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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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진 신작 ‘시대는 서커스의 코끼리를 타고’ 11월 개막
재일한국인 김수진 신주쿠양산박 대표 연출
테라야마 슈지 원작·작가 백하룡 각색
국악연주가 민영치 등 한일창작진 출동연극 ‘시대는 서커스의 코끼리를 타고’의 콘셉트 이미지(사진=극단 마방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스타연출가 고선웅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극공작소 마방진이 또 한번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2017년 신작 ‘시대는 서커스의 코끼리를 타고’를 오는 11월 4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연극 ‘시대는 서커스의 코끼리를 타고’는 일본 문단의 전위시인이라 불리는 테라야마 슈지의 원작을 작가 백하룡이 각색했다. 연출은 재일한국인 예술가 김수진이 맡았다. 일본 극단 신주쿠양산박을 창립한 대표이자 연출가이다. 극단 신주쿠양산박은 텐트 연극, 앙그라 연극 등 다양한 연극적 실험을 통해 일본 연극계에서도 주목받는 단체다. 김수진 연출은 ‘우다가와 신쥬’, ‘백년, 바람의 동료들’, ‘도라지’ 등 다수의 작품을 국내에 선보여 명쾌하고 독특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극단원들과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작품은 전쟁이 끊이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미국에 대한 동경과 반발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김수진 연출은 “우리는 모두 평화스러운 나라를 그리워하지만, 전쟁은 끊이지 않고 인류사회에 존재한다. 나는 이 시대 서커스의 코끼리를 지시하는 이들이 있다고 믿고, 그 보이지 않는 손이 무엇인지, 누구인지를 이 작품을 통해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극 중에는 ‘행복의 나라로’, ‘에레나가 된 순이’, ‘나성에 가면’, ‘San Fransisco’ 등의 각 시대를 대표하는 곡들이 밴드의 라이브로 연주되어 몰입도를 높인다. 음악과 연주에는 국악 연주가 민영치가 합류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1 / 조회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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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해야하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봐야하는 연극과 보고 싶은 연극이 있다.아무 선택이 필요 없는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알고 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누구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 이야기선행으로 소문이 자자한 문관 관리와 이를 시기하는 무관 관리의 모함과 이를 둘러싼 권력 다툼은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현세까지 고전적으로 전해 내려온 비극 드라마의 전형이다. 게다가 출생의 비밀과 복수, 화해라는 옵션까지 곁들여진다면 완벽한 암투극이 완성된다. 최근 개막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역시 이 조건을 두루 갖춘 한 편의 비극이다. 그러나 비극 드라마의 전형적 틀 안에 버무려진 여러 스타일의 연극적 양식을 통해 엄청난 몰입과 결코 가볍지 않은 상고의 시간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이전에 공연된 수많은 비극 드라마와 차별성을 갖는다. 영화적 표현 방식으로 관객의 감정선을 완전히 리드하다무대 삼면을 둥글게 감싼 벨로아 커튼을 여러 겹으로 설치하여 무대 아웃라인을 둥글게 설정하고 커튼이 극적 맥락에 따라 배우들의 연기와 어울려 개폐 될 수 있도록 장치한 것은 마치 영화에서 카메라 렌즈를 통해 관객의 감정선을 완전히 리드하는 미쟝센을 형성하는 것과 흡사한 맥락이다. 영화에는 감독의 의도에 따라 크고 자세하게 보여주고자 할 때 렌즈에 노출된 공간을 클로즈업하여 좁은 구역을 크고 자세하고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무대의 크기가 배우가 등 퇴장과 더불어 변화한다는 것은 연기 구역의 변화를 의미한다. 연기 구역의 크기 변화는 각 장면이 강조하는 심리를 리듬감 있게 표현 한 도구이다. 그러니 영화에서 장면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촬영 기법의 변화를 주어 미쟝센 만드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출자의 의도였건 아니건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법에 이 큰 무대에 적용되어 별다른 무대 장치나 오브제들 없이도 작품에 정서적 몰입이 빠르다는 점이 정말 놀랍다. ‘오늘 중의 오늘’에 대해 말하는 이 연극세 시간 남짓한 긴 런 타임이 나오는 이 연극이 이렇다 할 대단한 오브제 없이 강도 높은 정서적 몰입을 가능케 했던 또 다른 요인은 오늘 한국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이다. 표면적인 이야기만 놓고 본다면 작품이 다루는 소재는 현실과 달라서 ‘뭐가 비슷해’ 라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정해진 운명의 사이클에 따라 복수를 하고, 그 복수가 끝나자마자 아무렇지 않게 평온을 찾고, 축배를 드는 조씨고아의 모습과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한평생을 희생한 ‘정영’의 허탈함은 오늘날 한국의 현실과 섬뜩할 만큼 닮았다. 우리 사회가 겪는 진통이 지나가고 악의 무리들이 벌을 받게 된다 한들 한국 사회가 치유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국민은 이미 허무함과 자괴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복수에 성공을 하는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이 작품의 결말은 오늘날 국민이 느끼는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시국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아니 우리는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주인공은 조씨고아가 아니다. 조씨 고아는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 아니다. 자신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운명을 타고나 운명에 따라 정해진 대로 삶을 산다. 인생의 매 순간 선택과 집중에서 오는 고뇌와 싸워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순간의 선택과 고민, 후회, 희생 등의 감정을 모른다. 작품에서 역시 그가 운명에 순응하며 사는 인물로 완벽히 그려냈다. 이에 비해 권력과 이기의 사이에서 표면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시골 의사 정영은 매 순간 고민하고 매 순간 후회하며 번민하는 인물이다. 대의를 위한 자기 삶의 한 조각을 내어주는 일생일대의 결정을 하는 정영은 누구보다 주체적인 인물이다. 사회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과 자신의 영달을 유지하는 일 사이에서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평생 하며 일생을 보낸 인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작품에서는 분명 정영이란 인물을 정의의 사도로써 칭하고 있지만, 정영을 영웅시하거나 그의 행적을 감동스토리로 포장하지 않았다. 소위 ‘정영처럼 살아야 한다.’라는 진부한 메시지는 이 작품의 목적과 매우 다르다. ‘정의를 위해 수 없는 고뇌를 한 개인의 희생‘이 과연 의미 있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텅 빈 무대를 가득 채운 고요로 연극의 막을 내린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개인의 노력과 희생은 값지고 의미 있으며 필수 불가결하지만 그다음 이어질 세상에 대한 희망을 누가 보장하느냐는 것이다.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못하고 끝난 이 작품의 결말은 단순히 열린 결말이라 정의하기엔 신성하다. 대한민국의 시국이 맞이할 미래와 너무나 닮아있다. 누군가 악한들의 잘못을 단죄하고 그들은 일정 부분이라고 죗값을 치른 우리는 대한민국이 ‘안정되었다손 치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반백 년 곪아 터진 대한민국이 일면의 정의로써 부정의 척결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불신과 자괴심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진지하게 내놓은 결말의 장면을 통해 감정 이입된다. 이 작품이 창작단계에서 시국에 대한 상징성을 부여하며 제작되었든 아니든 소름 끼칠 듯한 시 의적 맥락이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경의를 표하고 싶다. 사진제공_국립극단 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2.01 / 조회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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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의 귀재 고선웅표 '조씨고아' 돌아온다
국립극단·고선웅 첫 작품 2년만에 재연
고선웅 연출·각색 맡아
중국 4대 비극의 새로운 재해석
정영 역 '하성광' 포함 초연배우 의기투합
1월18일~2월12일 명동예술극장 무대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국립극단과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처음으로 의기투합해 2015년 초연한 작품은 이듬해 국내에 내로라하는 연극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기군상이 쓴 중국 고전을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이 제작하고,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연출했다.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지켜내고 복수를 도모하는 필부 ‘정영’과 그 과정 속에서 희생한 의인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고선웅은 복수 이후의 정영의 모습에 주목, 장엄한 원작에 재치 있는 대사를 녹여내 고선웅표 비극을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고전적 신의와 권선징악을 앞세운 원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복수 끝의 씁쓸한 공허함에 주목함으로써 14세기 고전에 동시대적인 시사점을 더했다. 고선웅 연출은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재공연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용’의 마음가짐이다. 중용을 잘 지켜 본질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이번 공연은 절절한 연기로 수많은 관객을 울린 정영 역의 하성광 배우를 포함해 초연 출연진들이 그대로 함께한다. 배우 장두이, 이영석, 호산, 강득종, 김명기, 이형훈 등이 출연한다. 초연 당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홍식 배우가 맡았던 공손저구 역의 빈자리는 40여 년간 무대를 지켜온 정진각 배우가 채운다. 연출가 고선웅은 ‘각색의 귀재’ ‘이 시대의 이야기꾼’으로 통한다. 연극 뿐 아니라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오페라 ‘맥베드’, 뮤지컬 ‘아리랑’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뿐 아니라 2018년 개최되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폐막식의 총연출을 맡아 전천후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낼 예정이다. 일명 고선웅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이달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서울 공연 이후 지방공연을 이어간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이다. 1644-2003.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초연 당시 공연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06 / 조회 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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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고선웅 연출로 다시보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2017년 1월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지난해 국립극단 제작으로 기군상이 쓴 중국 고전을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했다. 작품은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올해의 공연 베스트7 등 국내 연극상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동아연극상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4년 만에 대상작이 선정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5년 고선웅 연출에게 제52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제8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제5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제1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올해의 연출가상 등 각종 굵직한 연극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고선웅 연출은 고전적 신의와 권선징악을 앞세운 원작을 복수 끝의 씁쓸한 공허함에 주목하면서 14세기의 고전에 동시대적인 시사점을 더했다. 연출가 고선웅은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전하며 “재공연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용’의 마음가짐이다. 중용을 잘 지켜 본질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작품은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지켜내고 복수를 도모하는 필부 ‘정영’과 그 과정 속에서 희생한 의인들을 둘러싼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정영 역의 배우 하성광, 장두이, 이영석, 유순웅, 이형훈 등 초연의 출연진들이 그대로 함께한다. 초연 당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故 임홍식 배우가 맡았던 공손저구 역은 정진각 배우가 채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7년 1월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국립극장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1.04 / 조회 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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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진 야심작…고선웅, 北 이탈주민 애환 그린다
고선웅 각·연출 '탈출_날숨의 시간'
9~25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 무대
양영미·이지현 마방진 단원 총출동
한 달여간 인터뷰 기초로 쓰여져
탈북자매 이야기 통해 '다름' 보여줘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 콘셉트 이미지(사진=극공작소 마방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공작소 마방진이 2016년 마지막 작품으로 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 올린다. 지난 2014년 경기도립극단의 정기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작품이 2016년 극공작소 마방진의 제작으로 돌아온다.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인 고선웅이 연출과 각색을 맡아 제목은 ‘날숨의 시간’에서 ‘탈출_날숨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작품은 북한 이탈주민의 아픔과 애환을 그린다. 고선웅 연출과 마방진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전작보다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더욱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는 방침이다.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지난달 화류비련극 ‘홍도’로 한국 연극 최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한 극공작소 마방진은 고 연출이 창단한 젊은 극단이다. 연극 ‘홍보’ ‘칼로막베스’ ‘강철왕’ ‘들소의 달’ 등 독창적 무대와 실험성·대중성을 더한 작품으로 공연계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창단 10주년을 맡았다.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은 약 한 달여 동안 진행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인터뷰를 기초로 쓰였다. ‘새 꿈을 그리며, 목숨을 건 탈출에 성공한 이들의 남한 생활은 행복한가’란 질문에서 출발한다. 탈북 자매인 미선과 미영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체제에 대한 적응과 상대적 빈곤, 사회적 편견과 차별 등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이야기꾼 고선웅 연출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이야기를 보다 사실적으로 전달하고자 힘썼다고 했다. 특히 공연 초반 약 40분 동안 침묵 속에서 펼쳐지는 탈출 장면은 주목할 만하다. 무대 구석구석 쉬지 않고 뛰고 돌아다니며 삼엄한 경계를 헤쳐나가는 탈출 과정을 온몸으로 표현한다.국립극장 KB하늘극장의 원형무대는 고 연출과 마방진 배우의 합, 에너지가 더해져 마방진만의 독특하고 차별화한 스타일의 새 연극으로 변신할 전망. 정통 사실주의 연극을 표방한 작은 탈북 자매의 이야기 통해 ‘다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을 가감 없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담담하게 보여줄 예정이다.주인공 동생 미선 역에는 2014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양영미 배우가 연기한다. 언니 미영 역에는 이지현 배우가 맡는다. 이외에 유병훈, 이정훈, 이명행, 조영규, 김명기 배우 등 24명의 극공작소 마방진 단원이 총 출동한다.고선웅 연출은 “꿈을 이루기 위해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어온 북한이탈주민이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상황이 너무도 역설적이다. 작품을 통해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공연한다. 1566-5588. 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 콘셉트 이미지(사진=극공작소 마방진).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 포스터(사진=극공작소 마방진).▶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01 / 조회 3,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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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신작 '곰의 아내', 회귀를 통한 인간다운 삶
서울문화재단 남산 예술센터가 2016년 하반기 신작 ‘곰의 아내’를 발표했다.연극 ‘곰의 아내’는 2015년 제5회 벽산 희곡 상을 수상한 고연옥의 ‘妻(처)의 감각’이 원작이다. 원작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삼아 써내려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 내면에 숨어있는 무의식과 죽음, 자연, 갈등 등을 담고 있다. 작품은 ‘회귀’를 모티브로 삼았다. 곰의 새끼를 낳은 여자와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대비시켰다. 모티브가 된 ‘회귀’는 여자가 인간사회와 곰의 동굴을 오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이는 짐승보다 나은 삶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된다. 공연 개막일에는 고연옥 작가의 희곡집이 발간된다. 연극 ‘곰의 아내’의 희곡집은 원제인 ‘妻(처)의 감각’으로 발간되며 극장 로비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7월 1일부터 판매한다. 또한, 연극 ‘곰의 아내’는 관객참여 프로그램인 극장투어를 시작한다. 극장투어 ‘어바웃스테이지(AboutStage)’는 7월 16일 12시부터 약 1시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연극 ‘곰의 아내’의 원작자인 고연옥은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칼집 속의 아버지’, ‘내 이름은 강’ 등을 집필했다. 연출은 고선웅이 맡았다. 고선웅 연출은 연극 ‘푸르른 날에’, ‘칼로막베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홍도’ 등을 연출했다. 그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지난해 동아연극상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올해의 연출가상을 받았다. 극 중 ‘곰의 아내’ 역은 배우 김호정이 맡았다. 이 외에도 안성헌, 최용민, 유병훈, 김명기, 김성현, 손고명, 강득종, 이지현이 출연한다. 연극 ‘곰의 아내’는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산 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21 / 조회 4,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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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고연옥 뭉쳤다…연극 '곰의 아내'
제5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무대화
남산예술센터·극공작소 마방진 공동제작
곰 vs 인간…삼국유사 신화 웅녀 모티브
7월 1~17일 남산예술센터 무대 올라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해 선보이는 연극 ‘곰의 아내’ 포스터(사진=서울문화재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해 ‘제 5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희곡 ‘곰의 아내’(원제 처(妻)의 감각)가 무대 위로 옮겨진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극공작소 마방진과 공동제작한 ‘곰의 아내’를 2016년 하반기 프로그램 첫 신작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곰의 아내’는 극작가 고연옥(45)의 작품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써내려가 신화적·원형적 상상력과 차가운 현실 세계가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숲에서 길을 잃은 뒤 곰의 새끼를 낳고 살아온 한 여자와 치열한 현실 경쟁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인 ‘곰의 아내’가 사회에서 다시 곰의 동굴로 회귀하는 과정은 과연 ‘인간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각색과 연출은 고선웅(48·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 연출이 맡았다. ‘회귀’라는 반복적인 모티브를 찾아내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2011년 ‘푸르른 날에’ 초연 이후 지난해 동아연극상 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올해의 연출가상을 휩쓸었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르기까지 작품마다 반향과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는 스타 연출가다.작가 고연옥은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칼집 속의 아버지’, ‘내 이름은 강’ 등 최근 몇 년 동안 발표한 신작을 통해 우리의 삶과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하나의 틀로써 신화를 다루고 있다. 곰의 아내 역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2014)에서 말기암 투병 중인 아내 역을 맡아 호평 받았던 배우 김호정이 연기한다. 이외에 배우 안성헌, 최용민, 유병훈, 김명기, 김성현, 손고명, 강득종, 이지현이 출연해 각각 특색 있는 역할로 완성도 높은 초연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한편 벽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벽산희곡상’과 창작초연연극의 산실 남산예술센터의 만남은 지난 2012년 제1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878미터의 봄’(작 한현주·연출 류주연)을 시작으로 2013년 제2회 수상작 ‘아버지의 집’(작 김윤희·연출 박정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새로운 창작극 발견을 통해 극작가의 창작 활동과 공연을 지원해 희곡 분야 발전에 기여하는데 의의가 있다. 작품은 이음 출판사 ‘이음희곡선 시리즈’를 통해 원제로도 출간돼 극장 로비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7월 1일부터 판매한다.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예매사이트에서 예매 가능하다. 전석 3만원이며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 8000원. 02-758-215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21 / 조회 2,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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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하고 흥미진진한 복수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연습현장
국립극단이 가을마당 네 번째 작품으로 준비한 연극 이 내달 개막을 앞두고 있다. 복수를 위해 20년을 기다린 한 필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국립극단과 고선웅 연출과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중국 4대 비극 중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는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춘추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중국 원나라 때의 작가 기군상이 연극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고선웅 연출이 이번에 직접 각색과 연출을 맡아 으로 탄생시켰다. 고 연출이 4~5년 전 처음 희곡을 접했을 당시 단번에 읽어 내려갔다고.“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도 지루하면 읽다가 마는데, 이건 한 번에 다 읽어 버릴 만큼 재미있었다. 그리고 구태의연한 극본처럼 공간이 어떻게 생겼고 하는 것도 없고 지문 자체가 아주 간결했다. 그렇지만 그 안에 드라마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만날 수 없었던 장대한 스케일을 가지고 있고,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는 현재성이 너무 강렬해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지난 28일, 기자가 방문한 서계동 국립극단 연습실에는 전체 배우들과 연출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하였다. 이날 선보인 1장부터 4장에 걸친 이야기는 조씨 가문의 비극의 시작과 이 안에서 한 아이를 살리고자 하는 귀인들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펼쳐졌다.적수인 조순을 어떻게든 없애버리려는 권력에 눈이 먼 장군 도안고의 욕망은 날로 커지고, 가난한 시골 의원으로 일하며 늦은 나이에 아들을 얻은 정영은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안고는 꾀를 내 조순과 조씨 일가를 없애고, 하나 남은 조순의 손자까지 제거하려 든다. 정영은 조씨 가문과의 신의를 지키고자 자신의 아들과 조순의 손자를 바꿔치기해 조씨 가문의 유일한 혈족 정발을 살린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정영의 처는 그럴 수 없다며 막아서지만, 정영의 굳은 결의를 끝내 막지는 못한다. 제 손으로 자신의 아이를 묻은 정영의 처는 아이를 뒤따라 세상을 하직한다. 정영과 정영의 처가 대립하는 모습은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과 배우들의 절절한 연기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장면이다. 장두이를 비롯한 중견 배우들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선보였으며, 특히 정영으로 분한 하성광은 한낱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던 정영이 신의를 위해 자신의 것은 모두 포기하고 20년 간 복수의 씨앗을 기르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이번 공연은 유랑극단처럼 간단한 무대에 최소한의 도구를 이용하며, 검은 부채를 든 묵자가 등장해 인물의 퇴장과 소품의 이동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지금 관객이 연극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킬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고선웅 연출은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조씨고아의 이야기와 인물들에 푹 빠져서 쫓아오면 좋겠다. 내가 할 일은 그저 이야기를 쫓아가는 데 방해되는 것을 다듬는 역할이다.”공연은 내달 4일부터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0.30 / 조회 6,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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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고선웅 연출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무대 올린다
중국 원나라 시대의 연극 가 고선웅 연출의 손으로 다시 빚어져 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오른다. ‘동양의 ’이라 불리는 는 사마천의 에 수록된 춘추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이 재구성한 작품으로, 중국에서는 2010년 천카이거 감독이 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한 바 있다. 그간 등에서 독특한 연극적 상상력으로 호평받아온 고선웅 연출이 이 작품을 어떻게 재해석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 연극의 이야기는 조씨 가문의 일족이 모두 죽임을 당한 뒤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 고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한 정영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정영은 고아를 성인으로 길러낸 후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는 도안고에게 복수를 행하는 인물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의 하성광이 정영으로 분하고, 의 이형훈이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고아 역에 캐스팅됐다. 욕망을 향한 끝없는 집착을 드러내는 악역 도안고는 의 장두이가 연기하며, 조씨 가문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공손저구는 의 임홍식이 맡았다. 이와 함께 유순웅, 조연호, 이지현, 성노진, 장재호 등의 배우들이 무대를 풍성히 채울 예정이다. 고선웅 연출과 국립극단이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준비하는 이번 작품의 무대는 의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가 맡았다. 은 내달 4일부터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10.20 / 조회 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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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5월이면 생각나는 연극, <푸르른 날에> 고선웅 연출 & 이명행 배우
“숨도 안 쉬네요” 고선웅 연출이 던진 농담에 그제야 참가자들이 웃으며 긴장을 풀었다. 숨소리도 안 들릴 만큼 모두 귀를 바짝 세우고 이야기를 경청한 이 곳은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서 진행된 연극 팬미팅 현장. 이날의 주인공인 고선웅 연출과 이명행 배우는 ‘5월이면 꼭 봐야 하는 연극’으로 꼽히는 를 2011년부터 이끌어온 주역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이하 광주항쟁)을 다룬 이 연극을 통해 고선웅 연출과 이명행 배우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지, 이날의 이야기를 전한다.광주항쟁 후 30년, “이젠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무대로 는 광주항쟁으로 일그러진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다. 각색 및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광주항쟁이 일어났던 1980년 경기도 가평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고. “그 때 제가 국민학교 6학년이었는데, 집에 17인치짜리 금성 텔레비전이 있었어요. 그 텔레비전으로 광주항쟁 관련 방송을 보는데 전부 다 “폭도다, 북한의 사주를 받았다” 이런 얘기만 들었어요. 그러다 더 커서 광주에 있는 고등학교를 가게 됐는데, 그 때 비로소 광주항쟁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죠.” 운동권이었던 매형과 누나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당시 금서였던 관련 서적들을 통해 광주항쟁의 진실을 알게 된 그는 광주항쟁이 일어난 지 30여 년이 지났을 무렵 로 처음 그 이야기를 꺼냈고, 그 다음으로 의 연출을 맡게 됐다. “30년이라는 세월, 한 세대가 바뀔 만큼의 세월이 지났으니까 이제는 어떻게 해서든 그 이야기를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2011년 첫 무대에 올라 그해 대한민국 연극대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한 는 배우들의 명랑하고 과장된 액션 등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30년 전 광주의 아픔을 역설적으로 그려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선웅 연출은 이같은 표현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프로포즈를 할까 생각해보면, 처음엔 멋진 스카이빌딩에서 반지를 줄까 생각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계속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너무 뻔한 것 같아서. 그래서 자꾸 생각을 바꾸고, 거꾸로 된 표현방법을 찾게 되죠. 마찬가지도 연극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비틀어서 갈 필요가 있었어요. 명행 씨도 굉장히 창의적이고 또 진지하게 연습에 임하기 때문에 연습하다 보면 창의적인 것들이 막 나와요. 그래서 그걸 살리다 보면 계속 다른 표현방법이 나오는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슬픔을 웃기게 표현해도 지장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대로 간 거에요. 일부러 꾀를 부리거나 하진 않았어요.” “아픈 마음 이제는 치유하자”고 말하고 싶어 그렇다면 이들이 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2011년부터 세 차례 주인공 ‘오민호’로 분해온 이명행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광주항쟁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1년 처음 이 공연을 하면서 놀랐던 건, 광주항쟁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였어요. 공연 보신 젊은 분들 중에 자신의 고모, 삼촌들이 그 일을 겪었다고 하신 분들도 많았고,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실제로 자신이 그 때 학교를 다니고 있었는데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고 하신 분도 있고요. 광주항쟁이 그리 먼 일이 아니구나, 완전히 해소된 일이 아니구나 싶었죠. 그렇게 관객 분들에게 5.18에 대해 다시 한번 환기시켜드릴 수 있는 정도만 되도 저는 만족해요.” “처음엔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고 다 ‘광주이야기’라고만 했어요. 물론 소재는 광주항쟁이 맞죠. 근데 저는 그냥 저는 그냥 거대한 역사의 탁류에 휩쓸렸던 개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어느 역사사건에 대해 조사하다 보면 정말 기가 막힌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요. 병자호란, 임진왜란 때도 김을 매던 부인이 지나가는 남편에게 ‘어디 가요?’ 물으니까 남편이 ‘어디서 부르네’ 무심히 말하고 갔는데 그게 끝인 거에요. 남편도, 자식도 그렇게 가서 안 돌아와요. 기구한 사연이 너무 많아요. 근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모르죠. 그냥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1980년 5월 18일 광주항쟁이 일어나서 몇 명이 죽고 공수부대가 투입됐다는 것들만 알죠. 그러데 그 거대한 수레바퀴 밑에는 짓밟히고 소외된 한 인간의 삶과 영혼이 있거든요. 거대한 흐름 속에 너무도 미약한 인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고선웅) 그러나 그가 비단 그 이야기만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30년 전 억울하게 떠나 보낸 사람들을 기억하며 분노와 한을 품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이제 그만 마음을 치유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살아보니까, 누굴 미워하면서는 살 수가 없어요. 미워하고 증오하고 원망하면 자기가 다쳐요. 사랑해야 된단 말이죠. 광주항쟁이 3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계속 원망과 미움을 갖고 사시는 분들이 있어요. 왜냐면 내 자식이 죽고 내 어머니가 죽었으니까. 그런데 이제는 그 상처와 원망을 좀 놓으시는 게 어떨까요, 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 거에요. 옛 상처와 아픔을 다시 꺼내보자는 게 아니라, 그 아픔을 잘 치유하고 화해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이명행도 같은 생각이다. “공연 마지막에 꽃이 흩날리면서 ‘여산스님’과 오민호, 즉 현재의 나와 과거의 내가 껴안는 부분이 전 참 좋거든요. 그렇게 나를 용서하고 나를 화해하는, 결국엔 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 관객 분들도 그런 따뜻함을 조금이라도 가져가실 수 있다면 좋겠어요.” 네 번째 공연, “껍데기는 다 떨어진다”…광주공연도 기대 4년 째 같은 장소, 같은 시기에 공연돼온 . 이날 몇몇 참가자들은 “이제는 5월이 되면 가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고, 연출과 배우도 네 번째 맞이한 공연에 감회가 각별한 듯 했다. “배우 입장에서는 재공연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처음 재공연 연습을 시작했을 때는 작년에 했던 걸 그대로 하면 되지, 생각했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다른 걸 되게 많이 느껴요. 나도 조금씩 달라져 있고, 연출님도 조금씩 달라진 걸 주시고. 그게 여태까지 굉장히 발전적으로 쌓여왔다고 생각해요. 배우들 사이에서도 더 유기적으로 쫀득쫀득하게 엉기는 것이 생기고. 이것이 어떤 공연인지를 점점 더 체화하고 알아가다 보니까 그만큼 더 깊이 파고들어가는 지점이 생기더라고요. 본질적으로는 같지만, 표현에 있어서 좀 달라지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이명행)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 라는 시가 있잖아요. 제가 살아보니까 껍데기는 무조건 다 떨어져요. 공연을 하다가 어떤 대사가 빠지고 장면이 바뀌면, 그건 다 껍데기였던 거에요. 여러분도 한번 잘 생각해보세요. 무슨 일을 하든 그래요. 쭉 하다 보면 (껍데기는) 떨어져 나가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떠나가면, 우리는 그 사람이 참 소중했던 사람이고 알맹이였는데 떨어져 나갔다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살아보면 그 사람이 알맹이여서 간 게 아니고, 내 인생에서 껍데기였던 거에요.”(고선웅) 특히 올해 는 광주에서의 첫 공연을 앞두고 있다. 광주 관객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두 사람의 마음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어떤 반응일지 모르겠어요. 예전에 광주에서 버스 타고 공연을 보러 오셨던 분들이 있는데, “수고했네” 정도의 표현을 하셨던 것 같아요. 그 분들이 실제로 겪은 일들을 담은 작품이기 때문에 환대를 받을 거라는 기대는 하고 있고요, 어쨌든 작품이 가진 힘이 있으니까 관객 분들께도 그 감동을 잘 전달하려고 하고, 그 분들도 잘 받아주실 거라고 기대는 하고 있습니다.”(이명행) “(광주에서) 4년 정도를 계속 지켜보다 이제 올 수 있다고 허락을 한 것 같아요. 우리도 4년 차가 되면서 배우들의 역량이나 접근하는 깊이가 달라졌고요. 연극은 워낙 상처를 받기가 쉬워요.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지루해지면 관객들이 보고만 있을 뿐, 속으로는 토해내고 뱉어내고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또 가 워낙 관객들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는 작품인데 광주 분들이 "이 놈들이 지금 장난하나" 하실 까봐 그 부분이 가장 우려가 돼요. 근데 뭐 저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아따 그러지 마쇼 야, 나름 진지하게 했응게" 하면 좋게 봐주실 것 같아요. 배우들이 또 워낙 잘 하니까. 오늘도 연습을 하면서 전 굉장히 슬프더라고요. 뭘 어떻게 해도 슬퍼요. 그게 결국 이 작품의 본질 같아요.”(고선웅) 얼마 전 성공적인 공연을 암시하는 꿈을 꾸고 나서 네 번째 공연도 잘 되리라 예감했다는 고선웅 연출은 내년, 또 내후년에도 공연을 볼 수 있을지 묻는 관객에게 “결국은 관객이 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언젠가는 오민호의 30년 뒤 모습인 ‘여산스님’을 맡아 무대에 서고 싶다는 이명행 역시 앞으로도 이 작품에 계속 출연하고 싶다고 전했다. “3년째 공연했을 때만 해도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같은 공간에서 해마다 같은 시기에 3년 연속 공연을 하다니, 정말 한국 연극 역사에 남을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4년차가 되니까 여유도 생기고, 한편으로는 내가 엄청난 작품에 들어와있다는 사명감도 더 생기네요.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어요.”(이명행) 연극 는 오는 26일부터 6월 8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펼쳐진다. 이후 6월 13일부터 28일까지는 광주 빛고을 시민문화회관에서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04.23 / 조회 1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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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휩쓴 연극 ‘목란언니’…11월 다시 온다
연극 ‘목란언니’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작품은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지원 아티스트인 김은성과 전인철 연출가가 함께한 작품이다. 2011년 두산아트랩에서 낭독공연으로 선보인 후 2012년 두산아트센터 경계인 시리즈로 소개됐다. 연극 ‘목란언니’는 남북한의 문제를 젊고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냈다. 김은성 작가의 세밀한 묘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2 ‘대한민국 연극대상’의 작품상, 2012 ‘동아연극상’의 희곡상(김은성)과 유인촌신인상(정운선), 2012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12 공연 베스트7’에 선정됐다.작품은 남북한의 이념과 현실의 경계를 담는다. 평양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조목란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한국으로 넘어오게 된다. 북에 있는 부모를 데려다 준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모든 자금을 사기당한 그녀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연극 ‘목란언니’는 탈북 여성 조목란을 통해 끊임없이 떠도는 탈북자의 이야기를 다룬다.연극 ‘목란언니’는 11월 19일부터 12월 29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두산아트센터
2013.10.18 / 조회 8,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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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푸르른 날에’ 재공연, 성장한 부분 잘 다스릴 것” 고선웅 연출가
연극 ‘푸르른 날에’는 ‘개인’과 ‘역사’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 5.18 광주민주화항쟁이 배경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남녀의 30년 고통 속 삶을 과장된 대사와 허를 찌르는 유머로 풀어낸다. 작품은 2011년 초연 당시 ‘진부한 멜로드라마를 통속적인 신파극으로 유쾌하게 비틀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베스트3 등 한국 연극계의 주요 상을 휩쓸었다. 2012년 재공연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중극장 연극에서 드문 ‘전회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연극 ‘푸르른 날에’가 일으킨 반향의 중심에는 연출가 고선웅이 있다. 그는 연극 ‘뜨거운 바다’, ‘리어외전’, ‘칼로막베스’ 등 자신만의 특색이 담긴 작품들로 매 공연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연출가다. 고선웅은 이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아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야기의 본질을 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고선웅 연출가와 4월 12일 유선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푸르른 날에’가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세 번째 재공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이야기가 갖고 있는 원래의 힘이다. 된장국을 끓이면 된장 맛이 살아있어야 한다. 이야기도 이처럼 원래의 풍미가 있다. 연출은 이야기의 진정성과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1시간 45분 동안에 벌어지는 일로 상황이나 인물, 시대적 배경 등이 굉장히 기구하다. 그런 것들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것 같다. 출연하는 배우들도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잘 풀어줬다. - 중극장 규모의 연극이 세 번이나 연이어 재공연 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개인적으로 재공연할 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연극은 한 번 무대에 오르고 나면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한 작품을 만들려면 정성도 많이 들어간다. 재공연하면 작품이 ‘자연성숙’되는 부분이 있다. 연출과 스태프가 재공연에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이 작품이 왜 재공연을 하게 됐을까’의 본질을 따라가면 더욱 좋은 무대가 될 수 있다. - 이번 무대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본질’을 찾아가게 될 것 같다. 작품은 어느 순간이 되면 ‘자가성숙’한다. 연습하면서도 느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아지고 성숙해졌다. 2012년 재공연이 그랬듯이 이미 다시 공연되는 순간 진화된 거다. 달라지려 애쓰는 부분은 없다. 그동안 성장한 부분을 잘 다스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연극 ‘푸르른 날에’는 ‘제3회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했던 정경진 작가의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 처음 희곡을 봤을 땐 어땠나.이 작가가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어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질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형식과 연극성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작품이 본질 때문에 지나치게 진지해지면 관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슬픈 이야기를 슬프게만 담아내는 것 보다, 다른 얼개에 담아내는 것이 오히려 ‘본질’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다. 연극은 엄밀한 의미에서 허구지만, ‘허구에서 진실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단순하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그 안에 담겨 있는 고매한 진실과 진정성이 있다. 그것을 잘 쳐다보고,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고선웅 연출가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연극이자 관객의 끊임없는 성원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어제 연극 ‘푸르른 날에’ 지난 공연을 촬영한 DVD를 봤다. 보면서 이 연극을 지혜롭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진심을 놓지 않으려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다. 물론 이제까지의 작품도 늘 진정성 있게 하려고 해왔다.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새롭고 재미있는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했었다. 연극 ‘푸르른 날에’에서는 연극이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과 책임 등에 대해서 고민했다. ‘고선웅’의 객기가 통제돼 만들어진 ‘착한 연극’이다. - 최근 여러 작품으로 호평을 이끌어 내며 ‘제32회 영희연극상’을 수상했다. 소감은?릴레이로 바통을 이어받은 것 같다. 이제는 중간쯤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잘 넘겨줘야 할 것 같다.- ‘제32회 영희연극상’의 심사평에서 ‘연극이 지닌 본연의 연극성과 깊이 있는 사회성을 바탕으로 관객과 평단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고선웅 연출가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연극은 대중이 보는 것’이니까 대중성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극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대중의 취향에만 맞출 수도 없다. 만드는 이들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연극은 대중성과 진정성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영희연극상’을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런 평을 해줘서 기뻤다.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이다. 연극 ‘푸르른 날에’ 공연 정보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등급 : 미취학아동입장불가관람시간 : 100분일시 : 2013.05.04 ~ 2013.06.02출연 : 김학선, 정재은, 정승길, 이영석, 호산, 이명행, 조윤미 등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신시컴퍼니
2013.04.25 / 조회 10,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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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상처를 어루만지다, <푸르른 날에> 5월 공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픔을 풀어낸 연극 (정경진 작/ 고선웅 각색, 연출)가 오는 5월 다시 관객을 찾는다.
지난 2011년 초연한 는 5.18이라는 아픈 역사를 ‘21세기 신파극’으로 새롭게 조명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작품. 지난해 재공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무대 역시 지난 공연들의 프로덕션과 스태프들이 그대로 모였다. ‘여산’ 역에 김학선, ‘老정혜’ 역에 정재은, ‘일정’ 역에 이영석, ‘오민호’ 역에 이명행, ‘오진호’ 역에 정승길 등이 캐스팅, 다시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등의 작품에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던 이윤수 무대디자이너, 등의 영화의상과 연극 로 동양의 미학을 보여주었던 정경희 디자이너역시 다시 참여한다.
고선웅 연출은 “창작연극이 이렇게 관객들의 사랑 속에서 매년 5월, 세 번째 무대까지 올릴 수 있는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파는 더욱 디테일 해지고 더욱 통속적으로 연출 될 것이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는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3.26 / 조회 9,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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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과 북한 그리고 이념과 현실의 경계…연극 ‘목란언니’
연극 ‘목란언니’가 4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된다.연극 ‘목란언니’는 ‘경계인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두산아트센터 2011년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 지원 작가인 김은성의 신작이다. 지난해 3월 두산아트랩을 통해 선보여 주목받았다. 김은성은 연극 ‘목란언니’로 민감한 남북문제를 젊은 작가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이번 공연은 남한과 북한, 이념과 현실의 경계를 다룬다. 평양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조목란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한국으로 넘어오게 된다. 북에 있는 부모를 데려다 준다는 브로커의 말에 속아 모든 자금을 사기당한 그녀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결심을 한다. 연극 ‘목란언니’는 탈북 여성 조목란을 통해 끊임없이 떠도는 탈북자의 이야기를 다룬다.이번 공연은 김은성 작가와 ‘시동라사’, ‘순우삼촌’ 등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전인철이 연출을 맡는다. 조목란 역에는 정운선이 출연한다. 그 외에도 손종학, 황영희, 윤상화, 안병식, 김명기, 박지환, 연보라, 홍의준, 조한나 등이 함께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15 / 조회 8,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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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란언니> “다시 북으로 갈테야요”
지난 해부터 시작된 두산아트센터 기획 ‘경계인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연극 가 지난 9일 막을 올렸다. 지역, 문화, 사회 등 경계에 선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경계인 시리즈’는 에서 북과 남의 경계에 선 여인 ‘조목란’에 주목한다. 조목란 역의 정운선평양예술학교 출신으로 아코디언 연주와 노래가 일품인 조목란이 불의의 사고에 휘말려 한국에 온 후 겪게 되는 일과, 다시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는 비극적인 모습을 통해 분단의 현실을 다시금 비춰내고자 한다. 연극 의 작가 김은성이 지난 해 두산아트랩 낭독공연으로 선보여 호평을 받아 무대로 확장한 는 과 에서 호흡을 맞췄던 전인철이 연출을 맡았으며, 의 무대디자이너 여신동이 사방에서 관람하는 무대를 펼치고 있다. 특히 뮤지컬 에서 홍연 역을 맡았던 정운선이 평양에서 온 조목란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으며, 룸살롱을 운명하며 억척스럽게 자식들을 키우고 있는 ‘블랙맘마’ 조대자 역의 황영희를 비롯하여, 손종학, 윤상화, 안병식, 김명기 등 배우들의 개성만점 모습도 빼 놓을 수 없다. 연극 는 오는 4월 7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3.12 / 조회 10,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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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칼로 막 베어버리는, 연극 ‘칼로막베스’
단 3일의 공연,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극단 마방진의 연극 ‘칼로막베스’가 돌아왔다. 극단 마방진은 끊임없이 드라마를 비틀어 관객의 기대를 빗나가게 한다. 호흡이 긴 대사는 마치 주문을 외우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전달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그것이 관객을 무대에 집중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연극 ‘칼로막베스’는 단순화된 무대 위, 배우들의 에너지와 칼싸움이 돋보인다. 이것으로 작품은 연출이 의도한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인간의 존재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한경쟁,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순리만 있을 뿐이다. 먼 미래의 교도소 세렝게티베이는 강력범들과 무정부주의자들로 넘쳐난다. 그 뿐이 아니다. 그들의 자식까지 야생의 밀림같은 이곳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하고자 애쓴다. 세렝게티베이는 나치정권이 유대인을 열성인자로 분류해 말살정책을 폈던 게토를 떠오르게 한다. 정부는 게토와 같이 구제불능의 인간들을 격리 수용시켜 놓고 그들의 열성을 물려받은 자손들도 구제없이 방치한다. 알아서 물고 뜯어 자멸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역사적으로 유럽 각지에서 유대인을 강제 격리하기 위해 설정한 거주지역이던 게토는 18세기 말에 이르러 나치정권에 의해 악몽처럼 되살아났다. 미래로 바꾼 맥베스의 이야기는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펼쳐져 대사와 몸짓이 아닌 칼로 전달된다. 세렝게티베이에서 칼은 힘이자 권력이다. 시작부터 배우들이 펼치는 힘찬 칼의 동선은 생존방식, 폭력의 화약고 속에 잠재되어 있는 욕망의 분출이자 살고자 하는 본능이다. 이 작품에서 욕망의 주체는 막베스와 그의 처다. 막베스의 마음엔 작은 씨앗이 있다. 보스의 자리를 향한 야망이다. 야망의 씨앗에 물을 주고 빛을 준 두 명의 여인이 있다. 맹인술사의 예언으로 뿌리가 내린 씨앗에 양분을 듬뿍 준 이가 있으니 막베스의 처다. 노골적이고 맹목적인 막베스 처의 욕망은 막베스의 욕망을 부채질하며 합해져 폭발한다. 막베스처의 욕망 또한 본능이다. 스스로 살아야하는 세렝게티베이에서 보스의 여자라는 위치는 생명을 보장받으며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가만히 앉아 놓치기엔 너무 아쉬운 이 특권을 획득하기 위해 막베스 처는 막베스를 흔든다. 보스와 친구 방커까지도 살해해 막베스는 자신의 힘을 안전하게 지키려한다. 막베스를 부추겨 보스를 살해하게 한 죄책감 때문에 미쳐가는 막베스 처 역은 배우 이명행이 여장을 하고 열연한다. 정신이 나간 채 계단 위에서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는 슬프면서도 코믹적이다. 작품은 전형성과 고정관념을 탈피하는데 경박하지만 코믹적인 요소를 사용한다. 연극 ‘칼로막베스’는 2010년 동아연극제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며 오는 2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27 / 조회 14,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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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액션 멕베드, 극단 마방진 <칼로막베스> 공연
지난 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으로 3일간 첫 선을 보였던 연극 가 앵콜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이어의 맥베드를 바탕으로 무협액션극으로 탈바꿈한 는 고선웅이 각색, 연출한 극단 마방진의 신작.
어느 먼 미래 야생의 세계 세렝게티베이를 배경으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서로를 위협하며 무력 충돌을 일으키는 인간들의 모습이 구조화된 배경 위에 빠른 액션과 언어로 펼쳐진다. 맥베드의 무거움을 덜어내고자 끊임없는 유머와 슬랩스틱을 더하였다고 한다.
초연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2010년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한 는 1월 20일부터 2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1.01.07 / 조회 13,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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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별점리뷰] 인인인 시리즈 마지막 작품, 연극 ‘인어도시’
고선웅의 연극 ‘인어도시’는 한국인에 대한 단상을 주제로 올린 작품이지만 결국은 모든 인류가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죽음에 대해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때가 되면 흙으로 돌아가는 이 과정을 어찌 단적인 한국인들의 고민으로만 내팽겨 칠 수 있을까? 하지만 고선웅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병들고 죽는 인간의 삶이 사하라사막에서 자라 병들고 죽는 누구의 삶과는 다를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을 모티브로 했다. 그것이 ‘인어도시’라는 가상 세계로 은유가 됐고, 배우들은 두려움, 광기, 체념 등 복잡한 심리 상태로 죽음 직전의 상태를 보여준다. 그들은 결국 각자가 만들어낸 인어의 도움을 받아 이승 너머 깊고 나른한 죽음의 세계로 넘어간다. (이것은 본인 스스로 결정한 일이다) 그런데 정작 저수지로 넘어가는 그들의 태도가 이상하다. 세상 나만 희생했고, 죽어라 억울했고, 천박한 니들과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호스피스 환자 다섯 명은 죽음 앞에 돌연 자유로움을 느낀다. 생각보다 상쾌하고 시원하다. 환자들은 가슴에 꽉 막힌 무언가가 쑥 빠져나가는 것을 경험한다. 우리 모두는 죽어야 한다 ★★★★☆ 자신의 밑바닥을 보는 일은 어떻게 보면 끔찍하다. 한 평생 바르고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이런 사람 절대 없겠지만)이라도 자기 내면의 깊숙한 곳에는 남에게 보여주면 창피한 시커먼 욕망과 죄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연극 ‘인어도시’는 이런 자신의 진짜 실체를 마주보게 한다. 아니라고 애써 외면했던 아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도, 외도를 일삼는 남편에 대한 증오심도, 자신이 선택이 아닌 어쩌다가 물려받은 별 볼 일 없는 혈통과 가문도 결국에는 모두 ‘내’ 것이었다. 연극 ‘인어도시’는 웃다가도 침묵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더 슬프다. 작가는 인어라는 환상적이고 기묘한 존재를 통해 실은 형편없고, 천박하고, 이기적인 인간 본연의 모습을 철저하게 까발린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자신의 과거와 상처가 드러나고, 환자들은 자신의 밑바닥을 들킨 것 같아 괴로워한다. 인정하기 싫다. 하지만 극의 후반부에서 배우들은 결국 한 사람씩 자신의 죽음을 선서한다. 인정하고 보니 별것도 아니었다 싶다. 오히려 내가 누군지, 어떤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추한 사람인지 수긍하고 보니 새로운 시작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은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난 셈이다. 무대 메커니즘 ★★★☆☆ 배우들은 인어의 도움을 받아 인어도시로 간다. 그곳은 자아가 완전히 죽은 공간이다. 침대 다섯 개가 놓여 있던 무대는 일순간 뗏목으로 변한다. 호스피스 한 쪽 벽면이 열리고 물을 채운 무대는 저수지가 된다. 삶과 죽음이 하나의 여정으로 묘사가 된다. 또한 연극 ‘인어도시’는 주제의식이 영상과 적절하게 부합된 경우다.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한 번씩 유리 창 너머로 희뿌연 물체가 지나간다. 이는 기묘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관객들이 극에 더 잘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극 ‘인어도시’는 인인인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각각 중국작품 ‘코뿔소의 사랑’, 일본작품 ‘잠 못 드는 밤은 없다’에 이어 한국인을 대표하는 연극으로 선정됐다. 고선웅이 쓰고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다섯 사람의 삶과 죽음을 통해 관객들을 위로하고 어루만진다. 하지만 그것이 곧 구원이란 뜻은 아니다. 이 작품은 마치 구원 받을 수 있을 것처럼, 진실에 가까운 무언가를 보여줬을 뿐이다. 오는 7월 1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7.12 / 조회 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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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그에게 동의한다, 연출가 고선웅
‘인인인 시리즈’ 마지막 연극 ‘인어도시’ 지구는 둥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네모난 지구를 상상하며 있지도 않은 모서리에 힘겹게 서 있다. 위태하다. 반면 누구보다도 현실과 환상의 모서리에 기묘하게 서 있을 것 같지만,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둥근 지구로 공차기까지 할 만한 연출가가 있다. 지상에 정확히 발 딛고 있으면서도 우주를 만지는 남자 고선웅이 연극 ‘인어도시’를 내놓았다. 연극 ‘인어도시’는 역시나 치열하고 아름답다. 공연이 시작되면 곧 연극의 폐에서는 아가미가 생기고 등에서는 지느러미가 솟는다. 90분 동안 삶과 죽음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한다. “저는 원래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잘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제가 죽으면 틀 노래까지 주문해놨어요.” 당첨된 곡은 블루드래곤의 ‘내 단 하나의 소원’이다. “거짓말일 수도 있는데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고 일찍 죽고 싶은 마음도 없고. 적당히 살다가 잘 죽었으면 합니다.” - 대책 ‘있는’ 낙관주의자 이상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적당한 때에 잘 죽기’를 탐구(?)하는 연출가 고선웅의 ‘인어도시’는 두산아트센터의 ‘인인인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98년쯤에 제목을 정해놨어요. 처음에는 ‘저수지의 인어들’이었는데 ‘저수지의 개들’이 있더라고요.” 연극 ‘인어도시’는 ‘비가 천년 동안 내리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세상 곳곳에 이끼가 끼고 눅눅하겠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적응해갈 것이다. “극중 이씨의 대사 중, 폐가 아가미로 변하고 겨드랑이에서 지느러미가 돋는다는 콘셉트는 그때 잡아놨죠. 마침 공연시기가 장마시즌이더라고요. 시즌이 참 중요해요 공연은.” 대부분이 그렇듯 고선웅의 이번 작품 역시 ‘말’이 많다. 그의 대사에서는 리듬감이 느껴진다. “이상하게 저는 말이 많아지게 되더라고요. 제 대사는 잘 들으려고 하면 안돼요. 떠들면 느낌으로 듣고 흘러가면 되지 분석할 필요는 없어요.” 그의 캐릭터들은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여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속에 있는 것들이 어쩔 수 없이 밀려나와 문장을 이루고, 그 문장들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다. “구상단계에서 인물이 만들어지면 그 후로는 제가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 인물들이 말을 해요. 내 안에 안착돼 있으면 그가 말을 하는 거죠.” 할 말 많은 그는 낙관주의자다. 낙관주의자이기 때문에 할 말도 많이 생기는 것. “경제적으로 어려워 도저히 못살 것 같아도 저는 그것 때문에 자살할 놈은 아니에요. 차라리 은행을 털고 감옥에 가더라도 죽지는 않아요. 명예의 수치로 인해 창피하다면 산에 들어가 살아요. 반성하며 글을 쓰던가 하겠죠. 자기 생명을 스스로 끊는다는 것, 저는 동의할 수 없어요. 문제는 우울증인데 스스로 판단이 불가능하니 병원가서 치료를 받아야죠.” 그렇다면 그가 가장 우울할 때는 언제일까. “술을 기분 좋게 많이, 너무 많이 마신 그 다음날.” - ‘젊은’ 사십대가 부르는 사랑찬가 “어느 화가분이 저에게 이런 글을 써주신 적이 있어요. 사랑을 하면 알게 된다고. 뭔 말이야 이게. 세상 사람들은 알아야 사랑한다고 하잖아요. 저 역시 그 말을 3년 동안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랑하면 알게 된다는 그 말이 옳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 연극을 하면 분석을 하잖아요. 이를테면 햄릿의 사회적 위치, 가족관계, 주변 환경, 트라우마 등을 분석해 대사를 외우는데, 저는 분석하지 않아요. 그건 알고 나서야 이해한 거 아닙니까. 그럴 경우 창의성이 없어져요. 이해한대로만 알고 표현하는 거죠. 그게 아니라 햄릿이 돼 말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고 느낌이 와요. 사랑인거죠.” 그는 인간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연극을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무조건 사랑이다. 악역조차 당연히 사랑한다. “가끔 연출가나 작가들이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의식적으로 드러내요. 그건 자기를 과시하고 싶은 거예요. 재주, 스킬, 지식을 교묘하게 요리해 세상에 자신을 알리려고 하는데, 그런 작품을 보면 저는 기분이 무지하게 나빠요.” 그가 괴로울 때 역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볼 때다. “무성의 한 모습, 그 역할에 대해 치열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면 화가 나요. 사랑하지 않고 자기를 나타내려는 배우들을 보면 무엇보다 안타까워요. 정말 멋지지 않거든요. 멋을 표방하는 거 다 보이니까.” - 좋은 것만 좋게 보면 좋겠다! 그나저나 도대체 연극바닥은 언제나 커질까. “어느 분이 말씀하셨어요. 대기업 총수의 딸이 연극 마니아여야 한다고.” 아무리 가난과 연극이 어울리는 한 쌍이라지만 배고픈 당사자들에게는 큰 문젯거리다. 그만큼 소통할 수 있는 관객이 적은 것. “영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공력대비 파장이 너무 없어요. 작년부터 이 공연을 위해 여러 사람이 모여 준비했는데 관람할 수 있는 관객은 삼천 명 정도죠. 자괴감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러나 ‘힘’을 키우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노력까지 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상업적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면 재미가 없어요. 점점 누에고치처럼 연극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영향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들에게 편승하고 싶지는 않아요.”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연극을 보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연극 마니아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그가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부탁한 것도 그것. “분석하지 말고 벌어진 일들을 긍정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또 ‘좋은 것만 좋게 보면 좋겠다’는 것.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대상을 보면 정말로 느낌이 괜찮잖아요. 연극도 마찬가지예요. ‘나는 이 작품에서 이런 게 좋았다’라고 이야기하면 그 사람은 진실을 말한 거 아닙니까. 또 사람들이 용기가 없어서 누군가 부정을 했을 때 투쟁을 안 해요. 그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고 쓰더라고요. 기자분도 좋은 것만 보쇼. 난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23 / 조회 17,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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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36] 불확실성의 영지, 그곳은 ‘인어도시’
깨어있으라, 인어를 만나게 될지니 지겹도록 쏟아지는 비에 모두가 지쳐가는 어느 밤의 호스피스 병실, 우비를 입은 남자가 들어와 말한다. 아귀가 물에서 튀어나와 팔을 물었다고. 호스피스 앞 저수지에 아귀가 산다고 우기는 이 남자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 묘사가 하도 자세해 미심쩍은 혼란이 온다. 표정 또한 진지하다. 사정은 둘 중 하나다. 그가 실제 기묘한 체험을 했거나 아니면 제대로 미쳤거나.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 듯한 남자의 등장으로 시작한 연극 ‘인어도시’는 고선웅 작품만이 가진 특유의 표정을 지어 보인다. 당당하게 낯설다. 무대는 침대를 비롯해 사실적인 병실의 사물들로 가득하나 분위기만은 모호하다. 그 불확실함이 불쾌하면서도 매력적이다.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인인인 시리즈’의 마지막 연극 ‘인어도시’는 호스피스병실 7002호에 사는 다섯 명의 삶을 아우른다. 태생부터 지금까지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들의 현재 모습이 살아온 삶에 대해 귀띔해줄 뿐이다. 살면서 너무 많은 주접을 떨었다. 팔짝 뛸 만큼 의심했고 매순간 죽도록 억울했다. 내성적이다가 거칠고 탐욕을 부리다가 자비 베풀기를 반복했다. 신을 흉내 냈다. 남들은 유별난 멋으로 아는 어느 사내의 선글라스조차 사연이 있는 게 인생이다. 미치지 않고 버티었더니 다다른 곳이 결국 죽음의 문턱이다. 연극은 이 모든 것을 연출가 고선웅 특유의 언어로 꼬집는다. 명쾌하고 깔끔하다. 그리하여 관객은 지금, 그들과 함께 아귀의 노랫소리를 듣는다. 병실의 환자들은 하나 둘 아귀의 노랫소리를 듣게 된다. 듣는 이들은 그놈의 야식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아귀에 물린 정씨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고, 혼수상태에 빠졌던 이씨는 느닷없이 깨어난다. 그들은 모두 배고픈 아귀에게 가기를 원한다. 저 까만 물속의 인어도시를 꿈꾼다.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물 저수지, 바로 죽음이다. 그 갈망으로 얌전하던 호수에 홍수를 일으켰다. 혼돈의 흙탕물을 튀기며 걸어 나온 인어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7002호라는 숫자부터 비현실적이었던 그곳은 사실 ‘햇살방(죽기 직전 옮겨지는 병실)’이다. 그들의 무의식이 모든 환상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발악은 죽음으로 가기 위한 의식이자 삶에 대한 집착이며, 억울함의 호소이자 위로다. 피해망상증과 은밀한 비밀에서 비롯된 강박증이 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 공포를 희석시키기 위해 인어가 왔다. 도대체 우리가 피해자라고 믿는 그 교만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그들의 토사물은 얹혀버린 삶의 응어리일지도 모른다. 연극의 팔 할은 대사로 채워졌다.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인물들의 대사가 인간의 삶을 정의한다. 강요는 없다. 잘난 척도 없다. 그것은 배반당한 삶에 대한 이해이며 소통하려는 노력의 언어다. 배우와 관객을 억압하며 암묵의 고립을 전하던 무대의 거대한 창은 마지막, 죽음을 인정하는 순간에야 열린다. 연극 ‘인어도시’는 죽음과 그 앞에선 인간들을 집요하게 그려냈다. 잔인하지만 인류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바탕으로 서 있기에 황당한 설정은 생명력을 얻는다. 체념과 죽음에 대한 수긍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우리에게 말한다. ‘깨어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하리라.’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22 / 조회 17,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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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도시>, 죽음의 문턱 앞에 선 한국인 이야기
사랑을 통해 점점 고독해지는 중국인들의 이야기 (4.6~5.2)과 이지메, 은퇴문화를 다룬 일본인들의 이야기 (5.11~6.6)에 이은 한국인의 자회상을 담은 이야기, 가 찾아왔다. 연극 ‘인인인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는 의 고선웅 연출가가 대본과 연출을 담당했다. 호스피스 간병인과 간호사의 인터뷰를 토대로 대본을 완성했다는 고선웅 연출은 ‘인인인 시리즈’ 포럼 발제문을 통해 “바쁘고 급하고 절박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인들이 에서 평안을 얻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죽음’에 포커스를 맞춘 는 죽음의 문턱에선 호스피스 환자 다섯 명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한국인들의 집착, 공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0년,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죽음’과 마주한 연극 는 7월 1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공연장면한 달 내내 비 호스피스 병실 7002호"내가 저수지에서 아구를 봤거든""에이, 아구는 짠물에 살죠!""남편이란 놈은 전화를 왜! 안 받는거야!"노파, "물귀신이 산다는 이야기가 있어"나이 오십이 넘어서도 셋방을 전전하고!"저수지로 가겠어!""이씨가, 이씨가 빠졌어"인어, "니들 머리가 날 꺼낸거야!""그만하자, 이제 그만"기꺼이 받아들이고, 떠납니다.다 털고 갑니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6.17 / 조회 12,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