 어머니가 쓰러지고 아내의 내연남까지 자신의 집에 눌러 앉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평범하고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한 소시민의 삶이 강입자 가속이 안에 던져진 입자처럼 맹렬히 가속하며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그린다.‘하드보일드 멜랑콜리아’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 등을 선보인 작가 석지윤, 연출가 이동선 콤비의 작품이다. 전작에서 은유와 직설을 오가는 신선한 언어와 감각적인 연출로 환상의 무대를 보여준 이들 콤비는 이번 작품을 통해 더 강력해진 엽기적인 풍자와 웃음을 무대로 풀어낼 예정이다.주인공 이원자 역은 최근 드라마 ‘밥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몰상식한 직장 상사로 주목받은 배우 이화룡이 맡는다. 최근 막을 내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서 빌리 아버지로 출연한 배우 최명경이 마초적인 사내 역으로 출연한다. 배우 김양지가 아내 고분자 역을, 배우 최영도가 노인 킬러 역을 연기한다.티켓 가격 전석 3만원. 인터파크, 예스 24,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6.22 / 조회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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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코미디 연극 '거대 강입자 가속기의 음모' 7월 개막
블랙코미디 연극 '거대 강입자 가속기의 음모'가 오는 7월 공연된다.
2018 서울문화재단 예술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이번 연극은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의 석지윤 작가와 이동선 연출이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행복한 생일날, 아내가 이혼을 통보하며 겪게 되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삶의 본질적인 부조리함을 유쾌하고 발랄하게 풍자한다.
이번 작품에선 최근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몰상식한 직장 상사를 맡았던 배우 이화룡이 주인공 이원자 역을 맡았다. 이와 함께 뮤지컬 '빌리엘리어트'에서 빌리의 아버지로 출연했던 최명경이 마초적인 사내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또한 연극 '식구', '이억과 망각'의 김양지가 아내 고분자 역, '싸이코패스는 고양이를 죽인다'의 최영도가 노인킬러 역에 각각 캐스팅 됐다.
연극 '거대 강입자 가속기의 음모'는 오는 7월 6일부터 15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몽씨어터 제공
2018.06.18 / 조회 4,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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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빛내는 연극 무대 출신 명품 배우들은?
최근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손예진과 정해인의 달달한 로맨스만큼이나 화제를 모으는 건, 현실에서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실감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몰입하게 하는 명품 조연들의 연기일 것이다. 특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선 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쌓은 연극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끈다. 과연 어떤 배우들이 있는지 만나보자.
* 사진출처 : JTBC
진아(손예진) 엄마 김미연, 배우 길해연
주인공인 두 사람의 사랑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고 있는 진아 엄마. 결혼 상대의 집안, 능력 등을 무엇보다 가장 중요시 하는 속물적인 캐릭터로 극의 긴장감을 더하는 이 배우는 바로 길해연이다. 현실 엄마처럼 극강의 잔소리를 작품 속에서 선보이는 그녀는 사실 동아연극상, 이해랑연극상 등 다수의 공연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은 베테랑 연극배우 출신 연기자다. 이미 데뷔 30년차를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쳐 존재감 있게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그녀. 올 봄 출연했던 연극 '미저리'에서는 악역 애니로 출연해 광적인 집착을 선보이는 강렬한 연기로 관객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기도 했다.
* 사진출처 : JTBC
진아의 회사대표 조경식, 배우 김종태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진아의 회사대표 조경식. 여직원들을 향한 직장 내 부조리를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은 그는 연극배우 출신 김종태다.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모범생들'을 비롯해 대학로의 다양한 작품에 출연한 실력파 배우다. 최근에는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에서 올드맨 역을 맡아 드라마와는 또 다른 카리스마를 선보이고 있다. 더욱 가까이서 김종태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직접 극장을 찾아보자.
* 사진출처 : JTBC
진아의 악덕상사 공철구, 배우 이화룡
회식 자리에선 여직원들에게 불필요한 행동을 강요하지만, 권력 앞에서는 꿈쩍하지도 못하는 강약약강의 캐릭터 공철구. 꼰대의 끝판왕을 연기하고 있는 이화룡 역시 꾸준히 연극무대에 서며 관객들의 믿음을 차곡차곡 쌓은 연기자다. 특히 김종태와는 동갑내기 친구으로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과학하는마음 - 숲의 심연', '썬샤인의 전사들' 등의 작품에 함께 출연하며 우정을 쌓았다. 오는 28일에는 이란 출신 작가의 독특한 연극 '낫심'에 출연해 본인의 실제 모습을 숨김없이 선보일 예정이다.
* 사진출처 : JTBC
진아의 직장상사 최중모, 배우 이창훈
직장 내 일어나는 이야기들은 몰래 다 엿듣고 상사에게 일러바치는 약삭빠른 진아의 직장상사 최중모. 자신의 실속을 위해 스파이 노릇을 자처하는 역할을 연기하는 이 캐릭터 역시 연극배우 출신 연기자인 이창훈이 맡았다. 극단 맨씨어터 소속 배우기도 한 이창훈은 '프로즌', '흑흑흑 희희희', 14인 체홉'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 주 폐막한 연극 '옥상 밭 고추는 왜'에선 이웃 주민과 갈등하며 분노하는 소시민 주민 현태 역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플레이DB, JTBC 제공
2018.04.27 / 조회 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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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심 술리만푸어 "공연할 배우들은 인터뷰 읽지 마세요"
최근 공연계 화제작 연극 '낫심' 작가
대본·리허설 없는 즉흥극으로 유명세
문소리·유준상·진선규 등 단번에 수락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 없는 즉흥극"연극 ‘낫심’의 한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입이 바짝 마르네요. 시상식에서 상 받았을 때보다, ‘무한도전’에 출연했을 때보다 더 떨립니다.” (지난 11일 연극 ‘낫심’에 출연한 배우 진선규)공연 시작한지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배우는 긴장한 나머지 진땀을 흘린다. 무대에 섰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다. 흔한 리허설도 없다. 배우가 할 수 있는 것은 무대에서 처음 받은 대본을 들고 지시에 따라 연기하는 것이다.최근 공연계 화제작인 연극 ‘낫심’(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의 한 장면이다. 문소리·유준상·한예리·진선규·고수희·이자람·고수희·전박찬 등 연극·영화·드라마를 불문하고 내로라하는 배우 21명이 매회 대본도 리허설도 없이 무대에 오른다.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데다 작품의 독특한 설정까지 입소문이 나면서 대부분의 회차가 이미 매진을 기록한 상황이다.제목은 작품을 쓴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37)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공연이 끝날 때까지 직접 작품에 출연해 매번 새로운 배우와 극을 함께 만들어간다. 최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난 술리만푸어는 “내가 읽을 수 없는 생소한 문자를 가진 나라에서 공연을 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최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난 연극 ‘낫심’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두산아트센터).◇‘언어’ ‘어머니’로 전 세계와 교감술리만푸어의 작품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그가 겪어온 특별한 삶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란에서 태어난 그는 소설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워왔다. 그의 이름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1년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초연한 연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를 통해서다. 징병제 거부로 여권 발급을 거부당한 술리만푸어가 전 세계 배우와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바람으로 쓴 즉흥극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현재는 이란을 떠나 베를린에서 독일어로 생활하면서 영어로 작품을 쓰고 있다. 최신작인 ‘낫심’ 또한 전작처럼 자신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3년 반. 술리만푸어는 “‘하얀 토끼 빨간 토끼’가 사전 연출이 전혀 없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이라면 ‘낫심’은 전형적인 연극 형식과 새로운 형식이 결합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는 사전에 준비할 수 없는 즉흥적인 상황에서 공연하지만 나와 연출가는 연습을 충분히 한 상황에서 작품을 만들어간다”고 덧붙였다.매회 출연 배우가 바뀌는 만큼 공연 분위기와 색깔도 매번 달라진다. 그러나 이를 관통하는 공통된 테마는 있다. ‘언어’와 ‘어머니’다. ‘언어’는 술리만푸어가 연출가인 오마르 엘레리안과의 공통점에서 착안했다. 두 사람 모두 모국어 이외의 언어와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작품 속에서 술리만푸어는 한글을 배우고 출연 배우는 이란어를 배운다. 어려운 단어부터 욕까지 한글로 술술 쓰는 술리만푸어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술리만푸어는 “언어의 아름다움은 씨앗과도 같다”며 “한국공연을 통해 내 마음에 심어진 한글이라는 씨앗이 앞으로 영원히 함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작품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교감을 보여준다. 그 중심에 ‘어머니’가 있다. 술리만푸어가 ‘낫심’을 쓴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술리만푸어는 “이 작품을 여러 국가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나라마다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언어’와 ‘어머니’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연극 ‘낫심’ 배우 한예리의 공연 장면(사진=두산아트센터).◇배우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배우들도 이 독특한 형식의 작품을 즐기고 있다. 특히 김선영·진선규·박해수·문소리·유준상은 출연 제안을 단번에 수락해 작품에 참여했다. 20일 공연을 마친 문소리는 “술리만푸어의 교감이 좋았다”며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두산아트센터 관계자는 “즉흥극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배우들을 후보로 섭외를 진행했다”며 “리허설 없이 관객 앞에 선다는 두려움 때문에 출연을 고사한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한 번에 승낙했다”고 말했다.술리만푸어가 즉흥극의 형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우리의 삶 자체가 리허설이 불가능한 즉흥극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이 인터뷰도 대화를 문서로 만들어 2주 동안 연습을 거쳐 다시 공연으로 올린다면 지금처럼 흥미롭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날 인터뷰는 공연 시간과 비슷한 약 70분간 이어졌다. 인터뷰가 끝나면서 술리만푸어가 유쾌한 한 마디를 남겼다.“‘낫심’을 공연할 배우들은 작품 내용을 알면 안 되니까 이 인터뷰를 읽지 마세요.”연극 ‘낫심’ 배우 문소리(왼쪽),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4 / 조회 2,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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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이란 연극 '낫심' 성료..즉흥극으로 공감 끌어내
연극 ‘낫심’ 출연 중인 배우 문소리.(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고규대 기자] 배우 문소리가 즉흥극으로 연기력을 과시했다. 문소리의 소속사인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어제(20일) 배우 문소리가 두산아트센터에서 진행된 이란 즉흥극 ‘낫심’을 성료했다. 사전 연습이나 리허설 없이 무대에 서는 독특한 형태의 연극에서 문소리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하는 공감을 끌어냈다”고 밝혔다.연극 ‘낫심’(제작 부시씨어터, Bush Theatre)은 두산아트센터의 통합 기획이자 강연 8회, 전시 1편, 공연 3편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관점에서 이타주의를 탐구하는 프로그램인 ‘두산인문극장2018:이타주의자’의 첫 번째 연극이다.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Nassim Soleimanpiur) 의 최신작이며 낯선 이란어를 소재로 작가, 배우, 관객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국경, 문화, 언어의 경계를 넘어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와 인류의 보편적인 언어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문소리는 러닝타임 100분동안 관객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며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는 공연을 만들었다. 이란 언어를 초월해 관객의 소통을 끌어내는 데 노력해 극 후반으로 갈수록 뜨거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소속사의 전언이다. 문소리는 “사전 준비없이 진행되는 즉흥극이라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00분이 짧게 느껴졌고, 작가인 낫심 술리만푸어와의 교감이 좋았다. 신선하고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함께 해주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소리는 영화 ‘여배우는오늘도’로 이탈리아 우디네 극동 영화제(Udine Far East Film Festival)에 초청돼 22일 출국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4.21 / 조회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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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타 오리자 '과학하는 마음…' 다시 무대에
시리즈 마지막 버전 '숲의 심연 편'
유인원 연구 통해 철학적 질문 던져
21일부터 서강대 메리홀에서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 편’ 콘셉트 이미지(사진=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는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 편’을 오는 21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한다.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마지막 버전이다. 2011년 초연해 과학의 대중화와 연극 소재의 다양화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4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수상작이다.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는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일상성과 과학적 지성을 중요시했던 극단의 출발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 작품의 재공연을 결정했다. 성기웅 연출가는 히라타 오리자 연극의 장점과 한계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감성과 생활 감각에 맞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기존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와 달리 일본을 무대로 한 원작을 한국의 상황으로 번안해 관객이 보다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했다.아프리카의 밀림 한 가운데 있는 생명과학연구센터가 배경이다. 유인원 연구에 매진하는 젊은 과학자들을 통해 유인원과 인간의 차이, 인간 세계의 본질, 과학 연구와 실험이 품고 있는 윤리와 철학의 문제 등을 제기한다.이전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처럼 인간과 세계에 대한 독특한 질문으로 다양한 가치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윤재·이지현·이종무·이화룡·윤현길·이강욱·전수지·김현숙·강희제 등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13 / 조회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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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부터 '세월호'까지 우리는…'썬샤인의 전사들' 개막
김은성 작가 신작
10월 22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연극 ‘썬샤인의 전사들’의 공연 모습(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자인 김은성 작가의 신작 ‘썬샤인의 전사들’이 개막했다. 김은성 작가.김은성은 동시대 문제의식과 연극의 근원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극작가다.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2012년 연극 ‘목란언니’로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문을 수상했다. ‘썬샤인의 전사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통해 상실에 대한 트라우마, 남은 이의 부채의식 등 지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깊은 슬픔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새롬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우미화, 김종태, 이화룡, 곽지숙, 권태건, 전박찬 등이 출연한다. 10월 2일 오후 4시, 7일 오후 7시 30분, 9·16일 오후 4시에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했다. 오는 10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9.29 / 조회 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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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연극상' 김은성 작가 신작 '썬샤인의 전사들'
9월 27~10월 22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김은성 작가(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동아연극상 희곡상 수상자인 김은성 작가의 신작 ‘썬샤인의 전사들’이 오는 9월 27일부터 10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김은성은 동시대 문제의식과 연극의 근원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극작가다.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2012년 연극 ‘목란언니’로 동아연극상 ‘희곡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작품상’, 두산연강예술상 공연부문을 수상했다. ‘썬샤인의 전사들’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통해 상실에 대한 트라우마, 남은 이의 부채의식 등 지금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깊은 슬픔에 대해 이야기한다. 부새롬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우미화, 김종태, 이화룡, 곽지숙, 권태건, 전박찬 등이 출연한다. ‘목란언니’ 등 김 작가가 작·각색한 공연의 티켓 소지 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02-708-500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8.21 / 조회 2,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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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새 지평을 열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은 5주 동안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원작은 구보 박태원이 자신의 하루를 담은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다. 이 작품은 소설을 그대로 무대 위에서 구현하는 형식과 영상기법이라는 실험적 시도를 했다. 이를 통해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관객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의 연출가 성기웅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매진이 되어 기자가 표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마무리를 지어가는 시점에서의 소감을 말해 달라. 좋다(웃음). 초연할 때는 새로운 연극의 형식과 기술을 시도하는 것이라 모험이었다. 두 번째로 올리면서 작품이 자리를 잡아 관객들이 많이 와 주었다. 이 작품은 시간을 두고 완성했다. 그만큼 애착도 많이 갖고 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흐뭇하다. - 기술, 형식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연출시의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스텝들이 잘 해줘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어려웠던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이 작품에서는 배우들이 말과 행동과 마음을 분리해서 연기해야 한다. 이 분리작업이 완전히 적응되기 전에는 배우가 감정에 몰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기가 안정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두 번째로 올리는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초연과 무엇이 달라졌나. 초연 때는 영상 사용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번 공연을 하면서 영상사용에 완전히 적응이 됐다. 영상에는 이전보다 풍미성을 더했다. 또한 1부, 2부에서 영상들이 일관적인 양으로 노출되도록 정리했다.스토리상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주인공은 ‘현실 속의 인물인 박태원’과 박태원의 분신인 ‘소설 속 인물 구보’ 둘로 나뉘어 있다. 역할이 분리돼 있기 때문에 혼란이 올 수 있었다. 이 부분의 연극적 논리를 보강했다. 또 한 가지는 ‘이상’의 내면을 더 잘 표현하도록 한 것이다. 스토리를 조정하여 이상의 내면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문학이 주는 여백의 공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같다.나의 베이스는 책이다. 미술, 무용 등으로 시작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나는 연극을 책에서부터 시작했다. 현재 희곡 낭독 공연 연출을 하면서 소설 낭독 공연을 하고 있다. 소설 낭독 공연의 경험이 소설을 토대로 한 공연을 연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의 특징은 글로 전달함으로써 독자에게 풍부한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대에서 글을 읽어주면서 관객들에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여백의 미로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내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 1930년대를 살아가던 지식인과 예술가의 모습이 현재의 예술가와 닮은 점이 있다면?1930년대는 서양 문물이 들어오고 도시문화를 자리를 잡은 시기이다. 지금의 서울이 형성된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그 때의 예술가는 현대 예술가의 원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 소설가 등의 특별게스트 낭독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 있나.연극의 마지막에 낭독공연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은 전체 공연 중의 가장 심플한 낭독이다. 그 부분에 소설가와 유족 특별 초청을 해 이벤트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이후의 계획이 궁금하다. ‘깃븐우리절믄날’,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으로 구보시리즈를 3편 연출했다. 이 시리즈의 연작으로 네 번째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또한 이미 2회를 진행한 바 있는 ‘단편소설 입체낭독극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2.28 / 조회 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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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모던 소설가의 경성 라이프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자유연애, 무성영화, 다방, 전차 등 1930년대 서울의 모습과 예술가들의 초상이 영상과 문학의 결합으로 펼쳐지는 연극 이 11월 다시 관객들을 찾아 온다. 1934년 젊은 소설가 구보 박태원이 집을 나서 경성을 배회하는 하루의 광경을 담은 이 작품은, 벗과 예술을 논하는 찻집, 거리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극중 주인공인 소설가가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작품의 이야기와 교차해 펼쳐진다. 소설가 박태원의 중편 작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바탕으로 성기웅 연출이 영상, 음악, 조명 등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소설 속 문장을 다채롭게 펼쳐내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2010년 초연 당시 미술, 무대를 담당한 여신동이 제 48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대석, 이윤재, 이화룡, 강정임 등 초연의 호평을 이끌어 냈던 배우들이 다시 한번 뭉치는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27일부터 12월 3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11.16 / 조회 1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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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학상 수상작 무대 오른다! 연극 ‘섬’, ‘초록별의 전설’ 공연
작품성을 이미 검증받은 대산문학상의 수상작이 연극 무대로 오른다. 연극 ‘섬’은 극단 미인이 참여해 10월 24일부터 28일까지 공연된다. 연극 ‘초록별의 전설’은 극단 종이로 만든 배가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공연한다. 이번 무대는 연극 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고립된 인간연극 ‘섬’연극 ‘섬’은 고시원의 방을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에 비유한 작품이다. 현대 사회에 고립되고 소외된 밀실에 갇힌 사람들이 ‘섬’과 다르지 않다는 상상에서 시작됐다. 이번 공연은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김경민의 원작을 극단 미인이 담아낸다.단 한 방울의 눈물만으로 침몰한 섬에는 남녀 두 명의 여행자가 만난다. 남녀가 가이드를 기다리는 동안 여자는 잠이 든다. 꿈속에서 다정한 연인이 된 두 사람은 섬에서 사람들을 본적이 없고, 누군가의 기척만 남아 자신들을 맴도는 것을 느끼고 두려워한다. 남자는 떠나기를 원하지만, 여자는 떠나기를 거부한다.작품은 극단 미인 대표인 김수희가 연출을 맡는다. 단 두 명만이 출연하는 이 작품에는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숨’ 등의 박지아와 연극 ‘노이즈 오프’, ‘날 보러와요’ 등에 출연한 이화룡이 함께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연극 ‘초록별의 전설’연극 ‘초록별의 전설’은 신인 작가 김진희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실업자 아버지와 딸의 하루하루를 낙관적인 웃음에 담아낸다. 술로 살아가는 실업자 아버지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과 함께 살아간다. 그는 가난하지만 사랑스러운 딸 덕에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아버지는 가난 속에서 딸이 웃음과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신의 과거를 오래된 동화처럼 들려준다.이번 공연은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하일호가 연출과 윤색을 맡았다. 배우로는 김연진, 양승한, 서청란, 홍재옥, 김지민 등이 출연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0.10 / 조회 2,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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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시선, 퓰리처상 수상작 <아워 타운> 개막
'전세계에서 하루도 공연되지 않는 날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꾸준히 연극인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 이 지난 18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랐다. 명동예술극장은 이날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일부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미국 극작가 손톤 와일더(Thornton Wilder)의 대표작이자 퓰리처상 수상작인 은 1938년 초연 이후 연극·드라마·오페라 등 다양한 형태로 각국에서 재연돼 왔다. 국내에서는 1960년대 라는 제목으로 처음 무대에 올랐으며, 기성연극인은 물론 아마추어 극단이나 연극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연습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천년 후의 사람들이나, 지금 여기 우리들이나, 자라서 결혼하고, 살다가 죽는 거, 그거야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무대감독(서이숙)이번 공연의 연출은 의 한태숙이 맡았고, 여기에 박용수와 서이숙·김세동·박윤희·정운선 등 탄탄한 배우진이 가세했다. 무대감독 역을 맡은 서이숙은 프레스콜에서 "무대감독은 해설자 역할에 가깝다"며 여성으로서 이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해 "성을 구분 짓는 역할은 아닌 것 같다. 다양한 것을 포용하는 여성성, 모성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은 총 3막으로 구성돼 있다. 1막은 1901년 미국의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사를, 2막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성장과 결혼을 보여주고, 3막은 죽은 자들의 세계를 중심으로 그들이 바라보는 산 자들의 삶, 일상의 순간들을 펼쳐 보인다. 조지와 에밀리의 결혼식 날 축가를 연주하는 '아워 타운 밴드'결혼서약을 맺는 조지(박윤희)와 에밀리(정운선)서이숙이 '해설자 역할'이라고 설명한 무대감독은 실제로 무대와 객석 사이의 벽을 허물고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이것이 연극임을 상기시킨다. 극이 진행될수록 무대 위 연극은 점점 더 완성도와 밀도를 높여 가며,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3막은 관객들을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사유로 이끈다. 무대에는 최소한의 소품만 놓여져 관객들의 집중과 적극적인 해석을 유도한다. 박용수는 성실한 의사 깁스를, 김세동은 마을 신문사 편집장 웹을 연기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소년 조지 역은 박윤희가, 그를 좋아하는 똑똑한 소녀 에밀리는 정운선이 맡았다. 배우들은 극에 등장하는 음악을 직접 연주하기 위해 악기연주와 노래도 함께 연습했다. 이들은 강은구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아워타운밴드' 및 성가대로 변신, 작품의 서곡과 헨델의 '라르고',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 등을 연주한다. 을 쓴 손톤 와일더는 전쟁·경제공황 등 사회문제를 다뤘던 동시대 작가들과는 달리 작은 마을에서 가장 보편적인 삶을 살아간 소시민들의 삶을 주목했다. 그가 포착한 미세한 삶의 단면들과 사후 세계에 대한 상상력은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진다. 프레스콜에서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인 서이숙은 "은 연극에 관심 있는 분들은 한번쯤 접해서 알고 있는 작품일 것이다.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으니 그간 접했던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보고 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출산 중 죽음을 맞게 돼 죽은 자들의 세계로 들어서는 에밀리(정운선)3막에서 펼쳐지는 죽은 자들의 세계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9.19 / 조회 1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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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올가을 찾아오는 두 편의 묵직한 연극
최근 탄탄한 작품성을 갖춘 연극들이 속속 무대에 오르며 무게 있는 연극에 목말라 있던 관객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어서는 9월과 10월에는 원작을 바탕으로 묵직한 주제의식과 실력파 창작진이 함께한 두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연극 ‘벚꽃동산’은 안톤 체홉의 희곡을 원작으로 삶과 죽음을 그린다. 연극 ‘아워타운’은 손톤 와일더의 퓰리처상 수상작이다. 미국 현대 고전연극의 정수를 보여준다.연극 ‘아워타운’9월 18일부터 10월 1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연극 ‘아워타운’은 1936년 손톤 와일더가 쓴 희곡이다. 작품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공연’되는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관객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연극주의’ 작품이다. 연극 ‘아워타운’은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평범한 일상, 지극히 일상적인 만남과 이별, 삶과 죽음을 그린다. 평화로운 일상 속 감춰진 삶이 죽음을 위한 연습이라는 진실을 전한다. 이번 공연은 한태숙이 연출을 맡는다. 한태숙은 ‘레이디 맥베스’, ‘오이디푸스’, ‘대학살의 신’ 등 독창적인 작품을 연출해 왔다. 그동안 백상예술대상 연출상(1995), 서울연극제 연출상(1999), 동아연극상 연출상(2000), 대한민국문화예술상(2008),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2010) 등을 수상했다.연극 ‘아워타운’은 연기파 배우들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은 박용수, 서이숙, 김세동, 손진환, 박윤희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연극 ‘벚꽃동산’10월 12일부터 10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연극 ‘벚꽃동산’은 ‘러시아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안톤 체홉의 희곡이 원작이다. 작품은 극단 맨씨어터의 2012년 정기공연이다.이번 공연은 1904년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후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사랑받아 온 20세기 대표 희곡이다. 이번 공연은 고전의 힘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대성을 발견하고 탐구할 예정이다.연극 ‘벚꽃동산’은 제목 그대로 아름다운 벚꽃동산을 배경으로 한다. 벚꽃동산의 여지주 라네프스카야는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다. 농노 해방과 지주의 몰락으로 빚더미에 앉은 그녀는 벚꽃동산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과거 농노였지만 신흥재벌로 거듭난 로빠힌은 라네프스카야의 인품에 감동 받아 벚꽃동산을 별장지로 임대할 것을 권한다. 라네프스카야는 벚꽃동산이 훼손되는 것이 싫어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동산을 경매에 내놓게 된다.이번 공연은 연극 ‘갈매기’, ‘레드’ 등의 오경택이 연출을 맡는다. 오경택은 지난해 안톤 체홉의 연극 ‘갈매기’를 연출해 호평 받은 바 있다. 배우는 정동환, 최용민, 이석준, 박호산, 전미도, 김태훈, 우현주, 정수영, 정승길, 권지숙, 이재인, 신용진, 박채원, 황이건 등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8.29 / 조회 9,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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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도 병인 양하여> 성기웅의 다중연애 ‘실제인지 허구인지’
이 작품을 보기에 앞서, ‘왜 작가는 이런 작품을 만들었으며, 우리가 왜 이 연극을 봐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일단 접어두기를 권한다. 공연을 보는 이유 중에 하나인 ‘색다른 경험을 접하고 그것에서 느끼는 즐거움’에서 기꺼이 의 매력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연극 는 한 남자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여 여러 남자와 공개 ‘다중 연애’를 하는 여인 ‘다정’과 그의 세 번째 남자였던 ‘성기웅’의 연애 관계를 풀어낸 작품이다. 일대일 연애에 회의를 느끼는 극중 성기웅은 일대 다수의 연애 이야기를 소재로 작품을 쓰고 싶지만 충분한 경험이 없어 작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 마침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다중 연애 중인 여인 ‘다정’은 이 이야기를 듣게 되고, 성기웅은 그녀의 세 번째 남자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공연은 실제 성기웅이 무대 위에 등장하여 “작품을 쓰고 연출한 성기웅입니다”라는 담백한 인사로 시작된다. 이후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에 이어 실제 자신과 극중 ‘성기웅’역을 맡은 배우(이화룡)가 자유롭게 작품에 번갈아 드나들며 ‘다정’과 ‘나’의 연애과정과 감정의 변화를 순차적으로 펼쳐내면 관객들의 관음증은 점차 증가한다. 연극의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가늠할 수 없다. 쿨한 사랑을 할 것 같았던 다정은 좀처럼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가 없고, 세 번째 남자친구로 그 영역에 만족했던 성기웅 자신도 조금씩 첫 번째 자리를 욕망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랑은 어떤 것이라는 정의도 없고, 사랑은 이래야 한다는 제시도 없으며, 다중 연애는 나쁜 것이라는 결론도 없다.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는 이 작품은 치열하고 예민하게 방황하는 두 남녀와 그들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사랑과 연애, 관계에 대한 물음 자체를 던지고 있다. 앞에서 접어두었던 작품의 의미와 메시지를 다시 꺼내도 좋을 시점은 이렇게 작품을 관통한 후다. 메시지 전달보다 어쩌면 더욱 도드라지는 발견은 그 내용을 담아내는 연극적인 시도와 도전에 있다. 그간 연극인 성기웅이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한 구성이나 히라타 오리자 작품을 중심으로 조용한 일상의 단면을 담백하게 드러내는 일련의 작업을 해왔다면, 이제 색다른 경험을 끌어내어 이색적인 연극적 시도를 통해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해 내고 있다. 그가 나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을 스스로 내어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면면이 채워진 깨알 같은 재미도 놓칠 수 없다. 다중연애 ‘위키피디아’ 검색 결과와 기타 자료들을 증빙하여 정의하고 분석하는 극중 전개 모습은 성기웅의 작업 스타일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그의 작품에서 더욱 즐길 수 있는 부분이다. 창작자로서의 욕심과 성기웅의 캐릭터가 맞닿아 벌어지는 행동들과 사건들은 사실인지 거짓인지 논할 필요 없는 의외의 재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남녀가 짝을 찾아 몸을 맞춰 춤을 추다, 다시 새로운 짝을 찾아 나서는 탱고도 연애 특성을 비춰내는 흥미로운 활용이다. 타이머를 6분에 맞춰놓고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는 육각수나 마이크를 들고 이리저리 휘저으며 노래하듯 대사하는 현 피디, 후반부에 나타나는 첫 번째 남자 친구 등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법한 등장과 모습일 수 있겠으나, 개인의 애정담이나 인위적인 연극구성, 그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기 위한 치밀한 구성에 아주 적합하게 자리하고 있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 ‘먹물 먹은 이미지’의 ‘대단히 예민한’ 연극인 성기웅을 보며 실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얼마나 꼼꼼하고 치밀하게, 대범한 시도로 작품을 그려놓았는지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재)국립극단 제공
2012.06.14 / 조회 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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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연출가 시리즈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가 6월 9일(토)부터 6월 2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젊은 연출가 시리즈’의 일환이다. ‘젊은 연출가 시리즈’는 30~40대 연출가들의 새로운 감각과 시선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다.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는 다중연애에서 비롯되는 독특한 심리 양상에 초점을 맞춘다. 작품의 제목은 고려 후기 문신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의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에서 따 왔다. 작품은 다중연애를 하는 ‘다정’이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나’의 이야기를 담는다. 연출가인 ‘나’는 일부일처제 결혼 제도에 회의를 품는다. 그러던 중 그는 다중연애를 즐기는 ‘다정’의 세 번째 애인이 된다. ‘다정’과 만나는 동안 ‘나’는 그녀의 유일한 애인이 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연출가인 ‘나’는 자신의 경험을 연극으로 옮기기로 하지만 대본을 읽은 실제 ‘다정’이 이의를 제기해 공연은 중단 위기에 놓이게 된다. 작품은 끊임없이 관객과 ‘거리 두기’를 시도한다. 배우들은 공연 속 인물과 실제 자신을 넘나들며 무대에 등장한다. 연출은 토론, PT, 증거자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이 극과 거리를 둘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전개되는 사건을 객관화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이 성찰과 비판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는 연극 ‘삼등병’,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 사람들’을 작, 연출한 성기웅이 맡는다. 이번 공연에는 오용, 이화룡, 양동탁, 마두영, 이안나, 연보라, 김희연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6.05 / 조회 10,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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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잊혀진 꿈을 찾아서! 극단 연우무대 ‘그리고 또 하루가’
극단 연우무대의 60번째 정기 공연 작품 ‘그리고 또 하루’가 4월 25일부터 29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작품은 2012년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품이다 극단 연우무대는 문성근, 강신일, 송강호, 유오성, 김윤석, 김내하, 송새벽 등 많은 배우를 배출했다. 연우무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한씨 연대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날 보러와요’, ‘이’,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해무’ 등이 있다. 연극 ‘그리고 또 하루’는 삶의 근본적인 희망과 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최명숙 작가의 작품으로 연극 ‘해무’, ‘길삼봉뎐’, ‘살’의 안경모가 연출을 맡았다. 또한, 남명렬, 이지현, 이화룡 등이 출연한다. 이번 작품은 무인도를 배경으로 남자와 여자의 잊혀진 꿈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다. 무인도에서 역경 극복의 의지가 전혀 없는 여자가 삶의 목표와 계획이 뚜렷한 남자를 사랑한다. 어느 날 남녀는 각각 죽음과도 같은 고비를 겪고 여자는 무언가에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여자는 빛 고래의 꿈을 꾸고, 그 꿈에 취해 바다로 뛰어든다. 이지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4.09 / 조회 8,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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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야기로 찾아온 <과학하는 마음-숲의심연>
객석이 다 차기도 전에 시작되는 무대,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설명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익숙한 등장인물들. ‘조용한 연극’으로 대표되는 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와 3부작을 번역, 연출한 바 있는 성기웅 연출이 선보이는 이 지난 9월 30일 첫 무대를 시작했다. 2006년부터 꾸준히 소개되어 오고 있는 히라타 오리자의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인 은 아프리카 콩고 현장의 유인원연구센터를 배경으로 인간과 다른 동물 간의 차이를 물었던 , 첨단 뇌과학의 발달과 인간의 존재에 대해 물었던 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인들의 이야기로 번안, 각색해 공연한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의 이름, 지명 등을 사용해 국내 관객들이 보다 재미있고, 친근하게 과학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무게를 실었다. 이지하, 이윤재, 김태훈 등이 생명과학 연구와 관련된 가치관의 마찰, 연구센터 내에 복잡한 인간관계로 인해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인간’과 ‘과학’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멀지 않은 미래. 여기는 아프리카 콩코 유인원연구센터유인원 동물들로 생체실험을 할 수 있나요?그녀들의 고민은?아이가 자폐증을 앓고 있어요왜 나랑은 대화를 안해?"저 임신한 것 같습네다"공감대를 더한 연극 은 오는 10월 16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10.05 / 조회 1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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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관객의 의표를 찌르는 날카로운 작품 두 편
관객의 의표를 찌를 날카로운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세상의 밑바닥에서 누군가의 상승을 지탱하는 ‘지하생활자들’에 대해 말한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은 과학을 소재로 한다. 현대 과학이 제기하는 인간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들여다본다. 인간 삶 속의 핵심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공연 두 편을 소개한다. 우리 사회의 밑바닥을 지탱하는 사람들연극 ‘지하생활자들’10월 7일부터 10월 30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판에서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사회의 바닥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은 우리나라의 전래민담 중 하나인 ‘뱀 신랑 설화’를 모티브로 창작됐다. ‘뱀 신랑 설화’는 순애보적인 여인의 여정을 그린다. 설화 속의 여인은 ‘뱀 신랑’을 찾기 위해 지하세계로 떠난다. 결국 여인은 난관을 극복하고 ‘뱀 신랑’과 함께 지상으로 돌아온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뱀 신랑 설화’처럼 여인의 여정을 따른다. 이번 공연은 개별 막과 장이 개연성 없는 독립된 단위로 만들어졌다. 막과 장은 개별적으로 완전한 서사를 갖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인의 여정’이라는 점에서만 공통점이 있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의 이야기 구조는 우리나라 고유의 마당놀이처럼 열린 연극 형식과 흡사하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인간의 ‘상승하고자 하는 욕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상승욕구는 사회, 계급, 빈부의 차를 만들지만 동시에 ‘하락’을 전제로 한다. 작품은 누군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는 세상을 담는다. 그러나 ‘지하생활자들’의 ‘어둠’이 아니라 ‘밝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의 무대에서 ‘밝음’은 그들 존재 자체로의 빛을 의미한다. 이번 공연의 연출과 대본은 11번의 공동 작업을 해왔던 ‘고연옥’, ‘김광보’가 함께한다. 이들은 작품 속에서 사회적 비판과 메시지를 던져온 창작진이다. 두 사람은 부조리와 사실주의가 얽혀 있는 독특한 작품 색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서 이들은 일방적인 작품이 아닌 서로 소통하고 열린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당신은 ‘과학’을 어떻게 생각하나요?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공연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은 과학 연극의 권위자인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이다. 이번 공연은 ‘히라타 오리자’의 모든 시리즈를 아우르는 생명과학 소재의 연극의 결정판이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에서는 유인원 연구를 둘러싼 과학적 토론을 본격화했다. 또한, 과학 담론에 그치지 않고 자본의 논리와 불평등, 민족과 인종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번 공연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에서 보이는 ‘조용한 연극’ 또는 ‘일상적 리얼리즘’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시도를 했다. 작가 특유의 동시다발적인 대화와 잦은 침묵 등에서 오는 연극적 재미를 십분 살렸다. 작품은 과학적 전문 지식보다는 과학자들의 삶을 통해 과학과 삶의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전한다. 이번 공연은 일본 원작을 한국적 상황에 맞는 번안으로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은 연구를 위해 아프리카로 파견된 과학자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관객은 과학자들의 일상을 엿보며 첨단과학의 정보를 쉽게 받아들인다.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유인원을 인공적으로 진화시켜 인류 진화의 비밀을 밝히려 한다. 연구소에는 다양한 전공의 연구원들이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다. 어느 날 찾아온 심리학 전공자 ‘조기쁨’은 유인원 동물로 생체 실험을 진행하길 원한다. 그의 바람은 저마다 다른 가치관을 추구하는 연구원들에게 민감한 문제를 안겨준다. 작품은 현대 과학이 제기하는 인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보다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번 공연에는 연극 ‘삼등병’,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로 말의 재미와 아름다움을 선보였던 ‘성기웅’이 번역과 각색, 연출을 맡았다. 그는 구어체 대사를 무대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서영화, 이윤재, 이지현, 김종태, 이화룡, 마두영, 전수지, 김태훈’ 등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04 / 조회 9,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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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72] 그의 산책이 쓴 문장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한 명의 소설가가 산책을 나선다. 그의 경쾌한 발걸음에는 애써 노력했으나 은폐되지 않은 무기력함이 씹다 뱉은 껌처럼 끈덕지게 달라붙어 있다. 꾸며진 웃음에서도 갈 곳 없는 소외감이 미처 위장되지 못한 채 입술 언저리에 걸쳐있다. 간간히 찾아오는 두통과 피로, 신경쇠약이 그의 방황과 함께한다. 그러나 소설가 구보의 사색과 사유 속에는 어쩔 수 없는 지식인의 조그만 유희와 소시민의 소심한 자존심이 있다. 나아가 시대를 대변하고 상징하는 예술의 위대함도 있다. 그러니 우리 명랑하게, 유쾌하게, 그리고 고독하게 웃자.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의 주인공 구보는 특정한 목적 없이 집을 나와 서울 중심가를 배회한다. 서사적 사건보다는 그의 내면세계, 의식 흐름에 집중하는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장소를 옮기며 끊임없이 사색하고 타인을 관찰할 뿐 뚜렷한 플롯이 없다. 그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며 명확한 공간, 시간을 제시하지만 이러한 외적 요인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때문에 극적 사건이 없는 이 소설을 대중과 직접 대면하는 연극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전에 없던 새로운 탐구가 요구된다. 다양한 공간 변화와 시간의 중첩 역시 또 다른 효과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실타래의 무게가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대사로의 각색 대신 독특한 원작 문체를 그대로 낭독하는 실험을 꾀한다. 배우가 반복해 읽는 단어 사이의 콤마, 피리오드가 어떠한 리듬감을 형성해 구보 산책길 보폭의 또 다른 멜로디가 될 때, 그리하여 완벽한 합일을 이뤄낸 연출진의 뚝심이 경이로이 느껴질 즈음에, 관객들은 시대의 모던보이가 돼 1930년대 경성을 걷게 된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단순히 읽는 연극에 그치지 않는다. 배우들이 소화하는 언어의 감각적 발화와 다양한 장치 등을 통해 소설의 이미지화를 시도한다. 효과적으로 삽입된 영상, 일러스트, 활자, 조명, 음악 등은 입체적 무대의 사실적 구현을 이뤄낸다. 구보가 발설하는 다양한 기호와 수많은 단어들까지 보이게끔 만드는 연극의 시각화는 탁월하다. 외부와 내부, 객관과 주관, 풍경과 내면, 현재와 과거 모두를 담고 있는 무대는 두 구보의 정서적, 육체적 거리감까지 아우른다. 시점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원작 소설에는 이야기 밖에 위치한 서술자와 작품 속 구보의 내적 독백, 삼인칭과 일인칭, 자기연민과 자기비판, 객관적 관찰과 주관적 사유가 공존한다. 따라서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에는 두 명의 구보가 등장한다. 박태원과 소설 속 구보는 종종 서로를 응시한다. 이 미묘하고도 위트 있는 관계의 형상화는 소설가 자신과 소설 속 구보의 내적 고뇌를 극대화시킨다. 경성의 화려한 중심가에서 행복을 보며 고독을 취하는 구보가 날이 저물기까지 보고 듣고 만나는 모든 것들, 그 한 가운데 서 있는 것은 바로 구보 자신이다. 소설가 박태원의 작품을 비롯해 그의 생에 바치는, 더 나아가 그 시대를 함께 했던 창작자들에게 바치는 작품이라 할 만큼 연극은 모든 것에 충실했다. 대단한 고집이다. 집요하리만치 물고 늘어지며 수집했을 것이 분명한 갖가지 자료 제시는 연극의 과도한 친절과 설명을 대책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얼핏 학습의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름만 들어도 황홀한 당대 예술가들과의 새로운 방식의 만남이라는 즐거움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그곳에는 이상과 김기림 등을 더불어 제임스 조이스도 있다. 우리를 그들의 시대로 안내하며 익숙하고도 낯선 방식으로 함께 길을 걸었던, 걸어주었던 구보는, 이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2.30 / 조회 1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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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모던보이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따라가기
연극 이 지난 3일 프레스콜을 갖고 무대를 공개했다. 은 구보 박태원의 동명 소설 텍스트를 배우들의 대사로 거의 그대로 구현하며, 여기에 일러스트, 동영상, 활자로 무대를 이미지화해 주목받고 있다. 구보의 산책길, 다이나믹 한 전차의 움직임, 경성거리 등이 배우의 움직임과 함께 영상으로 구현돼 소설 속 문장이 그대로 무대에서 살아나곤 한다.특히 박태원이 느즈막이 집을 나서 경성을 산책하며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에선 1930년대 풍물과 분위기를 엿보인다. 청계천변 집을 나와 광교로, 종로 네거리, 동대문행 전차를 타고 동대문으로, 다시 소공동과 경성역 등을 다니며 당시 사람들과 풍문들을 자유자재로 포착한다. 동그란 안경테, 노트와 단장을 든 댄디 보이 구보는 1934년 당시 26살 청년 박태원의 실제 모습이기도 하다. 소설가 박태원과 자신이 만들어낸 소설 속 인물 구보씨와의 만남도 흥미롭게 지켜볼 부분. 왼쪽부터 성기웅 연출, 윤민철 기술감독, 이윤재, 오대석전작 에서 천재작가 이상과 1930년대의 풍물을 선보인 성기웅은 이번에도 소설가 박태원과 1930년대 경성거리를 색다른 시도로 무대에 옮겼다. 그가 유독 이 시대와 작가를 무대에서 선보이는 것에 “1930년대가 지금 감각으로 손에 잡히는 역사인 것 같다”며 “지금 우리의 도시생활이 30년대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하고, 그때 재미있는 소설이 가장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무대에서 박태원과 구보를 따로 등장시킨 이유를 “소설 속에서 박태원이 왜 구보를 내세웠는가를 생각했다”며 “생활 속, 소설 속, 예술가로서의 자기를 나눠보았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영상과 음향을 입힌 윤민철 기술감독은 “전막에 나오는 큐만 400개가 넘는다”며 “배우들이 연기하는데 구속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연극 은 오는 12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소설가 박태원과 그의 집에 누워 있는 친구 이상 박태원과 그의 어머니, 이상이 소설의 텍스트를 나눠 전달한다 공책을 들고 경성 산책에 나선 박태원 화신 백화점에서 만난 행복한 가족 전차에서 우연히 만난 선본 여인 '그녀가 나를 보았을까' 다방에 도착한 박태원. 한쪽에서 원고를 쓰고 있다 다방에서 본 일본 군인과 모던 보이, 모던 걸 구보의 산책길을 표현하는 각종 영상들이 독특하다 산책길에 만난 전당포집 둘째 아들차를 마시자는 그의 제안을 거절할 용기가 없는 박태원.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0.12.06 / 조회 1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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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성의 낭만을 이미지화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연출 성기웅
오는 12월 2일부터 31일까지 Space111에서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네 번째 작품인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공연한다. 연극 ‘깃븐우리절믄날’에서 1930년대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렸던 성기웅 작, 연출의 초연작으로 구보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들려준다. 1930년대에 푹 빠진 연출 성기웅을 두산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나봤다. Q. 주로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다른 것이 섞일 때 흥미롭다. 고정돼있고 변화가 없을 때보다 다른 게 충돌해서 섞일 때가 재미있다. 그 때 들어왔던 근대적 현대적 혹은 도시적인 문화라는 것은 사실 지금과 다르지 않다. 외국음식을 먹으면서 커피를 즐기는 생활이 본격적으로 들어왔던 것이 1930년대이다. 역사, 지나가는 것에 관심을 가질 때나 전근대적인 문화에서 근대적 현대적 문화로 바뀔 때가 흥미롭다. 의상의 변화도 시작되고 다양한 언어도 같이 쓰이는 상황이 흥미롭다. Q. 공연한 작품들 중엔 서울방언이 많이 사용된다. 단어들의 자료 혹은 수집은 어떻게 하는가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문장을 말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없다. 박태원의 소설이 서울말의 보고다. 염상섭의 소설도 마찬가지다. 서울 토박이 작가의 소설들을 주로 본다. 그리고 국어학 쪽에서 나온 방언자료, 아쉽지만 자료는 별로 없다. 당시 영화를 보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음성적으로 남아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자료라 할 수 없다. 그런 것들을 통해 더듬어 간다. 사라졌다는 것이 아쉽다. 사실 서울방언은 억양인데, 억양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을 방언이라 하기가 어렵다. 발음 차원에서 안경을 ‘앵경’으로 하지만 억양을 살린다는 건 어렵다. Q. 시대적 배경과 마찬가지로 작품에 구보 박태원과 이상이 등장한다. 창작에 있어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예술가 캐릭터, 나도 예술가니까. 그 시대에 살았더라면 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 박태원과 이상이 가장 발랄한 모던보이들이라 생각한다. 소설에 나오듯이 유쾌, 명랑하고 발랄한, 우리는 식민지시대의 지식인들을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로 많이 생각한다. 이 사람들은 발랄하고 장난끼 많은 청춘이었을 뿐이다. 정치적인 예술을 반대하고 시대의식, 역사의식, 반일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역설적이게 가장 비정치적인 예술을 하려고 했던 사람들이었다. 이상은 당시 일본의 파시즘 속에서 불온한 조선인이란 이름으로 체포돼 유치장 생활하다가 건강이 악화돼 죽고, 구보 박태원도 한국전쟁 때 월북해서 북한에서 대접받은 작가가 됐다.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역사, 정치라는 것에 휘말려 들어가는 것과 예술가의 문제적 삶을 살았던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둘이 짝패처럼 늘 붙어다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구보 박태원에 관심이 있었다. 월북 작가이기에 우리나라에 소개가 잘 안됐다. 당시엔 이상의 친한 친구면서 더 잘 나가던 작가였는데. 처음엔 관객에게 어필하려고 이상을 끌어드린 것도 있다. 작업을 하다보니 불운한 천재이미지가 아닌 이상의 인간적인 면, 잘나가지 못하는 나쁜 남자, 무책임하고 치기어리고 귀여운 면이 있는 인물로 다가온다. Q. 1930년대 경성의 낭만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모던하고 도시적인 것이 당시 사람들의 지향점인데 조선은 가난하고 외국의 것이 쉽게 들어올 수 없었다. 연애에 있어서도 전근대적인 속박으로 자유연애를 마냥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풍족하지 않고 서양을 마음에 품지만 갈수는 없고, 그뿐만이 아니다. 서양문물이 들어와 있는 이미 모던한 동경에도 갈 돈이 없었다. 작품 속에 50리 거리의 지방도 여행할 돈이 없다고 토로하는 장면이 있다. 뭔가 꿈이 있고 동경하는 바는 있지만 거기에 다다를 수 없고 그것을 충족할 만한 돈이나 환경이 안됐다. 제한되는 게 많았으니까 그만큼 꿈이 커져서 우리가 생각하는 ‘낭만’이라는 것이 생기지 않았을까싶다. Q. 원작을 무대화하는데 있어서 어려웠던 점이 있는가대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을 말하기 때문에 어렵다. 또 문장을 말하면서 낭독하는게 아니라 연기하면서 말한다. 이런 점에서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실험적이다. 배우들도 같은 생각이다. 대사를 할 때 그 인물의 감정을 찾는다면 조금은 쉽게 대사 전달을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배우가 느끼는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화해서 전달해야 되기 때문에 감정을 걸러서한다. 감정과 말 표현이 일치하지 않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단지 배우가 구보가 되서 ‘지금 이곳은 1934년의 경성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건 관객도 만드는 이도 의문을 품게 한다. 드라마나 영화가 할 수 없는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하나 걱정인 것은 3년전 공연된 연극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의 재공연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다. 지난 공연은 원작 ‘구보씨의 일일’에서 모티브만 따온 것이고 이번에 공연하는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원작을 그대로 재현한 초연작이다. 관객들이 혼돈할까봐 걱정이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6 / 조회 1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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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구보씨와 함께 배회하는 경성의 하루,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언뜻 지루해 보이는 하얀 백지 위에 담담한 듯 그려진 크로키는 우리가 문학책 속에서 한번쯤은 본 ‘그’가 맞다. 트레이드마크처럼 정직하게 동그란 안경을 걸치고 심심한 표정을 지은 남자는 구보 박태원이다. 1930년대를 대표하는 젊은 예술가 박태원은 모던보이였다. 갖춰 입은 정장과 입에 물고 있는 담배, 멋스럽게 짚고 있는 지팡이며 날이 뾰족한 구두코를 보라. 찐빵모자와도 같은 바가지 머리가 거슬린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 옆에 낀 책으로 보아 그는 문학에 심취된 모더니스트일 테다.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속에서 예술가들의 삶은 진정 고달팠을 것이다. 우울한 식민시대에 조금 안다하는 지식인들은 무기력하게 그저 다방에 앉아 혁명을 논하는 것이 다였을 것이다. 포스터의 하얀 백지위에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을 저절로 그려보게 된다. 소설가라면 늘 작품구상에 골머리를 앓을법 하다. 그러나 구보씨는 무미건조하며 권태로워 보인다. 사실 안경에 가려져 정확한 표정은 알 수 없지만 고뇌에 차거나, 과다 스트레스를 짊어진 심난함은 없다. 그런 그가 바라보는 1930년대 경성은 어떨까. 벗과 예술을 논하는 찻집의 안 모던하게 흘러나오는 LP로 돌아가는 재즈는 어느 정도의 습기에 젖어있을까. 치열했던 삶으로 인해 시장바닥과도 같을 경성의 길거리는 얼마나 혼잡할지 궁금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깃븐우리절믄날’에서 1930년대 젊은 예술가들의 초상을 그렸던 성기웅 작, 연출의 초연작이다. 원작인 박태원의 중편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근대 초기 서울의 모습과 예술가들의 초상을 담아낸 대표적 모더니즘 소설이다. 자유연애, 무성영화, 카페 등 당대 풍습과 언어가 이를 대변한다. 성기웅 연출은 이 작품에서 영상(일러스트, 동영상, 활자이미지), 음악, 조명 등을 이용해 텍스트를 이미지화하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원작소설에 대한 새로운 실험이다. 당시의 풍경과 풍속,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던 지식인과 예술가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다. 또한 소설 텍스트의 다성적 해체를 통해 연극성을 확장, 관객에게 다양한 해석의 기능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젊은 소설가 구보씨와 함께 1930년대의 경성을 배회하고 싶다면 오는 12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로 가면 된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24 / 조회 1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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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인간>적인 전병욱, 지독히 <인간>적인 달리기
“배우로 4~50년을 버텨야지요, 지금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 쉼 없이 내달려온 전병욱이 2009년 8월, 를 끝으로 돌연 휴식에 들어갔다. 2009년 4월, 연극 을 시작으로 8개월 만에 시작된 배우 전병욱의 달리기는 가쁘고, 또 숨가쁘다. 과 공연 병행과 연극 연습까지. ‘리얼 멀티맨’으로 컴백한 전병욱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과 공연, 연극 연습까지.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한가했었는데(웃음). 한가하다가, 바쁘다가 계속 반복인 것 같아요. 사실, 공연 두 편을 동시에 올리는 것만으로 괜찮다 싶었지만, 이번엔 욕심을 냈어요. 연극 에 욕심이 났거든요. “욕심을 부려서 공연이 별로였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고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어요. 에서는 땀을 많이 흘리고 있고, 은 정신적으로 빠듯해서 식욕이 뚝 떨어졌어요. 운동으로 찌웠던 7kg이 다 빠져버렸어요.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희곡 ‘인간’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작업을 해야 하는데, 각색과 번역을 연출과 배우들이 함께 하고 있어요. 이게 참, 머리 아파요. 음식 하나를 이야기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면서 극 주인공인 ‘라울’과 ‘사만타’에게 어울리는 걸 찾아야 하잖아요. 그런걸 하나하나 찾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거죠. 살인적인 일정을 감수하면서도, 에 욕심을 낸 이유가 궁금해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르게 생각하기, 독특한 아이디어가 매력적이에요. 재미도 있지만, 상당한 무게도 있어요. 가벼운 것도 좋지만, 생각거리를 주는 작품을 만나는 일도 좋잖아요. 배우로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특색 있는 작품이에요. 인간을 폄하하는 두 사람이 모여서 인간이 종족번식을 계속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 인간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모의 재판을 해요. 그리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며) 사실은….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말하고 싶은 것들을 미리 준비해봤거든요. (휴대폰 메모창을 보며) “인간, 본성, 가치에 대한 논의”라고 써 있네요(웃음). 파트너와 호흡이 좋아서 잘 나올 것 같아요. 기대 많이 할게요. 에이, 그러지 마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잖아요. 기대가 적으면 “오! 잘했다”는 칭찬도 받을 수 있는데. 전 항상 “기대하지 말고 와”라고 말해요. 저도 사람인지라 실망시킬 수 있는데, 냉정하잖아요. 제작사, 연출, 동료배우, 관객, 시청자 누구 할 것 없이. 한 번의 실망으로 확 돌아서버릴 수 있는 게 현실이니까, 겁이 나죠. 한 편으로는 관객의 만족도도 중요하지만 제 만족도도 중요한 건데, 사람들 반응에 상처받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도 해요. 그런데, 요즘엔 상처가 나도 좀 무뎌진 것 같기도 하고(웃음). 늘 어려운 연극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음, 전 더 어려운 걸 하고 싶어요. 남들보다 좋은 연기를 하고 싶어요. 남들이 할 수 없는 연기력을 가지고 싶어요. 그런데 그런 작품을 만나는 게 참 쉽지 않죠. 도 쉽지 않은 작품인데, 연극 연기를 전공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뮤지컬 쪽으로 눈을 돌리면, 성악을 전공한 (류)정한이 형이 하는 작품을 저는 못하겠죠. 각자의 장점이 있는 거겠죠? 이후 8개월 정도 휴식기를 가졌죠? 반 년 넘게 쉬었죠. 잘 될 듯 하면서 안됐던 작업들도 다시 둘러보고, 바빠서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쉬는 시간 동안 나 혼자만 잘하면 되고, 나만 열심히 살면 되고, 내가 실력이 있으면 나를 찾아주고 알아봐주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변했어요. 지금은 사람이 재산이고, 서로서로 도우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필요하다고 하면 무대에 서고, 또 그 분들은 제가 “공연하고 싶다”고 하면 무대에 설 수 있게 도와주시는 거고(웃음). 제가 배우로 4~50년을 더 버텨야 한다면 지금이 그 버티기의 새로운 출발선에 접어 든 거죠, 예전과는 다른. 쉬는 시간 동안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고향에도 있었고, 식이요법이랑 운동으로 나름 몸도 만들고 그랬어요. 정말 속상한 게, 이번에 살이 빠지면서 근육도 같이 빠져버려서. 그 때 찍어둔 사진이 있는데, 혼자 흡족해하면서 보고 그래요(웃음). 숨쉬기가 불편해서 비염수술도 했어요. (비염이면 노래할 때 힘들지 않았어요?) 지장이 있어서 비염수술을 했는데, 완치는 안되더라고요. 그래도 콧소리도 많이 없어지고, 숨쉬기도 편해졌어요. 배우는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공백에 대한 다른 마음도 생겼어요. ‘정말 괜찮겠어? 괜찮겠어?’하는. 잘 쉬어야 잘할 수 있다는 걸 점점 배우고 있어요. 그래도 작품은 계속 들어오잖아요. (웃음). 배우에 대한 비전, 믿음은 있어요. 되게 웃긴 이야기인데, 전 자신감과 자만심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요. 자신감 마저 흔들리는 날이 있는가 하면, 제 자만심이 사람들 앞에서 드러나는 날도 있어요. 상황이나, 시기, 관계에 얽혀서 흔들리는 저를 보면 좀 힘들죠. 항상 유지하고 싶은데. 전병욱 배우를 만난 기자들은 ‘진지함’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던데요. 제 입으로 ‘진지하다’는 이야기를 해서 그런가(웃음)? 그렇게 많이 보시더라고요. 처음에 코믹연기로 이슈가 돼서 그런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은 재미있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하지만, 그것 말고도 고민할 게 정말 많거든요. ‘웃음’외에 다른 부분에 대해 설명하는 걸 보고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람들이 아픔이나, 고민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인터뷰도 되도록이면 솔직하게 하는 편이에요. 배우 전병욱이 가진 매력의 총알이 제대로 발산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많아요. 와, 누가 그래요(웃음)? 이름 말해줘요, 밥 한 번 사야겠다. 음…. “대형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지 않냐”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는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요. 우선 제가 대극장에 걸 맞는 성악 발성을 갖추고, 제 비주얼이 괜찮고, 조금만 더 키가 크고, 조금 더 티켓파워가 있었다면. 대형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해봐요. 비교할건 아니지만, 누가 저한테 “너 소극장에서 할래, 대극장에서 대형 뮤지컬 할래?” 하고 묻는다면, 제 만족도를 먼저 생각해볼 것 같아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얻는 보람이 클지, 연기를 통해서 얻는 보람이 클지. 전병욱을 알린 ‘멀티맨’ 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어떤 캐릭터도 작품보다 우선이 될 수 없어요. 지금 전 밑에 있고, 작품을 빛내기 위한 충실한 도구가 되려고 연습하고 있어요. 멀티맨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속된말로 “전병욱이 멀티맨으로 다 따먹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배우로서 드라마를 해치고 싶겠어요? 전 연기는 액션이 아닌 리액션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배우인데,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속상했어요. 절 멀티맨으로 기억해줘도 괜찮아요. 좋아요. 처음엔 제가 그리고 싶은 배우의 그림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사람들이 제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 그게 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했죠. 그래서 일부러 역할이 한 개인 작품만 찾아서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대학로 멀티맨' 하면 "전병욱!" 이랬으면 좋겠어요.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에 멀티맨이라는 배우가 있는데, 그게 전병욱이다”라고 알려질 수 있다면 더 좋죠! 한 개의 역할이든, 여러 가지 역할이든, 작품이 무겁든, 가볍든. 그 무대에서 충실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 생각만 해요. 뮤지컬과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게 더 잘 맞나요.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끼를 선보이기에는 뮤지컬이 잘 맞고, 제 정서, 아픔, 사랑, 꿈들을 드러내기에는 연극이 더 좋아요. 그런데 연극 연기를 전공해서 그런지, 솔직히 편한 건 연기가 좀 더 편해요. 사실, 노래할 때는 연기할 때 보다 더 떨려요(웃음). 노래를 할 때는 희열과 즐거움은 큰데, 뭐랄까.연기를 할 때 편해져요. 이나 처럼 2인극으로 쭉 그 상황에 놓여서 진행되는 작품일수록 좋아요. 장면장면 끊어서 나오는 무대는 등장하기 전에 더 긴장감이 크거든요(웃음). 마지막으로. 전병욱의 꿈이 있다면요? 아주 뻔해요,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전 행복 하려면, 짧고 굵든, 가늘고 길든 배우로서 만족하며 살아야 해요. 제가 만족하려면요? 꾸준히 노력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믿음, 사랑 같은 가치관들이 무대 위에서 지키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걸 위해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열심히, 꾸준히 배우 생활을 해야겠지요. 이게 제 행복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10.06.08 / 조회 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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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인간은 나의 영원한 화두”
사방이 유리벽으로 막힌 커다란 큐브 안. 한 남자와 한 여자는 자신들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모른다. 지구 멸망의 소식이 텔레비전 화면에 비춰지고, 어디선가 낯선 눈동자가 이들을 감시하는 듯 하다. 여기는 어딜까? 어떻게 된 일인가. 형식도 사고도 기발한 인간에 대한 또 한 편의 탐구다. 치밀한 전개와 풍부한 상상력이 다시금 돋보이는 이 작품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003년 발표한 그의 첫 희곡. ‘인간'(원제:인간은 우리의 친구). 소설 ‘개미’, ‘아버지들의 아버지’, ‘뇌’, ‘파라다이스’ 등 한국이 더욱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번엔 연극으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7월 공연 예정인 을 앞두고 지난 금요일 그와 나눈 대화는 그간의 소설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욱 색다르고 의미 있다. 지난 해 9월 이후 다시 한국 방문입니다. 몇 가지 일정을 이미 소화하셨지요. 이번이 다섯 번 째인가요? 여섯 번 째?(웃음) 한국을, 또 한국 독자들을 좋아해요. 처음에 저를 발견해 준 독자들이기도 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저를 쫓아와주셨죠. 매번 올 때마다 독자들을 만나는데, 굉장히 교양이 많고 질문도 재밌어요. 한국 독자들이 창작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다음 발표될 소설이 ‘카산드라의 거울’인데, 프랑스 여자 아이와 한국인 남자와의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을 알리고 싶다고 여러 번 말씀하십니다. 왜인가요? 또 어떤 모습을 알리고 싶으신지요. 프랑스 독자들에게 굉장히 재미있는 나라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미래지향적인 나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동기를 유발시키는 국민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한국이 바로 그런 나라입니다. ‘인간’은 작가의 첫 희곡입니다. 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일단 희곡을 쓰고 싶었어요. 인물도 많지 않고, 장소도 많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요. 대신 서스펜스가 있고 효과가 많은 작품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 배우 각 한 명씩을 통해서 철학과 유머를 같이 보여주고 싶었죠. 외계인이 보는 인간의 모습, 독특한 설정입니다. 철학적인 면에 있어서 관찰하고 있는 것에 어떠한 이야기를 하려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 외계인이라는 3자의 시선을 선택했습니다. 철학이라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을 다르게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아,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구나!’ 하고 깨닫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철학은 그렇게 시각을 넓히는 것이기 때문에 외계인의 시각에서 보는 것이 우리의 시각을 좀 더 넓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죠. 등장하는 남, 녀의 캐릭터가 굉장히 다릅니다. 가능하면 두 인물을 최대한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음과 양처럼 아주 다르게요. 가장 반대되는 것을 한 자리에 놓았을 때 효과가 더 크잖아요. 하지만 둘 다 동물과 관계가 있어요. 여자는 호랑이 조련사이고, 남자는 실험실에서 쥐를 가지고 실험하는 과학자죠. 한 명은 동물에 의해 위협 받는 직업이고 또 한 명은 동물을 위험하게 하는 사람이에요. 서로가 보완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또 저는 세 번째 시각을 둔 거죠. 이 둘을 동물로 보는 외계의 시각이요. 그게 바로 구조의 마술인데, 등장인물이 있고 외계인이 있는 거죠. 그 외계인을 우리는 보지 못하지만 결국 세 존재가 있는 것이에요. 또 주인공을 동물들 캐릭터에 연관 짓고자 해서 여자는 고양이, 남자는 곰 같게 표현하기도 했어요. 희곡을 읽다 보니, 극 후반에 이르러 남자와 여자가 결국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서로가 닮아가는 것이죠. 이렇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두려움과 공격성을 갖고 있다가 서로 사랑하면서 변하게 되는 모습을요. 그들에게 있어 중요한 게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고,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남녀가 그들 스스로 ‘재판’이라는 설정 아래 열띤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재판이라는 것이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봤어요. 인류가 과거에 어떤 일을 했나, 한 발 멀찍이 물러나서 보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또 그래야지 그들이 뭘 잘못했고 뭘 잘했는지 볼 수 있잖아요. 이 연극에서 보여드리는 건, 잘못 되고 있는 게 계속 진행되다가는 지구가 망할 것이다, 하는 부분이죠. 남과 여, 작가로서 어느 인물의 태도에 힘을 실어주고자 하셨나요? 양쪽 다 균형이 잡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들도 때론 한 쪽 편에 섰다가도 다시 또 다른 편에 서기도 하고, 객관적이었다가도 주관적이 되잖아요. 저도 글을 쓸 때 어느 순간에는 여자가 옳다고, 또 다른 순간에는 남자가 옳다고 생각했지만, 중심이 잡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야만 서스펜스가 진행이 되거든요. 그림까지 직접 그린 작가의 사인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개인으로서는 어떤 형의 인간인가요? 날마다 달라요(웃음). 단기적으로 봤을 땐 약간 비관주의자인데, 장기적으로 봤을 땐 긍정적인 것 같아요. 뭔가 잘못을 저지른다는 건 단기적으로 봤을 땐 당장 안 좋은 결과이지만, 나중에 길게 다시 봤을 때는 ‘아, 그것이 잘못된 거였구나, 실수였구나’ 라고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죠. 역시 글쓰기의 화두는 ‘인간’과 ‘인류’이군요. 그렇습니다. 이 작품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작품에서도 인류는 저의 화두이죠. 소설을 쓰기 위해 방대한 자료조사 및 공부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십니다. 이번 ‘인간’을 쓰기 위해 그와 같은 별도의 노력이 있으셨나요? 희곡이라 대사를 쓰는 데 주력했어요. 말로 두 사람이 논쟁하는 것이요. 연구실에서 하는 준비라기 보다는 일종의 남녀의 심리학적인 부분을 많이 공부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이미 공연이 되었지요? 프랑스에도 했고, 체코와 러시아에서 공연했어요. 러시아는 프랑스 버전과 많이 달랐어요. 무대 뒤쪽에 외계인의 눈을 크게 만들었고 큐브의 설치도 좀 달랐고요. 프랑스 공연이 더 다이나믹하고 공격적인 재미가 컸는데, 러시아는 더 클래식하고 정적이었어요. 동명의 영화(우리 친구 지구인, 2007년)는 직접 연출하셨죠? 사실 영화는 연극과 많이 다릅니다. 제목은 같지만 내용은 사뭇 다르죠. 영화에서는 정말로 외계인이 지구인을 이해하려는 시선이 등장해요. 단편 영화(2003년)로 먼저 찍었고 나중에 장편으로 만들었어요. 또 다른 연극을 올리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희곡은 다 준비가 되었는데 아직 연극으로 만들진 않았습니다.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마 프랑스에서 공연 하기 전에 러시아에서 먼저 선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이야기인가요?) 그건 비밀이에요(웃음). 희곡, 영화 시나리오, 소설. 장르마다 글쓰기의 묘미가 다를 듯 해요. 공통점은 처음, 중간, 끝까지 가는 아이디어가 좋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디어가 좋고 처음부터 이어지는 흐름이 좋으면 80%는 성공한 것으로 봐도 좋아요. 그 이후에 몇 명의 인물을 쓸 것인가, 하는 문제들이 따라오는 것이고요. 이 외 여러가지 제약들이 있는데, 그것들로 인해서 새로운 무언가가 창조되기도 해요. 오전에만 글쓰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엔 새 작품 때문에 오후에도 글을 쓰고 있어요.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이 조금 늦어졌거든요. 오늘 아침에도 꽤 많이 썼고, 내일이나 모레쯤 끝날 것 같아요. 책이 여러분의 사랑을 받을 것인가, 못 받을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지만, 일단 끝난다는 것이 기대됩니다. 한국 공연을 접해본 적 있으신가요? 영화 이외 공연은 본 적이 없어요. 한국에 올 때마다 기타 시간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공연을 보러 가도 한국말을 이해 못하니 관람이 어렵지 않을까요? 계속 통역해 주시는 분이 이야기 해 줄 수는 없으니까요. 한국말을 배워야 할까 봐요(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club.cyworld.com/docuherb)
2010.05.17 / 조회 13,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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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희곡 <인간>, 7월 국내 초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유일한 희곡 작품, 연극 (Nos Amis les Humains)이 오는 7월 3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개막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2001)’ ‘나무(2003)’ ‘신(2008)’ ‘파라다이스(2010)’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사랑 받는 작가. 은 2003년 10월 프랑스에서 발간되어 25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2004년 9월 9일 프랑스 파리의 ‘코메디 바스티유’ 극장에서 초연 돼 이후 스위스, 체코, 러시아 등 유럽 전역에서 공연되었다. 국내에는 2004년 책으로 출간된 바 있으며 올해 우리나라에서 아시아 지역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다.연극 은 과학자 ‘라울(남)’과 동물조련사 ‘사만타(여)’가 이끌어가는 2인 극. 어느 날 굉음에 놀라 눈을 떠보니 아무도 없는 유리벽 안에 전혀 모르는 남과 여가 갇히게 되었다는 독특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고립된 남과 여를 통해 ‘인간 밖의 시선으로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는 쉽지 않은 주제를 작가 특유의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의 김동연 연출, 이화룡, 김채린, 전병욱, 손희승 각각 남과 여로 더블 캐스팅 됐으며 5월 25일 티켓 오픈 예정이다. 연극 은 7월 3일부터 8월 29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0.05.13 / 조회 18,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