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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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이상 입담 담았다…성기웅 신작 ‘20세기 건담기’
2013년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10일 오후 4시부터 ‘티켓 오픈’
1936년 경성배경 언어유희 전달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의 ‘20세기건담기’(사진=두산아트센터).[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작가 겸 연출가인 성기웅의 신작 ‘20세기 건담기建談記’가 오는 9월 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Space)111에서 공연한다.‘20세기 건담기建談記’는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성기웅이 지난 10여 년간 선보이고 있는 ‘소설가 구보씨의 1일’, ‘깃븐우리절믄날’,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등 구보 박태원과 이상을 다룬 연작이다. 작품은 1936년 경성을 배경으로 당시 20대 젊은 예술가였던 소설가 박태원과 시인 이상, 소설가 김유정, 화가 구본웅의 행적을 다양한 ‘말하기 쇼’ 형식으로 담아낸다. 작품 제목 역시 실제 구보 박태원과 이상이 자신들을 건담가(健談家, 말로 많이 떠들어대는 사람)임을 자처하며 재미난 입담으로 주변 문학인들을 웃기고 다녔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옛 서울 사투리와 일본어, 영어, 에스페란토 등 다양한 언어적 유희와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해 청각적 재미를 전할 예정이다.음악감독은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프로그램 아티스트 이자람이 맡고, 이윤재, 이명행, 안병식, 백종승, 김범진이 출연한다.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10일 오후 4시부터 티켓 예매가 가능하다.성기웅의 구보 연작 티켓 소지 시 5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정가는 3만원이며 두산아트센터 회원 2만4000원, 20대 티켓(대학생포함) 1만5000원, 10대 티켓(중고생포함) 1만원이다.두산연강예술상은 인재양성에 힘써온 두산 초대회장 고(故) 연강 박두병 선생의 뜻을 이어 2010년에 제정했다. 미술과 공연 분야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만 40세 이하 예술가들을 지원한다. 공연부문 수상자로는 구자혜, 이자람, 이경성, 윤한솔, 김낙형 등이 있으며, 성기웅은 2013년 수상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0 / 조회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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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웅 연출의 연극 <20세기 건담기建談記>, 9월 5일 개막 예정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 성기웅의 신작인 연극 가 오는 9월 5일부터 3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1936년 경성을 배경으로 20대 젊은 예술가였던 소설가 박태원과 시인 이상, 소설가 김유정, 화가 구본웅의 행적을 그린다. 라는 작품의 제목은 스스로를 '건담가(健談家, 말로 많이 떠들어대는 사람)'라고 칭하며 주변 문학인들을 웃기고 다녔던 구보 박태원과 이상의 실제 모습에 착안한 것이다.
극작 겸 연출을 맡은 성기웅은 지난 10여 년간 , , 등으로 구보 박태원과 이상을 다뤄왔고, 는 그의 연작이다.
연극 의 음악감독은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프로그램 아티스트이자 뮤지컬 에도 출연 예정인 이자람이 맡고, 이윤재, 이명행, 안병식, 백종승, 김범진이 출연한다.
연극 는 인터파크에서 8월 10일 오후 4시부터 예매할 수 있다.
글: 윤수경 인턴 기자(0303polly@interpark.com)
사진: 두산아트센터 제공
2017.08.10 / 조회 4,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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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합작 연극 <태풍기담> 무대에…연기파 배우들 주목
안산문화재단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키라리후지미시민문화회관, 남산예술센터, 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와 연극 을 공동제작해 무대에 올린다. 의 성기웅이 쓰고 일본의 타다 준노스케가 연출을 맡은 은 셰익스피어의 를 기반으로 ‘왕위를 빼앗긴 고종이 아시아 외딴 섬에서 복수를 꿈꾸고 있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한일 양국의 역사와 미래를 엮어낸 작품이다. 체홉의 를 재해석한 연극 로 이미 제50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연출상과 작품상을 거머쥔 성기웅-타나 준노스케 콤비가 이번에는 어떤 작품을 빚어낼지 큰 기대를 모은다. 정동환, 오다 유타카 등 한일 양국의 명배우들로 꾸려진 출연진도 이목을 끈다. 의 정동환이 나라를 빼앗기고 어린 딸을 데리고 외딴 섬으로 피신한 조선의 황제 이태황으로 분하고, 이와 함께 일본에서 굵직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2009년 사토사키치상 우수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한 오다 유타카와 등의 영화, 드라마에서 활약해온 나가이 히테키, 의 박성종과 의 전수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은 오는 16~17일 안산문화회관에서 공연되며, 이어 24일부터 내달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이후 일본 도쿄와 후지미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안산문화재단 제공
2015.10.02 / 조회 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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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의 새 지평을 열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 12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성황리에 막을 내린다. 이 작품은 5주 동안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원작은 구보 박태원이 자신의 하루를 담은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이다. 이 작품은 소설을 그대로 무대 위에서 구현하는 형식과 영상기법이라는 실험적 시도를 했다. 이를 통해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관객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의 연출가 성기웅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매진이 되어 기자가 표를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를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마무리를 지어가는 시점에서의 소감을 말해 달라. 좋다(웃음). 초연할 때는 새로운 연극의 형식과 기술을 시도하는 것이라 모험이었다. 두 번째로 올리면서 작품이 자리를 잡아 관객들이 많이 와 주었다. 이 작품은 시간을 두고 완성했다. 그만큼 애착도 많이 갖고 있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아 흐뭇하다. - 기술, 형식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는데, 연출시의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스텝들이 잘 해줘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어려웠던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이 작품에서는 배우들이 말과 행동과 마음을 분리해서 연기해야 한다. 이 분리작업이 완전히 적응되기 전에는 배우가 감정에 몰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연기가 안정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두 번째로 올리는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은 초연과 무엇이 달라졌나. 초연 때는 영상 사용에 시행착오가 있었다. 이번 공연을 하면서 영상사용에 완전히 적응이 됐다. 영상에는 이전보다 풍미성을 더했다. 또한 1부, 2부에서 영상들이 일관적인 양으로 노출되도록 정리했다.스토리상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주인공은 ‘현실 속의 인물인 박태원’과 박태원의 분신인 ‘소설 속 인물 구보’ 둘로 나뉘어 있다. 역할이 분리돼 있기 때문에 혼란이 올 수 있었다. 이 부분의 연극적 논리를 보강했다. 또 한 가지는 ‘이상’의 내면을 더 잘 표현하도록 한 것이다. 스토리를 조정하여 이상의 내면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문학이 주는 여백의 공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같다.나의 베이스는 책이다. 미술, 무용 등으로 시작한 사람들이 있는 반면, 나는 연극을 책에서부터 시작했다. 현재 희곡 낭독 공연 연출을 하면서 소설 낭독 공연을 하고 있다. 소설 낭독 공연의 경험이 소설을 토대로 한 공연을 연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의 특징은 글로 전달함으로써 독자에게 풍부한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대에서 글을 읽어주면서 관객들에게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여백의 미로 더 많은 것을 줄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내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 1930년대를 살아가던 지식인과 예술가의 모습이 현재의 예술가와 닮은 점이 있다면?1930년대는 서양 문물이 들어오고 도시문화를 자리를 잡은 시기이다. 지금의 서울이 형성된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그 때의 예술가는 현대 예술가의 원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 소설가 등의 특별게스트 낭독을 진행하게 된 배경이 있나.연극의 마지막에 낭독공연이 포함되어 있다. 이 부분은 전체 공연 중의 가장 심플한 낭독이다. 그 부분에 소설가와 유족 특별 초청을 해 이벤트로 진행을 하게 되었다. -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이후의 계획이 궁금하다. ‘깃븐우리절믄날’,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 ‘소설가 구보씨의 1일’으로 구보시리즈를 3편 연출했다. 이 시리즈의 연작으로 네 번째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또한 이미 2회를 진행한 바 있는 ‘단편소설 입체낭독극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2.28 / 조회 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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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모던 소설가의 경성 라이프 <소설가 구보씨의 1일>
자유연애, 무성영화, 다방, 전차 등 1930년대 서울의 모습과 예술가들의 초상이 영상과 문학의 결합으로 펼쳐지는 연극 이 11월 다시 관객들을 찾아 온다. 1934년 젊은 소설가 구보 박태원이 집을 나서 경성을 배회하는 하루의 광경을 담은 이 작품은, 벗과 예술을 논하는 찻집, 거리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이 극중 주인공인 소설가가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작품의 이야기와 교차해 펼쳐진다. 소설가 박태원의 중편 작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바탕으로 성기웅 연출이 영상, 음악, 조명 등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소설 속 문장을 다채롭게 펼쳐내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2010년 초연 당시 미술, 무대를 담당한 여신동이 제 48회 동아연극상 무대미술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대석, 이윤재, 이화룡, 강정임 등 초연의 호평을 이끌어 냈던 배우들이 다시 한번 뭉치는 이번 공연은 오는 11월 27일부터 12월 3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계속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11.16 / 조회 1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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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도 병인 양하여> 성기웅의 다중연애 ‘실제인지 허구인지’
이 작품을 보기에 앞서, ‘왜 작가는 이런 작품을 만들었으며, 우리가 왜 이 연극을 봐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은 일단 접어두기를 권한다. 공연을 보는 이유 중에 하나인 ‘색다른 경험을 접하고 그것에서 느끼는 즐거움’에서 기꺼이 의 매력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연극 는 한 남자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여 여러 남자와 공개 ‘다중 연애’를 하는 여인 ‘다정’과 그의 세 번째 남자였던 ‘성기웅’의 연애 관계를 풀어낸 작품이다. 일대일 연애에 회의를 느끼는 극중 성기웅은 일대 다수의 연애 이야기를 소재로 작품을 쓰고 싶지만 충분한 경험이 없어 작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 마침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다중 연애 중인 여인 ‘다정’은 이 이야기를 듣게 되고, 성기웅은 그녀의 세 번째 남자로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공연은 실제 성기웅이 무대 위에 등장하여 “작품을 쓰고 연출한 성기웅입니다”라는 담백한 인사로 시작된다. 이후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에 이어 실제 자신과 극중 ‘성기웅’역을 맡은 배우(이화룡)가 자유롭게 작품에 번갈아 드나들며 ‘다정’과 ‘나’의 연애과정과 감정의 변화를 순차적으로 펼쳐내면 관객들의 관음증은 점차 증가한다. 연극의 어디까지가 실제이고 어느 부분이 허구인지 가늠할 수 없다. 쿨한 사랑을 할 것 같았던 다정은 좀처럼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가 없고, 세 번째 남자친구로 그 영역에 만족했던 성기웅 자신도 조금씩 첫 번째 자리를 욕망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랑은 어떤 것이라는 정의도 없고, 사랑은 이래야 한다는 제시도 없으며, 다중 연애는 나쁜 것이라는 결론도 없다.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는 이 작품은 치열하고 예민하게 방황하는 두 남녀와 그들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사랑과 연애, 관계에 대한 물음 자체를 던지고 있다. 앞에서 접어두었던 작품의 의미와 메시지를 다시 꺼내도 좋을 시점은 이렇게 작품을 관통한 후다. 메시지 전달보다 어쩌면 더욱 도드라지는 발견은 그 내용을 담아내는 연극적인 시도와 도전에 있다. 그간 연극인 성기웅이 문학 작품을 바탕으로 한 구성이나 히라타 오리자 작품을 중심으로 조용한 일상의 단면을 담백하게 드러내는 일련의 작업을 해왔다면, 이제 색다른 경험을 끌어내어 이색적인 연극적 시도를 통해 한 편의 작품으로 완성해 내고 있다. 그가 나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을 스스로 내어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면면이 채워진 깨알 같은 재미도 놓칠 수 없다. 다중연애 ‘위키피디아’ 검색 결과와 기타 자료들을 증빙하여 정의하고 분석하는 극중 전개 모습은 성기웅의 작업 스타일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그의 작품에서 더욱 즐길 수 있는 부분이다. 창작자로서의 욕심과 성기웅의 캐릭터가 맞닿아 벌어지는 행동들과 사건들은 사실인지 거짓인지 논할 필요 없는 의외의 재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남녀가 짝을 찾아 몸을 맞춰 춤을 추다, 다시 새로운 짝을 찾아 나서는 탱고도 연애 특성을 비춰내는 흥미로운 활용이다. 타이머를 6분에 맞춰놓고 쉴 새 없이 말을 쏟아내는 육각수나 마이크를 들고 이리저리 휘저으며 노래하듯 대사하는 현 피디, 후반부에 나타나는 첫 번째 남자 친구 등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법한 등장과 모습일 수 있겠으나, 개인의 애정담이나 인위적인 연극구성, 그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기 위한 치밀한 구성에 아주 적합하게 자리하고 있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 ‘먹물 먹은 이미지’의 ‘대단히 예민한’ 연극인 성기웅을 보며 실웃음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얼마나 꼼꼼하고 치밀하게, 대범한 시도로 작품을 그려놓았는지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재)국립극단 제공
2012.06.14 / 조회 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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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연출가 시리즈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가 6월 9일(토)부터 6월 24(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젊은 연출가 시리즈’의 일환이다. ‘젊은 연출가 시리즈’는 30~40대 연출가들의 새로운 감각과 시선을 독특한 방식으로 보여준다.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는 다중연애에서 비롯되는 독특한 심리 양상에 초점을 맞춘다. 작품의 제목은 고려 후기 문신 이조년의 시조 ‘다정가’의 “다정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에서 따 왔다. 작품은 다중연애를 하는 ‘다정’이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지는 ‘나’의 이야기를 담는다. 연출가인 ‘나’는 일부일처제 결혼 제도에 회의를 품는다. 그러던 중 그는 다중연애를 즐기는 ‘다정’의 세 번째 애인이 된다. ‘다정’과 만나는 동안 ‘나’는 그녀의 유일한 애인이 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연출가인 ‘나’는 자신의 경험을 연극으로 옮기기로 하지만 대본을 읽은 실제 ‘다정’이 이의를 제기해 공연은 중단 위기에 놓이게 된다. 작품은 끊임없이 관객과 ‘거리 두기’를 시도한다. 배우들은 공연 속 인물과 실제 자신을 넘나들며 무대에 등장한다. 연출은 토론, PT, 증거자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객이 극과 거리를 둘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전개되는 사건을 객관화하는 과정을 통해 관객이 성찰과 비판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연극 ‘다정도 병인 양하여’는 연극 ‘삼등병’,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 사람들’을 작, 연출한 성기웅이 맡는다. 이번 공연에는 오용, 이화룡, 양동탁, 마두영, 이안나, 연보라, 김희연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6.05 / 조회 10,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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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정의 이름으로 모인 이들 <서울노트> 연습현장
가까운 현대, 세계대전을 피해 유럽 미술작품들이 한국 미술관으로 왔다. 그림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모인 사람들. 스치고 또 만나며, 걷다 잠시 서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사람들의 여운 긴 이야기, 연극 가 2월 2일 막을 올린다. 일본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으로 2003년 국내 첫 선을 보인 는 특히 이 작품을 처음 연출하고 번안했던 배우이자 연출가, 고 박광정의 추모 공연이라 더욱 뜻 깊은 자리로 준비되고 있다. 지난 1월 27일 혜화동에 위치한 한 연습실.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하는 권해효를 비롯, 정석용, 오용, 이지아 등 굵고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온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등장 인물은 12명이지만, 과거 고 박광정과 인연을 맺었던 23인의 출연 배우들은 그를 기리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더블 캐스팅을 자청, 바쁜 시간을 쪼개어 모았다. 배우를 비롯 전 스텝이 노 개런티로 마음도 모았다. 고 박광정이 이끌었던 극단 파크의 창립 멤버이자 를 번역하고 극단 내 독회를 통해 작품을 소개한 성기웅이 이번 무대에서 연출을 맡았다. 극단 파크의 대표 레퍼토리이자 초연 이후 국내 본격적인 ‘조용한 연극’ 붐이 일기도, 또 원작자인 히라타 오리자가 이끄는 청년단과 교류, 한국에서의 일본어 공연, 일본에서 한국어 공연 등 의미도 성과도 남다른 작품이 바로 이다. “사람 좋아하시고 정도 넘치시고, 또 보이기에 굉장히 소탈하고 사회 주변부로 살아가는 역할을 많이 맡으셨었지만, 음악과 영화 등을 이야기하고 즐기는 예술적인 취향과 감각은 굉장히 세련되고 도시적이어서 나름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에도 따뜻함과 서정도 있지만, 그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라든지 근 미래적인 설정들이 도시적이고 세련되어서, 그런 감각도 함께 보여주고 싶지 않으셨을까, 생각해요.” 2003년 초연 후 몇 번의 재공연, 그리고 2008년 고 박광정이 자신의 마지막 연출작으로 무대화 했을 때에 비해 몇 년의 시간이 흐른 까닭에, 가까운 미래라는 큰 틀 안에서 현대에 맞게 수정된 부분이 있으나 큰 줄기는 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게 성기웅 연출의 변. 초연 당시 객석을 향해 배우가 등을 돌리고 앉아 대사를 하는 등 신선하고 색다른 모습으로, 일상을 그대로 비춰냈던 장면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지금, 성 연출은 미술관의 큰 유리창이 객석으로 나 있다는 설정을 더욱 부각시켜, 무대 위의 연극이 프레임 속 하나의 ‘그림’이 되어 관객들이 관람하고 있는 느낌의 강조를 의도하기도 한다. 배우들이 객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간은 더욱 많아져 무대와 객석 사이에 조성되는 순간의 포즈가 또다른 영향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2월 2일부터 12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쉬는 날 없이 13회 공연 예정인 는 초대권 없는 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1.31 / 조회 1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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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정을 기억합니다. <서울노트> 공연
2008년 폐암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배우이자 연출가 고(故) 박광정을 기리는 무대, 연극 가 2월 2일부터 12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한다.
히라타 오리자가 쓴 '도쿄노트'를 원작으로 하는 는 세계 3차 대전을 피해 서울로 온 미술작품들의 전시장을 배경으로, 이곳 로비에서 만나는 가족들, 미술관 직원들의 대화를 통해 쓸쓸한 현대인의 모습이 조용히 드러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고 박광정이 이끄는 극단 파크에서 초연을 했으며, 2008년 다섯 번째 공연이 그의 마지막 연출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에는 초연 당시 작품의 번역을 맡았던 성기웅이 연출로 나서며, 고인과 절친한 관계를 맺었던 권해효, 유연수, 민복기, 최덕문을 비롯, 정해균, 박지아, 임유영 등 선후배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이다.
2월 8일 공연 후에는 고인과 동갑으로 공연을 통해 우정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 히라타 오리자와의 대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2.01.16 / 조회 1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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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야기로 찾아온 <과학하는 마음-숲의심연>
객석이 다 차기도 전에 시작되는 무대, 인간과 동물의 차이를 설명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익숙한 등장인물들. ‘조용한 연극’으로 대표되는 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와 3부작을 번역, 연출한 바 있는 성기웅 연출이 선보이는 이 지난 9월 30일 첫 무대를 시작했다. 2006년부터 꾸준히 소개되어 오고 있는 히라타 오리자의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인 은 아프리카 콩고 현장의 유인원연구센터를 배경으로 인간과 다른 동물 간의 차이를 물었던 , 첨단 뇌과학의 발달과 인간의 존재에 대해 물었던 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인들의 이야기로 번안, 각색해 공연한다는 점이다. 등장인물들의 이름, 지명 등을 사용해 국내 관객들이 보다 재미있고, 친근하게 과학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무게를 실었다. 이지하, 이윤재, 김태훈 등이 생명과학 연구와 관련된 가치관의 마찰, 연구센터 내에 복잡한 인간관계로 인해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인간’과 ‘과학’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멀지 않은 미래. 여기는 아프리카 콩코 유인원연구센터유인원 동물들로 생체실험을 할 수 있나요?그녀들의 고민은?아이가 자폐증을 앓고 있어요왜 나랑은 대화를 안해?"저 임신한 것 같습네다"공감대를 더한 연극 은 오는 10월 16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정근호(www.knojung.net)
2011.10.05 / 조회 1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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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뭐볼까] 관객의 의표를 찌르는 날카로운 작품 두 편
관객의 의표를 찌를 날카로운 연극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세상의 밑바닥에서 누군가의 상승을 지탱하는 ‘지하생활자들’에 대해 말한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은 과학을 소재로 한다. 현대 과학이 제기하는 인간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들여다본다. 인간 삶 속의 핵심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공연 두 편을 소개한다. 우리 사회의 밑바닥을 지탱하는 사람들연극 ‘지하생활자들’10월 7일부터 10월 30일까지 국립극단 소극장판에서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사회의 바닥을 지탱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작품은 우리나라의 전래민담 중 하나인 ‘뱀 신랑 설화’를 모티브로 창작됐다. ‘뱀 신랑 설화’는 순애보적인 여인의 여정을 그린다. 설화 속의 여인은 ‘뱀 신랑’을 찾기 위해 지하세계로 떠난다. 결국 여인은 난관을 극복하고 ‘뱀 신랑’과 함께 지상으로 돌아온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뱀 신랑 설화’처럼 여인의 여정을 따른다. 이번 공연은 개별 막과 장이 개연성 없는 독립된 단위로 만들어졌다. 막과 장은 개별적으로 완전한 서사를 갖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인의 여정’이라는 점에서만 공통점이 있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의 이야기 구조는 우리나라 고유의 마당놀이처럼 열린 연극 형식과 흡사하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은 인간의 ‘상승하고자 하는 욕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간의 상승욕구는 사회, 계급, 빈부의 차를 만들지만 동시에 ‘하락’을 전제로 한다. 작품은 누군가는 하락할 수밖에 없는 세상을 담는다. 그러나 ‘지하생활자들’의 ‘어둠’이 아니라 ‘밝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연극 ‘지하생활자들’의 무대에서 ‘밝음’은 그들 존재 자체로의 빛을 의미한다. 이번 공연의 연출과 대본은 11번의 공동 작업을 해왔던 ‘고연옥’, ‘김광보’가 함께한다. 이들은 작품 속에서 사회적 비판과 메시지를 던져온 창작진이다. 두 사람은 부조리와 사실주의가 얽혀 있는 독특한 작품 색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서 이들은 일방적인 작품이 아닌 서로 소통하고 열린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당신은 ‘과학’을 어떻게 생각하나요?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9월 30일부터 10월 16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공연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은 과학 연극의 권위자인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새로운 버전이다. 이번 공연은 ‘히라타 오리자’의 모든 시리즈를 아우르는 생명과학 소재의 연극의 결정판이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에서는 유인원 연구를 둘러싼 과학적 토론을 본격화했다. 또한, 과학 담론에 그치지 않고 자본의 논리와 불평등, 민족과 인종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번 공연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에서 보이는 ‘조용한 연극’ 또는 ‘일상적 리얼리즘’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시도를 했다. 작가 특유의 동시다발적인 대화와 잦은 침묵 등에서 오는 연극적 재미를 십분 살렸다. 작품은 과학적 전문 지식보다는 과학자들의 삶을 통해 과학과 삶의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전한다. 이번 공연은 일본 원작을 한국적 상황에 맞는 번안으로 친근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은 연구를 위해 아프리카로 파견된 과학자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관객은 과학자들의 일상을 엿보며 첨단과학의 정보를 쉽게 받아들인다.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유인원을 인공적으로 진화시켜 인류 진화의 비밀을 밝히려 한다. 연구소에는 다양한 전공의 연구원들이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다. 어느 날 찾아온 심리학 전공자 ‘조기쁨’은 유인원 동물로 생체 실험을 진행하길 원한다. 그의 바람은 저마다 다른 가치관을 추구하는 연구원들에게 민감한 문제를 안겨준다. 작품은 현대 과학이 제기하는 인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보다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번 공연에는 연극 ‘삼등병’,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사람들’로 말의 재미와 아름다움을 선보였던 ‘성기웅’이 번역과 각색, 연출을 맡았다. 그는 구어체 대사를 무대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연극 ‘과학하는 마음-숲의 심연’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서영화, 이윤재, 이지현, 김종태, 이화룡, 마두영, 전수지, 김태훈’ 등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10.04 / 조회 9,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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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공연 동향, 연출가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최근 대학로는 양적 팽창으로 많은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주부층의 문화 욕구 증가와 공연문화의 대중화로 대학로를 찾는 발길도 많아졌다. 관객의 발길을 끌기 위한 ‘노출 공연’, ‘로맨틱 코미디’, ‘코미디’의 작품 편수도 늘어났다. 대학로를 지탱하고 있던 정극은 점점 제작 편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현재는 대학로의 공연 동향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함께하는 시기다. 실제로 무대를 만들어가는 연출가와 배우들은 대학로의 공연 동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뮤지컬 ‘친정엄마’, ‘락시터’ - 위성신 연출가 수요에 비해 공급 과잉인 것이 문제다. 대학로의 수많은 극장에서 너무 많은 공연이 올라가다 보니 수요도 불균형이 생긴다.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좀 더 시장을 개발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 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스페셜레터’ - 박인선 연출가 원래 연극을 먼저 했다. 학교를 졸업하면서 계속 뮤지컬을 하게 됐다. 예전에는 대학로에서 연극이 80%고, 뮤지컬이 20%였다. 지금은 뒤바뀐 것 같다. 정극이 많이 줄었다. 관객들이 정극을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또 다른 부분은 개인적으로 반성하고 있는 부분이다. 요즘 뮤지컬을 많이 하는 것이 수익을 거둔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다. 지금 공연계는 조급하게 작품을 기획하는 경향이 있다. 작품이 완성되지 않았는데도 공연을 올린다는 것도 있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생활하기가 힘든 여건이다. 작품을 좀 더 준비를 많이 해서 보여주고 싶다. 준비를 많이 못해서 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작품을 본 관객들이 대학로 소극장을 보고 ‘그냥 그렇다’고 한다. 창작자들이 소재나 스타일을 고민하지 않고 만드는 부분이 있다. ‘로맨틱 코미디’는 ‘장사가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창작자들이 소재 발굴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겨야 한다. 관객들도 작품의 ‘워크샵’ 단계부터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소재를 사랑을 해줬으면 좋겠다.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 ‘삼등병’ - 성기웅 연출가조심스러운 문제다. 문제는 어느 때나 있는 법이다. 대학로의 재능 있는 젊은 친구들이 연극을 계속 해나가야 한다. 요즘은 관객들의 취향에 맞춘 연극들이 많다. 그렇게 되면 작품들이 비슷해 질 수밖에 없다. 현재 대학로 연극이나 뮤지컬의 양적인 팽창은 좋은 현상이다. 관객의 취향을 맞추려하기 보다 창작자의 취향이 드러나는 작품들도 많아져야 한다.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대학로가 되면 좋겠다. 연극 ‘내 이름은 김삼순’, ‘애자’ - 정세혁 연출가대학로에 공연이 너무 많다. 좋은 의미일 수도, 나쁜 의미일 수도 있다. 작품의 수가 많은 데 비해서 질적으로는 의문이 든다. 내용 없이 벗기만 하는 연극도 보인다. 별로 좋은 공연이 아닌데 홍보가 잘 돼서 흥행이 되는 공연도 있다. 코미디 장르도 좋은 것이지만 지나치게 코미디 일색인 부분도 있다. 관객들이 대학로 공연을 다양성 있고, 폭넓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좋은 공연인데 외면 받는 경우가 많다. 관객과 창작자가 코미디에만 집중하는 점이 안타깝다. 관객들이 젊은 친구들이 만드는 실험적인 공연도 보고 응원을 보내야 한다. 응원은 좋은 배우와 스텝을 만드는 자양분이다. 뮤지컬 ‘웰컴 투 마이 월드’, ‘늑대의 유혹’ - 오재익 연출가사람들이 ‘대학로’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다. 나는 현재 대학로의 모습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 최근 대학로에 개그 공연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 그 친구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영업해서 공연을 보게 한다. 뮤지컬이나 연극하는 사람들 중에 그런 모습을 ‘체신 머리 없다’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그건 어쩌면 당연한 거다. 배우들도 연습이 끝나고 나면 포스터를 열장 씩, 스무 장 씩 가져간다. 자신이 나오는 공연을 홍보하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과한 측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사람들이 작품을 사랑해서 하는 행동이라 믿는다. 대학로의 사람들이 다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잡초처럼 말이다. 작품을 사랑하는 그러한 마음이 기회를 만난다면 대학로의 좋은 비료와 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13 / 조회 6,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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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모두 공감하는 색다른 군대 이야기
흔히 군대는 남자들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젊은 남자라면 누구나 간다는 ‘군대’ 이야기에 여성이 관심을 가지기란 쉽지 않다. 최근 남녀관객이 함께 보며 공감할 수 있는 색다른 군대이야기를 담은 공연 2편이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 ‘스페셜레터’는 남자라면 모두 100% 공감할 만한 군대무용담을 코믹하게 그렸다. 군대 경험이 없는 여성들도 남성들만의 세계를 간접체험하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연극 ‘삼등병’은 보다 섬세하게 군대에 적응해가는 인물들의 심리에 초점을 뒀다. 남성관객은 군대에서 ‘비인칭주어’로 살아갔던 씁쓸한 그리움을 되새긴다. 여성관객은 새로운 세계에 부딪치며 적응해가는 남성의 아픔을 함께 공감할 수 있다. - 군대 무용담과 파워풀한 안무가 만났다, 뮤지컬 ‘스페셜레터’ 뮤지컬 ‘스페셜레터’는 군대를 배경으로 20대 청춘들의 좌충우돌 러브 스토리를 다룬 작품이다. 극 중에는 ‘편지’가 자주 등장한다. 군대는 선임하사가 ‘편지다!’라고 말하면 다들 우르르 몰려든다. 뮤지컬 ‘스페셜레터’에서는 각 편지마다 사건이 벌어진다.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편지 내용에 고민도 하고, 사랑도 식어가는 것이 모두 작품의 이야기가 된다. 연출가 박인선은 “친구의 군대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썼다. 선임이 자꾸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졸라서 여자 같은 이름을 가진 남자 친구를 소개했다. 남자 주소를 알려줬는데 ‘편지가 오면 어떻게 될까, 답장을 해주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서 작품이 출발했다”고 말했다. 뮤지컬 ‘스페셜 레터’의 명장면은 ‘군대스리가’ 장면이다. 군대에서 하는 축구 경기 이야기다. 축구 동작을 섞은 파워풀한 안무가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는 곳이 군대다. 그동안 군대 무용담을 늘어놓는 남자를 이해하지 못했던 여자관객들이 군대에 대한 공통 화젯거리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그룹 클릭비 멤버 김태형과 록밴드 야다 출신 장덕수 등이 캐스팅돼 기대를 모은다. 뮤지컬 ‘스페셜레터’는 대학로 SM아트홀에서 7월 6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계속된다. - 군대에서 ‘비인칭 주어’로 살아남기, 연극 ‘삼등병’ 연극 ‘삼등병’은 2006년 대학로 초연 이후 6년 만에 대학로를 찾은 공연이다. 2006년 초연의 ‘삼등병’이 1970년대 생의 군대이야기라면, 2011년 ‘삼등병’은 80년대 생의 군대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들도 2006년 당시 출연진에 비해 3~4세 정도 젊어졌고, 20대 청춘의 이야기에 더욱 가까워졌다. ‘삼등병’은 좀처럼 군대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주인공 윤진원과 그의 파트너로 지루한 보초근무를 서는 병사들이 빚어내는 이야기다. 윤진원이 그 곳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변화해 가는지를 추적한다. ‘삼등병’은 낯선 땅, 푸른 제복에 몸과 마음이 구속돼 ‘비인칭 주어’로 살아야 했던 군대 시절의 씁쓸한 기억들을 더듬는다. 우리나라 젊은 남자들은 원치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군대라는 거대한 조직의 일원이 돼야 한다. 폭력적인 힘에 의해, 또 수많은 이상한 규칙들에 의해 굴러가는 조직 속에서 오로지 ‘적응’을 강요받는다. 마치 정지한 듯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배우와 관객들은 낯설기만 했던 군대라는 ‘이상한 나라’에 조금씩 적응해나간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성기웅은 “보통의 연극보다 세밀하다. 음악이나 조명도 아주 미세한 단위로 짜여 있다. 잘 편집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섬세하고 예민한 연극이다”고 극의 특징을 밝혔다. ‘삼등병’에 등장하는 인물은 흔한 대한민국 군인이다. 국민의 의무라는 이름 앞에 배경도 힘도 없는 젊은이들의 적응기를 지켜보며 관객들은 자신의 일처럼 공감할 것이다. 연극 ‘삼등병’은 7월 10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06 / 조회 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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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삼등병’, 연출가 성기웅 인터뷰
성기웅은 현재 ‘극단 제12언어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연출가다. 그는 2003년 ‘삼등병’ 초연의 극작과 연출로 평단의 주목을 끌었다. 그 외에도 연극 ‘조선형사 홍윤식’, ‘소설가 구보씨의 경성 사람들’, ‘해님지고 달님안고’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문학적 감수성과 언어적 상상력을 극작과 연출로 잘 녹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기웅은 스스로 “평소 연극에서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했다. 연극 ‘삼등병’으로 더 깊어진 연출 세계를 보여주는 연출가 성기웅을 인터뷰했다. “잘 편집된 영화를 한 편 보는 듯할 것” 보통의 연극보다 세밀하다. 음악이나 조명도 아주 미세한 단위로 짜여 있다. 잘 편집된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다. 소극장 연극에서 나올 수 있는 문법이 다 들어있다. 섬세하고 예민한 연극이다. “연극 ‘삼등병’의 특징은 ‘남성적 언어’와 ‘여성적 언어’의 충돌” 평소에 연극에서 사용하는 ‘말’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다른 연극은 번역 어투가 많다. 대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과 다른 경우도 많다. 연극 ‘삼등병’은 사투리와 군대 특유의 비속어가 많이 등장한다. 실제 언어를 바탕으로 현장감 있는 언어를 사용했다. 주인공은 섬세하고 여성적인 문학 소년이다. 서울 출신이고 공부를 잘하는 모범생이다. 군대의 비속어와 욕설 같은 남성적 언어와 주인공의 여성적이고 섬세한 감성적 언어가 같이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80년대생의 군대 이야기, 군필자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 원래는 나의 군 생활을 바탕으로 해서 썼었다. 초연 때는 90년대 군대가 배경이었다. 요즘 세대에게는 시간적으로 좀 많이 지나간 시절 이야기 같아 고민했다. 이번 공연은 80년대생들의 군대 이야기다. 80년대생의 감각에 맞추기가 어려웠다. 시간적인 분위기를 요즘 사람들에게 맞췄다. 극중 주인공은 문학적 감성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아주 아날로그적이고 복고적 감성도 공존한다. 배우들이 모두 군필자라 도움이 많이 됐다. 한번은 군대 ‘제식 훈련’에 대한 장면을 연습했던 일이 있었다. 부대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통일하는 것이 어려웠다.(웃음) “주인공이 군대 조직에 적응해가는 과정이 관전포인트”연극 ‘삼등병’의 주제는 군대라는 획일적 조직에 어떤 한 사람이 적응해 변모해가는 과정이다. 주인공은 처음에 군대 조직의 논리를 거부하고 저항한다. 하지만 결국은 조금씩 군대에 순응하게 된다. 그 과정을 유심히 봤으면 한다. 언제 어떻게 조금씩 변해가는지 유심히 보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연극과 소설의 중간 개념, 소설 낭독 공연 준비 중” 올해 두 작품을 더 한다. 현재 주력을 하는 부분은 문학 텍스트를 낭독 공연으로 올리는 거다. 연극과 소설의 중간 개념으로 소설 낭독 공연을 한다. '단편소설 입체낭독‘ 공연을 준비 중이다. 8월 말에는 두 명의 연출가와 현대 한국 소설 낭독 공연을 한다. 내가 맡은 작품은 김연수 소설가의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농담‘이다. '과학하는 마음'이라는 과학연극시리즈도 새로운 작품을 10월 말에 할 예정이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28 / 조회 15,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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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삼등병>"
모든 대답은 ‘다’와 ‘까’로 끝나는 곳. 무엇을 해도 심심하고, 무엇을 하지 않아도 심심한 이 곳. 오지 않는 적을 기다리는 파수꾼’처럼, 기다림의 연속으로 사는 ‘군인’들이 사는 세상이야기. 연극 이 무대에 올랐다. 2006년 연우소극장 초연 이후 6년 만에 다시 대학로 무대에 오른 연극 은 성기웅 작, 연출 공연으로 ‘비인칭주어’로 살아야 했던 군대시절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2006년 공연과 비교해 ‘20대 청춘’들의 이야기에 무게를 실은 2011 에는 초연 캐스트들보다 3~4세 젊은 출연진들을 등장해 80년대 생 군필자들의 공감대 형성을 불러 일으킨다. 이야기는 감수성 예민한 윤진원의 신병시절을 시작으로 세 개의 에피소드로 펼쳐진다. 극중극으로 사용된 이강백 희곡 은 보초근무를 서는 군인들의 이야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군대’의 의미에 대한 물음표를 던진다. ‘군대에 길들여진’ 윤진원의 변화가 주는 메시지도 강렬하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김태훈이 감수성 예민한 윤진원 역할로 출연하고 박혁민, 뮤지컬 김성현, 연극 이현균 등이 출연한다. 공연장면어리버리 신병, 윤진원! 오늘도 어김없이, "머리박아!"친구와 함께"제대하면 뭐하고 싶냐?"오늘도 우리는"삽질합니다!" 제대 두 달 남았다! 탈영한 신병!"저는 지금 막 탈영을 했습니다" 윤진원의 선택은? 군대를 통해 바라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 연극 은 7월 10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속그장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6.24 / 조회 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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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의 마음을 읽는 연극 ‘삼등병’
2011 연극 ‘삼등병’이 오는 6월 23일부터 7월 10일까지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번 연극은 서울문화재단 공연예술창작활성화 지원 사업 선정작이다. 연극 ‘삼등병’은 2006년 대학로에서 초연했다. 작품은 남자들이 솔직하게 털어놓지는 못하는 군대시절이 배경이다. 군대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주인공 진원과 그와 함께 보초근무를 서는 병사들이 빚어내는 이야기를 내용으로 한다. 2년간의 군 생활 동안 규칙과 폭력에 의해 운영되는 조직체 속에서 ‘적응’을 강요받는 청년들을 보여준다. 연극 ‘삼등병’의 극작과 연출은 성기웅이 맡았다. 연극 ‘삼등병’은 인물의 변화를 문학적으로 표현했다. 주인공 윤진원 역의 김태훈은 연극 ‘삼등병’을 통해 데뷔한다. 그 외에도 박혁민과 김성현, 이현균이 출연한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6.22 / 조회 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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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 철저히 외로운 황노인으로 변신, “운명입니다, 그저, 하는 것이죠”
고립된 한 아이가 바깥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극 에서 오달수(44)는 집 나간 아내에 대한 한을 아이에 대한 집착으로 표하는 인물이다. 처절히 외로운 인물로 생과 사를 넘나드는 반송장이 되어 이승과 저승 어디쯤에 있기도 하다. 스크린에서 보았던 ‘웃음 종결자’의 모습을 기대하면 당황하겠다. 하지만 여기서도 오달수는 다르지 않다. 여전히 깊게 생각하는 진지한 표정이다. 하긴, 희극적 역할에서도 그 스스로 폭소하며 웃음을 이끌어 낸 경우는 없었다. 이것이 연극이나 영화를 가르지 않고 ‘그저 연기를 하는 것’이라는 오달수의 고요하고 치열한 진가다. 작품이 마냥 쉽게만 다가오진 않더라고요. 동이향 작가 작품의 특징이, 언어가 굉장히 다듬어지고 상징적이며 시적이기까지 하죠. 그런데 거기에 속으면 안돼요. 그 안에 무언가가 있겠지만, 보이는 데로 읽으면 되거든요. 그러면 아주 쉽게 볼 수 있어요. 아마 대사들이 완전히 전달되지 않을 땐 ‘어, 무슨 이야기 했지? 어떻게 넘어갔지?’ 의아해 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문제가 없지 않아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구성 면에서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고 시공간도 초월하며 배역이 서로 바뀌기도 하는데요. 그 점이 이 연극에서 빠질 수 없는 것들입니다. 관객 반응을 어떻게 느끼고 계시나요. 많은 것들을 생각하시나 봐요. 아이가 성장해 가는 그런 모습이 보이고 왜 이렇게 되었는가, 생각할 거리가 있으니까요. 관객 반응이 좋은 이유는 아마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어서인 것 같아요. 따뜻하고, 뭔가 정서적인 환기를 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관객을 즐겁게 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성기웅 연출과는 첫 작업입니다. 아마 이런 스타일의 작품은 성기웅 연출도 처음일걸요. 조용한 연극, 그런 식의 작품을 해 오다가 이렇게 몸 쓰고 하는 건 처음인 듯 해요. 저희 극단(신기루만화경)의 작품 스타일이 같은 시끌벅적 한 작업들을 해 오다 보니, 이번 작품이 서로서로 자극이 되요. 배울 것도 많고, 서로 많이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요. 동이향 작가의 작품은 처음은 아니시지요? 아주 옛날에 라는 작품을 했는데, 그 때 생각하면 진짜 끔찍하죠.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대사를 쳤으니까, 워낙 어려워서.(웃음) 이 작품은 작가가 스물 두 살 때 썼다고 하니까 기가 막히죠. 이나 다른 동이향 작가의 작품들을 보면, 점점 커가고 있고, 아주 좋은 작가임은 틀림 없습니다. 지난 해 유독 영화 작업을 많이 하셨습니다. 원래는 이 연극을 못할 뻔 했죠. 그런데 타이밍이 적절하게 맞았어요. 문제는 영화 촬영이 끝나자마자 2, 3일 만에 바로 연극 연습에 들어가서 체력적으로 좀 후달렸죠.(웃음) 이번 작업 끝나면 몇 주라도 좀 쉬어야 될 것 같아요. 황노인이라는 인물은 집착이 강한 인물입니다. 산 속 깊은 곳에 살고 있다는 설정 자체가 많은 걸 뜻하죠. 속세를 떠난 사람이 아니면, 아주 외로운 인물을 의도했을 거에요. 작품의 때, 장소 등을 봤을 때 아이에 대한 집착도 집착이지만, 이 사람의 외로움도 강하게 보여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에게 힘을 실어, 아이에 대한 집착을 조금 더 강조하고 있어요. 본질적인 외로움이 아니라 스스로 외로움의 길을 고집하는 사람 같더군요. 맞아요, 그렇습니다. 연극 중그간 남편 역할을 맡은 적은 많았지만 아이를 둔, 부성애를 가진 전형적인 아버지 캐릭터는 드물었어요. 이제 슬슬 그런 작품들 들어오기 시작해요. 그 전에는 뭐 사시마가 왔다 갔다 하고(웃음). 아직 때가 아니지 않았을까, 해요. 이제 마흔 중반에 들어서니 그런 역할들을 시작해서, 나중에 맡을 역할은 아버지 밖에 없지 않습니까.(웃음) 많은 배우들이 희극이 더욱 어렵다고 하지만, 정작 배우 오달수는 희극적 이미지가 강해서 비극적인 배역을 선보이기가 더욱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희극과 비극에 관한 그 말씀은 통계적으로 나와있는 이야기에요. 또 사실 무대 위에서 릴렉스 되기 위해서는 꽤 많은 경력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런 의미에서 희극이 더 어렵다고 말씀 드린 거지요. 이번 연극에서 황노인 역할은 지금까지 저의 이미지와 많이 다릅니다. 그런데 연극은 약속이에요. 이것도 역시 통계에 나와 있는 이야기인데, 어떤 이미지가 굳어 있는 사람, 그 사람의 다른 이미지에 관객들이 익숙해지는 시간이 약 10분 이라고 합니다. 10분이 지나면 서로 연극에 대한 약속이 이뤄지는 거죠. 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웃을 준비를 하셨다가도 10분쯤 지나면, 아, 저 사람이 어떤 역할이고 어떤 이야기를 하며 심리 상태가 어떤지 파악할 수 있거든요. 그 10분을 버티면 되요. 씬 스틸러, 미친 존재감, 웃음 종결자. 배우 오달수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일단 그런 말 자체를 싫어합니다. 어떻게 씬을 훔치며, 미친 존재감이라는게, 존재를 증명하기도 힘들어 죽겠고만.(웃음) 수식어에 대한 거부반응은 없지만, 별로 좋아하진 않아요. 애드립이 많지도 않고 표정이나 동작이 크고 과격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나 연극에서 배우 오달수를 금새 알아차리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과찬의 말씀이신데, 그렇게 느끼셨다면 섬세해서 그렇지 않나. 저도 잘 몰랐는데, 박찬욱 감독님이 어디선가 인터뷰 하신 걸 보니, 저를 굉장히 섬세한 배우다, 라고 말씀하셨더라고요. 저는 디테일하게 연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거짓처럼, 연기하는 것 같이 안 보이기 위해서 디테일이 중요하죠. 아주 일상적으로 보여져야 되요. 연기를 일상처럼 받아들이고, 해야 한다는 말씀을 여러 번 듣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삶을 힘겨워 하는 게 일상이 지루한 까닭도 크거든요. 일상과 같은 연기, 일상처럼 연기가 지루하고 괴로워질 때는 없는지요. 걱정하지 마십쇼. 곧 죽습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습니다. 일상을 지루하게 생각하지 마십쇼. 언젠가는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있어요. 그 때까지는 뭐, 어쩌겠습니까. 연기가 지루하다 생각이 들면 염세적으로 점차 빠지겠죠. 쇼펜하우어도 죽겠다고 권총 들고 산 속으로 들어간 사람이 늙어 죽었잖아요.(웃음) 그러니까, 운명입니다.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면 되요. 죽고 싶어도 못 죽는 그런 운명이 있습니다. 자기가 타고난 운명. 그냥 하는 거고, 그래서 그냥 가는 거지요. 낭독 워크숍 등 지난 해 극단 신기루만화경이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어요. 10주년 행사를 하려고 했다가 쪽 팔려서(웃음). 이제 10년 되어 놓고 뭘 시끌벅적하게 하나, 됐다, 했지요. 대신 이다 극장에 상주단체로 선정되어서 작년에 참 좋은 경험 많이 했어요. 워크숍을 잘 하지 않는데 여건이 되니 낭독회 등, 수확이 아주 컸습니다. 배우가 아닌 극단 대표로서의 걱정도 있을 듯 합니다. 그렇긴 한데, 짐, 일이라는 건 나누면 되요. 제일 어리석은 사람이 자기 혼자, 혹은 자기 아니면 안 된다는 사람인 것 같아요. 저희 극단은 운영위원들을 두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조언들을 받아서 같이 가는 거지, 내가 대표임네, 완장, 이런 건 별로. 그래서 비교적 좀 편안하게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원래 대표가 종신제였는데 곧 바꿀 생각입니다. 단원들이 한 번씩 돌아가면서 해 봐야 또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나도 대표로서 이 극단을 이끌어 가야 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좀 더 긴장들 하지 않을까 합니다. 관람 예정인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같이 사는 사람들도 그렇지 않습니까, 그 사람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을 때 굉장히 놀랍고. 어차피 연기하는 거니까. 굳이 새롭다, 그런 거 없이 그냥 편안하게 보시면 될 거에요. 제 역할에 코미디 코드는 없습니다. 허나 다른 도깨비라든지 볼거리들이 풍성합니다. 재미있는 연극이니까 얼마든지 부담 없이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2.21 / 조회 1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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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지고 달님안고> 오달수, “연극, 숨을 곳 없어 더 힘들다”
웃음 종결자로 스크린을 압도하는 오달수가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대표로 이끌고 있는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2011년 첫 정기공연인 에 웃음기 싹 뺀 반송장 황노인 역이다. 지난 10일 대학로문화공간 이다2관에서 공연을 시작한 는 극작가 동이향의 1997년 작으로, 등의 성기웅이 연출을 맡았다. 세상에서 멀리 떨어진 숲 속에 살고 있는 황노인은 아내가 도망간 이후 아이에게 집착한다. 아버지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아이는 결국 황노인의 목을 조르고, 순간 눈이 머는 아이와 반송장이 된 황노인에게 꿈결 같은 시간이 펼쳐진다. 세상으로 나가는 길목에 펼쳐진 도깨비 늪 다섯 도깨비들이 이들 주변을 맴돈다. 동이향 작가, 성기웅 연출고립되어 자란 아이가 아버지의 구속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향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번 작품을 두고 성기웅 연출은 “부모를 잃고 홀로 서는 것이 세상에 나아가는 진짜 성장이 아닐까, 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몽환적인 분위기와 현실과 환상의 구별이 모호한 전개를 두고 “오히려 과학적으로 명쾌했다면 작품의 시적인 매력이 사라질 것 같아 두 사이를 조절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도 돋보적인 씬 스틸러로 코믹 매력을 발산한 오달수는 아이에게 집착하는 황노인 역을 맡으며 “울리는 것 보다 웃기는 게 더 힘들지만, 연극 무대 위에선 숨을 곳이 없어 더욱 어렵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적인 언어가 더욱 돋보이는 이번 작품을 두고 “동이향 작가의 작품 언어가 쉽진 않지만, 한편으로 그대로 받아들이면 매우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며 있는 그대로 편안히 감상하는 것이 작품을 마주하는 제일 좋은 방법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황노인의 눈물과 핏물, 표주박, 도리깨질 등이 변한 각기 다른 캐릭터의 도깨비들의 움직임도 독특하다. 연극 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연극 공연장면 세상으로 가는 길목, 도깨비 늪의 다섯 도깨비어디를 향해 해매시는가, 황노인(오달수)"너는 절대 이곳을 못 나가""씨름 한판으로 너희들을 날려보내겠다""이게 무슨 냄새야? 구리기로 송장 냄새만한 게 더 있을까?""아버지, 어미가 뭐에요? 저 밖에 뭐가 있어요?"월식이 시작되면 세상은 깜깜해지지.아이는 눈이 멀고 아비는 반송장이 된다지.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1.02.14 / 조회 10,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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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한 아이의 독특한 성장담,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
혼돈과 고립 사이에 아이는 불안하다. 깜깜한 밤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나, 보이는 것이 정말로 없는 것인지 내 눈이 먼 것인지 그 조차도 알 수 없다. 더불어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도 아이는 전혀 알 수가 없다. 도깨비들이 출몰하고 그에게 장난을 걸어온다. 난장과 혼돈 뿐이다. 그러나 아이는 이 길을 걸어야 한다. 난장과 혼돈의 길, 그 끝에서만이 성장이 가능해 보이므로. 세상으로부터 동떨어진 숲 속에는 도깨비들이 사는 늪이 있다. 그 늪을 건너 더 깊숙한 곳에 한 아이가 살고 있다. 아이 곁에 어머니는 부재하고 아버지만 있다. 그런데 아버지란 사람이 이상한 구석이 너무 많다. 아버지로서 존재하고 아이를 보호하기보다 아이에게 집착하면서 산다. 아이를 구속한다. 아이의 아빠 황노인은 마누라가 도망 간 이후로 아이 곁을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아버지의 잘못된 욕망과 집착사이 아이는 결핍된 채 깊은 산 속 고립돼 살아가고 있었다. 아이는 엄마가 그립다. 또한 세상이 궁금하다. 구속과 고립을 벗어나고 싶다. 아이는 드디어 결심한다. 자신을 붙들고 늘어지는 아버지 앞에 아이는 목을 졸랐다. 동시에 아이는 눈이 멀고 길을 잃는다. 그리고 그 곳을 떠나 도깨비 늪으로 들어간다. 그 곳이 이상하고 괴기한 곳이라 할지라도 어쩔 수 없다.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말한다. 그 것이 아이가 지나야하는 성장의 시간이라고 말이다.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작가 동이향과 연출가 성기웅이 만나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작가 동이향은 확고한 자기세계와 희곡 언어를 구사하며 연극적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기대주고, 연출가 성기웅은 연극 ‘삼등병’, ‘조선형사 홍윤식’,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 꼼꼼한 극작과 섬세한 연출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둘이 선사하는 독특한 성장이야기가 어떤 모양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또한 작품에는 명품조연의 원조격 배우 오달수가 아이의 아버지 황노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작품이 국립극장 창작공모에 당선된 희곡을 기반으로 한 만큼 관객들은 세련된 언어 구성과 리듬감 있는 대사, 깊은 변신구조 등 연극만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모호한 배경 아래 펼쳐지는 도깨비, 과부댁 등 캐릭터의 생동감 넘치는 향연들도 기대되는 볼거리다.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는 오는 2월 10일부터 2월 27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이다.2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18 / 조회 1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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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읽어주는 소설> 낭독 공연의 멋이란
공연장에 들어서면 은은한 커피 향이 관객들의 마음을 먼저 맞이한다. 여유롭게 도착해 갓 내린 커피를 받아 들고 앉아 오감을 열어 한 낮의 소박한 공연장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특권을 만끽해 본다. 짜릿한 설렘보다는 은근한 편안함이 더욱 어울리는 건 낭독 공연만의 매력일 것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에겐 낭독이 친숙하다. ‘이야기’의 뜻으로는 스토리(Story)보단 내레이션(narration)이 더욱 어울리겠다. 현대판 전기수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21세기, 공연 무대에서도 낭독의 힘은 여전히 강함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해 말부터 올 1월말까지 요일 별로 각기 다른 단편 소설과 배우들로 꾸며 온 이 2월부터 3월 26일까지 재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면 위에 쓰여진 글자가 3차원의 현실로 펼쳐짐과 동시에 4차원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주게 하는 기묘한 능력이 발휘 중이다. 낭독 배우들은 결코 소설 속 등장인물이 되지 않으면서도 문자에 생명을 넣어 무대 위에 그들을 서성이게 한다. 한 역에 매이지 않고 번갈아 혹은 홀로 차분히 읽어 내려가는 한 줄 한 줄엔 혼을 빼 놓는 현란한 음악과 꽉 찬 시각 효과가 주는 것 보다 더 큰 진동이 꿈틀댄다. 어느 새 흐르는 파도 소리엔 내 귀에 올랐지만 문득 방황하던 이미지를 머리와 마음 속에 생경하게 떠오르게 한다. 객석에 가만 앉아 있으나, 관객들은 가장 이완된 몸과 마음으로 가장 활발히 공연을 즐기게 된다. 마침표도 쉼표도 그냥 지나침이 없는 이 무대를 보고 나면 정오 주변이 된다. 그날의 남은 하루는 ‘한 줄, 두 줄, 세 줄 띄고’ 천천히 걸어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선돌극장 제공
2010.03.24 / 조회 8,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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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세토연극제> 한중일, 3국 대가들 공연이 모였다
중국의 베이징, 한국의 서울, 일본 도쿄가 뭉친 베세토연극제가 올해로 16회를 맞으며 지난 16일 막이 올랐다. 올해 서울에서 개막한 이번 연극제에서는 스즈키 타다시, 히라타 오리자 등 3국의 대표 연출가들의 화제작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어 더욱 주목이 된다. 하체에 무게 중심을 두며 독특한 발성을 구사하는 등의 ‘스즈키 메소드’로도 유명한 일본 연출가 스즈키 타다시는 지난 16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중일 세 나라의 대등한 공동축제라는 것이 무엇보다 의미가 깊다”고 말하며 “연극을 위한 연극제가 아니라 각기 다른 나라의 삶과 역사, 전통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및 국내에 ‘조용한 연극’ 붐을 일으켰으며 이번 연극제에 와 함께 찾아온 히라타 오리자는 “앞으로는 국가간의 공동작업이나 젊은 연출가들의 참여를 더욱 확대해 작품이 유럽 등 나른 나라로 진출하는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지난 해 12월 세상을 떠난 故 박광정을 “나와 동갑으로, 일본에도 이렇게 친한 친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친했던 사람”이라고 회상하며 이번 작품에는 그를 추모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을 이었다. 故 박광정은 자신이 운영하던 극단 파크를 통해 를 각색한 를 2003년 국내 초연하며 히라타 오리자와 친분을 쌓았다. 2000년대 상해화극예술센터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의 해외 프로듀서 리셩잉은 “주제는 다소 심각하나 블랙 코미디의 요소가 들어 있어 중국 뿐 아니라 해외 공연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며 작품을 소개했다. 또한 스페인 후안 마요르가 원작의 를 연출한 김동현은 “그간 연극이 한중일 공동체를 다뤘다면 이번 공연을 통해서는 더욱 확장된 공간과 주제를 표현할 수 있었다”며 남다른 의의를 설명했다. 이미 공연이 한창인 서울시극단의 와 지난 주 금, 토요일 양일간 공연을 선보인 을 비롯, , , 등의 작품은 명동예술극장, 대학로 예술극장, 남산예술센터, 세종M씨어터 등에서 오는 21일까지 공연 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명동예술극장 제공
2009.10.19 / 조회 23,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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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거북이> “200살 노파가 된 다윈의 거북이”
저명한 역사학 교수의 집에 기이한 모습의 할머니가 찾아온다. 그녀는 자신이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데려왔던 거북이 헤리엇이라고 밝히며 200년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밝힌다. 그녀는 역사책에서 볼 수 없었던 진귀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놓기 시작한다. 그녀의 이야기를 믿게 된 역사학 교수, 교수의 부인, 그리고 인간 진화의 비밀을 밝히려는 병원 의사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녀를 도구로 이용한다.생각의 전환이 돋보이는 무대. 2008년 스페인에서 초연된 연국 가 서울시극단의 ‘세계현대연극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선정, 국내 초연무대에 올랐다. 지구상의 최장수 동물로 기네스북에 오른 실존 거북이 헤리엇을 소재로,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품의 원작자인 스페인 출신 작가 후안 마요르가는 지난 9일 열린 프레스콜을 통해 “스페인 공연보다 진지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배우들의 표현력이 좋았다”고 밝히며 “헤리엇 역할을 맡았던 여배우가 이 작품을 통해서 큰 성공을 했는데, 한국의 배우도 이 작품을 통해 큰 성공을 할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간의 진화, 욕망의 충돌을 주제로 곳곳에 숨겨진 아이러니한 상황, 웃음코드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11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프레스콜"저는 200살이랍니다" (헤리엇, 강애심)"노망난 할머니 아냐?" (교수, 강신구)이건, 거북이 등껍질?! 다윈이 갈라파고스 섬에서 데려온 암거북이, 헤리엇!"프랑크 소세지가 좋아요!"히틀러가 죽기 직전에 했던 말이뭐죠?"할머니, 청소 깨끗이 하세요!" (베티부인, 강지은) "저 거북이는 내가 연구하겠소!" (의사, 김신기)"어머, 이 할머니 물건이네! 돈 좀 되겠어"나이, 200살! 전형적인 거북이 신체구조! 헤리엇, 어서 나에게 역사의 비밀을 말해줘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10.12 / 조회 10,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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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마음>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동시 다발적으로 서로의 상대에게 말을 주고 받는다. 때론 관객과 등을 지고 앉아 한참이고 무언가를 하는 배우도 있다. ‘연극적’이라는 말의 고정관념을 벗어 던지면 무대 위에 고스란히 올려져 있는 이 일상의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의 작가 히라타 오리자(47)는 1990년대 일본 연극계에 이른바 ‘조용한 연극’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라 할 수 있으며, 국내에도 (원작 도쿄노트) 등을 통해 기존 사실주의 연극의 관습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발상을 선보여 왔다. 특히 대학의 한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 3부작은 과학자들의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과학과 인간의 관계, 더 나아가 인간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의 공연이 한창인 두산아트센터에서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작품에 ‘과학’이라는 부분을 끌어온 이유는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작가는 재미있는 사람과 장소 등을 찾게 된다. 과학자들은 굉장히 개성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느라 주변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숭이 연구자는 원숭이 중심으로, 기생충 연구자는 기생충 중심으로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집에 가면 밥도 먹고 부부싸움도 하는 등 다른 사람들과 생활의 큰 차이가 없다. 연극의 구조라는 것은 어찌 보면 오래 전부터 동일한 구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에서 리어왕은 굉장히 신분이 높은 사람이지만 가족 때문에 삶이 무너지는 것처럼 현대의 과학자들도 왕처럼 엄청난 신분의 사람이 아닐 뿐 이들의 세계를 그릴 때에도 연애 문제, 취직 문제 등 굉장히 사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과학하는 마음’은 어떤 것인가. 1920년대부터 일본에 ‘과학하는 마음’이라는 표어 같은 표현이 있었다. 과학자의 연구는 굉장히 과학적이지만 생활은 그들이 연구하는 과학 만큼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제목을 ‘과학하는 마음’으로 붙인 까닭은, 과학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과학자들의 생활을 그리려는 의미에서였다. 다르게 말하자면, 굉장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살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살기 쉬지 않은 인간의 약함, 어려움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연극 중 한 장면지난 해 일본에서 초연한 연극 에서는 실제 로봇이 배우로 등장했다. 예술가이기 때문에 세상에서 누구도 해 보지 않았던 일에 끌리는 건 당연한 것이다. 굉장히 흥미로웠고, 질적으로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5년간은 오사카 대학 주체로 하고 잇는 로봇 등장 연극을 따라올 작품이 없다고들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도 매우 기쁘다. 로봇 연극을 만드는 동안, 배우란 어떤 존재이고 인물인지, 연출의 역할은 무엇인지, 더 나아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 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작품 활동에 있어서 이런 경험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상의 한 부분을 옮겨 놓은 듯한 ‘조용한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로서 작품에서 보여주기 위한 일상과, 우리 일상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겠는가. 언제나 배우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현실에서 5센티미터 떨어져 있는 어긋난 현실을 연극으로 그리고 싶다’는 말이다. 일상에서 평범한 눈으로 잘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 과학과 예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실 그대로 보는 리얼리즘이 아니라 마치 현미경으로 현실을 들여다 보는 리얼리즘일 것이다. 현미경으로 세밀히 보면 흔들리고 뒤틀리는 모습이 있다. 굉장히 리얼한 듯 하지만 전체를 보면 다른 그림이 되는 것을 표현하고 싶다. ‘조용한 연극’을 하게 된 게기는 무엇인가. 80년대 일본의 경제는 굉장히 풍요로웠고, 연극도 그 영향으로 무척 화려했다. 그런 것에 좀 질렸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말에 관한 것인데, 왜 연극에서 배우들은 그렇게 이상하게 말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한국에서도 연극이라고 하면 과장된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일본 연극 교과서에 나오는 예 중 하나를 들자면, “이 책을 책상에 놔 주세요”에서 책을 강조하기 위해서 ‘책’이라는 말에 힘을 넣고, ‘책상’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 힘을 주어 말하라고 나온다. 하지만 일본어와 한국어는 유럽어와 달리 강약의 악센트로 강조하는 구조가 아니다. 책을 강조하고 싶으면 그 단어를 어두로 끌고 와서 몇 번이고 말하는 식으로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책, 책, 그 책 좀 거기 책상에 놔 줘”와 같이 말이다 그래서 대사를 극단적으로 우리가 평소 생활에서 하는 것과 가장 가깝게 끌어와서 배우들의 과장을 없애보자고 했다. 어떻게 하면 유럽에서 탄생한 근대 연극을 일본어를 통해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만들어진 방법론이 아닌가 생각이 된다. 또 84년도부터 1년간 한국에서 유학하면서 일본어를 상대화 하는 경험을 갖게 되었고 여기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또 하나는 일본에는 하나의 주제로 몇 십 분간 토론하는 문화가 없다. 그런데 가치관의 대립 없이 근대 연극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강하게 토의를 계속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조금씩 이야기 하는 것을 모아 한 편의 연극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 ‘조용한 연극’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통해서 관객은 일상의 모습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동화(同化)보다는 이화(異化)의 느낌이 강하다. 자신의 연극을 통해 관객과 어떤 관계를 맺길 원하는가? 보통 일반적인 연극에서 관객들은 주인공에게 동화되려고 한다. 또 브레히트는 관객들이 작품에 거리를 두고 보길 원했다. 내 경우는 동화도 이화도 추구하지 않는 그런 연극을 하고 싶다. 무대 위 의자가 여러 개 있는데, 관객이 이 의자 중 어느 한 곳에 앉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연극을 하고 싶다. 연극의 인물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는 작품, 여기 나오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싶어지는 연극을 추구한다. 현재 일본 오사카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센터에 소속이 되어 있다. 어떤 일을 담당하는가?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여러가지 수업을 하고 있다. 과학, 예술, 의료, 재난대책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일본에는 지진이 많기 때문에 지진 발생 시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현장에 모이고, 이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로 세미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지진이나 태풍 등의 재난 현장에 가서 일을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이런 여러가지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 때 이를 가르치는 학자들에게 그 방법론을 조언해 주는 것이다. 오사카 시내 전철역 안에 커뮤니케이션 스페이스를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그곳에 오사카 대학에 있는 철학자, 과학자, 의사 등의 교수들이 매일 밤 일반 시민들과 대화를 한다. 철학자는 사랑이라는 주제로, 과학자들은 광우병을 주제로 시민들과 토론 하는 식이다. 대학원생들도 자신의 연구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에서는 많이 일반화 된 형식이고 일본에서도 실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태이다. 만약 성공을 한다면 수년 후에 일본 거의 모든 곳에서 과학자들이 예술을 배우고 비슷한 활동들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그룹 지어 연극을 만드는 일도 하고, 초,중등학교에서 어떻게 과학 수업을 재미있게 할 것인가에 대한 조언 및 개발도 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위한 교사 양성 작업도 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n/docuherb)
2009.04.01 / 조회 1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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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극, 릴레이로 감상한다
연출 성기웅, 배우 백현주, 김보영과학, 그리고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다룬 과학연극 네 편이 찾아온다. 그 동안 소극장에서 조용히 무대에 올랐던 과학연극들을 모아 4개월간 연달아 선보이는 '과학연극 시리즈'가 시작되는 것. ‘과학 연극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지난 2007년 국내에 첫 선을 보인바 있는 (3월 24일~4월 12일).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과감하고 실험적인 연출을 통해 자칫 어렵고 무겁게 다가오기 쉬운 생명윤리, 뇌 과학 등의 현대과학 주제들이 한 대학교의 생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국내 초연 당시에도 연출을 맡았던 성기웅 연출은 “지금은 고인이 된 박광정씨가 연출했던 의 번역 일을 통해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에 빠져 과학하는마음 시리즈를 국내에 소개하게 됐다” 고 말하며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 관객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연극이 될 것” 이라고 밝혔다. 연출 윤우영, 배우 남명렬, 이상직, 김호정지난 2003년 초연되면서 국내에 ‘과학연극 열풍’을 이끈바 있는 (4월 21일∼5월 10일)가 의 뒤를 잇는다. 는 과학자들의 욕망, 음모, 암투 등을 다루는 과학자 버전 ‘하얀거탑’.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노벨상을 선정한다면 누가 주인공이 됐을까?’ 라는 기발한 상상력이 작품의 시발점이다. 산소의 발견 관련된 셀레(스웨덴), 프리스톨(영국), 라부아지(프랑스) 등 세 화학자와 부인들, 노벨상을 자기 나라에서 수상하기를 원하는 각국의 심사위원들간의 음모와 암투가 극의 재미를 더한다. 두 작품 외에도 영화 ‘나비’의 히로인 김호정이 주인공으로 나선 (5월 19일~6월 7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그린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유일한 초연작품인 가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대해 (6월 16일~7월 5일)이야기하며 ‘과학연극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3월 24일부터 릴레이에 들어가는‘과학연극 시리즈'는 두산아트센타 Space111 에서 7월 5일까지 두 달 간 계속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3.24 / 조회 26,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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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븐우리절믄날> 젊은 세 지식인과 한 모단걸의 비밀
이야기의 처음과 끝이 있어 감정의 고저를 타며 관객을 사로잡는 공연은 분명히 아니다. 하지만 히라타 오리자의 연극을 번안한 를 비롯해 시리즈 등 일본 조용한 연극의 특징을 맛 봤던 사람이라면, 그리고 , 을 비롯해 올해 연극, 영화계에 자주 등장했던 경성의 모단 보이, 모단 걸이 신선하게 다가왔다면, 연극 은 그대에게 ‘참으로 재미진’ 공연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앞서 이야기 했던 조용한 연극 시리즈나 경성 이야기들에 중심이었던 성기웅의 작, 연출작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고개가 끄덕여진다. 1930년대 과거 습관과 새로움의 시도가 혼재한 혼란 속 경성, 젊은 예술가인 박태원, 이상, 정인택과 이들 사이의 한 여인 권영희가 무대 위에 있다. 현 신세대 백화점의 전신으로 당시 근대의 상징이자 모던 보이들의 주 활동무대였던 미스코시 백화점 옥상 정원, 이상과 박태원의 대화가 맛깔지다. 밖으로 도는 내 여자에게 서방 노릇을 못하고도 개구지게 한판 웃어대고는 ‘이 시대 천재 작가’임을 자처하는 이상과 그런 이상에게 여느 때처럼 차 한 잔을 사며 너그럽게 웃어대는 당대 최고 기대주, 소설가 박태원. 이들은 국제 정서와 국경 사이로 넘쳐오는 신 문학의 물결, 그리고 뛰어난 문학적 소양을 갖춘 카페 여급, 권영희를 이야기 한다. 실상 이 작품은 권영희와 그녀를 마음에 품은 세 지식인의 이야기다. 갓 결혼한 신혼의 박태원도, 다른 남자에게 내 여자를 빼앗긴 이상도, 그리고 시대의 엘리트로 번듯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정인택에게도 권영희는 지울 수 없는 대상. 하지만 누구 하나 드러내고 이야기 하지 못하는 그들이 공유하는 것은 ‘저마다 무엔가 비밀이 있다는 것’이다. 수면제인지, 비타민인지, 또는 몸에 좋은 어떤 것이었는지 모를 그 약들을 한 움큼 삼키고 뱉어낸 끝에 이들의 관계가, 표면적으로는 또렷해진다. 하지만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라고 이상은 말한다. 글을 쓰며 먹고 사는 형편 없이 가난한 그들이 좀처럼 빈 하게 보이지 않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예쁜 여자에게 ‘기러기를 날린다’ 든지 ‘고히’를 홀짝이며 ‘도회’를 바라보는 등 그 시대의 우리 말들이 새롭다. 여기에 일본어와 영어, 그리고 프랑스어의 교차는 언어의 ‘소리’를 다양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말의 재미’는 쉼 없이 주고 받는 이들의 대화가 가진 치밀한 구성에 담겨 있다. 일상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수 겹의 오묘한 뜻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안부를 건네는 인사말도, 상대방에 대한 단말의 대구도 ‘그냥’은 없는 법이다. 장과 장 사이, 암전을 채우는 무대 뒤 스크린 영상도 놓치지 말자. 그 시대의 신문들, 그리고 재구성한 기사와 재미있는 그림 등은 다음 장과 연결된다. 한자와 고어가 섞인 화면 속을 세세히 살펴보긴 어렵지만, 한 때 인터넷을 떠돌며 화제를 낳았던 ‘연예십계’는 반가울 것이다. 극과 마찬가지로 정인택과 결혼했지만, 그가 죽은 후 박태원과 다시 재혼한 권영희, 미스코시 백화점에서 ‘날자, 날자, 날아보자꾸나’를 외쳤던 이상 등 실존 인물들의 삶과 문학작품이 허구의 이 무대에서 공존하는 것이 흥미롭다. 에서도 박태원 역을 맡았던 김종태와 정인택 역의 손진호, 이상의 전병욱, 그리고 권영희 역의 주인영 등 배우들도 탄탄하다. 하지만 이 가진 2시간의 잔잔한 재치를 대중들이 ‘맛의 일품’으로 받아들이기엔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요동치는 무대에 권태를 느껴 ‘무엔가 색다른 얘깃거릴 건져보겠단 그 태도’를 가진 사람에게는 오랜만에 든든한 작품이 될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8.12.05 / 조회 10,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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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마음2> 경계 없이 아우르는 세상 종들의 이치
관객들이 객석에 들어와 자리를 찾을 때에 이미 배우는 무대 위에 있다. 특별히 놀라거나 시간을 확인해 보는 관객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이 ‘조용한 연극’이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따라서 연극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북방한계선의 원숭이”편의 공연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1990년대 일본에 조용한 연극 붐을 일으킨 사람이자, 2000년대 들어 한국에도 그 바람을 이어간 히라타 오리자의 연극 이 올 1월 시리즈 마지막 편인 에 이어 2편 가 공연 중이다. 총 3부작으로 이뤄진 ‘과학하는 마음’ 시리즈는 먼저 1, 3편이 국내 공연 되었으며, 화려하고 스펙터클하며 거대한 사운드를 내세우고 있는 여타의 많은 작품들 속에서 색다른 빛을 내며 소소히 입소문의 힘을 낸 바 있다. 처음도 끝도 딱히 정해져 있지 않은 듯, 일상의 단편을 잘라 그대로 무대 위로 올려 놓은 히라타 오리자의 조용한 연극들은 소위 ‘연극적’이라고 말하는 과장된 움직임이나 인위적인 복선, 도드라진 대사들이 없다. 1인 다역 없이 모든 배우가 하나의 역할을 맡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 따라서 담백하며 담담하여 때론 건조한 것을 작품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나’와 ‘우리’인 인간 군상들이 주고받는 일상의 대화 속에는 말로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 세상사가 고스란히 밀도 있게 녹아 있다. 대학 생명과학 실험실 휴게실을 배경으로, 인간과 가까운 영장류 보노보를 진화시키고자 하는 과학자들이 등장하는 역시 마찬가지이다.더 이상 단순한 침팬지가 아닌 보노보를 두고 이들 과학자들은 보노보 뿐만 아니라 세상의 여러 종(species)들에 대한 대화를 거듭한다. 소소의 쾌락을 충족시키는 것에서부터 세상을 이어가게 만드는 성생활, 결혼, 출산 등의 모습은 인간과 다른 생명체가 모두 같다. 인류 이치의 경계없는 일상의 모습을, 가장 원천의 것으로 최고의 가공을 생성하는 ‘과학’에 비춰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새롭다. 과학적 어휘가 등장하지만,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없다. 많은 요소들이 공연을 이루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을 보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연출가 성기웅이 될 것이다. 2003년 극단 파크가 공연했던 연극 는 성기웅이 히라타 오리자의 ‘도쿄노트’를 번역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이 밖에 극작가로 을 쓰기도 했다. 시리즈 전편의 연출을 맡으며, 소리 없이 이어 가고 있는 젊은 연극인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인터파크INT suna1@interpark.com)
2008.08.20 / 조회 9,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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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_[조선형사 홍윤식] 경성 엽기 살인사건의 전모
2007년 혜화동일번지페스티벌에 참가해 주목을 끌었던 [조선형사 홍윤식]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1933년, 경성에서 잘려진 아기의 머리가 발견되는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이를 둘러싸고 명석한 두뇌의 홍윤식과 과학수사를 표방하는 일본경찰, 조선과 일본 혼혈인 형사 임정구가 사건 해결을 위해 뛰어든다. 민심은 흉흉해 지고, 수사팀은 아기 머리의 주인과 나머지 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과연 누가, 왜, 어떻게 이 사건을 저지른 것일까? 조선판 [살인의 추억]으로 불리는 코믹 미스터리 수사극 [조선형사 홍윤식] 이 작품, 살짝 맛보자. > 글 : 송지혜(인터파크ENT 공연기획팀 song@interpark.com)사진 : 김민주(minjuus@gmail.com)
2007.07.09 / 조회 1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