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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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코엑스 무대 오른다
서울문화재단 '서울메세나 지원사업' 일환
식구의 의미 담은 극단 오징어 작품
한국무역협회 참여…'상생 캠페인' 진행창작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의 한 장면(사진=극단 오징어, 서울문화재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울문화재단과 한국무역협회는 ‘서울메세나 지원사업-한국무역협회 스페셜트랙’에 선정된 창작뮤지컬 ‘식구를 찾아서’를 오는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룸 401호 무대에 올린다.‘식구를 찾아서’는 전국 누적 10만 관객을 동원해 온 관록의 극단 오징어가 자신 있게 선보이는 창작뮤지컬이다. 발랄한 성격의 두 할매와 반려동물들이 등장해 관객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한다. 두 할매가 만나 벌어지는 좌충우돌 해프닝과 그들을 바라보는 반려동물 삼총사의 사연을 통해 식구(食口)의 의미를 이야기한다.2010년 ‘창작팩토리 우수뮤지컬 제작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다양한 연령층에게 공감과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서울문화재단의 지원금에 한국무역협회의 기부금과 공연장 추가 지원으로 무대를 마련했다.서울문화재단이 2016년부터 시작한 ‘서울메세나 지원사업-한국무역협회 스페셜트랙’은 기업과 예술단체를 짝지어 예술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활성화하는 사업 중 한국무역협회가 후원하는 별도의 트랙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2개 단체에 각 3000만 원의 지원금과 코엑스에서 공연할 수 있는 대관 기회를 제공한다.한국무역협회는 코엑스의 경비, 미화, 주차관리 등 시설분야에서 함께 일하는 근로자들을 ‘식구를 찾아서’ 공연에 초청하는 ‘코엑스 상생 캠페인’도 함께 추진한다. 한국무역협회와 코엑스 직원들이 상생 캠페인에 참여해 티켓을 구매하면 그 수량만큼 소속 근로자들을 공연에 초청한다. 또 다른 선정작 연희집단 더 광대의 ‘굿모닝광대굿’은 오는 10월 26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 오를 예정이다.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지원사업은 기업후원 창구를 찾기 어려운 예술단체가 제작비뿐만 아니라 강남권 코엑스 무대까지 후원을 받아 공연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업의 메세나 활동이 예술단체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도록 기업과 재단이 협력하는 사례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티켓 가격은 R석 4만원, S석 2만5000원.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5.31 / 조회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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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대학로 무대서 앙코르
배우 김현정·이성욱 합류
15일부터 내달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창작뮤지컬 ‘식구를 찾아서’가 15일부터 내달 2일까지 서울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앙코르 공연된다. 현인의 ‘비 내리는 고모령’으로 유명한 대구의 한 고개를 배경으로 박복녀·지화자 두 할머니의 예상치 않은 동거가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2011년 제5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창작뮤지컬상, 2012년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초연 이후 인천·청주·여수·함안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30여 회의 지방공연을 통해 2만 여명의 관객을 만났다. 배우 김현정이 박복녀 역으로 다시 출연하며 박카스CF로 얼굴을 알린 이성욱이 몽 역을 맡았다. 15일부터 19일까지의 프리뷰 공연은 30% 할인, 연말연시 선물패키지로 10매 이상 구매 시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02-2278-5741.▶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고객상담센터 1666-2200 | 종목진단/추천 신규오픈<ⓒ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4.01.04 / 조회 7,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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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용과 오디세우스가 동일 인물? 연극 ‘처용, 오딧세이’
연극 ‘처용, 오딧세이’가 10월 16일부터 10월 20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에서 공연된다.작품은 2013년 인천아트플랫폼의 공동기획 프로젝트인 플랫폼초이스에 선정됐다. 신라 시대 설화 속 인물인 ‘처용’과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 ‘오디세우스’가 동일인이라는 발상이다. 공연은 소통하지 못한 채 고독하기만 한 현대인의 고단한 삶을 담는다.연극 ‘처용, 오딧세이’는 2007년 여성연출가전을 통해 초연됐다. 작품은 진지한 순간에도 ‘어떻게 하면 지금 웃길 수 있을까’는 전제로 펼쳐진다. 끊임없이 터지는 코미디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극단 수수파보리의 정안나가 쓰고 연출한다. 여기에 프랑스에서 함께 유학한 설치미술가 오태원을 비롯해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작가인 사운드 디자이너 전광표, (주)앨리스고홈의 패션 디자인, 영상디자인을 맡고 있는 김장연이 참여한다.이번 공연에는 우승권, 김곽경희, 백현주, 김로사, 이유하 등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주)쇼앤라이프
2013.09.30 / 조회 2,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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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할머니가 건네는 따뜻한 위로,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 주은, 유정민 인터뷰①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는 소박한 시골 밥상의 향기가 있는 작품이다. 수저 하나만 놓으면 그대로 한 끼 식사가 되는 시골 밥상에는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정이 수북이 담겨 있다. 작품 안에는 구수한 입담도 코끝을 시큰하게 하는 먹먹함도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두 명의 만만치 않은 캐릭터, ‘지화자’와 ‘박복녀’ 할머니가 있다. 2011년 대구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한 이후 충무아트홀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최근 대학로로 무대를 옮겼다. 소극장에서 더욱 가깝게 관객과 숨 쉬고 있는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에 관해 두 할머니로 활약하고 있는 주은, 유정민 배우와 함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충무아트홀 공연을 보면서 많이 울고 웃었는데요. 대학로에서 공연하게 된 요즘, 임하시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주은: 입소문 덕분인지 대학로에 와서 그런 건지 관객반응이 충무아트홀 때보다 빠르고 커진 것 같아요. 관객층 범위도 넓어졌고요. 대학로에서 연극 보던 관객들도 와 주세요. 충무아트홀과는 다른 분위기가 있어요. 여기는 또 소극장이다 보니 관객의 숨소리까지 전해지는 무대에요. 그런 관객과의 호흡이 이 작품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유정민: 저는 대구뮤지컬페스티벌 때 참여해서 여기까지 왔어요. 워낙 작품이 좋다고 알려졌고,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할머니 두 명이 주인공인 작품이 굉장히 드물잖아요. 그런데도 관객분들이 반응을 잘 해주시고 세세하게 들여다봐 주시는 걸 보면 기뻐요. 특히 ‘고모령’ 장면은 관객의 코앞에서 연기를 하거든요. 관객분들이 훌쩍훌쩍 조심히 우시는 것, 손수건이 올라가는 느낌까지도 전해져요.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제가 속눈썹이 긴 편인데 맨 앞자리에 앉으셨던 관객분이 할머니가 속눈썹을 붙이셨다고 트위터에 올리신 거예요. 가까이에 있어서 일어난 오해였던 거죠.(웃음) - ‘지화자’와 ‘박복녀’ 할머니가 되기까지 할머니가 주인공이다 보니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나 연구도 많으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나요? 유정민: 저는 노역이 처음은 아닌데요. 이렇게 디테일이 많이 필요한 노역은 공연 중에서도 많지 않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한두 달 사이의 일을 가지고 할머니들이 긴 호흡을 끌어가는 작품은 처음이었고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할머니인데, 재미있는 할머니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캐릭터에요. 실험도 많이 하고 고민도 했어요. 인사동같이 할머니 많이 계신 곳에서 하루 종일 할머니 구경하고 그랬어요. 지하철 같은 데 가면 할머니마다 개성이 있으시잖아요. ‘지화자’처럼 보이는 할머니를 보면 스토커처럼 쫓아가요. 할머니가 계시는 칸에 같이 타서 관찰하면서 캐치하기도 했어요. 사실 제 주변에도 이런 성격을 가지고 계신 분이 계세요. 그분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모델링을 하기도 했어요. 이 역할 전에 17살 역할도 했었는데 그 나이 또래가 가진 특징들이 있어요. 배우들이 꼭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죠. 주은: 처음에는 이렇게도 해봤다, 저렇게도 해봤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어요. 어느 정도 지나서 그 인물에 몰입하게 되면 저절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어요. 그 인물이 나한테 와주는 거죠. 그걸 배우는 받아들이는 거고요. 제가 알고 있던 노인분들의 모습과 상상했던 부분이 합쳐져서 캐릭터를 만들어갔어요. 그렇게 할머니 역할에 몰입하다 보니 얼굴도 자연스레 할머니 얼굴이 되더라고요. 집에서도 저도 모르게 할머니의 얼굴과 표정이 나와서 일부러 얼굴을 풀어주기도 해요. 저는 ‘지화자’ 역할을 하다가 ‘박복녀’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두 사람이 완전히 달라요. 몸 쓰는 것도 다르고요. 그거 고치는 게 또 힘들었어요. 표정도 바꿔야 하니까 한동안 헷갈리더라고요.(웃음) 연습하시면서 에피소드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유정민: 즐거운 일은 매일 발생해요. 특히 몽, 냥, 꼬 배우들이 바뀔 때마다 호흡이 굉장히 많이 바뀌어요. 영등포아트홀에서 꼬를 맡은 두 배우가 저에게 각각 한 사람은 달걀을 까먹고 던져달라고 했고, 한 사람은 내려놔달라고 했어요. 알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들이 다르니까요. 리허설을 할 때 배역을 바꿔가며 연습하다 보니 한 번 내려놓으면 한번 던지고 번갈아 하는 게 자연스러웠나 봐요. 리허설에서 내려놨으니까 ‘이번엔 던져야지’ 하고 내려놔 달라는 배우에게 실전에서 던져버린 거예요. 손에서 떠나는 순간 그걸 알았죠. 다행히 센스 있는 이상은 배우가 잘 받아서 넘어가 줬어요. 주은: 며칠 전에는 몽이가 등장을 늦게 했어요. 시간 맞춰 등장해야 딱 대사를 치는데 안 들어오는 거예요. 당황했죠. 유정민: 계속 혼자 애드립했어요. 지화자 할머니가 무단가택 침입으로 전화해보시라고 독촉하는 장면이거든요.(웃음) 주은: 몽이가 안 들어와서 계속 협박을 당하니까 거의 내가 울 지경이 됐어요. 대체 어디 갔냐고 대문 밖으로 나갈 찰나에 몽이가 들어왔죠. 유정민: 몽이 역 배우는 ‘왜 자꾸 딴소리를 하지? 안 하던 소리를 하지?’ 그랬대요.(웃음) 재미있는 에피소드네요. 관객은 눈치채지 못했을 거예요. 유정민: 울산에서 이런 일도 있었어요. 매트를 돌리면서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각자 위치가 복잡하니까 정리를 하기 위해서 연출이 천천히 돌려보자 하고 한 거예요. 슬로우모션으로 느리게 연습해봤죠. 해 보니 ‘슬로우모션도 재미있네’ 해서 본 무대에서 할까 하다가 결국 안 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때 ‘박복녀’였던 현정 언니가 안 하기로 한 걸 모르시고 슬로우모션을 혼자 시작하신 거예요. “이이이....러어엏.....게에....”요.(웃음) 다행히 다른 배우들이 센스가 좋고, 호흡들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다들 그 속도에 연기를 맞춰줬어요. 현정언니가 우리가 너무 잘 맞춰 주니까 공연 끝날 때까지 그게 맞는 줄 알았대요. 아직까지도 스텝들이 그때 얘기를 많이 해요.(웃음) 주은: 그때 정말 우리 팀의 힘을 확인했어요. 오래 공연을 해서 배우들 간 호흡이 좋아요. 그 슬로우모션을 맞추는데 1초도 안 걸렸으니까요. - 우리의 삶 속 ‘할머니’에 대한 기억 개인적으로도 할머니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가지고 계신지요. 유정민: 아직 외할머니, 친할머니가 모두 살아 계세요. 제가 할머니들 정말 좋아하거든요. 지금도 팔순이 넘은 저희 할머니를 보면 끌어안고 뽀뽀해요. 시골집 가면 정말 이 작품 무대처럼 생겼어요. 실제로 무대에는 저희 시골집에서 가져온 소품들이 많아요.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앉아계시던 의자가 댓돌 위에 놓여 있고, 저희 할머니의 절굿공이도 있죠. 무대를 위해 리얼한 소품들을 찾으시기에 시골집에 가서 한바탕 휘젓고 왔었어요. 그래서인지 무대를 보면 시골집 생각이 많이 나요.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제가 노역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열심히 사셨던 할머니 두 분은 여자로서도 존경하고 있어요. 주은: 저는 할머니하고 같은 방을 중학교 때까지 썼어요. 한글도 할머니가 가르쳐주셨고요. 할머니도 학교에서 배우신 게 아니라 독학으로 설렁설렁 배우셨는데 그걸 제가 배운 거죠. 그런데 고등학교 때 한글을 제게 가르쳐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번엔 거꾸로 제가 가르쳐 드렸어요. 무대에서 할머니 생각 많이 나시겠어요. 주은: 작품에서 사진관 장면이 나오는데 저희 할머니가 실제로 사진관에 혼자 가셨어요. 딱 그렇게 화장을 하시고 꽃분홍색 립스틱을 어디서 나셨는지 바르고, 눈썹까지 그리셨어요. 평소에 안 하던 화장까지 하시고 혼자 영정사진을 찍어오셨죠. 처음에 2초간 웃다가 결국 울었어요. 사진관 장면 할 때마다 할머니 생각을 해요. 결국은 그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썼거든요. 연기할 때도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도움이 되고 있어요. 작품에서 특별히 아끼시는 장면이 있으신지? 주은: 저는 ‘박복녀’ 역을 하면서 사진관 장면이 더욱 좋아졌어요. 할머니가 할머니에게 화장을 해주는 모습이 정말 좋아요. 유정민: 공연 앞쪽은 템포가 빠른데요. 뒤에서는 같이 살기로 하고 내려와서 함께 사는 일상들이 그려지잖아요. 향기가 묻어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넉넉하고 느린 듯 흘러가는 장면들이요. 서로 바라보거나 눈이 마주치지 않죠. 계속 같이 산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지 않거든요. 그 고즈넉한 장면들이 참 좋아요. 관객들이 편안하게 지켜보시면서 한 호흡 내려놓을 수 있는 장면이에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9.20 / 조회 1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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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it] 천당 혹은 지옥! 연극 ‘개가 튼 내 인생’
흑백의 풍경은 쓸쓸함과 함께 일상의 초라함을 전해준다. 잔잔한 풍경의 포스터는 커다란 빌딩도 화려한 네온사인도 보이지 않는다. 나지막한 건물과 선선해 보이는 도로 그리고 버스정류장 앞을 졸졸이 지키고 선 4명이 전부다. 이들 4명 사이에서 뜻모를 적적함과 외로움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이 4명은 버스가 오는 쪽을 바라보고 있다. 붙박인 듯인 서 있는 세 명과 꽤 오래 기다려 지쳤는지 털썩 주저앉은 남자가 보인다. 해를 등지고 선 탓에 얼굴을 알아볼 수 없지만 그다지 밝은 표정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일은 초조함이 동반된다. 약속시각은 다가오고 째깍째깍 시간은 흘러가는데 나를 약속 장소로 데려다 줄 버스가 오지 않는다. 이들은 다소 지친 듯한 모습으로 버스를 기다린다. 어둑어둑한 사진을 보아하니 해가 아직 뜨지 않은 아침 혹은 이미 날이 저물어 어둠이 내리깔린 저녁 무렵으로 짐작된다. ‘개가 튼 내 인생’이란 문구가 시선을 확 앗아 간다. 거친 말투와는 상반되는 귀여운 글씨체가 시선을 끈다. 알록달록 깜찍한 글씨체를 뒤쫓다 보면 흑백 사진 속 유일하게 빨간 색감을 자랑하는 한 여인이 눈에 띈다. 이 장면은 흡사 영화 ‘쉰들러 리스트’에 등장하는 빨간 원피스를 입은 소녀를 떠오르게 한다. 그녀가 누군지 어떤 존재인지 드러나는 바는 전혀 없으나 연극 ‘개가 튼 내 인생’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자랑할 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연극 ‘개가 튼 내 인생’은 이른 아침 출근 시간 버스를 기다리는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기다려도 오지 않던 버스를 타자, 낯선 곳에 사람들을 내려놓는다. 곧이어 이들은 낯선 사람들에게 죽음을 통보받는다.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은 사기일까 아니면 죽음일까? 4명은 사력을 다해 위기를 모면하려 하나 그들의 죽음은 기정사실이 됐다. 이들의 사후세계에는 어떤 모습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죽음을 통해 바라보게 하는 연극 ‘개가 튼 내 인생’은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삶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내놓는 연극 이 작품은 오는 11월 18일부터 12월 5일까지 배우세상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18 / 조회 1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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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마음>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동시 다발적으로 서로의 상대에게 말을 주고 받는다. 때론 관객과 등을 지고 앉아 한참이고 무언가를 하는 배우도 있다. ‘연극적’이라는 말의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면 무대 위에 고스란히 올려져 있는 이 일상의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작가 히라타 오리자(47)는 1990년대 일본 연극계에 이른바 ‘조용한 연극’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으며, 국내에도 (원작 도쿄노트) 등을 통해 기존 사실주의 연극의 관습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발상을 선보여 왔다. 특히 대학의 한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 3부작은 과학자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과학과 인간의 관계, 더 나아가 인간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의 공연이 한창인 두산아트센터에서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작품에 ‘과학’이라는 부분을 끌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작가는 재미있는 사람과 장소 등을 찾게 된다. 과학자들은 굉장히 개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느라 주변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숭이 연구자는 원숭이 중심으로, 기생충 연구자는 기생충 중심으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집에 가면 밥도 먹고 부부싸움도 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생활의 큰 차이가 없다. 연극의 구조라는 것은 어찌 보면 오래 전부터 동일한 구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에서 리어왕은 굉장히 신분이 높은 사람이지만 가족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것처럼 현대의 과학자들도 왕처럼 엄청난 신분의 사람이 아닐 뿐 이들의 세계를 그릴 때에도 연애 문제, 취직 문제 등 굉장히 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과학하는 마음’은 어떤 것인가. 1920년대부터 일본에 ‘과학하는 마음’이라는 표어 같은 표현이 있었다. 과학자의 연구는 굉장히 과학적이지만 생활은 그들이 연구하는 과학 만큼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제목을 ‘과학하는 마음’으로 붙인 까닭은, 과학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과학자들의 생활을 그리려는 의미에서였다. 다르게 말하자면, 굉장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살기 쉬지 않은 인간의 약함,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연극 중 한 장면지난 해 일본에서 초연한 연극 에서는 실제 로봇이 배우로 등장했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누구도 해 보지 않았던 일에 끌리는 건 당연한 것이다. 굉장히 흥미로웠고, 질적으로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5년간은 오사카 대학 주체로 하고 잇는 로봇 등장 연극을 따라올 작품이 없다고들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매우 기쁘다. 로봇 연극을 만드는 동안, 배우란 어떤 존재이고 인물인지, 연출의 역할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있어서 이런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상의 한 부분을 옮겨 놓은 듯한 ‘조용한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로서 작품에서 보여주기 위한 일상과, 우리 일상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겠는가. 언제나 배우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현실에서 5센티미터 떨어져 있는 어긋난 현실을 연극으로 그리고 싶다’는 말이다. 일상에서 평범한 눈으로 잘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과학과 예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실 그대로 보는 리얼리즘이 아니라 마치 현미경으로 현실을 들여다 보는 리얼리즘일 것이다. 현미경으로 세밀히 보면 흔들리고 뒤틀리는 모습이 있다. 굉장히 리얼한 듯 하지만 전체를 보면 다른 그림이 되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조용한 연극’을 하게 된 게기는 무엇인가. 80년대 일본의 경제는 굉장히 풍요로웠고, 연극도 그 영향으로 무척 화려했다. 그런 것에 좀 질렸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말에 관한 것인데, 왜 연극에서 배우들은 그렇게 이상하게 말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에서도 연극이라고 하면 과장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일본 연극 교과서에 나오는 예 중 하나를 들자면, “이 책을 책상에 놔 주세요”에서 책을 강조하기 위해서 ‘책’이라는 말에 힘을 넣고, ‘책상’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 힘을 주어 말하라고 나온다. 하지만 일본어와 한국어는 유럽어와 달리 강약의 악센트로 강조하는 구조가 아니다. 책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를 어두로 끌고 와서 몇 번이고 말하는 식으로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책, 책, 그 책 좀 거기 책상에 놔 줘”와 같이 말이다 그래서 대사를 극단적으로 우리가 평소 생활에서 하는 것과 가장 가깝게 끌어와서 배우들의 과장을 없애보자고 했다. 어떻게 하면 유럽에서 탄생한 근대 연극을 일본어를 통해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만들어진 방법론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또 84년도부터 1년간 한국에서 유학하면서 일본어를 상대화 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고 여기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또 하나는 일본에는 하나의 주제로 몇 십 분간 토론하는 문화가 없다. 그런데 가치관의 대립 없이 근대 연극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강하게 토의를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조금씩 이야기 하는 것을 모아 한 편의 연극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 ‘조용한 연극’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통해서 관객은 일상의 모습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동화(同化)보다는 이화(異化)의 느낌이 강하다. 자신의 연극을 통해 관객과 어떤 관계를 맺길 원하는가? 보통 일반적인 연극에서 관객들은 주인공에게 동화되려고 한다. 또 브레히트는 관객들이 작품에 거리를 두고 보길 원했다. 내 경우는 동화도 이화도 추구하지 않는 그런 연극을 하고 싶다. 무대 위 의자가 여러 개 있는데, 관객이 이 의자 중 어느 한 곳에 앉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연극을 하고 싶다. 연극의 인물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는 작품, 여기 나오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지는 연극을 추구한다. 현재 일본 오사카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센터에 소속이 되어 있다. 어떤 일을 담당하는가?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여러가지 수업을 하고 있다. 과학, 예술, 의료, 재난대책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일본에는 지진이 많기 때문에 지진 발생 시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현장에 모이고, 이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로 세미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재난 현장에 가서 일을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런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때 이를 가르치는 학자들에게 그 방법론을 조언해 주는 것이다. 오사카 시내 전철역 안에 커뮤니케이션 스페이스를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그곳에 오사카 대학에 있는 철학자, 과학자, 의사 등의 교수들이 매일 밤 일반 시민들과 대화를 한다. 철학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과학자들은 광우병을 주제로 시민들과 토론 하는 식이다. 대학원생들도 자신의 연구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에서는 많이 일반화 된 형식이고 일본에서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태이다. 만약 성공을 한다면 수년 후에 일본 거의 모든 곳에서 과학자들이 예술을 배우고 비슷한 활동들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그룹 지어 연극을 만드는 일도 하고, 초,중등학교에서 어떻게 과학 수업을 재미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 및 개발도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위한 교사 양성 작업도 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n/docuherb)
2009.04.01 / 조회 1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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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극, 릴레이로 감상한다
연출 성기웅, 배우 백현주, 김보영과학, 그리고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다룬 과학연극 네 편이 찾아온다. 그 동안 소극장에서 조용히 무대에 올랐던 과학연극들을 모아 4개월간 연달아 선보이는 '과학연극 시리즈'가 시작되는 것. ‘과학 연극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지난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바 있는 (3월 24일~4월 12일).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하고 실험적인 연출을 통해 자칫 어렵고 무겁게 다가오기 쉬운 생명윤리, 뇌 과학 등의 현대과학 주제들이 한 대학교의 생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국내 초연 당시에도 연출을 맡았던 성기웅 연출은 “지금은 고인이 된 박광정씨가 연출했던 의 번역 일을 통해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에 빠져 과학하는마음 시리즈를 국내에 소개하게 됐다” 고 말하며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 관객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연출 윤우영, 배우 남명렬, 이상직, 김호정지난 2003년 초연되면서 국내에 ‘과학연극 열풍’을 이끈바 있는 (4월 21일∼5월 10일)가 의 뒤를 잇는다. 는 과학자들의 욕망, 음모, 암투 등을 다루는 과학자 버전 ‘하얀거탑’.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노벨상을 선정한다면 누가 주인공이 됐을까?’ 라는 기발한 상상력이 작품의 시발점이다. 산소의 발견 관련된 셀레(스웨덴), 프리스톨(영국), 라부아지(프랑스) 등 세 화학자와 부인들, 노벨상을 자기 나라에서 수상하기를 원하는 각국의 심사위원들간의 음모와 암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두 작품 외에도 영화 ‘나비’의 히로인 김호정이 주인공으로 나선 (5월 19일~6월 7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린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유일한 초연작품인 가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대해 (6월 16일~7월 5일)이야기하며 ‘과학연극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3월 24일부터 릴레이에 들어가는‘과학연극 시리즈'는 두산아트센타 Space111 에서 7월 5일까지 두 달 간 계속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3.24 / 조회 26,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