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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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킹스 스피치'부터 지구환경 '렁스'까지…다양한 주제 담은 '연극열전' 8번째 시즌 라인업
지난해 '프라이드', '킬롤로지' 등 사회적 이슈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였던 공연 제작사 '연극열전'이 2020년 여덟 번째 시즌 라인업을 발표했다.
오는 5월부터 선보이는 이번 '연극열전8'에선 지구환경, 예술의 의미, 리더십 등 의미 있는 주제를 담은 5편의 라이선스 초연작이 연이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 지구환경에 대한 고민 담은 연극 '렁스(LUNGS)'
(2020.05.09~2020.07.05, 아트원씨어터 2관 / 연출 박소영)
가장 먼저 관객들에게 선보일 작품은 영국 작가 던컨 맥밀란의 데뷔작 '렁스(LUNGS)'다. 2011년 초연 이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고 있는 2인극 '렁스'는 우리 삶의 모든 선택과 결정이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한 커플의 대화로 풀어나가는 작품이다.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높아지는 시점에서 관객들은 두 사람의 사랑과 인생을 통해 각자의 선택과 행동이 갖는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번 국내 초연은 연극 '오만과 편견', 음악극 '태일'의 박소영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 '렁스'는 오는 5월 9일부터 7월 5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소외된 세대를 위한 가슴아픈 초상화, 연극 '마우스피스(MOUTHPIECE)'
(2020.07.11~2020.09.06, 아트원씨어터 2관 / 연출 부새롬)
다음으로 무대에 오를 작품은 2018년 에든버러에서 초연된 연극 '마우스피스(MOUTHPIECE)'다. '입을 보호하는 장치'이자 '대변자'라는 중의적 의미를 가진 '마우스피스'는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환경적 제약으로 이를 펼칠 수 없는 데클란과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 리비의 만남을 그렸다.
특히 이번 작품은 두 인물 간에 벌어진 일과 그것을 소재로 쓴 작품이 관객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메타씨어터' 형식의 극으로 펼쳐져, '예술의 진정성'이라는 주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썬샤인의 전사들', '목란언니'의 부새롬이 연출을 맡은 연극 '마우스피스'는 오는 7월 11일부터 9월 6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기억이 사라지더라도 찾고 싶은 것, '네이처 오브 포겟팅(THE NATURE OF FORGETTING)'
(2020.08.21~2020.09.17, 우란2경)
'연극열전8' 세 번째 작품은 지난해 초 우란문화재단 기획공연으로 국내에 소개됐던 '네이처 오브 포겟팅(THE NATURE OF FORGETING)'의 라이선스 버전이다. 주요 오리지널 창작진과 한국 배우 및 연주자의 협업으로 공연될 '네이처 오브 포겟팅'은 기억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영원히 남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정을 2인조 라이브 밴드의 선율과 역동적인 몸의 언어로 그려낸 작품이다.
지난 2019년 초청공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한국 배우와 연주자를 통해 정서적인 공감대를 더할 이번 초연 무대는 오는 8월 21일부터 9월 7일까지 우란 2경에서 펼쳐진다.
플로리앙 젤레르의 가족 3부작 그 마지막 작품, 연극 '아들(LE FILS)'
(2020.09.12~2020.11.22, 아트원씨어터 2관 / 연출 민새롬)
네 번째 작품은 '진실X거짓'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대표작 '아들(LE FILS)'이다. 2016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 박근형, 윤소정 주연의 '아버지' '어머니'에 이은 플로리앙 제레르 '가족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사춘기 청소년의 불안과 우울을 화두로 던진 '아들'은 10대 청소년과 부모의 갈등을 통해 우리 삶에서 비일상적인 충격이 얼마나 갑작스럽게 찾아오는지를 직설적으로 그려냈다. 이번 초연은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요정의 왕'의 민새롬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 '아들'은 오는 9월 12일부터 11월 22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의 그 영화가 무대에서 펼쳐진다, 연극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
(2020.11.28~2021.02.07, 아트원씨어터 2관 / 연출 김동연, 각색 지이선)
'연극열전8'의 마지막 작품은 국내 관객들에겐 영화로 더 친숙한 연극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다.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언어 장애를 지녀 대중 앞에 나서기를 두려워하는 왕 버티(조지 6세)와 언어치료사 라이오넬의 실화를 다뤘다.
계층을 뛰어넘은 두 사람의 우정을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 얼마나 숭고한지, 나아가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해보게 한다.
이번 초연에는 '프라이드' '킬 미 나우' 등의 작품에서 원작에 없던 오브제를 상징적으로 표현해 호평을 받았던 작가 지이선이 각색에 참여하고, 인간의 존엄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프라이드' '어쩌면 해피엔딩'의 김동연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 '킹스 스피치'는 오는 11월 28일부터 내년 2월 7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글 : 이우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wowo0@interpark.com)
사진 : 연극열전 제공
2020.03.06 / 조회 6,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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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환상동화’ 랭킹 1위, 조기예매 40% 할인
연극 ‘환상동화’가 28일 1차 티켓 오픈과 동시에 예매 사이트에서 연극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연극 ‘환상동화’는 뮤지컬 ‘신흥무관학교’, ‘젠틀맨스가이드’, ‘귀환’의 연출 김동연이 직접 작/연출한 작품이다. 극은 세 명의 광대가 ‘한스’와 ‘마리’를 주인공으로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며 전개된다. 이번 시즌은 6년 만에 더욱 업그레이드된 공연으로 돌아올 것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이번 시즌은 슬픔과 사랑을 상징하는 사랑 광대 역에 배우 송광일이 캐스팅됐다. 대립과 전쟁을 상징하는 전쟁 광대 역은 배우 기세중, 장지후가 맡았다. 예술과 광기를 상징하는 예술 광대 역은 배우 원종환, 육현욱, 고독과 내면의 세계에 빠진 작곡가 한스 역은 배우 박규원, 최정헌, 백동현이 함께한다. 춤을 사랑하는 자유로운 마리는 신예 배우 한소빈, 윤문선이 무대에 선다. 1차 티켓 오픈은 12월 24일부터 1월 5일까지 공연에 적용된다. 11월 3일까지 예매 시 조기예매 시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연극 ‘환상동화’는 12월 21일부터 2020년 3월 1일까지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공연한다. 사진제공_Story P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9.10.30 / 조회 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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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캐릭터 포스터 공개
뮤지컬 코미디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 가이드’)이 캐릭터 포스터를 공개했다.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지난번 공개된 캐릭터 사진으로 많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캐릭터 포스터는 앤틱하고 빈티지한 그림으로 표현된 작품 속 주요 오브제인 약병을 중심으로 16명의 배우가 각기 다른 표정과 포즈로 캐릭터의 개성을 보여준다. 특히, 배우들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생동감 넘치는 포즈는 작품 속 기상천외한 돌발 상황들을 연상시키며 재미를 준다.제작사인 ㈜쇼노트 관계자는 “주인공인 몬티 나바로, 그의 연인 시벨라 홀워드, 약혼녀 피비 다이스퀴스를 제외하면 모든 배우가 멀티 롤을 연기한다. 그런데 모든 캐릭터가 작품 속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그 누구도 허투루 볼 수 없다. 이런 작품의 매력을 포스터에서 표현하고자 했다. 전체 배우들이 비중의 크고 적음을 떠나 각자의 매력이 뚜렷한 만큼 새로운 코미디 뮤지컬을 기대해도 좋다”고 전했다.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는 과정을 다룬 뮤지컬 코미디다.작품은 기상천외하면서도 유기적인 서사 구조를 지닌 탄탄한 스토리와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풍성한 음악, 화려한 무대 장식과 소품, 의상 등이 어우러져 2014년 토니 어워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외부비평가협회상, 드라마 리그 어워드 등 브로드웨이의 4대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로 선정되는, 이른바 뮤지컬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국내 최초로 공연되는 이번 공연에는 배우 김동완, 유연석, 서경수,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 임소하(임혜영), 김아선, 김현진, 윤지영, 장예원, 선우, 윤나리, 윤정열, 김승용, 황두현 등이 출연한다.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2018년 11월 9일부터 2019년 1월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쇼노트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1.02 / 조회 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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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완벽 싱크로율 캐릭터 사진 공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가 캐릭터 사진을 공개했다.공개된 캐릭터 사진은 메인 포스터의 주 컬러인 오렌지 컬러를 배경으로 액자 형식으로 제작됐다. 배우들은 액자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입체감이 느껴진다. 또한, 각 캐릭터의 성격을 짐작케 하는 다양한 포즈와 표정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의상은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의 귀족을 반영해 화려하게 만들었으며 소품을 활용해 재미를 배가했다.제작사인 쇼노트 관계자는 “작품 속 캐릭터들은 모두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캐릭터 사진은 최대한 그 개성들이 잘 표현되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또한, 국내 초연작이기 때문에 작품의 특성과 매력을 캐릭터 사진에 녹여내고자 했다. 워낙 표현력이 좋은 배우들이라 재미있는 사진이 많이 나왔다. 추후 지속해서 다양한 사진들을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이어 “카메라 앞에 선 배우들은 극 중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주며, 이렇게 망가져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혼신의 연기를 펼쳐 촬영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없애는 과정을 다룬 코미디 뮤지컬이다.작품은 기상천외하면서도 유기적인 서사 구조를 지닌 탄탄한 스토리가 특징이다.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풍성한 음악과 화려한 무대 장식, 소품, 의상 등이 어우러졌다. 지난 2014년 토니 어워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외부비평가협회상, 드라마 리그 어워드 등 브로드웨이의 4대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로 선정되며 뮤지컬계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는 2018년 11월 9일부터 2019년 1월 2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주)쇼노트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0.25 / 조회 3,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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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11일 티켓 오픈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오는 10월 11일 오후 2시 티켓을 오픈한다.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 9월 28일 오후 2시 프리뷰 티켓이 오픈되고 5분 만에 전회 매진됐다. 작품은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6관왕, 제6회 예그린어워드 4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무대는 박천휴 작가와 윌 애런슨 작곡가, 김동연 연출이 협업했다.공연은 가까운 미래에 인간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인 ‘헬퍼봇’들을 주인공이다. 아날로그 정서 ‘헬퍼봇5’ 올리버와 냉소적인 ‘헬퍼봇6’ 클레어가 감정이 깊어질수록 인간의 복잡한 감정을 배우게 된다. 관객은 ‘감정을 지닌다’는 것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환기하며, 빠르고 복잡한 세상에 익숙해지는 대가로 잊고 지낸 섬세한 감정들을 오랜만에 떠올리게 된다.옛 주인을 기다리며 홀로 사는 헬퍼봇5 올리버 역에는 배우 김재범, 문태유, 전성우, 신주협이 캐스팅됐다. 똑똑하고 명랑하지만 ‘관계’에 관해서는 매우 냉소적인 헬퍼봇6 클레어 역에는 배우 최수진, 박지연, 강혜인이 연기한다. 올리버의 옛 주인 제임스 역에는 배우 성종완, 양승리, 권동호가 출연한다.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오는 11월 13일부터 2019년 2월 10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대명문화공장, 더웨이브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0.05 / 조회 2,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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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 캐스팅 공개
뮤지컬 코미디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이 캐스팅을 공개했다.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은 1900년대 초반,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가난하게 살아온 몬티 나바로가 어느 날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여덟 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다이스퀴스 가문의 백작이 되기 위해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없애는 과정을 다룬 코미디 뮤지컬이다.다이스퀴스 가문의 후계자 몬티 나바로 역은 수려한 외모와 번뜩이는 재치를 겸비한 인물이다. 배우 김동완과 유연석, 서경수가 몬티 나바로 역에 캐스팅됐다.다이스퀴스 역에는 배우 오만석, 한지상, 이규형이 캐스팅됐다. 다이스퀴스는 ‘멀티롤(Multirole,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배역)’ 캐릭터로 극 중 9명의 다이스퀴스 가문의 상속자들을 연기한다.제작사는 “다이스퀴스는 정말 중요하면서도 힘든 역할이다. 한국 초연인 만큼 브로드웨이보다 뛰어난 작품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노련한 연기와 기발한 유머를 겸비한 베테랑 배우가 꼭 필요했고, 그 배우가 바로 오만석이다. 오만석의 다이스퀴스가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라며 강한 신뢰감을 보였다.배우 임혜영은 몬티와 연인관계이지만, 부와 명예를 위해 다른 이와 결혼하는 시벨라 홀워드 역을 맡았다. 몬티의 사랑의 뮤즈가 된 피비 다이스퀴스 역은 배우 김아선이 맡았다. 이외에도 배우 김현진, 윤지영, 장예원, 선우, 윤나리, 윤정열, 김승용, 황두현 등이 멀티롤을 연기한다.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은 2014년 토니 어워드,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외부비평가협회상, 드라마 리그 어워드 등 브로드웨이의 4대 뮤지컬 어워즈에서 최우수 뮤지컬로 선정되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바 있다. 또한, 뮤지컬로서는 드물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뮤지컬 씨어터 앨범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신선함과 독창성, 음악성,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 인정받았다.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은 2018년 11월 9일부터 2019년 1월 27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주) 창작컴퍼니다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10.04 / 조회 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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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알앤제이(R&J)’ 프리퀄 영상 공개
연극 ‘알앤제이(R&J)’가 오는 10일 개막을 앞두고 프리퀄 영상을 공개했다.프리퀄 영상은 작품 속 이야기의 전사(前史)를 다룬다. 학생들이 금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발견하고, 역할극에 동참하기까지의 과정이 강렬한 영상과 서정적인 음악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관객들은 프리퀄 영상을 통해 캐릭터의 숨겨진 이야기를 감상하는 한편, 극의 분위기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추후, 공연의 주요한 내용을 압축한 트레일러 형식의 예고편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연극 ‘알앤제이(R&J)’는 엄격한 규율이 가득한 가톨릭 남학교를 배경으로, 오직 네 명의 학생만이 등장한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짜릿하게 변주한 작품이다. 공연은 1997년 뉴욕에서 초연된 이후 시카고, 워싱턴 D.C 등 미국 전역에서 400회 이상 공연됐다. 또한, 2003년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를 비롯해 네덜란드, 호주, 브라질,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차례 공연되며 작품의 인기를 입증했다.연극 ‘알앤제이(R&J)’는 오는 7월 10일부터 9월 30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사진제공_㈜쇼노트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8.07.05 / 조회 2,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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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일·윤소호…연극 'R&J' 캐스팅 공개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 각색
7월 10~9월 30일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연극 ‘알앤제이’의 배우들(사진=쇼노트).[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독특하게 각색한 연극 ‘알앤제이(R&J)’가 캐스팅을 공개했다. 작품은 엄격한 규율이 가득한 가톨릭 남학교를 배경으로 오직 네 명의 학생만이 등장한다.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통해 강렬한 일탈과 희열의 순간을 경험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네 명의 학생들은 늦은 밤 기숙사를 몰래 빠져나와 붉은 천으로 감싸 놓은 금단의 책 ‘로미오와 줄리엣’을 낭독한다. 책 속에서 펼쳐지는 금지된 사랑, 폭력과 욕망, 죽음의 서사는 따분한 설교와 학과 공부만이 가득한 학생들의 삶에 신선한 자극제가 된다. 학교의 규율을 어기고 역할극을 이어가던 학생들은 점차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언어와 이야기에 매료되고, 희곡 속 인물의 삶에 자신들의 삶을 투영한다.‘로미오’를 연기하는 ‘학생 1’ 역에는 배우 문성일과 손승원이 캐스팅됐다. ‘줄리엣’과 ‘벤볼리오’, ‘존 수사’ 등을 맡은 ‘학생 2’ 역은 윤소호·강승호가 맡는다. ‘머큐쇼’ ‘캐풀렛 부인’ ‘로렌스 수사’를 연기하는 ‘학생 3’ 역에 손유동·강은일, ‘티볼트’ ‘유모’ ‘발사자’ 역을 맡은 ‘학생 4’ 역으로는 정욱진·송광일이 분한다. 배우의 액팅 공간을 둘러싼 무대석을 마련해 기존의 일반 객석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생생함을 전달할 예정. 연극 무대로는 이례적인 음악과 안무의 활용도 기대할 만 하다. 오는 7월 10일부터 9월 30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5.21 / 조회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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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집 생긴 두번째 저승行…'지옥의 탬버린춤' 보러 오세요
'신과 함께-저승편' 김자홍 역 정원영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1년 만에 재출연
긍정적인 성격으로 소시민 캐릭터 연기해
가족에게 물려받은 끼로 배우의 길 선택
"무대 위에서 마음것 춤추고 노래하고파"서울예술단 ‘신과 함께-저승편’에서 김자홍 역을 맡은 배우 정원영(사진=서울예술단).[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해 재공연에 오른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신과 함께-저승편’에서 유독 눈에 띄는 배우가 있었다. 김자홍 역을 맡은 배우 정원영(33)이다. 김자홍은 소심한 성격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연민을 갖게 하는 캐릭터. 정원영은 특유의 유쾌함으로 역할을 소화해 관객을 울리고 웃겼다. 커튼콜에서 보여준 흥 넘치는 무대는 덤이었다.올해 세 번째로 공연하는 ‘신과 함께-저승편’(3월 27일~4월 1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도 정원영은 관객 호평에 힘입어 김자홍 역에 낙점됐다. 총 28회 공연 중 12회 출연한다. 현재 막바지 연습에 매진 중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정원영은 “다시 하고 싶은 작품에 같은 역할로 출연하게 돼 기쁜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다”며 웃었다.◇소심한 캐릭터 긍정적으로 표현‘신과 함께-저승편’에서 김자홍은 관객이 가장 먼저 감정을 이입하는 중요한 배역이다.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다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김자홍은 저승변호사 진기한과 함께 7개의 지옥을 거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할 소시민 캐릭터라는 점에서 작품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정원영은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으로 어떻게 김자홍을 소화할지 고민했다. 작품 속에서 김자홍은 지옥을 방문할 때마다 “여긴 어디죠?” “저건 뭐죠?” “네?”라는 세 가지 반응만 보여주는 소심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정원영은 “죽음이라는 소재를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나의 긍정적인 모습과 김자홍의 소심함이 잘 어울리는 방향을 고민했다”고 말했다.뮤지컬로서의 재미도 중요했다. 과하지 않은 선에서 자신의 유쾌함을 김자홍에 녹였다. 발설지옥 장면에서 탬버린을 들고 춤추는 장면이 그렇게 탄생했다. 정원영은 “제 아무리 소심한 성격의 김자홍이라도 회식자리에서 한번쯤은 부장에게 맞췄을 것 같았다”며 “원작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밝고 재미있는 모습을 찾아가기 위해 애드리브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이번 공연은 연출가 김동연의 손길을 통해 지난해와 달라진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가사도 바뀌고 넘버도 추가된다. 서울예대 동기이자 절친인 배우 이창용, 서울예술단 단원 신상언이 같은 역할로 번갈아 오른다. 정원영은 “이창용은 억울함이 도드라지면서도 뛰어난 가창력을, 신상언은 원작과 가장 닮은 자홍을 보여준다”며 “세 가지 서로 다른 색깔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관객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착하게 살자’는 메시지와 함께 행복을 가져갔으면 한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신과 함께-저승편’에서 김자홍 역을 맡은 배우 정원영(사진=서울예술단).◇H.O.T 보며 무대 꿈…“열정으로 기회 찾아”정원영은 최근 TV를 통해 자신을 무대로 이끈 추억과 마주했다. 17년 만에 재결성한 1세대 아이돌 그룹 H.O.T다. 정원영은 어릴 적 H.O.T를 보며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자신의 모습을 꿈꿨다. 그는 “초등학교 때 강타의 바이브레이션을 흉내 내기 위해 엄청 노력했다”며 “그 노력이 지금의 노래 실력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끼는 타고났다. 정원영의 아버지는 배우 정승호이고 이모는 배우 나문희다. 어머니도 대학로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 그가 서울예대 연극과를 선택한 것은 부모님의 모교였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처음에는 아들이 배우가 되는 걸 반대했다.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군이다. 정원영은 “아버지는 주변분들에게 ‘우리 아들은 대한민국의 뮤지컬배우다’라고 이야기하고 다니신다”며 “어머니도 ‘한이 맺힌 좋은 목소리를 너에게 물려줬으니 평생 잘 해라’라고 말씀하신다”고 말했다.지금은 당당한 주역으로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그 시작은 다른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앙상블이었다. 2007년 제대 직전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 ‘대장금’에 출연하면서 배우 인생을 시작했다. 앙상블에서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떤 자리에서든 늘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 정원영은 “무대 뒤편에도 공연을 보는 스태프가 있는 것처럼 어디에서든 열심히 하면 누군가는 그 모습을 봐준다”며 “욕심이 아닌 열정으로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꼭 온다”고 말했다.정원영의 팬들은 그를 ‘햇살’이라 부른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 때문이다. 정원영은 “살아가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된다”며 “그럴 때일수록 하루하루에 감사한 마음이 생겨 더욱 긍정적이 된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도 자신의 유쾌함을 마음껏 발산하고 싶다. 정원영은 “최근에는 유독 정적인 작품이 많았다”며 “‘헤어스프레이’처럼 마음껏 춤추고 노래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서울예술단 ‘신과 함께-저승편’ 2017년 공연 장면(사진=서울예술단).서울예술단 ‘신과 함께-저승편’ 연습 장면(사진=서울예술단).▶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3.15 / 조회 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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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난쟁이들’, 호평 속 11일 막공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창작 뮤지컬 ‘난쟁이들’이 막을 내린다.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학로TOM 1관에서 공연한 ‘난쟁이들’이 오는 11일 종연한다. 지난달 28일까지로 예정되어 있던 공연 기간을 약 2주간 연장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배우 조형균·원종환·최호중·강정우·유연·백은혜·최유하·신의정·우찬·전민준·박정민·윤석현·신주협이 출연한 바 있다.‘난쟁이들’은 ‘2013년 뮤지컬 하우스 블랙 앤 블루 최종 선정작’, ‘제 3회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예그린 앙코르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등 동화를 유쾌하게 비틀어내며 호평을 받았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8.02.07 / 조회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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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최저시급…풍자·웃음 장착 '난쟁이들' 돌아왔다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 재구성
이색 영상 콘텐츠 눈길…객석점유율 90%
조형균·원종환 등 출연·내년 1월 28일까지뮤지컬 ‘난쟁이들’의 한 장면(사진=PMC프러덕션).[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유쾌한 웃음과 통쾌한 풍자를 선사해온 뮤지컬 ‘난쟁이들’이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TOM) 1관에서 세 번째 공연을 시작했다.‘난쟁이들’은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 등 친숙한 동화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남자버전의 신데렐라 스토리’로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흙수저, 전세 대란, 최저 시급 등 매 시즌 사회 현실에 대한 풍자를 코믹하고 자연스럽게 대사에 녹여내 공감과 웃음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에서도 최근 우리 사회의 이슈를 반영한 대사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낼 예정이다.초연과 재연 당시 다채로운 기획영상과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에서도 풍선껌을 이용한 버블 인터뷰, 색다른 질문과 자막으로 구성한 TMI(Too Much Information) 인터뷰, JTBC ‘팬텀싱어2’에 출연했던 조형균을 응원하는 ‘난쟁싱어2’ 등 독특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였다.초연과 재연에 함께 했던 조형균, 원종환, 최호중, 강정우, 유연, 백은혜, 최유하, 신의정, 우찬, 전민준, 박정민 등이 다시 출연한다. 윤석현, 신주협이 찰리 역으로 새로 합류했다. 오는 21일과 22일에는 평소와 달리 다른 장면으로 극을 연출하는 ‘스페셜 데이’ 이벤트를 선보인다. 내년 1월 28일까지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2.01 / 조회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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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한달 전에 전석매진…창작뮤지컬, 이게 실화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재공연
취소 표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
시인 백석 다룬 '나와 나타샤와…'
각종 시상식 싹쓸이 하며 흥행중
참신한 소재, 실험적 시도로 호평
"침체된 대학로공연 새 활력 넣어"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사진=대명문화공장).[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취소된 표 구하는 방법은 없나요?” “기대했던 공연인데, 연장 공연을 바랍니다.”지난달 23일 재공연으로 무대에 오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개막 한 달 전 일찌감치 전석 매진을 기록해 표를 구할 방법이 없다. 제작사에서 따로 빼놓은 보유석도 없어 대기표나 취소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뮤지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표를 구한다는 글이 올라올 정도다.지난해 연말 초연에 올라 화제를 모았던 두 편의 창작뮤지컬이 약 1년 만에 재공연으로 흥행을 다시 이어가고 있다. ‘어쩌면 해피엔딩’(13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과 ‘나와 타나샤와 흰 당나귀’(2018년 1월 28일까지 유니플렉스 2관)가 그 주인공이다.두 작품 모두 초연 당시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총 97회 공연 중 약 60회 공연이 전석 매진됐고 평균 유료 좌석점유율은 85% 이상을 기록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도 95%의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두 작품은 공연을 먼저 본 관객 입소문을 타고 폐막 즈음 관객이 더욱 몰려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화제작…1년 만에 다시 무대에‘어쩌면 해피엔딩’의 재공연은 예매 시작 5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초연보다 공연 기간도 짧고 티켓도 매진됐지만 이번에도 재관람이 이어질 정도로 관객 반응은 뜨겁다. 관객 김유정(33·여)씨는 “지난번에도 2번 관람했는데 이번에는 친구 도움으로 표를 구해 2번 더 관람할 예정”이라면서 “다른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있어 계속 보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제작사 대명문화공장 공연사업팀의 양경혜 매니저는 “이번 재공연은 작품에 대한 애정이 큰 관객들이 극중 대사처럼 공연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릴까봐’ 계획한 것”이라면서 “관객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딱 3주간만 진행하기로 제작진과 배우들이 함께 결정했다”고 설명했다.‘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도 관객 성원에 재공연을 결정했다. 제작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뮤지컬연극사업부의 전서연 홍보담당은 “초연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검증받을 수 있었다”면서 “작품이 대중적으로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해 보다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도록 지속적인 재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한 장면(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참신한 소재 소극장 작품…새로운 시도로 재미 선사”두 작품의 성공 비결은 참신한 소재와 완성도 높은 이야기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어쩌면 해피엔딩’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작품은 많아도 장르와 내용은 다 엇비슷했던 대학로에서 소재와 이야기를 통한 새로운 시도로 뮤지컬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 작품들”이라고 평가했다.작가 박천휴·작곡가 윌 애런슨 콤비가 참여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에 버림받은 로봇이 주인공이라는 이색적인 설정으로 초연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현악 4중주를 포함한 라이브 밴드의 음악, LP를 비롯한 빈티지한 소품 등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해 관객의 발길이 이어졌다.‘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시인 백석의 서정적인 시를 무대와 음악으로 구성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나무 밭을 재현한 간결한 세트, 단 3명의 출연 배우가 보여주는 담백한 연기, 백석의 시를 차용한 가사와 대사가 잘 어우러져 관객 사랑을 받았다. ‘어쩌면 해피엔딩’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오는 20일 열릴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도 ‘올해의 뮤지컬상’을 비롯한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이들 작품의 흥행이 침체돼 있는 대학로 공연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원 교수는 “브로드웨이에는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운 대극장 뮤지컬이 인기를 끌다 참신한 소재의 소극장 뮤지컬이 작품의 완성도로 주목 받는 순환 구조가 있다. 두 작품의 흥행에서 한국 공연시장도 브로드웨이와 비슷한 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공연 시장이 앞으로 보다 원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어쩌면 해피엔딩’과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처럼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갖춘 작품이 계속해서 등장한다면 ‘풍요 속의 빈곤’과 같은 대학로에 지금보다 더 좋은 시장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사진=대명문화공장).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한 장면(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11.02 / 조회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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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피엔딩' 초연 흥행 이어간다…앙코르공연 전석매진
21일 티켓 오픈과 함께 매진 기록
초연 출연진·창작진 그대로 합류
내달 23일부터 단 3주간 공연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앙코르공연 포스터(사진=네오마케팅).[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앙코르공연이 21일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됐다.지난해 초연한 ‘어쩌면 해피엔딩’은 총 97회 공연 중 60회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창작뮤지컬로는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번 앙코르공연도 개막 전 전석 매진을 기록해 초연의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공연 책임 프로듀서를 맡은 최정길 대명문화공장 프로듀서는 “초연 당시 관객의 뜨거운 관심과 성원을 바탕으로 앙코르공연을 준비한 만큼 배우와 스태프, 관객 모두가 즐거운 공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어쩌면 해피엔딩’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구형이 돼버린채 홀로 살아가는 두 로봇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가 박천휴, 작곡가 윌 애런슨, 연출가 김동연이 초연에 이어 이번 앙코르공연도 함께 한다.초연 흥행을 이끈 배우 김재범, 정문성, 정욱진, 전미도, 최수진, 성종완, 고훈정이 다시 출연해 감동을 재연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23일부터 11월 12일까지 3주간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9.22 / 조회 2,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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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율·오승훈 여장남자 변신…'엠. 버터플라이' 포스터 공개
2년 만에 네 번째 시즌 공연 올라
김주헌·김도빈과 함께 호흡 맞춰
박천휴 번역·김동연 연출…내달 9일 개막연극 ‘엠. 버터플라이’ 포스터(사진=연극열전).[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년 만에 네 번째 시즌 공연을 준비 중인 연극 ‘엠. 버터플라이’가 주인공의 캐릭터를 담은 공식 포스터를 공개했다.‘엠. 버터플라이’는 1986년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선 전 프랑스 영사와 중국 경극 배우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연극이다. 두 사람의 기묘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이 갖고 있는 편견을 비판하며 인간의 욕망까지 다룬 수작으로 평가 받는다.공개된 포스터는 주인공 송 릴링 역의 배우 장율·오승훈, 르네 갈리마르 역의 배우 김주헌·김도빈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장율·오승훈은 작품에서 보여줄 여장으로 포스터에 등장해 작품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장율은 최근 연극 ‘프라이드’에서 다정다감한 올리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번 작품에선 부드러운 미소 뒤 속내를 알 수 없는 캐릭터로 변신한다. 연극 ‘렛미인’ ‘나쁜 자석’과 드라마 ‘피고인’ 등에 출연한 오승훈은 도도하면서도 쓸쓸한 눈빛으로 남성과 여성을 넘나드는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의 작품을 ‘어쩌면 해피엔딩’의 작사가 박천휴가 번역하고 연출가 김동연이 연출한다. 티켓 가격은 4만~5만5000원. 만 16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9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8.24 / 조회 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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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성의 The Stage 118]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4년 우란문화재단 개발 지원작에 선정됐다. 이후 2015년 리딩공연과 프로젝트박스시아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마쳤다. 지난 2016년 12월에는 대명문화공장에서 정식공연과 동시에 영어버저 뉴욕 리딩공연,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또한, 향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공연으로 오픈 할 예정이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작곡가 윌과 작가 휴의 협업 동지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은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라는 작품으로 이미 국내에서 아름다운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작품의 배경은 2050년대이다. 요즘 화두이기도 한 인공지능이거나 미래 로봇사업으로 인간을 대체할 신 성장 동력으로까지 불리는 일종의 4차산업의 미래산업이 활성화된 9월의 어느 날, 이제는 낡고 세태에 뒤떨어져 지고, 기억의 기력마저 상실해가는 고물로 전락해가는 헬퍼벳의 내용이다. 그들의 만남과 사랑은 봄날의 꽃처럼 아주 잠시 피었다가 금세 흩어져 버리고 마는 사라진 슬픔과 같은 이야기다. 미래사회라고 해서, 또는 로봇이나 인공지능이라고 해서, 미래 최첨단의 한곳의 설정일 것이라 여길 수 있고 변화무쌍한 테크놀로지가 번창한 한곳의 얘기일 거라 생각했겠지만 그렇게 나날이 새롭게 변모해가는 미래세상에서 뒤떨어지고 이제는 사라지거나 외면받을 위기에 처한 초기모델인 두 헬퍼벳 ‘올리버’와 ‘클레어’의 만남과 사랑, 이별에 관한 내용이다. 둘이 만나 어느 순간 찾아온, 너무나 순수하게 처음 느끼는 사랑의 감정까지 그리고 어느새 이별을 예감하고 준비하고 사라져갈 때까지 순백의 아날로그적인 정서로 인간 그 이상의 인간 내면의 따뜻한 감성과 아름다운 사랑을 펼쳐 보이며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결국 커다란 감동을 끌어 낸 귀하디귀한 작품이 탄생했다. 음악 또한 텍스트와 결을 같이하며 미래적이고 기계적인 사운드가 아닌 어쿠스틱하고 아날로그적인 빛깔로 텍스트의 진행에 따른 정서적인 이입을 돕거나 이끌면서 전체 공간의 에너지를 포근하고 날렵하게 감싸 안았다. 오래된 레코드플레이어 음반에서 들을 수 있는 향수 가득한 소리와 너무나 잘 매치되는 상황과 상태에서 머무르는 이미지들, 여름 들판의 반딧불을 찾아가는 순진무구한 여정에서 느끼게 되는 첫사랑의 풋풋하고 애틋한 설렘과 두근거림, 그러나 각별하고 소중하게 간직하지만 결국은 사라져버리는 메타포의 반딧불처럼 헬퍼봇도 그리고 우리의 인생도 언젠가는 그렇게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다시 자각하는 순간, 세상의 모든 시간이 멈춘 듯이, 한없이 고요해지고 진공상태인 것 같은 누구에게나 잊고 있었거나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련한 기억의 순간들을 떠올 릴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추억의 시간을 되새겨볼 수 있을 것이다. 오래되어 낡아진 헬퍼벗을 연기한 배우 정욱진과 전미도의 열연은 텍스트의 결을 너무도 완벽하게 방점을 찍으며 재현해냈다. 정욱진 올리버의 충직하면서도 순박한 로봇은 사랑할 수밖에 없는 초절정 훈남 이미지에 충성심과 매너가 몸에 가득 베인 것 같은 건실한 남자에서 처음 사랑을 느끼는 순진무구한 소년의 순박한 감성까지 마치 그 자체가 올리버인 듯 착각을 일으키게 했다. 전미도 클레어 또한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기존의 보았던 전미도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그녀는 분명 외계인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걷는 것 이라든지 비틀어진 몸태라든지 모든 움직임이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 인간형 로봇의 행실과 태도에 입을 벌리고 쳐다보며 일거수일투족에 매료당했다. 미래사회가 아무리 휴먼 테크놀로지가 빼어나고 진보한다 해도 인간이 가진 원초적인 따듯한 마음의 순수한 감성의 아놀로그적인 정서만큼은, 그런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까지 담아낼 수 있을까? 이러한 따듯한 인간애와 휴머니티를 새삼 기억할 수 있게 해준 창작진에게 감사하고 이러한 작품이 있는 한, 우리 마음도 아직은 예전처럼 더 따듯해질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_네오? 유희성 칼럼니스트 he2sung@hanmail.net
2017.03.06 / 조회 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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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소박·다양…소극장 뮤지컬 관객과 通하다
소극장 뮤지컬 공연계 비수기 속 흥행 견인
관객·제작사의 공통된 인기 비결은 '친밀한 소통'
소박하고 친근한 무대 소품도 색다른 매력
흥행보다 작품성 중심…다양성으로 외연 넓혀공연기 비수기인 2월 소극장 뮤지컬이 흥행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평균 객석점유율 91%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사진=대명문화공장, 네오프러덕션).[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손에 잡힐 듯한 배우를 직접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어두운 무대를 비추는 따뜻한 조명 사이로 라이브연주가 흐르고 배우의 목소리와 에너지가 생생하게 전해졌다.” 뮤지컬 마니아인 A(31·여)씨는 최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관람한 뒤 소극장 뮤지컬의 매력에 빠졌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버림받은 로봇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전하는 편안한 ‘아날로그 감성’을 진하게 느꼈다. A씨는 “딱딱하고 무미건조할 것 같은 로봇이 재즈를 들으며 종이컵 전화기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공연계 비수기에도 꾸준히 흥행을 이어가는 공연이 있다. 바로 소극장 뮤지컬이다. ‘어쩌면 해피엔딩’(3월 5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은 지난 5일 기준으로 평균 객석점유율 91%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진행한 마지막 티켓예매도 전회차 매진이다. 지난달 22일 막을 내린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도 객석점유율 94%를 기록해 소극장 뮤지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지난 10년간 소극장 뮤지컬의 ‘스테디셀러’로 꼽힌 ‘쓰릴 미’도 10번째 앙코르공연(14일부터 백암아트홀)을 올리며 다시 관객몰이에 나선다. 소극장 뮤지컬이 관객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객과 제작사가 공통으로 꼽는 요인은 ‘친밀한 소통’이다. 소극장의 특성상 배우와 밀착하며 작품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의 프로듀서인 한경숙 대명문화공장 파트장은 “소극장 뮤지컬에는 ‘가족애’가 있다. 관객이 배우와 가까운 거리에서 인간미를 느끼듯 제작사도 배우·스태프·관객과 가족처럼 더욱 친밀하게 소통하며 작품을 만든다”고 전했다. 의상·소품·음악 등 소박한 무대세팅도 소극장 뮤지컬의 매력으로 꼽힌다. ‘어쩌면 해피엔딩’에 등장하는 종이컵 전화기와 잡지, 재즈 음악이 그렇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는 대나무숲의 세트로 관객 시선을 끌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기’를 제작한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소극장 작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관객이 배우의 연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소소한 매력을 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22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한 장면(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더 나아가 소재·주제의 다양성이 관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이 된다. 실제로 소극장 뮤지컬은 대극장 뮤지컬에서는 만나기 힘든 스토리로 한국 뮤지컬시장의 외연을 넓혀왔다. ‘지하철 1호선’ ‘김종욱 찾기’ ‘빨래’ 등이 대표적이다. 로봇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어쩌면 해피엔딩’, 시인 백석의 삶을 다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사실 제작사 입장에서 소극장 뮤지컬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제작비로 따지면 대극장 뮤지컬에 비해 적은 비용이지만 관객 수가 제한적인 만큼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으로 이런 점이 소극장 뮤지컬의 높은 완성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소극장 뮤지컬은 단기간에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공연으로 성공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검증된 작곡가·극작가·배우가 소극장 뮤지컬에서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뮤지컬시장이 라이선스작품을 중심으로 빠른 외연 확장에 성공했지만 내실이나 경쟁력을 잘 다졌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었다. 최근 창작뮤지컬이 소극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한국 뮤지컬시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신호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사진=대명문화공장, 네오프러덕션).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한 장면(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14 / 조회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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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피엔딩' 마지막 티켓 오픈도 전석 매진
박천휴·윌 애런슨 콤비 창작뮤지컬
총 95회 공연 중 62회 전석 매진
평균 객석점유율 91% 높은 인기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사진=대명문화공장·네오프러덕션).[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10일 진행한 마지막 티켓 오픈에서도 모든 공연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작가 박천휴, 작곡가 윌 애런슨 콤비의 신작 ‘어쩌면 해피엔딩’은 재작년 우란문화재단의 지원으로 트라이아웃 공연으로 첫 선을 보였다. 이후 1년여의 준비 끝에 지난해 12월 20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정식 공연에 들어갔다.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버림받은 로봇의 사랑이라는 색다른 소재, 라이브 6중주의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공연 시작 전 프리뷰 티켓 오픈부터 전석 매진돼 관심을 받았다. 창작 초연임에도 총 95회 공연 중 62회가 전석 매진됐으며 평균 객석점유율 91%를 기록했다.제작사 대명문화공장 측은 “관객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매 공연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는 것이 유일하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며 “좋은 제작 여건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관객 여러분이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하고 돌아가는 순간까지 편안하게 즐기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제작사 측은 관객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공연 실황 OST 앨범을 제작해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리지널 캐스트 앨범도 발매해 수익금을 문화예술 성장에 기부하는 따뜻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김재범, 정문성, 정욱진, 전미도, 이지숙, 최수진, 성종완, 고훈정이 출연하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은 오는 5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2.10 / 조회 1,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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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해피엔딩' OST 발매…고훈정·김재범 등 참여
지난달 개막 창작뮤지컬…객석 점유율 92% 기록
관객 사랑 보답하는 뜻에서 발매 결정해
수익금 전액 기부…2월 초 대명문화공장서 판매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포스터(사진=대명문화공장, 네오프러덕션).[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OST 음반을 발매한다. OST 판매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해 12월 20일 개막 이후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21세기 후반을 배경으로 로봇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재즈 음악과 6인조 라이브 밴드의 연주로 관객 마음을 사로잡았다.작품의 제작지원을 맡은 우란문화재단은 그동안 문화예술산업의 건강한 선순환 구조 마련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재단의 확장프로그램의 일환이자 관객 사랑에 보답하는 뜻에서 OST 발매를 결정했다. 제작사 대명문화공작과 창작자의 동의 아래 수익금 전액은 기부하기로 결정했다.OST 앨범에는 김재범, 정문성, 정욱진, 이지숙, 성종완, 고훈정 등 ‘어쩌면 해피엔딩’의 전 출연진이 참여한다. 2월 초 공연장인 DCF 대명문화공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어쩌면 해피엔딩’은 오는 3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7.01.30 / 조회 2,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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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 받은 로봇 이야기 '어쩌면 해피엔딩' 개막
'번지점프를 하다' 박천휴·윌 애런슨 신작
미래시대 배경으로 아날로그 감성 담아
내년 3월 5일까지 대명문화공장서 공연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포스터(사진=대명문화공장, 네오프러덕션).[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번지점프를 하다’의 작가 박천휴, 작곡가 윌 애런슨 콤비의 신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20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명문화공장에서 개막한다.우란문화재단 시야스튜디오를 통해 지난해 9월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인 작품이다. ‘어쿠스틱한 분위기가 흐르는 미래시대’를 배경으로 버림 받은 로봇의 이야기를 그린다.김재범·정문성·정욱진이 옛 주인을 기다리며 홀로 살고 있는 헬퍼봇5 올리버를 맡는다. 똑똑하고 명랑하지만 관계에 있어서는 매우 냉소적인 핼퍼봇6 클레어 역은 전미도·이지숙이 연기한다. 고훈정·성종완은 올리버의 옛 주인 제임스로 출연한다.6인조 라이브 밴드로 이뤄진 따뜻하고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와 환상적인 무대 장치,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아날로그적인 감성의 소품과 음악을 만날 수 있다. 내년 3월 5일까지 대명문화공장에서 공연한다.▶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12.20 / 조회 2,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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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난쟁이들' 한국 콘텐츠의 힘…중국 라이선스 계약
창작뮤지컬 ‘난쟁이들’이 중국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작품은 현실을 풍자하고 중독성 강한 가사로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지난 4월 중국의 카이신마화 엔터테인먼트 문화미디어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콘텐츠의 힘을 보여줬다. 뮤지컬 ‘난쟁이들’과 라이선스를 맺은 중국의 카이신마화는 중국 내에서 최다 공연 횟수 및 티켓 판매량을 보유한 제작사다. 이번 중국 버전의 뮤지컬 ‘난쟁이들’은 논레플리카(대본과 음악만 구입해 현지 프로덕션 상황에 맞춰 제작하는 방식)로 연출과 안무, 의상, 무대 세트, 조명 등을 재창작해 현지화를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이신마화는 “뮤지컬 ‘난쟁이들’은 카이신마화와 ㈜PMC프러덕션이 합작하여 처음으로 만드는 작품으로, 두 기업이 장기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좋은 시작점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합작을 통하여 한중 양 국가의 뮤지컬 산업에 더 많은 교류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뮤지컬 ‘난쟁이들’ 제작사 ㈜PMC프러덕션의 송승환 예술감독은 “뮤지컬 ‘난쟁이들’이 초연 당시, 소극장 뮤지컬로써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작품성을 인정받은 데 이어, 중국 카이신마화 엔터테인먼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중국 버전 뮤지컬 ‘난쟁이들’의 ‘끼리끼리’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라이선스 계약이 한중간의 더욱 활발한 문화 교류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 진출을 통해 한국 뮤지컬 세계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난쟁이들’은 2013년 ‘뮤지컬 하우스 블랙 앤 블루’ 최종 선정작에 올랐다. 이후 ‘제 3회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을 발전시켜왔다. 2015년 2월엔 ㈜PMC프러덕션과 충무아트홀이 공동제작사로 참여했다. 특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난쟁이들’은 오는 6월 26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공연되며, 마지막 티켓은 5월 18일 오후 2시 인터파크에서 오픈 될 예정이다. 박민희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6.05.20 / 조회 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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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난쟁이들' 중국 간다…라이선스 계약 체결
중국 카이신마화 제작사와 계약
"현 시대 문제 동화로 풀어낸 스토리 매력적"
6월 26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공연뮤지컬 ‘난쟁이들’의 한 장면(사진=PMC프로덕션).[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국의 창작뮤지컬 ‘난쟁이들’이 중국에 진출한다. 지난 4월 중국의 카이신마화 엔터테인먼트 문화미디어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며 스테디셀러 콘텐츠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카이신마화는 중국 내에서 최다 공연 횟수·관객수, 티켓 판매량을 보유한 대형 창작뮤지컬 및 영화제작사로 영화 ‘굿바이 미스터 루저’, 창작뮤지컬 ‘사나이들’ 시리즈 등을 제작했다. 카이신마화는 “친숙하고 유머러스한 스토리와 중독성 있는 음악에 매료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며 “현 시대의 문제를 우리에게 익숙한 동화로 풀어내 웃고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를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호평했다. 제작사 PMC프로덕션의 송승환 예술감독은 “‘난쟁이들’이 초연당시 소극장뮤지컬로는 이례적인 흥행 기록을 세운데 이어 중국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며 “중국 버전의 ‘난쟁이들’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난쟁이들’은 카이신마화와 PMC프러덕션이 합작해 처음으로 만드는 작품이다.2013년 ‘뮤지컬 하우스 블랙 앤 블루’ 최종 선정작에 오른 ‘난쟁이들’은 ‘제3회 서울 뮤지컬 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전시켜왔다. 2015년 2월 PMC프러덕션과 충무아트홀이 공동제작사로 참여해 공연을 올렸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작품 재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지난 1월 대학로 티오엠 1관으로 무대를 옮겨왔고 오는 6월 26일까지 공연한다. ‘난쟁이들’은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동화 ‘신데렐라’, ‘백설공주’ 그리고 ‘인어공주’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작품.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남자버전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친숙한 동화 속 주인공들의 색다른 변신을 선보인다. 중국 버전은 논레플리카(대본·음악만 구입해 현지 프로덕션 상황에 맞춰 제작하는 방식)로 연출과 안무, 의상, 무대 세트, 조명 등을 재창작해 현지화를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66-8662.뮤지컬 ‘난쟁이들’의 한 장면(사진=PMC프로덕션).뮤지컬 ‘난쟁이들’의 한 장면(사진=PMC프로덕션).▶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5.18 / 조회 4,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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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리뷰] 영원한 해피엔딩, 뮤지컬 '난쟁이들'
뮤지컬 ‘난쟁이들’은 어른을 위한 동화 뮤지컬이다. 거대한 그림책의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배경이 바뀌고, 동화에서 보던 공주와 왕자들, 난쟁이들 의상이 그대로 재현되어 진짜 동화를 보는 듯하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은 난쟁이 찰리와 빅이 행복해지기 위해 공주들이 있는 성으로 떠나는 이야기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과는 다르다. 순수함을 잊은 캐릭터들, 웃긴 말투와 춤, 영상으로 아무 걱정 없이 실컷 웃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가볍게 즐기면서 지친 삶에 대한 위로까지 있어 관객들의 피로회복제 역할을 하고 있다. ? ‘동화나라는 더 이상 어리지 않다.’ 주인공 찰리의 아빠는 공주를 만나 행복해 지겠다는 찰리에게 절대 자신처럼 가장이 되지 말라고 한다. 현실에 찌든 백설공주와 신데렐라는 무도회에서 만나 상대방이 예뻐지는 것을 질투하고, 인어공주에게 사랑에 목숨 걸지 말고 왕자 한명을 잡아 실속을 챙기라고 조언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한 때는 순수했지만, 각박해진 현재 사회를 살기 위해서 변할 수밖에 없는 씁쓸한 현실을 꼬집는다. ‘눈물이 날 정도로 웃겨드립니다.’ 뮤지컬 ‘난쟁이들’은 대놓고 관객들을 웃긴다. 무릎을 꿇고 난쟁이를 연기하는 배우들, 배우 전역산의 여자보다 예쁜 신데렐라 분장, 왕자3의 성우 말투가 포인트다. 특히 찰리와 빅이 처음 키가 커지는 장면에서 관객들의 환호를 놓쳐서는 안 된다. 왕자1, 2, 3이 키순으로 서서 ‘뜨그덕~ 뜨그덕~’대사와 모션으로 말을 타는 모습, ‘끼리끼리’노래를 부르며 추는 폭이 좁고 능글맞은 웨이브, 찰리와 빅을 백설공주에게 데려다주며 던지는 야한 농담은 웃음의 클라이맥스를 찍는다.‘행복한 결말이 있다.’ 마냥 웃기게 현실을 풍자하지만은 않는다. 노래로 관객들에게 따뜻한 메시지와 위로를 전달한다.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깨달아야, 젊었을 때 멋지게 즐길 수 있어’로 도전에 대한 용기를 주고, ‘정말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로 도전에 대한 격려를 해준다. ‘춤추는 이 순간만 기억해. 그렇게 웃으니까 예쁘잖아. 네가 가진 모든 걸 걸 필요는 없어’는 삶에 지치지 말라고 응원해준다. 마지막으로 ‘어쩌면 영원히 행복한 엔딩이란 처음부터 없었는지 몰라. 어쩌면 내가 바라던 엔딩이란 처음부터 너였는지 몰라’는 현재의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만족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사진출처_(주)PMC 프로덕션 제공 김승현 관객리뷰가 newstage@hanmail.net
2016.03.30 / 조회 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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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공연 이야기 ④] 공연시작 3시간 전, 배우들은 뭘 할까?
평균 평일은 저녁 8시, 주말은 오후 3시와 7시. 공연이 막을 올리는 시간이다. 관객들은 공연 시작 1분 전에만 도착해도 무사히 공연을 즐길 수 있지만, 배우들과 스텝들은 무려 3~4시간 전에 극장으로 모인다. 왜? 뭘 하길래? 그래서 찾아갔다. 공연 시작 3시간 전, 배우들은 뭘 할까? 플레이디비 밀착 카메라, '콜타임의 비밀!' * 콜타임 : 배우나 스텝 등 공연 관계자들이 본공연 준비를 위해 극장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 오늘은 평범한 수요일. 오후 8시 공연이 있는 뮤지컬 극장을 습격했다. PM.5:00 / 공연시작 3시간 전 여배우들 중 막내, 인어공주 역의 백은혜 배우 극장 도착. "눈화장 하나에도 3~4차례 색을 덧입히고 온 몸에 반짝이도 발라야 해서 분장시간이 남들보다 길어요. 그리고 막내이기도 하고. (웃음) 콜타임이 제일 빠른 이유죠!" 남자 주인공, 난쟁이와 왕자님을 오가는 찰리 역의 배우 정동화도 도착! "매일 공연하느라 힘든 원캐스트 배우들을 배려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블캐스트로 공연하는 배우들이 좀 더 일찍 극장에 도착하죠." 남자 배우들의 분장시간은 평균 15~20분.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분장 시간이 필요한 여배우들이 좀 더 일찍 극장에 도착해 준비하기도 한다. 가발은 메이크업, 무대 의상 갈아입기가 끝난 후 마지막 단계에서 쓴다는 것! 잠깐!) 무대 의상은 어떻게 세탁할까? 매주 1회 일요일 공연이 끝난 후, 공연 의상 전문 세탁소에 세탁 의뢰. 한 주 공연이 시작되는 다음주 화요일 공연 전에 깨끗한 옷으로 컴백. 분장실 주변의 간단한 정리는 배우들이 직접 하기도. "막내야, 어서 쉬렴. 언니가 할게.(웃음)" 연기하랴, 대사에 춤도 추고 노래하랴. 체력 소모가 많은 배우들을 위해 분장실에 영양간식을 항상 준비해 두는 것은 공연 제작 프로덕션의 임무. 같은 시간- 스텝들이 음향, 무대 장치, 조명 등을 비롯해 공연을 위한 무대 환경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중. PM.5:30 / 공연시작 2시간 30분 전 배우들에 따라 이른 저녁을 먹고 오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차 준비를 마친 배우들은 간단히 요기를 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공연 제작사가 미리 섭외한 공연장 주변 식당에서 단체로 식사를 하기도. "아침, 점심은 과일이나 채소를 먹으며 몸을 가볍게 해요. 공연할 땐 힘을 좀 더 내야 하니까 식사를 꼭 챙겨 먹고요."(배우 정동화) PM.6:00 / 공연시작 2시간 전 다른 배우들도 속속 출근 완료 배우들은 모두 화려하게 차려입고 다닐 것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 오직 공연을 위해 몸을 편안하게 해주는 옷이 배우들의 출근복이다. 장안동 집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출근한 라이더, 최호중 배우의 남다른 하의 패션을 보라! PM.6:30 / 공연시작 1시간 30분 전 프로덕션과 협의된 기타 등등의 것들도 배우들이 해야하는 일 중의 하나. 오늘은 관객 이벤트 준비. 관객들에게 선물로 제공될 '배우 자연컷 폴라로이드 사진' 40장 찍기 미션. 1차 준비가 끝난 배우들끼리 담소도 나누며 서로의 컨디션을 챙겨주는 훈훈함...이 왠지 설정 같은 것은 왜일까? 공연은 혼자가 아닌 모두 함께하는 것이라 나 뿐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서로 조절하는 것도 성공적인 공연을 위한 준비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 PM.6:45 / 공연시작 1시간 15분 전 원활한 발성을 위해 목을 풀거나, 간단한 스트레칭도 하며 공연 전 컨디션 조절. 작품에 따라 독특하고 까다로운 장면, 다시 확인해 볼 장면 등이 있으면 공연 전 무대에서 리허설을 하기도 한다. PM.7:15 / 공연시작 45분 전 무대 의상과 마이크 착용. 마이크의 선은 대부분 머리카락이나 가발 안에 숨겨야 하기 때문에 마이크 착용 후 가발을 쓰거나, 머리스타일 손질을 다시 한다. 간단한 소품 등은 활용하는 배우가 한 번 더 확인하기도 하고 직접 자신의 몸에 맞게 최종 손실하기도 한다. 뮤지컬 에서 늑대소년으로 등장해 네 발로 무대를 걷고 뛰어야 했던 배우 진선규는 직접 양 손가락 위에 테이핑을 해서 손등으로 바닦을 짚어도 무리가 없게 준비했다고. PM.7:45 / 공연시작 15분 전 공연 준비를 마친 전 배우가 모여 오늘의 특이사항들을 프로덕션과 공유한다. 단체 관람이 있다든지, 있다면 그 관객들의 특성이 어떠한지 등 그날의 객석 분위기도 나누고 다시 한 번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 다 같이 상기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오늘도 무사히, 열심히, 즐겁게 공연하자'는 의미의 "화이팅!" PM.8:00 / 공연 시작! 뮤지컬 공연 스타트. 글/구성 : 황선아 기자(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플레이디비DB
2016.03.11 / 조회 1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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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들> 연장 공연…김종구·정욱진·송유택 등 합류
당초 4월 10일 막을 내릴 예정이었던 창작뮤지컬 이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새로운 배우들을 캐스팅해 두 달간 연장 공연을 펼친다. 김종구, 정욱진, 송유택 등의 인기배우들과 개그우먼 김미려 등이 합류한다. 은 동화 속 왕자와 공주들의 이야기를 현대의 남녀관계와 결혼풍속 속에서 재해석해 재치 있게 그려낸 창작뮤지컬로,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작품상 수상 후 지난해 첫 공식무대에 올라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 1월 말 개막한 두 번째 공연에서는 정동화, 조형균, 최호중 등이 활약 중이다. 4월 12일부터 이어지는 연장공연에서는 의 김종구와 의 정욱진, 의 송유택이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을 꿈꾸는 난쟁이 찰리로 분한다. 백설공주를 사랑하는 난쟁이 빅 역에는 의 강정우가 추가 캐스팅됐다. 왕자에게 배신당한 후 자신을 자책하며 살아가는 인어공주는 개그우먼 김미려가, 당당하게 남자를 밝히는 백설공주는 의 하현지가 연기한다. 이와 함께 의 양승리와 의 박정민, 의 우지원이 각기 왕자 1, 2, 3으로 분해 무대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예정이다. 현재 공연 중인 배우들 중에서는 원종환, 유연, 최유하, 전역산, 신의정이 연장 공연에 출연한다. 연장 공연은 6월 26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에서 펼쳐지며, 티켓은 오는 16일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랑 제공
2016.03.11 / 조회 8,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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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송유택·김미려 출격…새 단장 '난쟁이들' 연장공연
6월 26일까지 TOM 1관뮤지컬 ‘난쟁이들’ 연장공연에 합류하는 김종구(왼쪽부터), 정욱진, 김미려(사진=랑).[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한 뮤지컬 ‘난쟁이들’이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오는 6월 26일까지 약 2개월간 연장공연을 확정했다. 이번 2차팀에는 김종구, 정욱진, 송유택, 강정우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과 만능 엔터테이너 김미려가 합류해 더욱 흥미진진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찰리 역에 김종구·정욱진·송유택이 트리플캐스팅됐고, 김미려는 인어공주 역을 맡았다. 김종구는 “배우 김종구만의 색을 불어 넣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고, 김미려는 “‘난쟁이들’은 그간 봤던 공연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히는 작품”이라며 “작품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월부터 ‘난쟁이들’의 유쾌한 무대를 책임지고 있는 원종환, 유연, 최유하, 전역산, 신의정 또한 6월 26일까지 출연을 연장했다. ‘난쟁이들’은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동화 ‘신데렐라’, ‘백설공주’ 그리고 ‘인어공주’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작품.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남자버전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친숙한 동화 속 주인공들의 색다른 변신을 선보인다. 2013년 ‘뮤지컬 하우스 블랙 앤 블루 최종 선정작’ 당선을 시작으로 ‘제 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지속적으로 작품을 발전시켜 왔다. PMC프러덕션과 충무아트홀이 공동제작사로 참여해 2015년 초연을 성공적으로 올렸다. 6월 26일까지 대학로 티오엠 1관. 1666-8662.▶ 당신의 생활 속 언제 어디서나 이데일리 ‘신문 PDF바로보기’▶ 스마트 경제종합방송 ‘이데일리 TV’ | 모바일 투자정보 ‘투자플러스’▶ 실시간 뉴스와 속보 ‘모바일 뉴스 앱’ | 모바일 주식 매매 ‘MP트래블러Ⅱ’▶ 전문가를 위한 국내 최상의 금융정보단말기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3.0’ | ‘이데일리 본드웹 2.0’▶ 증권전문가방송 ‘이데일리 ON’ 1666-2200 | ‘ON스탁론’ 1599-2203<ⓒ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2016.03.11 / 조회 1,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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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히고 엇갈리는 남녀의 처절한 방언들, <스피킹 인 텅스>
행과 불행, 사랑과 미움을 구분하는 것은 얼핏 단순한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한 꺼풀 외피를 벗겨보면 행복으로 보였던 것에 지독한 불안이 스며 있기도, 사랑으로 보였던 것에 타성 혹은 무심, 증오가 배어있기도 하다는 것을 말이다. 지난 1일 개막해 국내 초연 무대에 오른 연극 는 이처럼 한없이 모순된, 그래서 때로는 그 자신조차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감정을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불륜을 저지른 여자, 오래 전 떠나버린 여자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남자, 끝없이 타인의 사랑을 의심하는 여자 등 다양한 남녀들의 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사랑 아래 증오가, 또 그 아래 다시 사랑이 쌓인 복잡한 인간 감정의 층위가 드러난다. 호주의 극작가 앤드루 보벨이 쓴 는 1996년 초연 이래 미국, 유럽에서 꾸준히 공연된 인기작으로, 의 김동연 연출과 강필석, 이승준, 김종구, 정문성 등의 참여 아래 국내 관객들을 만났다. 총 3막으로 구성된 이 극은 먼저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독립돼 있으면서도 예기치 못한 지점에서 서로 맞물리는 정교한 구성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인간 심리의 내밀한 곳을 샅샅이 훑고 드러내는 섬세한 시선으로 여운을 남긴다. 극은 레온-제인, 피트-쏘냐가 싸구려 모텔방에서 만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술집에서 처음 상대를 만나 불륜을 저지르기로 결심한 이들은 결정적 순간 망설이고, 각기 다른 선택을 한다. 이 하룻밤의 사건은 레온-쏘냐, 피트-제인 부부의 결혼생활을 위기로 이끌고, 이들이 위기 속에서 스쳐간 또 다른 남녀들의 이야기가 2, 3막에서 펼쳐진다. 레온-쏘냐, 피트-제인의 관계는 단지 하룻밤의 불륜 때문에 위기에 빠진 것이 아니다. 극중 모든 남녀들은 배우자에게, 혹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한 가지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고, 그 감정은 ‘방언’을 뜻하는 제목 ‘스피킹 인 텅스’처럼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서로 절묘하게 겹치고 끊어지는 대사들은 “사랑해.”라는 말이 정말로 사랑한다는 뜻만을 지니고 있지는 않은 미묘한 상황을 드러낸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그 자체의 미묘함뿐 만이 아니다. 탄탄한 사회적 지위와 재산을 쌓은 중산층 부부 레온-쏘냐가 화해하는 반면 변변한 재산도 아이도 없는 피트-제인의 갈등은 끝내 봉합되지 못하는 모습은 돈과 현실, 편리라는 불순물이 섞여 한층 더 모호해지는 남녀관계의 실상을 보여준다.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것인가?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말한 작가는 그 예리한 시선을 우리 각자의 속마음으로 돌리며 진심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묻는 듯 보인다. 네 명의 배우가 아홉 명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만큼, 는 배우들의 연기도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지난 27일 무대에서는 전익령의 연기가 특히 돋보였다. 전익령은 삶에서 자신이 이뤄낸 것들에 대해 긍지를 느끼면서도 깊은 공허감으로 괴로워하는 쏘냐와 불안에 시달리는 발레리를 정확한 발성과 매력적인 모습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강필석, 김종구, 정운선 등의 무대도 궁금하다. 공연은 오는 7월 19일까지 DCF대명문화공장 3층 수현재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수현재컴퍼니 제공
2015.05.28 / 조회 8,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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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하고 단단한 마음으로, <스피킹 인 텅스> 김종구
출산을 앞둔 아내를 위해 설거지를 끝내고 오느라 인터뷰에 늦었다는 이 남자, 이야기를 나눌수록 참 건전하다. 생각해보면 그가 에서 연기했던 능청스런 국군 대위 한영범도, 에서 맡은 냉철한 인민군 로기진도, 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어딘가에 곧고 깨끗한 단심을 품고 있을 듯한 인물들이었다. 지나친 겸손도, 자만도 없이 꾸준히 무대에 서며 내면의 ‘예쁜 방’들을 차곡차곡 만들고 있다는 11년차 배우 김종구에 대한 이야기다. 근래 들어 1년에 서너 작품을 소화하며 부지런히 공연계를 활보하고 있는 김종구는 얼마 전 개막한 에서 또 다른 변신을 꾀했다. 는 다양한 갈등에 처한 남녀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상실을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극중 3막에 걸쳐 각기 다른 인물로 분하는 배우들의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감상할 수 있는 무대다. 개막을 앞두고 지난 달 28일 만난 김종구는 이번 작품에 대해 얘기하다 “아내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Q 는 어떤 작품인가. 독특한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주요 인물들이 1인 다역으로 구성돼 있다는 거다. 보통 1인 다역이 도구적인 역할, 재미 위주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에서는 장면을 끌어가는 주요 인물 자체가 1인 다역이고 그들이 모여서 하나의 극을 형성하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이 극의 양식이다. 한 무대를 두 개의 공간으로 나눠서 각각의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같은 대사를 하는데, 굉장히 독특하다. 초반부터 그런 부분이 30분부터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그 부분이 특히 재미있다. Q 대본을 보니 정말 겹치는 대사가 많더라. 외울 때 헷갈리지는 않았나. 외우는 건 어렵지 않은데 그걸 동시에 말하는 게 어려웠다.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외쳐야 하는데 서로 그 템포가 다르니까. 지금까지도 서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다. 상대방이 얘기할 때 집중해야 된다. Q 극중 피트와 닐, 존 등 세 명의 인물을 연기한다. 각각의 인물을 소개한다면. 다 평범한 사람들이다. 화려하거나 그럴싸하게 포장된 인물들은 아니다. 평범한데, 각자에게 굉장히 소중한 무언가를 하나씩 잃어버려서 그 때문에 아파하거나 혼란스러워하거나 미쳐가는 인물들이다.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그렇고, 일단 이 작품은 어떤 여자의 실종으로 인한 그 주위 사람들의 반응, 서로 얽혀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 중 피트라는 인물은 진짜 솔직하고 평범한 남편이다. 세 사람 중 김종구와 가장 닮은 사람이기도 하다. Q 어떤 점이 닮았나. 이런 이야기를 하니 민망하지만(웃음), 아내를 엄청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자신을 화려하게 포장하지 않는다. 피트가 여자를 만나 하룻밤 자고 싶어하는 마음도,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마음도 이해가 되더라. 또 피트는 바보같이 그 일을 아내한테 곧이곧대로 이야기한다. 얼마나 착한가. 어떻게든 아내와 잘 해보려고 하는데 정작 여자의 진짜 마음은 잘 모른다. 그런 면이 나와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피트가 좋고 사랑스럽다. Q 닐과 존의 경우는 어떤가. 닐은 쉽게 이야기하면 ‘진상’이다. 여자 때문에 너무너무 아파서 자기 몸도 가누지 못하는 사람인데, 어느 순간부터 그 아픔을 즐기는 것 같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다. 닐을 통해서는 미친 슬픔,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꼭 표현하고 싶다. 보통 여자가 남자보다 많이 운다고들 하는데, 남자가 작정하고 울면 여자보다 더 많이 운다. 정말 엉엉 대성통곡을 한다. 그 정도의 아픔을 닐을 통해 표현하고 싶다. 존은 조금 다르다. 피트가 가장 일반적인 사람, 닐이 가장 감성적인 사람이라면 존은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다. 이성적이고 냉철하고,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지식인인 것 같다. 나와는 공통점이 별로 없다. 나는 지식인도 아니고 이성적이지도 않으니까. 그런데 이 사람의 아내가 아프다. 아내는 모든 남자를 불신하고, 길을 가다 누가 조금만 시비를 걸어도 착란증세를 일으키며 화를 내는 여자다. 그런 아내를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나. 아내를 사랑하지만 아내와의 소통을 잃어버린, 그래서 아내를 향한 사랑이 증오로 바뀌어버린 인물이다. 그 혼란과 증오를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다. Q 각 인물 별로 외적인 특징을 따로 설정해둔 것이 있나. 고민을 해봤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각 인물의 감정 자체가 워낙 다르고 강하니까. 닐의 경우 등장할 때부터 슬픔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이라 특별히 다른 표현이 필요 없다. 피트를 연기할 때는 두 커플이 무대에서 동시에 대화를 이어가는 극의 양식에 맞추는 것이 우선이라 거기에 더 집중했다. 존의 경우에는 표정을 많이 짓지 않고 사람의 눈을 잘 쳐다보지 않는다든가 하는 모습으로 최대한 냉정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한다. Q 작가가 작품을 통해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나는 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것인가?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낼 것인가?” 여기에 대해 생각해 보았나. 내 생각에 이 작품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 사랑, 아내, 믿음과 같은 것들을 잃어버린 사람들, 또는 그런 소중한 것들이 일상적인 것이 돼서 지치거나 소위 말하는 ‘쇼윈도 부부’가 되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의 질문이 좀 묵직하긴 하지만, 난 그냥 이런 생각을 했다. 아내한테 잘 해야겠다고. 관객들도 이 작품을 보고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과 배우자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특히 오래돼서 색 바랜 관계들, 그게 사실은 예쁜 건데 헌 것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지 말고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 잘 하자는 것, 그게 이 작품의 메시지 같다. Q 만약 결혼 전에 이 작품에 출연했다면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지금과 달랐을까. 달랐을 것 같다. 특히 피트의 경우에는 결혼 후에 연기하게 돼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적당한 상상만으로도 그의 마음이 훅훅 들어와버린다. 닐의 경우엔 결혼했든 아니든 상관 없을 것 같고. 존의 경우 결혼하고 한 10년 정도 지나서 하면 잘 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웃음). 아직까지는 존의 마음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겠다. 아내가 죽길 바라는 그 아픔이나 중오의 크기를 가늠할 수가 없더라.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상상해서 연기한다. 근데 나와 같은 역할을 맡은 (정)문성이는 나보다 훨씬 더 잘 하더라(웃음). 공연장면(수현재컴퍼니 제공)Q 건전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주된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잡지 . 1999년~2000년도 즈음에 1년 정도 꾸준히 봤던 것 같다. 원래 어렸을 땐 되게 안 착했다. 날라리였고 철도 없었는데, 그 즈음 을 잃고 가치관이 많이 형성됐다(웃음). 나는 1년에 한 번씩 를 읽는다. 그렇게 한 지 10년쯤 됐는데, 볼 때마다 꽂히는 내용이 다르다. 예전에는 사랑에 대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면, 최근엔 다른 게 눈에 들어오더라. 어린 왕자가 어느 행성에서 술 취한 아저씨를 만나 “아저씨는 왜 그렇게 취해있어요?”라고 묻는데, 아저씨가 “내가 술 취한 모습을 잊고 싶어서 술을 마신다.”고 대답한다. 그 전까진 한 번도 눈에 안 들어오던 부분인데, 최근 읽었을 땐 그 부분에서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언젠가 일이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었던 때가 있었는데, 문득 돌아보니 내가 오히려 일을 더 많이 하고 있더라. 잘 쉬고 잘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인데 역설적으로 그 일에 파묻혀서 쉬질 못하고 있는 거다. 그 경험 때문인지 그 얘기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Q 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하나. 그게 배우로서 되게 힘들다. 작년인가 재작년쯤 의 솔롱고와 의 수환과 의 리를 동시에 했던 시기가 있다. 세 인물 모두 서로 완전히 다른 캐릭터였다. 그 때 길을 가다 어떤 사람과 부딪혔는데, 너무 아픈데도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화를 내야 할지, 사과를 해야 할지, 원래의 나라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그냥 가만히 있었다. 김종구라는 자아가 없어진 거지. 그 때 되게 우울했다. Q 어떻게 그 우울함에서 벗어났나. 과 로?(웃음) 솔롱고나 리, 수환이 아니라 원래 김종구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찾으면서 벗어난 것 같다. 그때 그때 끌리는 게 다른데, 그땐 오토바이가 타고 싶어서 오토바이를 사서 혼자 가평에 다녀왔다. 자연을 보면서 그렇게 다녀오니 힐링이 되더라. 그 때 이런 생각도 했다. 나는 평생 배우를 할 테니 내가 연기하는 인물에게서 너무 많이 영향을 받기보다 내 안에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놓고 각각의 인물들을 잘 갈무리해서 넣어두는 훈련을 해야겠다는. 지금은 그런 방을 늘려가는 시기인 것 같다. 처음엔 그게 익숙하지 않아 어려웠지만,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많이 지혜로워졌다. Q 아역시절을 빼면 2005년에 데뷔해서 이제 데뷔 11년차 배우다. 스스로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고 느끼나. 자만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나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인터뷰라서 사탕발림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난 원래 가진 달란트가 별로 없다. 그래서 한 인물을 표현하기까지 시간이 되게 많이 걸린다. 물론 병신은 아니다. 진중하고 단단한 마음을 갖고 있고, 진심으로 그 인물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진짜 그 사람으로 보이는 게 가장 좋은 연기라고 생각하고, 그런 연기를 지향하고 있다. 예전에 최대훈 배우와 같이 를 한 적이 있다. 대훈이가 연기를 진짜 잘 한다. 테크닉 같은 것들도 훌륭하고 머리도 좋아서 짧은 시간 안에 에너지를 금방 내서 표현을 한다. 그래서 난 대훈이가 연기의 신인 줄 알았다. 그러다 작년에 를 같이 했는데, 별반 차이가 없는 거다. 깜짝 놀랐다. 그러고 나서 집에 왔는데 ‘아, 내가 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 전까지는 내가 얼만큼 늘었는지 몰랐다. 아내한테도 그 얘기를 했더니 ‘그렇게 공연을 많이 했는데 그럼 안 늘겠어’ 하더라(웃음).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그 생각을 했다. 연출과 몇몇 배우들이 다 중앙대를 나왔고, 문성이랑 나만 순천향대학교를 나왔다. 예전에는 중앙대학교를 가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 연기천재들만 있을 줄 알았다. 대훈이도 중앙대학교를 나왔으니 그렇게 머리에 각인이 된 거다. 근데 이번에 같이 하면서 보니까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니 차이가 없는 게 아니라 그만큼 내가 성장한 거였다. Q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 같다. 계속 발전할 테니까. 실력이 는다고 해서 무림의 고수가 되는 건 아니다. 어차피 또 다른 작품을 하면 또 처음부터 해나가야 한다. 아까 말했던 것처럼 내 안에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서 각 인물들을 잘 갈무리해 놓았다가 또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나가야지. Q 곧 아빠가 된다고 들었다. 아기가 태어나면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누가 아기한테 “누가 제일 좋아?”하고 물으면 “아빠가 제일 좋아.”라고 대답하는 그런 아빠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일단 잘 놀아줘야 되는데 내가 힘이 없어서(웃음). Q 만약 아들이 나중에 커서 연기자가 된다고 하면? 아빠보다 잘 할 자신 있으면 하라고 하고, 자신 없으면 하지 말라고 할 거다. Q 앞으로 40~50대의 인생에서 바라는 것, 그리고 있는 모습이 있다면. 가평이나 그 비슷한 교외에서 큰 개를 키울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에 살고 싶다. 내가 쉰 여섯이 되면 아기가 스무 살이 됐을 테니 아기는 나가라고 하고, 마당에서 큰 개를 키우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마트 가서 장도 보고 아내랑 같이 등산도 하면서. 그 때는 1년에 한 편 정도 연기를 하면서 살면 좋겠다. 얘기만 해도 행복하다. 예전엔 꿈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좋은 배우가 되는 것, 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건 꿈이 아니라 계속 훈련해가야 할 목표이고 계획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원래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 꿈은 이미 이뤘다. 그러면 앞으로는 배우로서 내 안에 계속 예쁜 방을 만들고 내공을 쌓고 몸을 더 많이 열어서 무언가를 멋지게 표현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훈련을 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이제 꿈은 없고 계획만 있더라. 꿈만 같은 계획.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쾌적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목표와 계획이 있으니까 그걸 향해 달려가는 거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5.07 / 조회 1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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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킹 인 텅스> "특이한 형식, 어렵지만 새롭고 재미있는 작품 될 것"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강조되었던 부분은 '독특한 구조'에 대한 것이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구조의 작품이지만 "새로운 극작법이 주제로까지 연결되는 부분이 그간 호평을 받아온 이유인 것 같다."는 것이 김동연 연출의 의견이다. 아시아 초연으로 오는 5월 한국 무대에 오를 연극 의 제작발표회가 지난 1일 열렸다. 제목인 '스피킹 인 텅스'(Speaking in tongues)는 방언, 즉 '무의식이나 종교적 황홀 상태에서 터져 나오는 뜻을 알 수 없는 말'이라는 뜻을 가진 숙어이기도 하다. "우리들이 하는 말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남다른 형식을 통해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김 연출은 설명했다. 김동연 연출"총 3막의 작품으로, 동시에 불륜을 벌이는 두 쌍의 부부 이야기를 통해 이들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야기하는가에 따라 다른 결론에 이르는 모습이 펼쳐진다. 또 다른 인물들의 상황들도 부부들 이야기와 퍼즐처럼 맞춰지며 실종사건이라는 이야기가 구성된다. 이런 파편화된 이야기들이 3막에서 전체적으로 모아지는, 굉장히 실험적 구조의 대본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이다." 한국 공연에는 '잃어버린 자들의 독백'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미 어떤 상처를 갖고 있거나 무언가를 잃어버린 아홉 명의 사람들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대에서는 단 네 명의 배우들이 저마다 두, 세가지 캐릭터를 동시에 맡아 선보이는 것도 독특하다. 이승준, 강필석전익령, 강지원"배우라면 좋은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게 당연하다."는 강필석은 레온과 닉 역을 동시에 맡는다. "겉으로 볼 땐 상남자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연습해보니 그렇지 않아 점점 어려워진다."는 그는 극중 긴 독백 부분을 어떻게 소화할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강필석과 더블 캐스트로 나선 이승준 역시 "연극의 매력은 연습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연습과정이 어느 때보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들 뿐 아니라 피트, 닐, 존 등 세 캐릭터로 분할 김종구, 정문성과 쏘냐, 발레리 역에 더블캐스팅 된 전익령, 강지원, 그리고 제인과 사라로 변신할 김지현과 정운선 등 출연 배우들은 "부부나 특정 사람이 아닌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운선, 김지현정문성, 김종구는 1996년 시드니에서 초연 후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2001년 영화 로 만들어져 호주 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 개봉하기도 했다. 같은 해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이 올라간 후 영국, 캐나다 등 영미권에서 공연을 이어갔으며 2009년 웨스트엔드 공연에는 영국드라마 의 인기 배우 존 심이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5월 1일부터 7월 19일까지 수현재씨어터에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4.02 / 조회 7,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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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들> 전역산, 우찬, 송광일 - 무대 밖에서도 계속되는 왕자 3인방의 도발
동화 속 '오래오래 행복했습니다'를 여전히 꿈꾸는 이들에게 "정신차려!"라며 호통하는 왕자이자 신데렐라 등장. 아무리 아리따운 여인이라도 공주 아니면 안 만난다는 왕자 등장. 백설공주에게 실망스런 밤을 안겨준 고개 숙인 또 다른 왕자도 등장. 에 등장하는 이들 세 명은 웃음 견인차이자 이 작품의 특징을 고스란히 설명하고 있는 주요 인물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만난 3인방의 '반전 매력'은 무대 밖에서도 살아 넘쳤다. 의 '고유 상남이'로 활약한 것을 비롯, 다수의 뮤지컬, 영화, 방송을 누비는 동시에 유기견 보호에도 열심인 '의외로 과묵하고 듬직한' 전역산, 189cm의 훤칠한 키에 매끈한 마스크를 바탕으로 등에서 활약해온 우찬, 그리고 진한 사투리로 솔직 발언을 멈추지 않던 송광일까지, 세 남자의 수다는 예상치 않은 곳으로 비켜 나갔고 그 말은 창작뮤지컬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 배우들의 숨겨진 고군분투기를 그려보았던 기자의 예상과도 다르게 흘러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지금부터 성역 없이 펼쳐졌던 이들의 대화를 가감 없이 전해보려 한다. 그러니 배우들을 알고 있다면 그들의 목소리와 말투를 상상해 가며 읽으면 더욱 좋고, 문득 주어가 없어졌거나 생략된 단어의 빈자리에 큰 이해를 바라여 본다.플레이디비(이하 플디) : 흥행이 아주 잘 되고 있어요. 전역산(이하 역산) : 잘 되고 있나? 우찬 : 얘기는 많이 듣긴 하는데 저희가 체감을 하기는 좀. (인터파크 예매 랭킹에) 1위를 좀 찍었으면. (홍보담당자: 오늘 2위까지 올랐어요.) 우찬 : 박수! 플디 : 개막 전부터 재미있는 관련 영상들이 인기를 모았어요. 캐릭터 인터뷰에서 나온 모습들이 진짜 성격과도 닮았나요? 송광일(이하 광일) : 세 가지 컨셉이 있었는데 서열 순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를 제가. (나머지 두 명이 당황하자) 맞잖아요. 우찬 : 네, 그렇죠. 그런데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역산 : 난 전혀 (실제 나와 달라). 되게. 전역산 (왕자2, 난쟁이2, 신데렐라 역)우찬 : 저는 좀 매사에 열심히 하려는 게 있어요. 하하하. 광일 : 전 피해의식 별로 없는데. 우찬 : (일동 웃음) 솔직해지자. 광일 :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요? 우찬 : 그럼, 그럼. 광일 : 제가 철학공부를 시작했는데 그러고 나서부터 성욕이 없어졌어요. 공부한 지 한 세 달 됐나? 네 달째? 우찬 : 그 때부터 저희가 봤으니까요. 광일 : 아, 성, 성욕... 필요할 땐 쓰는데 남용하진 않아요. 우찬 : 20대 때 성욕이 왕성하다고 그러잖아요. 근데 전 오히려 지금이 그래요. 그동안 몰랐어요. 서른이 되고, 어후. 광일 : 이거 인터뷰 내용으로 다 올라와 있으면 웃기겠다. (캐릭터 인터뷰 영상에 등장하는 송광일의 '10대 시절 여자친구에게 볼일 보다 들켰던 일'은 당사자의 실화라는 주변 증언이 있었다.)뮤지컬 캐릭터별 인터뷰 영상플디 : '끼리끼리' 뮤직비디오 촬영도 무척 힘들었다고요. 우찬 : 힘들었는데, 전 다 웃겼어요. 시간만 좀 더 있었으면 더 기상천외한 거 찍어보고 싶었는데. 목욕탕에서도 찍어보자, 에스컬레이터 내려오면서도 찍자, 전 그랬거든요. 근데 상황이 상황이고 시간도 없다 보니까. 그 안에서 최대한 재미있게 했어요. 광일 : 그 때 (우찬) 형이 혼자 안 춥다고 코트 안 입다가 감기 걸려서. 으하하하. 역산 : 정말. 너네 내복 챙겼니? 그러니까 아니~ 날씨 너무 좋은데? 전 히트텍을 바지 두 개, 위에 두 개 껴 입었었거든요. 우찬 : 전 반팔 티 하나만 입고. 감기 진짜 심하게 앓았어요. 광일 : 근데 우찬이 형이 제일 열심히 찍었어요. 역산이 형이 보고 배워야 한다고. 플디 : 송광일 배우는 이번이 대학로 데뷔작이라고 들었는데. 광일 : 졸업한 지 얼마 안 됐어요. 작년 2월에. 이제 스물 일곱이에요. 역산 : 광일이가 학교에서 이 작품을 한 거에요. 우찬 : 완전 조상님이지. (은 2013년 11월 공연된 한국예술종합학교 겨울 워크숍 작품으로 출발했다.)플디 : 형들 눈치 안 보고 할 말 다 하는 막내 같아요. (웃음) 광일 : 저요? 우찬 : 그래서 저희가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근데 얘가 본성이 착해서. 역산 : 큰 작품을 해 봐야 (선배들 무서운 걸 알지). 우찬 : 이런 데 가서 해 봐야. 광일 : 오, 저 하고 싶어요. 시켜주세요. 아, 그리고 역산이 형이 저 넣어준다고 했어요. 역산 : 아하하하하. 플디 : 왕자 가발이나 의상이 마음에 드나요? 역산 : 맘에 들어요. 우찬 : 전 목이 되게 긴데, 이거 입으면 목이 굉장히 짧아 보이더라고요. 어깨 뽕도 솟구쳐 있고. 플디 : 키도 크시잖아요. 우찬 : 훤칠하죠. (웃음) 역산 : 키 때문에 (캐스팅 된 거에요). 오로지 키 때문에. 실력은 전혀 상관 없이. 제가 (이 작품에) 꽂아 준거에요. 우찬 : 한편으로는 좀 서운하기도 했어요. PMC에서 이걸 맡아서 한다는데. 광일 : 연락 안 왔어? 형 한테? 우찬 : 바로 (연락이) 오면 참 좋은데, (전역산) 형한테 거쳐서 와서. 아, 걔가 있었지! 하하하. 감사했죠. 나름 PMC에서 열심히 잘해왔는데 아직까진 제가 아닌가 봐요. 을 통해서 저의 자존감 회복과 동시에 많은 뮤지컬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우찬이라는 배우가 있다는 걸 인식 되었으면 하는, 아주 자그마한 바람이 있어요. 우찬 (왕자1, 마법사, 난쟁이1, 문지기, 백설공주 남편 역)플디 : 전역산 배우가 PMC 핵심 인물 같아요. 역산 : 의 오로라 시켜달라고 송(승환) 회장님한테 말씀드렸는데. 재밌겠죠? 'PMC 여배우 시리즈 3탄'해서 의 오로라, 상남, 의 신데렐라를 다 하는 거지. 괜찮죠? 우찬 : 자기가 예쁘다고 해요. 역산 : (오로라가) 어차피 환상의 인물이잖아. 근데 장유정 연출님한테 시켜달라고 했다가 무슨 오로라냐며. 하하하. 플디 : 세 왕자들 중에 역산 배우가 유일하게 여자 역도 하고 있어요, 신데렐라. 광일 : 원래 학교에서 했을 때 제목이 였어요. 역산 : 근데 그걸 왜 이제 얘기해? 광일 : 저도 (인터뷰) 하면서 썰 풀게 있어야죠. 우찬 : 아하하하. 이 양파 같은 녀석. 광일 : 신데렐라 얘기는 아니었지만 신데렐라 중심이었어요. 마법도 부리고. 역산 : 근데 왜 날(신데렐라 분량) 많이 줄였지? 광일 : 아니야, 아니야. 다 (새롭게 이야기를) 만졌어요. 인어도 분량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많아졌고. 역산 : 처음 대본 봤을 때 저만 많이 (대사가) 없었어요. '남자한텐 주는 게 아니야, 가지고 오는 거지' 그게 끝이었는데 나중에 대사도 좀 추가하고 상황도 추가하고. 플디 : 처음 대본 받아보고 어땠어요? 우찬 : 재밌을 것 같았어요. 좀 반신반의 하기도 했는데, 우리끼리만 재밌는 게 아닌가 해서요. 지금도 배우들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는 게, 더 가도 될 것 같다고. 플디 : 15세 이상 관람가 뮤지컬입니다.역산 : 15세들 안 보러 오지 않아? 광일 : 고등학생 단관 있겠죠. 역산 : 15세 버전, 19세 버전 두 개로 하지. 15세 때는 단어나 상황들만 조금 바꾸면 되니까. 원래 신데렐라 대사에 좀 더 현실적인 말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15세로 바뀌면서 다 잘렸지. 신데렐라가 "담배 있니?" 그러잖아. SNL 정도의 수위만 갔어도 더 좋았을 텐데. 송광일 (왕자3, 마녀, 난쟁이3 역)플디 : 왕자 3인은 전혀 멋있지 않은 캐릭터잖아요. 우찬 : 요즘 클럽 같은데 가면 자기네들끼리 노는 재벌 2세 느낌? 저희들은 그런 느낌으로 가려고 했어요. 플디 : '왕자 3'은 말을 잘 못하는 것 같던데. 광일 : 못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멋있게 하려는 거에요, 자기 나름대로. 우찬 : 실제로도 그런 사람 많잖아요. 자긴 되게 멋있는데 다른 사람이 보면 좀 웃긴. 플디 : 은 현실을 반영하는 이야기로도 호응이 높아요.역산 : 좀 더 현실적인, 정말 2015년도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 남녀 이야기를 난쟁이 옷을 입고, 신데렐라 옷을 입고 동화 속 사람들이 나와서 하고 싶었는데 많이 커트 되었죠. 뻔한 뮤지컬 러브 스토리로 가면 어쩌지? 하고 고민도 했었어요. 중립적인 걸 잘 찾아야 하는 것도 있지만, 어차피 뚜껑 깔 거 확 까서 질책 받고 전면 수정하든가 하면 좋은데. 이런 이야기 처음 하는 거에요. 플디 : 작품 속 하는 말들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일단 정말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난다고 생각하나요? 일동 : 네. 플디 : 인어공주처럼 남자를 위해 모든 걸 내어주는 여자, 진짜 질리나요? 역산 : 나 여기서 처음 이야기하는 건데, 어허허허, 그런 여자들, 남자들이 싫어한다고. 순애보도 순애보 나름인데 인어공주는 너무, 너무 갔단 말이야. 우찬 : 뭐든 지 적당한 게 좋은 거 같아요. 광일 : 예쁘면 좋은 거 아닌가? 플디 : 그렇다면 이제는, 왕자는 공주들만 만나는 세상이에요. 그럼 무얼 하면 인생역전을 할 수 있을까요? 역산 : 그건 본인이 만들어야 하는데. 우찬 : 성공한 인물들을 보면, 다 자기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누군가가 봤을 땐 별거 아닌 꿈 같아도 그 사람이 그 꿈 하나만 바라보고 가면 충분히 인생역전하고 있다고 봐요. 돈, 명예는 나중에 오는 거 같고. 역산 : 한방을 위해 달려가진 않고, 내가 사랑하는 일 하면서 지내는 거죠. 그게 한방으로 가는 버팀목을 만들어 가는 거 같아요. 플디 : 은 여러분들이 역전으로 가는 버팀목이 될까요? 우찬 : 저한테는 그거 같아요. 광일 : 인생역전이라는 말이 지금 인생은 실패했다는 뜻인데, 난 지금 내 인생 좋은데 굳이 인생역전 할 생각 안 해 봤어요. 역산 : 실패해서 역전이 아니라, 지금보다 뭔가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한 거라는 거지. 우찬 : 저한테는 이번 작품 하면서 배운 것도 많고 깨달은 것도 있고. 그것만으로 저한테는 충분한 발판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성공으로, 좀 더 제 꿈으로 향한 발판. 플디 : 팬들도 많아졌지요? 우찬 : 아니에요. 광일 : 저번에 팬들이 줄 서서 싸인 받았어요. 엄청 길었어. 우찬 : 아니야. 동화 형 나오기 전까지 나한테 먼저 받는 거야. 역산 : 그거 노리고 일부러 먼저 나가는 거 아니야? 나는 한 장도 해달라고 안 하던데. 전 쓸쓸히 갔어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3.18 / 조회 18,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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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과 ‘병맛’이 코드, 참신한 설정으로 기대 모은 <난쟁이들> 개막
“이제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 시대다. 그런 현실을 담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쓰려고 했다." 등 친숙한 동화의 스토리를 비틀어 결혼에 대한 남녀의 심리를 유쾌하게 담아낸 창작뮤지컬 이 지난달 26일 첫 정식무대의 막을 올렸다. 참신한 컨셉과 스토리로 주목받은 이 작품을 쓴 이지현 작가는 지난 3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주변에 남자를 잘 만나 잘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신데렐라 같은 사람이 많더라.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그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을지 생각하다 이를 재미있게 풀어보기로 했다.”고 작품을 쓰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은 공주와의 결혼을 통해 하루하루 광산에서 일해야 하는 힘든 삶을 벗어나려는 난쟁이 찰리와 젊은 시절 숲속에서 함께 살았던 백설공주를 잊지 못하는 또 다른 난쟁이 빅이 공주들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동화를 재해석한 참신한 발상과 ‘병맛’코드의 코믹한 설정이 돋보이는 이 뮤지컬은 2013년 뮤지컬 콘텐츠 개발 및 지원 프로그램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에서 최종 선정된 후 지난해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올해 처음으로 본공연 무대에 올랐다. 당초 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인 이지현 작가와 황미나 작곡가가 졸업작품으로 썼던 뮤지컬이다. 처음 작품을 구상했을 때는 본공연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황미나 작곡가는 “이지현 작가의 대본을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미있었다. 대본 속 상황과 캐릭터를 살리는 데 집중해서 음악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내숭을 벗어 던진 19금 코드의 화끈한 대사들도 이 뮤지컬만의 색다른 매력이다. 이에 대해 이지현 작가는 “원래 야한 코드를 좋아한다. 그냥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 그런 대사를 넣으면 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동화라서 묻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처음에는 현재를 배경으로 신데렐라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상상력에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동화로 배경을 바꿨는데, 그때부터 아이디어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또 워크숍을 진행하는 동안 많은 스텝과 배우들이 아이디어를 보태줘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며 그간 함께 한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끼리끼리’ ‘이렇게 이렇게’ ‘해피엔딩’ 등 주요 넘버와 장면을 시연한 배우들도 출연 소감을 밝혔다. 2년 전 리딩 공연 때부터 백설공주 역을 맡아 참여해온 최유하는 "워낙 디즈니 만화를 좋아해 백설공주 역을 하라는 이야기에 신이 났다. 그런데 대본을 보니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더라.”라고 웃으며 “리딩 첫날 대본을 읽으면서 얼굴이 빨개졌는데 개인적으로 알을 하나 깨고 나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B급과 ‘병맛’코드를 제대로 살려 발전시켜나가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지현 작가와 같은 한예종 출신으로 최호중과 함께 난쟁이 빅 역을 맡은 진선규는 "연습하는 동안 10년 전 를 처음 만들었을 때의 생각이 나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이나 연기스타일에도 트렌드가 있어서 계속 변화한다. 은 어떤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신선해서 좋더라.”라고 작품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진선규와 같은 극단 간다 출신 백은혜 역시 “선규 오빠와 함께 공연을 할 수 있어 즐거웠고, 내가 언제 이렇게 인어공주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어 즐겁다.”고 말했다. 은 개막 전 ‘끼리끼리’ 뮤직비디오와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난장픽션나노시트콤’ 등의 홍보영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전역산, 송광일과 함께 이웃나라 왕자로 분한 우찬은 뮤직비디오 촬영과 관련해 “작품 홍보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나만 내복을 안 입어서 감기에 걸렸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충무아트홀과 을 공동제작한 PMC프러덕션의 송승환 대표도 참석했다. 송승환 대표는 "을 처음 보고 발칙한 상상력이 마음에 들었다. 현재 한국 뮤지컬은 배우들의 역량에 비해 작가와 작곡가의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실력을 갖춘 신진 작가와 작곡가들이 더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했다. 김희철 충무아트홀 본부장 또한 "공공극장인 충무아트홀이 그 공공성을 다하는 방법은 새로운 창작뮤지컬을 꾸준히 올리는 것”이라며 창작뮤지컬이 불러 일으킬 새 바람에 힘을 실었다. 주인공 찰리 역의 정동화와 조형균, 빅 역의 최호중과 진선규는 번갈아 공연에 출연하며, 백설공주 역의 최유하와 인어공주 역의 백은혜는 원캐스팅이다. 우찬, 전역산, 송광일은 이웃나라 왕자 1, 2, 3을 비롯해 신데렐라, 마법사, 문지기 등 1인 다역으로 분한다. 공연은 내달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볼 수 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3.05 / 조회 9,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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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깨시라고요! 뒤통수치는 동화들의 반전매력
더 이상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가 아니다. 신데렐라는 왕자와의 결혼생활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 성에서 도망치고, 광산에서 보석을 캐는 난쟁이들은 '신분상승, 인생역전'을 위해 공주와의 결혼을 꿈꾼다. 권선징악만 철석같이 믿고 겁나 먼(far far away) 왕국에서 백마 타고 달려올 왕자님만 기다리는 동화는 끝난 것이다. 꿈과 희망의 '원더랜드'인 줄 알았지만 "정신차려! 이게 현실이야"라고 외치며 각박한 인간계의 축소판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반전동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희한하다. 이게 더 재미있다니!저주가 풀린 공주는 본래의 '못생긴' 외모를 되찾았습니다. 21세기 들어 반전의 신호탄은 이었다. 드림웍스 필름의 영화 에서 괴팍한 독거 괴물 슈렉이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해내는 왕자 역을 맡는다는 것엔 그저 웃어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슈렉의 진심 어린 키스로 저주가 풀린 피오나 공주가 휘황찬란한 불빛 속에서 본래의 모습인 '여자 슈렉'과 같은 자태를 드러낼 때 떡 벌어진 입을 쉬이 다물 수는 없었으리라. 이처럼 의 중요 반전은 '외모'에 있다. 모든 공주는 예쁘고 모든 왕자는 잘생겼을 뿐 아니라 지혜롭고 용기 있을 것이라는 동화 제1의 법칙이자 선입견을 철저히 타파하고 있는 것이다. 공주는 사람들이 지레 도망갈 정도로 괴물모습에 가깝고 심지어 그녀의 아버지인 한 나라의 왕은 개구리다. 권력을 지닌 파콰드 영주는 키가 1미터 남짓해 말을 타고 내릴 때 반드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자뻑' 수준은 금메달감이고, 작품 속 거의 유일한 미남 캐릭터인 '프린세스 챠밍'은 허세 가득한 마마보이로 등장해 외모지상주의를 통렬하게 꼬집고 비웃는다. 불륜이 위인의 탄생신화? 특별한 존재는 태어나는 것부터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기를 거부해왔다. 동명왕, 박혁거세, 수로왕 등 한 나라의 우두머리가 된 사람들 중 알에서 태어난 사람도 부지기수고, 인간과 신 사이에서 태어나 버려진 로마 건국 영웅 로물루스와 레무스는 늑대 젖을 먹고 자랐다는 전설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마법까지 쓸 수 있는 이 여자는 다르다. 남편이 출장으로 집을 비운 사이 내연의 남자 품에 안긴 엄마, 하룻밤 사이에 생물학적 아빠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초록 피부 엘파바의 출생은 이나 막장드라마에서 종종 보던 출생의 비밀과 유사하다. 뮤지컬 의 한 장면(플레이디비 DB)뮤지컬 는 태어나면서부터 피부색이 다른 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을 받아온 엘파바와 금발, 우유빛 피부의 아름다운 외모로 '착하고 예쁘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자라온 글린다의 우정과 성장을 다룬 작품이다. '타고난 신체 조건'으로 각기 불행과 행복의 인생을 걷고 있는 그들의 모습과 행동,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주변의 시선 등을 통해 진짜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닌 그 사람의 가치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 의 기승전결을 뒤집어 상상해보는 과정 속에 무릎을 치며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반전매력들이 살아 넘치기도 한다. 하지만 의 비틀기는 단순한 외모지상주의 타파에서 더 나아가 인물들의 행동으로 변화하는 사회, 인간의 모습으로까지 확대된다는 점에서 더욱 짙은 사회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잔혹한 신비의 숲 형 야콥 그림과 동생 빌헬름 그림이 유럽의 구전 이야기들을 모아 만든 그림형제 동화에는 사실 잔혹한 내용이 많다. '백설공주'와 '헨젤과 그레텔'의 못된 계모가 사실은 친엄마였고 이들을 응징하는 친딸 공주들의 뒤끝은 마녀사냥 저리 가라다. '라푼젤'에는 성적인 부분도 상당하다. 지난 겨울방학 동안 같은 영화인줄 알고 아이들 손 잡고 극장을 찾은 엄마들이 깜짝 놀라 뛰쳐나왔다(?)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들렸던 에는 '빨간 모자', '신데렐라', '라푼젤' 등 그림형제 동화집에 수록된 이야기 뿐 아니라 '잭과 콩나무' 등 우리에게 익숙한 다양한 동화들이 얽히어 '잔혹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곡한 뮤지컬이 먼저인 는 숲 속으로 향하는 동화 속 인물들에게 벌어지는 마법 같은 일들을 환상적으로 펼쳐내고 있지만 이기심, 욕망과 마주하는 주인공들로 인해 그림형제의 이야기가 가진 잔혹성은 여실히 드러난다. 라푼첼의 엄마는 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성에 가두고, 딸을 사랑한 남자를 가시넝쿨 속에 파묻어 눈이 멀게 만든다. 신데렐라의 계모는 신데렐라 구두에 발을 맞추기 위해 친딸들의 발꿈치와 발가락을 자르며 빨간 망토 소녀를 잡아먹은 늑대의 배는 처참히 갈라진다. 영화 의 한국 포스터 중 현실적인 잔혹함도 있다. 신데렐라는 왕자와 결혼했지만 자신이 살아온 삶과 달라 정체성에 혼란이 와 습관적으로 성을 뛰쳐나가다 결국 왕자와 이별을 택한다. 물론 그 가운데는 숲 속에서 만난 유부녀에게 거침없이 키스를 하던 왕자의 외도가 있었다. 영화 프로듀서 마크 플랫은 "삶에서 중요한 것의 부재,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등 다양한 주제가 영화 속에 내재되어 있는, 나이와 상관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의 백미는 신비로운 숲 속의 정경과 상황들을 펼쳐내는 손드하임의 음악인 것에 이견은 없을 것이다. 한방으로 인생역전을 노린다! 좀 더 현실의 축소판과 같은 동화도 등장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현대 사회로 옮겨 놓은 창작뮤지컬 은 공주와의 결혼을 통해 지긋지긋한 광산에서 벗어나 왕자로 신분 세탁을 하려는 난쟁이들의 모험(?)을 그린다.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는 지났다."며 마법도 소용 없음을 토로하는 마법사나 "아무리 예뻐도 평범한 여자는 왕자들이 안 만나준다."는 공주들의 하소연이 딴 세상 이야기 같지 않다. 제3회 예그린 앙코르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으로 워크숍 공연에서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난다'고 귀에 못이 막힐 정도로 이야기했던 넘버 '끼리끼리'가 큰 인기를 얻는 등 동화 속 인물들의 현실적인 '성찰'은 객석을 웃픈(웃기고 슬픈) 감정 속에 허우적대게 만들었다. Unhappily ever after 동화(童話)는 애초에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라고 하니, 19세 이상 성인들을 위한 동화는 현실을 예술적 의도로 반영한 '사실동화'에 가깝다. 각박한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꿈과 환상의 '마취제'보다는 걱정 없이 살 것 같은, 결국엔 '해피엔딩'을 맞이할 것 같은 동화 속 캐릭터들도 결국 우리네와 똑같은 고민 속에 산다는 동조의 위로가 더욱 와 닿는 세상이 된 것이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모두 '예술은 모방의 산물'이라 했다. '모방을 통해서 인간에게 최초의 교육이 행해지며 모든 인간은 모방에서 기쁨을 느낀다는 사실로 다른 생명체와 구분된다'는 그들의 말이 우리들의 뒤통수를 거침없이 후려치는 동화의 등장에 한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솔직한 동화를 통해 지금의 우리들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제정비하게 되곤 하니까. 뉴욕의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 작가인 제프 홍의 '동화 속 인물들이 현실 세상에 온다면'이라는 작품들은 더욱 적나라하게 '지구가 곧 네버랜드고 네버랜드 속 주인공들이 갑남을녀가 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외치고 있는 듯 하다. 아, 뮬란! 최악의 겨울철 황사에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한국에 올 때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제프 홍의 작품 중의 벨은 더욱 아름다워지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았다. (위)은 중국 황사로 인해 마스크를 꼭 쓰고 바깥 활동을 해야 한다. (아래)(사진: http://disneyunhappilyeverafter.tumblr.com)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5.02.23 / 조회 1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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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병맛’이 대세? <난쟁이들>의 특별한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지난 3일 저녁, 퇴근을 준비하는 충무아트홀 사무실 직원들의 눈앞에 노란 가발을 쓴 세 남자가 들이닥쳤다. 무표정한 직원들의 어깨에 친숙하게 팔을 두르고 “사람들은 끼리끼리 만나~”라고 노래하며 복사용지를 흩날리는 배우들 때문에 조용했던 사무실이 정체불명 ‘병맛’코드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으로 금세 변신했다. 바로 뮤지컬 의 넘버 ‘끼리끼리’ 뮤직비디오다. 은 오는 27일 첫 공연을 앞둔 창작뮤지컬로, 2013년 뮤지컬 콘텐츠 개발·지원 프로그램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에서 최종 선정된 후 지난해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와 , 의 이야기에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만든 이 뮤지컬은 가진 것 없는 평범한 난쟁이 찰리와 빅, 남자를 밝히는 백설공주, 배신당한 사랑 때문에 자신을 탓하며 살아가는 인어공주 등을 통해 사랑과 결혼을 둘러싼 현대인들의 심리를 유쾌하게 담아냈다. 이날 진행된 것은 극중 왕자1, 왕자2, 왕자3이 함께 부르는 넘버 ‘끼리끼리’의 뮤직비디오 촬영이다. 왕자1 역을 맡은 우찬과 왕자2 역의 전역산, 왕자3 역의 송광일은 아침부터 대학로와 낙산공원을 거쳐 충무아트홀 사무실과 옥상에서 촬영에 임했다. ‘끼리끼리’는 극중 감옥에 갇힌 찰리와 빅이 왕자들에게 공주를 만나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로, 오늘날의 남녀관계를 꼬집는 가사와 코믹한 안무가 특징이다. 뮤직비디오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처럼 특정한 스토리 없이 각기 다른 장소와 상황에서 코믹한 컨셉으로 촬영됐다. 배우들은 가발을 쓰고 왕자 복장을 한 그대로 횡단보도를 건너며 춤을 추기도 하고, 벽화마을 골목이나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안무를 추기도 한다. 저녁에 도착한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다. 배우들은 사무실에 앉은 직원들과 즉석 연기를 펼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 같은 색다른 뮤직비디오 촬영은 관객들의 머릿속에 이라는 작품을 어떻게 각인시킬 수 있을지 궁리하던 홍보팀에 의해 기획됐다. 의 홍보를 담당하는 ㈜랑의 안영수 대표는 “대극장 뮤지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홍보비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관객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실험적인 영상을 제작해보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홍보팀은 뮤직비디오 외에도 ‘난장픽션나노몰카’ ‘난장픽션나노드라마’ 등의 시리즈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연습실이나 프로필 촬영장, 분장실에서 일어난 가상의 에피소드를 배우들이 직접 연기한 영상으로, 관객들 사이에서 “작품 내용과는 다른 기발한 아이디어” “우울할 때 보면 웃을 수 있다” 등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배우들도 이 같은 영상 제작에 대해 “재미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왕자1과 마법사를 맡은 우찬은 “독특한 형식의 뮤직비디오라서 기분 좋고 좋은 추억거리가 된 것 같다. 이왕이면 관객들도 재미있게 보시고 공연에 대한 홍보도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왕자2와 신데렐라로 분하는 전역산 역시 “공연하면서 이런 영상을 만드는 것이 드문 일이라 재미있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창작 초연을 3주 남겨두고 촬영된 ‘끼리끼리’ 뮤직비디오는 이달 중순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의 틀에 박힌 홍보방식을 반복하지 않고 우리 공연을 좋아할 만한 사람들에게 맞춰 재미있는 컨텐츠를 만들면 자연스레 입소문도 퍼지지 않을까.”라는 제작진의 기대가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은 오는 27일부터 4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5.02.05 / 조회 12,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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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윤소호의 ‘킹키’하게 사는 법, <킹키부츠> 윤소호
“진심 91년생?” 지난 26일 블루스퀘어 드레스서클에서 열린 플디팬미팅의 주인공 윤소호를 향한 질문에 장내에 웃음이 번졌다. 그의 외모가 나이보다 성숙해 보여서일까. 윤소호는 “저 91년생 맞습니다. 그것도 늦은 11월에 태어났어요.”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이날 팬미팅이 끝난 뒤 몇몇 참가자들은 또다시 “진심 91년생?”이라고 중얼거렸을지도 모르겠다. 연기에 대한, 그리고 편견에 맞서 ‘킹키’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한 그의 생각은 스물 다섯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진지하고 뚜렷했기 때문이다.의 ‘찰리’와 윤소호, 둘의 공통점은? “는 보신 그대로 아름답고 화려한 볼거리를 담고 있고, 관객들에게 희망과 사랑을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에요. 특히 이 작품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만들었는데 영국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극중 인물들과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잘 만들어져서 많은 상과 사랑을 받은 공연이죠.” 윤소호가 출연 중인 뮤지컬 는 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어워즈 6개 부문을 석권하며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국내 첫 무대에 오른 이 작품에서 윤소호는 부모님으로부터 파산위기에 빠진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로 분한다. 특별한 꿈이나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던 찰리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예기치 않게 구두공장의 사장이 되면서 큰 변화를 맞는다. 윤소호는 한때 자신도 찰리와 같았다며 예전 이야기를 꺼냈다. “찰리는 전혀 열정적이지 않은 청년이에요. 주위 사람들에게 끌려가다시피 하며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변화를 맞죠. 지금은 아니지만, 대학시절에는 저도 찰리와 비슷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본 뮤지컬을 보고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윤소호는 학원에서 노래를 배우고, 인터넷에서 연기동영상을 보고 따라 하기도 하며 우여곡절 끝에 서울예술대학 연기과에 입학했다. 열심히 입시준비를 하기는 했지만, 여느 수험생들처럼 ‘대학만 가면 일단 끝’이라는 생각이 은연중 있었던 모양이다. 난생 처음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MT도 가며 놀다 보니 잠시 목표를 잊어버렸다고. “저희 동기가 약 120명인데, 그 중 30~40%는 예고를 다니면서 저보다 훨씬 오랫동안 연기와 공연에 대한 준비를 해온 친구들이고, 나머지 40%는 재수생이었어요. 그 120명 가운데서 경쟁을 해야 되는 상황이었죠. 그러다 보니 그냥 남들이 하는 걸 보면서 ‘와 잘한다’하면서 찰리처럼 생각 없이 학교를 다녔던 것 같아요. 지방에서 왔으니 친구도 없었고, 그냥 스윽 스쳐가듯 학교를 다녔죠. 등록금이 술술 나가고 있던 거죠(웃음).” 의 찰리는 망해가는 구두공장을 되살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던 중 우연히 만난 여장남자 롤라를 통해 재기의 기회를 얻는다. 여장남자용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틈새시장을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롤라를 통해 편견 없이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법을 깨우치게 된다. 대학 새내기 시절의 윤소호에게 롤라와 같은 역할을 한 사람은 에 함께 출연했던 이재균을 비롯한 동기들이다. “그렇게 한 학기를 보내고 방학을 맞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심심해서 학교에 갔는데, 재균이 형이 새벽부터 엄청 열심히 공연연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그냥 ‘대본 보고 그대로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재균이 형이랑 다른 동기들은 다들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더라고요. ‘저 형은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난 지금 뭘 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이후로 제가 바뀐 것 같아요.” “70~80세까지 연기하는 것이 꿈” 어쩌면 그렇게 방황 아닌 방황을 거쳤기에 지금의 윤소호가 의 찰리를 연기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잠깐의 방황을 거쳐 다시 제자리를 찾은 그는 동기들을 따라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끝에 2011년 로 데뷔했고, 벌써 5년째 어엿한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꿈을 다 이루지 못했다고 말한다. “학창시절의 꿈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으니까, 그 때의 꿈은 이뤘다고 할 수 있겠죠. 처음에 공연을 했을 때는 꿈을 이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오래 안 가요. 공연은 금방 끝나니까(웃음). 그래서 더 큰 꿈을 갖고 기회가 찾아올 때를 대비해서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배우로서 갖고 있는 꿈은 오랫동안 배우를 하고 싶다는 거에요. 그러려면 일단 오래 살아야겠죠(일동웃음). 20~30대 배우들은 많은데 50~60대로 가면 배우들이 많지 않거든요. 70~80대로 올라가면 손에 꼽을 정도죠. 그렇게 오랫동안 배우를 하고 싶고, 그 꿈을 위해 지금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는 재학시절 교수님이 했던 ‘오디션이란 배우가 평생 가져가야 할 숙제’라는 말을 늘 되새기고 있다. “그냥 오래 연기를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에요. 제가 80대가 된다 해도 동년배 배우들과 경쟁을 해야겠죠. 그러니 그때 가도 오디션이란 피할 수 없는 숙제인 거죠. 배우란 그런 직업 같아요.” 또 한가지 그가 받아들인 것은 ‘기다림’이다. “기다림이란 건 배우의 숙명 같아요. 각자 만개할 수 있는 시기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그걸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는 배우 지망생들, 동기들과 선후배가 많아서 그들이 떠나갈 때는 너무 마음이 아파요.” 물론 한창 공연을 하는 도중에 다른 작품의 오디션을 보러 가고, 매번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려야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불안정성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윤소호는 이에 대한 안타까움도 토로했다. “이미 연기를 그만둔 동기들이 꽤 있어요. 저도 연기를 한지 몇 년 안 됐으니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좀 우습지만, 배우를 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제작사가 원하는 배우가 없는 것 같아요. 경력이 없는 신인을 받아줄 수 있는 제작사가 없다는 걸 느꼈어요. 그러다 보니 배우는 많아도 첫 데뷔를 할 수 있는 관문은 매우 좁죠. 저는 어쩌다 뮤지컬해븐이라는 회사에 ‘얻어걸린’ 것 같아요. 운이 좋았던 거겠죠.” ‘킹키하라!’ 나를 둘러싼 편견에 맞서기 는 찰리와 롤라가 서로를 진심으로 이해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킹키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편견에 당당하게 맞서고 타고난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라는 메시지다. 자연스레 이날의 이야기는 모두가 살면서 한 번쯤 접해본 ‘편견’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한 참가자가 “새로 개설된 연기학과에 들어갔는데, 주위에서 ‘1기니까 돈만 내면 다 들어갈 수 있는 곳 아니냐’며 편견을 갖고 본다”는 고민을 꺼내자 윤소호는 똑 부러진 대답을 내놓았다. “잘 생각해보면 전국의 모든 연극영화과가 1기부터 쭉 내려오는 거잖아요. 또 그만큼 처음이 제일 중요하고, 잘 준비해두면 나중에 선배가 됐을 때 오히려 더 박수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같아요.” 똑같은 고민은 아니지만, 윤소호 역시 종종 편견 어린 시선을 받아왔다고. 특히 많이 들었던 말은 ‘뭐 먹고 살래’다. 윤소호는 이 질문에 뭐라고 대답했을까. “뭘 먹고 살든 그건 본인의 문제잖아요. 그런 질문은 우리나라라서 가능한 것 같아요. 우리는 유독 남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그건 우리가 버려야 하지만 아직까지 버리지 못한 성향 같아요. 사실 연기를 하는 사람뿐 아니라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말이에요. 그런데 만약 누가 저한테 그런 말을 한다면, 저는 ‘어떻게든 먹고 살고 있어요’라고 할 것 같아요. ‘당신들이 볼 때는 내가 뭘 먹고 사는지 모를 수 있겠지만 나는 나름대로 잘 살고 있어요’라고.” 또 다른 참가자는 자신이 윤소호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을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순한 눈매를 갖고 있어서 왠지 속에는 늑대를 품고 있을 것 같다고. 윤소호는 솔직한 말로 답했다. “사람들은 다 탈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좋은 탈을 쓰느냐 나쁜 탈을 쓰느냐의 차이는 있겠죠. 저는 아직까지는 좋은 탈을 쓰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마음 속에 여러 야망과 욕망이 있죠(웃음). 근데 기본적으로 나쁜 마음을 안 가지려고 하는 편이에요. 왜냐면 다 저에게 돌아온다고 생각하거든요. 늑대라는 말이 좋은 뜻일 수도 있고 나쁜 뜻일 수도 있지만, 그 말에 반은 동의하는 편이에요.” 라는 작품에 대해, 그리고 꿈과 편견에 대해 뜻깊은 이야기를 나눈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배우의 사인을 받으며 함께한 시간을 마무리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모두 자신의 꿈에 대해, 깨고 싶은 편견에 대해 한 번쯤 더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윤소호가 출연 중인 뮤지컬 는 내달 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5.01.27 / 조회 1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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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지 않으면 잘할 수 없다” 여자보다 더 예쁜 <킹키부츠> 한선천
신디로퍼의 신나는 음악과 감동적인 성공실화, 훈훈한 가족애까지. 그리고 여기에 예쁜 여장남자 엔젤들이 화려한 군무로 무대를 휘어잡는 뮤지컬 에서 여자보다 더 예쁜 이기적인 몸매와 얼굴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가 있다. 바로 현대무용수에서 뮤지컬배우로 변신을 시도한 한선천이다.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을 통해 얼짱 무용수로 이름을 알린 그는 에서 섹시한 여장남자 엔젤로 분해 매회 무대를 누비고 있다. 인터뷰 내내 “즐겁고 재미있다”고 소감을 이야기하던 그는 "즐기려고 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다. 즐기지 않으면 잘할 수 없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15년 무대 위를 더욱 뜨겁게 달굴 현대무용수이자 뮤지컬 새내기 한선천을 만나보자. Q 한 달 가까이 무대에 서고 있는데 소감이 어떤가? 무용을 하면서 무대 경험이 적다고 할 수는 없는데 뮤지컬 무대는 처음이다 보니 기존에 내가 섰던 무대와는 많이 달라 신기한 점이 많다. 매일 매일 새로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인물을 연기와 춤과 노래로 표현을 하는 점이 너무 새로운 경험이다. 관객들이 환호를 보내줄 때마다 기분도 좋고 더 잘 하려고 힘을 내게 된다. 벌써 한 달인가 싶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갔다. 엔젤들끼리 무대 뒤에서 “이 작품 3년 동안 하고 싶다.”고도 말하고 다닐 정도다(웃음).Q 현대무용수로서 뮤지컬 도전은 의외다. 뮤지컬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공연을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예전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있긴 했다. 하지만 한국공연 오디션이 있다는 것은 잘 몰랐다. 방송이 끝나고 몇 개월간 관련한 활동을 끝낸 후 어떤 분이 “너랑 잘 어울리는 뮤지컬이 있는데 오디션 한번 봐봐.”라고 권해주셔서 오디션에 참여하게 됐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브로드웨이 영상을 보고 ‘나도 한번 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막상 오디션에 합격에서 부담이 되긴 했지만 뮤지컬이 일단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고,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 것 같았다. 내가 맡은 엔젤 역은 많이 나오고 적게 나오고를 떠나서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인 것 같다.Q 어떤 점이 매력적이던가?엔젤은 일단 완벽하다(웃음). 완벽하게 예쁜 여자인데다가 춤 또한 잘 추지 않나. 이 보다 더 완벽할 순 없다.Q 첫 뮤지컬에서 맡은 역할이 일반적인 캐릭터도 아니고 여장남자에다가, 춤만이 아닌 연기와 노래까지 겸해야 하는데.내가 다른 누군가가 되어 무대에 선다는 것이 신선한 경험인 동시에 낯설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았다. 현대무용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엔젤들이 소화하는 춤은 다가가기 쉬웠다. 무용을 하기 전 내 춤의 시작이 재스댄스인데, 의 춤은 재즈댄스를 기본을 한 춤이 많아서 자신 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연기와 노래는 해 본 적이 없어 걱정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비욘세와 메간폭스를 모델로 삼고 그들의 연기를 많이 따라 해봤다. 그리고 패션잡지를 보면서 여성들의 표정과 포즈를 많이 연구했다. 노래는 오디션 보기 한 달 전에 보컬 학원을 끊어서 배웠다. 지금도 무대에 서면서 많이 배워가고 있다.Q 여자로 살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은?제모(웃음). 비키니 장면이 있다 보니, 남들보다 자주 해줘야 한다. 그리고 무대에서 하이힐을 신고 계속 춤을 추다 보니 소화가 빨리 되고 배가 금새 고파진다. 많이 먹고 있는데도 살이 빠지고 있다. 그리고 10cm 나 되는 하이힐은 지금이야 굉장히 익숙하지만 연습할 때는 굉장히 힘들었다. 그때 처음 여성의 위대함을 알았다(웃음).Q 하이힐이 다리를 예뻐 보이게 하지만, 춤까지 춰야 하니 아찔한 경험도 있었을 것 같다.연습 때부터 공연용 하이힐을 신고 다녔다. 연습량이 워낙 긴데다가 개막 전 런쓰루를 열 번을 넘게 돌아서 지금은 힐이 편하다(웃음). 힐을 신으면 자신감이 상승된다. 리허설 할 때 굽이 부러져 힐이 날아간 적이 있었다. 그만큼 조심스런 부분도 있었지만 무대 위에서는 최대한 안 그런 척 하려고 한다. 지금은 하이힐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라 괜찮은데 처음에는 높은 힐을 신고 춤을 추다 보니 발목, 무릎, 허리 등에 부담감이 많았다. 집에 있던 마사지기를 가져와서 틈틈이 종아리를 풀어주고, 스트레칭도 열심히 하고 있다.Q 비키니를 입고 나오기도 하는데, 엔젤들끼리 서로 예뻐 보이기 위한 경쟁이 있나?겉으로는 안 그런 척 하지만 속으로는 다 그런 마음이 있을 거다. 악세사리도 하나라도 더 달고 싶고 분장에도 더 공을 드린다. 우리 작품에서는 오히려 엔젤들이 여배우들보다 외모에 엄청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웃음).비키니는 처음에는 너무 민망했다. 런쓰루를 돌 때마다 피켓 드는 장면에서 선배님들이 다 소리 지르고, 최근에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보러 온 적 있었는데 일반 관객은 “와”라고 소리 지르는데. 초등학생들은 깜짝 놀라서 고개를 숙여 버렸다. 어느 애는 조그마한 손으로 자기 동생 눈을 가려주더라(웃음). 그런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다. 어른들도 많이 좋아해주시고.Q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부모님하고 선후배들이 보러 왔었다. 다들 너무 이쁘다고 칭찬해주셨다. 어떤 후배는 내가 변신한 모습을 보더니 “형이 내 이상형일 줄 몰랐었다.”고 수줍게 고백하기도 했다(웃음).Q 첫 뮤지컬 작업인데 느낀 점이 있다면?무용은 몸으로 표현한다. 물론 얼굴로 그 느낌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기본은 몸의 움직임이다. 또한 현대무용은 움직임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가지고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뮤지컬은 춤, 연기, 음악이 함께하는 장르이고 캐릭터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쉬지 않고 그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연기, 동선, 안무 등을 디테일하게 만들어간다는 점이 굉장히 신선했다. 또한 무용은 무대세트가 있어도 단순하게 무대로서만 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는 프레임 안에서 무대가 자유자재로 변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이 놀라웠다. 또한 배우들의 동선이 자유롭게 보이지만 계산된 움직임이고 그 움직임이 캐릭터의 감정선과 비례해서 표현된다는 것이 정말 신기로웠다. 나중에 무용 작업을 할 때 그런 점을 고려해서 나만의 안무를 짜고 싶다.Q 현대무용은 처음 어떻게 시작했나?어렸을 때부터 TV를 보면서 가수들의 춤을 따라 췄다. 중학교 2학년 때 동네 재즈학원이 생겨 누나가 다녔는데 재미있다고 꼬셔서 같이 다녔다. 어느 날 원장선생님이 “현대무용을 해보는 게 어때?”라고 권해서 그때부터 무작정 배우기 시작했다. 보통은 작품을 받고 대회를 나가야 하는데 수업 때 배웠던 동작들만 가지고 대회를 나갔다가 덜컥 상을 받아서 그때부터 ‘이 길이 내 길이구나’ 생각하며 여기까지 왔다. 아버지는 하나뿐인 아들이라 복싱 같은 남성적인 운동을 시키고 싶어하셨지만 내가 재미있어 하니 지지해주셨다.Q 한선천하면 서바이벌 댄싱프로그램 을 빼놓을 수 없다. 출연하게 된 계기는?그 당시 나는 무용을 그만두고 미용 자격증을 따려고 준비 중이었다. 대중들에게 무용을 알리고 싶은 것이 꿈이었는데 현실적인 것들이 자꾸 내 발목을 잡았다. 자꾸만 내가 꾸는 꿈에 다가가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미용 기술을 배워서 내 가게를 차리자’라는 생각을 확고히 했다. 자격증 준비 마지막 단계쯤에 모집 광고를 보고 무릎을 딱 쳤다. 내가 지금껏 해왔던 것이 무용인데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지원서를 냈다. 현대무용을 알릴 좋은 기회였고, 내가 어디까지 올라갈 지는 모르지만 도전을 하고 싶었다. 자격증은 결국 못 땄지만 그 때 도전을 안 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했다(웃음).Q 는 벌써 시즌 2까지 나왔다. 프로그램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 같다.시즌 2에 나오신 분들은 사실 현직에서는 다 선배님들인데 저희가 먼저 길을 열고 그 분들이 또 다시 새롭게 도전을 해주는 것을 보고 감사했다. 을 통해 타 장르의 춤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또한 무용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나에게는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됐다.나는 끈기도 없고 재미없는 건 정말 못하는 성격이다. 현대무용,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작업도 너무 너무 재미있고 즐겁다. 즐기지 못하면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를 만난 것은 내 인생의 커다란 행운이다. 매 무대마다 정말 즐기려고 한다.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Q 작년 초에는 D4U를 통해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었다.에 출연했던 무용수들과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 기존의 무용 무대와는 다른 새로운 형식으로 무대를 꾸몄다. 각자 영역의 춤들을 좀 더 쉽고 친근하게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다. 관객분들이 이 끝난 지 한참 지났음에도 잊지 않고 공연장을 찾아주셔서 마음을 열고 우리의 공연을 봐주셨다. 무대에 서는 사람으로서 뿌듯했다. 프로그램에 나왔던 출연자들의 공연 뿐만 아니라 다른 무용수들의 공연에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이제는 각자 바빠져서 함께 올라가는 공연은 힘들겠지만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본인의 길을 열심히 가고 있다.Q 2015년의 계획은 무엇인가?2014년은 킹키부츠와 함께 보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뮤지컬에 계속 도전하고 싶다. 지금은 “배우입니다”라고 소개하기가 쑥스럽다. 어설프게 무대에 서고 싶지는 않다. 집중적으로 연기랑 노래를 배우고 싶다. 2015년은 배움의 한 해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무용가로서도 멈추치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CJ E&M 제공
2015.01.02 / 조회 2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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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한 연말, 후끈한 겨울을 보내고 싶다면 <킹키부츠>
지난해 토니어워즈 6개 부문을 휩쓴 브로드웨이 최신 화제작 는 그 명성으로 국내에 들어오기 전부터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일 막을 올린 이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에서의 인기가 괜한 것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신디 로퍼의 친숙한 멜로디에 실린 유쾌한 스토리와 풍성한 볼거리는 연말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뮤지컬 는 실화를 바탕으로 팝스타 신디 로퍼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작품으로, 아버지로부터 망해가는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청년 찰리가 여장남자용 부츠인 ‘킹키부츠’를 만들어 재기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CJ E&M이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해 올해 한국에서 첫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이게 됐다. 이야기는 여자친구를 따라 런던으로 떠났던 찰리가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고향으로 돌아와 폐업직전의 구두공장을 맡으면서 시작된다. 공장을 되살리려 애쓰던 찰리는 우연히 만난 드랙퀸 롤라에게서 여장남자용 신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그에게 디자이너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두 사람의 만남과 갈등, 화해의 과정이 '섹스 이즈 인 더 힐(Sex is in the heel)', '에브리바디 세이 예(Everybody say yeah)' 등 중독성 있는 음악과 함께 빠르게 펼쳐지고, 자신의 진짜 모습과 꿈을 찾아 세상과 마주하는 이들의 모습이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를 무겁지 않게 객석에 전달한다. 재미와 감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모양새다. 뮤지컬다운 재미를 살리는 것은 음악뿐이 아니다. 에 출연했던 한선천 등 여섯 명의 댄서들로 꾸려진 ‘엔젤’이 펼치는 화끈한 쇼가 시선을 사로잡고, 납작한 가죽이 롱부츠로 만들어지는 장면과 배우들이 직접 컨베이어 벨트를 재조립해 역동적인 안무를 펼치는 장면 등 각종 소품과 무대장치의 활용도 흥미롭다. 아찔한 킬힐을 신고 “나는 육감적인 계집애, 그댈 위한 깜짝 선물”이라 노래하는 롤라 역의 오만석은 거침없는 몸놀림과 능청스런 연기로 무대를 장악했고,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김무열 역시 변함없는 존재감으로 작품의 중심을 지켰다. 다만 킬힐의 탓일까, 두 배우의 고음처리가 다소 불안정했다. ‘연애의 흑역사’(The history of wrong guys)’를 부르며 공업용 공기주입기로 ‘겨땀’을 식히는 로렌 역 최유하의 모습도 새로웠다. 뒤늦게 팀에 합류한 지현우를 비롯해 윤소호, 강홍석, 정선아 등의 무대도 궁금하다. 공연은 내년 2월 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플레이디비DB
2014.12.12 / 조회 1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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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이야기로 심장이 쿵쾅쿵쾅, 그래서 뮤지컬이 좋죠!” <킹키부츠> 연출가 제리 미첼
유쾌한 에너지가 가득한 모습이다. 2013년 토니상 최우수뮤지컬상, 작곡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의 트로피를 거머쥔 뮤지컬 에서 연출 및 안무를 맡은 제리 미첼(Jerry Mitchell)은 브로드웨이를 비롯한 전미 공연에서 거둔 성과만큼 12월 2일 충무아트홀에서 개막하는 한국 공연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이 분명했다. 비영어권에서는 최초로 한국 무대에 오르는 를 위해 제리 미첼이 내한해 지난 1일 기자들과 마주했다. 안무가로 무대 경력을 시작해 현재 연출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는 등의 뮤지컬에서 안무 및 연출가로 참여, 토니상, 올리비에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와 함께 등에서 작업한 하비 피어스타인이 극본을 쓰고 1980년대 팝 스타 신디 로퍼가 음악과 작사를 맡은 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1980년대 영국 노샘프턴 지방에서 경영악화로 폐업을 이어가던 수제화 공장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공장의 성공스토리를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센트럴파크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프로듀서에게 작품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메일로 보내준 영화 영상을 보고 펑펑 울었어요. 매우 인간미가 넘치고 감동적인, 또 세계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의 한국 배우들실화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있었고 그것에 영감을 받은 동명 영화가 2005년 개봉되기도 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버지 대신 구두 공장을 물려 받은 주인공 찰리와 그와 많은 부분에서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드랙퀸 롤라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주역으로 등장한다. 제리 미첼은 "아버지에게 인정을 못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여러가지로 다른 두 남자가 킹키부츠를 만들며 서로를 받아들이고 화합하는 이야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극 중 돈이라는 인물도 매우 중요합니다. 돈은 아주 평범한 남자의 전형인데 어려서부터 찰리와 함께 지내왔지만 그가 공장을 운영해나갈 능력은 없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나중엔 결국 찰리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아주 평범한 돈이라는 캐릭터도 극중에서 큰 변화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 요점이에요. 시카고 공연 당시 그곳의 평범한 관객들이 돈에게 아주 몰입해서 교감을 많이 한다고 느꼈습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이 하나가 된다는 극중 메시지를 강조하는 듯, 그는 1막 마지막 장면인 '함께 외쳐봐!(Everybody say Yeah!)'를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 완성된 킹키부츠 한 쌍이 나와요. 그걸 본 롤라와 직원들이 다 함께 환호하는 장면입니다. 개인적으로 오케이 고(OK Go)라는 밴드를 좋아하는데 그들의 뮤직비디오 중 러닝머신 위에 두 사람이 마주보며 걷는 장면이 나오는데 거기에 영감을 받아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뮤지컬 데뷔작인 로 여성 작곡가 최초로 토니상 작곡가상을 수상한 신디 로퍼도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프로듀서가 신디 로퍼에게 함께 작업해 보자고 전화를 하고 있을 때 그녀는 설거지 중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웃으며 회상하던 제리 미첼은 "가장 처음 보내준 두 곡 중 '못난 아들(Not My father's Son)'을 듣고 많이 울었다."며 신디 로퍼의 음악에 받은 감동을 숨기지 않았다. "여러가지 면에서 신디 로퍼는 이번 작품에 완벽한 사람입니다. 그녀 뿐 아니라 함께 작품을 만든 하비까지 우리 세 사람은 중심에 합류하지 못한 변두리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편견과 맞서 싸우는 를 만드는데 더 좋았다고 생각해요." 관객의 반응을 전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새 뮤지컬을 만들 때에는 직관을 믿고 나갈 뿐이라는 그는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보다 객석을 더 주목한다고 밝혔다. "관객들의 표정에서 작품의 어떤 부분이 재미있고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 있어요. 기꺼이 따르고 싶고 그 안에 들어가고 싶은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통해 극중 인물 뿐 아니라 주변인들, 그리고 관객들에게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뮤지컬이 가슴을 뛰게 만드는 게 아닐까요?"(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12.02 / 조회 1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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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다 부딪혀보는 수밖에” <킹키부츠> 김무열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어워즈 6개 부문을 석권한 가 곧 국내 첫 무대에 오른다. 파산 위기에 빠진 구두회사가 여장남자용 구두인 ‘킹키부츠’를 제작하면서 성공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이 뮤지컬은 관객들을 향해 사회적 가면 뒤에 가려진 자신의 본 모습을 꺼내놓으라는 유쾌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번 공연에서 구두회사 사장 찰리를 맡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김무열은 그러나 자신이 '킹키'하지 않다고 말한다. 자신은 그저 평범한 남자라고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그가 분명 무대 위에서 킹키한 모습으로 새로운 인상을 던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치열하게 달려온 이십 대를 지나 조금 더 넉넉한 미소를 짓는 그는, 여전히 새로운 도전에 맞서 “다 부딪혀 보는 수 밖에 없다”는 결기를 품은 배우이기 때문이다.Q 2년 만의 뮤지컬 출연이다. 그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 무대를 떠나있다 보니 아무래도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배우로서, 또 이제 삼십 대 중반에 들어서는 남자로서 앞으로 맞이해야 할 시간들에 대해 고민도 하고, 책도 많이 봤다. 제대하고 나서는 뉴욕에 가서 공연도 보고. 해외여행을 처음 간 거다. 여행지에서 공연도 보고 신기한 것도 많이 보면서 소소하게 지냈다. Q 책과 공연은 어떤 것들을 봤나. 책은 주로 소설을 본다. 박민규 작가의 소설이 좋더라. 2010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에 수록된 박민규 작가의 ‘아침의 문’이라는 단편을 인상 깊게 봐서 그 이후 박민규 작가의 단편집도 사서 봤고,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매년 챙겨 보고 있다. 아무래도 단편이 금방 읽히니 좋다. 일이 바쁘다 보니 장편소설은 읽다가 흐름이 자꾸 끊겨서 한 호흡에 쭉 읽을 수 있는 단편을 선호하는 편이다. 순수창작에 대한 관심과 호감은 늘 있다. 그림 그리는 분들이나 글 쓰는 분들, 음악을 만드는 분들이 선망의 대상이다. 공연은 를 재미있게 봐서 이번 한국 공연도 기대된다. 도 생각보다 훨씬 더 신나고 따뜻해서 좋았다. 음악도 즐거웠지만, 무엇보다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신나고 즐거우면서 이야기도 재미있다는 것이 만의 장점인 것 같다. Q 는 현재 외국 스텝들과 함께 연습 중인데, 등 이전에 출연했던 창작뮤지컬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이미 만들어져 있다는 부분이 다르다. 가 뉴욕에서 공연하고 있는 영국 이야기인데, 이걸 한국 배우들이 한국으로 가져와서 공연한다는 것이 제일 어렵다. 어떤 대사는 미국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고, 또 어떤 대사는 영국적인 뉘앙스를 담고 있거든. 그래서 아직까지도 말투 하나하나, 가사 하나하나를 계속 수정하면서 여러 실험들을 계속 하고 있다. 그런 부분은 창작뮤지컬과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큰 틀은 이미 만들어져 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공연을 하려면 창작 아닌 창작이 필요하니까. 오리지널 제작진과 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현지 공연의 캐릭터와는 조금이라도 다른 인물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부담이 되면서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Q 찰리는 어떤 인물인가. 평범한 남자다. 그런데 자신의 인생에 대해 좀 수동적인 편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 않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많은 사람들이 외부의 어떤 영향이나 사건으로 인해서 어떤 길을 선택하고 그 길로 가게 되는 것 같다. 찰리도 그런 사람이다. 평범한 청년인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영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신발공장을 이어받는다. 그곳에서 여장남자 롤라를 만나 킹키부츠라는 여장남자를 위한 신발을 만들게 되면서 길을 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며 조금씩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Q ‘킹키하라!’라는 메시지를 어떤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나. 정선아와 최유하 배우는 ‘네 자신으로 살아라’라는 말로 정의했는데. 맨 처음에는 그 말의 뜻을 ‘특별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작발표회에서 내 소개를 할 때 ‘전혀 킹키하지 않은 남자’라고 말한 거다. 나한테 특별함은 없는 것 같아서. 근데 그 말이 특별함이 아니라 각자의 고유함, 각자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라면 내가 항상 고민하는 것과도 통하는 것 같다. 배우로서도 그렇고, 김무열이라는 한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항상 제일 쉽고도 어려운 질문이 ‘나는 누구인가’가 아닌가.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연기에 대한 철학도 달라지고, 또 나라는 사람도 매번 달라지니까. 그래서 ‘킹키하라’는 말이 어렵게 생각된다. Q 스스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나 보다. 진짜 특별한 점이 없다. 곧 할로윈데이가 오지 않나. 그날 내가 뭐할까 생각해봤는데 그냥 신당동 순대국집에서 순대국이나 먹고 있거나, 아니면 여자친구랑 영화나 보고 있겠더라. 연기를 한다는 것 빼고는 진짜 살면서 특별할 게 없다. 그래서 대중 앞에서 자꾸 내 모습이 드러나는 게 부담스럽다. 내가 가장 도드라질 때는 무대에 섰을 때와 연기할 때뿐이고, 그 외에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 술 조금 좋아하고, 운동하거나 친구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추리닝 입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별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이다(웃음). 그래서 킹키하지 않은 것 같다. Q 의 음악이 꽤 어렵다고 하던데, 가장 먼저 귀에 익은 곡은 무엇인가. 소울 오브 맨(Soul of a man). 찰리가 킹키부츠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추진하다가 가장 큰 난관에 부딪혔을 때 부르는 노래인데, 외국 스텝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동맥을 끊어놓고 불러야 하는 곡이다(웃음). 동맥과 정맥을 다 끊어놓고 노래를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항상 그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장난으로 (목을 긋는) 제스쳐를 한다. 그 노래를 부르기 전에 감정을 많이 몰아가면서 중심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더 어렵다. 그래도 그 장면을 연습하면서 이 작품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연습하다 보면 롤라 노래도 굉장히 리듬감 있고 좋더라.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거지(웃음). Q 안무도 쉽지 않을 것 같던데. 내 경우엔 어려운 안무가 얼마 없고, 우리 엔젤들이 정말 춤을 잘 춘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봤을 때도 엔젤들을 보면서 정말 놀랐다. 나처럼 약간 보수적인 면이 있는 한국남자로서는 정말 처음 보는 존재였다. 한국의 드랙퀸은 그간 접할 기회가 더러 있었지만, 외국의 드랙퀸은 정말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 같았다. 우리나라 배우들이 그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더라. 근데 우리 배우들이 연습하는 걸 봤더니 연습 첫날 둘째 날 셋째 날, 그리고 일주일이 되는 순간부터 정말 와….너무 잘 하더라. 하이힐을 신고 한껏 꾸미고 나와서 춤을 추는데, 내가 보면서 막 반한다(웃음). Q 2005년 이후 오랜만에 오만석과 호흡을 맞추게 됐는데 어떤가. 만석이 형과는 (2008~2009) 때 연출가와 배우로서도 함께 작업한 적이 있다. 내가 처음 뮤지컬에 데뷔했을 때 형은 이미 정상에서 주연을 맡고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건재하지만. 늘 내 선망의 대상이자 존경의 대상이었고, 좋은 동료, 좋은 연출가이기도 하다. 만석이 형과의 관계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보증을 서준 사람’이다. 형이 내 보증을 서줬거든. 그 정도로 가까운 사이이고, 그런 부탁을 할 수 있을 만큼 좋은 형이다. 사실 와 같은 라이선스 초연에 참여한다는 것이 배우로서 영광이기도 하지만, 상당히 어려운 결정이기도 하다. 나만 해도 한국 사람이 무대에 나와서 서로 미국 이름을 불러가며 연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조금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이 작품을 믿고 선택하게 된 것은 형 때문이다. 지금도 어렵거나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항상 형에게 가서 얘기하고 물어본다. 뻔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형과 같이 연기하게 돼서 진심으로 즐겁고 영광이다. Q 함께 찰리 역을 맡은 윤소호와는 나이 차이가 조금 있다. 윤소호의 찰리와 김무열의 찰리가 사뭇 다를 것 같다. 윤소호의 찰리는 싱싱한 활어 같은 찰리가 될 것 같다. 공연을 할 때마다 같이 캐스팅된 배우들을 보면서 그의 어떤 면이 이 역할과 가장 잘 어울릴지를 생각해 보는데, 소호는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어른스러움을 풍기는 부분이 있어서 재미있다. 활어는 활어인데, 아직 수족관에 아직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런 면이 찰리와 많이 닮아있다. 안에는 분명 소년이 있는데 겉보기엔 어른스럽다는 것은 분명 내면에 무언가가 갇혀 있다는 뜻이니까. 그런 면이 찰리와 잘 맞아떨어지지 않을까. Q 그렇다면 김무열의 찰리는. 무대에서 내가 어떻게 보여질지는 사실 잘 상상이 안 된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그 동안 나를 옭아맸던 것들을 조금씩 풀어 헤쳐 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2년을 쉬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전보다는 조금 자유로워진 것 같다. 그게 참 신기하다. 쉬다 왔으니 더 긴장할 줄 알았는데, 그냥 똑같더라.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진 것 같다. 그게 무대에서 어떻게 보여질지는 아직 모르겠다(웃음). Q 앞으로 삼십 대에는 연기자로서 어떤 것들을 해보고 싶은가. 한해 한해 갈수록 뚜렷하게 어떤 역할을 뚜렷이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 그냥 뻔하지만, 이제까지 안해본 것들을 해보고 싶다. 액션도 해보고 싶고, 그냥 소소하고 편한 이야기도 해보고 싶고. 그런 생각들은 계속 돌고 도는 것 같다. 매번 연기에 대한 철학도 달라지고, 삶을 맞이하는 태도도 달라지지 않나. 누가 계속 일관적일 수 있겠나. 그러니 그때그때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그냥 다 부딪혀보는 수 밖에. 그렇게 사는 게 맞는 것 같고, 그렇게 일을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Q 만약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직업을 가졌을 것 같나. 아버지께서 생전에 정치 쪽에서 일을 하셨다. 돌아가시고 나서 알게 됐는데, 그 쪽으로 장남에 대해 품으신 뜻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뜻을 알았다면 꼭 정치가 아니더라도 일단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연기를 한 것이 천만다행이지, 연기를 안 했으면 뭘 했을까 싶다. 공부가 안 되더라(웃음). 수학이 특히 어려웠다. 운동을 조금 잘 하긴 했는데 밥 벌어 먹을 만큼은 아니었고. 연기 안 했으면 진짜 큰일 날 뻔 했지. 감사하다. Q 순수창작에 대한 선망이 있다고 했는데, 혹시 직접 창작도 해보고 싶은가. 에이, 안 된다(웃음). 자질이 부족하다. 그냥 소재만 던질 수 있는 정도지, 직접 시놉시스를 쓰거나 다듬는 작업을 한다면 되게 어려울 것 같다. 직접 소설이나 시를 쓰는 건 힘들 것 같고, 작품을 하나 만드는데 참여할 의사는 충분히 있다. 그건 내 영역과도 직접 맞닿아 있는 거니까. 내가 재미있게 본 소설을 극작가와 함께 얘기해서 연극으로 만들어본다든가 하는 작업에 대해서는 한해 한해 갈수록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Q 한지상, 김대명과 함께 만든 ‘반상회’ 활동 계획은. 원래 계획은 올해 준비를 해서 내년 초에 공연을 하자는 것이었는데 한지상이 갑자기 드라마를 하는 바람에(웃음) 잠깐 보류했고, 내년에 공연을 하려고 한다. 내가 갑작스럽게 군대를 가는 바람에 약간 제동이 걸린 부분이 있는데, 반상회는 앞으로 공연만 하는 게 아니라 10분짜리든 1시간짜리 단편이든 영화도 할 거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우리 모임이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서 말 그대로 ‘반상회’를 할 수 있는 넓은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같이 하자고 의견을 모으고 있는데, 지금 당장은 물리적인 시간이 안 돼서 못 하고 있다. 내년엔 꼭 해야지.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1.10 / 조회 1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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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키하라!” 브로드웨이에서 한국으로, <킹키부츠> 제작발표회
지난해 토니어워즈 시상식에서 작품상, 음악상 등 6개 상을 수상한 브로드웨이 화제작 가 한국에서의 첫 번째 라이선스 공연을 앞두고 있다. 제작진은 지난 27일 제작발표회를 열고 공연에 앞서 작품의 기획배경과 배우들을 소개했다. 는 부모님으로부터 파산 위기에 빠진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여장남자 롤라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여장남자를 위한 부츠인 킹키부츠를 제작해 회사를 일으킨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에 미국의 팝 디바 신디 로퍼가 디스코와 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음악을 만들었고, 이 음악은 올해 초 제56회 그래미어워즈에서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앞서 제작진은 한국 공연의 캐스팅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 7월 전역한 김무열과 의 윤소호가 찰리 역을 맡았고, 의 오만석과 신예 강홍석이 유쾌한 여장남자 롤라를 맡았다. 여기에 찰리와 사랑에 빠지는 로렌 역으로 정선아와 최유하가, 롤라를 못마땅히 여기는 공장직원 돈 역으로 고창석과 심재현이 합류했다. 탄탄한 실력을 갖춘 김무열과 오만석을 비롯해 신예 강홍석, 윤소호 등이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특히 는 CJ E&M 공연사업부문이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해 브로드웨이 공연 때부터 국내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제작발표회에 참여한 김병석 CJ E&M 대표는 “요즘 한국 뮤지컬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앞으로 이 시장은 아시아 시장을 이끌 수 있을 만큼 분명 성장하겠지만, 지금은 새로운 모델이 필요한 시기다. 앞으로 시장이 성장했을 때 우리 작품이 아시아 곳곳에 배급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의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고 제작 배경을 밝혔다. 협력 연출로 참여한 디비 본즈(DB Bonds)는 “현재 브로드웨이에서는 관객들에게 ‘내가 누구인가’를 묻는 작품이 많이 공연되고 있고, 그 질문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제기되어야 한다.”고 이번 한국 공연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이 작품이 한국의 공연시장을 많이 바꿀 작품이라고 믿고,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며 김병석 대표의 말에 힘을 실었다. 디비 본즈는 또한 “3월 오디션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갔을 때 현지 스텝들에게 ‘지금 우리가 뭘 하는지 못 믿을 걸’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오디션에서 만난 배우들의 열정과 실력이 놀라웠다. 지금도 연습하면서 어떤 부분은 통역 없이도 배우들이 어떤 대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생생한 감정이 느껴진다.”고 배우들의 실력을 칭찬했다. 윌 반 다이크(Will Van Dike) 협력 음악감독 역시 “배우들에게 자신의 역량을 110%이상 쏟아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 배우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왼쪽부터) 김병석 CJ E&M 대표, 디비 본즈 협력 연출, 김동연 협력 연출, 양주인 협력 음악감독국내 협력 연출과 협력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김동연, 양주인도 작품에 대한 소개를 덧붙였다. 김동연 협력 연출은 “는 단지 성소수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구두 공장 사람들과 롤라가 서로를 만나고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우리 주위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양주인 협력 음악감독은 “개인적으로 팝적인 음악을 좋아해서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것이 영광이다. 악보를 처음 받았을 때 다 여자파트인 줄 알았을 정도로 노래의 음역대가 높고 어렵다. 신디 로퍼를 직접 만나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리듬, 리듬, 리듬’이라고 하더라. 리듬감과 영어가사의 라임, 팝적인 느낌을 잘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 연습 4주차에 들어선 배우들도 출연 소감을 밝혔다. 브로드웨이에서 를 두 번 관람했다는 오만석은 당시 신디 로퍼의 음악이 뮤지컬과 무척 잘 어울린 것이 놀라웠다고. 그는 “어렵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뮤지컬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너무 재미있게 본 이 작품을 한국 분들에게 잘 전달해야겠다는 부담감에 요즘 흰 머리가 부쩍 늘었다”고 농을 던졌다. 그는 “을 하며 트랜스젠더를 많이 만나보고 내가 가진 거부감을 허물었던 경험이 이번 작품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며 새로운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이후 2년 만의 뮤지컬 출연을 앞둔 김무열은 “뮤지컬을 할 때면 첫 연습 전의 설레임이 즐거움으로 바뀌는데, 이번에도 똑같았다. 내가 돌아와야 할 곳으로 잘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소감을 밝혔다. 여배우들은 ‘킹키하라!’라는 이 작품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정선아와 함께 로렌 역을 맡은 최유하는 “’킹키하라’라는 말은 네 자신이 되라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남들에게 보여지지 않은 채 감춰져 있었던 모습을 밝고 유쾌하게 꺼내놓는 순간 ‘킹키’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킹키하라’라는 말을 “네 자신으로 살아라”라는 뜻으로 정의내린 정선아는 “이렇게 핫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기다렸다. 그 동안 12년 정도 뮤지컬을 했는데 무대 위에서 힐을 벗은 적이 없는데 이번엔 운동화를 신고 무대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는 오는 12월2일부터 내년 2월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4.10.28 / 조회 1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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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성소수자들의 이야기, <프라이드>
180분, 긴 연극이다. 그러나 지난 20일 관람한 는 긴 러닝타임이 전혀 괴롭지 않을 만큼 탄탄한 작품성과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었다. 인상적인 대사와 배우들간의 긴밀한 호흡, 깊이 있는 메시지가 어우러진 이 연극은 많은 관객들의 ‘애정작’으로 자리잡을 듯 하다. 는 에 이은 ‘연극열전5’의 두 번째 작품으로, 1958년과 2014년을 배경으로 각각의 시대를 살아가는 성소수자 필립과 올리버, 그리고 그들의 아내이며 친구인 실비아가 사회의 억압과 편견 속에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2008년 영국에서 초연된 후 2008년 비평가 협회 각본상, 2009년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의 찬사를 받았고, 한국에서는 지난 16일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 연극은 1958년, 필립과 실비아 부부의 집에 작가인 올리버가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평범한 이성애자로 살아가던 필립은 올리버와의 만남을 통해 그동안 부정해왔던 내면의 무언가를 감지하고 혼란에 빠지고, 그런 남편을 바라보는 실비아 역시 갈등한다. 이어지는 2014년의 장면에서는 섹스 중독 때문에 남자친구 필립과 헤어진 올리버가 친구 실비아에게 조언을 구한다. 두 시대를 살아가는 필립과 올리버, 실비아는 서로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이지만, 사랑·성·정체성을 둘러싼 은유적인 대사들은 이들의 이야기를 긴밀히 엮어 놓는다. 각 장면은 60여년을 사이에 두고 치밀하고도 부드럽게 교차되고, 투쟁 끝에 자신만의 역사와 자긍심을 찾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이 큰 감동을 전한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부정하는 필립을 향해 올리버가 던지는, “그 침묵이 결국 당신도 죽일 거야.”와 같은 대사는 사회의 통념에 물들어 자기를 잃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향한 말이기도 하다. 필립 역의 정상윤, 올리버 역을 맡아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한 오종혁은 모두 호연을 펼쳤다. 1인 3역을 맡은 최대훈 역시 짧은 등장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줬고, 실비아로 분한 김지현은 남편 필립과의 공허한 관계에 외로움을 느끼며 눈물 흘리는 장면으로 오랜 여운을 남겼다. 이들과 각각 더블캐스팅된 이명행·박은석·김소진·김종구의 무대도 궁금하다. “괜찮아질 거야.” 1958년을 살아가는 올리버가 신전에서 들었던 말이자, 2014년을 살아가는 실비아가 게이인 친구들의 어깨를 감싸며 건네는 말이다. 성소수자들의 아픔을 담은 가 공연되는 지금의 한국사회는 성소수자들에게 그리 괜찮지 않은 시대일 것이다. 어쩌면 이런 연극이 더 이상 무대에 오르지 않게 될 때 비로소 그들도 유별날 것 없는 존재로서 정말로 ‘괜찮게’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공연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11월 2일까지.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연극열전 제공
2014.08.21 / 조회 1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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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이야기만이 아니다” 막 오른 <프라이드> 현장
"이 작품은 단순히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연극 프레스콜 현장에서 김동연 연출은 여러 번 힘주어 말했다. 동성과 사랑을 나누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역사 속에서 언제나 존재했던 사회 약자층으로 치환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16일 개막한 는 1958년과 2014년을 넘나들며 각각의 시대를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필립, 올리버 등 두 명의 남자와 이들과 촘촘한 관계를 맺고 있는 한 여자 실비아가 등장해 저마다 '나는 누구인가'를 스스로와 서로에게 묻는다. 작품의 주요 장면을 공개한 프레스콜 현장에서는 1958년을 살아가고 있는 부부 필립과 실비아의 집에 동화작가 올리버가 방문하는 장면을 만날 수 있었다.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올리버가 사회적 책임감으로 인해 스스로를 부정하고 억누르며 살아온 필립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장면과, 2014년으로 배경이 바뀌어 컬럼니스트이자 섹스 중독자 올리버에게 연인 필립이 헤어짐을 고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정상윤, 오종혁, 김지현(왼쪽부터)최대훈, 김종구(가운데)필립 역의 정상윤과 호흡을 맞춘 올리버 오종혁은 가 자신의 첫 연극 출연작이기도 하다. 대본을 처음 받고 "혼자서는 힘들 것 같지만 끌어주시면 무조건 하겠다고 연출님께 이야기했다."는 그는 안정적인 목소리와 연기로 무대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었다. 리허설 때 배우에게 마이크를 채워주지 않아 당황했다며 멋쩍은 미소를 짓기도 했는데 "대사를 객석 끝까지 전달하는 게 힘들다."면서도 공연이 끝날 때까지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가짐도 잊지 않았다. 2008년 영국에서 초연된 영국 작품을 지이선 작가가 한국 무대에 맞게 각색했다. 특히 "여러 함축적인 의미를 담아내어 분량을 많이 줄였지만 그래도 러닝타임이 3시간"이라며 길이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이야기한 지 작가는 "영국식 유머, 지명을 한국 관객들이 쉽게 받아드릴 수 있도록 수정했으며, 특히 실비아라는 인물이 너무나 매력적이라 원작보다 그 인물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실비아 역은 등에 출연한 김지현과 등에서 활약한 김소진이 맡는다. 이날 선보인 2막 중 실비아가 여행 가방을 들고 나서며 필립과 올리버에게 하는 대사, "내 목소리가 당신에게 닿을 때까지, 당신이 당신에게 닿을 때까지, 괜찮을 거에요."는 원작에는 없지만 지이선 작가가 새롭게 넣은 대사이기도 하다. 이명행, 김종구(왼쪽부터)서로에게 닿아가는 올리버(박은석)와 필립(이명행)또 다른 필립, 이명행은 동성애를 질병으로 인식하던 1958년,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지만 자신의 감정이 육체적인 끌림으로만 정의할 수 없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장면을 선보였다. 어두운 취조실 같은 병원에서 의사에게 난치병 환자 같은 대우를 받는 필립의 모습에 이어, 2014년 필립으로 등장해선 자신의 사랑에 정직하고 아름답게 인정해나가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상대역인 올리버 역은 박은석이 맡았다. 필립과 올리버 사이에서 끈끈한 역할을 하는 실비아(김소진) 등에 이어 또다시 성소수자 역할을 맡은 박은석은 "게이 역이 하나의 캐릭터가 아니라 게이 안에서도 수많은 인물들이 있기에 각기 다른 인물을 표현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하며 "작품들을 통해 이들이 겪어온 고통과 싸움들이 전 세계 공통적이라는 것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굉장히 용감한 사람들이며 이들에 대한 존중심도 생겼다고. 이명행 역시 "처음 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땐 한 인물이 시공을 초월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컨셉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회고하며 "작품 속에 센 표현도 있지만 이 모두가 인간 존재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으며, 관객들이 공연을 통해 힐링되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배우들도 작품을 통해 정화되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1인 3역으로 분하는 최대훈, 김종구도 를 찾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배우일 듯 하다. 이들은 동성애를 정신병이라 치부하는 폭력적인 1958년의 의사와 코스튬 플레이어로 살아가지만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타인에 대한 존중을 잃지 않는 2014년의 의문의 남자 등을 번갈아 선보인다. 과거 에서 최대훈을 보고 "연기의 신이라 생각했다."는 김종구와 그의 말을 넉살 좋게 받아 치는 최대훈의 모습에서 배우들 사이의 친근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이따금 장면과 함께 흐르는 클래식 음악들은 차이코프스키, 라벨 등 훌륭한 작곡가이자 동성애자이기도 한 이들의 곡이다. 김동연 연출은 "편견과 싸우는 이들의 모습은 곧 인류의 역사이며, 인간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 한 사람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 곧 변화와 역사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와 연관 지어 소신을 밝혔다. 자신이 자신에게, 또 타인에게 닿기 힘겹고도 아름다운 과정을 그린 는 오는 11월 2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4.08.21 / 조회 1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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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나'를 찾는 과정 <프라이드> 이명행 & 오종혁
올해 ‘연극열전 5’의 두 번째 작품으로, 한국 초연인 연극 는 1958년과 2014년을 넘나들며, 각각의 시대를 살아가는 성 소수자들이 사회적 분위기와 억압, 갈등 속에서 정체성과 자긍심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전혀 다른 두 시대, 같은 이름을 가진 인물들. 필립과 올리버를 연기하는 이명행과 오종혁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지만 서로가 서로를 살뜰히 챙긴다. 그동안 자신만의 색깔로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내며 한결같이 무대에 선 이명행은 엄마처럼 후배의 안부를 먼저 묻고, 이번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하는 후배 오종혁은 선배에게 깍듯이 예의를 차린다. 고운 미소가 닮은 두 사람과 한창 연습 중인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에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났다. 서로에게 받은 첫 인상은?오종혁 (이하 종혁) : 형님을 에서 먼저 봤었고, ‘와 정말 엄청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함께 무대에서 설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부담이 되면서도 너무 좋아서‘더 신나게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행 형님은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해지는 분이다. 엄청난 대 선배님인데도, 엄마 같이 언제나 나를 제일 먼저 걱정해주고 챙겨준다. 이명행 (이하 명행) : 첫 인상은 짐승남이었지.(웃음) 종혁이는 TV에 나오는 연예인 이라서 처음에는 굉장히 신기했다. 하지만 종혁이도 공연을 많이 해 봐서 그런지 연습실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게 잘 만들어주고, 굉장히 예의 바르다. Q 서로에게 칭찬 한 마디씩 해준다면? 종혁 : 명행 형님은 작품에 대해 가장 깊이 고민하는 분이다. 아직 배워가는 입장에서 형님과 같이 하면서 배우고 있고 이걸 계기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겠구나, 영향을 받을 수 있겠구나’생각한다. 명행 형님은 연습하다가 “잠시만요. 여기서 이 말을 하는 게 어떤 이유에서죠? 얘는 이 마음이 아닐 텐데 이 말을 하는 이유가 뭐죠?”라고 스스로 물음표를 만들고 답을 찾아간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지점이라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형님은 작은 것 하나까지도 디테일하게 물음표를 던지고 찾아가는 모습이, ‘나도 스스로 언젠가 저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선망의 대상 같은 느낌을 받는다. 명행 :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조금 더 이해하게 돼. (웃음) 상대 배우 입장에서 종혁이는 집중력이 굉장히 좋다. 처한 상황이나 캐릭터에 정말 훅 빨려 들어간다. 준비된 배우다. Q 공연이 3주 앞으로 다가 왔는데, 연습실 분위기는 어떤가?명행 : 사실 이 팀에서 (박)은석이랑만 공연 했었고, 다 이번에 처음 작업하는 배우들이다. 내가 나이가 제일 많아서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누구 하나 모난 사람 없이 다 잘 어울리고 분위기가 좋다. Q 요즘 공연계에는 동성애 코드를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의 어떤 점에 끌려서 선택하게 되었나? 명행 : 요즘 여성 관객들이 많다 보니, 동성애 코드를 활용한 작품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 작품은 코드를 활용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게이에 대해서 확 들어가서 동성애자들의 삶과 자긍심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에 대해 흥미롭게 여긴 지점은, 수박 겉 핥기 식으로 동성애를 표면적으로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들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동성애를 떠나서 제목 그대로 한 사람이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거기서 나에 대한 존중과 나에 대한 자존심을 찾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종혁 : 우리는 살면서 한 번쯤 ‘나는 무엇일까’에 대해 솔직히 생각해보지 않나. 몇 년에 한 번씩 나도 그런 생각을 하는데, ‘나는 특별한 존재인가, 내가 나로 태어났다는 게 행복한 건가.’를 스스로에게 많이 묻는 편이다. 이 작품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이어서 굉장히 매력적이다.Q 1958년과 2014년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을 연기한다고 들었다.명행 : 필립은 시대별 직업도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른 인물로, 58년의 필립은 당대의 상황을 보여주는 인물라고 볼 수 있다. 58년에는 동성애자이긴 하지만, 이미 여자랑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다. 하지만 끌림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올리버를 만나게 되고, 결국에는 동성애라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한테 폭력적인 치료를 받게 된다. 현재에는 완전한 동성애자고 자유롭게 올리버와 사랑을 나누지만, 올리버가 바람 피우는 것 때문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다. 과거의 필립과 현재의 필립이 같은 지점에 있는 사람이라고 볼 수 는 있지만 캐릭터 자체는 다르다. 실제로 연습하거나 무대 상에서 구현할 때는 같은 인물로 놓고 연기하고 있다. 종혁 : 제일 분량이 많고 메인 되는 캐릭터가 올리버이다. 거의 쉬지 않고 계속 나오는데 올리버는 직업도 비슷하다. 58년에는 동화작가, 현재는 프리랜서 작가다. 올리버로 인해 과거의 필립과 현재 필립 모두 영향을 받는다.Q 연습하면서 김동연 연출이 강조하는 게 있다면.명행 : 아직은 배우들에게 선택의 폭을 많이 열어두고 있다. 연출님도 같이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이것도 해봐라. 저것도 해봐라.”라고 주문한다. 왜냐하면 가 이번이 초연작이기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에 맞는 정서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연출님 포함 많은 배우 스텝들이 연구하면서 찾아가는 과정이라, 배우들도 안의 인물들과 똑같은 상황이다.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 (웃음) Q 공연이 18세 이상이던데, 수위 높은 표현들이 있는가? 명행 : 대본 상에는 둘이 입 맞추고 남자들끼리 관계 맺는 신이 있다. 서로를 원하는 장면들이지만 서로의 쾌락을 위해서 육체를 탐닉하는 게 아니라 감정이 폭발해서 꼭 보여주고 넘어가야 하는 신들이다.종혁 : 일단 지금 흐름상, 연습실 분위기로 봤을 때는 적나라하게 보여주지는 않을 것 같다. 관객들이 상상할 수 있게끔 여지를 남겨둘 것 같다.명행 : 그 장면은 필립이 가지고 있던 사상들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그 순간인데, 거기에 관객들도 처음부터 집중하다 보면 남자끼리 행위에 대한 것 보다, 필립에 대한 감정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수 있을거다. 절대 에로틱한 신이 아니다. 제일 슬픈 장면이다.Q 연습하면서 고민되거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명행 :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바뀌고, 그때마다 감정도 달라지고, 감정마다 깊이가 있다보니 그것을 찾아가는 게 현재의 숙제이다. 대본을 읽어보면 장면의 분위기나 스토리는 이해되지만, ‘정말 이 사람이 어떤 심정으로 이걸 하고 있는가’는 파악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가서 열심히 장면 분석하고 있다.Q 극중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다면?명행 : 1958년에는 동성애가 병으로 치부되는 시대로 필립은 자신의 성향을 억제하고자 동성애라는 병을 치료받길 원한다.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치료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가장 슬프고 가슴 아픈 장면이다. 사실 의사들도 동성애라는 걸 사랑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남색을 밝히는 하나의 병이라고만 인식할 뿐이다. 필립이 의사들에게 물어본다. “이 감정은 어떻게 해야 되는 건가요.” 하지만 아무도 답을 줄 수가 없다. Q 이 작품을 통해 새롭게 깨닫거나, 다시 생각해 본 것이 있다면?종혁 : 를 통해 스스로에게 느낀 건 더 많이 성장해야 된다는 것이다. 나는 계속 노력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제부터인가 멈춰 있었던 것 같다. 나에게 한 번 더 채찍질을 해주는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명행 : 배우들이 다 느끼고 있는 것인데 어떤 작품이 편하고, 어떤 작품이 불편한 게 아니라 이번 작품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긴 해도 상황이 굉장히 다르다. 보통 경험할 수 없는 상황들이고. 그런 상황에서 겪는 감정의 깊이나 표현도 세고, 수위도 좀 있다 보니 배우들이 정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래서 배우 각자에게 성장시키게 만드는 연극이 될 것 같다.Q 관객들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보면 좋을까?명행 : 종혁이의 몸. (웃음) 가운입고 나올 때 그걸 잘 보셔야 한다. 농담이다. 하하하.우선 우리나라에서 이런 이야기는 처음이지만, 연극만이 보여줄 수 있는 형식적인 재미도 있고 주제적으로 건드리는 것도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꺼다. 거기에 주제 자체가 묵직한 주제를 건드리기 때문에 관객들이 생각할 거리도 많다. 동성애 코드로만 보지 않으셔도 되니깐 열린 마음으로 오시면 좋겠다.종혁: 올리버의 감정, 필립의 감정, 실비아의 감정을 각각 따라가다 보면, 배우의 결론이 아닌 관객 스스로의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Q 스스로에 대한 자존심이 센 편인지?명행 : 스스로 잘 났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 자신에 대한 긍정은 있다. 나는 사랑이란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시작은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다. 나에게도 물론 못난 지점이 있고 그것을 알기 때문에 더 사랑하려고 한다. 앞으로 나는 더 해야 할게 많다고 늘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많이 아끼려고 한다.종혁 : 나는 아직까지는 ‘난 왜 이것 밖에 안되지’ 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일부러도 그렇게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아직까지는 스스로를 몰아세워야 조금 더 성실하게 뭔가에 임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이만큼 해’라고 한다기보다는 ‘아직도 멀었어’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스스로를 드면 솔직히 보인다. 어떤 것이 부족하고, 현재 내 위치가 어떤지, 내가 이것을 했을 때 이만큼 해낼 수 있다는 것이 보이기 때문에 아직은 내 스스로가 어느 한 구석이라도 인정할 수 있을만한 지점에는 도달 못 한 것 같다. Q 첫 연극 데뷔인데, 연극에 도전하게 된 이유는?종혁: 뮤지컬을 하면서 처음 연기를 배웠고, 뮤지컬을 하면서 연기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다. 연극에 대한 로망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연기에 대해 ‘더 잘하고 싶고, 더 깊이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정말 연기만으로 무대에 서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일찍 찾아 올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뮤지컬은 노래나 춤이나 이런 걸로 잠깐 다시 환기시키고 갈 수 있지만 연극 무대는 도망갈 구석이 없다. 도망갈 구석이 없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면서도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진짜 작은 감정 하나까지도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도 배우로서는 꼭 경험해보고 싶은 일이다.명행 : 나는 처음 알았네. 네가 이번이 연극 데뷔라는 걸. 처음 같지 않고 잘하던데. (웃음)Q 계속 연극 무대에 서 오고 있는데, 무대가 주는 매력 어떤건가?명행: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매체는 많이 있다. 아주 옛날에도 연극은 있었고 시간이 지나 다른 매체는 없어져도 연극은 살아남을 것 같다. 왜냐하면 가장 본질적인 지점에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원초적이고 아날로그다라는 것이 연극의 매력이다. 난 무대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사랑스러워진다. 이런 마음을 품고 있다 보면 배우가 전하는 감정을 관객 분들도 어떻게든 느끼고 가지 않을까? Q 이제 어느덧 2014년도 중반을 넘어섰다. 앞으로의 남은 계획은?종혁 : 작년에 전역해서 2년 동안은 무대에 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장 힘든 시기를 뮤지컬과 함께 시작했고,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나면서 아픔이 치유됐다. 그래서 전역을 앞두고 원래 가수로 돌아가야 하나 고민이 가장 컸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가 아니라 '꼭 돌아가야 하나’라는 생각에. 하반기에는 로 다시 여러분을 만나고 그 이후에는 조금 쉬어갈 것 같다. 지금껏 무대와 정글에서만 살았기 때문에.명행 : 무대에 계속 서는 배우로 살고 싶기 때문에 쉬지 않고 오를 것이다. 극단 작품과 이성열 연출의 작품을 하게 될 것 같다.글: 강진이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jini21@interpark.com)사진: 기준서 (www.studiochoon.com)
2014.07.28 / 조회 15,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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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묻는 연극 <프라이드> 8월 한국 초연
과거와 현재, 각 시대의 성소수자들을 향한 시선 안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되물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연극 (The Pride)가 오는 8월 한국 무대에 오른다. 는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를 비롯, 여러 극단에서 활동한 배우 출신의 영국 작가 알렉시 캠벨의 작가 데뷔작으로, 1958년과 2014년을 넘나들며 각 시대를 살아가는 세 남녀가 등장해 각기 다른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갈등과 포용, 사랑과 용기를 주고 받으며 자신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찾아가는 과정이 펼쳐진다. 동성애를 소재로 특정한 인물들이 무대 위에 등장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에게 내가 누구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2008년 영국 내셔널씨어터 초연 후 그해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탁월한 작품(Outstanding Achievement in an Affiliate Theatre)으로 꼽히는 등 평단의 호평을 이끌었으며, 2010년 뉴욕 공연에서는 의 조 만텔로가 연출을 맡고 미국 인기 드라마 등에 출연한 인기 배우 휴 댄시와 영화 등에 출연한 고혹적인 매력의 벤 휘쇼가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한국 초연은 등의 김동연이 연출을, 의 작가 지이선이 각색을 맡았다. 많은 것들이 억압되었던 1950년대와 그보다 다양성이 인정받는 현대를 오가는 세 남녀 중 필립 역에 이명행, 정상윤이 캐스팅되었고 올리버 역은 오종혁과 박은석이, 이들 사이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여자 실비아 역으로 김소진, 김지현이 낙점되었다. 최대훈, 김종구는 동성애를 정신병이라 치부하는 1950년대 의사 등 1인 3역으로 분할 예정이다. 에 이은 연극열전5의 두 번째 작품인 는 오는 8월 16일부터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만날 수 있으며, 7월 9일부터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4.07.08 / 조회 1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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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그녀의 붉은 정열만이 살아남다
1845년 발표된 P. 메리메의 소설 은 대표적인 팜므파탈 이야기 중 하나다. 남자에게 열정적인 사랑을 주지만, 한번 마음이 돌아서면 죽음마저 불사하는, 관습에 구속되지 않는 주인공 카르멘의 모습은 예술가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1875년 비제의 오페라로 탄생해 전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런 카르멘이 사랑에 빠졌다. 섹시한 플라멩코와 소유할 수 없는 매혹으로 남자들을 사랑에 빠뜨리는 건 여전하다. 하지만 자유를 갈망했던 모습 대신 순정녀가 자리잡았다. 지난 3일 개막한 뮤지컬 속에서 말이다. 은 지난 2008년 체코에서 초연해 올해 처음으로 국내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한국어 공연 역시 무대부터 의상까지 체코 공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작품에서 보이는 카르멘과 호세 그리고 주변 인물들의 성격, 이야기 전개는 지금까지 알아왔던 과는 차이가 있다.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 요소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카르멘을 한번쯤 그리고 싶었다”는 김동연 연출의 말대로 한 남자에게 끝까지 올인하는 그녀의 모습은 새롭기도 하다. 이는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가능했다. 배우들은 원작 속 인간의 냉혹한 욕망이 배제된, 그래서 정형화 돼버린 캐릭터를 개성으로 살렸다. 카르멘 역을 맡은 바다와 차지연은 서로 전혀 다른 색으로 객석을 유혹한다. 여성적인 요염함과 속 깊은 매력을 지닌 두 카르멘을 비교해 보는 재미가 다른 작품보다 크다. 신성록ㆍ류정한이 소화한 호세, 에녹ㆍ최수형이 분한 가르시아 역시 전혀 다른 매력으로 객석에 어필한다. 친숙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의 노래도 귀에 감긴다. 간혹 그의 다른 작품들이 떠오를 때가 있지만 이는 작곡가의 색깔일 뿐이다. 하지만 작품 자체에서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품 배경인 스페인의 문화, 풍습이 제대로 표현 됐다든가, 플랑멩코가 강렬했다든가, 서커스가 깜짝 무대를 환기시킨다든가 같이, 작품이 강렬하게 지닐 수 있었던 고유의 향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시대배경을 알 수 없게 만드는 의복도 이질감으로 작용한다. 원작에서 표현한 19세기 유럽의 ‘현대적 해석’으로 풀이 하기엔 엉거주춤한 느낌이다. 6개의 대형 기둥을 활용한 과감한 무대 활용은 빛을 발한다. 그러다가도 틈틈이 등장하는 어울리지 않는 무대에 김이 빠져 버린다. 농염하고 처연해야 할 이야기인데, 흐름의 맥을 끊는 불필요한 에피소드도 몇몇 눈에 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건 붉은 의상을 입은, 새까맣고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여인 카르멘이다. 세상 웬만한 풍파는 다 겪었을 매혹적인 여인이 진짜 사랑에 빠지는 속내를 찬찬히 들여다 보면 애처롭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래서 다행히 공연장을 빠져나올 때면 카르멘의 붉은 정열이 잔상으로 남는다. 여러 가지 아쉬웠던 점을 뒤로 하고 말이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12.17 / 조회 1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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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사랑에 뛰어드는 카르멘, 한번쯤 그리고 싶었다”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 소설(1845년)을 바탕으로 오페라,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변주된 이 이번엔 현대적인 감각의 뮤지컬로 찾아왔다. 2008년 체코에서 초연해 국내 감성에 맞춰 각색한 이번 공연은 카르멘과 호세의 정열적인 사랑이 프랭크 와일드 혼 특유의 음악과 어우러져 선보이는 뮤지컬. 카르멘 역에 바다, 차지연, 호세 역에 류정한, 신성록, 가르시아 역에 최수형, 에녹 등 스타 배우들이 캐스팅돼 연말 뮤지컬 각축전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특히 이번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원작소설과 오페라 등으로 잘 알려진 전개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 원작이 사랑보다 자유를 원하는 집시여인 카르멘과 사랑 때문에 모든 걸 버리고 파국에 빠지는 호세의 막다른 사랑을 보여준다면 이번 무대는 진정한 사랑에 빠지는 카르멘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카르멘에 무서운 집착을 보이는 가르시아와 순애보적인 사랑을 지키는 카타리나의 관계가 얽히며 네 남녀의 치열한 사랑이 펼쳐진다. 김동연 연출은 “소설, 오페라와는 인물들의 관계, 전개, 결말까지 아예 다른 이야기”라며 “이미 여러 무대에서 카르멘을 만났는데 한번쯤 카르멘이 진짜 사랑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타이틀 롤을 맡은 바다는 “그 동안 무대에서 함께 서보고 싶었던 배우들과 함께 하게 돼서 더욱 감동”이라며 “’네가 주인공이니까 잘 해야 한다’는 류정한 선배님의 응원으로 더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류정한은 “은 어려서부터 오페라를 보며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제의가 들어왔을 때 흔쾌히 응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카르멘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그녀가 돋보이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며 “카르멘 역을 맡은 바다와 차지연씨는, 내가 알기로 뮤지컬 시상식이 두 개가 있는데 단언컨데 여우주연상을 하나씩 나눠가질 것”이라고 말해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류정한과 함께 호세를 연기하는 신성록은 “호세 역은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캐릭터”라며 “공연이 오른 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앞으로도 재미있게 공연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바다 신성록, 류정한 에녹, 최수형 오는 2014년 2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만날 수 있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3.12.11 / 조회 13,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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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차지연 “내가 원하는 내 모습에 다가가기”
인터뷰 중 가장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한 인터뷰이가 아닐까. 차지연은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었음에, 쉽지 않았던 20대가 있었음에, 춤과 노래, 관능이 있는 ‘카르멘’ 역을 맡게 되었음에 인터뷰 내내 감사했다. 이토록 겸손한 그녀가 무대 위에선 위험천만한 매혹을 지닌 마성의 여인, ‘카르멘’으로 완벽하게 변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에 이어 까지 2013년, 단단하게 내공을 쌓아온 차지연과의 만남. “정형화된 이미지 피하고 싶다” 카르멘은 그 동안 차지연씨가 연기한 역들과는 색깔이 다르다. 주변 사람들이 왜 늘 버림받거나 상처받는 작품을 주로 하냐고 묻곤 했다. 역시 슬픈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내가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대가 크다. 열정적으로 춤을 추면서 소위 말하면 관능적이라고…(웃음) 말하는 부분들을 드러낼 수 있는 캐릭터다. 이런 역할은 내가 맡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 해보고 싶었다. 감사할 뿐이다. 특히 바로 전작 에서의 열연이 기억에 남는데 말이다. 굉장히 한국적인 작품을 하고 바로 을 하는 건데, 엄청난 차이로 확확 바뀌는 게 너무 재미있다. 앞으로도 지향하는 바고, 작품을 할 때도 색깔이 겹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가지 이미지 안에서 정형화되는 건 싫은 것 같다. 테트리스처럼 맞춰지면 깨지고, 맞춰지면 깨지고를 반복하면서 나아가는 게 배우의 매력이 아닌가 한다. 이번엔 늘 키가 크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서 콤플렉스가 많았기 때문에 내 몸을 드러내서 춤을 추면서 이를 깨고 싶다. 그래서인지 포스터 속 과감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내가 그런 컨셉트를 원했다. 현장에 의상이 많았는데 의상 선생님과 상의해서 그 한 벌을 골랐다. 이왕 정열, 섹시함을 표현해야 한다면 어정쩡한 의상은 싫었다. 작품 색깔과 동떨어지지 않는다면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 원래는 선 채로 찍었는데, 사진 작가님에게 모래 위에 앉은 포즈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원래 타고나길 근육이 있는 체질인데 이번 포스터에서는 도움이 좀 된 것 같다. (웃음) 은 원작 소설부터 시작해서 오페라, 영화 등으로 변주돼 왔다. 원작에선 사랑보다 자유를 추구하는 집시 여자인데, 뮤지컬에선 어떻게 잡아가고 있나. 원작은 집시로서 충실한 삶을 살다가 홀연히 떠나는 여인인데, 우리 작품에서 카르멘은 가진 정열을 사랑에 다 쏟아 붓는 여자다. 나에게 카르멘은 누구보다 당당하고 강한 여자였지만 연습을 해보니 시선이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거칠고 당당한 모습은 이 여자가 살아오면서 수없이 받았을 상처와 아픔들이 반어법적으로 표현된 게 아닐까. 카르멘의 어린시절은 어땠을까도 생각해봤다. 개인적으론 고아였을 것 같다. 허름한 뒷골목에 쪼그려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을 주시하는, 총명한 기운이 남달랐을 아이. 아무렇지 않게 ‘나랑 한번 할래요?’ 말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래서 당찬 그 모습이 너무 가슴 아프다. 그래도 어딜 가나 남자들의 시선을 받는 마성의 여자 역할 아닌가. 미치겠다. 남자가 등장만 하면 내가 좋다고 서로들 싸운다. (웃음) 굉장히 기분 좋고, 살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라 재미있다. 지금 연습하면서도 어색하거나 부끄러워해서 상대역인 성록 배우도 왜 자길 안보고 연기하냐고 하고! (웃음) 실제로도 밀당 같은 걸 몰라서 친구들이 바보라고 부른다. 어려서부터 있었던 콤플렉스 때문인 것 같은데 다행히 사람들이 늘 예쁘다고 해준다. 섹시함 하나만이 매력인 여인은 아닌 거 같다. 맞다. 섹스어필 하나만으로 카르멘을 나타내기 힘들다.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내가 느끼는 카르멘이란 여자는 똑똑하고 현명하다. 집시 특성상 굉장히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겪지 않나. 공부한 게 아니라 경험을 토대로 고스란히 세상의 이치를 깨달은 거다. 남자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깨어있는 사람이다. 본능적이면서도 이성적인 면이 함축된 캐릭터다. “내가 꿈꾸던 내 모습에 가까워져” 카르멘, 아이다, 송화 등 여배우라면 탐낼 역할을 거의 모두 맡아왔다. 참 복이 많은 것 같다. 이제는 연예인이 아니면, 사실 쉽게 주연을 맡을 기회가 많지 않다.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 시대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이를 논하자는 게 아니라, 그런 흐름을 봤을 때 그만큼 감사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들이 나라는 사람에게 힘을 주셨기 때문이다. 정말 감사하고, 그래서 배우의 길을 끝까지 남겠다고 말씀 드렸다. 감회가 남다른 것 같은데. 전에도 이야기 한 적 있지만, 뮤지컬을 시작하면서 삶을 다시 사는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동생을 데리고 홍대에서 살았다. 9년 동안 옥탑 컨테이너박스 집에서 살면서 온갖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때도 꿈은 있었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광고 전단지를 돌리고 저녁에는 길에서 호객행위를 하거나 서빙을 했다. 얼마 전 우연치 않게 홍대에 다시 가게 됐는데, 불과 7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물론 지금도 넉넉한 건 아니지만 (웃음) 기분이 찡하더라. 그 동안 겪었던 일들이 연기에 영향을 주나. 물론이다. 당시에는 내가 왜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생각할 만큼 힘들었다. 그런 상황이 무대에서 비슷하게 펼쳐질 때 감정이 훅 튀어나오기 때문에 차지연의 송화, 차지연의 카르멘이 탄생되는 것 같다. 그리고 아팠던 기억들을 고스란히 끄집어 내고 토해내면서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지금은 그런 아팠던 경험마저 감사하고, 그게 없었다면 내가 이렇게 노래할 수 있었을까 싶다. 작년 로 잠깐 만났을 때, ‘뮤지컬을 계속할 것이라고 생각 안 했다’고 말했었다. 이렇게 무대를 진심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있었나. 작년 가 가장 큰 계기였다. 많이 늦었지 않나. 그 전까지는 배우라는 호칭을 붙이는 게 부끄럽고 민망하기까지 했다. 뮤지컬 배우는 노래를 잘해야 하는 건가? 그런데 왜 뮤지컬 가수가 아니라 뮤지컬 배우라고 칭하지? 이 부분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고민도 많이 했던 것 같다. 는 오랜만에 하는 작품이었고 나와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해내야 한다는 부담과 욕심이 너무 강했다. 그러니까 절대 빛을 발할 수 없었다.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짐을 느꼈다. 그리고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 보다 중요한 게 그 드라마 안에서 얼마나 진실하게 사는지임을 깨달았다. 그 다음 작품이 였는데, 그 작품을 통해 다시 혹독하게 배웠다. 가사 쓰고 대사 쓰는 작업을 하고 인물 공부도 계속 했다. 그러면 그럴수록 인물에 대한 깊이는 점점 깊어 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게 너무 재미있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가수 활동에 주력했다. 어려서부터 꿈을 이룬 것 아닌가. 아주 어려서부터 꿈이 가수였기 때문에 포기를 못했다. 우연찮은 기회에 소속사가 생겼고 가수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해봤는데, 너무 힘들었다. 어떤 괴리감이 가장 컸냐 하면, 배우라는 사람은 하얀색 도화지에 이번 역할은 빨간색, 이번 역할은 보라색으로 색을 입혀 가는데, 가수라는 세계에 가니 나에게 넌 어떤 색이냐고 물었다. 색깔이 입혀 지는데 익숙한 사람한테 먼저 어떤 색깔이냐고 물으니 당황스러웠다. 나에겐 엄청난 차이였고, 그걸 이겨내지 못하니 힘들기 시작했다. 혼자서 활동하는 게 익숙한 나에게는 소속사가 있다는 것도 낯설었다. 그냥 ‘Yes or No’ 하면 될 것을 거쳐 거쳐 거쳐 대화를 하고, 다시 거쳐 거쳐… 수 일이 걸렸다. 그게 회사의 일이고 룰인데 난 몰랐던 것이다. 지금은 누구에게 허락 받지 않아도 되고 내가 하고 싶은 작품, 오디션 봐서 당당하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그래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졌다.솔직하게 말하면 갈등이 많았다. 인지도라는 것은 티켓판매와 직결되고... 그렇기 때문에 제작사를 탓할 이유가 없다. 어쩔 수 없다. 그러니 빵 뜨진 않더라도 브라운관에 계속 얼굴을 비춰서 내가 뮤지컬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야 할까. 아님 마음 다잡았듯이 배우로 끝까지 갈까. 고민이 많고 지금도 갈등을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인지도가 떨어져서 지금과 같이 을 못하게 된다면, 그렇다면 멋지게 지고 싶다. 소극장, 중극장, 연극, 다 하면서 배우로 살고 싶다. 심지가 단단해 진 것 같다. 난 항상 불안정한 인간이었다. 배우로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 인간으로서 매우 불안정했다. 모두 나에게 어디론가 사라질 것 같다, 잠수 탈 것 같다고 했다. 늘 그랬다. 그런데 올해부터 중심이 점점 생기는 것 같다. 내가 원했던, 꿈꾸던 인간상에 점점 가까워 지는 것 같다. 꿈꾸던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나. 를 자람 언니와 함께 하면서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언니는 몸집도 작고, 늘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 안에 강한 뿌리가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는 사람이다. 나도 저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꿈꿨던 것 같다. 그러려면 뭐부터 바꿔야 하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난 항상 연연했던 것 같다. 이것도 골치 아프고, 저것도 속상하고, 저 사람은 나한테 욕을 했고, 이건 어떻게 해결 해야 하고…. 그런데 어느 순간 덜렁 혼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했다.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감사하면서 살면 될 것을, 부질없이 동동거리면서 붙잡고 있었다. 이걸 놔버린 느낌? 시기했던 마음, 피해의식 같은 게 많이 없어졌다. 이번 에서는 여러모로 배우 차지연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것 같은데.탄탄한 드라마 위에 세워진 인물을 보여드릴 것이다. 그리고 춤 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웃음) 플라멩코는 너무 너무 배우고 싶었던 춤이다. 지금 발톱이 빠질 것 같고, 발바닥이 남아나질 않는데도 정말 좋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 나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겐 정말 감사하다. 같이 잘 늙어서 나중에는 좋을 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다. 내가 약간 거만해지려 하면 채찍질 해주시고…좋은 인간으로 늙어가겠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3.11.18 / 조회 2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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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멘> 치명적인 사랑에 빠진 남녀 “원작과 다른 캐릭터로 차별성 둔다”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소설을 바탕으로 그 동안 오페라,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에서 사랑 받아온 이 오는 12월 뮤지컬로 찾아온다. 은 등을 선보이며 국내에서 유독 사랑받는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이 작곡을 맡아 지난 2008년 체코에서 초연한 작품. 강렬한 매력을 지닌 카르멘과 절제와 욕망의 기로에 선 호세, 소유욕의 화신 가르시아, 그리고 정숙한 여인 카타리나의 얽히고설킨 애증 관계가 열정적인 스페인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지난 4일 바다, 차지연, 신성록, 임혜영, 최수형 등이 참석해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관능적인 매력을 지닌 카르멘 역을 맡은 바다는 “고등학교 졸업작품에서 맡은 역할이 카르멘이었다”며 “그땐 너무 어린 나이에 맡아서 몰랐지만 당시 선생님이 ‘언젠가는 네가 꼭 연기할 작품’이라고 말씀하셨다. 정말 이뤄져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신성록, 차지연, 바다, 최수형바다와 함께 카르멘 역을 맡은 차지연은 “2008년 스페인 음악과 춤에 홀딱 빠져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플라멩코 슈즈를 산 다음 한국플라멩코 협회에 찾아갔지만 (사무실이) 이전한 바람에 배우지 못한 적이 있다”며 “5년 만에 플라멩코 슈즈를 찾아 놓았고, 그만큼 설레고 기쁘다”라고 전했다. 신성록은 류정한과 함께 카르멘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호세 역에 캐스팅됐다. 올해 전역해 연극 이후 을 선택한 그는 “뮤지컬 무대에 오르길 꿈꿨는데 3년 만에 다시 뮤지컬을 하게 됐다”며 “배우들이 똘똘 뭉쳐 좋은 작품 만들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순수한 사랑을 추구하는 카타리나 역의 임혜영은 “카타리나는 뮤지컬에서 전형적인 사랑을 하는 여자가 아닌가 했지만 음악과 대본을 보면서 카르멘과 반대되는 또 다른 열정을 가졌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정화는 “카타리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것 같은데 그 점이 나와 비슷하다"며 "나중에 카타리나가 변화할 때 쾌감을 느낀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은결 매직 디렉터, 김동연 연출 왼쪽부터 신성록, 최수형, 임혜영, 이정화, 바다, 차지연, 에녹김동연 연출은 작품의 차별점을 언급했다. 그는 “배경이 서커스이기 때문에 이은결 매직 디렉터가 참여한 마술과 아크로바틱, 공중 묘기 등 진짜 서커스가 극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질 것”이라며 “또한 브로드웨이 작품과는 다르게 원석만 가지고 한국 실정에 맞는, 열린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작 속 캐릭터들과 차이가 있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의 매직 디렉터로 참여하는 매지션 이은결은 “김동연 연출님과는 10년 가까이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현재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다”라며 “서커스를 배경으로 하는 극에 마술이 자연스럽게 보이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은 오는 12월 6일부터 2014년 2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www.studiochoon.com)
2013.11.06 / 조회 16,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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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예술·전쟁 담은 아름다운 이야기, 10주년 맞은 연극 <환상동화>
연극 가 공연 10주년을 맞아 다시 무대에 올랐다. 지난 5일 언론에 공개된 무대는 사랑과 예술, 전쟁이 인간의 삶에 드리우는 환희와 슬픔을 한 편의 동화처럼 아름답게 펼쳐 보였다. 춤추는 마리(김보근)과 전쟁광대(김태근)의 김동연이 연출을 맡고 대본을 쓴 는 지난 2003년 변방연극제에서 처음 선을 보인 후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작품이다. 김동연 연출은 이 작품의 영감을 다다이즘이 탄생한 취리히의 카페 볼테르에 대해 생각하다가 얻었다고 한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그곳에 모여들었던 예술가들을 생각하며 사랑과 전쟁,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는 것. 이러한 구상 끝에 만들어진 에는 세 명의 광대가 먼저 등장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예술광대와 전쟁광대, 사랑광대가 그들이다. 이 세 사람은 무대 위에서 각기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겠다고 다투다가 사랑·전쟁·예술이 모두 들어간 이야기를 하기로 뜻을 모으고, 이윽고 무대의 휘장이 젖혀지며 두 남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광대(이원), 예술광대(성종완), 전쟁광대(김태근)전쟁터에서 부상을 당한 음악가 한스는 홀로 적지에 남아 헤메다 마주친 적군과 친구가 된다. 두 군인은 잠시 전쟁을 잊고 아름다운 음악과 여인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따뜻한 카페를 상상한다. 그러나 폭격으로 한스는 청력을 잃고, 죽은 적군의 편지에 적힌 주소를 쫓아 한 카페에 도착하게 된다. 카페에서 마주친 한스(김호진)와 마리(김보근)두 사람은 서로 사랑을 느끼고 가까워진다 카페에서는 공습 중 시력을 잃은 마리가 애처로운 모습으로 전쟁에 나간 오빠를 기다리고 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한스와 앞을 보지 못하는 마리는 서로 사랑을 느끼고, 잠시 잊고 있었던 춤과 음악을 되찾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전쟁 속에서 다시 위기를 맞는다. 한스를 만난 후 다시 춤을 추는 마리 두 사람의 사랑은 전쟁으로 다시 위기를 맞는다1시간 40분 가량 펼쳐지는 이 연극에는 영상과 무용, 마임,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소박하고도 짜임새 있게 담겨있다. 긴박한 전장상황을 담은 영상과 잔잔한 피리 연주, 극중극으로 펼쳐지는 동화 속 마임 등이 배우들의 대사와 어울려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사랑과 예술, 전쟁에 대한 성찰을 담은 몇몇 대사도 긴 여운을 남긴다. 다양한 장르를 담은 만큼, 공연에 이르기까지의 준비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김동연 연출은 “실제로 무용과 피아노 연주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해서 캐스팅이 힘들었다. 광대역을 맡은 배우들도 오랜 연습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2010년 공연 후 3년만에 펼쳐지는 에서는 의 이현철과 의 이원이 마음 여린 사랑광대로, 의 송재룡과 의 성종완이 발랄한 예술광대로, 의 김태근과 의 황지노가 카리스마 있는 전쟁광대로 분한다. 섬세한 음악가 한스 역은 의 김호진과 의 신성민이 맡았고, 의 김보근과 발레리나 출신의 양잉꼬가 춤을 사랑하는 여인 마리를 연기한다. 연극 는 오는 5월 2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볼 수 있다. 극중극으로 펼쳐지는 또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연극 영상
2013.03.06 / 조회 1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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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맞는 연극 <환상동화> , 대학로 공연
연극 가 3년만에 대학로로 돌아온다.
2003년 김동연 작/연출로 처음 선보여 올해 10주년을 맞은 이 연극은 세 광대가 전쟁, 사랑, 예술이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극중극 형식의 무대. 마임, 마술, 피아노,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이번 무대에선 ‘광대’ 역에 이현철, 송재룡, 성종완, 김태근, 황지노 등이 캐스팅 됐고 공연의 홍일점 ‘마리’ 역에는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 학교를 졸업하고 국립발레단에 몸 담았던 양잉꼬와 새로운 마리 김보근이 참여한다. 또한 2013년 새로운 '한스' 역엔 김호진과 신성민이 낙점됐다.
는 3월 1일부터 5월 2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2.06 / 조회 10,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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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담백하게, 따끈하게 맛보는 사람 사는 얘기
다분히 일본적인 세트, 우리에겐 낯설 수 있는 일본의 소박한 음식들. 뮤지컬 은 이웃나라 특유의 담담한 이야기 전개와 문화를 품은 무대다. 하지만 이질감이나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따끈한 밥 한 공기가 주는 든든함과 사람 부대끼며 사는 이야기는 어디든 똑같기 때문일 거다.
은 아베 야로의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영업하는, 간판도 없는 작은 식당과 그곳을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일본에선 드라마로도 만들어졌고 우리나라에선 비슷한 컨셉트의 식당이 개업할 정도로 열혈 팬이 많다.
뮤지컬 역시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한다. 신주쿠 뒷골목 터줏대감이자 노총각 타다시(서현철, 정수한), 게이바를 운영하는 50대 게이 코스즈(김늘메, 임기홍), 스트리퍼(박혜나) 등 심야식당을 찾는 가지각색 손님들과 허기진 마음을 안고 찾아온 이들에게 따끈한 음식을 건네는 마스터(송영창, 박지일)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담백하고 진한 국물처럼 든든하다.
클로우즈업이 되지 않는 장르 특성상 요리의 묘미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무리하지 않는 점이 오히려 강점. 극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배우가 직접 만드는 소시지 볶음과 고양이밥만으로 보는 재미는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그곳 소박한 식당 테이블에서 만날 수 있는 진짜 사람들 이야기가 마음을 울린다. 누구나 그렇듯 평범한 듯, 평범하지 못한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는 공감을 얻는데 성공한다.
노래 역시 작품에 잘 스며들었다. 장황하지 않는 작품에 맞게, 소박하지만 화음이 좋은 음악이 주는 잔상도 이 작품의 맛이다.
하지만 이야기 나열 형식이 러닝타임 내내 변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부분. 스트리퍼나 게이, 수다쟁이 노처녀들, 포르노 배우, 조폭 등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이야기들이 등장하지만, 기승전결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이는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 몇몇 한 두 개 에피소드는 불필요해 보이기도.
그렇다 해도 잔잔하게 마음에 꽂히는 작품이 귀한 요즘, 뮤지컬 은 힐링 뮤지컬로 손색이 없다. 창작 초연작임에도 허술한 구멍 없이 잘 메꿔 나온 이 뮤지컬에 주목해 볼 일이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3.01.17 / 조회 1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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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따끈한 무대가 그립다면
밤 12시부터 오전 7시까지 문을 열어 허기진 몸과 마음을 달래 주는 곳, 이 뮤지컬로 찾아왔다. 은 아베 야로 작가의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정영(극본, 작사), 김혜성(작곡), 김동연(연출)이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창작 뮤지컬. 지정 메뉴 대신 손님들이 원하는 음식을 요리해 주며 묵묵히 추억을 되살려주는 ‘마스터’와 심야식당을 찾는 개성 강한 손님들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펼쳐진다. 김동연 연출은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뮤지컬이 필요하지 않나”며 “은 화려함보단 인간적인 이야기로 인생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본과 작사를 맡은 정영은 “따끈한 뮤지컬을 만들고 싶었고, 심야식당이 그랬다”며 “거창하거나 값비싼 음식은 없지만 따뜻하게 차려놓았다”라고 말했다. 김혜성 작곡가는 “한 곡 한 곡 튀는 게 아니라 작품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어떤 넘버를 들어도 저건 이구나 알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맛있는 음식과 음악이 있으니 오감을 자극하는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 주인인 ‘마스터’ 역엔 송영창과 박지일이 캐스팅, 찾아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속깊은 캐릭터를 연기한다. 스트리퍼 ‘마릴린’ 역에 박혜나, 신주쿠 뒷골목 터줏대감 ‘타다시’ 역엔 서현철, 정수한, 게이바를 운영하는 50대 게이 ‘코스즈’ 역엔 김늘메, 임기홍, 조직폭련단 간부 ‘켄자키류’ 역엔 정의욱 등이 열연해 심야식당에 훈훈함을 더한다. 만화 원작에 등장하는 일부 음식은 실제로 무대 위에서 조리돼 문어소시지, 계란말이, 고양이밥, 오차즈케 등이 등장 한다. 은 출출한 속과 외로움을 달래는 이야기로 2012년 연말을 따뜻하게 해줄 뮤지컬로 주목받고 있다.뮤지컬 은 오는 2013년 2월 1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이어진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12.14 / 조회 18,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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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영혼 쉬러 와요 <심야식당>으로
“날 위로해주는 밤하늘 저 별처럼 어두운 밤 어두운 골목 심, 야, 식, 당~” 지친 하루의 끝, 허기진 배와 허기진 영혼을 채우고 위로해 줄 것 같아 안 들를 수가 없는 곳,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간판도 없지만 인기 좋은 가게의 한국 오픈이 임박하다. 아베 야로 원작의 베스트셀러 만화 ‘심야식당’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이 12월 11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이다. 2006년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단행본 누적 판매량 110만부를 넘었으며 한국에서도 마니아 관객을 낳으면 큰 인기를 모은 ‘심야식당’은 올 1월 두산아트랩 지원작으로 선정, 워크숍 공연 당시 따뜻한 분위기와 정서가 관객들의 큰 호응을 산 바 있다. 작가 정영, 작곡가 김혜성, 연출가 김동연이 스텝진으로 참여하는 뮤지컬 은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과 맥주, 소주가 메뉴의 전부이나 가능한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마스터와 다양한 손님들이 오가며 음식과 함께 저마다의 사연과 위로를 주고 받는다. 원작에 충실하고 있는 뮤지컬에서는 묵묵히 손님들의 음식을 만들어주는 마스터로 변신한 박지일, 송영창과 노총각 타다시 역의 서현철, 정수한, 게이바 마담 코스즈 역의 김늘메와 임기홍 등을 만날 수 있다. 개막 약 2주를 남긴 이날의 연습은 런 쓰루. 마스터가 가게 안에 불을 켜면 은은하게 울리는 피아노와 기타 소리가 심야식당의 개시를 알린다. 신주쿠 스트리퍼의 여왕을 쫓아다니는 노총각 타다시 역의 서현철이 한 바탕 난리를 벌이다가, 게이바 마담 코스즈 역의 임기홍이 딱 달라붙는 은빛 바지를 입고 다소곳이 걸어나오면 다른 배우들도 폭소를 참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작품의 매력은 수줍은 코스즈가 야쿠자와 진심을 나누고 서로를 아껴주며 스며나오는 따스한 기운. 노처녀 삼인방의 푸념에도 맛있는 고소하게 잘 구운 명란젓은 빠질 수 없고, 한 물 간 스타의 쓸쓸한 혼자만의 저녁에도 따끈한 계란 후라이가 올려져 추억을 되새기게 해 준다. 솔솔 무대에서 풍겨 나오는 음식 냄새로 객석에선 주린 배를 잡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마스터의 주방에선 실제 가스레인지가 놓여 있어 간단한 요리는 지글지글 그 자리에서 구워낸다. 일본 본토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일본인 디자이너가 무대 디자인을 맡았다. 저마다의 사연을 깔끔한 하모니로 풀어내는 스물 일곱 곡의 노래들은 뮤지컬 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맛일 것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뮤지컬 "심야식당"연습 현장!
2012.12.03 / 조회 13,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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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만화, 뮤지컬로 찾아온다…<심야식당> 12월 11일 개막
인기 일본만화 '심야식당'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창작뮤지컬 이 오는 12월 11일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개막할 예정이다. 아베 야로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은 밤 12시부터 아침 7시까지 운영되는 한 허름한 식당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손님이 원하는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어하는 식당의 주인은 야쿠자, 게이바의 마담, 스트리퍼 등 다양한 손님들을 만나 음식을 통해 인간적인 온기를 나눈다. 지난 2006년 일본에서 출간돼 큰 인기를 끈 만화 '심야식당'은 한국에서도 30만부 넘게 팔리며 사랑받았다. 지난 2009, 2011년에는 일본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뮤지컬 은 '무휼편'의 작사를 맡았던 정영과 김혜성 작곡가, 의 김동연 연출이 함께 만들었다. 원작만화의 팬인 세 사람은 이 만화를 재미있는 뮤지컬로 만들고 싶어 의기투합했다. 이 작품은 올해 초 두산 아트랩 지원작으로 작품이 선정돼 이후 워크샵 공연을 거쳤다. 배우진은 송영창·서현철 등 연기파 배우들로 꾸려졌다. 송영창과 박지일이 심야식당의 묵묵한 주인 역을 맡고, 서현철과 정수한이 어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40대 노총각 타다시를 연기한다. 게이바 마담 코즈스 역에는 김늘메와 임기홍이 캐스팅됐다. 험악한 인상과는 달리 따스한 마음을 가진 야쿠자 류는 정의욱이 연기하며, 차청화·배문주·김아영이 '노처녀 삼인방'으로 감초 역할을 할 예정이다. 박정표·최호중이 류의 부하와 안마사 등 1인 다역을 맡아 활약하고, 백은혜와 한채윤이 인기 없는 엔카 가수로, 박혜나가 스트리퍼 마릴린으로 분한다. 뮤지컬 은 오는 12월 11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글 :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2012.11.15 / 조회 13,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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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디팬미팅] 순진남에서 달콤남으로, <김종욱 찾기> 최원준
“오오 오오오, 어느새 시간은 흘러 오오 오오 내일이면 우린 안녕이죠 해야 할 일은 다 못했어도 당신을 만나게 된 게 기뻐요.” 훈남이 직접 부르는 달콤한 노래 한 소절에 카페는 풋풋한 설레임으로 가득 차 올랐다. 의 순진남에서 날카로운 콧날과 외로운 턱선을 지닌 첫 사랑, 김종욱으로 돌아온 최원준과 그를 만나기 위해 전국에서 온 여성팬들이 대학로의 한 카페에 모였다. 마산에서 올라온 모녀 팬, 첫 사랑과 11년 째 사랑을 이어오고 있는 여성 등 다양한 첫사랑을 지닌 이들과의 알콩달콩 한 시간. 엉뚱하고 솔직한 매력을 지닌 최원준의 발견도 놓칠 수 없다. “이제 연기에 욕심이 생겼어요” 큰 키에 선한 얼굴로 여성들의 지지율(?)이 날로 상승하는 배우 최원준. 이미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로 두터운 여성 팬층을 지닌 그는 최근 디지털 싱글 ‘All Right’(올 라잇)을 발표하며 부쩍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그의 두 번째 뮤지컬 에선 첫 사랑의 아이콘, 김종욱 역을 맡아 달콤남으로 연기 변신 중. 분위기가 무르익자 팬들의 ‘사랑’ 질문 세례가 쏟아졌다. 반갑습니다~ '첫사랑 아이콘', 김종욱 역을 맡은 최원준입니다첫 사랑을 처음 봤을 대 느낌은 어땠나요. 고등학교 1학년, 아, 중 3학년에서 고 1로 넘어갈 때에요. 친구의 친구였는데, 하얗고 눈도 크고, 모든 학생이 좋아할만한 친구였어요. 그 사람이 제 첫 사랑이에요.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때도 낯가림이 심해서 먼저 이성 친구에게 다가가거나 하지 못했어요. 이성에게 관심도 많지 않았고요. 주변에서 응원해줘서 만나기 시작했는데 7년을 만났죠. 첫 키스는 어디서, 누구와? 비공식적인 첫 키스는 고1 때 친구들과 놀러 가서 뽀뽀하는 게임에 걸려 한 것이고요(웃음). 공식적인 첫 키스는 첫사랑과 집 앞에서^^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어릴 적엔 꿈이 의사였어요.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고 싶었거든요.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솔직히 배우란 직업에 관심이 없었어요. 오히려 노래 쪽에 정말 욕심이 많은 편이었죠.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노래를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컸던 것 같아요.연기는 아주 우연히 시작했어요. 음반을 준비하면서 같은 소속사 친구가 드라마 출연 건으로 미팅 자리에 나갔는데 그때 제가 같이 갔거든요. 그 자리에서 감독님과 작가분이 저를 잘 봐주셔서 우연찮게 시작했죠. 솔직히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를 할 때에도 왜 연기를 해야하는지 몰라서 열심히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보니 욕심이 생기고 잘하고 싶더군요. 요즘은 노래만큼은 아니지만, 연기도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달콤한 세레나데를 그대에게 팬들에게 미리 받은 질문들 "제 첫사랑은..."제일 기억에 남은 상대 배우는 누구인가요. 아무래도 현숙이 누나가 가장 오래 함께 했고, 지금까지도 고마운 분이에요. 가끔씩 연락도 하는데 그나마 유일하게 연락하는 분이기도 해요. 앞으로 맡고 싶은 배역은 무엇인가요. 뮤지컬에선,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일동 웃음). 또 대부분 착한 역할을 맡아와서 성격이 강한 또라이(일동 웃음)를 연기해 보고 싶습니다. 연기가 제 스스로 봐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게 목표에요.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앞으로 많이 활동할 테니 기대해 주시고, 많이 사랑해 주세요^^ "우연찮게 연기를 시작해서, 지금은 욕심난답니다" 우리 모두 브이~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7.06 / 조회 15,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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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파리의 연인>, 여전히 설렐까
또 하나의 드라마컬 이 무대에 올랐다. 다른 드라마컬들과 마찬가지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동명의 드라마를 무대화 한 작품이다.
뮤지컬은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털털하지만 건강한 마음을 지닌 태영과 도도한 재벌 후계자 기주, 그의 조카 수혁의 삼각사랑, 여기에 출생의 비밀 등이 2시간여에 걸쳐 펼쳐 놓는다. 반갑게도, 1막은 사랑에 빠지는 남녀 주인공의 모습과 경쾌한 쇼가 어우러지며 무리 없이 흘러간다. 파리가 주요 배경이 돼 아름다운 파리 광장, 화려한 파티, 물랑루즈 장면은 무대와 조명, 안무, 그리고 노래와 어우러져 고급스러운 무대를 선사한다.
뮤지컬은 “애기야, 가자” 등 드라마 ‘파리의 연인’ 속 유행어가 등장하는 것이며, ‘사랑해도 될까요’와 같은 히트곡, 가난한 여자와 재벌 후계자와의 파리와 서울을 오가는 로맨스 등, 분명히 광풍을 몰고 온 드라마의 매력을 놓치지 않는다. 여기에 대부분 드라마컬이 중소극장에서 선보인 것과 달리 1200석 규모의 대극장에서 선보인다는 점과,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다국적 크리에이티브팀의 합류, 지난해 선보인 쇼케이스 등 오랜 제작준비 기간은 초연이지만 안정된 무대를 선보일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을 것.
그러나 새로운 재미로 다가오던 1막과는 달리 2막에선 그 매력이 한풀 꺽인다. 주요 배경이던 파리에서 이국적으로 다가오던 무대와 조명이, 서울로 배경 바뀌어도 거의 변화가 없는 점은 이질감으로 다가올 수 있는데다, 8년 전에도 진부하게 느껴졌던 출생의 비밀, 얽힌 애정관계를 오늘날 무대에서도 그대로 접근한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20부작 드라마의 깨알 같은 에피소드와 함께 커간 인물들이 무대로 옮겨오며 캐릭터의 생명력이 다소 떨어진 점도 아쉽다. 특히 삼각관계의 한 축을 담당할 수혁은 외사랑에 가슴 아픈 남자가 아닌 사랑의 방해꾼으로 느껴져 극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물론 원작의 엉뚱한 결말을 반영하지 않은 점은 반가운 점이지만.
여러 아쉬움은 다행히 넘버들이 채워주곤 한다. ‘shall we dance’ ‘기분이 참 좋네요’ 등 노래들이 감미롭게 귓가를 맴돈다. '애기야 가자' 열풍을 몰고온 그 로맨스를 기분 좋은 노래와 즐길 수 있다는 것, 이것만으로 이 작품은 주목할만 하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4.19 / 조회 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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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맛보는 달콤한 파리의 낭만! <파리의 연인> 프레스콜
정교한 무대와 흡입력 강한 음악, 쟁쟁한 배우들이 만났다. 지난 5일 개막한 뮤지컬 이 공연에 앞서 프레스콜을 열고 2년 동안 준비한 무대를 펼쳐 보였다. 뮤지컬 은 원작의 스토리를 알차게 재현한 한편, 난이도 높은 안무와 귀에 쏙 들어오는 노래들로 한 장면 한 장면을 밀도 높게 완성해냈다. 왈츠·탱고·캉캉춤 등 다양한 장르의 춤이 삽입됐고, 드라마의 인기 OST였던 '사랑해도 될까요'를 비롯해 '파리의 연인' '영화는 그냥 영화' 등 중독성 있는 노래들이 곳곳에 안배됐다. 은 지난 해 말 진행한 쇼케이스에서 전막을 시연해 호평 받기도 했다. 한기주(이지훈)와 강태영(오소연)의 첫 만남2004년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은 밝고 억척스러운 여자 '강태영'과 까칠한 재벌 2세 '한기주'의 사랑을 그린다. 모든 이야기가 가상의 시나리오였다는 드라마의 결말과는 달리, 뮤지컬에서는 남녀 주인공이 고난 끝에 달콤한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박신양이 "애기야 가자"라는 명대사로 여심을 흔들었던 '한기주'역에는 이지훈과 정상윤이, 김정은이 열연했던 '강태영' 역은 방진의와 오소연이 캐스팅됐다. '강태영'을 사랑해 삼촌 '한기주'와 애증의 관계에 놓이는 '윤수혁' 역은 런(Run)과 이현, 장우수가 맡았다. 가수 이현에게는 이번 작품이 첫 뮤지컬 도전작이다. 한기주의 상상 속에 등장한 강태영(방진의)강태영과 삼각관계에 놓이는 한기주(이지훈)와 그의 조카 윤수혁(장우수)국내외의 다양한 인재들로 구성된 제작진도 돋보인다. 아르헨티나에서 를, 브로드웨이와 일본에서 의 연출을 맡았던 구스타보 자작(Gustavo Zajac)이 연출 및 안무를 맡았고, 영화 에 참여했던 김희수가 무대디자인을 담당했다. 의 작곡가 조이 선(Joy-Son)이 작곡을 맡았고, 여기에 의 구소영 음악감독이 세련된 감성을 더했다. 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5월 30일까지 공연한다. 상영시간은 인터미션 포함 160분. 자신의 약혼식장에 등장한 한기주(정상윤)한기주(정상윤)는 약혼녀 문윤아(박혜나)가 아닌 강태영을 선택한다. 약혼식장에서 빠져나와 강태영(방진의)과 춤을 추는 한기주(이지훈) 두 사람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윤수혁(런) 출연배우들(왼쪽부터 장우수, 이지훈, 방진의, 오소연, 정상윤, 이현, 런)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2012.04.12 / 조회 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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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부리지 않아 더 달달한 <커피프린스 1호점>
“딱 한번만 말할 거니까, 잘 들어. 너 좋아해.” ‘커피프린스 1호점’의 그 유명한 대사가 나오자 객석에선 탄성이 터진다. 반은 멋있어서, 반은 낯간지러워 나온 것이다. 이 작품, 러닝타임 내내 때론 설레서, 코믹해서, 살짝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2시간은 어느새 훌쩍 지나가 있다.은 드라마의 뮤지컬화 시류에서 낯설지 않은 작품이다. 원작은 이미 남장여자와 재벌 3세의 알콩달콩 로맨스란 컨셉트로 여심을 사로잡은 바 있으니, 대학로 로맨틱 코미디 소재로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몇몇 작품에서 경험했듯, 히트 드라마를 원작으로 만든 뮤지컬은 오히려 더 길을 잃기 쉽다. 드라마가 최소 16부작으로 쌓아 올린 이야기를 2시간 안에 소화하는 과정에서 우선 체하고, 에피소드와 캐릭터를 그대로 답습하느라 휘청거리곤 한다. 은 이런 면에서 오히려 욕심 부리지 않는 미덕을 보인다. 카페 취업을 위해 남자로 위장한 여자 은찬과, 그녀를 남자로 알면서도 마음이 흔들리는 남자 한결의 사랑이라는 주요 줄기만 취하고, 나머지 원작에서 등장했던 주변 캐릭터와 갈등은 과감하게 생략했다. 한결 간결해진 스토리를 채워 넣는 건 멀티맨들의 활약과 극중 쇼, 그리고 라이브밴드의 생생함이다. 스토리는 빠르게 진행되고, 인물들의 감정 변화도 급격하지만 원작을 보지 않은 사람도 무난하게 즐길만한 이음새다. 여기에 일본 여행 등, 에피소드 역시 무대 장르에 맞춰 조금씩 각색한 점도 반갑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외에 복잡한 인간관계를 생략한 대신, 인물들의 성격은 그대로 이거나, 더 강화했다. 남자를 좋아해서 마음고생(?)을 하는 한결과 털털한 은찬의 모습은 원작을 좋아했던 관객이라도 반가울 것. 여기에 하림은 더 코믹하고 어수룩해져 웃음을 책임진다. 김재범, 김태한, 유주혜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과 생동감 있는 라이브 음악, 군살 빼버린 에피소드는 두 시간 러닝타임을 지치지 않게 받치며 가벼운 즐거움을 준다. 다만 배경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커피프린스 커피숍이 단순히 배경으로만 머물러 있다는 점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 달달한 로맨스와 함께 쌉쌀한 커피향 한 스푼 첨가한다면 이 미남자들의 커피숍이 더 즐거웠을듯 하다.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2.03.27 / 조회 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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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야' 신드롬 다시 한번? <파리의 연인> 연습현장
시청률 50%를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이 뮤지컬로 탄생한다. ‘애기야, 가자’ 등 숱한 유행어를 남겼던 드라마가 8년만에 뮤지컬로 재탄생하는 이번 공연은 지난해 워크숍 공연 등 2년 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오는 4월 5일 디뷰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지난 21일 공개된 연습실에선 왈츠, 캉캉, 탱고 등 화려한 유럽 춤과 이지훈, 정상윤, 방진의 등 배우들의 연기를 공개하며 화려한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의 탄생을 알렸다. 한기주 역/이지훈, 정상윤이지훈과 정상윤은 모든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인 까칠한 재벌남 ‘한기주’ 역으로 캐스팅돼 서로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실력파 뮤지컬 배우로 자리잡은 이지훈은 “쇼케이스로 이미 검증 받은 작품이기 때문에 굉장히 기대된다”며 “앞으로 창작 뮤지컬로 어떻게 발전이 될지 기대되는 무대”라고 말했다. 지난해 워크숍 공연에도 참여한 정상윤은 “작년부터 오늘만을 기다렸다”며 “어떤 세트와 의상이 무대에 올려질 지 설렌다”고 말했다. 강태영 역/ 방진의, 오소연당찬 매력으로 두 남자를 사랑에 눈멀게 하는 여주인공 ‘강태영’ 역은 방진의와 오소연이 맡았다. 방진의는 “화려한 춤과 노래가 있어 로맨틱 코미디로서 즐거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오소연은 "태영은 여주인공이 가질 수 있는 많은 매력을 지닌 캐릭터"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외에도 삼각관계의 한 축인 ‘윤수혁’ 역엔 신예 런과 장우수가 연기한다. 화려한 크리에이티브팀도 주목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의 연출을 맡아 동서양을 아우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구스타보 자작이 에 이어 두 번째 한국 뮤지컬의 연출과 안무를 맡았다. 이외 영화 ‘스파이더맨3’의 미술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김희수 무대디자이너, 브로드웨이에서 활동 중인 제피 와이드맨 조명디자이너, 등을 탄생시킨 이희준 작가 등 화려한 스탭진들이 동원됐다. 제작을 맡은 (주)뮤지컬해븐은 "로맨틱한 스토리가 주인공의 시나리오였다는 결말로 아쉬움을 남겼던 드라마와는 달리, 뮤지컬은 한기주와 강태영의 러브스토리가 현실 그대로 성사된다"고 밝혔다. 은 4월 5일부터 5월 30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연습현장 "꽃 사세요~" 파리 유학생 강태영(방진의) 까칠한 재벌남 기주(정상윤), 그의 조카 수혁(장우수) "헉, 이게 현실은 아니지?" 수혁(런), 태영(오소연) "내가 결혼 하고 싶은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 기주(이지훈)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배경훈 (Mr.Hodol@Mr-Hodol.com)
2012.03.22 / 조회 1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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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를,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되다니!' <파리의 연인> 정상윤, 방진의
화제가 되었다. 기대가 컸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다. “애기야, 같이 가자”던 드라마에서는 폭발적인 시청률이 함께 가 주며 승승장구 했지만,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길을 걷는 걸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지체되었지만, ‘웰 메이드’를 점치기에 충분한 예고편으로 박수를 받았던 워크숍 공연까지 무사히 치르며 뮤지컬 이 곧 우리 앞에 정식으로 막이 오른다. ‘가지고 있으면 좋을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남자 한기주와 ‘부양가족’과 ‘꿈’ 그리고 ‘씩씩함’만 가지고 있음이 확실한 여자 강태영이 무대 위에선 어떤 인연으로 맞닿게 될까. 2004년 54.7%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던 동명의 드라마가 입을 새 옷과, 그 옷의 주인공 정상윤, 방진의가 궁금한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누가 신데렐라일까?” 사랑 앞에서 그는 거침 없이 애절했다. 사랑을 위해 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일생 동안 그녀의 흔적을 찾아 헤매는 남자(천국의 눈물), 공포에 떠는 약혼녀를 위해 유령의 정체를 밝히고자 하는 귀족(오페라의 유령), 그리고 위험한 사건에 휩쓸리면서까지 사랑하는 사람을 쫓아가는 법대생(쓰릴미)까지. 그래서 정상윤이 보여줄, 무릇 평범한 여자들은 쉽게 넘볼 수 없는 위치에 까칠함 옵션을 장착한 한기주 역은 어딘가 남다를 것 같다. “인간적인 면을 조금씩 주사기로 투입하려고 해요. 완벽하고 시크하고 딱딱하기도 하고,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인데 감성적인 면, 허점이 조금씩 드러난다고 해야 할까요? 사람은 원래 허술하잖아요. 찌르면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데, 막상 찔러보니 어? 나오네, 하는 식이죠. 과거에는 자유롭게 지냈던 사람이지만 일을 시작하면서 본의 아니게 변해버린 한기주. 좀 유머러스하기도 하고요.” (정상윤) 모질고 차갑지 만은 않은, 심장이 뛰는 한남자의 모습. 자칫 ‘변주된 신데델라 이야기’로 쉽게 설명될 것 같은 작품에 대한 반전은, 신데렐라가 있긴 하되, 그 주인공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연출님이 한 이야기 중에 굉장히 감동 받았던 부분이, “강태영이 아니라 한기주가 신데렐라다”라는 말이었어요. 사랑을 모르던 한 사람이 사랑을 알고 진심으로 변하게 되는 모습이 우리 작품의 중심이죠. 강태영은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이에요.” (방진의) 강태영이 변하지 않는 이유는, 처음부터 자신에게 솔직하고 당당했기 때문이 아닐까. 스스로와 진심으로 마주하는 여인의 매력은 짙은 화장과 강한 향수보다 더 큰 마력을 갖는 게 사실이다. 명랑 뚱보가 꿈을 향해 전진하는 모습(헤어스프레이)이나, 순수한 열정으로 험난한 쇼비즈니스 무대에 주인공으로 서는 여배우(브로드웨이 42번가), 결국 진정한 사랑을 알아보는 친절한 아가씨(웨딩싱어) 등 가식이 없어 사랑스러운 배역이 줄곧 방진의의 몫이 되는 건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해내는 배우이지만, 본인의 성품이 어떻게든 무대에 비춰진다는 믿을 만한 속설과 맞닿아 있다. “강태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인물이에요. 어찌 보면 강태영이라는 인물은 너무나 많은 여성들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소시민의 느낌이죠. 저와 닮아 있는 점도 많고요. 드라마에서 소재만 갖고 왔을 뿐 또 다른 뮤지컬 코미디의 작품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방진의) 드라마컬? 아니! Brand-New 로맨틱 뮤지컬 탄생 드라마를 바탕으로 했으나, 뮤지컬을 위한 새로운 이야기 구성은 의 작가 이희준이, 세련미가 더욱 크다는 음악은 뉴욕을 거점으로 활약하고 있는 조이 손이 담당했다. 총지휘는 2008년 으로 국내 관객을 만난 구스타보 자작이 맡아 두 번째 한국과의 인연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국내 히트 드라마를 기본 이야기로, 우리 배우들과 합을 맞추는 해외 연출가. 정상윤과 방진의는 “그래서 더욱 작품이 넓어지고 자체의 색을 갖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처음에는 정서적인 면 등을 좀 걱정했었는데, 지금은 외국 연출이 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연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어떤 틀에 갇히지 않고 더 넓게 볼 수 있고요. 20부작 이야기를 2시간으로 아주 세련되고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어요.”(정상윤) “재벌과 평범한 사람의 사랑은 어찌보면 외국에서도 흔한 소재잖아요. 그런데 에서는 좀 광범위하게, 다른 식으로 풀고 있어요. 연습 중 쉬는 시간이 3분? 5분? 우리끼리는 연출이 화장실도 안가나? 그러죠.(웃음) 그런데 그 사람은 연습하고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너무 좋아서 자기도 모르게 그러는 거에요, 진짜. 하루 중 잠자는 시간 빼고 20시간 작품 생각만 하나보다, 그러고 있어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정말 건강한 ‘파리’에요.”(방진의) “에너지가 엄청나요. 배우들 이야기에 정말 많이 귀를 기울여줘요. 지금까지 같이 했던 외국 연출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엄청 잘생겼어요. (웃음)”(정상윤) 실상 이들이 오늘 함께 서기까지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과연 ‘하나의 독립된 좋은 뮤지컬이 되어’,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였다. “드라마를 바탕으로 뮤지컬을 만들 때 더욱 어려운 부분은 말 그대로 20부작이 넘는 이야기를 단 2시간에 압축해야 한다는 점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약간 그런 걱정도 있었던 게 사실이고요. 때 함께 했던 스텝들의 연도 있고, 당시 작업이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함께 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하길 너무 잘한 것 같아요. 뜻하지 않은 아픔도 있었지만, 그래서인지 배우들, 스텝들 팀워크가 더 좋아요. 앙상블들 정말 열심히, 너무 잘해요. 공연 보면 그런 게 다 느껴질 것 같아요.”(방진의) “그런 진통을 겪고 나서 다음달에 무대에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저희를 비롯해 초기부터 참여했던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기쁘고 뿌듯하고 보람 있고, 그래요. 쇼케이스도 좋았지만 실제 무대가 갖춰진 곳에 선다는 걸 생각하면 되게 흥분되거든요.”(정상윤) “첫 눈에, 그리고 서서히. 언젠가 사랑은 드러나게 됩니다” 수년 전 에서 로저와 마티로 잠깐 한 무대를 채웠던 적이 있었지만 방진의와 정상윤이 파트너로서 무대 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이 두 번째. 2008년 뮤지컬 에서 예비부부로 섰으나 을 준비하며 뜻하지 않은 ‘공연 미정’의 아픔을 함께 겪어 나간 지금에서야 서로를 잘 알게 되었단다. “처음에는 되게 어색했어요.(웃음) 상윤이가 낯을 굉장히 가리고 표현도 잘 못하고. 그런데도 할 말은 다 해요.(웃음) 때 그래서 연기적인 이야기가 잘 통했어요. 솔직하고, 또 속이 참 깊다는 생각을 해요. 자 이제 네 차례.(웃음)” (방진의) “최고죠. 그런데 저한테는 안 그러는데, 동생들한테는 막대하더라고요.(웃음).”(정상윤) “내가 언제 그랬어!(웃음) 상윤이는 그래도 상대배역이라 제가 얼마나 조심하는데요. 일상생활에서도 배역에게 갖는 느낌이 조금은 나와요. 극중 수혁 역을 하는 친구들한테는 막 장난치면서 거칠게 놀고, 그래도 상윤이한테는 좀 조심하죠.(웃음)” 한 살 차이 선후배이나 상투를 튼 사람이 자고로 어른인 법. 연신 “부럽다”고 하는 방진의를 옆에 두고 지난 해 12월 새신랑이 된 정상윤은 “결혼은 참 좋은 것 같다”며 나즈막한 어퍼컷을 날린다. “겉으로 보면 결혼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잖아요. 그런데 마음이 편하고, 예전에는 쉽게 휩쓸리기도 했다면 지금은 자유롭지만 중심이 잡혀 있는 느낌이에요.” 나의 사랑을 느끼고 알아보는 방법도 서로 다른 두 사람. 방진의는 ‘첫느낌’을, 정상윤은 ‘은근히 녹아든 정’을 저마다의 사랑으로 믿는다. “정말 피곤한데 생각날 때, 맛있는 거 있으면 싸가고 싶고 그럴 때 아,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구나, 느껴요. 너무 좋다, 그런 것 보다 이렇게 흘러가는 것들, 가만히 미소 지을 수 있을 때 사랑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정상윤) “저래야 결혼 하나 봐요. 전 처음 봤을 때 알아봐요, 아, 저 사람이 사랑이다, 아니다, 느낌이 오는 거죠. 이러니까 아직까지 솔로로.(웃음. 이거 되게 위험한 거거든요, 지금 느낌 따지고 있을 때냐고요.(웃음)”(방진의) 의 한기주와 강태영은 어떨 때 서로가 사랑임을 알아차리게 될까. 스포일러라며 극구 말을 아끼는 두 사람에게서 얻은 힌트는 ‘왈츠’. “다른 등장인물들도, 관객들도 모두 이 둘이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그게 사랑인지 모르고 있어요. 그렇지만 ‘왈츠’를 통해서 한기주스럽게, 강태영스럽게 사랑을 표현하고 느끼죠. 나머지는 직접 와서 보세요.(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기준서(스튜디오춘 www.studiochoon.com)/ 디자인: 이혜경
2012.03.19 / 조회 1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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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야, 공연 보러 가자”, 뮤지컬 ‘파리의 연인’
2004년 박신양, 김정은 주연으로 방영됐던 인기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뮤지컬로 돌아온다. 드라마는 2004년 57.5%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삼성경제연구소 10대 히트 상품으로 선정됐다. 원작 드라마는 아시아 12개국에 수출되며 크게 사랑받았다. 특히, 이번 작품에 대한 일본 제작사의 관심이 높다. 이번 작품은 한국 초연 이후 일본 시장 진출도 협의하고 있다. 뮤지컬은 국내외 내로라하는 창작진과 함께 드라마와는 또 다른 무대적 재미로 찾아올 예정이다.- 지난해 쇼케이스로 검증된 뮤지컬 ‘파리의 연인’2년간의 제작 기간을 거친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2011년 말 전막 쇼케이스를 통해 관객에게 좋은 평가를 얻었다. 쇼케이스는 연출가 구스타보 자작의 지휘 아래 정상윤, 방진의가 참여했다. 이번 공연은 드라마와는 색다른 결말을 선보인다. 2004년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모든 이야기가 여주인공 강태영의 시나리오였다는 결말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결말은 다르지만 “애기야, 가자”를 비롯한 드라마의 로맨틱한 대사와 큰 줄거리는 그대로 공연될 예정이다. - “애기야, 가자!”, “이 안에 너 있다” 외칠 배우는 누구?박신양, 김정은, 이동건이 맡았던 화제의 배역에는 국내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한다. 2004년을 “애기야, 가자” 열풍으로 몰아넣은 재벌 2세 한기주 역은 이지훈과 정상윤이 맡는다. 한기주, 강태영과 삼각관계를 이루는 윤수혁 역에는 런과 장우수가 함께한다.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씩씩한 여성 강태영 역에는 방진의와 오소연이 출연한다. 그 외에도 박혜나, 송영창, 정재성, 문지원, 현순철, 정순원, 서성종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내로라하는 창작진들이 함께할 예정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르헨티나, 일본, 브로드웨이 등지에서 활동하는 구스타보 자작이 ‘지붕 위의 바이올린’에 이어 두 번째 한국 뮤지컬 연출작을 선보인다. 구스타보 자작과 호흡을 맞춘 협력연출에는 뮤지컬 ‘커피프린스 1호점’의 김동연 연출가가 함께한다.조명은 브로드웨이에서 활동 중인 조명 디자이너 제피 와이드맨이, 무대는 영화 ‘스파이더맨3’ 미술에 참여한 김희수 무대디자이너가 함께한다.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 ‘마마 돈 크라이’의 이희준 작가와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작곡가 ‘조이 손’,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구소영도 작품에 참여한다.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오는 4월 5일부터 5월 30일까지 디큐브 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15 / 조회 10,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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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데이트 위한 상반기 로맨틱 뮤지컬 두 편!
연인들의 달콤한 데이트를 도와줄 상반기 로맨틱 뮤지컬 두 편이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커피프린스 1호점’은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2007년 크게 사랑받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과는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에게 다가올 예정이다.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다.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가 아닌 적극적인 여성의 사랑을 담을 예정이다. 뮤지컬 ‘커피프린스 1호점’4월 29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필링1관 뮤지컬 ‘커피프린스 1호점’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소설 ‘커피프린스 1호점’은 2007년 MBC드라마로 방영돼 최고 시청률 32.5%를 기록하는 등 크게 사랑받았다. 이번 공연은 배우 김수로가 제작PD를 맡아 화제를 모은다. 김수로는 지난 2월 28일 열린 뮤지컬 ‘커피프린스 1호점’의 프레스콜 현장에서 “이번 작품이 잘 나와서 만족스럽다. 연극 ‘발칙한 로맨스’를 공연을 올렸을 때 ‘커피프린스 1호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연극 ‘발칙한 로맨스’가 잘되면 하겠다고 했다. 다행히 연극 ‘발칙한 로맨스’가 잘돼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뮤지컬에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뮤지컬 ‘커피프린스 1호점’은 연출가 김동연이 맡는다. 김동연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 ‘노트르담 드 파리’, 연극 ‘환상동화’ 등을 연출했다. 이번 공연은 드라마를 통해 사랑받은 주인공들을 누가 맡을까에 대한 기대가 크다. 남자 주인공 한결 역은 뮤지컬배우 김재범과 김태한이 맡는다. 윤은혜가 호연을 펼친 은찬 역에는 뮤지컬배우 유주혜와 홍지희가 출연한다. 그 외에도 신문성, 김남호, 김기방, 김태훈, 김동혁 등이 함께한다. 뮤지컬 ‘파리의 연인’4월 5일부터 5월 30까지 디큐브아트센터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박신양, 김정은 주연으로 크게 사랑받았던 2004년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무대화한다.이번 공연은 세계적으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내외 창작진이 함께한다. 연출은 아르헨티나, 일본, 브로드웨이 등 각지에서 활동하며 뮤지컬 ‘맨 오프 라만차’, ‘나인’ 등을 연출했던 ‘구스타보 자작’이 맡는다. 대본은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의 ‘이희준’ 작가가 참여한다. 음악은 브르드웨이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작곡가 ‘조이 손’이 작곡하고,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라디오 스타’ 등의 ‘구소영’이 음악감독을 맡는다. 또한,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명 디자이너 제피 와이드맨과 함께 한국의 김희수 무대디자이너가 힘을 합친다. 이번 공연은 2년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무대에 오르는 만큼 단단한 무대를 선보인다. 지난해 말에는 쇼케이스 전막 공연을 펼쳐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작품은 드라마와는 또 다른 결말을 선보이며 색다른 ‘파리의 연인’을 선보일 예정이다.드라마에서 박신양이 열연했던 ‘한기주’ 역에는 이지훈과 정상윤이 캐스팅됐다. ‘내 안에 너 있다’는 대사로 알려진 ‘윤수혁’ 역에는 런과 장우수가 출연한다. 두 남자의 사랑을 받는 ‘강태영’ 역에는 방진의와 오소연이 열연을 펼친다. 그 외에도 박혜나, 송영창, 정재성, 문지원, 현순철, 정순원, 서성종 등이 출연한다.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2.03.06 / 조회 9,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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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사랑은 용기! 끝까지 가볼까?
까칠한 사장님과 씩씩한 종업원. 서로에게 끌리는 이 마음이 불안한 건 사장과 종업원이라서? 아니면 둘 다 남자이기 때문에? 2007년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큰 인기를 모았던 소설 ‘커피프린스 1호점’이 뮤지컬로 탄생했다. 이선미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은 배우 김수로가 제작 프로듀서로 나섰으며, 등과 최근 무한도전 ‘영계백숙’을 통해 화제를 모았던 김동연이 연출을 맡았다. 연극 를 비롯 올 공연 예정인 의 작가 정민아가 작사를, 피아니스트 이진욱이 작곡을 담당했다. '후진' 왕자 커피숍의 매상을 올려라!커피프린스의 꽃(?)미남 4인방망해가던 카페를 맡아 ‘3개월 내 매출 300% 달성 시 원하는 조건을 들어준다’는 과제를 부여 받은 식품회사 후계자 최한결 역은 김태한과 김재범이, 철없는 엄마를 만나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씩씩한 고은찬 역에는 유주혜와 홍지희가 번갈아 나선다. "내 입술을 뺏은 남자는 네가 처음이야!""내 뺨을 때린 사람은 니가 처음이야"꽃미남만 종업원이 될 수 있는 카페이나 시급 8천원이라는 매력적인 조건을 거부할 수 없었던 은찬이 남장을 해서 취직하게 되는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젊은 사장 한결과 연륜 있는 홍사장, 남자들 홀리는 마성의 노선기(김동혁, 윤나무)을 비롯, 수다스럽고도 유머러스한 진하림(김기방, 김남호)이 젊음과 열정의 하루하루를 보낸다. 앙숙이었던 ‘싸가지 사장’과 ‘쥐방울 은찬’이 이상한 감정의 변화를 느끼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쥐방울이 자꾸 신경쓰이네."공연의 주요 장면을 공개한 지난 28일, 김수로는 “지난 해 11월, 12월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는데 캐스팅이나 다른 작업들이 아주 수월하게 진행되어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나타내었으며, 김동연 연출은 “겨울에서 작품이 시작되어 계절을 겪고 다시 겨울에서 끝나는 흐름에 따라 인물이 성숙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뭐지? 이 이상야릇한 두근거림은?"2012년 새롭게 뮤지컬로 태어난 은 4월 29일까지 대학로문화공간 필링 1관에서 만날 수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2012.02.29 / 조회 1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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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문화예술회관, 뮤지컬 ‘김종욱 찾기’ 공연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오는 7월 9일 함안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찾는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운명적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가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2006년 초연했다. 2011년 6월까지 5년간 2,130회를 공연해 41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번 공연은 ‘지방문예회관 특별프로그램 개발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공연된다. 이 사업은 전국의 지방문예회관들을 대상으로 초청경비나 운영경비를 일부 지원한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오만석, 신성록, 엄기준, 김무열 등 훈남 배우들이 거쳐 간 공연으로 유명하다. 대학로 히트메이커인 장유정이 극작을 맡았다. 그 외에도 김혜성 음악감독과 김동연 연출가가 참여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2010년 한국 창작뮤지컬로서 처음으로 공유, 임수정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배우 김재범, 곽선영, 최연동이 함안군민들을 찾을 예정이다. 뉴스테이지 정지혜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7.04 / 조회 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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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첫사랑을 찾아드립니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사람들은 유난히 처음 경험한 것들에 각별한 의미를 둔다. 집착이라고 보일 정도다. 하물며 첫사랑은 어떤가. 나의 과거 연인의, 현재 연인의, 심지어 미래 연인의 첫사랑까지도 궁금한 게 사람이다.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첫사랑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고,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이성적으로 자신을 설레게 한 사람을 첫사랑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다. 첫사랑의 기준은 자칫 모호해질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오랜 시간 간직하는 것을 보면 그 존재가 얼마나 그립고 소중한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리워도 사람들은 쉽사리 꺼내보거나 찾아들려 하지 않는다. 첫사랑에 대한 환상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을 마음에 품고 있는 당신의 눈에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가 눈에 띈다면 당신의 선택은?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을 찾아주는 이 황당하고 재미있는 설정의 주식회사에서 시작된다. 손에 잡히지 않지만 기억 속에 진하게 남아있는 애잔한 기억, 첫사랑! 첫사랑을 찾아주는 회사라니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을 가질 법도 하다. 첫사랑을 찾으면 무슨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어떤 옷을 입어야 멋지고 예쁘게 보일까 등 고민이 순식간에 늘어난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 김종욱을 찾는 여자와 김종욱을 찾아주는 남자 간 좌충우돌 에피소드와 사랑을 그린다. 7년 전, 운명의 상대를 만나기 위해 떠난 인도에서 여주인공은 운명의 남자 김종욱을 만난다. 우연한 세 번의 만남으로 인해 빠진 깊은 사랑과 그들의 약속은 오래가지 못한다.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지만 결국 만나지 못하고 끝이 나버리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김종욱에 대한 추억으로 제대로 된 사랑을 하지 못한다. 아버지의 등살에 못 이겨 온 첫사랑 주식회사지만 여주인공은 김종욱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김종욱을 찾기 위한 남녀주인공의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며 그 속에서 미묘한 감정이 싹튼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첫사랑 주식회사를 차린 남자주인공은 김종욱을 연기하는 1인 2역으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극을 살려주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있다. 바로 22인 역을 소화하는 멀티맨이다. 그는 여주인공의 아버지, 택시기사, 여행가이드 등 깨알 같은 재미와 물오른 연기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이 작품은 첫사랑에 대한 잊지 못할 추억, 감동을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첫사랑은 누구이며 얼마나 아름답고 가치 있는 기억들인가. 사랑의 진정한 의미와 소중함을 깨닫게 해 줄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다. 뉴스테이지 강태영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5.04 / 조회 7,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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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이 손안에 있소이다”, <김종욱 찾기> 오디션 현장
“관객들 앞에서 보는 오디션은 처음이에요. 와, 정말 많이 떨리네요.” 김종욱, 첫사랑 찾는 여자, 멀티맨을 찾기 위한 뮤지컬 최종 오디션 현장. 지난 18일 대학로 예술마당 1관에서 열린 오디션 현장에는 제작자, 음악감독 등 7명의 심사위원들과 “내 배우는 내 손으로”를 외치는 일반관객 102명으로 구성된 배우 심사단이 함께 자리했다. 초조+긴장저절로 모아지는 두 손!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슈퍼스타Kim’ 관객참여형 공개오디션이 눈길을 끄는 것은 제작팀에게 총 4회에 걸쳐 연기, 안무, 음악 등 캐스팅 노하우를 전수받은 관객들이 배우 심사단으로 최종 오디션에 참여, 직접 캐스팅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이다. 배우 심사단은 캐릭터, 연기, 노래 등 각 심사 항목에 맞춰 다섯 명의 김종욱, 일곱 명의 여자, 네 명의 멀티맨 등 총 17명의 오디션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노래, 안무, 연기를 지켜봤다. 주인공, 사실은 멀티맨?!외로운 각도, 콧날의 지성. 느껴지지 않나요?배우 심사단으로 참여한 관객들. "역시, 웃기긴 웃기다!"지난해 ‘슈퍼스타Kim’ 배우 심사단을 통해 발굴된 두산 베어스 야구 선수 출신 윤현민은 이후 2011 멜키어 역으로 캐스팅되며 관객참여 오디션의 큰 수확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종욱, 주인공은?첫사랑을 찾는 여자들캐스팅, 우리 손안에 있소이다!102명의 배우심사단들이 찾아낸 새로운 김종욱, 첫사랑 찾는 여자, 1인 22역 멀티맨이 꾸미는 는 오는 6월 첫 무대를 시작할 예정이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튜디오 춘_기준서(www.studiochoon.com)
2011.04.21 / 조회 1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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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김종욱 찾기’ NEW 멀티맨이 떴다! 배우 최연동, 최성원
뮤지컬 ‘김종욱 찾기’, 이 작품을 애써 설명하는 것이 구차하다. 대학로를 넘어 영화계까지 점령하지 않았는가. 더불어 뮤지컬 극본을 원작으로 하는 소설까지 출판됐으니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아는 이보다 모르는 이가 더 적을 듯하다. 지난 2월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새 시즌을 시작했다. 이번 시즌에는 역대 최연소 멀티맨들이 더블 캐스팅돼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배우 최연동, 최성원이 바로 그 주인공. 배우 최연동, 최성원의 멀티맨을 파헤쳐보자! - 역대 최연소 멀티맨, 이들의 무기는 성실함!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서 멀티맨은 핵심이다. 이 작품이 지금의 명성을 쌓기까지 그 중심에는 멀티맨이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지금껏 이 힘든 역할을 맛깔나게 해내는 배우에 대한 찬사 역시 당연했다. 하지만 새 시즌 배우 최연동과 최성원에게 이러한 과거는 부담이었다. 최성원 “2월 내내 잠을 못 잤어요. 아직도 긴장되고 떨려요. 혼자 무대를 장악해 웃겨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신나게 놀자 는 생각으로 무대에 서려고 애쓰고 있어요.”최연동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전에 했던 배우 형들이 또 너무 잘해주셨잖아요. 주변 지인들이 저보고 점점 말라간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이러한 부담감을 배우 최연동, 최성원은 성실함으로 극복한다. 할머니, 아버지 등을 소화하는 멀티맨을 하기에 어리다는 우려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실함은 그들의 최대 무기다. 최성원 “저는 배우 시작할 때부터 연습실에 다른 분들보다 빨리 와서 늦게 가자! 이게 제 목표인데, 연동이 형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한 분은 처음 봤어요. 처음엔 당황스럽기까지 했어요.” 최연동 “저도 이런 배우는 처음 봤어요. 정말 성실한 친구에요. 서로 의논하고 대화하며 연습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관객들 앞에 서는 건데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안되면 남아서 하고 가야죠.” - 110분 만에 22역, 멀티맨의 애환 최근 멀티맨이 트렌드라 할 정도로 많은 작품에서 자주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멀티맨은 국내 작품 중 가장 많은 22가지의 역할을 소화해야한다. 힘든 역할도 분명히 있을 터. 두 배우는 ‘아버지’ 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연동 “사실 다 어렵지만 아버지 역할이 제 힘든 것 같아요. 무뚝뚝하면서도 아버지의 사랑을 표현해야 하거든요. 아직 결혼을 안 해서 그런지 감정 조절이 힘든 것 같아요.”최성원 “저도 그래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도 그렇고 사투리도 마찬가지예요. 지인들을 통해 사투리를 녹음해와 들으면서 연습하고 있는데, 아직은 어색한 것 같아요.” 극 중 역할뿐 아니라 오프닝 멘트, 이벤트 무대 등 관객과의 호흡도 멀티맨이 책임진다. 그에 따른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최연동 “재밌는 멘트를 준비했는데 객석 반응이 썰렁할 때도 있어요. 특히 돌발적으로 하는 꽃 이벤트가 정말 어려워요.” 최성원 “맞아요. 꽃 이벤트는 이벤트가 아니라 시한폭탄이에요(웃음).”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주인공은 분명 첫사랑을 찾는 여주인공과 김종욱이다. 멀티맨 배우는 돌발 상황이 있더라도 절대 이 지점을 놓치면 안 된다. 최연동 “제가 관객들을 웃기는 게 끝이 아니더라고요. 극 전반적인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멀티맨이 튀는 것 보다 남녀 주인공 감정, 재미 요소를 살리는데 중점을 두면서 가능한 극의 중심에서 흔들리지 않으려 해요. 어려워요.” 어렵고 힘들어도 그들에게 멀티맨은 행복 그 자체다. 최성원 “멀티맨의 매력은 정말 무한대에요. 잘 못하면 위험할 수 있지만 그런 점도 매력적인 것 같아요. 실력도 늘기도 하고, 관객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시는 캐릭터니까요.” 최연동 “맞아요. 다른 역할로 등장할 때마다 관객 분들이 웃어주세요. 무슨 일이든 용서가 되는 역할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사랑받는 역할을 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잖아요.” 멀티맨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그들은 쉴 줄을 몰랐다. 아버지의 마음을 몰라 힘들다던 그들은 꼭 자식 자랑을 하듯 대답을 쏟아냈다. 작품과 관객에 진심인 것만큼 배우에게 필요한 조건이 또 있을까? 진심과 성실로 하루하루 무대에 서는 멀티맨 최연동, 최성원이 있어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다시 한 번 찬란하게 빛난다. 뉴스테이지 김문선 기자 newstage@hanmail.net
2011.03.04 / 조회 18,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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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꽃피는 무대
2011.02.25 / 조회 59,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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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디셀러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힘은?
캐스트 윤현민 (김종욱), 손미영 (여자), 정문성 (멀티맨)_7월 18일(일) 3시 공연 참가자 송서연 (23살)_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다, 관람은 처음 박진선 (32살)_이 작품을 시작으로 뮤지컬 마니아의 길로 들어섰다! 열 번 이상 관람 조연수 (25살)_캐스팅이 바뀔 때 마다 챙겨보고 싶은 작품, 두 번째 관람 하현석 (29살)_뮤지컬 하면 가 생각난다. 관람은 처음 , 어땠나요? 박진선(이하 박) 지난 주에 같은 캐스트 공연을 봤었어요. 5시즌을 하는 배우들을 관객 투표로 뽑았잖아요, 저도 그 투표에 참여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더 관심을 가지고 봤고, 내가 뽑은 배우들이 잘하고 있나 긴장하면서 봤어요. 처음 봤을 때 보다 배우들이 호흡도 잘 맞고, 훨씬 좋아진 것 같아요. 조연수(이하 조) 저는 초연을 영상으로 보고, 지난주에 실제로 보고, 오늘이 두 번째 관람인데 처음에 놓쳤던 부분을 챙겨볼 수 있어서 그런지 감정이입이 잘됐어요. 여주인공이 ‘왜 그런거야’를 부를 때는 눈물이 날 정도로 공감했어요. 송서연(이하 송) 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었어요. 관람은 처음이었는데, 솔직히 ‘남자주인공 연기가 아쉽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외모로 커버가 되던데요(웃음). 정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멀티맨은 정말 대단했고, 여주인공도 귀여웠어요. 초반에는 전개가 빨라서 지루함을 모르고 봤는데, 중반 이후로는 좀 지루한 감도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보면, 여자들이 공감하고 좋아할 수 있는 로맨틱 뮤지컬이라고 생각해요. 하현석(이하 하)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는 멀티맨이 등장하는 공연을 본 건 처음이에요. 폭소가 터지도록 재미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멀티맨이 너무 자주 등장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발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아, 이런 내용으로 전개되겠구나’라는 의도가 처음부터 보였지만 편하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대한민국 대표, 로맨틱 창작뮤지컬 조 는 이야기도 그렇지만 음악, 특히 가사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나의 결심’, ‘왜 그런 거야’를 들으면 정말 제 첫 번째 짝사랑할 때 마음이 되살아나요(웃음). 첫사랑, 짝사랑의 감정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본 감정이고, 사건이잖아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에 주인공 이름을 실제 배우들 이름으로 부르니까 더 공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하 이 작품을 처음 봤는데도, 공연을 보면서 ‘이 노래 많이 들어봤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세렌디 피티’가 생각나는 스토리였지만, ‘첫사랑을 찾는다’는 주제를 신선하게 풀어냈다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여주인공은 왜 자꾸 남자를 피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갔어요, 어긋나는 상황을 만들려고 끼워 맞추는 느낌이랄까? 여주인공을 보면서 ‘왜 환상만 가지고 있을까? 둘이 만나면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공감하긴 힘들었어요. 조 오, 전 정말 공감하면서 봤어요(웃음). 제가 첫사랑을 짝사랑 비슷하게 했거든요. 이 남자는 나한테 어떤 마음인지 확신할 수 없고,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상처를 받게 될 것 같고…. ‘지쳐가는 걸 보는 게 힘들어’라는 가사 딱 그 심정이었거든요. 여주인공이 옛날 제 모습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당시 생각이 떠올라서 심하게 공감할 수 있었어요. 송 저도 사랑에 대한 환상 때문이 아니라 확신 없는 사랑을 시작하면, 그 사랑이 식어가는 걸 봐야 한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은 타입이라 공감하면서 봤어요. 음악은 저도 ‘어디서 들었더라?’는 생각이 좀 들긴 했지만, 좋았어요. 다만 비슷한 반복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하 듣기에는 좋았는데 특색이 없었다고 할까? 귀에 착착 감기는 달달한 사탕 같아서 좋기는 했는데 지금 딱히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어요. 이야기도 그렇고, 계속 강한 것만 나오면 재미없잖아요 약한 게 나왔다가 강한 게 나와야 하는 건데 음악에 그런 강약조절이 없었던 것 같아요. 들을 때는 좋다고 생각했는데. 박 워낙 좋아하는 공연이라 그런지 음악이나 스토리에 대한 불만이 없어요(웃음). 처음에는 에 나오는 배우가 좋아서 이 공연을 본거였거든요. 지금은 가끔씩 봐요. 종종 가 생각나는 그런 날이 있거든요. 공연을 많이 보는 편이지만, 이 공연을 가끔씩 생각나요. 대학로 얼굴, _그 원동력은? 박 를 처음 봤을 때와 비교해서 가장 많이 달라진 게 영상을 활용해서 자막을 도입한 부분이에요, ‘7년 전’, ‘인도’ 이런 식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치는 아니에요. 조 초연을 영상으로 봤거든요, 많이 복잡해진 건 사실이이에요. 전 영상 자막을 활용한 것 좋다고 생각해요. 각 공간을 분리해준 장치라고 할까요? 그리고 요즘은 뮤지컬에 영상을 활용하는 게 점점 늘어나는 추세잖아요. 송 저도 영상, 무대는 다 마음에 들었는데 새로운 시즌의 배우들이 아직 적응을 못해서 그런지…. 전환이 느리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암전 때에도 배우들이 움직이는 게 다 보이는 거에요. 하 접이식 벽을 활용해서 그런지 무대가 입체적으로 느껴졌고, 영상은 특수효과 같은 느낌을 줘서 지루하지 않고 좋았어요. 박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멀티맨이잖아요, 정문성 배우는 때부터 눈여겨본 배우인데 멀티맨 역할을 정말 잘 소화하신 것 같아요. 여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 멀티맨 기록을 가진 배우로 남을 것 같아요(웃음). 조 의 가장 큰 힘은 여성 관객들이 열광할 수 있는 훈남 남자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여자들이 가진 첫사랑에 대한 환상, 이야기를 꼬집어 낸다는 게 가장 큰 것 같아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별이 쏟아지는 장면처럼 귀엽게 표현한 부분이 많잖아요. 스토리, 멀티맨이 선보이는 웃음코드들이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봐도 무리 없이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요소를 안고 있는 것 같아요. 신성록, 김무열이 출연했던 뮤지컬이라는 스타 마케팅을 활용한 입 소문도 흥행의 요소인 것 같아요. 하 맞아요. 마케팅이 큰 것 같아요. 저도 공연을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는 알고 있었거든요. “라는 뮤지컬이 재미있다고 하더라, 유명한 배우들을 배출한 뮤지컬이라더라”는 이야기를 접했었거든요. 스토리도 편하고 유명한 작품이니까 데이트할 때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데이트용 뮤지컬을 찾는 친구에게 추천해주고 싶을 만큼 재미있게 봤어요. 박 배우 공유, 임수정씨 주연의 영화 ‘김종욱 찾기’도 나오고 후반기에는 대학로를 벗어난 다른 공연장에서 공연을 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어요. 저한테는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이라는 애틋함을 간직한 작품이거든요. 지금 가지고 있는 의미를 잃고 규모만 커지는 작품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정리: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스토리피 제공
2010.07.28 / 조회 16,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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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의 새로운 완소남! 홍희원, 윤현민
오만석, 엄기준, 강필석, 김재범, 김무열, 신성록…. 현재 한국 뮤지컬 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의 나열인가? 맞다. 하지만 이들을 묶는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의 완소남, 김종욱의 옷을 입었던 역대 배우들이라는 것이다. 한국 창작 소극장 뮤지컬 바람을 일으켰던 1세대 작이며, 여전히 ‘여심(女心) 잡는’ 로맨틱 뮤지컬의 으뜸으로 꼽히는 에서 새로운 김종욱의 탄생은 또 한 명의 뮤지컬 스타를 예고한다. 올 여름, ‘지나칠 수 없는 배우 탄생’의 예고 나팔이 힘차게 울렸다. 남다른 오디션을 통해 김종욱의 명찰을 받게 된 홍희원(31)과 윤현민(26)이 바로 그 주인공. 역대 김종욱들이 쌓아놓은 두터운 아성 앞에, 배우라면 한번쯤 희망리스트에 들어갔을 배역을 쥐고 선 두 사람의 각오가 남다르다. 우리가 바로 슈퍼스타 Kim! 될 성 싶은 배우는 서로를 알아본다? 배역 선발 오디션에서 처음 서로를 봤다는 홍희원, 윤현민은 “될 줄 알았어요”라며 서로를 기억했다. “현민이는 단번에 느낌이 왔죠. 뭐랄까, 요즘 여성분들이 좋아하시는, 시크 하면서도 쿨 한 느낌? 남자인 제가 봐도 알 수 있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어요.”(홍희원) “형은 연기적인 면이 확실히 달랐어요. 연기하다 노래로 이어질 때, 그 느낌이 너무 좋았죠.”(윤현민) 서류와 연기, 노래 심사를 거친 것은 다른 오디션과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는 오랜 시간 를 보고 느끼고 생각해 온 일반 관객들이 함께 했다. ‘주주단’의 이름으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며 심사를 펼친 것이다. “약 3주 동안 1, 2, 3차 오디션을 봤는데, 경쟁률이 엄청났죠.(웃음) 부담은 없었어요. 오히려 너무 재미있었는걸요.”(윤현민) “결국 공연 보시는 분들이 관객이고, 그런 관객들이 뽑아주셨기 때문에 무대에 섰을 때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일종의 품질보증마크 같은 걸 단 느낌이랄까요?”(홍희원) “안 뽑아주면 불 지를 거에요” 진정으로 인정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부터 ‘배역 합격’을 선사 받은 두 사람. 그 중 홍희원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 뮤지컬 로 데뷔 후 의 다정남 수헌, 의 정은희, 의 팔색조 닥터 리 등으로 무대를 누빈 지 올해로 5년 째다. “연극학과에 들어가게 되면 누구나 영화배우든 탤런트든 성우든, 졸업하면 내가 뭔가 되어 있을 거란 생각을 하게 마련이거든요. 저도 그렇다가 졸업 전 의 조승우씨를 보면서,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 뿐 아니라 노래로서도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또 음악을, 노래 하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뮤지컬에 한번 도전해 보자, 한 거죠.” 이후 성악, 보컬 레슨 등을 통해 앙상블, 커버 등의 배역을 밟으며 한 단계, 한 단계 배우의 이름을 만들어 오고 있는 모습이 홍희원이라면, 윤현민은 10년 넘게 걸어온 길에서 만으로 과감히 방향을 튼 경우다. “초등학생 때부터 프로구단 활동까지 야구선수로만 살아왔어요. 야구를 그만 둔 이유가 바로 이 작품이죠. 3년 전에 처음 봤는데 ‘아, 해야겠다’ 하고 오디션만 1년 반을 기다렸거든요. 저 여덟 번 공연 봤다니까요.(웃음)” 청소년국가대표로 참가한 세계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기도 했지만, 두산 베어스의 외야수를 끝으로 야구선수를 돌아설 때, 결정만은 단호했다. “혼자 고민은 많이 했지만 선수로서 갈 수 있을 곳까진 가 봤고. 그만 둘 때 제일 걱정된 건 부모님이었어요. 구단 사무실에 가서 그만 두겠다고 하고 한 달 뒤에 어머님이 아셨거든요. 그 때도 지금도, 저 나름의 생각,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늦게 시작했고, 전공을 따로 하진 않았지만,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이 이미 반을 배우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고, 나머지 반은 경험으로 쌓아가야 한다고 믿고 있어요.” 케이블 드라마 과 시트콤 , 그리고 의 연하남 등 거침 없는 도전에 기분 좋은 관심을 받고 있는 그는 이번 오디션에서도 심사단에게 위협(?)으로 의심되는 인상 깊은 각오를 가감 없이 내비쳤다. “마지막에 “안 뽑아주시면 이 극장에 불 지를 생각하고 왔다”고 했어요. 정말 그럴 정도의 각오로 서 있는 것이거든요.” 기대로 한걸음, 곧 만나러 갑니다 7월 13일은 윤현민이, 3일 후 16일엔 홍희원이 김종욱으로서 처음 관객과 마주한다.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윤현민은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 보단, 기대와 설레임이 분명 좋은 남자다. “야구 할 때도 수 많은 관객들이 계셨잖아요. 아직 해 보진 않았지만, 관객들 앞에 서면 너무 즐거울 것 같아요. 물론 쓴 이야기도, 또 좋은 이야기도 해 주시겠지만, 전 그 모든 걸 각오하고 하는 시작이거든요. 그래서 이 공연이 끝났을 때 내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내가 무엇을 얻게 될까, 기대하고 있어요.”(윤현민) “기존에 많은 훌륭한 선후배님들이 했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될 수도 있죠.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들과 다른 나만의 색과 맛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게 가장 많이 신경이 쓰여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든, 혹은 사랑에 확신이 없는 사람들이 이 작품으로 주위를 다시 둘러볼 수 있게 된다면, 좋지 않을까요?”(홍희원) 평소엔 말도 없고 무뚝뚝하지만, 공연팀에서는 막내로 ‘은근 애교’ 발산 중이라는 윤현민은 귀엽고 엉뚱하지만 내 여자 앞에서는 강한 눈빛이 발휘하는 김종욱으로, 홍희원은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자상남의 모습이 ‘첫사랑’의 옷을 입고 더욱 달콤하게 다가올 김종욱으로 변신을 기대해 봐도 좋다. “뮤지컬계의 배용준, 뮤지컬계의 소지섭이라고 저희들끼리 그러거든요?(웃음) 전혀 다른 색의 김종욱인 건 확실해요, 공연장에서 확인해 보세요.”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이미지팩토리(club.cyworld.com/image-factory) / 장소협찬 : 지베르니
2010.06.25 / 조회 2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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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인간>적인 전병욱, 지독히 <인간>적인 달리기
“배우로 4~50년을 버텨야지요, 지금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 쉼 없이 내달려온 전병욱이 2009년 8월, 를 끝으로 돌연 휴식에 들어갔다. 2009년 4월, 연극 을 시작으로 8개월 만에 시작된 배우 전병욱의 달리기는 가쁘고, 또 숨가쁘다. 과 공연 병행과 연극 연습까지. ‘리얼 멀티맨’으로 컴백한 전병욱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과 공연, 연극 연습까지.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한가했었는데(웃음). 한가하다가, 바쁘다가 계속 반복인 것 같아요. 사실, 공연 두 편을 동시에 올리는 것만으로 괜찮다 싶었지만, 이번엔 욕심을 냈어요. 연극 에 욕심이 났거든요. “욕심을 부려서 공연이 별로였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고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어요. 에서는 땀을 많이 흘리고 있고, 은 정신적으로 빠듯해서 식욕이 뚝 떨어졌어요. 운동으로 찌웠던 7kg이 다 빠져버렸어요.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희곡 ‘인간’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작업을 해야 하는데, 각색과 번역을 연출과 배우들이 함께 하고 있어요. 이게 참, 머리 아파요. 음식 하나를 이야기하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면서 극 주인공인 ‘라울’과 ‘사만타’에게 어울리는 걸 찾아야 하잖아요. 그런걸 하나하나 찾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거죠. 살인적인 일정을 감수하면서도, 에 욕심을 낸 이유가 궁금해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르게 생각하기, 독특한 아이디어가 매력적이에요. 재미도 있지만, 상당한 무게도 있어요. 가벼운 것도 좋지만, 생각거리를 주는 작품을 만나는 일도 좋잖아요. 배우로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특색 있는 작품이에요. 인간을 폄하하는 두 사람이 모여서 인간이 종족번식을 계속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닌지, 인간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모의 재판을 해요. 그리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며) 사실은….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말하고 싶은 것들을 미리 준비해봤거든요. (휴대폰 메모창을 보며) “인간, 본성, 가치에 대한 논의”라고 써 있네요(웃음). 파트너와 호흡이 좋아서 잘 나올 것 같아요. 기대 많이 할게요. 에이, 그러지 마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잖아요. 기대가 적으면 “오! 잘했다”는 칭찬도 받을 수 있는데. 전 항상 “기대하지 말고 와”라고 말해요. 저도 사람인지라 실망시킬 수 있는데, 냉정하잖아요. 제작사, 연출, 동료배우, 관객, 시청자 누구 할 것 없이. 한 번의 실망으로 확 돌아서버릴 수 있는 게 현실이니까, 겁이 나죠. 한 편으로는 관객의 만족도도 중요하지만 제 만족도도 중요한 건데, 사람들 반응에 상처받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도 해요. 그런데, 요즘엔 상처가 나도 좀 무뎌진 것 같기도 하고(웃음). 늘 어려운 연극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음, 전 더 어려운 걸 하고 싶어요. 남들보다 좋은 연기를 하고 싶어요. 남들이 할 수 없는 연기력을 가지고 싶어요. 그런데 그런 작품을 만나는 게 참 쉽지 않죠. 도 쉽지 않은 작품인데, 연극 연기를 전공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뮤지컬 쪽으로 눈을 돌리면, 성악을 전공한 (류)정한이 형이 하는 작품을 저는 못하겠죠. 각자의 장점이 있는 거겠죠? 이후 8개월 정도 휴식기를 가졌죠? 반 년 넘게 쉬었죠. 잘 될 듯 하면서 안됐던 작업들도 다시 둘러보고, 바빠서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많이 만났어요. 쉬는 시간 동안 나 혼자만 잘하면 되고, 나만 열심히 살면 되고, 내가 실력이 있으면 나를 찾아주고 알아봐주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변했어요. 지금은 사람이 재산이고, 서로서로 도우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제가 필요하다고 하면 무대에 서고, 또 그 분들은 제가 “공연하고 싶다”고 하면 무대에 설 수 있게 도와주시는 거고(웃음). 제가 배우로 4~50년을 더 버텨야 한다면 지금이 그 버티기의 새로운 출발선에 접어 든 거죠, 예전과는 다른. 쉬는 시간 동안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고향에도 있었고, 식이요법이랑 운동으로 나름 몸도 만들고 그랬어요. 정말 속상한 게, 이번에 살이 빠지면서 근육도 같이 빠져버려서. 그 때 찍어둔 사진이 있는데, 혼자 흡족해하면서 보고 그래요(웃음). 숨쉬기가 불편해서 비염수술도 했어요. (비염이면 노래할 때 힘들지 않았어요?) 지장이 있어서 비염수술을 했는데, 완치는 안되더라고요. 그래도 콧소리도 많이 없어지고, 숨쉬기도 편해졌어요. 배우는 쉬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공백에 대한 다른 마음도 생겼어요. ‘정말 괜찮겠어? 괜찮겠어?’하는. 잘 쉬어야 잘할 수 있다는 걸 점점 배우고 있어요. 그래도 작품은 계속 들어오잖아요. (웃음). 배우에 대한 비전, 믿음은 있어요. 되게 웃긴 이야기인데, 전 자신감과 자만심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요. 자신감 마저 흔들리는 날이 있는가 하면, 제 자만심이 사람들 앞에서 드러나는 날도 있어요. 상황이나, 시기, 관계에 얽혀서 흔들리는 저를 보면 좀 힘들죠. 항상 유지하고 싶은데. 전병욱 배우를 만난 기자들은 ‘진지함’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던데요. 제 입으로 ‘진지하다’는 이야기를 해서 그런가(웃음)? 그렇게 많이 보시더라고요. 처음에 코믹연기로 이슈가 돼서 그런 것 같아요. 저라는 사람은 재미있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하지만, 그것 말고도 고민할 게 정말 많거든요. ‘웃음’외에 다른 부분에 대해 설명하는 걸 보고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밝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람들이 아픔이나, 고민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인터뷰도 되도록이면 솔직하게 하는 편이에요. 배우 전병욱이 가진 매력의 총알이 제대로 발산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많아요. 와, 누가 그래요(웃음)? 이름 말해줘요, 밥 한 번 사야겠다. 음…. “대형 뮤지컬 무대에 서고 싶지 않냐”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는데.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요. 우선 제가 대극장에 걸 맞는 성악 발성을 갖추고, 제 비주얼이 괜찮고, 조금만 더 키가 크고, 조금 더 티켓파워가 있었다면. 대형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해봐요. 비교할건 아니지만, 누가 저한테 “너 소극장에서 할래, 대극장에서 대형 뮤지컬 할래?” 하고 묻는다면, 제 만족도를 먼저 생각해볼 것 같아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얻는 보람이 클지, 연기를 통해서 얻는 보람이 클지. 전병욱을 알린 ‘멀티맨’ 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어떤 캐릭터도 작품보다 우선이 될 수 없어요. 지금 전 밑에 있고, 작품을 빛내기 위한 충실한 도구가 되려고 연습하고 있어요. 멀티맨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속된말로 “전병욱이 멀티맨으로 다 따먹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배우로서 드라마를 해치고 싶겠어요? 전 연기는 액션이 아닌 리액션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배우인데,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속상했어요. 절 멀티맨으로 기억해줘도 괜찮아요. 좋아요. 처음엔 제가 그리고 싶은 배우의 그림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사람들이 제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 그게 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했죠. 그래서 일부러 역할이 한 개인 작품만 찾아서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대학로 멀티맨' 하면 "전병욱!" 이랬으면 좋겠어요.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에 멀티맨이라는 배우가 있는데, 그게 전병욱이다”라고 알려질 수 있다면 더 좋죠! 한 개의 역할이든, 여러 가지 역할이든, 작품이 무겁든, 가볍든. 그 무대에서 충실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 생각만 해요. 뮤지컬과 연극무대를 넘나들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어떤 게 더 잘 맞나요.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끼를 선보이기에는 뮤지컬이 잘 맞고, 제 정서, 아픔, 사랑, 꿈들을 드러내기에는 연극이 더 좋아요. 그런데 연극 연기를 전공해서 그런지, 솔직히 편한 건 연기가 좀 더 편해요. 사실, 노래할 때는 연기할 때 보다 더 떨려요(웃음). 노래를 할 때는 희열과 즐거움은 큰데, 뭐랄까.연기를 할 때 편해져요. 이나 처럼 2인극으로 쭉 그 상황에 놓여서 진행되는 작품일수록 좋아요. 장면장면 끊어서 나오는 무대는 등장하기 전에 더 긴장감이 크거든요(웃음). 마지막으로. 전병욱의 꿈이 있다면요? 아주 뻔해요,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전 행복 하려면, 짧고 굵든, 가늘고 길든 배우로서 만족하며 살아야 해요. 제가 만족하려면요? 꾸준히 노력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믿음, 사랑 같은 가치관들이 무대 위에서 지키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걸 위해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열심히, 꾸준히 배우 생활을 해야겠지요. 이게 제 행복을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10.06.08 / 조회 1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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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캐스팅? 관객들 손 안에 있소이다
관객들의 역할이 공연 관람에만 머물던 시대는 지났다. 좋아하는 작품을 수 차례 보며 열정적인 지지를 보내는 공연 애호가의 위치에서 나아가, 배우 캐스팅과 작품 수정에까지 관여하며 제작스태프 영역으로 진출한 것이다. 2009년 공연한 뮤지컬 은 배역 오디션 과정을 케이블 TV를 통해 방송, 매주 관객들의 투표 결과를 반영해 탈락자가 정해졌으며, 지난 4월 뮤지컬 의 주요 배역 오디션에서는 일반 관객들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제작진들과 동일한 위치에서 지원자들을 살펴보았다. 뮤지컬 의 관객 참여는 더욱 적극적으로 그 범위가 넓어졌다. 신청자들 중 ‘주주’로 모셔진(?) 일반 관객 약 50여 명은 작품에 대한 이해와 배우를 보는 안목 등에 대한 작품 워크숍에 참여했다. 연출가, 음악감독, 안무가, 배우 등과 함께 진행한 워크숍에서는 작품에 적합한 가상 캐스팅을 구성해 보는 자리도 있었다. 스토리P의 장유정 실장은 “일회성의 단순 참여를 넘어서 관객들이 충분히 작품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며 “고3 배우 지망생과 40대 직장인, 창원과 천안에서부터 올라온 사람들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보여준 참가 열의에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또한 “가상 캐스팅 결과를 통해 실제로 주목하고 있는 배우들을 비롯, 생각해 보지 못했던 배우들을 다시 상기하게 해 주었으며, 타 작품에서의 역할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어 제작 측에서도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8월 공연부터 합류할 새로운 김종욱과 멀티맨을 찾는 ‘슈퍼스타 Kim’ 역시 이들 관객 주주단이 작품 관계자와 함께 배우 선발과정에 참여했다. 온라인 투표를 통해 더욱 많은 일반 관객들의 의견을 반영한 후 오는 27일 최종 출연진들이 결정된다. 의 주주로 참여한 관객들은 추후 선발 배우들과의 공연관람, 온-오프라인 주주단 활동 등을 통해 작품과 관련된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이어갈 예정이다. 관객들은 객석에서 맛보지 못한 공연의 또 다른 재미를, 제작측은 새로운 시각이 주는 정보 등을 통해 더욱 알찬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낳는 셈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10.05.20 / 조회 27,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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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인간은 나의 영원한 화두”
사방이 유리벽으로 막힌 커다란 큐브 안. 한 남자와 한 여자는 자신들이 이곳에 오게 된 이유를 모른다. 지구 멸망의 소식이 텔레비전 화면에 비춰지고, 어디선가 낯선 눈동자가 이들을 감시하는 듯 하다. 여기는 어딜까? 어떻게 된 일인가. 형식도 사고도 기발한 인간에 대한 또 한 편의 탐구다. 치밀한 전개와 풍부한 상상력이 다시금 돋보이는 이 작품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2003년 발표한 그의 첫 희곡. ‘인간'(원제:인간은 우리의 친구). 소설 ‘개미’, ‘아버지들의 아버지’, ‘뇌’, ‘파라다이스’ 등 한국이 더욱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번엔 연극으로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오는 7월 공연 예정인 을 앞두고 지난 금요일 그와 나눈 대화는 그간의 소설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욱 색다르고 의미 있다. 지난 해 9월 이후 다시 한국 방문입니다. 몇 가지 일정을 이미 소화하셨지요. 이번이 다섯 번 째인가요? 여섯 번 째?(웃음) 한국을, 또 한국 독자들을 좋아해요. 처음에 저를 발견해 준 독자들이기도 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저를 쫓아와주셨죠. 매번 올 때마다 독자들을 만나는데, 굉장히 교양이 많고 질문도 재밌어요. 한국 독자들이 창작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다음 발표될 소설이 ‘카산드라의 거울’인데, 프랑스 여자 아이와 한국인 남자와의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을 알리고 싶다고 여러 번 말씀하십니다. 왜인가요? 또 어떤 모습을 알리고 싶으신지요. 프랑스 독자들에게 굉장히 재미있는 나라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미래지향적인 나라, 다른 사람들에게 어떠한 동기를 유발시키는 국민들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한국이 바로 그런 나라입니다. ‘인간’은 작가의 첫 희곡입니다. 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일단 희곡을 쓰고 싶었어요. 인물도 많지 않고, 장소도 많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요. 대신 서스펜스가 있고 효과가 많은 작품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 배우 각 한 명씩을 통해서 철학과 유머를 같이 보여주고 싶었죠. 외계인이 보는 인간의 모습, 독특한 설정입니다. 철학적인 면에 있어서 관찰하고 있는 것에 어떠한 이야기를 하려면,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 외계인이라는 3자의 시선을 선택했습니다. 철학이라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을 다르게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아,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구나!’ 하고 깨닫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철학은 그렇게 시각을 넓히는 것이기 때문에 외계인의 시각에서 보는 것이 우리의 시각을 좀 더 넓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죠. 등장하는 남, 녀의 캐릭터가 굉장히 다릅니다. 가능하면 두 인물을 최대한 다르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음과 양처럼 아주 다르게요. 가장 반대되는 것을 한 자리에 놓았을 때 효과가 더 크잖아요. 하지만 둘 다 동물과 관계가 있어요. 여자는 호랑이 조련사이고, 남자는 실험실에서 쥐를 가지고 실험하는 과학자죠. 한 명은 동물에 의해 위협 받는 직업이고 또 한 명은 동물을 위험하게 하는 사람이에요. 서로가 보완적인 것입니다. 그리고 또 저는 세 번째 시각을 둔 거죠. 이 둘을 동물로 보는 외계의 시각이요. 그게 바로 구조의 마술인데, 등장인물이 있고 외계인이 있는 거죠. 그 외계인을 우리는 보지 못하지만 결국 세 존재가 있는 것이에요. 또 주인공을 동물들 캐릭터에 연관 짓고자 해서 여자는 고양이, 남자는 곰 같게 표현하기도 했어요. 희곡을 읽다 보니, 극 후반에 이르러 남자와 여자가 결국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서로가 닮아가는 것이죠. 이렇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두려움과 공격성을 갖고 있다가 서로 사랑하면서 변하게 되는 모습을요. 그들에게 있어 중요한 게 무엇인가를 깨닫게 되고,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남녀가 그들 스스로 ‘재판’이라는 설정 아래 열띤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재판이라는 것이 사람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봤어요. 인류가 과거에 어떤 일을 했나, 한 발 멀찍이 물러나서 보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또 그래야지 그들이 뭘 잘못했고 뭘 잘했는지 볼 수 있잖아요. 이 연극에서 보여드리는 건, 잘못 되고 있는 게 계속 진행되다가는 지구가 망할 것이다, 하는 부분이죠. 남과 여, 작가로서 어느 인물의 태도에 힘을 실어주고자 하셨나요? 양쪽 다 균형이 잡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관객들도 때론 한 쪽 편에 섰다가도 다시 또 다른 편에 서기도 하고, 객관적이었다가도 주관적이 되잖아요. 저도 글을 쓸 때 어느 순간에는 여자가 옳다고, 또 다른 순간에는 남자가 옳다고 생각했지만, 중심이 잡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야만 서스펜스가 진행이 되거든요. 그림까지 직접 그린 작가의 사인 ▶긍정적, 혹은 부정적, 개인으로서는 어떤 형의 인간인가요? 날마다 달라요(웃음). 단기적으로 봤을 땐 약간 비관주의자인데, 장기적으로 봤을 땐 긍정적인 것 같아요. 뭔가 잘못을 저지른다는 건 단기적으로 봤을 땐 당장 안 좋은 결과이지만, 나중에 길게 다시 봤을 때는 ‘아, 그것이 잘못된 거였구나, 실수였구나’ 라고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죠. 역시 글쓰기의 화두는 ‘인간’과 ‘인류’이군요. 그렇습니다. 이 작품 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작품에서도 인류는 저의 화두이죠. 소설을 쓰기 위해 방대한 자료조사 및 공부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십니다. 이번 ‘인간’을 쓰기 위해 그와 같은 별도의 노력이 있으셨나요? 희곡이라 대사를 쓰는 데 주력했어요. 말로 두 사람이 논쟁하는 것이요. 연구실에서 하는 준비라기 보다는 일종의 남녀의 심리학적인 부분을 많이 공부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이미 공연이 되었지요? 프랑스에도 했고, 체코와 러시아에서 공연했어요. 러시아는 프랑스 버전과 많이 달랐어요. 무대 뒤쪽에 외계인의 눈을 크게 만들었고 큐브의 설치도 좀 달랐고요. 프랑스 공연이 더 다이나믹하고 공격적인 재미가 컸는데, 러시아는 더 클래식하고 정적이었어요. 동명의 영화(우리 친구 지구인, 2007년)는 직접 연출하셨죠? 사실 영화는 연극과 많이 다릅니다. 제목은 같지만 내용은 사뭇 다르죠. 영화에서는 정말로 외계인이 지구인을 이해하려는 시선이 등장해요. 단편 영화(2003년)로 먼저 찍었고 나중에 장편으로 만들었어요. 또 다른 연극을 올리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희곡은 다 준비가 되었는데 아직 연극으로 만들진 않았습니다.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마 프랑스에서 공연 하기 전에 러시아에서 먼저 선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이야기인가요?) 그건 비밀이에요(웃음). 희곡, 영화 시나리오, 소설. 장르마다 글쓰기의 묘미가 다를 듯 해요. 공통점은 처음, 중간, 끝까지 가는 아이디어가 좋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이디어가 좋고 처음부터 이어지는 흐름이 좋으면 80%는 성공한 것으로 봐도 좋아요. 그 이후에 몇 명의 인물을 쓸 것인가, 하는 문제들이 따라오는 것이고요. 이 외 여러가지 제약들이 있는데, 그것들로 인해서 새로운 무언가가 창조되기도 해요. 오전에만 글쓰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즘엔 새 작품 때문에 오후에도 글을 쓰고 있어요. 지금 쓰고 있는 작품이 조금 늦어졌거든요. 오늘 아침에도 꽤 많이 썼고, 내일이나 모레쯤 끝날 것 같아요. 책이 여러분의 사랑을 받을 것인가, 못 받을 것인가의 문제가 남아 있지만, 일단 끝난다는 것이 기대됩니다. 한국 공연을 접해본 적 있으신가요? 영화 이외 공연은 본 적이 없어요. 한국에 올 때마다 기타 시간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공연을 보러 가도 한국말을 이해 못하니 관람이 어렵지 않을까요? 계속 통역해 주시는 분이 이야기 해 줄 수는 없으니까요. 한국말을 배워야 할까 봐요(웃음).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_김귀영(club.cyworld.com/docuherb)
2010.05.17 / 조회 13,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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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희곡 <인간>, 7월 국내 초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유일한 희곡 작품, 연극 (Nos Amis les Humains)이 오는 7월 3일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개막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2001)’ ‘나무(2003)’ ‘신(2008)’ ‘파라다이스(2010)’ 등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사랑 받는 작가. 은 2003년 10월 프랑스에서 발간되어 25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2004년 9월 9일 프랑스 파리의 ‘코메디 바스티유’ 극장에서 초연 돼 이후 스위스, 체코, 러시아 등 유럽 전역에서 공연되었다. 국내에는 2004년 책으로 출간된 바 있으며 올해 우리나라에서 아시아 지역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다.연극 은 과학자 ‘라울(남)’과 동물조련사 ‘사만타(여)’가 이끌어가는 2인 극. 어느 날 굉음에 놀라 눈을 떠보니 아무도 없는 유리벽 안에 전혀 모르는 남과 여가 갇히게 되었다는 독특한 설정에서 시작한다. 고립된 남과 여를 통해 ‘인간 밖의 시선으로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는 쉽지 않은 주제를 작가 특유의 상상력으로 풀어낸다. 의 김동연 연출, 이화룡, 김채린, 전병욱, 손희승 각각 남과 여로 더블 캐스팅 됐으며 5월 25일 티켓 오픈 예정이다. 연극 은 7월 3일부터 8월 29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2010.05.13 / 조회 18,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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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해병대 출신 음유시인, '전동석'
그랭구아르(Gringoire) 전동석 ‘한국예술종합학교 성악과 2학년 재학 중’ 오디션을 통해 발탁된 신예 전동석의 프로필은 한 줄로 정리된다. ‘무대 경력 전무’한 신인배우는 그랭구아르로 무대에 선 두 달만에 ‘동그랭’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여기에 더해 인터넷에서는 ‘충북예고 얼짱’,’충북예고 강동원’이라는 연관검색어가 전동석을 지지하고 있다. 노래 되고, 얼굴도 되는 신인배우의 출발을 어찌 주목하지 않겠는가! 플레이디비(이하 플디) 출발이 좋다. 전동석 감사한 마음이 크다. 운이 좋았다. 뮤지컬 무대에 섰던 경력도 없고 학생에 불과한 전동석을 선택해주신 분들에게 그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무대에서 보야 줘야 했기 때문에 첫 무대에서는 정말 부담감이 컸다. 솔직히 아직까지도 무대에 서면 떨린다(웃음). 정말 운이 좋았다. 플디 운이 좋은 사람에게 주는 배역이라고 하기에는, 심하게 비중 있는데? 전동석 (웃음)오디션 때, 전공인 성악을 살려서 아리아를 불렀다. 심사위원 분들이 처음에는 당황하시더니 나중에는 관심 있게 지켜보시는 것 같더라. ‘대성당들의 시대’를 부르고 났더니 ‘달’도 불러보라고 하시고. 열심히 부르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플디 서울공연의 성과 중 하나가 ‘전동석의 발견' 이라고 하더라. 전동석 아, 정말 아니다. 형님들이 워낙 잘하시니까 칭찬을 들을 수 있었다. 후기에 ‘쟤가 왜 해?’,’쟤가 말아먹었다’ 그런 글도 있더라(웃음). 플디 관객후기를 챙겨보나? 전동석 첫 날 보고 안 봤다(웃음). 그런 글을 보고 나니까 심리적으로 위축되더라. (박)은태 형님, (서)범석 형님에게 여쭤보니까 안 보는 게 좋다고 해주셨다. 플디 ‘미치광이들의 축제’에서 내뿜는 에너지와 높은 음에서 나오는 미성이 놀랍더라. 전동석 한창 놀 나이니까(웃음).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는 스스로도 신기하다. 나는 바리톤인데 뮤지컬을 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목소리가 청아하다는거다. 뮤지컬을 하면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있다. 플디 잘 생긴 얼굴을 가리는 분장이 안타깝다. 전동석 아니다(웃음). 형님들하고도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데 (김수용과는 띠 동갑, 서범석과는 18살 차이) 분장이 있어서 부족한 부분을 가려준다. 플디 그랭구아르가 부르는 ‘대성당들의 시대’로 공연이 시작된다. 전동석 서곡이 울리면 정말 떨린다. 서곡에서 틀리면 1막 전체를 망치게 되는 거니까. 무용수들도 내 노래에 맞춰서 움직이니까 부담감이 크다. 국립극장 첫 무대는 ‘내가 거기에서 노래 불렀던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정말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 부담감이 단점으로 작용될 경우도 많아서 가능하면 생각을 비우고 노래하려고한다. 플디 오디션에 지원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전동석 학교에서 ‘대성당들의 시대’를 부른 적이 있었다. 오디션 공고를 본 선배가 내가 부른 노래를 기억해주시고 지원 해보라고 전해줬다. 는 워낙 노래가 좋지 않나. 뮤지컬 넘버를 거의 다 외울 정도로 좋아했기 때문에 오디션 소식을 알고 바로 지원했다. 그리고 군대에 있으면서 뮤지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기 때문에 인생의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했다. 플디 그러고 보니, 벌써 군대를 갔다 왔다. 해병대를 갔다 왔다고 들었는데. 전동석 이왕 갈 거라면 힘든 곳에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해병대 특수수색대에 지원했는데. 새가슴이라서 떨어지고 해병대로 들어갔다. 플디 군대에서 노래도 많이 불렀겠다. 전동석 군대에 가면 인간 MP3가 있다. 신체 부위를 누르면 거기에 맞는 노래를 불러야 하는 거다. MP3가 되기 싫어서 ‘취중진담’도 성악발성으로 부르고 이탈리아 아리아 쪽으로만 골라서 불렀다. 나중에는 노래하면 죽는다고, 그만하라고 하더라(웃음). 플디 성악과 출신으로 수상경력도 화려하던데. 전동석 교회 성가대 지휘자 선생님이 성악을 해보지 않겠냐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중학교 3학년 때 성악을 시작했다. 예고를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콩쿠르에 나갈 기회가 많았다. 대회를 많이 나가니 상도 받게 되고(웃음). 플디 기억에 남는 대회 있나? 전동석 콩쿠르 첫 일등을 했던 음악저널 콩쿠르. 고등학교 2학년 때 나갔던 대회였는데 평소에 존경하던 선생님들이 심사위원이었던 대회여서 그 때 정말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었다. 등수를 떠나서 정말 존경하는 분들에게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플디 ‘충북예고 강동원’이라는 말이 있더라. 전동석 고등학교 2학년 방학 때 인터넷에 사진이 퍼졌다. 방학이 끝나고 나니 유명해져 있더라(웃음). (급 마무리 지으려는 그를 향한 플디의 거듭된 재촉!) 일반학생 치고는 남다른 유명세를 치뤘던 건 맞다. 콩쿠르에 나가면 응원을 오는 친구들이 많았다. 부산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갔을 때는 백 명 정도가 와서 반주자랑 도망 다녔었다. 노래를 부르는 중간에도 계속 사진을 찍어서 집중을 제대로 못했다. 결국 그 때 3등 밖에 못했었다(웃음). 플디 고등학교 2학년 때가 인생의 황금기였나 보다. 전동석 심적으로는 힘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그 때는 자만심이 컸다. 대회에 나가서 3학년 선배들을 앞지르기도 했으니까. 그 자만심이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이어져서 연습도 게을리하고 대회 예선도 안 끝났는데 “어머니, 이번 대회에서 장학금 받을게요” 이렇게 말했다. 예선 탈락을 해놓고도 심사위원들이 잘못된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 어머니가 “네가 잘못된 거다”라고 따끔하게 말씀해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 다시 정신을 차렸다. 부르던 레파토리도 싹 바꾸고 입시를 준비해서 원하던 학교에 들어갔다. 플디 어렵게 들어간 학교인데. 이제 성악은 안 하나? 전동석 군대에서 진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성악을 하려면 유학도 가야하고 앞으로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는데 가정 형편도 생각해야 하는 나이가 됐다. 학교에서도 성악을 할지, 뮤지컬을 할지 정하라고 말씀하셔서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 이번 성남공연이 끝나면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 졸업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학생의 본분을 지킬 거다. 틈틈이 연기 연습도 해서 많은 것을 갖춘 상태에서 다음 오디션을 준비하고 싶다. 플디 학교에서 싫어하겠다.전동석 이등병 생활도 해냈다, 그런 각오로 열심히 하면 된다(웃음). 플디 하고 싶은 작품, 존경하는 배우 있나? 전동석 무대는 경험이 쌓일수록 어려운 것 같다. 처음에는 ‘대성당들의 시대’를 열 번을 불러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지금은 한 번만 불러도 진이 빠진다. 그럴 때 (김)수용이 형을 보면서 많은 점을 배운다. 섬세함이 정말 놀랍고, 정말 옆에서 대화를 하듯이 극을 이끌어간다. 지금은 어떤 작품을 하고 싶다기 보다 에서 그랭구아르의 모습을 온전히 표현하고 싶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장소: SOMETHING L's (강남)
2009.09.01 / 조회 27,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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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마지막 공연, 최강 캐스트 총출동
윤형렬, 최성희, 서범석, 문혜원 등 2007-2009 최강 멤버가 뭉쳤다! 뮤지컬 가 8월 27일까지 계속되는 서울 국립극장 공연을 마치고, 오는 9월 1일부터 성남공연에 돌입한다.뮤지컬 의 제작사 ㈜NDPK 관계자는 “이번 성남 공연은 오디션 때부터 총 3년 간 쉼 없이 달려온 의 한 시즌을 마감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전하며 “이번 공연을 끝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이번 공연에는 ‘형렬모도’로 불리는 윤형렬과 를 통해 뮤지컬 디바로 거듭난 배우 최성희(바다), 절정의 실력을 선보인 서범석, 박은태, 오진영과 최근 ‘뷰렛’의 보컬로 다시 한 번 화제를 모으고 있는 문혜원을 포함한 2007 초연 캐스트와 8월 국립극장 공연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김수용과 최수형, 조순창, 전동석 등 그 동안 뮤지컬 를 빛냈던 주요 캐스트들이 총출동해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각오다. 뮤지컬 는 2007년 10월 초연 이후 23개월 간 서울, 성남, 대구, 대전, 광주, 부산 등 10개 도시 투어를 통해 260여 공연을 올리며 37만 관객을 동원한 저력을 발휘했다. 그 동안 2008년 제2회 더뮤지컬어워즈 3개 상 수상, 제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4개 부문 5개 상 수상,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 6개 상을 수상하며 평단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2년에 걸쳐 계속된 뮤지컬 의 첫 시즌을 마감하는 의미를 가진 이번 공연은 오는 9월 1일부터 12일까지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kangjuck@interpark.com)
2009.08.24 / 조회 28,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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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8월 3주>
주간 공연 예매 랭킹 노래, 춤, 감동 스토리. 풀코스 뮤지컬 프랑스 뮤지컬의 진수성찬을 향한 관객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웅장함 속에 감미로운 음악, 댄서들의 화려한 몸놀림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뮤지컬 는 오는 27일, 2009년 서울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원조의 힘은 강하다! 조승우의 조지킬, 홍광호의 홍지킬이 남긴 2%의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원조 지킬 브레드 리틀을 향해가는 관객들의 손놀림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뮤지컬 은 지난 주 보다 한 계단 순위상승하며 2위로 올라섰다. 뮤지컬 와 함께 프랑스 뮤지컬의 자존심을 세웠던 뮤지컬 이 랭킹 3위를 마지막으로 지난 22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충무아트홀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지난 7월 9일 막을 올린 은 더욱 섬세해진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스페인 오리지널 플라멩코 댄서팀의 스펙터클한 무대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김다현, 당분간 뮤지컬 한국공연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가 아쉬움을 더한다. 빠지지 않는 여름 키워드로 자리잡은 -목동 공연이 순위변동 없이 4위에 자리했고, 꾸준히 랭킹을 지켰던 연극 이 네 계단 뛰어오르며 5위에 올랐다. 대한민국 주크박스 뮤지컬의 원조 이 6위에, 연극열전 -강남공연이 7위, 뒤를 이어 -대학로 공연이 6계단 순위상승하며 8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지난 주 큰 상승세를 보였던 뮤지컬 은 4계단 순위하락하며 9위로 내려앉았다. 뮤지컬 의 프리뷰 공연이 10위에 오르며 첫출발을 알렸다. 김훈 소설 을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은 서범석, 성기윤, 배해선, 이정열, 이필모, 강신일, 김수용에 이르는 실력파 배우들로 구성된 탄탄한 캐스팅라인에 슈퍼쥬니어 멤버 예성이 가세, 오는 10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관객몰이를 준비 중이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무대에서 강한 두 남자 3개월 만에 하차라는 ‘웃찾사’의 불명예를 3년 만에 돌아온 공연장에서 한꺼번에 풀었다. 정찬우, 김태균은 16년 간 쌓은 개그내공을 펼쳐 보이며 개그쇼의 최강자임을 재확인시켰다. 군입대를 앞둔 힙합듀오 다이나믹듀오의 마지막 콘서트 가 두 계단 순위상승하며 랭킹 2위에 올랐다. 10년 음악생활을 총 결산하는 무대이기도 한 이번 공연에는 에픽하이, 리쌍, 타이거JK등 다이나믹듀오의 음악 친구들이 총출동, 아쉬운 마지막 무대를 함께한다. 다시 돌아온 클래지콰이의 가 무려 7계단 뛰어오르는 저력을 과시하며 3위에 자리했다. 이틀에 걸친 성남공연을 마친 클래지콰이는 오는 9월 고양, 10월 서울공연을 준비하며 공연형 가수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공연 두 달 전부터 랭킹에 등장하며 ‘랭킹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한 이문세의 활약이 뜨겁다. 서울공연이 4위에 자리 한데 이어, 이문세 콘서트-붉은노을>수원공연이 6위로 새롭게 등장했다. 서울 공연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컬투의 대구공연이 무려 18계단 순위상승하며 8위에 오른 점도 눈에 뛴다. 뒤를 이어 여름 최강그룹 가 순위 변동 없이 9위에, 대구 공연이 4계단 순위상승하며 10위에 올랐다. [2009.8.17~2009.8.23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8.24 / 조회 25,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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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블루오션, 최성희
“어디 바다같은 사람 또 없어?” 2년 사이, 뮤지컬 캐스팅 담당자의 시선이 급격하게 뮤직뱅크와 인기가요로 고정됐다. ‘바다의 가창력과 바다의 무대 장악력’을 한 번에 갖춘 ‘뮤지컬 배우’를 찾기 위해서였다. 눈이 마르고 닳도록 채널을 돌려도 바다 같은 배우를 찾기는 쉽지 않더라는 캐스팅 담당자의 속 끓는 애환은 이내 ‘바다를 잡아야 한다’는 다부진 각오로 바뀌곤 했다. 뮤지컬 의 에스메랄다를 통해 보여준 깊이, 에서 선보인 강한별의 통통 튀는 매력을 양손에 쥔 그녀. 깊고 넓은 티켓파워와 대중성을 가진 탐나는 슈퍼디바를 향한 뮤지컬계의 러브콜은 공공연하게,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그런 그녀가 다시 의 ‘에스메랄다’로 돌아왔다. 숨가쁜 역주행, ‘뮤지컬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그녀가 새로운 작품이 아닌 ‘다시 처음부터 다시’를 외치는 무엇일까? 그녀의 행보에 뮤지컬, 공연계 캐스팅 담당자들의 주파수가 고정되어 있다. 다시, 에스메랄다 데뷔 11년 차. 아, 언제적 요정이란 말인가! SES 이야기는 접어두고라도, 4집 정규앨범을 내고 가수 ‘바다’로 컴백했다는 소식이 들렸기에 ‘에스메랄다’로 돌아온 최성희의 선택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 “솔직히 2년 반 만에 앨범이 나온 상황에서, 가수 활동에 전력을 다해야하는 게 객관적으로는 맞아요. 앨범을 낸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뮤지컬을 병행할 수 있었던 건 뮤지컬을 좋아하는 제 마음을 존중해준 소속사 식구들의 이해 덕분이었고요. 다시 를 하게 된 건. 그런데요. 저, 그건 아무래도 숙명인 거 같아요.” 인터뷰 내내 그녀가 가장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자주 사용하고, 힘주어 말했던 단어는 ‘숙명’이었다. “스케줄이 있을 때도, 매일 저녁 7시에는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거든요. 어제는 예배가 끝나고 혼자 남아서 마리아상 앞에서 ‘이방인의 아베마리아’(뮤지컬 넘버)를 불렀어요. 노래를 다 부르고 ‘감사합니다, 제가 또 이 노래를 부르게 됐습니다’ 라고 말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지는 거에요. 솔직히 말하면 아베마리아가 포함된 이 작품을 거절할 수가 없었었어요, 무섭다고 해야 하나? 이걸 받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아, 물론 종교적 부분을 배제하고라도요. 숙명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는 작품이고, 그 의미를 철저히 이해한 지금은 이 단어만 봐도 눈물이 나요. 는 제가 뮤지컬배우로 서는데 큰 의미가 되준 작품이기 때문에 저에게 다시 기회를 주셨다는 그 자체만으로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처음은 어렵지만, 두 번째는 쉽게 흘러가는 게 인생사 아닐까? 두 번째 에스메랄다 이기에 심리적, 물리적으로 신경이 더 많이 쓰이는 건 새로 나온 정규앨범활동일 수 밖에 없겠다고 묻자 ‘무대는 하나, 무대는 얼굴’이라는 표어부터 내민다. “덜 열심히 하는 쪽을 만들어서 선을 그을 수 있는 성격이 못 되요. 앨범자켓 사진이 이상하게 나오거나, 뮤직비디오에서 제 얼굴이 이상하게 나오는 건 신경 쓰지 않거든요. 그런데 제가 올라간 무대가 마음에 안 들었을 때는 신경도 많이 쓰이고 예민해져요. 제 인생은 뮤지컬배우로 서는 무대, 가수로 서는 무대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그냥 제가 서는 무대 자체거든요. 무대는 하나인데, 어떻게 비중을 달리하겠어요? 절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죠. 관계자 분들이나, 이 전에 제 작품을 보셨던 분들한테 ‘최성희, 무대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으면 들었지 그 이하의 공연을 한다는 말을 듣진 않을 거에요. 제가 바보가 아닌 이상, 각오가 없었다면 시작도 안했죠. 아마추어가 아니잖아요, 관객들이 보는 무대 자체가 제 얼굴인데, 프로답게 해야죠. 그리고 뮤지컬을 보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대중가요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 많아요. 가수 ‘바다’를 보러 오는 분들이 아니라 ‘에스메랄다’를 만나러 오는 분들이니까 확실히 보여드려야죠.” 인기가요에 선, 최스메랄다 연습과 앨범활동을 병행하면서 하루 세 시간을 자는 강행군 속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에스메랄다’ 속에 최성희를 주입시키는 상상을 늦추지 않는다. "다른 역할에 비해, 에스메랄다는 유난히 빠져들지 않으면 안 되는 역할이거든요. 요즘은 스스로 최면을 걸어요. ‘500년 전, 집시였던 그녀가 2009년에 인기가요 무대에 선 거야’라고. ‘메드’를 부르는 에스메랄다가 되니까, 더 열정적인 기분으로 무대에 설 수 있어요. 노트르담대성당에 서 있는 에스메랄다의 긴장감은 계속 유지되고요. 에스메랄다의 방은 딱 자리 잡혀 있어요, 이 정도의 스트레스는 감당할 수 있으니까 출연결심을 한거고요.” 한 맥락에 놓인 무대지만, 순간적인 에너지가 빛을 발하는 가요프로와 연습을 하면 할수록 일취월장하는 실력을 선물해주는 뮤지컬 무대는 전혀 다른 재미를 준다. 특히 서범석, 윤형렬 등 초연 때부터 함께한 배우들과 공유한 뮤지컬 무대의 긴장감이 주는 추억의 크기는 크다. “춤추면서 노래하니까 노래를 잘 못하는구나, 대사를 까먹었구나 하고 이해해주는 관객들은 없잖아요. 만약에 대사가 틀리는 실수를 해도 무대에서는 빈틈을 보이면 안되요, 천연덕스럽게 넘겨야지(웃음). 첫 공연 날 이었는데, 몸이 묶인 에스메랄다가 프롤로에게 저항하는 장면에서 제가 대사를 해야 하는데 음악이 생각보다 빨리 나와서 ‘사악한 신부, 어젯밤 당신을 본 것 같아~’ 라는 대사를 못한거에요. 할 수없이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시늉의 몸연기만 미친 듯이 했죠. 그 때 (서)범석이 오빠가 저를 보고 ‘아이구, 성희 어쩌냐’하는 걱정스런 표정을 지으셨는데 앞에 앉은 관객분들이 “어, 신부 대사 까 먹었나 보다” 이렇게 된 거에요. 그 때, 저 때문에 오빠가 오해를 받으셨죠(웃음). 끝나고 범석이 오빠가 “성희야, 너 대사 까먹었을 때 내가 '너는 지금 신부가 너를 미행한 것 같다고 말하려는 거구나!' 이렇게 대사를 하려고 했잖니” 이러시더라고요.” 숙명, 쏟아지는 에너지.전생에 나라를 구한 덕을 쌓은 걸까? 동시에 세 남자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는 (비록 누구 하나 100% 완벽한 남자는 없지만) 작품 속, 에스메랄다의 계산되지 않은 유혹은 참으로 치명적이다. “아줌마들의 마늘 까는 자세인데도, 에스메랄다가 하면 엄청 관능적인 자세가 되잖아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쪽 다리를 올리고 앉은 건데, 요부의 모습이 되고, 옷이 없어서 이 만큼 옷 한쪽이 찢어진 건데 엉덩이가 이 만큼 보이는거고. 그녀가 어쩌겠어요. 얘는 자기 가슴이 그렇게 큰지, 자기 몸매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거든요. 그 순수함 때문에 남자들이 애정을 갈구한 것 아닌가 싶어요. 세 남자가 들이댈 때는 그냥 무대에 눈 딱 감고 있어요. 치명적이게 매력적인 부분을 빼고는 에스메랄다는 저랑 운명처럼 닮았어요(웃음).” 한창 물 오른 사랑을 해야 할 나이에 이른 최성희는 편안한 사랑을 꿈꾸고 있다. “콰지모도의 인품이 좋아요. 페뷔스는 너무 배은망덕 하잖아요. 콰지모도의 척추를 쭉 펴주거나, 사랑하는 페뷔스를 인간으로 만들 수 있음 더 좋겠죠, “너 나랑 만나고 싶으면 인간성 바꿔!”라고 말하면서. 자극적인 사랑 보다는 따뜻한 사랑이 하고 싶어요, 바다같이 편안한 사람하고요.”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에스메랄다의 감정변화에 대해 묻자 “무대에 서면 에스메랄다 자체가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면서 다시 한번 ‘숙명’의 이야기 주머니를 풀어놓는다. “전 성격도 여우 같지 못하고, 끈기도 없고, 머리가 좋은 편도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학습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제가 믿는 건 ‘숙명’이거든요. 숙명 앞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있어요, 노래를 할 때나 대사를 할 때 ‘나도 모르게’라는 것에 의지를 많이 해요. 처음에 대본을 보고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머리가 마비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숨이 막혔다고 할까요? 제가 에스메랄다처럼 매일 성당 앞에서 춤을 췄고, 콰지모도처럼 성당에서 살았거든요.” 남들과 비교해 오히려 풍족한 생활을 했던 집안 형편은 아버지가 간 천공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로 급격히 기울어졌다. 어려운 형편을 알게 된 성당 사람들의 도움으로 최성희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사이의 사춘기 시절을 성당의 공소에서 보냈다. “콰지모도처럼 저희 집도 성당이었어요. 성당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고, 생각하면서 살았죠. 매일 밤마다 ‘우리 아버지 얼른 낫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면서 성당 마당에서 매일 밤 달 그림자 아래에서 춤을 췄어요. 대본을 받았는데, 에스메랄다가 성당 앞에서 춤추는 장면이 있는 거에요, 그걸 보자마자 소름이 쫙 돋았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하루도 성당 앞에서 춤추는 걸 쉬어 본 적이 없었어요, 정말 미친 듯이 췄거든요. 그 때부터 이 장면을 연습해서 그런지, 다른 캐스트의 에스메랄다 분들 보다 이 장면은 힘을 덜 쓰고 넘어가는 것 같아요, 조기교육이 중요해요(웃음).” 노트르담대성당에 처음 들어온 에스메랄다가 처음 기도 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이방인의 아베마리아’는 최성희가 다시 에스메랄다로 돌아오게 한 가장 큰 끌림이었다. “그 노래를 부르면, 얼마나 큰 손이 제 가슴을 치는지 몰라요. 아까 말씀 드렸던 ‘나도 모르게’가 저를 이끌어요. 에스메랄다의 영혼이 저를 찾아와줬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6개월 선고를 받으셨던 아버지가 지금도 정신적 지주로 제 옆을 지켜주고 계시니까, 기도를 하면서 부르는 아베마리아를 부를 때는 감사한 마음이 크죠.” 목소리를 쓰는 재미를 알게 해준 건 아버지의 음색을 고스란히 빼 닮은 목소리 덕분이었고, 음색을 쓰는 기교의 재미를 알게된 건 어릴 때 창을 가르쳐 준 아버지 덕분이었다. 막상,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을 때 반대를 외친 유일한 사람은 노래의 재미를 알려준 아버지였다. “어린 아이가 매일 성당에서 기도하고, 노래를 하는 게 얼마나 가슴 아프셨겠어요. 막상 예고를 간다고 하니까 반대를 많이 하셨죠. 어려운 길이라는 걸 잘 알고 계시니까 그러셨던 것 같아요. 아버지가 “무대에서는 이등은 의미 없다, 일등이 되야 한다, 사람들이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그러셨거든요. 어릴 때도 그 말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그만둬야 하나 싶었는데 아빠한테 “제가 일등 할게요”라고 고집을 부리고 예고를 갔어요. 그런데 예고 학비가 얼마나 비싸요, 아버지는 민요를 하셨는데 제 학비 때문에 아픈 몸을 이끌고 밤 업소에도 다니셨고….” 살벌한 리뷰의 주인공, 아버지.“만 다섯 번을 넘게 보셨어요. 가끔은 저 스스로도 ‘오, 오늘은 좀 잘했는데’라고 생각하는 날이 있잖아요, 그런 날에는 칭찬해주실 법도 한데, 저희 아버지의 신랄한 평가는 어김 없더라고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시면서 “성희야, 그 부분은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던데. 안되겠다! 다음 주에 집으로 와라" 이렇게 말씀 하세요. 집에가면 아빠가 다시 목소리 다듬어주시고. 아마 옛날에 태어났으면, 제가 서편제 주인공 이었을 거에요(웃음). 주무시면서도 노래를 부르실 때가 있어서 저희 아버지 침실에는 방음벽이 설치되어 있거든요. 저는 정말 따라갈 수도 없는, 진정한 아티스트세요. 아버지에 비하면 저는 지금 그냥 아티스트의 딸일 뿐이고요. 제가 힘들 때 마다 곱씹는 말이 “호랑이는 호랑이를 낳는다”는 아버지의 말이거든요, 지금은 그 말에 마수가 걸린 것 같아요. 힘들 때는 ‘호랑이는 호랑이를 낳는다고 했어’라고 중얼거리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어요. 호랑이의 숙명을 차분히, 뒤따르고 싶거든요.” 사진을 찍는 순간, 흘러나온 ‘대성당들의 시대’를 들으며 눈물을 머금은 그녀를 보고 천상배우라는 단어를 떠올렸고, 노래를 안 부르면 아플 것 같다고, 쉬는 날에도 친구들을 초대해서 노래를 부른다는 그녀의 취미생활을 들으며 천상가수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천상가수, 천상배우 같은 그녀를 보며 최성희의 무대기행은 앞으로 쭉 이어갈 수 밖에 없는 숙명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천진난만함 속에 깊고 은근한 매력을 가진 에스메랄다를 쏙 빼닮은 뮤지컬배우 최성희가 2009년 '최스메랄다'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참으로 반갑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 (club.cyworld.com/docuherb)
2009.08.17 / 조회 2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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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 뒤가 궁금하다 (2)
공연 2시간 전부턴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무대 뒤에선 장비 점검이 이뤄지고 무대 위에선 배우들의 음향체크가 진행된다. 격렬한 춤을 추는 댄서들도 몸을 풀기 위해 무대 위로 올라간다. 텅 비었던 무대 위에 동상이 등장하고, 댄서들이 올라타야 하는 대형 종들의 안전점검도 이루어진다. 꼼꼼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댄서와 배우들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시간보다 진지하다. 배우와 스텝들의 무대 점검이 끝나면 이제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한다. 7시부터 를 보기 위해 찾아온 관객들이 로비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관객들이 티켓을 찾고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이 시간 에도 배우들은 몸에 벤 노래를 다시 되뇌인다. 모든 관객이 기립해 박수갈채를 보내는 그 순간을 위해 그들은 오늘도 달리고 있다. PM 6시~7시 무대 장비 점검과 음향 체크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8.14 / 조회 16,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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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무대 뒤가 궁금하다 (1)
오후 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의 배우 대기실에 하나 둘 배우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프랑스 뮤지컬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대기실. 이곳에는 오후 4시의 나른함과 몇 시간 후에 있을 무대를 기다리는 긴장감이 뒤섞여 있다. 공연 4시간 전, 부드럽게 목풀기‘자 이것 보세요’ 식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배우 대기실은 외부인에겐 생경한 즐거움이다. 다리를 절지 않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다니는 ‘콰지모도’와 목을 풀기 위해 의 명곡 ‘달’을 부르는 그랭구아르의 생생한 라이브는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으니까. 새롭게 그랭구아르 역으로 투입된 전동석은 그날 공연이 없지만 보컬 레슨을 받기 위해 출근(?) 했다. 첫 공연이 끝나고 벌써 팬클럽이 생겼다지만 22살의 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이순간 음악감독님의 칭찬을 듣는 것! 3시간 전, 분장실 풍경 분장실은 항상 가장 북적거리는 공간. 메이크업과 머리를 완성하는데 여배우는 30분 이상이 소요되니 공연이 있는 날이면 정신이 없다. 바다(최성희), 문혜원과 함께 에스메랄다를 초연부터 연기한 문혜원과 역시 초연부터 ‘플레르 드 뤼스’로 활약한 김정연의 분장을 하고, 틈틈히 남자 배우들도 동참한다. 이 작품이 인연이 된 한 쌍의 부부도 분장실에서 만날 수 있었다. 댄서 이현정, 이재홍 부부. 6살 차가 나는 연상, 연하 커플이라는 벽을 가뿐히 넘어 올해 초 결혼에 골인한 케이스다. “우리 말고도 여러 커플들이 생겼다 사라지곤 했다”며 “밝힌 순 없지만 지금 진행 중인 배우 커플이 있다”고 살짝 귀띔한다.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8.13 / 조회 22,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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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향한 고통 - 예술인들의 직업병
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조명 아래 우아한 몸짓을, 감미로운 선율을, 재미있는 작품을 선보이는 배우와 연주자들. 관객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내려올 때, 그들도 모르게 이런 말이 터져 나올지도 모른다. “아이고 허리야.” 누구나 한번쯤은 무대 위에 서 있는 배우나 연주자가 되는 꿈을 꿔 봤겠지만, 조금이라도 그들의 속내를 아는 사람이면 ‘영광을 만들어내는 큰 상처’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말 것이다.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결코 피할 수 없는, 따라서 공연인들에게도 반드시 따라 붙는 그림자 같은 그들의 직업병은 생각보다 심각하고 다양하다. 슈만, 글렌굴드도 피해갈 수 없었던 ‘음악인의 고통’ 낭만주의 꽃을 피운 독일의 작곡가 슈만은 무리한 피아노 연주 연습으로 인해 20대 중반 손가락 마비 증세가 나타났고, 20대 후반에 결국 연주와는 멀어지게 되었다. 반면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음반 녹음 전 따뜻한 물에 20분간 손을 담그고 있거나 평소에도 장갑을 끼고 타인과 악수를 하지 않는 등 극진히 손을 보호하기로 유명했지만, 바닥에서 14인치(약 36cm) 높이 밖에 되지 않은 낮은 피아노 의자에 앉기를 고집, 구부정한 자세로 연주하는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으며 허리 통증 역시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장시간 같은 자세를 반복, 유지하고 있는 연주자들에게는 저마다의 ‘남 모를’ 고통이 있다. 아티스트 클리닉 전문가인 유재욱 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 한양방의료센터 삶)은 “연주자들의 약 80%가 손가락이나 손목에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다. 연주회나 콩쿨을 앞둔 현악기 연주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질환 중 하나는 ‘과사용증후군(overuse syndrome)’이다. 말 그대로 심한 연습으로 신체를 과하게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처음에는 팔 근육이 충격을 흡수하지만, 심해지면 인대 손상과 뼈에까지 통증이 확산된다. 손목의 신경이 눌리는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r syndrome)’ 역시 마찬가지. 한번 충격으로 무리가 간 신체는 쉽게 다시 손상될 수 있어 낫기 힘든 고질병이 되기 십상이나, 유재욱 원장은 “어느 정도 나아졌다고 생각되면 연주자들이 끝까지 치료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 다른 연주가 있기 때문에, 다시 재발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증상이 더욱 악화해, 결국 악기를 놓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한다. 신체의 생김새가 변하는 경우도 많다. 흔히 ‘거북 목’이라고 불리는, 목이 앞으로 나온 구부정한 자세는 피아니스트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흔한 모습이며, 바이올리니스트나 비올리스트 들은 연주 시 사용하는 턱받침 때문에 턱받침과 살갗의 마찰로 인한 피부병이나, 때에 따라 안면 비대칭이 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연주 할 때 이를 악물고 집중하는 연주자들은 턱 관절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기도 한다. 움직이는 종합병원, 뛰고 구르는 무용수들 너무 앉아 있기 때문에 원활하지 않은 혈액 순환, 피부 트러블, 변비, 복부비만 등 비교적 ‘애교있는’ 증상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연주자들의 직업병이라면, 전신의 근육을 모두 사용하는 무용수나 배우들의 직업병은 조금 더 심각하다. 아무리 날씬한 발레리나들이라고 해도 그들을 번쩍 들어올려야 하는 남자 무용수들에겐 그녀들의 무게가 부담되는 게 사실. 한 발레리노는 “자기 관리 안 하는 발레리나들이 얄밉다”고 토로할 정도로, 이들이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중력의 크기는 실로 거대하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무용수였지만, 허리 디스크로 인해 지금은 아내의 매니저로 왕성할 활동을 하고 있는 발레리나 강수진의 남편 툰치 소크맨을 비롯, 발레리노의 은퇴 1순위가 허리 디스크인 것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 이스라엘의 국보급 안무가로 불리는 오하드 나하린은 약 20여 년 전 심각한 허리 부상으로 척추 연골이 부서져 한 쪽 다리가 마비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상되지 않은 부위의 근육을 찾아내 좀 더 효율적이고 독특한 신체 표현 방법을 발전시켜 안무가이자 무용가로 왕성할 활동을 하고 있다.) 팀 닥터가 항시 대기, “모두가 준 의사는 될 걸요?” 움직임이 많은 공연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온몸에 (멍으로) 얼룩진 영광의 상처는 필수 훈장. 태권도와 택견을 비롯한 동양무술을 총 망라한 마샬아츠와 아크로바틱을 역동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는 국내 공연계에서 전속 ‘팀 닥터’를 둔 1호 공연이다. 여자 국가대표 팀 닥터를 지낸 이성운을 비롯, 4명으로 구성된 팀 닥터들은 중의학을 바탕으로 배우들의 신체 예방 및 부상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 의 팀 닥터들은 공연장이 있는 같은 건물에 따로 마련된 치료실에 상주하며, 모니터상으로 공연중의 모습도 관찰할 수가 있다. 공연 시간 전과 후의 배우 컨디션을 체크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 “순간적으로 힘을 주는 경우가 있어 근육통이나 발목의 염좌(접지름) 등 크고 작은 부상의 위험이 항상 있지요. 팀 닥터들이 배우들의 부상 방지 트레이닝 시스템을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질적이어서 완치가 힘든 허리디스크나 근육통 등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다치기 전 관리 개념이 더욱 크죠.”(김민석, 홍보 실장) 공연 중 배우가 통증을 느껴도 공연이 중단되지 않는 한 무대 위로 팀 닥터가 갈 수 없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응급처치 교육을 배우들에게 따로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점프 배우들은 반은 의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공연에 참여하는 전문 무용수들이 있는 뮤지컬 에서도 무대 위에 선 이들을 위한 담당자가 별도로 있다. 임현영 피지컬 테라피스트는 스포츠 마사지를 전공한 전문 물리치료사. “아마도 댄서들은 안 아픈 곳이 없을 것”이라는 그녀는 한국어 공연 시작부터 2년이 넘게 이들의 건강을 무대 가장 가까이서 살피고 있다. 공연 시작 3, 4시간 전 리허설을 위해 배우들이 모이는 일명 ‘콜’ 시간 때 피지컬 테라피스트의 준비도 시작된다. 공연 준비하는 배우들과 댄서들을 보며 그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매뉴얼 치료, 테이핑 치료 등 예방과 응급 상황 시 마사지를 통한 대처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워낙 단련된 신체로 인해 일반인들보다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른 댄서들이라지만 뼈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진 상황에서는 응급 마사지 후 병원 행은 피할 수 없는 법. “댄서들의 운동량은 100미터 달리기를 공연 내내 쉼 없이 하는 수준이에요. 어릴 때부터 춤을 춘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안 좋은 곳이 많죠. 허리나 발목 부상, 인대가 늘어난다거나 근골격계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다 나타난다고 보시면 되요. 첫 공연 때는 벽에 매달려있던 한 무용수가 떨어져서 팔 골절이 되었죠. 2달 정도 깁스를 하고 있었어요.” 임현영 피지컬 테라피스트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몸을 많이 쓰는 무용수들이나 댄서들은 젊을 때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그 전성기도 짧은데 이 때 몸을 많이 돌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 공연 단체 등에서 체계적으로 이들을 위한 전담 팀이 많이 생겨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문화를 누리는 것은 우리 모두인데, 이것을 이루는 이들의 각개전투가 더 없이 안쓰러워지는 오늘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2009.08.07 / 조회 18,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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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가요계 엣지녀- 슈퍼디바! 바다
뮤지컬배우 겸 가수로 활동 중인 바다가 8월 뮤지컬 무대와 4집 앨범 [바다를 바라보다] 활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슈퍼디바’ 행보를 시작했다. 뮤지컬 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통해 ‘뮤지컬디바’로 활동 중인 그녀가 3년 만에 정규앨범을 발매하며 ‘가요디바’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선보인다. 두드러진 감성과 세련된 리듬감이 특징인 바다의 4집 앨범은, 80-90년대 전 세계를 강타한 Synth POP사운드에 현대적인 모던팝 사운드를 가미, 대중들과의 소통을 위한 바다만의 '모빈팝 뮤직' 스타일을 선보이며, ‘엣지녀’(두드러진, 세련된, 멋진) 바다의 면모를 과시할 예정이다. 2PM 택연과 신예 언터쳐블의 피쳐링으로 신선함을 더한 바다의 앨범에는 뮤지컬 에서 큰 호응을 얻었던 바다의 감미로움이 살아있는 ‘여자는 울고’와 ‘웃어라, 캔디야’등 발라드 트랙 등 총 13트랙의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전S.E.S 멤버 유진과의 듀엣곡 ‘나요...’를 비롯, 한상원, 이상준, 김세진, 김진환. 이한민 등 가요계의 트랜디메이커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해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한 관계자는 “4집 앨범과 8월 뮤지컬 를 위해 수면시간을 3~4시간으로 줄이며 강행군을 했었다”며 “뮤지컬 공연과 4집 앨범을 통해 뮤지컬, 가요계의 디바로 한 걸음 더 성장한 바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2009년 하반기 본격적인 ‘걸그룹 전쟁’에 들어 간 가요계와 ‘대형 뮤지컬전쟁’에 빠진 뮤지컬 시장은 ‘슈퍼디바 바다’의 합류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글: 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8.04 / 조회 26,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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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콘서트 주간 예매 랭킹 리포트-7월5주>
주간 공연 예매 링킹 대성당들의 시대, 컴백 지난 1일 프리뷰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하반기 뮤지컬전쟁에 뛰어든 뮤지컬 가 5계단 순위 상승하며 랭킹 1위에 올랐다. 이번 서울공연에는 윤형렬, 문혜원, 최성희(바다), 오진영, 서범석, 박은태 등 원숙미를 자랑하는 초연 캐스트와 11개월 간 투어 공연을 하며 감미로움의 절정에 오른 김수용, 조순창, 최수형, 임호준, 박성환이 무대에 오른다. 굵고 길게 달려온 뮤지컬(2위)가 한 단계 순위 상승하며 2위에 올랐고, 에 이어 프랑스 뮤지컬의 새로운 파워로 떠오른 이 3위에 자리했다. 일일 매출 1억 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했던 뮤지컬 (4위)는 지난 주 보다 두 단계 순위 하락했다. 2001년 공연 당시 보여줬던 무대 상단의 거울장치, 황금빛 조명이 돋보이는 계단 세트 등 본연의 화려함이 덜해졌다는 평이 있긴 하지만, 옥주현, 박해미, 박상원 등 스타배우들의 활약이 더 큰 호평을 받으며 뮤지컬 의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오리지널팀의 주연 브래드리틀의 방문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지킬앤하이드 내한공연>이 무려 7단계 순위상승하며 5위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2005년 팬텀으로 한국을 찾았던 브래드리틀은 지킬로 변신해 4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게 됐다. 따뜻한 감성연극 (6위)이 연극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면 클래식의 자존심은 (7위)이 지키고 있다. 서울시 유스오케스트라가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는 서현진 MBC 아나운서의 해설과 더불어 피겨요정 김연아를 통해 익숙해진 ‘죽음의 무도’ 피아니스트 피경선의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드보르작 ‘신세계로부터 4악장’등이 준비되어 있다. 뮤지컬 (8위)와 연극 (강남)(9위)가 스테디셀러 뮤지컬, 연극의 파워를 이었고, 주크박스 뮤지컬 (10위)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주간 콘서트 예매 랭킹 소통하는 개그, 제대로 통했네 정찬우, 김태균의 개그코드가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관통했다. 국내 콘서트 사상 최초로 ‘복불복’ 개념을 도입해 관객이 공연에 쉽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한 장치와 노래, 개그, 이벤트 등 관객 맞춤형 공연이 입소문을 타고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 매 주 금요일에는 성인들을 위한 ‘성인용 특별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9위)도 랭킹에 오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의 서울공연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랭킹 1위에 올랐다.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 림프비즈킷(Limp Bizkit), 킨(Keane) 등 해외 아티스트들의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은 가 2위에 자리했다. 서태지밴드의 출연 확정 소식으로 최강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해 8월 15일 를 통해 첫 8집 활동을 시작한 서태지는 정확히 1년 만에 같은 무대에서 8집 활동을 마무리 하게 됐다. 강렬한 티켓파워의 원조 (3위)가 식지 않는 티켓파워를 선보였고, 뒤를 이어 가 4위에 오르며 랭킹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신재평, 이장원으로 이뤄진 한국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그룹 페퍼톤스는 독창적인 음악색이 화제를 모으며 2008년 두 차례의 공연을 매진시킨 저력을 발휘한 바 있다. 제 2의 마돈나 레이디 가가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만날 수 있는 이 지난 주 보다 한 단계 순위 상승하며 5위에 올랐고 뒤를 이어 R&B 대표주자 크렉데이빗의 이 6위에 올랐다. 군 입대를 앞두고 마지막 고별무대에 선 다이나믹듀오의 (7위)가 꾸준히 랭킹을 지키고 있고, 맵더소울 오픈 이후 북앨범, 월드투어, 리믹스앨범 등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룹 에픽하이의 가 8위로 새롭게 등장했다. 뒤를 이어 이 한 단계 순위상승하며 10위에 자리했다. [2009.7.27~2009.8.2 인터파크 티켓 판매 기준] 글: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8.03 / 조회 2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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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돈 주앙>의 개사가 박창학
20여 년간 윤상, 김동률, 박효신, 정재형, 강수지 등의 곡에 노랫말을 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신뢰감 100%의 대중가요 작사가’인 박창학(41). 최근 그의 이름을 묵직히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곳은 바로 공연장이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프랑스 뮤지컬 와 의 한국어 개사자로서 “원작의 깊이를 십분 살리는 동시에 한국 관객들에게 더욱 와 닿고 있는 노랫말”이란, 라이선스 작품이 결코 쉽게 받지 못할 찬사가 그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초 발매된 윤상의 6집 앨범에서도 전곡 작사와 프로듀싱을 맡은 그이지만, 오늘은 탄탄한 뮤지컬 대작 두 편을 설익은 냄새 없이 관객들 앞에 세운 공연인 중 한 사람으로 마주해 본다. 1년의 준비, “저도 오디션 봤어요” 뮤지컬 의 한국어 공연을 앞두고, 뮤지컬 넘버 하나하나가 완벽한 노래로 최고의 예술성을 자랑하는 이 작품을 ‘어떻게’ 한국어 옷으로 갈아 입혀야 하는지는 공연을 위한 첫 번째이자 가장 어려운 과제였다. “의 경우 초기에 원작자 측이 한국 공연에 굉장히 많이 관여했어요. 저도 그 전에 뮤지컬 작업을 한 적이 없었고, 가요계와 공연은 또 다르니까, 공연기획사에서도 제가 어떻게 해 낼지 모르는 상황이었죠. 저를 포함해서 다른 몇 분에게도 몇 곡씩을 개사를 의뢰해서 그걸 플라몽동(의 작사가)에게 보내서 최종 개사자가 결정 낫지요.” 국문학 전공, 고등학교 문학교사, 그리고 10년 간의 일본 유학, 능통한 스페인어와 그보다는 ‘덜’하다는 불어까지, 비영어권 작품을 읽고 또 느끼며 한국어로 전하기에 그는 망설임 없는 적임자였다는 후문이다. “쓴걸 또 고치고, 또 고치고. 저 혼자 하는 작업이었다면 OK 할 수 있는, 내가 맘에 드는 단계가 있는데, 이건 이렇게도, 저렇게도 고칠 수 있는 여지가 많으니까 계속 듣다가 또 고치고 싶어지더라고요. 오디션 시간 전에 이미 배역 별로 곡이 나와 있어야 하니, 작품 제작의 가장 처음 시작 해서 가장 최후까지 작업이 이어지는 거죠.” 한 편의 대 서사시 대중가요 같은 친근함 “플라몽동과 코치안테(의 작곡가)의 노래를 너무나 좋아했어요. 플라몽동도 사실은 때문에 유명해졌지만, 기본적으로 가요곡을 쓴 작사가고, 코치안테도 가요곡을 쓴 작곡가에요. 비영어권 음악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이들의 앨범을 그 전부터 많이 알고 있었고, 좋아하죠.” 평소 팬으로서 좋아하던 작사가의 작품이었다는 점에 더하여 와 함께 하게 된 이유는 ‘문학적 완성도’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제 추측이지만, 은 100% 가사를 먼저 쓰고 거기에 곡을 붙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글자 하나에 음 하나가 필요하지만, 외국곡에선 악센트가 들어가는 단어에 음이 붙으면 되거든요. 한 단어가 몇 개의 음으로 이어져도 되고, 음과 단어를 붙일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넓은 거죠. 하지만 가사 작업을 먼저 한 곡은 가사를 쓰면서 이미 생각했던 시의 운율이 있기 때문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는 대단히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한국말로 따라 불렀을 때 번안곡이 가진 위화감 없이 최대한 어색하지 않도록, 그리고 ‘플라몽동이 한국말을 알았다면 얼마나 내 가사를 좋아할 수 있을까’가 그가 작업하며 추구한 가상의 목표였다. “저도 작사가이지만, 어느 나라 말이든 거기서 추구할 수 있는 작사가로서 레벨이 있다면 플라몽동은 최고수라고 생각해요. 음이 있기 전에 이미 시로서 완성이 된 작품이 라면, 은 프랑스 말로 친숙하게 부르는 대중가요의 느낌이 크죠.” 라틴 음악에 대한 넓고 깊은 식견이 있는 그는 화려한 플라멩코, 정열의 기운이 가득한 노래와 돈 주앙이라는 호색한의 이야기가 담긴 를 두고 “이국미가 물씬 풍기는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작품 내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주기 위한 표현들이 많아요. 플라멩코도 그렇고, 중간에 몇몇 곡은 스페인어 가사 그대로 배우들이 노래하잖아요. 우리말로 옮기지 말아달라는 원작자의 요청이 있었죠. 그 스페인어의 음 만으로도 분위기가 나거든요.” 공연을 본 관객들은 극 중 돈 주앙의 친구 카를로스가 스페인어로 부르며 서정미를 물씬 풍기는 노래의 가사를 궁금해 한다. 박창학은 “사실, ‘난 널 사랑해, 너 아니면 못 살겠어’ 같은 생각보다 심플한 내용이에요”라며 싱끗 웃는다. 서범석의 무대 존재감, 콰지모도 울부짖을 때 뮤지컬의 힘 느껴져 “연습실에 가서 보고, 이야기 해주고, 그러고 나면 또 배우들에게 마음이 가서 또 가서 이야기 하고”, 그간 가수들과의 음반 작업과는 조금은 낯선 공연 작업에 그는 점점 무대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해 가는 모습이었다. 콰지모도 역의 조순창(왼쪽)과 프롤로 역의 서범석(오른쪽)“굉장히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공연을 보는데, 그러면서도 라이브가 가진 힘을 점점 더 깨닫게 되요. 음반을 만들 때 추구하는 목표와 뮤지컬에서 내가 원하는 목표가 똑같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요즘 해요. 음, 완성도 높은 노래가 음반에선 중요하지만, 정확한 뮤지컬에선 노래만 잘한다고 감동을 준다는 법은 없잖아요. 콰지모도가 나중에 막 울면서 노래할 때는 정말, 그 안에 스토리가 있고, 연기가 있고, 노래도 연기이지만, 그 밖에 감동을 주는 많은 요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됩니다.” 번민하는 사제 프롤로 역을 맡은 서범석은 그에게도 인상 깊은 배우이다. “서범석 씨 연기 보면서 특히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녹음하기에는 별로 안 좋은 목소리지만, 무대 위에서의 존재감이라든지, 첫 공연 때부터 남달랐던 것 같아요.” 우연히 곡 잘 쓰는 윤상이라는 친구가 옆에 있어 ‘날리는 한, 두 곡에 취미로 가사를 써 보는’ 것으로 시작 했다는 작사가의 길이 벌써 20년 째. 좋은 글을 위해 메모를 하거나 일부러 어떤 환경을 만들지 않는다는 그는 자신을 “기본적으로 뭔가를 발신하는 것 보다는 읽거나 듣는 일에 더 많이 시간을 쓰고 싶은 쪽”이라고 밝히며 “평생 좋은 음악을 듣고 사는 게 꿈”이라고 한다. “언제나 관심 있고,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길을 갔는데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오게 되었어요. 지금도 만족하고 있는 편이지만, 정말 음악을 즐기기 위해선 음악하고 관계 없는 일을 해야겠더라고요, 뭔가를 수리한다든지, 장사?(웃음)” 음반을 틀어 노래를 듣다, 라디오를 듣다, ‘어? 바로 내 이야기네’라든지, ‘맞아, 맞아, 바로, 그런거지’, 혹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하고 노랫말에 멈칫할 때, 우리는 종종 ‘작사 박창학’을 발견하게 된다. 반짝이는 시선,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 담담한 어조가 발휘하는 무섭고도 놀라운 노랫말의 힘이 새롭게 무대에서도 반짝이고 있는 지금이기에, ‘평생 좋은 음악을 들으며 살고자 하는’ 그의 꿈은 관객들이 객석에서 꾸기 원하는 환상적인 꿈과 당분간 함께 할 듯 하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NDPK제공
2009.07.30 / 조회 1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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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여름 공연계, 취향대로 느끼는 세계 문화
올 여름, 공연계는 거대한 대형뮤지컬의 쓰나미를 맞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유럽권 뮤지컬이 쏟아지고 오리지널팀 내한공연까지 그아먈로 뮤지컬이 범람하고 있다. 오랜 시간 공연시장의 중심에 자리했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외에 새로운 정서를 가진 유럽 뮤지컬의 관객몰이가 주목된다. 그 가운데 한국 추억의 음악들로 극을 이룬 창작뮤지컬도 눈에 띈다. 프랑스의 선율, ‘노트르담 드 파리’ ‘돈주앙’브로드웨 뮤지컬이 반복되는 스토리와 익숙한 멜로디, 비슷비슷한 분위기로 스타마케팅 외에 더 이상의 화두가 되지 않을 때 ‘노트르담 드 파리’가 국내에서 개막됐다. 3년 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노트르담 드 파리’는 그동안의 상업성과는 또 다른 예술성을 강조한 시적 언어와 분위기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며 10개 도시에서 33만 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나쁜 남자 ‘돈주앙’도 관객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파이낸셜 뉴스를 통해 “스토리를 강조하는 영미권 뮤지컬에 익숙한 관객들이 멜로디라인이나 조명, 의상 같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콘서트형 프랑스 뮤지컬에 색다른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돈주앙’은 현재 티켓 예매율 1위를 유지하며 프랑스어권 뮤지컬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오리지널의 아우라, ‘지킬 앤 하이드’ ‘일 삐노끼오’ 오리지널 내한 팀의 공연도 풍성하다. 4년 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에서 주인공 팬텀을 맡았던 브래드 리틀(44)이 ‘지킬 앤 하이드’로 돌아온다. 브로드웨이 역대 지킬 중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지킬 앤 하이드 출연은 한국 팬들과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 팬들만큼 우수한 팬은 없다, 한국에서의 공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낯선 이탈리아 뮤지컬 ‘일 삐노끼오’도 상륙한다. 올 여름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설 뮤지컬 ‘일 삐노끼오’는 지난 2003년 4월 이태리 밀라노 떼아뜨로 델라루나 극장에서 초연 된 작품이다. 당시 화제를 모으며 ‘이태리 정통 오페라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세기적인 조화를 이루어 내었다’는 현지 언론의 평가를 받았다. 예술의 전당측은 “이태리 특유의 느낌이 돋보이는 음악과 감각적인 무대 구성으로 기존의 뮤지컬마니아 외에 오페라마니아 까지 만족시키는 작품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스타가 부르는 한국 음악, ‘샤우팅’ ‘젊음의 행진’브로드웨이, 세비야, 노트르담 등 지역적 분위기를 뿜어내는 라이선스 뮤지컬 사이에서 한국의 히트곡들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 ‘샤우팅’과 ‘젊음의 행진’이 무대에 오른다. ‘젊음의 행진’은 작년 ‘팝 뮤지컬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언론의 평과 함께 티켓 예매사이트에서 평균 관객 평점 10점 만점에 9.8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 공연에는 이지훈, 이성진, 김지우, 김준 등 스타들이 출연해 관객의 흥을 돕는다.빅뱅의 대성과 승리도 무대에 선다. 10대들을 겨냥한 뮤지컬 ‘샤우팅’은 핑클, 듀스, 김종국, 빅뱅 등의 기존곡과 함께 8개의 창작곡으로 이루어져있다. 공연의 제작사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대표는 1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세계적으로 뮤지컬 관객의 노령화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아이돌 스타의 출연으로 젊은 관객들이 뮤지컬 시장으로 들어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의 음악을 총괄한 디렉터 한정림 감독은 “주크박스 뮤지컬에 11곡의 창작곡을 포함시키는 작업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었으며 “주크박스 뮤지컬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이었다”고 전했다.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
2009.07.29 / 조회 26,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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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기간, 테마별 맞춤 공연 리스트
사람에 치이는 게 싫어, 바가지 물가에 마음 상하는 걸 피해 바다나 계곡, 해외 대신 공연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일상에서 공연이 단비처럼 찾아온 휴식처였다면 일상을 탈출한 휴가 때 공연은 느긋하게 여운을 즐기고 곱씹을 수 있는, 나에게 주는 특별 선물과 같다. 경기불황이라지만고 올해 8월은 종류별로 꽤나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취향에 따라 고르는 공연 리스트. 유럽 명품派 프랑스 뮤지컬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프랑스 뮤지컬은 음악 한 소절만 들어보아도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우리 창작뮤지컬과는 확연히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프랑스 특유의 감미로운 선율이 전 넘버를 휘감고, 안무는 전문 댄서들이 화려한 몸짓 화려하고 일사 분란한 느낌이다. 이런 특징이 국내 팬들에게 통했는지, 우리나라에서 프랑스 뮤지컬의 인기는 유독 높다. 는 그 인기의 포문을 연 기념비적인 작품. 지난 2005-2006년 내한해 19만 관객을 동원한 오리지널판에 이어 2007년에는 한국어버전을 선보여 지난 2년간 인기를 누려왔다.아직 접하지 못한 관객은 오는 8월부터 국립극장 오르는 무대를 놓치지 말길. 이 작품으로 뮤지컬 스타 반열에 오른 윤형열, 서범석을 비롯해 김법래, 이정열, 박은태, 오진영 등 신,구세대 실력파 배우들로 포진됐으니 말이다.(8월 4일~27일/국립극장) 최신 프랑스 뮤지컬로는 현재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되는에 주목하자. 전설적인 바람둥이 ‘돈 주앙’이 사랑이라는 저주에 걸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의 진정한 매력은 무대 전체를 휘감는 스페인 플랑멩코 군무. 오리지널 플라멩코 무용수들의 열정과 프랑스 특유의 부드러움이 합쳐져 공연내내 유럽 한복판에 있는 듯 하다. 김다현, 강태을이 전혀 다른 매력으로 전설적인 옴므파탈 ‘돈 주앙’역을 열연하는데 김다현이 젠틀하고 섬세한 돈 주앙이라면 강태을은 좀 더 능청스러운 돈 주앙을 표현한다.(7월 9일~8월 22일/충무아트홀 대극장) 마니아부터 대중까지 섭렵한다잘 나가는 브로드웨이 무대 최신 브로드웨이 화제작에서부터 클래식한 브로드웨이쇼 뮤지컬까지. 입맛대로,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는 무대가 8월,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브로드웨이 가장 최신작이자, 오프 브로드웨이에서부터 큰 화제를 일으키며 국내 개막전까지도 주목을 받아온 이 드디어 오픈, 마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1900년대 독일 청교도 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들의 임신과 낙태, 자살을 다루는 이 작품은 파격적인 무대형식과 열정적인 무대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김무열, 조정석 등 뮤지컬계 스타들과 김유영, 김하늘 등 새로운 얼굴들이 앙상블을 이루며 신선한 무대를 선보인다. 핸드마이크와 록스타일의 음악, 파격적인 무대구성 등은 브로드웨이 무대같지 않은 독특함을 내뿜는다. 주인공 남녀의 성애장면 보완을 위해 관객들은 검색대를 거쳐야 극장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6월 30일~ 2010.1월 10일/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쇼적이고 클래식한 브로드웨이 무대를 원한다면 를 추천한다. 박해미, 박상원, 옥주현 등 눈부신 캐스팅과 30명 코러스걸의 의상과 탭댄스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1930년 미국 대공황시절,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는 미국 코러스걸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줄거리보다 눈과 귀를 자극하는 탭댄스가 시원한 여름을 선사한 것으로 보인다.(7월 21일~8월 31일/LG아트센터) 지난 2005년 내한공연의 감동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반가울 소식이 올 여름을 달군다. 바로 팬텀 역으로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브래드 리틀이 이번에는 두 얼굴의 사나이 로 내한공연을 갖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품 과 한국인이 사랑하는 배우 브래드 리틀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예매경쟁이 뜨겁다.(8월 28일~9월 20일/세종문화회관대극장) 오싹한 공포로 더위를 잡을까?소극장 공포연극 여름이면 잊지 않고 찾아오는 무대가 있다. 보통 평일 7시 30분에서 8시에 시작하는 여타의 공연들과는 달리, 공포연극들은 9시 이후 시작하는 심야공포연극. 요즘은 웬만큼 탄탄하지 않으면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지 않기에 한 해 한 해 업그레이드 되어간다. 어둠이 더욱 짙게 깔리면 시작되는 으스스한 공포에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우선 . 에 이어 2009년 새롭게 선보이는 은 멜로공포를 표방하며 새로운 분위기의 공포연극을 선보인다.(7월 9일~8월 31일/대학로 두레홀4관) 소름끼치는 음향과 어두운 내면을 그려내는 또 다른 공포연극 에도 주목해보자. 남자의 꿈과 여자의 꿈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형식의 공포연극으로 눈과 귀, 오감을 자극한다. 연인과, 친구와 함께 하면 좋을 무대다.(6월 19일~8월 30일/대학로 두레홀3관) 심야가 아닌 해질녘에 찾아오는 스릴러 연극도 있다. 소통불능에 대해 그로테스크하고 충격적으로 다루는 연극 은 소름끼치는 음향이나 조명이 동원되지는 않지만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통불능과 왜곡에 대해 웃음과 함께 고통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부조리극으로 주목 받고 있다.(7월 17일~8월 30일/대학로 극장가자2관) 남들 다 본 공연 챙겨보기스테디셀러 작품어떤 트렌드에도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오랫동안 사랑 받는 작품들이 있다. 대학로에서 스테디셀러로 거듭나기 위해선 재미와 감동, 탄탄한 이야기 구조는 기본. 여기에 마니아뿐만 아니라 폭넓은 대중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공감형성은 옵션이다. 는 그 대표격인 스테디셀러 뮤지컬. 머릿 기름으로 느끼하게 넘긴 헤어스타일, 가죽 자켓, 부담스럽게 붙은 청바지 등 우리나라의 고교얄개처럼 50년대 미국 고등학생들의 청춘담을 담을 작품이다. 2003년 국내 초연 이후 매년 공연을 하고 있으며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다.(4월 4일~8월 30일/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넌버벌퍼포먼스(비언어 공연)로는 를 빼놓을 수 없다. 주방기기를 이용해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폭발적인 리듬을 만들어 내는 이 작품은 난타전용관에서 상시 공연 중이다. 1999년 초연해 그 해 에딘버러페스티벌에서 좋은 평점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04년에는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해 유명세를 날렸고,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들의 인기 코스이기도 하다. 늘어지는 여름날 딱 알맞은 코스.(난타 강북공연, 강남공연장) 창작뮤지컬로는 로맨틱코미디 를 들 수 있다. 장유정 연출이 대본을 쓰고 오만석, 엄기준이 더블 캐스팅되면서 2006년 초연시 소극장 창작 뮤지컬로는 유례없는 인기를 누린 이 작품은 초연 이후 뮤지컬계의 꽃미남 배우들이 오만석, 엄기준의 바통을 이어 받으며 지금도, 여전히 사랑 받고 있다.(~8월 30일/대학로예술마당 1관) 배우들 연주실력에 놀랄걸? 콘서트형 뮤지컬 ‘누나’들을 타킷으로 훈남 공연들도 여름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들은 그냥 훈남이 아니라, 직접 연주와 노래를 들려주는 실력파 훈남들이니 더욱 매력적이다. “오빠들이 채워줄게”란 홍보문구 하나로 설명되는 컨셉트 뮤지컬 는 그 대표적인 작품.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주유소에서 일하는 다섯명의 건실한 총각들과 건너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두 명의 섹시한 자매들이 선보이는 신나는 컨트리풍 음악이 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진다. 공연장에서 가볍게 피서 보내고 싶은 관객에게 알맞다.(7월 7일~9월 13일/대학로예술마당2관) 젊은 청년들의 꿈과 희망, 좌절을 다룬 창작 뮤지컬 도 이웃집 동생 같은 캐릭터들로 훈훈한 작품이다. 출연 배우가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며 공연장은 내내 콘서트 분위기. 탄탄한 이야기 구조로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이 끈끈한 무대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초연한 이후 입소문을 거쳐 마니아층까지 형성해 잘 빠진 창작뮤지컬로 평가 받고 있다.(7월 17일~8월 16일/충무아트홀 소극장블루) 글: 송지혜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ong@interpark.com)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7.27 / 조회 1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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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출연
뮤지컬 배우 최성희(바다)가 1년 6개월 만에 뮤지컬 의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로 돌아온다.
뮤지컬 를 통해 제2회 더뮤지컬어워즈 여자인기상,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 여자신인상을 수상하며 뮤지컬 배우로 연기력과 스타성을 검증받은 최성희(바다)가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르는 것.
뮤지컬 의 제작사인 ㈜NDPK 관계자는 “초연 캐스트로서의 자부심과 의리로 이번 무대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와 참여하게 된 일”이라고 전하며 “4집 앨범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따로 시간을 할애해 보컬 트레이닝을 비롯한 모든 연습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윤형렬, 문혜원, 오진영, 서범석, 박은태 등 원숙미를 자랑하는 초연 캐스트를 비롯해 지난 해 8월 캐스팅 되어 11개월 간 투어 공연을 하며 절정에 오른 김수용, 조순창, 최수형, 임호준, 박성환이 서울 공연에 참여한다.
또한, 이번 서울 공연을 앞두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성악도 출신의 배우 서태화와 폭발적인 힘을 가진 보이스로 그랭구아르역에 선발된 신인 전동석의 데뷔 무대도 만날 수 있다. 이들과 함께 제14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앙상블상을 수상한 댄서들을 한층 가까워진 무대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뮤지컬 >(주최,주관 : ㈜인터파크INT, 제작 : ㈜NDPK)는 세계적인 문호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원작을 바탕으로 감미로운 음악과 예술적인 무대, 현대무용과 브레이크 댄스, 아크로바트 등이 더해진 화려하고 현대적인 안무로 전 세계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대표적인 프랑스 뮤지컬이다.
뮤지컬 배우 최성희(바다)의 합류로 ‘초연 캐스트를 만날 수 있는 2009년 마지막 서울공연’ 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번 서울공연은 8월 1일부터 8월 27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글:강윤희 기자 (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사진: NDPK 제공
2009.07.27 / 조회 28,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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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윤형렬, 서범석
1482년 파리, 거대한 노트르담 성당 곳곳에 사랑과 욕망으로 울부짖는 이들이 있다. 등이 굽은 종지기와 신과의 약속을 저버린 사제는 한 집시여인에게 사랑한다는 마음 말고 무엇 하나 고집할 수 없다. 500년이 훌쩍 지나 2007년 한국에 가 솟은 이후 윤형렬과 서범석의 눈빛도 지금까지 변함없는 고백 중이다. 자신의 삶을 뒤흔들어버린 파리 대성당과의 만남은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자 숙명이라고. 그리하여 오늘, 그리고 내일도 열렬히 함께 걸어갈 수 밖에 없다고. 2007년 10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전국 10개 도시 230여 회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뮤지컬 는 한국어 라이선스 무대로 선보이는 프랑스 뮤지컬의 출발이자 새로운 길이 되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 웅장하고 장엄한 무대와 음악 등 그간 한국 관객들이 만났던 뮤지컬의 맛과는 분명 다른 노트르담 만의 색에 국내 33만여 명 관객들이 극장으로 이끌렸다. “예상했죠. 원작 자체가 담고 있는 철학과 사상 등이 지금 우리가 읽어도 공감할 수 있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잖아요. 책만 읽어도 감동이 오는데, 뮤지컬이고, 음악이나 볼거리들도 너무나 뛰어나게, 고급스럽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건 당연히 롱런 감이었어요. 저도 오랫동안 공연을 했지만, 이 작품을 만났을 때 감히 ‘최고야’라고 말할 수 있었죠.” 횟수로 3년, 쉼 없이 이어지고 있는 공연의 운명을 “당연히 예상했다”는 서범석은 공연을 본 관객들의 추천으로 입소문이 나는 ‘다단계 전법’에 힘입어 앞으로 최소 10년은 끄떡 없을 것 같다고 확신했다.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 ‘송 쓰루(Song-Through)’ 방식에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거릴지 모르지만, 콰지모도, 프롤로, 클로팽 등 강한 캐릭터들과 볼거리들, 그리고 이들이 얽히며 빚어내는 장엄한 흐름 때문에 다시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게 되는 것 같다는 윤형렬의 말이 이어진다. 한 작품에 대한 굳은 믿음이 이 보다 더할 수 없는 둘이, 처음에는 이 작품에 관심도 흥미도 없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프랑스 뮤지컬의 진가를 국내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 준 것 외에 뮤지컬 의 큰 수확은 원로 대어 서범석과 신인 대어 윤형렬을 수면 위로 들어올린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전엔 연말 시상식에서 완전히 소외되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창작 작품을 하고 있었는데, 배우로서 스포트라이트 받고 싶고, 이런 거 없었겠습니까?(웃음) 의 오디션이 있는지도 몰랐고, 라이선스 작품엔 관심 없었거든요. 아주 우둔했었죠(일동 폭소), 무슨 독립운동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었는데요.” 1994년에 데뷔, 등 창작극을 주로 고집해 오던 그가 라이선스 작품을 어렴풋이 생각할 무렵, 동료 배우인 김법래가 알려준 추가 오디션을 통해 연출가인 웨인에게서 ‘딱 프롤로’라는 평과 함께 노트르담 성당의 대주교 프롤로가 되었다. 에스메랄다를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악마의 얼굴이 되어 결국 파멸의 길로 향하는 인물. 별도의 노래 연습 후 6주간의 공연 연습, 3주간의 무대 연습기간 동안 단 한번의 결석도 없었던 그는 이제 2008년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는’ 실력파 배우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스스로도 “뮤지컬 계에선 ‘듣보잡’이었을 것”이라며 웃는 윤형렬에게도 이 작품은 인생에 없던 손님이었다. “고생도 안하고 단번에 콰지모도가 된 것처럼 보실 수도 있는데, 22살 때부터 청소도 하고 발레파킹도 하면서 이쪽 바닥에서 뒹굴었어요(웃음). 존경하는 가수들이 꿈에 나와서 노랠 가르쳐 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그대로 해 보기도 하고. 하루 종일 그 생각 밖에 없었는데, 드라마 OST도 참여하고 앨범도 냈지만 가수로서 활동도 못 해보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한 4년 정도 그렇게 고생하다 우연히 제 노래를 들으셨던 분의 제의로 작품에 합류하게 됐어요. 콰지모도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고, 중요한 존재이며, 숙명이고 사명이니까 최선을 다해야죠.” 1년 총 수입이, 뮤지컬 연습비로 받은 150만원과 가수로서 번 돈 110만원을 합해 260만원이 최고였다며 어두운(?) 과거를 회상하던 윤형렬에게 “너, 짱이다”를 외치는 서범석. 자신의 최저 연봉이 한 때 20만원이었다는 그가 좌중에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받았다. “맨 처음에 형렬이 봤을 때 걱정 겁나 했죠. 너 빨리 돌아가서 가수나 해라(웃음). 그때도 노래만큼은 하늘이 내려준 콰지모도였거든. 콰지모도의 순수함과 애환이 담긴 그 정서, 고생을 많이 해서 나온 쇳가루 먹은 목소리(웃음)는 하늘에서 내려 준 거에요. 그런데 연기가 부족하니, 나와 얘기도 하고, 얘(형렬)도 중간에 좌절 많이 했을 거에요. 그런데 꿋꿋이, 묵묵히 해 내더라고. 어느 날 범래가 목소리가 안 나와서 얘가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는데, 그때 다들 깜짝 놀랐어요. 기가 막히게 하더라고. 어마어마하게 대단한 성장을 했어요. 정말 콰지모도가 살아 돌아왔죠.”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인상, ‘뮤지컬계의 유재석’, ‘범사마’로 불리는 서범석은 의 사제 프롤로로 서면, 드리운 그림자마저 서슬이 푸른 악의 얼굴이 된다. “범석이 형님은 무대 위와 아래에서 정말 다른 사람 같아요. 처음 등장할 때 ‘빵’하는 소리가 터지면 진짜 와서 절 때릴 것 같고. ‘리액션 해야지’가 아니라 저절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이렇게 된다니까요. 연습할 때 형이 ‘파멸의 길로’라는 노래를 했는데 그 순간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 완전히 소름이 돋았죠. ‘와, 이게 에너지구나, 이 정도를 해야 하는구나, 노래를 듣고 소름이 돋을 수도 있구나’ 하는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윤형렬) “분위기 아주 좋은데?(웃음) 형렬이는 배역에 몰입해서 점점 꼽추에 절름발이가 되 가고 있습니다(웃음). 거기에 언젠가는 다래끼까지 나서 눈이 제대로 일그러졌었죠. 어느 날 와서 “형, 눈을 이렇게 (찡그리고) 뜰 필요가 없는 걸 이제 알았어요. 분장이 이미 그렇게 되어 있어요” 하더라고요. 그런데 나중에도 계속 눈을 찡그리고 하던데요.”(서범석) 분장으로 찌그러진 눈을 보여준다 해도, 누군가 한 명의 관객이라도 멀뚱멀뚱하게 뜬 눈을 보고 ‘흉내만 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까 봐, 스스로 눈을 반쯤 뜨고 허리를 굽혀 뒤뚱거리며 옆으로 걷는다는 윤형렬은 공연 3년이 지난 지금, 짝짝이가 된 두 눈과 허리 디스크를 영광의 훈장으로 안게 되었다. “콰지모도로 인정해 주실수록, ‘내가 너무 과대포장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겁이 나기도 해요. 아직 경험도, 내공도 부족해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콰지모도가 제 핸디캡이 될 수도 있고요. 을 할 때 조금만 흥분하면 얼굴이 이그러지는 거에요. “목이 말라” 그러면 이렇게(눈을 반쯤 찡그리며) 되는 거죠(일동 폭소). 땅에 떨어진 걸 줍는 장면에서는 이렇게(옆으로 기울이며 앉아) 줍고. 조금만 그런 게 나와도 ‘역시 꼽추는 어쩔 수 없어’, 그렇게 보시는 분들도 물론 계셨어요. 제 인생의 큰 기회임에는 분명하지만, 워낙 강한 캐릭터이다 보니, 늪에 발을 담고 계속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더 조심하고 더 절실하게 하게 되요.” “이렇게 아름다운 무대와 작품 속에 서 있다는 감격에 눈물을 흘렸었다”는 서범석과 “시공간을 뛰어넘는 인물 배치 뿐 아니라, 노래 반주만 들어도 눈물이 났다”는 윤형렬 등 두 울보에게 는 커다란 숙제를 남겨주었다. “다른 작품에서 일반적인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섰을 때 조금이라도 어색한 부분이 나온다면 관객들은 분명 콰지모도를 떠올리실 거예요. 또 ‘가수 하다 망해서 뮤지컬 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아직 계실 거고요. 하지만 예전에는 가수로서 알려질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기에 망했다라는 평가가 기분 나쁘기도 해요. 노래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람인데, 노래로 미숙하지만 연기를 배워 나갔고, 그러면서 무대에 서는 게 정말 재밌거든요. 노래와 뮤지컬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노래도 목소리로 연기하는 것이잖아요.” 얼마 전 윤형렬은 동료 뮤지컬 배우들과 모여 ‘4ONE’이라는 그룹으로 새 음반을 선보였다. 문종원, 최수형, 김성민 등 4명의 멤버들이 서고 있는 뮤지컬 와 의 주요 넘버들이 실려있다. ‘언젠가는 풀어야 할 숙제’라던 오랜 꿈, 가수로서의 활동을 풀어갈 새로운 기회에 상기된 모습이었다.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뮤지컬 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서범석은 “정말 다행스럽고도 소중한 일”이라며 운을 띄었다. “뮤지컬대상 남우조연상을 받을 때 “이건 내가 아닌 프롤로가 받은 상”이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어요. 그게 사실이에요. 다른 작품도 열심히 했었는데, 이 역할을 하니까 비로소 인정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런 점들이 좀 속상해요. 우리 창작 뮤지컬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라이선스 작품이 워낙 퀄러티가 높으니까. 우리 뮤지컬의 숙제이기도 하죠.” 더하여 많은 작품 제의가 들어올 것 같은 지금에도 꾸준히 오디션장을 찾아가 후배 배우들과 함께 시험대에 오르는 뚜렷한 이유도 덧붙인다. “오디션은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죠. 오디션에서 제대로 보여줘라,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럼 공연 때도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거냐, 하는 마인드를 심사위원들이 갖춰나가고 있는 게 너무 맘에 들어요. 남들이 바라보는 ‘서범석이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도 있겠지만, 저는 ‘내가 어떻게 걸어가야겠다’가 또 있거든요. 뮤지컬 배우로서 노래로 승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극장이건 대극장이건 섬세한 연기에 대해서 많은 숙제를 가지고 있고, 그걸 풀고 싶어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는 연기, 설득력 있는 연기, 서범석이 아니라 인물의 모습이 내 몸을 통해서 나오기를 바라거든요. 저는 아직 훈련하는 연기 지망생일 뿐, 어디가서 감히 배우라고는 못해요.” 이들을 만났던 이른 아침엔 비가 몹시 내렸었다. 차에서 내려 우산을 들고 몇 발자국만 걸었을 뿐인데 두 발이 흠뻑 젖었던 그날, 두 사람은 아직 열지 않은 카페의 문을 가장 먼저 열고, 어디에서 사진을 찍으면 잘 나올지 탐색까지 마치고 기자를 맞이했다. 뽀송한 이들의 바짓단, 아픈 허리를 잡아가면서도 1시간이 넘게 서서 웃고 또 웃던 윤형렬, 모든 것을 콰지모도에게 맞추겠다며 시종 일관 진지와 위트를 넘나들던 서범석. 장기 공연으로 모든 것이 관습처럼 흘러갈 것 같다는 예상은 부끄럽게 이지러졌다. 이로서 심중을 깊이 울리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종소리는 올해에도 거대하게 울려 퍼질 확신이 생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NDPK 제공 _ 장소협찬 : 느리게 걷기 청담점
2009.07.20 / 조회 27,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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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이름이 곧 배역이 된 그녀, 오나라
뮤지컬 에 등장하는 여배우는 딱 한 명. 좌충우돌 씩씩하게 세상을 헤쳐나가지만 가슴 한 켠에는 사랑의 아련함, 두려움이 자리한 여자. 그 여자의 이름은 처음부터 ‘오나라’였다. 초연 때부터 2년 반이 훌쩍 넘어 1000회 무대까지 완벽한 여자 역, ‘오나라’를 만들어 선보인 배우 오나라를 만난다. 6월 5일 천 회 공연을 맞았다. 그 중 몇 번이나 무대에 섰는지 아는가? 203회라고 하더라. 1년 반 만에 다시 시즌 4에 서는 건데도 내가 1등이라고 한다(웃음). 드문드문 했었는데 사람들이 계속 한 줄 안다. 그만큼 하면 ‘오나라’라는 수식어가 만들어진 것 같아 나한테는 영광이다. 어떤 작품에 누군가를 떠올리는 일들이 굉장히 힘든 일이지 않느냐. 전 시즌에 매번 출연하고 있다. 짧게 했는데도 그렇다(웃음). 시즌 3때도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했다. 시즌 4 공연은 사실 좀 고사를 했었다. 시즌 3을 끝내면서 나의 마지막 공연으로 알고 마음에서 떠나 보낸 후 잊고 있었는데, 다시 제의가 오니까 혼란스럽더라. 예전과 같은 열정으로 할 수 있을까도 염려가 됐고. 그런데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나, 싶다(웃음). 너무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란 걸 다시 깨달았다. (시즌 5에도 설 예정인가?) 하고 싶은데 불러주신다면 그 동안 안 늙도록 노력해야겠다(웃음). 함께 했던 김종욱은 몇 명인가. 박동하씨는 시즌 3때와 지금 두 번 같이 해서, 총 11명이다. 내가 파트너 복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여자들이 너무나 좋아할 만한 남자배우들이 오고, 그 동안 김종욱을 했던 배우들은, 정말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분들이지 않느냐. 정말, 하면서 행복했다(웃음).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김종욱 한 명을 꼽으라면? 사람들은 초연 때 같이 했던 오만석씨, 아니면 엄기준씨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때는 정신이 없었다. 혼자 했기 때문에 이게 맞는 건지, 아닌 건지도 몰랐고. 시즌 3때 와서야 완성됐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 때 했던 김무열씨가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굉장히 성숙하고 남성적이고, 여자분들이 또 굉장히 좋아하시지 않냐. 나도 그 여자분들 중 한 명이었다(웃음). 너무너무 잘 맞았다. 무대 위에서 눈빛을 교환하면서 서로 믿으려고 많이 노력했고, 또 굉장히 상대 배우를 배려해 주는 사람이었다. 또 같이 하고 싶은데 이젠 무열이가 너무 바빠져서(웃음). 멀티맨도 빠질 수 없는 역할이다. 정말 최고의 멀티맨을 꼽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다들 실력도 뛰어나고 너무나 잘하셨다. 초연 때 전병욱씨가 할 때 멀티맨 역할이 30가지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22역으로 준 것이다. 그걸 혼자서 감당하느라 고생 많이 했다. 또 진선규씨와 임기홍씨는 너무너무 재미있고. 선규씨는 굉장히 인간적인 배우다. 어느 배우와 해도 다 맞춰주고, 그러면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남을 배려해 주는 모습을 많이 배웠다. 초연 때 1000회까지 갈 것을 예상했는가. 전혀 생각 못했다. 이 작품은 내게 운명과 같다. 처음 제의 받았을 때 작품이 창작이고, 충분히 잘 해낼 자신이 없어서 안 하려고 했는데, 자연스럽게 어쩌다 보니 하고 있더라(웃음). 공연 당일까지도 해결 안 되는 장면이 있었고, 정말 배우들이 다 우울해서 도망가고 싶었다. 그런데 무대에 딱 올라가니까 만석씨, 기준씨, 병욱씨 다 무대에서 나르더라. 또 첫 공연, 1회 때 빵 터졌다(웃음). 예상 하지 못한 장면에서 관객들이 다 넘어갔다. 그래서 사랑 받을 요소가 참 많은 작품인데 여기서 끝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약에 그 때 안 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이 작품이 오랫동안 공연할 수 있는 힘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사랑 때문이 아닐까. 메시지가 사랑이지 않느냐. 가장 쉽게 하는 말이 사랑이기도 하고 가장 어렵고, 또 표현하기 어려운 말이 사랑이다. 는 사랑 추종이다. 연인들이 보기에 가장 부담 없는 작품이기도 하고, 누구나 사랑의 추억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영원히 공연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다양한 반응의 관객들을 만났을 것 같다. 정말 많았다(웃음). 일단, 너무 사랑하는 남자 배우들을 향한 맹목적인 반수와 함성?(웃음) 그런 건 아주 기본적인 거다.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하다보니 매 공연 마다 키스 신이 있었다. 지금까지 400번 정도?(웃음) 작품 관객들의 90%가 여자분들이기 때문에 여자관객들을 끌어 안으려고 굉장히 털털히 지냈다. 또 나도 관객들처럼 좋아하는 남자 배우들의 팬으로, 같은 마음으로 갔다. 그러다 보니 공감대가 생기고 안티가 줄더라(웃음).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요정이었으면 좋겠는데 여왕인가?(웃음) 많은 분들이 왜 , 만 고집하냐고 그러시는데, 고집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한 작품을 좀 오래하는 편이다. 그래야 깊이도 생기고 연기적으로 많이 느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일본에서 돌아온 후 한 작품이 세 편 밖에 안 된다. 물론 다양한 작품에서 변화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반대로 ‘오나라’ 하면 어떤 작품이 딱 떠오르니까 그런 면에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른 모습 보여줄 기회가 있기 때문에 계속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의 나난과 의 여자 역할이 스물 아홉 노처녀라는 점에서 비슷한 느낌을 갖게 된다. 나이 대가 같고 현대극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캐릭터가 완전히 상반된다면 또 변화가 느껴질 수도 있을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하면 할수록 다른 면이 보인다. 30대인 인간, 배우 오나라의 오늘은 어떤가? 실은 작년에 위기감 비슷한 걸 느꼈다. 여배우로서 나이 드는 게 어떤 면에서는 연륜이 쌓이면서 연기력이 풍부해지는 장점이 있겠지만, 한편으로 좋아하는 것을 다 할 수 없이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것, 한계가 생긴다는 것 등에 대해 위기감이 생겼다. 또 너무 잘하고 예쁜, 파릇파릇한 후배 배우들이 치고 올라온다는 것도 포함되고. 어떻게 해야 오랫동안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설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하고 기도도 많이 했는데, 그런 걱정들이 다 부질없다는 것을 요즘에 느꼈다. 어떤 사람이나 굴곡이 있기 마련이고, 올라가면 또 내려가지 않느냐. 이런걸 경험하면서 사람이 성숙해지는 것 같다. 예전에 40대 되신 선배 배우에게 여쭤봤는데 우리가 모르는 것들이 있다고 하시더라. 40대가 되면 거기에 맞는 배역들이 있을 것이고, 2, 30대가 못하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겁먹지 말라고 하셨다. 그게 큰 위안이 됐고, 실제로 요즘에 느끼고 있다. 현재에 만족하고 있고 드라마나 영화 등 많은 경험들을 쌓으려고 한다. 영화도 계획 중인가? 아마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너무 어렵다 보니까 찍다가도 엎어지고. 그래서 아직 말하면 안될 것 같다, 80%정도 된 다음에(웃음). 많은 일들에 도전하고 있다. 수원대학교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 강의라고 말하기도 좀 창피하다(웃음). 무용과 출신이어서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워본 적도 없지만 현장 경험으로 합리화를 시키고 있는 중이다(웃음). 그래서 학생들에게 나도 현장에서 뛰고 있는 배우고, 너희들도 앞으로 몇 년 후면 무대로 나올 친구들이기 때문에 금방 선후배로 만나게 된다, 교수와 제자가 아닌 선후배로 이야기를 해 보자고 말한다. 스스로 느꼈던 노하우를 알려주는 시간을 갖고 있다. 활동을 쉰 적이 없는 것 같다.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를 하는 8개월 간만 공연을 안 했었다. 그러면 쉰 적이 없는 건가?(웃음) 내가 워크홀릭 인 것 같다. 쉬면 불안하고, ‘내가 왜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에 우울해 진다. 집에 있을 때도 바쁘다. 이 방 갔다가, 저 방 갔다가, 청소하고 빨래하고,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안 그러면 밖에 나가서 뛰기라도 하던가(웃음). 곧 를 이어서 하고 끝남과 동시에 무언가를 할 준비 중이다. 앞으로 가 몇 회까지 갈 것 같나? 음, 를 넘었으면 좋겠다. 10년? 농담으로 “시즌 12쯤엔 연출할까?” 그러기도 한다. (연출에 관심이 있냐고 물으니) 연출은 못한다(웃음). 작품이 퇴색되지 않고 지금 있는 그대로, 장난 많이 안 치고 계속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계속 하는 것 같다. 했던 배우들이 빠지고 나면 다른 색깔의 무대가 만들어지더라. 그런 부분에서 좀 안타까움을 느꼈었는데, 누군가가 중심을 잡아서 탄탄하게 만들어 놓은 후에 나가면 안심이 될 것 같다. 가 변색되지 않고, 그대로, 오랫동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6.17 / 조회 17,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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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회 맞은 <김종욱 찾기>에 <마이 스케어리 걸>이 침입했다?!
7년 전에 만난 첫사랑을 찾기 위해 섬 끝까지 뒤져봤지만, 나의 김종욱은 어디에도 없어 힘 없이 올라 탄 서울행 기차. 앗! 그런데 이게 누구야? 떡 하니 남의 자리에 앉아 맥반석 계란을 깨 먹는 ‘사이 좋은 엽기 커플’이 있었으니. “이거 이태리행 아니에요?”라고 천연덕스럽게 물어보는 두 사람, 바로 뮤지컬 에서 만난 달콤 살벌한 연인, 뮤지컬 의 대우와 미나다. 김종욱이, 첫사랑 못 잊은 노처녀가, 멀티맨이 아니어도 놀라지 마시길. 2006년 초연 이후 관객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한국 대표 창작 로맨틱 코미디’로 자리해 온 뮤지컬 가 1000회 공연 돌파를 맞아 관객들에게 ‘역대 김종욱의 깜짝 등장’을 선물로 마련하고 있다. 1000회 공연이었던 지난 화요일 배우들과의 맥주 파티로 이벤트를 시작한 에서 한 주간 역대 김종욱이 까메오로 등장한다. 그 시작은 지난 해 시즌 3의 김종욱, 김재범과 현재 그와 함께 에 출연 중인 방진의. ‘남의 집 밥상’ 앞에 조금은 쑥스러운 방진의에 반해 김재범은 여유 만만. “나 때도 큐빅 의자가 자꾸 비스듬히 벌어졌어”라고 아련한 추억 여행까지 떠나는 그에게 연출가도 “재범이가 다 아니까 이 씬 끝나면 같이 상수에서 등장하면 돼”라며 연습 내내 무한 신뢰를 보이는 모습이었다. 현재 시즌 4에 출연 중이며 초연부터 매 시즌 출석한 오나라는 누구보다 손님들의 방문이 즐거운 듯. 1000회 공연 맞이 이벤트 소식을 담고자 찾은 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오히려 연신 개인 카메라로 김재범과 방진의를 찍으며 이들의 소감을 물었던 그녀가 이날 만큼은 가장 적극적인 ‘기자’이기도 했다. 공연 중 김재범과 방진의가 등장해 의 몇 부분을 자연스럽게 연출하며 충실한 행인 역할로 또 다른 웃음을 줬던 수요일 공연에 이어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강필석과 이율의 깜짝 등장이 예정되어 있다. 배우 사인회와 프로포즈 이벤트, 와인 파티도 빼 놓을 수 없는 재미가 될 것이다. 와 의 은밀한 사전 접촉 현장시즌 4의 주인공들즐거운 나라~"오늘 까메오 출연 소감은 어떠신지요?""음...내가 몇 번째였더라? 아! 6번째다!"몇 대 김종욱이었는지 묻자 손가락을 꼽으며 한참을 생각하던 김재범. 마이크 찰 때까지는 다 세어야 해~맹 연습 중인 김종욱(조강현)과 멀티맨(최대훈)."제군들 잘 하고 있습니까?" 군기잡는 중? 이 둘의 사랑을 멀티맨이 제대로 깨고 들어갈 준비중!"내 첫사랑, 이제는 미나만 좋아한다며?" 오랜만에 호흡을 맞추는 두 사람, 조금은 과격한 애정표현?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6.11 / 조회 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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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 찾기>, <마이 스케어리 걸>과 만난다
대학로 대표 스테디 셀러 뮤지컬 가 오는 6월 9일 1000회 공연을 맞이한다. 엄기준, 오만석, 원기준, 신성록, 김무열, 김재범 등 뮤지컬계의 대표 스타를 배출한 의 1000회 기념행사에는 김종욱 역할로 출연했던 배우 강필석, 이율 등이 멀티맨으로 등장,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배우 김재범은 공연중인 뮤지컬 (5.30~7.19, 신촌 더 스테이지)의 파트너 방진의와 함께 출연, 극 중 한 장면을 선보이며 에 출연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 외에도 배우들과 함께하는 맥주 파티와 사인회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진행된다. 1000회 공연 중 203회에 무대에 올라 의 최다 출연배우가 된 오나라는 “엄기준, 오만석, 원기준, 김무열 등 11명의 김종욱을 만나며 400번 이상의 키스를 한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첫사랑을 찾으러 무대에 설 때 마다 설레임을 느낀다, 앞으로도 첫사랑을 만나는 떨림을 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6월 2일 초연한 는 오픈 이후 90%의 객석 점유율을 유지하며 21만 관객을 동원,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오나라)과 남자인기상(오만석), 제1회 ‘더뮤지컬어워즈’ 남우조연상(전병욱)과 작사/극본상(장유정), 남자인기상(오만석), 여자인기상(오나라)을 수상하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새로운 계보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4를 맞이한 는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오픈런으로 공연 중이며 1000회 공연 기념 행사인 ‘Special Week’는 오는 6월 9일 부터 6월 14일 까지 진행된다. 글: 강윤희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kangjuck@interpark.com)
2009.06.04 / 조회 28,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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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욱찾기> “한양서 김종욱 찾기” 첫 오디션!
소극장 창작 로맨틱 코미디 붐을 일으킨 뮤지컬 가 첫 공개 오디션을 실시했다. 이번 오디션을 통해 그 동안 엄기준, 오만석, 김무열, 김재범 등 젊은 배우들이 맡았던 주인공 김종욱을 비롯하여, 첫사랑을 찾는 여자 주인공, 그리고 1인 22역을 소화해야 하는 멀티맨이 선발될 예정이다. 지난 9일 대학로의 오디션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응시자들은 단연 멀티맨을 꿈꾸는 배우들. 극중 의상을 입고 오거나 소품을 준비해 오는 것은 기본이다. “됐습니다”라는 심사위원들의 말에 “다른 장면도 준비해 왔는데요”하고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씩씩함이 가장 돋보인다. 2006년 초연부터 현재 오픈런 공연까지 꾸준히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처음 열린 공개오디션을 두고 김동연 연출은 “이제 새로운 인물이 숨어 있지 않을까 찾아볼 때”라고 말하며 “여심(女心)을 잡을 외모와 분위기, 또 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연기력과 노래 실력 등 다양한 부분을 갖춰야 하는 ‘김종욱 찾기’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오디션 분위기를 전했다. 오는 4월 공연부터 더욱 빠른 전개와 아름다움이 강조되는 무대, 수정된 뮤지컬 넘버 등이 선보일 뮤지컬 에서 이번 1차 오디션을 포함해 2차 오디션을 통과한 최종 배우들이 이 무대의 첫 주인공이 된다. 뮤지컬 오디션 현장"무슨 구혼 광고를...나 암소야?""제가 역마살이 심해서 도통 집구석에 붙어있질 못해요.""짜라짜라 나마스테 인디아~"기다릴 때가 더 떨리는 오디션"운명은 항상 곁에 있는 거죠, 깨닫지 못할 뿐."누가 가장 잘 어울릴까?"꼭 만나야 한다면, 한번은 다시~""그래서 맨날 야근하고 월급 깎였어요."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다큐멘터리 허브(club.cyworld.com/docuherb)
2009.02.11 / 조회 1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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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동화] 어른을 위한 동화, 연인을 위한 러브스토리
머리뿐만 아니라 마음도 이미 단단해져 버린 ‘어른’을 감동시키기란 쉽지 않다. 드라마 플롯이 단단하고 주제가 철학적이면서 속 깊으면 좀 더 효과적이겠지만, 용이하진 않다. 상상의 나라로 인도했던 동화도 이제 어른들에겐 유치하고 진부할 뿐이다.
그런데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연극이 요즘 대학로에서 뜨겁게 사랑 받고 있다. 대놓고 ‘동화’라는 타이틀을 걸고 사랑, 전쟁, 예술 광대가 줄거리를 나레이션을 해준다. 이 이야기를 만나면 관객들은 크게 박장대소하고, 어느새 멜랑콜리한 감성에 빠져드니 기특한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연극 [환상동화]는 환상적인 러브스토리가 한 편의 동화처럼 진행된다. 동화 속에서 ‘옛날 옛적에’를 읊어주던 역할은 사랑, 전쟁, 예술 광대가 맡는다. 사랑과 전쟁, 예술에 관한 동화이기 때문이다. 배경은 치열한 전쟁 중, 그리고 한 쌍의 남녀가 등장한다.
묘하게도 피아니스트인 남자는 전쟁 중 소리를 잃고, 춤을 추는 여자는 눈을 잃는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할 수 있는 신체부위에 장애를 가지고 각자의 절망에 빠져있다. 그러던 그들이 한 아름다운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다. 남자는 듣지 못하고, 여자는 보지 못하지만 둘은 사랑에 빠진다. 차갑고 힘겨운 전쟁 속에서 말이다.
이 작품은 제목대로 ‘동화’다. 동화같이 진행되고, 동화처럼 막이 내린다. 하지만 마냥 환상속을 걷지는 않는 다는 점이 매력이다. 전쟁과 아름다운 카페가 공존하고, 차디찬 현실과 따뜻한 환상이 교차된다.
사랑, 전쟁, 예술, 세 명의 광대들은 이야기를 진행하다 때로는 극중 인물이 돼서 개입하거나 때로는 관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두 남녀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스럽다. 관객들이 웃음을 터트릴 때는 백이면 아홉이 이들 덕택이다.
남녀 주인공들은 액자 속의 인물처럼 피상적이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무엇보다도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이야기 자체는 너무 단순하다 싶을 정도지만, 마지막 무대가 끝나고 일어날 때 밀려드는 여운은 결코 가볍지 않다.
게다가 귀를 듣지 못하는 피아니스트와 눈이 안 보이는 발레리나가 만들어 내는 완벽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니... 이 작품이 연인들에게 선사하는 사랑의 환상은 후한 덤이다.
2007.05.28 / 조회 9,901