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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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에쿠우스’ 개막
대학로 티오엠 1관
4월29일까지[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내 초연 43주년을 맞은 연극 ‘에쿠우스’가 지난 1일 다시 개막했다.‘에쿠우스’는 1일부터 내달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공연한다. 배우 안석환 전박찬 장두이 오승훈 정휘가 출연한다. ‘에쿠우스’는 극작가 피터 쉐퍼의 대표작으로 여섯 마리의 말의 눈을 찔러 법정에 선 17세 소년 알런과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의 이야기를 담았다. 신, 인간, 섹스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인간의 잠재된 욕망을 그렸다. 실화가 바탕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06 / 조회 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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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지붕> 소름 끼치는 폭력의 순환
“폭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고재귀 작가는 연극 을 쓰기 시작할 때 위의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한 개인에게 닥친 폭력,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자매의 몸부림. 작가의 결론은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이다. 연극 이 지난 1일부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 해 경기창작희곡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작품의 밀도가 높고 극적 완성도가 훌륭하다는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은 희곡은 올해 경기도립극단 제62회 정기공연이자 연극열전4 네 번째 작품으로 공동제작, 서울과 경기에서 차례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고재귀 작가, 류주연 연출(왼쪽부터)의붓아버지의 폭력이 끔찍했던 남매, 거칠고 끈적한 농담을 주고 받는 공사장 인부들, 그리고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사내의 등장 등 양철지붕 아래 공사장 함바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살기 위해, 자신이 받았던 폭력에 복수하기 위해 또 다른 폭력을 낳고 있는 끔찍한 반복이 펼쳐진다. 류주연 연출은 “이 작품이 최대한 이상하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런 이상한 모습이 현재 모습과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면 작품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열을 받으면 흡수하거나 차단하지 못하고 그대로 열기를 뱉어내는 양철지붕처럼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빛깔이 무대와 객석을 잠식하고 있다. 등에서 호연을 펼친 이서림이 여동생을 데리고 살아가는 유현숙 역을 맡았으며, 말 못하는 동생 유지숙 역의 이애린, 유현숙을 찾아 전국을 뒤지는 구광모 역의 이찬우, 쉼 없이 남매를 추근대는 노무자 정갑수 역의 강성해 등 경기도립극단원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폭력과 복수의 끝. 이제 행복이 오는가?폭력이 난무하는 야만적인 이 시대의 한 단편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연극 은 오는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며,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11.05 / 조회 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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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린당한 자매의 복수', ‘연극열전4’ 네 번째 작품 <양철지붕>
‘연극열전4’의 네 번째 작품 이 오는 11월 1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은 2011 경기창작희곡 공모전(경기영상위원회 개최)에서 대상을 수상, 고재귀 작가와 류주연 연출, 고선웅 예술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 함바집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통해 유린당한 한 자매의 삶과 복수, 결국은 또 다시 대물림 되는 폭력의 순환을 그린다.
배우 이서림이 여주인공 ‘유현숙’을 연기하고 이찬우, 한범희, 조영선, 강성해 등 경기도립극단 배우들이 참여했다.
은 11월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하고, 11월 22일부터 4일간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10.05 / 조회 10,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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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상상력으로 다시 태어난 신라 설화, 연극 <꽃이다>
"용모가 세상에 견줄 이가 없었으므로 깊은 산이나 못을 지날 때면 번번이 신물들에게 붙들림을 입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헌화가'의 주인공, 수로부인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는 글이다. 그런데 절세미인으로만 기록된 수로부인이 역사 속의 능동적인 주체로 다시 태어났다. 바로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 에서다. 지난 21일 진행된 프레스콜 현장에서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다시 태어난 신라시대 설화를 만나볼 수 있었다. 는 의 홍원기 작가와 박정희 연출이 만나 함께 무대에 올린 연극이다. 홍원기 작가는 '삼국사기'에 나와 있는 당시 신라의 정치적 상황을 수로부인 설화에 결합시켜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이 연극에서 수로부인은 자신의 미모를 탐한 용에게 납치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치적 의도를 품고 스스로 용의 제물이 된다. 수로부인 외에도 많은 인물들이 를 통해 새롭게 생명력을 얻었다. 수로부인의 남편 순정공과 화랑 득오, 무당 겁네를 비롯해 성채 건설에 동원된 남편들을 돌려달라며 목숨을 걸고 농성하는 아낙들까지 다양한 인간군상이 어울려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야기의 중심 수로부인은 의 서영화가, 그녀에게 꽃을 따다 바치는 할배 역은 의 정재진이 연기한다. 이용이가 무당 검네를, 의 이승훈이 화랑 득오를 맡았고, 의 김정호가 순정공으로 분한다. 이 밖에도 유병훈·호산·이서림·임성미 등이 출연한다. 성채 건설에 동원된 남편들을 돌려달라며 농성하는 아낙들목숨을 걸고 아낙들의 농성을 이끄는 무당 검네(이용이)작품 속 이야기처럼 무대도 독특하게 꾸며졌다. 고색의 나무널빤지로 단출하게 마련된 무대를 물이 둘러싸고 있고, 배우들의 움직임에 따라 그 물 위로 크고 작은 파동이 일어난다. 의 여신동 무대디자이너가 고안한 무대다. 의 심새인 안무가가 구상한 역동적인 춤도 함께 어울려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는 신라시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오늘날을 살아가는 서민들의 애환과 정치가들의 복잡다단한 정략다툼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배우들이 주고받는 독특한 말투의 대사들도 듣는 맛이 있다. 수로부인(서영화)에게 절벽 위 꽃을 따다 주겠다고 약속하는 할배(정재진)마을처녀를 용에게 바치는 무당 검네와 사람들 수로부인(오른쪽, 서영화)는 용각시 대신 자신이 용의 제물이 되겠다고 나선다. 화랑들의 권력다툼는 10월 7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9.24 / 조회 9,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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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엄마들에게 추천하는 공연들
이 시대 엄마들의 가슴을 위로해 줄 공연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걸걸걸걸’은 네 명의 여고 동창생들을 통해 유쾌한 재미와 날카로운 풍자를 함께 보여준다. 이번 공연에는 왕년의 인기스타인 이하얀, 안소영 등의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전국 투어로 10월 말부터 12월까지 다양한 지역의 관객을 만난다. 작품은 ‘엄마’와 ‘딸’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는다. 이 시대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중년 여성이라면 가슴을 울리는 연극 한 편은 어떨까. 중년 여성의 고민, 시원하게 웃고 털자! 연극 ‘걸걸걸걸’ 윤당아트홀, 11월 30일까지 연극 ‘걸걸걸걸’이 올해 초 대학로 무대에 오른 뒤 강남의 윤당아트홀에서 앵콜 무대를 가진다. 이 작품은 초연 당시 중년 여성들의 고민과 아픔을 유쾌하게 담아내며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연극 ‘걸걸걸걸’은 ‘잘난 걸, 이쁜 걸, 꼬인 걸, 웬?걸’의 줄임말이다. 여고 동창생 네 사람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은 부부의 사랑, 갱년기, 여성으로서의 자아 등 다양한 문제를 풀어낸다. 또한, 사회 전반적인 문제인 낙태, 자살 문제 등을 다룬다. 연극 ‘걸걸걸걸’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드러내며 ‘행복에는 정답이 없다’는 점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작품 속 여고 동창생인 네 사람은 33년 만에 찜찔방에서 마주친다. 이들은 얼굴과 성격도 모두 제 각각이다. 제 잘난 맛에 사는 우등생 잘난 걸 ‘나잘난’, 예쁘기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예쁜 걸 ‘진선미’, 매사에 불만으로 가득 찬 꼬인 걸 ‘금냉정’, 찜질방 청소부로 십 년을 살아온 욕쟁이인 웬걸 ‘안복순’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이들에게 벌어지는 찜질방에서의 사건은 웃음과 함께 삶의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공연에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장악했던 중년 여배우들이 새로운 연기를 선보인다. ‘나잘난’ 역으로는 이하얀이 공백을 깨고 무대에 선다. 영화 ‘그 섬에 가고 싶다’, ‘애마부인’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안소영은 초연에 이어 ‘진선미’ 역을 연기한다. ‘금냉정’ 역은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유혜리가 맡았다. 뮤지컬 ‘메노포즈’의 무대에 섰던 진아라도 ‘금냉정’ 역으로 출연해 유혜리와 번갈아 출연한다. ‘안복순’ 역에는 오랜 시간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했던 변아영이 함께한다. 가슴 속 담아놓은 설움 쏟아내기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부산, 수원, 포항, 구미, 전주 등에서 공연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전국의 ‘엄마연극’을 신드롬을 탄생시켰다. 작품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담아 공감을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2009년 초연해 ‘2009년 국회대상’에서 ‘올해의 연극부문’을 수상했던 작품이다. 2010년에는 뉴욕에서 공연을 펼쳐 전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관객의 입소문으로 인기를 얻어 지금까지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작품은 엄마와 딸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담았다. 명문대를 졸업한 딸 ‘미란’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 어느 날 ‘미란’은 연락도 없이 친정집을 찾아온다. 친정집은 모두 타지로 떠나버려 엄마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 ‘미란’은 밥도 잘 챙겨 먹지 않는 엄마의 모습에 화가 난다. 하지만 엄마는 연락도 없이 내려온 딸이 걱정돼 속상해한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직감한다. 이번 공연은 강부자와 전미선이 전국 공연에 직접 참여한다. 두 사람은 2009년 초연부터 함께해 온 사이로 더욱 깊은 호흡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투어공연으로 수원, 부산, 포항, 구미, 전주, 대구, 원주의 관객을 만날 계획이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06 / 조회 1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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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프랑스어권 세계의 현대극을 맛보라, 연극 ‘유리알 눈’
선명한 윤곽, 높은 채도, 잔뜩 올린 밝기의 인물 사진은 어지럽다. 사진에 인물을 부각하고 싶었다면 배경이 조금 단순해도 좋았으련만. 화분, 책상, 조명, 양초 등 어지러이 놓인 물건들이 시선을 분산시킨다. 구도 배치 역시 만족스럽지 못하다. 전형적인 가족사진 형태를 띄고 있다. 그런데 저들이 가족이라고 하기에는 씁쓸할 만큼 친해 보이지 않는다. 거기다 닮은 사람도 없고, 나이 차도 가늠할 수 없다. 조금 자세히 살펴보자. 몇 가지 사실이 포착된다. 모두가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모두 몸은 한 곳을 향해 있지만 표정과 시선은 다른 곳에 다다른다. 한 사람은 옆을 흘겨보고 있고 한 사람은 미심쩍은 눈동자로 쳐다보고 있다. 남자 옆에 쓸쓸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여인의 포즈도 의문을 남긴다. 팔을 반쯤 구부려 힘없이 남자에게 들려있다. 마네킹, 혹은 바비 인형을 연상시키지만 사람만한 인형이라니 꿈에 나올까 무섭다. 뒤로 보이는 여자 역시 이상한 건 마찬가지다. 3세에서 6세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하얀 드레스 인형을 꼭 쥐고 있다. 아니, 머리채를 잡고 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이상한 행동, 이상한 표정, 안 어울리는 4인방! 과연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독특한 글씨체의 제목과 얇은 글씨체의 프랑스어는 포스터의 어수선함을 가중시키며 궁금증을 유발한다. 연극 ‘유리알 눈’은 인형을 만드는 아틀리에에서 하루 반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 작품은 퀘백의 유명 작가 미셀 마크 부샤르의 신작으로 작가의 문학성과 연극성에 한국 베테랑 배우들이 만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극단 ‘프랑코포니’에는 불문학자인 임혜경, 까띠 라뺑 두 교수가 중심이 돼 프랑스어권 희곡을 소개하고 무대화하는 단체다. 지난 2009년에 공연된 연극 ‘고아 뮤즈들’을 시작으로 프랑스어권 세계의 현대극을 찾아 번역하고 문화상호적인 만남의 장을 만드는데 힘쓰고 있다. 프랑스인 까띠 라뺑 교수가 연출을, 임혜경 교수가 번역과 드라마투르그를 맡은 이번 연극 ‘유리알 눈’은 오는 2월 23일부터 3월 13일까지 산울림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27 / 조회 5,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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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눈물샘을 자극하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
사랑, 스웨터, 아랫목처럼 떠오르기만 해도 푸근해지는 단어가 있다. 그중 우리의 마음을 가장 따스히 보듬어주는 것은 아마 ‘엄마’라는 낱말일 것이다. 놀라거나 당황하면 으레 자신도 모르게 ‘엄마야’라고 내뱉듯이 늘 엄마는 우리를 안심시키는 존재다. 그 어느 누가 손가락질하더라도 내 엄마만큼은 나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해줄 게 분명하다. 바라는 것 없이 오직 주는 사랑만 하는 엄마는 우리 마음속에 단단한 버팀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포스터에 그려진 배우 강부자의 모습 역시 ‘엄마’하고 부르면 두 팔을 벌려 나를 안아줄 것 같은 푸근한 엄마의 모습 그대로다. 해사하게 웃는 엄마와 딸 그 둘의 얼굴에서 왠지 모를 슬픔이 묻어난다. 웃고 있지만 딸의 눈에는 슬픔이 그득하다. 웃어도 눈물이 나는 그들은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가족 모두가 타지로 떠나고 아버지도 없는 친정집에서 홀로 쓸쓸히 전기장판 온기에 의지하며 지내는 엄마와 혼자 잘나서 잘사는 줄 알던 못된 딸의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 날 연락도 없이 친정으로 찾아온 딸, 엄마는 딸의 모습을 보고 직감적으로 마지막임을 알아챈다.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했는데 엄마 가슴에는 또 하나의 멍울이 남게 됐다. 사는 동안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단연 엄마일 터이다. 처음 단어를 배울 때부터 수많은 단어를 구사하게 된 지금에도 ‘엄마’라는 단어는 항상 입에 달고 산다. 언어소통이 전혀 불가해 보이는 갓난아이도 엄마와는 기가 막히게 말이 통한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늘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엄마와의 가슴 아픈 이별을 무대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엄마와 딸의 마지막 2박 3일간을 담아낸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256회 공연을 해오며,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연극은 제10회 ‘2009 국회대상’ 올해의 연극부문수상작, 인터파크 2009 티켓파워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대한민국 연극 최초 해외투어로 관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다시 한번 앙코르 공연을 여는 연극 ‘친정엄마와 2박 3일’은 오는 9월 10일부터 11월 12일까지 성균관대학교 새천년홀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08 / 조회 17,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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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와 2박 3일> “또 떠나요”_전미선
“어미는 새끼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합니더.” 아들 탁구를 위해 복수의 화신으로 변신하는 독한 모정의 주인공 제빵왕 김탁구’의 탁구엄마, 배우 전미선이 연극무대에 선다. 그녀에게 은 ‘엄마’라고 부르는 강부자 선생님과 2009년 1월부터 서울, 대구, 광주, 전주 등 전국과 LA투어를 이어가고 있는 특별한 공연이다. 을 홍보 할 수 있는 인터뷰라는 말에, 드라마 촬영장이 있는 청주에서 단숨에 달려왔다. 시청률 40%, 13만 관객_배우 전미선 “인터뷰를 끝내고 바로 촬영장으로 가야 해서 탁구 엄마 머리를 하고 왔다, 기사를 보는 분들이 헷갈려 하겠다(웃음)”며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배우 전미선. 인터뷰 시작 5분 만에 “A형 이시군요”라는 것을 알아차릴 만큼, 그녀는 세심하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다. “애교 많고, 살가운 성격이 아니에요. 그래서 초반에는 (강부자) 선생님께 죄송해서 연락을 잘 못하기도 했었어요. 마음으로는 생각하면서도, 한 번 못하기 시작하면 죄송한 마음 때문에 주저하다가 결국 연락을 못하는 게 되는 거 있잖아요. 정말 안되겠다, 싶어서 용기 내서 전화 드리고. 다행스럽게도, 선생님은 제가 선생님을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주세요(웃음).” 문화계에 ‘엄마열풍’을 몰고 온 원조 격인 연극 은 제 10회 ‘2009 국회대상’, ‘2009 인터파크 골든티켓 어워즈’ 티켓파워상, 9주 연속 티켓판매 1위 공연이자 대한민국 연극 최초로 해외투어에 나선 공연이다. 총 256회 공연 동안 동원 관객 수만 13만명에 이른다. “공연 관계자 분에게 연극으로 전국, 해외공연을 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어요. 오픈런에 가까운 정도로, 앵콜공연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도 감사한 일이에요. 은 끝날 수가 없는 내용인 것 같아요,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잖아요.” 신파요? 신파 아닙니다 은 죽음을 앞둔 딸이 친정집에 와서 친정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2박 3일간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절절해지는 공연은 손대면 톡하고 터질 것만 같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눈물이 난다, 심금을 울린다고 하니까 “너무 신파 아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장르를 생각하지 말고 무대에 엄마와 딸이 있다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관객들을 울리려고 있는 무대가 아니라, 엄마와 자식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가 무대에 서 있는 거에요. 저도 그렇고, 엄마한테 미안하거나, 또 싸우다 보면 울기도 하고 그렇잖아요(웃음). 정말 우리들의 이야기인 거죠.” 강부자, 전미선을 포함한 무대 위 배우들은 무대에서 많은 눈물을 흘린다. 감정을 주체 하지 못해서 공연이 끝난 커튼콜 순간에도 눈물범벅이 되기 일쑤다. “커튼콜 순간에는 강부자 선생님, 저, 관객들이 다 한 마음이 되는 것 같아요. 꾹꾹, 울음을 참던 남자 관객들도 그 때는 펑펑 우세요. 우리나라 남자분들은 울음을 참는 게 습관이 되어 있잖아요, 결국 마지막에 참고 참다가 확 터뜨리세요. 을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가 이거였어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엄마가 있다는 거. 관객 분들은 마음에 있는 ‘엄마’를 생각하면서 우시고, 저는 매 공연 때 마다 ‘내가 우리 엄마한테 이렇게 못했네, 우리 엄마한테 잘해야겠네’라는 생각에 울어요.”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와 연극 을 관통하는 단어는 ‘엄마’다. 전미선은 실제로도 ‘제빵왕 김탁구’ 미순 만큼 강인한 세살배기 아들의 엄마이자, 의 딸만큼 무뚝뚝하지만 깊은 속정을 가진 딸이다. 연기 재미 푹_ 다음 행보, 저도 궁금합니다! “일 때문에, 친정엄마가 아들을 봐주고 계세요. 공연이 끝나면 ‘정말 집에 가서 엄마한테 잘해야지’ 이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막상 엄마랑 이야기를 하면 저도 모르게 짜증을 내고, 티격태격 해요. 모녀 사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웃음). “엄마, 사랑해”하고 안아주기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걸 못해서 그냥 엄마 엉덩이를 슬쩍 쳐주고(웃음). 공연에 “엄마 사랑해, 고마워”라는 대사가 나오거든요. 저희 엄마한테 직접은 못했지만, 공연을 보러 오신 엄마한테 전하는 메시지가 됐어요. 저희 엄마는 엄마의 엄마, 할머니를 생각하시면서 우셨대요.” 1989년 로 데뷔, 등에 출연하며 하이틴 스타로 활동했던 그녀는 “그 때 시절을 배우로 활동했던 시간이라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 20년 차라고 하지만, 연기를 제대로 해보자고 마음 먹은 건 7,8년 정도 인 것 같아요. 솔직히 그 때만 해도 ‘연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그렇게 간절하지 않았어요. 성격이 굉장히 내성적인데, 그 때는 감독님들이랑 말하는 것도 어렵고, 여기저기 나가서 말하는 것도 힘든 거에요. 지금 생각하면, 철도 없었고 융통성도 없었던 것 같아요. 연기랑 더불어서 다양하게 잘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후회를 많이 해요. 사실 지금도 TV 프로그램을 나가거나, 인터뷰 하는 걸 잘하는 건 아닌데 노력하고 있어요, 잘하려고(웃음).” 배우 전미선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한다며 웃는 그녀는 늦게 깨달은 연기욕심을 조금 더 뜨겁게 태워볼 생각이다. “하다가 쉬면 못하게 되는 게 연기에요. 열심히 해야 늘거든요. 끊임없이 하다 보면, 모자란 부분을 채워지고, 또 많이 하다 보면 잘하게 되지 않을까요? 혼나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브라운관에서 ‘버팀목 중견 연기자들의 파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참배우, 전미선. 연극 앵골공연에서 파트너 강부자 선생님에게 어떤 배움을 얻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는 그녀. 연기 재미에 푹 빠진 배우 전미선의 다음 걸음걸이가 궁금해진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8.24 / 조회 1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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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원작에 연극적 볼거리와 재미를 더한 연극 ‘비계덩어리’
모파상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비계덩어리’가 이달 4일부터 원더스페이스 동그라미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이 연극은 탄탄한 소설 원작을 뼈대로 한국적 상황과 연극적 볼거리가 맞물려 새롭게 번안된 작품이다. 소설 ‘여자의 일생’ 등의 세계적인 작품을 남긴 모파상은 일생동안 매독과 편두통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던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들은 그의 불행한 내면을 반영한다. 특히 염세적인 인물 설정에 있어서 더 그렇다. 그는 그러한 인물들을 객관적으로 묘사함으로 인물의 이중성과 추악함을 더욱 극대화시킨다. 연극 ‘비계덩어리’ 또한 이를 바탕으로 인간내면의 뿌리 깊은 이중성과 탐욕, 위선을 꼬집는다. 다소 어둡고 심각해 질수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연극은 구태환 번안으로 부드럽고 매끄럽게 다져졌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 그 중간 위치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도록 연극적 재미를 더했다. 배경은 6.25 남북전쟁이 한참인 한반도다. 서울의 유력자, 창녀 수향을 포함한 7명이 부산으로의 피난을 위해 마차에 승차했다. 대전에 이른 일행은 국군대위의 검문을 받고 잠깐 머물게 됐다. 그들은 모두 통행증을 소지하고 있지만 국군대위는 보내줄 생각을 않는다. 7명의 승객은 발을 동동 구른다. 군군대위의 요구는 창녀 수향, ‘비계덩어리’와의 잠자리였다. 연극은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만나려야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한데 뭉쳐 놨다. 잡지사를 운영하던 배부장 부부와 민주주의자 오병구, 막걸리 장사로 돈을 번 이춘삼 부부와 수녀, 젊은 창녀 수향이 그렇다. 그들은 권위와 신분을 일단 접고, 머리를 하나로 모아 창녀 수향을 설득해 탈출할 궁리를 한다. 그들이 굶주릴 때 그들과 떡을 나누며 친절을 베풀던 창녀 수향이다. 그들의 관심은 일단 자신의 생존 자체에만 있다. 자신들에게 피해가 번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들은 탈출이란 목적달성을 위해 희생의 참의미와 삶의 참된 원리까지 거론하며 창녀의 희생을 은근 강요한다. 관객들은 그들의 노골적인 모습을 보며 현 사회의 뿌리 깊은 비양심의 비명소리를 듣는다. 그나마 수녀가 그 중립의 자세를 지키는 듯 보이지만 그야말로 수향이 장교에게 몸을 내어주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처럼 양심과 원칙이 극한점을 만나 무너지고, 그 자취마저 찾아보기 힘든 시점에서 수향의 불행은 이미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듯 씁쓸함을 더한다. 무대는 7개의 방이 둘러져 당시 한옥 마당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소박하고 차분한 무대와 집 주인은 그들의 난잡하고 추한 내면,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부조리와 대조적이다. 한편 극중 이춘삼은 신분을 감추고 지키려는 인물들 사이에서 감초역할을 제대로 해낸다. 감칠맛 나는 사투리, 실감나는 연기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춘삼을 되짚어보면 그는 먼저 기본적인 양심과 원칙을 저버리는 비열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높은 사람에게 비비고, 낮은 사람들을 유인해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입장을 몇 번이고 바꾼다. 결국 수향은 다수를 위한 희생을 자처한다. 목표를 달성한 두 부부커플은 어깨춤을 추며 모두는 목적지로 떠날 채비를 한다. 그들에게 수향은 다시 ‘부끄럽고 천한 여자’다. 마지막 에필로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마차에 몸을 실은 그들의 모습이다. 무표정의 그들은 유쾌한 음향과 함께 관객들에게 씁쓸한 미소를 남긴다. 뉴스테이지 김미성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10 / 조회 18,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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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 2010서울연극제-2] 나는 과연 무죄인가, 연극 ‘심판’
보이지 않는 감옥 속에 갇힌 현대인의 초상 “누군가 요셉 K를 중상모략 했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는 아무런 나쁜 짓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 날 아침 체포되었기 때문이다(카프카의 ‘심판’ 시작 부분).”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은 고통스럽다. 당황한 독자들은 한시도 머물고 싶지 않은 그 세계에서 ‘구원’되기를 원하나 카프카는 탈출구를 마련해놓지 않았다. ‘심판’에는 보이지 않는 특정 권력에 의해 생일 날 체포되는 요셉 K가 등장한다. 그는 죄목도 모른 채 체포됐으며 그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기는 독자도 마찬가지. 그러므로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해결점은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죄를 모르기에 무죄를 입증할 수도 없는 주인공 요셉 K는 그렇게 승리가 불가능한 게임을 시작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스로’ 말려든다. 특이한 것은 체포가 그의 일상생활에 어떠한 제약도 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렇듯 재판은 어느 지점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그러나 필연적으로 ‘목격’됐다. 억압돼 있으면서도 자유로운 그는 평범한 일상생활을 유지하려 노력하나 ‘목격’된 재판에 의해 혼란을 겪게 된다. 요셉 K의 방에서 그의 생일을 알리던 달력은 어느 순간 사라지고 그의 일(평일)과 휴식(일요일)이 엉켰으며 시간의 흐름과 날의 변화는 의미 없는 것이 돼버린다. 요셉 K는 불안과 대책 없음으로 정체성을 잃어간다. 카프카가 ‘심판’을 집필할 당시 배경으로 삼은 시대적 상황을 배제하더라도, 이 작품은 체제 속에서 불안해하는 인간의 심리를 예리하게 그려내므로 현대인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심판’에서 재판은 한 개인의 특별한 경험이 아닌, 인간의 삶 전반을 상징한다. 요셉 K의 재판 과정은 발버둥 칠수록 단절되는 인간의 고독을 대신한다. 요셉 K는 투명하지 않은 재판에 저항하면서도 동시에 끌려간다. 종국에는 ‘개 같은’ 죽음이다. 2007년 극단 실험극장이 선보인 연극 ‘심판’은 ‘2010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으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무대는 작품이 전하는 답답한 만큼 삭막하고 어둡다. 결코 넘을 수 없는 서류보관함으로 이뤄진 높은 양 벽은 차갑다.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상징하는 문(혹은 벽)에는 안과 밖을 볼 수 있도록 얇은 틈이 있다. 그 안의 내부 공간들(방)은 조명으로 구분된다. 얇은 벽만으로 가린 서로의 생활을 엿보면서도 철저하게 외면하는 인간들의 관계는, 막이 없어지고 뚫려있음에도 소통하지 못하는 무대 위의 인물들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시종일관 극장을 감싸는 음악은 낮고 불안하며 배우들은 유쾌하지도, 지나치게 우울하지도 않다. 그저 나, 또는 남의 재판(삶)을 구경할 뿐이다. 극단 실험극장의 연극 ‘심판’은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이는 만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에 대한 묘사와 동선을 매혹적이었지만 다소 산만한 느낌이 있다. 분산되는 시선은 요셉 K의 혼돈과 관객의 혼란을 동일시 시켰으나 때문에 완벽한 집중을 방해했다. 모두가 알고 있으나 대부분이 어려워하는 카프카의 ‘심판’을 통해 현대인의 자화상을 표현하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직설적인 대사 등의 전달방법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큰 기대가 있어야 아쉬움도 남는 법. 연극 ‘심판’은 무대, 배우들의 연기, 구성, 표현 방법 등을 통해 50년이라는 극단 실험극장의 역사가 실로 거대한 것임을 확인시켰다. 카프카의 ‘심판’에 도전한 극단 실험극장의 무대에는 관객과 소통하려는 시도가 엿보였고, 그 시도가 결국 성공했음을 알리며 막을 내렸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5.07 / 조회 19,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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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무대 더해진 서울연극제, 오는 27일 개막
올해로 서른 한 번째를 맞는 ‘서울연극제’가 오는 28일 개막해 5월 2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다. 8편의 공식참가작과 함께 6편의 실험무대가 더해진 것이 큰 특징이다. 2010년 서울연극제 기자간담회가 지난 23일 대학로 연습실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최종원 서울연극제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각도에서 연극제를 재탄생시키고 싶었다”고 말하며, “어려움 속에서 이어오면서 우리들만의 축제로 끝나왔던 연극제이지만 이제 시민들과 함께 나눌 것”이라며 올해의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박장렬 서울연극협회장은 연극제를 통해 선보일 작품을 두 가지로 분류해 소개했다. 지난 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8편의 공식 작품들은 극단 실험극단의 , 극공작소 마방진의 등 기존에 소개되었던 작품을 비롯, 극단 우투리의 , 극단 창파의 등의 창작 초연작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연극의 실험무대를 지원하는 ‘미래야 솟아라’ 참가작엔 총 여섯 작품이 나섰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세 편의 단편이 작가의 시각으로 펼쳐지는 극단 인의 은 “요즘 무대에서 만나볼 수 없는 진지하고, 사색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으며, 라나앤레오의 는 “연극과 영상이 교차된 실험적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극제에서는 일반관객 60명으로 구성된 관객 평가단이 공식참가작을 관람 후 리뷰를 쓰고 작품 심사에 표를 던지는 등 적극적일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 공식참가작 공연 일정기간작품명단체명극장4.28-5.2부활, 그 다음극단 완자무늬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4.30-5.9심판극단 실험극장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5.5~5.9리회장 시해사건극단 우투리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5.11-5.22내일은 챔피온애플씨어터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5.12-5.16들소의 달극공작소 마방진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5.13-5.16감포사는 분이, 덕이, 열수극단 이루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5.14-5.22홍어극단 은행나무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5.19-23옥수수 밭에 누워있는 연인극단 창파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미래야 솟아라! 공연일정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기간작품명단체명5.17홀맨(Hall man)씨어터제로5.18떠나는 사람들무브먼트 당당5.19잃어버린 시간들극단 인5.20나비효과 24극단 화5.21세 마녀 이야기극단 원형무대5.22하이! 스마트월드라나앤레오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4.26 / 조회 2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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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10월 2주>
주간 공연 예매 랭킹 공연계, 춘추전국시대 10월 둘째 주, 공연계는 ‘연극의 강세, 절대 강자의 부재’였다. 앵콜공연 개막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연극 이 뮤지컬, 연극, 클래식을 통틀어 전체 예매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배우 봉태규의 첫 연극 진출작 앵콜 이 5단계 순위 상승하며 2위에 올랐다. 폐막을 2주일 남짓 앞두고 있는 뮤지컬 이 3위에, 전국투어에 들어간 뮤지컬 대구공연이 무려 8단계 순위상승하며 순식간에 4위로 올라섰다. 18일 대구공연을 마치게 되는 브레드리틀은 오는 10월 31일부터는 고양아람누리에서 그 매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크박스 뮤지컬 이 5위에 올랐다. 앨비스프레슬리의 음악으로 엮어낸 뮤지컬 넘버, 조연배우들의 코믹 감초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는 은 신나는 커튼콜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작지만 강한 힘, 연극열전 의 힘도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 대학로 공연이 각각 두 단계씩 순위상승하며 나란히 6위, 7위에 자리했다. 대학로 뮤지컬의 자존심 가 9위에 올랐다. 서울 공연에 나선 뮤지컬 의 랭킹 진입도 눈에 띈다. 10년 만에 뮤지컬로 돌아온 윤도현과 의 주인공 강태을이 주인공으로 나선 뮤지컬 이 티켓오픈과 동시에 랭킹 10위에 자리했다. 윤도현, 강태을과 함께 캐스팅됐던 배우 신동욱은 성대결절로 인해 출연연기 됐다는 소식이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24년 만에 첫 내한공연! 24년 만에 찾아오는 전설적인 락밴드, 건즈 앤 로지스의 이 티켓오픈과 동시에 랭킹 1위에 올랐다. 국내 메탈팬들에게 전설로 불리는 건즈앤로지스는 이번 공연을 통해 기존 ‘DON’T CRY’,’NOVEMBER RAIN’을 비롯한 기존 히트곡과 최근 발매한 ‘CHINESE DEMOCRACY’의 수록곡을 부르는 폭발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역대 최강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이 무려 7단계 순위상승하며, 2위에 올랐다.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트럼펫의 거장 엔리코 라바(Enrico Rava), 재기 넘치는 편곡이 돋보이는 유럽 재즈 피아니스트계의 젊은 피 야론 허만(Yaron Herman), 파격적인 메이크업과 의상, 독특한 목소리와 창법을 지닌 포르투갈 출신의 보컬리스트 마리아 조앙(Maria Joao)이 을 통해 국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관객들의 손놀림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규모 공연을 준비중인 이승철의 이 3위에, 공연계의 최강형제로 우뚝 선 김장훈, 싸이의 가 4위를 기록했다. 이번 주 공연을 앞두고 있는 박효신의 가 5위, 지난 주 토요일 막을 비의 이 6위에 자리했다. 폭포수 특수효과, 세련된 무대세트와 25곡의 노래를 열창한 비의 열정이 무대와 객석을 가득 채웠다는 평이다. 부산 공연이 그 뒤를 이어 새롭게 7위에 올랐고 가 8위, 뮤토피아 시즌2 공연에 들어간 이승철의 충주공연이 무려 14단계 상승하며 9위에 올랐다. [2009.10.5~2009.10.11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 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10.12 / 조회 2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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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동산> 가감 없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
영문본을 참고로 했지만 직접 번역까지 맡은 구태환 연출의 굳은 각오는 ‘체홉이 써 놓은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에 있었다. 극단 수(秀)의 2008 고전시리즈 마지막 작품이자, 올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공식 초청작인 연극 이 본 공연에 앞서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미리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홉의 작품으로 1904년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초연한 은 러시아 남부 벚꽃동산을 중심으로 몰락하는 지주계급과 새로운 세대의 교체를 희극적 해프닝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삶이 가진 비극성과 부조리함이 돋보여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 속에 자리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간 공연 여건에 맞게 다듬어져 선보였던 체홉의 을 원 희곡 그대로 사실적으로 선보이겠다는 이번 무대는 인터미션을 제외하고 2시간 30분 가량의 러닝타임이 예상된다. 공개된 3막은 주인공 라네프스까야 부인 가문의 토지인 벚꽃동산이 경매에 얽힌 사건을 다룬 부분으로, 신나는 무도회 장면과 경매에 넘어가지 않기를 바라는 라네프스까야의 불안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라네프스까야 역을 통해 첫 연극무대에 서는 강효성은 과거 다른 작품에서 구태환 연출과 함께 작업했던 것이 인연이었다고 말하며 평소 “삶에 대한 묵직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뮤지컬은 생선의 오동통한 살을 먹는 과정이라면 정극은 뼈에 붙어 있는 살을 발라 먹는 느낌”이라는 그녀는 “라네프스까야는 소녀 취향이 강하고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여자”이며 “내 안에 담긴 두 가지 모습 중 닮은 하나”라고 설명했다. 구태환 연출은 “작가의 말년 작이라 인생의 허망함이 그대로 드러나며, 꼭 작품에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키는 체홉 작품이라는 것을 보면, 늙은 하인 피르스가 꼭 체홉의 말년 모습인 것 같아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고 이야기 했다. 피르스 역은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에서 탄탄하고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원로배우 류순철이 맡는다. 또한 라네프스까야의 젊은 하인 야샤 역을 맡으며 구태환 연출과 같이 세 번째 연극을 하고 있는 데니안은 “연극 연습과 공연을 통해 스스로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느끼고 매 순간의 즐거움과 재미가 있다”고 말하면서도 “언제든 작품을 할 의향이 있다”며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을 밝히기도 했다. 다음 번에도 구태환 연출과 같이 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는 “생각 좀 해보겠다”며 좌중의 웃음을 터트리기도. 국내에 체홉 작품이 어느 해 보다 풍년인 지금, 극단 수(秀)의 연극 은 오는 9월 18일부터 약 한 달간 남산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연극 미리 보기즐거운 무도회의 한 때.강효성이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열연하는 데니안.곧 닥칠 어둠의 그림자를 모른 채.벚꽃동산은 경매에 넘어갔을까? 공연의 한 장면을 선보인 후 모두 자리한 배우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8.09.11 / 조회 13,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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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생문>진실은 항상 비루하다
‘진실’은 묘한 존재다. 사람들은 마치 빛나는 보물이나 되듯 혈안이 돼서 찾지만, 이를 대면하기란 쉽지 않은 데다 힘들게 찾아냈다 하더라도 우리가 바라는 모습으로 나와 주는 법이 별로 없다. 오히려 그 초라하거나 추악한 모습에 충격 받곤 한다. 곱게 치장된 거짓이 진실보다 위대하고 빛나 보일 때, 우리는 무엇을 취해야 할까. 연극 은 이런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숲 속에서 벌어진 한 살인사건. 그런데 그 사건에 연루된 네 사람의 이야기가 각각 다르다. 한 명의 죽음을 둘러싼 이들의 이야기가 모두 비장하고 숭고하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제외하면 이상할 정도로 다르다. 사실은 단 하나. 한 사람이 칼에 찔려 죽었다는 것, 그 뿐이다. 연극은 네 명의 진술자들의 진술를 토대로 네 가지 버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산적이 말하는 하나의 이야기는 무협소설을 보듯 시원한 결투씬과 장대함이 보이고, 여인이 말하는 다른 하나는 안타까운 동정심을 유발한다. 죽은 이의 혼까지 불렀지만 그 이야기가 또 다르다.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걸까. 이 작품은 인간의 거짓말 욕망을 적나라게 보여주며 동시에 비루한 진실도 들춰낸다.거짓과 사실은 단지 종이 한 장 차이 만큼 거리이지만, 그 속에서 내포하고 있는 참을 수 없는 진실의 가벼움은 어쩐지 서글프기도 하다.진실보단 거짓이 사람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일지도. 은 일본 아쿠다카 류노스케 단편소설 ‘나생문’과 ‘덤불 속’을 영화화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의 동명영화를 무대에 올린 작품. 국내에서는 2005년 초연한 이후 작품성으로 공연 때 마다 주목 받고 있다. 이 작품에 무대 변화는 없지만 북소리와 조명,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4가지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 무리가 없다. 각각의 인물들이 말하는 그럴듯한 이야기도 흥미롭지만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역시 매력이자 강점이다. 데니가 연극 이후 이 작품의 무사로 다시 무대에 섰으며, 뮤지컬 스타 이건명도 이 작품으로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섰다. 이승호, 최용민, 서현철 등 베테랑 연기자들의 안정된 무대도 단단하게 받치고 있는 것도 매력. 사람의 거짓말 본능은 대부분 자신을 보호하는 데서 나온다. 이기적이고 고귀하지 못한 내면을 만천하에 드러내놓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 한 극단적인 사건에서 나타나는 이들의 거짓말 행태를 비난할 수만도 없는 게 모든 인간마음이 아닐까. 그래서 그들의 미화된 아름답고 숭고한 이야기에 정신이 팔리는 건지도 모른다.글 : 송지혜 기자(인터파크ENT song@interpark.com)
2008.06.04 / 조회 1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