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
[포토스토리] 황당하고 짜릿한 원나잇 스탠드!, 연극 ‘극적인 하룻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이 지난 5월에 이어 다시 관객을 찾아왔다. 이 작품은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분에 당선돼 무대에 올랐다. 각자 연인들의 결혼식에 참여한 두 남녀가 우연하게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되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는 내용이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솔직담백하고 재치 있는 연출로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이 연어초밥 제가 먹어야겠는데요?” 황당하기만 한 정훈과 시후의 첫 만남. ▲ “미친 거 아냐?” 시후는 하룻밤을 함께 보내자고 정훈을 붙잡는다. 정훈은 그런 시후가 미친 여자인 것만 같다. ▲ 결국, 술 한 잔으로 함께 밤을 보내게 되는 정훈과 시후. ▲ 한밤중, 시후는 자살 시도를 하고 정훈은 그를 막는다. 갖가지 방법으로 자살 시도를 하는 그녀를 방해하는 정훈. “왜 내 집에서 죽으려고 하는 건데?!” ▲ 울기만 하는 시후를 위로하는 정훈. 대화와 게임을 통해 두 사람의 서로 가까워져 간다. ▲ “그 사람 혹시 나 좋아하나?” ▲ “내 핸드폰 번호 지워 봐. 우리가 일 년 안에 만나면 인연인 거겠지”, “안 만나면요?”, “그럼 거기까지인 거지” ▲ 장례식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사람. 시후는 피하려 하고 정훈은 그녀를 붙잡는다.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25 / 조회 16,491
-
두 남녀의 발칙한 원나잇 스탠드? 연극 ‘극적인 하룻밤’
이재준 연출가는 연극 ‘극적인 하룻밤’에 대해 “‘원나잇 스탠드’를 리얼하게 풀려고 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두 남녀의 ‘원나잇 스탠드’라는 소재를 거침없이 표현한 작품이다. 2인 극이지만 유쾌한 에너지와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무대의 빈 공간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 19금 연극? 신춘문예 당선작! 연출가 이재준은 “남녀의 사랑이란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끝나는지 알 수 없다. 이 정답이 없는 게임에 도전하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마음을 이 공연을 통해 움직여주고 싶다”고 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19세 이상 관람가 연극이다. 하지만 무조건 벗거나 야한 공연은 아니다. 이 연극은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분에 당선된 작품이다. 사랑에 상처받은 두 남녀가 우연한 하룻밤을 계기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감정 없이 본능만으로 하룻밤을 보낸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알아가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대사는 솔직해서 오히려 담백하게 느껴진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열렸던 컬쳐스페이스 엔유의 연장 공연이다. 연출가 이재준은 “지난 시즌 공연에 비해 구체적으로는 무대가 좋아졌다. 그리고 정훈과 시후가 6개월 뒤에 다시 만났다는 시간의 흐름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는데, 선풍기 설정을 통해 보완하기도 했다”고 했다. “다섯 커플이나 ‘극적인 하룻밤’을 보낸다고?” 이재준 연출가는 “배우마다 어울리는 것이 다 다르다. 배우에게 강요하는 것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배우의 개인적 성향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공연이기도 하다. 이번 연장 공연에는 지난 5월 참여했던 ‘김재범, 최주리’과 ‘김태향, 이애린’ 커플 외에 세 팀의 커플이 함께한다. ‘최지호, 박민정’, ‘최성원, 이영윤’, ‘최대훈, 박란주’가 그 주인공이다. 김재범, 최주리, 김태향, 이애린은 지난 공연부터 함께한 커플답게 농익은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최지호는 모델로서 활동하다 영화 ‘앤티크’,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을 통해 사랑받았다. 뮤지컬 ‘쓰릴미’, ‘김종욱찾기’를 통해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섹시한 매력을 과시하는 박민정과 함께 도발적인 커플을 연기한다.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최성원도 이번 무대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최성원은 이영윤과 사랑스럽고 귀여운 커플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대훈과 박란주 커플은 짐승남과 애교녀의 밀고 당기기를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9월 1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20 / 조회 8,973
-
두 남녀의 발칙한 원나잇 스탠드? 연극 ‘극적인 하룻밤’
이재준 연출가는 연극 ‘극적인 하룻밤’에 대해 “‘원나잇 스탠드’를 리얼하게 풀려고 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두 남녀의 ‘원나잇 스탠드’라는 소재를 거침없이 표현한 작품이다. 2인 극이지만 유쾌한 에너지와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무대의 빈 공간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 19금 연극? 신춘문예 당선작! 연출가 이재준은 “남녀의 사랑이란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끝나는지 알 수 없다. 이 정답이 없는 게임에 도전하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마음을 이 공연을 통해 움직여주고 싶다”고 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19세 이상 관람가 연극이다. 하지만 무조건 벗거나 야한 공연은 아니다. 이 연극은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 부분에 당선된 작품이다. 사랑에 상처받은 두 남녀가 우연한 하룻밤을 계기로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감정 없이 본능만으로 하룻밤을 보낸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알아가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노골적이고 자극적인 대사는 솔직해서 오히려 담백하게 느껴진다. 이번 공연은 지난 5월 열렸던 컬쳐스페이스 엔유의 연장 공연이다. 연출가 이재준은 “지난 시즌 공연에 비해 구체적으로는 무대가 좋아졌다. 그리고 정훈과 시후가 6개월 뒤에 다시 만났다는 시간의 흐름이 잘 느껴지지 않아서 고민이 많았는데, 선풍기 설정을 통해 보완하기도 했다”고 했다. “다섯 커플이나 ‘극적인 하룻밤’을 보낸다고?” 이재준 연출가는 “배우마다 어울리는 것이 다 다르다. 배우에게 강요하는 것보다 잘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배우의 개인적 성향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는 공연이기도 하다. 이번 연장 공연에는 지난 5월 참여했던 ‘김재범, 최주리’과 ‘김태향, 이애린’ 커플 외에 세 팀의 커플이 함께한다. ‘최지호, 박민정’, ‘최성원, 이영윤’, ‘최대훈, 박란주’가 그 주인공이다. 김재범, 최주리, 김태향, 이애린은 지난 공연부터 함께한 커플답게 농익은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최지호는 모델로서 활동하다 영화 ‘앤티크’,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을 통해 사랑받았다. 뮤지컬 ‘쓰릴미’, ‘김종욱찾기’를 통해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섹시한 매력을 과시하는 박민정과 함께 도발적인 커플을 연기한다. KBS ‘남자의 자격’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최성원도 이번 무대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최성원은 이영윤과 사랑스럽고 귀여운 커플 연기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대훈과 박란주 커플은 짐승남과 애교녀의 밀고 당기기를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9월 18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19 / 조회 13,987
-
뮤지컬이야, 콘서트야? <오디션> 컴백
“내 꿈의 엔진이 꺼지기 전에” 주머니가 조금 가볍다는 것 외에는 별 문제가 없는 여섯 청춘. 밴드 복스팝의 지하 연습실을 가득 채운 음악소리는 오늘도 여전하다. “우리의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기타를 메고 오디션장으로 향하는 병태와 선아. 일렉트릭 기타의 잭이 꼽히면, 무대의 막이 오른다. 이들의 엔진은 또 얼마나 힘차게 뛸 것인가. 2007년 초연 이후 매 년 재공연 무대에 오르고 있는 뮤지컬 이 2010년 무대에 올랐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 때부터 이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밝힌 홍경민의 에너지가 더해졌다. 공연 내내 계속되는 라이브 밴드 연주, 관객 전원이 기립해 야광봉을 흔들며 즐기는 커튼콜은 이 작품의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콘서트와 뮤지컬, 두 가지 분위기를 모두 느낄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 이 작품은 지난 해 유료관객 7만 5천 명을 달성, 올 해 1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홍경민, 허성민, 이승현과 함께 뮤지컬 의 제작, 연출, 극본, 작사, 작곡 등 1인 다 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용전 오픈런뮤지컬 컴퍼니 대표가 남자주인공 최준철 역의 커버로 등장하는 점도 흥미롭다. 공연장면밴드 복스팝~2% 부족한 것 같다?!우리의 구세주, 보컬 선아!이렇게, 완벽할 수 없다!밴드의 시련노래 할거야, 우리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소극장 창작뮤지컬의 재미를 맛볼 수 있는 뮤지컬 은 대학로 스타시티 3관에서 1월 1일까지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민옥(okjassi@daum.net)
2010.11.12 / 조회 14,240
-
[취재기]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청춘의 이야기, 창작뮤지컬 ‘오디션’
도무지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20대, 록밴드 복스팝은 꿈을 노래한다. 중요한 건 꿈을 이루었을 미래가 아니라 꿈꾸고 도전하고 그러다 자빠져도, 포기하지 않은 현재의 내 삶일 것이다. 뮤지컬 ‘오디션’은 소극장에서 시작해 유료관객 10만을 돌파한 창작뮤지컬이다. 라이선스 뮤지컬의 홍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공연시장에서 ‘꿈’을 이야기하는 것도 모자라 성실하게 자신들의 몫을 해나가는 제작사 오픈런뮤지컬컴퍼니는 청춘과 닮아 있다. 주인공 병태의 성장곡선을 따라 결승점에 도착한 관객들은 알 것이다. 그들은 뜨거웠고, 할 바를 알지 못하고 내일을 맞았으며, 낙오자라고 하기에는 아직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은 출발선상의 풋내기들이었다. 사실 우리들의 모습이 그러하기에 뮤지컬 ‘오디션’은 많은 공감을 자아낸다. 11월 9일 대학로 스타시티3관에서 뮤지컬 ‘오디션’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홍경민, 이승현, 조은별 등 주요배우들의 하이라이트 시연과 연출가 박용전이 함께 한 질의응답시간이 이어졌다.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준철 역에 캐스팅된 가수 홍경민은 “다른 좋은 작품들도 많고, 많은 곳에서 러브콜을 보내주셨다. 감사한 일이다. 뮤지컬 ‘오디션’은 초연 때 처음 관람 이후 꼭 무대에서 연기해 보고 싶었던 작품이다”라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작품의 대본, 연출, 음악감독, 제작 등 다양한 포지션을 맡은 박용전은 “우리 공연의 장점은 일상과 떨어져 있는 곳에서 주는 감동이 아닌 우리 삶을 더 예술적이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흥미진진함에 있다”며 “무대에 등장하는 철망은 앞이 보이지만 막혀있는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상황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꿈꾸는 과정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뮤지컬 ‘오디션’은 현재 공연 중이며 2011년 1월 1일까지 대학로 스타시티3관에서 공연된다. 글, 사진_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10 / 조회 16,142
-
[뮤지컬 리뷰] 젊음은 도전이다, 뮤지컬 ‘오디션’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처럼 여기 콤콤한 지하철에 모여 청춘을 미끼로 ‘음악’이라는 대어를 낚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이 대어는 잡으려면 빠져나가는 미꾸라지와 같아서 밴드 복스팝은 늘 실패를 맛본다. 청춘이 아름다운 것은 무한한 가능성과 지치지 않는 열정 때문이다. 이들은 수없이 좌절되는 상황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들의 꿈을 그리고 음악을 지켜나간다. 남들 눈에는 궁상맞고 젊은 날을 좀먹는 행위로 보일지라도 이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진지하다. - 청춘의 꿈, 그 찬란한 아름다움 청춘은 꿈을 향해 달린다. 누구는 안정적인 직종 공무원이 되겠다며 독서실 혹은 도서관에 착실히 다닌다. 이들 폭스팝은 인정받는 밴드가 되고자 매일 지하실로 발길을 향한다. 무언가 매달려 있는 청춘은 늘 살아 숨 쉬고 그들이 내뿜는 숨은 고결하다. 꿈의 실현과 관계없이 꿈을 향해 내디딘 한 걸음 한 걸음은 아름답다. 뮤지컬 ‘오디션’의 배우들이 주로 등장하는 장소는 연습실이다. 그들의 연습실은 결코 어둡거나 침침하지 않다. 화려하거나 반짝이지 않아도 자신들의 꿈을 키워가는 6명은 충분히 눈부시다. 어두운 지하실은 이들 6명의 꿈의 조명을 받아 빛난다. 그들은 거기서 함께 소통하며 내일을 차곡히 쌓아간다. 부질없어 보여도 복스팝은 지치지 않고 꿈을 좇아간다. 그들의 몸짓이 간혹 가련하고 위태로워 보일지라도 그들의 고충은 가슴을 울리는 드럼소리에 묻히고 기타선율에 튕겨 나간다. 관객에게 짠한 감동을 선사하기보다 눈부신 청춘들의 에너지를 가슴에 묻어준다. - 진정성을 더하는 음악실력 밴드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은 다른 것보다 배우들이 얼마나 노래를 잘하느냐 혹은 연주를 잘하느냐에 따라 관객의 몰입도를 결정한다. 배우들의 연주 실력은 밴드를 구성해도 손색없을 정도며 노래 실력도 출중하다. 게다가 캐릭터와 상황을 잘 대변해주는 섬세하고 솔직한 노랫말은 관객의 귀를 쫑긋하게 한다. 배우들의 연주 실력과 주옥같은 가사가 더해져 관객의 심장을 파고든다. 이들의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젊음이다. 그들의 궁상은 젊기에 신선하고 아름답다. 거기에 만인의 관심사이자 공통분모 사랑이 더해져 흥미를 유발한다. 풋풋한 청춘의 사랑은 지켜보는 이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하며 관객을 그들의 새콤달콤한 사랑 이야기에 끌어들인다. 사랑 이야기는 어느새 극의 핵심이 되어 움직인다. 지지부진한 밴드 이야기는 살짝 뒤로 제쳐두고 막 시작하는 연인들의 그 질리도록 달콤함으로 관객의 입 압을 가득 채운다. 관객은 이 달콤함을 기꺼이 받아들여 극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병태 역을 맡은 이승현은 천장을 뚫을 듯한 호소력으로 관객을 단단히 메어 놓는다. 그는 관객이 자신이 노래하는 순간을 은근히 기다리게 만들만큼 매력적인 음색과 놀라운 가창력을 자랑한다. 그에게는 짙은 흡입력이 잠재되어 있다.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과 놀라운 가창력에도 뮤지컬 ‘오디션’은 아쉬움을 남긴다.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수상작에 빛나지만 극 중 리드 기타 정찬희의 죽음은 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를 왜 죽였을까?’라는 의문만이 남는다. 맛있는 밥을 먹다 모래를 한 움큼 베어 문 것처럼 정찬희의 죽음은 씁쓸함과 아쉬움이 남는다. 뮤지컬 ‘오디션’은 그 아쉬움을 오래 느끼도록 하지 않는다. 어느새 병태의 열창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얼핏 보기에 고달픈 청춘 6명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청춘의 꿈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심장을 뛰게 할 뮤지컬 ‘오디션’은 내년 1월 1일까지 대학로 스타시티 3관에서 공연된다. 글_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사진_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09 / 조회 14,614
-
[포스터 it] 주머니는 가볍게, 꿈은 크게! 뮤지컬 ‘오디션’
식탁 위에 사과 하나가 오래 둬서 말라 비틀어져있다. 그 모습을 본 누군가는 갑자기 우울해질지도 모른다. 꿈 하나만 믿고 달리는 인생이지만 언젠간 그저 저 사과처럼 아무렇게나 버려진 채 쪼그라드는 건 아닐까 하고. 밴드 복스팝의 지하 연습실은 포스터의 배경색만큼이나 어두컴컴하다. 순수하게 음악이 좋아 이 일을 하고 있는 여섯 명의 청춘들은 자기가 하는 음악에 삶을 걸었다. 밴드 사운드는 마치 이들의 고함처럼 분출되고 꿈이라는 보이지 않는 오아시스만이 그들 곁을 맴돈다. 베이시스트의 손가락이 기타현의 코드를 정확히 짚고 있다. 우리 삶의 문제도 이처럼 명확했으면 좋으련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 반대다. 내가 원하는 것과 세상이 줄 수 있는 것의 차이는 분명하다. 언제나 국물도 못 얻어먹는 꼴이다. 짙은 밤색의 포스터는 청춘의 이야기를 더 청춘물스럽게 만든다. 해가 지고 어스름이 끼면 그제야 기어 나오는 젊은이들처럼 감성적이고 싱그럽다. 단 주머니가 좀 가볍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정갈하지 않은, 규격에 맞지 않은, 무심하게 휘갈겨 적어 놓은 듯한 ‘오디션’이라는 세 글자 역시 자유분방하다. 뮤지컬 ‘오디션’의 여섯 주인공들은 단지 음악이 좋아 모였다. 그 안에는 꿈도 있고 사랑도 있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사랑도 이뤄지고 꿈에도 한 발짝 다가서는 건 아닐까. 뮤지컬 ‘오디션’은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수상작이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상까지 받았다. 뮤지컬 ‘오디션’은 오늘도 우리와 걸음을 맞춰 걷는다. 땅을 딛고 선 우리 두 발이 자유롭게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이 작품은 오는 11월 3일부터 2011년 1월 1일까지 스타시티 3관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0.13 / 조회 17,826
-
<레인맨> 같고도 다른 찰리- 고영빈, 강필석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세상을 살아온 두 형제가 있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비로소 마주한 형과 동생.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 레이몬드와 돈이 제일이라는 영리한 주식 트레이너 동생 찰리는 그렇게 만나 여행 하며 서로에게 흡수된다. 10여 년 뮤지컬 무대를 종횡 해 온 배우 고영빈과 강필석. 연극 의 동생, 찰리 바비트 역을 함께 맡은 이들이 찰리를 통해 공연과 사담 사이를 오고 간다. 강필석 학교에서는 연극을 많이 했지만, ‘뛰다’에서 2001년에 을 한 후로 나서 근 10년 만에 연극이네요. 지금 연극 무대에 서게 된 게기? 음… 너무 공허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해도 연습 너무 재밌어요. 고영빈 계획대로 라면 끝나고 좀 쉬었어야 해요. 10여 년 간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공연을 해 와서 필석이 말대로 공허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레인맨’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욕심이 나더라고요. 아직까지 연극은 감히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불러주시면 감사히 공부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은 생각은 언제나 있었죠. 제게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거니와 특히 극 초반 찰리의 모습은 제가 해 봤던 캐릭터가 전혀 아니라 제작사측에서도 반신반의 했었대요(웃음). 그런데 서로 노력하면 모두에게 득이 되겠다고 판단했고, 저 역시 고민 끝에 하게 되었어요. 불가능은 아닐 것 같다, 고 생각해서 시작했는데, 힘드네요(웃음). 10여 년 간 무대에 선 중견(?) 배우들인 이들이지만, 한 번도 같은 작품에서 만난 적이 없다는 두 사람. 연극 에서 동생 찰리 역으로 번갈아 무대를 채운다. 강필석 작품을 같이 한 적은 없지만 서로 알고는 있었죠. 인사하는 정도? 이번에 만났을 때도 영빈이 형이, 우린 처음 만난 것 같지 않다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익숙하고, 잘 아니까. 한 이틀 연습했을 땐가? 형이 “너랑은 몇 번 한 거 같아” 그러고. 형이 많이 편해요, 말도 잘 통하고. 제 과 인 것 같아요.(웃음) 고영빈 너가 무슨 과길래?? (강: 연극영화과?) 나 연극영화과 아냐(웃음). 필석이가 있어서 정말 다행인 건, 정말 공부를 많이 하는 친구거든요. 좀 야비하지만, 그걸 다 커닝해서(웃음) 하면 되겠다, 그게 낫겠다, 그러고 있죠.(웃음) 찰리 바비트의 직업은 인터넷 주식 트레이너. 돈이 제일이고 돈이면 뭐든지 다 된다는 생각의 그는 여자친구와의 여행 중에도 컴퓨터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고영빈 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게 2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직접 은행에 가서 물어보죠. 펀드는 묻어두고 그냥 놔 둬야 한다는데 매일 확인해 보니까, 변화가 없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힘들게 번 피 같은 돈을(웃음), 안되겠다, 그래서 펀드는 안하고 부동산 시세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고 있어요. 그래도 잘 몰라요. 주식은 한번도 해 본 적 없고요. 강필석 지금 주식 하나를 하고 있어요. 금융 쪽에 있는 친구들이 봤을 때 제가 황당한 케이스라는 거에요. 그 주가 우량주거나 그런 게 아니었거든요. 망했죠. 엄청 많이 떨어졌어요.(웃음) 그래서 아예 신경을 안 써요. 배우들이 아마 일반 사회인들보다 금융 쪽 재테크 정보가 없는 게 사실이기도 해요. 고영빈 배우들 재테크는 몸이죠, 건강관리. 그런데 인터넷은 이제 없으면 안돼요. 지방 공연을 가거나 노트북이 없을 땐 공연장 로비에 내려가서 꼭 인터넷을 해요. 집에 가서도 샤워를 하든 뭘 하든 컴퓨터를 일단 켜 둬요. 자기 전에 한번은 꼭 보니까. 주로 가는 사이트가 인터파크, 그리고 타로카드에 관심이 있는데, 거기서 재미로 운세 보는 거? 그리고 부동산 사이트, 포털 사이트의 뉴스 기사도 자주 보고요. 지방 공연 갈 때 기차나 항공 사이트도 유용하고, 제 일본 홈피, 일본 공연 사이트도 자주 가 봐요. 강필석 제가 워낙 컴퓨터를 안 하고 또 못해요. 1시간도 못 보겠던데요. 그래도 요즘은 인터넷으로 물건도 사는데, 그게 불과 1, 2년 되었어요. 아, 요즘 우리집 컴퓨터가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소리가 안나! 사운드 카드가 없어졌다는데 그게 무슨 이야기에요? 누가 알려줘도 뭘 다운 받아야 할지 모르겠는거죠. 이메일로 보내준 대본도 뭘 잘못 눌렀는지 창이 갑자기 여러 개 떠서 누나가 자기 컴퓨터로 정리해서 다시 보내줬어요.(웃음) 찰리에겐 오랜 연인 수잔나가 있다. 찰리의 날까로운 성격을 가만히 보듬어 주며, 그의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고영빈 지금 사귀는 사람은 없어요. 머릿속으로는 연애가 그립기도 하죠. 그런데 나이를 좀 먹어서인지, 그런 것들을 조금 견딜 수 있는,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아, 지금은 때가 아니다’ 싶을 때는 참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연습 끝나고 집에 가면서, 늘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싶은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전화할 수 있는 대상이 줄어드는 거 아시죠? 30대에 제게 너무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고, 불안한 상태에서 일들이 펑펑 터지니까 연애를 해도 제대로 안되고, 연애로 채워질 수 없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지구상에서 늘 혼자라고 생각하니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우선시 되는 것 같아요. 능력이든 인성이든, 또 지식적인 면에서 내가 나를 인정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그걸 먼저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결혼이나 연애보다 일이 우선시 되고 있어요. 오랜 시간 아버지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해 온 찰리. 아버지의 죽음 후에야 진정한 부모의 마음을 깨닫는다. 강필석 일 때문에 아버지와 따로 산지 오래되었어요. 사실 그러면 안 되는데 아버지가 어색하더라고요. 자식이 한 발 더 다가가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워요. 어머니는 어찌 보면 제게 레인맨 같은 존재인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든 항상 믿어주고 응원해 주고. 어렸을 때는 반항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어머니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되어요. 고영빈 기억나는 나이부터 외갓집에서 외할머니, 큰외삼촌과 같이 산 기억이 나니까 부모님과 함께 살아본 적이 거의 없어요. 아버지라는 존재는 거의 없고, 어머니는 계속 금전적으로 절 뒷바라지 하시느라 바쁘셨죠. 어머님은 요술방망이 같은 느낌이에요. 어머님이 당신 손으로 자식을 키우지 못하시니까 그 미안함 때문에 제가 원하는 걸 다 해주셨거든요. 아직도 어머니가 어떤 분이셨는지는 그 존재를 다 알기는 부족한 것 같아요. 제가 눈을 감을 때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아, 이런 부분을 어머니가 채워주셨구나, 하는 마음적인 것을 느끼고 깨닫게 되겠죠. 형제의 아버지는 유산으로 형 레이몬드에겐 클래식한 자동차를, 찰리 자신에겐 장미 꽃밭을 남겨준다. 찰리는 형에게 더 비싸고 물질적인 유산을 남긴 아버지를 원망한다. 고영빈 제 자식에겐 최고로 많이 뭐든 남겨주고 싶어요. 요즘에 의식 있는 사람들이 자식에게 먹을 것이 아니라 먹는 법만 알려준다고 하는데, 저는 달라요.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거든요. 내 아이가 이 사회에서 하고 싶은 것을 하기에 부족함 없이 남겨주고 싶어요. 유산을 많이 받은 사람이 그걸 잘 지켜가며 현명하게 살아갈지는 살아봐야 아는 것이고, 내 아이의 됨됨이가 안 되었다고 믿고 싶진 않아요. 그래서 내가 유산을 남겨준다 해도 잘 관리하겠지, 못 하면 자기 팔자고. 어머니가 그렇게 해 주셨어요. 뭐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해 주시고, “괜히 했어” 라고 투정부리면 “거봐, 니가 깨달아야 알지, 그러니까 함부로 해달라고 하는 거 아냐”라고 가르쳐주셨거든요. 경험해 봐야 알죠. 그래서 전 가능하다면 하고 싶다고 하는 것 다 받쳐줄 수 있는, 그런 능력이 되었으면 좋겠어요.(웃음) 강필석 많이 뭔가를 남겨주진 않을 것 같고요. 아이에 대한 생각을 해 보지 않아서 그런지. 누가 물어보면 “막 키울 거야”라고 하는데, 거칠게 키우는 게 아니라 많이 돌아나니게 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앨범을 꺼내보게 되었는데 아버지가 지금의 저 보다 훨씬 젊었을 때 사진이 있는 거에요. 너무 신기한 거에요. 옛날하곤 감정이 다르더라고요. 그 앨범이 갑자기 소중하게 다가왔어요. 아마 제 자식에게도 무언가 소중한 걸 남겨주겠죠. 자폐증을 앓고 있는 형 레이몬드는 쉽게 남을 만지지도 않고, 누군가 자신을 건드리는 것 또한 거부한다. 그런 형이 동생 찰리와 찰리의 여자친구 수잔나에게 춤을 출 자신의 손을 내어준다. 고영빈 하도 몸 잘 쓴다고 이야기들을 하니까, 이제 네, 그래요 하고 대답할 수 밖에 없어요.(웃음) 강필석 전 정말 몸 잘 못 써요. 에서 움직임이 젤 많았죠. 진짜 율동이 있었어요(웃음). 에서 탱고 추는 장면이 있어서 연습하는데 새벽까지 연습하느라 집에 못 갔었으니까요. 고영빈 막 싸워요. 그리고 혼자 생각해요. 그러다 이거는 어떻게 해결하면 되겠다, 생각하면 마치 기억상실에 걸린 것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상대방을 대하죠. 2차 싸움이 되지 않으면 그렇게 누군가와 화해하게 되요. 강필석 형은 싸우다 웃어본 적 있어? 전 정말 둘이 진지하게 싸우다가, 언성을 높이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 보니 너무 긴 시간 이야기 하면서 싸우다 보니 ‘내가 지금 여기 왜 있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상대방을 쳐다 봤더니 그쪽도 이제 진이 빠졌는데 ‘나 화났어’하는 표정을 겨우 짓고 있는 거에요. 그게 너무 웃긴거야. 그때 웃어버렸죠. 같이 웃고 말았어요. 화해의 방법은 특별한 게 없는 거 같아요. 뭐, (윙크와 사랑의 총알을 날리며) 이런 거?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5.03 / 조회 18,546
-
고영빈, 강필석 합류한 <레인맨> 앵콜 공연
자폐증을 앓고 있으나 천재적인 암기 능력을 가진 형과 돈 밖에 모르던 철 없는 동생이 서로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발견하게 되는 연극 이 5월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앵콜 공연을 시작한다. 2009년 국내 초연했으며, 올 초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재공연한 은 남경읍, 남경주 형제의 동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자폐를 앓고 있는 형으로 남경읍과 함께 더블 캐스트로 나선 박상원 등 중견 배우들의 활약으로 중장년층 관객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이번 앵콜 공연에서는 남경주와 함께 인터넷 주식 트레이더 동생인 찰리 바비트 역으로 고영빈과 강필석이 새로이 합류한다. 고영빈은 2008년 이후 2년 만에, 강필석은 2001년 후 9년 만에 서는 연극 무대이다. 형 레이먼 바비트 역에 손종학, 동생 찰리 바비트의 약혼녀 수잔나 역에 이영윤, 의사 월터 브루너 역에 최승일이 새로이 캐스팅 된 연극 앵콜 공연은 5월 1일부터 6월 27일까지 이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쇼팩 제공
2010.04.12 / 조회 23,884
-
연극 무데 데뷔하는 10년차 가수, 데니안
데니안이 연극 [클로져]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의외였다. 가수들의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 진출은 트렌드처럼 자리 자리잡았다지만 이 작품은 웃음을 좇는 코미디도 달콤한 러브스토리도 아니다. 날카로운 메시지로 감성을 베어 들어오는, 배우로서도 쉽지 않은 연극. 첫 무대 데뷔작으론 무겁다 싶었다. 데니안은, 무대 위에서 그건 기우에 불과함을 보여줬다.검정색 수트를 말끔하게 입고 그는 예술의전당에 모습을 나타났다. 극중 대현의 의상이다. 명랑한 역할은 아니니 사진촬영 때 분위기를 잡아달라 요청하자 ‘아하하’ 웃음을 터트린다. 대현 옷을 입은 데니안이 불쑥 튀어 나오는 순간이다. 전날 본 그의 무대가 강렬해서인지 그런 모습이 의외라고 느껴지니 의 첫 데뷔무대는 성공적이라고 할만하다. 공연 잘 봤다고 인사하자 “혹시 낮 공연 봤어요? 그때 헤맸는데”하며 난처해 한다. “어제는 정말 객석 분위기가 적응이 안 됐어요. 다른 배우들은 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었으니 대처를 잘 하지만 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시원한 콜라로 목을 축이고, 그는 서른 즈음 도전한 연기에 대해 담담하게 말해 나갔다. “남자 관객들은 좀 찔릴 거에요” 인터파크 소극장 연극 처음이시죠. 데니 안(이하 데니) 연극 자체가 처음이에요(웃음). 인터파크 첫 연극 무대로 선택하기엔 무겁지 않았나요? 로맨틱 코미디 먼저 도전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데니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게 아니라, 이 작품이 저를 선택한 거에요. 사실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거든요. 영화를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연습시간도 충분치 않았고. 그런데 연출님이 ‘넌 할 수 있다’고 하는 거에요. 그러고 보니 욕심이 생겨서..하하..사실 연극은 제일 나중에 하고 싶은 장르였어요. 내 연기 바탕이 어느 정도 생기면 그때 가서야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인터파크 본 공연이 시작됐는데, 막상 무대에 서니까 어떠세요. 데니 어려워요. 연습 기간 중의 반은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잘 안 되서…. 내가 괜히 한 게 아닌가 후회도 했고. 미묘한 감정변화를 표현해야 하는데 그게 힘든 거에요. 연출님과 동료 배우들이 많이 도와줘서 극복할 수 있었어요. 인터파크 공연은 봤는데 예의상 하는 말은 아니고, 잘 하시던데요. 데니 낮 공연 보셨어요? 그때 헤맸는데….성우형 (운학 역) 이 극중 처방전을 써주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에 ‘오늘 되게 썰렁하다’ 썼더라고요(웃음). 그거 이겨내느라 죽을 뻔했어요. 다른 분들은 무대 경험이 많으니 대처방법이 있는데 저는 없으니까. 저녁공연은 재미있게 했어요. 다행히.인터파크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하신 건가요? 데니 일찍부터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 그룹활동을 할 때는 그것만 해야 했고…기회가 되면 꼭 해야지 했어요. 그런데 우연찮게 연극, 영화, 드라마 모두 하게 된거에요. 요즘 새롭게 알아가고 얻는 게 많아서 보람 되요. 인터파크 데니안씨가 연기하는 대현이라는 캐릭터를 같은 남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사실 많은 관객들이 그 캐릭터에 화가 나지 않았을 까요(웃음). 데니 저도 처음에는 뭐 이런 남자가 있나 했어요. 다 지나간 일을 참으면 되는데 툭툭 말을 해서 들춰내는 게. 그런데 무대에 올라가면서 생각하니까,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사랑은 변하는 거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사랑은 안 변해요. 사랑의 대상이 변하는 거지. 누구나 그러잖아요. 그런데 대현은 방법이 잘못됐어요. 솔직하지 말아야 할때 솔직하니까.파크 좀 냉혹한 말 같은데요.^^; 데니 그런가요? 연기하면서 새삼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대현은....나쁜 놈이죠(웃음). 그런데 객석을 보면 커플들이 많이 관람을 하세요. 재미있는 게 남자가 웃는 포인트와 여자가 웃는 포인트가 달라요. ‘남자들 찔리겠다’ 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웃음). 나도 연기 하면서 찔렸거든. 연기자로 한 걸음, 또 한 걸음 인터파크 얼마 전 기사 보니까 ‘난 나쁜 남자였다’라는 기사가 났던데..(웃음). 데니 아, 그거…..god 한창 활동할 때 여자 친구와 헤어진 걸 이야기 한 게 기사가 그렇게 났어요. 그 당시 한창 바빠지면서 여자 친구를 잘 못 만났고, 그걸로 다투다 헤어졌거든요. 왜 나를 이해 못해줄까, 원망을 많이 했었죠. 그때 너무 어렸어요. 인터파크 만약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된다면 어떻게 할 거 같아요? 데니 나이를 먹으니까 좀 더 융통성이 생기더라고요. 일도 열심히 하지만 사랑도 열심히 챙기려고 노력해요. 서로 이해하고 감싸주는 게 필요해요. 그런데 솔직히 일과 사랑 모두 챙기는 건 어려워요. 인터파크 지금 그러는 분 있어요? 데니 여자친구가 없는 지 2년이 지났어요. 너무 외로워요. 인터파크 이상형을 공개한다면. 데니 어렸을 때는 예쁘면 다 좋았어요.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이제는 성격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외모는 안보고요?) 물론 외모도 중요하죠. 전 귀여우면서 섹시한 여자가 좋아요. 하하하. 그런 분이 있지 않을까요? 대부분 귀엽다가 어느 날 어떨 때 문득 섹시해 보이는…(폭소) 그런데 자기 이상형 대로 만나는 사람 한 명도 못 봤어요. 하하.인터파크 무대에 서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 데니 아무 생각 안 나요. 그런데 무대 밖으로 나간 순간 여러 생각이 들기 시작해요. ‘아..내가 왜 그랬지?’ ‘다음 장면에서는 잘 해야지’ ‘흐름 괜찮은데 이대로 끌고 가야지’ 같은 거… 인터파크 소극장이라 실수 하면 티가 많이 날 텐데요. 데니 다행히 아직 실수는 없었어요. 첫 공연 때 좀 그랬네. 신성(대현역 더블캐스팅)이가 연습하는 틈틈이 계속 봐왔거든요. 우리 둘이 대사가 약간 다른 게 있는데 첫공 때 나도 모르게 신성이 대사를 내뱉었다 다시 내 대사를 했다...버벅거렸죠. 하하. 인터파크 감정 표현이 많았어요. 키스씬도 많고. 어렵지 않았나요? 데니 아니, 뭐, 키스는 많이 해봤는데요(웃음). 저도 걱정 많이 했는데, 막상 올라가니까 괜찮더라고요. 그것보다는 대현의 감정표현이 힘들어요. 그거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고. 그런데 어제 저녁 공연 때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져 나와서 저도 놀랐어요. 당황스럽던데요. 화나는데 굉장히 슬펐나봐요. 그때 내가 대현 같았어요. 대현은 세심하고 여리고 겉으로는 당당한 척하고…그런 친구거든요. 전 연기자들이 저절로 눈물을 흘리는게 정말 신기했는데, 저도 어느 순간 눈물을 흘리더라고요. 인터파크 연기자로서의 욕심이 보여요. 데니 연기는 생각했던 거 보다 훨씬 재미있어요. 이번 연극을 하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내 캐릭터를 이해하고 느끼는 방법을 배웠어요. 그 상황을 흡수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 등이요. 해보니까 정말 매력 있어요. 얼마 전 영화를 찍었는데, 지금 다시 하라면 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은데..(웃음)서른 한 살, 더 여유로워 지다 인터파크 10여 년 동안 가수로 활동 해서 적응할 게 많진 않았나요. 데니 어렵죠. 그런데 가수나 배우나, 둘 다 무대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건 같다고 봐요. 다만 방법이나 환경이 다른 거지. 그래서 가수가 연기하거나 그 반대 상황도 자연스러운 현상 같고… 인터파크 god로 엄청난 인기를 얻으셨죠. 대단했어요. 데니 한창 관심을 받을 때가 내가 24~26살 때였는데 우리는 큰형(박준형)이 항상 거만하지 말라고 말을 해줘서 그런지 저도 그렇고 다른 멤버들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별로 없어요. 인기에 연연하지도 않았고….지금은 ‘우리가 그랬지’라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해요. 간혹 그때 생각은 나고요. 내년이 god 10주년이에요. 내년에 태우 제대하고 나면 한 번 뭉칠 생각이거든요. 콘서트로든 뭐로든.인터파크 god 멤버들이 연극 봤나요. 서로 힘을 주고 그러겠네요. 데니 오늘 공연에 호영이랑 태우가 와요. 태우는 오늘 휴가라 서울 오는 중이라고 온다고 하더라고요. 반갑진 않아요(웃음). 우리 멤버들 사이에 칭찬이란 건 없거든요. 저도 태우 [알타보이즈] 할 때 말투 가지고 되게 놀렸는데… ’야, 그랬다고? 그 말투가 뭐냐~’ 이러면서. 하하. 서로 혹독한 비평을 하면서 우정을 쌓는 거죠 뭐.터파크 이제 서른 살을 넘었는데, 여러 생각이 들 거 같아요. 연예인으로 오래 생활하면서 나름대로 헤쳐가는 방법도 있을 거 같고. 데니 서른이 넘어가니까 짐이 더 무거워지긴 해요. 집안을 챙기고 앞일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고. 짐이 무거워지더라고요. 그런데 그 짐이 힘들진 않아요. 힘들었으면 일하는 게 힘들고 사는 게 힘들었겠죠. 즐겁게 받아들이면, 즐겁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연습기간 동안 헤맸을 때도 답답하긴 하지만 한편 재미있었어요. 그렇지 않다면 이 나이에 연기를 시작하는 거에 대해 조급함이 들었을 거에요. 인터파크 또 다른 연극 출연 소식도 들리던데요. 데니 구태환 연출님의 다른 작품이에요. 아까 리딩을 하고 왔는데 [클로져] 리딩 때는 정말 많이 떨었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뿌듯하던데요.인터파크 앞으로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데니 연기는 계속하고 싶어요. 음악은… god가 다시 뭉치면 할 거 같고요. 요즘 TV에서 가수들이 나오는 걸 보면 나도 하고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그냥 작곡가로만 활동하고 싶기도 해요. 솔직히 내 마음 나도 모르는 거죠, 하하. 한 계단 한 계단 밟고 올라가고 싶어요. 여유롭게.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4.04 / 조회 22,078
-
아슬한 도시남녀의 사랑, 연극 [클로져]
현대인의 아슬하고 위험한 사랑이야기, 연극 [클로져]의 연습현장이 공개되었다. 지난 14일 충무로에 위치한 악어컴퍼니 연습실에서는 이번 공연의 주연 배우들인 데니안을 비롯하여 홍은희, 이신성, 박수민 등이 공연의 주요 장면들을 연출했다. 영국의 배우이자 극작가인 패트릭 마버(Patrick Marber)의 세 번째 작품인 [클로져]는 1997년 3월 런던 초연 이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2005년 국내 초연 이후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더욱이 이번 공연은 인기그룹 god의 멤버로 지난 해 영화 [기다리다 미쳐]로 연기 신고식을 치룬 데니안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는 홍은희의 연극 데뷔 무대로도 큰 화제를 낳고 있다. 감정에 충실한 섹시한 외모의 소유자, 부고 전문 기자 대현(이신성 분)과 뜨거운 열정과 차가운 냉소를 갖고 있는 여인인 지현(이영윤 분)이 우연히 만나는 장면, 지적인 매력이 가득한 사진작가 태희(홍은희 분)와 피부과 의사 운학(배성우 분)의 끌림, 대현(데니안 분), 태희(박수민 분), 운학 사이의 갈등 장면 등을 통해 배우들은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이신성과 함께 대현 역을 맡은 데니안은 “생각보다 훨씬 앞서 연극 무대에 서게 되었지만 너무 하고 싶었던 분야”라고 연극을 칭하며 “정통 연기를 함으로써 연기자로의 변신에 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신인 연기자로서의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더불어 작년 [클로져]에서 먼저 관객을 만났던 배우 박수민과 함께 태희 역을 맡아 첫 연극 무대에 나선 홍은희도 “무대 경험이 없어 부담은 되지만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 것을 실행에 옮기게 되어 매우 흥분된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서 데니안은 “자기 감정에 충실한 즉흥적인 사람”이라고 평하면서도 “대현의 상황 속에 빠져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며 역할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다면 정말 나쁜 놈”이라면서 실제 성격과 배역 캐릭터는 다르다며 애교 섞인 말을 남겨 많은 사람들의 웃음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이번이 6번째 재공연인 연극 [클로져]는 오는 3월 28일부터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연극[클로져] 미리보기 대현과 지현의 우연한 만남서로 끌리는 태희와 운학폭풍전야, 태희와 대현사랑은 쉽지 않다 글 : 황선아 기자(인터파크ENT suna1@interpark.com) 사진 :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3.17 / 조회 12,684
-
[컨츄리보이 스캣] 이영윤 “뮤지컬 첫 경험.. 내 연기인생의 전환점 ”
이영윤을 처음 본 건 2006년 연극 [클로져]에서였다. 그는 무대 위에서 아무렇게나 앉아 사과를 먹으며 등장했다. 다친 다리를 보이며 대현과 장난스럽게 대화를 하는 모습에 관객들은 배우 이영윤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얀 얼굴에 동그란 눈동자가 너무 해맑아 ‘저 배우는 누굴까?’란 호기심이 저절로 일었으니까.
그리고 2007년 뮤지컬 [컨츄리보이스캣]에서 안나&마리 역으로 다시 관객 앞에 섰다. 사차원적이고 엉뚱한 안나역으로 김수용 등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에게는 첫 뮤지컬 도전이다.
“뮤지컬은 그냥 동경의 대상이었을 뿐이에요. 노래를 하는 분들 보면 대단해 보였거든요. 기쁜 마음으로 [컨츄리보이 스캣]에 참여했지만 노래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많았어요. 난 노래를 했던 사람도 아니고..즐겼던 사람도 아니었으니까. 그래서 노래가 아니라 대사라고 암시하고 연습했죠. 공연 들어가기 전 화장실에서 연습도 하고. 하하”
무대 위에서 이영윤은 말 그대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안나가 된다. 극 중 10대로 잡혀있지만 실제 그의 나이는 27살. 하지만 잘해봐야 20대 초반으로 보일 정도로 앳띠고 귀염성 있는 얼굴이다. “동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사실 앞머리를 올리면 제 나이처럼 보인다”라며 앞머리를 살짝 올리기도 한다.
“안나는 극중 대략 18살이에요. 외계인이니까 더 어릴지도 몰라요. 목소리는 그렇지 않은데..그나저나 이제 더 어린역할은 하면 안 되는데… (웃음).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해야죠.”
그래도 [클로져] 때는 섹시한 역할을 하지 않았냐라는 질문에 “전혀 섹시하지 않았다더라”며 깔깔 웃는다.
이영윤은 연극계에서는 짧지 않은 경력을 지녔다. 2001년 악어컴퍼니 창단 공연에 21살의 나이로 처음 데뷔했다.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학교 공연도 안 해본 상태에서 실전을 배운 거다. 그리고 2005년 [아가멤논] 2006년 [클로져] 무대에 서며 조금씩 주목을 받았다.
“전 연극할 때 특히 사람 운이 좋은 거 같아요. 지금까지 작품 하면서 정말 좋은 분들만 만났거든요. 이게 쉽지는 않잖아요. 팀워크도 좋았고 인간미를 느끼면서 일할 수 있었으니까..”
뮤지컬은 그에게 또 다른 세계를 선사해줬다. 무대가 좀 더 커졌고, 무대 뒤에서도 연극과는 많이 다르다.
“막상 도전해 보니 할 게 너무 많더라군요. 연습하면서 힘들고 부담스러웠는데 막상 공연이 올라가니 정말 재미있는 거 있죠. 연극은 기싸움이에요. 공연 한 번 끝나고 나면 기진맥진해지거든요. 또 소극장 연기는 아무래도 긴장돼요. [클로져] 할 때는 무대 위에서 들고 있던 물컵이 덜덜 떨릴 정도였으니까. 뮤지컬은 육체적으로는 더 소모할 지 몰라도 무대 위에선 재미있어요. 하하. 그리고 뮤지컬 배우분들은 자기 생활에 대해 굉장히 철저하세요. 술, 담배도 다들 안 하셔서 회식 때도 음료수만 마셨죠. 공연이나 연습 끝나면 매일 술을 마셨던 거랑은 너무 달라서 놀랐어요.”
하지만 그에게 연극은 항상 둥지이자 고향이다. 뮤지컬을 하면서 느낀 건 연극을 결코 놓치고 싶지 않다는 거였다니. “[컨츄리보이 스캣] 연기하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부족한 것도 많았지만 저에게는 연기에 있어 분명한 전환점이에요. 지금 노래 레슨을 받아보려고 계획 중이에요. 나중에 더 좋은 모습 보이고 싶으니까. 그런데 뮤지컬을 하면서 느낀 건 ‘연극을 절대 놓치면 안되겠다’였어요.” 욕심 많은 아가씨가 아닐 수 없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팬이 많이 늘었나’라고 묻자 깔깔 웃으며 대답한다.
“길 가다가 처음 보는 분이 ‘안나에요!~’라고 말하고 도망가셨어요. 극중 안나의 인사법인데 인상에 남으셨나봐요. 많이들 보셨으니까 저를 알아보는 분들도 조금 느셨겠죠?(웃음)”
2007.05.04 / 조회 14,543
-
[컨츄리보이 스캣] 바다 향 풀풀, 그들의 연습현장
창작 뮤지컬 [컨츄리보이 스캣] 연습현장. 한 소년과 소녀가 신나게 이야기 중이다. “들어봐. 이건 바람소리야. 뚜 루비루비 루바레 루비루비 루바레~” 소년역을 맡은 김수용은 [헤드윅]의 카리스마를 벗어버리고 영혼이 맑은 소년 역할을 어느새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하는 이영윤은 사차원적이지만 순수한 소녀 역할이 귀여운 이목구미와 잘 맞아떨어진다. [컨츄리보이 스캣]은 자연을 벗삼아 제 맘이 원하는 대로 노래를 만들어 부르는 한 소년과 그 소년이 살고 있는 바다마을에서 일어나는 판타지드라마. 에너지 넘치는 양만춘 밴드와 연기자들의 열정으로 야심만만한 작품 하나가 새롭게 팬들 앞에 섰다. 극작뿐만 아니라 연출과 주인공까지 맡은 홍상진의 활약도 눈 여겨 봐도 좋을 듯하다. 스캣의 천재 소년이 들려주는 바람소리, 말 달리는 소리, 기지개 켜는 소리가 궁금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양만춘 밴드와 순수 음악 소년이 탑승한 잠수함 표를 구해보자. "지난 2002년에 난타 때문에 독일에 갔다 재미있는 코미디쇼를 봤어요. 어느 코미디언이 혼자 나와 밴드와 같이 쇼를 하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거기에서 [컨츄리보이 스캣] 모티브를 얻은 거에요. 저렇게 쇼처럼 신나고 재미있는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운 좋게도 ‘양만춘 밴드’를 만날 수 있었고, 지금 좋은 배우들을 만났어요. 그 동안 뮤지컬에서 답습돼온 여러 공식들을 버리려고 노력했어요. 억지로 노래에 끼어맞추지 않는 것도 노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노래가 흘러나와 이야기가 전개되는 형식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거에요." "양만춘 밴드 팀원은 해군홍보단 출신으로 구성됐어요. 왜 양만춘 밴드냐고요? 해군 홍보단 시절 탔던 배 이름이 양만춘함이었거든요. 양만춘은 고구려의 안시성을 지키던 장군이었죠. 그의 인품과 정신이 우리 밴드가 음악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방향이었고, 그래서 양만춘 밴드가 탄생됐죠. [컨츄리보이 스캣]에서 양만춘 밴드는 단순히 음악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스토리에 참여하거나 나래이션을 들려주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해요. 기존 숨어서 음악만 들려주는 형식에서 탈피한 거죠. 그래서 공연 기간 동안 저는 양만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계획이에요. 당당한 고구려 장수처럼 무대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싶어요." "[컨츄리보이 스캣]은 하나의 신명나는 쇼에요. 바다마을로 가는 잠수함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관객들은 잠수함에 탑승한 승객들이죠. 관객들이 찾아오셔서 그저 재미있게 즐기고 새로움과 신선함을 찾고 가셨으면 해요. 저는 순수한 18살 소년 역을 맡았는데, 사실 걱정 많이 했어요. [헤드윅]을 하며 저 밑 어둠 속에 살던 녀석이 밝은 곳으로 나오려니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죠. 제가 적응을 잘 했는지 못했는지는 관객 여러분이 판단해 주실거라고 생각해요. 전 그저 열심히 할뿐이죠."
2007.03.14 / 조회 11,305
-
[컨츄리보이 스캣] 창작뮤지컬쇼케이스 1호작 첫 선
지난 2005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창작뮤지컬쇼케이스’에서 발탁된 뮤지컬 [컨츄리보이 스캣]이 오는 3월 관객들에 첫 선을 보인다.
[컨츄리보이 스캣]은 악보도 볼 줄 모르지만 마음이 가는대로 자유롭게 노래를 부르는 시골소년의 이야기를 판타지형식으로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 준호는 바람, 말달리는 소리를 스캣으로 표현한다. 스캣이란 의성어 또는 음절만으로 노래하는 것으로 흔히 재즈 가수들이 멜로디와 리듬을 사용해 목소리로 즉흥연주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자유자재로 소리를 표현하는 컨츄리 보이, 준호역에는 [헤드윅]의 김수용, [락햄릿]의 홍상진, [마리아 마리아]의 정동현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특히 홍상진은 이번 작품의 연출까지 맡아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는 [난타]의 인기 캐릭터 ‘네퓨’ 역을 맡아 세계 투어를 했던 퍼포머로 이후 [점프] [호두까기인형] 등에서 배우로 활동한 인물. 이번에는 연출과 연기까지 도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진태역에 박계환, 원봉역에 홍승진, 황민호, 안나역에 이영윤, 마윤하, 헨리역에는 서현철이 캐스팅됐다.
[컨츄리보이 스캣] 배경은 잠수함. 바다마을로 떠나는 여행용 잠수함이라는 설정으로 ‘판타지 드라마’를 내세운 작품이다. 이곳에서 극을 전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양만춘 밴드와 등장인물들이 틀을 깬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준호역을 맡은 이수용은 “헤드윅 배역에 빠져있다 맑고 소년스러운 이야기를 전하려니 처음에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이 작품은 나에게 첫 창작 뮤지컬인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컨츄리보이 스캣]은 3월 13일부터 5월 15일까지 동숭아트센터에서 선보인다.
2007.02.07 / 조회 11,306
-
[클로져] 김지호
연극무대에서 만난 김지호는 뭔가 달라져 있었다. 이전 CF나 드라마에서 보던 청순 발랄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지적이고 차가운 여인이 무대에 서 있었다. 그는 처음 도전한 연극 [클로져]를 통해 한 꺼풀 껍질을 벗겨내듯 연기의 새로운 맛을 알아가고 있는 듯했고 그만큼 진지하게 ‘태희’를 연기해 내고 있었다. 무대에 서는 맛을 알아가고 있는 배우 김지호를 만났다.
"관객 반응 신경 쓰여"
미시 탤런트 김지호의 연극 도전기는 여전히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 증거로 인터뷰가 시작하기도 전에 그의 목소리는 연이은 여러 인터뷰로 잠겨있었고 그로 인해 약간은 피로한 기색이었다. “곧 무대에 올라가야 하는데 걱정이다”라며 목소리를 한 톤 내린다.
지난해 영화와 연극으로 주목을 받은 [클로져]는 이번 김지호의 출연으로 다시금 화제가 됐다. 그만큼 그는 이번 공연에서 전면으로 부각됐다. 포스터에는 그녀의 코믹한 모습이 클로즈업 됐고, 문구도 ‘김지호의 무대 나들이’다. 처음 도전하는 만큼 이와 같은 현상이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 그는 “사실 개인적으로 부담이 되긴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았다.
“첫날은 너무 떨려서 내가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였어요. 두번째부터는 한결 나아졌지만 이제는 관객의 반응에 신경을 쓰게 되더군요. 그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내가 잘못해서 그런건가’하면서 고민도 했어요. 그때 민복기 감독님이 관객들은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부분이 다 다르기 때문에 너무 민감해 하는 건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많은 도움이 됐죠.”
네 남녀가 벌이는 게임같은 사랑에 푹
그가 가장 신경쓴 부분은 아무래도 영화 [클로져]였다. 할리웃의 최고 스타들이 모여 만든 영화 [클로져]는 김지호 본인도 인상깊게 봤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는 “이번 연극을 한국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 이었다”며 “처음 만나서 키스하고, 이혼하고도 친구처럼 지내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보단 그쪽이 더 자연스럽지 않은가”라고 말한다.
한국적 표현이 나오자, 태희라는 ‘다소 사랑에 있어 자유로운’ 캐릭터로 화재가 옮겨졌다. 사실 [클로져]에서 보이는 네 남녀의 사랑은 아프고 지독하고 공허하다. 특히 태희는 상처를 주고 받는 데 있어 중심에 서 있다.
김지호는 “태희의 행동과 심리가 이해간다”라고 말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태희라는 인물은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에요. 하지만 좀 더 그녀를 좀 더 살펴보면 남자들로 인해 너무 많은 상처를 받고 종래에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불쌍한 여자에요. 전남편, 대현, 운학 같은 남자들이 그녀를 몰아세운 거죠. 그래서 태희 또한 상대방을 공격하고 상처줄 수밖에 없었고요.”
만약, 대현과 운학 중 하나를 고르라면 누굴 택하겠냐고 하자 “둘 다 싫다”라며 깔깔 웃는다. 그는 [클로져]가 ‘네 사람이 벌이는 게임’이라고 정의한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네 남녀가 벌이는 게임을 보여주고 있어요. 감독님은 ‘사람은 내가 상처를 받으면 본능적으로 남을 상처준다’라고 강조하면서, 감정을 절제하고 툭툭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라고 요구하셨어요. 감정은 50%만 보이고 나머지는 관객에게 맡기는 거죠. 하지만 배우 입장에서 감정을 50%만 보이기는 쉽지 않아요. 불안하거든요. 이건 계속 노력 중이에요.”
“연극,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요?”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말을 이을 때 그는 진지하고 신중하다. 연극 무대에 서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도 싶다. 김지호는 “이번이 처음 무대 경험이지만 이제라고 접하게 되서 다행”이라며 앞으로 기회가 되면 마다하지 않고 연극이나 뮤지컬에 도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다음 작품은 신나고 떠들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인다.
하지만 [클로져]가 끝나면 당분간은 쉴 계획이다. 그는 “요즘 아기와 잘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아쉬워한다. 그러고 보니 김지호는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정은 그녀의 연기에 깊이를 더해줬음이 분명하다. 앞으로 그의 변신하는 모습이 더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
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5.11 / 조회 11,571
-
[클로져] 이명호
낯선 사랑에 방황하는 영혼
네 남녀의 범상치 않은, 그러나 충분히 세상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을 아프고 묘한 사랑을 담은 연극 [클로져]의 개막을 앞두고 남자 주인공 이명호를 만났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맡은 역은 사랑에 방황하고 갈등하는 대현 역. 한창 때 뭇 여성들의 시선을 받았을 만한 섬세한 이목구비는 대현이라는 여린 감성의 캐릭터를 소화하기에 적격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블랙 햄릿], [로미와 줄리엣],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등 수많은 연극 무대에서 기량을 발휘해온 그도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명호 표 캐릭터로 승부한다
그와의 인터뷰는 [클로져] 연습실 근처 아담한 공원에서 이루어졌다. 연기자들이 스트레스와 긴장을 풀기 위해 달빛 아래서 열심히 뛰어다녔던 한 공원이기도 하다. 한 손에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여유로운 모습이지만 “사실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운을 뗀다.
“소풍을 기다리는 어린 아이가 된 듯 설레고 기다려 집니다. 관객의 평가를 생각하면 긴장되고 걱정되기도 하지만 연습기간 동안 보인 팀워크를 보면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하고 있어요”
[클로져]는 네 남녀의 복잡하고 미묘하며 아픈 사랑이야기, 혹은 연애이야기다. 연극은 물론 지난해 영화로도 만들어져 극본상으로도 ‘검증된’ 작품. 대중에게도 낯설지 않은 작품이지만 정작 이명호는 이 작품을 보지 않았다. 때문에 관객들은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이명호 표 캐릭터를 만나볼 수 있다.
“줄리아 로버츠 등이 출연한 영화는 보지 못했고 국내에서 이 작품이 공연될 때는 다른 작품을 하고 있어서 놓쳤었죠. 캐스팅 된 뒤에는 일부로 작품을 보지 않았어요. 비디오라도 볼 수 있었지만 워낙 잘 알려진 인물들이 연기해서 무의식적으로 모방할 수 있다는 생각에 피했습니다.”
동시에 두 여자를 사랑하는 설정에 대해서는 “어디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랑이야기”라며 담담하게 풀어낸다.
“제가 맡은 배역이 바랑둥이는 아니에요. 하지만 사람 마음은 변하기 마련이잖아요. 사랑도 그렇고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마주했을 때 인물의 선택과 방황이 볼만할 겁니다. 물론 윤리적으로는 어긋날 수 있지만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남녀의 사랑이 관객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명호는 가장 늦게 [클로져]팀에 합류했다. 함께 공연하는 배우들이 화제로 떠오르자 선배로써 애정 어린 칭찬이 이어진다. 처음 출연하는 연극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미씨 탤런트 김지호에 대해서 우선 언급했다.
“지호씨는 오랜 연기자 생활을 통한 베테랑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요. 자기 캐릭터에 푹 빠지는 타입인데 마치 배 한 척이 바닷속에 빨려 들어가 버리는 듯이 역할에 동화되죠.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역할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이어 또 다른 태희 역인 박수민에 대해서는 선이 굵은 연기를 지목한다.
“수민씨 연기는 선이 굵어요. 마치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을 대할 때와 비슷하게 연기에 있어서 자신을 잘 나타내지 않는 편이에요. 뭔가 있어 보이는 타입이죠. 순간순간 상황을 받아 칠 때 나타나는 폭발력이 훌륭하죠.”
그렇다면 자신의 연기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에 대해 “난 특정한 컬러가 없는 배우”라고 말한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상관없이 모두 소화 흡수가 가능하단 말인가”라는 질문에 “그게 아니다”라고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다.
“특정한 컬러나 이미지가 있다는 것은 때론 배우에게 장애가 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사람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나 인상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배역은 오히려 큰 도움이 될 때도 있어요. 의외의 모습을 하나씩 찾아나가는 게 연기의 매력이죠.”
“관객을 생각하니 연극이 그립던데요”
소위 배고픈 연극인의 길을 걸으면서 흔들리지 않은 적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이명호도 한때 흔들렸고 그래서 1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연극판을 떠났다.
“서른쯤에 연극을 그만둔 적이 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긴 했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 어려움과 염증을 느꼈던 거 같아요. 그 1년이 넘는 시간들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죠. 배우로써 길을 걸어야겠다고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마 그 시기의 방황이 없었다면 연극인으로써의 나를 아직도 찾아 헤매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를 다시 연극 무대로 불러온 ‘것’은 무엇일까. 그는 “관객”이라고 명료하게 답한다.
“그 전까지 연극의 중심은 ‘나’였어요. 그래서 불평하고 방황했던 거죠. 하지만 연극을 하는 건 내 만족을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찾아와서 봐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거죠. 시선을 나에서 관객으로 돌리니 나름대로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한번 연극을 보는데 그들이 쓰는 시간과 돈을요. 이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것을 투자하고 오는 거죠. 이들의 공감을 얻고 호응을 받는 건 최고의 즐거움입니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이명호 특유의 익살스러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억에 남는 역할을 묻자 [서안화차]에서의 악역을 꼽으며 “제 안에 못된 면이 있어 보이나요?”라며 장난스럽게 말한다.
“가끔 나와는 어울리지 않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역할을 맡기도 해요. 하지만 성격상 왜 나한테 이 역할을 맡겼냐고 묻지 않아요. 서안화차에서는 동성애자로 후에 연인에서 죽임을 당하는 역할인데, 사실 사악한 역할이었죠. 그런데 관객들의 호응도 좋았고 연기 폭을 넓힌 역할이었어요. 사실 관객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죠. 보는 사람들이 납득하고 공감하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92년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하고 꾸준히 한해 2~4편을 출연하며 연극인으로 자리를 굳힌 이명호는 이제부터 ‘뭔가를 해야 할 시기라고’라고 말한다.
“서른 이전은 계속 배우는 시기였죠. 직접 필드에서 연출하시는 분과 선배들에게 혼나면서 갈고 닦은 시기에요. 그 때 선배에게 ‘연기를 왜 이렇게 못하냐’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죠. 이제는 연극을 하는 사람으로써 획을 그을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죠. 바로 욕심내지도 않고 완성이 될 지도 모르겠지만 시도를 하고 싶어요”
탐나는 배역에 대해서는 [리어왕]을 꼽는다. 남자 배우들이 한번쯤은 해보고 싶어하는 광기 어린 캐릭터로 이명호 특유의 캐릭터 창조로 도전하고 싶다는 것. 그는 “셰익스피어 작품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지난해에는 햄릿을 해봤으니 40대에 들어서는 리어왕, 늙으면 리처드 3세역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연극은 즐거운 일터, 가정은 오롯한 생활
결혼해서 부인과 아들이 있는 가정은 그의 기본이고 생활이다. 특히 그에게 아들은 그가 꿈꾸는 이상적인 행동을 보여주기도 한다.
“딱 다섯 살 짜리죠. 귀엽고 개구쟁이고 고집도 있는 아이에요. 말썽을 많이 부리지만 아이를 보고 있으면 배우는 점도 많아요. 아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순순하게 솔직하죠. 주위 조건이나 환경에 구애 받으려 하지 않고 하고 싶은 행동을 시도해요. 그래서 아들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가장 솔직하고 순수한 행동을 하니까요.”
현재 [클로져] 연습 중에 일어난 에피소드를 말해 달라고 하자 쿡쿡 웃으며 “너무 많다”라고 말한다.
“특히 연출하시는 민복기 감독과 조연출 사이의 상이한 성격이 웃음을 유발해요. 민 감독님은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정신 없이 배우들에게 쏟아내는 타입이세요. 조연출을 하시는 분은 절묘하게 요약해서 의사전달을 하는 성격이고요. 감독님이 빠르게 쏟아낸 말의 의미를 배우들이 잘 이해하지 못했을 때 조연출이 한 마디로 차분히 정리해 주는 모습이, 찰떡궁합이 따로 없어요.”
그에게서 한창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무대 위로 오르기만을 기대하는 배우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다. 배우는 관객을 위해 있다는 일념은 이번 역할에서도 적용된다. 그는 “캐릭터를 확정 지어 그대로 나아가기 보다는 상황에 대처하는 주인공의 선택에 대해 관객의 공감을 얻고 싶다”고 강조한다.
그를 통해 재창조된 [클로져]의 방황하는 영혼 ‘대현’을 기대해 볼만 하다.
-----------------
글 : 송지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운영마케팅팀 song@interpark.com)
사진 : 강유경 (9859prettygirl@daum.net)
2006.04.14 / 조회 10,7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