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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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운동 40주년 맞아...뮤지컬 '광주' 공식 포스터 공개
5.18 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았다. 군부독재의 폭압에 저항하며 떨쳐 일어선 민중의 힘으로 가득했던 1980년 5월의 광주를 그린 뮤지컬 ‘광주’(제작 라이브㈜, 극공작소 마방진, 연출 고선웅)가 올해 10월 공연 개막을 앞두고 있다.
뮤지컬 '광주'측에서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작품의 메시지를 담아낸 포스터를 공개했다.
포스터 전면에는 40년 전 5.18 민주화운동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낸 사진이 배치됐다. 운동의 중심지였던 구 전남도청과 분수대를 구심점으로 금남로까지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이다. 이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이 소박하고 평범한 이웃들이 이뤄낸 우리의 이야기임을 전달한다.
한편 뮤지컬 '광주'의 로고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총기 사격으로 인해 깨진 유리창과 화염, 그리고 치열한 항쟁으로 금남로를 적셨던 시민들의 피를 모티브로 디자인됐다. 이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과 그에 따른 숭고한 희생을 표현하려 했다.
포스터 상단에는 '우리들의 사랑, 명예, 이름. 우리를 잊지 말아주십시오'라는 카피가 배치됐는데 이는 5.18 민주화운동을 추모하며 불렸던 민중가요 '님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를 연상케 한다.
포스터 공개를 통해 기대감을 이끌어내고 있는 뮤지컬 '광주'는 '2019 님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광주문화재단은 본 사업을 통해 민주주의 상징곡으로 자리잡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을 제작, 해당 작품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대표 공연으로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선웅 연출가, 최우정 작곡가, 이성준 음악감독이 협업으로 탄생할 뮤지컬 '광주'는 오는 10월 9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글: 주혜진 기자(kiwi@interpark.com)
사진 : 쇼온컴퍼니
2020.05.18 / 조회 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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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낙타상자’ 하층민의 삶 담은 고선웅 연출 作
연극 ‘낙타상자’가 연출 고선웅과 만나 5월 선보인다.작품은 중국 근대 문학사의 대표적인 휴머니스트 작가 라오서가 1937년 발간한 소설로, 당시 그가 추구했던 창작 목표와 지향점이 가장 잘 드러난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1945년 미국에서 《Rickshaw Boy》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연극 ‘낙타상자’는 제40회 서울연극제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동아연극상, 대한민국 연극대상 등 주요 연극상을 휩쓸며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고선웅 연출은 “하층민에게 삶은 언제나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삶을 비관하지 않는다. 우리로 하여금 그다음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이 작품을 돌파구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었다.”라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연극 ‘낙타상자’는 20세기 초 인력거꾼 상자의 인생 역정을 통해 당시 하층민들에 대한 구(舊)사회의 잔혹한 수탈과 참상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연극 ‘낙타상자’는 오는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사진제공_극공작소 마방진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9.04.04 / 조회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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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민우혁,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첫 공연
배우 민우혁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첫 공연 소감을 전했다.배우 민우혁은 지난 13일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 속 첫 공연을 마무리했다. 그는 탄탄한 연기력과 가창력, 촘촘한 캐릭터 해석력을 기반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특히, 극 중 선량하고 확고한 신념을 품은 의사 ‘지킬’과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는 ‘하이드’ 역을 맡아 무대 위에서 모든 에너지로 지킬과 하이드의 이중성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첫 공연을 마친 민우혁은 “‘지킬/하이드’라는 매력적인 역할을 맡아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민우혁의 ‘지킬/하이드’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 커튼콜 때 보내주신 뜨거운 기립박수와 환호에 울컥했다.”며 “첫 공연을 보러 와주신 모든 관객들께 감사드리며 남은 공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임할 테니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오는 5월 1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오디컴퍼니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9.03.15 / 조회 3,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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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광화문 연가’ 연습실 현장 사진 공개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연습실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연습실 사진에는 각자의 배역에 몰입하여 열연하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과 팀워크가 느껴지는 화기애애한 순간들이 담겨있다.배우 안재욱은 죽기 전 1분을 남겨두고 추억 속 시간 여행을 떠나는 중년 명우 역에 몰입하며 그리움과 애절함이 느껴지는 감성적인 연기를 선보여 관객들의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다. 같은 역의 이건명, 강필석 역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드러나는 눈빛 연기로 현장을 사로잡았다. 특히, 공개된 사진만으로도 전해지는 안재욱과 장은아, 강필석과 정연의 호흡은 추억 여행을 떠난 명우와 아내 시영의 이야기에 궁금증을 더하게 한다.중년 명우의 시간여행 가이드를 맡은 월하 역의 구원영은 평소 유쾌하고 장난기 가득한 모습과 달리 먼 곳을 응시하며 대사를 읊는 모습을 보였다. 배우 김호영은 공연을 방불케 할 만큼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며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역의 이석훈은 베테랑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1년 차 신인’이라고 본인을 표현하며 완벽한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하기 위해 연습에 열중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젊은 명우 역을 맡은 정욱진과 찬동은 사랑스러운 추억 속 첫사랑 젊은 수아 역의 린지, 이봄소리와 함께 풋풋하고 순수했던 젊은 날의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이 외에도 아련함이 명우의 옛사랑 중년 수아 역의 이은율, 임강희와 명우와 오랜 시간을 지녀온 아내 시영 역의 정연, 장은아, 중곤 역의 오석원의 모습이 담겨있다.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오늘 25일 오후 2시에 인터파크 티켓과 하나티켓에서 세 번째 티켓 오픈을 앞두고 있다. ‘가을이 오면, 광화문 연가’ 할인을 제공해 개막일인 11월 2일부터 11월 11일 공연만 전석 20%을 할인받을 수 있다. 또한 ‘붉은 노을 패키지’는 3인, 4인으로 예매하는 관객들에게 11월 2일부터 11월 18일 공연에 한해 VIP석과 R석을 특별가로 제공한다.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11월 2일부터 2019년 1월 20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CJ ENM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0.25 / 조회 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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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연습 현장 사진 공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가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지난 27일 본격적인 첫 연습을 시작했다. 연습실에는 연출 데이빗 스완과 원미솔 음악감독 등 주요 스태프와 배우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윤공주, 아이비, 해나, 이정화, 민경아 등이 참석했다.데이빗 스완 연출은 “간략하게 말하면 선과 악을 다룬 작품이다. 감추고 싶은 자신의 단점을 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사람에게는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이 있고, 감추고 싶은 모습이 있다. ‘지킬’은 타인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을, ‘하이드’는 감추고 싶은 모습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루시’와 ‘엠마’ 역시 그런 이면을 가지고 있다. 이번 시즌에 그 메시지가 관객에게 더욱 잘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을 원작으로 한다. 작품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가 레슬리 브리커스와 협력해 탄생시킨 작품이다. 공연은 누적 공연 횟수 1,100회 돌파, 누적 관객 수 120만 명 돌파 등 한국 뮤지컬 역사상 유례없는 대기록을 남겼다. 이번 시즌에는 1차 티켓 오픈 당시 2분 만에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오디컴퍼니 관계자는 “이번 시즌 캐스팅은 역대 최고의 캐스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뮤지컬계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였다. 오랜 기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온 배우들이 대부분이라 서로 친분 있는 사이가 많아 연습 첫날부터 현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최고의 팀워크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프로듀서 신춘수는 “모두의 영감과 열정으로 관객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다 함께 최선을 다하자”며 의지를 다졌다.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2차 티켓은 10월 12일 오후 2시부터 하나티켓, 예스24, 인터파크, 샤롯데씨어터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공연은 11월 13일부터 5월 1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사진제공_오디컴퍼니㈜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0.05 / 조회 5,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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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오는 18일 개막
국립창극장 대표 레퍼토리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가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2014년 초연 이후 창극 최초로 5년 연속 공연된다. 이번에는 CJ토월극장의 무대 깊이를 활용한 미장센과 국내외 공연을 통해 한층 다져진 국립창극단원들의 물오른 연기, 차진 소리 등으로 관객의 작품에 대한 몰입을 높일 예정이다. 극은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하남, 익산, 울산에 이어 10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올해 마지막 공연을 올린다.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국내외 총 81회 공연을 통해 관객 3만 5,932명 동원했고 90%에 달하는 평균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에는 프랑스 파리의 테아트르 드 라 빌에 올라 프랑스 관객에게 선보였다. 예술감독인 에마뉘엘 드마르시 모타는 “음악과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예술적 힘이 대단한 작품, 유서 깊은 프랑스 문학과 극 장르에서도 코믹함과 섹슈얼리티가 이렇게나 조화를 이루는 작품은 드물다.”라고 극찬했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관객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창극”이라며극본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상부살을 타고난 여인의 기구한 인생을 당차게 살아가는 새로운 주인공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극은 옹녀가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전국 방방곡곡의 장승들 그리고 민초들을 만나는 가운데, 조화와 화해를 향한 분쟁 조정자이자 생명을 잉태해 돌보며 희망을 구현하는 주인공으로 변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판소리 속 옹녀가 수동적이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면, 창극에서는 삶에 대한 뚜렷한 주관으로 전혀 다른 결말을 만들어낸다.이번 공연에서는 초연부터 매해 더욱 농익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이소연 단원이 옹녀를 맡았다. 변강쇠 역은 무게감 있는 소리 실력을 자랑하는 최호성 단원이 연기한다.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는 10월 8일부터 21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국립창극단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0.04 / 조회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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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웃고 울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9월 개막
2015년 초연 당시 관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올해 세 번째 무대로 돌아온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초연 직후 동아연극상 대상을 포함해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각종 연극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은 중국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이 쓴 고전을 연출가 고선웅이 직접 각색, 연출했다. 억울하게 멸족당한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을 살리기 위해 자식까지 희생한 필부의 이야기로, 복수라는 무게감있는 서사에 특유의 연극성과 재치있는 대사로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는 작품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6년에 원작의 나라 중국 국가화극원에 초청되어 중국 관객까지 사로잡았다.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각색 과정에서 탄생한 인물 '정영의 처'는 중국 평단과 관객에게 작품의 백미로 꼽히기도 했다.
이번 공연은 절절한 연기로 수많은 관객들을 울린 필부 정영 역에 하성광을 비롯해 장두이, 이영석, 유순웅, 이지현 등 초연부터 작품을 책임져온 배우들이 함께한다. 또한 2017년부터 국립극단 시즌단원으로 활동해온 정새별이 우정원과 함께 공주 역에 더블 캐스팅되어 작품의 신선함을 더할 예정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오는 9월 4일부터 10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8.08.17 / 조회 3,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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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흥행 신화 쓴 '지킬 앤 하이드' 11월 재공연
2004년 韓 초연…평균 객석점유율 95% 기록
누적 공연 횟수 1100회·누적 관객수 120만 명
31일 캐스팅 공개…11월 샤롯데씨어터 개막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포스터(사진=오디컴퍼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라이선스뮤지컬로 한국에서 이례적인 흥행 열풍을 일으켰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오는 11월 재공연에 오른다.‘지킬 앤 하이드’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친숙한 음악. 몰입도 높은 무대 연출로 2004년 초연 이후 매 공연 매 회차마다 평균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한 흥행 뮤지컬이다. 2010년에는 3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뮤지컬 흥행 신기록을 수립했다. 누적 공연 횟수 1100회 돌파, 누적 관객수 120만 명 돌파 등 한국 뮤지컬 역사상 유례없는 대기록도 갖고 있다.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이번 ‘지킬 앤 하이드’를 이전보다 기품과 품위를 끌어올려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듀서를 맡은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이번 시즌은 지금까지 쌓아온 제작 노하우가 집결된 ‘지킬 앤 하이드’ 최고의 프로덕션이라 할 수 있다”며 “심혈을 기울인 캐스팅은 오는 31일 공개할 예정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지킬 앤 하이드’는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세계적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가 레슬리 브리커스, 연출가 스티브 쿠덴과 협력해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후 독일, 스웨덴, 일본, 체코, 폴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10개국 이상에서 공연하며 세계적인 뮤지컬로 자리 잡았다.‘지킬 앤 하이드’는 오는 11월 13일부터 내년 5월 19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7.19 / 조회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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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흥보씨’, 새 옷 입으셨네
현대감각 가미한 창극 '흥보씨'
7월13일부터 명동예술극장창극 ‘흥보씨’의 한장면[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이 레퍼토리 창극 ‘흥보씨’를 내달 13일부터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흥보 역에 김준수와 놀보 역 최호성을 비롯해 소리꾼 32명이 출연한다.‘흥보씨’는 지난해 4월 국립극장 달오름 초연 당시, 고선웅 연출과 이자람 음악감독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고전 속 권선징악의 교훈은 살리되, 고선웅이 이야기를 비틀고 이자람이 판소리와 현대음악에 신선한 변화를 주었다. 기상천외한 이야기와 음악의 조합으로 선입견을 깨뜨리면서도 재미있는 창극이 탄생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해오름극장의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함에 따라 새로운 공간에서 관객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국립극단과 공동주최한다. 지난 5월에 공연한 창극 ‘심청가’가 호평을 얻었던 만큼 다시 창극 열풍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선웅이 ‘흥보씨’의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2014년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극본과 연출로 창극에 처음 도전해 차범석희곡상(2014)과 창극 첫 프랑스 진출을 이끌어 낸바 있다. ‘흥보씨’는 옛날 구비 설화 자체를 따르지만 원작에는 없던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추가했다. 흥보·놀보 형제 출생에 얽힌 비밀 사연, ‘다른 별에서 온 스님’ ‘말하는 호랑이’ 등의 캐릭터를 더해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높였다. ‘선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원작의 주제를 오늘날 관객에게 더욱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자람이 ‘흥보씨’에서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맡았다. 판소리 ‘흥보가’의 원형을 토대로 하면서도 자유자재로 음악을 변주하고 새로운 사운드를 입혔다. 새롭게 추가된 이야기에 리드미컬한 현대음악을 더해 창극이 가진 음악적 매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6.28 / 조회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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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연가' 10만 관객 동원…20일 전국투어 돌입
작곡가 이영훈 명곡으로 꾸민 주크박스 뮤지컬
추억의 명곡·신선한 스토리 관객 마음 사로잡아
민간기업·공공예술단체 공동작업 시너지 발휘뮤지컬 ‘광화문 연가’의 공연 장면(사진=CJ E&M, 서울시뮤지컬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10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지난 14일 폐막했다고 공동제작사 CJ E&M이 15일 밝혔다.CJ E&M과 서울시뮤지컬단이 공동으로 제작한 ‘광화문 연가’는 작곡가 이영훈의 노래로 꾸민 주크박스 뮤지컬로 지난달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해 4주간 공연했다.3000석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9회 매진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평균 객석점유율도 85%를 기록했다.‘광화문 연가’는 개막 전부터 2017년 연말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추억의 명곡과 함께 하는 신선한 스토리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10대 자녀 손을 잡고 온 부모, 중·장년층람, 외국인 등 다양한 관객층이 공연장을 찾았다. 예매처 관계자는 “일반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볼 수 없는 이례적인 모습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이번 공연은 연출가 이지나, 작가 고선웅, 음악감독 김성수가 참여해 작품을 새로 만들었다.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옛사랑’ 등 28곡의 명곡을 세련미 넘치는 연출로 담아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2년에 걸쳐 작업한 고 작가는 “이영훈 작곡가가 납득할만한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 이 작품이 이영훈 작곡가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 연출은 “아름다운 노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객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광화문 연가’는 민간기업인 CJ E&M과 공공예술단체인 서울시뮤지컬단의 첫 공동작업으로 공연계의 주목을 받았다. 공연 관계자는 “서울시뮤지컬단과 CJ E&M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으며 창작 뮤지컬의 탄탄한 미래를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판도를 열었다”고 분석했다.서울 공연을 마친 ‘광화문 연가’는 오는 20일 대전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으로 이어지는 전국 투어에 들어간다. 배우 구원영이 정성화, 차지연과 함께 월하 역으로 합류해 무대에 오른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15 / 조회 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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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막까지 15회…'광화문 연가' 중장년 위한 이벤트 개최
작곡가 이영훈 노래로 꾸민 주크박스 뮤지컬
전 세대 관객 사로잡아…현장 판매도 인기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공연 중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전경(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전 세대 관객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성황리에 공연하고 있다. 관객 성원에 힘입어 중장년 관객을 위한 ‘4565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지난달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광화문 연가’는 청소년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장 판매도 인기다. 현장 티켓 운영 관계자는 “다양한 관객들이 현장 판매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면서 “다른 뮤지컬도 현장판매가 있지만 매회 이렇게 많은 금액이 판매되지는 않는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예매처에서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폐막까지 15회 공연을 남겨둔 ‘광화문 연가’는 중장년 관객을 위한 ‘4565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5일부터 본인에 한해 VIP·R석 30%, S·A·B석 4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한다.CJ E&M과 서울시뮤지컬단이 최초로 공동 제작한 ‘광화문 연가’는 임종을 앞둔 주인공 명우가 마지막으로 남은 1분 동안 자신의 젊은 날을 회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안재욱·이건명·이경준·정성화·차지연·허도영·김성규·박강현·이연경·임강희·홍은주·린지 등이 출연한다. 오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1.04 / 조회 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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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연가' 연습 공개…화기애애 팀워크 '눈길'
작곡가 이영훈 노래 주크박스 뮤지컬
15일 개막 앞두고 막바지 연습 박차
안재욱·이건명·정성화 등 캐릭터 몰입뮤지컬 ‘광화문 연가’ 연습 장면(사진=CJ E&M).[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작곡가 이영훈(1960~2008)의 노래로 꾸민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오는 15일 개막을 앞두고 연습실 스케치 사진을 공개했다.제작사 CJ E&M가 서울시뮤지컬단이 7일 공개한 사진은 배역에 몰입해 열연하고 있는 배우들의 팀워크를 느낄 수 있는 화기애애한 순간을 담고 있다.중년 명우 역의 안재욱은 부드러운 카리스마 속에서 드러나는 감성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또 다른 중년 명우 역의 이건명과 월하 역의 정성화가 함께 연습하는 장면도 확인할 수 있다. 이건명은 먼 곳을 바라보며 아련함을 드러낸 반면 정성화는 장난기 섞인 표정을 지어 두 캐릭터의 관계에 궁금증을 갖게 한다.젊은 명우 역을 맡은 허도영, 성규, 박강현은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풋풋하고 애절한 연기를 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이경준, 린지, 유미, 홍은주와 서울시뮤지컬단원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광화문 연가’는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옛사랑’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긴 작곡가 이영훈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임종을 앞둔 주인공 명우가 자신의 젊은 날을 회상하는 이야기를 그린다.CJ E&M과 서울시뮤지컬단이 공동으로 제작한다. 극작가 고선웅이 극본을 쓰고 연출가 이지나가 연출한다. 오는 15일부터 내년 1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07 / 조회 2,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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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허도영·박강현, 회식자리서 부른 ‘광화문 연가’
뮤지컬 ‘광화문연가’ 젊은 명우 역 배우 셋
연습 끝난 뒤 한 식당 회식 자리 영상 공개
姑이영훈 작곡가 친숙한 노래로 추억 소환
12월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 막 올라내달 15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광화문연가’에서 ‘젊은 명우’ 역을 맡은 성규, 박강현, 허도영 배우가 뮤지컬 연습 뒤에 회식 자리에서의 영상을 공개했다(사진=로네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2월15일 개막까지 보름을 앞둔 뮤지컬 ‘광화문 연가’(제작 CJ E&M·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의 ‘젊은 명우’ 역을 맡은 성규·허도영·박강현 세 배우가 연습 뒤 광화문 근처 한 식당에서의 회식자리 영상을 공개했다. 세 사람은 획을 하던 중 흘러나온 회식하던 중 흘러나온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 ‘소녀’를 함께 따라부르는 모습을 네이버 전시판을 통해 선보였다. 배우 김성규는 “연습실이 아닌 술집에서 노래 부르며 편안한 시간을 가지니 뮤지컬 ‘광화문 연가’의 추억 속에 젖어 드는 것 같았다. 같은 배역을 맡은 배우들과 노래를 부르며 ‘젊은 명우’ 역할에 동화되는 느낌이어서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올해 송년회는 뮤지컬 ‘광화문 연가’와 함께하는 문화송년회로 따뜻한 추억을 만들고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인사를 건넸다.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임종을 앞둔 주인공 ‘명우’가 마지막 1분 동안 자신의 젊은 날을 회상하는 이야기다. 세대를 초월해 끊임없이 리메이크 되어온 ‘광화문연가’를 비롯해 ‘소녀’, ‘옛사랑’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노래들로 구성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는 옛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킨다.배우 허도영은 “젊은 명우 3명이 워낙 친하게 잘 지내고 있고 그런 편안함이 영상에도 잘 담긴 것 같아 정말 만족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남겼다. ‘팬텀싱어’ 시즌2로 화제를 모은 박강현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노래할 수 있었다. 종종 기회가 될 때 이런 시간을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중년 명우 역에 안재욱·이건명·이경준, 월하 역에 정성화·차지연, 중년 수아 역에 이연경·임강희, 젊은 수아 역에 홍은주·린지, 시영 역에 유미·이하나, 중년 중곤 역에 박성훈, 젊은 중곤 역에 김범준이 출연한다. 12월 15일부터 2018년 1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30 / 조회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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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서울시뮤지컬단 '광화문연가'로 손잡은 이유는
내달 15일 개막 '광화문연가' 공동제작
"제목처럼 광화문에서 공연해야 하는 작품"
이지나 연출·고선웅 작가 첫 만남으로 기대
내년 1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뮤지컬 ‘광화문연가’에서 중년 명우 역을 맡은 배우 이건명(왼쪽부터), 안재욱, 이경준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영훈 작곡가의 대표곡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부르고 있다(사진=CJ E&M, 서울시뮤지컬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작곡가 이영훈(1960~2008)의 노래로 꾸민 주크박스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5년 만에 무대에 돌아온다. 2011년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광화문을 대표하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는 12월 15일부터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공연계의 스타 연출가 겸 극작가 이지나 연출과 고선웅 작가가 의기투합해 내용과 구성을 완전히 바꾼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인다.이번 ‘광화문연가’는 민간 공연제작사와 공공예술단체가 공동으로 제작해 눈길을 끈다. ‘킹키부츠’ ‘보디가드’ ‘브로드웨이 42번가’ ‘서편제’ 등을 선보여온 CJ E&M이 세종문화회관 산하 서울시뮤지컬단과 함께 작품을 만든다. CJ E&M이 공공예술단체와 뮤지컬을 공동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연 제작발표회에서 박민선 CJ E&M 공연사업부문 본부장은 “좋은 음악으로 많은 사람과 오래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에서 ‘광화문연가’를 제작하게 됐다”며 “제작 결정과 동시에 ‘광화문연가’는 광화문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에 올려야 한다 생각했다”고 서울시뮤지컬단과 공동제작을 결정한 된 이유를 설명했다.제작사 간 불협화음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뮤지컬의 미덕은 무대·조명·안무·노래·연기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모인 이들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며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라면서 “CJ E&M과 서울시뮤지컬단도 사기업과 공공기관으로 서로 다른 언어를 갖고 있지만 한진섭 서울시뮤지컬단장의 가교 역할에 힘입어 불협화흠이 날 수 있는 부분 없이 좋은 시너지로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뮤지컬 대표 연출가인 이지나와 공연계의 흥행 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의 첫 만남도 흥미를 끈다. 극본을 완전히 새로 쓴 고 작가는 “이영훈 작곡가가 내가 쓴 이야기를 납득할지, 당신의 눈으로 이 작품을 볼 때 정말 마음에 들지를 신경 쓰며 작업했다”며 “이영훈 작곡가에게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말했다.초연부터 작품을 이끌어온 이 연출은 ‘광화문연가’가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로 이영훈이 남긴 “아름다운 음악”을 꼽았다. 이 연출은 “고 작가와도 ‘이 작품이 있을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아름다운 노래다’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눴다”면서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들이 스토리 안에 잘 놓이기를 바라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뮤지컬 어법의 유려함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이지나 연출과 폐부에 꽂히는 글을 쓰는 고선웅 작가가 함께한 만큼 마음을 울릴 작품이 될 거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뮤지컬 ‘광화문연가’에서 월하 역을 맡은 배우 정성화(왼쪽부터), 차지연이 1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CJ E&M, 서울시뮤지컬단).작품은 임종을 앞둔 중년의 남자 명우가 시간여행을 안내하는 월하를 만나 젊은 날을 회상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다. 남녀 배우인 정성화·차지연이 월하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이 연출은 “고 작가의 대본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가 정성화였고, 개인적으로 시간여행을 하고 싶은 인물로 생각한 배우가 차지연이었다”고 같은 역할에 성별이 다른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설명했다.두 배우 외에도 안재욱·이건명·이경준·허도영·김성규·박강현·이연경·임강희·홍은주·린지·유미·이하나·박성훈·김범준 등 뮤지컬 배우들과 서울시뮤지컬단원들이 함께 출연한다. 한진섭 서울시뮤지컬단장은 “큰 회사들이 모여서 만드는 작품이라 익숙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더 새롭게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면서 “광화문을 더욱 기억하게 만드는 ‘광화문연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연가’는 내년 1월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14 / 조회 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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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고선웅·연출 이지나의 힘…‘광화문 연가’ 예매 1위
안재욱·정성화·차지연·성규 등 초호화
故이영훈 명곡들로 그린 창작 뮤지컬
12월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 개막뮤지컬 ‘광화문 연가’ 인터파크 예매율 1위 캡처 이미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광화문 연가’(제작CJ E&M·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가 지난 18일 티켓 오픈과 동시에 예매 랭킹 1위에 올랐다.안재욱·정성화·이건명·차지연·성규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작품은 이날 인터파크 티켓 예매 일간 랭킹 1위를 기록했다. 서울시뮤지컬단과 CJ E&M이 공동제작한다.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뮤지션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음악에 언어의 연금술사 고선웅 작가, 스타 연출가 이지나 등 국내 최정상의 창작진들이 만든 웰메이드 창작뮤지컬로 주목받고 있다.임종을 앞둔 주인공 명우가 마지막 1분에 자신의 젊은 날을 회상하는 이야기다. 중년 명우 역에 안재욱·이건명·이경준, 시간 여행 안내자이자 극의 서사를 이끌어 가는 월하 역에 정성화·차지연, 젊은 명우 역은 허도영·김성규·박강현이 연기한다.명우의 옛사랑 중년 수아 역에는 이연경·임강희, 젊은 수아 역은 홍은주·린지가 캐스팅됐다. 이외에 유미, 이하나, 박성훈, 김범준이 출연한다. 12월 15일부터 2018년 1월 14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0.19 / 조회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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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의 마방진·세움 ‘토끼전’으로 관객 잡다
판타지 어드벤쳐 가족음악극
부평 이어 9~10일 구리아트홀
11월 아부다비국립극장 무대문화공작소 세움과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한 음악극 ‘토끼전’의 한 장면.[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부평아트센터의 상주단체인 ‘문화공작소 세움’과 스타연출가 고선웅이 예술감독으로 있는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한 음악극 ‘토끼전’이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 간 경기도 구리아트홀에서 공연한다.이번 ‘토끼전’은 고전이 갖고 있는 특유의 익살과 해학, 재치와 교훈을 현대적인 감각의 극작과 음악으로 풀어낸 ‘음악극’이다. 다양한 오브제의 활용과 문화공작소 세움의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라이브 연주를 통해 청각과 시각의 즐거움을 더하고, 마방진 특유의 화법, 움직임을 활용한 극이 시각적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먼저 지난 2일 부평아트센터 달누리 극장에 오른 작품은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초연이 갖는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문화공작소 세움’과 ‘극공작소 마방진’의 결합은 작품 안에서 큰 시너지를 냈다는 평가다. 문화공작소 세움과 극공작소 마방진은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단체이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2005년 작가 겸 연출가인 고선웅이 창단한 젊은 극단이다. ‘들소의 달’로 2010년 서울연극제 우수작품상, ‘칼로막베스’로 201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 ‘화류비련극 홍도’로 2014 공연베스트7·이데일리 문화대상과 제2회 예술의전당 연극부문 최우수상 및 연출상 등을 수상했다.음악을 맡고 있는 문화공작소 세움 또한 2015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Korean Breath’ 평점 만점 획득, 2015 전주소리프론티어 소리축제상 수상 등 세움만의 작품 세계를 인정 받았다. ‘토끼전’은 11월 중순부터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07 / 조회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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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연출 신작, 연극 ‘라빠르트망’ 8월 24일 티켓 오픈
연극 ‘라빠르트망’이 8월 24일부터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연극 ‘라빠르트망’은 뱅상 카셀과 모니카 벨루치가 출연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프랑스 영화를 무대 위로 옮겼다.작품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푸르른날에’, 뮤지컬 ‘아리랑’을 연출한 고선웅의 신작이다. 고선웅은 원작 속 미스터리한 사랑 이야기에 매료되어 수소문 끝에 원작자 겸 감독인 질 미무니(Gilles Mimouni)를 파리에서 직접 만나 무대화를 위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고선웅은 ”내가 사랑할 때, 나를 사랑했던 누군가의 이야기”라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어긋나는 이 시대의 복잡한 사랑의 의미를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 되짚어 보고 싶다”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배우 오지호와 발레리나 김주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극에 데뷔한다. 배우 오지호는 뱅상 카셀이 연기했던 사랑에 대한 순수함과 열정을 간직한 주인공 막스 역을 맡았다. 발레리나인 김주원은 막스를 사로잡은 매혹적인 여인 리자 역으로 출연한다. 또한, 각 인물의 관계의 키를 쥐고 있는 알리스 역에는 영화 배우 김소진이 출연한다.이외에도 국내 유명 창작진이 함께한다. 연출가 겸 극작가 오세혁이 고선웅 연출과 함께 원작을 각색하였으며 무대 디자이너 오필영, 음악감독 장소영, 안무가 홍세정, 영상 디자이너 이원호, 조명 디자이너 류백희 등이다.연극 ‘라빠르트망’은 10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LG아트센터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8.25 / 조회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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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26] 뮤지컬 ‘아리랑’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이 뮤지컬로 환생했다.원작 ‘아리랑’은 일제침략부터 해방기까지 한민족의 끈질긴 생명과 투쟁 이민사를 다룬 대서사시다. ‘한국일보’에 원고지 2만 개의 분량으로 연재했으며 제1부 ‘아, 한반도’, 제2부 ‘민족혼’, 제3부 ‘어둠의 산하’, 제4부 ‘동트는 광야’의 전체 총 4부로 구성했다. 1990년 연재를 시작해 1995년 8월 원고지 2만매의 대장정을 끝내고 해방 50주년을 맞이하여 전 12권을 출간함으로써 완간되었고 현재까지 천만 독자가 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박제된 민족의 역사에 강인한 생명력을 불어넣고 우리 민족의 뜨거운 숨결과 기상을 되살려 낸 작품이라고 평가받고 있다.‘아리랑’은 한민족의 뿌리와 함께해 온 우리의 곡조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전승되는 민요 또한 약 60여 종류에 3600여 곡에 이른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의 선조들은 어떠한 고통과 고난이 닥쳐와도 아리랑과 함께 삶의 애환, 쓰러지고 쓰러져도 다시 이겨내고 일어서는 들풀 같은 강인한 저력을 ‘아리랑’으로 읊고 노래했다. 한민족을 더불어 하나 되게 하고 언제 어디서나 스스럼없이, 한숨을 토해내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리랑을 읊조리거나 때로는 환희의 기쁨으로 더러는 울분으로 목청껏 소리쳐 불렀다.그렇게 한민족이라면 누구나 아리랑을 알고 즐겨 부른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널리 불리며 한국인의 핏줄을 연결하는 탯줄 같은 생명력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20세기 초 일제강점기에 이주하여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일본,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브라질, 독일, 미국, 캐나다, 오스트리아 등 세계 곳곳에 한국인들에 의해 불리고 있다. 그래서 ‘아리랑’은 국가인 ‘애국가’가 있지만, 민족을 단결시켜주는 비공식적인 대한민국 제2의 국가로 묘사되기도 한다. 또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이기도 하다. 이렇듯 뮤지컬 ‘아리랑’은 일제 침략부터 해방기까지 다루었던 거대담론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뮤지컬 ‘아리랑’은 방대한 원작과 달리 뮤지컬적인 서사로 이야기를 압축했다. 전라북도 김제 죽산면에 살던 감골댁 가족사가 중심이다. 이들은 7명의 주요 캐릭터와 그들과 부딪치는 인물들과의 관계로 소설 속 수백 명의 인물을 함축했다. 1막은 조선 땅, 2막은 만주 땅이 배경이다. 당시 일본의 침략에 뭉개지고 피치 못한 사건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따라가며 뮤지컬만의 독특하고 파란만장한 또 다른 한의 아리랑으로 거듭난 것이다.2015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작품을 부분 수정 보완하여 다시 만난 뮤지컬 ‘아리랑’은 초연 때 모토였던 ‘속으로는 슬프면서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체함’의 애이불비(愛而不悲)를 유지한다. 무엇보다 극장이 달라짐과 함께 비주얼도 큰 변화를 주며 여전히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빈 무대인 듯 경사진 무대를 만들고 대들보 등 상징적이며 미니멀한 대도구의 전환만으로도 극에 역동성과 상태의 불안함 뿐 아니라 인물의 배치와 동선에 입체감을 부여했으며 무대의 깊이감을 더해 객석 먼 곳에서도 확연히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초연에 사용되었던 LED 패널을 과감히 들어내며 자바라형의 발을 활용한 다리 막과 무대 구성은 적절했으며 작품의 정서와 어울리는 서정적인 빛과 영상의 압축된 상징성이 더해져 전체적으로 표현이 더 깊어지고 풍성해졌다.프로젝션 맵핑과 리어스크린의 다양한 활용, 또한 홀로그래픽 스크린을 활용한 입체감과 절제된 영상소스가 무대와 빛의 조화로움으로 빚어낸 무대 미쟝센을 한결 세련되고 드라마의 흐름에 따른 작품의 정서를 적절하게 안배했다.무엇보다도 ‘아리랑’의 곡조는 여전히 심금을 울렸고 ‘사철가’를 통한 은유와 절제의 미학은 탁월했으며 연출 동선의 메소드 또한 연극적 상징과 생명력 있는 기호로서의 변환을 통해 조금은 다른 뮤지컬적 양식을 구현해 냈다. 안무 또한 그런 동선과 무대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묵직한 감동을 배가시켜 주었다. 무엇보다 음악적인 보완도 많이 이루어졌으나 쉴 새 없이 달리거나, 전체를 다 채우거나, 풀 톤으로 연주를 하다 보니 더러는 비어있거나 조금만 절제하였으면 하는 넘버도 있었다. 그럼에도 넘버마다 무한 열정과 공력이 느껴졌다.전체 배우 42명 중 초연배우 31명이 합류하고 11명의 새로운 배우들이 참여한 배우들의 전체 앙상블 또한 초연보다 한결 깊어지고 쫀쫀했으며 모든 배우가 하나같이 합을 맞추는 에너지 또한 놀라울 정도였다. 무엇보다 감골댁 역의 김성녀 배우를 비롯해 방수국 역의 박지연, 차옥비 역의 장은아까지 요 근래 보기 드물게 한 작품에서 그렇게 다부지고 당차게 여성들의 캐릭터가 작품의 중심을 잡아갔던 작품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세 여인이 한 작품 속에서 확연히 제 몫을 다해내고 있었다.때로는 강인하고 처연하게, 더러는 안쓰럽고 한스럽게, 그런데도 불구하고 견디며 살아왔던 여인들,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 누이와 동생, 그리고 동네 아낙네들의 굴곡진 삶을 반추하며 져버리거나 잊어왔었던 조상과 국가를 기억해내고 목 멘 소리로 마지막 아리랑을 꺼이꺼이 따라 부르게 하는 저력이 무대에 있었다.뮤지컬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동질성의 회복과 더불어 누구에게나 어떠한 고난에도 절대 쓰러지지 않을 들풀 같은 생명력의 그 희망의 꽃씨를 발견할 수 있다.사진제공_신시컴퍼니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2017.08.24 / 조회 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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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연출 신작 '라빠르트망' 24일 티켓 오픈
프랑스 영화 '라빠르망' 무대로 옮겨
배우 오지호·발레리나 김주원 연극 도전
10월 18일 LG아트센터 개막연극 ‘라빠르트망’ 포스터(사진=LG아트센터).[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연출가 고선웅의 신작 연극 ‘라빠르트망’이 오는 24일부터 티켓‘ 예매를 진행한다.‘라빠르트망’은 뱅상 카셀, 모니카 벨루치 주연으로 1996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라빠르망’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푸르른 날에’, 뮤지컬 ‘아리랑’ 등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연출가로 자리매김한 고선웅 연출의 신작으로 LG아트센터와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한다.원작 속 미스터리한 사랑 이야기에 매료된 고 연출은 수소문 끝에 원작자 겸 감독인 질 미무니를 파리에서 직접 만나 무대화를 위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고 연출은 “‘라빠르트망’은 내가 사랑할 때, 나를 사랑했던 누군가의 이야기”라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로 어긋나는 이 시대의 복잡한 사랑의 의미를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로 돌아가 되짚어 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이번 작품은 배우 오지호, 발레리나 김주원의 연극 데뷔작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지호는 뱅상 카셀이 연기한 주인공 막스 역을 맡는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발레리나 김주원은 막스를 사로잡은 매혹적인 여인 리자 역으로 출연한다. 인물들의 관계의 키를 쥐고 있는 알리스 역에는 배우 김소진이 캐스팅됐다.연출가 겸 극작가 오세혁이 고 연출과 함께 원작을 각색했다. ‘스위니 토드’ ‘지킬 앤 하이드’의 무대 디자이너 오필영, ‘라카지’ ‘그날들’의 음악감독 장소영, ‘마타하리’ ‘팬텀’의 안무가 홍세정, 오페라 ‘맥베스’와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영상 디자이너 이원호,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아리랑’의 조명 디자이너 류백희 등이 참여한다.티켓은 24일 오후 2시부터 LG아트센터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가격은 3만~7만원. 8월 말일까지 구매할 경우 조기예매로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로 결제할 경우 10~20% 할인이 상시 적용된다.연극 ‘라빠르트망’은 오는 10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23 / 조회 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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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지사 “안중근의사 사상 바탕, 日국수주의 부끄럽게 만들어야”
뮤지컬 ‘아리랑’ 관객과의 대화
원작자 조정래 작가도 함께 해
12일 저녁 공연 뒤 카페서 진행12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1층 카페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고선웅 연출(왼쪽부터), 조정래 작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안중근 의사가 일본군의 손에 죽임을 당하면서도 일본 교도관까지 감동시켰던 사상이 ‘동양평화사상’이다. ‘아시아의 모든 사람들이 사이좋게 살자’는 생각이다. 지금 일본은 ‘우리가 최고야’라며 과거 침략의 역사를 합리화하고 있다. 우리가 아시아의 평화를 이끄는 나라가 되어 일본의 국수주의를 부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정치인으로서 일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란 한 초등학교 6학년생의 물음에 대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답변이다. 안 지사는 잠시 눈을 감고 고민하는 듯하더니, 학생의 질문에 답을 내놓았다. 뮤지컬 ‘아리랑’의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가 8월 15일 광복절을 나흘 앞두고 연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다.12일 저녁 공연 종료 이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1층 카페에서 개최한 이날 행사에는 안 지사를 비롯해 뮤지컬 ‘아리랑’의 원작자 조정래 작가, 연출 고선웅, 배우 김성녀와 안재욱, 박지연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자리한 180여명의 관객과 함께 했다.사회자 박경림의 오프닝 인사와 더불어 조 작가, 고 연출, 안 지사 3명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먼저 고선웅 연출은 조정래 작가의 소설 ‘아리랑’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뮤지컬을 만들며 인연이 시작됐다. 그는 “태산 같은 12권의 책이었다. 단 한 줄만해도 뮤지컬 한 편을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며 “뭐라고 형언할 수가 없었다.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지만, 선생님의 태산을 조금 떨어져 보면서 내 심장 속 아리랑을 찾아 나갔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께 누가 되지 않고, 결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관객 심장 속의 아리랑을 찾으려 노력했다”며 조정래 작가에 대한 존경을 고백했다.안희정 지사는 “조정래 선생님의 팬으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청년 시절부터 조정래 작가의 소설들을 읽으며 현대사와 더불어 역사 인식을 다잡았다”며 “조정래 작가를 ‘마음의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고도 말했다.아울러 안 지사는 “마지막 모두가 아리랑을 불렀을 때 가슴 속 무언가가 콱 올라왔다. 내가 느낀 감정을 타인도 함께한다는 것을 확인할 때, 가슴은 움직이기 마련”이라면서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는 것은 정치를 하는데 큰 도움이자, 가르침이 됐다. 그 간 내가 본 김성녀 선생님의 공연들이 그러했고, 뮤지컬 ‘아리랑’을 통해서도 공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조정래 작가 역시 “‘아리랑’은 과거의 노래일뿐만 아니라 미래의 노래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의 정서와 영혼 속에 깃든 노래”라고 소개했다. 배우 김성녀는 60여종, 3000여개의 가사를 담고 있는 민족의 노래 ‘아리랑’에 대해 설명했다. 안 배우는 ‘한류스타로서 출연이 고민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올바른 역사인식이 없는 한류는 의미가 없다. (지나간 역사에 대해) 슬퍼할 일도, 박수칠 일도 아니고 그저 현실을 직시하자는 얘기”라며 “‘아리랑’이 청승맞은 단어가 아니라 앞으로도 우리와 함께 할, 미래를 향한 단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마지막으로 고선웅 연출은 “뮤지컬 ‘아리랑’은 역사 공부는 아니다. 공부는 책으로 통해 배울 수 있다. 나는 단지 우리의 심장을 그냥 보고 느끼게 할 뿐이다. 공연을 통해 우리 안에 있는 ‘아리랑’을 반드시 찾기를 희망한다”고 이야기했다. 2015년 초연한 뒤 2년 만에 돌아온 ‘아리랑’은 조정래 작가의 동명 대하소설을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민초들의 수난을 그렸다. 원작이 12권짜리 대작인 만큼 뮤지컬은 ‘감골댁’네 가족사를 중심으로 2시간 40분짜리 공연으로 압축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9월 3일까지 공연한다.12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1층 카페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조정래 작가(왼쪽)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12일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1층 카페에서 열린 뮤지컬 ‘아리랑’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고선웅 연출과 출연진, 원작자 조정래 작가를 비롯해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5 / 조회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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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영웅’인가…무대 위 '지도자의 자격' 묻다
아리랑 '소시민이 영웅' 메시지
나폴레옹 몰락하는 인간 그려
벤허 영웅의 인간적 고뇌 다뤄
애국심에 호소하는 '국뽕' 아닌
지도자의 모습 그대로 들춰내[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올 여름 뮤지컬 무대는 영웅들의 ‘격전지’다. 평민 출신으로 절대왕정을 무너뜨리고 황제가 된 ‘나폴레옹’부터 로마제국주의에 저항한 유대인 ‘벤허’, 민초들의 영웅 이야기 ‘아리랑’이 그것이다. 왜 지금 다시 ‘영웅’ 이야기인가. 얼마 전만 해도 국가주의나 애국심에 호소하는 이른바 ‘국뽕’(국가와 히로뽕(필로폰)의 합성어로 국가주의를 비꼬는 말) 영화나 공연이 봇물을 이뤘다면 최근엔 다양한 지도자의 모습을 그대로 들춰낼 뿐이다. 박근혜 전 정부 탄핵 정국 이후 달라졌다. 과연 지도자의 자격은 무엇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올바른 지도자는 어떤 모습인지, 더 나아가 나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진다.창작 뮤지컬 ‘아리랑’(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올해 최고 흥행 영화 ‘택시운전사’의 서사에 가깝다. 보통 사람들의 영웅 시대를 그린 작품이다. 역사극인 경우, 영웅 중심의 서사 방식을 차용하거나 평범한 소시민의 눈으로 바라보는 민중서사가 있다면 아리랑은 전형적인 민중서사 형식을 취한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민초들의 수난을 그렸다. ‘감골댁’네 가족사를 중심으로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양반 ‘송수익’과 그의 머슴이었다가 일제 앞잡이가 된 ‘양치성’의 대립이 큰 줄기다. 그저 가족을 지키고 싶었던 소시민이 곧 영웅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조정래 작가의 12권짜리 동명 대하소설이 원작이다. 초연 당시 출연한 42명의 멤버 중 안재욱, 이소연, 윤공주 등 31명이 다시 뭉쳤다.고선웅 연출은 “뮤지컬 ‘아리랑’은 한(恨)에서 멈추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는 우리 선조 내면에 흐르는 유전 인자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광복 70년을 기념해 2015년 초연했다. 오히려 지금에서야 때를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힘, 촛불의 힘,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민초의 힘을 느낀 지금 국민 개개인의 눈높이는 과거와 다르다. 민초의 힘으로 우리가 이 시대를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나폴레옹’(10월 22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속 영웅에서는 현대인의 모습을 발견한다. 평민 출신 하급장교였던 나폴레옹이 정치적 야망 하나로 황위를 거머쥔 뒤 권력에 눈이 멀어 몰락하는 과정을 그의 조력자였던 탈레랑의 시선으로 그린다. 모두가 평등하게 처벌받는 세상을 외치면서도 권력을 위해 대학살을 자행하는 나폴레옹의 이중적 면모는 영웅이나 폭군을 넘어 나약한 인간이었던 나폴레옹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 1994년 캐나다에서 초연했다. 이번 아시아 초연은 거의 창작 수준으로 제작했는데 얇은 전막 스크린과 후면 스크린을 동원해 전쟁장면을 표현한 무대 장치와 웅장한 음악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워털루 전투 장면을 위해 객석과 무대에 대표 40문을 설치,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명화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도 고증을 거쳐 재현된다. 원조 팝페라 가수 임태경, 마이클 리, 한지상이 나폴레옹을 연기한다. ‘벤허’(8월 25일~10월 29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도 영웅적인 면모 외에도 인간의 고뇌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벤허는 루 월리스가 1880년 발표한 베스트셀러 소설 속 허구 인물이다. 국내에서는 1959년 제작된 동명영화로 잘 알려졌다. 서기 26년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던 유대 귀족 유다 벤허의 삶을 그린다. 인물 내면에 초점을 맞춘 밀도 있는 스토리라인으로 정평이 난 제작팀인 만큼 이번 무대에서도 역사의 흐름에 맞춰 부침을 겪는 벤허의 삶을 치밀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영화 속 2500마리의 말, 200마리의 낙타가 동원된 전차 경주 장면이나 해상전투 장면 등이 어떻게 무대에 구현할지도 관심이다. 귀족 가문의 자제에서 하루아침에 노예로 전락한 기구한 운명의 ‘유다 벤허’ 역에는 유준상, 박은태, 카이가 열연할 예정이다. 공연제작사 클립서비스 관계자는 “시대적으로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영웅 콘텐츠가 부쩍 인기다.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정치, 정세를 빗대기에 용이하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도 “다만 애국심이나 영웅적 면모에 집중하기 보다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소수자에게는 또 어떻게 다르게 읽는지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15 / 조회 1,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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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잃은 여인의 恨맺힌 소리·몸짓 보여줄게요
뮤지컬 '아리랑' 차옥비 역 이소연·장은아
이소연 2015년 초연 이어 재공연 출연
부담감 떨쳐 내고 편안하게 연기 집중
장은아 '서편제' 이은 두 번째 판소리 도전
배우로서 스펙트럼 넓히고 싶어 출연 결심[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소연이가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서 ‘흥보씨’를 몰래 보러 갔어요. 소리꾼인데도 연기적인 부분으로 접근하는 모습에 굉장히 놀랐어요.”(장은아) “은아 언니가 노래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처음 봤어요. 소리가 단단하더라고요. 이래서 차옥비 역에 캐스팅된 거구나 싶었죠.”(이소연)국립창극단 대표 소리꾼과 뮤지컬계 대표 배우가 한 작품에서 같은 역할로 만났다. 뮤지컬 ‘아리랑’(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이소연(33)·장은아(34)다. 작가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두 사람은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판소리를 하는 차옥비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을 최근 서울 대학로의 한 연습실에서 함께 만났다.뮤지컬 ‘아리랑’의 한 장면. 차옥비 역의 이소연(오른쪽)과 송수익 역의 안재욱(사진=신시컴퍼니).△소리꾼·뮤지컬배우로 첫 만남이소연은 2015년 ‘아리랑’ 초연으로 첫 뮤지컬 신고식을 치렀다.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로 고선웅 연출과 인연을 맺은 것이 뮤지컬 출연으로 이어졌다. 초연에서는 혼자 차옥비 역을 맡았다. 이소연은 “소리꾼으로서 뮤지컬에 출연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초연 당시를 떠올렸다.2년 만에 다시 뮤지컬 무대에 서는 만큼 부담도 크다. 이소연은 “재공연이라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떨쳐내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차옥비 역을 홀로 연기하지 않는다. 장은아, 후배 소리꾼 이승희와 함께 차옥비를 번갈아 연기한다. 이소연은 “초연 때는 주변을 돌아볼 여력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면서 캐릭터를 조금 더 연구하며 연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은아는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마음으로 ‘아리랑’ 출연을 결심했다. 뮤지컬에서 판소리를 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뮤지컬 ‘서편제’에서 주인공 송화 역으로 판소리를 했었다. 장은아는 “차옥비는 등장 분량은 많지 않지만 소리뿐만 아니라 연기적으로도 접근할 부분이 많은 캐릭터라 끌렸다”고 말했다.‘아리랑’은 일제강점기를 묵묵히 이겨내야 했던 민초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각자 다른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중에서도 차옥비는 애이불비(哀而不悲)를 체화한 캐릭터다. 대표 넘버인 ‘풀이 눕는다’에서 보여주는 강인함이 차옥비가 어떤 캐릭터인지를 잘 보여준다.이소연·장은아는 “차옥비는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강한 조선의 모습을 보여주는 당산나무 같은 인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소연은 “옥비가 하는 소리에는 시대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고 치유해주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장은아는 “옥비를 연기하고 나면 힘이 빠진다”면서 “한국인이 지닌 ‘한’이라는 응어리가 곧 차옥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뮤지컬 ‘아리랑’의 한 장면. 차옥비 역의 장은아(아래쪽)와 고마다 역의 정찬우(사진=신시컴퍼니).△“소리를 찾는 과정” “예측할 수 없는 길 가고파”한 살 터울인 두 사람은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연기자로서의 출발점은 다르지만 서로 닮은 부분이 많다. 장은아는 “소연이와는 말도 잘 통하고 마인드도 비슷한데다 소리의 질감도 비슷해서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이소연은 “은아 언니의 소리를 듣다 보면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부분도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두 사람의 닮은 점은 또 있다. 둘 다 뜻하지 않은 계기로 뮤지컬배우가 됐고 소리꾼이 됐다는 사실이다. 이소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판소리를 배웠다. 그러나 20대가 된 뒤에야 소리꾼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우연한 기회에 소리꾼으로 연극에 참여하면서 판소리의 진짜 매력을 느꼈다. 이소연은 “소리를 단순히 지르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건네는 일종의 ‘말’이라고 생각하니 이전에는 몰랐던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을 졸업한 이소연은 2013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했고 지금은 창극단의 주역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장은아는 판화로 홍익대 미술대 석사까지 딴 미술학도다. 추계예대 1학년 시절 우연히 학교 가요제에 출전한 것이 계기가 돼 2006년 드라마 OST로 가수로 먼저 데뷔했다. 한동안은 뜻하는 대로 길이 풀리지 않았다. 2012년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일본 공연으로 무대에 선 뒤 비로소 자신의 자리를 찾았다. 2015년 ‘레베카’로 주목을 받았고 지난해 ‘아이다’에서 주인공 아이다 역을 맡아 주역으로 우뚝 섰다. 장은아는 “연기도 음악도 전공이 아니었지만 뮤지컬 무대에 설 때는 정말 행복해서 왜 진작 안 했나 싶다”며 웃었다.두 사람의 꿈은 지금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이소연은 30일 개막하는 뮤지컬 ‘서편제’에도 출연한다. 지난 공연에서 장은아가 연기한 송화를 이번엔 이소연이 연기한다. 이소연은 “소리꾼의 삶을 보여주는 역할이라 탐이 났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은 외도 아닌 외도를 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소리를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창극과 판소리를 꾸준히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장은아는 가수라는 타이틀을 놓지 않기 위해 앨범을 낼 계획을 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로 조금 더 자리를 잡은 뒤에는 판화 작가로 전시회를 열 생각도 있다. 물론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뮤지컬이다. 장은아는 “빤하게 가는 것은 싫어서 예측할 수 없는 길을 가고 싶은 욕심이 늘 있다”고 말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03 / 조회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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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안희정 지사, 민초의 힘 이야기한다
뮤지컬 ‘아리랑’ 관개과 대화
8월 12일 공연 종료 뒤 가져
인터파크·블로그 신청 가능뮤지컬 ‘아리랑’ 출연진 단체 모습(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설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는 ‘역사를 망각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의 말을 인용해 “지난 5000년 역사 동안 우리는 크고 작은 외침을 1000여 번이나 당했다. 그런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아픈 역사를 망각 않고 슬픈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라며 “그 숭고한 뜻을 받들어 소설 ‘아리랑’을 섰다”고 했다.조정래 작가와 운동권 출신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만난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2015년 초연한 뮤지컬 ‘아리랑’의 2년만에 재연 무대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내 1층 카페 리나스(LINAS)에서다. 오는 8월 12일 오후 6시30분 공연 종료 뒤 오후 9시 30분부터 약 1시간가량 ‘우리모두의 아리랑-민초들이 지킨 나라’라는 주제로 180여명의 관객과 대화를 갖는다.‘아리랑’의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역사를 체험하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뮤지컬이나 드라마로, 영화로 재현한 역사를 보는 것임을 이미 다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뮤지컬 ‘아리랑’이 전하고자 하는 역사의식을 관객과 공유하고 더 친밀하게 역사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이어 “조정래 작가는 뮤지컬 ‘아리랑’을 새로운 역사의 기억법”이라고 단언하면서 “뮤지컬 ‘아리랑’은 이러한 사명의식을 바탕으로 탄생했다”고 했다.이날 관객과 자리에는 ‘아리랑’의 조정래 작가와 안희정 지사를 비롯해 연출 고선웅, 배우 김성녀, 안재욱, 박지연 등이 특별 초대 손님으로 함께한다. 평상시 “새로운 나라, 새로운 미래를 원한다면 우리의 근·현대사 100년을 묻고 또 물어야 한다”는 지론의 안 지사는 조정래 작가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이번 관객과의 대화는 방송인 박경림의 사회로 진행한다. 소설과 뮤지컬 ‘아리랑’을 통해 보여진 역사적 사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낸 민초들의 삶과 사랑 등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를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할 예정이다.참여 방법은 인터파크 플레이디비와 신시컴퍼니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신청 가능하다. 자세한 신청방법은 신시컴퍼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 행사는 인터파크, 신시컴퍼니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28 / 조회 1,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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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김주원, 고선웅표 연극데뷔…"대사로 소통 흥분돼"
첫 연극 도전…매혹적 여인 ‘리자’ 역 맡아
발레 대표주자 고선웅·김주원 만남 기대
10월18일~11월5일 LG아트센터 무대 올라발레리나 김주원이 고선웅 연출의 신작 ‘라빠르트망’의 여주인공을 맡아 첫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사진=EA&Cⓒ강영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발레리나 김주원이 연극 무대에 첫 도전한다. LG아트센터와 극공장소 마방진이 공동 제작하는 고선웅 연출 신작 ‘라빠르트망’의 여자 주인공 ‘리자’ 역을 연기한다.김주원은 최근 막을 내린 댄스시어터 ‘컨택트’에서 ‘노란드레스의 여인’으로 출연해 대사가 있는 연기에 도전한 바 있지만 정통 연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컨택트’ 국내 초연 당시 김주원의 공연을 본 고 연출이 그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정식으로 러브콜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연극 ‘라빠르트망’은 1996년 개봉한 로맨틱 스릴러 영화 ‘라빠르망’(질 미무니 원작·감독)을 오세혁이 각색하고, 고선웅 연출이 세계 첫 연극으로 리메이크한다. 옛 연인 ‘리자’(김주원)를 우연히 발견한 ‘막스’(오지호)가 그녀의 흔적을 찾아 따라가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숨겨진 관계들이 하나씩 밝혀지고, ‘사랑’에 빠진 여섯 남녀는 기묘한 운명을 마주하게 된다.김주원이 연기하는 ‘리자’는 영화에서 모니카 벨루치가 맡아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인을 소화했다. 영화에서는 ‘배우’였지만 이번 연극에서는 ‘무용수’로 등장해 김주원만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춤으로 풍부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김주원은 “연극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망설였지만, 평소 고선웅 연출의 팬이었기에 흔쾌히 승낙했다. 새로운 도전이라 흥분되고 기대감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법에 도전하려고 한다. 춤과 연기로 신비한 매력을 가진 ‘리자’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발레리나 김주원은 15년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했으며, 2006년 발레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무용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2012년에는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하며 국내 발레계를 이끌어 왔다. 현재는 ‘아티스트 김주원’으로서 뮤지컬, 오페라, 한국무용, 방송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대중에게 발레를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연극 ‘라빠르트망’은 10월 18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배우 오지호, 김소진, 장소연 등이 출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18 / 조회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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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70대까지…'아리랑' 대국민 초청 이벤트
작가 조정래 대하소설 원작 뮤지컬
815명 추첨해 1인 2매 티켓 증정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개막뮤지컬 ‘아리랑’ 출연 배우들의 콘셉트 이미지(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아리랑’이 ‘세대화합 컬처 프로젝트 대국민 초청 이벤트’를 진행한다.각 세대를 대표하는 관객 815명(1인 2매)을 공연에 초청한다. 국민 동질성 회복과 전 국민의 문화예술함양을 목표로 마련했다.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치열하고 팍팍한 오늘을 살아가는 관객에게 우리 노래 ‘아리랑’을 통해 위로와 치유, 힘찬 에너지를 전해줄 것”이라고 이벤트 취지를 설명했다.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총 8회차 공연에 한해 회당 200명 내외의 관객을 초청한다. 1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오는 16일까지 응모를 진행해 18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자세한 내용은 신시컴퍼니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아리랑’은 작가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았던 민초들의 삶,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담았다. 2015년 초연해 한국적인 이야기에 모던한 무대, 섬세한 음악, 혼신을 다하는 배우들의 연기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2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아리랑’은 오는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10 / 조회 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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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아리랑' 1000명 관객 만났다
오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서 개막초연 2년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아리랑'의 쇼케이스 한 장면(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2년 만에 다시 돌아온 뮤지컬 '아리랑'이 오는 25일 개막에 앞서 쇼케이스 무대로 1000여명의 관객과 첫 만남을 가졌다. 지난 2015년 초연 당시 쇼케이스가 낭독공연 형식으로 진행했다면 2017년은 음악에 중점을 두고 펼쳐졌다.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우리 선조들의 삶과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있는 아리랑을 작품으로 연출하게 되어 감격스럽다. 아리랑은 만든 것이 아니라, 만들어 진 것"이라며 "그저 잘 준비해서 멋진 아리랑을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에 대해 "초연이 없던 길을 만들어 잘 닦아놓은 것이라면, 이번에는 그 길에 포장을 깔고 안내판을 자세히 설치한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김문정 음악 수퍼바이저는 “김대성 작곡가가 만든 깊이 있는 음악의 울림을 더하기 위해 해금과 국악 퍼커션을 추가해 관현악단을 구성했다. 이런 구성이 작품의 응집렵과 밀도를 높여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성녀, 안재욱, 서범석, 김우형, 윤형렬, 윤공주 박지연 등 42명의 배우는 김문정 음악수퍼바이저가 이끄는 21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에 맞춰 ‘진달래와 사랑’을 시작으로 ‘찬바람’ ‘절정’ ‘풀꽃아리랑’등 주요 넘버 14곡을 선보였다. 뮤지컬 '아리랑'은 7월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7.04 / 조회 1,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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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리랑' 첫 상견례…고선웅 "민초의 힘 보여줄 것"
12일 제작진과 주요 스태프 총출동
김성녀·안재욱·이소연 40여명 배우
김문정 음악수퍼바이저 새롭게 합류
7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12일 뮤지컬 '아리랑' 상견레 및 첫 연습에서 연출을 맡은 고선웅이 이야기하고 있다(사진=신시컴퍼니).[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 '아리랑'이 2015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오는 7월 25일부터 9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제작사 신시컴퍼니 대표 박명성 예술감독은 12일 연습실에서 상견례를 가지고 본격적인 첫 발을 뗐다.이날 상견례 및 연습 현장에는 고선웅 연출을 비롯해 김문정 음악 수퍼바이저 등 주요 스태프와 김성녀, 안재욱, 서범석, 김우형, 윤형렬, 윤공주, 박지연, 이소연, 이승희, 장은아, 김병희 등 40여명의 출연진이 참석했다.박 예술감독은 인사말을 통해 "연습실에 들어와 낯익은 스태프와 초연 배우들의 얼굴을 본 순간 '아리랑'을 2년 동안 기다린 사람들이 많았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껴 감사함을 느꼈다"며 "초연에 비해 어떻게 업그레이드 되는가가 중요하다. 이번 공연은 작품의 롱런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연출 고선웅은 "개인적으로 꿈의 무대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아리랑'이야말로 국민의 힘, 촛불의 힘, 그리고 '풀은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는 민초의 힘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연은 무대를 꽉 채울 수 있도록 시원하고 큼지막한 동선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면서 "또한 김문정 음악 수퍼바이저가 새롭게 합류한 만큼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극이 풍성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재연에 합류한 김문정은 "아리랑은 공연 자체가 가치 있는 작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합류한 만큼 신선한 시각으로 접근하되, 조율하며 만들어 갈 것"이라며 "작품이 주는 따뜻함과 응집력은 무대 위에서 반드시 빛을 발한다"고 기대했다. 2015년 초연 이후 2년만에 돌아오는 뮤지컬 '아리랑'의 상견레 및 첫 연습현장(사진=신시컴퍼니).▶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6.13 / 조회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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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극의 신세계, 고선웅 연출의 <흥보씨>
요즘 같은 세상에 착하게 산다는 건 무엇인가. 착하게 살면 손해보고 되려 착하면 바보라고까지 놀리는 세상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착하게 살기 보다는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좀 더 약게 살기를 가르친다.
최근 공연계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연출가인 고선웅은 창극 를 통해 착하게 산다는 건 십자가를 짊어진 예수나 보리수 아래 수양하는 석가모니와 같이 성자가 되는 일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후 두번째 창극인 고선웅 연출의 는 올 초 플레이디비가 조사한 중견 연출의 신작 기대작 중에서도 기다려지는 작품으로 손꼽혔다.
4월 5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개막한 창극 는 판소리 흥부가의 원형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해석과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유쾌하고 흥 넘치는 무대로 재탄생했다. 흥보와 놀보의 출생의 비밀, ‘가운데 다리’가 요절난 춤꾼 제비 등 반전의 설정과 거지들, 말하는 호랑이, 외계 스님 등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은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극대화한다.
작창과 음악감독을 맡은 천재 소리꾼 이자람은 이번 작품에서도 빛이 난다. 대본을 받자마자 단숨에 흥보씨 1부의 작창과 작곡을 끝냈다고. 각설이 타령이나 제비노정기 등 귀에 익숙한 소리나 새로 만든 소리들은 판소리를 전혀 몰라도 따라 부르고 싶을 정도로 신난다. 안무는 2014년 국립현대무용단이 지목한 5인의 젊은 안무가로 선정되어 작품 '11분'을 선보였던 안무가 지경민이 맡았다. 익살스럽고 여유가 느껴지는 안무가 흥을 더한다. 창극이라면 손사레를 치는 관객이라도 는 모두 끌어안을 것 같다.
▲ 슬하 자식이 없어 근심하던 연생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하고 우리 가문 흥하여라 '흥보'라고 이름짓고 양자로 삼는다. 연생원의 처는 남편이 집을 비운 동안 건달과 동침하고 이듬해 득남한다. 혼외자식임을 모르는 연생원은 귀한자식 놀랄놀자 '놀보'라 이름짓는다.
▲ 선한 심성의 흥보(김준수), 심술 굳고 욕심이 많은 놀보(최호성). 두 형제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 스무살이 된 놀보는 형인 흥보에게 소원을 청하는데, '내가 형이 되고 흥보 네가 동생이 되라''
▲ 착한 심성의 흥보는 죽으려던 정씨를 살리고, 거지들은 하나 둘 흥보에게 들러붙는다. '아베~ 어메~'라고 부르며.
▲ 어느날, 외계 스님이 나타나 우주의 기운이 흥보에게 전해지는데..
▲ 한양에서 알아주는 춤꾼 제비는 독수공방하는 외로운 부인에게만 열정 봉사(?)를 하고 쫓기는 상황. 흥보는 '가운데 다리'가 요절난 제비를 숨겨주고, 치유를 돕는다.
▲ 건강해져 춤을 추게 된 제비는 다시 돌아와 화대 아니 선물로 받은 박씨를 흥보에게 주고 간다.
▲ 과연 흥보와 놀보는 원작의 권선징악의 결론대로 가게 될까?
글: 김선경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
사진 : 국립창극단 제공
2017.04.06 / 조회 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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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해야하는 이야기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봐야하는 연극과 보고 싶은 연극이 있다.아무 선택이 필요 없는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알고 있는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누구도 제대로 말하지 못한 이야기선행으로 소문이 자자한 문관 관리와 이를 시기하는 무관 관리의 모함과 이를 둘러싼 권력 다툼은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부터 현세까지 고전적으로 전해 내려온 비극 드라마의 전형이다. 게다가 출생의 비밀과 복수, 화해라는 옵션까지 곁들여진다면 완벽한 암투극이 완성된다. 최근 개막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역시 이 조건을 두루 갖춘 한 편의 비극이다. 그러나 비극 드라마의 전형적 틀 안에 버무려진 여러 스타일의 연극적 양식을 통해 엄청난 몰입과 결코 가볍지 않은 상고의 시간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이전에 공연된 수많은 비극 드라마와 차별성을 갖는다. 영화적 표현 방식으로 관객의 감정선을 완전히 리드하다무대 삼면을 둥글게 감싼 벨로아 커튼을 여러 겹으로 설치하여 무대 아웃라인을 둥글게 설정하고 커튼이 극적 맥락에 따라 배우들의 연기와 어울려 개폐 될 수 있도록 장치한 것은 마치 영화에서 카메라 렌즈를 통해 관객의 감정선을 완전히 리드하는 미쟝센을 형성하는 것과 흡사한 맥락이다. 영화에는 감독의 의도에 따라 크고 자세하게 보여주고자 할 때 렌즈에 노출된 공간을 클로즈업하여 좁은 구역을 크고 자세하고 섬세하게 표현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무대의 크기가 배우가 등 퇴장과 더불어 변화한다는 것은 연기 구역의 변화를 의미한다. 연기 구역의 크기 변화는 각 장면이 강조하는 심리를 리듬감 있게 표현 한 도구이다. 그러니 영화에서 장면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촬영 기법의 변화를 주어 미쟝센 만드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출자의 의도였건 아니건 결과적으로 이러한 기법에 이 큰 무대에 적용되어 별다른 무대 장치나 오브제들 없이도 작품에 정서적 몰입이 빠르다는 점이 정말 놀랍다. ‘오늘 중의 오늘’에 대해 말하는 이 연극세 시간 남짓한 긴 런 타임이 나오는 이 연극이 이렇다 할 대단한 오브제 없이 강도 높은 정서적 몰입을 가능케 했던 또 다른 요인은 오늘 한국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이다. 표면적인 이야기만 놓고 본다면 작품이 다루는 소재는 현실과 달라서 ‘뭐가 비슷해’ 라고 느낄 것이다. 그러나 정해진 운명의 사이클에 따라 복수를 하고, 그 복수가 끝나자마자 아무렇지 않게 평온을 찾고, 축배를 드는 조씨고아의 모습과 정의를 바로잡기 위해 한평생을 희생한 ‘정영’의 허탈함은 오늘날 한국의 현실과 섬뜩할 만큼 닮았다. 우리 사회가 겪는 진통이 지나가고 악의 무리들이 벌을 받게 된다 한들 한국 사회가 치유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대해 국민은 이미 허무함과 자괴감을 동시에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복수에 성공을 하는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이 작품의 결말은 오늘날 국민이 느끼는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 시국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아니 우리는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주인공은 조씨고아가 아니다. 조씨 고아는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인물이 아니다. 자신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운명을 타고나 운명에 따라 정해진 대로 삶을 산다. 인생의 매 순간 선택과 집중에서 오는 고뇌와 싸워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순간의 선택과 고민, 후회, 희생 등의 감정을 모른다. 작품에서 역시 그가 운명에 순응하며 사는 인물로 완벽히 그려냈다. 이에 비해 권력과 이기의 사이에서 표면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시골 의사 정영은 매 순간 고민하고 매 순간 후회하며 번민하는 인물이다. 대의를 위한 자기 삶의 한 조각을 내어주는 일생일대의 결정을 하는 정영은 누구보다 주체적인 인물이다. 사회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과 자신의 영달을 유지하는 일 사이에서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평생 하며 일생을 보낸 인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작품에서는 분명 정영이란 인물을 정의의 사도로써 칭하고 있지만, 정영을 영웅시하거나 그의 행적을 감동스토리로 포장하지 않았다. 소위 ‘정영처럼 살아야 한다.’라는 진부한 메시지는 이 작품의 목적과 매우 다르다. ‘정의를 위해 수 없는 고뇌를 한 개인의 희생‘이 과연 의미 있었는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텅 빈 무대를 가득 채운 고요로 연극의 막을 내린 것을 통해 알 수 있다. 개인의 노력과 희생은 값지고 의미 있으며 필수 불가결하지만 그다음 이어질 세상에 대한 희망을 누가 보장하느냐는 것이다.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못하고 끝난 이 작품의 결말은 단순히 열린 결말이라 정의하기엔 신성하다. 대한민국의 시국이 맞이할 미래와 너무나 닮아있다. 누군가 악한들의 잘못을 단죄하고 그들은 일정 부분이라고 죗값을 치른 우리는 대한민국이 ‘안정되었다손 치고’ 살아갈 것이다. 그러므로 반백 년 곪아 터진 대한민국이 일면의 정의로써 부정의 척결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불신과 자괴심은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서 진지하게 내놓은 결말의 장면을 통해 감정 이입된다. 이 작품이 창작단계에서 시국에 대한 상징성을 부여하며 제작되었든 아니든 소름 끼칠 듯한 시 의적 맥락이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경의를 표하고 싶다. 사진제공_국립극단 나여랑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2.01 / 조회 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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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무슨 짓을 해서라도 보시길 권합니다" 리뷰
160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갑니다. 고전을 재해석한 연극이라기에 그것도 중국고전이라니, 극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상한 거리감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제 아무리 고선웅 연출이라지만 고전은 고전 아니겠습니까. 막이 열리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최면에 걸리듯 극 속으로 몰입되었습니다. 고선웅 연출의 특유의 리듬감과 과 서도 보여준 비극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애이불비, 복수를 주제로 한 장엄한 원작이 만나 연극적 에너지가 폭발하는 느낌입니다.
은 중국의 4대 비극 조씨고아를 고선웅 연출이 각색한 작품입니다. 원작은 중국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춘추시대 조씨 가문의 역사적 사건을 원나라 작가 기군상이 재구성한 작품으로 서양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동양고전이라네요. 이미 1755년 볼테르는 5막 비극 로 개작하여 파리에서 상영했고 비교적 최근에는 첸카이거 감독의 영화로도 나올 만큼 중국인들에게는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골계는 복수의 대서사시입니다. 권력에 눈이 먼 무인 도안고(장두이)는 문인 조순을 질투하고 조씨 가문을 멸족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조씨일가 300명이 몰살 당하고 조순의 손자이자 공주의 아들인 조씨고아만이 필부 정영에 의해 살아남습니다. 약제를 파는 평범한 필부 정영(하성광)은 막 아기를 순산한 공주에게 약제를 주러 갔다가 조씨 집안의 마지막 생명, 조씨고아를 살려야 하는 가혹한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도안고는 조씨고아를 죽이기 위해 온 나라의 갖난아기를 잡아드리라 하고 정영은 마흔다섯살에 얻은 소중한 자신의 아기를 조씨고아와 바꾸며까지 조씨 집안의 마지막 핏줄을 살려냅니다. 조씨고아의 부모와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결하거나 죽임을 당하며 정영에게 20년이 지나 아이가 어른이 되면 복수를 해달라고 하고, 정영은 그 약속을 지켜냅니다. 하지만 20년을 기다린 복수의 끝은 통쾌하지도 시원하지도 않습니다.
붉은 커튼만이 드리운 미니멀한 무대와 간단한 오브제들은 배우들과 이야기의 주제에 더욱 효과적으로 몰입시킵니다. 또한 조순이 나뭇가지를 사타구니에 끼고 사뿐사뿐 말을 타는 장면이나 조삭이 죽기 전 유언을 남기며 춤을 추는 듯한 동작, 부채를 담장 삼아 넘어가는 움직임 등 물 흐르듯 유연하고 탄성이 느껴지는 자유로운 연출이 돋보입니다.
이토록 아름답고 배우의 힘이 강렬하게 남는 연극은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공연은 2월 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
글: 김선경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 (www.studiochoon.com)
2017.01.23 / 조회 4,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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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대표 연출가들의 새해 기대작은?
영화 마니아들이 감독의 이름을 보고 영화를 고른다면, 공연 마니아들은 공연을 보기 전 연출가의 이름을 확인한다. 새해에도 연극/뮤지컬계에서는 그간 많은 작품에서 고유의 개성과 통찰력을 빛내 온 스타 연출가들이 활약할 예정이다. 어떤 작품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공연계 거장들과 대표 연출가들이 선보일 2017의 공연을 살펴봤다.
연극계 거장들의 무대
수십년 간 무대를 지키며 인간을 향한 깊은 성찰을 담아온 거장 연출가들이 올해도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원로연극제 개막작으로 를 선보였던 오태석 연출은 현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를 공연 중이다. 는 멧돼지들을 위해 산 속 도토리를 남겨주려 애쓰는 지적장애인 일렬이와 삼렬이를 통해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풍자하는 연극.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은 오태석 연출은 오는 5월 말 명동예술극장에서 또다른 대표작을 무대에 올린다.
작년 에서 인물들을 서서히 압박해오는 무대로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을 서늘하게 표현했던 한태숙 연출은 오는 10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신작 를 공연한다. 조지 오웰의 동명소설을 영국 작가들이 각색한 작품으로, 거대 시스템 속에 짓눌린 개인의 저항과 좌절을 그린다.
(위) 오태석, 이윤택 연출 (아래) 한태숙 연출
연희단거리패를 이끄는 이윤택 연출은 새해 첫 작품으로 장 쥬네의 희곡 을 오는 22일까지 공연하고, 이후 굿을 연극화한 ‘굿극’ 시리즈 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은 동해안의 별신굿에서, 은 경기 도당굿에서, 은 제주도 칠머리 당굿에서 모티브를 따와 민중의 한과 굴곡진 역사를 담아냈다. 이윤택 연출은 신작 도 준비 중이다. 모두 연희단거리패의 새로운 보금자리 30스튜디오에서 펼쳐진다.
예술세계 넓혀가는 중견 연출가들
여러 무대를 넘나들며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탐색해가는 중견 연출가들도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인기작과 신작을 고루 선보인다. 현재 아트포레스트 아트홀에서 (~2.12)을 공연 중인 박근형 연출은 이후 지난해 초연했던 를 한 번 더 무대에 올린다. 는 2015년 한국, 1945년 일본, 2004년 이라크 등 각기 다른 시공간을 살아가는 군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을 짓밟는 전쟁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박근형 연출은 이후 신작도 선보일 예정이다.
(위) 박근형, 조광화 연출 (아래) 김광보 연출
서울시극단장으로 재임 중인 김광보 연출은 3월 31일부터 4월 23일까지 을, 10월 13일부터 29일까지 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둘 다 신작이다. 입센의 대표작 은 군주, 귀족, 교회를 각각 대표하는 세 인물이 권력을 차지하려 벌이는 각축전을 그린 작품으로, 공교롭게도 대선과 맞물려 권력에 대한 시의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전망이다. 는 인간에게 요구되는 도덕과 윤리의 충돌에 주목한다. 김광보 연출은 이 연극을 통해 이후 11년 만에 장우재 작가와 협업하게 됐다.
조광화 연출은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2월 1일부터 5일간 열리는 갈라콘서트 를 시작으로 (2.16~3.26, TOM 1관)과 (4.7~5.14, TOM 1관), 그리고 신작(제목 미정)을 무대에 올린다. 1997년 초연 당시 유수의 연극상을 휩쓸었던 은 영화 의 알 파치노를 추앙하는 이장정 등의 인물을 통해 한국 사회가 규정하는 ‘남자다움’의 희극성을 통렬하게 꼬집는다. 는 다섯 남녀의 엇갈린 관계를 통해 육체적 정열 뒤에 도사린 공허를 드러낸다.
고선웅, 장유정 연출
연극과 뮤지컬, 창극과 오페라를 오가며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고선웅 연출은 새해에도 분주히 활약할 예정. 먼저 2015년 동아연극상 4관왕, 대한민국연극대상 3관왕에 오르며 극찬받은 (~2.12)을 지난 18일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렸다. 복수를 위해 가족까지 희생하고 20년간 가문의 마지막 핏줄을 키워낸 정영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으로, 이미 대부분의 티켓이 팔려나갔다.
이어 4월에는 에 이어 또 한 번 국립창극단과 함께 작업하는 창극 (4.5~16, 국립극장 달오름극장)를, 7월에는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초연했던 조정래 원작의 뮤지컬 (7.25~9.3,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공연한다. 초연 때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더욱 업그레이드된 버전으로 선보인다고. 10월에는 또 다른 신작 (10.18~11.5, LG아트센터)를 무대에 올린다. 원작은 프랑스 영화감독 질 미무니가 직접 쓰고 연출한 영화로, 파리에 사는 여섯 남녀의 사랑을 미스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수작. 이 영화를 무대화하기 위해 직접 감독을 수소문하기도 했다는 고선웅 연출이 어떤 멜로 연극을 탄생시킬지 주목된다.
한편 고선웅 연출이 지난해 국립극단과 선보였던 시리즈를 올해는 (2.7~3.5,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의 장유정 연출이 이어간다. 장유정 연출은 9월 8일부터 10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를 통해 그녀의 시야에 포착된 현대 한국인들의 천태만상을 담아낼 예정이다.
이지나, 왕용범 연출
뮤지컬계 스타 연출가들의 활약
뮤지컬계에서는 대표적인 스타 연출가 이지나와 왕용범 연출의 활약상이 주목된다. 현재 (~2.12,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를 공연 중인 이지나 연출은 이어 2014년, 2016년 각각 초연했던 (2.14~4.30, 드림아트센터1관)과 (11월,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괴테의 를 오마주한 은 3인극이었던 초연 버전을 4인극로 바꿔 선보인다고. 연말에는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엮은 신작 (12.15~2018.1.14,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를 무대에 올린다. 고선웅 연출이 대본을 쓰는 이 작품은 기존의 동명 뮤지컬과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담는다.
의 왕용범 연출이 이끌 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작이다. 는 친구의 배신으로 노예가 된 유대인 귀족 벤허가 펼치는 복수극으로, 동명 영화에서 펼쳐졌던 스펙타클한 전차 경주 장면이 어떻게 구현될지 관심을 끈다.
* 공연 평론가/기자들이 꼽은 2017년 활약이 기대되는 연출/작품
박병성 편집장
고선웅의 - 고선웅은 , 등에서 작품과 연극적 형식을 잘 조화시켜 연극성을 극대화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전통 연극을 현대화하는 작업에서는 전통적인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적절히 변형시켜 그 작품만의 독특한 미학을 만들어냈다. 그래서 그가 새롭게 도전하는 역시 와는 또 다른 창극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
유석재 조선일보 기자
고선웅의 - 창극, 뮤지컬, 리얼리즘극, 오페라에 이어 이번엔 프랑스 코미디에 도전한다고? 어떤 작품에도 인생의 페이소스와 스타카토 스타일의 유머를 새긴 그만의 인장이 기대된다.
연극 포스터
이언주 문화칼럼니스트
고선웅 연출 - 최근 몇 년, 고선웅 연출의 작품은 늘 기대를 갖게 했고 때론 매우 만족을, 때로는 뒤통수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최근 연극 을 보고 초반 40여분을 끌고 가는 장면에서 연출의 과감함 '선택과 집중'을 볼 수 있었었다. 용기 있는 과감한 시도라 생각하며, 올 해 올릴 작품도 매우 기대되는 바. 주저하지 않고 꼽았다.
김일송 공연 칼럼니스트
오경택 연출의 - 잘못 발송된 이메일로 시작되는, 가정이 있는 여자와 미혼 남자의 흥미진진한 러브스토리. 원작을 뛰어넘기는 어렵겠지만, 원작을 충실히 옮기기만 해도 흥미진진할 듯 하다.
고선웅 연출의 - 이 작품 역시 검증된 원작을 바탕으로 한다. 은 로맨스, 멜로를 미스터리로 풀어낸 영화로, 최근 내놓은 작품마다 대중성과 작품성에서 고른 평을 받고 있는 고선웅의 연출작이라 더욱 기대된다. 원작과 리메이크작() 중 어떤 결말을 선택했을지, 아예 다른 결말을 준비하고 있을지 특히 기대해보아도 좋을 듯.
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프로스랩,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LG아트센터 제공
2017.01.19 / 조회 9,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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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의 귀재 고선웅표 '조씨고아' 돌아온다
국립극단·고선웅 첫 작품 2년만에 재연
고선웅 연출·각색 맡아
중국 4대 비극의 새로운 재해석
정영 역 '하성광' 포함 초연배우 의기투합
1월18일~2월12일 명동예술극장 무대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사진=국립극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국립극단과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처음으로 의기투합해 2015년 초연한 작품은 이듬해 국내에 내로라하는 연극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기군상이 쓴 중국 고전을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이 제작하고,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연출했다.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지켜내고 복수를 도모하는 필부 ‘정영’과 그 과정 속에서 희생한 의인들을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다.고선웅은 복수 이후의 정영의 모습에 주목, 장엄한 원작에 재치 있는 대사를 녹여내 고선웅표 비극을 완성하는데 성공했다. 고전적 신의와 권선징악을 앞세운 원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복수 끝의 씁쓸한 공허함에 주목함으로써 14세기 고전에 동시대적인 시사점을 더했다. 고선웅 연출은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재공연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용’의 마음가짐이다. 중용을 잘 지켜 본질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이번 공연은 절절한 연기로 수많은 관객을 울린 정영 역의 하성광 배우를 포함해 초연 출연진들이 그대로 함께한다. 배우 장두이, 이영석, 호산, 강득종, 김명기, 이형훈 등이 출연한다. 초연 당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고(故) 임홍식 배우가 맡았던 공손저구 역의 빈자리는 40여 년간 무대를 지켜온 정진각 배우가 채운다. 연출가 고선웅은 ‘각색의 귀재’ ‘이 시대의 이야기꾼’으로 통한다. 연극 뿐 아니라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오페라 ‘맥베드’, 뮤지컬 ‘아리랑’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뿐 아니라 2018년 개최되는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폐막식의 총연출을 맡아 전천후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낼 예정이다. 일명 고선웅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이달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서울 공연 이후 지방공연을 이어간다. 티켓 가격은 2만~5만원이다. 1644-2003.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초연 당시 공연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06 / 조회 2,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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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고선웅 연출로 다시보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2017년 1월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지난해 국립극단 제작으로 기군상이 쓴 중국 고전을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했다. 작품은 동아연극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올해의 공연 베스트7 등 국내 연극상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동아연극상은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4년 만에 대상작이 선정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5년 고선웅 연출에게 제52회 동아연극상 연출상, 제8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제5회 아름다운 예술인상, 제1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올해의 연출가상 등 각종 굵직한 연극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고선웅 연출은 고전적 신의와 권선징악을 앞세운 원작을 복수 끝의 씁쓸한 공허함에 주목하면서 14세기의 고전에 동시대적인 시사점을 더했다. 연출가 고선웅은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전하며 “재공연에 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용’의 마음가짐이다. 중용을 잘 지켜 본질이 살아 있는 작품으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작품은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조씨고아’를 지켜내고 복수를 도모하는 필부 ‘정영’과 그 과정 속에서 희생한 의인들을 둘러싼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정영 역의 배우 하성광, 장두이, 이영석, 유순웅, 이형훈 등 초연의 출연진들이 그대로 함께한다. 초연 당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故 임홍식 배우가 맡았던 공손저구 역은 정진각 배우가 채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7년 1월 18일부터 2월 1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_국립극장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7.01.04 / 조회 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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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긍정, 다시 한 번 뛰어보자˝ <탈출> 고선웅 연출
고선웅 연출은 2016년을 가장 바쁘게 지낸 사람 중 한 명일 것이다. 뮤지컬, 연극을 비롯해 오페라까지 쉴 새 없이 달려온 것도 모자라, 숨을 돌리기 무섭게 극단 마방진의 연출로 돌아왔다. 마방진의 2016년의 마지막 작품, 연극 을 함께하기 위해서다. 연극 은 생존을 위해 사선을 넘었지만, 남한의 현실에 부딪혀 또 다른 생존과 싸워야 하는 북한이탈주민의 이야기를 그린다. 목숨을 건 남으로의 탈출은 과연 이들에게 정말 새로운 삶을 안겨주었을까. 공연 개막을 사흘 남짓 앞둔 지난 화요일, 100분간의 런쓰루 연습 직후 고선웅 연출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Q. 이번 작품은 2014년 경기도립극단 정기공연으로 올랐었다. 이번에 극단 마방진의 2016년 마지막 작품으로 새롭게 올리게 된 이유가 있는지?
근래 난민 문제가 이슈인데 자신이 살던 나라를 떠나온다는 건 참 뼈아픈 문제다. 이 이야기를 추운 겨울에 한 번 다루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극단을 운영하다 보면 연말을 잘 보내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다음 해까지 잘 보낼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 추운 겨울을 기운 넘치게 보내면 내년을 새롭게 맞이할 수 있는 근력이 생기지 않을까. 은 굉장히 육체적이고, 운동량이 많아서 그런 점에서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Q. 2014년 공연 제목은 ‘날숨의 시간’이었다. 이번 공연에서 ‘탈출’이라는 단어가 덧붙은 이유가 있나?
‘날숨의 시간’은 차분하고, 문학적인 분위기가 강하지만, ‘탈출’은 단어 자체에 역동성이 담겨 있다. 관객들도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정말 ‘탈출’을 한 거야?’ 하는 의문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작가와 상의해서 넣게 되었다.
Q. 14년 공연과 이번 공연의 차이점이 있다면?
우선 배우 수에서 차이가 난다. 14년도 공연보다 8명이 늘어나 24명의 배우가 나오다 보니 공연이 좀 더 풍성해졌다. 그리고 도립극단은 관록 있는 선배님들이 많아 그 앙상블이 좋다. 반면에 마방진에는 젊은 친구들이 많아 젊은 패기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있다. 각자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연출가의 특성이자 극단 마방진 특유의 어투에서 생겨나는 차이도 있는 것 같다.
연극은 그래야 하는 것 같다. 도립극단은 도립극단에 어울리는 앙상블을 찾아내고, 마방진은 마방진 식의 색깔을 찾는 거다. 나 스스로는 이걸 ‘마방진식 몽타주’라고 표현하는데, 마방진식 몽타주를 역동적으로 짜내면 관객들이 (극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Q. ‘마방진식 몽타주’라고 했는데, 확실히 마방진은 색깔이 확고하다. 처음 볼 때는 더 연극적이라 거리감이 생기지만, 익숙해지는 순간 훅 빠져드는 힘이 있다. 이번 작품 역시 무거운 내용이지만 웃음을 함께 담아 슬픔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맞다. 이화(異化)가 없이 동화(同化)만 가지고 관객들을 가늠할 수는 없다. 정말 슬프고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룰 때 ‘사람들이 이렇게 슬픈데 (세상이) 이러면 되느냐’라고만 하면 관객들이 공연을 어떻게 보겠나. 연극은 긴장과 완화가 계속되면서 만들어지는 드라마적인 덩어리가 심장을 치는 거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이화가 잘 안 되더라. 워낙 (슬퍼서).
Q. 최근에는 북한이탈주민을 다루거나, 이들을 주요 출연진으로 등장하는 TV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있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 활동하는 북한 출신 BJ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가십거리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북한의 실상에 대해 알리기도 하는 등 양날의 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텐데.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니까 특정 주제가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유혹적인 실마리가 있다고 하면 침소봉대해서 오락도 만들 수 있지만, 나 스스로는 예능 프로그램에 크게 관심이 없다. 내가 탈북자에 대해 가장 와 닿는 점은 오천에서 만 킬로미터 정도를 넘어오는 탈북과정이다. 공안들도 무섭지만, 걸리면 바로 북송이다. 그러면 수용소로 넘어가는 거고.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활을 건 탈출을 물리적으로 보게 되면 정말로 이들이 사선을 넘어서 왔다는 걸 알게 될 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탈북했다고 하면 ‘뭔가 잘못을 저질러서 도망 왔겠지’, ‘브로커가 다 해준다며’ 이 정도로만 알고 있다. 이 사람들이 정말 힘들게 넘어온다는 건 잘 모른다.
팸플릿에도 썼지만, 이 사람들은 자신을 짐승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에서 짐승 취급을 받았다는 거다.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남한에 왔다는 것을 정확히 보여주면, 그리고 남한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 남한이 가진 자본의 이데올로기 내지는 욕망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역설적으로 이들이 실질적으로 ‘탈출’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 시대의 탈북민을 화두로 한 연극으로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Q. 100여 분 정도의 공연에서 탈출 과정을 40분 가까이 보여주는 것 역시 그 험난한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자 한 건가. 긴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남한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더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맞다. 이 작품의 콘셉트도 그렇고, 탈북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탈북 장면을 짧게 5분, 10분 보여줘서는 뒤에 이어지는 남한 생활이 의미가 없다. 그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자유와 꿈을 찾아온 곳에서 꿈도 행복도 얻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민족으로서의 공감대를 찾았으면 좋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처음에는 새터민에 대한 다소의 경계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을 통해 다 같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Q. 처음 런쓰루에 들어가기 전 배우들에게 ‘억지로 힘든 척은 하지 않아도 된다. 진짜 힘든 정도로만 표현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연습을 보니 정말 ‘억지로’ 힘든 척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쉬지 않고 움직이더라. 체력 소모가 많을 것 같은데
배우들에게 ‘이 작품은 체력 싸움이니 준비를 잘해라’ 하고 언질을 줬다. 게다가 주인공인 미영, 미선 두 사람이 노래하고 춤추는 게 정말 힘든 장면이다. 직전까지 엄청나게 뛰었기 때문에 노래를 부를 때 숨이 차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배우들이 (알아서) 체력을 잘 길러가고 있다. 다들 하체가 튼튼해졌다. (웃음)
Q. 연습을 지켜봤는데, 가까이에서 쉴새 없이 흐르는 땀방울을 보니 탈출 과정의 살벌함이 더 와 닿더라.
그래서 KB하늘극장을 쓰게 된 거다. 관객들이 원형 무대가 아닌 프로시니엄 무대에서 이 작품을 만나면 (거리감이 생겨) 바로 팔짱 끼고 보게 된다. 구리 아트홀에서도 공연할 예정인데 큰 공연장이라 가까이서 보는 것과 느낌이 달라서 걱정이다.
Q. 보통 무대장치나 전환을 최소화하고 간결하게 쓰는 편이다. 특정 장소로 규정짓지 않는 것이 여러 장면을 유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인가
연극이라고 하는 건 굉장히 아날로그적이지만, 반대로 매우 디지털적인 면도 있다. (눈앞에 있는) 종이컵을 두고 ‘째깍째깍’하면 시한폭탄이 되고, ‘뻥! 아, 깜짝이야’ 하면 그 폭탄이 터지는 거다. 그런데 ‘이건 컵일 뿐이니 정말 시한폭탄을 만들자’ 해서 전선을 연결하고 시계를 매달아서는 연극적인 맛이 없다. 물론 그런 작품이 갖는 힘도 있지만, 마방진의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영세한 극단에서는 과도하게 소품에 기력을 낭비하기보다 연극이라는 장치, 연극적인 약속에 의해서만 움직이면 된다. 연극은 완벽한 놀이다. 놀이는 서로 약속만 하면 되니까 구체적인 무엇이 필요 없다.
Q. 작품을 통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사용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음악이 중요한 요소가 되더라. 음악을 고를 때에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건가.
본능적으로 고른다. ‘이 음악이 어울리겠는데?’하고 넣는 거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영화 OST (Unchained Melody)는 그야말로 상투적인 노래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생경하고 낯선 노래일 수 있고, 미국이라는 메타포가 담겨 있어 극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Q. 연극, 뮤지컬, 최근 오페라까지 장르가 다양한 만큼 주제도 광범위하게 다뤄왔다. 차기작을 선택하는 기준이 있는지.
‘이거 재미있겠다’ 하면 하는 거다. 내 심장이 움직이면 가는 거다. 작품마다 고유의 색이 있고, 그 색을 극대화하는 것이 재미있다. 면 , 면 , 그리고 이 작품도 만의 색이 있다.
Q.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는지.
기회가 되면 할 거다. 난 ‘해보는’ 게 재미있다. 하면서 마음고생도 많이 하고 깨지기도 하지만, 인생은 짧은데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봐야 하지 않겠나. 나중에는 연극배우들만 나오는 연극적인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
Q. ‘죽어도 긍정’이라는 말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맞다, 죽어도 긍정이다. 내가 작품을 많이 하다 보니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에너지가 있냐고 하지만, 나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니까 하는 거다. 다작하는 것에 대해서 ‘젊은 나이에 저렇게 많이 하는 거 위험한데, 기력 다 빠질 텐데’ 하는 걱정도 물론 동감한다. 하지만 내가 혼자서 기력을 쓰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으니 1/n인 거다. 어떤 팀에 가도 ‘이 사람들이 있으니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니까 할 수 있는 거다.
그리고 내가 작업을 하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휴업 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를 끝내고 ‘힘드니까 못하겠다’고 하면 극단 친구들은 송년을 쉬어야 하는 거다. 그러니까 하는 거다. 나의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거고, 단원들도 서로 그 마음을 아니까 좋은 기운이 돈다. 그러면 작업은 훨씬 수월하고 할 만해진다. 소품만 해도 ‘여기엔 크리스마스트리를 놓을까?’ 하면 밤늦게 연습이 끝나도 다음날 오면 다 준비되어 있다. 내가 없어도 자기들끼리 런쓰루 연습도 하고 다한다. 정말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할 수 있는 거다.
Q.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극단과 작업할 때와 타 프로젝트와 작업할 때는 호흡이 조금 다를 것 같은데.
우리 극단과 작업할 때는 서로 아주 익숙해서 고향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이 있다. 일단 마방진 배우들의 장점은 무조건 행동한다. ‘뛰어’ 하면 뛰고, ‘걸어’ 하면 걷고, ‘움직여’ 하면 움직인다. ‘지금 왜 움직여야 하지?’ 하는 의문이 없다. 그래서 굉장히 금방 작업하고 진도가 빠르다. 디렉션을 주면 정확히 하니까 복잡하지 않다. 반대로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서로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나와 많은 이야기를 안 한 상태에서 처음 만나니까 나를 재기도하고 많은 고민을 하는데, 우리 극단과 작업할 때는 그런 시간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Q.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2016년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로 선정됐다. 이제 주변에서도 고선웅 연출의 영향을 받아 꿈을 키우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다. 연극계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연극은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젊은 친구들 중에는 고뇌를 하는 이들이 있다. 고뇌는 연극이 아니다. 연출이든, 배우든 어떻게 즐겁게 작업할 수 있을지만 생각하면 된다. 연습 과정 자체가 행복해야 하고, 무대에 올리는 것 자체가 행복해야 하는데 너무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다. 고민하고 고뇌하고 너무 처절하다. 그러면 그 그늘이 고스란히 무대에 올라간다. 연극은 매우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라는 전제로, 행복하지 않고 즐겁지 않으면 ‘왜 그럴까’ 반드시 따져 묻고, 즐겁게 바꿔야 한다. 이게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로 사랑해야 한다. 서로 사랑하지 않고 자기의 길만 가버리면 관객들이 감동을 받을 수가 없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연극은 극단 작업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같이 밥 먹고, 술 마시고, 비슷한 품질의 똥을 싸야 관계가 좋아지는 거다. 앙상블은 단기간에 만들기가 어렵다. 프로젝트 성으로 만나면 서로 친해지는 데 많은 기력을 소모해야하지만, 같이 생활을 하고 한솥밥을 먹게 되면 아무래도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작업 외적으로 기력을 소모할 일이 없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신다면.
최근 시국도 좋지 않은데, 연극계는 그런 일이 한 번 터지면 정말 치명적이다. 송년에 이 공연을 통해 여러 사람이 뛰고 땀 흘리는 모습을 보며 힘을 고르고, 다시 한번 뛰어야겠다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게 연극을 하는 사람으로서의 바람이다.
사선 넘어 찾아온 이 곳, 난 사람일 수 있을까
연극
연습 시작 전, 배우들은 각자 무대에 자리를 잡는다. 조용히 숨을 죽이고, 바짝 조여진 긴장감을 놓지 않는다. “땡그랑” 동전 한 닢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모두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춘다. 이제 시작이다. 목숨을 건 탈출이 눈 앞에 펼쳐진다. 연습이 시작되고 40여분, 배우들은 쉴 새 없이 달리고, 기고, 뛰어넘고, 쓰러졌다 다시 일어났다. 땀방울이 쏟아지고 숨이 턱 끝까지 차 올라도 어느 순간 호흡을 삼켜야 한다. 삼엄한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다.
연극 은 북에서 남으로, ‘짐승’에서 ‘사람’으로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사선을 넘어 남쪽으로 건너오는 이들에게는 제각각 꿈이 있다. 언니 미영은 무용수를, 동생 미선은 뮤지컬 배우를, 철진과 성림은 만둣집을 꿈꾼다. ‘쌍꺼풀 수술’을 하고 싶은 송화도 있다. 이들은 말 그대로 산 넘고 물 건너 국경을 헤쳐 남한 땅을 밟는다.
드디어 이곳에서 큰 꿈을 품고 도착한 희망의 땅, 하지만 현실은 차가운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본다. “강도질 하다 내려왔어? 간부 아내 강간질 하다 내려왔어?”, “너네 정착하면서 돈 받는 거 우리 같은 사람들 주머니에서 나오는 거야. 그러니까 화나도 참아야 돼!” 끝없는 고통의 굴레 속, 과연 그들은 정말로 ‘탈출’에 성공하고 ‘사람’으로 살게 된 걸까.
북한이탈주민의 생존을 그린 연극 은 오는 12월 9일부터 25일까지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6.12.09 / 조회 5,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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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방진 야심작…고선웅, 北 이탈주민 애환 그린다
고선웅 각·연출 '탈출_날숨의 시간'
9~25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 무대
양영미·이지현 마방진 단원 총출동
한 달여간 인터뷰 기초로 쓰여져
탈북자매 이야기 통해 '다름' 보여줘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 콘셉트 이미지(사진=극공작소 마방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극공작소 마방진이 2016년 마지막 작품으로 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을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 올린다. 지난 2014년 경기도립극단의 정기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작품이 2016년 극공작소 마방진의 제작으로 돌아온다.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인 고선웅이 연출과 각색을 맡아 제목은 ‘날숨의 시간’에서 ‘탈출_날숨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작품은 북한 이탈주민의 아픔과 애환을 그린다. 고선웅 연출과 마방진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전작보다 날카로운 현실 비판과 더욱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는 방침이다.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지난달 화류비련극 ‘홍도’로 한국 연극 최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극장에서 공연을 한 극공작소 마방진은 고 연출이 창단한 젊은 극단이다. 연극 ‘홍보’ ‘칼로막베스’ ‘강철왕’ ‘들소의 달’ 등 독창적 무대와 실험성·대중성을 더한 작품으로 공연계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창단 10주년을 맡았다.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은 약 한 달여 동안 진행한 북한이탈주민들의 인터뷰를 기초로 쓰였다. ‘새 꿈을 그리며, 목숨을 건 탈출에 성공한 이들의 남한 생활은 행복한가’란 질문에서 출발한다. 탈북 자매인 미선과 미영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체제에 대한 적응과 상대적 빈곤, 사회적 편견과 차별 등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고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이야기꾼 고선웅 연출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이야기를 보다 사실적으로 전달하고자 힘썼다고 했다. 특히 공연 초반 약 40분 동안 침묵 속에서 펼쳐지는 탈출 장면은 주목할 만하다. 무대 구석구석 쉬지 않고 뛰고 돌아다니며 삼엄한 경계를 헤쳐나가는 탈출 과정을 온몸으로 표현한다.국립극장 KB하늘극장의 원형무대는 고 연출과 마방진 배우의 합, 에너지가 더해져 마방진만의 독특하고 차별화한 스타일의 새 연극으로 변신할 전망. 정통 사실주의 연극을 표방한 작은 탈북 자매의 이야기 통해 ‘다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을 가감 없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담담하게 보여줄 예정이다.주인공 동생 미선 역에는 2014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양영미 배우가 연기한다. 언니 미영 역에는 이지현 배우가 맡는다. 이외에 유병훈, 이정훈, 이명행, 조영규, 김명기 배우 등 24명의 극공작소 마방진 단원이 총 출동한다.고선웅 연출은 “꿈을 이루기 위해 자유를 찾아 사선을 넘어온 북한이탈주민이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치는 상황이 너무도 역설적이다. 작품을 통해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공연한다. 1566-5588. 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 콘셉트 이미지(사진=극공작소 마방진).연극 ‘탈출_날숨의 시간’ 포스터(사진=극공작소 마방진).▶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01 / 조회 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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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마방진 신작…고선웅 연출 <탈출_날숨의 시간>
북한이탈주민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린 이 오는 12월 9일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개막한다. 극공작소 마방진의 2016년 마지막 작품인 은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아, 지난 2014년 전석 매진을 기록한 경기도립극단 정기공연 을 더욱 날카로운 시선으로 정비하여 새롭게 선보인다.
연극 은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14명의 북한 주민들, 그리고 그중 무용수와 뮤지컬 배우라는 꿈을 가지고 도망친 미영, 미선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편견과 차별, 상대적 빈곤과 맞서야 하는 이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언니 미영 역은 , 의 이지현이, 동생 미선 역은 2014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받았던 양영미가 맡았다. 브로커•추태노인 역의 유병훈을 비롯해 이정훈, 이명행, 조영규, 김명기 등 극공작소 마방진 단원 24명이 출연한다.
한 달간 진행된 북한이탈주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새 꿈을 그리며, 목숨을 건 탈출에 성공한 이들의 남한 생활은 행복한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원작의 박찬규 작가는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어떤 이들의 체취와 감정들을 들이키지 않으려고 한다. 자기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 그리고 배제하고 따돌리고 외면한다.’라고 이야기하며 ‘다름’에 대한 우리의 시선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내보인다.
이번 공연에서는 고선웅 연출과 극공작소 마방진 특유의 색깔을 담아 현실의 절망을 무대 위에 그려낼 예정이다. 특히 국립극장 KB하늘극장의 원형무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배우들이 무대 곳곳을 쉬지 않고 뛰어다니며 목숨을 건 탈출과정을 표현한다.
사실주의 연극 은 12월 9일부터 25일까지 국립극장 KB하늘극장에서 공연되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사진: 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2016.11.24 / 조회 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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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범X고선웅, 두 예술가의 의미 있는 만남…오페라 <맥베드>
구자범과 고선웅, 두 사람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오페라 의 작품설명회가 지난 달 31일 세종문화회관 연습동에서 열렸다.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오페라 는 1997년 서울시오페라단에서 초연한 이후, 2008년 국립오페라단 등에서 공연한 바 있는 작품이다. 용맹한 장군이자 야심가인 ‘맥베드’가 마녀의 사주를 받아 자신이 섬기는 왕을 살해하고 왕위를 뺏는 내용으로 이 작품에 유난히 애정을 가진 작곡가 '베르디'가 직접 원작을 번역해 오페라로 만들었다.
첫 오페라 연출 맡은 고선웅
연극이나 오페라나 크게 다르지 않아, 고선웅 표 보일 것
이번 오페라 는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난생 처음 오페라 연출에 도전했다. 이미 연극, 뮤지컬, 창극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든데다 맥베드를 원작으로 만든 연극 를 연출했던 그였지만, 전통 성악을 기반으로 한 오페라 연출은 의외의 선택. 하지만 연출이라는 큰 줄기에서 봤을 때 장르간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 그는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시나 희곡이나, 오페라나 뮤지컬이나 창극이나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연출가가 어떤 작품을 맡으면 그 작품에 대한 생각이나 시선이 따라가게 되고, 그것에 대해 얘기를 하면 되는 거다. (칼로막베스) 연극을 했을 땐 칼을 막 쓰는 맥베드가 보였다면, 지금은 굉장히 멋있는 아리아와 합창이 있는 맥베드가 보인다. 그래서 거기에 맞춰 작품을 연출을 한다”
하지만, 오페라의 장르 특성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법. 그럴 때마다 그는 오페라 계의 베테랑이라 할 수 있는 구자범에게 조언을 구했다.
“오페라는 비약이 있는 부분도 있고, 드라마가 쭉쭉 가는 느낌들이 있다. 노래 자체는 완성도가 있지만, 시각적으로 볼 때는 지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연극 연출가로서 어떻게 하면 더 드라마틱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도 한다. 이런 부분들은 구자범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고 컨펌(허락)해주시면 그대로 간다. 깨지지만 않으면.(웃음) 워낙 탁월하게 작품 분석을 하시고 오페라 경험이 많으신 분이라 믿고 따라가고 있다.”
이건용 단장은 “작품 군데 군데 고선웅 연출의 흔적이 남아있다.”며 ”연습현장을 봤을 때 지금까지의 맥베드와는 다른 고선웅표 맥베드가 나올 것 같다”고 자신했다.
3년 여 만에 돌아온 구자범
맥베드는 현 시대를 비추는 거울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사퇴한 이후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구자범은 공식 무대로는 3년 여 만에 오페라 를 통해 복귀한다. 이미 유럽무대에서는 독일 하노버 국립극장, 다름슈타트 극장 등지에서 오페라 지휘자로 잘 알려진 바 있지만, 국내 무대에서는 심포니 지휘자로 더 알려진 것이 사실.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구자범은 “처음 베르디의 ‘멕베드’ 지휘를 제안 받았을 때는 작품에 대해 잘 몰라 고민해보겠다고만 했다. 하지만 작품을 다시 읽으면서 현실과 닮아있는 점이 많아 할만한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권력에 대한 탐욕으로 눈이 먼 사람들의 이야기인 오페라 가 우리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마녀들이 ‘난 내게 잘못한 사람의 배를 침몰시킬 거야.’ ‘나는 암초를, 북풍을 빌려 줄게’라는 가사의 합창이 나오는데 현실 속 재벌, 언론 등 권력에 눈먼 사람들로 보였다. 또한 작품 속에 ‘맥베드 부인’이 ‘맥베드’에게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속삭이며 조정하기도 하는 부분 역시 적나라하게 펼쳐진 요즘 우리 사회의 모습 같았다."
한편 이번 공연에서는 ‘맥베드’ 역에 바리톤 양준모와 김태현이, ‘맥베드 부인’ 역에 소프라노 오미선, 정주희가 각각 더블캐스팅 됐다. 또한 80여 명의 합창단원과 7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함께 웅장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으며 예매는 인터파크를 통해 가능하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기준서 (www.studiochoon.com)
2016.11.01 / 조회 4,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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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첫 연출 데뷔 고선웅 "공포는 털었다"
서울시오페라단 '맥베드'로 오페라 도전
연극 무대선 유명한 톱연출가
오페라 제안받았을 땐 고민
"연습할수록 연극과 같아
'덜 지루한' 무대가 1차 목표"
11월 24~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서‘고전 비틀기, 각색의 귀재’라고 평가받는 연출가 고선웅(오른쪽)이 처음으로 오페라에 도전한다. 고선웅은 “오페라를 하면서 가장 감동적인 게 성악가의 멋진 노래를 바로 앞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웃었다. 관객이 쉽게 감정에 이입하고, 좀더 자유롭게 해석할 여지를 남기는 연출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오페라 ‘맥베드’ 연습 중인 소프라노 정주희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오페라를 가끔 보다 보면 노래도 잘하고 음악도 훌륭한데 연극적 측면이 늘 아쉬웠다. 슬프면 슬프게 비통한 건 비통하게 표현하는 식이더라. 좀 다른 해석을 덧붙이면 탄탄한 드라마가 생겨날 텐데 생각에 머물던 시도를 해보고 싶은 거다. 굉장히 재밌을 것 같았고 내가 공헌할 수 있는 바가 있겠다 싶었다.” 연출가 고선웅(48·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이 오페라 무대에 정식 데뷔한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이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해 올리는 ‘맥베드’를 진두지휘한다. 뮤지컬과 창극 등의 음악극을 각색·연출한 적은 있지만 오페라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선웅 연출(사진=국립극단).연출 제안은 올초에 최종 수락했다.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새집을 지을 가능성이 큰 연극장르와 달리 대본·음악 모두 내 것이 아닌 남의 것으로 작업해야 하는 오페라의 한계 때문이었다. 동시에 ‘오페라는 지루하다’란 통념을 깨부수고 싶다는 배짱도 생기더란다. 마침 작품도 셰익스피어 원작에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1813~1901)가 음악을 붙인 ‘맥베드’. 2010년 동명원작을 재해석한 연극 ‘칼로막베스’를 작업한 바 있어 용기를 냈다고 했다. 고 연출은 “‘칼로막베스’ 초연 당시 ‘맥베스’를 일곱 권 정도 보고 연구분석을 했다. 원어 강의도 들었다. 잘 녹여내는 게 숙제다. 캐릭터 분석·동선·텍스트의 상황을 통해 인물의 심리를 설득력 있게 만들어가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며 “좀 다르게 가지만 베르디가 말하고자 하는 본질은 같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고선웅 식 위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 거 없다. 오페라를 많이 해봤다면 조금 더 배짱 있는 장면도 만들어보고 할텐데 파격을 주기에는 아직 초년병이니까. 선방하자는 마음이 크다. 하하.” △고선웅 표 맥베드 연습실 엿보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연습동. 서울시오페라단이 오는 11월 24∼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릴 베르디의 ‘맥베드’ 연습이 한창이었다. 3년6개월만에 클래식에 복귀하는 지휘자 구자범(사진=세종문화회관).오페라 ‘맥베드’는 서울시오페라단에서 1997년 국내 초연한 뒤 2008년 국립오페라단 등에서 공연한 바 있다. 고난도 기량을 요구하는 성악곡, 대규모 편성의 합창, 장면 전환이 많아 자주 공연하지 못하다가 20년 만에 다시 올리는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맥베드 역에 양준모·김태현, 맥베드 부인 역에 오미선·정주희가 출연한다. 이날 고 연출은 맥베드 부인 역의 소프라노 오미선이 열창하며 연기를 펼칠 때마다 즉각 동선을 수정해나갔다. 손가락으로 가리켰을 뿐인데 바로 알아듣는 게 신기할 정도다. 고선웅은 “정말 열심히 하고 굉장히 잘한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연기자와는 차이가 있지만 연극적 상황을 주문하면 쉽게 흡수하더라. 사이좋게 하고 있다. 내 생각이다. 하하.” 3년 6개월 만에 클래식에 복귀하는 지휘자 구자범과의 호흡은 ‘신의 한 수’라고 할 만하다. 일각에선 두 사람 모두 예술가로서 개성이 뚜렷한 만큼 호흡을 우려하기도 한다. 고 연출은 “구자범 지휘자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시절 함께 시네마콘서트를 기획한 적이 있다. 당시 뜻이 잘 맞아 무척 즐겁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며 “이탈리아어도 모르고 악보도 겨우 읽는 수준인 만큼 음악적 조언을 많이 얻고 있다. 특히 작업하면서 서로 긴장감을 가지고 얘기를 나눌 수 있어 좋다. (작품이) 잘 나올 거 같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력자 역할에 집중할 것” 연극 좀 본다는 사람들은 다 아는 고선웅은 요즘 가장 ‘핫’한 극작가 겸 연출가다. ‘홍도’ ‘푸르른 날에’ ‘아리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한국인의 초상’ ‘곰의 아내’ ‘산허구리’ 등 손대는 작품마다 잇달아 히트시킨 톱 연출가로 그의 합류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고 연출이 소프라노 정주희에게 연기 주문을 하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부담을 갖고 싶진 않다. 작품을 잘 수습해서 같이 하는 사람들이 일단 행복해지는 게 우선이다. 관객은 ‘나름 재미있네’ 하는 정도면 되는 거 아닌가.” 고선웅의 1차 목표는 덜 지루한 오페라를 만드는 것. 그래서 음악과 상황에 잘 어울리는 극적 장면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고 연출은 “고선웅만이 할 수 있는 그런 거는 잘 모르겠다. 오페라에서 연출은 조력자다. 노래가 완성되고 성악가가 노래를 잘하면 그 힘으로 가는 건데 거기에 좀 더 드라마틱한 연출을 더하고, 노래에 정당성을 부여해 배우가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성악가가 감정이입을 쉽게 할 수 있는 모티브를 찾아내고 밀도 높은 미장센을 만들면 관객의 감동도 커질 것”이라고 봤다. 막상 연습해보니까 연극이든 오페라든 하면 할수록 ‘똑같구나’란 생각이 들더란다. 고 연출은 “오페라를 몇편이나 봤겠느냐마는 실험을 했든 정통을 했든 형식이 다를 뿐이지 다 비슷비슷하더라. 내게 가장 중요한 건 극적 밀도를 잘 풀어내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탐욕은 자멸을 초래한다는 맥베드가 주는 본래 이야기는 베르디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선웅 식으로 해결하는 터치는 있겠지만 이번 맥베드는 다르다라고 말할 건 전혀 없다.” 오페라 작업에 계속 도전할 생각이냐는 물음에는 단박에 “네. 해야죠”라고 답한다. “그런데 뺨 맞고 하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생각하고 싶지 않다. (웃음) 어쨌든 이제 공포는 없다. 연출에게 가장 어려운 산이 그 공포를 털어내는 일인데 고개는 넘은 셈이다. 하하.”▶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0.27 / 조회 5,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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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 연출작 <홍도> 내달 11일 ‘마지막 공연’
고선웅의 연출작 화류비련극 가 오는 11월 11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단 하루를 위한 공연을 펼친다.
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대표 레퍼토리로, 비극적인 기생 홍도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특히 고선웅 연출이 과장된 신파연극 특유의 화법을 배제하고, 현대인의 정서에 맞게 새롭게 탈바꿈시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는 지난 해에 이어 다양한 매체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배우 예지원이 다시 한 번 홍도 역을 맡아 마방진의 배우들과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한편, 극공작소 마방진은 “이번 무대를 마지막으로 작품의 업그레이드와 신규 레퍼토리 개발을 위해 화류비련극 ‘홍도’의 서울 공연계획은 몇 년간 없을 것”이라며 “이번 공연이 를 만날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는 오는 11월 11일 오후 3시와 7시, 두 차례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며,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페이토피아 제공
2016.10.19 / 조회 3,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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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지금' 묻는 연극 3편…현재 마주하다
'산허구리'…1930년대 어촌 배경
처절한 생존기로 사회모순 그려
'김정욱들'…쌍용차 해고자 고백
인터뷰기사 토대로 재구성해
'함익'…한국배경 21세기판 '햄릿'
복수보다 현대인 어긋난 내면 초점김영란법·헬조선·흙수저금수저·검열·폭력, 부패·비리·불신·갈등. 한국사회의 아픈 이면을 명징하게 포착한 연극 세 편을 모았다. 셰익스피어 원전의 행간을 파고든 ‘함익’(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과 1930년대 어촌마을의 비극을 들춰낸 ‘산허구리’, 70m 굴뚝 위 89일간의 사투를 그린 ‘김정욱들’(사진=세종문화회관·국립극단·차이무).[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누나야. 왜 우리는 밤낮 울고불고 살아야 한다든? 왜 그런지를 난 생각해볼 테야. 긴긴밤 개에서 조개 잡으며, 긴긴낮 신작로 오가는 길에 생각해볼 테야”(‘산허구리’). “8시간의 긴 인터뷰 뒤 미안하다는 그의 말뜻을 알 것 같았습니다. 그의 미안하단 말은 ‘함께 살자’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김정욱들이 우리에게 말합니다. 미안합니다(함께삽시다)라고”(‘김정욱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은 문제도 아니야. 살아 있는 것으로 살 것인가 죽어 있는 것으로 살 것인가 그게 진짜 문제야”(‘함익’). 되풀이되는 현대사의 비극을 통해 지금 여기 우리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끄집어낸 연극 세 편이 동시에 무대에 올랐다. 1930년대 어촌의 비극을 다룬 연극 ‘산허구리’(고선웅 연출)와 실제 인터뷰를 토대로 대본을 쓴 극단 차이무의 신작 ‘김정욱들’(민복기 연출), 햄릿을 재창작해 현대인의 내면을 파고든 ‘함익’(김광보 연출)이다. 세 작품 모두 보통 사람의 상처로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굵직한 문제의식을 엮어내 올해의 수작이라 할 만하다. ‘산허구리’의 고선웅 연출은 “극 중 셋째아들 석이가 어린 자아지만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겠다’고 한 깨달음 같은 게 좋아 연출을 맡았다”며 “다만 생각을 넘는 어떤 구체적인 실천이 없더라. 과연 그다음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으면 싶더라. 물질로는 풍요롭지만 내면의 결핍을 가진 오늘날 관객에게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고 귀띔했다. ◇고선웅표 첫 사실주의극 현실 관통하다…‘산허구리’고선웅 연출.1930년대 어촌의 생활상과 비극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했다. ‘각색의 귀재’로 통하는 고선웅(48) 연출이 프로 무대 처음으로 사실주의 연극에 도전한 ‘산허구리’(10월 31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다. 그동안 공연한 적이 없던 작품을 국립극단의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를 통해 살려냈다. 김윤철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근대 천재 희곡작가들이 남긴 연극유산이 많은데 너무 오랫동안 돌보지 않았다”며 “산허구리는 극적 상황의 전개나 대사, 성격창조 등 여러 면에서 뛰어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산허구리’는 1930~1940년대 한국 연극계에 큰 족적을 남긴 극작가 함세덕(1915~1950)의 초기작. 함 작가가 21살이 되던 1936년 ‘조선문학’을 통해 발표했지만 월북작가란 한계 때문에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 일제강점기 삶의 터전이자 처절한 생존공간이던 서해안 어촌마을에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의 모순을 그린 작품은 원작에 살을 붙여 추가한 장면(실성한 어머니와 둘째 아들 복조의 재회)에 방점을 찍었다. 김 감독은 고 연출을 감성연출가라고 부르며 “40년 넘게 연극을 해왔지만 연출가가 꺼억꺼억 우는 건 처음 봤다.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려는 세계에 대한 철저한 믿음, 인물이 겪는 고통을 실제처럼 느끼는 마음이 고선웅 연극의 힘”이라고 말했다. 당시 사회의 모순을 생생하게 꺼내놓은 연출력 덕에 작품은 시대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 지금의 이야기이자 내 주변,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읽힌다. 1930년대 어촌을 재현한 무대가 백미. 한 가정에 닥친 비극을 손질하지 않은 초가로 형상화했다. ◇쌍용차 해고자의 고백…‘김정욱들’연극 ‘김정욱들’의 한 장면.70m 굴뚝 위 89일. 쌍용차 해고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김정욱들’(10월 23일까지 아트원씨어터 3관)은 ‘미안하다’ ‘함께 살자’를 쉼없이 되뇌게 하는 극이다. 2014년 12월 13일 김정욱·이창근 씨는 ‘쌍용차 해고 희생자 26명의 명예회복과 187명의 복직’을 요구하며 평택 쌍용차공장 내 굴뚝 위에 올랐다. 김씨는 89일 만인 2015년 3월 11일, 이씨는 101일 만인 3월 23일 굴뚝에서 내려왔다. 작품은 사회의 안전망 밖으로 밀려난 김정욱들의 이야기다. 김씨와 이재훈 한겨레 기자의 인터뷰 기사를 기초로 민복기 극단 차이무 대표가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우리가 몰랐던 쌍용차 해고자의 상처, 6년간의 농성이야기가 갈무리 없이 펼쳐진다. 실제 경험한 것처럼 담백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차이무식 연기가 힘을 더한다. 배우 오용·송재룡·이중옥·공상아 등 8명이 ‘김정욱은 평범한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빠, 그저 보통사람이었다며 누구나 김정욱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담하게 전한다. 민복기 연출은 “주변인으로서 지켜보는 미안한 마음이 작품으로 나온 것 같다”며 “우리 모두가 김정욱들이란 것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잘 헤쳐나가고 있는 배우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복수 대신 개인의 심리 좇다…‘함익’ 연극 ‘함익’의 한 장면.고전의 가치는 역시 새로운 해석에서 온다. 과연 ‘지금 여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자 답이다. 서울시극단의 ‘함익’(10월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은 400년 전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21세기 대한민국으로 가져와 ‘우리’의 이야기로 풀어낸다. 주인공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꿨다. 아버지와 새엄마가 친엄마를 살해했다고 믿는 연극영화과 교수 함익이 학생들과 ‘햄릿’을 만들며 겪는 심리를 좇는다. ‘함익’이 포착한 것은 복수보다는 개인의 내면. 재벌가·낙하산 교수 등 치열한 탐문이 극작가 김은성의 시대를 꼬집는 차진 대사와 맞물리며 현대인의 어긋난 내면을 근사하면서도 고독하게 묘사한다. 배우들의 호연도 빛난다. 함익 역의 최나라는 캐릭터를 섬세하게 다루며 시대의 자화상을 선명하게 그려낸다. 함진 역의 이지연은 함익의 분신으로 재역할을 한다. 연우 역을 맡은 윤나무는 객원으로 왜 이 연극에 합류했는지를 증명해낸다. 연극 ‘산허구리’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연극 ‘함익’의 한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연극 ‘김정욱들’의 한 장면(사진=극단 차이무).▶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0.13 / 조회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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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와 베르디의 만남, 오페라 ‘맥베드’
서울시오페라단이 11월 24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페라 ‘맥베드’를 선보인다. 오페라 ‘맥베드’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했다. 작품은 베르디의 오페라다. 공연 관계자는 “베르디의 오페라는 국내에서 자주 공연되는데 오페라 ‘맥베드’는 자주 공연되지 않는다. 고난이도의 발성 테크닉과 음악적 기량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 장면 전환이 많아 무대를 올리는 데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출연자, 합창단, 오케스트라 단원, 스태프들은 약 300여명에 달한다. 지휘는 구자범이 맡는다. 그는 독일 하노버극장 등지에서 활동했다. 연출은 고선웅이다. 그는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변강쇠 점찍고 옹녀’, ‘칼로 막베스’, ‘푸르른 날에’ 등을 선보였다. 예술감독 이건용 단장은 “인간은 어떻게 악하게 되는가에 관한 이 시대의 성찰을 통렬한 음악과 예리한 연출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페라 ‘맥베드’는 11월 24일부터 2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_(좌)지휘 구자범, (우)연출 고선웅_세종문화회관 제공이수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8.23 / 조회 2,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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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인간의 삶은 동물보다 나은가"
숲에서 길을 잃은 소녀가 곰의 아이를 낳고, 곰의 아내가 되었다. 그러다 사냥꾼에게 발견되어 곰의 아이는 죽임을 당하고, 자신도 인간 세계로 끌려와 곰 남편과 이별을 맞았다.
그러다 그녀가 우연히 목숨을 구해준 남자는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셈이 되었고, “다시 살아난 게 좋은지도 모르겠으니 딱히 생명의 은인인 줄도 모르겠다.”고 한다. 이 남자와 함께 곰 남편을 찾으러 떠났다가 외려 남자의 아이를 가지게 되고, 같이 살다 보니 둘 사이에 아이가 셋이나 됐다. 하지만 남자는 여전히 여자를 이해할 수 없고, 여자는 여전히 곰의 습성을 잊을 수 없다.
고연옥 원작, 고선웅 각색/연출의 신작 줄거리다.
제5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妻)의 아내>를 원작으로 한 연극 는 작품 속에서 무엇이 ‘인간다운 삶’인지, 과연 인간의 삶이 짐승보다 나은 삶인지 끝없이 질문을 던진다.
‘자기 것을 지킬 때는 무섭지만, 아닐 때는 곰살가운’ 곰의 모습과 ‘짐승이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인간의 모습이 교차하고, 냄새와 흔적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떠난 곰의 행동과 상대방이 남긴 담배꽁초 하나까지도 모아두는 인간의 행동이 비교된다.
가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원작 과 이번 무대가 ‘인간다운 삶’이라는 동일한 질문에 대해 비슷한 듯 다른 시선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원작과 연극 간의 시선 차는 무한한 해석이 가능한 대본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변주되는지 비교 감상할 기회를 제공한다.
등을 집필한 극작가 고연옥은 에서 삼국유사 속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신화적 요소에 현실적인 무게를 더했다. 이를 통해 인간 내면 깊은 곳에 숨은 무의식과 원형성을 찾아내고자 했다.
한편 등 작품에서 고유의 색깔을 담는 고선웅 연출은 ‘회귀’라는 반복적 모티브와 함께 좀 더 대중이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직접적인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각색된 는 세로가 강조된 간결한 무대 디자인을 통해 극의 집중도를 높이고, 고선웅 연출작 특유의 과장된 연극투와 느릿한 동작이 가미됐다. 굿을 하는 장면에서 팝송이 흘러나오거나, 간이역에서 만난 친구가 기타를 튕기며 노래를 부르는 등 적재적소에 활용한 음악도 작품 속 묘미다.
연극 는 오는 7월 17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고연옥작가의 원작 희곡집은 제5회 벽산희곡상 수상 당시의 원제인 으로 발간된다.
글: 조경은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ejo@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6.07.05 / 조회 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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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예술센터 신작 '곰의 아내', 회귀를 통한 인간다운 삶
서울문화재단 남산 예술센터가 2016년 하반기 신작 ‘곰의 아내’를 발표했다.연극 ‘곰의 아내’는 2015년 제5회 벽산 희곡 상을 수상한 고연옥의 ‘妻(처)의 감각’이 원작이다. 원작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삼아 써내려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인간 내면에 숨어있는 무의식과 죽음, 자연, 갈등 등을 담고 있다. 작품은 ‘회귀’를 모티브로 삼았다. 곰의 새끼를 낳은 여자와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대비시켰다. 모티브가 된 ‘회귀’는 여자가 인간사회와 곰의 동굴을 오가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이는 짐승보다 나은 삶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된다. 공연 개막일에는 고연옥 작가의 희곡집이 발간된다. 연극 ‘곰의 아내’의 희곡집은 원제인 ‘妻(처)의 감각’으로 발간되며 극장 로비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7월 1일부터 판매한다. 또한, 연극 ‘곰의 아내’는 관객참여 프로그램인 극장투어를 시작한다. 극장투어 ‘어바웃스테이지(AboutStage)’는 7월 16일 12시부터 약 1시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연극 ‘곰의 아내’의 원작자인 고연옥은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칼집 속의 아버지’, ‘내 이름은 강’ 등을 집필했다. 연출은 고선웅이 맡았다. 고선웅 연출은 연극 ‘푸르른 날에’, ‘칼로막베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홍도’ 등을 연출했다. 그는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으로 지난해 동아연극상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올해의 연출가상을 받았다. 극 중 ‘곰의 아내’ 역은 배우 김호정이 맡았다. 이 외에도 안성헌, 최용민, 유병훈, 김명기, 김성현, 손고명, 강득종, 이지현이 출연한다. 연극 ‘곰의 아내’는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산 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6.21 / 조회 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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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고연옥 뭉쳤다…연극 '곰의 아내'
제5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무대화
남산예술센터·극공작소 마방진 공동제작
곰 vs 인간…삼국유사 신화 웅녀 모티브
7월 1~17일 남산예술센터 무대 올라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해 선보이는 연극 ‘곰의 아내’ 포스터(사진=서울문화재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지난해 ‘제 5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희곡 ‘곰의 아내’(원제 처(妻)의 감각)가 무대 위로 옮겨진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는 극공작소 마방진과 공동제작한 ‘곰의 아내’를 2016년 하반기 프로그램 첫 신작으로 오는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곰의 아내’는 극작가 고연옥(45)의 작품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써내려가 신화적·원형적 상상력과 차가운 현실 세계가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숲에서 길을 잃은 뒤 곰의 새끼를 낳고 살아온 한 여자와 치열한 현실 경쟁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인간인 ‘곰의 아내’가 사회에서 다시 곰의 동굴로 회귀하는 과정은 과연 ‘인간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각색과 연출은 고선웅(48·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 연출이 맡았다. ‘회귀’라는 반복적인 모티브를 찾아내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2011년 ‘푸르른 날에’ 초연 이후 지난해 동아연극상 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올해의 연출가상을 휩쓸었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르기까지 작품마다 반향과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는 스타 연출가다.작가 고연옥은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칼집 속의 아버지’, ‘내 이름은 강’ 등 최근 몇 년 동안 발표한 신작을 통해 우리의 삶과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하나의 틀로써 신화를 다루고 있다. 곰의 아내 역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2014)에서 말기암 투병 중인 아내 역을 맡아 호평 받았던 배우 김호정이 연기한다. 이외에 배우 안성헌, 최용민, 유병훈, 김명기, 김성현, 손고명, 강득종, 이지현이 출연해 각각 특색 있는 역할로 완성도 높은 초연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한편 벽산문화재단이 후원하는 ‘벽산희곡상’과 창작초연연극의 산실 남산예술센터의 만남은 지난 2012년 제1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878미터의 봄’(작 한현주·연출 류주연)을 시작으로 2013년 제2회 수상작 ‘아버지의 집’(작 김윤희·연출 박정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새로운 창작극 발견을 통해 극작가의 창작 활동과 공연을 지원해 희곡 분야 발전에 기여하는데 의의가 있다. 작품은 이음 출판사 ‘이음희곡선 시리즈’를 통해 원제로도 출간돼 극장 로비 및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7월 1일부터 판매한다.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예매사이트에서 예매 가능하다. 전석 3만원이며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 8000원. 02-758-2150.▶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6.21 / 조회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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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중견 연출가들이 2016년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
2016년도 3월 중순을 지나고 있다. 올해도 한국 사회는 사회, 문화, 정치 등 모든 면에서 끊임없이 요동치며 그 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화두를 던질 것이다.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이는 사회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이번 봄에는 연극 무대를 주목해보자. 공연계에서 오랫동안 서로 다른 시선으로 인간과 사회를 탐구해온 중견 연출가들이 이달 나란히 무대로 돌아온다. 박근형 극단 골목길 대표와 고선웅 극단 마방진 대표, 김광보 서울시극단 단장이 그들이다. 세 연출가들은 그간 꾸준히 극작 및 연출 작업을 해오면서 이제는 그 이름만으로도 무대에 눈이 쏠릴 만큼 관객들 사이에서 탄탄한 신뢰를 쌓아왔다. 그들이 2016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어릴 적 다방구를 하며 놀던 정겨운 마당과 가족을 뒤로 하고 ‘자살 특공대’라 불리는 카미카제 대원이 되어 출전하는 소년, 제대 이후의 삶이 막막해 탈영한 병장, 이라크에서 미군에게 식품을 배급하다 테러리스트에게 납치된 민간인, 서해에서 선박 침몰로 목숨을 잃은 해군…박근형 연출이 작/연출해 선보이는 신작 는 1945년 일본과 2015년 한국, 2004년 이라크와 2010년 한국의 서해를 오가며 다양한 군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등에서 소시민들의 삶의 음영을 선명히 드러냈던 박근형 연출이 새로운 이야기의 소재로 ‘군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근형 연출은 “국가 간 거래, 전쟁, 시스템 속에서 자의 또는 타의적으로 강요받는 군인들의 죽음은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들의 서사 위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그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고, 죽음의 순간에 섬광처럼 스치는 기억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실제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고통과 폭력에 노출된 군인들의 모습은 우리 또한 언제든지 그들이 될 수 있음을, 우리의 삶이 그들의 고통과 절대 무관하지 않음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이름 없이 어딘가에서 스러졌을 군인들의 추억과 웃음, 눈물을 진지한 성찰 끝에 복원해낸 박근형 연출의 무대는 그 자체로 타인의 삶과 고통을 존중하는 법을 알려주는 듯 하다. 한번쯤 삶을 깊이 성찰하게 만드는 이 무대를 놓치지 말자. 지난해 국립극단과 처음으로 손을 잡고 공연했던 으로 주요 연극상을 휩쓸었던 고선웅 연출은 다시 한번 국립극단과 선보이는 에서 제목 그대로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초상을 그린다. 연출과 배우들의 공동창작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이 연극은 성별도, 나이도 각기 다른 열 두 명의 배우들이 살아오며 직접 겪거나 주위에서 보고 들은 일들을 가공 없이 그대로 담아냈다. 객석으로 둘러싸인 무대에서는 나이도, 상황도, 고민도 제각기 다른 한국인들의 에피소드 27개가 펼쳐진다. “온 몸이 회색 빛 우울증으로 둘러싸인, 손대면 터질 것 같은” 10대, 그들에게 훈계하다가 얻어맞는 중년의 남성, 문자로 해고를 통보하는 상사, 취직과 결혼 등으로 경제계급이 달라지면서 멀어지는 친구 등의 모습이 고선웅 연출 특유의 과장과 해학이 어울린 몸짓으로 펼쳐지며 공감과 웃음을 자아낸다. 헬조선, 흙수저와 같은 말이 자주 쓰이는 요즘, 이 연극이 한국인의 암울한 초상만을 담아낸 것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고선웅 연출이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려는 것은 좌절이 아니다. 오히려 희망이다. “긍정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작품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쳐다보고, 그렇다면 이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같이 고민하는 작품”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 웃음과 외침으로 절묘하게 엮인 27개의 에피소드는 극이 진행될수록 차차 사람에 대한 연민과 애정, 그리고 희망을 향해 간다. 2016년, 과연 우리가 나아갈 희망의 방향은 어디인지 무대에서 만나보자. 오는 29일부터 4월 14일까지 무대에 올라가는 는 김광보 연출이 2002년 공연 이후 14년 만에 다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가 썼던 사극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스케일이 워낙 방대해 국내에서는 좀처럼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연극으로도 꼽힌다. 이 연극의 주인공은 헨리 4세의 아들 헨리 왕자, 그리고 그의 친구인 폴스타프다. 헨리 왕자는 허풍쟁이 폴스타프와 어울려 거리에서 온갖 기행을 벌이며 권력을 조롱하지만, 내심으로는 권력을 향한 강한 욕망을 품고 있다. 결국 아버지를 도와 반란군을 진압하고 왕위에 오른 그는 옛 친구였던 폴스타프를 비정하게 외면한다. 극의 초반부, 주위의 간언을 물리치고 자신의 경쟁자였던 신하를 반역자로 몰아 죽이는 헨리 4세의 모습은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이 대를 이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인간의 역사를 압축하고 있다. 최근 등에서 부조리한 사회의 일면을 매섭고도 유쾌하게 꼬집었던 김광보 연출은 가 “매우 시의적절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권력의 구조는 끊임없이 반복된다. 권력을 차지한 자들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온갖 권모술수와 음모를 꾸미고, 권력을 찬탈하려고 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모습들이 현 시대와 잘 맞고, 또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내용”이라는 것. 특히 이번 공연에는 오늘날의 시대를 반영하는 대사들이 좀 더 추가되었다고 하니, 오늘날 권력을 향한 욕망은 우리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무대에 비추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반추해보자.글/구성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6.03.14 / 조회 7,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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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더 스마트해지는데 나는 더 멍청해진다” 고선웅 신작 <한국인의 초상>을 엿보다
테트리스처럼 떨어지는 에피소드, 불편하지만 거울처럼 마주하는 우리의 민낯 몇 년 전인가, 엘지아트센터의 그 해 차년도 라인업을 소개하는 팜플렛에 유일하게 공연명도 없는 공연이 올라왔다. 아주 단출한 설명과 그저 “고선웅 연출의 신작”이라는 말이 공연명을 대신할 뿐이었다. ‘누군가의 신작’이 모두 어떤 기다림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고선웅의 신작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만으로 기다림과 기대감을 동시에 주었다. 그 외 다른 표현은 필요 없었다. 이제 공연계에서 고선웅 연출은 그런 존재가 되었다. 지난 2월 27일 토요일 오후 4시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의 연습실 특별공개가 있었다. 바로 그 ‘고선웅 연출의 신작’인데다 이번 작품 직전에 그가 각색 겸 연출한 이 2015년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비롯해 연극평론가협회에서 꼽은 최고의 연극으로 꼽혔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오던 터다. 도입부는 이게 뭔가 싶다. 연극이 아니라 현대무용이었나 싶을 만큼 배우들이 과하게 몸을 많이 썼고, (아마도) 10분 가량이 지나서야 첫 대사가 시작됐다. 물론 그 다음은 지루할 틈 없이 달리는 씬들의 릴레이가 펼쳐진다. 국립극단 연극 은 고선웅 연출과 배우들이 함께 공동창작 한 작품으로 신문기사에 나왔던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극화한 총 2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다. (에피소드가 마치 테트리스처럼 서로 다른 모양인데 아귀가 딱딱 맞게 이어진다) 비정규직, 생명경시, 일베, 성적 콤플렉스, 불륜 등 한국 사회의 사건 사고, 병폐가 유쾌하게(?) 펼쳐진다. 웃다가 어이없다 분노하다.. 복잡한 감정들을 유발하는 에피소드에 힘을 더하는 건 음악이다. Sade의 Smooth Operator, 랩퍼 루피 등 절묘한 선곡의 음악은 자칫 너무 심각하거나 무겁게 들어갈뻔한 관객들의 옷자락을 잡는 듯 했다. 연극 에서 핑크 플로이드의 Another brick in the Wall이 주는 강렬한 느낌을 떠올려 보면 이번 작품에서도 음악이 적재의 씬과 어울려 어떤 화학작용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졌다. 다음은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까 싶은 순간, 고선웅 연출이 ‘여기까지’를 외치며 마무리를 지었다. 이날 특별 시연은 대략 10여개의 에피소드가 속도감 있게 진행됐으며 (전체 연극의 절반이 채 안되는 분량) 리그에 올라간 투수와 감독이 사인을 주고 받듯 무대 위 배우들과 고선웅 연출이 소리 없이 디렉팅 사인을 주고 받았다. 은 연출과 배우가 공동창작 작업을 1월 18일 시작했고, 2월 15일 첫 대본이 나왔다. 이날 특별 시연은 대본 나온 후 2주가 지난 시점이었기에 이 정도 몰입도와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이 더욱 놀라웠다. 시연 후 사전신청을 통해 초대된 소수의 관객들과 고선웅 연출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열명정도 되는 관객들은 모두 20대로 보였다.) 주름(살도)없는 해맑은 표정과 반짝이는 스무개의 눈동자가 고선웅 연출을 바라봤고 고선웅 연출 역시 젊음은 아무 우환이 없어 보인다고 화답하며 오고 간 대화들이다. Q. 포스터에서 마이크 얼굴의 의미는 무엇이며, 이 핫핑크는 또 뭔가 고선웅 연출 (이하 고) 제목이 한국인의 초상인데, 초상이면 얼굴이 나와야 할텐데..,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마이크로 넣었는데, 이런 그림도 괜찮을 거 같았다. Q. 극이 끝나고 공연장을 나오는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했으면 좋겠나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 세상은 이렇게 지옥 같은데, 그럼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세상은 더 스마트해졌는데 나는 더 멍청해졌다” 끊임없는 정보로 가득하고 세상은 정말 더 스마트해졌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더 똑똑해졌는지는 모르겠다. Q. 가장 마음이 가는 캐릭터가 있는가 글쎄. 없다. 있어야 하나 Q. 근데 당신은 이런 시대에 연극을 왜 하는가(연극을 하는게) 재미있다. 연극은 짧은 시간 농축해서 어떤 사람들, 어떤 인생을 보여준다.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인생, 어떤 인물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으로 인해) 귀결되는 과정의, 농축된 상황에서 지혜를 배운다. 지혜와 통찰력을 배운다. (연극 속) 인물을 보면서 이렇게 살면 슬퍼지는구나. 이런 식으로. 지식이 아니라 지혜다. 지혜는 견뎌낼 수 있는 동력을 주는 것이다. 어찌 보면 연극을 한다는 건 우물 안에 있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우물 안에서 우주를 볼 수도 있다. 이 시대의 사람이 연극을 봐야 하는 이유도 동일하다. 은 미담보다는 추악한 얼굴들로 가득하다. 문제의식과 사회문제로 가득하다. 어떤 에피소드는 소름끼칠 정도다. 어떤 사람에게는 불쾌할 수도 불편할 수도 있겠다. (절반 가량 보았지만 확신한다. 미담은 단 한편도 없을거라고) 하지만 곧 수긍하리라. 싫지만 그게 우리의 민낯이니까. 정색하고 보지 않는다면 즐거울 수 있다. 그리고 극장 밖에서 생각하자.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 이날 시연에 보인 장면은 본 공연에서 바뀌거나 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30분정도 진행되었으며 녹취가 아닌 인상 기록이라 고선웅 연출이 이날 사용한 어휘와 차이가 있습니다. 글: 김선경(매거진 플레이디비 uncanny@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6.02.29 / 조회 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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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하고 흥미진진한 복수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연습현장
국립극단이 가을마당 네 번째 작품으로 준비한 연극 이 내달 개막을 앞두고 있다. 복수를 위해 20년을 기다린 한 필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국립극단과 고선웅 연출과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중국 4대 비극 중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는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춘추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중국 원나라 때의 작가 기군상이 연극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고선웅 연출이 이번에 직접 각색과 연출을 맡아 으로 탄생시켰다. 고 연출이 4~5년 전 처음 희곡을 접했을 당시 단번에 읽어 내려갔다고.“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도 지루하면 읽다가 마는데, 이건 한 번에 다 읽어 버릴 만큼 재미있었다. 그리고 구태의연한 극본처럼 공간이 어떻게 생겼고 하는 것도 없고 지문 자체가 아주 간결했다. 그렇지만 그 안에 드라마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만날 수 없었던 장대한 스케일을 가지고 있고,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는 현재성이 너무 강렬해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지난 28일, 기자가 방문한 서계동 국립극단 연습실에는 전체 배우들과 연출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하였다. 이날 선보인 1장부터 4장에 걸친 이야기는 조씨 가문의 비극의 시작과 이 안에서 한 아이를 살리고자 하는 귀인들의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펼쳐졌다.적수인 조순을 어떻게든 없애버리려는 권력에 눈이 먼 장군 도안고의 욕망은 날로 커지고, 가난한 시골 의원으로 일하며 늦은 나이에 아들을 얻은 정영은 기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도안고는 꾀를 내 조순과 조씨 일가를 없애고, 하나 남은 조순의 손자까지 제거하려 든다. 정영은 조씨 가문과의 신의를 지키고자 자신의 아들과 조순의 손자를 바꿔치기해 조씨 가문의 유일한 혈족 정발을 살린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정영의 처는 그럴 수 없다며 막아서지만, 정영의 굳은 결의를 끝내 막지는 못한다. 제 손으로 자신의 아이를 묻은 정영의 처는 아이를 뒤따라 세상을 하직한다. 정영과 정영의 처가 대립하는 모습은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과 배우들의 절절한 연기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장면이다. 장두이를 비롯한 중견 배우들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선보였으며, 특히 정영으로 분한 하성광은 한낱 평범한 사람에 지나지 않던 정영이 신의를 위해 자신의 것은 모두 포기하고 20년 간 복수의 씨앗을 기르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이번 공연은 유랑극단처럼 간단한 무대에 최소한의 도구를 이용하며, 검은 부채를 든 묵자가 등장해 인물의 퇴장과 소품의 이동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지금 관객이 연극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킬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고선웅 연출은 관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조씨고아의 이야기와 인물들에 푹 빠져서 쫓아오면 좋겠다. 내가 할 일은 그저 이야기를 쫓아가는 데 방해되는 것을 다듬는 역할이다.”공연은 내달 4일부터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10.30 / 조회 6,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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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고선웅 연출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무대 올린다
중국 원나라 시대의 연극 가 고선웅 연출의 손으로 다시 빚어져 이라는 이름으로 무대에 오른다. ‘동양의 ’이라 불리는 는 사마천의 에 수록된 춘추시대의 역사적 사건을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이 재구성한 작품으로, 중국에서는 2010년 천카이거 감독이 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한 바 있다. 그간 등에서 독특한 연극적 상상력으로 호평받아온 고선웅 연출이 이 작품을 어떻게 재해석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 연극의 이야기는 조씨 가문의 일족이 모두 죽임을 당한 뒤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삭의 아들 고아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자식까지 희생한 정영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정영은 고아를 성인으로 길러낸 후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는 도안고에게 복수를 행하는 인물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의 하성광이 정영으로 분하고, 의 이형훈이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 고아 역에 캐스팅됐다. 욕망을 향한 끝없는 집착을 드러내는 악역 도안고는 의 장두이가 연기하며, 조씨 가문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공손저구는 의 임홍식이 맡았다. 이와 함께 유순웅, 조연호, 이지현, 성노진, 장재호 등의 배우들이 무대를 풍성히 채울 예정이다. 고선웅 연출과 국립극단이 처음으로 손을 맞잡고 준비하는 이번 작품의 무대는 의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가 맡았다. 은 내달 4일부터 22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국립극단 제공
2015.10.20 / 조회 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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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테르’ 엄기준·조승우·규현 확정
15주년을 맞는 뮤지컬 ‘베르테르’에 배우 엄기준, 조승우, 규현이 캐스팅됐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올해 11월 15주년 공연을 앞두고 있다. 배우 엄기준, 조승우, 규현은 이번 공연에서 ‘베르테르’ 역을 맡았다. 배우 엄기준은 2002년부터 올해까지 다섯 시즌에 걸쳐 ‘베르테르’를 연기한다. 배우 조승우는 2002년 뮤지컬 ‘베르테르’ 공연 이후 13년 만에 컴백한다. 가수 슈퍼주니어의 멤버 규현은 올해 새로운 ‘베르테르’로 작품에 참여한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소설가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하다. 작품은 ‘베르테르’라는 젊은 청년의 고뇌와 열정적인 사람을 그린다. ‘베르테르’가 사랑했던 여인 ‘롯데’역은 배우 전미도와 이지혜가 열연한다. ‘롯데’의 약혼자 ‘알베르트’ 역에는 배우 이상현과 문종원이 캐스팅됐다. 이 작품은 2000년 초연된 이래로 총 9차례 재공연됐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배우 서영주, 엄기준, 조승우, 임태경, 박건형, 송창의, 김다현 등을 배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도쿄 아카사카 ACT 씨어터에서 공연되며 국제적으로 한국 창작 뮤지컬을 알렸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지난 15년간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실내악 오케스트라를 구성했다. 이번 공연은 기존의 실내악 오케스트라는 그대로 두고 현대적 감각을 더한 무대로 꾸몄다. 극본은 연출가 겸 극작가 고선웅이 맡았다. 그는 뮤지컬 ‘아리랑’과 연극 ‘홍도’를 연출했다. 작곡가 정민선, 연출가 조광화, 음악감독 구소영 등도 함께한다. 공연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 대해 “국내 최고의 창작진들과 무대를 압도하는 배우들이 모여 완성도 높고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뮤지컬 ‘베르테르’는 오는 11월 10일부터 2016년 1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허윤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5.09.03 / 조회 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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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주역 <암살>&<아리랑>] ① 한눈에 보는 격동의 시대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디자인: 정혜린(hyelin@interpark.com)
2015.08.10 / 조회 9,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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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주역 <암살>&<아리랑>] ② 암살 VS 아리랑 캐릭터 대전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격변의 바람이 몰아쳤던 일제강점기 한반도에는 목숨을 바쳐 항일투쟁에 나섰던 걸출한 인물들이 무수히 나타났다 사라졌고, 그들의 기막힌 삶과 운명은 그간 수많은 소설과 영화, 드라마에서 다뤄져 왔다. 당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과 뮤지컬 에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강렬한 카리스마와 매력, 개성을 갖춘 인물들이 등장한다. 서로 닮은 듯 하면서도 제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이 캐릭터들을 만나보자.비중은 크지 않지만, 영화 에서 조승우가 연기한 의열단 단원 김원봉은 안옥윤 일행의 암살 작전을 배후에서 지시하는 중요인물이다. 김원봉은 실제로 김구와 함께 당대 해외 독립투사들의 무장투쟁을 이끌었던 인물로, 조승우는 영화에서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존재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의 주인공인 송수익은 의 김원봉 못지 않은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가진 캐릭터로, 죽산면 일대에 살았던 독립군을 이끌고 만주로 건너가 항일투쟁을 진두지휘한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과 침착을 잃지 않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이지만, 독립운동과정에서 수없이 죽어나간 투사들을 떠올리며 “잊혀지겠죠. 미안합니다…”라고 애도하거나(김원봉) 옥중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떠올리며 눈물짓는(송수익) 모습은 그 안에 감춰둔 깊은 속정을 짐작하게 한다. 이청천 한군독립군 제3지대 저격수인 안옥윤은 친일파인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야 하는 비극적인 운명에도 불구하고 독립운동을 향한 굳은 의지를 굽히지 않는 여성이다. 목표물을 정확히 조준해 먼 거리에서도 암살 대상을 저격하는 솜씨나 해방을 기다리며 고난의 세월을 버텨온 고향사람들을 기억하는 따스한 마음은 그녀를 멋진 히로인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의 방수국은 비록 안옥윤과 같은 사격능력은 없지만, 아름답고 다정한 모습 뒤에 죽은 어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칼을 들고 나서는 결기를 지녔다는 데서 안옥윤 못지 않게 매력적인 여성캐릭터다. 태생도 성격도 다르지만, 여주인공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호하는 듬직한 남성미로 매력대결에 나선 인물들이다. 속을 알 수 없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피스톨은 상해의 한 커피숍에서 우연히 만난 안옥윤의 목에 스카프를 둘러주고 헤어진 후 염석진으로부터 그녀를 죽여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삼백 불만 주면 아무나 죽여준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안옥윤을 쫓으며 알게 된 그녀의 비극적인 운명에 묘한 동질감을 느끼고, 그녀를 일본군인들로부터 보호하며 겉으론 차갑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한 ‘츤데레’의 매력을 십분 발산한다. 의 첫 장면에서부터 순박한 얼굴로 “나는 수국이 사랑허제”라고 노래하던 차득보 역시 순결을 유린당한 수국의 곁을 떠나지 않고 그녀를 위해 복수를 감행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애잔한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날카로운 눈빛과 날렵한 몸, ‘어쩔 때는 선비 같고 어쩔 때는 깡패 같은’ 묘한 존재감을 가진 의 염석진은 한때 친일파 기업인 강인국의 암살작전을 최전방에서 수행하던 독립군이었으나, 지금은 독립군 행세를 하면서 뒤로는 일본군에게 정보를 팔아 넘기는 밀정이다. 의 양치성 역시 만주까지 송수익을 따라가 방물장사를 하면서 독립군을 추적하는 일제의 앞잡이다. 이들은 자신의 앞길을 방해하는 사람이라면 수년간 알고 지냈던 이웃이나 동료들까지도 서슴없이 죽이는 잔혹성에 있어서도 서로 뒤지지 않는 캐릭터다. 그러나 모진 고문 끝에 일본 경찰 앞에 무릎을 꿇는 염석진의 모습과 자신의 비천한 출생을 저주하는 양치성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분노와 함께 묘한 측은지심을 느끼게 한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신시컴퍼니, 쇼박스 제공
2015.08.10 / 조회 1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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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주역 <암살>&<아리랑>] ③ 의상디자이너 조상경
흥행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과 조정래의 동명 대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 . 요즘 영화계와 공연계 양쪽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두 편의 작품 속엔 의상디자이너 조상경이 있다. 등 다수의 영화에서 의상을 담당하며 이미 두 차례 대종상영화제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배우들과 캐릭터의 매력을 대단히 디테일하게 조화를 이뤄내는 디자이너로도 손꼽힌다. 철저한 고증과 미적 감각을 더해 '믿고 보는' 의상들을 만들어내는 그녀에게 민초들의 격변의 삶을 담아낸 '옷 이야기'를 들어보았다.Q. 뮤지컬 이 공연 중인 지금, 영화 이 줄줄이 개봉을 한다. 는 재작년에 했고 은 작년 봄에, 은 작년 8월부터 올 2월까지 했다. 물론 프리(사전작업)는 겹쳤지만 촬영 순서는 다 달랐다. 공교롭게 영화가 다 이번에 개봉이 된 거다. Q. 개막 전 에 대한 관심이 컸다. 그 관심에는 12권 분량의 책을 뮤지컬로 만드는 것에 대한 우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랬나? 난 몰랐다. (웃음) 어떤 데이터도 없고 편견도 없고 온전하게 만 본 거다. 대본도 되게 좋았고, 연습실에서 런쓰루 봤을 때 배우들이 육성으로 직접 하는걸 처음 봤는데, 그때 에너지가 되게 좋았다. 연출님과 큰 컨셉은 잡았지만 배우를 직접 보고 디자인을 하는 편이다. 워낙 배우들이 연습을 열심히, 집중도 높게 했다. 그때 이미 (윤)공주는 울면서 '꽃이여'를 하더라. 감정적인 것들이 정말 좋았다. 이 사람들의 음색들이며 앙상블들의 조화를 가지고 디자인 했고, 그림을 그리면서 예측한 대로 무대에서 보았다. Q. 그간 주로 영화 작업을 해왔다. 이번이 첫 뮤지컬 작업인가? 이런 대형 뮤지컬은 처음이다. 처음에 신시에서 연락이 왔을 때 "왜 저한테?" (웃음) 그간에도 공연 제안은 있었는데 같은 소극장 공연은 큰 부담이 없고, 동문들이 하기도 하니까 했는데 이런 큰 공연들은 되게 부담스러운 게 있다. 영화 현장은 굉장히 불규칙하고 변수가 너무 많아서 공연팀에 어떤 확답을 못 드리는 거다. 그 때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데 공연은 정해진 날에 막이 올라가야 하니까. 일의 메커니즘 자체가 너무 다르고, 그걸 내가 모르는 게 아니고. 그래서 영화와 공연을 병행하기가 사실 힘들다. 도 사실 하기 버거웠던 상황이긴 했는데 연출님이나 배우들도 되게 많이 도와주시고 배려해 주셔서 굉장히 감사하다. Q. 결정적으로 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창작 초연이라는 게 매력이 있었다. 가끔 공연을 보는데 번역극이 되게 많고, 배우한테 전혀 안 어울리는 가발과 옷을 입고 나올 때가 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런데 라이선스 때문에 그걸 못 건드린다고 하니, 그런 작업은 나에게 의미가 없는 거고, 뮤지컬 쪽 라이선스 공연들이 그런 방향으로 가면 재미도 없고. 근데 '아리랑'이라고 하니까, 약간 한국적이고, 난 한복도 좋아하고 창작극이고 이런데 관심이 있으니까 호감이 있었던 거다. Q. 같이 작업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작업 결정에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처음에 다 물어봤다. "신시는 어떤데야?", "고선웅 연출님은 어때?" (웃음) 근데 결국엔 직접 내가 만나서 판단한다. 그런데 어떤 단체든 오래하는 곳은 다 이유가 있다. 영화나 공연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기획사들이 있을 텐데 10년 이상 한 데는 이유가 있는 거거든. 그런 데는 믿을 만한 거다. 뮤지컬 중 송수익과 의병들Q. 보도자료에 실린 제작진 설명에 "첫 스텝 미팅에서 해박한 배경지식으로 연출에게 작품에 대해 먼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라고 나와 있더라. 용어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웃음) 일제시대 배경 영화로 미술감독을 했었으니까. 경성에 대해서 교수님들 만나고 다니면서 리서치를 다 했었다. 역시 일제시대 때 호랑이 사냥에 대한 이야기고 도 마찬가지고. 그 시대 영화를 몇 편 하면서 이미 리서치가 많이 되어 있는 상태고, 또 사극을 하면서 한복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고. 사실 영화는 그런 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정말 실제처럼 보여야 하는 걸 기본으로 깔고 가니까 공부하지 모르면 아무도 모른다. 처음엔 연출님도 그렇고 배우들도 당연히 모르고, 그러니까 용어 알려 드리고, (웃음) 그런 정도 가지고 그랬을 거라 생각을 한다. 공연은 훨씬 더 상징적으로, 표현적으로 갈 수 있는데 은 다른 공연 작업처럼 표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셔서 아마 연출님도 나를 콜하신 거라고 생각을 하고 나도 거기에 맞게 제안을 드린 거지, 특별하게 뭘 한 건 아니다. Q. 작업에 필요한 자료 조사는 어느 범위까지 하나. 작업하시는 분들 다 그러실 거라고 생각한다. 같은 경우는 조선시대를 다 훑어야 하는 거고, 한복 작업 처음 할 때는 우리나라 한복 다 뒤져야 되는 거고. 논문 보거나 박물관 가는 건 다들 하실 텐데 실제 인터뷰는 많이 안 하실 것 같다. 내가 다른 건 아마 장인들, 선생님들 만나고 학계에 계신 명예교수님들 만나는 거. 할 때는 북한 귀순용사 만나야 하고. (웃음) 무조건 내가 확인을 해야 하는, 그런 강박이 좀 있다. 변주를 하더라도 일단 알고 변주를 해야 하니까. 선생님들 만나서 확인 받고 '영화에서 이렇게 바뀌는데 영화니까 좀 봐 주세요' 이러기도 하고. (웃음) 그런데 찾아가면 선생님들이 다들 너무 좋아하신다. 되게 잘 도와주시고 논문이나 가지고 계신 물품들도 다 빌려주셔서 실제 촬영에 쓰기도 한다. 그런 분은 실제 자기 경험담을 얘기하시니까 사료를 보는 것보다 느낌이 다르고 훨씬 재미있다. Q. 과거에 대한 자료들이 많이 남아 있나? 일제 시대는 되게 많다. 요즘에는 또 더 많이 드러나 있고, 족보까지 다 캐니까. 사람들이 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Q. 왕, 의례 등 특별한 신분이나 행사에 대한 자료에 비해 당시 민초들에 대한 자료는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 않다. 특히 1930년대 배경에 대한 자료는 사진들이 엄청 많다. 1860년대부터 우리나라에 사진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사진이든 프랑스인들이 그린 삽화든.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 이렇게 일본 사람들이 기록한 한국 책도 많고. 일제시대 자료는 정말 많은데 요즘엔 인터넷으로 다 열람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감옥에 있던 사람들을 정리해 둔 사진들이 있다. 그 명부책도 인터넷으로 다 열람이 된다. 그걸 보고 있으면 기분이 되게 묘하다. 사람들 사연이 얼굴에 다 있지 않나. 또 입은 옷도 다 다르고. 작업할 때 새벽 내내 그걸 보는데, 정말 기분 묘해진다. Q. 의상 제작의 목표는 '재현'이었나? 그것보다 관객들에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으면, 하는 게 컸다. 공연을 많이 안 봐서, 창작극, 시대극들 이미지컷을 요즘 인터넷에 다 나와있으니 보니까 이게 '공연' 같은 거다. 그래서 은 기록사진들, 박수근의 그림 등이 레퍼런스가 됐다, 이를테면 질감적으로 다가오는 것들. 배우들의 에너지가 너무 좋은데, 이 배우들을 관객들에게 부담 없이 받아들여지게, 이 배우들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래서 의상은 배우를 받쳐주는 정도로만 생각한다. Q.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 말고도 배우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의 개성도 의상과 조화를 이뤄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연출님 처음 만났을 때 카이와 김우형이 되게 다르니 의상을 따로 가겠다고 했다. 3월에 포스터 촬영장에 배우들을 보려고 갔었는데, 그땐 배우들을 전혀 안 본 상태에서 옷만 가지고 갔었다. 그런데 카이 피팅할 때 되게 애먹었다. 이 친구가, 무대에서 보는 것과 달리 카메라로 가까이 찍으니 너무 어려 보이고 애기 같은 거다. (웃음) 같은 역할이지만 김우형과 신체 사이즈도 다르고 음색도 다르고. 그래서 둘 의상을 나눠 입자고 연출님께 말씀 드렸다. 컨셉 상 빨간색인데 빨간색이 안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그럼 색을 바꾼다. 아무리 역할에 요구되는 컨셉이 있다 해도, 그 역을 맡은 사람 이미지에 맞춰 가는 거다. 배우가 더 우선이라고 생각을 하니까. Q. 송수익의 의상도 인상적이었다. 바람에 날리는 옷자락이 선비 그 자체더라. (웃음) 송수익 옷은 공연 직전까지 되게 고민했다. 연상되는 이미지로 슬슬 갈 때가 있고, 보이는 게 있는데 수익이 같은 경우는 되게 헛갈리는 거다. 어떻게 하면 안재욱씨가 작아 보이는 것 같고, 또 범석씨는 뭔가 몸짓이 개그 느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웃음) 도대체 감을 못 잡겠고, 무대에 올라 극장에서 보고 결정한 거다. 그래서 안재욱씨가 초반엔 불안했을 거다. 왜 자꾸 옷이 바뀌나. (웃음) 그럴 때 배우한테 미안하다. Q. 에서는 옷이 의상으로 뿐만이 아니라 무대 장치로도 활용되고 있다. 엔딩의 수의는 최종 런쓰루 보면서 무대 박동우 선생님이 제안하신 거다. 무대에 옷이 걸려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어우, 멋질 것 같아요. 그러면 이런 거 해야 하나? 선생님, 이런 거 만들어 드릴까요?" 나는 또 오바하면서 그 자리에서 자료 찾아서 보여드리고. (웃음) 그런데 그런 것 보다는 가지고 있는 걸 빌려달라고 하셔서. (웃음) 난 도와드린 것 밖에 없다, 한복을 어떻게 걸어야 하는지 알려드리고. 보통 한복 전시회 할 때 거는 방법이 있고 옷이 보이는 형태가 있으니까. 그리고 그 시대에는 그냥 입던 옷을 상복으로 한다. 그 장면에서 위에 올라간 옷도 당시 민초들이 입던 일상 옷이다. Q. 과거 인터뷰들에선 영화나 공연을 위해 만들었던 의상들을 보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엔 보관한다. 그 때는 현대물 위주로 작업을 했고 또 내가 한 작업에 대해서 애착이 없는 것 때문에 그런 얘길 했던 거다. 그런데 쓰레기를 만드는 것도 안 좋은 것 같다. 낭비인 것도 같고. 그래서 요즘에 작업할 땐 천연 소재를 쓰려고 하는데 한복들도 다 그렇다. 또 한복이라는 옷은 다 뜯어서 다시 만들고 그러니까 애초에 그럴 수 있게 원단을 좀 더 좋은 걸 쓰는 거다. 내가 NGO처럼 막 그런 건 아니지만 (웃음) 작업할 때 그런 게 점점 중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같은 옷들이 귀하다. 시간은 훨씬 더 걸려도 제대로 만들어 놓는 게 필요하고. 되게 작은 차이가 그 결이 달라 보이게 느낄 수 있다고 믿는 쪽이라서 소재든 만드는 방식이든 조금 더 신경을 쓴다. 그러고 싶고 그래서 이제는 모아놓는 거다. 다른 방식으로도 쓰고 자료로도 쓰고. Q. 그간 작업한 의상들로 박물관을 세우거나 전시회를 하는 것도 좋겠다. 그럴 생각은 없다. 무대 의상은 배우가 입어줘야 존재 이유가 생기는 거고, 영화 의상은 카메라로 찍어줘야 그렇게 보여지는 거지, 옷 한 벌 바디에 걸쳐두고 보는 게 뭐가 재미있나. Q. 올해가 광복 70년이기도 하고, 요즘 1900년대 초반~중반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이 나오면서 그 시대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 다수의 작품을 통해 들여다 본 이 시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궁금하다. 그 시대엔 정말 굉장히 많은 사연들이 있고. 이를테면 에서 조승우가 연기했던 의열단 단장 김원봉에 대해서 이제 사람들이 알게 되기도 하고. 그들의 활약상들이 너무 드라마틱하니까 오히려 믿겨지지 않는 게 있다. 그런 거 보다 보면 처음엔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하고 어떤 자극도 되고 하다가, 그 시대에서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는 일을, 그 사람들이 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객관화가 되는 거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든다. 왜 우리는 반성하지 않는가. 영화나 공연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에 제일 못하는 게 반성과 속죄다. 그런 입장에서 작품을 하지 않는다.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도 되게 조심스러운 시대고,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이 작품을 해야 될 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인데, 가해자든 피해자든 속죄하는 캐릭터가 잘 없고, 반성하는 캐릭터의 모습이 안 나온다. 항상 단순한 처단까지만 가고. 그러니까 아직까지 친일파들이 떵떵거리면서 살면서 반성하지 않는 거고, 사과하지 않는 거고. 같은 민족 안에서도 마찬가지고. 만드는 입장에서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나는 보는데, 아무래도 상업영화, 기획영화에서는 한계가 있다.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성숙해져야 되지 않나, 그런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 보면서 개인적으로 나는 조금 더 반성해야겠다, (웃음) 사람들한테 실수하면 안되겠다, 그렇게 자극 받으면서 하는 거다. 역사 공부 하는 건 그런 것 같다. Q. 앞으로도 뮤지컬을 비롯한 공연 작업을 꾸준히 할 계획인가? 작품이 좋으면. (웃음) 원래 영화보다 공연을 더 좋아한다. 일정 때문에 못했던 거지, 첫 작업 시작도 공연 쪽이었고, 내가 무대미술과였는데 선생님들도 다 무대 하시는 분들이었다. 직접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하신 김현숙 선생님이신데 작품 초연 했을 때 그 의상들을 선생님 작업실에 가서 봤다. 그런 계기가 이 일을 하게 한 거고 무대 의상이 영화 쪽 보다 훨씬 좋다.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여지도 많고. 현실적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으니까. 지금도 동문인 박해성 연출이 하는 작품을 하기로 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8.10 / 조회 14,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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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가슴 찡한 여인의 순정…마방진 10주년 기념공연 <홍도> 개막
의 고선웅 연출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이 창단 10주년을 기념해 연극 를 무대에 올렸다. 마방진은 지난 4일 프레스콜을 열고 전막을 언론에 공개했다. 는 1930년대 청춘남녀의 사랑과 삶을 담은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오빠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기생이 된 홍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무대에서는 홍도 역을 맡은 예지원, 양영미를 비롯한 주조연 배우들이 번갈아 등장해 열연을 펼쳤다. 배우들은 계단식으로 꾸며진 단출한 흰색 무대에서 과장과 해학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극적으로 결혼허락을 받는 기생 홍도와 명문가의 자제 광호의 사랑, 그리고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끝없는 구박과 계략으로 억울한 상황에 처하는 홍도의 비극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지난 10년간 마방진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그 과정에서 나온 것이 였고, 는 내가 생각하는 연극성에 가장 가까운 작품이라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선택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고선웅 연출은 이같이 밝혔다. 마방진은 에 이어 또 다른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연극 을 무대에 올린다. “은 마방진 초창기 가장 연극에 열정적이었을 때 만든 작품”이라고 말한 고선웅 연출은 “앞으로도 쉽고 단순하지만 큰 울림이 있는 연극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왼쪽부터) 예지원, 고선웅, 양영미지난해 구리에서 처음 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대학로, 의정부를 거쳐 예술의전당에 입성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무대는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고선웅 연출은 이에 대해 “지난해보다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아졌고, 극장이 크다 보니 마지막 장면에서 슬픔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를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좋다.”며 “연극은 계속해서 재공연되고 재생산되며 관객을 만나야 배우들도 힘이 나고, 프로덕션도 발전할 수가 있다. 앞으로도 이 연극이 계속 메아리치고 널리 뻗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각기 출연소감을 전했다. “이 큰 무대를 내 목소리로 채운다는 것이 아직까지도 두렵다. 작년에 기대 이상으로 관객분들이 호응해주셔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는 예지원은 "홍도는 연약해 보이지만 내면은 씩씩하고 강인하며 무모한 면도 있는 여자다. 지금 이 시대도 많은 것을 짊어지고 살아내야 하는 시대라 홍도의 이야기가 현대 여성들에게 와 닿는 지점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를 통해 지난해 동아연극상에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양영미는 “요즘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극중 홍도가 가진 오빠에 대한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은 오늘날과 똑같다. 그래서 탄생한지 80년이 지난 이 고전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작품이 가진 의미를 설명했다. 마방진 10주년을 기념하는 는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되며, 스트레스에 묻혀 살다 스테인리스가 되어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은 이달 14부터 3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8.05 / 조회 6,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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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리랑> 대국민 이벤트, 2000명 초청한다.
조정래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 이 대국민 관람 초청 이벤트를 펼친다. 광복 70년을 맞아 한국 뮤지컬 사상 민간 대형 공연으로서는 최대 규모로 펼쳐지는 이번 초청 공연은 8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응모자 추첨을 통해 1인 2매씩 관람권을 증정, 약 2000명에게 관람 기회을 줄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광복 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후원으로 진행되는 본 행사는, 특히 10대부터 70대 이상까지 전 세대 관람을 독려하는 취지로 마련되었으며, 광복절인 8월 15일과 19일 저녁공연에 각각 490쌍(1인 2매)이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응모는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이며 자세한 응모 방법은 인터파크 티켓 예매 페이지와 신시컴퍼니 이벤트 페이지(http://iseensee.cafe24.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뽑히지 않은 모든 응모자에게는 전석 40% 할인쿠폰이 제공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07.30 / 조회 7,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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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애이불비, 그리고 사랑’ <아리랑> 고선웅 연출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애통하지만 카타르시스가 있는 ‘애이불비’의 정신을 에 담아내겠다고 한 고선웅 연출은 지난 16일 본공연에 들어간 무대를 통해 그 말을 증명했다. 조정래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일제 강점기 한민족의 고난의 역사를 담아낸 창작뮤지컬 에는 넘치는 비장미나 신파조의 울음이 없다. 그러나 관객들은 주인공들의 미소 어린 얼굴에서도, 덩실덩실 춤을 추는 몸짓에서도, 어깨동무를 하고 숨죽여 노래하는 ‘아리랑’에서도 진한 슬픔과 굳은 결의를 느낄 수 있다. 슬픔을 강요하지 않아도 넉넉히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이 탄생하기까지, 각색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수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지난 17일 공연장에서 만난 고선웅 연출은 전보다 다소 수척해 보였지만, 그 얼굴 한 켠에는 맑고 개운한 기운이 어려 있었다. 결국 그가 작품을 품어 말하고자 한 것이 ‘사랑’이어서일까.Q 처음부터 ‘이 작품 된다’고 생각했다고. 어떤 가능성을 보았나. 작품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서서히 느낌이 온다. 흩어진 파편 같은 것들이 뭉쳐서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렇게 동력이 생기고 나면 그 다음부터 저절로 굴러가거든. 그때부턴 누가 말리려고 해도 말리지 못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의 자체 동력이 생기더라. 그리고 ‘아리랑’이라는 것 자체가 한국 사람 안에 이미 다 존재하는 것 같다. 배우들 안에도 있고, 스텝들 안에도 있고. 그래서 내가 뭘 하지 않아도 다들 어느 순간 하나의 덩어리가 돼서 앞으로 나아가더라. 나는 그 중 한 명일 뿐이었다. 그래서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또 주변에서도 다들 그렇게 이야기했으니까. Q 예전에도 각색 작업을 여러 차례 해왔지만, 은 특히 더 어려웠을 것 같다. 당연히 더 어려웠다. 이나 등 예전에 각색했던 작품은 모두 한 권이고 인물관계도 공연에서 그대로 살려낼 수 있는 규모였으니까. 그런데 이 책은 일단 열 두 권에,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수없이 많은 인물들이 삼대에 걸쳐서 등장한다. 그걸 2시간 40분의 뮤지컬로 만드는 건 당연히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조정래라는 존재 자체가 문학계의 태산 아닌가. 그분의 을 뮤지컬로 담아낼 엄두를 내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일이었다. 일단 엄두를 내고 나니 먼저 선생님이라는 존재를 내려놓아야겠더라. Q 부담감을 내려놓게 된 계기가 있었나. 따로 계기가 있던 게 아니라, 그렇지 않고는 내가 극을 쓸 수가 없었다. 나를 계속 사로잡고 있는 강박과 공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굳게 들어서 그냥 어느 순간 다 내려놓고 내 식대로 가기로 했다. 인물들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원래는 송수익도 자기 처자식이 있지 않나. 그런데 그런 것에 얽매여버리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나중에 송수익이 만주에 가서 아내에게 편지를 보내고, 아들이 면회를 오는 그 모든 이야기를 담으려면 절대 극을 2시간 20분으로 압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만주로 같이 이동할 수 있는 사람(옥비)을 만든 것이고, 송수익은 그냥 젊은 사람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다. 옥비라는 인물은 판소리를 할 수 있는, 가장 아리랑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정서를 가진 인물이라서 넣었고. Q 일제시대를 어떤 시각으로 그릴 것인지를 특히 많이 고민했다고 했는데. 당시 일본은 자신들이 굉장히 문명화되어 있고, 우리는 미개한 민족이라고 봤기에 그렇게 침략해온 것이 아닌가. 조선을 근대화시키겠다는 미명을 내세워서 온 것이다. 그런데 내 관점에서는 우리나라가 어떤 원시성, 자연성을 갖고 있었던 데 반해 그들을 대표하는 것은 문명을 빙자한 야만성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제복을 멋있게 입고 도열해도 당시 우리 민족에게는 건달, 깡패로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극중 일본 군인들이 원숭이처럼 어기적 어기적 하며 걷게 만든 것이다. 그런 관점으로 풀고 싶었다. 지금 남아있는 많은 역사자료에서도 당시의 일본인들은 깔끔하게 제복을 차려 입은 사람들로, 우리는 남루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로 남아 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우리 민족은 그냥 농사만 짓던 순박하고 선량한 사람들이었던 거다. 그래서 극중 싸움 장면에서도 의병들이 들고 있는 나무나 농기구가 바로 무기가 되는 모습을 그리려 했다. 물론 실제 그런 것만 갖고서 일제와 싸울 수는 없었겠지만, 우리가 갖고 있던 있는 그대로의 자연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반대로 일본은 화려한 인공미로 표현해 대비를 주고자 했고. Q 하와이로 떠난 감골댁의 맏아들 방영근은 극중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인물이다. 그를 버리지 않고 등장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그 사람을 집어넣지 않으면 ‘아리랑’이 나올 수가 없다. 그 당시 먼 하와이로 이민 가서 고된 노동을 하며 살았던 동포들의 가슴 속에 있던 것이 ‘아리랑’이니까. 그래서 그들을 대표하는 인물이 꼭 한 명은 있어야 했다. 그래야 극중 이야기가 끝까지 흘러가는 동안 그 변화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사람의 그리움도 함께 표현할 수 있고. Q 각색하는 과정에서 특히 버리기 아쉬웠던 인물들을 꼽는다면. 건달 서무룡도 버리기 아쉬웠고, 친일파 백종두와 장덕풍의 캐릭터도 좋았다. 그런데 그 인물들이 캐릭터로서는 재미있지만 드라마를 끌고 가는 동력은 없어서 털었다. 조정래 선생님 입장에서 보시면 안 좋아하실 거다. 그렇지만 선생님이 소설에 쓰신, 독립운동가들이 지하에서 옥비의 노래를 듣는 장면이나 하와이에 있는 방영근의 동료가 죽었을 때 동포들이 함께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 등 읽으면서 가슴 속에서 뭔가 치밀어 올라왔던 부분은 다 살렸다. 선생님이 쓰신 대사도 많이 고치지 않고 살리려고 했다. Q 소설 이 1945년 해방까지 이어지는 데 반해, 뮤지컬 은 1920년대에 끝난다. 끝맺는 시점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그 이후의 이야기까지 담아낸다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이 없었고, 그러려면 극중 인물들이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야 했다. 서사적인 흐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일제시대에 우리 민족이 느꼈던 어떤 정서 같은 것을 덩어리로 담아내면 그게 ‘아리랑’이겠구나 싶었다. 극중 ‘사철가’를 집어넣은 것도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른 것을 표현하려고 한 것이다. 옥비가 송수익을 처음 만났던 꽃 같은 나이에서 시간이 많이 흐른 후의 감회를 전하려고 했다. Q 가사 없이 ‘아-‘로 이어지는 넘버 ‘아의 아리아’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그 상황을 글로 썼을 때 ‘아’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다른 노랫말로는 표현할 수가 없었다. 그 장면에서 수국이가 양치성이 밀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 않나. 자신은 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는데, 그가 자기 어머니를 죽인 원수라는 것을 알게 된 거다. 그걸 안 순간 수국이의 입에서는 ‘아…’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을 것 같다. 양치성도, 득보도, 불타버린 마을을 본 다른 사람들도 그 말밖에는 할 수 없었을 것이고. Q 가사에 김수영(풀), 이육사(절정), 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의 시구도 들어갔는데. 조정래 선생님의 이지만 결국 우리 모두의 ‘아리랑’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그러다 보니 우리 민족이 지나온 아픔과 투쟁을 연상케 하는 시구를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김수영 시인의 ‘풀’의 경우 해방 후 4.19와 관련된 시지만, 저항하는 우리 민초의 힘을 상징하지 않나. 이육사의 ‘절정’의 경우 만주로 간 독립투사들의 아픔을 대변하는 시이기 때문에 그대로 오마주로 가져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노랫말을 멋있게 쓸 수도 있지만 그건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관객 분들이 ‘아리랑’을 여러 각도에서 풀려고 했구나, 라는 생각으로 봐주시길 바랬다. Q 마지막 장면에서 죽었던 수국이와 득보, 일본군인이 모두 함께 ‘아리랑’을 부른다. 에서 그랬듯 이번에도 과거에 대한 화해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건가. 그렇다. 해방된 지 70년이 지났는데, 일본은 아직도 지리멸렬하게 사과를 안 하고 있다. 그런데 연극 안에서는 뭐든지 다 가능하지 않나. 극중 일본 군인들이 죽으면서 고개를 숙이는데, 그들이 우리에게 사과하라는 뜻으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밀정이었던 양치성도 독립운동을 한 송수익에게 고개를 숙이고, 일본군인에게 유린당했던 옥비는 ‘일본 만세!’를 외치며 고개를 뒤로 젖혀서 죽은 일본장교의 머리를 앞으로 숙여준다. 사과를 하라는 뜻이다. 그 후에 ‘아리랑’이 나오면서 그들이 다 살아나고, 일본군인들이 죽은 득보와 수국이를 위해 상여를 멘다. 너희가 묶은 매듭이니 너희가 풀라는 결자해지의 뜻에서 그렇게 만들었고, 그게 연극적인 관용이다. 모든 경계와 구분, 갈등을 한방에 무화시키는 ‘아리랑’의 힘을 보여주면서 극을 끝맺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Q 작년에 로 처음 창극에 도전했다. 그 경험이 을 하는 데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많은 도움이 됐다. 우선은 우리 소리와 친해졌고, 그래서 극본을 쓰면서도 국악 작업과 잘 어우러질 수 있었다. 김성녀 선생님과 이소연씨도 만날 수 있었고. 이번에 을 하면서 깨달았는데, 그동안 내가 했던 모든 작업들이 다 이 작품을 향해서 조금씩 나를 이끌어온 것 같다. 뿐 아니라 나 우리 마방진에서 했던 작품들 하나하나가 조금씩 다 훈련이 돼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Q 운명 같은 느낌이 들겠다. 그렇지. 같은 작품만 생각해봐도 당시 그 작품을 하기 위해 2년 가까이 극중 역사와 시대상을 파고들었는데,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이번에 “호란 때도 임란 때도 살어남었으니께” 같은 대사가 나올 수 있었다. 우주가 나한테 그렇게 공부를 시킨 것 같다. Q 대학(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가서 처음 연극을 했다고 알고 있다. 그 전부터 이야기나 예술에 대한 꿈이 있었던 건가. 그건 아니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는 연극을 한 편도 안 봤다. 그냥 TV를 보니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분들이 그렇게 재미있어 보였다. 그래서 원래는 연극영화과를 가려고 하다가 신문방송학과도 비슷한 줄 알고 들어갔던 건데, 전혀 다르더라(웃음). 욕심이 많아서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동아리 여섯 개에 들어갔다. 행글라이더, 클래식기타, 연극 등. 근데 하다 보니 그걸 다 하는 게 불가능하겠더라. 그래서 하나 남겨둔 게 연극이었고, 그 때 연극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극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지. Q 졸업하고 나서는 잠시 직장생활도 했다고. 몇 달 다니다 잘렸다(웃음). 광고회사였는데, 사실은 회사에 들어간 것도 돈 벌려고 들어간 게 아니라 글 때문이었다. 글을 쓰려고 컴퓨터를 한 대 샀는데 그걸 변제할 능력이 없어서 들어간 거다. 연극에 대한 열망은 계속 있었기 때문에 회사를 나온 후 극단에 들어갔다. 연극 한 편을 연출해주는 조건으로 백 만원을 받기로 한 일이 있었거든. 처음엔 한 달만 작업하면 된다고 했는데 길어져서 결국 거기 눌러 앉게 된 거다. Q 예술가로서의 주된 가치관, 감수성이 형성되기까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무엇인가. 고등학교 때 크리슈나무르티라는 사람의 철학 책을 많이 읽었다. 안병호의 에세이집도 좋아했고. 인생을 잘 사는 지혜나 철학에 대한 책을 좋아했다. 시를 쓰면서 잠시 염세주의에도 빠져봤고. 뭘 해봐도 ‘그래서 뭐?’라는 질문이 남더라. 만약 출세하고 성공을 했다 해도 ‘그래서 뭐?’를 생각해보면 인생이 허망한 것 같더라. 그 이후 극단과 작업을 하면서 ‘사랑’이라는 것이 내 심장에 한 번 들어온 일이 있었다. 그때부터 철도 좀 들었고, 사랑 없이는 연극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옛날에는 연극을 할 때 ‘잘’하려고 했다면, 사랑을 깨닫고 나서는 잘하는 것보다 내가 안 틀리고, 다른 사람들과 전체 중의 하나로서 잘 어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랑을 생각하니까 아집도 없어지고, 좋은 생각도 많이 떠오른다. 지금도 어떤 연극을 보면 그 작품에 사랑이 있었는지 아닌지가 보인다. 작가의 마음이 착한지 아닌지, 연출가에게 공명심이 있는지 없는지도 다 보인다. 뽐내려고 하는 작품들, 돈을 벌려는 의도가 다분히 담긴 것들은 느낌만으로도 다 안다. 나는 지금 그런 공명심 같은 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냥 안 틀리고 잘 하는 게 중요하다. 때도 그랬고 때도 그랬고, 도 마찬가지다. Q ‘아리랑’의 정신에도 ‘사랑’이 있는 건가. 그렇다. 사랑해야지. 사랑을 하지 않고는 인간이 살 수 없는 것 같다. 미워하고 증오하며 살면 너무 힘들다. 의 경우에도 광주민주화운동으부터 30년이 지났는데 계속 미워하고 원망하면 어떻게 살겠나, 하는 생각에서 그렇게 만든 것이다. 어떻게든 용서하고, 사죄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이뤄져야 사람같이 살 수 있다. 미움을 품으면 미움을 품은 자신도 미워지고, 반대로 사랑을 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다고 내가 매일같이 사랑하면서 사는 건 아니지만(웃음) 연극하면서 누구를 크게 미워할 일이 생기지는 않더라. Q 올해로 극단 마방진을 창단한지 10년이 됐다. 10주년을 기념해 공연도 앞두고 있는데, 감회가 어떤가. 원래 10주년을 맞아서 몇 작품 이어서 쭉 해보려고 했는데, 대관이 잘 안 됐다. 근데 공연을 하려는 데는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그간 새로 뽑은 단원들도 있고, 그들과 재미있게 공연을 한 번 해보려는 거다. 10년이 됐다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건 없는 것 같다. 그냥 해왔던 대로 하는 거지. 사실 10년 됐다고 자랑스러운 것 보단 좀 창피하다. 20년된 극단들도 엄청 많으니까. 그냥 우리끼리 자축하는 느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싶다. 내가 아무리 바빠도 극단은 운영을 해야 한다. 그래서 작품을 계속 하는 거다. 내가 다작을 하고 싶어서, 욕심이 많고 오지랖이 넓어서 하는 게 아니라 단원들이 계속 공연을 해야 하니까 몸이 좀 힘들어도 하는 거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7.27 / 조회 9,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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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무대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동, <아리랑>
뮤지컬 의 프리뷰공연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5일, 객석 여기저기에 코를 훌쩍이거나 눈물을 닦는 관객들이 보였다. 커튼콜에선 자리에서 일어난 관객들이 배우들과 함께 ‘아리랑’을 부르는 광경도 펼쳐졌다. 조정래 대하소설의 뮤지컬화, 50억의 제작비 등의 이슈로 개막 전부터 공연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셈이다. 장장 12권에 달하는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탄생된 뮤지컬 은 한일합방 직전, 빚 때문에 단돈 20원을 받고 맏아들을 하와이로 떠나 보낸 감골댁 가족과 독립운동에 나선 양반 송수익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1부에선 친일세력의 폭압으로 삶도 사랑도 무참히 짓이겨진 주인공들이 고향 땅을 뒤로 하고 만주로 떠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진다. 원작에서는 30여년에 걸친 본격적인 항일투쟁이 막 펼쳐질 무렵, 서곡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2막에서는 먼 타국에서 관동군의 탄압에 쫓기면서도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북 김제에서 출발해 하와이와 만주, 일본과 러시아 등 드넓은 공간을 배경으로 500여명이 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원작을 두 시간 반 가량의 뮤지컬로 각색하는 일은 매우 막막한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 부담감을 내려놓기가 가장 힘들었다는 고선웅 연출은 그러나 소설 을 고선웅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는 뮤지컬로 무리 없이 재탄생시켰다. 압축과 재편성을 거친 이야기 속에는 일제의 탄압에 짓밟힌 우리 민족의 순수와 사랑, 일제의 비정과 폭력, 지난한 독립운동의 과정이 모두 담겼다. 프리뷰공연 초반에 다소 과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LEC 스크린은 그새 강약을 조절했는지 튀는 부분 없이 극의 진행을 도왔다. 미선소에서 일하던 수국이 유린당하는 장면에서는 쌀가마니가 터지고 수국 꽃잎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영상이 슬픔을 더했고, 모든 등장인물이 만주로 떠나는 1막 마지막 장면에서는 천장에서 내려오는 선로와 스크린에 휘날리는 눈발, 객석 한쪽 벽을 가르듯 질러오는 조명이 어우러져 고향을 등진 주인공들의 비통한 심정과 굳은 결의를 극대화했다. 극의 흐름이 빠른데다 담긴 이야기가 많아 일부 관객들에게는 다소 복잡하고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를 상쇄하는 것은 그 자체로 깊고 진한 정서를 담은 음악이다. 첫 곡 ‘진달래와 사랑’을 시작으로 ‘탁탁’ ‘어떻게든’ ‘풀이 눕는다’ 등 여러 곡이 공연이 끝난 뒤에도 오랜 여운을 남긴다. 이육사, 김수영의 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넘버와 옥비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원 이소연이 선사하는 ‘사철가’등은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감동이다. 배우들은 누구 하나 기울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 특히 머슴이라는 출신에 한을 품고 밀정이 된 양치성 역으로 분한 김우형의 존재감이 강렬했다. 탄탄한 기량의 배우들로 꾸려진 앙상블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은 9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 DB
2015.07.20 / 조회 9,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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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아리랑>…무대를 가득 메운 ‘애이불비’의 정서
조정래 대하소설의 뮤지컬화, 50억의 제작비 등의 이슈로 개막 전부터 화제에 올랐던 뮤지컬 이 지난 15일 본공연의 막을 올렸다. 제작진은 본공연 이틀째인 지난 16일 프레스콜을 열고 작품의 주요 장면을 언론에 공개했다. 3년 간의 준비 끝에 첫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은 일제강점기부터 1920년대까지 전북 김제, 군산 일대와 만주를 배경으로 우리 민족의 항일 투쟁과 고난의 역사를 담았다. 등에서 특유의 재기발랄한 무대를 선보여온 고선웅이 각색/연출을 맡았고, 김대성 작곡가, 박동우 무대디자이너 등이 참여했다. 안재욱, 서범석을 비롯한 배우들은 이날 김제 죽산면에 대를 이어 살아온 남녀 주인공들이 서로를 향한 풋풋한 마음을 표현하는 ‘진달래와 사랑’을 시작으로 14개의 곡과 장면을 선보였다. 가난한 농민의 딸 수국과 득보, 양반 송수익과 소리꾼 옥비는 서로를 사모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일제 앞잡이들의 폭력으로 유린당한다. 1막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넘버 ‘어떻게든’은 항일 투쟁 끝에 만주로 터전을 옮기며 꼭 고향에 돌아오리라 다짐하는 주인공들의 심경을 표현했고,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낯선 타국에서 끈질기게 투쟁을 이어가는 이들의 비극이 펼쳐졌다. ‘탁탁’ ‘찬바람’ ‘진도 아리랑’ 등의 넘버와 배우들의 구성진 합창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고선웅 연출은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원작 은 12권 분량의 대하소설로, 한일합방 작전부터 해방까지 약 35년간 500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를 2시간 반 가량의 뮤지컬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것. 앞서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애이불비’의 정서를 그려내겠다.”고 밝힌 바 있는 고선웅 연출은 “광복 70주년이라는 데에 초점을 두기보다 한국인으로서 ‘아리랑’을 어떻게 떳떳하고 당당하게 그릴 것인지를 생각했고, 일제시대를 어떻게 봐야 할지를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세트와 소품을 비교적 적게 사용하는 대신 극 전반에 걸쳐 LEC스크린을 활용한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고선웅 연출은 “격조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다. 일반적 세트를 만들면 무대공간을 많이 잡아먹기 때문에 영상과 조명 위주로 모던한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온 몸에 멍과 부황 자국이 가득하다.”(서범석) “그 어떤 작품보다 겸손한 자세로 자부심을 갖고 임하고 있다.”(카이)며 입을 모아 이번 작품에 쏟고 있는 각별한 노력과 애정을 밝혔다. 서범석과 함께 지조 높은 양반 출신의 독립투사 송수익으로 분한 안재욱은 “양반이라는 역할이 가진 무게감 때문에 다른 배우들과 함께 웃고 울고 싶을 때 자제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연습 소감을 밝힌 뒤 “은 예전의 아픈 과거를 떠올려 속상하게 만들려는 작품도 아니고, 관객들을 계몽하려는 작품도 아니다. 지금 많이 힘들고 지쳐 있는 관객 분들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한 지점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우형과 카이는 머슴이라는 출신에 대한 한을 품고 일제의 앞잡이로 나서는 양치성을 연기한다. 김우형은 극중 나오는 전라도 사투리와 일본어에 대해 “배우들이 전라도 출신이 아니라서 다들 어려워했다. 그런데 연출님의 말대로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고 말하며 연습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전라도 말을 하고 있더라. 굉장히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감골댁으로 분한 김성녀, 소리꾼 옥비로 분한 이소연 등이 극중 펼치는 창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김성녀는 “작곡가가 서양음악과 국악의 틀이 서로 잘 어우러지도록 음악을 만들어줬다.”며 만족감을 표했고, 이소연은 “우리 소리가 가진 힘을 서양음악과 어떻게 조화시킬지를 고민했고, 우리 소리가 가진 힘이 그 모든 소리를 뚫고 잘 나오도록 표현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은 9월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이어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7.17 / 조회 7,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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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력보강훈련 ①] 아는 만큼 보인다 - <아리랑> 완독 도전기
어느새 한 해의 반이 지났다. 공연 마니아들에게 지금은 상반기에 관람했던 공연의 감동을 마음 한 켠에 고이 간직해두고 하반기 기대작들의 치열한 접전에 대비해야 할 시기다. 그래서 준비한 ‘덕력보강훈련’ 시리즈는 더 깊이 있고, 더 각별하며, 더 다채로운 공연 관람을 위한 지식·감성·체력 보강훈련법을 기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소개하는 자리다. 1편에서는 곧 개막하는 뮤지컬 을 더 깊이 즐기기 위해 원작소설 완독에 도전한 기자의 글을, 2편에서는 색다른 시선으로 공연을 보기 위해 전시회를 관람한 기자의 글을, 3편에서는 지속가능한 관극을 위한 운동법을 익혀본 기자의 글을 소개한다.▲ 완독 도전기 * 분량 - 권당 약 350페이지 / 총 약 4,000페이지 * 소요시간 - 권당 약 4시간 30분 / 총 약 54시간 * 난이도 - 중(후반부로 갈수록 역사적 사건에 대한 서술이 많아지면서 난이도가 다소 높아짐) * 작품 특징 - 1904년 러일전쟁 이후 1945년 광복까지 40년을 아우르는 시간 - 전북 김제에서 출발해 군산, 경성, 만주, 도쿄, 하와이, 러시아로 이어지는 방대한 공간 - 500명이 넘는 등장인물(언급되는 인물까지 포함) -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와 19금 수위를 넘나드는 화끈한 욕설 예) “좆겉은 놈, 수박 쪼개디끼 대갈통얼 두 짝으로 팍 쪼개부러야 허는디.” “염벙헐 놈이 붕알 떨어져라 허고 도망언 잘 가네.” * 줄거리 - 구한말, 동학농민혁명에 가담했던 남편이 병으로 죽은 뒤 감골댁은 그간 쌓인 빛을 갚기 위해 큰아들 방영근을 단돈 20원에 하와이 농장으로 떠나 보낸다. 감골댁 가족과 친가족처럼 지냈던 지삼출은 그 과정에서 빛을 독촉하는 사람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가 철도 공사장의 일꾼으로 끌려간다. 한일합방 직전의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아전 출신의 백종두, 보부상 출신의 장덕풍 등 기회주의자들은 재빨리 일본 세력에 영합해 돈을 불려나가고, 지조 높은 양반 송수익은 지삼출, 손판석, 방대근 등과 힘을 합쳐 독립운동에 나선다. 일제의 탄압이 극심해지면서 송수익 일당은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을 계속하고, 남은 이들은 날로 극심해지는 총독부의 수탈 때문에 온갖 고통을 당한다. 땅을 빼앗기고 가족을 잃은 채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도, 낯선 타국에서 추위에 떨며 목숨 걸고 싸우는 사람들에게도, 유일한 위로는 잠시나마 애환을 달래주는 민족의 노래 ‘아리랑’뿐이다. 일제 통치가 10년, 20년이 넘어가며 독립운동가들은 차츰 죽고 지치고 나이 들어가지만, 대를 이은 독립운동은 만주뿐 아니라 지리산 일대에서, 중국에서, 하와이에서, 러시아에서 끈질기게 이어진다. 이와 함께 친일파, 유학파 지식인, 신여성, 예술가 등 각계각층 사람들의 삶이 펼쳐진다. ▲ 뮤지컬 과 소설 한일합방 직전부터 해방까지 약 40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원작과 달리 뮤지컬 은 1920년대 말까지로 시간을 한정했다. 주요 등장인물은 독립운동에 나서는 의식 있는 양반 송수익과 친일파 밀정 양치성을 비롯해 열 여덟 명이며, 이는 수백 명에 달하는 원작의 등장인물을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한 결과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그만의 스타일로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신명이 어우러진 뮤지컬로 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나는 니를 사랑허제” 원작 속 러브라인은? 원작의 방대한 분량과 사건이 160분 간의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 자연히 인물들 사이의 관계도 달라졌다. 뮤지컬 에서 안재욱, 서범석이 맡은 송수익과 소리꾼 차옥비는 서로 사모하는 사이로 나오는데, 사실 원작에서 차옥비는 송수익의 둘째 아들 송가원과 사랑하는 사이다. 즉 송수익의 며느리뻘인 셈이다. 빼어난 인품과 덕망, 훤칠한 외모를 갖춘 송수익은 소설 속에서도 많은 여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여인들의 애타는 눈빛을 모른 체 하는 ‘철벽남’이자, 결혼한 지 30년 되는 해 고향에 두고 온 아내에게 만주산 호박반지를 보내는 순정남이다. 이창희·김병희가 맡은 차득보와 윤공주·임혜영이 연기하는 방수국의 러브라인도 원작과는 다르다. 차득보는 소설에서도 이뤄지지 못한 사랑으로 애달파하지만, 그가 사랑한 여인은 양반 신세호의 딸 하엽이다. 방수국의 운명은 소설 속에서와 대체로 비슷하다. 빼어난 미모 때문에 여러 남자들에게 유린당하는 방수국은 그러나 아름다운 외모뿐 아니라 가혹한 운명에 맞서 직접 칼을 빼 들고 독립운동에 나서는 강인한 면모를 갖고 있다. 엇갈리는 생과 사, 뮤지컬 그 뒷이야기는? 앞서 언급했듯 소설 의 등장인물은 수백 명에 달하는데,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그 중 매우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는다. 동네 당산나무에 묶여 총에 맞고, 고문당해 죽고, 탄광에 강제 징용돼 일하다가 수류탄에 맞아 폭사하는 그들의 삶은 우리네 조상들이 깊고 깊은 한과 슬픔을 담아 ‘아리랑’을 부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해준다. 당연히 뮤지컬 의 등장인물 중 상당수도 일본군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하거나 고문 끝에 옥사한다. 뮤지컬과 소설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러나 양쪽 모두 치열하게 펼쳐지는 이들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를 무대뿐 아니라 책으로도 만나볼 것을 권한다. 12권이라는 분량이 만만치는 않지만, 소설을 모두 읽고난 후 뮤지컬 무대에서 들려오는 ‘아리랑’은 말로 쉽게 표현할 수 없는 감동과 슬픔을 안겨줄 것이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5.07.06 / 조회 13,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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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선웅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 10주년, <홍도> <강철왕> 재공연
등 인상적인 작품들을 선보여온 극공작소 마방진이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극단 인기 레퍼토리 두 편을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작, 연출 등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창작뮤지컬 의 작, 연출 작업을 맡고 있는 고선웅이 2005년 창단한 극단이다. 첫 번째 작품은 지난해 초연한 화류비련극 다.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의 모습을 담은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순정과 의리를 지키는 기생 홍도를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는 무대다.올해 재공연에서는 지난해 를 통해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한 양영미를 비롯해 예지원 등 초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모든 배우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8월 6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두 번째 작품은 2008년 연습실을 개조한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이후 재공연을 거듭하며 '연극판 아이언맨'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다. 은 작품을 쓰고 연출한 고선웅이 광고 회사를 다닐 때 받았던 스트레스를 시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소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작품이다. '스트레스'와 '스테인레스'가 비슷한 발음인 것에서 착안,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빠져 사는 현대인의 고통을 스테인레스로 몸이 변해버린 주인공 왕기를 통해 유쾌하고 기발하게 풀어내고 있다. 남다른 상상력이 실현되는 무대 및 표현 방식과 함께 현대무용적인 요소가 다분한 배우들의 몸짓도 주목을 끈다. 속사포 같이 빠르고 리듬감 넘치는 대사들은 과거 공연 당시에도 큰 화제와 인기 몰이의 요소가 되었다. 8월 14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고선웅이 두 작품 대본을 모두 썼으며 이번 공연의 연출까지 함께 맡는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06.30 / 조회 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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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나지만 신명 나는 <아리랑>으로 만나다, 서범석 안재욱 김우형 카이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아리랑’이 창작뮤지컬로 새롭게 태어난다. 등 개성 있는 스타일을 가진 고선웅 연출이 원작을 새롭게 각색하여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이 오는 7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월요쇼케이스를 통해 3년의 준비 기간, 제작비 50억원이 투입된 이 마침내 그 첫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은 고선웅 연출이 강조한 ‘애이불비’ 정신에 아름다운 우리 가락, 우리 정서가 섬세하게 녹아 있는 모습이었다. 쇼케이스 시작 2시간 전, 리허설을 막 끝내고 온 의 주역, 서범석, 안재욱, 김우형, 카이를 만나 에 대해 물었다. Q 월요쇼케이스 리허설을 막 끝내고 왔다. 안재욱: 오늘처럼 음악이 있는 낭독회는 처음이다. 제작발표회, 기자간담회는 여러 번 해봤지만 이런 스타일은 처음이라 배우들도 하면서 새롭게 느껴지고 관객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김우형: 쇼케이스를 보시고 나면 이 어떤 분위기인지, 어떤 흐름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뉘앙스인지 느끼고 가실 수 있을 거다. 실제 공연에서 보시면 또 다른 느낌이겠지만 오늘 쇼케이스는 관객들과의 작은 소통이라고 생각한다.서범석: 그런데 결코 이게 다가 아니다. 쇼케이스는 최대한 절제해서 보여주려고 하는 연출님의 의도가 있다. (오늘 쇼케이스 공연은) 본 공연의 십 분의 일 정도 밖에 안된다. 여러 가지 동선들이 배제된 상태로 장면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짧은 연기와 노래만 하니까 관객들이 보시기에 “이게 뭐지”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접 본 공연에 와서 보시면 의문스러웠던 점이 해결될 거다.Q 에서 각자 맡은 역에 대해서 소개해달라.서범석: 송수익은 굉장한 부잣집에서 태어난 동네 유지인데, 나라를 잃은 아픔에 비탄함을 감추지 못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사재를 털어서 의병활동을 하게 된다. 또한 서당도 열어서 마을 사람들을 가르치기도 하는 등 여러 모로 의식이 깨어 있는 양반이다. 일단 이것이 겉으로 드러난 그의 모습이고, 그 액면 너머를 보면 송수익은 돈키호테적인 기질이 있다. 한마디로 약간의 똘끼가 있는 것 같다. 일본에 거침없이 맞서고 말도 자기 생각 그대로 내뱉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 안재욱: 송수익은 나라를 잃은 슬픔에 흔들릴 수 있는 민중의 심리를 잡아주고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 기댈 수 있는 기둥이며 지렛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인물이다. 이상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기존의 다른 작품들에서 볼 수 있었던 의협심이 강하고 꼭 주인공처럼 앞장서서 리더 역할을 보여준다기보다는 그 역시 속의 한 인물이자 여기에 등장하는 수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 김우형: 양치성은 홍보 문구에도 나와 있듯 암울했던 시대가 만들어낸 괴물이다. 콤플렉스 덩어리고, 피해의식의 어떤 상징이다. 그가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분명히 있다. 조선인 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앞잡이가 돼서 평생을 살다가 짓밟히고 핍박당하고 결국은 가엾은 인물이 돼버린다. 사실 우리 작품의 모든 인물이 짠하고 가여운데 치성이가 조금만 더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었다면 이렇게 괴물이 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연습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그렇지만 우리 작품에서는 충분히 악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이면에 그런 외로움과 쓸쓸함을 지니고 있지만 악역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해내야겠다는 생각이다. 카이: 캐릭터를 연구하며 양치성이란 인물이 ‘일본의 밀정 노릇을 하는 게 진짜 그의 목적이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의 성향 속에는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머슴으로 살았던 어릴 적 모습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던 아픔 등 여러 가지 애환과 분노, 시기, 질투, 미움 등 다양한 감정이 복합적으로 쌓여 있다. 그래서 그것이 일제라는 시대와 맞물려지면서 우형이가 이야기한 것처럼 난폭한 인물이 되어버렸다. 그런 분노 속에서 송수익과 대립관계를 형성하는 인물이다.고선웅 연출Q 기자간담회 때 제작진, 배우들이 ‘영광스럽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떤 의미에서 인가?서범석: 원작 12권짜리 아리랑을 토대로 고선웅 연출이 각색을 했다. 하지만 조정래 원작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일부러 책을 읽지도 않았다. 2권까지 읽다가 우리 대본이랑 다른 부분이 많아서 ‘이걸 읽다가는 자칫 여기(원작)에 빠질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해서 고선웅 연출이 해놓은 ‘대본만 믿고 가자’ 싶어서 원작을 읽다가 말았다. 영광스런 느낌들이 어디서 났는지 생각해보니 연출님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배우들이 너무 뛰어나고 그래서 같이 상승해서 누구 하나 모자람 없이 덩어리가 돼서 움직인다. 이 우리 민족 혼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심장 박동 수를 엄청 뛰게 한다. 그래서 연습 때마다 신명 난다.카이: 요즘 뮤지컬 시장이 굉장히 어렵다고 하는데 그 와중에 이렇게 훌륭한 창작뮤지컬이 시도되고 있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함께 모여서 우리나라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혼과 정서가 스며있다는 점에서 을 만났다는 것이 배우 인생에 있어 굉장히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안재욱: 조정래 선생의 원작 아리랑을 기반으로 각색을 한 거지, 조정래 선생의 ‘아리랑’이 있기 전에도 우리에게는 늘 아리랑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모두 아리랑을 알고 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관객들이나 배우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왕이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으로 무대에서 보여진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특별하다기보다는 당연하게 아주 당연히 갖고 있어야 되는 마음인 거다. 나중에 공연이 올라가면 참여하지 못한 다른 배우들이 아마 부러워하지 않을까 싶다. Q 고선웅 연출과는 이번이 첫 작업이다. 연극뿐 아니라 창극 작업을 통해 개성 있는 연출가로 인정받고 있다.서범석: 저는 선웅이 형과 작업을 한 번 해봤고 그가 연출한 연극을 거의 다 봤다. 연출 스타일 자체가 색깔이 있어서 좋다. 영화나 TV, 기존의 연극에서도 보지 못했던 ‘이게 연극이다’, ‘이게 무대다’라고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색깔이 있다. 그게 보는 이에게 재미를 준다. 그리고 배우들도 충분히 무대 위에서 놀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냉철한 분석으로 배우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카리스마가 있다. 그래서 믿고 갈 수 있다라는 점이 가장 크다.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선장으로써 확실히 그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배우들이 더 믿고 갈 수가 있다. 그리고 작품만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연출의 힘이 굉장히 뛰어나다. 앞으로 선웅이 형도 이 작품을 계기로 뮤지컬을 많이 하지 않을까 싶다.김우형: 이 작품은 고선웅 연출이 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함께 작업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반했다. (웃음) 전라도 말로 깡다구라고 하는데 연출님이 굉장히 강단이 있다.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엄청 유연하시다. 연습을 진두지휘하는 스타일이 내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그가 시키는 대로 모든 걸 맡겼다.안재욱: 요즘 어디 가나 늘 하는 이야기가 고선웅이 곧 아리랑이란 이야기다. 고선웅을 보면 아리랑 덩어리 같다. (웃음) 다른 배우나 스텝들도 함께 그 덩어리가 커지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연출님만큼 다가가지 못한 것 같다. 지금은 거의 꽉 채워 가고 있는 단계이다. 자기가 대본을 쓰고 연기도 하고, 연출도 하는 정도의 사람이면 굉장한 매너리즘에 빠질 수가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 정말 배려심이 깊다. 누구에게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정말 상대방의 얘기를 듣고 싶어하고, 실제로 이야기를 듣고 좋은 것은 공연에 활용하려고 한다. 연출님은 늘 “내가 썼지만 내 머리 속에 있는 것이 다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누구 하나 도태되지 않고, 우쭐해 질 수도 없고, 함께 어우러질 수밖에 없는 작업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믹서기 같다. 너무 잘 섞어 놓으니까. (웃음)카이: 연출님이 지도를 하시면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두 가지다. “재밌다”, “슬프다”. 굉장히 선명하다. 뭔가 있는 체 하려고 하지 않고 내가 연출이니까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신다. 이 작품의 주제가 ‘애이불비’인데 굉장히 아이러니한 것 같다. 슬플 때 오히려 유머러스함을 가미하시고 뭔가 채워야 될 부분에 여백을 두고, 당연하게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일침을 놓는다. Q 대사와 노래 모두 전라도 사투리로 구성됐다고 들었다.카이: 전라도 출신 우형이가 정말 맛깔나게 잘한다. (웃음)김우형: 집안도 전라도, 제 출생도 전라도라 어릴 때부터 많이 듣고 자란 게 있어서 다른 분들 보다는 그래도 조금은 수월한 편이다. 우리 작품은 등장인물 모두 대사와 노래까지 다 사투리로 이야기 한다. 그런 작품은 이제껏 한 번도 없었다. 대사는 사투리를 쓰다가도 노래는 표준말을 쓰기도 하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굉장히 이상한 거다. 사투리는 의 가장 큰 특성 중의 하나고 그래서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배우들 모두 사투리를 완벽하게 습득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서범석: 고향이 충남 대천인데 그곳이 마침 전라북도 접경 지역이다. 그래서 사투리가 비슷한데 전라도만큼 진하지는 않지만 그냥 믿고 저지르는 중이다.안재욱: 고향도 서울이고 사투리하는 작품자체가 처음인데 집에서 연습을 못했다. 다른 작품 같으면 집에서 수십 번 수백 번을 리딩을 해보고 호흡을 끊어보고 감정선을 연습을 해볼 텐데. 오히려 이번 작품은 스스로 연습을 못했다. 내가 읽으면서 몸에 배어야 되는데 대사의 억양을 모르니까 혼자서 연습이 죽어도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초반에 너무 힘들었다. 연출님은 집에서 대본 보지 말고 오라고, 현장에서 다 할 수 있으니까 사투리 연습하지 말라고 했다. 어설프게 배워오면 더 못 고치니 연습 와서 내기 시키는 대로 그대로 읽어보라고 그럼 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정말 되더라. 나도 몰랐는데 연습할 때 정색을 하고 뻔뻔하게 하니까 다른 배우들도 끄덕끄덕.. 단 한 번도 나 사투리 어때? 물어본 적이 없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가 오래된 친구나 연인을 보면 서로 그 사람을 많이 쳐다보고 그 사람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제스처가 같아지고 표정이 닮아가는 것과 비슷하다. 연출님이랑 시간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말투를 따라가게 되고, 그 생각을 읽게 되니까 그런 효과가 있는 것 같다.카이: 저는 사실 연습도 많이 하고 스스로 주변에 있는 전라도 출신 친구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했는데 외국 말 하는 것처럼 자신이 없었다. 영어 발음 기호 적듯이 단어 밑에 적어 놓고 연습도 하고 그랬는데 어느 날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 분이 운전을 하시다가 “근데 고향이 전라도여” 하시더라.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연출님과 작업을 하면서 ‘이 작품과 점점 하나가 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씩 웃었던 기억이 난다. Q 개막이 3주 정도 남았는데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카이: 나 같은 경우는 악역이 처음이고, 또 양치성은 단순히 악역이라고 표현하기에는 굉장히 복잡하고 입체적인 인물이라 그런 점에서 굉장히 고민이 많았다. 계속해서 연출님 얘기를 하고 있지만 연출님께서는 그냥 믿으라고 한다. 자신의 감정 속에 있는 것을 그냥 믿기만 하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뭔가를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신다. ‘양치성이란 인물을 믿어라’라는 주파수를 저에게 계속 주셔서 (어려움은 있지만) 하나씩 해결하고 있다. 안재욱: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연습하는 시간에 집에 혼자 있는 색시다. (웃음) 그래서 집중력과의 싸움 중이다. (웃음) 서범석: 사랑의 힘이란 좋은 거다. (웃음) 작품에서 좋아하는 여자 옥비가 나오는데, 그런 마음이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서 ‘옥비와의 관계를 관객들이 얼마나 이해해주실까’라는 고민이 있다. 김우형: 아까 얘기했지만 고선웅 연출에게 모든 걸 맡겼다. 그래서 고민을 별로 하지 않는다. 그만큼 신뢰가 생겼다. Q 연습하면서 서로에게 받은 인상은 어떤가.서범석: 나는 가만히 사람들을 지켜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번에 함께 하면서 안 배우가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인 줄 몰랐다. 친화력이 너무 좋다. 우형이는 느낌대로 듬직하다. 이름에 ‘우’자가 들어가서 그런가. 말도 우직하게 한다. (웃음) 카이는 에서 한 번 같이 해봤지만 그때하고는 또 다른 진지함이 있다. 자기 자신을 연기자로 발전시키려고 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뿌듯하다. 김우형: 안재욱 선배님은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활동을 많이 하신 분이고 이번에 작업은 처음이지만 낯설지가 않았다. 매사에 진중하고 카리스마까지 갖췄다. 범석이 형님은 이 작품을 꼭 해야 되는 사람이고 에너지가 폭발적이다. 카이는 이번에 처음 만났는데 서로 되게 좋아한다. 카이가 처음에는 낯을 가렸지만 저는 낯가리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막 들이댔다. (웃음)카이: 우형이는 양치성 그 자체다. 몸에서 뿜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노력과 연습을 통해서 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동갑이지만 많이 배우고 있다. 범석이 형님은 눈빛으로 모든 걸 말하신다. 형님 덕분에 송수익이란 인물을 굉장히 사랑하게 됐다. 재욱 형님은 딱 보면 ‘차도남’인데 사실은 마음이 굉장히 따뜻한 분이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많다. 연기를 할 때도 불편함은 없는지 어떻게 했으면 좋은지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안재욱: 작품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지만 다들 알고 지내던 선후배들인데 이번에 같이 연습을 하면서 ‘이 사람들이 무대에서 사랑 받는 이유가 다 있구나’라는 걸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범석이 형은 가장 먼저 배역에 대한 대본과 노래를 외웠고 열정을 가지고 몸소 보여주니까 후배들이 안 따라가려야 안 따라갈 수 없다. 그리고 예전에 우형이나 카이가 “형이랑 작품 한번 하고 꼭 하고 싶다”고 해서 속으로 무척 반가웠다. ‘이놈들이 형하고 하면 도움될 것 같으니까 하고 싶은 거겠지’라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연습을 해보니까 ‘자기들이 하는 걸 한 번 봐라’ 이런 느낌이었다. 내가 못 쫓아가겠더라. (웃음)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신시컴퍼니 제공 / 영상편집: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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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9 / 조회 1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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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아리랑>은 신명나고 감동적인 작품 될 것”
“역사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자 미래의 방향을 가리키는 지팡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이 공연되는 것은 망각의 딱지를 뜯어내고 그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일과 같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나라를 잃어버린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대하소설 의 작가 조정래가 광복 70년을 맞아 제작된 창작뮤지컬 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9일, 공연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의 제작사 신시컴퍼니는 이날 작품의 원작자인 조정래를 비롯해 주요 제작진과 출연진을 언론에 소개했다. “을 준비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따로 오디션을 진행하지도 않았다. 하고 싶은 배우들과 공연을 하는 만큼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2007)이후 8년 만에 대형 창작뮤지컬에 도전하는 신시컴퍼니 박명성 대표의 각오도 남달랐다. “몇 년 전 뮤지컬 를 보다가 누비아 백성들이 핍박 아래서 조국을 그리워하며 노래하는 장면에서 우리 민족의 아리아인 ‘아리랑’이 생각났다.”고 뮤지컬 제작 배경을 밝힌 그는 “총 50억의 제작비를 들였고, 무대 셋업 기간만 3주를 잡을 만큼 무대에도 큰 공을 들였다. 대형 창작뮤지컬의 눈높이를 새로이 가늠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조정래, 박명성원고지 2만장, 책 12권에 달하는 원작의 내용을 감골댁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한 뮤지컬 은 혹독한 일제강점기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그린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고선웅은 “원작이 너무나 대단한 작품이어서 파면 팔수록 늪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연구를 할수록 작품 전체를 통찰할 수 있는 눈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조정래 선생의 마음이 어떤 것이었는지 읽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고선웅, 김대성연출을 맡게 된 소감을 ‘오지다’는 사투리로 표현해 웃음을 자아낸 고선웅 연출은 “40년 가까운 세월의 이야기를 2시간 남짓한 무대에 담아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도 “연출 방향은 ‘애이불비’로 잡았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은, 애통하지만 카타르시스가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음악의 중심은 제목이기도 한 ‘아리랑’이 될 예정이다. 작/편곡을 맡은 김대성 작곡가는 “현대음악도 있고 국악, 뮤지컬적인 음악도 있지만 중심은 ‘아리랑’이다. ‘아리랑’에 중심을 두고 다양한 외래음악을 ‘우리화’하는 작업을 했다. 전자음악을 많이 쓰기보다 20인조 오케스트라를 편성해 어쿠스틱한 느낌을 최대한 살릴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녀, 서범석, 안재욱배우들도 각기 소감을 밝혔다. 고난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어머니 감골댁을 맡은 김성녀는 “연습하면서 가슴이 분하고, 원통하고, 먹먹하고, 가만히 서 있어도 눈물이 났다.”며 “주연과 앙상블 구분 없이 주인의식을 갖고 의병처럼 연습하는 후배들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서범석과 안재욱은 독립운동가 송수익으로 분한다. “나중에 객석에서 무대를 보면 속상할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다.”는 안재욱은 “큰 책임감을 갖고 연습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고, 서범석은 “나는 왜 대한민국에 태어났는지, 뮤지컬 배우로서 어떤 작품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와중에 다른 작품을 계약하기 하루 전 측에서 연락이 왔고, 바로 출연한다고 했다.”며 은 신명 나고 감동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김우형, 카이, 윤공주, 임혜영, 이소연, 이창희, 김병희일제의 앞잡이 양치성 역은 김우형과 카이가 맡았고, 고난의 세월을 감내하는 아름다운 여인 수국 역에는 윤공주와 임혜영이 캐스팅됐다. 윤공주는 “연습 전 낭독회를 했는데, 주책맞게도 리딩을 하다 눈물이 나올 만큼 가슴이 먹먹했다. 그만큼 가슴이 뜨거웠던 작품”이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고, 김우형은 “이 작품이 눈물이나 애국심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 아픈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쳐낼 뿐이다. 그런데도 연습하며 참 많은 눈물이 났다. 그게 이라는 작품이 가진 힘 같다.”며 윤공주의 말을 거들었다. 카이는 “처음 대본을 받고 양치성이 나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가 과연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얼마나 떳떳한 삶을 살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 그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인간의 참된 모습을 거짓 없이 표현해 낼 것”이라고 진지한 각오를 밝혔다. 이와 함께 국립창극단의 이소연이 옥비 역을 맡아 판소리와 뮤지컬 넘버를 오가며 한민족의 소리를 표현하며, 이창희와 김병희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남자 차득보로 분할 예정이다. 조정래 작가는 공연을 앞두고 저마다 각별한 각오를 밝힌 배우들에게 “배역이 무엇이든 ‘당신들 하나 하나는 조선이다’라는 소설 속 대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은 7월16일부터 9월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5.06.11 / 조회 6,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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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뮤지컬로 7월 개막, 안재욱 · 서범석 등 출연
장장 12권에 달하는 조정래의 역사소설 이 뮤지컬로 태어난다. 신시컴퍼니 제작의 창작뮤지컬 이 오는 7월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소설 은 김제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일제 강점기, 해방의 시대를 온몸으로 겪어내는 조선 민초들의 삶을 방대하게 그린 작품으로, 1990년 12월 한국일보에 연재되기 시작해 약 4년 8개월의 집필 기간 동안 2만장 분량으로 탈고된 대하소설이다. 약 3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뮤지컬 은 소설에 바탕을 두되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내용을 재편하여 우리 민족의 저항과 투쟁 정신, 인간의 삶을 투영할 것으로 알려진다. 연극 등의 각색, 연출을 비롯해 뮤지컬 윤색을 탁월하게 선보인 고선웅이 극작과 연출을 맡아 2시간 40분의 무대로 펼칠 예정이며, 등 다수의 뮤지컬, 국악 작품을 만들어 온 작곡가 김대성이 아리랑의 다양한 변주를 포함한 50여 곡의 넘버들을 맡았다. 이 밖에 무대 디자이너 박동우, 영국의 조명 디자이너 사이먼 코더, 영화 등을 맡았던 의상 디자이너 조상경 등의 제작진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진취적인 양반이자 독립운동가 송수익 역으로 등의 작품에 출연한 안재욱과 등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남긴 서범석을 만날 수 있다. 등에서 활약한 김우형과 의 주역으로 설 카이는 시대가 만든 악인 양치성 역을 맡아 악역 도전에 나서며, 거친 운명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살아내는 방수국 역으로 윤공주와 임혜영이 활약할 예정이다. 국립창극단의 대표 배우인 이소연은 우리 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하는 예인 차옥비 역을 맡아 뮤지컬에 데뷔하며, 사랑 앞에 두려울 것이 없는 차득보 역은 에서 가이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이창희와 다수의 연극 무대에서 실력을 다져온 김병희가 번갈아 설 예정이다. 인고의 어머니상을 보여주는 감골댁 역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자 등의 무대를 펼쳐온 김성녀가 맡았다. 19인조 오케스트라가 공연 음악을 담당하며 무빙 LEC 스크린을 통한 영상 활용으로 역동적인 무대 구현을 꾀하고 있다. 뮤지컬 은 오는 7월 16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 9월 5일까지 이어진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신시컴퍼니 제공
2015.04.13 / 조회 8,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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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대신 한바탕 웃음으로, 세련된 신파 <홍도>
신기하다. 지난 6일 개막한 고선웅 연출의 신작 는 100분 동안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울리다가도 웃기고 웃기다가도 울린다. 는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익숙한 내용이다. 오빠 뒷바라지를 위해 기생이 된 홍도는 한 눈에 반한 부잣집 아들 광호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약속하지만 그에게는 집안에서 약속한 정혼자가 있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렵게 광호와 결혼을 하지만 행복도 잠시, 계략에 빠져 홍도는 부정한 여자로 몰리고 남편에게 버림까지 받는다. 결국 홍도는 충격에 살인까지 저지르고 순사가 된 오빠의 손에 잡혀간다. 원작인 '돈에 울고 사랑에 속고'가 우리나라 대표적인 신파극인 만큼 작정하고 관객을 울리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지만, 이번 작품은 과장된 감정연기를 특징으로 하는 신파극 특유의 화법을 절제하면서도 세련된 로 재탄생했다.여기에는 그동안 등을 통해 독특한 화법으로 무대를 만들어 온 고선웅 연출의 힘이 크다. 배우들의 감정을 극대화시키지만 표현은 최대한 절제하여 여백의 미를 남겨둔다. 또한 순발력 있는 대사와 절도 있는 몸동작으로 웃음을 전한다. 는 암전을 사용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조명만을 사용하며, 배경음악도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무대도 단출하다. 오로지 새하얀 색으로 표현한 무대에는 간단한 소품만이 놓여져 관객의 시선을 잡아 끄는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오로지 배우들의 연기에만 집중하게 만든다. 그것이 이 작품의 힘일 것이다. 주 조연할 것 없이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수수하고 담백한 한식의 맛이다. 이 작품의 백미는 순사가 된 오빠의 손에 홍도가 끌려가는 마지막 장면이다. 새하얀 무대와 하늘에서 떨어지는 붉은 꽃잎이 대비를 이루며 홍도의 처연한 현실이 더욱 슬프게 다가오는 이 장면을 명랑과 해학의 달인 고선웅 연출은 그냥 두지 않는다. 당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원작, 그것도 뻔한 내용의 신파극이지만 어떻게 갈고 다듬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순수함은 바보가 되고 자기 이익을 아낌없이 차려야 대세가 되는 이 시대에 순정한 홍도의 사연은 더욱 빛난다. 공연은 오는 1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문화아이콘 제공
2014.11.13 / 조회 6,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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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류비련극으로 부활했다! 고선웅 연출 마방진 신작 <홍도>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의 모습을 담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신파극으로, 임선규 작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원작으로 한 연극 가 고선웅 연출을 만나 화류비련극으로 재탄생한다. 는 오빠의 학업 뒷바라지를 위해 기생이 된 홍도가 주인공으로, 명문가의 아들 광호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지만, 결국 멸시와 오해 끝에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36년 7월 국내 최초 연극 전용 상설극장인 동양극장에서 초연했으며 광복 전 한국 연극사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으로 기록되기도 했다.올해 새롭게 탄생될 는 등을 통해 독특한 해석과 화법으로 개성 강한 무대를 펼쳐온 고선웅 연출이 각색, 연출을 맡았다. 기생들의 화류문화에 대한 조명이 강화되며, 당시 화류계 노래들을 작품 곳곳에 삽입하여 격조 있는 화류비련극을 표방하고자 한다. 또한 과장된 신파연극 특유의 화법을 배제하고 모던하고 절제된 고선웅의 화법을 바탕으로 비극과 희극을 자유롭게 넘나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인 '홍도' 역은 연극 등을 비롯 영화, 드라마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예지원과 드라마 , 연극 등에 출연한 장소연이 번갈아 맡는다. 홍도의 시댁에서 서생으로 일하고 있으며 야비한 계략의 시발점이기도 한 월초 역을 과거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립극단 예술감독 등을 지낸 연출가 김철리가 맡은 것도 이색적이다. 홍도의 오빠 철수 역으로 등의 홍의준을, 홍도와 사랑에 빠지는 유약한 광호 역으로 견민성을 만날 수 있다. 광호의 옛 약혼녀 혜숙 역에는 최주연이 선다. 구리아트홀과 고선웅 연출이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첫 번째 공동제작 연극 는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구리아트홀에서 공연하며 11월 6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무대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10.07 / 조회 6,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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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푸르른 날에’ 재공연, 성장한 부분 잘 다스릴 것” 고선웅 연출가
연극 ‘푸르른 날에’는 ‘개인’과 ‘역사’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 5.18 광주민주화항쟁이 배경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남녀의 30년 고통 속 삶을 과장된 대사와 허를 찌르는 유머로 풀어낸다. 작품은 2011년 초연 당시 ‘진부한 멜로드라마를 통속적인 신파극으로 유쾌하게 비틀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베스트3 등 한국 연극계의 주요 상을 휩쓸었다. 2012년 재공연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며 중극장 연극에서 드문 ‘전회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연극 ‘푸르른 날에’가 일으킨 반향의 중심에는 연출가 고선웅이 있다. 그는 연극 ‘뜨거운 바다’, ‘리어외전’, ‘칼로막베스’ 등 자신만의 특색이 담긴 작품들로 매 공연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연출가다. 고선웅은 이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맡아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 “이야기의 본질을 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고선웅 연출가와 4월 12일 유선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연극 ‘푸르른 날에’가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세 번째 재공연 무대에 오른다.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힘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이야기가 갖고 있는 원래의 힘이다. 된장국을 끓이면 된장 맛이 살아있어야 한다. 이야기도 이처럼 원래의 풍미가 있다. 연출은 이야기의 진정성과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1시간 45분 동안에 벌어지는 일로 상황이나 인물, 시대적 배경 등이 굉장히 기구하다. 그런 것들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것 같다. 출연하는 배우들도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잘 풀어줬다. - 중극장 규모의 연극이 세 번이나 연이어 재공연 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개인적으로 재공연할 때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연극은 한 번 무대에 오르고 나면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한 작품을 만들려면 정성도 많이 들어간다. 재공연하면 작품이 ‘자연성숙’되는 부분이 있다. 연출과 스태프가 재공연에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이 작품이 왜 재공연을 하게 됐을까’의 본질을 따라가면 더욱 좋은 무대가 될 수 있다. - 이번 무대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본질’을 찾아가게 될 것 같다. 작품은 어느 순간이 되면 ‘자가성숙’한다. 연습하면서도 느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아지고 성숙해졌다. 2012년 재공연이 그랬듯이 이미 다시 공연되는 순간 진화된 거다. 달라지려 애쓰는 부분은 없다. 그동안 성장한 부분을 잘 다스리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연극 ‘푸르른 날에’는 ‘제3회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했던 정경진 작가의 희곡을 원작으로 했다. 처음 희곡을 봤을 땐 어땠나.이 작가가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어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잘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본질을 잘 보여주기 위해서는 형식과 연극성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작품이 본질 때문에 지나치게 진지해지면 관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슬픈 이야기를 슬프게만 담아내는 것 보다, 다른 얼개에 담아내는 것이 오히려 ‘본질’이 더 잘 드러날 수 있다. 연극은 엄밀한 의미에서 허구지만, ‘허구에서 진실을 찾는 일’이기도 하다. 단순하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그 안에 담겨 있는 고매한 진실과 진정성이 있다. 그것을 잘 쳐다보고,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다.- 연극 ‘푸르른 날에’는 고선웅 연출가의 작품 중 가장 사랑받는 연극이자 관객의 끊임없는 성원이 이어지고 있는 작품이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어제 연극 ‘푸르른 날에’ 지난 공연을 촬영한 DVD를 봤다. 보면서 이 연극을 지혜롭게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웃음) 진심을 놓지 않으려는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다. 물론 이제까지의 작품도 늘 진정성 있게 하려고 해왔다.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는 새롭고 재미있는 것들과 좋아하는 것들을 했었다. 연극 ‘푸르른 날에’에서는 연극이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과 책임 등에 대해서 고민했다. ‘고선웅’의 객기가 통제돼 만들어진 ‘착한 연극’이다. - 최근 여러 작품으로 호평을 이끌어 내며 ‘제32회 영희연극상’을 수상했다. 소감은?릴레이로 바통을 이어받은 것 같다. 이제는 중간쯤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누군가에게 잘 넘겨줘야 할 것 같다.- ‘제32회 영희연극상’의 심사평에서 ‘연극이 지닌 본연의 연극성과 깊이 있는 사회성을 바탕으로 관객과 평단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고선웅 연출가를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연극을 시작할 때 ‘연극은 대중이 보는 것’이니까 대중성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극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대중의 취향에만 맞출 수도 없다. 만드는 이들의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연극은 대중성과 진정성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영희연극상’을 소식을 들었을 때도 그런 평을 해줘서 기뻤다. 개인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이다. 연극 ‘푸르른 날에’ 공연 정보 장소 :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등급 : 미취학아동입장불가관람시간 : 100분일시 : 2013.05.04 ~ 2013.06.02출연 : 김학선, 정재은, 정승길, 이영석, 호산, 이명행, 조윤미 등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사진_신시컴퍼니
2013.04.25 / 조회 9,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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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의 상처를 어루만지다, <푸르른 날에> 5월 공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아픔을 풀어낸 연극 (정경진 작/ 고선웅 각색, 연출)가 오는 5월 다시 관객을 찾는다.
지난 2011년 초연한 는 5.18이라는 아픈 역사를 ‘21세기 신파극’으로 새롭게 조명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준 작품. 지난해 재공연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무대 역시 지난 공연들의 프로덕션과 스태프들이 그대로 모였다. ‘여산’ 역에 김학선, ‘老정혜’ 역에 정재은, ‘일정’ 역에 이영석, ‘오민호’ 역에 이명행, ‘오진호’ 역에 정승길 등이 캐스팅, 다시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등의 작품에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였던 이윤수 무대디자이너, 등의 영화의상과 연극 로 동양의 미학을 보여주었던 정경희 디자이너역시 다시 참여한다.
고선웅 연출은 “창작연극이 이렇게 관객들의 사랑 속에서 매년 5월, 세 번째 무대까지 올릴 수 있는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파는 더욱 디테일 해지고 더욱 통속적으로 연출 될 것이다. 완성도 있는 작품을 기대해도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는 5월 4일부터 6월 2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3.26 / 조회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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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알고보기] 연극 ‘리어외전’, 선명하고 뚜렷한 캐릭터로 재탄생한 리어왕!
연극 ‘리어외전’이 12월 2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을 원작으로 한다. 고선웅 연출은 원작의 내용을 비틀고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리어왕’을 재탄생시켰다. 극공작소 마방진 배우들은 파워풀하면서 빠른 대사와 박력 있는 연기로 놀이성이 강한 연극의 재미를 극대화한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1608년 간행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맥베스’, ‘햄릿’, ‘오델로’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라 불린다. 늙은 왕 리어와 세 딸을 둘러싼 이야기로 인간의 어리석음이 불러오는 비극을 그린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인간의 어리석음과 절망의 고조를 담다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영국이 낳은 세계 최고의 시인이자 극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24년 활동 기간 동안 총 37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시기별로 작품의 성향도 뚜렷하게 구분된다. 셰익스피어의 작가 성향은 역사극에 집중하던 시기, 낭만 희극을 쓰던 시기, 비극의 시기, 로맨스극 시기로 나눠진다. ‘리어왕’은 비극적 이야기로 구성됐다. 늙은 리어왕은 딸들에게 국토를 나누어주기로 결심한다. 그는 세 명의 딸들에게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묻는다. 고네릴과 리건은 아버지의 마음에 들게끔 과장되게 사랑을 표현한다. 반면에 막내 코델리아는 자식으로서 효성을 다할 뿐이라고 솔직하게 답한다. 코델리아의 대답에 화가 난 리어왕은 두 딸에게만 재산을 나눠주고 막내딸을 추방한다. 재산을 물려받자 두 딸은 리어왕에게 본색을 드러낸다. 두 딸의 냉대에 화가 난 리어왕은 충신 켄트와 어릿광대를 데리고 궁전을 나온다. 프랑스의 왕비가 된 코델리아는 아버지의 소식을 전해 듣는다. 코델리아는 아버지 리어왕을 위해 군대를 이끌고 영국으로 진격한다. 그렇지만, 그들의 군대는 싸움에 지고 아버지와 코델리아는 포로로 붙잡힌다. 결국, 코델리아는 병사의 손에 살해된다. 리어왕은 딸의 죽음에 슬픔을 참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이 작품은 인간의 어리석음과 그로 인한 절망을 담았다. 왕도 한 인간에 불과하며, 인간은 한낱 동물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인간의 나약한 본질과 세상사의 비극을 절묘하게 그렸다. 연극 ‘리어외전’, 오락비극으로 원작과 다른 파격적 결말 연극 ‘리어외전’은 원작과는 다른 방향으로 캐릭터를 선명하게 그린다. 원작에서 실성한 듯 보이는 리어는 젊고 에너지틱한 캐릭터로 변화된다. 코델리아 역시 원작의 착하고 여린 모습을 벗어나 맹랑하고 톡톡 튀는 인물로 나타낸다. 공연은 글로스터, 에드거, 에드먼드, 오스왈드 등 극중 남성 캐릭터들의 다양한 개성과 매력이 넘쳐난다. 연극은 음악적 효과도 활용한다. 9명의 코러스가 등장해 극적 박진감과 음악성, 장면 전환의 효율성을 더했다.연극의 결말은 셰익스피어의 원작 ‘리어왕’과 다르게 그렸다. 원작에서 리어왕은 딸 코델리아의 죽음에 슬퍼하며 비참하게 죽어간다. 연극 ‘리어외전’에서 리어왕은 복수에 성공한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정리하기 위해 거너릴, 리건, 콘월을 죽이고 자살을 선택한다. 배세민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12.20 / 조회 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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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지붕> 소름 끼치는 폭력의 순환
“폭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고재귀 작가는 연극 을 쓰기 시작할 때 위의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한 개인에게 닥친 폭력, 불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자매의 몸부림. 작가의 결론은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이다. 연극 이 지난 1일부터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지난 해 경기창작희곡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작품의 밀도가 높고 극적 완성도가 훌륭하다는 심사위원의 극찬을 받은 희곡은 올해 경기도립극단 제62회 정기공연이자 연극열전4 네 번째 작품으로 공동제작, 서울과 경기에서 차례로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고재귀 작가, 류주연 연출(왼쪽부터)의붓아버지의 폭력이 끔찍했던 남매, 거칠고 끈적한 농담을 주고 받는 공사장 인부들, 그리고 다시는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사내의 등장 등 양철지붕 아래 공사장 함바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살기 위해, 자신이 받았던 폭력에 복수하기 위해 또 다른 폭력을 낳고 있는 끔찍한 반복이 펼쳐진다. 류주연 연출은 “이 작품이 최대한 이상하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런 이상한 모습이 현재 모습과 닮아 있다는 느낌이 들면 작품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열을 받으면 흡수하거나 차단하지 못하고 그대로 열기를 뱉어내는 양철지붕처럼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빛깔이 무대와 객석을 잠식하고 있다. 등에서 호연을 펼친 이서림이 여동생을 데리고 살아가는 유현숙 역을 맡았으며, 말 못하는 동생 유지숙 역의 이애린, 유현숙을 찾아 전국을 뒤지는 구광모 역의 이찬우, 쉼 없이 남매를 추근대는 노무자 정갑수 역의 강성해 등 경기도립극단원들이 열연을 펼치고 있다. 폭력과 복수의 끝. 이제 행복이 오는가?폭력이 난무하는 야만적인 이 시대의 한 단편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연극 은 오는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며,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11.05 / 조회 1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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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린당한 자매의 복수', ‘연극열전4’ 네 번째 작품 <양철지붕>
‘연극열전4’의 네 번째 작품 이 오는 11월 1일부터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은 2011 경기창작희곡 공모전(경기영상위원회 개최)에서 대상을 수상, 고재귀 작가와 류주연 연출, 고선웅 예술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 함바집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한 사건을 통해 유린당한 한 자매의 삶과 복수, 결국은 또 다시 대물림 되는 폭력의 순환을 그린다.
배우 이서림이 여주인공 ‘유현숙’을 연기하고 이찬우, 한범희, 조영선, 강성해 등 경기도립극단 배우들이 참여했다.
은 11월 18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하고, 11월 22일부터 4일간 경기도문화의전당 아늑한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10.05 / 조회 10,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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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재일작가의 작품세계 돌아보다, 연극 <뜨거운 바다>
재일작가이자 연출가인 故 츠카 코헤이(김봉웅)의 연극 (원제:아타미 살인사건)을 고선웅 연출과 국내 배우들이 27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렸다. 지난 4일 개막한 이 연극은 "일본 연극사는 '츠카 이전'과 '츠카 이후'로 나뉜다"는 츠카 코헤이의 명성을 충분히 짐작하게 했다. 기이하고 황당한 이야기 전개 그 속에서 마주하는 깊은 따스함 연극은 아타미 해변에서 일어난 한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도쿄경시청에 파견된 구마다 형사가 기무라 덴베 부장형사와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수사실에 기무라 형사의 정부 미즈노, 살해사건의 용의자 오야마 긴타로가 차례로 등장하면서 살해사건을 둘러싼 기구한 사연과 각 인물들의 심리가 펼쳐진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이 황당하기 그지 없다. 기무라 부장형사는 범인의 행적을 추리하는 구마다의 말을 자꾸만 끊으며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앞둔 정부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즈노는 그 약혼자와 잤을까?'라고 질투하며 소동을 피우는가 하면, 그녀와의 첫날 밤 배게 밑에 숨겨뒀던 콘돔에 대해 얘기하는 식이다. 사건과는 전혀 상관없는 뜬금없는 대화 속에서 배우들은 갑자기 춤을 추고, 천장에서 둥근 조명이 내려오자 무대는 가라오케가 된다. 살해사건의 전모를 추리하는 구마다 형사사건 따위 안중에도 없는 듯한 기무라 형사부장과 미즈노그런데 더욱 기이한 것은, 이렇게 맥락을 알 수 없는 소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새 네 사람이 사건의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구마다는 창부인 어머니를 위해 호객행위를 해야 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치유 받고, 기무라와 미즈노는 제법 진중한 태도로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압권은 오야마가 바닷가에서의 살해 사건을 재연하는 장면이다. 고향을 떠나 '공돌이'가 된 그는 어린 시절의 첫사랑 아이코를 만나 그녀에게 청혼한다. 그러나 매춘부가 된 아이코는 선뜻 그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도시에서의 삶은 그들을 이미 황폐하게 짓밟아 놓은 것이다. 차츰 절규로 변해가는 두 사람의 대화는 그들이 품은 뼈아픈 상실감을 드러낸다. "하늘, 끝없이 하얗고 / 바다, 끝없이 파랗고 / 사람들, 모여서 손을 잡고 돌아온 / 우리들을 따뜻하게 반겨주겠지" 졸업식에서 낭독했던 희망찬 송사는 역설적으로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자의 아픔을 절절히 표현한다. 정신 없이 웃음을 터뜨리며 이야기를 쫓아가던 관객들은 그제야 작가가 펼쳐놓은 이야기의 큰 맥락을 조망해보게 된다. 독특하고 능청스러운 이야기 전개, 그리고 그 안에 스민 깊은 연민과 따스함. 츠카 코헤이의 이름 앞에 붙은 '천재 연출가'라는 수식이 무겁지 않다. 용의자 오야마를 추궁하는 구마다 형사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수사실의 상황캐스팅과 연기도 탁월하다. 황당한 소리를 지껄이다가 각 인물들의 진심을 끄집어내는 기무라 부장형사는 의 이명행이 연기하고, 살인 용의자 오야마 긴타로는 의 마광현 배우가 맡았다. 사건의 전모를 천착하던 와중에 창부였던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는 젊은 형사 구마다는 의 김동원이 맡아 열연하고, 영화 '러브픽션'의 이경미가 기무라 형사의 정부 미즈노 토모코와 살해된 매춘부 등 1인 2역으로 분한다. 120분 동안 이어지는 네 사람의 밀도 높은 연기는 찬사를 불러 일으킨다. 이번 는 27년 만에 같은 제목으로, 같은 장소에서 공연된다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 츠카 코헤이는 지난 1985년 방한해 원작 을 라는 제목으로 바꿔 무대에 올린 바 있다. 당시 전무송·강태기·김지숙·최주봉 등 최고의 배우들이 함께했다. 츠카 코헤이의 타계 2주기를 맞아 기획된 이번 공연은 그의 작품세계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는 8월 19일까지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볼 수 있다. 기무라 덴베 부장형사(이명행)살해사건의 용의자 오야마 긴타로(마광현)젊은 형사 구마다 토메키치(김동원)기무라 덴베의 정부 미즈노 토모코(이경미)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8.07 / 조회 12,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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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전 뜨거웠던 무대가 돌아온다, 연극 ‘뜨거운 바다’
재일교포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故 츠카 코헤이의 대표작 연극 ‘뜨거운 바다’가 오는 8월 4일부터 8월 14일까지 HanPAC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연극 ‘뜨거운 바다’가 서울에서 공연되는 것은 1985년, 츠카 코헤이 내한 당시 문예회관(現 HanPAC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공연(전무송, 최주봉, 강태기, 김지숙 출연) 이후 27년 만이다. 당시 연극 ‘뜨거운 바다’는 한일문화교류가 거의 없던 시기에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우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하나의 살인사건에서 출발한다. 도쿄경시청 기무라 덴베이 부장형사의 취조실. 아타미 해변에서 여공 아이코의 시체가 발견돼 용의자인 오야마가 취조받는다. 아이코는 오야마의 첫사랑이다. 5년 만에 둘이 재회해 찾아간 해변에서 아이코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살해당한다. 오야마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취조 과정에서 부장형사와 여형사 미즈노의 관계, 구마다 형사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이 속속 드러나고 취조는 미궁에 빠진다. 원작자 츠카 코헤이의 타계 2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공연은 고선웅 연출과 오디션을 통과한 4명의 배우가 함께한다. 극공작소 마방진의 고선웅 연출은 연극 ‘푸르른 날에’로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94년 창단된 기타구 츠카 코헤이 극단의 유일한 한국 단원이었던 김태희는 이번 공연의 대본을 번역하고 스크립터로도 참여해 완성도를 높인다. 연극 ‘뜨거운 바다’는 공연에 앞서 500여 명의 배우를 대상으로 3차에 걸친 오디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이명행, 마광현, 김동원, 이경미의 배우 네 명이 무대에 서게 됐다. 특히 극 중 단 한 명인 여배우의 자리에 최연소 지원자였던 이경미(1990년생)가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캐스팅돼 주목을 받았다. 박세은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6.25 / 조회 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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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른 날에> ‘명랑신파통속극’에 담긴 5.18 비극
제3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정경진 작가의 가 지난 10일부터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이고 있다. 연극 는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을 몸으로 겪은 젊은이들의 아픔과 비극을 그린 연극. 30년 전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이라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결국 승려가 되는 남자와, 그의 아이를 낳고 기른 여자의 이야기기가 펼쳐진다. 정경진 작가의 원작 인물들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고선웅 연출의 각색과 연출로 ‘언어와 행동의 과장’으로 신파통속극의 모양를 취하고 있다. 30년의 세월을 건넌 주인공들은 슬프지만 기쁜 척, 사랑하지만 아닌 척, 힘들지만 담담한 척하며 시종일관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아 주제의 무거움을 한결 덜고 있다. 연극 는 5월 29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공연장면 30년 전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 사이 좋은 이복형제 살아남기 위해 비겁자가 된 민호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1.05.13 / 조회 8,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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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연극 <푸르른 날에>, 5월 공연
광주 민주화 항쟁을 다룬 연극 가 오는 5월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남산예술센터와 신시컴퍼니가 공동 제작하는 연극 는 ‘제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작으로 5.18 광주 민주화 항쟁에 휘말린 념녀와 사랑과 그 후 30여 년의 인생 역정을 담아낸 작품이다. 는 ‘제 3회 차범석희곡상’ 수상 당시, ‘가해자와 피해자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했던 사연들을 현재와 과거, 미래가 공존하는 구조로 그려낸 눈물과 감동이 있는 수준 높은 작품’ 이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작품의 각색, 연출을 맡은 고선웅 연출가는 이 작품은 “명랑하게 과장된 통속극” 이라고 정의하며 “과거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목도(目睹)가 아닌 현재를 환기해주는 이야기로 풀어낼 것" 이라고 말했다. 고선웅 연출가 특유의 리듬감과 위트가 담긴 촌철살인 입담 속에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의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담은 연극 는 오는 5월 10일부터 29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1.04.21 / 조회 1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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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뷰] 칼로 막 베어버리는, 연극 ‘칼로막베스’
단 3일의 공연,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극단 마방진의 연극 ‘칼로막베스’가 돌아왔다. 극단 마방진은 끊임없이 드라마를 비틀어 관객의 기대를 빗나가게 한다. 호흡이 긴 대사는 마치 주문을 외우는 것 같지만, 그 속에서 전달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그것이 관객을 무대에 집중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연극 ‘칼로막베스’는 단순화된 무대 위, 배우들의 에너지와 칼싸움이 돋보인다. 이것으로 작품은 연출이 의도한 생명력을 부여받는다. 인간의 존재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한경쟁,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순리만 있을 뿐이다. 먼 미래의 교도소 세렝게티베이는 강력범들과 무정부주의자들로 넘쳐난다. 그 뿐이 아니다. 그들의 자식까지 야생의 밀림같은 이곳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하고자 애쓴다. 세렝게티베이는 나치정권이 유대인을 열성인자로 분류해 말살정책을 폈던 게토를 떠오르게 한다. 정부는 게토와 같이 구제불능의 인간들을 격리 수용시켜 놓고 그들의 열성을 물려받은 자손들도 구제없이 방치한다. 알아서 물고 뜯어 자멸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역사적으로 유럽 각지에서 유대인을 강제 격리하기 위해 설정한 거주지역이던 게토는 18세기 말에 이르러 나치정권에 의해 악몽처럼 되살아났다. 미래로 바꾼 맥베스의 이야기는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펼쳐져 대사와 몸짓이 아닌 칼로 전달된다. 세렝게티베이에서 칼은 힘이자 권력이다. 시작부터 배우들이 펼치는 힘찬 칼의 동선은 생존방식, 폭력의 화약고 속에 잠재되어 있는 욕망의 분출이자 살고자 하는 본능이다. 이 작품에서 욕망의 주체는 막베스와 그의 처다. 막베스의 마음엔 작은 씨앗이 있다. 보스의 자리를 향한 야망이다. 야망의 씨앗에 물을 주고 빛을 준 두 명의 여인이 있다. 맹인술사의 예언으로 뿌리가 내린 씨앗에 양분을 듬뿍 준 이가 있으니 막베스의 처다. 노골적이고 맹목적인 막베스 처의 욕망은 막베스의 욕망을 부채질하며 합해져 폭발한다. 막베스처의 욕망 또한 본능이다. 스스로 살아야하는 세렝게티베이에서 보스의 여자라는 위치는 생명을 보장받으며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가만히 앉아 놓치기엔 너무 아쉬운 이 특권을 획득하기 위해 막베스 처는 막베스를 흔든다. 보스와 친구 방커까지도 살해해 막베스는 자신의 힘을 안전하게 지키려한다. 막베스를 부추겨 보스를 살해하게 한 죄책감 때문에 미쳐가는 막베스 처 역은 배우 이명행이 여장을 하고 열연한다. 정신이 나간 채 계단 위에서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는 슬프면서도 코믹적이다. 작품은 전형성과 고정관념을 탈피하는데 경박하지만 코믹적인 요소를 사용한다. 연극 ‘칼로막베스’는 2010년 동아연극제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며 오는 2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뉴스테이지 전성진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1.27 / 조회 14,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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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액션 멕베드, 극단 마방진 <칼로막베스> 공연
지난 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참가작으로 3일간 첫 선을 보였던 연극 가 앵콜 무대에 오른다.
셰익스피이어의 맥베드를 바탕으로 무협액션극으로 탈바꿈한 는 고선웅이 각색, 연출한 극단 마방진의 신작.
어느 먼 미래 야생의 세계 세렝게티베이를 배경으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서로를 위협하며 무력 충돌을 일으키는 인간들의 모습이 구조화된 배경 위에 빠른 액션과 언어로 펼쳐진다. 맥베드의 무거움을 덜어내고자 끊임없는 유머와 슬랩스틱을 더하였다고 한다.
초연 당시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2010년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수상하기도 한 는 1월 20일부터 2월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1.01.07 / 조회 1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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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공연 처방전_뮤지컬 편
“우리 공연이 바로 위너”를 외치며 ‘이 시대 최고의 감동’, ‘전율을 느껴보라’는 연말 공연 홍수에 빠진 당신. 먹고 살기 바쁜 당신에게 꼭 필요한 약 두 시간 가량의 휴 타임. 당신을 위한 기력회복, 기분전환용 “단 하나의 공연”은 무엇일까. 공연 한 편이 필요한 당신을 위한, 증상별 맞춤 공연 추천서. 약은 약사에게, 공연은 플레이디비에게! Q. 주중에는 택배아저씨를 만나는 기쁨으로, 주말에는 백화점 직원들을 만나는 기쁨으로 사는 직딩이에요. 엄마는 제가 쇼핑병에 걸렸다고 난리에요. 월급은 통장을 스쳐가는 인연인 것이고, 카드 값 갚으려고 회사 다니고! 다들 그렇지 않나요? 제가 환자인건가요? 쇼핑 중독증, 치료하고 싶다면? 주중에는 인터넷 쇼핑, 주말에는 백화점 쇼핑으로 바쁘시군요. 대체 소는 누가 키웁니까, 소는! 여튼, 님의 이야기만으로는 정확한 쇼핑상태(?)를 진단할 수 없지만, 쇼핑병 지수 체크가 가능한 작품, 를 추천하는 바입니다. 여 주인공 엘우즈의 쇼핑법 (1막 초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에 공감할 수 있다면, 당신의 쇼핑중독증은 백프로 입니다. 공연에 등장하는 화려한 ‘파라다’슈즈와 ‘쏴넬’가방 등 블링블링한 아이들이 당신의 마음을 꽉꽉, 채워줄 겁니다. 공연을 보고 나면, 사고 싶은 아이들만 늘어나는 것 아니고요? 쇼핑중독증 치료법도 함께 등장합니다. 명품대신, 볼펜과 노트를 들고 하버드에 진출한 파란만장한 엘우즈의 이야기는 당신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교훈이 될 겁니다. , 11.19~3.20, 코엑스아티움 공연장 내 음료수 반입이 가능합니다. 별다방, 콩다방 아메리카노 한 잔 쭈~욱 들이키면서. Q. “싫다, 싫어~꿈도 사랑도, 싫다 싫어 생각을 말자~”, 가수 현철의 ‘싫다 싫어’만 듣고 사는 요즘 입니다. 개그맨 시험에 또 떨어졌어요, 벌써 일곱 번째. 친구들은 “너처럼 잘 생긴 사람은 개그맨이 될 수 없다”고 해요. 태생부터 개그맨과는 담을 쌓았다면서. 얼마 전, 여자친구와도 헤어졌습니다. 더 이상, 개그맨의 꿈을 꾸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 싫어요, 괴로워요. 눈만 바라봐도,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게 해준다는 그 분을 찾아가 볼까요? 싫다, 싫어 꿈도 사랑도, 무기력증 “내 눈을 바라봐 넌 살이 빠지고~”라고 하시는 그 분 말이죠? 제가 뚫어지라 봤는데, 다이어트 효과 없었습니다. 글에서도 지독한 무기력증에 빠지셨다는 것을 알 수 있겠네요. 태생부터 발레와는 담을 쌓은 탄광촌 소년이 발레리노가 되는 감동 스토리를 만나보면 어떨까요? 일 년이 넘는 트레이닝 기간을 거쳐, 발레 전공 소년부터, 완전 초짜에서 프로 발레리노 버금가는 실력을 뽐내는 ‘빌리’(빌리 주인공이 총 네 명입니다)신화가 등장하는 를 보신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박카스 에너지를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객석에서 빌리들을 응원하는 ‘이모부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매 장면, 공연 때 마다 기립박수가 터진다고 하니, 신나게 박수도 쳐 보시고! 뜨거운 에너지 얻고 오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시험 한 번 더 보세요! 인생 뭐 있나요. , 8.13~오픈 런, 엘지아트센터 빌리들이 지나는 통로 좌석을 쟁취한다면! 빌리의 눈물과 땀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요. Q. 우정의 이름이 깨졌어요, 정말 불알친구라는 단어로 밖에 설명 할 수 없는 베프인 놈인데, 제가 “오 만원 빌린 거 언제 갚냐?”고 독촉 좀 했더니, 삐진 건지 연락도 없어요. 금 같이 지켜온 저희 불알우정이 오 만원 값어치도 안 되는 건지, 정말 눈물만 납니다. 아직 돈도 안 갚았어요! 제가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자연스럽게 연락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빠지직, 흔들린 우정. 우정 회복 프로젝트 설마…. 그게, 오 만원 보다 못할까요…. 아주 노골적으로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뮤지컬 를 추천하는 바 입니다. 네! 맞아요, 달타냥이 나오는 바로 그 ‘삼총사’ 입니다. 단순하지만 점점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에, 엄기준, 김무열, 유준상 등 스타들이 총출동한 작품이라 배우들 보는 재미도 쏠쏠하실 겁니다. 지금 친구분에게, 전화거세요. “공연 하나 보러 가자”고. 공연 티켓은 친구분이 예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세요. 어떻게 하냐고요? 그건 알아서…. 인생은 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거저 얻으려고 하지 마세요! , 12.15~1.30, 충무아트홀 대극장 봉산탈춤 보다 약간 더 재미진 배우들의“하하하" 어깨놀림(?)을 놓치지 마세요. Q. 담배를 끊어야 합니다, 그를 잊어야 합니다. 저만 사랑한다던 그가, 결혼을 약속했던 그가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어요. 아, 정말, 줴에에엔장. 우리는 스물 일곱 살, 꽃다운 나이에 만났어요. 전 지금 서른. 아, 정말 씁쓸한 서른 입니다. 뭐 재미있는, 그런 공연 없나요? 아물지 않는 실연의 상처, 지독한 사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도 8개월 만에 이혼하는 요즘입니다. 사랑, 올인 하지 마세요. 재미있는 공연? 에이, 다 필요 없습니다. 우울할 땐 아주 그냥, 더 처절하게! 우울의 바닥을 쳐야, 다시 솟아납니다. 지독한 사랑이야기 을 보세요. ‘아, 저런 사랑도 있구나’ 싶으실 거고, 사랑 그 지독한 감정에 아주 학을 떼실 겁니다. 끈덕진 사랑에 놀아나 봅세다. 하하. 서른, 새로운 출발이잖아요! 송창의, 박건형 같은 남자 만나세요! , 10.22~11.30, 유니버설아트센터 부작용, ‘송베르테르’, ‘박베르테르’ 앓이가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Q. 엄마와 대화만 시작하면 짜증이 나요. 하루에도 백 번씩 ‘엄마한테 잘해야지’ 마음 먹다가도, 엄마의 잔소리가 시작되면…. 어휴. 저도 모르게 오리새끼 마냥, 엄마한테 소리를 지릅니다. 대체 제가 왜 이럴까요? 대한민국 2~30대 절반이 앓고 있다는, 불효병에 걸리셨군요. 치료법은 아주 간단합니다.엄마 손을 꼭 잡고, 공연장으로 가세요. 이 공연이 끝나면, 엄마를 사랑하는 효도지수가 100%에 이를 겁니다. 한 달쯤 지나면 약간 시들해졌다가, 두 달 정도 되면 또 확 사라진다는 단점은 있으나…. 걱정 마세요, ‘엄마’를 테마로 한 공연들은 아주 많으니까요. 등등, 수 많은 ‘엄마표’ 공연들이 무대에 오를 겁니다. 효심이 바닥을 칠 때 약처럼, 잘 챙겨 드세요. , 11.18~1.2,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 엄마 생각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간. 배우 나문희, 김수미의 노래 솜씨는…. 상상 그 이상.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10.11.10 / 조회 1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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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놓고 명품배우 ‘민영기’의 대놓고 잘난 ‘알베르트’
그가 명품배우라는 데 이견을 내세우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무대 위에서 감정에 취한 눈빛과 대사 한 번 날려 주고 객석을 침묵시킬 노래를 시작하면 조금 아쉬운(?) 공연도 곧 명품이 되고 만다. 그런 그가 달빛아래 산책하며 ‘그대 향기 있으니 내 마음은 소년처럼’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다가 ‘얼마나 더 관대한 미소를 띠우라는 건지’ 극한의 이성으로 분노를 다스리더니 ‘이해하오, 내 사랑’이라며 관객으로 하여금 롯데가 부러워 죽게끔 만드는 자상함과 사랑을 베푼다. 베르테르가 주체할 수 없는 순수함과 열정으로 롯데의 마음을 흔든다면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 들었다 놓는 것은 쉽사리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알베르트, 바로 민영기의 알베르트다. 처음에는 다들 베르테르를 생각했다. 공식적 발표가 나가기 훨씬 전 그가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무대에 오른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대부분은 그가 연기했던 베르테르를 떠올렸다. 안 그래도 인간의 숙명적 슬픔과 혼을 담고 있는 그의 목소리가 가장 서정적인 비극을 노래했을 때, 우리 모두가 울지 않았던가. 객석에 앉아 어쩜 저렇게 잘 어울릴까 감탄하느라 바빴지만 정작 본인은 공연 내내 감정적으로 힘들어 다시는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고. “연습과 공연까지 세 달 정도를 우울증 초기증상처럼 보냈어요. 한 여자를 사랑하다가 자살하기까지 이르려면 어느 누구와도 말을 섞지 못 할 만큼의 상태고, 때문에 대인관계도 줄어들었죠. 당시 겨울이었어요. 몸과 마음이 추운만큼 힘들었죠.” 그래서 알베르트는 조금 더 쉬울 거라 생각했으나 막상 알베르트 내면으로 들어가 보니 광기와도 같은 순수한 열병의 가속도를 내는 베르테르보다 오히려 오만가지 감정의 미로로 가득 차 있다. 작품에서 내면의 변화와 심리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베르테르, 롯데와 달리 알베르트는 스스로를 다스린다. “저도 조금 더 쉬울 줄 알았는데 이 알베르트가 갖고 있는 고민과 감정들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그가 알베르트에 대해, 그러니까 민영기만의 알베르트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발하임 최고의 신사 알베르트,뮤지컬계 최고의 신사 민영기 Q. 알베르트는 피해자임에도 이성적 행동과 냉철한 눈빛으로 피해의 수위(?)에 비해 이해를 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민영기의 베르테르는 변화됐다. 그 아픔과 사랑을 관객이 이해하도록 만들었으며 공감대를 형성토록 했다이번에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도 그 부분이에요. 이전의 알베르트가 무섭고 타인들로 하여금 멀어지게 만들었다면 이번 알베르트는 조금 더 자상하고 기다릴 줄 아는 거죠. 발하임이라는 마을에서 유명한 사람이에요. 남들도 부러워하며 ‘최고의 신사’라고들 말하는데, 그렇다면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일까를 생각해봤어요. 젠틀하고 섬세하면서도 핸섬한 사람이어야한다고 판단했어요. 또한 롯데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기다려주는 거죠. 연출가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베르테르가 없으면 허전하고 심심하겠지만 알베르트가 없다면 롯데는 쓰러질 것이다, 라고요. 저는 그 말에 굉장히 공감해요. 알베르트는 어느 순간에건 인정받아야하고 사랑하며 그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롯데라고 생각해요. Q. 단번에 베르테르의 마음을 짐작할 만큼 통찰력이 뛰어나서 그런가, 알베르트는 쉽사리 속을 드러내지 않는다. 베르테르와 롯데의 감정이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표출되는 반면 알베르트의 마음은 짐작만 갈 뿐, 그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 설명 좀 해 달라제가 표현하는 알베르트는 베르테르를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그의 마음을 알고 있어요. ‘이 분은 저에게 친절을 베풀어주신 베르테르라는 분이예요’라고 롯데가 소개하는 순간부터 아! 하고 알게 되는 거죠. 하지만 표현하지 않아요. 잘 모르겠어요, 그걸 표현한다고 해서 무언가 해결되지 않잖아요. 모른 척 해주고 롯데는 내가 없으면 쓰러지는 사람이라는 마음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어떠한 관계라 할지라도 묵과해주고 기다려주는 알베르트죠. 어떻게 보면 표현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리고 베르테르를 가여워하죠. Q. 베르테르를 가여워한다는 말을 들으니 모든 게 이해가 간다따지고 보면 베르테르는 알베르트에게 상대가 되지 않아요. 알베르트가 그 보다 한참이나 위에 있어요. 때문에 직접적으로 맞서기 보다는 살짝 비켜나주고 ‘난 니가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그러니까 이제 그러지마’라고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 오히려 가여워하며 어느 정도의 포용력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Q. 만약 실제 알베르트와 같은 상황을 겪었다면 어땠을 것 같은가실제로 알베르트의 상황이라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 같아요. 화는 나지만 표출하지 않는 알베르트인 반면 저는 그 앞에서 표현이 될 것 같아요. 베르테르와 정면으로 싸우거나, 아니면 법으로 묶어서 멀리 보내지 않았을까 해요. Q. 베르테르는 자살을 한다. 알베르트는 극 중 자살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베르테르를 보면 마냥 손가락질 할 수만은 없다. 죽음 혹은 자살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어떤가저는 크리스찬이기에 자살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나 극적으로 봤을 때는 그가 죽어야만 베르테르가 성립되고 관객으로 하여금 감정적 동요를 일으킬 수 있어요. 또 당시 베르테르 효과가 있었던 것처럼 그의 자살은 이 시대를 대변하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의 사랑이라면 다른 사랑을 찾지 않을까 싶어요. 그 열정으로 더 고집스럽게 살아남겠죠. Q. 신앙이 배우생활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가혹자는 안 된다고 하기도 해요. 예전 연출 분들은 약간 신기 있는 사람들이 무대에 많이 서며 더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기도 하셨죠. 저는 크리스찬이 아니었다면 무대에 서지 못했을 거예요. 굉장히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아이었거든요. 두 세 명만 저를 쳐다봐도 얼굴이 빨개져서 이야기를 하지 못했어요. 교회에 다니면서 남들 앞에서 대표기도도 하고 찬양도 하는 등의 활동이 훈련이 됐죠. 노래도 못했는데 성가대에 서면서 노력을 많이 했고요. 저는 정말 음을 못 맞췄어요. 고등학교 때 합창단에 들어가기 위해 오디션을 봤는데 두 명이 떨어졌고 그 중 한 명이 저였으니까요. Q. 아, 음치인 기자 입장에서는 매우 희망적인 이야기다. 말이 나온 김에 음치를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지 기본을 좀 알려 달라많이 듣고 그 노래를 카피하는 거예요. 제일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고 시험할 줄 알아야하고 질타할 줄 알아야 해요. 자신의 소리를 듣고 알아야 고쳐져요. 수험생이나 저에게 노래를 배우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노래를 잘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성량 역시 키워져요. 저도 목소리가 얇았거든요. 성악을 전공하고 호흡을 키우고 소리 지르는 법을 알게 되면서 성량도 자연스럽게 커지더라고요. 희망이 있습니다. 하하. Q. 결혼하고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몸도 좋아지고 무엇보다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게 좋아요. 결혼 전에는 집에 돌아가면 주로 컴퓨터와 대화를 하거나 개인 홈페이지 혹은 메신저를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전부였는데 지금은 아내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요. 오늘은 뭐했는지 어땠는지 등. 또 서로의 대본을 보며 의견도 나누죠. 결혼 전에는 몰랐던 소소한 것들이 저를 자유롭게 해주고 편안하게 해줘요. Q. 같은 직업을 갖고 있어서 많은 부분이 도움이 되겠다그럼요. 제 일에 대해 잘 모르고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도 만나봤지만 말이 안 통하니 3분 이상 대화를 못하겠더라고요. 지금 아내와 사랑을 키워가는 데 있어 서로 이해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크게 작용을 했어요. Q. 요리는 잘 하는가아유, 제 아내는 요리를 너무 잘…. Q. 아니, 아내 말고….아, 저요? 저는 음, 기본적으로 MT나 스키장 등 어디에 가서든지 김치찌개 만들 수 있는 정도? 그리고 아내는 제 계란볶음을 너무 좋아해요. Q. 그게 뭔가. 계란볶음이라하면 그냥 프라이팬 위에 계란 풀어서 이리저리 뒤집는 거 아닌가그렇긴 한데 아내가 너무 좋아하거든요. 이런 맛을 처음 먹어봤다고. 하하. 저 요리 잘해요. 비빔국수 이런 것도 잘하고. Q. 음, 잘 모르겠으나 결국 요리 실력은 별로라는 이야기인 것 같다. 갑자기 생각나는 게 있는데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의 그 유명하고도 유명한 실수담!제가 어디 나가서든 에피소드로 하는 이야기죠. 무대에 그만큼 나가면 안 되는 데 제가 너무 많이 나간 거예요. 포즈가 멋있어야하는데 뒷걸음질 치다가 흔들렸죠. 갑자가 하얘지면서 가사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난난나~’로! Q. 더 큰 실수를 한 적은 없는가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지금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엠마 역의 조정은이라는 친구와 주인공을 맡았어요. 처음 주역이었고 무대에 많이 못 서본 때였는데 또 첫 공연이었죠. 그때는 환생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해서 발레 하는 친구들이 환생한 로미오와 줄리엣이 돼 그들을 쳐다보며 춤을 추고 예쁘게 마무리를 하는 거였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이 둘 다 죽고 음악이 고조되며 암전이 됐는데 그와 동시에 조정은씨와 제가 약속이나 한 듯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어요. 조명이 켜지고 환생한 로미오와 줄리엣이 무대를 봤는데 거기에는 칼 한 자루와 약병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던 거예요. Q. 도대체 왜 나간거지?몰랐어요. 그때는 암전이 됐으니 커튼콜이구나 하고 각자 나갔는데 생각해보니 뒤에 신이 하나 더 있었던 거죠. 연출님께 엄청 혼났어요. 당시 제임스 전 선생님이 안무를 맡으셨는데 하시는 말씀이 우리가 없으니까 춤이 잘 보여서 너무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Q. 직접 목격했어야하는 실수인데 매우 아쉽다. 지금껏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대형뮤지컬은 물론, 소극장 뮤지컬, 모노뮤지컬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으로 호평을 받았는데 아직도 하고 싶은 역이 남아있는가무궁무진하죠. 모노뮤지컬 ‘조지 엠 코핸 투나잇’도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어요. 당시 지금보다 어려서 잘 모를 때 육십 대 노인까지 연기를 해야 했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지킬앤하이드’도 한 번 더 하고 싶고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과 라울도요. 작년에 오디션을 봤어야하는데 스케줄이 안 맞는 등 기회가 안됐어요. 아직 우리나라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마리우스, 매력적인 자베르만 역, 또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맨오브라만차’도 하고 싶어요. 배우는 그런 것 같아요. 5,60이 되어도 여전히 하고 싶은 역이 있겠죠. Q. 수많은 아이돌스타가 무대로 넘어오고 있다. 뮤지컬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직 공연은 마니아성이 짙다. 그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 혹은 스타캐스팅에 대한 아쉬움 등은 없는가제가 봤을 때 이거는 누구나 겪어야하는 과도기예요. 스타들이 이곳으로 넘어와 물을 흐리는 게 아니에요. 저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들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뮤지컬이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봐요. 그럴 수 있다면 당연히 수용을 해야 하고 다만, 그들의 티켓파워만 보는 게 아니라 작품 전체에 맞는지를 판단해야죠. 제가 뮤지컬 ‘모차르트!’를 하고 나서 십대 팬들이 많이 늘었어요. 그걸 시아준수 효과라고. 하하. 서로의 것들을 공유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거죠. 이제는 연극, 뮤지컬 무대에 섰던 배우들도 방송이나 영화 쪽으로 진출하잖아요. 저도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고. 브로드웨이 시장의 경우 뮤지컬 넘버가 일반 차트에 오르고 뮤지컬 배우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호평을 받는 것처럼 상호간의 교류는 분명 유익한 거라고 생각해요. Q. 마지막으로 이 계절에 참 잘 어울리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보고 관객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는지, 무엇을 함께 공감하고 싶은지 이야기해달라일단 누구나 사랑의 경험이 있죠. 어렸을 적 어머니에 대한 사랑부터 이성에 대한 사랑까지. 사랑에 대한 경험이 있다면 분명 많은 공감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세기가 변했음에도 여전히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 십년 동안 한국에서 꾸준한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가 분명 있거든요. 뮤지컬 ‘모차르트!’의 작곡가와 연출가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셨어요. 본인의 나라에서도 시도하지 못했던 작품이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 오랫동안 공연됐다는 데 놀라면서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스케줄이 안 맞아 못 보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나라 뮤지컬은 열정이 있어요. 이 작품이 한국 정서와도 잘 맞고요. 관객 분들은 자부심을 갖고 과연 어떤 사랑이기에 그토록 아프고 시리며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지 경험하셨으면 합니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09 / 조회 17,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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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63] 가장 서정적인 비극,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높은 곳에 나무 한그루가 있다. 사계절의 바람이 스쳐가는 나무는 서정적이나 불안하게 흔들린다. 홀로 낮을 견디고 밤을 맞는다. 꽃을 피우지만 결국 그것마저 떨어트리고 마는 나무는 베르테르와 닮았다. 많은 뮤지컬 마니아들이 기다리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이 시린 계절, 그렇게 조금 더 감상적이고 상징적인 무대로 돌아왔다. 헐벗은 마음보다 쓸쓸한 음악과 시적인 가사, 환희와 절망을 동시에 피우는 금단의 꽃은 여전하다. 아름다운 낙원 발하임에 드리운 구름의 참혹함과 감동 또한 여전히 유효하다. 첫 장면부터 베르테르는 롯데에게 흔들린다. 이미 비극은 시작됐다. 전반에 걸쳐 반복적으로 연주되는 ‘금단의 꽃’은 비극의 서정성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금단의 꽃’은 아름다움 뒤에 감춰진 치명적 가시로 사랑에 아파하는 젊은 남녀에게 상처를 내기 시작한다. 베르테르의 편지로 이루어진 원작이 무대화 되는 과정에서 사랑 외의 것은 대부분 배제됐다. 더불어 자신의 세계에 함몰된 베르테르의 이야기를 보편적 사랑으로 부각시켰다. 이는 2시간 남짓의 짧은 시간 내 관객과 소통하기에 아주 효과적이며 뮤지컬은 이를 위해 원작을 수정, 각색, 첨가해 사랑이라는 주제를 더욱 견고케 했다.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표현해 줄 상황들이 삽입 됨에 따라 인물들 간의 사랑과 감정적 밀도가 깊어졌다.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는 주인공 베르테르와 롯데 외 등장분량에 비해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두 인물 카인즈와 알베르트가 재창조됐다. 뮤지컬을 통해 카인즈라는 이름을 얻은 하인은 베르테르의 거울과도 같다. 베르테르의 분신인 동시에 대척점에 서 있는 카인즈는 베르테르에 앞서 처형당하며 죽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죽음의 과정에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기름을 안고 불 속으로 뛰어 들어도 사랑하고 있다면 마음을 불태우라’는 베르테르의 노래는 결국 자신에게 하는 말과 다르지 않다. 이에 용기를 얻은 순수한 영혼 카인즈는 적극적 행동을 보이는 반면, 베르테르는 끊임없이 머뭇거리며 방황한다. 카인즈가 사랑에 따른 살인을 저지르고 쫓기는 장면에서 그를 대변하는 베르테르는 자신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고단함과 정당성을 설파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때 괜찮으니 웃어달라며 후회하지 않는다는 카인즈의 고백은 베르테르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기꺼이 품어 아량을 베풀라는 베르테르의 요구와 절대로 구제 받을 수 없을 거라는 알베르트는 팽팽하게 당겨진 평행선 위에 서 있다. 그리고 우리는, 또 알베르트는 누구의 줄이 끊어질지 짐작하게 된다. 알베르트는 카인즈에 대한 베르테르의 연민의 동기를 파악한다. 자상하나 차갑게 그려지기도 했던 그는 분명 피해자다. 그러나 이성적 행동과 냉철한 사고에 의해 그 아픔이 이해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변화는 알베르트에게 있다. 배우 민영기는 알베르트의 사랑과 아픔, 행동을 충분히 납득시켰으며 사랑방법에 대한 관객과의 교감에도 성공했다. 냉정한 표정 뒤에서 불안하게 흔들리는 알베르트의 눈빛은 그의 사랑도 아파하고 있음을 조심스레 알렸다. 배우 송창의의 말끔한 외모는 수줍으면서도 열정으로 가득차 방황하는 청년 베르테르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다. 관객들에게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며 환희의 기쁨을 이야기하는 독백 장면은 송창의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초연 후 10년의 기간 동안 약간의 각색을 거쳐 공연됐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이번 공연은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랐던 3년 전에 비해 감성적이고 격양돼 있으며 직설적이다. 감정의 상태가 직접적으로 언급됨에도 공연은 단조로워졌다. 그러나 관객이 사랑하는 창작뮤지컬임에는 이견을 내놓을 수가 없다. 우리가 오랜 시간 베르테르와 함께 흘렸던 눈물들은 마르지 않은 채 반짝이고 있으며 그 호수가 그의 사랑을, 우리의 사랑을 찬란하게 비추고 있다. 순결한 백포도주 사랑의 추억이 핏물로 무대를 붉게 물들였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1.03 / 조회 17,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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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가장 격렬했던 조선의 비극을 엿보다, 뮤지컬 ‘남한산성’
무대는 병자호란을 겪었던 조선의 임금인 인조와 고뇌하는 선비 오달제의 갈등과 고민, 조선 땅을 아버지 마음으로 보고 괴로워했을 주인공들의 진심으로 채워진다. 뿐만 아니다. 관노 출신의 청나라 통역관인 정명수, 기생 난생의 이야기는 또 하나의 축을 이루며 극을 긴장감 있고 묵직하게 끌고 간다. 광대부부인 훈남, 순남이의 등장은 뮤지컬 ‘남한산성’이 갖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털어주며 관객들이 떠안게 될 부담을 감소시킨다. 뮤지컬 ‘남한산성’은 지난 해 초연 이후 두 번째다. 남한산성이 위치한 성남시가 지역브랜드화를 목표로 김훈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했다. 2009년 공연 당시 많이 지적받았던 어설픈 이야기구성 역시 재공연을 앞두고 수정, 보완을 통해 한층 더 매끄러워졌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양쪽 스크린을 통해 전체적인 줄거리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인물들 사이의 관계나 역사적 사실 등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아이돌가수의 출연이나 스타들을 이용한 마케팅 없이 순수하게 뮤지컬 배우들로만 구성된 캐스팅은 흔히 배우예술이라고 불리는 현장공연의 장점을 발휘하기에 충분했다. 무대는 김수용, 성기윤, 최재림 등 풍부한 성량과 감성을 가진 배우들의 에너지로 공간과 공간 사이를 충만하게 메워준다. 조화로운 앙상블의 군무나 적절하게 등퇴장하는 무대세트?소품은 장면과 장면, 하나의 큰 이야기흐름을 가지고 흘러가야하는 이 작품의 서사구조를 유기적이고 부드럽게 이어준다. 이 작품이 결정적으로 감동을 획득할 수 있는 이유는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 때문이다. 사실 인조는 역사적으로 볼 때 비극과 치욕의 역사를 써내려갔던 인물이다. 조선의 임금이 청나라 젊은 황제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는 사실은 인조 개인뿐만 아니라 그를 섬겼던 수많은 이 땅의 조선인들의 비극이기도 했다. 가슴을 치며 하나 둘씩 백성들이 눈물을 터트릴 때 알 수 없는 공기가 관객들의 목구멍을 타고 터져 나온다. 뮤지컬 ‘남한산성’은 한 나라의 임금이자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을 맞닥뜨린 인조의 내면을 관객과 함께 들여다보고자 한다. 무조건적으로 실패한 왕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아닌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를 놓고 괴로워했을 인조의 인간성에 집중한다. 그는 결국 ‘살아서 죽는 길’을 선택하지만, 아픔이 있는 제 나라 역사를 받아들이는 일은 어쨌든 지혜 있는 누군가를 성숙하게 한다. 적어도 내가 누군지에 대한 보다 깊고 근원적인 이해를 도와주니까. 악역인 듯 보이는 정명수 역의 최재림은 얼마 전 TV 출연으로 유명세를 탔다. 뮤지컬배우 출신이었던 그 이름에 걸맞게 안정적인 노래실력을 보여줬다. 부피감 있는 무대 세트가 등장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사실 뮤지컬 ‘남한산성’이 꽉 찬 느낌을 주는 이유는 무엇보다 김수용, 성기윤 등 걸출한 뮤지컬배우들의 노래, 그 안에 담긴 감정이 무대 전체를 힘 있게 아우르기 때문이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10.19 / 조회 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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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으로 만난 김수용, 최재림
뮤지컬 무대에서 익은 숙성의 시간은 다르지만, 뮤지컬배우 김수용, 최재림이 뿜어내는 매력의 강도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아역배우에서 2002년 이후 뮤지컬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차장급 배우 김수용의 능수능란함과 예능프로 ‘남자의 자격’으로 비상중인 신예 배우 최재림의 뜨거운 에너지가 일 년여 만에 돌아온 뮤지컬 무대에서 격돌한다. #. 초연처럼, 치열하게_두 번째 이야기.김수용 연출, 배우들하고 작년 초연 때 엄청 고생을 하면서 만들었던 작품이에요. 작년에 그렇게 고생을 했으니, 두 번째인 올해는 좀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아휴. 대본도 수정되고, 음악도 몇 곡 빼고는 다 바뀌고…. 완전히 딴 작품이 되었어요. 작년보다 더 치열하게 모든 배우, 스탭들이 혼을 실어서 준비했어요. 아, 저 작품 하면서 이런 말 잘 안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 은 정말이에요, 모든 사람들의 혼이 실렸어요. 최재림 지난 4월에 오디션에 합격해서 지난 여름부터 정명수로 살고 있어요. 초연은 못 봤는데, 정명수는 정말 제가 잘만 소화하면 배우로서의 능력향상이나 관객호응도 모든 걸 통틀어서 엄청나게 빛나는 역할이에요. 악랄하고, 야비하고, 야망도 크고, 여리면서도 불안정하고 엄청 많은 부분이 있어서(웃음). 처음엔 정말 힘들었어요. 한 번에 한 개 이상이 안 되는 거에요. 연출님이 “악랄하게 해봐” 하셔서 악랄하게 하면 “아니~불안정하게” 하셔서 제가 아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야비하게도 보여야지~”, 하시고(웃음). 연습실에서 계속 뒹굴다 보니까 이제 알 것 같아요. 김수용 며칠 전부터는, 계속 연습실에서 고개를 돌리면서 다니는 거에요. 그래서 “왜 그러냐?” 그랬더니 “형. 저 좀 불안정해 보여요?” 이러는 거에요(웃음). 저보다 먼저 오고, 항상 연습실에 남아서 나머지 공부를 해요. 혼자 연구하고 탐구하는 스타일이에요. 최재림 형, 근데 저 그거 이틀 뒤부터 안 했어요. 좀 아닌 것 같아서(웃음). 김수용 재림이가 성악을 하고, 키도 크고 그래서 분위기가 되게 묵직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웃음). 뮤지컬에서는 배우들이 뭉치는 게 중요한데, 친화력이 엄청 좋아요. 요즘 재림이를 보면서 저 실력과 성격이면 정말 비상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실제로 성장세가 확확 보여요. 초연 때 보다 정명수가 정말 어려운 역할이 됐는데, 그걸 소화하는 걸 보면서 에서 우리 재림이가 신인상을 타야 하는데~. 라는 생각을 하죠(웃음). 최재림 아아, 이거 인터뷰 나가면 신인상 타도 이상한 거고, 못 타도 이상한 거고. (녹취기를 들고) 형이 굉장한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지금. 김수용 재림이도 그렇고, 배우들이 앞으로 나가는 걸 보는 게 기분 좋아요. 배우들끼리 삐걱대면 얼마나 속상해요. 특히 재림인 더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가서 더 피곤 할 텐데, 가장 열심히 하거든요. 후배들 보면서 저도 이를 악물고 하고 있어요. #. 방송 확, 떴죠 최재림 '남자의 자격'으로 확 알려졌죠, 공중파의 힘은 정말 엄청난 것 같아요. 방송은 좋지만, 조심스러운 영역인 것 같아요. 김수용 제가 일곱 살 때 아역으로 나왔으니까…. (재림에게) 너 모르지? (들어는 봤어요). 84년도 드라마였어요. 아버지 선배였던 드라마 피디 분이, 아역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그냥 뭐 “데려다가 써도 되겠냐” 이런 식으로, 출연하게 된 거였어요. 방송에 얽힌 재림이와 저의 공통점이라면 타의로 시작했다는 거겠네요. 최재림 그쵸, 전혀 생각도 못했죠. ‘남자의 자격’팀에서 (박)칼린 선생님한테 합창 특집을 준비 중인데 지휘를 도와주실 수 있냐고 전화가 왔어요. 선생님은 워낙 일도 많으시고, 방송이란 게 한 번 나가면 계속 연쇄적으로 뭔가가 벌어지잖아요. 그래서 선뜻 오케이를 안 하셨는데, 그 분들이 정말 진지하셨고, 그냥 웃기는 딴따라로 나가는 게 아니라고 판단하셔서 팀을 꾸려보자고 하셨어요. 선생님께서 “보이스 코치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알겠습니다”하고 나가게 된 거죠. 정말 진지하게, 열심히 했어요. 시청자 분들에게는 그 진심이 닿았던 것 같아요. 아직도 어안이 벙벙해요. 김수용 아역배우를 하다가 뮤지컬을 시작했으면, 오디션 없이 캐스팅 됐겠다고 하신 분들이 있는데 처음부터 오디션으로 시작했어요. 첫 오디션 때에는 이미 캐스팅된 배우들 틈에서 노래하고, 자유안무로 춤추느라 정말 곤혹을 치렀었죠. 첫 오디션을 정말 호되게 봐서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웃음). 최재림 방송에서는 심사위원이었지만, 저도 원하는 작품을 만나려고 할 때는, 지망생이 되죠. 오디션도 많이 떨어졌어요. 1차 오디션에서 노래 부르고 떨어지고, 도 조연으로 오디션 봤다가 떨어지고…. 처음에 합격했던 콜린 역이 워낙 좋은 역할이어서 출발이 좋았죠. #. 그리고 무대 김수용 을 정말 좋아해요. (이)석준이 형한테 “형, 내가 형 언더할게”라고 말할 정도로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이번에는, 하고 일정이 겹쳐서 아쉽게 됐어요. 예전에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없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도 꼭 해보고 싶어졌어요. 이번에 오디션 봤는데 떨어졌어요(웃음). 오디션에서 만난 데이빗 스완 연출가가 “이 어울릴 것 같다”면서 에 출연해보지 않겠냐고(웃음). 등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최재림 앞으로 계속 뮤지컬 무대에 오를 거에요. , 도 해보고 싶고.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은 뭐든지 하고 싶어요. 김수용 아, 너 도 잘 어울릴 것 같아. 최재림 (난감) 아…. 김수용 왜, 말허벅지 (최)재웅이도 했어(웃음)! 지금 의 배우들 같이 혼을 다해서 공연을 하는 사람들과 작업할 수 있는 무대가 좋아요. 배우들이 다 같이 으쌰으쌰하는 이유가, 이 작년 뮤지컬 어워즈에서 아무런 소득이 없었잖아요. 그 시상식 뒤풀이에서 다같이 똘똘 뭉친 거에요, 또 해보자고. 원래 (성)기윤이 형도 이번 공연에는 참여할 수 있는 일정이 아닌데 그 때 기윤이 형이 “하루, 이틀이라도 내가 무대에 오르겠다”고 외치면서 완전 하나가 된 거죠. 속된 말로 티켓이 완전 매진되고 대박이 나면 좋겠지만, 배우들의 혼이 실린 이번 공연은 정말 기대가 되요. 오픈 날이 기다려져요. 최재림 아, 나만 잘하면 되는데(웃음). 정말 작품을 보고 실망하실 일은 없으실 거에요, 저를 보고 실망하시면 안 되는데. 김수용 커튼콜 때, 정명수 다음 순서가 오달제잖아요. 작년에 예성이가 나가자마자 1,2,3층에서 플래시가 터지는데, 와…. 작년엔 예성이, 올해는 재림이…. 아휴(웃음). 이번에 재림이가 ‘남자의 자격’에서 얼마나 빛났어요. 벌써 걱정이에요. 최재림 에이, 형! 형이 마지막에 나온다는 건, 주인공이라는 말이잖아요(웃음). 무대사랑, 순도 100%를 자랑하는 뮤지컬배우 김수용, 최재림의 무대가 시작됐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이민옥(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9.28 / 조회 2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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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하지 못해 미안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연습현장
바라만 봐도 심장이 쿵덕거리는 그녀를, 어찌 쿨하게 보내줄 수 있을까.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뜨거운 피를 가진 인간으로, 한 남자로서 말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대신, 죽음을 선택한 남자. 극한의 감성을 노래하는 베르테르의 슬픔이 2010년 가을 다시 무대에 오른다. 살짝, 시선을 달리하면 지독한 스토커처럼 보일 수 있는 롯데를 향한 베르테르의 위험한 사랑은 송창의, 박건형의 완벽한 비주얼, 섬세한 연기를 통해 절절한 로맨스로 그려진다. 막바지 연습에 들어간 연습현장에서는 롯데를 보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베르테르의 풋풋한 사랑을 송베르테르(송창의)의 수줍은 미소로, 차디찬 사랑 앞에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마는 처절한 마음은 박베르테르(박건형)의 열연으로 만날 수 있었다. 2006년 베르테르에 이어 롯데의 약혼자 알베르트로 출연하는 민영기와 알베르트로 더블 캐스팅된 성악과 출신의 실력파 배우 이상현의 연기대결도 이번 공연의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눈에 보이지 않는 포장지를 이 리본이 묶고 있다고 생각하세요"송창의, 임혜영"내 마음이 시키는대로, 그녀와의 사랑을 이루겠어"박건형, 최주리우리 사랑 이대로~!민영기, 임혜영"천국이 아니라, 지옥이었어.."사랑이 가네송베르테르에 푹~빠진 배우들아...인생은 '아름다워'인지 '슬픔'인지. 요즘 헷갈려~. 당신은 왜 그렇게 아름다운가베르테르(이상현), "당신! 감정에 사로잡힌 술주정꾼처럼!"그대, 정녕 나에게 한 마디만..사랑한다고, 나를 사랑한다고...북받친 감정, 오열하는 박베르테르 김민정 연출, "연습공개는 여기까지만 할게요"2000년 초연 이후, 10주년 기념 공연이기도 한 이번 공연은 오는 10월 22일부터 11월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9.28 / 조회 18,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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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프리뷰] 황혼 빛 가슴앓이,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괴테의 역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뮤지컬로 찾아온다. 짝사랑의 열병을 앓고 난 뒤 작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이 작품은 200년이 넘는 시간동안 공간과 시대를 초월해 사랑 받아왔다. 최초의 베스트셀러, 누군가의 마음을 뒤흔든 역작. 고작 200페이지를 웃도는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세상이 변해도 사랑만큼은 변하지 않는다는데 그 한결같은 진리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너를 사랑하지만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이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 연모의 정만큼 가슴 저릿해지는 일이 또 있을까. 베르테르는 젊고 건장한 청년이다. 그만큼 혈기도 왕성하다. 건강한 남자가 매력적인 여자에게 호감을 품는 건 당연한 일이다. 발하임의 무도회에서 만난 롯데는 그런 의미에서 베르테르에게 안성맞춤의 여자였다. 그녀는 활발하고 생기가 넘쳤다. 동생들을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책임감이나 의무감도 투철했다. 베르테르는 그녀를 자신이 만날 수 있는 100퍼센트의 여자라고 확신했다. 베르테르는 우연히 롯데를 도와주고 사랑의 심지에 불꽃을 당긴다. 그녀는 감사의 표시로 베르테르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고 책과 푸른 리본을 선물한다. 짝사랑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저지르는 최대의 실수! ‘그녀’ 역시 나의 마음과 동일하리라,는 착각이다. 베르테르는 이를 사랑의 징표로 오해하고 열정적인 사랑에 사로잡힌다. 사랑은 행복한 감정이다. 그녀를 생각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모든 일이 다 잘될 것만 같다. 그러나 롯데에겐 이미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었다. 알베르트가 돌아오자 롯데는 뛸 듯이 기뻐한다. 베르테르는 롯데가 그립고, 롯데는 또 다른 누군가 알베르트를 그리워한다. 사람의 감정이란 때론 끝없는 수열처럼 일방통행이다. 짝사랑의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상대방이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베르테르도, 젊은 괴테도 바로 이 지점에서 못 견디게 사무치는 격정을 견뎌냈어야 했다. 유난스럽게도 감성적이었던 사람이 감당하기에 실연의 상처는 너무 아릿하고, 아름답지만 가혹했다. 모든 것이 ‘젊어 한 때’다. 사랑할 수 있을 때 빠져봤던 경험은 어쩌면 인생의 경륜을 깨닫는 일에 한 몫 했을 것이다. 어렵게 마음을 고백하지만 작별인사만을 고하고 떠나는 롯데. 친구처럼 지내던 농노 카이즈마저 유부녀와의 사랑에 실패하자 살인을 저지르고 사형당하기에 이른다. 낭만적이고 깊은 감수성의 소유자였던 베르테르는 롯데가 곧 구원이었다. 그녀를 잃은 베르테르는 결국 이 모든 비극을 권총자살로 마무리한다. 농도 짙은 심리 묘사로 이 작품은 단숨에 유럽 전역에 화제의 책으로 떠올랐다. 당시 베르테르가 즐겨 입었던 노란색 상의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이 될 정도였고,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살하는 이른바 ‘베르테르효과’가 번지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사회적 비난도 받아야만 했던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인의 독자를 사로잡으며 다양한 장르로 변주돼왔다. 명불허전. 책으로만 만나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이제는 눈으로 확인하자. 오는 10월 22일부터 11월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송창의, 박건형, 민영기, 임혜영 등이 출연한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9.24 / 조회 19,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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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형, 송창의 “더욱 선명해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 10주년 무대가 오는 10월 찾아온다. 이번 무대는 이야기를 이끄는 세 명의 주인공 베르테르, 알베르트, 롯데 등이 모두 더블캐스팅으로 꾸려져 각 캐스트 별로 전혀 다른 의 맛을 선보일 예정이다. 멈출 수 없는 사랑을 하는 로맨티스트 베르테르 역에는 ,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송창의와 뮤지컬, 연극 무대를 넘나든 의 박건형이 더블 캐스팅됐다. ‘2006 베르테르’로 대한민국 여심을 흔들었던 민영기와 이상현이 사랑을 앞에 두고 베르테르와 운명적인 대결을 펼치는 알베르트로 출연한다. 두 남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롯데 역에는 의 임혜영, 최주리가 출연한다. “배우들이 가진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열어두고 대본 없이 즉흥적, 상황적인 연습을 하고 있다”고 밝힌 연출가 김민정은 지난 6일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지난 이 수채화 느낌이었다면, 이번 공연은 콘트라시트가 강한 유화의 느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발적이고 강렬한 베르테르를 표현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 중”이라며 “예쁘고, 헌신적으로만 보였던 롯데는 자기 의지가 강한 대담한 여인으로, 조연으로 비춰졌던 알베르트의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해 그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룰 수 없는 사랑, 뜨거운 가슴을 가진 로맨티스트_베르테르서울예대 연극과 동기 송창의, 박건형이 베르테르로 변신한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와 연극 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두 남자는 “드라마, 연극 때문에 연습에 자주 참석하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틈틈이 베르테르의 모습에 근접한 모습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베르테르에 빠지기 위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항상 손에 들고 산다는 박건형과, 동성애 드라마 이후, “이성과의 이런 사랑을 기다렸다”는 송창의의 2인 2색 베르테르가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완벽한 남자, 거부할 수 없는 운명_알베르트 이번에는 알베르트다. 2006년 베르테르로 무대에 올랐던 민영기가 새롭게 재해석된 알베르트로 출연한다. 지성, 냉철함만이 부각됐던 기존의 알베르트와 이번 공연에서는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알베르트의 마음이 한층 깊이를 갖고 그려져 많은 관객들의 공감대를 살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블로그 활동을 통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품절남 민영기와 성악과 출신으로 에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이상현이 2인 2색 알베르트로 찾아온다. 아름다운 발하임의 여신_롯데 전생의 나라를 구한 두 여배우. 아름다운 발하임의 여신이자 두 남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롯데 역에는 임혜영과 최주리가 출연한다. 한층 입체적인 캐릭터로 찾아온 롯데 역은 여성 연출가인 김민정 연출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뮤지컬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는 임혜영, 최주리는 “지적이면서 사랑스러운 2010 롯데는 여자들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라고 입을 모았다. 롯데 최주리에게 두 명의 베르테르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하자...박건형 "나나~~나!"민영기, "전 최주리 롯데가 더 좋아요~"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임혜영의 반응박건형 "혜영아, 한 마디 해..." 우리는 대학동기!어색열매 먹은 두 남자. '우리 왜 이렇게 어색할까'이제 좀 괜찮네~깊이를 더한 뮤지컬 의 10주년 무대는 오는 10월 22일부터 11월 30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0.09.08 / 조회 1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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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별점리뷰] 인인인 시리즈 마지막 작품, 연극 ‘인어도시’
고선웅의 연극 ‘인어도시’는 한국인에 대한 단상을 주제로 올린 작품이지만 결국은 모든 인류가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죽음에 대해 말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때가 되면 흙으로 돌아가는 이 과정을 어찌 단적인 한국인들의 고민으로만 내팽겨 칠 수 있을까? 하지만 고선웅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라고 병들고 죽는 인간의 삶이 사하라사막에서 자라 병들고 죽는 누구의 삶과는 다를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을 모티브로 했다. 그것이 ‘인어도시’라는 가상 세계로 은유가 됐고, 배우들은 두려움, 광기, 체념 등 복잡한 심리 상태로 죽음 직전의 상태를 보여준다. 그들은 결국 각자가 만들어낸 인어의 도움을 받아 이승 너머 깊고 나른한 죽음의 세계로 넘어간다. (이것은 본인 스스로 결정한 일이다) 그런데 정작 저수지로 넘어가는 그들의 태도가 이상하다. 세상 나만 희생했고, 죽어라 억울했고, 천박한 니들과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호스피스 환자 다섯 명은 죽음 앞에 돌연 자유로움을 느낀다. 생각보다 상쾌하고 시원하다. 환자들은 가슴에 꽉 막힌 무언가가 쑥 빠져나가는 것을 경험한다. 우리 모두는 죽어야 한다 ★★★★☆ 자신의 밑바닥을 보는 일은 어떻게 보면 끔찍하다. 한 평생 바르고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이런 사람 절대 없겠지만)이라도 자기 내면의 깊숙한 곳에는 남에게 보여주면 창피한 시커먼 욕망과 죄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연극 ‘인어도시’는 이런 자신의 진짜 실체를 마주보게 한다. 아니라고 애써 외면했던 아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도, 외도를 일삼는 남편에 대한 증오심도, 자신이 선택이 아닌 어쩌다가 물려받은 별 볼 일 없는 혈통과 가문도 결국에는 모두 ‘내’ 것이었다. 연극 ‘인어도시’는 웃다가도 침묵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더 슬프다. 작가는 인어라는 환상적이고 기묘한 존재를 통해 실은 형편없고, 천박하고, 이기적인 인간 본연의 모습을 철저하게 까발린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자신의 과거와 상처가 드러나고, 환자들은 자신의 밑바닥을 들킨 것 같아 괴로워한다. 인정하기 싫다. 하지만 극의 후반부에서 배우들은 결국 한 사람씩 자신의 죽음을 선서한다. 인정하고 보니 별것도 아니었다 싶다. 오히려 내가 누군지, 어떤 존재인지, 내가 얼마나 추한 사람인지 수긍하고 보니 새로운 시작이 눈에 들어온다. 그들은 죽고 나서 다시 태어난 셈이다. 무대 메커니즘 ★★★☆☆ 배우들은 인어의 도움을 받아 인어도시로 간다. 그곳은 자아가 완전히 죽은 공간이다. 침대 다섯 개가 놓여 있던 무대는 일순간 뗏목으로 변한다. 호스피스 한 쪽 벽면이 열리고 물을 채운 무대는 저수지가 된다. 삶과 죽음이 하나의 여정으로 묘사가 된다. 또한 연극 ‘인어도시’는 주제의식이 영상과 적절하게 부합된 경우다.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한 번씩 유리 창 너머로 희뿌연 물체가 지나간다. 이는 기묘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관객들이 극에 더 잘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연극 ‘인어도시’는 인인인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각각 중국작품 ‘코뿔소의 사랑’, 일본작품 ‘잠 못 드는 밤은 없다’에 이어 한국인을 대표하는 연극으로 선정됐다. 고선웅이 쓰고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다섯 사람의 삶과 죽음을 통해 관객들을 위로하고 어루만진다. 하지만 그것이 곧 구원이란 뜻은 아니다. 이 작품은 마치 구원 받을 수 있을 것처럼, 진실에 가까운 무언가를 보여줬을 뿐이다. 오는 7월 1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다.뉴스테이지 최나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7.12 / 조회 2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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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리는 그에게 동의한다, 연출가 고선웅
‘인인인 시리즈’ 마지막 연극 ‘인어도시’ 지구는 둥글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네모난 지구를 상상하며 있지도 않은 모서리에 힘겹게 서 있다. 위태하다. 반면 누구보다도 현실과 환상의 모서리에 기묘하게 서 있을 것 같지만,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고 둥근 지구로 공차기까지 할 만한 연출가가 있다. 지상에 정확히 발 딛고 있으면서도 우주를 만지는 남자 고선웅이 연극 ‘인어도시’를 내놓았다. 연극 ‘인어도시’는 역시나 치열하고 아름답다. 공연이 시작되면 곧 연극의 폐에서는 아가미가 생기고 등에서는 지느러미가 솟는다. 90분 동안 삶과 죽음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한다. “저는 원래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잘 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제가 죽으면 틀 노래까지 주문해놨어요.” 당첨된 곡은 블루드래곤의 ‘내 단 하나의 소원’이다. “거짓말일 수도 있는데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고 일찍 죽고 싶은 마음도 없고. 적당히 살다가 잘 죽었으면 합니다.” - 대책 ‘있는’ 낙관주의자 이상적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적당한 때에 잘 죽기’를 탐구(?)하는 연출가 고선웅의 ‘인어도시’는 두산아트센터의 ‘인인인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98년쯤에 제목을 정해놨어요. 처음에는 ‘저수지의 인어들’이었는데 ‘저수지의 개들’이 있더라고요.” 연극 ‘인어도시’는 ‘비가 천년 동안 내리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세상 곳곳에 이끼가 끼고 눅눅하겠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적응해갈 것이다. “극중 이씨의 대사 중, 폐가 아가미로 변하고 겨드랑이에서 지느러미가 돋는다는 콘셉트는 그때 잡아놨죠. 마침 공연시기가 장마시즌이더라고요. 시즌이 참 중요해요 공연은.” 대부분이 그렇듯 고선웅의 이번 작품 역시 ‘말’이 많다. 그의 대사에서는 리듬감이 느껴진다. “이상하게 저는 말이 많아지게 되더라고요. 제 대사는 잘 들으려고 하면 안돼요. 떠들면 느낌으로 듣고 흘러가면 되지 분석할 필요는 없어요.” 그의 캐릭터들은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여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속에 있는 것들이 어쩔 수 없이 밀려나와 문장을 이루고, 그 문장들이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쏟아져 나오는 느낌이다. “구상단계에서 인물이 만들어지면 그 후로는 제가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 인물들이 말을 해요. 내 안에 안착돼 있으면 그가 말을 하는 거죠.” 할 말 많은 그는 낙관주의자다. 낙관주의자이기 때문에 할 말도 많이 생기는 것. “경제적으로 어려워 도저히 못살 것 같아도 저는 그것 때문에 자살할 놈은 아니에요. 차라리 은행을 털고 감옥에 가더라도 죽지는 않아요. 명예의 수치로 인해 창피하다면 산에 들어가 살아요. 반성하며 글을 쓰던가 하겠죠. 자기 생명을 스스로 끊는다는 것, 저는 동의할 수 없어요. 문제는 우울증인데 스스로 판단이 불가능하니 병원가서 치료를 받아야죠.” 그렇다면 그가 가장 우울할 때는 언제일까. “술을 기분 좋게 많이, 너무 많이 마신 그 다음날.” - ‘젊은’ 사십대가 부르는 사랑찬가 “어느 화가분이 저에게 이런 글을 써주신 적이 있어요. 사랑을 하면 알게 된다고. 뭔 말이야 이게. 세상 사람들은 알아야 사랑한다고 하잖아요. 저 역시 그 말을 3년 동안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사랑하면 알게 된다는 그 말이 옳다는 걸 깨달은 거예요. 연극을 하면 분석을 하잖아요. 이를테면 햄릿의 사회적 위치, 가족관계, 주변 환경, 트라우마 등을 분석해 대사를 외우는데, 저는 분석하지 않아요. 그건 알고 나서야 이해한 거 아닙니까. 그럴 경우 창의성이 없어져요. 이해한대로만 알고 표현하는 거죠. 그게 아니라 햄릿이 돼 말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고 느낌이 와요. 사랑인거죠.” 그는 인간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연극을 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무조건 사랑이다. 악역조차 당연히 사랑한다. “가끔 연출가나 작가들이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의식적으로 드러내요. 그건 자기를 과시하고 싶은 거예요. 재주, 스킬, 지식을 교묘하게 요리해 세상에 자신을 알리려고 하는데, 그런 작품을 보면 저는 기분이 무지하게 나빠요.” 그가 괴로울 때 역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볼 때다. “무성의 한 모습, 그 역할에 대해 치열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면 화가 나요. 사랑하지 않고 자기를 나타내려는 배우들을 보면 무엇보다 안타까워요. 정말 멋지지 않거든요. 멋을 표방하는 거 다 보이니까.” - 좋은 것만 좋게 보면 좋겠다! 그나저나 도대체 연극바닥은 언제나 커질까. “어느 분이 말씀하셨어요. 대기업 총수의 딸이 연극 마니아여야 한다고.” 아무리 가난과 연극이 어울리는 한 쌍이라지만 배고픈 당사자들에게는 큰 문젯거리다. 그만큼 소통할 수 있는 관객이 적은 것. “영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공력대비 파장이 너무 없어요. 작년부터 이 공연을 위해 여러 사람이 모여 준비했는데 관람할 수 있는 관객은 삼천 명 정도죠. 자괴감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러나 ‘힘’을 키우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노력까지 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 “상업적 마인드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면 재미가 없어요. 점점 누에고치처럼 연극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영향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들에게 편승하고 싶지는 않아요.”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연극을 보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서는 연극 마니아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그가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부탁한 것도 그것. “분석하지 말고 벌어진 일들을 긍정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또 ‘좋은 것만 좋게 보면 좋겠다’는 것.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 대상을 보면 정말로 느낌이 괜찮잖아요. 연극도 마찬가지예요. ‘나는 이 작품에서 이런 게 좋았다’라고 이야기하면 그 사람은 진실을 말한 거 아닙니까. 또 사람들이 용기가 없어서 누군가 부정을 했을 때 투쟁을 안 해요. 그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고 쓰더라고요. 기자분도 좋은 것만 보쇼. 난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23 / 조회 17,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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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Factory.36] 불확실성의 영지, 그곳은 ‘인어도시’
깨어있으라, 인어를 만나게 될지니 지겹도록 쏟아지는 비에 모두가 지쳐가는 어느 밤의 호스피스 병실, 우비를 입은 남자가 들어와 말한다. 아귀가 물에서 튀어나와 팔을 물었다고. 호스피스 앞 저수지에 아귀가 산다고 우기는 이 남자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 묘사가 하도 자세해 미심쩍은 혼란이 온다. 표정 또한 진지하다. 사정은 둘 중 하나다. 그가 실제 기묘한 체험을 했거나 아니면 제대로 미쳤거나.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선 듯한 남자의 등장으로 시작한 연극 ‘인어도시’는 고선웅 작품만이 가진 특유의 표정을 지어 보인다. 당당하게 낯설다. 무대는 침대를 비롯해 사실적인 병실의 사물들로 가득하나 분위기만은 모호하다. 그 불확실함이 불쾌하면서도 매력적이다. 동의할 수 없는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인인인 시리즈’의 마지막 연극 ‘인어도시’는 호스피스병실 7002호에 사는 다섯 명의 삶을 아우른다. 태생부터 지금까지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그들의 현재 모습이 살아온 삶에 대해 귀띔해줄 뿐이다. 살면서 너무 많은 주접을 떨었다. 팔짝 뛸 만큼 의심했고 매순간 죽도록 억울했다. 내성적이다가 거칠고 탐욕을 부리다가 자비 베풀기를 반복했다. 신을 흉내 냈다. 남들은 유별난 멋으로 아는 어느 사내의 선글라스조차 사연이 있는 게 인생이다. 미치지 않고 버티었더니 다다른 곳이 결국 죽음의 문턱이다. 연극은 이 모든 것을 연출가 고선웅 특유의 언어로 꼬집는다. 명쾌하고 깔끔하다. 그리하여 관객은 지금, 그들과 함께 아귀의 노랫소리를 듣는다. 병실의 환자들은 하나 둘 아귀의 노랫소리를 듣게 된다. 듣는 이들은 그놈의 야식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아귀에 물린 정씨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고, 혼수상태에 빠졌던 이씨는 느닷없이 깨어난다. 그들은 모두 배고픈 아귀에게 가기를 원한다. 저 까만 물속의 인어도시를 꿈꾼다.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물 저수지, 바로 죽음이다. 그 갈망으로 얌전하던 호수에 홍수를 일으켰다. 혼돈의 흙탕물을 튀기며 걸어 나온 인어가 현실을 직시하게 만든다. 7002호라는 숫자부터 비현실적이었던 그곳은 사실 ‘햇살방(죽기 직전 옮겨지는 병실)’이다. 그들의 무의식이 모든 환상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발악은 죽음으로 가기 위한 의식이자 삶에 대한 집착이며, 억울함의 호소이자 위로다. 피해망상증과 은밀한 비밀에서 비롯된 강박증이 그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그 공포를 희석시키기 위해 인어가 왔다. 도대체 우리가 피해자라고 믿는 그 교만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그들의 토사물은 얹혀버린 삶의 응어리일지도 모른다. 연극의 팔 할은 대사로 채워졌다.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인물들의 대사가 인간의 삶을 정의한다. 강요는 없다. 잘난 척도 없다. 그것은 배반당한 삶에 대한 이해이며 소통하려는 노력의 언어다. 배우와 관객을 억압하며 암묵의 고립을 전하던 무대의 거대한 창은 마지막, 죽음을 인정하는 순간에야 열린다. 연극 ‘인어도시’는 죽음과 그 앞에선 인간들을 집요하게 그려냈다. 잔인하지만 인류에 대한 넘치는 애정을 바탕으로 서 있기에 황당한 설정은 생명력을 얻는다. 체념과 죽음에 대한 수긍이 묘한 조화를 이루며 우리에게 말한다. ‘깨어있으라, 어느 날에 너희 주가 임하리라.’ 글, 사진_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0.06.22 / 조회 17,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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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도시>, 죽음의 문턱 앞에 선 한국인 이야기
사랑을 통해 점점 고독해지는 중국인들의 이야기 (4.6~5.2)과 이지메, 은퇴문화를 다룬 일본인들의 이야기 (5.11~6.6)에 이은 한국인의 자회상을 담은 이야기, 가 찾아왔다. 연극 ‘인인인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는 의 고선웅 연출가가 대본과 연출을 담당했다. 호스피스 간병인과 간호사의 인터뷰를 토대로 대본을 완성했다는 고선웅 연출은 ‘인인인 시리즈’ 포럼 발제문을 통해 “바쁘고 급하고 절박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인들이 에서 평안을 얻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죽음’에 포커스를 맞춘 는 죽음의 문턱에선 호스피스 환자 다섯 명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한국인들의 집착, 공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10년,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죽음’과 마주한 연극 는 7월 11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한다. 공연장면한 달 내내 비 호스피스 병실 7002호"내가 저수지에서 아구를 봤거든""에이, 아구는 짠물에 살죠!""남편이란 놈은 전화를 왜! 안 받는거야!"노파, "물귀신이 산다는 이야기가 있어"나이 오십이 넘어서도 셋방을 전전하고!"저수지로 가겠어!""이씨가, 이씨가 빠졌어"인어, "니들 머리가 날 꺼낸거야!""그만하자, 이제 그만"기꺼이 받아들이고, 떠납니다.다 털고 갑니다.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_송태호(club.cyworld.com/image-factory)
2010.06.17 / 조회 1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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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11월 1주>
주간 공연 예매랭킹 한국 창작뮤지컬의 새로운 역사 소설가 김훈의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이 3주 연속 공연 예매 랭킹 1위를 차지, 한국 창작뮤지컬 흥행기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고 있다. 1636년, 청나라에 쫓겨 남한산성에 갇힌 조선의 왕 인조와 주전파, 주화파의 싸움, 그리고 민초들의 고통을 다루고 있는 뮤지컬 은 작품 속 장면이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실린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초연 창작뮤지컬을 향한 관객들의 관심이 개막 초부터 폐막을 앞둔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뮤지컬 커뮤니티를 술렁이게 만드는 ‘엄기준의 합류’ 소식을 전한 뮤지컬 이 지난 주 보다 두 단계 상승하며 랭킹 2위로 올라선 점도 눈에 띈다. 1888년 영국 희대의 연쇄살인범 ‘잭 더 리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체코 뮤지컬 에는 안재욱, 유준상, 엄기준, 신성록, 김무열, 민영기, 김법래 등이 출연한다. 배우 봉태규의 연극 데뷔작 앵콜 이 3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순항중임을 전했고, 뮤지컬 가 지난 주 보다 한 단계 순위 상승하며 4위에 자리했다.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자리잡은 연극 이 6위에, 뮤지컬 과 연극 이 네 단계씩 동반상승, 각각 7,8위로 올라섰다. 고양으로 무대를 옮겨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브레드 리틀의 뮤지컬 이 지난주에 이어 10위에 자리했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뭉치니까 대박 이 보다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까? 최고와 최고가 만나 콘서트계의 핵폭탄으로 돌아왔다. 크리스마스 이브 콘서트 가 2주 연속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올나잇스탠드’ 공연의 대가 싸이와 ‘원맨쇼’의 대가 김장훈은 알짜배기 퍼포먼스로 구성된 하이라이트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카리스마 넘치는 심사위원으로 변신한 이승철의 가 랭킹 2위로 올라섰다. 관객을 배려한 편의 시설, 기획을 직접 고안해내는 이승철은 이번에는 와인가 스낵을 즐기며 공연을 보는 ‘로맨티카 석’을 마련, 관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겠다는 각오다. 막강형제, 유쾌하게 미친 두 남자 컬투의 서울 공연이 지난주에 이어 3위에 오르며 순항 중이며, 20주년 기념공연에 나선 어린왕자 이승환의 가 지난 주 보다 한 계단 올라서며 4위에 안착했다. JYP의 날개 짓이 예사롭지 않다. 오는 12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이어지는 박진영 콘서트 가 무려 11단계 상승하며 5위로 올라선 것. 최고의 프로듀서로 변신한 그는 프로듀서로의 무게를 벗고 '날 떠나지마',‘청혼가’, ‘HONEY’, ‘엘리베이터’, ‘그녀는 예뻤다’ 등 수많은 히트곡을 통해 가수 박진영이 가진 모든 것을 선보일 예정이다. 10년 내공에 빛나는 (6위)이 관객들의 호평 속에 지난 주말 막을 내렸고 감미로운 발라드로 대표되는 두 남자, 유리상자의 서울공연이 7위로 새롭게 등장했다. 티켓파워의 원조 이문세의 가 무려 22단계 상승하며 8위에, 감성적인 멜로디와 가사로 주목 받고 있는 그룹 메이트의 (9위)와 언니네 이발관 (10위)가 새롭게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2009.10.26~2009.11.1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 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11.02 / 조회 2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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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시리게 펼쳐진 비통한 역사의 한 조각
산성으로 눈 구경 간다…찬 눈에 뜨거운 두 눈 씻고 오련다. 인조가 처연함을 숨기며 담담하게 ‘눈구경’ 가는 새벽길은 흩날리는 눈과 날카로운 대나무 성벽에 둘러싸여 유난히 스산하고 적막하다. 창작뮤지컬 은 1636년 병자호란, 청나라에 쫓겨 남한산성에 갇힌 조선의 무기력한 왕 인조와 주전파, 주화파의 싸움, 그리고 스러져가는 민초들의 고통이 차디찬 이미지로, 가슴 울리는 노래로 펼쳐낸다. 피할 수 없는 선택과 고통 속에서 ‘살아서 죽을 것’을 주장하는 최명길과 ‘죽어서 살 것’을 주장하는 김상헌,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조의 고뇌는 뮤지컬 의 주요 갈등. 여기에 청나라에 굴욕적인 항복을 하느니 목숨을 내놓겠다는 젊은 선비 오달제와 그를 둘러싼 두 여인의 사랑은 또 하나의 축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간다. 은 김훈 원작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이지만 ‘오달제’ ‘매향’ 등 주요인물을 새롭게 설정했다. 특히 정명수와 매향, 초홍과의 엇갈리는 애정, 오달수와 매향, 남씨부인의 관계 등 로맨스를 등장시켜 건조한 사극에 말랑거리는 감성을 첨가했다. 하지만 이 엇갈린 애정들의 감성이 객석까지 잘 전달되진 않는다. 특히 중심축이 되는 오달수와 매향의 사랑은 거의 설명되지 않아, 그들의 애절한 결말이 쉽게 다가오진 않아 아쉽다. 은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역사의 한 조각을 펼쳐 보인다. 격동하는 나라관계 속에서 실리와 명분의 대립이 첨예하고, 청나라의 기세등등한 압박은 날로 심해진다. 그 속에서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은 눈물겹기만 하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구구절절 무대에서 설명하진 않는다. 무대가 형상화한 이미지와 인물들의 한 가락 노래, 탄식 어린 대사가 시대속 인물들의 고통과 희망, 절망을 담아낸다. 모던한 무대는 제 역할을 해준다. 무대 뒷 편을 채우는 대나무 성벽은 시리게 그 당시의 추위를 형상화 한다. 노래는 때론 구슬프게, 때론 패기 있게 조합되어 각각 캐릭터들의 고민과 성향을 드러낸다. 극의 마지막 부분, 인조의 굴욕적인 항복과 절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음향은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이어 비통하게 만든다. 하지만 인물들의 정형성은 아쉽다. 조선의 신하들은 하나같이 충정심이 강한 곧은 인물들이고, 남씨부인과 매향마저 의리와 정의로 뭉쳐있다. 그나마 입체적인 캐릭터는 나라에 분노하고, 사랑에 흔들리는 정명수 정도다. 은 창작 뮤지컬 초연인데다 역사극이란 무게감을 무사히 넘겼다. 우리나라 대표 창작 뮤지컬로서 그 입지를 어떻게 다져 나갈지 주목할 만 하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09.10.29 / 조회 12,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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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10월 4주>
[10월 4주 공연 주간 예매 랭킹] 호평 속 순항 중인 창작 대어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소설가 김훈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시대의 고난과 역경을 온 몸으로 감내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담은 창작 뮤지컬 이 2주 연속 예매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라를 위한 한 마음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견해를 내 보이는 신하들, 남한산성으로 ‘눈 구경 가자’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인조의 고뇌, 그리고 한 나라를 점령해 오지만 작은 적국의 기개 높은 신하를 존중할 줄 아는 청나라 황제 등 소용돌이 치는 역사 속 인물들의 인내가 잘 드러나고 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대나무를 중심으로 한 무대와 장엄하면서도 모던함을 갖춘 음악에 대한 호평도 줄을 잇고 있다. 연극 작품 두 편이 탄탄히 상위권을 자리하고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 웃기는 희곡작가와 그 보다 더 웃기는 검열관의 한판 승부, 일본의 극작가 미타니 코우키의 작으로 지난해에 이어 앵콜 공연 중인 연극 (2위) 역시 꾸준히 관객들의 관심 속에 순항 중. 또한 때론 웬수(원수가 아닌), 때론 애물단지, 그러나 인생의 영원한 친구인 친정 엄마와 딸의 가슴 뭉클한 사랑을 담은 연극 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무장 해제 시키며 한 계단 순위 상승, 지난 주 3위에 올랐다. 유준상, 김무열, 안재욱, 김원준, 신성록, 김법래 등 여는 작품에서 원톱으로 나서도 손색이 없을 탄탄한 스타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뮤지컬 이 무려 17계단이나 뛰어올라 4위에 등극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1차 공연에서 빠지게 된 신성록의 빈자리에 엄기준이 새로이 함께 할 소식이 더해지니, 뮤지컬 팬들의 환호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소극장 스테디&베스트 셀러 작품의 선두주자 뮤지컬 가 5위를 차지했으며, 스물 아홉 세 친구의 눈물겨운 적금 사수기, 연극 가 한 주 전과 마찬가지로 6위를 유지 중이다. [10월 4주 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화제 집중 두 사람, 무슨 일 낼까? 이들이 뭉치면 ‘원 터치 쓰리 강냉이’가 아니라 ‘완타치 써티 강냉이’가 되지 않을까. 열광적인 콘서트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두 가수들이 뭉친 가 지난 주 콘서트 예매 랭킹 1위로 등극했다. 라이브 스탠딩 콘서트의 특급 노하우를 가진 이 둘이 모여 알짜배기 열광 콘서트의 진수를 선보일 것이라는 이번 공연은 12월 24일에 열려, 크리스마스 이브의 분위기를 한껏 더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시월이면 어김 없이 찾기 되는, 또 기대하게 되는 로맨틱 무대의 정수, 이 올해에도 열린다. 10월 31일과 11월 1일 양일간 열리는 이번 무대에는 김태우, 이소라, 정엽, 스윗소로우 등 감성을 울리는 목소리의 소유자들이 함께 손을 잡는다. 제목을 따라 11월 1일 공연은 10월 32일로 표기하는 센스 정도는 미리 알아차려 주는 것이 이 공연을 기다려온 관객들의 기본?! 코미디와 노래, 그리고 다양한 버라이어티 쇼가 어우러진 개그쇼의 히어로들, 가 새롭게 3위에 올랐으며,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이 팬들에게 선사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가 서울 공연 4위에 이어, 창원(9위), 울산(10위)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의 공연 티켓 예매가 속속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로 가수 생활 20주년을 맞은 이승환의 (5위) 역시 12월 24일부터 3일간의 폭발적 무대 준비에 한창이다. 중장년층의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이 무려 25위나 상승, 6위에 등극했으며, 타이거 JK, 윤미래, 리썅, 에픽하이, ZEEBRA 등이 함께 하는 [What’s up? Vol.2]가 8위로 한 계단 순위 상승한 것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밖에 서울 공연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의 전국 투어 공연 중 인천 무대(11위) 역시 큰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해에 이어 올 연말에도 함께 할 수 있는 (16위), [DJ.DOC 콘서트](20위)도 새롭게 순위권 진입하며 본격 레이스 경쟁을 시작했다. [2009.10.19~2009.10.25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10.26 / 조회 23,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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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선 보이는 대형창작뮤지컬 <남한산성>
작가 김훈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선보인 창작 뮤지컬 이 성남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은 1936년 청나라의 도발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간 인조와 청나라와의 화친을 주장하는 최명길, 청에게 대항하기를 주장하는 김상헌과 오달제, 그리고 오달제를 둘러싼 매향과 부인 남씨의 얽힌 로맨스가 물흐르듯 펼쳐지는 작품. 이필모, 김수용, 이정열, 배해선, 임강희, 성기윤, 서범석, 손광업, 강신일 등 실력파 배우들이 모여 가슴 치는 역사의 한 조각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창작 초연인 대형뮤지컬인 을 네 명의 관객과 함께 보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대담참석자 이: 이정민(27), 대학생 권: 권미진(34), 회사원 전: 전유진(22), 대학생 김: 김인호(32), 회사원 공연관람 및 대담일 : 10월 17일 3시 캐스트 : 이필모, 이정열, 배해선, 임강희, 성기윤, 손광업, 강신일 등 -------------------------------------------------------------------------------------------------------------------------남한산성, 이래서 보고 싶었다 이 : 배우들 때문에 보고 싶었어요. 배해선, 임강희, 서범석씨 등 다른 작품에서 봤던 믿을만한 분들이 원캐스팅으로 한다고 하니까. 오달제역의 김수용씨는 에서 봤는데 실력있는 배우고, 이필모씨도 드라마로 유명해지셨지만 10년 동안 무대 연기를 해온 배우니까 기대가 되더라고요. 전 : 저도 사실 배우 때문에 보고 싶었어요. 그래도 지방에서 여기까지 와서 보고싶단 생각은 못했는데, 얼마 전 문화 프로그램에서 이 집중 조명되더라고요. 거기서 노래와 연출 등 공연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고 나니까 오히려 더 보고 싶더군요.권 : 전 최근 렌트, 지킬앤하이드, 올슉업 등을 봤는데 국내 창작 뮤지컬, 큰 스케일을 가진 창작 뮤지컬은 어떨까 궁금했어요. 일반적인 가벼운 내용이 아니라 역사적인 내용을 기초로 하니까 보고 싶었어요. 총평. 모던한 무대와 연출 “참신” "만족"전 : 참신하게 봤어요. 조광화 연출이 하는 대공연은 처음 봤거든요. 어떻게 보면 진부하고 지루할 수 있는 소설을 재 각색해서 현대화를 잘 한 것 같아요. 넘버나 연출에 있어서도 굉장히 세련됐고, 자기가 보여주려고 했던 바를 잘 보여주지 않았나 해요. 권 : 무대가 참신하고 아름다웠어요. 배우들이 노래하는 걸 들으면 앉아서 듣기만 해도 막 떨리더군요. 사실 다른 장르를 같이 하시는 배우 분들은 미묘한 차이가 있긴 했어요. 예를 들면 강신일씨는 주로 연극 무대에 오른 분이어서 노래가 많지 않고 음이 불안정했고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집중력을 가지고 볼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었어요. 이 : 저도 결과적으로 좋게 봤어요. 역사 사극인데 모던하게 간 게 오히려 편했고요. 캐릭터와 넘버가 가끔씩 나 가 떠오르긴 했으나, 지루하지 않게 모던하게 가는 게 통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관람가 8세는 절대 아닌 것 같아요. 역사물이라고 해서 너무 어린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질문이 많을 것 같은데요. 김 : 한국 사극 관련 뮤지컬은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어떤 틀에서 벗어나질 못하거든요. 이번에도 이렇겠구나 예상은 했는데 크게 벗어난 점은 없었고, 말씀대로 연출이 모던해서 재미있게 봤던 것 같아요. 이 : 가격도 참 작하죠. 7만원대니까 할인하면 6만원이잖아요. 요즘은 10만원이 다 넘어가는데…성남 공연장은 사운드가 별로이긴 하고, 위치도 서울은 아니지만 그런 걸 감안해도 한번쯤 볼만한 작품이에요. 김 : 그런데 왜 이 작품이 김훈 원작에 기대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대사의 느낌이 비슷한 건 알겠는데, 김훈 원작을 내세우는 건 좀 무리가 있어 보여요. 이 : 원작 소설에선 달제의 비중이 크지 않고 김상헌과 최명길의 비중이 큰데, 달제 캐릭터를 키워놓고 새로운 캐릭터도 창조했죠. 김훈 도서를 끼워팔고 제작발표회 때 김훈씨가 나오는 건 다분히 마케팅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모티브를 따와서 창작 뮤지컬을 하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오달제가 극의 중심?전 : 무대 디자인과 연출의 힘이 컸다고 느꼈어요. 특히 오달제란 캐릭터를 중심으로 내세운 것 같지만, 제가 보기엔 오달제를 내세워서 나머지 캐릭터들을 살린 것 같아요. 오달제가 처음부터 뭔가 깊이 생각을 하고 주장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기를 그런 운명을 타고 났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과 얽히는 매향, 정명수, 김상헌 등을 내세우기 위해 오달제를 중심에 허울로 세워놓은 것 같고요. 권 : 저도 무대와 연출 효과가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중간 중간 늘어지긴 하지만 대부분 집중을 할 수 있게 했고요. 전 : 제가 본 리뷰 중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게 왜 오달제가 중심 인물로 내세워졌는가에 대한 글이었어요. 인조를 중심으로 세웠으면 2탄이 됐을 것이고, 최명길이 중심이었으면 매국작품이 되기 때문에 나라의 지원을 못 받았을 것이며, 김상헌을 내세우자니 뻔한 우국충정을 내세웠을 테니 이도 저도 모르는 패기있는 젊은이를 내세운 거라고요. 이 : 로맨스를 넣으려고 한 것도 있겠죠. 사실상 뮤지컬은 2~30대 여성이 주요 관객층이니까. 전 고광택 빛이 나는 소재를 써서 얼음을 표현한 게 신선했어요. 조광화 연출이 등에서 보여줬던 한국적인 풍경이 이번에도 드러나서 좋았고요. 또 배해선씨를 신시 작품 말고 다른 작품에서 본 것도 환영이었고, 성기윤씨도 맘마미아 말고 다른 작품에서 보니까 좋던데요(웃음). 손광업씨는 묵직한 목소리로 중심을 잡아줬고, 서범석씨도 비중이 크지 않은데 명품 조연이라 할만 했거든요. 김 : 극이 한 캐릭터에 기대지 않고 잘 분배가 된 것이 좋아요. 예를 들어 서범석씨를 캐스팅 했는데 조금 나오는 건 활용을 못해 비중이 적은 것도 되겠지만 다른 배우들이 그만큼 풍부하게 나오지 않았나 합니다. 아쉬운 점..이 : 전 그 점이 아쉽더라고요. 특히 초홍역의 김현아씨. 그 분은 끝까지 이름이 안 불려서 그 캐릭터 이름을 아무도 몰라요. 마지막에 노래 한 번 부르고, 끝까지 이름 한 번 안 불리고, 그래서 오히려 멜로가 어중간 한 것 같더군요. 멜로로 갈 것이면 오히려 확실히 해야 하는데. 전 : 초연이니까 완벽할 순 없지만 캐릭터에 대한 재정립은 필요한 것 같아요.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배역을 살리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말은 오달제가 중심이라고 하지만 그가 중심인물은 아니고, 새로운 러브 라인을 넣었다고는 하지만 그 러브라인 조차 큰 역할을 한 건 아니거든요. 매향이와 오달제 사이도 대사 몇 마디로만 나오니까 저 둘의 뜨거운 사랑이나 의리를 잘 못느끼겠고요. 중요도를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 : 달제와 매향을 계속 떨어져 있다가 마지막에 한번 만나는 걸로 관객들이 감정이입이 될까요. 마지막 장면은 로미오와 줄리엣인데 과정이 없단 말이에요. 솔직히 사랑 노래는 매향을 그리며 한 것 같은데, 사실 남씨하고 다를 바 없었거든요. 거의 워커홀릭처럼 일만하고. 끝에 매향에게 애달픈 사랑 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했어요. 전 : 나루라는 캐릭터도 필요한지 모르겠어요. 김상헌이 나루 아버지를 죽이는데, 나중에 나루와 김상헌이 만났을 때 김상헌의 표정에 뭔가가 있었잖아요. 뭔가 보여줄 것처럼 해요. 그런데 아무 일도 없더라고요(웃음). 순금이 부부가 챙길 뿐이지. 이 : 부부 자식도 아닌데 나중에 섞여 가는 게 어중간 했죠. 권 : 그래도 그 친구가 인상에 남긴 해요. 그 아이가 극을 이어가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백성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걸 보여줘서 나쁘진 않았어요. 전 : 순금 부부도 작품에 숨을 쉴 틈을 준다고 하던데요. 전 오히려 그 분들이 좀 튀었던 것 같아요. 극의 흐름을 흐트러놓고. 똥 이야기 하는 것도 사실 없어도 되는 부분이거든요. 좀 너무 쉴 틈을 주고 어거지스러운 면이 있었어요. 이 : 한 3~4번 나오는 것 같은데 2번만 나와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합창 부분에서는 가사가 안들리는 것도 아쉬웠죠(웃음). 권 : 정확하게 어떤 스토리를 보여주겠다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인조가 피난을 떠나는 아픔을 보여주겠다는 건지, 어떤 건지. 장면 장면 몰입하게 하고 배우들의 능력이 좋았지만, 다 보고 나와서는 무슨 내용을 봤다라는 걸 솔직히 할 수 없거든요. 정리: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09.10.23 / 조회 15,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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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10월 3주>
주간 공연 예매 랭킹 한국창작뮤지컬, 우뚝 서다 2년 여간의 제작기간, 30억 원의 제작비 투입 등 메머드급 창작뮤지컬의 기대작으로 꼽히며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이 무려 12단계 순위상승 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이필모, 김수용, 이정열, 서범석, 강신일, 배해선 등의 탄탄한 연기력과 고전미와 현대미가 결합된 세련된 무대, 조명에 대한 관객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웰메이드 연극으로 꼽히는 앵콜 이 지난주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대구 뮤지컬 팬들의 마음을 움직인 브레드 리틀의 대구공연이 3위를 기록하며 지난 주 막을 내렸다.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자리잡은 연극 이 4위, 이번 주말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이 5위에 자리했다. 뮤지컬 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연극 의 선전도 눈에 뛴다. 세 번째 앵콜 무대에 오른 연극 는 29살 동갑내기 여자 친구들이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10년 동안 모은 결혼적금을 몰아주자’는데 뜻을 모으고 가장 먼저 결혼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세 명의 여자들의 이야기를 내용을 세련되고 재치 있게 다루고 있다. 손호영, 윤공주, 김진우가 출연하는 뮤지컬 이 7위에, 연극 강남공연이 8위, 대학로 공연이 10위에 올랐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제목만으로 설렌다, 변하지 않는 명성 프로젝트 콘서트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은 시월에눈내리는마을 콘서트 가 랭킹의 새로운 1위로 올라섰다. 1999년 첫 공연 이후, 10년 이상 롱런하고 있는 이 공연은 연인들이 꼭 챙겨봐야 할 공연 중 하나로 손꼽혀왔다. 이소라, 윤종신, 성시경, 이문세 등 실력파 가수들만이 설 수 있는 무대로도 유명한 ‘시월에..’의 2009 공연에는 이소라, 김태우, 정엽, 스윗소로우가 뭉쳐 감미로운 음악의 절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뜨겁게 달굴 김장훈, 싸이의 가 두 단계 순위상승하며 2위로 올라섰고, 올림픽 펜싱경기장의 공연을 통해 발라드 가수를 넘어서 대형 공연형 가수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박효신의 가 3위를 기록하며 지난 18일 화려한 막을 내렸다. R&B의 소울 보컬의 교과서로 불리는 에릭 베네의 첫 내한공연의 랭킹진입도 눈에 띈다. 소율계의 슈퍼스타, R&B의 황제, R&B의 음유시인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에릭베네는 최신앨범 ‘러브&라이프’를 통해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R&B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에릭 베네는 이번 첫 내한공연을 통해 R&B, 재즈, 팝, 가스펠 등 소울음악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라이브 황제 이승철, 이승환의 순위 경쟁도 치열하다.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최고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두 남자의 (5위)와 (6위)가 나란히 랭킹에 올랐다. 티켓파워의 원조 이문세의 가 네 단계 순위상승하며 7위에, 이승철의 전국투어 시리즈 울산공연이 무려 9단계 순위상승하며 8위에 올랐다. 타이거JK, 윤미래, 리쌍, 에픽하이, 지브라가 뭉친 가 14단계 순위상승하는 거침없는 파워를 보여주며 9위로 올라섰고 연출가로 변신한 장기하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드라마 콘서트 가 10위에 오르며 랭킹에 새로운 얼굴로 등장했다. [2009.10.12~2009.10.18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 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10.19 / 조회 23,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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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찬란한 유산, 그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작기간 2년, 제작비 30억원이라는 대대적인 물량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 창작 뮤지컬 이 지난 7일 프레스콜을 통해 그 베일을 벗었다.주요장면 시연을 통해 만나본 뮤지컬 은 소설가 김훈이 만들어낸 장편소설 ‘남한산성’속의 강렬한 무게감과 주인공 오달제를 전면으로 내세워 만들어낸 로맨스의 색채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대나무와 직선의 세트를 활용해 웅장함과 세련된 현대적 감각을 결합시킨 선 굵은 무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조명이 활기를 더했고 이필모, 김수용, 이정열, 예성, 강신일, 배해선 등 주연배우와 앙상블 40여명의 움직임이 무대의 중심을 잡았다.1636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하며 지내야 했던 43일간의 이야기를 통해 민중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뮤지컬 은 오는 10월 9일부터 11월 4일 까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프레스콜오달제(이필모)와 매향이 부르는 '붉은 얼굴'먼저 살아야 합니다! 최명길(강신일)더러운 조선놈들! 정명수(예성)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인조(성기윤)화려한 무게감, 청나라 황제 홍타이지의 등장(서범석)슈퍼주니어를 벗은 예성, 정명수의 도발!조선은 우리의 것!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걸까? 눈구경 간다, 인조(성기윤)의 슬픔이별의 순간, 오달제(김수용)와 남씨(임강희)맛깔나는 감초, 광대부부 훈남(이훈진), 순금(김경선) 차마 놓을 수 없는 사랑, 매향(배해선)과 남씨(임강희)청나라 황제 홍타이지, 서범석한 순간에 쓰러지는 별처럼, 아름답게 갈 것이다!처절한 분노 정명수(이정열), 오달제(이필모)이대로 끝이라니, 이렇게 영영 끝이라니... 오달제(이필모)와 매향(배해선)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10.08 / 조회 1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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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비통하면서도 장엄함이 느껴지는 그 무대
두 팔 벌린 허수아비처럼 남한산성의 위용이 공중에 떠 있다. 원작 소설 남한산성을 쓴 김훈이 “비통하면서도 장엄함이 느껴진다”며 깊은 인상을 이야기 했던 포스터를 비롯, 뮤지컬 의 의상과 노래 등 공연의 실체가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9월 24일 충무로에 위치한 한국의 집에서 뮤지컬 의 최종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칼의 노래’, ‘현의 노래’ 등의 소설가 김훈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은 이날 배우들의 의상과 무대, 주요 넘버를 소개했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삶을 견뎌내던 숭고한 정신’을 바탕으로 현대 뮤지컬에 맞는 모던함을 추구하겠다던 애초의 의도가 어떻게 형상화 되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무대디자인을 맡은 정승호는 무대의 주 재료로 대나무를 선택했다. “곧고 기개 넘치는 나무의 특성은 청나라인을, 번신력이 강해 어디서든 살아 남는 특성은 우리나라 민족을 닮았다”고 설명하며, “날카로운 선 적 구성은 청나라를, 넓은 면 적 구성은 우리나라를 상징해 면을 가로지르는 선 등을 통해 극적 상황을 나타내고자 했다”며 무대의 구성을 설명했다. 배우들의 의상 역시 또 하나의 도전이라 수식한 의상디자인 담당 이유선은 “실제 무대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았던 모시, 삼베 등을 써서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했다. 무대에 많이 응용되는 대나무를 의상에서도 활용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이필모와 함께 주인공 오달제 역을 맡은 김수용과, 오달제의 부인 남 씨 역의 임강희는, 오달제가 아내를 두고 남한산성으로 떠나는 이별의 마음을 노래한 ‘별리’를, 또 부인 남 씨와 매향 배해선이 ‘차마 놓을 수 없어’를 부르며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두 여인의 애틋한 마음이 엿보이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로, 뮤지컬 에서 조국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복수하는 통역사 정명수 역을 맡은 예성은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를 때 깜찍한 댄스를 선보여 긴장된 분위기에 웃음을 던지기도 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거대한 역사극 뮤지컬 은 성남아트센터에서 10월 9일 프리뷰를 시작, 10월 14일부터 11월 4일까지 본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뮤지컬 최종 제작발표회 현장작품의 원작 소설 남한산성의 작가, 김훈.드디어 공개된 주인공 오달제(김수용)의 의상.청나라 황제 홍타이지(서범석)의 의상은 날카로운 대나무를 응용했다.청나라 통역사인 정명수(이정열, 예성).오달제의 부인인 남 씨(임강희)의 구슬픈 노래.오달제를 마음에 품기는 매향(배해선)도 마찬가지.무엇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오늘은 잠시 고민을 접어두기로 한 듯한 인조(성기윤)의 미소, 천진한 나루(박도연)도 함께 방긋.재기 넘치는 민초, 훈남(오른쪽 이훈진)과 순금이(왼쪽 김경선) 부부.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최명길 역을 맡은 강신일(왼쪽)과 오상원(오른쪽).이제 나는 떠나오, 오달제와 남 씨가 부르는 "별리".한 남자를 가슴에 품은 두 여자, 남 씨와 매향의 "차마 놓을 수 없어"."남한산성 화이팅!"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9.24 / 조회 18,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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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1636년, 당신이 몰랐던 그들의 이야기
"1636년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인조는 황급히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다" 조선의 왕이 청나라를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순간. ‘패배의 역사’ 누군가는 ‘치욕의 역사’로 1636년 그 날을 기억하고 있다. 컴컴한 밤길로 들어선 그 날을 둘러싼 숨겨진 민초들의 이야기가 무대 위로 올라올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랑, 배신, 분노, 슬픔 등 인생사 모든 것을 압축한 남한산성 한 자락에 집중하고 있는 배우들의 뜨거운 울림이 성남의 한 연습실에 고요하고도 웅장하게 퍼지고 있다. “다신 물러서지 않겠다, 이것만이 나의 길이다” - 오달제플디 (쉬는 시간도 없이 5시간 넘게 연습이 이어졌다) 와, 한번도 쉬지를 못하네요. 수용 주인공의 숙명이라(웃음). 창작뮤지컬이다 보니까 연습 중간중간 바뀌는 부분이 생겨요. 제가 그런 부분들을 놓치면 안되니까 연습이 이어지면 저도 쉴 수가 없죠. 완결된 장면을 찾아갈 때는 버겁죠, 연습시간도 길어지고.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있다고 할까요? 어려운 고비는 잘 넘어왔어요. 이제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연습 중간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데요, 그 부분만 고치면 될 것 같아요(웃음). 플디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요? 수용 글쎄요, 초반에는 힘들었어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말해야 하는가부터 고민해야 했거든요. 지금은 그 안에 얼만큼의 깊이를 담을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죠. 플디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성남공연 때는 훨씬 수월했겠어요. 수용 어휴, 그 때가 더 어려웠어요. 국립극장 공연 때에는 운전하고 가는 시간이 있으니까 미리 끝내고 갈 수 있는데 여기는 바로 옆이니까 거의 6시 넘어서까지 연습을 하고 넘어갔거든요, 어떤 날은 밥도 못 먹고 무대에 선 날도 많았죠. 플디 홍타이지로 변신한 프롤로 신부, 서범석씨와의 만남은 남다르겠어요. 수용 범석이 형을 으로 끌어들인 게 저죠. 어느 날 형님이 “에서 제의가 왔는데 어떠냐”라고 물어보셔서 “일단 안정적인 프로덕션 입니다”라고 했죠. 제가 많이 엎어져 봤잖아요, 그래서 그럴 일은 없다라고 했더니 “홍타이지 역할이라는데 말이야” 라고 하시길래 “그거 좋아요! 형, 완전 니마이(속칭, 일류)야! 예술이야”이랬더니 “그렇군”하셨어요. 다음날부터 연습실에서 만났죠(웃음), 뭐. 플디 뮤지컬 이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관객들도 많아요. 수용 김훈 선생님의 필체가 워낙 수려하셔서, 소설을 보면 어려운 부분도 많죠. 저도 책을 읽다가 ‘이게 무슨 뜻이지?’하고 사전을 찾아본 적이 있었으니까요. 무대는 불특정 다수를 위한 작업이잖아요. 주제 넘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저희들이 하는 작업은 예술작품의 대중화, 대중 예술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역사를 뮤지컬로 만나보면 한층 더 명확하게 느껴질 거에요. 플디 의 추천 명장면을 꼽는다면요? 수용 워낙 군무가 많아서 웅장한 장면이 많아요. 인조가 청나라의 황제 홍타이지에게 ‘삼배구고두’(두 번 절하고 아홉 번 고개 숙임)를 하는 장면은 정말 비장하죠. 정말 치욕적인 역사지만 당시 우리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에 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먼저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약한 나라를 지키는 신하의 길입니다” - 최명길플디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 됐어요. 신일 노래에 대한 로망이 계속 있었어요. 특히 무대에서 노래를 한다는 것에 대한. 음악극은 몇 번 해봤지만 정식 뮤지컬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대학로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조광화 연출이 “뮤지컬 해보지 않겠느냐”고 물어서 그 때 아무 생각 없이 “불러만 주면 언제든지”라고 답했죠. 플디 길거리 캐스팅이네요? 신일 그런 셈이죠(웃음). 뮤지컬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재미있어요. 이게 또 연극하고는 다른 맛이 있거든요. 하나에서부터 열 까지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는 연극하고는 다르죠, 뮤지컬은 분업화 되어 있는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뮤지컬이 동질감, 연대감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플디 뮤지컬을 하자는 러브콜이 많았을 텐데, 을 선택했던 이유는요? 신일 소설을 읽으면서 당시와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하루도 편하게 쉴 수 있는 날이 없는 민족인 거죠. 끊임없이 외세에 시달리고 또 저항하면서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그 때 상황이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데 공감을 하고 작품을 선택했어요. 플디 화친을 주장하는 최명길 역할이에요. 신일 말하기 조금 곤란한 측면도 있지만. 우리나라가 중국이나 일본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도 지금까지 민족의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저항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저항의 힘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플디 의 개막을 앞두고 한 마디. 신일 소설을 읽고 받았던 감동을 무대에서도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당시와 지금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고 앞으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건지 다시 한 번 고민하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오겠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이” - 매향플디 창작뮤지컬이라는 점이 어렵지 않아요? 해선 힘들죠, 힘든 만큼 재미있어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하고 회의하는 시간들이 재미있어요. 신나서 재미있는 게 아니라 묘한 매력이 있거든요.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처음부터 만들게 되니까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도 많고 대사톤이나 장면을 바꿔가면서 해보기도 하고. 라이선스 뮤지컬에서는 맛볼 수 없는 과정이죠, 창작초연의 매력인 것 같아요. 플디 매향은 소설에도 없는 인물이잖아요. 해선 아, 그러니까요(웃음). 매일 새로운 숙제가 생겨난다니까요. 뭔가를 새롭게 창출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작품 전체를 보면 제가 각 장면에 해야 할 역할이 보이거든요. 지금은 작품 전체, 각 장면에서의 제 역할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죠. 플디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해선 운율에 맞춰진 가사가 정말 좋은데, 한편으로 가사 외우기가 정말 힘들어요. 굉장히 예민하게 되어 있다고 할까요? 운율에 맞춰 있어서 조금씩 변화가 있거든요, 곱씹을수록 사무치는 가사도 많고 국악풍의 느낌은 많이 없는데 한국적인 정서는 묻어있으면서 모던하고. 무대에 형상화될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요. 플디 작품을 어렵게 생각하는 관객들도 있어요. 해선 절대 어렵지 않아요. 사실 작품 제목만 봐도 무게감이 있잖아요. 하지만 뮤지컬에는 위트 있는 부분도 많고, 특히 뮤지컬 넘버가 예술이에요. 노래를 듣자니 멜로디가 좋고, 멜로디를 듣자니 가사가 정말 좋고. 당시 서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서 격의 있는 뮤지컬이에요. 인조부터 시작해서 이조판서, 최명길, 서민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어서 모든 볼거리가 총망라되어 있는 뮤지컬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에요. 플디 은 배해선씨에게 어떤 작품인가요? 해선 성남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남다르죠. 성남을 넘어서 다른 지역에서도 공연되고, 처럼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는 국내 뮤지컬이 됐으면 좋겠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으로요. “정명수가 왔다! 더러운 조선놈들, 다 밟아버리겠다” - 정명수플디 훈훈한 연습실 분위기가 소문이 많이 났어요. 정열 단합력이 은하계 최고죠. 연습은 재미없어요, 어려워요. 게다가 우리가 흔히 아는 승리의 역사가 아닌 대표적인 패배의 역사잖아요. 10대 0으로 지고 있는 경기에 나가서 뛰고 있는 축구 선수들의 기분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이게 사실이니까. 우리의 역사니까 우리가 해야지요, 어렵지만 우리 해야 하는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지요. 플디 대표적인 악역을 맡으셨어요. 정열 정명수가 참 나쁜 새끼죠. 나쁜 놈인데, 이 인물이 나쁜 놈이 된 동기, 그리고 개인의 갈등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걸 관객들도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지요. 정명수는 블랙커피 같은 인물 이에요. 마실 때는 참 쓴데, 컵을 내려놓는 순간 또 마시고 싶어져요. 중독성 강한 매력적인 블랙커피 같아요. 플디 슈퍼주니어 ‘예성’과는 17살 나이 차이를 극복한 더블캐스팅 이에요. 정열 예성이는 배우보다는 인기그룹 가수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잖아요. 본인이 그걸 잘 알아요,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말 예뻐요. 일정이 바쁜데도 자기가 모자란 부분을 발견하려고 하고, 어떻게 보면 더블캐스팅 된 상대 배우를 따라 하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걸 최대한 살려서 예성스러운 모습으로 풀어내려고 해요. 그런데 그게 정명수와 정말 잘 어울려요. 플디 조언도 많이 해주시겠어요. 정열 많이 아는 게 좋은 건 아니구나라는 걸 새삼 느껴고 있죠. 연습 중간에 모르는 부분이 생기면 저는 ‘어떤 행동을 하지? 이 동선으로 가볼까?’하면서 다음 동작을 생각하는데 그게 넘칠 때가 있거든요. 같은 장면에서 예성이가 가만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아, 저 동작이다’라고 배웠어요. 예성이는 ‘그냥 몰라서 멈췄는데’라고 말하는데 그게 딱 맞아 떨어지는 동선이었거든요. 저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예성이는 재질이 아주 좋은 도화지 같아요. 플디 자랑 한마디! 정열 재미가 있어요. 역사물은 자꾸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잖아요, 우리는 역사를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를 던져주는 것이기 때문에 불편한 가르침이 없죠. 이 던지는 재미에는 착착 감기는 재미도 있고, 쌉쌀한 재미도 있고 구린 재미도 있어요. “달제야, 넌 참 좋겠다.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리는 네가 참 부럽구나” - 인조플디 왕 역할이라 그런지 근엄함이 느껴져요. 기윤 연습실에 오면 인조의 느낌으로 서 있게 되죠. 플디 힘든 점이 있다면요? 기윤 집이 멀어요(웃음). 연습은 성남에서 하는데 집은 강서구 등촌동이라 차가 조금만 막혀도 2시간이 훨씬 넘게 걸리거든요. 그리고 연습실에서는 그 어떤 작품보다 많은 토론을 요구한다고 할까요? 40명이 넘는 배우가 모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좋죠. 플디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이라면, 이 작품이 어렵게 다가올까요? 기윤 특정한 상황을 떠나서 사람들이 힘든 현실에서 어떻게 버텨나가는지를 보는 게 중요하거든요. 관객 분들이 병자호란을 모르고 우리의 역사를 전혀 몰라도 전쟁이라는 재난을 겪는 무대 위의 사람들을 보면서 쉽게 공감하실 수 있을 거에요. 극한의 상황에서도 배가 고파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될 거에요. 플디 창작 초연이에요. 기윤 많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고 봐요. 의미 있는 이 작업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가능성을 봐주셨으면 좋겠고, 그 안에서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생명력을 발견한다면 우리의 첫 무대가 성공한 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를 두고서 어디를 가시나” - 남씨플디 연습실 분위기는 어때요? 강희 좋아요. 나이가 서른인데도 불구하고, 메인 배우 분들 가운데 막내거든요, 선배님들의 연령대가 높은 관계로 제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웃음). 플디 인고의 여인 이에요. 강희 말괄량이에 가까운 성격인데, 이미지 때문인지 얌전한 역할을 주로 하고 있어요(웃음). 연기할 때 마다 마음이 아파요. 남씨가 임신한 사실을 모르고 오달제가 애국심 때문에 전쟁터로 향할 때 남씨가 부르는 노래가 있어요. 그 노래를 부를 때 마다 마음이 아프죠. 플디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강희 처음에는 임산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표현하기가 어려웠여요. 임신한 언니들한테도 물어보고, 엄마한테도 물어보면서 많이 배웠죠. 플디 만의 매력이 있다면요? 강희 사극하면 무거운 느낌이 많잖아요, 우리가 하는 이야기들을 치욕스러운 일이고 어려운 역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희는 그 부분을 무겁지 않게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거든요. 미처 알지 못했던 백성들의 삶을 보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거에요. 역사적 사실을 볼 때는 마음이 많이 아프실 거에요. 명장면들이 정말 많아요. 특히 1막 마지막에 북문 결투신이 나오는데 정말 장관이죠. 연습실에서도 눈물을 많이 흘려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강하게 자극하는 것 같아요. 단 한번의 기획공연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롱런하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수출되는 뮤지컬이 된다면 더욱 좋겠죠? “좋다, 니미럴!” “뜬다, 제기럴!” - 훈남, 순금플디 두 분이 계속 티격태격 하시던데. 경선 죽이 맞을 때는 또 엄청나게 잘 맞아요, 을 통해서 오빠를 처음 만났는데요 호흡이 잘 맞아서, 좋죠. 플디 광대 부부라고 들었어요. 훈진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쫓는 광대 부부가 아니라 전시통의 민초들의 모습을 대표하는 부부에요. 그냥 가볍게 볼 수 만은 없는 당시 서민들의 대표라고 할 수 있죠. 플디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경선 어렵다기 보다, 저희가 나오는 장면 자체가 거의 무거운 장면들 바로 뒤에 있는 경우가 많아요. 앞에 장면 때문에 다들 정신 없이 울고 있는데 “둘이 들어가!” 이랬던 경우도 있고. 여자들이 겁탈 당하는 장면 바로 뒤에 나가서 광대짓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훈진 그래서 이제는 가능하면, 앞 장면을 안보고 들어가려고 해요(웃음). 플디 애드립도 많이 하시겠어요. 경선 연출님이 워낙 정해진 흐름을 좋아하셔서요, 애드립도 완벽하게 연기로 만들어놓고 들어가는 걸 좋아하세요. 창작이다 보니까 저희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죠. 플디 자랑 좀 해주세요. 훈진 괜찮은 캐스팅, 괜찮은 연출, 괜찮은 기획이 모여서 괜찮은 공연이 나왔어요. 우리들의 아팠던 역사를 공유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정말 괜찮은 뮤지컬이죠. 작품을 보시면서 ‘저 때 저런 옷을 입었어?’.’저런 상황이 가능해?’라고 보시기보다 역사와 현대적인 감각이 결합한 퓨전이라고 느끼면서 마음을 열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경선 부인으로 전적으로 동감해요, 말씀 잘하셨습니다! 훈진 성남에서만 공연되는 게 아니라 외국에 나가서도 공연하구요. 경선 정말 비슷한 의견이에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기억되면 좋겠어요. “얼음 타고 놀지, 바람 타고 놀지” - 나루 플디 연기할 때 어렵지 않아요? 도연 내면연기가 많아서 어려워요. 미끄럽지 않은데 미끄러져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경선이 언니랑 강희언니가 많이 도와줘서 재미있어요. 41명이 넘는 배우들이 다같이 모여서 연습한다는 자체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플디 관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면 있어요? 도연 굉장히 많아요. 전 2막 마지막에 조선이 청나라에 항복하는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어요. 보기에는 웅장하고 멋있는데, 내용이 참 슬퍼요. 또래 친구들이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잊지말아야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이거든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9.21 / 조회 1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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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에 가면 국가대표 뮤지컬 배우들이 모두 있다
9월 초, 아직은 뜨거운 낮 기온만큼 성남아트센터 연습실은 열기로 차있었다. 완벽한 메이크업과 온 몸을 감싸는 의상을 입은 주역들은 프로필 촬영에 한창이고, 건너 방에선 앙상블 배우들의 연습이 치열하다 싶게 이어진다. 김훈 원작의 동명의 소설을 뮤지컬로 만든 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시대와 아픔과 고뇌를 그리는 작품. 시대극이지만 관객들이 낯설지 않게 현대적인 감각과 언어로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되는 창작 뮤지컬이다. 이날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파스텔톤의 의상을 입은 배우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프로필 촬영에 임했다. 대처럼 곧은 선비의 기개를 가진 주인공 ‘오달제’역의 김수용, 나라와 백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조’을 연기하는 성기윤, 실용적 외교를 주장하는 ‘최명길’역의 강신일, 지고 지순한 선비의 정신을 지키려는 ‘김상헌’역의 손광업이 단체 촬영 중. 또한 이후 다시 창작 뮤지컬 무대에 서는 서범석과, 두 여주인공 배해선, 임강희가 촬영장에서 눈에 띈다. 이미 촬영을 마친 주인공 ‘오달제’역의 이필모와 나라와 민족을 배신하는 ‘정명수’ 역의 예성, 이정열도 빠질 수 없다.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를 한 자리에 모아 놓았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 하다. 연출가 겸 극작가 고선웅이 각본을 맡고, 으로 대중성을 인정받은 조광화가 연출을 맡아, 고루하지 않은 시대극을 기대하게 하는 것도 이 작품의 매력이다. 음악은 ‘용의 눈물’ ‘태조왕건’ 등 역사 드라마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동성이 맡아 울림 있는 노래를 선보인다. 은 10월 9일 성남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미니 인터뷰 ‘갈 수 없는 길을 택한 열혈청년’, 배우 이필모 성남아트센터 연습실 옆 휴게실. 통기타를 메고 느긋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훈남은, 요즘 한창 드라마에서 주가를 올리는 배우 이필모다. 막바지를 향해가는 주말 드라마 때문에 한창 바쁘지만 연습 역시 느슨하게 하지 않는 모습이다. 혹자는 ‘그 이필모가 뮤지컬?’하며 의아해 할수도 있지만 그는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부터 잔뼈가 굵은 뮤지컬 배우. 지난해에는 창작 뮤지컬 에 출연하는 등 끈을 놓지 않고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인터뷰요? 하죠”하며 시원하게 응해주는 모습에서 ‘솔약국집 아들들’의 대풍의 모습이 언뜻 보인다. 에서 대처럼 곧은 선비로 180도 변신하는 이필모를 만난다. 이후 오랜만이다. 10개월 만에 다시 출연한다. 조금 바쁜 상황이긴 하지만 욕심이 났다. 드라마 등의 매체를 통해 코믹한 이미지가 형성됐다. 이번에는 나라를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선비로 분하는데. 드라마속 모습은 본래의 나와는 많이 다르다(웃음).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우여곡절과 한이 많다. 이번 작품 역시 남한산성에 임금과 신하가 한 곳에 모이고, 밖엔 오랑캐들이 진을 치고 있어, 결국은 왕이 청나라 앞에 무릎을 꿇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비통한 역사를 얼마나 실남 나게, 아름답게 표현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속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선비, 오달제의 고뇌를 그려간다. 칼을 잘 쓰거나 하는 영웅 같은 사람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는 선비일 뿐이지만 아주 올곧고 신념이 강한 사람이다. 사실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게 쉽진 않을 것 같다. 나중에 그가 목숨을 버리는데 객석으로 애달픔과 슬픔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달제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 배우로서 어느 정도 공감하나. 요즘 사람들한테는 쉽게 이해되는 캐릭터는 아니다. 나에게도 그렇다. ‘죽어서 산다’며 내 한목숨을 바치겠다라는 사람이 지금에 와서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게다가 처자식, 부모 다 버리고 나라를 위해 떠나지 않나. 그래서 인간적인 면모로 접근하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안타까운 이별과 고통, 그리고 그런 것들을 뛰어넘는 죽음으로 마지막을 장식하면 관객들도 함께 동화할 수 있지 않을까.많은 배우들과 함께 한다. 대부분 처음 같은 무대에 서는 것인가. 모두 무대에서는 처음 만났다. 배해선씨는 학교 후배라 알고 있었고 김수용씨는 원래 잘 알던 배우다. 강신일 선배와는 예전 대학로 술자리에서 우연히 합석한 적이 있다(웃음). 실제 만나보니 실력이 대단하셨다. 예성씨는…내가 수퍼주니어 멤버를 몇 명 아는데, 잘 모르던 예성씨가 있더라(웃음). 처음엔 더블캐스팅된 이정열씨와 나이차이도 많고,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주 잘한다. 나름의 매력도 있다. 이정열씨는 죄송하지만 처음 뵙다. 아, 죄송한 게 아니지(폭소) 주로 창작 뮤지컬에 출연했다. 탐나는 라이선스 작품 캐릭터가 있다면. 창작뮤지컬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해서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도 저 먼 외국의 상황은 거리감이 있곤 한다. 그게 창작 뮤지컬의 매력이고, 그래서 계속 출연한다. 라이선스 작품을 한다면 의 지킬로 출연해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내보이고 싶다.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10월 9일부터 한 달간 이 공연된다. 어떤 마음으로 오실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나갈 때는 아이 같은 순순한 마음을 간직하고 나가실 것을 확신한다. 기대 많이 해달라.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9.11 / 조회 18,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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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포토] 극공작소 ‘마방진’의 신작, 연극 ‘들소의 달’
‘마리화나’ ‘강철왕’을 탄생시킨 극공작소 ‘마방진’의 신작, 연극 ‘들소의 달’이 오는 5월 23일부터 6월 7일까지 마방진극공작소에서 공연된다. 서울문화재단 2009년 예술표현활동지원 선정작인 ‘들소의 달’은 극작가 겸 연출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선웅이 극본, 연출한 작품이다.연극 ‘들소의 달’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극공작소 ‘마방진’ 특유의 연극적 형식과 해법이 잘 녹아있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를 좇는 형식으로 구성된 연극 ‘들소의 달’은 폭력에 노출된 한 인간의 후유증이 얼마나 오랫동안 집요하게 지속될 수 있는가를 보여줄 예정이다. ‘폭력’이라는 자극적이고 어두운 소재를 차용한 연극 ‘들소의 달’은 극공작소 ‘마방진’만의 접근방식을 통해 심각하지 않게 형상화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에 고선웅 연출은 마이클잭슨 식 군무나 막간극, 힙합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작품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5월 23일부터 6월 7일까지 마방진극공작소.편집부 newstage@hanmail.net
2009.05.21 / 조회 23,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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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미스토리> 미스토리로 남은 미스테리
세 지역의 줄기가 맞닿아 삼도봉(三道峯)이라 불리는 국내 몇 곳 중 경상북도 금릉군과 전라북도 무주군, 그리고 충청북도 영동군이 만난 삼도봉이 그 대표로 꼽힌다. 실제 각 지역 사람들은 서로의 화합을 위해 기념탑도 세웠다지만, 여기 세 남자와 사연 있어 달려온 한 남자는 이곳 양곡창고에 불을 질렀다. 삼도봉의 미스토리가 미스터리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문제는 훨훨 타오른 신식 양곡창고가 아니라 그 곳에 있던 머리 없는 시체다. 현장에 있다 용의 선상에 오른 네 명의 남자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는(딱 한 구절이 다르긴 하다) 진술서를 내 놓자 형사는 머리가 복잡해 온다. 과연 누가 범인인가. 연극 의 핵심은 진술에 있다. 형사는 읽는 사람 생각하여 나름 입을 맞춘 이들의 무용(無用)한 진술서를 버리고, 한 명씩 불러 사건을 재현하게 한다. 극 속의 극, 상황을 인지하기 위한 한 편의 소시오 드라마가 펼쳐진다. 무대 뒤쪽에 세워진 취조실 이면거울에 쓱쓱 줄을 그어 미곡창고 내부가 서고, 몇 덩이의 빵은 토막난 시체로, 널부러진 천은 ‘미국쌀포데’로 변한다. 공연에 앞서 관객과 배우 사이 제4의 벽을 둔 태초의 약속에 더하여 또 하나 극적 약속이 생겼고, 그 사이를 넘나드는 배우들의 익살이 폭소를 만든다. 극에 톡톡한 양념을 치는 것은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를 대표하는 각 인물들의 정신 없는 사투리들이다. 2007년 창작희곡 공모전 가작을 수상한 신예 김신후의 작품이지만 현란한 대사를 자랑하는 고선웅 각색의 특징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쉼 없이 쏟아지는 말의 속도와 그사이 빈틈을 찌르는 각 도의 생경한 단어들이 맛있다. 이 작품의 미덕은 이러한 언어가 단순한 말장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풍자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미국 쌀은 한국 농촌의 비통함을 토로하는 주요 소재로 사용되어 제목의 ‘미’는 쌀(米)을 뜻하기도 사건이 뚜렷이 밝혀지지 않는 상황(아닐 미)을 동시에 비춰낸다. 정작 본 제목은 로 아름답지 않은 상황 속에서 형사로서의 근성을 버리게 만들 정도로 푸근하고 뜨끈한 아름다움을 베어내고 있으니 세 가지 만남이 삼도봉에서만 있는 게 아닐지니. 하지만 이런 언어적 묘미가 작품의 초심을 흔드는 위험함도 보인다. 시체의 ‘대가리’를 찾으며 윗‘대가리’들을 향해 방망이질 하는 등 곳곳에 말의 재치가 있으나 현 한국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를 풍자하며 관객을 짜릿하게 하는 촌철살인의 맛은 없다. 각 지역 사투리는 얽히고 설키어 종종 흐름에 쓸려간다. 물음표 가득한 마지막 장면에 탄식을 내뱉을 관객은 적어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이 에 즐거워하는 것은 허리를 받치는 탄탄한 이야기, 그 이야기를 넉살 좋게 풀어가는 베테랑 배우들, 재미에만 머물기를 거부하는 이들의 시도가 돋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좀처럼 드문 묵직하고 색깔있는 웃음을 만난 것은 분명 반가운 일 아니겠는가.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2.19 / 조회 15,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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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br>민영기, 엄기준, 조정은, 백민정
베르테르의 아픔과롯데의 쓸쓸함 서정적이고 정적이면서 우리의 감정을 흐느끼게 만드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2년 만에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조광화 연출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아르코예술극장의 분위기와 맞는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우리나라에서 서계 최초로 뮤지컬로 만들어진 작품이고, 음악이 아름답고 뮤지컬 곡 수도 제일 많은 뮤지컬이예요.” 엄기준의 자랑으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예전과 무엇이 달라졌나? 엄기준 예전에는 감정을 다 터뜨리는 베르테르 설정으로 연기를 했는데 이제는 많이 안으로 삭히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조정은 예전에 롯데를 하면서 완전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 미흡한 점이 많았어요. 이번에는 롯데도 베르테르에게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흔들렸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것을 감추기 보다는 롯데가 베르테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혼자만의 짝사랑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엄기준과 조정은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발굴한 최고의 배우일 것이다. 엄기준은 [그리스], [사랑은 비를타고], [카르멘], [어쌔신], [헤드윅]까지 종횡무진하는 배우로 변신하는 모습이 언제나 새로운 배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조정은은 [로미오와 줄리엣], [미녀와 야수] 등의 신예스타로 떠올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두 번째로 참여하게 되었다. 민영기 조광화 연출님과는 처음으로 작업을 해요. 무대 위에서 연기하면서 호흡한다는 것을 연극만 하던 조광화 연출과 작업을 하면서 깨달았어요. 연기하면서 호흡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기존 공연과는 다른 감정으로 특별한 베르테르를 보여준다는 것보다는 기본적인 것을 깨뜨리지 않고 배우 민영기가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연기에 있어서 한 단계 발돋움하게 해주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백민정 노래가 위주인 작품이나 캐릭터가 강한 뮤지컬을 해왔기 때문에 연기를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작품을 해보고 싶었어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정극에 가까운 공연이고 섬세하고 서정적이기 때문에 롯데의 심리상태나 인물의 성격을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 전과는 다른 연기를 중심으로 하는 뮤지컬이라 더 끌리는 것 같아요. 민영기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이름이 알려졌고, [지킬 앤 하이드], [겨울 나그네] 등으로 묵묵히 주목받고 있는 배우이다. 이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 역을 맡고서 또 다른 도약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에 임하고 있었다. 백민정 역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처음이다. [헤드윅], [사랑은 비를타고], [안악지애사], [겨울 나그네] 등 개성이 강한 역할 등을 소화해 낸 배우이다. 이번에는 그녀의 감성적인 연기를 선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과 다르다는 것보다는 작품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롯데와 베르테르는 행복했던 순간이나 장면들이 많이 없어요. 아픔만 있죠. 그런데 이번 공연에서는 롯데와 베르테르의 행복했던 감정들이나 순간들을 좀 더 부각을 시키고 표현을 많이 하고 싶어요.” 엄기준은 지금 [헤드윅]에 출연중이다. [헤드윅]이 워낙 강한 역할이라서 그런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베르테르의 이미지가 옅어질까봐 걱정이다. 그러나 그 걱정도 잠시 엄기준의 모습에서 베르테르의 모습을 보게 된다. 원치 않았던 스케쥴의 겹침이 본인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왔었다. 그렇지만 짧은 기간 동안 공연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놓칠 수는 없었다. “기준이와 정은이가 많이 도움이 되죠. 연출 선생님도 같고 한 번씩 겪어 봐서 표현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하는데 민정씨와 저는 처음 하는 것이라서 어렵고 복잡하다라는 생각이 들고, 고민 많이 되었죠. 기준이와 정은이가 많이 도와줘요.” 민영기는 음악이 강한 뮤지컬이면서도 극적인 구성이 굉장히 강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고 했다. 민영기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초연 때부터 보면서 자신이 제일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어서 지금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알베르토를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베르테르 역을 하게 되어서 행복하다는 말이다. “조광화 연출님과 작업을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다른 뮤지컬과는 다르게 연기적인 요소가 강한 연출가였어요. 그래서 디테일하게 연출 선생님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녀는 배우로서 욕심을 가지고 있다. [헤드윅]이나 [겨울나그네]에서는 보여줄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게 때문에 그녀에게는 그것이 숙제일터. 감정을 죽이고 안으로 감추고, 섬세하고도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다. “영기형은 나이가 많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 형의 삶이 녹아 나오는 것 같아요. 훨씬 깊이 있, 진득한 베르테르가 나올 것 같아요.” 엄기준의 짓궂은 칭찬 아닌 칭찬의 말도 이어진다. 이어 지금 연습에 중점은 서로의 호흡을 맞투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배우들이 새로 바뀌기 때문에 색깔이 다르다는 말도 나온 것 같은데 그건 분위기 상일 수도 있다고 한다. 연강홀에서 토월극장으로 씨아트홀로 그리고 아르코 극장에서 올려지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스토리나 음악, 배우 그리고 무대에 있어서도 더욱 더 탄탄한 내실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다지기 작업으로 다시 선보이게 되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질지는 그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들의 열정과 작품이 만나 무대에서 빛을 발한다면 그건 관객들의 가슴을 저미게 할 것이고 또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가슴에 남는 공연이 될 것이다. 창작 뮤지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네 명의 배우가 여러분들을 초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민영기 “민영기, 엄기준, 백민정, 조정은이라는 배우를 보러 오시지 마시고 베르테르의 아픔과 롯데의 쓸쓸함을 느끼실 분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엄기준 “서정적이고 따뜻한 느낌으로 정말 가슴 저미는 사랑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꼭 보러 오세요.” 백민정 “중학교 때 읽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받았던 느낌과 뮤지컬로 만났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느낌이 같았어요. 눈물을 많이 흘렸던 기억이 나요. 그러면서도 감정이 정화되고 무엇인가 깨끗해진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나라에서 좋은 작품, 한국적인 정서로 잘 만들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른 분들도 이런 감정을 느끼셨으면 해요.” 조정은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예요. 드라마도 탄탄하고, 곡도 딱 맞아요. 연출에 따라서 작품의 색깔이 달라진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조광화 연출이 만들어내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1월 20일부터 2월 19일까지 민영기, 엄기준, 백민정, 조정은과 함께 이계창, 윤영석, 최성원, 김동호, 구혜령, 김희원, 최보영도 함께 한다.
[뮤지컬 베르테르의 슬픔] 中 '하룻밤이 천 년-롯데, 베르테르'
------------------- 글 : 이준한(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 공연사업부 allan@interpark.com) 사진 : 김형준 (C&Com adore_me@naver.com)
2006.01.13 / 조회 2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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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열전 1st 남자넌센스 A-Men!
남자들이 수녀로 뭉쳤다.
, , 등을 제작한 오디뮤지컬컴퍼니는 지난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7편의 뮤지컬을 올리게 되었다. 이른바 뮤지컬열전이라는 제목으로 올려지는데 그 첫 번째 작품이 이다. 이미 1999년 서울뮤지컬컴퍼니에서 으로 이정섭, 송영태, 남경주, 김민수, 김장섭, 김도형 등 뮤지컬 스타군단으로 이루어져 한국에서 초연으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올려졌었다. 이후 대학로 인간소극장으로 옮겨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 후 5년 만에 다시 올려지게 된 은 한국 정서에 맞게 새로 각색 되어졌고, 더욱 더 탄탄한 구성으로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느낌을 받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
혼자 공연장을 찾는 일 즈음은 이제 일도 아니게 되어버린 난 오늘도 대학로 거리를 혼자 활보하면서 공연장을 찾았다. 1시간 정도 일찍 도착한 공연장에서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원미솔과 만나 잠시 담소를 나누었다. 예전 동호회에서 잠시 를 연주했던 기억을 더듬어 보기도 하면서. 음악감독이 그날 연주자들을 챙기는 모습을 뒤로 하고, 무대 뒤를 통해 들어간 분장실에서는 분주히 수녀복을 차려 입은 뭍 남성들의 야한(?) 속살을 볼 수 있었다. “오늘 별로 상태 안 좋은데!~” 한다. 그렇지만 난 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무대에서 보여주는 그들은 그렇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인사가 되어버렸다. 잘 보겠노라는 약속을 하고 공연시간 임박해서 객석으로 들어왔다. 본의 아니게 내 자리는 앞에서 2번째 중간 줄. 부담되는 자리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원장수녀가 등장할 때 내지르는 환호성 교육(?)부터 시작된 남자넌센스는 5명의 수녀복을 입은 남자들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게 남자 수녀라는 것을 까마득히 잊어 버리고 극에 몰두하도록 하여 주고 있었다. 잠시 이야기를 살펴 보면 이렇다.
평화로운 호보켄 수녀원. 어느 날 주방 일을 맡은 수녀가 만든 감자 수제비를 먹고 52명의 수녀들이 식중독에 걸려 죽고 만다. 윷놀이를 하러 외출 중이었던 몇 명의 수녀들만 다행이 목숨을 건지게 된다. 원장수녀는 기도 중에 환상을 보게 되고 카드를 팔아 엄청난 성공을 거두어 48명의 수녀의 장례를 치르게 되었다. 이유는 원장수녀의 계산착오로 VTR을 사는 바람에 나머지 4명의 장례식을 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4명의 수녀 시체를 냉동실에 보관하고, 원장수녀(서영주), 휴버트수녀(김태한), 엠네지아수녀(김성기),메리 리오 수녀(조정석), 로버트 앤 수녀(김수용) 이렇게 5명은 자선모금 쇼에 나서게 된다.
공연은 기도와 노래로 시작하여 나병환자 수용소에서 호보켄으로 돌아왔던 힘든 과정을 소개하고 로버트 앤 수녀는 언더스터디 역이 아닌 자신만의 솔로무대를 달라고 원장수녀에게 항의하지만 원장수녀는 결국 엠네지아를 무대에 세운다. 엠네지아 수녀는 수녀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이야기해 주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놀랍게도 메리 아네트라는 인형을 설정하여 공연을 해 원장수녀를 화나게 한다. 원장수녀는 스포트라이트를 자신에게 비추라고 명령하고 자신이 수녀가 된 사연을 이야기한다. 한 여성단체에서 받은 라일락 곷다발을 받자 엠네지아 수녀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에 이용해 보려고 한다. 그러나 라일락은 엠네지아에게 효과가 없었다. 로버트 앤은 이상한 병을 원장수녀에게 빼앗기고 다음 장면을 준비하러 다른 수녀와 나가고 원장수녀는 이상한 병의 냄새를 맡고 맛이 간다. 휴버트 수녀는 상황을 수습하고 모두 댄스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도록 유도하면서 1막이 끝난다.
2막에서는 원장수녀의 등장이 늦어지자 로버트 앤 수녀는 카톨릭 신자로서 성장하게 되는 내용을 관객에게 전한다. 곧 원장수녀가 황급히 돌아와 뉴저지 보건당국에서 온 소환장 내용에 대해서 논의하고 냉동실의 시체를 빨리 없애야 한다고 말하며 휴버트와 함게 ‘한 쌍의 수녀’를 노래한다. 끝으로 원장수녀는 로버트 앤 수녀에게 솔로로 공연할 것을 허락하며 로버트 앤은 ‘스타되길 원하네’를 부른다.
엠네지아 수녀는 무대에 홀로 남아 그 뒤를 이야기하게 되는데 그녀가 내쉬빌로 가서 컨트리 싱어가 될 수 있었다는 내용을 전할 때 모든 기억이 되살아나게 된다. 그녀는 출판업자와의 내기 경마에서 우승했던 메리 폴 수녀였던 것이다. 이로 인해 필요한 모든 돈은 해결되고 수녀들은 매우 기뻐한다. 모든 이들이 즐거워하는 와중에 휴버트 수녀가 마지막으로 성자가 되는 길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막은 내린다.
원장수녀의 서영주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원장수녀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었다. 마치 미스 다웃파이어에서 로빈 윌리암스를 보는 듯한 몸짓과 코 땡김, 입술 포인트 등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치고 있었다. 본드를 하게 되는 그 상황은 민망한 신이기도 하다. 전개하는 신부터 마무리하는 신까지 어색하지 않게 계산된 동선과 속도로 완곡을 조절하면서 소화해 내고 있었다. 그녀라고 믿을 만큼 씩씩한 원장수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엠네지아 수녀는 김성기가 맡았다.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하더니 무대에서 본 엠네지아의 모습은 지금까지는 다른 엠네지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조금은 어리버리한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소화해 내고 있었다. 더 웃긴 것은 수염이 난 수녀가 어리버리까지 하고 예수십자가상에 맞아 기억상실증까지 걸렸다는 설정이 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든다. 1막에 퀴즈시간이 있는데 거의 에드립이 없이는 진행이 어려운 신인데 김성기는 능청스럽기까지 한 문제내기와 정답 맞추기를 잘 이끌었다. 관객들에게 사탕을 주면서 “세례요한의 사리입니다. 피부가 좋아져요.”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모습. “자신들이 여기까지 오게 될 때 도착했던 섬 이름은?”라고 하는 문제에 어떤 관객이 “독도”요. 했다가 맴매(?)를 당했다는. 그럼 답이 무엇이었을까? “우리나라 독도”였습니다. 때로는 어수룩한 말씨와 몸놀림, 어느 때는 멋진 가수로 또 수녀로 변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휴버트 수녀의 김태한은 은근히 재미있는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사사건건 원장수녀와 티격태격. 원장수녀를 견재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언도 하고, 꾸짖기도 하는 재기 발랄한 교육담당 수녀였다. 입담이 보통이 넘는다. 평상시에도 그럴 것 같은 모습의 그가 할아버지들과 윷놀이한 상황을 어찌나 생생히 전하던지 그 생생함이 관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되고 있었다. 원장수녀와 얼굴을 때리는 모션 등등. 치밀한 계산들이 곳곳에 보여지고 있었다.
로버트 앤의 김수용은 그 재치와 끼를 무대에서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장난기 많고 말괄랑이 수녀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진지한 모습으로 자신의 과거사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 주었다. 똘망한 눈빛을 보여주며 쑥스러울 수도 있는 몇 장면에서 관객들에게 정확하고 명백한 대의명분을 보여주고 있었다.
리오수녀 조정석은 우선 미모로 승부수를 걸었다. KO승. 두 번째로 승부수를 던진 건 막내수녀로서의 애교작전. KO승. 조정석은 예쁜 수녀로 변신했고, 귀여운 자태로 모든 신들을 잘 마무리하였다. 발레를 추는 모습이나 죽은 수녀들을 위한 발레도, 여자와 같은 몸짓도 어색하지 않게 다른 수녀들과 한 호흡을 하고 있었다.
오프닝부터 피날레까지 볼거리가 다양한 쇼였다. 남자들이 모여 일을 내긴 냈다. 그들이 가는 곳엔 언제나 웃음이 한 보따리 준비되어 지고 있는 까닭에 꼭 사고를 치고 말 것이다. 회가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그녀들(?)의 쇼는 재미있고 유익한 쇼가 될 것이다. 그들의 몸짓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또 한 번 기회를 봐서 다시 보고 싶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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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2005.04.08 / 조회 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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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넌센스 A-Men! - 남자들이 수녀라고? 왜? 비구니는 아니래? (2)
로버트 앤
그녀는 단단하고 세상 물정에 밝은 그러나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수녀이다. 원장수녀에게 끊임없이 문제를 만들어 주는 골칫거리이다. 그러나 그녀의 헌신적인 모습을 알기 때문에 원장 수녀는 그녀에게 너그럽다. 모든 사람들은 그녀를 좋아한다. 그녀가 모든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서 이야기를 들어주기 때문이다.
‘김수용’ 드라마 의 아역티를 벗어 버리고 의젓한 외모로 , , 의 뮤지컬 배우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김수용은 로버트 앤 역할을 참 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한다.
“잘 보이고 싶어요. 정말 잘 보이고 싶습니다. 많은 배우들과 무대에 오르면 힘이 저절로 솟는데 이 작품은 수녀 5명이 나와서 개인기에 가까운 내용으로 큰 무대를 채워가야 하니까 걱정입니다. 하지만 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는 말도 있잖아요. 도전하고 있습니다. 제 연기가 미흡하지만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열심히 해서 무대를 꽉 채우고도 남는 로버트 앤 수녀가 되고 싶어요. 천방지축 로버트 앤 수녀이기 때문에 사실 고민도 많아요. 잘못하다가는 생뚱 맞을 수 있는 캐릭터라서 걱정이죠. 그래서 다른 배우들의 호흡과 공통분모를 찾고 있어요. 관객과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로버트 앤으로 남고 싶어요.”
김수용, 그가 멋있어 보였다. 도전하는 정신이 정말로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무대를 꽉 채우는 배우를 만나러 지금이라도 공연장에 찾아가 보고 싶었다.
메리 리오
그녀는 수녀원에 들어오기 전 발레리나였으며 항상 자신의 재능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자신의 꿈을 누르는 원장수녀님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녀는 여리고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어떤 유혹에도 쉽게 빠져 버린다. 그래서 로버트 앤 수녀의 작은 유혹에도 쉽게 빠져 버린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조정석은 에서 꽃상자 역을 했던 배우이다. 얼굴에 아직도 귀여움이 베여 있는 것을 보면 아직은 한창 많은 것을 배울 나이 같아 보였다.
“메리 리오는 발레하는 수녀예요. 지금도 피나게 연습하고 있죠. 전공은 연극인데 발레수업이 지금 이렇게 도움이 많이 될지는 몰랐어요.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캐릭터가 귀엽고 신참 수녀답게 순진하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물론 엉뚱함도 있구요. 다른 수녀들과 앙상블을 맞추면서 제가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공주병 걸린 캐릭터도 생각하고 있어요. 막내수녀의 이미지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라서요.”
또 한 명의 메리 리오를 발견했다. 김동욱.
“연기가 전공인데 발레는 고민이 많아요. 그래서 발레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무대에서는 어여쁜(?) 모습으로 발레하는 리오 수녀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리오는 대사 분량이 작고 춤이나 비즈니스적인 것이 많아요. 그리고 엠네지아와 보이는 성격이 비슷해서 차별성을 두기 위해 캐릭터 분석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단순히 여자를 흉내내는 건 안할려고요. 겉으로 보기에 제 나이처럼 보니까 어려 보이잖아요. ^^ 약해 보이기도 하고 갸냘프고. 그래서 깍쟁이 같고 생뚱맞은 모습에서의 어긋나는 귀여운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타이밍과 템포를 놓치지 않고 연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귀엽고 앙증맞고 거꾸로 생뚱맞고 깍쟁이 같은 모습의 메리 리오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관객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은가 보다. 지면이 허락하는 대로 옮겨 본다.
김성기 “선배로서 동생들을 잘 챙겨주고 돌봐주면서 젊은 엠네지아를 보여 주고 싶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서영주 “넌센스 작품을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저희 공연장을 찾아 주실 때 우선 선입견을 갖지 말고 관람해 주셨으면 합니다. 캐스팅이 바뀐 것처럼 새롭게 창조적인 것이 아닌 차별화된 모습으로 보이고 싶거든요. 관객 여러분들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수용 “인원수가 작아서 더 쉽게 하나가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양보다 질’을 찾게 되잖아요. 특히 회식할 때 그럴 것 같아요. 선배님이 계셔서 정말 좋습니다.^^” (화기애매)
의 배우들은 이제 수녀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들의 바램처럼 관객과 호흡하며 하나되어 웃음으로 때로는 눈물 짓는 모습으로 함께 하길 원한다. 동숭아트센타에 그들을 기다려 본다. ‘당신 수녀 맞아?’ 생뚱맞은 질문들을 준비해 두었다가 그들이 오면 퍼부어 보자. 그럼 그들(?)은 여자처럼(?) 남자처럼(?) “네~에~” 할 것이다. . 3월 18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그녀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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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전대수(cloudsclear@hotmail.com)
▶ 남자넌센스 A-Men! - 남자들이 수녀라고? 왜! 비구니는 아니래? (1)
2005.03.03 / 조회 1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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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넌센스 A-Men! - 남자들이 수녀라고? 왜! 비구니는 아니래? (1)
남자들이 수녀라고?
1999년 뮤지컬 으로 한국에 첫 선을 보였던 작품으로 의 수녀들이 남자로 출연한다는 컨셉으로 인기 몰이를 한 작품이었다. 시리즈의 6번째 작품.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없을 거란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이 뮤지컬 열전의 첫 번째 작품으로 으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수상한 그들(?)을 만나러 연습실을 기습했다. 당황한 남자들. 진짜 남자들만 있었다. 그런데 수녀라니?
“ 남자들이 수녀라고? 왜! 비구니는 남자들이 안하나? ”
‘넌센스’. 수녀들의 감각이라는 뜻으로 해석하기 쉬우나 이 ‘넌센스’에서는 ‘감각이 없는’이라는 말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뒤죽박죽, 엉망진창. 그래도 결과는 ‘에이맨’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 우린 수녀야. 남자 수녀. 수염 기른 수녀도 있고, 여자 같은 수녀도 있고. 우선 남자 수녀라고 표방하고 나니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 어떻게 생각을 해야할지 걱정스러웠다. 쑥스러울 것도 같았으니까. 그렇지만 아무도 그렇지 않았다. 배우들은 진지했다. 캐릭터 분석부터 리딩, 노래, 안무 등 그들(?)은 연습에 몰두했다. 이제부터 수상한 수녀들을 만나보자.
메리 레지나 수녀
호보켄 수녀원의 원장 수녀. 겉으로 보기에는 전형적인 엄격한 원장수녀이지만 절대 평범하지 않은 재치와 유머가 있는 마음 따뜻한 수녀이다. 자신이 엄격하다고 사람들에게 나타내려 하지만 모두들 그녀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원장수녀는 서영주가 맡았다. , , , 와 같은 러브 스토리에 딱 맞는 마스크를 소유한 서영주는 의외의 캐스팅이라는 말에 대빵수녀처럼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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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캐스팅이 되고 성기형이 있어서 ‘아, 나는 휴버트 수녀 아니면 로버트 앤 수녀를 하겠구나’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저보고 원장수녀를 하래요. 처음에는 당황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원장수녀에 길들여져 가고 있어요. 제가 해왔었던 연기와 다른 캐릭터라서 부담도 되지만요. 새로운 원장수녀가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거 있죠. 어차피 남자라는 걸 알고 있고, 시각적으로 들키고 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나이 먹은 원장 수녀를 흉내내는 차원으로는 연기하지 않는 것으로 캐릭터를 잡고 있어요. 애써서 남자라는 것을 숨기고 무대에 오르고 싶진 않더라구요.”
메리 엠네지아
순진무구한 수녀. 예수 십자가상이 머리위로 떨어진 이후로 기억상실증에 걸렸지만 매일 매일을 어린아이와 같이 즐거움으로 세상을 본다.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좋아하지만 그녀의 어린 아이 같은 열정 때문에 사람들이 곤란에 빠지기도 한다.
이번에도 예상밖의 캐스팅이었다. ‘김성기’. 김성기도 서영주와 마찬가지로 사랑은 비를 타고, 태풍, 포비든 플레닛, 나무를 심은 사람 등 중후한 연기와 노래를 잘 하는 뮤지컬 배우로 알고 있다. 그런데 메리 엠네지아를 연기한다.
“저도 처음에 당황했죠. 원장수녀나 휴버트 수녀라고 생각했었는데 엠네지아 수녀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추천까지 받았으니까. 내가 그래도 여기서 나이가 제일 많은데 엠네지아 수녀를 할려니까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지금은 진실하고 절실한 엠네지아 수녀로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그런데 수염은 깎고 캐릭터를 설정하시냐고 물었더니 “(도리도리) 수염은 안 깎기로 했어요. 극의 흐름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수염을 기른 수녀인데 순수하고 진실된 엠네지아를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거든요. 그래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넌센스이니까 넌센스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 이상하다. 정말 이상했다. 작품과 캐스팅을 대할 때 누구나 이 사람이 이런 역을 맡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데 뒤바껴있다. 이 당혹스러움. 하지만 그 생각도 잠깐! ‘재미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외의 캐스팅에 수염까지. 그리고 진실되고 순진한 연기를 한다는 설정이 새로웠다. 그리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두번째 인터뷰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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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준한(인터파크 공연팀 allan@interpark.com)
사진 : 전대수(cloudsclear@hotmail.com)
▶ 남자넌센스 A-Men! - 남자들이 수녀라고? 왜? 비구니는 아니래? (2)
2005.03.03 / 조회 13,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