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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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고네 인간성과 정의를 질문하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 '그리스의 여인들, 안티고네'
안티고네의 숭고한 의지 부각시키는데 초점
25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연극 '그리스의 여인들, 안티고네'의 한 장면(사진=극단 떼아뜨르 봄날).[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자기 결정권을 획득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투쟁한 그리스 비극 속 여성의 이야기가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그리스의 여인들, 안티고네’(25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다.2015년에 공연한 ‘그리스의 여인들 3부작’에 이은 그리스 비극 두 번째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과 가치’에 대한 탐구로 ‘안티고네’와 ‘트로이의 여인들’을 연이어 선보인다. 두 작품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성찰을 관객에게 던진다.안티고네는 눈먼 아비 오이디푸스의 방랑을 지켰던 인물이다. 아비가 죽은 뒤 테바이로 돌아온 그녀는 왕명으로 금지된 오빠 폴리네이케스의 시신을 흙으로 덮음으로써 죽음을 애도한다. 가족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폭압적인 왕은 권력으로 이를 무참히 짓밟는다.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이수인 대표가 작품을 재구성하고 연출한다. 권력자 크레온이 자가당착에 빠져 끔찍한 비극 앞에 서는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죽음을 불사하고 인륜을 지키고자 한 안티고네의 숭고한 의지를 부각시킨다.배우 송흥진, 이춘희, 이길, 고애리, 윤대호, 장승연 등이 출연한다. 엄태훈이 기타 연주로 함께한다. 전석 3만원이며 인터파크와 대학로티켓닷컴에서 예매할 수 있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은 오는 8월 ‘그리스의 여인들2, 트로이의 여인들’을 공연할 예정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6.08 / 조회 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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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심청’ 영원할 수 없는 매혹적인 삶, 재연무대 온다
연극 ‘심청’이 오는 4월 재연 무대로 돌아온다. 연극 ‘심청’은 효를 주제로 한 판소리 심청가를 죽음의 관점으로 재해석했다. 작품은 2017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 3개 부문 수상했다. 선주 역을 맡은 배우 송흥진은 연기상을 받았다. 움직임지도의 이두성, 음악감독 박소연이 스태프 상을 받았다. 연극 ‘심청’은 이강백 작품의 고유성을 최대한 살렸다. 공연은 리드미컬한 음악과 예상 밖의 소리, 등장인물들의 정서를 엿보게 하는 마임 등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넣었다. 작가 이강백은 “심청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선주가 쓴 것 같다. 깊고 깊은 바닷속에 빠져도 살아나서 왕비가 된다니…. 얼마나 매혹적인가. 지원자가 많으리라. 제물을 많이 바쳤다고 영원히 살 수는 없다. 제물과 제물을 바치는 자에게 죽음은 공평하게 찾아온다. 관객 여러분은 바로 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작품은 일평생 9척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을 하며 어린 처녀들을 제물로 바치는 선주의 이야기다. 어느덧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나이가 된 선주는 마지막 제물이 될 간난을 겉보리 스무 가마에 사 왔지만, 그녀는 절대로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버틴다. 간난이 가엾어진 선주는 결국, 그녀를 도망시킬 궁리를 한다. 연극 ‘심청’은 3월 3일부터 3월 19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K아트플레닛 장재원 newstage@hanmail.net
2017.03.06 / 조회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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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찾아올…죽음으로 재해석한 '심청'
극단 떼아르뜨봄날의 연극 1년 만에 재공연
칠순 작가 이강백 절박하고 진솔한 의지 담아
3월 3일부터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연극 ‘심청’의 한 장면(사진=K아트플래닛).[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용왕에게 바칠 제물이 돼 죽음을 눈앞에 둔 심청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판소리 ‘심청가’를 ‘효’(孝)가 아닌 ‘죽음’으로 재해석한 연극 ‘심청’이 무대에 다시 오른다.극단 떼아르뜨봄날이 지난해 4월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9척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을 해오며 어린 처녀를 제물로 바쳐온 선주가 절대로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버티는 간난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희곡 ‘다섯’으로 당선된 뒤 ‘칠산리’ ‘영월행 일기’ ‘날아다니는 동’의 연극을 쓴 이강백이 대본을 썼다. 언젠가 찾아올 죽음을 당당하게 응시하려는 칠순 작가의 절박하고 진솔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죽음을 다루지만 무겁거나 어둡지 않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점도 특징이다.연출은 극단 떼아르뜨 봄날의 이수인 대표가 맡는다. 배우 송흥진이 선주를, 정새별이 간난을 연기한다. 박창순·이길·신안진·윤대홍·강명환·김솔지·김재겸 등이 출연하며 이두성이 마임을 담당한다. 오는 3월 3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09 / 조회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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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백 '심청'을 '죽음'에서 바라보다
신작 연극 '심청'
'심청전' 모티브로 선주·간난 관계
판소리·시조창 등이 극 이끌어
"삶의 소중함 다시 생각하게 될 것"
5월22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연극 ‘심청’의 한 장면(사진=K아트플래닛).[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일평생 9척 상선으로 중국과 무역을 해온 선주는 해마다 어린 처녀를 바다에 제물로 바쳤다. 어느덧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는 나이가 된 선주. 마지막 제물이 될 간난을 겉보리 스무가마에 사왔지만 그녀는 절대로 바다에 빠져 죽지 않겠다고 버틴다. 설상가상으로 세 아들은 간난을 설득하는 사람에게 선주자리를 물려주라고 아버지를 압박한다. 간난이 가엾어진 선주는 결국 그녀를 도망시킬 궁리를 하게 된다. 만경창파. 너울대는 바다 앞에 선 심청의 심정은 어땠을까. 효를 주제로 하는 ‘심청전’을 죽음의 관점에서 바라본 연극 ‘심청’이 내달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나온씨어터에 오른다. 대한민국 대표 극작가 이강백의 신작이다. 이강백은 동아연극상, 대한민국 문학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을 수상했고, 그의 희곡 ‘파수꾼’과 ‘결혼’ ‘들판에서’ 등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연극 ‘심청’의 한 장면(사진=K아트플래닛).이번 작품은 작가의 단순한 발상에서 시작했다. 심청이를 공양미 삼백석에 사서 인당수에 빠뜨렸던 선주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러한 질문은 인당수의 제물로 팔려왔을 또 다른 심청인 간난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졌다. 이 작가는 “‘심청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선주가 쓴 것 같더라”며 “직접이든 간접이든 심청전을 널리 퍼뜨린 장본인은 선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제물을 바쳤다고 영원히 살 수는 없다”며 “제물과 제물을 바치는 자에게 죽음은 공평하게 찾아온다. 관객에게 바로 그 장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절제되고 함축적인 언어, 차분하고 성찰적인 방식으로 삶의 날카로운 경계를 짚어낸다. 다소 무거운 작품을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풀어낸 이는 연출가 이수인이다. 연극 ‘신시야화’ ‘해피투게더’ 등을 연출한 바 있는 그는 작가의 날카로운 성찰을 고스란히 짚어내면서도 여백을 파고들어 극의 밀도를 높였다. 이 연출은 “두 인물의 죽음을 대하는 서로 다른 태도가 삶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심청’은 선주와 간난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까지 선주는 무수한 심청이의 죽음과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죽음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간난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욕망과 의지를 새롭게 발견하기 시작한다. 간난 역시 마찬가지다. 제물로 팔려온 간난은 가난과 아버지의 학대로 가득했던 자신의 삶과 처지를 되돌아보게 된다. ‘심청가’를 모티브로 한 까닭에 극의 전개에 국악이 적잖은 부분을 차지한다. 판소리와 시조창 등이 극을 이끌어가며 고수가 등장해 인물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코러스와 악기연주, 구음 등으로 희곡의 음악적인 요소를 세련되게 살려내면서도 극의 재미를 고조시킨다. 배우 송홍진이 선주 역을, 정새별·박인지가 간난 역을 맡아 열연한다. 연극 ‘심청’의 등장인물(사진=K아트플래닛).▶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4.14 / 조회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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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관점에서 바라본 '심청전'…이강백 신작 '심청'
4월 7~5월 22일 대학로 나온씨어터연극 ‘심청’(사진=K아트플래닛).[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한민국 대표 작가 이강백의 신작 ‘심청’이 내달 7일부터 5월 22일까지 서울 대학로 나온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효’를 주제로 하는 ‘심청전’을 죽음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주요 인물은 ‘간난’과 ‘선주’. 간난은 겉보리 스무 가마에 팔려와 제물로 바쳐질 운명이다. 선주는 어린 간난을 제물로 바쳐야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고뇌에 빠진다. 죽음을 앞둔 간난과 선주의 내면을 통해 삶의 마지막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강백은 동아연극상, 대한민국 문학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등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다. 이강백의 희곡은 절제되고 함축적인 언어를 통해 차분하고 성찰적인 방식으로 삶의 날카로운 경계를 짚어낸다. 연극 ‘신시야화’, ‘해피투게더’ 등을 지휘한 이수인 연출은 이 작가의 무거운 작품을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풀어냈다. 작가의 날카로운 성찰을 고스란히 짚어내되 여백을 파고들어 작품의 밀도를 높였다. 배우 정새별·박인지가 간난 역을 맡아 열연한다.연극 ‘심청’(사진=K아트플래닛).연극 ‘심청’(사진=K아트플래닛).▶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28 / 조회 1,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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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작가 이강백의 죽음 성찰 신작 ‘심청’
희곡작가 이강백이 신작 ‘심청’을 통해 죽음에 대한 성찰을 선보인다. 신작 ‘심청’은 효를 주제로 하는 ‘심청전’을 죽음의 관점에서 바라본 작품이다. 작품 ‘심청’의 주요 인물은 ‘간난’과 ‘선주’다. ‘간난’은 겉보리 스무 가마에 팔려와 제물로 바쳐질 운명이다. ‘선주’는 어린 ‘간난’을 제물로 바쳐야하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고뇌에 빠진 인물이다. 두 인물은 서로의 모습을 통해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작가 이강백은 “‘심청전’에서 제물을 받고 ‘심청’을 던지는 ‘선주’도 결국 죽는다. 제물을 많이 바쳤다고 영원히 살 수는 없다. 죽음은 제물과 제물을 바치는 자에게 공평하게 찾아온다. 관객 여러분은 바로 그 장면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출은 이수인이 맡았다. 공연 관계자는 “연출 이수인은 이 무거운 작품을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선보인다. 작품은 예측할 수 없는 변덕스러움을 동반하면서 내달리는 떼아뜨르 봄날 스타일로 풀어진다. 연출 이수인은 작가의 날카로운 성찰을 고스란히 짚어내되 여백을 파고들어 작품의 밀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작품 ‘심청’은 4월 7일부터 5월 22일까지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_K아트플래닛이수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3.25 / 조회 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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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 일일드라마 '대한민국'을 HD로 비추는 무대
희소성이 무척이나 높은 작품이다. 실제로 연극 무대에서 자주 접할 수 없는 실제 거대 기업의 파산 과정을 소재로 했다는 것 뿐 아니라 파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끝도 없는 비리들의 면면을 독특한 무대 언어를 통해 한편의 완성도 높은 극으로 펼쳐내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도 있지만, 특히나 지금 한국에서 은 마치 일일드라마 '대한민국'을 HD화면으로 보는 것과 같아 더욱 아찔하다. 영국 작가 루시 프레블이 써 2009년 런던에서 초연한 은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는 미국에서 2001년 일어난 거대 에너지 기업 엔론의 파산 과정을 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맥킨지의 임원이었던 제프리 스킬링(김영필 분)이 엔론 회장 켄 레이(유연수 분)의 제안으로 엔론에 합류하면서 극은 시작된다. 실제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지원 당시 '나는 엄청 똑똑하다'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듯이, 세상 두려울 것 없이 자신감 넘쳤던 제프리 스킬링은 해외 부문 사업 담당 클로디아 로를 제치고 CEO 자리에 올라 엔론을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꼽히게 만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는 기업의 부실을 떠넘기기 위해 특수목적 법인을 설립했으며 분식회계, 정경유착 등 온간 방법을 통해 엔론의 주가를 높게 조작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결국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난 부채와 시장 분석가들의 의구심 등으로 엔론의 적나라한 실체는 세상에 폭로된다. 무엇보다 겉으로 화려하고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것 같이 보이는 기업과 한때 '신 경영의 아이콘'으로 추앙받기까지 한 기업가의 이면이 끝을 알 수 없는 비리로 가득했다는 사실이, 이들이 얼마나 추악하게 '돈'을 목표로 질주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은 미국 이야기만이 아니고, 옛날 이야기도 아님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최근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온 국민이 목격하고 있듯, 돈을 향한 인간의 이기심은 그 끝을 가늠하기 두려울 정도이다. 특히 그 결과가 낳은 눈물과 고통의 무게가 더더욱 타인의 몫으로 돌아가는 상황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쉽게 금할 수는 없으리라. 금융 사건이라는 다소 딱딱하고 어려울 법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의 이야기 서술 방식은 활기차다. 때때로 춤과 노래로 묘사되는 상황들과 쥐, 악어떼 등으로 등장해 조롱 받는 어리석은 무리들, '리먼 브라더스'를 배우와 손가락 인형으로 동시에 표현하는 등 곳곳에 유머와 재치가 넘친다. 장면에 따라 객석에 불이 갑자기 켜지거나 서서히 어두워지곤 할 때, 우리는 무대 위 이야기인지, 지금 우리의 이야기인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모습들에 당황하게 될 수도 있다. 사실 나열에 급급하지 않고 연극의 언어와 매력을 십분 살려내는 모습이다. 유연수, 김영필, 양종욱, 박윤정 등 배우들은 탄탄하고 유려하게 무대 위를 종횡무진 한다. 자본주의가 문제는 아니다. 왜 우리는 자본주의를 지속하고 있는가, 과연 어떻게 자본주의를 지속해야 하는가, 이 던지는 질문은 그것일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4.05.13 / 조회 8,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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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론> 탐욕으로 향하는 자본주의의 말로
'불신시대'를 주제로 다양한 문화 예술 창구를 통해 사회에 화두를 던지고자 하는 올해 두산인문극장에서, 기획연극 시리즈 두 번째로 을 선보이고 있다. 은 미국 7대 기업 중 하나로 꼽혔던 에너지 기업 '엔론'이 2001년 거대한 금융사건의 전말을 드러내며 파산한 금융 스캔들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 영국의 젊은 작가 루시 프레블이 당시 스물 아홉 살의 나이에 쓰고 루퍼드 굴드가 연출해 2009년 영국에서 초연,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그해 영국 제작자협회가 수여하는 최고 연극상과 이브닝 스탠다드 상에서 연출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발발과 맞물려 더욱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등을 연출한 이수인은 국내 초연을 맡아 "'우리는 왜 돈을 버는가'가 이 작품이 제기하는 또 하나의 화두"라고 지적하며 "자본의 폭주와 시장 만능주의에 기초한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어떤 식으로 국민 경제와 그들의 삶을 파탄시키는지 매우 흥미롭고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 초연 당시 이브닝 스탠다드가 을 가리켜 '기업판 맥베스'라고 수식한 것과 맞닿는 지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경영자들이 보인 탐욕과 허영의 선택들이 어떻게 기업과 사회 경제에 파국을 몰고 오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이번 작품에서, 극단 골목길의 간판 배우인 김영필이 기업의 부흥과 파산을 모두 몰고 온 엔론의 CEO 제프리 스킬링 역을 맡고 있다. 또한 맥킨지 자문 회사의 임원이었던 스킬링에게 입사 제의를 한 엔론의 회장 켄 레이 역은 유연수가, 엔론의 사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클로디아 로 역은 박윤정이 소화하고 있으며 스킬링의 추종자로, 특수목적 법인을 세워 엔론을 건실한 기업으로 위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앤디 패스토우 역에 양종욱도 만나볼 수 있다. 인물들의 탐욕과 허영이 감각적인 음악과 조명의 변화, 과감한 연극적 언어를 통해 블랙 유머로 승화되고 있는 점도 관객들에게 참신하게 다가올 지점이다. 오는 11일 오후 3시 공연 후에는 연출자와 배우들이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지난 7일 개막한 은 오는 3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5.08 / 조회 8,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