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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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배우로 대학로 누비는 오만석 "두렵고 설레"
11일 막올린 연극 '3일간의 비' 각색·연출
美 작가 리차드 그린버그 작품 국내 초연
내달 개막 앞둔 '헤드윅'엔 5년 만에 주역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 다할 것"연극 ‘3일간의 비’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오만석(사진=이데일리 DB).[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오만석이 올 여름 배우와 연출가로 대학로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친다. 지난 11일 국내 초연으로 막올린 연극 ‘3일간의 비’(9월 1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는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뮤지컬 ‘헤드윅’(11월 5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주인공 헤드윅으로 출연한다.13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진행한 ‘3일간의 비’ 하이라이트 시연회에서 오만석은 “오늘까지는 연출가로 ‘3일간의 비’ 현장에 있지만 내일부터는 배우로 ‘헤드윅’ 연습에 들어간다”며 “설레면서도 두렵고 걱정도 되지만 연극도 잘 되는 걸 보면서 뮤지컬에도 누를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5년 만에 출연하는 ‘헤드윅’에 대해서는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오만석은 “이제는 체력적으로 딸리는 부분이 많아서 걱정이 많다”면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작품을 준비해 실망시키지 않는 무대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연극 ‘3일간의 비’ 캐릭터 포스터(사진=악어컴퍼니).오만석은 2008년 뮤지컬 ‘즐거운 인생’을 시작으로 ‘내 마음의 풍금’ ‘톡식히어로’ ‘트루웨스트’ 등의 연극과 뮤지컬을 연출했다. ‘3일간의 비’는 뉴욕 출신 작가 리차드 그린버그의 작품으로 1998년 퓰리처상 희곡 부문 후보에 올랐다. 한국 공연은 20년 만의 아시아 초연이다.오만석은 “워낙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라 기대를 많이 하고 대본을 봤는데 생각 이상으로 내용이 장황하고 친절하지 않아 각색이 필요했다”며 각색 이유를 설명했다. 지나치게 철학적인 이야기나 필요 이상으로 중복되는 부분은 덜어내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가미했다. 한국적인 감성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을 새롭게 꾸몄다.작품은 1995년과 1960년을 무대로 자식 세대와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각각 1막과 2막으로 구성했다. 1막에서는 유명 건축가 네드의 아들 워커와 딸 낸, 네드의 친구인 테오의 아들인 핍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막에서는 네드와 네드의 아내 라이나, 테오의 숨겨진 이야기가 그려진다.오만석은 “우리 작품의 특징은 1막과 2막이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르다는 것”이라면서 “각각의 동선과 대사를 비슷하게 구성해 반복적인 표현을 하는데 신경을 썼다”고 소개했다. 또한 “원작 작가가 염세주의적인 면이 있어서 작품을 보고 나면 멍한 기분 속에서 소주 한 잔 하고 싶은 기분이 들 수도 있다”면서 “좋은 사람들과 연극을 본 뒤 소주 한 잔 같이 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배우들은 1막과 2막에서 각기 다른 역할로 1인 2역 연기를 펼친다. 최재웅·윤박이 워커·네드 역을, 최유송·이윤지가 낸·라이나 역을, 이명행·서현우가 핍·테오 역을 맡는다.이윤지는 ‘클로저’ 이후 4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다. 그는 “한 작품에서 엄마와 그 딸을 동시에 연기하는 건 흔치 않은 경험이라서 이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면서 “‘클로저’ 이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느낀 것을 이 작품으로 후회없이 보여주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14 / 조회 2,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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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비' 윤박·이윤지·이명행, 1인2역 기대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윤지와 윤박 등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연극 '3일간의비'가 세 남녀의 인물 관계를 담은 1인 2역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연극 '3일간의비'는 2003 토니상 수상자인 미국의 유명 극작가 리차드 그린버그의 작품이다. ‘줄리아 로버츠’, ‘콜린퍼스’ ‘제임스 맥어보이’ 등 해외의 내로라하는 스타 배우들이 잇달아 출연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작가 특유의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언어를 통해 인물 간 섬세한 감정을 풀어나간다. 1995년과 1960년대의 다른 두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들여다 보는 작품이다. 첫 번째 포스터는 1995년 자식세대의 인물들을 담아냈다. 그림자가 드리운 회색빛 배경을 통해 워커-낸-핍 세 인물의 불안정한 관계와 암울한 모습을 그렸다.이와는 대조적으로 1960년 부모세대의 이야기를 담은 두 번째 포스터는 따뜻하고 생기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네드-라이나-테오 의 과거 인물들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나에게 3일간의 비가 내렸다…”란 카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한편 이번 국내 초연 연출은 배우 오만석이 맡았다. 최재웅, 윤박, 최유송, 이윤지, 이명행, 서현우 등 6인의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나온다. 7월 11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9월 10일까지 공연한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6.22 / 조회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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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남녀에게 3일간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오만석 연출의 연극 '3일간의 비'
7월 11일 초연 앞서 홍보 영상 공개
윤박·이윤지·이명행 등 실력파 참여연극 '3일간의비' 스팟영상(사진=악어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3일간의비'가 오는 7월 11일 국내 초연을 앞두고 스팟 영상을 공개했다. 공연제작사 ㈜악어컴퍼니는 1일 오전 공식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연극 '3일간의비' 스팟 영상을 선보였다. 스팟 영상은 제목 '3일간의비'를 암시하듯 강렬한 빗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한 남자와 두 남녀의 실루엣이 교차되고 ‘1960년 4월 3~5일 삼일간 비’라는 기록 장면이 등장한다. 영상은 과연 세 남녀에게 3일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2003 토니상 수상자인 미국의 유명 극작가 리차드 그린버그의 작품이 원작이다. 해외에서는 줄리아 로버츠, 콜린퍼스, 제임스 맥어보이 등 스타배우들이 출연한 화제작이다. 리차드 그린버그 특유의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언어와 인물간 섬세한 감정을 풀어나가는 서정적 작품이다.연극 '3일간의비'는 1995년과 1960년대 다른 두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들여다 본다. 국내 초연에서는 배우 오만석이 연출을 맡았다. 최재웅, 윤박, 최유송, 이윤지, 이명행, 서현우 등 6인의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한편 연극 '3일간의비'는 오는 7월 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막을 올린다. 프리뷰 티켓 오픈은 6월 8일 오전 11시에 진행한다. 인터파크 예매사이트를 통해 오픈하며 해당 회차는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총 4회차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6.01 / 조회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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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석 연출 ‘3일간의비’…이윤지·윤박 무대 선다
연극 ‘3일간의 비’ 티저포스터(사진=악어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 초연하는 연극 ‘3일간의비’(원제 Three days of Rain)가 티저포스터를 공개했다. 2003 토니상 수상자인 미국의 유명 극작가 리차드 그린버그의 작품이다. ‘줄리아 로버츠’, ‘콜린퍼스’ ‘제임스 맥어보이’ 등 해외의 내로라하는 스타배우들이 잇달아 출연을 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리차드 그린버그 특유의 은유적이고 함축적인 언어를 통해 인물간의 섬세한 감정을 풀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1995년과 1960년대의 다른 두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들여다 본다.이번 국내초연을 진두 지휘하는 총 연출은 배우 오만석이 맡았다. 오만석 연출은 연극 ‘트루웨스트’, 뮤지컬 ‘톡식히어로’ ‘즐거운인생’ ‘내마음의풍금’ 등 다양한 작품에서 폭넓은 역량으로 연출력과 흥행성을 인정받아 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섬세하고 깊이 있는 작품분석 능력을 토대로 연출뿐 아니라 각색을 도맡아 국내초연 무대를 선보인다. 여기에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실력파 배우 최재웅, 윤박, 최유송, 이윤지, 이명행, 서현우를 대거 캐스팅했다. 현재와 과거의 캐릭터를 모두 1인2역으로 소화하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공개한 포스터는 짙은 청록색의 비 내리는 거리를 배경으로 홀로 서 있는 한 남자의 다리가 빈티지한 감성을 물씬 풍기며 시선을 자극한다. 남자의 모습은 왠지 모를 공허함과 쓸쓸함을 담고 있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빗물에 비친 남자의 그림자는 우산을 쓴 두 남녀의 애틋한 모습이다. 연극 ‘3일간의비’는 오는 7월 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한국 초연한다. 프리뷰 티켓 오픈은 6월 8일 오전 11시에 진행한다. 인터파크 예매사이트를 통해 오픈된다. 프리뷰 공연은 7월 11일부터 7월 14일까지 총 4회차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5.25 / 조회 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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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모를 남녀 속마음?! <클로저> 최수형, 이윤지와 함께한 남녀 속풀이 토크
“안녕, 낯선 사람” 연극 에서 앨리스와 댄이 처음 나눈 대화는 어쩌면 남녀의 본질 차이를 짚고 있을 지도 모른다. 고양이와 개가 대화방식의 차이 때문에 오해하기 쉬운 종족인 것처럼,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 역시 마찬가지. ‘내 입으로 말하기 전에 알아줬으면’ 하는 남녀의 속마음을 풀어놓기 위해 의 최수형, 이윤지, 그리고 남녀 10명이 대학로의 한 카페에 모였다. 도대체 짐작할 수 없어 답답했던 이성의 속마음을 민낯으로 만난 흥미진진, 폭소만발 현장!#여자는 괴롭다“만나는 남자친구마다 과거를 물어요.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거죠?” 최수형(이하 수형) : 전 여자친구 사귀면서 그런 걸 물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거든요. 내 걸 말해본 적도 없고. 이윤지(이하 윤지): 오빠 과거를 말하지 않기 위해 물어보지 않은 거야?(일동 웃음) 수형: 그렇지, 내가 물어보면 여자친구도 물어볼 것 아냐. 서로 안다고 좋을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주로 어린 남자들이 묻는데 나이 좀 있는 남자를 사귀면 돼요. (일동 웃음) 남자1: 저도 어렸을 땐 물어봤던 것 같아요. 내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게 너무 힘들었고, 그냥 진실을 말해버리고 털어버리고 싶은 거죠. 사실 치사한 거에요. 내가 참을성이 없어서 여자는 내 이야기를 들어야 했던 거죠.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참는 기술을 배운 것 같아요. 진실을 이야기 하지 않는 게 더 사랑하는 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여자1: 전 남자친구가 과거를 물어보면 대답을 안 해요. 그냥 '네가 알아서 생각하라'고 하죠. 남자1: 상상력을 자극하는 게 남자에겐 더 괴로운 일인데요. 수형: 그런 적 없어! 하면 되지, 마음대로 생각하라고 하면, 진짜 마음대로 생각해요! (일동 웃음) 여자1: 그래도 안 믿으면요? 남자 일동: 그래도 계속 없다고 해야 해요. '아니다'라는 말이 듣고 싶은 거에요. 남자들 속 좁아요. 윤지: (남자들에게) 그러지들 말고 지금, 현재 눈 앞에 있는 여자친구에게 집중하면 안 되요?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다들 정신 차려요!(일동 웃음) #남자는 어리둥절하다 “여자친구가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하기 힘들어요. 난 옳은 말을 했을 뿐인데” 수형: 일단 무조건 여자 편을 들어야 해요. 남자들이 실수를 잘 하는 게 여자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에요 .인터넷에서 어떤 사연을 봤는데, 여자친구가 회식자리에서 남자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대요. ‘나 어떻게 해, 너무 취한 것 같아’. 그랬더니 남자친구가 인터넷에서 ‘술 안 취하는 방법’을 찾아서 보내줬다는 거야. (일동 웃음)윤지: 여자는 남자에게 원하는 걸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아요. 솔직히 여자 입장에선 이런 것까지 내 입으로 말해야 하나 싶은데, 말해야 하더라고요. 지금 (고민 중인) 남자분한테 하고 싶은 말은, 여자가 원하는 건 한 가지 밖에 없어요. 그 자리에서 잘잘못을 가리는 걸 원하는 게 아니에요. 여자 입장에서 동조해주길 원하는 거에요. 여자2: 그건 센스 문제 같아요. 여자는 남자친구 앞에서 수다를 많이 떨잖아요. 나 오늘 뭘 먹었고, 뭘 했어. 그럼 어느 정도 이 여자에 대해 파악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그게 센스거든요. 수형: 그렇지, 그게 파악 안 되는 남자들 많아요. 왜냐하면 집에 남자 형제만 있고 고등학교까지 남자 학교 다니고, 대학에서 꽃 필 만 할 때 군대 가고, 제대하면 취업 걱정 하고. 그런 센스 갖기가 되게 힘들어요. 여자2: 전 여자 말을 단순히 수다로 흘려 듣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자가 하는 말이 그냥 수다는 아니거든요. 여자들끼리 수다 떠는 것과 자기 남자친구와 수다는 좀 달라요. 귀담아 들어주면 센스가 생기는 거죠. 수형: 그런데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일동 웃음) 남자1: 그런데 슬프지 않아요? 연애와 사랑에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의 앨리스와 댄처럼 한 순간의 스파크로 뭔가 될 수 없다는 게 슬프더라고요. 남자는 문제 해결을 바라고 여자는 공감을 바라는 게 다른 건데, 서로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이 아쉬워요. 여자2: 그것도 다르네요. 대화를 하면서 알아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남자는 '공부'로 생각하는 것. 윤지: 맞아요. 기술만은 아닌 것 같아요. 삶의 축적이고 시간이 쌓아가면서 알아가는 것이죠. 남자1: 맞네요. 지금도 똑 같은 이야기를 남녀가 다르게 이야기 하고 있네요(일동 웃음). #여자는 화난다 “왜 우리 둘만의 이야기를 남자는 친구와 공유하죠?” 수형: 일단 남자는 자기들끼리 약간 자랑하려고 하는 면이 있어요. 어릴수록 여자친구 몇 명 만났다고 남자들끼리 이야기 하거든요. 진짜 친한 친구끼리는 할 수 있다고는 봐요. 여자3: 신기하게 그런 경험을 가진 여자들이 많은 것 같아요. 윤지: 남자들은 친구와의 친분을 여러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확인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여자들은 그렇지 않아요. 물어보면 이야기 하지만 자기가 알아서 ‘첫키스를 어디서 했다’ 이런 말은 잘 하지 않아요. 새침한 편이죠. 기본적으로 성향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수형: 군대 제대한 남자를 사귀세요. 어려서 아무 생각이 없는 거야. (일동 웃음) #남자는 사실 버겁다 “데이트 비용, 남녀 번갈아 내면 안 되나요” 윤지: 요즘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여자들도 데이트 비용 많이 부담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건 현실적인 문제라서 관계가 오래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해요. 남자1: 남자 잘못도 있어요. 사실, 제 경험을 반추해 보면 남자가 여자를 그렇게 길들이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계속 (돈을) 내면 어느 순간 돈을 안 내기가 민망하니까요. 윤지: 기술적으로 계속 돈을 내지 않는 여자가 내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남자4: 그것도 사실 센스 문제 같아요. 남자가 여자에게 기대하는 센스. 남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계산을 한다든지. 그런데 그것을 남자가 유도하는 건 불가능해요. 아님 ‘커피 사줄래’라고 직접적으로 말해야 하는데 이것은 사실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니까. 수형: 이번 달 카드 값이…. 이러면 어떨까? (일동 폭소) 최악이야?남자2: 가끔씩 지갑을 차에 놓고 간다든지…. 윤지: 저 아는 분은 그렇게 했더니 여자친구가 ‘갖고 오라는’ 눈빛을 보내서 차에서 가지고 왔대요. 커피였는데도. (수형: 그럼 집에 놓고 왔다고 하면? (일동 웃음)) 여자 5: 질문이 있는데요. 그렇게 데이트 비용을 내지 않는 상대를 계속 만나는 이유가 뭐에요? 상식이 있는 인간이라면 어느 정도 나눠서 낼 생각을 해야 하잖아요. 남자1: 그게 어쩔 수 없어요. 남자들은 누구를 좋아하면 판단이 흐려지거든요. 그렇게 지갑 갖고 오란 눈빛을 보내면 왠지 가지고 와야 할 것 같고.. 윤지: 그런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하죠.여자3: 모든 여자가 다 그렇진 않아요. 상대가 힘든 것 같으면 알아서 더 내는 여자들도 많고요. 남자5: 질문이 있어요. 남자와 여자는 사귀자고 말을 해야 사귀는 건가요? 윤지: 호감이 있으면 스타트를 끊어 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수형: 전 그렇게 말하는데 ‘오늘부터 우리 1일이야’ (일동 웃음)여자5: 모호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게 남자, 여자에게 모두 좋은 것 같아요. 남자1: 남자는 사실 거부당하는 게 두려워서 선뜻 말을 못하는 것 같아요. 수형: 여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오면 정말 좋을 텐데. 좀 소심한 남자들이 많거든요. 여자2: 전 궁금하면 이렇게 말하거든요. 나 내일 소개팅 한다고. (여자 일동: 와~)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마음이 없다고 판단하는 거죠. 수형: 그러면… 남자들이 더 소심해질 수 있는데. (남자 일동 동조) 내가 마음에 안드나 보다, 생각할 수 있어요.윤지: 전 이런 적 있어요. '여자 친구 있냐고 사람들이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요?' (여자 일동: 좋은 아이디어네요) 남자들이 대답을 잘 해야 하죠. 어떻게 대답하나 시험대에 올라가 있거든요. (웃음)수형: 시험이 너무 어려운데? 시험대가 아니라 도마 위에 올라 있는 것 같아. (일동 폭소) About 이윤지 (앨리스 역) 는 연습할수록 정말 쉽지 않은 작품이라는 것을 느꼈어요. 남녀들의 겹겹이 쌓여 있는 마음들을 연습 할수록 발견했거든요. 어떤 장면에서는 ‘댄’이 이해되고, 어떤 장면에서는 ‘래리’에게 다가서고, 심지어 어떤 장면에서는 연적인 ‘안나’에게 공감 했어요. 네 캐릭터 모두 자기 마음을 완벽하게 한 사람에게 주는 사람은 없어요. 그래도 확실한 건, '앨리스'는 댄을 가장 사랑했다는 거에요. 평생이라도 빵 껍질을 잘라줄 수 있다고 마음 먹었죠. 래리에겐 왜 솔직해졌냐고요? 남자로서 보단 인간적으로 마음을 털어놨다고 생각해요. 최수형(댄 역) 그를 찌질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역시 공감할 만한 남자에요. 어머니 없이 외롭게 자라 부고기자가 됐지만 작가로서 야망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에요. ‘앨리스’를 사랑했지만, 고상하고 예술적으로 통하는 것 같은 ‘안나’도 역시 사랑하죠. 안나에게 접근할 때도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숨기지 않을 정도로 지나치게 솔직한 인물이에요. 솔직한 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웃음) 만약 두 사람 중 한 명을 선택한다면 앨리스가 아닐까요. 앨리스가 겉으론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댄에 대한 사랑은 지고지순 하거든요.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10.18 / 조회 3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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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Flashback.21] 사랑으로 외로워진 사람들, 연극 '클로저'
"사랑이 어디 있는데? 난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어. 뭔 소리가 들리긴 한다. 근데 네가 하는 그 어떤 말도 날 움직일 수 없어. 뭐라고 하던 이미 늦었어. 난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안녕." 쓰다. 혀 안쪽에서 씁쓰레한 허무가 넘어온다. 얽히고설킨 네 남녀의 아찔하고 적나라한 사랑 공방은 허공을 정처 없이 헤맨다. 사랑은 끝없는 말과 말 사이에서 여전히 모호하고 알 수 없는 형태로 이들을 고립시킨다. '사랑'으로 더욱 외로워진 우리들, 연극 '클로저'는 그 알 수 없는 사랑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사랑은 무엇입니까? 연극 '클로저'는 영국의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이다. 1997년 런던에서 초연된 이후 관객과 평단의 고른 호평을 받았고, 전 세계 100여 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연극은 2004년 영국의 영화감독인 마이크 니콜스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작품은 스트리퍼 '앨리스'와 부고 전문 기자 '댄', 사진작가 '안나', 피부과 의사 '래리'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된다. '앨리스'와 '댄'은 우연한 사고로 서로를 마주하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댄'은 자신의 사랑을 갈구하는 '앨리스'를 두고 사진작가 '안나'에게 다시 한 번 사랑의 설렘을 느낀다. '안나'와 '래리'는 '댄'의 사소한 장난에 의해 만나게 돼 결혼에 이른다. 멀어지는 '안나'에 대한 '댄'의 집착은 더욱 강해지고, '댄'에 대한 '앨리스'의 집착도 격렬해진다. 네 남녀의 엇갈린 관계와 열망은 사랑의 본질을 낱낱이 벗겨 내고 까뒤집어 놓는다. 사랑의 속성들은 무대 곳곳에서 비죽 튀어나온다. 이들은 상대에게 끝없이 '진실'을 요구한다. '그 사람하고 잤어?', '그 사람 사랑해?' 그에 대한 대답은 뻔히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확인'은 사랑의 속성 중 하나다. 이를 테면, '자기야, 나 사랑해?'라는 질문처럼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스스로를 위무하려는 것이다. 극중 인물들 역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려 한다. '이러한 일이 있었지만 우린 여전히 사랑하잖아'라는 식이다. 이들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하면서도, 확인된 진실을 부정하려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던진 진실의 조각들은 결국 사실이라는 날카로운 파편으로 되돌아온다. 작품은 사랑에 있어 진실만이 능사가 아님을 은연중에 피력하고 있다. 연극 '클로저'의 대사는 바람에 뒤채이는 가을 낙엽처럼 쓸쓸하게 허공을 맴돈다. 말들은 낙엽이 스스로 원하는 위치에 추락할 수 없듯 상대의 진심에 가 닿지 못한다. '앨리스'와 '댄'은 이별하는 날 이러한 이야기를 나눈다. '날 사랑은 했던 거고?', '언제나 널 사랑해. 널 아프게 해서 나도 싫어', '나보다 널 사랑하는 사람은 없어', '알아', '근데 왜 사랑만 가지곤 안 되는 거야?' '앨리스'의 물음은 사랑에 눈먼 '댄'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 언젠가 그의 가슴에 착지할 날을 기다리며 부유할 뿐이다. '래리'와 '안나'도 다르지 않다. 두 사람이 각각 '앨리스'와 '댄'과의 관계를 서로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숨이 턱턱 막힌다. 감정에 복받쳐 정돈되지 못한 말들은 서로에게 비수를 내리꽂는다. 진심은 되물음과 억지 속에서 사장된다. 대사는 사랑이 어긋나는 순간들을 섬세하고 포악하게 포착하고, 거짓과 진실 사이에서 기묘한 줄타기를 한다. 작가 패트릭 마버는 그 주고받는 대사 속에서 사랑이 걸친 아름다운 포장지를 거칠게 끌어내린다. 대사의 힘은 모던한 조명과 무대의 힘으로 완성된다. 무대는 간소하다. 무대 안쪽은 거대한 창과 회벽으로 꾸며져 있고, 무대의 중앙에 작은 소품들이 오가며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다. 거대한 창은 전시된 사진, 수족관, 채팅창 등으로 변신한다. 간단한 무대 장치와 조명만으로 최적의 표현을 이끌어낸 연출은 응축된 대사에 힘을 실어 네 사람의 관계를 농밀하게 녹여낸다. 배우들의 호연도 놀랍다. 이동하는 극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댄'과 '앨리스'의 재회가 이뤄지는 장면에서는 탄성을 절로 지르게 하는 '찌질함'을, '안나'와의 만남에서는 사랑 속으로 무섭게 침전하는 남자의 매혹적인 모습을 연기했다. '앨리스'로 첫 연극 데뷔를 치른 진세연의 싱크로율은 최고다. 소녀와 여자의 경계가 주는 묘한 매력과 통통 튀는 대사는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래리' 역의 김영필은 중후한 매력의 겉모습과 달리 광포함과 유머러스함을 오가는 놀라운 연기폭을 선보였다. '안나' 역의 차수연은 첫 연극 데뷔답지 않은 섬세한 연기력으로 흔들리는 여인의 위태로움을 그려냈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3.09.26 / 조회 10,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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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고 솔직한 사랑 이야기” 연극 <클로저>
사랑의 명암을 가감없이 담아낸 연극 가 지난 31일 무대에 올랐다. 제작진은 3일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1997년 런던 초연 후 세계 50여 개 국에서 공연돼온 는 서로 사랑하면서도 깊은 상처를 주고받는 네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 때문에 혼란에 빠지고 괴로워하는 이들의 모습이 지극히 모순된 사랑의 일면을 예리하게 비춘다. 이날 모든 출연진이 참석해 주요 장면을 선보였다. 올해는 신성록·최수형·이동하가 기자이자 무명의 작가인 댄을, 이윤지·진세연·한초아가 스트립댄서 앨리스를, 차수연·김혜나가 사진작가 안나를, 서범석·배성우·김영필이 의사 래리를 연기한다. 배우들이 이날 선보인 장면은 1막의 여섯 장면이다. 신문사에서 부고 기사를 쓰는 댄은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친 앨리스와 사랑에 빠지지만, 얼마 후 성숙한 매력을 가진 안나에게 첫눈에 반한다. 두 여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댄 때문에 앨리스와 안나는 괴로워하고, 안나의 남자친구인 래리 역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 작품은 나탈리 포트만·주드 로 등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 연출을 맡은 추민주는 영화와 연극의 차이점에 대해 "영화에서는 사랑을 슬프고 아련한 감성으로 표현했다면, 연극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식 없이 심플한 가구만으로 구성된 무대에 대해서는 "는 말의 밀도가 높은 작품이다. 그 말의 홍수 속에서 본질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 미니멀한 무대 장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앨리스 역을 맡은 이윤지는 영화 '클로저'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선뜻 출연제의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윤지는 이 작품의 매력으로 "네 명의 배우들이 밀도 있게 각자의 사랑과 아픔을 이야기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윤지·한초아와 함께 앨리스 역에 캐스팅 된 진세연은 이번이 첫 연극무대다. 드라마 '각시탈' '내 딸 꽃님이' 등을 통해 이름을 알려온 진세연은 "드라마와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가는 느낌이 굉장히 묘하다"다며 "어리고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신성록은 의 매력으로 "사랑을 포장하지 않고 가식 없이 표현한다"는 점을 꼽았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한 그는 "지난 2년간 동료들의 공연을 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좀이 많이 쑤셨다"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고민도 노력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서범석은 에 이어 다시 연극 무대에 서게 됐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다는 그는 "대본의 힘과 연출의 힘,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의 힘을 밑고 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에 함께 출연했던 최수형을 에 추천했다는 그는 "뮤지컬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고민도 같았다. 어떤 장르의 공연에도 투입될 수 있는 배우로 거듭나자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20대 초반에 연극 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김혜나는 작품을 "사랑에 대한 치열하고 솔직한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이동하 역시 "는 감정의 끝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무대에서 매 순간 살아있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연극 는 12월 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3.09.05 / 조회 15,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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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공백 후 첫 연극, <클로저> 신성록 "원 없이 연기 고민 중"
2년 간의 공백을 뒤로 하고 신성록이 돌아왔다. 드라마와 뮤지컬로 쉼 없이 활동하던 그가 를 마지막으로 공익근무를 위해 무대를 떠나 있는 동안, 수 많은 뮤지컬들 사이에서 그의 빈자리를 틈틈이 느끼던 터였다. 그가 전역하자 마자 선택한 작품은 연극 . “화려함 보단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이 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이전의 날카로움 대신 진지한 연기 고민이 전해진다."공백기 동안 나를 지배해온 생각, 연기에 힘을 빼고 싶었다"제대하자마자 출연 소식이 전해졌는데. 제대 하기 전부터 여러 작품들을 제안해 주셨다. 나에게 주어진 작품들 중에서 이 작품이 하고 싶었다. 데뷔 10년 만에 첫 연극이다. 공백기 후에 연극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굳이 연극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진지하게 임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았다. 화려한 작품들 많지 않나. 아니면 원래 해왔던 뮤지컬처럼 폭발적인 작품도 있고. 그런데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민이나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내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 하고 싶었다. 는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다. 영화를 몇 번이나 돌려 볼 정도로 내용이나 극중 감정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좋은 이미지가 있었다. 지난 시즌 공연에도 제안을 주셨지만 다른 스케줄 때문에 하지 못했는데 오히려 지금처럼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싶은 작품이다. 는 지금까지 신성록씨의 작품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날카롭고 냉소적이라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하 모르겠다. 원래 모습이 어디 가겠나. 그래도 나이도 더 먹었고 예전보단 더 진지하게 연기에 대한 생각도 했으니 조금 성숙해 지지 않았을까. 연기에 힘도 빼고 싶다. 지난 시간 내내 지배해온 생각이다. 매력적인 작품을 만나서 나도 기대 중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배우들은 조금 외롭다. 많은 박수와 조명에서 내려왔을 땐 허무하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경쟁도 너무 많고. 내 능력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을 때 자괴감도 든다. 창작 작업이기 때문에 항상 고민도 있다. 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네 명의 캐릭터가 정말 외로움의 끝이다. (외로움의) 바닥을 치는 사람들이다. 나와 닿아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그 부분에 공감할만한 작품이다. 저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보이니까 연기하기에 매력적이다. ‘댄’ 역할을 맡았다. 단순하지 않은 캐릭터인데. 이 친구는 굉장히 상처가 많은 어린 시절을 보낸 거 같다. 그래서 안정적이거나 행복한 것보다 뭔가 새로운 걸 찾고 싶어 하는, 결핍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글도 쓰고 싶어하고 자기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면 누구든 사랑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 금방 식어버리고 자신을 불태울 수 있는 다른 걸 찾아 떠난다. 그 외로움은 이해가 간다. 극 중 ‘안나’와 ‘앨리스’ 사이에서 방황하는 것도 그 이유겠다. 댄은 작가다. 앨리스를 처음 봤을 때 무언가 특이하고 새로운 걸 느꼈다. 상처가 많고 내면에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여자. 그래서 사랑에 빠지지만 곧 앨리스와는 완전히 다른 여자, 굉장히 성숙하고 나를 치유해줄 것 같은 안나를 다시 사랑하게 되는 거다. 여자 입장에선, 피하고 싶은 사람이다(웃음). 연습실에서도 ‘아휴 나 악역이야’ 한다(웃음). 그런데 어떤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는 전제가 있는 캐릭터다. 현실에서도 이별을 이야기 할 때 많이 포장을 하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다들 처절하게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찾아 떠나고,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남녀간의 만남을 미화시키지 않고 실질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사랑의 환상을 깨는 작품이 아닌가 한다.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주지 않았나. 난 생각보다 단순하다(웃음). 그저 연습 과정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 상대가 느끼는 정서에 집중할 뿐이다. 그래도 말한다면 사랑은 참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클로저 인물들)은 참질 않는다. 물론 내 반려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지만 현실에서 댄처럼 하면 답이 없다. 어느 정도 인내가 필요한 게 사랑이 아닐까. 연애나 인생관이 굉장히 솔직한 캐릭터다. 나와 비슷한 점을 찾아 봤음직 하다. 연애 스타일은 잘 모르겠고(웃음). 솔직한 점은 닮은 것 같다. 그래서 서른 살 이전까지는 모두 나를 초등학생 같다고 했다. 진짜(웃음). 생각나는 대로 직언하는 성격이었는데…. 지금도 그런 내가 어디 가겠나? 그래도 줄이려고 노력한다. 왜 노력하나. 예전에는 나를 감싸주거나 어리게 봐주는 사람이 있었지만 이젠 동생들도 많이 생겼다. 내가 나서서 (이야기) 하는 용기가 많이 없어졌다. 철없이 했던 행동들이 2년을 쉬면서 후회가 되기도 하고, 내가 어떤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구나 돌아보게 됐다. 그래도 성격이 한 순간 어디 가지 않겠지만 직언은 많이 줄이려고 노력한다. "무대 이외에 그리운 것은 없었다"공익 생활은 어땠나. 규칙적인 생활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처음이었다. 중간에 여러 가지 상황에 적응을 잘 못했던 것도 있고, 마음을 다시 다잡을 필요도 있었다. 배우는 동적인 사람들이다. 그런데 공무원들 사이에 있다 보니 정적으로 약간 가라앉았다(웃음). 성격적인 면에서 어떻게 보면 도움을 받지 않았나 싶다. 그 동안 틈틈이 해 온 것도 있을 거 같은데. 노래 레슨을 받았다. 성악이라든지 기본적인 발성을 배우지 않고 뮤지컬을 시작해서 스스로 배울 필요를 느꼈던 것 같다. 2년 이라는 시간 동안, 연기도 마찬가지였고 노래도 힘을 빼고 싶었다. 의욕만 앞서기 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자고 생각했다. 노래도 발성 위주로 다시 배웠다. 지난 2년 간 가장 그리웠던 게 있었나. 무대 빼고는 없었다. 데뷔 이후 한번도 쉰 적이 없었는데 2년 동안 연기를 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느낌이 이상했다. 무대에서 매일 에너지를 주고 받던 사람이 못해서 처음에는 힘들었다. 조급해 진 적도 있고 힘들기도 했다. 그런데 1년 정도 시간이 지나니 제대 후 어떻게 관객과 만날까 생각 했고 시간이 빨리 지났던 것 같다. 첫 작품이 노래 없는 연극이다. 낯설진 않았나. 왜 지금까지 연극을 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좋다. 뮤지컬도 물론 사랑하는 장르이지만, 예를 들어 드라마 같은 경우는 매일 새로운 대본을 보기 때문에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면 연극은 오랜 시간 거쳐 수정된 대본으로 한 달이나 두 달 동안 원 없이 고민하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 있다면 연극을 계속 할 것 같다. 지금 연습은 어떤가. 화기애애하다. 우리 조연출이 27살 친구인데 연습 시작하자 마자 단체 카톡방을 열었다. 서로 문자로 수다를 떨다 보니 금새 친해졌다. 예전 같으면 공연 올라갈 때쯤 친해졌는데. 이모티콘도 보내면서 서로 편해졌다. 다들 치열하게 열심히 한다. 무대에 처음 서는 배우도 있는데 굉장한 각오를 하고 있었다. 나 역시 자극을 받는다. 이제 30대 연기자로서 관객과 만난다.20대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나와 맞지 않아도 도전하고 욕도 많이 먹었다. 이젠 진지하게 책임질 수 있는 연기를 펼치고 싶다. 30대가 진짜 남성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진중하게 임할 생각이다. 더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이 보러 와 달라(웃음).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3.08.19 / 조회 2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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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록·이윤지 등 연극 <클로저> 캐스팅 공개
이달 말 개막을 앞둔 연극 의 캐스팅이 공개됐다. 신성록·이윤지 등 인기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다. 연극 는 패트릭 마버(Patrick Marber)의 대표작으로 네 남녀의 관계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1997년 런던 초연 이후 전세계 100여개 도시에서 꾸준히 공연되어 온 인기작이며, 2004년에는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신성록과 최수형·이동하가 소설가를 꿈꾸는 부고전문기자 댄을 맡았다. 댄은 우연히 만난 스트립댄서 앨리스와 사랑에 빠져 그녀와 함께 살게 되지만, 곧이어 또 다른 여인 안나에게 반하고 만다. 소집해제 후 오랜만에 돌아오는 신성록과 함께 최근 에 출연했던 최수형, 이동하의 무대가 기대를 모은다. 영화에서 나탈리 포트만이 열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앨리스 역에는 이윤지·진세연· 한초아가 캐스팅됐다. 이윤지는 2010년 에 이어 두 번째로 연극에 도전하게 됐다. '각시탈' '내 딸 꽃님이' 등 드라마에 주로 출연했던 진세연에게는 첫 연극 무대다. 이와 함께 김혜나·차수연이 댄과 사랑에 빠지는 사진작가 안나를, 서범석·배성우·김영필이 안나의 남자친구 래리를 연기한다. 연출은 의 추민주가 맡았다. 는 8월 31일부터 12월 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악어컴퍼니 제공
2013.08.09 / 조회 26,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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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극 ‘프루프’로 연출에 도전한 뮤지컬 전문가 이유리 교수를 만나다
연극 ‘프루프’는 강혜정, 이윤지가 주연을 맡아 공연계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 작품에 또 하나의 화젯거리가 있다. 바로 연출을 이유리 교수가 맡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동숭아트센터 기획부장, 서울예술단 프로듀서 출신인 기획자이자,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 뮤지컬과 학장을 맡고 있는 뮤지컬 전문가다. 그런 그녀가 ‘연출’에 도전했다. 그것도 전문 분야 뮤지컬이 아닌 연극으로. 생소하고 궁금한 것이 많아진다. 연극 ‘프루프’ 연출에 대한 고민과 고뇌 때문인지 그녀는 핼쑥해진 모습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야윈 얼굴과 질끈 묶은 머리에서 그녀의 나이는 전혀 가늠할 수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거침없이 터져 나오는 그의 공연에 대한 이야기는 공연계에서 지내온 세월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그녀는 “몇 번의 터닝 포인트가 있었지만 결국은 공연을 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공연은 내 내부의 명령이었죠”라며 공연과 자신의 삶을 연결시키는 천성적인 공연예술가였다. Q. 공연 기획자로서 쌓아온 명성과 노하우, 교수로서의 편안한 지위가 있는데, 갑자기 연출이라니 놀랐습니다. 연출 도전에 대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연희단거리패 창단멤버로 연극을 시작하면서 공연계에 입문해 올해로 25년째 공연을 업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처음에는 배우로 시작했죠. 배우 기질이 아니라는 생각에 1년 만에 배우를 그만뒀어요. 그리고 나서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은 연출이었죠. 하지만 그 당시에는 자신이 없었어요. 요즘도 연출로서의 삶이 어려운데, 그 당시에 연출 생활은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리고 저는 연출의 가져야 할 가장 큰 능력이 배우나 스텝 등과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세계로 인도하는 장악력과 통솔력이라고 생각해요. 젊은 저에게 그런 능력은 없었던 것 같아 포기했죠. 궁극적으로 하고 싶었던 작업을 계속 미뤄왔던 거에요. 최근 연출 작업을 하겠다는 의지가 생겼고, 극단 후배이자 기획 후배이기도 한 악어컴퍼니 대표가 제게 기회를 줘서 이렇게 연출로서 입봉하게 됐어요. Q. 뮤지컬 전문가에게 첫 연출 입봉 작품이 연극이라는 것이 낯섭니다. 연극 ‘프루프’를 첫 작품으로 택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아요. 스스로를 몽상가라고 부를 정도로 인간의 내면 심리를 다루는 것을 좋아하죠. 더불어 첫 연출이기에 연출의 힘이 많이 드러나지 않는 공연이었으면 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프루프’가 적합하다고 생각했죠. 이 작품은 초연도 아니고 배우를 통해 극이 드러나는 작품이잖아요. 하지만 연출을 처음 해보니 정말 쉽지 않아요. Q. 공연계가 힘들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연계가 힘든 것은 한국의 실정만은 아닌 것 같아요.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는 공연 비즈니스의 운명이 아닌가 싶어요.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연극배우나 스텝 등 대부분 공연예술가들은 가난하죠.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서 공연하는 실정이니까. 그것은 공연계의 특수한 구조 때문인 것 같아요. 뮤지컬로 예를 들어볼게요. 다른 비즈니스들은 시장이 세계적으로 보급돼 있는 반면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웨스트앤드, 유럽 군소, 일본 등 많아야 다섯 개 정도가 시장이죠. 이렇게 특수한 시장에서 산업이 활성화되기는 힘들어요. 한국의 뮤지컬 시장이 급성장했기 때문에 활성화돼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죠. 공연은 전체 제작비의 60%가 인건비로 사용되는 굉장히 원시적이고 수공업적인 형태의 구조를 가졌어요. 공연 산업이라는 말자체도 최근 생긴거에요.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 공연예술가들은 공연계가 어렵다고 이야기 하면서 살 것 같아요. 숙명인 거죠. Q. 공연예술가들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아니에요. 암울할 필요는 없어요. 공연의 묘미는 여기 있죠. 창의적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 다른 어떤 일보다 성취욕구가 크고, 정신적으로 만족감을 주죠. 그렇기에 사람들이 직업으로 삼아 버티는 거에요. 어렵지만 희소가치는 있어요.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인간 대 인간이 직접 소통하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인 공연은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뮤지컬계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한국 뮤지컬이 안고 있는 큰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에요. 공연은 전문가 시장인데 한명의 전문가가 만들어지는데는 정말 많은 시간과 공이 필요하죠. 현재 한국 뮤지컬계 역사가 짧다보니 극소수의 전문가가 극소수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요. 전문적인 교육도 기존에는 없었구요. 그렇기에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 책임감을 느껴요. 뮤지컬 배우나 스텝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연극과의 교육이 연극 교육에서 춤, 노래를 강화시키는 뮤지컬 교육으로 바뀌고 있고 뮤지컬과들이 늘어나고 있죠.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Q.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교육과 기업이 협력하는 산학협력 체제가 필요해요. 제작사에서 창작공연을 올리기 전에 학교에 학생들과 함께 워크샵형태를 갖는 거죠. 제작사 입장에서는 학교에 구축돼있는 시설과 인적 자원 등의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고, 학생들은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죠. 이러한 산학협력 체제는 점점 증가할 거라고 예측돼요. Q. 지금까지 기획, 연출, 교육까지 많은 것들을 하셨습니다. 공연에 대한 갖고 계신 철학이 있습니까? 30대에 맹렬하게 기획자로 살았어요. 그때 저는 ‘지금은 비즈니스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각자적 운동을 하는거다’라고 얘기하면서 치열하게 일했죠. 공연계는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부분에 가치를 두면 할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드는 세계에요. 하지만 공연은 사람끼리 소통하고 본질적으로 부딪히면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제까지 공연인으로 살아 온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공연계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뮤지컬이 서양에서 들어온 공연 장르이긴 하지만 ‘신명’을 외치는 우리 민족과 참 잘 맞아요. 창작뮤지컬에 좋은 콘텐츠가 나와서 세계적으로도 발휘할 수 있는 공연물로 키우고 싶어요. 작품성과 대중성을 잡는 창작뮤지컬의 모델이 되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꿈이죠. 공연계는 누군가 치열한 의식을 가지고 시도하면 최초의 것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요. 15년 전, 연극 ‘어머니’를 하면서 ‘아트포스터’라는 것을 처음 시도했었고, 연출로의 입봉도 늦은 나이에 시작했죠. 실험적이고 도적적이고 또 개척적인 이 기질이 고달프긴 했지만 후회 하지 않고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것이 제 운명이자 또 지금 한국의 뮤지컬 시장이 갖고 있는 운명이 아닐까요. 글_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사진_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12 / 조회 15,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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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우리가 풀어야할 함수관계, 연극 ‘프루프’
연극 ‘프루프’는 배우 강혜정의 출연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영화 출연을 위주로 활동했던 그녀의 첫 연극 데뷔무대라는 점과 출산 이후 공식적인 행보로 선택한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녀 역시 제작발표회 당시 “무대 위에서 제대로 걷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한 만큼 무대는 배우로서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많은 선배 연기자들이 무대를 거쳐 갔고 연기의 깊이를 알았던 것처럼 배우 강혜정 역시 같은 길을 선택했다. 그녀는 10개월 가까이 굳어있던 머리를 흔들어 깨우고, 캐서린이라는 인물에 비로소 생기를 불어넣었다. 캐서린이 느꼈던 불안과 고민은 마치 그녀 안에 이미 녹아들어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분출된다.- 캐서린에 대입되는 불안정한 자아유독 자아가 강하고, 자기 안으로 깊이 침잠하는 사람들이 있다. 캐서린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불안정한 기질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부딪히고, 충돌한다. 그녀가 어긋나는 이유는 천재적으로 회전하는 수학적 두뇌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연약하고, 불안하고, 고독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연극 ‘프루프’는 캐서린의 정서를 아버지와 언니, 그리고 할의 관계를 통해 섬세하고 촘촘하게 그려낸다. 관계 안에서 끊임없이 실패를 경험하는 캐서린은 극의 후반부에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기에 힘쓴다. 캐서린은 연약하지만 삶에 대한 의지와 애착이 그를 강한 인간으로 거듭나게 한다.- 짜임새 있는 극 구조극의 구조는 마치 로버트가 겪는 정신분열 증세처럼 현실과 과거가 교차된다. 마치 그가 기억하고 싶은 대로 장면 장면을 따다 놓은 느낌이다. 따라서 각각의 장면은 낱개로 서로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의 짜임새를 획득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아버지 로버트와 그를 닮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캐서린, 그녀와 관계된 클레어와 할의 관계가 극 전체를 관통하는 축을 이루기 때문이다. 한 장면 안에 군더더기가 없고 깔끔하다. 어떤 장면은 극 결말을 암시하는 장치로 사용되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순서를 뒤바꿈으로써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캐서린캐서린은 주로 집 밖에 머문다. 무대도 일반적인 작품처럼 장소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닌 집 밖 마당이다. 사람들은 문을 열고 닫으며 집을 드나들지만 캐서린은 쉽게 잠들지 못하는 밤에도, 혼자 수학 증명을 풀 때도, 할을 만날 때도 모두 이 장소에 서 있었다. 캐서린이 느끼는 소외감과 모든 것으로부터 배제되었다는 고독은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더욱이 아버지의 정신분열 증세를 물려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그녀가 처음부터 극복해야 될 과제였다. 배우들의 호연과 군더더기 없는 연출은 이 모든 것을 뛰어 넘는다. 극이 후반부로 흘러갈수록 치밀하게 계산된 개연성 덕분으로 관객들은 캐서린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볼 수 있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0.28 / 조회 17,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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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프> “사람과 사람 사이도 증명되나요?”
수학에서 정답은 하나이지만 푸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사람도 그렇다.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저 사람과 나의 관계에 대해 각자의 방법으로 함수를 풀고 증명해나간다. 는 천재 수학자가 겪는, 사람간의 고통스러운 함수 관계를 그리는 연극이다.아버지에게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이어 받았지만, 정신질환을 앓은 아버지 때문에 자신도 미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캐서린 역은 강혜정과 이윤지가 맡아 사뭇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낸다. 지난 19일 공개된 프레스콜에서 이윤지는 차갑고 냉철한 캐서린을, 강혜정은 그보다 더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캐서린을 선보였다. 왼쪽부터 남명렬, 이윤지, 강혜정, 정원중20대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지만 50대에 접어들어 정신분열증세를 보인 로버트 역엔 배우 남명렬과 정원중이 캐스팅됐고, 캐서린의 언니이자 활동적인 커리어우먼 클레어는 하다솜과 김태인이 연기했다. 또한 캐서린과 세상을 이어주는 남자 할 역은 김동현이 열연한다. 데이비드 어번의 희곡으로 2000년 초연돼 2001년 토니상을 수상했고 국내에선 2003년 김광보 연출, 2008년 유연수 연출로 소개된 바 있다. 2010년 는 이유리 연출이 맡아 인간의 내면을 밀도 있게 드러낸다. 는 12월 12일까지 대학로예술마당에서 공연된다. 25번째 생일날, 아버지(정원중)의 환영과 나누는 캐서린(강혜정). 로버트의 장례식. 서로 호감을 느끼는 할(김동현) 캐서린(이윤지). 사랑에 빠지는 두 남녀. "이 집을 팔고 나와 뉴욕에 가자" 언니 클레어(김태인). "난 언니가 싫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캐서린과 할. 정신질환을 앓는 로버트(남명렬). 그를 돌보는 딸 캐서린(이윤지).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이민옥(okjassi@daum.net)
2010.10.21 / 조회 9,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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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지만 다른, 그들의 캐서린 <프루프> 강혜정, 이윤지
배우 강혜정과 이윤지가 그들의 첫 연극 에서 같은 역할로 만났다. 갖고 있는 매력, 연기 스타일 면에서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두 배우이기에 흥미롭게 무대를 지켜보는 이들이 많을 것. 이들이 그려낼 인물은 근본적인 불안함에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는, 천재 수학자 캐서린이다. 수학의 천재였던 아버지에게 재능을 물려받았지만 마찬가지로 아버지처럼 자신도 미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지닌, 수학적 명민함과 감정적 불안함을 동시에 가진 캐릭터이다. 출산 후 첫 공식 무대인데다, 영화에서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었던 강혜정과 그 동안 여성적이고 귀여운 이미지 대신 신경질적인 내면을 보여줄 이윤지의 연기 대결이란 점만으로도 연극 관객에겐 즐거운 소식이다. 다른 에너지, 다른 캐서린한 작품에 출연하며 서로 견제하고 시기(?)하곤 한다는, 여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식상한 클리셰는 두 사람에겐 먼 나라 이야기다. 한 달 이상 연습실에서 동고동락하면서 서로에게 자상한 언니, 믿음직한 동생이 되었다. 강혜정은 이어진 인터뷰 스케줄로 지친 기색인 이윤지의 끼니 걱정을 하고, 이윤지는 “굉장히 자상한 면이 카리스마 뒤에 숨어 있다”며 고마움을 드러낸다. 강혜정(이하 강)_전 윤지씨가 먼저 (프루프를) 하기로 했다는 걸 듣고 대본을 받았어요. (이윤지에게) 그래서 사실 너를 대입해서 읽은 게 되게 컸거든. (이윤지: 진짜?) 되게 재미있었어요. 이윤지(이하 이)_전 아무 이야기 없이 대본이 왔어요. 읽으면서 이게 연극 대본인 걸 알았거든요. 100% 작품 때문에 도전을 했죠. 인터미션까지 2시간인데, 저만 잘 해낸다면 정말 밀도 있는 무대가 될 것 같았어요. 아버지에게 광기를 물려받았을 지 모른다는, 근본적인 내면의 불안함을 지닌 캐서린은 그만큼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캐릭터다. 액션이 크거나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진 않지만 캐서린으로 분한 두 사람은 곤두선 마음을 객석까지 전해야 한다. 강한 개성과 카리스마를 지닌 강혜정과 차갑고 귀여운 이미지를 넘나드는 이윤지. 두 배우의 개성이 워낙 뚜렷해 각기 다른 캐서린을 만나는 것도 이번 무대의 즐거움일 것. 강_전 여러모로 윤지씨와 제가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사적인 부분이 대부분이겠지만 연기자로서 비슷한 점은 리딩 때 처음 느꼈어요. 이 배우와 내가 에너지가 많다라는 점이 굉장히 닮았더라고요. 물론 다른 종류의 에너지에요. 이 친구가 다 안고 품는 에너지라면, 저는 다 불태워 버리는 에너지죠. 정말 에너지가 많은 배우에요. 무대에 섰을 때 같은 종류는 아닐지라도 분명히 파워풀 한 두 명의 캐서린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_ 전 관객으로서 제일 기대가 돼요. 언니가 이 작품을 한다고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반드시 두 배우의 공연을 다 봐야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정말 많이 달라요. 그런 의미에서 언니가 캐스팅 된 게 굉장히 흥미진진했어요. 내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무대를 기대하고 있다는 건 굉장히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강_캐서린은 별난 캐릭터에요. 짜증스럽고 예민하고 신경질적이고, 그러면서 위태로워요. 그런 캐서린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본 윤지씨와 제가 다르긴 하더라고요. 스타일과 성격이 다르니까. 되게 재미있어요. 볼 때 마다. 소통의 부재, 외로움작품에서 캐서린이 이질적으로 보인다면, 그건 그녀가 수학천재라는 설정 때문일 수도 있다. 알지 못하는 기호와 암호 같은 숫자를 줄줄 풀어내는 그녀가 수학은 멀리했던 사람에겐 안드로메다만큼이나 멀리 느껴지기 일쑤. 강혜정이 “수학 이론은 다 외우지도 못했다”며 고개를 절래 흔드자 “틀리게 해도 관객들이 모르지 않을까”라며 깔깔 웃는다. 강_그 수학이론 틀리게 하면 기억했다가 인터넷에 올리는 사람도 있대요. 이_독해, 독해(웃음). 제가 봤을 땐, 국어 천재도 아니고 문학 천재도 아닌 수학 천재가 된 것은 가장 딱딱 맞아 떨어지는 것들과 존재의 외로움 같이, 상반된 것들이 만났을 때 생기는 해결 할 수 없는 여백. 그런 것 때문에 다뤘다고 생각해요. 강_그래도 암산이나 수학 잘 하는 사람은, 사람 같지 않아요(웃음). 저희 친오빠가 그렇거든요. 물론 내가 못하는 것들을 연기하니까 좋긴 해요. 그거 있잖아요. 악역을 보면 어느 순간 그 사람도 나빠 보이거든요.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우린 또 천재 역할이잖아요. 마냥 똑똑해 보이지(웃음). 수학 이야기엔 깔깔 웃지만 극 중 캐서린이 겪는 외로움, 타인과 소통의 어려움은 연기자로서 사는 마냥 남의 일은 아니다. 강_캐서린의 외로운 면에는 이입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비단 그 아이(캐서린)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일 수 있거든요. 어쩌면, 한 사람은 제대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다른 잣대와 해석 같은 것들로 이 사람을 틀리게 만들고 있지 않나, 그래서 외롭지 않나. 이 친구(이윤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쓸쓸해질 때가 많죠. “자극, 서로 매일 받아요” 이_ 연습 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분위기가 너무너무 좋아요. 저희는 항상 이야기가 끊이지 않거든요. 즐겁다는 이야기가 부족할 정도에요. 첫 연극에 도전하며, 한 달 이상 연습을 이어오며 생기는 정은 배우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식성부터 말투까지 닮아간다”는 연습실 분위기를 자랑하기 여념 없다. 최근 아이를 출산한 강혜정은 “떡두꺼비 같은 아이를 두고 나오니 더 책임감이 든다”면서 “그래도 마음으로 낳은 윤지만 하겠나”며 깔깔 웃는다. 아이 자랑을 자주 들은 이윤지가 스스로 “마음으로 낳은 아이”라며 관심을 쏟고 있는 것. “아직 아이를 실제로 보진 못했지만 캐서린의 괴팍한 모습으론 볼 수 없고, 공연 끝나면 언니에게 부탁해서 볼 것”이라며 애정을 드러낸다. 사적으론 친한 언니 동생이지만 연기자로선 서로가 자극이 되는 상대라고. 강_윤지는 감정을 자유자재로 활용 해요. 밀고 당길 줄 아는 것 같고요. 그런 부분이 있으니까 흥미롭게 지켜볼 수 밖에 없어요. 매 순간 다르죠. 그걸 볼 때 마다 찌릿찌릿 하죠. 나도 저거 한 번 해볼까? 하고 나중에 하면 나와는 맞지 않고(웃음). 이_전 언니에게 받는 건 자극 밖에 없어요(웃음). 항상. 똑 같은 글자로 이렇게 서로 다르게 한다는 게 신기할 정도에요. 강_캐서린이 50명 정도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렇죠?(웃음) “호기심을 일으키는 공연은 관객이 찾을 것”이라는 강혜정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들의 캐서린을 직접 보고 싶은 호기심으로 충만해졌으니까. 2010년 가을, 두 배우의 연극이라는 첫 경험에 주목해본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정근호
2010.10.08 / 조회 19,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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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같은 나의 첫 무대 <프루프>의 강혜정, 이윤지
아버지를 닮았다는 것, 천재성과 더불어 언제 찾아올 지 모르는 정신질환까지 자신 안에 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부녀 관계에 아슬함을 더한다. 연극 는 아버지와 그의 딸, 자매간, 타인 간의 관계를 통해 어긋나 있던 소통의 궤도가 제자리를 찾게 될 가능성을 그리고 있다. 데뷔 후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하는 강혜정과 이윤지에게는 작품 속 증명의 숙제 뿐 아니라, 배우로서 무대 위에서도 빛나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연기하는 마음 가짐은 언제나 같아. 강혜정‘무대가 좋다’ 시리즈 작품이 줄곧 큰 관심을 받아왔다. 그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첫 작품이 잘 되면, 두 번째, 세 번째도 그만큼 잘 되야 된다는 부담감, 없진 않다. 영화나 드라마, 또 공연을 할 때나 그런 생각만 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자꾸 딴 생각을 하면 흐트러진다. 특히 나 같은 경우가 그렇다.(웃음) 흥행에 대한 불안감과 부담감은 있지만 그걸 목표로 하는 건 아니다. 단지 진짜 최선을 다하는 것을 생각한다. 이 앞에 앉아 계신 분부터 저 끝의 관객에게까지 목소리가 가야 한다, 이런 것들 포함해서, 지금도 훈련하고 있다. 지금 공연 중인 는 봤는가? 절대 쉬운 공연이 아니더라. 배우들이 상당히 연기를 매끈하게 잘 하신다. 제일 인상 깊었던 건, 문근영은 사실 우리에게 큰 스타배우지 않느냐. 그런 스타배우가 과감히 자기의 몸을 무대 위에서 드러내 춤을 추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어린 친구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물론 나도 그 나이땐 못할 게 없었지만(웃음) 저 에너지는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놀랐다. 함께 출연하신 진경 선배님을 보면서 와, 어떻게 작은 발성으로 저 멀리까지 전달할 수 있을까, 굉장히 안정된 톤으로 연기하시는 것 같았다. 그 나이때 못할 게 없었다고 했는데, 그래도 못했던 것이 있다면?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역할은? 난 아직 어리다.(웃음) 건방진 소리일 수도 있지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만 있다면 지금도 난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단 열 일곱 살 고등학생 역할이어도. 그러나 그런 작품을 내게 주진 않으시겠지.(웃음) 그러나 그녀(문근영)에겐 갈 거 아닌가.(웃음) 기회만 된다면, 스물 다섯의 강혜정으로 돌아간다면, 공룡이나, 골룸 같은 역할? 해보고 싶다.(웃음) 수학이 소재로 등장하는데, 이에 대한 어려움이 있는가? 실제로 수학을 풀어햐 하는 장면은 없다. 그래서 따로 수학 공부를 하진 않았지만 관심은 생겼다. 어느날 포털 사이트에 ‘i=허수’라는 문구를 봤는데 예전같으면 쳐다도 안 봤을 걸 그걸 클릭해서 찾아보기도 했다.(웃음) 작품의 작가가 진짜 이야기 하고 싶은 건 꽉꽉 막힌 수학자들이 답답한 수학적 소통법으로 소통하다가, 사람 관계에 답 안나오는 경우 되게 많지 않느냐, 그렇게 증명이 안되는 모습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사람들의 관계, 그런 것들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연극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사실 좀 의외다, 라는 반응을 보이실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언젠가는 내가 꼭 한번 겪어야 될 관문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시더라. 잘 할 수 있을거란 말씀을 많이들 해 주신다. 영화 할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가장 마음 단단히 먹는 부분이, 그분들에게 창피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출산 후 복귀가 빠른데, 체력적인 것을 비롯해 힘든 점은 없는가? 일을 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기 때문에 힘이 딸린다는 느낌은 없다. 다만 극대화된 에너지를 보여주고 나선 비단, 아이를 낳고 안 낳고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지치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랑 떨어져 나오는 건 너무 힘들다. 더 같이 있고 싶고 계속 놀고 싶다. 연기를 하고 싶단 욕심만으로 이 작품을 택한 건 아니다. 연극이라는 게 머리에서 발 끝까지 보여주는 작업이어서 나를 단련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더라. 그런 걸 겪다 보니 내 몸을 회복하는 부분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작품을 오랜 시간 두고 분석하고 리딩하며 서로 이야기 주로 받는, 이런 과정을 통해 10개월 가까이 굳어 있던 머리가 회전하는 것 같고. 또, 창피하지 않은 날씬한 엄마가 되고 싶기도 했다.(웃음) 기존 작업들과 연극 연습과정에서 느껴지는 차이점은? 영화는 한 장면, 장면으로 찍어나가고, 그 한 장면을 위해 하루의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나 연극은 장면, 장면이 연결된 한 극을 위해 그 하룻동안의 에너지를 쏟아야 된다. 그게 젤 적응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진짜 어려울 것 같은데,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 연습 많이 하고 있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예전에 무대를 하나도 모를 때도 그렇고, 그냥 공연만 보러 다녔을 때도 그렇고, 지금에도 드는 생각이, 저 무대 위에서 제대로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나를 본다고 하면 모든 게 다 신경이 쓰인다. 제대로 걷기가 참 힘들다. 지금 무대 연기를 하시는 많은 분들이 어마어마한 고충을 통해서 이 무대에 올라간다는 걸 다시금 알게 된다. 연습하면서 들었던 칭찬과 지적이 있다면? 난 빨리 배운다고 하더라. 그리고 나머지가 다 지적이다.(웃음) 습관적으로 걸어왔던 품세나 말하는 것이 연극적이지 않은 부분들이 있어서 많이 지적받는다. 더블 캐스팅 된 이윤지를 평가해 본다면? 내가 평가를 내릴 입장이 아니어서 조심스럽다. 다만 그 친구는 머리가 정말 비상하다. 분석력도 뛰어나고, 감성적으로 갖고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그것들이 연습할 때 캐릭터의 동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 것에서 배우는 게 너무 많다. 감성도 좋고, 머리도 좋고. 게임 끝난거 아니냐.(웃음) 내가 더 잘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오산이더라.(웃음) 노력하는 사람에게 이길 제간이 없더라. 배우 인생에 중요한 포인트 될 것. 이윤지 강혜정이 똑똑하고 섬세하다고 이야기 하더라. 그렇다면 이윤지가 보는 강혜정은? 실제로 난 화장실에 있다가도 이따금 엄마를 부른다.(웃음) 그 정도로 겁이 많고, 그러다 보니 조심성이 많은 것 같다. 망설이는 게 많고, 그런 부분을 보고 이야기 하신 좋은 평가 같다. 실은 언니를 처음 본 건 올드보이 오디션 장이었다. 언니가 오디션 하는 걸 듣기만 했는데, 그때 알았다, 그냥 집에 갈까?(웃음) 그게 어떻게 보면 내 시간을 아끼고, 더 효율적일 것 같았다.(웃음) 그렇게 강한 인상을 받고, 또 현재 스타일리스트도 같기 때문에 언니 소식도 자주 접하고, 남다른 친근감이 있었다. 같은 역할이고, 언니와 내가 상반된 이미지라 이번 작품에서 연기할 때 아마도 작전을 다르게 짜야 할 것 같다. 연습실에서 언니 하는 걸 볼 때 너무나 색다른 표현을 하셔서 놀라곤 한다. 앞서 짐승 같은, 본능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말을 했는데, 배우 이윤지 뿐만 아니라 인간 이윤지로서의 다짐이나 도전 같이 느껴진다.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정말 좋은 것이다. 아직 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스물 일곱에 이런 작품과 배역을 맡은 건 결정타이며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간 굴레스러웠던 것들을, 본능에 충실해서 연기를 하다 보면 조금 더 그 굴레를 잘 지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굴레를 깨버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분명 내가 노력을 하고 원해서 만들었던 것이고, 뭔가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해 왔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벗어나는게 아니라, 내가 조금 더 외면했던 부분에 좀 더 솔직하고 진실에 가깝게, 그러면 내 굴레를 지키기가 더 수월해 질 것 같다. 대학 재학 시 연극을 하기도 했다. 어떤 작품의 어떤 역할이었나?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라는 작품이었다.(2008년 12월 중앙대학교 연극학과 50주년 기념 공연) 헤르미온이라는 왕비 역을 맡았었는데 감정의 기복도 심하고 판타지 한 작품이었다. 학교 작품이었다고 하기엔 규모가 무척 컸다. 그때 역시 스스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건, 연습실 공간 자체가 너무 좋다. 모든 게 갖춰진 채로 보여지는 내가 아니라, 앞구르기도 하고 다리도 찢고(웃음) 그런 모습들, 잊으면 안 되는데 잊었던 것들을 다시 찾는 곳이 연습실이다. 아직 많이 배워야겠지만 연습실이 너무 좋고, 쉬는 날에도 다른 분들도 나와 계셔서 자극이 많이 된다. 말고 하고 싶은 작품이나 배역은? 정말 인터뷰를 위한 말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이 작품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무실 실장님이 스케줄을 정리하시면서 “만약 이 작품을 하게 된다면”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때 “하게 된다면이 아니라 할거에요”라고 이야기 했다.(웃음) 내겐 정말 필연적인 작품이다. 아마도 캐서린이라는 역할을 통해서, 연습기간까지 몇 개월을 살고 나면 좀 더 여유 있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솔직하고 좀 더 진실한 사람이 될 것 같다. 무대에 대한 욕심을 더욱 내게 될 것도 같다. 학교 다니면서 많은 연극을 한 건 아니지만 친구들을 보며, 어떤 밀도로 짜여지는지 알다 보니, 원래 이 느낌이지, 이거지, 하는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 다음에 드라마든 영화든 접하게 되면 그 때 내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여러모로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9.20 / 조회 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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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정, 이윤지 첫 연극 <프루프> 제작발표회 현장
천재 수학자이자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존 내쉬를 모티브로 한 연극 가 10월 공연에 앞서 지난 14일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악어컴퍼니와 나무액터스가 함께 기획하는 ‘무대가 좋다’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는 존 내쉬와 그의 가상의 두 딸, 그리고 존의 제자 할이 등장해 인간의 천재성과 광기, 이들 사이의 복잡하고도 밀도 높은 관계를 풀어가는 작품이다. 미국의 극작가 데이비드 어번의 작품으로, 2000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어워즈 최우수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인정 받아 현재까지 전세계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뮤지컬 평론가 및 기획자로 활동해 왔으며 이번 작품으로 연출가로 나서는 이유리는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나서, 나는 어떤 가치로 사나, 나는 어떤 사람이며 내 주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새롭게 해석한 인물의 모습이 이번 공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2008년 한국 공연 당시 추상미, 장영남, 김지호 등의 열연으로 화제가 되기도 한 는 이번 공연에서 연기파 배우 정원중이 천재 수학자이나 말년에 정신분열증세를 보이는 로버트 역을 맡았으며, 그의 천재성을 물려 받은 둘째 딸 역엔 강혜정과 이윤지가 함께 나선다. 오랜만에 만난 강혜정결혼, 출산 후 첫 공식 무대를 연극으로 택한 강혜정은 “캐서린은 천재 수학자 아버지 밑에서 천재성, 광기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 그 안의 소중함을 깨닫는 성장 드라마가 바로 ”라고 설명했다. 또한 캐서린을 두고 “본능에 많이 충실한, 다듬어 지지 않은 짐승 같은 모습이 나와 닮은 것 같다”는 그녀는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선 출산 전후 마음가짐은 똑같지만, 영화와 달리 편집이나 컷이 없이 2시간 내내 전신이 무대 위에 노출다는 점에서 무척 긴장된다”고 덧붙였다. "저도 첫 연극이에요" 캐서린 역의 이윤지최근 드라마에서 똑 부러진 커리어우먼 역을 소화한 이윤지 역시 이번 작품이 데뷔 후 사회에서의 첫 연극. “대본을 받자마자 다 읽었고, 캐서린을 할 것을 직감했다”는 그는, “그간 선보였던 이미지와는 다른, 배우나 개인 이윤지로서 본능적인, 솔직해진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품이 작품에서만 끝나지 않을 겁니다." 아버지 생각이 더욱 난다는 천재수학자 로버트 역의 정원중“돌아가신 부친을 향한 용서의 기분이 있어 우리 형제들도 보러 오면 많이 울 것 같다”는 정원중은 구체적인 언급은 아끼면서도 “맘에 드는 대사들이 많은데 최대한 관객분들에게 편안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작품에 대한 태도를 진중히 이어나갔다. 스승의 증명을 믿고 밝혀 나가는 제자 할 역의 김동현이 밖에 “키스신이 무척 떨린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를 터트리게 만든 김동현은 천재수학자 로버트의 제자인 할 역을 맡아 강혜정, 이윤지와 호흡을 맞춘다. 이상주의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많아 현실적인 성공을 이뤄내는 캐서린의 언니 클래어 역으로 김태인과 하다솜이 번갈아 나설 예정이다. 캐서린의 언니, 클레어 역의 김태인, 하다솜#속닥속닥 시리즈 "무슨 이야기 중?" #새로운 부녀 탄생# 우리만의 증명을 해 보일까요? 화이팅! 천재와 광기 사이, 수학 증명의 과정을 통해 개인과 인간 관계의 소중함을 풀어내는 연극 는 오는 10월 12일부터 12월 12일까지 컬쳐스페이스nu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 춘 www.studiochoon.com)
2010.09.16 / 조회 1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